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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지자체들 닭고기 먹기 운동

    “조류 인플루엔자(AI) 끓이면 안전해요.” 부산지역 기초단체들과 시교육청 등 지역 관가들이 AI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계 농가들을 돕기 위해 ‘닭고기 먹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부산 연제구는 지난 6일 구내식당 점심 메뉴로 영양닭죽과 닭강정 요리를 내놓았다. 구는 앞으로 매주 1∼2차례 닭 및 오리 요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위준 연제구청장은 “AI 바이러스는 섭씨 75도에서 5분 이상 익히거나 튀겨 먹으면 바이러스가 죽기 때문에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다.”며 “양계 농민도 돕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직원들에게 공급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구도 이날을 ‘닭고기 먹는 날’로 정하고 배덕광 청장과 550여명의 직원이 구내 식당에서 삼계탕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해운대구는 앞으로도 구민 대상의 간담회나 행사를 통해 조류인플루엔자를 바로 알자는 내용을 적극 홍보해 축산농가 돕기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 부산 중구도 점심식사때 직원들에게 삼계탕과 육계장을 제공했으며,30일에는 서구도 닭요리를 점심 메뉴로 올렸다. 부산시교육청도 닭고기 먹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AI 발생 전부터 매주 1∼2회 닭도리탕 및 삼계탕 등을 주요 메뉴로 정해 식단에 올리고 있다. 시교육청은 조만간 설동근 교육감을 비롯해 400여 전 직원이 점심 식사때 삼계탕을 먹는 ‘삼계탕데이’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부산시도 현재 채식 위주로 짜여진 구내 식당 메뉴에다 닭 및 오리고기 요리를 추가할 방침이어서 부산지역 관가를 중심으로 닭고기 먹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집중 인터뷰] 석학 리프킨에 들어본 쇠고기·GMO 개방

    [집중 인터뷰] 석학 리프킨에 들어본 쇠고기·GMO 개방

    “인류는 건강을 놓고 룰렛 게임(Roulette Game)을 하고 있다. 한국이 무턱대고 GMO와 미국 쇠고기를 수입하면, 결국엔 후회하게 될 것이다.” ‘엔트로피’,‘육식의 종말’등의 저서로 잘 알려진 세계적 석학인 제레미 리프킨(63) 미 경제동향연구재단(FOET)이사장은 4일 서울신문과의 국제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국민들은 GMO나 미국 쇠고기를 받아들이기 전에 미래에 어떤 음식을 원하는지에 대한 신중하고 합리적인 토론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에서는 미국산 쇠고기,GMO 등 먹거리 논란이 진행 중이다. -미국 농림부가 쇠고기 생산과정을 잘 관리한다고 생각한다면 한국 정부는 순진한(naive)것이다. 나는 미국 농림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평생을 지내왔다. 육가공업계나 생명공학기업은 워싱턴에 엄청난 로비를 한다. 미국 정부는 때때로 로비에 의해 움직인다. 이에 반해 유럽을 비롯한 세계 다른 나라들은 GM 작물이나 쇠고기를 수입하라는 미국의 압력에 맞서 매우 엄격한 수입 기준을 세웠다. 국민들이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압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나? -미국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한국 국민, 정부, 시민단체가 과학자들과 함께 폭넓은 토론을 하기를 권한다.GMO나 쇠고기에 대해 많이 알게 될수록, 여러분은 그것을 더욱 달가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나 기업에서 ‘GMO와 쇠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사려깊은 처사가 아니다. ▶당신은 일관되게 GMO와 쇠고기 소비를 반대해 왔다. 이유는 무엇인가. -1981년 미 연방정부에서 유전자가 조작된 유기체를 개방된 환경속에 방출하는 것을 처음으로 허용하는데 이를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게 GMO 반대운동의 시작이었다. 내가 GMO를 반대하는 이유는 몇 가지 있다. 첫째, 이종교배의 문제다. 인류는 지금까지 동종교배의 원칙을 지켜왔다. 그러나 유전자조작을 통해 어떤 유전자도 다른 유전자와 쉽게 섞을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다.1990년대 과학자들은 토마토와 물고기의 유전자를 조합했다. 추운 대서양에 살고 있는 물고기로부터 추위에 견디는 유전자를 빼내 토마토에 주입하면 냉해에 잘 견디는 토마토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생태계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둘째로 유전자 확산 문제다.GMO가 비GMO사이로 들어가면 수분 작용을 통해 GMO유전자를 계속 생산해낸다. 예전에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GM작물 재배지 근처에 보호막을 세우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다. 그러나 20년이 흐른 지금 그 기업들은 이제 유전자오염이 안 된 땅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얘기한다.GMO유전자가 확산되면 생태계는 되돌릴 수 없게 된다. 이건 마치 담배 논쟁과 비슷하다. 옛날에 사람들은 “왜 내가 담배를 피우면 안 되냐.”며 담배필 권리를 주장했다. 이제 우리는 간접흡연으로도 암에 걸린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흡연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특정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특히 아이들은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런데 GM 음식은 원래의 유전자 조합과 다르기 때문에 어떤 알레르기를 유발할지 모른다. 최근 식용 백신을 만드는, 새로운 종류의 유전자조작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 가령 바나나에 특정 질병의 백신 기능을 하는 유전자를 넣는 식이다. 이것은 매우 논쟁적이다. 바나나와 백신을 어떻게 분리할 것인가. 정확한 투약량을 맞출 수 있을 것인가. 만약 바나나를 먹는 사람이 그 안에 들어있는 백신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면 어떻게 되나. 이런 일이 몇 년 후 한국의 슈퍼에서 벌어진다고 상상해보라. 끔찍한 일이다. ▶광우병에 대한 견해도 궁금하다. -광우병에 대해 얘기하자면,1990년대 초부터 나는 미국 농림부의 정책에 이의를 제기해왔다. 초식동물인 소에게 골육분을 먹이는 것이 잠재적인 광우병의 위험이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정부 입장은 광우병이 보고된 사례가 없으니 위험이 없고, 문제될 것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문제가 되고 있지 않은가. 광우병에 걸린 소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아마 더 많을 것이지만 미국 정부가 모니터를 철저히 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 일이다. 정부가 광우병 위험을 인정하면 고기 소비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꺼려한다. 결국 우리의 지속적인 요구가 관철돼 1990년대 말에 골육분을 먹이는 것이 금지됐지만 여전히 위험은 존재한다. 지금 내게 미국 소고기가 광우병에 대한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미국 정부가 광우병 위험에 잘 대처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절대 아니다. 한국에도 알려져 있겠지만 몇 달 전에 미국의 한 시민단체에서 도축장을 비밀리에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걷지도 못할 정도로 아픈 소는 도축을 하면 안 되지만, 그들은 소의 질병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소를 도축했다. 미국에서도 상당히 큰 이슈가 됐다. 미국 농림부는 도축업계에 순진하게 대응해 왔다. ▶그렇다면 GMO와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먼저 GMO에 대해서는 유전자표식에 의한 선발(MAS·Marker Assisted Selection)방식이 대안이다.MAS는 생명공학 기술을 전통 육종기술에 도입한 것이다. 육종을 할 때 유전자 표식을 거쳐 우수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개체를 고르는 것이다. 이 방법은 유전자 변형이 없고, 최첨단이고, 정보개방형이라 거대기업의 독점을 막을 수 있다. 나는 GMO는 반대지만 MAS는 찬성이다. 지난해 내가 있는 경제동향연구재단은 그린피스, 우려하는 과학자모임(UCS·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등의 단체와 토론회를 열었는데, 많은 그룹이 MAS를 찬성했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 GMO를 수입하라고 하는 것은 경솔한 행동이다. 한국은 모든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이를 되돌리려 할 텐데, 그때는 이미 늦을 것이다. 인류는 역사상 가장 극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 나의 책 ‘육식의 종말’에서 언급했듯, 현재 우리는 사람이 먹을 곡물을 생산하는 게 아니라 도축당할 소나 바이오연료를 위한 곡물을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충분한 곡물을 생산하는 데도 굶주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할 일은 사료용 곡물은 줄이고, 식용 곡물을 늘리는 일이다. 가령 사료용 곡물가를 매우 비싸게 책정하는 방법이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휘발유를 살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책임을 지기 위해 세금을 내는 것처럼, 육식을 하는 사람들이 소가 배출하는 가스와 소를 키우기 위한 곡물가를 부담하는 차원에서 돈을 더 많이 낸다면 고기 소비도 줄어들고 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쇠고기를 먹나. -1977년부터 얼굴이 있고, 걷거나 나는 모든 동물은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다. 때때로 먹어야 할 경우가 있으면 아주 적은 양의 해산물을 먹기는 한다. ▶광우병이 두려워서 쇠고기를 먹지 않는 것인가? -(웃으며)그렇지는 않다. 내가 육식을 하지 않는 이유는 육식은 나와 같은 종류를 먹는 것일 뿐 아니라 나의 건강과 전체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음식은 매우 중요하다. 음식은 생존뿐 아니라 문화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한 국가의 음식은 그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상징한다. 유럽 사람들이 GM 식품을 싫어하는 이유는 치즈나 와인 등 음식의 지역색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이다. 미국은 패스트푸드 문화를 갖고 있지만 이와 달리 한국은 아직도 음식이 문화 정체성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 않은가. 음식의 문화적 차원에 대해서도 생각했으면 좋겠다. 물론 안전성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은 유럽처럼 경계적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화학물질이든 음식이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면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는 도입을 보류하는 보수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문제가 생기면 그제서야 그 문제에 대처했다. 그러면 안 된다. 이미 일어난 문제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앞을 내다보고 행동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불행하게도 미국보다 유럽이 더 좋은 모델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제레미 리프킨은 누구 - GMO 반대운동 시작한 美 미래·경제학자 미국 출신의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다.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넘나들며 과학기술의 변화가 경제, 노동,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해왔다. 1945년 미국 콜로라도에서 태어나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을, 터프츠대 플레처법과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했다. 워싱턴의 비영리단체 경제동향연구재단(FOET)을 설립,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전 세계 지도층 인사와 정부 관료들의 자문역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정보화시대의 부작용을 지적한 ‘노동의 종말(2005)’, 급속도로 증가하는 육식 문화, 특히 쇠고기에 집중되는 음식 문화와 이로 인해 파괴되는 환경과 생태계의 위기를 다룬 ‘육식의 종말(2002)’, 생명공학 기술에 대한 사회·경제·윤리적 문제 등을 총체적으로 제시하는 ‘바이오테크 시대(1999)’등이 있다.
  • [한국인의 질병] (33) 식도암

    [한국인의 질병] (33) 식도암

    식도암은 과거 수술 뒤 사망하는 사례가 많아 의료진조차 치료를 기피했던 병이다.2005년 각종 암 가운데 사망률 9위(1434명)를 차지했다. 지난해 원로 코미디언 이기철씨를 저세상으로 떠나보내게 만들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 심영목(57) 암센터장은 식도암에 대해 “20∼30년 전만 해도 수술 도중에 사망하는 환자가 많았던 난치병”이라고 돌이켰다. 식도를 절제하는 수술이 의료진에게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는 얘기다. ■ “수술사망률↓ 치료받기 겁내지 마라” “식도암 환자는 1년에 평균 1500∼2000명 정도 생깁니다. 다른 암에 견줘 환자수가 그리 많은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과거에는 수술이 쉽지 않아 사망하는 사례가 많았어요. 전이 속도가 빨라 재발도 잦았죠. 의료진조차 수술 대신 약으로 치료하라고 권할 정도였습니다.” 1999∼2002년 국가암정보센터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 해 식도암으로 진단 받은 남성 환자는 1700명에 달한다.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 가운데 6위 수준이다. 반대로 여성은 10위에도 못미쳤다. 이유는 생활습관에 있다. ●술·담배 많이 하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위험 식도암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음주와 흡연. 특히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즐기면 발병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술도 독주를 계속 마시면 식도암 발병 위험이 더 높아진다. 학계에서는 식도 화상, 역류성 식도염, 양잿물에 의한 식도 손상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최근 홍콩과 중국에서는 소금에 절인 야채류가 식도암을 높인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뜨거운 것을 많이 마시면 식도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주장이 있지만, 아직 신뢰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식도암에 걸리면 무엇보다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 고통스럽다. 처음에는 고기, 밥 등의 단단한 음식물만 삼키기 어렵지만 병이 진행되면 죽과 물도 넘기지 못하게 된다. 통증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없는 경우도 흔하다. 식도암은 내시경이나 식도 조영술로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병을 발견하려면 위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내시경으로 식도암 진단을 받으면 의료진은 추가적으로 컴퓨터단층촬영(CT)과 식도 초음파 검사를 진행한다. ●60세 넘으면 정기적 내시경 검사 필요 “최근에는 위내시경을 받는 사람이 많아져 초기에 식도암을 발견하는 비율이 늘고 있습니다. 위암, 대장암같이 다른 소화기암을 동시에 찾을 수 있으니 효율적이지요. 만약 술과 담배를 입에 댄 기간이 수십년에 이르거나 60세 이상 노인이라면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합니다.” 수술을 받으면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식도암에 걸렸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5년 이상 생존 가능성은 다른 암에 비해 크게 높다. 초기에 수술을 받으면 5년 이상 생존율이 80%나 된다. 그러나 이미 암세포가 전이된 환자는 18% 수준에 그친다. 식도암 환자는 절제술을 받은 뒤에 또 다른 수술을 받는다. 바로 ‘식도 재건술’이다. 식도를 잘라내면 음식을 섭취할 수 없기 때문에 위나 대장을 끌어와 잘라낸 식도를 연결시킨다. 만약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체력이 떨어진 환자는 레이저나 스텐트를 이용해 식도만 확장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식도암은 수술 뒤 합병증 관리도 중요하다. 수술받은 환자의 10∼20%는 합병증으로 목소리가 쉬거나 접합부위가 다시 벌어지는 등의 합병증을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수술을 받은 뒤 7∼10일이 지나면 음식물 역류를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앉은 자세로 음식을 섭취하고, 누워 잘 때는 상체를 30∼45도가량 세워야 한다. 수술한 부위가 달라붙어 식도가 막히는 경우도 있지만 풍선확장술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채식이 재발 방지´ 기대 금물 “식도암 환자는 대부분 체중 감소가 심하고 영양 실조가 동반되기 때문에 보통 수술 전에 고칼로리, 고단백 유동식을 먹이게 됩니다. 폐와 기관지 위생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환자는 수술 전 최소 2주간 금연하고 폐활량계 사용법도 교육받아야 하죠. 식도를 잘라내기 때문에 구강 위생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암 수술을 받은 뒤에 채식이 재발 위험을 낮춘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 알려진 것이다. 특히 식도암 환자는 수술 뒤 빨리 회복하기 위해서는 채식보다 고칼로리 음식을 먹어야 한다. 특히 육류와 달걀 등의 음식이 도움이 된다. ●5년 생존율 다른 암보다 높아 민들레, 버섯 등 제대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은 환자에게 해가 된다. 오히려 수술 뒤에 조금씩 운동을 하고 잠을 편안하게 자는 것이 더 좋다. 한때 ‘미치광이풀’이라는 독초가 식도암에 좋다는 소문이 퍼져 많은 환자들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과거에는 식도암 수술을 받은 뒤에 사망률이 높아서 병원 치료를 기피하기도 했었죠. 요즘에는 수술 사망률이 5% 미만이고, 수술 뒤 5년 생존 기간도 다른 암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수술 뒤에 예후도 좋고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병이 무섭다고 물러서지 말고 안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식도암·위암 극복 오현경씨 “의사 지시 따르는 것이 상책 이것저것 해봤자 다 소용없어” 50년 가까이 연극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로배우 오현경(71)씨. 무대에선 조금도 거침이 없던 그였지만 실제 삶에서는 두 차례의 고비를 맞았다. 그는 1994년 식도암을 판정받고 한 차례 수술을 한 뒤 1년간 투병생활을 했다. 이후 4년 동안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다가 99년 영화 ‘행복한 장의사’로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위에 암세포가 침입, 위 절제 수술까지 받았다. 그러나 오뚝이처럼 이겨내고 무대로 돌아왔다. 식도암 투병에 대해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중병을 앓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의사 지시에 따라 치료받았을 뿐 힘든 투병생활을 거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가 하라는 대로 따라하는 것이 상책이지, 이것저것 해봤자 다 소용없다.”면서 “수술 뒤 1년 정도 쉬고 나서 곧바로 활동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암 수술은 역시 조기 발견이 관건이라는 점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식도암과 위암 모두 일찍 발견한 덕분에 수술 받은 뒤 더 이상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그는 “위암도 조기에 발견해서 수술을 하면 요즘에는 병도 아니라고 하지 않느냐.”고 호탕하게 말했다. 일흔을 넘긴 만큼 이제는 좀 쉬고 싶을 법도 할텐데, 동갑내기 배우 김인태씨와 함께 오는 13일 막을 올리는 연극 ‘주인공’(작·연출 김순영)에서 새로운 연기실험에 도전한다고 한다.‘최팔영’역을 맡아 우리 시대의 진한 아버지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우리네 연극인생이 월급쟁이와 다를 바 없다.”면서 “평생을 연극무대에 있다 보니 생활이 연극이고, 연극이 곧 생활이더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조기 발견 왜 중요한가 수술뒤 5년 생존율, 초기 80·말기 18% 암은 대체로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성공률이 높다. 특히 식도암은 초기암과 말기암의 치료성적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팀이 1994년 9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13년간 식도암 진단 후 수술을 받은 808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식도암 1기에 수술을 받은 환자는 5년 생존율이 80.2%에 달했다. 반면 말기인 4기 환자는 5년 생존율이 17.8%에 불과해 4배 이상 차이가 났다. 병의 진행 단계가 1기에서 2기로 넘어가면 5년 생존율이 60% 이하로 낮아졌다. 다른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된 3기에 들어서면 5년 생존율이 35.6%로 떨어졌다. 이는 10명 중 3∼4명만 5년 동안 생존이 가능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초기에 암을 발견해 수술을 받는 식도암 환자는 그리 많지 않다. 매년 새로 1500∼2000명의 환자가 생기지만 이들 가운데 수술을 받는 환자는 600여명에 불과하다. 삼성서울병원에서도 수술을 받은 식도암 환자 849명 가운데 1기에 수술을 받는 환자는 전체의 25%에 불과했다.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는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 등의 연명 치료를 받지만 예후는 그리 좋지 못하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근칠 교수는 “대부분의 환자가 병이 많이 진행된 이후에 발병 여부를 알게 돼 수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조기에 식도암을 발견해 적극적으로 수술을 받게 하는 것이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가장 친환경적인 배우는 나탈리 포트만”

    “가장 친환경적인 배우는 나탈리 포트만”

    할리우드의 지성파배우 나탈리 포트만(Natalie Portman)이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eco-friendly) 배우’로 뽑혔다. 최근 미국의 환경뉴스 전문사이트 그리스트(grist.org)는 “지구·환경보호에 앞장 서고 있는 ‘에코 유명인사’(eco-celebrity) 1위에 영화 ‘스타워즈’의 나탈리 포트만이 뽑혔다.”고 발표했다. 포트만이 1위로 뽑힌 것은 아프리카 르완다(Rwanda)의 희귀종 산악고릴라 학살을 반대하는데 앞장서왔기 때문.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형 전구 사용하기의 홍보대사와 채식주의자로서 적극적인 환경 보호 활동을 전개해 왔다. 포트만 이외에도 꽃미남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섹시스타 카메론 디아즈·줄리아 로버츠 그리고 브래드 피트가 환경을 사랑하는 유명인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평소 자연보호에 관심이 많은 디카프리오는 최근 뉴욕에 태양열 전지판 등이 설치된 환경친화적인 아파트를 구입했으며 환경보호단체인 글로벌 그린 USA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또 디아즈는 지난 2002년 환경단체 ‘트리 피플’과 함께 LA의 한 학교 교정에 나무를 심어 정원으로 만드는 등 천연자원 보호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있으며 로버츠와 피트도 환경보호나 사회복지 문제에 적극적이다. 한편 그리스트는 ‘최악의 반(反)환경적 유명인사’(non-environmentally)에 세계적인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David Beckham·LA갤럭시)을 꼽았으며 ‘너무 잦은 비행기 탑승’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외에도 영국 모델 엘리자베스 헐리(Elizabeth Hurley) 그리고 댄스그룹 스파이스 걸스(Spice Girls)도 함께 올라 베컴 부부가 ‘환경에 가장 무관심한 인사’라는 불명예를 안게됐다. 그리스트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과 클린턴 전 대통령 등 미국내 정치인들의 환경공약과 자연보호에 대한 관심 정도를 매년 확인하는 대표적인 환경사이트이다. 사진=사진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나탈리 포트만·브래드 피트·카메론 디아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밥맛이 극락이구나/함영 지음

    불가(佛家)에서는 육식을 금하고 음식에 파와 마늘, 부추, 달래, 흥거(인도의 향신료) 같은 오신채(五辛菜)를 넣지 않는 것은 다 아는 얘기다. 그런데 수덕사의 선원 격인 정혜사는 오신채를 걸림없이 쓸 수 있었다.‘약한 기력으로는 탐심을 이겨낼 수 없지만, 강한 기력으로는 어떠한 탐심도 이겨낼 수 있다. 오신채든 무엇이든 다 먹고 이겨내야 초월할 수 있는 것이지, 피해서는 초월할 수 없다.’는 것이 노스님의 지론이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구례 화엄사 구층암의 덕제 스님은 “채식이든 육식이든 내게 오는 인연은 물리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먹어야 할 상황이라면 육식도 마다하지 않는다. 육식은 활동성의 기운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꼭 육식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덩치 큰 코끼리나 소는 풀만 먹고 사는데도 천하장사가 아니냐는 것이다. ‘밥맛이 극락이구나’(함영 지음, 샨티 펴냄)는 스님들의 먹는 이야기이다. 지은이가 발품을 팔아 만난 산중 스님들이 털어놓은 음식 이야기이다.‘먹는 것도 도닦기’라느니 하는 뻔한 잔소리가 아니라 책장을 넘기며 곳곳에서 ‘꼴깍!’하고 침을 삼킬 수밖에 없는 즐거운 음식론이다. 그렇다고 절집의 먹을거리를 놓고 잘 차려진 뷔페 식당의 메뉴를 연상할 수는 없는 노릇. 무슨 ‘사찰음식 전문가’가 아니라 평범하게 수행하는 이들이 산중암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몇 가지 재료만으로도 ‘극락’에 이를 수 있는 ‘맛’은 물론 ‘마음가짐’까지 살피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양산 통도사의 광우 스님은 ‘절집의 쇠고기’라는 무시래기에 된장 하나만 있으면 ‘환장할’ 맛을 낼 수 있다고 장담한다. 그러나 그가 늘어놓는 시래기 요리법은 싱겁기 그지없다. 그저 열심히 주물러서 장맛이 넉넉히 배게 한 다음, 달달 볶아주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물을 조금 붓고 끓이면 시래기찌개요, 물을 넉넉히 붓고 끓이면 시락국(시래기국)이다. 물만 조절하는 것으로 세 가지가 되니 ‘거저먹고 날로 먹는’ 요리법이다. 서울 성북동 법천사의 일수 스님은 무 익는 냄새만 맡아도 입맛이 돈다는 ‘무 마니아’다. 물을 끓이다가 무를 나박나박 썰어 넣고 간장으로 간한 뒤 참기름을 한 방울 떨어뜨린 뭇국이 장기. 뭇국은 시원한 맛이니 다른 재료나 양념을 넣는 것은 금물. 뭇국을 잘 끓이는 비법은 “요리법이 너무 간단하여 서운하더라도 꾹 참는 것”이라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광우 스님은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는 ‘최신식’이지만, 성남 봉국사의 효림 스님은 나물을 볶을 때 기름을 쓰지 않는다. 쌀뜨물이나 들깨물을 넣고, 그것이 없어도 나물 자체에서 물이 나온다는 것이다.‘볶는다.’는 개념부터가 다르다. 곡성 태안사의 영만 스님은 절집의 아침 메뉴인 죽이 죽 같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쌀알이 퍼지지 않고 쫀득쫀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죽의 달인’이 되었다는 그의 비법은 전날 밤에 미리 불려둔 쌀을 물이 팔팔 끓을 때 넣고 센불에서 저어주다가 어느 정도 쌀알이 익으면 다시 불을 약하게 하고 정성껏 저어주는 것. 그래서 죽은 ‘정성의 음식’이다. 동자승 그림으로 유명한 원성 스님은 영국 유학 시절 얹혀 살던 불제자의 아이들에게 밥을 지어주던 기억을 회상하면서 ‘먹는 자의 도리’를 설파한다. 아이들이 밥 생각이 없다며 새벽에 일어나 정성껏 차린 아침상을 마다하고 뛰어나갈 때는 눈물이 핑 돌았다. 도시락을 남겨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음식 앞에서도 그것을 장만한 사람의 노고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만으로도 준비한 사람의 고됨은 한순간 기쁨과 보람으로 바뀐다는 것이다.1만 2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43) 에티오피아와의 인연 - 티켓 검색에서 구입까지

    (43) 에티오피아와의 인연 - 티켓 검색에서 구입까지

    에티오피아에 가기로 작정한 후 티켓은 출발 한 달 전에 구입했다. 출발일에서 멀어질수록 항공권 가격이 싸다는 건 상식이지만 결정한 후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 게 한달 전이었다. 화천군에서 왕복티켓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가장 저렴한 가격의 티켓은 직접 구했다. 주변에 에티오피아에 다녀 온 사람이 없어 혼자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에티오피아를 다녀 온 선교사나 국제협력단의 봉사단원들, 상사주재원들, 대사관 관계자들이 많을 텐데 다들 자기네들끼리만 정보를 주고받는 지 어디서도 속 시원하게 가격대며 걸리는 시간에 대해 알려주는 곳이 없었다. 우선 아프리카여행을 취급하는 여행사를 대상으로 대충 가격대를 알아봤다. 100만원대 이하의 왕복티켓은 거의 발견할 수 없었다. 3개월 정도 여행할 경우 할인항공권은 일단 100만원은 넘고, 200만원까지는 안간다는 정도로 감을 잡았다. 경유지가 어디냐에 따라 가격 차이도 많이 났고, 걸리는 시간 차이도 컸다. 인천에서 아디스 아바바까지 직항이 없기 때문에 꼬박 이틀은 잡아야 하는데 일단 경유지를 정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비행기를 갈아타는 횟수도 정해야 했다. 현재 에티오피아를 가는 방법으로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인천을 출발해 홍콩이나 방콕을 경유해 도착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를, 아프리카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나 케냐의 나이로비를 경유하는 방법도 있다. 이집트 항공이나 터키 항공을 이용할 경우 카이로나 이스탄불을 덤으로 여행할 수도 있다. 단 숙박비는 여행객 부담. 두바이를 경유해서도 아디스 아바바에 도착할 수 있는데 비행시간은 4시간 정도다. 한국에서도 그렇고, 일본에서도 그렇고 에미레이트 항공이 가격은 제일 비싸지만 공항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시간이 제일 짧다. 다른 경유지는 공항에서 8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첫 번째 에티오피아를 여행할 때 에미레이트 항공을 이용했다. 부자 나라에서 운행하는 비행기니 내부시설은 당연히 좋을 테고 기내식도 맛있겠지, 했는데 왠걸 들리는 소문에 음식 맛이 형편없단다. 특히 고기요리가 그렇단다. 인천에서 두바이까지, 다시 두바이에서 아디스 아바바까지 가려면 몇 끼를 먹어야 하는데 이래서는 안되지. 당장 항공사에 연락했다. 채식주의자니까 이용하는 전 구간에 베지테리안(Vegetarian) 요리를 제공해 달라고 주문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악성 루머였다. 소문대로 시설도 끝내주고 승무원들도 친절하고 무엇보다 기내식이 맛있(어보였)다. 미리 연락을 해 놓은 바람에 1등석에 앉은 사람들에게 기내식을 제공하는 시간에 베지테리안 요리를 주문한 사람들에게도 식사가 제공되어 빨리 먹을 수 있다는 것 말고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중동지역에서 운행하는 항공사로 비행기 안에 아시아인이 별로 눈에 안 띄지만 한국에서 출발할 때는 김치도 나온다. 일본에서 출발하는 에미레이트 항공에서는 당연히 스시가 제공된다. 오후 11시 55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현지 시간으로 새벽 5시10분 두바이에 도착한다. 그리고 다시 오전 8시25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면 현지 시간으로 오전 11시 30분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 도착한다. 이변이 없는 한 그렇다는 것이다. 쉬는 동안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두바이 공항에서 ‘여기는 두바이!!’, 이런 메시지를 친구들에게 날렸다. 노트북이 없는 분들은 공항내 삼성에서 제공하는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두바이 공항의 면세점에서 선물을 사도 좋을 것 같다. 공항 곳곳에서 노트북 충전이 가능하지만 콘센트는 우리나라와 다르니 따로 준비할 것. 항공권을 끊었으니 이제 비자를 준비할 차례다. 에티오피아는 우리나라와 사증면제협정이 체결되어 있지 않아 입국시에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2002년에 주한에티오피아대사관이 철수해버려 비자는 대사관이 있는 도쿄나 베이징에서 받거나 아니면 아디스 아바바 공항에서 직접 받을 수 있다. 3개월 유효한 비자 발급시 현지 공항에서 20 US$가 필요하다. 참고로 공항에서는 무조건 달러나 유로만 취급한다.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대로 공항내에 있는 은행에서 에티오피아 화폐로 환전을 했는데 입국관리소에서는 달러나 유로만 요구했다. 또 1개월 단위로 비자를 받고 추가요금을 내면 3개월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체류기간이 3개월이면 한번에 3개월짜리 비자를 받을 수 있다. 현지 공항에서는 3개월짜리비자도 20 US$에 발급해준다. 관광목적이 아닐 경우 서류를 제출하면 1년짜리 상용비자도 받을 수 있다. 2008년 4월 현재 주일본에티오피아대관에서 발급가능한 비자의 종류와 요금은 아래 표와 같다.  ≪주일본에티오피아대사관 발급 비자의 종류≫ 2008년 4월 현재관광비자1개월 유효의 단수관광비자 혹은 3개월 유효의 복수관광비자상용비자1개월 유효의 단수상용비자 혹은 3개월 유효의 복수상용비자와 에티오피아에서 개발프로젝트 등에 참가하는 단체나 기업의 경우 6개월 유효의 복수 상용비자도 발급 가능외교/공무비자일본정부 및 당 대사관 관할에 있는 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정부의 요청이 있는 경우 3개월 유효의 외교/공무 비자 발급통과비자단수 및 2회 통과비자 발급  ≪비자요금≫ 관광비자1) 1개월 유효 단수비자 2,420円 2) 3개월 유효 복수비자 3,630円 3) 6개월 유효 복수비자 4,840円  상용비자1) 1개월 유효 단수비자 2,420円 2) 3개월 유효 복수비자 3,630円 3) 6개월 유효 복수비자 6,050円 4) 1년 유효 복수비자12,100円 외교/공무비자무료통과비자1) 단수 통과비자 2,420円 2) 2회 통과비자 3,630円       <윤오순>
  • [일요영화]나의 그리스식 웨딩

    [일요영화]나의 그리스식 웨딩

    ●나의 그리스식 웨딩(SBS 씨네클럽 밤 1시5분)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의 겉모습은 로맨틱 코미디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가족영화에 가깝다.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주인공 남녀를 통해 다문화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리스 집안의 딸이자 주인공인 툴라(니아 바르달로스)는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서른살 여성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연애 한번 제대로 해본 적 없는 툴라는 가업으로 이어가는 레스토랑에서 매니저 겸 웨이트리스로 일하지만, 늘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꿈꾼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들어 보인다며 15살 때부터 그리스 남자와 결혼하라고 재촉해온 아버지도 여간 부담스럽지가 않다. 용기를 낸 툴라는 가업 잇기를 포기하고 고모가 운영하는 여행사에서 마침내 새 인생에 도전한다. 삶의 활력을 되찾은 뒤로는 모든 것이 새롭기만 하다. 미련스러운 잠자리 안경, 촌티 패션을 벗어던진 그녀 앞에 나타난 운명같은 사랑 이안 밀러(존 코벳). 그리스인 사위를 고대하던 가족들은 정통 백인인 밀러와의 결혼을 반대한다. 하지만 툴라와 결혼하기 위해 그리스 정교의 세례를 받고 채식주의자인 식성까지 바꾸는 밀러의 노력으로 결국 두사람은 결혼허락을 얻어낸다. 영화는 두 가족의 상견례 자리에서 절정에 이른다. 미국 청교도인 이안의 부모는 조용한 상견례를 예상했지만, 사돈의 팔촌까지 동원한 툴라네 대가족은 온 집안을 ‘점령’한 채 ‘그리스식 폭탄주’까지 돌리는 시끌벅적한 축제판을 벌인다. 시종 유쾌한 톤으로 진행되는 영화는 소소하지만 큰 울림을 주는 아주 특별한 매력을 지녔다. 무엇보다 여러 이유로 사랑에 주눅 든 여성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긴다. 가족의 의미를 새삼 일깨우는 미덕도 돋보인다.“우리는 서로에게 침을 뱉지만 내가 어디를 가거나 무엇을 하든지 그들은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툴라의 독백은, 때론 벗어나고 싶지만 영원히 삶의 등대인 가족의 가치를 웅변한다. 코믹드라마의 외피를 쓴 영화가 발산하는 또 하나의 매력. 그리스인 집안인 주인공의 가족 이야기를 통해 이(異)문화에 들이대는 편견의 잣대를 한번쯤 자연스럽게 돌아보게도 된다. 툴라를 연기한 바르달로스는 각본과 각색에도 참여했다. 극중 결혼식 피로연 장면에 자신의 가족들을 불러내는 적극성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TV시트콤으로도 기획된 이 영화의 제작에는 할리우드 스타 톰 행크스가 참여했다. 원제 My Big Fat Greek Wedding.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서울 자치구 정월 대보름 행사 풍성

    서울 자치구 정월 대보름 행사 풍성

    정월 대보름을 맞아 다채로운 전통문화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 15일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운현궁에서는 대보름인 21일 강강술래와 풍물패 공연, 신년 재수굿이 펼쳐진다. 윷놀이와 투호놀이, 널뛰기,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체험행사도 진행한다. 남산골 한옥마을도 중요무형문화재 ‘평택농악’의 지신밟기와 판굿을 벌여 볼거리를 제공한다. 대보름에 먹는 진채식도 선보인다. 성북구 개운산운동장에서는 달맞이 행사와 함께 타악 공연팀 ‘야단법석’의 공연이 펼쳐진다. 노원구 노해근린공원에서는 ‘청소년과 함께하는 대보름맞이 우리 민속 한마당’이 20일 열려 떡메치기와 사물놀이를 선보인다. 양천구 안양천 둔치에서도 16일 먹거리 장터와 연날리기, 부럼 깨물기 등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이밖에 영등포구 안양천 둔치(오목교 밑)에서 20일 쥐불놀이와 달집태우기가 열린다. 서초구 양재천 수변마당에선 21일 난타공연이 펼쳐진다. 송파구 서울놀이마당에선 21일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된 ‘송파 다리밟기’를 선보인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평론당선작] ‘여수’에서 식물성의 세계로, 그 타자 찾기 - 한강론/주지영

    1.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서 우리네 일상은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경계의 반복적인 명멸과 대면하는 자리에 인간을 위치시킨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힘들에 의해 일상의 공간은 구획되고 짜여진다. 주어진 공간의 구획을 넘어서는 순간에도 경계 짓기는 끝없이 지속된다. 안주와 일탈의 길항은 일상의 작은 균열들 속에서 내파되고, 일탈의 가능성을 지속시키는 새로움을 향한 갈망조차 이미 기획된 미시적인 욕망의 파편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번번이 실패한다. 그러기에 ‘가지 않은 길’을 향한 욕망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하다.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한다면 일상을 전복시킬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그 위험을 고스란히 떠맡은 것, 그것이 소설의 운명이 아닐까? ‘길이 시작되자 여행은 끝났다.’는 루카치의 명제는 소설의 발생론적 배경을 논하는 자리에서 도출된 것이지만, 그것은 현대의 소설이 처한 위상을 거론할 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 소설의 문법 속에는 고향으로 가는 길을 비추는 작가의 ‘별빛’이 있어야 하고, 또한 현실사회의 고해를 건너는 ‘모험’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모험을 통한 별빛 찾기, 이를 달리 잃어버린 타자 찾기라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적 인식이 현실을 지배하기 시작한 후, 인간은 이가 빠진 동그라미 같은 불구자로 전락해 버렸다. 이가 빠진 동그라미는 자신의 반쪽을 찾아 끊임없이 벌판을 방황한다. 그 벌판은 근대자본주의로 인해 황폐화된 불모지이다. 그곳은 산업사회일 수도 있고, 후기산업사회일 수도 있다. 동그라미는 그런 삭막한 곳에서 자신의 반쪽인 타자(the other)를 찾아 온전한 존재가 되고자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반쪽을 찾지 못하는 한 동그라미는 영원한 불구자일 수밖에 없다.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나서는 고독한 탐험가, 그가 작가이다. 잃어버린 타자는 인간이 황폐화시킨 자연일 수도, 남성에 의해 도구화되어 억압받는 여성일 수도, 도시에 의해 황폐화된 농촌일 수도, 자본가에 의해 착취당하는 노동자일 수도, 이성에 의해 감금된 비이성일 수도 있다. 소설은 잃어버린 타자를 되찾고 타자와의 합일을 이뤄내고자 하지만, 당연히 그러한 지향은 실패한다. 그러나 실패할 줄 알면서도 그 세계를 강렬하게 지향한다. 그래서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실이 얼마나 황폐한가, 또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깨달을 수 있게 한다.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것에 가치를 두어야 하고, 어떠한 삶을 영위해야 하는가를 뼈저리게 깨우쳐 주는 것, 그것이 소설이 짊어져야 할 비극적 운명이다. 어떤 타자를, 어떻게 지향하는가, 바로 그 점에서 소설의 색채와 작가가 이뤄내고자 하는 세계는 다른 빛깔을 띠게 된다. 소설사적 흐름에서 위대한 작가로 평가받는 이들은 바로 이 잃어버린 타자를 찾기 위해 모험을 시도했고, 그 모험의 결과로 산출된 별빛들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 앞에 빛을 밝혀준다. 인간에게 불을 내어 준 프로메테우스가 그 대가로 자신의 심장을 독수리에게 내맡기듯 그들은 우리에게 ‘지금, 여기’를 밝혀 줄 소설을 쓰기 위해 벌판을 고독하게 방황한다. 그렇다면 최근 소설에서 프로메테우스처럼 소설의 비극적 운명을 천형으로 짊어지고 가는 작가는 얼마나 되는가. 오히려 우리는 이러한 소설의 운명을 포기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보고 있지는 않은가.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매스미디어적 메시지들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재생산함으로써 소설의 고독한 운명을 방기하고 현상적이고 피상적이며 찰나적인 것에 쉽게 자리를 내어주는 작품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결여한 채 일상에 안주하여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쾌락들을 경탄해마지 않는 그런 소설들을 대하는 일은 무척이나 고통스럽다. 프로메테우스의 천형처럼 소설의 비극적 운명을 짊어지고 고독한 방랑의 길을 떠나는 작가가 더욱 고귀해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한강은 ‘모험을 통한 타자 찾기’에 충실한 작가이다. 한강의 ‘모험’은 현실사회 모순의 해부보다는 그 현실사회에서 불구자로 전락한 인간의 보편적인 존재 조건에 초점을 맞춘다. 그의 작품은 죽음과 광기, 소통의 법칙을 뒤집는 침묵이나 몸짓, 욕망의 금기를 위반하는 근친상간, 동물성에 대비되는 식물성 같은 언표들을 공적인 영역 속에서 가시화한다. 뼛속부터 밝음의 영역에 속해있던 기획된 욕망들을 삭제하려는 충동질로 가득한 그의 소설에서 인위적인 모든 것들은 부정된다. 제도나 관습 일반에 ‘길들여지는’ 것을 거부하고, 획일화된 것들을 거부한다. 먹고 마시는, 삶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욕망들조차 깡그리 부정하고 난 뒤에서야 비로소 인간존재의 진정한 의미들을 힘겹게 터득해 나간다. 폭력적인 일상에 휘둘릴수록 본래의 육체에 깃들이고 있었을 법한 영혼에 대한 갈급이 더욱 증폭되는 것이다. 그 공간에서 가라앉았던 감정의 앙금들을 분출하고, 토해낼 때 비로소 영혼의 정화는 일단락된다. 의식(儀式)과도 같은 파토스가 지나가고 난 빈 자리에 ‘타자’를 향한 존재의 갈망이 채워진다. 그렇다면 한강 작품에 나타나는 ‘모험’은 무엇이며, 그 모험을 통해 찾고자 하는 ‘타자’는 무엇인가. 초기 작품에서는 죽음의 기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여수’로 상징되는 타자가 설정된다. 타자의 자리가 설정된 이후 그 타자와의 합일 방법을 탐구하는 쪽으로 나아가는데, 그것이 ‘가면벗기와 맨얼굴 찾기’에서부터 출발하여 ‘언외언과 관의 사유’를 거쳐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강렬한 욕망’으로 이어진다. 그 과정이 첫 창작집 ‘여수의 사랑’(문학과지성사,1995)에서부터 ‘내 여자의 열매’(창작과비평사,2000)를 거쳐,‘채식주의자’(창비,2007)로 전개되는 바, 이에 대한 검토를 통해 한강 작품의 의의를 탐색하고, 나아가 ‘지금 여기’에 대해 고민하는 소설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지평이 무엇인지를 점검하고자 한다. 2. 관념으로서의 여수(旅愁), 행(行) 일곱 편의 단편이 실린 첫 창작집 ‘여수의 사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일상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병적 징후에 시달리거나 심지어 자살 같은 극단적 행위를 통해 죽음을 택하기도 한다. 한강 소설에서 다루어지는 죽음은 인간의 육체에서 숨이 빠져나가는 생물학적 의미의 죽음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죽음은 그 기억 속에 유폐된 인물들이 좌절하고 절망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면서, 한편으로는 그 인물들이 삶의 영역으로 나오도록 이끄는 통로이다. 그 통로의 끝에서 인물은 좌절과 절망 같은 심리의 장막 뒤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타자와 조우한다. 그런데 여기서 작중 인물의 병적 증후나 자살 등을 유발하는 가족의 죽음을 두고 죽음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물음으로써 현실에 내재한 모순이 무엇인가를 밝혀내는 일은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죽음의 기억은 인물의 내면에 일상에 적응할 수 없을 만큼의 정신적 상흔으로 남겨져 있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어린 시절 농약을 먹고 자살한 아버지와 동네 아이들에게 매맞아 죽은 동생 진규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질주’의 인규, 생모의 죽음에 대한 기억으로 일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저녁빛’의 제헌,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동반 자살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심각한 결벽증을 앓는 ‘여수의 사랑’의 정선 등을 보면 그렇다. 누군가의 죽음이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들에게 부적응이라는 요인을 촉발하는 정신적 상흔으로서 작동한다면, 그것은 작가의 인식이 현실의 모순에 대한 인식이 아닌 인간 존재의 보편적인 조건을 문제 삼는 쪽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말하자면 한강의 관심은 불행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드러내는 측면에 놓인다. 따라서 작가는 가족의 죽음을 인물의 기억 속에 저장해 두고, 삶과 죽음, 사랑과 미움, 용서와 증오 등과 같은 보편적 주제와 연결시킴으로써 특정 시대, 특정한 상황을 뛰어넘어 인간의 보편적인 존재 조건을 탐색하려 한다. 어린 시절 가족의 죽음과 관련된 기억, 그러한 정신적 상흔으로 인한 병적 징후, 죽음과 같은 음울한 기운이 만연한 일상에의 부적응, 기억을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 등으로 구성된 서사가 ‘여수의 사랑’ 전편을 관통한다. 이러한 서사구조를 깔고 작가는 삶과 죽음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어둡고 침울한 어조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설정된 타자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한 폭의 아름다운 수묵화 안에 오롯이 담긴다. 가령,‘여수의 사랑’을 보자. 이 작품에서는 정선과 자흔이라는 두 명의 인물이 서사를 이끌어 나간다. 먼저, 정선의 경우. 여수에서 보낸 어린 시절, 어머니가 죽자 아버지는 술에 찌들어 살다가 결국 정선과 어린 동생과 함께 바다로 뛰어들어 동반자살을 꾀한다. 혼자 살아남은 정선은 서울에 살면서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어린 시절의 끔찍한 기억으로 인해 일상에 적응하지 못한다. 정선은 서울을 죽음과 같은 음험한 기운이 만연하고, 온갖 병균이 득실한 곳으로 여긴다. 그곳에서 정선은 ‘결벽증’과 같은 병적 증세에 시달린다. 다음 자흔의 경우. 그녀는 두 살 때 서울역에 버려져 고아가 된 뒤 보육원 생활을 거쳐 입양이 된다. 돈에 대한 욕심도, 행동거지에 조심성도 없다.‘모든 것을 생각 없이’ 다루는 그녀는 아무 희망도 없이 도시를 옮겨 다닌다. 자흔은 일상의 ‘나’와 또 다른 ‘나’의 두 가지 모습으로 존재한다.‘핏기가 없는 데다가 입가와 뺨에 온통 하얗게 버짐이 피어 흡사 분가루를 뒤집어쓴 광대 인형’ 같은 것이 일상의 ‘나’이고, 늘 떠돌아다니면서 세상사에 무관한 채 ‘견고한 평화가 어른거리는 얼굴’,‘무구하고도 빛나는 웃음’,‘천진한 영혼’을 가진 것이 또 다른 ‘나’이다. 또 다른 ‘나’는 여수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 고향도 모르는 자흔은 성인이 되어 문득 찾게 된 여수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여수를 고향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상의 ‘나’를 버리고 또 다른 ‘나’로 거듭 태어나고자 한다. 그녀에게 여수는 풍경이 아름다운 공간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품은 공간으로 인식된다. 죽음과 같은 음험한 기운, 온갖 병균으로 득실한 ‘서울’에 대비되는 여수란 과연 어떤 곳인가. 길 여기저기에 소들이 쟁반만 한 똥을 갈겨놓은 진짜 시골이었어요.(중략) 그냥 ‘아름답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다시 길을 내려오는데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는 거예요. 마을 앞 버려진 부두에는 누더기 같은 천막이며 더러운 판자때기들이 뒹굴고, 검푸른 물결은 갯벌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가 밀려가고……염소 울음 소리, 새소리, 바람, 두엄 냄새, 일하는 아낙네들……그 가운데 어느 하나도 낯익은 것이 없었는데도 마치 내가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 품속에 돌아와 있는 것 같았어요.(‘여수의 사랑’,50∼51쪽) 따뜻한 산수화 한 폭을 보고 있는 듯한 여수의 풍경은 자흔에게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진 곳으로 각인된다.‘푸른 실 하나하나를 촘촘히 엮어 놓은 것같이 잔잔한 만’에 염소 울음소리와 새소리가 있고, 바람이 불고, 두엄 냄새가 나며, 그런 자연적인 것들과 어우러져 백발 성성한 노인과 머릿수건을 쓴 아낙네, 상고머리 소년들이 일을 하는 곳,‘무덤’마저 ‘착하고 둥글둥글’하게 생긴 곳, 그곳이 바로 자흔의 기억 속에 자리한 ‘여수’이다. 고향도 모른 채 고아로 자란 그녀에게 여수는 ‘어머니 품속’처럼 아늑하고,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의 고향으로 살아 숨쉰다. 여수로 표상되는 이 세계야말로 자흔에게 인간다운 삶을 가능토록 하는 타자이다. 그녀가 여수를 갈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녀는 도시의 삶을 견디기 위해 어항에 물고기를 키우기 시작한다. 그녀가 물고기 키우는 일에 정성을 들이는 까닭은 자신이 물고기가 되고 싶어서이다.“세상에 있는 모든 물은 바다로 흘러가고, 그 바다는 여수 앞바다하고 섞여 있”다고 생각하는 그녀에게서 물고기가 되고자 하는 일이란 어머니의 품속 같은 여수로 흘러들어 가는 일에 다름 아니다. 일상의 ‘나’를 거부하고 아름다운 어머니의 품속 같은 ‘여수’와 일체가 되고자 하는 또 다른 ‘나’를 지향하는 자흔을 통해, 정선은 어린 시절의 정신적 상흔으로부터 힘겹게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정선에게 죽음의 기억이 서린 여수는 병적 증세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자흔은 그런 정선에게 여수를 이야기하고, 그럴 때마다 정선의 결벽증은 심해진다. 그러다가 정선은 차츰 자흔을 통해 환기되는 여수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되고, 결국 자흔이 그녀의 곁을 떠나자 정선 역시 여수행 기차를 탄다. 정선의 여수행은 자흔처럼 일상의 ‘나’로부터 벗어나 아름다운 여수를 사랑하는 ‘나’로 거듭 태어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여행이다. ‘여수의 사랑’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품속’ 같은 타자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 여기’라는 현실에 작가가 천착한 결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인간은 불행한 존재다.’라는 관념의 영역에서 설정된 것이어서 이 작품은 삶에 대한 리얼리티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여수’라는 타자가 실현가능한 것으로서의 몸피를 얻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작가의 천착이 심화되어야 하며, 더불어 그렇게 얻어진 타자와 합일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탐구해 들어가야 한다. 3. 맨얼굴에 담긴 관(觀)의 사유 실현가능한 것으로서의 ‘타자’가 되기 위해 작가의 인식이 구체적인 현실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타자와 합일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탐구하는 것, 그것이 ‘어둠의 사육제’와 ‘아기부처’에서 이뤄진다. 이들 작품에서 ‘여수’로 상징되는 타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향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대신 타자와의 합일이 가능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데 주력한다. 그 방법은 ‘가면 벗기를 통한 맨얼굴 찾기’와, 용서라는 마음이 우러나오도록 하는 ‘관’의 사유로 구체화된다. ‘어둠의 사육제’를 보자. 먼저 주목할 것은 ‘서울’을 바라보는 작가의 인식이다. 작가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여전히 ‘어둠’이자,‘인간들의 더러운 그림자’가 지배하는 ‘무덤’으로 인식한다. 죽음의 기억이 이러한 인식을 이끌어내었던 초기작과는 달리, 이 작품에서는 서울의 구체적 현실에 천착하여 그 속에 내재된 동물적 폭력성을 감지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인식이 현실에 밀착해 있음을 보여준다. 얼마나 세상에 밟히고 뒤둥그러지면 저렇게 되는 것일까, 하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 여자의 동물적인 분노와 보복을, 번들거리는 눈과 기차 화통 같은 목소리를, 그 이상 철면피할 수 없을 되바라진 억양을 묵묵히 관찰하며 나는 연민이나 환멸이라고만은 설명하기 힘든 야릇한 슬픔에 사로잡히고 있었다.(‘여수의 사랑’,230쪽) 중년 여자는 자신의 얼굴을 실수로 때린 여대생에게 ‘동물적인 분노와 보복’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전철에서 뻔뻔스럽게 자리 양보를 요구한다. 비단 중년 여자뿐만이 아닌 이 작품의 여러 인물들에게서 모두 감지되는 동물적 폭력성은 이후 전개되는 한강의 소설에서 현실 인식의 한 증좌가 된다. 나(영진)와 인숙 언니는 같은 고향 사람으로 둘 다 서울로 상경한다. 영진은 ‘세상에 대해 좋은 것만 생각’하고 ‘착하게’ 살아왔다. 그리고 인숙 언니는 ‘커다랗고 감정이 풍부했던 눈이며 부드럽기만 했던 입매’를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이들은 서울로 올라와 변화한다. 여직공이던 인숙은 ‘거친’ 말씨를 내뱉고 ‘나쁜 쪽만 생각’하는 ‘독한 사람’으로 변한다. 무역회사 경리를 하면서 돈을 모아 대학 영문과에 진학할 생각을 하던 영진은 인숙이 전세금을 빼들고 도망가자,‘악하게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잘 벼린 오기 하나만을 단도처럼 가슴’에 품고 ‘인간에게 살의를 느끼는 사람’으로 변한다. 명환 역시 ‘본래 선한 사람’이었으나, 교통사고로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고 ‘모든 인간들에게 살의’를 품는다. 간암을 치료하기 위해 전세금을 갖고 도망간 인숙이나, 그 인숙으로 인해 ‘독기’를 품은 ‘나’나, 돈으로 용서를 구해온 가해자에게 복수를 꾀하는 명환이나, 모두 중년 여인처럼 동물적 분노와 보복심으로 폭력을 휘두른다. 어둠 속에 꼿꼿이 네 발을 세운 채로, 경련하는 암고양이의 모습을 소리없이 주시하고 있는 검은 수고양이의 모습은 흡사 악령 같았다.(‘여수의 사랑’,223쪽) 쥐약을 먹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암고양이를 냉혹하게 주시하는 악령 같은 수고양이는 동물적 폭력성이 난무하는 현실을 환유하는 장치이다. 영진과 인숙, 명환 등은 바로 이 동물적 폭력성에 길들여진다. 이러한 동물적 폭력성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 가면을 벗음으로써 맨얼굴을 찾는 것이 그 첫 번째 방법이다. 동물적 복수심으로 남을 괴롭혀 온 명환이 결국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고통스러워하다가 ‘빈손’,‘완전한 빈 몸뚱이’가 되기 위해 자살하는 모습을 보고, 영진 역시 그런 복수심을 버리고 간암 치료를 받는 인숙 언니의 행동을 이해하고 용서한다. 바로 이 과정에서 가면 벗기와 맨얼굴 찾기가 이뤄진다. 지하철 창문에 비친 객실의 음산한 풍경 속에 내 얼굴은 어딘가 낯설어 보였다. 나는 그 가면 같은 얼굴을 뒤집어쓴 사람이 더 이상 눈물 따위를 흘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여수의 사랑’,231쪽)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일상에 길들여진 자들의 뻔뻔스러운 얼굴을 표상하는 ‘가면 같은 얼굴’은 인간 존재의 본질을 은폐한다. 그 얼굴은 인간의 것이라기보다는 폭력적인 동물성을 표상하는 수고양이의 것에 가깝다. 작가는 가면을 쓴 비정한 일상의 인간들에게서 발견한 물질만능주의, 출세지향주의, 가족이기주의와 같은 현실의 모순을 비판의 목록에 등재한다. 동물적 폭력과 복수심에 길들여진 일상의 가면을 벗고 또 다른 ‘나’의 맨얼굴을 획득할 때 비로소 용서와 화해를 품을 수 있고, 또한 타자와의 합일이 가능하다. 요컨대, 맨얼굴 찾기가 타자와의 합일을 가능케 하는 일차적 방법인 셈이다. 맨얼굴로 도심의 일상에 나서는 영진에게서 현실을 향한 적극적인 대응 의지가 엿보인다. ‘어둠의 사육제´가 동물적 폭력성이 길들여진 가면을 벗고 그것에 오염되지 않는 맨얼굴을 되찾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면,‘아기부처´는 그 맨얼굴이 어떤 마음을 지녀야 하는지를 ‘언외언(言外言)´과 ‘관(觀)´의 사유를 통해서 강조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타자와의 합일을 가능케 하는 두 번째 방법이다. 주인공 선희는 프라임타임의 앵커인 남편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한다. 남편은 어릴 적에 입은 화상 흉터를 감추려고 철저하게 긴 옷을 입는다. 선희가 감기에 들자 자신에게 감기를 옮길까봐 병원에 가보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그는 말실수 하나 용납하지 못하는 완벽주의자이고, 독단적인 인물로서 출세를 위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한다. 선희는 처음엔 남편의 흉터를 보고 고됐을 그의 삶을 연상하지만, 결혼 후 이기적이고 권위적이고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남편의 실체를 알고부터는 남편의 화상 흉터를 싫어하게 된다. 자신의 흉터를 보듬어 줄 사랑을 찾아 남편은 외도를 하고 선희는 남편으로부터 철저하게 버림받는다. 나는 한갓 짐승이었다. 땀에 젖어 산비탈에 엎드린, 누더기 같은 한겹 가죽만 남은 병약한 짐승이었다. 그 가죽 안에서 악취나는 거품처럼 부글거리고 있는 것은 오래 묵은 분노와 후회와 증오, 억울함과 자책감과 부끄러움이었다. 그것들이 내 살을 속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부식시켜 왔다(‘내 여자의 열매’,111쪽) 현실의 동물적인 폭력성에 선희는 철저히 희생당한다. 그 결과 남편과 세상을 향해 분노와 증오를 쌓아간다. 그렇지만 분노와 증오는 앞서 ‘어둠의 사육제’의 인물들처럼 스스로를 동물적 존재로 만들 뿐이다. 그런 동물적 삶으로 인해 선희는 황폐해져 간다. 그 삶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선희의 모습은 꿈 속 아기부처의 얼굴에 비춰진다. 아기부처가 짓는 표정들은, 음흉한 입꼬리와 날카로운 눈초리를 하거나, 차갑게 빈정대는 눈꼬리를 한 그녀의 내면과, 진흙이 끈적이며 달라붙기도 하고, 모래가 되어 부서지기도 하는 남편과의 현재 관계를 거울처럼 되비친다. 아기부처의 얼굴은 선희가 병약해가는 것이 “마음속에 맺힌 악취 나는 감정들” 때문임을 깨닫게 하는 경고의 스크린인 셈이다. 그렇다면 아기부처로부터, 동물성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 먼저 그것은 ‘말’이 아니라 ‘침묵이나 몸짓’ 속에 현현하는 ‘언외언’에 있다.‘몸짓’으로서의 ‘언외언’은 ‘말’이 야기하는 폭력성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남편, 어머니, 아기부처와 선희는 ‘말’이 아니라 ‘몸짓’으로 소통함으로써 화해한다. 어머니의 불화 그리기, 아기부처의 얼굴 빚기, 혹은 언어 장애 아동을 위한 삽화 그리기 등이 ‘언외언’의 도정에 가로놓인다. 아이, 까르르 웃는다. 처음으로 입을 열어 외친다. ‘가자!’ (중략) 아이의 손을 번쩍 들게 하고 엉덩이도 약간 띄워서 아이가 펄쩍 날아오르는 것처럼 해야겠다. 아빠의 몸까지 함께 날아오르려는 것처럼 해야겠다.(‘내 여자의 열매’,102쪽) 언어장애아동처럼 언어를 거부하는 것은 말의 논리와 체계, 즉 말을 배우면서 사회로 편입되는 사회화과정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말하자면 동물적 폭력이 난무하는 일상 현실의 ‘말’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아버지의 노력에 힘입어 자기 안의 성벽을 허물고 드디어 입을 연다. 선희는 그들이 느꼈을 법한 기쁜 감정을 몸짓에 담아 삽화로 그려내야 한다. 아이와 아버지의 “날아오르는” 듯한 몸짓에 ‘기쁘다’는 말로는 전할 수 없는 마음이 담긴다. 삽화를 그리며 깨닫게 된 ‘언외언’은 남편의 흉터를 어루만지는 몸짓에 담긴다. 남편이 다른 여자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입고 머리를 짓찧을 때 선희가 남편의 머리를 감싸안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몸짓’ 역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다. 그 마음은 ‘말’ 그 자체에는 은폐된 ‘무엇’이며,‘침묵’의 빈 공간에, 말없이 이루어지는 ‘몸짓’ 속에 실재한다. 결국 언표화 되지 않는 마음을 환기시키는 방법은 ‘언외언’에 있다. 그러나 단지 그뿐인가. 이 작품에서 ‘언외언’의 심층을 ‘관(觀)’의 사유가 가로지른다.‘말’의 폭력성 때문에 갇혀 있던 용서와 화해의 마음은 ‘관’의 사유에서 풀려난다. 이쪽과 저쪽의 경계를 나누는 구분 자체를 초월한 곳에, 그리고 속물적인 욕망을 넘어선 자리에 “관”의 사유가 존재한다. 일상을 지배하는 논리규범에는 담길 수 없는 진정한 마음이 “관”의 사유 속에서 우러나온다. (i) “그 스님이 그러더라. 관세음보살은 내 속에 있다고. 내 몸이 용서하는 마음으로 그득해지면 그게 바로 관세음보살이라더라.” (‘내 여자의 열매’,104쪽) (ii) 관음의 입술은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귀가 퍽이나 예민한 이인가 보았다. 빗소리를 듣다가 깨달음을 얻었고, 늘 세상사람들의 소리를 관(觀)하고 있어 괴로이 부르는 음성을 듣는 즉시 곧 구제해 준다고 어머니는 말했다.(‘내 여자의 열매’,105쪽) 삶의 고통을 인내하고, 마음속에 관세음보살을 잉태하듯 용서와 사랑과 화해의 마음을 잉태하는 것, 그럼으로써 일종의 해탈의 경지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관’의 사유이다. 선희는 남편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자신이 바라는 진정한 부부 관계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깨닫는다. 자신이 그동안 봐왔던 남편의 모습은 실은 화상을 입은 그의 껍질에 지나지 않음을, 정작 남편의 마음은 화상으로 일그러진 피부 밑에 고통스럽게 감추어져 있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이런 마음을 가질 때,“목련은 나무에 핀 연꽃이라 목련(木蓮)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올려다보자, 하오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그 봉오리들은 마치 꽃잎 안에 흰 등불들을 감추고 있는 것 같았다.”(117쪽)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며, 나아가 겨울 나무에서 봄의 생명력을 감지할 수 있는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 겨울부터 저 날카로운 솔잎들은 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보니 같은 푸른색이지만 분명히 달랐다. 방금 나온 어린 싹 같은 연푸른빛이 생생하게 차올라 있었다./ 겨울에는 견뎠고 봄에는 기쁘다.(‘내 여자의 열매’,125쪽) ‘아기부처’의 마지막 장면이다. 겨울 지나 봄으로 가는 문턱에서 자연을 보고 느낀 감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같은’ 푸름에서 ‘다른’을 간취하고, 겨울부터 ‘지속’되는 것들 가운데 ‘방금 나온’ 생명의 시작을 발견한다.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낙엽이 떨어진다는 획일적인 공식이 아닌, 한 나무 안에서도 서로 다른 색의 잎들이 공존하고 있음을 긍정하는 사유, 앙상한 겨울나무에서도 미세한 생명의 떨림과 그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사유, 그것이 바로 ‘관’의 사유이다. 이 관의 사유를 마음속에 지닐 때, 동물적 폭력이 난무하는 현실의 삶을 극복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는, 보다 인간다운 삶을 지향할 수 있다.‘겨울에는 견뎠고 봄에는 기쁘다.’라는 잠언과 같은 감탄은 아무나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4. 식물성을 향한 욕망의 존재론 타자와의 합일을 이루는 방법으로서의 맨얼굴과 ‘관’의 사유는 작가가 죽음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 구체적 현실의 삶에 뿌리내리면서 발견한 중간 경유지이다. 이 방식들은 의식의 층위, 마음의 층위에서 이루어진다. 이 층위는 평면의 동심원에서, 외원을 이루는 동물적 폭력성이 강렬한 외파로 밀고 들어올 때 위태롭게 흔들리는 내원과도 같다. 그 어떤 외파도 견딜 수 있기 위해서는 의식과 마음이라는 동심원의 평면 저 아래 깊은 심연에 자리한 무의식의 영역으로 그것을 심화시켜야 한다. 요컨대 타자와의 합일을 향한 무의식의 강렬한 욕망이 있다면, 그래서 의식의 수면을 꿰뚫을 정도로 강렬하다면, 그럴 때 현실의 외파에 맞설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한강은 ‘내 여자의 열매’를 거쳐 ‘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 연작에 이르는 도정에서 욕망의 영역으로 작가 인식을 심화시킨다.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욕망이 그것이다. 이 순간 타자와의 합일을 이루는 방법으로 무의식의 심연에 자리한 욕망의 영역이 설정되고, 그 결과 관념에 지나지 않았던 ‘여수’ 대신 ‘식물성’의 세계가 새로운 타자의 자리에 위치한다. 이 타자는 여수처럼 현실과는 동떨어진, 현실 저 너머의 또 다른 공간에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욕망 속에 살아 꿈틀거리는 것이자, 현실 속에서 실현 가능한 타자이다. ‘내 여자의 열매’는 식물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식물적 상상력이 길어내는 삶의 진실은 그 힘이 아직 미약하다. 현실도피의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기 때문이다. 획일화된 일상이 싫어서, 도심의 똑같은 아파트가 싫어서, 지긋지긋한 피를 갈고 싶어서, 어머니처럼 되기 싫어서, 어디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없어서 결국 식물이 된다는 가정이 단순한 현실도피를 방증한다. 그리고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인물의 욕망 역시 미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식물성의 세계를 강렬히 욕망하는 인물에 의해 식물성의 세계가 온전히 개화하는 작품은 ‘몽고반점’이다. 이 작품은 비디오아티스트인 그와, 몽고반점을 가진 처제와의 사이에서 벌어진 근친상간을 예술적 시선과 현실 윤리의 시선 속에서 포착해낸다. 이 작품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처제의 욕망과 그의 욕망이다. 우선 처제의 욕망을 보자. 그 욕망은 그의 눈에 포착된 몽고반점 속에서 엿볼 수 있다. 약간 멍이 든 듯도 한, 연한 초록빛의 분명한 몽고반점이었다. 그것이 태고의 것, 진화 전의 것, 혹은 광합성의 흔적 같은 것을 연상시킨다는 것을, 뜻밖에도 성적인 느낌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식물적인 무엇으로 느껴진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채식주의자’,101쪽) 처제의 몽고반점은 ‘순수성’ 혹은 ‘순수한 영혼’을 표상한다. 곧 ‘어린아이’처럼 처제는 일상의 폭력성에 물들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의 붓칠에 의해 ‘순수한 영혼’이 육체에 새겨진 ‘몽고반점’으로 가시화된다. 꽃을 그려 넣는 행위는 폭력적인 일상에 의해 상처받은 인간의 몸에 ‘순수한 영혼’이라 할 수 있는 식물성을 부여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 결과 처제는 “뱃속의 얼굴”에 대한 무서움을 이겨낸다. “뱃속에서부터 올라온 얼굴”은 그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었던 진정한 욕망을 의미한다. 뱃속의 얼굴이 낯설고 무섭게 느껴진 까닭은 일상의 질서에 자신이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일상의 질서로부터 벗어날 때 그 얼굴은 자신의 본래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 처제는 자신의 “순수한 영혼”을 가시화한 꽃 그림에 힘입고, 그녀 자신에게 내재해 있던 진정한 욕망을 발견함으로써,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게 된다. 그 결과로 풍겨 나오는 처제의 “배냇내”는 타자와의 합일이 뿜어내는 식물성의 ‘향기’인 셈이다. 몽고반점, 즉 꽃잎 그림자로서의 순수한 영혼과, 몸 혹은 꽃으로서의 진정한 욕망이 유기적 통일성을 이루는 세계, 그것이 ‘색채의 세계’로서의 식물성의 세계이다.“색채의 세계”는 “격렬한 세계”이자,“마술적” 세계이고,“전혀 다른 세계”이다. 식물성에 대비되는 동물성의 세계는 일상에 만연해 있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폭력성을 함축한다. 그것은 육식성, 적자생존, 약육강식 등으로 점철된 일상이자 문명의 세계를 표상한다. 반면에 식물성은 순수성과 공존의 세계이자, 가족의 윤리마저 붕괴되는 탈일상이자 탈문명의 세계로 압축된다. 인간의 몸과 꽃, 그리고 짐승이 뒤섞인 교합에서도 드러나듯, 식물성의 세계는 “추악하면서도 아름답고” 동시에 “삶의 시작이자 끝”이기도 하고,“모든 것이 담겨 있는” 동시에 “모든 것이 비워진 곳”이기도 한, 차별상을 가진 일체의 것이 존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는 공간인 것이다. 하기에 처제가 욕망하는 식물성의 세계는 처제와 형부의 불륜관계처럼 제도의 금기마저 초월한 곳에 있다. 현실 제도의 금기를 위반하는 욕망이 존재할 수 있는 방식은 오로지 ‘죽음’과 ‘광기’의 영역 안에서이다. 곧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욕망은 금기의 위반에서 맛본 죽음과도 같은 향유(jouissance)를 안은 채 죽음을 향해 돌진할 것인가, 아니면 ‘광기’로 내몰려 사회로부터 배제당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 그것이 어떤 선택이건 모두 일상에서의 ‘죽음’과도 같은 귀결로 치닫는다. 처제는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자신의 욕망을 끝까지 치열하게 표출한다. 그렇다면 그의 욕망은 어떠한가. 그의 욕망은 육체적 욕망과 예술적 욕망 사이의 긴장 속에서 유동한다. 비디오 아티스트인 ‘그’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모되고 찢긴 인간의 일상”을 담아내는 작업을 통해,“강직한 성직자”로 불릴 정도로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그러다가 처제의 자해사건을 겪으면서 그가 작업했던 것들 역시 일상에서 자행되는 폭력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처제의 ‘몽고반점’은 그가 찾았던 “더 고요한 것, 더 은밀한 것, 더 매혹적이며 깊은 것”으로서의 실재를 현현하고 있었다. 처제의 ‘몽고반점’은 비디오아티스트인 그에게 이미지가 갖는 재현의 한계를 깨닫게 한다. 그는 지금까지 작업해 온 일상의 폭력성을 담은 이미지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재현했든 간에 상관없이, 실재의 고통과 감정을 사라지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한계는 삶의 여러 국면에서 용솟음치는 욕망과 대면할 때마다 현실과 욕망의 경계 선상에서 그가 느꼈을 법한 환멸과도 같다. 그는 근친상간이라는, 현실의 금기를 위반하며 욕망의 극단에 잠시 도취된 결과, 잡으려 했던 욕망의 실재가 허망하게 스크린 너머로 사라지는 것을 보아야 한다. 그의 욕망은 처제가 보여주었던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온 욕망의 시선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그 욕망은 현실과 예술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다리기를 하다 결국 자신의 육체적 쾌락 앞에 예술적 욕망을 무릎 꿇린 결과를 낳고 만다. 여기서 ‘그’의 욕망을 작가 한강의 글쓰기의 욕망과 연결시킬 수 있다. 처제와의 근친상간을 통한 식물성의 세계를 전면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하는 것이 작가의 애초의 글쓰기의 의도이다. 이 의도대로라면, 작중 인물은 ‘그’와 처제만으로 충분하다. 두 인물의 근친상간을 담은 캠코더의 화면처럼, 근친상간 그 자체만을 다루면서 식물성의 세계를 오롯이 드러내고자 하는 것, 그것이 작가의 본래 기획이고, 작가가 생각하는 예술이다. 그러나 그것은 밀실에서나 가능하다. 그것이 공적인 장으로 나올 때(발표될 때), 현실로부터 포르노그래피 혹은 외설로 집중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비난을 피하고, 작가가 생각한 본래의 의도를 어느 정도 형상화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그것이 ‘아내’이다.‘아내’는 현실 사회의 제도적이고 관습적인 윤리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 ‘아내’의 등장에 의해 ‘그’와 ‘처제’의 근친상간은 작품 속에서 불륜으로 비판된다. 작가는 ‘아내’를 작품 결말 부분에 등장시켜 이 작품이 포르노그래피 혹은 외설이라는 비판을 비껴나가게 하고, 그러면서 자신이 본래 지향하는 예술(식물성의 세계를 형상화한 것)의 측면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은 한편으로는 작가 한강의 영민한 균형 감각에 기인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식물성의 세계를 전면화한 예술을 공적 영역으로 드러내기에는 아직도 현실의 억압과 금기가 완강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작가의 비판 의식에 기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의 본래적 욕망과 안전장치가 균형을 이루면서, 식물성의 세계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 ‘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으로 이어지는 연작이다. 이들 소설에서 영혜라는 인물은 그녀의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 속에서 포착된다. 세 인물은 각각 독특한 인물형을 표상하며, 그 인물형이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드러낸다.‘채식주의자’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녀의 남편(나)은 속물을,‘몽고반점’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형부(그)는 예술가를, 그리고 ‘나무불꽃’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언니(그녀)는 일상에 함몰되어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인간을 표상한다. 그들은 모두 길들여진 욕망에 사로잡힌 채 진정한 욕망을 추구하려는 영혜를 경계 밖으로 일탈한 인물로 취급하고 폭력을 휘두른다. 광인으로 내몰리는 가운데 영혜는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라도 자신의 욕망을 지켜내려 한다. 연작에서 교직된 인물들이 그려내는 삶의 진실은 무엇인가. 그들은 어떠한 삶이 진정한 삶이라고 인식하는가. 혹시 그것은 우리에게 진정한 욕망이란 ‘광기’와도 같은 것, 정상의 영역을 벗어난 것, 그래서 죽음과도 같다고 말하는 것은 아닌가.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채로 영혜는 죽음을 향해 한발 한발 다가간다. 그런 영혜에게 작가 한강의 깊고 고통스러운 숨결이 느껴지는데, 그것은 한강의 고민이 바로 진정한 욕망의 탐구 위에 있음을 방증한다. 5. 텍스트의 독법, 타자를 향하여 한강의 소설은 탄탄한 서사구성으로 인정받는다. 거기에 더해 텍스트 간의 긴장관계까지도 탄탄하게 조여 낸다. 그런 까닭에 한강의 소설 전체를 하나의 텍스트로서 파악하는 독법이 필요하다. 일종의 텍스트 간 소통의 재구성 방식이다. 그 하나로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의 내면을 내밀하게 파헤치는 방식.‘여수의 사랑’에서 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둘, 둘 이상의 고통스러워하는 인물들이 서로의 고통을 마주 보기.‘저녁빛’이나 ‘진달래능선’,‘어둠의 사육제’에서는 서로의 고통스러운 내면을 보듬어주는 중층적인 시선들이 교직된다.‘내 여자의 열매’에서는 식물 되기를 꿈꾸는 인물의 내면을 편지 형식으로 삽입하고 지켜보는 시선에 남편을 배치한다. 셋, 동일한 사건을 겪는 인물들의 다중초점화.‘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이 만드는 연작 형식. 영혜라는 인물을 중심에 두고 ‘채식주의자’는 그녀의 남편의 시선에,‘몽고반점’은 형부의 시선에,‘나무불꽃’은 언니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고, 영혜를 바라보는 중층적인 시선들을 세 작품에 나누어 배치한다. 그럼으로써 식물성의 세계를 지향하는 영혜의 욕망을 보여주고, 그녀의 욕망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인식되는가를 부각시킨다. 더불어 텍스트마다 화자를 바꾸어 조명함으로써 각 인물의 내면을 포착하고 그 인물이 다른 인물들에게 어떻게 인식되는가를 보여주고자 한다. 그 결과 각 인물들은 세 텍스트 안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시선에 의해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면서 ‘지금, 이곳’의 리얼리티를 무수히 직조한다. ‘여수의 사랑’에서 자흔이 꿈꾸는 ‘여수’에서부터 출발하여 ‘채식주의자’ 연작에서 영혜가 꿈꾸는 ‘나무 인간의 세계’로 나아가는 한강의 소설들은 궁극적으로 인간 존재에게 결여된 빈 공간이자 잃어버린 ‘타자’를 찾아가는 지난한 행보를 보인다. 한강은 그러한 타자와의 합일을 지향함으로써 폭력적인 일상 속에서 위협당하는 나약한 인간 존재를 보듬고자 한다. 작가 한강이 어두움의 세계, 즉 은밀하고도 사적인 영역들에 은폐되어 있는 죽음, 성, 욕망 등을 공론화의 장으로 내어 놓고, 그럼으로써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깊이를 마련하려는 시도는 그래서 더욱 값진 의미를 갖는다.
  • ‘이야기가 있는 종이박물관’ 등 10권 1월의 읽을 만한 책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이야기가 있는 종이박물관’ 등 10종을 2008년 ‘1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선정,27일 발표했다.▲채식주의자▲예쁜 우리말 사전▲세상의 아이야, 너희가 희망이야▲한중일 인터넷 세대가 서로 미워하는 진짜 이유▲김학철 평전▲푸코에게 역사의 문법을 배우다▲세속 경제학▲다윈, 당신 실수한 거야!▲인간, 아담을 창조하다 등이 신년에 챙겨봄직한 책으로 꼽혔다.
  • 올 주목받는 신조어 베전섹슈얼·네이버 샤워·CSO

    베전섹슈얼(vegan-sexual), 이메일 뱅크럽시(e-mail bankruptcy)…. 뉴욕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올 2007년 한해 새로 탄생한 신조어들을 소개했다. ●베전섹슈얼 동물에서 나온 어떤 것도 먹거나 사용하지 않음은 물론, 이에 반하는 사람과 성행위도 거절하는 채식주의(베전)의 극단.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주민들이 실천하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적 용어가 됐다. ●이메일 뱅크럽시 읽거나 답장을 보내지 않은 엄청난 양의 이메일 메시지를 무시하거나 삭제한다고 공언하는 것을 ‘부도’에 빗댔다. 스탠퍼드 대학 법대 로런스 레시그 교수가 한꺼번에 200여통이 밀려들자 다른 방법으로 연락하라며 부도(bankruptcy)를 선언해 유명해졌다. ●닌자 론(ninja loan) 고위험 채무자에게 이뤄진 대출. 일자리나 자산, 수입도 없는(no income,no job or asset) 사람의 머리글자를 따왔다. ●슈퍼듀퍼 튜스데이(super-duper Tuesday) 미국 23개 주에서 대선경선(프라이머리)이 열리는 2008년 2월5일을 이르는 말. 기존 슈퍼 화요일에 비해 2배나 많은 곳에서 예비후보를 뽑는다고 한다.‘쓰나미 화요일(tsunami Tuesday)’로도 불린다. ●아이 리포터(I-reporter ) 사건현장에서 사진이나 기사를 언론사에 보내는 시민기자.UCC처럼 수요자(I)가 직접, 본인의 시각(Eye)으로 뉴스를 전달한다. ●고르노 ‘gore(핏덩이)’와 ‘porno(포르노)’의 합성어로 거의 미신적인 수준까지 이를 정도로 유혈이 낭자한 ‘엽기의 극치’를 달리는 폭력·공포 영화의 새 장르. ●베이컨(bacn) 스팸처럼 귀찮지만 사용자가 수신을 허락한 이메일. 개인을 상대로 한 게 아니라 언론사의 긴급뉴스 등을 말한다.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 기업에서 환경 관련 업무를 맡아 환경친화적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고용한 지속가능형 최고경영자(CEO). ●네이비 샤워(navy shower) 원래 물이 귀한 함정에서 짧은 시간에 적은 양의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을 말하는데 미국 남동부 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일반인에게 퍼졌다. 반대말은 캘리포니아샤워.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올 한해 주목받은 ‘신조어’는 무엇?

    베전섹슈얼(vegan-sexual),이메일 뱅크럽시(e-mail bankruptcy)…. 뉴욕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올 2007년 한해 새로 탄생한 신조어들을 소개했다. 베전섹슈얼 동물에서 나온 어떤 것도 먹거나 사용하지 않음은 물론,이에 반하는 사람과 성행위도 거절하는 채식주의(베전)의 극단.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주민들이 실천하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적 용어가 됐다. 이메일 뱅크럽시 읽거나 답장을 보내지 않은 엄청난 양의 이메일 메시지를 무시하거나 삭제한다고 공언하는 것을 ‘부도’에 빗댔다.스탠퍼드 대학 법대 로런스 레시그 교수가 한꺼번에 200여통이 밀려들자 다른 방법으로 연락하라며 부도(bankruptcy)를 선언해 유명해졌다. 닌자 론(ninja loan) 고위험 채무자에게 이뤄진 대출.일자리나 자산,수입도 없는(no income,no job or asset) 사람의 머릿글자를 따왔다. 슈퍼듀퍼 튜즈데이(super-duper tuesday) 미국 23개 주에서 대선경선(프라이머리)가 열리는 2008년 2월5일을 이르는 말.기존 슈퍼 화요일에 비해 2배나 많은 곳에서 예비후보를 뽑는다고 한다.‘쓰나미 화요일(tsunami tuesday)’로도 불린다. 아이 리포터(I-reporter ) 사건현장에서 사진이나 기사를 언론사에 보내는 시민기자.UCC처럼 수요자(I)가 직접,본인의 시각(Eye)으로 뉴스를 전달한다. 고르노 ‘gore(핏덩이)’와 ‘porno(포르노)’의 합성어로 거의 미신적인 수준까지 이를 정도로 유혈이 낭자한 ‘엽기의 극치’를 달리는 폭력·공포 영화의 새 장르. 베이컨(bacn) 스팸처럼 귀찮지만 사용자가 수신을 허락한 이메일.개인을 상대로 한 게 아니라 언론사의 긴급뉴스 등을 말한다.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 기업에서 환경 관련 업무를 맡아 환경친화적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고용한 지속가능형 최고경영자(CEO). 네이비 샤워(navy shower) 원래 물이 귀한 함정에서 짧은 시간에 적은 양의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을 말하는데 미국 남동부 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일반인에게 퍼졌다.반대말은 캘리포니아샤워.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인사]

    ■ 해양경찰청(총경급) △본청 외사담당관 박세영△〃 국제협력〃 김석균△〃 수색구조과장 정갑수△남해청 정보수사〃 박찬현△〃 경무기획〃 류재남△서해청 경무기획〃 서장호△서귀포해양경찰서 준비단장 이평현■ 한국도로공사 ◇1급 전보 △기획조정실장 홍종균△신사업단장 유태호△재무처장 박용식△경영정보〃 윤주용△도로관리〃 정경선△구조물〃 최효상△건설계획〃 이철수△건설관리〃 유상하△설계〃 김용식△경기지역본부장 왕이완△강원지역〃 최봉환△충청지역〃 이정조△경남지역〃 장호기△국방대학원 파견 박율규△서울대 〃 박영철 최윤환△세종연구소 〃 이현우△중앙공무원 교육원 〃 류지연◇1급 승진△경영정책실장 김정근△사업개발처장 이상근△본사이전단장 김영환△경영지원처장 임홍순△도로영업〃 은동진△하이패스사업처장 송필용△교통처장 배영석△도로사업〃 이윤재△비서실장 이신재△홍보〃 이채식△도로교통연구원장 김성환△인천대교건설사업단장 박상일△호남지역본부장 심찬섭△경북지역〃 김재흡■ 손해보험협회 ◇승진 △자동차보험부장 감명상△마케팅지원〃 김현석△의료지원〃 문형기△손해보험공익사업〃 고봉중△기획조사부 경영기획팀장 최윤석△총무부 총무인사〃 박준규△홍보부 소비자보호〃 김양식◇전보△기획조사부장 박종화△감사실장 엄태호△경인지부장 조선하△마케팅지원팀장 이재구△상품계리〃 고현석△보험조사〃 김성△자동차보험〃 서영종△의료제도교육〃 신상준△의료심사〃 안경남△공동인수〃 박준식△보장사업〃 김영산
  • 희대의 식인 살인마, 채식주의자 됐다

    희대의 식인 살인마, 채식주의자 됐다

    ‘식인 살인마’가 채식주의자가 되다니… 살인 후 인육을 먹어치워 전세계를 경악시킨 한 독일인 살인마가 최근 환경보호론자로 변신했다. 영국의 데일리텔레그래프는 21일 “세계에서 가장 악명높은 살해범 아민 마이베스(Armin Meiwes·45)가 채식주의자로 변신해 감옥 내 녹색당 최고위원으로 뽑혔다.”고 인터넷판에 전했다. 아민은 지난 2001년 녹화되는 카메라 앞에서 남성을 살해한 뒤 인육까지 먹어치운 세기의 흉악범. 현재 독일 카셀(Kassel)의 감옥에서 형을 살고 있는 그는 ‘식인종과의 대화’(Conversations with a Cannibal)를 저술해 세간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신문은 “인육이 돼지고기 맛과 비슷하다고 고백한 아민이 살인자와 아동성추행범 그리고 마약거래상으로 이루어진 감옥내 녹색당의 리더가 됐다.”며 “매주 화요일마다 (그들은) 세금과 환경정책에 대해 논의한다.”고 전했다. 또 “아민은 자신의 책을 통해 자신과 같은 극악무도한 짓을 따라하지 말라고 충고했다.”며 “독일 녹색당은 자신과 아무련 관련이 없다고 고백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소식을 접한 독일 녹색당원들은 아민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피력하고 나섰다. 녹색당의 대변인 게르하드 켈러(Gerhard Kaehler)는 “아민은 읽기와 말하기에 탁월한 능력이 있다.”며 “감옥에서 그는 입소자들로부터 존중받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그가 리더로 뽑힌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나 녹색당 의원 카이 클로제(Kai Klose)는 “아민이 녹색당의 일원인 적이 없다.”며 “그는 당에 대한 선거권리와 재정상의 의무가 없다.”고 일축했다. 사진=데일리텔레그래프 인터넷판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마이클 셔머 지음

    미국 성인의 52%가 점성술을,42%는 죽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믿는다.35%는 유령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실제로 심령 현상을 겪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67%에 이른다. 과학의 권위를 빌리려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공립학교에서 이른바 ‘창조과학’과 진화과학을 똑같이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홀로코스트 부정론자들은 유대인의 주된 사망 원인이 질병과 굶주림 탓이라고 강변한다. 백인이 흑인보다 IQ가 15점이나 높다고 생각하는 인종주의 학자들과 함께 이런 주장들은 사회에 해악을 가져왔다.‘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마이클 셔머 지음, 류운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는 과학과 사이비 과학, 역사와 사이비 역사를 구분한다. 미국의 과학저널 ‘스켑틱’ 편집장인 저자는 ‘이상한 것들’을 믿는 심령술사·창조론자·사이비 역사학자·컬트 집단들을 고발한다. 행동주의자이기도 한 저자는 10년 동안 미대륙을 횡단하는 등 초장거리 프로 사이클 선수 생활을 한다. 그 사이 동료들의 조언으로 특별 채식 식단, 비타민 대량 투여 요법, 단식, 결장 세척, 진흙 목욕, 홍채 진단법, 세포 독성 혈액 검사, 지압과 침술, 음이온, 피라미드 등 이상한 것들을 모조리 시험한다.10년간의 실험끝에 훈련과 균형잡힌 식단만이 경기력을 향상시킨다는 결론을 얻은 저자는 이내 회의주의자가 된다. 회의주의의 기원은 기원전 2500년전 고대 그리스 플라톤의 아카데미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크라테스는 “내가 아는 것이라곤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뿐”이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현대의 회의주의는 과학에 기반을 둔 운동으로 발전했으며,1952년 수학퍼즐 전문가로 알려진 마틴 가드너는 이제 고전이 된 ‘과학의 이름을 내건 도락과 궤변’을 출판했다. 저자는 1996년 방송 프로그램 ‘빌 아저씨의 과학 이야기’에 출연해 불타는 석탄 위를 맨발로 걷는다. 아이들에게 사이비 과학과 초자연 현상의 실체를 알리기 위한 목적에서였다. 케이크를 구울 때 오븐 속의 공기, 케이크, 오븐 팬 모두 205℃에 이르지만 오븐 팬만 만지지 않으면 화상을 입진 않는다. 불타는 석탄의 온도는 427℃이지만 몇십㎝ 위를 걸었던 저자의 맨발은 물집조차 잡히지 않았다. 인간이 이상한 것을 믿는 이유는 우연하고 불확실한 것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패턴을 추적하고, 인과관계를 찾도록 진화한 까닭이란 게 저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의 뇌가 항상 의미있는 패턴만을 찾아내진 않아 기우제를 지내면 가뭄이 물러간다는 식의 잘못된 믿음도 생겨났다. 잠에서 깰 때 본 환각이 유령이나 외계인이 되고, 빈집에 울리는 소리가 정령과 폴터가이스트(poltergeist. 시끄럽게 떠드는 유령)의 존재가 되며, 나무의 음영이 성모마리아 얼굴처럼 보이는 마술적 사고도 인과적 사고가 진화하면서 생겨난 부산물이란 것이다. 과학의 세기에도 UFO, 외계인 납치, 심령현상과 같은 수렵·채집 시대의 마술적 사고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과학적 사고방식의 역사가 아직 일천한 까닭이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피눈물을 흘리는 마리아상과 같은 사이비 종교의 위력은 여전하다. 이 책을 통해 ‘내 눈에 들보가 있지는 않은가’. 회의를 하다 보면 이상한 믿음에 빠지는 일은 없을 듯하다.1만8000원. 윤창수기자 geo@ seoul.co.kr
  • 한강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

    영혜.“남편이 고르고 고른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여자. 영혜는 밤마다 꿈을 꿨고, 한 얼굴을 봤다. 피투성이일 때도 있었고, 썩어 문드러진 시체 같기도 했다. 물컹한 날고기를 씹는 이빨 감촉이 생생했다. 아버지가 죽인 개 흰둥이의 희번덕이는 눈이 선명했다. 영혜는 고기 먹기를 거부했다. 땀구멍 하나하나에서 고기냄새가 난다며 남편의 몸을 멀리했다. 빠르게 살이 빠졌고, 아프게 말을 잃었다. 억지로 고기를 먹이는 아버지에게 저항하며, 영혜는 손목을 긋고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영혜는 동물 아닌 식물로 살고 싶었다. 햇빛과 물로만 견디고 싶었다. 영혜는 나무가 되려 했다. 그렁그렁 눈물 맺힌 언어로 말하는 소설가, 한강(38)은 10년 전 나무가 되고 싶어 결국 나무로 화분에 심긴 여자 이야기(‘내 여자의 열매’)를 썼다. 그 여자가 마음에 맺혀 7년 뒤 연작소설로 되살려냈다. 한강은 여자에 관한 세 편의 중편(‘채식주의자’ 2004,‘몽고반점’ 2004,‘나무불꽃’ 2005)을 발표했고, 최근 소설을 묶어 늦은 책 ‘채식주의자’(창비)를 펴냈다. ●‘기름진 폭력’에 대항하는 담백한 생명뿌리 여자 영혜는 식물 같은 마음을 지녔다.‘식육’(食肉)의 잔인함은 영혜의 여린 줄기에 생채기를 냈다. 줄기는 딱딱한 등걸로 마르지 못했고, 생채기는 옹이로 굳지 못해 늘 아팠다.‘고기를 먹어야 정상인 세계’는 먹힌 목숨들이 영혜의 명치에 끈질기게 달라붙게 했다. 한강은 ‘왜 정상(正常)은 동물성이어야 하는가.’를 물으려 영혜의 ‘식물적 비정상’을 극한으로 몰아갔다. 소설 ‘채식주의자’는 영혜의 초상화이자, 영혜와 함께 우는 작가의 속울음이며, 영혜가 견디지 못한 세상 밑바닥에 대한 폭로다. 연작 두 편째 중편제목이자 영혜의 엉덩이에 남은 ‘몽고반점’(200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그 푸릇푸릇한 ‘식물성 낙인’은 작가가 파악하는 세상의 시원이며 근원이다.‘기름진 폭력’에 반대되는 ‘담백한 생명의 뿌리’다.‘고기=육식=동물성=남성성=폭력=파괴’에 대비되는 ‘채소=채식=식물성=여성성=비폭력=구원’의 정점이다. 육식은 욕망이고, 욕망은 폭력의 원천이며, 폭력은 ‘힘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의 에너지원이다. 한강은 영혜를 아무것도 욕망하지 않는, 그래서 욕망과 폭력의 대상이 되고, 영혼이 파괴될 수밖에 없는 존재로 그렸다. 한강은 나무의 식물성을 지극한 여성성에 겹쳐 투사한다. 브래지어를 차지 않아 속박 받지 않는 영혜의 가슴은 작가가 소설에 설치한 또 하나의 몽고반점이다. 영혜는 말한다.“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잖아. 하지만 가슴은 아니야. 이 둥근 가슴이 있는 한 나는 괜찮아(‘채식주의자’ 중에서).” 영혜의 바람과 달리 영혜는 괜찮지 않았고, 영혜의 젖가슴은 자꾸만 여위어 찌르듯 날카로워졌다. 자신을 온전히 보전할 수 없는 식물성이 처한 현실이다. ●동물적 잔인함에 맞서는 ‘퇴행적 진화’ 정신병원 복도 끝에서 영혜가 물구나무 서는 행위도 상징적이다. 땅을 짚은 손에서 뿌리가 돋아 흙을 파고들거라 영혜는 믿는다.‘동물 영혜’가 감행하는 식물로의 ‘퇴행적 진화’는 현 세계에서 ‘보편’을 획득한 ‘고기=동물성=남성성’과 싸우는 한강의 작가의식이다. ‘나무’가 된 영혜가 피우는 꽃은 ‘불꽃’이다. 불꽃은 아름답지만 자기파괴적이다. 자신을 방어하지 못한 영혜는 자해를 통해 자신의 식물됨을 지키려 한다. 현실에 뿌리박고 하루를 살아내는 식물은 내상이 깊다. 영혜가 다시 말한다.“나무들이 똑바로 서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알게 됐어. 모두 두 팔로 땅을 받치고 있는 거더라구(‘나무불꽃’ 중에서).” 세상을 떠받치는 건 동물성의 잔인함이 아니다, 생명을 지탱하는 건 식물성의 싱그러움이다, 물구나무선 영혜가 새빨갛게 피 몰린 얼굴로 하고 싶은 말인지도 모른다. 젊어서 죽은 가수 김광석은 “한결같이 빗속에 서서 젖는 나무”(‘나무’)를 노래했다.‘빗속에 서서 젖는 나무’ 영혜는 정신병원에서 비를 맞았다. 땅속으로 녹아들어가 다시 거꾸로 돋아나려고,‘나무 영혜’는 비를 맞으며 오늘도 그렇게 서 있다. 아프고 강렬하게.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가수가 된 서른셋 여의사의 일상

    33살 독신 치과 의사 손현아씨. 언뜻 보기에 평범한 그녀는 조금은 ‘특별한 여자’다. 채식을 사랑하고 바쁜 의사 생활 와중에도 음반을 냈다. EBS ‘다큐 여자’는 24일 오후 7시45분 이 여자의 특별한 삶을 들여다보는 ‘서른 셋, 나의 길을 가련다’를 방송한다. 여기서 프로그램은 어쩌면 남보다 늦었을 나이지만, 꿋꿋하게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현아씨의 씩씩한 일상을 따라가 본다. 자연을 사랑하는 현아씨는 2000년부터 채식을 시작했다. 또 그녀는 평소에 샴푸나 비누, 스킨, 로션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새롭게 도전한 자전거 타기에 올해 드디어 성공했다. 신나게 페달을 밟는 그녀의 어깨에는 흡사 ‘환경천사’의 맑은 날개가 달린 듯하다. 그리고 올가을, 그녀는 정식음반을 낸 가수가 됐다. 평소 작은 무대에서 자신의 생각을 담은 자작곡을 부르는 것만도 행복하기 그지없는 일이었지만, 자신의 노래만으로 알차게 꾸민 한장의 물건은 더없는 기쁨으로 다가왔다. 카메라는 그녀의 장보기에도 따라나선다. 주말 오후, 일주일에 한번씩 찾아오는 현아씨의 특별한 쇼핑날. 그곳은 특별하게도 재활용 장터다.1000원,2000원짜리 옷들이 대부분이지만, 현아씨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그녀가 음반을 내고 가진 첫 공식 무대였다.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차원에서 열린 행사였기에 더욱 열정적으로 노래를 불렀다는 그녀. 무대 아래에서 긴장으로 굳어 있던 얼굴은 무대 위로 오르자마자 빛이 난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인터뷰] 자전거로 세계일주하는 외국인 부부

    [인터뷰] 자전거로 세계일주하는 외국인 부부

    9월도 중순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더웠던 지난 주. 살림살이 잔뜩 싣은 자전거를 타고 한국의 팔도강산을 유람하기 위해 입국했다는 한 외국인 부부가 시청 주변을 달리고 있었다. 검게 그을린 피부가 유난히도 눈에 띄었던 이들은 스태니 마틴코바(Stani Martinkova·41·여)와 리차드 퍼지(Richard Ferge·36·남)부부. 이들 부부의 ‘자전거 세계여행기’를 들어보았다. 한국을 어떻게 찾게 되었나? 스태니: 우린 자전거로 세계일주를 하고 있다. 한국에 온지 10일 정도 됐다. 한국은 ‘산(山)의 나라’라고 들었는데 그래서 오게 되었다. 리차드: (배를 가리키며)여기 와서 김치를 정말 많이 먹었다. 이 배가 김치로 꽉 찼다.(웃음) 사실 세계 자전거여행 중에 경비 때문에 한국에 올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여기 오기 전 몽골에서 6개월동안 영어를 가르쳤다. 리차드: 오직 김치 하나만을 먹기 위해 돈을 벌었다고 해도… . 자전거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하는일은 무엇이었나? 스태니: 런던의 한 은행에서 금융코디네이터 일을 했었다. 리차드: 내 직업은 소믈리에(와인전문가)다. 내가 타는 이 자전거의 별칭이 ‘페르뤼스’(Petrus)인데 페르뤼스는 값비싼 고급 와인인 ‘샤토 페트뤼스’(Cheteau Petus)에서 따왔다. 세계에서 가장 우아하고 ‘파워풀’ 한 와인이다. 자전거 뒷부분에 태극기를 꽂은 이유는? 스태니: 지금 우리가 ‘행복한 이 나라’에서 여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우리를 이 곳에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뜻을 나타내고 싶었다. 리차드: 태극기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 스태니가 ‘불’같은 성격이라면 나는 ‘비(雨)’같은 사람이랄까. 우린 매우 다른 사람이다. 그렇지만 서로 사이좋게 잘 지낸다. 태극기의 의미처럼. 자전거여행은 언제부터 시작했고 지금까지 어느 나라들을 둘러 봤나? 스태니: 1996년 처음 알래스카에서 시작해 아르헨티나, 푸에르토리코 등지를 돌며 전 아메리카 대륙을 여행했다. 그리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 돈을 모으기 위해 5년 동안 일도 하고 집도 팔았다. 자전거여행 전에 하루에 4시간만 자고 18시간씩 일을 했다. 한국에서는 그만큼 일하는 게 보통이라고 하던데… (웃음). 하지만 유럽에서는 18시간씩 일은 한다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여기 또 다른 우리집인 자전거를 타고 프랑스,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등 유럽을 다 돌고 러시아를 거쳐 몽골, 중국 그리고 한국에 왔다. 각 나라에서 얼마동안이나 여행했나? 스태니: 나라마다 달랐다. 벨기에는 작은 나라라 이틀동안 있었지만 러시아 같은 경우는 정말 광활해서 3개월나 걸렸다. 한국에서는 한달동안 머무를 예정이다. 산을 둘러본 후에 부산에 내려갈 예정이다. 다른 나라에 여행을 가면 기념엽서를 사거나 필수 관광지를 가보듯 꼭 챙기는 일이 있나? 리차드: 안내서나 팸플릿같은 것을 챙겨서 상징적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모아둔다. 그 이미지가 사람이든 산이든 상관없다. 그리고 그것들은 하나의 사진으로 만들어 나만의 엽서로 만든다. 그리고 엽서에 안부를 적어 부모님께 보낸다. 관광용 엽서는 비쌀 때가 많아서 …. 그래서 가장 저렴하면서도 의미있는 나만의 엽서를 만드는 것이다. 여행하면서 가장 힘들었거나 인상적인 기억이 있다면? 스태니: 파나마와 콜롬비아에 있을 때였다. 그 당시에는 파마나와 콜롬비아를 연결하는 길이 없었다. 또 허리케인이 불어와 무서웠던 기억이 있다. 난 수영을 해도 자전거는 수영을 못하니까.(웃음) 리차드: 몽골과 중국에 있었을 때였는데 모든 사람들이 우리들을 계속 따라다니면서 바라봤다. 시골에선 외국인을 잘 못보니까 신기해서 그랬는지…. 그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서 자전거여행을 하면서 무슨 음식을 주로먹었나? 스태니: 난 채식주의자다. 우린 아침과 점심 때 주로 먹기 쉬운 빵과 우유, 차, 바나나 등을 먹고 가끔씩 스프를 만들어 먹는다. 저녁 때는 주로 밥과 파스타를 만들어 먹는 편이다. 화장실에 가고싶거나 샤워와 세수를 하고 싶을 땐 어떻게 하나? 스태니: 보통 음식점이나 공중화장실을 이용한다. 중국에서는 산속이나 숲속에 들어가 간이샤워실을 만들어 샤워를 했다. 나뭇가지에 호스를 걸어놓고 받아둔 물로 샤워를 했다. 물론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만. 당신들에게 ‘여행’이란 무슨 의미인가? 스태니: 여행은 공부하는 것, 배우는 것이다. 뉴스나 신문과 같은 매체에서는 선별된 정보만을 전달해 주기 때문에 모두 다 알 수는 없다. 실제로 다른 나라에 가서 정말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었다. 예를들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슬람에 대해 굉장히 나쁘거나 안좋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우리들이 직접 이슬람국가에 갔을 때 그렇지 않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었다. 앞으로의 여행계획은? 스태니: 한국 다음 일본으로 가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 다음 티벳으로 가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호주, 뉴질랜드로 갈 것이다. 그리고 나서 다시 인도로 올라가 아시아권 나라를 다 돌아볼 예정이다. 그 다음은 아프리카 대륙이 될 것 같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학벌을 깬 사람들] (4) ‘고졸 명장’ 임채식 포스코 공장장

    [학벌을 깬 사람들] (4) ‘고졸 명장’ 임채식 포스코 공장장

    “제 아무리 학력이 높아도 ‘열정’을 당해낼 수는 없을 겁니다.” 세계적인 철강기업인 포스코의 광양제철소 1열연공장장 임채식(55)씨는 고졸이지만 ‘열정’ 하나로 화려한 학력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이 분야에서 손꼽아 주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임씨는 최근 노동부가 선정한 ‘이달의 기능 한국인’으로 뽑혔고,2005년에는 각 분야 최고의 장인에게 주어지는 대한민국 명장(名匠)에 선정됐다. ●직업훈련소 거쳐 일반근로자로 입사 지난 1월 공장장이 된 임씨는 포스코 주요 공장 중의 으뜸으로 꼽히는 열연공장(자동차, 가전제품 등에 사용되는 엷은 철판을 생산)의 책임자이자 명장, 기능전승자, 기능장 등으로 추앙받고 있다. 전남 곡성의 한 실업고교를 졸업한 뒤 포스코 직업훈련소를 거쳐 1997년 2월 광양제철소의 일반 근로자로 정식 발령받은 지 꼭 30년 만이다. 그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 원동력이었다. 그는 시키는 일만 하는 기계적인 직장 생활을 하지 않았다. 항상 남들보다 적극적이었고 철저했다. 맡은 일에 몰두하고 모르는 것은 물어 보고, 또 물어 보며 연구했다. 업무 특성상 종종 금속재료학이나 가공학의 지식이 필요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숨김없이 대학 출신의 엔지니어들에게 물어 봤다. 후배라도 개의치 않았다. 그는 “가방끈이 짧다고 부끄러워하기보다 내가 빨리 필요한 지식을 습득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부딪치면서 실전 능력을 길렀고, 결국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이런 노력 끝에 그는 “입사 3개월 만에 자신이 맡은 일에 자신감이 붙고 두려움이 사라지더라.”고 회고했다. ●“치밀한 메모 습관이 성공 비밀 병기” 물론 열정만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것은 아니다. 치밀한 메모 습관이 또 다른 성공의 무기였다. 그는 무엇이든 빠뜨리지 않고 메모해 놓는 습관을 길렀다. 지금도 매일 현장에서 처리되는 업무와 관련된 것은 한 가지도 빼먹지 않고 기록한다. 평균 1년 동안 3권가량의 노트를 썼다. 업무량, 품질 불량의 원인과 문제점, 생산성, 목표량 등 조업 관련 데이터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일어나는 세세한 부분을 깨알같이 적어놨다. 잘못된 부분, 목표에 미치지 못한 분야는 빨간 글씨로 구분했다. 노트만 펼치면 지금의 공장이 어떻게 변해 왔고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낼지 예측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가 여태껏 기록한 노트만도 100여권이나 된다. 업무용 노트 외에 1권의 수첩이 더 있다. 여기에는 업무상 만나는 사람들, 직원들의 인적사항 등을 메모해 뒀다. 메모 습관은 1986년 포항제철소에서 광양제철소로 옮긴 이후 빛이 났다. 현재의 1열연공장은 건설 단계에서부터 그가 그동안 메모해 둔 경험이 그대로 녹아 있다. ●정년 전 자신의 정보 회사 DB화 꿈 현장 경험으로 기록된 데이터들은 품질과 설비를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창출돼 현장 작업률을 끌어 올리는 데 기여했고, 지난해 1열연공장 현장 작업률은 92.4%로 세계 신기록을 쌓았다. 작업공정의 효율 극대화로 지난해 614만 5000t을 생산, 전 세계 350여개의 열연공장 가운데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500만t 생산설비를 추가 투자 없이 작업공정의 개선만으로 이같은 업적을 일궈내 회사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광양제철소로 옮긴 이유가 고향이 가까운 것도 있었지만 주임이나 반장이 되고 싶어서였다. 포항제철소에는 선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보다 먼저 공장장이 됐다. 그는 2009년 3월이면 정년을 맞아 회사를 떠난다. 그때까지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데이터를 회사의 공용 데이터(EDMS)에 저장하고 자신은 후배 근로자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는 전문강사가 되는 게 꿈이다.“열정과 좋은 습관으로 자기의 가치를 높이면 성공의 길은 열린다는 것을 전해 주기 위해서….” 광양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특명 공개수배(KBS2 오후 8시50분) 포항 축의금 강도 사건의 용의자 박종대와 혼인 빙자 사기 사건의 용의자 김효중, 청와대 사칭 사기 사건의 용의자 유창무와 전국 6억원대 카드 사기 절도 사건의 용의자 박정섭. 지금까지 방송된 용의자 가운데 강도, 절도, 사기 사건의 미검거자들을 다시 한번 공개 수배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중국 상하이에 ‘일본군 강제 위안부 자료관’이 문을 열었다. 상하이 사범대 캠퍼스에 들어선 위안부 자료’는 역사학자 쑤즈량 교수팀이 13년 넘게 공들인 결과물이다. 위안부 자료관에는 일본군이 처음 설치한 위안소로 알려진 ‘다이이치 살롱’을 비롯해 80개 전시물과 48점의 사진이 전시돼 있다.   ●60분-부모(EBS 오전 10시) 6학년이면 이젠 자기가 해야 할 일은 스스로 해야 할 나이인데…. 형민이는 스스로 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심지어는 밥을 먹는 일까지 엄마의 잔소리를 듣고서야 비로소 행동을 시작하는 형민이다. 엄마의 잔소리가 유행가처럼 흥겹고, 좋지만은 않을 텐데…. 형민이는 왜 이렇게 행동하는 걸까?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SBS 오후 9시55분) 윤희는 자신을 위로해 주는 수찬을 향해 원대한 야심을 가지고 준석에게 접근하지 않았다며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해 주는 남자가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하고 눈물을 흘린다. 또다시 맞선자리를 펑크낸 윤희 때문에 화가 잔뜩 난 선우는 윤희가 수찬의 부축을 받으며 집으로 들어서자 난리를 친다.   ●아현동 마님(MBC 오후 7시45분) 비나는 길라에게 다음 해에는 꼭 결혼해서 아내와 생일을 보내라고 말한다. 길라는 막힘없이 알겠다고 대답한다. 한편 야근하고 있던 시향은 사무실로 갑자기 찾아온 길라를 보고 깜짝 놀란다. 생일선물을 받으러 왔다는 길라는 시향에게 두 가지 받고 싶은 게 있다며 일단, 밥 먹으러 나가자고 하는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예로부터 소식(素食·정결한 음식)이라 불려온 채식. 웰빙과 다이어트 열풍으로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고기를 많이 섭취하면 혈액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혈액이 응고된다는데…. 과연 채식은 어떻게 먹어야 좋은지 집중분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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