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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자치 확산 원년”

    “문화자치 확산 원년”

    청계천에만 있던 거리예술가(서울 아티스트)가 서울광장, 대학로 등에도 진출한다. 오는 10월에는 국내외 거리예술가가 참여하는 ‘서울거리예술축제’가 처음으로 열린다. 또 매주 넷째주 일요일이 ‘문화와 친해지는 날’로 지정돼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서울 곳곳에서 진행된다. 서울문화재단은 6일 올해를 ‘시민 문화자치 확산의 원년’으로 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채로운 시민 밀착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우선 올해의 3대 전략으로 ▲문화도시 서울의 브랜드 역량 강화(문화 그림) ▲생활 속 문화 향수 확대(문화 나눔) ▲예술이 자생하는 창조적 도시 환경 조성(문화 가꿈)을 꼽았다. 서울을 문화도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올해로 5회를 맞는 ‘하이 서울 페스티벌’(4월27일∼5월6일)을 다른 행사들과 통합해 서울의 대표 축제로 육성한다. 북촌과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노들섬, 여의·뚝섬·난지 지구 등 서울시 곳곳에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던 청계천 거리예술가는 ‘서울 아티스트’로 명칭을 바꾸고, 활동지역을 서울광장·청계천·대학로 등으로 확대한다.10월에는 서울거리예술축제를 열고, 이를 세계적인 거리예술축제로 키울 방침이다.5월에 열리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와 서울연극제를 서로 연계해 완성도 높은 종합예술축제로 만든다. 또 오는 10월까지 매달 넷째주 일요일에 ‘문화는 내 친구’ 캠페인을 진행한다. 작가의 아틀리에를 찾아가는 ‘나도 미술 애호가’를 비롯해 ▲예술가의 집을 답사하는 ‘화가의 옛집을 가다’ ▲서울 명소를 찾는 ‘2007 서울을 걷는다’ ▲주요 건축물을 배우는 ‘서울의 건축문화 돋보기’ 등을 준비했다.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sfac.or.kr)에서 신청을 받고, 추첨을 통해 참가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재단 관계자는 “예술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나 시민 개개인을 문화 생산과 참여의 주역으로 삼고, 문화자치를 실현하는 게 올해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봄과의 설레는 ‘만남’

    봄과의 설레는 ‘만남’

    ‘2007년 통영국제음악제’의 봄시즌 공연이 오는 23일부터 7일 동안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만남(Rencontre)’을 주제로 한 음악제에서 단연 주목되는 연주단체는 미국의 크로노스 콰르텟이다. 1973년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해링턴이 창단한 크로노스 콰르텟은 현악사중주의 연주범위가 과연 어디까지 넓어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예술적 성과를 거둔 것은 물론 대중적으로도 인기 있는 현대음악 연주단체로 성장했다. 크로노스 콰르텟은 23일 개막연주회에서 윤이상과 인도의 라울 데브 부르만, 중국 작곡가 탄둔의 작품을 연주한다. 한국 작곡가 이도희에게 위촉한 작품 ‘뉴욕’도 초연한다. 중국의 여성 비파 연주자인 우만은 2002년 음악제에 이어 다시 초청됐다. 크로노스 콰르텟은 24일에는 ‘선 링스(Sun Rings)’를 아시아에서 초연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미니멀리즘의 거장 테리 라일리에게 위촉해 2002년 처음 연주된 작품이다.1977년 발사된 우주탐사선 보이저호가 감지한 우주의 시그널을 이용해 작곡했다. 록그룹 U2와 롤링 스톤스의 비디오 작업에도 참여한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데이윌리 윌리엄스가 NASA의 비주얼 자료를 넘겨받아 창조한 이미지들도 연주 내내 무대에 영사된다. ‘선 링스’는 ‘우주경치(spacescapes)’라고 불리는 10개의 악장으로 이뤄져 휴식시간 없이 90분 동안 연주된다. ‘외계인의 눈에 띄게 될지도 모르는 지구인들’을 상징하는 2개의 악장에선 합창이 등장한다. 이번 공연에는 박신화가 지휘하는 안산시립합창단이 나선다.‘선 링스’는 27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도 공연된다. 또 음악제 기간 동안 크로노스 콰르텟으로부터 지도를 받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 3개 학생 현악사중주단이 25일 현대음악으로 이루어진 워크숍 콘서트를 갖는다. 29일 폐막 연주회는 독일의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첼리스트 줄리 알버스가 장식한다. 알버스는 통영국제음악제 프로그램의 하나인 경남국제음악콩쿠르의 2003년 우승자다. 통영국제음악제의 가을시즌은 10월26일부터 11월4일까지 경남국제음악콩쿠르와 함께 펼쳐진다.(055)645-2137.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건축물로 본 문명 건설과 멸망

    역사 속 문명은 어떻게 건설되고 또 사라졌나. 케이블·위성 히스토리채널은 이집트, 마야, 아스텍 등 세계사를 스쳐간 제국과 그 위대한 건축물을 담은 초대형 다큐멘터리 시리즈 ‘제국의 건설(13부작)을 7일부터 매주 1편씩 수요일 오전·오후 10시에 선보인다. 미국 최고의 다큐멘터리 제작사인 A&E는 총 100여 명의 제작진이 팀별로 나눠 3주씩 각 나라에 머물며 유적을 촬영한 뒤 컴퓨터그래픽으로 화면을 완성했다. 허물어진 유적들의 많은 부분이 컴퓨터그래픽으로 재창조됐다. 제국의 건설과 멸망은 우리에게 친숙한 소재.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다큐멘터리 13부작 ‘제국의 건설’은 제국의 역사를 건축의 관점에서 다뤄 눈길을 끈다. 히스토리채널의 프로그램 디렉터인 피터 데종은 “건축과 기술은 매우 대중적인 소재”라며 “세계사를 장식한 거대 제국의 역사를 건축의 관점에서 접근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지난해 5월 파일럿 프로그램 형식으로 미리 선보인 ‘로마, 그 위대한 건축물’은 에미상을 수상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제국의 건설’은 이집트편을 시작으로 마야, 아스텍, 그리스, 카르타고, 페르시아, 그리스 알렉산더 시대, 중국, 비잔틴, 르네상스시대, 대영제국, 러시아, 프랑스 나폴레옹 치세 등의 순서로 방영된다. 7일 이집트편에서는 몇 가지 장비만으로 모래사막에 거대한 피라미드와 요새, 댐, 관개 수로, 사원 등을 건설한 이집트인들의 건축술을 알아본다.3000년간 이집트를 다스린 통치자들의 다양한 성격을 알아보고, 건축물의 특성을 살핀다. 건축 과정에서의 대형 참사도 소개한다. 마야편(14일)은 과테말라, 멕시코, 온두라스 등을 포함한 거대한 영토를 통치한 찬란한 마야문명이 하루 아침에 자취를 감춘 이유를 알아본다. 그 비밀의 열쇠가 담긴 마야의 상형문자 문서를 통해 마야가 신대륙 최고의 문명을 건설하게 된 비결을 밝힌다. 또 티칼의 신전 피라미드와 팔랑케의 유적, 치첸이트사의 천체 관측소까지 마야 문명의 번영과 멸망을 이끈 건축물과 기반 시설들을 둘러본다. 21일 아스텍편은 신비의 전설 속에 숨겨진 아스텍 문명을 소개하고 28일 그리스편에서는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리스 유적지들을 찾아간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세계新車 ‘꿈의 퍼레이드’

    세계新車 ‘꿈의 퍼레이드’

    2년에 한번씩 열리는 서울모터쇼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처음 베일을 벗는 신차에서부터 평소 접하기 힘든 3억원짜리 럭셔리카 ‘벤틀리’에 이르기까지 구경거리가 풍성하다. 열흘넘게 열리는 만큼 자녀들의 체험학습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운이 좋으면 차를 공짜로 얻을 수 있다. 날마다 각기 다른 자동차가 경품으로 한 대씩 나온다. 서울모터쇼는 다음달 5일 언론에 먼저 공개하는 프레스(Press) 데이를 시작으로 15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종합전시장 ‘킨텍스’에서 열린다. 올해로 6회째다. 국내외 완성차 회사와 부품업체 등 10개국 186개 업체가 참여한다. 조직위원회(위원장 허문)는 사상 최대인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주제는 ‘창조-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어떤 차 나오나 르노삼성차의 첫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H45’(프로젝트명)가 단연 최고 관심사다. 프랑스 파리모터쇼때 나온 쇼카를 인터넷으로 보는데 만족해야 했던 국내 소비자들도 실물을 볼 수 있게 됐다. 당시 ‘디자인이 예쁘다.’는 호평이 무성했었다. 올 연말 출시된다. 기아차는 기아차의 디자인 방향이 담긴 컨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아우디’에서 영입해온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의 입김이 본격 반영된 차다. 슈라이어 부사장이 모터쇼에 직접 나와 디자인을 설명할 계획이다. 현대차도 소형쿠페 컨셉트카인 HND3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아반떼 해치백 모델인 FD와 스타렉스 후속모델인 TQ도 내놓는다. GM대우차는 올 하반기에 수입해 판매할 예정인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의 스포츠카 G2X와 차세대 컨셉트카 WTCC 울트라를 공개한다. ●수입차 본사 지원 ‘파격 업그레이드’ 수입차 업체는 13개사 21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참가규모는 5회때(12개사 20개 브랜드)와 비슷하지만 내용면에서 크게 달라졌다. 무엇보다 본사의 지원과 관심이 파격적으로 커졌다. 푸조·폴크스바겐·아우디·볼보는 프랑스나 독일 본사에서 모터쇼 전담팀이 직접 날아와 전시장을 설계하고 설치한다. 자재도 직접 공수해왔다. 전시장 설치 비용만 2억원이 넘는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개방 20년만에 4500배나 급신장한 것과 무관치 않다. 한국 고객을 잡으려는 ‘러브콜’의 일환이다. 전시면적(1만 4400㎡)이 국내 완성차 면적(1만 4370㎡)을 추월한 것도 처음이다. 신차에도 신경썼다.BMW코리아는 BMW 760i를 기반으로 한 수소차 ‘하이드로겐 7’과 고급 SUV 뉴X5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한다. 포드와 아우디도 뉴몬데오(2.0 Ghia TDCi)와 A5쿠페(A4와 A6 중간 크기의 중형 2도어 차량)를 각각 아시아 최초로 선보인다. 국내 최초 공개 모델도 적지 않다. 폴크스바겐의 쿠페-카브리올레 모델인 이오스, 푸조의 쿠페 407 HDi, 아우디의 고급 스포츠카 R8 등이 대표적이다.2억 9500만원짜리 벤틀리와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셰도 나온다. ●표 지금 예약하면 20∼30% 할인 관람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다만 개막식이 열리는 6일은 정오부터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장 면적이 워낙 넓은 만큼 시간을 넉넉히 두고 입장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초등·중·고등학생 6000원, 어른 9000원이다. 인터파크(1544-1555,ticket.interpark.com)를 통해 미리 예약하면 22∼33% 할인해준다. 예매는 이달 15일까지만 가능하다. 5000만∼1억원짜리 카트를 직접 타볼 수 있는 시승행사와 모터쇼를 소재로 한 UCC 콘테스트 등 올해 처음 등장하는 이벤트도 눈길을 끈다. 매일 폐장시간에 임박해 추첨하는 자동차 경품은 모터쇼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세계 최초 공개모델 빈약 흠 하지만 ‘세계 5대 모터쇼’로 자리잡기에는 아쉬움도 없지 않다. 모터쇼의 하이라이트는 신차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모델이 별로 없다. 중국 상하이모터쇼와 겹쳤던 5회에 이어 이번에는 기독교권의 최대 명절중 하나인 부활절 휴가기간과 겹쳐 운영상의 미숙을 드러냈다. 조직위의 바람대로 해외바이어 8000명을 유치해 10억달러어치(약 9400억원) 수출 상담을 끌어낼지는 두고볼 일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中 녹색식품·캠퍼스시장 노려라”

    녹색식품·캠퍼스 시장을 노려라. 코트라(KOTRA)는 4일 최근 중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테마경제’ 7개 분야를 소개했다. 테마경제란 특정한 사회·경제적 조류가 소비문화로 연결되는 현상을 뜻한다. 중국은 황토물 등으로 식중독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특히 음식문화가 발달해 녹색시장 규모를 크게 키워가고 있다. 중국에는 현재 2064개 기업에서 생산되는 5676개 제품이 녹색식품 인증을 받았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조원을 넘었다. 코트라는 전국적으로 600만명이 넘는 대학생과 50여개 대도시의 대학가의 간식·여가문화 경제도 눈여겨볼 것을 권했다. 이른바 ‘캠퍼스 경제’분야다. 또 주목해야 할 분야로 통신 및 부가서비스를 포함한 ‘엄지경제’를 꼽았다.중국의 휴대전화 이용자는 지난해 4억 5000만명을 돌파했다. 연간 시장규모는 12조원대다. ‘자동차 관리’시장도 급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자동차 보급률이 급증,2010년까지 23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세차, 인테리어, 도난 방지, 유지 보수, 중고차 판매, 주차장업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창조적인 능력이 중시되는 디자인, 아트 갤러리, 블로그 등을 중심으로 하는 ‘창의 경제’, 패션과 차별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젊은층이 주요 타깃인 ‘손수제작(DIY)경제’도 투자할 만하다고 추천했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페트(pet)경제’도 유망한 산업으로 봤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자살은 정말 미련한 짓 생명은 장난감 아니다”

    “모방 자살은 정말 미련한 짓입니다. 종교인에게는 자살이 신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종교인이 아니라도 큰 죄악이지요.” 최근 연예인 등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어령(전 문화부 장관)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쉽게 죽음을 택하는 젊은이들을 따끔하게 꾸짖었다. 이 교수는 1일 포털사이트 ‘영삼성닷컴’(www.youngsamsung.com)과 가진 인터뷰에서 “젊음이 원래 이상스럽게 사는 게 멋있어 보이는 때지만 조금만 나이 들어보면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생명은 장난감이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된다.”면서 “인간의 생명은 무조건적이고 소중한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20대를 ‘창조적 계급’이라고 정의하고 “구글, 애플의 창업자들 전부 26∼27세 때 이루어낸 것이며, 뉴턴과 아인슈타인도 20대에 패러다임을 바꿀 이론을 창조했다.”면서 “젊은이들은 360도로 열린 벌판 위에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터넷 공간에서 훼손되는 우리 말과 글에 대해서는 “다음 세대와 함께 쓰는 공용의 공간을 저렇게 해쳐 놓으면 그 다음에는 생명이 태어날 수 없다.”면서 “젊은이 감각에 맞는 말은 어느 세대나 있어 왔지만 젊은이들이 말 자체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프렌치 리포트](18)’개인주의자’ 비난 말라

    [프렌치 리포트](18)’개인주의자’ 비난 말라

    어느 독자가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프렌치 리포트를 읽고 그동안 자신이 갖고 있던 프랑스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히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말로 프랑스에서 배울 게 하나도 없는 것인지요.”라고 물으며 프랑스로 유학을 가려던 계획을 재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당장 답신을 보냈습니다. 그런 게 아니라고…. 시리즈가 시작되고 얼마 지난 뒤 프랑스 대사관 공보관을 만났습니다. 무슨 감정이 있기에 프랑스에 대해 부정적인 글만 쓰느냐고 물었습니다. 대답했습니다. 그런 게 아니라고…. 지난해 10월26일 첫회를 시작하면서 밝혔듯이 프렌치 리포트는 프랑스를 이상화하거나 편견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좀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프랑스를 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것입니다.‘환상 깨기’가 지금까지의 화두였다면, 이번 주부터는 프랑스의 저력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살펴볼 계획입니다. 프랑스인들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를 꼽는다면 무엇일까. 우리는 프랑스인을 낭만적이고, 지적이고, 저항체질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런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살면서 느낀 바로는 프랑스인의 대표적인 특성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프랑스 사람들이 거만하고 쌀쌀맞고 무관심하게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나친 개인주의는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2003년 8월 폭염기에 1만 5000명이 넘는 노인들이 사망했던 것은 개인주의가 낳은 부작용의 극단적 사례다. 그렇다고 해서 개인주의가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도 아니다. 프랑스인의 개인주의를 좀더 깊숙이 들여다 보면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자유와 개인주의의 인과관계 프랑스인들의 개인주의 성향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내린 결론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프랑스의 근대 계몽주의 사상은 자유를 무엇보다 중시했다.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는 ‘인간의 자유가 정신의 건강을 가져온다.’고 했을 정도다. 인간의 자유를 중시하는 사상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을 촉발시키는 원인이 됐다. 대혁명 이후 프랑스 국민들의 정신적 모토로 삼고 있는 것이 자유·평등·박애다. 프랑스의 모든 공공건물에는 자유·평등·박애의 세 단어가 새겨져 있고 프랑스 국기의 세 가지 색깔도 이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꼽으라면 모든 사람이 ‘자유’라고 답한다. 자유는 자율성의 근본이자 인간의 자연적 권리라는 인식이 확고하다. 프랑스인의 자유에 대한 열망은 절대적이다. 이런 오랜 자유사상의 전통이 프랑스인을 세계에서 가장 투철한 개인주의자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주의를 자칫 이기주의와 혼동할 수 있는데, 프랑스인의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는 아주 다르다. 그들은 자신의 생활을 최대한 즐기지만 남을 훼방하지 않는다. 내 생활을 남에게 보이지도 않지만 남의 생활을 들여다 보려 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 추구하더라도 남의 것을 빼앗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개인주의보다는 개인존중 사상이라고 하는 게 옳은 표현일지 모른다. 프랑스인들은 자유를 좋아하고, 마음껏 누리고 살지만 어디까지나 ‘남의 자유를 해치지 않는 한도에서 나의 자유를 주장한다.’는 철칙을 지키고 있다. 나의 자유가 중요한 만큼 남의 자유도 중요하다는 의식은 철저하다. 프랑수아라는 친구와 프랑스인들의 개인주의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다. 프랑수아는 “남으로부터 간섭받고 싶지 않은 심정은 모두가 같다. 남이 무얼 하든 내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 간섭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개인주의가 강해지지만 나의 사생활이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의 사생활도 존중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남의 사생활도 중요하다 금요일 저녁 아파트 입구 벽에 가끔 이런 내용을 담은 종이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오늘 저녁 집에 친구들을 초대했습니다. 늦은 시간에 약간의 소음이 있더라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성방가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음악소리가 좀 크고, 웃고 떠드는 목소리가 평소보다 많은 정도인데 반드시 양해를 구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 내가 즐겁게 시간을 보낼 권리도 중요하지만 남이 조용하게 휴식을 취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인간은 나면서부터 자유로우며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라는 프랑스 인권선언을 250년 넘게 떠받들고 있는 그들이다. 1789년 8월26일 공포된 프랑스 인권선언은 근세의 자연법 사상과 계몽사상을 통해 자라난 인간해방의 이념이다. 자유를 인간의 자연적 권리 중 하나로 규정한다. 선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몸으로, 머리로 습득한다.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이렇게 배워왔기 때문에 의식 깊숙이 이런 사고를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 프랑스인들은 공인이건, 평범한 사람이건 남의 사생활을 두고 왈가왈부하지 않는다.20년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사생아 마자랭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을 때 국민들은 미테랑 대통령을 나무라기보다는 이 사실을 보도한 주간지 파리마치를 질타했던 것도 이런 의식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면 다른 사람을 나와 다른 인격체로서 존중해 줄 수 있다. 그 단계를 넘어가면 다양성을 중요한 사회가치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프랑스가 바로 그런 나라다. 자유로운 사고가 창조적인 의식과 활동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나라도 프랑스다. 다양성의 반대는 획일성이다. 획일성을 거부하는 프랑스인들은 다른 나라의 사람뿐 아니라 사고와 사상을 자유롭게 받아들여 ‘프랑스적인 것’을 만들어 냈다. 프랑스에서 예술과 문화가 꽃필 수 있었던 것도 자유에 대한 열망과 다양성을 포용하는 분위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창의적 공격축구 만개하길

    지금 K-리그에는 공격 축구라는 유령이 떠돌고 있다. 올시즌을 시작하기도 전 이미 K-리그의 유행어가 됐다. 어떤 감독이 자신의 독특한 관점과 철학에 따라 “나는 수비축구를 지향할 것”이라고 말한다면 금세 ‘왕따’가 될 법한 국면이다. 사실 축구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공격을 지향한다. 승부는 판정승이나 우세승이 아니라 골로 결정된다. 골을 넣지 못하면 이기지 못한다. 물리적 한계 때문에 골을 넣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 문전 가까이 다가가야 하고 골은 그 위치에서 터진다. 그 과정 자체가 공격인 것이다. 이영표가 증명하듯 포백 수비의 양 측면 선수에게 요구되는 과제도 상대방의 겨드랑이를 파고드는 공격 가담 능력이다. 축구의 원리 자체가 공격 지향성에 있기 때문에 ‘공격 축구’를 각별하게 강조할 이유는 달리 없다. 그럼에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K-리그는 이것을 화두로 삼는다. 단순하게 뒤집어 보면 그동안 K-리그는 골 넣을 생각은 하지 않고 우선 문을 닫아 걸고 판세를 관망하는 느린 축구를 일부러 추구했다는 것인데 이 또한 사실과는 전혀 다르다. 그럼에도 왜 또 다시 감독들은 ‘공격 축구’를 화두로 내세우고 있는가. 우선 저마다의 철학이 녹아 있는 능동적인 스타일의 축구를 시도하겠다는 노력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지난 26일 리그 개막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감독들은 한결같이 공격 축구를 주창하면서도 내면으로는 조금씩 뉘앙스가 다른 견해를 밝혔다. 성남의 김학범 감독은 “단순히 공격에만 치중하는 축구가 아니라 끊어지지 않고 지속되는 흐름의 축구를 추구하겠다.”고 했다. 부산의 앤디 에글리 감독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최대한 빨리 골을 노리는 시스템”을 공격 축구라고 정의했다. 전남의 허정무 감독은 ”미드필더 라인부터 시작하는 축구“를 언급했고, 같은 관점에서 포항의 파리아스 감독도 “골은 선수들의 본능이며 이는 모든 포지션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올해의 K-리그가 백화제방의 다채로운 스타일이 축포처럼 빛나는 공격 축구로 금세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 지향성도 없이 성적을 내는 데 급급했던 지난 날을 돌이켜 보면 이번 주말부터 개막하는 K-리그에 좀더 미학적인 기대를 갖게 된다. 각 구단마다 새로운 선수도 보강했고, 사령탑이 바뀌어 팀 전체의 분위기를 일신한 곳도 있다. 리그 운영도 지난해와 달라져 중위권만 확보해도 플레이오프를 통해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 더욱이 감독들은 한결같이 자기 나름의 공격 축구를 전개할 예정이다. 무조건 골을 넣기 위해 우루루 몰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감독의 창조적 지휘와 선수들의 열정이 빚어내는 창의적인 스타일이 개막전부터 아름답게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차동엽신부 “도올은 궤변가”

    차동엽신부 “도올은 궤변가”

    천주교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장인 차동엽 신부가 성경 해석을 놓고 개신교계와 논란을 빚고 있는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를 ‘궤변가’로 치부했다. 차 신부는 28일 평화방송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연출 오동선)와의 인터뷰에서 “도올의 주장은 궤변이어서 그의 이야기를 따라다니면서 반박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차 신부의 이같은 발언은 김 교수가 지난 6일 EBS 외국어학습 사이트를 통해 ‘영어로 읽는 도올의 요한복음’ 강의를 시작하면서 구약 폐기론 등 기존 신학과 다른 견해를 밝힌 것에 대해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교수가 “인간의 원죄를 주장한 것은 부활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사도 바울의 사상일 뿐 예수는 원죄를 말한 적이 없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차 신부는 “신학교 시절에 조금 배웠다는 옅은 지식을 가지고 수십년간 공부한 사람들의 연구 결과를 너무 경솔하게 뒤집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의 구약 폐기 주장에 대해서는 “구약은 신약으로 도약하는 발판 역할을 했는데 그것을 없애버리는 것은 배은망덕한 행위”라고 반박했다. 차 신부는 성경해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대응하자니 어처구니가 없고 무대응하자니 선의의 신자들이 흔들릴 수 있어서 기독교 일각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이라며 “상식이 있는 분들이 건전한 판단을 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미국 할리우드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제작한 ‘예수의 무덤’과 관련된 다큐멘터리에 대해 “스캔들과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켜 돈을 벌어보려는 무책임한 상업주의 발상이어서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김 교수의 ‘요한복음 강의’에 대해서는 “상업주의 목적이라기보다 본인의 영지주의적 신앙이나 우주관이 창조론이나 신의 존재 등과 모순·충돌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세계 ‘물의 도시’ 수장들 내년 부산에

    내년 5월 세계 물의 도시(水都) 수장들이 부산에 온다. 부산시는 2008년 5월21일부터 23일까지 물로 유명한 세계 각국 30여개 도시의 시장, 수자원 관련 전문가, 기업인 등 100여명이 참가하는 제5회 국제수도수장회의(ICAP)를 해운대 누리마루 APEC하우스와 벡스코 등에서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부산 회의에 참가하는 국내외 도시는 호주 멜버른과 독일 함부르크, 일본 센다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이탈리아 베니스, 서울, 울산, 경남, 전남, 제주 등 30여개 도시이다. 국제수도수장회의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 조화되는 도시 ▲물과 녹지를 보존하는 쾌적한 도시 ▲수변과 녹지공간을 재창조하는 아름다운 도시 만들기를 추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국제수도수장회의는 지난 1990년 일본 오사카에서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제2회 중국 상하이, 제3회 그리스 피레우스, 제4회 일본 오사카 등에서 개최됐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전자조달 서비스 최고점… 부동산 최하점

    전자조달 서비스 최고점… 부동산 최하점

    2006년도 정부업무평가 결과 부처 공통으로 추진하는 혁신관리, 정책홍보관리, 법적의무·권장사항 및 법제업무 등은 지난해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규제개혁, 고객만족도에서는 지난해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관리, 정책홍보관리↑ 혁신관리 분야는 평가대상 48개 전 기관이 혁신 3단계 이상 수준으로 진입해 혁신효과가 생산성·체감도 측면으로 파급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도전성과 실패관리(100점 만점에 56.7점), 개방성과 창조성(61.4점)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홍보관리 분야는 홍보기법과 채널이 다양화되고 콘텐츠의 창의성과 질적 수준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건설교통부의 ‘분당규모 신도시 수도권 1곳 더 건설’은 사전 협의 없는 성급한 발표로 지적됐다. 언론의 건전비판 수용건수도 629건으로 지난해보다 11.7%가 증가, 오보 등 문제보도에 대한 피해 구제율이 87.8%에 달해 합리적인 대응관행이 정착된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대 언론 홍보는 총 3538회를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적의무·권장사항 및 법제업무 분야는 40∼45개 기관을 대상으로 평가했다. 사무보조원 등 비정규직 인력의 보수화 실적이 지난해보다 33.1% 증가한 58%로 나타나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무리없이 수행한 것으로 평가했다. 정보공개 분야는 정보공개 내용의 구체성이 떨어져 충실성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대통령 지시사항에 대해서는 51%만이 30일 이내에 추진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나 이행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지적됐다. ●규제개혁, 고객만족도↓ 반면 34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규제개혁 분야의 평균점수는 62.6점으로 지난해보다 0.8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규제 8029건 중 17.1%인 1374건을 정비해 양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지만 중요 규제와 폐지 규제는 각각 2.4%,3.7%로 비중이 낮아 껍데기만 규제개혁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규제개혁에 따른 일반 국민의 만족도는 58.2점으로 전문가 만족도 67.7점보다 현저히 낮았다. 또 46개 기관 117개 정책에 대한 국민의 고객만족도 수준을 평가한 결과 100점 만점에 55.6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1.5점 떨어진 점수로 ‘보통’과 ‘약간 만족’의 중간 수준이다. 정책별로는 환경부의 ‘쾌적하고 살기좋은 생활환경 개선’정책(62.6점)과 조달청의 ‘전자조달서비스 고도화로 공공조달의 효율화 선도’정책(64.8점)이 각각 부·청 단위 기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재정경제부의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용과 성장잠재력 확충’정책(45.2점), 건교부의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생활 안정’정책(45.8점), 통일부의 ‘남북경제협력의 심화·발전’정책(47.7점)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국정홍보처의 ‘홍보수단 효율성 제고’정책(47.7점),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추진기반 확보’정책(49.7점)에도 혹독한 점수를 줬다. 재정 성과와 정보화 부문은 올 3월까지 자체평가를 실시한 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화제의 작가를 찾아서] 생활디자인의 기린아 박진우

    [화제의 작가를 찾아서] 생활디자인의 기린아 박진우

    “끄끄끄…이 작가 천재 아냐?” 디자이너 박진우(34)가 영국 유학시절 졸업작품 가운데 하나로 만들었던 ‘에로틱 디쉬’ 사용법 동영상을 보면 누구나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디자이너가 만든 제품이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던 교수는 영화의 내용을 바꿀 수 있는 제품을 만들라고 숙제를 내줬다. 성(性)에 빠져 결국 목숨까지 잃는 영화 ‘감각의 제국’의 남녀를 구하기 위해 그가 만든 것은 여성 속옷 모양의 접시들이다. 가슴과 팬티 위에 놓인 하얀 접시에서 초밥과 아스파라거스를 먹으며 사람들은 낄낄거린다. 금속공예를 전공했으나 현재는 인테리어, 조명, 음반재킷, 소도구 등 전방위 디자인을 하고 있는 박진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웃음이다. 자신의 디자인으로 사람들이 한번쯤 생각을 하고 생활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스파게티 샹들리에’는 공사장에서 쓰는 빨간 전선을 걸쳐서 조명등을 만든다. 전선을 얼기설기 걸쳐서 제품의 형태를 완성하는 것은 디자이너가 아니라 사용자이다. 영국왕립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2년간 근무했던 그이다. 현재는 ‘창조적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서울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상가에서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중이다. 삼성전자에서 그가 한 일은 향후 5∼10년 뒤에 상용화될 수 있는 미래적 제품의 디자인이었다. 지난 2005년 디자인했던 우윳빛의 로봇청소기와 전자레인지는 2010년 삼성전자 대리점에서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2005년에는 차세대 디자인 리더로 선정돼 해외에도 이름을 알렸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아니라 자신만의 디자인을 하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한국의 디자이너들과 견줘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고객을 거느린 박진우는 행복한 축에 든다. 하지만 그도 지난해말 쌈지길에서 열린 ‘앤디 워홀을 만나다’란 전시회를 위해 루이뷔통 로고를 넣은 가방을 제작했다가 소송에 휘말릴 뻔한 적도 있다. 쌈지길은 결국 가방을 팔지 않기로 루이뷔통과 합의했고, 이 과정을 담아 로고를 지운 가방도 제작했다. 이탈리아, 영국, 독일, 미국, 일본 등 해외 전시를 통해 고객 발굴에 노력하고 있는 박진우는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포부도 있다. 그러나 일회용 성냥대신 일회용 양초를 만든 ‘5분 양초’처럼, 사람들에게 자그만한 여유를 안겨주는 것도 그의 꿈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완폐인 드라마를 바꾸는 힘

    완폐인 드라마를 바꾸는 힘

    요즘 젊은층은 드라마를 보는 시각과 태도가 다르다. 진짜 수업시간인 본방송을 시청하기에 앞서 예고편으로 예습을 한다. 수업 시간이 끝나면 인터넷의 다시보기로 복습하고 시청자 게시판에 들어가 글을 남기는 것도 선택이 아닌 필수다.“공부를 이렇게 하면 ‘일류대’에 들어가지”하고 부모님은 혀를 끌끌 차지만 완폐인(완전 폐인)의 경지에 오른 이들의 열정을 가로막을 순 없다. ●국적·장르 안가리고 드라마에 빠져 TV의 드라마에 목숨을 거는 젊은 세대들은 고구려 건국 신화를 다룬 ‘주몽’에서 코믹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등 우리나라 드라마뿐 아니라 미국의 ‘프리즌 브레이크’, 일본의 ‘프라이드’ 등 국적과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오로지 ‘웰 메이드 드라마’에 빠져 산다. 미사와 다모, 올미다 폐인 등 자신이 즐겨 보고 드라마에 푹 빠져 동호회까지 만드는 마니아층이 늘면서 이제 드라마는 더 이상 아줌마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과거 시청자들은 방송국에서 틀어주는 드라마를 수동적으로 감상했다면 이제는 인터넷 등을 통해 자신의 감상과 느낌, 의견을 알릴 뿐 아니라 작가나 PD에게 대본 수정까지 요구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완폐인들의 특색이다. 브라운관 앞에서 그저 눈물짓던 이전의 세대와 확연히 구분된다. 얼마전 종영한 SBS 드라마 ‘연인’의 폐인들은 마지막 회를 극장을 빌려 함께 보는 ‘힘’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제작 관계자와 작가는 물론 배우들도 참석, 완폐인의 ‘힘’은 드라마를 지탱하는 새로운 권력으로 자리잡았다. ●드라마 3파전 드라마 3파전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공중파 TV의 3사를 떠올린다. 하지만 지금의 3파전은 한국, 미국, 일본 드라마의 경쟁이다. 미국 드라마(이하 미드)와 일본 드라마(이하 일드)가 몇 년 전까지는 일부 마니아들이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보는 수준이었지만 케이블 TV를 통해 인기를 끌면서 완폐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석호필’, 웬트워스 밀러다. 그는 TV 시리즈 ‘프리즌 브레이크’가 젊은층의 인기를 얻으며 국내 유명 패션 브랜드의 모델로도 발탁되었다. 또 오는 5월부터 SBS에서 ‘프리즌 브레이크’를 방송할 예정이어서 ‘석호필’이 또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드 열풍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CSI’의 오리지널 ‘CSI-라스베이거스’의 그리섬 반장 윌리엄 피터슨. 미국에서도 시청률 선두를 다투고 있는 의학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주연 엘렌 폼페오와 패트릭 뎀시 등도 젊은층에선 폭발적 인기다. 탤런트 소지섭, 정일우가 뜨기 오래 전부터 이들의 선망 대상은 기무라 다쿠야였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일드의 역사는 깊다. 최근 ‘하얀거탑’,‘사랑따윈 필요없어’ 등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하는 작품들이 늘면서 인터넷 댓글을 통한 이들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두꺼운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기무라 다쿠야는 ‘프라이드’‘굿럭’‘히어로’ 등으로 브라운관과 인터넷에서 관심을 끌며 변함없는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또 ‘노다메 칸타빌레’의 우에노 주리나.‘사토라레’,‘퍼스트 타임’의 오다기리 조도 뛰어난 외모로 인기가 급상승했다.‘너는 펫’,‘소년탐정 김전일’의 마쓰모토 준.‘슬로우 댄스’,‘런치의 여왕’의 쓰마부키 사토시도 스타 대열에 합류 중이다. 이렇게 국적을 넘는 스타들의 탄생이 바로 완폐인들의 손과 입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완폐인 “우린 쓰는 말이 달라” 드라마 동우회를 돌아다니면 너무나 생소한 말들이 많다.‘안드로메다’‘광클’‘닥본사’등. 그들만의 언어를 살펴보자. # 광클:‘미친 듯이 클릭한다’는 뜻의 신조어로, 수 백 아니 수 천명의 팬들이 특정 시간대에 각자의 컴퓨터로 같은 단어를 검색해 해당 단어를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랭크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특정 연예인이나 드라마를 홍보하고 팬들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동호회를 통해 조직적으로 활동한다. # 팬픽:fan fiction의 줄임말. 원작을 바탕으로 팬들이 재창조한 작품을 말한다. 주로 디시인사이드 등 드라마 동우회 회원들이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재미있게 재구성해 올리는 것을 말한다. # 닥본사:‘닥치고 본방 사수’의 줄임말로 드라마 폐인들은 아무리 바빠도 본방송으로 봐야 한다는 팬들의 일념 하에 생겨난 말이다. # 주장미:‘주요장면 미리보기’의 줄임말이다.‘주장미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시간째 고민 중이다’,‘주장미를 하면 본방때 재미가 떨어지려나?’등으로 쓰이고 있다. # 안드로메다:드라마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주로 “PD와 작가가 안드로메다 갔나?”등으로 쓰인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이색&뜨는 新직업] (1) 게임 기획자·그래픽 디자이너

    [이색&뜨는 新직업] (1) 게임 기획자·그래픽 디자이너

    세상이 빠르게 변해가면서 IT·BT·CT 등의 분야에서 종전에는 알지 못했던 신종 직업군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미래의 직업군을 보면 미래의 세상이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청년 실업으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신(新) 직업군은 더없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정부도 이색 직업을 소개하면서 장래 직업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학습 프로그램을 제작, 최근 일선 학교에 돌렸다.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될 새로운 직업 세계를 시리즈로 조명해본다.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티 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는 컴퓨터 자판과 마우스의 움직임에 따라 중세 갑옷과 방패, 육중한 칼을 든 아바타(가상 분신)들이 소리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화려한 그래픽 화면이 현란하게 움직일 때마다 마른 침묵과 탄성이 간간이 쏟아졌다. 중세 판타지를 소재로 한 새로운 게임을 개발중인 게임기획자 박용일(사진 왼쪽·31)씨와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 홍세현(사진 오른쪽·33)씨는 마치 중세시대 영주처럼 위용을 뽐내며 새로운 게임 제작에 몰두하고 있었다. 무슨 게임이냐고 묻는 질문에 “중세 판타지를 소재로 한 것인데 영업상 비밀”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게임 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이들은 그동안 7편의 게임을 직접 개발해 선보였다. 이 가운데 온라인 게임 ‘라그하임’은 인터넷 인기게임으로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SF세계관을 소재로 한 것으로 국내 최초의 입체영상(3D) 게임”이라고 자랑했다. 박씨와 홍씨는 학창시절 온통 게임에 빠져 주변의 따가운 눈총도 받았던 ‘게임광’. 게임에 빠져 대학 진학에 실패했을 때도 PC방에서 게임으로 아픔을 달랬다고 한다. “게임 한 편을 만드는 데는 보통 2∼3년이 걸려요. 스타크래프트 등 대작은 5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적게는 3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 넘게 투자하는 것도 적지 않습니다.” 게임 제작에 필요한 인력은 게임PD, 기획, 그래픽디자이너, 컴퓨터 프로그래머, 시나리오 작가, 시스템 엔지니어, 홍보·마케팅, 관리직 등 최소 30여명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박씨와 같은 게임 기획자는 게임이 재미있도록 설계하는 일을 맡는다. 도시계획상의 도면 설계를 맡은 것과 같다. 따라서 기획자는 컴퓨터와 그래픽, 프로그램 등 모든 기술 분야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한다. 또 게임 내용에 대한 분석은 물론 게임 상품화 이후 반응까지 예측 가능해야 한다. 기획이 제대로 되어야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 박씨는 게임에 대한 기본지식을 고교 시절부터 꾸준히 쌓았다. 인문계 고교를 다니면서 대학진학 대신 게임에 빠졌던 그는 군복무 이후 곧바로 게임 제작 과정을 배울 수 있는 사설학원을 선택했다. 6개월 과정의 이론 수업과 8개월에 걸친 실무 과정을 통해 게임기획자로 나설 수 있었다. 초기에는 소규모 업체에서 실력을 쌓은 다음 2004년부터 이 회사에 입사,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게임을 좋아했던 만큼 전문가가 되기 위한 배움의 열정도 뜨거웠다.”고 말했다.“제대로 1년만 투자하면 누구나 게임산업에 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그래픽디자이너로 활동하는 홍씨도 대학에서 게임 분야를 전공한 것은 아니다. 1999년 2년제 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6개월 과정의 학원 수강을 통해 그래픽디자이너가 됐다. 그는 “게임 업계는 실무 능력을 강조하기 때문에 전공이나 학벌 등은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게임그래픽디자이너는 기획자가 설계를 마치면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형상화하는 작업을 맡는다. 게임상의 캐릭터를 제작하고 게임의 배경과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게임을 실감나게 하고 생명력을 불어넣는 직접적인 기술인 셈이다. 박씨와 홍씨의 연봉은 3000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다른 직종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앞으로 몇년의 경력을 더 쌓으면 메이저급의 대우로 연봉 5000만원은 거뜬하다고 이들은 말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연봉보다 더 소중한 ‘대박의 꿈’이 있다. 게임산업에 이름을 남길 만한 불후의 명작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우수기업 우수상품] KT ‘메가패스’

    [우수기업 우수상품] KT ‘메가패스’

    2000년 6월 출시된 ‘메가패스´는 같은 해 9월 100만명, 2002년 400만명, 2004년 9월 600만명의 가입자를 돌파했다. ‘메가패스´는 고객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새롭게 전개하고 있는 TV 캠페인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기존 ‘속도´라는 물성적 가치를 추구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시대의 문화창출을 주도하는 문화 생산자들과 친구 맺기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브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올 한 해 TV캠페인에 출연해온 모델 또한 기존 상업모델의 기용을 ‘홍보대사´로 전환하고 그들의 문화활동을 후원하고 있다.
  • 28일 예멘과 베이징올림픽 예선전 무조건 이겨야 산다

    베어벡-박주영,“예멘전은 윈-윈.” 새해 첫 축구 A매치였던 지난 7일 그리스와의 평가전에 이어 동생들인 올림픽대표팀이 베어벡호의 2연승을 벼른다. 2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을 펼칠 상대는 ‘중동의 복병’ 예멘. 지난해 11월 일본과 각각의 안방에서 치른 두 차례의 평가전을 모두 비긴 터라 이번 예멘전은 베이징을 향한 첫 발걸음이나 다름없다. ●“두 집 살림 걱정없다.” 핌 베어벡 감독은 올해 아시안컵 본선(7월)과 6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향한 두개의 지휘봉을 쥐었다. 그동안 “베어벡 감독이 두 대표팀을 이끄는 게 일정이나 업무량에서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온 게 사실. 그러나 베어벡 감독은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 22일 “A팀의 운영 방식을 올림픽팀에 준용하고 있고, 아우들은 형님대표팀을 향해 계단을 밟고 있다.”면서 “지금 상황은 ‘두 집 살림’이 아니라 총괄 지도체제”라고 강조했다. 베어벡 감독으로선 이번 경기가 주위의 우려를 씻을 호기다.25일 첫 소집 훈련 뒤 “무조건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그는 “예멘은 아시안컵 예선에서 한국이 고전했던 시리아 등 다른 중동팀과 견줘 떨어지는 전력이 아니다.”면서도 “상대보다 더 많은 골로 좋은 결과를 내 주위에서 나도는 우려의 소리를 잠재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 이상 부진은 없다. 베어벡 감독만큼이나 박주영(22·FC서울)의 각오도 남다르다. 지난해 지독한 ‘(K-리그)2년차 징크스’에 혼쭐이 났었다. 그러나 그는 유난히 중동의 ‘모래바람’에 강하다.3년전 아시아청소년(20세 이하) 선수권 조별리그에서 박주영은 예멘을 맞아 2골을 몰아쳐 8강의 불씨를 지폈었다. 박주영의 컨디션은 최근 상승세다. 소속팀 FC서울의 동계 전지훈련 체력테스트에서 1등을 했고, 평가전에서도 3경기 연속골과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신임 기네슈 감독은 “경기력을 풀어가는 창조력이 뛰어나고 체력도 뛰어난 편”이라고 극찬했다. “누구도 주전경쟁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은 베어벡 감독이지만 박주영의 무게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베어벡 감독은 예멘전에서 박주영을 중심으로 2∼3명의 공격수를 포진,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때 공만 잡으면 온몸으로 골을 터뜨린 박주영. 힘겨운 2년차를 버텨낸 ‘천재’가 예멘전을 통해 어떤 모습으로 부활할지 주목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대학재량만으로 교수 해고할 수 없어”

    “‘판사 석궁테러’가 아닙니다. 그냥 ‘판사 석궁사건’입니다. 공격행위만 볼 게 아니라 원인도 봐야 억울한 사람이 줄어듭니다.”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민사소송 상고심 변론을 맡기로 한 이기욱(52) 변호사는 25일 “다음 주쯤 대법원에 상고 이유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김씨의 민·형사 사건을 맡고 있는 이 변호사는 요즘 김씨를 자주 접견한다고 했다. 접견을 통해 판사뿐 아니라 법조인 모두에게 불신을 갖고 ‘나홀로 소송’을 택했던 김씨를 다독이고 있는 중이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 출신인 이 변호사는 앞서 해직 교수들의 복직 소송 몇 건을 수임한 바 있다. 김씨의 복직 소송이 대법원에서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창조’의 이덕우·김학웅·이원구 변호사도 김씨 변호에 동참하기로 했다. “법원은 김씨가 학생들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하는 등 교육자적 자질이 부족했기 때문에 재임용을 받지 못한 게 당연한 처분이라고 판결했습니다. 학교 논리만 받아들인 결과죠.” 이 변호사는 “사장이 직원을 함부로 해고할 수 없듯이 교수지위도 학교의 주관적 판단만으로 박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도의 연구 능력과 학문 지식을 갖춘 교수에 대한 채용과 재임용 문제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야 하고, 특별한 결격사유도 없는데 학교가 일방적으로 재임용을 하지 않는 것은 위법이라는 뜻이다. 그는 “학문연구나 강의실적 기준을 충족했는데 교육자적 자질이라는 주관적인 요소를 판단해 학교가 교수를 해임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 변호사는 학교측과 법원이 김씨에 대해 교육자적 자질이 부족하다고 본 판단의 근거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수업 중에 학생에게 폭언을 했다는 등의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96년 3월 김씨에 대해 재임용 탈락 처분을 하기 전인 95년 성균관대는 “수업 중에 욕설과 다른 교수에 대한 비방을 했다.”며 김씨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교육부 교원징계 재심위원회는 김씨에 대한 의혹 대부분을 사실무근으로 판단, 징계수위를 낮추도록 결정한 바 있다. 이 변호사는 김씨의 교육자적 자질이 왜곡된 부분과 관련, 당시 학생들의 증언 협조를 얻어낼 계획이다. 증언을 듣고 사실관계를 재규정하는 것은 법률문제만 따지는 대법원 심리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김씨 사건이 파기, 서울고법으로 환송돼야 가능해진다. 10년이 넘게 억울하다고 느끼며 재임용 처분 취소를 위해 싸워온 김씨는 사법부뿐 아니라 법조계 전체에 불신을 갖고 있다고 이 변호사는 전했다. 요즘 김씨는 많이 안정을 찾고 있다고 한다. “재임용 탈락 처분을 받자마자 법원에 소송을 낸 김씨는 변호사를 선임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교수 임용은 학교재량’이라는 87년 판례가 그대로 적용돼 김씨는 패소할 수밖에 없었고, 그때부터 변호사도 못 믿게 된 것 같습니다.” 2003년 옛 사립학교법의 재임용 관련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내려지고, 이듬해 서울대 김민수 교수가 재임용 소송에서 승소하자 김씨는 자신의 승소 가능성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이전 재판과 같은 논리를 내세우며 자신의 믿음을 배신한 사법부에 대한 불신에 판사를 공격하게 된 듯하다고 이 변호사는 설명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7)강원도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7)강원도

    ‘부족한 재원, 갈수록 줄어드는 학교와 학생수….’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 없는 강원도 체육이지만 강원도교육청 체육담당 장학사들과 일선 체육교사, 지도자들의 열의는 다른 지역을 앞선다. 지금까지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에서 중상위권을 유지하며 ‘강원도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원도내 학교는 몇몇 중소도시를 제외하고는 벽오지에 산재해 있어 체계적인 체육 활동과는 거리가 있다. 또 적은 인구만큼이나 선수층도 얇고 체육분야에 지원되는 재정은 타 도시의 2분의1에도 못미치고 있다. 하지만 우수선수 조기 발굴을 위해 해마다 12월에 소년체전 평가전을 거쳐 선수를 선발한 뒤 이듬해 4월초까지 동계훈련을 시켜 기초유망주들을 길러내면서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선발된 선수들에게는 월 50만원씩 연간 10억원의 훈련비가 지원되고 있다.5년 전부터 실시한 이같은 평가전으로 강원체육이 중상위권에 오르는 놀라운 성과를 올리고 있다. 특히 수영·육상·체조 등 기초종목을 바탕으로 사격·역도·레슬링·복싱 등 전략종목을 육성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수영에서 거두는 성적은 대단하다. 소년체전에서 해마다 3개의 금메달을 따내는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국가대표인 자유형의 정애현(남춘천여중3), 배영의 주니어 상비군인 서희(홍천여중3)선수 등이 든든한 기둥으로 꼽힌다. 이들은 군단위에 하나뿐이고 그나마 정식 풀장의 절반인 25m 레인에서 일반인들과 함께 섞여 훈련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성적을 내고 있다. 홍천초교·홍천여중 수영부는 학부모들과 지도자들이 수영교실을 운영하면서 만든 이익금으로 선수를 육성하고 있다. 특히 시설이 전무한 다이빙에서도 메달이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청 소속으로 국가대표선수인 권경민(26)·조관훈(24)의 싱크로다이빙은 지난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냈고 소년체전 금메달 리스트인 윤승은(봉의초교6)도 꿈나무다. 매트 위의 다이빙 훈련이 기적을 일구고 있는 것이다. 강원체고의 수구팀도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값진 우승을 얻었다. 강원도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기본종목으로 채택해 육성하기 시작한 육상종목도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소년체전 등 전국단위 대회 성적은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높이뛰기, 경보, 투포환, 중장거리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지난해 소년체전 높이뛰기에서 은메달을 딴 김태학(동해 광희중2), 경보에서 금메달을 딴 원샛별(원주 상지여중3), 투포환 전국기록보유자 신보미(강원체육중2·여) 등이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까지 성적이 좋았던 800,1500,3000m 중장거리 종목의 경우 올 들어 기록이 그다지 좋지 못한 것이 흠이다. 체조는 예년에는 국가대표선수까지 배출했지만 학교규모가 작아지면서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같은 기초종목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강원도는 역도·태권도·사격·레슬링 등 비인기종목을 전략종목으로 육성하고 있다. 사격은 강릉 사천중학교 여자부 권총사격팀이 4,5년 전부터 전국을 재패해오고 있다. 지도자의 열정과 과학적인 훈련방식이 먹혀든 결과이다. 사천중학교 사격부는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기록이 워낙 좋아 모두 국가대표 후보로 올라 있다. 올림픽 은메달 리스트(권총)인 진종오 선수도 강원도 춘천 출신이다. 세계적인 선수인 장미란을 배출한 역도종목도 원주·홍천을 중심으로 걸출한 선수들을 많이 길러내고 있다. 장 선수 외에 사재혁(홍천)선수가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하고 있다. 레슬링은 함상진(강원중2) 선수 등이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노경섭 장학사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듯이 체육분야 전문 지도자들이 불모지 강원도체육을 이끌고 있다.”면서 “행정당국의 꿈나무 체육에 대한 좀더 많은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강릉 사천중학교 사격부 “장비도 시설도 열악하지만 사격이라면 자신 있습니다.” 전교생이 50명에 불과한 시골 중학교 여학생들이 전국 권총부문 사격대회를 휩쓸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사천중학교 사격부원 8명이 주인공. 사천중학교는 지난 2003년 전국대회에서 2차례 우승하면서 혜성같이 나타나 소년체전 등 해마다 6∼7회의 전국대회를 휩쓸고 있다. 사실상 권총부문 전국대회를 평정한 셈이다. 사천중 여자 사격팀이 이처럼 전국대회를 석권하고 있는 것은 1998년 이 학교에 부임한 오병옥(44) 교사의 남다른 열정과 과학적인 지도방법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부터 사격을 해왔던 오 교사는 우선 들쭉날쭉한 실탄의 무게를 갖고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 한발 한발의 무게를 달아 연습을 하게 했다. 실탄 한개의 무게가 5.1∼5.5g으로 보통 0.1∼0.2g의 미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1000분의1까지 잴 수 있는 저울을 이용해 똑같은 실탄만을 사용하게 했다. 권총 한발을 쐈을 때 배출되는 공기의 양을 일정하게 하게 했다. 실탄의 속도를 내게 하는 탄속도 항상 일정하게 할 것을 주문한다. 오 교사는 열악한 훈련비도 아낄 겸 이같은 과학적인 훈련을 위해 권총 수리까지 직접 하고 있다. 어린 학생들을 무조건 몰아치며 훈련시키는 방법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동원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훈련을 거친 윤보배(강원체고1·여), 최승희(사천중3·여), 김선아(사천중3·여), 최대한(사천중1)이 국가대표 후보로 활동하고 있다. 전국 최연소 국대대표선수인 셈이다. 이들 가운데 최대한 선수는 청일점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선수 대부분이 시골의 어려운 가정형편을 이겨내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모범이 되고 있다. 오 교사는 선수들을 아예 자신의 집에서 합숙시키고 손수 밥까지 해 먹이고 있다. 시골학교의 어려운 재정 형편을 이겨보려는 궁여지책이다. 훈련도 수업시간은 피하고 이른 아침이나 방과후에 실시하면서 학과공부도 충실히 하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봉사활동과 노래수화발표대회도 갖는 등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시간도 가지고 있다. 오 교사는 “이번 봄학기부터 정선으로 발령을 받아 사천중을 떠나야 한다.”면서 “그래도 주말마다 선수들을 관리하면서 맥을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매트서 다이빙 연습해도 팀워크로 ‘수영 강원’ 빛내” “선수층은 얇지만 수영종목만큼은 전국 어디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수영 강원’의 명성을 전국체전과 소년체전을 통해 떨치고 있는 중심에는 강원도수영연맹 이택원(42) 전무가 있다. 이 전무는 2004년,2005년 전국체전에서 금 14∼15개를 따내며 준우승을 이끌고 지난해에는 3위를 기록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소년체전에서도 2005년 금메달 3개를 비롯한 11개의 메달을 따낸 것을 비롯해 지난해에도 금 3개 등 18개의 메달을 따는 데 산파역할을 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처럼 강원도 수영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우선 지도자들의 열의를 꼽을 수 있다. 강원도가 고향인 수영 지도자들이 박봉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향토사랑 하나만으로 지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무는 “다른 광역도시보다 재정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다이빙종목은 시설이 아예 없어 매트 위에서 연습하다 경기를 앞두고 겨우 서울 등으로 전지훈련을 가고 있지만 팀워크 하나만큼은 으뜸”이라고 말했다. 수영장 시설도 춘천 단 한 곳에만 50m 레인이 있는 등 열악하지만 강원도교육청이 그나마 수영종목 등 전략종목 지원에 앞장서고 있어 많은 힘이 되고 있다고 귀띔한다. 강원도 대표선수들은 해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도 교육감기 수영대회’를 거쳐 1차로 24∼25명을 선발, 한겨울 동안 집중훈련을 하는 것도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이다. 이 전무는 “11월쯤 동계훈련에 돌입해 이듬해 5월 소년체전 때까지 유일하게 50m 레인이 있는 춘천 국민체육센터 수영장에서 함께 기량을 키우며 경쟁하는 것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그의 삶 그의 꿈] 한국 유아교육의 새로운 모델 ‘감성놀이학교’

    [그의 삶 그의 꿈] 한국 유아교육의 새로운 모델 ‘감성놀이학교’

    젊은 감성의 소유자 맑은 눈이다. 투명한 하늘이 오롯이 담겨 있는 아이의 눈이다. 그 눈이 늘 웃고 있다. 눈을 마음의 창이라 했던가. 맑은 눈으로 늘 웃고 사는 사람은 마음도 그와 같을까. 그럴 것이다. 그런 사람과 마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마음은 편해지고 즐거워진다. 성인이 되어서도 모두가 그런 눈을 지니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실 속에서 그런 눈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사실이다. 슬프고 안타깝지만 우리 현실을 생각하면 고개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과 반성도 없이 저마다의 편리만을 추구하다가 흔히 비유하는 사막이 되어버린 세상. 우리는 사막에서 사막의 가슴을 지니고 살고 있다. 서로에게서 사막을 확인하고 절망한다. 세상은 그러하지만 자신만은 그렇지 않다고 자신하며 사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런데, 참 드물게, 아이의 눈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났다. 이재환. 그는 멋쟁이다. 아이의 눈을 가진 40대. 그 내력을 되짚어가다 보면 더 놀라게 된다. 신에게서 특혜라도 받았는지 남들 두 배의 시간을 살아온 듯한 사람. 자신이 갖고 있는 감성을 그대로 유아 교육 아이템에 반영해 감성교육으로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젊은 CEO. 말 잘하고, 현장에서의 성과를 통해 갖게 된 교육에 대한 철학과 소신도 뚜렷하다. 놀이로 하는 감성교육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녀 교육열은 세계가 다 알아준다. 땅 좁고 자원 없는 나라에서 내세울 거라고는 사람의 능력밖에 더 있겠는가. 우리가 가진 자산은 오직 사람의 능력밖에 없다. 지식인을 양산해서 열악한 다른 조건들을 극복하는 일이다. 이 지난한 현실이 자녀 교육열로 드러나는 것이다. 무엇보다 안타깝고 불쌍한 건 우리 아이들이다. 자녀 교육에 부모의 허리도 휘청거리지만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부모가 이끄는 대로 가방 메고 도복 입고 악보 들고 스케치북을 흔들며 뛰어다닌다. 나중에 어차피 경험하게 될 치열한 경쟁 인생을 아이들은 너무 이르게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런 현실을 누구보다도 안타까워한다. 그는 아이들이 놀면서 자라지 못하는 것을 슬퍼한다. 놀 줄 모르는 아이가 자라 오직 일만 하며 사는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고쳐보아야 하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는 우리의 아이들의 교육 현실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아이들 교육을 놀이문화 속에다 집어넣어 아이들이 즐겁게 놀면서 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이 꿈을 오래 전부터 가슴에 품어 왔다. 해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30대의 경험들도 감성 놀이교육 발상의 한 계기가 되었다. 감성은 스스로 가치 창조를 할 수 있는 바탕이자 힘이다. 어린 시절부터 수동적인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져 있으면 시키는 일을 해낼 수는 있을지 몰라도 새로운 마인드를 창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의 교육 현실을 직시하면서 그는 자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4세에서 7세에 이르는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감성놀이학교’가 그것. 현대는 교육도 사업 그는 2003년 11월에 ‘감성놀이학교’를 개설한다. 위험한 시도라며 걱정하는 주위의 만류가 있었지만 빈틈없는 그는 이미 2001년에 4개의 학원을 설립해 경영해 보았다. 실험경영인 셈이었다. 여기에서 한국 학원교육의 실상을 체험한 그는 자신의 계획이 현실성이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새로운 교육문화벤처기업 CEO의 탄생이었다. ’감성놀이학교’를 설립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본사 직영원을 포함해 전국에 40여개의 분원을 두었다. 미국 LA에 해회 1호원도 운영 중이다. 그는 2004년도에 IPS 산업자원부가 주간한 교육경영인 대상을 수상했다. 제2회 한국창업 CEO 대상부문 산업자원부 장관상도 받았다. 상이 중요한 게 아니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자신의 소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그는 교육벤처기업 대표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고 논에 모를 심듯 자신의 계획을 현실 속에서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는 참일꾼이다. 교육의 참 목적 ’감성놀이학교’ 직영원 외벽에 놀이학교가 추구하는 5대 목표가 새겨져 있다. 유난히 눈길을 끄는 마지막 목표가 ‘풍요로운 삶’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풍요로운 삶’은 물질과 정신이 함께 어우러지는 여유로운 삶을 의미하는 것이란다. 스스로가 세상의 능동적인 주체가 되는 것이라 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줄 아는 능력을 지녀야만 비로소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가 있다는 것이다. 쉬운 일이 아니다. 풍요로운 삶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예외 없는 궁극의 목적이랄 수 있지만 그런 삶을 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는 이 어려운 일의 해법을 새로운 교육방법으로부터 찾아내어 실현하려 한다. 그와 함께 들어가 본 놀이학교 교실의 아이들에게서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다. 즐거움이다. 이 즐거움 속에서 아이들은 자라 어른이 될 것이다. 어린 시절 몸에 배인 놀이의 즐거움을 지속하면서 이들은 행복하고 보람된 삶을 누릴 것이다. 그가 불러일으키고 있는 교육 혁신은 궁극적으로 현실을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그는 초등학교를 설립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학교 부지는 이미 마련했다. 구체적인 방안들에 관해서는 관련기관과 협의 중이다. 차별화된 방식으로 한국의 새로운 교육 지평을 열어가는 그에게서 아득하게만 느껴지는 희망을 발견한다. 백년대계라는 교육사업에서 전제되는 건 시간이고 미래다. 젊은 그는 오늘도 미래를 살아간다. 아주 부지런하게, 똑 부러지게. 글 최준시인, 사진 한찬호사진작가
  •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 교실’ 지상중계] (7) 주제별강의 및 첨삭 Ⅲ

    1번은 제시문에 나온 내용으로 풀 수 있다. 쉬운 문제다. 답에는 ‘혁신’이라는 어휘만 들어가면 된다.(가)에 있는 예들이 혁신의 어느 분야에 해당하고 어떻게 작용하는지만 알면 쉽게 풀 수 있다.(가)에 나오는 혁신은 무엇인가. 공급의 측면에서 볼 때 생산자 중심, 생산성 증대, 기업의 이익, 즉 들어가는 것보다 나오는 게 더 많으면 그 관계가 성립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소비자의 가치와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들 수 있다. 공통점은 이런 식으로 보여주면 된다. 그럼 이 제시문에서 수요 측면인지 공급 측면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거기에 답이 있다. 스타벅스에서 혁신이라고 한 부분은 고급문화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만족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기업의 이익이 된다는 등의 얘기는 공급 측면으로 보면 된다. 혁신은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다. 공급 측면에서 혁신의 정의를 내린 곳은 어디인가. 똑같은 자원을 투자하고도 다른 결과를 얻는 것이 혁신이다. 그럼 생각해 보자. 스타벅스에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커피라는 생산물에 새로운 문화를 더한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얻은 것이다. 스타벅스가 성공했던 이유는 이들의 기법이 수요 측면에만 해당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서울시교육청 논술강의 녹취록&논술교재(7회) 바로가기 델을 보자. 어디가 핵심인가. 다이렉트 판매방식이다. 또한 소비자 중심이다. 맞춤형 PC를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창조한 곳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주기 위해서다. 이 또한 수요의 측면이다. 이것은 스타벅스의 예와 다르게 제품에 서비스를 얹은 것이다. 결론은 쉽게 내려질 수 있다. 결국 이 두 가지가 수요 측면임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공급 측면으로는 이익 창출이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에 수요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더 빛을 보는 것이다.(가)에서 여기에 속하는 것만 말하면 된다. 글의 순서는 상관없다. 중점을 두고 쓸 부분은 소비자들의 가치와 만족도를 높여주는 예이다. 요즘 기업들은 여기에 중점을 두고 나아가고 있다. 두번째 단락에서는 혁신에 대한 얘기 가운데 공급 측면에 한계에 부딪쳐 수요 측면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쓰면 된다. 혁신에 대한 설명이 여러 개 나오는데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알아보자. 혁신은 무엇인가. 학교 수업시간에 나오는 것이 논술의 배경 지식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된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내신 공부를 하고 시험 끝나면 다 잊어버린다. 그러고 나서 수능 공부를 한다. 학원 열심히 다닌다. 수능이라고 내신과 동떨어져 있느냐. 기본적으로 수능의 배경지식도 내신 공부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를 벗어나지 않는다. 여러분은 한 번에 할 수 있는 공부를 따로 따로 하면서 시간과 노력을 버리고 있다. 학원은 기본적으로 이익 추구를 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내신, 수능, 논술등을) 쓸데없이 다 나눠서 가르친다. 수능은 암기적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를 요구한다. 하지만 여러분은 별개의 문제로 생각한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글쓰기가 들어갈 뿐이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것이 논술이다.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 학교에서 배경 지식을 잘 안 가르쳐 주는 이유는 교과 시간에 배우는 배경지식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 집중해라. 집에 가서 혼자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돌을 밀어보지도 않고 (해결책을)찾는 식의 공부는 안된다. 스스로 길을 찾는 식의 공부 방법을 찾아야 한다. 2번 문제를 보자. 박지원은 잘 알 것이고, 장자와 박지원은 연습문제에 자주 나온다. 이유는 지금 시대에 적용되는 사상을 당시에 미리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잘 맞는 한자가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같은 말이 하나 더 있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이다. 옛것을 알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라는 뜻이다. 논술에서 배경지식을 왜 강조할까. 배경지식은 단순히 글의 자료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글을 쓰기 위한 귀한 재물이 된다. 이 문제에서도 여러분은 두 글에 나타난 삶의 태도나 사유 방식을 찾아야 한다. 둘의 평균을 찾아야 한다. 한 쪽에 치우치면 안된다. 두 가지를 다 아우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두번째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의 발전에 기여한 사례를 논하는 것이다. 주장이 있고, 추출해 낸 사유방식으로 이어지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사례다. 논술하고 싶은 내용은 많이 알지만 쉬운 것을 위주로 왜 그런지 설명해야 한다. 구체적인 설명은 예만 들어주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설명이 필요하다. 왜 설명하지 않을까. 이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자신이 아는 것은 다른 사람이 모두 안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실수다. 설명이 충분히 되어야 한다. 추측성 주장이거나 혹은 어느 한 쪽의 주장을 몰아갈 때 더욱 더 설명을 보장해 줘야 한다. 그러나 찬반 논의형 진행일 때 반박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 즉 한정을 지어준다. 예를 들어 사람은 누구나 군대를 가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면 몸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혹은 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하는 식으로 한정을 지어야 한다. 진도를 나가 보자. 두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나)를 보면 선귤자가 엄행수를 바라보는 태도, 예적 선생이라고 부르는 이유에서 삶의 방식이나 그의 사유 방식을 추론할 수 있다.(나)에서는 선귤자나 제자가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다.(가)에서도 혜자와 장자가 바라보는 방식이 상반된다. 그러나 공통점도 있다. 장자와 선귤자이다. 이제 결정지어 주면 된다. 삶의 태도라고 할지 사유방식이라고 할지. 즉 남들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 두번째 질문은 인류의 역사와 문화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구체적인 예를 통해 말하라고 하고 있다. 설명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해줘야 한다. 불친절하면 점수를 잘 받지 못한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2007 서강대 수시 1차 논술문제 ●경제 문항 1: 30%,500~600자 다음 제시문 (나)는 오늘날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어떤 공통된 경영 활동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제시문 (나)를 근거로 하여 제시문 (가)가 담고 있는 의미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라. (가) 스타벅스는 커피와 문화를 결합하여 커피에 관한 경험을 재창조한 회사이다. 스타벅스의 최고 경영자가 된 하워드 슐츠는 1982년 스타벅스에 합류했다가 1987년에 스타벅스를 인수했다. 그는 단순히 최고급 커피원두를 소매로 파는 가게였던 스타벅스를 ‘고객이 바리스타(barista)라 불리는 매장 점원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오늘의 스타벅스를 일구어냈다. 또한 존경과 품위, 다양성의 존중, 사회와 환경에 대한 공헌 등의 원칙을 공유하는 문화를 키워나감과 동시에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프라프치노 등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상품을 적시에 선보였다. 그 결과 1987년 당시 6개 스토어에 100여명의 사원이 있던 수준의 회사를 10년만에 2,000여 개의 스토어에 25,000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켰다.1992년에는 커피 판매 기업으로는 최초로 상장기업이 되었으며 2004년에는 5조 3천억 원의 매출과 6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델은 1984년 창업과 함께 컴퓨터업계 최초로 제조업체가 제작한 컴퓨터를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다이렉트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의 PC 판매는 생산자 중심의 관점에서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 없이 생산하고 중간유통을 거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델은 이러한 방식을 뛰어넘어 고객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PC를 파악하고 맞춤형 PC를 직접 판매하는 모델을 창조한 것이다. 그 결과 1994년부터 7년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37%를 기록하며 2001년에 세계 시장 1위의 사업자로 등극했다.2004년에 델은 42조 6천억 원의 매출과 3조 5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AT 커니, 매일경제 Creative Korea 팀, ‘창조혁명 보고서´ (나) 인간이 자연 그대로의 자원에서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고 그것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기 전까지는 ‘자원’이라고 불릴 만한 것은 없다. 경제적 가치가 생기기 전까지는 모든 식물은 식물 그 자체이고, 모든 광석은 돌덩어리 일 뿐이다.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땅에서 스며 나오는 원유도, 알루미늄 원광인 보크사이트도 자원이 아니었다. 귀찮은 존재로서 토양을 망치기만 했다. 페니실린 곰팡이도 한때는 자원이 아니라 병균일 뿐이었다. 그러나 1920년대 영국의 미생물학자인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 곰팡이 ‘병균’이야말로 세균학자들이 찾던, 바로 그 박테리아를 죽이는 물질임을 확인함으로써 페니실린 곰팡이는 가치 있는 자원이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에 부를 창출하는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혁신인 것처럼 기존 자원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높여 더 많은 부를 창출하도록 하는 활동도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경제학자 J.B. 세이는 “기업가는 경제적 자원을 생산성과 수익성이 낮은 곳으로부터 좀 더 높은 곳으로 이동시킨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혁신은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혁신은 기업가정신의 구체적인 기능인 것이다. 똑같은 자원을 투입하고도 더 많은 양을 산출할 수 있는 활동이 곧 혁신이라는 뜻으로 공급측면에서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의에 적합한 구체적 사례를 들어보면, 제철산업의 경우 종합제철공장에서 미니밀(mini-mill: 전기로)로 이동한 것은 공급측면에서의 혁신이다. 미니밀은 철광석을 녹이는 용광로 설비가 필요 없다. 고철을 녹여 철강 빔이나 철근 같은 소비제품을 만들어낸다. 최종 제품도, 용도도, 고객도 똑같다. 그러나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었기 때문에, 즉 같은 자원을 투입하고도 더 많은 양을 산출할 수 있도록 한 혁신인 것이다. 한편 혁신을 수요측면을 강조해 정의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혁신은 소비자들이 이제까지 느껴온 가치와 만족에 변화를 일으키는 활동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아이포드(i-Pod) 또는 디지털 카메라는 기술혁신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와 만족도를 높인 혁신사례라고 할 수 있다. 헨리 루스가 1920년대에 ‘타임´,‘라이프´,‘포천´ 등을 창간하여 보여준 사회적 혁신이나,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에 개발된 머니마켓펀드(money market fund), 유니버설보험상품(universal life insurance product) 같은 금융상품의 성공적 혁신도 공급측면보다는 가치와 만족도라는 측면에서 훨씬 설명하기 쉽다. ― 피터 드러커,‘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혁신‘ ●인문 문항 2: 30%,500~600자 다음 두 제시문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삶의 태도 또는 사유방식을 추출하고, 그것이 인류의 역사와 문화의 발전에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논술하라. (가) 혜자(惠子)가 장자(莊子)에게 말했다.“위(魏)나라 왕이 나에게 큰 박씨를 하나 보내주므로 이것을 심었더니 닷 섬짜리 박이 열렸네. 그 속에다 장을 채워 두었더니 들 수가 없었네. 다시 두 쪽으로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었으나 너무 넓어서 쓸 수가 있어야지. 텅 비어 크기는 했지만 나는 아무 소용없어 그것을 부수어버렸네.” 장자는 이렇게 대답했다.“자네는 참으로 큰 것을 쓸 줄 모르는군.…중략… 지금 자네는 닷 섬짜리 바가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어째서 그것으로 큰 통을 만들어 강호(江湖)에 띄울 것을 생각지 못하고, 그것이 넓어서 쓸데가 없다고만 근심하는가? 자네야말로 아직도 몹시 옹졸한 생각밖에 가지고 있지 못하군.” 혜자는 장자에게 말했다.“우리 집에 큰 나무가 있는데 사람들이 가죽나무라 부르네. 그 밑동은 혹투성이라 먹줄을 댈 수가 없고, 그 작은 가지들도 꼬불꼬불해서 자에 맞지를 않네. 그것이 길가에 서 있으나 목수가 돌아보지도 않네. 지금 자네의 말은 이 나무와 같아 커도 소용이 없네. 따라서 여러 사람들이 돌보지도 않을 것일세.” 장자는 이렇게 대답했다.“…중략… 자네는 큰 나무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이 쓸데가 없는 것을 걱정하지만, 왜 그것을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인 광막한 들에다 심어 놓고 그 곁을 방황하면서 무위(無爲)로 날을 보내고 소요하다가 그 밑에 드러눕지를 않는가? 그러면 그 나무는 도끼에 베어지지도 않을 것이고 아무에게도 해를 입을 염려가 없네. 쓰일 데가 없으니 또 무슨 괴로움이 있겠는가?” ― ‘장자´ (나) 선귤자(蟬橘子)에게 예덕선생(穢德先生)이라 부르는 벗이 한 사람 있었다. 그는 마을 안의 똥을 치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지냈다. 선귤자의 제자가 자기 스승이 그 비천한 막일꾼의 덕을 칭송하여 선생이라 부르는 동시에 장차 그와 교분을 맺고 벗하기를 청하려고 하자, 제자로서 부끄러워 그의 문하를 떠나려고 했다. 그러자 선귤자가 말했다.“앉아라. 내가 너에게 벗을 사귀는 것에 대해 말해주마.…중략… 모든 사람들이 엄씨의 똥을 가져다 써야 땅이 비옥해지고 많은 수확을 올릴 수 있다네. 하지만 그는 아침에 밥 한 사발이면 의기가 흡족해지고 저녁이 되어서야 다시 한 사발 먹을 뿐이지. 남들이 고기를 먹으라고 권하였더니 목구멍에 넘어가면 푸성귀나 고기나 배를 채우기는 마찬가지인데 맛을 따져 무엇하겠느냐고 대꾸하고, 반반한 옷이나 좀 입으라고 권하였더니 넓은 소매를 입으면 몸에 익숙하지 않고 새 옷을 입으면 더러운 흙을 짊어질 수 없다고 하더군.…중략… 엄행수는 지저분한 똥을 날라다 주고 먹고살고 있으니 지극히 불결하다 할 수 있겠지만 그가 먹고사는 방법은 지극히 향기로우며, 그가 처한 곳은 지극히 지저분하지만 의리를 지키는 점에 있어서는 지극히 높다 할 것이니, 그 뜻을 미루어보면 비록 만종의 녹을 준다 해도 그가 어떻게 처신할는지는 알 만하다네.…중략… 선비로서 곤궁하게 산다고 하여 얼굴에까지 그 티를 나타내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요, 출세했다 하여 몸짓에까지 나타내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니, 엄행수와 비교하여 부끄러워하지 않을 자는 거의 드물 걸세. 그래서 나는 엄행수에 대하여 스승으로 모신다고 한 것이네. 어찌 감히 벗하겠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엄행수의 이름을 감히 부르지 못하고 예덕선생이라 부르는 것일세.” ― 박지원,‘예덕선생전´ ●다음주에는 ‘주제별 강의 및 첨삭4’ 강의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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