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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강도 운동하면 고칼로리 음식 안 땡긴다

    고강도 운동하면 고칼로리 음식 안 땡긴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할수록 열량(칼로리)이 높은 음식을 찾게 되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그 반대의 현상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고강도 운동이 체중 감량과 같은 다이어트를 촉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를 이끈 다니엘 크랩트리 박사(영국 애버딘대학 로웨트영양건강연구소)는 “이번 연구의 주목적은 고강도 운동의 기간에 따라 칼로리가 높고 낮은 음식에 대한 뇌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며, 중점은 보통 ‘1차 미각 피질’로 언급되는 섬엽(insula)이라는 뇌 영역에 있다”면서 “섬엽의 활성화는 식욕을 증가시키고 음식을 섭취하면 좋은 기분이 들게 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영양학자들로 구성된 이들 연구팀은 신체 건강한 남성 15명을 모집해 1시간 동안 계속 달리는 운동을 하도록 요청했다. 이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를 사용해 참가자들의 식욕에 관한 뇌 반응을 기록했다. 이때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건강한 음식이나 건강에 나쁜 음식의 사진을 보여주고 나타나는 뇌 반응을 관찰했다. 이 실험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며 건강에 나쁜 음식 사진으로는 피자, 햄버거, 도넛 등의 고칼로리 음식이, 건강에 좋은 음식 사진으로는 사과, 딸기, 포도, 당근 등의 저칼로리 음식이 사용됐다. 연구팀은 참가 남성들이 고칼로리 음식 사진을 봤을 때 섬엽에 관한 뇌 반응이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건강식 사진을 봤을 때는 섬엽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참가 남성들에게 배고픈 정도를 물었고 그들의 혈액 표본을 채취해 식욕 자극과 억제에 관여하는 두 호르몬을 분석했다. 크랩트리 박사는 “참가자들은 달린 뒤 배고픔을 느끼는 정도가 억제됐다”면서 “호르몬 분석에서도 식욕 자극 호르몬은 감소했고 식욕 억제 호르몬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섬엽은 갈증과도 연관성이 있으므로 참가자들은 (본능에 따라) 수분 함량이 높은 저칼로리 음식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런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참가자들은 운동으로 유발되는 갈증을 만족시킬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식욕과 운동 사이의 특정한 연관성을 뇌 영상을 사용해 조사한 최초의 실험 중 하나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크랩트리 박사는 “이번 연구는 건강하고 날씬한 남성들의 뇌 활동에 관심을 둔 것”이라면서 “과체중이나 비만인 참가자들을 포함하고 (달리기가 아닌) 다른 운동이나 다른 강도의 운동을 사용한 추가 연구가 진행되면 사람들이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임상영양학저널’(AJCN)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차에 여성 매단채 도주하는 자동차 강도 포착

    차에 여성 매단채 도주하는 자동차 강도 포착

    스페인의 한 쇼핑몰 주차장에서 발생한 자동차 강도사건의 급박했던 장면을 담은 CCTV 영상이 공개됐다. 현지 경찰이 공개한 CCTV 영상은 스페인 마드리드 레가네스(Leganes)에 위치한 파스케수르(Parquesur) 쇼핑몰에서 한 여성이 자동차 강도를 당하는 순간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영상을 보면 한 여성이 주차돼 있던 자신의 차 뒷좌석에 16개월 된 아기를 태우고 운전석에 올라탄다. 이때 어디선가 한 남성이 차량의 조수석 문을 열고 탑승한다. 이후 차량내부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진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칼을 휘두르며 여성을 위협하며 차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다. 피해 여성은 우선 용의자를 진정시키고, 뒷좌석에 타고 있는 자신의 아들을 내린 후에 차를 주겠다며 침착하게 설득했다. 하지만 용의자는 여성의 요구를 묵살하였고, 그녀를 차량 밖으로 밀어냈다. 한편 차량 밖으로 밀려난 여성은 용의자가 도주하지 못하도록 소리를 지르며 필사적으로 차문에 매달렸다. 그녀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모여든 행인들이 힘을 보탰다. 영상에는 행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차량을 발로 차고, 다른 사람은 손을 차창으로 집어넣고 핸들을 조작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용의자는 피해 여성을 차량에서 떨어뜨리고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이어 그는 주차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자신의 여자친구를 태워 2km 가량을 달아나다 차를 버리고 도주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버려진 차량을 발견하였으며, 다행히 아기는 무사했다. 경찰은 차량 내부에 남아있던 용의자의 지문을 채취해 다음 날 용의자와 그 여자친구를 체포했다. 사진·영상=유튜브 장고봉 PD goboy@seoul.co.kr
  • 평택·화성 양계농장 ‘AI 의심신고’

    경남 창녕 우포늪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경상도 지역마저 뚫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지난 27일 12시간의 ‘일시 이동중지 조치’(스탠드스틸)를 발동한 이후 경기 평택과 화성의 양계농장에서도 각각 AI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역학조사위원회는 ‘철새’를 이번 AI의 원인으로 추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경남도는 28일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 우포늪에서 철새 분변을 채취해 경상대 수의과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AI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2893만 마리의 닭과 67만 마리의 오리를 사육하고 있다. 이미 AI가 발생한 전라도(4791만 마리), 충청도(4337만 마리), 경기도(3367만 마리)와 함께 대규모 사육 지역이다. 또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 평택시의 양계농장에서 AI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고 전했다. 수도권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것은 처음이다. 경기 화성시의 양계농가에서도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전남 영암 씨오리 농장에서도 AI 의심신고가 추가로 접수됐고, 충북 진천군의 농장에서는 도내 처음으로 AI 항원이 검출돼 예방적 살처분에 돌입했다. 또 지난 25일 의심 신고된 전남 나주의 종오리 농장과 26일 의심신고 된 충남 천안의 종오리 농장은 이날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철새의 AI 감염 여부를 묻는 ‘검사 의뢰 사례’는 서울까지 확산되면서 이날까지 92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강서구는 왜가리·중대백로·쇠오리에 대한 검사를 의뢰했고, 서울 반포구는 왜가리를 보냈다. 역학조사위원회는 ‘철새’를 AI의 원인으로 추정했다. H5N8형은 그간 국내에 존재하지 않았으며, 최초로 AI가 발생한 전북 고창의 농가 인근에 철새 도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창녕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날마다 불의 심판 받는 黑磁…색을 태우고 우주의 신비 품다

    날마다 불의 심판 받는 黑磁…색을 태우고 우주의 신비 품다

    “삼라만상 모든 빛깔이 흑유도기(黑釉陶器)에 담깁니다. 20여년에 걸쳐 확신을 얻었지만 끊임없이 배우며 노력하고 있어요. 흑유에 관심을 갖고 이를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도 늘었습니다.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한 두 딸도 가업을 이어 흑유 작가가 되려고 하죠. 뿌듯한 일입니다.” 흑유도기는 4~5세기 조질토기(粗質土器)와 함께 한국 도자의 서막을 알린 존재다. 고려시대에 절정을 이루었으나 조선 중기 이후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옹기 형태의 흑자(黑磁)는 ‘오자기’, ‘석간주’ 등으로 불렸고, 청자와 백자 가마터에서 부수적으로 구워져 근근이 명맥을 유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흑자는 흑색이 음색으로 터부시되면서 일상에서 쓰이지 못했다. 그렇게 맥이 끊겼다는 게 정설이다.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흑자는 중국에선 흑유, 일본에선 천목(天目)이라 불리며 여전히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흑색, 적갈색에만 머물지 않고 검은 색 속에 숨어 있는 요변이란 색상을 무궁무진한 무늬로 표현하며 발전해 왔다. 흑유의 일종인 송나라의 ‘요변천목’은 일본에선 국보가 됐다. 국내에는 지난 20여년간 흑자에만 매달려 온 김시영(56) 작가가 있다. 청자와 백자에 한눈 팔지 않고 한 우물을 팠다. 옹기, 흑유의 산지인 경기도 가평에 터를 잡고 ‘가평요’를 운영하고 있다. 가평군 설악면의 청평댐이 내려다보이는 아담한 작업실이다. 이곳 토박이인 그는 초등학교 때 서울 유학길에 올라 두남체의 창시자인 서예가 고(故) 이원영의 집에 머물며 학교를 다녔다. 먹을 갈며 예술가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러다 용산공고에 입학해 처음 ‘불’을 알게 됐어요. 용광로를 거친 금속이 전혀 다른 질감의 물체로 재탄생하는 것을 보며 경이로움을 느꼈지요.” 1977년 연세대학교 금속공학과에 입학한 그는 또 다른 인연을 만난다. 바로 산이다. 대학 산악회에 들어가 산을 오르내렸다. “1983년엔 알프스의 드류 서벽에 도전했다가 사흘간 조난되기도 했어요. 생사의 갈림길을 오가며 예술에 대한 갈증이 더 커졌어요.” 산에 오르던 어느 날 화전민터에서 흑유 파편을 보게 됐고, ‘어떻게 도자기가 까맣지’하는 궁금증에 흑자를 파고들었다. 잠시 다니고 있던 현대중공업을 그만두고 연세대 산업대학원에서 세라믹 재료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1년 고향으로 돌아와 가평요를 차렸다. “아무리 빼어난 청자나 백자라도 색의 차이는 크지 않아요. 다만 흑유에는 우주의 신비만큼 무궁무진한 색이 숨어 있어요. 빚는 법은 비슷해도 흑유는 불에 민감해 매번 다른 색이 나옵니다. 고색창연한 색이라도 나오면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지요.” 흑유를 시작하고 10년간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가마에 불을 지폈다. 분청은 가마 온도가 1230도, 청자는 1270도, 흑자는 1300도에서 구워진다. 그는 “1년에 최소 300번 불을 지피면 그중 마음에 드는 색을 찾는 건 손에 꼽을 정도”라고 했다. 요즘은 고령토, 규석, 사토 등을 사용해 다양한 유색의 흑자를 굽는 데 열중하고 있다. “지금도 동네 뒷산을 오르내립니다. 직접 흙을 채취해 작품에 사용하기도 하고,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한 두 딸도 최근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고려흑자의 맥을 이어나가겠다고 자청했다. 두 딸은 번갈아가며 아버지의 가마를 지키고 있다. 이화여대를 졸업한 큰딸 자인(28)씨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특별전에 참여한 기성 작가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배낭을 짊어지고 흙을 채취하러 가평의 이 산 저 산을 누볐다”면서 “날마다 불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아버지의 흑자 작업은 삶의 집약체”라고 말했다. 서울대에서 공부하는 둘째 딸 경인(24)씨는 흑자의 빛깔을 연구하기로 마음먹었다. 경인씨는 “사람들이 좀 더 쉽게 흑자에 다가가도록 다양한 작품을 시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세 부녀는 다음 달 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갤러리에서 ‘흑유명가 가평요’전을 연다. 1대 김시영 작가의 흑유작품인 달항아리, 생활자기 외에 큰딸 자인씨의 자기로 만든 하이힐 작품과 둘째 딸 경인씨의 앙증맞은 과일모양 자기 등 70여점이 나온다. 이들은 “흑자가 세상과 좀 더 가까이 호흡했으면 한다. 우리나라 전통도자인 동시에 발전 가능성이 큰 흑자를 통해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해변에 밀려온 거대 향유고래 사체, 어쩌다가

    해변에 밀려온 거대 향유고래 사체, 어쩌다가

    우루과이 해안도로에서 길이 14m 죽은 향유고래의 사체를 싣고 가는 트레일러가 포착 됐다. 해당 사진은 지난 15일 페이스북 ‘Portobello Online’ 이름의 계정으로 공개 되었다. 사진을 보면 길이가 긴 트레일러 뒷 편으로 큰 덩치의 향유고래의 꼬리가 보인다. 지난 11일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Montevideo) 카라스코(Carrasco) 해안에서 길이 14m, 몸무게 28t의 거대한 향유고래 한 마리의 사체가 해변으로 밀려왔다. 고래의 몸집이 너무 커 현장에서 사체의 샘플 채취 분석 후 거대한 중장비와 수십명의 군 장병들이 동원되어 크레인으로 들어 트레일러에 옮겨 싣고 매립지로 이동했다. 현장 조사를 벌인 해양동물 전문가는 미국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사체 부검 결과 고래의 몸에 별다른 외상이 없었으며, 먹이를 쫓아 이동하던 중 방향 감각을 잃고 얕은 해변으로 올라와 움직이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사진·영상=페이스북, 유튜브 장고봉 PD goboy@seoul.co.kr
  • 경기·충청 ‘스탠드스틸’… 설 대이동 ‘AI 비상’

    경기·충청 ‘스탠드스틸’… 설 대이동 ‘AI 비상’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과 관련해 정부가 민족 대이동이 예상되는 설 연휴를 앞두고 충청도(대전시·세종시 포함)와 경기도에 27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12시간 동안 ‘일시 이동 중지 명령’(스탠드스틸)을 발동했다. 이동 중지 명령이 발동되면 축산 중사자와 차량은 이동 중지 명령이 해제될 때까지 가금류 축산농장 또는 축산 관련 작업장에 들어가거나 나가는 것이 금지된다. 지난 19일 0시부터 20일 자정까지 48시간 동안 전라도에 스탠드스틸을 발령한 지 6일 만이다. 충청도와 경기도까지 AI가 확산된 데다 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설 연휴에 방역망이 뚫릴 여지가 크기 때문에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26일 “설 연휴에 AI 전파를 막기는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판단 아래 스탠드스틸을 발동해 방역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설을 앞두고 농가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동 중지 시간을 1차 때보다 줄였다. 이동 중지 명령기간에 불가피하게 이동해야 한다면 시·도 가축방역기관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동 중지 명령은 48시간 이내로 하며 최대 48시간까지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서해변을 타고 북상하는 철새의 이동 경로나 이전 AI 발병 농가와 연관성이 없는 충남 부여군 홍산면의 종계장에서 고병원성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16일 AI 발병 이후 전라도를 벗어나 식용으로 키우는 가금류에서 처음으로 AI가 발견된 사례다. 오리가 아닌 닭에서 발견된 것도 처음이다. 충남 천안시 소재 종오리 농가에서는 AI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전남 해남군 송지면 씨오리 농장에서 폐사한 오리도 AI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남 역시 AI로 인한 농가 피해를 입게 됐다. 야생 철새의 경우 경기 화성 시화호 주변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고병원성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수도권도 AI 불안에 노출됐다. 정부는 지난 25일 전국적으로 스탠드스틸을 발동하는 안건을 가축방역협의회에서 다뤘으나 전문가 6명 전원이 반대했다. 하루 만에 기류가 바뀐 것은 오리에 비해 소비량이 막대한 닭이 주로 사육되는 경상도까지 AI가 퍼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이 아저씨들 뜨면 남대문 시장 발칵 뒤집힌다는데…

    [주말 인사이드] 이 아저씨들 뜨면 남대문 시장 발칵 뒤집힌다는데…

    “특별사법경찰 고광선입니다.” 지난 23일 오후 9시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노점 거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명의로 발급된 신분증을 내밀자마자 ‘짝퉁’ 지갑과 의류를 팔던 상인들이 후다닥 도망을 친다. 그런데 대기하던 서울시 특사경들이 ‘튄’ 상인은 쫓아가지 않고 노점 주변을 여유롭게 빙 에워싼다. 그러곤 현장 사진을 찍는 등 증거 확보에 나섰다. 상표권 침해, 일명 ‘짝퉁’ 단속 현장이다. 설 명절을 일주일 남짓 남겨두고 눈속임으로 시민들 지갑을 열려는 게 아닌가 점검하느라 하루 24시간이 짧기만 하다. 특사경 8년차인 고 수사관은 “남대문시장 특성상 도망친 사람들은 한 시간 안에 나타난다. 어디선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게 뻔하다. 일종의 ‘기싸움’이라고 보면 된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오후 10시 전에 노점을 치우지 않으면 상인연합회의 제지로 다시는 장사를 하지 못하는 특성을 꿰뚫고 있는 것이다. 특사경 5명이 버버리와 루이비통, 아르마니 등 이른바 명품을 베낀 옷과 지갑, 양말 등 수천 점을 고스란히 남겨둔 4개 노점을 한 시간이 넘도록 떠나지 않고 조사를 벌이자 주변 상인들이 몰려들었다. 더러는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맞받아쳤다. 어떤 상인은 “민원을 넣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고 수사관이 “빨리 전화하세요. 올 때까지 안 갑니다”라고 하자 한쪽 구석에서 주인을 자처하는 김모(60)씨가 나타났다. 수사관들은 혐의와 불법제품 압수 절차를 알리고 빠른 손길로 마대자루에 짝퉁들을 쓸어담았다. 오후 10시를 넘겨서야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압수한 짝퉁은 커다란 마대로 6개, 3000여점이나 됐다. 이제 조서와 함께 서울지검으로 송치하는 절차를 밟을 시간이다. 특사경 발령 한 달째인 새내기 이모(34) 수사관은 “그래도 오늘은 수월했다. 앞서 동대문시장 단속 때 조직폭력배들이 둘러싸며 위협해 솔직히 무서웠다. 선배들이 없었으면 아마 나부터 도망쳤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시장을 관리(?)하는 조폭들이 단속을 몸으로 막고 욕설도 퍼붓는단다. 그 사이에 상인들이 불법제품을 빼돌리는 통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특사경의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명동과 남대문, 동대문 거리에서 ‘짝퉁’이 사라졌다. 뿐만 아니라 전국 최대 규모 성매매 전단 유포 조직과 식품유통 사건으로 최대 규모인 730여억원을 챙긴 불법 산수유 제품 제조·유통 조직을 검거하는 등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또 중국산 소금의 원산지 허위표기, 불법 정력제 유통, 비위생 야식배달업체 등 시민 삶을 지키는 마지막 ‘방패’ 역할을 한다. 올해로 출범 7년째를 맞는 서울시 특사경에선 직원 110명이 뛰고 있다. 지난해 1214건의 수사로 1297명을 입건했다. 2012년 1170건보다 127건이나 많았다. 지난해 사건을 분석하면 식품위생 위반 609건(50.2%), 환경 분야 186건(15.3%), 공중위생 115건(9.5%) 순으로 많다. 그만큼 특사경의 수사는 경찰의 강력범죄 단속과 달리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수년간 책상 앞에서 서류 업무를 주로 맡았던 전형적인 공무원인 이들이 잠복근무와 변장 등 위장 수사는 물론 과학수사 장비를 도입하는 등 첨단 수사기법까지 익히면서 탄력을 받아 거둔 결실이다. 검찰 파견 근무를 10년 넘도록 했던 백용규 보건의학수사팀장은 “검찰과 경찰, 환경부 등에서 파견했던 직원들이 특사경에 합류하면서 수사기법과 노하우가 쌓이고 있다”면서 “이젠 웬만한 수사경찰 못잖다”고 말했다. 백 팀장도 1990년부터 서울중앙지검 등에 10년에 걸쳐 파견돼 생활한 베테랑이다. 특히 ‘촉’ 좋은 수사로 이름을 날렸다. 2012년 불법 한방정력제를 만들어 53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도 그의 손에 붙잡혔다. 백 팀장은 “어느 날 휴대전화로 ‘한 번 먹으면 끝내준다’는 자극적인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직감적으로 ‘이상하다. 한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수사에 뛰어들었다”고 귀띔했다. 일당은 중국 서버를 경유한 인터넷, 수십 개의 대포통장, 대포폰 등을 이용해 수사망을 교묘히 피했다. 도저히 꼬리를 잡을 수 없었던 그는 가짜 한방정력제를 직접 구입, 제품 포장지에서 지문을 채취했다. 한 패거리의 지문이 분명히 포장지에 찍혔으리란 판단에서다. 예상은 딱 들어맞았다. 포장지 지문의 주인공을 한 달 넘도록 미행한 끝에 일당을 검거할 수 있었다. 이들은 중국산 가짜 비아그라 등을 섞어 만든 117원짜리 환을 1만 2000원에 판매하며 100배 이상의 폭리를 취했다. 시민 수십 명이 부작용 등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성과를 일군 가장 큰 비결은 직원들의 땀이다. 수사는 짧게는 2개월, 때론 4~5개월 잠복과 사진 채증, 주변 탐문 등으로 보내기 일쑤다. 출퇴근과 휴일이란 개념조차 없다. 새벽에 출근해 며칠씩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2011년 소금 포대갈이(중국산을 국산으로 둔갑) 수사를 할 때다. 국산으로 바꾸는 장면을 채증하려고 매일 오전 6시부터 용의자 트럭을 미행했다. 이순태 수사반장은 “직원 두 명과 반바지에 슬리퍼로 위장하고 경기도 이천으로 트럭을 미행했다”면서 “그날따라 용의자 트럭이 전북 익산을 거쳐 전남 목포까지 가는 바람에 우리도 예정에도 없이 목포 유달산 밑까지 추적했다”며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다시 트럭이 움직일 때까지 사흘씩이나 꼼짝없이 차량에서 노숙했다. 또 지난해 8월엔 용의자 미행 중 탑승 차량이 논으로 굴러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두 달여를 나무 위에서 지내며 불법 고춧가루 제조 현장을 채증한 적도 있다. 김태섭 수사관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잠복’이 멋지게 그려지지만 가장 힘들다. 여름철 창문을 닫고 에어컨도 틀지 않은 채 몇 시간을 보내려면 그야말로 고역”이라면서도 웃었다. 이 반장은 “솔직히 사명감 없으면 덤빌 수 없는 일이다. 불평 없이 열심히 해주는 동료가 대견스럽다”며 덩달아 웃었다. 특사경들은 서울시에 대한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최승대 총괄수사팀장은 “시민의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위해 충분히 고생을 참을 수 있다”면서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줬으면 한다. 예컨대 일은 사뭇 다르지만 공무원으로 분류돼 하루 4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밤샘 근무를 해도 4시간만 인정된다. 하지만 특사경은 업무 특성상 24시간 근무하는 날도 많다. 수사비도 문제다. 공식적인 사건 수사 전 단계인 첩보 입수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거의 자비로 부담한다. 예를 들어 서울 인근 공장에서 가짜 참기름을 만든다는 첩보를 확인하러 움직일 때 드는 차량과 식비 등 비용은 직원 개인이 떠맡는다. 안전행정부 지침에 따라 경찰만 수사비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최 팀장은 “특사경이 서울시 전체의 정책이나 사업을 만들진 않지만,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진다고 자부한다”며 수첩을 꺼내 내일 할 일을 챙겼다. 글 사진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부산 을숙도 철새 분변서 AI 양성반응

    부산 을숙도 철새 분변서 AI 양성반응

    전국 지자체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의심되는 야생 철새 사체에 대한 검사를 의뢰하면서 AI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둘기와 까마귀 등도 포함됐다. 낙동강 하구인 부산 사하구 을숙도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는 AI 양성반응이 나왔다. 이 와중에 AI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 7만 마리가 금강하구로 거주지를 옮겼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16건의 야생 철새 AI 검사 의뢰가 지자체로부터 들어왔다. 이 중 10건은 전라도에서 발생했지만 6건은 충북, 경기, 울산, 제주, 부산 등에서 발생했다. 지난 20일에는 경기 안성에서 야생 조류 사체가 접수됐고, 21일에는 충북 단양에서 멧비둘기 3마리, 울산에서 떼까마귀 14마리, 충북 제천에서 할미새 1마리 등이 들어왔다. 22일에는 경북 고령에서 청둥오리 2마리의 검사가 의뢰됐다. 이날도 부산 사하구 을숙도 철새도래지에 검둥오리류인 물닭 1마리와 붉은부리갈매기 1마리가 죽은 채 발견돼 AI 검사를 의뢰했다. 부산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13일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가 을숙도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AI 양성반응이 나와 농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고 이날 밝혔다. 게다가 지난 21일 금강하구에서 폐사한 가창오리 3마리도 고병원성 H5N8형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동림저수지에서 수거된 가창오리처럼 췌장 내 출혈성 반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 22만 마리 중 7만 마리가 금강하구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충청도 지역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현재 전국 지자체들은 철새도래지 주변과 축사, 해당 지역 진출·입 차량 등을 대상으로 소독약을 살포하고 있는데 소독약이 AI 바이러스를 죽이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자체들이 살포하는 약품은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허가한 가축 방역용 소독제다. 구제역 소독제는 외국 효력시험기관의 인증을 받았지만 AI 소독제는 국내 효력시험만 통과했다. 축산농가들은 이들 소독제로 축사 안팎을 수시로 소독했지만 AI가 발생했다며 약효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박태욱 전북도 동물방역계장은 “소독제를 살포해도 AI 균이 죽지는 않는다. 다만 균의 확산을 억제할 뿐”이라고 말했다. 문서정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도 “고시된 소독제들은 모두 동물약품 소독제효력 시험지침에 따라 검증을 거친 제품이지만 AI 균을 죽이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충남 서천에 문을 연 국립생태원은 전시와 연구 목적으로 사육하고 있는 황새, 독수리, 수리부엉이 등 멸종위기종 조류를 보호하기 위해 24일부터 임시 휴원에 들어간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헬스Talk] 과도한 다이어트가 노안얼굴 부른다?

    [헬스Talk] 과도한 다이어트가 노안얼굴 부른다?

    본격적인 피부노화가 시작되는 20대 후반부터는 다이어트나 예쁜 얼굴보다 ‘동안 얼굴’에 더 관심을 가진다. 특히 20대 후반에서 30대 여성들은 얼굴살이 빠지고 피부탄력이 저하되어 볼이나 눈두덩이 같은 부위가 움푹 패이기 쉽다. 그래서 실제 나이보다 더 늙어 보이는 노안의 느낌을 준다. 노안은 어떻게 보면 20대 초중반에 일상화처럼 되어버린 다이어트가 안면부위 지방 소실의 원인이 되면서 더 빨리 찾아오기도 한다. 이와 같이 노안으로 고민하는 많은 여성들은 최근 성형외과를 찾아 보톡스와 필러 등 간편하고 부담이 적은 쁘띠성형을 고려한다. 칼을 대지 않고 간단하게 주사할 수 있는 ‘쁘띠성형’은 시술시간이 5~10분 내로 짧을 뿐 아니라 회복기간이 따로 필요하지 않으며 시술효과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성형수술에 부담감을 느끼는 많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만족도 또한 매우 높다. 쁘띠성형의 경우 얼굴의 볼륨이 필요한 곳에 주사하는 볼필러, 이마필러, 무턱필러 등이 동안 얼굴을 만드는데 효과가 있다. 하지만 유지기간이 짧다는 점이 쁘띠성형의 단점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얼굴 자가지방이식이 인기다. 유진성형외과 강태조 원장은 “얼굴 자가지방이식은 볼륨이 필요한 얼굴이나 젊어 보이는 얼굴로 개선하고 싶을 때 불필요한 자기 지방을 필요한 부위에 주입하는 시술법이다”면서 “자신의 복부나 엉덩이 밑 허벅지 등에서 지방을 채취해 이마·꺼진 볼·눈 밑 애교 등 다양한 부위에 이식한다”고 설명했다. 얼굴 자가지방이식은 동안으로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얼굴 윤곽을 고정하거나 주름, 함몰 부위를 교정할 수 있다. 하지만 얼굴을 시술하는 정교한 작업인 만큼 오랜 시술 경험으로 숙련된 의료진과 안전한 시술 장비를 잘 갖추지 않았다면 울퉁불퉁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강태조 원장은 “기존 지방이식 같은 경우 지방 자체를 긁어 내는 방법과 함께 원심분리기를 이용하여 덩어리째 이식되어 울퉁불퉁한 부분이 많았다”면서 “국내에선 유일하게 최신 장비인 하베스트젯 얼굴 전용 필러 컬렉터를 이용해 시술한다. 지방 흡수로 인한 생착률이 낮아 추가 이식이 필요 없고 1차 시술로 반영구적인 효과가 유지된다”고 전했다.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새총처럼 거미줄 쏴 먹이잡는 ‘스파이더맨’ 신종거미

    새총처럼 거미줄 쏴 먹이잡는 ‘스파이더맨’ 신종거미

    마치 스파이더맨과 같은 움직임으로 새총처럼 거미줄을 사용해 먹이를 잡는 거미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게다가 이 거미는 신종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어드 등 과학전문 매체에 따르면 이 거미는 사냥감이 접근하면 새총처럼 자신과 거미줄을 날려보내 먹잇감을 잡는다. 미국 플로리다대학의 곤충학자 래리 리브스는 지난 2012년 3월 페루 로스아미고스 생물학연구소 인근 정글에서 이 특이한 거미를 처음 발견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몸길이 1cm도 안 되는 작은 거미가 원뿔꼴로 만든 거미줄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동료 제프 갈리스와 린제이 웰런을 불러 함께 관찰을 시도했다. 그 순간 그 거미는 근처에 있던 모기를 겨냥해 거미줄을 새총처럼 날리는 기이한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리브스는 거미들이 간혹 이상 행동을 보이므로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는 그들이 당시 다른 생물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해 12월 리브스는 곤충학자 필 토레스와 함께 연구소에서 가까운 탐보파타 연구센터를 향해 조사를 시작했다. 여기에는 거미의 행동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작가 제프 쿠레마도 합류했다. 몇 달간 조사 끝에 그들은 탐보파타 인근에서 거미줄을 새총처럼 사용하는 유사한 거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거미는 기존에 리브스가 처음 봤던 것보다 좀 더 큰 1cm 정도 크기였다. 그들은 그 거미에 관한 문서를 발견할 때까지 신종으로 확신했지만, 80년 전 유사한 생김새를 지닌 거미에 관한 기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중남미 정글에서 발견된 알망갈거미과(Theridiosomatidae)는 원래 작은 몸집으로 잘 알려졌다.   로스아미고스와 탐보파타 주변에서 촬영한 사진을 비교한 결과, 이들이 발견한 거미 중 최소 1마리는 신종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리브스가 로스아미고스 근처에서 처음으로 발견했던 거미는 한 희귀 거미(학명: Naatlo splendida)와 외모가 흡사하지만 확인하려면 표본을 채취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이 거미는 자신을 새총처럼 발사하는 것일까. 연구팀은 이 거미는 이 지역에서만 이 같은 방식으로 먹이를 찾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다. 토레스는 “거미줄을 쳐놓고 기다리는 다른 거미와 달리 거미줄 자체를 발사하는 방법은 먹이가 걸릴 확률이 훨씬 높은 것 같다”면서 “끈적끈적한 덫에 충돌하거나 끈적끈적한 덫을 던지는 방법의 차이를 상상해 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올 3월 완공 남극 장보고기지 건설 총괄 김예동 극지연구소장

    [김문이 만난사람] 올 3월 완공 남극 장보고기지 건설 총괄 김예동 극지연구소장

    영화 필름을 잠시 되돌려 본다. 영하 40도 혹한의 세계, 낮과 밤이 6개월씩 계속되는 남극이다. 6명의 한국 탐험대원은 도달 불능점 정복에 나선다. 해가 지기 전, 도달 불능점에 도착해야 하는 세계 최초의 무보급 횡단이다.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우연히 발견한 낡은 깃발. 그 아래 묻혀 있는 80년 전 영국탐험대의 ‘남극일기’에 나오는 영국 탐험대도 한국과 같은 6명이다. 그런데 ‘남극일기’를 발견한 후부터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보이는 것은 하얀 눈밖에 없는 공포의 들판에서 하나, 둘, 대원들이 사라진다. 한국 영화 사상 가장 멀리 날아간 영화 ‘남극일기’에 나오는 장면이다. 최근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른 송강호가 주연했으며, 난관을 극복하는 인간의 위대한 정신을 그린 영화로 기억에 남는다. 이 영화는 남극이 어떤 곳인지 일반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했다. 오는 3월 초 남극에 또 하나의 과학기지인 ‘장보고기지’가 건설된다. 바야흐로 남극 탐험의 새로운 2막 시대를 열게 되는 것이다. 이에 즈음해 해양수산부는 장보고기지에서 1년여 동안 연구 활동 및 기지 운영을 수행할 제1차 월동대의 발대식을 최근 가졌다. 이번에 파견되는 15명의 월동대원들은 오는 25일 출국해 연말까지 남극에서 생활하게 된다. 월동대는 연구업무를 수행하는 대원뿐만 아니라 기지를 원활히 운영하기 위한 기술자, 요리사, 의사 등 다양한 분야의 인적 구성원이 포함됐다. 특히 세종과학기지와는 달리 장보고기지 주변에서 관측한 최저기온은 영하 34도에 이르며 백야(11~2월), 극야(5~8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등 고립된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위기 대처능력 등을 갖춰야 한다. 아울러 우리나라 최초로 남극 대륙을 체험할 ‘21세기 장보고 주니어’에 선발된 고교생 2명이 극지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장보고기지는 세종기지가 만들어진 이후 25년 만의 일이다. 2개 이상의 과학기지를 가진 나라는 세계에서 10번째에 해당한다. 남극에 대한 탐험과 연구를 보다 세밀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예동(60) 극지연구소장은 1983년 남극 땅을 처음 밟은 뒤 30년 동안 극지 연구에 몸 바쳐 왔다. 1988년 세종기지 설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고 매년 남극을 다녀왔다. 세종기지에서 혹독한 겨울을 지내는 월동대장을 두 차례나 했다. 남극을 가는 데 며칠씩 걸려 진이 빠지기도 하지만 위험과 고독을 무릅쓰고 자신이 딛는 발자국이 처음이라는 사명감으로 걷고 또 걸었다. 최근 4년 동안은 대륙기지건설단장으로서 장보고기지 건설을 총괄해 왔다. 오로지 극지와 더불어 살아온 우리나라 극지연구의 산증인이다. 오는 2월 초 다시 남극으로 떠난다. 장보고기지 완공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위해서다. 김 소장을 지난 16일 인천의 극지연구소에서 만났다. 그는 장보고기지 위치 선정부터 건설까지 모든 진행을 도맡았다. 극지연구소에서는 가장 큰 사업이다. 장보고기지가 완공되면 저위도에 위치한 세종기지에서는 생물공학 등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것이고, 고위도의 장보고기지에서는 빙하·지질학·대기과학 등 연구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남극으로 배를 타고 가려면 8일이 걸립니다. 이번에는 뉴질랜드 남섬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극의 미국기지에 내린 다음 아라온호를 타고 다시 350㎞ 떨어진 장보고기지로 갈 예정입니다. 남극의 크기가 중국과 인도를 합친 것과 같을 정도로 어마어마하지요. 그렇게 큰 대륙을 연구하는 데 장보고기지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대륙의 빙하를 연구할 수 있는 실험실을 갖게 된 것이지요. 숙원사업이 이루어진 셈입니다.” 장보고기지는 기존의 세종기지에서 할 수 없는 연구를 두루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으며,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장보고기지는 한국 과학연구의 획기적인 발전, 남극에서의 영향력 확대, 경제적인 측면에서 10번째 국가 등의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부연한다. 장기적인 기후 변화 예측도 장보고기지 완공 이후 더욱 정밀해질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올 신년사에서 기후변화의 대응을 강조한 바 있다. 장보고기지는 빙하 시추를 이용한 과거 기후 관측과 우주와 가까운 대기성분 분석에 전력을 쏟게 된다. 예를 들어 지표면으로부터 100~250㎞ 위의 대기를 연구하면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저층 대기 흐름의 원인을 추정할 수 있다. 극지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생명을 연구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극지연구소에서 특허를 따낸 ‘라말린’이란 물질은 산소 반응을 억제해 피부 노화를 막는 데 효과가 있다. 남극에서 강한 자외선을 견디며 저온에서 살아남은 생물에서 추출한 물질이다. 국내의 한 기업체에서 이 특허를 이용한 화장품을 출시해 관심을 끌었다. 또한 장보고기지는 오존가스나 오존의 농도를 매일 세계기상기구(WMO)에 전송하며 세계적인 기후 예측 문제에 중요한 ‘해결사’ 역할도 할 수 있다. “남극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지구과학이지요. 그 과학적인 재료가 얼음 속에 있습니다. 이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남극대륙에 루트를 뚫고 들어가 또 다른 기지를 짓고 빙하를 시추해야 합니다. 따라서 장보고기지가 완공되면 해야 할 일들이 많지요.”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극지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은 1985년 3월 남극해양생물보존협약에 가입하면서였다. 이후 남극세종기지와 북극다산과학기지(2002년)를 건설했고 쇄빙연구선 아라온호(2009년)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소장은 “인프라 확충에 따른 인력 수급 문제와 북극 연구 활성화를 위한 제2의 쇄빙선 건조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극지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것은 전 인류의 공통 이익에 기여하는 것이며 우리의 경제적인 여건이나 국가의 위상을 볼 때 당연한 의무”라면서 지금 당장 이익을 내기는 힘들지만 먼 장래에는 반드시 큰 혜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59년 남극조약에 따라 영토권을 주장할 수 없으며 또한 2048년까지 자원개발이 금지됐지만, 그 이후에 대비한 총성 없는 전쟁이 남극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3개 기지를 보유한 중국은 장보고기지 인근을 비롯한 기지 2곳도 추가할 계획이다. 그가 남극과 인연을 맺은 때는 1983년이다. 한국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전공인 지구물리학을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학에 갔다. 1981년 장학금을 받아 2년간 연구조교로 지낸 끝에 학과장의 소개로 남극연구가를 만났다. 장학금을 받는 조건으로 남극에서 몇달 동안 함께 연구해 보자는 제의를 받은 것도 그때였다. 그에게 있어서 1983년은 여러 가지로 잊을 수 없는 해였다. 그해 9월 소련에 의해 격추된 대한항공 007기에 형이 조종사로 타고 있었고 남극으로 출발한 것은 12월이었다. 집에서는 공부를 못 해도 좋으니 당장 귀국하라고 했지만 남극 연구를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때 미군 수송기를 타고 메모드 기지에 처음 도착했습니다. 파란 하늘과 눈 덮인 하얀 땅이 전부였지요. 멀리 에러버스 화산에서 증기가 올라가는 게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죽음 속에서 어떤 생동감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 것들이 제 마음을 붙들어 맸고 남극 연구에 청춘을 바치게 됐지요.”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남극땅을 밟은 이후 1987년 세종기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남극 연구에만 몰두하게 된 계기가 됐다. 지금까지 30여 차례 남극을 오가며 말 그대로 남들이 안 하는 남극 연구에서 최고 정상의 길을 걸어온 셈이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남극의 길을 걷겠다고 말한다. “당시 남극에서 쇄빙선이 없는 나라가 갈 수 있는 곳은 세종기지가 있는 킹조지섬뿐이었어요. 1987년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서 속도전으로 1년 만에 기지 건설을 끝냈고 월동대를 보낼 때 옷, 신발, 먹을 것까지 직접 만들어서 보냈습니다. 아무런 자료도, 준비도 없던 시절이었지요.” 그의 좌우명은 ‘두려움을 떨치고 변화에 몸을 맡겨라. 남들이 모두 가는 길에 얻을 것은 많지 않다’이다. 청소년을 만나면 “부모가 시키는 거 하지 마라, 자기가 원하면서 남이 안 하는 것을 찾아라”고 강조한다. 남극 같은 미지에 대한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보고기지에서 펼칠 그의 또 다른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김예동 박사는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지질학사(1977년), 동 대학교 대학원 지구물리학 석사를 마치고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3년 미국의 남극 연구프로그램인 남극 현장조사에 참여함으로써 한국인으로는 남극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1987년부터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근무하면서 남극세종과학기지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1989년과 1995년 두 차례 월동연구대장을 지냈다. 극지연구센터장(1997년), 극지연구본부장(2002년)을 거쳐 초대 극지연구소장(2004년), 대륙기지건설단장(2010년) 등을 역임했다.일본 극지연구소 초빙교수, 대한지구물리학회 회장 등의 국내활동과 국제남극활동운영자위원회(COMNAP) 집행위원, 국제남극과학위원회(SCAR) 부회장 등을 지냈다. 남극 남셰틀랜드 해구의 지각구조 연구 등 국내외 논문 100여편, 남극환경 및 자원탐사기술, 북극연구개발 기초조사연구 등 연구 보고서 150여편 등의 연구실적이 있다. 바다의 날 국무총리 표창, 과학의 날 대한민국과학기술 훈장 도약장 수상,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제4대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인 최초 남극 방문자 관련 정정보도문] 본지는 지난 1월 1일자 27면 ‘남극부터 아프리카까지, 한국 리더가 뛴다’ 및 1월 22일자 23면(김문이 만난 사람) ‘올 3월 완공 남극 장보고 기지 건설 총괄 김예동 극지연구소장’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인 최초로 남극 땅을 밟은 사람이 김예동 박사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1963년 고 이병돈 박사가 한국인 최초로 남극(에스페란사 기지)을 방문한 사실이 자료를 통해 확인되었기에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국내 유행 노로바이러스 변종이라 더 위험”

    최근 강원도 등 전국에서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집단 식중독 사태가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유행하는 노로바이러스가 유전학적으로 변종이어서 더욱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의대 미생물학교실 백순영 교수팀은 최근 국내 노로바이러스의 유전적 특징을 분석한 결과, 돌연변이 노로바이러스를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4~2007년 사이에 설사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5세 미만 환자들로부터 500개의 분변 시료를 채취해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를 통해 노로바이러스 유무와 유전자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부 분변 시료에서 ‘GII-12/13’ 유전자형의 새로운 노로바이러스 변이주가 발견됐다. 이 변이주는 부위에 따라 12형과 13형의 유전자형 특성을 동시에 띠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는 바이러스 유전자가 발현 과정에서 재조합된 돌연변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백순영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노로바이러스는 서로 다른 유전자형이 조합된 돌연변이 성격을 가져 과거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도 다시 감염될 위험이 크다“며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유전적 특성을 참고하면 변종 노로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의과학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AI 철새 공포

    AI 철새 공포

    지난 17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으로 발생한 전북 고창 종오리 농가 인근에서 수거한 야생 철새의 폐사체에서 같은 유형의 AI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AI가 철새 이동 경로를 따라 전국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진 셈이다. 또 방역당국이 AI 발생 직전 사전 방역 차원에서 최초 발병지인 고창의 씨오리 농가를 점검하고도 감염을 막지 못한 허점을 드러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AI 대응 상황을 발표하고 지난 17일 고창 일대 동림저수지에서 수거한 가창오리의 폐사체에서 ‘H5N8’형 AI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철새들이 이동하면서 농가 주변에 배설물을 뿌릴 위험성이 높아 현재까지 펼쳐 온 ‘일시 이동중지’(스탠드스틸) 명령 등의 기존 방역 작업이 무의미해진 셈이다. 철새 도래지는 서울시를 포함해 5개 시, 9개 도에 걸쳐 37곳이 있다. 이날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고창, 부안 농장 주변에서 AI 감염이 의심되는 오리 농장 3곳이 추가로 발견됐다. 농식품부가 3곳에서 사육 중인 오리 3만 9500마리를 예방적으로 살처분함에 따라 이날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10곳 농장의 총 13만 9000마리로 늘었다. 한편 방역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23일 처음 AI가 발생한 고창 씨오리 농가를 예찰한 결과 문제가 없었고, 해당 농가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해 25일 AI 음성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AI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21일인 점을 고려하면 방역당국이 AI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한 달 전 발병 농가를 점검해 소독 실태와 출입자 통제 여부를 점검했지만 결과적으로 감염을 막지 못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추가 AI 의심 신고가 없어 전라도와 광주광역시에 발령 중인 스탠드스틸 조치를 예정대로 이날 24시부터 해제키로 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AI 초비상인데… ‘공수의제’ 운영 뒷짐 진 정부

    AI 초비상인데… ‘공수의제’ 운영 뒷짐 진 정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국가적 재난 발생이 우려되는 가운데 가축 전염병 예방 등을 위한 ‘공수의제’(公獸醫制)가 제 기능을 못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가 공수의제 운영을 지방자치단체에 맡기고 뒷짐만 지고 있어 각종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전국 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시장, 군수는 수의사법에 따라 동물병원 개원 또는 종사 수의사를 공수의로 위촉해 동물 진료 등의 업무를 맡기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현재 804명의 공수의를 두고 있다. 시·도별로는 경북이 164명으로 가장 많다. 전남 92명, 충남 80명, 경기 77명, 충북 51명 등이다. 이들은 일선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수시로 예찰하고 가축예방주사를 놔 주는 것은 물론 구제역, AI, 광우병 등의 가축 전염병 조사, 소 브루셀라병 검사 시료 채취 등의 방역 활동을 수행한다. 특히 특별방역대책 기간에는 전염병별 감수성 동물에 대해 순회 예찰을 강화하며 전염병 발생 신고 접수 및 1차 확인 등의 역할도 맡는다. 그러나 공수의제가 정부의 예산 지원 없이 자치단체에 전적으로 운영이 맡겨져 방역 활동 등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상당수 자치단체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공수의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AI가 발생한 전북 지역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닭, 오리 등의 가금류 사육 수는 2814만 7000여 마리로 경남의 1013만 9000마리보다 3배 가까이 많다. 하지만 공수의는 50명으로 경남 116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물론 한우, 육우 및 젖소와 돼지 사육 수는 감안하지 않았다. 이처럼 전북도의 공수의가 경남도에 비해 훨씬 적은 것은 공수의 1인당 연간 1000만원이 넘는 활동비를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의 활동비는 국비 지원 없이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가 4대6 정도로 분담하고 있다.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정부가 가축 전염병 예방 및 확산 방지 등을 위한 공수의제 운영에 대해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면서 “관련 예산 국비 지원과 정부 차원의 공수의제 운영 공통 매뉴얼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가축 방역에 관한 사무 처리를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 및 전국 자치단체에 모두 397명의 공중방역수의사(공중수의사)를 배치해 놓고 있다. 자치단체별 배정 인원은 고작 1명 정도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몹쓸 짓 당해도… 말 못하고 눈물 삼키는 남자들

    몹쓸 짓 당해도… 말 못하고 눈물 삼키는 남자들

    신입 사원 A(33)씨는 요즘 회사에 갈 일이 끔찍하기만 하다. 직장 상사인 B(47·여)씨는 처음부터 회식 자리에서 음담패설을 늘어놓는가 하면 노골적으로 A씨의 허벅지를 만지기 일쑤였다. 급기야 B씨는 자신이 인사권자임을 내세워 벌써 몇 차례나 ‘선’을 넘어선 요구를 해 왔다. A씨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지만 하소연할 상대나 대책을 찾지 못했다. 남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들이 기댈 전문 상담소 등은 부족하기만 하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남성을 대상으로 한 강제추행, 강간 등 성범죄 건수는 2010년(793건) 이후 2011년 829건, 2012년 918건, 2013년 1164건으로 3년 사이 47%나 증가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상담을 요청한 남성 역시 2009년(42건) 이후 2010년 51건, 2011년 54건, 2012년 60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최지나 한국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은 “남성도 성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담 건수가 증가하는 것 같다”면서도 “‘남자니까 그냥 웃어 넘겨야 한다’는 편견에 가로막혀 여전히 상담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와 경찰청이 협력해 성폭력 사건 신고 및 상담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원스톱 지원센터’가 전국 17곳에 설치돼 있다. 여성 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상담, 의료, 법률 지원 등을 제공하는 이곳에는 여성 경찰관과 상담사, 간호사 등이 상주하고 있다. 반면 남성들을 위한 전문 상담소나 지원센터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옥이 한국남성의전화 소장은 “남성을 위한 전문 성폭력 상담소는 국내에 한 곳도 없다”면서 “남성 피해자들은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잠재적 성폭력 가해자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성부는 남성 피해자들이 원스톱 지원센터를 방문할 때 증거 채취 및 의료 지원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센터 내부에서 다른 여성 피해자들과 함께 상담을 받기는 어려운 탓에 강력범죄 피해자를 치료·보호하고 지원하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스마일센터’ 등 관련 기관에 인계하고 있다. 하지만 성범죄만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상담사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후속 처리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 군에서 성폭력을 경험한 남성 피해자 역시 털어놓을 곳이 마땅치 않다. 오는 12월 국내 최초로 ‘군성폭력상담소’ 개소를 추진하고 있는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군대에서 성폭력을 경험한 남성 피해자 중 심한 경우 군병원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는다고는 하지만 임상경험이 적은 군의관에게 전문적인 성폭력 상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원스톱 지원센터를 비롯해 기존에 있는 성폭력 상담소 내 전문 인력을 대상으로 남성 피해자에 대한 상담 교육을 진행하는 등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몹쓸 짓 당해도… 말 못하고 눈물 삼키는 남자들

    몹쓸 짓 당해도… 말 못하고 눈물 삼키는 남자들

    신입 사원 A(33)씨는 요즘 회사에 갈 일이 끔찍하기만 하다. 직장 상사인 B(47·여)씨는 처음부터 회식 자리에서 음담패설을 늘어놓는가 하면 노골적으로 A씨의 허벅지를 만지기 일쑤였다. 급기야 B씨는 자신이 인사권자임을 내세워 벌써 몇 차례나 ‘선’을 넘어선 요구를 해 왔다. A씨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지만 하소연할 상대나 대책을 찾지 못했다. 남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들이 기댈 전문 상담소 등은 부족하기만 하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남성을 대상으로 한 강제추행, 강간 등 성범죄 건수는 2010년(793건) 이후 2011년 829건, 2012년 918건, 2013년 1164건으로 3년 사이 47%나 증가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상담을 요청한 남성 역시 2009년(42건) 이후 2010년 51건, 2011년 54건, 2012년 60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최지나 한국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은 “남성도 성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담 건수가 증가하는 것 같다”면서도 “‘남자니까 그냥 웃어 넘겨야 한다’는 편견에 가로막혀 여전히 상담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와 경찰청이 협력해 성폭력 사건 신고 및 상담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원스톱 지원센터’가 전국 17곳에 설치돼 있다. 여성 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상담, 의료, 법률 지원 등을 제공하는 이곳에는 여성 경찰관과 상담사, 간호사 등이 상주하고 있다. 반면 남성들을 위한 전문 상담소나 지원센터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옥이 한국남성의전화 소장은 “남성을 위한 전문 성폭력 상담소는 국내에 한 곳도 없다”면서 “남성 피해자들은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잠재적 성폭력 가해자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성부는 남성 피해자들이 원스톱 지원센터를 방문할 때 증거 채취 및 의료 지원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센터 내부에서 다른 여성 피해자들과 함께 상담을 받기는 어려운 탓에 강력범죄 피해자를 치료·보호하고 지원하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스마일센터’ 등 관련 기관에 인계하고 있다. 하지만 성범죄만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상담사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후속 처리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 군에서 성폭력을 경험한 남성 피해자 역시 털어놓을 곳이 마땅치 않다. 오는 12월 국내 최초로 ‘군성폭력상담소’ 개소를 추진하고 있는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군대에서 성폭력을 경험한 남성 피해자 중 심한 경우 군병원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는다고는 하지만 임상경험이 적은 군의관에게 전문적인 성폭력 상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원스톱 지원센터를 비롯해 기존에 있는 성폭력 상담소 내 전문 인력을 대상으로 남성 피해자에 대한 상담 교육을 진행하는 등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숭례문 복원 검증 교수 수첩에 “힘들다” 자살

    숭례문 부실 복원 검증조사에 참여 중이던 충북대 교수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18일 오후 3시 15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충북대 목재종이과학과 재료실에서 박모(56) 교수가 재료를 쌓아놓은 선반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했다. 부인은 경찰에서 “점심 약속에 남편이 나오지 않고 연락도 안 돼 학교에 찾아가 보니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학과 재료실 탁자 위에선 “힘들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수첩이 발견됐다. 문화재 제작에 사용된 목재의 나이테 등을 분석해 문화재 제작 시기를 검증하는 분야의 권위자인 박 교수는 숭례문 복원 공사의 부실 논란이 일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숭례문 종합점검단에서 활동해 왔다. 이후 금강송 대신 값싼 러시아산 소나무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증조사에 참여하면서 그는 자신의 연구결과로 금강송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누군가 다칠 수 있다는 것에 심적 부담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교수는 “숭례문에서 채취한 목재 표본 19개 가운데 금강송이 아닌 것으로 유력시되는 게 2개이고 5개는 판단이 불가하다”는 전화인터뷰 내용이 지난 17일 밤 한 종편 뉴스에서 그대로 보도되자 사회적 파장을 걱정하며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교수의 컴퓨터에서는 종편 뉴스가 방송된 뒤 종편 홈페이지와 숭례문, 목재공사 책임자 등을 여러 차례 검색한 흔적이 발견됐다. 박 교수의 휴대전화에서 협박성 문자 등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의 한 지인은 “종편 보도 후 박 교수가 한 통의 전화를 받았지만 이 전화의 성격에 대해서는 가족들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시공업체가 검증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종합점검단을 고소해 지난 13일 경찰청에 출석해 참고인조사를 받으며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 교수가 숭례문 부실 복원 검증에 참여하면서 업무 스트레스로 신경안정제까지 먹고 있었다”면서 “내성적이던 박 교수가 업무 스트레스와 심적 부담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할 경우 박 교수의 통화내역도 조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전국 농가 ‘고병원성 AI 공포’

    전국 농가 ‘고병원성 AI 공포’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북 고창군의 오리농장에서 발생하면서 축산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고병원성 AI는 2011년 5월 경기 연천에서 발생한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전북도는 17일 고창군 신림면 무림리 종오리 농장인 환산부화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사육 중이던 오리 2만 1000마리를 살처분하고 긴급 방역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채취한 시료를 정밀 조사한 결과 이번에 발병한 AI는 과거 4차례 국내에서 발병한 고병원성 AI와 달리 H5N8형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발생 농가 인근 지역과 발생 농가에서 오리 새끼를 분양받은 24개 농장, 발생 농가를 출입한 차량 133대 등에 대한 임상 예찰 결과 현재까지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오리농장이 전국 24개 농장에 갓 부화된 오리 17만 3000마리를 공급한 것으로 확인돼 AI의 전국적인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오리를 공급받은 농가는 전북 3곳, 충북 16곳, 충남 3곳, 경기 2곳 등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가축방역협의회를 열고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오리농장에서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농장 한 곳의 닭 2만 6000마리와, 3㎞ 떨어진 곳에 있는 양계장 한 곳의 오리 3만 마리도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하기로 했다. 또 이날 오후 고창 오리농가에서 약 10㎞ 떨어진 부안 오리농가에서도 AI 감염 의심 신고가 들어와 해당 농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단, AI 발생에 따른 초동 방역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고 현재 시점에서 전국 단위의 가축·차량·사람의 일시 이동 제한 발령은 내리지 않기로 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용어 클릭] ■고병원성 AI 조류인플루엔자(AI)는 폐사율 등 바이러스의 병원성 정도에 따라 고병원성(HPAI)과 저병원성(LPAI)으로 구분된다. 고병원성인 H5N8형은 전염성과 폐사율이 매우 높고, 감염된 조류와 접촉할 경우 제한적으로 사람도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전기어선시대 ‘활짝’

    전기차처럼 배터리로 운항하는 전기어선 시대가 열렸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4.5㎾(1t급), 15㎾(3t급) 소형 전기어선 40척을 도입한다고 13일 밝혔다. 전기어선은 소음이 거의 없고 매연·폐유가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 선박으로 불린다. 기관고장 가능성도 적어 안전운항을 기대할 수 있고 연료비도 경유의 10% 정도밖에 들지 않아 어업인 경영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해양수산부는 기대했다. 또 엔진소음 때문에 다른 선박의 접근을 알지 못해 발생하는 충돌사고를 예방하는 등 어업인 안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는 2008년부터 울산대 연구팀에 용역을 의뢰, 전기어선을 개발했으며 우선 올해 40척을 보급할 계획이다. 척당 건조비는 5000만원이 소요된다. 전기어선 보급에는 국비(30%)와 지방비(30%)가 각각 지원된다. 전기어선은 그러나 속도가 시속 5노트(8㎞) 수준으로 기존 어선과 비교해 느려 가까운 거리를 운항하는 바지락 채취선, 낙지잡이 어선, 내수면 어선 등 고출력이 필요하지 않은 어선에 사용될 전망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스웨덴서 불임여성 9명 자궁 이식수술…새 자궁으로 임신시도

    스웨덴서 불임여성 9명 자궁 이식수술…새 자궁으로 임신시도

    스웨덴에서 불임 여성 9명이 친척들이 기증한 자궁을 이식받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이 여성들은 곧 이식받은 새 자궁을 이용해 임신을 시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불임 여성이 자궁 이식을 받아 임신을 시도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이 자궁 이식 수술에 대해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의료진에 따르면 수술받은 여성들은 대부분 30대로 선천적으로 자궁이 없거나 자궁경부암으로 자궁 적출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다. 수술을 집도한 매츠 브란스트롬 박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새로운 종류의 수술이다. 참고할 만한 어떤 전례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고센버그 대학병원 산부인과 과장인 브란스트롬 박사는 다음달 자궁 이식 수술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브란스트롬 박사는 9명의 여성 모두 수술 6주가 지난 현재 정상적으로 월경을 하는 등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자궁 이식 수술은 자궁과 여성들의 난관을 직접 연결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임신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해당 여성들 모두 난소에서 난자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은 수술 전 채취한 난자를 통해 ‘시험관 아기’를 낳는 방법을 선택할 예정이다. 현재 스웨덴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대리모를 이용한 출산은 불법이다. 하지만 이번 자궁 이식 수술은 임신을 위해 일시적으로 허용됐다. 최근 각종 장기는 물론 손, 얼굴 등 다른 신체부위까지 이식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과거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각각 한 번씩 자궁 이식 수술이 이뤄졌지만 이번에 스웨덴에서 한 것은 가장 진보적인 수술로 알려져 이식 수술의 범위를 넓히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생명을 구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데도 살아 있는 사람으로부터 기증을 받는 것이 윤리적이지 않다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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