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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여행 | 당신과 함께 스페인을③사라고사 Zaragoza, 팜플로나 Pamplona

    해외여행 | 당신과 함께 스페인을③사라고사 Zaragoza, 팜플로나 Pamplona

    ●Zaragoza 폭탄을 가지고 있는 대성당 바르셀로나에서 서쪽, 마드리드에서 동쪽에 자리한 사라고사Zaragoza로 가는 길목이었다. 차창 밖으로 일렬로 가지런히 서 있는 올리브 나무가 끊임없이 스쳐 지나갔다. 스페인 전역에는 현재 약 6억 그루의 올리브 나무가 쑥쑥 자라고 있단다. 그중 대부분이 남쪽 지방인 안달루시아에 집중되어 있지만 유럽에서 생산되는 올리브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스페인은 대표적인 올리브 생산국이다. 비옥한 토지에서 자라나고 있는 올리브 나무의 건강한 향기를 맡으며 드디어 사라고사에 도착했다. 에브로강 뒤로 고딕·로마네스크·바로크 스타일이 혼합된 독특한 양식의 필라르 대성당Basilica del Pila이 그 위엄을 자랑하며 위풍당당하게 서 있었다. 1681년 설계를 시작해 1872년 비로소 완공된 필라르 대성당은 완성되기까지 인고의 시간과 역사를 담고 있다. 성당 외벽은 드문드문 움푹 패인 총자국들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데 이는 1805년 나폴레옹이 스페인을 침략했을 당시 손상된 흔적이다. 그러나 사라고사는 이를 복원하지 않았단다. 아픈 역사를 그대로 기억하기 위해서다. 기적의 기억도 있다. 스페인 내전1936~1939년으로 인해 스페인 전역이 몸살을 앓던 당시 무려 세 개의 폭탄이 필라드 대성당에 떨어져 성당을 관통했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폭발하지 않았고 심지어 그중 두 개의 폭탄은 지금까지 성당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성모의 보살핌에 대한 사람들의 큰 신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옥으로 만들어진 성모상이 가운데 자리한 직사각형의 성당을 빙 둘러보았다. 천장에는 고야의 작품 ‘순교자의 여왕’이, 성당 한쪽에는 콜럼버스가 라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10월12일을 기념하는 기둥과 필리핀, 볼리비아, 쿠바, 우루과이 등의 국기와 제의들이 걸려 있다. 들리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 궁금한 것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었던 사라고사는 아프면서도 호기심 가득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다시 찾아도 또다시 새롭게, 무궁무진하게 다가올 것만 같다. ▶Must go 쉽게 찾아가기 힘들 걸? 악마의 다리Pont del Diable 트라팔가 코치 투어에는 현지인들만 아는 곳을 찾아가는 ‘히든 트레저Hidden Treasure’가 묘미다. 그것은 장소가 될 수도 있지만 물건, 사람, 이야기 등 다양한 형태로 여행자들을 즐겁게 한다. 이번 여행에서의 첫 번째 히든 트레저는 ‘악마의 다리’였다. 로마가 유럽 전역을 장악하던 시대, 악마의 다리는 현재 이곳 타라고나Tarragona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수로로 사용되었던 수도교다. 수로의 최상단부, 27m의 높이에 올라서면 다리를 건너는 것이 다소 아찔하게 느껴진다. 그 높이뿐 아니라 2,000여 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그 규모며 정교함이 놀랍기만 할 뿐이다. ●Pamplona 투우의 나라, 투우의 도시 고백하건대 스페인 하면 가장 먼저 투우를 떠올렸다. 열광과 흥분으로 가득 찬 함성, 생과 사의 기로에 서 있는 성난 황소와 긴장되면서도 노련함이 넘치는 투우사의 모습이 가장 익숙했음은 사실이다. 투우의 도시가 바로 스페인 북동부 나바라주에 위치한 팜플로나Pamplona다. 매년 7월 팜플로나 시청 앞 광장에서 시작하는 산 페르민 축제에서 그 역동적인 물결에 몸을 맡길 수 있다. 축제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모두 빨간 수건을 머리 위로 펼쳐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 투우 경기장까지 소몰이를 하는 사람들의 레이스가 펼쳐진단다. 이토록 조용하고 한가로운 도시에서 광기 넘치고 긴박한 축제가 열리다니, 도통 머릿속에 그려지질 않았다. 어둠이 내려앉은 좁은 골목길을 걸었다. 누군가의 평범한 집 앞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네모난 구멍이 일정한 간격으로 나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소몰이를 할 때 소가 건물을 들이받거나 관람객들을 다치게 할까 봐 울타리를 치는데 그 울타리를 보다 튼튼하게 박을 수 있는 구멍이다. 소몰이는 투우 경기에 출전시킬 소를 투우장까지 약 800m의 거리를 이동시키는 것으로 약 3분 만에 끝나는 짧은 행사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안에 누군가는 쇠뿔에 부딪혀 다치거나 사망하기까지 한다니 이토록 위험을 무릅쓴 축제가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잔인하고도 허망하기 짝이 없는 이 축제를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어느 지방에서는 투우 경기 자체를 아예 금하는 곳도 있다. 그런데 위험천만해 보이는 이 축제에 무려 여덟 번이나 참가했다는 소설가가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다. 그는 카스티요 광장Plaza del Castillo 근처 호텔에 머무르며 주인공이 팜플로나로 투우 경기를 관람하러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 등장하는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를 구상했다. 이후 투우를 통해 삶과 죽음을 철학자의 시선으로 그려낸 철학 에세이 <오후의 죽음>도 완성했다. 그로 인해 산 페르민 축제는 세상에 널리 알려졌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축제에 참가했다. 스페인의 투우 경기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즐겁고 열정적인 축제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고통스런 죽음을 바라봐야 하는 버거운 행위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삶과 죽음을 철학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매개체일 수도 있다. 그 다양한 시선 속에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직접 마주하지 않으면 모를 일이다. ▶epilogue 스페인이 더욱 특별했던 진짜 이유 조용히 눈을 감아 본다. 그리곤 스페인에서의 몇날 며칠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철저하게 혼자였지만 외롭지 않았다. 필리핀에서 직장 동료와 함께 왔다는 바이올렛 첸Violet Chan은 식사 때마다 혼자인 나를 살뜰히 챙겼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출신의 제프리Jeffry 역시 시시때때로 나의 말동무가 되어 주었다. 일정 내내 모든 설명은 영어로 진행됐지만 때때로 내가 놓친 부분이 있으면 옆에 있는 누군가가 다시 한번 천천히 설명해 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쇼핑을 나설 때는 나와 또래여서 더욱 죽이 잘 맞았던 대만 소녀, 리앤Leanne과 함께였다. 밤마다 맥주와 타파스가 있는 펍으로 함께 가자며 손을 내밀던 이들과 밤거리를 누비며 알싸하게 취기를 나누기도 했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마음이 편안한 자유여행은 이제껏 없었다. 트라팔가 코치 투어는 같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같은 곳을 함께 여행했지만 자유시간도 넉넉하게 주어졌다. 깨끗하고 안락한 호텔 덕에 매일 밤 편히 숙면을 취할 수 있었고 무거운 짐 가방은 CCTV가 설치된 버스에 안전하게 보관했다. 게다가 버스에서도 매일 일정량의 와이파이가 무료로 제공됐기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데도 부족함이 없었다. 일정 전체는 한 명의 투어 디렉터가 진행했지만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건축물을 둘러볼 때나 달리 뮤지엄에서는 전문 디렉터가 맡아 설명해 줘 더욱 알찼다. 스페인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내가 현지인으로부터 저녁식사에 초대받을 수 있었던 것도 ‘비 마이 게스트Be my guest’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포도밭을 직접 일궈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한다던 농가 가족은 우리 일행에게 풍성한 음식과 달달하고 톡 쏘는 시원한 카바Cava를 대접했다. 장난끼 가득한 대화가 여기저기서 오가며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올 때쯤 불현듯 이번 여행이 끝나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낯선 이의 이름이 친근함이 듬뿍 묻어나는 애칭으로 호칭이 바뀔 때, 그 여행의 끝에서 새로운 인연을 시작할 수 있었다. 특별히 작별 인사는 하지 않았다. 서로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고 전화번호 하나 정도만 알아두면 그뿐이었다. 그들과 함께였기에 당신이 그립지 않았다. 스페인에서만큼은 그랬다. 글·사진 손고은 기자 취재협조 트라팔가 한국 사무소 www.trafalgar.com, 02-777-6879 ▶travel info SPAIN Airline 현재 한국에서 바르셀로나까지 직항으로 연결하는 항공편은 없다. 싱가포르항공, KLM네덜란드항공, 핀에어 등이 경유지를 통해 바르셀로나까지 연결한다. 대한항공이 인천-마드리드 구간을 월·수·금요일 주 3회 운항하고 있으니 마드리드를 거쳐 바르셀로나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다. 인천에서 마드리드까지 소요시간은 약 13시간이며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까지는 약 1시간 소요된다. TOUR 트라팔가Trafalgar 이번 취재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다국적 여행사 ‘트라팔가’의 협조로 이루어졌다. 전 세계에서 모인 여행자들과 함께 커다란 코치를 타고 구석구석을 누비는 것이 트라팔가의 매력. 어느 도시에 가도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행지에 대해서는 현지를 가장 잘 아는 로컬 가이드가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전해주고 현지인의 집에서 저녁 식사를 대접 받거나 하룻밤 묵을 수도 있다. 현지인이 아니면 알기 힘든 지역의 보물들을 여행 중간 중간에 깜짝 공개하는 재미도 있다. 버스에서는 매일 일정량의 무료 와이파이가 제공되며 CCTV가 설치되어 있어 짐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 장시간 이동하더라도 버스 안에 간이 화장실까지 마련되어 있으니 걱정 없다. 좀더 전문적인 설명이 필요한 지역이나 박물관에서는 그 분야의 전문 가이드가 관광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RESTAURANT 싱꼬 호타스Cinco Jotas 에스빠냐 광장 앞 아레나 쇼핑몰 옥상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 깔라마리, 홍합, 구운 웨지감자 등 타파스 메뉴가 훌륭하다. 토마토, 피망, 완두콩 등 채소로 만든 수프 가스파초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메뉴로 안성맞춤. 질 좋은 하몽과 치즈를 그 자리에서 직접 썰어 주는데 짭조름한 것이 모든 와인과 잘 어울린다. Centro comercial las Arenas, Gran via de les corts catalanes 373-375, Barcelona 08015 +34 93 423 77 52 www.restaurantescincojotas.com 엘 띤글라도EL TINGLADO 람블라스 거리 끝자락 벨 항구Port Vell 근처에는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엘 띤글라도는 숯불에 구운 생선 요리로 유명하다. 그 밖에 커다란 냄비에 해산물, 채소 등과 함께 밥을 볶아 담아낸 파에야Paella는 다른 레스토랑의 것보다 염분이 적어 아시아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PORT OLIMPIC. Moll de Gregal 5-6, Barcelona 08005 +34 93 221 83 83 www.monchos.com HOTEL 멜리아 바르셀로나 사리아Melia Barcelona Sarria 바르셀로나 상업지구에 위치한 5성급 호텔로 스파, 사우나, 수영장 등의 부대시설과 객실 내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텔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구엘 공원까지 약 10분 소요된다. Avda. Sarria, 50 Barcelona 08029 +34 934 106 060 www.meliahotels.com SHOPPING 라 로카 빌리지La Roca Village 바르셀로나에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한 아웃렛으로 최대 60~80% 할인율을 제공한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회원가입 신청을 하면 VIP 카드와 함께 10% 추가 할인 쿠폰까지 받을 수 있다. 아웃렛 근처에는 스페인 SPA 브랜드 망고 아웃렛도 있다. Santa Agnes de Malanyanes(La Roca del Valles), Barcelona 08430 +34 93 842 39 39 www.larocavillage.com PLACE 달리 뮤지엄Dali Theatre-Museum 피게레스는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1904~1989년가 태어난 고향으로 ‘기억의 영속’을 비롯해 달리의 작품을 다수 소장한 달리 뮤지엄이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뮤지엄 옆에는 그가 디자인한 39개의 쥬얼리를 전시해 놓은 보석 박물관도 있다. Gala-Salvador Dali Square, 5 E-17600 Figueres + 34 972 677 500 www.salvador-dali.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남인도, 숨은 속살 ‘낯선 끌림’

    남인도, 숨은 속살 ‘낯선 끌림’

    인도 여행 하면 대개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 혹은 뉴델리와 자이푸르를 연결하는 골든트라이앵글 등을 첫손에 꼽는다. 하지만 이들이 인도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남인도에도 북부와는 다른 특유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곳이 많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타밀나두주(州)의 주도 첸나이와 향신료 무역의 역사가 서린 케랄라주(州)의 코치다. ●첸나이, 어촌마을서 인도 무역항 거점으로 첸나이는 뉴델리와 뭄바이, 콜카타와 함께 인도를 대표하는 4대 도시 중 하나다. 인도에서 가장 산업화된 도시로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사실 고대 왕국인 촐라왕조 시절 첸나이는 작은 어촌 마을에 불과했다. 그러다 1639년 영국이 동인도 회사를 세운 이후 인도 무역항의 거점이 되면서 천지개벽했다. 무역항 보호를 위해 세운 세인트조지성은 지금도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가 첸나이의 지배권을 놓고 1746년 치열한 전투를 벌여 상당수가 파괴됐지만 이후 재건됐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첸나이가 인도 식민지 전락의 첨병 역할을 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제 세인트조지성에서 영국인은 물러가고 인도인이 자리 잡았다. 현재는 타밀나두주 청사로 이용되고 있다. 세인트조지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정부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1851년 개관해 인도 4대 박물관 중 하나로 불릴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라지만, 겉으로는 다소 초라해 보였다. 이런 곳에 ‘특별한 유물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다. 하지만 이런 기우는 박물관 안에 들어서자마자 금세 사라졌다. 9~13세기 번성했던 촐라왕조 시대의 유물이 가득했다. 인도 남부를 지배했던 촐라왕조는 스리랑카는 물론 미얀마·베트남까지 진출했다. 그래서인지 청동 조각상은 서구적인 인도인의 모습과 동양인의 모습이 적절히 혼합됐다. 특히 힌두신인 시바가 그의 부인인 파르바티를 얻고 나서 기쁨에 겨워 춤추는 모습을 나타낸 나트라즈 조각상은 시바신의 섬세한 춤 동작을 그대로 표현했다. 마치 시바가 현세로 다시 살아돌아 온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리를 안내해 준 가이드 다르마는 “나트라즈 조각상은 파괴의 춤 탄다바와 함께 인도 무용의 기원으로 추앙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박물관을 둘러봤다면 마리나 해변도 가볼 만하다. 무려 13㎞에 달하는 백사장은 가볍게 걸으며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다만 벵골만의 거친 파도가 그대로 밀려와 수영하기에는 부적합하다. 현지인이 잡은 물고기를 파는 작은 어시장도 곳곳에 있다. 해변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건 거대한 하얀 첨탑이다. 기독교 유적지인 성토머스 성당으로, 예수의 12제자 중 한 명인 토머스 신부의 무덤 위에 세웠다. 1504년 포르투갈인이 세운 것을 1893년 재건축했다. 인도는 국민의 80%가량이 힌두교를 믿는다. 한데 남부는 다소 다르다. 서기 1세기쯤 토머스 신부가 인도 남부에 정착하면서 기독교도 함께 뿌리를 내렸다. 신자만도 2600만명에 달하며 현재 인도 제3의 종교로 자리 잡았다. 네오고딕 양식으로 죽 뻗은 새하얀 건물 지붕을 보면 인도가 아닌 유럽의 어느 한 지역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12사도의 무덤이 모셔진 곳은 이곳 외에 이탈리아와 스페인뿐이라고 한다. 기독교 신자 여부를 떠나 이곳은 인도인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1986년 2월 이곳을 방문했다. 첸나이에서 남쪽으로 해변을 따라 60㎞가량 내려가면 마말라푸람이 있다. 7~9세기 팔라바 왕국의 수도였던 마말라푸람은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조각상이 유명하다. 고대 중국을 비롯해 페르시아와 로마의 동전도 발견됐다. 일찍부터 교역 항구로서의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인구 1만 2000명의 작은 도시인 마말라푸람의 위용은 도시 중심에서 볼 수 있다. 높이 15m, 폭 27m의 거대한 바위를 깎아 만든 아르주나의 고행상을 마주하니 입이 딱 벌어졌다. 바위에는 인도의 각종 신화를 새겨 넣었다. 시바신에게 물을 달라 애원하는 모습이나 히말라야에서 머리에 이고 온 물을 주는 모습,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 고행하는 사람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조각돼 있다. 심지어 실제 크기의 코끼리까지 벽에 담아냈다. 고양이가 고행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아르주나가 한쪽 발을 드는 고행을 통해 소원을 성취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도 따라하는 모습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조각해 냈다. 이게 전부는 아니다. 아르주나 고행상에서 걸어서 불과 5분 거리의 해안엔 해변 사원이 있다. 1985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해변 사원은 촐라왕조 시절인 7세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두 개의 탑은 멀리서 보면 나눠져 있지만 가까이 갈수록 한 몸으로 합쳐진다. 남녀가 합쳐질 때에만 비로소 완전해 진다는 인도인의 생각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있다. 원래 7개의 사원이 있었다고 알려졌지만 현재는 이곳만 남아 있다. 일출이나 일몰 때 바라보는 사원 풍경은 아름다움의 극치라고 현지인들은 자랑한다. 소금기를 잔뜩 머금은 인도양의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주변에 방풍림이 조성돼 있다. 거대한 크기의 화강암을 깎아 만든 판치 라타스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판치 라타스는 ‘5대의 전차’란 뜻이다. 인도의 대서사시 마하라바타에 나오는 5형제의 이름을 본떠 이름 지어졌다. 하나의 바위 덩어리를 48년 동안 조각한 남인도 양식의 힌두사원으로, 7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원 내부에는 시바신이 탔다는 암소 난디의 조각상도 있다. 실제 크기의 거대한 코끼리 조각상은 인도의 힘을, 사자는 용맹을 상징한다. ●칸치푸람, 팔라바 왕조 수도로 힌두사원 즐비 첸나이에서 남서쪽으로 72㎞ 떨어진 칸치푸람은 3~9세기 번성했던 팔라바 왕조의 수도였다. 힌두교도에게는 성스러운 7개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종교 성지인 까닭에 외국인 관광객은 드물다. 도시 곳곳에 힌두 사원이 널려 있어 ‘1000개의 사원이 있는 황금도시’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팔라바 왕조 당시에는 불교도 융성해 당나라의 현장 법사가 칸치푸람을 방문하고 쓴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다. 현장 법사는 “도시의 둘레가 10㎞에 달하고 주민들은 용감하고 정의를 사랑하며 학문을 존중한다”고 기록했다. 특히 남인도 힌두 사원의 건축 양식인 고푸람은 엄청난 위용을 자랑한다. 고푸람은 힌두 사원마다 높게 솟은 사각형의 탑이다. 외벽에 수많은 신을 조각한 뒤 원색으로 아름답게 치장해 놨다. 우리 사찰 입구의 사천왕각이라 보면 틀림없다. 고푸람의 크기로 사원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엑암베스와라 사원은 칸치푸람에서 가장 높은 58m짜리 초대형 고푸람이 인상적인 곳이다. 사원을 이루는 1000개의 기둥홀은 돌로 만든 조각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다. 中·페르시아·유럽 문화 뒤섞인 인도 향신료 무역의 거점 ‘코치’ 히브리어 간판부터 중국식 어망까지 이색 풍경… ‘세계 10대 낙원’ 첸나이에서 서쪽으로 비행기를 한 시간여 타고 오면 인도 향신료 무역의 거점인 코치가 자리잡고 있다. 코치를 포함한 케랄라주는 수려한 해안 풍광을 갖고 있다. 미국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는 코치를 포함한 케랄라 주를 세계 10대 낙원으로 선정하면서 반드시 가봐야 할 50곳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예부터 코치는 중국과 페르시아, 유럽 상인이 드나들면서 여러 문화가 자연스럽게 혼합된 지역이다. 수메르인의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3000년쯤부터 코치를 비롯한 주변 항구는 후추와 강황, 육두구 등 향신료 수출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코치에는 향신료 무역을 위해 정착한 유대인의 후손들이 아직도 살고 있다. 한국의 인사동 거리를 방불케 하는 옛 건물 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상점의 간판이 히브리어로 씌여진 경우도 있다. 유대인들은 이곳에 기원전 573년 도착했다. 유대인뿐만 아니라 포르투갈인도 정착했다. 세계사 수업시간에 이름을 들었음직한 바스코 다 가마가 1498년 코치 인근에 도착했었다. 바스코 다 가마는 코치를 근거지로 삼아 유럽과 인도를 잇는 무역로를 개척했다. 포르투갈이 총독부를 설치했던 곳이 바로 코치다. 한때 2500여명에 달했던 유대인은 상당수가 이스라엘로 돌아갔다. 지난 2001년 조사 때 7가구 22명에서 최근에는 겨우 7명만 남았다. 대부분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는데, 운좋게 최고령 유대인인 사라 코헨(93) 여사를 만날 수 있었다. 그의 후손은 대부분 코치에서 자수 등 기념품을 팔며 생활을 이어간다. 아직도 정정한 코헨 여사는 “한국인들이 이곳에 와서 둘러보고 물건을 사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대인 마을과 함께 해변을 따라 있는 중국식 어망은 코치를 상징하는 볼거리다. 6~8명이 한 조를 이뤄 네모난 그물을 드리운 뒤 다시 끌어올리는 방식인데 사진 찍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고기를 잡기에는 그렇게 효율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중국식 어망은 중국 광둥성에서 전래된 것으로 코치가 향신료와 차 등을 동서로 연결해주던 주요 통로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해넘이에 맞춰 중국식 어망이 설치된 해안을 바라보니 이국적인 풍경에 취해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해안가 주변엔 각종 해산물 요리가 발달했다. 해산물 카레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곳이기도 하다. 인도관광청 코치 지부의 고빈드 부얀 부국장은 “타지마할이 있는 북부 골든트라이앵글보다 코치를 비롯한 남부 지역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한국에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곳에서 색다른 매력을 느껴보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글 사진 첸나이·마말라푸람·코치(인도)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첸나이와 코치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뉴델리에서 갈아타야 한다. 에어인디아가 인천~뉴델리 구간을 매일 운항한다. 뉴델리에서 첸나이나 코치로 가는 비행편은 많다. 인천에서 뉴델리까지 비행 시간은 대략 10시간. 에어인디아 직항편으로 돌아올 경우 귀국 시간이 밤이라 낮에 반나절 정도 뉴델리 시내를 둘러볼 여유가 생긴다. 싱가포르나 방콕을 경유한 뒤 첸나이로 가는 방법도 있다. 첸나이에서 코치는 비행기로 1시간이다. 남인도는 11~2월이 여행 적기다. 첸나이는 평균 29℃로 습도가 높지 않으며 코치는 이보다 높은 32℃ 정도로 아라비아해의 습한 해풍이 불어온다. →맛집:첸나이는 인도 채식의 3대 고향 중 하나다. 바나나잎에 밥과 각종 카레를 담아 먹는 밀즈를 어디서나 맛볼 수 있다. 값은 150루피(약 2700원). 코치는 해산물이 풍부한 곳이다. 포르투갈 식민지 영향으로 서구식 요리가 혼합됐다. 케랄라 카타칼리 센터 인근에 음식점이 많다. 마말라푸람의 그란데베이 리조트 또한 검증된 남인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잘 곳:첸나이에서는 래디슨블루 시티센터 호텔의 위치가 좋다. 부대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불과 2㎞ 떨어진 곳에 익스프레스 애비뉴 몰도 있다. 기념품과 선물 등을 살 수 있다. 코치는 유적지와 볼거리가 몰린 포트 코치 쪽이 좋다. 유대인 마을, 중국식 어망 등 핵심 볼거리를 걸어서 볼 수 있다. 자전거 렌트 비용은 하루 80루피(약 1400원). →놓치지 말 것:코치에서는 인도 4대 무용으로 꼽히는 카타칼리 공연을 꼭 보자. 과장된 복장과 화장으로 중국의 경극을 연상시킨다. 매일 오후 6시부터 1시간 30분 간 공연이 이어진다. 케랄라 카타칼리 센터(www.kathakalicentre.com)에서 보면 된다. 요금은 300루피(약 5300원).
  • 남인도, 숨은 속살 낯선 끌림

    남인도, 숨은 속살 낯선 끌림

    인도 여행 하면 대개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 혹은 뉴델리와 자이푸르를 연결하는 골든트라이앵글 등을 첫손에 꼽는다. 하지만 이들이 인도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남인도에도 북부와는 다른 특유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곳이 많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타밀나두주(州)의 주도 첸나이와 향신료 무역의 역사가 서린 케랄라주(州)의 코치다. ●첸나이, 어촌마을서 인도 무역항 거점으로 첸나이는 뉴델리와 뭄바이, 콜카타와 함께 인도를 대표하는 4대 도시 중 하나다. 인도에서 가장 산업화된 도시로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사실 고대 왕국인 촐라왕조 시절 첸나이는 작은 어촌 마을에 불과했다. 그러다 1639년 영국이 동인도 회사를 세운 이후 인도 무역항의 거점이 되면서 천지개벽했다. 무역항 보호를 위해 세운 세인트조지성은 지금도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가 첸나이의 지배권을 놓고 1746년 치열한 전투를 벌여 상당수가 파괴됐지만 이후 재건됐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첸나이가 인도 식민지 전락의 첨병 역할을 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제 세인트조지성에서 영국인은 물러가고 인도인이 자리 잡았다. 현재는 타밀나두주 청사로 이용되고 있다. 세인트조지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정부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1851년 개관해 인도 4대 박물관 중 하나로 불릴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라지만, 겉으로는 다소 초라해 보였다. 이런 곳에 ‘특별한 유물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다. 하지만 이런 기우는 박물관 안에 들어서자마자 금세 사라졌다. 9~13세기 번성했던 촐라왕조 시대의 유물이 가득했다. 인도 남부를 지배했던 촐라왕조는 스리랑카는 물론 미얀마·베트남까지 진출했다. 그래서인지 청동 조각상은 서구적인 인도인의 모습과 동양인의 모습이 적절히 혼합됐다. 특히 힌두신인 시바가 그의 부인인 파르바티를 얻고 나서 기쁨에 겨워 춤추는 모습을 나타낸 나트라즈 조각상은 시바신의 섬세한 춤 동작을 그대로 표현했다. 마치 시바가 현세로 다시 살아돌아 온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리를 안내해 준 가이드 다르마는 “나트라즈 조각상은 파괴의 춤 탄다바와 함께 인도 무용의 기원으로 추앙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박물관을 둘러봤다면 마리나 해변도 가볼 만하다. 무려 13㎞에 달하는 백사장은 가볍게 걸으며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다만 벵골만의 거친 파도가 그대로 밀려와 수영하기에는 부적합하다. 현지인이 잡은 물고기를 파는 작은 어시장도 곳곳에 있다. 해변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건 거대한 하얀 첨탑이다. 기독교 유적지인 성토머스 성당으로, 예수의 12제자 중 한 명인 토머스 신부의 무덤 위에 세웠다. 1504년 포르투갈인이 세운 것을 1893년 재건축했다. 인도는 국민의 80%가량이 힌두교를 믿는다. 한데 남부는 다소 다르다. 서기 1세기쯤 토머스 신부가 인도 남부에 정착하면서 기독교도 함께 뿌리를 내렸다. 신자만도 2600만명에 달하며 현재 인도 제3의 종교로 자리 잡았다. 네오고딕 양식으로 죽 뻗은 새하얀 건물 지붕을 보면 인도가 아닌 유럽의 어느 한 지역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12사도의 무덤이 모셔진 곳은 이곳 외에 이탈리아와 스페인뿐이라고 한다. 기독교 신자 여부를 떠나 이곳은 인도인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1986년 2월 이곳을 방문했다. 첸나이에서 남쪽으로 해변을 따라 60㎞가량 내려가면 마말라푸람이 있다. 7~9세기 팔라바 왕국의 수도였던 마말라푸람은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조각상이 유명하다. 고대 중국을 비롯해 페르시아와 로마의 동전도 발견됐다. 일찍부터 교역 항구로서의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인구 1만 2000명의 작은 도시인 마말라푸람의 위용은 도시 중심에서 볼 수 있다. 높이 15m, 폭 27m의 거대한 바위를 깎아 만든 아르주나의 고행상을 마주하니 입이 딱 벌어졌다. 바위에는 인도의 각종 신화를 새겨 넣었다. 시바신에게 물을 달라 애원하는 모습이나 히말라야에서 머리에 이고 온 물을 주는 모습,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 고행하는 사람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조각돼 있다. 심지어 실제 크기의 코끼리까지 벽에 담아냈다. 고양이가 고행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아르주나가 한쪽 발을 드는 고행을 통해 소원을 성취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도 따라하는 모습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조각해 냈다. 이게 전부는 아니다. 아르주나 고행상에서 걸어서 불과 5분 거리의 해안엔 해변 사원이 있다. 1985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해변 사원은 촐라왕조 시절인 7세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두 개의 탑은 멀리서 보면 나눠져 있지만 가까이 갈수록 한 몸으로 합쳐진다. 남녀가 합쳐질 때에만 비로소 완전해 진다는 인도인의 생각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있다. 원래 7개의 사원이 있었다고 알려졌지만 현재는 이곳만 남아 있다. 일출이나 일몰 때 바라보는 사원 풍경은 아름다움의 극치라고 현지인들은 자랑한다. 소금기를 잔뜩 머금은 인도양의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주변에 방풍림이 조성돼 있다. 거대한 크기의 화강암을 깎아 만든 판치 라타스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판치 라타스는 ‘5대의 전차’란 뜻이다. 인도의 대서사시 마하라바타에 나오는 5형제의 이름을 본떠 이름 지어졌다. 하나의 바위 덩어리를 48년 동안 조각한 남인도 양식의 힌두사원으로, 7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원 내부에는 시바신이 탔다는 암소 난디의 조각상도 있다. 실제 크기의 거대한 코끼리 조각상은 인도의 힘을, 사자는 용맹을 상징한다. ●칸치푸람, 팔라바 왕조 수도로 힌두사원 즐비 첸나이에서 남서쪽으로 72㎞ 떨어진 칸치푸람은 3~9세기 번성했던 팔라바 왕조의 수도였다. 힌두교도에게는 성스러운 7개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종교 성지인 까닭에 외국인 관광객은 드물다. 도시 곳곳에 힌두 사원이 널려 있어 ‘1000개의 사원이 있는 황금도시’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팔라바 왕조 당시에는 불교도 융성해 당나라의 현장 법사가 칸치푸람을 방문하고 쓴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다. 현장 법사는 “도시의 둘레가 10㎞에 달하고 주민들은 용감하고 정의를 사랑하며 학문을 존중한다”고 기록했다. 특히 남인도 힌두 사원의 건축 양식인 고푸람은 엄청난 위용을 자랑한다. 고푸람은 힌두 사원마다 높게 솟은 사각형의 탑이다. 외벽에 수많은 신을 조각한 뒤 원색으로 아름답게 치장해 놨다. 우리 사찰 입구의 사천왕각이라 보면 틀림없다. 고푸람의 크기로 사원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엑암베스와라 사원은 칸치푸람에서 가장 높은 58m짜리 초대형 고푸람이 인상적인 곳이다. 사원을 이루는 1000개의 기둥홀은 돌로 만든 조각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다. 첸나이에서 서쪽으로 비행기를 한 시간여 타고 오면 인도 향신료 무역의 거점인 코치가 자리잡고 있다. 코치를 포함한 케랄라주는 수려한 해안 풍광을 갖고 있다. 미국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는 코치를 포함한 케랄라 주를 세계 10대 낙원으로 선정하면서 반드시 가봐야 할 50곳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예부터 코치는 중국과 페르시아, 유럽 상인이 드나들면서 여러 문화가 자연스럽게 혼합된 지역이다. 수메르인의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3000년쯤부터 코치를 비롯한 주변 항구는 후추와 강황, 육두구 등 향신료 수출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코치에는 향신료 무역을 위해 정착한 유대인의 후손들이 아직도 살고 있다. 한국의 인사동 거리를 방불케 하는 옛 건물 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상점의 간판이 히브리어로 씌여진 경우도 있다. 유대인들은 이곳에 기원전 573년 도착했다. 유대인뿐만 아니라 포르투갈인도 정착했다. 세계사 수업시간에 이름을 들었음직한 바스코 다 가마가 1498년 코치 인근에 도착했었다. 바스코 다 가마는 코치를 근거지로 삼아 유럽과 인도를 잇는 무역로를 개척했다. 포르투갈이 총독부를 설치했던 곳이 바로 코치다. 한때 2500여명에 달했던 유대인은 상당수가 이스라엘로 돌아갔다. 지난 2001년 조사 때 7가구 22명에서 최근에는 겨우 7명만 남았다. 대부분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는데, 운좋게 최고령 유대인인 사라 코헨(93) 여사를 만날 수 있었다. 그의 후손은 대부분 코치에서 자수 등 기념품을 팔며 생활을 이어간다. 아직도 정정한 코헨 여사는 “한국인들이 이곳에 와서 둘러보고 물건을 사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대인 마을과 함께 해변을 따라 있는 중국식 어망은 코치를 상징하는 볼거리다. 6~8명이 한 조를 이뤄 네모난 그물을 드리운 뒤 다시 끌어올리는 방식인데 사진 찍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고기를 잡기에는 그렇게 효율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중국식 어망은 중국 광둥성에서 전래된 것으로 코치가 향신료와 차 등을 동서로 연결해주던 주요 통로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해넘이에 맞춰 중국식 어망이 설치된 해안을 바라보니 이국적인 풍경에 취해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해안가 주변엔 각종 해산물 요리가 발달했다. 해산물 카레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곳이기도 하다. 인도관광청 코치 지부의 고빈드 부얀 부국장은 “타지마할이 있는 북부 골든트라이앵글보다 코치를 비롯한 남부 지역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한국에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곳에서 색다른 매력을 느껴보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글 사진 첸나이·마말라푸람·코치(인도)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첸나이와 코치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뉴델리에서 갈아타야 한다. 에어인디아가 인천~뉴델리 구간을 매일 운항한다. 뉴델리에서 첸나이나 코치로 가는 비행편은 많다. 인천에서 뉴델리까지 비행 시간은 대략 10시간. 에어인디아 직항편으로 돌아올 경우 귀국 시간이 밤이라 낮에 반나절 정도 뉴델리 시내를 둘러볼 여유가 생긴다. 싱가포르나 방콕을 경유한 뒤 첸나이로 가는 방법도 있다. 첸나이에서 코치는 비행기로 1시간이다. 남인도는 11~2월이 여행 적기다. 첸나이는 평균 29℃로 습도가 높지 않으며 코치는 이보다 높은 32℃ 정도로 아라비아해의 습한 해풍이 불어온다. →맛집:첸나이는 인도 채식의 3대 고향 중 하나다. 바나나잎에 밥과 각종 카레를 담아 먹는 밀스를 어디서나 맛볼 수 있다. 값은 150루피(약 2700원). 코치는 해산물이 풍부한 곳이다. 포르투갈 식민지 영향으로 서구식 요리가 혼합됐다. 케랄라 카타칼리 센터 인근에 음식점이 많다. 마말라푸람의 그란데베이 리조트 또한 검증된 남인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잘 곳:첸나이에서는 래디슨블루 시티센터 호텔의 위치가 좋다. 부대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불과 2㎞ 떨어진 곳에 익스프레스 애비뉴 몰도 있다. 기념품과 선물 등을 살 수 있다. 코치는 유적지와 볼거리가 몰린 포트 코치 쪽이 좋다. 유대인 마을, 중국식 어망 등 핵심 볼거리를 걸어서 볼 수 있다. 자전거 렌트 비용은 하루 80루피(약 1400원). →놓치지 말 것:코치에서는 인도 4대 무용으로 꼽히는 카타칼리 공연을 꼭 보자. 과장된 복장과 화장으로 중국의 경극을 연상시킨다. 매일 오후 6시부터 1시간 30분 간 공연이 이어진다. 케랄라 카타칼리 센터(www.kathakalicentre.com)에서 보면 된다. 요금은 300루피(약 5300원).
  • [기고] 한식의 현지화, DIY/강옥희 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본부장

    [기고] 한식의 현지화, DIY/강옥희 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본부장

    요즘 가구 공룡 이케아의 한국 진출을 둘러싼 말들이 많다. 이케아는 세련된 디자인과 부담 없는 가격, 또 무엇보다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제작 형태로 세계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 완제품이 아니라 직접 조립하는 불편을 주는데도 사람들은 스스로 고르고 운반하고 만들어 내는 데서 외려 열광한다. 내 손에서 뭔가가 탄생한다는 것에 대한 희열, 그리고 재미 때문이다. 식품에도 DIY가 자리를 잡으며 피자나 샐러드 등 자기만의 조리법으로 만들어 먹는 DIY 푸드가 인기다. 한식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착안할 만하다. 우선은 해외에 한식 셰프를 배출하고 한식당을 육성하는 것부터 시작하지만, 결국 이를 널리 보급하는 것은 한식을 맛본 각자가 한식 요리사가 되게 하는 것이다. 맛있게 먹어 본 한식에 대한 기억은 한번쯤은 집에서도 만들어 보고픈 의욕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음식 만들기는 재료와 소스와 조리법의 선택과 변형에 따라 창의적일 수 있으니 그야말로 ‘독창적인’ 아마추어 한식 요리사가 수없이 탄생할 수 있다. 최근 마트에 가면 눈에 잘 띄는 장소에 파스타 소스와 면이 늘 비치돼 있다. 이탈리아 음식이 이제는 어느 가정에서나 별식으로 해 먹을 정도로 대중화된 것이다. 파스타로 시작하지만 먹다 보면 매콤한 아라비아타 소스, 우리의 만두 같은 라비올리 등 더 많은 이탈리아 음식에 대해 익히게 되고, 가끔은 본토에 가서 먹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의 나래도 편다. 음식이 관광과 만나는 접점은 이렇듯 멀지 않다. 한국으로 외국인을 불러들이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음식은 분명 소중한 관광 자원이다. 때마침 올 5월에 막을 여는 밀라노 엑스포의 주제가 ‘지구 식량공급, 생명의 에너지’이기에 음식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한식을 제대로 알리는 준비가 진행 중이다. 이런 노력의 종착점은 세계인들로 하여금 한식을 직접 만들어 먹게끔 하는 것, 즉 한식의 DIY를 통한 현지화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오천년의 역사만큼이나 음식의 내공도 깊다. 예컨대 구중궁궐에서 선보였던 궁중음식, 종갓집 며느리(宗婦)의 손을 타고 내려온 종가음식 등 오늘날의 시각에서 재해석해 보급할 수 있는 메뉴와 조리법이 꽤 있다. 또한 세계의 채식주의자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사찰 음식, 또 한식을 현대적으로 응용한 퓨전 음식 등 그 종류는 물론 담겨진 스토리까지 풍성하다. 흔히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다고 알려진 불고기, 김치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이제는 한식이라는 거대한 빙산 전체를 제대로 내놓아서 세계 모두가 맛보고 스스로 만들어 먹게끔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한 가지 과제가 우리에게 있다. 낯설어 망설일 수 있는 외국인들에게 자신 있게 권하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즐겨야 한다. 이번 주말부터라도 지척에 널린 파스타 대신 산해진미의 잔칫상을 요리 하나에 압축해 놓은 신선로 외식을 시도해 보는 것이 더 신선하지 않을까.
  • 내 몸이 원하는 식단 찾아야 ‘건강 100세’ 누린다

    내 몸이 원하는 식단 찾아야 ‘건강 100세’ 누린다

    건강을 위해 채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채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면 몸에 좋은 지방∙콜레스테롤 섭취에 도움이 되고 노화에 따른 두뇌 기능 감퇴를 늦추는 등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 하지만 무조건 과일과 채소 위주의 식단을 고집하는 것은 오히려 영향 불균형을 초래해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특히 칼슘∙비타민∙아연 부족으로 성장기 아이들이나 임산부 건강에 문제가 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몸에 좋은 약도 과하면 독이 되듯 무조건 채식만 우선하다 보면 필수 영양소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찾아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연 맞춤식 헬스케어 센터 ‘케이유웰링’에선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토탈영양케어서비스를 제공한다. 첨단 검사를 통해 사상 체질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영양관리를 실시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각자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처방하고 영양소 흡수율을 높이는 섭취방법을 안내한다. 또 사상체질에 따른 도움이 되는 식품과 주의해야 하는 식품, 질환별 또는 내 몸의 밸런스를 위한 식생활 가이드 등의 정보를 동시에 제공 받을 수 있다. # 건강 다이어트 코스 눈길 유료로 진행되는 3주간의 다이어트 코스도 눈길을 끈다. 이 프로그램은 체중 감량에 도움을 주는 Slim diet, 근육 형성에 도움을 주는 Muscle diet,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에 도움을 주는 Balance diet, 사상체질에 따른 나만의 맞춤 식단 Welling diet 등 총 4개로 구성 된다. 서울 역삼동에 문을 연 케이유웰링은 고려대학교기술지주회사인 KU융합의과학연구소(KUMSI)가 투자한 회사다. 고려대학교기술지주회사는 고대와 고대의료원이 주주로 구성돼 있으며 KUMSI는 줄기세포전문연구소로 줄기세포보관 및 국내검진센터병원과 항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케이유웰링은 회원제로 운영된다. 1인 회원의 입회가격은 연회비를 포함해 4500만원이며 가족회원에게는 특별혜택이 적용돼 가족 수에 상관없이 6000만원이다. 계약금은 가입금액의 10%로 상품에 따라 400만원에서 800만원이며 입금과 동시에 예약신청이 가능하다. 상세한 상담은 고객의전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문의 02-555-2318.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간장 한병 300만원… 요리가 품격이다

    간장 한병 300만원… 요리가 품격이다

    ■ 대한민국 상위 1% 부유층과 하위 9.1% 절대빈곤층의 카트에 담긴 먹거리는 어떻게 다를까. 소득 격차에 따른 식료품 구입 패턴 차이 등을 면밀히 분석한 인터랙티브 기사인 ‘카트 속 다른 세상’을 감상하세요. ☞<카트 속 다른 세상> 보러 가기 클릭 (http://interactive.newsjel.ly/seoulnews) “요즘 믿을 만한 먹거리가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직접 길러 먹기로 했죠.” 100억원대 자산가인 주부 조모(53·서울 서초구 잠원동)씨 가정은 몇 해 전 청정지역으로 소문난 전남의 한 시골 마을에 밭 2500평(8264.5㎡)을 샀다. 집에서 먹을 채소를 직접 재배하기 위해서다. 중견기업을 운영하는 남편은 물론 조씨도 평일에는 살림으로 바쁜 탓에 매달 두세 번밖에는 현장에 내려가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농사는 지역 농민에게 부탁했고 대신 밭 일부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조씨는 “배추와 무, 파, 상추, 고구마, 생강까지 계절별 채소를 넉넉히 재배해 우리 가족 4명과 친척, 지인들에게 돌려 함께 먹는다”면서 “형편이 넉넉한 사람 중엔 서울 근교에 텃밭을 사 채소를 직접 길러 먹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상위 1% 부유층은 조씨처럼 채소를 직접 재배하거나 유기농 식품 구입만 고집한다. 금융업계 임원의 부인 박모(55·종로구 평창동)씨는 믿을 만한 먹거리를 사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음식이 건강으로 직결된다고 보는 그녀는 “시골에서 농장을 하는 지인에게서 친환경 농작물을 매주 한 번씩 주문하고 집에서 요리할 때도 설탕은 전혀 넣지 않고 대신 효소를 쓰는 등 건강하게 먹으려 한다”고 했다.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민과 소비자를 직접 이어 주는 생활협동조합(생협)에 가입하는 인구도 늘었다. 아이쿱 생협 관계자는 “2004년 1만 4926명이던 가입자 수가 10년 만에 14.6배 늘어 지난해 21만 8585명이 됐다”면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 먹거리 이슈가 터질 때마다 가입자 수가 크게 늘었다”고 했다.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마트인 ‘S 푸드마켓’은 고소득층의 식자재 소비 패턴을 읽을 수 있는 곳이다. 이 동네에 사는 주부 박모(52)씨는 매주 한 번씩 이곳에서 장을 보는 단골고객이다. 외아들이 영국 유학 중이어서 중소기업 사장인 남편과 단둘이 사는데도 한번 장볼 때마다 ‘큰 손’이 된다. 꼭 필요한 식자재만 장바구니에 골라 담지만 몇개 짚다 보면 금세 20만원을 넘는다. 유기농이 많은 이곳 제품들은 일반 마트 가격보다 월등히 비싸다. 이곳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명품쌀’은 1㎏에 1만 2000원이고 머스크멜론 1통은 4만5000원, 친환경 무 1개는 3100원이다. 보통 마트에서는 일반미 1㎏이 2100원, 머스크멜론과 무는 각각 1만 5000원, 1200원이라는 점에서 2~6배나 비싼 셈이다. 하지만 박씨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했다. 유기농인 데다 신선도가 다른 곳에서 파는 식품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기자가 둘러본 S 푸드마켓에는 10알에 1만 2000원 하는 ‘하얀 오골계란’과 1근(600g)에 15만원 하는 ‘파이브(5) 스타 암소한우 꽃등심’ 등 고가 제품이 즐비했다. 특히 명인이 제조했다는 300만원 짜리 씨간장(500㎖)은 가격표를 믿을 수 없어 여러 차례 눈을 씻고 확인했을 정도다. 마트 관계자는 “300만원짜리 간장은 매장의 품격을 보여 주기 위한 상품이지만 명절 때면 실제 사가는 고객도 있다”고 했다. 좋은 음식재료를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건강한 조리법을 직접 배우려는 부유층도 많다. 주부 김모(51·송파구 잠실동)씨는 대기업 임원인 남편이 8년 전 당뇨를 앓기 시작한 이후 직접 건강식을 만들고 있다. 유기농 우렁농법을 활용하는 농가로부터 쌀을 직접 구매하는 등 잡곡 6~7개를 섞어 밥을 짓고 채소도 유기농 제품만 고집한다. 이씨는 이마저도 부족함을 느껴 지난해 유명 요리연구가로부터 1년간 채식 요리법을 배웠다. 수강료는 250만원. 김씨는 “워낙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 1년 넘게 대기해 어렵게 수업을 들었다”고 했다. 심기현 숙명여대 교수(전통식생활문화전공)는 “우리 학교 한식조리과정에는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사는 주부들이 참여해 간장, 된장 등 전통 장류 제조법을 배워 가기도 한다”고 했다. 마음이 맞는 주부 4~6명씩 모여 요리연구가 등에게 조리법을 배우는 ‘요리 그룹과외’는 이제 흔한 문화가 됐다. 주부 이모(48·강남구 대치동)씨는 “‘방배동 선생님’, ‘청담동 선생님’같이 주부들 사이에서 유명한 요리연구가가 있는데 주로 이 선생님들의 제자들이 가르친다”면서 “5명이 한번 수업 들을 때 각자 25만~30만원을 선생님에게 드리면 돼서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고 했다. 입맛 까다로운 부유층 미식가는 요리사를 틈틈이 집으로 불러 별미나 반찬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대형병원장의 부인 유모(52·강남구 압구정동)씨는 매주 한 번씩 경남 중소도시에서 손맛 좋기로 유명한 종갓집 며느리를 집에 부른다. 요리를 부탁하기 위해서다. 유씨 가족은 최근 병원이 있는 경남 지역에서 서울로 이사했는데 병원 구내식당에서 일하던 이 여성의 음식 맛을 잊지 못해 상경을 권한 것이다. 요리사가 집에 와 하루 4~5시간 요리를 해주면 10만원을 준다. 이 여성은 유씨가 소개해준 여섯 가정에서 출장 요리를 해주는 것만으로 한 달에 250만원가량을 번다. 유씨는 “종갓댁 며느리답게 궁중요리부터 양반댁 요리까지 못 하는 게 없다”면서 “최근 장어탕을 만들어 줘 친구들에게 돌렸더니 ‘지금껏 맛본 최고의 장어탕’이라며 극찬하더라”고 했다. 해외 ‘로컬푸드’(현지식)의 맛을 국내에서 그대로 즐기려는 상위 1%도 늘고 있다. 대형 백화점의 명품 식품관이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희귀 채소나 과일, 양념류 등을 구비하고 있는 것은 이런 부유층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셜롯(양파 맛이지만 향미가 더 뛰어난 채소)이나 파스닙(당근과 비슷하지만 달콤한 채소), 앤다이브(지중해 연안에서 나는 꽃상추) 등 이름조차 생소한 식자재는 프리미엄 마트의 채소 코너를 널찍이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유학을 한 서울 모 대학의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프랑스 현지의 맛을 살리려면 재료가 중요한데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명품 식품관에 가면 못 구하는 재료가 없다”고 했다. 전 세계의 별미를 찾아 해외 미식 투어를 다니는 부유층 식도락도 많다. 청담동에 사는 주부 박모(42)씨는 지난해 여름 사업가인 남편, 중학생인 아들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4박5일간 ‘미식기행’을 다녀왔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레스토랑 평가서인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최고등급인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 4~5곳을 도는 게 목표였다. 해외 맛기행 일정을 전문적으로 짜 주는 한 고급 여행사 관계자는 “박씨 가족처럼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 가 현지인들만 아는 지역 맛집을 찾아다니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면서 “부유층엔 ‘식당은 최고급으로만 다니는 대신 호텔은 5성급이 아니어도 좋다’고 주문하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외식 문화도 ‘로컬’을 강조하는 트렌드를 따른다. 음식 문화 전문가인 최지아 온고푸드 대표는 “쿠스쿠스(듀럼 밀을 으깨어 매콤한 스튜와 함께 쪄내는 북서부아프리카 음식)나 하몽(소금에 절인 돼지고기 뒷다리로 만든 스페인 햄) 등 각국 현지음식을 합리적 가격에 파는 식당이 부유층 사이에서 인기”라고 했다. 또 중국 음식이나 이탈리아 음식이 먹고 싶다고 단순히 유명한 중식당,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광둥요리나 사천요리를 잘하는 곳, 이탈리아의 시칠리 요리나 로마 요리에 특출난 곳 등을 찾아 세분화된 맞춤형 식당으로 다니는 것도 특징이다. 도곡동에 사는 주부 송모(40)씨는 “TV나 파워블로거가 소개하는 맛집 정보는 믿지 않고 주변 미식가들이 소개하는 음식점을 주로 간다”면서 “너절하게 많은 음식을 내놓는 곳보다 특정 단품 요리를 잘하는 곳이 좋다”고 했다. 대중화된 음식점이 아닌 특정인만 갈 수 있는 ‘폐쇄형 음식점’도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삶을 즐기려는 상위 1%의 생활 방식이 반영된 결과다. 강남의 한 백화점에는 16석의 ‘프라이빗 룸’이 있는데 초청받은 VVIP(극소수 상류층 고객)만 이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백화점 측은 비싸게는 600만~1200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와인과 함께 최고급 요리를 더불어 선보인다. 상위 1% 중에는 ‘먹는 것이 곧 나를 보여 준다’는 식의 과시적 소비를 하는 경향도 엿보인다. 간혹 S 푸드마켓을 찾는다는 주부 오모(46·서초동)씨는 “주변에 수십만원 짜리 올리브오일로 요리하는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지인이 있는데 ‘나는 이런 재료로 요리해 먹는 사람이야’라고 뽐내는 인상”이라고 했다. 유대근 이두걸 송수연 기자 dynamic@seoul.co.kr
  • [생명의 窓] 나와 지구는 동전의 양면, 즉 하나다/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생명의 窓] 나와 지구는 동전의 양면, 즉 하나다/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너는 바로 네가 먹은 것이다’라는 근래 꽤 많이 회자되는 문구가 있다. 요즘 먹거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자주 인용되는 이 문구는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아돌프 히틀러가 자주 하던 말이라고 한다. 수없이 무고한 유대인의 생명을 학살한 주범의 이미지와 달리 히틀러는 이 말에 어울리게 채식주의자였다고 전한다. 이 문구는 우리가 먹는 음식물의 성분들이 몸에 들어와 소화 과정을 통해 잘게 부서진 후 다시 이로부터 몸을 구성하는 필요한 성분들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이런 과학적 이해 덕분인지 웰빙이라는 바람을 타고 갑자기 유행처럼 번지게 된 몸에 좋은 먹거리에 대한 관심 때문인지 요즘 TV를 켜면 몸에 좋다는 갖가지 음식물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또 가격이 몇 배에 달하지만 소위 유기농이라는 야채나 유기농으로 키워졌다는 유제품, 육류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 지구 환경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비싸고 좋다는 먹거리를 골라 먹는 것으로 정말 몸이 좋아지고 웰빙을 할 수 있을까. 인간과 모든 생물체를 포함해 물, 공기, 흙, 등 지구에 있는 모든 구성 성분들은 계속 순환하고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을 살펴보자. 이는 채식이건, 육식이건, 잡식이건 근본적으로는 식물과 몇몇 미생물이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다른 생명체가 호흡하고 뱉어내거나 자동차와 공장에서 나온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고정하고 여기에 지구의 미네랄 등 구성 성분들을 배합해 만들어 낸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기물이 우리가 아는 먹이사슬을 거치면서 여러 가지 모양으로 재생산된 형태가 바로 먹거리다. 즉 우리는 태양에너지를 통해 지구와 대기의 성분들로 만들어진 다양한 형태를 먹고, 호흡이라고 하는 지구의 대기를 들이마셔서 섭취한 먹거리를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구성하는 모든 물질이 지구의 일부이며 또 매일 우리의 일부가 지구의 생명체, 대기 및 무기물의 성분으로 계속 교체되고 있다. 보고에 따르면 우리의 호흡은 바로 몇 주 전에 다른 인간 존재에 의해 호흡돼 왔던 10조개의 원자를 담고 있다. 또 매년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원자의 98% 이상이 이전에 지구의 어떤 곳에 존재하던 새로운 원자로 교체되고 있으며 5년 내에 우리 몸을 이루는 성분들은 완전히 지구의 성분들로 대치된다고 한다. 즉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내가 아니며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일부분으로 계속 지구 환경과 물질을 교환하고 있는 상태다. 그렇기에 지구가 깨끗하지 못하고 우리의 환경이 오염돼 있다면 지구에서 먹고 숨 쉬는 이상 혼자 유기농을 먹고, 혼자 오염되지 않았다고 선전하는 해저 심층수를 마신들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이런 사실 때문에 지구의 환경 문제는 나를 둘러싼 대상인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나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서 언급한 ‘너는 바로 네가 먹은 것이다’라는 문구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더 정확하게 바꾸어 말한다면 ‘너는 바로 지금 현재의 지구이다’이거나 ‘너는 바로 지금 네가 있는 곳이다’라는 문구가 돼야 할 것 같다. 우리가 모두 지금 내 몸이 바로 오염된 우리 환경의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면, 새해에는 우리의 환경에 대한 태도가 바뀌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모두 각자 지구를 구하는 사소한 노력이라도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희망을 품어 본다.
  • 앞치마 벗는 ‘퍼스트 셰프’

    앞치마 벗는 ‘퍼스트 셰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17일 매사추세츠주의 휴양지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다 워싱턴으로 급히 돌아왔다. 이라크 공습, 퍼거슨 사태 등 긴급한 현안이 있기도 했지만 백악관 요리사의 결혼파티 참석이 주요 일정 중 하나였다. 언론들은 “파티 참석이 목적 아니었냐”면서 “이틀간 백악관행에 든 추가 비용이 110만 달러(약 13억원)나 된다”고 비판했다. ●美대통령이 직접 결혼식 챙길 정도로 총애한 골프 친구 이처럼 대통령의 ‘총애’를 누렸던 요리사(부주방장) 샘 카스(34)가 이달 말일로 백악관을 떠난다. AP는 25일(현지시간) 카스의 퇴임을 알리는 기사에서 그를 “세 개의 모자(역할)를 쓴 요리사”라고 묘사했다. 첫 번째는 물론 본업인 ‘요리사’다. 카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일 때인 2007년부터 줄곧 오바마 가족의 식단을 책임졌다. 육식을 즐기던 대통령은 카스의 영향으로 채식주의자가 다 됐다. 두 번째는 ‘친구’다. 오바마 대통령은 카스와 수시로 ‘골프 망중한’을 즐겼다. 세 번째는 ‘참모’로,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오바마 정부의 식품, 영양, 학교급식 등의 정책을 결정하는 회의에선 카스의 영향력이 가장 컸다.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가 추진하고 있는 어린이 비만 퇴치 프로그램 ‘레츠 무브’의 상임이사도 맡고 있다. 백악관을 떠나도 이 직책은 유지하기로 했다. ●토크쇼 진행자 아내와 뉴욕행… 비만 퇴치 ‘레츠 무브’는 계속 맡기로 숨은 실세인 까닭에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특히 ‘레츠 무브’ 운동으로 정크푸드 대신 유기농 영양식을 학교에 공급해야 하는 급식 업체들의 반발이 거셌다. 급식 업체를 대변하는 학교급식협회는 “미셸과 카스 때문에 아이들이 점심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내년에 법을 고쳐서라도 급식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며 엄포를 놓고 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카스는 미국인의 식생활 개선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기억될 것이다. 학교급식협회 사무총장 패트리카 몽태그마저도 “그가 어린이들의 급식을 건강 친화적으로 변화시킨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카스가 6년이나 근무한 백악관을 떠나는 이유는 아내 때문이다. 미국 MSNBC 방송의 정치 토크쇼 ‘나우’ 진행자인 아내 알렉스 와그너를 따라 뉴욕으로 거처를 옮기기로 했다. 온갖 찬사와 비판을 뒤로하고 백악관을 나서는 대통령의 요리사는 “이젠 아내의 요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인사]

    ■보건복지부 △인구정책과장(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운영지원단장 겸임) 염민섭△감사담당관 김홍중△운영지원과장 이태근△보험평가과장 한창언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과장 임현택△해양보전과장 황의선△해양영토과장 김광용△항만물류기획과장 이수호△해사산업기술과장 김창균△재난대응매뉴얼T/F팀장 지원근무 공두표△인천항만청 운영지원과장 권영상△인천항만청 해양환경과장 김붕현△평택항만청장 임송학△중앙해양안전심판원 동해지방해양안전심판원 수석조사관 나송진△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립준비팀장 지원근무 김남규(12월 15일자)△해운물류국 항만관제(VTS) 공동운영을 위한 TF팀장 지원근무 이수원△인천항만청 항만물류과장 김원배(12월 22일자) ■공정거래위원회 ◇과장급 전보 및 승진△카르텔총괄과장 최영근△경쟁심판담당관 이동원△협력심판담당관 박종배 ■현대백화점 ◇전무 승진△판교점 황해연△경영지원본부장 윤기철△기획조정본부 경영전략담당 김민덕◇상무갑 승진△기획조정본부 홍보실 부실장 김관수△영업전략실장 정지영◇상무을 승진△경영지원본부 인사담당 백부기△울산점장 최보규△목동점장 이채식△킨텍스점장 홍정란△미아점장 이헌상△경영지원본부 회계담당 민왕일◇상무보 승진△중동점장(김포아울렛프로젝트PM 겸직) 김동건△부산점장 이대춘△상품본부 패션사업부장 노성렬△한무쇼핑 관리담당 이진원△충청점장 고남선◇전보△기획조정본부 부본부장 장호진△천호점장 장교순△e커머스사업부장 이희준△대구점장 이인영△동구점장 김남호 ■현대홈쇼핑 ◇전무 승진△관리본부장 임대규◇상무갑 승진△트랜드사업부장 정병호◇상무보 승진△방송사업부장 구한승△생활사업부장 이춘선◇전보△상품기획사업부장 박경택△패션사업부장 김종인△중국사업부장 강윤기 ■현대그린푸드 ◇전무 승진△전략기획실장 조성춘◇상무을 승진△푸드서비스2사업부장 이천우◇상무보 승진△식재사업부장 고덕길△관리담당 권경로△푸드서비스1사업부장 유동희△IT실장 진석두◇전보△대표이사 박홍진△영남사업부장 임장빈 ■현대HCN ◇상무을 승진△경영지원실장 이정환◇상무보 승진△충청지역담당 류성택 ■한섬 ◇상무을 승진△국내패션본부 TIME사업부장 홍현아△국내패션본부 잡화사업부장 윤현주◇상무보 승진△국내패션본부 캐주얼사업부장 이명진△국내패션본부 캐릭터사업부장 양삼례△국내패션본부 남성복사업부장 이세리◇전보△국내패션본부 니트사업부장 임영희 ■현대리바트 ◇사장 승진△대표이사(현대H&S대표이사 겸직) 김화응◇상무을 승진△영업담당 최수환◇상무보 승진△B2B사업부장 박남걸 ■현대LED ◇상무 승진△국내영업부장 신현수
  • 김정일·히틀러 등 독재자들이 사랑한 음식

    김정일·히틀러 등 독재자들이 사랑한 음식

    세계를 경악케 한 독재자로 역사에 기록된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즐겨 먹었을까. 뻔한 레시피가 아닌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운 요리책이 영국에서 발간됐다. 빅토리아 클라크와 멜리사 스콧이 지은 ‘독재자의 만찬’(Dictators’ Dinners)은 북한의 김정일부터 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 독일의 히틀러 등 과거 각국 독재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요리를 소개했다.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김 전 위원장은 생전 미식가로 유명했으며, 스시 및 신선한 회나 생선 등을 즐겨 먹었다. 모스크바로 가는 열차를 탈 때에는 살아있는 로브스터를 즐겨 먹었으며, 그의 식단과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담당 요리사들은 덴마크산 돼지고기나 이란산 캐비어 등 세계 각지에서 독특한 음식을 공수해야만 했다. 이밖에도 건강을 위해 보신탕과 샥스핀 등을 꾸준히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오시프 스탈린옛 소련의 독재자인 스탈린은 술을 매우 즐겼다. 또 노래 부르고 춤추며 먹기도 하는 연회를 즐겼는데, 일반적으로 한 번 열린 연회는 6시간 동안 계속됐다. 사비치(satsivi)라 부르는 칠면조(혹은 닭) 스튜를 즐겨 먹었다. ▲아돌프 히틀러히틀러는 대표적인 채식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비둘기나 간 요리 등을 좋아했다. 1930년대에 히틀러를 위한 요리를 만들었던 영국의 한 요리사는 “히틀러는 유독 닭고기 등 조류 고기를 좋아했다. 평소 독살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던 그는 15명의 ‘기미상궁’을 두고 음식을 먼저 맛보게 했다”고 전했다.  ‘독재자들의 만찬’은 “히틀러의 테이블에는 제철에 나온 아스파라거스와 버터, 달걀노른자, 식초로 만든 소스로 만든 네덜란드 소스, 야채 스프와 구운 샐러드, 야채 스튜 등이 올랐으며, 1930년대에는 특히 새끼 비둘기 요리를 좋아했다”고 전했다. ▲사담 후세인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유독 생선 요리를 즐겼으며, 식사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수시로 끼니를 먹는 습관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때때로 새벽 5~6시에 갓 잡은 생선을 구운 요리를 주방에 명령하기도 했다. ▲무아마르 카다피리비아의 독재자였다가 축출된 카다피는 자신의 낙타에서 갓 짜낸 신선한 낙타유를 건강을 위한 ‘비법’으로 꼽았을 만큼 즐겨 마셨다. 하지만 이 낙타유는 소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통제 불가능’한 복통 또는 속이 부글거림을 유발했고, 가다피는 이 때문에 쉴 새 없이 방귀를 뀌곤 했다. 이밖에도 쿠바의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는 거북으로 만든 수프를, 이탈리아 독재자 무솔리니는 생마늘 샐러드를, 아프리카 말라위를 장기 통치한 카무주 반다는 벌레를 바삭하게 말려 먹는 것을 좋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채식 선언자 84%, 1년 내 포기…치킨 못 끊어서” (美 조사)

    “채식 선언자 84%, 1년 내 포기…치킨 못 끊어서” (美 조사)

    건강을 위해 고기를 먹지 않고 채식만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채식을 선언한 사람 중에서 상당수가 중도 포기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동물권리단체 ‘인도적인 연구회’(HRC)가 성인 1만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채식주의자의 84%가 1년 이내에 채식을 포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거의 3분의 1(30%)은 3개월 이내에 다시 고기를 먹었다고 고백했다. 채식을 포기한 사람들은 “지인들의 지원이 부족했고 이들과 함께 어울릴 수 없어 자신만 고기를 먹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식생활을 채식으로 바꾸는 것은 당뇨병 등의 질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지난달 미국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또한 의사들은 치명적인 질환과 싸우는 수백만의 사람들이 고기를 먹지 않는 것으로 혈당량 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식단에서 동물성 지방을 없애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질병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모든 이들에게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호주 연구팀은 채식주의자들은 일반인들보다 흡연이나 음주는 덜 할 수 있지만,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18% 더 높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이들은 28% 더 공황 장애나 불안 장애에 시달릴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17세 이상 성인 중 2%는 항상 채식주의자이고 88%는 항상 고기나 생선을 먹으며, 나머지 10%는 채식을 했으나 포기하고 다시 고기를 먹고 있다. 또한 이 조사에서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34세가 될 때부터 채식을 처음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채식주의자(65%)는 “단 며칠 혹은 일주일 만에 빠르게 채식에 적응했다”고 말했다. 채식하게 된 주된 이유는 건강이며, 58%는 건강이 주된 동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채식을 포기하게 된 사람들 대부분(63%)은 자신들이 먹는 음식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것이 싫었다고 밝혔다. 반면 이들을 포함한 43%는 순수하게 채식을 유지하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가장 거부하기 힘들었던 고기는 치킨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이들이 가장 흔히 섭취할 수 있었던 고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식을 포기했던 사람 중 37%는 언젠가는 다시 고기 섭취를 끊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도쿄에 한국·일본 교류하는 아지트 만들고 싶어요”

    “도쿄에 한국·일본 교류하는 아지트 만들고 싶어요”

    “한국과 일본이 교류하는 아지트를 만들고 싶어요.” 일본 유일의 한국서적 전문 출판사 ‘쿠온’의 김승복(45) 대표가 도쿄에 한국서적 전문 북카페 ‘책거리’(가칭)개점을 추진한다. 단순히 한국 서적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일 양국 예술인들과 팬들이 모이는 사랑방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현재 도쿄에는 대학이나 도서관 등을 주로 상대하는 ‘고려서림’을 제외하면 대중적인 한국서적 전문점이 전무하다. 40년간 고서점가인 진보초를 지켜온 ‘삼중당’이 있었지만 경영난으로 지난 3월 문을 닫고 지바현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대표는 내년 7월쯤 진보초에 북카페를 열어 작가와의 대화나 한국인 아티스트의 작품 전시, 한국문학을 좋아하는 일본 독자 초청 감상회 등을 연다는 계획이다. 2007년 출판사 설립 이후 한국문학 알리기에 앞장서온 쿠온이 2011년부터 내놓은 ‘새로운 한국문학 시리즈’는 한국문학이 범접하기 어려웠던 일본 출판 시장에 ‘문학 한류’의 싹을 틔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강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를 시작으로 지난달 황인숙 시인의 장편소설 ‘도둑괭이 공주’가 11번째로 번역출간됐다. 한국에서는 1년에 약 1000권의 일본 문학이 소개되는데 비해, 일본에서 번역·출판되는 한국문학은 약 20권에 불과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고군분투다. 문학뿐 아니라 ‘쿠온 인문·사회 시리즈’, ‘한·일작가 콜라보 시리즈’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김 대표는 또 2011년 ‘K-BOOK 진흥회’를 결성해 ‘일본어로 읽고 싶은 한국 책 50선’을 3번째로 펴냈다. 그는 “거창한 사명감 때문이 아니라 한국의 좋은 작품을 일본에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고 겸손해했다. 지난 23일에는 도쿄 다이칸야마에 있는 대형서점 ‘쓰타야’에서 한국문학번역원과 다이칸야마 쓰타야 공동 주최로 ‘한·일 작가의 밤’을 열기도 했다. 은희경과 히라노 게이치로가 ‘문학은 왜 흥미로울까’를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 한국 작품을 즐기는 독자층은 5000명이 목표일 정도로 한정적이다. 때문에 앞으로 지속적인 활동으로 저변을 넓혀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동안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에서 여러 도움을 받아 꾸려왔지만 더욱 많은 응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서지문 교수 등 5명 한국문학번역상

    서지문 교수 등 5명 한국문학번역상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성곤)이 주관하는 한국문학번역상 제12회 수상자로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을 영어로 번역한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등 5명이 선정됐다. 17일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서 명예교수를 비롯해 이승우의 ‘식물들의 사생활’을 러시아어로 옮긴 마리아 쿠즈네초바, 김광규의 ‘상행’을 아랍어로 공동 번역한 조희선 명지대 교수, 마흐무드 아흐마드 압둘 가파르 이집트 카이로대 부교수,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포르투갈어로 소개한 임윤정씨 등이 수상했다.
  • 인도, 버거킹 첫 오픈 ‘소고기 없는 와퍼’ 등 현지 맞춤 메뉴 선보여 [영상]

    인도, 버거킹 첫 오픈 ‘소고기 없는 와퍼’ 등 현지 맞춤 메뉴 선보여 [영상]

    미국의 햄버거 체인 버거킹이 9일(현지시간) 인도에 첫 매장을 열었다. 버거킹이 이날 수도 뉴델리의 유명 쇼핑몰에 매장을 열면서 인도는 버거킹이 진출한 100번째 국가가 됐다. 버거킹은 성명을 통해 인도인 대부분이 종교적 이유로 소의 도축을 거부한다는 점을 고려, ‘소고기 없는 매장’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버거킹은 이를 위해 “현지 음식을 바탕으로 한 메뉴를 수개월 동안 개발했으며, 이 메뉴는 도시 8곳의 소비자 5천여 명의 시험을 거쳤다”고 덧붙였다. 가장 인기 있는 햄버거 메뉴인 와퍼에 소고기 대신 양고기와 닭고기를 쓰거나 샌드위치에 숙성하지 않은 인도식 치즈인 파니르를 넣은 것이 인도 시장을 노리고 버거킹이 내놓은 대표적인 ‘혁신’ 메뉴다. 인도는 고유한 음식문화의 전통이 깊은 나라지만 최근 소득이 늘어나고 외식을 즐기는 중산층과 청년층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들이 눈독을 들이는 시장이 됐다. 이미 도미노피자, 서브웨이, 맥도날드, KFC, 던킨도너츠 등이 인도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첫 매장을 연 스타벅스도 현재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29개 매장을 운영한다. 하지만, 인도인들은 강한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을 좋아하고 다양한 채식 메뉴를 찾는 성향이 커 서양인 입맛에 맞춰온 패스트푸드 업체로선 인도는 여전히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이런 탓에 인도의 전체 패스트푸드 시장 규모는 120억 달러(13조 236억 원)나 되지만 외국 업체의 점유율은 아직 5% 안팎에 불과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외로움이 우리에게 미치는 악영향 4가지

    외로움이 우리에게 미치는 악영향 4가지

    인간을 흔히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한다. 이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지 않으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미국 시사전문지 타임은 이런 외로움이 우리에게 미치는 악영향 4가지를 전문가들의 조언을 빌어 소개했다. 이런 영향이 당신에게 미치기 전에 외로움에서 벗어나도록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1. 우울증 유발=외로움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되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 2009년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들이 다른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도록 하자 그 증상이 현저하게 개선됐다. 미국 피츠버그대학병원(UOMC)의 브루스 라빈 박사는 “외로움을 느낄 땐 코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관련 뇌 호르몬이 활성화돼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실제로 가벼운 우울증일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항우울제를 처방하는 것보다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2. 나쁜 생활습관 발생=외로움을 느낄 때에는 자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홀로 나이 든 사람은 가족과 함께 사는 이들보다 채식을 덜 하고 운동도 부족하기 쉽다고 라빈 박사는 설명한다. 3. 심장질환 위험 증가=건강에 좋지 못한 음식을 먹고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 다양한 요인이 합쳐지면 심장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이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홀로 사는 중년 성인은 가족과 함께 사는 이들보다 심장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24%나 높다. 4. 면역체계 약화=외로움은 당신의 면역 체계도 약해지게 할 수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에 따르면 외로움은 염증과 관련한 단백질의 수치를 높인다. 만성 염증은 심장 질환과 2형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관절염 위험을 높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영양 반딧불이마을 특구 일대 국내 첫 ‘밤하늘 보호공원’ 추진

    산간 오지인 경북 영양군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밤하늘 보호공원’ 지정을 추진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영양군은 수비면 수하리 반딧불이생태체험마을 특구 일대를 ‘국제 밤하늘 보호공원’으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을 국제밤하늘협회(International Dark-SKY Association)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군은 우선 수비면 수하리 일대의 광해도(빛 공해 정도)가 협회가 요구하는 최소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 일정 기간 광해도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시에 본부를 둔 이 협회는 ‘옥외 전등으로부터 인간의 생태와 밤의 문화유산을 지켜내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협회는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조명을 사용토록 함으로써 생태계를 복원하고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내기 위한 다양한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미국 유타주에 있는 내추럴브리지국립공원과 영국 갤로웨이 포레스트 공원 등 세계적으로 12곳이 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아시아권에는 아직 지정된 곳이 없다. 영양군 자연생태공원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수하리 일대가 밤하늘 보호공원으로 지정되면 국가산채식품클러스터,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 등과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양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로마 검투사, 고기 못먹고 곡물만 먹었다”

    “로마 검투사, 고기 못먹고 곡물만 먹었다”

    로마시대 검투사를 지칭하는 글래디에이터는 근육질의 몸과 강인한 성격, 치열한 전투 등의 이미지로 연결된다. 하지만 글래디에이터와 매치가 잘 되지 않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잦은 전투와 검투에서 힘을 자랑해 온 이들이 사실은 고기가 아닌 곡물과 콩, 채소를 주로 섭취했다는 것. 다소 어울리지 않는 ‘검투사와 채식 식단’은 독일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독일 법의학 부서는 1933년 과거 로마제국의 도시였던 에페소스(현재의 터키) 지역의 묘지에서 발굴한 유골들을 정밀 분석했다. 여기에는 검투사로 추정되는 유골 22구를 포함한 총 53구의 유골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유골에 포함된 탄소와 질소, 황 및 뼈에 포함된 스트론튬과 칼슘의 동위원소비율 등을 측정했는데 검투사에게서 스트론튬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론튬은 일반적으로 채식만 할 경우 비율이 높게 나타나며, 고기와 야채를 골고루 섭취할 경우에는 아연과 스트론튬의 양이 비슷하게 나타난다. 이 같은 결과는 과거 검투사가 현대의 운동선수들처럼 고기를 포함한 고단백질을 섭취하기 보다는 곡물과 채소, 그리고 토닉에 특정 나무를 담가 만든 ‘스포츠 드링크’를 자주 마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유골의 성분을 정밀 분석한 결과, 과거 검투사들은 고기를 거의 먹지 않고 곡물과 채소 위주로 식사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주로 밀이나 보리를 주식으로 섭취했고, 다른 영양소는 콩 등으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로마시대 검투사인 글래디에이터를 지칭하는 또 다른 단어로는 ‘Hordearii’가 있는데, 이는 ‘보리를 먹는 사람들’로 해석된다. 당시 보리는 동물들에게 먹이는 사료로도 많이 이용됐기 때문에 사람들은 검투사를 조롱할 때 위의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검투사의 또 다른 별칭이 알려주듯 격한 몸싸움을 하는 이들은 고기가 아닌 보리를 먹었으며, 부족한 영양분은 콩으로 대체함으로서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 또한 실제 로마시대 검투사들이 영화에서처럼 근육질이 아닌 뚱뚱한 몸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맨몸으로 싸울 때 상처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몸의 지방층을 두껍게 만든 결과라는 주장이 연구를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로마 글래디에이터는 철저한 채식주의자”

    “로마 글래디에이터는 철저한 채식주의자”

    로마시대 검투사를 지칭하는 글래디에이터는 근육질의 몸과 강인한 성격, 치열한 전투 등의 이미지로 연결된다. 하지만 글래디에이터와 매치가 잘 되지 않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잦은 전투와 검투에서 힘을 자랑해 온 이들이 사실은 고기가 아닌 곡물과 콩, 채소를 주로 섭취했다는 것. 다소 어울리지 않는 ‘검투사와 채식 식단’은 독일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독일 법의학 부서는 1933년 과거 로마제국의 도시였던 에페소스(현재의 터키) 지역의 묘지에서 발굴한 유골들을 정밀 분석했다. 여기에는 검투사로 추정되는 유골 22구를 포함한 총 53구의 유골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유골에 포함된 탄소와 질소, 황 및 뼈에 포함된 스트론튬과 칼슘의 동위원소비율 등을 측정했는데 검투사에게서 스트론튬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론튬은 일반적으로 채식만 할 경우 비율이 높게 나타나며, 고기와 야채를 골고루 섭취할 경우에는 아연과 스트론튬의 양이 비슷하게 나타난다. 이 같은 결과는 과거 검투사가 현대의 운동선수들처럼 고기를 포함한 고단백질을 섭취하기 보다는 곡물과 채소, 그리고 토닉에 특정 나무를 담가 만든 ‘스포츠 드링크’를 자주 마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유골의 성분을 정밀 분석한 결과, 과거 검투사들은 고기를 거의 먹지 않고 곡물과 채소 위주로 식사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주로 밀이나 보리를 주식으로 섭취했고, 다른 영양소는 콩 등으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로마시대 검투사인 글래디에이터를 지칭하는 또 다른 단어로는 ‘Hordearii’가 있는데, 이는 ‘보리를 먹는 사람들’로 해석된다. 당시 보리는 동물들에게 먹이는 사료로도 많이 이용됐기 때문에 사람들은 검투사를 조롱할 때 위의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검투사의 또 다른 별칭이 알려주듯 격한 몸싸움을 하는 이들은 고기가 아닌 보리를 먹었으며, 부족한 영양분은 콩으로 대체함으로서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 또한 실제 로마시대 검투사들이 영화에서처럼 근육질이 아닌 뚱뚱한 몸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맨몸으로 싸울 때 상처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몸의 지방층을 두껍게 만든 결과라는 주장이 연구를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중견 화가 오재심 개인전

    중견 화가 오재심 개인전

    중견 화가 오재심(58)이 8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개인전 ‘나의 기도, 나의 그림’을 이어 간다. 작가는 30여년간 미술교사로 일하며 현대적 아이디어가 접목된 민화풍의 그림을 그려 왔다. 옛 그림 속 이미지와 현대적 풍경을 접목해 한지에 전통 채식 기법을 시도해 왔다. 이번 전시에는 캔버스에 세밀화 표현법을 접목해 대형 학이 날아가거나 모란꽃과 매화가 활짝 핀 전원 풍경 등 3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꿈속에 아른거리는 자연에 대한 기억을 붓으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02)734-1333.
  • 비행기 명당자리, 가장 따뜻한 기내식 먹을 수 있는 곳은? 다이어트 여성 위한 서비스까지

    비행기 명당자리, 가장 따뜻한 기내식 먹을 수 있는 곳은? 다이어트 여성 위한 서비스까지

    ‘비행기 명당자리’ 비행기 명당자리는 어디일까? 6일 한국관광공사는 해외여행에 앞서 알아두면 좋을 ‘비행기 이용의 모든 것’이라는 주제로 7가지 내용을 소개했다. 비행기 이용 팁 중 비행기 명당자리가 네티즌의 가장 큰 관심을 모았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가장 편안하게 비행을 할 수 있는 비행기 명당자리는 바로 비상구 좌석이다. 관광공사 측은 “비행기 명당자리 비상구 좌석은 상대적으로 공간이 넓어 두 다리를 맘껏 펼 수 있고 창가 쪽 자리이나 자유로운 이동 또한 가능하다. 기내식도 가장 먼저 제공 받으므로 따뜻한 식사를 먼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행기 이용의 모든 것’에 따르면 다이어트에 민감한 여성이나 저염식이 필요한 탑승객은 사전 신청으로 저칼로리식, 저염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이슬람식, 힌두교식, 유대교식 등 종교에 따른 특별 기내식과 야채식, 당뇨식, 과일식 등의 건강 맞춤 서비스도 있다. 특별 기내식은 항공기 출발 24시간 전 항공사콜센터나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추가 비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비행기 명당자리, 나만 알고 있었는데 이제 치열해지겠군”, “비행기 명당자리 아무나 못 앉는다. 신체 건강한 남자가 우선이던데. 비상시 탈출 도울 수 있는”, “비행기 명당자리, 좋은 팁이네”, “비행기 명당자리, 저칼로리 기내식도 있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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