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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꽃을 보는 여인(알제리)/김병종 · 콜롬비아산 커피/김백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꽃을 보는 여인(알제리)/김병종 · 콜롬비아산 커피/김백겸

    콜롬비아산 커피/김백겸 콜롬비아산 커피가 내 서재에 오기까지의 인연을 생각하네콜롬비아 하늘과 검은 땅과 햇빛과 물과 바람이 이 커피 열매에 스며들었다는 생각콜롬비아 검은 원주민의 땀과 노동과 석유 불길이 커피 열매를 말렸다는 생각콜롬비아 트럭과 기차와 화물선과 무역상들의 욕심이 커피 열매를 한국에 실어 보냈다는 생각 기운을 북돋아 주는 커피 향이여, 그 불길이 꺼지지 않기를기운을 북돋아 주는 커피 맛이여, 내 사유의 불꽃을 화려하게 꽃피우기를기운을 북돋아 주는 카페인이여, 내 시의 불꽃을 축복하기를 커피는 험악한 산맥과 먼 바다를 건너서 온다. 나는 콜롬비아에 아직 가 보지 못했지만 서재에서 콜롬비아산 커피를 마신다. 비옥한 대지가 키운 커피나무 열매를 익힌 것은 콜롬비아의 햇빛과 비의 양(量)이다. 그것들이 의식을 깨우는 카페인에 뒤섞여 내 핏속으로 고스란히 흘러든다. 커피는 무료하고 지친 날의 외로움과 권태를 덜어 주는 벗, 빛나는 우애와 창조의 촉매제다. 우리는 햇빛이 나무 위로 흘러넘치는 게 좋아서, 또 다른 날은 비가 비둘기같이 걸어오는 게 좋아서 커피를 마셨다. 어느 심야, 커피를 마시며 쓴 내 시에는 분명 커피의 성분도 녹아들었을 테다. 커피는 상상력의 돛대를 활짝 펼치고 나아가게 하고, ‘사유의 불꽃을 화려하게’ 피어나게 만들었다. 장석주 시인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종족 청소’로 세워진 이스라엘…전 세계가 함께 조장한 참사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종족 청소’로 세워진 이스라엘…전 세계가 함께 조장한 참사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긴 직후인 지난 15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유혈이 낭자했다. 대사관 이전을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향해 이스라엘군은 총을 난사했다. 60여명이 숨졌는데, 숨진 이들 가운데 16세 이하 청소년과 어린이도 여럿이었다. 베나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어린이들을 총알받이로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향한 무력시위 때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어린이들을 시위 전면에 내세운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은 ‘이스라엘의 실질적인 수도로 인정한다’는 정치·종교적 의미 외에 복잡다단한 함의가 숨어 있다. 가자지구 시위 정치·종교·경제 요인을 포함한 다양한 층위들이 작용한 결과다.영국 엑서터대 역사학과 교수로 이스라엘의 비윤리적 건국 과정을 고발해 온 일란 파페의 ‘팔레스타인 비극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립 원인을 집요하게 파고든, 균형감 높은 책이다. 파페는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이스라엘로 건너온 부모를 둔 유대인이며, 그 자신은 18살에 이스라엘 방위군에 징집되어 욤 키푸르 전쟁에 참전했다. 말하자면 이스라엘을 옹호하고도 남을 만한 인물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파페는 “이스라엘에 의해 계획적으로 추방당한 팔레스타인 난민 수십만명의 무조건적인 귀환”을 주장하며 모국 이스라엘 탄생의 법적·도덕적 부당성을 알리는 일을 학자의 양심으로 삼고 있다. 이 일로 20년 넘게 교수로 일한 이스라엘 하이파대에서 축출되었고 테러 위협에도 시달렸다.그는 이스라엘 건국 과정이 ‘종족 청소’ 과정이라고 일갈한다. 이스라엘의 건국을 주도한 시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만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 주로 ‘아랍인’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추방했다는 것이다. 아랍인들을 청소하기 위한 계획인 ‘플랜 달렛’을 기반으로 “주택, 재산, 물건 등을 방화”했고 “쫓겨난 주민들이 돌아오지 못하도록 잔해에 지뢰를 설치”했다. 종족 청소와 함께 왜곡도 시작했다. “비어 있는 땅에 정착해서 사막에 꽃을 피우는 데 성공”한 것처럼 이스라엘 건국을 전 세계에 홍보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고향을 떠난 이유는 땅을 되찾기 위해 침략하는 아랍군에게 길을 내주기 위한 자발적 이주라고 주장했다. 당연히 강제 추방은 없었으며 오히려 “아랍의 침략에 맞선 이스라엘의 독립전쟁”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곳곳에서 선량한 시민들을 죽였고, 시체를 훼손했고, 여성들을 강간했다. 선민(選民)이라 자처하지만 그들은 악한 본성을 타고난 카인의 후예들이었다.파페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거를 “전 세계가 조장한 참사”로 규정한다. 당시 영국의 위임 통치령이었던, 전투 조직이나 지도부조차 없었던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영국은 통치를 끝내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을 묵인했고, 미국은 유대인 로비 집단에 회유돼 이스라엘 중심의 분쟁 해결책을 따랐다. 문제는 비극이 끝나리라는 희망이 희박하다는 사실이다. 강제 이주에 얽힌 숱한 분쟁이 결국 가자지구에서 다시 터진 것은 그 명백한 증거다. 1948년부터 시작된 팔레스타인 종족 청소에 대한 역사적 조명과, 그에 따른 후속조치만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푸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파페는 강조한다.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 둘 다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고자 한다면, 과거로 떠나는 이런 고통스러운 여정이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한다.”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새 시대를 열어 가야 할 남과 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타산지석 삼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차은택 2심도 3년형

    차은택 2심도 3년형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광고회사 지분 강탈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차은택(49)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영준)는 18일 차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송성각(60)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게는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 및 추징금 4700여만원을 각각 선고했다.재판부는 ‘자신은 가을 서리처럼 엄하게 대하고, 남은 봄바람처럼 대하라’는 뜻의 채근담 구절을 언급하며 피고인들을 질타했다. 재판부는 “차씨가 최순실을 배후에 두고 각종 권력을 얻어 행사하고, 송 전 원장도 차씨 추천으로 고위직에 오르면서 국면이 달라진다”며 “광고업계에서 활동할 때와 권한을 가진 지위에 올랐을 때 처신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자치광장] 도시재생 거점, ‘서울로7017’/김준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

    [자치광장] 도시재생 거점, ‘서울로7017’/김준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

    45년간 차량길로 사용됐던 서울역 고가도로가 17개의 사람길과 연결된 ‘서울로7017’로 재탄생한 지 어느덧 1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국내외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았고, 다양한 행사와 볼거리를 즐기며 각자의 방식으로 서울로7017에 대한 기억을 만들었다. 서울로7017은 이제 산업화시대 상징에서 도시재생으로 재탄생한 녹색보행공간으로서의 의미가 더해지고 있다. 서울로7017은 산업화시대에 만들어진 시설들에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기능을 덧입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도시재생의 선도 사업이자 핵심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개발 논리 시대에는 낡은 시설들은 철거 대상이었고, 그 과정에서 도시와 시민들이 감수하고 잃어버린 것들이 많았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해법으로 찾은 것이 바로 ‘지우고 새로 쓰는 도시에서 고쳐서 다시 쓰는 도시’를 만들어 가는 도시재생이다. 서울로7017 곳곳에서 도시재생의 크고 작은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크게 변화한 곳은 쓰레기 하차 트럭 주차장이었던 만리동광장이다. 쓰레기를 상하차하는 차량들이 주차를 해놓는 공간으로 활용되던 음침하고 지저분한 공간에 식물들이 식재되고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이 휴식을 즐기고 행사에 참여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또한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쪽 고가 상부에는 차량이 통행하던 서울역고가의 방호벽이 보존돼 있고, 유리로 하부를 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 구간엔 보강 전 철근 및 콘크리트 모습도 보존해 놨다. 이러한 도시재생 요소들과 서울로7017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축제 및 프로그램은 서울로7017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응답자 중 84.1%가 서울로7017을 타인에게 적극 추천하겠다고 했고, 외국인 만족도도 83.8%에 달했다. 이렇게 도시재생 측면의 성과나 관광명소로서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서울로7017이 도시재생의 중심지로 활력을 이어가고,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선 추가 사업이 필요하다. 서울로7017을 마중물로 지역 일대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인접한 빌딩들과 염천교, 서울역을 추가로 연결하고,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등 이 일대 정비사업들이 유기적으로 연계 추진돼야 한다. 서울로7017에 대한 기대와 역할은 더 커져 가고 있다. 서울로7017은 시민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녹색보행공간이자 주변 지역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 거점 공간으로서의 기능도 다해야 한다. 서울시는 서울로7017을 출발점으로 삼아 보행중심·사람중심 서울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정제수 대신 라벤더수 함유한 친환경화장품 , 2018고객사랑브랜드대상 3년 연속 수상

    정제수 대신 라벤더수 함유한 친환경화장품 , 2018고객사랑브랜드대상 3년 연속 수상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알로에화장품 시장에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그린알로에 코스메틱 브랜드인 ‘알로에스테’가 친환경 성분으로 소비자에게 가성비를 인정받아 ‘2018 고객사랑브랜드대상’에서 3년 연속 알로에화장품 부문에 선정됐다. ‘알로에스테’는 화장품의 베이스로 함유되는 정제수 대신에 제품에 에센스 원료인 라벤더수를 함유했고, 보존성분도 천연물을 바탕으로 한 방부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화장품의 주성분인 알로에는 미국 농림부가 인정한 유기농 알로에를 선별해 함유하고 다양한 추출물도 중국산 원료는 단 1%도 첨가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최고급 신소재로 피부 기능성을 높여 소비자로부터 우수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런 기능성을 반영한 알로에스테 스테디셀러인 ‘네추럴스킨케어100’은 젤 타입의 에센스 제형으로 알로에 다당체가 100% 함유돼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진정시켜주며 수분을 공급하고 증발을 막아 촉촉한 피부관리에 도움을 주는 수분진정 제품이다. 또한 히아루론산과 식물성콜라겐이 함유돼 피부 세포간 수분 보유력을 높여주고 콜라겐 흡수로 탄력까지 챙겨주고 15가지 식물성추출물이 피부 진정과 케어에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다. 천연물을 바탕으로 한 방부시스템으로 전 연령층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밖에도 광노화에 대비한 사계절 필수아이템인 자외선 차단 제품도 친환경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네추럴화이트선크림’은 자외선 A,B를 동시에 차단하고 주름과 미백까지 삼중기능성 제품으로 백탁현상 없는 워터프루프 기능에 천연물을 바탕으로 한 방부시스템까지 적용했다. 또한 14가지 식물성 추출물과 펩타이드 콤플렉스 같은 고기능성 스킨케어 기능까지 갖춰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손상을 최소화하고 있다. ‘네추럴 에센스 커버’는 10종의 식물성 오일과 5종의 식물추출물, 루비, 진주, 토르말린 등 6종의 보석파우더 성분이 함유돼 피부 밀착력을 높여주며 얼굴 각도에 따라 은은하게 윤광피부를 연출할 수 있다. 특히 ‘갈락토미세스발효여과물’, ‘사과세포배양추출물’, ‘마린콜라겐’, ‘히아루론산’ 등 자연 식물성분이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고 천연향을 함유해 하루 종일 자극 없이 촉촉한 도자기 피부 표현이 가능하다. 자외선차단 지수도 SPF30에 PA++로 생활자외선 차단이 가능하다. 주차미 그린알로에 연구소장은 “유해환경과 스트레스 등으로 피부자극을 호소하는 현대 여성을 겨냥해 화학성분의 거품을 뺀 친환경 브랜드로 소비자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더 좋은 제품력으로 보답해 나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칡과 등나무

    [남상훈의 글로벌 리더십 읽기] 칡과 등나무

    갈등은 다름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은 다 다르다. 문화들도 다 다르다. 갈등이 없을 수 없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갈등이 많다. 남자와 여자, 좌와 우. 나라가 쪼개진다. 상대방에 대한 호전적인 태도는 물론 물리적 폭력도 간간이 등장한다. 갈등의 어원이 흥미롭다. 칡 갈, 등나무 등. 두 나무가 엉킨 모습이다. 칡과 등나무 중 누가 더 낫고 못하고가 아니다. 둘이 감는 방향이 반대일 뿐. 5월에는 등나무가 꽃을 피운다. 고운 빛, 우아한 자태, 은은한 향기. 완벽한 아름다움을 창조해 내는 등나무가 갈등의 원조라는 사실이 신기하다. 아마도 갈등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을지도. 영화의 한 장면. 살인죄로 기소된 한 십대 소년이 법정에 선다. 소년의 운명은 이제 열두 명의 배심원들에게 달렸다. 유죄든 무죄든 결정은 만장일치라야 한다. 정식 토의 전 예비투표를 한다. “유죄?” 배심원 대표의 질문에 서너 명의 손이 먼저 올라간다. 눈치를 보며 다수를 따르는 사람들의 손이 하나씩 둘씩 더 올라간다. 찬성 열한 명. 반대 한 명. 갈등이 생겨난다. 유죄를 주장한 몇 명은 반대표를 던진 사람에게 노골적인 적대감을 보인다. 그러나 이 갈등은 궁극적으로 소년이 무죄라는 것을 밝혀낸다. 갈등이 생명을 구한다. 대부분은 갈등을 피한다. 1961년, 케네디 정부는 쿠바에서 카스트로를 몰아내려고 각료회의를 소집한다. 토의 끝에 ‘피그만(Bay of Pigs) 침공’을 졸속으로 결정하는 오류를 범한다. 후에 복기를 해 보니 의사결정 과정에 심각한 문제점들이 드러난다.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 선별적으로 제공되고, 반대 의견을 갖고 있던 소수의 각료는 입도 열지 못한다. 잘못된 결정으로 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쿠바에 패하는 국가적 수치가 따른다. 유능한 개인들이 모여 어리석은 결정을 하게 되는 기이한 현상은 갈등을 피하려다 얻는 병폐다. 이런 병적인 현상을 집단사고(groupthink)라고 한다. 동질성을 유달리 강조하는 우리 문화는 갈등을 부정적으로 보고 감정적으로 대한다. 갈등이 없으면 없을수록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이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 간단한 실험을 해 본다. 외국 학생과 한국 학생이 섞인 집단과 한국 학생들로만 구성돼 있는 집단에 같은 과제를 주고 성과를 평가한다. 두 집단 사이 눈에 띄는 차이가 나타난다. 다문화 그룹이 한국인 그룹에 비해 팀 성적이 1.5배가량 높다. 다양성이 팀 성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 한 대기업의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모인 집단을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한다.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난다. 최고경영진으로 구성된 팀의 성적이 다른 팀들 평균 점수의 60%밖에 안 된다. 거의 낙제 수준. 예상 밖이다. 왜 그런 결과가 나올까. 기업체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의 의견을 물어본다. 돌아오는 답들이 동일하다. 높은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과연 그러냐’고 따져봄이 없이 ‘네 맞습니다’ 하고 무조건 따라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직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동질성과 충성심이 강조되며 그 과정에 건전한 다양성은 묵살되고 실종된다. 상사와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갈등을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결국 조직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 된다. 최근 언론에 회자되는 대한항공 최고경영진 가족의 갑질 사례도 이런 우리나라 기업의 분위기를 드러내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글로벌 리더는 다양성을 활용하고 동질화의 오류를 피한다. 갈등을 선한 것으로 본다. 부하들이 자신에게 자유롭게 반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애플에는 ‘리더 의견에 반대하기’라는 흥미로운 캠페인도 있다. 케네디는 피그만 침공의 실패를 통해 리더로서 새롭게 태어난다.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해결책을 모색한다. 팀을 구성할 때 개진된 의견들에 날 선 비판을 할 사람을 끼워 넣는다. 이들을 일컬어 악마의 옹호자(devil’s advocate)라 한다. 일부러 갈등을 만든다. 1962년 미국은 더 거대한 위험을 만난다. 소련과의 군사적 대립으로 세계 3차대전 직전까지 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 케네디는 현명한 결정을 내린다. 미국뿐 아니라 세상을 전쟁의 위험에서 구한다. 갈등은 등나무의 꽃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
  • 한국판 ‘빅이슈’ 만들자… 금융·판로 지원해 소셜벤처 키운다

    서울 성수동 일대 허브로 육성 우수 업체·대기업 사업 연계도 1991년 창간한 영국의 ‘빅이슈’는 홈리스(노숙인)에게만 판매권을 부여해 이들의 자활을 돕는 잡지다. 판매 금액의 절반이 잡지를 판매한 홈리스의 수입으로 직결된다. 한국을 비롯해 영국, 호주, 일본, 대만 등 11개국에서 각각 발행되고 있다. 빅이슈는 300여개의 사회적기업에 투자해 3000만 파운드(약 436억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했다. 동시에 100만여명의 고용을 지원하는 한편, 임대주택을 통해 340만명에게 거주지를 제공하기도 했다. 정부가 한국판 ‘빅이슈’와 같은 소셜벤처를 육성하기 위해 각종 금융 및 판로 지원을 확대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6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소셜벤처 활성화 방안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소셜벤처는 돌봄·주거·일자리 등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창의성과 기술을 토대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19년까지 일자리 2500여개(청년 일자리 2000여개)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서울 성수동 일대를 소셜벤처 창출 중심지(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성수동에 헤이그라운드, 소셜캠퍼스 등의 청년 창업지원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지방의 경우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소셜벤처 창업자 100개 팀에게 창업 공간, 제품 홍보 등을 지원한다. 창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우수 청년 소셜벤처는 대기업·공기업의 사회적경제기업 지원 사업과 연계시킨다. 친환경 분야는 LG전자·화학, 제조 분야는 현대차그룹, 도시재생·주거 분야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연계하는 방식이다. 또 모태 펀드 출자(800억원)를 기반으로 1200억원 규모의 ‘소셜임팩트투자 펀드’도 조성된다. 펀드 총액의 70% 이상이 소셜벤처에 투자된다. 이와 함께 중기부는 민간이 50% 이상 출자하는 ‘엔젤모펀드’를 200억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기부 관계자는 “기존 한국벤처투자가 운영하는 엔젤모펀드(공공재원 100%)보다 2배 이상의 민간자금이 투자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천궁의료기, ‘2018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착한브랜드 대상’ 온열의료기 부문 수상

    ㈜천궁의료기, ‘2018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착한브랜드 대상’ 온열의료기 부문 수상

    국내 온열의료기 브랜드 ‘천궁’이 지난 16일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착한브랜드 대상’에서 의료기·온열의료기 부문 착한브랜드로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2018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착한브랜드 대상’은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하는 시상식이다. 착한브랜드는 브랜드 신뢰도, 인지도, 선호도, 충성도, 창조적 혁신성, 진정성 소비자보호, 사회적 책임 및 환경적 책임등 종합적으로 평가해 미래와 공존을 노력하는 기업을 엄격히 심사해 선정한다. ‘정직하고 도전하고 성취하며 감동을 함께하는 기업’을 추구하는 천궁의료기는 이미 다년간 경쟁력을 인정받은 온열의료기 제조기업으로서 국민건강 증진에 보템이 될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천궁의료기 김찬휘 회장은 “이번 착한브랜드 대상 의료기 부문을 수상하면서 그동안의 꾸준한 노력이 빛을 발하는 기회가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천궁의료기가 고객의 건강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는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장 플러스] 계획·준비·운영 모두 학생들이 진행…성취감·자존감 ‘쑥쑥’

    [현장 플러스] 계획·준비·운영 모두 학생들이 진행…성취감·자존감 ‘쑥쑥’

    ‘익스플로링!, 마킹!, 셰어링!’(Exploring!, Making!, Sharing!). 과학·발명의 달을 맞이해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의 논현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논현메이커대축제’의 슬로건이다. 축제는 전교생이 참여해 학생들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배움과 나눔의 장’으로 개최됐다.이순임 교장은 “계획에서 준비, 운영까지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창의 활동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워 나갈 뿐만 아니라 ‘배움은 곧 나눔이다’는 정신의 함양을 위해 공동체 활동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교장에 따르면 ‘Exploring!, Making!, Sharing!’란 학생들 스스로가 탐구하는 ‘Exploring’, 창의로 만들어 내는 ‘Making’, 그 결과물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나누는 ‘Sharing’이다. 그렇다 보니 계획에서 준비, 운영까지 학생들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책임 있게 만들어가는 창조자, 즉 메이커로서의 성취감은 물론 자존감까지 기른다는 교육철학을 기본으로 했다. 배움이 나눔이 되려면 자기성취, 즉 메이커가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체험학습으로 몸에 익히도록 한다는 취지도 덧붙였다. 이에 따라 ‘논현 메이커대축제’는 전교생을 저학년부(1·3·5학년)와 고학년부(2·4·6학년)의 2부로 한 다음 저학년의 1부 행사는 1~2교시에, 고학년의 2부는 3~4교시에 진행됐다. 또 부스 운영 신청서를 제출한 43개 팀 중에서 메이커 활동의 취지를 잘 살린 학생 15팀, 가족 7팀, 외부 2팀이 최종 선정되어 각각의 부스를 꾸며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부스 운영은 3가지 종류로 운영했는데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는 제작형과 부스 운영자가 제작해 온 것을 조작해보는 참여형, 작품을 관람하도록 하는 전시형이었다. 특히 주제선정에서부터 재료구입, 준비작업, 부스운영까지의 전체 과정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하였는데 부스운영에 참여했던 학생들의 담임교사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자신들이 원하는 재료를 찾기 위해 인터넷은 물론, 동네의 작은 가게까지 샅샅이 뒤져가며 관련 정보를 교사에게 전달하였고, 성공적인 부스운영을 위해 만족할만한 작품이 나올 때까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노력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참여형 부스에 참여했던 4학년 김민서 군의 과학상자와 4500개의 블록을 이용한 작품(오른쪽 맨 위 사진)이 인기를 끌었다. 과학상자로 만든 인형뽑기 기계는 모형 동전을 넣고 로봇팔과 가로 바(bar), 세로 바(bar)로 이루어진 유도장치를 이용해 상자 안에 놓인 작은 인형을 뽑도록 설계됐다. 4500개 블록으로 만든 포켓볼 당구대, 관절로봇 등은 학생들에게 재미뿐만 아니라 즐거운 포토존이 되기도 했다.이 밖에 청소로봇, 코딩드론, 곤충음식, 바람으로 움직이는 로봇, 레진아트, 네일아트, 액체괴물, 떡방아, 쿠키·클레이 체험, 목걸이 만들기, 핫팩·아이스팩 만들기, 자동차 경주, 진동로봇으로 그림 그리기 등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빛났다.오문환 교감은 “교육은 학생들의 경험을 통해서 이루어질 때 그 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며 “어려운 여건이지만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학생 중심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특징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오 교감은 이번 행사에서 드론으로 축하공연을 직접 시연해 학생들의 흥을 한껏 돋우었다.또 행사를 총괄한 양성우 발명센터부장은 “본 행사가 학생들 주도로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학생들이 선택한 주제에 대해 비판하지 않고, 원하는 도구와 재료에 대해 가능한 모든 것을 구입해 주고자 노력했으며, 작품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어떤 참견도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학교의 다른 교육 활동도 믿어주고 기다려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메이커 활동이 논현초 학생들에게도 정착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노승선 객원기자 nss@seoul.co.kr
  • [현장 행정] 佛 국민운동 ‘파쿠르’에 빠진 금천 할매들

    [현장 행정] 佛 국민운동 ‘파쿠르’에 빠진 금천 할매들

    “자, 이제 내려갑니다. 왼발은 아래로 내리고 오른발을 길게 뻗으세요.”지난 11일 오전 서울 금천구청 1층 로비 앞. 차성수 금천구청장의 굵고 나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차 구청장과 손을 맞잡은 ‘할머니학교’ 2기 수강생은 눈을 꼭 감은 채 발을 허공에 내저었다. 평소 돌징검다리를 건너는 일은 식은 죽 먹기였지만 앞이 안 보이니 각양각색의 동작이 나왔다. 이른바 ‘파쿠르’(‘길, 여정’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수업 현장이다. 1980년대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 파쿠르는 도심·자연 환경 속 장애물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훈련을 말한다. 영국에서는 2016년 정식 국민스포츠로 지정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 3월 30일 개강한 2기 할머니학교의 두 번째 특강이 열린 날이다. 특강 연사로 매달 한 번씩 초청되는 조한혜정(문화인류학자) 연세대 명예교수는 이날 ‘나이는 없다. 잘 늙어가는 것’이란 주제로 짧게 강연한 뒤 ‘파쿠르제너레이션즈코리아’ 소속 문현정 강사에게 진행을 넘겼다. 조한 교수의 제자이기도 한 문 강사는 먼저 다소 생소한 파쿠르의 개념을 유튜브 영상을 통해 차근차근 설명했다. 한 손으로 장애물을 짚고 뛰어넘거나 벽에 매달려 옆으로 이동하는 동작이 나오자 우려 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만 64~69세인 할머니학교 수강생이 따라하기엔 무리라는 눈치였다. 이에 문 강사는 “정해진 것 없이 누구나 자신이 위치한 자리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 된다”며 “움직임을 통해 상대방과 교감하며 놀이로 승화시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기어가기, 도약하기, 균형잡기 등이 파쿠르의 기본 동작이다. 그 밖의 동작도 얼마든지 응용하거나 새롭게 창조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청 지하 1층 다목적실에서 금나래중앙공원까지 약 90분 동안 수업이 이뤄졌다. 걱정이 가득했던 할머니학교 수강생들의 표정이 금세 밝아졌다. 장금순(65)씨는 “젊지도 않지만 노인이라고 보기엔 좀 애매한 그런 나이가 65세부터 70세”라면서 “할머니학교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아직 우리도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할머니학교 명예학교장인 차 구청장은 “할머니들 대부분 평생 가족을 위해 바삐 살다가 아플 때 비로소 자신의 몸을 들여다본다”면서 “파쿠르를 통해 걸음걸이의 속도나 작은 몸짓만 바꿔도 새로운 신체적·정신적 경험을 하게 된다는 걸 깨닫게 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돌연 ‘ZTE 살리기’ 나선 트럼프

    美기업 거래 금지 등 완화할 듯 中 인터넷 매체 “극적 반전” 미·중 2차 무역협상 청신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ZTE(중싱) 살리기에 나서면서 중·미 무역전쟁 기조에 청신호가 켜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중국의 거대 휴대전화 회사 ZTE가 정상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협력할 것”이라며 “너무 많은 일자리가 중국에서 사라졌다”고 올렸다. 이어 상무부에 관련 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15~19일 미국에서 벌일 2차 중·미 협상 직전에 불어온 온풍으로 양국 대립이 접점에 다다를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미국 상무부는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제재 위반으로 ZTE에 7년간 미국 기업과의 거래 금지 조치를 했다. ZTE는 미국의 퀄컴, 인텔, 구글의 알파벳으로부터 휴대전화 제조에 필요한 부품 25~30%를 공급받고 있어 타격이 컸다. 지난해 ZTE는 미국의 211개 업체로부터 23억 달러(약 2조 4500억원)어치의 부품을 수입했다. 중국 1위, 세계 4위 통신장비업체인 ZTE는 미국 정부의 조치 이후 선전 공장의 가동을 멈췄고, 직원들은 강제 휴가를 떠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기업이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가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내용을 신속 보도하면서 “이런 극적인 반전은 쉽지 않은 게임의 과정”이라며 “핵심 기술이 국가의 기틀이 되고 남의 벽 위에 집을 짓는 것은 아무리 멋지고 아름다워도 비바람에 견뎌 낼 수 없다는 것을 미국이 중국에 환기시켰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ZTE 사태 후 시 주석이 직접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며 핵심 기술 국산화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7일 국영 반도체 기업인 우한신신을 찾아 “과거 중국은 허리띠를 조이고 이를 악물며 자력갱생으로 ‘양탄일성’(兩彈一星:원자탄·수소탄과 인공위성 개발)을 창조했다”며 “다음 단계의 과학기술 공략은 환상을 버리고 우리가 직접 해내야 한다”고 반도체 국산화를 내세웠다. 중국 정부의 제조업 강화 전략인 ‘중국제조 2025’의 10대 핵심 산업 가운데 반도체를 최우선으로 재설정했다. ‘중국 반도체 산업에 돈이 비처럼 쏟아진다’는 평이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나올 정도로 3000억 위안(약 51조원) 규모의 반도체 개발 펀드를 조성하는 등 집중 투자에 나섰다. 매각설까지 흘러나오던 ZTE에 지난 3, 4일 베이징에서 이뤄진 1차 중·미 무역협상이 기사회생의 기폭제가 됐다. 당시 중국 대표단은 ZTE 제재안에 대해 미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 미국 대표단은 중국 측의 강력한 항의의 뜻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결국 제재 완화 조치가 곧 나올 전망이다. 15일부터는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미국을 찾아 2차 협상에 들어간다. 하지만 미 야당인 민주당의 애덤 시프 의원은 “우리 정보기관은 ZTE의 기술과 휴대전화가 중대한 사이버 안보 위협이라고 경고했다”며 “중국의 일자리보다 우리 국가 안보를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고양이 맘마(우오노메 산타 지음, 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펴냄)일본 메이지 시대 미식을 좋아하는 고양이가 주인인 소설가와 함께 거리를 돌며 이 시대 식문화를 소개하는 내용의 만화다. 오뎅, 스시, 잔찬야키 등 전통 음식부터 카레라이스, 오믈렛 등 메이지 시대에 새롭게 탄생한 음식까지 두루 다룬다. 160쪽. 8500원.메뚜기와 꿀벌(제프 멀건 지음, 김승진 옮김, 세종서적 펴냄)사회 혁신 분야의 세계적 대가인 제프 멀건이 자본주의의 속성을 메뚜기와 꿀벌에 비유해 설명한다. 저자는 정보와 권력을 이용해 투기를 일삼는 약탈자를 비유한 메뚜기들이 보상을 받는 부작용을 지적하면서도 꿀벌로 비유되는 창조자 역시 보상을 받는 점을 꼽으며, 자본주의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한다. 500쪽. 2만원.밤은 길고, 괴롭습니다(박연준 지음, 알마 펴냄)예술가에 대한 시인의 산문 시리즈인 ‘활자에 잠긴 시’의 네 번째 책. 박연준 시인이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일기, 편지 등에서 발견한 그녀의 사랑과 작품에 대한 감상을 시적인 언어로 풀어낸다. 프리다 칼로의 그림 중 10편을 선별해 시인의 개인적인 해석도 곁들였다. 212쪽. 1만 4000원.미속습유(박정양 지음, 한철호 옮김, 푸른역사 펴냄)1887년 초대 주미전권공사 박정양이 미국 현지에서 직접 보고 느낀 미국의 제도와 문물을 44개 항목에 걸쳐 정리한 보고서 형식의 견문기다. 통치구조, 교육제도, 복지시설 등을 다룬 저자의 시선 곳곳에서 부국강병을 위한 고찰이 드러난다. 236쪽. 1만 7500원.시베리안 나이트(박대일 지음, 미래터 펴냄)러시아 현지 여행사 사장이 생생한 시베리아 20년 체험담을 담았다. 저자가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시베리아 한인들의 처절했던 삶의 발자취,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얽힌 재미있는 사연들도 함께 엿볼 수 있다. 여행사 사장답게 바이칼 호수에서 아름다운 지역을 뽑아 다양한 여행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352쪽. 1만 8000원.
  • 춘천 마임축제 20일부터 펼쳐져.

    춘천 마임축제 20일부터 펼쳐져.

    ‘몸짓의 향연’ 2018 춘천마임축제가 20~27일까지 강원 춘천시 수변공원과 중앙로 등에서 펼쳐진다. 올해는 축제 30주년을 맞아 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열린다. 춘천시는 축제를 알리는 개막 프로그램 ‘물의 도시 아!水(수)라장’을 시작으로 춘천을 대표하는 마임축제를 8일 동안 펼친다고 11일 밝혔다. 춘천의 봄바람을 따라 여행하는 ‘봄의 도시’ 프로그램은 축제 기간인 23일과 24일 춘천 문학공원에서 아티스트에게 춤을 배우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극장공연은 축제극장 몸짓에서 21일과 22일 한차례씩 공연을 펼친다. 핀란드의 시르코 아에레오와 토마스 몬스크톤이 ‘더 아티스트’를 선보인다. 작업실 안에서 방황하는 예술가의 모습을 창조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또 21일부터 4일간 열리는 ‘찾아가는 공연’은 축제장을 찾기 힘든 시민들에게 직접 찾아가는 무대다. 올해는 한림대부속 춘천성심병원, 무지개동산, 밀알일터, 양지노인마을에서 아티스트가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신진 예술가의 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신설된 마임 프린지는 22일 KT&G 상상마당 일대에서 진행 된다. 폐막 프로그램이자 축제 하이라이트인 ‘불의 도시 도깨비 난장’은 25일부터 3일간 밤샘 난장으로 열린다. 축제기간 모두 13개국 52개 팀 500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해 마임, 서커스, 무용, 파이어 쇼, 라이브 페인팅, 디제잉, 국악 등 다양한 장르 공연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박종훈 춘천부시장은 “마임축제 30주년을 맞아 어느때보다 알차고 풍성하게 펼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지금, 이 영화] 루비 스팍스

    [지금, 이 영화] 루비 스팍스

    김동인은 우리에게 문학 교과서에 실린 소설 ‘배따라기’, ‘감자’, ‘광염 소나타’ 등을 쓴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반면 그의 창작 방법론은 우리에게 덜 알려졌는데, 그것이 이름하여 ‘인형 조종술’이다. 김동인은 이렇게 주장했다. (소설을 쓰는) 예술가란 무릇 하나의 세상을 창조해, 자기 손바닥 위에서 뜻대로 놀릴 만한 역량이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이런 입장에서 보면 소설 속 캐릭터는 소설가의 한낱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에 관해 영화 ‘루비 스팍스’는 사랑을 테마로 반론을 제기한다. 이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려면, 우선 이 작품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할 필요가 있겠다.‘루비 스팍스’의 주인공은 소설가 캘빈(폴 다노)이다. 열아홉 살 때 출간한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이른바 ‘천재 작가’로 불리며 유명세를 누리지만, 그의 인생이 그리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 집필 작업은 슬럼프에 빠졌고 긴 연애도 종지부를 찍었다. 마음을 추스르기가 힘든 캘빈은 정기적으로 심리 상담을 받고 있는 상태다. 한데 그즈음 그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꿈에 한 여자가 자꾸 나타나는 것이다. 그녀가 계속 눈에 밟히던 캘빈은 아예 꿈에 나오는 여자를 모델로 삼아 소설을 쓰기로 한다. 장르는 로맨스. 그녀의 상대는 캘빈 자신이다. 그는 이상형의 면모를 불어넣은 그녀의 이름을 루비 스팍스로 짓는다. 이후 놀라운 사건이 발생한다. 캘빈이 허구화한 루비(조 카잔)가 실제 연인으로 그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소설은 진짜 현실이 됐다. 심지어 캘빈에게는 종이에 몇 문장만 써도 루비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힘도 생겼다. 김동인이 주창한 인형 조종술처럼, 작품의 캐릭터인 그녀를 작가로서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실 입 밖에 내지 않아서 그렇지, 파트너를 내가 원하는 대로 다루고 싶다는 상상 다들 한 번쯤 해봤을 듯싶다. 그 소망을 이룬 캘빈을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많을 테다. 그렇지만 ‘루비 스팍스’는 우리의 기대를 배반하는 진실을 제시한다. 애인을 제멋대로 부리는 마법의 실체가 실은 사랑을 파탄 내는 저주라는 명제다.왜냐하면 사랑의 속성 자체가 본래 그렇기 때문이다. 사랑은 둘이 합쳐 하나가 되는 동일성이 아니라 둘이 함께 있되 하나가 되지 않는 차이의 원리에 기반을 둔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에 기우는 관계는 금방 깨지고 만다. 사랑을 지속하는 비결은 서로의 고유성을 인정하고 지켜주는 데 있다. 소설가의 소설 쓰기 역시 일종의 관계 맺기라는 점에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위에서 김동인의 인형 조종술을 언급했다. 그러나 정작 그는 본인 소설의 캐릭터를 통제하지 못했다. 훗날 김동인은 회고한다. 등장인물들이 의지를 가진 존재인 양, 작가의 의도를 배반했다고. 캘빈은 루비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노조 와해’ 삼성전자서비스 전무 등 4명 영장 청구

    삼성노조 와해 공작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10일 최평석 삼성전자서비스 전무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 전무는 2013년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삼성전자서비스 종합상황실장으로 노조 와해 공작으로 알려진 ‘그린화 작업’의 실무를 총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무는 또 ’노조 활동을 하면 실직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협력업체 4곳을 ‘기획 폐업’하고 업체 사장에게 수억원 상당의 불법 금품을 지급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2013년 6월 기획 폐업을 실행하고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전 부산 동래센터장 함모씨에 대해서도 영장을 청구했다. 함씨는 노조 설립을 주도한 위모 전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을 부당 해고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노조 파괴 전문업체로 알려진 ‘창조컨설팅’에서 수년간 근무한 공인노무사 박모씨도 불법 공작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 혐의로 영장 청구 대상에 포함됐다. 아울러 검찰은 지난 3일 영장이 기각됐던 윤모 삼성전자서비스 상무에 대해서도 영장을 재청구했다. 윤 상무는 종합상활실 실무책임자로서 그린화 작업 및 기획 폐업을 주도한 혐의 등이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마라도나 손끝서 탄생한 메시…축구판 ‘아담의 창조’ 벽화

    마라도나 손끝서 탄생한 메시…축구판 ‘아담의 창조’ 벽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벽화 ‘아담의 창조’가 아르헨티나의 한 축구 클럽에서 재현됐다. 주인공은 리오넬 메시(31·바르셀로나)와 디에고 마라도나(57)로 아담은 메시가, 신은 마라도나가 대신했다. 헐벗은 원작과 달리 두 사람은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있다. ‘아담의 창조’는 미켈란젤로의 벽화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신이 손끝으로 아담을 창조하는 모습을 묘사해놓은 그림이다. 그간 아담과 신의 자리에 다른 대상이 들어간 수많은 패러디를 낳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스포티보 페레이라 축구 클럽 천장에 그려진 이 벽화의 가격은 2만 달러(약 2145만원)에 달한다. 그림을 그린 산티아고 바베이토는 “마라도나는 메시에게 영감을 주었고 메시는 좋은 축구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클럽의 회장인 세바스티안 가르시아는 “어린 시절 축구를 사랑한 누구나 우리의 우상처럼 되고 싶은 꿈이 있었다”면서 “아이들은 누구나 클럽에서 무료로 축구를 할 수 있으니 (천장에 그려진) 영웅들을 보며 영감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신에게 도움의 손길을 구하고 싶을 때 이 천장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신이 무척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벽화에는 메시와 마라도나를 비롯해 마리오 켐페스(63), 가브리엘 바티스투타(49), 후안 로만 리켈메(40), 세르히오 아구에로(29·맨체스터시티) 등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들이 그려져있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주장으로서 우승을 이끌었다. 잉글랜드와의 8강 경기에서 핸드볼 파울을 헤딩골로 둔갑시켜 ‘신의 손’이란 별명을 얻은 것도 멕시코 월드컵이다. 메시 역시 소속 클럽팀에서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축구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받았지만 아직 월드컵 우승컵이 없는 탓에 1%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가 우승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김용석의 상상 나래] 전통문화와 4차 산업혁명의 길

    [김용석의 상상 나래] 전통문화와 4차 산업혁명의 길

    문화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제껏 우리가 살아온 내력, 지금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가치를 포함하는데, 이 중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이어져 내려와 고유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을 전통문화라고 한다.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풍습을 스스로의 깨달음 없이 맹목적으로 깨달으려는 인습과는 구분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많은 예산과 시간을 들여 유·무형의 전통문화 자원을 디지털화, 데이터베이스(DB)화했지만, 단순히 저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자원들을 일반인에게 제공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개개인의 행동 특성, 소통 방법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활용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통문화의 혁신은 창고에 갇혀 있는 많은 콘텐츠의 재발굴에서 시작해야 한다. 기존에 축적됐으나 일반인들에게 감흥을 주지 못한 다양한 스토리 자원들 속에서 다시 인문 가치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훈적인 요소나 재미, 흥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역사적 대표 인물의 이야기와 더불어 해당 지역 보통 사람들의 재미있고 다양한 삶의 경험과 지혜를 찾고 이를 콘텐츠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인문적 연구를 통해서 가능하다. 단순한 역사적 건물이나 행사에 대한 해설 콘텐츠가 아닌, 그 안에서 역사를 만든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성균관대 박물관에는 국내 서예사상 가장 큰 글씨인 송시열의 대자첩이 전시돼 있다. 총 7m 길이이고, 한 글자의 크기는 가로 80㎝, 세로 90㎝가량 된다. ‘부귀이득 명절난보’(富貴易得 名節難保·부귀는 얻기 쉬우나 명예와 절개는 지키기 어렵다는 뜻) 여덟 글자가 적혀 있다. 이 글씨는 송시열이 정치적으로 모함을 받고 수세에 몰렸을 때 목숨을 걸고 스승의 변론에 앞장섰던 그의 제자 이수언에게 써 준 것이다. 이 글씨의 크기를 보면 스승의 제자에 대한 깊은 사랑이 느껴진다. 그 큰 글씨를 쓰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가 짐작이 간다. 빈 병풍에 붓을 휘두르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모함을 당했을 때 끝까지 남아서 나를 지켜준 제자를 생각하면서 글씨를 썼을 것이다. 관람객은 단순한 서예 작품에 대한 소개가 아닌, 그 안에 담긴 사람에 대한 이야기, 스승과 제자 간의 사랑 이야기에서 감동한다. 박물관 관람객은 마치 송시열을 만나 깊은 사제지간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온 느낌이 들 것이다. 또한 인간의 도리, 의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통문화 콘텐츠 개발은 이처럼 사람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거나 재미와 흥미를 이끌 수 있어야만 한다. 또 하나의 방향은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신기술을 융합하고 활용하는 것이다. 필자가 2년 전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진행했던 박물관 큐레이팅 서비스 과제가 있다. 관람객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유물이나 그림의 자세한 설명을 읽어 볼 수 있고 들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1년 남짓 서비스를 진행하고 나서 관람객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연령에 관계없이 작품 설명이 동일하게 모든 개인들에게 제공되는 데 대한 불만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려면 관람객의 연령, 관심도, 성향에 따라서 지능적으로 콘텐츠를 개인별로 제공해 주는 방법이 필요한데, 이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기술을 활용해서 해결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은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 가장 효과적인 지식 전달 구조로서 인간과 기계의 관계 및 소통을 인간 중심적이고 개인 맞춤형 방식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한다. 로봇, 드론,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의 기술과 함께 활용하면 관람객은 콘텐츠를 좀더 실감 나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전통문화와의 소통은 자산화돼 있는 DB에서 스토리의 재발견을 통한 콘텐츠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 이는 인문 가치를 찾는 노력이다. 그다음은 스토리를 일반인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개인화, 맞춤형에 있다. 스토리텔링 인터랙션 기술에 인공지능(AI)이 활용되면 가능하다. 전통문화는 지적 유산이며, 관광산업으로의 발전뿐만 아니라 지역 및 국가 전체의 가치를 제고해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전통문화의 진정한 목적은 재창조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전통문화와의 소통에서 찾자.
  • “늘 선택하며 사는 사람들… ‘리셋’하고 싶을 때 있죠”

    “늘 선택하며 사는 사람들… ‘리셋’하고 싶을 때 있죠”

    정치권·영화제작자 경험 녹여 기업·정치·사법부 얽힌 비리 속 정의·상식 편에 선 변호사 그려 “윤리적 가치, 개인 선택과 책임”“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고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젠 관심사를 더 펼칠 수 있는 여력은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주목하는 일은 제 생업인 변호사 일과 소설 딱 두 가지입니다.”조광희(52) 변호사는 다채로운 이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법률가이자 칼럼니스트로서 활동하는 그는 2007~2012년 영화사 ‘봄’ 대표로 일하면서 다수의 영화 제작에도 참여했다. 영화계 법률 자문일을 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도 지냈으며 현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06년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과 2012년 안철수 대통령 선거 후보 비서실장 등을 지내며 정치와도 인연을 맺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새로운 직함을 하나 더 얻었다. 바로 소설가다. 최근 만난 조 변호사는 “개인적으로는 첫 소설에 만족하는 편이지만 소설가라는 명칭은 여전히 버겁고 민망하다”며 웃어 보였다. 최근 조 변호사가 펴낸 첫 장편소설 ‘리셋’(솔)은 주인공인 변호사 강동호가 기업 총수와 정치권, 사법부가 얽힌 비리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사회적 압박과 그로 인한 개인적인 고뇌와 갈등을 현실적으로 묘사했다. 조 변호사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현실이 절묘하게 녹아든 작품이다. 조 변호사는 “윤리적 가치가 정해져 있다기보다 개인이 그것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이 선택한 윤리에 책임을 지면서도 한 개인이 위험한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불법이 횡행하고 권력에 휘둘리는 현실 속에서도 정의와 상식의 편에 서고자 애쓰는 주인공 강동호라는 인물은 조 변호사의 분신과도 같다. “소설을 쓰는 게 처음이라 아무래도 제가 잘 아는 사람을 묘사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저의 나쁜 점은 줄이고 좋은 점을 최대한 부각해서 창조한 인물이 강동호죠(웃음). 특히 혼합적인 인물을 만들려고 애썼어요. 현실에 너무 잘 적응하거나 혹은 자신의 신념대로만 사는 건 오히려 비현실적이고 어색하죠. 그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듯이 고민하며 헤쳐 나가는 것이 더 자연스럽죠. 강동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갈등 구조 속에서 늘 선택하며 살잖아요. 그런 과정에서 자기 자신이나 이 사회의 시스템을 ‘리셋’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요.” 앞으로 인간과 안드로이드가 등장하는 SF 법정 드라마를 쓰고 싶다는 조 변호사는 소설의 주제를 법에만 가둬 두지는 않을 생각이다. “동물 해방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이 닭, 개 등 동물을 죄의식 없이 잡는 게 충격이었어요. 동물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할 능력이 있다면 아마도 상황은 바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떠올린 것이 동물들이 부당한 상황에 맞서 인간과 싸우는 이야기죠. 마르크스적 사고에 기반한 한 젊은이 그룹이 동물 해방을 위한 정치적 노선을 걷는 이야기를 써 보고 싶어요. 인간과 동물 문제를 공상이 아니라 사상적으로 접근하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탄생하지 않을까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In&Out] 아르코 소극장 유보석을 방치하는 이유/장광렬 서울국제즉흥춤축제 예술감독

    [In&Out] 아르코 소극장 유보석을 방치하는 이유/장광렬 서울국제즉흥춤축제 예술감독

    20년 전 일이다. 1997년 무용계 최초의 국제 축제인 ‘코리아국제댄스이벤트’를 준비하면서 몬테카를로발레단의 내한공연을 추진했던 나는 개막을 불과 1주일 앞두고도 계약서에 서명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최종 합의를 저해한 요인은 생수 때문이었다. 계약 담당자인 발레단의 매니저는 무용수 1인당 2병의 생수를 매일 분장실에 비치해 줄 것을 요구했는데, 문제는 그 생수가 ‘에비앙’이었다. 지금이야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수백병의 생수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서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원들이 입국했고,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한 매니저는 지나친 요구를 사과하며 에비앙을 고집한 이유를 밝혔다. “나는 이 발레단의 댄서였다. 우리 단원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생수를 먹이고 싶었고, 내가 몸담았던 단체인 만큼 매니저로서 댄서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 얼마 전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18년째 해 오고 있는 국제 축제를 마쳤다. 소극장 좌석배치도에는 가용좌석이 110석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정작 사용할 수 있는 좌석은 유보석을 뺀 104석이었다. 유보석 6석은 (가)구역 24-27, (나)구역 28-29로 가장 한가운데 자리였다. 지연입장 관객을 위해 일정 좌석을 비워 두어야 한다는 새로운 규정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매일 12석, 객석의 10% 이상을 사용하지 못했다. 빈자리가 있음에도 공연을 보지 못하는 관객들, 한가운데 휑하니 비어 있는 객석을 공연 내내 쳐다보아야 하는 퍼포머들, 여분의 티켓을 팔지 못하는 제작자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었다. 공공 공연장들은 왜 하나같이 가장 좋은 자리를 유보석으로 지정하는 것일까. 공연 당일 사용하지 않는 유보석을 방치하지 말고 관객들에게 돌려줄 수는 없는 걸까. 100석 극장에 유보석이 6석이나 꼭 필요할까. 유보석을 객석의 통로 쪽으로 지정, 늦장 입장 관객을 위해 사용하도록 하면 안 될까. 공연자들에게 제공하는 5000원 주차할인권 구매를 위한 절차 역시 복잡하고 불편했다. 주차권을 구매하려면 규정된 양식을 작성해 하루 전 은행송금을 하고, 이체증을 첨부해 이메일을 보낸 뒤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서 가져와야 했다. 아르코예술극장의 운영에 직접 관여해 인사권까지 행사하는, 대한민국 문화예술 지원정책의 중심에 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예술가들에게 직접 돈을 쥐어 주는 것만이 지원의 전부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공공 공연장의 대관료를 낮추고, 유능한 기술 스태프들을 상주시키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연습실 공간을 확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지원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일년에 절반 이상을 무용 공연으로 채우는 전문 공연장임에도 발레 바르 하나 구비되어 있지 않아 공연 때마다 트럭으로 외부에서 실어 와야 하는 현장 예술가들의 불편함에 대한 호소는 몇 십년째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 탄력적인 극장 운용의 실종, 서비스 정신보다는 행정편의주의에 젖은 공무원들의 창의성 부재는 기획-제작-유통으로 이어지는 창조적인 예술작업을 통제하는 ‘갑질문화’나 다름없다. 공공 공연장에서의 지나친 규제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생수 하나라도 좋은 것을 제공해 단원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하고 그것이 최고의 공연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20년 전 외국의 한 예술행정가와 가뜩이나 적은 소극장 객석의 10% 이상을 방치하고 있는 우리네 예술행정가의 대비된 모습은 최근 문화계의 적폐청산과 맞물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 주인도 모르게 퍼가는 당신의 SNS사진 안녕하십니까

    주인도 모르게 퍼가는 당신의 SNS사진 안녕하십니까

    ● 내 사진이 왜 여기에? 도둑맞는 SNS 사진 “내가 찍은 사진하고 너무 똑같아서 확인해보니 내 사진이더라”하지홍(33)씨는 맛집을 소개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다가 자신이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 백화점에 들렀다가 찍은 사진을 아내가 블로그에 올렸는데 업체 측에서 무단으로 사진을 도용해 자신들의 콘텐츠 제작에 활용한 것이다. 하씨는 “고객인척 전화해 해당 페이지에 콘텐츠를 만들어 올려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20만원 정도 달라고 하더라. 사진까지 찍어줄 수 있냐고 했더니 추가 비용이 든다고 했다”면서 “남의 사진을 도용해서 본인들이 찍은 척 쓰는데 그걸 또 비용청구를 하는 걸 보고 황당했다. 이런 식으로 돈을 버는 게 양심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이용자들이 찍어 올리는 사진들이 많아지면서 기업이나 개인이 SNS상의 사진을 재가공해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구하는 입장에서는 손쉽게 필요한 콘텐츠를 구할 수 있고 비용도 줄일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그러나 개인의 창작물을 무단으로 도용하는 등 저작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법적으로는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되면 저작권이 적용된다. 김가람 변호사(법무법인 린)는 “저작권은 특허권, 상표권 등 다른 지적재산권과 달리 등록하지 않아도 보호받는다”면서 “특별한 의도 없이 단순하게 찍은 사진의 경우는 창작성이 없어 저작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지만 요건을 충족하면 저작권이 인정된다. 저작물을 도용하면 법을 몰랐다고 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씨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가볍게 촬영한 사진이 아니라 전문 장비를 가지고 제대로 찍은 사진이었다. 화각이나 구도 면에서 하씨가 전문성을 발휘해 찍은 만큼 도용된 사진은 엄연히 하씨의 저작물이다. 하씨가 문제제기를 하자 해당 업체는 사진을 도용한 게시물을 삭제했다. ● ‘기프티콘 줄게 사진 좀’ 헐값 매겨지는 사진들 무단도용만이 문제는 아니다. 개인의 수고가 들어간 저작물을 헐값에 구해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는 직장인 김상일(26)씨 역시 최근 이런 경험을 했다. 한 여행관련 업체가 김씨가 올린 일본여행사진을 보고 인스타그램 메시지(DM)로 일본여행을 주제로 낼 책의 후보사진으로 섭외해도 되겠냐고 물어온 것이다. 김씨가 황당해 한 부분은 타인의 사진을 활용해 상업적으로 쓰겠다면서 지불하는 비용 때문이었다.김씨는 “기프티콘으로 내 사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겠다는 게 문제였다”면서 “책으로 낸다는 것은 사진을 계속 쓰면서 금전적인 이득을 얻겠다는 건데 기프티콘 하나로 때운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아무리 작은 매거진 회사라도 상업적인 책에 사용하겠다면 10만~20만원 정도 받는 게 정상인데 5000원짜리 기프티콘으로 때우겠다는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기프티콘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개인이 찍어 올린 SNS사진으로 콘텐츠를 재가공해 사업에 활용하면서 아무런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곳도 많다. ‘출처는 밝히겠다’고는 하지만 사진을 공들여 찍은 입장에서는 상업적 이용에 무료로 제공해주는 것도 난감하다. 김씨는 “출처를 밝히겠다고 해도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면서 “요청하는 쪽에서 보상을 제시하는 곳도 거의 없다. 정말 아끼고 좋아하는 사진인 만큼 제대로 권리를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는 아무 문제가 없을까 인터넷에 올라오는 게시물 중에는 타인의 저작물을 자신의 콘텐츠에 활용하면서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문제시 연락주세요’라는 설명을 붙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일단 올려놓고 문제가 되면 조치하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처리하면 정말 문제가 없는 걸까. 2015년 A씨는 OOO(브랜드명) 골프웨어를 입은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OOO(브랜드명)’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게시했다. B회사는 A씨의 사진을 자사 페이스북에 올리며 ‘위 사진들은 사진 공유 SNS인 인스타그램의 OOO 해시태그 이미지입니다. 문제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기재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가 B회사에 항의하자 B회사는 게시물을 즉시 삭제했다. A씨는 B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주며 B회사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김 변호사는 “기업이 영리 목적으로 무단도용하면 법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초상권은 헌법에서 보장되는 권리이고 저작물의 경우도 무단으로 사진을 도용하면 저작권법에 의해 침해에 대한 구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뿐 아니라 개인이 콘텐츠를 무단으로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저작권법에서는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 도용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비영리 목적으로 개인적으로 쓴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인터넷 게시글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만큼 게시물을 올려놓고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라고 설명을 달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 너나없이 가져다 쓰는 SNS캡처 괜찮은 걸까 인터넷 기사들을 읽다보면 ‘○○○캡처’라고 쓴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전파되는 뉴스가 많고 네티즌들이 만든 콘텐츠를 기사에 가져다 써야할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보도를 위한 정당한 범위 안이라면 인정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사진 저작물 자체를 다루는 기사인지, 기사를 쓰면서 필요한 사진을 가져다 쓰는 보도인지에 따라 허용 정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가령 강원도 삼척의 솔섬 사진을 놓고 영국의 사진작가 마이클 케냐와 대한항공이 소송한 내용을 다루는 경우라면 사진을 가져다 쓸 수 있지만 여행지나 기상현상을 설명하면서 타인이 찍은 사진을 무단으로 가져다 쓰는 경우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정치인과 같은 공인들의 사진은 어떨까. 김 변호사는 “공인인 경우에는 초상권이 침해되는 정도를 조금 더 폭넓게 용인하기도 한다”면서 “특히 정치인들의 SNS사진은 보도를 목적으로 쓸 때가 많기 때문에 수용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연예인들은 퍼블리시티권이 있기 때문에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내 사진이 도용됐다면? 네이버와 다음에서는 저작권침해 신고센터를 운영해 신고접수를 받고 있다. 많은 이들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 도용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본인의 저작물이 무단으로 도용됐을 경우 신고하면 게시물이 중단되고 도용 당사자가 추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삭제된다. 다른 SNS 역시 저작권이 침해받았다고 생각되면 신고를 통해 조치 받을 수 있다. 법적으로는 손해배상청구, 부당이득반환청구, 침해행위정지, 침해예방청구, 폐기청구 등을 제기할 수 있다. 저작권은 저작물을 창작한 때부터 특별한 절차나 형식없이도 발생하기 때문에 자신의 사진이 무단도용됐다면 항의해 삭제를 요구할 수 있다. 사진에 워터마크를 박거나 게시물을 올릴 때 ‘무단도용을 금지한다’고 명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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