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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달뒤편 탐험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지난주 발표한 ‘리턴 투 더 문’ 프로젝트에 따르면 2015년에 인간이 달 뒤편에 착륙할 예정이다. 선데이 타임스는 19일 이번 프로젝트는 1969∼1972년 여섯명이 달에 착륙했던 아폴로 프로그램보다 대규모로,2년 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명령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4명의 우주비행사가 달의 북극과 남극·산맥 등에 착륙해 암석 표본을 채취하고, 물이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그동안 달 착륙은 안전한 평원지대에서만 이뤄졌기 때문에 채집한 암석 표본이 모두 비슷해 과학자들을 실망시켰다. 달 뒤편은 분화구로 덮인 데다 착륙을 시도하면 지구와의 교신이 단절됐다. 하지만 “인간이 착륙하기 이전에 탐사용 로켓을 보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나사의 달 착륙 프로젝트 담당자인 존 코놀리는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의 규모는 983억달러에 이른다. 한편 우주 관광 산업의 경쟁도 치열해져 버진 갤락틱을 포함한 모두 12개 회사가 관광객을 모집 중이다. 이르면 내년 후반에서 2008년이면 최초로 우주 관광이 실시될 전망이다. 개인당 2000만달러(약 200억원)를 내면 러시아 로켓을 타고 우주정거장을 돌아보고 무중력 체험 등을 할 수 있게 된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당뇨성 신장합병증 세계 첫 규명

    당뇨 합병증인 만성 신부전증의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가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보건복지부 지정 당뇨·내분비질환 유전체센터 소속 서울대병원 박경수·안규리 교수팀과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SNP제네틱스는 당뇨병으로 말기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환자와 오랜 당뇨병 투병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증상이 없는 400여명을 함께 분석한 결과 당뇨 합병성 신부전증이 ‘SLC12A3’이라는 유전자의 변이와 연관이 있음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Diabetes’지 3월호에 게재됐다. ‘SLC12A3’ 유전자는 신장에서 사이아자이드(Thiazide)라는 이뇨제와 접촉해 나트륨을 배설하는 유전자이다. 그동안 의학계에서는 이 유전자가 혈압 변화와 전해질 대사 및 당뇨성 신장합병증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돼 왔다. 의학계에서는 “유전체 연구센터가 당뇨병 관련 유전자인 ‘NRF1’과 ‘PCK1’의 변이를 규명한 데 이어 이번에 추가로 ‘SLC12A3’의 변이를 확인한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라면서 “관련 정보를 활용하면 당뇨 합병증의 위험 정도를 미리 유전적으로 진단,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에 근거한 환자 개인별 맞춤약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차병원의 보건복지부 지정 불임 유전체연구소는 조기 폐경된 여성과 정상 여성의 혈액을 채취, 미토콘드리아 DNA의 양을 분석한 결과 조기 폐경 여성의 미토콘드리아 DNA 양이 정상 여성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밝혔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신데렐라/임태순 논설위원

    대학에 들어간 아들이 엄마도 이젠 나만 보고 살지 말고 엄마 인생을 찾으라고 권했다. 이삿짐센터 영업을 하며 아들만 바라보며 살아온 어머니는 결국 맞선을 봤다. 아들도 결혼해 자신을 떠날 것이라는 생각에 노후를 함께 보낼 짝을 찾아 나선 것이다. 맞선장소에 나온 사람은 집 한채밖에 없다는 백수. 그런데 왠지 이 사람에게 끌렸다. 마땅한 벌이가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남자 먹여 살리는 게 팔자인 모양이라며 자위했다. 백수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업무도 보고 데이트도 했다. 분위기가 무르익던 어느날 두 사람은 강원도 산골로 갔다. 백수가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리자고 했기 때문이다. 꼬불꼬불 산길을 돌아 차가 멈춘 곳은 골재채취장.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사장님 오셨습니까?”하고 인사를 했다. 알고 보니 백수는 골재사업을 하는 사장님이었다. 그는 여러번 맞선을 봤지만 모두들 자신의 재산에만 관심이 있어 이번에는 그런 사실을 숨기고 만났다고 털어놓았다. 아내가 들려준 신데렐라이야기다. 허구이건 현실이건 신데렐라가 되려면 최소한 마음씨는 곱게 써야 하는 것 같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신연숙칼럼] 거짓말의 끝

    [신연숙칼럼] 거짓말의 끝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사건이 한참 문제가 됐을 때 과학자들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어왔다.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릴까봐 걱정되기는 했지만 솔직하게 말했다.“이런 조작이 학계에 상당히 일상적이고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닌지 회의를 갖게 됐다.”고. 당시 인터넷 사이트에는 여러 논문 조작 의혹들이 올라왔다. 황 교수팀 논문뿐만 아니라 이 팀과 직접 관련이 없는 다른 논문들에도 조작 흔적이 많았다. 신뢰에 금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 많은 불신을 산 것은 관련자들의 거짓 해명이었다. 황 교수는 연구원 난자채취는 알지도 못했다고 했다가 병원까지 같이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노성일 이사장은 난자 구매는 없었다고 주장했다가 말을 바꾸었다. 그 뒤 여러 의혹 논란 과정에서 어느 쪽의 주장도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못받게 된 이유다. 이해찬 국무총리도 결국은 거짓말이 화를 불렀다. 사건의 본질은 3·1절 골프, 부적절한 인사들과의 만남, 내기 골프 등 공직자 처신 문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사건을 키운 것은 관련자들의 거짓 해명이었다. 처신 문제는 총리직 퇴진에까지 이를 정도인지 따져볼 여지가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검찰수사 결과를 지켜볼 작정이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적당히 사태를 넘겨보려던 골프동반자들의 해명은 오히려 새로운 의혹의 단서가 됐고 의혹이 증폭되자 이 총리는 ‘불신 인물’이 돼버렸다. 노 대통령이 이 총리 사의를 급히 수용하면서 표현한 대로 실체보다는 ‘정치적 상황’으로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몰린 것이다. 사회지도층에 ‘거짓말’불감증이 이토록 뿌리깊은 데 새삼 놀라게 된다. 행정부의 차관, 지역 경제단체의 장급 지위의 인사들이 정녕 두루뭉술한 해명으로 사태를 덮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더란 말인가. 교도관의 여성재소자 성추행 사건이나 최연희 전 한나라당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도 마찬가지다. 성추행은 없었다거나 식당 여주인인 줄 알았다는 거짓말로 사건을 얼버무릴 수 있으리라 여겼던 것일까.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적당한 거짓말이 통했다. 국민들은 지도자들이 보여주는 것만 볼 수 있었으므로 지도자들은 도덕적으로도 완벽한 영웅 행세를 할 수 있었다. 이런 ‘스펙터클 정치’의 시대는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언론은 물론 국민 하나하나가 감시원이 돼 지도층 인사들을 지켜보는 시대다. 인터넷이라는 매체환경은 국민 하나하나에게 전달 수단까지 제공해 언론마저 감시당하는 형국이다. 이른바 ‘역감시’의 시대다. 진실을 숨길 곳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한나라당과 긴장관계 때문이었든, 적대적 언론 때문이었든, 이번 골프파문 사태때도 양파껍질 벗겨지듯 숨겨졌던 사실들이 불거졌고 그때마다 불신과 실망감은 커져만 갔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주역 닉슨 미국 전 대통령이 도청 범죄에만 그쳤더라면 대통령직 사퇴까지는 가지 않았으리라는 견해가 많다. 그를 결정적으로 낙마시킨 것은 기자가 진실에 접근해 갔을 때 이를 은폐하려 기도했던 탓이다. 사회지도층 인사들도 정책에 실패하거나 처신에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이 정작 용인할 수 없는 것은 거짓말로 잘못을 덮거나 국민을 속이려 하는 일이다. 도덕성의 포기는 대형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덕성을 최대 자산으로 삼았던 이 총리가 도덕성 문제로 사직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지도자들 사이에 ‘거짓말의 끝’이 확실히 각인됐으면 한다.‘정직이 최상의 방책’이란 격언은 ‘역감시’의 시대에 더욱 들어맞는 말이다. yshin@seoul.co.kr
  • ‘왕의 남자’ 촬영지를 찾아

    ‘왕의 남자’ 촬영지를 찾아

    영화 ‘왕의 남자’ 촬영지인 전라북도 부안의 영상테마파크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관객수 1200만명을 넘어서며 최다 관객동원 신기록을 연일 새로 작성하고 있는 ‘왕남’의 후광(後光)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 촬영지였던 궁항과 석불산 영상랜드,‘프라하의 연인’이 촬영된 내소사 등이 지척에 어우러져 있어 시너지효과를 더하고 있다. 촬영지들만을 둘러보아도 훌륭한 테마여행이 될 듯하다. 이외에도 채석강과 적벽강, 염전과 젓갈로 유명한 곰소만 등 관광명소들이 ‘널려’있어 부안지역을 모두 돌아보기엔 하루해가 짧다. 개구리가 놀라 뛰쳐나온다는 경칩도 지나고 이젠 완연한 봄. 개구리 뜀 뛰듯 가족끼리 손을 잡고 부안으로 뛰어가 보는 건 어떨까. 글 사진 부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전북 부안을 아우르며 흘러가는 동진강 위로 가창오리 등 ‘철없는’ 겨울철새들이 마치 제철인 양 군무를 펼치며 날아오르고 있다. 김제평야 너른 들에서는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의 손길이 분주하다. 가슴에 품고 싶은 풍요로운 땅, 부안의 모습이다. 한때 원전센터 유치 문제 등으로 지역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른 때도 있었지만, 수려한 자연풍광을 바탕으로 새롭게 영상촬영 메카로 부상하면서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되찾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부안 영상테마파크(063-583-0957). 부안군청(buan.go.kr)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영상테마파크 등 영상관련 관광지를 찾은 관광객 수는 320만명, 주민소득은 254억원에 달했다. 금년에는 관광객 1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니, 관광상품 하나로 만루홈런을 친 셈이다. 영상테마파크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으로는 양반촌이, 오른쪽으로는 저잣거리가 자리잡고 있다. 먼저 성곽에 올라 테마파크의 전경을 감상한 다음, 관광객들을 따라 궁궐로 향했다. 연산군과 장녹수, 그리고 공길의 애증섞인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곳이다. 몇몇 짓궂은 관람객들은 궁궐입구에 놓여진 곤장틀과 ‘주리’를 트는 고문도구위에 올라가 짐짓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희희낙락하는 모습이다. 궁궐 안쪽은 문무대신들의 표지석 대신 조화가 꽂힌 화분을 놓아둔 것만 다를 뿐, 영락없는 인정전(仁政殿) 모습 그대로다. 바닥을 화강암 박석으로 처리하고, 임금만 다닐 수 있었던 어도(御道)를 만들어 놓는 등, 궁궐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려 고심했던 흔적이 엿보였다. 박석위에 서서 인정전을 바라보았다. 핏발 선 광기어린 눈을 번뜩이는 연산군이 금방이라도 칼을 빼들고 뛰쳐나올 것만 같다. 공길이 재주를 뽐냈던 외줄은 사라지고 없었지만, 영화속 장면만은 머릿속에 그대로 그려졌다. 연산군이 신하들과 국정을 논하던 인정전 안에는 용상(龍床)만 놓여져 있을 뿐, 다소 썰렁한 모습. 하지만 관광객들은 다투어 이곳에 앉아 사진을 찍으며, 잠시나마 연산군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인정전을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연산군의 침소와 집무실 등으로 사용되던 사정전(思政殿)이 나온다. 사정전 내부의 오른쪽 끝방은 공길이 왕을 향해 활을 쏘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왼쪽방은 장녹수와 밀회를 즐기던 곳. 그래서일까, 연산군과 장녹수가 희롱하는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왠지 에로틱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곳에는 연산군과 장녹수의 복장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의류와 소품들이 준비되어 있다. 복장 대여료와 사진값 등을 합해 1만원을 받는다. 경북 봉화에서 6시간 걸려 이곳을 찾았다는 안찬교(56)씨 부부. 왕과 왕비의 복식으로 갈아입으며 다소 어색한 듯, 객쩍은 웃음을 터뜨렸다.“이래 입는다고 왕이 되겠는교? 그래도 기분은 나쁘지 않네예.” 사정전 바로 옆은 희락원. 공길과 장생의 처소였던 곳이다. 장생이 줄타기 연습을 했던 외줄과 거문고, 북 등이 전시돼 있다. 관람객들은 외줄에 매달려 보기도 하고, 거문고나 북을 쳐보기도 하며 영화의 감동을 되새기는 듯했다. 영상테마파크의 또 다른 재미는 체험프로그램. 양반촌 입구에는 활터와 승마장이 마련돼 있어, 연산군처럼 말을 타보기도 하고 활을 겨눠 보기도 한다. 말을 타고 테마파크 단지를 한바퀴 도는 데 5000원, 화살 10대를 쏴 보는 데는 3000원을 받는다. 격포항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부안영상테마파크는 조선시대 한양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사극전용 촬영세트장이다.4만 5000평의 부지에 궁궐 24동, 민가 11동 등의 집들과 200m길이의 성곽, 정자와 연못, 저잣거리 등이 사실적으로 재현돼 있다.‘태양인 이제마’를 비롯, ‘불멸의 이순신’, 최초의 추리사극인 ‘별순검’ 등의 TV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됐다. 영화 ‘왕의 남자’는 전체 촬영분량의 80%가량이 이곳에서 촬영되기도 했다. 최근엔 오는 7월 개봉예정인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가 촬영되고 있다. 부안은 영상의 메카로 불려도 좋을 만큼 곳곳에 촬영지가 널려 있다. 영상테마파크 인근 격포항과 궁항에는 TV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세트장이었던 ‘전라좌수영’이 옛모습 그대로 남아 있고, 청호리 ‘석불산 영상랜드’에는 삼도수군 통제영과 왜관거리 등이 조성되어 있다.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촬영장소인 우포 생태공원 갈대숲은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 로드무비…부안을 담아낸 영화 속으로 부안을 아우르고 있는 변산반도는 다양한 볼거리가 널려 있는 곳이다. 바람모퉁이에서 시작돼 곰소만까지 50여㎞에 달하는 30번국도를 따라 곰소만과 채석강, 내소사 등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실핏줄처럼 이어져 있다. 바람모퉁이는 바닷물이 드나들 때마다 바람이 분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 서해안 고속도로 줄포IC를 나와 30번 국도를 타고 시계방향으로 부안을 둘러보자. # 곰소만 우리나라 갯벌 중에서 가장 크고 이용가치가 높다는 곰소만 갯벌. 곰소만에서 채석강까지, 마치 끝도 없이 펼쳐진 듯하다. 곰소항에 들어서자 한 시인이 “비린내와 땀내, 그리고 눈물내”라고 표현한 것처럼, 소금과 젓갈이 풍기는 짠내가 진동했다. 곰소는 곰처럼 생긴 2개의 만(灣)과 앞바다에 깊은 소(沼)가 있어서 붙여진 지명. 곰소염전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품질 좋기로 정평이 난 지역특산물이다. 곰소에서 생산된 천일염으로 간을 맞춘 젓갈도 덩달아 유명세를 얻었다. 얼마나 맛이 좋으면 전라도 음식은 곰소항에서 나온다는 말이 생겨났을까?염전을 지나 곰소항쪽으로 가다 보면 천일염과 온갖 종류의 젓갈을 파는 가게들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남선염업(063-582-7511)은 국내 몇개 남지 않은 천일염 생산업체.30㎏ 한봉지에 택배비 포함,2만원에 팔고 있다. # 내소사 “아름다운 전나무숲을 지나서 피안의 세계로.”내소사를 찾았을 때 가장 먼저 감동을 준 것은 다름아닌 나무다. 내소사 일주문에서 천왕문에 이르는 500여m 거리에 수령이 150년 이상된 전나무들이 빽빽이 서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가지에서 피톤치드(phytoncide)가 흩뿌려지는 듯하다. 아침 6시부터 낮 12시까지가 나무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간. 숲속 공기를 최대한 들이마시며 걷다 보면 저절로 머릿속이 맑아진다. 전나무 숲길을 벗어나자 내소사는 전혀 치장을 하지않은 다소곳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내소사 대웅보전은 쇠못하나 쓰지 않고 나무로만 매끄럽게 이음새를 맞춘 전각. 색바랜 수수한 외모가 오히려 고색창연함을 더해주고 있다. 보물 제291호. 경내 한쪽에 마련된 기념품 가게에서는 ‘솔바람차’를 팔고 있다. 지장암 주지인 일지 스님이 소나무 새순과 ‘해풍(海風)맞은 조선솔잎’으로 만들었다는 차다. 솔잎 특유의 향이 산사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한잔에 3000원. 원액은 한병에 1만 5000원을 받고 있다. 벚꽃 등 봄꽃이 만개하는 4월이 되면 내소사 주변은 상춘객들로 몸살을 앓는다. 자칫하다간 내소사는 구경도 못하고 주차장으로 변한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다. 성수기에는 일찍 서두르는 것이 좋다. # 채석강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 사이로 오가는 배들의 모습에서 봄기운이 느껴지는 격포항. 항구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영화 ‘음란서생’의 마지막 장면에서 배경이 되기도 했던 채석강이 장엄한 모습을 드러낸다. 변산반도 나들이의 하이라이트다. 중국 당나라의 시성(詩聖)이태백이 술에 취해 강물에 뜬 달그림자를 잡으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고사에서 이름을 따왔다. 세월이 켜켜이 쌓인 듯한 퇴적암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채석강에는 또 수만년 세월에 걸친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생긴 해식동굴들이 여러개 있다. 이 속에서 보는 낙조(落照)가 또한 일품이다. 이밖에도 도청리 전북 학생해양수련원 앞에 있는 솔섬과 월명암 뒤편의 낙조대, 새만금 방조제 등도 변산반도 일원에서 꽤 알려진 일몰명소다. # 먹을거리 먹을거리 또한 풍부한 곳이 부안이다. 그중에서도 요즘 제철인 주꾸미와 백합죽은 꼭 먹어 봐야 할 음식.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고 했던가? 격포항이나 궁항, 모항 등의 어촌계 직판장 회센터(063-584-9292)에서는 현지에서 생산된 쫄깃한 주꾸미를 실컷 맛볼 수 있다.1㎏에 2만원선. 부안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백합죽은 계화도 돈지 연안에서 채취되는 백합으로 만든다. 신기리에 있는 계화회관(063-584-3075)의 백합죽이 유명하다.6000원. 문의 부안군청 문화관광과(buan.go.kr·063-580-4191).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30번 국도→부안 호남고속도로 정읍IC→29번 국도→부안
  • 밀로셰비치 사인공방 가열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박정경기자|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은 죽음을 자초한 것인가.‘심장마비냐, 독살이냐.’ 사인(死因)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그가 러시아로 치료하러 가기 위해 일부러 병을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혈액에서 고혈압 악화 성분 검출 2주 전 밀로셰비치의 혈액 샘플을 채취했던 네덜란드의 독극물 의학자 도널드 유제스는 13일 “밀로셰비치 스스로 고혈압 치료제의 효능을 상쇄(相殺)시키는 항생제 ‘리팜피신’을 복용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밀로셰비치는 지난해 12월부터 신병치료차 부인이 있는 러시아로 보내달라고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 요구해 왔다. 밀로셰비치 담당 의료진은 평소 고혈압과 심장질환을 앓아온 그에게 치료제를 처방했지만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등 전혀 약효가 나타나지 않자 이유를 조사하던 중 리팜피신을 발견했다. 앞서 네덜란드 공영 TV NOS는 그의 혈액에서 한센병이나 결핵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전날 ICTY도 네덜란드 법의학 연구소의 1차 부검 결과, 사인이 심장마비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지병이 악화돼 자연사했다는 뜻이다. 독극물 검사는 진행 중이어서 최종 보고서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그러나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은 숨지기 하루 전인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항생제를 먹은 적이 없다.”며 ‘자작극’을 부인한 뒤 “누군가 나를 독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편지를 받았다면서 1차 부검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ICTY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로 의사를 급파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권오곤 ICTY 재판관은 “독살설은 문제의 항생제가 발각되자 밀로셰비치가 제기한 것”이라며 “변호사들이 교도소에서 무제한으로 비밀스럽게 만났기 때문에 (약을 건넸을) 의심이 간다.”고 정황을 소개했다.●‘어디에 묻을까.’ 논란도 사분오열 밀로셰비치의 시신은 이날 유족에게 인도됐으나 장지(葬地)를 놓고 정치권과 유족이 사분오열 논란을 벌이고 있다.‘인종청소’를 당한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주민들은 “비석 없는 전범 묘지에 묻으라.”고 주장하는 반면 밀로셰비치 지지자들은 국립묘지 안장을 요구한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세르비아 사회당은 국립묘지가 안 된다면 수도 베오그라드에 가까운 고향 포자레바치에 묻을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국장(國葬) 가능성을 일축했다. 가족들도 내분 상태다. 러시아에 망명 중인 부인 미라 마르코비치와 아들은 장례식을 위해 세르비아에 들어갈 경우 체포될 운명이어서 러시아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형과 딸은 고국 세르비아나 몬테네그로를 각각 제시했다.lotus@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산불과의 전쟁’ 동해안 르포

    [세이프 코리아] ‘산불과의 전쟁’ 동해안 르포

    동해안 지역은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사이 6건의 대형 산불이 발생해 서울 여의도의 95배에 달하는 2만 8572㏊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특히 산불의 80%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측면에서 울창한 숲이 민둥산으로 변해버린 백두대간은 ‘안전불감증의 현주소’와 ‘안전의식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산교육장이다. ●벌거벗은 낙산사 주변 지난해 4월4~5일 산불로 인해 잿더미로 변한 강원도 양양지역의 복구현장을 11개월여 만에 찾아보았다. 화마에 휩쓸렸던 양양 낙산사 주변은 천년 사찰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었다. 사찰 주변에 울창하던 소나무 숲은 타다 남은 나무들을 전기톱으로 모두 잘라내 황량한 민둥산으로 변했다.40∼50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모두 잘려 밑둥만 남았다. 나무를 잘라내 봄의 전령사인 ‘복수초’의 노란꽃이 한눈에 들어왔다. 낙산사에서 만난 한 스님은 나무가 우거졌을 때는 숲이 우거져 ‘복수초’를 잘 볼 수 없었다고 설명한다. 경내도 홍현암과 의상교육관 등 일부만 남고 모두 탔다. 주변에는 복원공사를 위한 목재가 이곳 저곳에 놓여 있고 잘라낸 나무를 치우기 위한 굴착기 굉음소리만 요란했다. 관광을 위해 이곳을 찾은 최모(55·여·강원 철원군 갈말읍)씨는 “천년 사찰의 모습을 보러왔다가 민둥산과 황폐화된 사찰을 보면서 마음속에 불조심에 대한 경각심만 새기고 간다.”고 푸념했다. 동부산림청 소속 이석주(8급)씨는 “낙산사 주변의 40∼50년된 소나무들은 모두 불에 타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모두 베어냈다.”고 말했다. 시야에 들어온 주변의 모든 산들은 검게 타버렸거나 민둥산으로 변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이씨는 “지난해 불이 날 당시 낙산사 도로 반대편에 있던 산불이 강한 바람과 함께 100m가 넘는 도로를 건너 옮겨붙었다.”면서 “산불에 대해 조심하고 대비했더라면 이 같은 처참한 피해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당시 산불의 원인은 자동차에서 무심코 던진 담뱃불 때문으로 밝혀졌다. ●해안 주변도 온통 민둥산 국도를 타고 2시간 가량 남쪽으로 내려온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일대는 2000년 4월에 대형 산불로 민둥산으로 변해버린 곳이다. 7번 국도 주변의 강릉∼삼척 야산도 모두 불타 속살을 드러냈다. 삼척국유림관리소 안범모 소장은 “불이 나지 않았을 때 백두대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산림이 울창한 곳이었는데 순식간에 그 모습을 잃어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당시 이곳에서는 4월7일부터 15일 사이에 고성·강릉·삼척·동해시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로 모두 2만 338㏊를 태웠었다. 삼척시 근덕면 궁리 야산 해발 250m 임도에서 바라본 산불피해 지역은 삭막함 그 자체였다. 시야에 들어온 곳은 조림을 하기 위해 모두 벌목을 한 상태라 황량함만 더했다. 산림청은 불탄 지역 가운데 9204㏊에 대해 5개년 계획을 세워 복원을 추진 중이다. 이중 27%인 2480㏊에 대해서는 이미 인공조림을 마쳤다. 불탄 지역의 나무를 모두 잘라내고 소나무와 활엽수 등을 다시 심었다. 하지만 잘라낸 나무들이 너무 많아 아직도 실어내지 못하고 쌓아놓은 나무들이 거대한 계단을 만들어놓은 것 같았다. 예전 같으면 땔감으로 서로 가져 갔을텐데 아무도 가져가지 않아 능선을 따라 쌓아 놓은 것이다. 인공조림을 했다고 하지만 어린 나무들이라서 멀리서 바라보면 민둥산으로 보였다. 조림한 지 2∼3년밖에 되지 않아 이제 겨우 잡풀 속에서 자리를 잡은 상태다. 동부산림청 김중기 자원조성팀장은 “조림된 소나무가 푸르름을 찾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커야 하고, 성장을 돕기 위해 3∼5년 주기로 풀베기와 솎아주기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보다 불이 더 무서워요” 대형 산불이 났던 궁촌 4리에서 ‘산마을터전’이란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남순(47·여)씨는 6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그 때 산불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김씨는 “아랫마을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난 불이 집 앞산까지 번져 하루종일 지붕에 물을 뿌려댔다.”면서 “불길이 잡혀 안심했는데 8일이 지난 뒤 다시 불길이 동네로 번져 마을을 다 태웠다.”고 회고했다. 당시 김씨 집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집들이 불 탔다. 김씨는 일부 집들이 남아 있는 것은 불길이 집으로 덮치는 것을 막기 위해 온종일 물을 뿌려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당시 인근 산의 송이 채취권을 8700만원에 계약했다가 산불로 모두 소실돼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큰 불을 겪은 뒤 2002년엔 태풍 루사가,2003년엔 매미가 휩쓸고 가 또 다른 고통을 겪었다. 그는 물과 불난리를 다 겪었지만 물보다 불이 훨씬 더 무서웠다며 혀를 내둘렀다. 속초에서 차량으로 10여분 달려 도착한 고성군 죽왕면 삼포·야촌·인정리 일대가 나왔다. 이곳은 1996년 3700㏊와 2000년 2696㏊가 불에 탄 지역이다. 이곳에선 인공조림과 자연복원을 곁들이며 복원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1996년에 불에 탔던 곳에 복원작업을 진행했지만, 이중 상당수는 2000년 다시 불탔다. 이 때문에 1996년 조림이 된 뒤 불에 타지 않은 곳의 나무는 2m정도 성장했지만,2000년 불타 다시 조림된 곳은 70∼80㎝밖에 자라지 않은 모습이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는 아직도 당시의 처참한 생채기가 아물지 않은 채 곳곳에서 흉한 몰골로 버려져 있었다. 동해안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선거·짝수해 대형산불” 주민 긴장 요즘 강원 동해안에선 주민들이 차량에 ‘산불조심’이란 붉은색 깃발을 달고 다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매년 3∼4월에 발생한 대형 산불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관(官)과 민(民)이 나서 산불예방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1980년 이후 동해안에서 100㏊ 이상 산림을 태운 산불은 13건. 소형 산불까지 계산하면 헤아릴 수조차 없다. 특히 관계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대형 산불이 거의 ‘선거가 있는 짝수해’에 발생했다는 점이다.15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던 1996년엔 고성 산불로 3700㏊를 태웠다. 또 전국 지방동시선거가 있었던 1998년엔 강릉 사천에서 산불이 발생했고,16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졌던 2000년엔 동해안 지역 산불로 2만 3794㏊를 태웠다. 이 때문에 짝수해인데다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는 올해도 ‘혹시나’하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강릉 등 동해안에선 소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강릉시 난곡동 인근 야산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산으로 옮겨붙어 사유림 2000여평(강릉시 집계)을 태웠다. 지난해 양양 산불로 낙산사가 불탔던 악몽이 가시지 않은 터라 불이 민속문화재 5호인 선교장 인근으로 번질까 당국이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강릉시 옥계에서도 산불이 나 272평을 태우는 등 올들어만도 20건이 넘는 산불이 동해안에서 발생했다. 특히 일부는 방화로 추정돼 당국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김용하 동부산림청장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모든 직원들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산불 방화범을 잡기 위해 새벽까지 잠복근무를 하는 등 사실상 ‘산불과의 전쟁’을 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영동지역은 태백산맥의 급한 경사면을 따라 바다로 연결되기 때문에 해양성 기후에 가깝다. 반면 태백산맥 반대편의 영서지역은 대륙성 기후인데, 이런 기후 특성이 대형 산불의 원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온도 및 습도차이, 강한 바람 등이 대형 산불로 이어지는 원인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후와 지형 탓에 조선시대에도 대형 산불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왕조실록의 산불 기록에는 “3월3일 사나운 바람이 크게 일어나 산불이 크게 번져 삼척 강릉 양양 간성 고성에서 통천에 이르는 바닷가 여섯 고을에서 민가(民家) 2600여호, 원우(院宇) 3곳, 사찰 6곳, 창사(倉舍) 1곳, 곡식 600섬 등이 불타고 타 죽은 사람이 61명이다.”고 기록돼 있다(조선왕조실록 순조 4년 3월12일). 현종 13년 4월5일엔 “원양도의 양양 강릉 등 네 고을에 산불이 크게 나서 불타버린 민가가 1900여호이고 곡물과 군기 등이 한꺼번에 다 타버렸고, 불 타 죽은 사람도 65명이다.”고 적혀 있다. 정부는 이같이 산불이 빈발하자 동부산림청에 동해안 산불관리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동해안 지역의 대형 산불을 예방하고 신속한 진화를 위해 17개 민·관 기관이 공동 참여한다. 평상시에는 산불 예방활동을 하며, 대형 산불이 번지면 도지사 예하로 편입돼 진화작업을 하게 된다. 동해안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日마쓰시타 육아휴직 최장 6년 확대 허용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세계적 가전업체인 마쓰시타전기가 ‘자녀가 만 1세인 3월까지 최대 2년간’ 허용하던 육아휴직 기한을 ‘취학전까지’로 연장한다. 이런 파격적인 사원의 육아휴직은 오는 4월부터 실행할 방침이다. 이는 올 노사교섭에서 노조가 요구해 온 ‘만 3세까지 연장’ 안을 훨씬 웃도는 이례적인 내용이다. 마쓰시타전기는 오는 15일 노조측에 이를 정식으로 전달할 방침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일본 대기업 중 육아휴직을 만 3세까지 실시하는 기업이 있기는 하지만 취학전(만6세)까지 인정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마쓰시타전기는 또 현재 부인이 전업주부일 경우에는 남성사원에게 육아휴직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이런 제한도 없애 육아휴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남편이 전업주부인 부인의 육아를 도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자녀가 등·하굣길에 범죄에 노출될 것을 우려하는 사원에게는 재택근무나 주 2∼3일 근무, 반일(半日)근무 등 근무제도를 지금까지는 초등1년생까지 실시했으나 초등3년생까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측의 이런 조치는 사원들이 마음놓고 회사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우수인력의 퇴직이나 유출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본에서 불임치료를 위한 휴직·휴가제도가 등장할 전망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대형 전기업체들은 관련 부문 노조인 전기연합의 ‘불임치료 휴직·휴가제도’ 요구를 받아들일 방침이라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 인공수정과 체외수정 등을 위한 불임치료를 받는 숫자가 연간 46만명에 달한다. 불임치료를 통해 태어난 신생아는 지난 2003년 기준 1만 7400명으로 전체의 1.5%였다. 전기연합측은 배란유발 주사를 맞거나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통원치료가 필요하다며 휴직·휴가제도의 도입을 요구해왔다.taein@seoul.co.kr
  • 잇속에 ID카드?

    각종 자연재해와 테러가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사고가 날 때마다 각국은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원을 가장 확실히 파악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등의 신분증은 사고 때 사라져버리기 쉽고,DNA검사도 온전한 유전자 샘플을 채취해 가족과 대조해야 가능하다. 남아시아 쓰나미 때에는 치아구조로 시체의 신원을 식별하는 방법이 많이 쓰였지만 치과 진료기록 등이 남아 있지 않으면 확인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해줄 방법이 나왔다. 치아 속에 각종 신원정보가 담긴 소형 칩을 이식하는 방법이 개발됐다고 영국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 벨기에 가톨릭대학의 패트릭 테비센 박사팀이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 법의학회 연례 회의에서 발표한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치아 속에 구멍을 뚫고 쌀알만 한 크기의 칩을 이식하는 것이다. 칩 안에는 이름과 국적, 출생년월일, 성별 등의 정보가 코드 형태로 내장돼 있다. 판독기로 무선주파를 이용해 칩속에 담긴 전자태그(RFID)의 정보를 읽어낸 뒤 코드를 해독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치아가 신체 부위 중에서 가장 단단하기 때문에 웬만큼 험한 사건에서도 보존이 된다는 점이다.연구팀이 시험해본 결과, 섭씨 450도로 가열한 뒤 냉각시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등 내구성이 매우 강했다. 테비센 박사는 “치아는 수십만년 동안이라도 보존될 수 있을 만큼 튼튼하다.”면서 “신원 정보를 잇속에 보관하고 있으면 절대 없어질 염려가 없다.”고 강조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인류 진화는 아직도 ‘ing’

    인류의 진화는 완료됐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싶겠지만, 여전히 진행 중임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확인됐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간 유전학자인 미국 시카고 대학의 조너선 프리처드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아프리카와 동아시아·유럽인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700가지가 넘는 영역들이 1만 5000년 전부터 5000년 전 사이에 자연선택(도태)을 통해 재형성됐음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지난 2003년 인간유전자지도(게놈 프로젝트) 작성을 위해 설립된 벤처기업 ‘햅맵’이 수집한 나이지리아의 요루바족, 베이징 한족과 도쿄 사람, 유럽계 조상을 둔 미 유타주 주민에게서 채취한 유전자를 비교 분석했다. 700가지가 넘는 영역은 미각과 후각, 소화 능력, 뼈 구조와 뇌 기능은 물론, 피부색까지도 결정지은 매우 중요한 영역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시기에 인류는 추운 지방에서 적도 근처까지 근거지를 옮겼다. 오랜 수렵과 채집 생활을 끝내고 농사를 지으면서 정주(定住) 생활을 시작했다. 연구진은 기후와 음식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많은 유전자 도태가 이뤄졌다고 믿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인에게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락토제(乳糖) 소화 유전자 같은 것은 특정 음식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고 본다. 또 식물의 독을 해독하는 유전자도 수렵과 채취 중심에서 동식물을 키우면서 살아남은 유전자 중 하나다. 프리처드 교수는 이같은 자연 도태가 아프리카인의 경우는 1만 800년 전 시작된 반면, 아시아와 유럽의 경우는 6600년 전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피부색에 영향을 미치는 5개 유전자도 인류학자들이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운 6600년 전에 선택된 것으로 이들은 추정했다. 지금까지 인류학자들은 아프리카를 출발한 인류가 유럽에 도착한 4만 5000년 전부터 피부색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해왔다. 프리처드 교수는 “농업 이전 시대인 1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유전자의)도태가 인류 진화에 결정적 요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지금 그것이 끝났다고 추정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고로쇠 약수 ‘덕’ 본지가 언젠지…

    경칩(6일)을 전후해 보름가량 특수를 누렸던 고로쇠 약수가 옛날의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6일 전남 광양시와 구례군의 채취농가 등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경제사정을 이유로 고로쇠 물을 마시러 오는 손님들이 줄기 시작하면서 채취 농가들이 울상이다. 백운산으로 들어가는 광양시 봉강면 항월마을에 자리한 광양농원 주인 서병섭(44)씨는 “고로쇠 물을 마시러 백운산으로 올라가는 차량만 봐도 예년의 절반으로 줄었는데 택배 주문량은 해마다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서씨는 “남자손님 10명이 오면 물값(2통에 10만원)을 빼더라도 염소 1마리와 술 등 40만원어치를 먹는다.”고 말했다. 광양시청 산림과 정민희(39·여) 담당은 “지난해 고로쇠 택배 주문량은 전체 판매량의 13%로 집계됐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보통 물을 통으로 판 돈에 곱하기 4를 해서 간접수익을 계산했지만 지금은 찾는 손님이 적어 3을 곱하기도 힘들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광양시는 봉강·옥룡·다압·진상 등 4개면 290여 농가에서 18ℓ들이 2만 7000여통(48만ℓ)을 팔아 13억여원의 직접소득을 올렸다. 지리산 자락인 구례군 토지면 토지우체국에는 하루 평균 100여건의 고로쇠 물 택배 주문이 접수되고 있다. 민간인 택배 회사들도 앞다퉈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례군의 경우 지난해 토지·간전·산동·마산·광의 등 5개 면 375농가가 70여만ℓ를 모아 17억여원의 직접매출을 기록했다. 피아골에서 고로쇠 민박집을 하는 최정순(50·여)씨는 “택배 물량이 늘면서 고로쇠 수입이 옛날의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구례군청 환경산림과 관계자는 “고로쇠 채취농가뿐 아니라 인근 식당이나 노래방 등도 고로쇠 특수를 먼 옛날의 얘기로 생각한다.”고 전했다.광양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노란 향기 품은 그윽한 꽃茶

    노란 향기 품은 그윽한 꽃茶

    꽃잎의 향기가 우리 몸에 미치는 이완 작용은 신비스럽기 그지 없다. 좋은 향기는 혈관을 확장시켜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우울증에도 좋다. 이른 봄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어김없이 흰 눈과 함께 피어나는 매화꽃차는 갈증을 해소하고 숙취를 없애며 기침, 구토 증세를 다스린다. 신경과민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잘 안 되며 목 안에 이물질이 걸려 있는 것 같은 증상에 효과가 있다.5월의 찔레꽃차도 웰빙 꽃차다. 당뇨와 이뇨작용에 도움을 준다. 찔레꽃은 꽃 자체의 향기도 좋아 향수의 원료로도 쓰인다. 너무 예뻐 가시가 돋혔다는 장미를 말려 만든 장미차는 어혈을 풀어주고 간과 위의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향이 좋을 뿐 아니라 여성들의 어혈성 생리통에 좋다고 하니 여성들에게는 딱 좋은 차다. 장미는 비타민 C가 레몬의 17배나 된다. 장미꽃차는 몸 안의 활성산소와 스트레스를 동시에 해소시켜 주고 공복에 마시면 변비에 효과적이다. 가을을 알리는 국화꽃은 혈압을 낮추고 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서 한약재로도 쓰일 정도. 몸을 가볍게 하며 위장을 평안하게 하고 감기, 두통, 현기증에도 좋다. 말린 국화꽃을 베갯속으로 하는 것은 두통에 좋아서다. 진흙속에 피는 연꽃의 열매를 먹으면 극락의 꿈을 꾸고 속세의 근심 걱정을 잊게 한다고 해 일명 망우초라 불린다. 연꽃차는 자양강장 효과가 좋아 아름답고 윤기 있는 머리를 만들어 주고, 면역성을 높여줘 늙지 않게 해준다. 특히 하혈을 멈추게 하고 피를 맑게 해줘 산후조리에 권할 만한 차다.‘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꽃말을 가진 물망초차는 식후소화 불량에 효과가 있고 위통, 감기에도 약효가 있으며 피부염이나 가려움증에도 효과가 있다. ■ 국화차 만들어봐요 재료:국화 100g, 꿀 300g, 물 적당량 만드는 법1. (1)산이나 들에서 핀 국화를 채취한다.(2)깨끗하게 씻어 말린다.(3)말린 국화를 끓인 꿀에 재운다.(국화와 꿀의 비율은 1:1 내지 1:2로 해도 무방하다.)(4)3∼4주 숙성한 뒤에 음용할 수 있다.(5)1인분의 양은 1∼2스푼의 국화차에 끓는 물을 부어 열탕으로 마신다. 만드는 법2. (1)산이나 들에서 핀 국화를 채취한다.(2)죽염을 물에 풀어 끓인다(죽염의 양은 물맛이 약간 간간할 정도).(3)물이 끓기 시작하면 국화를 넣고 데친다(시간은 1∼2분 이내).(4)데쳐진 국화를 흐르는 찬물에 빠르게 씻는다(소금기가 다 빠질 때까지 충분히 찬물에 헹군다.(5)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뺀다.(6)물기를 뺀 국화를 한지나 냄새가 없는 종이에 널어 말린다(온돌방을 이용하면 좋다).(7)완전 건조하여 밀봉한 상태에서 쓴다.(8)마시는 법은 유리다관에 3∼4송이를 띄워 뜨겁게 마신다.
  • 春川, 봄날의 수채화

    春川, 봄날의 수채화

    오늘같이 신록이 짙푸른 날에는 춘천으로 오라 춘천으로 와서 지독한 안개에 중독되자 지독한 사랑에 중독되자 지독한 예술에 중독되자. 소설가 이외수의 시 『도깨비 난장으로 오라』중에서. 젊은이들은 한땀 한땀 추억의 옷을 뜨기 위해, 나이 지긋한 중년들은 아스라해진 추억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호반의 도시 춘천을 찾곤 한다. 수많은 문학작품과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시가지와 함께, 춘천호, 의암호 등 아름다운 호수를 품에 안고 있는 춘천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매력의 도시. 무엇보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춘천으로 가며 즐기는 아름다운 「길」이다. 강과 호수, 그리고 새순이 돋기 시작하는 가로수들이 함께 하는 춘천 가는 길에는 한폭의 풍경화처럼 아름다운 낭만이 깃들어 있다. 글 사진 춘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물의 나라’ 춘천으로 가는 46번 경춘국도는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드라이브 코스로 많이 알려져 있다. 가장 빠르게 춘천으로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모처럼 나선 나들이길, 구태여 ‘빨리 빨리’가지 않아도 된다면,363번 지방도로 등 경춘국도와 나란히 달리는 지방도로를 따라 가보면 어떨까. 통행량도 적고, 아기자기한 시골마을을 지나면서 고즈넉한 여유로움도 느낄 수 있다. 경기도 하남시와 덕소를 잇는 팔당대교를 지나 숨바꼭질하듯 너댓개의 터널을 지나면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 양수리에 이른다. 양수리시내에서 서종면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363번 지방도로. 춘천으로 가는 아름다운 길의 시작이다. 양수리 시내를 벗어나자 파릇한 새순이 돋기 시작하는 능수버들이 첫눈에 들어왔다. 촉촉한 봄바람에 흐느적거리는 나뭇가지는 마치 이방인에게 손이라도 흔드는 것처럼 느껴졌다. 차창을 열어 상큼하고 청량한 공기를 한껏 실내로 끌어 들였다. 살갗에 와닿는 포근한 느낌. 분명 봄내음이었다. 서종면사무소를 지나 군데군데 눈이 쌓여 있는 산길을 몇구비 돌다보면 삼회리 고개. 이곳에 서면 인근 시골마을 감싸고 흐르는 북한강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간간이 고깃배 한척 지나갈 뿐, 한적하기 이를데 없다. 수많은 모터보트들의 굉음, 바나나보트 등의 물놀이 기구들이 뒤엉켰던 여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20㎞여에 이르는 한적한 도로를 달리다 보니 어느새 신청평대교. 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46번국도와 만난다. 씽씽 내달리는 차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7㎞쯤 올라가다 수릿재 삼거리에서 잠시 멈춰섰다. 시골마을도 둘러볼 겸, 요즘 한창 출하되고 있는 두릅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도원농장(dowon.nongjang.com)을 찾았다. 갓 채취한 싱싱한 두릅이 그야말로 지천. 두릅을 포장하느라 바쁜 농장대표 박상엽(017-382-5812)씨에게 서울신문 독자들에겐 구입량에 관계없이 20%를 할인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다시 춘천으로 향했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가 되는 경강교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강촌리조트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신청평대교에서 20㎞거리. 영화 ‘편지’의 촬영지였던 강경역부터 강촌역까지 또다시 환상의 드라이브길이 펼쳐졌다. 어깨에 닿을 듯 다가선 북한강, 자전거를 타며 싱그러운 미소를 짓는 젊은이들. 봄날의 수채화를 그린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봉화산의 쏟아져 내릴 듯한 우람한 바위 밑에 예쁘게 자리잡은 강촌역. 자전거로 상징되는 관광지답게 은륜위에서 정담을 나누는 청춘남녀들의 모습 일색이었다. 잠시 차를 세워두고 자전거로 구곡폭포까지 다녀오는 것도 좋다.1인용 자전거는 1시간에 2000원,2인용은 5000원 정도면 빌릴 수 있다. 거친 숨소리를 토해내는 춘천행 열차를 뒤로하고 46번국도에서 완전히 벗어나 화천으로 향하는 403번 지방도로로 접어들었다. 여기서부터 춘천이 자랑하는 의암호 호반길. 여인의 허리처럼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 강변길이 의암호의 절경을 품은 채 춘천댐까지 이어진다. 붕어섬과 중도유원지를 차례로 지나 금산리 강가에 다다랐다. 안정효의 소설 ‘은마는 오지 않는다’의 주무대인 곳. 한적한 시골마을과 강변길이 잘 어우러져 있다. 금산리 강가 바로옆은 고슴도치섬으로 알려진 위도(iwido.com). 길이 1.2㎞, 폭 400∼600m의 길쭉한 삼각주 모양을 하고 있다.“모든 풍경이 물안개 속으로 침잠하고 있었다. 섬에는 시간이 젖은 채로 정지해 있었다.”는 이외수의 소설 ‘장외인간’의 한 구절처럼 정적에 싸인 섬이었다. 예전엔 배를 타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었지만, 섬을 관통하는 신매대교가 들어선 이후에는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도 있게 됐다. 어른 1800원, 중·고생 1200원,3세 이상 어린이는 6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주차는 무료. 섬 아래쪽에 있는 북카페 ‘예부룩’은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 춘천지역의 문인, 화가 등 예술가들이 많이 찾는다. 오래된 LP판에서 흘러나오는 다소 거친 음질의 음악들이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눈요기는 잠깐 쉬고, 이젠 다소 늦은 점심으로 입을 즐겁게 할 차례. 어디로 갈까 고민할 것 없이 춘천시청 옆 닭갈비 골목을 찾아가면 된다. 춘천시 명동의 닭갈비 골목은 윗샘밭 막국수 거리와 함께 전국의 미식가들이 알아주는 전통 먹거리촌. 아무곳에나 들어가도 양 많고 맛있는 닭갈비를 맛볼 수 있다. 소화도 시킬 겸, 이번엔 춘천시청 주변을 걸어보자. 춘천시민들의 살내음이 여전한 공간들과 만날 수 있다.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을 지낸 유진규(54)씨는 재래시장인 ‘요선동 시장’과 ‘춘천여고앞 골목길’을 추천했다. 요선동 시장에서는 전혀 낯선 곳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 춘천여고 앞 골목길에서는 낮은 담 사이로 사람 사는 모습을 기웃거릴 수 있어서 좋단다. 산허리에 걸쳐 있는 해를 보니 이제는 낙조(落照)를 감상하며 하루의 여정을 정리할 때.46번 국도변에 있는 구봉산 전망대로 차를 몰아갔다. 호수에 잠긴 듯한 춘천의 해질녘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춘천휴게소(033-264-0393)와 인형극장(033-242-8450) 뒤편도 아름다운 일몰로 유명한 곳. 의암호를 붉게 물들였던 해도 지고 춘천시내엔 하나둘씩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 가볼만한 곳 김유정의 대표작 ‘봄봄’,‘동백꽃’등의 배경이 된 곳이다. 기념관과 함께 김유정이 태어난 생가와 디딜방아, 정자 등이 그 시대 모습 그대로 재현돼 있다. 동절기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문을 연다. 매주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 다음날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무료. 문의 (033)261-4650.
  • 국내서도 AI 사람감염 첫 확인

    국내서도 AI 사람감염 첫 확인

    국내에서도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사람에게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그동안 AI 안전국가로 분류돼 온 우리나라에서 AI 감염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서 가축AI가 유행했던 2003년 12월∼2004년 3월 사이에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살처분작업에 참여했던 인부 4명이 당시 AI에 감염됐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감염자는 충북 진천의 50대 남자와 음성의 30대 남자로 그 지역에서 AI가 발생했을 때 양계장에서 살처분을 돕던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질병관리본부는 당시 가금류 살처분 작업에 참여해 AI 인체 감염이 의심된 관련자 318명의 혈청을 채취해 지난해 11월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 항체검사를 의뢰, 이들 4명에게서 항체 양성반응인 AI ‘무증상 감염’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을 최근 통보받았다. 이들 4명에게서는 대표적 AI 유형인 ‘H5N1’ 면역 사실이 확인됐으나 이들이 AI 환자는 아니었다고 본부측은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는 “양성반응을 보인 4명은 당시 가금류 살처분 등에 관여하면서 어떤 경로든 ‘H5N1’ AI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음을 의미한다.”면서 “이들은 당시 감염예방을 위해 타미플루 백신을 투약했으며, 살처분 작업 후 10일 동안 인플루엔자 감염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무증상 감염’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이들 4명을 대상으로 감염에 관련된 위험요인 추정을 위한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본부가 보관 중인 1600여건의 혈청에 대해서도 CDC에 항체검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우리나라에서 AI 환자가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적인 AI 청정상태는 계속 유지된다.”면서 “닭과 오리고기, 달걀 등은 안전하기 때문에 평소대로 안심하고 식용해도 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최고 싸움소’ 범이·꺽쇠 혈통 보존 의령군, 인공수정으로 송아지 생산

    최고의 싸움소 ‘범이’(왼쪽)와 ‘꺽쇠’가 후손을 본다. 전국 소 싸움판을 평정한 이들의 혈통을 이어 양대 지존자리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경남 의령군은 범이와 꺽쇠가 나이가 들면서 한창때의 기량이 떨어지자 올해 인공수정으로 송아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군은 지난 2003년 말 범이와 꺽쇠의 정액을 채취, 냉동 보관하고 있다. 대리모는 송아지를 2∼5번쯤 생산한 적이 있는 번식기능이 왕성한 암소 중에서 간택키로 했다. 올해 송아지가 태어나더라도 싸움소로 성장하려면 3∼4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의령읍 만천리 하영효(68)씨와 형 의효(72)씨 형제가 각각 기르고 있는 범이와 꺽쇠는 올해 8살로 그동안 전국의 소 싸움판을 평정한 최고의 싸움소. 범이는 몸무게 950㎏으로 전국대회에서 13회 연속 우승하는 등 모두 15회 우승했으며, 통산 156전 152승 4패의 전적을 기록했다. 꺽쇠(1050㎏)도 이에는 못 미치지만 전국대회 8회 우승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록을 자랑하고 있다. 두 마리 모두 짧은 다리에 굵은 목을 가졌고, 뿔이 앞쪽으로 가지런히 휘어져 있는 등 싸움소로서는 최적의 체격조건을 가졌다는 평이다. 범이는 목이 튼실해 목감아 돌리기가 특기다. 꺽쇠도 전국 싸움소 가운데 등높이가 제일 높아 웬만한 소들은 모래판에 들어서면 금방 제압 당한다. 의령농업기술센터 가축위생 담당 홍완표 계장은 “올해 안에 범이와 꺽쇠의 2세를 생산할 계획”이라며 “두마리의 특징을 잘 이어받은 송아지가 태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의령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구멍뚫린 ‘AI 청정국’

    AI바이러스의 인체감염이 확인되면서 우리나라도 더 이상 AI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같은 감염이 발병으로 이어지지 않았고,1년여 전의 과거완료형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이 큰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보건복지부 이덕형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이번에 감염이 확인된 4명의 경우 AI바이러스에 노출되기는 했지만, 무증상 상태로 있으면서 체내에서 항체가 형성돼 자연치유된 경우”라면서 “이들이 AI환자가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감염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데 대해 질병관리본부측은 “지난해 11월 혈액을 채취, 혈청을 분리한 뒤 미국의 질병통제센터에 검사를 의뢰했으나 공교롭게도 같은 기간에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검사 의뢰가 폭주해 ‘위험지역 우선 검사’ 원칙에 따라 다소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주로 철새의 배설물로 전파되고 닭과 오리 등 가금류를 중간 매개로 하는 AI바이러스는 원칙적으로 인간에게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들어 사람에게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2003년 겨울부터 아시아권에서 유행하는 ‘H5N1’인플루엔자의 경우 지난 97년 홍콩에서 인체 감염을 일으켜 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당시 감염자들은 모두 양계업 종사자들이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되거나 닭, 오리 등 가금류를 먹어서 감염된 사례도 없다. 최근 의사협회가 주최한 관련 심포지엄에서도 참석자들은 “AI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따라서 우리의 경우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만일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건국대 수의과대학 송창선 교수는 “과거 멕시코 등지에서 저병원성 AI바이러스가 확산 과정에 고병원성으로 바뀐 사례가 있다.”며 양질의 백신 개발과 철새 감시활동 강화 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천병철 교수는 “AI의 인체감염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인플루엔자는 대유행 속성이 있는 만큼 상시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의 증상은 감기나 독감과 비슷해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인후통,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증세가 보이더라도 이전 일주일 이내에 닭, 오리 등 가금류와 접촉하지 않았다면 굳이 AI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닭, 오리 등 가금육류를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작업할 때 장갑과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작업 후에는 반드시 목욕을 해야 한다. 또 사육장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자주 소독하며, 닭이나 오리가 이상 증상을 보이면 즉시 방역당국에 신고해야 한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또 대전에 ‘발바리’

    ‘원조 발바리’에 이어 대전에서 전국을 무대로 연쇄 성폭행을 저지른 다른 발바리가 나타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3일 대전 둔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전 4시45분쯤 서구 갈마동 S빌라에 괴한이 침입, 방안에서 잠자던 최모(23)씨 등 자매 2명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뒤 현금 18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은 출입문 잠금장치를 부수고 침입해 흉기로 피해자들을 위협하는 등의 수법이 2004년부터 최근까지 대전 3건, 천안 3건, 경주 2건 등 주택가에서 발생한 13건의 성폭행 사건과 비슷한 점으로 미뤄 동일범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갈마동과 경주 등 4건의 피해 여성에게서 채취한 범인의 DNA가 모두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사건 전후로 피해자 집 주변에서 사용된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분석하는 한편 동일수법 전과자를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민간인 독도 정착 성공할까

    ‘독도에서 민간인 정주(定住)는 가능할까.’ 최근 독도 주민 김성도(66)·김신열(68)씨 부부가 일본 시마네(島根)현의 ‘다케시마(竹島)의 날’ 조례 제정 1주년(2월22일)을 맞아 독도로 귀환한 가운데 정주 가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김씨 부부는 지난해 12월17일 문화재청으로부터 독도 입도를 허가받았으나, 동해상의 기상악화 등으로 울릉도에서 거주하다 지난 19일 독도에 입도했다. 김성도씨는 출발에 앞서 “이제 독도에서 살겠다.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라며 정주에 강한 의욕을 보였었다. 이들은 국민성금으로 건조된 독도호(1.3t)에 2개월분의 생필품을 비롯한 이삿짐을 싣고 독도 서도에 마련된 어민숙소로 들어갔다. 김씨 부부는 앞으로 이 곳에서 문어와 미역 등 수산물을 채취로 생활하며, 입도 2개월 뒤부터는 울릉도와 독도 근해를 오가며 고기잡이를 하는 어선편을 통해 생필품 등을 지원받을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의 독도 정주가 사실상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이번 독도 체류 허가기간이 오는 7월 말로 제한된 데다 8∼10월 태풍철에는 시설이 열악한 어민숙소에서의 생활이 불가능할 것으로 독도관리사무소 측은 내다봤다. 겨울철에는 동해의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 등으로 울릉도와 독도를 오가는 교통편인 헬기 및 선박 운항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해 생필품 수송과 응급시 구조가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울릉군은 현재 김씨 부부가 오는 7월쯤 독도 체류기간을 연장 신청하더라도 문화재청과 협의, 불허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릉군 관계자는 “독도에서의 민간인 체류는 매년 2월부터 6개월 정도만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해안사구는 해안생태계 보호막

    대동강물이 풀린다는 우수(雨水)가 지났다. 옛 사람들은 우수가 지나면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는다고 했다. 얼었던 강이 풀림과 동시에 물 위로 올라오는 물고기를 잡아 먹이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강물이 녹아 흐르면 동면했던 동물들이 기지개를 켜고 생명의 새 기운이 천지에 뻗칠 것이다. 그 모든 생명과 자연의 중심에 ‘물’이 있다. SBS방송은 지난주 ‘물은 생명이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신두리 사구(沙丘)의 골프장 건설 논란을 다뤘다. 신두리 사구는 우리나라 최대의 해안사구로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된 곳이다. 그런데 지난 2004년 이곳에서 80m 떨어진 곳에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사업계획이 발표되면서 신두리 사구를 보존하자는 의견과 지역경제를 위해 개발돼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해안사구는 해류에 운반된 모래가 파도에 의해 해안으로 밀려 올려지고 그곳에서 바람의 작용을 받아 언덕 모양으로 쌓여서 형성되는 지형을 말한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겨울철에 불어오는 매서운 북서풍의 영향으로 모래가 쌓여 이뤄진 모래 언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바람자국 등 사막지역에서 볼 수 있는 경관이 나타나는 곳이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해안사구로 사구의 원형이 잘 보존돼있다.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해안사구는 육지와 바다 사이의 퇴적물 양을 조절하며 폭풍·해일로부터 해안을 보호하고, 내륙과 해안의 생태계를 이어주는 기능을 한다. 또 사구는 물 저장 능력이 탁월하다. 두꺼운 모래층이 해수와 담수를 밀도 차에 따라 분리하면서 모래에 의해 정화된 깨끗한 물을 지하수로 저장하는 능력이 있다. 실제로 갈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신두리 사구 곳곳에는 습지의 흔적인 젖은 모래들이 발견된다. 신두리 사구 안에 위치한 사구습지인 두웅습지는 희귀종들의 서식처가 돼주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상수원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안사구는 130여개. 이 가운데 보존이 잘된 곳은 19개 정도라고 한다. 대부분의 해안사구는 주변이 해수욕장으로 개발되면서 해안도로와 펜션 등이 들어서 거의 파괴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구는 자연 상태에서 이동을 통해 계속 성장하며 변화돼 가는 지형이므로 인공 구조물들은 자연스러운 지형 형성을 방해한다. 또한 서해안 사구 형성의 중요한 공급원인 모래 공급이 방조제 및 매립사업으로 급격히 줄어 사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사구가 훼손되면 주변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자연방파제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 무엇보다 깨끗한 지하수가 고갈되게 된다. 실제로 신두리 옆 마을인 정죽리의 경우 사구의 모래를 채취한 이후 지하수가 말라버렸고 남은 물은 해수가 섞여 농업용수로밖에 이용할 수 없게 됐다. 물 부족국가인 우리나라가 그나마 이용할 수 있는 소중한 물의 자원을 오염으로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일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1만 5000년 동안 바람과 파도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의 물 저장고 사구가 사라진 뒤 “우물이 마른 뒤에야 우리는 물의 가치를 알게 된다.”고 한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을 되새긴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문정 숙명여고 교사
  • 국민건강 보루 수입육 검역소 르포

    국민건강 보루 수입육 검역소 르포

    지난 21일 오전 8시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냉장업체 ㈜오로라CS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얼마전 부산항에 입고된 미국산 돼지고기 20여t을 실은 컨테이너 차량 3대가 막 창고로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용인출장소에서 나온 조현호 소장 등 직원 10여명과 냉장업체가 고용, 창고에 상주하는 관리수의사 박충렬씨가 컨테이너를 에워쌌다. 박씨는 검역원 부산출장소에서 보내 온 ‘수입검역물 운송통보서’와 미국 정부가 발행한 ‘상대국 검역증명서’를 들고 컨테이너 뒤쪽에 새겨진 고유 번호와 서류상 번호가 맞는지 일일이 확인했다. 박씨로부터 ‘OK’ 신호가 떨어지자 검역원 직원들이 봉인됐던 컨테이너 문을 열었다. 순간 누런색의 고기상자 2268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직원들은 능숙한 솜씨로 박스를 끌어냈다. 눈으로 고기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현물검사’가 시작된 것이다. ●서류→현물→정밀 3단계 절차 밟아야 조 소장은 “국내에 들어온 수입 고기는 전국 80여개 냉장업체로 운송돼 서류검사→현물검사→정밀검사 등 3단계 검역 절차를 밟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역 현장은 수입 고기와 첫 대면하는 ‘국경초소’로 이 곳이 뚫리면 국민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때문에 매우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규정상 수입고기에 대한 현물검사는 물량의 1%를 대상으로 하는 게 원칙이다. 따라서 이날 검사할 상자는 27개. 상자에는 돼지고기 25∼28㎏이 비닐에 포장돼 있다. 직원들이 컨테이너 앞·중간·뒷 부분에서 상자를 몇개씩 골라 냈다. 다른 직원들은 겉포장을 뜯은 뒤 비닐을 통해 고깃덩어리가 썩지 않았는지, 이물질이 들어있지 않았는지를 꼼꼼히 살폈다. 박씨가 몇 개의 상자를 골라내자 냉장업체 직원들이 마른침을 삼켰다. 한 직원이 면장갑을 끼고 전기톱으로 고깃덩어리를 절단했다. 육질과 색깔을 살피고 냄새를 맡았다. 박씨는 “이물질이 섞였을 가능성에 대비, 컨테이너 별로 상자 3개를 골라 고기 속을 들여다 보는 ‘절단검사’를 실시한다.”고 말했다. 장기간 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돼지고기 넓적다리의 골수가 상하는 예가 가끔 있다고 덧붙였다. 검사결과 이상이 없자 옆에서 대기하던 지게차가 재빠르게 고기상자를 냉장업체의 창고 안에 들여 놓았다. 창고 안에는 각국에서 건너온 수입고기 상자들이 수십·수백 겹으로 촘촘히 쌓여 있다. 이미 검역을 마치고 세관의 통관 절차만 기다리고 있는 고기들이다. 조 소장은 “검역을 이상없이 마친 수입고기들은 ‘축산물 수입신고필증’을 받아야만 국내로 반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작위 샘플채취 농약 등 정밀검사 만약 검역원 전산시스템에 의해 ‘무작위 정밀검사’ 대상으로 지정되면 고기의 샘플을 채취해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샘플은 안양에 있는 검역원 본부에 보내져 농약·미생물·항생·항균제 등 150여가지 검사를 받는다. 정밀검사는 2주 정도가 걸린다. 용인시 인근에는 30여개에 이르는 냉장창고, 즉 검역시행장이 밀집해 있다. 고기수요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수도권으로 바로 이송하기 위해서다. 용인출장소는 사무실만 있으며 이러한 창고들을 직접 방문해 검역한다. 조 소장은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경우 국내 수입 물량의 80% 이상을 용인 출장소가 담당한다.”고 말했다. 비교적 큰 규모에 속하는 오로라CS와 같은 냉장업체는 10개의 검역장을 갖추고 있다. 하루 최대 5000t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용인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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