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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2기 출범] 취임사 키워드는 ‘평등’… 사상 첫 동성애자 권리도 언급

    [오바마 2기 출범] 취임사 키워드는 ‘평등’… 사상 첫 동성애자 권리도 언급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재선 취임식에서 밝힌 취임사의 ‘키워드’는 평등이다. 흑인으로 차별을 받으며 자라 온 그가 대통령으로서 가슴속에 꽁꽁 품고 있었던 말은 ‘인간은 평등하다’였던 것 같다. 4년 전 1기 취임사에서는 평등(equal)이라는 말이 한 차례 등장한 반면 올해 취임사에서는 다섯 차례나 등장했다. 오바마는 취임사 서두에 “이 나라를 하나로 묶는 것은 피부색이나 우리가 믿는 교리, 우리의 출신이 아니다”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이어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됐다”는 독립선언서의 구절을 세 차례나 인용했다. 백인이 유권자의 다수인 현실에서 임기 1기엔 재선을 의식해 흑인 정체성을 부각시키지 않은 반면 선거에 대한 부담이 없어진 2기 취임식에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맘껏 한 셈이다. 오바마는 나아가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명연설 ‘나는 꿈이 있습니다’에서 “생명, 자유, 행복추구권의 권리”라는 구절을 차용, 취임사에서 “생명, 자유, 행복추구권의 가치”라고 표현하는 등 자신의 흑인 정체성을 드러내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또 “미국은 소수만 잘살고 다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위대한 나라는 위험과 불운을 겪는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한다”거나 “아내와 어머니, 딸들이 노력에 맞는 평등한 소득을 얻을 때까지…” 등 계층과 성(性) 평등을 강조했다. 또 “시장경제는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규칙이 있을 때만 번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동성애자 형제자매들이 법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같은 대접을 받을 때까지 우리의 여정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미국 대통령 취임사에서 동성애자라는 단어가 오른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는 또 취임사에서 ‘민주당 노선’을 분명히 천명했다. 공화당이 반대하는 건강보험 개혁과 사회보장 제도,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공화당이 믿지 않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를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속적인 안보와 평화를 위해 끝없는 전쟁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로 2기 임기에는 전쟁을 피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오바마는 이와 함께 미국의 번영이 중산층에 달렸다면서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세제 개혁과 교육제도 개선 등의 필요성을 역설, 지난해 대통령 선거 기간의 핵심 공약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오바마는 아울러 세계 최강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미국은 지구촌 곳곳에서 강력한 동맹의 축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해외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역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기구를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 동맹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포니 1호차는 어디에?/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부원장

    [열린세상] 포니 1호차는 어디에?/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부원장

    외환위기로 나라 경제가 휘청대던 1998년 3월 독일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BIT’에서 한국 중소기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MP3 플레이어(MP3P) ‘엠피맨’이 최우수 멀티미디어로 선정됐다. 이후 한국은 MP3P 종주국으로 군림했고, 빌 게이츠 회장은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기조 연설에서 아이리버의 MP3P를 ‘디지털 라이프를 바꿀 제품’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2003년에는 스마트폰의 ‘원조’ 격인 PDA폰 ‘포즈’(POZ)가 대한민국 히트 상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애플이 2007년에 아이폰으로 대중적 스마트폰의 지평을 열기 몇 년 전부터 우리는 이미 ‘원조 스마트폰’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었던 셈이다. 우리나라 스마트폰이 세계 시장을 제패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MP3, 카메라, 무선통신,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그동안 진화를 거듭해 온 우리 산업기술이 총체적으로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세계 시장점유율 9%를 넘기며 글로벌 5위로 올라섰다. 미군 부대에서 나온 고철로 조립 자동차를 만들고, 1976년에야 자체 고유 모델인 포니를 생산했던 우리가 이제는 차세대 첨단 엔진도 자체 개발하고, 자동차 생산용 로봇기술도 수출하는 나라로 변모했다.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이는’ 철강제련 기술, ‘산업의 쌀’ 반도체 기술, ‘상상을 현실로 보여 주는’ 디스플레이 기술 등은 세계적인 유례가 없는, 우리만이 갖는 스토리 그 자체다. 그런데 이 자랑스러운 기술 유산을 어디에서 만나 볼 수 있을까. 엠피맨, 포즈 등 근래에 개발된 소형 첨단 제품들은 개인 마니아나 관련 기업들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1981년에 개발된 국내 최초 PC인 삼보컴퓨터의 ‘SE-8001’은 소장자가 분명치 않고, 국내 최초의 조립 자동차 ‘시발’(始發)은 몇몇 박물관에 원형과 비슷하게 복원된 재현품만이 전시되고 있으며 오리지널 모델은 남아 있지 않다. 다행히 포니 1호차는 울산에 가면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개인이 소장하고 있거나 기업들이 보존·전시해 소장처가 확실한 제품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이들 제품의 소장처를 알고 있다고 해도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기업 전시관, 관련 박물관, 개인 소장자들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녀야 한다. 하지만 프랑스, 영국, 독일, 미국 등 전통적인 기술 선진국들은 산업기술 발전 역사를 한 곳에 모아 산업기술의 긍지와 자부심을 자랑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기술공예박물관(1794년), 영국 런던의 과학기술박물관(1857년), 독일 뮌헨의 독일박물관(1925년) 등이 그것이다. 특히 독일박물관은 1903년에 설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된 이후 세계대전의 패전과 최악의 인플레이션이라는 위기를 극복해 나가며 세워졌다. 결국 이는 독일이 다시 한번 세계적인 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기반이 될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에서 불과 반세기 만에 세계 8위의 교역국가로 급성장한 대한민국. 세계가 알고 싶어 하는 한강 기적의 스토리, 그 기반이 됐던 산업기술을 한 곳에 모아 놓은 기술문화공간이 마련된다면 산업과 기술이 어떻게 진화해 왔고, 산업기술인의 노력이 우리 생활을 얼마나 많이 변화시켰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최초로 아폴로 11호를 달에 보냈던 베르너 폰 브라운은 독일박물관에서 세계 최초의 엔진 비행기를 보면서 우주에 가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이처럼 산업기술문화공간은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이 우리의 자랑스러운 산업기술을 보고 자신의 꿈과 비전을 발견하고 다짐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2조 달러 무역, 4만 달러 개인소득’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지금 우리의 청소년들이 우리 산업기술의 발전 궤적을 한눈에 보고, 기술 강국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산업기술문화박물관은 그 어떤 국정 과제보다 중요한 어젠다임이 틀림없다. 우리의 소중한 산업기술 유산이 사라지기 전에, 그리고 이를 창조하기 위한 위대한 도전기를 생생하게 말해 줄 기술인들이 사라지기 전에 우리만의 산업기술문화박물관이 조속히 건립되기를 기대해 본다.
  • [2차 정부 조직 개편] ‘과학기술 컨트롤 타워’ 윤곽… 조직운용이 성패 좌우

    [2차 정부 조직 개편] ‘과학기술 컨트롤 타워’ 윤곽… 조직운용이 성패 좌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2일 발표한 2차 정부 조직 개편안은 효율성을 제1원칙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각 부처에 흩어져 있던 유사 업무를 통합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각 부처를 기능적으로 재분류함으로써 박 당선인의 주요 국정 과제별 ‘컨트롤 타워’를 마련했다는 얘기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대표적이다. 기초 분야인 과학기술과 응용 분야인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지식재산위원회,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등의 관련 업무를 모두 한 바구니에 쓸어담았다. 심지어 4만 4000여명의 인력을 갖추고 우편·물류·금융 사업을 다루는 지경부 산하 우정사업본부까지 흡수했다.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가 미래창조과학부라는 한 지붕 아래에서 복수 차관 체제로 부활한 것으로 평가된다. 소속 인력만 1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새 정부에서 부처별 인력 규모만 놓고 보면 1~2위를 다툴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공룡 부처’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운용의 묘’를 어떻게 살릴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늠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성원들의 출신 성분이 다양한 만큼 인사 관리와 조직 운용 측면에서 시행착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미래창조과학부는 그 자체로 과학기술 분야 컨트롤 타워가 된 셈이다. 박 당선인이 강조해온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일자리 창출 등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싱크 탱크’이자 ‘액션 탱크’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적한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박 당선인은 “아무리 좋은 정책도 부처 간에 서로 칸막이로 막히면 효율성이 낮아지는 것을 경험했다. 컨트롤 타워가 확실하게 책임지는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한 언급과 일맥상통한다. 보건복지부 산하 식품의약품안전청을 국무총리실 직속 처로 승격하면서 농림수산식품부와 환경부 등에 분산돼 있던 식품안전 관련 업무를 일원화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전행정부와 함께 박 당선인이 척결을 강조한 ‘4대 사회악’(성폭력, 가정파괴, 학교폭력, 불량식품) 문제를 다룰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처 승격은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했다는 긍정적 시각과 함께 자칫 관련 업계에 군림할 수 있다는 부정적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컨트롤 타워급 조직은 경제부총리(경제 분야), 청와대 국가안보실(외교·안보 분야), 총리실 사회보장위원회(복지 분야) 등과 더불어 박 당선인의 국정 어젠다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발표된 세부 내용을 반영, 28~29일에 정부조직법 관련 법률 개정안을 만들어 의원입법 형태로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행안부는 부처별 직제를 개정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한다. 부처종합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대국대과제 유지되나”

    차기 정부의 부처 조직개편 후속으로 각 부처 내부 직제가 어떤 기준에 의해 개편될지에 대해 공무원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5년 전 이맘때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부처의 내부직제 개편 지침을 내놓았지만 이번엔 아직 뚜렷한 지침이 나오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인수위가 부처 내 직제 개편의 원칙을 내놓으면 행정안전부가 각 부처에 이를 통보하고 각 부처는 이를 토대로 하부직제 개편안을 짜서 행안부에 제출한다. 이번 하부조직 개편에서 중요 관심사는 5년 전 조직개편 때 적용됐던 대국대과(大局大課)제가 이번에도 적용될까 하는 점이다. 당시 인수위원회는 ‘작은 정부’를 표방하면서 부처 내부조직 개편에서 대국대과제를 강력하게 적용했다. 1실은 3국, 1국은 4과, 1과는 10명 이상으로 구성하는 것을 대원칙으로 했다. 이 같은 개편 과정에서 부처별로 적게는 수명, 많게는 수십명의 실·국·과장이 보직을 잃기도 했다. 현재까지 인수위와 행안부 등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종합하면 큰 틀에선 대국대과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부처마다 조금씩 사정이 다르지만 현재 대국대과제 원칙은 대체로 지켜지고 있다”면서 “부처 신설로 인한 업무 조정이 없는 한 기존 내부 조직을 통폐합할 여지는 크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행안부는 조직개편 주무부처로서 5년 전 대국대과제가 가장 철저하게 적용돼 1개 과에 20명이 넘는 부서도 적지 않다”면서 “이 같은 부서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과를 분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신설로 새로운 보직이 늘어나는 만큼 기존 부처 조직을 슬림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일부 언론이 인수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부처별로 1개 이상의 실 단위 조직을 폐지할 것이라는 기사를 보도해 공무원들을 긴장케 했다. 1개의 실이 폐지되면 부처마다 10여명의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보직을 잃게 돼 파장이 커진다. 이에 대해 행안부의 한 간부는 “인수위로부터 그 같은 지침을 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부처 조직개편에 따른 업무 분장안이 22일에야 나왔다”면서 “업무분장에 따른 법제작업이 이루어지면 그에 따라 내부 직제개편도 뒤따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임창용 전문기자 sdragon@seoul.co.kr
  • [기고] 정부조직 개편과 세종시 ‘원안+α’/변평섭 세종시 정무부시장

    [기고] 정부조직 개편과 세종시 ‘원안+α’/변평섭 세종시 정무부시장

    수없이 듣는 이야기지만 역시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이 인사고 그 인사를 담을 그릇, 곧 정부 시스템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지난 1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경제부총리제 도입 및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정부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부처별로 조직 차원에서 향후 대책 마련에 분주하며 공무원들도 개인별 진로가 어떻게 될지 걱정하고 있다. 나아가 광역자치단체도 신설 부처를 자기 지역으로 끌어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개편은 경제 부처가 세종시로 옮겨 가고 있는 중에 이뤄져 세종시 건설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한 정부 조직 개편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먼저 전 국민 행복시대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세종시 건설 사업은 정부 조직 개편보다 훨씬 중차대한 문제다. 우리나라는 지난 40년간 국토균형발전을 부르짖었지만 거의 성과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수도권에 있던 행정부를 옮겨서라도 전국이 골고루 잘살 수 있게 해 보자고 시작한 것이 세종시 건설 사업이다. 세종시는 정부 조직 개편이 완료되더라도 여전히 시작 단계에 있으며, 세 차례의 대통령 선거를 더 거쳐 2030년까지 50만의 인구를 달성해야 하는 국책 사업이다. 이런 이유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논란이 한창일 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세종시가 자족성이 부족하다면 정부기관 이전을 취소할 게 아니라 다른 기능을 추가해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둘째, 정부 조직 개편과 신설 부처의 배치에서 행정 비효율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지난해 12월 27일 정부세종청사 개청 이후 상당수 공무원이 잦은 서울 출장으로 시름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1급 공무원 7명 전원이 세종시로 4시간씩 출퇴근하고 있다. 장시간 출퇴근으로 인한 공무원들의 피로감이 쌓이고, 이로 인한 업무공백이 심각한 실정이다. 행정부 공무원들의 창의적인 역량 발휘와 업무 몰입도를 높이면서도 부처 간 협업이 원활할 수 있도록 정부 조직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 조직 개편과 신설 부처의 입지 결정은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36개 정부기관과 16개 국책연구기관은 2010년 8월 20일 행정안전부의 고시로 2014년까지 세종시로 이전하기로 이미 확정됐다. 지난해 말까지 총리실을 비롯한 12개 정부기관이 이전을 완료했고, 2~3단계 이전을 위한 공사도 시작돼 빠른 곳은 36%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정부 조직 개편과 신설 부처 배치는 세종시의 중요성, 행정 비효율 극복 및 혼란 최소화 등을 고려해 결정돼야 한다. ‘정부 3.0’ 시대를 이끌 세종시에 대한 박 대통령 당선인의 ‘원칙과 신뢰’의 리더십이 다시 한번 기대되는 이유다.
  • [서울광장] 미래·창조·과학을 모두 살리는 방법/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미래·창조·과학을 모두 살리는 방법/함혜리 논설위원

    박근혜 정부의 조직 중 핵심으로 꼽히는 미래창조과학부를 두고 말들이 많다. 부처 명칭에서 어디에 방점을 찍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역할이 아닌 비전을 담은 것부터 문제이고, 영문 명칭도 달갑지 않다고들 한다. 순수·기초과학이 단번에 성과를 내는 응용과학에 밀릴 것이라고 벌써부터 과학계는 우려한다. 그런가 하면 정보통신기술(ICT) 전담 차관을 두기로 한 데 대해서는 ‘개악’이라며 전담 부처 신설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하지만 이미 방향은 정해졌다. 지금 이런 논쟁을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놓고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교육과학기술부에 가 있던 기초과학 및 융합과학의 연구지원 기능,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의 ICT 진흥 기능,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기획재정부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배정 및 조정 기능,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 및 규제 기능 등을 흡수 통합하게 된다. 여기에 미래성장동력 발굴 및 관련 정책 수립과 일자리 창출까지 책임져야 한다. 열거하기도 숨이 찰 정도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과학기술 분야를 한군데에 모은 것은 옳지만 조직이 커지면 그만큼 문제가 많아진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다양한 업무와 기능이 합쳐지게 되면 업무 간 충돌은 물론 우선순위 논란이 생긴다. 이런 갈등이 쌓이다 보면 조직원 간 화학적 결합이 어려워지면서 결국은 실패로 귀결된다. 실제로 우리나라 정부 조직 역사상 거대 부처는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연구의 성질이나 라이프사이클이 확연히 다른 분야들이 한 지붕 아래 모이는 것인 만큼 문제 발생 소지가 매우 크다. 이를 최소화하려면 인수위원회 차원에서 역할 분담을 위한 교통정리를 잘 해야 한다. 각 부문의 기능과 업무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거쳐 자리매김을 확실히 한 뒤 ICT와 각 기초연구 분야가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단순한 물리적 결합을 넘어 창조경제로 이어지는 ‘고부가가치의 화학적 융합’이 성공할 수 있다. “나중에 알아서 조정하겠지” 하고 넘어갔다가는 낭패를 면하기 어렵다. 이 신생 거대 조직의 장을 누가 맡느냐가 큰 관심사인데 이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어떤 식의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느냐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 운영을 하기로 한 만큼 대통령이 직접 진두지휘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로서 국가과학기술최고위원회를 두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이 위원회의 간사를 맡아 과학기술 관련 부처와 책임자들의 연석회의를 주재하고 관계 현안을 협의·조정하면서 모든 국정에 과학기술이 녹아들도록 해야 한다.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자문회의도 필요하다. 자문회의는 긴 호흡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과학기술 정책의 장기 비전을 설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소 12조~13조원의 국가 R&D 예산을 배분하고 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이 막대한 예산이 ‘눈먼 돈’이 아니라 과학입국의 종잣돈이 되려면 중립적인 입장에서 국가 R&D를 교차 검색하면서 예산의 비효율을 원천적으로 막아 줄 평가기관도 필요하다. 현 국과위 산하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국무조정실 산하의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각 부처 산하에 있는 평가기관들을 하나로 합쳐서 기술 예측과 국가 R&D 조사·분석·평가 및 예산의 조정·배분을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한 창조경제’라는 ‘근혜노믹스’ 구상은 근사해 보인다. 지식기반사회, 융복합의 시대에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미한 대통령이 될 것인지, 미래·창조·과학을 모두 살린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인지는 이 공룡 부처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달렸다. lotus@seoul.co.kr
  • [2차 정부 조직 개편] 미래창조과학부, 재정부와 함께 ‘투톱’ 부상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창조 경제’를 책임질 미래창조과학부가 경제부총리를 꿰찬 기획재정부와 함께 ‘투톱 부처’로 떠올랐다. 막판 대반전을 노린 외교통상부와 농림수산식품부는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섰다. 지식경제부는 우정사업본부와 신성장 동력 등이 빠져나갔지만 부처 숙원이었던 통상 분야를 받아 ‘수지타산’이 나쁘지 않다는 계산이다. 해양수산부는 부활했지만 조선·플랜트 등 산업 부문과 해양 운송·교통 정책 등이 빠져 기대만큼의 ‘강한 부처’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보건복지부의 외청에서 승격한 총리실 산하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 안전정책을 총괄하게 됐다. 진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22일 미래부의 역할과 기능과 관련해 “교육과학기술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지식경제부 등으로 분담된 과거 과학기술 기능 이관뿐만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의 산학협력, 지경부의 신성장 동력발굴 기획, 총리실 소관 지식재산위원회의 지식기획 전략기획단 기능 등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미래부에 ‘대한민국호’의 차세대 먹거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힘을 실어준 것이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모든 기능과 업무를 떠안으면서 ‘슈퍼 공룡’ 부처로 떠올랐다. 유민봉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기획조정간사는 “기초 과학기술과 ICT 기술을 분리할 때보다 한 부처에서 함께 하는 게 융합적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거대 부처인 미래부가 탄생되면서 상당수의 부처는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외교통상부는 마지막 보루였던 통상교섭권이 빠지면서 크게 위축됐다. ‘득’은 없고 당장 안보 외교와 한 축을 이루는 경제외교 기능은 약화되는 ‘실’만 얻게 됐다. 외교부로서는 원래부터 갖고 있던 조약 체결권만 존치됐을 뿐 통상 정책과 협상 역할은 모두 사라지게 됐다. 농식품부도 수산과 식품안전 분야가 빠졌지만 그나마 식품 업무를 지켰다는 점에서 최악의 사태는 면했다는 평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학 지원과 기초연구 지원 기능을 확보해 손실을 최소화했다. 당초 미래부 이관이 유력했지만, 우정사업본부 이관 등으로 인해 미래부가 지나치게 비대해진 데 대한 경계론이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사실상 과거 교육인적자원부 시절로 회귀하면서 체면은 세웠다. 지경부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우정사업본부를 내주었지만 통상 업무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직원 4만 4000여명의 거대 조직인 우정사업본부의 이관으로 외형적으론 축소됐지만 실익을 챙겼다는 분석이다. 방통위도 위상은 하락했지만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흩어져 있던 ICT 관련 업무와 기능들이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됐다”며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이스(D) 전체를 아우르는 그림이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부처종합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靑 조직 군살 빼기… ‘새 정부 중심축은 정부부처’ 시사

    靑 조직 군살 빼기… ‘새 정부 중심축은 정부부처’ 시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1일 발표한 청와대 조직 개편안의 핵심은 ‘권한 줄이기’와 ‘군살 빼기’라고 할 수 있다. 차기 정부의 중심축이 청와대가 아닌 정부 부처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만 해도 ‘1실장 7수석’ 체제였던 청와대 조직은 현재 ‘2실장 9수석 6기획관 1보좌관’ 체제로 비대해졌다.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자리를 만들면서 ‘누더기 조직’이 됐다. 조직이 불어나면서 역할과 권한도 강화됐다. 청와대가 권력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청와대 조직을 ‘2실장 9수석’ 체제로 다시 단순화시켰다. 청와대 기능을 ‘대통령 보좌’에 한정함으로써 내각에 힘을 실어 주는 모양새도 갖췄다. 대통령실 명칭을 비서실로 환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정책실장과 기획관을 없애기로 했다. 이 중 정책실(경제수석 겸직) 폐지는 경제부총리제를 부활키로 한 상황에서 ‘옥상옥’ 논란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부총리가 경제 분야 ‘컨트롤 타워’로서 위상을 굳힐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만들어진 정책실은 현 정부 출범과 함께 폐지됐다가 2009년 8월 부활했지만 또다시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3년 6개월 만에 사라지는 우여곡절을 겪게 됐다. 정책실을 폐지하는 대신 외교·안보 분야 ‘컨트롤 타워’인 국가안보실이 신설된다. 국가안보실 기능은 현 정부 들어 유명무실화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대외적으로 안보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안보실을 신설해 국가적 위기 사안에 신속하고 책임 있게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2010년 6·2 지방선거 패배 직후 신설된 사회통합수석실, 같은 해 12월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구멍이 뚫린 안보 체계를 보완하기 위한 만든 국가위기관리실(수석급)도 각각 사라진다. 이른바 ‘땜질 조직’이라는 부정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능은 각각 국민대통합위원회와 국가안보실로 통합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설 조직 중에서는 국정기획수석실과 미래전략수석실이 눈에 띈다. 두 수석실은 기존 기획관, 보좌관들이 담당했던 업무와 기능을 통폐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기획수석실은 대통령의 국정 어젠다를 관리하고 국정 전반을 조정하게 된다. 과거 노무현 정부의 ‘국정상황실’과 유사한 기능을 담당하며 사실상 청와대의 ‘선임 수석’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전략수석실은 새 정부의 핵심 부처로 꼽히는 미래창조과학부 등과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과학기술과 방송정보통신, 녹색성장, 기후변화 등의 미래 어젠다에 초점을 둔 청와대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수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방통위-문화부 ‘조직개편 신경전’ 미래과학부 출범 맞물려 확전양상

    방통위-문화부 ‘조직개편 신경전’ 미래과학부 출범 맞물려 확전양상

    새 정부 조직개편이 모양새를 갖춰가면서 규제 기능만 남은 방송통신위원회와 몸집을 불리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막판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여야 협상이 변수로 남은 가운데 ‘공룡부처’ 미래창조과학부 출범과 맞물려 양상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21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최근 통신 콘텐츠 진흥업무 이관 등을 다룬 정부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방통위와 문화부의 샅바싸움은 연간 매출이 1조 5000억원대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와 1조 2000억원 규모의 방통위 방송통신발전기금을 향후 누가 책임지느냐는 데까지 확산되고 있다. 방통위는 표면적으로 조직개편에 반발하지만 내부에선 옛 정보통신부 출신을 중심으로 미래창조과학부행을 반기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는 교육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 인력과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방통위의 연구개발(R&D), 정보통신기술(ICT) 인력 등 1000명 가까운 공무원이 모여, 옛 영화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방통위는 본부 인력 500여명 가운데 통신정책국, 이용자보호국, 네트워크정책국 등 230~300명이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겨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방통위의 방송콘텐츠 진흥 기능과 문화부의 디지털콘텐츠 진흥 기능이 합해져 미래창조과학부 내에 방송진흥정책국이 새롭게 꾸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통신 융합이란 시장 특성을 감안하면 조직의 70%가량이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지난해 2월 미디어렙법 출범 과정에서 문화부에서 가져온 코바코와 방통위의 방송통신발전기금도 당연히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문화부의 입장은 다르다. 문화부 내에선 “인수위가 ‘통신 등 콘텐츠 진흥 업무를 넘긴다’고만 언급해 방송 분야는 문화부로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문화부 관계자는 “방통위의 방송기술 업무는 ICT를 다루는 미래창조과학부로 가는 게 맞지만 방송 콘텐츠는 한류 육성, 독립제작사·디지털 콘텐츠 진흥 등을 담당한 문화부로 오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문화부는 방송 콘텐츠 진흥 기능을 가져오면서 옛 정보통신부 정보화촉진기금과 옛 방송위 방송발전기금 등이 통합된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일부도 끌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2월 방통위로 넘어간 코바코도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 문화부 관계자는 “애초 광고는 문화부의 고유업무인 데다 ICT 부처나, 심의기구로 전락한 방통위에 방송광고나 방송 콘텐츠 업무를 준다는 건 난센스”라고 말했다. 이같이 몸집 불리기에 나선 문화부이지만 고민도 있다. 통상기능을 지식경제부에 빼앗긴 외교통상부가 전 세계 28개국에 자리한 해외문화홍보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 세 차례나 인수위가 마련한 조직개편안이 국회에서 원안대로 의결되지 않았다”면서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시론] 혁신 주도자가 되기 위한 대학의 선택/이우일 서울대 공대학장

    [시론] 혁신 주도자가 되기 위한 대학의 선택/이우일 서울대 공대학장

    정부조직 개편의 핵심은 효율성을 추구하되 지속 가능한 국가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대학 발전을 위한 제도 및 정책 수립과 재정지원 역시 효율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인재 양성을 할 수 있도록 동일 부처에서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즈음 세간의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는 인수위원회 활동이다. 특히 정부조직 개편은 향후 정부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요한 의제다. 하지만 사안이 중대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개편에 대한 전략이 명확하지 않고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다행히 변화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개편한다는 소식인데, 올바른 방향이다. 이런 저런 안들이 단편적으로 보도되고 있으나 그 가운데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인 듯하다.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래 먹거리를 마련한다는 뜻에는 모든 국민이 전적으로 공감하면서도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에 따라 예상되는 부처 간 소관 업무의 정비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나든 확실한 것은 소관 업무의 정비 역시 지속적으로 국가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명확한 목표와 전략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 경제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과학기술 지식의 창출이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우리 경제의 성장 전략은 ‘중간진입’으로 요약되는 발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이었다. 원천 기술의 확보보다 이미 알려진 기술의 개선으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로 우리의 강력한 생산기술을 기반으로 이러한 전략은 성공을 거두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세계 1위인 제품들이 생겨났고, 몇몇 기업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애플의 삼성전자에 대한 소송처럼, 국제사회는 우리를 더 이상 만만한 추격자가 아니라 강력한 경쟁상대로 인식하는 상황이다. 선진국가들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은 우리가 꿈에 그리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반드시 겪어야 하는 한 과정이다.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세상에 없던 제품과 기술을 우리의 손으로 창조해 내는 혁신 주도자(leading innovator) 역할을 해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우리 경제의 과도기적 도약단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요소 중의 하나는 혁신을 주도하고 지식을 생산할 인재 양성이다. 대학의 교육 및 연구 역량의 제고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월드뱅크의 고등교육조정관인 자밀 살미가 지적한 것처럼 세계 수준의 대학을 육성하기 위한 3대 요소는 우수한 인적자원(교수·학생), 풍부한 재정, 적절한 제도 및 지배구조이다.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요소들이다. 우수한 교수의 확보를 위해서는 풍부한 재정이 필수적이며, 잘 정비된 제도가 우수한 교수 및 학생의 유치를 견인할 수 있다. 대학들은 재정의 상당 부분을 정부에 의존하고 있다. 반값등록금 정책이 현실화되면 정부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재정 지원을 비롯한 각종 정책들은 일관된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일 부처에서 담당해야 하며 그래야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정부는 직접적인 재정지원 이외에 국가장학금, BK사업 등 각종 사업을 운용해 왔고 앞으로도 이에 준하는 재정 지원을 해야 할 것 같다. 만약 재정 지원 사업들이 사업별로 담당 부처가 다르다면 국가의 인재 양성 철학과 정책 기조에 혼선이 생길 우려가 매우 크다. 대학 입장에서도 사업별로 다른 평가 기준과 지표를 맞추느라 평가 준비에 불필요한 행정력을 투입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장기 발전 방향 수립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조직 개편의 핵심은 효율성을 추구하되 지속 가능한 국가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대학 발전을 위한 제도 및 정책 수립과 재정 지원 역시 효율적이면서도 지속 가능한 인재 양성을 할 수 있도록 동일 부처에서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 재정 지원과 관련해 효율적인 정책 집행을 위해서는 사업별로 부처마다 나눠 갖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총리 후보, 배우자까지 ‘현미경 검증’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새 정부 초대 내각을 이끌 총리 후보자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주말인 19~20일 이틀 동안 외부 일정 없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인선 작업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후보자는 청와대·총리실 등에 대한 2차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 직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당선인이 이미 후보군을 3명 이내로 압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검증을 거치면서 언론 등에서 후보군으로 거론했던 일부 인사들은 탈락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독신인 박 당선인 곁에서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게 될 총리 후보자의 배우자에 대해서도 검증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총리 후보자 발표가 초읽기에 돌입했지만, 박 당선인 주변 핵심 참모들조차 ‘예상 후보’에 대해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총리 후보자로 ‘통합형’에 방점을 찍었다고 언급한 점에서 김능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조무제 전 대법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국무위원 제청권을 갖는 총리 후보자가 확정될 경우 다음 주쯤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관심의 초점은 총리를 비롯해 경제부총리, 미래창조과학부·안전행정부·보건복지부 장관 등 ‘내각 빅5’에 쏠린다. 전문성과 도덕성, 국정경험 등이 인선 기준으로 꼽힌다. 박 당선인이 취임 전에 국정원장과 감사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등 ‘권력기관 빅5’ 인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20일 대통령 당선인이 임명할 수 있는 공직 후보자의 범위에 기존 총리와 장관 외에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을 추가하는 내용의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을 비롯한 관련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정부조직 개편 부처 로비에 휘둘려선 안 돼

    5년 단위로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것이 정부조직개편과 그에 따른 부처 반발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주 정부조직개편안을 공개하자 일부 부처들은 일제히 로비전에 나섰다. 조직과 권한, 인원을 다른 부처로 넘겨주거나 아예 없애야 하는 부처들은 저마다 반대논리를 내세우며 인수위와 정치권을 상대로 설득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장관이 직접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찾아다니는 모습에서는 절박함마저 묻어난다. 정부조직개편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어느 쪽이 옳다고 쉽게 단정 짓기 어렵다. 경제부총리 부활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의 표명일 뿐, 그 자체가 경제 회복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정부조직개편은 당선인의 국정운영 철학이 농축돼 있는, 한정된 자원으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선택과 집중의 문제다. 그런 점에서 통상업무를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하는 방안도 ‘통상외교의 실종’이라고 무조건 손을 내저을 게 아니다. 이제는 통상업무를 외교차원을 넘어 기업을 지원하는 입장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외교와 통상을 분리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추세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인수위가 밝힌 조직개편안의 일부 내용은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를 계기로 발족한 대통령직속 원자력안전위원회를 2년 만에 없애는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을 들을 만하다. 원자력 진흥과 규제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맡게 되면 원자력 안전관리에 소홀할 소지가 많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 진흥업무를 미래창조과학부로 넘겨 규제와 진흥 기능을 분리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다. 창구가 이원화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방통위와 미래창조과학부에 모두 ‘현안’을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등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역대 정부조직개편이 정부안대로 처리된 적은 없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1월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조정·반영될 수 있을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해양수산부 부활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총리와 경제부총리 역할 구분이 모호한 점, 미래창조과학부의 과도한 권한 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터다. 정부조직개편안이 부처 이기주의와 공무원들의 밥그릇 지키기 차원의 로비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5년 전 정부조직개편 당시에도 관료주의의 벽에 부딪히자 인수위 고위관계자는 “역대 정부가 왜 정부조직을 개편하지 못했는지 그 이유를 알겠다”고 말했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부처의 주장을 하나둘 들어주다 보면 정부조직개편안은 국정운영 철학이 없는 ‘빈껍데기’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 개발에서 산업까지 ‘원자력 싹쓸이’ 논란

    지난 1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 이후 원자력 정책의 담당부처를 놓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대통령 직속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흡수되면서 원자력의 진흥 및 연구개발(R&D) 업무는 산업통상자원부(현 지식경제부+통상교섭본부)로 넘겨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 등은 한 부처가 산업과 개발까지 싹쓸이하면 장기적인 관점의 원자력 연구가 불가능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20일 정부 관계자와 원자력계 등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에는 교육과학분과 인수위원인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장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마련 단계부터 “원자력 규제가 지나치게 산업과 고립돼 실효성이 떨어지면서 최근 잇따른 사고 등을 원활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동안 ▲한국수력원자력 등 산업 진흥 분야는 지식경제부 ▲R&D와 미래전략은 교육과학기술부 ▲규제 및 안전관리는 원자력안전위가 맡아 왔다. 원자력계에서는 원자력안전위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이 현재 교과부가 맡고 있는 R&D 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로 옮기기 위한 과정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가 원자력의 규제와 개발·진흥은 각기 다른 부처나 기구에서 담당하도록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계 관계자는 “원자력안전위가 미래창조과학부에 있으면 같은 부처에서 R&D를 맡을 경우 ‘심판이 선수로 뛰려고 한다’는 역설에 부딪히게 된다”면서 “교과부의 원자력 R&D를 미래가 아닌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력 진흥 기능 쪽으로 합치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지경부 관계자는 “원자력 발전을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해외 동향 파악과 이에 근거한 기술개발, 잘 짜여진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R&D 분야를 가져온다면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교과부와 환경단체 등은 R&D 이관은 물론 원자력안전위의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이관부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원전 규제기관을 다시 부처 산하로 격하시킨 것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원전 감시 체계를 강화하겠다던 당선인의 공약과도 다른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한국형중소형원자로(SMART) 등 교과부가 진행해온 R&D는 20~30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 프로젝트로, 산업적인 관점에서는 설 자리가 없다”면서 “지경부가 모든 기능을 맡으면 오히려 원자력 공룡이 돼 위기대응이나 적절한 R&D 투자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朴 조용한 대외행보…조각에 집중?

    대통령 당선인으로서의 ‘박근혜 행보’가 한 달이 됐다. 지금까지 박 당선인은 과거 당선인들과 달리 비교적 조용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 당선인은 그동안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중심으로 이른바 ‘삼성동 정치’를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첫날 현판식과 다음 날 전체회의 등 두 차례만 방문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당선인이 두문불출하면서 조각(組閣)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대선 기간 동안 직접 소통창구 역할을 했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박 당선인을 찾기는 어렵다. 트위터에는 지난해 말 마지막 글이 올라왔고 페이스북에는 신년사를 제외하고 두 차례만 글을 남겼다. 5년 전 이명박 당선인이 매일 새벽부터 인수위에 출근해 업무를 직접 챙겼던 것이나, 10년 전 노무현 당선인이 매주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분과별 토론회를 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18일 “취임식 전까지 이명박 대통령이나 대선에서 패배한 야당과 그 지지자를 배려하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 박 당선인은 대외행보를 통해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중소기업 대통령’을 자처하며 중소기업중앙회를 먼저 찾았다. 대한노인회와 ‘글로벌 취업 창업 대전’ 행사장을 찾아 각각 노령층이나 20대와 소통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 국방과 안보를 강조하려고 특수전교육단을 찾았고 과학과 결합한 창조경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과학기술인 신년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반면 당선인 신분으로 고려대 동문 행사에 참석했던 이 대통령과 달리 올 초 서강대 동문 신년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인수위 운영에서는 주로 실무형을 강조하고 있다. 5년 전 이명박 당선인 때와 비교하면, 인수위 발(發)로 설익은 정책이 흘러나와 사회적 논란을 빚는 일은 줄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인수위원들에게 비밀엄수 등 함구령을 내리면서 소통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정치 전문가는 “조용하고 낮은 것을 표방하려는 시도는 좋지만 국민과 소통하는 당선인과 인수위가 돼야 한다”면서 “최우선은 국민의 알권리이며 인사나 복지, 정부조직개편 등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것이 아닌 만큼 국민의 알권리가 먼저”라고 지적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각 부처 물밑 쟁탈전 뜨겁다

    정부 각 부처의 노른자위 업무 영역들이 도마에 올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지난 15일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 뒤 후속 조치로 각 부처 간의 업무 분장 등 세부적인 업무영역 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업무를 채가려는 측과 이를 저지하려는 부처들 간 신경전과 물밑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다음 주까지는 발표될 세부 조직개편안과 함께 세부조정이 일단 마무리된다. 최대 격전지는 신설될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승격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다. “탄력받은 김에 영역을 최대한 넓히자”는 분위기다. 통상 업무를 15년 만에 잃어버린 외교통상부는 “국제경제국과 다자통상국 등은 국제기구 및 교섭업무를 다룬다”며 잔류를 읍소하고 있다. ‘위기의 외교부’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해외문화원 37곳과 해외홍보관 자리를 가져와야 한다며 역공 자세다. 문화부에선 이명박 정부 들어서 해외문화외교를 앞세운 외교부에 관련 기능들을 빼앗길 뻔한 것을 문화계 원로 등이 나서 가까스로 막아낸 악몽을 잊지 않고 있다. ‘0~5세 무상보육’ 업무를 둘러싸고 여성가족부와 교육과학기술부, 지키려는 보건복지부의 3각관계가 형성됐고 소프트웨어 및 정보통신산업 업무를 둘러싼 지식경제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업무 재배치 등도 순조롭지만은 않다. 방위력개선사업 예산권 등 방위사업청 핵심 기능을 가져오려는 국방부의 시도도 방사청 측의 견제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인수위와 요로에 차관급과 간부급들이 달려가 입장을 설명하고, 인맥을 총동원하는 등 각 부처들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가져가려는 측과 지키려는 측의 입장이 첨예하다. 인수위 측 관계자는 “이성적인 설명을 넘어 조르기에, 읍소와 호소형까지 등장했다”고 전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업무 영역 조정은 핵심 사안 중 하나다. 대학정책 업무와 과학 교육을 미래부로 가져오려는 과학기술계와 이를 막으려는 교육관료들의 격돌은 행정학자와 이공계 대학교수들까지 참여해 ‘장외 경기’로 확산됐다. “대학업무는 과학담당인 제2차관 산하 대학지원실이 맡는 데다, 대학이 연구개발(R&D)의 핵심 역할을 하므로 미래부로의 이관이 순리”라고 과학기술계는 주장한다. 반면 교육계는 “전국 400개 대학에 적용되는 연구개발지원, 산·학협력 등을 다루는 핵심 업무를 넘길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과학계는 과학교육도 미래부가 맡는 게 과학영재 및 기술인력 양성에 효과적이라며 초·중·고교 과학기술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해양수산 관련 관계자들은 해양자원 개발까지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자원업무의 종주권을 주장하는 산업통상자원부(현 지식경제부)와 부딪치고 있다. 해양광물 개발과 조선·플랜트 정책은 지경부가 4개 과에 걸쳐 담당한다. 복지부 외청이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총리실 산하 처로 승격되면서 식·의약품 관리의 컨트롤타워가 된 만큼 식품정책과 의약품정책도 맡겠다며 친정 복지부에 속했던 부서들을 넘보고 있다. 5년 전 지경부로 넘어왔던 우정사업본부가 산업통상자원부로 가는 게 맞느냐는 문제는 재검토 속에서 다시 공중에 떠 있다. 전국 조직을 갖고 우편·물류·금융사업을 다루는 방대한 알짜 업무에 대해 친정 격인 방송통신위원회는 물론 행정안전부 등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업무 조정으로 국·실이 없어지고 자리가 늘고 줄어 승진에 영향을 주는 탓에 부처이기주의로 무장한 공무원들의 갈등이 격렬하다”고 전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청와대 조직 줄이고 소통공간 넓혀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그제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한 데 이어 조만간 부처별 직제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부처 개편 못지않게 중요한 작업이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관건이다. 청와대의 역할과 기능을 어떻게 조정하느냐, 즉 청와대 위상을 어떻게 정립하느냐에 박근혜 정부 5년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청와대에 힘이 집중돼 정부가 무력해지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되려니와 청와대의 보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대통령이 독선의 굴레에 갇히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될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국무총리에게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경제 부총리 부활 등 정부조직 개편안에 담긴 내용에서 알 수 있듯 행정 각 부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약속도 구체화하고 있다. 대통령의 권력 분산과 정부의 기능 강화 모두 시대 흐름을 반영한 옳은 방향으로 평가된다. 이런 국정운용 기조를 제대로 살리려면 청와대는 조직과 기능을 줄이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한마디로 ‘작고 강하고 빠른 청와대’여야 하는 것이다. 2년여 전 개편된 청와대의 현 조직은 대통령실장과 정책실장, 9명의 수석비서관을 축으로 삼아 4명의 기획관, 1명의 보좌관이 측면 지원하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박 당선인의 구상대로 외교·통일과 국방·안보를 총괄 조정할 국가안보실을 새로 설치한다면 지금의 외교안보수석이나 국가위기관리실은 통폐합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정책실장과 산하의 미래전략기획관이나 녹색성장기획관 역시 새로 신설된 미래창조과학부와의 역할 등을 감안할 때 통폐합 등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여겨진다. 고용복지수석실 등은 경제수석실과 통합하고, 정무와 홍보 기능의 조정도 검토할 만한 일일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청와대의 소통 기능 강화다. 국정은 각 부처 장관이 전면에서 추진하고, 청와대 참모들은 민심을 대통령에게 올바로 전달하고, 각 부처 간 칸막이를 낮추는 데 힘을 쏟는 쪽으로 개편돼야 한다. 이를 위해 청와대 내부의 소통부터 강화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과 수석비서관들의 업무 공간이 도보로 10분 이상 떨어져 있어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예산이 들더라도 백악관이나 일본 총리관저처럼 같은 공간에서 대통령이 참모들과 일상적으로 대화할 수 있도록 공간 배치를 바꿔야 한다. 홍보수석실의 기능도 지금처럼 대통령 동정과 주요 정책을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데서 벗어나 여론 수렴 기능을 강화해 쌍방향 소통의 창구로 개편해야 한다. 홍보수석이라는 명칭도 이젠 버릴 때가 됐다. 청와대가 권부의 상징인 시대는 끝내야 한다. 작지만 효율적인 참모 집단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 “부총리제, 부처 정책생산 막는 역작용 막아야”

    경제부총리 부활과 미래창조과학부 설치 등 정부조직 개편안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어떤 후속 조치들이 따라야 할까. 행정학자 및 과학기술 전문가들은 16일 “각 부처의 특수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조직개편 취지와 목표에 적합한 업무 분장과 역할 분담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독립성 및 예산권 보장 등을 주문했다. 또 ‘작은 청와대와 부처 중심의 정책생산’을 강조하다 보면 청와대와 총리실의 정책 조정기능이 ‘옥상옥’ 형태가 재현될 수 있고, 부처 및 관료 이기주의로 인해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 전달이 더뎌지는 등 행정 왜곡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우선 경제부총리 제도에 대한 경계론이 높았다. 부총리의 조정과 통할권을 강조하면 눈 앞의 현안과 경제 우선주의에 매몰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과 창조 기술을 위해 투자하고 미래를 대비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정부조직 개편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광선 산·학·연 협회 회장은 “예산권을 쥔 경제부총리가 단기적인 국가경쟁력 강화와 경제 회생에 몰입하다 보면 경제논리에 빠져 미래 성장 동력을 찾아내는 데 소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 경제논리에 휘둘릴 수 있음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원천 기술 및 미래투자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옛 과기부 체제의 문제점이 그대로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계는 “과학기술이 산업으로 연결돼야 하지만 이를 강조하다 보면 원천 창조기술 연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생명과학 등 국민 삶과 직결되지만 투자 기간이 긴 창의·원천 연구를 보장할 수 있는 후속 업무 분장과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다. 국가연구개발(R&D)이 중복을 피하면서도 각각 취지에 맞게 집행되도록 할 컨트롤 타워와 조정 문제도 쉽지않다. 지식경제부의 산업R&D기금 4조원, 교육과학부 기초과학연구기금 3조원, 과학재단 연구기금 4조원 등이 각각의 취지에 맞으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계해 운영돼야 하는데 경제관료와 과학기술 전문가들 사이의 큰 입장 차를 메워나갈 수단과 틀도 만들어야 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이해영 영남대 교수는 “부총리제는 컨트롤 타워로서의 순기능도 있지만 정부가 과도하게 간섭하고, 부처중심의 정책생산과 활동을 가로막는 역작용도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명확한 방향제시와 총리실의 정책조정 등 적극적인 역할 정립이 이 같은 문제점의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중소기업청이 중심에 서서 중소기업 육성·진흥체제를 만들고 추진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시급한 현안이다. 상위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기청의 인사권을 갖고 예산과 정책에서 ‘감 놔라. 배 놔라’라고 흔들 수 있는 구조다. 독자적인 입법권조차 갖지 못해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해서만 입법이 가능한 것도 중기청의 한계다. 중기청으로 이관된 테크노파크 관리 등 지역특화발전사업과 관련, 지방자치단체들과 업무 중복 및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협력과 조정의 제도화도 빼놓을 수 없다. 안전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규제에 빠져 관련 산업이 글로벌 추세에 뒤처지고 발전 영역을 잠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부조직개편안이 나오고 부처들 간의 실질적인 업무 영역 확대를 위한 물밑 경쟁이 본격화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부처의 업무 조정과 분장, 실질적인 운영을 통해서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책임총리의 전제조건/표학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책임총리의 전제조건/표학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출범한 지 열흘이 지난 지금 과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당부한 ‘책임감 있게 일하는 가장 모범적인 인수위’가 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대통령직 인수위의 권한과 책임에 대한 애매한 규정에서부터 출발하며 뒤늦게 구성된 인수위원회 스스로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권한으로 간주하고 또 그러한 권한행사를 누구에게 어떻게 책임지울 것인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로서는 인수위의 운영상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점은 불통 논란을 부르고 있는 비밀주의이다. 사실 국가 안보에 대한 일부 파일을 제외하고는 굳이 비밀에 부쳐야 하는 사안이 그렇게 많지 않다. 오히려 정부 실무진의 보고와 인수위의 평가나 대응이 공론화될수록 새로 출범할 정부에 떠넘겨질 부담을 줄여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각 부처별 업무의 인수·인계과정은 새로운 정부가 추진할 정책계획과 자연스럽게 비교 검토되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 하의 주요 시행정책에 대한 각 부처 보고자들의 설명은 각 정책의 시행이 현 시점에서 완료되었는지,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지, 아니면 진행되지 못하였는지에 대한 자체 분석을 듣는 소중한 기회다. 인수위원들은 과연 시행된 정책과 시책들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니면 수정과 보완이 필요한지, 또는 기존의 정책과 시책들을 파기하고 새로운 정책과 시책을 도입해야 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반드시 인수위에서 향후 신정부의 추진계획을 성안할 필요도 없고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전부 성안할 수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각 부처별 향후 추진 계획을 시간에 쫓기면서 섣불리 발표할 필요가 없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대운하 프로젝트 구상이 파기되고 대신 충분한 공론과정을 거치지 않고 서둘러 4대강 프로젝트가 대체 프로젝트로 구상되어 논란이 되었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사항을 점검하고 각 부처 보고와 연계시켜 장단기 정책수립계획으로 만들어 내는 것을 전부 대통령직 인수위가 해야 할 과제는 아니다. 인수위는 오히려 점검된 공약사항의 추진과정에서 상충될 수 있는 정책과제를 선별하고, 단기에 추진시켜야 할 과제를 먼저 구분해 내는 것 정도로 족하다고 볼 수 있다. 어차피 중장기 과제들은 정부 조직개편에 따라 새로 구성되는 각 부처의 권한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집중적으로 다루어야 할 과제는 현 정부 각 부처 실무진들의 정책시행 결과에 대한 심사분석과 건의사항 등을 경청하고 이를 대통령 당선인이 제시한 공약 사항과 대비해 나가는 일이다. 지난 15일 발표된 정부조직개편안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시행과 인수위의 견해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각 부처의 현황보고가 완료되기 전에 서둘러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각 부처 업무에 대한 심사분석·평가의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의 가장 큰 특징은 경제부총리제의 부활과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에 있다. 경제부총리제 부활은 외교통상부의 통상기능이 산업통상지원부로 이관되었고, 복지정책의 추진에 따른 재원 마련 방안 등 경제정책의 조정기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일은 총리 임명과 각 부처 장관 임명 그리고 후속 인사 청문회의 개최 등이다. 대통령제의 총리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경제부총리는 11개 부처를 총괄해야 하므로 총리는 정무·통합형 인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당선인은 총리 후보 추천의 스펙트럼을 더 넓혀 나가야 한다. 전체 새누리당과 인수위원회의 의견은 물론 야당 및 재야원로들의 의견도 광범위하게 수렴시켜야 한다. 책임총리제의 실시를 중요한 공약사항으로 약속하였기 때문에, 총리후보를 추천하는 통로와 추천자들의 범위를 각계각층으로 확대시키는 노력 또한 책임총리제에 힘을 실어주고 국민과의 소통을 넓히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정치 역량이라고 본다.
  • [씨줄날줄] 창조과학/서동철 논설위원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은 새 정부 조직개편안에서도 단연 눈길을 끈 작품이다. 그런데 이름을 두고는 벌써부터 이의 제기가 없지 않은 듯하다. 정부조직은 비전이 아닌 역할로 이름을 짓는 것이 좋겠다는 지적은 대통령선거 당시에 공약으로 제시하는 과정에서부터 있었다. 이런 작명원리를 따라야 한다면 법무부는 정의실현부, 국세청은 조세정의청으로 이름을 바꾸어야 하지 않느냐는 기지 넘치는 의견도 네티즌 사이에 나왔다. 하지만 새 정부의 경제과학입국 의지를 보여 준다는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논란의 소지는 ‘창조과학’에 있다. 창조과학이란 성서에 기초해 과학을 해석하는 기독교 일각의 견해라는 것이다. 물론 인수위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미래창조와 과학이 합쳐진 개념으로 창조과학과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불교계는 당장 명칭의 부적절성을 거론하는 성명을 내놓았다. 정부가 앞장서 국민에게 특정 종교의 견해를 드러내고 홍보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른바 창조과학운동은 미국의 신학자 존 위트콤과 수력공학자 헨리 모리스의 저서 ‘창세기의 홍수’(The Genesis Flood)가 반향을 일으키면서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에서는 1981년 한국창조과학회가 출범하면서 활동을 본격화했다. 이들은 하나님의 창조는 과학으로 입증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 있지만, 그 결과로 생겨난 자연의 흔적은 과학적으로 해석해 증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위트콤과 모리스의 연구 역시 지질학으로 ‘창세기’의 대홍수를 증명하는 내용이었다. 전세계의 퇴적층을 분석한 결과 ‘노아의 방주’ 시대 이전의 바닷물 높이가 현재보다 훨씬 아래에 있었으며, 고원지대와 산맥의 지층을 비교한 연구로는 새로운 땅이 옛날 땅을 밀고 올라온 형태를 갖고 있다는 구약성서의 내용을 증명해 보였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성서의 용어를 지적 설계(intelligent design)라는 과정을 거쳐 탈기독교적 용어로 대체하는 전략으로 발전했다. 새 정부가 아무리 ‘미래창조’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고 강조해도 ‘창조과학’의 의구심을 배제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창조과학자가 인수위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재직하고 있는 대학에서는 그의 인수위원 발탁에 반대하는 1인시위도 벌어졌다고 한다. 앞으로 미래창조과학부의 영문 표기가 확정되면 미래창조와 과학이 별개영역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하지만, 여기는 미국이 아니다. 정부 부처의 이름이라면 우리말로 성격이 명쾌하게 드러나게 작명하는 것이 우선임은 너무도 당연한 일 아닌가.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미래창조과학부 약칭 물밑 신경전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라 신설되거나 기능과 역할이 바뀐 부처들의 약칭을 놓고 부처 간 물밑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부처 이름을 어떻게 줄여서 부르느냐에 따라 기능과 성격이 규정 되고 이는 어떤 부서가 주도권을 갖게 될지와 연관되는 문제로 여기기 때문이다. 과학과 정보통신 등을 총괄하게 될 미래창조과학부의 약칭으로는 미래를 강조하는 ‘미래부’와 창조경제 등에 방점을 찍은 ‘창조부’가 거론되고 있다. 미래를 설계하는 기획부서의 성격을 강조하는 기획재정부는 미래부를 선호하지만, 과학계에서는 과학과 창조경제 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약칭의 뉘앙스나 어감을 두고 고심하는 부처도 있다. 행정안전부는 국민 안전을 강화한다는 취지에 따라 안전행정부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안행부로 줄이면 ‘안 행복하다(행복하지 않다)’거나 ‘(아무것도) 안 해’라는 뜻으로 희화화될 수 있고 ‘안전부’로 부르자니 공안당국의 과거 명칭인 ‘안전기획부’나 미국의 국토안전부와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지식경제부에서 이름이 바뀐 산업통상자원부도 마찬가지다. 옛 산업자원부의 줄임말인 ‘산자부’가 있지만 이 약칭은 새로 추가된 통상업무 기능을 담지 못한다. 그렇다고 ‘산통부’나 ‘통자부’로 쓰기에는 어감이 문제다. 수산을 해양수산부에, 식품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떼어 준 농림축산부는 ‘농축부’보다는 축산을 떼어낸 ‘농림부’로, 해수부가 분리된 국토교통부는 ‘국교부’보다는 ‘국토부’로 부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편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정부 수립 이후 60여년 동안 국방부와 법무부는 한 번도 이름이 바뀌지 않았다. 법제처도 당시와 이름이 같지만, 중간에는 ‘법무부 법제실’, ‘국무원사무국 법제국’ 등으로 기능이 축소됐다가 1962년 법제처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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