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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우리 옛 도자기의 아름다움(윤용이 지음, 돌베개 펴냄) 현역 최고의 도자기전문가인 지은이가 선사시대 질그릇부터 조선백자까지, 각 시대의 역사·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우리 도자기의 발달사를 설명했다.2005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의한 ‘한국 도자사’의 녹취를 풀어 보완한 것으로 필자 특유의 구수한 문체가 돗보인다.1만 8000원.●이상과 열정, 조선역사(이범직 지음, 쿠북 펴냄) 조선시대를 전공한 역사학자인 지은이가 창조적 즐거움을 읽게 하고 미래의 희망을 갖도록 하는 역사책은 없을까를 고민하며 쓴 조선시대사. 조선왕조의 지식인들이 이상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가졌던 이상과 열정을 전하고, 또 그러한 이상과 열정이 흐려지고 무뎌졌을 때의 안타까움을 담았다.1만 6000원.●알피니즘 도전의 역사(이용대 지음, 마운틴북스 펴냄) 지은이는 한국 산악계의 산 증인으로 70세가 넘은 지금도 여전히 가파른 암벽을 앞장서 오른다. 코오롱등산학교 교장으로 ‘한국 등산교육의 선구자’로도 존경받는다. 이 책은 대표적인 산악칼럼니스트이기도 한 그가 알피니즘의 태동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역사를 기록한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등산사이다.3만원.●링컨의 T-메일(톰 휠러 지음, 임동진 옮김, 소화 펴냄) 남북전쟁이 일어나자 혁신적인 신기술인 T-메일(전신)은 링컨의 망원경이자 상황판이 된다. 그는 T-메일로 당부하거나, 독려하며 마치 화상전화를 주고 받듯이 전장과 소통하며 난국을 돌파했다. 이 책은 링컨이 주고 받은 1000여통의 T-메일로 그의 현장리더십을 분석한 것이다.1만 3000원.●캠브리지 중국사(존 K. 페어뱅크 책임편집, 김한식·김종건 책임번역, 새물결 펴냄) ‘캠브리지 중국사’는 1966년 영국에서 처음 기획되어 아직까지도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방대한 기획물이다. 전권을 완간할 예정으로 이번에 먼저 10권 상·하와 11권 상·하가 나왔다.1800년부터 1911년까지 청제국 말기를 다루고 있다. 전4권, 각권 2만 7000원.●생각의 힘을 키우는 토론수업(강병재 지음, 교보문고 펴냄) 토론지도에 관심을 있으나 구체적인 방법에 들어가면 막막해지는 일선 교사나 학원 강사, 자녀 교육에 관심이 있는 부모를 위한 가이드북이다. 토론을 처음 지도하는 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토론수업을 할 때 어떤 준비과정이 필요하고 어떤 절차와 단계를 거쳐야 하는지를 알려 준다.1만 2000원.●오픈 북(마이클 더다 지음, 이종인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워싱턴 포스트’의 서평 담당 기자인 지은이가 들려 주는 청소년 시절의 독서 자서전. 독서에 열중하는 청소년의 모습에서 미국에 국한되지 않은 보편성을 느낄 수 있으며, 미국의 지역 도서관, 중등학교의 독서 교육, 대학의 인문학 교육 등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시사를 발견할 수 있다.1만 5000원.●여풍당당 그녀들의 성공백서(아키야마 유카리·김영숙 등 지음, 이정환 옮김, 에이지21 펴냄)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는 인생이 아니라, 나 자신이 인생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성공한 여성’들의 이야기. 일본의 경영컨설턴트 아키야마, 그리고 인터넷업체 CEO 등 자신있게 살아가는 한국 여성 네 사람을 소개한다.1만 1500원.●경제학의 거장들-플라톤에서 J S 밀까지(요아힘 슈타르바티 외 지음, 정진상 등 옮김, 한길사 펴냄) 인류 역사에서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 강력한 지도자가 난국을 수습했듯이 경제학의 거장들도 시대 요구에 따라 만들어진 학문적인 위기의 산물이다. 경제학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경제학자 29명의 생애와 사상, 저작을 모았다.1·2 각권 2만 5000원.
  • [시론] 굴뚝산업 부활의 동력은 혁신/임영모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시론] 굴뚝산업 부활의 동력은 혁신/임영모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세계 기업의 평균 수명은 단 13년이다.30년이 지나면 80%의 기업이 사라진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 1955년 100대 기업 중 현재도 100대 기업에 포함되는 기업은 7개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듀폰,3M,GE 등 100년 이상을 생존한 기업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여 자신의 사업영역을 꾸준히 변화시켜 왔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미래에 대비하여 차세대 성장엔진을 확보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는 것만이 일상적인 기대 수명을 뛰어넘어 장기 생존의 번영을 보장해 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은 기술로 견제하고 중국은 빠르게 추격하는 샌드위치 상황에 처한 우리 기업에 새로운 성장엔진의 육성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다. 그렇다면 어떤 산업이 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에 이어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수 있을까? 우리 기업과 정부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2000년대 초 정보통신(IT), 바이오(BT), 나노기술(NT) 등 소위 6T 분야가 각광을 받았다. 최근에는 생명·의료, 환경·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가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성장동력을 육성하는 데 있어 한가지 고려해야 하는 점은 새롭게 부상하는 신규 산업에 너무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현재 자신이 속한 산업은 성장률이 둔화되고 경쟁이 치열해 수지 맞추기도 어려운 한물간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사양 산업으로 생각하는 분야에서 새롭게 성공을 거두는 기업들이 의외로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1990년대 말 불어닥친 IT열풍에 밀려 한물갔다고 취급받던 조선, 철강, 기계 등 소위 굴뚝산업의 부활이다. 조선산업은 육상건조공법, 쇄빙유조선 등 기존 업계의 상식을 깨뜨리는 혁신을 통해 양과 질적인 측면 모두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라섰다. 또한 지난 5월에는 포스코가 100년 전통의 용광로 공정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파이넥스 공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양산에 들어갔다. 결국 상식의 벽을 뛰어넘는 창조적 발상과 도전을 통해 새로운 경쟁법칙을 만들어내면 모든 산업이 훌륭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기업은 스스로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만들어야 하는 창조의 단계에 진입해 있다. 신대륙을 안내하는 지도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신기술·신시장을 창조하는 선두 주자는 추종자(follower)와는 달리 높은 투자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혼자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지금은 하나의 기업이 모든 영역을 커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산업역사를 돌이켜보더라도 불연속적인 혁신의 대부분은 동종 업계가 아닌 외부에서 발생했다. 과거 외부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한국 기업의 제품화 및 생산기술의 강점을 결합시켜 신산업을 창출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사례는 창조의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 우리 기업과 정부에 좋은 교훈을 준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혁신역량을 높이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기업과 국가의 울타리를 넘어 창조 단계의 불확실성을 함께 극복할 수 있는 혁신의 우군(友軍)을 확충할 때, 우리의 혁신역량은 한 단계 진보하고 지속적인 성장동력 창출이 가능해질 것이다. 임영모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대우건설 새 비전 ‘글로벌 E&C’

    대우건설은 6일 서울 대우센터빌딩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과 신훈 부회장, 대우건설 박창규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우건설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대우건설은 ‘아름다운 미래를 창조하는 글로벌 E&C(engineering and construction) 리더’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 [시론] ‘특구사업’ 성공의 길/최재헌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

    [시론] ‘특구사업’ 성공의 길/최재헌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

    ‘특’자가 들어가면 무언가 특별해 보이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뭐든지 특자를 붙이기 좋아한다. 하다못해 자장면에도 특자장면이 있고, 특수부대, 특별검사, 특공대 등 수많은 특자 돌림이 난무하고 있는 와중에 특구사업도 들어있다. 그러다 보니 특구사업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모양이다. 특구사업은 원래 ‘지역특화발전 특구제도’를 줄인 말로, 재정경제부가 지역특화발전 특구위원회를 만들어 기초지자체의 지역특화발전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일정 지역을 특구로 지정하여 선택적으로 규제 특례를 적용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2004년 9월에 제도가 도입된 이래 47개 법률에 대해 97개의 규제특례로 법제화되어 있다. 그 면면을 보면 2007년 7월까지 전국적으로 87개의 지역특구가 지정되어 경북(17), 전북(12), 경남(10), 충북(10), 전남(9), 경기(6), 강원(6), 충남(5), 부산(3), 대구(3), 인천(3), 서울(1), 울산(1), 제주(1)로 지역별로 들쑥날쑥하지만 전국적으로 퍼져 있다. 복분자·한방·도자기·묘목 등의 지역고유산업특구뿐만 아니라 경관농업·기차마을·귀향마을·나비축제 등의 관광특구, 그리고 외국어·국제화·평생교육 등의 교육특구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구사업은 지리적 장소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여 지역의 특수성을 살리고, 내생적 발전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지자체가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지자체 스스로가 지역의 부를 창출하고자 하는 자발적 노력인 것이다. 그러나 특구사업이 마치 지자체장의 능력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여 지자체장이 바뀌면 사업의 지속성이 확보되지 않는 점, 담당 공무원의 전문성 부족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첫째 지자체장의 능력을 과시하는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주민들의 참여와 모니터링을 이끌어내는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지역 전문가를 적절히 활용하여 전문성을 높이고 지역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 닥터제가 일부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대학과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극대화시켜 전문 인력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셋째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중복투자를 방지하도록 장기적인 로드맵을 강구해야 한다. 어떤 산업이 잘된다고 너도나도 그 산업에 목숨을 거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고유 브랜드 개발과 고급상품화 전략, 국내외 판로의 확대, 디자인과 창의적 혁신요소의 투입, 창조산업의 지역화, 지자체간 네트워크화와 협업화 등이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 넷째 환경파괴를 유발하는 신개발주의의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고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엄격한 사업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모든 사업에는 양지와 음지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고 했던가. 주민들의 참여와 고유한 장소자산을 바탕으로 창의적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지역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시장에 민감하게 대응한다면 특구사업은 분명히 낙후된 지자체를 이끄는 훌륭한 조력자가 될 것이다. 최재헌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
  • [대선주자 25시] 문국현 前유한킴벌리 사장

    [대선주자 25시] 문국현 前유한킴벌리 사장

    조용히 내리는 빗소리가 자동차 안을 맴돈다. 새벽 6시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탄 승용차는 경부 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린다.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길. 잠시 곤한 잠에 빠졌던 문 전 사장이 눈을 뜬다.“공부해야 할 게 많아서요. 시간 날 때마다 준비를 해야….” 부스럭 부스럭 서류 뭉치부터 펼쳐든다. 문 전 사장의 대선 행보는 조용하다. 선거가 넉 달도 안 남은 시점. 토론과 면담으로 선거운동을 대신한다. 짬날 때마다 공부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달 29일 대구 일정도 대구염색공단 방문 외에는 특별한 게 없다. 정치인들이 즐기는 언론홍보용 이벤트도 없었다. 대개 정치인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그림 만들기´에 열중하게 마련이다. “언론에 노출이 덜 되더라도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조하는 곳부터 들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디자인·패션 산업은 한 해 6조∼10조원의 가치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문 전 사장은 당연한 일이란다. ●항상 공부하는 자세 참모들이 답답해할 법도 했다. 그런데 아무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땀 흘리고 악수하는 이미지 메이킹보다는 철저히 내용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감동하고 운명을 걸 수 있는 거고요.” 한 자원봉사자가 활짝 웃음을 보인다. 문 전 사장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불과 일주일만이다. 그는 지난달 23일 ‘희망 제안´행사로 대선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지난 1일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3.3% 지지를 얻어 범여권 대통령 후보 적합도 6위를 차지했다. 여야를 불문한 전체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1.9% 지지도를 기록했다.‘일주일짜리’정치인이 10년 이상 정치권에 몸 담은 대선주자들을 제쳤다. 문 전 사장은 기존의 정치공학 구도를 버렸다. 대다수 사람들은 그가 민주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독자레이스에 나섰다. 정책과 비전으로만 승부하겠다고 했다. 무모해 보인다. 그러나 측근들 반응은 다르다.“문 전 사장이 추구한 뉴패러다임 경영도 남들은 무모하다고 했습니다. 유한킴벌리가 IMF 외환위기시절 4조 2교대제와 평생학습체제를 구축했을 때 미친 짓이라고 했죠.” 고원 공보 실장의 말이다. 현재 ‘문국현식’ 경영혁신 사례는 다른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 전 사장측이 내세운 장점은 ‘경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같다. 하지만 내용은 많이 다르다. “이 후보와 문 전 사장은 말단 직원에서 시작해 사장에 오른 신화적 존재라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다만 한사람은 대기업적 마인드로 토목경제밖에 모르지만 다른 한 사람은 중소기업적 마인드로 환경과 사람을 위한 경영을 해왔죠.” 고 실장이 목소리를 높인다. ●“가짜경제 vs 진짜경제의 대결” 문 전 사장은 희망포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중소기업 문제·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보여왔다.“미국 상장 가치만 30조원 이상 가는 대기업 대표로서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말로만 중소기업과 서민을 외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중소기업 입장에 서서 행동하는 사람은 적죠.”라고 말하는 고 실장 목소리에 자신감이 배어 있다. 민주신당 원혜영·이계안 의원도 문 전 사장의 이런 장점에 주목했다. 둘은 지난달 24일 “이번 대선은 건설중심·재벌중심 가짜경제와 사람중심·중소기업중심 진짜경제의 대결”이라며 지지를 선언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도 그에게 우호적이다. 천정배 의원은 “큰 틀에서 정치적·정책적으로 연대해 나가자.”고 했고 신기남 의원도 “문풍과 신풍이 함께 통풍을 만들자.”고 요청했다.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도 ‘문국현 영입론’을 제기했다. 연일 주가 상승이다. 그러나 아직 그가 누군지 모르는 유권자가 많다. 범여권 경선 국면 속에 자칫 존재감이 사라질 수도 있다. 세는 약하고 장애물은 널려 있다. 그래도 문 전 사장은 태연하다. 그렇다고 특별한 비책이나 깜짝 전략은 없다고 했다. “정치공학을 털어내겠습니다.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알리다 보면 국민들이 알아줄 날이 올 겁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래도 구체적인 홍보전략이 필요한 게 아니냐고 묻자 “명사들과의 대담과 토론, 생산현장 방문, 인터넷 사이버 활동 이 3가지에 주력하려 한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돌아왔다. ●“치장보다 실천적 삶이 중요” 수행을 맡은 김재현 건국대 교수가 부연했다. “실천적 삶이 중요하지 치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24년을 중소기업과 사회개혁을 위해 운동하고 비정규직을 지키기 위해 일한 이력을 국민들이 알고 나면 바람이 불 겁니다.” 문 전 사장은 끝까지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겠다고 했다. 권력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항간의 지적은 단호히 부정했다.“세계를 무대로 하는 대기업을 운영하던 사람이 회사를 버리고 나올 때는 큰 결단이 필요하다. 과연 한국에 누가 이런 결단을 한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2일 지지조직인 ‘창조한국’을 출범시켰다. 본격적인 대선행보 시작이다. 그가 제시한 정치적 ‘데드라인’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시점. 그때까지 의미있는 지지율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 민주신당·민주당 후보와 협상이 가능해진다. 범여권 단일후보로서의 길이 열린다. 남은 시간은 한 달이 채 안 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CEO칼럼] 차별화가 경쟁력/이영하 LG전자 사장

    [CEO칼럼] 차별화가 경쟁력/이영하 LG전자 사장

    본격적인 휴가시즌은 지나갔지만 계속되는 더위로 많은 사람들이 주말마다 휴양지로 몰리고 있다. 레저 문화가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 관련 산업도 양적으로 많이 성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색적인 테마나 마케팅으로 고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종종 신문지면을 장식하기도 한다. 스키장으로 유명한 한 리조트에서는 골프장과 연계해 낮에는 골프를 칠 수 있고 밤에는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어떤 유통업체는 바캉스 시즌을 맞아 휴가지까지 음식을 배달한다는 이색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차별화나 이색 마케팅은 이제 더 이상 이색적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일상화됐다. 이처럼 너나 할 것 없이 차별화에 신경쓰는 이유는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산업화가 태동하던 60∼70년대에는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판매하는 데는 문제가 없던 생산의 시대였다.80∼90년대는 품질만 좋게 만들면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품질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산업이 성숙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차별화를 통하지 않고서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불가능한 시대가 됐다. 인시아드 대학의 김위찬 교수는 이런 차별화를 블루 오션(Blue Ocean) 전략으로 정의했다. 고객에게 가치가 있는 것은 확실히 강화하거나 창조하고 그렇지 못한 것은 줄이거나 없애 가치를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일례로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성공사례는 차별화가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준다. 이 항공사는 티켓을 자동발권기로 발급하고 기내식이나 수화물 서비스를 제외하는 등 저가 항공사에 맞는 차별화를 선택했다. 뿐만 아니라 기내 안내방송을 랩으로 한다든가,“흡연을 하실 분은 날개 위에 마련된 테라스를 이용해 주십시오.”라고 안내하는 등 승객에게 재미를 주는 펀(Fun) 경영으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고객 불만이 가장 적은 항공사로 명성을 날리며 세계적인 항공사로 발돋움했다. 생활가전 분야에서도 차별화를 위한 노력이 치열하다.‘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광고문구처럼 한번 사면 오래 쓰고 그만큼 다른 전자 산업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지 않았던 생활가전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백색이 전부였던 가전제품에 컬러 바람이 불고 문양 디자인이 도입됐다. 불과 한두 해 만의 일이다. 이제는 디자이너를 넘어 예술가의 작품이 제품 위에 그려지고 크리스털 보석이 박힌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TV 달린 냉장고, 물 사용량을 반으로 줄인 세탁기 등 기술면에서의 차별화도 가파르다. 요즘 같은 무한경쟁 시대에 남들과 같이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에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이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개발되고 품질이 개선되기도 하는 등 고객의 입장에서는 더 나은 서비스와 질 좋은 제품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진정한 차별화 사례는 찾기 쉽지 않다.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이나 불만을 갖지 않게 하는 수준에 만족해서는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를 꾀할 수 없다. 고객들이 상상하지 못 했던 매력적이며 차별화된 제품을 창출해낼 수 있을 때 비로소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영하 LG전자 사장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광대인생50년 사물의 명인 김덕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광대인생50년 사물의 명인 김덕수

    일본 다이코(大鼓·큰북)의 명인 하야시 에데스는 ‘김덕수의 사물놀이’를 접하고 나서 이렇게 언급했다.‘처음 듣는 소리인데도 그리웠다. 알지도 못하면서 야단법석을 떨게 되었다. 작은 해협 저쪽에 부는 바람은 지금도 먼 옛날 사람들의 기억이나 통곡을 품고 거칠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 소리에 한번 칼날을 대면 선혈이 튀어 오르는 광경이 보일 듯하다. 이만큼 북받쳐 오르는 소리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사물놀이, 나는 그들을 계속 질투하고 있다.’ 과연 일본 최고의 명인다운 찬사다. 맞다. 사물놀이를 만나는 외국인들은 한결같이 감동의 메시지를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최소한 인간의 혼을 마구 두들겨 깨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박자측정기로는 도저히 측정될 수 없는 음악, 그 ‘신명’을 몸 구석구석까지 카타르시스를 던져주니 말이다. 지금부터 29년 전 1978년 12월. 서울 원서동에 건축가 김수근이 세운 공간 사옥의 지하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남사당의 후예’를 자처하는 김덕수, 김용배, 이광수, 최종실 등 네명의 청년이 등장했다. 이들은 북과 장구, 징, 그리고 꽹과리를 들고 나와 신들린 듯 두들겼다. 듣도 보도 못한 현란한 앙상블에 다들 넋이 나갔다. 그렇게 걸쭉한 난장판이 끝나자 민속학자 심우성씨는 ‘사물(四物)놀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마침내 세상을 울리는 ‘지구촌 사운드’가 탄생되는 순간이었다. ●5일 50주년 기념공연 ‘길-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김덕수(55) 사물놀이패 한울림 대표.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이 국악계에서 하나의 ‘보통명사’로 굳어졌다. 다섯살 때 남사당의 무동으로 예인의 길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1978년 자신의 이름을 딴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창단,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인생을 걸었다. 그동안 국내외 공연만 7000여회. 시장판에서는 일반 시민을 상대로, 또 1년이면 6개월은 해외로 나가 외국인들 앞에서 사물놀이로 지구촌의 혼을 흔들어 깨웠다. 그러기를 올해로 꼭 50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오는 5∼9일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길-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제목으로 예인 인생 50년 행사를 갖는다. 싱싱한 볼거리도 많다. 우선 국악과 서양음악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연희극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풍물, 버나, 살판, 소고놀이, 탈춤, 무당춤, 민요 등의 전통연희가 선보인다. 이어 비보이 댄스, 재즈, 힙합 등 서양의 춤과 소리가 한바탕 어우러진다. 사물놀이패 외에도 논버벌 퍼포먼스 ‘도깨비 스톰’의 이경섭, 비보이 그룹 드리프터즈 크루, 뮤지컬 배우 김사량, 래퍼 수파사이즈(김씨의 장남) 등 각 분야의 ‘꾼’들이 무대에 올라 ‘난장판’을 벌이는 것. 또한 새 음반 ‘길’이 2001년 ‘청배’ CD 이후 6년만에 등장한다.‘길’에는 ‘덩덕궁’‘비나이다’‘육자배기-흥타령’ 등 모두 10곡이 실렸다. 아울러 기념행사에 맞춰 자서전격인 책 ‘글로벌 광대 김덕수-세상을 두드리다’를 펴낸다. 공연 준비에 비지땀을 흘리던 지난 주 충무아트홀 지하 연습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얘들아,(꽹과리 박자를 육성으로 흉내내며)갠지기갠지기갠지기 개갱∼갱, 요 템포로 하란 말야. 그리고 악센트가 없어 악센트가. 번개치고 나서 천둥소리 꽝 치란 말야. 다들 눈을 부릅떠. 전투신이야. 당나라가 평화로운 고구려를 짓밟았어. 자, 다시 갑시다. 갠지기갠지기갠지기 개갱∼갱.” 잠시 땀을 닦고 난 김 대표가 꽹과리를 두들기자 북, 장구, 가야금, 피리, 아쟁소리가 연이어 소리를 낸다. 그러는 사이 드럼, 전자오르간, 전자기타 등 서양 악기들이 국악기의 장단 속으로 들어와 멋있게 화음에 동참한다. 그러자 한쪽 무대에서는 상모돌리기 등 전통놀이가 흥겹게 펼쳐진다. 서양악기와 국악과의 절묘한 만남을 통해 연출된 농악놀이, 비록 연습실이었지만 많은 관객들을 상대로 한 무대 위에서라면 더욱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하리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콘서트+드라마=콘서트라마 선보인다 잠시 쉬는 시간을 이용해 김 대표와 마주앉았다.“뮤지컬, 오페라만 최고가 아니다. 전통 연희극이 얼마나 훌륭한지 꼭 보여줄 것”이라면서 이번 공연은 콘서트와 드라마를 합친, 즉 ‘콘서트라마’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서양악기가 우리 국악반주와 잘 어우러져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상 사람들이 편하게, 또 풍요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형식의 전통연희극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30년 전 사물놀이가 ‘지구촌 사운드’로 획기적인 파장을 일으켰다면 이번 ‘콘서트라마’는 한차원 업그레이드된 ‘사운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50년 예인 인생을 ‘남사당­사물놀이’로 살아왔다면 앞으로는 개량화된 전통연희, 즉 ‘콘서트라마’로 새로운 인생의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10년 전부터 대본을 직접 쓰고 틈나는 대로 제자들과 호흡을 맞춰왔다고 귀띔했다. 어찌보면 고전을 깨부수는 파격 시도 같지만 그는 “전통을 시대에 맞게 변화시키는, 즉 본질적 신명과 색깔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것 또한 우리 것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이렇게 개량된 사물놀이는 진정한 한류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젠 우리 것으로,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신명으로 뮤지컬과 오페라를 눌러야 합니다. 외국 오페라가 한국에서 수백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가버리는 일이 어디 한두번입니까. 저는 이번 ‘콘서트라마’가 이들과 견줄 새로운 모델이라고 확신합니다. 드럼으로 사물놀이도 하고 피리가락으로 색소폰소리도 내고, 그래야 세계인을 감동시킬 수 있지요. 광대인생 50년은 무척 중요한 전환점이자 아울러 새로운 글로벌 광대인생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이어 30년 동안 사물놀이로 세계 곳곳을 다녀 이제는 아프리카만 하더라도 사물놀이에 대해 모르는 나라가 없을 정도로 친숙해 있다고 했다. 이런 토양에 새로운 모델은 충분히 먹혀 들어간다고 거듭 자신했다. ●“세상 모든 음대에 우리 악기 놓겠다” 대전에서 태어난 그는 부친 김문학(벅구놀이의 명인)으로부터 남사당 예인의 기질과 재능을 이어받아 어려서부터 장구를 다루었다. 그러던 1959년 불과 일곱살의 나이로 ‘전국농악경연대회’에 참가하여 대통령상을 받아 일찍부터 ‘장구의 신동’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장구·쇠가락은 양도일·송순갑 선생 등을 사사하고, 이후에는 김소희, 정권진, 지영희 등 민속악계의 명인들로부터 넓은 음악세계를 접한다. 아울러 국악예술고에 진학하면서 체계적인 국악이론과 실기를 배운다. 국악예고 시절에는 2년 선배인 박범훈(현 중앙대총장)과 악기창고에서 자취하다시피 지내며 음악적 우정을 쌓기도 했다. 국악예고 졸업 후에는 전통예술공연단체의 일원으로 전세계 50개국 순회 공연을 가졌다. 이러한 자신감으로 1978년 ‘사물놀이’를 창단, 국악으로 세계를 누비는 새로운 역사를 쓴다.‘해방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김덕수의 음악적 실험은 1995년에 창단된 ‘한울림예술단’에서 비롯된다. 매년 150여회의 국내외 공연을 통해 클래식 오케스트라, 무용, 재즈, 팝, 월드 뮤직, 연극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전통예술의 다양한 가능성과 함께 ‘한국적인 월드 뮤직’을 다듬고 있다. “우리 전통이 글로벌화한 국제적 에너지로 옷을 갈아입을 때가 됐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적 환경조성이 중요합니다. 세계 각국의 음악대학에 우리 악기 한두개씩은 꼭 놓여 있는 그날을 생각해 보십시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2년 대전 출생. ▲70년 서울국악예술고 졸업. ▲57년 5세 때 남사당 무동으로 데뷔. 장구·쇠가락은 송순갑 등을 사사. ▲78년 김덕수 사물놀이패 창단. ▲82년 미국 댈러스, 세계 타악인대회 참가. ▲84년 캐나다 밴쿠버, 월드 드럼페스티벌 참가. ▲88년 서울올림픽 성화 봉송 축하 공연. ▲95년 사물놀이패 한울림 창단. ▲99∼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연희과 조교수. ▲2001년 전통문화벤처기업 난장컬처스 대표. ▲0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통예술위원. # 대표 음반 ‘난장-뉴호라이즌’(95),‘김덕수 사물놀이 결정판’(96),‘풍물 데뷔 40주년 기념 앨범-미스터 장구’(97), 김덕수 예인인생 50주년 ‘길’(07) 등.
  • [강유정의 영화 in] 소설보다 낯선, 플롯없는 인생

    [강유정의 영화 in] 소설보다 낯선, 플롯없는 인생

    당신은 언제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는가? 아니, 당신은 어떨 때 소설을 읽는 순간이나 영화를 보는 자신에게 만족하는가? 영화 혹은 소설은 중력의 법칙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삶의 순간들을 낯설게 만들어 준다. 그 낯섦으로 인해 버릇 같던 일상들, 습관 같던 하루하루는 다른 순간들로 비약하게 된다. 소설 하나 읽지 않는다 해도 삶은 굴러가지만 소설 한 편을 읽는 순간 당신의 삶은 다른 쪽을 향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것은 위험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비속한 삶을 견인해 주는 발견이 되기도 한다. 마크 포스터 감독의 ‘스트레인저 댄 픽션’은 영화가 그리고 소설이 어떻게 삶을 바꿔주는지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일분 일초의 어긋남도 없이 정해진 일상의 질서를 따라가는 세무 공무원 해럴드(윌 페럴). 그의 삶에 낯선 목소리가 침투한다. 그 목소리는 마치 자신의 마음 속에 들어와 있는 듯 그의 심리와 일거수일투족을 예견하고 기록하고 보고한다. 아니 그것은 마음 속으로 침투했다기보다 뚜껑이 닫힌 채 은닉돼 있던 자신의 목소리가 되돌아왔다고 말하는 편이 옳다. 문제는, 그 목소리가 “해럴드 크릭은 예상치 못한 죽음을 맞게 될 것이다.”라고 예고한 데서 비롯된다. 전지적 작가 시점의 목소리가 살아 있는 인물 해럴드의 죽음을 밝혀버린 것이다. 이제부터 그의 삶은 조금씩 바뀌어 간다. 잠옷처럼 편안했던 규칙성을 깨뜨리기도 하고 말할 수 없는 예외성에 자신의 삶을 맡기기도 한다. 일상은 새로운 의미로 격상돼 매 순간이 중요한 지점으로 의미를 지닌다. 죽음에 대한 경고가 그의 삶을 삶다운 것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영화의 또 한 줄거리는 해럴드의 삶을 직조하는 소설가이다. 그녀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죽음으로 끝나는 소설이야말로 삶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어떻게 하면 일관성 있게, 개연성 있게 자신의 인물을 죽일 수 있을지 고심한다. 그녀의 결말에는 주인공이 죽는다,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갑자기 자신의 삶을 각성했다는 점에서 해럴드는 신과 접촉한 구도자와 닮아 있다. 이는 한편 한 사람의 목숨과 인생을 창조해가는 소설가가 신과 유사하다는 점에서도 반복된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신도 구도자도 아니다. 다만 플롯이라고 말하는 인위적 구성 안에서 불가해한 인생을 조종해 볼 뿐이다. 해럴드는 시간의 조절을 정복이라 믿고, 소설가는 모든 인생을 개연성 안에 가둔다. 하지만 정작 인생에는 플롯이 없다. 결국 이 작품은 관객의 무감한 신경을 건드리는 데 성공한다. 해럴드처럼 하루하루를 견디던 일상적인 자아, 소설가처럼 일상을 조종한다고 믿었던 자아는 영화를 보는 내내 조금씩 무너진다. 그렇게 무너진 끝에 소설보다 이상하지만, 결국 내 것일 수밖에 없는 삶과 만나게 된다. 인생에는 플롯도 개연성도 필연성도 없지만 알 수 없는 우연성 속에서 삶은 자체로 빛난다. 빛나는 인생의 우연성, 어쩌면 그 안에 신이 존재할지도 모를 일이다.6일 스폰지 개봉. 영화평론가
  • [케이블·위성방송]

    ●MBC드라마넷08:50 NG스페셜 해피타임 09:50 M-BOX 10:45 커피 프린스 1호점(재) 12:10 커피 프린스 1호점(재) 13:30 행복주식회사 14:40 무한도전●어린이TV10:00 쫑아는 사춘기 11:00 토끼네 집으로 오세요 12:00 뽀로로 13:00 울트라맨 16:00 콩닥콩닥 콩콩 17:00 캔디 19:00 해적섬 21:00 세계의 가족   ●mbn06:20 체험 지구촌 홈스테이 08:20 주간팝콘영상 09:20 부동산 특급 알짜가 보인다 12:20 신화창조 13:20 체험 지구촌 홈스테이 15:30 열린TV 열린세상 ●Q채널09:00 TV특종 놀라운 세상 10:00 날아라 슛돌이 13:00 인간극장 17:00 다크 에이지 20:00 다이애나의 남자 23:00 리얼다큐 천일야화   ●CTS기독교TV07:00 예꼬클럽 08:00 CTS뉴스와이드 09:00 김양재목사의 공동체고백 09:50 월드미션투데이 10:20 열방을 향하여 11:00 장부흥&김영웅●온스타일09:00 오프라윈프리쇼 11:00 길모어걸스7 14:00 제니스디킨슨 모델링에어전시 17:00 온더랏 18:00 스탠드 오프 19:00 유캔댄스2 20:00 셀러리티 스타일 트립 20:30 할리우드 쇼킹 스캔들   ●시네마TV06:30 별을 쏘다 07:00 차이나폴리스 11:00 놀러와 12:00 유닛 시즌1 13:00 야인시대 14:00 NG스페셜 해피타임 15:00 신비한TV 서프라이즈   ●EBS플러스107:00 EBS기본과 특별한(종합)영어테마독해, 영문법 즐겨찾기08:40 EBS기본과 특별한(종합) 국사, 수학10-나(1)(2)11:10 EBS기본과 특별한(종합) 국어(하)(1)(2), 도덕13:40 EBS포스(종합) 수학Ⅱ(1)(2)15:10 EBS포스(종합) 영어구문투어 216:10 EBS포스(종합) 수학Ⅰ(1)(2)18:10 EBS포스(종합) 영어독해유형19:50 잊혀져 가는 것들(재)22:00 EBS포스(종합) 고전문학(1)(2)●EBS플러스210:00 중학 ― 사고와 논술1111:45 꾸러기 실험실12:30 춤추는 소녀 와와13:00 동물대탐험 구리구리 댕댕(1)(2)(3)16:00 초등학교 4학년 국어, 수학
  • [아프간 피랍이후 해외선교 어디로] (3) 침묵하는 신학자들

    ‘예수천당 불신지옥’, ‘예수 믿고 천당가자’,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 한국 개신교계가 주관하는 크고 작은 행사에선 이런 말과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지하철 열차 안을 비롯, 대중이 모이는 많은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말들은 예수를 통해서 구원받을 수 있고 다른 모든 형태의 종교나 사상은 이 구원의 절대진리에서 배제됨을 알게 모르게 암시한다. 바로 한국 주류 개신교의 교리를 드러내는 문구들인 것이다. 기독교에서 구원과 관련한 입장은 대체로 세가지로 요약된다.‘교회 안에만 구원이 있다.’는 전통의 보수 배타주의와 ‘예수 안에서만 구원이 있지만 익명의 그리스도인이 있을 수 있다.’는 포용주의, 그리고 다른 종교를 통해서도 구원받을 수 있다.’는 다원주의이다. 이 가운데 비록 교회 안에는 속해 있지 않지만 마음으로 하나님과 연결되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는 삶을 사는 익명의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 구원의 은총을 받을 수 있다는 포용주의나, 다른 종교에 구원의 길을 여는 다원주의는 배타주의와는 차별화된다. 한국 개신교계의 경쟁적 해외선교의 문제는 바로 이 배타주의에 익숙한 한국 개신교의 신학적 한계에 큰 원인이 있다.‘예수가 구원의 길이며 예수를 만나게 하는 것이 바로 선교의 궁극적 목표’라는 인식은 현지인, 특히 ‘미전도지역인’들의 신앙을 바꿔놓으려는 헌신으로 이어지고 이번 아프간 피랍사태도 비켜나있지 않다. ●한국 개신교계 80%가 배타주의 지난해 아프간에서 1300여 개신교도가 참가한 가운데 이벤트를 벌이려다 출국조치 당한 한 선교사가 홈페이지에 남긴 글 “아프간을 장악한 어둠의 권세는 무너져 내릴지어다.”는 속내야 어쨌든 공격적 선교의 방향성을 보여 준다. 봉사활동을 표방한 활동도 궁극적으로 전도와 선교라는 질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에 힘을 실어 주는 예이다. 안타깝게도 순수한 열정을 갖고 전도에 나선 많은 선교사와 신자들의 뜻까지도 가리게 한다. 구원과 관련한 신학과 실천이론을 볼 때 지금 한국 개신교계의 80%가 배타주의에 속한다는 데 전문가들은 대부분 동의한다. 현지의 문화와 전통을 고려해 토착화와 교화에 주력하는 유럽 대부분의 개신교 선교나 미국 기독교의 절반을 차지하는 포용과 다원주의 선교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제 신학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포용주의와 다원주의를 수용하지 않는 한 이번 아프간 피랍사태의 참극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개신교 신학자들 가운데 보수 교리에 반대하며 선교의 흐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적지 않다.“배타적 구원관은 하나님으로부터 계시된 것이 아니라 초대교회의 필요에 의해 도입된 교리여서 현대사회에서는 반드시 재해석돼야 한다.”는 것이나 “공격적 선교방식은 세상을 다양하게 창조한 하나님의 역사를 기독교인 스스로 제한하고 파괴하며 획일화하는 신앙적 범죄행위”라는 주장들이 그것이다. 심지어는 “한국 교회 교우들이 진정으로 섬기고 따라야 할 분은 하나님이고 예수님이지 교회와 목사가 아니다.”라든가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을 기독교라는 종교의 틀에 가두는 교리주의자들은 종교를 팔아 잇속을 챙기는 장사꾼”이라는 말도 등장한다. ●“2000년전 잘못된 원시교리 얽매어” 이들이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높이는 구원관의 중심에는 어김없이 교회의 진정한 역할이 자리잡고 있다. 예수는 사람들을 새로운 종교로 인도하려 한 게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인도했다는 것이다. 예수는 구원의 의미로 당시의 율법과 로마 식민지상태의 처절한 가난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얽매이지 않는 삶을 뜻했지만 후대에 교회 조직이 생존을 위해 공격적인 선교로 둔갑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구원관이 개선을 위한 대안과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데 있다. 대형교단이 설립한 신학교에서 공부한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결국 교단의 교리에 빠질 수밖에 없고 취업 등 사회활동에서도 영향받는 상황에서 이런 구원관과 입장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2년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는 주장으로 감리교단에서 출교된 변선환 목사는 지금까지도 복권되지 않고 있다. 류상태 목사(종교자유정책연구원 지도위원)는 “2000년 전의 잘못된 원시교리에 얽매인 교회와 신자들을 더이상 무지의 감옥 속에 가두어선 안 된다.”며 “이번 피랍사태는 신학자들에게 해외선교와 구원의 방향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큰 숙제를 남긴 계기”라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전자 코리아’ 세계를 유혹하다

    |베를린 안미현특파원|전 세계 첨단 가전제품들의 경연장인 ‘이파(IFA)’가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올린다. 이파는 유럽 최대의 영상·음향 가전쇼이다. 삼성·LG를 비롯해 소니·파나소닉·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 1000여개사가 저마다의 ‘비밀병기’를 들고 참여한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불참했던 소니가 참여하고, 파나소닉이 전시관을 일반인 비공개에서 공개로 바꿔 눈길을 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건희식 창조 경영’의 산물을 대거 선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얇고 작은 프린터 ‘백조’(스완)를 비롯해 선 없는(블루투스) MP3 플레이어, 고속 손떨림 방지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카메라 블루 시리즈 등 총 82종 331개 제품을 내놓는다. 전시관 면적은 3900㎡(1180평). 참가업체 가운데 필립스(1515평) 다음으로 크다. 국내 업체로는 가장 크다. 프린터 ‘백조’는 두께가 12㎝에 불과하다. 일반 레이저 프린터의 3분의2 수준이다. 팩스·복사·인쇄·스캔 기능을 모두 갖춘 레이저 복합기 ‘로간’도 야심작이다. 역시 파격적으로 얇아졌다(16.5㎝). 블랙 색상의 세련된 디자인은 기존 프린터나 복사기의 통념을 뛰어넘는다. 후미진 구석공간에서 책상 위의 당당한 소품으로 끌어내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담겨 있다. ‘꽃’ 시리즈 평판 TV로 이 분야 위상도 굳힌다. 초당 100장씩 영상을 내보내는 ‘작약’(100㎐ LCD), 형광등 대신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해 화질은 높이고 전력 소모는 줄인 ‘장미’(LED 백라이트 LCD) 등을 전시한다. LG전자는 510만 화소의 고화질 카메라폰 ‘뷰티’와 전면 터치스크린 방식의 3세대 스마트폰(LG-KS20)을 내놓는다.102인치 초대형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와 샴페인 잔 모양을 본뜬 홈시어터 ‘샴페인’, 유럽판 퀴담인 ‘디자인 아트’ 시리즈도 처음 공개한다. 지난해보다 전시면적(788평→810평)을 늘렸다. 대우일렉도 ‘대우 정신(아이덴티티)’을 주제로 고화질 LCD TV 등 80여종 260개 제품을 전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TV의 경우 대형화, 고화질, 단순 디자인의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유럽은 최근 브라운관 TV가 급격히 퇴조하고 LCD·PDP TV가 인기를 끌면서 대형화되는 추세다. 디지털 방식도 표준화질(SD)에서 고화질(HD)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hyun@seoul.co.kr
  • [미래 한국의 동력 5大 신산업] (4) 뉴 IT

    [미래 한국의 동력 5大 신산업] (4) 뉴 IT

    허공에 손을 뻗어 홀로그램 영상으로 컴퓨터를 조작하고, 운전대를 잡지 않고 음성만으로 자동차를 모는 영화 속 장면들이 세상 밖으로 뛰쳐 나올 기세다. 기술의 융합(컨버전스)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상상이 현실로 바뀌는 것이다. 빠르게 세상을 바꾸는 변화의 견인차는 정보기술(IT) 산업이다. 이러한 ‘뉴 IT’의 핵심에는 ‘유비쿼터스’로 대표되는 전천후·전방위 네트워크와 이로 인해 만들어지는 가상세계, 이를 가능케 하는 신개념 컴퓨터 기술이 존재한다. ●사람-사물 사이 유·무선으로 촘촘하게 연결 유비쿼터스(ubiquitous)란 말은 ‘언제 어디서나 동시에 존재한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다양한 종류의 컴퓨터가 사람과 사물 사이에 유·무선으로 촘촘하게 연결돼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1999년 일본 노무라연구소가 차세대 IT를 대표할 키워드로 사용하면서 등장했고 지금은 기존의 ‘e 세상’을 밀어내고 미래 세상의 중심 화두가 됐다. 유비쿼터스는 ‘홈네트워크(가정)’‘차세대 이동통신(사무실·거리)’‘텔레매틱스(차량·도로)’ 등 세가지가 핵심이다. 홈네트워크는 초고속망을 기반으로 다양한 IT 기술을 활용해 일상생활, 원격교육, 엔터테인먼트, 건강관리 등을 가능케 하는 분야다. 국내 홈네트워크 산업은 서버·게이트웨이 등 하드웨어 부문에서 미국, 일본 등보다 다소 뒤처져 있다. 그러나 잘 발달된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 및 정보기술 활용 수준을 고려할 때 매우 전망이 밝다. 산업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2005년 약 90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홈네트워크 시장은 해마다 15% 안팎씩 성장을 거듭,2020년에는 7조원대가 될 전망이다. 차세대 이동통신은 인터넷·동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정보를 이동통신·위성통신망을 통해 활용하는 초고속 모바일 시스템이다. 현재 3세대(G)서비스라고 불리는 HSDPA 방식 휴대전화 화상통화가 그 중 하나다. 휴대전화 등 이동식 단말기를 통해 TV를 볼 수 있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도 차세대이동통신 기술의 결과물이다.2005년 4조원대에서 2020년에는 11조원대의 시장이 국내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그동안 카 내비게이션 정도의 좁은 의미로 쓰였던 텔레매틱스는 최근 무선통신, 컴퓨터, 인터넷, 멀티미디어산업을 포괄하는 ‘자동차용 차세대 정보제공 서비스’로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유비쿼터스는 다양한 사이버 공간을 창출하고 있다. 미국 린든랩이 개발한 3차원 가상현실 서비스인 ‘세컨드 라이프’가 대표적이다. 이미 이곳에서 600만명의 가상인물이 창조됐다. 삼성전자가 자사 휴대전화를 홍보하는 공간을 개설한 것을 비롯해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차세대 컨셉트카를 선보이고, 닛산자동차가 가상의 차를 판매하는 등 전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이 가상공간에 입주해 비즈니스에 활용하고 있다. ●착용식 컴퓨터 개발 빨라질듯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기존 컴퓨터의 틀을 깨는 차세대 신개념 컴퓨터들이다. 현재의 문서작성, 인터넷·이메일 등 활용도에서 벗어나 각각의 정보이용 환경과 사용목적에 특화된 기능과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각종 부품들의 소형화 추세를 타고 컴퓨터와 패션·의료 등과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특히 유비쿼터스 시대에 접어들면서 옷·액세서리 등 익숙한 방법을 통해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착용식 컴퓨터가 빠르게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개별 컴퓨터의 처리능력을 한 곳으로 모아 중요 업무에 집중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그리드(GRID) 컴퓨팅 기술에도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성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금까지 인간의 상상력에만 머물러 왔던 다양한 생각들이 눈부신 기술진보와 트렌드의 변화로 속속 현실화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의 IT 기술과 달리 차세대 IT 기술은 사회의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게 될 것이므로 이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미래 비즈니스 경쟁에서 남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문화마당] 문화예술인의 학력위조 변명/ 이태동 서강대 영문학 명예교수

    고대(古代)에서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세속적인 것을 초월해서 정신적이고 지적인 것을 추구하는 활동을 문화로 보아 왔다.19세기 영국의 문화평론가 존 러스킨은 문화의 중심체인 “예술의 기초는 도덕적 인격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위대한 예술이란 예술적 재능에 의한 순수한 영혼의 표현”이라고까지 했다. 그래서 위대한 예술가가 되려면 두 가지의 자산(資産), 즉 ‘예술적 재능’과 ‘순수한 영혼’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볼 때, 탁월한 예술적 재능을 가진 천재들은 학교라는 제도적인 틀에서 벗어나서 일찍부터 자유로운 생활을 하며 자기 세계를 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 백편의 박사학위 논문의 대상이 되었던 시인이자 평론가인 새뮤얼 콜리지는 케임브리지 대학에 입학을 했으나 지적인 자극을 받지 못해 도망을 쳐서 기병대에 입대했다. 형의 도움으로 대학으로 돌아 왔으나, 학위를 받지 않고 학교를 떠났다. 조지프 콘래드 역시 대학에 갈 수 있었으나 바다로 가서 선원 생활을 하다가 작가가 되었다. 경제학자 케인스를 포함한 지성들과 더불어 뜻을 나누었던 여류 버지니아 울프는 대학을 가지 않고 아버지의 서재에서 독학을 해서 당대 최고의 지적인 작가가 되었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윌리엄 포크너도 유사한 길을 걸었다. 우리나라 화백 박수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실로 그들은 모두 다 학벌에 연연하기에는 자기들의 ‘순수한 영혼’을 표현하기에 바빴다. 사람은 모든 분야를 다 잘 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예술 분야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다른 분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자기 분야에만 몰입하는 경향이 있어서 정규적인 학교 교육에 적응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학위를 취득한 것은 높이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들은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을 뿐만 아니라, 그 만큼의 인내심을 가지고 성실하게 생활했다는 것을 증명해 주기 때문이다. 만약 사람을 평가할 때 학교 교육이 기준이 되지 않으면 물질이나 사회계급과 같은 불순물이 개입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예외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학위 없이도 자기분야에 앞서가는 예술 문화인들은 다른 분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학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보다 평가를 받아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학벌로만 사람을 평가하고 등급을 정하기 때문에, 독특한 성격과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자유롭게 살아가기가 어렵다. 대학을 나오지 않았을 경우, 그들은 실제적인 능력을 평가받기 전에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힌다. 이러한 편견은 실제적으로 사회적 손실이 될 만큼 그들의 창조적 에너지를 억압하고 있다. 학력을 위조한 사람들의 수가 문화 예술계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그들의 타고난 특수한 재능 때문에 일찍부터 제도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그들이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문화 예술계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도움을 받고 살아가지만 유교사상 때문인지 은연 중에 그들을 멸시하는 경향이 우리들의 의식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록 그들이 해당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어 성공을 했지만 학벌로 인해 사회적으로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로 압박을 느꼈기 때문에 학력 위조와 같은 과오를 범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위의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학력을 위조하는 것은 예술의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위조된 학력으로 가면을 쓰고 있었던 그들은 ‘예술적 재능’을 가졌지만 위대한 예술가가 되지 못한 것은 세속적인 억압을 이겨내고 ‘순수한 영혼을 표현’할 수 있는 경지에 다다르지 못했기 때문임은 틀림없다. 이태동 서강대 영문학 명예교수
  • “현대시의 알맹이 좀더 친숙하게 접하세요”

    “현대시의 알맹이 좀더 친숙하게 접하세요”

    시인 정지용의 ‘향수’, 임화의 ‘깃발을 내리자’, 신동엽의 ‘진달래 산천’, 천상병의 ‘귀천’…. 한국 현대시들이 도자(陶瓷)의 옷을 입고 다시 태어났다. 현대시 탄생 100년을 맞아 신경림(71) 시인이 시를 고르고, 도예가 김용문(52)씨가 흙을 다져 시를 얹었다. 작품은 9월5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이화’에서 전시된다. 전시회에 맞춰 ‘갈대는 조용히 속으로 울었다’(글로세움 펴냄)란 제목의 시도자집도 나온다. “내가 한 건 시 고른 일밖에 없어요. 고생은 김 선생이 다 했지.” 28일 ‘갤러리이화’에서 만난 신 시인은 언어로만 존재하던 시가 다양한 모양의 외형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도예가의 공이라고 강조했다. 말을 아끼던 시인은 가끔 “시를 도자기로 만들어 놓으니까 장관은 장관이네.”하며 추임새를 놓기도 했다. 김용문씨는 2000년부터 도자에 시를 새기는 실험을 해왔다. 그는 현대시 탄생 100주년에 맞춰 시도자 작업을 기획했다. 신 시인에게 시 선별을 부탁했고, 시인이 골라낸 시인 100명의 시 100편을 6개월의 작업기간을 거쳐 접시며 장승, 토우 등의 도자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유약이 마르기 전 불과 5초 안에 폭발하듯 그려낸 ‘지두문’(指頭紋·손가락으로 그린 문양) 기법은 단순하나 힘이 넘친다. 갈대(신경림의 ‘갈대’) 문양도, 북어(최승호 ‘북어’)와 대꽃(최두석의 ‘대꽃’) 문양도 그렇게 탄생했다. 신 시인은 출간될 시집 서문에 “나는 일단 조형하기에 조금이라도 더 용이한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골랐다.”고 선정 기준을 밝혔다. 작고 시인 백석(‘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과 이용악(‘북쪽’)에서 원로시인 고은(‘문의 마을에 가서’)과 민영(‘답십리 하나’)까지, 중견시인 김용택(‘눈’)과 이성복(‘남해 금산’)에서 젊은 시인 김선우(‘내 혀가 입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와 문태준(‘가재미’)까지 다양한 세대의 시인과 시가 선택됐다. 신 시인은 “지난 100년간 한국 현대시는 우리 시의 전통을 발전적으로 계승, 수용하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하고도 아름다운 시를 창조해 냈다.”면서 “이번 도자 작업이 시가 안 읽히는 시대에 독자들로 하여금 현대시의 알맹이를 좀더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힘없는 자의 눈물이 지닌 역설적 힘

    힘없는 자의 눈물이 지닌 역설적 힘

    맹강녀는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여성이다. 만리장성 부역에 징발된 남편을 찾아 나섰으나, 공사현장에 닿았을 때 남편은 이미 죽고 없었다. 맹강녀는 성벽 앞에서 울기 시작했고, 열흘 만에 만리장성이 무너졌다. 무너진 성벽 속에서 남편의 유골이 나왔다. 중국 작가 쑤퉁(44)의 소설 ‘푸른 노예’가 ‘눈물’(문학동네)이란 제목을 달고 번역·출간됐다.‘쌀’(아고라)과 ‘나, 제왕의 생애’(아고라)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 책이다. 지난해 출간된 ‘이혼지침서’(아고라)와 올 가을에 나올 ‘무측전’(비채), 현재 번역중인 ‘양귀비의 집’ ‘흥분’까지 합치면, 그야말로 쑤퉁이 한국에 몰려오고 있다.‘눈물’은 신화를 현대적 시각으로 다시 쓰기 위해 영국 케논게이트 출판사가 기획, 전 세계 30여개 출판사가 함께 출간하는 ‘세계신화총서’ 작업의 하나로 나왔다. 쑤퉁이 선택한 신화는 중국 4대 민간설화 중 하나인 ‘맹강녀 이야기’이고, 설화의 재해석을 위해 집어 든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는 눈물이다. 소설에서 눈물은 금기다. 가장 비루하고 허약한 것들의 상징이나, 황제가 법으로 금지할 만큼 전복적인 것 또한 울음이고 눈물이다. 우는 것을 금지당한 사람들은 귀로 울고, 입술로 울고, 유방으로 운다. 울 수 있는 특권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아이들은 일어나 걷기를 포기한다. 주인공 비누는 머리카락으로 운다. 남편 완치량이 노역에 끌려갔을 땐 손가락과 발가락으로도 울었다. 재산도 권력도 갖지 못한 민초, 그중에서도 손가락질 당하는 여인, 그 여인의 가장 연약한 눈물이 가장 강하고 거대한 성벽, 절대왕정의 하늘을 찌를 듯한 치세를 무너뜨렸다. 눈물의 반역엔 세상의 모든 허약한 것들이 동참한다. 풍뎅이들, 흰나비떼들이 울고, 수천 마리의 청개구리들이 함께 운다. 바람과 구름은 허공에서 울부짖고, 풀과 나무는 산언덕에서 흐느낀다. 약한 것들의 연대는 강한 것들의 강고함을 허문다.“가난하고 힘든 백성들은 눈물을 갖고 있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소설은 비통하고 슬픈 이야기라기보다는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이야기”라고 쑤퉁은 썼다. 쑤퉁의 알레고리는 눈물을 넘어 확장된다. 전쟁으로 말이 씨가 마르고 사냥이 금지되자, 귀족들은 말을 대신할 말인간, 사냥감을 대신할 사슴인간, 멧돼지인간을 길들이고, 전국 각지에서 말 노릇, 사슴·멧돼지 노릇을 하러 사람들이 몰려든다. 고위관리에게 끌려간 비누는 ‘눈물탕약’을 제조해 바친다. 권력질서가 창조한 비통한 삶의 양태가 극악하다. 전 2권, 각권 95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CEO칼럼] 긍정의 힘, 추임새 운동/신상훈 신한은행장

    [CEO칼럼] 긍정의 힘, 추임새 운동/신상훈 신한은행장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잘되면 내 탓, 안되면 남의 탓”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주변에는 남이 잘되기보다는 안되기를 은근히 바라고 칭찬보다는 비난하기를 더 좋아하는 경향이 없지 않은 것 같다. 이른바 네거티브 현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고 건설적 창조를 가로막음으로써 자신이 속한 사회나 조직의 진화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끝내 자신에게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반면 꿈과 소망을 이루는 마법의 법칙이 있다면 바로 긍정과 칭찬의 힘이 아닐까 싶다. 마음에서 긍정의 기분이 일면, 내면에 존재하는 모든 에너지를 올바른 방향으로 쏟게 만듦으로써 능력을 극대화시키고 종종 불가능한 일조차 현실화시킨다. 이처럼 똑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난다. 결국 대부분의 차이는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개인이 모여 이루는 조직과 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맹목적인 비판은 마음의 상처를 주는 반면 긍정의 힘은 칭찬과 배려를 통해 타인에게까지도 가능성의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다행히 우리 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성숙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남 탓하고 뒷다리 잡는 ‘부정의 문화’를, 상호 배려와 칭찬 그리고 격려하는 ‘긍정의 문화’로 대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한 공감의 구체적 발로가 바로 추임새 운동이 아닐까 싶다. 판소리 중 ‘얼씨구’ ‘잘한다!’ 등 고수(鼓手)의 추임새가 소리의 흥을 살리고 극적 요소를 북돋워주듯이 남을 칭찬하고 배려하고 존중하자는 것이다.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경쟁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기업 역시, 구성원의 신뢰와 긍정의 에너지를 바탕으로 하기에 예외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난해 4월1일, 뿌리가 다른 두 은행이 하나되어 새롭게 출발한 통합 신한은행 또한, 내재된 갈등요인을 치유하고 희망찬 미래를 함께 열기 위해서는 통합과 포용의 조직문화가 절실하였다. 이에, 리더들이 솔선수범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2006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기해 실천선언문을 채택하고 임원과 부서장 전체가 빠짐없이 서명하는 것으로 추임새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인트라넷에 추임새 게시판을 구축하는 한편, 칭찬과 격려의 메시지 보내기 등을 실천하면서 추임새 문화의 전파에 노력하였다. 직원들의 관심과 참여도 뜨거워 하루 동안에만 수백 건의 칭찬글이 올라왔고 칭찬릴레이가 쉼 없이 이어졌다. 나 역시 아침에 출근하여 기쁜 마음으로 제일 먼저 추임새 게시판을 찾는데 사연 하나하나를 읽노라면 마음이 저절로 따뜻해지고 유쾌해진다. 최근에는 한 지점장이 출근길에 쓰러진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힘내십시오. 꼭 이겨내고 빨리 돌아오십시오.’등등 쾌유를 비는 응원의 댓글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도 했다. 하나의 칭찬이 또 다른 칭찬의 연결고리가 되어 은행 내에 긍정의 메아리, 웃음의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전파되는 이른바 선순환적 파급효과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존중과 격려, 칭찬과 코칭의 추임새 운동이 우리사회에 널리 전파됨으로써 행복한 선진사회를 앞당기길 소망한다. 긍정적인 관심과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세상도 아름답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신상훈 신한은행장
  • 한·중수교 15주년… 외교·군사 진단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적대적 관계’→‘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 24일로 수교 15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가 정치·외교·군사적 방면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요약하는 표현이다. 두 나라 관계는 ‘협력 동반자 관계’를 거쳐 ‘전면적 협력의 새로운 단계’로, 이어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까지 조심스럽게 조금씩 진전돼 왔다. 지난해 말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간에 이뤄진 ‘당일치기’ 정상회담은 양국간의 친밀도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정부는 평가했다. ●美·北 등 제약요소 많아 그러나 정치·외교·군사 분야에서의 협력은 경제나 민간분야에서의 교류를 따라잡기에는 아직 양적·질적으로 크게 부족하다. 미국 및 북한 요소 등으로 많은 제약을 받고 있고, 이익이 상충되는 부분이 많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당장 정부가 구상중인 한반도 평화체제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중국은 지금까지 한반도 평화체제가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환영해 왔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지난봄 한국 특파원단과의 기자회견에서 “관련 당사자들의 담판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유리한 조건을 창조해야 한다.”면서 “남북이 상호신뢰를 증진시키고, 그런 기초 위에서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공식적인 반응이다. 중국은 평화체제 논의를 통해 주한미군 이동이 야기될 때,‘해외주둔미군 재배치계획’(GPR·Global Posture Review)으로 자신들의 군사전략에 변화를 가져올까 우려하고 있다. 이는 타이완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민감한 사안이다. 베이징의 한 전문가는 “중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6자회담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은 남북간의 협력 논의와 관계 설정이 6자회담을 넘어서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중국은 남북간 경제협력 정도에만 찬성하는 정도다. 정치·군사 논의가 이뤄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진단했다. 남·북, 북한·미국 간의 대화에서 중국은 소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방코델타아시아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하나의 사례다. 지난 5월 한·중 참모총장이 수교일을 전후에 핫라인 설치에 합의했지만 중국의 미온적인 태도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양국은 당시 진해 해군작전사령부 지휘통제실과 칭다오(靑島) 중국군 북해함대사령부 작전처, 오산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중국 베이징 방공센터에 상용 국제전화 방식의 핫라인을 각각 설치하기로 했었다. ●北 군부 의식해 핫라인 격 낮추기도 중국측은 이후 우리 MCRC와 산둥반도의 지난(濟南)군구 방공센터 핫라인 설치 부대의 격을 낮추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 군부를 의식한 조치”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군사부문에서 ‘협력’이라 할 만한 내용물은 많지 않다. 주기적인 인적 교류를 통해 이해를 높이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jj@seoul.co.kr
  • [케이블·위성방송]

    ●MBC드라마넷 08:50 NG스페셜 해피타임 09:50 M-BOX 10:45 커피 프린스 1호점(재) 12:10 커피 프린스 1호점(재) 13:30 행복주식회사 14:40 무한도전 ●어린이TV 10:00 쫑아는 사춘기 11:00 토끼네 집으로 오세요 12:00 뽀로로 13:00 울트라맨 16:00 콩닥콩닥 콩콩 17:00 캔디 19:00 해적섬 21:00 세계의 가족 ●mbn 06:20 체험 지구촌 홈스테이 08:20 주간팝콘영상 09:20 부동산 특급 알짜가 보인다 12:20 신화창조 13:20 체험 지구촌 홈스테이 15:30 열린TV 열린세상 ●Q채널 09:00 TV특종 놀라운 세상 10:00 날아라 슛돌이 13:00 인간극장 17:00 미녀들의 수다 20:00 현장출동 텍사스 23:00 리얼다큐 천일야화 ●CTS기독교TV 07:00 예꼬클럽 08:00 CTS뉴스와이드 09:00 김양재 목사의 공동체고백 09:50 월드미션투데이 10:20 열방을 향하여 11:15 장부흥&김영웅 ●온스타일 09:00 오프라윈프리쇼 11:00 길모어걸스7 14:00 제니스디킨슨 모델링에이전시 17:00 온더랏 18:00 스탠드 오프 19:00 유캔댄스2 20:00 스탠드오프 20:30 스타베일런스 ●시네마TV 05:00 별을 쏘다 07:00 소나티네 11:00 놀러와 12:00 유닛 시즌1 13:00 야인시대 14:00 NG스페셜 해피타임 15:00 신비한TV 서프라이즈 ●EBS플러스1 08:40 EBS기본과 특별한(종합) 국사, 수학10-나(1)(2) 11:10 EBS기본과 특별한(종합) 국어(하)(1)(2), 도덕 13:40 EBS포스(종합) 수학Ⅱ(1)(2) 15:10 EBS포스(종합) 영어구문투어 16:10 EBS포스(종합) 수학Ⅰ(1)(2) 18:10 EBS포스(종합) 영어독해유형 19:50 잊혀져 가는 것들(재) 22:00 EBS포스(종합) 고전문학(1)(2) ●EBS플러스2 10:00 청소년드라마 비밀의 교정(1)(2) 11:45 꾸러기 실험실 12:30 춤추는 소녀 와와 13:00 동물대탐험 구리구리 댕댕(1)(2)(3) 15:00 초등학교 1,2,3,4,5,6학년 방학생활(재) 16:50 초등한자(1)(2)(재) 19:00 TV로 보는 원작동화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32) 봉선사 큰법당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32) 봉선사 큰법당

    절 구경에 이력이 쌓여가면 불상이나 석탑에서 대강의 조성 시기를 읽어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미술사학자들이 양식(樣式)이라고 부르는, 나름대로의 시대정신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불상이나 석탑, 탱화가 예배의 대상을 넘어 미술품으로 대접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불교미술은 장인의 창작품이라기보다는 그 시대 신앙의 양상이 조형적, 혹은 회화적으로 번안된 것입니다. 미술사학자들이 작품에서 드러난 실마리를 풀어내어 조성 당시 신앙생활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요즘도 절은 끊임없이 세워지고, 그만큼의 불상과 석탑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이 훗날 미술사의 연구대상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원만하게 조성되었다고 칭송받는 불상도 오늘날 신앙생활의 양상을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광릉 숲 속에 있는 봉선사의 한글 이름 ‘큰법당’은 20세기 한국불교의 시대정신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려 했던 드문 노력의 하나로 보고 싶습니다. 조선 세조(1417∼1468)의 무덤 광릉(光陵)의 수호 사찰인 봉선사는 예종 원년(1469)에 세워졌다고 김수온의 ‘봉선사기(1469)’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모두 89칸의 적지 않은 규모였는데 건축 과정에서 부실공사라는 지적을 받아 허물고 다시 지었을 만큼 정성을 들였다고 하지요. 큰법당은 한국전쟁으로 삼성각(三聖閣)말고는 봉선사의 전각이 모두 부서진 뒤 1970년 운허(1892∼1980)가 초창 당시 대웅전을 복원하면서 새로 붙인 이름입니다. 운허는 평양 대성중학교 출신으로 중국 봉천에 동창학교를 설립하여 민족교육에 힘쓴 데 이어 한족신보 사장으로 독립운동에 몸담았다고 하지요. 그는 산문(山門)에 들어선 뒤 불교경전을 파고들었는데, 광복 이후에는 봉선사에 머물며 대중이 이해하기 쉽도록 불경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데 힘썼습니다. 봉선사의 중심 전각을 큰법당이라고 이름지은 것도 불경을 우리말로 풀어내는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불경 번역은 세조가 1461년 간경도감을 설치하고 ‘법화경언해(1463년)’ 등 9종의 경전을 한글로 옮긴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봉선사와 불교의 한글화 작업은 뗄 수 없는 인연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큰법당은 편액뿐 아니라 기둥글(柱聯)도 한글로 되어 있습니다.‘온누리 티끌 세어서 알고/큰바다 물을 모두 마시고/허공을 재고 바람 얽어도/부처님 공덕 다 말못하고(刹塵心念可數知 大海中水可飮盡 虛空可量風可繫 無能盡說佛功德)’라는 선시(禪詩)이지요. 순수한 한글로 최대한 풀어쓰고, 의미전달을 위해서는 의역(意譯)까지도 서슴지 않았다는 운허 번역의 특징이 짤막한 기둥글에서 잘 나타나 있습니다. 큰법당은 그러나 우리 불교계에 과제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법당의 이름은 공간의 성격까지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대웅전과 극락전, 대적광전 등은 각각 석가모니부처와 아미타부처, 비로자나부처로 주체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큰법당은 어떤 예배가 이루어지는 공간인지 짐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새로운 성격 부여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법당을 장엄하는 장인들도 옛것을 재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요. dcsuh@seoul.co.kr
  • [씨줄날줄] ‘제로존 이론’/함혜리 논설위원

    영국의 철학자 칼 포퍼는 과학적 사고방식, 혹은 방법론을 ‘관찰-가설-예측-실험-수정’의 다섯 단계로 도식화한 다음 이러한 기준으로 검증하거나 반증할 수 있는 것만이 과학의 명제이며 그러지 못하는 것은 비(非)과학이라고 구별지었다. 포퍼의 구분에 따르면 창조설, 점성술, 형이상학, 정신분석학 등이 반증이 불가능한 비과학으로 분류된다. 아마추어 과학자 양동봉(53) 표준반양자물리연구원장이 제시한 ‘제로존 이론’이 화제다. 제로존 이론이란 질량, 길이, 시간, 광도, 물질량, 전류, 온도 등의 7개 기본 단위를 광자(光子)의 개수로 통일해 호환되도록 한 것이다. 물질이 측정되기 이전의 상태를 숫자 1로 보고, 이를 가장 작은 에너지 단위인 플랑크 상수와 같다고 가정한 결과 모든 물리량(단위)은 전하(C)와 전위(V), 길이(m)로 표현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 이론만 적용하면 지금까지 어떤 복잡한 방정식으로도 풀지 못한 물리현상들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양 원장의 주장이다. 제로존이라고 한 이유는 자연상태의 존재를 파악하는 방법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치과의사 출신인 양 원장이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는 지극히 비과학적이다. 그는 지금부터 15년 전 가을 어느날 무의식적으로 흰 종이 위에 원형성, 원칙성, 동인성, 방향성, 보상성, 희귀성, 통일성이라는 7개의 단어를 써내려 갔다. 이후 3000권에 이르는 과학 관련 서적을 독파하며 수학과 물리학을 깨우친다. 인도의 전설적 수학자 라마누잔이 그랬던 것처럼 직관과 명상이 그의 독자적 이론 확립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과학과 비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양 원장의 제로존 이론에 대해 물리학자들은 “어려운 물리학 수식을 동원하고 있으나 개념적으로 앞뒤가 안 맞는다.”고 평가한다. 논란을 잠재우는 것은 역시 과학자들의 몫이다. 한국물리학회는 과학적 틀 안에서 제로존 이론을 검증할 계획이다. 제로존 이론을 대서특필한 신동아의 표현대로 ‘세계 과학사를 새로 써야 할’만큼 엄청난 발견인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황우석박사의 줄기세포 사건과 학력위조 파문으로 가뜩이나 뒤숭숭한데 또 다시 혹세무민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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