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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물가폭등 주범 제각각

    지구촌 물가폭등 주범 제각각

    “인도네시아에서는 고추값이 쇠고기값보다 비싸다.” 우리나라 7월 소비자물가를 연중 최고치로 끌어올린 ‘주범’이 배추라면 인도네시아에서는 고추가 당국을 괴롭히고 있다. 지난해 평년보다 많은 비가 온 탓에 ㎏당 1만 5000~2만 루피아(약 1900~2500원) 하던 고추 가격이 한때 10만 루피아(약 1만 2500 원)까지 치솟았다. 결국 정부는 10만 가구에 고추씨를 나눠 주면서 ‘직접 길러서 먹으라.’는 고육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매달 발표하는 식품가격지수가 지난 2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식량 가격 상승은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각국의 독특한 식생활 문화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식품은 천차만별이다. 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주요국 식품 가격 상승의 의미 및 시사점’에 따르면 인도는 양파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인도는 대표적인 양파 수출국이면서 동시에 소비국이다. 하지만 지난해 대홍수로 양파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매주 가격 상승세가 두 자리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수출 금지 조치를 내렸고 인근 파키스탄에서의 수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역시 물난리 피해가 컸던 파키스탄도 양파 수출을 중단했고, 인도는 파키스탄으로의 토마토 수출을 금지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뭄바이 테러 이후 가뜩이나 불편한 양국 관계가 양파로 더욱 경색됐다. 콩도 인도 식량 가격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식량정책연구소(FPRI)가 FAO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인구의 42%가 채식주의자로, 단백질 보충을 위해 콩을 소비하고 있다. 매년 1인당 8.7㎏의 돼지고기를 소비하는 중국의 경우 6월 돼지고기 가격이 전달에 비해 57.1% 오르면서 가뜩이나 높은 물가를 더욱 끌어올렸다. 중국 정부는 일단 양돈장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공급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 1월 북동부 대홍수로 바나나 가격이 급등했다. ㎏당 2.5호주달러인 바나나가 15호주달러로 올랐다. 멕시코의 경우 이미 2007년 옥수수 가격 상승으로 주식인 토르티야 가격 급등을 겪은 바 있다. 결국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은 업체에 가격 동결을 명령했다. 재정부는 바이오 연료가 중장기적으로 곡물 가격 추세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소를 웃기란 말야~소를” 이색 유머콘서트

    ”맛있는 우유를 풍성하게 얻으려면 젖소를 행복하게 만들어라!” 이런 지론을 가진 영국의 한 농장주가 코미디언을 초청해 소들을 위한 유머콘서트를 열었다. 무대에 오른 코미디언은 젖소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유머를 쏟아냈다. 이색적인 콘서트는 최근 영국 하트포드셔의 한 농장에서 열렸다. 푸른 농장을 배경 삼아 번듯하게 무대까지 설치돼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냈다. 행사에 초청된 코미디언 밀턴 존스는 무대에 올라 소떼를 위해 “그러니까 여러분 모두 채식주의자군요. 그런데 가죽을 옷을 입고 있다니 웬말?” 등 유머보따리를 풀었다. 존스는 폭소를 자아낼 만한 조크를 날렸지만 관중반응은 싸늘했다. 외신은 “몇몇 소는 콘서트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행사가 끝나기 전 관중석(?)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콘서트를 기획한 농장주는 효과를 자신했다. 축산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소도 행복하면 더 많은 젖을 낸다.”며 “(표현은 하지 못하지만) 소들이 쇼를 즐겼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9)‘위대한 영혼’ 마하트마 간디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9)‘위대한 영혼’ 마하트마 간디

    간디! 흔히 ‘인도 독립의 아버지’, ‘힌두의 성자’라고 불리는 ‘위인’. 그러나 청년 시절의 간디는 조혼이나 카스트 제도를 부끄럽게 여겼고, 육식을 금지하는 힌두교 전통을 낙후된 것이라 생각했던 식민지의 젊은 문명론자였다. 그가 영국 런던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인도의 대개혁을 위해 성심을 다해 일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당연한 일. 이 촌뜨기 식민지 유학생은 식민 본국에 도착하자마자 ‘영국 신사’의 꿈을 꾸면서 새 옷을 맞추고, 실크 모자와 야외복과 고급 넥타이를 사고, 그것도 모자라 댄스와 프랑스어와 웅변술과 바이올린을 배우고자 하는 열망에 빠진다. 물론 이런 부박한 충동은 금세 극복되었다. 그렇다고 ‘문명=개혁’에 대한 간디의 이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간디는 귀국 후 집안에서 자녀에게 체조 교육을 시키고, 음식을 개량하고 의복을 서구화했다. 그에게 영국은 문명과 이성의 대명사였고, 인도는 교화시키고 개혁시켜야 할 대상이었다. 식민지 엘리트 청년은 스스로를 위대한 대영제국의 신민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이샤 계급 출신으로 인도 사회에서는 흔하디 흔한 ‘식료품상’이란 뜻의 ‘간디’란 이름을 가진 이 청년은 변호사 자격을 따고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개업하기가 어려웠다. 집안의 꿈이었던 정치 관료로 출세하기란 더 난감해 보였다. 간디는 스물넷에 ‘잘나가는 변호사’를 꿈꾸며 남아프리카로 떠난다. 안타깝게도 날선 바지에 영국식 양복을 입은 변호사도 그곳에선 ‘갈색 피부’에 불과했다. 1등석 차표를 지녔지만 “같이 못 타고 가겠다.”는 백인의 말 한마디에 강제로 끌려나와 낯선 기차역에 버려진다. 최초의 충격! 그랬다. 간디는 당시 남아프리카에 5만명가량 존재했던 이주노동자, ‘쿨리’에 불과했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쿨리들의 구심점이 되어 버린 간디. 이제 스물여섯 살 청년 간디는 ‘쿨리’들의 노동조건을 개선시키는 ‘인권 변호사’가 되었다. 결국 남아프리카의 나탈에서 인도국민의회를 결성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정치가, 혁명가의 삶을 살게 된다. 이후 간디는 23년간 남아프리카에서 그리고 귀국 후 조국 인도에서 죽을 때까지 정치 지도자의 삶을 살게 된다. 간디는 자신의 자서전에 “나의 진리 실험 이야기”라는 부제를 붙였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대영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전국적인 정치 지도자가 자신이 해 왔던 것은 정치적 실험이 아니라 “정신적 실험”이며 ‘모크샤’(자기 구원)를 향한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징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다. 학창시절에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한 기억이 없다.”거나 도둑질을 했을 때 깊은 양심의 가책을 받고 속죄를 했다는 식의 자기 성찰은 진지하다. 그러나 이런 특징을 모든 위인이나 성인의 특징이라고 말해버리면 간디는 그냥 ‘본투비(Born to be) 성인’에 불과하게 된다. 그러나 간디의 삶은 그런 게 아니었다. 매번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낯선 상황, 낯선 사건에 놓였고, 매번 그 현장에서 ‘진리’가 무엇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었다. 영국에 협력할 것인가 말 것인가 같은 정치적 문제에서부터 육식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같은 일상적인 문제에까지 간디에게 쉬운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처음에 그는 책을 통해서 진리의 길을 발견했다. 그가 자발적 채식주의자가 된 것은 유학 시절에 읽었던 책들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남아프리카 시절 이후 그가 생산해야 하는 진리의 길은 매번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었던 투쟁의 한복판에서였다. 그리고 그는 놀라울 정도의 윤리적 감수성으로 매번 창조적인 ‘진리 실험’을 한다. 소위 ‘비폭력 불복종’이라고 불리는 ‘사티아그라하’ 역시 그 과정에서 탄생했다. 따라서 ‘사티아그라하’는 단순한 정치적 불복종, 지문찍기를 강요하는 영국 지배에 대한 정치적 저항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인간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정신적 고결함을 파괴하며, 인간 관계의 평화를 깨뜨리는 모든 폭력에 대한 불복종이었다. 그것은 영국을 향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스스로에게 하는 ‘맹세’이기도 했다. 나부터 한없이 고귀해지겠다는, 나부터 한없이 낮아지겠다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맹세. 간디의 진리 실험이 더해질수록 그는 유명해졌다. 그러나 동시에 그의 삶은 점점 더 간결해졌다. 그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입는 만큼만 입었으며(윈스턴 처칠은 그가 “반쯤 벌거벗은 몸으로 총독 궁전 계단을 올라가는 것”을 보자 기절초풍하며 “경악스럽고 역겹다.”고 했다), 가장 비천한 불가촉천민이 하는 일, 청소나 똥 푸는 일을 했다. 그러나 그런 일들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간디의 아내는 때때로 절망하고 울부짖었으며, 아들은 아버지 곁을 떠났다. 맏아들은 마치 아버지 보란 듯이 공개적으로 말썽을 피우고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투명하고 단호했다. 비록 때때로 좌절하고 비틀거렸지만 그는 단 한번도 ‘사티아그라하’, 모든 폭력과 지배에 대한 그 위대한 불복종을 멈춘 적이 없다. 간디의 물레! 그건 간디의 상징이고, 인도 독립의 상징이고, 나아가 모든 식민지 반제국주의 투쟁의 표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너무 익숙해서 진부하기조차 한 물레! 그러나 간디의 물레, 그것은 단순한 ‘국산품 애용’ 운동이 아니다. 흔히 자치로 번역되는 ‘스와라지’ 역시, 단순한 정치 체제를 일컫는 말은 아니다. 그건 사람들이 ‘절망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 인도에 사는 모든 사람이 서로를 ‘형제, 자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 나아가 그것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는’ 정신적 힘을 의미했다. 도대체 인도가 왜 식민지가 되었는가. 물론 동인도회사의 지배 때문이다. 그런데 단순히 그것 때문인가. 그 이면에는 돈을 벌기 위해 인도로 들어온 영국 상인만큼 단숨에 돈을 벌고자 했던 인도인의 욕망과 협력이 있었다. 수백 년 동안 인도인의 마음에 뿌리박힌 영국 문명에 대한 동경, 물질과 화폐에 대한 욕망. 독립과 해방은 영국 통치가 끝나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건 영국적 삶의 방식 전체, 근대 문명 전체가 종식되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물레’는 도구가 아니라 비전이었다. 모든 사람이 자기 힘으로 노동하고, 그 노동의 힘으로 정신적으로 자립하고, 그 자립하는 정신들이 상호호혜의 관계를 맺는 가장 단순하고 가장 이상적인 꿈. 그걸 위해서는 중앙집권적인 정치체제나 대량생산 체제를 극복해야 한다. 오히려 다양한 수공업들이 리바이벌되는 작은 마을들의 연합. 간디가 꿈꾼 인도의 미래였다. 마을 스와라지에 모든 사람이 환호와 갈채를 보냈을까. 아니다. 타고르는 ‘실을 잣고 천을 짜는 것’이 과연 한 민족의 구루가 전하는 메시지로 적절한가에 대해 간디에게 물었고, 간디의 정치적 후원자였던 고칼레조차 간디의 ‘스와라지’ 이상을 어리석은 짓이라 비웃었다. 간디는 대답했다. “나는 원시적 방법 자체를 위해 원시적 방법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원시적 방법으로 돌아갈 것을 제안하는 것은 이 방법 말고는 할 일 없이 살아가고 있는 수백만 마을 사람에게 일자리를 줄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덧붙인다. “한 걸음으로도 나는 충분하다네.” 절대적 빈곤 속에서 술과 아편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존심과 고결함을 돌려주는 일. 상호 의존과 형제애를 일상에서 실감하는 일. 노동과 명상과 섬김이 함께하는 마을에서의 삶! 그건 어떤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간디가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인도의 비전, 아니 인류의 비전이었다. 1947년 의회를 통과한 인도독립법령에 따라 8월 15일 영국의 인도 지배가 종식되었다. 어찌 보면 간디의 이상이 실현된 날이기도 하다. 그러나 독립의 날, 그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 독립은 온갖 적대와 폭력 속에서 힌두와 이슬람이 결국 결별을 하는 분단 인도가 탄생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평생 간디를 추종했고 간디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되었던 네루는 간디의 스와라지 이상을 버렸다. 그는 중공업을 기반으로 한 ‘발전된 인도’를 열망했다. 간디의 머리에는 타고르의 시가 떠나지 않았다. “혼자 걸어가라!” 간디는 결국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기회는 오지 않았다. 얼마 못가 암살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투비 성인’으로 출발하지 않았지만 위대한 영혼’으로 잠들었던 간디를 따라 수많은 사람들이 간디의 출발점에 다시 서고 있는 게 아닐까. 혁명의 길과 구원의 길이 다른 게 아니라는 믿음을 갖고. 나 역시 그런 사람 중의 하나이다. 이희경 문탁네트워크 연구원
  • 채식주의 佛부부, 아기 영양실조로 죽여

    채식주의 佛부부, 아기 영양실조로 죽여

    채식주의를 고집하며 아기에게 모유만 먹이다 결국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게 한 부부가 법정에 섰다. 외신은 “부부에게 종신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북부 아미앵에 살고 있는 이들 부부가 철저한 채식주의자가 된 건 우연하게 본 한 TV프로그램 때문. 소를 잔학하게 도살하는 장면을 본 뒤 부부는 육식을 완전히 끊었다. 부부는 아예 전업을 결심, 유기농 식품만 파는 가게까지 열었다. 뒤늦게 태어난 아기에게도 부부는 채식주의를 물려주기로 했다. 모유 외에는 일체 다른 음식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아기가 견딜 수 있는 건 11개월이 전부였다. 아기는 비타민 A 부족으로 2008년 사망했다. 사망 당시 아기의 몸무게는 5.7㎏에 불과했다. 보통 11∼12개월 된 아기의 체중은 8㎏ 안팎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WHO&WHAT] 독재자의 만찬

    [WHO&WHAT] 독재자의 만찬

     ‘민주’(民主)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오늘날, ‘독재’(獨裁)란 말은 듣는 것만으로도 유쾌하지 않은 단어다. 다른 사람의 운명을 멋대로 좌우하고 과장된 논리나 종교와 다를 바 없는 맹목적인 믿음을 강요하는 독재에 대한 거부감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한국인에게도 ‘독재’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길거리로 뛰쳐나와 군사정권에 맞서 밑으로부터의 민주화를 일궈냈다는 자부심,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최장수 독재체제(북한)와 마주하고 있는 현실 등 우리는 독재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몰아닥친 ‘재스민 혁명’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수십년간 그래온 것처럼 아랍권의 민주화 운동이 ‘찻잔 속 태풍’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빗나갔다. 권력을 지키고자 하는 자들과 권리를 찾고자 하는 이들의 싸움은 점점 격해지고 있고, 이젠 국제사회의 개입도 본격화됐다.  가상 인터뷰 ‘WHO&WHAT’의 이번 주인공은 역사 속 인물들이다. 이름 자체가 공포가 되고, 금기어가 됐던 이들. 현대 정치사를 피로 물들이며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 ‘악몽’ 그 자체였던 네 명의 독재자들을 만찬장에 초대해 그들이 생각하는 재스민 혁명과 ‘독재’ 그리고 ‘민주화’에 대해 들어봤다. 사회:독재돼지 나폴레옹(소설 ‘동물농장’의 주인공)  식당으로 들어서는 네 사람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살아생전 서로 배신의 총부리를 겨눴던 사이도 있었고, 서로 ‘사상적 동지’로 돈독한 관계를 자랑하던 이들도 있었다. 그들 사이에 가로놓인 반세기의 시간도 서먹한 분위기를 가시게 하지는 못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이 사전에서 바로 튀어 나온 듯한 이들은 같은 자리에 마주앉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마뜩치 않아 보였다.  콧수염을 기른 사람이 셋, 군복을 입은 사람이 셋이었다. 앞에 이름표를 놓을 필요조차 없이 얼굴만으로도 누구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아돌프 히틀러, 이오시프 스탈린, 마오쩌뚱, 사담 후세인. 인류 또는 자기의 민족을 위해 떨쳐 일어났다는 대의명분을 앞세웠지만 결국엔 자기자신의 안위와 비뚤어진 욕망으로 가득찬 이미지만 역사에 남긴 공통점을 가진 이들. 한 사람만 있어도 공포를 느끼게 할 만한 20세기 정치가 네 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만찬 자리는 현재 국제정세를 감안하면 상당히 늦은 감이 있었다. 시대적 차이는 있지만, 각자의 전성기 시절 국내외 정치에 대해서라면 남부럽지 않을 역량을 과시했던 이들에게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강타하고 있는 ‘쟈스민 혁명’에 대해 묻지 않는다면 과연 누구한테 물어야 한단 말인가. 더구나 만찬의 주제가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독재’인데 말이다.  네 사람의 만남에 적합한 사회자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민주화 전문가나 학자는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이들을 통제하기엔 늘 역부족이기 마련. 결국 메이너 농장의 절대권력자 나폴레옹(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등장하는 독재자 돼지)에게 어려운 역할을 부탁했다. 1945년 처음 세상에 알려진 이후, 지금까지 농장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는 나폴레옹의 능력이라면 참석자들도 특별한 불만이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오웰이 묘사한 것처럼 나폴레옹은 ‘사람이 돼지인지, 돼지가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능수능란하게 만찬장의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본인들의 얘기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오늘의 메뉴●  애피타이저 - 당신은 떳떳한가  메인 디시1 - 당신의 국민은 왜 당신을 버렸을까  메인 디시2 - 당신은 부패했나  디저트 - 당신의 사랑은 진짜였나      <애피타이저> 당신은 떳떳한가.   →나폴레옹 인간 세상 최고의 독재자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게 돼 기쁘다. 나야 동물 100여마리 거느리는 수준이지만, 당신들은 수백만명에서 수억명에 이르는 사람의 목숨을 한 손에 좌우했던 사람들이지 않은가. 실제로 죽이기도 많이 죽였고…. 당신들보다 훨씬 잔혹하거나 무자비한 사람도 없진 않지만, 20세기 이후 독재자들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선정됐다는 점을 밝혀둔다. 우선 당신들이 지금 이 테이블에서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있을 수 있는 자신감의 근원부터 묻고 싶다.   히틀러 정당성을 묻는거냐. 어디까지나 국민들이 원해서 적합한 위치를 맡았을 뿐이다. 내가 총통이 됐을 때 4500만명이 투표에 참가했고 그중 3800만명이 찬성했다.(히틀러는 1934년 대통령 파울 폰 힌덴부르크가 죽은 직후 1시간 만에 대통령직과 총리직을 통합하고 최고사령관 직까지 합쳐 그 자리에 오른 다음 투표를 실시했다.) 국민들이 내가 이루고자 하는 바에 자발적으로 동참해서 내가 그 위치에 올랐다는 증거다. 정당성의 측면에서 과거의 왕들과는 평가부터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왕 중에서도 네로나 헤롯 같은 사람이 있었고, 나름 성군(聖君)으로 존경받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그들은 왕으로 태어나 왕으로 살면서 그 권력을 조금 더 쓰느냐 마느냐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스탈린 난 볼셰비키 혁명을 주도했고 성공시킨 레닌이 직접 지목한 정당한 후계자다.(실제로는 레닌이 그의 위험성을 경고한 편지를 공개하려고 했지만, 스탈린이 의도적으로 막았다. 뿐만아니라 스탈린은 레닌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여러 장의 사진과 역사기록을 조작했다.) 그루지아 출신이라는, 심지어 러시아어를 잘 하지 못한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범 러시아 지역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데 대해 지금까지 의심해 본 적이 없다. 국민의 지지가 없으면 독재고 뭐고 간에 아예 정권을 잡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최소한 총과 칼로만 쿠데타를 일으켜서 최소 몇 년 이상 유지한 사례가 얼마나 될지 지난 100년 간을 꼽아봐라. 처음엔 그렇게 잡더라도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유지가 안되는 게 정치다.   →나폴레옹 그 말씀을 액면 그대로 믿는다면 여기 있는 사람들이 역사에 악인으로 이름을 남긴 것 자체가 불가사의한 일이다. 듣다보니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요새 연설을 통해 계속 반복하고 있는 논리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그 얘기는 나중에 이어가기로 하고, 최근 전 세계 최고 관심사인 ‘쟈스민 혁명’에 대해 들어봤나.   마오 내용이야 어떻든 오랜만에 가슴이 뛰는 기분이다. 지난해 12월 한 청년이 분신을 하면서 벌어진 일이 불과 석달 만에 이렇게까지 커지다니. 벌써 두 나라(튀니지·이집트)의 정권이 뒤집혔고 리비아, 시리아, 바레인도 내전이 한창이지 않은가. 난 ‘공산당’을 알리고 ‘혁명 동지’를 모으기 위해 10만여명을 이끌고 1934년 370일 동안 1만 5000㎞를 걸어야했다.(마오는 12개의 지방을 지나고 18개 산맥과 24개 강을 건넜다. 마오의 짐은 두 장의 담요와 홑이불, 외투 한 벌, 책 몇 권 뿐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러고도 15년 이상 지나서야 중국을 세울 수 있었다. 고작 석달이라니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지금 같은 세상이라면 보다 완벽한 혁명을 꿈꿀 수 있을 것 같다.   히틀러 거기엔 100% 동감한다. 요즘처럼 다양한 수단이 있었으면 내가 연설을 일부러 석양무렵에 하면서 다양한 무대장치를 동원하는 수고는 덜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이런 아이디어는 히틀러의 선전장관이었던 요제프 괴벨스의 능력이라는 얘기가 정설이다.) 아! 물론 난 연설 대신 다른 방법으로 국민들을 설득해야 했겠지만 말이다.   후세인 참석한 다른 사람들은 딱 와닿지 않을 수도 있는데, 내 입장에서 쟈스민인지 뭔지는 정말 충격적인 일이다. 아랍에는 ‘하마’라는 게 있다. 1980년대 초반에 시리아의 하마라는 조그마한 마을에서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민란이 일어났는데, 정부는 마을 전체를 지도에서 지워버리다시피 했다.(2만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시리아 정부는 그 숫자를 본보기 삼아 일부러 널리 공포했다.) 그 이후 ‘하마’는 절대권력에 대항하는 반항에 대한 응징을 뜻했다. 아랍권에서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내던 반 체제 인사들은 힘을 잃었고, 일반인들은 조용해졌다. 그게 지금까지 아랍권을 지탱해온 버팀목이었다. 왕정이든 사회주의 체제든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다. 물론 무력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국영TV와 신문을 장악하고, 시골에서 도시로 몰려드는 사람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세뇌시켰다. 나름 치밀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한 순간에 무너질 줄은 솔직히 상상도 못했다.   →나폴레옹 후세인 당신과 카다피가 유난히 비슷한 점이 많다고 들었는데.   후세인 카다피와 나는 소위 말하는 ‘역경의 자식들’이다. 전통적인 아랍사회가 혈통과 명문을 높이 떠받드는 점이 가장 큰 타도의 목표가 됐다는 점에서 일면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다. 아랍에서는 아버지의 이름이 중요시되지만 혹시 내 아버지나 카다피의 아버지 이름을 아는가? 뭐 사실 이 만찬장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말이다. 우리는 기존 사회의 합의나 계급은 무시하고, 아랍의 전통적인 가치들이 권력에 장애가 된다면 과감히 지워버렸다.  <메인디시1> 당신의 국민은 왜 당신을 외면했나.   →나폴레옹 슬슬 본격적인 식사로 들어가보자. 여러분은 다들 수십년에 걸쳐 자기 나라는 물론 주변국가, 나아가 전 세계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앞서 스탈린이 말한 것처럼 독재는 총칼 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많은 국민의 열광적 지지를 받는 지도자의 위치에 오르는 게 선행돼서 가능했다. 그런데 끝까지 초심을 유지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인지 통치스타일이 변하면서 서서히 독재자가 돼 가는 공통점이 나타났다. 말은 자꾸 바뀌고, 점점 잔혹해지면서 다른 사람의 말을 안듣게 되었는데.   스탈린 국민들에게 제시했던 내 목표는 무조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적이었다. 어떤 수단을 써서든 달성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내 뜻에 복종해야 했다. 의견이 다른 사람들은 틈만 나면 배신하려 하고, 권력을 잡기 위해 나를 밀어내려고 했다. 심지어 공장 노동자들도 내 목표량에 미달했다. 충분히 열심히 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탈린은 5개년 경제계획을 세워 모든 농민들이 국가 소유의 조합에 가입하게 했다. 그러나 대부분 농민들은 재산을 내주는 대신 땅을 불태우고 가축을 죽였다.) 결국 나는 그들을 피로 다스릴 수 밖에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가까운 사람들조차 나에게서 등을 돌리는 것처럼 생각됐다. 잠도 잘 오지 않았다. 나에게 있어 가장 큰 기쁨은 적을 정하고, 만반의 준비를 한 다음 철저하게 복수를 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었다.   히틀러 난 독일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대부분 다 지켰다.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 정책에는 본인의 증오 이외에 ‘독일 국민들에게 잘 통할 것’이라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었고, 실제로 주효했다.) 솔직히 내가 세운 모든 계획 중에 딱 하나 틀린 게 있었는데, 바로 전쟁에 졌다는 것이다. 난 거창하게 세계정복 같은 공약을 내세우지 않고, 우리가 받을 수 있을 걸 받자고 얘기했을 뿐이다. (히틀러의 전쟁은 세계를 상대로 한 전쟁이라기보다는 영국과 프랑스 양강으로 구분돼 있던 유럽 내에서 독일의 정당한 위치를 인정해 달라는 권리찾기에 가까웠다. 세계를 상대로 한 전쟁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히틀러 본인이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우리 독일 사람들은 1933년부터 2차대전이 본격화되기 이전, 내가 제3제국을 이끌던 시기를 역사상 가장 행복했던 시기로 기억한다. 연합군과의 전쟁에서 지지만 않았다면 난 절대로 여기 다른 ‘실패한 독재자’들과 함께 앉아있지 않을거다.   마오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공통된 적이 필요했다. 사회를 뒤집어 엎으려면 당연히 원동력이 필요하고, 그 힘은 밑에서부터 나온다. 히틀러는 그것을 외부(유대인)에서 찾았고, 나와 스탈린은 노동자·농민을 앞세워 인민의 적을 만들어내는 수법을 썼다. 그런데 정권을 잡고 공공의 적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당연히 사회적 결집력과 추진력이 떨어지지 않겠나. 난 1950년대 중반에 무조건 억누르기만 했던 스탈린과는 다른 길을 가려고 했다. 지식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 금방 사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졌다. (마오는 헝가리에서 검열 완화 이후 폭동이 일어난 것을 보고 ‘모든 의견’을 허용하는 대신 ‘공산당의 입지를 굳히는 의견’만을 허용했다.) 고작 6주간 ‘백화제방·백가쟁명’(쌍백) 정책을 펼쳤는데 불온성을 이유로 잡아들인 사람이 100만명이 넘었다.   →나폴레옹 뭐 결국엔 자기가 옳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주장했고, 국민들이 그에 부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폭압적인 독재자들로 될 수 밖에 없었다는 논리인 것들 같은데. 국민들이 언제 돌아서는 것을 느꼈나.   스탈린 독재에 대한 대중의 영합은 독재권력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주기 힘들어지면 힘을 잃기 시작한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서 일반 국민들에게 정치적인 이데올로기가 가장 중요했던 적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정권이 제시하는 조건이나 삶의 질에 만족하면 그 권력을 지지하지만 그게 안 되면 외면하는 게 국민들의 속성이다. 내 영향력이 다소간 줄어든 것도 ‘산업화’라는 당면과제가 생각만큼 잘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큰 문제는 아니다. 영향력이 떨어지면 그걸 보완하기 위해 총과 칼이나 숙청, 강제노동 등을 동원하면 충분히 되돌릴 수 있다. (스탈린은 꾸준한 생산력 증대를 원했고, 만족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무력을 사용했다.) 이런 것이 독재자와 왕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독재자에게 불리한 점이다. 독재자는 국민들이 실망하면 이를 되돌리기가 군주보다 훨씬 힘들다. 엘리자베스1세 말기에 영국 국민의 생활수준은 역사상 최저였지만, 아무도 그런 사실은 기억하지 않는다.   히틀러 이번 아랍혁명이 ‘빵의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들었다. 식량값 폭등 같은 단편적인 시각에서 볼 수는 없는 문제다. 원래 독재자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미래상을 제시하고 조금이라고 가까이 가고 있다고 믿게 해야 한다. 정권을 지지하는 국민들 입장에서 ‘어제보다 조금 나아진 오늘’은 별 의미가 없다. 독재자가 “5년 후에 우리가 이 정도 수준에 살고 있을 것”이라고 제시하면 반드시 거기에 가 있어야 한다. (히틀러가 뚜렷하게 정책에 실패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표방하는 제3제국이 명확한 수치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게 이뤄지지 않으면 위기가 찾아오는 거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표방했던 독재정권들이 망가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조금씩 나아지는 건 왕정 아래서도 얼마든지 가능한데, 정권을 잡으려는 독재자들은 국민들에게 “우리 모두 잘 살 수 있다.”고 소리친다. 결국 삶에 찌들어 있는 대중의 지지를 받아 순식간에 정권을 장악할 수 있지만, 결코 그들이 약속한 삶은 만들어낼 수 없다.   후세인 아랍권의 문제가 심각한 건 사실이지만, 구조적으로 ‘복지독재’라는 희한한 형태가 있어 국민들이 모두 돌아서는 시기를 간단히 전망할 수는 없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 같은 왕권독재 국가에서는 독재의 정도가 다른 나라보다 심하면 심하지 덜하지 않은데, 국민들의 삶은 다른 나라보다 풍요롭다. 일자리도 주고 의식주 걱정도 없다. 대학도 보내준다. (아랍의 왕조 체제에서는 가진 자의 수가 극히 제한돼 있고, 이들은 인자한 독재자의 모습을 띤다. 이들은 국부를 독점하는 만큼 그것을 나눠주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그럼 이 상황을 뒤집어서 민주화가 되고 완전한 자본주의 국가가 되면 어떻게 되느냐. 가진 자의 수가 늘어나면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절대 빈곤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민주화라는 것은 결국 허상이다.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민주화를 원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난 가진 자의 입장에 설 기회가 생긴다.”는 생각만 한다. 결국 ‘기회’라는 게 어느 순간 현재 생활에 대한 불만을 뛰어넘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싶다.  <메인디시2>당신은 부패했나.   →나폴레옹 ‘권력은 부패하고,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고 영국의 역사학자 로드 액튼 경이 말했다. 독재와 관련된 경구 중 가장 유명한 말이 아닐까 싶다. 흔히들 독재자는 부패하기 때문에 망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부패가 독재의 종착점인가.   히틀러 진정한 목표가 있는 독재자는 부패할 시간이 없다. 난 채식주의자에 담배조차 피우지 않는다. 가끔 맥주를 마시기는 하지만, 내 뒤를 아무리 캐봐라. 내가 부정적인 일에 연루됐다는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할 거다. 심지어 난 평생 두 여자(의붓여동생의 딸인 겔리 라우발, 최후를 같이 했던 에바 브라운)만을 사랑했고, 한명이 죽은 후에야 다른 사람을 만났다. 만약에 지금 세상처럼 청문회가 있다면 난 무조건 100% 무사 통과다. 오로지 위대한 제3제국을 세우겠다는 목표 이외에 개인적인 욕심 따위는 없었다. 제3제국이 부패해서 망했다고 말할 수 있나. 난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스탈린 나 역시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사람들이 나를 ‘금욕주의자’라고 부를 정도로 난 개인적으로 즐기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내 딸 스베틀라나가 나중에 쓴 책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내 가족들조차도 화려한 옷이나 식사는 꿈도 꾸지 못했다. (스탈린은 부인을 잃은 후 스베틀라나를 사실상 ‘어린 퍼스트레이디’로 대접했고, 자식 중 유일하게 애정을 쏟았다.) 오로지 대업을 완수하는 것만이 내가 평생을 생각했던 유일한 관심사였다. (얄타 회담에서 스탈린을 만난 윈스턴 처칠의 부관들은 스탈린에 대해 “지금까지 만나본 중 가장 철두철미하고 명석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나폴레옹 최근 아랍권의 가장 큰 문제는 본인은 물론이고 부인이나 아들, 측근들이 부패한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 후세인 당신도 자식 간수에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 아닌가.   후세인 독재자는 외로운 존재다. 누군가를 몰아내고 그 자리에 앉았으면, 언젠가 자신도 똑같은 일을 당하지 말란 보장이 없다. 결국에 믿을 사람은 가족 밖에 없다. 그런데 가족은 통제가 불가능하다. 각자 욕심을 부리게 마련이고, 절대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대부분 용서 받는다. (후세인의 큰아들 우다이는 공식 행사에서 사람을 총으로 쏘아 죽이거나 싸움을 벌이는 등 난폭했다. 정신박약아라는 설도 있다.) 튀니지의 벤 알리, 이집트의 무바라크, 리비아 카다피 모두 가족이 문제였고 자식한테 권좌를 물려주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 결국 ‘부패’의 진정한 원인은 독재자의 개인적인 성향보다는 독재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1인 중심적인 체제에서 찾아야 한다.   마오 아무리 독재라도 권력은 최소한의 시스템이라도 갖추고, 그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권력을 사유화하고 개인적으로 대놓고 이용하기 시작하면 그게 부패한 거다. 난 솔직히 주지육림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방탕한 생활을 즐기기도 했지만, 최소한의 기구를 갖고 있었고 그걸 이용해서 모든 것을 움직였다. (그의 문화혁명을 앞장서서 주도했던 홍위병은 결국 스스로 부패하고 갈라져 사라져갔다.) 간단히 말해서 사회를 바꾸기 위한 목표를 갖고 조직이 사회를 지배하는 것이지 개인이 가진 것을 오로지 지키려는 목적으로 조직을 운영한다면 그건 독재자 중에서도 가장 저질이라고 생각한다. 카다피나 북한의 김일성, 저기 앉아있는 후세인이 대표적인 인간들이다.  <디저트>당신의 사랑은 진짜였나   →나폴레옹 곧 무너질 것 같았던 카다피가 계속 버티고 있다. 심지어 쟈스민 혁명이 곧 사그라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쟈스민 혁명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히틀러 국민을 장악하는 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내가 연설을 통해 국민을 사로잡았다면 카다피한테는 TV로 보여지는 강력한 모습과 반미 감정몰이가 결정적인 힘을 줬다. 그런데 최근 유행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그걸 뛰어넘을 수 있다. 결국엔 모든 것이 정보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왜 저렇게 폐쇄정책을 고집하겠나. 밖에서 국민들이 정보를 얻기 시작하면 바깥세상이 더 낫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면 지금까지 주장해 온 모든 것들이 허사가 된다. 결국 정보가 공개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럴듯한 꼬임이나 세뇌만으로 할 수 있던 독재의 시대가 끝났다. 결국 총과 칼을 통한 억압만이 가능하다는 얘기인데, 이번에 혁명이 실패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니까 나중에 또다시 내란이 일어나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한번 떨쳐 일어났던 기억은 생각보다 오래가는 법이다.   마오 그래도 중국은 꽤 오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리비아가 여러 개의 부족이라서 마지막 한 고비를 넘을 원동력이 부족한 것처럼 중국 역시 민족이 다양하고 워낙 지역도 넓기 때문에 하나로 모으는 추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중국은 아직 폭발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국민들이 뭔가를 추가적으로 기대할 여지가 남았다는 얘기다. 특히 연안지역만 개방해서 충분히 통제가 가능하도록 하고 조금씩 열어가면서 개방과 통제라는 두가지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반면 북한 같은 경우에는 특정지역만 열고 통제하는 게 불가능하다. 결국에 경제적 몰락을 극복하기 위해 체제붕괴를 피하기 힘들다.   후세인 내가 보기엔 미국이 얼마나 나서느냐가 관건이다. 군사적, 외교적으로 영향력이 절대적이니 말이다. 여기 있는 네 사람 모두 미국과는 좋은 감정이 아니겠지만, 내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솔직히 대량 살상무기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달아서 억지로 쫓아낸 것 아니냐. 이번에도 이집트에는 개입 안하고, 리비아에만 개입하려고 꼼수를 쓰는 모습이라니…. 결국 다른 나라의 민주화를 자기 입맛대로 골라서 이용하겠다는 것 밖에는 안된다. 민주화니 어쩌니 떠들지만 실제로 국제사회를 독재하고 있는 건 미국이다.   →나폴레옹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다. 철저하게 자기자신의 논리로 무장한 당신들에게 물어보나 마나겠지만, 당신들은 정말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하나.   스탈린 1994년 김일성이 죽었을 때 눈물을 흘리던 평양 시민들을 기억하나. 그 원조가 바로 나다. 내 시신을 보겠다고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수백명이 깔려 죽었다. (영하의 날씨였지만 방부처리된 시신을 보기 위해 몰려든 조문객의 일부가 바리케이드에 부딪히거나 밟혀서 목숨을 잃었다.)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마오 내가 죽은 후 숱한 변화 속에서도 난 중국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존재다. 톈안먼 광장에 걸려있는 내 초상화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마오가 죽은 1976년 그의 문화혁명으로 쌓인 불만이 폭발한 톈안먼 사건이 일어났다. 1981년 그의 후계자 덩샤오핑은 마오의 문화혁명을 ‘내란’으로 규정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도움말 주신 분들 임지현 한양대 사학과 교수 김한지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책임연구원 최 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 류한수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장대익 동덕여대 교양학부 교수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 연예인들은 지금 공개 다이어트중

    연예인들은 지금 공개 다이어트중

    겨우내 몸을 감쌌던 두툼한 코트가 옷장 안에 들어가고 파스텔 톤의 하늘하늘한 봄옷이 입어달라고 손짓하고 있는 요즘, 바야흐로 다이어트 시기가 돌아왔다. 연예인들도 봄 맞이 다이어트에 한창이다. 최근 컴백한 아이돌 그룹 씨앤블루의 멤버 정용화는 한달 사이 ‘폭풍 감량’에 성공했다. 정용화는 씨엔블루 첫 번째 정규앨범 ‘퍼스트 스텝’(FIRST STEP)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초심을 갖자는 마음으로 다이어트에 돌입하게 됐고 한달 동안 8㎏을 뺐다.”고 말했다. 정용화는 다이어트 비법으로 “밥 양을 4분의1로 줄이고 닭 가슴살, 바나나 위주로 먹은 뒤 밤에는 러닝머신 위에서 뛰었다.”고 귀띔했다. 배우 전혜빈도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다이어트 성공 인증 사진과 함께 다이어트 식단을 전격 공개해 화제가 됐다. 사진 속 전혜빈은 튜브 톱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완벽한 쇄골과 앙상한 팔뚝, 잘록한 어깨 라인 등을 드러냈다. 전혜빈은 “오늘의 아침, 점심, 저녁, 닭 가슴살과 연어 구운 것, 고구마 하나, 블루베리 과일, 어린잎 샐러드”라며 다이어트 식단을 사진과 함께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의 ‘광클’이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바비인형 같은 몸매를 자랑하는 걸 그룹도 봄맞이 다이어트에 한창이다. 최근 걸 그룹 시크릿 멤버 한선화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봄이 오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봄이. 예쁜 옷을 위해 고구마”라며 고구마 다이어트 돌입 사실을 공개했다. 각종 인터넷 포털에 ‘고구마 다이어트’를 치면 연관 검색어로 ‘한선화’가 나온다. 걸 그룹 소녀시대의 티파니도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다이어트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파니는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류 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몰라보게 마른 몸매가 시선을 끌었다. 너무 살을 뺀 나머지 ‘꿀벅지’라 불리던 허벅지 라인도 사라져 일각에서는 ‘뼈벅지 티파니’라는 우려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방송인 김나영도 트위터에 “미녀 스타 김나영의 점심식단을 공개합니다.”라며 다이어트 소식을 알렸다. 다이어트 목적보다는 동물 보호 차원에서 채식주의를 선언한 가수 이효리도 화제다. 이효리는 지난해 말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KARA)에 가입해 유기동물 보호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고기를 멀리 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시작한 ‘한우 홍보대사’ 활동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채식으로 식단을 전환했다고 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파커 콰르 텟 “멤버 넷 중 셋이 한인 美 클래식계 대세죠”

    파커 콰르 텟 “멤버 넷 중 셋이 한인 美 클래식계 대세죠”

    콰르텟(현악 4중주단)을 결성한 뒤 첫 공식 공연이 열린 어느 날. 멤버 3명의 한국인 부모는 ‘아이들’을 위해 퓨전 일식당에서 ‘쫑파티’를 열었다. 유일한 미국인 제시카는 초밥을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려다 젓가락질이 서툴러 종지에 빠뜨렸다. 간장 국물이 튀어 테이블은 온통 엉망이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다니엘 정(27·바이올린)과 위스콘신 출신 카렌 김(28·여·바이올린), 서울 출신 김기현(29·첼로), 텍사스 출신 제시카 보드너(28·여·비올라)가 결성한 파커 콰르텟(The Parker Quartet)의 출발은 이처럼 조금은 엇박자였다. 하지만 만 8년을 넘기면서 호흡이 척척 맞고, 손끝에도 관록이 붙을 무렵 ‘대형사고’를 쳤다. 지난 2월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제53회 그래미어워드에서 ‘리게티의 현악 4중주 앨범’으로 최우수 실내악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한 것. 이들은 수상을 짐작조차 못 했단다. 김씨는 플로리다에서 다른 팀과 연주를 하느라고 시상식에 참석하지도 못할 정도였다. 당사자들은 놀랐지만, 실력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이미 2년마다 한 번씩 뽑는 클리블랜드 콰르텟 상도 받았다. 지난해 10월 뉴욕 카네기홀 공연은 전석 매진. 한국계 클래식 연주자로는 처음 그래미를 수상한 파커 콰르텟 멤버들을 이메일을 통해 만났다. 그래미의 위력은 대단했다. 20대 후반의 실내악 연주자를 하루아침에 유명인사로 만들었다. 팀의 리더인 다니엘은 “제시카와 버스를 탔는데 운전기사가 우리 악기를 보더니 ‘당신들을 TV에서 봤다.’면서 승객들에게 우리를 소개했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물론 시작은 소박했다. 2002년 여름 제시카와 카렌, 다니엘은 버몬트주 퍼트니에서 열린 옐로 반 뮤직 페스티벌에서 처음 만났다. 단박에 서로 재능을 알아본 데다, 세명 모두 그해 가을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학교(컨서버토리)에 입학할 예정이란 것을 알고 곧바로 의기투합했다. 공석인 첼리스트는 다니엘이 16세 때부터 알고 지낸 김씨를 추천했다. 팀명은 보스턴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자 상징 건물인 ‘옴니 파커 하우스’에서 따왔다. 파커 콰르텟의 수상 소식이 전해졌을 때 국내에서는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멤버의 75%가 한국인 유전자(DNA)이기 때문. 그러나 현지에선 인종적 요인으로 주목받지 못했다고 한다. 제시카와 다니엘은 “전적으로 우연”이라고 입을 모았다. 팀을 만들 때만 해도 의식하지 못했다. 교포 2세인 카렌과 다니엘은 한국말이 서툴러 의사소통도 영어로 했다. 물론 75%가 한국인이다 보니 생기는 일들도 있다. 김씨는 “다니엘과 카렌 역시 한국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사고방식이 비슷하고 이동하는 동안 한식이 당기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다니엘은 “가끔 우리끼리 ‘제시카는 명예 한국인’이라고 농담을 한다. 우리만큼이나 한식을 사랑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유독 한국인 비중이 높은 이유는 뭘까. 김씨는 “주요 음악원이나 오케스트라에는 한국인이 상당수일 만큼, 미국 클래식계는 점점 한국인이 장악하고 있다.”면서 “3명이 한국인이란 점도 미국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오는 6월 한국에서 첫 단독콘서트를 갖는다. 2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클래식계의 블루칩 ‘앙상블 디토’와 협연을, 26일에는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단독 공연을 갖는다. 2008년 통영국제음악제에 모습을 비친 적은 있지만 자신들의 이름을 건 공연은 처음인 셈. 유일한 외국인인 제시카에게 이번 방문은 더 특별하다. 그는 “공연 때는 다니엘과 부부가 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약혼한 사이로 6월 초 결혼할 계획이다. 예비 시어머니에게 가끔 한국요리를 배운다는 제시카는 “그동안 젓가락질이 일취월장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쇠젓가락에 도전할 것”이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이어 “한국말도 빨리 배워야 한다.”면서 “‘난 채식주의자예요’를 한국말로 하는 것부터 배워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카렌은 “통영에 갔을 때 관객과 자석에 끌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6월에는 더 재밌을 것 같다.”고 내한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에서 중·고교를 다녀 ‘금의환향’하는 셈인 김씨는 “떠날 때는 학생이었지만 이젠 프로페셔널로 연주할 생각을 하니 짜릿하다.”면서 “예원학교·서울예고 은사와 친구들, 사사했던 정명화(첼리스트) 선생님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고기 먹어 말아? 육식 딜레마

    고기 먹어 말아? 육식 딜레마

    구제역이 돌며 전국에서 300만 마리가 넘는 소·돼지들이 구덩이에 파묻혔다. 닭들 역시 느긋하지 못하다. 서서히 창궐하는 조류인플루엔자로 구덩이에서 부질없이 날개만 퍼덕여야 하는 신세가 되고 있다. 대부분 사람의 밥상에 오르기 위해 길러지고 있는 애먼 생명들이다.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멜라니 조이 지음, 노순옥 옮김, 모멘토 펴냄)와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할 헤르조그 지음, 김선영 옮김, 살림 펴냄)은 인류의 육식(肉食) 문화에 대해 근본적으로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동물권리선언’(마크 베코프 지음, 윤성호 옮김, 미래의창 펴냄)은 인간과 동물의 공존의 윤리에 대해 역설한다. 핵심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둘러싼 윤리적 딜레마다. 퇴근길에 삼겹살을 구워 먹거나 고소한 닭 튀김을 뜯는 즐거움에 몸과 마음은 이미 익숙해져 있다. 그렇게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집에 돌아가서는 문을 열자마자 반겨주는 애완견을 쓰다듬으며 행복감을 느낀다. 그러다가 살처분 등 무자비한 동물 학대 현장을 뉴스로 지켜볼 때는 심한 불편함을 느낀다. 세권 모두 어느 책 할 것 없이 관행과 윤리 사이 인간의 딜레마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오히려 딜레마라는 점잖은 표현보다는 ‘모순 투성이’라는 표현이 더욱 진실에 가깝다. 모피 코트를 입은 동물보호운동가나 버젓이 ‘소, 돼지, 닭의 살’을 먹으면서 유독 ‘개의 살’을 먹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있다. 채식주의자면서 생선은 동물이 아니라고 우기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공장식 축산의 끔찍한 실상을 알렸더니 유기 축산품을 찾는 경향으로 바뀌면서 오히려 육류 소비량이 부쩍 늘어난 아이러니 역시 마찬가지다. 60%의 미국인이 ‘동물들은 살 권리가 있다.’와 ‘우리는 고기를 먹을 권리가 있다.’는 모순된 명제에 동의한다는 조사는 우리 인식 자체가 얼마나 모순적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동물권리선언’은 우리가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것과 달리 동물들이 더욱 구체적으로 이성과 지성, 감성을 갖고 있음을 여러 사례를 들어 보여준다. 굳이 모두 채식주의를 선택해야 한다고 흑백론으로 주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육식 문화의 메커니즘을 설명하면서 그 허구성을 통해 메탄 가스 등 지구 온난화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간접적으로 제시한다. 좀 더 생명 친화적으로 얘기한다면 육식을 하건, 채식을 하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대방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통각(痛覺)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람과 동물 사이에, 생명과 생명 사이에 나눌 수 있는 공감의 능력이다. ‘우리는 왜 개는’ 1만 2000원,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1만 8000원, ‘동물권리선언’ 1만 2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G20 정상회의/1박2일 체류 생중계] 정상들 무엇을 타고 먹고 마실까

    [G20 정상회의/1박2일 체류 생중계] 정상들 무엇을 타고 먹고 마실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어젠다나 코뮈니케(공동성명서)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대목은 ‘각국 정상이 무엇을 먹고 마시며 경험하는가’이다. 33명의 국가·기구 수장들이 모이는 G20 정상회의에 잠깐 등장하는 것으로도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않은 PPL(Product Placement·특정 상표 간접광고)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품질을 인정받는 동시에 마케팅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까지 노릴 수 있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오해가 없도록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공식 후원사’나 ‘공식 지정’ 등의 개념은 쓰지 않지만, 협찬 업체들이 PPL 효과를 얻는 데는 무난할 전망이다. 의전 및 경호용 차량의 협찬사로는 현대기아자동차(에쿠스 리무진, 스타렉스, 모하비, 카니발 등 172대)와 BMW 코리아(750i 34대), 아우디 코리아(A8 34대), 크라이슬러 코리아(300C 9대) 등 5개사가 선정됐다. 정상들은 국내 양산차 중 최고급형인 현대차 에쿠스 리무진을 타게 된다. 정상의 배우자에게는 BMW 750i와 아우디 A8가, 국제기구 대표에게는 크라이슬러 300C가 제공된다. 11~12일 10차례의 오·만찬이 예정돼 있다. 롯데와 조선, 워커힐, 신라, 인터컨티넨탈 등 최고급 호텔 연회팀이 총동원된다.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 등 5명으로 구성된 식음료 자문위원회와 송희라 한식재단 부이사장 등이 참여한 메뉴 개발팀에서 정상들의 먹거리를 선정했다. 11일 정상 업무만찬과 12일 정상 업무오찬은 회의에 방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단순화한 양식 코스(수프를 곁들인 전채요리-주요리-디저트)가 준비된다. 원래 수프가 없었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입이 까끌까끌할 텐데 수프도 없느냐.”고 지적했다고 한다. 곧바로 떠나지 않고 하룻밤을 더 머물고서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정상들을 위한 12일 저녁 특별만찬은 한식으로 준비된다. 식자재는 우리 땅에서 수확한 계절 특산물이 이용된다. 양식 주요리인 스테이크 재료로는 상주 곶감을 먹여 키운 상주 한우와 횡성 한우를 쓸 계획이다. 서해산 넙치와 남해산 줄돔, 영덕 대게 등 해산물도 정상들의 식탁에 오른다. 환경 및 동물 보호 차원에서 시빗거리가 될 수 있는 상어알(캐비어)이나 거위 간(푸아그라)은 물론 값비싼 송로버섯 등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 같은 채식주의자를 위해서는 주요리로 고기나 생선 대신 두부요리를 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등 이슬람국가 출신 정상들을 위해서는 쇠고기 요리를 준비하되, “신의 이름으로”라고 주문을 외운 뒤 단칼에 정맥을 끊어 도살한 할랄 음식이 제공된다. 주류업계의 뜨거운 구애가 있었던 정상회의 만찬주도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달 G20 준비위가 각 주류업체로부터 받은 만찬주 샘플만 400종류에 이른다. 건배주나 만찬주로 쓰인다면 단박에 뜰 수 있어서다.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건배주 ‘천년약속’은 2004년 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06년 185억원까지 뛰었다. 만찬주 ‘보해 복분자주’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6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급증했다. G20 준비위 측은 프랑스산과 미국산, 뉴질랜드산 와인 350여종을 2개월 이상 시음하면서 오·만찬 메뉴와 어울리는 와인을 추렸다. 정상회의에는 부티크와인(소규모 와이너리에서 한정된 양만 생산하는 고급와인)인 온다도로(Onda D’oro)가 채택됐고 재무장관 만찬에는 바소(Vaso)가 나온다. 온다도로는 미국의 대표적 와인 산지 나파밸리에 있는 한국 회사의 와이너리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와인 양조가인 필립 메카가 양조 총책임을 맡았다. 이는 ‘황금 물결’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이다. 숙소도 관심거리다. ‘국빈이 묵었던 스위트룸’, ‘해외 정상이 격찬한 식단’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 호텔의 대외적 평판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정상들은 롯데와 그랜드하얏트, 신라, 리츠칼튼, 밀레니엄서울힐튼 등 서울 시내 12개 특급호텔에 투숙할 계획이다. 정상들의 투숙현황은 철저한 보안에 부쳐지고 있지만, 코엑스에서 가까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 가장 많은 정상이 묵을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 미군기지와 가까운 호텔을 애용해온 미국은 이번에도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보안을 이유로 450여개 객실을 예약하는 등 사실상 호텔을 통째로 빌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G20 정상회의 D-1]서울 G20 ‘1호 시위’ 채식주의자 ‘알몸호소’

    [G20 정상회의 D-1]서울 G20 ‘1호 시위’ 채식주의자 ‘알몸호소’

    G20 정상회의를 이틀 앞둔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행사장에서는 크고 작은 변화가 눈에 띄었다. 미디어센터 개소부터 기습시위, 안면인식 카메라 설치까지 회의장 안팎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레드’는 무조건 통과, ‘노랑’은 1층만 출입 가능” G20회의 참석자 및 관계자들을 위한 비표가 이날 배부됐다. 그러나 출입구역은 비표 색깔에 따라 확연히 구분됐다. 각국 정상과 대표단에게 안전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코엑스 관리팀이 키우는 금붕어 여섯마리가 수질점검에 나선다. 각국 정상들이 사용할 세정수에 독극물 등 테러 위험 물질이 들어 있는지를 최종 점검하는 ‘명예 경호원’인 셈. 코엑스 측은 “정상들과 대표단이 사용할 화장실에 공급되는 재생수를 하루 두 차례 금붕어가 담긴 어항의 물로 갈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G20 시위 1호’ 주인공도 나왔다.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우하는 사람들’(PETA) 회원들은 채식을 호소하는 기습 알몸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다. 코엑스 일대의 집회 및 시위가 전면 금지된 이후 시위와 관련돼 연행된 첫 사례다. 속옷만 입은 채 온 몸을 파란색으로 칠한 이들은 코엑스 앞 네거리에서 ‘지구를 살려 주세요’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다 5분여만에 강남경찰서로 연행됐다. 쌍둥이, 성형수술 여부, 국적까지 구별하는 최첨단 카메라도 설치됐다. 각 출입구 검색대 옆에 마련된 ‘얼굴인식 무선주파수인식시스템’(RFID) 카메라는 비표에 나와있는 사진과 실제 인물과의 동일성을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신분증 상의 얼굴과 실제 얼굴을 비교해 혹시 있을지 모르는 테러범 등 위험 인물을 가려내기 위한 것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G20 재무회의] 환율 격돌 안압지 대전으로 ‘확전’

    [G20 재무회의] 환율 격돌 안압지 대전으로 ‘확전’

    미국 측의 주도로 불붙은 환율논쟁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시작된 만찬장인 안압지에서도 계속됐다. 만찬장 분위기는 더없이 고즈넉하고 평화로웠지만, 환율을 두고 3시간을 넘게 난상토론을 벌인 각국 대표들의 신경전은 천년 고도(古都)의 연회터까지 이어졌다. 만찬 장소에는 소형 원탁 7개가 마련됐다.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이동하며 현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도록 한 배려했다. 과거 재무장관회의 만찬에서는 전체가 한꺼번에 앉을 수 있는 원탁테이블을 준비했다. 자리배치에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환율전쟁의 양축인 미국과 중국의 재무장관을 같은 테이블에 앉힌 것이 눈길을 끌었다. 정부는 안압지 만찬에서 환율 해법에 대한 끝장 토론을 위해 윤증현 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 셰쉬런 중국 재정부장이 상석에 함께 앉게 해 자연스럽게 의견 조율이 가능하도록 했다. 셰 부장에 대한 헤드테이블 배정은 지역별 대표성이 고려된 것이라는 게 회의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날 만찬 자리가 환율 해법을 위한 담판장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셰 부장과 가이트너 장관은 여성인 라가르드 재무장관을 사이에 두고 앉아 약간의 거리감을 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테이블에는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이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가운데 프랑스, 영국, 캐나다의 중앙은행장과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의장,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함께하면서 환율 논쟁을 이어갔다. 오후 8시가 넘으면서 각국 대표들은 자리를 옮기며 토론을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7개의 만찬테이블에는 ‘궁중 퓨전 한식’이 채워졌다. 전통의 우리 맛을 알리면서도 손님들에게 편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전채(前菜)요리로는 토마토와 아보카도 살사를 곁들인 관자살과 훈제연어 게살 샐러드가 제공됐다. 주 요리는 궁중 잡채와 삼색 밀쌈, 애호박과 연근전, 궁중 해물 신선로, 한우 떡갈비, 농어와 바닷가재구이 등이 준비됐다. 종교적인 문제로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들을 위한 육류와 채식주의자를 위한 채소요리 등도 준비됐다. 인근에서 만찬을 즐긴 실무자들을 위한 먹을거리도 풍성했다. 게살을 곁들인 송아지 안심과 바닷가재구이, 송로버섯 리조토와 콜리플라워 등 양식 위주의 만찬이 제공됐다. 경주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예은”박진영 채식주의자? 통닭도 먹어!”

    예은”박진영 채식주의자? 통닭도 먹어!”

    원더걸스 유빈이 채식주의자임이 의심(?)스러운 박진영의 독특한 식습관을 공개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 3’에 출연한 원더걸스는 “박진영이 미국에서 좋은 레스토랑에 잘 데려 가냐?”는 질문에 “자주 간다.”고 입을 모았다. 예은은 채식주의자인 박진영에 대해 “주로 해산물만 먹으러 간다. 그래서 스테이크를 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진영과 같이 식사를 하면 우리끼리 다시 밥은 먹어야한다.”며 “고급 레스토랑 음식은 뭐가 그렇게 다 양이 다 조금씩 나오냐?”며 불만을 털어놨다.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유빈이 “근데 그거 알고 있냐?”며 “박진영이 취하면 통닭도 뜯어 먹는다.”고 폭탄발언을 해 녹화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편 원더걸스(선예, 예은, 유빈, 소희, 혜림)는 ‘해피투게더’를 마지막으로 다시 미국으로 출국, 전미 27개 도시 단독 투어를 성공리에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KBS 2TV ‘해피투게더 3’ 캡처 서울신문NTN 오영경 인턴기자 o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세자매’ 김영재, 24일 4살 연하 신부와 ‘결혼’

    ‘세자매’ 김영재, 24일 4살 연하 신부와 ‘결혼’

    SBS 일일드라마 ‘세 자매’에 출연 중인 탤런트 김영재(35)가 결혼했다. 김영재는 24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마벨러스 컨벤션 웨딩호에서 4살 연하인 양 모씨와 웨딩마치를 울렸다. 김영재의 신부 양 씨는 대기업에서 미디어 콘텐츠 개발을 담당하는 회사원으로 두 사람은 2년 전 지인의 소개로 만나 사랑을 키워왔다. 이날 결혼식을 치른 김영재 커플은 오는 25일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며 신접살림은 경기도 고양시에 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영재는 SBS ‘달콤한 나의 도시’, KBS 2TV ‘마왕’ 그리고 영화 ‘채식주의자’ 등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사진 = 웨딩투게더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어제 저녁 과식하셨나요…설탕·소금·지방 범벅? 극단적인 채식?

    어제 저녁 과식하셨나요…설탕·소금·지방 범벅? 극단적인 채식?

    음식 앞에 마주한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효자들과, 한 번 시작한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문제아들은 모두 같은 녀석들이다. 바로 ‘설탕, 소금, 지방’ 삼총사다. 밍밍한 맛의 질긴 베이글(도넛 모양의 딱딱하고 담백한 빵)에도 치즈 또는 버터와 설탕 가득한 딸기잼 등을 바르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변신한다. 자꾸만 손이 가는 ○○깡도, 한 번 열면 멈출 수 없는 감자칩도 모두 소금 조미료로 범벅된 짭짤한 맛 때문이다. ‘설탕, 소금, 지방’의 가미로 인한 음식 맛의 끌림이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면서도 계속되는 식탐은 필연적으로 과잉 섭취와 비만으로 연결된다. 감미로운 음식의 유혹과 벌이는 싸움은 행복하면서도 괴롭다. ●사회적 매커니즘서 진단한 비만 ‘과식의 종말’(데이비드 A 캐슬러 지음, 이순영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은 과잉 섭취와 비만의 문제점을 단순히 개별적인 의지력이나 잘못된 습관에서만이 아닌 사회적 메커니즘 속에서 진단한다. 저자 캐슬러는 클린턴 정부에서 미국식품의약국(FDA) 국장을 지낸 소아과 의사다. 그는 향과 색깔 등으로 자신들의 정체를 은폐시키곤 하는 ‘설탕, 소금, 지방’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한편 성분 분석표를 모호하게 표시하고, 가공향료를 첨가하는 등으로 과잉 섭취를 부추기는 식품업계의 이해관계를 신랄하게 지적한다. 또한 이러한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된 소비자들이 얼핏 합리적인 듯하지만, 결국 어리석은 결과를 낳는 선택에 대해서도 꼬집는다. ‘짜지 않은 포테이토칩’이나 ‘기름에 튀기고 치즈를 얹은 브로콜리’,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이 잔뜩 뿌려진 샐러드’ 등을 고르는 손은 궁극적으로 지방과 소금, 설탕을 웰빙스럽게 포장해서 먹을 뿐이라는 냉소다. 미국 하버드 법대를 나온 변호사 출신의 음식평론가 제프리 스타인가튼이 음식을 대하는 시선은 사뭇 다르다. 다분히 실사구시적이다. 모든 음식을 직접 조리해보고, 먹어보고, 겪어본 뒤 그 체험에 인문학적 영역에 대한 탐구를 곁들여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이용재 옮김, 북캐슬 펴냄)를 썼다. 그의 실사구시적이자 학문적인 확신은 ‘인간은 잡식성이다.’라는 명제였다. 그래서 채식주의에 대한 과도한 선망을 비웃으며 채소를 먹는 것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는다. 또한 소금과 술의 지나친 경계를 조장하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한다. ‘설탕, 소금, 지방’에 대한 과한 편견을 공격하는 것이다. ●채식도 편식… 즐기면서 먹어라 일종의 음식 인문·잡학 사전이다. 세계 여러 문화권의 음식 조리법을 접할 수 있고, 맛을 간접 체험할 수 있으며, 다른 나라 특정 음식에 갖는 공포도 극복할 수 있다. 저자의 음식 공포증 사례도 소개했다. 무인도에 가서도 절대 먹고 싶지 않았던 한국의 김치, 이탈리아의 안초비(멸치의 종류), 화장품 맛이 나는 인도의 후식 등이다. 그러나 그는 이 모든 공포를 극복해냈다고 한다. 사뭇 다르게 접근했지만 두 책이 내린 결론은 일맥상통한다. 편식-채식도 편식이다-하지 않고, 과하게 먹지 않는 것, 그리고 즐기면서 먹는 것이다. ‘과식의 종말’은 이에 덧붙여 참는 것이 아닌, 음식을 회피하도록 정한 규칙에 몸을 익숙하게 하도록 훈련하라고 강조한다. 말은 쉽고, 습관은 무섭다. ‘과식’ 1만 5000원, ‘…남자’ 1만 3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3억 5000만원으로 영화 한 편?

    3억 5000만원으로 영화 한 편?

    영화 ‘채식주의자’의 순제작비가 3억 5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발표됐다. 지난해 국내 영화 순제작비 평균이 15억 6000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평균 대비 약 20%에 지나지 않는 액수. 지난해는 국내 영화 순제작비가 2001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2002년 이래 유지해오던 20억원대 선이 무너진 해이기도 하다. 최근 대작 TV드라마의 편당 제작비가 2억원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저예산 영화라 불릴만하다. 이 같은 예산 절감은 촬영 횟수를 최소화한 결과다. 영화의 배급사인 스펀지이엔티 측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는 한 달 20회 촬영으로 영화를 완성했다. 지난해 개봉한 코미디 영화 ‘걸프렌즈’의 총 촬영 회차가 40회였으니 정확히 절반에 해당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저예산으로 촬영이 진행된 만큼 제작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시나리오에 반한 스텝들과 배우들이 선뜻 뜻을 모았기 때문에 제작을 완료할 수 있었다는 후문. 제작비가 적다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강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오늘의 영화-파노라마’ 부문에 진출했고, 연이어 제26회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을 받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사진=(주)스폰지이엔티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반지의 제왕’ 뛰어넘는 소설 원작 영화 나오나

    ‘반지의 제왕’ 뛰어넘는 소설 원작 영화 나오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설 원작 영화들의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릭 라이어던의 판타지 소설 ‘퍼시잭슨과 번개도둑’, 앨리스 세볼드의 2002년 작 ‘러블리 본즈’, 전 세계에서 1800만부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꼬마 니콜라’ 등이 영화화 되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국내 영화 중에는 ‘채식주의자’가 소설가 한강의 동명 연작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개봉을 앞둔 영화 중에는 팀 버튼과 조니 뎁이라는 ‘환상의 복식조’가 다시 호흡을 맞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4일 개봉), 또 다른 복식조 마틴 스콜세지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디파티드’ 이후에 다시 뭉친 ‘셔터 아일랜드’(18일 개봉) 등의 소설 원작 영화가 흥행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밖에도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의 ‘애즈 갓 커맨즈’, 이누도 잇신 감독, 히로스에 료코 주연의 ‘제로 포커스’, 떠오르는 청춘스타 채닝 테이텀과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만남으로 주목받고 있는 ‘디어 존’ 등 다양한 소설 원작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애즈 갓 커맨즈’는 이탈리아 최고 소설가로 꼽히는 니콜로 아망띠의 소설을 영화화 한 것으로, 위태로운 일상을 살아가던 부자(父子)가 그들의 친구가 일으킨 어마어마한 실수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로 포커스’는 일본 최고의 추리 소설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소설이 원작으로 히로스에 료코 외에도 나카타니 미키, 기무라 티에 등 일본의 대표적 여배우들이 총출동한 작품. 일본 아카데미 11개 부문을 휩쓸어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사진= 프리비전 엔터테인먼트, 사진설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소설 원작 영화들. 위부터 ‘셔터 아일랜드’, ‘제로 포커스’, ‘디어 존’, ‘애즈 갓 커맨즈’.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채식주의자

    부모가 싸우는 소리가 들리자 언니 지혜는 동생 영혜의 귀에 덮개를 씌웠다. 어린 동생이 험악한 소리를 듣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언니는 부엌으로 달려가 칼을 숨긴 다음 장독 뒤로 몸을 감췄다. 곧 아빠가 뛰쳐나와 칼을 찾다 부지깽이로 엄마를 때렸다. 어떻게 해도 분이 풀리지 않는 그는 자신을 향해 짓던 멍멍이를 손수 잡아버렸고, 이튿날 밥상엔 개장국이 올라왔다. 평범한(혹은 평범해 보이는) 여자로 자란 자매는 둘 다 평범한 가정주부가 됐다. 어느 날, 꿈에서 깨어나면서 영혜에게 낯선 변화가 일어난다. 일체의 육식을 거부하는가 하면 고기 냄새가 난다며 남편과의 잠자리를 피하는 거다. 보다 못한 가족들이 마련한 자리에서 아버지가 손찌검하며 고기 먹기를 강요하자, 영혜는 칼로 손목을 긋는다. ‘채식주의자’는 야만적인 공간과 짐승의 시간을 참고 버텨야 했던 여자의 죄의식과 도덕적 선택에 관한 영화다. 한 사람 영혜가 아버지의 폭력 아래 지옥을 통과할 동안, 이 땅에선 지배권력이 민중의 목을 죄는 일이 똑같이 벌어졌다. 그러나 누가 죽였는지, 누가 죽었는지, 누가 누구를 억압했는지 밝혀지지 않는 여기는 분명 야수의 땅이다. 꿈에서 지워진 얼굴을 본 영혜는 ‘우리는 인간이 아니었다.’는 진실을 깨닫는다. 알게 모르게 고통과 불면의 밤을 지새웠을 그녀가 무딘 일상에서 벗어나 선택한 ‘육식의 거부’에는 이중의 의미가 있다. 첫째, 짐승의 비릿한 숨결이 서려 있는 우리의 과거를 지우고, 둘째, 땅에 생명의 뿌리를 내리는 순수한 인간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들은 현실의 끈을 놓은 듯 보이는 영혜를 비정상적인 인물로 대하고, 경계를 넘은 그녀가 자기들의 정상적인 영역으로 복귀하기를 원한다. 바꿔 말하면, 동지를 잃은 죄인들이 떠난 자를 되찾아 죄를 다시 공모하려는 형국이다. 그런 이유로, 이야기의 중심엔 영혜가 있으나, 영화는 (가족 및 사회를 대표하는)세 사람-영혜의 남편, 지혜의 남편, 지혜-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현실적이고 이기적인 남자는 넋을 놓은 아내 영혜를 쉬 포기한다. 그리고 지혜의 남편이자 비디오아티스트인 민호는 영혜에게서 아름다움의 에피파니(epiphany·사물이나 본질이 나타나는 순간)를 목격하지만 끝내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떠나게 된다. 두 남자로부터 바통을 이어받는 건 언니 지혜다. 그녀는 평소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던’ 사람이다. 트라우마가 밖으로 삐져나와 쓰러진 게 영혜라면, 지혜는 그걸 가슴 속에다 꾹꾹 눌러 담는 인물이다. 동생을 통해 지혜는 외면해왔던 트라우마와 조우한 셈인데, 두 사람의 ‘공포, 분노, 고통’이 만나는 지점에서 강렬한 빛을 발하던 영화는 바로 그 순간 멈춘다. ‘채식주의자’는 고통을 어루만지길 원하면서도 부숴진 꽃송이를 되살리는 건 자기 몫이 아님을 아는 영화다. ‘채식주의자’는 한강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을 각색한 결과물이다. 지독한 비대중성에도 불구하고 여러 장점이 이 영화를 추천하도록 만든다. 자칫 관념적으로 흐를 수 있는 주제를 어렵지 않게 풀어놓았으며, 배우들의 충실한 연기에서도 인물의 본질에 접근하는 데 기울인 정성이 느껴진다. 18일 개봉. 영화평론가
  • 엄정화·채민서, 영화 위해 ‘쏙’ 뺐다

    엄정화·채민서, 영화 위해 ‘쏙’ 뺐다

    지난해 영화 ‘내사랑 내곁에’에서 루게릭 환자로 분한 김명민이 20kg을 감량해 화제를 모은데 이어, 올해는 채민서와 엄정화 등 여배우들이 과격한 감량으로 화제를 모은다. 18일 개봉을 앞둔 영화 ‘채식주의자’의 채민서는 8kg, 최근 촬영을 시작한 ‘베스트셀러’의 엄정화는 7kg을 줄였다. 올해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돼 화제를 모은 ‘채식주의자’에서 채민서는 악몽에 시달린 이후 거식증에 걸리는 영혜 역을 맡았다. 원래 가녀린 체형의 채민서는 8kg을 더 감량해 키 167cm에 41kg의 체중을 가진 극중 거식증 환자의 모습을 창백하게 질린 얼굴과 전라 누드로 실감나게 드러냈다. 채민서는 “급격한 체중 감량을 위해 혈액은행에서 피를 맞기까지 했다.”는 에피소드를 공개해 ‘여자 김명민’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영화를 촬영하며 육식을 자제했다는 채민서는 “단기간에 체중 감량을 감행해 촬영 후에도 위장약을 계속 복용하고 있다.”며 감량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고 고백하기도 했다. 또 엄정화는 4월 개봉 예정인 스릴러 영화 ‘베스트셀러’에서 창작욕에 사로잡힌 히스테릭한 작가로 변신하기 위해 7kg을 감량했다. 그는 표절 의혹과 이혼으로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백희수로 분해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모습을 연출한다. 불안과 강박증에 시달리는 작가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강도 높은 감량을 시도한 엄정화는 평소 패셔니스타의 모습을 버리고 푸석거리는 머리와 화장기 없는 수척한 얼굴을 드러냈다. ‘베스트셀러’의 제작 관계자는 “엄정화의 예민함을 끌어올리기 위해 촬영이 있는 날이면 하루 종일 식사를 금했다.”고 밝혔다. 또 “감정선을 유지하기 위해 프리프로덕션 단계부터 방송, CF 등 외부활동을 일절 중단한 엄정화는 촬영이 없는 크리스마스에도 서울에 올라가지 않고 혼자 광주 촬영장에 남아 있었다.”며 감탄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에코필름, 블루트리픽쳐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쓰·레·기 소비사회의 씁쓸한 자화상

    저는 쓰레기입니다. 이태 남짓 전 한 개그맨이 입술을 씰룩거리며 “이런, 슈레기”라며 가리켰던 ‘인간 쓰레기’가 아니라 진짜 쓰레기입니다.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있다 보니 많은 것을 봅니다. 길가에 나뒹구는 신문지 한 조각, 빈 포장 박스 줍고서 흐뭇한 웃음 짓는 할머니의 굽은 허리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한 쓰레기통에 처박힌 살 부러진 우산 고쳐 쓰고, 다리 하나가 없어 구박 덩어리로 내버려진 책상에 새 다리를 달아주던 재주많은 손도 또렷이 기억나네요. 옷 기워가면서 계속 물려 입던 의좋은 다섯 형제도 잊을 수가 없네요. 하지만 따스한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대형마트 식품부에서 쏟아져 나오는 유통기한 지난 야채, 과일 등의 음식물, 위생적이라는 이름으로 횡행하고 있는 종이컵과 일회용 도시락 등이 저의 또다른 모습이기도 합니다. 언제부턴가 인간사회에서 ‘효율성과 위생성’이라는 두 단어가 쓰이더군요. 그리고 이 단어들은 현대 사회의 쓰레기 양산에 대해 개개인들이 짊어져야 할 도덕적 부담감을 말끔히 씻어내줬죠. 아무튼 참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헌데 저의 수고를 대신해 쓰레기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한, 우리 쓰레기 집안의 족보와도 같은 책이 나왔어요. ‘낭비와 욕망’(수전 스트레서 지음, 김승진 옮김, 이후 펴냄)이랍니다. 참 고마운 일이죠. 제목이 너무 묵직하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부제가 ‘쓰레기의 사회사’인 만큼 재미있는 역사책 읽듯 읽으면 될 거예요. 이 글을 쓴 수전 스트레서 교수는 미국 델라웨어대 사학과 교수이기도 하니까요. ●대량소비사회가 낳은 산물, 쓰레기 생태계 위험을 고발하는 환경 관련 책도 아니고 쓰레기 처리 문제에 대한 공공 정책 등 해법을 제시하는 책도 아니에요. 그저 쓰레기의 사회문화적 역사를 덤덤히 보여주고 있을 뿐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 쓰레기에 비춰진 인간 세상과 자본주의의 대량 소비 문화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죠. 사실 아쉬움이 많아요. 쓰레기는 여러분의 삶에서 나오고 다시 돌고 돌아서 온전히 쓰이기도 하건만, 쓰레기가 늘어나면 우리 쓰레기들도 힘들어요. 그저 옛날만 그리워할 수는 없잖아요? 쓰레기의 역사를 통해 대량 소비문화가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현미경 들여다보듯 보고 있네요. 산업화 초기만 해도 제지 업체들은 종이를 만들려 넝마를 모았고, 용광로에서는 고철을 모았죠. 고무 공장도 비료업체도 모두 마찬가지였죠. 그런데 산업화가 가속화하고 자본주의가 첨예화하면서 대량생산·대량소비, 나아가서 생산을 위해 소비를 부추기는 가치 전도(顚倒) 현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재사용하는 문화에서 버리는 문화로 대체되는 과정과, 대량 소비사회가 어떤 쓰레기를 어떻게 만들어내고 있는지 끈질기게 추적하고 있습니다. 아, 그렇네요. 우리는 인간 삶의 반사거울인 셈이었군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후반까지 미국 땅에서 살았던 쓰레기 친구들 얘기지만, 우리나라라고 별 다를 게 없죠. ●쓰레기 양산의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무한 반복 모드’로 끝없이 쏟아지는 쓰레기가 여러분들을 불편하게 하나 봐요. 그러나 쓰레기 앞에서 맞는 도덕적 가책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는 마법 같은 두 가지 가치가 있더군요. 그 하나가 바로 효율성이고, 나머지는 위생·보건이죠. 주부를 가사노동에서 해방시킨다는 명분으로 깨끗이 다듬어져서 비닐, 플라스틱 등 포장재에 담겨 판매되는 야채들이며 ‘세균이 득시글거리는’ 수건을 대체하라고 부추기는 ‘크리넥스’와 위생을 위해 종이컵을 써야 한다고 강조하는 종이컵 회사 같은 것들이죠. 여기에 스트레서 교수가 애써 강조하지 않은 또 한 가지는 ‘철저한 분리수거’에 대한 자부심의 허망함입니다. 1970년대 이후 재활용과 분리수거는 확산되고 있지만 쓰레기의 확산 속도는 이를 비웃듯 더 빨라지고 있다네요. 분리수거를 철저하게 하더라도 이런 식의 소비가 계속되는 한 쓰레기 세상에서 벗어나기 힘들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쓰레기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두 인류 그래서 우리는 프리건(freegan)과 브리콜뢰르(bricoleur)를 사랑해요. 프리건은 공짜(free)와 채식주의자(vegetarian)의 합성어입니다. 가능한 만큼 소비하지 않는 대신 공짜를 추구하는 삶이죠. 얼핏 거지와 비슷해 보이지만 ‘반 소비주의’에 기초해 구체적인 행동을 펼치는 이들입니다. 물물교환, 옆 식탁 남은 음식 먹기, 야생 채집 등 반소비, 반자본의 행동강령은 불온하기조차 합니다. 프리건이 이렇듯 조금 과격하게 실천하는 운동가들이라면, 브리콜뢰르는 비교적 온건합니다. 온갖 잡동사니를 갖고 물건을 만들어내는 손재주 좋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죠. 과거에는 집집마다 갖춰진 재봉틀, 연장통이 이런 일을 가능하게 했는데, 요즘에는 쉬 찾기 어렵죠. 헤진 옷을 깁고, 유행 지난 엄마 옷을 딸에게 고쳐 물려 주고, 길가에 버려진 나무 토막 몇 개를 뚝딱거려 멋진 새집을 만들어 주는 등 다양한데도요. 이제는 예술의 영역에서나 겨우 명맥이 유지되고 있을 뿐이죠. 부디 인간 세상에서 프리건과 브리콜뢰르가 많아지기를 바랄 뿐이예요. 2만 1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채민서의 중독성 몸매

    채민서의 중독성 몸매

    3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진행된 영화 ‘채식주의자’ (감독 임우성, 제작 블루트리픽쳐스)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채민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채민서ㆍ 김현성 ㆍ김여진 등이 출연하는 ‘채식주의자’는 악몽에 시달리다 채식주의를 선언하게 되는 영혜(채민서 분)와 비디오아트 작업을 하는 형부 민호(김현성 분) 그리고 점차 방황하게 되는 영혜와 민호 사이에서 어떻게든 현실의 삶을 붙잡고 살아가려 노력하는 지혜(김여진 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2월 18일 개봉한다. 서울신문NTN 현성준 기자 gu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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