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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4차산업 출발서 차별받는 지방···순천만 잡월드는 아이들 꿈과 영감의 공간”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4차산업 출발서 차별받는 지방···순천만 잡월드는 아이들 꿈과 영감의 공간”

    ‘공동체 메이커’ 주장한 김석 순천YMCA 사무총장이 말하는 ‘순천만 잡월드’“순천만에 들어서는 잡월드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꿈과 영감을 주는 공간이자 지역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순천, 특히 호남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직업에 대한 정보나 체험의 공간이 크게 부족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으로 차별을 받고 있었던 거죠. 정보와 체험에 굶주린 아이들에게 잡월드는 소중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겁니다.” 전남 순천의 대표적 시민 활동가인 김석(45) 순천YMCA 사무총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순천만 잡월드는 우리가 생각할 수도 없고, 내다볼 수도 없는 미래 환경에서 청소년들이 나름대로 대비할 수 있는 창조적 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잡월드가 어린이들에게 상상 놀이터, 상상 테이블이 될 것”이라며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불씨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6년 확정된 순천만 잡월드는 2020년 10월 운영을 목표로 한창 준비 중이다. 연간 600만명이 찾는 순천만국가정원 바로 옆 3만 5861㎡에 들어선다. 청소년 직업체험관과 어린이 체험관 등 70여개 체험 공간과 진로설계관 등이 들어간다. 공사비는 485억원. 김석 사무총장은 순천시가 잡월드 유치에 뛰어들었을 때 시민의 뜻을 순천시 등에 전달하면서 시민 역량을 한 곳에 모았다. 시민들의 힘을 모은 결과 막강한 광주시를 제치고 잡월드 유치에 성공했다. 그는 “잡월드는 사실 유치했다기 보다는 순천시의 성격과 잘 맞아 선택됐다”고 말했다.- 순천만 잡월드는 지역 청소년들에게 주는 의미는. ☞ 10년쯤 전에 YMCA 활동할 때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교사, 변호사, 의사, 게이머 등 여러 직업이 있었는데 아이들은 이상하게도 요리사에 몰리더군요. 당시 ‘왜지?, 특별한 것도 없는데···.’라고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요즘 그게 이해가 됩니다. 아이들이 하고싶어 하는 것에는 통찰력이랄까 예지랄까 이런 게 들어가 있었던 거죠. 사실, 우리 시대만 하더라도 직업이라는 게 일관성이 있고, 공부 잘하면 대략 학교 성적이나 부모의 강권에 따라 직업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의 직업과 자신의 적성, 그리고 어릴 적 꿈이 달라 갈등을 겪는 이들을 왕왕 보게 되죠. “그때 한 번만 경험했더라면···”, 또는 “누군가 한마디만 해 줬다면···” 하며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이런 이유로 지금은 한번 해보는 경험이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 청소년들이 많이 와야 하는데. ☞ 프로그램만 잘 짜 놓으면 청소년들이 오는 것은 큰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연간 600만명이 옵니다. 서울 경복궁과 용인 에버랜드 다음으로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입니다. KTX 순천역 이용자는 부산역 다음으로 많습니다. 수학여행은 물론 청소년을 동반한 가족들이 와서 국가정원과 순천만 습지뿐만 아니라 잡월드를 방문하는 것이지요. 순천은 시민 역량을 한 곳에 모아 순천만 국가정원이라는 성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자신감이 넘치지요. 게다가 자유학기제와 자유학년제가 시행된 이후 갈만한 데가 없는 중학생들에겐 이런 잡월드가 정말 적절한 교육 공간이지요. 지리적으로도 남해안의 중심에 있어 경남 진주에서 광주까지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21세기형 직업’ 체험이 중요합니다. ☞ 4차산업 시대에는 직업의 형태도 많이 바뀌니 이 부분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데 고민이 많습니다. 공부만 잘해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지났으니까, 지방이라고 미래 정보에서 수도권에 차별받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어릴 때 출발부터 불공정해선 안되죠. 일각에선 “잡월드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보여줘 혹하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는 기성세대의 생각으로 고루할 뿐입니다. 어른들이 아니라 아이들 입장에서 직업이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해야 합니다. 의사 체험이라면 아이들이 VR을 통해서 수술을 해보는 식으로···. 초등생들에게 놀이터와 같은 개념으로 아이의 적성을 알아보고 창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종의 상상놀이터죠. 또 진로 고민이 많은 중고생에겐 직업을 한번 체험해보고 피드백을 해주는 거지요. 그러나 여기가 직업훈련원이 아니니까 체험이 진로와 꼭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경험 자체가 그 아이에겐 진로나 직업 선택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 그러자면 역량 있는 안내자가 중요하겠다. ☞ 지역에 있는 인재와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야겠지요. 철강 관련 직업은 광양의 포스코, 우주 관련 분야는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와 연계해서 견학하는 것도 계획에 있습니다.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 있는 훌륭한 강사들의 경우 순천으로 이사하기는 쉽지 않으니 한 달간씩 초청해 머물거나 공감대를 형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인터넷 플랫폼과 관련된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중고생들이 스스로 찾아나갈 겁니다. 그 친구들이 여기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직업도 모색해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어쩌면 청소년들에겐 여기가 일종의 창업보육센터가 되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 북한과의 관계 속의 직업도 필요하다. ☞ 맞습니다. 4차산업 시대의 직업도 중요하지만 통일시대의 직업도 고민해야 하지요. 전남뿐만 아니라 북한 평안남도에도 순천시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남북 관계가 자유왕래 수준으로 좋아지면 여기에 대비하는 청소년들이 나올 것이 분명합니다. 북한을 위해서 일하는 국제기구를 만들어본다거나, 개마고원 트레킹 루트 개발과 같은 직업 체험도 여기서 할 수 있을 겁니다. 통일시대에 맞는 새로운 직업도 여기에서 나올 겁니다. 아이들이 통일시대를 대비하고 고민하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자산입니다.- 프로그램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운영하는 방안은. ☞ 가장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변화가 너무 빠른 시대이니 여기에 맞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제일 어려운 일입니다. 사실 관에서 계획을 세워 착공해 준공해 운영에 들어갈 때까지는 3~4년이 걸리잖아요. 시간이 많이 흐른 것인데 계획 당시인 3~4년 전의 생각이 프로그램 운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잖아요. 이런 부분은 총괄 책임은 순천시가 맡더라도 운영이랄지 프로그램 개발 이런 것은 민간협력 거버넌스 체제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누구나 주인인 잡월드가 되어야지 순천시만이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장기적으로 변화에 맞춰 나갈 수 없을 것입니다. 국민 세금으로 지어놨는데 사람들이, 청소년들이 오지 않으면 애가슴 타잖아요. 이런 부분을 순천시에 많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이 소통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순천이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가 되겠다. ☞ 과천에 국립과학관이 있는데, 저도 1년에 한두 번씩 애들 데리고 갑니다. 그곳은 매년 프로그램이 바뀝니다. 토요일 새벽 기차로, 애들이 잠도 깨지 않은 상태로 출발합니다. 도착해 9시쯤 되면 아이들과 같이 과학관에 들어가요. 제가 거기서 순천사람 되게 많이 만났어요. 순천뿐 아니라 전국 학부모들이 다 오는 셈인데, 지방은 이런 교육 인프라가 너무 열악하다는 증거입니다. 실제로 여행을 온 게 아니라 아이들 교육문제랄지, 관계문제, 체험문제 때문에 온 거죠. 그만큼 지역에선 콘텐츠가 부족하잖아요. 그런 콘텐츠를 확보함으로써 순천 차원을 넘어 남해안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잡월드는 국가정원과 습지, 에코엑스포컨벤션센터와 함께 순천의 자랑이자 관광객의 잉여 소비를 촉진하는 자산이 될 것입니다.초등생 자녀 둘을 둔 김 사무총장은 특히 잡월드에 관심이 깊다. 지난해 8월 ‘순천만 잡월드’라는 명칭을 확정하는 큰 역할을 했다. 직업체험센터 명칭 공모에 응모한 내용을 갖고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또 순천시와 같이 청소년캠프를 진행하기도 했다. 순천시의원도 지냈던 그는 작은 도시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가 행정의 감시자의 역할도 하지만 다양한 시민 요구를 결집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가 ‘뉴스 메이커’ 차원을 넘어 이젠 ‘공동체 메이커’가 돼야 합니다.” 글·사진 순천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열린세상] 공정거래위원장의 유체이탈 화법/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공정거래위원장의 유체이탈 화법/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소득주도성장이 폐기 국면인 것 같다. 정책적 실천 노력은 보이지 않고 공허한 구두선만 간간이 들릴 뿐이다. 이 전략을 앞장서 실행해야 할 청와대 경제수석은 자문기구로 이동했고, 청와대 정책실장은 “강남 아파트” 실언 이후 정책 전면에서 사라졌다. 그 자리를 소득주도성장에 회의적이던 기획재정부 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이 차지하면서 뒷정리를 하는 양상이다.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을 “심도 있게” 추진한다며 경제수석을 교체한다더니 ‘포용국가론’으로 소득주도성장의 위상을 낮추었다.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로드맵’ 제시를 지체하는 사이에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인 소득주도성장은 경제 정책의 중심에서 완전히 밀려났다.소득주도성장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1만원, 노동시간 단축 등에서 전면적으로 후퇴하는 모습이 역력하자 시민단체와 진보적 학자가 비판했다. 비판에 정부가 대응하는 과정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역할이 특히 눈에 띈다. 소득주도성장에서 혁신성장으로의 이행을 주도했고, 혁신성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자신이 작명한 ‘규제혁신’으로 교체해 일자리위원회에서 소득주도성장에 관해 ‘강의’했다. 연합뉴스TV 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을 해설해 공정거래위원장의 위상을 뛰어넘는 거침없는 행보를 했다. 공정거래위원장의 입장은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조심스러운 평가절하,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뛰어넘는 규제완화 달성, “재벌개혁의 포기 선언”(서울대 박상인 교수)으로 요약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장이 연합뉴스TV 경제포럼에서 밝힌 소득주도성장론은 정책 설명이라기보다 교양과목 강의였다. “소득주도성장이 만병통치약이 아니고”,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주도성장의 모든 것이 아니다”라며 소득을 명목소득, 실질소득, 구매력으로 구분하는 선에서 그쳤다. 공정거래위원장이라면 최소한 이들 소득의 증가를 위해 공정위가 어떤 정책수단을 동원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해야 했다. 하지만 책임 의식 없는 제3자의 해설에 그치고 말았다. 또한 규제완화 법들을 통과시키려고 한국 경제의 비관적 전망을 언급하면서 “정부의 성패는 경제 문제, 국민이 먹고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렸다. 지금 너무 초조하다”며 혁신성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규제완화를 ‘규제혁신’으로 이름만 바꾸어 인터넷은행법, 규제개혁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법 등을 통과시키면 혁신성장이 성공할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와 조정”(헌법 제119조 2항)이라는 공정위의 헌법적 책무에 반하는 행동이다. “규제는 원수이고 암 덩어리”로 규정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인식과 동일한 문제의식이다. 사실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천명했던 재벌의 ‘자발적 개혁’은 처음부터 재벌개혁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본격적인 재벌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에 개혁 조급증을 비난하면서 미래로 미루고만 있다. 재벌개혁 이외의 업무도 미온적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만연한 본사의 ‘갑질’을 불공정 거래로 이슈화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갑을 문제를 해결하라는 요구는 “시장가격 결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신자유주의적 답변으로 책임을 회피했다.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에서도 직무유기는 계속됐다. 공정위원장 스스로 기회 있을 때마다 약속했던 ‘전속고발권 폐지’에서는 공정위의 조직이기주의에 굴복했고, 재벌기업에 의한 납품 단가 후려치기, 기술 탈취를 근절하려는 노력도 부족하다. 2017년 10대 재벌의 내부거래가 공정위원장의 경고에도 142조원으로 거의 20조원이 증가했다는 현실에 대한 반성적 통찰도 찾아보기 어렵다. 공정위원장의 희망대로 이 법이 앞으로 ‘30년’ 적용된다면 재벌기업에 의한 시장지배력의 남용과 경제력 집중은 더욱 심화하고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에 의한 소득 및 자산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은 길이 없어서가 아니라 실행 의지가 없어서 폐기되고 있다. 경제정책 전반이 과거의 실패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미래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 [시론] 첨단 제조업이 일자리창출과 도시재생 관건/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

    [시론] 첨단 제조업이 일자리창출과 도시재생 관건/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

    지난 20세기 도시에서 밀려난 제조업이 다시 돌아와 도시의 생산 기능을 회복시키고 있다. 사무·전문직 등 진입이 어려운 일자리와 식당·편의점 등 단발성 일자리가 대부분이었던 소비와 서비스 중심 도시의 변화가 시작됐다.미국 보스턴의 쇠퇴한 항구 지역이 ‘혁신지구’(Innovation District)로 재생돼 스타트업 창업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낙후된 런던의 공장 지역이 ‘테크시티’(Techcity)가 돼 5000개 기업과 5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핀테크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제조업 비율이 2%도 안 되던 뉴욕시는 ‘남부 맨해튼’(Lower Manhattan)을 중심으로 제조업 일자리가 늘어나고, 창업을 통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기회의 장소가 됐다. 현재 이들 도시는 전 세계 인재들이 모이는 창조 산업의 거점이자 활력 넘치는 새로운 도시문화의 발신지로 성공적 재생 과정을 이어 가고 있다. 영국 총리와 보스턴·뉴욕 시장은 도시 생태계 재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 이처럼 도심의 생산기능을 회복해 살고, 일하고, 여가와 문화를 즐기는 도시의 3대 기능을 균형 있게 유지함으로써 창조적 융합의 바탕이 된다. 산업과 교육을 촉진하는 새로운 도시 생태계만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수 있다. 우리도 국가 차원에서 도시 재생 뉴딜을 지원하고, 지방정부 역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지역은 많지 않다. 도시 재생에 성공한 사례도시들에서 보듯, 도시 생태계 재생의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시 생태계 회복을 위해서는 제조업이 다시 살아나야 한다. 제조업은 끊임없이 전문가와 숙련공을 양성하고 새로운 창업을 유도하며 도시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해왔다. 인더스트리 4.0을 기반으로 혁신을 주도하는 첨단 제조업은 기존의 경계를 넘어 예술과 과학, 사고와 기술, 생명과 기계, 현실과 가상을 융·복합하고 생산뿐만 아니라 연구, 서비스, 판매, 교육의 모든 과정을 자유롭게 통합하는 새로운 산업이다. 이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인터넷과 컴퓨터와 같은 디지털기기를 능숙하게 다루고 일과 일상을 놀이처럼 즐기며 협업에 익숙한, 그러면서도 ‘기업가 정신’으로 창업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재들이다. 이들이 모여 일을 할 수 있는 거점이 마련되고 작동돼야 도시생태계가 다시 회복된다. 우리나라는 첨단 제조업 분야의 인재 비율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창업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에도 못 미치는 최하위 수준이다. 이들이 곧 일자리 창출과 도시 재생의 핵심이라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도심 재생은 도시 환경 정비와는 다르다. 첨단제조업 성장의 씨앗과 텃밭을 제공해 생산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활력 있는 도심으로 재생해 가는 과정이다. 도심 재생을 위해서는 첨단 제조업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 도심에 첨단제조업 생태거점을 조성해야 한다.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이웃’을 형성할 수 있는 곳은 도시 인프라와 공공 서비스를 갖추고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도심이고, 특히 임대료가 저렴한 도심의 쇠퇴한 지역이다. 실현 가능성이 높은 거점 지역을 선정해 정책적 지원을 시작하면 더 많은 인재들이 모여들어 도시환경이 재생되고 가로를 중심으로 도시 활동이 활성화돼 새로운 문화 거점이 된다. 최소 사업 단위로 공간 범위를 설정하고 행정적·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정부 주도의 사업은 대부분은 공간적 규모가 크고 사업 범위가 넓다. 최소 사업 규모를 거점으로 시작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작은 성공 사례를 확산해 나가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실현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산업 특성에 적합하고 사용자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사항을 목적 중심으로 지원해야 한다. 첨단 제조업의 특성상 계속해서 스마트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 새로운 시도가 많아 기존의 법과 행정 체계와 부합하기가 어려워 제도적 배려도 필요하다. 스마트시티와 규제 샌드박스, 일자리 대책, 창업 지원, 자율 주행 시범지구, 실증 단지 등 행정·재정 지원과 정책 그리고 관련 사업이 집중 투입돼야 첨단 제조업이 살아나고 도시 생태계가 재생될 수 있을 것이다.
  • [2018 공유경제 국제포럼] 저성장·양극화 해법은 공유다

    [2018 공유경제 국제포럼] 저성장·양극화 해법은 공유다

    경기도와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주관하는 본 행사는 공공자원과 유휴자원의 활용을 통해 저성장,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공유경제의 의미를 짚어 봅니다. 또한 공유경제를 둘러싼 규제 혁신과 발전 방안을 논의함으로써 공유경제 모델의 정착과 공감대 확산을 위해 시행합니다. 이재웅 쏘카 대표이사, 트레버 숄츠 플랫폼 협력주의 컨소시엄 창립자, 안주 이시야마 일본 ICT 국가전략사무소 공유경제 대사 등 국내외 공유경제 전문가들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행사명 2018 공유경제 국제포럼 -공유경제로 여는 새로운 경기- ■일시 11월 2일(금) 09:00~17:30 ■장소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실(성남 판교) ■주최 경기도, 서울신문 ■주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참가비 무료 ■문의 서울신문사 미래전략연구소 (02) 2000-9081, 9072
  • 박승원 광명시장, “향후 4년간 5만 6010명 일자리 만들겠다”

    박승원 광명시장, “향후 4년간 5만 6010명 일자리 만들겠다”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은 향후 4년 동안에 5만 6010명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15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시민의 삶을 바꾸는 민선7기 일자리 정책’ 브리핑을 갖고 공공일자리 2만 5270개와 민간일자리 3만 740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선 내년 일자리 목표로 15~64세 고용률은 67.7%, 총 취업자 수는 16만 5940명을 달성할 계획이다. 분야별 세부추진 계획으로 일자리 지키기와 만들기·채우기·나누기 등 4개 분야로 나눠 중점 추진한다. 먼저 시는 일자리 지키기로 연간 공공일자리 6000명의 양질 공공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공공 일자리 질을 높이기 위해 성과 있는 공공일자리는 계속 확대하지만 효과와 성과가 미흡한 일부사업은 ‘일몰제’를 도입해 폐지한다. 특히 내년부터 ‘사고 제로’ 공공 안전일터를 만들기 위해 산업안전보건공단 협조로 현장 일터 안전점검 진단을 해마다 1차례 이상 실시한다. 일자리 만들기로, 내년부터 청년과 여성·다문화·장애인을 위한 맞춤일자리 ‘광명1969 행복일자리’ 신규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방과 후 문화체육교실과 아동안심 귀가서비스, 방문외국인 민원안내도우미, 힐링안마서비스, 학교체육관 개방관리 등 10개 분야에 연인원 382명이 참여할 계획이다. 47개 학교 중 25개 학교가 참여하는 학교체육관 개방관리에는 50명을 투입할 예정으로 시가 직접 관리할 계획이다. 청년 일자리 문제로 푸드트럭 존을 비롯해 광명동굴 연계 청년일자리, 기업체와 연계한 특성화고교생 일자리도 추진한다. 또 청년들의 취업 고충과 어려움에 귀 기울이기 위해 50명으로 구성된 시장 직속 ‘청년위원회’도 설치한다. 이미 시는 청년들이 쉽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창업환경을 제공하고 시설·자금 지원과 알선을 위해 ‘광명시 창업지원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입법 예고 중이다. 일자리 채우기로, 소득기준을 완화해 공공일자리 참여 기회를 확대한다. 하우스 푸어 계층에게 자격기준 재산세를 기존 30만~45만원에서 50만~60만원으로 높여 기준을 완화할 예정이다. 또 사업 성격상 취지가 유사한 ‘새희망 일자리사업’과 ‘5060 베이비 부머’사업을 통폐합해 내년에는 ‘신중년 일자리사업’으로 추진한다. 일자리 나누기로, 구직 희망자와 구인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공시설 자투리를 최우선 제공한다. 일자리창조허브센터 증축과 청년창업지원센터, 자영업지원센터, 노동자복지회관를 설치해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전문 자격증 보유자나 고급기술 경력 퇴직자를 모집해 ‘지역사회환원 일자리 재능기부사업’도 추진한다. 시는 시장 직속 ‘광명시 일자리위원회’를 운영해 광명 맞춤형 일자리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한달에 1번씩 일자리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다. 일자리위원회가 공공과 민간일자리 정책을 만드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는 행정규제는 최소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일자리 창출 기반조성과 4차산업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박승원 시장은 “일자리는 실적에 연연하기보다 구직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람중심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특히 재난 수준의 청년 실업문제를 직시하고 청년들이 꿈을 잃지 않고 희망을 주는 청년드림 일자리 정책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김 경 시의원, ‘서울 학생 메이커 괴짜 축제’ 참석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김 경 부위원장(비례대표)은 12일 오전 상암문화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2018 서울 학생 메이커 괴짜 축제’개막식에 참석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이 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조희연 교육감을 비롯해 김 경 의원이 서울시의회를 대표해 참석했으며, 학생과 학부모, 교원 등 1만 명이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메이커 교육의 현재를 공유하고자 ‘2018 서울학생메이커괴짜축제’를 처음 개최했으며, 12일부터 13일까지 상암문화광장, MBC, 서울산업진흥원 일원에서 전시·체험부스와 메이커광장 특별전, 특설무대 공연, 주제강연, 메이킹 마라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 경 의원은 조희연 교육감과 함께 메이커광장 특별전에 마련되어 있는 ‘자작 자동차’와 ‘드론’체험코스를 직접 체험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축제를 둘러보면서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의원은 축사를 통해“오늘 행사는 서울혁신미래교육을 이끌어 갈 꿈나무인 ‘서울학생 메이커 괴짜들’의 축제”라며 “메이커 괴짜들이 지금까지 이루어 온 서울교육의 미래 결과물을 마음껏 즐기고,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이 축제가 학생 메이커들의 창작문화를 확산시키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며 “학생들이 미래사회의 창조적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메이커교육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행사가 ‘함께 만들어 가는 축제’가 되도록 학생·교원·학부모 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행사 운영에 참여하게 되며, 축제 지원단을 조직하여 행사 기간 동안 안전한 행사가 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광장] 사람 사는 세상, 동작의 생활밀착행정/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

    [자치광장] 사람 사는 세상, 동작의 생활밀착행정/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

    더 나은 삶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 여가 활동 시설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우리 국민들의 삶의 질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29위(2017년 기준)에 그쳐 있다. 이에 최근 정부는 기존 공간, 개발 중심의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서 탈피해 사람 중심의 소규모 생활 환경을 만드는 지역밀착형 생활 SOC 확충 방안을 발표했다. 지역 단위 문화·여가 시설을 확충하고 도시재생사업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생활 SOC는 지역에 대한 투자이며 사람들의 삶을 위한 투자이다. 집에서 10분 거리에 체육센터와 도서관이 생기고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동네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중앙 정부의 획일화된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의 다양성과 특성을 반영한 정책을 추진하는 능동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동작구는 이미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변화를 시작했다. 지난 4년에 이어 앞으로의 4년을 누구나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전국 최초로 어린이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보육청 사업을 실시, 공보육 강화와 보육교직원의 전문성 확보에 주력한다. 국공립어린이집을 2022년까지 77곳으로 늘려 아이 두 명 중 한 명은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돌봄을 받게 한다. 청소년들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미래 인재를 키우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동작주민의 대표적 숙원인 흑석동 고등학교를 유치한다. 노량진 근린공원에 있는 지하벙커를 4차산업 체험센터, 문화 창조 아지트로 구성해 청소년을 위한 창의교육공간으로 활용한다. 모든 주민이 고르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거점 도서관 확충도 진행하고 있다. 기부채납을 받은 상도동 김영삼도서관은 내년 7월이면 주민을 위한 공공도서관으로 탈바꿈한다. 균형 있는 도서관 인프라를 위해 흑석동과 신대방동에도 도서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동작구는 앞으로 중앙정부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구민들에게 꼭 필요한 세심한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이사 오고 싶은 동작구, 사람 사는 세상의 동작구 ‘제2탄’을 기대해도 좋다.
  • 부산 청년일자리 창출 해커톤대회 개최 다음달 10~11일

    부산청년일자리 해커톤 대회가 다음달 열린다. 부산시는 11월 10일과 11일 이틀간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부산청년일자리 해커톤 대회를 연다고 12일 밝혔다. 이 행사는 지역 특성에 맞는 청년일자리 사업을 발굴하고 청년 아이디어를 실제 일자리 창출로 연결해 구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다. 부산시와 부산고용노동청이 주최하고 부산지역 대학일자리센터 7개소(경성대,고신대,동의대,부산외대,신라대,부산과기대,부경대)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참여한다. 이달 21일까지 부산에 거주하는 청년(만18∼34세)을 대상으로 20개 참가팀을 모집한다. 참가 방법은 청년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주제를 선택해 팀(4∼5명)별로 부산일자리정보망(www.busanjob.net) 일자리지원프로그램 게시판에 신청하면 된다. 심사를 거쳐 상장과 상금을 주고 주택도시보증공사 인턴십 기회 등을 지원한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황규관의 고동소리] 빅데이터가 되기를 거부하는 글쓰기

    [황규관의 고동소리] 빅데이터가 되기를 거부하는 글쓰기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창의성이라고들 한다. 왜냐하면 그동안 인간 고유의 활동으로 여겨져 왔던 지적 노동의 대부분을 인공지능이 대신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창의적인 일을 해야만 그나마 인간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면서 여러 사람이 꼽는 분야가 바로 예술이다. 하지만 어떤 이는 예술 작품도 인공지능이 창작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차원의 창의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즉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것은 기존에 없는 새로운 데이터이며 새로운 데이터를 창조하는 능력만이 인간의 존재 역량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컴퓨터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뇌과학의 성과가 결합해 만들어졌다. 뇌과학이 인간의 학습은 신경세포들 간의 연결고리, 즉 시냅스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밝혀내자 컴퓨터 기술은 인공신경망이라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 인공신경망을 최대한 복잡하게 만든 다음 거기에 빅데이터를 들이부어 인공신경망 스스로가 학습을 하게 만든 것이다.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알파고는 이것의 결과물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아는 인공지능에 대한 지극히 초보적인 상식이다. 인공지능 시대가 우리에게 어떤 환경을 제공할지 자신 있게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 및 바람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따져 볼 이유는 충분히 있다. 왜냐하면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존재론적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것은 구체적인 삶을 위협하면서 등장할 것이다. 윤재철 시인은 ‘창의성’이란 시에서 창의성은 “허리 꺾어지도록 끝없는 반복에서/풀리지 않는 그 고통에서”, “불꽃 튀듯 생겨나는 것”이라고 비유한 적이 있다. 시인에 의하면 창의성이란 반복되는 몸의 활동이 어떤 불가해한 장애 앞에서 섬광처럼 찾아오는 것이다. 인간은 단지 뇌가 아니라 몸 전체를 통한 온갖 감각의 파동으로 이루어진 존재이기에 여기서 시인의 통찰은 자못 깊다. 또 뇌에 저장된 정보로 희화화되고 있는 기억도 데이터가 아니라 현실의 사건을 통해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서사 또는 은유나 이미지에 가깝다. 그러니까 인공지능에게 육체적·지적 노동을 빼앗긴 현실 조건에서 창의성을 요구하는 것은 무지이거나 속임수에 가까운 것이다. 마르크스는 ‘자본론 1권’에서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과학이 독립적인 힘으로 노동 과정에 도입되는 정도에 비례해 노동 과정의 지적 잠재력을 노동자로부터 소외시킨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서 ‘지적 잠재력’은 창의성이라 바꿔 읽어도 무방하다. 따라서 인간이 생산해 내는 언어나 또는 시청각적 창작물을 데이터로 환원한 후 다시 빅데이터로 삼으려는 기술공학적 발상은 존재 자체를 비트(bit)로 환원시키려는 퇴폐적인 모험일 뿐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퇴폐적인 모험은 그치지 않고 시도되는 것일까. 인공지능 시대에는 빅데이터가 무형의 자본이 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인공지능 시대를 피할 수 없는 사태처럼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는 우리의 현재가 자본‘주의’ 세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이데올로기 효과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승리의 환호성을 함께 지를 수 있는 다수자가 되고 싶어 하지 변두리의 고독한 소수자가 되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글쓰기에도 드러난다. 가급적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는, 즉 지극히 일반화된 논리와 어휘를 무비판적으로 구사하려는 욕망들은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데, 나는 그것들을 ‘빅데이터가 되고 싶어 하는 글쓰기’라고 부르려 한다. 그런 글들은 사안에 대한 깊은 사유를 생략한 채 ‘좋아요’를 구걸하는 글을 쓴다. 독자에게 아부하는 것이다. 자신이 쓴 글이 빅데이터가 되는 게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는 것 같지만, 그것은 인공지능 시대의 자본이 되려는 욕망에 가깝다. 진정 창의적인 글은 빅데이터 되기를 거부하는 글이다. 이런 글쓰기를 ‘소수자 글쓰기’라고 부른다.
  • “얼쑤! 좋다!” 원진주 명창과 떠나는 가을밤 남도판소리여행

    “얼쑤! 좋다!” 원진주 명창과 떠나는 가을밤 남도판소리여행

    선이 굵고 씩씩하며 담백한 소리를 뿜어내는 원진주 명창이 깊어가는 가을밤 동편제 판소리의 진수를 선보인다. 10일 원진주 명창에 따르면 오는 2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강남구 선정릉역 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관에서 ‘원진주의 남도소리 한마당’ 행사를 개최한다. 원 명창은 현재 경기 김포시에 거주 중으로, 아트빌리지 한옥마을에서 판소리반을 운영하며 불모지인 김포일대 판소리 보급 저변화에 힘쓰고 있다. 그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이며 제21회 임방울국악제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한 명품소리꾼이다. 함께 공연에 나서는 노해현·서정민 명창도 임방울국악제 명창부 대통령상에 빛나는 중견소리꾼들이다. 김선미 명창은 전라북도지정 무형문화재로 제20회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주역이다. 또 현재 대학에서 판소리를 전공 중인 신예주·강은비·박솔양도 이날 공연에 참여해 빛을 더한다. 먼저 첫 무대는 원 명창이 나서 판소리 흥부가의 주요 대목을 연창한다. 제35회 전국고수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한수산 명인의 북장단에, 놀보 심술타령을 시작으로 흥보 집터 잡는 대목과 제비노정기·박타령을 연창한다. 2부에서는 남도잡가로 대표되는 육자배기와 흥타령·새타령을 부르며, 신민요 동백타령과 신뱃놀이가 이어진다. 새타령은 9분가량 소요될 정도로 가사가 길고 창법도 어려워 잡가 중 가장 수준높게 발달한 곡으로 평가된다. 온갖 산속의 새소리를 의성어로 표현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마지막 마당에서는 출연자 전원이 가장 대중적인 국민민요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남도소리 한마당 무대를 마무리한다. 특히 이날 공연에서는 중견명창 ‘소리담’의 남도민요 1집 음반 발매를 앞두고 김선미·서정민·노해현 명창과 함께 남도민요를 부를 예정이다. 중견명창 ‘소리담’의 남도민요 1집 음반은 90년대를 풍미했던 옛 명창들의 남도민요 음반 이후 보기 드문 귀한 음반이다. 모두 대통령상을 수상한 중견명창들의 소리를 담아냈다. 40대 전후의 이들 명창은 이력·경력으로 보아 앞으로 한국 판소리를 짊어지고 갈 명창들이다. 전성기에 들어서는 이 명창들로부터 남도민요의 깊은 울림과 흥을 느껴볼 수 있다. 원진주 명창은 모시는 글에서 “전통적인 것이나 새로운 것을 고루 알아야 변화무쌍한 세상에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우리 전통소리를 전하고 남도소리만이 갖고 있는 다양성과 우수성을 시대에 맞게 창조적 모습으로 표현하고자 오늘 무대를 마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공연은 한국문화재재단과 국립무형유산원, (사)임방울국악진흥회, 젤라인이 후원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15억 낙찰 직후 파쇄된 그림…작가 “창조 욕구로 파괴했다”

    15억 낙찰 직후 파쇄된 그림…작가 “창조 욕구로 파괴했다”

    “파괴의 욕구는 창조의 욕구이기도 하다.”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소더비 경매 현대미술 판매전에서 15억여원에 낙찰된 직후 저절로 찢어져 화제가 된 회화 작품 ‘풍선과 소녀’의 작가 뱅크시가 하루 만에 사건이 자신의 소행임을 밝혔다. 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거리예술가인 뱅크시는 전 세계 도시의 거리와 벽에 기발한 그래피티(길거리 그림)를 남기거나 런던 테이트미술관,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등 유명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 두는 등 파격적인 행보로 유명하다. 뱅크시는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파괴하고자 하는 욕구도 창조적인 것”이란 파블로 피카소의 발언을 인용하며, 액자에 파쇄기를 설치하는 모습과 경매장에서 낙찰 직후 그림이 잘려나가는 영상을 올렸다. 그는 “몇 년 전 나는 이 작품이 혹시 경매에 나갈 경우를 대비해 비밀스럽게 파쇄기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앞서 경매장에 등장한 뱅크시의 작품은 수수료를 포함해 104만 2000파운드(약 15억 4000만원)에 팔리자마자 잘게 분쇄됐다. 뱅크시가 액자 프레임 뒤에 설치해 놓은 기계 장치를 리모트컨트롤을 활용해 작동시킨 것이다. 이 사실을 몰랐던 경매 참가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소더비의 유럽 현대미술 책임자인 알렉스 브랜식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뱅크시’에 당했다”면서 “이런 경험은 우리도 처음”이라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뱅크시의 전력에 비춰 볼 때 현대미술 시장의 거래 관행을 조롱하고 예술의 파괴와 자율의 속성을 보여주려 한 기획으로 해석된다. 해당 작품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렸다. 손상이 가해진 만큼 낙찰자는 구매 의사를 철회할 수 있지만 사상 초유의 이벤트로 작품의 가치는 오히려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서류 점수 조작...지인.공무원 자녀 채용한 부산창조혁신센터장 등 4명 적발

    부산창조혁신센터 임직원이 지인 및 공무원 자녀 등 특정인을 뽑기 위해 채용비리를 저질렀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장 A(62)씨와 부센터장 B(5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또 퇴직한 인사채용팀장 C(60)씨와 이직한 인사채용 담당자 D(47)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2015년 12월 15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채용심사 과정에서 자신과 같은 회사 출신의 B씨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기 위해 B씨의 영어가 ‘의사소통 가능’ 수준임에도 1차 서류심사에서 외국어 능력 최고점인 20점을 부여하는 등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반면 지원자 원어민 수준의 영어와 일어가 의사소통 수준인 지원자에게는 5∼10점을 부여해 탈락시켰다. A씨 등은 또 2016년 2월 3일 부산시 공무원 자녀 2명을 채용하기 위해 서류 마감일이 하루 지났음에도 서류를 받고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 혐의를 인정한 D씨 외에는 “업무가 미숙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다윈과 마르크스’ 저녁식사 한다면 무슨 얘기 오갈까

    ‘다윈과 마르크스’ 저녁식사 한다면 무슨 얘기 오갈까

    두 사람/일로나 예르거 지음/오지원 옮김/갈라파고스/368쪽/1만 6500원다윈과 마르크스가 저녁 식사를 함께한다고? ‘진화론과 유물론 창시자의 가상 대담’이라는 책 소개를 보자 머릿속이 순간 멍해진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 했을까. 책을 펼치기 전 둘은 어떻게 만날지, 식사 자리에서는 어떤 대화가 오고 갈지 가슴이 뛴다. 둘의 저녁 식사를 서빙하면서 대화를 몰래 엿듣는 상상마저 해 본다.신간 ‘두 사람’은 동시대, 같은 공간에 살았던 위대한 사상가 두 명을 조명한다. 각각 진화(evolution)와 혁명(revolution)으로 세상을 흔든 찰스 다윈과 카를 마르크스다. 실제로는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관심을 보이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두 사람 모두 건강이 좋지 않았다는 점에 착안해 가상의 주치의 ‘베케트’가 둘을 잇도록 했다. 베케트는 케임브리지 의대를 나왔지만, 신에 대한 의심을 품어 대학에서 쫓겨난 진보 성향의 의사다. 그는 다윈에게 ‘마르크스가 진화론을 아주 철저히 읽었다’고 알려 주며 만나 보길 권한다. 마르크스에게도 다윈의 이야기를 계속 해 준다. 급기야 둘은 서로에게 관심을 두게 된다. 두 사람은 1881년 10월 저녁 식사를 함께한다. 그러나 정작 둘을 만나게 한 것은 베케트가 아닌 마르크스의 사위 에이블링이다. 런던에서 열린 자유사상가 회의에 온 에이블링은 다윈에게 뵙기를 청해 저녁 식사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 예고하지 않고 자신의 장인인 마르크스를 대동한다. 잘 차려진 식사 자리에서 진화론과 유물론이 현란한 공방을 펼치리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제대로 된 토론 대신 불편한 말들만 오간다. 진화론을 공산주의에 활용하려는 마르크스 측에 대해 다윈은 결국 “나는 무신론자가 아니라 불가지론자”라고 말한다. 심지어 마르크스를 가리켜 “당신은 이상주의자 같다”는 말까지 던진다. 이날 저녁 식사가 파투 나버린 이유는 ‘종교’ 때문이다. 신학을 전공하고 사제가 되려던 다윈은 자연 관찰에 몰두하면서 ‘부작용’으로 창조주의 존재를 부정하게 된다. 그가 이에 관한 죄책감에 시달린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마르크스 역시 랍비를 가장 많이 배출한 유대교 집안 출신이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가 개신교로 전향한 이력이 있다. 한 명은 자연의 진화를 통해, 한 명은 인간의 혁명을 주창하며 신을 배신한 셈이다. 마르크스의 절친한 친구인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마르크스의 입관식에서 저자를 대신해 둘의 위대함을 이렇게 요약한다. “다윈이 유기적인 자연 현상 속에 숨겨져 있던 발전의 법칙을 발견했듯, 마르크스는 인간 역사의 발달 법칙을 발견했다.” 저자는 다윈 전기를 읽다가 둘의 만남을 구상했다고 한다. 저자는 마르크스가 1873년 ‘자본론´에 다윈을 매우 높게 평가하는 헌사를 직접 적어 보낸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두 인물이 가까운 곳에 살았다는 점도 눈여겨봤다. 마르크스는 런던 메이틀랜드 파크 로드에서 살았는데, 다윈이 사는 곳에서 불과 30㎞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저자는 다윈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그가 남긴 1만 5000통의 편지와 메모를 꼼꼼히 읽었다. 그리고 그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견해를 어떤 식으로 펼치는지 연구했다. 마르크스가 엥겔스와 주고받은 서신을 철저히 분석해 그의 말투를 온전히 살려냈다. 다윈은 보수적인 신사였으며 자연과학자로서 공산주의 운동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반면 마르크스는 생활고에 찌든 채 프로이센의 감시 속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저자는 “조사를 하면 할수록 두 인물이 상반된 성격이라는 사실에 당혹스러웠다”고 했지만, 결국 두 사람이 맞닿은 종교를 지점으로 둘을 영민하게 맺었다. ‘종의 기원’과 ‘자본론’을 제대로 읽지 않았더라도 책을 읽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다. 사상의 핵심을 이루는 ‘진화’와 ‘혁명’의 뼈대를 서사 구조 속에서 잘 녹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루한 사상 공방 대신 위대한 업적에 가려진 두 인물의 인간적인 고뇌를 살려낸 게 더 낫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다윈의 아내인 엠마, 마르크스의 집안일을 수십년 동안 도운 렌첸 데무스를 비롯한 주변 인물과 다윈이 정원을 거닐며 연구하는 모습, 마르크스가 병을 치료하는 집의 묘사 등이 마치 영화를 보듯 생생하다. 다만 둘의 저녁 식사에 서빙하면서 이야기를 엿들어 보겠다는 기대는 일단 접어 두는 게 낫겠다. 그리 유쾌한 자리는 아닐 테니.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삼성행복대상, 이명숙 변호사 등 선정

    삼성행복대상, 이명숙 변호사 등 선정

    삼성생명공익재단(이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4일 ‘2018 삼성행복대상’ 수상자로 이명숙(55)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 등 8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여성선도상’을 받는 이 대표는 1990년부터 여성·아동 성폭력, 가정폭력 관련 사건 변호와 법률지원 등에 앞장선 인권변호사다. ‘여성창조상’ 수상자인 이홍금(63) 전 극지연구소장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건조, ‘남극 장보고 기지’ 건설 등 우리나라 극지연구 기반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고로 왼손을 잃고도 41년째 가업인 떡방앗간을 운영하며 홀어머니를 봉양하고 가족을 돌본 모정숙(62)씨는 ‘가족화목상’을 받게 됐다. 이 밖에 김채연(15·양청중 3학년), 김지아(16·신명고 2학년), 이예준(18·청주대성고 3학년), 박미경(22·서울대 2학년), 윤선화(22·국민대 3학년)씨 등은 청소년상을 받았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해고→취소→재해고→무효… 유성기업 노조 ‘7년 악몽’ 벗었다

    해고→취소→재해고→무효… 유성기업 노조 ‘7년 악몽’ 벗었다

    “쟁의기간 중 해고 절차상 중대한 하자” 재판부, 사측 징계 재량권 남용도 인정 노조“해고는 인격까지 파괴… 판결 환영”‘노조 파괴’ 논란이 일었던 유성기업이 2011년 해고했다가 복직시킨 노동조합 간부들을 과거 쟁의행위를 이유로 다시 해고시킨 처분은 위법하다고 대법원이 4일 최종 확정했다. 첫 해고 뒤 7년 만의 확정 판결이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이정훈 전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장 등 11명이 유성기업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사측이 쟁의기간 중에 노동자들을 해고한 것은 단체협약상 ‘쟁의 중 신분보장’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당초 사측이 해당 노동자들을 해고했다가 취소한 경위와 사측이 처해 있던 내외부적 상황, 재해고의 경위와 사유 등을 보면 이 해고는 사측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모두 무효”라고 판단했다. 유성기업은 2011년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 소속 노조원들이 주간 연속 2교대제 및 월급제 도입을 요구하며 사측과 협상을 하다 결렬되자 파업을 했다. 그러자 사측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조언으로 직장폐쇄를 하고 이후 불법 파업 및 공장 점거 등을 이유로 이 전 지회장 등 27명을 해고했다. 해고 노동자들이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내 2012년 11월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고, 유성기업은 항소심이 진행되던 2013년 5월 해고처분을 취소하고 27명을 전원 복직시켰다. 그러나 사측은 그해 10월 노사 임금협상이 결렬돼 다시 쟁의가 벌어지자 과거 2011년 쟁의기간에 벌어진 일을 사유로 이 전 지회장 등 11명을 다시 해고했다. 그러자 11명은 “단체협약상 쟁의기간에는 징계 등 인사조치를 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12년 3월부터 쟁의가 이어졌기 때문에 신분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1심은 “노조의 쟁의행위가 개시일로부터 1년 이상 계속돼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쟁의행위는 정당하게 개시됐고 쟁의기간 중 해고를 의결한 것은 ‘쟁의 중 신분보장’ 위반으로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에 해당된다”면서 “1차 해고처분 취소 이후 동일한 사유로 해고한 것은 가혹하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2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유성기업 노조는 판결 직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고는 노동자의 생계수단을 박탈할 뿐 아니라 인격을 파괴한다”면서 “늦었지만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애니멀구조대] 오늘은 ‘세계 동물의 날’…구조할 동물없는 세상 꿈꾸다

    [애니멀구조대] 오늘은 ‘세계 동물의 날’…구조할 동물없는 세상 꿈꾸다

    10월 4일은 ‘세계 동물의 날'(World Animals Day)이다. 동물 보호에 대한 의식을 고양하기 위해 1931년 이탈리아 생태학자대회에서 처음 제정됐다. 10월 4일은 가톨릭 성인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의 축일이기도 한데, 그는 평소 동물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가톨릭 문화권에서는 이 날 성당에서 동물 축복식 등을 열기도 한다. 신자들은 개, 고양이뿐만 아니라 뱀, 벌레 등 다양한 동물들을 데리고 와 동물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며 축복식에 참여한다. 성 프란치스코의 ‘동물 구조’ 일화가 하나 있다. 어느 날 장을 거닐던 프란치스코는 한 남성이 어깨에 개들을 둘러메고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프란치스코는 그 남성에게 다가가 “이 어린 강아지들을 어디로 데려가는 것입니까?” 하고 물었다. 남성은 답했다. “돈이 필요해서 내다 팔려고 합니다.” 프란치스코가 “그럼 이 강아지들이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재차 물었고, 남성은 “이 개를 사간 사람이 잡아 먹겠죠”라 답했다. 프란치스코는 자신이 두르고 있던 망토를 쥐어주며, 이것을 대신 가져가고 강아지들을 넘겨달라고 남성을 설득했다고 한다. ‘동물들의 수호성인’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2018년 현재까지 527마리의 동물을 구조했다. 동물단체의 구조동물 마릿수는 결코 자랑거리가 아니다. 동물학대가 만연한 어두운 현실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징표다. 산탄총에 저격 당한 임신중이었던 개 까뮈, 2층 베란다 밖으로 던져졌던 어린 강아지 ‘나나’, 죽음의 링 ‘투견장’에서 구출된 ‘태산’, ‘태호’, ‘태양’, 온 몸에 화상을 입은 채 화재 개농장에 방치됐던 개 ‘강건’…. 이렇게 각기 다른 학대 배경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폭력의 스펙트럼이 넓다. ‘세계 동물의 날’에 구조동물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있다. 낭만적인 ‘동물 사랑’ 이면에 자리한 동물학대의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 ‘세계 동물의 날’의 의미를 진정으로 기리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민법 제98조는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한다.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 처벌로 그칠 수 있는 배경이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민법은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점을 명문화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케어와 협력해 동물을 제3의 객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민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황이다. 동물의 사회적, 법적 지위가 강화돼야 위태로운 생명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피조물을 사랑으로 돌보신다. 하느님께서 동물도 창조하시고 그들을 당신 섭리로 돌보고 보호하시기 때문에 사람이 동물을 보살피는 것은 당연하다. 동물을 사랑으로 대했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나 필립보 네리 성인은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모범을 제시한다.’ ㅡ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 「창조 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실천」 (2010), 제 30항 ‘피조물에 대한 사랑’. 동물권단체 케어 김태환PD taehwankim@fromcare.org
  • [박상현의 디지털 미디어] 갑부들의 언론사 살리기, 그 명과 암

    [박상현의 디지털 미디어] 갑부들의 언론사 살리기, 그 명과 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저널리즘 콘퍼런스에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서 온 뉴스 편집장을 만났다. SCMP는 11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홍콩의 영자신문으로, 2년 전에 중국의 알리바바그룹이 인수해 화제가 된 신문사다. 그 편집장은 알리바바의 회장 마윈이 자신에게 “나는 종이신문을 사랑한다. 종이신문이 앞으로 10년만 살아 있게 해 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 자리에 모인 아시아의 언론인들은 부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거의 모든 언론사가 경제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중에 디지털 경제의 최선봉에 있는 기업의 지원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그런 행운(?)을 누리게 된 언론사는 SCMP만이 아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아마존의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사재를 이용해 사들였고, 보스턴글로브는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주가, 주간지인 타임은 지난달 세일즈포스의 설립자 마크 베니노프가 매입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갑부 워런 버핏은 미국의 지역 신문사 수십 개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제 갑부가 언론사, 특히 종이 매체를 인수하는 일은 21세기 초를 대표하는 현상이라고까지 말한다. 이를 두고 20세기 초에 미국의 갑부들이 자신이 모은 미술작품들을 전시하는 미술관을 설립하던 유행에 비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재정난에 허덕이는 언론사를 사들일까. 마윈의 말처럼 정말로 종이신문을 사랑해서일까. 이유는 조금씩 달라도 모두 ‘신문은 사회를 지탱하는 데 필수적인 기관’이라는 시민으로서의 사명감과 여전히 존재하는 사업성을 든다. 철저한 계산에 기반해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한 버핏은 “지역 신문은 여전히 중요한 소식 전달 매체”이므로 앞으로도 매출이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가 매물로 나왔을 때 “듀 딜리전스(자산 등의 실사)도, 가격 협상도 하지 않고 바로 사 버렸다”고 말하는 베이조스는 워싱턴포스트를 디딤돌로 삼아 더 큰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게다가 매체를 인수한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자기 사업의 설립자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들이 큰돈을 들여 인수한 기업을 가만 놔둘 리 없고, 각종 투자와 노하우 제공으로 매체를 키운다. 그렇게 인수된 매체들이 달라지는 모습이 눈에 띄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렇다면 종이 매체 인수에 성공 공식이라는 것이 있을까.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확실한 경영 지원이다. 단순히 비싼 돈을 들여 사무실을 단장해 주는 게 아니다. 디지털 기업의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것이다. 가령 “독자들은 좋은 기사보다 모바일 화면에 빨리 뜨는 기사를 선호한다”는 말은 종이신문의 기자들은 받아들이기 힘들어도 아마존 같은 디지털 기업에게는 상식이다. 종이 매체가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져야 할 노하우를 인수한 기업이 가지고 있을 때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간과하면 안 될 점이 있다. 디지털 혁신을 통해 경영을 개선한 언론사들이 거의 예외 없이 워싱턴포스트나 SCMP처럼 전국지이거나, 국경을 넘어 여러 나라의 독자를 가지고 있는 대형 매체들이라는 점이다. 워런 버핏이 인수한 지역 신문사들의 경우 성과가 거의 나지 않고 있고, 버핏 본인도 아직 신문사를 살릴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디지털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기업들은 대형 매체를 원하고, 지역 언론사를 인수하는 기업이나 기업가는 매체를 부활시킬 방법을 모르는 상황이다. 결국 기업 인수를 통한 언론사 회생에도 불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대형 언론사라고 하더라도 세상의 모든 문제를 커버할 수는 없는데, 지역 언론이 맥없이 무너지면서 언론의 감시망에 구멍이 생기는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역 사회의 부정과 부패를 집요하게 찾아내어 보도하는 일은 시민이 남는 시간에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대신할 수 없는 힘든 일인데, 그 작업을 담당할 수 있는 지역 언론사들이 무너지는 빈공간을 채울 수 있는 정답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갑부들의 도움도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누구의 지적처럼 “언론사는 미술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 [이정수의 덕업일치] ‘엑소 우주’·‘에프엑스 숲’ 별천지가 펼쳐졌다… 한류 성지 ‘SM 아티움’

    [이정수의 덕업일치] ‘엑소 우주’·‘에프엑스 숲’ 별천지가 펼쳐졌다… 한류 성지 ‘SM 아티움’

    명품숍 같은 외관의 ‘SM타운 뮤지엄’ 굿즈 가득·아티스트존 등 ‘슴덕’ 천국 스튜디오 생방 땐 아티움 앞 팬들 운집 핑크빛 본사 1층 김떡튀·슈주버거 등 다양 직원수 가장 많은 기획사답게 활기 가득 기획사 탐방 5번째로 찾아간 곳은 명실상부한 최고의 아이돌 기획사이자 어쩌면 국내 아이돌 산업의 역사 그 자체라고도 봐도 좋을 SM엔터테인먼트다. 창업주 이수만 회장의 이니셜을 딴 이름으로 1989년 시작한 작은 회사는 1996년 한국형 아이돌 그룹의 원형인 H.O.T.를 데뷔시키며 가요계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이후 강산이 두 번 바뀔 동안 케이팝 한류를 대표하는 ‘넘버원’ 기획사 자리를 지키고 있다. SM은 최근 시가총액 기준으로 JYP엔터테인먼트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방탄소년단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한다면 3위로 밀릴 거란 예상도 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위기론이 나올 때마다 독보적 1인자임을 증명했던 SM이다. 아이돌 2세대는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현재의 3세대는 엑소의 데뷔와 함께 모두 SM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그런 SM의 힘을 엿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이번 탐방을 시작했다. SM 삼성동 사옥 방문에 앞서 먼저 찾아간 곳은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이었다. 2015년 1월 삼성동 코엑스 바로 옆 6층 건물에 개관한 아티움은 지난 5월 건물 3~4층을 ‘SM타운 뮤지엄’이라는 이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입장료 1만 8000원(어른 기준, 온라인 예매 시 할인)을 내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곳. 기획사 탐방 취지와 맞지 않아 보여 처음엔 영 탐탁찮았다. 그러나 뮤지엄에 발을 들이는 순간 ‘여기가 바로 아이돌 별천지로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홍보처럼 느껴져도 할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덕후의 ‘진심’이니.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코엑스 쪽 출구로 나오면 은빛으로 반짝이는 화려한 건물이 보인다. SM타운이라는 간판이 없다면 대형 명품숍일 것 같은 외관이다. 건물의 절반 이상을 감싸고 있는 초고화질 대형 전광판에서는 SM 아티스트들의 영상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1층 현관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기프트숍’이다. 입장은 무료인데 나올 때는 지갑이 탈탈 털려 나오는 곳. ‘슴덕’(SM 아이돌 덕후)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드넓은 매장에는 온갖 공식 굿즈(기념상품)가 가득했다. 캐릭터 인형, 휴대전화 케이스부터 핫팩, 마스크 등에 이르기까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굿즈가 있었다. 한류 관광의 성지답게 외국인도 많았다. 3층 뮤지엄은 유료다. 입장권에는 QR코드가 인쇄돼 있는데 뮤지엄 내 AR(증강현실)존에서 아티스트당 3회씩 사진과 영상을 찍을 수 있다. ‘SM 아카이브’에는 SM에서 지금까지 낸 모든 앨범이 아티스트별로 전시돼 있었다. CD를 꺼내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수많은 화보집도 펼쳐 볼 수 있다. 3층의 ‘온 에어’ 표시가 붙은 스튜디오에서는 종종 아티스트들의 방송이 진행된다고 한다. 운이 좋은 팬은 스튜디오 바로 앞에서 방송을 지켜볼 수 있다. 건물 외벽 전광판으로 생중계되기 때문에 그런 날이면 아티움 앞에 팬들이 운집한다고 한다. 연도별로 SM의 역사를 간략히 정리해 놓은 공간에 발을 들이자 가수 이수만의 1988년 앨범 ‘뉴 에이지’ 표지가 시선을 강탈했다. 지금의 ‘회장님’이 맞나 싶은, NCT 드림 뺨치는 개구쟁이 같은 모습이라니…. 뮤지엄의 백미인 ‘아티스트존’은 아이돌마다의 역사를 간직한 물품이 전시돼 있었다. 에프엑스 ‘포 월스’ 분위기를 낸 세트장, 샤이니 ‘줄리엣’의 화려한 가면, 엑소 ‘싱 포 유’에 등장한 세훈의 우주복 등 케이팝 팬이라면 추억하지 않을 수 없는 전시물의 연속이었다. 공연장 뒤 대기실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에는 실제 아이돌들이 입었던 의상도 있었다. 안무연습실과 녹음실은 뮤지엄으로 새 단장하기 전인 올해 초까지도 실제로 사용한 공간이라고 한다. 5~6층은 ‘홀로그램 뮤지컬’과 콘서트 영상 등을 상영하는 극장이다. 뮤지엄과는 별도 요금으로 운영된다. 6층 한편에서는 전통의 ‘토요오디션’이 지금도 매주 열린다. 슈퍼주니어 희철, 소녀시대 윤아 등 인재들이 제 발로 찾아와 데뷔의 꿈을 이뤘다고 한다. 아티움만 보고 갈 수는 없어서 서울 지하철 7호선 청담역 근처 사옥으로 이동했다. 회장 집무실 등이 있는 건물이다.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는 1층은 SM의 트레이드 색상인 ‘핑크’로 곳곳이 장식돼 있었다. 1만 6000원짜리 ‘김떡튀’와 ‘슈주버거’ 등 다양한 메뉴가 있고, 카페에서는 영업 전 SM 직원 대상으로 무료 조식 서비스도 한다. 직원만 출입할 수 있는 2층으로 올라가 맛보기로 둘러봤다. 개방된 1층과 달리 무채색의 깔끔한 내부 디자인이다. 뻥 뚫린 라운지와 투명유리 칸막이의 십수개 회의실마다 직원들이 있었다. 직원 수가 가장 많은 기획사라 그런지 앞서 방문한 기획사들보다 활기가 느껴졌다. 그중 한 방에서는 신입사원 면접이 한창이었다. 혹시 제2의 이수만을 꿈꾸는 지원자는 없었을까. SM은 삼성동 사옥(커뮤니케이션센터)과 아티움 외에 청담동 스튜디오센터와 압구정동 셀러브리티센터를 갖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곳을 찾아가 보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가득 안고 SM 탐방을 끝냈다. 팬이 아닌 사람이라면 거창하게 꾸며 놓은 아티움을 보고 ‘상술’일 뿐이라고 폄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돌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통해 금전적 이득 너머 어떤 ‘꿈’을 창조해 내겠다는 의지가 덕후 기자에게는 느껴지는 듯했다. 글 사진 tintin@seoul.co.kr
  • ‘원세훈 구속·김어준 무죄’ 소신 판결로 주목···신임 대법관 후보 김상환은 누구

    ‘원세훈 구속·김어준 무죄’ 소신 판결로 주목···신임 대법관 후보 김상환은 누구

    서울중앙지법 민사1수석부장판사···‘땅콩회항’ 조현아 집유 석방도헌법과 노동 문제에 깊이 있다는 평···친형이 김준환 국정원 3차장 신임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김상환(52·사법연수원 20기) 서울중앙지법 민사1수석부장판사는 그동안 권력이나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 소신 판결을 했다는 평가를 두루 받는 법관이다.대법원은 2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김 부장판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로 제청했다고 밝히며 “사회 정의 실현 및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의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배려에 대한 인식, 사법권의 독립에 대한 소명의식, 국민과 소통하고 봉사하는 자세, 도덕성 등 대법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 자질은 물론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 전문적 법률지식 등 뛰어난 능력을 겸비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를 맡던 2010년 ‘맷값 폭행’ 사건 관련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음해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사촌으로,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재홍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014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엔 SK그룹 횡령 사건의 공범으로 기소된 김원홍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검찰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4년 6개월로 형을 가중했다. 반면 다음해 ‘땅콩회항’ 사건의 항소심에서는 여론의 뭇매를 받았던 “새 삶을 살 기회를 줘야 한다”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집행유예로 석방하는 판결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가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2015년 2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 댓글사건 항소심 판결때문이었다. 1심은 원 전 원장의 정치개입만 인정해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보고 원 전 원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지만, 김 부장판사가 맡은 항소심에서는 댓글공작이 대선에 개입한 게 맞다고 판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결론냈다. 김 부장판사는 원 전 원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며 그를 법정 구속했다. 이를 두고 “공무원의 헌법 및 법률 준수 의무의 엄중함을 확인한 판결”이라는 평가가 법원 안팎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일부 증거능력을 문제 삼아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는데, 최근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서 원 전 원장의 재판을 두고 청와대와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두 차례 헌법재판소에 파견돼 4년동안 근무를 했고 노동전담 재판장을 지낸 경험 등을 토대로 헌법적 가치를 강조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취지의 판결을 여러 차례 했다. 2012년 대선 당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을 명예훼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어준씨 등에게 “언론·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016년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를 주최한 시민사회단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김 부장판사는 “일탈행위를 한 일부 참가자가 시민단체의 구성원이거나 지휘를 받는 관계에 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시민단체의 책임을 부정하는 판결을 했다. 헌법상 중요한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강조하고 국민의 의견표명의 기회가 축소될 수 있는 위험 등을 신중히 고려한 판결로 풀이된다. 부산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할 때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 등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췄다 해도, 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한다”며 정리해고의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한 판결을 내렸다. 노조파괴 공작을 벌인 발레오전장과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해 금속노조에 배상하라고도 판결했다. 법원 안에서는 소탈하면서도 활당한 성품으로 뛰어난 소통능력을 발휘해 법원 구성원들에게도 두루 신망을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명령만 내리면 침실이 거실로…MIT가 만든 ‘스마트 가구’

    명령만 내리면 침실이 거실로…MIT가 만든 ‘스마트 가구’

    미국 뉴욕에서의 삶은 멋있고 좋아 보이지만 널리 알려진 사실 중 하나는 집안에서 사람이 움직일 공간의 거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맨해튼의 아파트들은 아이오와 주(州) 주도 디모인의 드레스룸 크기 정도에 불과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이런 공간의 협소함은 하나의 주목할 만한 현상을 일으켰다. 값비싼 임대료 탓에 공간 활용을 높이기 위해 접이식 가구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과학자들은 버튼 하나 만 누르면 침실이 거실로 바뀌도록 해주는 ‘스마트 가구’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현재 맨해튼 주거지역에 실제로 설치되고 있는 벤처기업 ‘오리 시스템스’(Ori Systems)의 스마트 가구를 소개했다. MIT미디어랩에 있는 이 회사가 만들어낸 가구는 일본말로 종이접기를 뜻하는 '오리가미'처럼 자유롭게 접고 펼 수 있다고 해서 오리(Ori)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특히 이 가구는 사용자가 가구에 부착된 버튼이나 스마트폰 앱, 또는 AI 스피커의 음성 인식 기능으로 지시를 하면 침실이나 거실, 부엌 또는 서재로 탈바꿈한다. 이는 그동안 공간을 활용하고자 무거운 가구를 손수 옮기거나 접고 펴야 했던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며 청소 또한 편하게 해준다. 특히 이 가구는 슬라이딩 방식을 채택해 움직일 때 소음을 최소화했고 공간과 장애물을 인식하는 기능이 있어 반대편에 사람이나 사물이 있으면 자동으로 멈춰 사고를 막는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구 한 대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이 최소 1만 달러(약 1120만 원)로 꽤 비싸다는 점과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과 기술의 발달이 새로운 주거 문화를 창조해나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진=오리 시스템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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