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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세금기동대’의 힘

    서울시 ‘38세금기동대’의 장기 미납 세금 징수액이 4000억원을 넘었다. 14일 시에 따르면 2001년 8월 초 출범한 38세금기동대는 지난 8월 말까지 9년 동안 총 11만 7208건에 4017억원의 체납세를 거둬들였다. 세목별로는 주민세 1871억원(3만 6718건), 취득세 1690억원(7266건), 등록세 337억원(590건), 자동차세 55억원(3만 9492건), 교육세와 지역개발세 등 64억원(3만 3142건) 순이다. ‘38세금기동대’란 납세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38조의 ‘38’과 체납세금을 신속하게 징수한다는 의미의 ‘세금기동대’를 합친 것이다. 기동대는 500만원 이상 고액 체납자들을 대상으로 은닉 재산을 색출하거나 금융 자산을 조회하고 부동산과 차량을 공매하는 등 다양한 기법으로 징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와 25개 자치구의 체납세 징수 전문가 등 10여명, 2개 팀으로 시작했다. 현재는 민간 채권추심 전문가를 포함해 3개 팀에서 40명이 활동하고 있다. 기동대는 올해 1억원을 체납한 ‘무일푼’ 남성이 100억원대 부동산을 소유한 부인과 위장 이혼한 뒤 호화 주택에서 함께 살며 외국을 수십 차례 다녀온 사실을 확인하고 현황 조사 및 설득을 거쳐 돈을 받아내는 등 크고 작은 성과를 올렸다. 시 관계자는 “체납된 세금을 징수할 수 있는 새 기법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조세정의 구현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1억원 이상 체납한 1300여명(법인 포함)을 대상으로 체납 경위에 대한 소명 기회를 준 뒤 심의를 거쳐 12월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보험금 압류 급증 서민 두번 죽인다

    보험금 압류 급증 서민 두번 죽인다

    “남은 거라곤 몸뚱이 하나와 보험밖에 없는데 실손보험과 암보험 모두 압류됐으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합니다.” 부산에서 일용직으로 하루하루 먹고 사는 김모(53)씨는 지난 8월 중순 배가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진료비로 30만원을 지불했다. 김씨는 병원을 나오자마자 4년 전 들어두었던 실손보험을 통해 진료비를 지급받으려고 했지만 그 보험은 더 이상 김씨의 것이 아니었다. 실손보험은 물론이고 6년 전 가입했던 암보험까지 국세청에 압류돼 있었다. 1991~2000년 직원 20명을 둔 부품업체 사장이었던 김씨는 외환위기 이후 회사가 망하면서 2500만원의 국세를 내지 못했다. 김씨는 “세금을 계속 못내 지금은 3700만원까지 불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시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빚을 갚아나가고 있으나 국세는 한꺼번에 내야 돼 평생 못 낼 상황인데 이제 보험금까지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고 한숨지었다. 5일 금융감독원이 허태열(한나라당) 국회 정무위원장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4~8월 5개 생명보험사가 법원과 국세청으로부터 압류를 요청받은 보험금은 월 평균 9307억원(1만 5348건)으로 2008회계연도 월 평균 1724억원(3402건)의 5.4배에 달했다. 올 4~8월 업체별 총액은 삼성생명이 4조 500억원(전체의 87%)으로 가장 많았고 교보생명 2902억원, 알리안츠생명 1253억원, 대한생명 1029억원, ING생명 848억원 순이었다. 보험금 압류 건수와 금액이 올해 대폭 증가한 이유에 대해 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빚을 진 서민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부도가 늘고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법원과 국세청에서 압류를 요청한 금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법원 판례도 법원과 국세청의 압류 요청을 증가시킨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6월23일 대법원에서 채권자가 유지되고 있는 채무자의 보험 계약에 대해서도 압류·해지해 채권추심을 할 수 있다는 판례가 나오면서 압류 건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판결 이후 대부업체나 카드사 등에서 적극적으로 채권추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제는 보험금을 압류당하는 이들 대부분이 최저생활자에 가까운 상태로 마지막 희망까지 빼앗긴다는 점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실제로 조사해 보면 보험금을 압류당하는 10명 중 9명은 돈이 한 푼도 없는 사람들”이라면서 “유지하고 있는 계약, 특히 저축성 보험이 아닌 납입액이 얼마 안 되는 보장성 보험까지 앗아가는 것은 일정부분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하나은행은 서민들의 최소 생활 유지를 위해 보험금에 대해서는 압류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적 채무관계에는 개입할 수 없더라도 금융기관이 최소한의 생활자를 걸러내는 등 자율적인 심사기준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경주·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국민은행發 구조조정 태풍되나

    요즘 은행권 최고 이슈는 국민은행발(發) ‘구조조정’이다. 민병덕 행장이 11월까지 인력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혀 노사 모두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KB금융지주는 이번 구조조정을 실적 개선의 분수령으로 삼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노조는 은행 측이 강제적 구조조정 성격의 성과향상추진본부를 일방적으로 만들 경우 영업점 상품판매나 고객서비스(CS) 거부 등 극단의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앞서 은행은 지난 28일 노사협의회에서 실적이 부진한 영업점 직원을 별도로 모으는 ‘성과향상추진본부’를 만드는 안을 내놓았다. 이는 사실상 강제 구조조정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실제로 은행권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이런 식의 후선역 발령자가 모이는 ‘특별영업팀’이 여러 번 꾸려져 물의를 빚었다. 2004년 외환은행은 론스타에 인수된 이후 470명가량을 구조조정하는 조기특별퇴직(ERP)을 추진했다. 이 중 퇴직을 거부한 200여명을 대상으로 특별영업팀을 만들었다. 이들은 채권추심이나 카드 모집 등 궂은일을 했다. 이후 일부 직원들이 낸 소송까지 휘말린 끝에 은행은 이들을 대부분 복직시켰다. SC제일은행도 2008년 하반기 RC제도를 만들어 후선역 발령을 냈다. 당시 은행은 ‘신규 고객 창출’을 이유로 이 제도를 만들었지만 실제로 해당 직원들은 연체 관리 등 사후관리를 주로 했다. 이와 달리 국민은행은 성과향상추진본부 발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희망퇴직은 신청자도 기대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희망퇴직으로 인한 비용도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KB 관계자는 “외국은 특별퇴직금이 아무리 후해도 16~24개월치 월급여인데 우리나라는 특별퇴직금이 너무 높다.”면서 “이렇게 되면 어느 은행에서 희망퇴직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하나은행 등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한 은행들은 대부분 24~31개월치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다. 게다가 KB금융은 이번 구조조정이 잘 이뤄져야 실적 개선의 추동력을 얻는다는 판단이어서 은행 입장에서는 구조조정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달 어윤대 회장이 직접 나갈 해외 투자설명회(IR)의 성공 여부는 구조조정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지방세 징수 실적 하반기 공개

    올 하반기부터 지방자치단체별 지방세 징수 실적이 공개된다. 또한 비과세나 감면 등을 받은 부동산 등이 원래 목적대로 쓰이고 있는가에 대한 사후 점검이 강화된다. 각 지자체에서 지방세 탈루 신고시 지급되던 포상금 근거도 전국 단위로 마련된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주요골자로 한 지방세수 관리 강화대책을 마련했다고 24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지방세 체납액 대비 징수실적만 공개됐다. 앞으로는 징수 실적과 과·오납 발생 현황이 연간 2회 공개된다. 비과세나 감면 등에 있어 담당 공무원의 자의적 운용이나 부실한 사후관리 대책도 마련된다. 지방세실무협의회를 통해 월 1회나 분기별로 회의를 열어 적정성을 검증하게 된다. 시·군·구별 세무조사반이 2개로 확대·편성되며, 시·도는 관할 시·군·구와 함께 광역세무조사반을 운영한다. 지방세 탈락·은닉 중점 조사대상 업체가 1만 6000개에서 2만 4000개로 늘어나고, 고액 체납자에 대한 징수관리도 강화된다. 민간 신용정보회사의 추심기법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민간 채권추심 전문가를 전문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자동차 등록부상의 소유자와 실제 소유자가 다른 ‘대포차’에 대해서는 일제정리기간인 9월 한 달 동안 밀린 지방세와 주정차 과태료가 징수된다. 이밖에 지방세법을 개정, 탈루될 뻔한 세원을 찾아낸 공무원과 민간인에 대한 포상금 지급 근거가 마련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체납지방세 징수 민간위탁 논란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체납지방세 징수 민간위탁 논란

    성남시가 지난 12일 ‘지급유예선언(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것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 재정 부실에 대한 관심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의원입법으로 발의한 ‘체납 지방세 징수’를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지자체 재정 부실에도 매년 약 8000억원의 지방세 체납액이 결손처리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추심업무를 민간 위탁 해야 한다는 의견과 민간업자가 채권추심을 할 경우 불법추심·개인정보유출 등의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다. 앞서 홍재형 국회부의장 등은 지자체의 장이 체납 지방세의 징수를 신용정보회사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지방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5월3일 국회에 발의했다. 홍 부의장은 “지난해 우리나라 지차제의 재정자립도는 53.6%에 불과하고 지방채무는 전년보다 34%나 급증했다.”면서 “효율적인 징수 대안이 마련되지 못해 체납지방세 징수 업무의 민간위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지방세 체납액은 3조 3481억원으로 전체 지방세 부과액(49조 7316억원)의 6.8%에 해당한다. 또한 2004년부터 5년간 징수를 포기하고 결손처분한 지방세 체납액은 4조 1967억원으로 연평균 8393억원에 이른다. 지방세 체납액의 60%는 주정차 위반 등 과태료와 과징금이다. 가계형편으로 인한 체납도 있겠지만 소액임을 고려할 때 납세자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납세회피도 많다는 것이 지자체의 의견이다. 반면 체납 지방세의 민간위탁 방안에 대해 지자체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행정안전부는 부정적 입장이다. 관계자는 “민간업자에게 지방세 징수를 맡기는 것은 사적 정보가 민간에 유출돼 사생활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또한 불법 추심 등으로 피해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지자체의 부정적 의견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세무 관계자는 “징수는 민간이 하더라도 책임은 모두 정부조직이 질 수 밖에 없어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시민단체나 납세자들도 같은 목소리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행정인력의 증원이 어렵고, 세무공무원이 부과·징수·세무조사 및 납세서비스 등 여러 업무를 하고 있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민간 위탁이 ‘효율적 징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를 시행하는 다른 나라의 경우 민간업체가 징수에 나설 경우 처음에는 징수액이 크게 늘었지만 장기적 효과가 검증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민간 위탁에 앞서 여러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본, 호주 등에서는 소액 체납 추심은 민간에 위탁하고 고액 체납은 공무원이 담당한다. 또 공무원은 압류·공매 등 중요 업무를 하고, 민간 채권추심회사에는 소액체납자에 대한 안내장 발송, 전화·방문 독촉, 재산조사 등 보조 업무를 위탁한다. 김세형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 지자체가 민간업체를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면 민간 위탁이 대안이 되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납세자가 몇 차례 불법추심을 신고할 땐 해당 업체에게 곧바로 추심을 금지시키는 등 아주 강한 통제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떼이거나 연체된 나랏돈 40조 넘는다

    떼이거나 연체된 나랏돈 40조 넘는다

    지난해 말 현재 국가가 받아야 할 세금과 법정부담금, 융자회수금 등을 합친 채권(債權·나랏돈) 중 40조원가량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14일 파악됐다. 전체 국가채권 174조 7000억원 중 기한 안에 받지 못한 돈(연체채권)은 8조 5000억원이었다. 국가채권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체납자의 주소가 없거나 불분명해 받지 못할 돈으로 판정받은 결손채권(누적)은 32조가량 된다. 지난해에만 7조 3000억원의 신규 결손채권이 발생했다. 나랏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은 채무자들의 모럴해저드와 정부 부처 채권관리 담당자들의 안이한 대처가 큰 이유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떼이거나 연체된’ 돈을 받아내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 각 부처가 받아내야 할 나랏돈을 얼마나, 어떻게 추심했는지를 계량화한 성적표도 공개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4일 “한 해 조세수입이 200조원이 채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연체·결손채권만 제대로 받아도 세금 서너 개를 신설하는 이상의 효과가 있다.”면서 “재정지출의 10%를 줄이는 식의 땜질처방이 아니라 근본적인 재정건전성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물론 일부 기금의 경우 ‘눈먼 돈’쯤으로 여기고 융자를 받았다가 제때 상환하지 않는 ‘모럴해저드’에 철퇴를 놓겠다는 의도도 있다. 재정부에 따르면 2009년 말 기준으로 연체채권과 결손채권을 합치면 40조 9091억원에 이른다. 특히 재정부가 그동안의 추심 관행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에 ‘수술대’에 올려놓은 대상은 40조원 가운데 7조원에 이르는 국가채권관리법상 ‘채권’이다. 조세채권(세금)이 누적 결손채권(32조 3456억원)의 92.4%, 연체채권(8조 5635억원)의 47.7%에 이를 만큼 비중은 훨씬 크지만, 국가채권관리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데다 추심 전문가 집단인 국세청이 전담반을 편성해 추심하고 있는 만큼 일단 대상에서 제외됐다. 재정부는 채권추심 매뉴얼을 만들어 각 부처에 배포하는 한편, 추심 실적에 대한 기관 평가도 할 방침이다. 채권 관리 담당자에 대한 평가도 검토했지만, 그보다는 장관이 노출되는 부처 평가가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 평가지표와 관련된 외부용역이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각 부처에 통보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채권 중 얼마를 받아냈느냐를 실적으로만 평가할 경우 부처별, 채권 종류별로 상황이 달라 공정한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회수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에 해당하는 정성적(定性的) 평가도 포함시킬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용어클릭 ●국가채권(債權) 크게 국가채권관리법상의 채권과 조세채권(받지 못한 세금)으로 나뉘며 국가가 발행하는 국가채권(債券·Bond)과는 다르다. 국가채권관리법상 채권에는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보험료 등 사회보장기여금과 토지 및 건물 대여료 등 재산 수입, 환경개선부담금과 개발·과밀부담금 등 경상이전 수입, 국민주택기금, 농산물가격안정기금, 남북협력기금 등 융자회수금이 포함된다.
  • “체납 지방세 추심업무 민간위탁 시급”

    “체납 지방세 추심업무 민간위탁 시급”

    김석원 신용정보협회장은 24일 서울 내수동 한 한식집에서 “지난해 지자체 평균 재정자립도가 53.6%에 머무르는 등 재정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체납 지방세 추심업무를 시급히 민간에 위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246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지난해 재정자립도가 30% 미만인 데가 150곳(61%)에 이른다.”면서 “지방세 체납누적액이 2008년 말 기준으로 총 3조 4000억원까지 늘었고, 매년 8000억원 이상을 결손처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자체는 부족한 재원을 지방채 발행에 의존하고 있으며, 세입예산 중 지방채의 규모는 2007년 2.8%에서 지난해 6.2%로 크게 늘었다. 김 회장은 부동산과 관련된 취득세, 소득세 등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향후 세원이 추가로 생기기 힘든 데다 공무원이 제대로 지방세 체납징수업무를 하기에는 인원이 부족하고, 전문성도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공부문은 성과에 따라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와 경쟁시스템이 없어 체납징수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민간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납세자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불법으로 지방세를 추심하는 민간위탁 직원의 경우 세무공무원에 준해 가중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압류나 공매 등 법률에 의거한 활동은 현행과 같이 지자체가 담당하고 독촉, 안내장발송, 재산조사 등과 같은 보조적인 활동만 민간에 위탁할 것을 제안했다. 또 민간에 위탁하는 채권추심 범위는 체납기일이 2~3년을 경과한 지방세 중 자동차세, 취득세 등 일정 세목만 정한 후 추후 추가하는 방법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최대 수수료는 미국과 같이 체납 징수금액의 25%를 제안했다. 김 회장은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한 지방세법 및 지방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으며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노인상대 악덕상술 극성

    대구에서 무료관광을 미끼로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악덕 상술이 끊이지 않고 있다. 12일 대구시 소비생활센터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접수된 건강식품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건수는 164건에 이른다. 구입경로는 방문판매가 38% 62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화권유판매 25% 41건, 노상판매 12% 22건, 일반판매 13% 21건, 다단계 5% 8건, 기타 6% 10건 등이었다. 피해 소비자 대부분은 행사장, 노상, 홍보관 등에서 판매원의 상술에 넘어가 제품을 구매했다가 낭패를 보았다. 유형별로는 계약해제 요구 거절이 54%로 가장 많았고 업체의 연락두절 및 폐업으로 인한 반품 불가 13%, 반품 거부 7%, 채권추심 6%, 부작용으로 인한 반품요구 5% 순이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무료관광 등을 내세워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속이는 광고가 많다.”며 “무분별한 건강식품 구매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신용정보사 순익 43%↑

    신용정보조회서비스 이용이 늘고 채권추심업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신용정보회사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30개 신용정보회사의 지난해 순이익이 945억원으로 전년의 661억원보다 43.0%(284억원) 급증했다고 9일 밝혔다. 신용정보회사의 매출액은 1조 485억원으로 전년보다 7.7% 늘었고 영업 비용은 9409억원으로 4.0% 증가했다. 이 가운데 채권추심업 매출은 6849억원으로 전년보다 3.1%, 신용조회업 매출은 1445억원으로 15.0%, 신용평가업 매출은 799억원으로 27.8% 늘었다. 지난해 말 신용정보회사의 총자산은 947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2% 증가했다. 자기자본도 7006억원으로 14.1%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규모 채권추심회사를 중심으로 회계처리 적정성 및 자본금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불법·부당 채권추심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노동계 임금피크제 논란2제] 베이비붐세대 대량퇴직 해법 부상

    [노동계 임금피크제 논란2제] 베이비붐세대 대량퇴직 해법 부상

    임금 피크제의 확산 속도가 가파르다. 신용보증기금이 2003년 7월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임금피크제는 이후 5년간 느린 확산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712만명의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고령층 고용 대란의 충격완화 대책으로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임금피크제를 임금삭감을 위한 기업의 ‘꼼수’로 의심했던 노조나 ‘고용 유연성을 해치는 제도’로만 보던 재계 역시 태도 변화가 역력하다. ●유한양행 노조 사측에 먼저 제의 재계는 임금피크제의 더딘 확산세가 노조의 반대때문이라는 시각이다. 2008년 한국노동연구원의 임금제도 실태조사에 따르면 임금피크제 미도입 이유를 묻는 질문에 사용자들은 ‘노사합의의 어려움’(37.6%), ‘임금삭감에 따른 소득감소를 우려하는 근로자 및 노조 반대’(28.9%)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속에 수많은 노동자가 해직되면서 노사 간 신뢰관계가 깨졌고 이 때문에 노동현장에서는 정년연장보다 당장의 수입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생겼다. 노동자가 시간 외 근무를 자처하는 일이 빈번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기존 급여의 20~50%까지 삭감되면서 정년연장을 택하는 것보다 당장 더 많은 급여를 받는 쪽을 선호하는 근로자가 많았다. 노조가 미온적 입장을 보인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러나 은퇴 뒤 고용불안을 걱정하는 50대 중고령층 근로자가 늘면서 노조의 입장도 바뀌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들이 퇴직을 앞두고 정년연장을 거세게 요구하자 노사 합의를 통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지난 11일 업계 최초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유한양행 노조 관계자는 “예년보다 퇴직을 앞둔 근로자가 늘면서 노조도 이들의 고용연장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 회사에 먼저 제의했고 사측이 이를 받아 들였다.”고 말했다. 고용유연성 저하를 이유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꺼리던 기업들도 2년전부터 태도 변화를 보였다. 산업 중심에서 고도성장을 이끌어온 중고령층이 대규모 퇴직 시 발생할 인력공백 때문이다. 2008년 조사에서 임금피크제 도입 사업장의 50%가 ‘고령자의 경험·노하우 활용’을 목적으로 이 제도를 선택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문지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이 핵심인력 은퇴를 앞두고 고민하던 차에 지난해 금융위기가 찾아와 일자리 나누기(잡쉐어링) 바람이 불자 임금피크제 도입을 서둘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공공기관 선진화 차원에서 이 제도를 독려한 것도 급증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 인센티브 늘려야 확산세에 제동을 거는 암초들도 적지않다. 대표적인 것이 대상자에 적합한 직무개발의 어려움이다. 7년째 임금피크제를 운용 중인 신용보증기금의 인사팀 관계자는 “지점장까지 했던 사람에게 채권추심 업무 등을 시키니 불만도 많았다.”면서 “직무개발 컨설팅을 통해 사내 강사 등 여러 업무를 개발한 뒤에야 이 제도가 정착했다.”고 말했다. 2004년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던 한국감정원이 2008년 제도를 폐지한 사례도 있다. 업무 분장과 직무 개발에 대상자들이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김정한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직무 개발에 대한 고민없이 단순히 인사적체 해소가 목적인 경우 착근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정부가 지원대상과 폭을 더 늘려주면 제도가 좀 더 빨리 확산할 것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인해 삭감된 임금의 50%(분기 150만원 한도)를 근로자에게 지원하는 임금피크제 보전수당제도를 2006년부터 운영 중이다. 그러나 분기별 지원한도 폭이 적고 삭감 뒤 연봉이 5760만원을 넘으면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없어 대부분의 대기업과 공공 근로자들이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홍보부족으로 제도 자체를 모르는 기업들도 많은 것도 문제다. 이병훈 교수는 “노동부 등 정부가 임금피크제 확산 의지가 있다면 인센티브를 좀 더 늘리고 선도적으로 적합 직무를 개발해 퍼뜨리는 등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서민 홀대하는 서민금융사

    서민금융회사들이 지난해 비과세 예금한도 확대에 힘입어 막대한 자금을 끌어모았지만 정작 서민금융을 지원하는 데는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회사(새마을금고 제외)의 예금잔액은 224조 2000억원으로 2008년 말과 비교하면 14.0% 급증했지만, 대출잔액은 172조원으로 4.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호금융회사의 예대율(대출금을 예수금으로 나눈 비율)은 이 기간 83.9%에서 76.7%로 8.61% 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상호금융회사 비과세 예금한도는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어나면서 예금이 급증했다. 기관별로는 수협(80.5%)과 농협(78.8%)은 예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신협(65.5%)과 산림조합(62.2%)은 60%대에 그쳤다. 새마을금고도 지난해 말 예금잔액이 68조 281억원으로 2008년 말보다 21.4% 급증했지만, 대출잔액은 38조 3241억원으로 12.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새마을금고의 예대율은 61.0%에서 56.3%로 낮아져 상호금융회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저신용자 대출에도 인색했다. 상호금융회사(새마을금고 포함)의 저신용자(신용도 7~10등급) 대출 비중은 대출자 기준 36%에 그치며 대출금액 기준으로는 30%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서민금융회사에서 돈을 융통하지 못한 서민들은 사금융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 그만큼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를 이용했다가 피해를 본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1~11월 금융감독원의 사금융 피해상담 건수는 5195건에 달했다. 피해 종류별로는 고금리 수취 피해가 926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채권추심 829건, 대출사기 354건 등이었다. 이는 금감원이 사금융피해상담센터를 처음 설치한 2001년에는 상담 건수가 3265건이었다. 이후 2005년 3227건, 2006년 3066건으로 감소했다가 2007년 3421건, 2008년 4075건으로 증가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중증환자·신용회복 지원자에 빚독촉 금지

    앞으로 중증 환자나 신용회복지원 신청자 등에게는 빚 독촉을 하지 못한다. 또 빚을 받아내기 위해 채무자의 신용정보를 마음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말까지 금융회사와 채권추심회사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운영하도록 했다고 24일 밝혔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채무자가 채무존재 확인소송을 내거나 채권소멸시효 완료에 따라 추심 중단을 요청하면 빚 독촉을 해서는 안 된다. 중증 환자처럼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채무자나 신용회복위원회에 신용회복지원을 신청한 채무자에게도 채권 추심을 중단해야 한다. 또 채권추심회사가 추심을 위탁받을 때 채권·채무관계가 불명확한 채권 등은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수임계약서에 개인정보 누설 금지 등의 내용을 반드시 담아야 한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채무자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채무자의 주민등록번호나 아이디를 도용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채무자의 개인정보는 채권 추심을 위해서만 사용해야 하고, 추심이 끝나면 파기해야 한다. 이와 함께 채권 추심을 할 때는 미리 그 사실을 서면으로 채무자에게 알려야 한다. 이때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만든 서식을 이용해야 하고, 봉투 겉면에는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원색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채권 추심 활동 상황도 일일이 전산으로 기록·관리해야 한다. 앞서 폭행이나 협박, 장기 매매, 매춘 등을 통한 채무 상환을 강요하는 행위는 지난 8월 시행된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지됐다. 하지만 이번에 마련된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금융회사나 채권추심회사가 이를 어겨도 제재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주재성 금감원 은행업서비스본부장은 “여전히 많은 서민들이 위법·부당한 빚 독촉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현장점검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어긴 회사의 명단을 공시하거나 시정을 요구하는 등 행정조치를 할 계획”이라면서 “필요하다면 법규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돈 없으면 파산도 힘들어”

    “돈 없으면 파산도 힘들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파산신청자에 대한 수수료 폭리가 도(度)를 넘고 있다. 파산신청자가 파산을 위해 떼야 하는 부채증명서 수수료를 턱없이 높게 받고 있다. 한번 떼는 데 3만~4만원씩 받고 있다. 더러는 증명서 발급에 최소 1개월치 이자를 내라는 사례도 있다. 제2금융권의 이같은 수수료는 시중은행의 2000~3000원에 비하면 10배가량된다. 매년 개인파산신청자는 10만명을 웃돌고 있다. ●시중은행 수수료의 10배 제2금융권은 전산화작업이 안 돼 수(手)작업에 따른 비용이 만만찮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힘든 파산신청자들이 부채증명서를 떼는데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내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며 현실적인 수수료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9일 법무부와 은행권에 따르면 경제 사정이 어렵고 채무상태를 못 이겨 파산을 신청하는 사람은 빚을 진 제1·2금융권으로부터 ‘부채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신한·우리은행과 농협 등 대부분 시중은행에서는 장당 2000원이면 부채증명서 수수료를 뗄 수 있다. 하지만 A저축은행은 장당 4만원, B저축은행은 장당 3만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저축銀 “악의적 파산 많아…”문제는 대부분 파산신청자는 은행부터 보험, 카드, 저축은행까지 여러 기관에서 돈을 빌린 곳이 많다는 것이다. 때문에 대부분 파산신청자는 5~10곳 이상에서 증명서를 떼야 하고 이 때문에 수십만원이 들어가는 예도 적지 않다. 실제 파산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최모(43·서울 강동구)씨는 10장 가까이 되는 부채증명서를 떼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씨는 “변호사를 쓰면 수임료만 100만원이 넘는다길래 혼자 파산 신청을 해 보자고 마음먹는데 알아 보니 부채증명서를 떼는 데만도 십만원이 더 든다.”고 토로했다. 제2금융권의 입장은 다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과는 달리 전산화가 잘 돼 있지 않고 악성채무들도 섞여 있어 확인하는데 오래 걸리고 비용도 더 든다.”면서 “상환능력이 있는 사람도 파산신청을 하는 일이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는 들쭉날쭉한 수수료를 규제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말한다. 김관기 변호사는 “미국이 공정채권추심법을 마련해 무료로 부채증명서를 발급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라면서 “금감원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美선 무료… 정부가 나서야 법률구조공단 이강현 지원센터장은 “본인의 신용정보를 확인하려 수십만원의 돈을 내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라면서 “금융당국에서 과도한 수수료를 낮출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9시이후 빚 독촉하면 벌금·업무정지 등 제재

    심야 빚 독촉 등 불법 채권 추심행위가 줄어들 전망이다. 신용정보협회는 5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진동수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갖고 지난달 개정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정협회로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협회에는 23개 채권추심회사와 신용조회 및 평가회사 등 모두 25개사가 회원으로 가입했다.김석원 회장은 “신용정보사 자격을 따거나 연수를 받은 사람만 협회에 등록할 수 있다.”면서 “등록된 사람은 오후 9시 이후 빚 독촉을 하거나 장례식과 결혼식 등 채무자의 불리한 상황을 이용해 빚 독촉을 하는 경우 벌금 및 업무정지, 등록취소 등의 제재를 받게 돼 불법 독촉 행위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또 추심 대상 채권을 확대해 국세와 지방세 등 공공채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신용정보회사는 수익구조와 영업기반이 취약한 만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공공채권에 대한 채권 추심위탁이 가능하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공공채권 추심을 허용하면 전문화된 채권 추심으로 체납액이 감소해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를 높이고 조세 형평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低신용자 소액대출 늘린다

    신용이 낮은 사람들이 담보 없이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길이 넓어진다. 대부업체의 자금 조달 문턱이 낮아져 최고 연 49%에 이르는 대출 금리가 지금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1일 이런 내용의 서민 금융지원 방안을 9월 중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금융당국은 등록 대부업체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거나 대출 자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부업체가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대출 재원으로 쓸 때 낮은 금리를 적용하도록 은행과 약정을 맺도록 할 계획이다.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체가 저금리로 자금을 끌어와 고금리 영업을 할 수 없도록 조건을 부과해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저신용자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9월 정기국회에서는 대부업체의 불법 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법정 이자율을 낮추는 내용의 법안이 심의된다. 미등록 대부업체의 이자율을 최고 연 30%에서 10%대로 낮추는 내용의 대부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대부업체가 법정 이자율을 초과해 이자를 받거나 불법 채권추심을 하면 이때 얻은 수익을 몰수하는 법안도 최근 발의됐다.금융당국은 또 현재 수십 개에 불과한 무담보 소액 신용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을 이르면 10월부터 200~3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금융위 관계자는 “은행과 서민금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면서 “정부 재정과 휴면 예금, 기부금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신용회복위원회는 1일부터 일자리를 잃은 비정규직이나 취업준비자 등 일시적인 실직자(3개월 이상 연체자)가 구직 활동 등을 증명하면 이자를 탕감해주고 원금을 연 2%의 이자로 최장 8년에 걸쳐 나눠 갚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한편 금융위는 신용정보업 감독규정을 개정, 10월2일부터 금융기관이 개인의 신용등급을 산정할 때 파산이나 면책 정보는 5년간만 반영토록 할 방침이다. 지금은 개인 파산과 면책 정보 관리 기간에 대한 규정이 없어 관행적으로 7년간 관리하고 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중산층 두껍게] 희망 잃은 빈곤층 2인 인터뷰

    [중산층 두껍게] 희망 잃은 빈곤층 2인 인터뷰

    “게으르니까 가난한 거라고요? 잘살려고 노력할수록 가난해지더군요.” 인터뷰를 위해 만난 빈곤층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먹고 살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가난의 질곡은 그들을 놓아주지 않았다. 한국전쟁 때 빈 손으로 남하한 뒤 돈 없고 배운 것 없어 평생 가난하게 살아온 한 모자와, 영세자영업자로 일하면서 생긴 빚으로 파산하고 만 한 가장의 사연을 통해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빈곤층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 두평 쪽방살이 80대 할머니 김씨 “월수 70만원… 아들 약값에 돈 다써” 서울 후암동의 김순애(81)씨와 김수용(49)씨 모자는 한 달에 25만원을 주고 두 평 남짓한 쪽방에서 산다. 10년 전만 해도 같은 동네의 4평짜리 방에서 살았다. 하지만 아들 김씨가 7년 전 아파트 공사장에서 일하다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평수를 절반이나 줄여 이사할 수밖에 없었다. 모자는 기초생활보호생활자로 등록돼 동사무소에서 각각 40만원, 30만원을 받아 생활한다. 다른 수입원은 없다. 얼마 전까지는 어머니 김씨가 리어카를 끌고 폐지와 빈 병을 주워 용돈벌이를 했지만 구청에서 나온 감시관에게 적발돼 수급비를 깎일 뻔한 일을 겪고는 그만두었다. 한 달에 70만원을 받아 방값 25만원, 아들 약값 20만원, 생활비 20만원을 쓰고 나면 남는 돈은 거의 없다. 어머니는 틈만 나면 “아들이 사고가 난 뒤 병원비가 없어 MRI(자기공명 단층 촬영장치) 한번 제대로 찍어보질 못했어. 아직 젊은데 어쩌면 좋아.”라며 아들을 걱정했다. 그렇다고 단 하루도 게을리 보내본 적은 없었다. 어머니는 전쟁이 끝나고 영등포역 뒤 영일동 판잣집에 자리를 잡았다. ‘가난해서 걸리는 병’인 장티푸스와 콜레라로 아들 넷을 모두 잃고 막내 하나만 겨우 살렸다. 그 막내는 돈이 없어 중학교 1학년을 자퇴하고 신문배달을 하면서 돈을 벌었다. 16살부터는 공사판을 다니며 어깨 너머로 전기 기술을 배웠다. 80년대 개발붐을 타고 한강 둔치 건설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 뒤로 일용직을 전전했으므로 4대 보험이나 정년 등은 꿈도 못 꿨다. 어머니 김씨는 “평생 번 돈은 약값으로 다 들어갔다. 만날 아들하고 둘이서 방 안에만 있어 혹시 나가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그 병원비는 또 누가 내나 싶어서…”라며 한숨을 쉬었다.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모자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기만 한다. 얼마 전 한 봉사단체가 밥솥을 줘서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게 됐고 집 근처 교회에서 일주일에 두 번 반찬을, 한 달에 한 번 쌀을 갖다줘서 생활에 큰 보탬이 된다. 그러나 시장에 나갈 때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는 물가 때문에 한숨만 는다. 아들 김씨는 “반찬값이 점점 올라서 시장에 가기가 무서울 정도예요. 파도 한 단에 3000원이나 하더라고요. 요즘엔 파를 한 번 사서 잘라둔 다음에 나눠 먹어요.”라며 힘없이 고개를 숙였다. ■ 20여년 직업 전전 장애인 최씨 “5000만원 빚이 두배로… 파산도 못해” 서울 성동구에 사는 최모(50)씨는 ‘만세’를 부르기 일보 직전이다. 채권추심에 시달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만세’는 곧 파산을 일컫는 말이다. 20여년 동안 과일노점상, 전파상, 초고속 인터넷 대리점 등 안 해본 일이 없는데 희한하게 일을 할수록 빚만 쌓였다. 9년 전 동업하던 친구가 먼저 ‘만세’를 부르고 난 뒤 빚 2000만원이 생겼다. 그걸 갚지 못해 대여섯 개의 카드를 가지고 돌려막기를 하다가 결국 사단이 난 것이다. 3살 때 뇌성마비를 앓아 몸이 불편한 최씨는 고등학교 전자과를 나와 1985년 조그만 전파사를 차렸다. 2년간 그럭저럭 입에 풀칠은 했지만 대기업이 애프터서비스망을 본격적으로 구축하면서 조그만 전파사는 고객을 한꺼번에 잃게 됐다. 12년 전 한 중소 보일러회사에 들어갔지만 학력도 낮고 장애인인 최씨에게 승진의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5년간 다니다 과일 노점상으로 나섰다. 과일은 빨리 팔지 않으면 썩어서 내버리는 물건이라 재고관리에 신경을 써야 했지만 처음 장사를 해보는 최씨는 요령을 전혀 몰랐다. 모아둔 돈을 까먹고 나서 1998년 친구와 함께 초고속 인터넷 대리점을 열었다. 인터넷이 전국에 막 깔리기 시작한 때라 가입에 두세 달이 걸렸고 설치가 안 되는 지역도 많았다. 당연히 최씨의 수중에 들어오는 돈이 있을 리 없었다. 그러던 중 친구가 신용유의자가 되자 최씨의 빚을 끌어안았다. 순식간에 빚 2000만원이 생겼다. 이듬해부터 카드 돌려막기를 했다. 2003년 카드대란이 오기 전까지는 아무에게나 마구 카드를 발급해주던 때라 간신히 터져나오는 빚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오래 못갔다. 2003년 최씨와 그의 아내는 신용유의자가 됐다. 최씨는 “그저 열심히 일해 가족들하고 먹고 살려고 한 것밖엔 없는데 신용유의자의 나락에 떨어져 버렸다.”며 울먹였다. 그는 “빚 원금이 5000만원이었는데 얼마 전 파산신청을 하려고 계산해보니 1억원이 됐다. 그동안 파산할 돈이 없어 파산도 못하고 있었다.”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과 파산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 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국무회의 의결 안건]2020년까지 ‘녹색성장’ 107조원 투입

    정부는 14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채권추심자가 청구할 수 있는 채권추심 비용의 범위와 과태료 부과기준 등을 정리한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시행령안을 처리했다. 시행령안은 채권추심자가 청구할 수 있는 채권추심 비용을 ▲채무 이행과 관련해 채무자 또는 관계인이 부담하기로 변제기간 이전에 합의한 내용 ▲채무확인서 교부와 관련해 채권추심자가 지출한 비용 ▲그 밖에 채무자의 부담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비용으로 규정했다. 국무회의는 또 불법 복제물을 전송하는 온라인 게시판에 대한 서비스 정지 명령의 요건과 절차를 정한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도 처리했다. 시행령은 불법 복제물을 복제·전송한 사람의 계정을 정지하는 경우 통지 내용, 계정정지 명령을 하기 위한 사전 심의 때의 고려사항 등을 규정했다. 국무회의는 이와 함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 대한 자활기금의 용도를 수급자의 자활에 필요한 자산 형성 지원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했다. 또 오는 2020년까지 세계 7대 ‘녹색 강국’에 진입하기 위해 향후 5년간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인 총 107조원을 투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5개년 계획’도 의결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한국영화 세 편의 닮은꼴 남자 주인공

    [이용철의 영화만화경]한국영화 세 편의 닮은꼴 남자 주인공

    최근 개봉하거나 개봉을 앞둔 세 편의 영화 - ‘로니를 찾아서’(심상국 감독), ‘물 좀 주소’(홍현기 감독), ‘거북이 달린다’(이연우 감독)에는 닮은꼴의 세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약아빠지지 못한 세 남자는 생활이라는 숫자놀이에서 뒤처진 인물들이다. 먹고 살기가 빡빡해지면 이런 남자들에게 ‘무능력’이란 딱지가 붙는다. 못난 주제에 애써 자존심을 지키고 싶지만, 그들은 가족 구성원들의 못마땅한 눈길에 바로 꼬리를 내리게 된다. 지금은 보통 남자들이 고개를 들고 사는 게 힘든 시간이다. 세 영화보다 먼저 개봉한 ‘김씨 표류기’의 남자주인공도 비슷한 모습인 게 우연이 아니다. 빚 독촉에 힘겨워 자살을 실행에 옮겼던 남자는 차츰 삶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러자면 희망이 나서야 한다. ‘로니를 찾아서’의 인호는 ‘자존심 회복’을, ‘물 좀 주소’의 창식은 ‘채권 회수’를, ‘거북이 달린다’의 필성은 ‘범인 검거’를 각각 제1의 목표로 삼고 행동을 개시하는데, 영화의 끝에서 그들은 잃은 것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를 발견한다. 태권도장 사범인 인호는 단원을 모으고자 작은 행사를 준비 중이다. 이주노동자에게 맞아 쓰러지는 바람에 도장 부흥계획이 차질을 빚자, 그는 애꿎은 사람들에게 화풀이를 해댄다. 별다른 계획 없이 복수의 기회만 노리던 그에게 매번 돌아오는 건 소동과 한숨뿐이다. 자신이 얼마나 못난 존재인지 알면서부터 인호는 가까스로 제자리를 찾는다. 편견에 휩싸여 헛발질을 되풀이하던 그에게 필요한 건 ‘타인에 대한 예의와 진심 어린 미소’였다. 채권추심원으로 일하는 창식은 매사에 물러터진 남자다. 빚쟁이들을 모질게 대하지 못하는 그는 사내에서 실적 꼴찌를 자랑하기 일쑤다. 호시절 같으면 창식을 ‘마음씨 좋은 사람’으로 대우하겠지만, 요즘 세상에선 어디 그런가. 영화는 창식에게 현실의 차가움을 가르치면서도 그를 ‘독한 남자’로 만들 마음까지는 없다. ‘물 좀 주소’는 매서운 세상 앞에서 ‘인간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결단코 부여안으려는 작품이다. 탈주범과 마주친 뒤 시골형사 필성은 난감한 상황에 빠진다. 용을 써보지만, 영리한 범인은 그를 비웃듯 요리조리 빠져나간다. 필성은 안팎으로 대충대충 사는 남자였다. 만화가게를 꾸리는 아내에게 가정살림을 내맡긴 그는 형사로서의 임무에도 충실하지 못했다. 범인과의 대결에서 힘이 부쳐 허덕거리는 건 당연하다. 그는 나태했기 때문이다. 끈질기게 쫓고 쫓은 끝에 필성은 마침내 ‘책임감’을 배운다. 떳떳한 가장으로 거듭 태어난 남자의 자랑스러운 미소가 믿음직하다. ‘로니를 찾아서’, ‘물 좀 주소’, ‘거북이 달린다’는 소위 ‘웰메이드 영화’의 강박감에서 벗어난 작품들이다. 세 영화는 유명 스타, 거창한 이야기, 엄청난 물량 대신 평범하고 소박한 인물들의 목소리로 몸통을 채워 놓았다. 친근한 이웃에서 벌어진 일처럼 보기에 편안함과 느긋함이 느껴지는 건 그래서다. 영화와 달리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겠지만, 세 영화의 응원에는 흐뭇한 에너지가 숨쉰다. 하루하루를 버티기 위해 큰 도움은 필요 없다. 때론 가까운 사람의 착한 마음씨만으로 족하다. ‘로니를 찾아서’ ‘물 좀 주소’ 4일 개봉, ‘거북이 달린다’ 11일 개봉. <영화평론가>
  • 연기생활 20년만에 첫 주연… 4일 개봉 영화 ‘물 좀 주소’의 이두일

    연기생활 20년만에 첫 주연… 4일 개봉 영화 ‘물 좀 주소’의 이두일

    살다보니 엔딩 크레디트에 가장 먼저 이름이 걸릴 일이 생겼다. 연기자가 된 지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그렇다고 해서 큰 감흥은 없었다. 오히려 자신이 영화 주연으로서 소구력이 있을까 고민했다. 게다가 주어진 역할도 굴레처럼 따라 다니는 소시민 캐릭터. 다른 사람을 추천하고 다른 역할을 달라고 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홍현기 감독의 고집이 셌다. 뜨거웠던 2007년 여름, 고생하며 부리나케 찍었으나 쉽사리 개봉 기회를 잡지 못했다. 여기저기 물어보며 3~4년 묵은 작품도 많다는 사실을 알고는 쉽지 않겠다고 여겼다. 그런데…. 이두일 주연의 독립영화 ‘물 좀 주소’가 4일 마침내 개봉한다. 제작비 5억원 안팎에 29회의 짧은 촬영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이두일은 “압류를 당했다가 풀린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독립영화가 주목받는 요즘 분위기 덕을 본 것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블랙코미디인 이 영화는 목 마른 하류 인생들의 이야기. 따뜻함은 있으나 궁박한 처지에 몰린 탓에 어쩔 수 없이 타인에게 상처 주고, 또 삶을 이어가는 무명씨(無名氏)들의 초상화다. 이두일이 맞춤옷처럼 그려낸 캐릭터는 우비공장 아들 구창식. 채권추심업자에게 시달리지만, 공장이 망한 뒤 채권추심업자가 된다. 모질지 못해 실적은 언제나 꼴찌. 빚을 받아내야 하는 미혼모에게 연정을 느껴 돈을 빌려주기도 한다. 돈 받으러 다니는 그 자신도 사채 때문에 심약한 초보 사채업자의 끈질긴 방문을 받는다. 어찌보면 빛이 보이지 않는 일상. 그러나 영화는 웃음을 던지는 등 어둡지만은 않다. 작품 자체가 시지프스처럼 인생이라는 커다란 돌을 끊임없이 굴려가는 무명씨들에게 보내는 박수이기 때문이다. 한대수의 노래가 제목은 물론, 곳곳에 흐르는 이 영화에서 인간 군상들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장애물이 있으면 돌아 흐르고, 넓은 곳이 있으면 잠시 쉬었다가 흐르는 물과 같다. 이두일은 “물처럼 그렇게 모든 것을 담아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면서 “억지로 희망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않지만 상황이 변해도 삶에 대한 가치에 있어서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채무자인 중소기업 사장의 딸 결혼식에 난입해 축의금 봉투를 뜯는 장면을 꼽았다. 실제가 아닌 연기였지만 정말 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른다는 생각에 괴로워하며 찍었다고 돌이켰다. 재미와 웃음, 그리고 가슴 뭉클함이 있는 좋은 작품이 나왔다고 했더니 “열악한 환경 속에서 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땀을 흘린 스태프들에게 진한 애정을 느꼈다. 배우로서 행복했다.”고 공을 돌렸다. 9년 만에 복귀한 연극 무대 작품인 ‘팬츠’에서도 빚에 쪼들린 때밀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웃는다. 다른 성격의 연기를 하고 싶지만 우리 사회에 구조적 한계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자신이 하는 역할도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게 자체 분석. 그는 “계속 소외계층이 늘어가고 있는데 산업·정치적인 전반적인 기조로 볼 때 당분간 보호 정책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주어진다면 조금 더 이런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최근 드라마 출연이 뜸하다. “요즘엔 출연료를 얼마에 맞춰줄 수 있냐고 하는 경우가 많다.”는 말에서 세상이 각팍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가족이 희망이다] 실직→빚→이혼 ‘사라진 울타리’

    [가족이 희망이다] 실직→빚→이혼 ‘사라진 울타리’

    “가족이 모여 앉아 저녁 밥을 먹는 일상이 그렇게 소중한지 미처 몰랐습니다.” 한 부품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A(39)씨는 말없이 담배를 피웠다. 그는 지난해 겨울부터 제조업 시장이 무너지면서 아내에게 월급을 거의 갖다주지 못했다. 제조업의 특성상 기본급보다는 초과근무 수당으로 밥벌이를 한다. 그런데 불황으로 초과 근무가 거의 없어지면서 월급이 100만원도 채 나오지 않았다. 생활비는 카드빚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는 “아내가 10년 전 결혼할 때만 해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 희망이 없다며 절망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아내와 다툼이 부쩍 잦아진 A씨는 별거를 고민 중이다. 1998년 당시 외환위기와 지난해 몰아닥친 금융 위기는 가족들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어놨다. 경제적 위기는 가족의 안녕을 위협하는 최대 요소로 떠올랐다. 생계를 책임진 남녀 가장들이 실업자 신세가 되면서 그들이 책임진 가족 구성원들도 동반 위기를 맞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GM대우, 쌍용자동차 등 최근 정리해고 바람이 불고 있는 제조업 분야 종사자들이다. 최근 2646명을 정리해고하기로 한 쌍용자동차 직원의 가족들은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우리 가족을 살려달라.”고 호소하며 길거리에 나섰다. 대책위 대표인 이정아씨는 “남편이 쌍용자동차에 입사한 날 첫 딸을 낳았다. 둘이 힘을 합쳐 살면 잘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희망을 품은 지 10년도 안돼 법정관리니 정리해고 같은 말을 듣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자영업 종사자들 중에는 ‘부부 채무불이행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혼하는 경우도 있다. 과일 노점상을 운영하던 최모(48)씨는 2년 전 장사가 되지 않아 돌려쓰던 너댓 개의 카드가 정지되자 부인과 합의이혼을 했다. 부인까지 채무불이행자로 만들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20대 초반인 아들은 아내가 키우고 있다. 최씨는 “돈이 없어서 파산 신청도 못하고 있다. 돈 때문에 채권추심회사 수십곳에서 빚독촉이 오니 죽고만 싶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인한 가족 해체가 이제 시작이라면 11년 전 외환위기로 파탄 난 가족들의 아픔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1998년 6월 금융감독위원회의 퇴출 결정으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충청은행 등 5개 은행 전 직원들이 그런 케이스다. 장준배 충청은행 재건동우회 회장은 “실직 후 빚더미에 오른 직원들은 재산을 부인 명의로 돌려놓고 서류상 이혼을 했는데 거의 실제로 이혼을 했다. 퇴출은 가정파탄을 알리는 경고음이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가장의 실직은 이혼뿐 아니라 가족들의 건강을 위협하기도 했다. 퇴출 은행원인 김모(47)씨는 현재 부인과 합의이혼을 고려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가족관계등록부에 자신의 이름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11년 전 해고를 당한 뒤 아동복 장사, 슈퍼마켓 운영 등 안해 본 일이 없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고단한 삶을 사는 동안 아내는 스트레스로 2004년 갑상선암에 걸렸다. 병에 걸린 아내와 대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인 두 아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혼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김씨는 “가난하지만 그래도 자존심이 있다. 자식들에게 부모의 이혼이라는 상처는 절대로 주고 싶지 않은데 고민이 많다.”며 고개를 떨궜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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