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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일 젓가락 상생의 행진곡

    한중일 젓가락 상생의 행진곡

    3국 전문가 공동 연구·문화 관련 단행본 발간 선물 운동·통합 마케팅 전개… 수출 숍 운영도 “한국과 중국, 일본의 공통문화인 젓가락이 3국의 상생시대를 여는 데 일조하도록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가깝고도 먼 이웃인 한국·중국·일본 3개국이 젓가락 아래 뭉친다. 충북 청주시는 최근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에서 대학교수, 젓가락 제조회사 대표 등으로 구성된 한·중·일 젓가락문화 협의회를 갖고 젓가락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다양한 공동사업을 펼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우선 3국의 젓가락 전문가들이 공동연구하고 집필해 3국의 젓가락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단행본을 내기로 했다. 이 책에는 3국의 공통문화지만 길이나 모양, 재질이 서로 다른 젓가락 이야기를 담는다. 3개국어로 출간하며 비용은 공동 부담한다. 중국은 음식이 기름지고 뜨거워 뼈를 발라낼 일이 없다. 이 때문에 미끄러지지 않고 뜨거운 김에 데지 않도록 플라스틱에 길고 퉁퉁하며 끝이 뭉툭한 원형 젓가락을 쓴다. 또한 둘러앉아 함께 먹는 넓은 식탁을 사용해 3국의 젓가락 가운데 가장 길다. 반면 일본은 좌식으로 1인상을 기본으로 해 젓가락 길이가 가장 짧다. 습한 섬나라다 보니 예부터 녹슬 우려가 없는 나무젓가락을 사용했고, 생선가시를 발라 먹을 일이 많아 뾰족한 것도 특징이다. 한국은 밥, 고기, 전 등 무게를 견뎌야 해 금속제 젓가락을 사용했다. 길이는 중국과 일본의 중간 정도다. 3국의 우수 젓가락을 통합 판매하고 마케팅하기 위해 국가마다 공동 판매숍도 운영하기로 했다. 시는 이 매장을 통해 최근 개발한 분디나무 젓가락, 옻칠나전 수저, 방짜유기 수저 등 다양한 문화상품을 일본과 중국에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또 3국은 젓가락의 날로 지정된 ‘11월 11일’에 부모, 형제, 친구, 연인, 스승 등에게 젓가락 선물하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 운동은 소중한 사람에게 ‘자신만의 젓가락’을 만들어주자는 취지다. 음식을 집어 먹는 젓가락은 건강과 직결된 중요한 도구지만 남이 쓰던 것을 닦아서 함께 쓰거나 공장에서 화학약품 등을 써 만든 1회용 나무젓가락을 사용하는 등 젓가락의 소중함을 현대인들이 알지 못하고 있어서다. 3국은 체계적인 젓가락질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 초등학생 가운데 30% 정도만이 젓가락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변광섭 창조경제팀장은 “젓가락은 두 개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그 자체에 상생과 배려의 의미가 담겼다”며 “수시로 외교적 갈등을 빚는 한·중·일 3개국이 젓가락을 테마로 공동사업을 추진하면서 동반자가 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동아시아문화도시 선정을 계기로 젓가락 테마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카톡·포토샵, 친구한테 배우니 쉽네요

    카톡·포토샵, 친구한테 배우니 쉽네요

    노인이 노인에게 컴퓨터 등 교육 눈높이 반복 수업에 만족도 높아 10여년 전만 해도 아들 방에 있는 컴퓨터가 무서워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던 윤아병(77·여)씨. 하지만 지금은 동네 노인들에게 인기 있는 컴퓨터 명강사로 통한다. 또래 노인들에게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 이용부터 이메일 보내기까지 다양한 정보기기 활용법들을 가르쳐 준다. 단순한 문서 작업 수준의 실력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재구성하고, 자막을 넣고, 배경음악을 까는 작업까지 척척 해내는 능력자다. 박상묵(68)씨는 사무직 회사원으로 평생을 일했지만 컴퓨터 사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채 은퇴했다. 퇴직할 때쯤 컴퓨터를 쓸 일이 늘어났지만, 젊은 직원들에게 부탁하면 다 해결됐다. 그런 박씨가 지금은 ‘어르신 IT(정보기술) 봉사단’에서 동년배들에게 그래픽 전문 소프트웨어인 ‘포토샵’을 가르치는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장·노년층에게 IT를 통한 사회참여와 재능기부의 기회를 주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어르신 IT 봉사단이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1400여명의 노인이 봉사 활동에 참여해 2만여명에게 IT 지식과 활용법을 전수했다. 윤씨와 박씨는 모두 학생으로 사업에 참여했다가 교사로 변신하며 ‘청출어람’을 실현했다. 이들은 경기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에 있는 ‘은빛둥지’ 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윤씨로부터 교육을 받고 있는 송모(64)씨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대해 손자들에게 물어보면 너무 어렵게 알려 줘 언젠가부터 배우는 걸 포기하고 있었는데, 비슷한 나이 또래의 강사에게 같은 눈높이에서 1대1 맞춤교육을 받게 되니 이해가 참 쉽다”고 말했다. 어르신 IT 봉사단에 참여하면 보수도 지급되기 때문에 교사 신청 경쟁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젊은 사람이 나름대로 열심히 가르쳐 주니까 그냥 알았다고 하거든. 그런데 실은 아는 게 아니야.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게 노인인데, 그 마음을 알고 다시 반복해 알려 주는 거, 그게 비결이지.”(박씨) “컴퓨터 자판에 영어가 써 있고 이메일 주소도 영어로 적어야 하다 보니까 노인 대다수가 ‘영어를 모르면 컴퓨터를 배울 수가 없다’고 오해를 하지. 나도 그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영어를 숫자처럼 하나의 기호라고 생각하라고 알려 주는데, 그런 점들이 통하는 거 같아.”(윤씨) 송정수 미래부 정보보호정책관은 “어르신 IT 봉사단의 장점을 바탕으로 다른 소외계층 정보와 사업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한·중·일, 젓가락으로 뭉친다

    한·중·일, 젓가락으로 뭉친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공통문화인 젓가락이 3국의 상생시대를 여는데 일조하도록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가깝고도 먼 이웃인 한국·중국·일본 3개국이 젓가락 아래 뭉친다. 충북 청주시는 최근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에서 대학교수, 젓가락 제조회사 대표 등으로 구성된 한·중·일 젓가락문화 협의회를 갖고 젓가락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다양한 공동사업을 펼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우선 3국의 젓가락 전문가들이 공동연구하고 집필해 3국의 젓가락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단행본을 내기로 했다. 이 책에는 3국의 공통문화지만 길이나 모양, 재질이 서로 다른 젓가락 이야기가 담는다. 3개국어로 출간하며 비용은 공동 부담한다. 중국은 음식이 기름지고 뜨거워 뼈를 발라낼 일이 없다. 이 때문에 미끄러지지 않고 뜨거운 김에 데지 않도록 플라스틱에 길고 퉁퉁하며 끝이 뭉툭한 원형젓가락을 쓴다. 또한 둘러앉아 함께 먹는 넓은 식탁을 사용해 3국의 젓가락 가운데 가장 길다. 반면 일본은 좌식으로 1인상을 기본으로 해 젓가락 길이가 가장 짧다. 습한 섬나라다 보니 예부터 녹슬 우려가 없는 나무젓가락을 사용했고, 생선가시를 발라먹을 일이 많아 뾰족한 것도 특징이다. 한국은 밥, 고기, 전 등 무게를 견뎌야 해 금속제 젓가락을 사용했다. 길이는 중국과 일본의 중간 정도다. 3국의 우수 젓가락을 통합 판매하고 마케팅하기 위해 국가마다 공동 판매샵도 운영하기로 했다. 시는 이 매장을 통해 최근 개발한 분디나무 젓가락, 옻칠나전 수저, 방짜유기 수저 등 다양한 문화상품을 일본과 중국에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또 3국은 젓가락의 날로 지정된 ‘11월 11일’에 부모, 형제, 친구, 연인, 스승 등에게 젓가락 선물하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 운동은 소중한 사람에게 ‘자신만의 젓가락’을 만들어주자는 취지다. 음식을 집어먹는 젓가락은 건강과 직결된 중요한 도구지만 남이 쓰던 것을 닦아서 함께 쓰거나 공장에서 화학약품 등을 써 만든 1회용 나무젓가락을 사용하는 등 젓가락의 소중함을 현대인들이 알지 못하고 있어서다. 3국은 체계적인 젓가락질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 초등학생 가운데 30% 정도만이 젓가락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변광섭 창조경제팀장은 “젓가락은 두 개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그 자체에 상생과 배려의 의미가 담겼다”며 “수시로 외교적 갈등을 빚는 한·중·일 3개국이 젓가락을 테마로 공동사업을 추진하면서 동반자가 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동아시아문화도시 선정을 계기로 젓가락 테마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창조적 도시재생 모범 감천문화마을 우수교육도시상 수상

    창조적 도시재생 모범 감천문화마을 우수교육도시상 수상

    감천문화마을이 국제교육도시연합(IAEC·International Association of Educating Cities)이 주최한 세계총회에서 ‘우수교육도시상’을 받았다. 부산 사하구는 창조적 도시재생의 모범사례로 사례의 주목받은 감천문화마을이 지난 4일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열린 국제교육도시연합 제14회 세계 총회에서 우수교육도시상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우수교육도시상은 ‘더불어 함께 사는 도시’라는 세계 총회 주제에 부합하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킨 혁신 시책을 펼친 도시에 준다. 감천문화마을은 전 세계 45개 도시에서 응모한 57개 사례 가운데 에스포(핀란드), 로스피탈레트 데 요브레가트(스페인)와 함께 세계 3대 도시에 선정됐다. IAEC 사무국은 “문화와 예술로 가난한 마을을 재건한 감천문화마을 프로젝트는 마을 원래의 모습과 역사적 가치를 지키면서 주민들의 연대감과 소속감을 이끌어내 다른 도시들에 큰 영감을 줬다”고 수상 도시의 선정 배경을 밝혔다. 감천문화마을은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같이 부수고 새로 짓는 방식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의 옷을 입히고 원주민들이 살기 좋도록 ‘보존과 재생’에 맞춘 도시개발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 이경훈 사하구청장은 세계 총회에 참석해 수상하고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미세먼지 맞춤치료’ 개발한다고? ‘뜬구름 대책’ 쏟아내는 정부

    전문가 “실현 가능성 의문” 지적… 비산먼지 재활용 방안 내놓기도 정부는 지난 3일 관계 부처 합동으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며 ‘국민생활 보호 연구’ 방안을 함께 내놨다. 미세먼지가 개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맞춤치료와 표적치료제를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개인별 미세먼지 노출도를 측정할지 등에 대한 계획조차 없어 성급하게 대책만 쏟아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생활 보호 연구 방안은 미래창조과학부가 마련한 것이다. 미래부 설명에 따르면 먼저 동물실험과 코호트 조사로 개인별 현재·과거 미세먼지 노출 수준을 평가한다. 그다음 미세먼지 원인 질환인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폐암 등에 대한 ‘바이오마커’ 기술을 개발한다. 바이오마커란 인체 상태와 변화를 측정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를 통해 미세먼지 원인 질환에 대한 맞춤치료와 표적치료제를 개발한다. 미래지향적이긴 하지만 실현 가능성엔 의문이 든다. 우선 지역별 미세먼지 노출 수준을 평가할 순 있어도 개인이 들이마시는 미세먼지의 양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미세먼지의 특정 인자가 인체에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규명하는 것도 인체 실험을 할 수 없다 보니 동물실험만으로는 맞춤치료법까지 개발하기에 한계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호흡기 전문가는 5일 “현재 우리나라 연구는 초기 단계로, 개인별 맞춤치료까지 할 수 있을 만큼 연구가 진전되려면 어마어마한 예산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미세먼지 인자 중 난치성 폐질환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밝혀지면 그 원인에 대한 맞춤치료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을 묻자 “곧 장차관이 해당 내용을 브리핑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갈지, 어떤 방식으로 연구할지, 연구 내용을 보편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설명은 없고, 담당자도 해당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상태다. 미래부의 다른 관계자는 “전문가의 제안을 받아 만든 대책으로, 전문가와 더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분한 검토 없이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내놓은 셈이다. 심지어 정부는 비산먼지 등 미세먼지를 ‘재활용’해 시멘트와 벽돌을 만들겠다는 대책까지 이번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 포함시켜 현실성과 실효성을 두고 빈축을 사고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朴대통령 탈진 상태서 ‘링거 강행군’… 靑 주치의, 휴식 권고

    朴대통령 탈진 상태서 ‘링거 강행군’… 靑 주치의, 휴식 권고

    野, 원구성 교착에 靑 배후설 거론… 당분간 휴식하며 해법 구상 관측 귀국 직전 유학시절 佛 하숙 방문… 42년 만에 어학연수 수료증 받아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5일 귀국했다.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동아프리카에서 북한의 네트워크를 차단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인 프랑스와도 북핵 공조를 강화한 것을 청와대는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와 새로운 개발협력을 추진하고 경제협력을 확대했으며 프랑스와 창조경제 및 문화융성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청와대는 북핵·경제외교 성과에 대한 후속 조치를 진행하는 동시에 새롭게 출범한 20대 국회에서 노동개혁 등 개혁 과제를 재추진할 것을 예고해 왔지만, 순방 중에 이뤄진 국회법 거부권 행사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더불어민주당이 ‘청와대 배후설’까지 주장하면서 정국은 더욱 냉각되고 있다.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어버이연합 사태를 포함한 5대 현안에 대해 ‘1특별법 4청문회’를 추진하기로 합의해 놓았다. 박 대통령은 일단은 국내 정치에 있어 수면 위 활동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다. 빡빡한 일정 속 강행군으로 사실상 탈진 상태에서 링거를 맞으며 10박 12일간의 일정을 소화했다. 청와대는 “귀국 후 휴식을 권고했다”는 주치의 소견까지 공개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중남미 4개국 순방 때도 고열과 복통으로 주사와 링거를 맞으며 일정을 이어가다 귀국 후 1주일 만에 공식 일정을 재개했다. 의료진들은 당시 위경련과 인두염을 이유로 박 대통령에게 휴식을 권고했다. 순방 이후의 정치적 행보에는 국정 지지도 추이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중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의 조사에서는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각각 2% 포인트, 2.2% 포인트 올라 각각 34%와 36.1%를 기록했다. 두 조사업체 모두 순방 성과에 따른 효과로 분석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귀국 전 마지막 일정으로 지난 4일 과거 유학 생활을 했던 프랑스 그르노블시를 방문, 당시 어학연수 수료증을 42년 만에 전달받았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 방문은 프랑스가 국빈 방문 일정의 하나로 지방도시 방문을 강력히 요청해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1974년 그르노블대에서 유학했고, 모친 육영수 여사의 서거로 6개월 만에 유학 생활을 정리하고 급거 귀국했었다. 박 대통령은 당시 하숙집 딸인 자클린 쿠르토 발라노스 여사와 접견하고 하숙집을 함께 방문해 10여분 동안 머물렀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바이오 기술 나누고 창업 상호 지원

    바이오 기술 나누고 창업 상호 지원

    제노폴 - 오송·대구 경북 SEA 체결 의약품·의료기 시장 진출 가속 기대 창업기업 파리앤코·서울 강남 입주 한국 中企 상담회서 1억弗 수출 성과 박근혜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3일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프랑스가 상호 간 창조경제와 문화 융성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데 논의를 집중했다. 먼저 첨단 신산업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위한 9건의 양해각서(MOU)를 통해 양국 간 공동 연구, 기술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특히 바이오 분야에서는 유전체 관련 유럽 최대의 바이오 클러스터인 제노폴과 우리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위치한 충북 오송, 대구·경북 간에 전략적합의동의서(SEA)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유전체 정보와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개발 및 상대 시장에 대한 진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했다. 창업 협력, 문화 콘텐츠 공동 제작 분야에서의 협력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두 나라에서 각각 5개 관련 창업 기업을 선정해 9월부터는 상대국에서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우리 기업은 프랑스의 창업 기관인 파리앤코 또는 유라텍에, 프랑스 기업은 서울 강남에 있는 팁스타운에 입주하게 된다. 또한 영화, 웹툰, 공연 등 문화 콘텐츠 전반의 공동 제작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양국 방송통신위원회 간 방송 교류 협력 MOU도 체결돼 공영방송사 간 공동 제작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과학·의학 분야의 세계적 명문대학인 파리6대학(피에르·마리 퀴리대학)에서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편 지난 2일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에서는 1억 2380만 달러 규모의 실질 성과를 창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상담회에는 우리 기업 103개사,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 바이어 215개사가 참가해 586건의 상담 중 총 39건이 성사됐다. “우리 기업 103개사 중 102개사는 중소·중견기업으로, 일대일 상담회가 중소·중견기업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확실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고 청와대는 평가했다. 이 가운데 히팅 케이블 생산 업체인 화인코리아는 박 대통령이 부스에 들러 “멀리서 와 줘서 고맙다”고 격려해 주자 그동안 추가 구매 결정을 망설이던 바이어가 이를 지켜보고는 즉석에서 30만 달러어치를 추가 주문하는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파리 아코르 호텔 아레나에서 열린 ‘K콘 2016 프랑스’에는 당초 예정된 1만석이 조기 매진됐으며 추가로 마련된 2500석도 1시간 만에 팔려나갔다. 일부 팬들은 비가 내리는 전날 아침부터 공연장 앞에 1㎞ 이상 텐트를 치고 대기하기도 했다. 파리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韓 - 佛 정상회담 ICT·바이오 등 27건 MOU체결

    韓 - 佛 정상회담 ICT·바이오 등 27건 MOU체결

    박근혜 대통령은 3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를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는 내용의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정상회담 및 고위급 회담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제반 분야에서 전략대화를 강화하기로 했다. 공동선언문은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로서 실질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 및 문화융성 정책’과 프랑스의 ‘신산업정책’ 간 상호 보완성에 주목하면서 신산업, 창업기업, 정보통신, 문화·창조산업 등 분야에서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적시했다. 두 나라는 이날 정보통신기술(ICT), 청정에너지, 바이오, 나노 등 첨단 신산업 기술 등 경제분야 23건 등 모두 27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한 2011년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도 불구하고 최근 감소하고 있는 양국 간 교역·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관련 장관급 대화를 정기화했다. 한국과 프랑스 및 제3국에 대한 상호 또는 공동 투자를 위해 양국 투자공사 간 공동투자 MOU도 체결했다. 프랑스가 주도하는 선진채권국가협의체인 ‘파리 클럽’에도 가입했다. 이로써 대외채권의 회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채무 재조정에 대한 의결권의 행사로 국제사회 내 우리나라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파리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미세먼지 주범’ 노후 화력발전소 3조 투입 손본다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적받고 있는 노후 화력발전소의 성능 개선을 위해 약 3조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동시에 24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미세먼지 차량부제’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행된다. 오래된 경유차처럼 공해 유발 차량의 도심 진입을 제한하는 ‘환경지역’(LEZ) 확대도 추진된다. 그러나 당초 알려진 것처럼 경유가격 인상안을 포함한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 문제는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정부가 대책에서 제외했다.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강도 높은 미세먼지 억제 대책을 통해 2026년까지 국내 미세먼지 수준(서울 기준 23㎍/㎥)을 프랑스 파리(18㎍/㎥)나 영국 런던(15㎍/㎥) 등 유럽 주요 도시 수준까지 끌어내리겠다는 계획이다. 30~40년 이상 된 노후 석탄발전소 10기는 폐기하거나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용하는 친환경 발전소로 전환된다. 또 20년 이상 된 발전소를 비롯한 기존 발전소들에 대해서는 발전소 1기당 1500억원 정도 투자를 해 2조 5000억~3조원 규모의 대대적인 성능개선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 추진시기는 전력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향후 관계장관 회의와 예산 심의 과정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10년 이상 된 노후화된 경유차량이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2005년 이전 출시된 경유차량을 2019년까지 조기 폐차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신차 판매의 30%를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 등 친환경차로 대체하는 한편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공영 주차요금 할인 등 혜택도 주기로 했다. 이번 관계장관 회의에는 황 총리와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韓 - 佛 정상회담 ICT·바이오 등 27건 MOU체결

    韓 - 佛 정상회담 ICT·바이오 등 27건 MOU체결

    박근혜 대통령은 3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프랑스수교 130주년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한편 신산업, 과학기술연구, 정보통신 등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두 나라는 이날 정보통신기술(ICT), 청정에너지, 바이오, 나노 등 첨단 신산업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고 경제분야 23건 등 모두 27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나라는 2011년 한·유렵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도 불구하고 최근 감소하고 있는 양국 간 교역·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관련 장관급 대화를 정기적으로 열기로 했다. 한국과 프랑스 및 제3국에 대한 상호 또는 공동 투자를 위해 양국 투자공사 간 공동투자 MOU도 체결했다. 프랑스가 주도하는 선진채권국가협의체인 ‘파리클럽’에도 가입해 선진채권국 지위를 갖게 됐다. 이로써 대외채권의 회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채무 재조정에 대한 의결권의 행사로 국제사회 내 우리나라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과학·의학 분야의 세계적 명문대학인 파리6대학(피에르·마리퀴리대학)에서 명예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파리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한국에선 ‘강남역 살인’…伊선 여대생 엽기 피살 왜?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한국에선 ‘강남역 살인’…伊선 여대생 엽기 피살 왜?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으로 한국 사회가 불안과 공포, 분노의 여진에 떨던 지난달 29일 오전 3시(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 20대 남성이 여대생(22)의 몸에 알코올을 끼얹고 불을 붙여 숨지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가 자신과 헤어진 것에 앙심을 품고 저지른 끔찍한 범죄였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이 이탈리아에 만연한 남성우월주의를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 및 우월주의가 개별 국가 단위를 초월함을 보여 주는 사례다. 현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이탈리아에서는 여성을 상대로 한 살인 사건이 155건, 구타 사건이 8856건, 스토킹 사건이 1261건에 달했지만, 이 중 신고를 한 여성은 10%에 불과했다. 나머지 90%는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이탈리아의 남성 우월적 사고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며 어린 시절부터 교육에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는데, 이러한 사상이 문제로 지적된 것은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국가와 종교를 막론하고 보편적 사상으로 인식돼 온 남성우월주의, 그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 ●시대·국가 초월한 남성의 폭력·우월주의 남성우월주의의 역사는 수렵채집사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존을 위해 자연과 동물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야 했던 당시 인류가 스스로 집을 짓고 도구를 이용해 가축을 기르며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타인 혹은 자연과 동물로부터 자신의 것, 공동체의 것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발생했다. 힘의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남성과 여성의 명확한 구분이 시작됐고,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한 신석기 시대에 이르러 이들이 믿는 신의 모습은 대부분 ‘남성’이 됐을 만큼 남성은 우월한 존재로 자리잡았다. 신화에서도 비슷한 맥락을 찾을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수많은 신이 등장하지만 그중 최고는 단연 제우스다. 지혜와 전쟁의 여신이자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테네 여신 등 일부 여신이 제우스 못지않은 유명세를 떨쳤지만, 서구 신화 속 가장 우월한 신으로 제우스를 꼽는 것에 반대하는 여론은 많지 않다. ●신화·종교에서도 뿌리 깊은 남성우월주의 종교는 또 어떠한가. 이슬람은 남녀 불평등 종교의 대표로 꼽힌다. 21세기에도 무슬림 여성들은 여전히 차도르와 히잡으로 온몸을 감싸야 한다. 이를 단순히 옳고 그름이 아닌 문화적 차이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성 차별로 대두되는 이슬람의 남성우월주의가 10세 전후 어린 소녀의 강제 결혼과 오로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염산테러 등의 폭력적 행태를 낳은 것만은 사실이다. 자비와 자애를 강조하는 불교에도 여자는 남자가 돼야만 성불할 수 있다는 전여신설(轉女身說), 여성은 제석천(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나 범천(불교의 호법수호신), 불타가 되지 못한다는 여인오장설(五障說) 등이 존재하며, 현대에 들어서는 과거에 비해 지위가 비교적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비구니는 비구의 종속적 위치에 있다. 이 밖에도 다수의 개신교는 현재도 여성 목사 안수를 불허하며, 대대로 남성 교황을 필두로 해 온 가톨릭 역시 종교적 자유는 인정하나, 주요 보직을 둘러싼 종교 내 정치적 자유는 불허하는 반쪽 평등을 고수한다. 조선시대 유교사상의 심화는 남성 중심 사회를 만들었고 이것은 남존여비, 남성우월사상으로 가지를 뻗쳤다. 사상이 또 다른 사상을 낳으면서 17세기 이후 조선 여성들은 ‘칠거지악’, ‘삼종지도’ 등으로 대변되는 여성의 예속적 숙명을 따라야 했다. 결국 시대와 종교, 국가를 불문하고 인류는 끊임없이 남성과 여성을 구별해 왔으며, 이러한 구별이 나아가 차별 및 남성우월주의로 발전하는 결과를 낳았다. ●여권신장·양성평등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지금 이 시간에도 남성우월주의를 타파하고 여성 인권 신장을 이루기 위한 각양각색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중 흥미로운 것은 신(神)의 성별을 구분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의 성차별을 지양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해 영국 성공회 교회의 한 여성 주교는 신을 표현할 때 남성을 지칭하는 대명사인 ‘그’(He) 대신 ‘신’(God)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글로스터의 레이첼 트레위크 주교는 “신은 인간을 창조하셨지만, 그렇다고 신(God)이 남성(Male)인 것은 아니다. 신은 신일 뿐(God is God)”이라면서 “신을 묘사할 때 ‘그’(He) 또는 ‘그녀’(She)의 대명사를 쓰는 것보다는 ‘신’(God)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면서 “나는 그 누구도 불쾌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사람들이 조금씩 변해 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신학자들은 “언제나 신이 남성도, 여성도 아니라고 말해 왔지만 우리가 스스로 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 신에게는 성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나긴 역사적·종교적 근거를 들어, 누군가는 남성우월주의를 포함한 성차별적 습성이 인류의 내재된 본성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또 남성우월주의와 여성 차별은 그저 문화적 차이에 불과하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성(神性)의 성별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신학자들의 주장처럼 여성과 남성의 가치를 달리 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불과하다.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남녀가 아직 평등하지 않다’는 전제가 있기 마련이다. 성 평등에 대한 인식 자체가 사라졌을 때 비로소 남성우월주의가 타파됐다고 볼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한국에선 ‘강남역 살인’… 伊선 여대생 엽기 피살 왜?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한국에선 ‘강남역 살인’… 伊선 여대생 엽기 피살 왜?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으로 한국 사회가 불안과 공포, 분노의 여진에 떨던 지난달 29일 오전 3시(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 20대 남성이 여대생(22)의 몸에 알코올을 끼얹고 불을 붙여 숨지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가 자신과 헤어진 것에 앙심을 품고 저지른 끔찍한 범죄였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이 이탈리아에 만연한 남성우월주의를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 및 우월주의가 개별 국가 단위를 초월함을 보여 주는 사례다. 현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이탈리아에서는 여성을 상대로 한 살인 사건이 155건, 구타 사건이 8856건, 스토킹 사건이 1261건에 달했지만, 이 중 신고를 한 여성은 10%에 불과했다. 나머지 90%는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이탈리아의 남성 우월적 사고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며 어린 시절부터 교육에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는데, 이러한 사상이 문제로 지적된 것은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국가와 종교를 막론하고 보편적 사상으로 인식돼 온 남성우월주의, 그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 ●시대·국가 초월한 남성의 폭력·우월주의 남성우월주의의 역사는 수렵채집사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존을 위해 자연과 동물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야 했던 당시 인류가 스스로 집을 짓고 도구를 이용해 가축을 기르며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타인 혹은 자연과 동물로부터 자신의 것, 공동체의 것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발생했다. 힘의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남성과 여성의 명확한 구분이 시작됐고,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한 신석기 시대에 이르러 이들이 믿는 신의 모습은 대부분 ‘남성’이 됐을 만큼 남성은 우월한 존재로 자리잡았다. 신화에서도 비슷한 맥락을 찾을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수많은 신이 등장하지만 그중 최고는 단연 제우스다. 지혜와 전쟁의 여신이자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테네 여신 등 일부 여신이 제우스 못지않은 유명세를 떨쳤지만, 서구 신화 속 가장 우월한 신으로 제우스를 꼽는 것에 반대하는 여론은 많지 않다. ●신화·종교에서도 뿌리 깊은 남성우월주의 종교는 또 어떠한가. 이슬람은 남녀 불평등 종교의 대표로 꼽힌다. 21세기에도 무슬림 여성들은 여전히 차도르와 히잡으로 온몸을 감싸야 한다. 이를 단순히 옳고 그름이 아닌 문화적 차이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성 차별로 대두되는 이슬람의 남성우월주의가 10세 전후 어린 소녀의 강제 결혼과 오로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염산테러 등의 폭력적 행태를 낳은 것만은 사실이다. 자비와 자애를 강조하는 불교에도 여자는 남자가 돼야만 성불할 수 있다는 전여신설(轉女身說), 여성은 제석천(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나 범천(불교의 호법수호신), 불타가 되지 못한다는 여인오장설(五障說) 등이 존재하며, 현대에 들어서는 과거에 비해 지위가 비교적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비구니는 비구의 종속적 위치에 있다. 이 밖에도 다수의 개신교는 현재도 여성 목사 안수를 불허하며, 대대로 남성 교황을 필두로 해 온 가톨릭 역시 종교적 자유는 인정하나, 주요 보직을 둘러싼 종교 내 정치적 자유는 불허하는 반쪽 평등을 고수한다. 조선시대 유교사상의 심화는 남성 중심 사회를 만들었고 이것은 남존여비, 남성우월사상으로 가지를 뻗쳤다. 사상이 또 다른 사상을 낳으면서 17세기 이후 조선 여성들은 ‘칠거지악’, ‘삼종지도’ 등으로 대변되는 여성의 예속적 숙명을 따라야 했다. 결국 시대와 종교, 국가를 불문하고 인류는 끊임없이 남성과 여성을 구별해 왔으며, 이러한 구별이 나아가 차별 및 남성우월주의로 발전하는 결과를 낳았다. ●여권신장·양성평등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지금 이 시간에도 남성우월주의를 타파하고 여성 인권 신장을 이루기 위한 각양각색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중 흥미로운 것은 신(神)의 성별을 구분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의 성차별을 지양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해 영국 성공회 교회의 한 여성 주교는 신을 표현할 때 남성을 지칭하는 대명사인 ‘그’(He) 대신 ‘신’(God)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글로스터의 레이첼 트레위크 주교는 “신은 인간을 창조하셨지만, 그렇다고 신(God)이 남성(Male)인 것은 아니다. 신은 신일 뿐(God is God)”이라면서 “신을 묘사할 때 ‘그’(He) 또는 ‘그녀’(She)의 대명사를 쓰는 것보다는 ‘신’(God)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면서 “나는 그 누구도 불쾌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사람들이 조금씩 변해 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신학자들은 “언제나 신이 남성도, 여성도 아니라고 말해 왔지만 우리가 스스로 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 신에게는 성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나긴 역사적·종교적 근거를 들어, 누군가는 남성우월주의를 포함한 성차별적 습성이 인류의 내재된 본성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또 남성우월주의와 여성 차별은 그저 문화적 차이에 불과하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성(神性)의 성별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신학자들의 주장처럼 여성과 남성의 가치를 달리 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불과하다.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남녀가 아직 평등하지 않다’는 전제가 있기 마련이다. 성 평등에 대한 인식 자체가 사라졌을 때 비로소 남성우월주의가 타파됐다고 볼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huimin0217@seoul.co.kr
  • 양기대 광명시장, 프랑스서 광명동굴 개발성공 노하우 전수

    양기대 광명시장, 프랑스서 광명동굴 개발성공 노하우 전수

    양기대 경기 광명시장이 프랑스에서 폐광의 기적을 이룬 광명동굴 성공사례를 발표해 호응을 얻었다. 3일 광명시에 따르면 양 시장은 1일(한국시간) 파리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시장대회’에 참석, 시장 300여명과 라스코동굴벽화가 있는 도드도뉴 주 상하원 의원 등에게 광명동굴 개발 노하우를 전수했다. 양 시장은 일제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폐광이었던 광명동굴이 문화와 예술을 융합시킨 창조적 공간으로 탈바꿈해 연 10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된 개발 과정을 설명했다. 양 시장은 특히 “광산 내부에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관람 콘텐츠 시설물을 조성한 사례가 없어 국내외 광산을 비롯한 유사 시설을 벤치마킹하고 날밤을 지새우며 주말을 잊고 연구했다”면서 “나를 비롯한 직원 간 브레인스토밍과 광명동굴개발시민참여단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광명동굴 개발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는 라스코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이 갖는 의미 등도 설명했다. 제르미널 페이로 도드도뉴 주의회 의장은 “광명동굴을 직접 가 봤는데 폐광을 문화관광지로 재탄생시킨 건 매우 훌륭한 일”이라며 “국제 관광지로 도약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려는 지자체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널 의장이 양 시장을 초청했다. 정치인들도 광명동굴의 변신과 성공을 거두는 라스코동굴벽화 광명동굴전에 많은 관심을 표했다. 콜포드 바르톨로네 하원의장은 “시장이 직접 발로 뛰면 문화가 있는 도시로 재생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입양아 출신인 장뱅상 플라세 국가개혁장관은 “내가 태어난 한국을 잊지 못한다. 라스코벽화 전시로 한국과 프랑스가 문화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되는 것에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한·불의원친선협회장인 이씨 레 물리노시 앙드레 상티니 시장은 “라스코벽화 전시회를 지방 소도시의 양 시장이 개최한 건 진취적인 도전정신의 발로”라면서 “광명시가 전국의 도서·벽지와 다문화 가정, 소년소녀가정 등 어려운 청소년들을 초청하는 문화체험사업은 ‘문화민주화정책’”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데스크 시각] 공무원의 생각에 갇힌 사회/전경하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공무원의 생각에 갇힌 사회/전경하 산업부 차장

    이번 달부터 사무실 없어도 옥외광고업을 할 수 있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2년간만 사무실 등록 조항이 유예됐다. 전통주 제조업자는 하루에 전통주를 100병 넘게 통신판매로 팔 수 있다. 그 전에는 100병까지만 팔 수 있었다. 올 2학기부터는 의학전문대학원 등 전문대학원의 수업 전부를 주말이나 야간에 할 수 있다. 올 1학기까지는 전체 수업의 3분의2 이상을 반드시 평일 오후 7시 전에 해야 한다. 지난달 18일 정부가 규제를 풀었다고 발표한 303건의 일부다. 이 303건 중 관련 법률을 고쳐 국회를 통과해야 되는 경우는 14건(4.6%)에 불과하다. 개정 대상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되는 시행령인 경우는 131건(43.2%)이다. 절반 이상이 시행규칙, 감독규정, 고시 등이다. 즉 공무원이 해당 내용을 입법예고한 뒤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들어 보고 바꾸면 된다. 국민들에게는 법률이나 시행규칙이나 다 ‘법’이지만 공무원들이 이를 다루는 과정은 많이 다르다. 하지만 ‘침체된 경제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정부 주장이 아니더라도 일찌감치 풀었어야 하는 규제들이다. 담당 공무원들은 전에는 관련 내용이 부당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을 거다. 행여나 고칠 생각이 있고, 개정 시점에는 합리적이었는데 시간이 지나 문제가 생길 경우 이를 감당해야 하는 일도 이들을 위축시킨다. 공무원에 대한 ‘면책규정’은 립서비스에 불과하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인식이다. 우리나라 법령은 할 수 있는 것을 나열하는 ‘포지티브’ 방식인지라 법령에 없으면 못 한다. 안 되는 것만 나열하고 나열되지 않는 것은 할 수 있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는 10여년도 더 됐지만 별반 바뀐 것은 없다. 되는 것, 할 수 있는 것만 봐 온 우리는 이에 따라 할 뿐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낼 이유가 없다. 창의력에 대한 유명한 실험이 있다. 심리학자 카를 덩커의 1945년 촛불 실험이다. 촛농을 책상에 떨어뜨리지 않고 촛불을 벽에 붙이는 실험인데 실험 도구인 종이 상자에 압정이 담겨 있느냐 아니냐로 해결 시간이 달라진다는 내용이다. 압정이 상자에 담겨 있으면 그 상자를 쓸 생각을 하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압정이 상자에 담겨 있지 않았다면 바로 상자를 받침대로 써서 촛농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했다는 실험이다. 인센티브가 주어지면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점에서 성과연봉제의 반박 수단으로도 쓰이지만 상자의 상태가 피실험자의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에는 변함이 없다. 창의력은 작은 것에서 나온다. 핀테크(금융과 정보기술의 융합)의 시초라 불리는 온라인 전자결제 시스템 페이팔의 창업자인 피터 틸은 공저 ‘제로 투 원’에서 이렇게 썼다. ‘최고의 프로젝트는 다들 떠들어 대는 것이 아니라 남들에게 간과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가장 덤벼 볼 만한 문제는 아무도 해결해 보려고 하기조차 않는 문제일 때가 많다.’ 경제 권력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옮겨 간 지는 꽤 됐다. 공무원 생활 30여년 이상 하고 장·차관이 된 사람에게 농반 진반 사무관 시절보다 못한 권력으로 뭘 하겠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래도 세세한 것은 정부가 쥐고 있다. 경제를 잘 돌아가게 하고 싶으면 민간에 가서 무엇이 어려운지 들어라.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도 물어라. 그 안에 혁신이, 창조경제가 있다. lark3@seoul.co.kr
  • 카톡방 웹주소 ‘다음’에 노출 파문 진상 조사

    카카오톡에서 공유한 웹주소(URL)가 포털사이트 ‘다음’의 검색 목록에 노출돼 논란이 일자 정부 당국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2일 카카오 관계자를 정부과천청사로 불러 ‘카톡방 URL 검색 파문’에 대해 조사했다. 미래부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를, 방통위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여부를 살필 예정이다. 카카오는 최근 사용자들이 카톡방에서 공유하던 URL들을 별도의 서버에 저장했다가 자사에서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검색 결과에 노출시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방통위 등은 노출된 URL이 개인 사생활과 얼마나 밀접한 정보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볼 계획이다. 만약 해당 URL이 사용자 신상 정보를 담고 있었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행위로 논란이 확대될 수 있다. 논란이 일자 카카오는 공식 트위터 계정, 블로그를 통해 “문제가 된 URL 검색을 중지했다. 검색 결과 품질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는데 잘못된 결정이었다”며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올 5·7급 민간경력자 258명 선발

    올 5·7급 민간경력자 258명 선발

    정부가 올해 국가공무원 5·7급 민간경력자 총 258명을 채용한다. 사상 최대 규모다. 인사혁신처는 2일 ‘2016년도 국가공무원 5·7급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 시행계획’을 확정하고 3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www.gosi.go.kr)에 공고한다고 밝혔다. 5급은 38개 기관 153명, 7급은 30개 기관 105명이다. 5급엔 국제통상 등 전문 분야를 특화하기 위한 ‘글로벌 인재 직무군’이 신설됐다. 5급 민경채 기관별 선발인원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특허청이 각각 10명,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각 9명, 보건복지부 및 환경부 각 8명, 법무부 7명,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각 5명, 금융위원회와 국가보훈처, 방위사업청 각 4명 등이다. 7급 민경채 기관별 선발인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 16명, 농촌진흥청 14명, 국민안전처 10명, 미래부 7명, 교육부 6명, 국토부 5명, 산업부 4명, 노동부, 국세청, 기재부, 농식품부, 방사청, 복지부 각 3명 등이다. 2016년도 국가공무원 5·7급 민경채 응시자격은 해당 분야별로 설정된 ‘근무 경력·학위·자격증’ 등 3개 응시요건 중 1개 이상의 자격요건을 충족하면 된다. 특히 일부 부처의 요구로 특성에 걸맞은 맞춤형 인재 선발을 위해 응시자격 요건에서 경력 기간을 강화했다. 1차 필기시험은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3개 과목을 치러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기본 적성, 판단력, 사고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기존 5급 공채에 도입된 공직적격성평가(PSAT)를 적합하게 개발한 것이다. 2차 서류전형에선 민간 근무 경력과 직무 성과 등을 따진다. 제출하는 서류에 부모 스펙을 적을 땐 감점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 3차 면접에선 공직가치를 입체적으로 검토하고 검증하는 심층 테스트가 관문이다. 황서종 인사처 차장은 “5급 민경채에선 해외 거주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응시 기회를 넓혀 주기 위해 우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필기시험을 치르는 방안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바이오신약 개발’ 연내 2334억 지원

    1500억 규모 헬스케어펀드 조성 시설 투자 최대 10% 세액공제 정부가 내년까지 전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글로벌 신약 4개를 개발하고, 세계 50위권 제약사에 우리나라 제약사 2곳을 진입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했다. 보건복지부는 ‘제약산업 육성·지원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2016년 제약산업 육성·지원 시행계획’을 마련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계획에는 올해 연두 업무보고에서도 밝혔던 글로벌 제약 육성 정책 방향과 5개 핵심 과제가 담겼다. 복지부는 우선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연계해 유전자 치료제·줄기세포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신약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안에 비임상 중개연구와 임상 연구·개발(R&D) 지원에 397억원, 바이오의약품 유망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원천기술 개발에 505억원, 중증·난치질환에 대한 세포치료제 기술 개발에 239억원 등 연내 2334억원을 지원한다. 또 바이오헬스산업에 투자할 자본을 조달하고자 15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고 제약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임상 1·2상에만 적용됐던 신약 개발 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대상은 임상 3상까지 확대한다. 신사업 기술을 사업화하고자 시설 투자를 하는 중소기업에는 10%, 중견·대기업에는 7%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특히 민간투자가 확대되도록 올해 하반기부터 바이오의약품 임상 1·2상 투자 시 세액공제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제약산업 특성화 대학을 지원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오송첨단의료산업단지 등 산업 특화 지역을 찾아 제약기업 재직자를 교육하는 한편 사이버 교육과정도 확대하기로 했다. 맞춤형 해외 진출을 위한 현지화 글로벌 마케팅 지원, 선진국 수준의 인프라 구축 등의 내용도 시행계획에 포함됐다. 정부는 안전성·유효성을 개선한 의약품이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신속 심사하고, 글로벌 진출 신약의 평가 기준을 마련해 국산 신약의 약가 우대 등도 추진한다.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등 공익적 목적이 큰 임상시험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는 방안도 10월쯤 마련하기로 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미세먼지 대책 오늘 발표] ‘3無’ 미세먼지 대책, 국민 불신만 키웠다

    [미세먼지 대책 오늘 발표] ‘3無’ 미세먼지 대책, 국민 불신만 키웠다

    당정협의, 정책 없이 이견 확인 “70% 차지 비산먼지 대책 빠져” 기관별 배출가스 자료도 제각각 여당이 공식적으로 경유값 인상과 생선 등 직화구이집 규제 방안에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그동안 준비해 온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논란만 남긴 채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또 정부의 대책에 미세먼지 최다 배출원인 비산먼지에 대한 것은 빠지고, 경유차 규제의 근거로 제시된 배출가스 데이터가 부풀려졌다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일 열린 당정협의는 완성된 정책이 발표됐던 기존의 모습과 달리 주로 여당이 현장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전달하는 선에서 끝났다. 협의가 아니라 이견을 확인한 것이다. 여당이 증세 논란 부담에 경유값 인상에 대한 반대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지만 국무조정실,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 대책을 마련 중인 정부 각 부처의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환경부는 이날도 “경유와 휘발유 가격을 어떻게 조정하고, 경유에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할지 여부 등은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향후 정부의 정책은 경유차 감축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재부와 산업부는 경유값 인상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당장 중고차 시장에서 경유차 거래가격은 최대 20% 떨어지고, 보험사들은 하반기에 경유차의 보험료를 올릴 기세다. 2009년부터 정부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펼쳐 온 경유차 장려 정책을 믿고 따른 소비자들은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미세먼지 대책에서 발생량이 가장 많은 비산먼지는 빠져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도권 대학의 환경공학과 교수는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연간 4만~5만t인데 그중 3만~3만 5000t이 비산먼지”라면서 “기술적으로 비산먼지 해결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을 정부가 빼놓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규제의 근거로 내놓은 경유차의 미세먼지 등 가스 배출량 자료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연구기관에 따라 경유차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정부 대책이 표류하는 이유로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지목된다. 정용원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대기오염청정법을 제정하고 정부 독립기구로 환경청(EPA)을 설치한 미국처럼 우리도 환경데이터, 위해성에 관한 정보를 가장 많이 축적한 환경부가 대책 마련의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면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를 다루는 만큼 책임에 걸맞은 권한도 함께 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3일 오전 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과 관련한 관계장관회의를 갖고, 환경부 장관 주재로 대책을 발표한다. 총리 주재 회의에는 기재부,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외교부, 행정자치부, 산업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장관과 기상청장 등이 참석한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韓·佛 지혜 모아 새로운 물결 만들자”

    “韓·佛 지혜 모아 새로운 물결 만들자”

    1대1 비즈니스 상담회에 참석 ICT·바이오산업 등 협력 강조파리서 열린 ‘K콘 2016’ 매진 오늘 올랑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 파리에서 진행되는 한·프랑스 비즈니스포럼과 1대1 비즈니스 상담회에 참석해 에너지 신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바이오 등 미래 신산업 분야의 협력을 격려하고 현지 업계의 관심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상상보다 좋은 것은 없다’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말을 인용, “협력의 큰 밑그림을 그리자”고 말해 기립 박수를 받았다. 또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가 ‘배를 만들고 싶다면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 주라’고 했다”면서 “지혜를 모아 미래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이 1대1 상담회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페루 방문 이후 두 번째로, “한·프랑스 교역이 감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위주로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고 프랑스 등 유럽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를 촉진해 나가려는 정부의 의지를 확인시키는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프랑스와의 교역액은 2013년 95억 달러에서 2014년 94억 5000만 달러, 2015년 87억 4000만 달러로 감소 추세다. 이날 1대1 비즈니스 상담회에는 우리 중소기업 100여개사가 참석했으며 프랑스의 대형유통기업과 정보통신, 스타트업 지원기관을 비롯해 독일·영국·덴마크·체코 등 유럽 지역 바이어 190여개사가 참석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2013년 11월 프랑스를 공식 방문했을 때 동포간담회에서 건립을 약속했던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의 착공 기념식에 참석했다. 프랑스가 부지를 무상 제공하고 우리 정부가 건축을 담당하는 것으로, 2017년 완공되면 260명 이상의 한국 유학생을 수용하게 된다. 이날 저녁 파리 시내에서 열린 ‘K콘 2016’ 행사는 1만 2500개 관람석이 사전에 매진됐고, 현장에서는 암표까지 거래되는 등 큰 열기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3일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등을 주제로 양국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하며 양국은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에서는 ‘수교 130주년 공동선언’도 채택한다. 앞서 박 대통령이 1일 파리에 도착했을 때는 한국 입양아 출신인 장뱅상 플라세 프랑스 국가개혁담당 장관이 공항에 나와 영접했다. 프랑스는 파리 개선문 앞 샹젤리제 거리 등에 두 나라 국기를 나란히 게양, 박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했다. 프랑스는 4일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 기념일을 맞아 1~7일 ‘한국의 해 특별주간’ 행사를 진행한다. 파리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자막의 마술사’ 외화 번역가 이미도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자막의 마술사’ 외화 번역가 이미도

    “해운대에서 이제 막 올라왔습니다. 영국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인간의 본성을 ‘부끄럼을 타는 동물’(샤이 애니멀)이라고 표현했는데, 그게 이상하게도 저는 해운대에 가야 나오거든요.” 1일 서울 광화문의 한 건물 1층 커피숍에 흰 뿔테 안경을 쓰고 캐주얼 복장을 한 ‘청년’이 들어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20년 넘게 국내 최고의 외화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미도(55)씨였다. 그는 외모뿐 아니라 내면도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었다. 번역과 자기 책에 대한 애정을 표현할 때도, 본인의 어두웠던 유년기를 말할 때도 초롱초롱한 눈빛은 여전했다. -나는 요즘 흔히 하는 말로 ‘출생의 비밀’ 같은 걸 갖고 태어났다. 부모가 아닌 친할머니 손에서 컸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개되는 자리나 지면에서 나의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을 이야기한 적이 없는 이유다. 어린 시절은 기억 속에서 싹 지워 버렸다. 고2 때 집을 뛰쳐나온 뒤 아직까지 안 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남자는 가정을 못 지킬 수는 있지만 가족을 못 지키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 아마도 그 원천은 아버지에 대한 반감일 것이다. 아버지는 외국어가 자유롭게 되니 지금도 혈혈단신 어디선가 잘 살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집을 나온 뒤에는 어머님께 많이 의지했다. 젊은 시절 방황할 때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었다. 십수년 전에 돌아가셨지만. -그런 아버지가 나에게 물려준 건 있었다. 미군 부대에서 통역관과 도서관 사서 등으로 일했던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영어 공부를 강조했다. 말하자면 내 첫 영어 선생님이었다. 억지로 영어 고전 등 독서를 시켰다. -방황하던 고교 시절 여러 스승을 만났다. 그중 한 분이 소설가 이병주 선생이다. 소설 ‘알렉산드리아’를 읽으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글을 쓰는 분들이 있고 이런 세계가 있는 걸 왜 모르고 그저 방황만 했나 싶었다. 박람강기(博覽强記)의 세계를 까까머리 시절에 만난 건 행운이었다. 당시 동경하는 마음에 선생님께 팬레터도 보냈다. 그분의 책은 모두 다 읽었다. 그러다 대학 시절 학교 강연에서 뵙게 됐다. 강연 뒤에 “어린 시절에 편지를 보냈다”고 인사드렸더니 “그때 그 학생이 너냐”며 반가워하셨다. -남들보다 1년 늦은 1981년 대학에 들어갔다. 전공으로 스웨덴어를 택한 것은 나중에 영화를 공부하고 싶어서였다. 당시 가장 좋아하던 감독은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예술영화 하면 유럽, 그중에서도 스웨덴 영화를 첫손에 꼽았다. 나중에 스웨덴에서 영화를 공부하면 도움이 될까 싶었다. 대학 시절은 황금기였다. 오전엔 학교 근처 카페에서 소설과 시를 읽고, 오후에 강의를 마친 뒤에는 선후배들과 술집을 순회했다. 영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난 혼자 있을 땐 내성적이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외향적이다. 축구 같은 운동도 많이 했다. 당시 별명이 ‘가미카제’였다. 한번 뜨면 누군가는 꼭 쓰러뜨린다는 뜻이었다. 종종 골대로 공이 아닌 내가 빨려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당시 인연을 맺은 선배들과는 지금도 자주 만난다. -대학 졸업 뒤에는 디자인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갔다. 하지만 군 복무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중간에 그만두고 귀국해 공군 학사장교로 입대했다. 원래는 레이더기지에서 근무해야 했지만 운 좋게 영어 교육 담당으로 차출됐다. 입대 전 치렀던 영어 시험에서 고득점을 한 덕이었다. 당시 공군전자통신학교 영어교육대대에서 미국에 파견되는 장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맡게 됐다. 교육을 하는데 교본이 구식인 데다 딱딱해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미국 영화를 보여주며 교육했다. 그 과정에서 할리우드 영화의 판권을 사서 한국 시장에 되파는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를 만났다. 영화로 영어를 가르친다고 말하니 “내 일을 도와 달라”고 했다. 영화 판권을 사서 우리나라에 소개하려면 각종 자료들을 번역해야 하는데, 그 일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1991년 제대한 뒤 자막 번역을 시작하려니 막막했다. 당시에는 번역가를 주변에서 찾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영화 자막을 입히는 회사를 찾아가 국문 대본과 영문 대본을 빌린 뒤 이 둘을 비교하면서 공부했다. 보조 번역가로 활동하다 1993년에 함께 일하던 사업가가 폴란드의 거장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영화 ‘블루’ ‘화이트’ ‘레드’ 3부작의 판권을 사서 번역을 맡겼다. 당시 처음으로 자막 번역가 실명제를 관철시켰다. 종로에 있던 예술영화 전문관 ‘코아아트홀’에서 ‘블루’가 상영됐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엔딩 크레디트에 내 이름이 뜨는 게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다. 훌륭한 영화 작업에 참여했다는 자부심도 컸지만 자막 실명제를 하다 보니 당시 막 진출했던 외국 직배사들에도 이름을 알리는 효과가 있었고, 이후 전문 번역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초기에는 생업으로서의 자막 번역 여건이 매우 열악했다. ‘블루’의 번역료가 회사원 한달치 월급에도 못 미치는 60만원에 불과했다. 비디오용 영화 자막 번역에는 10만원, 20만원밖에 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열배 넘게 올랐다. 번역 실명제를 처음 정착시키고 번역가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까지 번역 작업을 한 영화가 400편 정도다. ‘굿 윌 헌팅’ ‘식스 센스’ ‘인생은 아름다워’ ‘뷰티풀 마인드’ ‘글래디에이터’ ‘시카고’ ‘진주만’ ‘반지의 제왕’ 등은 나름의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1997년에 자막 번역을 한 ‘굿 윌 헌팅’은 ‘스탠드 바이 미’와 더불어 나에게 운명의 영화다. 주인공인 윌 헌팅(맷 데이먼)은 고아 출신의 청소부다. 고통에 허우적대는 그를 심리학 교수인 숀 맥과이어(로빈 윌리엄스)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품어 준다. 나는 고아가 아니지만 윌 헌팅이 마치 내 모습 같았다. ‘스탠드 바이 미’가 내 소년기를 보듬어 줬다면 ‘굿 윌 헌팅’은 청년기의 날 감싸안았다. 많은 영화들이 날 구원해 주는구나, 영화는 내 친구이자 부모구나, 이 분야에 몸담길 잘했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애니메이션 영화도 80여편을 번역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봉한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이 내 손을 거쳤다. 애니메이션은 특정 작품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모두 애착이 간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라”고 했다. 단순히 보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눈으로 대상을 포착하고 가슴으로 느끼라는 뜻이다. 들여다보는 건 아이들이 잘한다.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표현한 ‘내 안에 있던 아이가 어디에 갔을까’라는 문장의 ‘아이’는 바로 아이의 호기심을 뜻한다. 이 호기심을 잃지 않는 건 창의성을 계속 지키는 일이다. 나에게 애니메이션 번역은 호기심과 창의성의 마르지 않는 우물이다. -자막 번역의 가장 큰 매력은 일을 하며 공부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다룬 소재를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번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다. 20년 전쯤에는 ‘틴 컵’이라는 골프 영화의 자막을 번역했다. 당시엔 골프를 전혀 몰랐다. 프로 수준의 아마추어 골퍼 선배를 데려다 같이 영화와 대본을 보고 번역 작업을 했다. 예를 들어 ‘비축하다, 꼼짝 못 하게 하다’라는 뜻의 ‘Lay up’은 골프에서는 ‘끊어 가기’라는 뜻이다. 영화가 개봉한 뒤 골프 전문가들로부터 “재미있게 봤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영화 번역 작가들의 기본적인 원칙은 원래 대사의 의미와 표현의 맛을 가장 정확하게 살리는 것이다. 여기엔 각국의 문화적 배경이 반영돼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영화 ‘타짜’에 나오는 대사인 “나 이대 나온 여자야”를 미국 관객들에게 “I graduated Ewha university”라고 직역해서 보여주면 사람들은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여기에서 적절한 번역은 “You know who I am?” 정도가 될 것이다. 의미를 전달하는 원칙을 고수하되 언어에 담겨 있는 문화나 정서가 반영돼야 한다.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이윤기 선생은 “번역은 ‘밴 아이’를 낳는 거고, 소설 쓰기는 ‘안 밴 아이’를 낳는 것이지만 번역 역시 안 밴 아이를 낳는 것에 견줄 수 있다”고 하셨다. 나 역시 안 밴 아이를 낳는다는 자세로 번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번역은 외줄타기다. 두 개의 기둥은 직역과 의역이다. 보는 사람들은 편안하지만 외줄을 타는 광대는 첫 번째 공연이건 백 번째 공연이건 피를 말리기 마련이다. -영화 번역을 시작하고 딱 10년이 되니까 갈증이 왔다. 나만의 고유한 것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마침 ‘책을 한번 써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고, 옳다구나 싶어 저술 작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내가 제일 잘 아는 걸 쓰자’고 마음먹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와 영어가 떠올랐다. 영화의 인문학적 내용을 배경으로 영어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실제로 영화 대사에는 영어 학습에 유익한 내용이 차고 넘친다. ‘똑똑한 식스팩’(2013년 미래창조과학부 인증 우수 과학도서)이라는 이름의 자기계발서도 냈다. 말은 자기계발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발견하는 게 능력을 개발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평소 내 지론을 담았다. 이 책 역시 영화와 영어, 책 등을 사례로 넣었다. -내 이름은 아름다울 미(美)에 길 도(道) 자를 쓴다. 본명이다. 부친이 모친과의 사랑은 아름다웠을지라도 아름답지 않은 방식으로 나를 낳았으니 내가 아름다운 길을 걸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것 같다. 그래서 영화 자막 번역과 글쓰기라는 일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배우 이미도씨와 동명이인이다. 이미도씨가 결혼할 때 축하 문자를 많이 받았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에서 배우 강혜정씨가 맡은 역할의 이름 ‘미도’는 내 이름에서 따왔다. 영화 제작 당시 박 감독이 “미도라는 이름을 쓰고 싶다”고 요청했고, 제작 발표회 때 무대에 함께 올라가는 조건으로 수락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분들이 날 여자라고 생각한다. 기업 강연에 가서 미리 준비를 하고 있으면 임원들이 처음에는 보조요원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내 소개를 하면 뜨악한 반응을 보인다. ‘오랜만에 여자 강사가 온다’는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은 재미있는 삶이다. 행복의 반대는 재미없게 사는 것이다. 삶의 세 가지 틀을 재미와 가치, 기여 등으로 정의한다면 여기의 시작은 재미다. 심지어 다른 이들에 대한 봉사도 재미가 없으면 못 한다. 보람 역시 궁극적으로는 의미를 찾아야 하고, 그것은 재미의 또 다른 모습이다. 어떻게 더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요즘은 소설가 한강씨의 ‘채식주의자’를 꼼꼼히 읽고 있다. 맨부커상을 수상한 건 한국 영화가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탄 것과 마찬가지로 대단한 일이다. 특히 번역에 참여한 영국 아가씨가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다. 다만 늦은 감이 있다는 게 아쉬웠다. 국내에서 도끼날을 가는 준비를 계속했다면 한씨보다 앞선 작가들도 해외 유수의 상을 받을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이미도씨 1993년 영화 ‘세 가지 색-블루’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400여편의 외화를 번역했다. 최근에는 작가로, 출판인으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봉된 유명 외화 상당수가 그의 손을 거쳐 한국 관객들과 만났다. 공군 영어교육 장교로 복무하면서 해외 파견 요원에게 영어를 지도한 것이 번역가의 길로 접어든 계기가 됐다. ▲1961년 서울 출생 ▲한국외대 스웨덴어학과,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광고커뮤니케이션학(중퇴) ▲‘나인’, ‘눈먼 자들의 도시’, ‘쿵푸 팬더’, ‘클로버필드’, ‘슈렉’ 시리즈, ‘반지의 제왕’ 3부작, ‘진주만’, ‘킬빌’, ‘캐리비안의 해적’, ‘뷰티풀 마인드’, ‘아메리칸 뷰티’, ‘글래디에이터’, ‘노트북’, ‘식스센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제리 맥과이어’, ‘더록’, ‘피스메이커’, ‘인디펜던스 데이’ 등 번역 ▲‘이미도의 영어선물’, ‘이미도의 영어 상영관’, ‘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됐다’, ‘이미도의 등 푸른 활어영어’,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 영문법’ 등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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