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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 ◇신규보임△감사청구조사국 대전사무소장 이상천<담당관>△결산 염호열△성과·제도 이주형△공보 이용출△법무 이진열△조정2 이범△심사2 이세열△심사3 이희두<감사교육원>△교육지원과장 최인수<감사연구원>△연구3팀장 박진원<파견>△정인소 황해식◇과장 <재정·경제감사국>△제1과 정상우△제2과 김영신△제4과 김동섭<산업·금융감사국>△제1과 현완교△제2과 박완기△제4과 박재신<국토·해양감사국>△제2과 김계중△제4과 유병호<공공기관감사국>△제1과 송윤근△제4과 백맹기<전략감사단>△제1과 김순식△제2과 홍영남△제3과 양은전<사회·문화감사국>△제2과 황규상△제3과 유종남△제4과 김상문<행정·안전감사국>△제1과 장난주△제2과 천광재△제3과 주영△제4과 송영소<지방행정감사국>△제3과 이병식△제4과 윤의식△제5과 황광돈<국방감사단>△제3과 홍성모<교육감사단>△제1과 이윤재△제2과 강민호<지방건설감사단>△제2과 김영석<특별조사국>△총괄과 윤승기△조사1과 신해철△조사2과 안상문△조사3과 박준홍△기동감찰과 최정운<감사청구조사국>△조사1과 이필광△조사2과 정태진△조사3과 이영갑<감찰정보단>△제1과 이재호△제2과 이종섭<공공감사운영단>△제2과 조웅길<감사교육원>△교육운영1과 구경렬◇담당관 <심의실>△조정1 안무열<심사관리관실>△심사1 정진석◇실장 <감사연구원>△연구기획 정광명 ■외교부 △주사우디대사 김진수△주시드니총영사 이휘진 ■법무부 ▶검찰직 승진 ◇일반직 고위공무원 <사무국장>△서울중앙지검 심순△수원지검 어방용△청주지검 정연익△울산지검 최원식△광주지검 전홍섭△전주지검 전수민△제주지검 양승각△부산동부지청 서무완◇부이사관 <사무국장>△고양지청 김정△대구서부지청 이재철△순천지청 신준호<대검찰청>△운영지원과장 신태선△집행과장 박유수<총무과장>△대전고검 윤득영△대구고검 김상수△중앙지검 전용학△부산지검 박영철◇수사서기관△법무부 검찰과 양우덕△법무부 범죄예방기획과(서울동부지검 검사직무대리) 정연철△법무연수원 연구개발팀장 임재성△대검찰청 검찰연구관 전병렬[사건과장]△대구고검 김성훈△부산고검 이두영△창원지검 박성익[검사직무대리]△서울북부지검 유병규△의정부지검 고석진△인천지검 박공우 최대진△수원지검 이길재△대구지검 강귀형△부산지검 최동순 정병옥△울산지검 박원길△광주지검 이홍룡[집행과장]△의정부지검 박대균△창원지검 김영일△전주지검 박귀원△제주지검 기성호[마약수사과장]△인천지검 곽대규△부산지검 임환용[사무과장]△강릉지청 최병훈△천안지청 강용경△목포지청 정회덕△정읍지청 이종완[총무과장]△청주지검 이상무△대구지검 이원철△울산지검 김태경△창원지검 박형석△순천지청 이충기△전주지검 조연기[수사과장]△울산지검 김주태[공안과장]△울산지검 전덕진▶검찰직 전보 ◇일반직 고위공무원 <사무국장>△서울고검 홍성환△대전고검 정형영△대구고검 김규△부산고검 원용인△서울남부지검 구자익△서울북부지검 김진우△서울서부지검 고만상△의정부지검 안창환△춘천지검 이길형△대전지검 임건상△대구지검 석기환△부산지검 엄익삼△창원지검 정병호◇부이사관 <사무국장>△부천지청 최석봉△성남지청 김종복<총무과장>△서울고검 유승준△부산고검 박상욱△광주고검 장영관◇수사서기관△법무과 노희동<대검찰청>△운영지원과 이갑수△관리과장 김태원△범죄정보기획관실(전남도 협력관) 조성현△감찰2과 신순구<서울고검>△사건과장 김천관△관리과장 김붕회△소송사무제1과장 오종운<광주고검>△사건과장 김길성<서울중앙지검>△사건과장 문현철△집행제1과장 장인△집행제2과장 백운기△기록관리과장 임성일△형사증거과장 이상길△공안과장 이진원△수사제1과장 복두규△수사제2과장 박동묵△수사지원과장 박치환△마약수사과장 배경환△공판과장 장진건△검사직무대리 이은상<서울동부지검>△총무과장 권태균△사건과장 김형수△조사과장 김성도△검사직무대리 김용욱<서울남부지검>△집행과장 최정환△수사과장 김승현△검사직무대리 이헌<서울북부지검>△총무과장 오수남△집행과장 서창원△조사과장 천영수△검사직무대리 이상남<서울서부지검>△총무과장 윤진웅△조사과장 유재성△수사과장 표선억<의정부지검>△사건과장 박순우<인천지검>△총무과장 원응복△사건과장 정강영△집행과장 이무중△수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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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철◇이사관 <승진>△기획관리관 이정화◇부이사관 <승진>△총무담당관 장태백△기획협력담당관 최선영<전입>△법제사법팀장 박종희◇서기관 <승진> [입법조사관]△법제사법팀 서창식△산업자원팀 유재민△보건복지여성팀 김익두<파견복귀>△국토해양팀장 정대영<전입>△재정경제팀장 정지은 ■제주도 △정책조정관 위영석◇지방부이사관 승진△도시디자인본부장 직무대리 현병휴△전국체전기획단장 직무대리 이중환△민군복합형관광미항추진단장 김용구△감사위원회 사무국장 강문실△신공항건설추진단장 직무대리 이용철△골목상권살리기추진단장 직무대리 양경호◇전보 <지방부이사관>△기획관리실장 오홍식△문화관광스포츠국장 강승수△보건복지여성국장 이명도△세계환경수도추진본부장 현을생△제주시 부시장 정태근△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 김봉찬△제주테크노파크 오정숙△제주발전연구원 오태문△국회사무처 고경실△기획재정부 강성후<서기관>△제주도관광공사 홍봉기△정책기획관 조상범△안전총괄기획관 김남근△농업기술원 강성근△예산담당관 강왕진△국제자유도시과장 김정학△보건위생과장 강동호△도의회 사무처 홍성익△농업기술원 농산물원종장장 송승운△인재개발원 평생교육과장 김우길△문화예술진흥원장 이행수△민속자연사박물관장 윤엄석△서울본부장 박홍배△감귤출하연합회 고경윤△제주개발공사 허법률△제주에너지공사 이성호△제주의료원 김동화△서귀포의료원 정순일<승진>△감사위원회 조사과장 현철영<과장 직무대리>△환경관리 현수송△미래전략산업 현근협△기업지원 박용모△식품산업 강인성 ■세종대 △교학부총장 김광희△교무처장 엄종화△법무감사실장(자유전공학부장 겸임) 이재교△경영전문대학원장(경영대학장·대외부총장 겸임) 전용욱△국제교육원장 곽은주△비전2020위원회 위원장 김한수 ■서울대치과병원 △진료처장 장기택◇실장△기획조정 이용무△교육연구 금기연△홍보 명훈 ■금융결제원 ◇부장△지로업무 김승호△전자인증 김연수△IT기획 조화건◇실장△e사업전산 박순만△스마트금융 정대성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 정영택△인재개발원장 최창복△금융시장부장 김남영△준법관리인 김한중△국민계정부장 조용승△금융통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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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현<센터장>△자금운용지원 박찬용
  • 밀양·거창·춘천… 피서객 유혹 한여름 밤의 ‘연극 향연’

    밀양·거창·춘천… 피서객 유혹 한여름 밤의 ‘연극 향연’

    서울을 벗어난 지방에선 다채로운 공연을 볼 기회가 많지 않다. 그러나 지방에서도 짧지 않은 역사를 자랑하는 공연 축제들이 이어져 오고 있다. 전통극, 고전의 재해석, 인형극 등 저마다 개성과 대중성, 작품성을 겸비해 지역 주민들과 휴가철을 맞은 여행객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지난 24일 막을 연 제13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연극, 전통과 놀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우리나라의 전통연희양식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 개막작인 판굿놀음 ‘배돌석이’를 시작으로 고성오광대의 ‘탈놀음’, 꼭두 탈놀음 ‘산 넘어 개똥아’, 춘향전을 뒤집은 재담극 ‘탈선춘향전’ 등이 이어진다. 이를 통해 전통연희양식이 현대 연극과 결합해 변모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전통극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희랍극 주간’, ‘가족극 주간’, ‘젊은 연출가전’ 등을 통해 국내외 연극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연희단패거리의 오레스테스 3부작, 일본과 세네갈의 합작품 ‘타카세’,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밤의 꿈’ 등은 주목할 만하다. ‘열린 공연’을 추구하는 밀양여름축제는 모든 공연을 야외 무대에서 진행한다. 8월 4일까지 경남 밀양시 밀양연극촌. 무료~3만원. (055)355-4176. 26일 개막하는 제25회 거창국제연극제는 피서지에서 즐기는 ‘연극의 향연’이다. 국제연극제답게 영국, 이탈리아, 스리랑카 등 외국의 10개 단체 작품과 우리나라와 서구의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 뮤지컬, 음악극, 악극 등 한자리에서 보기 어려운 장르가 모였다. 개막작 ‘100인의 햄릿’은 관객들에게 생소한 ‘사운드 이미지’ 연극이다. 몽환적인 조명과 음악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100명의 햄릿이 한꺼번에 무대에 올라 정체성 혼란을 겪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 준다. 영국 극단 리브레의 ‘아트레우스가(家)’는 에스킬로스의 그리스 고전 3부작 중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을 신체극으로 각색했고, 이탈리아 극단 아바티의 ‘오셀로’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1인극으로 응축했다. 낮 공연이 펼쳐지는 수승대 무지개극장은 계곡의 물 속에서 관람하는 시원함을 선사한다. 8월 11일까지 경남 거창군 수승대 야외극장 및 거창읍 전역. 1만~1만 5000원. (055)943-4152~3. 춘천에서는 동심을 자극하는 인형극 축제가 열린다. 다음 달 9일 개막하는 제25회 춘천인형극제는 국내외 96개 극단이 모인 가운데 인형극과 다양한 부대행사가 진행된다. 해외 초청작인 그리스 네브마 극단의 ‘레모니아’는 밀가루 반죽으로 상상의 세계를 창조해 내는 레모니아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렸고 포르투갈 S A 마리오네타스 극단의 ‘ETC’는 스펀지 인형이 대사 없이 음악과 행동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올해는 국내 인형극의 저변 확대를 위해 ‘공식경연제도’를 도입했다. 극단 로.기.나래의 ‘소금인형’은 자아를 찾아 떠나는 소금인형의 여정을, 극단 나무의 ‘이야기 하루’는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할아버지의 추억 여행을 따라간다. 또 ‘아기돼지 삼형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옥신각신 토끼, 자라’ 등 익숙한 동화를 인형극으로 만날 수 있다. 8월 15일까지 강원 춘천시 전역. 7000~1만원. (033)242-8450.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우리 정치 자타불이의 부처님 마음 회복을”

    “우리 정치 자타불이의 부처님 마음 회복을”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우리 정치가 자타불이(自他不二·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의 부처님 마음을 회복해 민생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민 통합의 길에 앞장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불교계 지도자 초청 오찬에서 “최근 우리 사회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부처님 말씀을 다시 한 번 떠올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여야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정쟁을 중단하고 국민 통합에 나설 것을 우회적으로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종교계 지도자들과의 오찬은 지난 19일 기독교에 이어 두 번째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새 정부 4대 국정기조 중 ‘문화융성’을 이끌 컨트롤타워인 문화융성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문화융성은 창조경제의 토대”라면서 “문화는 다른 산업에 새로운 고부가가치가 될 수 있다”면서 “위원 모두가 우리 문화의 미래를 설계하는 미래의 창조자라는 긍지와 가치를 더해 주는 21세기의 연금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화 융성이 국민 행복의 열쇠가 되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민간 위원들의 따끔한 비판과 참신안 제안 등이 쏟아졌다. 최준식 위원(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은 “고려시대 청자는 당대의 하이테크였다. 우리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11개)은 세계 5위, 아시아 1위”라면서 “문화적 열등감을 자존감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역사교육’ 이상의 ‘문화교육’을 역설했다. 한복려 위원(궁중음식연구원 이사장)은 “한류 흐름을 만든 ‘대장금’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관심이 있어도 서울 어디서도 대장금 음식을 맛볼 수 없다”면서 “그 사이 일본에서 대장금 자료관을 준비 중”이라며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동호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한류라는 말이 마땅치 않다. 반한류나 혐한류를 가져올 수 있다. 문화한국, K-컬처가 더 어울린다”면서 “100년을 내다보면서 통일한국, 문화강국으로서의 문화융성 시대를 이끌 기본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씨줄날줄] 패키지 관광의 허실/서동철 논설위원

    국립민속박물관은 경복궁 제 모습 찾기 계획에 따라 현재의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유력한 이전 대상지의 하나가 국립중앙박물관 동쪽의 용산가족공원. 하지만 민속박물관이 새로운 둥지를 틀기에는 궁벽하고 부지도 비좁다. 무엇보다 외국인 관람객이 크게 줄어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해 고민스럽다. 중앙박물관도 경복궁에서 용산으로 이사한 뒤 외국인 관람객이 대폭 감소했다. 민속박물관의 지난해 외국인 관람객은 162만명으로 내국인 102만명보다 훨씬 많다. 멀지도 않은 서울시내인데도 외국인 감소를 걱정하는 것은 패키지 관광의 관행 때문이다. 경복궁과 민속박물관을 한데 묶어 외국인 패키지 관광객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보통 한 시간 남짓에 불과하다. 민속박물관마저 쇼핑 동선(動線)에서 벗어난 용산으로 옮겨가면, 박물관은 관광코스에서 아예 제외될 수밖에 없다.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패키지 여행의 민낯은 충격적이다. 중국과 동남아로 나가는 30만원 미만 상품의 경우 가이드팁과 선택관광 등 명목의 추가 비용이 평균 86.4%나 됐다. 34만 9000원짜리 여행을 떠나 47만 6000원이 더 들어간 방콕 패키지도 있었다고 한다. 값싼 패키지 여행이 그러려니 하지만 해도 너무한다. 한국인의 해외 여행 케이스지만, 외국인의 한국 여행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잘못된 여행 산업의 구조 때문이다. 원가도 안 되게 손님을 끌어들인 현지 여행사는 국내 여행사에 하청을 준다. 현지 여행사는 여행비를 모두 챙기지만 부담하는 것은 항공료 정도. 처음부터 손해를 떠안은 국내 여행사는 그야말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야 한다. 그럼에도 수익원은 상점에서 받는 커미션이 유일하니 너무나도 ‘떳떳하게’ 쇼핑을 강요한다. 싸구려 관광의 악영향은 굳이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관광 산업 진흥의 선봉에 서야 할 관광가이드들이 정해진 보수 없이 알아서 수입을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당연히 관광은 ‘인증 사진’ 남기기에 그치고, 쇼핑은 바가지 업체만 전전한다. 여행의 즐거움인 먹거리에서조차 커미션이 나와야 하니 맛을 이야기할 처지가 아니다. 숙소는 서울에서 한 시간 넘게 떨어진 외곽도시의 이른바 러브호텔이 일반화됐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 아니더라도 야릇한 분위기가 달가울 리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여행업계가 ‘한국은 싸구려’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며 제값을 받는 고품격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는 데 스스로 나서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세상을 둘러보면 알 수 있다. 싸구려 패키지 관광이 없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기고] 지속적 창조경제의 기초는 제조업·기초과학이다/‘창조경제’ 저자 차두원 과기평가원 정책기획실장

    [기고] 지속적 창조경제의 기초는 제조업·기초과학이다/‘창조경제’ 저자 차두원 과기평가원 정책기획실장

    지난해 런던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영국은 창조산업 원조라는 자존심과 자신감을 과시했다. 1997년 토니 블레어 총리가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한 미디어, 디자인, 콘텐츠 중심의 창조산업은 고든 브라운, 현재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 이르러서도 핵심 성장 동력이다. 영국 정부는 오랜 기간 적극적인 창조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고, 당연히 영국의 창조경제는 주요국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영국에서는 고용창출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확신하던 창조산업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2011년 문화미디어스포츠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7년 전체 고용의 7%인 200만명 수준의 창조산업 고용이 2010년 전체 고용의 5%인 150만명 수준으로, 같은 해 15만 7000여개에 달했던 창조기업도 2011년 10만 6700개로 급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기간 동안 창조산업 고용의 25%, 기업의 32%가 사라진 것이다. 남동지역개발청은 2007년과 동일한 고용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2020년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의 전통적 성장동력인 금융산업과 제조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창조산업을 정부 차원에서 오랫동안 성장동력으로 육성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피해 가지 못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우리나라 창조경제는 국가경제와 고용의 10% 내외를 목표로 했던 영국과는 다르다. 우리 정부가 제시하는 창조경제 사례와 정책들은 경제적 가치와 일자리 창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애플과 페이스북의 ‘앱경제’와 ‘플랫폼 경제’, 이스라엘의 ‘창업경제’, 문화·콘텐츠 중심의 창조경제, 산업경제, 디지털경제, 서비스경제, 지식경제 등을 모두 포괄한다. 창의성과 상상력 활용을 강조하고 새로운 일자리와 경제적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점은 동일하다. 지난 4월 영국 국립과학기술예술재단이 발표한 성명서를 보면 우리가 한 번쯤 고민할 내용들을 담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과학·수학·인문학과 함께 기술·예술·디지털기술 교육 기회 부여, 창조경제에 적합한 조세 경감에서 구매 조달까지 정책수단 설계, 창조적 혁신 시스템 프레임워크 구축을 통한 전략적 우선순위 검토, 비즈니스와 금융제도의 창조기업 차별 방지를 위한 정부의 역할 등이 핵심적으로 거론됐다. 지속 발전이 가능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교육, 조세, 금융, 과학기술 등 국가 혁신 생태계 구성 요소를 강화하고 유기적 상호작용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제조업과 기초과학이다. 영국은 제조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캐머런 총리는 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제조업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이 자타가 공인하는 전통적 기초과학 강국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창조경제를 표방하는 나라의 공통점은 자국 기업들의 해외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귀환시키는 리쇼링 강화를 위해 기업환경을 개선하고, 기업과 벤처 캐피털이 감당할 수 없는 기초연구 강화를 통해 시장원리를 보완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창조경제를 위해 정부의 고민은 계속돼야 한다.
  • 부산시 신전략산업 10개→5개 개편

    부산시가 1999년부터 육성해 온 10대 전략산업을 5개의 신전략산업으로 개편한다. 시는 신전략산업 개편과 지역특화산업 육성으로 창조경제 시대를 열기 위해 개편하게 됐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부산테크노파크, 부산발전연구원과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그동안 수차례 산·학·연·관 전문가 회의, 공개 워크숍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해양산업·융합부품소재산업·창조문화산업·바이오 헬스산업·지식 인프라산업 등이 포함된 5대 전략산업 최종 개편안을 마련했다. 이번 전략산업 개편은 세계적 추세인 융복합 트렌드와 새 정부의 정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기존 전략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시행됐다. 신전략산업은 부산형 창조경제 구축을 통한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도시 건설로 2020년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만 5000달러, 고용률은 65%, 수출액은 3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한다. 시는 이번 전략산업 개편으로 예산의 효율적 활용, 지역혁신 역량 제고, 지역기업 경쟁력 제고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 시는 구체적 실행방안의 하나로 지역특화산업과 연계한 기업 지원을 위해 창조경제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조성하고 지역기업의 실질적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이미 지역 내 주력산업이자 발전 잠재력이 확보된 산업인 초정밀융합부품, 산업섬유소재, 바이오헬스, 금형 열처리, 영상콘텐츠산업 등 5개 산업을 지역특화산업으로 선정하고 이를 육성하기 위한 6개 기업지원사업을 공모와 평가를 통해 결정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③창조경제 원조국 영국 - 워릭대 영재교육원과 창조산업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③창조경제 원조국 영국 - 워릭대 영재교육원과 창조산업

    “상원 의원들의 평균 연령이 69세인 것은 괜찮은가.” 영국 워릭셔의 럭비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모겐 다우닝(15·여)은 이 질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다. 매일 학교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 컴퓨터를 켜고 자료를 찾는다. 지난해 선생님의 추천으로 회원이 된 워릭대의 영재교육원인 ‘IGGY’(국제 영재 관문)에서 내준 과제다. ‘원자력과 대체 에너지의 비교’ ‘북극 탐험의 바람직한 방법’ 등 색다른 과제들이 매주 주어진다. ‘고양이를 날게 할 수 있는 법’에 대한 과학적 해법을 제시하라는 등 황당한 문제도 종종 볼 수 있다. 13~18세 학생들이 대상인 이 온라인 교육원의 현재 회원은 2500여명. 이 중 60%만이 영국 학생들이고, 나머지는 25개국 학생들로 채워져 있다. 인도, 파키스탄, 뉴질랜드 등 해외 학생들에게는 보조금도 지급된다. 교육원이 가진 목표는 하나다. ‘창조적인 인재 육성’이다. 해외 학생 비중이 높은 배경에도 “영국 학생들에게 보다 넓은 세상을 보여 주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돕자”는 포석이 깔려 있다. 애드리언 홀 교육원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IQ 테스트를 하거나 입학시험을 치르지 않는다. 워릭대에서 개발한 잠재력 평가를 통과한 학생들에게 입학 자격이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교육원은 ‘창조적 글쓰기 대회’를 매년 여는데, 영국 최고의 작가들이 심사위원을 맡는다. 발명대회와 퀴즈쇼 등도 수시로 열린다. 홀 원장은 “지난 20년간 정권이 바뀌는 과정에서 영국의 영재 교육은 부침이 심했다”면서 “교육의 평준화를 추구하면서 2008년 ‘국립영재교육원’이 해체됐지만, 이후 워릭대는 창조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한 영재 네트워크가 구축돼야 한다는 취지로 2012년 비영리 기구를 별도로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커리큘럼 역시 오로지 목표는 창의성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현재 IGGY사이트는 영국에서 ‘생각하는 10대들의 페이스북’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홀 원장은 “한국의 지난 정부가 강조했던 융합인재교육(STEAM)도 창조성 강화에 초점을 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IGGY 프로그램의 기조를 영국의 모든 학교에 보급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창조적인 전통이 강한 영국에서도 ‘학생들을 어떻게 창조적으로 키울 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숙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크리에이티브 브리튼’에는 창조성을 강화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회적·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학교에 예술가와 창조적 전문가들을 보내는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십스’ 프로그램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창조기업 관계자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홀 원장은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십스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어떻게 산업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었고, 학업 의지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교육과 지식 전달은 학교에서 끝나지 않는다. 급성장한 창조산업의 주요 분야는 기본적으로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금융위기 여파로 창조산업 관련 성장과 일자리 창출 모두 한계에 부딪혀 좀처럼 나아가지 못한다는 의미다. 창조경제를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았던 만큼 곧 영국 경제의 한계이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 정부는 기술전략위원회(TSB)를 설치하고 산업 현장에 있는 기업들을 돕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창조산업을 비롯해 우주항공, 생명공학, 신재생에너지, 나노공학 등 25개 주요 분야별로 기업 교육과 지원을 맡을 TSB 산하 지식전달네트워크(KTN)가 구성됐다. 산학연 전문가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정보 교환 및 협력 기회를 제공하고 정부는 보고서, 뉴스레터, 웹세미나, 정부 정책 및 규제, 해외시장 등에 대한 정보를 지원한다. 창조산업 KTN의 프랭크 보이드 국장은 “기본적으로 영국 정부는 형평성 등의 이유로 기업에 직접적인 자금 지원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간접적인 지원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방안이 시도되고 있다”면서 “창조산업 KTN 한 곳에만 5억 파운드(약 8582억원)의 펀드가 조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KTN에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부는 개별 산업에 대해 기업들만큼 알 수도 없고, 결국 자금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쓸 수 있는 곳은 그것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민간”이라고 말했다. 창조산업 KTN은 각 기업의 아이디어를 대학과 연계해 실현하도록 하는 연결고리 역할도 한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영국 정부의 기조 자체가 창조산업의 아이디어를 다른 산업으로 확산시키려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보이드 국장은 “영국의 창조산업처럼 한 가지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혁신은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디지털 산업의 발달이 의학을 바꿔 온라인 헬스케어가 등장했다. 나이키가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에서 봐도 이 같은 추세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이어 “단시일 동안 전 산업에 창조성을 도입하려는 한국의 시도가 쉽지는 않겠지만 방향은 옳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런던·워릭셔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4만곳 중 200곳 매출이 전체 50%… ‘모래시계 구조’

    15년 이상 창조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온 영국 내부에서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 바로 ‘창조산업은 다른 산업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이다. 창조산업은 개인의 창의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창조산업의 구현은 개인 기업가나 소규모 사업보다는 기존과 같은 형태의 대규모 사업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에 따르면 영국 내에 있는 약 14만개의 창조기업 중 200개가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영국 내에서는 “창조산업은 매우 작은 기업들과 소수의 거대한 회사들이 양쪽 끝에, 가운데에는 극소수의 중간 규모 회사들이 자리 잡고 있는 모래시계”라는 비판이 나온다. 런던비즈니스스쿨의 2009년 보고서는 “창조산업이 커질수록 스튜디오, 음반사, 출판사 등 콘텐츠 배포자들이 창조경제의 주역인 콘텐츠 제작자들보다 더 커지고 강해지고 있으며 그 결과 더 많은 가치를 가져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한영국문화원 측은 “압도적으로 큰 창조기업이 없는 영국에서는 많은 소기업들이 중간 크기로 성장하지 못한 채 나타났다 사라지고, 모래시계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창조산업의 이 같은 짧고 잔혹한 생애주기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내는 효과는 있지만 해당 부문의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은 막는다”고 밝혔다.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창조산업이라는 특성상 지속적 성공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영국 재무부는 2006년 시장 보고서에서 “창조적 중소기업 중 3분의1은 정규적인 사업과 계획을 세우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100만 파운드 이상의 매출을 거두는 창조기업 3분의1은 재정적 목표가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는 외부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단계로까지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기술이 없다는 뜻이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영국 창조산업계가 이룩한 성장의 48%는 신생 기업들의 운영 첫 1년간 발생했고, 이들 중 3분의1은 3년 이상 버티지 못했다. ‘창조경제 입문가이드’를 쓴 존 뉴비긴은 “영국에서 이뤄진 정부 지원의 상당 부분은 새로운 ‘창업’에만 집중됐기 때문에 장기적인 전략 부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공공 정책은 이들이 지속가능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런던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창조경제 원조국 英 정부 역할은 ‘팔걸이’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창조경제 원조국 英 정부 역할은 ‘팔걸이’

    “정부는 기업이 고기를 낚을 장소를 물색하거나 무대를 차려 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고기를 직접 잡아 주거나 무대에 오르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닙니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성공시키는 일은 어디까지나 기업과 개인의 몫입니다.” 세계적 디자인 기업 ‘탠저린’의 마틴 다비셔 대표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탠저린 본사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창조산업에서 거둔 성공을 ‘팔걸이 원칙’(지원하되 창조성을 보장하기 위해 간섭하지 않는 원칙)으로 표현되는 정부의 제한적 역할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다비셔 대표와 ‘스티브 잡스의 후계자’로 불리는 조너선 아이브 애플 수석부사장이 1989년 공동창업한 탠저린은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글로벌 넘버 1’이다. 토요타·니콘·애플 등의 주요 제품이 다비셔 대표의 손을 거쳤다. 삼성·LG 등 국내 기업들도 탠저린의 주요 고객이다. 다비셔 대표는 “영국의 해외 대사관이나 문화원들은 창조경제의 산물들을 각국의 문화와 시장에 특화시켜 접근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했다”면서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각 나라의 특이점이나 문화적 주의점, 경쟁자 등에 대한 수준 높은 정보들을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9년간 탠저린이 한국이라는 생소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는 서울사무소 개소식과 축하연을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개최하도록 해 주고 대사관이 직접 고객 초청까지 해 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대사관이나 정부 기관의 문턱 자체가 없다고도 했다. 그는 “정부가 직접 돈을 지원하거나 물건을 팔아 준 것이 아니다. 모든 비용은 우리가 부담했다”면서 “정부는 ‘여기 믿을 만한 영국의 디자인 기업이 있다’고 한국에 소개하는 보증인 역할을 했고, 그 이후의 영업은 온전히 우리 몫이었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의 원조국’으로 꼽히는 영국의 창조문화에 대해 다비셔 대표는 “흔히 1997년 노동당 정부가 창조경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영국이 창조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이라며 “30년 넘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젠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디자인이나 문화산업만이 창조경제의 영역이냐”고 묻자 “삼성이나 LG 제품에 디자인을 입혀 더욱 잘 팔리게 되면 디자인만 창조산업이고 나머지 부분은 제조업으로 따로 떼어 볼 수 없는 것처럼 창조의 영역을 나누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답했다. 런던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성과 없이 계획만 짜는 미래부

    미래창조과학부가 ‘사람·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강조하며 올 하반기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미 3개월여 전 최문기 장관 취임 때 내놓은 업무계획, 또 지난달 정부 합동으로 발표한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재점검한 수준이어서 업무의 속도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다시 나온다. 조경식 미래부 정책기획관은 2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하반기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하반기에는 국민행복과 일자리 창출에 주안점을 두고 각종 대책의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해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본격 비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우선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9월 중 소프트웨어(SW) 창업 프로젝트를 발굴·사업화하는 ‘SW 전문 창업기획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또 국방부와 협의해 군 복무 중에도 전공을 살려 기술을 개발할 수 ‘한국형 탈피오트’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성장 단계별로 나눠 SW 창업 기업에 투자하는 ‘특화 펀드’도 4분기 중에 조성한다. 이 외에 미래부는 창조경제 종합포털을 창조경제타운으로 개편해 국민 아이디어를 모으고, ‘무한상상실’을 6곳에서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또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 접목을 통해 신산업을 육성하는 ‘비타민 프로젝트’ 시범사업 과제도 9월 중 선정한다. 이날 발표된 미래부의 업무 계획은 이미 나온 창조경제 정책에서 큰 진전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반기 주요 계획의 상당수가 이미 나온 정책의 ‘실현’이 아니라 ‘세부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또 다른 계획에 그친 경우가 많다. 미래부는 상반기 업무 실적에 대해서도 각종 계획 수립 외에 창조경제 관련 지표 개선 등의 효과는 제시하지 않았다. 조 정책기획관은 “올해는 창조경제 기반을 다지는 해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일자리 창출, 창업 등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긴 호흡으로 미래부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의 올해 예산은 12조 8000억원으로 이미 60% 정도가 집행됐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③창조경제 원조국 영국 - 세계 디자인의 아이콘 ‘탠저린’·출판협회를 가다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③창조경제 원조국 영국 - 세계 디자인의 아이콘 ‘탠저린’·출판협회를 가다

    영국 런던의 대표적 서민 거주지역인 버러는 재개발이 한창이다. 템스강 건너편의 금융지구 땅값이 지나치게 비싸지면서, 사무지구가 이곳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의 빌딩 상당수에는 ‘임대’ 또는 ‘매매’ 간판이 붙어 있고 건물 신축 현장도 곳곳에 보였다. 이 중 탠저린이 자리 잡은 빌딩은 일종의 ‘미디어아트 센터’다. 디자인 기업과 건축설계 사무소 등 아이디어로 수익을 창출하는 창조형 기업들이 모여 있다. 조이 글로버 탠저린 마케팅총괄이사는 “비슷한 생활 패턴과 성향을 가진 기업들이 이웃에 있어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런던에만 이런 센터가 200여개, 회사수는 4000개가 넘는다. 디자이너들의 작업장은 좁았지만 열기가 넘쳤다. 사무실 벽에는 디자인 시안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고 목업(실물모형) 제품들도 쌓여 있었다. 특히 서울 광화문의 ‘KT 무한상상실’이나 신도의 새 복사기와 로고 등 한국 고객의 작업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25년간 탠저린은 ‘제품 디자인’의 역사를 바꿔 왔다. 히스로 공항과 런던 시내를 연결하는 ‘히스로익스프레스’, 토요타의 콘셉트카, LG전자와 삼성전자 냉장고, 래미안아파트 주방과 욕조, 니콘 카메라, 현대중공업의 차세대 지게차와 굴착기 등이 탠저린에서 탄생했다. 특히 2000년 영국항공의 비즈니스 좌석은 탠저린을 디자인 업계의 최고로 끌어올린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마틴 다비셔 대표는 “당시 항공기 좌석은 무조건 박스형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S자로 마주 보게 만들면 탑승객들이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석을 교체한 뒤 영국항공의 영업이익은 연간 8000억원씩 증가했다. ‘디자인의 경제적 효과’가 실제 숫자로 입증된 사례다. 산업계 전반에 걸친 눈부신 활약에도 불구하고, 탠저린의 전체 직원은 30명에 불과하다. 글로버 이사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수준에서 회사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사람을 뽑을 때는 ‘그림을 잘 그리는 디자이너’가 아닌 ‘생각을 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우선시한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산업은 1997년 토니 블레어 정부가 시작한 ‘크리에이티브 브리튼’(창조적 영국)의 최대 수혜 분야로 꼽힌다. 당시 영국 정부는 창조산업을 ‘개인의 창조성, 기술, 재능에 기원을 두는 산업들과 지적 재산의 형성과 이용을 통해 경제적 가치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산업들’로 정의했다. 광고, 건축, 디자인, 영화, 방송 등 모두 13개 산업 분야에 대한 본격적인 육성정책이 시작됐다. 다비셔 대표는 “당시 정부가 주도적으로 시장을 창출한 것이 아니라, 시장의 핵심적인 흐름을 오히려 늦게 깨달은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이 완전히 망가진 영국에서 유일한 활로가 ‘창조산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늦은 결정조차 다른 나라보다 앞선 선택이었고, 창조산업 정책은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영국 창조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2003년 2.6%에서 2008년 4.5%로 증가했고, 1997~2006년 영국 창조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영국 전체 경제성장률(3%)의 두 배를 웃도는 6.9%에 이르렀다. 김병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은 “영국은 창조산업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 아래 지원책을 펼쳤고, 실제로 성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본보기가 됐다”면서 “이후 다른 국가들은 물론 유엔도 창조산업과 창조경제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이어 “처음으로 창조경제의 개념을 도입했던 영국산 문화는 이제 ‘해가 지지 않는 문화제국’을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영국의 창조산업이 ‘영어로 쓰인 콘텐츠’라는 특화된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 그대로 도입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한국의 창조경제는 문화기반이 아닌, 창조적 아이디어를 전 산업에 심는 새로운 형태로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비셔 대표는 “한국은 창조산업을 성장시킬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자인 등 영국형 창조산업은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기보다 기술에 새로운 가치를 심어 주는 것”이라며 “기술이 없다면 디자인도 의미가 없지만 경험상 한국의 기업과 한국인들은 전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창조적 아이디어를 심는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01년 저서 ‘크리에이티브 이코노미’(창조경제)에서 창조경제의 개념을 정립한 존 호킨스 호킨스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창조경제는 새로운 산업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것에 새로운 가치를 심는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이 중점을 뒀던 ‘문화산업’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사회적 전통의 산물이다. 리처드 몰렛 영국 출판협회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간) 런던 홀본 협회 본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사양산업이라고 모두가 지목하던 출판업 역시 크리에이티브 브리튼 정책으로 부흥을 이뤘다”면서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는 수백년간 영국에서 출간된 책과 다를 것 없는 모양새였지만, 해리포터가 이룬 결과물이 창조경제가 아니라고 누가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360억 파운드(약 61조 8500억원)에 이르는 영국 창조산업 중 출판은 50억 파운드를 차지하고, 이는 영화나 음악산업보다 크다. 몰렛 총장은 “출판시장에서는 과거처럼 개인의 창작 욕구를 고취시키는 정책과 인터넷 등 디지털환경의 변화에 따른 인쇄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정책이 동시에 추진됐다”면서 “전통적인 출판시장을 변화하는 환경에 맞도록 연착륙시키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밝혔다. 전자는 무명 작가였던 롤링에게 스코틀랜드예술위원회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 해리포터를 낳았고, 후자는 출판 콘텐츠의 영화 비디오화와 전자책 등 출판산업의 저변 확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출판시장의 40%를 수출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후 생길 수 있는 저작권이나 디지털 플랫폼 등 중요한 문제들을 선제적으로 해결해 나간 것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몰렛 총장은 ‘영어로 된 영국 콘텐츠여서 문화수출이 가능하다’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문화시장에서 수요자들은 익숙한 것보다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내년 런던도서전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예정돼 있는데, 한국 출판이 뻗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에너지 사랑실천 제1회 한-스타 정부부처 연예인 야구한마당 열린다

    에너지 사랑실천 제1회 한-스타 정부부처 연예인 야구한마당 열린다

    전력난 해소를 위한 ‘에너지 사랑 실천’ 캠페인의 일환으로 정부 부처와 연예인 간 야구 경기가 처음으로 열린다. ‘에너지 사랑실천, 제1회 한-스타 정부부처 & 연예인 야구한마당’ 경기가 28일 경기도 양주시 백석생활체육공원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개막 경기는 오전 10시 국토교통부와 ‘공놀이야’ 팀, 오후 2시 산업통상자원부와 ‘알바트로스’팀, 오후 4시 안전행정부와 ‘개그콘서트 메세나’팀이 맞붙는다. 정부 부처 중에는 감사원, 문화관광부, 안전행정부, 환경부,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농림축산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양주시청 등 총 10팀의 정부 부처 공무원 야구선수들이 나선다. 또 연예인 팀에서는 ‘공놀이야’에 가수 홍서범, 배우 이근희, 김용희, 김명수, ‘알바트로스’에는 오지호, 조연우, 김성수, 김성민, ‘개그콘서트 메세나’에서는 정태호, 박성광, 김대성, 이상민, 이상호 등 개그맨들이 출동한다. ‘조마조마’는 장진 영화감독과 박광수, 배우 이종원, 강성진, 가수 성대현, 임태경, ‘이기스’는 배우 송창의, 오만석, 박재정, ‘그레이트’에는 김수로, 서지석, ‘재미삼아’는 안재욱과 차태현, ‘외인구단’에는 개그맨 김현철, 이휘재, ‘개구쟁이’에는 변기수, 윤형빈, 이용진, 문세윤 등이 속해 있다. ‘스마일’에는 개그맨 이봉원, 지상렬이 활동하고 있다. 20개팀은 두 조로 나뉘어 토너먼트로 28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번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스타미디어가 주관하며 에너지관리공단, 양주시, 게임원, BMC, BH plus, 양주예스병원이 후원한다. 한편 박력 있는 시구로 ‘홍드로’라는 별명까지 얻은 배우 홍수아가 이번 행사에서 오랜만에 야구공을 잡고 시구자로 나서게 될 예정이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가미래硏·중기단체, 창조경제 확산 나섰다

    국가미래硏·중기단체, 창조경제 확산 나섰다

    중소기업의 창조적 경제 활동을 돕는 ‘중소기업 창조경제확산위원회’가 출범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로 알려진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벤처기업협회 등 9개 중소기업단체장과 김상헌 NHN(네이버) 대표, 이석우 카카오 대표 등 9개 기업 대표, 곽수근 서울대 교수 등 학계, 전문가 등 49명이 참여한다. 김광두 원장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창조경제확산위는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싱크탱크”라면서 “중소기업의 창조경제 활동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창조경제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 관계부처를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경제확산위는 ▲창조경영 중소기업 발굴 및 전파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 제고사업 확대 ▲투자중심의 창조금융 문화 주도 ▲중소기업 창조인재 장기 재직 유도 ▲중소기업 투명경영 확산 등 5개 계획을 민간과 협의하며 실천하기로 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5년 내 대기업의 8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포스코의 현장혁신(QSS) 사업을 450개 중소기업에 전파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의 창조적인 사업 아이디어에 금융 지원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과 손잡고 현재 융자 중심의 자금조달 문화를 투자 중심으로 바꿔나갈 방침이다. 출범식에 참여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창조경제확산위의 제안에 따라 중소기업 기술 이전 박람회를 연 2회 정례화하고,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및 융복합분야의 ‘손톱 밑 가시’를 해결할 수 있는 중기 융복합애로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창조경제가 경제민주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일”이라면서 “중소기업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대기업이 탈취하고 묘하게 복제해서 지적재산권을 침해한다든지, 유망 벤처기업을 대기업이 정당하지 않은 가격을 주고 강제 인수합병하는 등의 행위는 창조경제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창조경제의 걸림돌에 대해 언급하면서 “경제성장률 2%대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창조적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경제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금융기관 인력이 없는 것도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창조경제는 미래창조과학부 소관이 아니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모든 부처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부처 간 칸막이가 빨리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금융·의료·학원에 부가세 신설… 소득세 면제자 축소”

    “금융·의료·학원에 부가세 신설… 소득세 면제자 축소”

    변액보험의 중도인출 수수료,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찾을 때 붙는 수수료 등 금융서비스에 중장기적으로 부가가치세(부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500만명을 넘는 소득세 면제자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은 23일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 공청회에서 법인세 부담은 줄이고 소득세와 부가세 세수는 늘려 중·장기적으로 재정을 쌓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는 조세연의 발표를 토대로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을 확정해 오는 8월 세제개편안과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매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때 정책의 일관성과 합리성을 유지하기 위해 중장기 개편방향을 설정하기로 했다. 조세연은 부가세에 대해 면세 및 감면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가세를 매기지 않는 금융·의료·학원 서비스에 부가세 10%를 과세하자는 것이다. 금융회사의 투자자문서비스, 사실상 미용목적으로 쓰이지만 부가세가 매겨지지 않는 치아 교정이나 일부 성형수술, 장의사의 장례서비스, 방송댄스학원 등 성인을 상대로 한 학원시설 등이 과세 대상으로 거론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금융 본연의 기능이 아닌 서비스에는 과세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 입장에서 부가세 신설 및 확대는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 은행·보험·저축은행 등이 부가세 대신 내고 있는 교육세의 수정도 불가피하다. 부가세 강화 방안은 고령화에 따른 복지 수요 증가로 필요한 돈은 많은데 우리나라 조세부담률(국내총생산 대비 조세납부액)이 낮다는 점에서 나왔다. 2010년 기준 조세부담률은 19.3%로 영국(28.3%), 프랑스(26.3%)뿐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4.6%보다도 낮다. 특히 1970년대 이후 계속 증가하던 조세부담률은 이명박 정부(2008~2012년) 때는 노무현 정부 때보다 전혀 늘지 않았다. 근로자 소득공제 중 의료비와 교육비 항목 등은 세액공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현행 소득공제는 지출이 많을수록 세금이 줄지만, 세액공제는 전체 세금에서 일정액을 감면하기 때문에 소득이 많을수록 세금을 많이 내게 된다. 조세연 관계자는 “2011년 우리나라 근로소득 과세대상자 중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면제자 비율은 36.1%에 달하기 때문에 이 비율을 줄여 조세규모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외 조세연은 상속·증여세제가 정상적 기업 활동을 저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법인세는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고 성장잠재력을 유지하기 위해 세 부담을 완화하는 편이 낫다고 전했다. 연구원은 국민적 합의를 통한 ‘증세의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해다. 새 정부가 세율 인상 등 직접적 증세보다 비과세·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금융소득 과세 강화로 세수를 늘리는 현재의 방안은 긍정적이지만 이를 통해 복지 재원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할 경우 증세나 지출 축소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이경재 “KBS 수신료 인상, 종편 출범 전부터 강조”

    이경재 “KBS 수신료 인상, 종편 출범 전부터 강조”

    “TV 수신료 인상은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생기기 전부터 강조했던 사안입니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은 취임 100일을 즈음한 23일 기자들을 만나 수신료 인상을 다시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수신료 인상이 사실상 ‘KBS에 붙었던 광고를 종편으로 몰아주기 위한 방편’이라는 지적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광고 영향력 지수를 보면 KBS 광고를 줄인다면 MBC, SBS가 가져갈 것이고, 이어 신문사나 모바일, 종편으로 갈 것”이라며 “종편으로 가는 건 전체 2~3%가 될까 말까”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시청률 경쟁이 방송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기존 주장도 반복했다. 그는 “공영방송이 광고로 수익을 내면 민간과 시청률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공영방송이 자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자본가들이 광고 때문에 언론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KBS에서 나온 광고가 방송이나 신문 쪽의 어려운 자금 사정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모순된 논리를 전개하기도 했다. ‘방통위 수장이 수신료 문제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방통위원장은 방송 재원 안정화, 방송 공영성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정책 얘기하는 걸 왜 과도하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향후 정책 추진에 있어서는 ‘공정성’, ‘국민 편익’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많은 갈등이 있다는 걸 느낀다”며 “그게 국민에게 행복을 준다면 우선이지 기득권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창조경제를 대하는 공무원들의 ‘비창조적 행태’에 대해 쓴소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공무원들은 새로운 걸 만들라 하니까 몇 년 전 했던 정책에 창조 글자만 붙인다”며 “말 잔치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늘 든다”고 꼬집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영화 프리뷰] 佛 만화 원작 ‘설국열차’

    [영화 프리뷰] 佛 만화 원작 ‘설국열차’

    ‘설국열차’는 하나의 세계다. 제작비 450억원으로 빚어진 이 세계의 창조주는 봉준호 감독이다. 야심은 깊고 거대하다. 야심만큼 선로는 깊게 파였고, 요철 위의 열차는 그래서 때로 불안하게 덜컹거린다. 열차의 입구에는 이런 경고문이 붙어야 한다. ‘주의:이 열차는 당신이 기대하는 롤러코스터가 아닙니다.’ 2014년 인류는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특수 화학물질을 살포한다. 대기가 이상 반응을 보이면서 지구는 완전히 얼어붙는다. 살아남은 인류는 유일한 생존 공간인 기차에 올라탄다. 17년 뒤 꼬리칸과 머리칸으로 구분된 기차는 철저한 계급사회가 돼 있다. 머리칸의 승객들은 호화로운 삶을 누리지만 꼬리칸의 사람들은 폭력과 굶주림을 견뎌야 한다. 커티스(크리스 에번스)는 폭동을 준비한다. 목표는 열차의 주인 윌포드(에드 해리스)가 있는 엔진칸을 차지하는 것이다. 꼬리칸의 정신적 지도자인 길리엄(존 허트)과 기차에서 자란 10대 에드가(제이미 벨), 머리칸에 아들을 빼앗긴 타냐(옥타비아 스펜서) 등이 함께 반란을 이끈다. 여기에 기차의 보안 설계를 담당한 남궁민수(송강호)와 그의 딸 요나(고아성)가 동참한다. 물론 계획이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열차의 2인자인 메이슨(틸다 스윈턴)과 그의 부하들이 앞을 가로막는다. ‘설국열차’는 프랑스 만화를 원작으로 한 SF(공상과학) 영화다. 바꿔 말하면 액션물의 쾌감이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류의 물량 공세보다는 감독의 영화적 상상력과 세계관이 더욱 중요한 영화다. 칸칸마다 보여지는 이미지의 향연은 경이롭다. 영화는 어둡고 음습한 꼬리칸에서 시작해 감옥칸과 식물칸, 교실칸을 지나 차갑고 우아한 엔진칸에 다다른다. 개별 공간의 구성은 물론 화면 톤과 촬영 방식도 모두 다르다. 그러나 여기에서 감독의 세계는 관객의 기대를 배반한다. 이미지는 놀랍지만 이야기는 다소 늘어진다. 반란의 동력이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영화적 긴장감도 떨어진다. 꼬리칸 사람들에게는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지만 어딘가 나사가 빠진 듯한 머리칸 승객들의 심리는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렵다. ‘설국열차’는 감독의 깊은 영화적 세계를 두루 보여주는 완행열차이지만 짜릿한 급행열차는 아니다. 주·조연 할 것 없이 배우들의 호연은 압도적이다. 특히 틸다 스윈턴의 연기는 그 모두의 위에서 가장 눈부시다. 125분. 8월 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트위터에 오른 평 보면 총알구멍 300개 난 듯 심신이 너덜너덜해요”

    “트위터에 오른 평 보면 총알구멍 300개 난 듯 심신이 너덜너덜해요”

    지난 22일 ‘설국열차’의 언론 시사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은 “대작이다, 글로벌 작품이다 등등 많은 수식어가 있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원작 만화를 읽고 구상을 시작했을 때부터 국내외의 엄청난 관심 속에 개봉하기까지 9년.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봉 감독은 “트위터에 평이 올라오는 걸 보니 심신이 너덜너덜하다. 온몸에 총알 구멍이 300개쯤 난 것 같지만 즐겁다”는 소감을 밝혔다. ‘설국열차’는 제목 그대로 기차 영화다. 감독은 전부터 “기차 영화의 종지부를 찍겠다”고 공언해 왔다. 원작 만화의 세계는 영화를 위해 거의 완전히 재창조됐다. 주인공 남녀가 열차의 앞칸으로 나아가는 원작과는 달리 영화는 꼬리칸의 승객들이 반란을 일으킨다는 설정을 더했다. 감독은 “과포화 상태의 뜨거운 에너지를 만들어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기차라는 공간이 주는 엄청난 흥분이 있었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갔을 때는 ‘컨테이너 영화’를 찍는 건 아닌가 덜컥 겁이 났어요. 머릿속으로는 기차가 끝내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지만 매일 세트로만 출근하려니 탄광에 탄 캐러 가는 기분도 들었고요. 공간의 단조로움이 느껴지면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의 얼굴로 빨리 다가가자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기차에 대해서는 원 없이 찍었죠.” 그의 말대로 열차는 “하나의 폐쇄된 생태계”를 보여준다.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가 있고, 슬럼가와 학교가 있다. 감독은 “열차의 모습이 우리와 의외로 비슷할 수도, 섬뜩하거나 씁쓸할 수도 있다. 우리가 사는 모습은 열차와 얼마나 같고 또 다른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엔진칸이 신비화되어 있지만 그게 영원할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기차에는 양극화된 자본주의 사회도 있고 공산주의 독재의 모습도 있어요. 시스템에서 탈출한다는 게 뭘까 많이 고민했어요. 커티스(크리스 에번스)에게는 뒤에서 앞으로 가는 게 탈출이지만 남궁민수(송강호)는 다른 차원의 비전을 가지고 있는 거죠. 혹독한 대가가 필요하고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런 걸 말하고 싶었어요.” 장면의 디테일을 워낙 꼼꼼하게 챙겨 ‘봉테일’이라는 별명을 얻은 감독답게 어느 장면 하나 공들이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는 “가장 처절하게 찍은 장면”으로 중반부의 횃불 전투 신을 꼽는다. “아무 조명 없이 실제 횃불로만 찍었어요. 암흑 같은 세트장에서 불이 확 붙으면 연기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 심장이 쿵쾅쿵쾅거리면서 이상한, 원시적인 느낌이 있었어요. 외국 스태프들은 약속된 시간이 지나면 추가로 임금을 줘야 하는데 그 장면만은 매일 밤 늦게까지 연달아 찍었죠. 메이킹 필름에서 그때의 제 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예요.” 차기작은 아직 정해 놓지 않았다. 2010년부터 작업한 ‘옥자’라는 장편과 7000만 달러 규모의 할리우드 SF 등을 놓고 고민 중이다. 그는 “언젠가는 잔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에 도전하고 싶지만 아직은 강하고 극단적인 상황에 몸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체코에서 영화를 찍을 때 영화를 그만두면 뭐할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어요.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충격이었죠. 영화를 너무 찍고 싶어서 울던 시절이 있었는데, 나이가 들었나 싶기도 하고. 정말 미친 듯이 달려왔거든요. 연출부 일하면서 다른 사람 결혼식 비디오 찍어주는 걸로 생활하고 그랬어요. 이런 생각을 좋게 승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빨리 이 상태에서 벗어나야겠죠.”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2(CGV 밤 10시) 범죄 예측 시스템이 평범해 보이는 한 소년을 지목한다. 핀치는 그를 구하려고 학교로 잠입한다. 그는 평범한 줄 알았던 소년이 천재 해커이며, 그가 형의 자살과 관련 있는 사람을 찾으려고 마약판매상으로 일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한편 카터는 FBI와 함께 리스를 포함한 네 명의 용의자를 심문하게 되는데…. ■붕어학교 303 시즌 2-폭우가 지나간 자리(FTV 밤 10시 25분)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지나가고 물고기가 새로 들어오는 때를 맞았다. 상류의 차가운 새 물의 유입으로 물 온도가 낮아지면서 세숫대야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이번 시간에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준계곡형 저수지를 선택한다. 그에 따른 포인트와 채비의 공략 포인트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제1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바둑TV 오후 4시 30분) 총 6번의 토너먼트를 통과해야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농심신라면배 대표 선발전은 프로기사 사이에 가장 힘들고 험난한 대회로 이름이 높다. 그렇게 어렵게 단 태극마크인 만큼 한국은 유독 이 대회에서 우승이 많았다. 과연 올해는 어떤 선수가 선발되어 스타덤에 오를지 바둑팬들의 눈과 귀가 쏠린다. ■2013 KPGA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J 골프 밤 11시) 32강전 진출을 위해 KPGA 대표 골퍼 강경남과 김응진이 만났다. 올 시즌 KPGA투어 ‘제1회 해피니스 광주은행 오픈’ 우승과 ‘군산 CC 오픈’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현재 KPGA 코리안투어 대상 포인트 1위와 상금 순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강경남. 하지만 그에 맞서는 상대의 승부가 예사롭지 않다. ■썬즈 오브 아나키 2(FX 밤 11시) 차량 폭발 사고로 치명상을 입은 치브스를 보고 화가 난 샘크로는 이구동성으로 복수를 다짐하지만 잭스는 머뭇거리고, 헤일과 몰래 계획을 꾸며 에단을 넘기기로 한다. 그러나 이미 클레이는 에단을 처단하기 위해 찾아나선 상태다. 한편 기독교 센터 내에 울린 총성으로 샘크로는 모두 연행될 위기에 처한다. ■빅토리어스(니켈로디언 밤 9시) 음반업계의 대부 메이슨은 공개 오디션을 통해 플래티늄 뮤직 어워즈에서 오프닝 공연을 하게 될 예비 스타를 선발한다. 토리가 뛰어난 실력으로 뽑히게 되지만 메이슨은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해야 한다며 괴상한 옷차림과 화장을 강제로 시킨다. 게다가 토리에게 고급 레스토랑에서 행패를 부리면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제안을 하기에 이른다.
  • [김문이 만난사람] 한글과 그림으로 ‘새김아트’ 개척한 현대 전각예술가 고암 정병례

    [김문이 만난사람] 한글과 그림으로 ‘새김아트’ 개척한 현대 전각예술가 고암 정병례

    영국의 극작가이자 소설가 버나드 쇼의 묘비에는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우리말 ‘새기다’는 참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가슴에 새기다’ ‘마음에 새기다’ ‘아로새기다’ 등의 뜻도 있지만 어떤 무늬나 글자, 형상을 정교하게 새긴다는 등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하여 물 위에, 달빛에, 시공을 뛰어넘어 삼라만상의 모든 유형과 무형에 새로운 생명을 얼마든 새겨 넣을 수 있다. 어떻게?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담아서다. 끝없는 상상력으로 허상과 실상을 아름답게 조화시킨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고 정(靜)에서 동(動)으로 변화시킨다. 이른바 ‘새김아트’이다. 고암 정병례(66)는 전통 전각의 틀을 깨고 ‘새김아트’라는 새로운 예술분야를 개척한 주인공이다. 전통 전각예술을 문자와 디자인을 조합해 재해석한 현대 전각예술가, ‘새김아티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 특징은 물질적인 요소와 정신적인 요소들을 포함해 포괄적인 개념으로 접근, 문자와 회화 등의 기법이라는 새로운 전각예술의 장르로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이 대중들에게 익숙한 것은 1999년 지하철 역사 게시판의 ‘풍경소리’를 비롯해 KBS 드라마 ‘왕과 비’와 ‘광개토태왕’ 등의 타이틀, MBC 방송연예대상 오프닝, 서울드라마어워즈 무대세트, 2008 베이징올림픽 타이틀 애니메이션(MBC) 등 각종 이벤트와 제품의 로고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다. 그는 35차례의 개인전과 110여 차례의 단체전을 통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꾸준히 선보여 왔으며 특히 전각과 설치미술, 애니메이션, LED 등과 결합한 독특한 기법으로 끊임없이 예술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전각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결합한 ‘아날로 디지털’로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중국과 타이완, 일본 등 우리나라보다 전각이 훨씬 발전한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대 법대, 그리고 여러 지자체에 소장돼 있으며 국내의 주요 인사는 물론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 등 여러 외국의 인사들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아울러 ‘천년의 멘토 고전을 만나다’, ‘마음새김’, ‘풍경소리’ 등 여러 권의 저서를 내는 등 글과 그림 외에도 ‘생각’을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이자 전시실인 ‘새김아트’에서 정씨를 만났다.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자 세종대왕과 한글을 형상화한 작품 ‘하늘땅사람물불바람’이 눈에 들어왔다. 가로 36㎝, 세로 80㎝, 두께 11㎝의 돌에다 깨알같은 한글을 새겨 넣었다. 상형문자나 알파벳과는 달리 한글의 글씨 획을 축약하거나 중첩시켜 미니멀하고도 모던한 이미지와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다가왔다. 바로 옆에 진열된 비슷한 크기의 작품 ‘한글 금강경’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한글과 그림을 조화한 예술적 승화 작업에 얼마나 천착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잠시 후 전시실 앞마당에 작은 탁자와 의자가 있는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탁자 위에 이상한(?)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아무리 봐도 알 수 없었다. 궁금해하자 그는 탁자 위의 그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우리 한글의 자모 가운데 ‘ㅅ’을 중앙에 놓고 그 사이로 물고기 두 마리를 새겨 넣었다”면서 설명을 이어나간다. “색즉시공과 공즉시색을 나타낸 것입니다. 둘(ㅅ, 물고기)다 물질과 정신세계이며 현재와 미래, 음과 양, 허와 실을 뜻합니다. 허에서 실이 나오고 공에서 색이 나옵니다. 또 무에서 유, 음에서 양이 나오는 것이지요. 그걸 한꺼번에 새겨 넣은 셈이지요. 이것이 바로 개념미술입니다.” 비단 ‘ㅅ’에 그치지 않는다. 그가 잠시 일어서더니 주변에 흩어진 비슷한 크기의 여러 탁자들을 가리킨다. ‘ㄷ’ ‘ㅈ’ ‘ㅊ’ 등 한글 자모를 통해 그의 개념미술은 연작시리즈처럼 이어지고 있었다. 까닭을 물었더니 “세종대왕처럼 세계에서 위대한 인물이 없다. 인문학적 소양이 너무 뛰어나다”고 대답한다. 또한 “오로지 한글만을 생각한 세종대왕을 떠올리면서 한글로 온몸을 토체화한 ‘하늘땅사람물불바람’을 완성했다”고 덧붙인다. 그러면서 한글, 그림, 조각(인물)이 합쳐진 ‘한글 새김아트’ 작품으로 세계 무대에 내보이기 위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작업에는 한류스타를 앞세우겠다며 웃는다. 때문에 요즘 적당한 한류스타들의 캐릭터를 끄집어 내느라 바쁘단다. 한글과 한류스타를 어떻게 접목시킬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가 추구하고 지향하는 ‘정고암의 새김아트’란 어떤 것일까. “암각화, 초형인, 민화 등 각각의 스토리텔링에다 단순미와 색채의 미학을 확대 재해석한 한국적 정서의 현대 종합예술”이라고 정의한다. 암각화는 원시사회의 친자연적 삶을 반영하고 있으며 순수한 자연인의 시선과 감성으로 수많은 스토리를 내포하고 있단다. 또 초형인은 동물이나 사물을 관념적 또는 추상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드는 형식이라고 설명한다. 물상뿐만 아니라 마음에 새기는 것 또한 ‘정고암 스타일’이다. 오늘은 시 한 자락, 내일은 농담, 모레는 세상에 대한 일갈을 돌 위에 올려놓는 ‘마음새김’인 것이다. “소문을 듣고 제가 하는 새김아트를 보기 위해 중국과 일본, 타이완 등의 전각 예술가들도 전시장에 왔다갔습니다. 전각을 이렇게 다양하게 확장시킬 수 있구나 하는 부분에 놀라워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 전남 나주 출신인 그는 어릴 적에 연이나 팽이를 만들고 부채에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가난 때문에 미술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일찍 공장에 취직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예술적 재능을 포기할 수 없었다. 미술 전시 구경을 가는 날이면 가슴이 마구 뛰었다. 그때마다 나중에 꼭 예술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노래솜씨가 좋아 한때 주위에서 가수를 권유받을 만큼 다재다능했다. 의류공장에 다니던 27살 때 우연히 마주친 한 인장(印章)에서 어떤 운명같은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 ‘인장은 왜 아랫면에만 새길까’라는 물음표를 던지면서 위아래, 옆면을 다 새기는 ‘3D입체’의 전각을 생각해 냈다. 이때부터 전각을 찾아나섰다. 전각에 관련된 자료를 뒤져가며 독학으로 각법을 익혀 나갔다. 원래 타고난 솜씨가 있던 터라 글씨와 그림, 조각이 어우러지는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1983년 한국전각가회장을 역임했던 정문경 선생을 만나면서 정식으로 전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아울러 먹물이나 인주로만 찍어 흑백과 빨간색 위주로 표현하던 전각에 아름다운 오방색을 입혔다. 글자뿐만 아니라 그림도 새겼고 한글의 아름다움에 점점 빠져들어 갔다. 마침내 42살 때 첫 전각전시회를 하면서 본격적인 전각예술가의 길로 들어섰다. 45살에는 대한민국미술대전과 서예대전에서 각각 우수상을 받으면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추구하기 시작한다. 전각예술의 대중화와 현대화를 시도하는 그의 예술적 행보에 대해 ‘정통이 아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해 그는 “대중을 전통예술 세계로 끌고 가려면 전통예술가도 대중성과 현대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서 “수백년 전 예술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보다는, 현대의 새 패러다임을 새겨 넣는 게 진정한 전통계승이 아니냐”고 말한다. 2011년 한양대박물관에서 열린 ‘전각예술의 현대적 변용과 활용’이라는 전시를 통해 이 같은 비판을 잠재우며 ‘새김아티스트’로 확실한 도장을 찍었다. 조선왕조 오백년 작가 신봉승씨는 “정병례 선생은 글자뿐만 아니라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그림까지 포함하는 회화성 미학으로 승화되는 정병례 특유의 세계를 확립했다”고 정씨의 저서 ‘마음새김’ 추천사를 통해 평가했다, 그는 전각을 시작하면서 스스로 3류도 아닌 5류 인생을 살았다고 말한다. 학교도 제대로 못 나온 데다가 학연이나 지연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장기적 안목으로 시작했으며 본질적으로 자존감을 찾고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어왔다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처음에는 외면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과거에는 혼자 무대를 만들고, 혼자 무대 위에서 배우가 됐으며, 혼자 관객이 됐다. 이제는 무대도 있고 관객도 있다. 앞으로는 연주만 하면 되지 않겠느냐, 그래서 한류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말했다. 선임 기자 km@seoul.co.kr ■고암 정병례는 독학으로 전각 공부·42살 첫 전시회… ‘새김 아트’ 창시자 전라남도 나주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서예와 그림 등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공장에 취직했다. 20대 중반 인장작업을 우연히 접하고 독학으로 전각 공부를 했다. 42살에 처음 전시회를 열었다. 이후 35회 개인전과 110여회 단체전에 참여했다. 최근 전시로는 광화문 세종이야기(2009년), 전각의 현대적 변용과 활용 새김아트(2011년, 한양대박물관), 한글 디자인 4인전(2011년, 토포하우스) 등이다. 주요 경력으로는 서울시립미술관 초대작가 겸 선정위원(1993년), 한국미술협회 초대작가(1996년~현재), 인천 가톨릭대 겸임교수(1998~2000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전각부분 심사위원장(2001년), 초중고 국정교과서 작품수록(2002년~현재), 새김아트 창시(2006년), 서울예술대학 시각디자인과 외래교수 역임(2008년), 한국미술저작권협회 이사(2009년~현재), 극동대학교 환경디자인과 교수(2011년~현재) 등이다. 주요 수상으로는 대한민국미술대전·대한민국서예대전 전각부문 우수상(1992년), 동아미술제특선(1993년), 전연대상전 대상(1993년), 대한민국 4대 국새공모전 인면부 우수상(2006년) 등이다.
  • “카드사 데이터와 IT의 결합 새 수익 내는 창조경제 될 것 그러려면 규제부터 풀어야”

    “카드사 데이터와 IT의 결합 새 수익 내는 창조경제 될 것 그러려면 규제부터 풀어야”

    “카드사들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정보기술(IT) 등과 접목시키면 다양한 사업을 새롭게 창출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편익을 높이면서 업계는 미래의 수익원을 갖는 것이지요. 그런 게 바로 현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카드사들이 정해진 업무만 할 수 있게 법으로 정해져 있어 신규사업 발굴이 어렵습니다.” 김근수(56) 여신금융협회장은 카드사들의 업무범위를 제한하는 족쇄를 푸는 게 당면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여신전문금융법은 카드사들이 고유업무 외에 보험 대리, 여행 알선, 통신판매만 할 수 있게 제한하고 있다”면서 “현행 ‘포지티브’(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일부만 허용하는 것) 방식의 규제를 ‘네거티브’(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일부만 금지하는 것) 방식으로 바꿀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국회와 금융당국을 설득해 내년 상반기 중 법 개정을 이끄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줄곧 ‘신뢰’를 강조했다. 소비자와 금융당국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만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워지고 새로운 사업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 대란, 고금리 논란 등을 거치면서 카드와 캐피털사의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변했습니다. 신뢰를 얻는 게 가장 우선입니다.” 김 회장은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국가브랜드위원회 사업지원단장,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차관급) 등을 지낸 뒤 지난달 5일 카드업계와 캐피털사 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여신금융협회의 수장에 올랐다. 김 회장은 업계의 신뢰 회복을 위해 대학생 등에 대한 신용 교육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밝혔다. “여신업계는 짧은 시간에 급격히 성장하느라 그동안 소비자 보호에 신경쓰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앞으로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금리도 낮추도록 회원사들을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사들은 2009년 평균 19.2%였던 카드론 금리를 15.5%로, 25.9%였던 현금서비스 금리를 22.8%로 내렸지만 여전히 고금리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는 “카드사 사장들도 금리가 높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다만 시장 상황이 어려운 만큼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 자율적으로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올해를 신기술금융 발전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비쳤다. “벤처캐피털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면 창조경제의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도울 것입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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