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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장사 올상반기 사상최대 흑자

    12월결산 상장사들이 지난 상반기에 6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증권거래소는 16일 12월 결산법인 584개사 중 관리종목회사와 결산기변경사 등 61개사를 뺀 523개사의 반기실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6조65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98년 상반기에는 순이익이 마이너스 9조7,061억원으로 사상 처음 적자를 기록했었다. 저금리로 기업들의 이자지출이 크게 준데다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자산처분이익이 늘어난 것이 순이익 증가의 주된 이유였다.금융업도 지난해 상반기 5조6,969억원의 적자에서 올 상반기에는 2,967억원 흑자로 돌아섰다.금융업을 제외한 기업들은 올 상반기 동안 1,000원어치를 팔아 27원의 이익을 냈다. 순이익 1위는 삼성전자로 휴대폰과 반도체의 수출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보다 795%가 늘어난 1조3,429억원을 기록했다.매출액 1위는 현대종합상사(17조6,437억원)였고 순이익 증가율은 국민은행(6,462%),매출액 증가율은조흥화학공업(326%)이 각각 1위였다. 기업들이 외형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영업활동에 치중해매출액은 지난해 247조원에서 235조원으로 줄었다. 한빛·조흥은행 등 94개사가 흑자로 전환됐고 적자전환사는 대우전자 영창악기 등 24개사였다.올 상반기 흑자와 적자회사는 각각 404개와 119개사였고 가장 많은 적자를 낸 곳은 제일은행(1조6,235억원)이었다. 금융업을 제외한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329%에서 207%로 낮아졌다.10대 그룹 중에서는 대우 부채비율이 369%에서 408%로 높아졌고 전체적으로는 444%에서 225%로 낮아졌다. 전경하기자 lark3@
  • 대우전자 자산매각 의미와 과제

    대우전자의 이번 외자유치는 구조조정의 모범사례로 꼽힐만하다. 그간 대우의 구조조정에 회의적 태도를 취해왔던 시장 참여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대우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국내본사를 비롯,돈이 될만한 알짜 사업장은 모두 팔아 국내기업 사상 최대규모의 외자를 유치했다.이 결과 450%에 달하는 부채비율은 120%로 급감할 전망이다. ■남은 일정과 과제 왈리드 앨로마사는 지난달 22일부터 대우전자를 실사 중이다.이 과정에서 왈리드사가 우발채무나 부실자산을 발견하거나 인수대상사업장을 일부 변경할 경우,매각대금이 당초합의와는 달라지게 된다. 특히 정부와 채권단이 대기업 구조조정을 속전속결식으로 추진,대우의 협상여지가 좁은 만큼 왈리드사가 자산가치를 낮추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 채권단과 7만 소액주주들에 대한 설득도 오는 11월 15일 매각완료 때까지최대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우전자와 뉴 DEC(New DEC)의 경영은 일단 양 사장이 모두 맡기로 돼 있다.그러나 뉴 DEC가 새로운 브랜드를 채택,독자경영전략을 세우면 배순훈(裵洵勳)전 정보통신부장관 등 새 인물에게 사장을 맡길 가능성도 크다. ■주주들은 어떻게 되나 기존 대우전자 주주들은 손해는 보지 않을 것으로보인다.대우는 이번에 30억달러 어치 자산을 매각하고 32억달러를 받았다.2억달러의 차액은 주주에게 뉴 DEC의 신주인수권을 주되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에 대비한 것이다.대우는 대우전자 주식 2주에 뉴 DEC 1주비율로 신주인수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대우는 뉴 DEC 주가는 현 대우전자 주가보다 10배,매각 후 축소될 대우전자의 주가도 4배는 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시장에 미칠 영향 왈리드사는 대대적 투자를 통해 대우전자의 선진국 사업장을 주문자상표 부착방식생산(OEM)의 전세계 가전제품 공급기지로 활용할수도 있다. 이 경우,국내 삼성·LG전자가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또 왈리드사가 국내 사업장을 내수전용으로 만들 경우,무역수지에 악영향을끼치고 국내 사업장의 위상이 위축될 공산도 있다. 특히 투자이윤 목적의 펀드인 왈리드사가 대우를 다른 외국 대기업에 넘길경우,국내가전업체는 내수시장에서도 악전고투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추승호 기자 chu@
  • 국내기업 1,000원팔아 42원 손해

    외환위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지난 한해동안 국내에 진출한 외국인투자기업들은 1,000원 어치 물건을 팔아 52원의 이익을 거둔 반면 국내 기업은 42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성과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기업은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이 마이너스 4.2%인 반면 외국인 투자기업은 5.2%였다.97년의 수익률은 각각 마이너스 0.5%와 1.7%로 내국인기업은 수익률이 악화된 반면 외국인투자기업은 개선됐다. 한은은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재무구조가 건실해 금융비용부담이 적었고 지난 연말 환율하락으로 외환손익이 크게 개선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투자기업은 98년 말 부채비율이 97년 301.4%에서 194.4%로 떨어져 내국인 기업이 390.7%에서 330.6%로 낮아진 것보다 개선폭이 훨씬 컸다.이에따라 외국기업은 1,000원 어치를 팔아 58원을 이자 등 금융비용으로 낸 반면 내국인 기업은 105원을 지불했다. 외국인 투자기업은 생산성을 나타내는 종업원 1인당 매출액 증가율은 22.5%,부가가치 증가율은 50.2%를 기록한 반면 내국인 기업은 각각 15.4%와 9.4%로 큰 차이를 보였다.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 생산액은 외국인 투자기업은 1억500만원인 반면 국내기업은 55%인 5,700만원이었다. 한은은 기업경영분석 조사대상 2,121개 업체중 외국인 지분이 50% 이상인 140개 업체를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분류하고 나머지는 내국인 기업으로 분류했다. 외국인 투자지분이 50% 미만인 기업을 포함한 총 438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외국인 지분율이 높을수록 매출액에서 금융비용이 차지하는 비용이 낮고 재무구조가 더 튼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하기자 lark3@
  • 금감위·공정위/재벌 개혁 반드시 한다

    재벌개혁의 두 선봉장인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과 전윤철(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다시 칼을 빼들었다.대우그룹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이 금감위원장과 부당내부거래 근절을 위해 계좌추적권까지 발동하고 나선전 공정위원장이 이날 각각 가진 기자간담회 내용을 통해 현 정부의 재벌구조 개혁 ‘출사표(出師表)’를 들어본다. ■이헌재 금감위장 요즘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고민도 많다. 재벌개혁을 실질적으로 지휘해야 하는 입장에서 대우문제 처리도 그렇고 삼성자동차 처리도 쉽지 않아서다.마음고생도 그렇지만 몸도 말이 아니다. 10일에는 국회 정무위와 예결위에,11일에는 국회 경제구조개혁 및 실업대책 특위에서 밤 늦게까지 의원들의 질책성 질의에 쉽지않은 답변을 해야 했다. 의원들을 상대하고 난뒤에도 대우문제 등을 챙기느라 4일째 새벽 4시가 돼서야 귀가했다. 이런 이 위원장이 12일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갖고 말문을 열었다.그는 대우그룹 계열사 처리와 앞으로의 일정을 보다 명확히 했다.시장을 안정시키려는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대우그룹은 자동차 부문만 남게 될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대우그룹 쪽에서는 (주)대우 건설부문과 대우중공업 기계부문도 유지했으면하는 희망이지만 교통정리를 명확히 하면서 쐐기를 박은 셈이다. 그는 “이달 중에는 시장안정화를 위한 확실한 사인을 보내겠다”면서 “9∼10월에는 시장안정 및 계열사 분리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끝내겠다”고강조했다.분리가 가능한 곳은 연말까지 모두 ‘대우가족’에서 떼어내겠다는 게 이 위원장의 생각이다.그 게 대우그룹에도 좋고,국민경제를 위해서도 좋기 때문이다.이 위원장이 “분리할 수 있는 곳은 대우그룹 계열사로부터 떼어내는 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대우로부터 떼어놓으면 뇌관제거는 끝나는 것”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는 “계열사로부터 분리해도 (여전히 대우의 계열사라는)의혹이 없어질정도로 확실히 하겠다”는 대목에 힘을 줬다.대우그룹 계열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시장이 혼란스럽게 될 가능성을 막으려는 의지로 보인다. ‘선(先) 분리,후(後) 정산’방식이라는 분리 원칙과 방향도 확실히 선언했다. 곽태헌기자 tiger@■전윤철 공정위장 “5대 재벌이 금융기관을 완전히 사금고로 활용하고 있습니다.기업구조조정을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이어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구조조정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전윤철(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은 12일 5대 그룹의 3차 부당내부거래 조사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5대 그룹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이렇게 요약했다. 재벌개혁의 선봉장인 전 위원장의 진단은 대우 삼성 등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6대 이하 그룹의 경우 구조조정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과 달리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이 지연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계열금융사를 동원해 자금활용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전 위원장은 “앞으로 내부거래 조사는 구조조정을 촉구한다는 차원에서 깊이있게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특히 “1·2차 때와 달리 이번에는 계좌추적권을 발동했기 때문에 은행과 제2금융권 등 계열금융사를 통한 내부거래 흐름이 확연하게 드러났다”며 “이달 말이나 다음달초쯤 결과 발표때 엄청난 내부거래 규모와 지원경로를 밝히겠다”고 힘주어말했다.부당 내부거래규모와 치밀한 방법을 공개,여론화함으로써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다. 공정위 조사결과 금융권별 계열사 지원 한도규정은 아예 있으나 마나 한 규정으로 드러났다.전 위원장은 “조사해보니 계열사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한도 제한은 있지만 완전히 깔아뭉갠 경우도 있고,또 우회적으로 지원한 경우도 많았다”며 재벌들의 부당 내부거래에 고개를 저었다. 전 위워장은 위험부담이 크고 편법인 줄 알면서도 5대 그룹의 부당내부거래에 관여한 금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내부거래조사는 부채비율이 높거나 자본이 잠식된 기업 등을 대상으로 착수하겠다며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끌려가는 채권단

    대우그룹 구조조정 방안이 막판 진통을 겪으며 다시 혼미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대우와 자동차부문 등을 뺀 나머지 계열사들을 계열에서 떼내 매각하거나 독자회생시키는 등 큰 밑그림은 그려졌으나 아직도 각론에서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채권단 끌려가나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과 주요 채권은행장들은지난달 27일 회동,“8월11일까지 채권단이 종합적인 대우 구조조정 방안을확정해 내놓을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었다.이후에도 시간이 촉박해 제대로 된 구조조정 방안이 나오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일정대로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사정이 이렇게까지 진행된 데는 우선 채권단 책임이 크다.채권회수를 위해소신있게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관철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대우에 이리저리끌려다니는 모습마저 보여줬다. 지난 6일 “대우가 제시한 구조조정 계획이 상당히 좋아 고칠 게 별로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가 정부의 호된 질책을 받고 부랴부랴 구조조정안을 손질하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정부도 채권단을 앞세우며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있기는 하나 ‘립 서비스(lip service)’로만 고비를 넘기려 하는 게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그저 채권단을 다그치기만 할 게 아니라 구조조정의 객체인 대우를 더욱 강력하게 밀어붙여 조정권을 십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채권단 관계자는 “계열사 하나라도 더 건지기 위해 전방위 로비공세를 펴고 있는 대우에 정부가 주춤하고 있는 듯하다”며 “어차피 채권단은 정부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데 아직 금감위와 대우측의 최종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남은 쟁점은 대우 금융관련 계열사들의 처리방안이 아직 미확정 상태다.이중 대우증권은 대우 지분이 16%(2,700여억원)에 불과하지만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 매입,채권 지급보증 등 형식으로 대우의 자금줄 역할을하는 핵심 계열사다.그룹을 연명시키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연결고리를 끊어야만 한다는 게 정부와 채권단 시각이다.그러나 대우측은 ‘계열분리후 연내 매각’이라는 방침에 한사코 반대하고 있다. 시한이 정해질 경우 제값을 받고 팔기 어렵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으나,그룹에서 떼낼 경우 돈줄이 마르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듯하다.연말까지 팔리지 않을 경우 채권단에 대우증권 지분을 넘기겠다는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타진하고 있지만 ‘시간벌기’ 차원의 전략일 수도 있다는 게 채권단 시각이다.연내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기 위해선 ‘알짜배기’부터 먼저 팔아야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은호기자 unopark@
  • 대우·삼성 버티기 재벌개혁 고비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재벌개혁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으로 평가되는 대우그룹 구조조정 문제가 대우 반발에 부딪쳐혼미를 거듭하고 삼성자동차는 법정관리를 신청한지 두달이 가까워 오지만해결기미는커녕 정면충돌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러한 교착상태의 지속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채권시장 마비현상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주가 급락 등 극도의 불안감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해외에서도 “대우 등 재벌 구조조정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한국경제는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경보음을 잇달아 내는 실정이다.정부가 다시한번 전면에 나서 강력한 주도권을 행사해야만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그동안추진해 온 재벌개혁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와 제일은행 등 ‘대우 구조조정 전담팀’은 11일 대우증권과 서울투자신탁운용 등 대우의 금융 계열사를 그룹에서 떼내 연내 매각한다는 방침을재확인했다. 12일 전담팀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대우그룹 구조조정방안을 결정한 뒤 14일 13개 금융기관이 참석하는 ‘대우계열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어 최종안을 확정짓기로 했다.이어 16일에는 연내 부채비율을200% 이하로 내린다는 내용의 수정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대우측과 체결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와 채권단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대우측은 일단 ‘대우증권의연내 매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했지만 “대우증권을 팔되 다른 계열사에 대한 채권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채권단에 반대급부를 요구해 실제로 이같은 내용대로 재무약정이 체결될지는 미지수다. (주)대우 건설부문에 대해서도 정부와 채권단은 계열분리후 경남기업과 합병해 매각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나 대우는 이들 회사가 사업을 잘 해나가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분리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계열에서 분리하더라도 매각 대신 대우그룹이 일정 지분을 갖도록 한다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이견을 보이고 있다. 채권단과 대우의 막판 이견이 계속됨에 따라 당초 이날로 예정된 구조조정방안 확정 시한이 연기되면서 대우에 대한정부와 채권단의 구조조정 의지가 퇴색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한편 삼성자동차의 경우 다음주초 삼성 전 계열사에 대한 채권단의 신규여신 중단 조치가 발동될 예정이지만 삼성은 “불합리한 조치”라며 기존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채권단과 삼성간 극적 타결이 없는 한 국가 신인도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
  • 정부 구조개혁 부진 재벌 압박 강도와 방향은

    재벌 구조개혁이 강도높게 진행되고 있다.재벌이 약속한 구조조정 방안을 어길 경우 제재도 동원하고 대우처럼 사실상 그룹 해체의 수순까지 밟아 처리하고 있다.정부는 재벌 구조개혁의 3대과제 가운데 재무구조와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2가지의 틀을 올해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나머지 과제인 소유구조 개선은 내년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재벌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은 무엇보다 올 연말까지 대기업들의 부채비율을그룹 평균 200%까지 낮추는 데 있다.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지난해 채권은행단과 그룹들이 맺은 재무구조약정서에 따라 신규여신 중단과 기존여신 회수 등 제재가 동원된다. 정부와 채권은행단은 호흡을 맞춰가며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해왔다. 이에 따라 삼성 등 일부 그룹은 이미 부채비율 200%에 근접하는 등 상당한진전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큰 원칙 외에 ‘돌출변수’인 삼성자동차와 대우그룹 문제는 되도록빨리 해결하려는 것이 정부 생각이다.나라 경제 전체가 발목잡히지 않도록하기 위해서다. 이건희(李健熙)삼성회장이 출연한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가 삼성자동차 부채처리에 모자라는데도 삼성이 미적거리자 채권은행단이 10일 제재 논의에들어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다만 대우그룹은 워낙 덩치가 커 구조조정에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관련,정부는 일단 재계 인사들이 중심이 된 기업지배구조개선위원회에 맡겨놓고 있다. 회장이나 사장 혼자 흔드는 기업내 의사결정의 전횡을 고치기 위해 감사기능 강화와 사외이사의 도입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8∼9월까지 개선위원회가 개선방안을 내놓으면 정부는 필요한 사항은 입법으로 뒷받침할 예정이다. 이같은 정부의 재벌 구조개혁 방향은 기업측에서 보면 투명한 기업내 자금흐름과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추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기업 경영자들이 안팎에서 더욱 견제를 받는 장치들이 잇따라 도입되는 것이다. 앞으로는 기업을 사유재산으로 간주하거나 기업 돈을 자기 돈처럼 쓰는 일도 줄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나아가 내년부터는 소유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지만 이는정부의 힘만으로는 ‘벅찬’과제여서 진통이 예상된다. 이상일기자 bruce@
  • 대우그룹 표정

    대우사태의 조기 해결을 위한 청와대의 초강경 의지가 알려지면서 거세지는정부압박에 대우가 곤혹스럽다. 대우 구조조정본부 고위관계자는 “정부,채권단 모두 아직 어떤 방침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제하고 “대우는 대우증권,㈜대우 건설부문등 자체 구조조정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계열사의 매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대우자동차의 경영권 이양을 포함한 대대적인 전략적 제휴협상 등 구조조정에 진력하고 있는 마당에 정부가 너무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의 소리도 나온다. 대우 관계자는 “㈜대우 건설부문이나 경남기업의 경우 매각 소문으로 당장 수주와 분양에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이들 회사가 독자생존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매각 대상에 포함될 경우 영업에 치명적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높다”고 우려했다. 대우통신 PC부문도 수익성 전망이 좋은데다 향후 무선 인터넷시스템을 장착한 자동차를 개발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계열사라는 게 대우측 입장이다. 대우 관계자는 “연말까지 그룹 부채비율 200%만 맞추면 되는 것아니냐”면서 “정부의 지나친 압박은 대우의 구조조정 의지를 오히려 꺾는 처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환용기자
  • 포철, 신세기통신 증자참여

    포철은 기지국 증설과 부채비율 축소 등을 위해 신세기 통신이 추진중인 2,000억원 규모의 증자에 참여,포철에 배정된 860만주 전량을 43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신세기통신은 오는 5일과 6일 이틀동안 신주청약을 받을 예정이며,증자가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자본금은 6,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부채비율은 690%에서 420%로 줄어들게 된다. 박은호기자
  • 외국기업 가장 큰 애로는 ‘정부규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중인 규제완화정책에도 불구,주한 외국기업들이 여전히 정부 규제를 기업경영의 가장 큰 애로로 여기고 있다. 또 주한 외국기업의 3분의 2가 한국 기업의 구조조정실적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126개 주한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한국 경제의중단기 전망과 한국의 기업환경’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조사결과 한국에서 기업을 하는 데 가장 큰 애로를 묻는 질문에 ‘정부 규제’가 37%로 가장 높았고 ‘임금,부동산,금리 등의 고비용 구조’(32%),‘노동시장의 경직성’(28%)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많았다. 한국 기업을 인수하거나 제휴관계를 맺을 때 가장 크게 고려하는 요인으로는 ‘향후 수익성 전망’을 꼽은 기업이 54%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다음이‘노사관계’(17%) ‘부채비율’(14%)순이었다. 한국 기업의 구조조정실적에 대해선 응답자의 68%가 ‘부정적’이라고 답했으며 32%만이 ‘긍정적’이었다. 또 구조조정 가운데 사업구조의 슬림화 분야에서 큰 진전을보인 반면 생산설비의 감축은 부진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환용기자 dragonk@
  • 희비 엇갈리는 대우 계열사 직원들

    대우전자는 희색,대우자동차와 ㈜대우는 위기감,대우증권은 표정관리…. 대우그룹이 존폐의 위기에 처했지만 계열사 직원들은 구조조정의 향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우전자 직원들은 한마디로 ‘죽었다 살아난’ 기분이다.삼성과 자동차-전자 빅딜이 무산되면서 독자생존의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빅딜이 추진될 때만 해도 노조가 파업을 벌이는 등 위기감이 극에 달했었다.특히 미국의 투자회사와 최근 32억달러 규모의 양해각서가 체결되는 등 매각작업이 빠르게 진척돼 다른 계열사에 비해 안정된 분위기다. 그룹 주력사로 남기기로 한 대우자동차와 ㈜대우 직원들 사이엔 위기감이팽배해 있다.회사부채가 각각 15조원,22조원으로 대우그룹 부채(지난해 말기준 60조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부실도가 심해 향후 전망이 극히불투명하다.우선 이들 업체의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구조조정이 순조롭게진행될지가 걱정이다. 구조조정이 끝나도 사업전망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일부에선 ㈜대우의 경우 그동안 해 온 그룹 계열사에 대한 자금조달창구 역할 등 ‘가욋일’에서 손을 떼고 영업에만 전념한다면 생존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자동차 시장전망이 그리 좋지 않은데다 지난해 김우중(金宇中)회장의 방침에 따라 시행되지 못한 인원감축의 바람이 뒤늦게 몰아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직원들은 내심 계열분리를 원하는 분위기다.1·4분기 동안 3,200억원의 이익을 남겨 국내 증권사 중 순익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량회사라는 점에서 ‘족쇄’를 풀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그러나 모기업에 대한 의리 때문에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환용기자 dragonk@
  • 삼성車 처리 원점으로 돌아오나

    삼성자동차 처리가 표류하고 있다.삼성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30일로두 달째가 되지만 부채 처리와 부산공장 대책 등 현안들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대우문제에 온통 관심이 쏠린 사이 채권단과 삼성은 서로 옥신각신하며 신경전만 벌이고 있다. ?원점에서 맴도는 삼성차 처리 지난달 30일 삼성차 법정관리 신청 이후 삼성차 처리는 한때 급류를 타는 듯했다.삼성 이건희(李健熙)회장이 사재출연약속과 함께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주거래은행인 한빛은행 금고에 맡긴데 이어 채권금융기관이 ‘채권단협의회’를 구성,세부 운용규약까지 마련했다.관건이었던 삼성차 부채의 추가 손실 부분에 대해서도 삼성이 “국민에게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며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겉보기만 그럴 뿐 내용을 들춰보면 오락가락 ‘횡보(橫步)’만 거듭하고 있다.삼성이 부채 처리에 대한 입장을 번복하고,채권단은 ‘강경 조치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는 데 그치고 있다.삼성차 처리를 위한 채권단과삼성간 협상은 한달 동안 한 차례만 열렸다.문제해결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전망 및 대책 삼성차 처리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돈’이다.빌미는 삼성측이 제공했다.지난 23일 채권단운영위원회에 참석한 삼성전자 최도석(崔道錫)사장 등 삼성측 대표 4명은 “부채의 추가 보전은 없다”고 밝혔다.삼성생명 주식 400만주가 부채 2조8,000억원에 못미치더라도 책임질 수 없다고번복했다. 채권단은 ‘행동 개시’에 들어갈 채비다. 지난 27일 삼성 이 회장과 이학수(李鶴洙)그룹구조조정본부장,홍종만(洪鍾萬)삼성차대표에게 “법적 효력을 지니는 문서로 입장을 밝혀달라”는 공문을 보냈다.시한은 30일까지다.그룹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수정한 계획서도 함께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처리 전망은 불투명하다.삼성이 시한을 지키지 않더라도 제재할 뾰족한 수단이 없다.30일까지 제출돼도 삼성측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경우 협상에다시 들어갈 공산이 크다. 박은호기자
  • 한화 공격경영 나선다

    한화가 공격 경영에 나섰다. 다른 그룹보다 발빠르게 추진했던 구조조정이 마무리단계에 들어가면서 대대적인 그룹 이미지 광고를 재개하는 등 수세적 내실경영에서 벗어나 IMF관리체제 이전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대적인 그룹 광고 한때 부도위기까지 몰렸던 한화는 2년6개월만에 그룹이미지 광고를 재개했다.2종류의 광고를 이번주 안에 전 일간지에 잇따라 내보낼 계획이다.TV광고도 준비중이다.재계일각에서는 한화가 대한생명 인수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홍보전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수업체 발표를 앞두고 벌써부터 유찰설이 나도는 등 불리하게 돌아가고있는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부실 금융기관의 최대주주 또는 경영인에 대해서는 대생인수를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혀 한화종금이 퇴출당한 경험이 있는 한화로선 더욱 애가 타는 상황이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광고는 그동안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의표현”이라면서도 “한번 벌인 일은 끝까지 밀어부치는 게 김승연(金昇淵)회장의 강점”이라고 밝혀대생인수에 대한 강한 의욕을 시사했다. ■활발해진 사업 국내 대표적인 신용평가기관인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한화와 한화석유화학㈜에 대한 신용등급을 투기등급(BB+)에서 투자등급(BBB-)로상향조정했다. 한화증권이 운영하고 있는 수익증권의 수탁고도 예상보다 빠른 40여일만에3조원을 돌파했다.㈜한화의 정보통신분야는 교환기 사업을 주축으로 올해 흑자경영이 예상된다. 김 회장의 행보도 적극적으로 변모했다.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 머물면서 추진중인 사업들을 직접 챙기고 신규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무리단계인 구조조정 한화에너지 분리작업을 내달말까지 매듭지을 계획이다.한화에너지 발전부문도 미국의 아코사를 비롯한 5개 외국업체로부터 이미 투자의향서를 받아 이 가운데 매각 또는 합작 파트너를 선정,11월까지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한화 관계자는 “구조조정의 핵심분야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감에 따라 연말까지계열사수를 10개내외로 축소하고 200% 부채비율을 맞추는 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환용기자 dragonk@
  • [인터뷰] 미래산업 鄭文述회장

    “우리 경제의 앞날은 젊고 패기있는 젊은이들에 달려있습니다.그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넓은 마당을 만들어 줄 생각입니다.그게 바로 먼저 기업을 일군 선배들의 할 일 아니겠습니까.” 최근 설립된 7,000만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벤처투자회사 ‘라이코스 벤처펀드’에 주요 주주로 참여한 미래산업 정문술(鄭文述·61)사장은 한국의 ‘벤처 르네상스’를 여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라이코스 벤처펀드는 미국의 인터넷 검색서비스업체인 라이코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 폴 앨런 등이 주축이 돼 만들었다.정 사장은 여기에 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정 사장은 대표적인 ‘벤처 신화’의 주인공이다.반도체 장비인 ‘테스트핸들러’‘칩 마운터’ 등이 국제적으로 성공하면서 지난해 부채비율 4.5%로상장사 가운데 최저,당기순이익 대비 주주배당률 34%로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 정보산업에 눈을 돌려 미국 라이코스와 합작한 ‘라이코스 코리아’를 운영 중이다. “우선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의 25개 인터넷 벤처기업에 지원이시작됩니다. 한 기업에 30억∼60억원 정도입니다.국내 창업투자사 등의 투자가 고작 2억∼3억원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액수입니다.또 곧바로 미국 나스닥에 등록시켜 주고 라이코스,폴 앨런 등 든든한 후견인이 직접 경영지원과 홍보를 맡아전폭적인 지원을 하기 때문에 확실한 성공을 보장받게 되지요.” 지원업체 선발은 국내 사업제안서 접수→국내 1차 심사→라이코스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한 대대적인 홍보→라이코스벤처펀드 본사 추천 및 심사의 순으로 이뤄진다. “경영인의 인간성과 도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도박,혹은 무차별 경품공세로 사행심을 조장하거나 피라미드식으로 회원을 확대하는 기업은 애초부터지원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건전한 정신을 가진 기업만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고 굳게 확신하는까닭에 그의 선발기준은 독특하다.“우리도 남들처럼 대대적인 경품행사에나서자”고 조르는 라이코스코리아 직원들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는 것은 이런 경영철학 때문이다. 그는 “최대한 많은 국내업체들이 라이코스펀드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나의 추천을 받고도 최종 심사에서 떨어지는 기업에게는 개인적으로라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라이코스와는 별도로 자신만의 벤처펀드를 만들어 볼 계획을 갖고 있다.지금도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컴퓨터,네트워크 등 하드웨어가 없어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에게 작업공간을 빌려주는 등 ‘보이지 않는’ 지원을 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굿모닝증권 빌딩(옛 쌍용타워) 5층에 있는 제 방은 언제나활짝 열려있습니다.어려운 일이 있으면 아무런 부담없이 찾아와서 저와 상의하십시요.” 정사장이 반드시 알려달라고 한 말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대한시론] 재정적자 감출 것 아니다

    < 이만우 고려대 교수.경영학> 질병과 혼기 놓친 자녀를 둔 일은 사방에 알려야 한다.감추고 싶더라도 그래서는 해결되지 않고 주위에 널리 알려 좋은 처방을 구해야 한다.외환위기가 발생한 이후 불경기로 세수는 줄어든 반면 금융기관 구조조정과 실업대책에 많은 예산이 소요돼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있다.그 여파로 순국가부채가금년 말로 92조원에 이르고 기를 쓰고 노력해야 2006년에 이르러야 균형재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 누적적자로 파산하고,돈을 빌려줬다가 떼인 금융기관이 부실화됐으며 이를 살리기 위해 공적자금이 대량 투입되는 바람에 국가가 빚더미에 놓이게 됐다.기업에는 부채비율을 축소하도록 압박을 가하면서도 국가는 부채비율을 계속 높여나가고 있는 것이다.이자율을 연리 8%로 계산하더라도 내년에 국가가 부담할 이자는 8조원에 이른다.이는 재정 규모의 10%에 육박하고있어 앞으로의 재정운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재정적자 문제는 그 심각성에 비해 너무 가볍게 다루어지고 있다.정부·여당 입장에서야 공연히 치부를 드러내기가 싫을 것이다.그러나 이는 질병이나 혼기를 놓친 자녀처럼 덮어두기보다는 사방에 알려 경각심을 일깨우고 대책을 수소문해야 할 일이다. 예산편성 작업은 예산 수요 부처와 정치권이 한 팀이 되고 기획예산처가 다른 팀이 되는 치열한 싸움이다.정부 부처의 부풀려진 요구금액과 정치권의정치생명을 건 로비의 창에 맞서 기획예산처는 안면을 몰수한 삭감의 방패를 들이대고 있다.8월부터는 2000년도 예산편성을 위한 장·차관협의회,시·도지사협의회,당정협의,예산자문위원회가 연이어 개회될 예정이며 기획예산처장관은 사방에서 읍소·간청·회유·협박을 받게 돼 있다. 외환위기를 맞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조기에 안정을 되찾은 것은 국가부채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된다.예산 부처 공무원들의 균형재정을 이루기 위한 피눈물나는 노력이 전대미문의 경제위기에서 건져낸 원동력이 됐던 것이다. 적자재정시대에 있어서 국민의 미래는 기획예산처 공무원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예산 수요 부처의 갖가지 인맥을동원한 로비와 예산을 심의 의결할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의 지역 선심성 청탁을 과감히 배격하고 국민만 생각하고 국민만 바라보고 일해야 한다. 한편 재정적자를 최소화하려는 기획예산처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다.돈 쓸 용처를 미리 정해 꼬리표를 달아 세금을 거두는 목적세가 전체 세수의 18%나 되는 불합리한 세제를 개선하려는 목적세 및특별회계폐지법안이 목적세 수혜 부처의 기득권 수호투쟁에 휘말려 좌초됐다.공기업 개혁을 통해 외곽을 정비하려는 노력도 입을 목숨보다 중하게 여겨야 할 공안부장의 술주정 한마디에 뒷걸음치고 말았다. 적자재정의 회오리 속에서도 허리를 졸라매고 따로 떼놓은 BK21사업은 주인 없는 공돈인 양 한푼이라도 더 차지하겠다는 이전투구가 벌어지고 있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분노는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국민의 혈세로 마련된 교육지원사업 예산은 신청요건과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고 특정 대학에 특혜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아파트 당첨권처럼 따내기만 하면 떼돈을 벌게 돼 사방에서군침을 흘리게 해서는 안된다. 재정적자란 후세가 갚도록 빚을 내어서 지금 당장 편하게 살려는 얌체적 측면이 있는 것이다.경기가 회복돼 재정이 흑자를 내어 국가부채를 갚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후세에 큰 짐을 안겨주는 부끄러운 일인 것이다. 적자재정시대에 기획예산처 공무원들은 자라나는 어린 세대를 보호할 변호인단의 임무를 지니고 있다.어린 아이들의 얼굴을 마음에 간직하고 그들에게 짐을 지우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재정적자를 줄이고 균형재정 달성을앞당기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 [사설] 大宇사태와 재벌개혁

    금융공황재현의 우려를 자아낸 이번 대우(大宇)사태 충격은 재벌개혁부진의 결과가 국가경제에 얼마나 치명적인가를 극명하게 보여 준 것으로 분석된다.따라서 앞으로 될수 있는 한 빠른 시일안에 구조조정등의 개혁조치들이 마무리돼야만 우리경제 장래에 대한 국내외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재벌기업들은 지난97년 말의 환란(換亂)발생이 그들의 지나친 외연적 확장과 부채경영에서 상당부분 비롯됐음에도 이를 시정하는 노력에 인색했던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물론 성공적인 구조조정으로 재기의 발판을 다진 기업도 적지는 않다. 그렇지만 많은 재벌기업들이 자산재평가차액을 자본에 전입,장부상으로만부채비율을 낮추거나 부당한 방법의 내부거래를 통해 부실계열사를 지원하는 등의 편법으로 구조조정을 회피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이처럼 과거의 문어발식 확장과 백화점식 경영의 그릇된 타성을 떨쳐내지 못한상황에서 최근의 빠른 경기 회복세에 편승,일각에서는 구조조정 무용론(無用論)까지 들먹이며 부실계열사처분등의 조치를 미뤘던 것이다.대우의 경우“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는 김우중(金宇中)회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과 희망에 찬 경영의지는 본받을 만한 기업가정신(emtrepreneur-ship)임에틀림없다.그러나 기업운영의 기초체력인 자기자본이 충분치 못해 타인자본에 의해 과욕으로 벌려 놓은 사업들 때문에 오늘의 사태발생에 이르게 된 것으로 지적된다. IMF체제이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5대재벌 개혁의시급함을 강조했고 지난해 방한했던 클린턴 미대통령도 한국재벌개혁의 미진함을 지적한 바 있다.재벌 개혁의 요체는 업종 다각화에 의한 선단식 경영을 해체,재무구조개선 및 업종전문화를 통한 기술혁신과 초일류의 신제품개발로 국제경쟁에서의 우위(優位)를 확보하는 것이다.대우측은 이번 사태를 맞아 비로소 자동차업종에 주력하겠다고 밝혔으나 진작 다른 계열사들을 처분해서 업종전문화의 길을 걸었어야 했던 것이다. ‘대우 쇼크’는 재벌 개혁문제를 다시 한번 나라 안팎의 관심사로 크게 부각시켰다.5대 재벌의 총매출액이국내총생산의 절반에 가깝게 규모가 크므로우리경제의 신인도는 이들에 의해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재벌기업들은 국가경제의 명운(命運)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대우사태를 계기로 개혁조치 마무리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이는재벌기업 자신의 살길이기도 하다.
  • [사설] 금융불안 더이상 없도록

    정부가 25일 긴급경제정책조정회의를 통해 대우(大宇)사태에 대한 추가 대책을 밝힌 것은 금융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는 강력한 정책의지를 대내외에 천명,금융위기 발생 가능성 차단과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 유지를 겨냥한 것으로 평가된다.정부는 이날 대우지원에 나선 투자신탁회사들이 공사채형 수익증권이나 주식을 투매해 금리인상과 주가폭락을 부추기지 않게끔 2조~3조원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증시(證市)안정기금도 활용하기로 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발표했다.또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시중 통화공급을 크게 늘리고 대우에 돈을 빌려준 은행·투신사들이 부실화할 경우 공적자금 투입도 고려할 것으로 보도됐다. 이날 대책들은 지난 23일 내놓은 대우 계열사의 분리매각,대출금 출자전환에 의한 부채비율 축소 등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한 방안과 함께대우문제 처리에 관한 자본시장의 불신을 해소시켜 이른 시일 안에 금융 정상화를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대우사태는 우리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서 벗어나려면 앞으로도 상당기간 각고의 고통과 시련이요구됨을 단적으로 말해 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물론 미국의 금리인상 및 중국 위안화(貨)절하 가능성 등의 해외요인도 작용했지만 실물경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주가의 금융장세를 지나치게 낙관한 측면이 적지 않다.따라서 대우문제는 국내 경제현실을 냉철히 파악하는 올바른 시각과 만일의 사태에 대한 사전 대비책이 절실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커다란 경종인 셈이다. 때문에 정부는 최우선적으로 대우문제 해법에 대한 시장의 신뢰회복에 힘써서 더이상 금융공황이 발생치 않도록 다각적인 후속 조치 마련에 나서야 할것이다.이와 함께 재벌 구조조정을 비롯한 지금까지의 경제개혁 조치 성과를 철저히 재점검,미진한 부분은 추진력의 강도를 높여 마무리하도록 촉구한다.대우의 경우 IMF사태 이후 발빠른 구조조정에 착수했더라면 오늘의 사태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삼성자동차 문제나 일부 시중은행 매각지연 등도 구조조정을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 노력에 대해 대내외적으로 회의를 갖게하는 대목이다. 돈을 빌려준 외국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들이 우리의 구조조정추진노력에 신뢰를 갖지 않는다면 경제회생의 길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기업·근로자 등 모든 경제주체들은 허리띠를 다시 졸라 매는 마음가짐으로 경쟁력 향상을 겨냥한 구조조정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이밖에 투신사 등 증시에서 비중이 큰 기관투자자들은 제몫 챙기기에 앞서경제 전체를 고려하는 자세로 뇌동(雷同)투매를 자제해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
  • 채권단 출자전환땐…부채비율 낮추고 경영권 접수

    정부가 대우 계열사에 대한 대출금 출자전환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함에 따라언제 어떤 방식으로 출자전환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자전환은 대상기업의 부채비율을 낮춰 매각이나 외자유치,증자 등의 구조조정을 쉽게 하고 채권단의 지분 확보로 경영지배구조를 바꾼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출자전환시 대우 기존주주 지분의 감자(減資)여부도 주목된다. 출자전환 어떻게 이뤄질까 대우 계열사의 경우 이미 대부분의 지분이 담보로 채권단에 맡겨져 있어 채권단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가능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계열사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출자전환으로 부채비율을 낮추고 경영권을 접수해 오는 10월쯤 설립되는 기업구조조정기구를통해 채권단이 독자적으로 외자유치나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따라서 출자전환은 빠르면 10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우의 경우 자동차를 포함해 전 계열사가 출자전환 대상이 될 수 있다.합작이나 매각에 부채비율이 걸림돌로 부상하면 상황에 따라 바로바로 출자전환이 이뤄질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감자 가능할까 정부가 대우 계열사에 대한 출자전환에 앞서 감자 가능성을 시사하자 대우의 기존 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24일 “출자전환을 위한 대우 계열사 평가에서 가치가 낮게 나오면 기존 주주지분의 감자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측은 25일 “지난해 말 기준 재무제표상으로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계열사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상황이 진행되면서 부채규모가 늘어날 수도 있어 감자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시각이다. 김환용기자
  • 삼성·LG전자 “떼돈 벌었다”상반기 순익 1조 넘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상반기중에 1조원이 훨씬 넘는 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기업공시를 통해 “상반기에 세후이익이 1조3,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이는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1,501억원보다 760%가 증가한 것이고 98년 연간 순이익 3,132억원의 4배 이상 되는 규모이다. 삼성전자는 25일 올 상반기 매출규모는 12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증가했다고 밝혔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198%에서 올 상반기에 114%로 대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순이익을 낸 것은 휴대폰시장 특수로 정보통신 부문에서 막대한 이익을 냈고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반도체 등의 수출호조와 가전부문의 수요회복 등으로 전사업 부문에 걸쳐 골고루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5년 전세계적인 반도체 특수에 힘입어 2조5,000억원이라는 사상 최고의 순익을 올렸지만 금년 상반기의 경우에는 반도체 정보통신TFT-LCD 등 첨단제품 중심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이어서 사업구조가 견실해졌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LG전자도 가전시장의 회복과 CD롬드라이브,모니터 등의 수출 호조로 상반기중 3,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냈다. LG전자는 특히 현대전자에 매각한 LG반도체의 전체 지분 60% 가운데 총 41%를보유,지분 매각에 따른 대금의 3분의 2를 특별이익으로 챙겼다. 현대가 LG에지불키로 한 총 2조5,600억원 가운데 이미 지불된 1조5,600억원중 LG전자의몫은 1조원이 약간 넘는 금액이다. LG전자는 또 8월초 LG LCD 지분 매각으로 필립스로부터 16억달러를 받기로돼 있어 올 한해 창사이래 가장 큰 규모의 이익을 낼 전망이다. 노주석기자 joo@
  • 재경부-공정위, 지주회사 설립요건 현상태 유지

    정부는 당분간 지주회사의 설립요건을 완화하지 않을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위관계자는 25일 “최근 재정경제부와 지주회사 설립요건에 관해 협의,적어도 올해안에는 요건을 완화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지주회사 부채비율 100% 이내,자회사지분 50% 이상보유,손자회사 금지 등의 기존 설립요건을 다소 완화하는 것이 재벌구조조정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일부 의견이 있었으나 재벌들의 구조조정 노력이 가시화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경제력 집중만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데 재경부와 공정위가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세제지원과 관련해서는 “지주회사가 자회사에 출자해 받는 배당소득에 대해 세금감면을 해준다는 데 두 부처간 이견이 없다”면서 “단 지주회사가자회사 지분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에 따라 세금감면 폭이 달라질 것”이라고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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