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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를 지우고 싶거나 새 삶 시작하고 싶다면

    컴퓨터와 인터넷이 일상을 지배하는 세상이다. 온라인 세상에서 뭐라도 하려면 프로그램 운영자에게 자신의 개인정보를 죄다 갖다 바쳐야 한다. 그 대가로 돌아오는 건 스팸 문자와 쓰레기 같은 이메일들이다. 클릭 한 번이면 지워지는데, 그게 무슨 대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노출된 정보들이 언제 당신의 뒤통수를 칠지 모른다. 보이스 피싱 등 온라인 정보범죄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스스로를 방어할 방법은 없을까. 아예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완전히 다른 세계로 잠적하고 싶은 때도 있을 터다. 채무자나 범죄자는 물론이고, 범부들도 종종 답답한 현실에서 도피하는 꿈을 꾼다. ‘흔적 없이 사라지는 법’(프랭크 에이헌 지음, 최세희 옮김, 씨네21북스 펴냄)은 말 그대로 ‘사라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자신의 모든 흔적을 감쪽같이 없애고 자신을 추적하는 이들을 완벽하게 따돌려 새로운 인생을 만드는 법과, 만천하에 노출된 자신의 정보를 파악하고 관리해 잠재적 도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구체적 방법들을 담았다. 저자는 미국 최고의 스킵 트레이서(Skip Tracer·종적을 감춘 채무자 수색원)다. 도망친 사람을 추적하거나, 개인정보를 캐내고 보수를 받는다. 저자는 배우 조지 클루니의 신상을 털었고,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의 염문설을 일으킨 뒤 잠적한 모니카 르윈스키를 찾아내기도 했다. 유명인사는 물론, 경찰이나 은행 등의 공공기관, 기업의 허점을 파고들어 정보를 캐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거짓말을 밥먹듯 해댔고, 감언이설 등 온갖 비열한 방식들을 총동원했다. 스킵 트레이서들이 주로 이용하는 건 전화다. 낡은 수법인 것 같지만, 뜻밖에 상당수의 정보들을 전화 통화로 얻어낸다. 페이스북 등 SNS나 인터넷 동호회 등도 훌륭한 정보 수집 창구다. 예컨대 페이스북의 새로 고친 버튼을 누를 때마다 친구 목록이 갱신되는 것에 착안, 수없이 새로 고침을 반복해 더 많은 친구와 동창, 그리고 가족 등을 찾아냈고, 이들을 통해 정보를 빼냈다. 그런데 잠적한 이들을 추적하던 저자가 거꾸로 잠적하고 싶은 사람들을 돕는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생긴다. 잠적을 기도하면서도 잠적에 악재가 될 행동만 잔뜩 해대는 남자를 한 서점에서 만나면서부터다. 그는 자신의 능력과 기술을 거꾸로 이용해 남자를 감쪽같이 다른 나라로 도피시켰다. 저자는 인터넷에 자신의 신상정보를 밝히는 것을 ‘발표’라고 표현했다. 한 번 자신의 신상정보를 밝히고 나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다. 그러니 ‘발표’하기 전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1만 2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가족 4명 숨진채 발견… 생활고 비극?

    20일 제주에서 30대 가장이 아내와 어린 자녀를 숨지게 한 뒤 자신도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20분쯤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의 한 빌라에서 김모(32·이동통신 대리점 운영)씨와 아내 고모(32)씨, 아들(5), 딸(3) 등 모두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김씨와 아들은 건넌방에서, 고씨와 딸은 안방에 누운 채 숨져 있었다. 김씨와 고씨의 목에서는 끈으로 조른 흔적이 발견됐으나 반항한 흔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사업 동업자 양모(38)씨는 경찰에서 “김씨가 오늘 결근해 오전에 집에 가 보니 문이 잠긴 채 인기척은 없고 텔레비전 소리만 들렸다. 오후에 다시 가 망치와 드라이버로 문을 강제로 열어 보니 일가족이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 가족이 사는 집에서는 채무 변제와 관련된 등기우편물이 여러 통 발견됐고, 최근 수도요금도 내지 못할 정도로 쪼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 등이 없어 사업을 하는 김씨가 채무 때문에 가족을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지난 3월 이곳에 1년 계약 조건으로 입주했으며 최근 이사를 한다며 보증금 100만원 중 일부를 환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집주인은 “빌라 사람들 대부분이 외지인이어서 이웃 주민들과 소통이 거의 없었고, 김씨 부부는 평소 다툼이 있거나 소란한 적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박근혜 정부시대 정책 분석] (1)경제

    [박근혜 정부시대 정책 분석] (1)경제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성장을 통해 파이를 키우고 경제민주화 정책으로 파이를 나눈다’로 요약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기자회견 서두에 “우리 대한민국은 아직 어렵다.”며 “다시 한 번 ‘잘살아 보세’의 신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읽힌다. 우선 성장정책은 고용과 밀접한 연관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가 ‘747’(연평균 7% 성장·소득 4만 달러 달성·선진 7개국 진입)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제시한 것과 달리 박 당선인은 ‘임기 내 고용률 70% 달성’ 외에는 별다른 거시 지표를 내놓지 않았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창인 터라 전망치를 섣불리 말하기 어려운 탓도 있지만 ‘고용 없는 성장’이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되는 상황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규 취업자 수는 지난달 말 35만 3000명까지 떨어진 상태다. 차기 정부는 어떻게든 ‘고용이 수반된 성장’을 끌어내려 애쓸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유세 과정에서도 새 일자리를 ‘늘’리고 기존 일자리는 ‘지’키고 일자리의 질은 ‘올(오)’리는 ‘늘지오’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경제정책의 핵심기조는 창조경제와 스마트 뉴딜정책이 될 전망이다. 세계 최고 수준인 정보통신기술(ICT)을 산업 전반에 활용, 신성장동력을 확충하는 동시에 3% 후반대까지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가계부채 해결도 빼놓을 수 없다. 박 당선인은 ‘국민행복 10대 공약’에서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나 민간 자산관리회사가 갖고 있는 연체채권을 사들여 가계 채무를 장기간 나눠 갚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하우스푸어’들이 집의 일부 지분을 공공기관에 팔아 빚을 갚고, 그 지분만큼 임대료를 내고 계속 살 수 있는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도 일단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이나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대선 과정에서 강하게 주장했던 대규모 기업집단의 신규 순환출자 금지,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 강화,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등은 실행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좀 더 지배적이다. 재정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는 데다 섣불리 ‘증세’ 카드를 꺼내기도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각종 복지정책의 시간표 역시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그리스 신용등급 6단계 껑충…S&P, 선택적 디폴트→ B-로

    ‘골칫덩이’ 그리스, 살아나나?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사실상 국가 부도 위기에 처했던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6단계나 상향 조정했다. 그리스는 19일(현지시간)까지 3차 구제금융을 받게 돼, 유로존 위기 타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 경제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어 신중론도 제기된다. S&P는 18일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SD’(선택적 디폴트)에서 6단계나 높은 ‘B-’로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을 부여했다. ‘B-’는 그리스의 부채 위기가 다시 심화된 2011년 6월 이후 S&P가 부여한 등급으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S&P는 지난 5일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CCC’에서 ‘SD’로 3단계나 강등했다가 이번에 C 등급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B 등급대로 올렸다. S&P는 그리스의 채무 환매(바이백)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데다 “유로존이 그리스의 잔류를 결정한 점 등을 평가해 등급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른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그리스에 ‘CCC’를, 무디스는 최저 수준인 ‘C’ 등급을 각각 부여하고 있다. S&P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 등급대로 올리면서 다른 신용평가사의 등급 상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AFP는 이날 익명을 요구한 그리스 관리의 말을 인용, 그리스가 채무 환매를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 온 3차 구제금융분 343억 유로(약 48조 5000억원)를 19일까지 모두 지급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리는 “3차 구제금융분이 19일 중 모두 전달될 것”이라며 “이 가운데 70억 유로를 지난 17일 지급받았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또 유럽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내년 1분기 중 구제금융의 또 다른 지급분인 148억 유로도 지급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채권단의 우려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채권 은행단을 대변하는 국제금융협회(IIF)는 이날 성명에서 그리스 경제가 계속 위축되는 상태가 지속되는 한 구제금융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위험이 여전히 크다고 경고했다. 성명은 “그리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마이너스 6%로 떨어졌고, 내년에도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4~5%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추가 긴축으로 사회 결속에 대한 또 다른 시험이 예상되고 구제 프로그램 지탱 가능성도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첫 여성대통령 시대] ‘국민행복 정부’ 기치… 국가발전의 과실 국민에 되돌린다

    [첫 여성대통령 시대] ‘국민행복 정부’ 기치… 국가발전의 과실 국민에 되돌린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18대 대선 매니페스토에서 차기 정부의 명칭을 ‘국민행복 정부’(가칭)라고 밝혔다. 국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경제성장에 따른 국가 발전의 과실이 개인의 삶과 행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정치, 경제, 복지, 교육, 여성, 민생 등 주요 정책의 방향도 이 같은 기조에서 전개될 전망이다. (1)정부조직 박근혜 정부는 개인별 맞춤 행복을 지향하는 ‘정부 3.0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우선 이명박 정부의 ‘15부 18청 대부처제’가 개편된다. 박 당선자는 해양수산부의 부활과 과학기술 분야를 책임질 행정 부서로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대선 공약으로 내놓았다. 개별 부처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관점에서 국가 미래를 전망하고 중장기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국가 미래전략센터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보 공개의 개방 확대와 부처 간 칸막이 제거, 정부의 지식경영시스템 구축과 수요자를 찾아가는 행정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치개혁에 대한 공감도가 커진 만큼 정치 분야에서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 박 당선자는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 폐지, 비례대표 밀실공천 폐지, 국회의원 후보 선출과 관련 여야의 국민참여 경선 법제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제한, 불체포 특권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과 장관의 인사권 보장, 기회균등위원회 설치, 대탕평 인사도 약속했다. 검찰의 대수술도 예고했다. 대검중수부를 폐지하고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사제를 도입한다. 검찰총장은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인물로 임명하고, 추천된 인물은 국회 청문회를 통과해야 총장직에 오를 수 있도록 못을 박았다. 또 현재 55명에 이르는 검사장급 이상의 직급을 순차적으로 감축하고, 검사의 직급을 법률의 규정에 맞게 운영할 방침이다. 검사의 적격검사 기간을 현재 7년에서 4년으로 단축하고, 비리로 퇴직한 검사는 일정기간 변호사 개업을 금지시키기로 했다. (2)경제정책 박 당선자의 경제 정책은 중산층 재건과 경제민주화를 통한 공정경제 구축에 방점이 찍혀 있다. ‘중산층 70% 재건 프로젝트’를 가동해 빚에 허덕이는 320만 채무불이행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창조 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는다. 성장의 과실이 일부 계층에 집중되고 부문 간 격차가 확대되는 ‘경제적 양극화’를 제도적으로 막기 위해 대기업 중심의 경제 틀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소비자가 동반 성장하는 경제시스템 구축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박 당선자의 가계부채 정책을 보면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설립해 신용회복 신청자를 대상으로 채무를 조정해 장기분활 상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 불법 추심으로부터의 채무자 보호도 강화한다. 이른바 ‘하우스 푸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의 일부 지분을 공공기관에 매각하고, 매각한 지분에 대해서는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계속 거주하는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대선 기간 동안 여야의 핫이슈로 자리 잡았던 경제민주화 공약도 사회적 부작용을 줄이면서 추진된다. 경제적 약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중소기업 적합 업종제’를 도입한다. 골목상권 보호뿐 아니라 대형유통업체와 납품입점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 근절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 집단소송제 등을 실시한다. 대기업 총수일가의 불법·사익편취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 (3)안보·남북관계 차기 정부의 남북관계 청사진은 신뢰 구축과 교류 협력에 따른 상호 보완적 발전이다. 이른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남북관계 정상화다. 북한 당국과의 대화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개설하고 정상 회담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북핵 문제와 장거리 로켓 발사 사태 등으로 첫 출발부터 꼬여서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 박 후보의 남북관계 정상화 프로세스를 보면 신뢰와 비핵화 진전에 따라 한반도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비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개성공단의 국제화와 지하자원의 공동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서울과 평양에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도 추진한다. 안보와 국방력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고 조정할 수 있는 정책 컨트롤타워인 ‘국가안보실’(가칭)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제주 해군기지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장거리 미사일의 조기 전력화에도 나선다. 외교 분야에서는 한·미관계를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고 한·중관계를 협력동반자 관계자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이 밖에 동아시아 역내 국가 간 핵안전 증진을 위한 새로운 협력 장치도 강구하기로 했다. (4)교육정책 박 당선자의 교육 정책은 사교육비 절감, 초등학교의 ‘온종일 학교’, 중학교 ‘자유학기제’, 대학생의 ‘반값 등록금’ 등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공교육 정상화 촉진특별법’을 제정해 선행학습 유발 시험이나 초·중·고 교육과정을 넘어서는 출제 등을 금지키로 했다. 초등학교 ‘온종일 학교’ 운영과 관련, 오후 5시까지 무료 방과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맞벌이 가정을 위해 ‘방과후 학교 운영 및 교육복지 지원법’을 제정해 오후 10시까지 무료돌봄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에 한해 필기시험 없이 독서와 예체능, 진로 체험 등의 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2014년까지 대학생 ‘반값 등록금’ 실현을 목표로 국가장학금을 소득 8분위까지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임신과 출산 지원에서는 저소득층 가구의 경우 12개월 영아까지 분유와 기저귀를 지원하고 만 12세 이하 아동에 대한 필수 예방접종비를 무료로 지원한다. 또 고위험 임산부에게는 별도 진료에 따른 경비도 지원한다. 임신 기간에 근로시간 단축제를 도입하고 ‘아빠의 달’을 도입해 한 달간 통상임금의 100%를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한다. 셋째 아이에게는 대학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5)복지·사회정책 박 당선자는 민생 안정을 위해 ‘4대 악’으로 불리는 성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가정파괴범 척결에 주안점을 둘 전망이다.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범죄의 경우 집행 유예를 금지시키며 판결 시 양형 기준의 하한선 적용 사례를 개선한다. 인터넷 성매매 단속을 강화하고 수사에서 재판까지 성폭력 피해자의 2차 피해 발생 방지에도 주력한다. 치안 강화를 위해 경찰인력 2만명 이상을 증원할 계획이다. 복지 분야에서는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를 완화하고 암과 심장, 뇌혈관, 희귀성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 진료비를 전액 국가가 부담하기로 했다. 여기에 실직자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고 노인 임플란트 진료비도 경감한다. 기초연금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인상하고 노인 일자리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조카 사랑 각별… 여동생과는 육영재단 운영권 다툼 후 소원

    조카 사랑 각별… 여동생과는 육영재단 운영권 다툼 후 소원

    박근혜 당선자는 독신이다.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이다.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어머니 육영수 여사 사이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박 당선자는 어머니를 1974년 8월 15일 저격범 문세광의 손에, 아버지를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손에 잃는 비운을 겪었다. 여동생 근령(58)씨와 남동생 지만(54)씨, 이들과 결혼한 신동욱(44) 전 백석문화대 교수, 서향희(38) 변호사가 당선자와 가장 가까운 피붙이 및 배우자다. 지만씨 부부 외아들로 초등학교 1학년인 세현(7)군은 당선자의 유일한 친조카다. 박 당선자는 각종 인터뷰에서 “단란한 가족을 보면 저 가족의 행복을 지켜드리고 싶다.”고 말해 왔다. 비운의 가족사를 겪으면서 평범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내외는 당선자 남매를 엄격하게 훈육했다. 어린 시절 청와대 생활을 하면서 특권의식이 몸에 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박 당선자는 1999년 쓴 ‘나의 어머니 육영수’에서 어머니에 대해 “부드러운 성품이셨지만 훈육방식은 엄했다.”고 회고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당선자가 성심여중 때 우연히 관용차량을 타고 등교했던 날 따로 불러 꾸짖을 정도였다고 한다. ●친·외가 대식구… 정·관·재계 ‘화려’ 지만씨는 16살 때 어머니를, 육군사관학교 3학년인 21살 때 아버지를 총탄에 잃고 방황을 거듭했다. 1986년 육군 대위로 전역한 이후 31살 때인 1989년 코카인 흡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후 2002년까지 다섯 차례나 구속됐다. 그러나 고 박태준 전 총리의 도움으로 삼양산업(현 (주)EG) 부사장으로 취직한 이후 안정을 찾게 된다. 2004년 16살 연하 서향희 변호사와 결혼했다. 서씨는 전북 익산 출신으로 부산 중앙여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박 당선자는 지만씨 부부 결혼식을 앞두고 자신의 미니홈피에 “동생이 막상 결혼을 한다고 하니 지나온 날들에 대한 생각 때문에 눈물이 나오려고 합니다.”, “(서향희는) 동생과 아주 잘 어울리는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라고 썼다. 그의 조카 사랑은 유별나다. 2005년 9월 서향희씨가 세현군을 낳자 “우리 가문의 귀한 아이가 태어나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가문에 귀한 선물을 안겨준 올케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고….”라고 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당선자는 조카 소식을 듣고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병원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그가 최고회의 중간에 나간 것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2007년 잃고 싶지 않은 세가지로 ‘조카 세현이’를 꼽았다. 최근 한 여성지 인터뷰에선 조카가 가장 사랑스러울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태어나서 저와 처음 눈을 마주쳤을 때 감동을 잊을 수 없다.”면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나면 케이크가 없어도 허공에 대고 후후 하면서 촛불을 끄는 척하기도 한다.”고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케에 대한 박 당선자의 애정도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동생인 근령씨와는 몇 차례 갈등을 겪은 뒤 소원한 사이다. 경기여고,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한 근령씨는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언니의 개인비서를 자청해 활동하다 10·26을 맞았다. 1986년 4월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1990년 귀국한 근령씨는 언니로부터 육영재단 이사장직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3남매 간에 운영권을 놓고 18년여간 지리한 다툼이 이어진 끝에 자매 사이는 틀어졌다. 근령씨는 현재 한국재난구호 총재, 대한댄스스포츠실업연맹 총재, 세계바둑표준화협회 이사장 등의 직함을 갖고 있다. 올해 4·11 총선 때 무소속으로 어머니 고향인 충북 보은·옥천·영동에서 출마했지만 곧 사퇴했다. 지만씨 부부는 몇 차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저축은행 비리로 수감 중인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의 개인 친분, 서 변호사가 이 회사 법률고문을 맡았던 전력 등이 그것이다. 서 변호사는 결혼 이후 활동 반경을 크게 넓혀 왔다. 씨엔에이치(CNH) 감사, 케이엠에이씨(KMAC) 사외이사,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 운영위원, 코오롱 법률고문 등 각종 사외이사, 법률고문 경력이 화려하다. 2009년 4월엔 대전고검장을 지낸 이건개 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주원을 설립해 공동대표를 맡았다. 지난해 주원에서 탈퇴해 법무법인 새빛을 설립, 공동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법시험 합격 이후 별다른 경력이 없던 서 변호사의 약진은 박 당선자의 후광 효과라는 말도 나왔다. 서 변호사는 2007년 뉴욕과 바하마를 다녀온 여행기를 책으로 펴내기도 했고 2009년엔 하루 81홀을 도는 철인골프대회에 출전해 화제를 뿌렸다. 이런 그에 대한 언론 관심도 지대하다. 서 변호사가 지난 7월 세현군 영어연수 차 홍콩으로 출국한 것을 두고 박 당선자의 사전 가족관리라는 세간의 평도 나왔다. 근령씨와 2008년 10월 결혼한 신동욱 백석문화대 겸임교수는 14살 연하이다. 두 사람 모두 재혼이다. 근령씨는 1982년 풍산그룹 창업자의 아들과 결혼했다 6개월 만에 이혼한 바 있다. 신 교수는 부산 성도고, 경상전문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했다. 영화 수입 일을 하다 호서대 벤처전문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5년 말 한나라당 디지털정당 위원장에 응모, 한나라당 전국위원이 돼 정계에 입문했다. 2008년 총선 때 서울 중랑을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떨어졌다. 신 교수는 지난해 8월 박 당선자와 지만씨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판결을 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 중이다. 박 당선자는 직계가족은 단출하나 친인척들은 친·외가 양쪽으로 화려하다. 정·관계는 물론 사돈관계를 통해 연결된 기업인과 재벌가 인물들이 많다. 정치권에선 박 당선자의 사촌오빠이자 4선을 지낸 박재홍 전 의원, 외삼촌인 5선 육인수 전 의원, 사촌형부인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한승수 전 총재가 있다. 김 전 총리는 박정희 정권 2인자로 김대중 정부 때 국무총리까지 지냈다.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 형 박상희의 딸인 박영옥씨 남편이다. 박 전 대통령에게는 조카사위다. 한 전 총리는 육영수 여사 언니인 인순씨 딸 홍소자씨와 결혼했다. 박 당선자에게도 한 전 총리는 사촌형부가 된다. 한 전 총리의 사위가 고 김진재 전 국회의원 아들인 김세연 국회의원이다. 박 당선자의 이모인 육인순씨는 전 혜원학교 이사장을 지냈고 남편 홍순일씨 사이에 3남 5녀를 뒀다. 딸 소자씨는 대한적십자사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딸 은표씨와 재희씨는 정치인과 결혼했다. 은표씨는 재무부국장, 농수산부 장관 등을 지낸 장덕진 전 의원과, 막내 재희씨는 기업인이자 11대 국회의원이었던 윤석민 전 의원과 결혼했다. 윤 전 의원의 경우 자신이 운영하던 기업(서주산업) 명의로 불법 융통어음을 발행해 32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법정 구속되기도 했다. ●김희철·허동수 회장 등 ‘사돈 인연’ 박 당선자의 막내이모 육예수씨는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지낸 조태호씨와 결혼했다. 선거운동 때 박 당선자 지원유세에도 나섰던 가수 은지원씨는 5촌 조카로 박 전 대통령 누나인 귀희씨 손자다. 재계 쪽으로는 친가 사돈관계를 통해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등이 연결되어 있다. 박 후보 친사촌인 박설자씨가 벽산그룹 김인득 창업주 둘째 아들 김희용 동양물산 회장과 결혼했다. 김 회장 형인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은 허동수 GS 칼텍스 회장 누나 허영자씨와 결혼해 먼 관계이기는 하나 허 회장과 박 당선자는 사돈지간이다. 친인척이 많다 보니 이에 얽힌 불미스러운 일들도 있었다. 박 당선자 사촌인 박준홍 전 대한축구협회장은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친박연합’을 만든 뒤 3500만원을 받고 시의원 공천을 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지난해 9월엔 박 후보의 5촌 조카인 박용수씨가 또 다른 5촌인 박용철씨를 채무 등의 이유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공기업 정부지원 빼면 가스·석유公 투기등급

    공기업 정부지원 빼면 가스·석유公 투기등급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국내 대표적인 공기업들의 독자신용등급이 국가신용등급과 달리 뒷걸음질치고 있다. 독자신용등급이란 정부의 지원 요소를 배제한 채 해당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 자체를 평가한 등급이다. 투자하면 떼일 확률이 높다는 의미인 ‘투기등급’으로 전락한 공기업도 상당수다. 4대강 사업, 에너지 자원 개발 등 현 정부의 핵심 국책사업을 도맡아 한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1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4일 한국가스공사의 독자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한 단계 낮췄다. 국가 지원을 전제로 한 최종(일반) 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지만 가스공사 자체의 재정 건전성에는 상당한 의문을 표한 것이다. S&P 등급은 BBB-까지가 투자등급, BB+부터는 투기등급이다. 물론 회사채 발행 등은 최종 등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당장 타격은 없지만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독자등급도 점점 공개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어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른 공기업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한국석유공사의 독자신용등급은 ‘BB+’에서 ‘BB’로, 한국수자원공사는 BB에서 BB-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BB-에서 B+로 하락했다. BB-는 베트남과 같은 수준이다. 가장 우량하다는 한국전력공사와 6개 발전 자회사도 기존 ‘BBB’에서 투기등급 바로 위인 ‘BBB-’로 하향 조정됐다. 독자신용등급이 강등된 공기업의 공통점은 현 정권 들어 정부 대신 국책사업을 무리하게 주도했다는 데 있다. 수자원공사는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07년 말 부채 1조 5756억원, 부채 비율 16.0%의 우량 회사였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을 끝낸 지난해 말에는 부채 12조 5809억원, 부채 비율 122.4%의 부실 회사로 전락했다. LH도 저소득층 주택 임대 사업 등에 따라 2009년 출범 이후 24조원 이상의 부채가 더 발생했다.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는 과도한 해외 자원 개발 투자, 한전 등은 공공요금 인상 억제가 부채 증가를 불러왔다.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지난 8월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도 비금융 공기업들의 신용등급은 올리지 않았다. 올해 286개 전체 공공기관의 총부채 추정치는 505조 6000억원에 이른다. 2007년 249조 3000억원에서 5년 만에 두배 넘게 불어났다. 28개 대형 공기업의 평균 부채 비율 역시 2003년 99%에서 2011년 208%로 늘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공기업의 독자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최종 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중장기 재무 관리 계획 등을 통해 리스크를 줄여 나가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내년 부동산 ‘부채 디플레이션’ 경고

    내년 수도권 주택시장에 초과 공급과 가격 하락이 악순환하는 ‘부채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전문연구위원은 16일 ‘2013년 주택시장 전망의 4가지 특징’ 보고서에서 “부동산 소유자의 채무 부담 증가와 가격하락으로 깡통 주택이 매물로 나오면서 가격이 추가하락할 것”이라면서 “거래활성화로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주택 시장의 부채 디플레이션이란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채무부담 증가로 채무자들의 담보자산 처분→주택 공급증가→주택가격 추가 하락→채무부담 확대의 수렁에 빠지는 현상을 뜻한다. 박 위원은 올해 수도권 가계대출 잔액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과 관련, “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채무상환과 담보자산매각 등 가계가 디레버리징(채무조정)하는 것”이라면서 “추가적인 주택가격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박 위원은 “원리금 상환 기간을 20년 이상 장기화하고 건전한 가계에 적정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금호석화, 3년만에 경영 정상화

    금호석유화학이 3년 만에 채권단 관리를 벗어나 경영을 정상화했다. 13일 금호석화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 등 13개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은행협의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금호석화의 ‘채권은행 공동관리(자율협약)’ 졸업을 승인했다. 채권은행단은 아울러 금호석화가 제안한 향후 3년간의 잔여채무(7904억원) 상환 계획을 받아들이는 한편 자사주(559만 2528주) 담보 해지도 결의했다. 이로써 금호석화는 채권단 관리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금호석화의 자율협약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유동성 위기로 2009년 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2010년 시작됐다. 금호석화는 당시 차입금 2조 2307억원에 계열사인 금호산업·금호타이어의 지분법 손실로 부채비율이 498%에 달했다. 하지만 3년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지난달 말 현재 189%까지 낮췄다. 2010~2011년 2년 연속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은 물론 회사신용등급도 역대 최고인 ‘A-’로 올려놨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금호석화가 자율협약 졸업 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베를루스코니 “伊 경제난은 독일 때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6) 전 이탈리아 총리가 ‘독일 때리기’로 정계 복귀의 시동을 걸었다. 베를루스코니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TV 채널 프로그램에 출연해 “마리오 몬티 총리가 독일이 요구한 긴축 정책을 실시하면서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면서 몬티 총리에 대해 ‘친독 인사’라고 비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경제가 부도 직전 상황으로 몰리자 총리직에서 물러났으나 최근 “내년 2월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사실상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그는 자신의 정계복귀 소식 이후 투자자 신뢰 수준을 보여 주는 지표인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것에 대해 “사기”라고 일축하면서, 독일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유로존 채무위기를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베를루스코니의 경제 고문인 레나토 브루네타 전 장관도 전날 베를루스코니가 소유한 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독일 도이체방크가 지난해 6월 이탈리아 채권 보유 물량의 88%를 매각했으며, 그 여파로 시장에 충격이 가해지고 경제위기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몬티 총리는 이날 국영방송 RAI에 출연해 포퓰리즘에 빠지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긴축 정책은 이탈리아가 그리스와 같은 처지에 빠지지 않을 유일한 방안이라고 반박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기자들에게 “몬티의 개혁 정책을 지지한다.”면서 “이탈리아가 옳은 길로 갈 수 있도록 이탈리아 국민이 투표를 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도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선거 운동에 독일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로는 차기 총리직에 중도 좌파인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61) 민주당 당수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가 상원 선거에서 지역 정당인 북부동맹의 지지를 받을 경우 베르사니 정부가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정책금융公, 대성산업 4000억 지원 일파만파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주 목적으로 하는 한국정책금융공사가 대성산업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특혜 시비가 거세지고 있다. 재계 40위권인 대기업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수천억원을 지원하는 것이 합당하냐는 지적이다. 특히 이 대출로 한 중소기업이 “공사로부터 지급보증을 받아 대신 채무를 갚을 대성산업에 우리 측 자산 대부분을 강탈당하게 된다.”며 공사에 민원을 제기해 공정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대성산업의 지급보증 담보물이 불완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책금융공사는 11일 대성산업이 PF 대출금 상환에 쓸 4000억원을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을 수 있도록 지급보증서를 발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성산업은 이를 바탕으로 13일 만기가 돌아오는 PF 대출금 4300억원을 갚을 예정이다. 앞서 대성산업은 2003년부터 시행사 푸르메주택개발과 경기 용인경전철 구갈역 일대 역세권 개발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사업이 지연되고 신용등급까지 떨어지면서 대출금 상환 만기가 연장되지 않아 부도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공사의 지급보증에 제공되는 담보는 대성산업이 아닌 푸르메주택개발 소유의 용인 기흥역 일대 역세권 부지다. 이를 두고 푸르메 측은 “공사의 지원을 받은 대성산업이 푸르메주택개발의 채무까지 대신 갚아줄 경우 대성산업엔 구상권(남의 채무를 갚아준 사람이 갖는 반환청구의 권리)이 생긴다.”면서 “대성산업이 구상권을 청구할 경우 현재 담보로 잡힌 부동산뿐만 아니라 그 외 자산까지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겨 사실상 자산을 대성산업에 강탈당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대성산업 측은 “시행사의 토지를 강탈할 생각은 없다.”면서 “대위변제 후 신탁공매 절차를 통해 토지를 매각하고 초과분은 시행사에 돌려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사에 담보로 제공되는 토지에 대해 대성산업은 4순위 우선수익권자다. 푸르메 측은 “공사가 4순위 우선수익권자에게 질권 설정을 하는 것은 불완전한 담보 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공사는 “4순위지만 대성산업이 대출금을 갚으면 선순위가 돼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도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이 김성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오빠라는 점 때문에 정치적 시각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대선 정책검증] (6) 하우스 푸어·부동산 대책

    [대선 정책검증] (6) 하우스 푸어·부동산 대책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하던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주택 가격의 하락은 중산층을 신(新)빈곤층으로 몰아가고 있다. 집은 장만했지만 빚에 짓눌리게 된 ‘하우스푸어’는 금융당국 추산으로만 10만 가구에 이르고 있다. 하우스푸어와 전·월세 부담에 허덕이는 ‘렌트 푸어’는 가계부채 규모가 급등하는 현실에서 경제 위기를 촉발할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18대 대선에서 서민 주거 복지 대책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 대선 후보들이 장밋빛 부동산 개발 공약에 치중했던 모습에서는 진전됐지만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주택시장 침체를 극복할 근본적인 해법과 비전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주거복지 및 부동산 대책 공약의 차별성이 두드러지지 않다는 평가가 주류였다. 두 후보 모두 하우스푸어 대책과 공공임대주택 확충, 전·월세 문제 해결 등 서민 주거복지 중심의 공약을 내놓았지만 주택시장 안정화 대안이 빠진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서울신문 정책검증단은 7일 두 후보의 주거 대책 공약을 실현 가능성, 참신성, 정책 효과 등 3개 잣대로 평가했을 때 대체로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만족’, ‘보통’, ‘불만족’으로 평가하면 박 후보의 공약은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이 3명, 보통 3명, 문 후보의 경우 불만족 4명, 보통 2명으로 엇비슷했다. 만족 의견을 낸 전문가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 공약의 문제점으로 하우스푸어 구제만 얘기할 뿐 하우스푸어 방지 등 근본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주택을 짓기 전 판매하는 선(先)분양제와 담보 대출의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시스템 등 하우스푸어를 양산하는 원인에 대한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내건 박 후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찬반이 엇갈렸다. 문 후보는 분양가 상한제 존속을 공약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주택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의견과 공급자 위주의 선분양 제도를 폐지하고, 후분양으로 전환한 이후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으로 나뉘고 있다. 선분양 제도에서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장치인 만큼 폐지에 따른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종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두 후보 모두 현재 주택시장 문제 해결, 주택시장 안정화, 주택 소유자에 대한 대책은 특별히 없다.”고 총평했다. ●실현 가능성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박 후보의 ‘목돈 안 드는 전세 제도’를 실현가능성이 가장 떨어지는 공약으로 짚었다.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는 집주인이 자기 주택을 담보로 전세보증금을 대출받고, 세입자가 그 대출금의 이자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임대주택시장의 작동 기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발상이라고 진단했다. 집주인의 입장에서는 은행 대출금이 전세금보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전세금을 더 선호한다. 또 세입자가 채무를 상환하지 못했을 때의 위험을 감안하고 집주인이 대출을 해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전세난을 월세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다. 신 교수는 “집을 가진 사람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감시팀 간사는 “세입자 역시 실질적으로는 월세 개념인 대출금 상환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공약 중에서는 세입자가 한 차례 집주인에게 재계약을 요청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 제도가 실현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꼽혔다. 갱신권을 보장할 경우 전셋값을 미리 올리는 꼼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에 대해서는 최초 전·월세가 급등할 수 있고, 주거의 질이 하락하는 부작용이 지적됐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현실적으로 제도 도입 이전에 선결해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며 “월세가 아닌 보증부월세 및 전세가 혼재된 국내 임대주택시장에서 월세와 보증금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해 인상률을 결정할지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주택임대시장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는 민간 임대주택의 공급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참신성 두 후보 모두 기존의 정책을 변형하거나 급조한 것으로 평가돼 참신성은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지 못했다. 특히 저소득층 대상의 주택 바우처 지원 공약이나 공공 임대주택 확충 등은 매번 선거 때마다 재탕·삼탕되는 공약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그럼에도 박 후보가 하우스푸어 대책으로 제시한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는 일정 부분 신선하다는 의견이었다. 이 제도는 소유 주택 지분을 일부 매각한 돈으로 은행 대출금을 갚는 방식이다. 지분을 매입한 공공기관은 이를 담보로 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고, 하우스푸어로부터 지분에 대한 임대료를 받아 투자자에게 이자로 지급한다. 이 교수는 “시장에서의 거래를 통한 전면적인 자산의 유동화가 아니라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유동화의 길을 연다는 측면에서 참신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자를 내는 대상만 바뀔 뿐 하우스푸어의 근본적 대안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 다수의 의견이었다. 문 후보의 ‘생애 최초 6억원 이하 주택 구입 시 취득세 면제’ 공약은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가장 큰 문제인 자산 가치 하락은 장기 불황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최초 구입자에 대한 세 부담 완화로 침체된 주택경기를 활성화할 수 있는 동인이 된다.”고 평가했다. 반면 지방 세수인 취득세의 면제는 가뜩이나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지자체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정책 효과 박 후보의 ‘수도권 철도 역사 위 20만 가구 설립’과 문 후보의 ‘주택 바우처 도입’ 등은 정책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과 정책 효과가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전제했다. 박 후보가 제시한 수도권 철도 역사 기반의 20만 가구 설립은 상대적으로 토지 비용이 낮다는 점에서 정책 지원만 뒷받침되면 실행 가능한 공약이 될 수 있다. 또 역세권에 위치해 임대 수요를 견인할 수도 있다. 최 간사는 “철도 부지 개발을 노리는 개발 세력과 건설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건설업계 등 토건 세력이 몰리며 투기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주택 서민을 위한 임대료 보조제도인 주택 바우처를 도입하겠다는 문 후보의 공약은 이미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실현 가능성은 높다. 최 간사는 “임대 주택 공급이 단기간에 확대되기 어려운 현실에서 실질적인 주거 대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은 아닐 수 있지만 당장 주거 불안을 느끼는 계층에게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는 두 후보 모두 문제로 평가됐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 부실과 하우스푸어가 연계돼 DTI 규제를 푸는 건 실익이 없다.”고 진단했다. DTI 규제의 존속 여부보다는 담보대출 제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 간사는 “담보 대출을 한 은행에는 책임을 묻지 않고 담보물의 가치 하락 후에는 다른 수단으로 채무액을 환수하는 시스템이 큰 문제”라며 “다른 국가에서는 은행이 담보물에 대한 권리만 행사하도록 공동 책임을 지게 해 무분별한 대출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검증단은 두 후보 정책이 현안에 초점을 맞춘 ‘근시안적 공약’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하우스푸어 확산은 주택시장 붕괴의 전조인데도 시장 안정화와 매매·거래를 활성화할 방안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장기적 주거 정책도 제시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하우스푸어 등을 위한 대선 후보들의 추가적 조치는 긍정적이지만 개인의 부담 능력에 기초해 시장의 부작용을 개선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에는 국내 임대계약 현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고, 문 후보 측에는 공공임대와 공공원룸 리모델링지원 등을 위한 재원 근거가 보강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정책검증단 명단]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종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감시팀 간사,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한국정책학회 철도분야 세미나

    한국 철도산업의 구조 개혁이 현안으로 대두된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을 통합해 새로운 통합기관을 설립하고 사업부별 완전한 회계분리를 시행해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건설과 운영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종열 인천대 교수 등은 7일 한국정책학회(회장 유금록) 주최로 명지대에서 열리는 정책학회 연례학술대회 철도산업 분야 세미나 발제 논문에서 철도 운영과 건설 부문을 통합하는 ‘상하통합’의 사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일본의 예를 들면서 “지역별 상하통합을 바탕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정부 부채탕감 등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철도망 관리와 여객운송을 분리해 여객회사는 여객수요의 변화에 대응할 수 없어 막대한 영업손실을 입게 된 사례도 소개했다. 안전과 인사관리 등의 업무 중복이 발생해 인원 및 운영비가 증가했고, 2003년 초에 철도부 부장이 경질되고 운영과 건설을 떼어 놓았던 ‘상하분리 모델’은 폐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종원 가톨릭대 교수도 이날 발표 자료에서 “유럽 철도산업 발전의 주요 요인은 ‘상하분리’나 경쟁체제 도입이 아닌, 정부의 부채탕감과 고속철도 증가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철도의 공공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철도산업구조의 재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두 논문의 주요내용이다. ●‘아시아 철도사례를 통한 경험과 교훈’ 일본철도는 영업적자 누적으로 1987년에 국유철도가 6개 지역별로 민영화됐다. JR동일본, JR서일본 등 대부분의 역은 백화점, 문화 공간 등을 갖추고 여객수송기능 이외에도 쇼핑·회의·문화·휴식 등을 제공하는 복합개발 기능을 갖게 됐다. 운영과 건설을 합친 통합형 구조를 기반으로 철도운영회사가 직접 역사와 역세권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활성화했다. 국철의 장기 채무의 대부분인 31조엔을 정부에서 인수하고 분할된 각 민영회사에는 6조엔의 부채만 이관했다. 반면 중국은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류저우(柳州), 난창(南昌), 후허하오터(呼和浩特)와 쿤밍(昆明) 등 일부 철도관리국에서 상하분리형 구조개혁을 단행했지만 권한 및 기능 분배의 비효율성 문제로 실패했다. 여객회사는 운수조정권을 갖지 못해 여객수요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상하분리를 통해 운영의 효율성 향상과 적자 감소를 실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달리 지역 철도국의 적자폭이 늘었고, 철도부의 내부 갈등이 심화돼 안전관리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유럽 철도사례의 경험과 교훈’ 유럽 국가들은 적자 탈피와 수익성 향상을 위해 회계분리 도입, 상호운용성 확보 등을 목표로 3단계의 법안 개정을 추진했다. 영국 외의 국가는 부분 경쟁체제를 도입했고 인프라의 분리, 지주회사 및 형식적인 부분 분리가 진행됐다. 그러나 장거리 서비스는 대부분 공영회사가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고, 경쟁체제 도입은 지역노선 중심, 비수익성 서비스 위주로 이루어졌다. 독일의 철도산업은 고속철을 중심으로 성장해 2008년에는 1995년보다 여객수송량이 2.7배가 늘었다. 지배적 사업자인 DB는 지주회사 체제에 근간한 상하통합형의 유기적인 운영방식을 활용했다. 이 때문에 연 10억 유로 이상을 추가 투자할 수 있었다. 유럽연합(EU)의 강제적인 상하분리 정책에 비판적이다. 프랑스도 1990년에서 2008년까지 전체 여객수송량이 33.3% 증가하는 과정에서 기존선은 33.7%가 준 반면, 고속철은 253%가 향상됐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10월 30일 운영사인 SNCF와 건설기관인 RFF를 통합했다. 우리의 경우 효율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하분리 및 경쟁체제 모델을 도입하기보다는 단일 철도기관의 구심력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통합된 시스템으로 정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건설과 운영을 모두 보유한 정부출자 주식회사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다만 시설과 운영을 독립된 사업 부문으로 분리해 하나의 그룹사 안의 자회사 형태로 귀속시켜 분리로 인한 문제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정리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경매로도 빚 못갚는 ‘깡통주택’ 19만가구

    경매로도 빚 못갚는 ‘깡통주택’ 19만가구

    집을 경매에 넘겨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주택’ 보유자가 19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대출규모는 13조원이다. 신용등급이 낮고 여러 금융기관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위험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어려움을 겪는 계층)도 23만명에 달한다. 금융감독당국이 처음으로 모든 금융사를 상대로 ‘하우스푸어’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하우스푸어가 20만명 내외라는 의미다. 2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말 기준(은행권은 9월 말 기준)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중 경락률(감정가 대비 낙찰가율) 초과 대출자가 전체의 약 3.8%인 19만 3000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수도권에 18만명(12조 2000억원)이 몰려 있다. 수도권 집값이 더 큰 폭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1~10월 평균 경락률은 76.4%다. 1억원짜리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7640만원만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경락률을 초과해 돈을 빌렸다면 경매로 집을 팔아도 대출금 일부를 갚을 수 없게 된다. 금융기관별로는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이 11만명(6조 1000억원)으로 절반 이상(57.0%)을 차지한다. 상호금융이 전체 금융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부실대출 가능성이 더 큰 셈이다. 이어 은행 7만명(5조 6000억원), 저축은행 1만명(5000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을 한달 이상 연체한 사람은 4만명이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1.1%(4조 5000억원)이며 전체 대출자의 0.8% 수준이다. 모두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저신용 채무자다. 9월 말 기준 저신용·다중채무자 주택담보대출은 전체의 4.1%인 23만명 수준이다. 대출 규모는 25조 5000억원(4.8%)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신용등급 7등급 이하로 금융기관 3군데 이상에서 빚을 끌어 써 상환능력을 거의 소진한 상태다. 특히 대출이자가 높은 비은행권에서만 돈을 빌린 이들이 7만명(7조원)에 달했다. 집값이 더 내려가면 ‘상환불능’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가장 높다. 소득능력이 줄어드는 50세 이상인 고령층 저신용·다중채무자도 9만명(11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집값 하락이 계속되면서 담보인정비율(LTV) 초과 대출도 계속 늘고 있다. 은행권의 LTV 70% 초과 대출은 2010년 말 7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7조 9000억원, 지난 9월 말 8조 3000억원 등으로 늘고 있다. 전체 금융권의 LTV 70% 초과 대출자는 24만명(26조 7000억원), 80%를 넘긴 대출자도 4만명(4조 1000원) 수준이다. 금감원은 가계부채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가계부채의 주요 리스크 현황 등에 대한 분석 및 차주의 상환부담 완화 방법 등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1개월 이상 주택담보대출 연체자 4만명과 LTV 80% 초과 대출자 4만명에 대해 리스크 현황 등 정밀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제2금융권의 가계 부채 관련 통계시스템 또한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경기 양주시, 모텔·그린벨트 땅 ‘수상한 매입’

    경기 양주시, 모텔·그린벨트 땅 ‘수상한 매입’

    경기 양주시가 모텔을 불법으로 사들이고 지역유지로부터는 시의회가 승인한 액수보다 비싸게 토지를 매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30일 시에 따르면 시는 2009년 8월 장흥관광지 입구에 있는 6층짜리 B모텔을 24억 8700만원에 샀다. 문화예술 분야 작가들의 창작공간인 아틀리에로 리모델링해 러브호텔촌으로 전락한 장흥관광지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시는 모텔을 미등기 전매자로부터 매입한 데다 내력벽이 많아 리모델링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 때문에 현재 빈 건물로 방치, 예산 낭비 논란에 휩싸였다. B모텔은 부동산등기부상 김모(42·여)씨와 조모(42·여)씨 공동 소유였으나 2003년 10월 김씨가 조씨 지분을 인수해 매매예약 가등기를 했고 열흘쯤 뒤 이모(50·여)씨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이씨는 채무의 인수, 채권의 양도, 사채 사용으로 보이는 추가 근저당권 설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다가 시에 매각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중개업계에서는 “B모텔처럼 권리관계가 복잡하고 부채가 많은 부동산은 거래를 기피한다.”며 “거래가 되더라도 제 값을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매매예약을 했던 김씨와 이씨는 본인 명의로 소유권등기를 하지 않고 되팔아 미등기전매에 해당되며, 매도 및 매수자 모두 처벌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비싸게 매입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근처 비슷한 규모 모텔들의 현 시세는 절반도 안 되는 10억원 안팎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2개 감정평가법인이 제출한 평균가격으로 매입했고, 이후 경기위축으로 부동산 값이 많이 내린 것이지 비싸게 매입한 것은 아니다.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등기 전매 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을 돌렸다. 시가 지난 1월 장흥면 일영리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농지 2255㎡를 매입한 경위도 석연치 않다. 2010년 12월 시의회로부터 5억 1900만원에 매입하기로 승인받았다. 하지만 시의회로부터 재승인을 받지 않은 채 1억 5000만원이 더 많은 6억 6824만원을 줬다. 이 토지의 일부는 토지주였던 A씨가 동의해 7~8년 전부터 마을 주민들이 배드민턴장으로 무상 사용해 왔었다. 그러다 A씨의 요구로 시는 배드민턴장과 주변 토지를 매입했다. A씨는 2004년쯤부터 매매 직전까지 이 토지 등을 담보로 10억원에 가까운 대출을 받았다. 특히 이 토지는 그린벨트에 있는 답(현황상 나대지)으로, 건축 및 개발행위를 할 수 없어 일반인들은 사서는 안 될 토지였다. 배드민턴장 바닥 면적은 523㎡인데, 시가 매입한 토지는 2255㎡에 이르러 필요 이상 넓은 면적을 매입했다는 지적도 있다. 주거 밀집지역인 부곡리(송추역 부근)로부터는 5㎞나 떨어져 접근성도 떨어진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주민 쉼터도 함께 만들기 위해 토지를 많이 매입했다. 시의회 승인을 받을 때는 공시지가로 가격을 정했지만 감정평가 결과 늘어났고, 30% 한도 안에서 증액할 때는 의회로부터 재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해명했다. A씨는 “매매금액이 증액된 것은 모르는 일이며 평당(3.3㎡) 100만원 이상 받아야 하는데 그보다 적은 (감정)가격이 나와 서운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최근 시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 받아 특혜 여부 등을 내사하고 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은행 주택대출 연체율 6년만에 최고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집단대출을 둘러싼 분쟁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29일 올해 10월 말 국내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0.94%로 한 달 전보다 0.08% 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2010년 10월 말 0.44%이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년 만에 두배 넘게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06년 10월(0.94%) 이후 가장 높다. 금감원 측은 “아파트 집단대출(분양 후 입주 전까지의 중도금과 이주비 등 대출) 연체가 많이 쌓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집단대출 연체율은 10월 말 1.96%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0년 12월 말(0.95%) 이후 가장 높았다. 집단대출 연체가 쌓이는 까닭은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높다는 등의 이유로 돈을 갚지 않는 채무부존재 소송 때문이다. 집단대출을 제외하면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44%로 뚝 떨어진다. 권창우 금감원 은행감독국 팀장은 “채무부존재 소송에 패소한 분양자의 대출이 만기가 돼 연체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가계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1.15%로 한 달 전보다 0.11% 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합친 가계대출 연체율은 1.01%로 다시 1%를 넘어섰다. 기업대출 연체율도 1.42%에서 1.63%로 0.21% 포인트 뛰었다. 웅진그룹의 법정관리 신청 등의 여파로 보인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개들의 전쟁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개들의 전쟁

    한때 조폭장르로 분류되는 영화들이 인기를 끌었다. 조폭장르는 난데없이 출몰해 짧은 전성기를 누리다 순식간에 멸종하고 말았다. 이름처럼 형편없는 족보를 지닌 장르에게 주어진 당연한 운명이었다. 주먹과 의리로 먹고 사는 사나이들의 진한 세계를 그린 1960~70년대 액션영화의 후예처럼 보이지만, 조폭장르의 특징은 인물을 희화하고 천박한 문화를 반영한 데 있다. 당시 등장했던 조폭장르 영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작품을 만들어낸 감독은 조범구다. 엄격히 따져 조폭장르의 변주에 해당하는 ‘양아치어조’와 ‘뚝방전설’은 쓸모없는 남자들의 쓰라린 정서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이다. 싸구려 웃음을 위해 몸을 팔기보다 건달의 본모습에 충실하기를 원했던 두 영화는 결국 흥행에 실패하고 잊혀졌다. 조폭장르의 규칙을 위반한 대가는 썼다. 조병옥의 ‘개들의 전쟁’은 조범구의 시도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뚝방전설’이 중심에 진출했다가 변두리의 본거지로 돌아온 건달의 이야기였다면, ‘개들의 전쟁’은 돌아온 악당에 맞서 본거지를 사수하려는 건달들의 이야기다. 소도시의 변두리 혹은 시골마을로 보이는 공간. 상근과 패거리는 그곳을 휘젓고 다닌다. 일거리라고 해봐야 동네 사람 사이의 채무관계를 정리해주고 품삯을 떼는 정도가 전부인 유치한 삶. 왕년의 형님인 세일이 돌아오면서 상근 패거리의 시대는 위기를 맞는다. 세일에게 매를 맞던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악몽을 떨치고 새 바람의 맛을 보여줄 것인가. 유쾌한 대장 상근은 고민하기 시작한다. ‘개들의 전쟁’은 가난한 영화다. 볼거리 없는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주인공을 맡은 김무열 외에 눈에 익은 배우라곤 등장하지 않는 영화다. 조병옥은 과욕을 버리고 성실한 이야기와 현실감 넘치는 연출로 임했다. 어이없는 거창한 아이디어 대신 시골 건달들에 관한 설득력 있는 접근이 ‘개들의 전쟁’의 힘이다. 상근과 세일은 다방 앞 주차 공간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다. 유머와 스릴이 풍부하게 쓰인 이 장면은 세력 간 대결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다방 옥상에서 벌어지는 매질이란 설정도 좋다. 세일은 상근 패거리를 한 명씩 불러내 매질하고, 지나가던 동네 사람들은 그들이 맞고 때리는 광경을 바라본다. 패거리 안의 심각한 상황과 반대로 사람들은 그것을 심심한 구경거리 이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 기를 쓰고 싸우는 건달들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슬프다. 조폭장르의 주인공인 깡패는 대중영화의 주인공으로 삼기에 모순적인 존재다. 깡패는 사회악이기에 죽거나 사라져야 하고, 그들이 벌이는 사업은 부정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깡패를 다루는 대중영화가 인물에게 그런 운명을 부여할 수는 없다. 깡패들은 대개 두루뭉술한 결말 앞에서 어정쩡한 표정으로 서 있는 게 다였다. ‘개들의 전쟁’의 상근 패거리는 깡패라기보다 잠시 한량으로 지내는 악동에 가깝다. 폭력으로 억압하던 앞 세대에 저항하고 짧은 청춘을 즐겁게 보내는 것 외에 따로 바라는 것도 없다. 그래서 세일 같은 깡패의 삶과 별 앙금 없이 단절하는 게 가능하다. 클라이맥스의 손가락 절단은 주제의 함축적 표현이며, 그 결과 변두리 아이들의 순수성은 보호받는다. 그들은 웃기는 존재가 아닌 존중받는 인물로 남는다. 조폭장르 특유의 지저분한 결말 따위는 여기 없다. ‘개들의 전쟁’의 결말은 여름비처럼 개운하다. 영화평론가
  • 또… 빚 300만원·월세 못내 ‘생활고 모녀’ 동반자살

    은행 빚과 월세 독촉에 시달리던 모녀가 번개탄을 피워 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반지와 금붙이를 팔아 빚을 갚고 장례도 하지 말고 화장해서 아무 데다 뿌려 달라.”는 유서를 남겼다. 28일 인천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1시 15분쯤 인천 서구 심곡동 K아파트에서 이모(48)씨와 이씨의 어머니(78)가 숨져 있는 것을 이씨의 오빠(52)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방바닥에 반듯이 누운 채, 어머니는 안방 침대에서 숨져 있었으며, 주위에서 불에 탄 번개탄과 버너가 발견됐다. 창문틀에는 연기가 새 나가지 못하도록 청테이프가 붙어져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숨진 지 2∼3일 정도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5만원인 아파트에 거주해 왔으나 세를 7개월째 내지 못해 집주인으로부터 월세 독촉 내용증명서를 받은 상태였다. 또 은행에서 빌린 300만원을 못 갚아 독촉장이 날아들었다. 특별한 직업이 없고 결혼도 안 한 이씨는 2009년부터 뇌졸중을 앓고 있는 노모와 함께 살면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어 왔다. 수시로 어머니 대소변을 받는 등 병수발을 해야 하기에 취업조차 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3년 전 사망했고, 오빠는 사업에 실패해 모녀에게 생활비 지원을 해주지 못했다.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월 9만여원의 기초노령연금 외에는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이씨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병든 노모를 두고 먼저 떠날 수 없다.”는 말을 자주 했다. 이씨는 오빠에게 남긴 유서에서 “금융권 채무가 있으니 가족들에게 피해가 안 가게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를 해 달라.”고 썼다.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는 상속받은 재산범위 내에서만 채무를 승계하고 재산과 채무 모두를 포기하는 것을 뜻한다. 유서는 어머니 반지 등 얼마 안 되는 금붙이와 함께 상자에 담긴 채로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집을 깨끗이 치워 놓고 유서를 작성할 정도로 깔끔한 성격으로 보이는 이씨가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어머니와 합의하에 동반자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대선 정책 검증] (2) 가계부채

    [대선 정책 검증] (2) 가계부채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강력한 외부의 충격이 가해지면 폭발력은 ‘외환위기 사태’ 이상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이 같은 점을 인식해 18대 대선 공약 중 우선 순위 첫 번째와 세 번째로 각각 올려놓았다. 그러나 심각한 상황 판단과 달리 유권자의 ‘표’(票)를 의식한 탓에 가계빚 대책의 본질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공약을 실현 가능성과 참신성, 정책 효과로 세분화해 평가했을 때 문 후보 보다 박 후보에게 더 많은 점수를 줬다. 박 후보는 고통을 덜어주는 지원책에 초점을 맞춘 반면 문 후보는 제도 개편에 무게를 뒀다는 측면이 고려된 듯하다. 박 후보는 ‘반쪽 대책’이기는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고, 문 후보는 여야 합의로 입법화가 결정되는 만큼 실현 가능성에 리스크(위험)가 있다는 의미다. 박 후보는 실현 가능성에서 10점 만점에 7.3점을, 문 후보는 5.4점을 받았다. 참신성에서는 박 후보가 6.0점을, 문 후보가 5.6점을 받아 큰 격차를 보이지 않았다. 정책 효과에서는 박 후보가 6.0점을, 문 후보가 5.4점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 공약의 문제점으로 가계부채의 근본 원인을 외면하고 지원에만 의존하는 것을 꼽았다.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빚을 갚아야 하는데 ‘빚진 자’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지 않은 것은 표를 의식한 행보라고 꼬집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28일 “과도한 기금 조성이나 무리한 법 개정, 일방적인 채무자 지원책은 시장 기능을 교란하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면서 “더구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확산시켜 국가의 재정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실현 가능성 “우리나라의 가계빚 문제는 부채 비율이 너무 높고, 증가 속도가 빠르며, 대출 구조가 구조적으로 취약(변동금리, 단기거치식)하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한 본질적 대책은 가계부채를 축소하고 현재의 대출 구조를 보다 안전한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그러나 두 후보의 공약을 보면 유권자의 ‘표’와 대책의 실효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 듯하다. 그렇다 보니 대책 중 실현 가능한 내용과 포퓰리즘적인 내용이 서로 뒤엉켜 있다. 전문가들은 박 후보 측이 제시한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 조성은 충분히 가능한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장기 상환의 은행 대출로 전환하는 것은 은행의 부담을 늘리는 것이므로 재정 투입 없이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또 신용 평가를 할 때 결과를 사전 통보하도록 의무화하고 항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실효성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후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더 낮게 나왔다. 이자제한법과 공정대출법, 임의 경매금지, 서민 대출시장 육성 등은 금융시장의 논리상 맞지 않는 포퓰리즘적인 정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오히려 서민들을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사채시장으로 내몰 가능성까지 있다고 했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자율의 상한선을 25%로 내리고, 금리 10%대의 서민 대출시장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구체성은 있지만 시장 논리에 어긋나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담보권자의 임의 경매금지는 민간 부문의 금융 관행을 크게 바꾸는 것이어서 금융 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자제한법과 공정대출법, 공정채권추심법 등 ‘피에타 3법’ 도입은 제도를 바꾸는 것인 만큼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협조해 입법화를 추진한다면 실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달리 봤다. ●참신성 참신성에서는 두 후보 모두 보통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많은 대책을 내놓았지만 기존 정책의 확대와 미국 등 외국 정책의 짜깁기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박 후보가 내놓은 국민행복기금 18조원 조성과 학자금 대출 부담 경감은 가계와 청년들의 재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교수는 “고부채 채무자에 대한 상환 기간과 금리 조정, 대학생 채무 불이행자의 채무 매입 등은 기존 정책에서 더 나아간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김진욱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국민행복기금을 설치해 운영하겠다는 것은 참신한 발상”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 측의 1인 1계좌 ‘힐링통장’과 지자체별 ‘힐링센터’ 설립은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하 교수는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참신성이 있다.”면서 “이런 제도는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이 재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책 효과 박 후보 공약의 정책 효과는 다소 엇갈렸다. “효과가 클 것”이라는 입장과 “1000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감안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해석도 있다. 김 교수는 “박 후보의 대책대로 시행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89%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특히 금융채무 불이행자와 총부채 상환 비율이 높은 채무자, 저소득 자영업자 등을 위한 정책은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 교수는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규모에 비해 지원책이 작아 효과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 공약의 경우도 전문가 사이에 온도차가 컸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효과보다는 금융시장의 역행으로 서민들을 고리의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 위험이 있다.”고 예상한 반면 박 교수는 “제도는 바꾸는 것이 어렵지 바꾼다면 박 후보의 대책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면서 “‘피에타 3법’은 금융시장의 틀을 바꾸는 것인 만큼 실시된다면 은행들이 장사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후보 공약의 미진한 점으로는 자활 능력이 없는 채무자에 대한 해결책과 자활 의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을 꼽았다. 문 후보 공약의 경우 퍼주기 가능성과 재원 조달, 금융시장의 역행 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제시했다. 오 교수는 “재원 마련의 실현 가능성과 금융 논리 등에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하 교수는 “의도는 좋지만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소화해 주는 등의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정책검증단 명단] 김진욱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 ‘하우스푸어 대책’ 한달간 달랑 1명 신청…우리지주 - 은행 ‘옥신각신’

    우리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만든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계층) 대책인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Trust&Lease back·신탁 후 재임대) 신청자가 ‘드디어’ 나왔다. 제도를 시행한 지 한 달 만이다. 그런데 달랑 1명이다. 초라한 실적 앞에 제도를 짠 우리금융지주와 실제 시행주체인 우리은행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머리와 손발이 따로 노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은행 측은 28일 “‘최근 고객 한 명이 신탁 후 재임대 제도를 신청해 와 29일이나 30일쯤 공식 신청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일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해 거의 한 달 만에 1명이 신청했다는 것은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 지주나 은행도 여기에는 동의한다. 그런데 원인과 해법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제도를 기획한 우리금융지주 측은 애초 신청 대상자를 잘못 추정했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은 신탁 후 재임대 제도의 신청 자격을 우리은행에만 대출이 있는 고객으로 제한했다. 그런데 신청 가능하다고 파악한 1300여 가구 가운데 500여 가구의 대출 상황을 다시 분석해 보니 우리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에도 대출이 있는 다중채무자가 대부분이라는 게 지주 측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지주 측은 나머지 800여 가구의 대출 상황도 살펴보는 중이다. 이를 토대로 대상 가구수를 다시 추산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자체 대출 조회 시스템으로는 우리은행 대출 상황만 파악된다.”면서 “다른 금융사 대출 현황을 알아보려면 상대 회사의 허가를 받아야 해 어려움이 따른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상자 재파악이 끝나는 대로 금융당국에 제도 수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생각은 다르다. 약 1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신한은행의 하우스푸어 대책과 달리 우리은행의 신청 대상자는 1300여 가구밖에 안 되기 때문에 더 두고 보자는 태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처음부터 신청 대상자를 적게 잡았기 때문에 신청자가 더디게 나오는 것일 뿐”이라면서 “적어도 두 달은 시행해보고 문제점이 있으면 그때 가서 보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또 “영업점을 통한 상담 문의는 매우 많다.”면서 “집 소유권을 은행에 넘긴다는 부담 때문에 상담이 신청으로 선뜻 이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초 6개월쯤 시행해 보고 확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는데 ‘실패론’이 대두되자 지주 측이 성급하게 제도 수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처음부터 하우스푸어 대책에 소극적이었던 우리은행이 “일이 커지는 것을 기피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우스푸어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대부분의 하우스푸어들이 다중채무자인데 이 점을 간과한 우리금융 측의 실책도 있지만 그보다는 좀 더 버티면 자신들에게 좀 더 유리한 파격적인 구제책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하우스푸어들의 심리 때문에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의 (하우스푸어 대책 신청) 실적이 저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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