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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가계 빚 대책, 투기 잡되 실수요자 피해 없어야

    정부가 다주택자와 아파트 집단대출은 조이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늘려 충격을 최소화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이로써 초저금리에 기대 빚을 내 집을 사 돈을 버는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고 볼 수 있겠다. 전방위로 돈줄을 조여 10%에 이르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한 자릿수인 8% 이내로 낮춰 관리하겠다는 목표다. 미국에 이어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1400조원에 이르는 ‘가계 빚 폭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가계와 금융의 동반 부실을 막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어제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은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규제에서부터 고위험가구, 저신용자, 영세 자영업자 등 차주별 맞춤형 지원까지 동원 가능한 대책이 총망라돼 있다. 하지만 핵심은 역시 대출기준 강화로 총량을 줄여 나가는 데 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정할 때 기존 주택담보대출 이자뿐 아니라 원금까지 반영하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제도를 시행한다.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도 예정보다 1년 앞당겨 내년 하반기에 도입한다. 기존의 주택담보대출 이외에 신용대출 등 대출자의 모든 대출을 깐깐하게 따지겠다는 취지다. 갭투자를 막기 위해 부동산 임대업자 대출에 대한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도 도입한다. 정부가 대출규제와 이미 상승세에 접어든 시중금리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상환 능력에 따라 채무조정은 물론 채무탕감을 해 주기로 한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6월 현재 가계부채는 1388조원, 연말에는 145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환 능력이 부족한 32만 가구와 18만 생계형 자영업자가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고 한다. 정부가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 여론을 무릅쓰고 지원책을 포함시킨 이유이나, 상환 능력을 엄격하게 심사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취약 채무자들에게 채무 재조정을 통해 재기할 기회를 주겠다는 선의가 악용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가계부채 종합대책은 부채 총량을 줄이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넘어 침체되거나 대출과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강화된 신DTI가 소득을 기반으로 한 규제책이어서 정책 목표와는 달리 소득이 낮거나 소득 증빙이 어려운 취약계층, 자영업자, 노령층이 이번 대책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 투자든 투기 목적이든 부동산을 살 사람은 이미 대출을 받아 강화된 대출 기준이 서민이나 실수요자의 발목만 잡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있는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월요 정책마당] 대출채권 소각, 채권자와 채무자 간 균형 맞춰야/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월요 정책마당] 대출채권 소각, 채권자와 채무자 간 균형 맞춰야/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채권자가 제 동의 없이 집에 있는 곡물을 모두 가져가 굶어 죽게 생겼습니다.” 이 항의에 함무라비 법전에서 채권자는 채무자 승인 없이 가져간 곡물 전부를 반환하고 채권도 취소한다. 이 법전이 만들어진 기원전 1750년쯤에도 채권자의 추심이 꽤 가혹했던 것 같다. 함무라비 왕은 채권자 우위의 사회에서 최소한의 채무자 권리를 보호하는 내용을 법률에 담았다. 그러나 채권자는 채무상환에 실패한 채무자 가족을 노예로 삼을 수 있었다고 하니 고대사회는 채권자 우위의 사회였을 것이다. 현재는 채무 조정, 파산 등을 통해 채무자를 보호하지만, 채무를 갚지 못하면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여러 경제활동 및 사회활동에 제약이 따른다. 또 시효를 연장해 가며 채무를 독촉할 수 있으므로 채권자 우위의 문화라고 봐야 할 것이다. 채무는 갚아야 하고 채권자의 권리는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정말 채무를 갚지 못할 상황인 사람에게도 채무를 갚지 못하면 평생 채무 불이행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며 경제활동에 제약이 따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벼랑 끝에 내몰린 채무자에게도 사회 경제 활동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현재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포용적 금융’이다. 포용적 금융은 우리 역사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한문학자 장유승씨의 일일공부에 보면 송필항이라는 사람이 숙종에게 올린 상소의 내용이 나온다. “큰 병에 걸린 사람은 원기가 소진되어 간신히 숨을 쉬니, 편안히 눕히고 부드러운 음식을 먹이며 회복되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만약 흔들어서 정신을 어지럽히고 괴롭혀서 기운이 빠지게 하면 죽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지금 백성이 진 빚은 남겨둬 봤자 국가의 재산이 될 수 없습니다. 허울뿐인 장부를 지키면서 진짜 원망을 초래하는 것과 허울뿐인 장부를 버리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낫습니까” 이 상소문의 핵심은 허울뿐인 장부를 지키는 것이 부당하다는 말인데 이는 결국 상환 능력이 없는데 계속 추심을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이득이 없으므로 이러한 관행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왕조 때도 상환 능력이 없으면 포용적 금융이 필요하다는 논의는 있어 왔으며, 최근에 정부와 금융권이 추진 중인 소멸시효 완성채권의 소각이나 장기 소액 연체채권의 채무 경감 방안 모두 이러한 역사적인 고민과 일맥상통한다. 소멸시효 완성채권은 이미 법률적으로 시효가 완성된 채권이므로 추심해서는 안 됨에도 불구하고 편법으로 시효를 부활시켜 채무자들에게 지속적인 추심을 가능케 하는 사례들이 종종 있어 왔다. 이와 같이 편법으로 추심되는 소멸시효완성채권의 경우 사회질서 안정이라는 소멸시효 제도의 취지를 생각하면 소각하는 편이 맞다. 장기 소액 연체채권의 경우에도 채권자의 권리는 보호돼야 하므로 상환 능력이 있다면 원칙적으로 채무는 끝까지 이행해야 한다. 다만 철저하게 심사를 했는데도 상환 능력이 없다면 포용적 관점에서 채권자에게 극단적 피해가 없는 한 채무자가 사회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국가적 이익에 부합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상환 능력이 없다 하더라도 장기 소액 연체채권을 정리해 주면, 기존에 힘들게 상환해 온 사람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으며, 사회적으로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일리 있는 지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상환 능력 심사를 제대로 해서 정말 상환 능력이 없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장기 소액 연체채권을 정리한다면 도덕적 해이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정책에 정답이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환 능력이 없는 채무자의 재기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복잡하게 얽혀 있던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잘라 버린 알렉산더 대왕의 선례를 참고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 서민 ‘연체 주홍글씨’ 완전 삭제… “재기 기회” vs “상환 회피”

    서민 ‘연체 주홍글씨’ 완전 삭제… “재기 기회” vs “상환 회피”

    文정부 ‘연체채권 정리’ 현실화…1인당 1257만원 ‘빚 굴레’ 벗어 민간도 연말까지 4兆 자율 소멸…10년 만기 장기연체정책 곧 발표31일 정부가 소멸시효완성채권을 소각하고 무분별한 시효연장 관행을 개선하기로 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과제로 제시된 ‘장기·소액 연체채권 정리’가 현실화된 것이다. 그동안 일부 금융회사가 소멸시효완성채권을 자체적으로 소각한 적은 있지만 금융권 전체가 일률적으로 소각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결정에 200만명이 넘는 장기 연체자가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정부의 ‘공식 부채 탕감’ 정책으로 ‘빚은 안 갚아도 되는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 계획대로 금융공공기관과 민간 금융회사들이 올해 말까지 소멸시효완성채권을 소각하면 지난해 말 기준 214만 3000명의 장기 연체 채무자가 25조 7000억원의 채무 기록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1인당 1257만원 정도다.지금까지 장기 연체 채무자들은 채권 시효가 완성되더라도 ‘빚의 굴레’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었다. 기록이 지워지지 않아 정상적인 금융 거래가 불가능한 데다 상황에 따라 빚이 되살아날 여지도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채권이 소각되면 채무 일부 상환 등으로 채권이 부활할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사라지고 연체 기록 등도 완전히 삭제된다”면서 “채무자의 심리적 부담감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각에 나서는 금융공공기관은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등이다. 은행 등 민간 금융회사들은 연말까지 자율적으로 소멸시효완성채권을 소각할 예정이다. 채권 소각은 기관별로 ‘내규 정비→미상각채권 상각→채권 포기 의사결정(이사회 등)→전산 삭제 및 서류 폐기’ 등의 절차로 진행된다. 채무자는 오는 9월 1일부터 본인의 연체채무의 소각 여부를 해당기관 개별 조회시스템 또는 신용정보원 소각채권 통합조회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민간 연체 채권 중 일부는 정부 재정으로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10년 만기 1000만원 이하의 장기소액연체채권 정리 방안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당 채권은 금융기관들도 이미 손실 처리를 다 했으면서도 의미 없이 시효를 연장한 것”이라면서 “채무자의 제2의 출발을 보장하는 포용적 금융 정책”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시한이 충분히 지나고 사실상 상환능력이 없는 채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각은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공식적인 부채 탕감이 ‘연례행사’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제3자들에게는 ‘빚은 안 갚아도 되는 것’이라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면서 “누군가가 빚을 안 갚으면 결과적으로 전 국민에게 부담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16개 은행 대손상각채권 소멸시효 연장… 작년 서민 4만명 빚 독촉에 고통

    지자체는 악성 빚 인수 탕감·소각 국내 시중은행들이 이미 대손충당금을 쌓은 채권의 소멸시효를 연장하면서 빚 독촉하는 연체 채무자만 연간 4만명가량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이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6개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 3만 9695명의 대손상각채권 소멸시효를 연장했다. 대손상각채권은 연체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나 은행 장부에 손실로 기록되고 충당금을 쌓은 채권이다. 이러한 채무의 소멸시효는 5년이지만 은행 등이 법원에 소송을 내면 5년씩 계속 연장할 수 있다. 시효가 연장된 대손상각채권 규모는 2014년 3만 3552명에 원리금 1조 1333억원, 2015년 2만 9837명에 7384억원, 2016년 3만 9695명에 9470억원 등이다. 올해 1분기에는 1만 5459명, 원리금 3143억원의 소멸 시효가 늘어났다. 은행들이 이러한 연체채권들을 채권시장에 팔아넘기지 않고 시효를 연장하는 이유는 수익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무자가 사업 등에서 재기하면 기존에 남아 있던 은행 빚을 갚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효가 완성되면 채무자들은 빚 독촉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연체 기록은 그대로 남는 경우가 많았다. 은행들이 채권을 소각한 규모는 2015년까지 100억원대에 불과했다.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등 대형 은행들은 그 기간에 소각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은행은 지난해부터 연체 채무자들의 소각 규모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2만 9249명(5768억원)이고 올해 1분기 9만 943명(1조 4675억원)이다. 2분기에는 1만 5665명(3057억원)의 채무를 소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정권교체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소각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소액(1000만원 이하)·장기(10년 이상) 연체채권뿐 아니라 민간 금융회사 소액·장기 연체 채권까지 정부가 사들여 소각하는 방안을 금융위원회에 주문한 만큼, 연체자들의 신용이 대거 회복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박 의원은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장기·소액 연체채권 소각 등 신용회복 방안, 소멸시효 완성 채권의 관리 강화 등에 대해 소신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방자치단체 등은 서민들의 악성 빚을 사들여 소각하고 탕감하는 일을 수년째 하고 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경제 브리핑] 파산금융사 빚도 1397로 상담

    파산금융회사에서 빚을 진 채무자들도 서민금융 통합콜센터(1397)에서 채무조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26일 서민금융 통합콜센터에서 직접 파산금융회사와 케이알앤씨(예보 자회사) 채무자에 대한 채무조정 안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채무조정에 들어가면 원금의 최대 60%(이자는 전액)를 감면받을 수 있으며 최대 10년까지 분할 상환이 가능하다.
  • 소멸시효 지난 채권 대부업체에 못 판다

    25일부터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은 대부업체 등에 팔지 못한다. 불법 추심으로 고통받는 채무자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의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을 제정, 25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24일 밝혔다. 매각이 금지되는 채권은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뿐 아니라 소송 중인 채권이나 채권·채무 관계가 불명확한 채권 등도 포함된다. 통상 금융회사들은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을 대부업체에 아주 싼 값에 넘긴다. 대부업체는 이를 근거로 채무자에게 악착같이 빚을 받아 낸다. 대출채권은 5년 이상 채권자로부터 유선이나 우편 등 어떤 형태로든 연락을 받지 않았다면 채권으로서의 수명이 사라진다. 즉 채무자는 해당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 이런 소멸시효 개념을 잘 모르는 채무자들은 빚의 상당 부분을 탕감해 주겠다는 식의 꼬임에 넘어가 대부업체에 빚을 일부 갚거나 갚겠다는 각서를 쓰는 경우가 있다. 빚을 일부라도 갚거나 갚을 의사를 표시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채권의 소멸시효는 다시 살아난다. 안 갚아도 되는 빚이 반드시 갚아야 할 빚으로 부활하는 셈이다. 자신이 진 빚의 소멸시효가 지났는지 여부는 신용정보원(www.credit4u.or.kr)이나 신용회복위원회(cyber.ccrs.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 금감원은 채권이 매각된 이후라도 소멸시효 완성 등으로 매각이 제한된 채권임이 확인되면 금융회사가 해당 채권을 되사도록 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시효 지난 대출채권 대부업체에 못판다

    시효 지난 대출채권 대부업체에 못판다

    25일부터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은 대부업체 등에 팔지 못한다. 불법 추심으로 고통받는 채무자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의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을 제정, 25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24일 밝혔다. 매각이 금지되는 채권은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뿐 아니라 소송 중인 채권이나 채권·채무관계가 불명확한 채권 등도 포함된다. 통상 금융회사들은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을 대부업체에 아주 싼 값에 넘긴다. 대부업체는 이를 근거로 채무자에게 악착같이 빚을 받아낸다. 대출채권은 5년 이상 채권자로부터 유선이나 우편 등 어떤 형태로든 연락을 받지 않았다면 채권으로서의 수명이 사라진다. 즉, 채무자는 해당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 이런 소멸시효 개념을 잘 모르는 채무자들은 빚의 상당 부분을 탕감해 주겠다는 식의 꼬임에 넘어가 대부업체에 빚을 일부 갚거나 갚겠다는 각서를 쓰는 경우가 있다. 빚을 일부라도 갚거나 갚을 의사를 표시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채권의 소멸시효는 다시 살아난다. 안 갚아도 되는 빚이 반드시 갚아야 할 빚으로 부활하는 셈이다. 자신이 진 빚의 소멸시효가 지났는지 여부는 신용정보원(www.credit4u.or.kr)이나 신용회복위원회(cyber.ccrs.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 금감원은 채권이 매각된 이후라도 소멸시효 완성 등으로 매각이 제한된 채권임이 확인되면 금융회사가 해당 채권을 되사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법 채권추심을 일삼는 매입기관이 점차 시장에서 퇴출당함에 따라 금융소비자에 대한 불법 추심행위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미 금리 인상, 저신용·자영업자부터 살피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기준금리를 3개월 만에 0.25% 포인트 또 인상했다. 기존 0.50~0.75%에서 0.75~1.00%로 올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미국 ‘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예고했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예견된 것이긴 하나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에 이어 한국 경제의 위험요인들이 하나둘씩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다음달에는 ‘4월 위기설’을 촉발한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4400억원) 만기일이 돌아오고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연준이 올 안에 추가로 두 차례 금리를 더 올리겠다고 시사한 대목이다. 이제 미국의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1.25%)와의 격차가 0.25% 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 미국이 0.25%포인트씩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리면 한국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경제는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릴 수도, 안 올릴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처지다. 극심한 내수 부진과 ‘고용 없는 저성장’ 돌파를 위해서는 금리를 동결해서 경기를 부양하는 게 맞다. 그러나 금리 역전을 오래 방치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높은 금리를 좇아 미국으로 다시 이동할 공산이 크다. 금리를 올리자니 1344조원의 가계부채가 걱정이다. 대출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추가 이자 부담이 9조원 늘어난다. 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 자영업자 등이 직격탄을 맞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저신용자나 다중 채무자들이 이용하는 금융회사는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이 많아 충격의 강도가 클 수밖에 없다. 우선 취약계층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부터 내놓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상환 부담이 커진 한계가구와 한계기업,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 줄 정책을 마련하고 고위험 대출을 하는 저축은행·상호금융 등에는 충당금을 더 많이 쌓도록 해야 한다. 어제 금융위원회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6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인수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한 것은 잘한 결정이다. 제2금융권의 대출 리스크가 금융권 전체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정부 몫이다.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에 가계대출을 자제하라고 목소리만 높여서는 안 된다. 돈 빌리는 게 좋아 비싼 이자 내고 돈 빌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을 옥죄기만 할 경우 사채시장으로 몰릴 대출 수요의 부작용에도 대비하기 바란다.
  • [5·9 장미대선] 문재인 “대부업 이자율 상한 20%로 인하”

    [5·9 장미대선] 문재인 “대부업 이자율 상한 20%로 인하”

    10%대 중금리 서민대출 활성화 부채 → 소득 주도 성장정책 전환 안심전환대출 제2금융권 확대 민병두·김태년 주축 특보단 구성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민이 주로 이용하는 대부업 이자제한율 상한을 현재 27.9%에서 20%로 내리고, 제2금융권마저 이용하지 못하는 서민을 위해 10%대의 중금리 서민대출을 활성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문 전 대표는 16일 서울 마포구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경선캠프 비상경제대책단 제2차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7대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했다. 낮은 이자율의 대출 시장을 육성해 고이자율 부담을 줄이고, 도덕적 해이를 막으면서 취약계층의 부담을 경감하는 게 핵심이다. 문 전 대표는 “부채 주도 성장정책에서 탈피해 일자리와 가계소득을 늘려 상환 능력을 높이고 생계형 대출 수요를 줄여 국가 경제를 살리는 소득 주도 성장정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소득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하고,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5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채무자들의 발목을 잡아 온 ‘회수불능채권’도 과감히 정리한다. 문 전 대표는 “(채무자가 파산해) 회수 가능성은 없는데 채권은 살아 있으니 채무자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못 하고, 금융회사의 채권관리비용만 늘어나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회수불능채권을 정리하되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채무 감면 후 미신고 재산이나 소득이 발견되면 채무 감면을 무효화하겠다고 밝혔다.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대출채권의 소멸시효가 지난 사실을 알리지 않고 돈을 갚으라고 종용하거나 대부업체에 대출채권을 헐값으로 넘겨 대신 추심하게 하는 행위도 법으로 금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고정금리, 장기 분할상환이 가능한 안심전환대출을 제2금융권으로 확대해 신용이 낮은 사람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가 돈을 갚지 못해 은행에 집을 넘기고도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집값보다 많아 계속 빚 독촉을 받는 일이 없도록 집만 은행에 넘기면 모든 채무 부담을 없애 주는 ‘비소구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맘(mom)카페’ 회원들과의 간담회에선 고용보험 미가입 여성에게도 국가가 3개월간 총 150만원의 출산수당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운 보수 진영 학자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을 영입한 배경에 대해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을 뛰어넘어 중도나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는 분들로부터도 폭넓은 자문을 받아 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더문캠은 이날 민병두·김태년(공동 단장) 등 의원 17명을 모아 정무와 정책 제언 역할을 맡을 특보단도 구성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빠르게 불어나는 2금융권 가계빚… 금감원, 매주 현황 점검

    금융 당국이 저축은행,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점검을 매주 하기로 했다. 최근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빨라지면서 한 달 단위의 점검 주기를 대폭 당긴 것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부터 농협·신협·수협 등 상호금융권과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취급 상황을 매주 취합해 점검하기로 했다. 그동안 은행권 대출 상황은 하루 단위로 점검해 왔으나 제2금융권은 지역 조합 숫자가 많고 전산 시스템이 은행처럼 갖춰져 있지 않아 한 달 단위로 점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은행권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2금융권으로의 풍선효과가 심화됐다. 지난해 은행 대출이 연간 9.5% 증가하는 동안 제2금융권은 17.1% 급증했다. 제2금융권은 저신용·저소득·다중채무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데다 은행권보다 이자가 높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거나 금리가 올라가면 부실해질 위험성도 높다. 금감원은 매주 대출 잔액 등을 살펴보고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 현장 점검 등을 나갈 예정이다. 은행·비은행권을 아우르는 가계부채 속보치를 매달 발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이날 금융협회장들을 불러 모아 “제2금융권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계절적 수요 증가 등으로 다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수 있다”면서 “가계대출 영업을 확대하지 말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자영업자 대출도 심상찮다. 금융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가계부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분할상환 비중은 30%에 불과했다. 70%가 일시 상환으로 일반 임금근로자(36%)보다 분할상환 비중이 6% 포인트 낮다. 일시상환 대출은 만기가 가까이 올수록 상환 부담이 훨씬 커지고 부동산 경기 하락이나 금리 인상 등 대외적 환경 변화로 부실화될 위험이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64조원으로 한 달 사이 1조 7000억원 늘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정부3.0 평가 첫 3년 연속 우수… “은평을 한류문화 중심지로”

    [자치단체장 25시] 정부3.0 평가 첫 3년 연속 우수… “은평을 한류문화 중심지로”

    “협치가 곧 혁신입니다. 협치은평구협의회·협치담당관을 신설하고, 청년 창업·일자리를 지원하는 청년 특구로 거듭나겠습니다.”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구정 목표를 이렇게 밝히며 “문화와 청년을 모티브로 변화무쌍한 은평을 일궈내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2010년 민선 지방자치정부 5기 출범 당시 ‘최연소(41세)’ 자치구청장이었던 그의 머리에도 6년여 새 희끗한 눈발이 내려앉았다. 김 구청장은 “올해 청년전용공간 디-그라운드(Development Ground) 오픈과 청년정책위원회 조직, 은평문화재단 설립, 고전번역원 이전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앞두고 있다”고 소개했다.●대학·민간과 창업·스터디 프로그램 추진 김 구청장은 “초선 취임 때만 해도 ‘은평구는 은평군(郡)’이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돌아봤다. 서울 서북지역 끝자락에 위치한 변두리 구, 발전이 낙후된 데다 노령화는 급속히 진행돼 역동성은 떨어지는 동네였다. 침체됐던 은평이 김 구청장을 만난 것은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그는 “행정 중심에 사람 우선의 가치를 놓기 위해 달려왔다”며 “‘민본’과 ‘실용’이 제 행정 철학의 키워드”라고 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 같은 행정가를 꿈꾼다. ‘은평 천혜의 자원인 문화·청년을 소재로 과학 행정을 접목시켜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김 구청장의 철학이다.지난해는 은평이 도약 준비를 마치고 숨가쁘게 달려온 한 해였다. 정부 3.0 평가에서 자치구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국민권익위원회 2년 연속 부패방지 시책평가 전국 1등급, 서울시 희망일자리 만들기 평가 5년 연속 우수구 등 화려한 성적이다. 외부 공모·평가사업에서 총 113회 수상, 111억원의 재정 인센티브를 확보하는 등 역대 최대 성과를 올렸다. 청년 사업은 특히 애정이 각별하다. 김 구청장은 “지역은 청년이 모여들어야 살아난다. 청년들이 대기업과 고시, 공무원 시험 등 바늘구멍에만 몰입하는 것을 마을문제에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자연히 도시문제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며 “교통과 도시재생, 마을디자인, 복지 등 모든 문제가 다 동네 안에 있고, 이게 곧 국가의 문제”라고 했다. 이어 “청년의 마을 참여와 함께 장기적으로 청년 공공 일자리를 늘려 소방·치안·복지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녹번동에 있는 서울혁신파크는 젊은 세대의 혁신 아이디어 창구가 되고 있다. 또 예산 10억원을 들인 청년 전용공간 디-그라운드가 올해 들어서면, 지자체·대학·민간이 손잡은 창업·스터디 프로그램으로 ‘일자리·커뮤니티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청년 채무자에게 컨설팅·채무조정 지원 지난해 청년지원팀이 신설된 데 이어 올해엔 청년정책 심의·조정을 위한 청년정책위원회, 청년들로 구성된 청년네트워크가 출범한다. 청년 채무자들에게 컨설팅·채무조정 서비스를 해 주는 청년금융부채클리닉도 새로 운영한다. 지난해 5억 2000만원을 들여 대림·증산시장에 청년 상인 15개 점포를 지원했고, 올해 8곳이 추가 지원된다. 관내 158개 사회적경제기업과 연계해 1억 3000여만원 규모의 신규 일자리도 창출했다. ●문화자산·마을 스토리텔링 맞춤 서비스 문화 역시 지역발전의 동력이다. 2015년 4월 지정된 ‘북한산 한(韓)문화체험특구’와 연계해 지역성장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립공원을 낀 북한산둘레길,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진관사·삼천사 등을 무대로 은평을 한류문화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는 것. 우선 오는 7월 은평문화재단을 설립한다. 현재 조례 제정 작업 중이다. 김 구청장은 “재단이 설립되면 기존 문화자산들과 마을의 스토리텔링을 잇는 사업을 통해 계층별 맞춤형 문화서비스를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그는 “은평구는 정지용, 이호철, 최인훈 등 한국문학의 대표 작가들이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했던 ‘근대문학의 고향’이자 천년 고찰 진관사 등 역사문화의 보고”라면서 “고전번역원, 언론기념관, 삼각산 금암미술관 등 문화시설 건립과 연계해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작고한 분단문학가 이호철 선생을 기리는 이호철문학관 건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해 보류됐던 국립한국문학관 유치 운동도 계속한다. ●IoT 노인 안전경보기 등 민관 협치 결실 올해는 협치와 과학 행정이 결실을 맺는 해이기도 하다. 지난 1월 1일자로 신설된 협치담당관은 김 구청장의 남다른 의지가 반영됐다.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해 ‘예측 가능하고 효율성을 높인 대민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것도 지론이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불광천 악취저감시설, 어린이집 환기장치, 독거어르신 안전 경보기 등은 관내 혁신기업가들과 손잡고 민관 거버넌스를 이룬 성과다. 취임 이후 특히 보람찬 일로는 ‘은평성모병원 병상 확대, 한옥마을 100% 분양’을 꼽았다. 당초 500병상 규모인 은평성모병원(2019년 초 개원)은 800병상으로 키웠다. 2014년 11월 분양대상 155필지가 모두 팔린 한옥마을은 33동이 완공됐고, 현재 76동이 공사 중이거나 건축허가가 났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목전에 두고 김 구청장은 차기 시대정신에 대해서 한마디 했다. 그는 “국정농단 사태로 드러난 기득권층의 권력 독점 등 부조리·적폐를 해소하고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특히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해결로 ‘친기업’이 아닌 ‘친서민’ 기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분권에 대해서는 “예산 부족, 중앙정부의 과도한 통제로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뒤 “골목까지 따뜻한 경제를 만들고, 송파 세 모녀 사건 같은 비극을 막으려면 지방정부 권한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주금공·신보 등 금융공기관에 진 빚 상환 능력 없으면 원금 감면 쉬워진다

    주금공·신보 등 금융공기관에 진 빚 상환 능력 없으면 원금 감면 쉬워진다

    주택금융공사나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공공기관에 진 빚을 연체한 채무자 중 상환 능력이 없다고 판단된 사람은 원금 감면받기가 수월해진다.금융위원회는 6일 회수 가능성이 없는 금융공공기관의 개인 부실채권을 가급적 빨리 정리해 채무자들이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을 통한 원금 감면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은행 등 민간 금융사는 대출에 대한 연체가 발생하면 보통 1년 이내에 상각한다. 그러나 주금공과 신보 등 6개 금융공공기관은 짧게는 3년, 길게는 15년까지 연체된 부실채권을 상각하지 않고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기관에 진 빚을 연체한 채무자는 채무조정을 신청하더라도 원금 감면을 받지 못해 아예 빚 갚는 걸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신복위는 상각 채권에 한해서만 원금의 60%까지 감면해 준다. 6개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부실채권은 지난해 말 기준 24조 9000억원(71만 8000명)으로 이 중 45%(11조 2000억원)만 상각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의 상각채권 비중 77%에 비해 30% 포인트 이상 낮다. 자산관리공사(캠코)의 경우 갑작스러운 사고나 실직 등으로 빚 갚는 게 어려워진 사람에게 최장 2년간 상환을 유예해 주는 제도를 운행 중인데 다른 금융공공기관으로 확대된다. 윤창호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연체가 1년 이상 지속된 부실채권은 회수 가능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만큼 금융공공기관도 은행과 비슷한 기간 내에 상각해 채무자의 재기를 돕자는 취지”라며 “대신 채무자의 재산과 소득 조회를 강화해 돈이 있는데도 안 갚는 ‘도덕적 해이’에 대해선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개인회생 신청하면 대출도 탕감받는다고? 어림없습니다

    개인회생 심사 중 추가 대출을 받은 후 해당 빚을 탕감받는 ‘도덕적 해이’가 앞으로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4월부터 개인회생 신청 시점부터 해당 정보를 곧바로 금융사와 공유해 일부 채무자의 ‘심사 중 추가대출’ 관행을 막겠다고 31일 밝혔다. 지금은 개인회생이 최종 확정된 순간에 정보가 공유된다. 통상 개인회생은 신청부터 확정까지 한 달가량 걸린다. 문제는 개인회생이 최종 확정된 이후 금융권에 정보가 공유되다 보니 이를 노린 ‘꼼수 대출’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회생만 결정되면 추가로 대출을 받아도 탕감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회생신청 사실을 숨기고 돈을 빌리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3년간 28개 금융회사 고객 중 개인회생 신청 뒤 신규 대출받은 사람만 7만 5000명에 이른다. 같은 기간 개인회생 신청자의 거의 절반(45.8%)이다. 고상범 금융위 신용정보팀장은 “심지어 브로커들이 (대출 알선) 수수료를 챙기려 ‘신규 대출금은 안 갚아도 된다’고 개인회생 신청자들을 유혹하기도 한다”면서 “이런 악용 사례가 줄어들면 결과적으로 선의의 채무자들이 좀 더 많은 재기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첫방 ‘사임당’ 이영애, 남편 빚+지도교수 모함 ‘진흙탕길 시작’

    첫방 ‘사임당’ 이영애, 남편 빚+지도교수 모함 ‘진흙탕길 시작’

    ‘사임당’ 첫방이 베일을 벗었다. 이영애는 한순간에 삶이 나락으로 떨어지며 오열했다. 26일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사임당-빛의 일기’ 첫 방송에서는 서지윤(이영애 분)이 남편 정민석(이해영 분)의 빚으로 인해 가정이 무너지고, 지도교수 민정학(최종환 분)으로 인해 시간강사 자격을 박탈 당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 가운데 서지윤은 신사임당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된다. 첫 장면은 이겸(송승헌 분)이 신사임당(이영애 분)을 그리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과거 이태리 토스카나를 배경으로 어느 방에서 촛불을 켜고 그림에 몰두하고 있는 이겸. 그는 신사임당과 함께하는 과거를 회상했고 그녀의 그림을 그렸다. 이후 현세로 돌아와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됐다. 현세의 신사임당은 미술사를 전공 시간강사 서지윤이었고, 현모양처였다. 지윤은 전임 교수가 되기 위해 애쓰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게다가 남편이 진 빚으로 채무자들이 집에 들이닥치며 남편은 도망자 신세가 됐고 한순간에 가정이 파탄났다. 그런 상황에서 학회 참석을 위해 이태리 볼로냐로 향한 서지윤은 ‘금강산도’ 진품 여부 문제로 민정학에게 밉보인 일로 이태리 학회에 제대로 참석할 수 없었다. 서지윤에게 온갖 심부름을 시킨 것. 이 일을 핑계로 민정학은 서지윤을 궁지로 내몰았고 전공을 바꾸라며 내쳤다. 이로 인해 호텔에서 쫓겨난 서지윤은 짐을 싸들고 거리로 나와 울부짖었다. 길거리를 헤매던 서지윤은 우연히 길거리 상인에게 책을 선물 받았다. 책에는 ‘금강산도’에 대해 적혀 있었다. 책에 적힌 ‘시에스타 디 루나’에 대해 조사하던 서지윤은 ‘시에스타 디 루나’가 이태리 토스카나에 위치한 성인 것을 확인하고 ‘시에스타 디 루나’를 찾아갔다. 서지윤은 ‘시에스타 디 루나’에서 과거 이겸의 모습을 봤다. 단 번에 이겸의 방까지 찾아간 서지윤의 앞에서 거울이 깨지면서 비밀의 문이 드러났다. 그 안에는 한자로 적힌 일기들과 신사임당의 초상화가 있었다. 이들을 챙겨 귀국한 서지윤은 현실에 직면했다. 남편은 빚 때문에 잠적했고, 민정학 교수의 만행에 시간강사 자격까지 박탈 당했다. 서지윤은 자존심을 다 버리고 민정학 교수를 찾아가 “교수님, 살려주십시오. 무조건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무릎을 꿇고 빌었다. 한편 ‘사임당’은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 이태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의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퓨전사극이다. 26일 1,2회가 연속 방송되며 매주 수,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위기의 가계빚(중)] ‘가계부채 뇌관’ 다중채무자 빚 413조… 별도의 긴급처방 필요

    [위기의 가계빚(중)] ‘가계부채 뇌관’ 다중채무자 빚 413조… 별도의 긴급처방 필요

    부실화 위험에 급격한 여신 회수보다 금융기관들 장기적 리스크 관리 시급 # 경기도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김모(32)씨는 3년 전 식당을 개업하는 형을 대신해 은행대출 4000만원을 받았다. 처음 6개월은 장사가 잘돼 형이 이자를 갚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이자 납부가 조금씩 늦어지게 됐다. 급한 대로 현금서비스를 받아 돌려 막기를 했지만 연체 이자가 쌓이면서 점점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신용 등급까지 떨어져 더는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자 김씨는 저축은행과 카드론, 캐피털, 대부업체 문을 차례로 두드렸다. 빚은 6000만원까지 불어났고 신용불량자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올해 초 김씨는 신용회복위원회가 있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았다. 김씨처럼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쓰는 다중채무자들이 가진 빚은 올해 9월 기준 413조 2000억원에 이른다. 전체 가계부채(1350조 8000억원)의 30%가 넘는다.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가까스로 이자를 갚아 나가는 이들의 숨은 더욱 가빠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오르면 일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저신용·저소득자들이나 다중채무자들이 제일 먼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정부의 긴급 처방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지상욱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저축은행 채무자 10명 가운데 7명(92만명, 65.7%)이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대출을 받은 사람의 절반(60만명, 48.4%)도 다중채무자였다. 다중채무자 비중이 20% 수준인 은행과 대조적이다. 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들이 저축은행을 찾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가지고 있는 나머지 대출은 고금리 대부나 카드 대출 등 부채의 질이 더욱 안 좋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다중채무자들이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은 지난해 말 11조 5000억원에서 올 9월까지 3분기 만에 23.5%(2조 7000억원) 껑충 뛰었다. 이는 올 들어 저축은행 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여신심사 강화 등으로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대출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고, 저축은행 대출자는 10만명이 늘었다. 일부 은행 대출자들이 ‘저금리 파티’를 벌이는 동안 은행을 이용 못하는 저신용자들은 독배를 든 채 제2, 제3금융권을 찾았던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다중채무가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금리가 1% 포인트 오를 경우 한계가구(금융자산보다 부채가 많고,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이 40%를 넘는 가구)가 134만 2000명(2015년 기준)에서 143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과 금융 자산을 다 팔아도 빚을 갚을 수 없는 부실위험가구는 5만 9000가구가 증가해 117만 3000가구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전체 가계부채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가 넘는다. 전문가들은 저소득·저신용 채무자들에 대한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부채가 문제가 되는 것은 소득은 늘지 않는 상태에서 빚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저소득층과 저신용자들에게는 재정을 확대해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덴마크나 네덜란드 같은 북유럽 국가들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지만 공공 임대주택이나 사회 안전망이 잘 갖춰져 있어 부실 위험이 크지 않다면서 장기적인 대책도 주문했다. 지 의원은 “경제성장 둔화와 미국의 금리 인상, 여신심사 강화 등으로 가계부채 취약계층인 다중채무자들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급격한 여신 회수보다는 연착륙을 위한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니네 딸 학교 갈테니 개 한번 돼봐” 3500%이자 받으며 협박질

     “어쩔 수 없네. 당신 딸 학교로 찾아갈 수 밖에 없지”, “새벽 3시든 4시든 전화해라. 오늘중 통화 안되면 사고난다.”  최대 3500%의 무시무시한 연 이자를 받고 불법 대출을 해준 뒤 돈을 갚지 못하면 채무자의 고등학생 딸까지 협박한 무등록 사채업자가 쇠고랑을 차게 됐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대부업법 위반 및 채권의공정한추심에 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무등록 대부업자 A(47)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11월∼지난 8월 생활정보지에서 소액·급전대출 광고를 본 채무자 758명에게 5억 5000만원을 빌려주고 300∼3500%의 연 이자를 받아 3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수법도 악랄했다. A씨는 대출해주기 전 채무자의 물건을 마음대로 가질 수 있다는 물품 양도각서, 채무자의 사진을 넣은 전단 배포를 허락하는 동의서, 가족과 지인의 연락처 10여 개를 요구했다. 이 연락처를 통해 지인들에게 망신을 주겠다거나 가족들 협박 도구로 삼은 악행을 저지른 것이다.  더욱이 그는 고작 60만원을 빌려주고 1주일 뒤 원금과 이자를 합쳐 100만원을 받는 식으로 법정 이자(연 25%)보다 13배∼40배 높은 돈을 받아 챙겼다.  이뿐이 아니다. 대출금을 갚지 않은 채무자들을 찾아가 현관문을 화분으로 부수고 엘리베이터 출입문에 붉은색 래커 칠을 하는 등 공포를 느낄 만한 수준의 협박을 일삼았다.  한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자 고등학생 딸에게 ‘학교에서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아빠한테 전화하라’거나 ‘도둑놈 딸 학교로 찾아갈 테니 개 돼봐라’는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겁을 줬다. 돈이 없어 허덕이는 서민층인데다 불법적인 돈을 빌려주니 신고하지 못할 것으로 만만히 보고 사실상 조직 폭력배 수준으로 협박질을 일삼은 것이다.  A씨는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내 불법 대출을 해 주고 대포폰, 대표차량, 채무자의 통장을 쓰며 경찰의 수사망을 피했다.  경찰은 A씨의 영업장부와 대출신청서 등을 압수하는 한편 불법 대출에 속은 다른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쑤셔’ 수법 악덕고리사채 조직 활개…직장 상사, 자녀 학교 담임까지 전화

    ‘쑤셔’ 수법 악덕고리사채 조직 활개…직장 상사, 자녀 학교 담임까지 전화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주고 법정이자(등록 대부업체 연 27.9%, 그 이외 업체 25%)의 100배 이상을 뜯어온 악덕고리사채업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들은 채무자들이 돈을 갚지 못하면 채무자의 가족은 물론 친인척, 이웃, 직장 상사, 자녀의 학교 담임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채무상환을 독촉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부천원미경찰서는 속칭 ‘쑤셔(협박)’ 수법으로 고율의 대출이자를 받아온 무등록 불법사채업자 9명을 붙잡아 업주 김모(31)씨를 구속하고 대출상담사를 비롯한 직원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협박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면 “경찰은 절대 우리를 붙잡지 못한다”고 조롱하는가 하면, “부인이 임신한 것 같은데 애가 떨어질 만한 욕설을 해 주겠다”는 등의 협박을 일삼아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에서 소액·급전대출 광고를 보고 찾아온 채무자들에게 100만원 미만 소액을 빌려주고 연이율 2235~3476%의 이자를 뜯어왔다. 30만원을 빌려주고 일주일 후 50만원, 50만원을 빌려주고 일주일 뒤 80만원을 받는 식이다. 김씨 등은 채무자들이 돈을 갚지 못하면 미리 받아 둔 채무자의 가족, 이웃, 직장 상사, 자녀의 학교 선생님 등 대출금과 전혀 관련 없는 제3자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담보없이 돈을 빌려 주는 대신 채무자의 가족, 친척, 지인들의 전화번호를 20~30개씩 미리 받아 뒀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직원들이 서로 알지 못하게 가명을 쓰도록 했고,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해왔다. 심지어 그만두려는 직원들에게는 피해를 입은 채무자들에게 개인정보를 뿌리겠다고 협박해 그만두지 못하도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다른 고리사채 조직이 여럿 더 있다”면서 “시중에 소액·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노리는 유사조직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 동두천경찰서는 지난달 18일 무등록대부업자 양모(27)씨를 구속하고 종업원 고모(26)씨 등 5명을 불구속입건했다. 양씨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돈이 없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대출 관련 상담 글을 올린 신용불량자·대학생·가정주부 등 206명에게 연락해 30만~70만원씩 빌려주고 법정 이자율을 100배 넘는 연리 2228~3466%의 초고금리 이자를 받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도 돈을 빌린 사람들이 제 날짜에 갚지 못하면 가족들에게까지 연락해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가정주부에게는 딸과 남편을 해칠 것처럼 위협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여성에게는 변제기간을 늘려주는 조건으로 나체 사진을 요구하기도 했으며, 자살을 기도하다 경찰에 극적으로 구조된 채무자도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화재 때 119 가장 먼저 떠올리듯 빚진 서민이 첫 번째로 찾게 최선”

    “화재 때 119 가장 먼저 떠올리듯 빚진 서민이 첫 번째로 찾게 최선”

    “불이 나면 누구나 119를 제일 먼저 떠올리지 않습니까. 그렇듯이 서민들이 빚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제일 먼저 서민금융진흥원을 떠올리고 찾아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서민금융진흥원 초대 원장으로 김윤영(61) 신용회복위원장을 임명 제청했다고 2일 밝혔다. 김 내정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소액 대출, 신용교육, 취업 지원 등 그동안 흩어져 있던 서민금융의 기능을 통합하고 미진한 부분들 촘촘하고 체계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햇살론 등 흩어진 서민금융 기능 통폐합 추진 서민금융진흥원은 미소금융재단(창업·운영자금 지원), 신용보증재단(햇살론), 국민행복기금(바꿔드림론) 등 여러 기관에 분산돼 있던 서민 금융지원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기구다. 오는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범한다. 원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채무 조정 기능의 신용회복위원회 역시 비영리사단법인에서 법정기구로 새롭게 출범한다. 김 내정자는 서민금융진흥원장과 신용회복위원장을 함께 맡게 됐으며 신용회복위원회는 무보수로 일한다. 1979년 수출입은행에 입행해 국제금융부장, 자금본부장(부행장) 등을 지냈다. 자산관리공사 서민금융본부장을 거쳐 2014년부터 신용회복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내정자는 특히 채무 재조정 지원 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는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기도 하지만 실제 상담을 해보면 빚을 갚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번은 일흔을 훌쩍 넘긴 어르신이 앞으로 10년에 걸쳐서라도 빚을 갚겠다고 찾아왔더라”면서 “채무자들이 빚을 갚고 다시 건전한 경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좀 더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노년층·장애인 등 맞춤 지원 강화할 것 신용교육과 맞춤형 지원도 체계화할 작정이다. 김 내정자는 “최근 몇 년간 금융당국의 노력으로 서민금융 기반이 크게 확충됐지만 실제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정보 면에서 많이 취약하다”면서 “이들에 대한 신용 교육과 대학생, 노년층, 장애인 등 맞춤형 지원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빚 태워 빛으로… ‘희망제작소’ 은평

    빚 태워 빛으로… ‘희망제작소’ 은평

    서울 은평구가 무리한 빚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주민에게 ‘희망의 빛’을 선사하고 있다. 주민의 부실채권을 헐값에 사들여 소각하는 방식으로 빚을 청산해 주고 자활을 돕는 ‘빚 탕감 프로젝트’다. 은평구는 지난 14일 녹번동 한 교회에서 주빌리은행(은행장 유종일), 은평교구협의회(대표회장 심하보 목사)와 함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빚 탕감 프로젝트’ 행사를 열었다. 이날 이들 기관은 추심업체 2곳으로부터 30억원에 이르는 채권을 300여만원에 사들여 소각했다. 이에 따라 서민 107명이 장기채무의 고통에서 벗어났다. 이 중엔 은평 주민 8명도 포함돼 6800여만원의 빚을 해결했다. 은평구와 주빌리은행은 지난해 11월 업무협약을 맺고 빚 탕감 프로젝트를 시작한 뒤 연대모금 운동으로 발전시켜 왔다. 주빌리은행은 부실채권 매입으로 빚 탕감 및 조정을 돕는 비영리 시민단체다. 은평구와 주빌리은행은 이런 방식으로 지금까지 총 57억여원의 부실채권을 태워 없앴다. 구제해 준 이들만 245명에 이른다. 구 관계자는 “은평구와 관내 교회, 채권 추심업체들이 구민과 함께하는 빚 탕감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은평구는 가계빚으로 고통받는 서민을 돕기 위해 지난 4월 자치구 중에선 최초로 금융복지상담센터(02-351-8505) 운영에 나섰다. 녹번동 사회적경제 허브센터 3층에 있는 상담센터에서는 재무상담사, 신용관리사 등 3명의 전문 인력이 상주하면서 이곳을 찾는 금융 소외계층, 과다 채무자들에게 금융 구제 방안, 법적 절차를 상담해 주고 있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가계부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가계부채는 생계형 대출로, 불법적인 채권 추심으로 압박받는 서민들에 대한 긴급 구제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 구청장은 “앞으로도 SOS 신호를 보내는 주민을 돕기 위해 은평구가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개인회생 ‘검은 공생’… 546억 챙긴 변호사·브로커

    개인회생 ‘검은 공생’… 546억 챙긴 변호사·브로커

    변호사 33명 명의 빌려주고 매달 100만~300만원 받아 브로커는 거액 수임료 챙기고 수임료 없으면 대부업체 연결 대출금 안 갚으면 회생 취소 파산 위기에 놓인 채무자들의 빚을 일부 탕감해 주는 ‘개인회생 제도’가 법조브로커와 변호사의 돈벌이에 악용되는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최성환)는 올해 3월부터 개인회생 브로커 관련 사건 수사를 진행해 브로커와 변호사 등 225명을 적발하고 이 중 57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개인회생 브로커 168명은 변호사 명의를 빌려 의뢰인과 수임계약을 맺고, 변호사 없이 각종 서류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는 등 3만 4893건의 사건을 처리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수임료 명목으로 벌어들인 돈만 54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 경매 업무를 처리하는 브로커 13명도 적발됐다. 이들도 빌린 변호사 명의로 법무법인 간판을 걸고 사건 955건을 처리해 16억원가량을 챙겼다. 검찰은 명의를 빌려 주고 이득을 챙긴 변호사 33명, 법무사 8명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변호사들에 대해서는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도 신청했다. 변호사 명의를 사용하게 하면서 대가로 매달 100만~300만원을 받았고, 이런 식으로 2년간 2억 7000만원 넘게 번 변호사도 있었다. 어떤 변호사는 명의를 빌려 주면서 브로커 사무실에 방을 얻어 지내기도 했다. 이번 수사에서는 또 인터넷을 통해 의뢰인을 모집하고 이들의 개인정보를 브로커에게 공급한 광고업자 2명도 적발해 변호사법 위반 방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개인회생 브로커 범죄는 경기불황에 따라 회생 사건 시장이 커지면서 덩달아 증가한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개인회생 접수 건수는 2010년 4만 6972건에서 2014년 11만 707건으로 두 배 넘게 불어났다. 인천지검이 지난해 개인회생 브로커 범죄를 집중 단속해 관련자 149명을 적발했지만 이번에도 무더기로 잡혔다. 브로커와 변호사 사이의 ‘검은 공생’의 피해는 회생 신청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형편이 어려운 의뢰인은 수임료마저 빌려야 할 상황이라는 것을 악용해 브로커들은 상담 때 대부업체를 연결해 34.5%의 높은 이자를 떠안겼다. 대출금을 갚지 않으면 브로커가 개인회생 사건을 취소해 버리는 바람에 의뢰인들은 고리 대출금을 울며 겨자 먹기로 갚을 수밖에 없었다. 한 의뢰인은 빌린 수임료 변제 독촉을 받자 결국 개인회생을 포기하고 수임료 80만원도 날렸다. 검찰은 브로커와 계약을 맺고 개인회생 의뢰인들에게 수임료 대출을 한 대부업자 1명도 변호사법 위반 방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대부업자나 광고업자가 이자 수입을 위해 직접 개인회생팀을 운영하는 사례로 나타났다. 일부 브로커는 조사 과정에서 “회생 신청을 안 해준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고 반문하거나 “변호사 못지않은 전문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브로커들이 조직적으로 개인회생 시장을 장악하면서 오히려 변호사가 진입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전문지식이나 법적 소양을 갖추지 못한 브로커들이 부실하게 사건을 처리하다 보니 법원이 업무 차질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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