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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가뭄… 농심이 탄다

    제주와 전남 등 남부 일부지역과 충남 등 중부지역에 가을 가뭄이 이어지면서 농심이 바싹 타들어가고 있다.11일 제주도에 따르면 평년 10월 상순 강수량은 30∼40㎜였으나 올해는 제주시와 서귀포·성산포가 1㎜, 고산이 0·5㎜에 그쳤다. 더구나 이달 말까지 비다운 비 예보가 없어 가을 가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창 자랄 시기인 마늘과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 등이 충분한 수분을 공급받지 못해 성장에 지장을 받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제주지역 기온도 예년보다 0.9∼1.8도 정도 높아 토양 수분증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농가에서는 24시간 스프링클러를 가동하는가 하면 차량을 이용해 물을 실어나르는 등 물대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박모(55·제주시 구좌읍)씨는 “당근과 감자밭은 24시간 스프링클러를 가동하고 있지만 콩은 이미 말라 죽어가고 있다.”면서 “조만간 비가 내리지 않으면 올 농사는 망치게 된다.”고 말했다. 전남지역에서도 밭작물 생육기인 지난달 강수량이 평균 47㎜로 지난해 137㎜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다음달 중순 본격 출하를 앞둔 김장배추와 무 농가에서는 요즘 비가 내리지 않아 발을 구르고 있다. 영암군에서는 농민들이 밤잠을 설치면서 물주기에 힘쓰고 있다. 더욱이 양파와 마늘 특산지인 무안·함평·해남·고흥·신안 등에서는 모종 이양을 앞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충남지역에도 지난달 18일 이후 비가 전혀 오지 않아 서산·태안·당진군 등을 중심으로 밭작물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이 지역의 8∼9월 강우량은 68.3㎜로 지난해 같은 기간 499.2㎜의 13.7%에 불과하다. 요즘은 콩과 들깨가 여물고 김장채소인 총각무와 쪽파 등이 한창 자라는 시기여서 물 공급이 절실하다. 저수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저수지 29.1%, 해미면 산수저수지가 35.4%에 그치는 등 크게 떨어졌다. 태안군 소원면 의항2리 등 일부 지역에서는 농업용수는 물론 생활용수까지도 절대 부족해 소방차를 동원, 식수를 공급하는 소동이 빚어지고 있다. 제주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비소식이 없고 기온도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보여 가뭄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부고] 학술원 회원 정후섭 박사 별세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인 농학자 정후섭(鄭厚燮) 서울대 명예교수가 8일 오후 8시 숙환으로 별세했다.76세. 서울대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고인은 서울대 농대 교수와 서울대 농업개발연구소장을 거쳐 한국식물보호학회, 한국균학회, 한국식물병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고인은 1984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고 1991년에는 성지학술상을 수상했으며 저서에는 ‘식물병리학’(공저),‘채소병해충방제법’(공저)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고병렬씨와 아들 덕기(미국 라쿠엘연구소 실장)씨, 딸 윤정씨가 있다. 빈소는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2일 오전 10시30분.(031)219-4110.
  • [베리타스·한국법학교육원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 언어논리영역 (논리 6)

    [베리타스·한국법학교육원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 언어논리영역 (논리 6)

    (예 제 1) 다음 중 오류를 발견할 수 없는 것을 고르시오. (1) 모든 정치가는 논리학자이다. 어떤 사상가도 정치가는 아니다. 따라서 어떤 사상가도 논리학자가 아니다. (2) 모든 예술가는 상상력이 탁월한 사람이다. 모든 예술가는 비평가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평가는 상상력이 탁월한 사람이다. (3) 약간의 과학자는 편견을 지닌 분석가가 아니다. 모든 과학자는 비합리주의자이다. 따라서 약간의 비합리주의자는 편견을 지닌 분석가가 아니다. (4) 어떤 육류도 그 환자에게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어떤 육류도 채소류는 아니다. 그러므로 모든 채소류는 그 환자에게 도움을 준다. (5) 모든 종교학자는 위대한 진리 탐구자이다. 약간의 과학자는 종교학자가 아니다. 따라서 약간의 과학자는 위대한 진리 탐구자가 아니다. (해 설) ※ 논리학에서의 ‘약간’의 의미:최소한 하나(한 명)부터 전체까지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1) 정치가가 아닌 논리학자가 있을 수 있다. (2) 비평가이지만 상상력이 탁월하지 않은 사람일 수도 있다. (4) 육류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채소류 전체가 모두 환자에게 도움을 준다고 확실히 단정할 수 없다. (5) 선택지 (1)과 동일한 형식의 오류가 발생함. ( (3) ) (예 제 2) 다음 석이의 논증에 대해서 가장 올바르게 평가한 사람은? 수학에 천재적인 능력을 보인 사람들 중 어떤 사람은 기이한 습관이 있어. 물리학자 중에는 수학에 천재적인 능력을 보인 사람이 있지. 그러니까 물리학자 중에는 기이한 습관이 있는 사람이 있어. ●석이 논증 순진 석이의 주장은 기이한 습관을 가진 물리학자가 적어도 한 사람 이상이 있다는 것인데, 이 세상에는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실제로도 그런 사례를 들 수 있기 때문에 석이가 제시한 논증은 받아들일 만하다. 보람 나는 수학에 천재적이지만 기이한 습관이 없는 아주 평범한 습관만 있는 사람을 알고 있다. 그러니까 석이 논증의 전제는 거짓이고, 따라서 석이 논증은 받아들일 수 없다. 명석 어떤 정수는 음수이고, 양수인 정수도 있으니까 양수인 음수가 있다는 논증을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석이의 논증도 받아들일 수 없는 논증이다. 현명 아인슈타인은 수학에 천재적이고 기이한 습관이 있는 사람이었고 그는 또한 물리학자였다. 그러니까 석이 논증의 두 전제와 결론은 모두 참이므로 그의 논증은 받아들일 만하다. 희망 석이의 논증에 사용된 전제의 참이 그 논증의 결론의 참을 보장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만한 논증이다. (1) 순진 (2) 보람 (3) 명석 (4) 현명 (5) 희망 (해 설) ※ 논증을 정리해 보면,‘A(천재적인 수학자=정수) 중에는 B(습관이 기이한 사람=음수)인 경우가 있다.C(물리학자=양수) 중에는 A인 경우가 있다. 따라서 C 중에는 B인 경우가 있다’이다. 그러나 C가 B에 속하지 않는 A인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논증은 타당성이 없다. ( (3) )
  • [‘하늘길’ 탄 中華대장정] (하) 두 얼굴의 라싸

    [‘하늘길’ 탄 中華대장정] (하) 두 얼굴의 라싸

    |라싸(拉薩) 이지운특파원|라싸로 오는 길과 라싸 현지는 많이 달랐다. 철로가 보여준 원시의 풍광과 이에 어우러진 원색의 채색 위로 라싸에는 여러가지가 뒤섞여 있었다. 많은 면에서 예상과도 달랐다. ●더 오른 물가 철도 개통 이후 예컨대 물가는 낮아졌어야 옳다. 라싸의 일부 물가는 전 중국에서 가장 높다. 베이징에서 1위안(120원)짜리 광천수가 3위안에 팔리는 식이다. 물류비용이 크게 떨어졌다는 정부의 설명대로라면 광천수는 적어도 베이징 가격에 팔려야 정상이다. 그러나 광천수 가격은 그대로다. 채소 등은 오히려 값이 뛰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요 폭증 때문이다.“일부 물가는 더욱 상승할 것이며, 내년부터 화물열차가 본격 운행된다 해도 한동안은 수요를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지 상인들의 전망이다. ●동·서로 나뉜 라싸 한족(漢族)의 숫자도 예상보다 많았다. 공식적인 자료는 ‘시짱자치구 인구의 92% 이상이 장족(藏族)’이라고만 설명한다. 그러나 라싸 시내(城管區) 주민 27만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은 한족으로 집계된다. 돈벌이가 괜찮은 택시 기사의 80% 이상도 한족이다. 한족의 급증세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한족의 유입은 도시 모양새도 바꿔놓았다. 부달라(布達拉)궁을 중심으로 동쪽은 장족의 거리, 서쪽은 한족의 거리로 확연히 나뉜다. 서쪽에는 대형 마트가 연이어 들어서는 등 소비형 거리로 빠르게 변모해가고 있다. 동쪽이라고 변화가 없는 게 아니다.“불과 몇개월새 퇴폐 안마시술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고 현지인들은 전했다. 주민들의 생활상도 ‘당연히’ 달라졌다. 일부 장족 농목민들의 연간 현금 수입 중 절반 이상이 ‘다겅(打工·아르바이트)’이 차지하는 식이다. 한 농목민은 “시내 건설현장에서 잡일을 하거나 집을 지은 뒤 단청 채색을 해주는 일 등을 한다.”고 소개했다. 오후 4시쯤 찾은 샤오자오쓰(小昭寺) 주변의 전통 찻집에서는 맥주를 주문해놓은 젊은이들이 인기스타 청룽(成龍)의 영화가 방영되는 TV를 보고 있었다. 티베트의 100여 ‘생불(生佛)’ 가운데 하나이자, 중국 불교협회 티베트분회 부회장인 나다아왕단쩡(那達阿旺旦增)은 “승려가 되려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돈에 물든 티베트”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변화는 티베트가 돈의 본색에 눈을 떠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찰 앞에서 만나 인터뷰를 한 승려도 돈을 달라 하고, 해발 4000m 고지에서 만나 사진을 찍은 목동도 돈을 내라 한다. 오히려 한족들이 나서 “돈에 물들었다.”고 힐난할 정도다. 양줘웅춰(羊卓雍錯) 호수 주변의 잡상인들은 “한 외국인이 잃어버린 50만원짜리 비행기 티켓을 돌려주면서 그 가격을 다 받아낸 적이 있다.”고 자랑까지 한다. ●중국의 폭력에 대한 공포 눈에 드러나지 않는 변화도 있다. 심리적인 위축이다.‘정치’ 등 민감한 질문에는 거의 모두가 기겁을 한다.‘정치에 관심없다.’는 내용으로 한국의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했던 한 택시기사는 기자에게 “별 일 없겠지?”라고 되물으며 좌불안석이다. 티베트를 관찰해왔다는 한 외국인은 이같은 ‘공포’의 근원을 과거 티베트 독립운동 시기에 가해진 중국 정부의 폭력 진압에서 찾았다.“중국군의 폭력을 겪었던 세대들은 마음 한구석에 응어리와 상처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그 군대와 군인은 라싸 시내 곳곳에 포진해 있다. 특히 라싸시 간선도로의 하나인 진주루(金珠路)를 동에서 서로 달리다보면 ‘시짱 군구(軍區)’를 비롯, 적지않은 수의 군 부대와 군 훈련 및 관련 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 한 현지인은 “도시에도 산에도 사찰에도 곳곳에 사복 군인이 숨어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곳에 독립 움직임은 없다.”고 단언했다. 하긴 라싸 시내에서 가장 눈에 띄고, 높고, 현대식인 건물은 공안국 건물이다. 시짱자치구의 한 한족 고위 공무원은 “외세가 달라이라마 등을 부추겨 독립을 사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짱자치구의 소개로 찾은 한 농목민의 가정에는 집안에 모셔놓은 신주 단지 바로 옆으로 마오쩌둥(毛澤東)·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현 주석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부부는 아침 저녁으로 절을 하며 신주를 모신다고 했다. ●자본주의로 변해가는 라싸 지난 17일 낮 라싸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미국 맥주 버드와이저의 광고판이 여러개 눈에 띄었다. 라싸가 보여준 예상치 못한 여러 장면 가운데 하나였다. 앞으로 하루하루 빠르게 변해갈 라싸의 모습은 고원의 날씨 만큼이나 예측하기 어려워 보였다. jj@seoul.co.kr
  • [열린세상] ‘아산 맑은 쌀’과 ‘대관령 한우’ /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연세 지긋한 분들은 ‘쌀밥에 쇠고깃국’이 우리네 최고급 식단이던 시절을 기억할 것이다. 그때 쌀은 가마니에 담고, 쇠고기는 저울에 달아 팔았다. 어디서 누가 생산한 농산물인지 알기는 힘들었다. 소득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도 농산물 원산지를 따지기 시작했고, 할인점이 늘어나 가격경쟁이 심해지자 ‘얼굴 있는 농산물’을 요구하게 되었다. 브랜드 농축산물이 나타난 계기이다.‘브랜드’는 가축에 낙인을 찍어 소유주를 표시하는 행위에서 유래한 말이다. 1990년대에 쌀을 소량 포장하면서 브랜드를 붙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쌀가게에서 됫박으로 덜어 파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이제는 쇠고기 등 축산물과 과일, 채소에도 브랜드가 붙는다. 그렇게 탄생한 농축산물 브랜드가 5000개를 넘어섰다. 가히 브랜드 열풍이라고 할 만하다. ‘대관령 한우’는 금년에 800여개에 달하는 축산물 브랜드 중에서 대상을 받았고,‘아산 맑은 쌀’은 작년에 근 2000개의 쌀 브랜드 중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들뿐 아니라 농축산물의 우수한 브랜드는 모두가 관련 농가와 농협, 지방자치단체가 헌신적으로 노력한 결과이다. 그들은 시장의 흐름을 읽고 소비자 지향적인 농업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리더들이며 큰 박수를 받을 만한 분들이다. 브랜드 농축산물은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바쁜 생활 속에서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고르기는 쉽지 않다. 정립된 브랜드는 이러한 수고를 덜어준다. 수박 한 통 살 때도 일일이 칼로 삼각형을 찍어 보던 때가 있었다. 브랜드는 수많은 소비자의 마음 속에 형성되는 무형의 자산이다. 현존하는 최고 브랜드의 자산가치는 그 회사 유형자산 규모의 10배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브랜드의 성공을 위해서는 생산현장에서 품질 관리와 일정한 생산규모의 유지가 필요하고, 브랜드 홍보를 위해 많은 투자가 요구된다. 자연에 의존하는 계절성과 규모의 영세성 때문에 농축산물 브랜드의 개발과 유지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정부의 지원이 빠질 수 없는데, 지난 7월에 나온 농림부의 ‘농산물 우수브랜드 육성대책’은 때맞춰 나온 적절한 정책 제안이다. 농산물 브랜드가 지나치게 많은 현재의 실태는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더욱 넓은 지역을 묶어 공동의 브랜드를 만들고 관리하는 것이 앞으로 지향할 방향인데,‘육성대책’에서도 브랜드의 숫자를 줄이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의 ‘선키스트’ 오렌지나 뉴질랜드의 ‘제스프리’ 키위의 사례를 알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수천호의 농가가 모여 오랜 역사를 가지고 철저한 관리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들에 뒤지지 않을 공동 및 지역 브랜드가 만들어지고 있다.‘햇사레’와 ‘안성마춤’이 그것이다.‘햇사레’는 경기도 이천시와 충북 음성군의 2000여 농가와 4개 농협이 참여하는 ‘햇사레연합사업단’의 브랜드이다. 이들은 고품질 복숭아를 생산하여 공동 브랜드를 부착하고 판촉활동을 벌인 결과 수도권 복숭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연합사업을 펴기 전에 비하여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안성마춤’은 경기도 안성시가 16개의 농협을 통해 생산자 네트워크를 만들고 쌀, 배, 포도, 인삼, 쇠고기 등 5개 품목에 붙이는 공동 브랜드이다.1990년대 말부터 수상 경력이 다채로운 ‘안성마춤’은 금년 ‘대한민국 명품 브랜드 대상’에서 당당히 지역 공동브랜드 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러한 성공은 그린 투어리즘으로 연결되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생산현장의 시장을 향한 노력의 결정체가 브랜드이다. 브랜드는 궁극적으로 소비자 선택을 통해서 뿌리를 내리게 된다. 우리 농축산물 브랜드는 아직 미숙한 작명 단계부터 소비자 충성을 유발하는 완성단계까지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브랜드 농축산물을 애용하고 건설적으로 비판하여 산지의 노력에 화답할 때이다. 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 [인디아 리포트] (20) 투자유치·전략 심포지엄

    [인디아 리포트] (20) 투자유치·전략 심포지엄

    지구촌 거대 시장이자 유망 투자지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 시장에 대한 올바른 진단과 접근법을 모색하기 위한 심포지엄이 19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코트라(KOTRA) 강당에서 열렸다. 코트라와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신문사가 후원했다. 심포지엄에는 기업인과 전문가들이 대거 참가, 인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심포지엄은 홍기화 코트라 사장과 정구현 SERI 소장의 개회사에 이어 1부에선 ‘인도 경제의 미래와 핵심기업’,2부에선 ‘투자환경과 진출사례’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하고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주제발표 중 ‘인도경제의 미래’,‘인도의 투자유치정책’,‘대인도 투자진출 현황 및 투자전략’의 주요 내용을 간추린다. ●“합작 투자땐 분쟁 소지… 단독 투자 유리” 인도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산업을 축으로 지식기반 산업의 중심국가로 부상했다. 인도의 경제성장이 연 8%의 궤도에 진입했으며, 소비증가세도 뚜렷하다. 인도의 물가와 외환보유고, 은행시스템 등 경제체제는 안정됐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30∼50년 동안 가장 빨리 발전할 잠재력이 있는 국가”로 지목했다.2050년에는 GDP가 27조달러로 세계 3위에 도달할 전망이다. 대부분의 품목은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자동승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민간은행은 지분한도가 74%까지, 보험은 26%까지, 나머지 금융업은 100%까지 자동승인된다. 통신은 49%까지 자동승인되며, 그 이상부터 74%까지는 외국인직접투자진흥위원회(FIPB)의 승인이 필요하다. 부동산 임대료는 다소 비싼 편이다. 델리에서 30평짜리 사무실은 월 250만원 가량 한다. 주택은 월 200만원 가량. 공장터를 보면 노이다에서 매입할 경우 평당 100만∼200만원, 임대는 월 2만원 수준이다. 뭄바이는 주택과 사무실이 델리의 1.5∼2배 정도로 인도에서 가장 비싸다. 최근 우리의 인도 투자 특성이 현지 이익의 재투자와 함께 은행·제철·통신·보험·유통 등으로 업종이 다양화되고 있다. 우리의 인도 투자가 괄목할 성과도 내고 있다. 삼성과 LG전자가 가전시장을 휩쓸었고, 현대차가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유망 진출분야로는 수요 증가부문인 가전·자동차·통신, 인도정부 지원부문인 IT·섬유·인프라, 생산기반 확충부문인 기계류·설비류·중간재·부품,·부동산·건축업 등이 대표적이다. 인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인프라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단독투자가 유리하다. 합작투자시 의사결정이 느리고 분쟁에 시달릴 소지가 많다. 또 부품과 소재 구매, 관리 인력 등에서 현지화에 집중해야 한다. 협의는 의사 결정권자와 진행하고, 주요 협의사항은 문서로 보관하는 등 인도의 상관행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부실채권 8.8%… 中보다 금융산업 전망 밝아” 브릭스(Brics) 국가 가운데 인도는 2011년 이후 중장기적인 투자 매력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인도 경제는 대외 충격을 흡수하는 경제 안정성도 중국보다 높다. 인도경제는 민주적 제도와 서방과의 우호적 관계란 요소로 볼때 서구자본이 장기적으로 중국보다 더 선호하는 대상이 될 잠재력이 높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대한 수혜국이 되고 있다는 유리한 국제정치적 위치도 빼놓을 수 없다. 반면 인도의 약점으로는 열악한 사회간접자본, 심각한 관료주의와 규제,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을 들 수 있다. 사회전반의 부패는 중국보다 더 심한 상황이다. 세계은행 등의 조사에 따르면 사업착수와 사업청산 등에 걸리는 시간이 중국보다 2배에서 10배까지 더 걸리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당장의 사업환경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세계은행 연구에 따르면 인도는 중국보다 해고가 더 어렵다. 지표상으로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2배이상이 된다. IT산업은 인도 경제성장을 선도한다. 특히 단순 가공에서 최근 고부가가치 분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과거 일반 금융 소프트웨어를 가공했다면 이제는 미국 월가에서 이뤄지고 있는 금융분석 업무도 맡고 있다.JP모건은 뭄바이에 2000명의 인도 두뇌들을 금융 업무 및 연구인원으로 채용하고 있는데 향후 4배 이상 증원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 이같은 추세를 보여준다. 또 타타와 위프로, 인포시스 등 인도의 IT기업들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금융산업은 미래의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중국보다 안정성도 높다. 부실채권은 중국이 22%인데 비해 인도는 8.8%에 불과하다. 중산층 증가로 소매금융시장도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뭄바이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2월 현재 6095억달러로 중국을 앞서고 있다. 인도 기업들도 주식·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섬유·자동차·SW등 투자 100% 자동승인” 인도 정부의 외국인직접투자(FDI)에 대한 규제는 100%까지 자동승인, 일정 지분까지 자동승인, 정부 승인이 필요한 업종, 투자가 금지된 업종 등 크게 네가지로 분류된다. 자동승인이 된다해도 관련 법규를 충족하고 그 법에서 요구하는 면허 등을 취득해야 한다. 자동승인 분야는 자금을 투입한 지 30일 이내, 외국인 투자자에게 주식이 배당된 뒤 30일 이내에 중앙은행(RBI)에 신고하면 된다.100%까지 허용되는 분야는 광업, 섬유업, 자동차, 보석, 식품가공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등이 있다. 수출증진과 FDI유치를 위해 지난 2005년 만들어진 경제자유구역(SEZ)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자동승인이 되지만 지분제한이 있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영세기업 지정품목으로 24%까지 투자할 수 있다. 영세기업 지정품목은 투자규모가 1000만루피(약 2억 820만원)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일반 기업도 이 분야의 영업을 허가받을 수 있으나 이 경우 생산품의 50% 이상을 반드시 수출해야 한다. 항공이 49%까지 투자할 수 있고 은행업종에는 74%, 보험업은 26%까지 가능하다. 자동승인 대상이 아닌 분야는 외국인직접투자진흥위원회(FIPB)의 심사를 받게 된다. 인도에 이미 합작투자나 기술이전 등의 계약을 맺은 기업이 기존 투자 분야와 동일한 분야에 신규 투자나 기술협력을 더할 경우 RBI에 등록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와 유사하다. 담배업과 차(茶)업종, 배달업(편지배달 제외) 등은 FIPB 승인을 받으면 100% 투자할 수 있다. 방위산업과 신문 등 뉴스간행물은 26%,FM라디오는 20%까지 투자할 수 있다. 일정 지분까지는 자동승인이나 이를 넘어설 경우 FIPB의 심사를 받는 경우도 있다. 공항의 경우 74%까지, 정보통신은 49%까지는 자동승인이지만 이를 넘어설 경우 승인이 필요하다. 일부 업종은 외국인 투자가 아예 금지된다. 단일브랜드 유통을 제외한 소매업이 그 예다. 나이키 등의 단일 브랜드는 유통이 되지만 월마트 등의 할인점은 외국인 투자가 아직 금지돼 있다. 이밖에 원자력에너지, 복권·도박 등도 외국인이 투자할 수 없다. 농업 중에서도 원예, 화훼, 종자개발, 채소 등에는 외국인의 투자가 100%까지 자동승인되고 나머지 업종은 투자 금지다.
  • 절이 왜 저잣거리로 나왔을까

    절이 왜 저잣거리로 나왔을까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은 쌀집이며 방앗간, 채소가게, 어물전 등이 다닥다닥 들어서 있는 전형적인 재래시장. 그런데 이 시장 한쪽 3층짜리 건물 2층에는 ‘열린선원’이란 독특한 절집이 들어서 있다. 지난해 6월 태고종 사회부장 법현(48) 스님이 대중 속으로 파고드는 ‘저잣거리 포교’의 원력을 세워 문을 연 선원. 처음에는 시장 상인들 사이에 “절 집인지 뭔지 모르겠다.”는 말들이 무성했지만 차츰 입소문이 번지면서 신도 수가 200여명을 넘어섰다. ‘열린 절’로 통하는 이곳은 아무래도 보통 절집이나 선원과는 사뭇 다르다.60평짜리 법당과 공양간, 요사채를 합쳐 모두 100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찾아드는 신도들의 절에 대한 애정과 신심은 예사롭지가 않다. ‘열린 선원’은 원래 조계종 적문 스님이 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를 운영했던 자리. 적문 스님이 평택 수도사 주지로 옮기면서 법현 스님이 참선 포교당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그러면 법현 스님은 왜 이곳 저잣거리로 절을 들여왔을까. 선(禪)의 수행단계를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한 심우도(尋牛圖) 10단계 중 마지막인 입전수수(入廛垂手). 바로 시장거리에 들어가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한다는 정신이다. 시장 상인들을 일일이 찾아가 전단과 책자들을 나눠주는 등 발품을 판 때문인지 지금은 시장 상인과 손님뿐만 아니라 멀리서도 찾아드는 신자가 늘고 있다. 지난해 선원 개원 때부터 매주 빠짐없이 선원을 찾고 있다는 김판수(67·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4동)씨는 “불교의 원 정신과는 한참 동떨어진 채 원형을 잃어가는 요즘 절집들과는 달리 우리 문화의 원형질을 순박하고 진솔하게 찾을 수 있는 분위기가 참신하다.”고 말했다.‘차례상에 술 대신 차 올리기 운동’이나 어린이 생태체험도 대중적인 인기를 더한 프로그램들이다. ‘열린 선원’이란 이름답게 선원의 운영은 비단 불교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인근 교회의 목사를 초청해 설교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하고 법현 스님이 교회에 가서 설법을 하기도 한다.‘쉽고 유익하고 재미있는 불교’를 표방하는 선원답게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제대로 된 참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3∼6개월 과정의 불교아카데미 코스는 제법 엄격하다. 지금까지 4기에 걸친 아카데미를 거쳐 나간 신자만 해도 80여명. 참선도 간화선뿐만 아니라 묵조선이나 위파사나를 연결해 다양한 이론과 실제를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법현 스님은 “일반인들에게 참선이 널리 번지고 있지만 어렵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며 “기본교리와 수행론을 터득한 뒤 참선을 하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스님 말마따나 선원은 3∼6개월 과정의 기본 교육을 거쳐 삼귀의와 오계를 받은 사람만 신도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우리의 불교 포교는 용어도 어렵고 친절하지 못한 측면이 많아 신자이면서도 불교를 잘 모르고 신앙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법현 스님. 그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효과적인 수행을 통해 평화와 깨달음을 얻도록 돕는 선교방편연구소를 설립할 원력을 세워놓고 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25분) 호주에서 불법 체류중인 외국인을 고용할 경우 최고 5년까지 구형할 수 있는 법안이 의회에 상정됐다. 호주 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2600여명의 한인 불법 체류자들도 큰 제약을 받게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노동인력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위해 일정부분 불법 노동을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각종 말린 채소에서 묵나물, 제철 꽃으로 담근 천연주스까지. 다양한 건강저장식으로 신장 질환에서 벗어나고, 가족 건강을 꽉 잡고 있는 백금자 주부만의 건강저장식 비법들을 알아본다. 또 이비인후과 전문의 원유성 박사와 함께 아침저녁 커진 일교차로 증상이 더 심해지는 알레르기 비염에 대해 알아본다.   ●도전! 성공시대(SBS 오후 7시5분) 30도에 육박하는 기온.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경포대에서 도전자들에게 화끈한 특명이 내려졌다. 바로 인내심 테스트 ‘2인 1조 겨울화보촬영’. 모피코트를 입고 더위를 참아내야 하는 인내심과 파트너와의 호흡. 과연 두 박자를 모두 갖춘 예비 프로모델은 누구인지 지켜본다.   ●가족愛발견(MBC 오후 7시20분) 특별한 개인기 없이 사람들을 웃기는 게 특기라는 ‘와룡봉추’의 고명환. 개그와 배우 생활을 넘나들며 활약을 펼쳤던 그였지만, 교통사고로 방송활동을 중단해야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런 그가 오랜 공백기를 딛고 돌아왔다.‘개그야’무대에 선 인생 제 2막 3장을 여는 고명환의 얘기를 들어본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한동안 잊으려고 했던 동생 생각에 자꾸만 눈물이 흐르는 우숙씨. 그러나 슬픈 아내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는 로맨틱한 남편 하영씨 덕에 피식 웃음이 난다. 한편, 새벽부터 목이 아프다던 우미씨의 남편 정일영씨는 새벽 일을 마치고 와서도 끙끙대더니 자리에 앓아눕고 마는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대다수가 나이 듦을 서러워하고 부끄러워하며 역할 없는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지 못해 괴로워한다. 두려움 없이 씩씩하게 생을 즐기는 노년,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기 위해 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노년 전문가 유경씨와 함께 풍요로운 노년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눈다.
  • [이주일의 어린이책] “채소밭 잔치 놀러오세요”

    여기는 할아버지의 채소밭. 양배추, 방울 토마토, 당근, 감자, 호박이 쑥쑥 키재기를 하는 밭에 무성한 잡풀들을 어째야 하지? 채소잎을 마구 갉아먹는 무당벌레들은 또 어째? ‘채소밭 잔치’(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고향옥 옮김, 우리교육 펴냄)는 한장한장 그림 자체를 감상하는 기쁨만으로도 가슴이 꽉 차는 그림책이다. 강렬한 원색, 익살맞은 붓터치의 수채화가 어른들의 잠자던 동심까지도 몽롱하게 일깨울만하다. 알록달록 꿈틀꿈틀, 운동감 왕성한 색과 선의 조화에 유아 독자라면 덮어놓고 매료당하고 말 터. 잡초와 무당벌레떼를 없애버리려 마음먹었던 할아버지. 하지만 문득 마을잔치 생각이 나자 이것저것 밭일을 다 팽개친 채 부리나케 마을로 달려가 버린다. 이 책의 참맛은 그 다음 상황부터이다.“우리도 잔치를 벌이자!” 할아버지가 떠나기 무섭게 채소밭은 유쾌한 난장판으로 돌변한다. 무당벌레, 방울 토마토, 덩굴여지, 감자, 참마, 우엉…. 채소밭 식구들이 떠들썩한 잔치를 벌이는데, 싸우고 뛰고 구르고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등에 28개의 점이 찍힌 이십팔점 무당벌레는 방울토마토 잎을 갉아 포스터를 만들지 않나, 그런 무당벌레가 얄미워 방울토마토는 버럭버럭 역정을 내지 않나…. 해프닝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잔치판으로 즐거운 상상에 빠져 있던 아이들은 또 어느새 서정의 우물에 푸욱 잠기게도 된다. 불콰하게 술이 오른 할아버지가 흥에 겨워 돌아오는 달밤 풍경은 그대로 그림이다. 감자 위에 양배추, 양배추 위에 빨간 당근이 채곡채곡 포개져 곡예를 벌이는 잔치마당에 할아버지는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 천둥 고함을 지르지나 않을까. 애당초 마음처럼 잡초와 무당벌레들을 내쳐버리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한 어린 마음들이 ‘후유∼’ 안도의 한숨을 쉬기까지 눈깜짝할 사이의 즐거운 반전이 놓였다. 달밤의 난장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툭 내뱉는 할아버지의 순한 한 마디,“우리 밭에 달님이 떠올랐구먼∼.” 짧은 글, 좁은 행간에서 배어나는 은유의 묘미가 배가 부르도록 푸짐하다. 상생(相生)의 의미가 절로 가슴에 스며드는, 정말 요령많은 그림책이다.4세 이상.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부엌의 진화…자연 숨쉰다

    부엌의 진화…자연 숨쉰다

    부엌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부엌에서 채소가 자라고, 음식찌꺼기는 채소의 거름으로 쓰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부엌 자체가 예술작품이라면 부엌일이 더없이 즐거울 텐데. 7일부터 10월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생활디자인-부엌×키친’전에 가보면 이같은 모습이 완전히 꿈만은 아닐 것 같은 생각이 들 것 같다.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우리 부엌이 변해온 진화과정과 미래의 모습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자리. 절구로 쌀을 찧고, 키질을 하고, 장작으로 불을 지피고, 밥상을 들고 방으로 오르내리던 부엌의 모습이 일부 재현되고, 이후 서구화로 급속히 도입된 입식부엌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재래식에서 입식부엌으로 바뀐 시기는 급속한 서구화와 함께 한국적 정체성이 혼란을 겪던 과도기적 시기. 그래선지 전시에선 예전의 부엌이 오히려 자연친화적이었고 한국적 정체성 또한 강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특히 국내외 디자이너와 작가 12명이 설계한 미래의 부엌은 매우 흥미로운 구경거리가 될 듯하다. 일본 작가 하시모토 유키오의 작품 ‘미니멈 키친’은 어디서나 펼쳐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키친. 단순한 가구 같지만 열면 주방이 되고, 일부만 열어서 보면 예술작품의 오브제 같기도 하다. 친환경 스타일 프로젝트로 제작된 작품 ‘재배부엌’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부엌에서 직접 신선한 채소를 기를 수 있고, 아이들은 매일매일 생태계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부엌을 지향한다. 이밖에 최소한의 공간에서 간단한 요리를 만들기 위한 ‘식탁부엌’, 조리도구들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부엌에 사는 작은 생물로서 모두의 얼굴에 미소를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작된 ‘KOOK’, 보통은 패스트푸드를 먹지만 가끔은 요리하기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미니 부엌 ‘양동이를 내려라’, 화분의 물높이만 보기만 해도 식물이 목이 마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플라워 파워’ 등도 흥미로운 작품이다.(02)580-1498.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8월 생산자물가 0.8% 급등

    수해 때문에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8% 올라 지난해 7월(0.8%)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올 들어 2월과 6월에 보합세를 나타냈을 뿐 나머지 달에는 전월 대비로 계속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은은 농림수산품 가격이 6.5% 오른 데다 공산품도 고유가의 영향으로 0.6% 오르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선어 및 조개류·축산물 등이 내림세였지만 채소류·과실류 값이 급등하면서 농림수산품 가격 상승폭이 커졌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Local] 전남 중국산 채소류 국산 둔갑 기승

    폭염으로 채소류 값이 폭등한 틈을 노려 중국산이 국산으로 둔갑해 팔리고 있다.4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남지원에 따르면 올 들어 광주와 전남에서 중국산 농산물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하다 적발된 게 20건이다. 유형별로는 당근 8건, 양파 3건, 대파·브로콜리·호박 각 2건, 더덕·도라지·토란줄기 각 1건 등이다.
  • [업계소식-새상품] 음식물쓰레기 액상화 처리 ‘크린박스’

    [업계소식-새상품] 음식물쓰레기 액상화 처리 ‘크린박스’

    환경전문기업 ㈜코리아크린시스템은 소화 분해를 통해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크린박스´를 선보였다. 삼양통상과 공동으로 5년간 20억원을 들여 개발한 이 제품은 탈수 건조로 감량하는 기존 처리기와 달리 음식물쓰레기를 액상화해 완전 소멸시킨다. 삼양통상 측의 설명에 따르면 고농도의 미생물이 음식물쓰레기와 균체 흡착반응을 일으켜 산화작용을 하므로 자체적인 탈취효과가 있으며, 유기물질 분해 능력이 좋은 저온의 미생물을 사용해 인체에 해가 없다. 제품의 모든 기능이 자동으로 제어돼 관리가 편하고 에너지 소모가 적어 경제적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밥, 면류, 육류, 생선, 채소 등은 5시간 이내에, 섬유질이 많은 식물의 뿌리나 줄기는 24시간 이내에 완전히 처리된다.”며 “기존 처리기는 강제 가열로 탈수하기 때문에 고온으로 인한 악취가 심하고 잔여물이 남지만 이 제품은 잔여물이 전혀 남지 않고 악취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허, Q마크, ISO인증서, 벤처기업 인증서 등을 받았다. 제품문의 1566-7575.
  • [한민족 문화유전자를 찾아서] 사회·생활상징(중)

    한·중·일 삼국의 문화를 비교할 때 일본은 날(生)문화, 중국은 불(火)문화, 한국은 비빔밥 문화라 할 수 있다. 일본은 날 것을 주로 먹는다. 대표적인 것이 생선회이다. 소나 돼지처럼 네발 달린 동물을 주로 먹기 시작한 것은 메이지(明治)유신 이후라 한다. 중국 음식은 거의가 높은 온도에 순간적으로 데치거나 튀겨 먹는다. 물론 이는 기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 비빔밥- 조선 3대음식중 하나로 멋·맛 듬뿍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일본처럼 날 것을 먹거나 그렇다고 중국처럼 전적으로 튀겨 먹거나 데쳐 먹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특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 음식은 비빔밥처럼 여러 가지를 섞었을 때 본래의 재료와는 다른 독특한 맛을 낸다. 그래서 한국 문화를 비빔밥 문화라 한다. 이 같은 삼국의 문화 차이는 집과 탑들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일본은 날 것을 주로 먹듯이 집들의 재료도 하나같이 나무를 써 집도 깔끔하고 반듯하다. 그래서 탑도 목탑이 주류를 이룬다. 중국의 전통 집들은 거의가 불로 구운 벽돌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탑도 구운 벽돌로 만든 전탑이 주류를 이룬다. 반면 우리나라 집은 일본이나 중국과는 달리 나무, 돌, 벽돌을 두루 써 탑도 목탑, 석탑, 전탑 등 종류가 다양하다. 우리문화는 한마디로 다양한 문화가 섞인 비빔밥 문화라 할 수 있다. 우리 문화의 특징처럼 비빔밥은 쌀과 달걀, 참기름, 나물, 쇠고기, 김 등 온갖 재료를 넣어 고추장에 비벼 먹는 복합음식이다. 비빔밥의 특징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가격에 비해 영양과 내용물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거기에 특별히 저항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없고 또 저 열량이면서도 맛과 멋의 흥취를 느낄 수가 있어, 기능성 식품 또는 다이어트식품으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비빔밥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주비빔밥이다. 전주비빔밥은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의 하나로 꼽힌다. 그 이유는 천혜의 지리적 조건하에서 생산된 질 좋은 농산물의 사용과 거기에 장맛과 깊은 정성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전주비빔밥에 포함되는 자료는 무려 30여 가지에 이르며, 모두 음양오행에 근거를 두고 오색오미의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조선후기 고추가 들어오면서 우리의 음식문화에 혁명을 가져온다. 강렬하고 매운 맛의 고추장은 김치와 함께 한국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고추와 소스는 여러 나라에서 먹지만 고추장은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음식이다. 정작 고추를 우리나라에 전한 일본도 먹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도 부족해 매운 고추장에 고추를 찍어 먹는다. 맛 중 가장 오래 기억되는 것이 매운맛이라 한다. 그래서 고추장과 김치는 중독성이 강해 한번 맛을 들이면 쉽게 잊지 못한다. 고추장은 강렬한 맛으로 그 자체로도 훌륭한 반찬이 된다. 이를 이용한 비빔밥은 물론 각종 반찬과 국, 찌개, 심지어 떡볶이에 이르기까지 사용범주는 반찬 가지 수 만큼이나 무한하다. ■ 된장 - 식물성 단백질 문화의 정수 김치와 밥처럼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된장이다. 거기에 항암효과까지 있다하여 웰빙 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마디로 된장은 식물성 단백질문화의 정수이다. 장맛은 그 집안 음식 맛의 척도다. 그래서 ‘광속에서 인심 나고 장독에서 맛 난다.’,‘장맛 보고 딸 준다.’고 했다.‘동의보감’에 의하면 “장은 모든 어육·채소·버섯의 독을 지우고, 또 열상과 화독을 다스린다.”고 하였다. 된장의 주원료는 콩이다. 우리는 콩으로만 된장을 만드나 일본에서는 콩과 쌀누룩으로 빚는다. 만주어로는 장을 미순이라 하고, 우리는 메주라고 하며 일본에서는 이를 미소라 부른다. 장은 고구려 때부터 있어와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우리의 장은 현해탄을 건너가 일본의 된장, 미소가 된다. 우리가 즐겨먹는 청국장은 삶은 콩을 짚에 감싸서 온돌 방의 뜨끈한 아랫목에 모셔놓고 발효시킨 ‘즉석된장’이다. 볏짚에 붙어 있는 야생 고초균이 번식하여 실 모양의 끈끈한 점물질을 생성하여 일종의 항생물질이 된다. 장기적으로 먹는 저장식품인 된장과는 달리 즉석된장이지만 그 영양가와 항암효과는 대단하다고 하겠다. ■ 김치 - 한국문화 상징 ‘미래의 식품’ 이제 김치를 빼놓고 한국문화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김치하면 한국, 한국인하면 김치라 할 정도로,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상징이 되었다. 김치는 배추김치를 비롯해 무김치, 오이김치, 해조류 파김치 등 가지 수가 무려 187종이나 된다. 김치의 독특한 맛과 영양학적 가치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많은 국내외의 영향학자들에게 ‘미래의 식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더욱이 조류독감이나 다이어트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빠른 속도로 세계인의 음식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김치는 무, 배추, 오이 등을 소금에 절여서 고춧가루, 마늘, 파, 생강, 젓갈 등의 양념을 버무려 담가놓고 먹는 반찬이다. 김치에 있는 고추를 먹으면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에 의해 몸의 많은 에너지를 사용토록 하여 체지방을 분해시킨다. 고춧가루가 범벅인 김치를 오래 먹으면 자연히 다이어트가 된다. 또한 김치는 담근 직후보다도 완전히 익었을 때 비타민이 가장 많이 함유된다고 한다. 그래서 김치는 채소가 나지 않는 겨울철 비타민 A,B,C 등의 공급원으로, 김치에 첨가된 부재료와 함께 다양한 영양성분을 공급해 주는 한마디로 종합 영양식품이라 할 수 있다. 불고기는 세계에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자극적이지도 않으면서 맛이 있어 누구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불고기는 일반적으로 고구려 때 고기구이인 맥적(貊炙)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어 역사가 아주 길다. 고기를 불에 구워 먹는 음식문화는 세계 여러 나라에도 있지만 우리처럼 양념에 저민 고기를 불로 연기를 내며 구워 먹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 삼계탕- 여름철 보양식의 백미 우리나라처럼 음식종류가 다양하고 철에 따라 체질에 따라 달리 먹는 나라도 없다. 여름철의 보양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삼계탕이다. 삼계탕은 100일쯤 자라 볏이 돋아 제 빛을 띠어갈 무렵에 영계를 잡아 뱃속에 수삼, 마늘, 대추, 찹쌀 등을 넣어 배를 실로 아물려놓고 푹 끓여 먹는다. 삼계탕에는 허한 기를 보충해주는 인삼, 몸속의 혈액을 보족해주는 보혈(補血)식품인 대추, 양(陽)이 허한 것을 보해주는 보양식품인 닭고기 같은 요소들이 음양조화를 이루면서 서로 궁합을 맞춰 몸에 더 좋다. ■ 냉면 - 담백·고상한 민족적 풍미 삼계탕 못지않게 사랑을 받는 것이 냉면과 자장면이다. 냉면은 겨울철에는 이열치열의 음식으로, 여름철에는 그 자체 시원한 국수 맛으로, 가히 사계절음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국수틀로 뽑은 면발을 펄펄 끓는 물에 넣어 삶아 찬물에 바로 씻어내 국수사리를 만든다. 여기에 육수를 부으면 물냉면, 비벼서 먹게 되면 비빔냉면이 된다. 소고기, 돼지고기, 김치, 배, 파, 마늘, 깨소금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냉면은 뛰어난 맛과 높은 영양가, 고상한 민족적 풍미로 입맛을 돋운다. 국수를 주재료로 한 음식은 이웃 중국이나 일본에도 많지만 냉면처럼 영양가가 복합적이고 담백한 맛을 내는 국수는 많지 않다. 소주와 막걸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술로 대중·서민문화를 상징한다. 소주는 태워서 만든 술이라는 뜻으로 증류방식에 의해 만든 술로서 노주(露酒)·화주(火酒)·한주(汗酒)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시기는 고려 충렬왕 때 칭기즈칸의 손자 쿠빌라이가 일본 원정을 하기 위해 고려 왔을 때 전해졌다고 한다. 소주는 특히 몽골의 주둔지이던 개성, 전진 기지가 있던 안동, 제주도에서부터 소주 제조법이 발달하였다고 한다. 이에 반하여 막걸리는 한국에서 개발된 전통술로 빛깔이 뜨물처럼 희고 탁하며, 도수가 낮으며 탁주(濁酒)·농주(農酒)·재주·회주라고도 한다. 고려 때에는 이화주(梨花酒)라고 부르기도 하였는데, 이는 배꽃이 필 무렵 누룩을 만든데서 유래되었다. 막걸리는 술밥에다 누룩을 섞어 빚은 술을 오지그릇 위에 #자 모양의 체다리를 걸치고 체로 막 걸러 만들었다. 막걸리라는 이름은 ‘막걸렀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라 한다. 정종수 국립춘천박물관장 협찬: 삼성
  • [경제정책 돋보기] 농경연 ‘6단계 농가 유형’ 용역안 11월 발표

    [경제정책 돋보기] 농경연 ‘6단계 농가 유형’ 용역안 11월 발표

    정부가 농업 분야에서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접근 방법은 ‘맞춤형 농정’이다. 그동안 획일적으로 ‘평균 수준’의 농가에 맞춰 진행해 온 농업정책을 소득과 품목 등이 제각각인 각 농가의 수준에 맞게 차별화하는 것이다.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 A) 등으로 인한 개방 확대에 대처하기 위한 농가의 경쟁력 확보와 농촌 양극화 문제 해소를 위해 맞춤형 농정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맞춤형 농정을 추진하기 위한 핵심 전제는 농업경영체, 특히 농가의 유형을 어떻게 잘 구분하느냐 하는 것이다. 농가 유형별로 정책의 목표와 지원 방법이 달라지게 돼 잘못하면 양극화를 부추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개별 농가의 소득 등 경영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농가등록제’를 내년 이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농경연 “농업인이 자신에 맞는 유형 선택” 서울신문이 3일 입수한 농촌경제연구원의 ‘맞춤형 농정을 위한 농가 유형 구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농경연은 맞춤형 농정을 위한 농가 유형으로 ‘쌀전업농-원예중소농-축산전업농-고령복합농-고령영세농-부업농’ 등 6단계를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11월말 발표 예정으로 농림부가 발주한 연구용역 ‘맞춤형 농정 추진 방안’의 사전 연구로 진행됐다. 보고서는 3056곳의 농가를 대상으로 지난 2004년 농업소득, 경영주 연령, 영농 형태 등을 주요 지표로 분석한 농가경제조사 원자료를 활용했다. 비슷한 특성을 가진 집단끼리 묶는 ‘군집분석’ 기법을 이용했다. 그 결과 “우리 농가의 상황을 고려할 때 쌀전업농, 원예중소농, 축산전업농, 고령복합농, 고령영세농, 부업농 등 6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분류 결과 쌀전업농의 연평균 소득은 1972만원, 평균 경지면적은 4.2㏊이며, 농업 총수입에서 쌀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73%로 나타났다. 원예중소농의 평균 경지면적은 1.8㏊이며 채소 수입 비중 57%, 소득은 455만원 정도로 파악됐다. 축산전업농의 연평균 소득은 2510만원으로 가장 높고 축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2%였다. 고령농의 기준은 60세 이상이다. 보고서는 쌀전업농, 원예중소농, 축산 전업농에 대해서는 직불제 등 일반적 농업정책과 함께 품목별 특성에 맞는 개별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고령복합농과 고령영세농을 위해서는 사회보장 프로그램과 경영이양 인센티브, 은퇴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업농은 원칙적으로 농업 정책 대상에서 제외돼야 하지만, 농촌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제공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농촌경제연구원 강혜정 박사는 “농업인들이 자신이 속하길 원하는 농가 유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뒤 정부가 유형별로 마련한 프로그램을 지원받도록 정책 방향이 설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림부 “취미·부업농 지원 제외… 연내 확정” 이와 관련, 농림부는 농업 규모와 연령을 기준으로 전업농, 준전업농, 중소농, 영세농 등과 고령농, 비고령농 등으로 세분화한다는 기본 구상을 갖고 있다. 농사일을 취미나 부업으로 하는 고소득 자영업자나 전문직 종사자 등 이른바 ‘취미농’은 정책 지원에서 제외시킨다는 생각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농가 유형 분류 등 맞춤형 농정 추진 방안에 대해 여러가지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농경연의 용역 연구와 농업인 단체 등의 의견을 토대로 올해 말까지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농림부의 다른 관계자는 농경연이 제시한 농가 유형 분석에 대해 “전업농도 쌀, 밭, 축산 등 여러 부류가 있고, 농가마다 소득 수준도 천차만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통계에 입각한 농가의 유형 구분은 현상적인 모습에 가까울 수 있지만,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고려해 농가 유형을 조율할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농경연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농가 유형 분류는 통계청, 농림부, 보건복지부 등에서 통일된 체계를 갖추지 못해 정책 시행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농림부가 농가 유형 중 하나로 분류하는 ‘전업농’은 농업·농촌기본법에 따라 정책적 육성을 목적으로 마련한 개념이기 때문에 맞춤형 농정을 위한 농가 유형으로는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농림부는 이달 중 자체적으로 구상한 ‘맞춤형 농정 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농업인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청계천 복원 1년] 人工 청계천에 自然이 이사오다

    [청계천 복원 1년] 人工 청계천에 自然이 이사오다

    물억새 사이로 흰뺨검둥오리가 새끼들을 데리고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다리 그늘 밑에는 피라미 치어떼가 가득하다. 조심스레 물에 손을 담그니 금세 달아나 버린다. 큰 돌을 들추니 놀란 가재가 줄행랑을 친다. 잠자리채를 들고 풀숲에 들어가 메뚜기를 잡느라 여념이 없는 아이들 머리 위로 왜가리가 큰 원을 그리며 날아간다. 빌딩숲 사이로 고즈넉한 시골 마을 풍경이 연출되는 초가을의 청계천 모습이다. 고가도로가 깊게 뿌리내렸던 복개하천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철새의 보금자리로, 산란을 앞둔 물고기들의 안식처로 자리잡았다. 청계천이 인공적으로 조성된 하천이라 생태적 기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당초 우려를 뒤집은 것은 제발로 찾아와 준 새 식구들 덕분이었다. 청계천 복원 1년을 한달 가량 앞두고 사람의 도움 없이 작은 생태계를 일군 청계천 친구들을 소개한다. ●한강에서, 지천에서…제발로 찾아든 가족들 8월말 현재 청계천에 서식하는 생물은 작은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종류는 식물이 229종(애기똥풀·황새냉이 등) ▲어류 16종(메기·돌고기·납지리 등) ▲조류 26종(병아리·중대백로·왜가리 등) ▲육상곤충 26종(썩덩나무노린재·칠성무당벌레 등)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39종(각다귀류·곳체다슬기 등) ▲포유류 3종(대륙족제비·고양이·집쥐) ▲양서·파충류 7종(아무르산개구리, 참개구리 등)이다. 이 가운데 청계천의 3대 생물로 일컬어질 정도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식생은 물억새와 피라미, 왜가리이다. 이중 한강에서 온 피라미는 전체 어종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피라미는 청계천에서 유일하게 3대를 일군 ‘명문가’이기도 하다. 피라미의 산란기는 5∼8월로 청계천에서 시험방류를 했던 지난해 8월말 청계천에 자리잡아 산란을 시작, 올 여름 두번째 산란기를 맞았다. 청계천에 있는 대부분의 어종은 피라미처럼 한강에서 거슬러 올라온 것들이다. 한강에서 살던 어류가 중랑천과 청계천의 합류부인 살곶이공원 쪽을 통해 청계천에 이사를 온 것이다. 붕어, 미꾸리, 누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 민물고기들은 수질이 좋은 쪽의 하천으로 이동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버들치와 가재는 이와 반대로 발원천을 타고 청계천까지 내려온 것으로 분석된다. ●하류에는 갈매기, 청계천변에는 참외도 주렁주렁 청계천과 중랑천의 합류지점인 성동구 성수1가 살곶이공원 하류 구간에는 괭이갈매기와 재갈매기가 심심찮게 눈에 띈다. 바다와 연결되어 있지 않은 하천에서 갈매기가 발견되는 것은 매우 드문 현상이지만, 청계천에서는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갈매기가 먹이인 물고기의 이동 경로를 따라 청계천까지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서해안∼한강∼중랑천 경로를 따라 청계천까지 오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계천변에서는 참외와 수박 등의 열매채소도 볼 수 있다. 식물은 대부분 바람과 물, 먹이사슬의 상위에 있는 조류 등에 의해 이동된다. 열매채소의 경우에는 새의 배설물 속에 섞여 있던 소화되지 않은 씨앗이 싹을 틔웠을 가능성이 크다. 청계천관리센터 강수학 생태관리부장은 “자연스럽게 이동해온 동·식물들이 이미 인위적으로 이식한 식생의 수를 넘어섰다.”면서 “청계천의 생태서식환경이 그만큼 빠른 시간 내에 성공적으로 조성됐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니들은 반갑지 않아! 새로운 생태복원지로 거듭나고 있는 청계천의 생물 중에는 달갑지 않은 불청객들도 있다. 대표적인 생물은 배스, 블루길, 잉붕어, 붉은귀거북 등 외래어종들이다. 배스와 블루길은 한강에서 거슬러 올라온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까지는 개체수가 많지 않지만 배스의 경우 보라매공원에서 단 몇마리가 연못 전체의 어종을 멸종시킨 전례가 있을 정도로 엄청난 생태 파괴자이다. 최근 모습을 드러낸 ‘잉붕어’의 경우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교잡잉어로 대부분 중국에서 낚시용으로 들여온다. 아직 잉어와 붕어의 잡종으로서 생식능력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토종 생태계 교란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애완용으로 기르다 함부로 놓아주기 일쑤인 붉은귀거북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청계천센터측은 “먹이사슬 상 붉은귀거북의 상위에 있는 것은 사람밖에 없다. 벌써 30여마리를 포획했으나 아직도 눈에 많이 띈다.”고 밝혔다. 유해생물은 동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유해식물로는 주변식물을 다 죽이고 혼자 번식을 하는 서양등골나물,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돼지풀, 주변 식물을 타고 올라가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는 삼환덩굴 등이 대표적이다. 유해식물은 번식력이 강해 아무리 제거를 해도 좀처럼 뿌리뽑기가 힘들다. 청계천 식물계에서 토착화된 외래식물인 ‘귀화식물’의 이입률은 18.5%에 이른다. 서울시 평균인 21∼23%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귀화식물 중에 유해식물이 많아 우려를 낳고 있다. 청계천센터 관계자는 “좋은 의미에서 하는 방생이라고 해도 생태계 교란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청계천의 생태적 기능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청계천의 생태적 기능은 크게 서식지와 산란지 기능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청계천을 영구적인 서식지로 삼는 대표적인 조류는 흰뺨검둥오리이다. 흰뺨검둥오리는 강우 정도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지천과 달리 청계천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청계천을 일시적인 서식지로 삼는 대표적 생물은 여름 철새인 백로과 조류들이다. 이들은 여름철이 되면 하류에 나타났다가 가을이 되면 남쪽으로 이동한다. 특이하게도 철새이면서도 청계천을 반영구적 서식지로 삼고 있는 왜가리도 있다. 본래 여름철새인데도 늦봄이면 나타나 초겨울까지도 청계천 하류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아 사실상 ‘반 텃새화’된 것으로 보인다. 청계천은 도심에서 멸종되어 가는 양서류의 새로운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청계천 부근에 사는 양서·파충류는 복원전 2종에 불과했다. 그나마 아무르개구리는 죽은 채로 발견됐었다. 하지만 현재 청계천에 살고 있는 양서·파충류는 9종이나 된다. 맑은 하천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자라까지 있다. 1급수에 가까운 2급수 수질을 유지하는 청계천은 어류들이 산란을 위해 찾는 ‘산부인과’로도 각광받는다. 대표적인 어종이 잉어로 산란기인 4∼5월 한강과 중랑천에서 거슬러 올라와 청계천에 알을 낳는다. 크기가 작은 잉어는 그대로 머물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잉어는 산란을 하고 다시 중랑천으로 돌아간다. 가물치 역시 산란기인 지난 5∼8월에 맞춰 청계천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오일만 기자의 여의도 프리즘] 고건 ‘실패의 미학’에 승부 걸어라

    고건 전 국무총리는 평생을 ‘우등생’으로 살아 왔다.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들이 모였던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했고 ‘1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총리를 두 번씩이나 역임했다.37세 나이로 최연소 도지사(전남)에 임명된 이후 30여년 동안 무려 7명의 대통령을 보필했다. 세간의 눈으로 보면 더이상 부러울 것이 없는,‘성공한 인생’인 것이다. 이런 그가 필생의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대통령을 향한 꿈이다. 하지만 고 전 총리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2인자’의 잔영이 지워지지 않는다. ‘입은 화를 불러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로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 閉口深藏舌 安身處處宇). 중국 오대십국(五代十國) 시대에 다섯 왕조,11명의 군주를 모셨다는 재상 풍도(馮道·882∼954)가 후대에 남긴 시다. 중원의 ‘난세’에서 살아남은 그의 처세술이 담겨 있다. 왠지 고 전 총리에게서 재상 풍도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진다. 돋보이는 청렴성과 행정의 달인이란 최고의 찬사 뒤에 ‘보신주의’와 ‘무사안일’의 시각이 상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그가 대권을 향해 첫발을 디딘 ‘한국희망연대’ 출범식 때, 적지 않은 네티즌들의 싸늘한 반응도 이와 무관치 않다.“정치인의 옷을 갈아입는 순간 기회주의자에 불과하다.(tks9008님)”,“기회만 살피다가 손 안 대고 코 푸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네요.(aprilist님)….” 물론 이런 비판적 시각과 달리 지지자들은 그의 ‘경륜’과 ‘통합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 깨끗한 과거와 안정감 있는 ‘관리형 CEO’의 이미지 자체가 박근혜·이명박과 함께 ‘빅3 대선주자’로 만든 이유다. 하지만 고 전 총리를 지켜보자면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보통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한다. 과거에 대한 카타르시스, 현재의 감동,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이다. 정치 소비자인 국민들은 ‘관리형 CEO’에게 ‘감동의 정치’를 별로 느끼지 못한다.‘기다림의 달인’으로 불리는 고 전 총리에게선 ‘자수 성가형’ 특유의 감동이 부족하다.‘우등생’ 이미지가 큰 그에게 창업자 특유의 ‘실패의 미학’이 없는 탓이다. 이 때문에 고 전 총리의 대권 승부수는 바로 ‘창조적 CEO’로의 이미지 변신에 있을 듯싶다. 첫 관문은 향후 정계개편과 여권 후보의 선출이다. 고 전 총리가 ‘기다림’만으로 밑그림을 그린다면 그의 정치적 자산은 불어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이 과정에서 추진력과 돌파력이 부각된다면 정치적 외연은 더욱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무임승차’라는 오명을 벗어던질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1인자(대통령)의 길은 분명 ‘2인자’의 길과 다르다. 대선은 온몸으로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가시밭길이다. 만약 고 전 총리가 과거의 명성에 기댄다면 인물난에 허덕이는 여권에서 혹시 어부지리 ‘대통령 후보’는 될 수 있을지 모른다. 고 전 총리는 4일 충북 충주에서 채소 심기 행사를 갖는 등 대권주자로서 현장 체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난세의 리더십’을 각인시키지 못한다면 고 전 총리는 결코 ‘대통령 당선자’의 호칭은 들을 수 없지 않을까. oilman@seoul.co.kr
  • 8월 소비자물가 2.9% 상승

    집중 호우와 폭염, 국제 유가 영향으로 채소류와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올랐다. 품목별는 채소류가 18.6% 올랐다. 장마와 폭염 등으로 배추 100.6%, 수박 56.1%, 무 38.7%, 상추 27.9%의 상승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국제유가 상승 추세에 따라 6.4% 오른 석유류의 가격상승이 두드러졌다. 또 취사용 LPG가격이 3.0% 오르면서 광열ㆍ수도비는 8.6% 상승했다. 국내항공료와 국제 항공료도 각각 7.4%와 4.2% 올랐다. 체감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생활물가는 3.8%, 생선과 채소 등을 포함하는 신선식품은 4.7% 각각 올랐다. 한성희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7월 하순 집중 호우와 8월 폭염으로 농산물과 가구류, 항공료 등이 많이 올랐다.”면서 “그러나 연간 물가는 안정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101세 할머니가 다녀온 저승얘기

    101세 할머니가 다녀온 저승얘기

    숨졌다고 생각된 할머니가 8시간만에 되살아났다가 자기의 예언대로 사흘뒤에 숨을 거두자 그 사이에 별의별 일이 다 벌어졌다. 8시간 동안 「특급저승紀行」을 하고 왔다는 할머니는 한 동안 인기 「스타」 못지않게 관심의 대상이 됐었다. 전남 장흥(長興)군 안량면 수문리에 장수(長壽)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기록적으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장수할머니라고 불렀다. 69년 1백1살이 된 그 할머니가 12월 16일 드디어 숨을 거두었는데 그에 앞선 사흘 동안 이승에 많은 화제를 뿌려 놓고 갔다. 그것은 사흘전의 13일 새벽 4시에 일단 별세한 것으로 생각되어 자손들이 초상 준비를 분주히 하고 있을 때 『염라대왕이 날짜를 잘 못 받았으니 도로 가라고 해서 돌아 왔다…』면서 되살아 난 까닭이었다. 『염라대왕이 어떻게 생겼읍디까?』하면서 인근의 주민들이 밀려 오는데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것 보다도 우선 할머니가 소생하는 바람에 상가(喪家)-길가(吉家)-상가(喪家)로 전전한 후손들의 수선은 엄숙한 죽음을 희극화시키기도 했다. 그러니까 이 할머니는 일생에 두 번 죽은 셈이다. 죽었을 동안의 이야기가 희한할 수 밖에 없겠다. 할머니가 첫 번째로 숨을 거두었을 때다. 유족들은 관례대로 슬프게 곡을 했다. 부고도 인쇄해서 돌렸다. 할머니의 손과 발을 꽁꽁 묶었다. 수의도 입혔다. 관도 준비했다. 상복도 입었다. 모두 1백 20명에 가까운 손자 손녀들에게도 알리고 친척들도 모여 들었다. 장례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웃마을 사람들도 1세기를 살다간 할머니의 명복을 빌기 위해 상가(喪家)에 모여 들었다. 유족과 친지들도 살만큼 산 할머니의 죽음을 슬퍼하지는 않았다. 좋은 세상 살다 갔다고 저승길의 편안과 극락행을 빌기로 했다. 그런데 그 날 낮 12시쯤 되자 병풍 뒤 할머니를 모셔놓은 자리에서 신음소리 같은 것이 새어 나왔다. 가족들과 이웃 사람들이 달려갔다. 죽은지 8시간이나 지난 것으로 생각된 할머니가 눈을 멀뚱멀뚱하게 뜨고 몸과 손을 비틀면서 가는 소리로 물었다. 『아이들아, 나를 왜 이렇게 해 놓았느냐?』 그 자리에 뛰어 든 가족과 친지들은 할머니가 돌아 가셨기 때문에 장례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는 말할 수가 없어서 다만 할머니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할머니의 소생 제2성은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아이고 내가 날짜를 잘못 받았다. 오늘은 초이렛날(음력)이지. 날이 나빠서 염라대왕이 다시 돌아 갔다가 사흘 뒤에 오라고 했다. 어서 나를 풀어다오』 그 때서야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도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할머니의 몸에 감긴 염포를 풀고 수의를 벗겼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할머니가 죽었을 때 보다 더 크게 소리내어 울었다. 그것은 반가운 울음소리였다. 『1백살된 할머니가 살아왔다네』『염라대왕을 보고 왔다네』『그 할머니 몇 년을 더 살아도 좋다는 허가를 받고 왔다네』『먼저 죽은 영감과 만나 울고 헤어졌다네』- 말이 말을 물고 마을과 마을에 번져 나갔다. 할머니를 한번 구경하겠다는 사람, 할머니의 저승 이야기를 듣고싶다는 사람이 떼지어 몰려 들었다. 그 집은 초상집 보다 더 분주해졌다. 동네의 노인들이 저승의 모습을 설명해 달라고 간청해 왔다. 심지어 귀신의 혼을 불러내어 한 노파 무당은 소(蘇)할머니와 처녀시절에 친했던 어떤 여인을 저승에서 불어내어 슬프게 사설을 풀어 내었다. 『…아이고 정심(貞心)아, 우리가 오래오래 만나지 않은 것이 너를 위해 좋으련만 어차피 다시 만날 팔자이니 네가 왔다고 해서 뛰어가서 마중할까 했는데 염라대왕 분부로 도로 갔다는 말을 듣고 너를 위해 춤을 추고 나를 위해 울었다네…』 무당이 둥둥 북소리를 치면서 길게 늘어놓자 듣고 있던 사람들은 탄성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소(蘇)할머니가 스스로 사흘 후에 죽는다고 예언한 말이 퍼지자 어떤 무당은 저승의 전갈이니 갈 때는 아무개의 옷을 갖다 주라는 뻔뻔스러운 소리까지 해 오고-. 되살아 난지 사흘 동안 할머니는 고요한 날을 보내지를 못했다. 소(蘇)할머니는 이곳 태생이다. 어릴때부터 몸이 커서(1백70cm) 여장부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16세 때 같은 마을의 김모씨와 결혼, 4난매를 낳고 78세 때 남편과 사별했다. 소(蘇)할머니는 70이 넘도록 고깃배를 저어 바다로 나가기도 했고 1백살된 68년까지도 바느질을 하고 바지라기를 까서 집안 일을 도와 왔다. 할머니는 역시 남편을 일찍 잃은 맏딸 김복덕(金福德)여인(68)의 집에 의탁하고 살아왔다. 이 늙은 딸의 효도가 동네에 소문이 날 정도로 지극해서 할머니가 도지사의 장수상(長壽賞)을 탔을 때 함께 모범효녀상을 탔다. 이 김여인의 말에 의하면 소(蘇)할머니의 장수의 비결은 고기를 먹지 않았는데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되살아난 날도 밥상에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올렸으나 이 고기는 입에도 대지 않고 겨우 바다생선 몇 점과 채소류로 밥 한 그릇을 거뜬히 없앴다. 또 그 건강법은 목욕에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23년 전에 먼저 보낸 남편의 정을 잊지 못해 매월 보름에는 머리를 감고 몸을 씻고 이른 새벽에 바닷가에 나가 남편의 명복을 돋아 오는 해 앞에서 빌었다는 얘기. 소(蘇)할머니는 외손자들을 다 합하면 자손이 1백20명에 이르는데 5대손 까지 보았다. 할머니는 우연인지 자기가 예언한 음력 10일(12월16일)에 진짜로 고요히 한번 왔던 저승길로 다시 떠났다. 떠나기 직전에는 유가족들의 앞날을 걱정해서 고기잡이는 이렇게 하고 바지라기는 저렇게 까야 된다고 소상히 가르쳐 주는 할머니였다. 할머니가 숨을 거두자 자손들은 신중을 기하기 위해 멀리 읍내에 있는 의사를 모셔와서 진단을 받기도 했다. 장흥(長興)읍의 십자의원장 박예진(朴藝鎭)씨는 『소(蘇)할머니가 첫 번째는 완전히 운명했었다고 볼수는 없다. 호흡이 멎었더도 심장이 약하게 움직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심장이 되살아 나서 할머니는 소생한 것 뿐이다』라고 과학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 그런가하면 점장이와 무당들은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날이 미리 정해져 있다. 할머니는 날짜를 잘 잡아 살아 난 것이다』라고 그럴싸하게 설명하면서 『소(蘇)할머니가 염라대왕을 만나고 왔다는 것만 보아도 알 일이 아니냐』라고 때를 만난 듯 떠벌리고 있다. 장흥=박재홍(朴在烘)기자 [선데이서울 70년 신년특대호 제3권 1호 통권 제 66호]
  • [주말탐방] 香전문연구소 ‘센베리 퍼퓸 하우스’

    [주말탐방] 香전문연구소 ‘센베리 퍼퓸 하우스’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감성공학연구센터 4층.‘센베리 퍼퓸 하우스’라는 이상한 간판을 단 연구소의 문을 밀치고 들어서자 진한 향수 냄새가 확 밀려온다. 또 다른 문을 밀치자 세탁기와 빨래 건조대가 놓여 있다. 향수와 세탁기. 도통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한술 더 떠 세탁기 옆에는 미용실에서나 봄 직한 머리 감는 세면대가 있다. “머리만 감나요. 저는 하루에도 이를 스무 번 닦습니다.” 치약 담당이라는 임형준(43) 조향사(調香師)의 얘기다. 이어지는 말이 더 재미있다. “아무리 쉬었다가 이를 닦아도 치약 향이 입안에 남아 있어 수시로 물을 먹어야 합니다. 그래도 안될 때는 식빵을 잘근잘근 씹죠. 입안 냄새를 없애는 데는 흰 식빵이 최고예요.” 맘에 드는 치약 향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향이 각각 다른 수백개의 치약 샘플을 만들어 보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를 닦는다는 이 남자. 샴푸 담당은 그 옆에서 머리를 감고, 세제 담당은 분주히 세탁기를 돌린다. 그러고는 시도 때도 없이 머리카락에, 빨래에, 화장품에 코를 대고 킁킁거린다.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냄새에 집착하는 걸까. “향이 돈이니까요.” 이 이상한 하우스의 책임자인 김병현(49) 조향사가 기다렸다는 듯이 잘라 말한다.“향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LG생활건강이 프리지어 등 네 가지 다른 향의 섬유유연제로 단숨에 시장점유율 2위로 올라선 것이나 미국 유니레버사의 ‘도브’ 비누가 세계적으로 히트한 것은 향의 힘을 말해 주는 대표적 예다. ●국내 유일의 향 전문 연구소 센베리 퍼퓸 하우스(Scent Berry Perfume House). 영어 발음을 그대로 우리말로 옮겨 간판에 달았다. 쉽게 말해 향(香) 전문 연구소다. 향만 전문으로 연구하고 개발하는 연구소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유통업체인 LG생활건강이 올 3월 서울대 건물을 빌려 처음 문을 열었다. 외국의 유명 유통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차석용 사장이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길게는 제품의 질이지만 단시일내 승부를 낼 수 있는 것은 향과 디자인”이라며 서울과 대전(대덕) 등에 제품군별로 흩어졌던 향료팀을 한데 모은 것이 향 전문 연구소가 탄생한 계기가 됐다. 손에 잡히지 않는 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발상의 전환이 이채롭다. 연구소에 들어서면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향 도서관. 책이 향료병으로 바뀌었을 뿐 용기마다 향의 이름과 종류, 가격 등을 써붙여 놓은 것은 일반 서가 풍경과 똑같다. 물론 데이터베이스(DB)가 잘 돼 있어 찾아보기도 쉽다. 액체 형태로 용기에 담아 보관하는데 이곳에 있는 향의 종류만 7000여종. 귀하고 비싼 향은 특수 냉장고에 넣어 별도 저온 보관한다. 왠지 이곳에서는 사람보다 향이 더 대접받는 느낌이다. “(오일 형태의)장미향 1㎏을 얻으려면 장미꽃잎을 얼마나 따야 하는지 아십니까. 무려 5t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동이 트기 전에 일일이 사람 손으로 따야만 향이 제대로 삽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전 세계적으로 5000종이나 되는 장미나무 중에 향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지중해 연안에서 나는 불가리안 로자 등 딱 2종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1984년 럭키 향료실에 입사,‘동동구리무’와 ‘나너샴푸’에 향을 입힌 것을 시작으로 20년 조향사 길을 걸어왔다는 김병현씨는 향 이야기를 한보따리 풀어놓는다.“장미 등 천연향이 비싼 것은 이 때문”이라는 그는 “우리네 보통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향을 즐기게 된 데는 순전히 합성향료가 개발된 덕분”이라고 강조한다. ●퐁퐁에서부터 향수까지 향 하면 향수나 화장품만 떠올리게 되지만 막상 이 연구소를 찾고 보니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 퐁퐁에서부터 샴푸, 치약, 비누, 향수에 이르기까지 향이 들어가지 않는 제품이 거의 없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이들 제품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주는 향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조향사들의 역할이다. 때로는 기존 향을 입히기도 하고, 때로는 아예 새로운 향을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머릿속에 수백 종류의 향이 들어있지 않으면 ‘속도전’에서 살아 남기 어렵다. 숙달된 조향사는 최소한 천연향 200여종, 합성향 500여종을 구별해낼 수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조향사는 모두 12명. 이들은 매일같이 서가가 아닌 ‘향가’를 드나들며 새로운 향을 만들어 보고 시험한다. 배합법을 조금만 달리 하면 향이 달라지는 만큼 통상 한 가지 신제품을 위해서는 수백개의 샘플을 만들어야 한다. 경쟁사의 신제품이나 세계 유명 향수를 발빠르게 구입해 분석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일과다. ●“술 담배요? 큰일날 소리” “향이란 게 참 묘한 놈입니다. 첫 향이 좋은 놈이 있는가 하면 잔향이 좋은 놈이 있고…. 어떤 놈은 실컷 좋은 향을 내다가도 제품과 결합하면 이상해지기도 해요.” 세제 담당이 세탁기를 가져다 놓고 열심히 빨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제나 섬유유연제가 빨래와 섞이는 과정에서 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말리는 과정에서도 향이 달라져 반드시 건조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코가 생명인 조향사들에게 술과 담배는 금물. 후각을 둔하게 하기 때문이다. 축농증이나 감기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특수 저장실까지 둘러보고 연구소 문을 밀치고 나오는데 조향사들의 얘기가 귓전에 울린다.“소리가 난다고 해서 모두 음악이 되나요. 작곡가가 있어야지요. 냄새도 마찬가지입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조향사 되려면 자격증 제도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조향사가 되려면 화장품 회사 등 관련 기업체나 연구소에 입사해 훈련을 받는 방법과 향료회사에서 전문 조향사 훈련을 받는 방법, 프랑스 이집카(ISIPCA) 등 전문 조향 학원에서 공부하는 방법이 있다. 주로 화학원료를 배합해 향을 만드는 만큼 화학 전공자가 유리하다. 국내에 남자 조향사가 더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조향사는 60∼80명. 크게 맡는 향(취향)과 먹는 향(식향) 전공으로 나뉜다. 연간 15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향 시장은 스위스 지보단, 일본 하세가와 등 외국 회사가 80% 이상을 석권하고 있다. 최근 들어 향 산업이 급속히 성장하는 데다 ‘LG생활건강´, ‘태평양’ 등 국내 업체들도 자체 조향사를 양성하고 있어 직업적 전망도 밝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관련 기업체들은 평소 향에 관심이 많거나 후각이 예민한 신입사원들 가운데 ▲얼마나 빨리 냄새에 반응하고 ▲서로 다른 향을 골라낼 줄 알며 ▲이를 감정으로 표현해낼 줄 아는지를 테스트해 전문 조향사로 훈련시킨다. 초보 조향사는 맨 먼저 향의 계보를 설명해 놓은 ‘향 족보’를 달달 외워야 한다. 처방전(배합법)을 직접 써 자신만의 향을 만들려면 최소한 3년은 지나야 한다. 그렇지만 향은 특허가 없다. 특허를 내는 순간 배합법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샤넬의 유명 향수 ‘넘버5’는 개발된 지 8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정확한 배합법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조향사로 성공하려면 예민한 후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시장에서 먹히는 향을 찾아내는 마케팅 감각이 더 중요하다.”는 게 조향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밤에 향수 뿌리는 여자 윤보임(30) 조향사는 ‘밤에 향수 뿌리는 여자’다. “아침에 향수를 뿌리면 출근해서 향을 제대로 맡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여자 조향사들은 화장도 진하게 안 합니다. 저녁에 퇴근할 때도 좋아하는 향수를 못 쓰고 여러 제품을 다양하게 뿌려야 합니다.” 그는 국내 최고가 화장품으로 꼽히는 ‘후 환유고’(68만원)에 송이버섯향을 입혀 성공시킨 주인공이다. “당귀나 홍삼 향은 너무 흔해서 내키지 않았는데 우연히 백화점에 갔다가 송이버섯 향을 맡고는 이거다 싶었지요.” 그는 지하철을 타든, 시장을 가든 습관처럼 냄새를 맡는다.“우연히 마주친 냄새에서 아이디어를 얻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1999년 LG에 입사, 네 가지 관문을 차례로 뚫고 향료 연구팀에 합류했다. 화장품과 향수 등 ‘맡는 향’ 전문이다.“향을 맡은 뒤 이를 말로 표현하는 테스트가 가장 어려웠다.”는 그는 “냄새를 맡는다는 게 의외로 굉장한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입사 초기에는 퇴근하자마자 무조건 쓰러졌다.”고. 이제는 요령이 생겨 하루종일 향 속에 있어도 두통이 없다고 한다. 주로 오전에는 전날 만들어 놓은 향을 가볍게 맡아보고 팀원들과 의견을 교환한다. 오후에는 배합이나 부양처럼 강향(强香) 작업을 한다. 늘 가습기를 틀어놓고 채소와 비타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코 관리 비결.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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