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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시간 동안 100명의 스타들 ‘함께 집에서‘ 사상 초유의 공연

    8시간 동안 100명의 스타들 ‘함께 집에서‘ 사상 초유의 공연

    피아니스트 랑랑이 건반을 두드리는데 팝스타 셀린 디옹,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차례대로 노래를 부른다. 모두 각자의 집이나 스튜디오에서다. 록그룹 롤링스톤스의 네 멤버 믹 재거, 키스 리처드, 찰리 왓츠, 로니 우드도 각자 집에서 제각기 악기를 연주했다.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대단한 스타들 100여명이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 했다. 빌리 아일리시, 크리스 마틴(콜드플레이 리더), 파렐 윌리엄스, 리타 오라, 샘 스미스, 엘튼 존, 테일러 스위프트, 리조, 알리나스 모리세트, 오프라 윈프리, 데이비드 베컴, 폴 매카트니, 스티브 원더, 키스 어반, 델타 구드렘, 숀 멘데스 등등이다. 19일 오전 3시(한국시간)부터 유튜브나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무려 8시간 동안 이어졌고,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 본 공연은 미국의 3대 공중파 방송, 영국 BBC 등 각국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가히 1985년 아프리카 기아를 돕기 위해 기획된 ‘라이브 에이드’와 맞먹는 규모의 자선 콘서트였다. 레이디 가가가 캠페인 단체 ‘글로벌 시티즌’, 세계보건기구(WHO)와 손 잡고 ‘원 월드-투게더 앳 홈(One World: Together At Home)’ 콘서트를 기획했다. 뜻은 한 가지였다.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을 격려하고 WHO의 코로나19 대응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레이디 가가는 찰리 채플린의 ‘미소’를 빠른 템포로 들려주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도 밝고 긍정적인 면을 들여다보자고 강조했고, 매카트니는 어머니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간호사였다며 의료진이야말로 영웅들이라고 치켜세웠다.애니 레녹스는 지난 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WHO에 자금 지원을 철회하겠다고 윽박지를 때 했던 발언을 인용했는데 “역사에 전례가 없는 이 순간, 우리는 글로벌 의료 체계가 감염병의 정체를 규명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견고하게 만들고 감염병이 재발하기 전에 장차 팬데믹을 예방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집단적 책무를 지닌다”는 문장이었다. 사전 공연에는 한국 음악인을 대표해 SM 산하 슈퍼엠이 함께 했고, 본 공연 초반에 한국의 빼어난 코로나19 대처 전략과 성과를 상찬하는 내용이 소개됐다. 공연 간간이 각국 의료진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처절하게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지 소개하는 내용이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피부세포 화학처리로 눈먼 생쥐 시력회복 했다

    [달콤한 사이언스] 피부세포 화학처리로 눈먼 생쥐 시력회복 했다

    미국 과학자들이 피부세포로 시각세포를 만들어 앞을 보지 못하는 생쥐들에게 이식해 사물을 인지할 수 있게 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노스텍사스대 의대 시각연구소,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안(眼)연구소,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대 의대 안과, 바이오기업인 나노스코프 테크놀로지, 아이CRO, CIRC테라퓨틱스 공동연구팀은 피부줄기세포로 알려진 섬유아세포를 화학적으로 재구성해 시력과 관련된 광(光)수용체 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6일자에 발표했다. 노인성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같은 다양한 망막질환은 빛을 감지하는 광수용체 세포가 사라지면서 회복시킬 수 없기 때문에 심할 경우는 시력을 잃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광수용체를 재생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은 과학계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다. 그동안 광수용체 재생을 위해 사용한 방법은 피부나 혈액세포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만든 다음 줄기세포를 광수용체로 분화되도록 유도해 이식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연구팀은 줄기세포를 만들어 분화를 유도하는 과정을 건너 뛰고 섬유아세포를 직접 광수용체 중 막대세포로 재프로그래밍한 것이다. 생물학에서 재프로그래밍 또는 리프로그래밍(reprogramming)은 특정 세포를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세포로 바꾸는 것으로 체세포 핵을 치환하거나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융합 방법으로 만든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성인의 세포를 이용해 모든 종류의 세포나 조직으로 분화시킬 수 있지만 이식 준비가 되기까지는 6개월이나 걸린다. 그렇지만 이번에 개발한 재프로그래밍 기술을 활용하면 피부세포를 10일 만에 이식 가능한 광수용체로 만들 수 있다. 광수용체는 막대세포와 원뿔세포 두 종류로 나뉘는데 더 많은 것이 막대세포이다. 막대세포는 빛에 민감해 어두운 곳에서 빛을 인식하는 구실을 하고 망막 주변부에 더 많이 분포한다. 막대세포가 손상되면 빛이 적은 어두운 곳에서는 아예 앞이 보이지 않는 야맹증이 나타나게 된다. 연구팀은 생쥐의 섬유아세포를 유도 광수용체 막대세포(CiPCs)로 전환시킬 수 있는 5종류의 화합물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들 화합물을 이용해 만든 CiPCs를 분석한 결과 실제 광수용체 막대세포와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연구팀은 망막변성이 일어나 시력을 거의 잃은 14마리의 생쥐의 눈에 CiPCs를 이식한 뒤 빛에 대한 동공반사와 시력을 조사했다. 그 결과 3~4주 뒤 6마리의 생쥐에게서 빛이 약한 환경에서도 동공반응이 개선됐음을 확인했다. 또 시각기능 회복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회피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장애물도 쉽게 피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식 3개월 뒤에는 광수용체들이 망막 안쪽 뉴런과 시냅스 연결이 된 것도 관찰됐다. 화학적 리프로그래밍으로 만들어 낸 세포가 실제 시각 회복에 도움이 됐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사이 샤발라 노스캐롤라이나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직접적이고 화학적인 재프로그래밍을 통해 망막과 같은 세포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성과”라며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상당히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바다거북은 왜 플라스틱을 먹을까?…원인은 먹이 냄새 솔솔

    바다거북은 왜 플라스틱을 먹을까?…원인은 먹이 냄새 솔솔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에서 새끼 바다거북 한 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해 삼킨 것이 화근이었다. 죽은 거북의 내장에서는 104개의 플라스틱 조각이 쏟아져 나왔다. 과거 태평양과 대서양, 지중해 일대에서는 죽은 7종의 바다거북 102마리 모두에서 5mm 미만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 사례도 있었다. 바다거북은 왜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하는 걸까. 9일(현지시간) 미국 전문가들이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그 해답을 발견할 수 있다. 공동연구를 진행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채플힐 생물학과 케네스 로흐만 교수와 ‘붉은바다거북연구프로젝트’ 소속 조 팔러 박사는 바다거북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하는 건 ‘냄새’ 때문이라고 말한다.연구팀은 15마리의 바다거북에게 물과 진짜 먹이, 바닷물에 담가뒀던 플라스틱, 깨끗한 플라스틱을 제공하고 섭식활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물과 깨끗한 플라스틱 냄새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던 바다거북은 진짜 먹이는 물론이고, 바닷물에 담가뒀던 플라스틱까지 먹이로 착각해 삼키려 했다. 특히 먹이 냄새가 어디서 나는지 연신 코를 물 밖으로 내밀고 탐색하는 전형적인 특성도 보였다. 바다거북이 먹이로 착각한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닷물에 잠긴 동안 표면에 플랑크톤이 쌓이면서 특유의 ‘먹이 냄새’를 풍겼다. 연구팀은 이 냄새 때문에 바다거북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 모양이 해파리와 비슷해 먹이로 착각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기존 추측보다 설득력 있는 이야기다.2016년 바닷새를 대상으로 한 비슷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바닷새가 반응한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먹이인 크릴새우와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다이메틸 설파이드’(dimethyl sulfide)가 검출된 것이다. 다이메틸 설파이드는 플랑크톤이 방출하는 화학 물질 중 하나다. 플라스틱 쓰레기에 플랑크톤이 쌓여 ‘먹이 냄새’가 배는 데는 일주일이면 충분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에 밴 플랑크톤 냄새가 바다거북을 유인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태평양 곳곳의 쓰레기섬이 바다거북의 무덤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먹이 냄새를 풍기는 쓰레기섬에 각종 해양 포유류와 물고기, 새들이 몰려들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또 쓰레기가 일단 바다로 유입되면 완전히 수거하지 않는 이상 먹이 냄새가 배는 것을 막을 방도가 없다면서, 해양 동물을 살릴 최선의 방법은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매년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800만 톤에 달하며, 이미 흘러들어간 것만도 1억 톤이 넘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단순해지니 풍요롭구나, 자유로우니 예술이구나

    단순해지니 풍요롭구나, 자유로우니 예술이구나

    >>> 단순한 볼륨(SIMPLE VOLUME) 철근 콘크리트로만 빚어진 현대 건축물이었을 뿐인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17개의 작품이 등재될 만치 20세기를 풍미했던 거장 건축가 르코르뷔지에가 한국을 방문한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명확하다. 복잡함에 주저하지 말고 단순함에 도달하라.” 그리고 “건축은 빛 아래의 단순한 볼륨들을 숙련되고 정확하게 그리고 장엄하게 모으는 작업이다”라고. 그의 핵심적 건축 개념을 다룬 저서 ‘새로운 건축을 향하여’ (Vers une architecture, 1923)에서 줄곧 단순성에 대한 가치를 언급했고, 오늘날 한국 도시 또한 당시에 그가 접했던 유럽의 도시들과 유사한 혼돈의 아픔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스위스에서 세계 건축의 중심이던 프랑스 파리로 올라온 르코르뷔지에가 새로운 건축을 시작할 즈음인 20세기 초, 현란한 도시 파리와 장식적 빈에 만연돼 있던 비본질적 형상에 대한 실망감은, 그로 하여금 인류 문명의 본향 아크로폴리스 하얀 대리석의 지고한 순수 볼륨을 찾아 떠나게 했다. 초기 건축 작업을 대표하는 파리 근교 사보아 저택의 하얀 사각 박스와 최초의 아파트인 유니테 다비타시옹의 거친 콘크리트 상자에서 일관되게 추구하려 했던 것도 바로 그 순수한 형상에 대한 절박함이다. 단순한 큐빅 형상의 고전적 파르테논신전 아래에 무릎 꿇은 르코르뷔지에가 추구하던 그 가치에 내가 오롯이 공감한 이후부터, 그렇게 건축을 시작하려는 나의 생각은 한 번도 흔들림이 없다. 플라토닉한 입체는 항상 그것을 대면하는 이들에게 강한 첫인상과 감동을 준다. 그리고 어떻게 그 형상을 잘 구축하고 또 효과적으로 유지하느냐 하는 것은 유사 이래 역량 있는 대부분 건축가들의 일관된 목표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단순한 볼륨에 대한 모색은 건축적 감동을 유발하려는 내 설계 과정에서 항상 우선적인 태도가 된다.이렇듯 나의 첫 번째 건축은 대전의 한 복잡한 도시 골목길 안쪽에 위치한 목양교회라는 소담스러운 콘크리트 볼륨에서 시작됐다. 100평의 대지에 최대 건폐율로 60평 남짓의 건축면적 위에 놓인 사각의 단순한 볼륨, 비록 작지만 고상하고 견고하며, 도심 건축이 갖춰야 할 콘텍스트를 소중히 여긴 작업이었다. 비록 협소한 골목길에 소박하게 건축됐으나 외부 도시를 향해서는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는 나름의 위엄을 지니고 있다. 수년 후, 신도시 광명에서는 최초 목양교회보다 다섯 배나 큰 용적의 건물을 설계하게 됐지만 단순한 볼륨의 가치를 그대로 견지하면서 발전시키는 선에서 설계했다. 늘샘교회는 4개의 서로 다른 입면을 제시하면서도 단순한 큐브를 지키려 애쓴 작업이었다. 무질서하고 혼란스럽게 전개되는 통상적 한국 신도시 개발 현장 속에서도, 순수한 볼륨을 구축하는 일이 내게는 여전히 절실한 가치였다. 신도시에서 스트리트 월을 명료하게 유지하기 위해 건축물 모서리가 뭉개지지 않도록 힘썼다. 늘샘교회는 주변의 가로와 학교와 주거와 공원을 향해 단순하면서도 유기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리고 “단순한 볼륨에 길이가 부가되고, 비례가 달라질 때 그 건축물의 개성은 드러난다”라는 르코르뷔지에의 교훈에 따라 숲속의 작은 전원형 푸른마을교회를 길고 나지막한 콘크리트 상자로 만들었다. 과천의 한 와인 수입상 사옥인 뱅루즈에서도 단순한 상자형 볼륨으로 시작된 건축물의 길이가 기대 이상으로 길게 늘여질 때, 색다른 개성을 지니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단순한 볼륨의 가치는 르코르뷔지에와 나의 건축에 있어서 알파요, 오메가이다. >>> 자유로운 공간(PLAN LIBRE) 르코르뷔지에가 현대 건축계를 향해 언급했던 ‘새로운 건축의 다섯 가지 사항’ 즉 ①전경을 무한하게 열어주는 수평창 ②습윤한 땅으로부터 바닥을 분리한 필로티 ③녹지를 지반의 속박에서 푼 옥상정원 ④외피를 구조체로부터 독립시킨 자유로운 입면 ⑤기능의 그리드 체계를 허문 자유 평면, 이 다섯 개념 정리들 모두 인간을 속박하는 것들로부터 해방시키고자 그가 제시한 새로운 건축적 태도들이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사항이 바로 ‘자유로운 평면’(Plan Libre) 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다른 사항들은 형태와 구조로부터의 자유를 설명하고 있지만, 자유 평면만은 건축에서의 기능적 자유와 풍요로운 공간 세계를 열어 주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도시적 질서와 처음 감동을 유발하는 형상으로서 단순하게 구축된 볼륨은 반대급부로 내부에서의 풍성함을 요청받게 된다. 아마도 절제된 볼륨 속에서도 인간 본성이 기대하는 다채로움과 풍요를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인 것 같다. 효율적인 그리드 체계 속에만 갇혀 있기보다 그 구조적 틀 사이를 가로지르는 자유로운 평면 계획은 인간을 배려하는 역동적 공간과 넉넉함으로 나타난다. 이런 내면적 자유와 풍요가 밖으로 적절히 표현될 때, 비로소 볼륨에서의 파사드 깊이와 형상의 개성은 면면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처럼 단순한 상자이지만 목양교회에서는 빛과 대리석 벽면의 조화로 내적 감흥을 유발했고, 늘샘교회는 기울어진 바닥과 전경에 대해 반응하는 실내 변화로 공간의 풍성함을 자아내려 했다. 그러나 순수한 볼륨과 단순한 구성만으로 건축적 풍요를 표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더 풍요로운 건축에 이르려면, 자유롭고 역동적일 뿐 아니라 시간의 개념까지를 공간에 부가하는 경지로 진전해 나가야 하는데, 이는 자유로운 평면을 맘껏 구사할 수 있을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다. 빌라 사보아의 경우 일견 가볍게 들린 단순한 상자처럼 보이나 자유로운 평면의 개념이 맘껏 발휘되는 내부를 갖춘 장엄한 저택이랄 수 있다. 그리드 구조체계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누리며, 3개 층을 수직으로 계단이 휘감아 오르고, 경사로가 시간과 빛 가득한 공간을 가로지르며, 방과 거실과 정원은 서로 열려 있어서, 끝없이 펼쳐지는 창 밖의 전경을 어디서나 누릴 수 있다. 그의 또 다른 거대 상자 샹디가르의 국회의사당에서는 그야말로 자유로운 평면의 심포니를 경험할 수 있다. 이는 거친 콘크리트가 빚어내는 건축예술 행위가 얼마나 웅장하고 자유로우며, 동시에 가볍고도 풍요로우며 관대할 수 있는가를 잘 증명해 주는 결과다. 실용성과 순수, 경제성과 절제, 봉사와 헌신의 시기를 거치면서, 나에게도 최근 보다 더 복합적이고 여유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할 만한 규모의 프로젝트가 주어졌다. 부산의 온천천변의 섬처럼 생긴 대지에 부전 글로컬비전센터라고 불리는 기독교 복합시설을 제안하게 됐다. 이름 그대로 지역과 세계, 교회와 이웃, 자연과 도시로 관통하는 가치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자유평면의 개념이 적극 구사돼야 했다. 또한 방어적 성채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 거대한 콘크리트 볼륨은 공중으로 들리며, 그 아래로 소통의 공간이 활성화된다. 전층의 기둥 라인은 질서정연하게 배치되지만, 각 층이 한 번도 같은 형상으로 중복되지 않는 평면의 자유로움을 구사한다. 이는 지반 층을 자유롭게 해방하면서 동시에 ‘들린 건축, 열린 가치’의 건축개념을 이 땅에 소개하는 뚜렷한 이정표가 됐다.>>> 숭고함(NOBLESSE) 르코르뷔지에에게 자유로운 공간 획득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가는 그의 최고 걸작이라 불리는 롱샹의 노트르담 뒤오성당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완전히 자유로운 조형과 공간을 획득하기 위해서 아예 그리드의 구조체계를 내부공간 속에서 지워버렸던 것 같다. 이렇게 맘껏 자유를 구가하는 작은 채플 속에서 마침내 그는 풍성한 조형과 감동적 공간, 그리고 숭고한 예술의 세계에 도달할 수 있었다.내게 있어서 자유로운 공간 연출에 대한 노력은 한국 최초의 교회인 신축 새문안교회 평면에서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단순한 볼륨과 자유로운 평면의 근원적 건축 작업 위에 덧대어 도시와 외부공간의 가치, 또한 하늘을 경외하고 이웃을 존중하는 공공성과 추상적 상징들을 새문안교회 작업에서 모색하려 했다. 이는 기능과 효율에 우선권을 두었던 그간의 실용성과 합리적 작업의 경계를 돌파하려는 내 건축적 여정의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 새문안교회에서 보듯이, 내외부 공간을 자유로이 활성화하고, 그로부터 유래하는 형상을 통해 건축이 베푸는 상징과 인간성의 풍요를 드러낼 수 있다면, 종교적 인습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구태나 효율성에만 집착하는 전통주의와 기능주의적 건축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거라 기대했다.수직으로 하늘을 향해 열고, 대로로부터 수평으로 깊숙이 물러선 파사드는 하늘과 이웃에게로 열린 문이요, 도심의 넉넉한 공공의 마당이다. 광화문으로까지 연결되는 자유로운 로비 홀은 세속과 거룩함을 구분하던 수도원적 교회건축의 인습을 벗어나서, 이제는 서로 교류하고 상생하는 미래 교회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처럼 형언할 수 없는 건축의 풍성함은 그 속에서 삶으로 참여하고, 함께 누리며, 감격하는 자들에게 베푸는 신의 은총이 아닐까. 그리고 나는 마치 동일한 모국어를 쓰는 것처럼 르코르뷔지에가 추구한 단순성에서 시작해 공간을 자유롭게 조성하고, 그 속에 인간적 삶의 풍요를 충만하게 하는 숭고함의 건축을 추구해 가려 한다. 그가 건축에 대해 한 말을 늘 가슴에 새기면서. “정신적 숭고함의 상태와 질서, 그리고 사색과 조화를 통해, 인간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바로 건축 예술이다.” 건축가 이은석
  • 10일 ‘톰과 제리’ 탄생 80주년, 냉전 때 프라하에서 만들었다?

    10일 ‘톰과 제리’ 탄생 80주년, 냉전 때 프라하에서 만들었다?

      누구나 알고, 결말까지 뻔히 아는 얘기, 그런데 참 재미있는 얘기가 쥐와 고양이의 추격전이다. 늘 치즈 덫으로 생쥐 제리를 꼬여 골탕 먹이려 하지만 오히려 당하기만 하는 고양이 톰, 철천지 원수 같은데 묘하게 정이 통하는 두 앙숙 얘기다.  그 ‘톰과 제리’가 10일(이하 현지시간) 탄생 80주년을 맞는다며 영국 BBC가 탄생 비화, 아카데미를 일곱 차례나 수상한 내력, 냉전 시대 제작비를 아끼려고 체코슬로바키아 프라하에서 몰래 만들었던 뒷얘기를 전해 눈길을 끈다.  두 캐릭터를 고안해낸 것은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MGM) 영화사의 애니메이션 제작자인 빌 한나(2001년 사망)와 조 바버라(2006년 사망)였다. 경쟁사의 ‘포키 피그’와 ‘미키마우스’ 등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MGM에서는 뭐라도 만들어보라고 채근했다. 바버라가 이전에도 수없이 되풀이된 얘기지만 다시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1940년 첫 편 ‘집에서 쫓겨난 톰(Puss gets the Boot)’을 내놓았는데 톰의 원래 이름은 제스퍼, 제리의 이름은 징크스였다. 다시 말해 ‘톰과 제리 1편’도 아니었다. 하지만 제법 인기를 끌어 오스카 단편 에니메이션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름은 크레딧에 올라가지도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여서 대화 없이도 충분히 재미를 안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스콧 브래들리가 작곡한 음악은 동작에 어울렸고, 톰이 인간처럼 질러대는 비명은 한나 목소리를 녹음했다.  그 뒤 20년 동안 둘은 100편 넘게 제작했다. 한 편을 만드는 데 몇 주가 걸렸고 5만 달러씩이 들어 일년에 몇 편 만들면 고작이었다. 둘이 손으로 그려 작업했고 배경을 잘 묘사해 아카데미상을 일곱 차례나 받았다.  1960년대 제작비 삭감 압력을 받아 둘이 회사를 떠났고, 몇년 뒤 MGM은 다시 톰과 제리를 만들기로 했다. 시카고 출신 진 데이치는 뽀빠이 시리즈 몇 편을 제작했던 프라하에서 만들면 제작비를 아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체코인들의 이름은 미국식으로 바꿔 크레딧에 올려 공산주의에 부역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체코인들은 캐릭터 구축에 실패했고, 그가 만든 13편은 그야말로 엉망진창, 나중에 그는 원작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 다음 바통을 넘겨받은 이가 워너브러더스의 루니 튠즈(Looney Tunes)로 유명한 척 존스였다. 그가 맡자 톰의 눈썹이 더 짙어졌고, 얼굴이 더 뾰족해졌다. 그렇게 1953년부터 1957년까지 34편의 단편을 만들었다.  1960년대 초 한나와 바버라는 텔레비전이 오히려 나은 플랫폼이라고 여겨 에피소드 분량은 늘리고, 예산은 적게 들이는 제작 기법으로 허클베리 하운드, 요기 베어, 플린트스톤, 톱 캣, 스쿠비 두 등을 흥행시켜 여유가 생기자 1970년대 다시 톰과 제리로 눈을 돌렸다. 예전 작품들이 방송 편성 준칙에 견줘 “너무 폭력적이었다”고 반성하며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늘 하반신만 나오는 톰의 첫 번째 여주인 매미 투 슈즈가 흑인 하녀로 과장된 남부 억양을 쓰는 것이 인종적 편견을 드러낸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숯검댕이 얼굴이나 아시아계와 아메리카 원주민을 폄하하는 발언도 거슬린다. 해서 1960년대 텔레비전에 방영될 때 존스 팀이 매미 대신 새로운 캐릭터를 그려넣기도 했다. 오늘날에도 최악의 에피소드는 재배급이나 스트리밍 플랫폼에도 올라가지 못한다. 2014년 아마존 프라임 인스턴트 비디오는 “인종적 편견”을 유의하라고 경고문을 넣었다.  종종 뉴스에도 뜬금 없이 등장한다. 2016년 이집트 고위 당국자가 중동의 폭력을 부추기는 데 이 만화가 역할을 한다고 비난했고, 이란 최고지도자가 미국과의 관계를 이 시리즈에 빗댄 것도 최소 두 차례였다.  바버라는 세상을 떠나기 일년 전에 단편 크레딧에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렸는데 평생을 함께 단짝과 나란히 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었다.  MGM으로부터 판권을 넘겨 받은 워너브러더스는 올해 성탄절 전에 라이브액션 에니메이션 영화 톰과 제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클로이 모레츠와 한국계 배우 켄 정이 출연 계약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니메이션 역사가인 제리 벡은 80년 동안 이 시리즈가 생명력을 잃지 않는 비결을 캐릭터가 갖고 있는 보편적인 연결성 덕이라고 짚었다. “사람들은 늘 인생을 피곤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덩치가 작은 제리를 스스로와 연결짓곤 한다. 직장 상사든, 집주인이든, 정치든 무엇이건 말이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살려고 노력할 뿐인데 누군가는 늘 날 훼방 놓으려 한다.” 정말 그런가 싶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땅을 잇고, 삶을 짓다

    땅을 잇고, 삶을 짓다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 주변엔, 건축가의 손에서 비롯된 많은 것들이 있다. 그것은 높이 대결을 벌이며 존재감을 뽐내는 마천루일 수도, 존재를 인지하기 어려운 비밀스러운 공간일 수도 있다. 이런 공간들은 어떤 철학으로 태어났을까. 왕성하게 활동하는 한국의 중견 건축가들이 세계 건축 거장들의 작품세계를 소개하고, 그에 맞닿은 자신의 철학을 풀어내는 시리즈를 준비했다. ‘마에스트로와 나의 건축’이 현대의 건축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연재를 시작한다.건축은 땅의 인지를 구축하는 행위이다. 올바른 건축은 그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분명히 인식하게도 하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삶의 방식을 새로이 창조하기도 한다. 또한 땅이 지닌 자연 조건을 좀 더 조직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며 자연을 좀 더 적극적으로 경험하고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궁극적으로는 땅이 지닌 자연·환경적 특성을 이용해 자연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데 보다 큰 비전을 두는 것이다. 물의 흐름, 능선이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선의 흐름, 바람의 흐름, 빛의 각도 등 자연의 경이로운 요소들을 창의적인 해석을 통해 더욱 잘 인지되고 다양하게 경험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처럼 좋은 건축이란 간결하고 창의적 구조물의 틀을 제시함으로써 자연을 존중하고 사람과 땅이 서로를 경험하며 공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건축의 단순한 구조와 자연을 존중하는 건축적 이념은 건축물을 어떻게 보이도록 할 것인가보다는 사람과 땅이 어떻게 서로 경험하며 공생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제시한다. 이는 건축에 있어서 기능에 근거한 물리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땅에 근거한 환경적·정서적인 측면에 대한 깊은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건축은 별개의 인위적인 오브제로서가 아니라 땅과의 일치를 통해 진정한 가치를 드러내고, 그 안에서 자연스러운 빛, 바람의 순환, 하늘의 움직임, 계절의 변화, 그리고 공간의 경험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건축을 자연 그리고 인간의 삶 그 자체로 인지할 때, 그 땅은 더이상 멀리서 바라보는 그저 거대하기만 한 대상이 아닌 소소한 일상의 일부가 된다. # 지속 가능한 ‘땅의 건축’ ‘땅의 건축’은 땅을 지배하는 건축이 아니라 땅에 순응하는 건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땅이 가지고 있는 성격과 흐름을 잘 읽어내야 한다. 땅이 가지고 있는 기운의 흐름, 경사의 패턴, 바람의 방향, 빛의 흐름, 그리고 때론 식생의 흐름까지, 그 땅에 대해 더욱 많이 알아야 진정한 땅의 건축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탄생한 ‘땅의 건축’은 피라미드나 그리스 신전처럼 중앙집중적 공간구조를 취하거나 언덕 위 정수리를 장악하는 건축이 아니라, 때론 변형되고 휘어져 정상을 비껴 앉는 모습을 취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언덕에 기댄 듯, 물길과 등고를 따라 굽이치듯, 있는 듯, 없는 듯 앉게 된다. 그렇게 바람과 빛이 통하고 시공간이 통하며 주변과 하나로 엮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땅의 건축’은 땅으로부터 출발하고 땅으로 돌아가는, 땅의 일부가 되는 건축이다. ‘땅의 건축’은 또한 담백해야 한다. 땅만큼 담백해야 땅의 일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담백함은 공간 구성과, 재료의 사용, 그리고 그 건축을 만드는 구조나 시공 방법에 있어서까지 일관돼야 한다. 먼저, 공간 구성은 스스로의 형태를 먼저 취하거나 규정하기보다는 가장 단순하고 순수하게 시작돼야 하겠고, 땅과 주변의 흐름에 순응하며 변형돼야 한다. 즉, 작위적 형태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필요 공간을 위치시킬 땅을 먼저 읽고 그에 맞는 적절한 건축을 창의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야 한다. 둘째, 공간을 만들고 둘러싸는 재료는 가능한 한 적게 해 땅과 주변의 환경에 맞게 절제돼야 한다. 그리고 그 마감은 절제된 재료임에도 상황의 필요에 따라 대응해 풍요로움을 더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구조에 있어서 땅의 건축은 그렇게 땅에 묻히거나 기대거나 하는 여러 복잡한 유기적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땅과 더불어 있기 위해서는 그 힘의 방향과 흐름을 잘 파악해 창의적이고 담백한 구조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각각의 모든 자연구조가 가장 합리적이고 유기적인 것처럼 땅의 건축 또한 각각의 상황에 맞는 창의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이렇듯 ‘땅의 건축’은 공간과 재료, 그리고 구조의 담백함을 통해 그 주변환경과 어우러지는 지속 가능한 건축이 된다. 땅 그 자체가 무엇보다 지속 가능한 것이니만큼, ‘땅의 건축’ 또한 무엇보다 친환경적이며 지속 가능한 것이다. ‘땅의 건축’은 땅과 더불어서 집을 짓고, 땅과 더불어 살며, 그 땅과 함께 있는 주변의 모든 것을 몸소 체험하며 품고 살아가는 지속 가능한 큰 건축인 것이다. #자연의 변화와 흐름을 경험하는 건축조병수건축연구소 작품의 대부분은 ‘땅의 건축’을 지향한다. 현대자동차 천안글로벌러닝센터 생활관은 땅 위로 건물을 들어 올려 주변의 기운이 1층에 섬들처럼 위치한 식당동, 운동시설동의 사이로 스며들어 사시사철 변화를 체험하도록 했다. 풍부한 녹지환경을 가진 지역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건물 내부로 끌여들이고 중정까지 이어 공간을 사용하는 이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도록 했다.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 호텔 리니어스위트는 경사가 비교적 심한 남해의 지형을 이용해 담백한 박스 형태로 앉혀 주변 자연과 경관을 끌어들이도록 했다. 무엇보다 바람길과 물길을 그대로 살리고 그 사이사이로 피하면서 건물을 앉혀 각각의 공간에서 자연의 흐름을 더 잘 느끼게 하고 극적인 언덕과 능선으로 이루어진 지형을 최대한 보존하도록 간단한 구조와 명확한 형태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다.경남 거제도 지평집은 섬의 해안선을 접한 아름다운 구릉을 그대로 살려 땅속으로 스며들며 앉혔다. 그 지형을 틀로 삼아 틈새를 만들고, 그 사이사이에 방문해 묵을 사람들에게 평온함과 안식을 줄 수 있도록 공간화했다. 그렇게 자연의 지평과 주변을 돋보이도록 해주는 건축적 공간으로서 융화된다. 서울 트윈트리는 도심 한복판 경복궁 앞 코너의 흐름을 따라 유기적 형태를 만들었다. 두 쌍둥이 건물이 땅과 틈새를 갖고 빛과 바람을 끌어들인다. 애매모호한 예각으로 이루어진 대지에 맞춰 그 흐름으로 만들어진 형태는 오랜 풍파에 견디며 구조적으로 단단해진 박달나무 토막의 모양으로 완성됐다. 강원 화천 이외수문학관의 경우 화천의 목가적인 풍경을 보존하기 위해 건축은 지형 속으로 완만하게 사라지며 자연현상의 일부가 된다. 땅속 명상집은 땅속에 파묻혀 있다. 땅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은 의도적으로 길게 배치해 땅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증폭시켰다. 단순히 건물로 내려가는 여정이 아닌 땅을 체험하고 땅을 기억하는 교감의 시간을 선사한다. # 땅을 해부하고 구조화하는 건축스위스 건축가 페터 춤토르(77)는 바로 그 ‘땅의 건축’을 잘 표현한다. 그의 건축은 그 땅의 환경과 재료가 적절히 조화되고 대비되면서 하나의 ‘분위기’로 형성화된다. 즉, 환경으로서의 건축이 구현되는 것이다. 그 곳의 공기, 고유의 색, 보유하고 있는 물질, 느껴지는 질감, 이 모든 것들로부터 인식되는 총체적 형태가 고유한 분위기로 자리잡아 비로소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형태로 발현된다. 춤토르가 말하는 건축의 초기 단계는 그 땅을 해부하고 구조화하는 것이다. 장소가 주어질 때, 우선 장소를 앞서 살펴본 요소들로 세분화하고 그것에 걸맞은 여러 사물을 논리적으로 조립한다. 본인이 구현하고자 하는 형태로 장소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장소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한다. 상호보완적으로 형성되는 형태가 다듬어질 때, 이 형태가 장소에 어울리는지, 논리적으로 자리잡았는지, 원래의 장소와 새로이 구현된 형태 중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는 않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아름다운지를 바라본다. 결과물이 아름답다고 느껴질 때에야 비로소 이 과정을 마무리 짓는다. 독일 쾰른 남쪽 메헤르니히에 있는 ‘브루더 클라우스 채플’(클라우스 수사 교회)은 춤토르의 대표 건축 중 하나다. 클라우스 수사를 기리기 위해 지은 이 예배당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넓디 넓은 들판 위로 솟아오른 오브제 같은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콘크리트의 색이 들판의 색과 어울려서 그런지 이색적이지 않다. 그 환경과 어울리는 하나의 오브제가 고유의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이미지적으로 어울리는 하나의 형상으로 끝나지 않는다. 건축주의 개인 기도실이기도 한 이 예배당은 기도하기 위한 공간적 요소로서 내부는 매우 어둡다. 본래의 콘크리트색보다 어둡게 만들기 위해 시공 당시에 거푸집으로 사용했던 목재들에 불을 붙였다고 한다. 목재를 태운 이후에 내부를 확인했는데 처음에는 춤토르가 원하는 정도로 검지 않아서, 다시 불을 피워 일주일 동안 더 태웠다. 건축가가 이끌어내고자 한 분위기에 맞는 모양, 냄새 그리고 질감에 대한 끈기 있는 집착이 보이는 대목이다. 완성된 구조물 사이로 떨어지는 빛은 자연스레 공간 안으로 녹아 든다. 비로소 이 공간은 한 영혼을 위해 독자적으로 형성화되어 땅으로 환원된다.# 자연과 인간의 숨결로 채우는 건축 ‘땅의 건축’은 우리의 땅에 대한 무작정의 신뢰와 믿음을 전제로 시작해 궁극적으로는 땅을 덜 훼손하고 주어진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며 더불어 지내고 함께 사는 방법을 찾는 지혜의 건축이다. 바람길, 물길, 빛 길을 따라 작게 짓고 크게 사는 이야기이며, 멀고 먼 이상향의 건축이 아닌 구체적이고, 경제적이고, 솔직 담백한 건축인 것이다.또 때론 모자람의 건축이기도 한데, 일부러 만든 모자람이 아닌 덜 채워지고 덜 만들어진 채로 함께 살아가며 채워져 가는 모자람이다. 즉 자연의 모든 것들이 그 스스로는 모자람이 있고 주변 자연과 어우러져 함께 할 때 그 모자람이 상호보완적으로 채워지는 것처럼 진정한 총체론적인 지속 가능성의 건축 이야기인 것이다. 그것은 그렇게 주변과 통해 있고, 현실을 통해 있으며, 전통과 통해 있어 어느 것 하나 따로 떼어 설명할 수 없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뒤엉켜 살아가는 건축이며 삶에 대한 함축적 이야기이다. 조병수 건축가 이 연재는 서울옥션 ‘문화예찬-건축아카데미’와 함께 합니다.
  • “전래동화부터 미디어까지… 왜곡된 性인식 바로잡겠습니다”

    “전래동화부터 미디어까지… 왜곡된 性인식 바로잡겠습니다”

    “젠더와 성평등 이슈는 제가 삶 속에서 항상 고민하는 주제입니다. 다만 저의 시선도 시간과 경험 위에서 계속 변하는 것이라 지금의 제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확신은 없습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이런 생각을 하니’라는 자조는 제 스스로 자주하는 물음이에요. 이 만화가 독자들에게도 ‘이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같이 생각해 봐요’ 하는 식의 말 걸기 정도로 읽혔으면 합니다.” 오는 15일부터 서울신문에 ‘오늘의 젠더 이야기 모던타임즈’를 격주로 연재하는 정재윤 작가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책이나 신문, 잡지, 방송, 영화 같은 굳건한 미디어들은 그 자체로 은연중에 이것이 다수의 의견이고 공신력이 있고 배울 점이 있으니 따라야만 한다는 식의 ‘믿음’을 주었던 것 같다”면서 다양한 콘텐츠에 담긴 성차별적 요소를 오늘날의 시각에서 다시 바라보겠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서울젠더연구소가 서울시교육청과 공동 기획한 ‘오늘의 젠더 이야기 모던타임즈’는 ‘선녀와 나무꾼’, ‘우렁각시’와 같은 잘 알려진 전래동화나 설화를 비롯해 책, 방송 등 다양한 이야기와 이미지에 반영돼 있는 왜곡된 성인식을 바로잡고 다같이 생각해 봐야 하는 지점을 제시하는 만화다. 정 작가가 찰리 채플린의 무성 영화 ‘모던 타임즈’에서 만화의 제목을 빌려온 것도 ‘지금, 오늘, 현대’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낡은 관습이나 구시대적 발상에 대해 얘기할 때 저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 어떤 시댄데’, ‘2020년이 되었는데 아직도’라는 식의 자조 섞인 말을 종종 해요. 그런 말 속의 ‘지금 2020년’을 짚어 보고 싶었어요.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관점이 굉장히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감각과 그럼에도 아직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라는 갑갑함을 동시에 느껴요. 어떤 맥락 속에서는 ‘내가 뒤처지나’, ‘꼰대가 되어 가나’ 하고 반성했다가 또 어디선가는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하게 됩니다. 저는 이런 혼재된 상황 자체가 ‘지금’이라고 생각해요.” 정 작가는 2016년부터 소셜미디어에서 해시태그 ‘#재윤의삶’으로 9컷짜리 만화를 그려 왔다. 작가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부터 생리, 브래지어, 성희롱, 여성혐오 등 여성의 삶과 밀착된 소재를 담은 이 만화는 동세대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7월 그간의 작업물을 엮은 ‘재윤의 삶’을 출간한 정 작가는 3년 전 펴낸 첫 장편 만화 ‘서울구경’을 지난해 11월에 재출간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활동한 정 작가에게 신문 연재 만화 작업은 여러 모로 새로운 도전이다. “사실 제 또래 세대들에게 종이신문은 과거의 미디어로 여겨지는데,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스크린 환경에서 작업을 해온 제가 종이신문에 연재를 하게 됐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꼭 풍자극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종이신문이라는 매체에 대한 존경 섞인 농담을 담아 이번 만화에서는 옛날 만화처럼 흑백과 망점 채색으로 작업해 볼 예정입니다. 작가로서는 앞으로 익숙하지 않은 영역의 작업을 시도하고 싶은데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젠더 이야기 모던타임즈’는 새로운 도전이라 긴장되면서 즐겁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욕망이 만든 공장, 괴물로 변한 공장

    욕망이 만든 공장, 괴물로 변한 공장

    더 팩토리/조슈아 B 프리먼 지음/시공사/512쪽/2만 6000원컨베이어벨트 앞에 서서 온종일 나사못 조이는 일만 하는 찰리. 급기야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조이는 강박에 빠지고 정신병원에 끌려간다. 찰리는 병원에서 나와 거리를 방황하다 노동자들의 시위에 휩쓸려 감옥살이까지 하게 된다. 대량생산 시대를 날카롭게 풍자한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 ‘모던 타임즈’(1936)다. 1923년 헨리 포드의 안내를 받아 미국 디트로이트 하이랜드파크 공장을 둘러본 채플린은 ‘컨베이어벨트’로 상징되는 포드의 공장을 떠올리면서 대공황 이후 미국인의 삶을 영화로 만들었다. ●18세기 공장에서 21세기 폭스콘까지 대량생산으로 물건을 만들어 내는 곳, 공장이라는 이미지의 대부분은 이런 경제적인 측면이 자리한다. 조슈아 B 프리먼 뉴욕시립대 퀸스칼리지 역사학과 교수는 역사 속 거대 공장의 발자취를 좇으며 이 질문에 답한다. 18세기 초 영국 더비 지역의 실크 제조 공장에서 출발해 21세기 애플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중국의 폭스콘까지 훑었다. 가내수공업이 일반적이던 시절, 사람들은 시간에 둔감했다. 시계를 가진 사람도 드물었다. 그러나 공장이 생겨나면서 시간의 개념은 구체화했다. 노동자는 공장에서 정해진 일과에 따라 움직여야 했고, 공장주들은 노동자를 더 많이 부리려 했다. 정해진 시간마다 종을 쳐서 알리는 ‘노커업’(knocker up)이란 직업도 생겨났다. 공장은 여성의 인권 신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공장에서 일하며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여성은 적극적으로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공장이 미친 큰 영향은 계급의 탄생” 저자는 “공장이 미친 가장 큰 영향은 ‘계급’을 탄생시킨 것”이라 말한다. 공장은 자본가와 노동자 계급을 만들었고, 두 계급은 공장이 생겨난 때부터 지금까지 줄다리기를하고 있다. 자본가는 더 많은 이윤을 내려 노동자를 다그치고, 노동자들은 이에 맞서 노조를 결성한다. ‘모던 타임즈’가 나온 그해 미국 역사상 최초로 대규모 파업이 일어났다. 애크런 지역의 타이어 공장 노동자들은 새벽 2시에 한데 모여 기계의 손잡이를 직접 내려 생산라인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저자는 공장이 만들어 낸 게 그저 물건이 아니라 시대가 원하는 미래였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 근거를 공장의 핵심 속성인 ‘발전’에서 찾는다. 더 나은 것을 원하는 인류의 욕망이 공장을 세우고, 공장은 산업혁명 이후 욕구를 충족하는 물건을 생산했다. 그리고 다시 인류에게 영향을 미쳤다. 결국, 공장은 인류의 발전 욕망을 담은 집약체이자 현대 역사를 대표하는 상징인 셈이다. 다만 그 이면에 가려진 그림자도 잘 보라고 저자는 말한다. 예컨대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중국 폭스콘에서는 2010년대 중반 18명이 자살을 기도하고 14명이 사망했다.●아이폰 생산 공장 14명 극단 선택 왜 거대 공장은 여전히 매연을 뿜어내며 바쁘게 돌아간다. 우리는 공장을 바라보며 또다시 고민한다. 공장은 앞으로도 지속할 것인가, 그렇다면 공장의 미래는 어떠한가. 저자는 맺음말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300년 동안 이어진 공장의 역사에서 오롯이 살아남은 거대 공장은 거의 없다”고. 오늘날 거대 공장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 사이클은 이전보다 훨씬 빨라지고 있다. 예전 거대 공장은 100년을 넘겨 자리를 지켰지만, 이제는 더 싼값의 땅과 노동력을 찾아 베트남과 같은 곳으로 공장을 옮긴다. 남은 땅에는 몰락한 산업의 피폐한 흔적과 실직자, 그리고 어두운 기운만 남았다. 공장은 인류에 불을 선사한 ‘프로메테우스’ 같은 존재이자, 계급을 만들어 내고 인류를 피폐하게 만든 ‘괴물’이기도 했다. 책을 덮으며 미래의 공장이 앞으로 어떤 미래를 생산할지 궁금해진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②
  • 대한항공, 한국인 동성부부 스카이패스 ‘가족 마일리지’ 인정

    대한항공, 한국인 동성부부 스카이패스 ‘가족 마일리지’ 인정

    해외 발급 혼인증명서 제출해 가능 대한항공이 최근 한국인 여성 동성 부부를 ‘가족 고객’으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세계인권의날(10일)을 하루 앞둔 9일 캐나다에서 발급받은 혼인증명서를 제출한 한국 국적의 40대 여성 동성 부부에 대해 ‘스카이패스’ 가족 등록을 완료했다.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회원은 가족 마일리지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가족으로 등록되면 회원 본인의 마일리지로 가족으로 등록된 사람에게 보너스 항공권을 줄 수 있고, 가족의 마일리지를 합산해 보너스 항공권 구입시 사용할 수도 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양도, 합산이 가능한 가족의 범위로 배우자와 자녀, 부모, 형제자매, 조부모, 손자녀, 배우자의 부모, 사위, 며느리를 정하고 있다.가족 등록을 위해 한국 지역은 ‘6개월 이내 발급한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등 신청인과 등록할 가족의 가족 관계, 생년월일이 명시된 법적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한국 외 지역의 경우 ‘6개월 이내 발급한 결혼증명서, 출생증명서, 호구본, 세금증명서 등 신청인과 등록할 가족의 가족 관계 및 생년월일이 명시된 법적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동성 커플이 스스로 부부 선언을 했더라도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족 등록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가족 등록 신청자가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해외 국가에서 발급받은 혼인증명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네이버 블로그 ‘아콘네’를 운영하는 ‘아콘네 커플’은 블로그에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가족등록 완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가족 회원이 되기 위해 캐나다에서 2013년에 받은 혼인증명서와 얼마 전 발급받은 2018년 미국 세무보고 부부합산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아콘네 커플’은 “한국인 40대 여성 부부. 2013년 5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자그마한 채플에서 결혼하고 한국에 살다가 2018년 미국 영주권을 받고 캘리포니아 주에서 정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몇 시간 후에 대한항공에서 생년월일이 적힌 신분증을 추가 서류로 내라는 이메일이 왔다. 왠지 한국 신분증을 보내면 주민번호에서 ‘2’를 보며 편견을 갖고 심사할 것 같아 올해 발급받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신분증과 운전면허증을 제출했다”며 “한국은 동성부부 인정을 안 하니 우리는 안될 거라 생각하고 접수했는데 하루가 지나지 않아 가족 등록이 완료됐다는 알림이 왔다”고 말했다. 앞서 공개적으로 국내 ‘동성 부부 1호’로 선언했던 김조광수 감독은 앞서 2017년 한 ‘퀴어토크’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동성 커플인 김승환씨와의) 마일리지를 공유하려고 전화했다, 합칠 수 있게 도와달라 했더니 규정상 안 된다고 했다”면서 “가족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가족관계등록부를 첨부해야 하는데 우리는 가족으로 등재가 안 돼 해주고 싶어도 안 된다더라”고 했던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음악회·연극… 명동, 축제로 성탄을 빛낸다

    성탄절을 전후해 ‘한국 천주교의 심장’ 명동성당 일대에서 다양한 축제 행사가 열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최로 펼쳐지는 ‘2019 명동, 겨울을 밝히다’에서 고해성사며 음악회, 캐럴 공연, 연극이 다채롭게 이어질 예정이다. 첫 행사는 오는 13일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젊은이를 위한 고해성사’로, 오후 7시 30분 꼬스트홀에서 참회예절로 시작해 오후 8시부터 거행된다.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해 교구 보좌주교 등 사제 30여명이 성탄을 앞둔 대림 시기 청년들의 하느님 자비 체험을 돕는 행사를 진행한다. 20일 오후 8시 명동대성당에서는 가톨릭합창단 무료 성탄음악회가 열린다. 성탄 전야인 24일과 성탄 당일엔 명동대성당 들머리에 마련된 무대에서도 다채로운 캐럴 공연이 이어진다. 24일에는 마니피캇 챔버 콰이어(오후 6시·8시), 심퍼시 윈드 오케스트라(7시·9시), 25일에는 미리암 벨 콰이어(오후 1시 30분), cpbc 소년소녀합창단(5시), 무지카 사크라 소년 합창단(8시)이 각각 무대에 오른다. 연극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24~25일(오후 4시·7시) 명동대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네 차례 공연된다. 서울가톨릭연극협회가 제작한 이 연극은 톨스토이의 동명 소설을 성탄 분위기에 맞게 각색했다. 서울가톨릭연극협회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받는다. 전석 무료다. 따뜻한 먹거리와 성탄 소품을 판매하는 ‘성탄마켓’도 23~25일 열린다. 서울대교구는 가톨릭회관 광장에 23일 오후 6~9시, 24~25일 오전 11시~오후 9시에 ‘성탄마켓’을 꾸린다. 여기에는 수공예 성물, 성탄 소품과 따뜻한 음료, 먹거리를 판매하는 20여개 부스가 마련되며 수익금 중 일부는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미얀마 더 나은 삶 더 많은 꿈 프로젝트’에 기부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퓰리처상 수상자가 꾹꾹 눌러쓴 362편 영화 평론, 4권의 책으로

    퓰리처상 수상자가 꾹꾹 눌러쓴 362편 영화 평론, 4권의 책으로

    “양로원을 방문했을 때 중증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배정된 층의 복도를 걸어 본 적이 있다. 어떤 분들은 불안해하는 듯 보였다. 어떤 분들은 화가 나 있었다. 어떤 분들은 멍하니 앉아 있기만 했다. 그분들의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도무지 알 길이 없는 나는 불안해하거나 화를 내는 분들이 자신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무언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인지하는지 궁금했다. ‘이터널 선샤인’을 보는 동안 소극적으로 앉아만 있던 환자들이 떠올랐다. 기억이 깨끗하게 지워져 버린 그들은 늘 순간순간에만 존재하고, 그들은 그 순간을 받아들인다. 그들에게는 그 순간이야말로 전부이기 때문이다.” 딱딱한 비평이 아닌 에세이 스타일로 쓴 영화 비평이 공감을 자아낸다. 그저 영화를 설명하고, 칭찬하거나 나쁘다고만 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글 한 편 한 편에 저자의 성찰이 고스란히 녹았다. 영화를 사랑한 진정한 이야기꾼, 미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영화 평론가로 알려진 로저 에버트의 전작과 유작을 담은 4권짜리 영화 비평 모음집 ‘위대한 영화’(을유문화사)가 출간됐다. 1942년생인 로저 에버트는 20대 중반 때인 1967년부터 ‘시카고 선 타임스’에서 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30대 초반이었던 1975년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한다. 영화 평론가가 퓰리처상을 받은 경우는 이 때가 처음이었다. 그는 그해부터 동료 평론가 진 시스켈과 함께 TV에 출연해 수년간 영화 평론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른바 ‘스타 평론가’로 자리매김한다. 이어 영화사의 걸작을 재조명하는 리뷰를 시작한다. 1997년부터 격주로 나온 리뷰들은 미국의 수많은 영화팬들로부터 호응을 얻는다. ‘위대한 영화’는 이를 묶은 책이다. 100편을 묶은 1권이 2002년 나왔고, 이어 2005년, 2010년까지 3권이 나왔다. 로저 에버트가 숨을 거둔 후 2016년에 유작을 모은 게 4권이다. 4권의 책에 담긴 362편의 글은 20세기 영화사를 고스란히 돌아본다. 1권에서는 말론 브랜도의 열연이 눈부신 ‘대부’(1972), 스티븐 스필버그의 연출력을 볼 수 있는 ‘이티’(1982), ‘쉰들러 리스트’(1993), 그리고 ‘스타워즈’ 등 우리에게 익숙한 할리우드 영화들이 담겼다. 2권은 인종주의 논란에 휩싸인 ‘국가의 탄생’부터 과도한 폭력성으로 비난을 받은 ‘스카페이스’,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집 토토로’(1988)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3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잉마르 베리만 감독이다. 감독의 대표작인 ‘화니와 알렉산더’(1982)를 비롯해 ‘거울을 통해 어렴풋이’, ‘겨울 빛’, ‘침묵’ 등 ‘베리만 3부작’ 전체를 다룬다. 이밖에 리들리 스콧 감독의 철학적인 SF 영화 ‘블레이드 러너’(1982), 찰리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1940)까지 챙겼다. 1~3권에는 각각 100편의 글이, 마지막 4권에는 62편만 실렸다. 저자가 집필하다 숨을 거뒀고, 유족이 4권의 분량을 100편으로 억지로 맞추는 데 반대해 결국 62편으로 마무리했다. 4권에는 일본 영화를 비중 있게 다룬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1936년 작품 ‘외아들’과 다키타 요지로의 ‘굿바이’(2008)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봐야 할 8편을 담았다. 특히, 기노시타 게이스케 감독의 ‘나라야마 부시코’(1958)는 저자가 숨지기 한 달 전 자신의 홈페이지에 발표한 글로, 4권의 마지막에 실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저자는 자신이 과거에 쓴 리뷰에 관한 오류를 지적하기도 하고, 학생들과 영화를 분석하면서 나온 흥미로운 의견을 두루 소개하기도 한다. 감독이나 배우들과 나눈 이야기들도 간간이 수록했다. 영화 한 편으로 장르 전체를 파헤치거나 인물이나 캐릭터를 주제로 해 영화 전반을 두루 살피는 부분도 눈여겨보자. 깊이 있는 성찰을 수려한 문체로 자아낸 비평서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여기는 호주] 우주에서도 보이는 호주 산불…3명 사망, 수만명 대피

    [여기는 호주] 우주에서도 보이는 호주 산불…3명 사망, 수만명 대피

    우주에서 포착된 호주 산불의 이미지가 공개돼 호주 북동부를 휩쓸고 있는 화마의 가공할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드니가 위치한 뉴사우스웨일스(NSW)주부터 북동부 해안선을 따라 퀸즐랜드주까지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최대 127지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형 산불이 번지고 있다.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에서 생긴 연기는 뉴질랜드에서까지 보일 정도다. 10일 (이하 현지시간) 현재 3명이 사망했고, 7명 실종, 150여채의 가옥이 전소됐으며 최대 수만여명이 대피한 상태이다. 글렌 이네스에 살고 있던 비비안 채플렌(69)은 농장과 동물들을 지키려다 화마에 휩싸여 화상을 입은 상태에서 병원에 이송됐지만 9일 아침에 병원에서 사망했고, 같은 지역에 살던 조오지 놀은 탈출 중 전소된 차안에서 발견됐다. 타리에서 젓소 목장을 하던 줄리 플레처(63)도 피난하기 위해 차안에 짐을 챙겼지만 화마를 이겨내지 못했다. 플래처의 이웃은 “그녀는 동물을 사랑해 키우던 젖소들도 절대 도살장으로 안 보내고 그들이 농장에서 행복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며 가축들을 화마에 남기지 못하고 끝까지 남아 보살피다 탈출 시기를 놓친 듯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호주 정부는 7일부터 시드니를 포함한 뉴 사우스 웨일스 주 7개 지역에 ‘야외 불사용 전면 금지’ 명령을 내리고 ‘화재 긴급 경보’를 발동했다. 하지만 이번 산불은 오랜 가뭄 후에 35도를 넘나드는 고온과 강풍의 영향으로 1500여명의 소방대원이 진압해도 불길이 잡히지 않아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주 수상은 “사망자 수에는 아직 7명의 실종자 생사 확인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안타깝게도 더 많은 희생자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인 피츠시몬스 NSW주 산불방재청장은 “이번 산불은 최근 발생한 산불 중 최악의 산불이며, 향후 30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일단 산불 피해를 본 성인에게 1000호주달러 아동에게는 400호주달러가 신속하게 지급될 것”이라며 “피해 구제와 함께 산불이 악화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제4회 런던아시아영화제 폐막...정해인·곽부성 수상 영예

    제4회 런던아시아영화제 폐막...정해인·곽부성 수상 영예

    제4회 런던아시아영화제가 지난 3일(현지시간) 11일간의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런던 피커딜리 서커스 햄야드 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는 ‘유열의 음악앨범’의 배우 정해인이 최고 인기 배우상을 수상했고 베스트엑터(최고배우)상은 홍콩 배우 곽부성에게 돌아갔다. 작품상은 ‘웨트 시즌’의 싱가포르 감독 앤서니 첸에게 돌아갔다. 앞서 개막식에서는 류준열과 박지후가 라이징스타상을, 사나이픽쳐스의 한재덕 대표가 베스트프로듀서상을 각각 수상했다. 지난달 24일 런던 오데온 레스터 스퀘어 극장에서 개막한 이번 영화제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11개국, 60편 영화가 상영됐다. 개막작인 이상근 감독의 ‘엑시트’를 비롯해 ‘돈’, ‘봉오동 전투’, ‘유열의 음악앨범’ 등 총 20편의 한국 영화가 상영됐고 ’밀레니엄 맘보‘, ’더 와일드 구스 레이크‘ 등 중화권 영화도 선보였다. 런던아시아영화제는 한국 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총 11편의 한국 영화를 선정해 상영했다. 찰리 채플린이 살던 시네마 뮤지엄에서 ‘청춘쌍곡선’(1956)과 서울을 배경으로 한 ‘서울의 휴일’(1956), ‘서울의 지붕 밑’(1961)이 상영됐으며 영국 국립미술관에서는 화가 장승업의 일대기를 그린 ‘취화선’(2002), 영국 국립 초상화 갤러리에서 ‘관상’(2013), 템스강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을 선보였다. 한편 서울관광재단 후원으로 매력적인 문화관광 도시 서울을 알리는 글로벌 홍보 영상도 함께 상영했다. 서울관광재단 홍보 영상에는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해 서울을 전 세계인에게 알렸다. 영화제는 영국 해로드 백화점, 사보이 호텔 등 기업과 현대미술관인 테이트 모던, 영국 국립영화학교 등 현지 문화예술·교육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어 런던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이자 아시아 영화를 알리는 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전혜정 런던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국에서도 온라인 플랫폼 상영이 늘어나면서 한국 영화의 극장 개봉 기회가 줄어들고 있지만, 한국 영화가 오락 콘텐츠가 아닌 문화로 소개되도록 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현지 문화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영화제의 패러다임을 만들고 한국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는 문화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美 초등학교 핼러윈 파티서 히틀러 분장한 학생 논란

    美 초등학교 핼러윈 파티서 히틀러 분장한 학생 논란

    미국 초등학교 핼러윈 파티에 히틀러 분장을 하고 나타난 한 학생이 소수 민족 학생들을 향해 나치식 경례를 하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폭스13 뉴스에 의하면 해당 사건은 유타 주에 위치한 크릭사이드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학생은 나치 제복을 연상하게 하는 갈색 상위에 손으로 직접 그린 나치 문양인 꺽인 십자가상이 그려진 완장과 히틀러의 콧수염을 하고 참가했다. 이 학생은 핼러윈 퍼레이드 과정에서 특히 소수 인종의 어린이들에게 나치식 인사를 하였다. 이 학생이 이러한 인종차별적 행동을 하는 사이 지도교사 누구도 제지하거나 처벌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이 학생들 SNS를 통해 전파되고 핼러윈 파티에 있던 소수 인종 학생들이 집에 돌아가 부모에게 있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이 사건이 공론화가 되었다. 소수 인종의 학부모는 다음날 학교에 전화를 걸어 불만을 제기했지만 학교는 “그 학생의 분장은 히틀러가 아니라 찰리 채플린 이었다”고 핑계를 대 학부모를 더욱 분노하게 하였다. 해당 학부모는 현지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히틀러는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인물인데, 학교 누구도 이 학생에게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이 공론화 되면서 해당 초등학교가 위치한 ‘데이비스 학교 교육구’는 “우리는 학교 내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며, 학교 내에서 어떠한 인종 차별적인 증오와 관련된 행동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사태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 드리며 다각도에서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결국 해당 초등학교의 교장인 다나 라이하트와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지도 교사 한명이 정직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정직이 유급 정직이라는 것이 알려지며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한 학부모는 “이들은 유급 정직이 아닌 파면을 당해야 마땅하다”며 분노했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채소·생선 먹고 가족 사랑하면 ‘마음의 감기’ 뚝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채소·생선 먹고 가족 사랑하면 ‘마음의 감기’ 뚝

    가을이 깊어지면서 거리는 이제 곧 울긋불긋 낙엽들이 거리를 가득 채우게 될 것입니다. 낙엽이 지는 가을이 되면 코트 깃을 세우고 무작정 걷고 싶어하는 ‘추남’(秋男)들도 늘어납니다. 과학자들은 남자들이 가을을 타는 것은 일조량 감소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 때문에 나타나는 일종의 계절성 우울증, 또는 계절성 기분 장애로 판단합니다. 이런 계절성 우울증은 보통 계절이 바뀌면 회복됩니다. 우울증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부르며 감기처럼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심리적 상태로 생각됐던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심한 우울증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우울증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습니다. 뇌과학자, 심리학자, 의학자들이 우울증의 근본 원인과 우울증 예방법을 찾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호주 맥쿼리대 실험심리학과, 의과학과, 시드니통합병원, 시드니 쿠퍼스트리트클리닉 공동연구팀은 과일과 채소, 생선 중심의 식사가 단기적으로 우울증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10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호주에 거주하는 17~35세 남녀 중 ‘우울, 불안, 스트레스 척도-21’(DASS-21) 진단에서 중상 수준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76명을 무작위로 선발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개의 집단으로 나눈 뒤 3주 동안 한 그룹은 식습관 개선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채소, 과일, 생선 중심의 건강식만 먹도록 했고 다른 그룹은 평소 식단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연구팀은 식습관 실험 전후에 DASS-21과 학습능력, 기억력을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채소, 과일, 생선 위주의 식사를 한 사람들 대부분이 DASS-21 점수가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학습능력과 기억력 점수는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반면 평소 식습관을 그대로 유지한 사람들 중에서는 우울증과 불안 점수가 오히려 더 높아진 사람들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또 연구팀은 3개월 후 식습관 개선 집단에 포함됐었던 33명을 추적조사했습니다. 이 중 건강한 식습관을 그대로 유지한 사람들은 7명(21%)에 불과했는데 이들에게서는 우울 증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관찰됐다고 합니다. 한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대 사회학과, 캐롤라이나 인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청소년기에 긍정적인 가족관계를 유지했던 사람들이 중년이 넘어서까지도 우울증에 쉽게 빠지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소아과학’ 8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1만 8185명의 남녀 청소년들이 30대 후반~40대 초반이 될 때까지 장기 추적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족 간 응집력이 강하며 부모와의 갈등이 적었던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보다 성인이 된 뒤에도 우울증을 앓을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과 무기력감에 빠져 있는 사회는 발전해 나가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선진국이라도 사회적 분위기가 우울하고 침체돼 있다면 금세 뒤처지게 될 것입니다. 기본적 의식주를 해결하고 건강한 가정을 꾸려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사회 분위기 쇄신은 물론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 아닐까요. edmondy@seoul.co.kr
  • ‘사람이 좋다’ 여에스더, 우울증 고백 “공주과 아닌 무수리과”

    ‘사람이 좋다’ 여에스더, 우울증 고백 “공주과 아닌 무수리과”

    의사 여에스더가 3년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동생의 이야기를 첫 고백했다. 1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여에스더의 숨겨진 아픔이 공개됐다. 여에스더는 “어머니는 금수저로 자랐기 때문에 금수저 집에 시집와서 금수저로 한평생을 살았다. 아이들도 직접 키우지 않았다. 저는 유모가 키워줬다. 어머니는 언제나 우아함을 추구했고, 패션도 세련되게 입었다. 많은 분이 저보고 공주과라고 하는데 어머님에 비하면 무수리과다”라며 “경제적으로는 풍족했으나 남들과 달랐던 어머니로 인해 늘 마음이 공허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에스더는 우울증약을 복용하고 정신과를 찾아 상담을 받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의 주치의는 남편 홍혜걸의 동생이었다. 여에스더는 “제 기억에 고등학교 때부터 그런 끼가 있었다. 남편 만나기 전에도 한 번 우울증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그는 아버지와 여동생이 잠들어 있는 추모공원을 찾았다. 그는 동생에게 “다음에 태어나면 네가 하고 싶어 했던 지휘 공부해”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여에스더의 동생은 지휘자가 꿈이었지만 원치 않는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여에스더는 “사람을 살리는 직업을 가진 언니인데 동생을 도와주지 못한 게 지금도 큰 죄책감으로 남아 있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딜 수가 없었다. 차라리 밖에 나가서 억지로라도 웃으면 억지로라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지 않나. 그러다 보니 지난 3년간 방송에서 더 과한 행동들이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이를 곁에서 지켜본 남편 홍혜걸은 “찰리 채플린도 아주 지독한 우울증 환자인데 대중 앞에서는 웃지 않나”라며 “아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방송에서 붕붕 뜨게 나왔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면 또 완전히 가라앉는다. 오히려 측은한 감도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방송에 앞서 홍혜걸은 페이스북을 통해 “집사람이 오늘 방송을 통해 우울증 사실을 밝힌다. 공개 여부를 놓고 고민이 많았지만, 사람들에게 우울증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내린 결정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집사람을 병원에서 의사로 만난 분들은 ‘예전에는 얌전하고 조용했는데, 방송에서 수다쟁이로 변해서 놀랐다’고 한다. 사실은 우울증 치료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데미무어 전남편‘ 애쉬튼 커쳐, 밀라 쿠니스와 꿀 떨어지는 일상

    ’데미무어 전남편‘ 애쉬튼 커쳐, 밀라 쿠니스와 꿀 떨어지는 일상

    헐리우드 배우 밀라 쿠니스가 남편 애쉬튼 커처와 함께한 일상을 공개했다. 밀라 쿠니스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밀라 쿠니스와 애쉬튼 커처는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현재 밀라 쿠니스와 애쉬튼 커처는 3년 열애 끝에 2015년 결혼해 슬하에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12일(현지시각) 외신은 데미 무어가 애쉬튼 커쳐와 결혼했을 때 임신 6개월 만에 유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임신했을 당시 딸의 이름을 채플린 레이라고 짓는 등 남다른 애정을 보였지만 안타깝게도 유산한 것. 데미 무어와 애쉬튼 커쳐는 2003년 열애를 인정한 후 2005년 9월 결혼했다. 두 사람은 16살 연상연하 커플로 화제를 모았다. 이후 두 사람은 결혼 7년 만인 2011년, 애쉬튼 커쳐의 불륜으로 이혼했다. 당시 데미 무어는 큰 충격으로 약물 남용, 거식증, 섭식 장애 등으로 재활원에서 감금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데미 무어, 전 남편 애쉬튼 커쳐 폭로..충격 성생활+외도까지

    데미 무어, 전 남편 애쉬튼 커쳐 폭로..충격 성생활+외도까지

    데미 무어가 전 남편 애쉬튼 커쳐에 대해 폭로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할리우드 배우 데미 무어는 미국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데미 무어는 전날 회고록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출간했고, 이를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던 것. 이날 데미 무어는 애쉬튼 커쳐와의 결혼 생활에 대해 폭로했다. 앞서 그는 지난 2005년 9월 애쉬튼 커쳐와 세 번째 결혼식을 올린 바 있다. 당시 두 사람은 16세 연상연하 커플로 화제를 모았지만 지난 2013년 공식 이혼했다. 데미 무어는 애쉬튼 커쳐와 결혼 생활에 관해 “내가 얼마나 잘났고 재밌을지 보여주고 싶어서 쓰리썸을 허락했다. 하지만 두 번이나 애쉬튼 커쳐와 다른 여자랑 동시에 성관계를 가진 건 실수였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애쉬튼 커쳐는 2010년 뉴욕 촬영 때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웠다. 제3자를 우리 관계에 끌어들였단 이유로 그는 자신이 한 일을 어느 정도 정당화했다”고 말했다. 데미 무어는 “내가 왜 여기까지 왔는가 싶더라. 그와 이혼한 후 난 나를 잃었다. 내 스스로 눈을 가렸고 내 자신을 잃어버렸다”며 “내 이야기가 다른 이들에게 민감할 거란 걸 안다.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난 최대한 내 이야기에 관점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데미 무어는 유산된 적이 있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결혼 당시 아이를 가졌으나 6개월 만에 유산했다”며 “아이의 이름은 채플린 레이였다”고 털어놨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2665억원’에 팔린 200년 된 프랑스 저택, 어떻게 생겼을까?

    ‘2665억원’에 팔린 200년 된 프랑스 저택, 어떻게 생겼을까?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택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한 저택이 한화로 무려 2665억원에 팔렸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일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남부 생 장카프레라(Saint-Jean Cap-Ferrat)에 있는 이 저택은 거래 직전까지 이탈리아의 유명 주류회사인 캄파리가 소유하고 있었다. 캄파리 측은 이 저택을 구입하기 전인 2016년에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꼬냑 브랜드인 그랑 마르니에의 상속녀가 이 저택의 주인이었다. 현재 가장 비싼 주택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장에 나온 5억 달러의 저택이지만, 그 이전까지 프랑스의 해당 저택은 ‘가장 비싼 집’으로 꼽혀왔다. 해당 저택에는 총 14개의 침실이 있고, 4만 2000평에 달하는 수영장도 구비돼 있다. 이 저택의 포인트는 정원이다. 20여 개의 온실에서 1만 5000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여기에는 희귀 열대 우림에 서식하는 식물부터 선인장과 다육식물 등 다양한 종의 식물이 포함돼 있다. 저택 내부는 고급스럽고 화려한 프랑스식 인테리어로 가득차 있다. 19세기 초상화를 포함해 의자와 테이블 등도 모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최고급 가구다. 저택이 위치한 곳은 프랑스 니스와 모나코 사이에 있는 반도다. 세계적인 억만장자들의 저택이 모여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윈스턴 처칠과 엘리자베스 테일러, 찰리 채플린 등도 이 지역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해당 저택의 판매가는 2억 유로, 한화로 2665억 원에 달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집을 수 십 채나 살 수 있는 가격이다. 현지 부동산 관리 관계자는 이 저택의 호가는 3억 5000만 유로(한화 약 4663억 5000만원)였으나, 이보다 1억 5000만 유로 저렴한 2억 유로에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택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저택의 새 소유주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 저택은 개인적인 용도로만 사용될 것이라고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부영, 경남 창원 창신대 인수… 대학까지 교육 사업 확대

    부영그룹이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경남 창원에 있는 창신대를 인수했다. 전남과 서울에서 중고교를 운영 중인 데 이어 대학교까지 교육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부영그룹은 1일 창신대 채플 콘서트홀에서 이사장 및 총장 취임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신희범 대한노인회 경남연합회 회장이 신임 이사장으로, 이성희 전 경주대 총장이 신임 총장으로 각각 취임했다. 신 이사장은 함안군 부군수, 통영시 부시장, 창원시 부시장 등을 지냈으며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이 신임 총장은 경상북도 부교육감, 신한대 부총장, 경주대 총장 등을 거쳤다. 신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학생을 위한 장학금 및 재정 지원으로 창신대가 발전하는 데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신임 총장은 “특성화된 강소 대학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교수 및 직원의 성숙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영의 창신대 인수는 지역 사회와 상생하고자 하는 사회공헌활동 중 하나다. 이미 부영은 전남 화순 능주중고, 서울 덕원여중고와 덕원예고를 운영하고 있다. 또 우정교육문화재단을 설립해 아시아·아프리카 등지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들도 지원하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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