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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자회담 불발 美책임 ‘덤터기’

    북한이 남한의 핵 관련 실험에 대해 11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처음으로 공식입장을 표명했다.‘6자회담과 연결짓지 않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아직 ‘회담에 불참하겠다.’는 얘기는 않고 있다.좀 더 눈치를 살피겠다는 뜻이다. 이런 와중에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켈리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안 나올 것 같다.’고 밝힌 것으로 외신은 전했다.물론 북한이 정말 안 나올 수도 있지만,일단 ‘북·미간 기싸움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북한이나 미국이나 끝내 회담이 불발될 때를 대비한 책임전가용 성격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북한으로서는 향후 미국이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를 집중 추궁할 때를 감안,남한의 실험도 HEU로 몰아붙여놓을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더 이상 ‘세게’ 나오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남한의 핵관련 실험이 ‘군사적 성격’이라고 규정하면서도,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조사 등을 통한 진상 규명을 주장하지는 않고 있다.자신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판단한 것 같다. 정부는 이번주 중반쯤 돼서야 북한의 속내와 6자회담 전망이 좀 더 구체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일단 리창춘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의 방북이 끝난 뒤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영국 외무차관이 북한을 찾고 있고,러시아에서도 관계자가 북한을 들를 예정이어서 일련의 ‘외교적’ 노력에 따른 성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13일부터 열리는 IAEA 이사회의 분위기가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별 일이 없으면 없는 대로,있으면 있는 대로 북한으로서는 우선 ‘미국과 IAEA가 이중적’이라고 비난을 해놓은 게 향후 대응에서 탄력적이라고 생각한 듯하다.어찌보면 우리 입장을 크게 거들어주지 않았던 미국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우리에게 대단히 우호적으로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한국정부가 비밀 핵무기 역량을 갖고 있을 것 같지는 않다.한반도 안보상황이 전혀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고,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한국의 우라늄 농축 실험과 플루토늄 추출 실험은 학술 실험 목적에 불과한 것이 명백하다.”고 거들어줬다.“IAEA이사회를 앞두고 우리에게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희망 섞인 전망이다.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의장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하고,외교통상부가 이규형 대변인 명의로 북한 주장을 반박한 이면에는 이런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다만 영국 등 일부 국가는 아직도 반응이 별로 좋지 않다고 한다. 정부는 최근 도쿄에서 끝난 한·미·일 3국간 실무협의에서 남은 기간 4차 6자회담 개최에 모든 노력을 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이같은 결정은 이미 중국을 통해 북한에 정식 통보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미국·중국 반응

    미국·중국 반응

    ■’양강도 대폭발’ 美분석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는 지난 9일 북한 양강도에서 발생한 폭발이 핵 실험은 아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그러나 북한의 핵 실험 가능성은 계속 주시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폭발사고가 난 김형직군은 산악지대로 지하 미사일기지가 있는 곳으로 알려져 미사일 관련 사고일 가능성도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전했다. ●산악지대… 지하기지 소재 뉴욕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실험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보고받았다고 보도했다.보고의 주된 내용은 북한에서 지난 3,4주 동안 포착된 핵 관련 활동들이다.특히 보고에는 한국의 정보기관이 최근 북한의 핵 활동 의심 지역에서 ‘강력한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감지,미국의 정보당국에 소규모 핵 실험 가능성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이것이 양강도 폭발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정보 당국자들은 지진이나 폭발의 진앙지를 찾아가는 진원(震源)조사를 통해 그 화재가 핵 실험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신문은 보도했다.국무부 당국자는 12일 “북한에서 발생한 폭발은 핵 폭발이나 핵 실험에 의한 것이 아닌게 분명하지만,아직 폭발의 실체에 대한 구체적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보고서에는 ▲북한이 핵 실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지목된 장소 등에서 지난 3∼4주간 핵 활동 관련 물질의 빈번한 이동이 위성사진 등에 포착됐고 ▲의심 가는 장소에는 북한이 핵무기 실험 전단계인 ‘고폭실험’을 실시했다고 지목돼온 곳도 포함돼 있으며 ▲실험에 사용할 핵 무기는 영변 원자로의 8000개 연료봉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통해 만든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 등 다른 정황도 포함됐다.미 정부 관계자는 “최근 관찰된 북한의 움직임은 핵 실험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일련의 징후”라면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최근 4주동안 아주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최근에 입수된 북한 핵 관련 정보의 중요성과 신빙성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특히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정보에 회의적이었던 정보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에서 포착된 활동이 반드시 핵무기 실험의 전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폭발실체 구체결론 아직 못내려” 정보관련 고위관리는 “북한이 뭔가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그것이 실제로 핵 실험 실시를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은 자신들의 움직임이 미국에 포착될 수 있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그것은 북한의 위협전술 또는 협상전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일부 관리들은 또 북한이 핵 실험을 할 경우 그것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dawn@seoul.co.kr ■中 ‘침묵’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정부는 북한 양강도에서 9일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는 보도와 관련,12일 현재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관영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언론들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가 주요한 외교정책인 중국정부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폭발의 사실 여부와 배경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선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말 6자회담 4차회의 성사를 당면 목표로 움직이고 있는 중국은 회담 개최에 미칠 영향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중국정부는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 성사를 위해 리창춘(李長春) 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난 10일 평양에 보내 북한 지도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양강도 대규모 폭발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유일한 북한의 후원국인 중국이 결사 반대하고 있는 핵실험을 강행,스스로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중국 지도부의 핵심인 리창춘 상무위원을 초청해 놓고 면전에서 핵실험을 강행하는 것은 중국과 국교를 단절하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oilman@seoul.co.kr
  • [메트로 라운지]경기신보재단 기업협 한마음

    [메트로 라운지]경기신보재단 기업협 한마음

    “중소기업 판로확대의 일환으로 내년중 전체 회원사의 생산품을 전시·판매하는 ‘공산품 상설매장’을 개설할 계획입니다.” 경기신용보증재단 기업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권재민(55·㈜삼안 대표) 회장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공동 마케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자체 시장을 확보하지 못해 대기업 또는 대형 유통업체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현실 때문이다. 권 회장은 “대형 할인매장들이 가격경쟁을 벌일 경우 영세한 납품업체들은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제품을 공급할 수밖에 없다.”며 “이들이 대기업의 횡포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제품 다양하게 갖춰 선택폭 넓힐 것” 지난 2001년 11월 출범한 기업협의회는 경기신용보증재단의 보증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조직한 친목협의체. 현재 8000여곳의 기업들이 참여해 중앙,동·서·남·북부지회 등 5개 지회로 나눠 활동하고 있다. 권 회장은 “따라서 이들 회원사의 제품을 한 곳에 모을 경우 대형 백화점 못지 않은 다양한 제품을 갖추게 된다.”며 “공동 전시·판매장을 개설하게 되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게 되고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특히 “1개 기업의 힘은 미약하지만 집단화를 이뤄 공동브랜드를 개발할 경우 대기업이 갖지 못하는 차별화된 또다른 힘을 갖게 될 것”이라며 기업협의회의 야심찬 계획을 내비쳤다. “현재 기업협의회 회원사들의 생산품을 집대성한 기업편람을 제작,회원사간 직거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활발한 내부거래를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576쪽의 편람에는 6933곳의 회원사의 정보뿐 아니라 생산 제품 사진과 특징,사용방법 등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회원사간 완제품·부품·소재 직거래에 활용되고 있다.경기신보 홈페이지에도 ‘기업편람’이 올려져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협의회가 단순 친목 모임에 그치지 않고 공동판매·직거래 등을 통해 상호 발전을 도모하는 공동체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업협의회는 내수시장 확대와 함께 해외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지린성 창춘시에서 열린 중소기업 상품박람회에 참석,시장개척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해외시장개척 기업의 자율성 줘야” 권 회장은 “한 기업이 독자적으로 중국 시장에 접근할 경우 경험·정보 부족 등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지만 다양한 상품을 공동으로 묶어 집단 진출할 경우 쉽게 시장을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27개 회원사가 참여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는데 한국 제품의 품질이 우수한데다 다양한 제품을 한 곳에서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현지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것. 이는 시름에 잠겨있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해외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권 회장은 분석했다. 권 회장은 그러나 “현재 이뤄지고 있는 해외시장개척 활동이 관 주도로 추진되고 있어 기업의 다양성을 살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기업들에 선택권과 자율성을 부여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있는 집단적인 기구를 원하고 있는데 기업협의회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21) 조선족사회의 명암

    [차이나 리포트 2004] (21) 조선족사회의 명암

    |옌볜(중국 지린성) 김규환특파원|“한국을 너무 고맙게 생각합니다.무엇보다 한국에서 번 돈으로 사업 기반을 잡은 덕분이죠.위성방송을 통해 한국 기업의 성공·실패 사례를 보면 사업을 하는 데 많은 도움도 되고요.”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에서 한국 음식점 ‘징시궁(慶熙宮)’을 운영하는 김은자(金銀子·44) 사장은 기자를 보자마자 한국에 대한 감사의 마음부터 건넸다.그는 “한국에 간 조선족들 가운데 임금도 제대로 못받고 차별대우를 받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대부분 돈을 벌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김 사장은 1990년대 초반 한국에서 파출부 등 밑바닥 생활을 하며 모은 15만위안(약 2300만원)으로 음식점을 시작,지금은 250만위안(3억 7500만원)을 투자한 직원 40명의 대형 음식점 사장으로 변신해 ‘코리아 드림’을 이룬 대표적 인물이다. ‘옌지 베이싱(北興)제과’의 김영숙(金英淑·60 사장도 한국에서 배운 제과기술을 발판으로 백만장자 반열에 올랐다.옌지에만 10여개의 제과 체인점을 두고 있는 그는 자산 6000만위안(90억원)대의 ‘재벌’이다.옌지백화점에서 양복점을 경영하는 허창호(許昌浩·42)씨도 한국 기술을 익혀 ‘준재벌’로 성장했다.91년 한국 명동의 한 양복점에 취직,재단기술을 배운 뒤 양복점을 차려 승승장구,10여명의 재단사 등을 거느린 중소기업 사장이 됐다.수입이 적은 날이라도 2000위안(30만원)은 너끈히 번다고 한다. ●10년 모은돈 한국行에 ‘올인’ 중국 조선족은 한국이 자신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엘도라도(황금마을)’라고 여기고 있다.한국에 들어가 2∼3년 일해 착실히 돈을 모으면 집을 사거나 조그마한 가게를 마련하는 등 생활기반을 잡을 수 있다.한국행을 위해 10년 가까이 한푼도 안쓰고 모은 7만위안(1050만원) 정도를 몽땅 털어넣거나,목숨을 건 밀항을 서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린성 룽징(龍井)시의 즈신(智新)진 신화(新化)촌.옌볜 지역 주민들이 ‘전입 희망’ 1순위로 꼽는 마을이다.300가구 중 290여가구가 조선족인 마을의 절반 이상이 한국에서 돈을 벌고 있다.이들이 한국에 많이 나가는 이유는 즈신진 정부가 창춘(長春)에 노무기지를 건설해 보증을 서주는 등 대(對)한국 노무 수출을 적극 지원하기 때문.비자 수속비는 전문브로커의 3분의1밖에 안되는 2만 6000위안(390만원)이다. 이곳에서 만난 조선족 박정길(朴貞吉·47)씨는 “한국에 한번 나갔다 오면 아이들을 도시에 내보내 교육을 시키거나 집을 사는 데 쓸 수 있는 돈을 벌어오기 때문에 살림이 활짝 펴진다.”며 “한번 나가 평균 5년 체류해 30만위안(4500만원) 정도를 버는 것 같다.”고 말한다.중국인 천쉐제(陳學杰·63)는 “옌볜 전체에서 한국에 나가는 사람이 20%도 안되는데,유독 이곳만은 50% 이상이 한국에 나가 인근 주민들이 부러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덕분에 옌볜 지역의 경제는 탄탄해지고 있다.10여년 전만 해도 이 지역은 중국 안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사회였다.하지만 90년대 초반부터 한국 바람이 불면서 양상이 바뀌어 조선족 사회가 중국 어느 지역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현동일(玄東日) 옌볜대 경제·관리학원 원장은 “옌볜 조선족자치주의 경우 조선족이 한국에 나가 벌어온 외화수입이 재정수입보다 더 많다.”며 “지난해 외화수입 6억 5000만달러(7800억원) 가운데 대부분이 한국에서 벌어들인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발전 이면에는 악재도 생겼다.벌어온 돈의 대부분이 생산에 투자되기보다 대부분 소비산업에 쓰이고 있는 탓.옌볜자치주의 주도(州都)인 인구 30만명의 옌지가 택시 5000여대,나이트클럽·다방·사우나 등 소비업소 1000여개가 난립해 들어서는 바람에 유흥도시로 전락한 것이다.박창욱(朴昌昱) 옌볜대 민족연구소 교수는 “다른 소수민족에 비해 조선족은 한국에 가는 기회가 많아 자본주의를 학습하는 기회가 생겨 도움이 됐다.”면서 “그러나 한국 바람이 불면서 조선족 사회는 과소비 풍조와 한국에 나가지 못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등의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트·사우나등 난립 유흥도시로 전락 특히 ‘조선족 사회의 해체’라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조선족 젊은이들이 코리아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몰려 가는 바람에 옌볜내 농촌지역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지린성 허룽(和龍)시에서 만난 고성자(高成子·72) 할머니는 “조상들이 피땀 흘려 일궈놓은 땅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며 “하지만 요즘 농촌에는 노인들밖에 없어 삶의 터전이던 땅이 한족에게 넘어가고 있어 억장이 무너진다.”고 털어놨다.따라서 현재 옌볜은 이름만 조선족자치주일 뿐 정치·경제적으로 한족이 압도적 우세를 차지하고 있다. ‘정체성의 혼란’도 겪고 있다.옌지에서 만난 조선족 김달영(金達永·35·택시운전사)씨는 “중국 조선족은 한족으로부터 소수민족이라고 냉대받고,북한으로부터 자본주의에 물들었다고 비난받으며,한국인으로부터는 못산다고 무시당하는 등 ‘안팎곱사등이 신세’”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khkim@seoul.co.kr ■ [기고] “조선족 시장경제 적응력 뛰어나” 중국에는 한족(漢族) 외에 55개 소수민족이 있다.2000년 기준으로 12억 4300만명 중 소수민족이 8.4%이다.비율은 크지 않지만 이미 1억명을 초과했고 국토 면적의 64%에 분포돼 있다. 소수민족의 평등 권익과 경제발전 보장 측면에서 중국처럼 과중한 임무를 가진 나라는 아마 없을 것이다.민족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국의 성공적 경험은 인류사회에 커다란 공헌이다. 중국의 민족정책은 ▲정치평등 ▲경제발전 ▲문화번영 ▲사회보장을 특징으로 한다.민족구역 자치제도를 주체로 비교적 완성된 국가정책의 하나이다. 민족자치제도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기본 정치제도의 하나로 법률적 보장은 1984년에 반포,2002년에 수정된 ‘중화인민공화국 민족구역자치법’이다. 소수민족 집중 거주지구는 민족·지구 특징에 따라 5개 자치구,30개 자치주,120개 자치현이 건립됐다.법률규정에 의해 민족 자치지방의 정부 최고급 영도는 소수민족이 담당한다. 동시에 55개 소수민족은 인구와 상관없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대표가 된다.소수민족의 정치적 평등 지위는 물론 경제발전·문화교육·의료위생 등 사회 각 방면의 권리를 보장해 주고 있다. 중국의 현대화·도시화 발전 과정에서 더욱 많은 소수민족들이 도시로 진입하면서 ‘도시 민족사업조례’를 제정,이들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측면에서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중국내 조선족(朝鮮族)은 2000년 인구 통계로 보면 192만 3400명이다.주로 중국 지린(吉林·114만명),헤이룽장(黑龍江·38만명),랴오닝(遼寧·24만명) 등 성·자치구에 분포됐다.지린성 옌볜조선족 자치주는 84만명으로 전체 조선족의 43%를 차지한다.이외에 4개 성 자치구와 47개 민족향을 건립했다. 조선족은 근면하고 창조 정신이 뛰어나고 교육을 아주 중시한다.문화교육 수준에서 중국 소수민족 중 제1위이고 전체 지표도 한족보다 높다.중국에서 유일하게 문맹이 없는 민족이다. 현대화 과정에서 조선족은 시장경제에 적응하는 능력과 개척성이 뛰어나다.농촌 노동력의 도시 이전 붐에서 조선족은 대외 노무수출에 참여하고 중국의 동남 연해지구 및 중심도시로 진입하는 비율이 매우 크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조선족 인구는 하강하고 있다.대량의 인구가 고향을 떠나 외지로 취직을 위해 떠났으며 결혼 연령에 도달한 여성들이 아주 많다.일부 농촌에서는 젊은 여성들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조선족 농촌의 성비율은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 지리적 관점에서 보면 소수민족은 주로 지역이 넓고,자원이 풍부하며 경제기초가 빈약한 서부 지구에 몰려 있다.2만 2000㎞의 국경지역에 30여개 소수민족의 집중거주 지역이다. 이 때문에 중국정부는 지역균형 발전과 민족 문제 해결을 위해 서부 대개발 전략을 제기했다. 다민족의 평등·단결을 실현하려면 공동의 물질적 기초가 필요하다.민족간의 빈부격차가 있다면 사회의 공정과 평등을 실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족 문제는 장기적이고 복잡한 문제다.21세기 중반까지 중국이 중등발달 국가의 현대화 목표를 실현하려면 민족 문제를 포함한 기타 사회 문제도 잘 처리해야 한다.민족구역자치제도를 포함한 중국 민족정책 시스템도 시대의 발전에 따라 끊임없이 완성해야 한다. 허스위안 中,사회과학원 인류학연구소장·중국 민족학회 회장
  • [세계유산 등록이후 첫발-중국 고구려유적지를 가다] (상) 첫 수도 홀본성

    [세계유산 등록이후 첫발-중국 고구려유적지를 가다] (상) 첫 수도 홀본성

    지난 7월1일 중국에 있는 고구려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뒤 처음으로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고구려 유적지를 두루 다녀온 고구려연구회 서길수(서경대 교수) 회장이 본지에 답사기를 보내왔다.중국 중앙정부와 관련 지방도시들은 세계문화유산 등록 이후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임을 강조하는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세계유산 등록을 준비하기 시작한 지난해 초부터 관광객들이 접근조차 하지 못하도록 통제했으나,등록 이후에는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에게까지 새롭게 단장한 유적지들의 사진 촬영까지 허용하는 등 고구려사의 자국 역사 편입을 자신하는 듯한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등재 이후 현지의 움직임,고구려 첫 수도인 환런현(桓仁·홀본성)과 두 번째 수도인 지안시(集安·국내성) 유적지들의 변화 모습을 사진과 함께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외국인 단체로서는 이 팀이 처음입니다.” 답사 첫날인 12일 창춘(長春)에서 고구려의 옛 수도인 지안으로 가는 도중에 들른 고구려 나통산성의 관리가 우리 일행에게 던진 말이다.나통산성은 고구려 북방개척의 전진기지이자 현재 지린(吉林)성에서 가장 큰 고구려 산성이다.성벽이 잘 남아 있어 그동안 여러 차례 답사를 시도했지만 현지 공안국의 제지로 실패했다. ●곳곳에 ‘중화민족 찬란한 역사’ 플래카드 하지만 중국은 고구려 유적을 세계유산으로 등록한 뒤 태도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한국 단체의 나통산성 답사는 이번이 두 번째인데 두번 모두 고구려연구회에서 주최한 만큼 그 변화를 분명하게 비교할 수 있었다.첫 답사 때에는 현지 문화국에서 일일이 따라다니며 사진 촬영을 철저하게 금지했으나 이번 답사에는 마음대로 사진을 찍도록 했다.고구려 유적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뒤 생긴 첫 변화를 확인한 것이다. 고구려의 첫 수도이자 오녀산성이 있는 환런에 들어서자 올 들어 말끔하게 단장한 가로등이 먼저 우리를 맞았다.우리나라의 읍에 해당하는 환런현은 오녀산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뒤 마치 새롭게 태어난 도시처럼 바뀌었다.거리와 주요 건물에는 ‘고구려 수도의 유적을 보호하고,중화민족의 찬란한 역사를 전시하자(保護高句麗都城遺迹 展示中華民族輝煌歷史)’‘오녀산산성 세계문화유산 등록 성공을 열렬히 경축한다(熱烈慶祝五女山山城申報世界文化遺産成功)’는 플래카드들이 곳곳에 걸려 있어 세계유산 등록에 대한 열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환런에서는 세계유산 등재가 확정되기 이전인 6월15일부터 경축행사가 시작돼 7월15일까지 계속됐다고 한다.정부에서 행사를 위해 200만위안(3억원)을 지원했다.지원금은 고구려와 오녀산성을 주제로 한 그림전시회와 춤·노래공연을 한달 동안 계속하는 데 쓰였다.농촌의 각 마을과 랴오닝(遼寧)성에서 참석하거나 파견된 공연팀들이 한달 내내 대축제를 벌였다.조선족들도 우리 춤을 추며 참가했다고 한다.“순리대로 한다면 환런이 고구려 첫 수도이니,평양보다 먼저 신청해야 되는 것 아닌가?” 현지에서 만난 순진한 한 조선족 노인의 반문은 가슴을 때렸다. 환런현 외곽을 돌아흐르는 훈강(고구려 비류수) 가의 행사장에는 행사가 끝난 지 열흘이 지났지만 각종 조명과 음향시설이 설치됐던 대형 가설무대가 남아 있어 당시의 열기가 그대로 전해졌다.남아 있는 플래카드에는 ‘고구려 문화예술 주(周) 오녀산의 여름-고구려 첫 왕도 환런 오녀산성’(주최:중국환런만족자치현 위원회,중국환런만족자치현,후원:중국환런만족자치현 위원회 선전부,중국환런만족자치현 문화국)이라 적혀 있었다. 세계유산에 등록된 뒤 환런현의 현장,부현장 등 3명은 1등 공(功),선전부장·문화국장 등 3명은 2등 공,부선전부장 등 3명은 3등 공으로 9명이 표창을 받았다고 한다.중국이 세계유산 등록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역사 왜곡의 심각성은 환런현이 세계유산을 신청하면서 만든 ‘오녀산산성 사적진열관’에서 그대로 드러났다.진열관은 세계유산 심사를 받기 한달 전인 2003년 7월 초에 시작해 8월11일까지 급조해 같은 달 30일 개관했다.그러나 발굴 당시의 평면도와 시대별로 분류한 유물을 전시해 오녀산성의 발굴 결과를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전시 출토유물 202점과 복제유물 145점을 전시했는데,화살촉 같은 유물을 빼놓고는 대부분 복제유물이었다.진열관에는 고구려가 중국 땅에서 건국됐음을 집중 부각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보였다. ●‘고구려왕 中조복 받았다’ 기술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박물관 안내문에는 “문헌에 흘승골서라고 기재된 오녀산성은 랴오닝성 환런현 오녀산 위에 자리잡고 있는데 중국 동북지구의 고대 소수민족 고구려가 창건한 초기의 수도이다.”라고 돼 있다.바로 옆에 있는 고구려사 연표는 중원왕조기년-고구려 왕계 및 재위기간-중요 사실로 나누어 맨 앞 머리에 중국의 왕조에 따라 고구려사를 분류하고,중요 사실은 중국과 관련된 사실만 뽑아 적었다. 먼저 BC 108년 한나라가 현토를 세웠다는 사실을 쓰고,이어서 BC 82년에 현토를 고구려현으로 옮겼으며 바로 그 한나라 현토에 BC 37년 주몽이 고구려를 세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나머지 중요 사실도 대부분 고구려가 조공한 사실과 책봉 받은 사실만 기록하고 있다. 전시장 안에 있는 고구려의 건국에 대한 사실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었다. “기원 전 108년 한사군이 설립됐다.그 가운데 현토군 아래 고구려현이 설립됐다.오녀산 주위는 이 고구려현에 속했다.선진적인 한문화의 영향을 받아 현지 주민의 생산력이 빠르게 높아졌다.기원 전 37년 부여왕자 주몽이 고구려를 세우고 오녀산에 성을 쌓고 도읍했다.고구려 왕은 (중국의)중앙정권이 내린 조복(朝服)을 받고 그 호적을 고구려 현령이 관장했다.여기서 고구려 민족과 중앙왕조의 예속관계가 확립됐다.” 이 설명을 보는 사람들은 한눈에 고구려가 한나라의 지방정권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교묘하게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더구나 중앙정권이 임명한 고구려 현령이 고구려의 호적을 관리했다는 주장은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었다.진열관에는 이러한 중국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고구려 유물이 아닌 한나라의 기와(현토) 같은 중국계 유물을 특별히 전시하고 있었다.앞으로 박물관이 될 이 진열관은 고구려 역사가 중국역사임을 국내외 관광객에게 주입하는 교육장으로 개발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14일 오전 8시 서둘러 오녀산성으로 찾아갔으나 거기에는 정말 뜻밖의 ‘장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오녀산성 위에 있는 주차장은 물론 서문과 남문으로 가는 갈래길까지 차들이 꽉 들어차서 시장바닥을 방불케 했다.우리는 비교적 덜 밀리는 남문 쪽을 택해 올라갔으나 예정보다 1시간이나 늦게 올랐다. “국경절에는 하루에 5000명이 몰린다.”는 가이드의 말이 실감났다. 세계유산 등록 이후 ‘이제는 관광사업’이라는 중국의 의도가 한눈에 읽혔다.국가등급 관광지(별 4개)로 변했고,새로 새운 오녀산산성 표지판에는 유네스코와 세계유산 휘장이 선명하게 부각돼 있다. ●관광객 줄서…시장바닥 방불 전에 갔을 때는 조선족중학교 교사들을 안내원으로 활용해 우리말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정식으로 안내원 교육을 받은 안내원을 앞세워야 했다.그러나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뒤 경계심이나 신경질적인 제약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자신감을 보여 주었다.입구의 울타리도 뜯어버렸고,일일이 따라다니며 감시하던 직원들도 보이지 않았다. 고구려의 첫 수도 환런에서는 이제 관광객을 끌어들여 수입을 올리면서,찾아오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 그 목표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는 큰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 中 공산당간부들 “CEO가 더좋아” 창업붐

    中 공산당간부들 “CEO가 더좋아” 창업붐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에서 공산당 간부들이 사기업 CEO로 전직하거나 창업 활동에 전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최근들어 젊고 유능한 간부들이 관료의 길을 버리고 민간 경제 활동에 뛰어드는 등 중국 관료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관영 신화사는 17일 지린(吉林)성 퉁화(通化)시의 경우 최근 수년 동안 195명 관원들이 사직하고 개인 사업이나 상업 활동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퉁화시 당국은 지난 98년부터 민간기업 활성화 차원에서 각종 우대 조치와 함께 당 간부들의 창업을 지원했다.특히‘3년 이후 복귀 조건’을 내걸고 있으나 현재까지 대부분 민영기업에서 CEO로 활동 중이다. 인구 40만명의 퉁화시의 경우 상업활동에 뛰어든 195명의 간부 가운데 부시장급이 3명,국장급이 52명에 이른다.부시장이었던 두웨이징(杜衛京)은 퉁화 톈마(天馬) 약업유한회사 사장으로 변신했고,덩완쉐(鄧萬學) 부시장도 창춘(長春)시 합자회사인 완성(萬勝) 그룹을 이끌고 있다.부시장 둥궈즈(董國志)도 주하이(珠海)의 한 회사에 종사하고 있다. 또 퉁화시 전직 간부들이 제약업에 뛰어들어 30여개의 제약회사가 현재 80여개로 확대,현재 시 재정수입에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퉁화시 이외에도 당 간부의 전직 바람은 거세다.유능한 당간부였던 저장(浙江)성 지세국장이었던 쉬강(徐剛)은 2002년 3월 사직,지리(吉利) 그룹 총경리(사장)로 변신,화제가 되기도 했다. 98년부터 원저우(溫州)시 부시장으로 과학기술,정보관리 부분을 담당했던 우민이(吳敏一)는 지난해 5월 사직을 하고 관련업계인 홍칭팅(紅廷) 총경리가 됐다.원저우시 린페이윈(林培云) 부시장 역시 대외무역을 담당하다가 전국에 체인점을 갖춘 출판사를 창업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 간부들의 사기업 전직에 대해 중국언론들은 정경유착의 위험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정작 문제는 중국 사회에 만연된 당 간부들의 국유기업 등 기업 임원의 겸직이다. 이에 따라 중국 공산당 기율 검사위는 당 간부나 공무원은 지난 5월부터 국유기업을 비롯한 모든 기업의 임직원을 겸직할 수 없게 했다. 당정 간부가 기업 임직원을 겸하는 이른바 ‘홍정상인(紅頂商人)’ 현상을 없애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조치였다. 공산당 기율검사위는 그러나 “기업의 성장에 힘입어 발전한 도시에서는 기업과 도시 발전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당정 간부의 기업 임직원 겸직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당 간부들의 사기업 창업 바람에 힘입어 공산당원의 29.9%가 민영기업가라고 ‘제5차 민영기업 표본조사자 료 및 분석’ 보고서를 인용,신화통신(新華通信)이 최근 보도했다. 장허우이(張厚義) 중국사회과학원 민간기업연구센터 주임은 조사대상 기업 중 국유기업 체제 개혁 후 민영화된 기업 833개 중 422개 기업주가 공산당원으로,전체 공산당원의 13.1%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oilman@seoul.co.kr
  • 中서 한국어학교 11곳 운영중인 황유복 중앙민족대학 교수

    中서 한국어학교 11곳 운영중인 황유복 중앙민족대학 교수

    “중국내의 우리 동포 2,3세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우리말을 모른 채 살고 있습니다.한국사를 바로 알아야 할 요즘 시기에 안타까운 일이죠.” 황유복(61·중국명 황여우푸) 중앙민족대학 민족학계(우리의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중국내 한국사 연구의 권위자로 꼽힌다.이 대학은 55개 소수민족을 연구하는 중국 최고의 대학으로 교수 2000여명에다 학생수가 1만 6000여명에 이른다.황 교수는 이 대학에 한국문화연구소까지 직접 설립할 정도로 애착이 많다.특히 그는 ‘베이징한국어학교’를 비롯,단둥·창춘·지린·내몽골·하이난 등 10곳에 분교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3일 국회의사당내의 후생관에서 그를 잠시 만났다.그는 최근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이사장 서영훈)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참가차 방한했다가 이날 일행들과 함께 국회를 방문했던 것.한국어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을 묻자 그는 지나온,한많은 이력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독립투사의 유복자(遺腹子)였다.경북 울진 출생인 그의 부친(황천수)은 1935년 가족들과 함께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에 적극 가담했다.주로 독립군에 대한 자금과 장비 조달 등 후원활동이었다.그러던 1942년 9월 일본 경찰에 붙잡혀 곧바로 독살됐다.이때 그의 부친 나이는 30대초반에 불과했다. ●독립투사의 유복자로 태어나 모친도 2살때 잃어 이듬해인 43년 2월 지린시에서 그는 태어났다.하지만 그가 두살되던 해에 모친까지 세상을 떠나 일찍 천애고아가 되는 불운을 한꺼번에 겪었다.그는 “어머니가 아버지 잃은 슬픔과 난리통에 숨어 지내는 등 여러 어려움이 겹쳐 일찍 돌아가신 걸로 알고 있다.”고 말끝을 흐렸다. 할머니 품에 어린 시절을 의지한 그는 지린시 조선족중학 6년과정을 마친 후인 61년 베이징으로 홀로 건너가 중앙민족대학에 입학했다.5년과정을 마친 직후 그는 이 대학에서 조교생활을 했다.그러나 문화혁명으로 인해 졸지에 군(軍)농장 일과 사상교육을 받으며 전전긍긍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72년 대학이 정상화되면서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이때 그는 신입생 모집의 분위기를 틈타 조선어학과 개설의 필요성이 담긴 장문의 보고서를 학교측에 제출,조선학과가 첫 탄생되는 결실을 보았다.평소 바라던 조선족 연구도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이같은 열정은 불행의 역사로 인해 부모를 잃은 아픔도 많이 작용했다. ●틈틈이 모은 강의료로 첫 조선어학교 설립 논문발표도 계속됐다.84년에는 미국의 코네티컷대학에 초청을 받아 해외특강에 나섰다.이어 87년부터 1년간 하버드대 초청 교환교수로 재직하게 됐다.이때 ‘미국·중국의 한인사회와 문화 비교연구’라는 주제로 미국 여러 지역을 순회강연했다.88서울올림픽 국제학술대회때에는 중국의 조선족 학자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전국 10여개 대학에서 한국학생들과 만났다.89년 귀국한 그는 틈틈이 모은 강의료(10만위안)로 ‘베이징조선어학교’를 설립했다. “한·중 수교때 중국 정부는 관공서에 근무할 인력을 대부분 우리학교에서 차출할 정도로 우리 학교는 큰 역할을 했지요.사실 저는 미국이나 각국 특강때 한·중 수교를 예언했습니다.그래서 학생들에게 표준한국말을 배워야 한다고 늘 강조했지요.” 92년 졸업생 450명 중 300여명이 취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방도시에서 분교설립을 끈질기게 요청해 왔다.그는 이 무렵 ‘조선어학교’를 ‘한국어학교’로 개명하면서 선양의 ‘세종한국어학교’ 등 지방으로 한국어교육을 확산시켰다. ●고구려사 문제 정확한 논거로 대처해야 중국정부의 최근 고구려사 역사왜곡과 관련,가급적 말을 아낀 그는 “한국사를 연구하는 중국학자들은 고구려사 (중국)편입에 동의하지 않는 편”이라면서 “(한국사를 잘 모르는)중국 동북사를 연구한 학자의 보고서에 의해 (문제가)불거진 만큼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한국학자들이 정확한 논거를 꾸준히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16일 오후 귀국 예정이다.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오정식기자 oosing@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15) 한류에 비친 중국의 모습

    [차이나 리포트 2004] (15) 한류에 비친 중국의 모습

    ■ ”한국스타 사랑이 곧 나의 행복” |베이징 이효연특파원|“희준이 오빠는 항상 우리 마음속에 살아 있어요.” 남녀 구분할 것 없이 모두 옆머리는 길게 늘어뜨려 볼을 가리고 주변머리는 짧게 잘라 비죽비죽 솟게 연출한 ‘리틀 문희준’들.통이 넓은 청바지와 박스 티셔츠를 입어 완벽하게 힙합 스타일로 코디한 학생 서너명이 그의 노래를 들으며 헤드뱅을 한다. 지난 6월12일 토요일 오전 10시 베이징 현대밀레니엄빌딩 5층 한국관광공사 베이징사무소.60평 남짓한 공간에 한국 가수를 사랑하는 중국 청소년 120여명이 가득 들어찼다.문희준,강타,장나라,베이비복스,신화,JTL,NRG 팬클럽 회원들이 저마다 자신의 스타 사랑을 뽐내고 있었다.한국관광공사 베이징사무소는 2002년부터 비정기적으로 매해 10∼15회 정도 팬클럽 모임 행사를 열어왔다.한국여행을 권장하는 홍보물과 한국가수의 최신 뮤직비디오를 보여주는 것이 행사의 전부이지만,팬클럽 회원들은 한국 스타를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했다.“한국과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한다.”는 신화 팬클럽 칭사이톈탕(靑色天堂) 회원 뉴팅팅(牛·17)은 “한국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길이 별로 없어 답답하다.”며 한국과 중국의 더 활발한 문화교류가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정보미흡… 교류 왕성했으면” ‘사랑이 뭐길래’,‘별은 내가슴에’와 같은 한국드라마를 보고,HOT·NRG에 열광하며 10대를 보낸 한류(韓流)마니아들은 이제 고교 졸업반이거나 대학에 진학해 있다.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동경으로 청소년기를 보낸 이들은 이제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장했고 이들의 팬클럽 문화도 그만큼 성숙했다. 지난 2001년 중국정부가 공식 인정한 한류 팬클럽 1호 도래미클럽 이후 중국의 팬클럽은 꾸준히 증가했다.한국관광공사 베이징사무소에서 관리하고 있는 팬클럽만 총 10개.팬클럽 규모는 천차만별이지만 한 클럽당 보통 온라인 회원 수가 1000∼2000명에 이른다.베이징과 톈진(天津)의 강타팬을 중심으로 지난해 결성된 N-Dream은 한 달에 1∼2번 패스트푸드점에서 정기모임을 열고 모임 때마다 100∼300위안(1만 5000∼4만 5000원)까지 회비를 걷어 강타 홍보활동에 사용한다.이들은 강타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한국에서 생활하는 강타의 스케줄을 꼼꼼히 챙겨보며 그와 관련된 모든 문화상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한다.N-Dream 회장 류페이(柳佩·23)는 “강타의 음반,사진,잡지 등 그와 관련된 것은 우선 사고 본다.”며 “이제 강타의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인의 생활과 문화가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한류를 계기로 한국에 대한 적극적인 정보를 추구하는 중국 젊은이들을 단지 대중문화의 한 현상으로 파악하거나 중국내 한국문화 소비시장으로만 생각한다면 한류는 한때의 유행으로 머물 수도 있다. ●한·중 우호증진 디딤돌로 한국관광공사 베이징사무소 안용훈 지사장은 한류 팬들이 장기적으로 한국과 중국의 우호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내년 안으로 중국에서 한류스타전집 발간을 계획하고 있는 안 소장은 “한류관련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한국 스타들의 초상권 문제나 수억원대의 개런티를 요구하는 일이 자주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belle@seoul.co.kr ■ ”성형문화 닮을까 우려” 안티한류도 확산 |베이징·상하이 이효연특파원|중국 대륙의 한류(韓流)돌풍에도 역풍은 분다.한국문화를 동경하고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흠뻑 젖어 사는 ‘하한쭈’(哈韓族)들은 중국정부의 노골적인 고구려사 왜곡 움직임과는 별개로 거침없이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반면 ‘한국’이라면 치를 떠는 ‘안티 하한쭈’들의 한국 대중문화 침투에 대한 반감도 중국사회 저변에서 번지고 있다.2000년쯤 중화권 인터넷에 얼굴만 예쁘고 노래 못하는 한국 댄스가수들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안티 HOT’라는 중국어 노래가 유포된 적은 있지만 아직까지 안티 하한쭈들의 중국내 공식적인 모임이나 활동은 확인된 바 없다.‘특정 대상에 반대하기 위해’ 단체를 만드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중국인들이지만 인터넷 포털사이트 소후(www.sohu.com)나 시나(www.sina.com)에 접속하면 한국에 반감을 가진 젊은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취재팀은 지난 6월11일 금요일 오후 6시∼10시 베이징 얼리좡(二里庄) 부근 PC방에서 베이징시전문대 영어과 2학년 재학생 3명과 함께 QQ에 접속,안티 하한쭈들과 대화를 시도했다.중국 젊은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QQ는 MSN 메신저와 비슷하지만 대화 상대자를 ‘친구’ 목록에 등록하지 않아도 접속 중인 모든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안티 하한쭈라고 자처한 세 명의 중국 젊은이들은 한국과 한국의 대중문화에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빙상하이대중자동차 인사부에 근무하는 류즈양(柳志陽·24)은 장사가 되는 모든 소재를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한국대중문화에 진저리를 쳤다.그는 지난 2월 신문에서 이승연의 위안부 누드사건을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드라마 ‘첫사랑’을 보고 이승연을 알게 됐다는 류즈양은 “이승연의 단아한 외모와 차분한 연기 실력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위안부 누드 소식을 접하자마자 그녀는 물론 한국이 싫어졌다.”고 말했다.중국에도 일본 종군위안부 피해자가 엄연히 살아 있는데 그들의 상처를 자극해 한몫 챙기겠다는 발상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더 나아가 한국은 일본과 역사분쟁에도 늘 큰소리치며 나서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하나도 내놓지 못하는 ‘나서기쟁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안방극장을 강타한 한국드라마에 대해서도 비판을 퍼부었다.그는 “중국의 기성세대들은 어지럽게 머리를 흔들어대는 가수 이정현을 보고 풍기문란이라고 손가락질하지만 한국드라마는 좋아한다.”며 “한국여성은 드라마에서 순종적이고 가정적으로 그려져 중국의 기성세대에게 참한 이미지를 주지만 젊은이들의 시각에선 한국 사회는 지나치게 가부장적이고 가정내 여성의 지위가 매우 낮게 표현돼 드라마 보기가 짜증난다.”고 말했다. 지린성(吉林省) 창춘(長春)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는 조선족 샤위(夏雨·20)는 한국의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했다.그는 “한국 연예인들은 첫눈에는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가공된 아름다움에 금방 싫증난다.”며 “이런 성형문화가 중국에도 퍼져 여성의 외모만을 중시하는 풍조가 만연될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실명을 밝힐 수 없다는 또 다른 조선족 A(21)씨는 한국인의 거만한 태도를 질책했다. 현재 랴오닝성(遼寧省) 다롄경공전문대학에 재학중인 그는 “한국사람들이 이제 좀 잘 살게 됐다고 그들이 중국인보다 우월하다는 착각 속에 빠져 사는 것 같다.”며 “무의식적으로 조선족을 무시하는 한국인이 싫다.”고 말했다.그는 “한류는 유행처럼 지나가는 바람일 뿐 한국인의 문화적 우수성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인은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경제를 보고 항상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belle@seoul.co.kr ■ 브랜드 가치 인기 편승 ‘짝퉁 한국산’ 기승 |베이징 이효연특파원|‘유흑복장’,‘날씬하미인’,‘홍미동 립그로스’.그동안 한국언론에 한류 열풍지대라고 소개돼온 베이징 시돤(西端)하웨이 빌딩 6층 한국시티와 우다우커우(五道口) 복장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짜 한국 옷과 화장품 브랜드다. 한국대중문화의 영향과 한국상품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베이징 번화가 곳곳에는 한국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성황을 이루고 있지만 진짜 한국상품을 찾기는 어렵다. 시돤 하웨이 빌딩 6층 ‘르한(日韓)구역’.일본과 한국의 최신 패션을 모방한 상품을 팔고 있는 곳이다.오로지 한국상품만 취급한다는 T매장에서는 한국 최고급 브랜드라며 ‘유흑복장’의 ‘ATTRACT BATT 청바지’를 190위안(2만 85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우다우커우 복장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한국에서 수입했다는 화장품들이 매장 곳곳에 진열됐지만 모두 가짜다.중국화장품 단품이 7∼20위안(1050∼3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반면 한글상표가 붙은 상품은 고가에 판매된다.‘한국직수입 에멀전 세기려인’이라고 표시된 로션은 20위안(3000원),‘아연미백분 BOB시로란 화장품’은 50위안(7500원),색이 곱고 지워지지 않아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에게 사랑받는다는 ‘홍미동 립그로스’는 60위안(90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belle@seoul.co.kr
  • [메트로 라운지]경기신보재단 기업협회원사 중국서 수출주문 22건 받아

    경기신용보증재단(이사장 강항원) 기업협의회 소속 회원사들이 중국 진출 교두보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일 경기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기업협의회(회장 권재민) 소속 27개 업체는 지난 10∼12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 국제박람센터에서 열린 중소기업 상품박람회에 참가,22건의 수출 주문을 받는 등 예상밖의 성과를 거뒀다. 회원사인 서원팰러스는 다롄(大連)지역 8개 백화점들과 80여종에 이르는 주방용품 공급 MOU(양해각서)를 체결,연간 5000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리게 됐다. 또 새론정공(대표 김영식)은 자체 개발한 ‘전자감응식 자동샤워기’를 선보여 현지 중국인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으며 창춘시 무역업체와 연간 200만달러 규모의 MOU를 체결했다.이밖에 주방기구 생산업체인 엘리스산업(대표 박시성)과 송정분식품(대표 송정분),이지콜정보통신㈜(대표 한상훈) 등도 MOU를 체결하거나 크고 작은 상담 실적을 올렸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메트로 라운지]경기신보재단 기업협회원사 중국서 수출주문 22건 받아

    [메트로 라운지]경기신보재단 기업협회원사 중국서 수출주문 22건 받아

    경기신용보증재단(이사장 강항원) 기업협의회 소속 회원사들이 중국 진출 교두보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일 경기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기업협의회(회장 권재민) 소속 27개 업체는 지난 10∼12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 국제박람센터에서 열린 중소기업 상품박람회에 참가,22건의 수출 주문을 받는 등 예상밖의 성과를 거뒀다. 회원사인 서원팰러스는 다롄(大連)지역 8개 백화점들과 80여종에 이르는 주방용품 공급 MOU(양해각서)를 체결,연간 5000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리게 됐다. 또 새론정공(대표 김영식)은 자체 개발한 ‘전자감응식 자동샤워기’를 선보여 현지 중국인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으며 창춘시 무역업체와 연간 200만달러 규모의 MOU를 체결했다.이밖에 주방기구 생산업체인 엘리스산업(대표 박시성)과 송정분식품(대표 송정분),이지콜정보통신㈜(대표 한상훈) 등도 MOU를 체결하거나 크고 작은 상담 실적을 올렸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도전! 백두산 꽃길 트래킹

    도전! 백두산 꽃길 트래킹

    장맛비와 무더위가 교차하는 요즘,백두산 고원지대엔 봄이 한창이다.초록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구릉지엔 각양각색의 야생화들이 알록달록 수를 놓고,산기슭 군데군데 얼어붙은 눈더미는 마치 남극 바다를 떠다니는 빙하같다. 이맘때의 천지 주변은 ‘고산화원’(高山花園)‘천상화원’(天上花園)으로 불린다.예부터 한민족의 정기를 상징한다는 백두산 천지는 그 새파란 물빛이 서슬 푸른 9척 장수의 부릅뜬 눈을 보는 듯하다.천지 주위를 덮은 꽃밭은 개선장군의 목에 두른 꽃다발이라고나 할까.야생화가 절정에 이른다는 7월 초,백두산을 종주하는 꽃길 트레킹을 다녀왔다. 백두산 서쪽 기슭에 자리잡은 마을 쑹장허(松江河).서파코스로 오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하늘아래 첫동네’다.대부분 이곳에서 하룻밤 묵고 이른 새벽 산에 오른다.새벽 3시,어슴푸레하게 밝아오는 여명속에 숙소를 나섰다.기다란 뱀이 기어오르듯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버스를 타고 오른다.예전에 벌목을 위해 낸 길을 깔끔하게 포장했다. 20여분쯤 올랐을까.방금까지 산을 덮었던 원시림은 온데간데 없고 밖은 온통 초록세상이다.버스에서 내려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됐다.중국 장백산보호국의 조선족 가이드인 야생화전문가 안이호(38)씨에게 물어보니 해발 1700m란다. “바람과 땅속 화산재 때문에 나무가 자랄수 없습니다.화산재를 덮은 흙 깊이가 20∼30cm밖에 안되기 때문에 나무 뿌리가 밑으로 뻗지를 못해요.조금 자라다가도 거센 바람을 만나 이내 뽑혀버리고 맙니다.” 등산로 양쪽 구릉지에선 꽃잔치가 벌어지고 있다.주인공은 노란만병초(萬病草).연노랑 꽃잎이 탐스러운 이 식물은 글자 그대로 만병에 효과가 있다는 약초다.이름에 얽힌 전설이 그럴듯하다.그 옛날 백두산 아래 한 마을에 병든 시어머니를 수발하던 며느리가 있었다.효심에 감복한 호랑이가 씨앗을 몇개 물어다 준 것을 심었더니 싹이 트고 예쁜 꽃이 피더란다.시어머니는 잎을 따서 달인 것을 마시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았다고 한다.노란만병초는 천지에 이를 때까지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며 자태를 뽐낸다.올라갈수록 기온이 낮아지면서 꽃이 싱싱하고,일부는 아직 봉오리 상태다. 버스에서 내린 지 2시간여 만에 천지에 닿았다.중국과 북한 국경을 표시하는 5호경계비가 서있는 곳이다.경계비 오른쪽(남쪽)은 북한땅,왼쪽(북쪽)은 중국땅이다.초소라도 있을 법하지만 아무도 지키는 이가 없다.관광객들은 마음대로 북한땅을 밟는다는 기분 때문인지 몇번씩이나 경계비 양쪽을 들락거리며 뛰어다닌다. 안개가 옅게 끼었지만 천지의 모습은 비교적 뚜렷했다.천지 오른쪽,북한쪽으로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2749m)을 위시해 심기봉,고준봉,해발봉,단결봉,제비봉 등이 우뚝우뚝 솟아 있다.왼쪽(중국)으로는 마천봉,청석봉,백운봉(장백산),지반봉,천문봉 등이 이어지며 천지를 감싸고 있다. 본격적인 꽃길 트레킹은 경계비부터 시작된다.천지를 오른쪽으로 끼고,중국쪽 봉우리들을 넘거나,때로는 에둘러서 소천지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천지에 오르기까지 본 야생화들은 맛보기에 불과했다.마천봉을 넘어 청석봉 뒤로 이어지는 대평원에선 그야말로 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노란만병초는 물론,진보랏빛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두메자운,하얀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모양의 개감채,이름 만큼이나 소박하면서도 예쁜 구름국화,흰동백을 따서 뿌려놓은 뜻한 담자리꽃,금매화 등등.꽃을 사랑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어떤 이들은 꽃이 밟히는 것이 안타까워 안절부절못하고,또 다른 이들은 아예 꽃밭에 눕거나 업드려 향기를 만끽한다. 안이호씨는 백두산 해발 1700m 이상 고원지대에 서식하는 야생화는 170여종이라고 설명한다.개화기는 6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가장 화려한 시기는 7월 초·중순이다. 만병초를 시작으로 두메자운,담자리꽃,담자리참꽃,하늘매발톱 등이 차례로 꽃을 피운다.가장 먼저 피는 만병초는 해발 2000m 이하에선 이미 지는 추세.꼭 꽃이 아니라도 촘촘히 얽혀 자란 풀과 이끼가 덮인 바닥을 밟는 촉감은 푹신하고 부드럽다.발등까지 쏙쏙 묻히며 한걸음씩 내디딜 때 기분은 이미 하늘을 난다. “이렇게 넓고 부드러운 고원은 처음입니다.백두산 하면 천지를 먼저 떠올리지만 저는 실상 이 고원지대가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트레킹에 참가한 한 공기업체 간부 정천은(52)씨의 입에선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백두산에 대한 찬사가 끊일 줄 모른다. 중국쪽 최고봉인 백운봉(2691)을 에둘러 금병봉쪽으로 가는 동안 오른쪽은 두메자운 군락지가 이어진다.두메자운의 보랏빛과 천지의 옥색 물빛,그리고 희미하게 낀 운무가 어울려 신비스러운 기운을 느끼게 한다. 백운봉을 지나 하산이 시작되면서 꽃의 종류가 조금씩 달라진다.가장 많은 게 담자리참꽃.꽃모양은 진달래인데 나무키는 한뼘도 채 안 된다.‘난쟁이 진달래꽃’이란 별명을 붙여주고 싶다.또 풀속에 숨듯이 머리만 살짝 내민 비로용담,어린 계집아이 머리에 달린 리본 같은 미나리아재비도 제법 많다. 좀 더 고도가 낮아지고 종착점이 가까워지면서 키를 넘는 수목지대가 이어진다.나무 아래는 온통 원추리 군락이다.아직은 꽃이 피지 않았지만 10일쯤 지나면 이 일대가 온통 원추리꽃 물결로 뒤덮인다고 한다. 글 백두산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어떤 코스있나? ●체력짱엔 서파코스 서파코스 트레킹은 길다.5호 경계비에 올라 청석봉,백운봉,금병봉 등을 거쳐 소천지로 내려오려면 보통 10시간은 걸린다.또 기상이 변화무쌍해 악천후라도 만나면 2∼3시간 더 늦어지기 일쑤다.이날도 산행 12시간중 7시간 동안 비가 와 애를 먹었다.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우비를 착용했음에도 하의가 흠뻑 젖었다.등산로가 나 있지 않은 곳도 많으므로 비가 올 때 무리에서 떨어지면 길을 잃고 조난당하기 쉽다. 서파 트레킹은 그래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반팔과 긴팔 옷,등산복,윈드재킷,우의,면장갑,손전등,방수 등산화는 필수.일교차가 심하므로 보온용 스웨터도 하나쯤 넣어가자.보통 새벽 3시쯤 등산에 나서므로,도시락도 2개가 필요하다.초콜릿이나 오이 등 간식거리도 챙기자. ●쉬엄쉬엄 북파코스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비교적 쉬운 북파코스를 선택하자.서파트레킹에서 중간에 체력이 바닥나 하산할 때 엄청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았다.북파코스는 지프를 타고 천지 턱밑까지 올라가 걸어서 10분이면 천지에 닿는다.천지부터 천문봉,철벽봉을 거쳐 장백폭포쪽으로 내려오는 3시간 코스다.백두산 여행상품을 선택할 때 자신에게 맞는 코스가 있는지 먼저 알아보는 게 좋다. ■두만강 따라 걷다 북한 엿보기 두만강을 따라 강 건너 북한을 들여다보는 것도 이곳 여행의 묘미다. 백두산 북쪽 산문을 나와 얼다오바이허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두만강으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비포장도로를 30분쯤 달리니 두만강 발원지다.2∼3평 남짓한 웅덩이에 불과하다.웅덩이 건너편은 북한땅.50여m 떨어진 숲속에 북한군의 벙커가 보인다. 발원지서 시작된 강을 오른쪽으로 끼고 올라갔다.버스 차창을 통해 강 건너 북한의 모습들이 70년대 이전의 흑백영화 장면처럼 휙휙 지나간다.폐가를 연상케 하는 집들과,까맣게 그을린 주민들의 모습이 간간이 보인다. 북한 청소년 대여섯명이 두만강에서 천렵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자 버스가 선다.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좀 더 가까이 보여주기 위한 여행사측의 배려.말이 강이지 폭이 15m 정도밖에 안 되는 개천이다.물 깊이가 무릎에도 못 미친다.넘어오려고 하면 어린아이라도 가능할 것 같다. “무엇을 잡느냐?”며 큰 소리로 말을 걸면서 사진을 찍자 한 북한 청년이 “찍지만 말고 사진을 꼭 보내달라.”고 대꾸한다.하지만 수십명의 관광객들이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어대자 부담스러웠는지 이내 족대를 걷어 마을 쪽으로 돌아간다. 강건너 마을 뒤편 산에 나무가 없다.식량이 궁한 주민들이 산꼭대기까지 밭을 일궜기 때문이다.가이드는 “저렇게 어렵게 일구어 씨를 뿌려도 폭우가 쏟아지면 모두 쓸려내려가 식량 한톨 얻기 어렵다.”며 정말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안타까워한다. 강을 따라 올라가니 김일성이 생전에 즐겼다는 김일성낚시터가 나온다.북한측이 주민들을 교화하는 애국주의 교양기지로 활용한다는 곳.여기서 좀 더 올라가자 북한 무산으로 건너가는 교량이 있는 충산(崇善)으로 이어진다.교량 끝 북한 초소에서 북한군인이 경계를 서고 있을 뿐,국경에서 느낄 법한 긴장감은 느끼기 어렵다. “옌볜이 한국보다 30년쯤 뒤졌다면,북한은 옌볜보다 또 30년쯤 떨어져 있지요.” 친척 방문을 위해 북한을 서너번 다녀왔다는 조선족 가이드의 말이 가슴을 누른다. ●항공편 및 교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중국 북방항공에서 인천∼옌지 직항편을 띄운다.왕복 항공료는 50만원 정도.조선족의 왕래가 많아 단체나 비수기 할인율이 매우 낮은 편.따라서 여행사들은 선양(瀋陽)이나 창춘(長春),다롄(大連)을 경유해 옌지(延吉)로 들어가는 일정으로 상품을 구성한다.옌지에서 백두산으로 가려면 룽징(龍井),허룽(和龍)을 거쳐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까지 온 다음 서파와 북파 코스로 갈라진다.얼다오바이허에서 북파코스를 위한 장백산산문까지는 포장이 잘돼 있어 30분 정도면 갈 수 있다.그러나 서파코스를 위한 서파산문까지는 백두산 아래 북서쪽을 관통하는 비포장도로를 3시간 정도 달려야 한다.따라서 서파코스 트레킹을 위해선 산행 전날 서파산문에서 가까운 쑹장허(松江河)에서 하룻밤 묵어야 한다.버스의 경우 옌지∼쑹장허는 7시간 정도,옌지∼장백산산문은 5시간쯤 걸린다.옌지나 얼다오바이허에서 택시나 지프를 빌려 백두산까지 갈 수도 있다.비용은 하루 400∼500위안. ■강추! 백두산 비경중의 비경 ●천지 백두산 천지에 오르면서 가이드가 들려주는 우스개. ‘천지에 올라 천지를 못 보는 사람이 천지라서 천지’란다. 실제로 백두산에 올라가 비교적 윤곽이 뚜렷한 천지를 볼 확률은 20% 정도라고 한다.트레킹에 나선 날도 천지를 제대로 본 시간은 2시간에 불과했다.올라갈 땐 비교적 맑았으나,트레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폭우로 바뀌었다.중간에 2시간 정도는 언제 그랬냐는 듯 파란 하늘이 드러나며 천지가 신비스러운 자태를 보여주었다. 가이드는 하산길에 “여러분은 맑은 날의 천지와 흐린날의 천지,폭우속의 천지를 맛보았으니 백두산을 세번 온 것이라고 생각하세요.”라며 지쳐 있는 사람들을 위로했다. 천지엔 산천어가 산다.80년대 초반 북한측에서 붕어 등 몇가지 물고기를 넣었으나 소멸됐고,이후 87년 산천어를 넣었는데 크게 번식해 천지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가끔 천지에 그물을 쳐 산천어를 잡는데,큰 것은 3㎏이 넘는다고 한다.가끔 북한 군인들이 그물째 거두어가기도 한다고.천지엔 원래 산천어가 먹을 만한 작은 물고기 등 먹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산천어의 먹이는 천지 주변의 고산화원의 곤충들이다.꽃에 붙어 있던 나비나 벌 등이 거센 바람이 불 때 속절없이 천지에 떨어져 수면을 덮고,산천어는 이들을 먹는다. ●금강대협곡 북파코스 방향으로 천지 7㎞쯤 못 미친 곳에 오면 금강대협곡이라는 거대한 계곡이 나온다.목재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1시간 정도 걷는 동안 만나게 되는 이곳은 화산활동에 의해 생긴 특이한 지형이다.화산 폭발때 지반이 약한 곳이 꺼져들면서 90∼100m 깊이의 V자형 협곡이 생겨났다.이곳에 침엽수림이 울창하게 자라 지하삼림이 만들어졌다. 산책로 주변엔 아름드리 가문비나무와 전나무 등이 하늘을 가릴 듯 뻗어 있고,30∼40m 높이의 고목들이 쓰러져 썩어가면서 짙은 나무향을 뿜어낸다.금강대협곡은 지난 87년 발견돼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백두산의 대표적 볼거리다. 천지 물이 남쪽 달문을 통해 흘러나와 장쾌하게 떨어지는 장백폭포,폭포에서 3㎞쯤 더 내려오면 만나는 소천지도 들를 만하다. 소천지는 물이 거울처럼 맑고,둘레에는 아름드리 사스레나무들이 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나무꾼과 선녀’의 전설이 담겨 있는 곳이다.장백폭포 아래쪽 개울에선 섭씨 80도가 넘는 중탄산나트륨 온천이 솟는다.마치 용이 입김을 뿜는 것 같다고 해 취룡(聚龍)온천이라고 불리는 곳.곳곳에서 온천물에 삶은 계란을 판다.우리 돈으로 ‘1000원에 3개’라고 써놨다.온천탕도 마련해 놓았다.시설은 허름하지만 물은 좋다.입욕료는 우리돈으로 1만원 정도. ■꼬치구이도 맛보세요 ●숙박과 먹을거리,환전 옌지나 장백산산문 인근엔 4성급 호텔이 있어 숙박이 크게 불편하지 않다.옌지시의 백산호텔,소천지 인근의 장백산국제호텔은 시설이 깔끔한 편이다.하지만 서파코스를 위해 묵는 쑹장허는 매우 열악하다. 옌지에서 하루 묵는다면 시내에 나가 꼬치구이를 맛보자.백산호텔에서 중심가쪽으로 10분쯤 걸어가면 골목마다 ‘뀀점’이란 간판이 즐비한데,바로 꼬치구이집이다.꼬치 메뉴가 소갈비와 닭똥집,닭날개,닭심장,양고기 등 30여가지나 된다.고기 4∼5점을 쇠꼬챙이에 끼워 숯불에 구워먹는다. 1꼬챙이에 0.5위안부터 3위안까지.맛본 것중 우설(소혀)이 고소하고 쫄깃해 가장 기억에 남는다.4명이 꼬치를 골고루 15개 정도를 구워먹으면서 이과두주 4병,칭다오맥주 2병을 마셨는데 모두 53위안(8000원).너무 싸 감동적인 곳이다.중국돈 1위안은 우리돈으로 150원 정도. ●여행 패키지 세일여행사가 3박4일 및 4박5일 백두산 야생화트레킹 상품을 판매중이다.모두 노팁,노옵션 상품.3박4일은 인천∼선양∼옌지를 거쳐 백두산 북파코스를 오른다.천문봉∼철벽봉∼천지∼달문∼장백폭포로 이어지는 코스다.두만강 도문에서 북한쪽을 조망하고,룽징의 대성중학교,해란강,일송정도 돌아본다.22일,29일,8월12일,8월26일 각각 24명 출발.요금은 85만원(8월26일은 79만원).서파트레킹을 포함한 4박5일 패키지(14일 출발)는 91만원.(02)737-3031.
  • 도전! 백두산 꽃길 트래킹

    장맛비와 무더위가 교차하는 요즘,백두산 고원지대엔 봄이 한창이다.초록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구릉지엔 각양각색의 야생화들이 알록달록 수를 놓고,산기슭 군데군데 얼어붙은 눈더미는 마치 남극 바다를 떠다니는 빙하같다. 이맘때의 천지 주변은 ‘고산화원’(高山花園)‘천상화원’(天上花園)으로 불린다.예부터 한민족의 정기를 상징한다는 백두산 천지는 그 새파란 물빛이 서슬 푸른 9척 장수의 부릅뜬 눈을 보는 듯하다.천지 주위를 덮은 꽃밭은 개선장군의 목에 두른 꽃다발이라고나 할까.야생화가 절정에 이른다는 7월 초,백두산을 종주하는 꽃길 트레킹을 다녀왔다. 백두산 서쪽 기슭에 자리잡은 마을 쑹장허(松江河).서파코스로 오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하늘아래 첫동네’다.대부분 이곳에서 하룻밤 묵고 이른 새벽 산에 오른다.새벽 3시,어슴푸레하게 밝아오는 여명속에 숙소를 나섰다.기다란 뱀이 기어오르듯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버스를 타고 오른다.예전에 벌목을 위해 낸 길을 깔끔하게 포장했다. 20여분쯤 올랐을까.방금까지 산을 덮었던 원시림은 온데간데 없고 밖은 온통 초록세상이다.버스에서 내려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됐다.중국 장백산보호국의 조선족 가이드인 야생화전문가 안이호(38)씨에게 물어보니 해발 1700m란다. “바람과 땅속 화산재 때문에 나무가 자랄수 없습니다.화산재를 덮은 흙 깊이가 20∼30cm밖에 안되기 때문에 나무 뿌리가 밑으로 뻗지를 못해요.조금 자라다가도 거센 바람을 만나 이내 뽑혀버리고 맙니다.” 등산로 양쪽 구릉지에선 꽃잔치가 벌어지고 있다.주인공은 노란만병초(萬病草).연노랑 꽃잎이 탐스러운 이 식물은 글자 그대로 만병에 효과가 있다는 약초다.이름에 얽힌 전설이 그럴듯하다.그 옛날 백두산 아래 한 마을에 병든 시어머니를 수발하던 며느리가 있었다.효심에 감복한 호랑이가 씨앗을 몇개 물어다 준 것을 심었더니 싹이 트고 예쁜 꽃이 피더란다.시어머니는 잎을 따서 달인 것을 마시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았다고 한다.노란만병초는 천지에 이를 때까지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며 자태를 뽐낸다.올라갈수록 기온이 낮아지면서 꽃이 싱싱하고,일부는 아직 봉오리 상태다. 버스에서 내린 지 2시간여 만에 천지에 닿았다.중국과 북한 국경을 표시하는 5호경계비가 서있는 곳이다.경계비 오른쪽(남쪽)은 북한땅,왼쪽(북쪽)은 중국땅이다.초소라도 있을 법하지만 아무도 지키는 이가 없다.관광객들은 마음대로 북한땅을 밟는다는 기분 때문인지 몇번씩이나 경계비 양쪽을 들락거리며 뛰어다닌다. 안개가 옅게 끼었지만 천지의 모습은 비교적 뚜렷했다.천지 오른쪽,북한쪽으로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2749m)을 위시해 심기봉,고준봉,해발봉,단결봉,제비봉 등이 우뚝우뚝 솟아 있다.왼쪽(중국)으로는 마천봉,청석봉,백운봉(장백산),지반봉,천문봉 등이 이어지며 천지를 감싸고 있다. 본격적인 꽃길 트레킹은 경계비부터 시작된다.천지를 오른쪽으로 끼고,중국쪽 봉우리들을 넘거나,때로는 에둘러서 소천지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천지에 오르기까지 본 야생화들은 맛보기에 불과했다.마천봉을 넘어 청석봉 뒤로 이어지는 대평원에선 그야말로 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노란만병초는 물론,진보랏빛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두메자운,하얀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모양의 개감채,이름 만큼이나 소박하면서도 예쁜 구름국화,흰동백을 따서 뿌려놓은 뜻한 담자리꽃,금매화 등등.꽃을 사랑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어떤 이들은 꽃이 밟히는 것이 안타까워 안절부절못하고,또 다른 이들은 아예 꽃밭에 눕거나 업드려 향기를 만끽한다. 안이호씨는 백두산 해발 1700m 이상 고원지대에 서식하는 야생화는 170여종이라고 설명한다.개화기는 6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가장 화려한 시기는 7월 초·중순이다. 만병초를 시작으로 두메자운,담자리꽃,담자리참꽃,하늘매발톱 등이 차례로 꽃을 피운다.가장 먼저 피는 만병초는 해발 2000m 이하에선 이미 지는 추세.꼭 꽃이 아니라도 촘촘히 얽혀 자란 풀과 이끼가 덮인 바닥을 밟는 촉감은 푹신하고 부드럽다.발등까지 쏙쏙 묻히며 한걸음씩 내디딜 때 기분은 이미 하늘을 난다. “이렇게 넓고 부드러운 고원은 처음입니다.백두산 하면 천지를 먼저 떠올리지만 저는 실상 이 고원지대가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트레킹에 참가한 한 공기업체 간부 정천은(52)씨의 입에선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백두산에 대한 찬사가 끊일 줄 모른다. 중국쪽 최고봉인 백운봉(2691)을 에둘러 금병봉쪽으로 가는 동안 오른쪽은 두메자운 군락지가 이어진다.두메자운의 보랏빛과 천지의 옥색 물빛,그리고 희미하게 낀 운무가 어울려 신비스러운 기운을 느끼게 한다. 백운봉을 지나 하산이 시작되면서 꽃의 종류가 조금씩 달라진다.가장 많은 게 담자리참꽃.꽃모양은 진달래인데 나무키는 한뼘도 채 안 된다.‘난쟁이 진달래꽃’이란 별명을 붙여주고 싶다.또 풀속에 숨듯이 머리만 살짝 내민 비로용담,어린 계집아이 머리에 달린 리본 같은 미나리아재비도 제법 많다. 좀 더 고도가 낮아지고 종착점이 가까워지면서 키를 넘는 수목지대가 이어진다.나무 아래는 온통 원추리 군락이다.아직은 꽃이 피지 않았지만 10일쯤 지나면 이 일대가 온통 원추리꽃 물결로 뒤덮인다고 한다. 글 백두산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어떤 코스있나? ●체력짱엔 서파코스 서파코스 트레킹은 길다.5호 경계비에 올라 청석봉,백운봉,금병봉 등을 거쳐 소천지로 내려오려면 보통 10시간은 걸린다.또 기상이 변화무쌍해 악천후라도 만나면 2∼3시간 더 늦어지기 일쑤다.이날도 산행 12시간중 7시간 동안 비가 와 애를 먹었다.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우비를 착용했음에도 하의가 흠뻑 젖었다.등산로가 나 있지 않은 곳도 많으므로 비가 올 때 무리에서 떨어지면 길을 잃고 조난당하기 쉽다. 서파 트레킹은 그래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반팔과 긴팔 옷,등산복,윈드재킷,우의,면장갑,손전등,방수 등산화는 필수.일교차가 심하므로 보온용 스웨터도 하나쯤 넣어가자.보통 새벽 3시쯤 등산에 나서므로,도시락도 2개가 필요하다.초콜릿이나 오이 등 간식거리도 챙기자. ●쉬엄쉬엄 북파코스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비교적 쉬운 북파코스를 선택하자.서파트레킹에서 중간에 체력이 바닥나 하산할 때 엄청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았다.북파코스는 지프를 타고 천지 턱밑까지 올라가 걸어서 10분이면 천지에 닿는다.천지부터 천문봉,철벽봉을 거쳐 장백폭포쪽으로 내려오는 3시간 코스다.백두산 여행상품을 선택할 때 자신에게 맞는 코스가 있는지 먼저 알아보는 게 좋다. ■두만강 따라 걷다 북한 엿보기 두만강을 따라 강 건너 북한을 들여다보는 것도 이곳 여행의 묘미다. 백두산 북쪽 산문을 나와 얼다오바이허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두만강으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비포장도로를 30분쯤 달리니 두만강 발원지다.2∼3평 남짓한 웅덩이에 불과하다.웅덩이 건너편은 북한땅.50여m 떨어진 숲속에 북한군의 벙커가 보인다. 발원지서 시작된 강을 오른쪽으로 끼고 올라갔다.버스 차창을 통해 강 건너 북한의 모습들이 70년대 이전의 흑백영화 장면처럼 휙휙 지나간다.폐가를 연상케 하는 집들과,까맣게 그을린 주민들의 모습이 간간이 보인다. 북한 청소년 대여섯명이 두만강에서 천렵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자 버스가 선다.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좀 더 가까이 보여주기 위한 여행사측의 배려.말이 강이지 폭이 15m 정도밖에 안 되는 개천이다.물 깊이가 무릎에도 못 미친다.넘어오려고 하면 어린아이라도 가능할 것 같다. “무엇을 잡느냐?”며 큰 소리로 말을 걸면서 사진을 찍자 한 북한 청년이 “찍지만 말고 사진을 꼭 보내달라.”고 대꾸한다.하지만 수십명의 관광객들이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어대자 부담스러웠는지 이내 족대를 걷어 마을 쪽으로 돌아간다. 강건너 마을 뒤편 산에 나무가 없다.식량이 궁한 주민들이 산꼭대기까지 밭을 일궜기 때문이다.가이드는 “저렇게 어렵게 일구어 씨를 뿌려도 폭우가 쏟아지면 모두 쓸려내려가 식량 한톨 얻기 어렵다.”며 정말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안타까워한다. 강을 따라 올라가니 김일성이 생전에 즐겼다는 김일성낚시터가 나온다.북한측이 주민들을 교화하는 애국주의 교양기지로 활용한다는 곳.여기서 좀 더 올라가자 북한 무산으로 건너가는 교량이 있는 충산(崇善)으로 이어진다.교량 끝 북한 초소에서 북한군인이 경계를 서고 있을 뿐,국경에서 느낄 법한 긴장감은 느끼기 어렵다. “옌볜이 한국보다 30년쯤 뒤졌다면,북한은 옌볜보다 또 30년쯤 떨어져 있지요.” 친척 방문을 위해 북한을 서너번 다녀왔다는 조선족 가이드의 말이 가슴을 누른다. ●항공편 및 교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중국 북방항공에서 인천∼옌지 직항편을 띄운다.왕복 항공료는 50만원 정도.조선족의 왕래가 많아 단체나 비수기 할인율이 매우 낮은 편.따라서 여행사들은 선양(瀋陽)이나 창춘(長春),다롄(大連)을 경유해 옌지(延吉)로 들어가는 일정으로 상품을 구성한다.옌지에서 백두산으로 가려면 룽징(龍井),허룽(和龍)을 거쳐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까지 온 다음 서파와 북파 코스로 갈라진다.얼다오바이허에서 북파코스를 위한 장백산산문까지는 포장이 잘돼 있어 30분 정도면 갈 수 있다.그러나 서파코스를 위한 서파산문까지는 백두산 아래 북서쪽을 관통하는 비포장도로를 3시간 정도 달려야 한다.따라서 서파코스 트레킹을 위해선 산행 전날 서파산문에서 가까운 쑹장허(松江河)에서 하룻밤 묵어야 한다.버스의 경우 옌지∼쑹장허는 7시간 정도,옌지∼장백산산문은 5시간쯤 걸린다.옌지나 얼다오바이허에서 택시나 지프를 빌려 백두산까지 갈 수도 있다.비용은 하루 400∼500위안. ■강추! 백두산 비경중의 비경 ●천지 백두산 천지에 오르면서 가이드가 들려주는 우스개. ‘천지에 올라 천지를 못 보는 사람이 천지라서 천지’란다. 실제로 백두산에 올라가 비교적 윤곽이 뚜렷한 천지를 볼 확률은 20% 정도라고 한다.트레킹에 나선 날도 천지를 제대로 본 시간은 2시간에 불과했다.올라갈 땐 비교적 맑았으나,트레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폭우로 바뀌었다.중간에 2시간 정도는 언제 그랬냐는 듯 파란 하늘이 드러나며 천지가 신비스러운 자태를 보여주었다. 가이드는 하산길에 “여러분은 맑은 날의 천지와 흐린날의 천지,폭우속의 천지를 맛보았으니 백두산을 세번 온 것이라고 생각하세요.”라며 지쳐 있는 사람들을 위로했다. 천지엔 산천어가 산다.80년대 초반 북한측에서 붕어 등 몇가지 물고기를 넣었으나 소멸됐고,이후 87년 산천어를 넣었는데 크게 번식해 천지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가끔 천지에 그물을 쳐 산천어를 잡는데,큰 것은 3㎏이 넘는다고 한다.가끔 북한 군인들이 그물째 거두어가기도 한다고.천지엔 원래 산천어가 먹을 만한 작은 물고기 등 먹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산천어의 먹이는 천지 주변의 고산화원의 곤충들이다.꽃에 붙어 있던 나비나 벌 등이 거센 바람이 불 때 속절없이 천지에 떨어져 수면을 덮고,산천어는 이들을 먹는다. ●금강대협곡 북파코스 방향으로 천지 7㎞쯤 못 미친 곳에 오면 금강대협곡이라는 거대한 계곡이 나온다.목재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1시간 정도 걷는 동안 만나게 되는 이곳은 화산활동에 의해 생긴 특이한 지형이다.화산 폭발때 지반이 약한 곳이 꺼져들면서 90∼100m 깊이의 V자형 협곡이 생겨났다.이곳에 침엽수림이 울창하게 자라 지하삼림이 만들어졌다. 산책로 주변엔 아름드리 가문비나무와 전나무 등이 하늘을 가릴 듯 뻗어 있고,30∼40m 높이의 고목들이 쓰러져 썩어가면서 짙은 나무향을 뿜어낸다.금강대협곡은 지난 87년 발견돼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백두산의 대표적 볼거리다. 천지 물이 남쪽 달문을 통해 흘러나와 장쾌하게 떨어지는 장백폭포,폭포에서 3㎞쯤 더 내려오면 만나는 소천지도 들를 만하다. 소천지는 물이 거울처럼 맑고,둘레에는 아름드리 사스레나무들이 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나무꾼과 선녀’의 전설이 담겨 있는 곳이다.장백폭포 아래쪽 개울에선 섭씨 80도가 넘는 중탄산나트륨 온천이 솟는다.마치 용이 입김을 뿜는 것 같다고 해 취룡(聚龍)온천이라고 불리는 곳.곳곳에서 온천물에 삶은 계란을 판다.우리 돈으로 ‘1000원에 3개’라고 써놨다.온천탕도 마련해 놓았다.시설은 허름하지만 물은 좋다.입욕료는 우리돈으로 1만원 정도. ■꼬치구이도 맛보세요 ●숙박과 먹을거리,환전 옌지나 장백산산문 인근엔 4성급 호텔이 있어 숙박이 크게 불편하지 않다.옌지시의 백산호텔,소천지 인근의 장백산국제호텔은 시설이 깔끔한 편이다.하지만 서파코스를 위해 묵는 쑹장허는 매우 열악하다. 옌지에서 하루 묵는다면 시내에 나가 꼬치구이를 맛보자.백산호텔에서 중심가쪽으로 10분쯤 걸어가면 골목마다 ‘뀀점’이란 간판이 즐비한데,바로 꼬치구이집이다.꼬치 메뉴가 소갈비와 닭똥집,닭날개,닭심장,양고기 등 30여가지나 된다.고기 4∼5점을 쇠꼬챙이에 끼워 숯불에 구워먹는다. 1꼬챙이에 0.5위안부터 3위안까지.맛본 것중 우설(소혀)이 고소하고 쫄깃해 가장 기억에 남는다.4명이 꼬치를 골고루 15개 정도를 구워먹으면서 이과두주 4병,칭다오맥주 2병을 마셨는데 모두 53위안(8000원).너무 싸 감동적인 곳이다.중국돈 1위안은 우리돈으로 150원 정도. ●여행 패키지 세일여행사가 3박4일 및 4박5일 백두산 야생화트레킹 상품을 판매중이다.모두 노팁,노옵션 상품.3박4일은 인천∼선양∼옌지를 거쳐 백두산 북파코스를 오른다.천문봉∼철벽봉∼천지∼달문∼장백폭포로 이어지는 코스다.두만강 도문에서 북한쪽을 조망하고,룽징의 대성중학교,해란강,일송정도 돌아본다.22일,29일,8월12일,8월26일 각각 24명 출발.요금은 85만원(8월26일은 79만원).서파트레킹을 포함한 4박5일 패키지(14일 출발)는 91만원.(02)737-3031.˝
  • [메트로 라운지]중화권 틈새시장 개척나서

    경기도 수원시는 7월 한달동안 2차례에 걸쳐 18개 업체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키로 했다. 1일 시에 따르면 오는 10∼12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에서 열리는 ‘한국중소기업 우수상품 전시회’에 6개 업체를 파견하고,20∼27일 중화권 시장개척단 12개업체를 중국 광저우(廣州),홍콩,타이완에 보내 틈새시장 개척에 나선다. 창춘에서 열리는 ‘한국중소기업 우수상품 전시회’는 중국 지린성 최대규모의 기획전시회로 한국 100여 중소기업체가 참여하며,수원에서는 PCS장비,원적외선 마사지 등 6개회사 제품이 부스를 확보,상담에 나선다. 또 KOTRA 경기무역관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중화권지역 시장개척단은 형제전기㈜ 등 관내 12개 벤처기업이 참여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다. 시는 이들 업체에 항공비,부스 임대료,통역 등을 지원한다. 한편 시는 올 상반기에 국제박람회,동남아 시장개척단 등에 모두 4차례 29개업체가 참여해 상담 1억 200만달러,계약 3500만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한양희 수원시 국제통상과장은 “앞으로 국내외 박람회 참가기회 확대,무역투자사절단 파견 다양화 등 적극적인 통상지원시책을 발굴,중소기업체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메트로 라운지]중화권 틈새시장 개척나서

    경기도 수원시는 7월 한달동안 2차례에 걸쳐 18개 업체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키로 했다. 1일 시에 따르면 오는 10∼12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에서 열리는 ‘한국중소기업 우수상품 전시회’에 6개 업체를 파견하고,20∼27일 중화권 시장개척단 12개업체를 중국 광저우(廣州),홍콩,타이완에 보내 틈새시장 개척에 나선다. 창춘에서 열리는 ‘한국중소기업 우수상품 전시회’는 중국 지린성 최대규모의 기획전시회로 한국 100여 중소기업체가 참여하며,수원에서는 PCS장비,원적외선 마사지 등 6개회사 제품이 부스를 확보,상담에 나선다. 또 KOTRA 경기무역관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중화권지역 시장개척단은 형제전기㈜ 등 관내 12개 벤처기업이 참여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다. 시는 이들 업체에 항공비,부스 임대료,통역 등을 지원한다. 한편 시는 올 상반기에 국제박람회,동남아 시장개척단 등에 모두 4차례 29개업체가 참여해 상담 1억 200만달러,계약 3500만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한양희 수원시 국제통상과장은 “앞으로 국내외 박람회 참가기회 확대,무역투자사절단 파견 다양화 등 적극적인 통상지원시책을 발굴,중소기업체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中國 쌀산업 대해부](중)도정·가공 시스템- ‘씨앗에서 도정까지’ 바이어 입맛맞추기

    중국 쌀의 경쟁력은 대단위 경작,끊임없는 품종개발,값싼 가격 등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자동화 설비를 동원한 도정(搗精)·가공 기술도 높은 경쟁력의 바탕이다.또 중앙 정부의 농가 지원책도 우리나라에 못지않다.이는 결국 수출을 겨냥한 투자로 모아진다. ●일본의 첨단 도정설비 도입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에 있는 ‘징허(菁禾)미곡유한공사’ 소속의 한 도정 공장.지린성 일대에서 수확된 벼를 곱게 찧어 자동포장을 거쳐 고품질 쌀로 가공하는 공장이다.우리나라로 치면 미곡종합처리장(RPC)인 셈이다. 공장 뒤편의 저온 저장(섭씨 22도) 창고에서 벼 부대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공장으로 실려 들어오자 도정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쌀이 쏟아졌다.쌀 낟알이 손상되지 않도록 균일하게 찧는 기술이다.이렇게 찧어진 쌀은 ‘징허’라는 상표로 2∼20㎏ 단위로 포장된다.징허의 도매 가격은 ㎏당 5위안(750원).중국 일반미(㎏당 3∼3.5위안)와 비교하면 비싼 편이지만 우리나라 일반미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우리나라 RPC 한곳의 하루평균 처리량보다 5배나 되는 120t의 쌀을 처리하지만 공장의 전 직원은 37명에 불과하다.자동화설비는 2002년 일본으로부터 2대를 도입했다.이 회사는 전국 5곳에 같은 설비를 갖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지난해 75만t의 쌀을 도정,이 가운데 11만t을 한국과 일본에 수출했다. ●농산물 가공업체의 경쟁력 중국 쌀 산업의 높은 경쟁력은 다른 농특산품을 가공,수출하는 업체의 첨단 운영방식에서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과일,채소,특산품 등에만 적용되고 있는 방식을 조만간 쌀 산업에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의 농산물가공 수출업체 ‘중다(中大)뉴랜드’의 한 공장.이곳에선 13종의 채소와 과일,콩 등을 가공 또는 진공포장 처리해 해외로 수출한다.외부인사의 방문 절차도 반도체 공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엄격하다.1995년 민·관 합작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중국 전역에 공장 4곳을 운영하고 있다.150여종에 이르는 생산품은 모두 국제 표준규격인 ‘ISO9001’에 맞춰 가공된다. 이를 미국과 유럽,일본 등 11개국의 월마트,까르푸,마크로 등 대형유통점에 직수출한다.항저우 공장의 지난해 총 생산액은 1억달러 정도.이 가운데 8000만달러어치를 해외로 수출했다.특히 녹차는 매년 3만 5000t을 수출하는 인기 품목이다.저장성에는 이같은 농산물 가공업체가 50개가량 있다.50여개 업체의 수출액은 총 39억달러에 이른다. 가공시설도 훌륭하지만 더 큰 장점은 농민들과 맺는 독톡한 계약이다. 회사는 농민들이 생산하는 단계부터 철저하게 관여한다.중국내 14개성의 농민들과 계약을 맺고 외국 바이어의 주문에 따라 씨앗의 종류에서 비료,재배법까지 지정해준다.직원들을 수시로 파견해 농민들에게 기술지도도 한다.반면 농민들은 까다로운 생산 통제를 받는 대신 재배한 농산물을 일반 시장에 내다파는 것보다 후한 가격을 받을 수 있다.출하걱정을 할 필요없이 농사만 지으면 되는 셈이다.회사는 원가부담이 커져도 수출용 상품을 주로 생산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농민들이 농협과 민간에서 운영하는 도정 공장에 쌀 도정을 맡기고 있다.농민들은 도정 직후 또는 포장 직후에 쌀을 되돌려 받아 스스로 판매한다.판로 개척 역시 농민 몫이다. 체계적인 생산,가공과 조직적인 브랜드 홍보 등에서 중국이 앞서 있는 셈이다.차오궈천(超國臣) 지린성 수도작연구소장은 “한국 수입업체의 주문에 따라 2년단위로 수출계약을 맺고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쌀을 언제든지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을 겨냥한 정부 지원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올해 신년사 등을 통해 “앞으로 인구가 13억명에서 16억명으로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쌀 증산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농촌진흥청의 베이징 파견관 강충길(姜忠吉) 박사는 “원자바오 총리는 농업담당 부총리를 지냈기 때문에 농업에 대한 관심이 크다.”면서 “중국인들로부터 존경받는 그의 말은 23개 성(省)정부의 지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마다 있는 수도작(水稻作)연구소는 양질미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종자 개발에 대한 인센티브가 연구소와 개발자에게 철저하게 돌아간다.동북3성에 걸쳐 흐르는 쑹화(松花)강 주변 지역은 중앙 정부 주도로 대규모 기계화,규모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가구당 경지면적을 확대하기 위해 경작지를 매수자에게 넘기면 3∼5년동안 매년 ㏊당 2000∼5000위안의 보상금을 준다.소규모 단위 농가의 연간 평균수입이 3000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보상이 후한 편이다.생산을 독려하기 위해 올해부터 ㏊당 연간 900위안에 이르는 물세,농업세 등 각종 세금도 없앴다.종자를 무상으로 공급하는 성도 있다.쌀 생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올인’하고 있는 셈이다. 창춘·항저우(중국)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中國 쌀산업 대해부](상)‘곡창’ 동북3성 르포

    우리나라가 이달 중순부터 세계무역기구(WTO) 쌀 관세화 유예 2차 협상에 들어간다.미국 호주 태국 등 9개 협상국 가운데 중국의 시장개방 압력이 가장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쌀은 국내 쌀과 비교해 가격도 싸고 맛도 좋아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중국 쌀 산업의 실상에 대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중국 수출 쌀의 주산지로 떠오른 동북 3성의 영농현장과 항저우의 첨단 도정·가공현장,상하이의 쌀 유통시장 현장을 찾아 우리의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수출 쌀의 주산지 동북 3성 중국 동북 3성 지방의 모내기가 막 시작된 지난 5월 말 지린성(吉林省)의 창춘(長春)시. 시내에 들어서자 흙먼지가 날리는 도로 곡물 부대를 가득 실은 낡은 화물차가 100여대 이상 줄지어 서 있다.부대마다 마른 옥수수 알갱이가 가득차 있다.조선족 안내인은 “가을이 되면 화물차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쌀이 가득 담길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린성은 북쪽의 헤이룽장성(黑龍江省)과 동쪽의 랴오닝성(遼寧省)과 함께 중국의 쌀 주산지로 떠오르고 있다.재배 주종은 중국인보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좋아하는 ‘자포니카(중단립종)’계열.동북 3성의 쌀 생산량은 중국 쌀 수확량의 0.9%인 1471만t에 불과하다.그러나 질 좋은 자포니카 쌀만 따지면 중국의 전체 생산량의 절반에 이른다.결국 우리나라 쌀 시장이 개방되면 동북 3성이 한국의 쌀 시장을 휩쓸 수도 있다. 창춘시를 그대로 통과해 남서쪽으로 2시간 남짓 자동차로 달리면 궁주링(公主)시에 이른다.지린성 농업과학원 수도작(벼농사)연구소가 있다.성 단위로 1곳씩 벼 재배 전문연구소를 두고 있다. ●자포니카 쌀 수요 부쩍 증가 수도작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시험재배단지는 시험단지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호남평야와 비슷한 규모다.모내기철이만 농부들이 모를 심는 풍경이 드문드문 눈에 띈다.우리 농촌과 달리 청춘 남녀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손으로 모를 심다보니 모 간격은 10㎝ 안팎으로 매우 촘촘하다.동행한 농림부 관계자는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10%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린성의 벼 재배 면적은 47만㏊,거주인구는 2700만명이다.강수량은 우리나라보다 적지만 세계적인 흑토(黑土)지대여서 땅에 유기질 함량이 높고 비옥해 벼농사에 적지다.일조량도 풍부하다. 농부 뤼인웨(61)는 “한국이든 어디든 쌀을 수출해서 돈을 벌면 좋은 일”이라면서 “쌀을 팔 곳이 문제이지,쌀이 부족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생산한 쌀 가운데 절반이 안 되는 200만t은 지역 주민들이 소비하고 나머지 250만t은 상품화할 수 있다.차오궈천(超國臣) 수도작연구소장은 “한국에 150만t의 쌀을 수출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차오 소장은 “현재 중국 자포니카 쌀의 소매 가격은 1㎏당 3.2위안(元)”이라고 설명했다.80㎏으로 환산하면 3만 8400원이다.우리나라 1등품 쌀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은 양쯔강(揚子江)을 중심으로 북방의 동북 3성과 양쯔강 하류의 장쑤성(江蘇省) 등에선 찰기가 있는 자포니카 쌀을 주로 재배한다. 상하이를 포함한 남방지역에선 꼬들꼬들한 인디카(장립종)종을 심는다.몇해 전부터 도시민을 중심으로 자포니카 쌀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산업화로 소득이 높아지면서 가격은 1.5배 정도 비싸지만 감칠 맛이 나는 자포니카 쌀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1980년에 쌀 생산량의 5%에 불과하던 자포니카 쌀은 90년에 10%,2000년에 20%로 늘더니 다시 2년 사이에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로 증가했다. 수도작연구소의 목표는 양질미 종자를 보급하는 한편 유기농 쌀 재배법을 개발하는 것이다.양질미는 한국의 일품벼,일본의 아키다코마치(秋田小町)와 같이 1등급으로 분류되는 쌀이다. ●한국 수출을 노리는 고급 쌀 양질미는 종자 개량을 통해 밥맛이 좋은 쌀을 만든 것이다.양질미로는 ‘품성(品星)1호’ 등이 있다.맛 뿐만 아니라 수확량도 기존 품종보다 15% 정도 많다.차오 소장은 “지린성 쌀 생산량의 40%가 양질미이고 이 비중은 해마다 10%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기농 쌀은 한마디로 양질미보다 두단계 업그레이드 된 쌀이다.양질미에 친환경 농법을 활용해 만든 것이다.‘양질미→무공해 쌀→유기농 쌀’이 되는 셈이다.유기농 쌀을 생산하는 땅에는 우선 4년 동안 적은 양의 요소비료만 쓴다.이후 2년간은 비료를 전혀 주지 않고 벼농사를 지으면 되지만 ‘유기농 쌀’로 인정하는 것은 3년차 생산분부터다.비료를 쓰지 않아 생산량은 30%나 줄어들지만 가격은 일반 쌀보다 5∼6배 비싸다. 동북 3성에서 대규모 경작되고 있는 쌀은 우리나라를 향하고,가격은 국내의 20%수준에 불과했다.한국 수출을 겨냥한 양질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의 농업현장에서 쌀협상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창춘(중국 지린성)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 [중국 쌀산업 대해부] 中 쌀산업 현황을 보면

    [중국 쌀산업 대해부] 中 쌀산업 현황을 보면

    중국은 농업인구로 보면 대표적인 농업국가다. 우리나라 수출을 노리는 자포니카 쌀은 가격경쟁력은 무서울 정도다.자포니카 쌀의 중국내 소매 가격은 ㎏당 3.2위안(元)으로,20㎏으로 환산하면 대략 9600원이다.우리나라 1등품 쌀(4만 6200원)의 20%선에 불과하다. 1980년대부터 시장경제 체제가 도입된 뒤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인구(13억명)의 65%인 8억 5000만명이 농림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농작물 재배면적 1억 5464만㏊ 가운데 쌀,밀,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재배 면적은 823만㏊ 정도다.그러나 가구당 영농규모는 0.4㏊에 불과하다.소규모 영농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1.46㏊)와 비교해도 영농규모가 3분의1 수준이어서 영세농이 대부분이다. 농업이 국민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인 1856억달러에 불과하다. 쌀 생산량은 1980년 1억 3991만t에서 98년 1억 9871만t까지 증가하다 2002년 1만 7454만t으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1억 6580만t으로 감소했다.특히 올해 생산량은 1억 1940만t으로 추산되고 있다.소비량은 1억 3870만t으로 1930만t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린성 작물연구소 남중호(南仲浩·조선족 동포) 박사는 “내 월급이 2000위안 정도인데,평균적으로 쌀 농사를 지으면 1년 동안 3000위안(월 250위안)을 벌기도 힘들다.”면서 “농사를 집어치우고 공장에 취직하면 월 800원은 받을 수 있는데 똑똑한 농부라면 누가 농사를 짓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창춘(중국 지린성)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中國 쌀산업 대해부](상)‘곡창’ 동북3성 르포

    [中國 쌀산업 대해부](상)‘곡창’ 동북3성 르포

    우리나라가 이달 중순부터 세계무역기구(WTO) 쌀 관세화 유예 2차 협상에 들어간다.미국 호주 태국 등 9개 협상국 가운데 중국의 시장개방 압력이 가장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쌀은 국내 쌀과 비교해 가격도 싸고 맛도 좋아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중국 쌀 산업의 실상에 대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중국 수출 쌀의 주산지로 떠오른 동북 3성의 영농현장과 항저우의 첨단 도정·가공현장,상하이의 쌀 유통시장 현장을 찾아 우리의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수출 쌀의 주산지 동북 3성 중국 동북 3성 지방의 모내기가 막 시작된 지난 5월 말 지린성(吉林省)의 창춘(長春)시. 시내에 들어서자 흙먼지가 날리는 도로 곡물 부대를 가득 실은 낡은 화물차가 100여대 이상 줄지어 서 있다.부대마다 마른 옥수수 알갱이가 가득차 있다.조선족 안내인은 “가을이 되면 화물차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쌀이 가득 담길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린성은 북쪽의 헤이룽장성(黑龍江省)과 동쪽의 랴오닝성(遼寧省)과 함께 중국의 쌀 주산지로 떠오르고 있다.재배 주종은 중국인보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좋아하는 ‘자포니카(중단립종)’계열.동북 3성의 쌀 생산량은 중국 쌀 수확량의 0.9%인 1471만t에 불과하다.그러나 질 좋은 자포니카 쌀만 따지면 중국의 전체 생산량의 절반에 이른다.결국 우리나라 쌀 시장이 개방되면 동북 3성이 한국의 쌀 시장을 휩쓸 수도 있다. 창춘시를 그대로 통과해 남서쪽으로 2시간 남짓 자동차로 달리면 궁주링(公主)시에 이른다.지린성 농업과학원 수도작(벼농사)연구소가 있다.성 단위로 1곳씩 벼 재배 전문연구소를 두고 있다. ●자포니카 쌀 수요 부쩍 증가 수도작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시험재배단지는 시험단지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호남평야와 비슷한 규모다.모내기철이만 농부들이 모를 심는 풍경이 드문드문 눈에 띈다.우리 농촌과 달리 청춘 남녀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손으로 모를 심다보니 모 간격은 10㎝ 안팎으로 매우 촘촘하다.동행한 농림부 관계자는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10%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린성의 벼 재배 면적은 47만㏊,거주인구는 2700만명이다.강수량은 우리나라보다 적지만 세계적인 흑토(黑土)지대여서 땅에 유기질 함량이 높고 비옥해 벼농사에 적지다.일조량도 풍부하다. 농부 뤼인웨(61)는 “한국이든 어디든 쌀을 수출해서 돈을 벌면 좋은 일”이라면서 “쌀을 팔 곳이 문제이지,쌀이 부족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생산한 쌀 가운데 절반이 안 되는 200만t은 지역 주민들이 소비하고 나머지 250만t은 상품화할 수 있다.차오궈천(超國臣) 수도작연구소장은 “한국에 150만t의 쌀을 수출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차오 소장은 “현재 중국 자포니카 쌀의 소매 가격은 1㎏당 3.2위안(元)”이라고 설명했다.80㎏으로 환산하면 3만 8400원이다.우리나라 1등품 쌀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은 양쯔강(揚子江)을 중심으로 북방의 동북 3성과 양쯔강 하류의 장쑤성(江蘇省) 등에선 찰기가 있는 자포니카 쌀을 주로 재배한다. 상하이를 포함한 남방지역에선 꼬들꼬들한 인디카(장립종)종을 심는다.몇해 전부터 도시민을 중심으로 자포니카 쌀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산업화로 소득이 높아지면서 가격은 1.5배 정도 비싸지만 감칠 맛이 나는 자포니카 쌀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1980년에 쌀 생산량의 5%에 불과하던 자포니카 쌀은 90년에 10%,2000년에 20%로 늘더니 다시 2년 사이에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로 증가했다. 수도작연구소의 목표는 양질미 종자를 보급하는 한편 유기농 쌀 재배법을 개발하는 것이다.양질미는 한국의 일품벼,일본의 아키다코마치(秋田小町)와 같이 1등급으로 분류되는 쌀이다. ●한국 수출을 노리는 고급 쌀 양질미는 종자 개량을 통해 밥맛이 좋은 쌀을 만든 것이다.양질미로는 ‘품성(品星)1호’ 등이 있다.맛 뿐만 아니라 수확량도 기존 품종보다 15% 정도 많다.차오 소장은 “지린성 쌀 생산량의 40%가 양질미이고 이 비중은 해마다 10%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기농 쌀은 한마디로 양질미보다 두단계 업그레이드 된 쌀이다.양질미에 친환경 농법을 활용해 만든 것이다.‘양질미→무공해 쌀→유기농 쌀’이 되는 셈이다.유기농 쌀을 생산하는 땅에는 우선 4년 동안 적은 양의 요소비료만 쓴다.이후 2년간은 비료를 전혀 주지 않고 벼농사를 지으면 되지만 ‘유기농 쌀’로 인정하는 것은 3년차 생산분부터다.비료를 쓰지 않아 생산량은 30%나 줄어들지만 가격은 일반 쌀보다 5∼6배 비싸다. 동북 3성에서 대규모 경작되고 있는 쌀은 우리나라를 향하고,가격은 국내의 20%수준에 불과했다.한국 수출을 겨냥한 양질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의 농업현장에서 쌀협상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창춘(중국 지린성)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중국 쌀산업 대해부] 中 쌀산업 현황을 보면

    중국은 농업인구로 보면 대표적인 농업국가다. 우리나라 수출을 노리는 자포니카 쌀은 가격경쟁력은 무서울 정도다.자포니카 쌀의 중국내 소매 가격은 ㎏당 3.2위안(元)으로,20㎏으로 환산하면 대략 9600원이다.우리나라 1등품 쌀(4만 6200원)의 20%선에 불과하다. 1980년대부터 시장경제 체제가 도입된 뒤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인구(13억명)의 65%인 8억 5000만명이 농림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농작물 재배면적 1억 5464만㏊ 가운데 쌀,밀,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재배 면적은 823만㏊ 정도다.그러나 가구당 영농규모는 0.4㏊에 불과하다.소규모 영농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1.46㏊)와 비교해도 영농규모가 3분의1 수준이어서 영세농이 대부분이다. 농업이 국민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인 1856억달러에 불과하다. 쌀 생산량은 1980년 1억 3991만t에서 98년 1억 9871만t까지 증가하다 2002년 1만 7454만t으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1억 6580만t으로 감소했다.특히 올해 생산량은 1억 1940만t으로 추산되고 있다.소비량은 1억 3870만t으로 1930만t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린성 작물연구소 남중호(南仲浩·조선족 동포) 박사는 “내 월급이 2000위안 정도인데,평균적으로 쌀 농사를 지으면 1년 동안 3000위안(월 250위안)을 벌기도 힘들다.”면서 “농사를 집어치우고 공장에 취직하면 월 800원은 받을 수 있는데 똑똑한 농부라면 누가 농사를 짓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창춘(중국 지린성)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중국 쌀산업 대해부] 차오궈천 수도작연구소장

    “한국에 쌀 150만t을 수출할 수 있는 여력이 있습니다.” 중국 지린성 농업과학원의 차오궈천(超國臣) 수도작(水滔作)연구소장은 한국에 대한 쌀 수출을 장담했다. 차오 소장은 “동북 3성은 올해부터 쌀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현재 전체 쌀 생산의 40%에 이르는 양질미를 매년 10%씩 늘리기로 했고,세금도 모두 없앴다.”면서 “이는 수출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동북 3성의 쌀을 사겠다고 한다면 2년 단위 계약을 맺고 한국인들이 원하는 대로 최고의 쌀을 공급할 수 있다.”면서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자포니카 쌀의 생산면적을 20% 정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오 소장은 “동북 3성에서 주로 생산하는 자포니카 쌀의 밥맛은 일본산 쌀과는 우열을 가리기 어렵지만 한국의 일등품 쌀보다는 맛이 좋다.”고 말했다.그는 1996년부터 3년 동안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에서 수학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차오 소장은 “중국의 상하이나 베이징 등 대도시인들도 맛좋은 자포니카를 찾고 있어 중국 전체적으로 따지면 자포니카는 현재 공급이 달리는 형편”이라고 실토했다. 이는 중국내 수요만 따지면 그럭저럭 공급이 되는 편이지만 아직 수출할 여력이 적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창춘(중국 지린성)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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