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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 칼럼] 보도관행부터 버려라/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교수

    의례적인 일이 반복되면 관행으로 자리잡는다. 그래서 시간이 바뀌고, 환경이 바뀌어도 별 문제의식 없이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한다. 우리나라 신문에는 이런 경향이 특히 심하다. 의례적인 보도관행 세 가지만 짚어보자. 첫째는 매년 반복되는 국경일 특집기사다. 국경일이 다가오면 신문은 역사적인 의미, 주요행사 스케치, 관련자 인터뷰로 지면을 채운다. 마치 매년 반복되는 국경일 기념식 행사와 같이 따분한 기사가 가득하다. 광복 60년을 맞이해서 쏟아져 나온 광복절 특집기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많은 신문들이 광복의 의미, 지난 기간 동안 한·일관계 정리와 향후 전망, 전쟁 당사자인 일본과 피해자인 중국의 동향, 그리고 관련자 인터뷰와 각종 행사 등으로 지면을 채웠다. 다른 해와 차별되는 점은 60이라는 숫자의 상징성뿐이었다. 서울신문도 ‘한·일 국력의 현 주소 비교’,‘한·일 두 학자가 보는 양국관계’,‘목청 높이는 일본’,‘민족대축전 화보’ 등 다양한 특집을 준비했지만 특별한 점을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일본 홋카이도 탄광사고로 매몰된 ‘한국인 64년째 방치’라는 기사는 다른 신문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자칫 잊혀지기 쉬운 역사의 편린을 소재로 한 기획의도도 좋았을 뿐만 아니라 심층적인 취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생생하게 전해주었다. 서울신문의 전통과 정체성을 고려할 때 역사에 대해 이와 같은 차별화된 시도는 더욱 권장하고 싶다. 둘째는 특정이슈를 깊이 있게 다루는 기획기사 소재의 의례성이다. 대부분의 기획기사는 사회적인 쟁점이나 문제점을 다루면서 사람들의 우선적인 관심사에 치중하는 대중성과 유행성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재가 편중된다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서울신문이 지난 7월18일부터 국가인권위원회와 공동으로 기획시리즈로 게재하고 있는 ‘인권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 있는 기사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다른 신문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소수’의 인권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내용이 돋보였다. 장애인, 재소자, 이주노동자, 성적 소수자, 양심적 병역기피자 등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소외계층을 다양한 각도로 다뤘을 뿐만 아니라 외국의 사례를 심층적으로 보도하고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커 보였다. 셋째는 신문에서 관행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보도용어다. 대표적인 예가 도청 X파일에 나오는 ‘떡값’이다. 도청 테이프 속에 담긴, 뇌물을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는 논란에서 나온 용어다. 서울신문의 경우 8월19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떡값’이란 용어가 들어간 기사가 10건에 달할 정도였다. 일반적으로 ‘떡값’이란 명절에 떡값이나 하라며 건네는 소액의 인사치레를 의미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한국 신문은 수천만원, 수억원의 뇌물도 ‘떡값’으로 표현하고 있다. 현재 쓰고 있는 ‘떡값’은 정확하게 말하면 ‘뇌물’이다. 보도언어는 언어문화를 이끌어갈 뿐만 아니라 독자들의 현실인식에 영향을 준다. 명백한 뇌물을 떡값으로 쓰는 용례는 기본적으로 일반 서민의 시각을 크게 벗어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범죄의 심각성을 희석시켜 ‘있을 수 있는 일’로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언론은 정확한 언어, 독자에게 공감을 주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떡값’과 같은 용어를 마구잡이로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매체간 경쟁, 매체내 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신문의 위기’란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최근 들어 서울신문은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신문의 활자와 편집 등 외양의 변화는 이미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해 보려는 의지도 충만해 보인다. 이에 덧붙여 관행에서 탈피해 서울신문만의 독특한 색깔이 더 많이 드러나길 기대한다.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교수
  • 승엽, 생일 자축 23호 ‘쾅’

    ‘아시아 홈런킹’ 이승엽(29·롯데 마린스)이 ‘생일 축포’를 쏘아올리며 후반기 홈런 행진을 시작했다. 이승엽은 18일 인보이스세이부돔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언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0-1로 뒤진 5회초 두번째 타석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는 큼지막한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23호째. 전반기 2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시즌 목표를 당초 30개에서 40개로 늘려잡은 뒤 터뜨린 후반기 첫 홈런. 정규경기로는 지난달 20일 니혼햄 파이터스전 이후 29일만. 사흘 뒤 출전한 올스타전(7월23일)에서 2점포를 터뜨린 뒤로도 처음 본 손맛이다. 첫 아들을 얻은 지난 12일 오릭스 버펄로스전에서 시작, 전날까지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여 “베이비가 행운과 팀 승리를 가져다줬다.”는 일본언론의 찬사를 받은 이승엽은 결국 이날 득남과 29세를 꽉 채운 자신의 생일을 자축하는 대포를 터뜨리며 한동안 주춤했던 홈런행진에도 다시 박차를 가하게 됐다. 3타수 1안타(1홈런)에 득점과 타점도 1개에 그쳐 타율은 종전 .264에서 .263으로 약간 떨어졌지만 퍼시픽리그 홈런더비에서는 종전 8위에서 공동7위로 한 계단 올랐다. 이승엽은 첫 타석인 3회초 우완의 상대 선발 미야코시 아키라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다 8구째를 힘차게 휘둘렀지만 솟구친 공이 좌익수에 잡혀 물러났다. 축포가 터진 건 0-1로 뒤지던 5회.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볼카운트 2-2에서 아키라의 5구째 가운데 직구를 통타, 가운데 담장 너머 관중석 한가운데로 타구를 꽂았다. 이승엽은 7회 좌익수 뜬공으로 돌아선 뒤 카키우치 테쓰야와 교체됐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7) 러닝머신 달리기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7) 러닝머신 달리기

    “이러다가 마라톤 ‘도전기’가 아니라 ‘실패기’로 끝나는 것 아냐.” 지난주 제가 연습할 시간이 없다는 푸념 섞인 글을 올렸죠. 이후 주변 분들로부터 이런 걱정을 부쩍 듣습니다.“그래 생각 잘했다.(마라톤)완주는 무슨 완주냐.” “이렇게 했더니 (완주에) 실패했다고 쓰는 것도 달리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정보가 될 거야.” 등 충고도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뛰기로 했으면 뛰어야겠죠. 약속은 약속이니까…. 그래서 다른 수를 내기로 했죠. 바로 러닝머신(트레드밀)을 적극 활용하는 겁니다. ●러닝머신과 도로주의 차이는? 다행히 제가 새로 맡게 된 출입처(한국은행)에는 러닝머신 십여대를 갖춘 체력단련실이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1시간30분 정도 이른 아침 7시 전에 나와 연습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좀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달리기용 기계’ 위에서 뛰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40분을 뛰겠다고 마음 먹으면 20분만 지나도 내려가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 게 바로 이 기계죠.7주차에 접어들면서 뛰는 시간이 60분으로 늘어나니까 더욱 그렇더군요. 1시간 동안(달리기 전후로 걷기 10분을 합하면 1시간20분) 기계 위에서 달리다 보면 우선 지루해 힘이 더 듭니다. 도로에서 뛸 때와 달리 속도감을 못 느끼는 데다 단조롭게 제자리에서만 뛰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또 보통 달리기할 때 사용하는 근육과 러닝머신에서 쓰는 근육이 조금 다른 것도 피로감을 쉽게 느끼는 이유랍니다. 저는 보통 시간당 8.5㎞ 속도로 시작해 9.5∼10.5㎞ 정도에서 끝내는데 그 이상 속도 내기는 버겁더군요. 좋은 공기 마시면서 야외에서 뛰는 것보다야 못하겠지만, 아예 연습을 안 하는 것보다는 러닝머신에서라도 뛰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15㎞ 달리기를 하다 7주차에 들어 있는 가장 힘든 숙제인 ‘도로 15㎞ 달리기’는 광복절날 아침에 풀었습니다. 집(동부이촌동) 근처 한강둔치 조깅코스에서 응봉역까지 왕복을 했죠. 거리는 17㎞ 정도 될 듯 싶습니다. 집에서 나올 때는 비가 안 왔는데 달리는 중간부터 비가 내려 비를 다 맞고 뛰었습니다. 거리만 채운다는 생각에서 달려서인지 생각보다는 힘이 덜 들었습니다. 아마 처음부터 천천히 뛴 데다 제가 뛴 코스가 대체로 완만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스톱워치를 차고 달렸는데 기록은 1시간45분이 조금 넘었습니다.(완주가 목표인 만큼 기록은 의식하지 않지만 훈련을 위해 재봤습니다). 땀을 얼마나 쏟았는지 뛰고 나서 체중을 쟀더니 일시적이겠지만 무려 4㎏이나 빠졌더군요. 순간 15㎞도 이렇게 먼 데 42㎞는 도대체 얼마나 멀까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마라톤 완주의 길은 멀고도 험할 것 같습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스님도 담넘는다는 ‘불도장’

    스님도 담넘는다는 ‘불도장’

    오는 14일은 말복.더위에 지친 몸을 위한 보양식을 찾을 때다.입맛 없는 여름철에 몸을 보할 수 있는 건강식으론 흔히 삼계탕이 꼽히지만 여름 보양식의 으뜸은 단연 불도장(佛跳牆,호티아오치앙)이다.불공 드리던 스님도 그 냄새에 이끌려 담을 뛰어넘는다는 불도장.그 깊은 맛과 멋의 세계에 빠져보자. 글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광둥성 지방의 고급요리 불도장은 원래 중국 광둥 지방의 고급요리다. 한국에서는 10여년 전부터 특급호텔 중식당을 중심으로 확산돼 지금은 웬만한 고급 중국 레스토랑에서도 불도장 맛을 볼 수 있다. 불도장 요리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중국 청나라때 푸젠성의 한 관원이 집에서 연회를 열었는데, 그의 부인이 20여 가지의 각종 고기를 소흥주 항아리에 채운 뒤 한참을 고아 요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를 맛본 사람들은 크게 감탄했고, 훗날 정춘발이라는 요리사가 그 부인으로부터 비법을 전수받았다. 그는 특히 해산물을 많이 써 맛과 향을 보탰다. 불도장 요리는 이렇게 진화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하늘과 바다와 땅의 합작품 불도장의 재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하고 진귀하다. 몸에 좋은 것은 거의 다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프라자호텔 중식당 ‘도원’에서 23년동안 일해오고 있는 조리장 유방녕(49)씨는 이렇게 말한다.“불도장에 이것은 꼭 들어가야 한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육·해·공, 즉 들짐승과 해산물, 날짐승이 모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지요.”‘도원’에서는 돼지고기 힘줄, 도가니, 관자, 전복, 해삼, 상어지느러미, 오골계 등을 주된 재료로 사용한다. 또 자연송이와 표고버섯 등이 1인분에 한 두 쪽씩 들어간다. 이밖에 은행, 인삼, 동충하초, 산약, 녹각 등 약재도 곁들인다. 불도장에 쓰이는 재료는 각 중식당의 전통이나 주방장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재료의 양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도원’에서는 사용하지 않지만 죽순, 양 허벅지, 돼지발굽 힘줄, 부레, 사슴 힘줄, 상어 입술, 돼지내장, 비둘기알, 오리, 조개, 새우 등이 들어가기도 한다. 불도장 재료 중에는 국내에서는 유통 자체가 불법인 것들도 적지 않다. ●소흥주로 맛낸 찜 혹은 탕 불도장의 조리법은 간단한 편이지만 상당한 정성이 필요하다. 유 조리장은 자신의 불도장 조리법을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불도장은 찜과 탕의 중간 단계다. 불도장 재료를 토기에 담고 노계(老鷄)를 이틀 정도 고아 만든 육수를 채운다. 늙은 닭을 쓰는 것은 그 육수가 진하기 때문이다. 소금과 소흥주를 넣고 180도쯤 되는 펄펄 끓는 찜통에서 5∼6시간 동안 흠뻑 쪄낸다. 그렇게 하면 건더기는 흐물흐물해지고, 바닥에는 그야말로 진국만 남는다. 조리의 핵심은 영양소가 파괴되는 것을 막는 일. 요리할 때 ‘숨쉬는 그릇’, 즉 토기를 사용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코냑 한 방울의 여유와 미학 불도장은 다른 음식에 비해 재료가 고급이고 다듬는데 손이 특히 많이 간다. 정성으로 똘똘 뭉친 음식이다. 불도장을 먹을 때는 굴소스 원액에 홍초와 생강즙을 첨가한 불도장 소스를 찍어 먹어야 그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코냑을 한 방울 떨여뜨려 먹기도 한다. 그러면 해산물 특유의 냄새가 줄어든다. ■ 어디서 먹을까?서울프라자호텔 ‘도원’(02-310-7345)에서는 불도장을 1인분에 6만 5000원(세금, 봉사료 별도)에 판매하고 있다. 불도장이 포함돼 있는 봉황(1인 19만원)과 도원(1인 26만원)등 두 가지 코스요리도 마련돼 있다. 서울프라자호텔이 운영하는 서울역사 4층에 위치한 캐주얼 중식당 ‘티원’(02-392-0985)에서는 9월까지 한시적으로 불도장 세트 메뉴를 5만원(1인분, 세금별도)에 판매한다. 서울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는 중식당 ‘타이판’(02-317-3237)의 불도장(1인 6만원, 세금·봉사료 별도)외에 캘리포니아 레스토랑 실란트로(02-317-3062) 뷔페에서도 불도장이 있다. 점심 4만 2350원, 저녁 4만 4770원(세금·봉사료 포함)이다. 불도장으로 유명한 일반 중국 레스토랑으로는 종로구 부암동 하림각(02-396-2442·1인 6만원·부가세 포함)과 강남구 역삼동 대려도(02-555-0550·1인 9만원·부가세 별도)가 있다. ■ ’서울 광화문 장뚜가리’ 퓨전 한식당 ‘장뚜가리’ 세종문화회관점은 국내에서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음식점이다. 이 집에서 파는 ‘김치감정’과 ‘12오겹살’의 맛에 매료돼 일본 관광객은 물론 주변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일본 아사이 TV에 ‘한국의 맛집’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 집이 원조 맛집들이 즐비한 광화문에서 새로운 ‘외식 코드’로 자리잡은 비결은 젊은 감각에 맞춘 깔끔한 맛과 분위기에 있다. 강원도 사투리로 ‘장독’을 의미하는 장뚜가리의 대표 메뉴는 ‘12오겹살’. 오겹살의 두께가 자그마치 ‘12㎜’에 이르는데 이 두께가 가장 맛있는 오겹살 두께라고 한다. 일반 오겹살의 두께가 5㎜안팎인 것과 비교해 두배이상 두껍다. 고기도 수입산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최고 품질의 국내산 돈육만 고집한다. 무엇보다 돼지고기 특유의 비린내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고기를 굽기 전에 파인애플과 양파로 비린내를 제거한 뒤 아삭한 김치와 함께 구워 곁들여 먹는 맛이 일품이다. 오겹살의 고소한 맛의 여운이 입안에 오래 감돌아 감칠맛을 낸다. 김치는 전남 순창과 광주에 주문 제작해 가져온다. 무공해 유기농으로 재배된 배추를 원료로 하여 전통적인 방법으로 담아 1년 이상 숙성된 묵은 김치다. 김치감정은 조선시대 궁중 수라간에서 왕을 위해 만든 매운 김치찌개의 맛을 재현해 낸 것이다. 잘 익은 김치를 사용해 조미료를 넣지 않았으며, 담백한 맛을 내기 위해 멸치로 다시 한번 국물을 우려냈다. 찌개에 돌솥밥이 곁들여 나오는데 시원한 맛이 느껴진다. 여기에 살얼음 동동주와 김치치즈계란말이를 함께 먹으면 무더위쯤은 시원하게 날려버릴 수 있다. 모든 메뉴를 이 집 사장인 유성호(38)씨가 직접 고안해 낸 것이다. 유씨는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영국 유학시절 한식당 주방에서 아르바이트한 경험을 살려 2년간 전국을 돌며 김치와 돼지고기의 맛을 찾아다녔다.12오겹살은 직접 1∼20㎜까지 잘라 구워 먹으며 수십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찾아낸 것이다. 김치도 유씨가 직접 맛을 보고 선별한다. 장뚜가리 1호점인 광화문점을 외국계 은행에 다니던 부인 김지현(35)씨에게 맡기고 최근 이곳에 2호점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유씨는 음식은 비법이 아니라 과학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철저한 맛에 대한 연구와 분석, 여기에 정성을 더하면 새로운 전통 맛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충남 당진군 ‘게눈 감추듯’ 간장게장은 ‘밥도둑’이다. 입맛에 착착 당기는 이 한 가지만 있어도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기 때문이다. 충남 당진군 송악면 고대리 내도(안섬)에 이처럼 밥을 해치우는 것을 묘사한 ‘게눈 감추듯’이라는 간판을 내건 간장게장 집이 있다. 주인 이은순(48)씨는 “집에서 20년간 간장게장을 담가 먹어왔는데 맛을 본 이웃들이 ‘맛있다. 음식점 한번 내봐라.’고 해서 1년3개월 전 게장 전문점을 차렸다.”고 말했다. 뛰어난 맛은 담글 때의 비법도 있지만 원료가 좋기 때문이다. 주인이 해마다 5월 인근 포구나 태안 안흥항 등에서 알이 꽉 찬 꽃게만을 골라 사온 뒤 냉동시켜 1년 내내 쓴다. 냉동시켜야 게장을 담글 때 살이 빠져나가지 않고 질기지가 않다. 비린내도 안 나고 맛이 좋아지는 점도 있다. 냉동게를 꺼내 8시간쯤 내놓으면 자연히 녹는다. 이를 제조한 간장에 통째로 담가 냉장고에서 3일간 숙성시킨다. 게장을 담그는 간장은 감초, 월계수잎, 참숯, 양파, 파, 마른 고추 등을 넣고 3∼4시간 졸인 뒤 식혀 만든다. 참숯과 감초는 혹시 남아 있을 비린내를 최대한 없애기 위해 넣고 있다. 숙성된 게장은 잘라서 손님상에 올린다. 다른 양념을 넣지 않아 순수한 게장맛이 나지만 매운 맛을 즐기는 이에게는 청양고추를 썰어 넣어주기도 한다. 꽃게도 국산이나 곁들여 나오는 녹두빈대떡, 머위무침, 늙은오이무침 등 밑반찬 원료도 모두 직접 가꾼 것이다.1인분에 꽃게 한 마리가 들어간다. 구수한 된장찌개와 돌솥밥이 함께 나온다. 아직은 덜 알려져서인지 주말보다 평일에 손님들이 많다. 인근 직장인들이 평일에 찾아서다. 이 집은 50m 거리에 ‘대현수산’이라는 수산물 판매점도 운영, 산 꽃게와 주꾸미, 낚지 등을 시중보다 20%쯤 싸게 살 수 있다. 지금은 금어기로 9월 들어서야 구입이 가능하다. 게다가 70m 앞이 바닷가여서 시원스럽게 펼쳐진 바다를 볼 수 있는 점은 이 집을 찾는 또 하나의 덤이다. 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우리 야학 지키고 싶어요”

    “우리 야학 지키고 싶어요”

    지난 5일 오후 9시 서울 신당동 중앙시장 어귀에 있는 한 건물 지하. 가파른 계단을 한 층 내려가자 20여평의 공간에 2개의 교실이 나온다.‘늘푸름반’의 수학 시간이다.“반원에 대한 원주각이 몇도이지요?” 몇몇 학생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인다. 내일 모레가 환갑인 중학생이 다니는 ‘신당야학’이다. ●야학 전국500여개 2만여명 향학열 시장 상인과 주부, 영세민 등 교실을 채운 학생 19명의 평균 연령은 50대.21살부터 26살까지, 모두 20대 자식뻘인 교사 5명은 대학생이다. 못 배운 설움도 맞들면 나을까. 환기가 안돼 곰팡이가 핀 교실 벽면에는 ‘참된 사랑·꾸준한 노력·성실한 마음’이라는 급훈이 걸려 있다. 지난 1월 입학한 한상진(44·가명)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31년만에 중학교 과정을 공부하는 게 즐겁다.”면서도 “야학이 어렵다는데 혹시 문을 닫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1979년에 설립된 뒤 25년 동안 중앙시장을 지켜온 신당야학은 문을 닫을 위기에 놓여 있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을 주고 써 온 야학 건물이 지난달 경매로 넘어갔다. 교실로 쓰는 건물 지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대피소 용도여서 보증금마저 고스란히 날릴 처지다. 임승택 교감은 “미처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경매에 들어간데다 다른 교실을 마련할 비용이 없다.”고 말했다. ●구청 지원금 재정의 10%도 못미쳐 못 배운 서민들이 향학열을 불태우는 보금자리인 야학들이 운영난으로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 야학 연합단체인 전국야학협의회에 등록된 야학은 165개. 미등록 야학까지 합치면 전국적으로 500여개의 야학에서 2만여명이 공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기초학력 미보유자는 초등과정이 200여만명, 중등과정은 420여만명에 이른다. 김호석 전야협 사무총장은 “지난해 꽤 이름이 알려진 야학만 4곳이 눈물 속에서 문을 닫았다.”면서 “매년 이름없는 더 많은 야학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야학은 재정과 교사 부족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성인 140여명이 배우는 서울 S야학은 월세 150만원을 마련하기도 버거운 형편이다. 외부 후원금은 해마다 줄어 교사들의 호주머니까지 털고 있다. 구청 지원금은 1년에 불과 400만원. 전체 재정의 10%도 미치지 못한다. 교사 충원 문제도 야학의 존속을 위협한다. 야학 교사의 주류인 대학생 지원자는 과거의 3분의1이하로 줄었다. 신당야학은 교사 정원 7명을 못 채워 교사들이 한 주에 1∼2일씩 초과 수업을 한다. 고지수(21·고려대) 교사 대표는 “대개 1년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교사가 많다.”면서 “교사가 부족하고 자주 바뀌면서 전공에 상관없이 여러 과목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교육소외계층 학습권 보장 절실 교육인적자원부가 정책연구과제로 전국 야학 121곳을 조사한 ‘야학의 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야학이 꼽은 어려움 1순위가 재정부족이었다. 조사 대상의 55.6%는 교사가 부족하다고 응답했고,29.5%는 자원교사의 평균 활동기간이 1년 미만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교육 소외계층을 위해 정부가 나서서 야학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졸업 학력을 인정받으려면 검정고시를 봐야 하는데 소외계층에게 사설학원에 다니는 비용도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공주대 교육학과 양병찬 교수는 “야학에 대한 현실적인 인력·예산 지원이 시급하고 성인을 위한 초·중등 학력인정제도도 현재보다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게으름을 떳떳하게 즐기는 법/톰 호지킨스 지음

    게으름을 떳떳하게 즐기는 법/톰 호지킨스 지음

    ‘아! 5분만 더’ 요란한 알람소리에 눈을 떴다가 다시 이불속에 들어가 맛보는 잠 만큼 달콤한 게 있을까. 하지만 시간에 매여 사는 현대의 소시민들 중 그 달콤함을 만끽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시간이 되면 어차피 열릴 눈꺼풀을 어거지로 벌리기 위해 냉수로 세수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음악을 크게 틀기도 한다. 만일 이불속에서 계속 뭉그적거리다가는, 결국 게으름이란 ‘적’에게 패한 뒤의 씁쓸함만 맛볼 뿐이다.‘아! 나는 안돼’ ●5분 더 자는 아침잠을 만끽하라 하지만 꼭 이래야만 하는가. 사람들은 왜 나태한 습관이 주는 쾌락과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하며 평생을 살아야 할까. 현대의 문명사회는 여가와 휴식 등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주겠다고 약속을 늘어놓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스로 선택하지도 않은 스케줄에 얽매여 노예처럼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언제부터 이렇게 게으름이 죄악시되었으며, 이를 유독 강조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영국에서 잡지 ‘아이들러’(Ideler)를 발행하는 톰 호지킨스는 이같은 물음과 함께 시간에 떼밀려 사는 현대인의 삶에 정색하고 반기를 든다. 자칭 ‘게으름을 피우느라 늘 바쁘다는 게으름꾼’인 그가 ‘게으름을 떳떳하게 즐기는 법’(남문희 옮김, 청림출판 펴냄)이란 책을 냈다. 게으름에 대한 찬사이자,‘아침형 인간’이 판치는 현대사회를 정면으로 비웃는 책이다. 저자는 게으름을 죄악시하는 인식의 뿌리로 오래전부터 인간을 지배한 성경을 지목한다.‘…좀더 자자, 좀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더 눕자 하면 네 빈궁이 강도 같이 오며 네 곤핍이 군사 같이 이르리라’(잠언 6장). 근면 지상주의로 통하는 벤저민 프랭클린은 어떤가. 그는 청교도적인 이상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 사람은 일찍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건강하고 부유하고 지혜로워진다는 투의 금언들을 대중에 보급, 장려했다.1830년대 낭만주의 여류 시인 해너모어는 ‘일찍 일어나기’란 시에서 나태함을 ‘조용한 살인자’로, 잠은 ‘중대한 죄악’이라고 공격했다. 하지만 저자는 반박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상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해졌는지 그들이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묻는다. 어릴 때부터,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침대에서 튀어나가 뭔가 유익한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속에 살아온 사람들은, 지금 과연 얼마나 부유하고, 얼마나 행복한가? 이른 아침, 런던·도쿄·뉴욕 등 거대도시들의 지하철을 가득 채운 사람들이, 그렇게 건강하고, 부유해 보이는가. 그는 지난 3000년간의 철학, 소설, 시, 역사서에서 게으름과 관련된 내용을 추려내 게으름을 즐기는 방법에 대한 본보기로 엮어낸다. 잠꾸러기 데카르트는 침대에 누워서 위대한 이원론을 완성시켰고, 시인 월트 휘트먼은 하루의 절반 이상을 빈둥거리며 살았으며, 빅토르 위고는 2층 버스에 올라 몇시간이고 한가로이 세상 구경을 즐겼다고 한다. 이같은 게으름의 시간들이 있었기에 그들은 독창성의 날개를 활짝 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게으름은 무기력이나 나태와 다르다 저자가 말하는 게으름은 무기력이나 나태와는 다르다. 흔히 말하는 소위 ‘느림의 미학’과도 다르다. 저자는 일상의 순간에서 기쁨을 발견하고 즐기라고 조언한다. 이를 테면 몸이 아플 때 독한 약을 한 줌씩 먹고 병을 내쫓으려 하지 말고 그 몽롱하고 자유로운 시간을 즐기라고 권한다. 목적지를 향해 지루하게 발걸음을 놀리지 말고 배회하듯 거리풍경을 즐기면서 산책하라고 조언한다. 너도 나도 짐싸들고 뛰쳐나가는 바캉스철에 결코 여행하지 말고, 북적대는 곳을 피해 허름한 선술집에서 대화의 기쁨을 누리라고 외친다. 물질만능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저자의 주장과 논리는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좀더 세심히 귀기울여보면 그의 진심이 새록새록 가슴에서 살아난다. 최소한 남과 비교하면서 상처받고 절망하며 사는 일중독자들에게, 게으름은 ‘인생의 시계바늘을 여유롭게 조정함으로써 내 삶의 주인이 되게하는’ 지름길일지도 모른다.9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통일우유 보내기 정부도 나서야”

    “통일우유 보내기 정부도 나서야”

    “낙농산업은 한번 무너지면 회복할 수가 없습니다. 과거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앞으로 어떻게 낙농산업을 보호하느냐에 모두가 주력할 때입니다.” 국내 1만 낙농가를 대표하는 한국낙농육우협회의 이승호(46) 회장은 4일 “지금처럼 우유수급이 틀어진 근본적인 원인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의 실패지만 지금은 누구를 탓할 때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흔히들 ‘우유소비가 줄고 있는데 왜 낙농가들이 생산을 많이 해 재고가 쌓이게 하느냐.’고 말하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강변했다. 마시는 우유의 1인당 소비량은 37㎏으로 5년째 정체됐지만 분유와 버터, 치즈 등의 유제품을 합친 전체 우유소비량은 오히려 같은기간 10% 가까이 늘었다는 것. ●“原乳 쿼터제 재고를” 이 회장은 아무런 대책없이 분유시장을 개방, 수입산에는 날개를 달아주면서도 국내 낙농가에는 수급조정이라는 핑계로 ‘원유(原乳) 쿼터제’의 족쇄를 채운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 게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금이라도 정부가 다른 나라처럼 낙농업의 소중함을 인식해 최소한의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학교 우유급식 의무화를 전격 확대하지 못한다면 일본에서처럼 학교내에 우유를 보관할 수 있는 냉장시설을 갖추도록 지원한다든가, 교내 식당에서의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청소년의 발육과 성장을 위해서도 초등학교 82%, 중학교 19%, 고등학교 12%인 우유급식 비율을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우유급식 더 늘려야” 이 회장은 또 통일우유보내기운동과 같은 민간차원의 캠페인에 정부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우유의 이미지를 높일 뿐 아니라 통일농업과 국민건강 차원에서도 절실하다고 했다. “최근 2∼3차례 북한을 다녀왔는데 체력적으로 우리 청소년에 훨씬 못 미치는 북한 어린이를 보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뭔가 도울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다 남한의 우유공급에 다소 여유가 있다는 데 착안했습니다.” 이 회장은 통일우유보내기 운동을 일회성이 아닌 범국민적 운동으로 계속 확산시키는 데 동참할 것이며 일반인들도 낙농업체의 요구사항을 집단 이기주의가 아닌 기간산업 차원의 고육책으로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건강과 미용을 만난다

    건강과 미용을 만난다

    ‘헬스(Heath)와 미용(Beauty)이 한 이불을 덮다.’ 편의점, 할인점에 이어 새로운 유통업체인 ‘드러그 스토어’(Drugstore)가 한국 땅에 상륙했다.1999년 CJ올리브영이 돛을 올린 뒤 코오롱웰케어 W스토어,GS왓슨스가 항해에 합류했다. 미국, 홍콩, 일본에선 이미 순항 중이다. 이들은 일반의약품과 더불어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제과류를 몽땅 판매하는 ‘만물상’ 형태. 그러나 한국에 상륙한 이들 3사는 서로 확연히 구분되는 특장점을 지녔다. 서울인이 서울시내 각사의 대표 매장을 찾았다. ●왓슨스는 할인·편의점 중간 형태 왓슨스 2호점은 서울 명동 중심가에 자리잡고 있다. 지하1층, 지상2층으로 연면적이 190평이 넘는다. 파란 바탕에 영문으로 ‘Watsons’라고 쓰인 간판을 지나 입구에 들어서면 화려한 화장품들과 마주친다. 첫 느낌은 토다코사나 뷰티크레딧과 비슷한 화장품 브랜드숍. 하지만 5m쯤 더 들어가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만나면 ‘어, 여기는 다르네.’하는 느낌을 받는다. 이같은 변화는 지하로, 지상 2층으로 발걸음을 옮길수록 더해진다. 노란색으로 꾸민 지하엔 여행상품, 샴푸, 쿠션, 시계, 속옷, 제과류 등 생활용품이 모여 있다. 제과는 미국, 이탈리아, 필리핀 등 수입과자가 대부분이다. 파란색이 돋보이는 지상 2층엔 건강보조식품과 약국이 자리한다. 장연규 약사는 “다른 상품을 사러 왔다가 피부 트러블 등 평소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왓슨스는 또 저렴한 자체 브랜드 상품(PB)을 갖췄다.GS와 합작한 홍콩 허치슨 왐포와(Hutchison Whampoa)그룹의 유통 제품을 일부 직수입한 것.100종이 넘는다. 여행상품이 가장 인기다.24인치 여행용 가방이 2만 9000원, 여행용 베개가 2000원. 김윤수 점장은 “왓슨스는 도심 곳곳에서 값싼 물건을 살 수 있는 할인점과 편의점의 중간형태”라고 강조했다. ●W스토어, 약국중심 전통 드러그 스토어 지향 서울 논현동 W스토어는 ‘약’이란 문패로 소비자를 맞이한다. 백화점처럼 확 트인 전면에도 의약품을 갖춘 약국이 배치돼 있다. 마케팅팀 왕성현 주임은 “W스토어는 약사, 약국이 중심을 이루는 말 그대로 드러그 스토어를 목표로 삼는다.”면서 “화장품, 생활용품도 소비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다르게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렌지색으로 꾸민 매장엔 건강보조식품과 더불어 샴푸, 화장품, 문구류 등도 진열돼 있다. 매장 한 구석에선 한 여직원이 소비자들에게 피부 테스트를 해주고 있다.W스토어에서만 만날 수 있는 웰니스 매니저(Wellness Manager) 박지혜(29)씨다. 그는 피부 상태와 체지방을 측정, 고객에게 맞는 제품을 골라준다. 박씨는 “약사에게 묻기 어려운 소소한 것들을 알려줘 이곳이 약국보다 편하다는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저한 약국 중심이란 게 W스토어의 특징이다. 올리브영은 24개 매장 가운데 약국은 5곳에 불과하지만,W스토어는 10개 모두 약국을 받아들였다. 본사에서 관리하는 타사와 달리 중·대형 약국을 가맹점주로 모집하는 프랜차이즈 형태다. 건강, 미용, 생활용품 비율도 각각 30%,45%,25%로 절반 이상을 미용용품으로 채운 타사와 차별화했다. 코오롱웰케어은 “순수 국내자본으로 한국형 드러그 스토어를 개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 약국 30곳을 추가로 가맹점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약국에 인테리어 및 판촉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 ●올리브영은 헬스&뷰티스토어 추구 1일 서울 신촌의 이대 올리브영은 20대 젊은 여성으로 붐볐다. 안쪽에 자리잡은 약국보단 매장 입구에 진열된 화장품을 고르느라 열심이다. 호주 색조화장품(red earth)도 눈에 띈다. 건강보조식품은 샴푸와 음료수, 과자코너를 지나 약국 근처에 가면 만날 수 있다. 약국은 올리브영의 일부 공간을 임대한 ‘숍인숍’형태. 매장 상품을 약사가 설명할 의무는 없다. 연두색 제복을 입은 직원을 부르는 게 원칙이다. 김현정 약사는 “그러나 소비자들은 전문가인 약사에게 답변을 얻고 싶어한다.”면서 “설명하려 노력하지만, 한참 바쁠 때는 난감하다.”고 말했다. 약국을 끼고 2층으로 올라가면 손톱을 손질하는 ‘네일아트숍’이 나온다. 한쪽엔 무료 발 마사지기와 화장대,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여성전용 화장실은 붉은 타일로 둘러싸여 있으며 ‘공주님 방’처럼 앙증맞다. 올리브영은 1999년 처음으로 건강과 미용 관련 상품을 한 데 모은 매장을 국내에 선보였다. 상품군이 약에 편중된다는 느낌을 없애기 위해 드러그 스토어라기보다는 ‘H&B스토어’(Heath&Beauty Store)라 불렀다. 화장품의 매출 비율(40%)이 큰 것도 이유였다.CJ가 합작한 홍콩 데어리팜(Dairy Farm)도 H&B란 단어를 애용한다. CJ는 “코오롱과 GS가 뛰어들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긍정적”이라면서 “5년후엔 편의점이나 할인점만큼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현금쿠폰서 日여행권까지 W스토어는 마일리지 점수의 절반 만큼만 상품권으로 되돌려준다. 1000점(구매금액 100만원)이면 5만원짜리 상품교환권을 주는 식이다. 사은품엔 비누(100점), 줄넘기(700점)부터 일본 벳부 온천 여행권(1만점)까지. 특히 테마 이벤트에 참여하면 마일리지를 2배로 얻을 수 있다.8월에는 분홍색 상품 10가지를 선정,2배의 혜택을 주고 있다. 행사내용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준다. 왓슨스는 5000원마다 스티커를 1개씩 주고,5장(2만 5000원)이 넘으면 현금처럼 사용토록 기획했다.5장은 1250원,10장은 2500원,20장은 7500원,30장은 1만 5000원이다. 마일리지 카드는 3개월 단위로 재발행한다. 현금 쿠폰은 값싼 상품을 살 때 사용하면 오히려 손해다. 이를 테면 3만 7000원짜리 화장품을 사고 현금 쿠폰 4만원을 내면 3000원을 돌려받지 못한다. 쿠폰과 현금을 적절히 섞어 사용해야 알뜰 쇼핑이 가능하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3社3色 마일리지’의 유혹박미라(여·26)씨는 서울 무교동 올리브영에서 쿠폰 1만원과 현금 4000원을 내고 오이팩을 샀다. 지난 1년간 이곳에서 화장품, 생활용품을 구입한 덕에 마일리지 점수가 500점을 훌쩍 넘어 현금 쿠폰 4만원을 받았기 때문. 박씨는 “직장 근처에서 필요한 상품을 손쉽게 사고, 마일리지도 쌓여 만족한다.”면서 “나도 모르게 단골이 됐더라.”고 즐거워했다. 마일리지 카드는 드러그 스토어의 숨은 매력이다. 올리브영과 W스토어는 1000원당 1점을 적립하고, 왓슨스는 5000원마다 스티커를 준다. 단골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다. 헤택은 올리브영이 가장 크다.200점(구매금액 20만원)은 현금 쿠폰 1만원,1000점은 10만원,3000점은 CJ홈쇼핑 상품권 80만원과 바꿔준다. 현금이 싫으면 상품을 선택해도 된다. 체온계(100점), 전동칫솔(200점), 팔뚝형 혈압계(500점),5평형 에어컨(3000점) 등 다양하다. 다만 올해까지 적립한 마일리지는 3년 후인 2008년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1년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이듬해에 모두 사라진다.
  • [소비자 세상] 홈플러스 주부 구매대행팀

    [소비자 세상] 홈플러스 주부 구매대행팀

    많은 여성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쇼핑을 꼽는다. 깔끔하게 정리된 매장을 왔다갔다하다 보면 고민도 사라지는 듯싶은 ‘마력’때문일 게다. 한 달 뒤 날아온 신용카드 명세서를 보면 새로운 스트레스를 받기 십상이겠지만…. ●매장 누비며 정성껏 상품 골라 배송 돈을 쓰지 않고도 하루종일 쇼핑을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게다가 돈까지 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이커머스(e-commerce)팀에 이런 꿈을 실현한 주부들이 있다. “내 가족을 위해 상품을 고르듯 쇼핑하는 거죠.” 하루 소비자 100여명의 쇼핑을 대신하는 홈플러스 영등포점 마규리(44) 실장과 구매 대행인(picker), 배송 기사 14명은 자신들의 일을 이렇게 소개했다. 대부분의 유통업체는 소비자가 인터넷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물류창고에서 기계적으로 배송한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구매 대행인이 각 매장에 진열된 상품을 직접 골라 보내준다. 이에 오프라인 매장처럼 할인도 받고,‘1+1행사(상품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얹어서 주는 행사)’에도 참가할 수 있다. 주문한 물건이 없으면 대체물품을 찾아 보내주기도 한다. ●사은품·유통기한 점검은 기본 “증정품이 붙은 것을 우선 고릅니다. 잠깐 동났다면 기다려서라도 받아요. 유통기한도 여유있는 것만 선택하지요.” 경력 3개월차 권애옥(45)씨의 말이다. 소비자가 70개짜리 기저귀를 주문했는데,100개짜리에 사은품이 달려 있다면 직접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할지 묻는다. 소비자에게 작은 손해도 입히지 않으려는 세심한 배려다. 마 실장은 다른 사례를 들려줬다.“한 어린이집이 간식에 쓰려고 플라스틱 상자(800g)에 들어있는 식품을 30개 주문했더라고요. 인터넷으로 대용량을 찾지 못했구나 싶어 15㎏짜리 박스가 있다고 전화를 걸었더니 기뻐하며 주문 내용을 바꿨습니다. 물론 가격도 12만원에서 7만원으로 줄었지요.” 영등포점 등 전체 9개점 구매 대행인 39명 중 21명이 30∼40대 주부다.‘주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소비자도 만족하지 못한다.’는 철학이 숨어 있다.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해 입사 후 좋은 상품을 선택하는 교육을 따로 받는다. 이것이 인터넷 단골을 만드는 힘이라고 마 실장은 설명했다. 매장을 가득 채운 1만 5000여가지 상품을 어떻게 일일이 찾을까. 마 실장은 “처음엔 생소한 수입상품이 많아 애를 먹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영국 본사에서 들여온 팀패드(Team pad) 덕에 금세 익숙해졌단다. 팀패드란 손바닥만 한 모니터로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이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려주고, 상품까지 도달하는 가장 빠른 길도 보여주는 단말기다. ●‘팀패드´는 상품 위치 찾는 ‘마법사´ 구매 대행인들은 지시에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혹시라도 잘못된 상품의 바코드를 인식하면 에러 메시지가 뜬다. 경력 2년 10개월차인 신영옥(38)씨는 “1년쯤 지나니까 상품 이름만 보면 길이 훤히 그려지기 시작했다.”며 웃었다. 사내 행사인 ‘매장 알기 경연대회’에도 이커머스팀은 출전 자격을 박탈당할 만큼 ‘실력’을 입증받고 있다. 구매 대행인들은 아침 8시30분부터 시간에 쫓겨 종종걸음을 친다. 한 시간 단위인 배달시간에 맞춰야 하는 까닭이다. 경력 8개월차인 서계연(37)씨는 “주문량의 50%가 아침에 몰려 오전엔 매장을 뛰어다니기 일쑤”라면서 “주문이 적은 오후 4∼8시가 가장 정확히 배달받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귀띔했다.100여㎏의 카트를 하루종일 끌고다니다 보니 다이어트는 ‘덤’이다. 권애옥씨는 “입사 3개월 만에 살이 5㎏이나 빠졌다.”고 말했다. 신영옥씨는 “쇼핑이 직업이 되니까 훨씬 알뜰해졌다.”면서 “행사를 기다렸다 치약·샴푸 등을 사는 습관이 붙어 충동구매까지 없어졌다.”고 전했다. 월급은 100만원 안팎. “시들어 버릴 ‘떨이 야채’만 골라 보낸 것 아니냐고 소비자가 항의할 때면 눈물이 날 만큼 섭섭합니다. 내 자녀에게 먹일 상품이란 마음으로 쇼핑을 한다는 사실만 기억해주세요.”주부 구매 대행인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NPB] 승엽 ‘남벌’ 시작됐다

    [NPB] 승엽 ‘남벌’ 시작됐다

    “일본 홈런왕이 보인다.” ‘아시아 홈런킹’ 이승엽(29·지바 롯데 마린스)이 일본 진출 2년 만에 홈런타자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이승엽은 지난 20일 삿포로돔에서 벌어진 니혼햄 파이터스전에서 시즌 22호포를 포함,5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전반기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했다. 최종 성적은 타율 0.266(252타수 67안타)에 22홈런 53타점.67안타 중에는 2루타가 18개,3루타가 한방 끼여 있다. 퍼시픽리그 홈런 더비에서는 단독 5위, 타점 11위다. 규정 타석이 모자라 순위엔 못 올랐지만 장타율(.607)에서는 4위권. 팀 홈런 경쟁에서도 확실한 선두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 치열한 1루수 경쟁에서 이승엽을 제친 후쿠우라 가쓰야(5개)와는 하늘과 땅 차이.‘하와이언 펀치’ 베니 아그바야니(13개)와 보비 밸런타인 감독의 ‘애제자’ 매트 프랑코(14개)와의 간격도 크게 벌렸다. 타점에서도 베니(68개)에는 모자라지만 후쿠우라(56개) 프랑코(54개)와는 엇비슷하다. 지난해 타율 0.240,15홈런,50타점의 초라한 성적과 비교하면 올시즌은 그야말로 ‘상전벽해’나 다름없다. 주목할 것은 과연 그가 열도 진출 두 해 만에 홈런왕에 올라설지 여부. 올시즌 전반기를 마친 21일 현재 퍼시픽리그 홈런 선두는 마쓰나카 노부히코(소프트뱅크 호크스·33개). 같은 팀의 훌리오 술레타가 28개로 2위를 달리고 있고, 알렉스 카브레라(세이부 라이언스·25개)와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니혼햄·24개)가 뒤를 잇고 있다. 2∼4위는 일단 제쳐놓고 마쓰나카와의 간격이 크긴 하지만 따라잡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규정 타석을 아직까지 못 채운 이승엽의 타수당 홈런 0.087은 결코 10타수당 1개를 친 마쓰나카의 페이스에 못지않다. 같은 조건에서 대결을 벌일 경우 마쓰나카를 능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센트럴리그 거포들과의 경쟁은 한결 쉽다.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아라이 다카히로가 선두. 하지만 홈런수는 불과 25개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승엽은 지난 인터리그에서 무려 12개의 홈런을 폭발시켜 한 수 아래가 아님을 분명히 입증했다. 이승엽은 23일 고시엔구장에서 한국인으로는 네번째로 올스타전에 선다. 뜨거운 여름, 더욱 달궈진 그의 방망이가 올스타전에서는 물론 후반기에서도 위력을 발휘하며 일본야구 홈런왕으로 우뚝 설지 지켜볼 일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삼순이 케이크 만드셈

    삼순이 케이크 만드셈

    TV 드라마가 맛에 빠졌다. 케이크와 스파게티, 삼계로스트 등이 브라운관에 꽉 차게 클로즈업된다. 맛깔스러운 음식이 화면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음식과 요리가 드라마의 주요 소재로 떠올랐다. 과거엔 재벌 2세들이 대저택에서 즐기는 화려한 만찬이나 주인공들이 사람을 만나는 음식점에서 요리가 나왔지만 드라마의 핵심 요소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젠 사정이 많이 다르다. 요리가 스토리의 중심을 차지하며 파티셰(제빵사)가 당당히 주인공 행세를 하고 있다. 맛있는 TV 드라마의 선두주자는 시청률 40%를 웃도는 MBC의 ‘내 이름은 김삼순’. 제빵사인 김삼순(김선아)의 통통한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케이크들은 보기만해도 침샘을 자극한다. 김삼순은 프랑스의 유명 제과·제빵 전문기관인 르코르동블루 출신의 파티셰로 설정됐다. 물론 탤런트 김선아의 솜씨는 아니다. 그녀가 만드는 케이크와 쿠키는 모두 서울 프라자호텔의 델리프라자 이수열(43) 제과장의 작품이다. 그는 촬영때마다 현장에 나가 조언을 하는 한편 NG에 대비해 케이크를 종류별로 2∼3개씩 준비한다. 사랑고백을 하려는 남성을 위해 아이스크림속에 반지를 넣어 만든 마르키즈 글라세, 김삼순이 진헌(현빈)에게 던진 망고무스케이크, 김삼순이 아픈 진헌을 위해 만든 밀푀유(천겹의 잎사귀) 등의 케이크가 그의 작품이다. SBS 주말드라마 ‘온리유’의 주인공 은재(한채영)는 이탈리아에서 요리학교를 다니다 중퇴한 요리사 지망생이다. 이탈리아 요리에 한국적인 맛을 더한 퓨전요리로 한이준과 그의 아버지 한 회장을 사로잡은 요리는 식문화 전문기관 라퀴진의 주임강사 신지연씨의 솜씨다. 이외에도 마늘쫑 냉파스타, 해초냉수프, 삼색스테이크 등도 신씨의 작품이다. MBC주말 드라마 ‘사랑찬가’에선 레스토랑의 여종업원 오순진(장서희)이 음식점 여종업원으로 나온다. 그가 모두 퇴근한 저녁에 혼자 남아 메뉴 개발연습을 했던 음식이 알리오 올리오, 해산물 스파게티 등이다. 장서희는 손님이 스파게티를 남기자 쓰레기통을 뒤져 국수와 소스를 집어먹는 연기투혼을 보여줬다. 맛에 빠진 TV 드라마, 그 속에는 이 시대의 음식문화가 담겨있어 더욱 재미를 더한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밀푀유 재료(8인분) 파이도(박력분 200g, 강력분 200g, 물 200㏄, 버터 40g, 소금 8g, 레몬즙 약간, 버터 240g),카스타드 크림(달걀노른자 5개분, 설탕 125g, 박력분 25g, 콘스타치(옥수수 전분) 25g, 우유 500㏄, 바닐라 빈 1/2(없으면 생략). 딸기 500g, 슈가파우더, 코코아 파우더 적당량 만드는 법 (1)파이도를 밀대를 이용하여 두께 0.3㎝,30×40㎝로 민 후, 종이 위에 얹어 파이도 면 전체에 포크를 이용하여 자국을 낸다.(2)가장자리를 잘라내고 칼로 3등분으로 자국을 낸 다음 냉장고에서 15분간 보관한다.(3)200도 오븐에서 20분간 구운 후 식혀 10㎝ 폭으로 3등분하고 포개 놓는다.(사진1)(4)완성된 카스타드크림을 지름 1㎝의 깍지를 끼운 짤주머니에 넣고 가장 밑에 있는 파이 위에 5∼6줄 짠다.(사진2)(5)팔레트를 이용하여 카스타드크림을 평평하게 편다.(6)딸기를 2등분하여 (5)위에 가지런히 올린 후 그 위에 카스타드크림을 듬뿍 짜고 다시 팔레트로 평평하게 편다.(사진3)(7)(6)위에 두번째 시트를 얹고 가장자리로 크림이 나올 정도로 세게 누른다.(8)(7)위에 카스타드크림을 짜고 팔레트로 평평하게 한 후 세번째 시트를 얹고 옆면에도 크림을 바르고 팔레트로 정리한다.(9)표면에 슈가파우더를 뿌리고 하얗게 남기고 싶은 부분에는 판을 얹어 놓고 코코아 파우더를 뿌려 장식한다.(사진4) ■ 망고무스 케이크 재료 망고퓨레 1000g, 젤라틴 18g, 달걀 5개, 노른자 3개, 설탕 225g, 생크림 1000g, 트리플색(술) 20g, 레몬 20g, 스펀지케이크(0.5㎝·3호), 데코레이션용 과일과 초콜릿 만드는 법 (1)망고 퓨레를 살짝 끓인 후 물에 불린 젤라틴을 혼합한다.(젤라틴은 찬물에 5분간 불린다.)(2)70도로 데운 설탕을 달걀에 넣고 100% 휘핑한다.(3)생크림에 트리플색을 넣고 90%정도 휘핑한다.(4) (1)과 (2)와 (3)을 순서대로 넣고 레몬즙과 함께 섞어 무스필링을 완성한다.(5)케이크 틀 안 바닥에 0.5㎝ 스펀지 케이크를 깔고 무스필링을 채운다.(6)냉동고에 1시간 정도 굳힌다.(7)과일로 데코레이션한다. ■ 고추장 크림 파스타 재료(2인분) 스파게티 160g, 버터·올리브 기름 20g씩, 양파·껍질새우 200g씩, 당근 80g, 샐러리·고추장 40g씩, 마늘 2쪽, 토마토페이스트 50g, 우유·생크림 300㎖씩, 월계수잎 1장, 브로콜리 100g, 방울토마토 8개, 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양파·당근·샐러리·마늘은 얇게 저민다.(2)새우는 내장을 제거하고 머리와 껍질을 벗겨 깨끗이 씻는다.(3)새우살은 뜨거운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다.(4)브로콜리는 한 입 크기로 잘라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쳐 얼음물에 담가 식혀 물기를 제거한다.(5)방울토마토는 2등분한다.(6)팬에 버터와 올리브 기름을 넣고 마늘·양파·당근·샐러리 순으로 완전히 숨이 죽을 때까지 볶다가 새우껍질과 머리를 넣고 새우껍질이 바삭할때까지 볶는다.(7)여기에 토마토 페이스트와 고추장, 월계수 잎을 넣고 충분히 볶아준다.(8)(7)에 우유와 생크림을 넣고 농도가 날 때까지 은근한 불에서 끓여 주다 체에 소스만 걸러 낸다.(9)거른 소스에 새우살과 브로콜리, 방울 토마토를 넣고 소금, 후추 간을 하여 마무리한다.(10)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스파게티를 알단테로 삶아 건져 소스에 넣고 살짝 끓여 완성한다. ■ 펜네로 속을 채운 삼계로스트 재료(4인분) 영계 2마리, 펜네 100g, 마늘 6쪽, 이탈리아 파슬리 3∼4줄기, 올리브오일, 소금·후추 약간씩, 수삼 작은것 1뿌리, 올리브 기름 200㎖),구이용 야채(단호박 1/2개, 알감자 100g, 토마토 2개, 대추20g, 통마늘 4개, 로즈마리 4줄기) 만드는 법 (1)수삼오일 만들기:수삼을 깨끗이 씻어 말린 후 잘게 썬 후 올리브기름에 넣어 약한 불에서 30분 정도 담가 놓는다.(2)영계는 깨끗이 손질해 소금·후추·수삼오일을 발라 10분 정도 둔다(안쪽과 바깥쪽 모두 바른다).(3)단호박·감자·토마토는 한 입 크기로 썰고 통마늘은 밑둥만 조금 제거한다.(4)재운 영계는 찜기에 20분간 찐다(한번 찐 후 로스트해야 속살이 촉촉하고 시간이 단축된다).(5)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펜네를 알단테로 익힌 후 건져내어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다진 마늘과 함께 살짝 볶은 후 다진 이탈리아 파슬리·소금·후추로 간한다.(6)쪄낸 영계의 뱃속에 마늘 맛의 펜네를 채우고 꼬지로 막은 후 18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20분 정도 굽다가 수삼오일을 다시 한번 전체에 바르고 야채를 함께 넣어 굽는다.(7)20분 후 닭과 야채가 다 익으면 꺼내어 야채에 소금 후추 간을 하여 완성한다. ■ 드라마와 맛난 레스토랑 ‘사랑찬가’의 나인키친(548-6191∼3) 지난 2월 오픈한 나인키친은 미식가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MBC주말 드라마 ‘사랑찬가’를 촬영하는 레스토랑이다. 통유리로 된 4층 건물에 1∼2층이 음식점.‘나인’은 건물의 기둥이 9개여서 붙인 이름. 주방장 이성택(49)씨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이탈리아 요리사. 요즘도 1년에 한 차례가량 로마로 건너가 이탈리아 음식의 트렌드를 체험한다. 그는“음식 맛의 90% 이상을 결정하는 것은 재료”라며 “재료를 고르는 안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좋은 유기농재료를 쓴다는 것을 은연중에 과시했다. 그러면서 요즘 드라마에서 음식이나 요리가 많이 나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이지만 ‘요리사가 뭔가 채워지지 않게’ 나오는 모습이 아쉽다고 덧붙였다.파스타종류의 일품요리는 1만 2000∼2만 5000원, 코스는 2만 4000원부터 나온다. 지하철 학동역 10번출구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오다 음식점 장보고 앞에서 20여m 앞의 오른쪽 4층 통유리 건물이다. 매주 일요일은 촬영 때문에 쉰다. ‘부활’의 쎔쁘레(2634-2000) 쎔쁘레는 요즘 텔레비전에 한창 얼굴을 내밀고 있는 이탈리아 음식점. 이탈리아 말로 ‘늘, 항상’이란 뜻의 쎔쁘레는 KBS 수·목 미니 시리즈 ‘부활’을 수시로 촬영한다. 엄태웅과 한지미가 사랑을 확인하면서 토마토소스와 크림소스 스파게티를 먹었던 곳. 앞서 코카콜라 CF와 패러디 ‘떨녀’를 찍은 곳이다. 얼마 전에 종영된 ‘러브홀릭’과 지난해엔 ‘오!필승 봉순영’의 로케이션장이다. 쎔쁘레는 내부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음식 맛도 좋다. 손님들이 필요한 양만큼 가져가서 먹게 하는 빵은 동네의 빵집들이 한수 접을 정도로 소문이 났다. 이탈리아 및 프랑스 음식으로 18년 내공을 다진 조관희(43) 조리장은 “촬영 스태프들이 주전부리로 빵을 꼭 찾는다.”고 자랑했다.. 쎔쁘레의 스파게티는 맛이 비교적 진하다.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네로(오징어먹물)스파게티. 피부미용에 좋다며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스파게티는 점심엔 1만 3000원부터, 스테이크는 3만 2000원.2호선 문래역에서 3번 출구로 나와 200m가량 가면 나오는 4거리 바로 건너편에 있다. ‘내이름은 김삼순’의 델리프라자(310-7358) 드라마 ‘김삼순’에 나오는 케이크, 파이를 협찬하는 서울프라자호텔의 베이커리. 드라마에 등장했던 주요 케이크는 마르키즈 글라세, 망고무스 케이크, 산딸기무스 케이크, 밀푀유. 드라마 방영 다음날에는 전날의 시청률만큼 할인해 준다. 탤런트 김선아에게 제과제빵기술을 전수하는 이수열 조리장은 20년째 빵을 만들고 있다. 마르키즈 글라세 3만 8000원, 망고무스 케이크 2만 8000원, 산딸기 무스 케이크 3만원, 밀푀유(1조각) 3800원이다. 삼순이 호두파이(536-7743) 드라마 ‘삼순이’ 인기 덕분에 가장 뜨고 있는 ‘삼순이 빵집’이다.2년전 호두파이를 좋아하는 부부가 호두파이 하나만을 제대로 만들겠다며 차렸다.‘삼순이’는 부인의 이름. 알 굵은 통호두를 올리고 손반죽해 2시간 정도 오래 파이를 굽는 것이 맛의 비결이란다. 맛이 소문난 까닭에 서초동 한양아파트 상가의 본점에 이어 신세계강남점 지하 1층의 푸드코트에도 들어갔다. 호두파이(1만 5000원). 선물용이나 택배도 가능하다.
  • [여자프로농구여름리그] 신한은행 공동선두 복귀

    198㎝의 국내 최장신 센터 강지숙(26·신한은행)은 탁월한 신체조건과 정확한 미들슛을 자랑하면서도 스태미나와 순발력이 부족해 프로입문 8년 동안 제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다. 하지만 4일간의 꿀 같은 휴식을 마치고 코트에 나선 이날 만큼은 달랐다.‘돌아온 천재가드’ 전주원(7점 13어시스트)이 찔러주는 송곳패스는 몸에 딱 맞는 옷처럼 강지숙(26점 10리바운드)의 손을 거쳐 번번이 림을 갈랐고, 강지숙은 결국 생애 최다득점(종전 22점)과 두번째 더블더블을 동시에 기록했다. 사상 12번째 개인통산 1000리바운드(1002개) 돌파는 덤으로 주어진 선물이었다. 신한은행이 19일 안산 와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5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에서 강지숙의 소나기 같은 미들슛 세례와 전주원의 깔끔한 경기운영에 힘입어 금호생명을 79-57로 대파하고 국민은행과 함께 공동선두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반면 금호생명은 1승4패로 신세계와 함께 꼴찌로 떨어졌다. 지난 겨울리그에서 금호생명만 만나면 전력의 120%를 발휘하며 4전전승을 거뒀던 신한은행은 이날도 어김없이 ‘천적’의 면모를 과시했다.신한은행은 ‘수비의 달인’ 진미정(10점)이 금호생명의 공격 첨병인 ‘탱크가드’ 김지윤(11점 4어시스트)의 발목에 족쇄를 채운 채 1쿼터부터 상대를 거세게 몰아쳤다. 엔트리에 포함된 12명의 선수를 풀가동하는 여유를 보이면서도 3쿼터가 끝났을 때 스코어는 이미 65-36, 사실상 승부는 끝이 났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음주운전 검사나, 수갑 채운 경찰이나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가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돼 수갑을 찬 채 경찰서에 연행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어떻게 법을 다루는 검사가 음주운전을 했으며, 더욱이 수갑까지 차게 됐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최근 김종빈 검찰총장은 검찰직원들에게 폭탄주를 마시지 말고 골프를 칠 때도 신중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김 총장의 지시는 검찰의 기강을 세우고, 복무자세의 쇄신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런데도 검사의 부적절한 처신이 드러났으니 부끄러운 노릇이다. 검사의 권한과 그에 따르는 사회적 의무는 재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대검 감찰부가 물의를 빚은 검사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고 하니 사실관계를 확실히 밝혀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검사의 음주운전 사건이 드러난 데는 최근 수사권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간의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 같아 찜찜한 부분도 없지 않다. 검사의 음주운전은 지난달 23일 새벽에 적발됐지만 외부에 알려진 것은 한달 가까이나 지난 최근이다. 경찰이 검찰에 대한 불만에서 사건을 공개했어도 문제고, 덮어두었다고 해도 문제다. 법의 행사나 집행에 권력기관의 갈등이 개입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음주운전 검사가 수갑을 차게 된 경위도 석연치 않다. 경찰은 고성을 지르며 저항했기 때문에 수갑을 채웠다지만 검사는 아무 설명없이 수갑을 채웠다고 주장한다. 검사가 신분을 밝혔든 안 밝혔든 범법행위는 달라질 게 없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음주단속에서 수갑을 차는 일은 드물다. 검사의 음주운전은 변명할 여지가 없지만 경찰의 단속과정에서 인권침해의 소지는 없었는지도 가려야 할 것이다.
  • [클릭이슈] ‘지중화 맨홀’ 안전판 아쉽다

    [클릭이슈] ‘지중화 맨홀’ 안전판 아쉽다

    지난달 부산과 인천에서 잇따라 행인이 맨홀을 지나다 감전사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하자 ‘도심속의 지뢰’ ‘문명의 수치’라는 격한 말들이 쏟아졌다. 이들 사고는 한국전력이 추진하는 전선 지중화(地中化)에 따른 구조적 결함보다는 사후 안전관리 소홀에서 빚어진 것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사고 직후 정부와 한전측은 맨홀 재질을 고강도 플라스틱으로 교체키로 하는 등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장맛비가 시작된 지난달 26일 오후 9시 24분쯤 이모(15·고1)양은 인천시 중구 전동의 한 도로에 설치된 맨홀을 지나다 맥없이 쓰러졌다. 주변에는 쇼크를 줄 만한 아무런 시설이 없었음에도 이양은 영원히 일어나지 못했다. 맨홀 속에 감춰진 전선이 ‘감전사’의 원인으로 등록되는 순간이었다. 쓰러진 이양을 일으켜 세우려던 박모(38·여)씨 역시 감전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에 앞서 오후 9시쯤 박모(19)군도 같은 장소에서 감전돼 실려갔다. 순식간에 3명의 사상자를 낸 것이다. 지난달 1일에는 고모(23·여)씨가 부산시 동래구 온천1동에서 맨홀을 지나다가 감전사했다. ●맨홀 사고는 지중화 산물 사고가 난 맨홀들은 지중화공사로 뚜껑밑에 전기시설물이 담겨 있는 곳이었다. 지중화란 철탑과 전신주 등 지상에 있는 송전선과 배전선을 지하에 매설하는 것으로 안정성과 도시미관을 위해 80년대 후반부터 대도시를 중심으로 추진돼 왔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의 지중화율은 10%. 한전 인천지사 관내(인천·부천·김포·시흥)는 지중화율이 이보다 월등히 높아 30.9%에 이른다. 감전사는 지중화사업 등에 힘입어 2001년 132명에서 2002년 87명,2003년 72명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맨홀 감전사고에서 보듯 지중화사업에도 맹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압보다 저압 접속함이 위험 지중화에 따른 저압접속함은 전국적으로 2만 735개, 고압 맨홀은 2만 768개, 고압 핸드홀은 1만 9848개에 달하나 통상 ‘맨홀’로 불린다. 사고가 난 맨홀들은 전압이 낮은 220V(일반용) 또는 380V(동력용)를 다루는 저압접속함으로 전기를 소비처에 배분하는, 일종의 ‘소매상’ 기능을 한다. 저압접속함이 주로 2만 2900V를 다루는 고압 맨홀보다 위험한 것은 맨홀 바로 밑에 있어 전기가 유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접속함은 가로 50㎝, 세로 75㎝, 깊이 65㎝에 불과해 전선이 많으면 맨홀 뚜껑과 닿게 돼 있다. 인천에서 사고가 난 접속함은 2회선 8가닥의 전선이 공간을 꽉 채운 상태였다. 반면 고압 맨홀은 통상 2.5m 깊이에 있어 상대적으로 위험이 덜하다. 물론 정상적인 전선은 절연물질로 감겨 있어 맨홀 뚜껑 등에 닿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테이프 등 절연체에 이상이 생긴 전선이 도체(導體:전기를 전도하는 물질)인 맨홀 뚜껑과 붙게 되면 뚜껑은 전기 그 자체가 된다. 경찰은 “인천 사고 현장검증시 접속함에 있는 전선 이음새에서 이상이 발견됐으며, 여기서 흘러나온 전기가 접속함에 붙어 있던 맨홀 뚜껑을 통해 누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비오는 날은 맨홀 접근 삼가야 사고 당일 내린 비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전기가 도체인 물을 통하면 전압은 그대로지만 전류의 세기가 커진다. 인천 사고시 78㎜의 많은 비가 내려 맨홀 밑 접속함은 물론 길 위까지 10∼15㎝의 물이 찬 상태였다. 부산 사고 또한 집중호우가 내린 날 일어났다. 비오는 날은 맨홀 근처에 가는 것도 삼가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 특성상 맨홀 위보다 반경 2m 이내가 위험하다.”며 “불가피하게 맨홀 근처에 가더라도 보폭을 넓게 하고 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통신호등, 가로등, 입간판 등 누전 위험이 있는 시설물에는 가까이 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맨홀뚜껑 플라스틱 교체 및 안전관리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우선 맨홀 사고가 전기 누출에 따른 것인 만큼 맨홀 뚜껑을 절연체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전 배전기자재 구매시방서에는 강도와 내구성이 높은 주철제품을 맨홀 뚜껑으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은 2007년까지 맨홀 뚜껑을 전기가 통하지 않는 고강도 플라스틱(FRP)으로 교체키로 했다. 아울러 2006년까지 저압접속함내 전선 접속부를 절연 테이프로 감는 대신 접속부 자체를 응고시키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저압접속함과 뚜껑 사이에 절연 고무판을 설치하는 작업은 지난 3일 완료됐다. 아예 저압접속함의 깊이를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중화에 따른 사후 안전관리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한전이 관리하는 맨홀은 대체로 한달에 한번씩 차량으로 순시하면서 외형만 점검해 왔다. 따라서 이상징후가 발견되지 않는 한 뚜껑을 열어보지 않는다. 정기점검은 고작 1년에 한번이어서 신뢰성을 주지 못한다. 이와 함께 지자체 등에서 시행하는 각종 도로굴착 공사로 지중 전선이나 저압접속함이 손상돼 감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관간의 협조체제 등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무용/어린이 ■ 부토 페스티벌-무로부시 코 ‘미모의 푸른 하늘’ 12·13일 오후8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3216-1185. ■ 현대무용 페스티벌-신체표현써클 ‘히로시마 회전인간’ 외 9일 오후5시,10일 오후3시 국립극장 별오름극장(02)3216-1185. ■ 코리아 살사 콩그레스 8∼10일 오후7시 63빌딩 국제회의장(02)744-7304. ■ 최현 3주기 추모공연 ‘누군가 다녀갔듯이’ 7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2263-4680. ■ 가루야 가루야 9∼8월28일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 한톨의 밀알이 자라 밀가루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놀이연극. 이영란 작·연출.(02)569-0696. ■ 알 13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24개월~48개월의 유아를 위한 연극놀이.(02)382-5477. ■ 국악뮤지컬 솟아라 도깨비 31일까지 충무아트홀소극장. 환경오염때문에 더이상 땅위에 살 수 없게 된 도깨비들의 이야기.(02)2235-5730. ■ 하륵이야기 7월14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인형, 가면, 소품 등 다양한 오브제와 재활용품 악기를 활용한 극단 뛰다의 가족극.(02)977-4856. 콘서트■ 2005년 인순이 우먼 파워 콘서트-여수 9일 오후 7시 여수진남실내체육관 (032)567-4075. ■ 녹색연합, 숲에서 날아온 씨앗음악회 9일 오후 7시 마포문화센터 대공연장 (02)3274-8500∼1. ■ 플라워 I LOVE 대한민국 콘서트-부산 10일 오후 3시·7시 부산 KBS홀 1588-9088. 뮤지컬 지하철1호선-무기한 학전그린소극장 대학로에서 장기공연중인 록뮤지컬 ‘지하철1호선’이 새 승무원을 영입, 한층 젊어진 감각으로 관객을 맞는다. 옌볜 처녀의 눈으로 바라 본 90년대말 서울 풍경. 김민기 번안·연출, 김민정 이상원 조선형 출연.(02)763-8233. ■ 수천 7∼17일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 광개토대왕의 호위 무사 장하독과 그의 아내 수천을 통해 고구려인의 기상과 꿈을 형상화. 김정환 연출, 손광업 김영 출연.(02)335-1749. ■ 암살자들 9∼31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국내 초연되는 뮤지컬의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대표작. 이동선 연출, 오만석 엄기준 오세준 출연.(02)556-8556. ■ 오페라의 유령 9월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19년간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흥행 뮤지컬.1588-7890. ■ 더 씽 어바웃 맨 31일까지 대학로 신시뮤지컬극장. 진정한 사랑과 결혼의 의미를 둘러싼 아찔한 삼각관계. 한진섭 연출, 성기윤 이정열 김경선 출연.1544-1555. 클래식■ 대전시립교향악단 9일 오후 4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한국 교향악단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는 대전시림교향악단과 ‘문화게릴라’지휘자 함신익이 모차르트와 말러를 연주한다.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제 2번과 말러 교향곡 3번을 선보인다. 말러 교향곡 3번은 대규모의 오케스트라, 여성 합창단, 여성 솔리스트, 어린이 합창단등 웅장한 음악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02)751-9607. ■ 피아니스트 박미정의 피아노와 관을 위한 실내악 15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02)6303-1919. ■ 임지연 귀국 피아노 독주회 9일 오후 3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홀 (02)3436-5929. ■ 이귀란 귀국 피아노 독주회 10일 오후 3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홀 (02)3436-5929. ■ 김윤정 바이올린 독주회 8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홀 (02)587-5961. 미술 팝팝팝 한일 현대미술전-31일까지. 가나아트센터 백남준, 강영민, 김준, 이동기, 홍경택과 무라카미 다카시, 구사마 야요이 등 한국과 일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14인의 다양한 팝 아트 작품 100여점 전시. 팝 아트는 물질문명이 지배하는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다루는 미술로 1950∼1960년대 출발해 여전히 현재 생활과 소비문화를 환기시키고 있다. 대중적인 것을 소재로한 작품에는 재치, 유머, 풍자가 담겨 있어 관람하기 재미있다.(02)720-1020. ■ 갤러리 미 개관기념전 18일까지. 청담동 갤러리 미. 물방울 작가 김창렬, 김태정, 박서보, 서세옥, 윤형근, 이강소, 김환기, 김창기, 유영국, 장욱진 내로라하는 한국화단의 대가들을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02)542-3004. ■ 남관 변종하 장욱진 3인 드로잉전 17일까지. 평창동 그로리치 화랑. 독특한 기법으로 자기 예술세계를 구축,1950∼1970년의 한국화단을 이끌어온 3인 작가전. 화랑 개관 30주년 기념전.(02)395-5907.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17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피사체가 거의 의식하지 않게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기로 유명한 ‘찰나의 거장’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1주기를 맞아 마련된 사진전.(02)379-1268. 연극심청이는 왜 두번…/17일까지 국립극장 심청이는 왜 두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기발한 웃음, 강렬한 비애가 어우러지는 극단 목화의 대표작. 오태석 연출가 특유의 상상력과 재기발랄함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황정민 조은아 강현식 출연.(02)745-3966. ■ 메데이아 콤플렉스 9∼24일 게릴라극장. 한국 전통양식을 덧입은 그리스 비극. 박재완 연출, 이승비 장재호 출연.(02)763-1268. ■ 나비 17일까지 아리랑소극장. 위안부 출신 세 할머니의 갈등을 통해 전쟁범죄의 참혹함을 고발한다. 방은미 연출, 김용선 조한희 윤혜영 출연.(02)741-5332. ■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손기호 작·연출, 김학선 염혜란 장정애 출연.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심성을 지닌 선호네 가족의 가슴시린 사랑이야기.(02)762-9190.
  • 관광비자로도 해외부동산 산다

    2년 이상 해외에서 체류할 수 있는 취업비자 등 장기비자가 없더라도 일시 체류 목적의 관광비자만으로도 해외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관광비자는 통상 6개월까지 체류할 수 있다.24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오는 7월1일부터 해외에서 부동산을 구입할 때의 기준 요건인 ‘2년 이상 거주 입증’ 항목을 실수요자들의 편의를 위해 탄력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예컨대 거주자가 6개월 관광비자를 획득해 출국하더라도 현지에서 비자를 2년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취업 또는 유학 비자로 변경할 의사가 분명할 경우 2년 체류 목적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당국은 특히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는 본인이나 배우자가 2년 이상 해외 체재를 입증하기 어렵더라도 자녀의 취학 증명서를 바탕으로 부동산 투자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비자 연장 대신 국내 복귀후 재출국하는 방식으로라도 자녀를 돌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다만 해외부동산을 취득했다가 당초의 ‘2년 거주’ 조건을 채우지 못할 경우 부동산을 즉각 처분해 회수하도록 했다.2년 거주 조건을 채운 뒤 처분할 경우에는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현대미술의 향수] (3)클림트가 그려낸 ‘벌거벗은 진실’

    [현대미술의 향수] (3)클림트가 그려낸 ‘벌거벗은 진실’

    오스트리아에서는 클림트의 작품을 손쉽게 접하게 된다.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만이 아니라 마치 오스트리아 ‘공식상표’인양 갖가지 복제화와 상품의 형태로 전세계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빈의 레오폴드 미술관에서 열린 (벌거벗은 진실)전을 계기로 그의 여성적이고 관능적인 작품세계가 사람들에게 주는 기쁨의 의미를 찾아본다. #1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작품 중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키스)(1907-8)는 굳게 포옹하고 있는 연인의 모습이 커다란 정사각형의 화면을 가득 채운 그림이다. 연인을 다룬 그림이야 미술사 속에 넘치도록 많지만,(키스)의 연인은 특별하다. 비잔틴 모자이크에서 신성함의 표지였던 황금빛 반짝임이 여기서는 에로틱한 황홀경의 시각적 표현이 되었고, 평범할 수도 있었을 연인의 결합이 거의 신성에 버금가는 가치를 획득한다. 서로 다른 두 존재가 근원적 합일을 통해 영원한 화해와 조화의 세계에 도달한다는 메시지는 정치, 사회, 문화의 격변기였던 클림트의 시대는 물론이고, 모든 것이 분절되고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까지 그의 작품이 국적과 연령을 초월하여 사랑 받는 까닭일 것이다. ●클림트는 오스트리아의 회화적 자부심 지금 빈의 레오폴드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벌거벗은 진실)(5월13일-8월22일)전은 클림트가 활동했던 1900년 무렵의 오스트리아 회화와 드로잉 180여 점을 전시한 대규모 전시이다. 큐레이터 토비아스 나터의 전시 기획안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쉬른 미술관에서 받아들여 준비하면서 레오폴드 미술관이 합류했다. 두 미술관이 오랜 준비단계를 거쳐 유럽 각국은 물론이고 미국, 일본의 미술관과 개인소장자들의 도움으로 준비한 작품들은 먼저 쉬른 미술관에서 성황리에 전시를 마치고(1월28일-4월24일), 레오폴드 미술관으로 옮겨왔다. 레오폴드 미술관의 넓은 지하전시장에 7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전시된 작품들은 마치 전체 주제를 한 눈에 보여주려는 듯 긴밀한 짜임새로 구성되어 전시 기획자들의 세심함이 두드러진 전시였다. ‘클림트, 실레, 코코슈카, 그리고 다른 스캔들’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전시의 출발점은 클림트이다. 클림트는 오스트리아의 회화적 자부심과 결부된다. 빈 근교에서 태어나 계속 빈에서 교육받고 활동한 그가 파리, 로마 등에서 인정받고 국제적 명성을 획득한 덕분이다. 모차르트, 슈트라우스, 쇤베르크 등 걸출한 음악가를 배출한 오스트리아는 무엇보다 ‘음악의 나라’이고, 미술 장르 중에서는 건축 쪽이 강세를 보인다. 적어도 클림트 이전의 오스트리아 회화는 국제적 흐름과는 단절된 채 과거의 영광과 전통을 되뇌는데 급급한 수준이었다. 물론 클림트가 국제적 명성만으로 오스트리아 대표화가의 역할을 얻은 것은 아니다. ●자위·임신등 금기로 여기던 소재 끌어내 1897년 클림트를 중심으로 젊은 예술가들이 결성한 빈 분리파는 오스트리아 미술이 자기만족의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술전통을 추구함으로써 현재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근간이 되었다. (벌거벗은 진실)이라는 전시 제목도 위선적인 치장에 가려진 ‘진실’을 벌거벗은 여인으로 형상화한 클림트의 (누다 베리타스)(1899)에서 따온 것이다.‘인간의 벗은 몸’과 ‘공적인 전시공간’을 중심으로 1900년대 보수적인 빈 사회의 권위에 도전했던 젊은 예술가들의 반항과 그들을 향한 당시 사람들의 거센 비난에 초점을 맞춘 전시에 잘 어울리는 제목이다. 전시작품들도 성과 욕망, 동성애, 자위, 임신, 어린 소녀의 누드 등 당시의 도덕관이 금기로 여기던 소재를 내세운 것들이다. 그 중에는 상대적으로 허용의 폭이 넓어진 오늘날 볼 때 그리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는 작품들도 있지만, 몇몇 작품들, 특히 클림트의 에로틱 드로잉이나 실레를 감옥에까지 가게 했던 에로틱 수채화와 드로잉들은 아직도 전시실이 아닌 공공 장소에 걸어두거나 전시 포스터로 사용하기 힘든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에서 특이한 점은 1층 중앙홀에 클림트의 그림 세 점을 복제하여 걸어둔 일이었다.1894년 국가의 주문으로 클림트가 제작에 착수한 이 그림들은 스케치 단계에서부터 거의 10년간 오스트리아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격렬한 논쟁을 불러 이후 빈의 미술흐름을 바꿔놓았다고 평가된다. 원작은 1945년에 소실되어 흑백사진자료로만 남았는데, 이 그림들이 흑백이긴 하지만 실제 크기로 복제되어 함께 전시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불에 타서 망각 속으로 사라진 그림을 굳이 전시장으로 불러들인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또 다른 망각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클림트, 실레, 코코슈카 등이 오스트리아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사랑 받게 되면서 그들의 작품이 불러일으켰던 사회적 논쟁과 갈등이 잊혀지고 있는 것이다. 레오폴드 미술관에서는 (벌거벗은 진실)전과 별도로,1층 전시장에서 방대한 소장품 중 선별한 작품들로 (1900년대의 빈)전(3월25일-8월30일)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소장품이었다가 최근 레오폴드 미술관이 소장하게 된 클림트의 (죽음과 삶)(1916), 그의 풍경화들, 콜로만 모저, 요제프 호프만, 오토 바그너 등 빈 분리파와 빈 공방 주역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1900년대의 빈)전까지 둘러보고 전시장을 나서자 마치 100년 전의 세계에서 순식간에 현재로 뽑혀온 듯 현기증이 난다. 우화와 신화의 베일을 벗기고 꾸밈없는 진실을 드러내고자 했던 클림트와 불멸의 반짝임 속에 꿈결같은 충만의 세계를 보여주었던 클림트 사이의 간극 역시 이 현기증을 더해준다. 하지만 클림트 작품의 매력은 바로 이 간극 속에 있다. 헐벗은 현실에 대한 자각과 불만이야말로 조화로운 구원의 세계를 더 갈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갈망은 어떻게 성취되는가. 바로 예술과 사랑의 만남을 통해서, 클림트 식으로는 ‘전 세계를 위한 키스’를 통해서. #2●빈의 이질적 건물 대화나누듯 마주서 빈은 신기한 도시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루프레흐츠 성당, 고딕 양식의 슈테판 성당, 바로크 양식의 칼스 성당 등의 역사적인 건축물, 유겐트스틸의 선두주자 오토 바그너의 기하학적 건물들, 장식과잉의 역사주의 건축에 반발한 아돌프 로스의 금욕적인 건물들이 시내곳곳에 뒤섞여 있다. 물론 웬만한 유럽도시는 다양한 양식의 건물이 혼재하기 마련이지만, 빈에서는 유독 서로 이질적인 건물들이 대화라도 나누는 듯 마주보고 있다. (벌거벗은 진실)전에서 1900년대 가장 소란스러웠던 건축스캔들의 사례로 다루었던 로스의 ‘벌거벗은 건물’은 황제가 생활하는 화려한 왕궁에서 내다보이는 곳에 지어졌다. 두 건물은 지금도 서로를 비난하고 있을 것이다. 한편 1985년에는 빈의 상징 성 슈테판 대성당 바로 앞에 한스 홀라인의 하스하우스가 들어섰다. 현대판 성채 같은 하스하우스의 유리로 된 전면에 성 슈테판 대성당이 비치는 광경을 보면 마치 현대의 신(하스하우스 안에는 쇼핑센터와 식당, 카페 등이 있다)과 과거의 신이 서로 의지하면서 다독이는 느낌이 든다. 이질적인 두 건물이 마주보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빈의 명물이 되어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들지 않는가. 바로 이런 도시이기에 훈데르트바서 같은 건축가가 태어날 수 있었나보다. 바르셀로나가 가우디를 배출했다면 빈에는 훈데르트바서가 있다. 서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훈데르트바서하우스(1985)와 쿤스트뮤지엄빈(1991)을 찾았다. 공동주택이어서 거주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바깥에서만 봐야하는 훈데르트바서하우스와 달리 쿤스트뮤지엄빈은 화가이기도 한 훈데르트바서의 환상적인 회화작품들이 상설 전시되어 있어 여러모로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가장 흥미로운 작품은 건물에 대한 통념을 여지없이 깨뜨리는 미술관 건물 자체이다. 제각기 다른 모양의 창틀, 건물 곳곳에 넘쳐나는 알록달록한 색채, 다양한 곡선을 만들며 점점이 박힌 서로 다른 크기의 총천연색 타일, 그리고 가장 놀라운 부분인데 벽도 바닥도 천장도 모두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동화의 세계나 아이의 꿈속에서 꺼내다 찌그러진 성 같기도 하고 서툰 요리사가 망쳐놓은 화려한 케이크 같기도 하다. 이런 건물은 자연에는 직선이 없으며 인간은 이 땅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살아가야 한다는 신념에서 나왔다. 그래서 훈데르트바서의 건물은 그 자체가 화려한 꽃밭인가 보다. 이건 비유적인 의미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건물 지붕에 잔디를 깔고 나무를 심어 정원으로 꾸몄고, 건물 안에도 자연을 형상화한 타일모자이크 뿐 아니라 실제 자연을 끌어들였다. 이 자연에는 나무와 물, 그리고 아이들이 포함된다. 쿤스트뮤지엄빈의 또 하나 특이한 점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주눅들고 긴장해야하는 공간이 아니라 편안하게 머물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된 미술관을 보면, 건축가의 철학이 건물 외관뿐 아니라 그 운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문명주의자에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훈데르트바서의 건물은 다른 형태의 대화를 꿈꾼다. 다른 건물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대화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이 대화는 어쩌면 생활과 예술의 결합을 추구했던 빈 분리파와 빈 공방의 의지를 확장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신성림 작가
  • [기고] 3不정책 폐지 누가 원하는가/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2008학년도 대입제도를 두고 교육계가 들끓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이렇다. 내신을 강화하여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 수요를 줄이겠다는 당국의 의지에 대학측이 자율권 침해라며 찬물을 끼얹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교육당국과 대학 측이 사사건건 학생선발권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사이 정작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은 가뭄에 타들어가는 논처럼 전전긍긍하고 있다. 새 대입제도로 인하여 고1교실이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자, 서울대가 먼저 대입 전형안을 내놓았다. 교육의 형평성을 고려한 ‘지역 균형 선발’은 3분의 1에 불과하고, 나머지 3분의2는 특목고 등 소수를 배려한 ‘특기자 선발’ 및 논술 위주의 ‘정시 모집’으로 채운다는 것이다. 역시 서울대다운 발상이다. 전국에 흩어진 우수한 인재를 일차적으로 확보한 다음, 특정 지역과 특목고 학생들까지 싹쓸이하겠다는 발상이다. 챙길건 확실히 챙기겠다는 서울대의 속셈을 타 대학이 나몰라라할 리 없다. 자신들도 독자적인 기준에 따라 학생들을 선발하겠다고 나섰다. 늘 그랬듯이 선발권의 규제는 대학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로 또다시 교육당국을 압박하며 3불정책(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불허)의 재고를 요구하고 나섰다. 3불정책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득권 계층이다. 소위 일류대학 출신에 남부럽지 않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지방대학이나 먹고살기 빠듯한 서민들이 3불정책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가뜩이나 사회적 희소가치(부, 권력 등)의 독점으로 인하여 계층 간의 위화감이 심화되고 있는 마당에 3불정책 폐지는 곧바로 기득권의 세습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또한 3불정책 폐지론자들은 틈만 나면 대학의 경쟁력을 거론한다. 세계화 시대에 학생선발권을 묶어놓고 어떻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얘기다. 마치 우리 대학의 초라한 현실이 대학외적 요인에 있다는 소리로 들려 아쉬움이 남는다. 대학은 선발보다는 학사운영과 연구에 더 큰 책임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교육당국의 보호 아래 내실보다는 외형 부풀리기에만 치중했던 대학이 이제 와서 경쟁력 운운하는 것은 물에 빠진 사람 건져놨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나 다름없다. 3불 가운데 1불(본고사 불허)은 이미 유명무실한 상태로 볼 수 있다. 소위 수험생들이 몰린다는 대학들은 본고사 금지라는 불분명하고 추상적인 개념과 이를 어겼을 경우 특별한 제재 수단이 없다는 점에 착안하여 언어논술, 수리논술, 학업적성논술, 심층면접이란 그럴 듯한 명칭으로 사실상 본고사 형태의 시험을 치르고 있다. 포괄적이고 깊이있는 사고력을 요하는 논술고사와 심층면접의 성격상, 지방에 있는 학교로서는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매년 입시철이 가까워오면 지방 학생들이 논술과 면접 준비를 위해 서울로 원정 유학을 떠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만약 본고사가 부활한다면 상대적으로 교육인프라가 취약한 지방 교육은 공동화될 것이 뻔하다. 이처럼 3불정책이 폐지된다면,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교육은 고사될 것이 분명하고, 사교육은 가히 엄청난 위력으로 서민 경제를 강타하며 줄줄히 가계 부도를 일으켜 국가 경쟁력을 위협할 것이 확실하다. 또한 부모의 재력에 따라 대학 간판이 좌우되면서 교육의 공공성과 도덕성은 치명상을 입고 사회는 극도의 혼란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3불정책은 우리 교육 현실을 감안한 최소한의 조치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오늘의 교육 현실이 처한 가장 큰 위기는 3불정책이 아니라 학력을 무기로 모든 기득권을 독식하겠다는 일부 세력의 과욕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 교육계도 좀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감당하기 어려운 부작용이 뻔히 보이는 데도 3불정책 폐지를 주장하는 것이 과연 우리 교육의 미래를 위해 온당한 처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 “신입생 선발권 확대… 전형 다양화를”

    “더 이상 구색 맞추기식 전형방법으로는 안 됩니다.” 고등학교 교사들이 교육인적자원부와 대학 관계자들의 가슴을 뜨끔하게 하는 조언을 던졌다. 교육부는 대학의 신입생 선발의 자율권을 더욱 늘려야 하며, 대학도 다양한 전형 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1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 3층 회의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05교육·인적자원혁신박람회의 행사로 마련한 세미나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전형 모형 탐색’에서 대학과 교육부의 각성을 촉구하는 조언과 질책이 쏟아졌다. 부산국제고 김태진 교사는 “현재 수능과 내신, 논술, 면접, 토플, 학업계획서, 추천서 등 전형요소는 많지만 전형방법은 그리 다양하지 못하다.”면서 “특별전형은 (종류가)다양하지만 선발 비율이 낮아 형식을 갖추기 위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 교사는 “대부분의 대학들은 학생부와 수능 성적을 일정한 비율로 일괄 합산하거나 여기에 논술과 면접을 추가해 학생을 선발하지만 이같은 방법으로는 전형요소의 종류만큼 학생의 부담만 가중될 뿐”이라면서 “이는 학생들이 모든 영역에서 우수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으로서는 우수한 학생을 안정적으로 뽑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팔방미인’이 되려다 삶의 방향성을 잃어버린 학생만 뽑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주여고 윤승현 교사는 “수시모집 이외에 다양한 전형이 있지만 대부분 구색 맞추기에 급급하고, 정시에서도 수능과 내신을 합산한 총점에 의해 줄세우기를 하고 있으며, 심층면접과 논술도 교과성적우수자를 선발하는 방법일 뿐”이라면서 “대학이 목표한 특성화된 전형방식을 개발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장 교사들의 비판에 교육부도 빠져나가지 못했다. 김 교사는 “대학이 다양한 전형유형과 방법을 개발하려면 학생 선발의 자율권이 확대되어야 하는데 (지금처럼)일정한 틀 속에서만 자율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족쇄를 채운 상태에서 대입전형의 다양화는 실현될 수 없다.”며 교육부의 태도 변화를 강조했다. 윤 교사는 부분적인 본고사 허용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2008학년도부터 대학들이 논술과 면접 등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사교육의 비중 강화 등 지금의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면서 “본고사를 일부 허용하되 국·영·수 중심이 아닌 대학의 모집단위나 학과별로 전공 관련 과목 수를 제한해 다양한 학과 시험을 치르게 한다면 사교육도 줄이고 학교교육 안에서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측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성균관대 현선해 입학처장은 “공부만 잘해서 대학에 들어오려는 것도 문제지만, 공부도 하지 않으면서 대학에 들어오려는 것은 더욱 심각하다.”면서 “대학은 제한된 자율성 내에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주입식 공부가 아니라 학문탐구와 창의력 계발의 공부에 중점을 둔 전형제도 개발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대사와 함께하는 요리COOK 조리TALK

    대사와 함께하는 요리COOK 조리TALK

    반도의 기질일까? 우리나라와 이탈리아는 공통점이 많다. 노래부르기 좋아하고, 쉽게 흥분하며, 정이 많은 것이 그렇다. 함축한다면 ‘화끈하다.’는 것이리라. 음식에서도 뇨키는 수제비, 라비올리는 만두, 코테키노는 순대, 카르파초는 우리의 육회와 비슷하다. 이래서 입맛에 맞는 까닭일까. 서울과 근교에서 성업 중인 이탈리아 음식점이 6000∼7000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처음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에 이탈리아 음식에 관해 취재하고 싶다고 제안하자 대사관측은 5월26일로 날을 잡고 아예 프란체스코 라우지 대사의 만찬을 보여주겠다고 회신했다. ■ 이탈리아 와인의 숨겨진 진실-모든 포도주는 Vino로 통한다? 만찬에서 처음 선보인 포도주는 베네토의 소아베.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드라이한 맛의 백포도주다. 로미오가 줄리엣을 만나기로 약속한 다음 하인이 가져온 와인을 맛보고 ‘Soave(향기로운)’라고 말한데서 유래됐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이탈리아에서 음식을 말할 때 ‘아비나멘토(Abbinamonto)’라는 말이 있다.‘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가리킨다. 안토니오 파텔리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식탁에서 와인을 빼놓는 법이 없고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 고르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금치 스파게티와 작은귀 모양의 파스타는 토스카나의 베르나치아 디 산 지미냐노와 궁합을 맞췄다. 이탈리아 최초의 DOC(원산지통제와인) 와인이며, 최고급인 DOCG(DOC 가운데 최고)로 승격됐다. 역대 교황들이 즐긴 것으로 알려져있다. 화이트 드라이지만 깊은 맛이 났다. 농어요리에는 캄파니아의 그레코 디 투포를 맞췄다. 역시 화이트. 기원전 1세기에 그려진 폼페이 프레스코의 벽화에서도 발견된 고고학적인 와인이다. 주요리 소고기 안심구인엔 역시 토스카나의 로소 디 몬테풀치아노가 나왔다. 레드, 드라이하지만 약간의 신맛이 돌았다. 이탈리아 와인의 자존심이다. 달콤한 디저트엔 백포도주 베르나치아 디 오리스타노가 달콤한 맛을 강조했다. 기포(스파클링)로 상큼하면서 개운하게 했다. 오랜 옛날, 사르데냐의 전염병을 퇴치한 건강에 좋은 와인으로 전해온다. 거듭되는 와인 건배 속에 흥겨운 만찬 분위기, 우리의 잔치와 닮은 듯 낯설지가 않았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이탈리아 대사가 콕찍은 맛집 ●푸치니 대사의 만찬 메뉴를 짜고 와인을 구성했던 안토니오 파텔리가 총지배인으로 있는 이탈리아 음식점. 서울 강남역 7번출구와 나와 시티극장과 아트박스 사이의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하얀색 건물에 통유리문이 예쁘게 달린 푸치니가 보인다. 안토니오는 우리말도 곧잘 한다. 대사와의 만찬에선 김원기 조리사가 작은 귀모양의 오레키에테 파스타를 냈다. 푸치니는 ‘정통을 알고 즐기자.’는 게 모토. 국적불명의 요리가 아닌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표방하고 있다. 대표 메뉴는 푸치니 스페셜(1만 8000원), 이탈리아 산간 고지대에서 먹는 토속 스파게티로 큰 북모양의 레지아노 치즈를 이용한다. 가운데를 파낸 치즈안에 럼주를 붓고 불을 붙여 주위 치즈를 녹인 다음 스파게티와 야채를 섞는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데 요리사가 직접 테이블에 와서 만든다. 식사중에 들려오는 피아노에 고개를 돌려보면 안토니오가 연주한다. 단순히 식사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철갑옷의 중세 병정, 청동조각품과 명화들, 지중해빛 통유리문…. 인테리어가 아주 좋다. 요즘은 감나무가 있는 파티오에서 식사해도 그만이다. 메뉴의 가격은 일품은 1만∼2만원선이고, 코스는 가격대가 다양하다.552-2877 ●토스카나 르네상스서울호텔의 이탈리아 음식점으로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 이유는 테이블 간격이 고 손님들의 방해를 적게 받으며 대화할 수 있기 때문. 만찬에서 디저트로 대미를 장식한 사르데냐출신 알렉산드로 파치는 홍콩, 일본 등을 거쳤다. 토스카나는 르네상스의 발상지이자 이탈리아의 맛을 대표하는 곳. 입구에 들어서면 매콤한 고추향과 친근한 듯한 마늘향이 식욕을 일으킨다. 점심으로 비즈니스 맨들을 위한 런치(2만 4500원)을 준비한 것이 특징. 주방장이 매일 12가지 이상의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2222-8647 ●일폰테 호텔업계 최초의 이탈리아 식당으로 최고의 맛을 자부한다. 오픈키친 시스템으로 요리 전과정이 공개된다. 콧수염으로 옆집 아저씨 같은 분위기의 클라우디오 쿠키아렐리씨가 주방장. 만찬에서 송로버섯향의 시금치 스파게티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로마 중심가에서 아버지가 운영하던 식당에서 자라 자연스럽게 조리장돼 전세계를 누볐다. 밀레니엄 서울 힐튼 일폰테는 수제 파스타, 장작에서 금방 구워내는 피자, 신선한 샐러드가 가장 큰 특징이다. 생선과 소고기의 이탈리아식 요리로 단골 고객도 확보하고 있다. 로마 출신의 조리장 클라우디오가 매일 새롭게 선보이는 조리장 추천 메뉴가 인기.10명까지 식사가 가능한 별실과 50명 규모의 행사까지 치를 수 있는 리알토가 마련돼 있다.317-3270 ●라스텔라 대사의 만찬에서 농어요리와 쇠고기 안심구이·레몬 셔벗을 책임진 마우리지오 세카토가 부조리장. 그는 이탈리아의 유명음식점을 거쳐 미슐랭스타 출신으로 해산물 요리에 특히 자신있다고 한다. 그의 부인은 한국인.1996년 부인의 나라 한국에 와서 신라호텔·워커힐호텔 등을 거쳤다. 라스텔라는 별이 빛나는 아름답고 은은한 밤과 같은 낭만적인 분위기다. 월∼금 점심은 뷔페(1만 8000원)로 운영된다. 저민 소고기 안심, 올리브 오일에 절인 문어, 모차렐라 치즈를 곁들인 토마토, 시푸드 샐러드, 훈제 연어 등 각종 샐러드와 과일 및 요구르트 등 요리 30여 가지가 마련된다. 또 채식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새송이 버섯구이, 가지, 파프리카 등의 야채구이 및 랍스터 다리찜 메뉴 등 담백한 메뉴도 나온다. 주말 뷔페(2만 5000원)에는 알래스카연어를 비롯해 요리가 더욱 풍부해진다.710-7276 ●보나세라 서울 도산공원 맞은편에 위치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미식가들의 수첩에 이미 전화번호가 상위에 적힌 음식점이다. 건물 가운데 아담한 정원이 있어 시골같은 운치를 더한다. 대사의 만찬에서 발사믹소스를 곁들인 쇠고기 카르파초와 토마토·모차렐라치즈 테린을 낸 마시밀리아노 산니노가 요리하고 있다. 요즘엔 시금치와 리꼬타치즈로 속을 채운 토르텔리와 당근 크림의 토마도가 요름 메뉴로 나온다. 정통 요리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이탈리아 요리까지 선보인다. 일품으로 보통 2만∼3만원선이다. 이탈리아 와인리스트도 방대하다.543-6668 ■ MENU ●발사믹소스를 곁들인 쇠고기 카르파초 재료 쇠고기 홍두깨살 3㎏, 꽃소금 360g, 설탕 150g, 각종 다진 허브(세이지·로즈마리·타임 등)50g,서빙(1인분·크레송 60g, 발사믹식초 1큰술, 엑스트라버진 올리브기름 1큰술) 만드는 법 (1)쇠고기를 얇게 저민 다음 허브와 소금·설탕으로 절이는 마리네이드로 7일간 냉장고에 보관한다.(2)냉장고에서 꺼낸 다음 흐르는 물에 고기를 살짝 씻어내고 통풍이 잘되는 곳(12∼15도)에서 3∼4일간 말린다.(3)접시에 담아 낼 때 크레송을 놓고 (1)의 슬라이스를 한장씩 얹는다.(4)발사믹 식초와 올리브 기름을 뿌려낸다. ●송로버섯을 곁들인 스파게티 재료 생파스타 100g, 베이컨 50g, 트뤼플 크림 50g, 후추 5g, 파르메산치즈 15g, 올리브 기름 적당량 만드는 법 (1)파스타를 끓는 물에 삶는다.(2)팬에 올리브 기름을 두르고 다진 베이컨을 트뤼플 크림과 섞고 볶다가 (1)의 삶은 파스타를 넣고 같이 요리한다.(3)접시에 담고 파르메산치즈를 뿌린다. ●오레키에테 파스타 재료 밀가루 400g, 소금 10g, 미지근한 물 1/2컵, 토마토소스 1kg 만드는 법 (1)밀가루에 소금을 뿌려 미지근한 물에서 반죽한 다음 공처럼 둥글게 뭉쳐 1시간 가량 숙성한다.(2)(1)의 반죽을 떼어내 손으로 비벼 길게 만든다.(3)과일칼로 (2)를 손가락 마디보다 조금 작게 잘라 엄지손으로 눌러 작은 귀 모양을 만든다. 모두 이렇게 한다.(4)끓는 물(4ℓ)에 소금 25g과 (3)의 오레키에테를 넣고 5분 정도 삶아 건져 물기를 뺀다.(5)삶은 오레키에테에 토마토소스를 끼얹고 섞어 먹는다. 염소젖으로 만든 페코리노치즈가 있으면 뿌려낸다. ●야채를 곁들인 농어요리 재료 농어 150g, 가지 100g, 체리토마토 50g, 양파·다진 마늘 10g씩, 호박·샐러리 30g씩, 올리브 7.5g, 케이퍼 베리 7.5g, 토마토소스 50g, 파프리카 5g, 조개 50g, 통마늘 2개, 올리브 기름 12.5g 만드는 법 (1)팬에 올리브 기름과 다진 마늘을 넣고 볶는다.(2)양파, 호박, 가지, 샐러리는 작게 썰어 넣고 볶는다.(3)녹색 올리브, 다진 바질, 체리 토마토, 토마토 소스, 케이퍼 베리를 넣고 볶아 접시에 둥글게 담는다.(4)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통마늘을 으깨 넣고 타임, 소금, 후추로 농어살 껍질쪽을 먼저 볶는다.(5)다시 뒤집어서 껍질이 위로가게 하여 굽는다. 껍질을 바삭하게 굽는 것이 중요. ●쇠고기 안심구이 재료 쇠고기 안심 150g, 데미글라스소스 38g, 발사믹 식초 10g, 메시 포테이토 100g, 파르메산치즈 5g, 루콜라 10g, 포치니버섯 20g, 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쇠고기 안심을 석쇠에서 굽는다.(2)메시 포테이토를 접시에 담고 구운 안심을 올린다.(3)발사믹 식초를 곁들인 데미글라스 소스를 뿌린다.(4)고기 위에 루쿨라 야채를 올리고 그 위에 파르메산치즈를 올린다. ●올리베라 사이다스 재료 반죽(밀가루 300g, 소금 2g, 올리브기름·미지근한 물 50㎖씩, 달걀 흰자 1개),소(리코타치즈 400g, 설탕 50g, 레몬껍질),소스(꿀 200g, 오렌지 1개, 샤프란 1g) 만드는 법 (1)모든 반죽 재료를 섞어 반죽해 냉장고에 30분 가량 둔다.(2)리코타치즈를 꽉 짜서 말린 다음 레몬 껍질·설탕과 함께 잘 섞는다.(3)사이다스 반죽을 위해 얇게 펴서 수제비처럼 방망이로 밀어 동그랗게 자른다.(4)(3)의 안에 리코타치즈 40g씩을 넣고 만두처럼 반죽 껍질을 붙인다.(5)(4)를 뜨거운 올리브 기름에 잠기도록 넣어서 튀긴다.(6)샤프란과 꿀, 잘게 다진 오렌지 껍질을 뜨겁게 데워 섞은 다음 (4)에 끼얹어 차려낸다. ■ 이탈리아 대사와 함께한 만찬 미켈레 사바티노 상무관은 “한국에선 이탈리아 음식 하면 피자와 스파게티가 전부인 줄 아는데, 사실은 오늘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음식의 기초”라고 자랑했다. 그는 “이탈리아 요리는 고대 로마제국까지 기원이 거슬러 올라간다.”며 “르네상스시대 피렌체의 공주 카트린 데 메디시스가 프랑스로 시집가면서 요리사와 조리법, 재료 등을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라우지 대사는 “이탈리아 음식은 올리브 기름, 곡류와 야채, 치즈와 과일, 허브를 많이 써 건강에 이상적인 식단”이라며 “이탈리아 요리는 지방마다, 집집마다 맛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탈리아가 통일된 지는 불과 130여년. 지방마다 특유의 향토요리가 발달했다. 겨울이 긴 밀라노·베네치아를 비롯한 북부지방은 진한 맛의 요리가 발달했고, 파스타와 크림도 풍부하다. 로마·피렌체의 중부지방은 파르메산치즈와 햄이 유명하다. 시칠리아와 나폴리를 비롯한 남부지방은 올리브와 토마토, 건면 파스타, 모차렐라치즈가 널리 알려졌고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도 발달했다. 대사의 만찬은 이탈리아 전역의 음식을 조금이라도 맛보게 하기 위해 식단을 짰다. 우리의 반찬에 해당하는 요리로는 식초에 절인 작은 양파, 절인 버섯, 햄 2종류, 칼라브리아(소금간으로 햇빛에 말린 토마토 슬라이스)를 큰 접시에 내놓았다. 필요한 만큼 덜어 먹도록 했다. 만찬 메뉴를 짠 안토니오 파텔리는 “이탈리아 음식은 기본적으로 전채·첫번째 코스(파스타·리조토), 두번째 코스(생선요리), 메인요리(육류), 디저트와 커피의 순으로 구성된다.”며 “소스나 재료가 겹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탈리아에선 첫번째와 두번째 코스를 함께 먹어야 ‘식사다운 식사’라고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전채는 북쪽 피에몬테지역의 카르파초와 토마토·모차렐라치즈 테린, 남쪽 풀리아의 해물요리를 냈다. 문어와 조개·멸치·새우 등을 데쳐낸 해물 모둠데침이다. 첫 코스는 중부 라치오의 송로버섯(트뤼플)으로, 향을 낸 시금치 스파게티. 이탈리아의 한적한 시골집에서 만들어 먹는 스타일이다. 세계 3대 진미인 송로버섯을 갈아 넣어 특유의 신비한 향이 오래도록 남았다. 여기에다 잘게 다진 베이컨을 넣어 같이 익혀냈다. 풀리아의 오레키에테(작은 귀 모양의 파스타)도 나왔다. 씹는 느낌은 쫀득쫀득했다.“수백가지의 파스타를 만들 수 있다.”는 상무관 부인 로자는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이탈리아 음식점은 우리집”이라며 은근히 요리 실력을 자랑했다. 두번째 코스는 시칠리아 농어요리. 살코기를 토마토를 넣고 삶은 것이 이색적이었다. 그린빈을 비롯해 여러 야채와 주꾸미도 들어 있었다. 시칠리아를 비롯한 남부에서는 거의 모든 요리에 토마토를 넣는단다. 다음은 레몬 셔벗. 부드럽게 얼려 그냥 마실 수 있게 했다. 레몬의 상큼한 향이 입 안에 남은 생선과 토마토의 냄새를 말끔하게 씻어줬다. 주요리는 북동지역 에밀리아 로마냐의 파르메산치즈와 신선한 루쿨라를 곁들인 쇠고기 안심구이가 나왔다. 보통 파르메산치즈를 파스타에 넣지만 쇠고기 요리에도 얹어냈다. 신선한 루쿨라 향이 고기요리와 잘 어울렸다. 디저트로는 서쪽바다 섬인 사르데냐의 올리베라 사이다스로 대미를 장식했다. 리코타치즈를 넣고 감싸 튀겨낸 다음 잘게 채썬 오렌지와 꿀을 넣고 섞어 만들었다. 황금보다 비싸다는 샤프란 향이 입안을 맴돌며 긴 여운을 남겼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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