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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삼구 금호그룹회장 취임/ “국내 5위그룹 도약”

    박삼구(朴三求·57) 금호그룹 부회장이 2일 서울 신문로 본사에서 계열사 사장단과 임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그룹 4대 회장에 취임했다. 박 회장은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朴仁天) 회장의 3남이자 최근 작고한 박정구(朴定求)전 회장의 동생으로 금호실업과 ㈜금호,아시아나항공의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박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강력한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 사업을 집중 육성해 오는 2010년까지 국내 5위의 기업집단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그는 이를 위해 “항공,운수 등 운수분야와 타이어,석유화학 등 기존 사업분야의 경영합리화를 통한 수익성 극대화와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내부유보를 축적해 나가겠다.”면서 “신소재,생명공학,물류사업 등을 미래 성장엔진으로 중점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현대석유화학 인수에 대해서는 “나프타 부문은 관심이 없고 대신 합성고무 부문에는 관심이 있다.”며 “현대석유화학 인수자가 결정되면 이 부문의 분리·인수에 대한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의 관건인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그는 “9월말까지라는 목표에는 다소 차질이 생겼지만 큰 틀은 합의가 된 만큼 올해안으로 협상을 매듭짓겠다.”면서 “구조조정이 매듭지어지면 그룹의 부채비율은 200%이하로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해 2월 고 박정구 회장의 건강악화 이후 사실상 그룹의 경영을 이끌어와 취임후에도 경영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일산 오피스텔 ‘잘 나가요’

    일산지역 미분양 오피스텔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지난해 일산에 공급된 오피스텔은 8000여실.2000년 이후 무려 2만여실이 쏟아져 공급 포화상태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일산 지역은 올 5월초까지만해도 오피스텔 초기 분양률이 20% 안팎에 그치는 등 미분양이 쌓여 ‘오피스텔의 무덤’으로 불렸다.그러나 이달들어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대부분 분양률이 50%를 넘어섰다. 장항동 정발산역 인근의 하임빌 로데오는 90%의 계약률을 보였다.백석동 우림로데오스위트도 초기분양률이 저조했던 것과 달리 계약률이 70%를 넘어섰다. 일산의 오피스텔 분양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고양시가 지난 5월 일산신도시의 지나친 오피스텔 건립을 막기 위해 분양보증서 제출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건축허가가 까다로워지면서 신규 공급물량이 줄어드는 바람에 기존 분양물량이 팔려나가고 있는 것이다.최근의 부동산경기 활황세도 한몫을 했다. 오피스텔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그동안 건축허가를 받아놓고도 공급을 미루던 10여개 현장이 다시 분양채비를 서두르고 있다.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고양시의 오피스텔 분양보증 의무화조치 덕분에 기존 오피스텔이 잘 팔렸다.”며 “올 가을 일산 지역 오피스텔 공급이 다시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성곤기자
  • 창작 뮤지컬 ‘블루 사이공’ 네티즌 펀드로 무대설까?

    “나라 위해 사랑 위해/전쟁에 몸을 던진 운명/지켜주소서 돌보소서.” 국립극장 4층 연습실에 비장미가 감도는 합창 소리가 울린다.노래 연습일 뿐이지만 감정에 몰입한 배우들은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쥔다.상처로 얼룩진 베트남전은 그렇게 무대에서 다시 살아날 채비를 갖추고 있었다. 뮤지컬 ‘블루 사이공’.이 작품이 국내 공연계에서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1996년 초연돼 서울연극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하고 1997년에는 백상예술상 대상·작품상·희곡상을 휩쓸었다. 다시 2002년.12곡을 추가하고 의상, 무대미술 등을 새로 바꿔 대극장 뮤지컬로 모양새를 가다듬었다. 하지만 이처럼 화려한 경력에도 투자자를 찾기는 어려웠다.해외뮤지컬을 유치한 여러 제작사에 요청했지만 ‘아직 창작 뮤지컬을 신뢰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할 수 없이 배우·스태프의 개런티 전액을 러닝개런티로 책정하고,네티즌 펀드로 제작비 6억원을 조달하는 ‘용감무쌍한’ 계획을 세웠다. 제작사 이일공의 윤성진 대표는 “창작품 치고는 규모가 꽤 큰 이 작품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창작 뮤지컬에 대한 투자를 더 꺼리게 될 것”이라면서“수입뮤지컬에 대한 대안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용은 전쟁의 아픔과 슬픈 사랑의 이야기.4대 뮤지컬 가운데 하나인 ‘미스 사이공’과 이름은 비슷하지만 사랑보다는 전쟁에 희생되는 인간에 초점을 맞췄다.베트남 파병용사인 김문석 상사는 전쟁 후유증과 고엽제로 병상에서 죽어간다.혼수상태에 빠진 그에게 지난 세월이 펼쳐진다.부대원의 몰살,베트콩 여스파이 후엔과의 사랑…. 베트남에서 직접 사왔다는 하얀 의상을 입고 까만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배우 강효성은 초연 때부터 후엔 역으로 출연해 왔다.“가발을 벗고 머리카락을 날리는 한 장면을 위해 6년간 긴 머리를 고수해왔어요.” 청아하지만 가볍지 않은 음색으로 “나는 베트콩 후엔 당신은 따이한 병사/우린 잘못된 운명 맺지 못할 사랑…”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는 슬프지만 아름답다. 연출·작곡은 올해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을 총연출한 권호성이,극작은 극단모시는 사람들의 김정숙 대표가 맡았다.둘은‘들풀’‘꿈꾸는 기차’등도 함께 만든 명콤비. 네티즌 펀드는 2억원 규모로 엔젤월드(www.angelworld.com) 쇼비즈펀드(www.inter park.com) 퍼니베스트(www.funivest.com)에서 공모한다.새달 4일까지선착순 마감.공연도 새달 7일부터 29일까지 화∼목 오후 8시,금·토 오후 4시·8시,일 오후 2시·6시.국립극장 해오름극장.1588-1555. 김소연기자
  • 외국인 선호기업 주가상승 높다

    외국인 지분이 많은 기업일수록 재무상태가 좋아 주가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거래소는 12월 결산 상장법인중 외국인 지분율이 10% 이상인 104개 종목의 반기실적(1∼6월)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부채비율은 90.58%로 전체 평균(113.21%)보다 훨씬 낮았다.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총자산 증가율도 3.24%로,마이너스를 기록한 전체 12월 결산법인 평균 성적(-1.14%)과 대조적이었다.수익성을 가늠하는 경상이익률(12.05%)과 순이익률(8.90%)도 전체 평균치보다 3∼4%포인트씩 높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율이 높을수록 성장성,수익성,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하이트맥주,에쓰-오일,신세계 등 외국인 지분율이 40%를 넘는 20개사는 연초에 비해 주가가 평균 6.61%나 올랐다(표참조).시장 평균치(2.15%)의 3배다. 외국인 지분율이 20% 이상인 기업은 67개사로,전체 12월 결산법인(495개사)의 7분의 1에 그쳤지만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237조 7406억원)의 절반(53.01%)을 훌쩍 넘었다. 안미현기자 hyun@
  • 경북 영주 부석사/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1000년 세월을 듣는다

    경북 영주시 부석면에 있는 부석사에 가려면 귀찮더라도 예습부터 할 일이다.여느 사찰에 가듯 뒷짐지고 두어 바퀴 거닐다가,학창시절 국사 교과서에 나왔던 그 유명한 무량수전 앞에서 기념사진 몇 컷 찍고 나오기엔 부석사 나들이가 너무 허망하다. 신라 문무왕 16년(676) 의상대사가 왕명에 의해 창건했다는 부석사는 한국전통건축의 고전(古典)으로 꼽히는 사찰이다.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도 법등이 끊이지 않았던 역사성,독특한 공간구조와 장엄한 석축단,당당하면서도 우아한 기품을 갖춘 세련된 건물들. 부석사엔 국보 제18호인 무량수전을 비롯해 석등,조사당,소조여래좌상,조사당벽화 등 5점의 국보와 3층석탑 등 4점의 보물이 있다.이중 부석사를 대표하는 것은 대웅전격인 무량수전이다.고려 현종 7년(1016) 원융국사가 중건했다.무량수전의 압권은 부드럽고 탄력적인 곡선미를 보여주는 배흘림 기둥과 팔작지붕이다. 거칠게 다듬어진 주춧돌 위에 세운 기둥의 지름 사이즈는 34-49-44㎝.기둥머리에서 미끄러지듯 아래로 내려오면서 굵어졌다가 다시 가늘어지는 배흘림은 팔작지붕과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일직선이 아닌 정사각모양으로 돌려 쓴 무량수전(無量壽殿) 현판은 고려 공민왕의 친필이다.특이한 것은 무량수전에 오르려면 누구나 ‘극락’의 뜻이 담긴 ‘안양루’란 누각 밑 계단을 걸어올라야만 한다는 것.불자들은 부처님을 만나거나 극락에 오르는 길은 신분의 고귀함이나 미천함에 관계없이 평등하다는 깊은 뜻이 담겨있을 것이라고 해석한다. 안양루는 무량수전 앞마당 끝에 놓인 누각이다.이 건물은 위쪽과 아래쪽에 달린 편액이 다른 데 무량수전 앞마당과 이어진 위쪽엔 ‘안양루’,위로 오르기전 입구엔 ‘안양문’이라고 씌어 있다.무량수전에 오르기 전엔 ‘문’이고,오르고 나서는 ‘누각’인 이중의 기능을 부여했다.안양루에 서면 발아래 엎드리듯 모여 있는 경내 건물들의 지붕들,그리고 멀리 펼쳐진 소백의 연봉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부석사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경관이다.그래선지 옛부터 많은 문인들이 안양루에 오르면 끓어오르는 시심(詩心)을 참지 못하고 적지않은 시문을 남겼다.그중 방랑시인 김병연 등 몇몇이 지은 시문은지금도 누각 안에 걸려 있다. ‘평생에 여가없어 이름난 곳 못봤더니/백수가 된 오늘에야 안양루에 올랐구나…우주간에 내 한 몸이 오리마냥 헤엄치네/백년동안 몇번이나 이런 경치 구경할까/세월도 무정하다 나는 벌써 늙어 있네.” 안양루에서 발 아래 경치를 감상하며 김병연의 시구를 읇조려보는 것 하나만으로도 부석사 나들이는 보람이 있다. 영주 임창용기자 sdragon@ ■여행 가이드 *가는 길= 풍기를 들머리로 잡는 것이 편하다.중앙고속도로 풍기IC에서 빠져나와 931번 도로를 타면 된다.30분 정도 달리면 소수서원,순흥향교 등을 지나 부석사에 닿는다.풍기서부터 이정표가 잘 되어 있다.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일단 버스나 기차를 타고 영주 또는 풍기로 간 다음 부석사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숙박 및 먹거리= 주차장 인근에 명성식당(054-633-3262) 등 민박을 겸한 식당이 몇 군데 있다.좀더 깨끗한 곳에 묵으려면 부석사 입구의 코리아나호텔(633-4445),또는 풍기,영주시내 호텔이나 모텔을 이용하면 된다. 부석사 인근 식당에선 산채비빔밥을 주로 낸다.조금만 시간을 내 풍기로 가면 인삼정식,인삼갈비 등 인삼을 재료로 쓴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인근 가볼만한 곳= 신라 선덕여왕 때 두운조사가 창건한 희방사,조선 중종때 풍기군수 주세붕이 세운 소수서원,의상대사가 부석사 터를 구할 때 초막을 지어 기거하던 자리에 지었다는 초암사 등이 찾아볼 만하다.소백산 옥녀봉 기슭에 자리잡은 자연휴양림에선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문의 영주시 관광담당(639-6062). ■둘러 볼만한 곳/ 벽화·불상… 예술혼에 감탄 꼭 문화유적 답사가 아니라도 일단 부석사를 찾는다면 무량수전과 안양루 이외에도 아래의 몇가지는 눈여겨 둘러보자. 먼저 부석사 창건 당시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무량수전 앞 석등.화려한 귀꽃 장식과 세련된 보살상 조각이 감탄을 자아내는 통일신라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대표적 석등이다. 조사당은 부석사를 창건한 의상조사의 초상을 안치한 곳이다.정면 3칸,측면 1칸 규모의 작은 전각으로 소박하고 간결한 느낌을 준다.희귀하게도 건물내부 입구 좌우에 보살상,사천왕상이 남아 있다. 조사당 앞엔 이중 철창 속에서 보호받는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이 나무가유명한 ‘선비화’다.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땅에 꽂은 뒤 가지와 잎이 났다는 전설이 전해진다.선비화 잎을 따 삶은 물을 마시면 아들을 얻는다는 믿음이 생겨 뭇사람들의 표적이 되어 철창으로 보호하게 되었다. 조사당 벽면에 그려졌던 조사당 벽화는 고려 회화사에 귀중한 연구자료로평가되는 작품이다.불명(佛名) 미상의 보살상과 다문천왕상 등을 담은 이들벽화 6점은 고려조 예술이 지니는 아름다운 선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무량수전에 모셔져 있는 소조여래좌상은 신라시대의 양식을 계승한 고려 초기의 걸작으로 꼽힌다.소조(塑造)상으로는 최대,최고의 불상으로,두꺼운 입술에서 고려불의 특징이 엿보인다.특이한 점은 불상이 정면이 아닌 측면,즉 동쪽을보고 앉아 있는 것으로,호국을 기원하는 뜻으로 서라벌을 향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 [대~한민국 24시] 제주국제공항

    제주관광의 시작이요 끝인 제주국제공항.하루 200여편의 국내·국제선 여객기가 뜨고 내리는 이곳은 명실상부한 제주의 현관이다.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연간 823만여명,하루 평균 2만 2000여명 꼴이다.올해는 월드컵과 주 5일 근무제 등을 계기로 사상 처음 연간 1000만명을 돌파하리라는 예상도 나온다.제주공항은 1942년 1월 일제가 군비행장으로 개항,1949년 1월 민간항공기인 KNA가 최초로 취항한 데 이어 1958년 1월 대통령령으로 제주비행장이라는 명칭을 부여받았다.그로부터 반세기,이제 제주공항은 비행기가 연간 5만 5000여 차례 운항하고 천차만별의 사람들이 백태의 양상을 보이는 격세지감의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국제관광지 제주도의 관문,제주국제공항의 아침은 여명이 다할 즈음 첫 출발·도착편 비행기와 승객들을 안전하게 보내고 받으려는 새벽 근무 에어사이드 요원들의 잰 몸놀림으로 시작된다.소방·항무통제·관제·레이더 등등. 이어 6시 30분쯤 20여명의 환경미화원들이 청사 안팎을 쓸고 닦을 때 항공사 발권직원과 임검경찰,수하물 검색요원 등 ‘공항 사람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오전 7시 제주발 서울행 첫 비행기를 타려는 승객들이 공항 고가도로를 통해 한사람 두사람 도착하면서 공항은 서서히 제 모습을 그려간다. 그러나 4만 6600여㎡의 3층짜리 거대한 청사건물은 구둣발을 크게 내딛지않아도 울릴 정도로 적막하다.상가도 식당도,청사 맞은편과 왼편 5만여㎡의 유료 주차장도 아직은 텅 비었다.3층 출발대합실 오른쪽 구석에 자리잡은 스낵코너에서만 커피잔이 달그락거릴 뿐이다. 일반적으로 첫 비행기 손님들은 ‘급한 사람들’이다.제주에 왔다 서울로 돌아가 긴급히 볼 일이 있거나 일을 보고 그날 다시 내려 올 제주사람들,아니면 인천국제공항으로 달려가 국제선 수속을 밟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그래서인지 승객들의 복장은 낮이나 저녁편 출발 승객들에 비해 비교적 단정하고 얼굴도 무표정한 쪽이다. 서울에서 출발한 첫 여객기가 도착하고 제주발 서울행 2∼3회차 비행기가 뜨는 오전 8시를 전후한 시각,고요하던 공항은 드디어 작은 소음들로 깨지기 시작한다. 제주공항에 상주하는 경찰·세관·검역소·병무청·출입국관리사무소 등 16개 국가기관과 82개 국영기업 및 사기업체 직원수는 2100여명.이 가운데 당일 근무자 1200여명이 꾸역꾸역 들어오는 것도 이때부터다. 대합실 3층에 있는 서점과 구두미화소,선물의 집,약국,토산품 판매점,농특산 마트 등 공항 상가들도 어느새 포장을 젖히고 손님받기에 들어갔다. 이어 5분에서 10분 간격으로 비행기가 도착하고 뜨는 오전 9∼10시,1층 국내선 도착대합실과 3층 출발대합실은 가고 오는 사람들로 점차 소란스러워가고 청사 앞 교통경찰들의 호루라기 소리도 덩달아 바빠진다. 주차장 곁 승차대에서부터 ‘부산 아시아경기대회’‘36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대축전’‘WEL-COME TO ASIAN GAME’이라 적힌 부산아시안게임 회전식 선전탑이 서 있는 공항 입구까지 100여m는 벌써 말쑥하게 세차를 마친 개인택시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낮12시 지나 정기편 외에 특별기와 연착된 비행기마저 내려 승객들이 한꺼번에 출구로 쏟아질 즈음 대합실 로비는 그야말로 ‘난장’이다. 2번 출구쪽으로 내국인 면세점을 만드느라 공사중인 요즘은 장소가 비좁아 특히 더하다. ‘최○○씨 △△△여행사’‘○○친목회 ▲▲관광’‘○○로터리클럽 ××투어’ 등 이름이나 소속이 적힌 피켓 수십개가 출구앞에 난무한다.자기승객을 먼저 찾으려는 몸싸움들도 치열하다. 나온 승객을 미처 찾지 못해 탑승 여부를 확인하며 핸드폰을 마이크로 착각한 듯 마구 소리를 질러대는 사람들,짐 찾으랴 마중객과 인사하랴 대합실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바쁜 승객들,“흩어지지 말고 나를 따라오라.”면서 혼자 잰 걸음으로 나가는 여행사 가이드들의 모습 등 여러 ‘가관’은 주 5일근무제에 막바지 피서철까지 겹친 요즘 제주공항 도착대합실 로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신혼부부 등 ‘알짜’손님을 끌기 위해 호객꾼들이 은밀히 움직이는 것도 이 때다.그 엉킴과 북적임 속에서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여행 온 사실을 어떻게 알고 접근하는지,추려내는 솜씨가 가히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비슷한 시각 3층 출발대합실도 시끄럽긴 하지만 가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아랫쪽보다는 훨씬 덜하다. 그래도 항공사 발권카운터 앞은 북새통이다.좌석번호를 배정받으려는 사람들,미처 예약하지 못한 대기승객들,그리고 마일리지를 확인해 달라는 사람들까지 한꺼번에 매달리는 바람에 창구 여직원의 “차례로 하세요.”소리는 아예 쉬어버렸다.창구를 막지 않고 세로로 줄을 선다면 수속시간이 훨씬 빨라질 텐데 그놈의 ‘조급증’이 수속을 더욱 더디게 만드는 셈이다. 국제선쪽은 지난 11∼18일의 일본 오봉절 연휴가 끝나면서 다소 한가해졌다.연휴 때는 도쿄(東京)·오사카(大阪)·나고야(名古屋)·후쿠오카(福岡)·히로시마(廣島) 등지에서 하루평균 600명씩의 일본인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떠나는 통에 출입국관리사무소,세관,검역소 등 CIQ 요원들은 냉방 사실마저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국제선 대합실의 꼴불견은 ‘엔화’를 의식한 여행사와 호텔직원들의 지나친 몸사리기다.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은 우리식대로 인솔해 가는데 반해 일본인들에 대해서는 지나치리만큼 저자세다.상대가 상대인 만큼 ‘이랏샤이 마세(어서 오십시오)’‘우레시이 데스(반갑습니다)’라는 인사와 피켓 글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여행사 가이드나 호텔 판촉담당 직원들의 ‘허리 90도 굽히기’는 광복 57주년을 무색케 할 정도다. 그러나 제주공항에 소란과 무질서,꼴불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점심시간을 전후한 시각,불고기 정식,낙지덮밥,갈비탕,옥돔구이 정식,생선초밥,전복죽,새우튀김 정식 등을 파는 2층 식당과 팥빙수,돈가스,햄버거,프라이드치킨 따위를 파는 그 곁 패스트푸드점은 식사하고 차를 마시며 담소하는 모습들로 메워진다.커피·햄버거·보리빵·음료·샌드위치를 파는 스낵코너들도 마찬가지. 대합실 주변 상가에서 선물을 사거나 눈요기를 즐기는 승객들도 많다.제주특산품 매장의 제주한란·풍란코너,제주보리빵 코너,제주 도자기숍,제주갈옷 판매점,옥돔판매장,돌하르방 코너 등은 특히 인기다. 시간이 넉넉한 축은 동백나무와 귤나무,와싱토니아 등 제주 자생수목과 아열대식물이 가득한 공항공원에서 사진을 찍거나 청사 2층 ‘작은 박물관’에 진열된 ‘가야시대 투구’‘농경문 청동기’‘통일신라시대 토용(土俑)’등 진귀한 우리 유물과 사료를 감상하는 여유도 보인다. 제주 출발 첫 비행기가 서울행이었듯 마지막 도착편도 오후 9시45분 도착 서울발 대한항공 KE1269편이다. 서둘러 나오는 승객들 틈에 월드컵과 함께 국민복 1호로 등장한 ‘Be The Reds’가 박힌 붉은악마 티셔츠가 유난히 눈에 띈다. 오후 10시 넘어 대부분의 ‘공항 사람들’이 물러가고 10시30분쯤 관광협회 소속 직원들이 마지막 퇴근채비를 차릴 무렵 공항청사는 다시 어제처럼 적막으로 무거워진다. 유도로등과 활주로등,비행기 진입등,그리고 비행장 등대 불빛이 을씨년스러워지는 가운데 공항은 어둠으로,밤으로 다가간다. 그러나 이 불들이 밝혀주고 있는 한 공항은 잠들지 않는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대우전자 클린컴퍼니 새출발, 가전·영상 중심…모니터등 비우량사업 털기로

    대우전자가 워크아웃 기업으로 지정된지 만 3년만에 우량사업인 가전,영상부문을 ‘클린 컴퍼니’로 새출발시켜 회생의 길을 걷는다. 모니터·오디오·카오디오·가스보일러 등 비우량사업은 분사나 매각,청산절차를 밟게 된다. 채권단에 의해 대우전자 사장으로 선임된 김충훈(金忠勳·사진·57) 대우모터공업 사장은 20일 대우전자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김사장은 “대우모터공업이 10월 중순 대우전자 채권단과 우량사업 양수도계약을 매듭짓는대로 부채 1조 2000억원,자본금 4500억원,부채비율 250%의‘클린 컴퍼니’로 재출발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 창출이 가능해져 임기(3년)안에 워크아웃을 끝내고 거래소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목표대로라면 2003년말 경상이익을 실현하고,2006년에는 매출 2조 5000억원,영업이익 2000억원,순이익 1000억원 이상을 거둘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상장은 대우모터공업이 추진하되,대우전자의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는 쪽으로 사명과 CI 개편작업을 진행중이다.한편 정상화대상에서 제외된 비핵심사업은 9월말까지 분사나 매각하고 잔존법인과 회생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부문은 청산하게 된다.직원 5100명중 1200명을 감원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도 곧 이뤄진다.현재 47개인 해외법인(생산법인 18개,판매법인 29개)은 15개만 남기고,판매법인은 유럽·러시아,북중미,남미,아시아,중동 등 5개 대륙별 거점망으로 재편할 방침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大生 매각 막바지단계

    한화컨소시엄의 대한생명 지분 51% 매입가격이 7200억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측과 협상을 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15일 “현재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며 “협상초기에 비해 가격조건에 진전이 있었다.”고 밝혀 조만간 타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예보는 대생의 기업가치(경영권 포함)로 매각주간사가 제시했던 1조 2000억∼1조 6000억원의 중간인 1조 4000억원선,지분 51%의 매각대금으로 7200억원선에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계열사에 3년간 신규대출 금지,계열사부채비율 200% 이하 감축,예보에 감사 등 일부 임원 임명권 부여 등 가격 이외의 조건은 한화측이 대부분 수용한 상태다. 예보는 한화와 협상을 좀더 계속한 뒤 가급적 빠른 시간내에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협상내용을 보고할 예정이지만 공자위 민간위원들을 중심으로 경영이 호전되는 마당에 서둘러 매각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 최종 협상타결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태균기자
  • 상장사 순익 사상최대, 510곳 상반기 17조…제조업은 193% 증가

    미국경제의 회복지연,엔화 약세,환율하락 등 경영환경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12월결산 상장·등록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순익이 각각 17조원,1조 532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1·4분기중 반도체 가격이 회복된 데다,내수시장의 호조,구조조정 지속 등이 큰 힘이 됐다. 증권거래소는 15일 12월결산 상장법인 510곳의 상반기 순익을 집계한 결과,17조 43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코스닥증권시장도 12월결산 712개 등록기업의 올 상반기 순익규모가 1조 532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거래소 상장기업들의 순익은 지금까지 사상 최고치였던 2000년 상반기의 13조 3936억원보다 27.25% 증가한 것이다.2001년 상반기에 적자였던 123곳(제조업 기준) 중 73곳이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제조업이 7.85%,금융업은 11.76%를 기록했다.제조업은 1000원어치를 팔아 약 79원,금융업은 약 118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셈이다. 매출액은 253조 39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0.69%,이하 전년동기대비) 증가했다.영업이익은 10.69% 증가한 20조 5130억원을 기록,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경상이익은 115.56% 증가한 22조 5081억원을 기록했다.경상이익 증가가 두드러진 것은 외화부채평가에 따른 환산이익과 지분법평가익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상장기업의 총부채는 255조 5039억원으로 6.82% 감소했다.부채비율은 113.12%로 15.78%포인트 낮아졌다. 그룹들의 실적도 개선됐다.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출자총액제한기업집단 19곳 중 공기업을 제외한 11곳의 순익을 분석한 결과 삼성이 70.23%,LG가 121% 증가하는 등 11대 그룹이 모두 흑자였다.삼성전자의 순익은 3조 8227억원으로 상장사 전체 순익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상장·등록법인 상반기 실적/ 유통·통신 성장세 두드러져

    올해 상반기에 상장기업들은 사상 처음으로 전 업종에서 흑자를 기록했으며 전체의 85.29%인 435개 기업이 흑자를 냈다.성장성(매출·이익),수익성(매출액 영업이익률 등),안정성(부채비율)이 모두 개선돼 흑자의 내용도 알찬 편이었다. 원화 강세에 따른 외화관련 차익이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익을 올리는 데 한몫을 했다.1·4분기에서 2·4분기로 갈수록 이익규모는 줄어 하반기 경기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신,전기전자,유통업종 성장세 두드러져- 상장기업 가운데 통신업종의 수익성이 좋아졌고 전기전자·운수장비 등 수출업종,유통,섬유의복 등 내수업종의 수익성 개선도 두드러졌다.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유통이 7146억원의 순익을 기록,전년 동기대비 1278.02%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큰 폭의 순익을 낸데 힘입어 전기전자(855.84%)가 뒤를 이었다.건설(278.42%),섬유의복(232.00%),운수장비(169.01%) 등이 순익 증가율 상위에 올랐다.통신과 운수장비,음식료업종은 내수시장 호황에 힘입어 각각 13.42%,9.01%,7.95%씩 흑자규모가 늘었다. 코스닥에서는 홈쇼핑업체의 고속성장세에 힘입어 통신방송서비스(매출 35.3%,순익 5.1% 증가)의 도약이 돋보였다.반면 벤처기업에서는 매출액 순이익률이 전년동기대비 5.1%포인트 낮아진 -0.3%를 기록,버블붕괴 현상을 반영했다. ◇원화 강세영향 커- 상장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8.10%로 전년 동기대비 0.73%포인트 증가했다.1000원어치 물건을 팔았을 때 지난해 상반기에는 74원의 영업이익이 났지만 올해는 81원으로 늘었다는 얘기다.지속적 구조조정과 수익모델 발굴로 수익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8.88%로 지난해보다 4.15%포인트나 뛰었다.거래소 관계자는 “원화 환율하락에 힘입어 외화부채 보유에 따른 외화환산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특히 코스닥등록기업은 상반기 외화관련 이익규모 상위 10개 기업의 외화관련 차익이 1351억원으로 코스닥 전체 기업 순익의 8.8%를 차지했다. ◇2분기 순익폭 둔화- 상장기업의 2분기 순익은 7조 519억원으로 1분기(9조 9918억원)보다 29.4% 줄었다.코스닥 등록기업의 경우 1조248억원에서 5074억원으로 급감했다. 기업별 불균형 현상도 여전했다.상장기업 가운데 출자총액제한 11개 그룹(공기업 제외)의 순익은 8조 7298억원으로 전체의 51.2%를 차지했다.코스닥에서는 더욱 극심해 KTF,국민카드,강원랜드,중소기업은행,LG텔레콤,하나로통신,SBS,LG홈쇼핑,CJ39쇼핑,휴맥스 등 10개사가 전체의 80%에 이르는 1조 2266억원의 순익을 냈다. ◇11개 그룹 전부 흑자- 사상 처음으로 11개 그룹 모두가 흑자를 냈다.순익증가율은 SK(135.89%),LG(121.68%),삼성 (70.23%),동부 (65.50%),현대차 (39.65%) 등의 순이었다. 삼성은 매출(46조 8510억원),순익(4조 5436억원) 모두 1위를 굳게 지킨 가운데 부채비율은 60.99%로 가장 낮았다.삼성전자의 순익(3조 8222억원)이 그룹 전체 순익의 80%에 달했다.순익 규모 2,3위는 현대차(1조 5428억원),SK(1조 5217억원)였다.한편 LG는 한진(3769억원)에 이어 5위(2772억원)로 밀려났다.LG의 실제 순익 규모가 1조 7500억원임에도 불구,이처럼 순위가 뒤쳐진것은 상반기에 기업분할을 한 LGEI와 LG전자,LGCI,LG화학,LG생활건강,금융업종인 LG카드의 실적이 집계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각의 통과 주요 안건

    ◆병역법 시행령 개정안- 병역의무자가 국외여행기간 연장을 신청할 경우 재외공관에서뿐 아니라 병무청에서도 할 수 있다.공과대학 건축학부 등 5년제학부과정의 경우 입영연기 제한연령이 24세에서 25세로,수의과대학원 과정은 28세로 연장된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1∼7급으로 상이등급이 결정된 경우 병역처분 변경원의 처리시 종전에는 반드시 신체검사를 거치도록 했으나 앞으로 신체검사를 거치지 않고도 병력동원훈련 소집 등을 면제할 수 있다.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안- 이달 하순쯤부터 은행지주회사(자회사로 은행을 갖고 있는 금융지주회사) 지분을 4% 이상 보유하려면 부채비율이 200%미만이어야 하고 출자자금을 자기자금으로 조달해야 한다. 또 은행지주회사의 최대주주가 아니더라도 ▲단독 또는 타주주와 계약,합의에 의해 지주사 대표 또는 이사 과반수를 선임하는 주주 ▲주요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를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주주로 규정,신용공여에 제한을 받도록했다. 은행지주회사의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한도는 은행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 자기자본 순합계액의 25%로 하고,신용공여시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기준을 단일거래 금액이 자기자본 순합계액의 0.1% 또는 50억원중 적은 금액으로 정했다.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문서의 개념에 전자문서를 포함시키고 관보에 게시하도록 한 민원관련 사항을 인터넷에도 게시하도록 했다.소관기관이 아닌 행정기관에 전자문서로 된 민원서류가 접수된 경우 지체없이 전자적 방법으로 소관기관에 이송하도록 했다. 최광숙기자
  • [열린세상] 또 한번의 새로운 시작

    지난 몇 달 동안 참으로 정신없이 변화무쌍한 세월을 보냈다.유월 한 달 월드컵 기간에는 무엇보다도 뜻밖의 성과와 생각하지도 못한 스스로의 잔치 서슬에 놀라 너나 할 것 없이 일손을 놓고 붉은 티셔츠 입고 모여 신명나게도 뛰놀았다.그 바람에 정작 우리 삶터의 살림을 제대로 세우는 일인 지방선거는 쉰 떡 치우듯 대충 해치우고 지나버렸다. 하지만 꿈결 같았던 유월 잔치도 끝나고,허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너도나도 휴가 길에 나서 장사진을 이루는데,장마도 지난 지 한참 만에 문득 그 이름도 고약한 ‘게릴라성 집중호우’라는 불청객에게 거듭 덜미를 잡혀 가뜩이나 고단한 살림이 말이 아니다.게다가 해마다 겪는 물난리지만 그 때마다 호들갑에 법석만 떨고 제대로 된 대책은 말뿐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다 정국의 앞날을 가늠한다는 국회의원 재·보선을 치렀지만 낯부끄럽게 낮은 투표율이 보여주듯이 이번엔 쉰 떡만도 못한 쓰레기 버리듯 지나쳤다.모두들 심드렁하니 각기 제 살기에 바쁘고,다만 그 밥에 그 나물인 정치권에서만이 삼복더위에 아무도 듣지 않는 욕설과 비난의 소리로 서로 목에 핏대만 세우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지난 두어 달 사이 일어난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만큼,이 땅엔 날카로운 모순들이 한꺼번에 쌓이고 또 헝클어졌다.그런데 정작 그 모순을 깔고,아니 그 모순에 깔려 사는 우리는 그저 멍하니 바라보다가는 퀭한 눈만 돌려버린다.그러면서 스스로는 더욱 흐트러진 삶을 살면서저 어지러운 세상만 탓한다.누구 말대로 우리 삶터에서 무너지는 것은 다리나 축대,건물만이 아니다.우리 모두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에둘러 말할 것도 없이 바로 문제를 보자.월드컵 축제 때 세계가 보는 앞에서 그토록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자리를 정돈하던 우리와,휴가철 곳곳마다 더럽히고 물난리가 나자 호수고 강이고 온갖 쓰레기로 가득 채우는 우리는 도대체 같은 사람들인가.성숙한 시민의식의 극치를 보이다가도 돌아서면 후진,아니 야만스러운 행동거지를 서슴지 않는 우리 스스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세계 언론의 눈치는 보면서도 정작 제 삶터의 살림이나 이웃사람에게는 아랑곳없는 우리는 대체 누구인가. 거친 세상을 살고,어렵고 힘든 세월을 보내느라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할수는 있다.하지만 정작 문제는 우리는 이렇게 살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그들에게 잘하라고 이르고,가르치려 든다는 데 있다.나 자신 교육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지만 이런 우리 어른들의 허세와 위선과 이중성에 스스로 낯뜨겁고,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바담풍’ 하는 세상이 혼자서도 기막히다. 유월 잔치를 앞장서서 만들어낸 자라나는 세대,우리 아이들의 그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마음과 그 안에 담겨진 엄청난 가능성이며 잠재력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우리 어른들이 지금처럼 엉망으로 살면서 되도 않은 가르침만 일삼다가는,잘 가꾸어 놓은 한강 둔치가 온통 흙탕물에 잠기고 휩쓸리듯이 그나마 이런 아이들의 모든 힘조차 그냥 쓸려보내고 말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다시 시작해야 한다.물난리가 지나가면 모두들 모여 힘을 합해 쓰레기도 치우고,무너진 축대도 고치면서 서로 어깨를 겯고 어려운,그러나 중요한 새로운시작을 꾀한다.그것처럼 우리도 우리 안에 무너진 축대도 고치고,우리 사이에 쌓인 쓰레기도 치우면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이번만큼은 그 알량한 수재의연금 몇 푼에 양심을 달래고,겉으로 보이는 무너진 길만눈 앞가림으로 때우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이번만큼은 정말 새로 시작해야한다. 이제 곧 무더위도 끝나고 소슬한 바람이 불어올 때다.바람이 분다,살아봐야겠다는 시구도 있지만 이제 제발 그 바람에 정신 좀 차리고,다시는 삶터에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안팎으로 단단히 단속하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더도 말고,덜도 말고 자라나는 세대의 그 힘찬 함성과 에너지가 지금 여기 우리보다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 채비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정유성 서강대교수·교육학
  • “대생매각 가격협상만 남아” 전부총리 밝혀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12일 “대한생명 매각은 한화측과 가격협상만 남아 있다.”고 밝혔다.전 부총리는 이날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초청강연에서 “방화벽과 부채비율,대주주 및 계열사 자금지원 차단 등 부대조건에 대한 협상은 끝났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보험업법 개정을 시작으로 금융부문 전반에 걸친 각종 불필요한 규제들을 모두 털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 현대상선 차운송부문 팔려

    현대상선의 자동차 운송사업부문 매각협상이 타결됐다. 현대상선은 유럽 해운사인 발레니우스와 빌헬름센,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등 4개사가 설립한 합작법인에 자동차 운송사업부문을 15억달러(약 1조 80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했다고 11일 밝혔다.4개사의 인수지분은 각각 40%,40%,10%,10%이다. 계약식에는 장철순(張哲淳) 사장을 비롯한 각사 경영진과 채권단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장사장과 갈퉁 빌헬름센 부회장,하그만 발레니우스 사장이 계약서에 서명했다. 매각 대상에는 현대상선이 보유한 72척의 자동차운반선(용선 포함)과 영업조직,영업권 등 유·무형의 자산이 모두 포함됐다. 매각금액 15억달러 가운데 2억달러(약 2400억원)는 선박금융이고,13억달러(약 1조 5600억원)는 순수 현금유입분으로 오는 10월 입금된다. 현대상선은 다음달 2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매각안건을 최종 의결한다. 현대상선은 매각자금을 2조 2000억원에 이르는 장단기 부채상환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회사측은 부채상환이 끝나면 연간 2000억원에 달하는 이자부담에서 벗어나는 한편 지난해말 기준 1390%인 부채비율도 300%대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연간 1조 2000억원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렸던 사업부문을 매각하게 됨에 따라 회사 전체의 외형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자동차 운송선부문 매각 뒤 컨테이너와 비컨테이너 사업부문비중이 50대 50에서 60대 40으로 바뀌지만 해운시황 전망이 밝은데다 LNG선,유조선등 화주와 장기계약을 한 부문의 비중이 커 경영이 호전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현대상선 유동성위기 벗는다

    현대상선이 8일 이사회를 열어 자동차 운송부문을 매각키로 의결했다. 현대자동차도 9일 이사회를 열어 현대상선 자동차 운송부문 인수를 위한 현대차-발레니우스 빌헬름센(WWL) 합작법인 설립을 의결한다.이에 따라 올 초부터 추진돼온 현대상선 자동차 운송부문 매각문제는 늦어도 이번주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매각금액은 15억달러(2억달러 선박금융 포함)로 현대차 법인이 운반선 72척과 인원,부대시설 일체를 떠안는 조건이다. ◇유동성 위기 벗어날 듯- 현대상선은 옛 현대 계열사 가운데 세계 10위권의 해운회사에 드는 우량기업으로 꼽혔던 기업이다. 그러나 현대그룹의 유동성위기로 지난해부터 만성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다.한해 매출 1조 2000억원대의 알짜 사업인 자동차 운송부문 매각을 추진하게된 것도 이 때문이다.따라서 현대상선은 2조원대에 달하는 매각대금의 대부분을 장단기 부채를 갚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의 부채는 모두 6조원대.이 가운데 2조 2000억원이 장단기 부채이고 나머지는 선박 용선,건조와 관련된 금융 부채다.이번에 매각대금으로 빚을 갚으면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1400%에서 300%로 낮아지게 된다.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번 매각성사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날 수 있게 됐다.”며 “컨테이너 중심의 우량 해운사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MH경영복귀 기반 마련- 현대상선은 정몽헌(鄭夢憲·MH) 현대아산이사회 회장 계열기업의 지주회사다.따라서 이번 매각이 MH의 경영복귀에 촉매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그는 이미 현대상선의 이사로 등재된 상태다. 아직 하이닉스나 현대증권 등의 처리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아 여론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채권단도 책임경영차원에서 경영복귀에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따라서 일정기간이 지나면 MH가 현대상선을 발판으로 재기를 도모할 것으로 재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대한민국 24시] 광안리 해수욕장/낮엔 피서 천국… 밤엔 청춘 해방구

    연일 섭씨 30도를 넘나드는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 인파도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운다.주말이면 해운대 100만명,대천 40만명 식의 ‘추정보도’가 난무하면서 어떻게 든 짧은 휴가를 이른바 ‘방콕’,‘방굴러데시’로 버텨보려는 가장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산과 계곡이 더위를 피하는 곳이라면 해수욕장은 직접 더위와 맞서 더위를 쫓는 ‘이열치열의 피서지’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뙤약볕 아래의 뜨거움과 해질녘의 낙조,바다가 만들어내는 시원한 해조음은 여름철 바닷가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낭만 그 자체다.해수욕장의 낮과 밤 풍경은 사뭇 다르다.교수와 괴물을 넘나드는 프랑켄슈타인처럼 해수욕장도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다.부산의 대표적 해수욕장중 한 곳인 광안리 해수욕장의 낮과 밤을 최근 들춰봤다. ■광안리 해수욕장 아침 풍경= 광안리의 하루는 모두들 곤히 잠들어 있을 시간인 새벽 5시쯤 미화원들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더미를 치우면서 기지개를 켠다. 미화원들이 청소차를 동원해 쓰레기를 치우기시작할 때쯤이면 붉게 이글거리는 원반의 불기둥이 바다밑을 박차고 수면 위로 서서히 솟구친다. 그러나 아직도 백사장 곳곳에는 전날 밤 더위를 피해 돗자리를 깔고 잠든 인근 주민들과 질펀한 술판을 벌인 피서객,청소년들이 웅크린 채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같은 ‘노숙’이지만 서울의 지하철역에 웅크린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 3일 광안리 해수욕장의 아침도 그렇게 시작됐다.동녘이 훤히 밝은 오전 6시쯤.백사장은 이미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로 북적대기 시작한다. 모래사장을 뛰는 조깅파와 무작정 걷는 워킹족,맨손체조를 하는 사람,바닷가를 거닐며 새벽녘 신선한 기운을 마셔보는 외지 피서객들로 활기를 띤다.이들의 얼굴과 몸에는 어느새 굵은 땀줄기가 줄줄 흐른다.건강한 시민들의 힘찬 발걸음 소리가 박스를 덮고 자고 있던 술꾼들의 잠을 방해한다.때맞춰 주변 해장국집의 호객행위 목소리도 커져간다. 사람들은 어제의 숙취와 운동 뒤에 오는 출출함을 해장국집에서 간단히 달랜다.이들 해장국집은 쉬는 날이 없다.종업원들은 24시간 2교대로 돌아가면서 자리를 지킨다. 광안리해수욕장은 오전 8시쯤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다.그러나 그것도 잠깐,이내 낮 손님을 받을 채비에 돌입한다.신문의 사진이나 TV화면을 통해 낯이 익은 형형색색의 파라솔이 해변을 메울 준비를 마쳤다.2시간 뒤인 오전 10시쯤.아빠·엄마와 여동생 손을 꼬옥 잡고 곧 있을 물놀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찬 한 초등학생이 해변에 나타났다.물놀이도 물놀이지만 이제 학원에 가도 친구들에게 자랑거리가 생겼기 때문인지 아이의 얼굴은 벌써 붉게 달아올랐다.언제부터인지 초등학생들에게 보편화된 학원수강 때문에 아빠·엄마 손잡고 나서본 지 꽤 오래됐다. 해가 머리 위로 떠오른 낮 12시가 되자 해수욕장은 갑자기 바빠졌다. 한꺼번에 몰려드는 피서 차량으로 도로는 순식간에 마비돼 주차장으로 변해버린다.가만히 앉아 있어도 연신 등줄기에는 땀이 줄줄 흐르고 태양의 신은 이를 즐기기라도 하듯 더욱더 뜨겁게 내리쬔다. 벌겋게 달궈진 백사장은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물놀이객들로 빼곡히 들어찼다.이날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인파는 줄잡아 50여만명.고작 2㎞ 정도의 해안에 마산 시민 모두가 들어앉은 셈이다. 여기저기 모래에다 몸을 파묻고 찜질에 여념이 없는 아저씨·아줌마,날씬한 몸매를 자랑이라도 하듯 비키니 수영복차림으로 선탠을 즐기는 젊은 여성,팔짱을 낀 애인을 두고도 비키니 여성을 곁눈질 하는 청년,아빠·엄마를 졸라 바닷가에 온 어린이들은 연신 짠 바닷물을 마시면서도 물놀이가 마냥 즐겁기만 하다.이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팔고다니는 아르바이트 학생과 잡상인의 풍경이 오히려 정겹게 와닿는다. 여름철 해수욕장의 한낮은 마치 ‘혼돈 속에서 질서가 묻어나는 시골장터’를 방불케 한다.그러나 해가 서산에 뉘엿뉘엿 지고 밤이 찾아오면 해수욕장은 또 다른 변신을 준비한다.잠시 휴식기를 취한 해수욕장은 토요일밤의 열기 속으로 금세 빠져든다. ■청춘의 해방구, 해수욕장의 밤= 시원한 바닷바람에 몸을 맡긴 피서객들은 한낮의 열기에 대한 복수라도 하듯 미친 듯이 밤을 파고든다.열기가 가라앉은 백사장에는 파라솔 대신 돗자리가 깔린다. 가족,친구,연인,대학동아리 등 끼리끼리 삼삼오오 돗자리를 깔고 앉아 가져온 음식과 음료수 등을 마시며 밤의 여유를 만끽한다.이날은 이달들어 처음맞는 토요일이자 바다축제가 열린 탓에 평소보다 많은 5만여명의 인파가 찾아들었다.광안리의 밤은 북적대던 낮 못지 않게 역동적이다. 전국 청소년들 사이에 광안리는 이미 생소한 곳이 아니다.해수욕철이면 전국 각지의 젊은이들이 모여든다.한때는 서울 강남의 ‘오렌지족’들이 여름철 광안리를 점령하곤 했다.폭발하는 퓨젼쇼,현란한 몸짓 등 광안리의 젊은축제는 밤이 깊어가면서 절정에 달한다.모래밭에 무리지어 저마다 노래하고 춤추며 젊음을 발산한다.청춘 남녀들의 뜨겁고 질퍽한 사랑도 밤의 열기만큼이나 뜨겁게 익어간다. 젊은 남자들은 부나방처럼 여자들을 찾아나선다.오가는 여성들을 보는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일상생활에서 벗어난 피서지에서는 흔히 긴장감이 풀리게 마련.‘늑대와 여우’들의 탐색전이 치열하다.동그랗게 모여 앉은 여성들 주변에는 항상 두세무리의 ‘늑대’들이 어슬렁거린다.‘침투조’를 뽑기위해 가위바위보를 하는 무리가 있는가 하면 이미 ‘대표선수’가 정해진 듯 어깨를 두드리며 기를 불어넣어 주는 쪽도 있다. 서울 연희동에서 왔다는 회사원 김모(27)씨는 “숙소는 해운대에 잡았지만 밤에는 광안리에서 논다.”며 “아무래도 젊은이 취향에는 광안리가 더 좋은것 같다.”고 한다. 밤이라고 청춘들만 있는 건 아니다.전국 최고의 피서지라는 부산에 사는 시민들은 따로 피서갈 필요없이 ‘밤마실’을 나오면 된다.인근 해운대구 수영동에 사는 김진헌(50)씨는 “더위를 피해 가족들과 함께 밤 피서를 왔다.”며 “아예 여기서 자고 새벽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자정이 넘었는데도 광안리에는 차량들과 사람들로 넘쳐난다. 날이 바뀐 4일 오전 1시30분.민락동 야외공연장 앞 도로변 건널목에는 대낮같이 밝은 가로등 아래 오가는 사람들로 붐빈다.거의 초저녁 수준이다.바로옆 회센터들의 간판도 여태껏 반짝이고 있다. 이곳에서 30년 넘게 해장국을 팔아왔다는 한 해장국집 주인 아들(33)은 “몇년 전부터 광안리의 밤은 젊은이들이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습기를 머금은 무더위,술,젊음이 어우러지다보니 서로간에 충돌하기가 쉽다. 광안리 여름 경찰서 관계자는 “술에 취해 싸움을 하다 연행되는 경우가 하루 5∼6차례 이상은 꼭 있다.”고 한다.하루종일 온 몸으로 사람들의 더위를 식혀준 백사장은 그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 때문에 밤새 신음을 토해낸다.이날 오전 2시쯤 ‘만남의 광장’에는 어김없이 컵라면 용기,담배꽁초,맥주병 등이 어지럽게 나뒹굴었다.한편에는 10대들의 소란스러움으로 여름 밤바다의 정취를 느끼기 힘들었다. 하지만 해수욕장은 낭만과 젊음,열망과 환희뿐만 아니라 무질서와 추태마저 따뜻하게 감싸고 어루만져 준다.인고의 세월을 겪어온 넉넉한 어머니 같은 바다에게 못난 자식이나 잘난 자식이나 소중하기는 다 마찬가지다.많은 것을 감춰주고 새로운 것을 잉태한다. 광안리 해수욕장의 밤도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물론 바다는 '네가 올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을'것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열린세상] 수출주도형 경제모델의 한계

    수출주도형 동아시아 경제성장모델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목소리가 높다.대만,싱가포르 등 수출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고 있던 아시아 호랑이들이 힘이 빠진 모습이다.이들 국가는 작년에 미국경제의 침체로 수출이 급감하면서 동남아 외환 위기시에도 없었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올해는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다시 성장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수출이라는 외부환경에 경제성장을 전적으로 의존할 경우 급변동하는 경기사이클을 완화시킬 국내의 정책수단은 많지 않다.특히 2000년대 들어 범세계적으로 수출의 추세적 전망이 매우 불투명하여 이들 국가의 장기 경제성장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세계시장 경쟁심화,제조업의 범세계적인 공급과잉,기술혁신의 신속한 전파 등으로 아시아 각국이 처한 수출 여건이 점점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세계 수출의 최종 소비자 역할을 하고 있었던 미국 경제의 힘도 기대할 형편이 못된다.전세계 수출 물량의 20%정도를 소화하고 있는 미국은 GDP의 5%에 육박하는 경상수지 적자 때문에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감소시켜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몰려 있다.세계 수출 시장의 절대 규모가 위축될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중국의 부상도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주변 아시아국가들에는 악재이다.중국은 높은 가격경쟁력과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수출에 주력하여 미국,일본 등 세계 주요시장에서 점유율이 급상승하고 있다.1995년에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이미 한국을 추월했으며 점차 그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가전 제품에서도 일본의 과거 연간 최대 생산량을 넘어서 세계 최대의 가전 생산국으로 부상하고 있다.이러한 생산확장으로 전통제조업세계시장의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생산영역도 IT등 첨단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아시아 각국의 가격경쟁력은 중국을 따라가기 힘들어 세계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물론 중국의 발전은 중국의 구매력과 국내시장을 확대시켜 아시아 각국에는 기회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그러나 수출을 위주로 하는 아시아 각국에는 세계시장의 경쟁자적인 측면이 강하다.97년 발생한 외환위기의 원인 중의 하나로 90년대 중반 단행한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가 거론되기도 한다.왜냐하면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주변아시아 국가들의 경상수지가 크게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 혁명이라는 IT부문의 기술혁신 영향이 전산업으로 파급되면서 생산력이 확충되는 현상도 간과할 수 없다.중국의 생산기지화,기술혁신으로 제조업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홍수를 이루면서 수출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수출가격 하락으로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과잉 생산설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이는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된다.수출을 축으로 한 동아시아 성장모델은 수명이 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새로운 성장의 원천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수출이라는 외수에 기댈 수 없다면 대안은 내수에서 찾아야 한다. 다행스럽게 한국은 작년부터 소비가 성장을 견인하면서 내수 기반이 취약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차별화되고 있다.올해 들어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의신용등급을 A수준으로 올리면서 열거한 이유중의 하나가 탄탄한 내수기반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한국은 지난 30년간 유지해 오던 수출주도형 성장유형에서 탈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물론 한국의 내수는 저금리로 인한 가계대출 증가 때문이라고 평가절하하는 견해도 있다.가계부채 증가는 조만간 경제에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는 비판도 경청할 만하다.그러나 가계대출확대는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의 성과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기업이 부채비율을 줄이고 직접금융을 확대함으로써 은행의 대출은 소비자금융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갔다.공적자금 투입으로 부실채권을 상당부분 해소한 금융권은 소비자 대출을 실시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음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내수의 근간을 이루는 서비스산업의 업그레이드,수출의 고부가가치화로 내수와 외수의 균형을 달성하고 성장의 질을 높여야 할 시점이다. 홍순영(삼성경제硏 상무)
  • 오피니언 중계석/ 홍덕률 대구대교수 기고 요약 - 지방분권 특별법 제정 서둘러라

    ‘지방분권’을 외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진다.‘서울공화국에 지방식민지’라거나 ‘서울사람 일류국민,지방사람 이류국민’이라는 자괴와 탄식도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이다.홍덕률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특정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호남,강원,충청을 가리지 않고 전국에서 위기감이 높아져간다고 지적한다.그가 ‘지방분권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한다.’는 제목으로 법률전문 월간지 ‘쥬리스트’최근호에 쓴 글을 소개한다. 지난해 한국 대학사(大學史)에서 보기 드문 사건이 있었다.전국의 지방대총장들이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집단행동을 하고 나선 것이다.교육부 눈치나 살피면서 점잔만 빼던 총장들이었음을 생각하면 깜짝 놀랄 ‘사건’이었다.지방대학이 죽으면 지역사회도 살려낼 수 없으며,국가경쟁력도 갖출 수 없다는 무서운 경고도 곁들였다. 2001년 3월 지방대 총장 대표들은 특별법안을 마련하여 10월에는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고,11월에는 130여명의 의원 서명을 첨부하여 입법제안서를 국회에 내기에 이르렀다.그런데도 법이 제정되지 않자 총장들은 입법 촉구 서명운동을 벌였고 5월에는 1만 9000여명이 참여한 서명지를 국회에 제출할 수 있었다. 이 법안이 국회 어느곳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데 이번에는 지방신문사들이 들고 일어났다.지난 5월 말 전국의 유수 지방신문사 간부들이 모여 ‘지방신문 육성을 위한 특별법’제정 운동에 힘을 모으자고 나섰다.공중파의 위성재전송 문제를 놓고 전국의 지방방송사들이 격렬하게 들고 일어난 지 몇달 지나지 않아서 지방신문사들이 생존 대책을 요구한 것이다.단지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대학과 신문사와 방송사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더 큰 문제는 지방의 위기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지방의 위기는 곧 국가의 위기일 수밖에 없다.21세기는 일사불란한 공룡조직이 아니라 창의력과 유연성을 발휘하는 개인과 조직이 살아남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지방을 살리는 것은 국가를 살리는 길이다.지방살리기 프로젝트를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지방정치가부패한 중앙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생활정치로 살아나야 하며,지방행정도 인사와 재정의 자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지방대학이 지역민의 자존심으로 설 수 있어야 하며,지역 언론도 그 사회의 지식정보화에서 구심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지방살리기를 위해서는 인식과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전제로 총체적이고 근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요약하자면 ‘지방분권’이다. 지난해 9월4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2757명이 모여 ‘지방분권을 위한 전국지식인선언’을 발표했다.그들은 지방분권의 3대 테마로,‘지방에 결정권을,지방에 세원을,지방에 인재를’넘기라고 요구했다. 시민단체(NGO)들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가 출범한 것을 시작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조직을 결성할 채비를 하는 것은 소중한 성과다. 지방분권운동은 ‘지방분권 특별법’제정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추구하고있다.각 분야에서의 중앙집권과 중앙집중 체제를 해체하고 분권과 분산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대선 캠프는 원론적이나마 지방분권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인다.일단은 다행스러운 일이다.그러나 김대중 대통령 역시 지방분권의 의지와 필요성을 매우 자주,그리고 강도 높게 표명해 왔음에도 성과는 대단히 미흡했다.두 당은 먼저 지방의 피폐화를 가져온 정책들을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그 위에서 지방마다 결정권과 인재와 세원을 고루 나눠 가질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단지 선거 국면에서 성난 지역민을 달래기 위해 내건 득표용 공약(空約)이 아니라,국가재건을 위한 국가혁신 프로젝트로 지방분권을 법제화하고 제도화하는 일에 적극 임해야 한다. 정리 서동철기자 dcsuh@
  • 새 증권상품 시장 잡아라

    9월부터 일정 조건을 갖춘 증권사들에 장외파생상품 거래가 인가됨에 따라 금융시장에 재무공학을 활용한 금융상품 개발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특히 지난 22일 정부가 주식의 장기수요기반 확충 방안의 일환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힌 ‘주식연계형 채권’에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주식연계형 채권이란?= 채권이면서 주식의 성격도 갖고 있으며,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호환성을 지닌 신종 증권.꼬박꼬박 이자를 받는 채권의 안전성과 시세차익을 누릴수 있는 주식의 ‘투기성’을 결합한 상품으로 보면 된다. 현재 주식연계형 채권 형태를 띈 상품들은 시중에 일부 나와있다.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교환사채(EB) 등이 그 예다. 이들 상품은 채권으로 산 뒤 중간에 주식으로 바꾸거나 주식을 별도로 받을수 있게 고안됐다.하지만 이들은 주식이나 채권의 속성을 고스란히 지닌 채 형태만 바꾸기 때문에 유가증권일 뿐이다.때문에 옵션을 이용해 위험을 회피하는 파생상품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신종증권은 위험부담 때문에 주식투자를 꺼리는 은행,보험,투신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맞춤형 상품이라는 점에서 이들과는 차별화된다. ● 어떤 상품 준비되나?= 주가연계 사채(ELN),지수연계 사채(ILN),강제전환사채(MCB) 등이 대표적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ILN은 주가지수 등락에 따라 채권수익률이 오르내리도록 하면서도 위험을 회피하도록 설계된 상품.즉 지수가 아무리 치솟아도 수익은 상승분의 일정 부문만큼만 얻을 수 있지만 그대신 주가지수 붕락기엔 사채원금이 보장되도록 제한하는 방식이다. ELN은 주가지수가 아닌 특정 주식과 채권 사이에 이같은 설계를 걸어놓는다. MCB는 발행사가 주식전환권을 갖고 있는 전환사채(CB)를 말한다.기존 CB는 채권을 매입한 쪽에서 주가 추이를 보아가며 주식으로의 전환 여부를 결정하지만 MCB는 회사 쪽에서 전환권을 행사,강제로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버릴수 있다.만기때 부채인 채권이 자본인 주식으로 바뀌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부채비율을 줄이는 효율적 방편이 될 수 있다. ● 신종증권 아이디어 전쟁 예고= 신종증권은 이처럼 설계하기 나름이기 때문에파생상품 시장은 결국 아이디어 싸움이 될 전망이다.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에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빼 사채금리를 산정,금리위험을 덜 수도 있다. 우리사주를 지급하면서 주가가 하락할 때를 대비해 풋옵션(팔권리)을 함께 파는 등 증권사마다 대표적인 외국계 사례의 모니터링에 나섰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파생상품은 조그만 아이디어만으로도 틈새시장을 무섭게 공략,기관돈을 긁어갈 수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면서 “다만 시장활성화를 위해 파생상품과 유가증권의 구분 기준을 명확히 하는 등 금융당국의 제도 점검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굄돌] 가끔은 개미도 살피면서

    서울시내이긴 하지만 산에 들어 있는 사찰에 살다보니 철따라 도량에 피어나는 꽃들이 새롭다.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들이 중심을 잡고 봄부터 개나리 진달래 홍매화 복숭아꽃 앵두꽃 라일락과 벚꽃이 뽐내며 지나간다. ‘절 집 꽃'이라고 귀여움 받는 불두화가 장미보다 앞장서서 초파일을 맞이한다.‘절에서는 왜 수국을 불두화라고 부르냐.'면서 신기해 하시던 목사님의 물음에,나 또한 절 집에서는 상식으로 통하는 꽃이름이 그렇게 신기하냐며 같이 웃던 기억이 새롭다.초파일이 지나가면 여름 맞을 채비하면서 곳곳에 참나리가 피어나고 사이사이에 도라지꽃이 곱디고운 얼굴을 내민다.두릅나무나 도토리나무 상수리 은행나무에 단풍나무 등 많이 있지만 손길이며 눈길이 한번이라도 더 가는 것은 꽃나무다. 세상을 살면서 꽃을 볼 시간도 없이 바쁜 경우가 의외로 많다.무엇이 그리 바쁜 건지,무엇을 그렇게 생산하느라 눈코뜨지 못하는지,그 사실 자체도 느끼지 못하면서 작은 행복 큰 깨달음을 놓치는 것이다.그 진한 향기를 다 맡지는 못하더라도 한번쯤 그들을 바라보며 여유를 느끼고자 하는 것이 요즘의 생각이다. 한 대학동창이,그것도 불교학생회에서 같이 정진한 친구가 열심히 전화받고 ,사람 만나고,행사에 참가하며,책과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찾아내는 나를 지켜보더니 출가했으면 바람 부는 산사에서 조용히 지낼 일이지 무얼 그렇게 바쁘게 지내느냐고 핀잔한 적이 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정색을 하고,출가한 이유가 그렇게 내 한몸 편히 쉬듯 수행에만 묻히려 한 것이 아님을 역설하였다.그러나 그 친구가 지나간 뒤,그렇게 해서 얼마나 많은 깨달음이 있었으며 얼마나 많은 중생을 제도했는가 등에 관한 궁극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되었다.목적 지상주의적인 삶에 대해서도 조용히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다.가끔은 새로 피어나는 꽃순도 바라보고 그 밑에 발발거리며 기어다니는 개미나 지렁이도 살피면서 살아갈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법현 불교종단협 사무국장.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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