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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육아 등 파워블로거들 행자부 장관과 ‘생생 토크’

    “행정자치부에서 관리하는 공공 아이핀(I-PIN)이 안전한지 걱정이 됩니다. 확실히 조치해 주세요.”, “현장 전문가들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11일 경기 시흥시 신천동 주민센터에서 정보기술(IT), 육아, 여행, 생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블로거 16명을 만났다. ‘파워블로거와 함께하는 생생 정책토크’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 행사에서 정 장관은 블로거들한테서 행자부 주요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아이핀, 육아문제, 전자정부 등 불합리한 제도 탓에 겪은 불편이나 행자부에 바라는 점 등 다양한 주제가 도마에 올랐다. 정 장관은 “매일 창신(創新)을 실천하고 지식을 나누는 창조적인 파워블로거들이 생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목소리는 시끄러운 게 아니다. 블로거들을 보면서 권력의 원천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밝혔다. 정책토크에 앞서 이날 참여자들은 ‘정부3.0 민관협치 우수사례’로 선정된 바 있는 은행동 모랫골 마을재생 현장을 방문해 계획 단계부터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노후한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지역 공동체 회복에 앞장서는 모습을 둘러봤다. 이번 생생 정책토크가 열린 시흥시 신천동은 대야동과 묶여 ‘대동’(大洞)을 시범 실시하는 지역이다. 대동은 시로부터 일정 권한을 넘겨받아 복지·안전 행정서비스를 수행하는 새로운 유형의 일선 행정기관으로, 올해 시범 도입됐다. 주민 입장에서는 시청까지 방문해야 하는 민원 업무가 줄어들어 더 편리해진다고 행자부는 설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예비 창작자, 창작의 거인을 만나다

    예비 창작자, 창작의 거인을 만나다

    “음악 프로듀싱을 하다보니 작곡가, 작사가, 가수 등 여러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중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요. 노하우가 있을까요?” “좀 예민한 질문이네요. 예술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독재를 해요.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나올 때까지 사람들을 밀어붙이곤 하죠.”(방시혁)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열린 ‘그레이트 멘토 프로그램’에서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와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조언을 건네야 할 멘토로서 민감한 질문에도 답을 뭉뚱그리지 않았다. 음악 관련 작업에 열중하는 예비 창작자 16명이 현장에 직접 참석했고, 콘텐츠코리아랩 그룹 수강생 20명, 동아방송예술대 학생 20명 등 40여명이 쌍방향 화상으로 맞춤 강의를 들었다. 어떤 이들은 채 빛을 보지 못했을 뿐 스스로 넘치는 재능이라고 자부했지만 쉬 검증되지 못했다. 또 어떤 이들은 걷고자 하는 길이 맞는지 확신하기가 쉽지 않았다. 갈증의 일단이 풀렸다. 멘토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오아시스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CJ는 지난달 11일 문화창조융합센터를 만들었다. 예비 창작자들의 아이디어를 문화콘텐츠로 기획하고, 이를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로 육성하는 전진기지로 삼고자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개소식에 참가할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민관이 합동으로 문화산업 분야의 창작부터 산업화, 유통까지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다분히 막연할 수도 있는 센터의 구체적인 모습이 이날 첫선을 보인 것이다. 안 대표는 “음악과 아티스트 제작은 한국의 시스템으로 하되 아티스트는 현지 사람으로 구성하는 식의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아티스트뿐 아니라 기획자, 제작자, 사업자의 해외 진출도 필요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방 대표의 지적은 더욱 몸에 와 닿는다. 그는 “이 자리에 작곡가, 작사가 등 창작자들이 많이 왔기 때문에 저 역시 창작자 입장에서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문을 연 뒤 “1990년대 음반 산업이 붕괴되고, 음악이 갖고 있는 가치가 전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붕괴된 음악 시장의 대안으로 아이돌 산업이 떴지만, 그보다 더 주목해야 할 콘텐츠 성공의 요소는 바로 스토리텔링”이라면서 “문제는 시장이 스토리텔링을 원할 때 창작자는 어떻게 나의 곡, 나의 가사의 가치를 증명해낼 수 있는가에 있다”고 후배 창작자들에게 화두를 던졌다. ‘그레이트 멘토 프로그램’은 앞으로 월 2회 개최하며, 센터는 다음달부터 제작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공모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열정과 자부심으로 만드는 수제 구두 장인들

    열정과 자부심으로 만드는 수제 구두 장인들

    서울 성수동에 있는 여성 수제화 공장. 봄을 앞둔 이곳 공장의 하루는 바쁘게 돌아간다. 일하고 있는 이들의 경력을 합치면 무려 1800년이 될 정도로 오랜 경력을 가진 장인 45명이 모여 있다. 하루 12시간이 넘도록 일해야 한다. 같은 동작을 수십 년째 반복하면서 이들의 손목, 팔꿈치, 어깨에는 만성 통증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구두 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자신들이 만든 신발을 신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기쁨의 망치질을 이어 간다는 이들. 11일 밤 10시 45분에 방송되는 EBS 1TV ‘극한직업’에서는 장인들의 열정과 자부심이 만들어 내는 구두 제작 현장을 찾아가 본다. 이 장인들은 중국산 저가 구두와 대량생산 기성화, 값비싼 수입 명품 구두의 홍수 속에서 수작업을 고수한다. 수제 구두는 한 켤레를 완성하는 데 평균 7일이 소요될 정도로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 가죽 원단을 자르고, 밑창 틀을 만들고, 가죽으로 형태를 만들어 꿰매고, 망치를 두드리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기술자들은 하나같이 굳은살이 박이고 거친 손을 가졌지만, 그들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구두는 그야말로 예술 작품에 가깝다. 경력 55년의 장인이 있는 한 공장에서는 남성 구두를 만든다. 남성화는 여성화에 비해 크기도 크고 무게도 무거울 뿐만 아니라 가죽도 두꺼워서 제작하는 데 힘든 점이 많다. 튼튼하고 아름다운 구두를 만들기 위해 한땀 한땀 바느질을 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기법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디자인을 창조해 낸다. 무두질한 가죽처럼 단련된 손으로 쉼 없이 정직하게 구두를 만드는 이들의 하루를 소개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인사]

    ■기획재정부 ◇서기관 승진△감사담당관실 황병기△조세정책과 조용래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 김용래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사업과장 하헌제 ■고용노동부 ◇일반직 고위공무원 승진△고용서비스정책관 권기섭◇과장급 전보△창조행정담당관 송민선△개발협력지원팀장 정해영△고용정책총괄과장 김덕호△고용서비스정책과장 송홍석△인적자원개발과장 김규석△산업안전과장 황종철△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 이덕희△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장 김홍섭△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산지청장 이훈원△대전지방고용노동청 충주지청장 최정회 ■국가보훈처 △대변인 장재욱△창조행정담당관 임종배△복지정책과장 하유성△춘천보훈지청장 서인자△울산보훈지청장 주영원△국립산청호국원장 안덕찬△홍성보훈지청장 정현종△안동보훈지청장 최광윤△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장 최정길 ■국세청 △서울지방국세청 운영지원과장 최영준△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 조사2과장 김성환△금천세무서장 김명종△중부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2과장 정대만◇초임세무서장△원주세무서장 박종태△속초세무서장 안형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승진△한국교육신문사 복지관리본부장(경영지원국장 겸임) 이서구◇전보 <사무국>△정치활동 겸 국회언론 특보 강병구△정치활동 겸 사회협력 특보 김항원△홍보기획 및 국제협력 특보 정동섭△대변인(편집기획 및 조직홍보 특보 겸임) 김동석△조직본부장 박충서△정책본부장 김무성△세종본부장(정책협력 및 편집지원 특보 겸임) 이낙진△기획조정실장(국제국장 겸임) 박우식△정보화전략실장(홍보실장 겸임) 손중호△교권강화국장 신현욱△교권지원국장 이헌구△조직강화국장(대외협력국장 겸임) 김재철△조직지원국장 박병길△정책기획국장 문권국△정책교섭국장 이재곤<종합교육연수원>△원장 이종각<한국교육정책연구소>△사무국장 하석진<한국교육신문사>△편집출판본부장(방송출판국장 겸임) 권영백△편집국장 조성철△교원복지국장 신정기<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사무총장 박찬규△운영본부장 이선영△조직국장 문경구△기획국장 신형수 ■CNB미디어 ◇CNB뉴스△이사·편집국장 김경훈△사업본부장 이회창◇주간 CNB저널△이사·편집국장 최영태△경제부장 이진우◇월간 공간(SPACE)△편집위원 이용우 김광현 김선정 김찬중 한은주△편집장 박성진 ■아주캐피탈 ◇부문장△재무채권 김승동△오토금융 김원민◇본부장△커머셜금융 이도용△채권 문병기◇총괄임원△감사본부 내부감사 최용배
  • 비무장지대 국토 정보 2019년부터 위성 관측

    2019년부터 국토 관측 전용 위성이 운용된다. 이 위성에는 해상도 흑백 0.5m급, 컬러 2.0m급 광학카메라가 탑재돼 정밀한 국토 정보 수집이 가능해진다. 0.5m급은 가로 0.5m 세로 0.5m인 사물이나 문자를 해독할 수 있는 수준의 해상도다.<서울신문 2014년 7월 26일자 5면>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5년 국가공간정보정책 시행계획’을 국가공간정보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와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의 핵심은 ‘차세대중형위성 탑재체’ 개발이다. 탑재체에는 2018년까지 우리 기술로 만든 흑백 0.5m급, 컬러 2.0m급 정밀지상관측용 고해상도 광학 카메라가 설치된다. 국토 관측 위성으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분석, 가공하면 한반도 국토 현황을 촘촘하게 관찰할 수 있고, 다양한 고부가가치 정보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사람의 접근이 어렵거나 넓게 분포된 지역의 국토 정보를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반도 비무장지대 생태계 관찰, 항공 촬영에 제약이 따르는 북한 지역의 국토 변화 모니터링도 가능해져 통일정책 수립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전북도, 탄소산업 해외시장 본격적으로 개척한다

    전북도의 탄소산업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직접 나섰다. 송 지사는 15일까지 ‘JEC 2015 전시회’ 참석 등 탄소산업 해외시장을 넓히기 위해 프랑스, 독일 2개국을 방문한다. JEC 2015 전시회는 프랑스 복합소재 연합기업인 JEC그룹이 주관하는 탄소 산업 박람회로 송 지사는 10일 한국관에 방문한다. 한국관은 올해 국내 최초로 전북이 개관했다. 이곳에는 도내기업과 연구기관 9곳이 생산한 제품 30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어 송 지사는 11일부터 13일까지 화학·정유 기업인 바스프(BASF)와 MAI, CFK 탄소밸리를 방문해 탄소복합재 관련 선진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글로벌 연구네트워크를 확대해 탄소산업 정책 수립의 초석을 다질 계획이다. 앞서 효성 전주공장은 국내 최초(세계에서 3번째)로 탄소섬유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또 탄소산업은 산업부가 선정하는 ‘13대 산업엔진 프로젝트’로 선정돼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전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이 센터가 탄소산업의 대도약을 이루는 연결고리가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도 관계자는 “전주 친환경첨단복합 산업단지에 2020년까지 2280억원을 들여 탄소특화 국가산업단지를 만들 계획”이라면서 “대내외적인 지원에 힘입어 그동안 다져놓은 기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 바늘구멍에 서있는 세계 최소형 ‘조각상’ 화제

    바늘구멍에 서있는 세계 최소형 ‘조각상’ 화제

    잘 보이지도 않는 바늘구멍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세계 초소형 조각상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최근 영국언론 데일리메일은 사람 머리카락 굵기보다도 작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초소형 조각상을 소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예술인지 과학인지 모를 그 경계선에 서있는 이 작품은 영국의 아티스트 존티 허위츠(45)가 제작한 것이다. 사진으로 공개된 이 작품은 누드의 한 여성이 포즈를 취한 모습이지만 바늘구멍과 비교되는 그 작은 크기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사람의 머리카락 굵기가 50~70 미크론(㎛·1/1000 mm)인 점을 감안하면 이 조각상이 얼마나 작은지 추측할 수 있다. 허위츠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작품" 이라면서 "너무 작아 현미경을 통해 사진을 촬영했지만 사진작가의 '손가락 충격'으로 작품이 부서졌다"고 밝혔다. 관심은 역시 이 작품을 어떻게 만들었냐는 것이다. 먼저 허위츠는 모델이 되는 여성을 스튜디오 안에 세워놓고 200대의 카메라로 몸 전체를 캡쳐했다. 이렇게 얻어진 데이터를 3D 프린팅과 다광자 석화술(Multiphoton Lithography)이라는 기술을 적용해 특별한 조각상을 '한땀 한땀' 찍어낸 것. 허위츠는 "이 조각상은 '나노 페인팅'이라는 기술을 통해 제작된 것" 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예술과 양자물리학의 결합으로 수시간에 걸쳐 한 픽셀 한 픽셀씩 창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나노 아트'를 통해 세상을 있는 그대로 초소형 사이즈로 만들어낼 것" 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실적·장비 구매 허위로… 정보통신 지원예산 ‘눈먼 돈’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진흥사업 예산을 빼돌리는 사례가 수두룩한데도 사후관리는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5월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등을 감사한 결과 부당 사례 41건을 적발해 67건의 감사 결과를 시행했다고 9일 밝혔다. 모 소프트웨어 업체 대표 A씨는 2013년 NIPA와 ‘융합 소프트웨어 상용화 프로젝트’ 연구협약을 맺고 2억 7000만원을 지원받은 뒤 구입하지도 않은 장비를 산 것처럼 보고서를 제출했다. 과제 책임자인 같은 업체의 상무 B씨는 연구 성과가 없자 본인의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해 연구 결과로 제출하기도 했다. NIPA는 현장 감독이나 최종보고서도 확인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A씨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NIPA 관련자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또 NIPA 산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는 2011년부터 374억원의 정부출연금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협약을 맺고 ‘비욘드 스마트TV 기술개발’을 추진했으나, ETRI의 과제 책임자인 C씨가 협약과 무관한 특허 31건을 해당 과제의 성과인 것처럼 꾸며 허위로 결과를 제출했는데도 이를 그대로 인정했다. 미래부는 C씨의 연구 성과를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하기까지 했다. 아울러 정보화진흥원(NIA) 직원 D씨, E씨는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를 통해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는 식으로 NIPA가 감독하는 업체들로부터 8억 4000만여원을 챙긴 뒤 이를 지인들과 나눠 가졌다. D씨는 한 업체 사장으로부터 쇼핑백에 담은 현금 7000만원을 룸살롱에서 전달받기도 했다. 감사원은 두 직원의 파면을 요구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오페라는 마법의 예술…사실주의 당치도 않아

    오페라는 마법의 예술…사실주의 당치도 않아

    “오페라는 음악으로 연출되는 마법의 예술이다. 음악을 통해 역사가 새롭게 형상화되고 역사의 다양한 면들이 생동감 있게 되살아난다.” 창조와 파격의 이탈리아 연출가 스테파노 포다의 마법이 시작된다. 국립오페라단이 오는 12~1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를 통해서다. 구세계와 신세계가 교차되는 문화 격변의 역사적 상황이 음악을 통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움베르토 조르다노의 명작 ‘안드레아 셰니에’는 오페라 역사상 가장 독특한 작품 가운데 하나다. 18세기 후반 유럽의 시민혁명을 배경으로 깔거나 분위기만 전하는 오페라들과 달리 직접적으로 혁명을 다루기 때문이다. 프랑스 대혁명기의 역사적 상황을 다큐멘터리처럼 세세하게 보여준다. 프랑스 대혁명기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투쟁하다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 시인 앙드레 셰니에(1762~1794)가 주인공이다. 혁명에 가담했지만 강경파들에 의해 제거되는 시인의 생애에 백작의 딸 맏달레나와의 비극적인 사랑을 가미했다. 웅장하고 강렬하면서도 유려한 선율의 음악에 탄탄한 스토리가 더해져 감동을 더한다. 포다는 이 작품이 ‘베리스모’(사실주의) 오페라의 수작으로 꼽히는 데 반발한다. 그는 “사실주의는 정보를 나열하는 것일 뿐”이라며 “전통 오페라들이 이 오페라를 사실주의 오페라라고 낙인찍은 건 음악의 힘과 오페라의 마법을 간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인 자체보다는 시인이 극중에서 상징하는 의미에 주목해 달라고 했다. “옛것과 새로운 것의 충돌이 핵심이다. 셰니에는 시대를 앞서간 인물인 동시에 낡은 세계에도 신세계에도 그 어떤 세계에도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하는 예술가의 영혼을 상징한다.” 무대 곳곳에도 상징적인 조형물이 배치된다. 과장된 샹들리에는 프랑스 혁명 전 귀족들의 사치와 향락을, 거대한 거미상은 혁명 이후 척박한 상황을 암시한다. 포다는 연출뿐 아니라 무대, 조명, 의상, 안무까지 오페라의 모든 걸 직접 진두지휘하는 걸로 유명하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눈을 감으면 모든 게 다 그려진다. 한 사람에 의해 모든 게 탄생하면 작품의 전체적인 통일성을 이룰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다.” 첫 방문인 한국에서도 프랑스 대혁명과 같은 급변의 역사를 체감했다고 했다. “연습이 없는 날 서울의 창덕궁을 찾았다. 조선왕조의 옛 모습이 시간이 멈춘 듯 그대로 존재했다. 그런데 밖에 나오니 현대적인 도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 대비되는 모습에서 한국도 조선왕조에서 갑자기 역사가 바뀌었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테너 박성규·윤병길이 안드레아 셰니에, 소프라노 고현아·김라희가 셰니에의 연인 맏달레나 역을 맡았다. 세계 유수의 오페라극장에서 다수의 작품을 공연한 이탈리아 출신 다니엘레 칼레가리가 지휘한다. 포다는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장면을 무대에 올리겠다”며 “작품을 보면서 시적이고 깊이 있는 사유를 하고, 한층 넓고 깊은 차원에서 음악이 지닌 고유의 의식과 힘도 경험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인간과 건물의 조화’라는 신념으로 건물 짓는 ‘코리아에이아이 건축’

    ‘인간과 건물의 조화’라는 신념으로 건물 짓는 ‘코리아에이아이 건축’

    ”저희는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겸비한 단순한 ‘건물’이 아닌 사람들이 그 안에 숨쉬고 살아가는 ‘공간’임을 감안하면서 작업을 진행해요. 순간의 유행으로 그려내는 건축이 아니라 오래오래 두고 볼 수 있는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건축 철학입니다.” 코리아에이아이(㈜KoRea A.I, www.koreaai.co.kr)가 현재 종합건축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박경훈 대표가 지닌 ‘인간과 건물의 조화로움’이라는 신념 때문이었다. 처음 시작했을 때의 그 마음가짐과 함께 창조적이고 유연한 사고와 고객의 개성을 존중하는 건설문화 창조를 목표로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는 것이다. 박경훈 대표는 말한다. “수많은 건물의 건축과 증축, 리모델링, 인테리어의 경험을 쌓아오면서 건축물의 가치와 역할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그 어떤 건물도 보여지기 위해 지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건축물은 그 공간에서 숨을 쉬고 그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가는 인간과의 조화 속에서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신념을 근본으로 코리아에이아이 건축은 대표적으로 성당, 교회, 종교건축 전문기업으로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냈다. 대전 생수교회, 청주 크리스찬 하우스, 봉산동 성당, 아산 풍기동 성당, 부창동 성당, 대전 성모병원 성당, 예산 여사울성지 등 그 사례도 다양하다. 모두 코리아에이아이 건축 만의 특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경제적 비용으로 건축설계와 시공을 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1990년 창사이래 ‘코리아건축 인테리어 종합건설’ ‘KAI 건축설계사무소’ ‘보타니카’의 세 회사를 유기적으로 운영, 프로젝트 기획부터 설계, 감리, 시공, 운영, 유지는 물론, 인테리어, 디스플레이까지 총괄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스페인, 미국 등과의 해외무역을 통한 차별화된 시스템은 원가절감을 이뤄낸다. 코리아에이아이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학교건축에도 이러한 시스템을 적용해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고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건축물을 지어 호평을 받고 있다. 그 예로 대전성모초등학교가 과거 SBS ‘신동엽의 호텔 같은 학교 있다 없다’에 소개돼 기존의 고정관념을 뒤집는 건축물로 선정된 바 있다. 박 대표는 “우리 코리아에이아이 건축은 종교건축과 학교건축은 물론, 병원, 펜션 건축 전문 기업으로, 전문적인 지식과 시공능력을 풍부히 갖추고 있는 전문가들이 건축물의 성격에 맞는 공간을 만들어 내기 위해 직원들과 항상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라며 “앞으로 사람들이 더욱 생활하기 편하고 가고 싶은 공간을 창조해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방산비리 현역군인 80% 풀어준 軍… 민간인은 0%

    군사법원이 방위산업 비리와 관련해 구속된 현역 군인을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줄줄이 풀어주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방산 비리를 중대 범죄로 규정, 엄벌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에 역주행하는 모양새다. 9일 법조계와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지난해 11월 출범 뒤 최근까지 구속됐던 현역 군인 5명 중 4명이 군사법원 결정을 통해 풀려난 상태다. 통영함·소해함 납품 비리에 연루된 방위사업청 소속 해군 대령 1명과 중령 1명은 올해 초 보석으로 석방됐다. 거짓 평가서로 불량 방탄복이 납품되도록 한 육군 중령은 지난달 17일 구속적부심으로, 야전상의 납품 특혜 혐의를 받고 있는 방사청 소속 육군 대령은 지난 6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현재 구속 상태는 불량 방탄복 비리에 얽힌 육군 대령 1명뿐이다. 그런데 석방된 일부 군인은 구속 수사 당시의 진술을 번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 결정이 수사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합수단은 보석 심사, 구속적부심에서 강력하게 반대 의견을 개진했지만 군사법원은 석방 사유조차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적용한 법 조항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방산 비리로 구속된 예비역 군인과 업체 관계자 등 민간인 신분 18명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들 중 보석이나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난 사람은 현재까지 단 한 명도 없다. 일반 법원과 견줘도 이번 군사법원의 석방 비율은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전국 법원의 보석 허가율은 39.8%, 구속적부심 석방명령률은 20.7%에 그쳤다. 한 검사는 “구속 피의자 석방은 건강 문제나 수사 마무리 단계 등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뤄지곤 한다”면서 “군 비리와 관련돼 있다면 엄격히 심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창조의 박상혁 변호사는 “군납 비리는 조직적인 은폐를 통한 범행일 가능성이 큰데도 이런 식으로 쉽게 풀어주는 것은 군사법원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군 기밀과 관련한 일부 사건만 군사법원에서 다루는 등 현행 체제를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합수단은 통영함 탑재장비의 시험평가서를 조작한 혐의로 예비역 해군 소장 임모(56)씨를 구속했다. 임씨는 해군본부 전력분석시험평가단장(준장)으로 근무하던 2009년 통영함에 장착할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의 시험평가결과서를 허위로 작성해 특정 납품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18년만에 드러난 ‘미켈란젤로 문서’ 도난사건

    로마 교황청이 도난당한 미켈란젤로의 문서 2건의 반환 대가로 10만 유로(약 1억 2000여만원)를 요구받았지만 거절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교황청은 18년 전 발생한 문서 도난 사실을 공개하지 않다가 괴한의 제안을 계기로 언론에 공개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1997년 바티칸 문서고에서 미켈란젤로와 관련된 해당 문서들이 없어졌지만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을 바티칸 전직 직원이라고 소개한 괴한으로부터 금품 요구 전화를 받은 성 베드로 성당 소속 추기경은 도난품이란 이유로 금품 제공 및 협상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문서 2건 중 하나는 미켈란젤로가 친필로 쓴 편지이고, 다른 문서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르네상스 시기 피에타상과 다비드상,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 천장화 등 수많은 걸작을 남긴 미켈란젤로는 주로 조수들에게 받아쓰게 해 문서를 만든 뒤 사인만 했기 때문에 그가 직접 전문을 쓴 편지의 가치는 매우 높다고 교황청은 설명했다. 교황청 경찰과 이탈리아 경찰은 협박범을 찾기 위해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전북도, 내년 예산 확보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뛴다

    심보균 전북도 행정부지사와 이형규 전북도 정무부지사가 내년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10일부터 12일까지 각 정부 부처를 돌며 국가예산 대상 사업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호남고속철도에 이어 88고속도로, 혁신도시 건설 등 도 내 대형 SOC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매년 1조원대 규모의 예산이 줄고 있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행보다. 심 부지사는 10일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시작으로 예산실 주요 국장과 과장을 만날 예정이다. 이후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새만금 개발청 등을 방문해 진행 중인 도 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가 통과될 수 있게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현재 예비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도 사업은 새만금 수목원 조성, 식생활 교육문화 연구센터 건립, 새만금 간척사 박물관 건립 등 3개 사업이다. 이어 12일에는 이 부지사가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국무조정실을 돌며 메가탄소밸리 기반 구축 사업과 전북연구개발 특구관련 사업의 예산책정을 설득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 각 부처는 4월 중 예산편성 작업을 시작한다. 이에 도는 예산편성 전인 3월 한 달 동안 국가예산 대상 사업을 각 부처에 집중적으로 설명할 방침이다. 또 4~5월에는 도, 시·군, 국회와 공조해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아울러 부처 예산 편성이 마무리되는 5월 말에는 장·차관을 방문해 긴밀하게 협조할 계획이다.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 [글로벌 시대] 그리스와 유럽의 고민, 지정학적 함의/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전 주그리스·태국 대사

    [글로벌 시대] 그리스와 유럽의 고민, 지정학적 함의/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전 주그리스·태국 대사

    약 5년 전 유럽 경제의 근간을 흔들어 놓은 그리스는 부활할 수 있을까? 유로존 국가그룹, 특히 독일은 왜 그리스 국민들의 들끓는 원망을 사면서까지 구제금융의 까다로운 조건을 고수하고 있을까? 그리스만이 갖고 있는 지정학적 가치가 유럽 하늘의 어두운 먹구름 경제에 가려져 있지는 않은지? 현 구제금융 조건하에 그리스가 자력으로 경제 활력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독일 주도의 유로존으로서도 원칙대로 밀어붙이기에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및 지정학적 위험 등 부작용이 수반될 우려가 커 보인다. 문제의 핵심은 독일 국내적으로 납세자들의 반발을 무마하고 그리스로서는 떼법이 통한다는 일각의 인식을 불식시켜 채권단의 유연성을 이끌어 내는 데 있다. 구제금융 5년 그리스 경제의 성적표는 이렇게 초라하다. 국가부채 3150억 유로로 국민총생산(GDP)의 175%, 경제 규모 25% 감축, 실업률 25%, 청년 실업률 50%. 그리스인들의 낙천적 얼굴에 어느새 어두운 주름살이 짙게 드리운 저간의 사정을 설명해 주기에 충분한 수치다. 그리스 유권자들은 채권단에 휘둘리기만 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여온 주류 정당을 배격하고 그리스 국민의 이익을 위해 채권단에게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공약을 내건 신생 좌파 정당 시리자에 올해 1·25 선거에서 몰표를 던져 주었다. 민주주의 종주국의 전통적 정치 방정식이 헝클어지는 순간이었다. 2010년 시작된 그리스 구제금융 드라마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신정부는 유로존 18개국과 피 말리는 협상을 벌인 결과, 일단 현 구제금융을 4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 기간 중에 채권단과 험준한 산을 넘고 넘는 본 협상을 벌여야 한다. 당장 국민들이 겪고 있는 가혹한 긴축 정책의 여파를 완화하고 경제의 자생력을 회복할 수 있는 개혁 조치를 제시하고 이와 연동된 새로운 구제금융 패키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 단체임금교섭권 재도입 및 민영화 중단 등 반개혁적, 대중영합적 정책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어야 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동일률’ 논리를 설파했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똑같은 다른 존재를 갖지 않으며 모든 존재는 나름대로 존재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한 국가의 문제는 다른 국가들의 문제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2010년 유로화 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해당국들은 투자자들에게 자국은 다르다며 이 영원한 진리를 필사적으로 환기시켰다. 그러나 이후 유럽 국채시장은 이 진리와 반대로 움직였다. 소위 감염효과가 빠른 속도로 취약국가들을 차례로 강타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사태는 경제 군소국이 유로존 단일통화 체제 전체를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우리는 상호의존도가 갈수록 깊어가는 글로벌 경제에서 한 국가의 방만한 재정 일탈이 자신은 물론 공동체 전체의 이익에 얼마나 심각한 해악을 끼칠 수 있는지를 그리스의 예에서 봐 왔다. 그리스와 같이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나라의 구제금융 이행 문제를 다룰 때 경제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면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결과를 자초할 수 있다. 유럽이 우크라이나에서 범한 과오를 그리스에서 반복하지 않도록 서방권 전체의 전략적 이해관계까지 감안해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대 아테네 도시국가 지도자 페리클레스가 전 세계의 이념적 등불 역할을 한 것처럼 그리스가 다시 한번 불패의 신화를 창조하여 전 세계에 신선한 감동을 던져 주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 우주의 ’일체무상’(一切無常)...경험해보실래요?

    우주의 ’일체무상’(一切無常)...경험해보실래요?

    -우주에는 '제자리'가 없다 책상 앞에 앉아 있을 때, 우리는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정지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것은 착각이다. 그 자리에 앉은 채 당신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적어도 1초에 400m는 공간이동을 당하고 있는 중이다. 그것은 지구의 자전 운동 때문이다. 지구가 24시간에 한 바퀴 도니까, 지구 둘레 4만km를 달리는 셈이다. 적도지방에 사는 사람이라면 1초에 500m씩 이동당하고, 북위 38도쯤에 사는 사람은 초속 400m로 이동당하는 것이다. 이는 음속을 넘는 수치로, 시속 1,500km에 달하는 맹렬한 속도이다. 항공기 속도의 두 배니까, 자동차로 이렇게 달린다면 날개 없이 공중 부양을 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2단계로, 지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을 싣고 태양 둘레를 쉼없이 달리고 있는 중이다. 태양까지의 거리가 1억 5천만km니까, 반지름이 1억 5천만km인 원둘레를 1년에 한 바퀴 도는 셈인데, 이것이 무려 초속 30km의 속도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못 느낄까? 우리가 지구라는 우주선을 타고 같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 위를 고요히 달리는 배 안에서는 배의 움직임을 알 수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것을 갈릴레오의 상대성 원리라고 한다. 3단계가 또 있다. 우리 태양계 자체가 은하 중심을 초점으로 하여 돌고 있다. 시속 70만km라니까, 초속으로 따지면 약 200km다(아래 영상에서는 시속 70,000km로 나와 있는데, 틀린 것임). 이처럼 맹렬한 속도로 달리더라도 은하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2억 3천만 년이나 된다. 이는 곧, 광대한 태양계란 것도 은하에 비한다면 망망대해 속의 물방울 하나라는 얘기다. 하긴 은하라는 것도 이 대우주의 크기에 비한다면 역시 조약돌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천문학자는 신이 인간만을 위해 이 우주를 창조했다면 공간을 너무 낭비한 것이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태양이 은하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1은하년이라 한다. 태양의 은하년 나이는 20살쯤 된다. 앞으로 그만큼 더 나이를 먹으면 태양도 생을 마감하게 된다. 적색거성으로 태양계 모든 행성들과 함께 종말을 맞게 될 것이다. 어쨌든 이 정도만 해도 멀미가 날 것 같은데, 이게 아직 끝이 아니다. 우리은하 역시 맹렬한 속도로 우주공간을 주파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은하는 안드로메다 은하, 마젤란 은하 등, 약 20여 개의 은하들로 이루어져 있는 국부 은하군에 속해 있다. 지금 이 국부 은하군 전체가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력에 이끌려 바다뱀자리 쪽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그 속도가 무려 초속 600km나 된다. 마지막 결정적으로, 우주 공간 자체가 지금 이 순간에도 빛의 속도로 무한팽창을 계속해가고 있으며, 수많은 별들이 탄생과 죽음의 윤회를 거듭하고 있다. 광막한 우주공간을 수천억 은하들이 비산하고, 그 무수한 은하들 중에 한 모래알인 우리은하 속 태양계의 지구 행성 위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실제 상황이다. 따지고 보면, 이 우주 속에서 원자 알갱이 하나도 잠시 제자리에 머무는 놈이 없는 셈이다. 이처럼 삼라만상의 모든 것들이 무서운 속도로 쉼없이 움직이는 것이 이 대우주의 속성이다. 이를 일컬어 '일체무상(一切無常)'이라 한다. 당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의 '일체무상' 속에 몸을 담그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소설이나 공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이 정도면 어질어질하신가? 하지만 우주는 너무나 조화로워, 우리는 이 모든 격렬한 움직임에서 보호받으며 이렇게 평온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주는 이토록 위대하며, 신비를 넘어 감동이다. 만약 당신이 시인의 마음으로 이 우주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주 속에 태어나서 본전은 뽑은 셈이 아닐까? (동영상 보기 http://youtu.be/0jHsq36_NTU)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씨줄날줄] 창조경제와 말산업/김성수 논설위원

    켄터키 더비(derby)는 미국 중동부의 시골도시인 루이빌에서 매년 5월 첫째주 토요일에 열린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경마 대회다. 1875년에 처음 시작됐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 때도 거르지 않고 열렸다. 약 2분 만에 경주는 끝나지만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미국에선 미식축구 슈퍼볼, 월드시리즈, 미국프로농구(NBA) 결승전에 못지않은 인기를 끈다. 방송중계료, 관광객 유치 등 이 대회 하나가 켄터키주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만 2300억원이 넘는다. 켄터키주가 말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세 살짜리 경주마 대회인 ‘더비’의 원조는 영국이다. 더비를 말산업으로 발전시켜 상업화한 것은 미국이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말산업 선진국이다. 920만 마리의 말을 기른다. 말산업으로 생겨나는 일자리만 140만개다. 경제기여효과는 무려 117조원이다. 올해 우리나라 예산(376조원)의 3분의1에 달한다. 말산업은 크게 경마와 승마로 나뉜다. 우리나라의 말산업은 걸음마 단계다. 1800여 농가에서 3만여 마리의 말을 기르는 정도다. 하지만 국내 말산업은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창조경제와 가장 맞아떨어지는 블루오션 분야다. 1차산업(말사육), 2차산업(말장구류 제조), 3차산업(경마등 서비스)의 특성을 모두 갖춘 6차산업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구제역으로 어려움에 처한 국내 축산농가가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다. 정부가 2012년부터 말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점들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국내 말산업이 발전하려면 승마와 경마의 균형발전이 우선돼야 한다. 경마와 승마가 8대2 구조로 돼 있는데 전체 파이가 커지면서 5대5 비율로 고르게 성장해야 한다. 승마산업은 대중화가 시급하다. 국내 승마인구는 4만 5000명이다. 골프인구(529만명)의 1%에도 못 미친다. 귀족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다. 시간당 평균 6만~8만원인 승마장 이용료부터 낮춰야 한다. 그래야 서민들도 쉽게 승마를 접할 수 있다. 경마는 사행산업과 레저·오락이라는 측면을 모두 지녔다. 경마로 벌어들인 돈은 승마산업 발전의 마중물이 된다. 경마가 발전해야 승마산업도 커진다. 최근 경마는 위기다. 경주 수는 늘었지만 입장객이 줄었다. 매출도 2년 전부터 감소세다. ‘도박’이라는 부정적인 인식도 여전히 강하다. 용산장외발매소에 대한 반대가 극심한 이유다. 사행산업통합 감독위원회가 추진하는 전자카드제가 시행되면 경마산업 자체가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손가락 정보를 통해 경마고객의 개인 정보를 관리하는 전자카드제가 도입되면 경마매출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말산업에는 축산농가의 생계가 걸려 있다. 대표적인 융·복합 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섣부른 규제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김성수 논설위원 sskim@seoul.co.kr
  • [아하! 우주] 당신은 지금 ‘초속 600km’로 우주를 달리고 있습니다

    [아하! 우주] 당신은 지금 ‘초속 600km’로 우주를 달리고 있습니다

    -우주에는 '제자리'가 없다 책상 앞에 앉아 있을 때, 우리는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정지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것은 착각이다. 그 자리에 앉은 채 당신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적어도 1초에 400m는 공간이동을 당하고 있는 중이다. 그것은 지구의 자전 운동 때문이다. 지구가 24시간에 한 바퀴 도니까, 지구 둘레 4만km를 달리는 셈이다. 적도지방에 사는 사람이라면 1초에 500m씩 이동당하고, 북위 38도쯤에 사는 사람은 초속 400m로 이동당하는 것이다. 이는 음속을 넘는 수치로, 시속 1,500km에 달하는 맹렬한 속도이다. 항공기 속도의 두 배니까, 자동차로 이렇게 달린다면 날개 없이 공중 부양을 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2단계로, 지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을 싣고 태양 둘레를 쉼없이 달리고 있는 중이다. 태양까지의 거리가 1억 5천만km니까, 반지름이 1억 5천만km인 원둘레를 1년에 한 바퀴 도는 셈인데, 이것이 무려 초속 30km의 속도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못 느낄까? 우리가 지구라는 우주선을 타고 같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 위를 고요히 달리는 배 안에서는 배의 움직임을 알 수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것을 갈릴레오의 상대성 원리라고 한다. 3단계가 또 있다. 우리 태양계 자체가 은하 중심을 초점으로 하여 돌고 있다. 시속 70만km라니까, 초속으로 따지면 약 200km다(아래 영상에서는 시속 70,000km로 나와 있는데, 틀린 것임). 이처럼 맹렬한 속도로 달리더라도 은하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2억 3천만 년이나 된다. 이는 곧, 광대한 태양계란 것도 은하에 비한다면 망망대해 속의 물방울 하나라는 얘기다. 하긴 은하라는 것도 이 대우주의 크기에 비한다면 역시 조약돌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천문학자는 신이 인간만을 위해 이 우주를 창조했다면 공간을 너무 낭비한 것이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태양이 은하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1은하년이라 한다. 태양의 은하년 나이는 20살쯤 된다. 앞으로 그만큼 더 나이를 먹으면 태양도 생을 마감하게 된다. 적색거성으로 태양계 모든 행성들과 함께 종말을 맞게 될 것이다. 어쨌든 이 정도만 해도 멀미가 날 것 같은데, 이게 아직 끝이 아니다. 우리은하 역시 맹렬한 속도로 우주공간을 주파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은하는 안드로메다 은하, 마젤란 은하 등, 약 20여 개의 은하들로 이루어져 있는 국부 은하군에 속해 있다. 지금 이 국부 은하군 전체가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력에 이끌려 바다뱀자리 쪽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그 속도가 무려 초속 600km나 된다. 마지막 결정적으로, 우주 공간 자체가 지금 이 순간에도 빛의 속도로 무한팽창을 계속해가고 있으며, 수많은 별들이 탄생과 죽음의 윤회를 거듭하고 있다. 광막한 우주공간을 수천억 은하들이 비산하고, 그 무수한 은하들 중에 한 모래알인 우리은하 속 태양계의 지구 행성 위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실제 상황이다. 따지고 보면, 이 우주 속에서 원자 알갱이 하나도 잠시 제자리에 머무는 놈이 없는 셈이다. 이처럼 삼라만상의 모든 것들이 무서운 속도로 쉼없이 움직이는 것이 이 대우주의 속성이다. 이를 일컬어 '일체무상(一切無常)'이라 한다. 당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의 '일체무상' 속에 몸을 담그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소설이나 공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이 정도면 어질어질하신가? 하지만 우주는 너무나 조화로워, 우리는 이 모든 격렬한 움직임에서 보호받으며 이렇게 평온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주는 이토록 위대하며, 신비를 넘어 감동이다. 만약 당신이 시인의 마음으로 이 우주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주 속에 태어나서 본전은 뽑은 셈이 아닐까? (동영상 보기 http://youtu.be/0jHsq36_NTU)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씨줄날줄] 석유 부국의 원전과 창조경제/구본영 논설고문

    며칠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이 스마트 원전 수주에 사실상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우리 기술로 중소형 원자로 2기를 열사의 땅에 짓게 된다는 것이다. 세계적 경기 불황 국면에서 박근혜 정부가 2조 2000억원 규모의 원전을 수출한다니 ‘제2의 중동붐’을 점화시켰다는 차원에서의 의미도 작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가 진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석유 부국 사우디의 행보다. 축적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는 역발상의 자세를 주목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우디가 당장 뭐가 아쉬워 원전을 세우려 했겠는가. 어디든 시추공만 뚫으면 석유가 펑펑 쏟아지는 마당인데 말이다. 그런데도 사우디가 원전 건설에 팔을 걷어붙인 데는 더는 석유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른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는 절실함이 배어 있는 셈이다. 사실 사우디 정부의 이런 위기 의식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을 지낸 자키 야마니 전 석유장관은 “석기시대가 돌이 모자라서 끝난 게 아니다”라며 탈석유시대에 대한 대비를 입에 달고 다녔지 않는가. 물론 우리는 이번에 ‘원전 강국’의 위상을 재확인하긴 했다. 지난 정부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에 이어 현 정부가 전력 생산과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기능을 겸비한 스마트 원전으로 사우디 정부의 조달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성공하면서다. 하지만 모처럼 ‘세일즈 외교’에 개가를 올렸다고 우쭐하고만 있을 때도 아니다. 엊그제 북한이 섬뜩한 대남 메시지를 보내왔다. 대남 선동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전쟁이 나면 3일 만에 속전속결할 것이고 원전이 많은 남한은 폐허가 될 것”이라고 위협한 것이다. 다만 이는 짐짓 불안감을 조성해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둘러싼 남남 갈등을 부추기려는 심리전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되긴 한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은 차치하고 여하한 상황에서라도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기술 혁신의 필요성은 차고 넘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도 천재지변이 도화선이었지만, 기술적 허점이 화를 키웠지 않는가. 더 나아가 지금이야말로 언젠가는 올지도 모를 ‘탈원전시대’에도 미리 대비할 때인 듯싶다. 적어도 ‘창조경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정부라면 말이다. 물론 현재로선 원전보다 더 경제적인 에너지원이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원전은 한 번 만들면 30∼60년밖에 쓸 수 없기에 폐로 문제는 이미 인류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우리의 경우 월성 1호기는 한 차례 수명 연장이 결정됐지만,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풍랑이 잔잔할 때는 돛을 고쳐야 한다는 격언이 있다.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발족 등을 서둘러 원전 해체 시장도 선점하겠다는, 그야말로 창조적 발상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커버스토리-2015 프로야구 100배 즐기기] 대구 - 승패 떠나 쫄깃한 막창 뒤풀이

    [커버스토리-2015 프로야구 100배 즐기기] 대구 - 승패 떠나 쫄깃한 막창 뒤풀이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은 1948년 개장했다. 전국 야구장 중 가장 오래됐다. 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부터 사상 최초로 통합 4연패를 달성한 지난해까지 시민야구장은 삼성 라이온즈의 터전으로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이곳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볼 수 없다. 올해 말 수성구에 새 야구장이 완공돼 내년 시즌부터 프로야구 경기는 새 야구장에서 치러지기 때문이다. 야구의 도시 대구의 심장 역할을 해 온 시민운동장 야구장은 북구 고성동 3가에 있으며 2만 7924㎡의 부지에 연면적 7605㎡ 규모다. 좌석 수는 9025개이나 최대 1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1, 3루 쪽 외야 펜스가 99m, 중견수 외야 펜스가 120m로 타 구장에 비해 짧은 편이다. 프로야구는 마지막 시즌이지만 선수와 관중을 위해 새단장된다. 대구시체육시설관리사무소는 4억원을 들여 외야 펜스보호패드와 관중석 그물망을 전면 교체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이달 중순쯤 완공될 예정이다. ●노릇노릇 잘익은 막창 별미… 야구장 건너편 납작만두집도 유명 시민운동장 야구장 주변에는 맛집이 많지 않다. 야구장 건너편 납작만두집은 삼성 선수들도 가끔 들르는 곳으로 알려졌다. 야구 경기 관전 뒤 승리의 기쁨을 이어가고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낼 사람이라면 인근 대구오페라하우스 쪽으로 가면 된다. 오페라하우스 맞은편에는 대구의 별미인 막창가게가 20여 곳 밀집해 있다. 1인분에 6000~7000원 정도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노릇노릇 잘 익은 막창을 맛볼 수 있다. 북구청 앞에서 대구도시개발공사 간 200여m 구간도 식당 밀집 거리다. 소고기집, 돼지갈비, 통닭 등 20여 곳의 식당이 성업 중이다. ●오페라 하우스에선 연중 오페라·뮤지컬 등 공연 펼쳐저 2003년 개관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명소 중 하나다. 내부 평면은 말발굽형이고 오페라와 같이 보고 듣는 예술 장르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건축됐다. 광장에는 호암 이병철 삼성창업주 동상도 있다. 연중 기획공연과 대관공연 등 수준 높은 오페라와 뮤지컬 공연이 펼쳐진다. 오페라하우스까지 왔다면 바로 옆에 공사 중인 삼성창조경제단지를 둘러볼 수 있다. 구 제일모직 부지에 들어서는 창조경제단지는 지난달 10일 착공됐다. 야구장 인근 고성동 벽화거리도 가볼 만하다. 2013년부터 주민자치위원회 주관으로 주민센터 주변의 낡은 담벼락에 사계절과 동심을 테마로 생동감 넘치고 정감있는 벽화거리를 조성했다. 현재 사계절 풍경 8점과 동심의 세계를 표현한 벽화 7점 등 모두 15점이 그려져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새 영화] ‘채피’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감성 로봇’ 만나볼까

    [새 영화] ‘채피’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감성 로봇’ 만나볼까

    인간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감성적인 마음을 지닌 로봇이 나타난다면 어떨까. 심지어 그 로봇이 인간의 언어를 흉내내고 시를 쓰기도 한다면? 영화 ‘채피’는 이런 상상력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인간과 로봇의 교감을 뛰어넘어 로봇을 주체적인 인격체로 표현함으로써 한층 진화된 로봇 영화가 됐다. 영화의 배경은 미래 시점인 201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매일 300건의 범죄가 폭주하는 이곳에서는 로봇 경찰 스카우트가 도시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다. 이 스카우트 군단을 설계한 로봇 개발자 디온(데브 파텔)은 인간과 똑같은 감성과 마음을 가진 인공지능을 발명한다. 그는 폐기 직전인 스카우트 22호에 인공지능을 탑재해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감성 로봇 채피를 만들어낸다. 인간의 힘으로 로봇의 진화를 통제하고 싶은 무기 개발자 빈센트(휴 잭맨)는 이런 채피를 제거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채피는 인류를 위협하는 대상으로 내몰린다. 이 작품의 핵심은 채피의 캐릭터다. 잘록한 허리에 날렵한 채피의 모습은 인간의 외형과 상당히 흡사하다. 자신의 창조자인 디온과 그를 납치한 갱스터인 닌자와 요란디에게서 세상을 배워가는 채피는 막 걸음마를 뗀 아기를 연상시킨다. 영화는 완성형 로봇이 아니라 백지 상태에서 성장해 가는 캐릭터로 채피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TV 만화 영화에 열광하고 그림을 그리는가 하면 닌자와 요란디에게 천진난만하게 엄마, 아빠라고 부른다. 번쩍번쩍한 장신구를 걸치고 갱스터들 흉내를 내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주변 환경에 따라 변화하고 성장해 나가는 채피는 자신을 돌봐준 가족과 친구들을 끝까지 지킨다. 연출자는 남아공 출신의 닐 블롬캠프(36) 감독이다. 영화 ‘디스트릭트 나인’에서 인종차별과 인간의 잔인함에 대해 신랄한 시각을 선보이고 ‘엘리시움’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의료 민영화에 대한 고찰을 담아 독창적 상상력에 사회적 메시지를 덧입히는 데 재능을 인정받아 단숨에 SF 거장으로 떠올랐다. 블롬캠프 감독이 이번에는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무너진 인류의 미래에 대한 화두를 던진 셈이다. 경찰 로봇에 인간적인 특징을 부여하는 반면 강력한 로봇 군단을 통해 채피를 무차별 공격하는 빈센트는 이기적인 인간으로 묘사했다. 감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미래에는 인간 이외의 다른 존재와 교감하게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로봇이 인간보다 더 도덕적이고 윤리적이며 양심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할 때 관객들은 혼란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버스터에 등장하는 화려한 로봇들의 향연은 없다.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에 의존하지 않은 거칠고 투박한 액션으로 리얼리티를 강조했다. 휴 잭맨의 악역 변신과 무기 로봇 개발 회사 CEO를 맡은 시고니 위버의 카리스마 연기도 볼 만하다. 1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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