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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시마 오염수, 2개월내 美해안 도달

    후쿠시마 오염수, 2개월내 美해안 도달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유출된 오염수 속 방사성물질이 앞으로 두 달 안에 미국 서부 해안에 도달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BBC 뉴스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나다 베드퍼드해양연구소(BIO)의 존 스미스 박사는 23일부터 미국 하와이에서 개최 중인 미국 지구물리학회 해양과학 연례회의에서 두 가지 모델로 추적 중인 후쿠시마 오염수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첫 번째 조사는 원전 사고 지점으로부터 동쪽으로 흐르는 구로시오 해류를 따라 도달하는 밴쿠버 서해안까지 해상선에 있는 해수를 일정 간격으로 채취해 조사한 방식이다. 이에 따르면 이미 지난 6월까지 결과에서 세슘 137과 세슘 134가 모두 검출됐으며 오는 4월 안에 미국 서부 해안에 방사성물질이 도달할 예정이다. 이번에 조사한 해수에서 검출된 세슘 137의 농도는 리터당 0.001베크렐 이하로 매우 적은 수준이라고 하지만 오는 2015년까지 그 농도는 리터당 최고 0.027베크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스미스 박사는 “이번 측정은 방사능량을 분석하는 학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이 검출량은 캐나다 국내 세슘 137에 대한 식수 허용치인 리터당 10베크렐보다 매우 적은 수준이며 인간의 건강이나 환경에 위협이 될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논의를 주관한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WHOI)의 켄 뷰슬러 박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부터 워싱턴주(州)까지 이르는 미 서부 해안과 알래스카, 하와이에서 주기적으로 방사성물질을 측정하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두 번째 조사에서는 아직 세슘 134는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소량의 세슘 137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런 세슘 137은 1950∼1960년대 원자폭탄 실험의 영향으로 해수에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뷰슬러 박사는 설명했다. 뷰슬러 박사는 “스미스 박사는 오는 4월 미국 서부 해안에 도달할 오염수의 세슘 137 농도가 리터당 0.003베크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슘 137에 대한 미국 환경보건국(USEPA)의 허용치는 리터당 7.4베크렐로 알려졌지만 원전사고 인근에서 오염수에서는 리터당 13만 베크렐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사진=우즈홀해양연구소/유튜브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설계와 다르게 볼트 4개 중 2개만 시공”

    “설계와 다르게 볼트 4개 중 2개만 시공”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이 일부 부실공사를 찾아내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수사본부는 24일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한 결과 보조기둥 1개에서 볼트 숫자가 부족했다”면서 “도면에는 보조기둥과 지면이 맞닿는 부분에 볼트 4개를 연결하도록 돼 있는데 2개밖에 사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2일 현장감식 작업을 벌였던 박영석(명지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한국강구조학회장 등에 의해서도 확인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경찰은 체육관의 설계·감리를 맡은 경주의 건축사사무소, 시공사인 포항의 건설사, 영천의 철골 구조물 납품업체 등 모두 5곳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에 대한 정밀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체육관 시공·설계 관련자 9명을 불러 공사 과정에서 부실이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납품된 자재의 샘플을 채취해 재질이나 강도 등에 문제가 없는지도 확인 중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경찰, 한국시설안전공단 전문가들이 25일 사고 현장을 찾아 추가 현장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리조트 측이 부대시설로 지은 체육관을 무단으로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다중이 이용할 수 있는 집회·공연 시설로 사용해 왔다는 점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사고가 난 체육관 건물은 2009년 9월 준공 당시 ‘운동시설’로 허가가 났다. 이런 가운데 경찰과 검찰은 리조트 측의 업무상과실 혐의를 포착하고서 처벌 수위와 범위를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사고가 사망 10명, 부상 105명의 대형 참사인 점을 감안해 일단 리조트 측의 안전관리 부실에 따른 책임이 있다고 보고 적용 법리를 검토해 관계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검찰 한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며 “사고가 난 법인, 전체시설관리책임자, 안전관리책임자, 해당 업무 담당자 등의 처벌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법인을 빼면 최소한 3명이 처벌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고 박주현 학생의 아버지는 수사본부에 코오롱, 마우나오션리조트, 시공사, 자재납품사 등에 대한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천안·영암서 잇단 AI 의심신고… 재확산 우려

    “예전엔 가금류 없는 외딴곳으로 피신시켰지만 올 초 확산 방지 살처분 범위가 3㎞로 넓어져 그럴 수 없어요. 3㎞ 이내에 가금류 없는 곳이 우리나라 어디에 있겠는지….” 충남 논산시 연산면 화악리에서 오계농장을 운영 중인 이승숙(52·여) 지산농원 대표는 23일 이렇게 말꼬리를 흐렸다. 그는 “나름 수소문을 끝내도 관할 자치단체가 어느새 연락해 ‘피신처를 제공하지 말라’고 막는다”며 혀를 찼다. 이 농원에서는 오계 500마리를 키우고 있다. 오계는 흔히 일본 오골계와 혼동하지만 몸이 온통 검은 우리나라 고유의 닭이다. 이 대표가 기르는 1000마리가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 대표는 “청정 자연에서 기르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가 여기저기 불쑥 터져 잠을 못 이룬다”며 “가금류 AI는 경영적 밀식사육이 아닌 자연방사를 통해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바뀌게 정부가 규제해야 막을 수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재상 충남도 주무관은 “문화재청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오계 피신 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이동이 오히려 치명적일 수 있어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산농원은 지난 20일 연무읍 마전리 종계농장에서 발생한 AI가 고병원성으로 확인되자 방역 작업을 더욱 강화했다. 발생지와 23㎞쯤 떨어졌지만 긴장감은 최고조다. AI가 발생한 2006, 2008, 2011년 경기 동두천, 경북 봉화·상주, 인천 무의도 등 100㎞ 이상 떨어진 데로 세 차례 피신시켰지만 이젠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AI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보성리의 산란계농장에서도 “밤사이 100여 마리가 폐사했다”고 신고했다. 도는 간이키트 검사 결과 AI 양성 반응을 보이자 분변 등 시료를 채취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이 농장은 지난 15일 고병원성 AI로 판명 난 육용오리농장에서 600여m 거리다. 전남 영암군 시종면의 한 농장에서도 육용오리 1만 6500마리 가운데 20마리가 폐사했다. 도는 간이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지만 예방 차원에서 가축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전날 반경 10㎞ 이내인 영암군 신북면의 육용오리농장에서도 폐사 신고가 들어와 4만 3000마리를 살처분했다. 반경 500m 이내의 오리농장 1곳, 1만 2000마리도 살처분을 앞뒀다. 영암군 시종, 신북, 도포면과 나주시 반남, 왕곡, 공산면 등 반경 10㎞ 이내는 전국 오리 사육량의 45%가 몰린 주산지여서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경기 안성시 보개면의 한 토종닭 사육농장에서도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닭 4만 8000마리를 기르는 이 농장에서는 지난 21일 70여 마리에 이어 또 300여 마리가 폐사했다. 이에 따라 도는 해당 농장 입구에 초소를 설치하고 이동통제에 들어갔다. 반경 3㎞에는 오리 사육농가 4곳(12만 마리), 닭 사육농가 10곳(87만 마리)이 있다.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백만개의 조용한 혁명(베네딕트 마니에 지음, 이소영 옮김, 책세상 펴냄)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름 없는 시민들의 연대기다. 무명의 평범한 시민들이 ‘나’의 일상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한 조용한 움직임들은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하면서 ‘우리 모두’가 더불어 잘살기 위한 세상을 만드는, 조용하지만 위력적인 혁명으로 진화해 왔다. AFP의 경제·사회 문제 전문기자인 저자는 오래전부터 전 세계 시민사회에서 조용히 일고 있는 이 같은 움직임에 주목했다. 북반구와 남반구를 가로질러 아프리카 최빈국부터 인도, 브라질 같은 신흥국, 북미와 일본, 유럽의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수십개국에서 일고 있는 혁명의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기록이다. 산지-소비자 직거래 통로를 만들어 유통혁명을 일으킨 프랑스의 지역구매시스템 아마프(Amap), 인도 뭄바이의 빈민가에서 탄생한 여성협동조합 리자트(Lijjat) 등 우리가 몰랐던 다른 가능성의 세계가 펼쳐진다. 400쪽. 1만 8000원. 죽설헌 원림(박태후 지음, 열화당 펴냄) 수백종의 자생 꽃과 토종나무, 과실수와 화초 등이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어우러진 죽설헌(竹雪軒)의 사철을 기록한 책. 정원주인인 화가 박태후가 썼다. 호남 원예학교에서 과수, 채소, 화훼의 기초를 배우고 산야를 돌아다니며 각종 종자를 채취해 심고 가꾼 것이 4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꽃과 나무를 가꿔 온 이야기, 대숲과 연못의 조성에 관한 경험담,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죽설헌의 삶에 대해 기록해 두었던 글을 모았다.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나라 토종나무와 야생화들의 특징과 이를 제대로 가꾸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그 지역 환경에 가장 적합하거나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수종, 또 가급적이면 유실수나 채소, 잡초와의 경쟁에서 견딜 수 있는 다년생 화초 등을 심으라고 권한다. 전남 벌교 출신의 사진작가 이일천의 사진을 곁들인 책은 우리나라 자생식물 가꾸기에 관한 작은 도감을 보는 것 같다. 310쪽. 2만 3000원. 당신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노벨재단 엮음, 이광렬· 이승철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매년 12월 20일 노벨상 시상식에서 노벨 위원회는 수상자 선정 사유와 수상자들의 업적을 알려주는 연설을 한다. 노벨상 시상 연설은 간결하고 명확한 문체로 노벨상 수상자의 과학적 업적이 인류사에 왜 중요한지를 소개한다. 책은 1901년 첫 노벨상 시상식부터 지난해 12월 10일 열린 2013년 노벨상 시상식까지 과학분야의 시상 연설을 모았다. 물리, 화학, 생리·의학분야 순으로 각권을 정리했다. 인류과학의 과거, 현재, 미래라고 할 수 있는 113년 노벨상의 역사를 한눈에 읽을 수 있다. 물리학의 경우 빌헬름 뢴트겐이 엑스선을 발견한 업적으로 첫 노벨상을 수상한 이후 방사선의 발견, 양자역학의 발전 등 20세기와 21세기 물리학의 흐름을 보여준다. 연금술의 아류였던 화학이 생명 탄생의 비밀을 푸는 열쇠로 발전하기까지, 산업화와 전쟁 시대의 병리학에서 질병 없는 사회를 추구하는 생리·의학으로 진보하는 과정에서 노벨상이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전 3권. 각권 2만 5000원. 마지막 기회라니?(더글러스 애덤스·마크 카워다인 지음, 강수정 옮김, 홍시 펴냄) 코믹 SF 작가와 과묵한 동물학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기. 1500만부 이상 판매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쓴 애덤스가 쓴 유일한 논픽션이다. 1985년 옵서버킬러매거진의 의뢰로 마다가스카르 섬의 멸종위기종 원숭이 ‘아이아이’를 취재하러 갔던 애덤스는 세계야생동물기금에서 일하던 동물학자 카워다인을 만나면서 멸종위기종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 두 사람은 세계 각지의 멸종위기종을 취재하는 여행을 감행하기로 한다. 1988년 시작한 둘의 탐사여행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자이르부터 중국 양쯔강, 모리셔스섬 등 세계 구석구석을 찾아 1년간 계속된다. 1989년 첫 출간된 이래 위기에 처한 동물의 문제를 세상에 알린 기행문학의 고전으로 꼽힌다. 368쪽. 1만 3000원.
  • 해외 유전개발 틈새시장 열린다

    해외 유전개발 틈새시장 열린다

    고품질 석유를 비교적 쉽게 시추하던 이지오일(Easy Oil)의 시대가 저물면서 신규 유전 개발이 필요한 멕시코와 미얀마 등 기술력과 자본이 부족한 산유국을 중심으로 투자시장이 열리고 있다. 시장을 독점해 온 쉘과 액손모빌 등 석유메이저 회사가 최근 비용과 위험 부담을 줄이려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국내 자원개발 업체에 틈새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21일 석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일 멕시코 정부는 그동안 국영석유기업인 페멕스(PEMEX)가 독점해 오던 자국 석유산업을 외국기업 등 민간에 개방하는 에너지개혁법안을 확정했다. 다음 달 말부터 정식 발효되는 이 법안은 자국은 물론 해외의 민간기업 등이 정부에 로열티와 세금을 내면 멕시코 내 유전을 탐사·개발하고 이익과 생산물, 손실 등을 공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00년 중반 이후 멕시코 석유 생산량은 매년 급감했다. 일 평균 생산량은 2005년 340만 배럴에서 2012년 250만 배럴로 7년 만에 24.3%가 줄었다. 멕시코의 석유 매장량은 쿠웨이트와 맞먹는 1150억 배럴로 추정되지만, 연근해에서 채취하던 원유가 바닥을 드러낸 상황이다. 좀 더 깊은 바다로 나가 원유를 채취하면 되지만 멕시코 입장에선 기술도 자금도 부족하다. 자국의 거센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시장을 개방한 이유다. 업계에선 투자를 통해 멕시코의 심해유전과 셰일가스가 개발되면 일 평균 생산량은 2018년 300만 배럴, 2025년에는 350만 배럴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성기 때인 세계 9위 산유국으로 다시 재도약할 수 있다. 최근 신규 유전 개발이 심해나 극해로 몰리면서 굴지의 에너지 기업들은 투자에 보수적인 상황이다. 쉘과 엑손모빌 등 7개사가 참여한 카샤간(Kashagan) 해상 유전 개발 프로젝트는 초기 예상보다 투자비가 5배, 기간도 2배 이상 늘어났다. 해당 지역은 알래스카 이후 30년 만에 발견한 최대 규모의 유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2000년 이후 시추만 15년째다. BG그룹 등이 호주 퀸즐랜드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역시 시추 지연과 물가 인상 등으로 투자비용이 30%나 올랐다. 석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10년 사이 이들 다국적 기업이 벌여놓은 1조원 이상 대형 유전 개발 프로젝트는 4배 이상 증가했다. 멕시코에 큰 장이 섰음에도 다국적 기업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SK이노베이션과 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 등 국내 자원개발(E&P) 기업들은 아직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회인 것은 분명하지만, 멕시코 정부가 아직은 채굴권을 인정하되, 광구의 소유권은 인정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라면서 “업계가 컨소시엄 등을 구축한다면 투자가 어렵지 않은 만큼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25년 동안 빚 한푼 없는 태안군 ‘상반된 평가’

    기름 유출 사고 때 말고는 25년간 빚이 없는 충남 태안군의 군정 운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파산제 도입이 논란을 빚는 가운데 자치단체에 부채가 없는 문제를 놓고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태안군에 따르면 현재 충남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빚이 없다. 2007년 12월 기름 유출 사고 때 배상 및 보상비로 농협에서 60억원을 잠시 빌렸다 갚은 걸 빼면 1989년 서산시와 분리된 뒤 25년간 ‘부채 0’을 유지 중이다. 김진환 군 기획감사실장은 “수백억원씩 들어가는 바다목장과 상·하수도 등의 큰 사업은 국·도비를 지원받고, 마을안길 등 자잘한 주민 숙원 사업은 군 예산 운영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투자한 것이 빚지지 않은 비결”이라고 자랑했다. 실제 태안에서 눈에 띄는 큰 사업 중 군이 직접 투자한 것은 하나도 없다. 김 실장은 “지방세와 세외 수입이 많지 않은 군이 빚을 얻으면 갚을 길이 없다”며 “빚 없는 지자체를 만드느냐 아니냐는 단체장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태안군의 연간 지방세는 일반회계 2810억원 중 234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연간 세외 수입도 대부분 태안화력발전소와 해사 채취 사용료 각각 40억~50억원과 100억~120억원이 차지한다. 하지만 빚 없는 지자체를 꼬집는 이들도 적잖다. 충남도 관계자는 “안면도 개발 등 군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보면 상당수 있다”면서 “부채가 없다는 것은 군에서 투자를 안 했다는 것으로 기초단체가 행정서비스에 소홀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천안과 당진 등 개발 여력이 높은 지자체는 지역 개발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했다”면서 “예컨대 충남에서 가장 작은 청양군이 운곡농공단지 조성을 위해 83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한 것을 비난하기는 어렵다. 조성이 끝나면 민간 업체에 분양해 빚을 갚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낭비성 사업이 불러온 부채다. 대전 동구는 구청사, 동사무소 신축으로 299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빚이 없던 동구는 2008년 홍도동사무소 신축비로 7억원을 얻으면서 부채 많은 지자체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 즈음 구청사 이전 및 신축에 광역자치단체가 세워야 할 대전문학관까지 건립하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동구는 빚이 378억원으로 늘어나자 소식지 발행 중단 등 예산 절감을 위해 애를 썼지만 결국 문학관을 시에 팔아야 했다. 2017년까지 매년 60억원 안팎을 갚아야 하는 동구는 다른 사업 투자를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지자체 부채에 대해서는 투자가 적정했는지, 올바른 투자라 하더라도 지자체가 감당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야지 단순히 양이 많다고 또는 한 푼도 없다고 부정이나 긍정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필리핀서 한국인 관광객 첫 피살 “오토바이 탄 괴한 총격”

    필리핀서 한국인 관광객 첫 피살 “오토바이 탄 괴한 총격”

    필리핀서 한국인 관광객 첫 피살 “오토바이 탄 괴한 총격” 최근 필리핀 북부지역에서 한국인 1명이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19일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인 허 모(65)씨가 18일 밤 7시45분(현지시간) 북부 관광도시 앙헬레스에서 일행 3명과 함께 인근 호텔로 걸어가다가 오토바이에 탄 괴한 2명의 총격을 받았다. 이들의 총격으로 허 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범인들은 오토바이를 이용해 허 씨 일행에게 몰래 접근해 9㎜ 권총을 여러발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에서 한국인 교민이 아닌 관광객이 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국대사관 측은 밝혔다. 당시 허씨의 일행인 이 모(37)씨 다른 한국인들은 급히 현장을 벗어나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허 씨는 회사 동료의 후배들과 함께 지난 15일 필리핀에 도착, 앙헬레스 일대를 둘러본 뒤 이날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앙헬레스 지역에서는 지난 1월에도 오토바이에 탄 괴한 2명이 은행에서 돈을 찾아나오던 한국인 1명에게 총상을 입힌 뒤 2만 달러를 빼앗아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앙헬레스는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약 80㎞ 떨어진 유명 관광지로, 지난해 4월 중순에도 한국인 2명이 무장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이 중상을 입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루손섬 중부지역 한인회 등은 한국인들을 겨냥한 범행들이 잇따르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대사관도 최근의 한국인 연쇄 피습사건과 관련해 현지 경찰에 철저한 수사와 신속한 범인 검거 등을 거듭 촉구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달 중순에도 북부 관광도시 바기오의 한 고속도로 상에서 한국인으로 보이는 40대 초반의 남자 1명이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한국대사관은 당시 숨진 사람에서 발견된 일부 소지품이 한국산인 점으로 미뤄 일단 한국인으로 보고 유전자 샘플을 채취, 한국 경찰에 신원 확인을 의뢰한 상태다. 필리핀에서는 지난해에 모두 13명의 한국인이 피살됐으며 이들은 모두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교민들로 확인됐다. 필리핀을 찾은 한국인 방문자 수는 2012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초대형 태풍과 강진 등 각종 자연재해에도 약 116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구 초기 생명체, 산소 거의 없어도 생존”(연구결과)

    “지구 초기 생명체, 산소 거의 없어도 생존”(연구결과)

    지구의 초기 생명체들은 산소가 희박한 환경에서도 생존했었다는 주장이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초기 생명체의 서식환경은 여전히 과학계의 미스터리 중 하나다. 덴마크남부대학의 대니얼 밀즈 교수는 덴마크 해변에서 채취한 해면동물 바다수세미(sea sponge)의 일종인 할리콘드리아(Halichondria)가 현재 지구의 평균 산소량의 0.5%에 불과한 산소만 있어도 생명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이번 연구는 이미 산소가 충만한 지구 해양환경에서 생명체가 탄생한 것이 아니라, 산소가 부족한 곳에서도 생존 가능한 생명체가 점차 늘어나면서 바다의 산소량이 증가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밀즈 교수는 “수 십 억 년 전 지구에는 단세포로 이뤄진 미생물만 있었다. 초기 해양생물들은 산소가 충분하지 않은 해양에서 이 미생물들은 먹고 살았으며, 미생물 숫자가 줄어들고 산소양이 증가하면서 초기 해양 동물의 개체수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까지는 아무도 동물이 얼마만큼의 산소를 필요로 하는지 알지 못했다”면서 “할리콘드리아는 지구상의 초기 동물과 가장 닮아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초기 해양 생물체가 적은 산소만으로도 살 수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AI 살처분 380만 마리… 재확산 우려 고조

    AI 살처분 380만 마리… 재확산 우려 고조

    지난달 16일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한 달을 지나면서 재확산 여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원도에서 발견된 철새 배설물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충남 청양과 천안의 가금류 농장에서도 AI가 검출되면서 충청 지역은 긴장 상태다. 두 번의 일시 이동중지 명령(스탠드스틸)에도 AI 발생 건수는 역대 3위다. 한 달 만에 약 380만 마리가 살처분되면서 예방적 살처분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AI 발생 건수는 20건이고 살처분한 가금류는 379만 3000마리다. 이번까지 합쳐 총 다섯 번의 AI가 발생했는데 발생 건수는 2010년 4차(53건), 2008년 3차(33건)에 이어 역대 3위다. 살처분 수는 2006년 11월 22일부터 104일간 지속된 2차(280만 마리)보다 100만 마리나 많다. 정부는 두 번의 스탠드스틸과 예방적 살처분 등 강력한 방역을 펼쳤다. 특히 AI 발생 5일이 지난 지난달 21일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발병 농가 반경 500m에서 3㎞로 확대했다. AI의 전파를 빠르게 막겠다는 의도였다. AI 바이러스 형태가 과거 네 차례 발병한 ‘H5N1’형보다 전파 속도가 느린 ‘H5N8’형이라는 점도 초기 차단의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철새들이 분변을 통해 AI를 전파하면서 발생 한 달 만에 경북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됐다. 첫 AI 의심신고 3일 만인 지난달 19일에 호남 전역에 발동했던 스탠드스틸과 설을 앞둔 지난달 27일 충청 지역에 발동한 2차 스탠드스틸도 AI를 완벽하게 차단하지 못했다. AI와의 전쟁이 장기전에 돌입하면서 살처분 작업에 투입된 충북 진천군의 한 공무원이 뇌출혈로 쓰러지는 등 방역요원들은 지쳐가고 있다. 이에 따라 살처분 정책 대신에 AI 백신을 쓰자는 주장이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I 바이러스는 변이가 너무 많아 백신을 쓰기가 어렵다”면서 “항상 AI가 상존하는 동남아 국가에서만 사용하고 있으며 선진국들은 살처분 정책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살처분 보상금은 닭·오리 한 마리당 평균 1만 500∼1만 1000원이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살처분 보상금은 400억원 이상이다. 생계·소득안정 지원금, 긴급경영안정자금 등을 더하면 총피해 규모는 7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게다가 AI가 재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14일에만 전국에서 12건의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는데 하루 10건 이상 접수된 것은 지난 7일(12건) 이후 일주일 만이다. 지난 14일 강원도 원주 섬강 주변에서 채취된 철새 배설물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강원도에서 첫 사례다. 정부는 철새 분변의 반경 10㎞를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닭과 오리 농가에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15일에는 청양과 천안에서 각각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16일에는 전북 김제의 씨오리 농가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AI 청정지역’ 강원마저 뚫렸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강원 지역 철새에서 처음 검출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6일 강원도 원주의 섬강 일대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을 정밀검사한 결과 고병원성(H5N8)으로 확진됐다고 14일 밝혔다. 도는 고병원성 AI로 확인된 철새 분변의 채취 지점에서 반경 10㎞를 즉시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닭과 오리 농가에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관리지역 내 양계농가 114곳에 대해서는 도 가축위생시험소 방역관 6개조 12명을 투입해 임상검사에 들어갔다. 오리를 키우는 농가 12곳에서 AI 항원·항체 검사도 할 예정이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박테리아로 만든 유명 연예인 초상화 ‘박테리오그래피’

    박테리아로 만든 유명 연예인 초상화 ‘박테리오그래피’

    겨드랑이 박테리아로 만든 유명 연예인의 초상화가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영국 유명배우 스티븐 프라이와 캐롤 보더만을 포함한 연예인과 유명인 다수로 그들의 겨드랑이에서 채취한 박테리아로 초상화를 만들었다. 사진보다 더 실물같은 이 초상화 개발자는 미국 미생물학자이자 사진작가인 재커리 콥퍼(Zachary Copfer)로 과학과 미술을 접목시킨 ‘박테리오그래피’(Bacteriography)를 성공시켰다. 박테리오그래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인물의 디지털 사진을 찍고 사진을 작은 점으로 이루어진 망점(하프톤)으로 변형시킨다. 이 과정 중 가장 중요한 작업은 변형된 망점 사진을 음화(陰畵)로 만들어 박테리아 접시에 놓은 채로 방사선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인큐베이터에서 48시간 동안 지내고나면 박테리오그래피가 탄생된다. 완성된 초상화는 오는 3월 개최되는 ‘빅뱅 영국 젊은 과학자와 엔지니어 페어’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박테리오그래피 개발자 재커리 코퍼는 “박테리오그래피가 이번 행사에 참여하여 젊은 세대들에게 감명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흥분된다. 내가 하는 일이 재미있고 독특한 방법으로 과학적 지식들을 응용하는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지해 호주통신원 jihae1525@hotmail.com
  • 시베리아에 생긴 미스터리 ‘크레이터’ 정체는?

    시베리아에 생긴 미스터리 ‘크레이터’ 정체는?

    무려 65년 동안이나 비밀을 풀지못한 미스터리 크레이터의 사연이 알려져 관심을 끌고있다. 최근 영국매체 데일리메일은 러시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에 위치한 분화구 모양의 ‘파톰스키 크레이터’(Patomskiy crater)의 비밀을 지금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리학자 등 전문가들의 머리를 긁적이게 만든 이 크레이터는 지난 1949년 처음 발견됐다. 독수리 둥지같은 이 크레이터의 크기는 약 80m 높이에 지름은 150m로 멀리서 봐도 한 눈에 들어올만큼 크다. 전문가들이 예측한 이 크레이터의 ‘나이’는 100~500년. 현재까지 전문가들이 추측한 생성 원인은 화산폭발, 운석충돌, 핵실험, 구소련의 비밀시설 등 다양하지만 어느것 하나 명확한 증거가 없다. 데일리메일은 “지난해 현지 과학자들이 샘플을 채취해 조사에 나섰지만 방사능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면서 “핵실험으로 인한 크레이터 생성은 가능성이 없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크레이터 생성에 대한 나머지 추측도 증거가 없다는 점이다. 한 전문가는 “화산은 이 지역에서 수천km나 떨어져 있으며 운석 충돌로 생긴 물질 또한 찾을 수 없었다” 면서 “인근의 나무도 비정상적으로 빨리 자란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름다운 수국꽃, 어쩌다 마약으로 둔갑했나

    아름다운 수국꽃, 어쩌다 마약으로 둔갑했나

    오묘한 빛깔과 아름다운 꽃잎으로 관상용 뿐 아니라 신부의 부케로도 자주 등장하는 수국이 최근 마약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프랑스 경찰청의 주장을 인용해 수국이 최근 마리화나 등 피우는 마약 형태로 악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북부 경찰청은 일명 ‘수국 범죄조직’(Hortensia Gang)이 수국을 훔쳐서 몇 주동안 이를 말린 뒤 마약으로 쓰고 있다고 발표했다. 대부분은 말린 수국 꽃잎을 담배와 섞어 피우며, 이는 마리화나의 주성분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와 비슷한 정도의 환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지역일간지 라 봐 뒤 노르(La Voix du Nord)는 최근 20 여 곳의 조원(造園)업자들로부터 계속해서 수국을 도난당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지 경찰이 이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이 같은 현상이 어려워진 경제를 상대적으로 대변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화학제품을 넣은 마약의 가격이 급격히 높아짐에 따라 수국을 이용한 마약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마치 과거에 야생에서 환각성 버섯을 채취하는 것이 유행했던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경찰 당국은 이러한 수국 마약 범죄가 독일에서 흘러들어온 것으로 추측하고, 수국 원예업체들에게 도난 주의를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수국을 이용한 마약 제조 및 흡입은 건강에 매우 해롭다”면서 “수국은 위와 호흡기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며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현기증이 생기는 증상 등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강도, 女주인 뺨에 뽀뽀했다가 DNA 조사 덜미

    강도, 女주인 뺨에 뽀뽀했다가 DNA 조사 덜미

    복면을 쓰고 강도행각을 벌인 20대 청년이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4월 프랑스의 보석상에 2인조 강도가 들었다. 강도들은 돈과 보석을 모조리 털어 도망갔다. 가게엔 경보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정작 강도가 들었을 땐 무용지물이었다. 비밀번호를 알아낸 강도들이 경보기를 꺼버렸기 때문이다. 보석상 주인은 가게 위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강도들이 주인을 덮친 건 아파트에서였다.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강도들은 여주인의 몸에 무언가 액체를 끼얹고 경보기 비밀번호를 대라고 했다. 강도들은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으면 몸에 불을 붙이겠다고 위협했다. 여주인 몸에 끼얹은 건 휘발유라고 겁을 줬다. 겁에 질린 여주인이 비밀번호를 불러준 덕에 강도들은 편안하게(?) 가게에 들어가 맘껏 물건을 훔쳤다. 두 명 강도는 현찰과 보석을 잔뜩 챙겨 도주했다. 강도 중 1명이 실수를 저지른 건 이때였다. 여주인을 감시하던 강도는 여자의 뺨에 살짝 뽀뽀를 하고 도망갔다. 여자로부터 “강도 중 한 명이 볼에 뽀뽀를 했다”는 말을 들은 경찰은 범인의 유전자(DNA)정보를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끈질긴 수사 끝에 최근 프랑스 남부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다. 여죄가 의심되는 20세 청년 용의자는 “여주인에게 트라우마를 덜 남기기 위해 뽀뽀를 해줬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공범을 추적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흉터없고 정밀한 소이증 수술법 개발 화제

    흉터없고 정밀한 소이증 수술법 개발 화제

    소이증 수술을 위한 새로운 방법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프로필 성형외과(대표 정재호)의 정재호 원장은 3D 프린터로 정상귀의 모양을 3차원적으로 제작해 수술시간을 단축하고, 내시경을 이용해 측두근막 박리 후 귀를 재건하는 방법을 통해 절개를 없애 흉터 없는 소이증 수술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작은 귀나 귀의 결손으로 인해 청력의 감소와 외형적인 불이익을 겪을 수 있는 소이증은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귀 없는 남자’로 인해 화제가 된 바 있는 선천적 기형 증상이다. 기존의 수술은 복잡한 귀의 형태를 만드는데 한계가 있었고 피부 채취를 통한 흉터가 남았다. 그러나 이번에 등장한 수술법은 두피의 절개를 거의 없애거나 아예 하지 않고 수술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측두부위의 횡 절개, 반대편 귀의 피부 이식 상처, 사타구니 피부 채취 흉터 등에서 벗어나 지혈도 잘되고 피주머니도 하나만 사용, 제거도 4일 이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두피에서 채취한 피부는 동종 진피를 같이 이식해 전층 피부 이식과 같은 효과를 보며 두피에서 탈모가 되는 부위도 생기지 않아 뼈대를 이루고 있는 메드포 외에는 보통의 귀와 같으며 수술 후유증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3D 프린터 기술로 정상 귀의 모양을 3차원적으로 제작하고 메드포를 그에 맞춰 수술 전에 준비할 수 있는 것도 특징. 수술 전에 이미 뼈대와 귀의 모양이 나와 있어 수술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형태도 더욱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다. 이미 미국에서 사용되어온 수술방식이지만, 수술집도 의사와 내시경 의사가 분리되어 있던 것과는 달리 프로필 성형외과에서는 특화된 방법을 통해 정재호 원장이 집도해 환자와 보호자가 더욱 안심할 수 있도록 수술의 일원화를 이뤄냈다. 새로운 시술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profilehospital.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수 기름 유출 파장] 남해까지 간 여수 기름, 6일 첫 피해보상협의

    [여수 기름 유출 파장] 남해까지 간 여수 기름, 6일 첫 피해보상협의

    지난달 31일 발생한 전남 여수시 낙포동 원유2부두 원유 유출에 따른 피해보상이 추진된다. 정부는 6일 여수해양항만청에서 여수시, 해경, 주민 대표와 GS칼텍스, 선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첫 피해대책협의회를 열어 피해보상 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5일 밝혔다. 그러나 정부와 사고 유조선사, GS칼텍스, 어민 등의 입장이 엇갈려 난항이 예상된다. 해양수산부는 사고 선박이 국제기금협약과 민사책임협약에도 가입돼 있어 보상비는 별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기름띠가 여수시 신덕마을과 오천동, 만흥동, 광양시, 경남 남해군 등 사고 지점으로부터 수십㎞ 흘러간 점 등으로 미뤄 보상액 산정에 논란이 야기될 전망이다. 이번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신덕동에는 어촌계 135가구를 비롯해 260여가구의 어민들이 120여㏊의 공동어업 구역에서 바지락, 해초류, 우럭 등을 양식하는 등 여수지역 어업권 피해가 400여㏊로 추산된다. 인근 광양과 남해지역에서도 각종 어패류 양식장과 맨손어업 등이 피해를 입었다. 또 숙박, 관광업을 비롯한 환경오염 등 2차 피해까지 합칠 경우 보상 범위와 규모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유류 및 유해물질연구단은 이날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6㎞(10마일) 내 30개 지점의 바닷물 시료를 채취하는 등 해양오염 긴급 영향 조사를 벌였다. 한편 여수시와 해양경찰청, 여수수협, 신덕마을 어촌계는 6일부터 자원봉사자 참여를 제한하기로 이날 합의했다. 이들은 “방제 작업이 계속되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이 늘어나는 데다 유류 오염도가 사고 초기보다 많이 낮아져 여수시, 해경, GS칼텍스 등이 방제를 주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수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김준의 바다 맛 기행] 겨울바다 팔방미인 굴

    [김준의 바다 맛 기행] 겨울바다 팔방미인 굴

    겨울을 대표하는 으뜸 바다음식을 꼽으라면 누가 뭐라 해도 ‘굴’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부산 가덕도에서부터 한려해상과 다도해를 거쳐 서해의 백령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해역에서 서식한다. 게다가 회, 국, 전, 구이, 젓갈 등 어떤 종류의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바다음식의 팔방미인이다. 그런데 굴의 매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오래전 전남 함평의 갯마을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그때도 엊그제 입춘 한파처럼 몹시 추웠다. 바닷물이 들자 갯벌로 들어간 어머니들이 뭍으로 나왔다. 그리고 순서대로 캔 굴의 무게를 잰 뒤 이를 노트에 적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주민들은 ㎏마다 일정액을 공동기금으로 적립했다. 이렇게 모은 돈은 노인잔치, 화전놀이, 이장 활동비 등에 썼다. 경남 거제나 통영 등 대규모 굴 양식장에선 생각할 수 없는 풍경이다. 이쯤 되면 돌에 붙은 굴(석화)이 갯마을 버팀목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충남 태안에서 본 인상적인 모습도 생각난다. 개목리 마을어장의 걸대에 빼곡하게 굴이 걸려 있었다. 조차가 심해 물이 들면 잠기고 빠지면 노출되는 전형적인 서해안 굴 양식장이었다. 겨울이면 남녀노소 마을주민들이 모여 해안가에 굴막을 지어놓고 굴을 깠다. 그때 필자가 찾았던 굴막에는 달아서 반질반질해진 할머니 조새(굴 채취 어구), 할머니 곁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손자며느리 조새, 그리고 살림꾼 며느리 조새 등 ‘삼대 조새’가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 그 마을의 굴밭은 허베이호 기름 유출 사고로 사라졌다. 더 이상 굴막에서처럼 달달한 굴은 맛볼 수 없게 됐다. 당시 손자며느리가 통영산 굴로 지은 굴밥을 그릇에 가득 담아 주었다. 거제나 통영의 굴은 알이 굵어 굴밥을 해도 쌀과 굴 알갱이가 잘 어울렸다. 대신 태안이나 서산의 굴은 어리굴젓에 적합했다. 조차가 큰 서해안의 굴은 물이 빠지면 입을 꼭 닫고 몇 시간을 굶으며 다음 물때를 기다린다. 그래서 알갱이는 작지만 육질이 쫄깃하고 식감이 좋다. 반대로 거제나 통영의 굴은 24시간 먹이를 섭취할 수 있어 알이 굵다. 굴이 산란하는 5월에서 8월 사이에는 독성이 강해진다. 외국에서도 철자에 ‘R’자가 없는 달인 오월, 유월, 칠월, 팔월엔 굴을 먹지 않는다. 이 시기에 굴을 먹으면 탈이 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노로바이러스’ 때문이다. 여름철엔 비브리오균, 살모넬라 등이 많이 활동한다. 설 전후 시기가 가장 안전하고 살도 통통하게 올라 맛이 좋다. 인류의 등장은 굴 요리의 시작과 궤를 같이한다. 부산 동삼동과 여수 안도, 해남 군곡리, 태안 안면도, 안산 오이도 등의 해안을 따라 발견되는 조개무지(패총)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것이 굴껍질이다. 선사시대부터 굴을 먹었다는 증거다. 고려시대 ‘청산별곡’의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라래 살어리랏다. 나마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라래 살어리랏다’라는 가사에 나오는 ‘구조개’는 ‘굴과 조개’를 말한다. 조선 중기에 허균의 ‘도문대작’을 비롯해 ‘음식디미방’, ‘규합총서’, ‘증보산림경제’ 등 요리책에도 굴을 날로 먹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오늘날처럼 냉장 보관시설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 굴은 소금으로 갈무리해 젓갈로 보관했다. 그중 진상용으로 고흥의 진석화젓과 서산의 어리굴젓이 유명했다. 모두 석화라고 하는 자연산 굴로 만든 젓갈이다. 진석화젓은 굴의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삭힌다. ‘眞石花’ 즉 진짜 굴젓이라는 말이다. 2~3년은 족히 묵혀 굴의 형태가 완전히 사라지고 누런 액체만 남은 젓이다. 반대로 어리굴젓은 소금을 적게 넣고 고춧가루와 버무린다. 배추나 상추를 얼간해서 먹듯 싱싱한 굴을 금방 간을 해서 고춧가루에 버무려 먹는 것이다. ‘어리다’는 말이 담고 있는 의미다. 서로 으뜸이라고 내세울 필요도 없다. 요리법이 다르니 우열을 가리는 것이 어리석다. 정월 초하루 차례를 지내자마자 충남 바닷가로 향했다. 굴 밭이라면 백령도에서 거제도까지 두루 쏘다녔지만 제대로 된 굴 맛을 보지는 못했다. 이곳저곳을 수소문하다 찾은 곳이 보령의 천북 굴단지였다. 도착해보니 수십 곳의 굴 요리 전문집들이 줄지어 있다. 주차장에는 차들이 가득했다. 서울에서 가깝고, 안면도 등 매력 만점의 여행지들이 많은데다 꽃게, 대하, 새조개, 갱개미(간재미), 낙지, 키조개, 개조개 등 바다음식까지 풍성하니 뭘 더 바라겠는가. 설 연휴를 맞아 귀성객과 관광객 등이 집집마다 몇 팀씩 앉아 있었다. 저렇게 많이 소비되는 굴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주인 관상을 보며 이집저집 기웃거리다 복씨 성을 가진 안주인의 상술에 넘어가고 말았다. 그녀는 자연산으로 보이는 작은 알굴을 내밀며 맛을 보라고 유혹했다. 굴의 원산지를 묻자 거제, 통영, 여수, 완도에서 올라온 굴이라고 했다. 그리고 힘주어 ‘시화호굴’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곳 바다는 오염되었다는 것이다. 200여년 전 쓰인 ‘규합총서’(1809년)는 남양(南陽)에서 나는 ‘석화’를 팔도 특산물의 하나로 꼽았다. 굴 중에서도 으뜸이라는 말이다. 남양은 경기 화성 일대를 일컬으니 시화호를 포함한다. 지금 그곳 바다는 반월, 남동, 시화 공단 등 공업단지와 대도시로 바뀌었다. 1억~2억년 전부터 식량으로 사용했던 굴은 불과 몇백년 만에 먹을 수 없게 됐다. 누굴 탓하겠는가. 바다를 깨끗하게 해주는 굴과 조개의 서식지를 모두 파괴했으니. 굴물회와 굴밥을 시켰더니 인심 좋은 안주인이 굴구이와 생굴을 덤으로 내왔다. 불꽃이 몇 차례 석쇠 위로 오르내리자 굴이 노릇노릇 익기 시작했다. 10여년 전 섣달 그믐날 기억이 떠올랐다. 내 생애 가장 맛이 있는 굴구이를 그때 먹었다. 전남 고흥 내로마을에서 세찬을 마련하기 위해 꼬막을 캐기로 한 날이었다. 먼저 온 주민들이 모닥불을 지폈고, 뒤따라온 몇 아낙들은 갯가에서 굴을 주워왔다. 익숙한 솜씨로 불길 위로 주워온 굴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잠시 후 부지깽이로 하나씩 긁어내더니 호미로 굴을 까먹기 시작했다. 그때 모닥불 주위에 앉아서 받아먹던 짭조름한 굴이 얼마나 맛이 있던지.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어떻게 먹을까] 껍질에 노란 기운 돌면 바로 꺼내 먹어야 제맛 →요리법 굴구이는 먹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너무 잘 구워지면 굴껍질 안에 달착지근한 국물이 모두 밭아 굴이 팍팍하고, 너무 익지 않으면 톡 쏘는 알싸한 맛이 강하다. 껍질에 노란 기운이 돌고 칼이 들어갈 만큼 벌어졌을 때 지체 없이 꺼내 먹어야 한다. 아울러 한꺼번에 센 불에 굽기보다 불의 세기에 따라 조금씩 익혀 먹는 게 좋다. 보통 초장을 찍어 먹는데 겨자를 곁들여도 좋다. 굴밥은 쌀을 씻어 솥에 넣고 한소끔 끓인 다음 생굴을 넣고 뜸을 들인다. 이때 사용하는 굴은 알이 굵은 남해안의 거제나 통영산 굴이 제격이다. 쌀밥에 없는 무기질(철, 구리, 칼슘 등)이나 비타민A가 풍부해 영양식으로도 좋다. 천북의 굴단지에서 맛볼 수 있는 새로운 맛은 ‘굴물회’다. 배, 오이, 식초 등 일반 물회를 만들 때 식재료와 다르지 않다. 굴을 소금물에 씻은 다음 식초를 좀 뿌려주면 알이 단단해지고 맛도 좋아진다. 이렇게 해서 만든 굴물회는 얼큰하고 새콤하며 달콤하다. 생굴, 굴구이, 굴국밥, 매생이굴, 굴전, 굴칼국수 등도 맛볼 수 있다. 굴구이는 네 사람이 3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굴밥 등에 어울리는 큰 굴은 거제나 통영 등 남해안 양식장에서 전국의 70% 이상을 공급한다. 이동거리나 유통기간을 고려해 생굴보다는 익힘 요리를 추천한다. 생굴을 원한다면 산지와 가까운 어시장에서 작은 굴을 찾는 것이 좋다. 큰 굴도 산지에서라면 겨울철에 날로 먹을 수 있다. →음식궁합 굴은 무, 배추, 두부와 잘 어울린다. 굴국을 끓일 때 두부와 부추를 넣고 끓이면 좋다. 무와 굴을 넣고 김장양념으로 버무려 만든 ‘무굴무침’도 시원하고 달콤하다. 무 대신 배추 잎을 굵은 소금으로 간을 해서 굴과 양념을 버무려 먹어도 좋다. →고르는 방법 굴은 껍데기도 좌우가 있다. 바위에 붙어 있는 것이 왼쪽 껍데기이고 붙지 않는 곳이 오른쪽이다. 우각이 열고 닫히면서 호흡하고 먹이활동을 하는 것이다. 구울 때 입을 여는 것도 우각이다. 좋은 굴은 껍데기가 꽉 다물어진 굴을 골라야 한다. →맛집 선창굴수산 041-641-2092 충남 보령군 천북면 장은리 천북굴단지, 향토집 055-645-4808 경남 통영시 무전동, 향토집 062-278-1330 전남 목포시 옥암동.
  • 매서운 겨울바람에 묻어온 立春… 바다엔 봄나물이 파릇파릇!

    매서운 겨울바람에 묻어온 立春… 바다엔 봄나물이 파릇파릇!

    입춘이 지났지만 뭍은 매서운 겨울이다. 하지만 바다는 푸른 봄을 받아들이고 있다. 해조를 바다나물이라 부르고, 해조 채취를 나물 캐러 간다고 말하는 바닷가 사람들은 바다에서 봄을 찾는다. 6일 밤 7시 30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한국인의 밥상’은 ‘겨울 안의 봄’ 해조 밥상에 대해 알아본다. 강원 고성군 토성면 백촌리 어머니들은 나물을 캐러 산이 아닌 바다로 간다. 바다에서 캔 나물은 다름 아닌 해조들이다. 백촌리 사람들은 먹을 것이 부족한 긴 겨울의 비타민과 영양분을 바다 나물인 해조로 채운다. 입안에서 달콤하게 녹는 소의 등에 난 털과 닮은 소털김, 뜨거운 기름에 넣자마자 연두색으로 변하는 고리매튀김, 새콤달콤한 지누아리무침까지. 따끈한 돼지 수육과 함께 먹는 해조의 맛은 일품이다. 차디찬 겨울 바다지만 혼자가 아니라 셋이라서 추운 줄도 모르고 해조들을 채취하는 백촌리 세 어머니의 바다나물 채취 현장에 함께 가 보자. 전남 완도 장좌리 마을 어머니들은 바닷물이 빠져 갯벌이 드러나면 허리에 양동이 하나씩을 맨 채 바다에 나간다. 어머니들 손에 걸려 오는 것은 겨울에 보기 이른 녹색의 감태(가시파래). 감태는 부채 과자에 뿌려져 있는 파래로 사람들에게 더 친숙한 해조다. 이제는 몸값이 김보다 더 비싸졌다. 전남 진도의 작은 섬인 접도의 물때를 잘 맞춘다면 진귀한 광경을 볼 수 있다. 마치 잔디가 자란 듯한 모습의 갯벌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갯벌에서 자란 접도의 파래는 우리가 흔히 먹는 파래보다 더 부드럽고 상큼하다고 한다. 입맛이 없을 때 먹으면 상큼하게 입맛을 돌게 하는 파래로 만든 파래굴전과 파래 향이 가득한 따끈한 파래굴떡국, 새콤한 김치를 넣어 만든 파래김치무침 등이 대표적이다. 겨울철 사라진 입맛을 파래로 살려 보자. 진도의 작은 가학선착장에서 30분 동안 배를 타고 가면 많은 섬들 사이에서 긴 길이를 자랑하는 가사도가 있다. 가사도의 주변엔 주지도(손가락섬), 양덕도(발가락섬), 구멍 뚫린 공도(혈도) 등 이름도 특이한 섬이 많다. 궁항 마을 주민들의 주요 생업은 톳 양식이다. 지금이야 파와 무가 지천으로 자라지만 예전에는 농사 짓기가 무척 척박한 땅이었다. 해조들은 그런 주민들의 배고픔을 달래 줬다. 콩나물과 무쳐야 더 맛있다는 콩나물톳무침, 직접 딴 샛굴을 넣어 지은 샛굴톳밥, 달콤한 맛의 가시리버무리, 장례식이나 큰 잔칫날에 먹었던 뜸부기갈파랫국까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가득 차려진 궁항 마을의 해조 밥상엔 눈물과 웃음이 공존하고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씨줄날줄] ‘은하철도999’와 제3의 만능세포/문소영 논설위원

    일본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의 시간적 배경은 먼 미래의 지구. 돈 많은 사람들은 영원한 삶을 살고 있다. 수명이 다한 장기를 값비싼 기계로 교체하는 덕분이다. 그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공짜로 기계 인간을 만들어준다는 안드로메다 행성행 ‘은하철도 999’에 탑승할 승차권을 얻고자 필사적이다. 기계 백작에게 엄마를 잃은 땅꼬마 철이도 마찬가지다. ‘눈보라’라는 뜻의 러시아 이름을 가진 8등신의 미인 메텔의 도움으로 어렵게 은하철도999에 탑승한 철이는 죽지 않는 기계 인간이 돼 기계 백작에게 복수하기 위해 우주 항해를 떠난다. 어린이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만화영화가 ‘유한한 인간의 삶을 영원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으니, 재미를 좇는 어린 뇌에 과부하가 걸리기도 했다. 1970년대 일본 TV시리즈였던 ‘은하철도 999’는 증기기관에 이어 자동차, 세탁기, 냉장고가 개발되고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를 탐사한 1960년대를 통과하며 기계의 능력에 환호하던 근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심장박동을 도와주는 제동기를 단 사람들도 있으니 ‘터미네이터’까지는 아니지만 기계로 인간의 몸을 대체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었겠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 과학 발전은 인간수명을 연장하는 도구로 차가운 기계보다 더 좋은 대체재를 제시하고 있다. 뜨거운 피가 흐르는 인간의 물성을 훼손하지 않는 것들이다. 나중에 조작으로 밝혀졌지만 황우석 박사의 체세포 복제 방식이나 유도만능줄기세포(iPS), 또 최근 발견된 ‘제3의 만능세포(STAP·Stimulus-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cy:자극야기성 다성능 획득)’ 등이다. 특히 ‘제3의 만능세포’는 초간단 조작으로 만들 수 있다. 일본 고베 소재 이화학연구소 여성 과학자 오보카타 하루코(30) 연구주임이 개발한 ‘STAP 세포’는 쥐의 비장에서 채취한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를 홍차 정도의 약산성 용액에 30분 정도 담갔다가 배양했다. 수일 후 만들어진 만능세포는 근육, 신경, 피부, 내장 세포 등 어떤 세포로도 변한다는 것이다. 이는 피부세포에 바이러스를 이용해 유전자를 주입하는 유도만능줄기세포에 비해 효율적이다.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는 데다 암 발생 우려도 적다. 다만 이 만능세포는 현재 쥐 실험을 통해 입증된 것으로, 인간의 세포도 똑같은 만능세포를 만들 수 있을지는 연구 과제다. 지난 1월 30일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려 알려진 이 연구논문이 철회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고강도 운동하면 고칼로리 음식 안 땡긴다

    고강도 운동하면 고칼로리 음식 안 땡긴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할수록 열량(칼로리)이 높은 음식을 찾게 되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그 반대의 현상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고강도 운동이 체중 감량과 같은 다이어트를 촉진하는 데 매우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를 이끈 다니엘 크랩트리 박사(영국 애버딘대학 로웨트영양건강연구소)는 “이번 연구의 주목적은 고강도 운동의 기간에 따라 칼로리가 높고 낮은 음식에 대한 뇌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며, 중점은 보통 ‘1차 미각 피질’로 언급되는 섬엽(insula)이라는 뇌 영역에 있다”면서 “섬엽의 활성화는 식욕을 증가시키고 음식을 섭취하면 좋은 기분이 들게 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영양학자들로 구성된 이들 연구팀은 신체 건강한 남성 15명을 모집해 1시간 동안 계속 달리는 운동을 하도록 요청했다. 이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를 사용해 참가자들의 식욕에 관한 뇌 반응을 기록했다. 이때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건강한 음식이나 건강에 나쁜 음식의 사진을 보여주고 나타나는 뇌 반응을 관찰했다. 이 실험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으며 건강에 나쁜 음식 사진으로는 피자, 햄버거, 도넛 등의 고칼로리 음식이, 건강에 좋은 음식 사진으로는 사과, 딸기, 포도, 당근 등의 저칼로리 음식이 사용됐다. 연구팀은 참가 남성들이 고칼로리 음식 사진을 봤을 때 섬엽에 관한 뇌 반응이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건강식 사진을 봤을 때는 섬엽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참가 남성들에게 배고픈 정도를 물었고 그들의 혈액 표본을 채취해 식욕 자극과 억제에 관여하는 두 호르몬을 분석했다. 크랩트리 박사는 “참가자들은 달린 뒤 배고픔을 느끼는 정도가 억제됐다”면서 “호르몬 분석에서도 식욕 자극 호르몬은 감소했고 식욕 억제 호르몬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섬엽은 갈증과도 연관성이 있으므로 참가자들은 (본능에 따라) 수분 함량이 높은 저칼로리 음식을 선택했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런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참가자들은 운동으로 유발되는 갈증을 만족시킬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식욕과 운동 사이의 특정한 연관성을 뇌 영상을 사용해 조사한 최초의 실험 중 하나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크랩트리 박사는 “이번 연구는 건강하고 날씬한 남성들의 뇌 활동에 관심을 둔 것”이라면서 “과체중이나 비만인 참가자들을 포함하고 (달리기가 아닌) 다른 운동이나 다른 강도의 운동을 사용한 추가 연구가 진행되면 사람들이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임상영양학저널’(AJCN)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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