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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양그룹(2)-대잇는 가족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양그룹(2)-대잇는 가족경영

    “재계 랭킹 몇 위 어쩌구 하는 언어의 마술에 홀려 방만한 기업경영을 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고 도리어 나라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그런 기업은 되지 않았다.” 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의 자서전 ‘늘 한결 같은 마음으로’에 나오는 글이다. 김 명예회장의 심정은 삼양그룹 경영의 핵심을 그대로 드러낸 말이기도 하다. 올해로 81년째를 맞는 삼양그룹은 흔히 ‘돌다리도 수없이 두드려 본 뒤 건너가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우보(牛步)경영’ ‘내실경영’ ‘보수경영’ ‘정도경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세계적으로 기업 평균 수명이 30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저력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수식어의 이면에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못해 성장동력을 놓쳐 재계 50위권으로 처져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담겨져 있다. ●역대 정권과 긴장관계, 성장경영 꿈도 못 꿔 삼성석유화학 허태학 사장은 강연때마다 삼양사의 사례를 들곤 한다. 허 사장은 “삼양사가 일제시대와 해방 이후 국내 최고의 기업 중에 하나였지만 적극적인 경영을 하지 못해 중견기업으로 뒤처졌다.”며 삼양식의 경영방식에 부정적 평가를 내린다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그러나 삼양그룹의 시각은 이와는 다르다. 삼양사는 역대 정권과 갈등 관계를 유지하느라 회사를 크게 키울 수 없었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삼양사는 이승만 대통령 재직시 창업주 김연수 회장의 형인 ‘인촌’ 김성수씨가 부통령까지 지내며 이 대통령의 라이벌로 활동해 집중 견제를 받았다. 김 창업주는 1951년 제당공장을 짓기 위해 울산에 부지를 확보했지만 정부가 공장 공사대금으로 활용할 외화 사용 승인을 3년이나 늦게 내줘 고초를 겪기도 했다.3공화국때도 인촌이 창간한 ‘야당지’ 동아일보를 지원하느라 정부의 눈 밖에 나 있었다. 정부의 금융지원 같은 특혜는 꿈도 꾸지 못했다는 게 삼양그룹측의 주장이다. 삼양사 문성환 부사장은 “60∼70년대 급성장한 기업들의 성장동력은 정치권과 야합해 무차별적인 차입경영에 있었다.”며 “그러나 삼양사는 역대 정권과 긴장관계를 유지해 정경유착에 나설 형편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통기업을 묵묵히 지켜온 2세 기업인 이런 안정 지향적인 기업 경영은 외환위기(IMF)때 빛을 발했다. 부채비율이 높았던 대부분의 기업은 무너졌지만 삼양그룹은 그때나 지금이나 탄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2004년 12월 현재 삼양그룹의 매출액은 2조 7180억원에 머물러 있지만 부채는 8537억원으로 부채비율 60%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양사는 매출 8902억원, 부채 2799억원, 부채비율 40%다. 이런 이유로 삼양그룹은 지난 9월 재정경제부와 신산업경영원이 주최하는 재무경영종합대상을 수상했다. 삼양그룹이 튼실한 경영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데는 김상홍(83) 명예회장의 공이 크다. 김 명예회장은 1956년 34세에 삼양사 사장에 취임했다. 부친 김연수 회장으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은 것이지만 80년이나 넘게 기업을 온전히 지켜온 ‘수성’(守城)이 그의 최대 업적이다. 김 명예회장이 우리나라 대표 기업을 지켜온 데는 어렸을 때부터 부친으로부터 철저하게 받은 경영수업 덕이 컸다. 창업주는 1944년 일본 와세다대에 재학 중이던 김 명예회장을 만주로 불러 삼양사가 운영하던 매하구 농장에서 일을 시켰다. 사장 아들이라고 특혜를 베풀지 않고 농장 직원들과 똑같이 숙식하고 생활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해방 이후 고국으로 돌아와서는 호텔 경영인의 꿈을 꾸기도 했다. 이때 창업주는 “무슨 일이든 성공해 맨 윗사람이 되려면 우선 그 분야의 제일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면서 기초를 익혀야 된다.”며 조선호텔에서 접시닦기와 객실담당(벨보이)부터 맡도록 권했다. 이후 1947년 제헌의원이던 나용균씨의 추천으로 수도경찰청(내무부 치안국) 경위로 특채돼 경찰에 입문했다. 그는 4년간 경찰관으로 복무하다 1952년 큰아버지인 김성수씨가 부통령직에서 사임하자 총경직에서 퇴직했다. 이때부터 김 명예회장은 경영인으로서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창업주는 장남 상준씨를 비롯해 둘째 상엽, 넷째 상돈씨에게는 해리염전을 포함한 ‘삼양염업사’를 맡겼다. 김 창업주가 직접 경영하는 삼양사는 셋째인 김 명예회장과 다섯째 상하씨가 일을 하도록 교통정리를 했다. ●밑바닥부터 배워라 김 명예회장은 부친에게 받았던 경영수업이 혹독하리만큼 철저했다고 회고한다. 회사의 맨 밑바닥 일부터 배우라고 지시했는데 주산, 부기, 기장은 물론 고용노무작업, 구매자금조달 등 실무 업무부터 맡아야 했다. 김 명예회장은 일본 와세다대, 상하 회장은 서울대를 졸업했지만 상업고교 출신처럼 주산을 열심해 배워야 했다. 이런 전통으로 인해 삼양그룹은 사무직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우선 공장에서 현장 연수를 하는 것으로 회사생활을 시작한다. 김 명예회장은 50세가 넘어서도 창업주 앞에서는 의자에 마주 앉는 일조차 삼갔다고 한다. 부친을 지근 거리에서 모셨지만 “아버지 그림자도 안 밟겠다.”며 어려워했다. 지금도 사무실에 부친의 흉상을 두고 ‘무언의 조언’을 듣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이처럼 혹독한 ‘문하생’ 생활을 보낸 김 명예회장은 1950년대 제당사업을 전개할 때는 부친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설탕 영업의 골간을 만들었다.70년대 제당업이 정상에 오르자 경영 다각화의 일환으로 금융업에 진출, 삼양종합금융을 인수했다. 그러나 그는 삼양종합금융은 물론 1대 주주였던 전북은행에도 삼양사 직원을 단 한명도 파견하지 않는 등 자율과 원칙을 지킨 경영인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삼양그룹의 장수비결에 대해 “욕심내지 않고 우리가 잘하는 것만, 그것도 능력이 닿는 범위내에서만 사업을 해왔다.”며 “정말 힘든 일이긴 했지만 우리가 잘하는 제조업체에만 집중하면서 넘치지도 않고 부족함도 없는 중용정신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의 경영철학은 ‘제조업을 통해 건전하게 돈을 벌어야 하고, 수익성이 좋다고 아무 사업이나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았던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부회장을 함께 맡았던 김 명예회장에 대해 “과묵 침착하며 절제를 아는 선비, 중용의 참뜻을 실천해온 외유내강형의 단아한 신사”라고 평가했다. 김 명예회장은 1996년 동생인 상하씨에게 그룹회장직을 넘겨주고 자신은 명예회장으로 물러 났다. ●삼양의 제2탄생을 마무리 김상하(80) 그룹회장은 상홍 명예회장과 함께 창업주로부터 물려받은 회사를 성장 궤도에 정착시킨 주역이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 그룹회장은 1949년 삼양사에 몸 담은 뒤 줄곧 부친과 상홍 회장을 도왔다.1952년 일본 도쿄사무소 첫 주재원으로 파견돼 삼양사 공장설계와 전문가 채용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뛰어들었다. 상홍 명예회장과 상하 회장은 형제간이긴 해도 서로 닮은 점보다는 다른 점이 더 많았다. 상홍 회장이 조용히 지내기를 좋아하는 반면 상하 회장은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했다. 상홍 회장이 사람을 가려서 만난다면 상하 회장은 이런저런 사람을 폭넓게 사귀는 성격이다. 취미도 상홍 회장은 단조로움을 즐겼던 반면 상하 회장은 스포츠와 여행을 좋아했다. 때문에 그룹 경영에 있어서는 꼼꼼한 상홍 명예회장이 관리를 맡고, 활동적인 상하 그룹회장이 영업전선에 나서는 등 형제간 역할분담을 이뤘다. 실제로 상하 회장은 유창한 일어 실력과 깨끗한 인품으로 재계에서는 국제 감각이 뛰어난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혔다. 특히 1988년부터 12년간 최장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하는 등 많게는 100여개의 대외 직함을 수행할 정도로 전방위 활동을 벌였다. 상하 회장은 이런 왕성한 대외활동을 바탕으로 제조업 중심으로 삼양의 성장을 진두지휘했다. 폴리에스테르 사업의 경우 10년에 걸친 증설을 이끌어 국내 최대 폴리에스테르 업체로 위상을 높였다.1980년대에 집중된 화학, 의약 등의 사업 다변화에도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폭넓은 대외 교분을 토대로 미쓰이, 미쓰비시화학과의 각종 기술제휴 및 합작이 추진돼 삼양화성, 삼남석유화학을 설립했다. ●외유내강의 기업인 상하 그룹회장은 소탈하면서 모가 없는 성품이지만 그룹경영에 있어서는 진퇴를 명확히 제시하는 ‘외유내강형’의 기업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90년대 국내 폴리에스테르 업체들이 신·증설을 활발하게 진행했지만 그는 화학섬유 사업의 한계를 감안해 대규모 증설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또한 섬유본부에서 신사업으로 오랫동안 검토해 샘플 제작까지 끝낸 폴리에스테르 필름 사업도 사업의 구조적인 경쟁력과 취약성을 들어 사업을 중단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그는 상홍 명예회장을 모시는 데도 깍듯했다. 상홍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수시로 의견을 구했다. 상하 회장은 서울 성북동에 형집과 담장 하나 사이를 두고 함께 살고 있다. 담장 중간에 쪽문을 해놓고 수시로 오갈 수 있는 ‘핫라인’까지 설치해 놓고 있다. 상홍 명예회장은 자서전에서 “동생과 집을 나란히 짓고 살게 된 것은 동생이 스스로 땅을 함께 사고 집도 순서대로 나란히 짓고 살아온 덕”이라며 “아우는 본래 2층집을 짓고 싶었는데 순전히 나 때문에 일조권을 염두에 두고 단층집을 짓고 산다.”며 돈독한 형제애를 소개했다. 상하 회장은 2004년 3월 상홍 회장의 장남이자 조카인 김윤 삼양그룹 부회장에게 ‘대권’을 물려줬다. 아들인 원씨는 삼양사 사장에 나란히 취임했다. 이로써 1975년부터 30년간 지속된 2세 형제경영에 이어 3세 사촌 형제간 공동경영 시대의 막이 올랐다. ●숨은 주역들 김 명예회장과 그룹회장은 삼양그룹이 81년의 전통을 이어온 데는 동생들과 매제의 역할히 컸다고 회고한다. 김 명예회장은 “나는 아우들과 함께 회사를 경영하면서 크고 작은 일에 신중을 거듭했다. 아우들과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선친께서 잡아놓은 틀을 잡는 데 힘썼다.”고 말했다. 김 명예회장은 회사 발전에 공을 세운 일등공신으로 지난 2002년 작고한 김상응 막내 동생을 손꼽는다. 서울대 외교학과와 미국 유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상응씨는 96년부터 삼양사 회장으로 재직하며 외환위기 등 창업 이래 최고의 시련기를 뚝심으로 돌파하는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고 떠올린다. 부인 권명자(53)씨와 4남 1녀인 자식들은 남편이 죽은 뒤 미국으로 이주해 살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또 막내 여동생 희경(66)씨의 남편 김성완(66)씨의 공헌도 높이 평가했다. 김씨는 미국 유타대 교수로 생체고분자 및 약물전달시스템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김 교수는 김 명예회장에게 “기업이 발전하려면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데 장래성이 좋은 분야는 의약계통에서 찾아야 한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결국 김 명예회장은 김 교수의 의견에 따라 1993년 충남 대덕 연구단지에 ‘삼양그룹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연구소는 삼양그룹이 중점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화학, 식품, 의약부문의 성장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제는 공격경영 김윤(53) 회장은 부친 상홍 명예회장, 상하 그룹회장과 같이 바닥부터 경영수업을 받았다.1979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LG그룹 계열인 반도상사에 취직했다. 자신의 회사를 경영하기에 앞서 다른 회사 직원으로 영업전선을 두루 체험해 보라는 부친의 의도였다. 이를 두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김상홍 회장님의 큰자제가 2년간 반도상사에 근무한 일이 있었는데 내게는 그런 사실을 전혀 귀띔도 해주지 않았다.”며 “나는 훗날에야 그 사실을 알고 한쪽으로는 좀 서운하면서도 또 한편으론 상홍 회장님의 인품을 새삼 느꼈다.”고 회고했다. 김 회장은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MIIS(Monterey Institute of International Studies)에서 MBA 석사를 취득한 뒤 곡물회사인 루이스 드레푸스에서 2년간 근무하며 국제적인 경영감각을 익혔다. 또 삼촌인 상하 그룹회장처럼 도쿄지점에서 2년간 주재하며 삼양그룹의 해외진출 사업을 손수 챙기며 경영인으로서의 자질을 다져 나갔다. 고국에 귀국한 뒤에는 울산공장 기술수출팀을 시작으로 이사(90년)-상무(91년)-대표이사 전무(93년), 대표이사 사장(96년)-대표이사 부회장(2000년) 등을 거치며 착실히 경영수업을 쌓았다. 2004년 삼양사 회장에 취임한 김 회장은 차분하고 안정적인 경영 스타일로 삼양의 전통을 중시하는 한편 보수적인 관행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삼양그룹은 보수적이고 안정 위주의 경영전략을 구사해 성장이 정체돼 있었다.”며 “앞으론 사고방식을 진취적으로 전환해 그룹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2010년까지 2조원을 투자해 매출액 6조원을 달성하고 자본수익률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화학, 식품, 의약, 신사업 등 4대 부문을 핵심 성장 사업군으로 설정했다. ●다시 세계로 진출 2004년에는 중국 상하이에 전기전자, 부품소재 등을 생산하는 삼양공정소료 유한공사를 설립, 창업주인 할아버지가 만주에 진출한 데 이어 68년 만에 중국에 현지법인 형태로 재진출했다. 향후 중국을 기점으로 인도, 중남미 등 생산기지를 다각화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 세계적인 전문 화학회사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또한 식품부문을 총괄하는 통합 브랜드로 ‘큐원’(Qulity No.1)을 출범시켰다.47년간 사용해 오던 대표 브랜드 ‘삼양설탕’을 과감히 버리고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식품소재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윤 회장의 이런 자신감은 1996년부터 삼양사 사장과 부회장을 거치며 길러졌다. 과감한 추진력은 외환위기를 거치며 발휘됐다. 사장 시절이던 1998년 사업실적이 저조한 금융업과 무선통신사업을 포기하고 계열사를 섬유·식품·화학 등을 핵심 사업군으로 재편했다. 특히 삼양사의 주축이었던 폴리에스테르 사업부문을 과감히 정리,2000년 SK케미칼과 통합법인 휴비스를 설립했다. 이후 삼양그룹 직원들은 단 한명의 구조조정과 한 푼의 임금삭감 없이 경영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김 회장은 이런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19일 서울대 산학협력재단이 주최한 ‘제1회 한국을 빛낸 CEO’에 이명박 서울시장, 정운찬 서울대 총장,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 등과 함께 뽑혔다. 또 2001년 전경련 부회장에 선임됐고 한·일경제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3세에도 공동경영 상하 그룹회장의 장남인 김원(48) 사장은 선대 회장들처럼 사촌 형인 김윤 회장을 도와 삼양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3대 경영의 주역들은 선대 회장들과는 달리 서로 상반된 성격을 지녔다. 윤 회장은 부친인 상홍 명예회장이 내성적인데 반해 활발한 활동으로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원 사장은 전방위 대외활동을 펼친 부친 상하 그룹 회장과는 달리 묵묵히 사촌형을 챙기고 있다. 원 사장은 연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유타대에서 재료공학과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윤 회장처럼 도쿄지점 부장을 거쳐 삼양이 의약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1993년 개발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의약사업의 기초를 닦았다. 이후 연구개발 부문을 관장하면서 이사, 상무로 승진한 뒤 1997년 연구개발본부장(전무)에 오르는 등 ‘테크노 경영인’으로 각인되고 있다.1999년 부사장 승진에 이어,2000년 8월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이공계 출신으로 매사에 치밀하며 경영분석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외 영업에 치중했던 부친과 달리 관리쪽에 무게가 실리는 경영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결혼도 자식 뜻대로 상홍 명예회장과 상하 그룹회장은 창업주처럼 자식들의 결혼과 관련해 정략 결혼을 요구하기보다는 본인들의 의사를 최대한 들어주는 스타일을 지켰다. 상홍 명예회장의 장남 김윤 회장은 친구들 모임에서 부인 김유희(46)씨를 처음 만났다. 김 회장은 이화여대를 졸업한 김씨를 보고 첫눈에 반해 데이트를 신청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김씨가 상당한 미모를 갖추고 있는데다 집안 대대로 친척들이 이대 출신이 많다는 점도 맘에 들었다고 고백한다. 김 회장은 부인을 웬만한 행사에는 동행할 정도로 ‘부인사랑’이 남다르다. 지금도 사석에서 김 회장의 18번인 ‘만남’을 두 부부가 함께 부른다고 한다. 김원 사장도 친구들끼리의 모임에서 부인 배주연(41)씨를 만나 열애끝에 결혼에 성공했다. 반면 김량(51) 삼양제넥스 사장과 김정(46) 삼남석유화학부사장은 중매로 배필을 만났다. 김량 사장은 김정렬 전 국방부 장관의 중매로 부인 장영은(46)씨와 혼인했다. 상홍 명예회장과 김 전 장관의 집안이 오래전부터 친해 자연스레 연결됐다. 김 전 장관은 영은씨의 부친인 장지량 전 공군참모총장과 막역한 사이어서 혼인을 주선했다. 김정 부사장은 어머니 박상례(75)씨가 자영업을 하는 친구의 소개로 안혜원(39)씨를 만났다. 안씨 부친이 안상영 전 부산시장이어서 흔쾌히 혼담이 오갔다. jrlee@seoul.co.kr ■ 막강한 손녀사위들 김연수 삼양사 창업주는 부인 박하진씨와의 사이에 7남6녀 13명의 자녀를 두었다. 김 창업주는 2세들보다 3세들의 혼사를 통해 혼맥을 이뤘다. 재계, 정계, 언론계, 법조계 등 매우 다양하다. 이 가운데 손녀사위들은 대학교수, 의사, 경영인 등의 전문 직업군을 이루며 삼양가(家)의 명망을 잇고 있다. 둘째아들인 김상협 전 국무총리는 1남3녀를 두었는데 3명의 사위가 모두 교수인 것이 이채롭다. 김 전 총리는 형제 중에서 공부를 가장 잘했다고 한다.5년제였던 경복중학교를 4년 만에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대(당시는 도쿄제대) 법학부 정치학과를 나올 정도의 수재였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김 전 총리는 학자 사위들을 좋아했다. 김 전 총리의 장녀 명신(58)씨 남편 송상현(65)씨는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송씨는 송진우 전 동아일보 사장의 손자다. 둘째딸 영신(56)씨는 정성진(58) 서울대 공대 교수와 결혼했다. 정씨는 정태섭 전 변호사의 아들이다. 막내딸 양순(52)씨의 부군 이양팔(59)씨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다. 또 상홍(83) 명예회장의 장녀 유주(56)씨도 윤영섭(59)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와 혼인했다. 창업주의 넷째딸인 정유(73)씨는 외동딸인 원경(43)씨를 한정수(48) 전 충남대 교수와 결혼시켰다. 손녀사위들의 ‘의사 파워’도 만만치 않다. 김 창업주의 둘째딸 상민(78)씨는 둘째딸인 이정현(41)씨를 백완기(47) 인하대병원 흉부외과 의사와 인연을 맺어 줬다. 김 창업주의 셋째딸 정애(75)씨 장녀 조경미(47)씨의 부군 주춘희(47)씨도 캐나다에서 병원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삼양가가 전문 경영인 집안이어서인지 손녀사위들도 전문 경영인이 많다. 김 창업주의 장남 상준씨의 장녀 정원(62)씨의 남편 김선휘(68)씨는 삼양염업사 부회장으로 재직하며 처가의 가업을 잇고 있다. 둘째딸 정희(58)씨는 김준기(62) 동부그룹 회장과 결혼했다. 또 셋째딸 정림(57)씨도 윤대근(59) 동부아남반도체 대표이사 부회장이자 동부그룹 소재분야 부회장과 결혼해 유달리 ‘동부그룹’과 인연이 많다. 창업주의 둘째 김상협 전 총리가 교육자 집안으로 꾸렸던 것에 비해 장남 상준씨는 전형적인 경영인 가족을 형성한 셈이다. 넷째 상돈(81) 삼양염업사회장은 외동딸 희진(45)씨를 오광희(49) 전 나이스 정보통신 전무와 결혼시켰다. 다섯째 상하(80) 그룹회장도 외동딸 영난(44)씨를 송하철(45) ㈜ 항소 사장과 혼인시켰다. 송씨는 송삼석 모나미 회장의 막내다. jrlee@seoul.co.kr ■ 계열사 사장들 ‘전문적 경험’ 풍부 삼양그룹의 현 계열사 사장들은 경영전면에 나선 창업주의 3세들을 지원하는 것에 역할이 주로 맞춰져 있다. 분야별로 전문적 경험이 풍부해 경영 승계가 무리없이 이뤄지도록 돕고 있다. 박종헌(66) 삼양사 사장은 40년동안 영업, 해외업무, 인사, 재무, 기획분야를 두루 거쳤다.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박 사장은 법학도답게 매사 논리적이고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영훈 대법원장과 서울법대 동기동창이다. 김량(51) 삼양제넥스 사장은 김상홍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경방유통에서 16년간 재직하며 사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유통부문의 핵심 역량을 쌓아왔다.2002년 삼양제넥스에 입사해 제조업 유통부문의 경영 노하우를 성공적으로 접목시키고 있다. 김 사장은 창업주의 손자이지만 직원들과 자주 소주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즐기는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다. 김경원(62) 삼남석유화학 사장은 전주 폴리에스테르 공장 설립때부터 중앙연구소 소장, 화성본부장, 삼양화성 사장 등 화학, 섬유, 폴리카보네이트 등을 두루 지낸 전문 경영인이다. 폴리에스테르 부문의 대가로 ‘폴리머 김’ 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김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연구통’이다. 송창기(63) 삼양중기 사장은 인사관리분야에서 15년간 일해온 ‘인사통’이다. 총무부장, 인사부장, 관리본부장을 지냈다. 송 사장은 삼양중기에서 기계부문 4개사로의 분사와 주물사업부문 합작사 설립을 성공리에 추진했다. 박호진(59) 삼양화성 대표는 도쿄지점을 거쳐 전주공장에서 20년 동안 현장 경험을 쌓았다. 지난 3월 대표로 선임돼 사원간에 가족적인 유대감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규한(58) ㈜삼양밀맥스 대표는 판매와 현장을 두루 거친 식품부문 전문가다. 경영과 마케팅 감각을 두루 갖췄고 비전팀을 만들어 내부 혁신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변수식(55) 삼양데이타시스템 대표는 전사적자원관리(ERP)팀장,IT전략팀장, 경영혁신(PI)팀장 등 프로세스 이노베이션 업무를 주로 맡았다. 변 대표는 IT부문의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IT통’이다. 김상익(59) 삼양웰푸드 대표는 경리부, 삼양제넥스 경영지원팀장을 거치는 등 25년 동안 경리와 관리를 맡았다.2004년 대표로 선임돼 원칙과 현장을 중시하는 현장 밀착형 경영을 중시한다.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고침 서울신문 17일자 15면에 게재된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양그룹편에서‘송진우 전 동아일보사장의 아들인 상현 서울대 법대교수’는 ‘송 전 사장의 손자’이기에 바로잡습니다.
  • 충무로 ‘맞춤영화 天下’

    충무로 ‘맞춤영화 天下’

    요즘 충무로 제작자들은 만화, 일본소설만 읽는다?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 싶겠지만, 사실이다. 주류 관객층에게서 인기검증을 받은 만화나 소설 원작을 스크린으로 옮겨 흥행을 보장받겠다는 계산에서들이다. 이렇듯 지금 충무로는 이른바 ‘기획영화’가 대세이다.‘기획영화’란 흥행실패의 위험도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관객의 입맛에 딱 맞아떨어지도록 기획단계에서부터 제반조건을 갖추고 출발하는 작품들에 대한 통칭.‘올드보이’의 대성공 이후 만화원작에서 시나리오의 모티프를 빌려오는 제작방식이 커다란 트렌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또 하나. 특정 배우의 이미지에 맞게끔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기획영화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들고 제작자나 배우를 찾아헤매던 방식은 그야말로 ‘재래식’이 돼 간다. # 인기만화, 소설을 잡아라! 충무로 제작자들의 책상에는 만화책이 수북하다는 우스갯소리들이 나올 만도 하다. 최근에 제작됐거나 촬영을 기다리고 있는 만화 원작의 작품들이 봇물 터진 듯하다. 먼저 인터넷 만화작가 강풀(본명 강도영)의 작품은 줄줄이 ‘스크린행’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순정만화’‘바보’‘아파트’‘타이밍’ 등 무려 4편이 영화화되고 있는 중이다. 모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연재돼 크게 인기를 모았던 그의 화제작들이다. 허영만의 만화 ‘식객’은 영화는 물론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질 채비를 하고 있다. 인터넷에 연재돼 10대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엽기만화 ‘다세포 소녀’(감독 이재용)는 조만간 개봉될 예정이다. 만화 못지않게 상상력의 새 원천이 되고 있는 쪽이 소설이다. 특히 일본 소설은 발빠른 제작자들이 군침 흘리는 요리감이다. 국내 개봉해 10∼20대 여성팬들 사이에서 사랑받았던 일본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2003년)로 흥행의 가능성을 예감했던 것. 12월 개봉을 목표로 한창 막바지 촬영 중인 차태현·송혜교 주연의 멜로 ‘파랑주의보’(감독 전윤수, 제작 아이필름)는 일본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화제작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한국판이다. 메이저 제작사인 싸이더스FNH 쪽도 움직인다. 한 관계자는 “일본의 인기 여류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원작소설 ‘반짝반짝 빛나는’을 영화화하기로 결정하고 시나리오 작업중”이라면서 “감성적인 대사와 배경 등 일본원작 소설은 우리 정서에 맞도록 변주해 관객 구매력을 높일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일본 작가 유이카와 게이의 소설 ‘어깨 너머의 연인’도 영화화할 계획이다. # ‘맞춤 시나리오’ 개발 ‘원작 빌려오기’가 기획영화의 한 축을 이룬다면, 또 한 축은 배우의 체질이나 제작환경에 꼭 들어맞는 ‘맞춤 시나리오’ 개발이다. 덕분에 시나리오가 이 배우, 저 배우에게로 돌아다니는 풍경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 관객의 입맛에 맞는 쪽으로 배우의 특장을 최대한 부각시켜 ‘흥행안전’을 노리는 전략인 셈이다. 27일 개봉하는 로맨틱 드라마 ‘야수와 미녀’(제작 시오필름). 외모 콤플렉스에 휩싸인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영화는 처음부터 류승범을 남자 주인공 모델로 뼈대가 세워졌다. 류승범은 최근 인터뷰에서 “애초에 내 이미지에 맞춰 개발된 시나리오여서 촬영과정이 한결 수월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배우의 소속사가 영화제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이같은 분위기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20일 개봉한 ‘새드무비’가 그 대표사례이다. 정우성 임수정 차태현 신민아 등 출연배우 7명이 모두 싸이더스HQ 소속. 이 영화를 만든 제작사 아이필름의 모회사로, 먼저 캐스팅 모델이 정해진 뒤 시나리오와 감독 등의 조건이 뒤따라붙은 셈이다. 김하늘의 소속사(팝콘매니지먼트)가 만든 영화 제작사 팝콘필름도 그녀의 이미지에 맞는 멜로 시나리오를 집중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같은 기획영화 붐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영화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한 제작자는 “순수창작물이 대접받을 여지가 점점 없어지는데, 몇년씩 땀흘려 참신한 시나리오를 쓰려는 시도를 누가 하겠느냐.”고 혀를 찼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그래픽 유재일기자 jae0903@seoul.co.kr
  • [우리땅을 살리자] 공단·미군기지 ‘죽은 땅’ 환경신기술로 살린다

    [우리땅을 살리자] 공단·미군기지 ‘죽은 땅’ 환경신기술로 살린다

    유류 등으로 오염된 땅을 정화하는 사업이 떠오르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류 저장소는 물론 군부대, 미군기지, 공장부지 등 오염된 대규모 부지들이 도시화 등으로 택지나 생활근린시설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토양환경보전법 등 관련 법도 속속 개정되고 있어 여건도 성숙되고 있다. 한 정유사가 최근 조사한 내용을 보면 자사의 오염된 주·저유소 복원 예산만 200억원대에 달했다. 용산 미군기지 정화 비용도 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주유소 47곳서 토양복원 진행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한 주유소 앞에는 컨테이너가 있다. 이 안에는 1번부터 40번까지 숫자가 빼곡히 적힌 호스가 땅밑으로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주유소 바닥 곳곳에는 손바닥 크기만한 원형 마개가 박혀 있다. 마개 밑 땅속 5m까지 호스를 심어 컨테이너에 연결시켜 놓았다. 경유로 오염된 주유소 부지를 정화해 복원하는 장비다. 유해 물질을 없애고 미생물 산소 등 복원 물질을 주입 중이다. 15년전 쓰레기 매립지였던 이 곳은 유류 탱크를 묻고 주유소를 운영해 왔으나 지반이 가라앉으면서 문제가 생겼다. 탱크가 기울어져 주유구와의 연결 부분이 끊어지면서 유해물질인 벤젠·톨루엔·에틸벤젠·크실렌 등 BTEX가 기준치(80㎎/㎏)보다 4.5배(362.02㎎/㎏)나 높게 검출된 것. 이 주유소의 토양 복원을 담당하는 ‘아름다운환경’의 안훈기 차장은 “오염된 토양을 굴삭해 복원하는 방법과 그대로 둔 채 정화하는 방법이 있다.”면서 “굴삭 방법이 6개월 만에 끝나 빠르기는 하지만 영업을 해야 하는 주유소 입장에서는 자연 복원 방법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 방법은 평균 2년간 총 2억여원이 소요된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10월 현재 5대(SK·GS칼텍스·현대오일뱅크·S-Oil·인천정유) 정유사가 운영하는 주유소 중 환경부와 협약을 맺고 오염 토양을 복원하는 사업장은 47개다. 이와 별도로 최근까지 전국 21개 사업장이 복원을 끝냈다. 국내에 토양복원이란 개념이 들어온 것은 IMF 경제위기 이후다.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할 때 환경 문제를 이유로 매입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생겼다. 지난 4월 두산이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할때 환경 문제로 깎은 금액은 무려 3500여억원이다. 2001년에 땅 매입자가 오염된 땅을 복원하도록 토양환경보전법이 개정되면서 토양 복원에 대한 인식은 확산되고 있다. 토지를 거래할 때 환경평가를 하고 매입 가격에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구입자가 고스란히 손해를 보게 되면서 분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오는 2007년부터 주유소와 같은 오염물질 저장시설의 누출검사를 의무화하도록 토양환경보전법이 최근 다시 개정돼 토양복원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개정안은 시설 설치후 10년이 지나면 4∼6년 주기로 누출 여부를 검사하도록 해 조사 대상이 많아질 전망이다. ●2011년까지 미군기지 34곳 반환돼 업계는 2010년까지 토양 복원 시장이 한 해에 1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곽무영 토양지하수환경보전협회장은 “국내 토양 복원 시장은 90년 중반에 형성됐고 2000년 이후 큰 폭의 성장을 하는 데다 관련법이 계속 정비되고 있어 5년후엔 1조원대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2010년 국내 토양오염 복원시장을 1조 5000억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폐금속 광산은 전국 총 906곳에 산재하고 있다. 광해방지사업단 준비사무국 정지봉 팀장은 “최근 광해방지사업법이 공포됨에 따라 휴·폐광산 복구를 전담하는 광해방지사업단이 내년 6월 정식 발족돼 휴·폐광산 복구 작업에 탄력이 붙게 된다.”고 말했다. 가장 큰 시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반납되는 미군기지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2011년까지 서울, 의정부, 동두천, 부산 등 14개 시 34개 미군기지와 훈련장 5167만평 이상이 한국에 반환된다. 올해 반환되는 곳만 강원 춘천, 경기 파주·김포 등 8개 지역 22개 기지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전문가 제언 ●정부·지자체 땅부터 오염조사를 부산시 문현동의 이전 군부지에서 보았듯 부대 부지의 토양 오염은 심각하다. 중앙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소유 부지의 점검이 필요하다. 오염복원 문제는 정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사기업에게 떳떳하게 복원시행 명령도 내릴 수 있고 그에 따라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 이제는 단순히 군기지 기름 유출이나 폐·광산 중금속 토양오염뿐만 아니라 화학물질 토양오염 전반에 대한 복구를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화학물질 수입·생산업체 등으로부터도 재원을 조달해 미국의 슈퍼펀드처럼 토양복원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등 환경복원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이석영 전 미 테네시주립대 토양학과 교수 ●‘미군기지’ 토양복원 투명하게 오는 2011년까지 34개 이상 미군기지가 반환된다. 수시 반환과 임무전환 명목으로 반환되는 미군기지는 해마다 늘어난다. 최근 환경부 국감에 따르면 반환 예정 15개 미군기지 조사에서 용산 헬기장을 제외한 14개 기지에서 토양·수질오염이 발견됐다. 중추 신경계를 마비시키고 피부조직을 썩게 하는 물질들이다. 현재 미군기지는 반환 1년 전부터 한미 공동오염조사를 실시하고, 발견된 오염은 미군이 치유한다. 문제는 과정의 투명성이다. 미군이 합의하지 않으면 국회는 물론 언론에 환경오염과 정화 실상을 공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환경오염 사고는 오염자 부담 원칙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오염된 미군기지 복원에도 이 원칙이 예외없이 적용돼야 한다. 고이 지 선 녹색연합 간사 ■ 대기업·벤처 속속 시장진출황종식 에코솔루션 사장은 지난 3월 서울 양천구 목동의 400평 주유소 부지를 매입했다. 경유로 오염된 땅의 복원 비용이 제외돼 싸게 인수한 셈이다. 그는 “부지 오염을 정화한 뒤 6층 규모의 상가를 지어 분양할 계획”이라면서 “분양 이익이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도 공단이 해외로 이전하는 등 산업 환경이 바뀌면서 오염된 땅의 재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그는 지난 1998년 토양 복원 전문벤처 선두주자로 시장을 개척해오고 있다. 최근 토양정화업 등록제가 시행되면서 10월 현재 환경부에 총 18개 업체가 토양정화업 등록을 마쳤다. 등록을 마친 업체 중 SK건설과 한화건설을 제외하면 모두 중소벤처이지만 대형 건설사들도 이 시장에 관심이 많다. 등록을 해야만 내년 1월부터 공사를 수주할 수 있다. 환경관리공단 박정구 토양지하수사업조사팀장은 “초기 시장은 중소 벤처들이 중심이 됐지만 2000년 이후에는 대기업들도 속속 뛰어들 채비를 갖춰오고 있다.”고 말했다. SK건설측은 “향후 국내의 미군기지 이전시 정화업 수요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 환경부에 최근 정화업을 등록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화북댐 상류 폐광산 지역의 중금속 오염토양 복원 공사를 수주, 진행 중인 조사가 끝나면 연말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이에 앞서 삼성물산은 주한 미군부대가 발주하는 오염토양 복원사업을 4년째 벌이고 있으며, 현대건설의 경우 1998년부터 복원기술 개발에 착수해 일찌감치 이 시장을 준비해 왔다. 신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에코파트너스는 최근 토양속 중금속 성분을 추출해 재활용하고 환경 유해성이 없는 금속광물로 환원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국토양지하수환경보전협회 곽무영 회장은 “토양 정화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 벤처업체들이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며 정부의 감시와 지원을 당부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지방공기업 44% 여전히 적자

    지방공기업의 경영실적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여전히 적자 상태이지만, 흑자를 내는 기업이 더 많다. 특히 큰 적자에 허덕이던 자치단체 지하철공사도 적자폭이 점점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행정자치부가 밝힌 ‘전국 189개 지방공기업의 2004년도 경영실적 평가결과’에 따르면 189개 대상기업 가운데 56%인 106곳이 흑자인 반면 44%인 83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흑자 기업이 더 많지만 적자 기업의 규모가 더 커 지방공기업 전체의 순손익은 559억원(지난해 501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하철의 영업 적자 개선은 눈길을 끌었다.2003년 당기순손익 268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서울 지하철공사는 올해 적자규모를 1527억원으로 줄었다지방공기업 전체의 부채비율도 48.2%로,2002년 56.1%,2003년 52.8%와 비교할 때 큰 폭으로 감소됐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삼성월드챔피언십] 미셸 위 ‘성공예감’

    |팜데저트(미 캘리포니아주) 최병규특파원|억만장자가 된 ‘소녀골퍼’가 데뷔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한 막판 채비에 나섰다. 미셸 위(16)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골프장 캐년코스(파72·6364야드)에서 벌어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 85만달러) 3라운드에서 보기와 더블보기 각 1개와 버디 4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전날 7언더파의 불꽃타를 휘둘러 공동 2위까지 치고 올라온 뒤 이날 1타를 더 줄인 미셸 위는 중간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15언더파 201타)과 박희정(25·CJ·11언더파 205타)에 이어 단독 3위에 올랐다. 전날 7언더파 65타의 데일리베스트샷을 뿜어냈던 미셸 위의 프로다운 기량은 3라운드에서도 이어졌다. 초반 아찔한 실수로 하위권 추락도 우려됐지만 보란 듯이 위기에서 탈출했다. 첫 홀을 파세이브한 미셸 위는 2번홀(파4·395야드)에서 첫 보기를 범했고,3번홀(파5·472야드)에서는 더블보기까지 저질렀다. 드라이버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벙커 턱에 걸리고 세컨샷마저 페어웨이에 떨어진 뒤 세번째 샷이 떨어진 곳은 그린 왼쪽 벙커 사이의 둔덕. 과감한 어프로치로 공을 컵 1.5m까지 붙였지만 보기퍼트마저 컵을 외면, 순식간에 8위권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미셸 위는 6번홀(파3) 핀 1.3m 가까이에 붙인 공을 컵에 떨궈 첫 버디를 잡아내고,12번(508야드),15번홀(538야드·이상 파5) 등 롱홀에서 1타씩을 줄여 까먹은 타수를 모두 만회했다. 마지막 18번홀(파4·355야드)에서 4m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이날 6언더파를 친 소렌스탐에 5타차로 다가섰다. 한편 박희정은 4타를 줄여 2위로 도약, 최종일 소렌스탐과 우승조로 나서게 됐다. 전날 6타나 줄여 단독선두에 오른 뒤 이날 미셸 위와 동반플레이를 펼친 박지은(26·나이키골프)은 8번홀(파3·162야드)에서만 무려 4타를 까먹는 쿼드러플보기를 범한 뒤 중간합계 7언더파 209타에 그쳐 공동 10위로 곤두박질했다. cbk91065@seoul.co.kr
  • 가계 ‘이자’ 비상

    가계 ‘이자’ 비상

    정책금리인 콜금리(금융기관간 초단기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금융자산보다 빚이 더 많은 대다수 중산서민층과 중소기업의 이자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콜금리가 오르기가 무섭게 시중은행들은 발빠르게 예금금리 인상에 나섰다. 예금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 오름세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출이자 부담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10월 콜금리 운용목표를 연 3.50%로 0.25%포인트 올렸다. 콜금리는 지난해 11월 3.50%에서 3.25%로 인하된 뒤 10개월간 동결됐었다. 콜금리가 인상된 것은 2002년 5월(4.00%→4.25%) 이후 3년5개월 만에 처음이다. 10월에 이어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는 데다 ‘8·31 부동산종합대책’의 여파로 내년에는 부동산값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어렵게 빚을 내 집을 마련한 서민들은 ‘집값 하락’과 ‘이자부담 증가’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또 현금이 남아도는 대기업들은 금리인상에 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부채비율이 높고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중소기업들은 이자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기업과 가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승 한은 총재는 “국내 경기는 지난해와 올해 ‘기업은 호황, 가계는 불황’이었으며, 가계불황이 결국 체감경기의 악화로 나타났다.”면서 “(금리를 올리면서)저소득층의 부담이 커지지 않을까 하는 점을 가장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상으로)단기적으로는 저소득층의 금융부채가 자산보다 많기 때문에 일시적인 타격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 “다만 타격의 규모가 크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콜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에 대해 “금리는 주가처럼 누구도 자신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5%의 경제성장을 전망하고 있지만, 물가와 환율, 중국경제 등 상황 변화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금통위의 콜금리 인상 결정 이후 예금금리 인상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13일부터 정기예금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계약기간별로 0.1∼0.4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은 개인 및 법인에 대해 각각 0.2%포인트 올려 개인은 최고 연 2.7%에서 2.9%로, 법인은 최고 연 2.6%에서 2.8%로 각각 인상됐다. SC제일은행은 오는 17일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3.8%에서 4.0%로 올린다. 우리은행은 12일 리스크협의회를 열어 금리 인상안이 통과되면 14일부터 예금금리를 0.3∼0.4%포인트 올릴 계획이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대부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와 연동돼 있어 그동안 시장금리의 인상폭이 꾸준히 반영돼 급격한 변동은 없었다. 그러나 콜금리 인상 효과가 CD 금리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대출이자 부담 역시 꾸준히 늘 전망이다. 김성수 이창구기자 sskim@seoul.co.kr
  • 수도권 택지지구 아파트 실수요자 연내 25.7평이하 청약 유리

    수도권 택지지구 아파트 실수요자 연내 25.7평이하 청약 유리

    ‘8·31 대책’ 이후에도 일부 수도권 택지지구 아파트 청약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내년부터 분양가 규제와 함께 전매제한 기간이 대폭 늘어날 것에 대비,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수요자라면 하반기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원가연동제가 적용되는 아파트 청약에 도전해볼 만하다. ●전매제한 강화…실수요자 청약 앞당겨 현재 공공택지지구에서 25.7평 이하 아파트는 입주한 뒤 수도권은 5년, 기타는 3년 간 전매할 수 없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수도권은 10년, 기타 지역은 5년으로 전매제한기간이 각각 늘어난다.25.7평 초과에 대해서는 원가연동제 외에 추가로 채권입찰제 규제를 받음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이 현재와 마찬가지로 수도권 5년, 기타 지역은 3년으로 유지된다. 따라서 수도권 실수요자라면 하반기에 원가연동제를 적용받는 25.7평 이하 아파트를 적극 청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가연동제 적용으로 분양가격이 낮아진 데다 전매제한기간 연장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화성 동탄 신도시에서 분양된 롯데캐슬 아파트가 5.3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도 전매제한기간이 늘어날 것에 대비, 실수요자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망 지구…동탄·구성·봉담 눈에 띄는 곳이 동탄 신도시. 다음달 초부터 대우건설을 비롯해 6개 단지 아파트 분양이 이뤄진다. 업체들은 8·31 대책 이후 청약시장이 가라앉아 분양을 미뤄왔으나 최근 롯데건설 아파트 청약 결과에 자신을 얻어 더 이상 공급 시기를 미루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24,29,32평형 아파트 978가구를 내놓는다. 이지건설은 542가구를, 풍성은 32평형 437가구를 각각 분양한다. 우미·제일건설은 1316가구에 이르는 대단지 아파트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신일 유토빌 아파트 626가구와 경기지방공사 임대 아파트 1096가구도 분양 채비를 갖췄다. 용인에서는 구성지구 아파트 분양이 본격화된다. 주택공사는 공공분양 아파트 988가구를 내놓기로 했다. 호반건설은 수도권 입성 첫 작품인 베르디움 아파트 308가구를 분양한다. 보라지구에서는 주공이 공공분양 762가구와 국민임대주택 1400여가구를 공급한다. 화성 봉담지구도 분양이 시작됐다. 동일하이빌이 13일부터 청약에 들어가고, 주공은 다음 달 공공분양 아파트 88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하남시 풍산지구에서는 동부, 삼부, 동원이 874가구를 다음 달 분양할 계획이다. ●중도금 대출 엄격…자금계획 신중 청약에 앞서 자금 계획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최근 서둘러 아파트를 청약했다가 중도금 대출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파트 평수를 늘려가거나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수요자라면 투기지역에서는 기존 주택을 팔지 않으면 중도금 대출이 안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기존 주택을 담보로 빌린 돈만 갚아서는 안 되고 무주택자 신분이 돼야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주택자는 중도금 대출이 가능할 뿐 아니라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대상은 연소득 3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로서 전용면적 18평 이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신용평가시장 개방 ‘핫이슈’

    신용평가시장 개방 ‘핫이슈’

    국내 기업신용평가 시장에 외국의 유명 신용평가회사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할 채비를 하면서 시장개방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시장개방이 금융선진화와 ‘동북아금융허브’ 구축을 앞당긴다는 판단에 따라 외국사 유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 신용평가회사 등 금융계 일부에선 ‘시기상조론’을 내세우며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마찰이 예상된다. ●‘한국의 문턱을 낮춰라’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최근 신용평가회사 설립 요건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금융계 전문가들과 8차례 이상 정례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금융감독원과 한국증권연구원 등 연구기관, 국내 신용평가회사 4곳, 회계법인 등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정부측의 취지 설명에는 대부분 공감했다. 그러나 법인설립 요건을 완화해 달라는 외국 회사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은 기업 또는 회사채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신용평가회사의 설립을 허가제로 규정하고, 전문인력을 30명 이상 확보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무디스·피치 등 외국 회사들은 전문인력 조건을 10∼20명으로 줄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회사들은 한국에 30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투입할 만한 여력이 안 되자 일부 국내 평가사들과 업무제휴만 하고 국내 50여개 대기업 등에 대해서는 해외에서 신용평가를 하고 있다. 반면 국내 신용평가정보회사는 31곳이 난립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인력을 60∼70명씩 확보해 기업신용평가를 하는 곳은 한국신용정보·한국기업평가·서울신용평가정보·한국신용평가 등 4곳뿐이다. ●‘문 열면 모두 망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누구를 불러들이고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면서 “최근 금융의 추세가 규제완화이고 경쟁촉진이기 때문에 신용평가 업무도 국내외 경쟁을 통해 이노베이션(혁신)하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다른 분야에 비해 낙후한 국내 신용평가정보 분야의 인프라를 신속하게 뜯어고치지 않으면 외환위기 때와 같이 국제금융시장의 위력에 또 한번 나가떨어질 수 있다는 절박감도 묻어 있다. 그러나 국내 신용평가회사와 일부 금융권에서는 “지금도 외국 회사들은 요건만 갖추면 한국 법인을 만들 수 있으나 자신들의 사정 때문에 만들지 않는 것인데, 굳이 요건을 완화해주면서 국내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은 역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1980년대 일본에 진출한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들은 일본 기업이 평가의뢰도 하지 않았는데 임의로 평가를 해놓고 영향력을 넓히는 방식으로 일본 시장을 55% 장악한 점을 주시한다. 신용평가를 위해 수집한 국내 기업의 고급정보가 해외 기관에 유출되는 문제점까지 지적하며 외국 신용평가회사들이 국내에서도 일본에서와 같은 수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신용평가 회사들이 늘어나면 평가의뢰 기업의 압력에 따라 신용등급을 후하게 매겨주는 ‘등급 세일’도 횡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A신용평가회사 관계자는 “외국의 공룡 신용평가기관은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데리고 놀 것”이라고 주장했다.B연구원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시장개방은 맞는데 우리 시장이 준비가 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中 국책은행 지분매각 돌입

    중국의 거대 국영 은행들이 지분 매각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중국 4대 국영 은행 중 하나인 건설(建設)은행이 기업공개 방침을 확정하고 5일 홍콩에서 지분매각 설명회를 시작했다고 이 날짜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건설은행은 2주 동안 홍콩, 싱가포르, 런던 등에서 외국 대형 투자은행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진 뒤 이달 말 홍콩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은행측은 주당 23∼29센트씩 264억주를 매각할 계획으로 총 예상차입액은 61억∼77억달러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중국건설은행 지분 9%를 30억달러에 인수할 의사를 밝혔고,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은 14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매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건설은행의 지분 매각조치는 중국 전체 은행자산의 60%를 보유하고 있는 4대 국영은행의 지분 매각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점에서 무게를 갖는다. 은행지분 매각과 관련, 골드만삭스와 독일 알리안츠사도 중국 최대 국영은행인 공상(工商)은행에 10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협상을 벌이고 있다. 또 UBS증권도 외환은행격인 중국은행에 5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외국 투자은행들이 지분 참여에 적극적인 것은 중국경제의 고속성장 속에 중국은행들이 연 9%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문사 메릴린치는 “지난해 건설은행의 이익은 전년도의 2배가 넘는 60억달러를 초과했다.”면서 “다른 중국 시중은행들의 평균 이익률이 0.43%에 불과한데 비해 건설은행은 17.3%나 된다.”고 분석했다. 2006년 은행시장 개방을 앞둔 중국정부는 4대 국영은행의 지분 매각을 통해 외국자본을 수혈, 악성 부채비율을 줄이고 금융시장의 체질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자세다. 국영은행의 고질적인 악성 부채를 완화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2003년부터 건설은행에 225억달러의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것을 비롯,4대 국영은행에 모두 600억달러를 퍼부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망둥이 뛰면 내맘도 뛴다

    망둥이 뛰면 내맘도 뛴다

    가을은 바다에도 온다. 물색을 자랑하는 바다에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물고기들이 가득하다. 서해바다는 망둥이가 한창이다. 망둥이는 대부분 한해살이 어종인데다 10월엔 더욱 먹성이 좋아지는 때라 입질이 잦다. 망둥이 낚시는 채비도 간단하다.5000원짜리 작은 낚싯대 하나면 된다. 흔히 세월을 낚는다지만, 망둥이 낚시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낚시의 맛에 흠뻑 빠질 수 있다. 영흥도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지금 서해에는 이런 망둥이 낚시가 한창이다.‘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봄 보리멸 가을 망둥이’ 등 우리 속담에 자주 등장하는 망둥이, 서해 바다에 가장 흔한 물고기이며 식탐이 많고 몸에 비해 커다란 입으로 먹잇감을 덥석 물기 때문에 쉽게 잡을 수 있다. 시화방조제를 지나 영흥도 장경리 해변으로 망둥어 낚시를 갔다.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맞닿은 곳에서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2일 일요일 드라이브 겸 차를 몰고 영흥도로 향했다. 영흥도로 향하는 길은 가을이 깊었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 물색이 여름과는 전혀 다른 푸른색으로 변해버린 바다와 높은 하늘. 노래소리를 높이고 차창을 활짝 열고 가을의 향기를 만끽하며 2시간을 달리자 어느덧 영흥도 장경리 해변에 도착했다. 물이 들어오는 시간은 오전 10시. 서울에서 서둘러 출발했지만 오전 11시30분이 돼서야 도착했다. 저기 멀리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맞닿은 곳에 무수히 많은 점들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바다 한가운데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다. 잠시 앉아 그들의 몸놀림을 쳐다보니 한 폭의 그림 같다. ●하나도 안 추워요 반바지에 반팔티를 입고 물속에 발을 담갔다. 무릎, 엉덩이, 가슴까지 점차 물속으로 들어가자 여름에 느끼지 못했던 신선한 바다 냄새와 시원함이 온몸을 감싼다. 머리까지 맑아지는 것 같다.“많이 잡으셨어요?”인사를 건네자 웃으며 망둥이가 가득한 양파망을 들어 보이는 이상철(63·정림광학 대표)씨 얼굴에서 행복감이 묻어난다. 나도 서둘러 갯지렁이를 낚싯바늘에 끼우고 줄을 풀어 바다에 드리웠다. 묵직한 추가 바닥에 ‘턱’하니 갯벌에 닿는 느낌이 든다. 그러고는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한 5분 됐을까, 낚시를 살짝 드는데 갑자기 느낌이 온다. 재빨리 챘다. 낚싯대가 휘청거리며 무엇인가 딸려 올라온다. 역시 망둥이였다. 오! 내가 물고기를 잡다니. 쉽게 할 수 있는 낚시라더니 정말이다. 아이와 함께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물때를 맞추세요 한 30분이 지나자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거의 일렬로 서서 낚시를 한다. 밀물이라 사람들도 해변쪽으로 물러나며 낚시를 하기 때문이다. 연신 여기저기서 넣으면 올라오는 망둥이를 바늘에서 빼느라 바쁘다. “낚시는 자주 오세요?” 말을 건넸다.“집이 인천이라 9월 중순부터는 시간만 나면 영흥도에서 망둥이 잡으며 살아요.”하는 김성식(42·동창철강)씨.“어 또 오네. 이놈은 정말 크다.30㎝가 넘겠는데….”라며 망둥이를 들어보인다.“물이 거의 들어왔는데 이제 오신 거예요?”라고 묻는 김씨의 질문에 초보낚시꾼은 “차가 좀 밀려서요.”라고 변명을 했다. 그는 망둥이를 바다속에서 낚으려면 물때를 맞추어야 한다며 밀물에서 썰물로 바뀌는 시간이 가장 낚시가 잘 될 때라고 가르쳐준다. 그리고 망둥이는 낚싯바늘을 두 개를 쓰는데 한쪽에는 갯지렁이, 한쪽에는 갯벌에 기어다니는 ‘민챙이’를 쓰면 큰놈들을 잡을 수 있다고 가르쳐주며 민챙이도 하나 건넸다. 민챙이를 꿰고 낚시에 집중한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또 한마리가 달려 올라온다. 이번엔 씨알이 정말 굵다. 낚싯대의 휘청거림에 손맛이 짜릿하다. ●가을의 별미 까다로운 채비나 전문 기술이 필요한 바다낚시와는 달리 어린아이부터 낚시 경험이 없는 여자들까지 간단한 채비로 손맛과 재미를 볼수 있는 대중적인 낚시라 전문낚시인은 망둥이 낚시를 낚시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정말 간단하게 손맛을 보며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낚시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망둥이가 흔해 맛이 없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망둥이회의 고소한 맛은 일품이다. 횟집에서 ‘꼬시래기’라고 파는 것이 바로 망둥이다. 크기에 비해 머리가 커 살점은 별로 없지만 요즘은 씨알이 굵어 횟감으로도 좋다. 많이 잡히니까 초보도 포를 뜨듯 실습해보면 또 다른 맛을 느낄수 있다. 매운탕도 맛있다. 내장을 뺀 망둥어를 몇 마리 넣고 미리 준비한 야채와 양념으로 간을 하면 소주 한 잔이 생각난다. 영흥도 장경리 해변에는 소나무가 많다. 그늘진 곳에 자리를 잡고 가족들이 모여 함께 먹는다면 별미가 따로 없다. 또 내장을 꺼낸 후 햇볕에 2∼3일 정도 충분히 말려서 양념을 넣고 찜을 해먹거나 기름에 튀겨도 맛있다. ■ 조심하세요 바다에서 망둥이 낚시를 할 때 딱하나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다 밑 갯벌은 썰물때 물이 바다쪽으로 흘러가 시내 같은 크고 작은 웅덩이가 생긴다. 뒤로 물러서다가 골이 팬 곳으로 발을 딛게 되면 갑자기 물 속으로 몸이 빠져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사고를 예방하려면 낚시를 하는 위치에서 항상 육지 쪽을 향해 골이 없는 위치를 확인하고 물이 들어오는 것을 보아가며 낚시해야 한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구명조끼를 입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가을 햇빛이 강해 긴팔옷과 모자·선크림도 준비하는 게 좋다. ■ 망둥이는요 망둥어는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면 표준말이 아니다. 망둑엇과 물고기로 우리가 흔히 먹는 것은 ‘문절망둑’이다. 학명상 농어목 망둑엇과에 속하는 망둥이는 3∼4월쯤 산란을 해 10∼11월이면 20∼30㎝까지 자라는 1년생 어종이다. 서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망둥이는 풀망둑이다. ■ 영흥도 낚시정보 영흥도는 영동고속도로 월곶IC에서 빠져 나온다. 월곶IC에서 303지방도를 이용해 시화방조제→대부도→선재도→영흥대교를 거쳐 영흥도로 들어가면 된다. 또 한 가지는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에서 306지방도를 통해 사강→탄도→대부도→선재도→영흥대교를 거쳐 들어가면 된다. 단 돌아올 때는 서둘러 오후 2∼3시나, 낙조와 저녁을 즐기고 느긋하게 출발해야 밀리지 않는다. 장경리 해변 앞에 있는 장경리슈퍼(032-886-8205), 솔밭슈퍼(032-886-3223), 수해슈퍼(032-886-6476) 등에서 낚싯대와 갯지렁이를 포함해 5000원에 팔고 있으며 갯지렁이만 별도로 살 경우는 2000원이다. 전화로 영흥도 물때를 문의하면 친절하게 알려준다. 영흥도에는 펜션이 많다. 그 중에서도 장경리 해변에 있는 화가의 마을(032-882-3006)을 추천한다. 넉넉한 인심을 지닌 할머니와 필요하다면 집안 살림살이까지 빌려주는 할아버지의 푸근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 [발언대] 황금시장 텔레매틱스 개척에 온힘을/이성옥 정보통신부 정보화기획실장

    기마 민족의 전통이 우리 핏속에 강하게 남아 있는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나라의 자동차 보급 속도와 우리 국민의 자동차 이용 시간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다. 우리 생활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된 자동차. 이제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에 힘입어 과거 단순한 운송 수단으로 여겼던 자동차를 생활과 비즈니스, 문화의 중심적 도구로 변모시킬 채비를 갖추고 있다. 바로 텔레매틱스가 그것이다. 텔레매틱스(Telematics)는 통신을 의미하는 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을 의미하는 Informatics의 합성어로, 통신망과 위치정보를 이용해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안전성과 편리성을 제공하는 멀티미디어 서비스이다.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이용하면 최적의 경로로 목적지를 찾아가고, 차량 내에서 영상편지를 주고받고, 쇼핑을 하고, 차량의 상태를 체크해 상시 안전운전을 할 수 있다.‘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해 차량 내에서도 비즈니스가 가능해진다. 또 텔레매틱스는 앞으로 DMB, 홈네트워크, 전자태그(RFID) 등의 신기술과 접목되어 유비쿼터스 사회를 이루는 주요한 축이 될 것이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텔레매틱스 시장은 잠재력이 매우 크다.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이동통신망과 단말기 제조 기술, 그리고 세계 5위 수준의 자동차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연평균 75% 이상 성장하여 2010년까지 2조 2737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시장 진출 전망도 밝다. 그러나 텔레매틱스 시장은 아직 유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여러 가지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아직은 텔레매틱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형편이며, 킬러 어플리케이션 및 다양한 콘텐츠의 부재, 교통정보 제공체계의 비효율성, 고가의 단말기, 높은 서비스 요금 등이 시장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 정보통신부에서는 제주도와 함께 국민들에게 텔레매틱스 서비스 체험 기회를 드리기 위해 제주도에서 텔레매틱스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건설교통부, 경찰청과 함께 전국도로의 교통정보를 수집해 표준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전국 교통정보 통합·배포 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술 개발, 위치기반 서비스와 관련된 법·제도 정비, 다양한 요금체계 마련 등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텔레매틱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동차 제조업체, 통신사업자, 단말기 제조업체, 콘텐츠 제공업체 등 가치사슬내에 다양한 주체들이 텔레매틱스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인식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 유기적인 협력 체계 구축 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앞으로 시장에서 유기적인 산업간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고, 정부에서는 시장에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여러 규제와 제도를 정비한다면 머지않아 더 많은 국민이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유용성을 맛볼 수 있으며, 해외 시장 선점도 가능할 것이다. 텔레매틱스란 거대한 황금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정부, 산업체, 연구기관 모두가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이성옥 정보통신부 정보화기획실장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연극 ■ 세일즈맨의 죽음 이 시대 모든 아버지의 삶을 위로하는 사실주의 연극. 소극장 운동의 산실인 드라마센터의 새 출발을 위해 서울예대 동문들이 힘을 합쳤다. 아서 밀러 작·장진 연출, 전무송 전양자 박상원 출연.(02)756-0822. ■ 고래가 사는 어항 10월2일까지 아룽구지소극장. 기타무라 쇼 작·김동현 연출, 김지성 이현순 출연. 가로등 켜는 소년 클레오의 눈을 통해 본 세상.(02)745-0308. ■ 노래하듯이, 햄릿 10월5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하륵이야기’‘또채비놀음놀이’로 실력을 인정받은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신작. 광대, 인형이 등장하는 색다른 햄릿을 만난다.(02)2280-4115. ■ 주머니속의 돌 10월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등장인물은 17명, 배우는 단 2명. 숨돌릴 틈 없이 펼쳐지는 100분간의 코믹극. 메리 존스 작·박혜선 연출, 박철민 최덕문 서현철 홍성춘 출연.(02)741-3391. 뮤지컬 ■ 청혼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남자의 좌충우돌 결혼 도전기. 극작가 이강백의 1970년대 희곡을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뮤지컬로 각색했다. 삼일로창고극장 30주년 기념작. 정대경 작곡·연출, 박계환 현순철 출연.(02)319-8020. ■ 야마비코 30일·10월1일 중앙대 아트센터대극장.30년 넘게 장기공연중인 일본 창작뮤지컬의 국내 첫 내한공연.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줄거리가 낯설지 않다.(02)3673-5576. ■ 뮤직 인 마이 하트 10월23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 귀여운 노처녀 희곡작가의 꽃미남 애인 만들기 작전. 성재준 연출, 원미솔 작곡. 이민아 장재혁 출연.(02)745-8288. ■ 아이다 무기한 LG아트센터.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그리고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의 운명적인 삼각사랑을 그린 디즈니 뮤지컬. 옥주현 문혜영 배해선 출연.1588-7890. 미술 ■ 옹기전 바라만 보아도 넉넉한 그릇, 눈길만 주어도 풍만한 곡선을 그리는 옹기의 옛날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감상하는 전시회. 새우젓독이 꽃병·우산꽂이로 바뀌고, 물두멍은 금붕어를 기를 수 있는 예쁜 자기로 변신한다.(02)900-0900. ■ 목인갤러리 개관전 전통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대표적인 작가인 송수남, 이왈종, 김병종 등 6인의 작품 전시. 다음달 17일까지 서울 견지동 목인갤러리.(02)722-5055. ■ 김중만 사진전‘네이키드 솔’(벗은 영혼)주제로 열리는 이번 사진전에는 꽃을 통한 생명과 성(性)의 모습이 가득 담겼다. 지난 20년동안 미국, 유럽, 아프리카, 동남아 등지를 여행하면서 렌즈에 담은 귀한 꽃 사진들이다. 다음달 31일까지 파주헤이리 마을 리앤박 갤러리.(031)957-7521. ■ 윤유진전 성곡미술관이 선정한 내일의 작가 윤유진의 작품은 다소 기괴한 느낌을 준다. 일그러진 동물들, 사물과 인체의 묘한 만남을 통해 무의식에 내재하는 사물에 대한 본능의 세계를 보여준다. 다음달 2일까지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 (02)737-7650. 클래식 ■ 호세 카레라스 내한공연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전 서계 여성들이 사랑하는 테너인 호세 카레라스의 성악 예술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공연. 음악외적으로도 백혈병을 극복한 인간승리의 사나이로 불리는 그는 보다 원숙해진 음악과 풍부한 감성으로 가을밤을 수 놓을 예정이다.(02)541-6234. ■ 서울시향청소년 새물맞이 콘서트 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99-1114. ■ 한국가곡대축제 29일 금호아트홀. (02)749-4113. ■ 체코의 실내악단 야나첵 스트링 콰르텟 다음달 4일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 (02)2049-4700. 어린이 ■ 뽀롱뽀롱 뽀로로 10월2일까지 서울열린극장 창동. 호기심많은 꼬마 펭귄 뽀로로와 친구들의 신나는 모험기.1588-7890. ■ 노누메기 12월31일까지 손가락놀이극장. 이솝우화로 배우는 어린이경제놀이 연극.(02)747-2777.
  • 건설사, 분양가 인하 눈치작전

    ‘8·31 대책’ 이후 청약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건설사들의 분양가 낮춰잡기 눈치 경쟁이 시작됐다. 청약시장에 가수요가 줄어들면서 분양가 거품 빼기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질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가 낮추기 경쟁은 같은 지역에서 여러 업체들이 분양전을 치르는 곳에서 시작됐다. 신창건설은 이달 초 경기도 화성 봉담지구 인근에서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당초 예상했던 분양가를 낮춰잡았다.‘8·31대책’ 이후 청약시장이 얼어붙을 것을 걱정해서다. 신창은 46평형 평당 분양가를 740만∼760만원으로 책정했다. 체면치레할 정도의 청약률은 기록했지만 초기 계약은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자극받은 쌍용건설은 다음달 초 인근 지역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쌍용 스윗닷홈 신(新)봉담 예가’의 평당 분양가를 33평형 680만∼700만원,42평형은 720만∼750만원으로 잡았다. 업계는 신창건설의 아파트와 비교, 평당 20만원 안팎 싼 가격이다. 쌍용 관계자는 “앞서 분양한 아파트의 청약률과 계약률을 감안, 당초 계획보다 분양가를 내렸다.”면서 “평당 20만원이면 40평형대 아파트 한 가구당 800만원 이상 싸진 것으로 미분양으로 자금이 잠기는 것보다는 이윤을 적게 남기는 것이 낫다고 시행사를 설득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봉담지역에 아파트 공급을 계획하고 있는 다른 업체들도 분양가 책정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청약자들의 눈을 끌기 위해 무한정 분양가를 내릴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처음 적용되는 동탄신도시 대우 푸르지오는 이곳에서 분양된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10% 정도 싸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달 초 대구 월배지구에서 아파트를 공급한 대우건설은 실수요자를 최대한 끌어들이기 위해 분양가를 당초 계획보다 평당 50만원 낮췄다. 대우 관계자는 “같은 지구에서 여러 업체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어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분양가를 낮췄지만 계약률은 50%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 낮추기 파장은 분양을 준비 중인 업체들로 번지고 있다.11월께 분양 채비를 하고 있는 월드건설은 “청약률을 감안, 이익을 최소한 줄이고 분양가를 낮게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우린 동탄신도시 마지막 아파트 잡으러 간다”

    “우린 동탄신도시 마지막 아파트 잡으러 간다”

    경기도 화성 동탄·봉담에서 새 아파트 6000여가구가 분양된다. 최근 이곳에서 분양된 아파트 청약에서는 당초 예상을 깨고 ‘8·31대책’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전매제한 조치가 강화되기 전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투자자와 앞으로 개선될 교통 여건을 바라보고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반시설 매력·교통여건 개선 기대 이르면 다음달 동탄 신도시에서 마지막 물량이 나온다. 대우건설이 23∼33평형 978가구를 내놓는다. 동탄 대우푸르지오 분양가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평당 700만원대 초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롯데건설도 1229가구를 분양한다. 한 차례 분양을 마쳤던 풍성주택도 추가로 438가구를 분양한다. 중견업체인 이지건설은 542가구, 우미건설도 1316가구를 내놓는다. 제일종건은 732가구를 분양하는 등 동탄 신도시 막바지 물량을 쏟아낸다. 신도시 아파트라는 점에서 기반시설을 잘 갖췄다는 매력을 지녔다. 다만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업체들이 공격적인 인테리어 경쟁은 벌이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는 앞으로 5년간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10년간 재당첨이 제한되기 때문에 철저하게 실수요 위주로 청약전략을 짜야 한다. ●봉담은 이달 말부터 청약 화성 봉담지구 주변 민간 아파트들도 본격적인 분양에 나섰다. 신창건설은 8·31대책의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비바패밀리 아파트를 ‘과감하게’ 분양했다. 결과는 당초 예상을 넘어 3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고 계약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주택업계는 부동산 시장 규제 때문에 과거와 같은 청약 열기는 기대할 수 없지만 입지여건이 빼어난 곳과 대단지 아파트는 수요자 중심의 청약시장은 크게 수그러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신창건설에 이어 봉담택지지구에서 동일토건이 중대형(44∼86평형)아파트 750가구를 내놓는다. 주공이 20∼30평형대의 중소형 위주의 공급인 반면 동일토건은 40평형 이상의 대형 평형으로 고급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다. 이어 동문건설은 480가구를 분양할 계획이고, 쌍용건설도 490가구를 내놓을 예정이다. 임광토건도 1077가구 분양 채비를 갖췄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제2의 샤라포바’ 서울로 몰려온다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 ‘제2의 샤라포바’들이 몰려온다. 오는 24일 개막하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한솔코리아오픈(총상금 14만달러)에 타티아나 골로빈(사진 위·17·프랑스) 니콜 바이디소바(아래·16·체코) 등 기량과 미모에서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에 버금가는 또 다른 ‘요정’들이 대거 참가하는 것.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기량에서도 샤라포바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프랑스의 자존심 아멜리 모레스모(세계 4위)의 뒤를 이을 기대주로 낙점 받은 골로빈은 지난해 WTA의 ‘가장 뛰어난 루키’로 선정된 뒤 올해 4월 패밀리서클컵에서 비너스 윌리엄스(7위·미국)를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18위까지 점령한 신예다. 현재 랭킹은 24위.23위의 바이디소바 역시 지난해 호주오픈 주니어 단식과 복식에서 준우승을 거둔 뒤 프로 첫 해인 올해 US오픈에서 16강까지 진출,‘프라하 돌풍’을 몰고 왔다. 이들 외에도 노장 스기야마 아이(32위)와 시노부 아사고에(39위·이상 일본)가 타이틀을 벼르고 있고, 지셀라 둘코(27위·아르헨티나) 옐레나 얀코비치(17위·체코) 등도 한국 코트에서 미모와 기량을 한껏 뽐낼 채비를 갖췄다. 한국의 간판 조윤정(67위)이 안방 타이틀에 두 번째로 도전하고, 전미라(276위·이상 삼성증권)는 조윤정과의 복식 타이틀 수성에 나선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실탄’확보 구본무 회장 신규사업 추진여부 촉각

    구본무 LG 회장의 추석연휴 이후 경영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구 회장이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인사와 만남을 가진 데 이어 현금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뭔가 중대 프로젝트를 준비중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최근 보유중인 오티스LG엘리베이터 주식(159만 2000주·지분율 19.9%) 전량을 처분키로 했다. 매각 대금은 무려 3330억원에 달한다.㈜LG측은 이 대금을 무차입 경영을 위한 채무 상환에 쓰겠다는 방침이다.LG의 부채비율은 24% 수준으로 차입액 규모는 4300억원 정도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LG의 통신사업 강화나 인수·합병(M&A), 신규 사업 추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LG의 현재 상황이 현실에 안주하거나 만족할 만한 여건이 아닌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GS그룹을 분가시킨 이후 줄어든 사세와 상반기 실적 부진 등이 어우러지면서 LG로서는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해졌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구 회장은 올 들어 경쟁없는 신사업(블루오션) 추진을 경영 화두로 내세운 데 이어 지난 7월 이후 진 정통부 장관과 최태원 SK㈜ 회장, 남중수 KT 사장 등과 의미있는 만남을 가졌다. 구 회장이 잇따라 재계 인사들과 회동을 가진 것은 좀 이례적인 일이다. 이 때문에 구 회장이 잘 짜여진 퍼즐을 향해 한 단계씩 밟아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실탄’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LG전자의 LG필립스LCD(LPL) 지분 매각설도 그럴듯하게 나돌고 있어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증시에서는 지난 7월 LPL의 지분 2.8%를 4억달러에 매각한 LG전자가 최대 8%의 추가 지분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LG전자가 확보하게 될 자금은 1조원을 훌쩍 넘는다. LG 관계자는 “시장에서 온갖 ‘설’들이 나돌지만 이번 매각 대금은 무차입 경영을 위해 사용될 것이며,LG전자의 LPL 지분 매각은 현재 계획이 없다.”면서 “하지만 축적된 현금과 안정적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성장 기회를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신규 사업 추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레알 마드리드 3연패 ‘망신살’

    ‘무적함대’ 레알 마드리드가 최근 3연패의 충격에 빠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19일 스페인 프로축구(프리메라리가) 시즌 3차전에서 에스파뇰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11일 정규리그 셀타비고전 2-3 패배와 14일 올랭피크 리옹(프랑스)과의 챔피언스리그 0-3 참패를 당했던 레알 마드리는 이로써 최근 3연패의 늪에서 허덕였다. 이에 견줘 ‘부자구단’ 첼시는 지난 18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찰턴 애슬래틱과의 원정 경기에서 에르난 크레스포와 아르옌 로벤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 무실점 연승 기록을 ‘6’으로 늘렸다.6승 무패(승점18)를 기록한 첼시는 나란히 전승 행진을 벌인 찰턴(4승1패·승점12)을 크게 따돌리며 독주 채비를 갖췄다. 한편 ‘아우토반’ 차두리(프랑크푸르트)는 지난 17일 함부르크SV와의 경기에서 후반 45분 극적인 동점골로시즌 첫 골을 기록했다.2003년 브레멘전과 지난해 베를린전에 이어 분데스리가 통산 세번째 골. 오스트리아에서 뛰는 서정원(SV리트)도 18일 스투름 그라츠전에서 후반 결승골로 시즌 4호골을 터뜨렸다.또 이영표(토트넘 홋스퍼)는 이날 아스톤빌라와의 원정경기에 데뷔 두번째로 풀타임 선발 출장했지만 골사냥에 실패했다.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리버풀전 인저리타임에 단 1분간 투입돼 5경기 연속 출장 기록에 만족해야 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떠나보자 영암호 밤 갈치낚시

    떠나보자 영암호 밤 갈치낚시

    하얀 달빛 아래 꿈틀거리는 은빛 갈치를 본 적이 있나요. 시커먼 밤바다를 솟구쳐 오르는 그 힘차고 아름다운 모습…. 지금 전남 영암방조제 주변은 갈치낚시가 제철을 만났습니다. 밤마다 불을 밝힌 배들이 놀라운 신세계를 연출하고 있지요. 씨알 굵은 갈치 떼들이 전율을 느끼게 하는 손맛을 선사합니다. 갈치낚시의 또 다른 매력은 배에서 갓 건져올린 갈치새끼인 풀치를 뼈째 썰어먹는 세코시이지요. 부드럽게 씹히는 고소하고 담백한 맛, 다른 회와는 비교도 하지 마세요. 특히 갈치낚시는 특별한 기술이 없는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레저’랍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추석, 이색적인 갈치낚시는 어때요? 글·사진 영암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9~10월이 제철이에요 “아∼따 먹갈치 한번 드셔보시랑께. 입에서 살살 녹는 것이 그만이여.” ‘10월 갈치는 돼지 삼겹살보다 낫고 은빛 비늘은 황소 값보다 높다.’는 속담은 갈치의 맛과 영양을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말이다. 갈치 중에서 최고로 치는 먹갈치를 찾아 전남 영암방조제로 떠났다. 달빛 은은한 영암방조제 주변은 불을 잔뜩 밝힌 배들로 마치 수를 놓은 것 같았다. 9월 초부터 시작된 갈치낚시는 이맘때부터 10월 중순까지 절정이다. 씨알이 굵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갈치가 올라오기 때문이다. 영암방조제 일대가 갈치낚시의 메카로 떠오른 것은 영산강하구언이 만들어지고 1996년 영암호방조제와 금호방조제가 잇따라 선을 보이면서부터다. 이곳은 수심이 적당하고 파도가 없는데다 연안에 먹이가 풍부해 풀치(갈치새끼)들이 몸집을 키우고 바다로 나가는 안식처로 제격이다. 때문에 갈치떼가 몰려든다. 이렇게 이곳에서 몸집을 키운 갈치들은 10월 말부터 무리를 지어 먼바다로 여행을 떠난다. 그래서 11월초쯤 되면 갈치낚시철이 끝난다. 본격적인 손맛을 보기 위해 배를 타고 금호방조제 앞으로 나갔다. 방조제보다 배를 타는 것이 훨씬 갈치를 많이 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갈치는 이렇게 낚아요 오후 4시. 벌써 많은 사람들이 갈치를 낚고 있었다.“많이 하셨습니까.”하는 물음에 고창에서 온 조성식(48·자영업)씨가 아이스박스를 열어 보여준다. 아이스박스 안에 빼곡히 들어찬 은빛 갈치는 시장에서 얼음을 베고 누운 녀석들과는 색깔부터 다르다. 햇살에 비쳐 정말 은덩어리같다. “아침 10시부터 낚기 시작했는데 벌써 40마리 정도 잡았어요. 손맛이 끝내주는데. 어어∼ 입질이 또 오네.” 황급히 낚싯대를 잡는 조씨는 갈치낚시가 이번이 두번째인 초보란다. “왔어요!”라며 신환주(해남황산초 6년)군이 낚싯대를 잡아챈다. 검은 해수면에서 요동치며 올라오는 은빛 갈치는 아름답기까지 하다. 냉동빙어를 미끼로 끼우고 낚싯대를 드리웠다. 갈치낚시는 찌를 쓰지 않고 손의 감각만으로 고기를 낚는다. 정말 신기하게 낚싯대 끝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갈치들이 입질을 한다. 손에도 뭔가 기별이 느껴졌다. 낚싯대를 챘더니 갈치는 없고 미끼만 없어졌다. 갈치도 초보라고 무시하는지 이렇게 몇 번 ‘농락’을 당했다. 옆에 있는 조화진(50·회사원)씨가 안쓰러웠던지 한수 가르쳐준다.“갈치낚시는 민물낚시와 달라 챔질을 천천히 해야 합니다. 갈치들이 입질을 할 때 낚싯대 끝이 아래위로 흔들리며 신호를 줍니다. 보통 이때 채면 100% 허탕입니다. 조금 기다리면 갈치가 완전히 미끼를 물고 아래로 내려갈 때 낚싯대가 쑤∼욱 달려갑니다. 이때가 바로 챔질 포인트이지요.” 갈치는 매우 조심성이 많은 물고기로 한번에 미끼를 덥석 무는 경우가 없다. 새가 먹이를 쪼듯 조금씩 입으로 먹이를 탐색하다 안전하다 싶으면 무는 습성이 있다. 또한 갈치는 서서 먹이를 공격하므로 미끼를 세워서 바늘에 끼면 입질을 유도할 수 있다. 갈치가 서서 먹이를 공격할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하니까 낚시바늘은 보통 바닥에서 1∼2m정도 위에 두는 것이 좋다. 미끼를 다시 끼우고 바다에 드리웠다. 여기저기서 연방 ‘왔어’라는 외침이 터진다. ●손맛, 입맛 끝내줘요 “형부 한잔하세요.”,“정서방 이리와, 한잔 받아.”옆 배에서 들리는 행복한 목소리에 이끌려 건너가니 먹자판이 벌어졌다. 서울에서 왔다는 이태신(66)씨 가족이 벌초를 마치고 이씨의 동생 내외, 사위, 딸까지 모두 9명이 단체로 낚시를 왔다.“정말 입에서 살살 녹아.”라며 인심 좋게 갈치 세코시를 권한다. “낚시는 처음 하는데 정말 재미있어요. 그리고 너무 쉽고요. 벌써 3마리나 잡았어요. 물론 모두 뱃속에 있지만요.” 이혜경(29)씨가 “저 아름다운 은빛 물결 좀 봐.”라며 남편 정귀택(29)씨를 부른다. 갈치낚시는 낚시라기보다는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레저다. 간단한 채비로 손맛도 보고 갈치회를 먹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오순도순 배에 모여 앉아 잡기도 하고 먹기도 하는 이씨 일가는 정말 즐거워보였다. ●물반 갈치반 어둠이 슬슬 내려앉기 시작하자 배에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야행성인 갈치낚시는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낚싯줄에 케미라이트를 몇 개 달아 내렸다. 바로 입질이 온다. 낚싯대를 잡았다. 조씨의 말처럼 갈치가 미끼를 물었다 놓았다 하는 것이 느껴진다. 녀석이 덥썩 물 때까지 기다렸다. 정말 낚싯대가 쑤욱 내려간다. 이때 바로 챘다. 그리고 릴을 감았다. 시커먼 물아래 조명을 받아 반짝이는 갈치가 요동을 친다. 이번엔 정말 제대로 물었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먹갈치. 마치 무협지에 나오는 명검처럼 날카롭고 아름답다.1시간 동안 무려 5마리를 낚았다. 정말 재미가 쏠쏠하다. 오광석(61·내형항운 대표)씨는 “저는 매주 주말마다 여기에 옵니다. 갈치를 잡아서 손질해 냉동실에 얼려 놓고 1년 내내 먹습니다. 갈치국, 조림, 튀김 정말 사서 먹는 갈치와 비교가 안 됩니다.”라며 갈치낚시 자랑을 늘어놓는다. ●갈치의 명품 목포먹갈치 지느러미부터 몸통 위쪽이 먹물 묻은 것처럼 검정물이 들어있어 먹갈치라는 이름이 붙었다. 제주은갈치가 최고 명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는 사람들은 목포먹갈치를 최고로 친다. 먹갈치는 기름이 많아 구울 때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를 필요가 없을 정도다. 또 살이 부드럽고 담백하다. 갈치는 우리나라 서해 남부부터 동해 남부까지 방파제나 갯바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어종이다. 배낚시는 전남 영암호가 가장 유명하고 마산 원전과 부산 송정, 여수 돌산도 일대에서도 할 수 있다. ●갈치요리 맛보세요 목포에는 먹갈치요리를 잘 하는 집이 많다. 특히 갈치조림은 시래기나 고구마 줄기와 함께 조리면 더욱 맛이 난다. 서울식당(061-282-5227)은 먹갈치만을 고집하는 집으로 주로 토박이들이 찾는다. 하당고기잡이(061-282-2092), 한보식당(061-244-1267)도 손에 꼽히는 맛집이다. 서울에서 갈치요리를 잘하는 집으로는 남대문시장 갈치골목에 있는 왕성식당(02-752-9476), 여의도 제주나라(02-780-3210), 종로구 통의동 해구(02-738-6886), 서초동 교보타워 뒤 영광굴비식당(02-532-4826) 등이 있다. ●이렇게 준비하세요 선상의 갈치낚시를 위해서는 릴낚싯대(2만원선·대여비 5000원)가 필요하다. 미끼는 냉동빙어를 쓴다. 하루 쓸 분량은 1만원정도. 물론 바늘도 찌 없는 쌍바늘을 쓰는 것이 보통이다. 바늘 2000원, 뱃삯 2만원. 야간에 필요한 케미라이트는 1000원.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넣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얼음이 없으면 갈치가 금방 상한다. 밤이 되면 기온이 내려가므로 밤낚시에는 두꺼운 외투가 꼭 있어야 한다. 면장갑과 손전등도 준비해야 한다. 식사와 라면 등 간식은 배로 배달시켜 먹을 수 있다. 배는 영암방조제에 있는 낚시점에서 소개시켜주기도 하지만 인터넷으로 미리 알아보는 편이 좋다. 특히 금호방조제에서 갈치낚시배를 운영하고 있는 신충현(011-9475-6760)선장에게 연락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영암호 찾아가는 길 목포 IC→목포검문소→영암방면으로 좌회전→영산강 하구 둑을 지나 우회전(해남 방면)→대불국가도로(대불산업단지)→목포공항방향으로 15분→삼호조선소입구→영암호 방조제
  • 공주 금정농원 밤줍기 체험 속으로…

    공주 금정농원 밤줍기 체험 속으로…

    토실토실한 알밤에 눈이 팔려 건성으로 성묘를 하다 아버지에게 ‘꿀밤’을 맞던 어린 시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추억의 한 장면이 눈물나도록 그립습니다. 황금빛 들녘에 오곡백과가 알알이 영글어 가는 이 때, 성묘를 마치고 가을 햇살을 만끽하며 아이들과 함께 밤줍기 체험에 나서는 것은 어떨까요. 한가위의 밤농장 나들이는 아이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 글·사진 공주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밤을 추석 차례상에 올리는 건 삼정승이 나오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밤은 세알이 한 밤송이가 된다. 가운데 있는 밤은 ‘영의정´ 오른쪽에 있는 밤은 ‘우의정´ 좌측에 있는 밤은 ‘좌의정´ 이라는 의미가 되며 밤송이에는 각기 특유의 기질을 가지는 오기(五氣)가 들어 있으며 바로 그 오기는 인간의 성질을 나타낸다. 첫째, 가시는 내유 외강의 성질 둘째, 껍질은 단단하고 강한 기질 셋째, 껍질 속의 털은 포근함을 의미한다. 넷째, 속 껍질의 떫은 맛은 인생살이의 떫은 맛 다섯째, 속알의 고소한 맛은 깨달음의 참 맛이다. 올 추석 밤을 깨물며 인생을 반추한다면 지나친 감상일까? ●알밤의 가을 추억을 주우며 “와∼, 밤송이가 입을 활짝 벌렸네….” 충남 공주시 정안면 무성산 자락에 위치한 금정농원(041-858-6763). 하늘을 향해 툭터진 탐스러운 밤송이 사이로 아이들의 즐거운 함성이 메아리친다. 푸른 하늘을 향해 장대를 휘두르며 밤을 따는 어른들과 나무 아래에서 햇밤을 줍느라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흥겨운 모습을 연출한다. 밤나무 아래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모두 동심의 세계에 빠졌다. “밤송이 떨어진다. 조심해!” 밤나무 위에서 갑자기 밤송이가 떨어지자 나무 아래에 돗자리를 펴고 앉은 가족들이 머리를 감싼다.30분 남짓밖에 안지났는데 농원에서 나눠준 3㎏짜리 밤봉투가 알밤으로 가득하다. 밤나무 아래에서는 누가 큰 알밤을 주웠나 알밤을 서로 대보고, 밤가시를 피해 나뭇가지로 알밤을 빼내느라 진땀을 흘리지만 곳곳에서는 웃음꽃이 피어오른다. 아들과 조카를 데리고 밤줍기에 온 김재남(32)씨는 “아이들과 함께 직접 탐스러운 알밤을 줍고, 주운 햇밤을 맛볼 수 있어서 좋다.”면서 “어린시절 밤을 따던 추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고 즐거워했다. 지난 1일부터 밤줍기 체험이 시작된 4만여평의 금정농원에는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밤줍기에 여념없다. 매년 밤이 열리는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주말에는 하루 200여명의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몰린다. 34년째 금정농원을 운영하는 김재환씨는 “정암면은 우리나라 밤 생산의 10%가량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밤 산지로, 밤이 자라기에 가장 적합한 토질과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어 공주 정안밤은 전국에서 가장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고 자랑했다. 밤줍기 체험은 별다른 장비가 필요없다. 농장 입구에서 입장료 1만원을 내고 3㎏를 담을 수 있는 자루를 받은 뒤 야트막한 산에 올라가 밤을 주워 담으면 된다. 아울러 이 곳에서는 시중보다 싼 값에 밤을 구입할 수 있다. 밤중에 가장 맛있다는 옥광밤이 1㎏당에 5000∼6000원. 조생종 밤인 단택과 추파, 자봉 등은 1㎏당 3000∼4000원이다. 그러나 밤줍기 체험은 밤가시가 날카로운 만큼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밤을 줍기 위해서는 두꺼운 면장갑을 챙겨야 하며, 챙이 있는 모자와 긴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나눠준 자루 외에 주머니에 밤을 넣어오는 것은 밤줍기 체험의 금기 사항. 가을 햇살 속에서 토실토실 여물어가는 밤을 줍는 것은 자연학습을 겸한 최고의 가족나들이. 수도권 인근에서 밤줍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떠나기전 예약은 필수. ●용인 서전농원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서전농원(cafe.daum.net/yonginbam)은 5만여평의 산자락에 1만여그루의 밤나무가 있다.10월말까지 다양한 품종의 밤줍기를 즐길 수있다. 농원에 사슴, 토끼 등을 길러 아이들의 자연 학습장으로도 좋으며,10만여평에 이르는 인근 숲에서 산책하기에도 좋다. 영동고속도로 양지 IC에서 4㎞ 직진한 뒤 자황리에서 500m 정도 들어가면 된다. 체험료는 어른 1만 3000원, 어린이 8000원.(031)332-8037. ●천안 유성농장 천안시 위례산 기슭에 자리한 유성농장(www.welcomefarm.co.kr)은 25만평의 야산에 2만여그루의 밤나무가 있다. 시설관리비(어른 6000원, 어린이 4000원)를 내면 주차와 원두막,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취사도구 등을 빌려준다. 약수터와 놀이터, 휴게소 등 편의시설이 있어 편안하게 쉴 수 있다. 밤줍기 체험료 1만원을 내면 4㎏짜리 자루를 나눠 준다. 가는 길은 경부고속도로 목천IC에서 나와 병천 방면으로 2㎞를 간 뒤 연충교 쌍다리를 건너기 전에 좌회전해서 개울따라 북면 11㎞ 직진하면 농장이 보인다.(041)553-3120. ●영흥도 해오름빌리지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해오름빌리지(www.sunrisevillage.co.kr)는 한적한 가을 바다의 정취를 즐기며 밤줍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전원 휴양지.9평짜리 콘도식 방갈로 6동이 전원속에 묻혀 있다. 야트막한 산등성이를 따라 800여평의 밤나무 군락이 형성돼 있는데 거의 토종밤이다. 숙박객들에게는 무료로 개방된다. 펜션 앞에 배나무 밭이 있어 배따기 체험은 물론 인근 장경리해수욕장에서 갯벌 체험, 망둥어 낚시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월곳 IC에서 빠져나와 안산 시화방조제를 건너 303지방도를 타고 대부도, 선재도를 거쳐 영흥도로 들어가면 된다.(032)886-3381. ●가평 건영농원 경기 가평군 가평읍 두밀리 마을의 건영농원(gpminbak.co.kr/geon)에서는 20일부터 10월5일까지 6000여평 야산에서 밤줍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농원에는 100여명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원두막이 있어 야외에서 식사도 즐길 수 있다. 입장료는 2.4㎏ 1자루에 성인 1만 5000원, 어린이 1만원이다. 노지에서 재배되는 표고버섯도 살 수 있다. 생표고는 2㎏에 2만원. 경춘국도에서 가평·청평 방향으로 가다 청평검문소를 지나 가평읍으로 들어가기 전에 가평농협 파머스 마켓 인근 SK주유소에서 좌회전해 두밀리 버스종점방향으로 6㎞가량 가면 보인다.(031)582-4057. ●길가에 늘어선 예쁜 허수아비 밤줍기 체험을 마친 뒤 인근 마곡사를 둘러보면 좋다. 농원에서 마곡사로 가는 길목 곳곳에서는 추수를 앞둔 논 사이로 예쁜 허수아비들을 자주 만난다. 지난달 정안면 문천리에서 열린 ‘허수아비 만들기 축제’에서 관광객들이 만들었던 허수아비 수백여점이 9월 한달간 마곡사 가는 길 옆 8㎞구간의 들녘에 전시된다. 논둑에 세워진 예쁜 허수아비들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으면 좋은 추억거리가 된다. 가을의 푸르름을 만끽하며 10여분쯤 달리면 태화산 기슭 맑은 계곡을 끼고 있는 천년 고찰인 마곡사에 이른다. 백제 의자왕 3년(643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주차비 2000원, 입장료 2000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800m쯤 걸어올라가는 길이 아름답다. 사찰 입구에는 산채비빔밥, 더덕구이, 해물파전, 도토리묵 등을 파는 집들이 즐비하다. 예스러운 토담집으로 지어진 ‘추억의 삼학’(041-841-8023)은 산채정식 1만원, 산채비빔밥 6000원이다. 마곡사 인근의 마곡온천(041-841-6201)에 가면 밤줍기로 쌓인 땀과 피로를 풀 수 있다. 온천수로 만든 25m 6레인의 실내 수영장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어 휴식을 취하기 좋다. 성인 5000원, 어린이 3000원. 이 밖에 백제의 고도 공주에서는 무령왕릉과 공산성, 국립공주박물관 등 다양한 백제 문화 유적을 둘러볼 수 있다. ●여행 정보 천안∼논산고속도로 정안IC에서 공주방면 23번 국도를 타고 7㎞쯤 달리면 길가에 정안농협이 나오고, 여기에서 조금더 가면 오른편에 금정농원으로 들어가는 표지판이 보인다. 마을 입구에 300여대의 차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있으며, 여기에 차를 세운 뒤 농원까지 100m를 걸어가면 된다. 여행 상품으로는 우리테마에서 추석인 17일과 18일,25일 3차례 당일일정으로 금정농원 밤줍기 체험 여행을 떠난다. 오전 7시 서울 덕수궁을 출발해 돌아오는 길에 고창 선운사도 함께 돌아본다. 참가비는 성인 4만 5000원.(02)733-0882.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형제경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기업이다. 최근 두산그룹이 형제간 분쟁에 휩싸이는 등 재계 일각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친족간 지분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잡음없는 형제경영은 박인천 창업주 회장이 생전에 그룹경영 원칙을 세우고,2세들이 이를 충실히 따른데서 비롯됐다. 박 회장은 2세들의 지분 분배와 관련해 ▲여러 사람이 관여하면 분란이 생기기 쉬우므로 남자들에게만 상속하고 ▲4자(5남 가운데 4남 종구씨를 제외한 성용·정구·삼구·찬구씨)합의 경영 형태로 형제간 합의아래 회장을 선임하고 ▲주요 사안에 대해서도 4자 합의가 최우선이지만 합의가 안되면 다수결 원칙에 따르고 그래도 결정나지 않으면 가장 손윗사람이 결정권을 갖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동생에게 물려주겠다” 1984년 그룹 총수에 취임한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평소에도 입버릇처럼 “동생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며 형제경영 실천의지를 보였다. 박 명예회장의 말에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는 실제로 65세가 되던 1996년 그룹창사 50주년을 맞아 동생 정구 회장에게 ‘대권’을 물려줬다. 이후 정구 회장이 65세이던 2002년 폐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뜨자 3남인 삼구 현 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결국 그룹의 두 형제는 65세에 동생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는 전통이 우연히 만들어진 셈이다. 올해 한국 나이로 61세인 삼구 회장이 65세가 되는 2009년에 회장직을 4남인 찬구(58)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에게 넘겨줄지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대부분의 그룹 관계자들은 박 회장이 동생 찬구 부회장에게 회장직을 이양하는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10대 기업으로 키워내 성용 명예회장은 박인천 창업회장의 49재를 지낸 1984년 8월3일 제2대 그룹 회장으로 조용히 취임했다. 선친이 타계한 지 얼마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성격대로 요란한 취임행사나 이미지 구축을 위한 경영전략 발표도 일절 갖지 않았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했던 박 명예회장은 일찍부터 그룹 경영을 자문해 왔다. 그러다가 1973년 10월 부친의 ‘명령’에 따라 교단을 떠나 금호실업 사장으로 본격적인 경영참여를 시작했다. 이후 1979년 10월 그룹 부회장을 거쳐 10년만에 그룹 총수를 맡게 된 것이다. 성용 회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경영이론에 밝은 ‘총수’였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버클리대에서 조교수로 일했다. 당시 3회 이상 논문 게재시 노벨상 수상도 가능하다던 세계적인 논문 권위지인 ‘인터내셔널 이코노믹 리뷰’에 두 차례에 걸쳐 논문이 실리는 등 미국에서 계량경제학자로 왕성한 연구활동을 벌였다. 그러다가 박정희 대통령 당시 해외 고급두뇌 유치정책에 따라 1968년 귀국행 보따리를 쌌다. 성용 회장은 부친의 권유로 정부에 몸담게 된다. 창업주 회장이 버스조합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요금인상 문제로 당시 알고 지내던 이후락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학렬 경제수석을 만나 성용 회장을 소개했고 그 자리에서 비서관으로 채용케 했다. 그는 대통령 경제비서관, 부총리 특별보좌관으로 재직하다 1971년 평소 원해 왔던 학계로 다시 옮겼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며 부총리를 지낸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 전 부총리 등과 함께 경제학계의 탄탄한 학맥인 ‘서강학파’를 형성했다. 이 때 교단에서 만난 제자들을 회사에 입사시키기도 했다. 박상환 금호생명 부사장 등이 박 명예회장의 ‘애제자’들이다. 이러한 박 명예회장의 독특한 경력은 당시 재계의 2세 경영인 중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아웃사이더’로서의 삶이 오히려 그룹을 경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는 광범위한 인맥들을 형성했다. 그러나 박 명예회장이 취임한 1984년 그룹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1980년 초 일어난 삼양타이어 분리파동과 때마침 불어닥친 경기불황의 여파 때문이었다. 그는 경제이론의 대가로서 현실 경영인으로서는 결심하기 힘든 단안을 내린다. 한보철강의 전신인 극동철강과 금호섬유를 매각하고, 삼양타이어와 금호실업을 통합해 상호를 ㈜금호로 바꿨다. 흑자기업인 광주고속은 금호건설을 합병했고, 금호화학과 한국합성고무를 합쳐 금호석유화학으로 재탄생시켰다. 취임 당시 9개사인 계열사를 4개로 줄이고, 비주력부문을 과감히 매각하는 등 경영내실화에 박차를 가했다. 또 석유화학분야를 그룹 주력 업종으로 성장시켰다. 당시에는 ‘구조조정’이라는 말 대신 ‘합리화’라는 표현을 썼다. 박 명예회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한국경제의 최대 화두였던 구조조정의 선구자인 셈이다. 박 명예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출범시키면서 취임 당시 6900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을 1995년 4조원대로 끌어올리는 등 금호아시아나를 국내 10대 그룹 반열에 올려놓았다. ●두 세발 먼저 앞서간 이상적인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현실에 치우치기보다는 이상적인 경영관을 실현하려고 애썼다. 지금은 누구나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가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예상을 했고, 집앞까지 배달해 주는 택배회사의 성공을 예견했다. 장성지 금호아시아나그룹 상무는 “명예회장님이 1990년대 초반에 이미 인터넷을 능수능란하게 다뤄 임원들에게 이메일로 지시사항을 보내놓고 답신 시간을 일일이 확인하셨다.”면서 “어떤 전자서류는 새벽 2,3시에도 결재하셨다.”고 회고했다. 박 명예회장의 이상적인 경영스타일은 음악, 미술 등 문화사업으로 이어졌다.1990년 금호 현악4중주단을 창단하고, 고가의 세계적인 명품 고악기를 사들여 한국을 빛낼 가능성이 높은 연주자에게 무상으로 대여해줬다. 비수익사업에 힘을 쏟는 박 명예회장의 경영스타일에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그는 “우리 기업도 미국의 카네기재단이나 일본의 소니그룹처럼 사회문화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당장은 돈이 부담스럽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룹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박 명예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난 뒤 1998년 예술의전당 이사장과 2002년 통영 국제음악제 이사장을 맡는 등 문화·예술 사업에 전념했다. 199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2002년에는 기업메세나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박 명예회장의 예술사랑 덕분에 지난 5월 장례식에서는 예술인들이 그의 죽음을 누구보다 더 애통해 했다. 박 명예회장의 친구인 이승윤 전 부총리는 “박 회장은 단순히 선친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2세 기업인이 아니라 전문지식을 지닌 뛰어난 전문경영인이었다.”고 회고했다. ●발로 뛰는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1993년부터 동생 고 박정구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명예회장은 “미국 CEO들은 환갑만 지나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며 동생에게 총수직을 맡아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다. 형의 요구를 고사하던 정구 회장은 1996년 그룹 창사 50주년이 되는 해 박 명예회장이 “65세에 회장직을 물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히자 회장직에 올랐다. 순조로운 경영권 이양에 대한 보답 차원이었는지는 몰라도 정구 회장의 형에 대한 예우는 남달랐다. 성용 명예회장은 그룹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문화·예술 사업 등 이상적인 아이디어를 곧잘 제기했다. 수요와 공급 원칙에 철저히 따르는 동생 정구 회장으로선 형의 제안이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시죠.”라며 무조건 따랐다. 그러나 정구 회장은 형과는 사뭇 다른 경영스타일을 보였다. 경제 이론을 중요시했던 형과 달리 본능적인 감각과 불도저식 추진력을 발휘하는 현장중심의 경영방식을 택했다. 이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자마자 22세에 광주여객 영업과장으로 회사에 몸 담으며 철저히 경영수업을 받아온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정구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아주생명을 인수, 금호생명으로 변경해 보험업에 진출했다. 강원 설악과 전남 화순, 경남 충무, 제주 남원에 잇달아 콘도를 개장, 미래의 유망분야인 관광·레저사업 부문을 확대했다. 정구 회장이 재임때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중국 진출이었다. 항공·타이어·고속버스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했다. 정구 회장의 불도저식 경영은 1997년 이후 IMF 위기에서도 발휘됐다. 계열사간 합병·지분매각·청산 등을 통해 한계사업과 비주력사업부문을 과감히 접었다.1997년 당시 32개였던 계열사를 2001년 15개로 축소했다. 자본유치, 부동산 및 유가증권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97년 말 966%에 달했던 그룹 부채비율을 2001년 말 360%로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시켰다. 대부분의 그룹 임직원들은 3대 정구 회장이 풍부한 경험과 의리를 앞세우며 선 굵은 경영을 펼쳤던 경영인으로 기억하고 있다. ‘폭탄주’를 즐기던 정구 회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IMF 파고를 넘었지만 2002년 폐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셋째아들 정구 회장에 이어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5남3녀중에서도 아버지 박인천 회장을 가장 닮은 아들로 꼽힌다. 수리에 밝고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나이에 비해 생각하는 것이 젊어 ‘영원한 39(삼구)세’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높은 결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해 한번 결정하면 물러서지 않는 원칙론자이기도 하다. 이런 그의 성격은 그룹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내는 업적을 이뤄냈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약관 22세의 나이에 한국합성고무를 차릴 정도로 경영인으로서의 ‘끼’를 발휘했다. 그룹 총수이면서도 재무·관리·세무회계 등에 정통해 그룹의 세세한 재무상태까지도 훤히 꿰고 있다. 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고문은 “회장님이 업무면에서는 섬세하고 치밀해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지만 형님들을 모시거나 동생들을 보살피는 데는 넓은 포용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형들을 생각하는 박 회장의 정성은 극진했다.2004년 박성용 명예회장이 세계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한 공로로 독일의 몽블랑 문화재단으로부터 ‘몽블랑 예술후원자상’을 받자 밤 11시에 형에게 달려가 깜짝 축하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웬만한 주요 행사에는 바로 아래 동생인 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을 반드시 동행토록 해 사소한 의사결정때도 동생의 의견을 듣는다. 삼구 회장은 잔정이 많다는 게 그룹 임직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1998년 당시 아시아나 사장이던 삼구 회장은 IMF를 맞아 전년도 입사자들이 1년간 무급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는 행사장에서 5분간 말을 잇지 못하고 계속 눈물만 흘린 사실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그룹 제2의 중흥기 맞아 2002년 9월2일에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IMF 이후 2004년까지 4조 9961억원의 구조조정 실적을 이뤄내는 자구노력으로 기업을 회생시켰다. 이 구조조정 기간에 공적자금을 지원받지 않고, 직원 감축없이 그룹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004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액 8조 5447억원, 경상이익 8140억원을 달성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항공·고속 등 운수분야와 타이어, 석유화학 계열, 관광·레저, 금융 등의 기존 사업분야는 경영합리화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물류·레저사업을 상호 연계,2010년까지 재계 5위에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뒤에서 묵묵히 보좌하는 4남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은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 통계학과를 졸업해 수치에 밝고 경제의 맥을 잘 짚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혹시 형인 삼구 회장에게 누가될까봐 뒤에서 묵묵히 돕고 있다. 전공을 살려 회사내의 재무상황을 꼼꼼히 챙기고 재무구조 개선에 앞장서 왔다. 찬구 부회장은 지난 1992년부터 2003년까지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는 비전경영실의 사장을 겸직하며 그룹에서 추진되고 있는 구조조정 사안들을 일일이 챙겼다. 그는 유연한 조직체계 및 관리체계를 구축해 금호석유화학을 합성고무부문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1위, 세계 4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문 CEO 아시아나항공 박찬법(60) 사장은 2001년 1월 대표이사직에 취임해 대규모 흑자 전환, 세계 최대의 항공제휴망인 ‘스타얼라이언스’ 가입 등의 성과를 올렸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있다. 금호타이어 오세철(58) 사장은 1974년 금호타이어 입사 후 연구·생산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 출신이다.‘현장중시’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신훈(60) 사장은 지난 2002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2004년 상장사 중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이뤄냈다. 금호산업 고속사업부 이원태(60) 사장은 그룹내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로 통한다.1993년부터 금호아시아나의 중국사업 전진기지인 북경대표처에서 근무하며 타이어, 항공, 고속 등 그룹의 중국 진출을 이끌었다. 금호석유화학 김흥기(59) 사장은 1973년 금호석유화학의 전신인 한국합성고무에 입사한 뒤 재무담당임원을 두루 거친 그룹내 재무전문가다. 금호피앤비화학 류명렬(59) 사장은 비상경영을 통한 획기적인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연속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흑자로 전환시켰다. 금호폴리켐 기옥(56) 사장은 재무통으로 금호타이어 경리부에서 출발해 회장부속실 근무중 아시아나항공 설립과 함께 직원 1호로 발탁되기도 했다. 금호미쓰이화학 김성기(61) 사장은 오랜 기간 미국 법인과 금호 미국 현지법인에서 수출·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미국 전문가다. 금호렌터카 김성산(59) 사장은 1960년 광주고속에 입사하여 40년간 장기근속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산증인이다. 금호페이퍼텍 이삼섭(55) 사장은 종합무역상사인 금호실업에 입사, 금호건설을 거친 후 비전경영실부사장을 지냈다. 타이어, 항공, 고속, 건설, 화학 등 그룹 전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아시아나IDT 박근식(59) 사장은 IT출신이 아니지만 2003년부터 그룹 IT전문회사인 아시아나IDT대표를 맡고 있다. 사이버대학 IT관련 학과에 다니는 노력 끝에 전문가를 능가하는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복합물류 김종호(57) 사장은 외국어에 능통해 해외영업을 총괄하는 등 타이어 해외수출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인천공항에너지 류병률(59)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서울지점장과 여객담당 임원 등 영업에서만 10년이상 근무한 영업통이다. 금호생명 박병욱(58) 사장은 한양대에서 ‘회사 시책이 보험설계사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이론과 실무에 능한 수재형 CEO다. 금호종금 이기수(56) 사장은 30여년간 경리·자금분야에서 실무와 관리능력을 인정받았다. 아시아나CC 김창규(52) 대표이사 상무는 금호산업 레저사업부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그룹 전략경영본부 오남수(57) 사장은 현재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고 있는 그룹 전략경영본부의 실무 총괄 책임자다.1997년 시작한 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에 줄곧 몸담아 왔다. 재계에서 손꼽히는 와인 애호가 및 전문가로 최근에는 ‘어너더 와인, 어너더 테이스트(Another Wine,Another Taste)’란 제목의 와인 가이드 포켓북을 발간하기도 했다 jrlee@seoul.co.kr ■ 재벌 혼맥의 허브… 삼성·LG등 사돈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와 2세인 5남3녀는 자식들의 혼사에 각별히 신경써 화려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가(家)는 2,3세들의 혼인을 통해 삼성,LG, 대우, 대상그룹과 사돈을 맺는 등 ‘재벌가 혼맥의 허브’로 부상했다. 박 창업주 회장의 장남인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아들 재영(35)씨를 구자훈 LG화재 회장 3녀인 문정(30)씨와 결혼시켰다. 재영씨의 장인인 구자훈(58) 회장은 구인회 회장의 손밑 동생 철회(75년 작고)씨의 3남이다. 박 명예회장과 구 회장이 자식들의 혼사로 인해 ‘사돈’ 관계를 맺게 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가의 장손인 재영씨의 처고모부인 박용훈(63)씨는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두산그룹과도 혼맥으로 연결돼 재계 명문가의 위상을 이어갔다. 박 부회장은 박우병 전 두산산업 사장의 장남이다. 2남 정구 회장의 장녀 은형(35)씨도 김우중 전 회장의 차남 김선협(36·포천아도니스CC 사장)씨와 혼인해 일가를 이뤘다. 금호아시아나가의 혼맥은 뭐니뭐니해도 3녀 현주(52)씨를 통해 빛을 발한다. 현주씨는 임창욱(56) 대상그룹 명예회장에게 시집갔다. 또 큰 딸인 임세령(28)씨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37) 삼성전자 상무와 결혼시켰다. 세령씨와 이재용 상무간의 결혼은 호남 집안인 금호아시아나가와 대상그룹, 영남집안인 삼성가가 사돈을 맺었다는 점에서 재계의 화제가 됐다. 또한 ‘미원-미풍 전쟁’을 벌였던 삼성과 대상그룹이 혼맥으로 합쳐졌다는 점에서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세령씨는 시어머니인 홍라희(60) 여사가 보광그룹의 장녀여서 홍석현(52) 전 중앙일보 회장과 홍석규(49) 보광그룹 회장을 시외삼촌으로 모시고 있다. 특히 박현주씨는 금호아시아나가가 남자들에게만 지분을 상속한다는 대원칙을 고수해 친정에서는 경영참가가 원천 봉쇄됐었다. 하지만 결혼 이후 전문 경영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박씨는 대상그룹 계열인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대표로 활발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어 9월13일 대상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 등기임원에 선임될 예정이다. 옥중에 있는 남편 대신 시댁의 회사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쏠리고 있다. jrlee@seoul.co.kr ■ 3대째 이어지는 원칙금호아시아나그룹의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장자승계 원칙이 일반적인 다른 그룹과 달리 창업 2세 가구별로 똑같은 지분을 확보, 경영권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고 박성용 명예회장 등 금호 경영에 참여한 4형제는 공교롭게도 아들을 1명씩 두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4일 고 박 명예회장이 보유해온 계열사 지분 전량을 장남인 재영(35)씨가 상속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박성용-정구-삼구-찬구로 이어져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경영 체제가 3세에서도 이어질 수 있는 틀이 마련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분구조는 특이하다.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을 기준으로 창업 2∼3세들의 지분구조가 9.24%로 똑같다.2세 경영인 중 회사 경영과 무관한 5남 종구(국무총리실 경제조정관)씨를 빼고는 4명의 형제가 동일한 지분을 갖고 있다. 2세들이 작고하면 이 지분은 고스란히 3세 경영인들에게 상속돼 지분구조를 둘러싼 분란이 생길 틈이 없다. 재영씨는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의 보통주 136만 2512주와 우선주 8만 3251주, 금호산업의 보통주 35만 5000주, 금호종합금융의 보통주 3만 9070주, 금호페이퍼텍의 보통주 2585주와 우선주 4만 1087주를 받았다. 이로써 재영씨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9.24%를 소유하게 됐다.2002년 작고한 정구 회장의 장남 철완(27)씨도 부친 지분 9.24%를 그대로 상속받았다. 이로써 사촌지간인 재영씨와 철완씨는 나란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주주로 떠올랐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의 최대 주주는 자사주 19.8%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고 재영, 철완씨는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이들은 금호산업과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똑같이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 지분은 42.49%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 최대 주주로 있으며 재영, 철완씨가 1.87%씩 갖고 있다. 두 사람은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1%씩 보유했다. 이처럼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창업 2세 형제들이 그룹 지분을 똑같이 나눠 갖고 형제경영을 하는 것처럼 3세도 이같은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뜻에서다. 금호아시아나가(家) 3세들의 경영참여 시점도 관심거리다. 재영씨는 미국 LA에서 경영과는 동떨어진 영화 공부를 하고 있고, 철완씨는 국내에 있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쌓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는 “재영씨와 철완씨가 지분 승계로 대주주가 됐지만 당분간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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