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채무 조정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람세스 2세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수익 배분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수출 지원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소비 촉진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406
  • [데스크시각] ‘작은 정부’를 지향하라/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지금 세계는 ‘살빼기’ 전쟁이 한창이다. 세계 일류를 자부해온 정부나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도 여기에 적극 가세하고 있다. 몸집을 줄여야만 보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원’ 정책이 시대 흐름과는 맞을 듯하다. 눈을 밖으로 돌려보자. 전후 경제부흥을 이끌어온 일본 정부도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이른바 고이즈미식 ‘공무원 개혁’이다. 향후 5년 동안 국가공무원 정원을 10%(3만 3230명) 줄여,GDP대비 공무원 인건비 비중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게 골자다. 아울러 신분보장 철폐, 공무원 연금 개혁 추진 등으로 그들의 기득권을 점차 압박해 들어가고 있다.‘작은 정부’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셈이다. 이 같은 고이즈미 개혁의 속뜻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몸집이 커져 1990년대 이후 사회보장은 물론, 경기 부양까지 도맡게 되다 보니 정부 빚만도 774조엔(중앙·지방정부 채무기준)까지 늘게 돼 결국 ‘파산위기’에 내몰리게 된 것이다. 구조조정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일본·독일 등 글로벌 기업들의 감원 전쟁은 더욱 치열하다. 일본 3위 전자업체인 산요가 얼마 전 전체직원의 15%인 1만 4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1위 전자업체 소니가 발표했던 1만명(6.6%) 감원계획이 오히려 왜소해 보일 정도라고 한 외신은 전했다. 이밖에 미국 IBM 1만 3000명(4%),GM 2만 5000명(16%),HP 1만 4500명(10%), 코닥 2만 5000명(30%), 델타항공 9000명(17%), 다임러크라이슬러 메르세데스자동차그룹 8500명(9%)을 감축하겠다고 각각 발표했다. 감원태풍이 지구촌을 강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이제 우리나라의 상황을 냉철히 살펴보자. 우선 사회전반의 개혁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다짐한 정부조직이 과연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지 정밀 진단할 필요가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펴낸 자료에 따르면 참여정부 들어 5차례에 걸친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직제 개정만 377차례 이뤄졌다. 그 결과 지난 7월까지 공무원은 2만 3000여명 늘어났고, 같은 기간 1조 2706억원의 인건비가 당초 예산안보다 초과 지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에도 수천명 늘어날 예정이어서 정부는 더욱 비대해진다. 그동안 참여정부의 업적과 공무원 증원을 대비시켜 보자. 분명 공무원 사회도 많이 변했다. 각 부처가 혁신에 앞장서고 있고, 일부는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증원만큼 효율성을 가져오고, 국민들에게 편익을 제공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그것은 국민들이 판단할 몫이다. 또 늘어난 공무원의 인건비 충당은 어려운 경제상황에 놓인 국민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부담만 늘려주는 격 아니겠는가. 이런 점에서 공무원 연금문제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올 한해 공무원연금 적자규모가 7330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적자규모는 해마다 늘어 2010년 2조 7930억원,2020년에는 13조 81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누가 이 적자를 메우겠는가. 모두 국민의 알토란 같은 세금으로 충당해줘야 할 판이다. 공무원 수가 늘어날수록 국민부담은 그만큼 커진다. 일본 정부가 공무원 연금 특권을 폐지하고 일반 봉급자 수준의 연금을 부여하기로 한 것도 원려(遠慮)하기 바란다. 우리 공직사회가 진정 변하려면 구성원인 공무원의 의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이전에는 기구와 인원을 늘리고 예산을 많이 따오는 장관을 ‘최고’로 평가했다. 또 해당 장관들도 그것을 자신의 업적으로 자랑스럽게 늘어놓곤 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기구 통폐합을 통해 인원을 축소 조정하고, 대신 효율을 극대화하는 리더가 존경받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현재 각 부처에서 도입했거나 도입 예정인 팀제가 정착되면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본다. 무늬만 팀제가 돼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작은 정부’는 시대의 대세다. 국가의 주인인 국민에게 거꾸로 가는 인상을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poongynn@seoul.co.kr
  • 배드뱅크 이용자들 절반이상 효과못봐

    금융채무 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 구제를 위한 신용회복 프로그램의 실효성 문제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개인 워크아웃과 배드뱅크 신청자 중 절반이 중도 탈락했거나 연체중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본부는 11일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과 자산관리공사가 진행하는 배드뱅크를 통해 빚을 갚는 신용불량자 103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실효(탈락)했거나 연체 중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워크아웃 이용자 90명 가운데 31명이 3회 이상 연체로 탈락했고,1회 이상 연체했거나 재조정 중인 채무자도 12명이나 됐다. 반면 10회 이상 꾸준하게 낸 채무자는 26명에 불과했다. 배드뱅크를 통해 채무 조정을 받은 13명 가운데 10회 이상 납부한 채무자는 5명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연체 중이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내년 한국 성장률 4.9%”

    “내년 한국 성장률 4.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정책(콜)금리 수준과 관련,“한국은행은 저금리 기조를 통해 수요를 뒷받침해 왔으나 그 효과는 원화가치 절상으로 부분적으로 상쇄됐다.”면서 “총수요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정책 권고를 했다. 또 “한국은 최근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중장기 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적절한 거시경제정책, 재정의 효율성 제고, 노동·기업·금융 부문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4.9%로 전망했다. OECD는 5일 발표한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내수 회복세 등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재정투입은 불필요하며 2009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하는 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적자재정 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종합투자계획(BTL)에 대해서도 “BTL이 경기부양정책으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 지출과 불확정 채무를 통제할 수 있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OECD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자본이득세(양도소득세) 조정, 자산거래세(취득·등록세) 인하,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을 주문했다. 보고서는 “부동산 값이 올라 부(富)의 분배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양도세 조정 등을 통해 다뤄야 한다.”면서 “자산거래에 대한 높은 세율(취득·등록세)은 내리고 보유세율은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OECD는 “현 수준의 보험료와 급여 수준으로는 국민연금 기금이 2036년에 적자로 전환되고 2047년에 고갈될 것”이라면서 “보험료·급여 수준을 빨리 조정하고 현재의 공적부조제도를 기초연금 제도로 점진적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신불자 채무탕감” “금융질서에 위배”

    “신불자 채무탕감” “금융질서에 위배”

    금융채무 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 구제를 위한 신용회복 프로그램의 실효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등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과 배드뱅크 참가자들의 연체율이 갈수록 높아져 결국에는 참여자 전원이 탈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신용회복위와 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1차 배드뱅크인 한마음금융은 침묵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반론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연체율 악화는 엄연한 사실 신용회복위와 한마음금융은 그동안 “빚을 갚는 사람들까지 흔들릴 수 있다.”며 프로그램의 중도 탈락률 공개를 꺼려왔다. 그러나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원들의 자료요청이 쇄도해 어쩔 수 없이 자료를 공개하게 됐다. 공개 결과 신용회복위의 중도 탈락자 비율은 지난해 말 6.9%에서 올해 8월 현재 12.4%로 높아졌음이 드러났다. 신용회복위를 통해 채무조정을 받은 뒤 빚을 갚아 나가는 45만 8270명 가운데 5만 6666명이 포기했다. 배드뱅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올해부터 8년간 원금을 갚는 균등형 방식 참가자(15만 9722명)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로 탈락한 사람은 올해 2월 7.2%(1만 1715명)에서 5월 15.1%(2만 4190명),8월 21.3%(3만 4002명)로 급증했다.3개월 미만 연체자는 8월 현재 4만 5000여명에 이르러 탈락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채무 탕감해야” VS “금융질서 무너뜨린다” 심 의원을 비롯해 실효성 문제를 제기한 국회의원들은 “신용회복에 참가한 사람들 대부분은 적절한 소득이 없어 자력으로 신용불량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현재 추세대로 탈락률이 높아지면 결국에는 ‘돌고 돌아’ 모든 참가자들이 다시 신불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배드뱅크나 신용회복위는 채권단 중심으로 꾸려진 민간기구이기 때문에 또 하나의 ‘추심 기구’에 불과하다.”면서 “정부가 책임지는 공적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결국 신용불량자 문제가 상당 부분 카드사 등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대출에서 생긴 만큼 사회 전체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 차원에서 연체금 상환을 면제해줘야 한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신용회복위와 한마음금융은 “현재의 프로그램이 결코 겉돌고 있지 않다.”고 항변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신용불량자들은 애초부터 채무 상환능력이 좋지 않은 데다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탈락자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최근 많은 참가자들이 법원의 개인파산 등으로 이동해 탈락률이 높아진 측면도 있으며, 한두 달 연체한 뒤 다시 프로그램에 합류하는 사람도 있다는 주장이다. 한마음금융 김양택 부장은 “배드뱅크의 특징은 8년에 걸친 장기 분할상환구조로 참가자들의 월 평균 분할상환금은 11만원이고, 이에 대한 연체이자부담은 월 995원에 불과하다.”면서 “참가자들의 월 평균 소득이 150여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모두 다 탈락할 것이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용회복위 한복환 사무국장도 “탈락률이 높아진다는 점만 부각시키면 현재 충실하게 빚을 갚는 것을 이행하는 사람의 탈락까지 부추길 수 있다.”면서 “일부 의원들의 주장대로 채무를 모두 탕감해 주면 채무자들 사이에 형평성이 문제가 되고, 결국에는 금융질서가 무너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350여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 중 대부분은 신용회복위나 배드뱅크에조차 참여하지 못하는 나쁜 상황”이라면서 “신불자들의 갚을 능력을 고려해 신용회복기구를 통한 채무 상환과 법원 파산을 통한 탕감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내 찐빵은 희망 키우는 보름달”

    “내 찐빵은 희망 키우는 보름달”

    “눈물겹도록 풍성한 추석입니다.” 교통 체증이 심한 경부고속도로를 피해 1번 국도를 타고 오산을 지나 평택 쪽으로 달리다 보면 하북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 왼쪽에는 노란색 간판의 ‘안흥찐빵’이 있다. 이 가게의 빵에는 신용불량자의 희망이 담겨 있다. 빵집 ‘사장님’ 곽영기(43)씨는 아직 신용카드 한 장 발급받을 수 없는 신용불량자이다. 그러나 곽씨의 얼굴에는 근심이 없다.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연 빵집의 매출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0여년간 밤낮없이 빚 독촉에 시달리느라 명절다운 명절을 보낸 적이 없는 곽씨는 15일 “이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추석을 맞기는 초등학교 때 이후 처음”이라며 선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곽씨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지난 1994년.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건축자재용 실리콘 판매대리점을 차렸지만 거래업체들이 물품 대금을 주지 않고 잠적하는 바람에 부도를 내고 말았다. 어렵사리 장만했던 아파트마저 경매처분됐다. 실의에 빠진 곽씨는 아내와 두 자식을 남겨놓은 채 지방 공사현장을 전전했다. 양계장에서 머슴처럼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1억원이 넘는 빚을 갚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내 안은자(33)씨는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남편의 빈 자리를 메웠다.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유혹까지 느꼈다.”는 곽씨는 1998년 가스사업자를 상대로 기자재를 판매하는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3000만원의 빚만 더 지고 말았다. 사채 600만원을 끌어 썼다가 급기야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이런 곽씨에게 지난 6월 마지막 기회가 왔다. 우리은행이 부채를 갚지 못하는 영세자영업자들을 엄선해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창업자금대출 대상자로 선택된 것이다. 2000만원을 손에 쥔 곽씨는 고심 끝에 창업 아이템을 찐빵으로 정하고, 한 달 동안 경기도 일대를 샅샅이 물색한 끝에 하북삼거리에 가게를 차렸다.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려 빵을 사갈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했다. 교통체증에 지친 운전자들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이 빵집을 좀처럼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지난달 10일 개업한 이후 곽씨 부부는 하루에 1000여개의 빵을 팔고 있다. 지난 한 달간의 매출액은 1800여만원이었고, 이 가운데 400여만원이 순이익으로 돌아왔다. 자영업에 뛰어든지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맛보는 ‘흑자 경영’이다.‘찐빵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는 것도 곽씨에게는 또다른 희망이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밟고 있는 곽씨는 현재 한 달에 120만원 정도를 빚을 갚는 데 지출한다. 곽씨는 “이런 추세라면 다음달부터는 조금이나 저축할 수 있고,2년 뒤에는 모든 빚을 청산할 것 같다.”면서 “이제서야 환한 세상에서 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곽씨는 귀성·귀경객들에게 빵을 팔기 위해 추석 당일에만 가게 문을 닫을 생각이다. 보름달처럼 둥근 찐빵을 건네는 곽씨 부부의 얼굴이 그 누구보다도 행복해 보인다. 오산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가계빚 500조 ‘엇갈린 해석’

    가계빚 500조 ‘엇갈린 해석’

    ‘위기냐, 안정화 국면이냐.’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한 자료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가계빚이 지난 6월 말 현재 무려 494조원이나 된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가계빚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빚을 내 집도 사고 신용카드로 긁은 돈도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대로 가면 9월 말에는 가계빚이 500조원을 가볍게 돌파할 것이 확실시 된다. 가구당 빚으로 따지면 지난해 하반기에 이미 3000만원을 넘어섰다.6월 말 기준으로는 3100만원을 돌파했다. 전체 가계빚 494조원을 지난해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총 가구수인 1553만 9000가구로 나누어 계산한 수치다. 수치로만 보면 경기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해석하는 게 타당할 듯싶다.‘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나온 이후 시기가 문제이지, 금리인상이 머지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가계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전체 가계대출의 46%로 214조원이나 된다. 시장금리가 1%포인트만 오른다고 쳐도 연간 대출이자 부담만 2조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여기에다 올 2·4분기 실질국민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빚은 늘어나고, 이자부담마저 커진다면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더 힘겨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가계빚 증가는 추세로만 보면 오히려 안정국면에 접어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2003년 ‘카드대란’이 터지기 전인 1999∼2002년까지 4년간은 가계빚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증가율은 1999년 전년말 대비 16.5%를 기록한 뒤 2000년에는 24.7%,2001년에는 28%,2002년에는 28.5%를 기록했다. 그러던 것이 2003년에는 1.9%,2004년에는 6.1%로 안정세를 보이다 올들어 1·4분기엔 전기대비 0.6%,2·4분기는 3.4%를 기록했다. 가계빚만 놓고 보면,2003∼2004년 2년간 조정국면을 거친 후 안정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국민들이 조정기간 동안 악성채무를 정리하고, 수용가능한 범위의 빚만 지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통상,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9%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신용 증가율도 9∼10% 안팎이 바람직한데 올해의 경우, 그 정도의 증가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5일 “경제가 성장하면 경제주체인 가계의 빚도 이에 비례해서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올 2분기까지 통계로만 보면 가계의 채무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안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내놓은 ‘가계부채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가계 부채가 급격히 불어난 것은 부동산 가격의 급등 탓”이라고 주장했다.2003년 신용카드 과다 사용으로 불거진 ‘플라스틱 버블’이 부동산발(發) 가계부채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보고서는 가계대출과 주택가격, 대출금리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이로 인해 가계 대출이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금리 하락이 2∼3분기 시차를 두고 가계 대출을 증가시키고, 이것이 집값 상승을 부르며, 집값 상승은 다시 가계 대출의 증가를 초래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금융권이 기업들의 대출 수요 감소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주택담보대출 등에 주력한 점을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꼽았다. 김성수 김경두기자 sskim@seoul.co.kr
  • ‘신용구제책’ 효과 논란

    ‘신용구제책’ 효과 논란

    신용불량자들의 ‘도덕적 해이’인가, 아니면 은행들의 구제책에 문제가 있는 건가. 시중은행들이 신용정보관리대상자(옛 신용불량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채무 탕감 등의 구제책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으나 이렇다 할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신한, 하나, 조흥, 농협 등 금융기관들은 최근 500만원 이하의 빚을 갚지 못해 신용정보관리대상자가 된 단독채무자들이 사회·농촌봉사활동을 하거나 직업훈련 기관에서 기술 교육을 받으면 빚을 탕감해주는 구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신불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은행들은 “힘든 일을 하기 싫어하는 신불자들의 자세가 문제”라고 꼬집고 있다. 반면 신불자들은 “절박한 생계를 고려하지 않은 생색내기용 대책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은행선 “채무자 도덕적 해이” 주장 신불자 구제책을 맨 먼저 내놓은 곳은 신한은행이다. 이 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500만원 이하의 빚을 진 단독채무자가 사회봉사를 하면 1시간에 2만원씩 채무를 탕감해 주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해당 신불자는 1000여명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구제받은 사람은 38명에 그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대출 원금이 500만원 이하인 단독 채무자들이 직업훈련기관에서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 월 200만원씩 탕감해 주고, 사회봉사활동을 해도 시간당 2만원씩 깎아주는 ‘뉴 신용회복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상자 4500여명 가운데 직업훈련에 1명, 봉사활동에 2명이 참가하고 있을 뿐이다. 조흥은행도 지난 17일부터 하나은행과 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나 신청자는 3명뿐이다. 농협은 지난 26일부터 농촌봉사활동을 하면 시간당 3만원씩 빚을 탕감해주는 대책을 마련했다. 제도를 도입한 지 며칠밖에 안 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다른 은행들의 전례로 볼 때 큰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융기관들이 이처럼 단독 소액 신불자들에게 혜택을 베푸는 것은 명분과 실리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해당 신불자들의 채권은 추심을 포기한 상각채권으로 재무제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계속 신용관리대상자로 묶어 두는 것보다는 봉사활동 등을 통해 신용을 회복시켜 주는 게 은행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 더욱이 이들이 신용을 회복한 뒤 다시 정상 고객으로 돌아온다면 실리까지 챙길 수 있다. ●채무자는 “은행의 생색내기 대책” 반박 신불자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에 대해 은행들은 ‘의지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우편이나 전화로 참여를 독려해도 시큰둥한 반응이라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대상자들에게 전화 통화를 시도한 결과, 연락 자체가 불가능한 신불자가 85%에 이르렀고, 연결된 사람들 중에서도 대부분이 육체노동에 부담을 느껴 참여를 포기했다.”면서 “묵묵히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나은행 관계자 역시 “우편과 전화를 통한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예상만큼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서 “나름대로 사정은 있겠지만 신용회복에 더없이 좋은 기회를 외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용불량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봉사활동이나 교육훈련에 참가하고 싶어도 당장 생계가 막막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직업훈련 과정을 이수하려면 6개월∼1년 동안은 해당 기관에 입소해야 한다. 또 300만원의 연체대출금이 있는 신불자가 시간당 2만원씩 탕감해주는 사회봉사 활동을 할 경우 150시간을 채워야 한다. 농협의 신용정보관리대상자인 김모(37)씨는 “오랫동안 연체한 농협 빚 400만원 때문에 신불자로 전락했지만 추심 단계에 있는 다른 은행의 빚도 900만원이나 된다.”면서 “매일 막노동을 하며 빚을 갚아 나가고 있기 때문에 농촌봉사활동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신불자들의 개인파산 등을 돕고 있는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는 최근 논평을 내고 “법원이 죄질이 가벼운 사람을 처벌하는 수단인 사회봉사를 채권기관이 모방하는 것은 신용불량자들을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신용회복위원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제각각 구제책을 내놓기보다는 신용회복위나 배드뱅크 등 채무조정 기관들과 협의해 좀더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노숙자를 다시 건강한 사회인으로

    경기도는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근로임금을 지급하고 신용회복을 통해 정상인으로 사회에 복귀시키는 ‘Re-start(다시 시작)프로그램’을 8일부터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노숙인 적극 파악 ▲노숙인 쉼터 제공 ▲자활사업 기관 등에 일자리 제공 ▲근로수익금 통장적립 ▲신용회복위원회의 협의를 통한 신용회복 ▲최저생활보장을 통한 정상인 복귀 등 6단계로 노숙인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도는 이에 따라 수원지역 쉼터에서 생활하는 노숙인 46명을 대상으로 수원시 수원자활교육센터에 ‘노숙인 자활대학’을 열고 자아찾기, 문화체험 등 자활의지를 높이는 프로그램을 내달 2일까지 운영한다. 이 대학을 수료한 노숙인들은 도의 Re-start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블라인더 제작, 화초재배, 용역청소사업 등의 일자리에 참여해 월 80여만원의 근로임금을 받게 된다. 도는 또 노숙인들의 신용회복 신청을 대신 해주고 신용회복위원회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노숙인을 위해 개별 금융기관과 채무조정 협의를 통해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채무조정 지원단’을 이달 말까지 구성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Re-start 프로그램은 근로능력과 자활의지가 있는 노숙인들에게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정상복귀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도가 파악하고 있는 도내 노숙인은 수원, 성남, 안양의 쉼터 8곳에 수용된 200여명과 수원역, 의정부역 주변에서 생활하는 70여명 등 총 270여명이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파산재단 채무자도 ‘채무조정’

    파산한 금융기관에 빚을 졌다가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채무자들도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재정경제부는 31일 상호신용금고·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 등의 금융기관 파산재단도 8월1일부터 신용회복위에 가입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파산재단 채무자 17만 4000명은 신용회복위와 약정을 맺으면 원금을 8년간 분할상환하는 조건으로 이자가 면제돼 신용이 회복될 길이 열렸다. 외환위기 이후 파산선고를 받은 금융기관은 457개이며 이 가운데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채무자로부터의 원금상환 등 기존의 재산과 채권을 관리하고 있는 파산재단은 274개에 이른다. 재경부 관계자는 “파산재단 채무자들은 장기간 원금을 갚지 못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상환능력을 잃은 이들로부터 원금을 강제로 회수하기보다는 신용회복위를 통해 채무를 조정해주는 게 채권자 입장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무자들도 이자를 안내고 8년에 걸쳐 원금만 갚는다면 신용회복을 위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그동안 파산재단은 채무자들의 상환능력을 감안해 채무조정을 해준다는 방침이었으나 이자 탕감액이 워낙 커 실제 채무조정 사례는 없다시피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불신 받는 신용회복기구

    불신 받는 신용회복기구

    신용회복위원회와 배드뱅크 등 신용회복기구들이 ‘불신’을 받고 있다. 민주노동당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 기관은 신용회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채권단의 ‘대리인’에 불과하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공제회(이사장 이창복)가 전국적인 신용불량자 조직을 만들어 지원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공제회는 첫번째 사업으로 ‘신용회복 119사업단’을 꾸려 지난 22일부터 매주 금요일 신불자를 대상으로 공개강좌를 열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쏟아지는 가장 큰 비판은 “왜 신용회복 프로그램에서 탈락한 사람들의 숫자를 발표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 신용불량자는 여전히 400만명에 이르는데도 신용회복 신청자 수가 갈수록 주는 것도 신용회복위의 ‘효용’을 의심케 한다.24일 신용회복위에 따르면 신용회복신청자는 지난 4월 2만 3253명으로 연중 최고를 기록한 이후 5월에 1만 9368명으로 준 데 이어 6월에는 1만 7176명으로 또다시 감소했다. ●“신용회복 탈락률 공개하라” 신용회복위원회는 매월 신용회복신청자 추이만 발표할 뿐 연체자나 3회 이상 연체로 회복 프로그램에서 탈락한 사람들, 신용회복에 성공한 사람들의 통계를 발표하고 있지 않다. 신용회복위 관계자는 “위원회가 출범한 지 2년6개월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구한 해석을 낳을 통계는 발표하지 않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노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이선근 본부장은 “신용회복위원회가 실시하고 있는 신불자 채무조정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등을 살피려면 실체적인 통계가 꼭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신용회복위는 국정감사의 피감기관도 아니어서 아무도 자료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도덕적 해이´가 문제? 신용회복위원회가가 지난 3월부터 6개월 일정으로 펼치고 있는 ‘생계형 신불자 대책’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시행 기간의 절반이 지났지만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대상자의 2.5%인 3900여명만이 신용회복을 신청했다. 청년층 신불자도 4500여명만 신청해 대상자의 6.7%에 그치고 있다. 저조한 이유에 대해 신용회복위는 “더 나은 조건의 대책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심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공제회와 민주노동당 등은 “신용회복위원가 주도하는 프로그램이 생계형 신불자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신불자들의 도덕적 해이로 몰고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배드뱅크 연체율도 논란 자산관리공사(CAMCO)가 운영하는 1차 배드뱅크 ‘한마음금융’과 2차 배드뱅크 ‘희망모아’도 불신을 받는다. 한마음금융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2개 이상의 금융회사에 합계 5000만원 이하의 채무가 있는 신불자들로부터 채무조정 신청을 받았고,12월부터 원리금 상환을 받기 시작했다. 자산관리공사가 민노당 심상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원금을 갚아야 하는 참가자 15만 9722명 중 첫달에 4만 4273명이 연체했고,3월에 6만 6338명,5월에 8만 933명이 연체하는 등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 3개월 이상 연체로 중도탈락한 신불자도 5월말 현재 2만 4190명에 이른다.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부실채권을 4∼5%의 싼 가격으로 사들인 뒤 22개 신용정보회사가 추심을 맡는 형식으로 설립된 희망모아 역시 대상자 126만명 가운데 7만 4000여명만이 채무조정을 신청, 기대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한마음금융 관계자는 “채무상태가 열악한 신불자들의 연체율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연체율이나 신청자수만으로 배드뱅크의 효용을 따지는 것은 무리”라고 항변했다. 이어 “연체율이나 탈락률을 더 이상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용회복 119 사업단’ 박홍렬 단장은 “신용회복위원회나 배드뱅크는 금융회사들이 공동출자해 만든 채권추심업체에 불과하다.”면서 “정부는 신불자 정책 방향을 채무자 위주로 전환해야 하며, 무료법률 지원을 통한 법원 파산 등의 공적 회생 제도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지방교육재정 비상] 에어컨 ‘OFF’… 교사 월급도 꿔서 줘

    [지방교육재정 비상] 에어컨 ‘OFF’… 교사 월급도 꿔서 줘

    경기도 포천시 A중학교는 올들어 에어컨을 단 1차례밖에 켜지 않았다. 초여름부터 무더위가 이어져 학생들은 매일같이 “좀 켜달라.”고 호소했지만, 학교측은 에너지 절약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모(25) 교사는 “국민 세금과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학교 살림이 넉넉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요즘에는 재정이 나빠졌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면서 “각종 학교 행사도 예산 사정 때문에 잇따라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B고등학교도 사정은 비슷하다. 냉방을 가동하지 못하다 보니 창문을 열어두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얼마 전에는 학교 근처에서 대형 공사가 시작되면서 극심한 소음까지 더해져 수업 분위기가 엉망이다. 이 학교 2학년에 다니는 아들을 둔 박모(45)씨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 학교가 너무 덥다는 말부터 꺼낸다.”면서 “이런 환경이라면 방학 때 학교에서 보충수업을 시키는 것보다는 시원한 동네 독서실에 보내는 게 낫겠다.”고 꼬집었다. 지방 교육재정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교육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어떻게든 예산을 아껴 보려는 교육당국과 학교의 긴축재정에 애꿎은 학생과 교사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빚내 인건비 지급… 교육사업비는 점점 줄어 교육여건 악화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의 ‘16개 시도교육청 기채현황에 대한 검토보고’에 따르면 총예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서울교육청 18.5%를 비롯해 대전 14.7%, 광주 13.0%, 울산 11.6%, 인천 11.5%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전체 교육예산의 5분의1을 빚을 내 충당하고 있는 셈이다. 연구원이 종류별 기채승인액을 분석한 결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정 이후 시·도에서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 전입금 가운데 5717억여원이 들어오지 않았고, 교육세도 1조 165억여원이 걷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도교육청들은 저마다 긴축재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정해진 예산 내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다 보니 인건비 등 반드시 집행해야 하는 경직성 경비의 비중은 높아지는 반면 실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육사업비의 비중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 교육청의 경우 총예산 대비 인건비의 비중이 지난해 51.6%에서 올해 61.8%로 늘어난 데 반해 교과개발 등에 들어가는 교육사업비는 15.6%에서 7.5%로 반토막이 됐다. 때문에 경기도 교육청은 작년 말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교사들의 봉급·수당 등 인건비 증가분은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인건비를 다 챙기다 보면 시설정비나 교육사업 등 다른 분야에 투입할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지는 탓이었다. 결국 부족한 인건비 4000억원은 은행대출을 받아 지급하고, 빌린 돈은 추가경정예산으로 갚기로 했다. 경기도 교육청의 올해 부채 6312억여원 중 63.3%가 교사들 봉급을 위해 얻은 빚이라는 얘기다. ●교육청, 초중고 운영 모두 위기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도 불안과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C고등학교 국어교사 박모(26)씨는 지난달 봉급에서 평소의 몇배에 이르는 세금이 빠져나간 것을 발견했다. 박씨는 “연말정산금이 나오는 1월과 수당이 지급되는 6월 등 실수령액이 많은 달에 한꺼번에 세금을 공제하고, 나머지 달에서는 한푼도 떼지 않는다.”면서 “학교에서는 교육청이 목돈을 마련해 돈놀이로 이자를 불리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귀띔했다. 최근 경기도의 한 지역교육청의 평가문제 출제에 참여했던 교사는 수당을 받지 못했다. 그는 “교육청에서 주최하는 모의고사나 성취도 평가 등 문제를 출제하면 원래 수당을 지급하는데, 이번 회의에서 장학사가 ‘올해는 예산이 부족하니 나중에 조금만 주겠다. 이번에는 이해하고 수고해 달라.’고 부탁하더라.”고 전했다. 울산시 교육청은 교육재정 확보를 위해 초과근무 수당을 30% 줄이고, 비정규직을 통합관리하는 한편 교육환경 개선사업을 전면 재조정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일선 학교에 내려보내기도 했다. 민노당 정책연구원은 “교육청의 열악한 재정은 초·중·고등학교의 운영상태에 즉각 영향을 미친다.”면서 “각 시도교육청에서도 교육사업 전반에 걸쳐 정상적인 추진이 불가능한 데다 자체 채무상환 능력도 없어 앞으로는 빚을 얻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재정악화 이유 뭔가 지방교육재정이 만신창이가 된 배경의 중심에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있다. 개정법의 골자는 초·중등교육재정을 총액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중앙과 지방교육재정을 단순화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개정법은 중앙정부에서 지원하는 (교원)봉급교부금과 증액교부금을 폐지하는 대신 이를 경상교부금상 교부금에 합쳐 내국세의 19.4%로 유지하도록 했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항목 가운데는 의무교육기관의 교원을 제외한 나머지 교원들의 본봉을 지원하는 봉급전입금 항목은 폐지하고 그만큼 시·도세 총액으로 합쳤다. 문제는 이같은 총액 결정 방식에 대한 검토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서울시교육청 김홍렬 교육위원은 “교부금을 개정하려면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재정의 총액으로 얼마가 적절한지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었어야 했는데 이에 대한 검토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라 개정안을 적용한 첫 해인 올해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은 3조원 이상의 지방채를 발행하는 적자 살림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방교육재정의 경상교부금의 재원이 되는 내국세와 교육세에 대해 교육부가 세수 추정을 잘못한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민주노동당 송경원 정책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교부금법 개정 당시 교육부는 담배가격 인상에 따른 담배소비세 전입금이 늘어나고, 내국세 증가율이 봉급교부금 증가율보다 높기 때문에 재정상황이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난해 교육세 결손액은 7091억원으로 최근 9년 동안 최고를 기록했다.”고 비판했다. 교육부 박동선 교육재정지원과장은 이에 대해 “당시에는 계속되는 불경기와 특소세 인하 등으로 세수가 줄어드는 것을 예상하기 어려웠다.”면서 “형편이 어려우면 긴축재정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교육청이 당장 급하지 않는 곳에 예산을 편성해 돈을 쓰고는 이를 교육부가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를 해결하려면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다른 부처와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의무교육을 둘러싼 교육부와 지자체간의 갈등도 또 다른 원인이다. 올해부터 중학교 의무교육이 전면 실시되면서 지난해까지 중학교 교원 본봉을 부담하던 지자체들이 올해부터는 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자체가 부담하던 봉급전입금은 모두 6417억원. 지자체들은 올해부터 중학교가 의무교육기관이 됐기 때문에 정부가 이에 대한 부담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부금법상에는 봉급전입금 항목이 폐지됐지만 실제로 시·도세 총액에 합산돼 있어 결국 지난해와 똑같이 부담을 지고 있다고 항변한다. 반면 교육부는 의무교육에 대해 국가는 물론 지자체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김재천 유지혜기자 patrick@seoul.co.kr
  • ‘클린’ 하이닉스 누가 탐낼까

    하이닉스반도체가 마침내 워크아웃을 졸업함에 따라 하이닉스의 경영권 향배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분은 국내외를 막론한 투자자들에게 분산되고 경영은 이사회가 책임지는 ‘포스코 모델’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닉스와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12일 ‘특별약정’을 맺고 하이닉스의 채권단 공동관리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유동성 위기로 지난 2001년 10월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하이닉스는 3년9개월만에 ‘정상기업’으로 돌아왔다. 하이닉스의 워크아웃 졸업은 당초 예정보다 1년 반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화려한 부활, 향후 진로는 하이닉스는 99년 2243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마지막으로 2000∼2003년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누적적자만 11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D램 경기 호조 등에 힘입어 업계 2위로 올라섬과 동시에 1조 692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채권단은 하이닉스의 워크아웃이 종결됨에 따라 ‘출자전환주식공동관리협의회’를 구성,51%의 지분을 제외한 23.2%를 올 하반기 중 공동매각할 예정이다. 지분 24%는 2조 16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덩치가 워낙 크고 해마다 2조원 이상의 투자가 불가피한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새 주인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99년 ‘빅딜’로 반도체를 빼앗긴 LG와 국내 연기금, 군인공제회 등 풍부한 ‘현금’을 자랑하는 기업·단체들이 새 주인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LG의 부정적 입장 외에는 ‘속내’를 드러낸 곳은 없다. 하이닉스 내부에서는 그동안 성공적으로 경영을 이끌어온 채권단이 당분간 최대주주로 계속 남아 있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특정 그룹이나 펀드가 단일 대주주로 부상하기보다 점진적으로 채권단의 공동지분을 떨어뜨리는 한편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이 10%선의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는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는 형태로 진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포스코나 KT가 민영화 과정에서 선택한 ‘지배구조’다. 하이닉스는 현재 외환은행, 조흥은행,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74%의 지분을 갖고 있고 국민연금 등 국내기관이 7%, 외국인이 7% 등을 갖고 있다. ●부채 16조원에서 4조원으로 99년 LG반도체와의 합병 당시 하이닉스의 부채는 15조 8000억원에 달했지만 채권단의 채무조정과 사업매각 등을 통해 4조원으로 줄었다.12조원에 달했던 차입금은 1조 6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이닉스의 기적 같은 회생은 2만 2000명에 달했던 직원이 사업매각·분사 등으로 1만 2000여명으로 줄어들 정도로 혹독했던 회사 차원의 구조조정은 물론 채권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채권단은 2001년 5월 약 2조원의 차입금 만기를 연장했고, 그해 10월에도 3조원의 차입금 만기 연장 및 3조원의 출자 전환,1조 5000억원의 채무 면제를 단행했다. 그도 모자라 2002년 12월 1조 8000억원의 출자전환과 잔여 차입금의 만기 연장 및 이자 지급 조건 변경을 승인해야 했다. 하이닉스는 이 과정에서 2001년 미국의 마이크론과 매각·합병 협상이 진행됐고,2002년에는 독일 인피니온과도 매각 협상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매각 반대 여론에 부딪혀 국내회사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한편 하이닉스는 그동안 국가경제에 끼친 누와 소액주주들의 투자손실 등을 감안해 ‘자중’한다는 의미로 두번째 ‘생일’을 별도의 행사없이 조용히 넘어갔다. 우의제 사장은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오늘의 성공에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도전으로 글로벌 메모리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하이닉스 워크아웃 졸업

    하이닉스반도체가 리파이낸싱을 통해 채권단의 채무를 상환하고 다음주 초 3년9개월만에 워크아웃의 졸업을 공식 선언한다.8일 하이닉스와 채권단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최근 해외채권 발행과 국내 차관단의 신디케이트론 등을 통해 18억달러를 조달했으며, 이중 운전자금으로 사용할 5억 5000만달러를 제외한 나머지를 채권단에 상환함으로써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적용을 받는 기존 차입금을 상환한다.오는 11일이나 12일께 채권단과 워크아웃 조기졸업을 위한 약정을 체결함으로써 채권단의 관리체제에서 탈피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나면 하이닉스에 파견돼 있던 채권단 직원들은 철수하게 되며, 과거처럼 투자 등 경영상 주요결정에 대한 채권단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돼 본격적인 독자 경영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된다.상계관세 부과의 ‘빌미’가 됐던 채권단의 지원 논란도 종지부를 찍게 된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집 팔아 빚 갚으려는데 양도세 때문에 걱정

    Q안정된 직장에서 착실하게 돈을 모아 집을 마련했습니다. 분양가는 1억원이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은 5억원이 됐습니다. 회사가 구조조정에 들어가 퇴직하고 유일한 재산인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사업을 했는데, 부도를 맞아 망하고 6억원 정도가 빚으로 남았습니다. 아파트를 팔아서 빚을 정리하고 나머지 채무는 파산면책을 받으려고 하는데 경매에 넘어갈 때까지 기다리자니 빚이 별로 줄지 않을 것 같아 조바심이 납니다. 또 경매가 돼도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는데 재산이 빚으로 넘어가는 처지에 거액의 세금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 걱정됩니다. -김성일(45) A 경매는 국가가 대행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매매와 실질이 동일합니다. 단순화를 위해 다른 공제항목을 무시하고 계산해 보겠습니다. 김성일씨의 집이 5억원에 팔린다면 원가 1억원을 제외하고 4억원의 양도차익을 얻는 것입니다. 당연히 양도소득세가 부과됩니다. 세무서가 거래과정이나 경매절차에 개입해 양도소득세를 징수해 가면 세수가 확보되고 채무자도 양도소득세를 마련하는 부담이 없겠습니다. 양도소득세는 일반적으로 다음해 5월31일까지 신고·납부해야 합니다. 즉 ‘외상’입니다. 먼저 집이 쉽게 팔릴 경우 받은 금액 가운데 양도소득세를 미리 빼놓았다가 양도소득세를 바로 예정신고·납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개인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섭섭하겠지만 국가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는 것이 채무자에 대한 사해행위가 될 수 없으니 면책에도 장애가 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만일 경매 방법으로 집이 넘어갈 경우 세무서에서 양도소득세를 갖고 경매절차에 참가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4억원에 경락이 됐다면 그에 해당하는 채무가 소멸되는 이익을 소유자가 얻은 것이니 원가 1억원을 제외한 3억원이 양도소득이라고 간주됩니다. 그 양도소득세는 다음해 5월31일 이후에 신고·납부가 없는 것을 기다려 부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파산·면책 절차가 전부 끝난 뒤인데, 국세 채무는 파산법에 의한 면책의 대상이 아니니 채무자로서는 다른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소득세법에 있습니다. 파산선고에 의한 처분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는 제89조의 규정입니다. 김성일씨가 집을 처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파산신청을 해도 지급을 할 수 없으니 파산선고를 받게 되고, 그 재산청산 절차에서 파산관재인은 집을 처분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물리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파산·개인회생 전문 변호사>  
  • [대우그룹 붕괴요인 두가지 시각] 강봉균 당시 재경부장관 ‘대우 자책론’

    [대우그룹 붕괴요인 두가지 시각] 강봉균 당시 재경부장관 ‘대우 자책론’

    1999년 대우그룹 해체 때 재경부장관을 맡았던 열린우리당 강봉균 의원은 14일 “대우그룹 해체는 정책 당국자들의 판단에서 비롯된 결과라기보다는 시장의 신뢰를 상실한 김우중 전 회장 스스로가 자초한 결과”라고 밝혔다. 정치권이 그룹 해체에 개입했다는 ‘대우맨’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강 의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김 전 회장은 일개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국내의 2대 재벌 총수로 성장했고 세계 경영을 모토로 지구촌을 누빈 기업인이었지만 7년 전 외환위기 과정에서 대우가 붕괴의 운명을 맞게 한 주인공”이라고 규정했다. 분식회계·사기대출·해외 재산도피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전 회장에 대한 진위 규명은 일반 여론이 아니라 사법부가 맡아야 한다는 게 강 의원의 시각이다. ●정책금융 지원했다면 국제지원 끊겼을것 강 의원은 대우 해체에 정치권이 개입했다는 일부 주장과 관련해 “시대 상황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IMF경제위기가 재벌 그룹과 금융기관의 동반 부실에서 비롯된 만큼 정부로서는 ▲부실기업은 부도를 내고 파산하게 하거나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경영주를 퇴진시키고 채권금융이 관리하는 소위 워크아웃 체제로 가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은 정부가 대우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해 주기를 바랐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만일 정부가 금융기관장을 소집해 대우에 정책금융을 지시했다면 국제 금융계는 한국이 외환위기의 원인을 치유할 의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해 금융지원을 중단했을 것”이라면서 “설령 그랬다 하더라도 국내 금융기관들도 부실 채권을 정리해야 했기 때문에 정부의 지시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金씨 당시 전경련회장… 불이익 없었다 5대 재벌 가운데 유독 대우만 해체된 것에 대해 “재벌 구조조정은 전경련을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추진됐다.”면서 “김 전 회장은 전경련 회장으로 이 모든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았고, 대통령을 비롯한 경제 장관들과도 가장 의사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우를 존속시키며 채무조정을 해주지 않았던 것은,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라면서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의 행장과 임원이 예외없이 퇴출당하고,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경우엔 손해배상 책임까지 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강 의원은 “대우그룹의 부실책임은 이미 대법원도 판단을 내린 만큼, 이제 김 전 회장과 관련된 사항의 진위를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김우중씨 귀국] ‘대우 퇴출 저지’ 로비 의혹 규명

    [김우중씨 귀국] ‘대우 퇴출 저지’ 로비 의혹 규명

    이른바 ‘세계 경영’을 내걸고 한때 재계 순위 4위의 대그룹을 이끌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검찰은 5년이 넘는 도피생활을 마감하고 14일 귀국하는 김씨를 구속한 뒤 부실경영과 분식회계, 비자금 조성과 재산 해외도피 혐의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대우그룹 퇴출 저지를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 등도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김우중씨 주요 혐의는 먼저 김씨는 분식회계를 통해 그룹 및 계열사의 거래내역을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부풀린 액수는 대우그룹 27조원, 대우중공업 5조원, 대우차 4조 5000억원 등 41조원에 이른다. 장부상 부채를 줄이고 자본금을 늘려 재무상태가 건전한 것처럼 속여 금융기관에서 신용대출을 받거나 무보증 회사채를 발행해 갚지 않은 채무가 9조 2000억원이나 된다. 아울러 지난 97년부터 99년까지 해외 비밀 금융계좌 관리조직인 영국금융센터(BFC)를 통해 25조원에 이르는 외화를 밀반출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이 가운데 최소 100억원대의 자금을 해외 농장구입 등에 쓰고 수백만 달러를 아들이 유학했던 미국 대학에 기부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과 국가에 큰 피해 김씨의 부실경영과 분식회계, 불법대출로 금융기관들은 엄청난 부실채권을 떠안았고 막대한 규모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대우의 소액주주들도 큰 피해를 보았다. 불법적인 경영의 피해를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은 것이다. 임직원들의 재판을 맡았던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금융기관뿐 아니라 국민을 속이고 나아가 세계를 속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또 “외환위기 이후 2년간 다른 대기업 집단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아픔 속에 회사들을 처분하고 부채규모를 줄여가는 동안 대우는 분식회계를 이용해 사업을 확장하며 범행했다.”고 단죄했다. ●검찰, 구속 후 집중조사 방침 지난 4월 대법원은 전 대우 사장 강병호씨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하는 등 전·현직 대우그룹 관계자 7명에 대해 징역형 및 추징금 23조원을 확정했다. 이들은 모두 “김 회장의 지시에 따랐다.”고 검찰에서 진술했었다. 대법원도 판결문에서 분식회계를 주도한 김씨의 책임을 적시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구속 수사를 받은 임직원들의 공소유지 과정에서 상당한 수의 참고인과 자료를 조사했다. 그러나 김씨측은 대법원이 적시한 분식회계 등의 책임은 상당 부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외화밀반출도 해외 지사의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했다고 맞서고 있어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김씨를 체포한 뒤 48시간 안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가 고령이고 건강이 나쁘지만 혐의의 중대성과 오래 도피한 점 등을 감안하면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 검찰은 구속 후 20일 안에 기소해야 한다. 기소 후에는 김씨측이 병보석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대한통운 회생의 주역 곽영욱 사장 퇴진한다

    곽영욱(65) 대한통운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부도기업의 기존 경영진으로는 이례적으로 법정관리인에 선임된 지 5년 만이다. 곽 사장은 1964년 대한통운에 입사할 당시 부친으로부터 ‘고목처럼 한 군데 있고, 다른 직장에 기웃거리지 말라.’는 엄명에 40년간 물류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7일 대한통운에 따르면 곽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리비아 대수로공사의 리스크가 매듭지어진 만큼 물러날 때가 됐다.”며 퇴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법원과의 계약 종료 시점인 25일 회사를 떠난다. 곽 사장은 “회사가 외국계 자본에 넘어가지 않고 좋은 주인을 만나서 잘됐으면 좋겠다.”며 “은퇴 뒤에는 외부활동보다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64년 말단 사원으로 입사한 곽 사장은 99년 사장을 거쳐 2000년 11월 대한통운이 모기업인 동아건설에 대한 지급보증으로 동반 부도가 난 뒤 법정관리인으로 임명됐었다. 이후 12단계의 결재라인을 3단계로 줄이고, 개인자산을 담보로 내놓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펼치면서 특유의 인화력으로 직원들을 하나로 뭉쳐 99년 889억원 적자였던 회사를 지난해 매출 1조 1200억원, 순익 609억원의 ‘알짜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대한통운은 그가 CEO(최고경영자)로 있던 지난 6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며, 부채비율도 162%에서 지난해 말 현재 62%로 줄었다. 이로 인해 곽 사장은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로부터 4년 연속 우수관리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리비아 대수로 공사의 지급보증으로 떠안은 13억달러의 우발채무에 대해서는 리비아 고위층을 끈질기게 설득, 내년 6월 말 최종 완공증명서를 받기로 함으로써 채무를 사실상 털어냈다. 한편 법원이 리비아 공사 1∼2단계 공사가 완전 종결되는 시점인 내년 6월 이후로 대한통운의 M&A(인수합병)를 추진키로 한 만큼 관리인이 바뀌더라도 당분간 법정관리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희망모아’선 희망 못찾는다?

    ‘희망모아’선 희망 못찾는다?

    “‘희망모아’에는 희망이 없었습니다.” 14개 금융기관에 진 빚 4400만원 때문에 밤낮없이 빚독촉에 시달려 온 이모(33·여)씨는 최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2차 배드뱅크인 ‘희망모아’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이씨가 빚을 진 금융기관의 일부만이 희망모아에 참여하고 있어 모든 채무를 조정받을 수 없는 데다 원금의 3%를 선납금으로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1차 배드뱅크였던 한마음금융과 ‘월 38만 9000원씩 8년 동안 상환한다.’는 내용의 채무조정 협약을 맺고 꾸준히 이행하다 지난 2월 탈락하고 말았다. 한마음금융에 참여하지 않은 금융사들의 빚도 계속 갚아나가야 했기 때문에 월 수입 100만원으로는 감당할 재간이 없었다. 결국 이씨에게 1,2차 배드뱅크는 모두 그림의 떡이었다. ●희망 못주는 희망모아 지난달 16일부터 채무조정 신청을 받고 있는 ‘희망모아’가 신용불량자들에게 절망만 안겨준다는 지적이 높다. 자산관리공사(KAMCO)가 자산을 관리하고 22개 신용정보회사가 추심을 맡는 형식으로 설립된 희망모아는 채권 금융기관으로부터 부실채권을 4∼5%의 싼 가격으로 사들인 뒤 채무자들의 상환액을 금융기관에 배당한다. 이자가 면제돼 원금만 상환하면 되지만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면제된 이자까지 추심한다. 그러나 6일 현재까지 대상자 126만명 가운데 1%도 안 되는 1만여명만이 채무조정을 신청했다. 하루 5만여건에 이르던 문의전화도 뜸해졌다. 특히 신청자 가운데 상당수가 중도포기할 의사를 갖고 있고, 전화 상담도 대부분 “신청하지 않으면 어떤 추심을 받게 되느냐.”는 내용이다. 지난달 30일 채무조정을 신청한 김모(41)씨는 “열흘 안에 선납금을 내야하고,7년 동안 계속 연체하지 않을 자신도 없어 채무조정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불자들의 ‘불신’이 심해지면서 희망모아가 한마음금융보다 훨씬 못한 ‘실패작’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620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던 한마음금융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180만명을 대상으로 채무조정 신청을 받았지만 겨우 18만명이 접수했고, 이중 2만여명이 탈락했다. ●금융기관 장삿속 가장 큰 문제는 금융기관들의 저조한 참여다. 희망모아에 참가한 금융기관은 31개에 불과하다. 특히 신불자들이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카드사(6곳)와 할부금융사(4곳)의 참여가 부진하다. 참여 금융기관들도 조금이라도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부실채권은 직접 추심에 나서거나, 좀더 비싼 가격에 제2금융권으로 팔아넘기고 있다.8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제2금융권에 판 A은행의 관계자는 “어차피 회수가 불투명한 채권을 좀더 비싸게 쳐주는 곳에 파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참여 금융기관에 빚을 진 신불자라도 해당 기관이 채권을 넘기지 않으면 채무조정을 받을 수 없다. 현재 신불자가 된 다중채무자는 365만명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불과 55만명이 신용회복위원회 워크아웃이나 1,2차 배드뱅크 등을 통해 채무조정을 받고 있으며, 이들 중에서는 탈락자가 속출하는 실정이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이선근 본부장은 “금융기관 협약체 형태의 배드뱅크가 신불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채무 면책이 가능한 개인 파산과 같은 공적회생제도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서울광장] 지금 가계대출에 무슨일이…/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금 가계대출에 무슨일이…/우득정 논설위원

    요즘 금융권의 화두는 ‘블루 오션(푸른 바다·Blue Ocean)’이다. 물고기 한 마리가 평화롭게 놀고 있는 블루 오션에 물고기떼가 몰려와 한정된 먹이를 먹어치우면 그 바다는 금방 ‘레드 오션(붉은 바다·Red Ocean)’으로 바뀐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블루 오션에는 한국씨티은행 출범과 더불어 촉발된 은행권의 무한경쟁으로 개인대출시장이 레드 오션으로 바뀌면서 안정된 수익원을 바라는 은행권의 염원이 담겨 있다. 그런가 하면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블루 오션이 없다.”는 말로 은행권의 과당경쟁을 경고한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중 85%가 시장금리에 따라 이자가 바뀌는 변동금리형인 탓에 가계대출 과당경쟁은 금융불안을 불러올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케네스 강 국제통화기금(IMF) 서울사무소장은 지난 18일 열린 유로머니 콘퍼런스에서 한국 경제가 회복하려면 내수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가계부채 조정이 경제회복의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신용불량자 구제대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늘어난 소득이 소비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경쟁을 부실위험 징후로 파악하는 반면 IMF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소비 회복의 필요조건인 것처럼 해석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지금 가계대출시장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기에 이처럼 상반된 처방이 내려지고 있는 것일까?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신용 잔액은 카드사의 길거리 모집 등에 힘입어 2000∼2002년 연평균 24.7∼28.5% 급증했다. 외상 버블은 신용불량자 양산과 내수 침체로 이어졌다. 당국의 개입으로 가계 채무조정에 들어가면서 가계신용 증가세는 2003년 1.9%,2004년 6.1%로 급락했다. 그러나 올 들어 은행권이 무한경쟁체제에 돌입하면서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18개월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하는 등 과열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더구나 대출 증가가 서울 강남의 재건축단지에 대한 대규모 대출에 기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4∼5년 전처럼 대출이 집값 상승의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붙들어 매고 있는 저금리 기조가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유동성 과잉 공급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집값을 잡기 위해 세정(稅政)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는 당국으로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경고음 발령이라고 볼 수 있다. 금리나 통화가 이미 경기조절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이상,‘행정지도’라는 전가의 보도를 빼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초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이자 부담에 대한 국민의 감각이 무뎌진 것도 감안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경제 회복의 관건인 내수를 살리려면 대출의 물꼬를 마냥 죌 수도 없는 게 정부의 고민이다. 정부가 돈줄 역할을 하기에는 벌써 추경 편성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벌여놓은 사업이 많다. 가계대출 증가를 소비 회복의 신호로 반기면서 동시에 금융위기의 변주곡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무엇보다 먼저 공급측면에서 옥죄고 있는 정책 접근방식을 수요쪽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초저금리라 하지만 대출이자를 뛰어넘는 집값과 땅값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에 돈을 빌리는 것으로 봐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이 최근의 은행권 대출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따라서 수요 충족을 통해 집값, 땅값 상승 기대심리를 잠재울 수 있다면 비소비성 가계대출 증가세는 쉽게 제어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판교신도시 공급 물량을 줄이면서 분양가를 붙들어매려는 정책은 잘못됐다. 거듭 강조하지만 정부의 역할은 경제의 혈류를 정상화하고 감시하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 주전 선수는 민간이지 정부가 아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信不 채무재조정’ 실효성 떨어진다

    ‘信不 채무재조정’ 실효성 떨어진다

    금융권에 빚을 진뒤 갚지 못하는 일반인(옛 신용불량자)들의 채무재조정 프로그램이 너무 획일적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개인의 상환의지, 소득 유무 등에 따라 실효성있게 이뤄져야 하지만, 금융권의 이해관계 때문에 탄력적인 상환프로그램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채무재조정 대상자가 금융사 한 곳에만 빚을 진 경우에는 해당 금융사의 재량에 따라 개인별 상환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2곳 이상일 경우에는 개인워크아웃(신용회복위원회)이나 2차 배드뱅크(희망모아) 등의 획일적인 구제방식에만 의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인채무자 회생법이나 개인파산제도를 통한 법적 해결에 나서야 한다. 이 때문에 해당 금융사들이 주택담보대출 상환기간(10∼30년)처럼 상환기간을 기존보다는 더 늘려 채무자들의 상환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환기간 더 늘려야”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 채무자는 개인워크아웃 등 채무재조정을 할 경우 최장 8년 안에 돈을 갚도록 돼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중 채무재조정대상자의 경우에는 10년으로 가장 길다. 하지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빚을 진 사람이 8년 이내에 빚을 다 갚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취직도 잘 되지도 않는데다, 직장을 얻더라도 월소득이 100만∼150만원 남짓인 경우가 적지 않아 빚을 갚아가면서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상당수 금융권 채무자들이 아예 채무재조정을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용회복위원회 관계자는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생기지 않는 범위에서 채무재조정 대상자들의 상환기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금융사간에 협의가 전제돼야 하는데, 단기실적 위주의 경영을 펴고 있는 기존의 금융사들이 이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한 간부는 “다소 더디지만 현실적인 대안의 하나가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채무자의 채권이 가장 많은 은행이 주도해야만 다른 은행들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배드뱅크, 성공 여부가 관건 정부의 추가 채무재조정 대상자 대책의 하나로 설립된 2차 배드뱅크가 16일부터 신청 접수 등 활동에 들어간다. 대상자는 5000만원 미만의 채무자로 126만명가량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채무재조정을 신청하면 이자 면제 혜택이 주어져 원금만 상환하면 되지만, 도중에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에는 면제된 이자까지 부활되면서 추심 대상자가 된다. 최장 7년간 상환액을 늘려가면서 갚되, 원금의 10%는 마지막에 갚는 점증형 분할상환과 원금을 8년에 걸쳐 고르게 분할상환하되,20%를 마지막에 상환하는 균등형 분할상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1차 배드뱅크 때도 대상자 180만명 가운데 실제 채무재조정을 한 사람이 20여만명에 불과했다.”며 “2차 배드뱅크 시행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금융권이 너무 몸사리기에 나서 채무재조정 대상자를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측이 주도하는 배드뱅크 등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금융권 스스로 채무재조정을 위한 특단의 방안을 강구해 내는 모습이 아쉽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