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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적한 금융계 3대 문제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적한 금융계 3대 문제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금융계가 탐욕을 버려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금융회사 지배구조 관련 경영 투명성 확보 ▲기업 대출 관행 개선 ▲사회적 약자 및 금융소비자 배려 등 3가지 대전제를 제시했다. 이 전제들은 김 위원장이 남은 임기 동안 펼칠 새로운 정책 목표인 셈이다. 하지만 그간의 행태를 전면적으로 고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권의 반발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그간 국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경영의 투명성 확보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거론됐다. 특히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지주회사의 경우 주주가 아닌 회장이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하는 데 대한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난해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 장 사이에 있었던 고소·고발 사건은 주주를 배제하고 권력을 잡기 위한 내부의 암투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라 전 회장이 지난해 초 4연임에 성공하자 이를 두고 경영진 간 내부 갈등이 표면화된 사건이었다. ●“금융지주 회장 지배권 문제많다” 계속 되풀이되는 ‘관치금융’ 논란도 문제다. KB금융지주는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이 정부의 반대에도 2009년 12월 KB금융 회장 내정자로 선출되면서 갈등이 터졌다. 정치권의 인사개입 논란까지 들끓자 강 전 행장은 6년간 이끌었던 국민은행장직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금융기관의 ‘비올 때 우산을 뺏는’ 대출 관행도 여전하다. 김 위원장은 “은행에 어려울 때를 대비해 돈을 빌려 오라고 해도 잘 안 하는데 이는 나중에 어려워지면 기업에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생연후’(我生然後·나부터 살자)라는 사자성어로 은행을 비판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지적한 ‘사회적 약자 및 금융소비자 배려’ 부분 역시 우리 금융의 취약한 부분이다. 실제로 투자자들에게 고위험의 상품을 충분한 설명 없이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보험업계는 2009년 중복보장이 안 되는 실손보험을 너도나도 판매했다가 다시 해당 사실을 소비자에게 고지해야 했다.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역시 금융기관 파산 시 휴지조각이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금융소비자도 많았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의 뜻대로 3가지 전제가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스스로 개선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은행권이 경제 불황기에 서민의 고통을 외면한 채 예대마진 확대를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돈 잔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금융권 스스로 개선 나서야” 지난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임금은 5575만원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시총 상위 5개 대기업 평균 임금(7648만원)에 비해 72.9%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여의도 시위 상륙을 봐도 미국처럼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시작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연봉은 실적과 성과에 따라 받는 것인데 고액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권 CEO가 큰돈을 받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 좋은 것이라고 선전하던 금융상품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나온 것이 문제”라면서 “우리는 월가랑 다르다는 점은 맞지만 금융 문제가 생기면 취약계층이 피해를 본 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독자의 소리] 쉬워진 보이스피싱 피해 환급/서울 영등포경찰서 지능수사팀 경사 이승환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피해액 환급이 수월해졌다. 지난 9월 30일부터 ‘전기통신금융 사기피해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급정지 신청 이후 출금되지 않은 계좌의 채권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2개월 뒤에 채권소멸을 확정지어 피해자에게 빠른 시일 내 환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전에는 금융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돈을 찾으려면 사기 계좌 명의인의 명시적인 반환의사, 즉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을 통해서만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었다. 이제는 별도의 소송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약 3개월 안에 피해액을 환급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지급정지 전에 사기계좌에서 이미 돈이 인출된 후에는 법 적용이 안 되어 피해환급금을 돌려받을 수 없으므로 신속한 지급정지 신청이 중요하다. 경찰 112콜센터와 각 금융회사 콜센터 간 전용라인이 구축되어 계좌지급정지 신청을 바로 할 수 있으니 피해를 봤을 때는 즉시 112로 신고하면 된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지능수사팀 경사 이승환
  • EU “은행 자본비율 높여라”

    유럽연합(EU)이 역내 재정위기로 줄도산 위기에 처한 은행들의 자본 강화 방안을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에서 유럽 은행에 대한 자본확충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바호주 집행위원장은 “은행들이 기본자본비율(Tier 1)을 조속히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해 먼저 민간 시장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자본 확충이 어려우면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야 하며 이에 실패할 경우에만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통해 자본 확충을 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고수했다. 또 “새 자본비율 기준에 맞춰 자본을 늘리기 전까지 은행들은 상여금이나 배당금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EU의 상설 구제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는 당초 계획보다 1년 빠른 2012년 중순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6차 지급분(80억 유로)에 대한 빠른 집행도 촉구했다. 바호주 집행위원장은 이날 은행이 적용해야 할 기본자본비율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블룸버그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 EU 집행위원회가 유럽 은행의 기본자본비율을 9%로 높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바젤 Ⅲ(2013~2019년 금융기관이 단계적으로 충족해야 할 자기자본비율 기준에 관한 국제금융협정)의 최소 수준인 7%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은행들은 보유하고 있는 유로존 재정위기국의 채권 손실을 상각해 이 기준에 맞춰야 한다. 전날 유로존의 그리스 구제 방안에 제동을 건 슬로바키아 의회는 이날 EFSF를 비준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전 총리이자 제1야당 스메르의 당수인 로베르트 피초 당수는 이날 “우리는 이 시대 가장 중요한 법안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재투표는 오는 14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도 이날 성명을 통해 “슬로바키아 의회가 단기적인 정치적 입장을 뛰어넘어 재투표 때는 새 협정을 신속하게 채택하기를 촉구한다.”면서 EFSF 확대안 비준을 압박했다. 슬로바키아 의회는 전날 EFSF 확대안 표결에서 찬성 55표로 승인에 필요한 과반(76표 이상)을 채우지 못한 채 법안을 부결시켰다. 이베타 라디초바 총리가 법안 표결을 정부 신임투표와 연계하는 강수를 뒀지만 결국 부결됨에 따라 현 내각은 실각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경제 브리핑] 우리금융, 스페인 BBVA 은행과 MOU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은 12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BBVA 은행을 방문해 프란시스코 곤살레스 회장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두 회사는 글로벌 고객기반 확장과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고객 소개, 영업확대 지원, 채권 관련 헤지상품 소개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 “금융위기 내년 하반기쯤 회복 스위스·중동서 달러 조달 추진”

    “금융위기 내년 하반기쯤 회복 스위스·중동서 달러 조달 추진”

    지난달 9일 오전 4시. 김용환(59) 수출입은행장은 최성환 국제금융부장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글로벌 채권을 발행할 여건이 갖춰졌지만 계획했던 15억 달러어치 발행은 무리다. 판단을 내려 달라.”는 내용이었다. 김 행장은 “시장이 닫힐 수 있으니 일단 10억 달러라도 발행하자.”고 지시했다. 이날 수은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이후 아시아 은행으로선 처음으로 글로벌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이후 국제 금융시장 사정이 악화되면서 공모 채권 발행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수은이 채권 발행을 못 하면 국내 어떤 은행도 못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은은 국내 금융권의 달러 유동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김 행장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스위스프랑 채권을 1억 달러 이상 규모로 발행하고, 다음 달 중동계 자금을 끌어들여 연말까지 20억 달러를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제는 기초체력 튼튼” →글로벌 금융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나. -지난달 말 홍콩 글로벌 투자은행(IB) 아시아 본부장들과 만나고, 곧바로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 참석해 해외 경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공통적으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번 위기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와 마찬가지로 대외 원인으로 발생했다. 2008년에는 금융 유동성 문제여서 각국 정상들이 신속히 돈을 풀어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유럽 재정위기,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등 문제가 복잡하고 해법 역시 다양하다. 2008년처럼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 내년 상반기는 어려움이 계속되고 하반기는 돼야 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다. 외국 IB들은 외화 조달 여건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면 개선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른 판단이라고 본다. 다음 달이나 연말은 돼야 은행들의 달러 조달 상황이 나아질 것이다.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연말까지 20억 달러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달러 조달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어서 스위스프랑, 중동계 및 일본 자금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려고 한다. 조만간 4년 만기의 스위스프랑 채권을 1억 달러 이상 규모로 발행한다. 다음 달에는 중동계 자금 유치가 성사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달 말 부행장들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3국에 파견해 합동 투자설명회를 열었고, 이슬람개발은행 및 리야드은행과 뱅크론(은행 간 대출)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실을 다음 달쯤 볼 수 있을 것이다. →외화 차입선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까지 수은이 확보한 외화 78억 달러 가운데 48억 달러가 일본, 스위스, 말레이시아 등 14개국 비(非)달러 시장에서 조달됐다. 지난 한 해 비달러 시장 조달 실적인 36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비달러로 조달하면 이를 달러로 다시 바꿀 때 ‘통화 스와프’ 비용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그 비용을 고려해도 달러 시장보다 저렴한 금리로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은의 외환공급 아직 일러”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국내 시중은행에 달러를 빌려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은행들이 앞다퉈 외화 확보에 나서면서 조달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외환보유액을 활용하자는 주장도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는 아이디어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외환보유고를 꺼내 쓸 타이밍이 아니다. 외환보유액은 최후의 보루인데, 국내 은행들에 공급되면 한국 경제 상황이 안 좋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때문에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와 금융지원에 차질이 생길 수 있나. -대형 프로젝트는 선진국이 아닌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중심이다. 개발도상국에 도로, 항만, 병원 등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원을 개발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요가 있다. 단 경기를 타는 해운, 조선, 녹색사업 등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미래 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 수요 역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 홍희경·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경기 청신호에도… 안심 이르다

    경기 청신호에도… 안심 이르다

    11일 코스피가 장중 1800선을 회복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 1795.02로 마감되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164.5원으로 사흘째 내려가는 등 시장이 패닉 상태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경기 침체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 경향으로 떨어졌던 국제 유가도 상승세를 타면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주말 대비 2.9%(2.43달러) 급등한 85.41달러로 거래됐다. ●美 GDP 전망 2.0%→2.5% 상향 독일과 프랑스 정상회담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국제 공조로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 외로 호전되는 등 침체 가능성을 조금 줄였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미국 거시경제정책협회는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그럼에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독일과 프랑스가 유럽 은행의 재자본화에 합의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이행 방안에 대한 의견차가 크다. 자국 은행이 그리스와 이탈리아 채권을 많이 갖고 있는 프랑스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활용하자는 입장이지만 EFSF 부담금이 가장 큰 독일은 각 나라의 정부가 알아서 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유로존 중심국 가운데 정부 부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프랑스가 자칫 미국에 이어 최상위 신용등급 국가 지위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적지 않다. 재선을 준비 중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입장에서는 월가에서 시작된 금융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스 80억유로 지원 새달 집행될 듯 이날 그리스에 대한 실사를 마친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는 그리스의 재정 긴축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80억 유로 규모의 지원금이 다음 달 초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단 한숨은 돌렸지만 재정개혁과 긴축만으로는 부족해 그리스 채권에 대한 상각(헤어컷)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이 이날 “유로존 회원국들이 그리스 국채를 50~60% 이상 상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는 했지만 프랑스가 비율 확대에 소극적인 반면 독일은 찬성하는 등 국가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9월 비농업부문 취업자가 10만 3000명으로 ‘제로 고용’의 충격을 줬던 8월보다 개선된 것은 물론 예상치 6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실업률은 9.1%로 여전히 높고 인구증가율만 따져도 매달 15만개의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10만명도 부족한 수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과 미국을 둘러싼 불안감이 살아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과 환율이 요동치는 것은 물론 9월 들어 한풀 꺾인 물가도 다시 불안해진다. 이날 발표된 생산자물가는 올 들어 최저치인 5.7%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향후 생산자물가는 환율과 국제원자재 가격 중 어떤 요인이 더 영향이 큰지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SLS 워크아웃 채권단 98%가 동의했다”

    정·관계 구명 로비 의혹이 제기된 SLS조선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결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은 정·관계 인사에 대한 로비 의혹을 폭로하면서 그 배경으로 지난 2009년 SLS조선에 대한 채권단의 워크아웃 개시 결정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들었는데, 금감원 조사는 이와 정면으로 배치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11일 “SLS조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워크아웃 과정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조사한 결과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SLS조선은 지난 2009년 하반기 경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그해 12월 10일 산은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SLS조선은 2009년 상반기 채권금융기관들의 기업신용위험평가 당시만 해도 자체 정상화가 가능한 곳으로 분류돼 ‘B등급’을 받았고 기업구조조정대상에서 제외됐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글로벌 조선경기의 침체와 노조 파업 등으로 수주가 끊기면서 경영이 악화됐고, 금융기관이 대출 연장을 거부해 자금난이 심화됐다. 또 이 회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창원지검의 수사를 받으면서 SLS조선은 부도 직전까지 몰렸고, 결국 워크아웃 신청을 하게 됐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당시 SLS조선의 워크아웃 신청은 이 회장의 동의 아래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SLS조선의 워크아웃은 같은 달 24일 열린 제1차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결정됐는데, 당시 SLS조선의 신용평가등급이 ‘B등급’에서 ‘C등급’으로 낮춰짐에 따라 채권금융기관의 98%가 워크아웃에 동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상 워크아웃은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개시된다. 권혁세 금감원장도 지난 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이 2009년 12월 17일 산은에 찾아와 주식·경영권 포기각서에 자필 서명하고 관련 이사회 의사록 등을 제출하자 채권금융기관 협의를 거쳐 워크아웃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LS조선은 워크아웃 개시 이후 안진회계법인과 실사를 거쳐 수주한 선박 50척 가운데 사업성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20척의 계약 해지를 채권단과 협의했으며, 나머지 30척의 선박 건조를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2740억원에 달하는 선박금융도 지원받았다. 산은 관계자는 “SLS조선이 워크아웃을 신청해서 신용위험 평가 뒤 결정했다.”며 “SLS조선 내부의 자세한 상황은 모른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입장에서 당시 워크아웃 절차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사실관계를 최대한 확인해본 것일 뿐”이라며 “(이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까지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이국철 SLS그룹 회장은 이날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워크아웃이 적법한 절차로 이뤄졌다는 금감원의 발표를 반박했다. 이 회장은 “워크아웃 신청서에는 내 도장도 없었고 이사회, 주총도 연 적이 없다. 어떻게 워크아웃이 진행될 수 있겠는가.”라며 “당시 창원지검 수사로 내 두팔을 꽁꽁 묶고 (워크아웃이) 신청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상적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하려면 주채권 은행인 우리은행에 신청하지 왜 산업은행에 했겠는가.”라고 반박했다. 임주형·안석기자 hermes@seoul.co.kr
  • 국민연금, KB·신한금융 최대주주로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최근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지분을 대거 늘려 최대 주주가 됐다고 10일 공시됐다. 국민연금은 이미 하나금융의 최대 주주로, 이제 4대 금융지주사 중 우리금융을 제외한 3곳의 최대 주주가 됐다. 예금보험공사가 1대 주주인 우리금융에서도 국민연금은 4.69%의 지분을 확보, 2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외국계 투자자의 견제세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관치금융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됐다. 가뜩이나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의 곽승준 위원장이 지난 4월부터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도 지난 5월 “주주권 행사는 세계적 추세”라며 공감을 표시한 바 있다. 김희석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은 “특별히 의도를 갖고 금융지주사 지분을 늘린 것은 아니고, 폭락장 국면에서 투자하다 보니 저가매수를 통해 지분이 확대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이 금융지주 주주권 행사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는 관측은 끊이지 않았다. 금융지주사 주주권 행사를 통해 채무기업에 대한 간접적인 지배력까지 기대할 수 있는 등 일반 기업의 주주권 행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금융지주사 최대 주주가 갖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인기 걸 그룹 ‘소녀시대’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주식도 무더기로 사들여 대주주 반열에 올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장내 대량매수를 통해 에스엠 주식 103만 4802주(지분율 6.24%)를 보유 중이며 ▲에스엠 이수만 회장(24.43%) ▲파트너스벤처캐피탈(7.35%) ▲KB자산운용(6.94%)에 이어 4대 주주가 됐다. 국민연금의 해외 부동산 투자액 역시 올해 상반기 현재 5조 86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5642억원보다 9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채권 투자액 역시 2008년 말 8조 6408억원에서 해마다 증가해 올해 7월 말 현재 13조 3185억원을 기록, 54%가량 늘었다. 해외주식 투자 규모는 같은 기간 9조 9166억원에서 18조 4437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외부동산과 엔터테인먼트 주식 투자는 위험 가능성이 큰 만큼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상은 한나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의 2007~2010년 연평균 해외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7.6%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주식 대신 안전상품으로”… ‘큰손’들 이동

    “주식 대신 안전상품으로”… ‘큰손’들 이동

    서울 서초동에 사는 A(62·여)씨는 최근 10% 손실이 난 주식형 펀드를 손절매한 돈 7000만원을 머니마켓펀드(MMF)로 옮겼다. 상호저축은행 2곳에 묶어둔 6000여만원도 만기가 돌아오는 대로 인출해 시중은행의 단기성 정기예금으로 옮길 생각이다. A씨는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조언을 듣고 펀드에 넣어둔 돈을 뺐다.”면서 “3년 전 리먼 사태 때 손실을 본 펀드가 회복되기는 했지만 너무 오래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경제위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최근 1억원 이상 고액 주식 투자자들이 폭락장에서 대거 탈출하고 있다. 주로 채권에 투자해 손실 부담이 덜하면서 입출금이 자유로운, 현금성 자산인 MMF로 갈아타는 고객이 늘어나고, 이미 MMF로 갈아타 관망하던 투자자들도 수익률이 낮더라도 더 안전한 금융상품을 찾고 있다. 9월 말 기준으로 삼성증권에 1억원 이상을 맡긴 주식 투자 고객은 4만 28명으로 폭락장 직전인 7월 말 5만 6629명보다 23.9% 급감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이 중에는 보유 주식가치가 크게 떨어져 의도와는 다르게 자산이 줄어든 경우도 있지만, 주식투자에 불안을 느껴 시장에서 이탈한 고객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탈 고객은 지난 8월보다 9월에 더 늘어나는 추세이다. 김홍배 삼성증권 SNI코엑스인터컨티넨탈 지점장은 “8월 초에는 주식 재투자로 단기 대응을 하려는 자산가들이 많았다.”면서 “그런데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이제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매하려는 고객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형별 펀드 투자 움직임을 보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뚜렷하게 감지된다. 증시에 따라 연동되는 증권(ELS)에 1억원 이상 투자한 고객수는 7월 말 557명에서 두 달 만에 397명으로 28.7% 급감했다. 1억원 이상 펀드 투자 고객도 7월 말 3064명에서 9월 말 2937명으로 18.7% 줄었다. 채권 투자 고객도 3.4% 감소했다. 빠져나간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MMF로 몰려 두 달 동안 1억원 이상 MMF 투자자가 4493명에서 5492명으로 22.2% 늘었다. ‘큰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관련 상품 개발을 이끌며 자산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관석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PB는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에 비해 안전자산 보유 비중이 10% 포인트 이상 늘어 60% 이상을 안전자산으로 보유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3개월 만기 회전식 예금,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형예금(ELD)에는 꾸준히 부자 고객이 몰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나은행 도곡동 매봉지점의 박정녀 PB는 “급등락장이 이어지면서 고객들이 손실에 더 예민해졌다.”면서 “8월에는 섣불리 자산을 손절매하지 말라고 권했지만, 지금은 3~4%대의 이익만 나도 과감하게 기존 펀드의 정리를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수치로 본 금융공포 두 달

    수치로 본 금융공포 두 달

    악몽 같은 두달이었다. 지난 8월 8일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시작해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 대형은행 도미노 부도 우려 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잿빛 구름’이 덮인 지 2개월이 지났다. 9일 ‘금융 공포’가 본격화된 지난 8월 8일부터 지난 7일까지 주요 금융지표의 추이를 살펴봤더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변동성은 작았지만 ‘비상시국’이라고 할 만큼 시장상황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8월 8일 1869.45에서 지난 7일 1759.77로 41거래일 동안 5.9%(-109.68포인트) 하락했다. 전날 대비 50포인트 넘게 등락한 날이 각각 8일(하락)과 5일(상승)로 나타났다. 변동폭으로 보면 41일 동안 모두 918.35포인트가 빠졌다가 734.37포인트 올랐다. 하루 앞을 예측하기 힘든 ‘롤러코스터’ 장세였던 셈이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069.40원에서 1178.50원으로 10.2%(109.1원) 상승했다. 41거래일 중 19일 동안 오르고 21일 간 내렸는데, 오를 때는 큰 폭으로 뛰었다가 내릴 때는 ‘베이비 스텝’(소폭)의 모습을 보였다. 10원 이상 오른 날이 7일이었던 반면 10원 이상 내린 날은 이틀에 그쳤다. 지난달 23일에는 하루 만에 30.30원 올라 가장 큰 등락폭을 나타냈다. 외국인 자금은 지난 두달간 모두 7조 1070억원이 빠져나갔다. 주식시장에서 7조 2385원이 이탈했고, 채권시장에서는 1315억원이 유입됐다. 8월에는 주식시장에서 5조 9245억원이 순매도됐고, 채권시장에선 1340억원이 순매수됐다. 지난달에는 주식시장에서 1조 3140억원이 빠져나가 유출세가 다소 진정됐으나, 채권시장에서는 25억원 순매도로 돌아서는 모습이었다. 외환보유액은 7월 말 3110억 달러에서 8월 말 3122억 달러, 지난달 말 3034억 달러로 두달 새 76억 달러(2.5%)가 빠져나갔다. 지금의 금융지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다음 날인 2008년 9월 16일부터 같은 해 11월 14일까지 코스피지수는 1387.75에서 1088.26으로 21.6%(299.49포인트) 하락했고, 환율은 1069.40원에서 1192.40원으로 11.5%(123원) 급등했다. 당시 외환보유고는 9월 말 2397억 달러에서 11월 말 2005억 달러로 두달 새 392억 달러가 소진됐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차이나머니 국내 채권투자 1위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해 유럽계 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지만, 중국이 우리나라에서 주식과 채권, 부동산, 기업 등을 전방위로 사들이고 있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은 해외투자 허용 규모를 더 늘릴 방침이어서 ‘바이 코리아’(Buy Korea)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과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중국이 올해 들어 9월까지 사들인 주식·채권·부동산·기업 등 국내 자산 규모는 총 4조 7426억원에 달한다. 미국을 제외하면 단일국가 중 최대 규모다. 중국은 한국 채권시장에서 이미 미국을 제치고 ‘큰 손’으로 떠올랐다. 중국 본토에서만 3조 1285억원어치의 한국 채권을 사들였고, 특별행정구역인 홍콩을 더하면 3조 3609억원어치를 매입해 미국(3조 2220억원)보다 많았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영국(2조 1818억원)과 프랑스(2조 507억원)가 대량으로 국내 채권을 팔아치운 가운데, 중국이 이들 국가의 빈자리를 급속도로 메우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사들인 국내 부동산 면적은 336만㎡로 여의도 면적(290만㎡)을 넘어섰으며, 올해 들어서만 반년 새 953억원어치를 새로 사들여 일본의 투자액(790억원)을 앞질렀다. 엄정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달러에 편중돼 있어 다각화할 필요가 있는데 유럽은 최근 상황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한국은 중국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국내 기업 회사채 부도 위험 지수 만든다

     공기업과 금융사를 포함한 국내 기업들의 회사채 부도 위험을 지수화한 원화표시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지표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만들어질 예정이다. 앞으로 국내 금융회사와 공기업, 민간기업의 회사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위험을 더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금융투자협회는 10일 CDS 지수개발 용역 결과를 토대로 내부 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전산 시스템 구축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원화표시 CDS 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DS는 은행과 증권사 등 투자자가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의 채무불이행 사태나 부도에 대비해 제3의 기관에 미리 산정한 위험도에 맞춰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만든 장외 신용파생상품이다.  현재 국내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은 ‘마킷’(Markit) 등 일부 외국계 금융정보 서비스 업체가 외화 표시 회사채에 대해서만 CDS 지수를 측정하고 있다. 측정 대상 기업 역시 삼성전자 등 10여곳에 불과하다.  금투협이 현재 지수 산출을 준비하는 채권의 발행 기업은 국민·우리·하나·산업은행과 롯데캐피탈, 삼성카드, 신한카드, 현대캐피탈, 신세계, 엘지디스플레이, 지에스칼텍스, 포스코,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 현대차, KT, LG전자,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20곳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원화표시 CDS 지표는 국내기업의 전반적인 신용도 변화를 파악하는 벤치마크 역할을 하고 원화 대출채권과 회사채 신용위험 헤지를 가능하게 해 회사채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오세원 전 광주보건대 교수 유산 1억원 모교 건국대에

    부모는 물론 배우자 등 일점 혈육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어렵게 공부해 20여년간 대학에 재직했던 한 교수가 마지막 유산을 모교에 기부했다. 자신과 같이 어려운 처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는 당부도 함께 남겼다. 건국대발전기금본부(본부장 허 탁 대외협력부총장)는 지난 4월 숨을 거둔 고(故)오세원(65) 전 광주보건대학 교수의 유가족이 유산 1억원을 장학기금으로 기탁했다고 9일 밝혔다. 건국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이곳에서 동물학 전공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은 오 교수는 이후 광주보건대 동물생리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어렵게 성장기를 보낸 오 교수는 광주보건대 교수가 된 뒤 사재를 털어 형편이 어려운 후배와 제자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와 주변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정년을 앞뒀던 오 교수는 올해 초부터 혈액암을 투병하던 중 다시 A형 간염에 감염돼 지난 4월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결혼도 하지 않아 배우자와 자녀도 없었던 오 교수는 생전 가까이 지냈던 사촌 여동생에게 평생 모은 퇴직금과 예금·채권 등 전 재산을 물려줬다. 고인의 유일한 피붙이인 사촌 여동생(56)은 “오빠는 홀몸이었지만 불우했던 과거를 딛고 일어나 후학들의 귀감이 됐다.”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오빠의 뜻을 이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건국대 측은 오 교수의 기금을 ‘오세원 교수 장학기금’으로 명명,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ECB “장기대출·자산담보부증권 매입 재개”

    유럽중앙은행(ECB)이 줄도산 위기에 놓인 유로존 은행들을 구제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금융통화정책 회의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기준금리는 3개월 연속 1.50%로 묶어두기로 했다. 트리셰 총재는 “경제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집행위원회가 이달부터 시작하는 12개월 만기 대출과 오는 12월 시작하는 13개월 만기 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 개의 장기 대출 프로그램은 고정금리로 제공된다. ECB는 이와 함께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에서 오는 11월부터 400억 유로(약 63조 390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 증권(커버드본드) 매입을 재개하기로 했다. 그는 “이런 유동성 공급은 시장 내 유동성에 제약이 없다고 확신할 때까지 지속될 것이며 적어도 내년 7월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31일 8년 임기를 끝내는 트리셰 총재는 마지막으로 주관한 이날 회의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차입(레버리지) 기능을 추가하는 안에 대해서는 “적합하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이 반기 유럽 경제 전망을 통해 “유로존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하는 등 시장 경색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과 7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 포인트 인상해 온 ECB는 이날 3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묶었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지난 8월 2.5%에서 9월 3.0%로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졌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은행권에 대한 자본 확충 조치와 함께 유럽연합(EU)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전제로 역내 은행에 대한 3차 ‘스트레스 테스트’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져 결과가 주목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FT는 유럽은행청(EBA)이 그리스가 대규모 디폴트를 맞게 될 경우 이 나라 채권을 대거 보유한 은행들의 손실이 어느 정도이며 충격을 버틸 수 있을 것인지를 심도 있게 점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3차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유럽 은행에 필요한 자본 확충 규모는 최대 2000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IMF는 모든 유럽 은행을 대상으로 한 자본 강화가 시급하다면서 필요 규모가 1000억~2000억 유로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전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탈리아의 양대 은행을 비롯해 4개 은행과 주요 기업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해 위기감을 더했다.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이 세 단계나 강등된 지 하루 만의 일이다. 무디스는 이탈리아의 1, 2위 은행인 유니크레디트와 인테사 산파올로의 장기 채권 신용등급을 Aa3에서 A2로 두 단계 내렸다. 두 은행 모두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돼 추가 강등 가능성도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론스타 ‘유죄’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 허위 감자설을 유포해 주가를 조작한 것은 유죄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조경란)는 6일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회원(61)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벌금 42억 9500만원을 선고유예로 판결했다. 론스타 펀드가 외환은행을 소유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인 LSF-KEB 홀딩스 SCA에는 벌금 250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유 전 대표 등 주가조작에 가담한 이들이 실질적 대표가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 전 대표는 시장에서 공신력을 인정받는 점을 악용해 증권시장에 대한 신뢰를 악화시키고 국민경제 발전의 기초가 되는 증권시장의 발달을 저해했다.”면서 “이 같은 범행으로 외환은행은 123억 7577만원, LSF-KEB 홀딩스 SCA는 100억 250만원의 막대한 이익을 얻었고, 이는 곧 외환카드 소액주주들의 손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유 전 대표는 2003년 11월 론스타 임원진과 짜고 외환카드 허위 감자설을 유포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와 특수목적법인 간 수익률을 조작하고 부실 채권을 저가 양도해 243억원을 배임, 21억원을 탈세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증권거래법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대법원은 ‘감자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경제적 여건을 갖추지 않고 외환카드의 주가를 낮출 목적으로 내용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돈이 언제나 축복은 아니다/박정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돈이 언제나 축복은 아니다/박정현 경제부장

    ‘하나의 유럽’을 만드는 명분의 하나는 환전이었다. 많은 나라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유럽에서는 승용차로 몇 시간만 달리면 국경이 나온다. 국경 검문소를 지나면서 여권에 출입국 스탬프를 찍고 환전을 해야 한다. 여간 번거로온 일이 아니다. 여행 몇 번만 하고 나면 여권은 금세 붉은 스탬프로 가득하고, 주머니는 각 나라의 동전들로 묵직해진다. 유럽을 하나의 통화권으로 묶으면 이런 불편이 사라진다는 논리가 유럽사람들에게는 설득력 있게 들렸다. 독일, 프랑스 등 11개 나라가 유럽 통합에 찬성했다. 드디어 1999년 1월 1일 단일 화폐 유로가 유통되자 유럽은 환호했다. 유로는 달러에 버금가는 새로운 기축통화로 주목을 받았다. 유럽국가들의 경제수준은 독일과 프랑스의 수준으로 올라선 듯했다. 유럽의 기세는 북미자유무역협정, 아세안 같은 지역경제체제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유로는 달러보다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축제는 오래가지 못했다. 유로 출범 이후 유럽의 물가는 두배가량 올랐다. 사달은 통합 12년 만에 터지고 말았다. 나라 살림을 북유럽국가처럼 복지에 펑펑 쓴 남유럽국가들은 올 들어 심각한 도미노 국가 부도위기에 몰렸다. 남유럽국가들에 채권이 물린 프랑스와 독일 은행들도 등급 강등을 당할 처지다. 프랑스·독일의 은행들은 자신들에 투자한 미국과 신흥국을 흔들고 있다. ‘피그스’(PIIGS)로 불리는 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등 유로존 5개국이 유럽뿐 아니라 세계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 구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독일은 지금쯤 마르크화를 없앤 걸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유럽 통합 당시 독일에서는 세계 기축통화 마르크화 포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유독 강했다. 그리스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후회하는 건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화폐 드라크마를 갖고 있었더라면 환율을 수단 삼아 재정위기를 돌파할 여지도 있었다. 하지만 유로체제에서 그리스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주변국의 처분만 기다릴 뿐이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그리스의 국가부도 시점과 유로존의 해체 여부에 있다면 지나치게 냉정하게 들릴까. 유럽 위기는 화폐 주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절절히 느끼게 한다. 비록 원화가 5000만명의 소규모 경제권에서 사용되는 화폐라 하더라도, 국가의 3대 요소인 영토에 비길까. 동남아와 중국에서 우리 화폐를 환전하지 않고도 사용하면서 느끼는 뿌듯함이 바로 우리나라의 국력이자 자긍심이다. 그 화폐가 기축통화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미국은 달러를 마구 찍어내는 세뇨리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나라다. 중세 때 프랑스 세뇨르(군주)가 재정을 메우려 금화에 불순물을 섞어 유통시키면서 챙긴 이익이 바로 세뇨리지 효과다. 이런 달러 대비 우리의 화폐가치인 환율이 오를 때나 내릴 때나 걱정을 떨칠 수 없는 게 우리나라 사정이다. 소금장수와 우산장수 아들을 둔 부모의 비애랄까. 환율이 높아지면 국민이 져야 하는 부담도 커진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환율마저 오른다는 것은 서민의 삶을 짓누르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다고 환율이 내린다고 좋아할 일도 아니다. 외환보유고의 달러를 꺼내 환율을 방어하기는 쉽지 않다. 세계 각국의 외환 보유고는 10조 달러, 우리의 외환보유고는 고작 3000억 달러다. 환투기세력의 규모도 10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는 2003년 환율 하락을 막느라 14조원의 외환보유고가 줄어들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환율 상승을 막느라 72조원어치의 달러가 사라졌다.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전망을 놓고 논란이 많지만 이미 미국 경제는 더블딥 상태에 빠져들었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갖는다. 4분기에는 미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비공식적으로 나온다. 위기의 긴 터널을 지나기에는 여전히 캄캄하다. 외환보유고는 소중하지만 함부로 다루기에는 너무나 위험하다. 돈이 언제나 축복일 수 없다는 점은 ‘반(反)월가 시위’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jhpark@seoul.co.kr
  • 中企 55곳 추가 워크아웃·법정관리

    899개 중소기업의 신용위험 평가 결과 30곳이 C등급(워크아웃)을, 25곳이 D등급(법정관리)을 지난달 말 통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6월 말 여신공여 500억원 이상 대기업 34곳이 쓰러진 것까지 합치면, 올해 들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대상이 된 기업은 모두 89곳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5일 “이번 평가는 중소기업의 2009년 대비 2010년 실적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올해 불거진 금융위기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채권은행들은 이번에 금융권 여신공여액이 5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인 기업 가운데 외부회계감사를 받는 법인(외감법인)을 대상으로 신용위험을 평가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는 능력인 이자보상배율이 3년간 1을 밑돌아 사실상 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영업 현금흐름이 3년간 마이너스 중 세부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곳이 C·D 등급을 받았다. C·D 등급을 통보받은 곳 중 제조업체(31곳)와 부동산 관련 업종(13곳)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글로벌 금융위기 길게 보고 개입해야 한다

    유럽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의 3대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이 3단계나 하향조정됐다. 그리스가 구제금융 조건으로 제시된 재정적자 목표치 달성 포기를 선언한 데 이어 이탈리아도 장기자금 조달 리스크가 현저히 높아진 것으로 진단됐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비롯, 이탈리아 최대 채권국인 프랑스마저 위태로울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미 의회 합동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경제가 ‘비틀거리기 직전’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미국경제의 ‘더블 딥’(이중 침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폭락을 거듭하고 있는 글로벌 증시가 말해주듯 세계 경제가 끝 모를 터널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환경 급변에 대비해 국민경제대책회의를 비상경제대책회의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위기관리대책회의로 전환하는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또다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은 어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지나친 불안감은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 해소를 역설했다. 맞는 말이다. 우리 경제가 수출지향형 소규모 개방경제라고 하지만 최근의 증시와 환율 동향을 보면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다. 경쟁국에 비해 전체적인 하락 폭은 크지 않음에도 하루 변동 폭은 2배가 넘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외환보유고라든가 단기 외채 비중이 월등히 건전한 상태임에도 경제주체들이 지레 겁 먹고 불안심리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안심리를 잠재우려면 정부는 무엇보다 먼저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정확히 알려야 한다. 동시에 적정 수준의 외환시장 개입은 불가피하더라도 장기적인 전략에 입각해 접근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아까운 외환보유고만 낭비하고 투기세력의 배만 불려주는 실책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따라서 외환보유고를 풀기에 앞서 수출기업이 보유한 달러를 적극 방출토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특히 위기국면 때마다 최대 피해자가 저임금 근로자 등 취약계층이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들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 미끄럼틀 탄 코스피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코스피는 이틀 연속 하락하며 1660선으로 후퇴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추가 부양책을 언급했고,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유럽 은행들의 자본 확충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도 코스피 지수는 하락했다. 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9.67포인트(2.33%) 떨어진 1666.52로 장을 마쳤다. 이틀 새 103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전날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시도했지만, 외국인이 3022억원어치의 물량을 내놓으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 5일부터 19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했던 연기금도 141억원어치를 팔며 매도세로 전환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주식과 채권을 모두 순매도하며 1조 3000억여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과 채권을 모두 순매도한 것은 2009년 1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1조 314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유럽계 자금이 9700억원 이탈했다. 외국인 상장채권 순투자는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계가 대거 이탈하고 만기 상환이 겹치면서 25조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기고] 저축은행 피해자 눈물 닦아주길/이성우 변호사

    [기고] 저축은행 피해자 눈물 닦아주길/이성우 변호사

    7개 저축은행의 영업정지가 지난달 18일 발표되었다. 이들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경영진단 결과, 일반대출로 분류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많은 데다 불법대출도 상당한 규모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이는 이미 영업 정지되었던 저축은행 사건 경과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번 영업정지 저축은행들의 경우, 5000만원 초과 예금자는 후순위 채권자보다 많으나 5000만원 초과 총액은 후순위 채권 총액보다 적다. 이는 삼화저축은행이나 부산저축은행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즉, 삼화저축은행이나 부산저축은행 계열의 경우, 5000만원 초과 예금이 후순위 채권보다 금액과 인원 면에서 훨씬 많았는데 이러한 이유는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예금자들이 학습효과에 따라 이미 상당금액을 분산·인출한 때문으로 보인다. 후순위 채권의 경우 영업정지의 징후가 보이더라도 위험을 분산할 수도 없으니 후순위 채권 투자자의 피해만이 고스란히 남는 것이다. 현재 5000만원 초과 예금자들과 후순위채 매입자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우량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저축은행을 통째로 매입하는 인수합병이 이루어지는 것이겠지만 동반부실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결국 영업정지기간 동안 경영개선명령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삼화저축은행의 처리방식과 동일하게 자산부채인수(P&A) 방식으로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5000만원 미만 예금채무)를 인수금융기관으로 선별 이전하고 5000만원 이상 예금에 대해서는 일부는 개산지급금으로, 나머지는 추가 파산배당금으로 지급되고, 후순위 채권은 그 가치가 ‘0’이 될 것이다. 결국, 문제는 일반 채권자인 예금초과자들의 파산배당률을 어떻게 상향할 것인지와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후순위 채권자들의 선별적 구제이다. P&A 후 주로 예금초과자들로 구성된 잔존채권자들의 파산배당률이 바로 파산절차에 들어갔을 경우의 파산배당률에 비해 하락해서는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배당률이 하락한다면, 그 자산양도는 이론상 파산법상의 부인권(否認權)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후순위사채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후순위채 피해자 신고센터를 통해 불완전판매를 판단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절차는 생색내기에 불과한 요식행위가 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불완전판매의 입증책임은 민사소송법상 원칙적으로 후순위사채 매입자에게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후순위사채 매입자 중 적지 않은 비율이 고령자인 상황에서 이를 입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완전판매의 입증을 저축은행 측이 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운용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특히 소송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는 후순위사채 발행 자체의 불법성, 즉 후순위채 발행 당시의 분식회계 또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조작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금감원, 저축은행의 비리를 수사하는 형사 기관, 예금보험공사가 이를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에 구성되는 검찰의 저축은행 비리 합동조사단은 저축은행의 불법대출, 대주주, 임원들의 은닉재산 추적뿐만 아니라 위의 사항들도 철저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이번 저축은행 비리 합동조사단이 그야말로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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