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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부작 ‘…연금술’/제임스 알렌 지음

    ‘간절히 원하라! 꼭 이루어진다.’ 3부작 ‘생각의 연금술’‘마음의 연금술’‘행복의 연금술’(제임스 알렌 지음,김은희 옮김,동서문화사 펴냄)은 다양한 문화와 인종 사이에서 공통되는 삶의 진정한 의미·교훈들을 담은 명상 시리즈로 볼 수 있다.‘신비의 철인’이라 불리는 저자는 세속적인 삶을 접고 30대 후반부터 인생연구에만 천착해온 인물.톨스토이·석가모니·노자·공자·그리스도의 철학과 세계관을 연구,원시 기독교·불교·솔로몬 탈무드 등 모든 지혜의 고전들을 찾아 읽으며 깨달은 정신세계를 기록했다.우리의 생각속에는 쇠붙이를 금으로 만들듯,불행을 행복으로 빚어내는 힘이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창조력,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며 그것을 행복으로 키우느냐 불행으로 키우느냐는 개인의 몫이다.2만 6400원.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문화마당] 돈 버는 춘향이/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

    이도령이 과거 시험에 낙방한다면 춘향이는 어떻게 할까.얼마 전 어느 여고에서 문학 강연을 할 때 던진 질문이다.다양한 대답들이 나왔는데,그 중 한 학생이 다음과 같은 대답을 했다.저 같으면,변 사또에게 몸을 팔아 돈을 받고,그 돈을 밑천으로 하여 장사하면서 이도령이 시험에 합격하도록 뒷바라지를 하겠습니다.학생들은 손바닥을 치고 깔깔대면서 웃었다.어찌 보면 기발한 발상일지도 모른다.그러나 학생의 대답은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잘못된 사고에 깊숙이 감염되어 있다. 고시에 합격해서 높은 지위에 올라서야 한다는 출세지향주의,돈이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황금만능주의,여성을 남성의 보조 수단 내지 성적 도구로 생각하는 남성우월주의 등의 논리가 그 대답에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이 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학생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였다.나라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학생들이 이처럼 불순한 생각을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문화적인 측면에서 접근해보자. 불행하게도 지금 우리 문화는 ‘문화산업’이라는 미명하에 상업주의와 한탕주의에 함몰되어 있다.문화를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 그것을 팔아 큰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문화계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인터넷을 비롯한 영화나 텔레비전에 폭력적이고 퇴폐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이 난무하는 것은 문화상품을 경쟁적으로 더 팔려는 의도 때문이다.이러한 문화상품을 창출하는 이들에게 학생들과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을 것이다.한마디로 타락한 문화를 만들어내는 아버지 세대와 그것을 자신도 모르게 고스란히 물려받고 있는 자식 세대,이들이 합심하여 우리의 춘향이를 몸 팔고 돈 버는 여자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본래 올바른 문화는 비판적 상상력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비판적 상상력은 현실의 모순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창조적이고 주체적인 정신에서 비롯된다.‘춘향전’은 당시 사회를 지배하던 억압적인 신분 차별제에 대한 비판적 상상력의 산물이다. 또한 난쟁이를 굴뚝에서 뛰어내리게 한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도 ‘부익부빈익빈’으로 압축되는 70년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려는 비판정신에 기초하고 있다.어디 그뿐이겠는가.70년대의 통기타와 80년대의 민중극으로 대표되는 대중문화도 당대 사회의 모순에 대한 강력한 비판정신을 함유하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문화는 비판적 상상력에 입각해서 그 사회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그러나 지금 우리 문화는 문화 본연의 이 의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그렇다면 오늘 우리 문화에서 더 이상 희망을 발견할 수 없는 것인가.그렇지 않다.열악한 환경에서도 자긍심을 가지고 문화 본연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극소수의 문화 종사자들이 문화의 광장을 힘들게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밥을 굶으면서도 좋은 시와 소설을 쓰고,또 그것을 책으로 출간하는 이들이 있기에 희망의 불꽃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사그라져 가는 불꽃을 되살리는 방법은 단 하나,‘타락한’ 문화와 ‘올바른’ 문화를 구분 짓고,‘올바른 문화’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면서 그것과 호흡을 늘 함께하는 것이다.폭력이 난무하는 인터넷 게임을 하기보다는 한 편의 훌륭한 시와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네 심성을 정화시킬 때,더 이상 춘향이를 몸 팔고 돈 벌게 만드는 일도 없을 것이다. 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살아있는 원시어법 ‘돌살’

    고대 그리스의 아르고 원정대는 ‘황금양털’을 찾아 동쪽으로 대항해를 거듭했다.흑해를 가로지른 이들의 동진(東進)은 호메로스의 영감을 빌려 지금의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필자 역시 황금양털 대신 ‘황금그물’을 찾는 심정으로 10년 이상의 세월,열정을 불태워 왔다.내가 찾는 ‘황금그물’은 지역에 따라 ‘독살’,‘돌발’,‘돌살’,‘원’ 등으로 불리는 자연생태적 ‘돌그물’을 뜻한다.이를 황금그물이라고 부르는 것은 가장 자연생태적이며,덕분에 소멸의 속도도 빨랐던 최고의 전통어법이기 때문이다.다양한 명칭이 있지만 ‘돌살’을 총칭어로 삼는다. ●조수간만의 차이 이용한 함정어법 돌살의 문화사적 원형질은 무엇일까.자문자답부터 해본다. -옛 선인들이 어떻게 고기를 잡았을까. -배를 타고 멀리 나가 낚시나 그물로 잡았을까. -배도 타지 않고,그물도 없이 고기를 잔뜩 잡는 방법은 없었을까. 이런 자문처럼 과연 배를 타고 멀리 나가 낚시나 그물로만 잡았을까.정답은 ‘아니다.’이다.고기가 흔했던 시절에는 위험을 감수한 채 악착같이 먼 바다로 나갈 이유가 없었다.먼 바다 고기잡이는 중선(中船)이 등장해 어획량을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는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야 보편화되었다.따라서 ‘먼바다로 나가 낚시와 그물로 고기를 잡았다.’는 천편일률적인 교과서 서술은 부분적으로만 맞는 말이다.낚시와 그물 못지않게 어살(漁箭),혹은 어량(漁梁)이 중요했다. 어살이란 조수 간만의 차가 큰 갯가,오목하게 들어간 만(灣)에 대나무나 싸리나무,돌멩이 따위로 보(洑)를 막아 고기를 잡는 함정어법.어살은 돌로 막는 돌살,대나무로 막는 죽살 등 다양하다.밀물을 타고 연안으로 밀려온 고기가 생각없이 이 살을 넘었다가는 썰물 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해 갇히면서 ‘독 안에 든 쥐’가 된다.이 어살의 기원은 인류사 유년기의 추억에서 비롯된다. 어릴 적 고무신으로 송사리를 잡던 아련한 추억을 돌이킨다.큰 물결에 밀리면 허물어지고,다시 모래둑을 쌓아 고기를 몰아넣던 유년기의 추억이 어살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인류의 기술사적 모태와 유년기의 행동 관행은 여러 면에서 일치한다.어살은 고대사회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오랜 전통을 고스란히 담은 어법이니,가히 고고민속(Ethnoarcheology)의 표징이라 할 만하다. 어살이 처음 발생한 곳은 강이었다.강을 오르내리는 습성이 있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물길에 살막이를 친다.살은 고기들이 오가는 여울목에 치는 것이 제격이다.V자형으로 하류 방향으로 내리막고 나뭇가지로 살을 엮어 쳐놓으면 이곳에 갇힌 고기는 빠른 물살에 치여 빠져 나오지 못한다. 전통어법이라 어획량이 적을 것 같지만 그건 추측일 뿐이다.특히 바다에 어살이 적용되면서 어획량은 날로 증가했다.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에서는 아예 이런 말도 전해진다.‘좋은 어살 자리는 못자리 하고도 안 바꾼다.’‘고기는 줍는 것이지 잡는 것이 아니다.’ ●고려·조선시대엔 소유권 놓고 쟁탈전도 고려나 조선시대에는 어살을 둘러싸고 권문세가의 쟁탈전이 벌어졌다.왕족이나 유력인사들은 저마다 어살을 차지하려고 나섰고,이 때문에 어민들은 도탄에 빠져 살길이 막막하였다.조정에서는 어살의 배분 문제를 놓고 분쟁이 빈번했다. 어살은 중요한 세원(稅源)이기도 했다.그만큼 어획량이 컸다는 증거다.어살은 돌로 막은 돌살이 원조다.자연석을 쌓아서 썰물이 되면 돌담 안에 들었던 고기가 잡히게 된다.서해안 일대의 대다수 어살은 원래 돌살이었다가 나중에 대나무나 싸리나무로 바뀐 것으로 유추된다.돌살은 비교문화사적으로도 재미있는 흐름을 보여준다. 오키나와에서 제주도,남·서해안을 따라서 북쪽까지 하나의 띠를 형성하면서 돌살문화가 발달했다.제주도와 오키나와에 돌살이 주종을 이루는 것은 섬문화에 해양문화사적 고형(固形)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음을 말해준다.돌살을 통해 해양문화에서의 동아시아적 공통점이 확인되는 순간이다.게다가 아프리카나 아메리카에도 있을 정도이니,세계적 범주의 해양문화 유산이다. ●현존하는 최대 밀집지역은 태안반도 국내·외 돌살을 조사한 나의 경험으로는 현존하는 돌살의 최대 밀집지는 태안반도다.한국민속연구소의 조사 결과,무려 100여개에 달하는 돌살이 학계에 보고되었다.세계문화사적으로 유래가 없는,가히 ‘흥분할 만한’ 해양문화 유산이다. 태안반도는 만리포 천리포 백리포 십리포 식으로 명칭을 부여한 해수욕장이 연이어 있어,한여름 바캉스철이면 숱한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그 해수욕장이 바로 돌살터라니! 해수욕장이라고는 하나 어민들 처지에서야 생업을 이어가던 백사장일 뿐이고,완만한 경사를 지닌 백사장은 고기가 몰려드는 천혜의 돌살터로 유리하다.특히 태안반도 의항과 몽산포 굴업돌살은 너무도 선명하고 장중해 서해안의 손꼽히는 해양문화 유산이 아닐 수 없다.그 남쪽 두여,밧개,마검포,바람아래에 이르기까지 돌살이 즐비하다. 모르면 그냥 지나치는 법.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드나들면서 여름바다를 즐겼건만 전통어법이 퍼져 있는 것은 까맣게 몰랐다.모래톱 밖으로 둥그렇게 돌담을 쌓아 그 안에 물이 고인 것을 보고 혹자는 ‘천연 어린이 풀장’이라는 우스운 해석을 남기기도 했다.전통시대 어업기술사의 생생한 현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디 안내 간판하나 없이 방치돼 있다.문화재 당국의 해양문화에 관한 인식이 이토록 소홀하고 사려가 없으니 이 중요한 문화재들이 국가문화재로 지정되려면 얼마나 더 많은 세월을 허비해야 할까.선남선녀들이 헤엄치는 ‘해수욕장 안의 풀장’이 사실은 고기잡는 돌살인 것도 모르는 무지를 어찌 관광객의 탓만으로 돌릴 수 있겠는가. 태안반도의 돌살군은 외해의 거친 파도와 바람이 일군 모래사장과 묘한 대조를 이루면서 바다와 하늘 사이에 자리잡았다.바닷물이 들어오면 고기떼도 함께 들어왔다가 물이 나갈 때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하고 돌살에 갇힌다.물이 나간다고 해도 돌살 안에는 늘 일정한 양의 물이 고여 있어 하나의 연못을 이루게 된다.거기서 사람들은 조기 갈치 숭어 멸치 등을 필요한 만큼 잡아낼 수 있었다. ●해수욕장의 ‘천연풀장’ 사실은 돌살 15세기 세종실록지리지를 보면,서해안 강령 옹진,인천,태안 홍성,무장 영광에 어살이 널리 퍼져 있었다.황해도 강령만 해주만,경기도 경기만 남양만,충청도 천수만,전라도 곰소만 등 서해안 내만이 중심이었다.수심이 얕고 간만의 차가 커 어살 설치가 용이한 데다 대체로 한양과 가까워 수산물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돌살은 세계 각지의 지혜로운 바닷가 선조들이 창조해 낸 자연적인 살림살이법이었으나 우리 돌살은 세계적 보편성과 함께 한국적 특수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돌살은 20세기의 ‘싹쓸이 어법’과 더불어 가장 먼저 퇴조한 어법이기도 하다.연근해 어족이 사라지고 갯벌이나 모래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어민들은 바다를 ‘바다밭’이라고 부르거니와,바다밭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개발의 발톱’이 바다의 경계선을 허물고 있다.경제논리에 밀려 돌살어업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공을 적게 들이고 고기를 잡던 돌살의 놀라운 생태관은 사라지고,비싼 대가를 치르는 어법만이 남게 되었다. ●촘촘한 그물은 웅덩이에 던지지 않는다 21세기 초반,바다 상황은 비극적이다.오죽하면 2004년 ‘세계환경의 날’ 주제가 ‘구해주세요-생사의 기로에 선 바다!’이겠는가.만약에 돌살이 다시 가능해진다면,바다밭이 되살아나는 증거가 되리라.그런 즉,돌살을 ‘황금그물’이라고 부른 필자의 저의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얼 출신의 빈한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박람강기의 문재(文才)를 외국에까지 떨쳤던 이덕무(1741∼1793)의 문집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를 펼쳐 보면 이런 표현이 눈에 들어온다.‘소년어(少年魚)’란 어휘다.‘소년어’,기억해 두었다가 생활 속에서 두고두고 곱씹을 말이다.소용도 없는 ‘소년어 잡기’에 골몰하는 탐욕스러운 우리 시대를 생각하며,그에게 생태적인 전통어법 돌살의 가르침을 청해본다. ‘수륙에서 나는 이익은 공사(公私)가 다같이 필요로 한다.그러나 그것들을 때없이 잡으면 번성하지 못한다.지금 백성들이 소년어 잡기를 좋아하는데,아무리 많이 잡아도 쓸모가 없다.소년어란 세 글자가 새롭다.촘촘한 그물을 웅덩이에 던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살아있는 원시어법 ‘돌살’

    고대 그리스의 아르고 원정대는 ‘황금양털’을 찾아 동쪽으로 대항해를 거듭했다.흑해를 가로지른 이들의 동진(東進)은 호메로스의 영감을 빌려 지금의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필자 역시 황금양털 대신 ‘황금그물’을 찾는 심정으로 10년 이상의 세월,열정을 불태워 왔다.내가 찾는 ‘황금그물’은 지역에 따라 ‘독살’,‘돌발’,‘돌살’,‘원’ 등으로 불리는 자연생태적 ‘돌그물’을 뜻한다.이를 황금그물이라고 부르는 것은 가장 자연생태적이며,덕분에 소멸의 속도도 빨랐던 최고의 전통어법이기 때문이다.다양한 명칭이 있지만 ‘돌살’을 총칭어로 삼는다. ●조수간만의 차이 이용한 함정어법 돌살의 문화사적 원형질은 무엇일까.자문자답부터 해본다. -옛 선인들이 어떻게 고기를 잡았을까. -배를 타고 멀리 나가 낚시나 그물로 잡았을까. -배도 타지 않고,그물도 없이 고기를 잔뜩 잡는 방법은 없었을까. 이런 자문처럼 과연 배를 타고 멀리 나가 낚시나 그물로만 잡았을까.정답은 ‘아니다.’이다.고기가 흔했던 시절에는 위험을 감수한 채 악착같이 먼 바다로 나갈 이유가 없었다.먼 바다 고기잡이는 중선(中船)이 등장해 어획량을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는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야 보편화되었다.따라서 ‘먼바다로 나가 낚시와 그물로 고기를 잡았다.’는 천편일률적인 교과서 서술은 부분적으로만 맞는 말이다.낚시와 그물 못지않게 어살(漁箭),혹은 어량(漁梁)이 중요했다. 어살이란 조수 간만의 차가 큰 갯가,오목하게 들어간 만(灣)에 대나무나 싸리나무,돌멩이 따위로 보(洑)를 막아 고기를 잡는 함정어법.어살은 돌로 막는 돌살,대나무로 막는 죽살 등 다양하다.밀물을 타고 연안으로 밀려온 고기가 생각없이 이 살을 넘었다가는 썰물 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해 갇히면서 ‘독 안에 든 쥐’가 된다.이 어살의 기원은 인류사 유년기의 추억에서 비롯된다. 어릴 적 고무신으로 송사리를 잡던 아련한 추억을 돌이킨다.큰 물결에 밀리면 허물어지고,다시 모래둑을 쌓아 고기를 몰아넣던 유년기의 추억이 어살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인류의 기술사적 모태와 유년기의 행동 관행은 여러 면에서 일치한다.어살은 고대사회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오랜 전통을 고스란히 담은 어법이니,가히 고고민속(Ethnoarcheology)의 표징이라 할 만하다. 어살이 처음 발생한 곳은 강이었다.강을 오르내리는 습성이 있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물길에 살막이를 친다.살은 고기들이 오가는 여울목에 치는 것이 제격이다.V자형으로 하류 방향으로 내리막고 나뭇가지로 살을 엮어 쳐놓으면 이곳에 갇힌 고기는 빠른 물살에 치여 빠져 나오지 못한다. 전통어법이라 어획량이 적을 것 같지만 그건 추측일 뿐이다.특히 바다에 어살이 적용되면서 어획량은 날로 증가했다.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에서는 아예 이런 말도 전해진다.‘좋은 어살 자리는 못자리 하고도 안 바꾼다.’‘고기는 줍는 것이지 잡는 것이 아니다.’ ●고려·조선시대엔 소유권 놓고 쟁탈전도 고려나 조선시대에는 어살을 둘러싸고 권문세가의 쟁탈전이 벌어졌다.왕족이나 유력인사들은 저마다 어살을 차지하려고 나섰고,이 때문에 어민들은 도탄에 빠져 살길이 막막하였다.조정에서는 어살의 배분 문제를 놓고 분쟁이 빈번했다. 어살은 중요한 세원(稅源)이기도 했다.그만큼 어획량이 컸다는 증거다.어살은 돌로 막은 돌살이 원조다.자연석을 쌓아서 썰물이 되면 돌담 안에 들었던 고기가 잡히게 된다.서해안 일대의 대다수 어살은 원래 돌살이었다가 나중에 대나무나 싸리나무로 바뀐 것으로 유추된다.돌살은 비교문화사적으로도 재미있는 흐름을 보여준다. 오키나와에서 제주도,남·서해안을 따라서 북쪽까지 하나의 띠를 형성하면서 돌살문화가 발달했다.제주도와 오키나와에 돌살이 주종을 이루는 것은 섬문화에 해양문화사적 고형(固形)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음을 말해준다.돌살을 통해 해양문화에서의 동아시아적 공통점이 확인되는 순간이다.게다가 아프리카나 아메리카에도 있을 정도이니,세계적 범주의 해양문화 유산이다. ●현존하는 최대 밀집지역은 태안반도 국내·외 돌살을 조사한 나의 경험으로는 현존하는 돌살의 최대 밀집지는 태안반도다.한국민속연구소의 조사 결과,무려 100여개에 달하는 돌살이 학계에 보고되었다.세계문화사적으로 유래가 없는,가히 ‘흥분할 만한’ 해양문화 유산이다. 태안반도는 만리포 천리포 백리포 십리포 식으로 명칭을 부여한 해수욕장이 연이어 있어,한여름 바캉스철이면 숱한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그 해수욕장이 바로 돌살터라니! 해수욕장이라고는 하나 어민들 처지에서야 생업을 이어가던 백사장일 뿐이고,완만한 경사를 지닌 백사장은 고기가 몰려드는 천혜의 돌살터로 유리하다.특히 태안반도 의항과 몽산포 굴업돌살은 너무도 선명하고 장중해 서해안의 손꼽히는 해양문화 유산이 아닐 수 없다.그 남쪽 두여,밧개,마검포,바람아래에 이르기까지 돌살이 즐비하다. 모르면 그냥 지나치는 법.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드나들면서 여름바다를 즐겼건만 전통어법이 퍼져 있는 것은 까맣게 몰랐다.모래톱 밖으로 둥그렇게 돌담을 쌓아 그 안에 물이 고인 것을 보고 혹자는 ‘천연 어린이 풀장’이라는 우스운 해석을 남기기도 했다.전통시대 어업기술사의 생생한 현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디 안내 간판하나 없이 방치돼 있다.문화재 당국의 해양문화에 관한 인식이 이토록 소홀하고 사려가 없으니 이 중요한 문화재들이 국가문화재로 지정되려면 얼마나 더 많은 세월을 허비해야 할까.선남선녀들이 헤엄치는 ‘해수욕장 안의 풀장’이 사실은 고기잡는 돌살인 것도 모르는 무지를 어찌 관광객의 탓만으로 돌릴 수 있겠는가. 태안반도의 돌살군은 외해의 거친 파도와 바람이 일군 모래사장과 묘한 대조를 이루면서 바다와 하늘 사이에 자리잡았다.바닷물이 들어오면 고기떼도 함께 들어왔다가 물이 나갈 때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하고 돌살에 갇힌다.물이 나간다고 해도 돌살 안에는 늘 일정한 양의 물이 고여 있어 하나의 연못을 이루게 된다.거기서 사람들은 조기 갈치 숭어 멸치 등을 필요한 만큼 잡아낼 수 있었다. ●해수욕장의 ‘천연풀장’ 사실은 돌살 15세기 세종실록지리지를 보면,서해안 강령 옹진,인천,태안 홍성,무장 영광에 어살이 널리 퍼져 있었다.황해도 강령만 해주만,경기도 경기만 남양만,충청도 천수만,전라도 곰소만 등 서해안 내만이 중심이었다.수심이 얕고 간만의 차가 커 어살 설치가 용이한 데다 대체로 한양과 가까워 수산물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돌살은 세계 각지의 지혜로운 바닷가 선조들이 창조해 낸 자연적인 살림살이법이었으나 우리 돌살은 세계적 보편성과 함께 한국적 특수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돌살은 20세기의 ‘싹쓸이 어법’과 더불어 가장 먼저 퇴조한 어법이기도 하다.연근해 어족이 사라지고 갯벌이나 모래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어민들은 바다를 ‘바다밭’이라고 부르거니와,바다밭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개발의 발톱’이 바다의 경계선을 허물고 있다.경제논리에 밀려 돌살어업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공을 적게 들이고 고기를 잡던 돌살의 놀라운 생태관은 사라지고,비싼 대가를 치르는 어법만이 남게 되었다. ●촘촘한 그물은 웅덩이에 던지지 않는다 21세기 초반,바다 상황은 비극적이다.오죽하면 2004년 ‘세계환경의 날’ 주제가 ‘구해주세요-생사의 기로에 선 바다!’이겠는가.만약에 돌살이 다시 가능해진다면,바다밭이 되살아나는 증거가 되리라.그런 즉,돌살을 ‘황금그물’이라고 부른 필자의 저의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얼 출신의 빈한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박람강기의 문재(文才)를 외국에까지 떨쳤던 이덕무(1741∼1793)의 문집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를 펼쳐 보면 이런 표현이 눈에 들어온다.‘소년어(少年魚)’란 어휘다.‘소년어’,기억해 두었다가 생활 속에서 두고두고 곱씹을 말이다.소용도 없는 ‘소년어 잡기’에 골몰하는 탐욕스러운 우리 시대를 생각하며,그에게 생태적인 전통어법 돌살의 가르침을 청해본다. ‘수륙에서 나는 이익은 공사(公私)가 다같이 필요로 한다.그러나 그것들을 때없이 잡으면 번성하지 못한다.지금 백성들이 소년어 잡기를 좋아하는데,아무리 많이 잡아도 쓸모가 없다.소년어란 세 글자가 새롭다.촘촘한 그물을 웅덩이에 던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
  • [오피니언 중계석] ‘국가의 재건’에 힘쓸 때/후쿠야마교수

    20세기가 저물 무렵 예일대 교수였던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저술한 ‘역사의 종언’은 세계 지식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결은 자본주의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으며,21세기는 시장이 정부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후쿠야마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주장했다.그러나 존스 홉킨스대로 자리를 옮긴 후쿠야마는 이같은 기존의 이론을 수정,오히려 강력한 국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새로운 주장을 들고 나왔다. 이른바 ‘네오콘’의 일원으로도 분류되는 후쿠야마 교수가 4일 영국의 가디언지 일요판인 옵서버에 기고한 논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가의 간섭을 최소화하려던 레이건-대처 시대의 정신은 지금도 잔영이 남아 있긴 하지만 분명히 끝나가고 있다.역사의 추는 그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엔론과 월드컴 등에서 나타난 대규모 회계 부정,영국의 철도 민영화 후유증,캘리포니아의 전력 부족사태 등은 모두 국가의 충분한 감독이 없었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레이건-대처 시대를 정말로 끝장낸 것은 9·11테러이다.이 사건은 냉전 이후 세계에서 나타난 핵심적 현상에 관심을 집중시켰다.20세기 세계 질서에 큰 혼란을 일으킨 것은 독일과 일본,옛 소련 등 지나치게 강력한 국가들이었다.반면,빈곤에서부터 난민,인권,후천성면역결핍증(AIDS),테러에 이르는 오늘날의 문제들은 지나치게 허약한 개발도상국들이 야기한 것이다.북미에서 발칸,중동과 남아시아에 이르는 국가들의 붕괴 현상이 극렬 이슬람운동과 테러의 배경이 되고 있다. 국가의 통치영역과 힘은 다르다.국가의 통치영역이 국가의 다양한 기능에 관한 것이라면,국가의 힘은 결정된 정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브라질과 터키,멕시코 등에서 보듯 많은 개도국들은 불행하게도 덩치만 크고 허약하거나 라이베리아,소말리아,아프가니스탄처럼 국가가 아무 역할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레이건-대처식 혁명은 민간 경제활동에 대한 통제와 국가 개입을 줄이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런 방식이 개도국에 적용된 결과 거꾸로 큰 피해를 초래했다.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들이 추진한 민영화와 무역자유화,규제 철폐 등 각종 조치들은 많은 개도국들이 이를 시행할 제도적 능력을 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자유시장경제의 기수인 밀턴 프리드먼은 얼마 전 자신이 옛 사회주의국가들에 그토록 민영화를 강조했던 것이 잘못이었으며 “민영화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 법치”임을 깨달았다고 말한 바 있다.9·11테러는 아프간과 같은 빈곤·분쟁 지역에서의 통치권 부재가 선진세계에 엄청난 안보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000년 대통령선거 당시 “미군이 ‘국가 재건’에 투입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역설적으로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대대적 국가 재건사업에 착수했다.이를 통해 미국은 전세계에 군사를 보내 정권을 붕괴시킬 수는 있지만 이들에게 강력한 통치력을 부여하기에 걸맞은 능력이나 제도를 갖고 있지 못함을 깨닫게 됐다. 국제사회 역시 새로운 제도를 필요로 하고 있다.분쟁 후 재건 역할을 맡은 유엔은 정통성이나 효율성 면에서 모두 허약하다.닷컴 혁명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실리콘 밸리에서는 정부가 ‘부(富)의 창조자’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무정부 세계가 확대되고 있다.또한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급진 이슬람 운동가들이 포로 참수 비디오를 유포하는 등 ‘슈퍼파워를 보유한 개인’이 기술의 민주화를 만끽하고 있다.합법적으로 권력을 독점한 국가가 이런 공백 상태를 메워야 한다.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포스트-레이건 시대에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국가의 재건’이다. 정리 =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17) 패션·아트 접목 원조 천호균 쌈지사장

    헝클어진 노랑 머리에 청홍의 꽃무늬가 새겨진 알록달록 캐주얼 남방.얼굴에는 웃음을 가득 머금었다.“신문에 나올 사진 때문에 오늘은 얌전하게 입은 겁니다.”기자의 호기심을 읽었는지 쌈지 천호균(千浩均·55) 사장은 묻지도 않은 대답을 첫머리에 던졌다.2시간 남짓의 인터뷰 동안 그의 웃음소리는 미래공간처럼 꾸며진 사장실을 쉬지 않고 울려댔다.‘패션’과 ‘아트’를 접목시킨 원조로 통하는 그의 철학을 들어봤다.(‘아트’는 우리말로 예술이나 미술쯤으로 번역될 수 있겠지만 그가 생각하는 건 더 큰 개념인 것 같아 그대로 살렸다.) -1978년 시작한 대기업에서의 첫 직장생활.남들은 보수 괜찮고 안정적이라며 부러워했지만 입사 때부터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대외차관과 기술제휴 담당이란 업무는 도통 처음부터 나와 어울릴 수 없는 일들이었다.나는 뜨거운 태양과 비바람을 맞으며 발로 일하고 싶었지만 쏟아지는 일들은 나를 계속 책상머리에 붙들어 앉혔다.게다가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했지만 내가 제출한 기획안이 회사에서 통과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입사 4년만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회사를 나왔다. -경기중학교 시절 나는 전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던 악동이었다.수업시간에 낄낄대기,똥침 놓기,뒤에서 갑자기 의자빼기에 마치 의무감 같은 것마저 느끼던 때.당연히 공부는 뒷전이었다.결국 집안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고 경기고등학교에 떨어졌다.하지만 자존심은 누구 못지 않았다.다른 고등학교에 들어갔지만 그 학교 교복 입기가 너무나 창피해 하굣길에 사복으로 갈아입고 다니다가 결국 재수를 선택했다.이듬해 경기고 배지를 달았지만 습관을 못버리고 다시 다른 일에 빠졌다.이번에는 주먹질이었다.교내에서 내 주먹은 최고였다.그때 말로 교내를 ‘평정’했다.오죽하면 고2 때 권투코치가 “공부도 별로니까 권투선수나 하라.”고 했을까. -성균관대 영문과에 입학한 뒤에도 공부보다는 사업에 관심을 더 쏟았다.기원(棋院)을 차렸는데 복덕방처럼 바둑만 두는 곳이 아니라 바둑을 주제로 한 카페처럼 꾸몄다.그러나 장사가 잘되자 앞의 가게에서 무허가 기원이라고 고발을 해버려 문을 닫고 말았다.대학 앞에서 카페를 할 때도 그랬다.지금의 홍대 앞 카페처럼 클럽식으로 꾸몄다.누추하고 허름한 분위기로 70년대의 획일적인 화려함과 차별화를 꾀했다. -81년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가죽수입업을 하던 친구가 사업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실패원인는 너무나 단순했다.가죽을 수입하기 전에 국내 수요자들의 의견을 물었어야 했는데 친구는 막무가내로 수입부터 해놓고서 국내 수요자들을 쫓아다니고 있었다.친구회사를 인수해 3년 만에 돈을 엄청 벌었다.그러나 수익성을 발견한 큰 회사들이 앞다퉈 이쪽에 뛰어들면서 사업은 위기를 맞았다. -“대기업의 자금력은 도저히 당해낼 수는 없다.이 사업은 이걸로 접고 가죽 가공제품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당시 핸드백은 패션제품이 아니라 가방과 같은 실용품이었다.모양도 똑같이 직사각형으로 표준화돼 있었다.“여성들의 몸과 옷에 맞는 핸드백을 만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내가 직접 디자인하고 ‘데코’라는 상표를 붙여 시장에 선보였다.‘핸드백을 입자.’는 게 컨셉트였다.남들은 영문과 나와서 어떻게 디자인을 하느냐고 했지만 아이디어는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샘솟았다.특히 우리 핸드백은 백화점 등 대중매장에서는 외면받고 루비나 등 당시 유명 패션디자이너들이 더 좋아했다.어느 날 백화점 행사에 20개 패션업체가 참여하기로 했는데 한 곳이 펑크를 내 우리 회사가 대신 들어가는 행운을 잡았다.그날 우리회사가 판 것이 다른 19개 업체가 판 것보다 더 많았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남과 다른 생각,다른 행동을 많이 했다.남들의 생각을 대신 해보는 게 취미였다.그래서 얻은 별명이 ‘탐정’이었다.9형제 중 8번째로 태어나 눈치코치 보는 게 생존도구가 된 때문이었을까.강원도에서 상경한 아버지는 동대문에서 신발 도매상을 했다.자녀 9명의 양육은 아버지에게 큰 짐이었다.아침 5시에 광화문 집에서 동대문 가게까지 걸어서 출근했다.차비를 아끼기 위해서였다.술·담배를 전혀 안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나는 가게에서 장사하는 걸 좋아했다.특히 문 열고 들어오는 손님을 보면서 그 사람이 무엇을 살 것인가 알아 맞히는 게 취미였고,상당한 적중률을 보였다.지금으로 말하면 소비자 심리예측인데,일찌감치 훈련을 했던 셈이다. -데코 핸드백은 기대 이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그것도 5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했다.핸드백만이 아닌 구두,모자,선글라스 등 다양한 패션상품으로의 다각화가 필요했다.그래서 92년 탄생한 게 토털 액세서리 브랜드 ‘쌈지’였다.쌈지(작은 주머니)를 통해 ‘작다’와 ‘싸다’에서 나오는 다양한 문화적인 느낌들을 담고 싶었다.처음에는 일본 브랜드라는 오해도 많았다.쌈지는 놈,아이삭,진리,딸기 등 우리회사의 순한글 브랜드의 출발점이 됐다. -쌈지의 브랜드 전략은 ‘아트’로 설정했다.아트와의 동맹이 절실했다.그때까지 아트하는 사람들과 전혀 일면식이 없던 나는 그들과 본격적으로 친구되기에 들어갔다.매장에서 판화작품과 음악CD를 함께 팔았다.큰 돈을 들여 서울 강남의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국내 첫 ‘아트쇼’를 열기도 했다.무용,그림,보디페인팅,설치미술 등이 종합연극처럼 펼쳐지는 공연으로 일반 패션쇼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또 ‘쌈지 스페이스’라는 작업실을 만들어 아트하는 사람들에게 1년에 10명씩 공간을 빌려 줬다.불과 5년 만에 50명이 우리의 인맥에 들어왔다.그들에게 한달에 한번씩 우리 회사에서 디자이너와 직원들을 상대로 그들의 ‘크리에이티비티’(창의성)를 강의하도록 했다. 여기에서 나온 에너지는 곧바로 쌈지 등 제품디자인에 반영됐고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내년 봄 서울 인사동에서 오픈하는 건평 1000평 정도의 상가 ‘쌈지길’(가칭)은 아트와 패션의 복합공간으로 자리할 것이다.이미 ‘숨’‘팔자’‘손’ 등 그 안에 입점할 한글 가게이름을 25개 등록했다. -쌈지는 최근 경기도 파주에 ‘딸기가 좋아’라는 문화 테마파크를 열었다.그 안에 세운 건물이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초청작으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나는 건축가들에게 어떻게 지어달라고 구체적인 주문을 한 적이 없다.건축가들이 쌈지가 그동안 같이 해온 작가들의 작품과 건축주의 철학을 자유롭게 해석해 걸작을 만든 것이었다.이른바 ‘쌈지컬처’란 게 이런 것이 아닌가 한다.가장 기분 좋을 때는 “저거 쌈지스타일이야.”라는 말을 듣을 때다.어딘지 괴팍하거나 뭔가 잘못된 것 같을 때 쓰는 말이다.내가 가장 주목해온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대표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언더그라운드 문화에 뿌리박고 있는 것이 우리의 최대 수출 브랜드 ‘딸기’다.딸기는 열살 난 초등학생 여자아이다.심술 궂고 욕심 많고 안 예쁘고 엉뚱하고 어른들한테 매일 혼나지만 의리 있고 심지가 분명한 아이다.예쁜 여자,잘 생긴 남자,공부 잘 하는 사람에만 우리교육의 초점이 맞춰지고 인성에 대한 강조점이 사라지고 있는데 대한 우리의 메시지이기도 하다.딸기는 현재 타이완 등지로 문구,팬시,잡화 등으로 수출이 많이 되고 있다. -내 차림새에 대해 한마디씩 던지는 사람이 많다.과거 회사가 작을 때에는 무시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매출이 좀 느니까 개성으로 인정해 주는 씁쓸한 경험도 했다.나의 차림새는 일종의 시위(示威)다.편안함과 자연스러움,자유로움을 내부직원과 외부사람들에게 몸으로 보여 주려는 것이다.나는 현역으로 만기제대했지만 우리나라 군대문화를 혐오한다.군대문화의 부작용이 획일성이다.3년간 모두 똑같이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다 보니 사람들이 똑같아진다. -기업경영은 이윤추구가 목적인데 너무 문화쪽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너무 미래형이라는 것이다.솔직히 단기적으로 손해라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하지만 단순한 패션회사가 아니라 실험적이고 자유로운 예술가들과 함께 하나의 문화를 창조해 가는 것,이것이야말로 쌈지의 자산이다.물론 이것은 아트를 영원한 테마로 하자는 고객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천호균 사장은 쌈지 천호균 사장은 1980년대 서울 명동거리를 휩쓴 ‘거지백’의 창시자다.‘핸드백을 입자.’라는 개념으로 시작한 거지백은 당시 젊은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고 어깨에 메어 봤을 공전의 히트작이었다. 천 사장은 젊고 가난한 예술인들에게는 든든한 후원자로 남아있다.예술이 패션의 출발점이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2002년 말 시작된 경기침체로 지금은 다소 고전하고 있는 편.그러나 패션몰 등 사업다각화로 극복한다는 게 천 사장의 복안이다.지난해 매출 1364억원에 5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당기순익은 적자가 났다.▲97년 한국섬유대상(패션경영부문) ▲99년 월간미술대상 대상(쌈지아트프로젝트),한경마케팅대회 디자인상,문화예술지원기업대상 수상. ˝
  • 盧대통령 ‘혁신장관론’ 새내각 화두

    盧대통령 ‘혁신장관론’ 새내각 화두

    장관의 혁신에 대한 관심,혁신목표를 달성하려는 풍부한 아이디어,구체적인 실천전략,근무시간을 가리지 않는 불같은 열정…. 노무현 대통령이 ‘이해찬 내각’에 당부한 4대 혁신 장관론이다.정부혁신이 성공하려면 리더(장관)가 관심을 가져야 하고,목표를 달성하려는 풍부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는 게 노 대통령의 혁신 장관론이다. 비전을 제시하는데 그치지 말고 목표를 달성하려는 구체적인 전략과 토요일·일요일 가릴 것 없이 일하는 열정을 성공하는 혁신정부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3일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이해찬 총리를 비롯한 참여정부 2기 내각의 장·차관,청장 등과 정부혁신토론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은 혁신 장관론을 폈다. 새로 입각한 정동영 통일·정동채 문화관광·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혁신장관론에 특히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장관된 지 5개월,6개월 밖에 안된다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면서 “5개월 밖에 안되면 앞으로 1년 5개월 뒤엔 달라진다는 확신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장관들의 심기일전을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일류가 아니고,기업경쟁력도 일류는 아니지만 우리의 공공부문,특히 정부의 경쟁력은 기업보다 뒤떨어진다.”면서 ‘일류정부’를 이해찬 내각의 목표로 제시했다.노 대통령은 “혁신에 성공한 모든 경험에는 반드시 리더의 역할이 있었다.”면서 “리더의 관심이 없는 혁신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혁신이 구체적으로 이뤄지는 단초는 아이디어”라면서 “리더 스스로 대단히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져야 하고,개인의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아닌 조직 전체에서 활발히 새로운 제안이 나오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토요일,일요일과 같은 시간적인 개념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이어 열정의 표현과 증거로 토요일에 가끔 여러분을 모시겠지만 일요일까지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부처의 혁신담당관(과장급)도 참석한 이날 토론회에서 “부지런한 국장들이 와서 겁을 잔뜩 주는 보고서로 이거 안하면 민란이 일어날 것같은 보고를 해놓고 장관을 끌고 가면,장관은 거기 가서 놀다 온다.”면서 “하지만 혁신담당관들이 일정을 잡을 때 장관은 무조건 수락하라.”고 혁신담당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盧대통령 ‘혁신장관론’ 새내각 화두

    장관의 혁신에 대한 관심,혁신목표를 달성하려는 풍부한 아이디어,구체적인 실천전략,근무시간을 가리지 않는 불같은 열정…. 노무현 대통령이 ‘이해찬 내각’에 당부한 4대 혁신 장관론이다.정부혁신이 성공하려면 리더(장관)가 관심을 가져야 하고,목표를 달성하려는 풍부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는 게 노 대통령의 혁신 장관론이다. 비전을 제시하는데 그치지 말고 목표를 달성하려는 구체적인 전략과 토요일·일요일 가릴 것 없이 일하는 열정을 성공하는 혁신정부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3일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이해찬 총리를 비롯한 참여정부 2기 내각의 장·차관,청장 등과 정부혁신토론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은 혁신 장관론을 폈다. 새로 입각한 정동영 통일·정동채 문화관광·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혁신장관론에 특히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장관된 지 5개월,6개월 밖에 안된다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면서 “5개월 밖에 안되면 앞으로 1년 5개월 뒤엔 달라진다는 확신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장관들의 심기일전을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일류가 아니고,기업경쟁력도 일류는 아니지만 우리의 공공부문,특히 정부의 경쟁력은 기업보다 뒤떨어진다.”면서 ‘일류정부’를 이해찬 내각의 목표로 제시했다.노 대통령은 “혁신에 성공한 모든 경험에는 반드시 리더의 역할이 있었다.”면서 “리더의 관심이 없는 혁신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혁신이 구체적으로 이뤄지는 단초는 아이디어”라면서 “리더 스스로 대단히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져야 하고,개인의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아닌 조직 전체에서 활발히 새로운 제안이 나오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토요일,일요일과 같은 시간적인 개념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이어 열정의 표현과 증거로 토요일에 가끔 여러분을 모시겠지만 일요일까지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부처의 혁신담당관(과장급)도 참석한 이날 토론회에서 “부지런한 국장들이 와서 겁을 잔뜩 주는 보고서로 이거 안하면 민란이 일어날 것같은 보고를 해놓고 장관을 끌고 가면,장관은 거기 가서 놀다 온다.”면서 “하지만 혁신담당관들이 일정을 잡을 때 장관은 무조건 수락하라.”고 혁신담당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열린세상] 장관과 관료의 사이/강형기 충북대 교수·한국지방자치학회 명예회장

    어느 현직 도지사에게 “도지사는 정치가입니까,행정가입니까.”하고 물어 보았다.그 대답은 “행정가이기도 하고 정치가이기도 하다.”는 것이었다.그렇다면 그 비율은 몇 퍼센트씩이냐고 다시 물어 보았다.“80퍼센트는 행정가이고 20퍼센트가 정치가입니다.”라는 대답을 듣고 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라면 반대로 대답했을 것입니다.도지사를 선거로 뽑는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도지사를 선거로 뽑는 이유는 공무원의 연장선에서 도민과 도정을 보지 말라는 뜻입니다.그리고 도민의 소리를 가슴으로 듣고 도민의 아픔을 마음으로 읽는 지도자를 뽑기 위한 것입니다.” 중앙정부를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정부를 운영하는 이상적인 모습은 유연하고 유능한 행정과 국민의 입장에서 관료를 부리는 정치가간의 창조적 협연(協演) 시스템이다.그러나 지난 세월동안 우리는 자질구레한 관례에 매달린 경직된 관료들과 대안도 없는 정치가들의 무기력한 협업시스템을 수도 없이 보아왔다.정치가 행정을 지도하지 못하고,관료주도형의 국정운영에 정치가가 기생하고 있는 양상으로 국정이 운영되어온 탓이었다. 정치란 국민의 꿈 서민의 꿈을 실현하려는 사업이다.그리고 이러한 사업에 있어서 공장과도 같은 것이 행정이다.따라서 선거로 뽑힌 지도자가 해야 할 첫 번째 과업은 다름 아닌 비능률적인 관료제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다.관료기구의 비뚤어진 모습은 빈약한 정치의 실태를 비추고 있는 거울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우리 국민들이 국회에 ‘도장’을 맡기고 있다면 행정부에게는 ‘통장’을 맡기고 있다고 비유해 볼 수 있다.도장을 맡은 의회가 ‘메뉴’를 결정하는 곳이라면,행정부는 ‘요리’를 하는 곳이다.그러나 지난 세월 우리의 국회는 새로운 메뉴를 짜내는 능력이 없어 요리사에게 통째로 맡기듯 관료에 의존해 왔다.그러고 나서는 요리사에게 일임해야 할 화덕과 양념에 대해 이런 저런 자질구레한 주문을 늘어놓았던 것이다. 정부의 내부로 들어가 보아도 마찬가지이다.정치가 행정을 지도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장관들이 소관부처를 영도하는 것이다.지도자로서의 장관은 자신이 담당하는 부처의 관료를 대표하고 대변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장관은 관료를 개조하고 부림으로써 사명과 정책을 실천하기 위해 존재하는 정치가이다.그러나 역대 장관 중에는 관료의 연장선상에서 문제를 인식하고,자진하여 관료의 대변인이 됨으로써 관료정치를 횡행하게 했던 사람이 많았다.관료들이 정치가를 부리는 나라를 장관들이 앞장서서 만들었던 것이다. 관료정치가 횡행하면 국민의 정치는 형해화(形骸化)되고 시민이 설 자리도 그만큼 좁아진다.지난 세월동안 우리 나라에서 정치의 정책 생산체제가 약했기 때문에 정치가는 관료에게 의존하게 되었다.그리고 장관에게 지혜와 경륜이 없었으므로 오히려 관료가 장관을 지도하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목격했다.장관들의 국회 답변 내용과 수준이 관료의 작문 수준에 달려 있었던 것도 이런 연유때문이었다. 아무리 유능하다고 할지라도 관료들은 국민과 국익을 대표하기보다는 부처의 이익을 대변하기가 쉽다.설령 국익을 대변한다 해도 그것은 부처의 이익이 허용하는 범위 내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따라서 관료들이 그들의 편익 증대를 위한 조직 내부의 목적에 눈을 맞추는 만큼 국민의 이익을 외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장관들은 명심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부의 기능을 ‘배의 조타수’에 비유했다.정부의 기능을 조타수(操舵手)에 비유한 것은 정부가 ‘파일럿’의 소임을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파일럿이란 큰배가 항구에 들어 갈 때나 나올 때에 길을 열어주는 도선사(導船士)를 말한다.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로 본다면 지금 우리 국민이 겪는 고통은 정부가 조타수로서의 기능을 다하게 하지 못한 정치력의 부재에서 기인한다.그리고 공무원이 부처이기주의에 빠져 있다면 그것은 장관이 조타수로서의 기능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형기 충북대 교수·한국지방자치학회 명예회장 ˝
  • LG CEO들 “우리는 훈련중”

    구본무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강하고 역동적인 LG’에 발맞춰 LG그룹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이 밤낮 없이 뛰고 있다. 구 회장은 연초 “올해는 혁신하는 조직문화를 확고히 정착시켜 강하고 역동적인 LG를 창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CEO들은 지난 5월 LG인화원에서 열린 혁신경진대회인 ‘스킬올림픽’에서 직접 ‘혁신전도사’로 나서기로 결의한 바 있다. 29일 LG에 따르면 LG생활건강 최석원 사장은 지난 10일 3박4일짜리 자체 교육프로그램인 ‘CAP(Change,Action,Performance) 혁신학교’에 입소,오후 6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 10시간 동안 계속된 야간 산악훈련에 참가했다.최 사장은 이날 전 임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개인의 혁신적인 창의력과 강한 실행력으로 오늘의 위기를 내일의 기회로 만들자.”고 주문했다. LG CNS 정병철 사장은 지난 4월부터 매월 두차례씩 ‘트루 톱’(Tru Top) 혁신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이 프로그램은 업무에서 문제점을 찾아내 이를 개선하는 현장실습,혁신경영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LG전자 창원공장 체험,야간행군 등으로 짜여져 있다.새벽 6시에 시작해 자정이 넘어야 끝이 난다.평가기준에 못미치면 중간에 탈락된다. LG상사 금병주 사장은 지난 17일 해병대 훈련에 참가했다.해병대 훈련은 임신부 여사원을 빼놓고 모든 임직원이 참가 대상이며,해병대 캠프에 입소해 성별,직책 구분 없이 2박3일간 강도높은 교육을 견뎌내야 한다. LG텔레콤 남용 사장은 지난 3월 이후 경남 창원의 한백직업학교에서 4박6일 일정의 ‘고슴도치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슴도치 학교는 짐 콜린스의 경영서적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따온 이름으로,고슴도치처럼 묵묵히 일하면서 경쟁력을 키워가자는 의미다. LG화학 노기호 사장은 혁신 인재양성 프로그램인 ‘참인재 육성학교’에 직접 입소해 임직원들과 2박3일간 혁신활동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몸으로 뛰는 것 못지않게 책을 통한 ‘혁신 메시지’ 전달 노력도 활발하다. 취임선물로 직원들에게 화합을 강조한 책 ‘겅호’를 선물했던 노 사장은 최근 ‘제품구조 혁신’을 강조하고 래리 보시디가 쓴 ‘실행에 집중하라’는 책을 나눠줬다. LG건설 김갑렬 사장도 지난해 변화와 실천의 중요성을 담은 로버트 퀸의 책을 나눠준 데 이어 올해는 현장소장들에게 ‘도요타 무한성장의 비밀’과 ‘붉은 신호면 선다’ 등 경영혁신 관련 책을 잇달아 배포했다. LG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기존의 사고 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과락제나 교육 대상자간 상호평가제 도입 등 기존 교육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면서 “지난해 ‘1등 LG’에 이어 올해 ‘다이내믹 LG’가 강조되면서 계열사로 이같은 분위기가 자연스레 스며든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MBC 대하극 ‘영웅시대’ 소원영PD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성공에 이르는 영웅들의 이야기가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해 줄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사의 두 축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일대기를 소재로 해 제작 전부터 화제를 모은 MBC 대하드라마 100부작 ‘영웅시대’가 새달 5일 첫 전파를 탄다.방영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만난 소원영 프로듀서는 그동안 제기됐던 ‘재벌 미화’와 ‘역사왜곡’에 대한 주위의 우려를 의식한 듯 “드라마이기 때문에 어차피 주인공에 대한 미화는 있겠지만,재벌 자체에 대한 미화는 전혀 없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주인공들이 재벌로 성공하기 전까지의 고난의 이야기가 드라마의 주된 스토리라는 것.특히 그는 “장기간 방영되는 대하드라마는 작가의 의도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주인공 각자가 작품을 마음대로 해석하고 재단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본의 글자 하나까지도 바꾸지 말고 그대로 연기하도록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영웅시대’는 한국 경제사는 물론 정치사와 관련된 실존 인물도 다수 등장한다.그는 “드라마 중반부는 샐러리맨으로 출발해 기업 총수의 신화를 창조한 이명박 서울시장과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이야기,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 등의 이야기가 상당부분을 차지한다.”면서 “우리 경제사의 아픔인 ‘정경 유착’부분도 제대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주인공들을 둘러싼 애정 갈등도 드라마를 끌고가는 이야기의 중심축입니다.10대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모든 세대가 보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MBC가 총제작비 130억원에 홍보비만 1억원을 쏟아 붓는 등 전사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은 ‘영웅시대’가 SBS ‘장길산’과 KBS 1TV ‘불멸의 이순신’(8월 방영 예정 )과 벌일 한판 승부에 안방극장이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CEO 칼럼] 한국의 가치/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말이 있다.‘한국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제 값을 받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대표적 사례가 우리 주식시장이다. 주식시장에서 많이 쓰이는 지표 중에 대표적인 것이 주가수익배율(PER)인데,주식 가치가 그 기업의 수익 가치의 몇배를 보이고 있느냐를 보여준다.이 지표는 높을수록 좋은 것으로,미국 등 선진국 기업의 평균이 20배 안팎인데,아시아 평균이 15배,한국은 10배 정도다.한마디로 우리 기업들의 주가는 현재보다 50% 내지 100%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주식 가치 내지는 주주 가치가 200조원 내지 400조원 이상 상승할 수 있는 잠재성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금액은 요즈음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인 가계 부채,내수ㆍ중소ㆍ벤처 기업들의 부채 등을 합한 것보다도 많은 천문학적 액수이다.이 엄청난 가치 증식의 기회가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남북 대치 문제와 북핵문제를,정치학자들은 반미감정이나 보·혁 갈등,정치불안 문제를,경제·사회학자들은 우리 사회의 정경유착 구조,부패 및 과도한 노사분규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경영학자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기업의 불건전한 지배구조와 거기에 기생하는 부당 내부거래,편법상속,회계 조작 관행 때문이라고 한다.다행스럽게도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 과정을 통해 정경유착은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 같다.북핵문제나 반미감정도 더 이상 나쁜 방향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듯하다.노사분규도 과거와 같지 않다. 그러고 보면 이젠 대주주들과 최고경영자들이 거듭 태어나 변화를 주도할 차례가 아닌가 싶다.사실 기업의 성과나 주식 가치는 거의 기업의 내부 역량에 크게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기업이 지속적으로 성공하려면,첫째는 창조적 신기술과 신디자인을 끊임없이 개발할 수 있는 혁신 역량이 내부화되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수익이 창출될 수 있어야 한다. 둘째,신뢰성이 있어야 한다.아무리 크고 기술이 있는 기업이더라도 윤리·환경적으로 신뢰를 잃어 버리면,투자가와 소비자와 시장은 그 기업을 외면할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년사이 몰락한 10여개의 국내 대기업들,그리고 불과 2년여전 갑자기 부도난 미국의 대기업 엔론과 월드컴의 사례는 아무리 세계적이고 큰 기업들이라고 하더라도 대주주와 최고 경영자들의 강한 윤리의식,실천의지 및 신뢰확보가 결여되면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나를 대변해 줬다. 다행히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최근 “편법으로 1등을 하느니,5등이라도 정도를 가야 합니다.”라면서 CEO는 이제 ‘최고경영자’일 뿐 아니라 ‘최고윤리인(Chief Ethics Officer)’이 돼야 한다.”며 윤리경영의 조기 정착 필요성을 강조했다. 때마침 정부도 지속적 부패청산 의지와 함께 평생학습을 통한 지식사회 구현으로 혁신주도형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과제로 천명했다.이렇게 윤리경영으로 새로운 신뢰기반을 구축하고,평생학습으로 새로운 기술기반을 구축한다면,우리 기업의 대·내외적인 신뢰 수준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바야흐로 윤리경영과 평생학습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이다.기업이 정부와 시민사회로부터 진정한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있을 때,‘한국 것’의 가치는 국내적으로나 해외에서도 더 이상 디스카운트되지 않고,오히려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다.종합주가지수가 1200을 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닌 것이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
  • ‘원로 예술인의 삶’ 다시 본다

    지금은 현장에서 물러났지만 격동의 근현대를 살면서 문화예술의 창조자로 맹활약했던 원로들이 역사기록자로 나섰다. 지난해 6월부터 ‘한국 근현대예술사 증언채록사업’을 벌여온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소장 강태희)는 최근 문화예술계 원로 32명의 증언채록을 마쳤다고 23일 밝혔다. 문예진흥원 후원으로 진행되는 증언채록사업은 지난 세기 현장에서 활약했던 80·90대 원로 예술인 100인의 증언을 통해 한국 근현대예술사를 정리하는 기획으로,이번에 1차사업이 마무리됐다. 이달 말 책으로 발간될 32명에 대한 증언 채록 작업에는 자문,발제,토론,촬영,녹취문 작성 등에 200여명의 예술인과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2005년까지 진행될 채록사업은 음악,무용,연극,미술,문학,대중예술 등 6개 분야에 걸쳐 1930년 이전 출생한 원로 예술인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이번 1차연도에는 1920년 이전 출생자들이 인터뷰 대상자로 참여했다. 해당분야 전문가들이 5∼6회에 걸쳐 대상자의 자택을 직접 방문해 촬영,녹취한 증언 채록작업 결과 총 300여 시간 분량의 영상자료와 200자 원고지 4만 5000장의 녹취문이 만들어졌다. 영상자료와 녹취 문집은 문예진흥원 예술사료관에 보관돼 연구의 1차사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1차연도 사업에 참여한 문화예술인에는 정진숙(92) 을유문화사 사장,국악인 이은관(87),미술사학자 황수영(88)·진홍섭(88),연극배우 김동원(88),시인 황금찬(86),화가 전혁림(88)·정점식(88)·김흥수(85),무속인 김석출(82),건축가 엄동문(85),방송작가 한운사(81)씨 등이다.구상 시인,영화배우 독고성씨,한만년 일조각 대표도 인터뷰 대상이었으나 채록에 앞서 별세했다.아동문학가 어효선 선생은 증언채록 한 달 뒤인 지난 5월 작고했다. 경제학을 전공한 미술사학자 진홍섭씨는 고유섭 선생을 만나 미술사로 전환한 경위와 동료 미술사학자 황수영·최순우씨 등과 교유했던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미수(米壽)의 화가 전혁림은 “처음부터 화가가 되려던 게 아니고 문학을 하기 위해 일본어로 번역된 소설책을 탐독했다.”며 자신의 그림작업이 문학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털어놓았다. 정진숙 사장의 증언에는 광복 직후 문화예술인들이 출판사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당시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동해안별신굿의 무속인 김석출옹은 우리네 삶은 전통과 현대,몸과 정신이 한꺼번에 버무려진 집합체임을 들려준다. 이인범 예술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시기까지 역사의 주체이자 문화예술의 당사자였던 원로예술인들의 체험과 기억은 우리 근현대예술사의 단절과 공백을 메울 중요한 자료”라며 “구술작업을 통해 삶과 인간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없던 지난 시절을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토크쇼 임성훈과 함께(MBC 오전 9시45분) 독일 본 대학 교수,세계 최고의 간 전문의 이종수 박사가 출연해 ‘간질환’에 대한 모든 것을 밝힌다.간암,간경화에 관한 예방법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지만 간암 못지않게 치명적인 B형간염의 심각성,그리고 술과 간의 관계에 대해 밝힌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 30분)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의 주 요인인 민간 기업의 참여와 인력 양성 계획 등 과학기술부의 2004년 시행 계획 등을 알아본다.국가 연구 개발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민간 기업의 참여와 정부와 민간간의 역할 균형이라고 한다. ●예술의 광장(EBS 밤 12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무대화하는 데 있어 가장 힘든 부분은 그의 언어이다.현대인들이 알아듣고 즐기기에는 너무 어렵고 길다는 문제이다.그래서 이번 공연에서는 보다 쉽고 편한 우리 시대의 현대어로 다시 써 새롭게 재창조되었다.재미있고 쉬운 햄릿,누구나 좋아하는 햄릿을 함께 감상한다. ●인생극장(iTV 오후 10시50분) 전과 8범의 영광은 부동산 광고지를 보고 찾아간 집에서 집주인 순애를 만나게 된다.첫눈에 그녀에게 반한 영광은 돈과 사랑사이에서 갈등을 한다.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구리시의 ‘조’짱가.그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재미있는 사연 속으로 들어가본다. ●섬마을 선생님(SBS 오후 9시55분) 재두는 술을 마시며 애교있게 주정을 부리는 은수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진다.아침에 선착장에 나가 있던 호태는 은수와 재두가 커플티를 입고 나타나자 화가 치밀어 오른다.은수는 증인보호프로그램을 그만두겠다고 소리를 지른다.아이들은 은수가 하는 말을 엿듣고 걱정을 한다. ●추적 60분(KBS2 오후 11시) 미국의 한 시골마을에서는 1만여명에 이르는 고학력 중산층 가정들이 단지 영주권이라는 목표를 위해 닭공장 취업을 신청해놓은 상태이다.이는 현재 가장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민상품으로 발전하고 있다.미국이민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속칭 닭공장 이민의 실태를 확인해 본다.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화연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던 인경은 정우의 이름이 쓰여진 영어사전을 우연히 보게 되고,거금 100만원을 쓰면서 화연을 술집에서 빼내주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인경은 묘한 질투심에 사로잡힌다.한편,다방에서 마담과 수작을 걸던 동필은 애심에게 들켜 코를 물어뜯기는 소동을 벌인다. ˝
  • 해적과 제왕/노엄 촘스키 지음

    “레이건은 용기와 자유의 승리를 믿었고 대통령이 어떠해야 하는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줬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최근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안장식에서 이렇게 회고했다.미국은 물론 세계 언론들은 레이건의 업적을 미화일색이란 비판을 들을 정도로 높이 평가했지만 그 그림자에 대해선 애써 외면했다. 그러나 ‘미국의 살아 있는 양심’으로 불리는 노엄 촘스키 교수(MIT대)는 자신의 저서 ‘해적과 제왕’(지소철 옮김,황소걸음)에서 다시 한번 쓴소리를 쏟아낸다.“레이건은 ‘힘 있는 자들’의 편에 서서 세계를 경영한 ‘빅 브라더’였을 뿐이다.침략과 테러를 총지휘하며 숱한 인명을 앗아간 테러범이고 늘 명분을 창조해 힘없는 적들을 괴롭힌 비겁자다.” 촘스키가 보기에 레이건은 더이상 ‘용감한 카우보이’도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도 아니다. ‘해적과 제왕’은 촘스키가 지난 20여년 동안 발표한 글들을 모아 엮은 책.촘스키의 미 제국주의 비판정신의 핵심이 담겼다.국제테러리즘이 극심했던 1980년대를 중심으로 9·11 이후 미국의 테러전쟁,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근황 등 최근 흐름까지 망라했다.촘스키는 세계 곳곳에서 자행돼온 ‘제왕’과 ‘해적’의 만행을 파헤친다.여기서 해적이란 아랍국가들 같은 나라임을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다.촘스키의 미국 행정부 특히 레이건 시절에 대한 비판은 혹독하다.촘스키는 1986년 리비아 시드라만 폭격 사건에 대한 미국의 한 저널리스트의 글을 인용,‘국제테러리즘 최고 사령관’ 레이건을 비판한다.“이 사건은 람보 스타일의 작전이라기보다 동네 깡패가 싸움을 거는 행태에 더 가깝다.전형적인 레이건다운 행동이었다.” 촘스키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진리부(眞理部) 건물에 내걸린 슬로건 ‘전쟁은 평화,자유는 예속,무지는 힘’을 상기시키며 미국의 위선을 신랄하게 꼬집는다.미국의 엘리트들은 ‘테러리즘의 병원(病原)’‘아랍의 미친 개(카다피)’‘악의 축’등 선동적인 조어들을 만들어왔고,‘평화’‘자유’‘민주주의’ 같은 숭고한 용어에 대한 왜곡도 일삼아왔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언론과 학계는 대부분 이에 동조해 정부의 주장을 되풀이할 뿐 아니라 경쟁적으로 뉴스피크(Newspeak,여론조작용 신어)를 창조해내고 있다는 것.촘스키는 경고한다.“우리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제테러리즘에 대해 눈을 감는다면 언젠가는 그 제국의 발톱이 부메랑이 돼 우리를 엄습해올 것이다.” 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눈도귀도 즐거워] 보러갑시다

    ■무 용 ■ 창무국제예술제 개막공연 17·18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3141-1770.김선미,김나영,남정호,안은미 등 오프닝 갈라쇼. ■ 이연수,카타르시스의 분열 18일 오후7시30분,19일 오후6시 동덕여대공연예술센터(02)940-4313. ■ 정인삼 춤 나들이 18일 오후7시30분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031)285-9981. ■ 댄스시어터온 창단 10주년 기념공연 17·18일 오후8시 LG아트센터(02)2263-4680. ■클래식 ■ 차이코프스키 오페라 ‘이올란타’ 20일 오후6시,22일 오후8시 LG아트센터(02)318-1726.삶과 꿈 챔버오페라 싱어즈. ■ 김대진의 음악교실 19일 오후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0-1300.‘솔로에서 합주까지 다양한 연주 형태들’을 주제로 한 예술의전당 청소년음악회 세번째 시리즈. ■ 서울시교향악단 641회 정기연주회 21일 오후7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114.지휘 폴 폴르브닉,트롬본 크리스티안 린드베리. ■ 한양대 음대 정기공연 오페라 ‘마술피리’ 18·19일 오후7시 여의도KBS홀(02)2290-1230. ■ 캐롤 맥라린 하프 리사이틀 20일 오후3시 금호아트홀(02)757-3483. ■ 이경선&브라이언수츠 듀오 리사이틀 20일 오후5시 호암아트홀 1544-1555. ■ 오지연 귀국 피아노 독주회 17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리사이틀홀 (02)3436-5929. ■ 김태영 피아노 독주회 18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02)3436-5929. ■ 김지미·태정화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음악 23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1588-7890. ■미 술 ■ 류재웅 개인전 23일까지 무등갤러리(062)236-2520.한국의 산간오지 풍경을 형상화. ■ 김보희 작품전 30일까지 카이스갤러리(02)511-0668.명상의 세계로 이끄는 구도적 풍경의 수묵채색화. ■ 서용선 작품전 7월18일까지 일민미술관(02)2020-2055.강렬한 색채에 실린 전쟁과 신화 이야기. ■ ‘존재와 기억’전 30일까지 박영덕화랑(02)544-8481.김창열·안병석·지석철·김창영 등 현대 작가 4인전. ■ 무대를 보는 눈:독일현대작가전 8월8일까지 로댕갤러리(02)750-7818.미술과 연극의 만남을 주제로 한 독일 현대작가들의 회화·조각·영상·설치작품. ■ 브루스 나우먼 작품전 7월15일까지 pkm갤러리(02)734-9467.신체미술의 세계를 표현. ■뮤지컬 ■ 사랑은 비를 타고 10월20일까지 인켈아트홀(02)585-7851.오은희 작·윤학열 연출,엄기준 김다현 출연.형제간의 애증을 그린 창작뮤지컬. ■ 천적지악마 9월12일까지 우림청담시어터(02)501-3599.허주범 연출,고영진 김명제 출연.월드컵 전사 ‘붉은 악마’를 모티브로 한 퍼포먼스. ■ 점프 9월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퍼포먼스홀(02)722-3995.태권도,택견을 활용한 무술퍼포먼스. ■ 브로드웨이 42번가 8월15일까지 정동 팝콘하우스(02)766-8551.한진섭 연출,김미혜 윤석화 출연.스타를 꿈꾸는 코러스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뮤지컬. ■어린이 ■ 퓨전 심청 27일까지 대학로게릴라극장(02)766-8679.연극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가족음악극. ■ 또채비 놀음놀이 18일∼7월1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525-6929.‘하륵이야기’를 만든 극단 뛰다의 신작.폐품을 재활용한 자연친화적인 연극. ■ 한단고기 20일까지 아트홀스타시티(02)747-9139.극단 기린의 가족동화. ■콘서트 ■커먼 그라운드 콘서트 19·20일 오후 7시30분 한전아트센터(02)3675-2754. ■자전거 탄 풍경 22∼27일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4시·7시30분,일 오후3시·6시30분 대학로 질러홀(02)741-9700. ■카운트 베이시 오케스트라 콘서트 24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02)2005-0114. ■연 극 ■ 휴먼코메디 8월29일까지 창조콘서트홀(02)382-5477.임도완 연출,백원길 권재원 출연.웃음과 감동이 있는 코미디 마임. ■ 짬뽕 7월25일까지 어뮤징시어터(02)2266-0867.윤정환 작·연출,윤영걸 박민규 출연.5·18을 소재로 한 창작극. ■ 검정고무신 7월11일까지 알과핵소극장(02)745-2124.위기훈 작·손규홍 연출,유정기 배상돈 출연.해방 전후 격동기 민초들의 고달픈 삶. ■ 자전거 7월4일까지 아룽구지소극장(02)745-3966.오태석 작·연출,정진각 이명호 출연.질곡의 한국사를 표현. ■ 국 악 ■ 용천 어린이를 위한 기금마련 ‘유니세프 난장’ 20일까지 부천시 영상문화단지 난장극장(02)762-7300. ■ 선가자 황진이 18일 오후7시30분,19·20일 오후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02)580-3391.사대부의 풍류를 되살린 정가극. ˝
  • [눈도귀도 즐거워] 보러갑시다

    ■무 용 ■ 창무국제예술제 개막공연 17·18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3141-1770.김선미,김나영,남정호,안은미 등 오프닝 갈라쇼. ■ 이연수,카타르시스의 분열 18일 오후7시30분,19일 오후6시 동덕여대공연예술센터(02)940-4313. ■ 정인삼 춤 나들이 18일 오후7시30분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031)285-9981. ■ 댄스시어터온 창단 10주년 기념공연 17·18일 오후8시 LG아트센터(02)2263-4680. ■클래식 ■ 차이코프스키 오페라 ‘이올란타’ 20일 오후6시,22일 오후8시 LG아트센터(02)318-1726.삶과 꿈 챔버오페라 싱어즈. ■ 김대진의 음악교실 19일 오후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0-1300.‘솔로에서 합주까지 다양한 연주 형태들’을 주제로 한 예술의전당 청소년음악회 세번째 시리즈. ■ 서울시교향악단 641회 정기연주회 21일 오후7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114.지휘 폴 폴르브닉,트롬본 크리스티안 린드베리. ■ 한양대 음대 정기공연 오페라 ‘마술피리’ 18·19일 오후7시 여의도KBS홀(02)2290-1230. ■ 캐롤 맥라린 하프 리사이틀 20일 오후3시 금호아트홀(02)757-3483. ■ 이경선&브라이언수츠 듀오 리사이틀 20일 오후5시 호암아트홀 1544-1555. ■ 오지연 귀국 피아노 독주회 17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리사이틀홀 (02)3436-5929. ■ 김태영 피아노 독주회 18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02)3436-5929. ■ 김지미·태정화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음악 23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1588-7890. ■미 술 ■ 류재웅 개인전 23일까지 무등갤러리(062)236-2520.한국의 산간오지 풍경을 형상화. ■ 김보희 작품전 30일까지 카이스갤러리(02)511-0668.명상의 세계로 이끄는 구도적 풍경의 수묵채색화. ■ 서용선 작품전 7월18일까지 일민미술관(02)2020-2055.강렬한 색채에 실린 전쟁과 신화 이야기. ■ ‘존재와 기억’전 30일까지 박영덕화랑(02)544-8481.김창열·안병석·지석철·김창영 등 현대 작가 4인전. ■ 무대를 보는 눈:독일현대작가전 8월8일까지 로댕갤러리(02)750-7818.미술과 연극의 만남을 주제로 한 독일 현대작가들의 회화·조각·영상·설치작품. ■ 브루스 나우먼 작품전 7월15일까지 pkm갤러리(02)734-9467.신체미술의 세계를 표현. ■뮤지컬 ■ 사랑은 비를 타고 10월20일까지 인켈아트홀(02)585-7851.오은희 작·윤학열 연출,엄기준 김다현 출연.형제간의 애증을 그린 창작뮤지컬. ■ 천적지악마 9월12일까지 우림청담시어터(02)501-3599.허주범 연출,고영진 김명제 출연.월드컵 전사 ‘붉은 악마’를 모티브로 한 퍼포먼스. ■ 점프 9월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퍼포먼스홀(02)722-3995.태권도,택견을 활용한 무술퍼포먼스. ■ 브로드웨이 42번가 8월15일까지 정동 팝콘하우스(02)766-8551.한진섭 연출,김미혜 윤석화 출연.스타를 꿈꾸는 코러스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뮤지컬. ■어린이 ■ 퓨전 심청 27일까지 대학로게릴라극장(02)766-8679.연극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가족음악극. ■ 또채비 놀음놀이 18일∼7월1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525-6929.‘하륵이야기’를 만든 극단 뛰다의 신작.폐품을 재활용한 자연친화적인 연극. ■ 한단고기 20일까지 아트홀스타시티(02)747-9139.극단 기린의 가족동화. ■콘서트 ■커먼 그라운드 콘서트 19·20일 오후 7시30분 한전아트센터(02)3675-2754. ■자전거 탄 풍경 22∼27일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4시·7시30분,일 오후3시·6시30분 대학로 질러홀(02)741-9700. ■카운트 베이시 오케스트라 콘서트 24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02)2005-0114. ■연 극 ■ 휴먼코메디 8월29일까지 창조콘서트홀(02)382-5477.임도완 연출,백원길 권재원 출연.웃음과 감동이 있는 코미디 마임. ■ 짬뽕 7월25일까지 어뮤징시어터(02)2266-0867.윤정환 작·연출,윤영걸 박민규 출연.5·18을 소재로 한 창작극. ■ 검정고무신 7월11일까지 알과핵소극장(02)745-2124.위기훈 작·손규홍 연출,유정기 배상돈 출연.해방 전후 격동기 민초들의 고달픈 삶. ■ 자전거 7월4일까지 아룽구지소극장(02)745-3966.오태석 작·연출,정진각 이명호 출연.질곡의 한국사를 표현. ■ 국 악 ■ 용천 어린이를 위한 기금마련 ‘유니세프 난장’ 20일까지 부천시 영상문화단지 난장극장(02)762-7300. ■ 선가자 황진이 18일 오후7시30분,19·20일 오후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02)580-3391.사대부의 풍류를 되살린 정가극.
  • [NBA 챔피언결정전] 벌떼수비… 레이커스 88 - 80 제압

    ‘나쁜 녀석들’이 14년 만의 신화 창조에 1승 만을 남겨 놓았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는 14일 안방인 어번힐스에서 열린 미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4차전에서 ‘호화군단’ LA 레이커스를 88-80으로 눌렀다.3승1패가 된 디트로이트는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더하면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왕중왕에 오르게 된다. 디트로이트가 챔프에 등극하면 98년 마이클 조던이 이끈 시카고 불스 이후 처음으로 동부콘퍼런스 소속 팀이 우승하게 돼 ‘서고동저’ 현상도 일소될 전망이다.역대 챔프전에서 1승3패를 기록한 팀이 우승한 적은 한 번도 없으며,레이커스의 조직력이 추스르기 힘들 정도로 약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디트로이트의 우승 가능성은 매우 높다.5차전도 같은 곳에서 16일 열린다. 디트로이트의 승리는 역시 수비력에서 나왔다.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협력수비와 악착같은 허슬 플레이를 바탕으로 디트로이트는 수비리바운드를 무려 36개나 잡아냈다.레이커스의 공격리바운드는 고작 9개. 좋은 수비는 좋은 속공으로 연결되는 법.디트로이트는 속공으로 21점을 올린 반면 레이커스는 5점에 그쳤다.디트로이트의 리바운드는 ‘월러스 듀오’가 책임졌다.라시드 월러스(26점 13리바운드)와 벤 월러스(8점 13리바운드)는 상대의 ‘공룡센터’ 샤킬 오닐(36점 20리바운드)을 번갈아 막으며 공격에서도 제몫을 해냈다. 속공은 민완가드 천시 빌럽스(23점 4어시스트)와 주포 리처드 해밀턴(17점 6어시스트)이 맡았다.두 선수는 환상적인 패스로 빠른 공격을 주도하는 한편,승부처였던 4쿼터에서 나란히 클러치슛을 터뜨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레이커스는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20점) 콤비가 분전했지만 디트로이트의 수비 조직력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특히 브라이언트는 25개의 야투를 던져 8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해 상대에 속공의 빌미를 줬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논술 비타민] 네 개의 제시문-노병곤 문학박사·’글과 생각’ 송파캠퍼스 원장

    네 개의 제시문은 모두 하나의 공통된 주제와 관련된 글이다.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를 밝히고,공통 주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고려대 2004 논술고사 문제) ■ 제시문(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으며 괴테가 원래 의도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우리는 괴테라는 천재적인 작가의 정신의 행로를 따라가며 그의 삶과 문학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기를 원한다.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실제 괴테가 처했던 상황에서 그의 글을 읽는다.이렇게 독자의 주관성을 배제하고 저자의 의도를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예술 작품을 대하는 옳은 태도이다.그렇지 않다면 각자의 입장에 따른 주관적 왜곡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우리의 삶과 무관한 저자의 의도가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갖는지 물을 수 있다.우리는 현대인으로서 나름의 관점과 기준을 가지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는다.모든 고전은 시대마다 고유의 관점에서 재해석되며,거기에 새로운 의미가 더해진다.해석은 자유로운 창조이다.지금 우리의 삶에 아무런 의미를 보태지 못하는 저자의 원래 의도는 죽은 사실에 불과하다. ■ 제시문(나) 랑케는 오로지 실재했던 사실만을 기술하고자 했다.사료(史料)에 대한 비판적 검증을 통해 그는 문헌 안에서 역사적 사실만을 가려내려고 했던 것이다.랑케의 모든 저작에는 역사적 객관성을 향한 강한 의지와 동력이 엿보인다.그는 언제나 무한히 풍부한 사건들로부터 객관적·역사적 연관을 찾되 형이상학적인 역사 구성의 우를 범하지 않는,실증적인 탐구 방법을 추구했다.즉 사실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기를 원했던 것이다.랑케는 자신의 현재에서 눈을 떼고,불편부당하고 객관적인 과학으로서의 역사학을 정립하려고 노력했다. ■ 제시문(다) 일군의 과학철학자에 의하면,과학지식은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한 진리가 아니라 특정의 ‘과학하는 방식’을 공유하는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지식일 뿐이다.여기서 과학하는 방식은 동일한 신념,가치관,연구 방법,검증 방식 등의 집합을 말한다.이 방식에 부합하는 가설만이 과학적 탐구의 대상 세계에 대한 정당한 설명으로 공인을 받는다.즉 과학지식은 과학자 공동체가 공유하는 패러다임 위에서 이뤄진 일련의 합의 내용들이다. ■ 제시문(라) (피고 갑(甲)은 피해자 을(乙)을 폭행하여 식물인간으로 만들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검사와 변호사는 현재까지 확인된 증거만으로 갑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판사와 배심원 앞에서 대립되는 주장을 펴고 있다.) 검사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입니다.이미 배심원 여러분이 알고 있는,그리고 피고와 변호인도 인정하고 있는 증거만으로도 피고가 가해자라는 사실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는 것은 매우 상대적인 것입니다.예컨대 같은 사건을 목격한 증인들의 증언이 엇갈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이 사건에서 피고에게 불리한 증거들이 일부 제시되고 있지만,그 증거들에 대한 최종적 평가는 배심원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에 맡겨져 있는 것입니다. 검사 법정은 진실을 확인하기 위한 장소입니다.현명하신 배심원 여러분이 합리적 이성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가려내고,그에 기초하여 공정한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정의의 실현이 아니겠습니까? 변호사 저 역시 실체적 진실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그러나 과연 우리가 신(神) 앞에서 어느 정도까지 실체적 진실을 주장할 수 있겠습니까? 배심원 여러분은 오로지 자신의 현명한 판단을 통해 증거의 의미를 평가하고,그에 기초해서 합의로써 사실을 올바르게 확정해 주시기 바랍니다.(재판장이 배심원들의 평의를 위해 휴정을 선언한다.)
  • 고대 그리스의 일상생활/로베르 플라실리에르 지음

    이탈리아의 역사가 베네데토 크로체는 “모든 역사는 현대사다.”라고 했다.모든 역사는 현대의 시각에서 조명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지만,좀더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역사가 현대의 시각에 맞게 ‘창조’된다는 뜻이다.이 말은 고대 그리스의 역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서구가 근대 선진문명의 종주(宗主)가 되면서 서구문명의 뿌리인 고대 그리스의 역사도 새롭게 창조됐고,고대 그리스는 인류가 돌아가야 할 ‘이상향’이 됐다.이런 역사관은 고대 그리스 문명에 관한 숱한 환상을 낳았다.고대 그리스는 완벽한 민주주의의 전형을 제시했다.플루타르코스의 ‘영웅들’이나 스토아학파의 현인들이 보여준 것처럼 고대 그리스의 도덕은 다른 어떤 것보다 우위에 있었다.고대 그리스인들은 인간 이성의 힘을 믿는 이성주의자인 동시에 낙천주의자였다는 등…. 그러나 프랑스의 역사학자 로베르 플라실리에르는 고대 그리스를 둘러싼 이런 이미지들은 ‘날조’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플라실리에르는 ‘고대 그리스의 일상생활’(심현정 옮김,우물이 있는 집 펴냄)이란 자신의 저서에서 이상향이 아닌 삶의 비극과 고통이 존재하는 있는 그대로의 고대 그리스를 복원해낸다.이 책은 프랑스어 원전이 나온 지 45년만에 국내에 처음 완역 소개됐다. 책은 ‘위대한 민주정 지도자’로 추앙받는 페리클레스가 통치하던 시대 아테네의 사회상을 중점적으로 파헤친다.‘그리스 중의 그리스’로 통했던 고대 아테네는 과연 민주적인 도시였는가.저자에 따르면 고대 도시는 기본적으로 전체주의적인 성격을 지닌다.아테네 역시 시민의 자유를 제한했고,외국인들은 잠재적인 적으로 간주됐다. 아테네는 제국주의적인 성향이 농후했다.‘지상의 제우스’ 페리클레스는 특히 노예사냥과 정복욕에 불탔다. 플루타르코스는 ‘영웅전’에서 그리스인들을 엄청난 도덕군자인양 묘사했다.그러나 그보다 앞선 시대의 역사가인 투키디데스는 “사람들은 한 순간 재산과 목숨이 모두 사라져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찰나적인 즐거움을 추구했으며 쾌락에만 관심을 쏟았다.”고 증언한다.이런 사회에서 노예들은 비참한 일생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메네크라테스라는 인물의 이야기에서 보듯 의사들은 회복되면 의사의 노예가 되겠다는 계약을 맺는 경우에만 환자를 치료하기도 했다.책은 이밖에 ‘군인들간의 동지애’ 형태로 시작된 고대 그리스의 동성애,특별행정관까지 둬 감독할 정도로 문란했던 여성들의 성생활,사형수를 돌로 때려 죽이는 잔인한 투석 형벌 등을 소개한다.이같은 고대 그리스,특히 아테네가 어떻게 그토록 오랜 세월 서구인들의 이상향이 돼 왔을까.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1만 7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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