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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로 얻는 칼로리 16년새 2.5배

    한국인이 술을 통해 섭취하는 에너지량이 16년 사이 2.5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질병관리본부의 ‘우리나라 식품군별 섭취량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주류 에너지 섭취량은 1998년 39.3㎉에서 지난해 100.0㎉로 늘었다. 음료수 섭취 에너지량도 30.6g에서 77.2g으로 2.5배 늘었다. 고기류와 달걀, 우유는 각각 1.5배와 1.2배, 1.6배 증가했다. 반면 곡물을 통한 에너지 섭취량은 12.4% 줄었고, 과일 에너지 섭취량도 98.0㎉에서 89.2㎉로 소폭 감소했다. 채소 에너지 섭취량은 72.7㎉에서 86.4㎉로 늘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일일 섭취 에너지량 2074.5㎉ 가운데 곡물이 988.5㎉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다음이 고기류(230.7㎉)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맛있는 스토리텔링]국가대표급 5대 해장국(중)

    [맛있는 스토리텔링]국가대표급 5대 해장국(중)

     맛있고 몸에 좋은 지역의 음식은 입소문을 타고 각지로 퍼진다. 콩나물 해장국과 재첩 해장국이 각각 전주와 섬진강 하구를 벗어나 호남권과 영남권 전역을 장악한 게 그 예다. 그러나 이들이 전국적 확산에 주춤했던 것은 북상하는 길목인 충북에 메이저급 해장국이 두 개나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방이 가로막혀 풍요로운 바다와 접하지도 않은 충북이지만, 그곳에선 자신들 만의 지혜와 맛으로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었다. 십수 년 전 전남이 지역구인 한 국회의원을 서울 광화문의 다슬기 해장국 집으로 안내한 적이 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음주나 해장에선 남에게 뒤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그 나이가 되도록 다슬기 해장국을 전혀 먹어보지 못했고, 이제 와 보니 참 대단한 맛이라며 뚝배기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그동안 해장은 콩나물 국밥으로만 했다고 한다. 어찌 된 노릇인가. 호남권의 콩나물 해장국이 북상에 실패했지만, 마찬가지로 충북의 다슬기 해장국도 남하하지 못한 것이다. 서로 막강하기 때문이다.  다슬기는 물 흐름이 빠르지 않고 얕은 계곡 상류의 자갈 근처에 많이 서식한다. 모양이 소라처럼 생겼지만 별종이다. 맑은 물이라면 어디서든 자라기 때문에 예부터 부르는 이름도 다양하다. 표준어는 다슬기, 충청에선 올갱이, 경남에선 고둥, 경북에선 고디, 호남에선 대사리, 강원에선 꼴팽이 또는 꼴부리 등이다. 그러나 다슬기 국밥이 해장국으로서 지금의 원형을 갖춰 명성을 얻었던 것은 충북의 남한강 근처라고 볼 수 있다.  해장국은 다슬기를 삶아 국물을 낸 뒤, 그 국물에 된장과 고추장 약간, 아욱, 부추, 양념 등을 넣고 끓인다. 다슬기는 고불고불한 살을 빼내 밀가루와 달걀로 옷을 살짝 입혀서 국물에 다시 넣는다. 들깨나 찹쌀을 갈아 넣으면 걸쭉하고 고소한 맛도 난다. 무침은 다슬기 살을 초고추장에 버무린 것이다. 쌉쓰레하고 약간 비릿한 맛과 향이 입맛을 돋운다. 다슬기 음식은 고단백에다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간 회복과 위 보호, 피부 미용에 좋다.  충북은 놀랍게도 5대 해장국 가운데 또 하나인 선지 해장국의 출생지다. 선지 해장국은 우선 물에 소의 사골과 잡육을 넣어 국물이 뽀얗게 되도록 우려내야 한다. 풋배추를 데친 것이나 시래기를 넣으면 시원한 맛이 더한다. 신선한 선지를 숭덩숭덩 썰고 콩나물, 무 등을 큼지막하게 잘라 넣고 된장으로 간을 하면서 다시 끓인다. 먹을 때 파를 썰어 넣으면 더 좋다.  선지 해장국에는 비타민A가 풍부해 몸속의 독성 물질 배출과 함께 피로 회복에 좋다. 또 선지에는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하다. 콩나물과 무, 사래기 등 몸을 맑게 해주는 채소가 효능을 보탠다. 전국의 중심 위치인 충주에는 조선 때부터 제법 큰 우시장이 섰다고 한다. 당연히 신선한 선지와 잡육, 사골 등을 쉽게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소를 팔아 주머니 사정이나 마음도 넉넉하니, 귀한 살코기는 먹지 못해도 고기 국밥은 생각났을 것이다. 충주 우시장은 1960년대까지 성황이었다고 한다. 선지 음식은 스페인, 이탈리아 등 맛과 멋을 아는 나라에서도 즐긴다.  그런데 콩나물 해장국, 재첩 해장국, 다슬기 해장국과 달리 선지 해장국은 차츰 한양(서울)을 향해 북상하기 시작한다. 재첩이나 다슬기는 아무래도 맑은 하천에서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역을 벗어나는 데 한계가 있고 콩나물은 고기 맛을 아는 도성 사람들 입맛에서 한 수 밀린 게 아닐까.  선지 해장국은 충북에서 북상하다가 경기 양평에 이르렀을 때 ‘세포분열’을 한다. 양평해장국은 선지 외에도 소의 양과 내장 등을 푸짐하게 넣고, 우거지로 개운한 맛을 냈다. 특히 고추기름으로 약간 느끼한 맛을 더해 근세기 고추의 매력에 빠진 한양에서도 입소문이 났다. 선지 해장국과 양평해장국이 닮은 듯, 닮지 않은 듯한 까닭이다. 이제 경성(서울)에 진입한 선지 해장국은 종로 등지에서 우리가 아는 맛집들을 탄생시켰다.  <우거지 해장국집> 시인 노태웅  ...어제를 털고 일어선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  피로를 풀던  어제의 덜 깬 취기가  우거지 해장국집  이른 새벽을 두드리고 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독자의 소리] 금연 또다시 도전하자/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금년은 담뱃값 80% 인상과 함께 시작됐다. 대폭적 인상 시기가 새해 아침과 맞물리면서 많은 흡연인구가 금연 결심에 나섰지만 크게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 채 또다시 연말을 맞았다. 금연이 어려운 건 니코틴의 강한 중독성 때문이다. 잘 분해되지 않는 성질을 갖고 있는 니코틴은 혈관을 타고 이동하다 혈관에 전착되면서 고혈압과 심장질환, 뇌질환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은 강한 중독성과 더불어 우리 뇌에 안정감과 만족감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이기 때문에 담배 끊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흡연 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미국 버펄로보건대학원 연구진은 담배 끊기 가장 쉬운 방법으로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라고 권한다. 과일과 채소에 든 풍부한 섬유질은 사람에게 포만감을 주면서 흡연 욕구를 감소시킬 뿐 아니라 채소와 과일은 담배의 맛을 떨어뜨린다고 한다. 과채류를 섭취하는 식습관의 변화 역시 인간의 강한 의지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입맛은 길들이기 나름이기 때문에 과채류 섭취를 통한 금연은 가장 추천할 만하다. 의도적인 생각이나 의지 없이도 자동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습관으로 정착되려면 66일이라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영국 런던대 제인 워들 교수팀의 실험 결과가 있다. 금연 습관이 몸에 밸 때까지 작은 실천을 지속하는 시도가 중요하다.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 [자치단체장 25시] 박일호 경남 밀양시장

    [자치단체장 25시] 박일호 경남 밀양시장

    박일호 경남 밀양시장은 어렸을 때부터 꿈이 ‘고향 군수’였다. 중학교 3학년이었던 1976년, 개교기념일 날 축사하는 밀양군수를 보고 “나도 군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때부터 그는 군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발씩 나아가며 준비했다. 마산고와 중앙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제34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환경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고 청와대에서 부이사관 근무를 끝으로 공직을 마무리했다. “안정된 고위 공직생활을 일찍 버리고 험지로 뛰어드느냐”며 말리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의 결심은 확고했다. 손꼽히는 법률사무소인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고문으로 근무하며 경험을 쌓는 등 군수가 되기 위한 준비를 계속했다. 그리고 지난해 지방선거에 출마, 38년 만에 꿈을 이뤘다. 밀양군이 1989년 밀양시로 승격돼 군수 대신 시장이 됐다. 박 시장은 “막상 시장이 되니 위축된 밀양시를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도농복합도시로 농업 비중이 높은 밀양시는 농업이 전성기였던 1975년, 인구가 18만 4712명으로 인접한 양산시 인구 12만 7432명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나 인구가 계속 빠져나가 지금은 10만 9722명으로 줄었다. 10만명 선 유지도 장담할 수 없다. 그는 “공업도시로 도세가 계속 커져 최근 30만명을 돌파한 양산시를 보면 “안타까움과 의욕이 교차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9일, 박 시장의 바쁜 하루를 동행 취재하며 ‘38년간 준비한 시장’으로부터 밀양시 발전 방안과 구상도 틈틈이 들어봤다. 박 시장은 “밀양시 발전을 위해서는 농업·공업과 관광산업 등 3대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밀양지역은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자연·지리적인 여건도 좋아 발전 잠재력이 충분하다”면서 “시장과 공무원이 앞장서고 시민들이 힘을 모으면 밀양 부흥을 반드시 이뤄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시장실에서 관광개발사업 보고회가 열렸다. 보고회 중간마다 박 시장은 이동식 화이트 보드 앞으로 나가 수성펜으로 의견을 적어가며 설명을 이어갔다. 박 시장은 주요 회의나 업무보고 때 이처럼 보드에 글을 적어가며 설명할 때가 자주 있다. 미리 공부해 준비하고, 회의에 집중하는 스타일임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보고회에서 박 시장은 사업현장 지형까지 그려가며 우려되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뒤 “정부 예산을 받으려면 중앙부처 해당 공무원들이 사업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부처에 근무하면서 체득한 노하우다. 사업 용역회사 보고자는 “시장님의 설명을 듣고보니 그런 것 같다”면서 “다시 현장을 조사해서 보완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박 시장은 오전 7시 50분쯤 출근해 아침 결재한 뒤 오전 10시 시장실에서 이웃돕기 사랑의 연탄 6000장과 운동화 150켤레를 전달받았다. 이어 오전 11시 삼랑진읍 승진리 임천출장소 준공식에 참석했다. 출장소 마당에서 지역 주민 100여명과 점심으로 소고기 국밥을 먹으면서 식탁을 돌며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오후에 삼남면 기산리 밀양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부자 농촌 으뜸 농업을 위한 농학연계 포럼’에 참석했다. 포럼은 밀양에 있는 부산대 생명자원과학대학 교수들을 비롯해 농업관련 전문가들의 지식을 지역 농업발전에 활용하기 위해 박 시장이 제안했다. 밀양지역은 전국 최대 시설채소 주산지다. 풋고추를 비롯한 들깻잎, 딸기, 얼음골사과, 대추, 단감 등이 주작목이다. 시설채소 재배면적 2022㏊, 과수 재배면적 2352㏊로 각각 경남도 내 1위다. 농업소득은 한 해 7000억원 안팎으로 전국 으뜸이다. 박 시장은 인사말에서 “밀양지역 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농업을 생산·제조·가공·서비스가 복합된 6차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가 여러분의 도움이 중요하다”고 지원을 당부했다. 이병인 부산대 생명자원과학대학장은 “농업기관끼리 소통이 잘되지 않았는데 박 시장이 시정을 맡은 뒤 농업을 위해 노력하는 진정성이 느껴진다”며 “최대한 힘을 보태겠다”고 화답했다.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박 시장은 오후 7시 삼문동 여성회관에서 1시간 동안 열린 사랑방 콘서트를 찾았다. 그가 각계 시민들과 격의 없이 만나는 자리다. 두 달에 한번 열린다. 박 시장은 콘서트에 참석한 사회복지사 140여명에게 시정과 주요 사업 등을 설명하고 질문·답변을 주고받았다. 그는 “일본강점기 건설돼 소음·진동으로 주민 불편이 컸던 밀양강 철교를 시의 건의에 따라 국토부가 836억원을 들여 2019년까지 새로 건설해 주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또 “정부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기상과학체험관을 110억원을 들여 밀양대공원 안에 지어주기로 했다”면서 “2018년 완공되면 울산·부산·창원 등 각지에서 학생을 비롯해 많은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도 했다. 박 시장은 “밀양시가 지금 발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군으로 후퇴할 수 있어 밀양 부흥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며 시정에 관심을 당부했다. 콘서트를 끝으로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향한 박 시장은 “오늘처럼 늦지 않게 귀가하는 저녁에는 와이프와 한두 시간 집 주변을 걷는다”며 “저녁 걷기운동 덕분에 서울 생활 때보다 부부 사이가 좋아졌다”고 웃었다. 박 시장은 “특히 중소 도시는 누가 단체장이 돼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도시 미래가 달라지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리더가 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시민들에게 “능력 있고 열심히 일하는 시장으로 기억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밀양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고기 먹어도 되나요?…암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

    고기 먹어도 되나요?…암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

    김성엽(43·가명)씨는 위암 4기 환자였다. 암세포가 이미 다른 부위에 침투해 병색이 완연해 보였다. 라선영(연세 송담암연구센터 부소장) 연세대의료원 암센터 종양내과 교수는 당장 입원하라며 입원장을 써줬다. 하지만 그는 항암제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치료해 보자는 라 교수의 설득을 거부하고 산으로 들어갔다. “기도를 올리고, 자연식으로 암을 극복해 보겠다”고 장담했다. 두 달이 지나 그는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피골이 상접한 모습으로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혹시 몸이 좋아졌나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했다. 검사해 보니 항암제도 투여하기 어려울 정도로 체력이 고갈된 상태였다. 40대의 젊은 나이에도 그는 처음 진료를 받은 뒤부터 1년밖에 더 살지 못했다. 대한암협회에 따르면 암 진단 직후 환자는 대부분 비슷한 심리 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는 ‘부정’이다. 의사의 진단이 잘못됐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닌다. 이어 “왜 하필 내게 이런 병이 생겼을까”라고 ‘분노’하게 된다. 이후 “내 자식이 결혼할 때까지만 버티면 좋겠다”고 현실과 ‘타협’하기 시작한다. 또 슬픔과 침묵에 젖어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는 상태가 된다. 그다음 단계가 치료가 가능한 ‘수용’이다. 상황을 받아들이고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도 많은 이들이 검증된 치료법을 선택하지 않고 다른 길을 택한다. 라 교수와 함께 암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을 짚어봤다. 의료진이 많이 듣는 질문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고기 먹어도 되나요”다. 많은 암 환자가 ‘육류’ 섭취를 줄이고, 특히 일부 소화기암 환자는 아예 먹기를 거부한다. 육류를 먹으면 혹시 종양이 더 커지지 않을까 불안하기 때문이다. 또 매우 쓴맛이 나는 채소를 ‘약’이라고 생각하고 먹기 시작한다. 그러나 라 교수는 “암 환자가 주의해야 할 음식은 없다고 봐도 된다. 사람이 먹는 일반적인 음식은 다 괜찮다”고 단언했다. 그는 “안 먹으면 체력이 떨어져서 치료과정을 견디지 못한다”면서 “성장기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평소 먹는 것처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미네랄, 비타민 등 5대 영양소를 골고루 먹는 것이 최고”라고 강조했다. 식품은 치료제가 아니다. 하지만 암과 관련한 식품이 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는 환자는 의외로 많다. 라 교수는 진료실 문을 보라고 했다. ‘음식이 아닌 약용버섯이 항암 또는 면역증강 효과가 있다는 가설은 실제 암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내용이 담긴 포스터가 있었다. 이 밖에도 비단풀, 뽕나무, 홍삼, 산삼, 녹용, 느릅나무, 개똥쑥, 인진쑥, 민들레뿌리, 영지, 상황버섯, 쇠비름, 꾸지뽕 등 각종 약용 식물의 이름과 함께 ‘암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식품’이라고 강조해 놓았다. 이렇게 써놓고 입이 닳도록 강조해도 일부 환자는 입소문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 라 교수는 “환자들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온갖 음식을 먹고 온다. 환자들의 간수치를 확인해 보면 어떤 식품이 요즘 유행인지 알 수 있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간수치가 높아지면 다시 낮춘 다음 항암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최적의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 온갖 식품을 섭취해 극단적으로는 간염과 간부전 등 간질환에 시달리는 사례도 나왔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암 환자 사이에서 ‘우엉차’가 유행해 암 전문의들을 긴장하게 했다. 그는 “양배추즙이나 쓴맛의 채소를 그냥 먹는 것도 아니고 농축해 먹는 바람에 치료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면서 “건강한 사람이라면 괜찮을 수 있지만 간이나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이라면 치료에 방해가 되고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에 대한 맹신과 입소문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 학술지에 실린 아주대 의대·간호대의 ‘암 환자의 건강정보탐색 및 관련 요인 조사연구’에 따르면 암 환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정보습득 통로는 ‘인터넷’이었고 그다음이 ‘의료인’으로 나타났다. 제대로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과 관련한 논문을 가져와 책상에 내던지며 “이런 게 나왔는데 내게 왜 이런 치료를 하지 않느냐”고 소리치는 환자도 있다. 대한암협회 권고사항 첫 번째는 ‘암 진단이 죽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암 환자 5년 생존율’은 평균 68.1%에 달한다. 갑상선암(100%), 전립선암(92.3%), 유방암(91.3%), 대장암(74.8%), 위암(71.5%) 5년 생존율은 모두 70%를 넘어섰다. 비교적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진 간암(30.1%), 폐암(21.9%)도 모든 환자가 바로 사망하진 않는다.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결코 치료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은 표적항암제가 많이 개발된 데다 화학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이는 구토억제제, 식욕증진제가 많이 개발돼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거의 모든 종양내과 전문의는 암 환자 가족에게 반드시 ‘선장’을 맡을 사람을 지정하라고 권한다. 암과 싸우는 여정은 망설임과 선택의 연속이며 온갖 정보가 쏟아지고 훈수를 두는 이가 몰려든다. 가족 중에 가장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 한 명을 정하고 그 사람이 전문의, 환자와 상의해 결정할 수 있도록 가족들이 지지해야 한다. 스트레스와 조급증은 치료과정에 만나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라 교수는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모든 것이 흐트러지고, 생각이 많아지면 몸이 안 좋아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암은 1~2주 안에 치료할 수도 없고 악화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병원을 찾아 암 전문의와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고 보호자가 잘 간호하면 가장 예후가 좋다. 장기전이라고 생각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열린세상] 한·중 FTA, 농업에 기회도 된다/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중 FTA, 농업에 기회도 된다/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 국회 비준을 거쳐 이달 20일 발효된다. 발효와 동시에 중국으로 가는 한국 수출품 958개 품목의 관세가 철폐되고 5779개 품목의 관세는 20일에 1차, 12일 후인 내년 1월 1일에 2차 인하된다. 올해 안에 발효됨에 따라 한국 수출기업이 얻게 된 혜택이다. 물론 한국도 중국 기업에 혜택을 교환해야 하지만 산업계는 한·중 FTA 발효를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양국 정부가 지난 6월 협정문에 서명하고 반년이 지나서야 한국 국회가 비준을 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농업 부문의 불안감 때문이었다. 한·중 FTA에서 농산물은 1611개 품목 가운데 581개(36.1%)가 초민감 품목으로 지정되고 이 가운데 541개(93%)가 양허에서 제외되었다. 그래서 한·중 FTA는 한국이 체결한 다른 FTA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그럼에도 중국 농업이 한국 농업에 주는 장기적 불안감은 크다. 낮은 생산비와 함께 지리적 근접성, 제도의 불투명성, 다양한 기후대 등이 주요 원인이다. 한국과 유사 기후대인 동부 연안 지역에서는 직접 경쟁 품목을, 온난 기후대인 서남부 지역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대체 품목의 공급 가능성을 늘 가지고 있다. 이런 불안감 때문에 국회는 많은 비판을 무릅쓰고 다소 어색해 보이는 1조원 규모의 가칭 ‘농어업 상생협력기금’까지 만들면서 한·중 FTA를 비준했다. 그런데 최근 중국 상무부 후원의 한 행사를 다녀오면서 한국 농업이 마냥 불안해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할 여지가 있음을 확인했다. 지난달 말 중국 상무부가 후원하고 중국농산물도매시장협회가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서 개최한 ‘국제농산물무역전람회’에 초청받아 다녀왔다. 중국 농산물도매시장은 한국과 달리 상무부 관리 조직이면서 연간 거래량이 전체 농산물 소비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농산물 유통에서 중심역할을 한다. 유럽, 동남아시아, 중남미를 아우르는 20개 주요 국가에서 수출상인과 베이징 주재 대사관 관계자를 보내왔다. 흥미로운 것은 행사의 성격이었다. 중국 농산물의 수출을 위한 것이 아니고 반대로 주요 국가들의 대중 수출 시 중국 농산물 도매시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행사였다. 동시에 중국 도매시장 구매자와 주요국 수출업자를 연결해 주는 것도 행사의 일부였다. 대회를 주관하는 도매시장협회장은 중국 농산물도매시장을 농산물 판매 창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중국은 지금 13억명 인구 부양을 위해 농식품의 해외 수출보다는 안정적인 수입망 구축에 노력하고 있었다. 이 점에서 그 어떤 국가보다도 지리적 이점을 가진 한국 농업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는 지금까지 개최 도시를 바꾸어 가면서 열었는데 이번이 벌써 여덟 번째였다. 하지만 한국 수출업자와 대사관 관계자는 보이질 않았다. FTA 발효와 함께 중국 농산물의 한국 상륙을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가능한 기회는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행사에서 만난 몇몇 중국 농산물도매시장 관계자는 한국 농식품의 안전성과 고품질 이미지를 언급하며 중국에서의 가능성을 크게 평가했다. 한국 정부와 업계의 긴밀한 협력과 외교적 노력으로 최근 우유와 포도를 중국으로 수출했다. 거기에 얼마 전 한국과 중국 정부가 수출 위생 및 검역·검사 조건에 최종합의를 이룬 쌀, 삼계탕, 김치 등도 곧 수출 길이 열릴 것 같다. 이 가운데 포도는 신선 농산물로는 처음으로 검역협상이 타결되어 실제 수출까지 이루어져 그 의미가 크다. 한국 정부는 여기에 힘입어 파프리카, 토마토, 참외, 딸기, 단감, 감귤 등 신선농산물도 검역협상을 요청하였고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협상이 진행 중이다. 중국 농산물도매시장이 가장 많이 취급하는 품목이 신선과일·채소류임을 고려할 때 앞으로 이들 품목의 수출을 위해 한국이 어디서 기회를 잡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가 좀 분명해지는 것 같다. 정부를 비롯한 관계주체가 함께 노력한다면 한·중 FTA는 한국 농업에 ‘위기는 기회’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 줄 가능성이 크다.
  • 올해 ‘금(金)값’된 한우·양파…내년에도 고공 행진

    올해 농축산물 가운데 가격이 크게 올랐던 한우와 양파 가격이 내년에도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14일 발표한 ‘축산 관측 겨울호’를 따르면 한우 사육 마릿수가 계속 줄어 한우 가격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암소 감축 사업으로 2012년 말부터 송아지 생산이 줄어서다. 또 최근 들어 정육점형 식당 등이 많아져 한우 소비가 늘어나고 대형 유통업체의 할인 경쟁으로 재고는 더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이후 한우 도매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구제역이 있었던 올 한우 가격은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세 이상 소 사육 마릿수 감소로 내년 3월 사육 마릿수도 전년 같은 달의 266만마리보다 3% 감소한 258만마리로 예상되고 있다. 이달부터 내년 1∼2월까지 3개월 간 한우 큰소 1등급의 ㎏당 평균 도매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1만 3993원)보다 22∼36% 높은 1만 7000∼1만 9000원이 될 전망이다. 한우 사육 마릿수 감소세가 2017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농업관측센터는 한우 고기 소비 기반이 넓어진 만큼 송아지 생산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올해 가격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었던 양파도 내년에 가격 오름세가 계솔될 것으로 보인다. 농업관측센터의 ‘엽근채소 관측 12월호’에 따르면 내년 양파 재배면적은 1만 8546㏊로 올해보다 소폭(2.9%) 늘어나지만 평년보다 12.9% 줄어들 전망이다. 2016년산 양파의 초기 생육상황은 양호한 편이지만 잦은 비 때문에 뿌리가 썩거나 작물이 고사하는 등의 습해 발생이 우려된다. 양파는 올해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줄어든 데다가 고온과 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6월 중순부터 가격이 크게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양파 상품 20㎏의 월평균 도매가격은 8월 2만 7710원, 9월 2만 7990원,10월 2만 8343원, 11월 3만 1876원 등으로 하반기 들어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평균 도매가격은 3만 5200원으로 전년(1만 400원)보다 약 3배, 평년(1만 7080원)보다 약 2배 높다. 재고 부족으로 당분간 양파 가격이 평년보다 높지만 12월 정부 비축물량 방출이 확대되면 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농업관측센터는 내다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알쏭달쏭+] 이케아의 인기 ‘미트볼’과 기후변화, 어떤 관계?

    [알쏭달쏭+] 이케아의 인기 ‘미트볼’과 기후변화, 어떤 관계?

    스웨덴 가구브랜드인 이케아가 지난 4월 고기가 들어있지 않은 ‘비건 미트볼’을 출시한데 이어 곡물과 곤충단백질을 이용한 다양한 미트볼 출시를 앞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보 뒤에는 최근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 기후변화 및 환경보호단체의 압박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 이케아 매장 300여 곳 푸드코트에서 판매되는 이케아 미트볼은 지난 한 해 동안 1억 5000만개가 팔렸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국내에서는 경기도 광명시에 첫 매장이 문을 연 뒤 3일 만에 6만 개가 넘는 미트볼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케아는 지난 4월 푸드코트의 효자노릇을 하는 미트볼의 새 버전을 출시했다. 고기를 좋아하는 ‘육식주의자’들에게는 다소 섭섭할 수 있는 미트볼의 채소버전 ‘비건 미트볼’(vegan meatball)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 이케아는 비건 미트볼에 이어 식용 곤충의 단백질을 이용한 ‘크리스피 곤충볼’, 곡물과 견과류를 섞어 만든 ‘견과류 미트볼’ 등을 출시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케아가 미트볼 전문 연구소까지 설립해가면서 다양한 미트볼 출시를 계획하는 이유는 최근 들어 기후변화 및 환경보호와 관련한 단체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이케아에서 판매되는 미트볼은 돼지고기와 소고기, 빵가루와 감자, 달걀, 양파 등이 들어가는 반면, 비건 미트볼에는 고기나 글루텐, 우유, 유전자 변형작물 등이 들어가지 않는 대신 완두콩과 당근, 피망, 옥수수, 병아리콩 등이 들어간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현지시간으로 13일자 보도에서 “이케아의 이러한 움직임은 ‘반육식단체‘(Anti-meat group) 및 동물보호운동가들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축산업이 온실가스배출로 인해 기후변화를 유발하는데 중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71억이산화탄소톤(tCO₂·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환산한 값)으로, 전체 배출량의 14.5%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케아는 최근 전시공간 및 연구센터인 ‘스페이스10’의 홈페이지에 ‘내일의 미트볼’(Tommorow’s Meatball’이라는 글을 발표하고, 다양한 육류 대체식품에 대해 연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케아는 이 글에서 “고기를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육식과 육류의 높아지는 수요는 전 지구의 문제점으로 자리 잡았다. 육류 생산은 지구온난화에 명백한 영향을 미치며 숲과 초원을 파괴하고 토양침식을 유발한다”면서 “단기간 내에 곤충이나 인조고기를 먹는 것이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매일 먹는 음식의 대체 재료를 고민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독자의 소리] 누가 ‘누드식품’ 마트를 열어줄까

    ‘포장지 없는 슈퍼마켓’이 독일에 등장했다는 기사를 얼마 전 한 신문에서 읽었다. 이 상점에서는 400가지의 식료품, 과일 야채 곡물뿐 아니라 요구르트 로션 등 액체도 플라스틱 포장지가 없다. 손님들은 가져온 빈 병이나 장바구니에 물건을 넣어 간다고 한다. 오늘도 나는 포장된 가지를 꺼내면서 이걸 다시 쓰면 자원도 아끼고, 만들 때와 태울 때 나오는 열과 다이옥신도 줄일 텐데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한 해 비닐봉투 값이 1조원이라고 한다. 우리는 1조원어치 비닐봉투를 한 번 쓰고 태우는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다. 사과 1만원어치나 콩나물 1000원어치나 같은 크기의 봉투를 쓴다. 작은 물건은 작은 봉투에 담아 달라고 해도 큰 봉투만 쓴다. 시장에서 채소나 과일 등을 사온 검은 비닐봉투도 다시 쓰지만 남은 것은 모아서 시장 채소가게에 준다. 어떤 이는 눈살을 찌푸리고 “안 써요”라고 쏘아붙인다. 나라가 잘 되려면 국민이 함께 잘사는 길을 고민해야 한다. 전쟁에서 성능이 뛰어난 무기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마음이 하나로 모일 때 그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고 하지 않던가. 하찮은 쓰레기지만 우리가 마음을 모아서 실천에 옮긴다면 놀라운 힘을 발휘하리라 믿는다. 수조원을 쏟아부어 인천 쓰레기 매립장을 마련했지만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쓰레기 문제는 정부와 국민이 풀어야 할 숙제다. 전순영 시인
  • 음식이 감정을 지배한다

    음식이 감정을 지배한다

    감정의 식탁/게리 웬크 지음/김윤경 옮김/알에이치코리아/256쪽/1만 6000원 현대인들은 몸에 좋은 것을 찾아 몸, 마음을 낭비하기 일쑤다. 그 건강 과민증(?)에 편승한 각종 건강 음식이며 보조 식품이 활개를 친다. 하지만 몸에 좋다는 음식이나 보조제들의 효용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그다지 크지 않으며 플라세보(위약 효과)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진시황이 불사·불로초를 손에 넣으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었음은 무얼 말할까. 유전과학의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게리 웬크 교수는 “현재로선 인지력을 크게 개선하거나 뇌의 노화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가 약물과 음식이 뇌에 미치는 작용에 대한 최신 연구를 토대로 낸 ‘감정의 식탁’은 사람들의 지나친 건강 염려에 대한 예사롭지 않은 경고로 다가온다. 사람이 섭취하는 음식이 신경세포의 작용에 미치는 영향력에 주목해 ‘지금 먹고 있는 것들이 감정을 지배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과 약물이 뇌를 비롯해 일상행동이나 정신에 깊숙이 관여해 생각이나 감정, 태도 변화를 부른다는 주장과 증명이 흥미롭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역시 음식과 약물이 어떻게 뇌에 영향을 미쳐 사람의 감정을 좌우하는지를 밝혀낸 점이다. 향정신성 약물과 음식이 왜 각성과 흥분, 환각의 상태에 빠지게 만드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루이스 스티븐슨이 6일간 코카인을 대량 복용한 상태에서 그 유명한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썼다는 사례가 흥미롭다. 코카인은 뇌간의 각성계, 시상하부의 섭식중추, 전두엽과 변연계의 보상중추에 영향을 미친다. 복용하면 수면 욕구와 식욕이 떨어지고 극심한 도취감이 일지만 공급이 끊기면 심한 우울증이 온다. 암페타민은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하는데 장기간 노출되면 일정한 도취감을 위해 점점 더 많은 양을 사용하게 된다. 사용 몇 시간 후부터는 뇌 속 암페타민 수치가 줄어들면서 불쾌감, 우울감이 찾아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예인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마리화나나 ‘복부의 오르가슴’이라고 불리는 모르핀과 헤로인 정맥주사 등의 불법 약물에 일단 빠져들면 손을 떼기 힘들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약물이든 음식이든 모두 신경세포의 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 뇌는 약 1000억개의 신경세포가 얽히고설켜 150조 개의 연결을 만드는데 무수한 신경세포는 신경전달물질을 방출해 정보를 주고받게 된다. 그런 논리라면 우리 몸에 들어가는 모든 물질은 영양소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 약물인 셈이다. 커피, 차, 담배, 알코올, 코코아, 마리화나는 물론이고 초콜릿이나 리신, 트립토판 같은 필수아미노산처럼 영양소를 함유한 식품도 어김없이 약물 속성을 띠는 것이다. 많은 이들에게 철칙처럼 통용되는 상식과 인식을 뒤집는 사례들도 도드라진다. 흔히 몸에 좋다고 여겨지는 과일, 채소도 몸 상태에 따라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레와 추수감사절 파이에 쓰이는 육두구에는 향정신성 약물인 엑스터시로 전환되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고 한다. 작고 겉이 말랑말랑한 과일 스타프루트는 항산화물질의 보고로 불리지만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을 때 먹으면 구토나 딸꾹질, 발작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과학이 발전해도 뇌 촉진제는 개발되지 못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약물과 고대의 영약, 신비한 이름의 치료제를 찾고 기적의 뇌 촉진 성분에 대해 떠들어대는 수많은 광고에 현혹돼 돈을 지불한다.” 요란한 건강 세태를 이렇게 지적한 저자는 마지막으로 충고한다. “매일 적당한 칼로리를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적당한 운동을 하며 천연 공급원으로부터 비타민과 무기질을 얻으려고 애써야 한다. 이 방법이야말로 노화 과정을 늦추고 암 발병을 줄이며 건강을 향상시키는 유일하게 효과적이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방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지금 먹고 있는 것들이 감정을 지배한다”

    현대인들은 몸에 좋은 것을 찾아 몸, 마음을 낭비하기 일쑤다. 그 건강 과민증(?)에 편승한 각종 건강 음식이며 보조 식품이 활개를 친다. 하지만 몸에 좋다는 음식이나 보조제들의 효용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그다지 크지 않으며 플라세보(위약 효과)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진시황이 불사·불로초를 손에 넣으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었음은 무얼 말할까. 유전과학의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게리 웬크 교수는 “현재로선 인지력을 크게 개선하거나 뇌의 노화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가 약물과 음식이 뇌에 미치는 작용에 대한 최신 연구를 토대로 낸 ‘감정의 식탁’은 사람들의 지나친 건강 염려에 대한 예사롭지 않은 경고로 다가온다. 사람이 섭취하는 음식이 신경세포의 작용에 미치는 영향력에 주목해 ‘지금 먹고 있는 것들이 감정을 지배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과 약물이 뇌를 비롯해 일상행동이나 정신에 깊숙이 관여해 생각이나 감정, 태도 변화를 부른다는 주장과 증명이 흥미롭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역시 음식과 약물이 어떻게 뇌에 영향을 미쳐 사람의 감정을 좌우하는지를 밝혀낸 점이다. 향정신성 약물과 음식이 왜 각성과 흥분, 환각의 상태에 빠지게 만드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루이스 스티븐슨이 6일간 코카인을 대량 복용한 상태에서 그 유명한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썼다는 사례가 흥미롭다. 코카인은 뇌간의 각성계, 시상하부의 섭식중추, 전두엽과 변연계의 보상중추에 영향을 미친다. 복용하면 수면 욕구와 식욕이 떨어지고 극심한 도취감이 일지만 공급이 끊기면 심한 우울증이 온다. 암페타민은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하는데 장기간 노출되면 일정한 도취감을 위해 점점 더 많은 양을 사용하게 된다. 사용 몇 시간 후부터는 뇌 속 암페타민 수치가 줄어들면서 불쾌감, 우울감이 찾아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예인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마리화나나 ‘복부의 오르가슴’이라고 불리는 모르핀과 헤로인 정맥주사 등의 불법 약물에 일단 빠져들면 손을 떼기 힘들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약물이든 음식이든 모두 신경세포의 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 뇌는 약 1000억개의 신경세포가 얽히고설켜 150조 개의 연결을 만드는데 무수한 신경세포는 신경전달물질을 방출해 정보를 주고받게 된다. 그런 논리라면 우리 몸에 들어가는 모든 물질은 영양소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 약물인 셈이다. 커피, 차, 담배, 알코올, 코코아, 마리화나는 물론이고 초콜릿이나 리신, 트립토판 같은 필수아미노산처럼 영양소를 함유한 식품도 어김없이 약물 속성을 띠는 것이다. 많은 이들에게 철칙처럼 통용되는 상식과 인식을 뒤집는 사례들도 도드라진다. 흔히 몸에 좋다고 여겨지는 과일, 채소도 몸 상태에 따라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레와 추수감사절 파이에 쓰이는 육두구에는 향정신성 약물인 엑스터시로 전환되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고 한다. 작고 겉이 말랑말랑한 과일 스타프루트는 항산화물질의 보고로 불리지만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을 때 먹으면 구토나 딸꾹질, 발작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과학이 발전해도 뇌 촉진제는 개발되지 못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약물과 고대의 영약, 신비한 이름의 치료제를 찾고 기적의 뇌 촉진 성분에 대해 떠들어대는 수많은 광고에 현혹돼 돈을 지불한다.” 요란한 건강 세태를 이렇게 지적한 저자는 마지막으로 충고한다. “매일 적당한 칼로리를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적당한 운동을 하며 천연 공급원으로부터 비타민과 무기질을 얻으려고 애써야 한다. 이 방법이야말로 노화 과정을 늦추고 암 발병을 줄이며 건강을 향상시키는 유일하게 효과적이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방법이다.” 게리 웬크 지음/김윤경 옮김/알에이치코리아/256쪽/1만 6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양천, 엄마의 마음으로

    양천, 엄마의 마음으로

    양천구 해누리푸드마켓이 내년부터 신선식품의 공급을 대폭 늘린다.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처럼 지역 내 어려운 이웃에게 좋은 음식재료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양천구는 신선식품을 후원하는 시루봉사단을 본격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대부분의 푸드마켓 진열대는 공산품과 가공식품으로 채워져 있다. 구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길고, 간편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탓에 인스턴트 식품들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렇다 보니 건강에 좋은 채소나 과일 등은 비중이 적다”고 설명했다. 시루봉사단은 가정에서 자주 먹는 콩나물을 직접 키워 푸드마켓에 전달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건강하고 행복한 식탁이 돼야 한다”면서 “콩나물에서 시작해 다른 다양한 음식재료를 공급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누리푸드마켓은 해가 갈수록 규모는 물론 서비스의 수준도 올라가고 있다. 올해 해누리푸드마켓은 8억 7000만원의 성금을 모금해 형편이 어려운 1만 4000여명에게 식품과 생필품을 지원했다. 해누리푸드마켓은 2004년 서울에서 두 번째로 문을 열었다. 지난 9월에는 기존의 푸드마켓 자리에 ‘양천나눔누리센터’가 새로 들어서며 1층에 새 둥지도 마련했다. 특히 푸드마켓과 멀리 떨어진 지역을 식품운반차량을 이용해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그 결과 해누리푸드마켓은 ‘2015년 서울시 푸드뱅크·마켓 운영평가’에서 기부식품나눔 우수 사업소로 ‘서울시장상’을 받았다. 김 구청장은 “푸드마켓의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이 협력해 이뤄낸 결실로 작은 보탬이지만 어려운 이웃에게는 큰 희망이 될 수 있다. 앞으로도 후원업체를 적극 발굴하는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알찬 운영으로 나눔문화 확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배’ 자주 먹는 사람, 비만위험 낮다

    [건강을 부탁해] ‘배’ 자주 먹는 사람, 비만위험 낮다

    시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과일 중 하나인 배가 몸무게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이번 연구에 사용된 배는 일반적으로 ‘서양배’라고 부르는 종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주로 먹는 남방형 동양배와 생김새가 다르다. 서양배는 다름 품종에 비해 당분이 더 많고 수분과 비타민 함량이 적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의 서양배와 중국배, 남방형 동양배는 수분이 85~88%, 비타민과 유기산 등의 영양소 함량은 유사하다.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학 연구진의 조사 결과, 배를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비만이 될 위험이 3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2001~2010년 19세 이상 성인 2만 4808명의 건강상태를 기록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칼로리 섭취량과 운동량이 동일한 배를 자주 먹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음주량과 흡연량이 적고 몸무게가 적게 나갔으며 비만의 위험도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또 배를 자주 먹는 사람들은 체내 영양소가 매우 균형적이었다. 배 한 개는 100칼로리에 불과한데, 같은 100칼로리를 배로 섭취한 사람과 다른 음식으로 섭취한 사람을 비교한 결과, 배를 섭취한 사람의 체내 영양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배가 몸무게를 낮춰 비만이 될 위험을 줄여주는 이유가 섬유질 등 풍부한 영양소 및 양질의 식습관을 유도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일반적으로 배에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나트륨이 들어있지 않고 대신 칼슘 함량은 190㎎에 달한다. 또 연구결과 배를 자주 먹는 사람일수록 다른 과일이나 채소, 생선 등의 섭취량이 높았다.같은 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해도 칼로리와 나트륨 함량이 낮은 음식을 선호한다는 것 역시 배를 자주 섭취하는 사람의 특징으로 꼽혔다.연구를 이끈 캐롤 오네일 박사는 “배와 몸무게 사이에 연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웠다. 우리는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몸무게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고 있다”면서 “배는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배고픔을 덜 느끼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한편 자세한 연구결과는 영양과 식품과학 저널(Nutrition and Food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新국토기행] 강원 인제군

    [新국토기행] 강원 인제군

    내설악을 낀 강원 인제는 겨울이 즐거운 고장이다. 웅장한 산과 아름다운 계곡을 배경으로 모험 레포츠가 자리잡았고 소양호에서 펼쳐지는 빙어축제는 겨울축제의 효시가 됐다. 풍부한 산림자원과 다양한 생태자원, 무공해 환경자원은 미래 인제의 가치를 높여 주며 도시인들의 힐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설악산과 내린천 등 천혜의 자연 생태 환경을 품고 있어 사계절 도시인들을 불러들이는 고장이기도 하다. 이를 관광상품으로 연계해 나가는 생명특별군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깊은 산속에 숨은 보석 같은 인제군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볼거리 ●눈 덮인 힐링 공간 자작나무 숲 늘씬하고 하얀 몸매를 간직한 자작나무 숲이 겨울바람을 맞아 일렁이는 모습은 장관이다. 참나무목에 속하는 자작나무는 가구를 만들기 좋을 뿐만 아니라 하얗고 윤이 나는 껍질은 불이 잘 붙어 불쏘시개로 유용하게 쓰인다. 자작나무라는 이름도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탄다고 붙은 것이다. 종이처럼 얇게 벗겨지는 껍질은 종이 대용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적는 데 썼다. 경남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일부도 자작나무라고 알려졌고 경북 경주 천마총 말안장을 장식한 천마도의 재료도 자작나무 껍질이다. 이런 자작나무가 인제읍 원대리에 숲을 이루며 군락으로 자라고 있다. 산림감시초소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3.5㎞쯤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나타난다. 산허리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진 길은 남녀노소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지만 눈이 많은 겨울에는 아이젠과 스패츠가 필수다. 숲은 1990년 초반부터 조림하기 시작했다. 갓 스물을 넘긴 청년 자작나무들은 2012년 말에 세상에 알려졌다. 숲에 들어서면 자작나무코스(0.9㎞), 치유코스(1.5㎞), 탐험코스(1.1㎞) 등 3개의 산책코스가 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풍경을 품은 겨울의 자작나무 숲은 그 자체로 휴식과 힐링이다. 산림초소에서 자작나무 숲까지 왕복 7㎞. 트레킹은 2시간이면 넉넉하지만 자작나무 숲에서 머무는 시간에 따라 전체 소요 시간은 천차만별이다. 연말연시 인제 자작나무 숲에서 진짜 나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선녀의 꿈이 머문 곳 십이선녀탕계곡 설악산은 수많은 계곡을 품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서쪽에 십이선녀탕계곡이 수줍게 숨어 자리잡았다. 대승령(해발 1260m)과 안산(1430m)에서 발원해 인제 북면으로 이어지는 약 8㎞ 길이의 수려한 계곡이다. 지리곡, 탕수골, 탕수동계곡으로도 불렸다. 십이선녀탕은 계곡 중간쯤에 있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얼음이 얼기 시작했지만 폭포와 탕이 이어지는 계곡은 바위를 타고 굽이굽이 갖은 교태를 부리며 물길을 내고 있다. 예부터 12탕 12폭으로 불렸다. 밤이면 12명의 선녀가 내려와 목욕했다는 전설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탕의 모양은 장구한 세월 물이 흐르며 오목하거나 반석이 넓고 깊은 구멍을 형성하는 등 기묘한 형상을 이루고 있다. 특히 폭포 아래 복숭아 모양의 깊은 구멍을 형성하고 있는 일곱 번째 탕(복숭아탕)이 백미로 꼽힌다. 남교리 매표소에서 4㎞ 지점에 십이선녀탕 입구라는 안내표지판이 있다. 이곳에서부터 7번 물길이 굽이쳐 흘러 신비로운 물소리를 들려준다는 칠음대와 9번이나 굽이쳐 흐른다는 구선대에 이른다. 첫 번째 탕에서 20여분 오르는 동안에 8탕 8폭을 뚜렷이 볼 수 있다. ●천상의 화원 곰배령 해발 1000m가 넘는 산꼭대기에 푸근하고 둥그런 곰의 배를 닮은 듯 펼쳐진 곳이 곰배령이다. 시야가 탁 트인 평원 위에 봄부터 가을까지 수많은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고 겨울에는 눈으로 하얀 세상을 연출해 장관이다. 봄에는 얼레지꽃, 여름에는 동자꽃, 노루오줌풀, 물봉선, 가을에는 쑥부쟁이, 용담, 투구꽃 등 이름도 생소한 희귀 들꽃들이 제 계절마다 자태를 뽐낸다. 매일 피고 지는 꽃이 달라 방문할 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원시림의 자연이 잘 보존돼 이 지역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산림유전자원 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숲을 보호하기 위해 입산도 1년 중 8개월만 허가한다. 그중에서도 일주일에 단 5일, 하루에 딱 200명만 입산을 허가한다. 그래서 곰배령을 찾으려면 산림청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는 일은 필수다. 곰배령은 걸음을 멈추고 찬찬히 들여다볼수록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무릎 아래로 수줍게 핀 들꽃들이기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보면 더욱 잘 보이고 야생화를 알면 알수록 그들을 사랑하게 되면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 ●천연기념물 개인산약수 개인산약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해발 1080m에 있는 3대 천연기념물 약수 중 한 곳이다. 개인산 다섯 봉우리 중 주억봉 중턱에 깊숙이 숨어 있다. 오염되지 않은 차고 순수한 맛을 간직하고 있다. 주변에는 300~400년 묵은 가문비나무, 전나무, 피나무, 주목 등 고목들이 우거져 용출하는 약수의 시원한 물맛을 한층 더해 준다. 약수는 암수 한 쌍이 나란히 있다. 암컷 쪽은 물이 고이지 않고 그냥 흘려보낸다. 약수를 마시기 전에 나쁜 짓을 한 경우 물이 흐려진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약수는 탄산음료처럼 톡 쏘는 맛이다. 철분 등이 함유돼 있어 위장병, 당뇨병 등에 효과가 있고 장기간 머물며 약수를 마신 요양인들은 혈당 수치가 많이 내려갔다는 효험도 전해진다. 입구인 미산계곡과 개인산 일대는 주변으로 방태산과 구룡덕봉 등이 함께 어우러져 원시림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이곳에서 발원한 맑은 계곡물은 내린천으로 흘러들고 빼어난 경관을 자아내 여름철 피서지는 물론 휴양지로 더할 나위 없다. 특히 겨울철 개인산의 설경은 한 폭의 신선도와 비교된다. ●숲 속의 무한질주 인제스피디움 인제스피디움은 국제자동차경주시설, 호텔·콘도 등 숙박시설, 자동차 관련 교육시설 및 전시·체험시설 등이 포함된 복합 자동차 전문 콤플렉스로 인제군 기린면 북리 일대 155만㎡ 부지에 들어섰다. 특히 테마파크 중심에 있는 3.908㎞의 국제자동차경주장은 미국의 유명 서킷 디자이너 앨런 윌슨이 디자인해 국제자동차연맹(FIA) 국제 규격에 맞도록 설계했다. 산악 지형을 활용한 고저차로 역동적인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지난해 운영에 들어가 올해부터 스포츠카에 동승해 서킷 주행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서킷 택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카트로 직접 서킷을 운전해 보는 ‘서킷 카트’, 서킷 라이선스 취득 후 자신의 차로 서킷을 공략할 수 있는 ‘스포츠주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먹거리 ●황태 - 하늘이 내린 황금빛 명품 동해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인제 계곡의 추운 바람이 만들어 낸 걸작이 바로 인제의 명품 황태다. 전국 황태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용대리 백담사 입구에서 용대삼거리까지의 북천강변 3㎞ 일대 덕장에서 생산된다. 시리도록 추운 용대리의 칼바람 속에 황태들은 덕장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 속살이 노랗게 익는다. 양념장을 듬뿍 발라 화로에 구워 먹는 황태구이는 황태요리 중 최고다. 무와 함께 황태를 넣어 끓인 황태국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숙취 해소에 좋고 노폐물 제거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어 웰빙음식으로도 으뜸이다. ●오미자 - 설악의 자연을 담은 건강식품 단맛, 신맛, 짠맛, 쓴맛, 매운맛 5가지를 담은 오미자는 인제 설악 산촌마을의 명품이다. 빨간색 둥근 오미자차는 원기 회복과 소화 촉진에 좋다. 마른 오미자를 우릴 때는 뜨거운 물에 부으면 신맛이 더 강해지기 때문에 냉수에 천천히 우리는 게 좋다. 황률과 대추를 섞어 끓이거나 미삼을 넣고 오래 달여 마시면 빈혈에 좋다.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주고 원기를 빨리 회복시켜 준다. 시력과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숙면 유도 효과도 뛰어나 불면증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 ●치콘 - 장수 건강 쌈채소 치콘은 해발 500m 전후인 인제읍 가아리 지역이 최적지다. 인제 대표 작물이었던 치커리에서 발상을 전환해 지금은 치콘, 치커리 특화단지를 조성했다. 쓴맛을 내는 인티빈(Intybin)이 소화를 촉진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심장 및 간장 질환에 도움을 주고 식이섬유와 미네랄, 항산화 성분 등이 풍부해 각종 성인병 예방 및 노화 방지,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쌉싸름한 맛이 일품이라 많은 사람이 찾는 쌈채소다. 당분이 풍부해 몸에 잘 흡수돼 다이어트 채소로도 인기가 높다. ●민물매운탕 - 내린천에서 건져 올린 인제의 맛 청정 인제 지역에는 깨끗한 하천에 각종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있어 매운탕이 일품이다. 민물고기라도 잔잔한 호수에서 사는 고기와 요동치는 강물에서 사는 고기는 맛이 다르다. 굽이치며 흐르는 내린천 물길을 헤집으며 사는 민물고기는 육질이 단단하고 탕으로 끓이면 진하면서도 단맛을 낸다. 매운탕은 인제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꼭 찾는 메뉴다. 인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우리아이도 비만? 소아비만 예방에 도움을 주는 식품

    우리아이도 비만? 소아비만 예방에 도움을 주는 식품

    2015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아동ㆍ청소년 5명 중 1명이 비만으로 아동,청소년 비만인구는 2010년 14.6%에서 2014년 20.4%로 증가했다. 또한 아동청소년 비만 진료비는 82.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영양 관계자들은 “소아, 청소년기의 비만은 성인이 되어서도 비만이 이어질 확률이 높고 각종 성인병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며 “고지방, 고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을 피하고 성장에 꼭 필요한 고단백질의 육류와 식이섬유와 비타민이풍부한 과일 및 채소 섭취로 영양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급등하는 아동비만이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아이들에게 필요한 영양은 충분히 공급하면서도 칼로리는 낮아 균형있는 성장을 돕고 비만을 예방하는 식품들을 알아보자 ▶무기질이 풍부한 단호박옐로우푸드 단호박은 베타카로틴과 섬유소,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해 아이들에게 부족한 영양을 채워주며 식이섬유가 많아 적은양으로도 포만감을 준다. 단호박 자체의 단 맛으로 아이들의 이유식부터 성장기 아이들의 영양반찬까지 두루두루 활용된다. ▶풍부한 비타민C 브로컬리브로컬리에는 레몬의 2배, 감자의 7배의 비타민C가 들어있다. 게다가 데쳐 먹을 때도 비타민C의 손실이 적어 다양한 조리에도 적합한 식품이다. 비타민A도 풍부해서 피부와 점막의 저항력을 증가시켜 세균감염과 감기 예방에도 좋다. ▶면역력 강화를 위한 닭가슴살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감기를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쉽다.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대표식품으로는 닭가슴살이 있다. 닭가슴살 전문 브랜드 아임닭의 영양설계를 맡고 있는 영양사 김연희씨는 “닭가슴살은 성장기 어린이에게 꼭 필요한 고단백질 육류로 신체 조직과 면역물질 생성에 도움을 주고, 각종 미네랄과 필수아미노산, 비타민B6가 풍부해 두뇌발달에 도움을 준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 및 채소를 곁들이면 영양학적으로 좋은 식단을 완성할 수 있을 것” 라고 말했다. 한편 아임닭(www.imdak.com)은 순닭가슴살로 만든 닭가슴살 소세지를 비롯한 닭가슴살 스테이크, 한입크기 닭가슴살 큐브 등 간편하고 맛있는 닭가슴살 제품군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nownews@seoul.co.kr
  • 강동 곳곳에 ‘이웃 산타’ 오시네

    강동 곳곳에 ‘이웃 산타’ 오시네

    “제 소원은 산타 할아버지를 실제로 만나 보는 거예요.” 이번 크리스마스에 강동구의 한 부모 가정 어린이들 ‘소원’이 이뤄진다. 강동구 길동주민센터는 성탄절을 앞둔 오는 23일, 지역 한 부모 가정을 대상으로 ‘산타 할아버지 우리 집에 오셨네’ 행사를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아빠 또는 엄마와 단둘이 외롭게 지내는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과 희망을 전하고자 마련됐다. 특별한 산타의 방문을 위해 주민센터 직원들 외에 지역 영성라이온스 회원들과 풍선아트 봉사자들도 마음을 모았다. 이들은 3개 조로 나눠 산타 복장을 하고 한 부모 가정 20가구를 방문할 예정이다. 33명의 아이에게 맞춤형 선물과 생필품, 케이크 등을 선물하며 용기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밖에도 연말을 맞아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이색적인 행사들이 준비돼 있다. 지역 사업체와 마을공동체가 함께 준비한 ‘싱싱 저염 불고기 파티’가 그중 하나다. 독거노인 50여명에게 저염 건강식을 대접하며 간단한 시력 테스트를 통해 돋보기도 선물로 나눠 준다. 오는 15일에는 동 주민센터와 직능단체협의회가 손잡고 이웃돕기 성금 모금과 물품 기부 릴레이도 전개한다. ‘사랑애(愛)·희망애(愛) 기부데이’ 행사다. 무엇이든 기증할 수 있고 물품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된다. 길동 주민센터는 저소득층에 쌈채소와 불고기감을 선물하는 ‘금요일은 불고기데이’,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는 ‘길동사랑 청소년 자원봉사단’ 등을 꾸준히 운영하며 소외계층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한방으로 잡는 건강] 가임기 여성분들, 화장품·플라스틱 제품 덜 쓰세요

    자궁내막증은 여성 대부분에게 생소한 질환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가임기 여성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흔한 질환이며 원인불명 불임을 일으키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자궁내막증이란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이 아닌 난소 등 다른 부위에서 증식하는 질환이다. 극심한 생리통과 만성골반통을 유발하며, 생리통이 아주 심해 진통제도 듣지 않는 환자 가운데 자궁내막증 환자가 많다. 자궁내막증은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한다. 단, 수술을 하면 정상적인 난소 조직이 상하고 임신을 하는 데도 지장을 줄 수 있어 가임기 여성에게는 최대한 약물 등 보존 치료를 권하는 추세다. 특히 난소에 생기는 자궁내막증은 복강경으로 수술해 절제해도 재발할 우려가 커 수술 환자 절반 이상이 평생 2~3회 반복 수술을 한다. 자궁내막증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다. 쉽게 말해 생리를 하는 동안에는 병이 지속적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임신해 생리가 멈추거나 폐경이 오면 자연히 증세가 완화된다. 이 과정에서 한방 보존치료를 하면 도움이 된다. 그동안에는 약물 치료법을 주로 활용해 왔으나 최근 미국 내분비생식의학회가 가이드라인에서 보존치료법으로 한약 치료와 침 치료를 공식적으로 권장했다. 내분비생식의학회의 가이드라인은 한약 치료에 대해 “게스트리논, 다나졸과 같은 호르몬제와 동등한 수준의 효과를 나타내면서 부작용이 적다”고 소개하고 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은 출산 전 여성에게 큰 장점이다. 호르몬제와 피임약 치료를 하면 배란이 억제돼 임신을 시도할 수 없는 반면 한약·침 치료는 자궁내막증 환자의 임신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궁내막증을 예방하려면 평상시 화장품이나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는 게 좋다. 자궁내막증은 외부 환경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세제도 될 수 있으면 천연 세제를 사용하는 게 좋은데, 최근에는 시중에 천연 세제가 많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자궁내막증 환자가 지방을 과하게 섭취하고, 소고기 등 붉은색 육류를 즐겨 먹으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즐겨 먹는 게 좋다. ■도움말 이효상 올리브한의원 대표원장
  • [건강레시피] 달걀 보관할 땐 둥근 쪽을 위로 채소·과일은 물에 담갔다 세척

    ●달걀은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요 달걀은 둥근 쪽에 ‘기실’이라는 공기주머니가 있어 세균에 노출되기 쉬우므로 뾰족한 부분이 아래로 향하도록 보관해야 합니다. 특히 달걀 껍데기에는 식중독을 유발하는 살모넬라균이 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살모넬라균은 열에 약해 조리할 때 70도 이상에서 3분 이상 가열하면 거의 사라지지만, 충분히 가열하지 않으면 살아남은 균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껍질에서 묻어나온 살모넬라균이 입으로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달걀을 만지고 나서는 깨끗이 손을 닦습니다. 달걀은 겉모양만으로 품질과 신선도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땐 달걀 포장의 등급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달걀은 1+, 1, 2, 3등급으로 구분합니다. 껍데기의 결이 곱고 매끈하며 광택이 있는 달걀이 좋은 달걀입니다. 또 좋은 달걀은 깨뜨렸을 때 껍데기에서 쉽게 분리됩니다. 구매한 달걀은 되도록 빨리 섭취하고 금이 간 것은 세균에 오염되기 쉬우므로 먹지 않습니다. 상온에 오랫동안 보관한 달걀도 피합니다. 삶기 전 달걀은 반드시 냉장 보관하고, 삶을 때도 깨지지 않고 신선하며 깨끗한 달걀을 사용합니다. 깨진 달걀로 조리기구가 오염됐다면 깨끗이 씻습니다. ‘반숙’이라고 하여 살짝 덜 익은 달걀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삶을 때는 속까지 완전히 익히는 게 안전합니다. ●잔류농약 걱정될 땐 이렇게 씻으세요 세제를 사용해 닦을 수 없는 과일과 채소는 아무리 닦아도 뭔가 찜찜합니다. 흐르는 물로만 닦기 때문에 표면에 잔류 농약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과일과 채소별 맞춤 세척법을 사용하면 농약을 대부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딸기는 물에 1분간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 정도 씻고, 포도는 송이째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잘 헹궈 먹으면 괜찮습니다. 사과는 물에 씻거나 헝겊 등으로 잘 닦아서 껍질째 먹어도 좋습니다. 단, 꼭지 근처 움푹 들어간 부분에 농약이 남았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 부분은 먹지 않는 게 좋습니다. 상추와 깻잎은 물에 5분 정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30초 정도 잘 씻습니다. 파는 뿌리보다 잎에 농약이 남았을 수 있으므로 시든 잎과 겉잎을 떼어 버리고 물로 잘 세척합니다. 양배추도 겉잎 2~3장을 떼어내고 흐르는 물에 잘 씻으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습니다. 오이는 스펀지로 오이 표면을 문질러 씻고 나서 굵은 소금을 뿌려 문지르고 다시 씻어 먹습니다. 고추의 끝 부분에 농약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고추를 물에 일정 시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잘 씻으면 잔류 농약이 대부분 제거됩니다.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처
  • 달콤한 유혹?… 담배 속에 숨어 있는 죽음의 향

    달콤한 유혹?… 담배 속에 숨어 있는 죽음의 향

    캡슐을 터뜨리고서 한 모금 연기를 들이마시면 시원한 향이 입안을 맴돌다 기관지를 알싸하게 자극한다. 향긋한 커피 향 담배를 피우면 담배 특유의 독하고 매캐한 향 대신 달콤한 맛이 난다. 이렇게 특정한 맛과 향이 나도록 담배에 설탕, 멘톨, 바닐린, 커피 향을 첨가해 만든 담배를 ‘가향 담배’라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 제품에 미세 캡슐을 도포하거나 필터에 향을 넣어 내장하는 이른바 ‘캡슐 담배’까지 가향 담배로 본다. 이런 담배는 담배 특유의 역겨운 맛이 덜해 호기심에 이제 막 담배에 손을 댄 ‘초보’ 흡연자도 쉽게 피울 수 있다. 하지만 거부감이 덜한 만큼 니코틴 중독성이 강해 한번 빠지면 담배에서 헤어나기가 더 어렵다. 담배에 첨가하는 각종 가향 물질은 단순히 제품의 맛과 향을 좋게 하려고 넣는 게 아니다. 첨가물은 니코틴 흡수를 촉진하고 담배연기를 더 깊게 들이마시게 한다. 설탕이나 바닐린 등 감미료를 첨가한 담배를 피울 땐 2급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나온다. 커피와 코코아 향 담배에는 커피의 카페인 성분과 코코아 성분도 들었다. 코코아 성분 중 ‘테오브로민’과 커피의 카페인은 기관지를 확장해 니코틴이 흡연자의 폐에 더 잘 흡수되도록 한다. 가장 대표적인 가향 물질인 멘톨은 신경 말단을 마비시켜 담배 연기를 마실 때 자극이 덜 느껴지게 한다. 자극이 적으니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운 것처럼 느껴지고, 시원한 맛에 길들면 쉽게 끊을 수도 없다. 실제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지난 6월 작성한 금연이슈리포트에 따르면 멘톨 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사람은 일반 담배를 피우는 사람보다 정기적으로 흡연할 확률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니코틴 의존도도 더 높다. 뿐만 아니라 담배에 첨가하는 물질 중에 암모니아, 카페인, 타우린 등은 그 자체로도 독성이거나, 다른 물질과 혼합되면 독성을 나타낼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중독을 촉진하는 가향 담배는 사실 청소년이나 비흡연자가 담배를 피우도록 유도하려는 담배 업계의 전략이다. 어른보다 단 음식을 즐겨 찾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현혹하려고 사탕, 풍선껌 등을 연상시키는 과일 향이나 코코아, 바닐라향 등 달콤한 이미지를 포장에 사용하기도 한다. 담배 회사인 필립모리스는 1990년대에 18~34세 사이의 젊은 흡연자를 대상으로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향이 무엇인지 실험하기도 했다. 세계은행은 매일 최대 10만명의 전 세계 청소년이 담배에 중독되고 있다고 경고했으며 WHO는 더욱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으면 2억 5000만명의 아동과 청소년이 담배 때문에 조기 사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가향 담배를 규제하고 있다. 브라질은 2012년에 전 세계 최초로 멘톨을 포함한 모든 가향 물질이 함유된 담배 제품 판매를 금지했다. 칠레도 가향 물질이 담배의 독한 맛을 감춰 미성년자의 흡연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브라질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가향 물질 첨가를 금지했다. 미국은 2009년 궐련 담배에 멘톨 이외의 물질을 첨가할 수 없도록 했다. 캐나다도 2009년 궐련 담배, 담배 마는 종이 등에 멘톨을 제외한 가향 물질 첨가를 금지했으며, 유럽연합(EU)은 2014년에 가향 물질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채택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가향 물질 담배 첨가를 규제하지 않고 있다. 이달 말 발표하는 ‘담배 규제 및 금연지원정책 방향’에 가향 담배에 대한 법적인 규제를 넣고자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금연자에 대한 지원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가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금단 증상이다. 개인 차가 있지만 보통 마지막 담배를 피우고 2시간 이내 멍해지는 느낌과 불안, 집중력 저하, 초조, 두통, 식은땀, 심장 두근거림 등의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어지럽기까지 하다. 이때는 휴식을 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하는 게 좋다. 서서히 깊게 호흡하거나 물을 천천히 마셔도 흡연 욕구를 참는 데 도움이 된다. 금연 후 사흘이 지나면 금단 증상은 최고조에 이르며, 이 시기만 넘기면 차츰 정도와 강도가 줄어 금연하기가 수월해진다. 금연을 결심하고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첫 한 달이다. 금연 초기에는 커피 대신 다른 음료수를 마시는 등 담배를 떠올리게 하는 상황을 피하도록 한다. 쌓이는 스트레스도 금단 증상만큼 견디기 어렵다. 흡연자는 흔히 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말하지만 담배는 스트레스를 없애주기는커녕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물질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내의 니코틴이 더 빨리 고갈돼 다시 담배를 찾게 되고, 담배를 피워 니코틴이 충족되면 잠시 스트레스가 해소됐다는 착각이 든다. 실제로 금연을 시작한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스트레스 수치가 올라가는 경향을 보이나, 6개월 이상 장기 금연에 성공하면 흡연자보다 스트레스 수치가 확연히 떨어진다는 게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누구든 금연을 하다 다시 흡연을 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참석해야 하는 술자리에서 담배를 계속 참고 있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지연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담배의 유혹에 넘어갔다면 주위 사람에게 담배 한 개비를 빌려서 피우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담배 한 갑을 통째로 사지 말아야 한다”며 “담배 한 갑을 손에 넣게 되면 한 대로 끝날 실수가 결국 담배 한 갑으로 늘게 된다”고 말했다. 금연의 성공 기준은 모호하다. 의학적 기준에 의하면 금연의 성공 기준은 최소 6개월이다. 최현림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우리 몸이 그간의 흡연 흔적을 지우고 정상적으로 돌아와 건강해지는 시간이 최소 6개월”이라고 설명했다. 식사를 할 때는 채소, 과일, 도정하지 않은 곡류 등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먹는다. 박시영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면 금연 중 나타날 수 있는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김치와 우리말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김치와 우리말

    우리는 절인 채소를 겨우내 발효시킨 김치를 먹어야 하는 한국인이다. 김치의 역사는 고조선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김치를 가리키는 우리말은 딤치(지) 또는 짐치(지)였다. 김치는 배추 등 채소의 아삭한 풍미, 깔끔한 맛의 소금 간, 중독성 강한 향신료인 고추, 더불어 젓갈의 감칠맛이 어우러진다. 익었을 땐 젖산의 시큼한 맛까지 난다. 발효 김치에서는 아미노산이 젖산균의 먹이가 되고, 이 젖산균이 유해균의 번식을 억제한다. 젖산균이 몸속 소화 효소의 분비를 촉진하고 비타민 함량을 높여 주며 발암 물질까지 제거한다. 예전엔 중국의 호배추가 아닌 갖, 무 등 우리 주변에 흔한 채소로 김장을 담갔다. 김치라는 단어는 한자어 침채(沈菜)에서 유래한 게 아니라 선조들이 딤치(dhim-chi^), 짐치(jim-chi^)라고 일컫던 우리말이다. 치 또는 지(chi^)라는 접미어는 짠지, 묵은지 등처럼 절여서 숙성시킨 채소를 뜻한다. 이는 재야 언어학계에서 눈길을 끄는 한 원로 학자의 주장이다. 그는 우리말이 기원전 인도아리안 어족으로 분류되는 산스크리트어, 특히 그 원형인 ‘실담어’와 비슷하다는 학설을 내놓았다. 우리말이 드넓은 유라시아 일대에서 원시 인류가 쓰던 고어(古語)라는 것이다. 반면 지금 세계 학계는 우리말을 ‘알타이 어족이긴 한데 뿌리를 알 수 없는 언어’로 분류하고 있다. 이 원로 학자는 불교를 연구하기 위해 옛 실담어를 공부하다 1786년 영국의 식민지인 인도의 총독이자 언어학자였던 윌리엄 존스(1746~1794)가 편찬한 ‘옥스퍼드 산스크리트-영어 대사전’을 접한다. 그런데 300년 뒤 우리 원로 학자가 이 사전을 참조해 ‘실담어-영어-한국어’ 순서로 단어를 정리하다가 깜짝 놀랐다. 옛 실담어가 발음은 물론 뜻까지 우리말과 비슷한 것이다. 그가 발견한 단어가 수백여 개에 이른다. 아무튼 존스는 대사전에서 딤치 또는 짐치에 대해 ‘무 등과 같은 채소’, ‘양념으로 버무린 양배추(cabbage)’ 등이라고 적고 있다. 우리 민요에도 등장하는 도라지는 도라디(doradi^) 또는 도라지(doraji^)라 표기하고 ‘채소의 한 종류’ 또는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옥스퍼드 교수이기도 한 그는 이밥을 니바라(niva^ra)라고 적은 뒤 ‘야생 쌀’이라고 했다. 국어대사전에서 정의하고 있는 ‘찹쌀과 상대적 개념의 한자어 이(異)밥’이라고 했던 게 아니다. 본래 우리말이 니(이)밥인 것이다. 우리말과 비슷한 세계 언어의 흔적은 더 있다. 카자흐스탄 등의 스탄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당시 경음화 표시인 ‘ㅅ’을 덧붙인 ‘ㅅ당’으로 지금의 땅을 뜻한다. 카자흐스탄은 카자흐 족의 땅이다. 옛 아즈텍 문명 언어에는 아시끼(asikki)가 ‘사내아이’(a boy)를 뜻했다. 또 지금이라도 인도 남부를 갔을 때 ‘아빠, 엄마, 누나’ 등 현지인 말을 들으면 깜짝 놀랄 것이다. 그러나 한두 가지의 추론만 내세워 그들 모두가 한국인과 한 핏줄이라는 일부 학자의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 그게 아니라 우리가 선사시대 인류의 옛말을 지금도 거의 유일하게 한국어로 쓰고 있다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김치와 우리말에는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긴 역사가 담겼다.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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