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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려의 손길 따뜻한 동행

    배려의 손길 따뜻한 동행

    기업의 실적만 보고 기립 박수를 보내던 시대가 빠르게 막을 내리고 있다. 정부도 소비자도 기업이 추구하는 사회적인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변화의 바람은 빠르고 거세다. 올 하반기부터는 상장 기업의 가족친화인증 정보가 자율공시 항목에 추가된다. 정부가 나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정부는 또 갑(甲)이 을(乙)에게 손을 내미는지 점수(동반성장지수)를 매기는가 하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 주는 관행에 으름장을 놓는다. 이쯤 되면 ‘생존’을 위해서라도 ‘공존’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변화를 위해 기업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주주 가치의 극대화라는 기존의 가치를 넘어 기업의 존립 기반인 직원과 협력사, 소비자 등 공동체의 이윤 추구를 위해 눈을 돌리고 있다. 그동안 후순위로 밀렸던 사람과 공동체의 가치를 되새겨보자는 분위기도 만들어지고 있다. 종업원의 업무 만족도가 높아지면 이직률이 낮아져 채용과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은 줄게 마련이다. 반면 업무 몰입도와 생산성은 높아져 매출과 순익이 늘어난다. 발상의 전환에서 나오는 창조경제다. 또 소외된 이웃에게 눈을 돌리는 사회공헌도 어느 때보다 활발한 모습이다. 기업들의 변신은 기업 자체는 물론 경기침체로 인해 활력을 잃은 사회 전반에 긍정적 에너지를 확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덧 기업들 사이에서 부는 따뜻한 변화의 바람을 짚어봤다.
  • [기고] 세입 확충위해 비과세·감면부터 정비해야/윤태화 가천대학교 경영대학장

    [기고] 세입 확충위해 비과세·감면부터 정비해야/윤태화 가천대학교 경영대학장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돼 간다.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맞춤형 고용·복지 등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과제 수행에 필요한 재원조달 방안 마련이 본격화되고 있다. 공약 이행에 임기 동안 135조원이 필요하며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예산을 절약하고 나머지 48조원은 국세로 조달한다는 것이 기본 계획이다. 추가 세금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세율 인상과 세목 신설을 통한 직접증세와 조세 혜택의 축소 등을 통한 간접증세의 방법을 고려할 수 있는데 직접적 증세 방안은 시기상조다. 부가가치세와 같은 간접세를 제외하고 소득세와 법인세 등 직접세는 이미 세율이 북유럽 복지국가들을 제외하고는 경쟁국들과 비슷한 수준이고 직접증세는 경제주체들의 생산·소비를 위축시킬 뿐 아니라 조세 저항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통일 등에 대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부가가치세율 등의 인상은 유보돼야 하며 세목 신설도 국민적 합의를 거쳐 최후의 증세 수단으로 사용돼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증세 방안은 세출 구조조정과 간접 증세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비과세 및 감면 정비로 18조원, 지하경제 양성화로 27조원, 금융소득 과세 강화로 3조원을 각각 조달하려는 계획은 실현 가능한 증세 방안이다. 비과세 및 감면은 개인·기업에 조세 혜택을 부여해 해당 분야의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전략산업을 육성하는 등의 목적으로 운용된다. 그동안 꾸준히 종류와 규모가 늘어나 감면 규모가 연간 30조원, 감면 비율은 약 13%나 된다. 조세 감면 혜택 중 40%가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귀착되고 있다. 과다한 비과세 및 감면은 국세 수입 기반을 약화시켜 재정건전성을 저해하고, 특정 집단에 대한 과도한 혜택은 조세 공평성을 해친다. 그동안 정부는 조세 감면을 관리하기 위해 항목별로 일몰기한을 설정하고 조세감면 비율을 정해 왔으나 수혜를 받는 납세자 집단과 정치권 등의 이해가 얽혀 있어 폐지·축소가 어려웠다. 이제는 비과세 및 감면이 합리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조세감면평가제도에서 한발 나아가 민간 전문가를 중심으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정부의 재정사업 평가처럼 조세 지출에 대한 평가를 매년 상시평가제도로 운영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조세 감면의 수정 및 존폐가 결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일몰기한이 도래하면 감면을 원칙적으로 종료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도 엄격하게 검토해 재설계 후 도입해야 한다. 조세 감면을 재설계할 때 정책 목적과 조세 지원의 필요성 등을 종합 검토하고, 일몰이 도래하기 전에 정부의 기금존치 평가와 같이 성과평가를 실시해 실효성 없는 제도는 폐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세감면제도는 선택적·집중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핵심 대상을 외부 효과가 높고 자원재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와 중소기업 및 서민 중산층에 소득재분배 효과가 돌아가 사회적 형평성을 제고할 수 있는 분야 등으로 한정해야 한다. 또한 조세 감면 신규 도입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등 민간 전문가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의원 입법에 대해서도 보다 면밀한 외부 검토가 이뤄지도록 보완해야 한다.
  •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창조도시/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창조도시/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창조경제에 대한 논의가 한풀 꺾였다. 분야를 넘나들며 수많은 생산적 담론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새 정부는 창조경제를 과학기술과 문화 콘텐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며칠 전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 종합포털’을 열었다. 포털은 창조경제의 전략적 방안과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내용은 ‘정보통신기술(ICT)이 산업과 결합한 제품군의 발굴’, 그리고 ‘정부 주도의 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확충’으로 압축돼 있다. 이는 창조경제의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존 호킨스가 개개인의 창의성을 강조했던 것에 비하면 다분히 개발 중심적이고 성과 지향적이다. 그동안 창조경제의 개념은 실물적인 ‘프로덕트’가 아니라 문화 다양성과 인간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조직의 잠재력을 키우는 카오스적 ‘시스템’으로 이해돼 왔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창조경제보고서에도 그것은 ‘사회적 통합, 문화적 다양성, 인간 개발을 촉진시키면서 소득과 고용창출 및 수출을 증대하는 경제 시스템’으로 정의돼 있다. 영국의 도시전략가 찰스 랜들리도 인간의 창조성을 정보기술(IT) 산업이 가져오는 기술 혁신에만 매치시키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못한 태도라고 했다. 창조경제 실현에서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삶의 모든 국면에서 창조적으로 생각하기를 원하는 개개인과 그들의 다양한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유연한 사회 체제다. 창조성이 발양될 수 있는 환경이 전제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창조의 관점을 문화의 복합체인 도시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5명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절대 다수 국민의 삶이 도시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창조경제의 해법이 창조도시에 닿아 있음을 시사한다.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특정 기술을 육성하고 관료들이 나서서 이를 지원하는 방식보다 다수의 국민이 사는 도시의 문화 자산과 잠재력을 원료로 삼아야 한다. 지역의 고유문화는 그 자체로 창조의 배경이 되며, 공동체, 도시, 국가에 대한 이해와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공황기에 ‘문화 뉴딜 정책’을 추진했는데, 특히 ‘공공사업진흥국’의 ‘역사기록 조사 프로젝트’는 예술, 출판, 풍속 등 미국 문화의 기초 자료를 발굴하고 체계화함으로써 역사가 일천하고 문화적으로 취약한 이 나라에 대대적인 문화 자산 아카이브를 남겼다. 그러한 작업들이 기반이 돼 오늘날 미국은 세계의 문화예술을 흡수하는 곳으로 성장했다. 80년 전에 시작된 이러한 국가적 노력은 국립인문재단(NEH)을 통해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오늘날 창조 산업의 중심국으로 영국을 떠올린다. 역대 지도자들이 ‘창조적 영국’ 정책을 국가의 장기적 비전으로 계승해 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를 자신의 임기용 단발성 정책으로 서두르지 않았고 정책 취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얻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전통적 문화산업은 물론 건설·제조업·미디어 등 산업 전반에 창조적 분위기를 확산시킬 수 있었다. 반면 문화 콘텐츠와 산업을 접목해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자 추진한 일본의 ‘쿨 재팬’ 전략은 국가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민간 영역과의 공감대가 약하다 보니 수직적 관료 조직을 토대로 집대성된 지원책들이 무효했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구호에 그쳤다. 두 나라의 접근 방식은 뒤늦게 창조 정책을 세우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정한 창조 도시는 외생적으로 자원을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동체를 통해 내발적으로 창조적 생태계가 형성돼 지속되는 도시다. 우리는 창조 도시 성패의 조건을 이미 알고 있다. 한 정치 지도자의 독립적인 판단에 따라 진행된 두바이의 실패와 민·관 협의기구의 창조적 활동에 기초한 빌바오의 성공을 모두 보았다. 5년을 단위로 정책 단절을 경험하는 우리 국민은 새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을 놓고도 출발점에서 그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게 된다. 창조경제가 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육성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국민 개개인의 창조성을 결집해 창의대국으로 나아가는 것을 최종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창의는 사람에게 속한 것이니 사람이 밀집해 사는 창조 도시에서 창조경제 해법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옳다.
  • 사람과 대화하며 전문지식 알려줄 컴퓨터 만든다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인간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심지어 전문 분야 자문까지 해줄 수 있는 컴퓨터가 등장할 수 있을까. 미래창조과학부가 2020년쯤 전문가와 소통하며 의사결정까지 지원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며 대거 투자에 나섰다. 미래부는 2023년까지 10년 동안 총 1070억원(민간 270억원)을 투입해 사람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엑소브레인’(Exobrain·外腦)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고 28일 밝혔다. 엑소브레인은 몸 바깥에 있는 인공두뇌를 말하는데 대용량 정보를 단순히 저장·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식을 학습해 정보를 축적·처리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뜻한다. 엑소브레인 소프트웨어 기술은 2011년 미국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이 퀴즈 프로그램에서 인간 퀴즈왕 2명을 물리치며 주목받았다. 왓슨은 사람이 텍스트로 입력한 퀴즈를 문제없이 인식하고 정답을 제시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2021년 도쿄대 합격을 목표로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인공지능 프로젝트 ‘도다이 로봇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이번 프로젝트는 총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는 IBM의 왓슨을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2017년까지 428억원의 연구비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솔트룩스,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 26개 연구기관 연구원 366명이 투입된다. 2단계는 2020년까지로 전문 지식을 협업 추론하는 인공지능 개발, 3단계는 2023년까지로 문제해결형 인공지능 사용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부는 엑소브레인 소프트웨어가 미래에 특히 기업·공공 분야 경영자, 의료·법률 전문가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데 핵심 소프트웨어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창용 소프트웨어융합과장은 “고비용, 고위험 분야인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분야에 국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 및 기업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차원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창조경제 실현 하려면 기술금융 활성화 돼야”

    “국내 벤처산업이 정부의 육성정책에 힘입어 양적으로 팽창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시장이 아닌 정부 주도로 이뤄진 탓에 벤처기술의 가치를 시장이 자발적으로 평가한 경험은 부족합니다. 그게 앞으로 창조경제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으로 꼽히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28일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기술금융이 반드시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시티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주최 ‘2013년 제2차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창조경제와 기술금융’이라는 주제로 강의하며 이렇게 밝혔다. 기술금융이란 기술이 개발돼 사업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을 말한다. 김 원장은 “시장이 기술의 시장가치를 평가하는 기능을 키우지 못하면 내실이 튼튼하지 못한 벤처기업에 자금이 흘러들어가 좀비기업을 만들 수 있다”면서 “이는 배수구가 막힌 저수지에 물을 쏟아붓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좀비기업을 막고 기술금융이 활성화되려면 기술에 대한 시장가치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창업투자회사가 중소·벤처기업이 만들어지는 초기 단계에 투자하는 비중은 10%에 그치고, 대부분 이미 성장단계에 접어든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기술에 대한 시장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아 시장이 자신감을 잃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기술금융 본연의 창업지원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국내 기술금융은 86%가량이 기술보증과 정책자금 융자 등 간접금융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혁신형 창업기업에 대한 가장 적절한 지원 방식은 벤처캐피털 등을 통한 직접투자”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기관은 창업 초기 단계에 집중해 기업의 연구·개발(R&D)과 사업화 초기 자금을 지원하고, 민간기관은 성장단계 이후에 자본을 공급하는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음식관광, 창조경제 실천 사례”

    박근혜 대통령이 음식 관광을 강조했다. 창조경제의 한 사례로 꼽았다. 전임 이명박 정부 당시 드라이브를 걸었던 한식 세계화의 방만한 운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음식 관광 활성화’ 방안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의 모범적 협업 사례”라면서 “아이디어가 창조경제라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자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문화 융성의 사례이기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교육문화수석실이 보고한 음식 관광 활성화 방안 가운데 ▲고택·종택과 연결한 종가음식 개발 및 스토리텔링 상품화 ▲전통음식 명인과 연계한 체험상품 개발 ▲한국판 ‘미슐랭 레드 가이드’ 발간 등에 주목했다. 이에 문체부와 농식품부는 다음 달 초 종합 대책을 공동 발표할 계획이다. ‘한식 세계화’와 차별화를 이룰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논란이 되는 ‘시간제 일자리’와 관련, “표현에서 편견을 쉽게 지울 수 없다”면서 “새 출발을 하는 마당에 공모 등을 통해 좋은 단어로 바꾸는 게 좋겠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제 일자리가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4~5시간 역량을 발휘해서 일할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온종일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서 제대로 된 일자리가 아니지 않으냐는 인식이 있는데 선진국의 경우 그런 일자리가 굉장히 많고 그 일자리도 좋은 일자리들”이라고 지적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HAM 자격증 쉽게 딴다

    2000년에 나온 영화 ‘동감’에서 배우 유지태와 김하늘이 연기한 시간을 넘어선 ‘미지의 만남’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을까. 당시 영화의 주요 모티프가 됐던 ‘아마추어 무선통신’(HAM) 기사가 되는 문턱이 낮아졌다. 일정 교육만 이수하면 별도 시험 없이도 관련 자격을 딸 수 있게 된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무선 종사자 자격검정 수수료 및 시험과목 면제 등에 관한 사항’ 고시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27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에서 시행하는 8시간의 교육만 이수하면 ‘4급 아마추어 무선기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기존에는 4급 자격을 따려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실시하는 통신보안, 무선설비 취급, 전파 법규 시험에 모두 합격하거나 무선연맹에서 보안 및 설비 교육을 받은 뒤 전파법 시험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최근 HAM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떨어지면서 응시자 수도 줄어들었다. HAM은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며 동아리 활동이 활성화돼 2002년에는 통신을 중계하는 무선통신국만 7만 1831개에 달했다. 그러나 2010년 4만 3779개로 줄어든 통신국 수는 2011년 4만 2635개, 지난해 3만 6354개로 줄어들었다. 아마추어 무선통신 기사들은 평소 취미로 전파 기기를 조작하지만 재난·재해가 발생하면 정부 당국을 보조해 비상 통신 지원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미래부는 HAM 기사 입문 단계인 4급 자격을 시험 없이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상위급인 1~2급은 필기, 실기로 구성된 기술자격 검정, 3급은 필기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무시험으로 기사 자격을 남발하는 데 대한 우려도 있다. 특히 공공재인 전파의 한 부분을 다루는 HAM 기사로서의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경우 각종 전파 관련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미래부 관계자는 “그런 문제는 교육 지도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4급 기사는 다룰 수 있는 출력 범위가 넓지 않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TF팀 활용 정부부처 협업 이끈다

    앞으로 각 부처에서 운영하는 테스크포스(TF)팀도 정식 조직과 같은 ‘기관코드’를 갖게 된다. TF팀에 공식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박근혜정부의 국정 철학인 협업활성화를 위한 조직 운영 방안의 일환이다. 안전행정부 조직정책국은 새 정부의 협업 강화 방침에 맞춰 직제 밖의 기구였던 TF팀에도 ‘기관코드’와 결재 권한을 부여한다고 27일 밝혔다. 주요 협업 과제를 맡는 TF팀에는 조직과 인력이 우선적으로 지원된다. 각 중앙행정기관에는 정부조직관리정보시스템을 통해 법령상의 정식 기구를 의미하는 기관코드가 정해진다. 하지만 TF팀은 직제상 특정 부서의 하위 조직이었기 때문에 문서 한장을 보내더라도 소속 부서를 통해 가능했고 결재 권한도 없었다. TF팀과 같은 한시 조직에는 기관코드를 부여할 때도 총리 훈령 등 엄격한 근거에 따랐다. 안행부는 앞으로 이들 TF팀이 독립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직접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무조정실이 선정한 협업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가장 주요한 수단으로 TF팀이 활용될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조직 관리 부문에서 지원책이 필요했다. 안행부는 통합 식품안전정보망 구축 등 국조실이 선정한 12개 주요 협업선도과제에는 인력을 우선 지원할 방침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TF팀은 실질적으로 일을 하면서도 공식적인 권한을 갖지 못했다”면서 “업무에 대해 독립적으로 권한을 주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행부는 부처 간 갈등과제에 대해서도 협업시스템을 적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그동안은 업무 분장을 놓고 부처 간 이견을 보이는 사안에 대해서는 법령과 직제로 업무를 명확히 나누는 방식으로 해결해왔다. 하지만 새 정부의 협업 철학에 맞게 기구·인력을 조정하기보다 부처들이 함께 참여하는 운영시스템을 마련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 안행부의 설명이다. 이날 국무조정실에서 열린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 간부회의에서도 부처 간 협업활성화 방안이 논의됐다. 이 회의에서는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국정장애요인에 대한 구체적 해결방안을 도출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정 총리는 “국정과제는 전문가 위주로, 현안사항은 책임담당제를 통해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렬 안행부 창조정부전략실장은 “궁극적으로 부처 입장보다는 국민의 시각에서 대국민 서비스를 제고하는 데 정부조직관리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CEO칼럼] 창조경제와 농업/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CEO칼럼] 창조경제와 농업/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지난주 공사의 기업지원단을 이끌고 식초를 생산하는 지방의 중소 식품업체를 방문해 현장상담을 했다. 포도식초, 현미식초, 사과식초 등 수많은 식초 제품과 독특한 제조 노하우에 동행한 식품 전문가들이 매우 놀랐다. 특별한 방식으로 제조된 자연발효 식초는 프랑스에서 주문이 쇄도한다고 한다. 식품 전공자가 아니면서도 35년간을 식초 연구와 제품생산에 매진해 온 70세 넘은 기업가의 열정에도 감탄했다. 그런데 문제는 제품 판매방식이다. 식초에 관한 많은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나 판매는 대부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나 유통업체 브랜드(PB)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 결과, 실속은 판매망을 확보한 대규모 식품기업이 차지하는 것이다. 중소 식품기업의 생산과 판매전략, 수출시장 개척, 정부 정책 활용 등에 나름대로 전문적 컨설팅을 하였으나 판매 애로를 해결하는 일은 만만치 않음을 인식했다. 식초는 음식을 만드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조미료이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약품·식품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다. 중국 고대 의학서에도 식초의 신맛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위와 간을 보양해 주면서 근육을 강화시키며 뼈를 부드럽게 한다고 했다. 그리스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다양한 질병 치료에 식초를 사용했고 사과식초를 꿀에 넣어 기침이나 감기치료에 썼다고 한다. 식초는 군인들의 힘을 기르고 활력을 높이는 음료수로도 많이 사용됐다. 로마 군인들이 많이 마신 ‘포스카’(posca)는 식초의 한 형태이다. 우리나라는 신라시대부터 식초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해동역사(海東繹史)에 따르면 고려시대에 음식 조리나 약용으로 다양하게 사용됐다. 최근 식초는 약용, 식용, 건강, 미용 등 180여 가지 용도로 다양하게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특히 다이어트나 건강음료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고대 이집트 클레오파트라가 진주를 식초에 녹여 마셨다고 하였는데, 아마 미용에 좋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음료 수출액이 2억 달러를 돌파했는데 상당량이 식초 관련 제품이었다. 역사적으로 우리 농업 분야에는 창조적 아이디어와 기술개발의 성과물이 즐비하다. 과학적인 고농서(古農書), 최초의 강우량 관측기구인 측우기, 우장춘 박사가 만들어낸 씨 없는 수박, 우리 환경에 맞는 배추, 무 종자 등 수없이 많다. 창조농업의 백미는 통일벼 개발이다. 1개의 자포니카 품종과 2개의 인디카 품종을 교배시킨 3원 교배는 과거 시도되지 않던 창조적 육종방법이었다. 통일벼 개발로 쌀 생산이 획기적으로 증대되면서 우리나라는 고질적인 보릿고개에서 해방됐다. 세계 유례 없이 짧은 기간에 식량 자급을 이룩한 우리 농업은 국제적인 성공 사례로 알려진다. 또 양잠 산물을 이용한 화장품, 치약, 비누는 널리 사용되고 있고 조만간 인공 고막이나 인공뼈 개발도 다가온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공수해온 벌침 봉독(蜂毒)으로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한다는 영국 찰스 황태자 부인 카밀라 여사의 이야기도 놀라울 것이 없다. 우리도 이미 봉독으로 젖소 유방염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한류 붐을 타고 한국음식이 건강식, 기능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통 한식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접목돼 세계인의 입맛에 맞도록 창조적 변형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생명공학기술(BT) 등 첨단 과학기술이 농업 분야에 응용된 지는 오래 전이다. 이제는 환경기술(ET), 문화기술(CT)도 농업 분야에 활용된다. 농업과 환경, 생태가 융·복합되고 1차, 2차, 3차 산업이 어우러진 6차산업으로 변모된다. 미래 농업 분야는 더 무궁무진하다. 컴퓨터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수직형 빌딩농장, 바닷물로 농사짓는 해수농업,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미세조류 등도 조만간 실용화될 것이다. 인구증대, 식량위기, 물부족, 기후변화 등 지구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이제 창조 농업이 필요하다.
  •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이공계 인재 육성/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장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이공계 인재 육성/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장

    창조경제에 대한 비전 선포 행사가 조만간 있게 될 모양이다. 지난 50년간의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대역사인 만큼 쉽지는 않겠지만 과거와는 다른 한국의 창조경제 모델을 만들어 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심 기대된다. 박근혜 정부의 싱크 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김광두 원장은 창조경제의 성공 요건으로 거시경제의 안정성, 창조적 인력의 확보, 지식재산권의 보호, 융합·통섭의 연구개발과 사업화 및 인프라 구축, 창업금융의 원활한 작동, 대·중소기업의 상생구조 정착, 창의력을 저해하는 규제 철폐 등 일곱 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위에서 열거한 사항 모두 중요하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창조적 이공계 인력의 양성이다. 이공계 위기를 겪는 나라의 국가경쟁력은 내리막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10~20대 남성 상당수가 이공계 진학을 꺼린다는 결과가 나오자 1992년부터 정부 차원의 대책을 강구했다. ‘이공계 기피’라는 단어가 출현한 이후 공교롭게도 20년간 세계 경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 1순위로 ‘엔지니어’가 지목되고 이공계대학의 선호도가 떨어지게 되었다. 사실 지난 10여년간 국가 전체의 연구 개발 투자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였고 그 중요성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인재의 이공계 기피 현상이 생긴 것은 노력에 비해 보상이 적다는 시장논리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직업의 안정성도 문제이지만 같은 노력을 들여도 여타 직종보다 대우가 미흡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이공계 대학 재학생 중 엔지니어로 평생 남고 싶다는 사람이 3%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도 나왔다. 공기업을 신의 직장으로 여기는 나라는 창조경제의 주역이 되기는 어렵다.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모험적인 도전을 하지 않으면 누가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창조적인 이공계 인재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업에 성공하고 이를 통해 꿈을 이루고 실패하더라도 그것이 재기를 위한 자산이 된다면, 사회 전체의 분위기는 반전될 수 있음이 자명하다. 다음의 두 가지 사례는 창업대국을 지향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장면1. 2000년 2월 경제부처의 중견 사무관인 A는 대기업 중역으로 있는 부친으로부터 자녀의 진로에 대한 조언을 잘못 해준 점에 대해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학 입시 때 수학과 과학에 재능이 있는 아들에게 자신처럼 이공계 대학을 지원하지 말고 상경계 대학을 지원하고 행정고시에 도전하라고 권했던 것이다. 엔지니어로서 자신의 처지보다는 고시를 통한 입신양명이 더 좋다고 판단했지만 당시에 불어 닥친 벤처 붐과 많은 성공 사례를 보면서 아들의 진로 조언이 잘못된 것이었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그 부친은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장면2. 2012년 10월 유수의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개발실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는 차장 B는 세칭 일류 대학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런데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들이 자기를 닮아서 과학에 호기심이 많은 것 같아서 걱정을 하고 있다. 자기와 유사한 삶을 사는 아이의 미래를 상상해 보니 너무나 답답할 것 같아 차라리 아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지 않도록 학습도구나 교재 등을 사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비이공계로 진학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들이 부모보다 더 좋은 조건의 삶을 영위하기를 바라는 것이 당연하다. 부모들의 경험에 따르면 이공계 졸업생의 경우 대부분 그런 기회가 잘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2000년대 초반 벤처 붐이 일었을 때만은 예외였다. 이공계에 많은 기회의 창이 열려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는 과거에 실패한 벤처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아 대학생이 꿈을 갖고 도전할 수 있는 확실한 시스템으로 작동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우리 집 아이가 대학 재학 중 창업을 한다고 할 때 ‘걱정 없이 도전해 보라’고 할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그때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창조경제 체제에 진입한 것이다.
  • 속도 조절하자는 與, 6월 매듭짓자는 野

    속도 조절하자는 與, 6월 매듭짓자는 野

    새 정부 출범 이후 선출된 여야 새 원내 지도부의 역량이 다음달 3일 시작되는 6월 임시국회부터 모습을 드러낸다. 경제 민주화, 정치쇄신 등 정책 주도권을 놓고 첫 기싸움을 펼칠 무대인 셈이다.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를 비롯한 양당 원내지도부는 26일 국회 사랑재에서 상견례를 겸한 회동을 하고 6월 3일부터 30일간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직후 국회 브리핑에서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3일로 하고 필요하면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생 국회’에는 양당 모두 이견이 없지만 공략 지점에서는 차이가 현격하다. 새누리당은 ‘창조경제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민주당은 ‘을(乙)의 눈물을 닦아주는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현안으로 급부상한 ‘갑(甲)의 횡포’ 방지법안, 통상임금 기준 변경 등이 모두 필요하나 신중한 검토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대·중소기업, 근로자가 상생하는 경제 민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속도조절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통상임금과 관련,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사 기자간담회에서 “실제 현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정적 데이터를 토대로 노사정 간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고 그 다음에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서 주도적 법안이 나온 집단소송제에 대해서는 “단순히 갑을 관계 해소를 위한 차원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집단소송제의 근본 취지와 긍·부정적 효과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마친 뒤 (도입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을 지키기’는 물론 경제 활력을 위해서도 이 법안들이 6월 국회에서 처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조율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대선 이후 제자리걸음인 정치쇄신 논의가 이번 국회에서 매듭을 지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국회 정치쇄신특위가 의원 겸직금지, 인사청문회 개선, 헌정회 연금제도 개선, 국회 폭력방지 등 ‘4대 이슈’를 놓고 논의를 이어왔지만 사안별로 여야 입장이 엇갈린다. 인사청문회 확대는 민주당이 대상 확대, 위증죄 등 처벌 강화를 주장하지만 새누리당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겸직 금지·세비 30% 삭감은 여야 내부에서 모두 반발이 심해 입법화될지 의문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이동통신 3사 사활 건 총성 없는 주파수 전쟁의 막전막후

    [주말 인사이드] 이동통신 3사 사활 건 총성 없는 주파수 전쟁의 막전막후

    하늘을 보라. 푸른 하늘이나 구름 또는 내리는 빗줄기가 전부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가롭게 보이는 이 하늘길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짐꾼들이 빠르게 지나고 있다. 바로 전파(전자파·electric wave)다. 우리는 눈을 떠서부터 잠들 때까지 전파의 도움, 때로는 공격을 받고 살아간다. 뭐든 무선이 대세가 돼 버린 지금, 전파 없는 생활은 상상조차 힘들다. 선이 없이 작동되는 것들은 거의 대부분 전파의 힘을 빌리고 있다. 휴대전화나 인터넷은 물론 편히 소파에서 늘어질 수 있도록 돕는 TV 리모컨, 출근길 버스에서 듣는 라디오, 심지어 목청의 진동이 만들어내는 목소리나 물체를 구별하게 해주는 가시광선까지도 크게 보면 전파와 원리가 같다. 최근 정보통신업계에서 새 논란거리로 떠오른 주파수는 쉽게 말해 이 전파가 다니는 길이다. 각 전파는 진동수, 파장, 진폭 등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구리 전선 대신 주파수라는 길을 지나며 정보를 전달한다. 라디오, TV, 휴대전화 등의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무선 기술은 정해진 대역의 주파수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고 또 해석하는 기술이 기본이 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대역(band)이다. 주파수가 길이라면 대역은 도로의 폭이다. 길이 나 있다고 해서 사람과 자동차, 우마차, 비행기가 한꺼번에 다닐 수 없듯이 주파수 대역도 애초에 정해진 용도로만, 허락받은 사람들만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통사고, 즉 ‘혼선’이 생기기 때문이다. 같은 전화번호를 여러 사람이 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에 정부는 주파수를 공공재의 하나로 관리하며 대역별로 정해진 사용자가 정해진 용도로만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주파수에 관한 핫이슈인 ‘황금 주파수’ 1.8㎓ 논쟁은 이 대역을 누가 사용하느냐에 관한 문제다. 1.8㎓는 해외 주요 업체들이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에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으로 로밍 서비스 활용 등이 쉬워 탐나는 주파수로 통한다. 국내에서도 LTE 사업 용도로 할당된 이 주파수를 두고 3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사운을 건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누가 이 대역을 가져가느냐에 대한 미래창조과학부의 최종 결정에 따라 LTE 시장, 더불어 이동통신 시장의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까지 있기 때문이다. 논란의 핵심은 특히 1.8㎓ 구간 내 10㎒(1.83~1.84㎓) 대역을 KT에 줄 것인가, 말 것인가다. 현재 이동통신 3사 중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총 40㎒, KT가 총 50㎒ 정도의 주파수를 LTE 용도로 가지고 있다. 이렇게 통신 3사가 비슷한 LTE 주파수 대역을 가진 상황에서 이번 주파수 할당 대상의 하나로 거론되는 ‘1.83~1.84㎓’ 구간은 특히 KT로서는 ‘길을 하나 더 확보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광대역’(broadband)의 실현 때문이다. 광대역은 같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넓은 주파수 대역이라는 뜻이다. 즉 드넓은 정보의 고속도로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문제의 1.8㎓ 내 구간이 유독 KT에만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건 해당 구간이 KT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주파수 대역에 인근한 ‘인접 대역’이기 때문이다. LTE는 주파수 대역폭과 무관하게 통신 속도가 일정한 3세대 통신과는 달리 대역폭이 곧 속도를 결정하는 성질이 있다. LTE에서는 대역폭이 2배가 되면 통신 속도 역시 2배로 빨라지는데 현재 업체들이 LTE 광대역이라고 말하는 40㎒ 폭 주파수 대역으로 LTE 서비스를 하면 최고 통신 속도가 150Mbps가 된다. 그러면 현재 LTE 속도인 75Mbps보다는 2배, 유선 통신 최대 속도인 100Mbps보다도 1.5배 더 빠른 통신이 가능한 것이다. KT 입장에서는 이 인접 대역을 할당받으면 최소 비용을 들여서 2배로 넓고 2배로 빠른 고속도로를 확보할 수 있다. 반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문제의 대역이 계륵 같은 존재다. 두 회사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주파수 대역과 멀리 떨어져 있는 이 문제의 1.8㎓ 내 대역을 가져가도 쓸모가 없다. 그렇다고 남을 주기는 아까운 상황인 셈이다. 일단 이 대역의 할당 여부를 두고 SK텔레콤·LG유플러스 대 KT의 대결 구도가 형성된 모양새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3위 LG유플러스는 이 대역을 절대 KT가 가져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반대로 KT는 애타게 이 대역을 원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을 시작하자”는 입장이다. 양 사는 만약 미래부가 문제의 대역을 KT에 할당해 버리면 정책적 판단이 일종의 ‘특혜’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접 대역을 KT에 할당하면 KT는 5000억원을 투자해 반년 이내 광대역 전국망을 구축할 수 있는 반면 다른 회사들은 약 28개월 동안 최대 3조 3000억원을 쏟아부어야 같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일단 인접 대역은 놔두고 다른 주파수를 할당해 3사가 비슷한 시기에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경제 파급 효과가 크다는 주장도 나온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를 근거로 “KT에 1.8㎓ 인접 대역을 할당하면 3사 전체의 고용 유발 효과는 2만 9000명,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3조원 정도지만 공정한 광대역 할당을 하면 고용 유발 효과는 4만 5000명,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4조 7000억원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KT는 ‘자원 효율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인접 대역을 할당하는 것이 공공재인 전파의 파편화를 막고 효율성을 극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LTE 트래픽이 증가하는 시점에 광대역 LTE 시대를 더 빨리 열 수 있으며 손쉬운 해외 로밍 등의 이점이 있다고 한다. KT 관계자는 “이제 주파수 정책은 사업자의 취약점을 일일이 맞추기보다는 전체 산업 활성화 측면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며 “이미 해외 주요국은 광대역 주파수 할당을 완료하고 앙골라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부는 3가지 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논란이 되는 인접 대역을 제외한 3개 블록을 할당하거나 ▲3개 블록을 대상으로 3사 경매를 부치거나 ▲인접 대역까지 포함해 할당·경매하는 안 등이다. 미래부는 다음 달 최종안 발표를 목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미래부는 3개 안을 제시한 후로는 감감무소식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아직 내부에서 검토 중이고 결정된 바가 없어 따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 전했다. 오히려 바깥에서는 무선통신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주파수 전쟁’을 멈추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업체들은 ‘주파수 할당 중장기 계획’을 요구한다. 이번 1.8㎓뿐 아니라 이후 새로 개간해 할당할 주파수 대역, 또 광대역 LTE를 위한 장기적인 주파수 회수·재할당 계획을 미리 제시하면 눈앞에 놓인 먹잇감을 두고 벌이는 과열 경쟁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해외 사례를 들어 주파수를 공유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업체들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전파 공유는 경쟁 체제에 있는 회사들에게 한 공장을 주고 나눠 쓰라는 격”이라며 “우선 정서적 문제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주파수 전쟁’의 진짜 문제는 전파의 혜택을 받아야 할 소비자들이 결국 볼모 역할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 3사는 각 기업의 이해관계를 ‘고객 만족’이라는 말로 포장해 왔다. 이번 1.8㎓ 논쟁 역시 LTE 시장점유율, 시설 투자비, 사업 선점 등을 두고 서로를 견제하는 기업들의 논리가 바닥에 깔려 있다. 고객들이 가장 예민해하는 요금에 대한 언급은 없다. 황금 주파수의 할당에 대한 미래부의 최종 결정은 오는 8월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소비자들은 휴대전화나 만지작거리며 고래들의 싸움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새우의 처지다. 이러는 사이 벌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기업 간 경쟁은 차후 광대역 LTE 요금을 높이는 데 일조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 텅 빈 하늘을 바쁘게 달리는 전파도 결국 오랜 주파수 전쟁에 치여 온 ‘고객’의 땀이 서려 있다고 보면 괜한 생각일까.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직계존비속 재산공개 거부… 30% 정홍원 총리·황교안 법무 등 포함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수석(차관급) 이상과 장관(국무위원) 등 고위공직자 10명 중 3명은 직계존비속의 재산 공개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청와대 차관급 이상·국무위원 재산 내역 명단을 보면 대상자 27명 중 8명(29.6%)이 직계존비속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정홍원 국무총리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장남의 재산 내역 고지를 거부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과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부모의 재산을 고지하지 않았다. 독립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시부모의 재산 내역을 밝히지 않았다. 안전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며느리가 시부모에게까지 재산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나라 정서상 맞지 않는다”면서 “지난 정부에서도 여성인 각료나 청와대 수석이 시부모의 재산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는 이정현 정무수석이 부모의 재산 내역을, 박흥렬 대통령경호실장이 장남·손자의 재산 내역을 각각 공개하지 않았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도 장남과 차남, 손자 2명과 손녀 2명의 재산 공개를 거부했다. 지난 3월 29일 공개된 중앙부처 1급 이상과 단체장, 광역의원, 교육감 등 행정부 재산공개에서는 27.6%가 직계존비속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이명박 정부 말기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된 그때와 비교하면 현 정부의 고위공직자 직계존비속 재산 공개 거부 비율이 다소 높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부모나 자녀 가운데 독립적인 생계능력이 있는 경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 자신의 재산신고 내역에 포함하지 않을 수 있다. 피부양자가 아니기 때문에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생긴 규정이다. 그러나 공직자 재산내역 공개의 목적이 단순히 재산의 많고 적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부정한 재산 증식 여부를 감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들 직계가족의 재산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족을 중심으로 재산이 형성되는 우리 사회의 관행에 비춰볼 때 가족이 재산 증식에 이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행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자신보다 항렬이 높은 존속보다 비속을 이용해 재산을 증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취임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재산은, 임명일로부터 2개월 내에 재산등록을 완료하고, 등록만료 후 한달 내에 재산을 공개하도록 돼 있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오는 7월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3월 23일 임명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같은 법에 따라 6월 초쯤 재산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잠 못 드는 밤’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잠 못 드는 밤’

    며칠 전, 포르투갈의 신성 미겔 고메스에 관한 글을 준비하다 그가 남긴 노트를 읽었다. 그의 근작 ‘타부’의 2부는 일종의 무성영화로 연출되었다. 고메스는 ‘연인이 나누는 감정은 말로 표현될 수 없다’고 했다. 극중 두 연인이 나누는 대화를 들을 수 없는 대신 둘의 감정을 이미지로 보는 것만 가능하다. 고메스처럼 섬세한 표현에 능한 감독도 연인 역할의 배우 틈으로 카메라를 들이밀 때는 진땀을 흘리는 걸까. 영화 속에서 연인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배우의 육체를 밀착시킨다고 뜻대로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진실한 감정을 억지미소 속에 담았다가는 금방 티가 난다. ‘잠 못 드는 밤’은 이제 두 번째 영화를 발표한 신인 감독의 작품이다. 게다가 상영시간이 60여분에 불과한 중편이고, 평범한 홈비디오처럼 아카데미 비율로 찍혔으며, 별로 알려지지 않은 두 배우가 영화의 거의 대부분을 채운다. 장건재의 전작 ‘회오리바람’을 좋아했던 나 같은 사람도 살짝 우려가 되는 개봉작인 셈이다. 이야기 또한 심심하기 그지없다. 주희와 현수는 결혼한 지 2년 정도 되는 부부다. 출산과 남편의 직장 근무상황 등 몇 가지 현실적인 문제로 고민할 뿐 두 사람은 하루하루의 감정에 충실하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주희의 자전거가 도난당한다.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오가는 행복감. 그거야 한번쯤 사랑해본 사람이라면 느껴보았을 감정이다. 수많은 감독이 미묘한 감정을 영화로 옮기려 노력했으나 성공한 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놀랍게도 장건재는 벌써 그 소수에 속해버렸다. ‘잠 못 드는 밤’은 사랑이라는 표현 불가능한 영역에 성큼 도달한 작품이다. 사랑과 행복의 느낌이 자연스럽고 충만하게 흘러나온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오래전 아녜스 바르다의 ‘행복’(1965)을 처음 보았을 때를 기억하게 한다. 더불어 결혼한 사람들의 애정이 현실에 쉬이 자리를 내주는 것과 반대로 끝까지 행복의 순간을 움켜쥐는 커플의 모습에서 에릭 로메르의 ‘녹색광선’(1986)의 마지막 장면이 부럽지 않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배경으로 한 세 장면은, 바흐의 음악이 그러하듯 두 사람의 세상을 천상에 가깝게 올려놓는다. 바흐의 푸가에 따라 멋대로 춤을 추고 관계를 나누는 장면도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준다. 압권은 주희와 현수가 바깥과 맺는 관계를 그린 두 개의 꿈 장면이다. 두 개의 꿈은, 그들만의 시간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젊은 부부의 성향을 솔직하게 전한다. 심지어 아이가 둘의 행복한 시간을 뺏을까 두려워하는 그들이다. 기성세대는 그들의 태도가 이기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영화는 젊은 부부의 모습에 구태여 거짓 양념을 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주희와 현수가 우리 곁의 여느 부부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행복한 사랑을 나누었음에도 두 사람은 초월적인 존재 혹은 영원불멸의 연인으로 포장되지 않는다. 한때 머물렀던 사랑이 오래 지속되지 못했음을 안타까이 기억하게 해줄 인물, 영화는 그 정도의 현실적인 꿈을 꾼다. 이토록 사랑스럽게 창조된 인물로 요란을 떨지 않는 젊은 감독의 공력이 대단하다. 그가 이미 너무 많은 사랑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갈망하던 진짜 사랑을 손에 쥐어봐서 그런지 나는 궁금하다. 영화평론가
  • “EU 7월 방북, 한반도 관계개선 도움될 것”

    “EU 7월 방북, 한반도 관계개선 도움될 것”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은 한반도 문제를 미·중 관계 등 큰 틀 속에서 접근하면서 ‘비판적 개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EU 의회 대표단이 오는 7월 방북을 추진하는 것도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과 EU가 올해로 수교 50주년을 맞았다. 재외공관장회의 참석 차 일시 귀국한 김창범(54) 주벨기에·EU 대사는 공관장회의에 이어 다음 주 열리는 한·EU 수교 50주년 기념행사 및 관련 특강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 대사는 23일 외교부 청사 인근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교 50돌이 된 EU와는 2010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대북 관계 등 외교적 사안뿐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를 공유하면서 새로운 지평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는 “EU 전직 의원, 각료 등이 최근 민간 차원에서 북한을 방문한 데 이어 EU 의회에서 한반도 관계를 다루는 대표단이 7월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들은 방북한 뒤 한국에 와 국회 관계자 등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EU에 대해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다”며 “북한이 인권 문제 등에 대한 개선의 여지를 보일 경우 EU는 단순한 인도적 지원을 넘어 전문화된 개발협력 모델을 북한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뤼셀에 본부를 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이 최근 처음 방한한 것에 대해 김 대사는 “미국이 국방예산을 감축하고 독자적 군사행동을 부담스러워 하면서 NATO에 더 의존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와 NATO와의 파트너십은 한·미 동맹을 강화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NATO는 에스토니아에 사이버안보센터를 두는 등 세계 최고의 사이버안보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도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EU가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일자리 창출, 연구·개발(R&D) 혁신 등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가 밝힌 ‘창조경제’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양측이 실질적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EU와 미국, 일본 등의 FTA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이며, 전 세계 경제에 ‘원자폭탄급’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한·EU FTA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고 활용률을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한국, 소외 우려 없어… 자신감 갖고 한반도 문제 풀자”

    “한국, 소외 우려 없어… 자신감 갖고 한반도 문제 풀자”

    “한국이 자신감을 갖고 한반도 문제를 다뤄야 할 때가 됐고, 신뢰 외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한반도 문제의 진전도 쉽지 않다고 봅니다. 과거 60년을 이어온 한·미 양국의 동맹 성과는 한반도 및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을 해소하고, 우리 경제를 창조경제로 이행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23일 신임장을 받은 안호영(57) 주미대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언론사 합동 인터뷰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으로 이뤄진 좋은 시기에 주미대사를 맡게 돼 대단히 중압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북핵 위기에 대해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전후로 양자와 6자 체제를 모두 시도했지만 우리 정부가 노력했던 만큼 좋은 결과가 도출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이제는 한국이 중요한 국제적 논의에서 더 이상 소외될 우려가 없는 만큼 자신감을 갖고 국제 사회와 조율하며 신뢰를 통해 한반도 상황이 진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조율되지 않는 북·미 간 비공식 접촉은 가능성이 없다고 시사했다. 안 대사는 일본 정치인들의 퇴행적 역사 발언과 위안부 망동에는 구체적인 대응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한·미·일 3국의 공조가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체제로 작동해 왔지만 일본의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대단히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미국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위안부 등 적확한 역사적 팩트를 인식시키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해의 일본해 표기 방침을 고수하는 미 국무부 지침을 묻는 질문에 “우리 정부가 전 세계 외교망을 통해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며 “주미대사로 부임한 후에 동해 병기 활동을 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 대사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의혹과 관련,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가급적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우선순위를 갖고 노력하겠다”고만 했다. 외교부 내 대표적인 ‘통상 전문가’로 평가받는 안 대사는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는 코끼리 같은 나라”라고 미국을 표현했다. 그는 “15조 달러 규모인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이면에는 혁신(이노베이션)의 힘이 큰 것 같다”며 “창조경제의 파트너로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열린세상] 규제는 스마트하게 만들고 운영하자/이영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열린세상] 규제는 스마트하게 만들고 운영하자/이영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박근혜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규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올해 1월 인수위 회의 때 “중소기업을 살리려면 거창한 정책보다 손톱 밑에 박힌 가시를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른바 ‘손톱 밑 가시’ 뽑기가 이번 정부 규제개혁의 상징적 슬로건으로 되었다. 총리실의 규제 정비 종합계획에 이어 규제개혁을 전제로 한 투자활성화 대책,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현장 애로 해소를 위한 130건의 규제 완화 방안이 발표됐다. 모든 행정기관들에서 ‘손톱 밑 가시’ 뽑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이 기업 규제를 찔끔찔끔 풀 것이 아니라 체감할 수 있도록 확 풀어야 한다고 구체적 방법론까지 제시하자 기업들은 매우 고무되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편에서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갑의 횡포에 따른 을의 피해 문제가 맞물리면서 새로운 규제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규제에 대한 지혜롭고 현명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우리의 규제 개혁 노력은 신자유주의의 등장과 더불어 198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부마다 규제 개혁 목표가 국가경쟁력 강화, 세계화, 경제위기 극복, 규제품질 개선, 기업친화적 환경조성, 창조경제 등으로 표현은 달랐으나 경제활력 제고와 국민불편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규제 개혁 활동을 전개해 왔다. 김대중 정부 시절 규제 50% 감축 정책처럼 규제 완화 내지는 감축의 수량적 실적을 성과로 제시하곤 했다. 그럼에도 규제 총 건수는 오히려 늘어나고, 전반적으로 볼 때 규제에 대한 실효성이나 국민의 체감도는 높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규제 완화는 여전히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규제 개혁을 규제완화(deregulation), 규제품질관리(regulatory quality management), 규제관리(regulatory management)의 3가지 발전단계로 구분한다고 한다. 이제는 규제의 총량이나 품질만이 아니라 최소의 비용으로 규제가 의도한 행정목적을 달성하는지 여부까지를 검토하는 3단계 규제관리 수준의 규제 개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좋은 규제(better regulation)를 넘어 스마트한 규제가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의도와는 다른 불합리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규제를 정교하게 다듬고 검토해야 한다. 규제 개선의 이익은 피규제자(예를 들어 기업 규제라면 기업)만이 가져가고 그에 따른 부담은 일반 국민에 전가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또한, 국민의 일상생활 속에 있는 ‘손톱 밑 가시’에도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둘째, 행정소모적인 건수 위주의 지나친 실적경쟁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 효과성을 배가할 수 있도록 부처 간 긴밀한 협력 아래 한 건이라도 실질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셋째, 피규제자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뿐만 아니고 언론·일반 시민·전문가 등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검토 단계부터 광범위하고도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요식적인 절차로 끝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규제개혁위원회의 민간위원 구성을 전문가나 학자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종과 계층의 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편할 필요도 있다. 넷째, 규제가 로비의 대상이 되기 전에 환경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여 선제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수동적으로 되면 로비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여지가 있고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규제의 절차와 방법을 투명하고 합목적적으로 해야 한다. 몇 년 전 유럽출장 때 그 나라에서는 검사나 점검 때 위반사항을 적발하더라도 바로 행정처분을 하지 않고 일정 시정기간을 줘 그 기간 안에 시정되면 아무런 조치 없이 종결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것이야말로 국민을 존경하는 세련되고 합목적적인 규제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규제를 스마트하게 만들고 스마트하게 운영하여 민간의 창의와 자율이 존중되는, 국민이 행복한 선진사회를 만들어야 할 때다.
  • 악천후에도 밤에도 북핵 감시 한눈에… 아리랑 5호, 8월 22일 발사 카운트다운

    악천후에도 밤에도 북핵 감시 한눈에… 아리랑 5호, 8월 22일 발사 카운트다운

    악천후나 밤에도 지상의 물체를 뚜렷하게 관측하고 촬영할 수 있는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5호’가 8월 발사된다. 재난 재해 상황은 물론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을 감시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아리랑 5호를 8월 22일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발사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아리랑 5호는 국내 최초로 대기권의 영향 없이 지구를 관측할 수 있는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한 고해상도 전천후 지구 관측 위성이다. SAR은 마이크로파를 지표면으로 보내고 반사되는 신호의 시간차 등을 측정해 영상화하는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구름이 두껍거나 어두운 밤에도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발사 후 5년간 550㎞ 상공에서 국가 안보 관련 정보 습득 및 기상 관측, 자원 관리, 재난 재해 감시 등 다목적으로 사용된다. 2381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2011년 개발이 완료됐지만 러시아 측 사정으로 일정이 2년이나 미뤄지면서 항우연 청정실의 주기적인 점검을 받으며 발사를 기다려 왔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현재 운용되고 있는 광학 관측 위성 ‘아리랑 2호’ ‘아리랑 3호’ 등과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하면 같은 지역의 영상이라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아리랑 5호는 북한 감시에도 효율적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지난 2월 12일 북한의 핵실험 전후로 아리랑 2호와 아리랑 3호가 네 차례나 인접 지역을 지났지만 악천후로 영상 확보에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아리랑 5호의 SAR은 같은 상황에서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與 ‘일자리 중심 창조경제’ 지원 총력

    與 ‘일자리 중심 창조경제’ 지원 총력

    새누리당이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지원 총력화에 나섰다. 민주당의 ‘을(乙) 지키기 경제민주화’에 맞서 상생과 성장을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일자리 위주 경제 살리기’로 프레임 전쟁에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당은 우선 정책위원회 산하에 부활시킬 제1~제6 정책조정위원회 외에 ‘창조경제·일자리 창출 태스크포스(TF)’를 정책위의장 직속으로 신설하기로 했다. 신임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각 상임위별 보고를 받으면서 오는 6월 국회에서 창조경제 및 일자리 활성화를 지원할 수 있는 정책과 입법 사항들을 대거 챙기라고 특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정책위와 각 상임위에 따르면 청년창업펀드·해외벤처 창업지원 방안(교육부), 해외 벤처창업 지원 및 해외취업장려금제도 신설(산업통상자원부), 청년 사회적기업가 양성 및 사회적기업 지원(고용노동부), 중소기업 창업 지원법 개정안(중소기업청) 등이 당장 6월 국회 중점 사안으로 추진된다. 당은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행복한 일자리’ 추진 로드맵과 맞물려 관련 정책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책위 관계자는 23일 “창조경제가 법 개정안 등 입법 활동을 통해 지원하기 애매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세대별 고용·창업 지원 정책 등 정책을 통해 얼마든지 간접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나아가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활동을 촉진하는 법안들도 잇달아 발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인천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인천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것도 이런 연장선상이다. 경제민주화 입법의 경우 민주당이 선점한 ‘갑을(甲乙) 논쟁’을 편 가르기로 규정하고 ‘갑을 상생’의 경제민주화로 대응하기로 했다.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주도로 3배 징벌적 손해배상제, 집단소송제, 사인의 금지청구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부터 강조했던 최저임금 합리적 인상 기준 마련, 특수고용직 노동자 실태조사 등도 같은 맥락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시간제 공무원 제도화 파트타임 일자리 확대”

    공무원의 총정원을 관리하는 안전행정부가 사회적 수요에 맞춰 시간제 공무원을 제도화해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박찬우 안행부 1차관은 22일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합쳐 4300여명의 공무원이 일반직 또는 계약직 신분으로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면서 “공무원 숫자를 늘리는 것은 신중해야 하지만 시간제 일자리 확대에는 안행부도 긍정적 입장이며 우선 각 기관의 수요 조사부터 하겠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은 공무원 정원의 15%가 시간제 공무원이며, 영국은 중앙정부 공무원의 20%가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 숫자는 99만 1000여명으로 현재 0.43%의 공무원이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 시간제의 기준은 반나절 근무로 민원상담, 출입국 관리, 기록물 정리 등의 분야에서 시간제 공무원 수요가 있다. 박 차관은 “중앙 부처에는 공무원 정원 제도가 있어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려면 정원제도 손봐야 하고, 공무원 연금과 승진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시간제 공무원을 정규직으로만 뽑는 것은 한계가 있어 부처별 정원에 시간제 정원을 따로 더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안행부는 과도하게 공무원 숫자를 늘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 입장이지만, 5년 내 경찰 2만명과 사회복지직 공무원 증원은 결정돼 추진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시간제 일자리는 임신으로 체력의 한계를 느끼거나 임신·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퇴직을 앞두고 사회 적응이 필요한 공무원 등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간제 공무원은 반나절만 근무하는 만큼 고용률에는 2분의1 몫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보직을 받지 못한 정규직 공무원이 안전행정부,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직급별로 수십 명씩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공무원에 대해 안행부는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해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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