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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시대] 유럽의 위기 끝이 안 보인다/장홍 프랑스 알자스 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유럽의 위기 끝이 안 보인다/장홍 프랑스 알자스 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유럽 통합의 중심축은 파리-베를린이다. 2차 대전 후 유럽 통합의 초기에는 프랑스와 독일의 재화합이 통합을 위한 절대 전제조건이었다. 이후 불·독 커플은 오랜 기간 유럽 통합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드골-아데나워, 지스카르 데스탱-슈미트, 미테랑-콜이 환상의 커플을 이루었다. 하지만 이 같은 오랜 전통은 사르코지-메르켈 커플에 이르러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와 더불어 유럽 통합호도 출렁거리고 있다. 사르코지-메르켈 커플이 늘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지만, 그리스 재정 위기에 대처하는 방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기 전까진 표면상으로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그리스 위기와 더불어 파리와 베를린이 동상이몽의 커플임이 드러나면서, 그리스의 위기가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들로 파급되는 것을 염려해야 하는 심상치 않은 상황이 벌어졌다. ‘경제 대국, 정치 소국’이란 EU의 근원적 문제가 재발한 것이다. EU 위원장을 10년이나 역임한 자크 들로르조차도 EU를 가리켜 ‘정치적 UFO’라고 비꼬았다. 현재 유럽 통합호엔 선장이 없다. 불꽃은 이탈리아로 튀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채비율이 120%에 달하는 이탈리아의 사정은, 경제기조가 튼튼하다고 주장하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암울하기만 하다. 경제성장률은 0%에 가까우며, 현 정부가 내세운 긴축재정은 2013~2014년 실행되는 것이다. 당장 해결해야 할 숙제를 현 정부 임기 이후의 문제로 남겨놓은 것이다. 게다가 잦은 스캔들에 연루된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정치적 불신이 이탈리아의 위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그는 국가의 위기보다 자신이 연루된 재판의 향방에 더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이며, 의회에서 여전히 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명목상의 다수에 지나지 않는다. ‘독불장군’이 된 베를루스코니는 홀로 금융시장에 맞서 외로운 전투를 하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는 연 6%를 상회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이자의 추가부담도 커졌다. 7%에 이르면 국가부도 위기가 도래하기에, 이탈리아는 현재 매우 급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자파테로의 스페인 정부로 언제 불꽃이 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 두 국가가 그리스처럼 경제적 소국이 아니라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그리스의 공공부채는 3450억 유로인 데 비해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각각 1조 9160억 유로와 6930억 유로라는 점이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마누엘 바호주 EU 위원장은 유로존 17개국 지도자들에게 지난달 21일 브뤼셀에서 그리스의 위기가 다른 국가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취해진 결정들을 ‘즉각’ 실행에 옮기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문제는 위기에 처한 국가들의 국채를 유럽재정안전기금(EFSF)으로 구매한다는 데 합의를 보았지만, 9월 말 전에는 실행이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유로존 17개 회원국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집에 불이 났는데, 소방관은 진화 절차만 따지는 격이다. 이 같은 유럽의 거버넌스 부재는 상황을 더욱 불안정한 상태로 몰아가, 유로존의 약한 고리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국제금융시장의 공격에 더욱 노출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거듭 불거지는 재정 위기에도 불구하고 EU는 이름에 값하는 공동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독일이 EFSF 증액은 물론, 과도한 채무를 진 국가들에 돈을 대주는 소위 ‘송금 연합’에 반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EU 차원의 수단을 지니고 있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재정위기에 처한 국가들이 자생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느냐, 아니면 유로존의 해체냐 하는 기로(岐路)에 서 있다. 불·독 커플의 불협화음에다, 미국의 재정난으로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EU의 앞날은 산 넘어 산이다.
  • [Weekend inside] 내년 총선·대선 시즌 채비하는 ‘이미지 컨설팅’의 세계

    [Weekend inside] 내년 총선·대선 시즌 채비하는 ‘이미지 컨설팅’의 세계

    지난해 6·2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A후보는 체격이 큰 데다 운동권 출신이어서 과격한 인상을 줬다.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지닌 상대당 후보와 대비됐다. 고심 끝에 우직하고 믿음직스러운 ‘맏형’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로 했다. 어두운 색상의 옷을 피하고 파스텔톤 색상의 셔츠를 입었다. 대학생들과 만날 때에는 면바지의 캐주얼 차림으로, 시장에 갈 때에는 점퍼를 입고 소박한 모습으로 다가갔다. 처음에는 웃는 표정이 자연스럽지 못해 아예 옷에 ‘스마일’ 그림배지를 달기도 했다. 이처럼 친밀감을 주는 이미지로 발표한 공약은 유권자들에게 더 많은 공감을 얻었고, 결국 A후보는 재선에 도전했던 상대당 후보를 누르고 광역단체장이 됐다. ●드레스 코드·화법·인상 ‘토털 컨설팅’ 2007년 대선에서 ‘경제 대통령’을 내세웠던 이명박 대통령의 하늘색 넥타이, 강렬한 눈빛을 약화시키기 위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안경, 열정을 드러내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빨간색 넥타이는 이들의 이미지를 굳히는 상징이 됐다. 이처럼 대중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정치인들의 이미지 변신은 끝이 없다. 제 힘으로 안 되면 다른 사람 힘을 빌기도 한다. 그 다른 사람들이 바로 정치인 이미지컨설팅 업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미지컨설팅 업체가 본격적인 시즌을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특히 지역구 선거에 도전해야 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의 문의가 최근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 이름이 알려진 업체는 예약도 쉽지 않다. 한 여성 비례대표 의원은 12일 “미디어트레이닝을 하면서 동시에 이미지컨설팅을 해주는 업체라고 소개를 받아서 접촉을 했는데 유명강사들은 이미 스케줄이 꽉차 있어서 만나기조차 어렵다.”고 전했다. ●한달 집중 관리… 막판 24시간 수행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보통 시즌 때마다 한 업체에서 5~6명의 정치인들을 담당한다.”면서 “6개월 이상 꾸준히 컨설팅을 하는 게 가장 좋지만 보통은 선거에 임박해서 한달 전부터 집중적으로 하고, 인지도가 높은 후보는 선거 막판이 되면 아예 24시간 따라 붙는다.”고 전했다. 정치인 이미지컨설팅은 선거전략을 세워주는 정치컨설팅과는 또 다른 맥락이다. 플러스이미지랩 우영미 대표는 “가장 중요한 건 유권자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 지역의 연령층, 소득층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어떤 후보의 이미지가 호응을 얻을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라는 얘기다. 유권자들에게 최대한 유사한 느낌을 주는 게 관건이다. 지난 2009년 10월 강원 강릉지역 보궐선거에 나섰던 한나라당 권성동 의원은 선거를 준비하기 전 컨설팅을 받았다. 지역구 분위기를 감안해 검사 출신의 날카로운 모습 대신 보다 따뜻한 인상이 필요했다. 컨설팅 업체는 권 의원에게 머리에 웨이브를 넣어 자연스럽게 뒤로 넘기라고 조언했다. 안경도 타원형으로 바꿔 원만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영상시대… 외모보다 신뢰감 중요” 이 대통령의 대선 당시 컨설턴트였던 퍼스널이미지연구소 강진주 소장은 “정치인 개개인의 이미지가 모두 소중하지만 무엇보다 건방지고 거만한 이미지, 번지르르한 얼굴에 명품 의상 등 지나치게 부티 나는 이미지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색깔을 통해 본인의 이미지를 가장 잘 구축한 정치인은 홍 대표”라고 꼽기도 했다. 우 대표는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이미지는 신뢰감”이라면서 “요즘 유권자들은 영상문화에 익숙해져 있어 단순히 외모를 바꾼다고 해서 이미지가 달라지지 않는다.”고도 조언했다. 성격이 급하고 화를 잘 참지 못하는 성격의 B의원은 특히 TV토론에 나가서 상대방이 톡톡 쏘는 말을 하는 것을 참지 못했다. 그런 B의원에게 컨설팅업체에서는 손에 볼펜을 쥐게 했다. 방심하는 사이 짜증을 내는 표정이 방송으로 나가지 않도록 계속 메모를 하도록 한 것이다. 오히려 상대방의 지적을 경청한다는 느낌을 줘 토론을 끝낸 뒤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글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무디스 “美=AAA”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함께 세계 신용평가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무디스는 8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최고등급인 AAA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디스의 스티븐 헤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주요 기축통화인 달러는 금융의 독보적 수단”이라며 “이는 미국 정부가 다른 나라보다 높은 부채 수준을 버틸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등급을 분석하는 데 정부 간 부채비율을 비교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그런 비교를 할 때에는 달러화의 지위와 미국의 자금조달 능력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달러화의 위상이 약화될 수 있겠지만, 그런 상황이 임박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는 미국 경제가 계속 부진하고 현재 마련된 재정적자 감축 계획이 믿을 만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미국 국가신용 등급에 관한 조치가 예상보다 빨리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의회가 결정한 적자감축안의 장기적 이행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다.”면서 “2012년에 종료되는 이른바 ‘부시 세금감면 조치’를 정치권이 어떻게 다루는지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정적자를 2조 1000억 달러 줄인다는 계획은 미 국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평소 무디스는 S&P에 비해 보수적인 성향이어서 조금 늦게 움직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디스는 외환위기를 극복한 한국의 신용등급을 가장 늦게 상향조정한 평가기관이기도 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미국발 세계경제 패닉] “엔高 잡아라” 日, 외환시장 개입 임박

    엔화 가치 상승세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의 부채한도 확대 결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76.29엔을 기록해 전후 최고치(76.25엔)에 근접했다. 2일 도쿄시장에서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 가능성 영향으로 77엔 후반대로 물러났지만, 2일 뉴욕시장에서는 77.09엔으로 마감되며 다시 76엔대 복귀를 위협했다. 아사히신문은 3일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부채 문제로 미국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엔고가 급격히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엔화를 풀어 달러를 사들이는 시장 개입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행은 4∼5일 열리는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시장에 자금 공급을 늘리는 추가 금융완화책의 실시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우선 기준금리를 현행 0~0.1%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엔화 강세로 기업투자와 가계소비 심리가 악화돼 경기가 둔화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할 경우 추가 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국채와 사채를 사들이는 기금(현재 40조엔)을 5조∼10조엔 증액해 시장에 자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본 통화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한다고 해도 엔화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 합의안을 통과시켰지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미국의 신용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지방공기업 이익 나면 빚부터 갚아야

    앞으로 지방공기업은 사업 이익이 발생하면 빚부터 갚아야 한다. 또 지방공기업 직원이면 직급에 관계없이 뇌물수뢰 등 비리 행위 적발 시 공무원과 같은 수준의 처벌을 받는다. 지금까지는 팀장급 이상의 임직원만 공무원과 같은 처벌기준을 적용했다. 행정안전부는 3일 지방공기업의 부채를 줄이고 청렴성 제고를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지방공기업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입법예고 기간 중 제출된 의견들을 수렴해 확정한 뒤 10월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익금 처리 절차가 ‘이월결손금 보전-이익준비금 적립-배당’ 에서 ‘이월결손금 보전-이익준비금 적립-감채적립금 적립-배당’ 순으로 변경된다. 감채적립금은 기업의 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적립하는 금액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부채 누적으로 이자 부담이 증가하는 등 지방공사의 재무상태 악화가 우려돼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부채 매년 늘어 지난해 총 46조원 하지만 지방공기업의 관행이 된 대규모 ‘성과급’ 잔치에 대한 규제 방안은 여전히 느슨한 상태다. 공기업들은 수조원의 부채와 경영 적자에도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해 매년 국정감사에서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행안부는 “지금까지는 경영평가와 관계없이 성과급을 받아 왔지만 올해부터는 평가 등급을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하고, 최하등급을 받은 공기업은 성과급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영이 부실하더라도 최하등급만 받지 않는다면 여전히 성과급을 챙길 수 있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지방공기업 137곳의 총 부채 규모는 2008년 32조 4377억원, 2009년 42조 6283억원, 지난해 46조 3591억원으로 해마다 증가추세다. 지방공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사채 발행을 남발, 재정 여건이 매년 악화됐다. 지난 6월 감사원이 15개 광역자치단체 산하 도시개발공사의 경영실태를 감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부채비율은 2005년 121.8%에서 2009년 말 349.4%로 4년만에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재정 건전성·투명경영 강화 기대 행안부는 지방공기업 직원의 비리방지를 위해 이들에 대한 관리규정도 강화했다. 기존에는 팀장급 이상 임직원만 공무원으로 간주해 형법상 벌칙을 적용했지만, 이번 개정안을 통해 팀장급 미만의 직원도 뇌물수뢰 등 비리행위 시 공무원에게 적용하는 형법 제129조(수뢰·사전수뢰)부터 제132조(알선수뢰)까지 적용해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정재근 행안부 지방재정세제국장은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지방공기업의 재정건전성을 높이고, 공공기관으로서 보다 청렴하고 투명한 지방공기업 경영이 정착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0) 금산 요광리 행정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0) 금산 요광리 행정 은행나무

    나무에 전설이 담기는 건, 그 나무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이 얼마나 지극했는가를 보여주는 뚜렷한 예다. 하나의 전설은 또 하나의 전설을 낳고, 세월이 흐르면서 전설은 실제 있었던 일처럼 부풀려진다. 세월은 옛 전설에 또 하나의 전설을 보태고, 보태진 전설은 사람들의 입을 타고 새로운 전설로 탈바꿈한다. 어느 틈에 전설은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이미지와 환상이 되고 사람살이의 상징이 된다.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는 시간의 흐름을 짚어본 ‘옛날에 대하여’에서 “옛날이란 완결될 수 없는 출발”이라고 했다. 옛날 이야기는 그러고 보면 지금 이 순간까지 유효할 때에 살아남는 법이고, 다시 또 새로운 전설을 싹 틔울 씨앗인 셈이다. ●굶주린 호랑이도 뒷걸음질치게 한 위용 충남 금산 요광리 행정 은행나무 그늘에 트럭 한 대가 찾아 들었다. 트럭을 몰고 온 사내는 비를 피하려기보다는 나무 그늘에 들어서서 비를 응시하려는 낌새다. 빗줄기가 가늘어진 틈을 타, 사내는 차문을 열어젖히고 열린 창틀 위로 두 발을 뻗어 올린다. 불편한 자세의 사내는 차 안에서 권태로운 몸짓으로 꿈지럭거리며 낮잠에 들 요량이다. 넉넉한 품의 나무가 품어 안은 트럭이 앙증맞다. 아주 오래 된 옛날, 이 마을에 살던 한 사내도 지금 트럭의 사내처럼 여름 한낮에 나무 그늘에 들어섰다. 나무 그늘에서 빠져든 달콤한 낮잠은 들판에 땅거미가 밀려올 때까지 이어졌다. 그 즈음 뒷산에서 배고픈 호랑이가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왔다. 마을 어귀를 어슬렁거리던 호랑이는 들판에서 풍겨오는 사람 냄새를 맡았다. 저녁거리인 사람을 잽싸게 찾아내기는 했지만 호랑이는 다가서지 못했다. 사람이 누운 자리에는 도저히 덤빌 수 없을 만큼의 위엄을 갖춘 거대한 ‘무엇’이 떡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무엇’은 숲 속에서 흔히 보던 나무라 하기에는 어마어마하게 컸다. 먹이를 앞에 놓고 두리번거리던 호랑이가 거대한 ‘무엇’을 향해 몇 차례 ‘어흥’ 거렸지만, 그건 꿈쩍도 않았다. 두려워진 호랑이는 그 자리를 냉큼 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굶주린 호랑이를 뒷걸음질하게 한 건 한 그루의 나무, 옛날에 그랬듯이 지금 트럭의 사내를 품은 요광리 은행나무였다. 무려 1000년을 넘게 살았다는 이 나무에는 숱하게 많은 전설이 전해온다. 오래 된 나무들에 전하는 거개의 전설을 총망라한 집대성판이라고 해도 될 만하다. 1000년에 걸쳐 마을 살림살이를 지키며 사람들의 숱한 이야기를 담은 나무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부러진 가지로 3년동안 쓸 밥상 만들어 요광리 은행나무는 생김새부터 사람을 압도한다. 키는 24m이고 줄기 둘레는 13m다. 원래는 더 컸다. 오래 전에 폭풍을 맞아 남쪽과 동쪽으로 난 큰 가지가 부러져 작아진 게 이 정도다. 그때 부러진 가지로 사람들은 요긴하게 쓸 가구를 만들었다. 무려 3년 동안 마을 모든 집에서 쓸 밥상과 37개의 관을 만들었다는 게 이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다. 부러진 가지의 크기뿐 아니라, 그전까지 나무가 보여주었던 위용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큰 가지가 부러졌지만 여전히 나무는 크다. 게다가 벌판에 홀로 서 있어서 더 커 보이기도 한다. 중요한 부분이 부러진 탓에 나무는 특별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남쪽의 가지는 순한 모습으로 둥글게 자랐는데, 북쪽으로 솟구친 가지들은 끝 부분이 사각형 꼴로 사납게 뻗었다. 두 그루의 나무가 붙어서 자라는 것처럼 보인다. 나무 곁에는 ‘행정헌’(杏亭軒)이라는 이름의 아담한 육각정자가 있다. 새로 지은 정자이지만, 500년 전부터 이 자리에는 정자가 있었다. 당시 전라감사를 지낸 이 마을 선비가 짓고, ‘은행나무 정자’라는 뜻에서 행정이라고 했다. 이 나무를 ‘행정 은행나무’라고 부르는 것도 그래서다. 그때부터 이 나무에서는 해마다 음력 정월 초사흗날 밤에 당산제를 올렸다고 한다. 나무 줄기에서는 능히 1000년의 세월을 짚어보고도 남음이 있다. 잘 빚어낸 항아리처럼 가운데가 불룩하게 부푼 줄기는 곳곳에 깊은 상처를 안고 있지만 전체적인 수형만큼은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이 은행나무에는 그가 지나온 세월만큼 다양한 전설들이 전해온다. 마을에 재난이 닥쳐 올 기미가 있으면 큰 소리로 울음 소리를 내서 대비하도록 예고했다거나 나무에 치성을 드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웬만한 노거수에 전하는 평범한 전설들이다. ●한밤중에 아이 세워놓으면 똑똑해져 잠잠했던 비가 다시 쏟아붓는다. 차문을 열고 낮잠을 자던 사내도 빗줄기를 감지하고 차문을 닫고 흐트러진 매무시를 바로잡는다. 호랑이까지 물리친 나무이건만 하늘의 뜻은 물리치지 못한다. 떠날 채비를 하는 사내에게 다가가자, 창문을 빼꼼히 열고 털어놓는 사내의 이야기 끝에 또 하나의 전설이 담겼다. “하도 비가 와서 일을 못 하잖아요. 집에서 빈둥거리느니, 비 구경이라도 하려고 나왔어요. 밤에 비 그치면 방학이라고 집에서 노는 딸 아이도 데려올 거예요. 밤에 이 나무 아래에 아이를 한 시간쯤 세워놓으면 똑똑해진다고 하거든요.”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전설이지만, 익숙해지지 않는다. 게다가 왜 하필이면 아이들이 무서워 하는 밤중인가. 호랑이도 쫓아 보낼 만큼 못할 게 없는 나무의 영험함에 기댄 이야기이겠지만, 들을 때마다 재미있지만, 낯설고 어설프다. 그래도 사람들은 1000년 동안 나무의 전설을 소중히 간직했다. 다시 수천의 세월이 흐르면 나무에 또 다른 전설이 보태질지도 모른다. 옛날은 또 하나의 출발이라는 파스칼 키냐르의 발언은 충남 금산 요광리에서 충분한 증거를 얻는다. 글 사진 금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충남 금산군 추부면 요광리 329-8. 요광리는 통영~대전 간 고속국도가 통과하는 곳이다. 나무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두면 고속국도를 지나는 중에도 은행나무를 찾아 볼 수 있다. 대전 쪽에서 나무를 찾아 가려면 고속국도의 남대전나들목으로 나가서 오른쪽 도로로 6.5㎞ 가면 요광리에 들어서는 요광교에 닿는다. 무주 쪽에서 북진하여 갈 때는 추부나들목으로 나가서 우회전하여 2㎞ 쯤 가면 된다. 다리를 건너면 곧 나무가 있는데, 건너편에서도 나무가 보인다.
  • [2012 런던올림픽 D-365] “금메달 13개 이상 3연속 톱10 달성”

    [2012 런던올림픽 D-365] “금메달 13개 이상 3연속 톱10 달성”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 제30회 런던올림픽을 꼭 1년 앞두고 대한체육회가 야심 찬 목표를 밝혔다. 체육회는 26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사상 최다 금메달(13개)을 획득해 명실상부한 세계 7위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런던에서 베이징을 뛰어넘는 성적을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체육계는 다음 달 대구에서 ‘지구촌 3대 스포츠’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데다 2018년 동계올림픽을 평창이 유치해 자부심에 부풀어 있다. 따라서 높아진 스포츠 위상에 걸맞게 최고의 성적을 낸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목표는 ‘금메달 13개 이상, 3회 연속 톱10 진입’이다. ●진종오·장미란·이용대 2연패 도전 체육회는 이를 위해 종목별 ‘선택과 집중’을 강화했다. 메달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종목은 양궁, 수영, 태권도, 역도, 사격, 배드민턴, 펜싱, 체조, 레슬링, 유도, 탁구, 복싱, 여자핸드볼 등이다. 대표선수들은 현재 세계 곳곳에서 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 구슬땀을 쏟고 있다. 가능한 많은 종목에서 출전권을 확보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가장 기대되는 종목은 역시 양궁이다. 여자는 세계 최강이고 남자도 지난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과 단체전 금메달을 독식해 기대를 더욱 부풀린다. 남자부에서 김우진, 임동현, 오진혁, 여자부에서는 기보배, 정다소미, 한경희가 이미 런던행 티켓을 예약했다. 수영에서는 베이징올림픽 챔피언 박태환이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서 건재를 과시해 2연패가 유력시된다. 사격의 진종오(50m 공기권총)도 2연패를 노리고 있고 이대명은 ‘금총성’을 울릴 태세다. 역도에서도 장미란과 사재혁이 2연패에 도전한다. 펜싱의 남현희, 구본길, 오은석도 금메달을 목에 걸 채비를 갖췄다. 배드민턴에서는 ‘윙크 왕자’ 이용대가 하정은과 짝을 이뤄 혼합복식 2연패에 도전하고, 동시에 남자복식 금메달도 벼른다. 체조에서는 도마에서 최고난도의 신기술을 습득한 양학선이 돋보인다. 태권도는 세계 평준화에도 여전히 금빛 전망이 밝다. 이대훈(58㎏), 차동민(80㎏), 김미경(67㎏), 안새봄(67㎏ 이상급)이 출전권을 따냈다. 전통적으로 강한 종목인 유도에서는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재범과 은메달리스트 왕기춘이 세계 정상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올림픽은 물론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노골드’의 수모를 당한 효자 종목 레슬링은 런던에서 부활을 꿈꾼다. 탁구는 무엇보다 ‘만리장성’ 중국을 넘어야 한다. 그만큼 대진운이 중요하다. 주세혁·오상은, 김경아·박미영 등 남녀 개인전 2명씩 런던행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여자핸드볼과 여자하키, 사이클, 요트 등도 메달 경쟁에 힘을 보탤 종목이다. ●26종목 280여명 치열한 승부 대한체육회는 26개 전 종목에 걸쳐 선수(280여명)를 파견하기로 하고 출전권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 6일 현재 7개 종목, 23개 세부 종목에서 50명이 런던행 티켓을 확보한 상태다. 육상 47개, 수영 46개 등 302개의 금메달을 놓고 격돌하는 ‘런던행 티켓 전쟁’은 내년 7월까지 계속된다. 우리 선수단 규모도 그때 가서야 확정된다. 런던올림픽은 내년 7월 27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개막식을 시작으로 8월 12일까지 2주일 동안 계속된다. 영국 정부는 올림픽 개최에 93억 파운드(약 16조원)를 쏟아부었다. 새로 짓는 경기장의 공정률은 현재 88%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테러 방지와 안전 유지에 각별히 관심을 쏟고 있다. 런던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3번째다. 1908년 4회 대회와 1948년 14회 대회가 열렸다. 한 도시에서 올림픽이 3번 개최되는 것은 런던이 처음이다. 한국이 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것도 14회 런던 대회다. 한국은 당시 7개 종목에 67명이 출전해 32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26종목, 302개 세부 종목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 베이징대회에서는 28종목, 302개 세부 종목이었으나 야구와 소프트볼이 제외됐다. 대신 복싱 여자 3체급이 추가되면서 남자 페더급이 폐지됐다. 베이징에서 개최국의 이점을 누리며 종합 우승(금 51)을 차지한 중국이 다시 우승을 차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베이징올림픽에서 2위에 오른 미국과 3위 러시아가 중국을 밀어낼지, 4위 영국이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순위를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해외로… 바다로…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잘 놀아야 일도 잘한다.’ 휴가철을 맞아 직원들이 제대로(!) 놀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대상은 올해 처음으로 ‘해외 이문화 체험 연수 프로그램’(ACE·Abroad Culture Experience)을 도입했다. 기발한 여행계획을 짜낸 직원들을 상·하반기 각각 3~4개팀을 선발해 최장 9일간의 휴가와 1인당 300만원을 지급한다. 상반기 4개 팀 13명이 각각 중동권, 북유럽, 동티베트, 네팔로 여행을 다녀왔으며 하반기엔 3개 팀 10명이 동료 직원들의 부러움 속에 동남아시아와 유럽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박성칠 사장은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열심히 놀 기회를 줘야 한다.”며 이 프로그램을 직접 제안했다. 사기진작 효과가 높아 내년부터 과장급 이상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웅진코웨이는 2005년부터 비슷한 프로그램인 ‘와’(WAA·Woongin Advanced Abroad)를 운영 중이다. 3~4명의 직원이 팀을 구성해 탐방국가·기간·주제를 제시하면 심사를 통해 선발,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 올 초 연봉 대폭 인상 등 직원 복지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이랜드는 처음으로 안식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근무 연수 7년을 맞을 때마다 연차에 따라 최장 2주간의 휴가를 주고 기혼자에게 500만원, 미혼자에게 300만원의 해외여행비도 지급한다. 현대차그룹은 공장 휴가 기간에 맞춰 울산, 인천 소하리 등 공장 인근의 해수욕장과 협약을 맺어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경우 8월 21일까지 경주 관성해수욕장과 나정해수욕장, 기아차 소하리공장은 8월 3일까지 양양해수욕장, 화성공장은 충남 몽산포해수욕장, 광주공장은 전남 완도 명사십리해수욕장에 각각 하계휴양소를 운영하며 직원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한다.르노삼성차는 임직원의 초등학교 자녀들을 위한 무료 영어캠프를 마련, 사교육비로 인한 짜증을 날려준다. 조선 및 중공업계는 최장 16일간의 여름휴가로 다른 업계의 부러움을 산다. 현대중공업은 25일부터 새달 5일까지 대부분의 직원들이 여름휴가를 떠난다. 공식적인 휴가일 10일에 더해 주말까지 포함해 실질적인 여름휴가는 16일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새달 1일부터 12일까지 휴가에 들어간다. 두산중공업도 다음 달 1일부터 직원들에게 2주간의 여름 휴가를 권장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모두 50만원의 휴가비도 제공한다. 박상숙·한준규·이두걸기자 alex@seoul.co.kr
  • [글로벌 한국금융 해외서 길 찾다] 베트남 금융산업 잠재력 높은 까닭

    베트남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한 시기는 1986년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모이’(doimoi·쇄신) 정책을 본격화하면서부터다. 베트남 한인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한국계 기업은 호찌민과 하노이를 합쳐 현재 2000개가 넘는다.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이 베트남에 직접 투자한 금액도 228억 달러로 타이완(229억 달러)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계 기업들의 금융수요가 늘어났고, 국내 은행들도 베트남 진출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국내 은행들은 ‘베트남이 아시아에서 금융시장이 가장 발달하지 않은 나라’라는 점을 오히려 기회로 삼고 있다. 베트남 국민들의 은행 이용률은 채 20%가 되지 않는다. 현지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에서는 95% 이상이 현금 거래”라면서 “지하경제 규모가 몇 백억 달러에 달한다.”고 귀띔했다. 현지은행 규모가 너무 작고 금융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기업은행 호찌민 지점에서 근무하는 현지 직원 짜우(27·여)는 “베트남 현지은행들은 외국계 은행같이 체계적인 고객서비스를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현지은행을 인수해 연착륙한 뒤, 카드와 보험 등 소비자금융에 뛰어드는 것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3대 글로벌 은행인 HSBC, ANZ(호주뉴질랜드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은 소비자금융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금융이 주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금융위기에도 강하다. 베트남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대해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을 2008년까지는 8%, 2009년까지는 9%, 이후에는 10% 이상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현지은행의 경우 이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김도훈 코트라 베트남 전문위원은 “향후 3~4년 이내에 한국계 은행들은 현지의 부실기업이나 은행을 인수해 현지화할 채비를 해야 한다.”면서 “현지은행이 하지 않는 상품 개발을 통해 현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찌민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평창 2018 이렇게] 3년간 4번의 국제대회 완벽하게 치러

    강원이 동계스포츠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됐다.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됨에 따라 동계스포츠 ‘후보’에서 ‘주전’ 자리로 전격 올라서게 됐다. 유치 도시를 결정했던 지난 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강원이 새로운 동계스포츠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게 IOC 위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사실 강원은 그동안 국제경기를 완벽하게 치르며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능력을 전 세계에 보여줘 왔다. 2009년 스노보드·바이애슬론·여자컬링 세계선수권대회를 무난히 치러낸 데 이어 올해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대륙컵대회, FIS 스노보드 월드컵대회,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 등도 완벽하게 개최해 잠재력을 뽐냈다. 3년간 4개의 굵직한 대회를 열었고 모두 121개국 25 30명이 참가하는 성황을 이뤘다. 특히 FIS 스키점프대륙컵대회(1월 12~13일)는 올림픽 개최 능력을 확실하게 과시한 국제대회였다. 캐나다, 독일 등 9개국 50여명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경기 외에도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경기 장면을 소재로 한 사진 콘테스트 등을 통해 1만 5000여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는 결실을 봤다. 평창 관계자는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능력을 처음으로 인정받은 국제대회였다.”면서 “대회 운영 노하우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FIS 스노보드 월드컵대회(2월 7~9일)를 통해서는 용평리조트의 설질이 세계 최고임을 증명했다. 여기에 매끄러운 대회 운영은 국제 스포츠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강릉실내빙상장에서 열린 ISU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2월 28일~3월 6일)를 통해 대회 개최 능력을 다시 한번 검증받았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시설과 운영 측면에서 큰 감동을 받고 돌아갔다. 앞서 열린 평창 바이애슬론세계선수권대회(2009년 2월 13~22일)는 평창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58년 대회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에서 개최됐기 때문이다. 대회의 모든 경기는 유럽방송연합(EBU)이 유럽 전 지역에 생중계했다. 2억명 이상이 대회를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강원은 드림 프로그램을 만들어 날씨나 경제적 이유 등으로 동계스포츠를 접하기 어려운 나라의 청소년을 초청해 강습 등을 하며 교류활동을 활발히 해 동계스포츠의 중심지 역할을 차분하게 다지고 있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는 그동안의 여러 노력에 대한 결과이다. 강원은 이제 세계로 뻗어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현대건설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현대건설

    지난해 글로벌 리더로서의 면모를 드러낸 현대건설은 올해 경영목표를 ‘변화와 혁신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 기반 구축’으로 잡았다.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신성장 동력 확보와 시장 다변화,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 구축 등에 매진해 미래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18조원이 넘는 수주에 업계 최초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해외시장에서의 눈부신 활약으로 해외 진출 45년 만에 연간 해외수주 110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내 업체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공사에 진출하고, 신울진 원전 공사를 수주하면서 원자력발전소 10기를 동시에 시공하는 세계 유일의 건설사로 발돋움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가치창조 경영, 글로벌 미래 경영, 지속가능 경영을 3대 실천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가 중장기 비전 선포를 통해 글로벌 선진기업으로 가는 성장의 발판을 다진 해였다면, 올해는 강력한 실행과 통합으로 비전을 구체화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4월 초 현대자동차 그룹의 일원으로 새 출발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순항하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현대차는 자동차, 철강과 더불어 건설을 그룹의 ‘3대 핵심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향후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자동차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과의 해외 동반 진출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현대제철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우수한 철강재를 확보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글로벌 톱 건설사’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테마로 보노 공직사회] (10)퇴직자 사회참여 지원사업 실태와 과제

    [테마로 보노 공직사회] (10)퇴직자 사회참여 지원사업 실태와 과제

    수명은 길어졌으나 공무원 퇴직시기가 앞당겨지면서 퇴직 이후 삶에 대한 관리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해마다 3만명 정도가 퇴직하는데 2~3년 뒤면 이른바 ‘베이비 붐’ 세대 공무원들의 은퇴가 줄을 잇게 된다. 퇴직자의 사회참여는 늘어난 수명만큼 퇴직자 본인은 물론 이들을 길러 낸 정부로서도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퇴직자와 미래 퇴직자의 인생 설계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공무원연금공단이 최근 시작한 퇴직자 사회참여 지원사업 실태와 보완할 점을 짚어 본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공무원 퇴직연금 수급자는 지난해 말 기준 27만여명이다. 70세 이하 월소득 300만원 이하 퇴직자 17만 5000명 중 실제로 사회봉사 등에 참여하고 있는 인원은 2만 4000여명으로 추산된다. 공단의 퇴직공무원 사회참여 지원사업은 지난해에야 시작됐다. 행정안전부의 위탁을 받아 수행한다. 공단 관계자는 “수급자 지원사업은 최근에야 눈 돌린 분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인원 1만 3000여명이 참가했고 올해는 1만 9300여명이 4억 4600여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제 정부차원의 본격적인 인식개선과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2014년 이후 베이비 붐 세대 공무원들의 은퇴가 대거 시작되면 공무원 고용주인 국가가 전관예우 제한은 물론 퇴직자들의 사회참여 지원에 나설 채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분석이다. ●법무·세무 퇴직자 전문상담 인기 공무원연금공단이 지원 중인 사회참여 사업은 크게 공익형·복지형·교육형·일자리 지원형 등 4개 유형으로 나뉜다. 공익형은 공단이 전국 7개 지부별로 상록자원봉사단을 구성해 스쿨존 교통정리, 학교주변 안전지킴이 활동을 지원한다. 올해 4272명이 활동 중이다. 복지형은 소외계층 가정에 안전 점검, 수리·보수, 저소득층 자녀 학습지도 위주로 620명이 참여할 계획이다. 모두 1인당 1회 2만~3만원 이내의 활동비가 지급된다. 교육형은 퇴직공무원들을 전문상담원, 정보화교육·문화강좌 강사, 공단의 연금상담서비스 도우미로 활용한다. 눈에 띄는 부분은 법무, 세무 분야 퇴직자들을 내세운 전문상담이다. 이들이 월 1~2회 공단 지부에서 같은 퇴직공무원을 상대로 부동산 등기, 소송 절차, 세금 상담을 해 주는데 매번 예정시간을 넘길 정도로 인기가 높다. 전화상담도 해 준다. 종류에 따라 회당 2만~20만원의 강사료가 나온다. 올해 1799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일자리형은 공무원 임대주택 관리, 공무원 채용시험 감독원, 급여채권 환수, 워킹스쿨버스 보조요원 등을 공공기관과 연계해 알선한다. 주택관리 매니저, 급여채권 환수는 1주일에 2~3일씩 시간제로 일하고 월 50만원을 지급한다. 문제는 퇴직 공무원 인적 풀 구축 등 이러한 지원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방안 마련이다. 세무·법무·건설 분야 등은 지금도 전관예우 관행이 만연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일반직 공무원의 약 24%를 차지하는 행정직 공무원의 경력관리 문제는 이제부터 풀어야 하는 과제다. 공무원연금공단은 퇴직 공무원들의 경력·인적사항을 7개 지부끼리 연계하는 시스템을 하반기에 구축할 계획이다. ‘G-시니어’로 불리는 퇴직공무원 종합포털시스템이 확충되는 것이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1~2년 단위로 순환보직하는 인사체계 역시 인사·조직·지방행정 등 전문 보직 위주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5급까지 실무자 시절엔 한 직무에서 전문성을 쌓고 4급 이상 간부는 통합관리형으로 육성하는 2단계형 인사시스템을 고민 중이다. ●日 교원 퇴직 전부터 재취업 알선 퇴직 후 공무원 연금 수급까지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문제다. 일본을 비롯한 해외 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일본은 각 지방 교육위원회(교육청)별로 퇴직 교원들을 풀로 관리하는데 1년 전부터 미리 퇴직 이후 어떤 분야에 재취업, 봉사할 의사가 있는지 상담 후 연계해 준다. 65세 이전엔 연금이 감액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경제활동이 필수적이다. 백종섭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는 “각 부처별로 교육원, 연수원에 현직 강사 대신 퇴직 공무원을 일정 부분 활용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공무원 전문 분야별로 각 지역개발·연구원의 계약직 전문요원으로 활용하면서 취업제한의 퇴로를 열어 주고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대한통운 품은 CJ그룹 긴급 간담회 “승자의 저주 없다 구조조정 안할 것”

    CJ그룹이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시장의 반응이 영 신통찮다. 막판 경쟁 과열로 CJ가 무리하게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승자의 저주’ 우려가 벌써부터 떠돌고 있다. 이 때문에 CJ는 2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관훈 대표는 “‘승자의 저주’라는 표현은 가당치도, 어울리지도 않는다.”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GLS 유증으로 부채비율 유지” 이 대표는 “인수자금은 CJ제일제당과 CJ GLS가 절반씩 부담할 것”이라며 “인수자금이 다소 높아졌지만 CJ의 자금 여력은 충분하기 때문에 재무안정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보유 현금과 삼성생명 주식 유동화를 통해, GLS는 CJ를 대상으로 한 5000억원 유상증자와 5000억원의 외부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성용준 CJ 재무팀장은 “CJ제일제당은 삼성생명 주식 재원이 1조원이 넘고 차입 여력도 2조 5000억원에 달한다.”며 “당장 팔 생각은 없지만 김포, 영등포 등지의 부동산도 6000억원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 상무는 또 “GLS의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다소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있지만 불가피하다.”며 “유증에 성공하면 5000억원 규모의 외부 차입을 한다 해도 부채비율이 현재처럼 90%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가하락세… 노조 반발도 과제 그럼에도 CJ 주가가 연이틀 하락하고 증권가에서 부정적 전망이 연이어 쏟아져 우려가 가실지는 의문이다. 2조 3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인수 자금의 절반을 부담하는 CJ제일제당 또한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오후 긴급 기업설명회(IR)를 열기도 했다. 인수자금뿐 아니라 대한통운 노조의 반발도 넘어야 할 ‘큰 산’이다. 대한통운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노조사무실에서 비상집행위원회를 열고 “CJ그룹 인수에 대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저지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CJ를 긴장시키고 있다. 차진철 노조위원장은 “CJ GLS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할 수 없고 시너지 효과도 미미하다.”고 말했다. CJ 수뇌부는 간담회에서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한통운은 최고의 전문가 집단으로 이뤄져 있다.”며 “이들과 힘을 합쳐 ‘2020년 20조원, 아시아 최고의 물류기업’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GLS의 최은석 경영지원실장도 “GLS와 대한통운은 겹치는 사업 영역이 택배 말고는 없다. 대한통운은 운송·항만이 강세이므로 업무상 협력할 부분이 훨씬 많고 택배에서도 확고한 1위 사업자가 되려면 오히려 신규 채용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숙·오상도기자 alex@seoul.co.kr
  • 성과급 450% 챙긴 ‘몰염치 公기관’

    성과급 450% 챙긴 ‘몰염치 公기관’

    성과급을 더 챙기기 위해 경영평가 요소인 인건비는 누락하고 성과지표는 부풀리고…. 28일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난 공공기관들의 몰염치한 행태들이다. 감사원은 이 같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운영실태 감사결과를 토대로 기획재정부 등에 제도 개선과 함께 경영평가 결과의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기획재정부는 해당 공공기관의 등급 재조정 여부 검토에 착수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9월 2일부터 10월 29일까지 25일간 한국석유공사 등 공기업 8곳과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 등 준정부기관 8곳,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등 중소형 기관 6곳 등 모두 22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기획재정부의 2010년 경영평가 대상 기관은 모두 96곳이었고 평가는 2009년의 경영실적이었다. 감사 결과, 한국석유공사 등 7개 공공기관이 작성한 경영실적 보고서의 상당수가 실적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등 왜곡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석유공사의 경우, 2009년에 미국 휴스턴 해외사무소 근무인력 12명의 해외근무수당과 기본급 등 8억 4000여만원을 총인건비 산정에서 누락시켜 정부의 인건비 인상 가이드라인(3% 이내)을 준수한 것처럼 작성, 3점 만점의 평가점수를 받았다. 누락된 해외직원의 인건비를 포함해 재정산하면 2009년의 총인건비 인상률은 3.242%로 인상률 가이드라인을 위배했다. 이렇게 되면 평가평점은 0점으로 처리된다. 한국석유공사는 또 내부적으로 부채비율 등을 성과지표로 관리하면서도 정작 경영평가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으려고 총자산 회전율을 기준으로 재무예산 성과지표를 평가받아 매년 2점 만점을 얻었다. 부채비율로 재평가할 경우에는 0점이라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근로복지공단, 한국관광공사, 교통안전공단, 농수산물유통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에서도 실적 부풀리기가 발견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재정부에 공공기관의 재무건전성이 경영평가에 적절히 반영될 수 있도록 재무건전성 관련 지표 등을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한국석유공사, 한국관광공사, 근로복지공단 등 4개 기관에 대해서는 경영실적 평가 결과의 수정을 요구했다. 이 기관들은 두번째 단계인 A등급(우수)을 받아 월 기본급여의 440~450%에 이르는 성과급을 받았다. 당시 최고등급인 S등급은 한국전력공사뿐이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감사원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재검토할 것”이라면서 “평가의 일관성이 유지됐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해 등급 재조정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권위적’ 박근혜?… 친박의 고민

    ‘권위적’ 박근혜?… 친박의 고민

    “그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니까 신경을 씁시다.” 한나라당 친박계 중진의원이 초선 의원과 나눈 전화통화 내용이다. 7·4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 단일후보인 유승민 의원과 일부 후보들의 연대설이 나오자 경계의 뜻을 전달한 것이다. 전대가 ‘박심’(朴心)을 통한 계파대결 구도로 비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근 친박 의원들이 ‘박근혜 이미지’에 대해 부쩍 고민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이유로 최대한 정치적 언행을 아꼈던 박 전 대표에게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에 대한 우려에서다. 특히 전대가 치러지는 민감한 시기인 만큼 친박 의원들도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내년 대선을 함께 치를 새 지도부가 선출되는 과정이면서 박 전 대표가 본격적인 보폭을 넓힐 채비를 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친박 의원들의 고민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터져 나왔다. 황우여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이른바 ‘수첩사건’으로 마치 새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를 알현하고 결과를 보고하는 듯한 모양새가 그려진 바 있다. 이어 박 전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의 의혹에 대해 박 전 대표가 “동생이 말했으니 끝난 것 아니냐.”고 잘라 말해 논란이 됐다. 친박 내부에서는 “대응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 중진 의원은 “사실 박 전 대표는 일관되게 행동했을 뿐이다. 평소대로 조용히 만나길 원했고, 박 회장 사건에 대해서도 ‘더 이상 내가 할 말은 없다’는 뜻이었는데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서 “중진들도 좀 친절하게 유보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외부로부터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친박계도 변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박 전 대표를 둘러싼 신비주의가 권위적인 모습으로 변질된 것에 대해 친박 내부의 자성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박 전 대표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현역 의원 30~40명이 동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자제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 전 대표가 극복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는 직접 조언도 나왔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수도권 젊은층의 10명 중 8명이 박 전 대표에게 반감을 갖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36) 삼척 궁촌리 음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36) 삼척 궁촌리 음나무

    나무도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살아가는 생명체인 이상 생로병사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수명을 다한 뒤에 저절로 스러지는 게 모든 생명이 맞이하는 섭리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과 보호가 보태진다면 더 오래 지켜 낼 수 있는 것도 분명하다. 나무가 사람의 마을에서 오랫동안 그러했던 것처럼 이제 사람이 나무를 지켜야 한다. 사람보다 먼저 이 땅에 터 잡고 사람살이를 지켜 준 나무를 지켜 내는 건 곧 우리 사는 세상의 평화를 지키는 일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땅의 나무를 돌보기 위해 길을 재촉하는 많은 사람들이 늘어나는 건 그래서 고마운 일이고 나무의사라는 생소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고려 멸망사의 흔적을 간직 “땅속의 뿌리가 숨을 쉬어야 하는데, 이 나무는 뿌리 부분에 흙이 많이 덮여 있어서 불편했을 거예요. 세월이 오래 흘러서 이제는 스스로 적응한 듯하지만, 더 불편하지 않도록 보살펴 주어야 해요. 멀리 뻗어낸 바깥 쪽 뿌리를 편하게 해서 전체적인 생명력을 북돋워 주려는 거예요.” 강원 삼척 궁촌리 음나무 곁에서 포클레인을 동원해 작업에 열중하던 나무의사 이태선(38·솔뫼나무병원) 원장이 땀을 닦으며 한창 진행 중인 작업을 설명한다. 나무 뿌리가 숨을 편하게 쉴 수 있도록 공기 구멍이 있는 굵은 관을 촘촘히 박고, 논이었던 땅의 흙을 부엽토로 교체하는 작업으로 나무가 더 오래 살 수 있는 체력을 돋우는 일이라는 이야기다.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작업 상황을 점검하며 분주히 오가던 이 원장이 작업 기사들과 이야기를 바삐 나누는 틈에 이 마을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부녀회장 이금옥(66)씨가 찾아와 나무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려 때의 공양왕이 살던 집에 있던 나무라고 해요. 나는 이 마을에서 태어났지만, 그 집을 본 적은 없고,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만 들었지요.” 고려의 마지막 임금 공양왕(1345~1394)이 이성계에게 실권을 빼앗기고 쫓기는 신세로 전락했을 때 이 음나무 곁에 숨어들어 집을 짓고 살았다는 이야기다. 살해 위협의 공포에 시달리던 중 공양왕은 더 안전한 곳을 찾아 삼척 궁촌리로 왔다. 그가 살 집을 지은 곳이 바로 이 음나무가 있는 자리였다. 당시에도 큰 나무였다고 하니, 이 나무의 나이는 1000살쯤으로 보아야 한다. 궁촌리 음나무는 근처의 공양왕릉과 함께 고려의 멸망사를 증거하는 중요한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잡귀 잡신을 막아주는 신통한 나무 공양왕은 자신에게 다가올 불행을 예감한 듯, 악귀를 막아 주는 커다란 음나무에 기대어 자신의 거처를 지었다. 그가 음나무 있는 집에서 살며 죽음의 공포를 이겨 내고자 한 데에는 까닭이 있다. 음나무는 죽음의 사자를 비롯한 온갖 귀신을 막아 준다는 오래된 믿음이 있어서 집안에 심고 기른 나무다. 여의치 않으면 음나무의 가지를 꺾어 대문이나 대청 마루 위에 걸어 놓기라도 했다고 한다. 귀신들이 도포자락이나 긴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담을 넘어 들어올 때 음나무 가지에 걸려 놀라서 되돌아간다는 생각이었다. 여느 나무와 달리 귀신의 옷자락이 음나무 가지에 잘 걸리는 건 촘촘히 돋아난 가시 때문이다. 가시는 초식동물의 공격을 막으려는 생존전략이다. 채 자라기도 전에 먹히기 십상인 음나무는 가지에 여기저기 가시를 내밀어서, 짐승의 접근을 막은 것이다. 하지만 1000년 가까이 살아온 궁촌리 음나무의 가지에는 가시가 전혀 없다. 이제 이 음나무는 초식동물이 다가와도 감히 꺾어 먹을 엄두를 내지 못할 만큼 크게 자랐다. 굳이 가시를 내밀지 않아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몸피가 됐다는 이야기다. “이 나무가 아주 무서운 나무예요. 부러진 가지를 주워다가 집에서 불이라도 때면, 그 집안에 재앙이 생겨요.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요즘도 그렇다니까요. 누가 아프다든가, 망한다든가, 꼭 안 좋은 일이 생기지요.” 나무를 바라보며 이씨는 이 음나무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목이자 상징이어서, 마을에는 음나무 한 그루씩 안 심은 집이 없다고 덧붙인다. 정월 초하루에서 사흗날 사이에 날을 잡아 치르는 정월 당산굿과 오월 단오에 벌이는 단오굿이 죄다 나무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정성이 가득 담긴 행사라고 한다. 단오굿은 특히 삼척시에서도 지원하는 큰 행사이기도 하다. ●나무 돌보는 건 마음 안식처를 돌보는 일 점심 시간을 좀 넘기면서 쉬는 시간 없이 계속된 부엽토 작업이 마무리됐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 원장은 곧바로 예정된 다른 나무 치료 작업 일정을 짚어 보고 떠날 채비로 발길을 재우친다. 떠나기에 앞서 잠시 이 원장은 나무의사의 신중한 눈길로 공양왕의 최후를 지켜 준 늙은 음나무를 수굿이 바라본다. 아픈 데나, 더 치료해야 할 곳이 없나를 짚어 보는 그의 그윽한 눈길이 마냥 따뜻하다. “사람 사는 곳에 나무 없는 곳은 없지요. 크고 오래된 나무들은 시골 마을의 수호목이라든가 당산목으로 사람들을 지켜 주는 상징이에요. 그래서 나무는 마음의 안식처이자 고향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고향을 생각하는 누구라도 마을 어귀의 큰 나무부터 생각하는 것은 그래서일 겁니다.” 결국 나무를 치료하는 건 곧 사람의 안식처를 돌보는 일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깨달음이 번득 다가온다. 듬성듬성 세월에 찢긴 가지를 드러낸 나무도 금세 흐뭇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바라본다. 오랫동안 나무가 사람에게 큰 안식을 제공했던 것처럼 이제는 거꾸로 사람이 나무의 안식을 돌볼 차례다. 나무의사 이태선 원장의 손길이 더 없이 고마운 까닭이다 글 사진 삼척 고규홍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강원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452. 삼척 시내 남쪽에는 동해 바다열차의 종점인 삼척역이 있다. 삼척역에서 바다가 내다보이는 아름다운 국도 7호선을 이용해 15㎞ 남짓 남쪽으로 가면 궁촌교차로가 나온다. 궁촌 방면의 나들목으로 나가서 좌회전하여 500m 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유턴하듯 좌회전하여 100m 간다. 우회전하여 700m 더 가면 궁촌리 마을회관이 나온다. 회관을 지나자마자 우회전하라는 천연기념물 음나무 안내판이 나온다. 개울을 타고 200m쯤 가면 마을 길가에 나무가 있다.
  • 친박 “수도권 젊은층 10명중 8명이 박근혜 반감”

    친박 “수도권 젊은층 10명중 8명이 박근혜 반감”

    “그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니까 신경을 씁시다.” 한나라당 친박계 중진의원이 초선 의원과 나눈 전화통화 내용이다. 7·4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 단일후보인 유승민 의원과 일부 후보들의 연대설이 나오자 경계의 뜻을 전달한 것이다. 전대가 ‘박심(朴心)’을 통한 계파대결 구도로 비쳐지지 않기 위해서다. 최근 친박 의원들이 ‘박근혜 이미지’에 대해 부쩍 고민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이유로 최대한 정치적 언행을 아꼈던 박 전 대표에게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에 대한 우려에서다. 특히 전대가 치러지는 민감한 시기인 만큼 친박 의원들도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내년 대선을 함께 치를 새 지도부가 선출되는 과정이면서 박 전 대표가 본격적인 보폭을 넓힐 채비를 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친박 의원들의 고민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터져 나왔다. 황우여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이른바 ‘수첩사건’으로 마치 새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를 알현하고 결과를 보고하는 듯한 모양새가 그려진 바 있다. 이어 박 전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의 의혹에 대해 박 전 대표가 “동생이 말했으니 끝난 것 아니냐.”고 잘라 말해 논란이 됐다. 친박 내부에서는 “대응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 중진 의원은 “사실 박 전 대표는 일관되게 행동했을 뿐이다. 평소대로 조용히 만나길 원했고, 박 회장 사건에 대해서도 ‘더 이상 내가 할말은 없다’는 뜻이었는데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서 “중진들도 좀 친절하게 유보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외부로부터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친박계도 변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박 전 대표를 둘러싼 신비주의가 권위적인 모습으로 변질된 것에 대해 친박 내부의 자성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박 전 대표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현역 의원 30~40명이 동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했던 박 전 대표의 귀국을 앞두고 “박 전 대표가 VIP룸을 이용하지 않는 게 좋지 않겠느냐. 의원들이 너무 우르르 가지 말자.”는 이야기도 오고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가 극복해야할 과제에 대해서는 직접 조언도 나섰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수도권 젊은층의 10명 중 8명이 박 전 대표에게 반감을 갖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젊은 세대들은 박 전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고 박 전 대표의 이력때문에 ‘저 사람이 우리의 어려움을 알 수 있는가’라는 의구심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면서 조용한 행보로 스킨십을 넓히라고 조언했다. 지난 4·27 재·보선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한나라당 김태호 의원의 선거운동 방식을 예로 들었다. 박 전 대표는 진지한 자세로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동양메이저·동양매직 합병

    동양메이저·동양매직 합병

    동양그룹(회장 현재현)이 수익 확대와 시너지 창출을 위해 동양메이저와 동양매직을 합병, ‘메가 컴퍼니’를 출범시킨다. 동양그룹은 13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동양메이저와 동양매직의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양메이저와 동양매직의 합병 비율은 보통주 기준으로 1대2.5692708이다. 다음달 27일 주주총회 등의 관련 절차를 거쳐 9월 1일 자로 합병 법인이 공식 출범한다. 동양매직은 비데와 연수기, 정수기 등의 렌털 사업과 오븐·가스기기 등의 가전수출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동양메이저는 건설자재와 건설, 섬유 등 3개 부문으로 구성된 회사다. 동양그룹은 동양매직의 각종 사업 모델에 동양메이저의 자금과 인프라를 더해 합병 법인을 그룹 주력 기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현재 동양메이저의 전국 37개 직영공장 및 영업소 인프라를 활용해 동양매직의 렌털사업 방판 조직을 확장하고, 동양메이저의 해외판매망을 이용해 동양매직의 가전 수출을 중남미와 동남아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동양그룹은 또 합병 법인을 중심으로 플랜트 사업을 그룹의 신수종 사업으로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동양매직, 핀튜브텍, 동양시멘트이앤씨, 동양메이저 건설부문 등 제조 부문의 각 계열사가 보유한 플랜트 분야 사업 역량을 새로 출범하는 합병 법인에 결집,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그룹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합병 법인은 계열사들이 보유한 국내 유일의 공랭식응축기(ACC) 기술과 기능성 섬유관련 원천기술 등을 응용해 플랜트 핵심 기자재, 중소형 발전, 에너지 사업 등을 주도하게 된다. 동양그룹은 양사 합병 등을 통해 지난해 동양매직과 동양메이저를 합해 매출 9904억원, 영업이익 105억원을 기록했던 통합 실적을 2015년에는 매출 2조 8465억원, 영업이익 2168억원으로 늘리고 부채비율은 100%대로 낮추겠다는 목표다. 그룹 관계자는 “합병으로 지속 성장이 가능한 고수익 창출기업의 틀을 갖추게 됐다.”면서 “재무구조 건실화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2013년에는 사업지주회사로 지배구조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합병 법인의 회사명은 향후 지주회사 전환을 염두에 두고 주주총회 전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연초록 융단 깐 듯… 강원 인제 소양강 청귀리 초원

    연초록 융단 깐 듯… 강원 인제 소양강 청귀리 초원

    해마다 이맘때 소양강 상류에 이색적인 볼거리가 펼쳐집니다. 온통 첩첩산중일 것 같은 강원도 인제 땅에 뜻밖에 너른 초원지대가 형성됩니다. 소양강 줄기 따라 심어진 귀리밭이 절정의 빛깔을 선사하는 것이지요. 동족상잔의 아픔이 붉게 새겨진 ‘38선’에서 바라보는 초록의 향연이라니요. 그 서정적이면서도 빼어난 풍경에 여행자의 입술이 귀에 가 걸릴 지경입니다. ●초록으로 물든 38선 제목에 ‘처녀’ 혹은 ‘아가씨’ 들어간 옛 노래들이 제법 많다. ‘흑산도 아가씨’ ‘처녀 뱃사공’ 등 어림잡아 100곡은 족히 넘는다. 그 가운데 널리 사랑받는 노래를 꼽으라면 ‘소양강 처녀’가 가장 앞줄에 설 거다. 그 ‘열여덟 딸기 같은’ 처녀가 임 그리며 서 있던 소양강은 인제군 서화면 무산(巫山)에서 발원한다. 내린천 등 지류와 몸을 섞은 뒤 춘천 북쪽에서 북한강과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몸피를 키운다. 흔히 소양강 하면 ‘소양강 처녀상’이 세워져 있는 의암호 등을 연상하지만, 물뱀처럼 휘휘 돌아가는 소양강 풍경의 진수는 소양호 상류, 인제 지역에 펼쳐져 있다.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와 44번 국도로 갈아탄다. 인제로 향하는 길이다. 38선휴게소 아래 신남선착장 주변부터 초록빛 평원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내설악의 지류들이 모인 소양호의 최상류로, 겨울이면 수백만 평의 얼음 벌판 위에 빙어 축제가 열리던 곳이다. 늘 동토(凍土)일 것 같았던 땅에 물이 흐르고, 귀리의 새싹이 돋아나면서 독특한 풍경을 그려 놓았다. ●대규모 크롭 써클로 볼거리 제공 예전 소양강 주변은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까지 배추와 무 등을 경작하던 유휴지였다. 그런데 농사에 사용된 농약이 수질에 악영향을 미쳤다.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2005년부터는 인제·양구 조사료(粗飼料) 작목반이 친환경 농업을 위한 가축 사료 생산용 귀리(연맥) 단지로 조성했다. 그 덕에 내 나라 안 어디서도 쉬 보기 어려운 광활한 푸른 초장이 펼쳐지게 됐던 것이다. 소양강 상류 지역 오염 방지와 친환경 조사료 확보, 거기에 빼어난 풍경까지 갖게 됐으니 돌팔매질 한 번에 새 세 마리를 잡은 셈이다. ‘쉴 만한 푸른 초장’은 소양호 상류 이곳저곳에 펼쳐져 있다. 어디를 가더라도 넉넉한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인제38대교를 넘어 관대리까지는 들어가 보는 게 좋겠다. 척박하면서도 서정적인 풍경에 좀처럼 눈을 떼기 어렵다. 인제38대교 인근의 정자각을 통해 귀리밭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단, 차량 통행은 금지돼 있다. 인제군은 소양강 상류 귀리밭에 초대형 ‘크롭 써클’(crop circle·대지 미술)을 조성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크롭 써클은 흔히 곡물밭에 나타나는 원인 불명의 기하학적인 문양을 일컫는 말이다. 무대는 남면 관대리 일대다. 면적은 7만 2000㎡(약 3만평)쯤 된다. 공식적인 행사라기보다는 내년 5~6월 개최 예정인 초원 축제에 앞서 미리 ‘간을 보는’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푸른 귀리밭을 스케치북 삼아 튤립과 나비를 형상화한 화훼류 지역과 인제의 대표 아이콘인 ‘빙어’를 기하학적 형상으로 표현한 크롭 써클 지역으로 나뉜다. 크롭 써클은 귀리가 60~70㎝까지 자란 15일쯤부터 조성될 예정이다. 인위적인 아름다움이 배제된, 원형 그대로의 초원 지대와 마주하려면 그 이전에 방문하는 게 좋겠다. 아울러 장마철이 시작되는 7월 중순쯤부터는 초원 지대도 물에 잠기기 시작한다. ●산이 깊은 만큼 물맛도 좋더라 인제는 약수터가 많은 지역이다. 설악산과 점봉산, 방태산 등 인제를 둘러싼 명산의 골골마다 명약수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상남면 미산리 개인약수는 그중 첫손에 꼽힌다. 약한 철분 향과 단맛이 나는 탄산약수다. 올 초 천연기념물 제531호로 지정됐다. 해발 1080m 높은 곳에 있어 약수터까지는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그 불편함이 되레 여태 청정함을 잃지 않은 원인이 됐다. 개인약수는 1891년 함경북도의 포수 출신인 지덕삼이란 사람이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상탕과 하탕 두 곳으로 나뉘는데, 원탕인 상탕보다 하탕의 수량이 많다. 약수터 주변에 수령 100~200년의 잣나무와 가문비나무, 전나무, 소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방동약수는 철분 함량이 많고, 톡 쏘는 맛이 일품이다. 방태산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조경동 방향으로 조금 오르면 만날 수 있다. 주차장에서 약수터까지는 20여m. 남전약수는 다른 약수터에 비해 찾아가기가 편하다. 인제와 양평을 잇는 44번 국도 대로변에 있다. 글 사진 인제(강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 동홍천 나들목으로 나와 우회전해 인제 방면 44번 국도를 탄 뒤 곧장 간다. 38선휴게소 지나 남전교차로에서 좌회전, 38인제대교를 넘어가면 크롭 써클 행사장이다. ▲맛집 피아시 식당은 추어탕과 메기 매운탕이 전문이다. 곁들여지는 반찬도 토속적이다.추어탕 7000원, 매운탕 2만∼4만원. 462-2509. 진동산채는 산채비빔밥과 산골정식이 대표 메뉴다. 463-8484. ▲잘 곳 읍내 하늘내린호텔이 깨끗하다. 호텔형과 콘도형으로 나뉜다. 요금은 같다. 성수기 주말 기준 7만~10만원. 463-5700. 하추리의 하추자연휴양림 비수기 주말 기준 4만~6만원. 461-0056. ▲주변 관광지 진동계곡은 기린면 진동리의 20㎞ 남짓한 계곡이다. 수없이 피어난 들꽃과 얼음처럼 맑고 깨끗한 물이 자랑이다. 특히 아침가리골(조경동)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 빚더미 자영업자… 가계부채 뇌관?

    빚더미 자영업자… 가계부채 뇌관?

    가계빚 폭탄 가운데 가장 큰 ‘뇌관’으로 자영업자가 꼽혔다. 지난해 전체 가구의 30% 수준인 자영업자의 부채 보유 비중이 일반 임금근로자보다 높았고, 부채상환능력은 임금근로자의 절반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 가구의 자산총액은 3억 8847만원, 부채총액은 6896만원으로 총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17.8%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가구의 부채비중 평균(15.6%)보다 높았고, 매달 월급을 받는 근로자인 상용임금근로자의 부채 비중(15.5%)보다 2% 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일용직 노동자인 임시 일용임금근로자의 자산총액 대비 부채총액 비중은 17.3%로 자영업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부채가 있는 가구만 따로 구분해 비교해도 자영업 가구의 부채 비중은 높았다. 부채 보유가구 가운데 자영업 가구의 총자산은 4억 4828만원, 총부채는 9927만원으로 자산총액 가운데 부채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2.1%를 기록했다. 반면 전체 가구의 부채 비중 평균은 21.3%, 상용임금근로자의 부채 비중은 21.1%로 낮았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 가구는 일반 임금근로자 가구에 비해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중이 현격히 높다는 점이다. 이는 자영업 가구의 부채상환능력이 나쁘다는 뜻으로, 향후 금리 인상기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전체 가구 가운데 자영업 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중은 78.7%로 상용임금근로자(37.3%)의 2배가 넘었다. 부채 보유가구로만 봤을 때 자영업 가구의 부채 심각성은 더욱 확연하다. 부채가 있는 자영업 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중은 106%로 자산보다 부채가 많았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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