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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품생산 경공업공장 시설 확충

    ◎“사리원 타월공장 등 10여곳 완공” 선전/올 상반기 수출 2억5천만달러에 그쳐 『현대적 설비를 갖춘 샘물합작공장이 조업됨으로써 우리 인민생활 향상에 혁명적으로 이바지할수 있게 됐다』 북한이 지난달 7일 조총련과 합작으로 고려신덕산 샘물 합작공장을 완공한 이후 북한 중앙방송의 대대적인 선전방송 내용중 일부다. 이처럼 북한 매체들은 올 10월이후 최근까지 북한당국의 무역제일주의 방침에 따라 수출품을 생산하는 경공업공장들의 시설 확장 사례를 집중 소개하고 있다.이를테면 최근 ▲중앙보석공예창작사 ▲사리원타월수출 공장 ▲평원수출피복공장 1단계 공사 등 10여개의 경공업공장들의 시설을 확장해 조업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대내적 선전공세는 역으로 북한의 외자유치 및 외화벌이를 겨냥한 수출확대 노력이 벽에 부딪히고 있음을 반증해주고 있다.확장되고 있는 공장들이 북한내에서 자급이 가능한 원료를 이용한 소규모 경공업분야에 국한돼 있을 뿐만 아니라 합작 파트너도 조총련계 기업들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신덕샘물(평남 온천군 소재),금강산 샘물,강서샘물 등 수많은 생수사업을 벌이고 있는 북한이 최근 또 다시 고려신덕산샘물(평남 순천시)을 개발한 것도 주민의 생활여건 개선보다는 날로 악화되는 외화난 해소를 위한 한 방편일 것이다.돌공예품·약초·초물제품 등 북한내에서 생산되는 1차 산품을 이용한 수출용 경공업 공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러나 이같은 수준의 시설확장은 당면한 외화난을 해결하는데는 역부족으로 평가되고 있다.우선 북한의 구조적 경제침체,기술,열세,마케팅 능력취약 등 생산 및 무역기반이 열악하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외국자본이 북한에 대해 투자유인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점이 외화난 해결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북한이 그러잖아도 대외신용도가 나쁜데다 ▲사회간접자본의 빈약 ▲남북한간 긴장과 대내 정치불안정 등 악재가 겹쳐 외국투자가들이 직접 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북한의 올상반기중 수출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감소한 2억5천만달러에 그치고 있는데서도 입증된다.
  • 올 베스트셀러/출판계 불황… 뚜렷한 히트작 없다

    ◎교보·종로 등 서울시내 대형서점의 판매량 분석/컴퓨터 입문서·외국어학습서 등 실용서 인기/소설… 「고등어」·「천년의 사랑」·「아리랑」 많이 읽혀/시…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정도/사회 분위기 편승 예언서·비자금 관련서 눈길 사상 최악의 불황이라는 출판계 현실을 반영하듯 올해는 우뚝한 대형 베스트셀러가 나오지 않았다.또 독서 분위기를 이끈 흐름도 뚜렷한 게 없었다.다만 컴퓨터와 인터넷 입문서,외국어 학습서등 실용서들은 인기를 끌었다. 교보문고·종로서적·을지서적·영풍문고등 서울 대형서점 네곳은 올 초부터 12월 초까지 판매량을 집계,95년 베스트셀러를 12일 발표했다. 네 서점이 1위로 올린 책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고등어」 「신화는 없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등으로 제각각이다.이 가운데 「신화는 없다」만 올해 나왔을 뿐 나머지 세권은 지난해에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것들.이는 출판계가 독서열을 자극할 만한 책들을 새로 만들어내지 못했음을 뜻한다.93∼94년에는 「나의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 지음,창작과비평사 펴냄)나 「일본은 없다」(전여옥,지식공작소)가 문화기행서,일본비평서 붐을 불러일으켰다. 따라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도 지난해에 견줘 판매량이 크게 떨어졌다.교보문고의 경우 상위 열권의 판매부수가 지난해보다 31.3%,93년에 비해서는 25.4% 덜 팔렸다. 한편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들을 분야별로 보면 소설로는 「고등어」 「천년의 사랑」 「아리랑」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들이 잘 나갔다.특히 하반기에 출간된 「천년의 사랑」은 넉달만에 50만부를 넘어서 대형 베스트셀러를 예고하고 있다.지난 93년 5월 처음 나온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외국 소설로는 보기드물게 장기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시 부문에서는 감성적인 언어로 청소년층을 사로잡은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가 눈에 띈다.비록 상위권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윤동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천상병),「입 속의 검은 잎」(기형도)등 오래 된 시집들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이밖에 유명·무명의 인사들이 쓴 자전적 수필류도 독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기업인으로 유명한 국회의원 이명박씨의 「신화는 없다」를 비롯해 파리에서 망명생활을 하는 홍세화씨의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대표적인 여성 MC 허수경씨의 「미소 한잔 눈물 두스푼」,사랑과 일을 적극적으로 개척한 조안 리씨의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들이 많이 팔렸다. 올해 특히 두드러진 점은 실용서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했다는 것.「컴퓨터 길라잡이」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등 컴퓨터 입문서,「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로 대표되는 외국어 학습서,처세론 성격이 강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들이 그것이다.이처럼 실용서들이 인기를 끄는 까닭은 책읽기를 통해 직접적인 보상을 받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반기에는 우리 사회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편승,몇가지 예언을 담은 무녀 심진송씨의 「신이 선택한 여자」(백송)와 노태우씨 비자금 수사와 관련,한승희 전검사의 「성역은 없다」(문예당)가인기높았다.인문·사회·자연과학서나 어린이책들은 올해 유난히 고전을 면치 못했다.
  • 동아갤러리,15일부터「실크로드 미술기행­페르시아여!지중해여!」전

    ◎“한겨울에 떠나는 실크로드 미술기행”/작가 13명 6월부터 한달간 현지 답사/작품·스케치·풍경사진·영상물 등 전시 실크로드의 형상화.동아갤러리(317­57 45)가 국내화단 각 장르의 저력있는 작가들을 동원하여 올해로 3회째 해오고 있는 작업이다. 오는 15일부터 내년 1월20일까지 열릴 올해의 전시회에는 회화부문의 김병종·김봉준·박대성·사석원·이석주·이왈종·이종구·이철량·전창운·홍성익 등 10명과 조각의 강대철·신현중·이영학 등 3명이 참여했다. 「실크로드 미술기행­페르시아여! 지중해여!」란 이름의 이 전시를 위하여 작가들은 지난 6월19일부터 7월17일까지 29박 30일간 실크로드 선상의 중·근동 지역 및 유럽지역을 답사했다. 아랍문화권과 지중해 지역으로 압축된 올해 대상지들은 특히 이집트·요르단·시리아·이란·터키·그리스 등 일반인은 물론 작가들도 평상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지역들이었다. 작가들의 탄탄한 역량이 뒷받침된 성과물들을 내놓는 갤러리측은 『색다른 지역의 집중탐구가 작가들에게 있어 훌륭한창작의 원천으로도 손색이 없었다』고 행사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여행경로는 카이로­아스완­페트란­암만­다마스커스­팔미라­테헤란­이스파한­시라즈­이스탄불­이즈미르­쿠사다시­밧모섬­아테네­코린도스­크레타­부카레스트­소피아­로마­베네치아­파리로 이어졌다. 여기에서 창출된 작품 65점과 스케치 39점,실크로드 풍경사진 20여점,현지영상물등이 이번 전시를 장식한다. 아랍문화권에 관심있는 이들을 위하여 전시기간중 매주 토요일 하오2시부터 4시까지 참여작가 3∼4명이 나와 관람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기도 하다.
  • 화가 김흥수(이세기의 인물 탐구:87)

    ◎하모니즘 창시… 세계화단에 우뚝/뜨거운 열정으로 작품마다 혁신적 표현 시도/93년 동양작가로 처음 푸슈킨 미술관서 개인전/작품 모두 1천여점… 미술사에 남기려 대작은 안 팔아 검은 펠트모자에 브라운컬러가 든 선글라스를 쓰고 김흥수 화백이 공식석상에 나타나면 그의 현란한 차림에 좌중은 경이의 시선을 집중시킨다.오늘날 우리 화단에서 알아주는 멋쟁이에다 그 재치가 탁발하여 예술가적 기질이 충일한 반면 옳은 말을 참지 않고 올바르지 못한 것을 바로 세우려는 불 같은 정의감 때문에 그는 곧잘 엉뚱한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한다. 그래서 일부에선 「폭군화가」「독설가」로 부르기도 하지만 그의 외모는 사나이답고 솔직하며 내심은 섬세청렴하여 저질스러운 것,치사한 것,부당한 것을 용납치 않는다.오죽하면 바람 잘 날이 없는 자신을 향해 『넓고 넓은 황무지를 혼자서 한없이 걷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그중에서도 49년 국전에 입선된 「나부군상」과 53년 「침략자」에 얽힌 사건은 화단이면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화의 하나다. ○화면곳곳 고뇌의 흔적 선전에서의 입선과 특선후 국전 제1회에 출품한 「나부군상」은 나체화가 한 사람이 아닌 여럿이라는 이유로 전시도중 철거되었고 6·25를 테마로 한 「침략자」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너무 적나라하게 다룬 것이 화근이 되어 전시철회를 권유받기도 했다.당시 심사위원측은 작품 「침략자」를 취소할 경우 그의 「군동」에 대통령상을 줄 것을 제의했으나 『상을 타기 위해 자식 같은 그림을 포기할 수 없다』고 그는 끝내 「침략자」전시를 고집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성격인 만큼 경우에 어긋나는 처사를 묵과할 리 없다.한 미술전문지가 조사한 화가의 「그림값문제」를 놓고 『특정한 몇사람에게 부당한 이득을 주기 위해 많은 작가의 자존심을 짓밟은 유치하기 이를 데 없는 조작극』으로 비판한 일과 외국작가초대전에 대해서도 『우리의 것을 세계에 알릴 생각은 하지 않고 외국작가를 데려다가 온갖 경비를 들여 모든 영광을 바치는 비굴한 발상,거지 같은 음모』등으로 몰아붙여 주최측을 곤혹스럽게 했다. 또 「대한민국 예술원회원의 자격기준은 어디에 있으며 그들은 과연 자격이 있는가」를 묻는 공개서한을 신문에 발표한 것도 그가 아니면 엄두도 못낼 일련의 사건이다.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따라 한군데 머물지 않고 모색과 탐구를 계속해온 그의 작업은 「그림의 내용과 형식·색채에 대한 진취적이고 장인적인 고뇌의 흔적을 화면에 면면이 점철시킨 것」이 특징이다.초기에는 민족적 주제의 사실적 화풍이 주조를 이루다가 도쿄유학이후 주관과 객관의 문제에 파고들기 시작했으며 파리시절은 「탐미주의적 경향」을 무제한으로 방출한 풍요로운 색채의 의장이 두드러진다. ○크리스티서 작품 거래 평론가 오광수는 한국고유의 양식에 뿌리를 둔 그의 거대한 아라베스크의 화면을 보고 『추상적 톤과 장식적 요소,예리한 선획으로 대상을 해체하고 분할하면서 마티엘의 파편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시적 감흥을 준다』고 이를 설명한다.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재미시절 「주관적인 표현과 객관적인 표현,구상과 추상을 하나의 화면에 공존」시킨 이른바 새로운 미술사조인 「하모니즘」으로 다시 한번 「화면속의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77년8월 워싱턴에서 선보인 그의 하모니즘은 미국화단의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지난 90년,세계적인 미술평론가 피에르 레스타니가 주선한 파리 「김수(Kimsou) 하모니즘(Harmonism)」전으로 세계화단의 스폿을 받는 역사적 계기를 만들게 되었다. 이 유서깊은 뤽상부르초대전은 한국인으로서 처음이기도 하지만 관람객이 줄을 잇는 이변 가운데 현지 매스컴도 전례없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그가 친애해 마지않는 레스타니는 『그가 창안한 하모니즘,즉 조형주의는 예술에서 서로 상반되거나 대조적인 테마를 자연발생적인 변증법적 논리로 결합한 아주 특별한 세계』임을 전제,『바로 이와 같은 이원적 우주관은 뫼비우스의 고리처럼 시간의 정지속에서 몽상적인 초현실과 현실을 지속케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파리 악튀알리테」와 「렉스프레스」도 「그는 한 작품속에서 우연과 필연,유형과 무형,표와 이,긍정과 부정,음과 양의 상반된 양극을 화합하여 오리지널리티의 완결성을 보여준다」고 보도한 바 있다.이로써 예술을 향한 뜨거운 집념과 고집스러운 창작욕은 「조형주의 창시자」로서 세계미술사에 등재되고 그의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은 한치의 오차없이 정상의 위치를 지킬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김흥수는 지칠 줄 모르는 에네르기슈의 작가이며 작품에 대해 그가 구현하려는 의욕은 참으로 끈질기고 고집스럽다』고 임영방씨(국립현대미술관장)는 말한다.이어서 『불굴의 기백과 투지,그리고 집요한 탐구와 비범한 예술적 아이디어는 작품마다에서 혁신적인 표현을 이룩해낸다』고 경탄해 마지않는다.그는 거장답게 지난 91년 국제적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에서 작품이 거래되는 기쁨을 누렸으며 93년 동양작가로는 처음 러시아 푸슈킨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이는 74년 샤갈전 이후 생존작가로는 그가 두번째다. 그의 치열한 삶의 지표는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허덕거리도록 온 힘을 다 받쳐서 완성된 작품 앞에 섰을 때의 그 희열을 위해」 그는 「한에 연연하지 않고 모든 슬픔과 괴로움을 망각속에 묻어버린 채」 새희망,새 삶속에 솔직하고 싱싱한 생동감을 그때마다 재확인해 나간다.그리고 정열과 돈과 시간을 자신의 화업에 아낌없이 쏟아붇는다.그동안 20여회의 개인전과 1백20여회의 국내외 그룹전·초대전을 통해 지금까지 제작한 작품은 1천여점,그러나 미술사에 남기기 위해 대작을 절대로 팔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에 웬만한 기성화가가 풍요롭게 살고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그래선지 『내가 돈 잘 버는 화가인 줄 안 전처는 내게 실망하고 떠났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육식 즐기고 춤솜씨 일품 3년전 연하의 제자인 장수현(34)과의 결혼으로 장안이 떠들썩할 때도 『예술가는 평범한 생활을 해서는 개성과 창조를 생명으로 하는 작품을 남길 수 없다』고 자적한 태도를 보였다.거실을 화실로 쓰고 있는 방배동 황실아파트에 들어서면 현관에서부터 그 짙은 유화냄새와 함께 황홀한 그림의 범람이 눈앞을 압도한다. 부인은 현재 파리유학중. 함남 함흥시 공무원이던 김영국씨와 창덕궁 양잠소 교사를 지낸 이부갑여사의 3남1녀중 차남,그림그리기를 좋아한 소년시절에는 완고한 부친이 『표현능력이 뛰어나고 말을 잘하니 변호사가 될 것』을 명령했으나 함흥고보시절 「밤의 정물」이 선전에 입선하자 부모는 일본유학을 허락해주었다. 그의 화업은 이제 「예술은 내용이냐,탐구냐 또는 형식의 발견이냐」를 지나 「하나의 화면을 채색으로 쌓아올리는 루오의 탐구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와 달라질 그날을 위하여 나는 나의 그림을 자유속에 놓고 싶다.그리고 격렬한 현실에 몸담고 있는 인간의 호흡을 화면에 재현하기 위해 나는 나 자신을 고정된 틀속에 묶어두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지금도 볼보를 몰고 육식을 즐기는 대식가에다 눈부시게 돌아가는 춤솜씨가 일품인 그의 예외적인 정열은 몸속으로부터의 깊고도 끈질긴 모티베이션,자유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며 그는 과연 누가 뭐라 해도 자유의 화가다.그리고 깨어 있는 형식과 의식으로 인해 어디서나,언제까지나 자유다. ◇연보 ▲19 21년 함남 함흥 출생 ▲36년 함흥고보재학중 제16회 선전 「밤의 정물」입선 ▲38∼39년 가와바타화(천단화)학교 데생수학 ▲44년 도쿄미술학교 졸업.선전 「밤의 실내정물」특선 ▲49년 귀국,서울 첫개인전(현신세계미술관),국전 「호」특선 ▲53년 국전「군동」특선 ▲54년 도불고별전(미도파화랑) ▲57년 파리 개인전(라라 뱅시화랑),살롱도토느 회원피선 ▲60년 라벨가브리엘 화랑주최 개인전 및 살롱 콩파레종 초대출품 ▲61년 귀국전,국전심사위원 ▲62∼67년 국전추천작가 ▲66년 도미고별전(서울신문회관) ▲67∼68년 필라델피아 무어미술대 초빙교수,필라델피아 미대강사 ▲69년 시카고·위스콘신 개인전 ▲71년 우드미어 아트갤러리 「이해의 수작초대전」1등상 ▲73년 젠킨타운 아트페스티벌 믹스드 미디어 1등상 ▲79년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전 ▲85년 김흥수 유화전(현대화랑) ▲86년 한불수교 1백주년기념 서울·파리전 출품 ▲90년 김흥수 조형주의미술전(파리 뤽상부르미술관) ▲92년 김흥수 장수현 부부전 ▲93년 김흥수 조형주의작품전(모스크바 푸슈킨 박물관 및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쥬박물관),대한민국예술대전 구상부문 심사위원장 5월문예상(61) 한국미술대상(73) 문화훈장 옥관장(86)
  • 불 국립 롤랑프티 발레단 내한/새달 2∼3일 세종문화회관서 공연

    ◎「코펠리아」·「카르멘」·「아를르의 여인」 선보여 프랑스 국립 롤랑 프티 발레단이 12월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롤랑 프티 발레단은 벨기에의 모리스 베자르 발레단과 함께 세계 현대발레의 양대산맥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예술가인 롤랑 프티는 마고트 폰테인,누레예프,미하일 바리시니코프 등 전설적인 무용수를 무대에 세운 안무가로도 유명하다. 지난 89년 내한공연에서 강렬한 율동과 음악,화려한 의상등 수준높은 조화의 예술세계를 펼친 바 있는 롤랑 프티 발레단이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코믹발레의 대명사로 통하는 「코펠리아」(2일)와 창작발레 「카르멘」「아를르의 여인」(3일). 「코펠리아」는 19세기 안무가인 생 레옹의 작품을 롤랑 프티가 재안무한 것으로 인형으로 만들어진 여자를 사랑하는 이야기가 동화 같은 분위기 속에서 펼쳐진다. 또 조르주 비제의 음악,롤랑 프티의 안무로 1949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카르멘」은 이 발레단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레퍼터리.고전발레와 스페인춤·마임 등을 적절히 조화시켜 카르멘과 호세의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초연당시 롤랑 프티가 장 메르와 짝을 이뤄 직접 출연했으며 그후 롤랑 프티의 아내가 된 장 메르는 「지지」라는 애칭으로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성장했다. 「아를르의 여인」은 알퐁스 도데의 원작을 바탕으로 인간의 치유하기 힘든 열망과 상심을 발레로 묘사한 작품. 롤랑 프티의 이번 내한공연에는 장 브록스·시리 피에르 등 소속 무용수 외에도 세계적 발레스타인 아메리칸 발레시어터의 수석무용수 알레산드라 페리와 키로프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아실무라토바가 초청무용수로 참가해 환상적인 율동을 펼치게 된다.공연시간은 12월2일 하오7시,3일 하오1시30분·7시.751­5114.
  • 무용평론집 「멀리서 노래하듯」 출간 김영태씨(인터뷰)

    ◎“국내외 공연 90여편에 대한 비평 묶어” 시인이며 무용평론가인 김영태씨(59)가 자신의 여섯번째 무용평론집 「멀리서 노래하듯」을 펴냈다. 마치 시집 제목을 연상시키는 이 책은 내년으로 회갑을 맞는 저자의 회갑기념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무용은 공연현장에서의 느낌이 중요합니다.이 때문에 외국에서 열린 공연도 마다 않고 찾아다닌 탓에 적지 않은 자료가 쌓여 무용학도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해서 정리해봤습니다』 이 책에는 지난 92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국내외에서 열린 주요 무용공연 90여편에 대한 비평이 실려 있다. 『무용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무용용어에 일일이 설명을 달았고 비평내용도 산문체로 풀어썼기 때문에 일반인도 부담없이 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씨가 무용평론에 몸담기 시작한 것은 69년부터.『본래 미술대학을 나와 한때 화가의 길을 걷기도 하고 시를 쓰기도 했지만 고교시절부터 춤을 좋아해 결국 무용평론가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그는 지난 85년부터 2∼3년 간격으로 무용평론집을 출간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또 12월말에는 자신의 무용인생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69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아온 무용관련 자료를 묶어 4백여쪽 분량의 무용자료집을 내놓을 예정이다. 『우리나라 무용은 70년대까지만 해도 한정된 관객에 작품도 외국 것을 모방하는 수준이었으나 80년대 중반이후 안무가가 대량배출되고 창작극이 활발하게 발표되면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면서 『힘이 닿는 데까지 무용과 더불어 살고 싶다』고 말한다.
  • 멕시코서 태권도장 운영 문대원 관장(세계속의 한국인:2)

    ◎남미에 「한국 얼」 심기 26년/유단자 심사땐 한국역사 관련 논문 필수로/사재털어 한글학교 설립… 대사관에 기증도 『차렷,묵념.국기에 경례』 『관장님께 큰 절』 아즈텍문명의 나라,선인장의 나라,낭만적인 서반아기질이 한데 어우러진 지구 반대편의 나라 멕시코.해발 2400m의 고원에 위치한 그 수도 멕시코시티 남부 누에보 레온거리의 허름한 한 2층건물에서 거침없이 새어나오는 한국말은 세계속의 한국을 새삼 실감케 했다. 오늘은 두달에 한번씩 있는 승급심사날.하얀 태권도복에 검은색부터 흰색까지 빨강·파랑·노랑색등 제각각의 띠를 두르고 두주먹을 불끈 쥔 멕시코 청소년의 파란 눈망울에는 한국말로 된 태권도용어가 하나도 낯설지 않았다. 멕시코인에게 「그랑 마에스트로」로 통하는 문대원(52)관장이 중앙에 자리를 잡자 사범의 구령으로 간단한 의식이 치러진 뒤 바로 심사가 시작됐다.오늘 심사대상은 어린이 22명,성인 14명으로 모두 36명. 사범의 한국말 구령에 따라 먼저 어린이가 급별로 나와 기본동작을 선보이고 다음에는 둘씩대련을 한다.2시간 가까이 심사가 계속되는 동안 체육관 안에 꽉 들어찬 부모도 덩달아 손에 땀을 쥐었다. 심사가 모두 끝난 뒤 문관장은 개개인을 호명하며 지적사항을 알려줬다.이어서 부모를 향해 『단을 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청소년이 이같이 절도 있고 예와 도를 중시하는 태도를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자신의 습관으로 가질 때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함께 가질 수 있습니다.이는 개인성장에 큰 도움은 물론 멕시코 장래에 큰 희망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역설하자 힘센 박수가 쏟아졌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호르헤 페레스군(12·코메르슈중학교 2년)은 『심사때 연습한대로 동작이 나오지 않았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이번에 빨강띠를 따면 내년에는 단심사에 도전할 텐데…』라며 아쉬워했다.4년째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 페레스군의 동생 빅터군(8·루돌프국교 4년)과 누나 아리아드나양(13·코메르슈중3)도 함께 심사를 봤다. 이 삼남매의 심사과정을 지켜본 엄마 마르탈루 솔리스씨(38)는 『애들이 태권도를 배우면서부터 몸도건강해지고 어른에 대한 예의도 발라졌으며 학교성적도 올라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그녀는 『요즘 아빠도 배우러 다니고 있다』면서 자신도 배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심사에는 이 도장 출신의 유단자 선배 10여명이 나와 후배의 심사를 도와주고 멋진 시범을 보여주기도 했다.청원경찰학교의 사범을 맡고 있다는 선배 에드와르도 샤릭 델리오씨(29·2단)는 『개인방어목적으로 시작했으나 문관장이 주는 신뢰감과 그에 대한 존경심에서 태권도에 깊이 빠져들게 됐다』고 입문경위를 설명했다. 문씨가 멕시코땅에 발디뎌 태권도를 처음 전파하기 시작한 것은 19 69년5월.그로부터 2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태권도는 멕시코시티의 46개 도장을 포함,32개주 전역에 1백84개의 도장과 3만여명에 달하는 인구를 가진 대중스포츠로 성장했다.70년대까지만 해도 멕시코 전역을 휩쓸고 있던 일본의 가라데 열풍을 완전히 잠재운 것은 태권도의 우월성에 문씨의 성실성이 보태져 멕시코인에게 참정신운동으로 큰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멕시코인에게 태권도는 바로 한국을 의미하고 그 정신은 한국의 정신을 의미한다.이는 문씨가 제자를 키우며 유달리 태권도의 역사와 기본정신을 강조했기 때문이다.유단자 심사 때는 운동 이외에 반드시 한국의 역사및 정신에 관한 논문제출과 1백시간 봉사를 필수로 해온 그의 엄격하고 독특한 교습법이 유단자에게 한국을 어버이의 나라로 자연스럽게 심어왔다. 문씨는 그동안 멕시코 대통령경호실과 육군사관학교·경찰청 등의 교관을 지내면서 많은 제자를 키워 그들이 오늘날 국회의원을 비롯,장관·주지사 등 멕시코정부내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등 멕시코 지도층을 지한파로 이끄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문씨가 83년 창설,13년째를 맞고 있는 멕시코 태권도 전국대회인 「대원문컵대회」는 단순한 체육경기가 아니라 멕시코인의 전국축제형태로 발전해가고 있다.32개주 대표가 제각기 다른 도복을 입고 출전,고향의 명예를 걸고 한판 승부를 가리는 이 대회는 창작품세로 우열을 가리기 때문에 매년 독창적인 품세가 개발되며 또 각종 호신술을 음악에 맞춘 율동으로 공연하는등 많은 볼거리 때문에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멕시코에 태권도를 전파하기 시작한 지 4년만인 73년 서울태권도세계대회에 처녀출전한 멕시코팀을 3위에 입상케 하는등 문씨의 헌신적인 노력은 멕시코정부당국의 주선으로 그에게 6년만에 국적을 취득케 하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원래 멕시코정부의 이민불허정책 때문에 30∼40년을 멕시코에 살아도 국적을 얻기 힘든 현실을 감안할 때 그의 국적취득은 주변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문씨가 그동안 멕시코정부당국이나 민간단체등으로부터 받은 표창장이나 감사장은 수를 헤아릴 수가 없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멕시코 국회에서 받은 표창장이다.「지난 25년동안 이 사회에 모범된 사회인을 배출하는 데 애쓴 공로」라고 밝혀진 표창이유는 그에게 지난 세월 어려움에 대한 보상을 의미했다. 문씨는 이같은 자신의 활동에는 국악을 전공한 부인 정한희(42)씨의 내조의 힘이 컸다고 강조했다.인간문화재 23호 가야금병창 박귀희선생의 제자로 국내 무대에서 활약하던 정씨는 82년 결혼후에는 멕시코인과 교민에게 국악공연등을 통해 한국의 얼을 소개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정씨는 남편이 주관하는 대형 태권도대회의 중간에 국악공연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멕시코의 국제문화행사나 교민행사등에 자비를 들여서까지 참여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으며 후진양성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충남 합덕이 고향인 문씨는 대전중·홍성고를 거쳐 경희대 정외과 2년 재학중이던 62년 미국 텍사스대학의 교환교수로 가게된 부친을 따라 미국에 이주했다.이스턴 텍사스대 프리엔지니어링스쿨에서 전공을 건축학으로 바꿨으며 후에 텍사스공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다. 중학교때 태권도를 시작,고등학교 2학년때 유단자가 되기는 했으나 문씨가 태권도인생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미국에 가서도 5년이 지난 67년이었다.그전까지는 태권도에 호기심을 갖는 친구의 권유로 교내에 「블랙벨트 문」 태권도클럽을 만들어 가르치는 정도였다.그 무렵 휴스턴에서 태권도도장을 운영하고 있던 미국인 친구가 마약으로갑자기 도장을 떠나 하는 수 없이 도장을 떠맡게 되면서 인생항로가 바뀌게 됐다. 멕시코에 오게 된 것은 휴스턴에서 도장을 운영하던중 멕시코 가라데도장측의 초청으로 몇차례 멕시코시티를 방문하면서 그 진지한 분위기와 멕시코인의 열의에 마음이 끌려서였다.69년 멕시코의 가라데도장에 사범으로 초빙돼온 문씨가 처음 시도한 것은 일본인 전임사범이 만들어 놓은 일본색을 없애는 작업이었다.중앙에 걸린 일장기를 태극기로 바꾸고 사범이 앉던 높은 단을 치워 사범과 수강생이 같은 높이에 서게 했다.그리고 일본말투성이로 돼 있는 운동용어를 스페인말과 한국말 혼용으로 바꿨다. 문씨의 문하생은 다음 해부터 각종 대회를 휩쓸었고 국내대회는 물론 세계대회에서까지 입상,멕시코의 국위를 선양케 되자 태권도에 대한 인식은 날로 새로워졌다.그러나 당초 5년 뒤 파트너로 지위를 격상시켜주겠다는 약속을 도장주가 지키지 않자 74년 문씨는 독자적으로 「태권도 무덕관」 도장을 차리게 됐으며 그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문씨는 교민사회에 대한 애착또한 남달라 그동안 교민회장을 두차례 역임했으며 사재를 털어 한글학교를 만들어 스쿨버스 2대와 함께 대사관에 기증하기까지 했다.1년내내 전국의 도장을 돌며 심사를 봐주는등 매일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문씨는 이제 자신의 소망을 태권도와 한국고전무용을 가르치는 조그마한 학교를 설립하는 데 두고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다.
  • 꿈과 도전의 21세기… 50인을 주목하라(서울신문 50돌 특집)

    꿈과 도전의 시대인 21세기가 다가오고 있다. 21세기의 주역으로 기대되고 있는 각계의 유망주 50인을 서울신문이 뽑아 소개한다. ▷정계◁ ◎강삼재 민자당 사무총장 43세.부인과 1남1녀.경희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신문기자를 거쳐 12대부터 내리 당선한 3선의원.문민개혁 완성을 위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97년 대선에서 민자당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포부. ◎손학규 민자당 대변인 49세.부인과 2녀.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영국 옥스포드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서강대교수를 지낸 초선의원.선진정치 문화를 이룩하고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첨병이 되는 것이 포부. ◎이인제 경기도지사 46세.부인과 2녀.서울대 법대를 나와 대전지법 판사를 지냈다.13·14대 재선의원을 거쳐 6·27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충실한 지방살림꾼으로 지방자치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 포부. ◎강재섭 민자당 국회의원 48세.부인과 1남1녀.서울법대를 나와 서울고검 검사,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재선의원.만성적인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법치가우선하는 정치문화 정착이 포부. ◎박종웅 민자당 국회의원 42세.부인과 1남1녀.서울대 법대를 나와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초선의원.건전한 청소년문화 정착과 환경보존에 힘써 통일조국 기반조성에 기여하는 것이 포부. ◎이철 민주당 원내총무 47세.부인과 2녀.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와 3선개헌반대투쟁 전국학생대표를 지냈으며 민청학련사건으로 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던 3선의원.변화와 개혁으로 신뢰받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포부. ◎이석현 국민회의 국회의원 46세.미혼.서울법대를 나와 전국 카톨릭학생총연합회장과 평민당부대변인을 지낸 초선의원.계층,지역간 차별을 해소하는 조세제도로 경제정의를의 실현하고 정치권의 자정을 이루겟다는 것이 포부. ◎신계륜 국민회의 국회의원 41세.부인과 2남.고려대 법대 재학시 총학생회장을 맡았으며 전민련 민중1위원장을 지낸 초선의원.세대간,지역간,계층간 대립을 극복하는 「열린 정치」와 「통합정치」를 이루겠다는게 포부. ◎허대만 포항시의원 26세로 지방의회에 진출한 경북도 최연소의원.포항지방자치연구소의 정책실장을 맡아 지방의회발전방향 연구.포항 대동고와 서울대 정치학과 졸.경실련의 서울대 대표및 포항시 집행위원으로도 활동. ▷관계◁ ◎유재웅 공보처 방송행정과장 38세.고려대 신문방송학과졸.정부안에서 방송실무에 관한한 최고 전문가.지난해 지역민방 선정과 통합방송법 제정의 산파역을 했다.방송선진화에 미력이나마 다하겠다는 것이 포부. ◎김영목 경수로기획단국제협력부장 43세.서울대 불문과 졸.73년 외무부에 들어왔다.외시 10회.경수로 건설 사업과정에서 미국·북한과의 협상 업무를 맡고 있다.신포에 한국형 경수로를 완공하는 것이 가장 큰 희망사항. ◎조현 외무부 통상기구과장 38세.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57년부터 외무부에 몸을 담았다.외시 13회.WTO출범 과정에서부터 우리 통상외교를 맡고 있는 실무 주역.WTO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나가는 것이 포부. ◎송영무 합동참모본부 해상작전과장 47세.부인과 2녀.대령·해사 27기로 해군작전사령부 작전기획과장과 해군본부 작전상황실장·호위함 함장등을지낸 작전통.통일 이후 영국이나 일본에 못지않은 해양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이바지 하는 것이 포부. ◎추경호 재정경제원 사무관 35세.고려대 경영학과 졸업.행시 25회.재정경제원 종합정책과에 근무.신경제5개년계획의 추진 및 각종 경제운용 계획 수립에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경제정의를 바탕으로 한 활력 넘치는 경제사회 실현이 꿈. ◎정승일 통상산업부 행정사무관 31세.서울대 경영대를 나와 미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행시 33회.통산부 미주통상과에서 근무하고 있다.자율화 시대에 부합되는 새로운 정책개발이 포부. ◎맹병렬 서울송파경찰서 수사과 27세.충남 천안출신으로 경찰대학 7기.법학은 물론 사격·운동 등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전교 5등으로 졸업.경찰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과 가까운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차세대경찰의 기대주. ▷사회◁ ◎김진학 사회복지전문요원 37세.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보건복지부 공채 1기.사회복지전문요원 동우회회장.현인원은 3천명.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에 걸맞는 사회복지수준을 일구겠다는 포부. ◎최예용 환경운동연합정책실장 30세.서울공대 산업공학과 졸.91년 페놀사건,지난해 낙동강 식수오염사태 조사활동.그린피스와 시베리아 산림과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핵발전소 답사.지방자치와 통일시대에 걸맞는 환경정책 개발과 시민운동이 꿈. ◎박찬운 변호사 35세.인권변호사.서울변협의 당직변호사제도 운영규칙 입안주도.대한변협 기획실장 및 성폭력상담소·소비자보호원 법률자문위원.「알기 쉬운 인권지침」 「국제인권원칙과 한국의 행형」등 저서 다수. ◎정유성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사무국장 39세.교육운동가·공동육아연구회운영위원·연세대강사·독일 뮌헨대학 교육학박사.학부모와 학생이 주도하는 민간교육운동을 이끌어갈 인물.학부모 프로그램인 「학부모 아카데미」 개설. ◎이정식 한국노총조사부장 35세.서울대 경제학과 졸.86년부터 노총 정책연구위원으로 활동.노동문제나 임금문제에 정통한 노동계의 이론통이자 행동가.학계·법조계·언론계를 망라한 21세기 노사관계연구회 주도. ◎최헌규JC대전지구회장 36세.한남대 지역개발대학원졸.7년째 청년운동을 이끌고 있다.변화와 개혁을 제시하며 지역감정을 없애고 국민대화합을 실천하는 데 앞장.지방의 청년활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포부. ◎김경호 경실련 부정부패추진위간사 29세.91년 연세대 법학과 졸.시민의 민원과 고발,진정사항을 검토하고 정부기관에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경실련의 포괄적인 시민운동을 보다 전문화·구체화시키겠다는 포부. ▷학계◁ ◎성영철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부교수 39세.분자생물학자.연세대 생화학과를 거쳐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이학박사,하버드 의과대등에서 연구.만성 간질환의 주요원인인 C형 간염 유전자 백신 개발에 이어 에이즈 바이러스를 연구중. ◎최무영 서울대 물리학과 조교수 38세.한국 과학계의 자존심인 이론물리학 연구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소장 학자.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와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박사학위,오하이오주립대에서 연구.인간 뇌의 물리학에 도전중. ◎이성환 고려대 전산학과 조교수 33세.인공지능 연구자.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나와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공학박사.종이 위에 휘갈겨 쓴 글씨를 읽을수 있는 필기체 인식 컴퓨터 개발이 전공.사람 닮은 똑똑한 로봇을 만들겠다는게 꿈.▷경제계◁ ◎김병기 삼성전자 소프트웨어팀 과장 32세.서강대 전자계산학과 졸.85년 입사, 이후 소프트웨어 개발과 신규 프로젝트 기획 등을 맡아왔다.유망 분야중 하나로 꼽히는 멀티미디어 CD롬 타이틀을 기획,제작하고 있다. ◎차인규 현대자동차 연구개발팀 과장 36세.성균관대 기계공학과 졸.베스트셀러카인 쏘나타Ⅱ의 외장 부품을 설계했고 엘란트라 프로젝트를 관리.벤츠와 도요타 등 유명한 자동차 업체의 엔지니어를 능가하는 것이 꿈. 나인용 기아자동차 디자이너 33세.홍익대 대학원 제품디자인과 졸업.크레도스와 프레지오 디자인을 맡았다.앞으로는 강한 개성을 추구하는 스포츠 쿠페의 디자인을 맡고싶어 한다.교통난을 해결할 차세대 교통기기 개발의 꿈. ◎김석규 한국투자신탁 펀드매니저 35세.서울대 국제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 졸.미국 오리건주립대 경영학석사.13개 펀드 운용.연간 운용 총자산규모 3천8백억원으로 국내 펀드매니저중 최상급.국제적 펀드매니저로 이 분야의 명저서를 남기는 것이 꿈. ◎김두별 대우 기계부품부 사원 26세.고려대 경제학과 졸.21세기 무역거래의 새로운 패턴으로 자리잡을 3국간 거래 전문가로 활약 중.3국간 거래가 활발한 중동지역을 집중 연구,중동 전문가로 활약이 기대됨. ◎전진한 포항제철 기획조정실 26세.한양대 정외과 졸.포철의 심장부 투자기획파트에서 활약.사내 어학연수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어학에 발군의 실력.포철의 해외영업파트에서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 희망. ◎조윤제 한국과학기술원선임연구원 31세. 암 정복에 도전하고 있는 구조생물학자. 서울대 식품공학과 졸. 코넬대에서 박사학위. 30세때 코넬대 의대 부속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쓴 논문이 세계적인 과학잡지인 「사이언스」지에 표지에 소개. ◎최흥섭 대한항공 선임연구원 33세.연세대 대학원 기계공학과 졸·공학박사.항공기의 중요부품을 가볍고 강한 복합재료로 바꾸는 세계적인 추세에맞춰 이 분야의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국산 항공기가 세계 하늘을 누비는 것이 희망. ◎이지희 오리콤크리에이티브 디렉터 34세.84년 한양대 신방과를 졸.(주)오리콤 입사.중앙일보 광고상 공모부분 대상,한국일보 신인부 대상 수상(84년).오리콤의 유일한 여성 CD.기억에 남을 좋은 광고를 만드는 게 꿈. ◎오충렬 외환은 외화자금부대리 33세.연세대 경영학과 졸.88년 외환은행에 입행,2년8개월동안 일선 은행업무를 익힌후 4년2개월동안 외환딜러로 근무.3개월간 미국 시카고 금융선물중개회사에서 연수.한국 제1의 데리버티브(파생금융상품)딜러가 꿈. ▷문화예술◁ ◎이병헌 연기자 25세.한양대 불문과졸.91년 KBS 탤런트 14기로 데뷔.드라마 「사랑의 향기」 「아스팔트의 사나이」 「해뜰 날」등에 출연.신선한 감각에 연기력도 우수하다는 평.차세대스타로 가장 유망. ◎신경숙 소설가 32세.85년 「문예중앙」신인문학상 당선으로 작품활동 시작.소설집 「겨울우화」 「풍금이 있던 자리」,장편소설 「깊은 슬픔」 「외딴방」 출간.삶의 속내를 들추는 우수젖은 문체의 미학 보여줌. ◎이미경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45세.이화여대 영문과와 대학원 정외과를 나왔다.87년 여성단체연합 태동때부터 살림을 도맡아왔다.가정·일터에서의 불평등을 제도적으로 해결,여성도 당당히 주체가 되는 사회를 일구겠다고. ◎최용훈 극단 「작은 신화」대표 32세.서강대 철학과를 나온 연극연출가.「황구도」 「매직 아이스크림」 「쿠데타」등 연출.창작극 활성화와 신인작가 발굴을 위한 「우리연극만들기」운동주도.우리연극의 모델을 정립하는 게 꿈. ◎조덕현 서양화가 38세.서울대 회화과와 대학원 서양화과졸.이화대 미대 교수.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89년)·동아미술전 대상(90)을 수상.90년대 이후 미국화단에서 활발하게 작품을 발표,국제무대에 알려진 젊은 작가. ◎백혜선 피아니스트 30세.예원중 재학중 도미,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아티스트 디플롬과정 졸업.94년 차이코프스키국제콩쿠르 피아노부문에서 1위 없는 3위로 입상,올해 서울대 교수로 발탁.국내 음악계의 기대주. ◎박호빈 무용가 29세.서울예술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중요무형문화재 제17호 봉산탈춤을 전수받았다.94년 젊은 무용가을 대상으로 하는 「신세대 신작무대」대회에서 현대무용부분에서 대상을 받았다. ◎박은주 김영사대표 38세.미혼.이화여대 수학과를 나와 83년 김영사에 입사.편집장 때 뛰어난 기획능력을 보여 베스트셀러를 많이 냄.89년 출판사 대표취임.전문지식의 대중화,대중의 고급화를 이루는 게 꿈. ◎이광모 영화사 「백두대간」대표 34세.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미 UCLA에서 영화연출 전공.한국 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객원교수로 재직.예술영화 보기운동을 통해 상업영화에 물든 우리 영상문화를 바로잡는 것이 포부. ▷체육계◁ ◎현주엽 고려대 농구선수 20살.키 195㎝와 체중 103㎏.고무공같은 탄력을 바탕으로 한 몸싸움,호쾌한 덩크슛에 경기의 흐름을 읽는 감각까지 탁월.지난 5월 「청소년 월드올스타」로 뽑혔다.세계적인 농구지도자가 되는게 꿈. ◎박세리 공주금성여고 골프선수 18살.여자 프로골프계 「천하통일」을 노리는 신예.올시즌 아마추어 3개대회와 프로대회 4개대회 우승.1라운드 평균타수 71·1타.내년 2월 여고 졸업과 함께 프로 진출을 결심,삼성물산과 후원계약을 맺었다. ◎전미라 군산 영광여고 테니스선수 17살.94년 윔블던 주니어테니스대회에서 「황색돌풍」을 일으키며 준우승한 「무서운 샛별」.내년 여고를 졸업하고 현대해상 테니스팀에 입단 예정.세계 50위권내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에 차있다. ◎주형광 프로야구 롯데 투수 19살.프로 최연소 완봉 및 완투 신기록을 보유한 고졸 2년생.배짱과 마운드 운용이 뛰어난 10대 투수 가운데 선두주자.한·일 슈퍼게임에 최연소 대표로 선발됐다.최고 왼손투수가 되는 게 꿈. ◎이경출 상무 양궁선수 25살.경남 복산국교 4학년 때 처음으로 양궁과 인연을 맺은 뒤 15년째인 올해 세계선수권 2관왕에 오른 늦깎이 남자 양궁 희망주.승부욕이 뛰어나다.세계적인 지도자가 되는 게 꿈.
  • 특별정담 오늘의 서울신문을 말한다(서울신문 50돌 특집)

    ◎증면경쟁 탁류속 「소신의 질경쟁」 호감/정보 홍수시대의 「알짜정보지」로 “우뚝”/상업성­선정성 배격… 「건강한 신문」 특화/“연재소설 등 작가 창작정신 존중” 정평/1950년대부터 한글신문­가로짜기 실험 선도 서울신문은 창간 50주년을 맞아 지난 2월 세계화를 선도하는 초일류 고급정론지로의 제2창간을 선언,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오직 독자를 주인으로 일체의 상업주의와 선정주의를 배격한채 언론의 정도를 걸어온 서울신문의 50년 역사는 그대로 현대사에 대한 증언이기도 하다.시대의 영욕을 국민과 함께 나누며 성장해온 서울신문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21세기에의 비전을 그려보기 위한 특별좌담회를 마련했다.정진석 한국외국어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이연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소설가 김주영씨가 자리를 같이 했다. ▲정진석 교수=서울신문은 구한말인 1904년 러일전쟁 특파원으로 와 있던 영국인 베델이 만든 대한매일신보가 그 전신입니다.대한매일신보는 한글과 영문판으로 제작돼 당시 최대의 독자층을 향유한 대표적인항일민족지였고 일본에게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였지요.그러다 한일합방이 되자 일본 총독부는 이 신문을 매입해 「대한」이라는 제호를 떼고 총독부 기관지로 만들었습니다.1910년 매일신보라는 이름으로 바뀌면서 논조가 1백80도 달라졌지만 지령만큼은 계속 잇게 했습니다. 또 서울신문은 일제 전 기간동안 한글로 발행된 유일한 신문이었습니다.해방직후 명칭을 서울신문으로 변경했는데 정부·여당을 대변하는 쪽이었어요.물론 신문이 일정한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방적인 비판 또한 경계해야될 일이죠. ○항일민족지가 전신 ▲김주영씨=서울신문은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히 진보적이고 개방적이며 시대를 앞서간 신문이었습니다.지난 54년부터 7개월여 연재된 정비석씨의 「자유부인」은 장안의 화제가 됐었지요.또 60년에는 현상공모 사상 처음으로 5백만환이라는 파격적 고료를 내걸고 장편소설을 공모해 문단 안팎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죠.저의 대표작 「객주」를 탄생케한 신문도 바로 서울신문입니다.79년 6월부터 84년 2월까지 1천4백65회에 걸쳐 연재했는데 그당시 서울신문은 작가들의 창작정신을 최대한 존중해 「작품」이 잉태될 토양을 마련해주는 신문으로 정평이 나 있었습니다.하나의 예로 저는 「객주」를 쓰면서 『신문사쪽에서 언제쯤 주문이나 간섭을 해올까』했지만 5년동안 단 한번도 클레임을 받은 적이 없었어요.경영진의 판단보다 담당 데스크의 재량에 맡기는 문화풍토였죠.독자의 말초적 구미에 맞춰 일회용 흥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매회 간섭을 일삼았던 타 신문에 비해 서울신문은 「작품」을 쓸 수 있는 곳이란 인식이 우리 작가들에겐 강했습니다.이는 여타 상업지들이 따라올 수 없는 서울신문만의 독보적인 영역이었다고 봅니다. ▲이연숙 회장=우리 여성단체협의회의 경우 넉넉치않은 재정형편에도 불구,지금까지 서울신문을 한번도 끊지않고 구독해오고 있습니다.소비자문제나 여성문제를 일관성 있고 성의있게 다루어주는 신문이기 때문이죠. ○서울만의 독보영역 ▲정교수=서울신문은 56년부터 4·19때까지 한글판 신문을 따로 낸 적이 있습니다.68년엔 한글전용으로 하고 글씨체와 편집방법에도 변화를 주는 등 선도적인 신문의 모습을 보였습니다.최근 한글전용이나 가로짜기를 시도하고 있는 신문들의 실험적 모델이었던 셈이죠. ▲이회장=저도 어릴때 서울신문이 한글신문이어서 굉장히 친근감을 가졌던 기억이 납니다.또 미국대사관에 근무할때 보니까 외국인들이 서울신문으로 우리말을 공부하기도 하더군요. ▲김씨=잃어버린 우리말 찾기운동을 지면을 통해 벌이기도 했습니다.지금도 박갑천씨의 컬럼은 시사문제에 대한 안목을 넓혀줄뿐 아니라 우리말의 맛깔스러움을 느끼게 해주는 독특한 컬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교수=사실 서울신문은 해방직후까지만 해도 인적 자원과 시설등의 면에서 가장 뛰어난 언론사였습니다.또 김진섭,김동리,장만영씨 등 유명문인들이 편집책임자로 있던 종합잡지「신천지」는 50년 「사상계」가 나올때까지 당시 지식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교양지였지요.「자유부인」같은 연재소설로 문학계에 더할나위없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었지만 4·19이전까지는 정치적인 영향력도 막강했습니다.그동안 역사적 격랑에 따라 시련을 겪으며 때로 침체되기도 했지만요. ▲김씨=역사도 역사이지만 우리의 의식과 감정도 지나치게 흑백논리에 감염되어 있는게 오늘의 현실입니다.요즘은 상업주의를 지향하는 신문들이 정부의 대변지 역할을 하는 측면이 더 강해요.서울신문은 오히려 순수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회장=서울신문은 산간벽지 등 어느 지역 가지않는 곳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지요.또 요즘 신문들 가운데 면수가 가장 적습니다.증면경쟁으로 페이지가 늘어난 신문들을 보면 광고일색이에요.정보홍수시대에 알짜배기 정보를 섭렵하는데 편한 신문이 바로 서울신문입니다. ▲정교수=손주환 서울신문 사장은 올해 제2창간을 선언하면서 『물량경쟁을 지양하고 오로지 질적인 경쟁만을 벌이겠다』고 선언하고 증면경쟁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젊은 기자나 언론학교수가 아닌 신문사의 최고 책임자가 이같은 한국신문의 「반사회성」을 과감하게 지적한 것을 두고 학계에서는 커다란 화제가 됐습니다. ▲김씨=굳이 신문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최근 신문들의 증면경쟁과 부수경쟁에 따라 지국으로 배달되는 신문이 곧바로 폐기장으로 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국내 용지값을 기준으로해 1년에 무려 1천1백억원 이상의 돈이 낭비되는 이같은 폐단에 모두 비분강개하고 있지만 우리 언론은 스스로에 대해 비판을 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회장=그런 점에서 서울신문이 신문을 비판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희망입니다.민간단체들은 비판을 하려고 해도 언론의 막강한 힘앞에 지레 겁을 먹고 독자들에겐 조직된 힘이 없고하니 이에 대해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정교수=반세기에 걸친 기나긴 역사를 통해 민족사의 험난한 굽이마다 이정표 역할을 해온 서울신문이 문민시대를 맞아 무한 물량경쟁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김씨=잘 알다시피 다른 신문은 모두 상업지입니다.그 틀에서 과감하게 탈피할 수 있다는 것은 서울신문만이 가질 수 있는 크나큰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한글 교과서 ▲이회장=저는 서울신문이 정부만 의식하지 말고 정부의 주인인 국민의 입장을 보다 많이 생각하는 신문이 되었으면 합니다.이제까지는 다분히 오해받을 만한 역사도 없지 않았습니다.그런만큼 창간 50돌을 맞은 이 시점에서 대대적인 환골탈태의 노력은 한층 절실한 것이라고 봐요. ▲김씨=요즘 신문사간의 보도경쟁의식은 뉴스가치 여부를 떠나 거짓정보를 양산하는데까지 이르게 만들었습니다.일례로 최근 미국흑인남성대회를 주도한 인물이 유태인과 한국사람은 돈만 아는 민족이라고 말한 것으로 우리 각 신문이 보도했는데 실제로는 미국에 이민온 모든 이민족들을 향해 한 소리였어요.정확한 사실확인없이 일단 신문을 팔고 보겠다는 상업지들의 선정적 보도태도가 낳은 해프닝이었죠.상업주의를 배제하는 서울신문만은 이같은 폐해에서 벗어나 제대로된 정보를 취사선택해 독자들에게 전달해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이회장=신문들이 국민의 세계관을 오도하는 경우도 많아요.언론인이 올바른 시각과 균형감각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교수=한국언론은 한미관계나 한일관계 특히 대일문제에 있어서는 이성적이고 진지하게 접근하기 보다는 맹목적인 애국심에 호소하려는 성숙되지 못한 보도자세를 보이고 있어요.이 역시 국익과 공익을 앞서 생각하는 서울신문이 주도적으로 개선해 나가야할 것입니다. ▲이회장=언론사간의 무분별한 보도경쟁에서 탈피,서울신문만이라도 반듯한 생각을 가지고 전체적으로 조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야할 것입니다. ▲김씨=요사이 신문은 여배우의 아슬아슬한 사진을 실어대는 등 선정적이고 충동적으로 흘러 「읽는 신문」이 아니라 「보는 신문」이라는 얘기도 듣고 있습니다.그런 맥락에서 볼때 서울신문은 어느 신문보다 「정독하는 신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예를 들어 「두만강 7백리」「압록강 2천리」같은 기획시리즈를 들 수 있습니다.특히 이 기사는 그동안 접했던 단편적인 주마간산식 리포트가 아니라 현지 연변 조선족 작가의 눈을 통해 그려진 한폭의 세밀화라고도 할 수 있어요.저는 스크랩까지 해가며 읽고 있습니다. ▲정교수=「보는 신문」의 역할은 TV로 족합니다.신문성이 강화되어야해요.언젠가부터 각 신문들이 해외토픽란을 통해 지나치게 노출된 여성의 사진을 크게 다룸으로써 여성을 상품화하고 있는데 서울신문은 그렇지 않더군요.특별히 재미있고 눈길을 끌진 않지만 비교적 건강한 신문으로 온 가족이 함께 돌려 볼 수 있는 신문이라는 느낌이에요. ○딱한 이웃에 애정을 ▲이회장=요즘 신문들은 하지말아야할 일들은 하고 정작 해야할 일은 하지않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민간단체들이 주최하고 언론이 소개·지원해야 마땅할 행사를 신문사가 직접 나서서 벌이고 있어요.사세과시적 행사보다는 애정어린 보도정신이 중요합니다.AIDS문제나 가족파괴 등 절실한 현안을 유야무야 지나쳐선 안되죠.여성문제도 마찬가지 입니다.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여성들이 당하는 고통을 언론이 좀더 충실히 보도해주었으면 합니다.서울신문은 반세기의 연륜이 있으니 타 신문보다 한발 앞서 갈 수 있으리라 여겨져요. ▲정교수=그렇습니다.영국의 「더 타임스」가 보수 대변지이고 그 독자가 따로 있듯이 서울신문도 그 색깔을 살리면서 타 신문과의 차별화를 이루어 나가야할 것입니다. ▲이회장=서울신문이 위치한 프레스센터는 모든 다양한 여론이 모아지는 자리입니다.그같은 의견들을 걸러 독자들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해주었으면 합니다.특히 서울신문의 「입법예고」라든가 「법령공포」같은 란은 정부와 국민의 가교역할을 자임하는 서울신문만의 특화지면이라고 할만해요.좀 더 알기쉽고 상세한 설명을 곁들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전함 포템킨(영화탄생 100년/감동의 명화)

    ◎“「오뎃사 계단」 학살장면에 전율”/러 1차 혁명기때 전제항거 그린 작품/5장으로 이뤄진 각장은 하나의 삽화 10년전 「전함 포템킨」을 비디오로 처음 보았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당시 나는 허름한 어떤 출판사에 기식하고 있었는데 그 출판사가 밤이면 작은 비디오방으로 변하곤 할 때가 얼마간 있었다.「전함 포템킨」을 찾는 사람들 때문이었다.그때는 그랬다.그후 나는 에이젠슈타인 선집을 편역하면서 우연찮게 그의 전 작품을 구해 찬찬히 살펴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그러면서 그에 관한 몇편의 글을 쓰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달갑잖게도 에이젠슈타인 전문가로 알려져 버렸다(이 땅에서 전문가란 얼마나 터무니없이 탄생하는가!).하여간 이런저런 인연으로 에이젠슈타인은 내게 잊지못할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쉽게 접근하기에는 너무 크고 복잡한 인물이다.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1898∼1948)은 다면적인 인격의 소유자였다.그는 영화감독이자 탁월한 이론가였고 소비에트영화의 주춧돌을 놓은 교사이기도 하였다.그는 영화에 변증법을 도입한 인물이며 개인적·상업적 영화가 아니라 혁명적 영화를 주창했던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그러나 그의 창작생활은 스탈린과의 충돌로 끊임없는 난관에 부딪쳤다.「전함 포템킨」은 그러한 수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작품이다. 「전함 포템킨」은 1905년 러시아 1차혁명기에 발생했던 포템킨 타브리체스키호 반란사건을 그린 작품이다.당시 「파업」이란 영화를 만든 에이젠슈타인의 나이는 스물일곱살이었다.한데 1905년 혁명 20주년 기념위원회는 이 청년에게 덥석 기념영화의 제작을 맡긴 것이다.「구더기가 들끓는 고기」에서 시작되는 수병과 장교의 충돌을 그린 「뒷 갑판의 드라마」,바쿨린추크의 주검 옆에서 벌어지는 민중집회,오뎃사 계단의 학살,전함과의 조우를 거쳐 10월혁명으로 항행하는 이 영화는 전제에 항거하는 열정으로 충만돼 있다.영화의 등장인물은 모두 비전문배우들이며 또한 개인적 주인공도 없다.「전함 포템킨」은 가히 파토스의 영화다.그 파토스는 변증법적 방법의 토대위에 구축된 유기적 구성과 몽타주에서 나온다.영화는 5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장이 하나의 삽화를 구성하고 그것이 「5막비극」의 각 막에 해당한다.각 막은 또한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첨예하게 맞서는 질적 대립물로 발전한다.유명한 오뎃사 계단의 학살장면은 몽타주­유기성­파토스의 날카로운 정점을 이룬다.체제(차르와 혁명적 군중),사상(학살과 분노),움직임(하강과 상승)­이 모든 것들의 필연적 충돌은 몽타주에 의해 포착돼 다시 객석의 관객을 충전하는 파토스로 작용한다.오늘날 「전함 포템킨」에서 우리가 진정 읽어야할 것은 인간을 위한 예술이라는 테마이다.『모든 것은 인간속에 모든 것은 인간을 위해』푸슈킨의 이 시구는 에이젠슈타인의 모든 영화를 관통하는 경구이기 때문이다.
  • 한국의 비극/노 전 대통령 구속을 지켜보며/손장순 작가

    노전대통령이 구속되는 D데이는 언제일까.왜 빨리 구속되지 않느냐.여론이 빗발쳤었다.그가 국민들에게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나자 「다 죽은 거나 다름없이 너무나 비참하다」는 감상적인 시각에,「이래서 우리는 안된다니까」화가 울컥 치밀기도했건만.막상 그가 구속되는 것을 보니 속이 후련하지만은 않다.이것은 우리 한국의 수치요,곧 우리들의 수치이기도 하다.세계가 우리 한국을 바라보는 눈이 의식되어서다. 요사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 자리마다 이 엄청난 사건을 화제삼아 얘기하다가 언성이 높아지기 일쑤다.누구 누구가 구속될까? 일로 삼금의 동반자살 직후 세대교체냐? 그런데 어째서 비자금 조성과 관련된 사람은 검찰에서 철저하게 비켜가느냐? 비켜간 것이 그것말고 또 있다 하면서. 국민이 검찰의 검찰이 될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이 무척 안타깝다.아니 우리는 모두가 너무나 정치적이다.권력이란 마약에 너무나 짧은 시일내에 중독이 되어버린 「노통」은 왜 그다지도 많은 돈이 필요했을까.선거 특히 대선에는 천문학적인 숫자의 돈이 필요해서라면 그가 다시 대통령으로 나올 마음이 있어서인가,아니면 풍문처럼 아들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자금이었을까. 요사이 인생이란,권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저널리즘이 산문을 압도하는 시대에 살고있지만 삼풍대형사고의 십배에 해당되는 이 정치적 사건으로 인해 매일 매일 폭주하는 기사와 읽을거리로 어차피 창작작업은 뒷전이라 이런것을 생각하는지도 모른다.지나치게 권력·돈·명예에 집착하는 것은 정서적으로 장애가 있거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일지 모른다.실로 인간답게 사는 인생의 참된 의미를 안다면 그토록 지독하게 돈을 긁어 모았을까.아니 정치는 비서들에게 맡기고 밤낮 밀실에서 대통령이란 지도자가 손을 벌려 돈봉투를 받은 장면만 상상해도 일말의 연민이 사라지고 만다. 요컨대 열등감처럼 무서운 병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겁없이 엉뚱하게 일을 벌이는 대담성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모든 범죄가 그렇듯이. 그러다가도 이게 어디 「노통」만 탄핵할 성질의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기면 속절없이 복잡해지고 만다.이 부정축재를 나누어 먹고 오늘날 지도층에 앉은 정치인들의 공범성을 생각하면 맥이 빠지고,등골이 오싹해진다.비자금이란 상수는 대선자금과 어떤 함수관계에 있는 것일까. 요컨대 우리는 민주화의 값을 너무나 비싸게 치르고 있다.민주화에 물꼬를 트는 척하고 3당 합당으로 정국을 안정시키는 척하면서 머리속으로,혹은 부부가 이마를 맞대고 돈만 헤아린,야누스처럼 두개의 얼굴을 가진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둔 우리 국민은 얼마나 불행한가. 한국의 비극은 과연 이것으로 끝날 것인가.작가 미상의 시나리오설이 우리 신경을 내내 건드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대통령마다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생각해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기에 연연하고,너무나 정치적이었기에 우리 국민은 무척 피곤하고 고단하다. 인천 세무비리같은 소도들이 이 대도앞에서 다시 뻔뻔해진다면 우리에겐 정녕 희망이 없다.그것이 무엇보다 두렵다.개혁의 명분을 이반하는 검은 돈의 흐름이 「노통」이 구속되는 순간 완전히 차단된다면그것으로 우리 모두의 상처난 아픈 가슴을 쓰다듬을 수 있을 것같다.
  • 42번째 시집 「시간의 속도」 출간 원로시인 조병화씨

    ◎“흐르는 시간 앞에선 누구나 나그네지요” 조병화 시인(75)이 마흔두번째 시집 「시간의 속도」를 융성출판사에서 펴냈다.서울 혜화동 로터리에 위치한 시인의 작업실에서 어느덧 트레이드 마크가 된 파이프 담배에 눌러쓴 베레모 차림의 시인을 만났다. 『창작시집과 시선집·수필집을 합쳐 여태 펴낸 책이 백여권쯤 될겁니다.한데 쌓으면 내 키보다 커질 거예요』 평생 특정 유파에 휩쓸리지 않고 삶자체의 물음에 충실했던 시를 자랑삼는 시인이지만 이번 시집엔 유한한 삶의 조건앞에 혼자 던져진 이의 목소리가 유독 쓸쓸히 울린다. 「먼 곳」 『그렇게 느끼는 것뿐인진 모르지만 나이들수록 시간은 더 빨리 흘러요.흐르는 세월앞에선 누구나나그네지요』 그는 이번 시집에 수채시화 네편을 포함,컷도 직접 그려넣었다.작업실에 아크릴 물감을 상비해두고 수시로 펜과 바꿔잡는다는 그는 이미 수차례 전시회와 시화전을 가진 「경력」화가.『그림을 그리고 나면 금세 시상이 떠오르고 시를 쓰면 자연스레 시화가 따라나온다』며 다음번엔 컬러시화집을 낼 계획도 세워뒀다. 『시를 흔히 열정적인 젊은이용으로만 보기 쉬운데 시야말로 노인들에게 종교이상의 위안을 주는것』이라며 『내 시가 바로 그런 손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지은이의 노안엔 어린애같은 웃음이 번졌다.
  • 음악 평론가 이강숙씨(이세기의 인물탐구:85)

    ◎음악미학의 본질 꿰뚫는 이론가/찬사 일변도의 평을 거부,혹평으로 더 유명/“악기의 노예 만들지 말라” 어린이교육 경고/최근엔 그림동화집 「음악천사의 사랑」 발간해 눈길 이강숙(음악 평론가) 「타협을 모르는 직선적인 성격」「한국음악 발전을 위한 해박한 이론과 지식」「탁월한 지도력과 아이디얼리티」는 음악평론가이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이강숙 교장을 표현하는 수사들이다.그는 일관성없는 찬사일변도의 평을 거부하여 호평·혹평을 선명히 가리는데 앞장서 왔고 서양음악만이 음악으로 간주되는 인식변환을 위해 지난 90년 음악의 모국어를 탐색한 「한국음악학」을 출간했을 때는 「1백년 안에 나올 수 없는 역저」로 음악계는 온통 이를 찬사해마지 않았다. 「인간은 왜 음악을 하며 그것의 사회적 기능은 무엇인가.또 어떤 사람들은 대중음악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고전음악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배경속에서 현란하게 변화해 가는 음악의 존재와 「자연의 심장은 모든 부분이 바로 음악」이라는 칼라일의말에 접근하면서 이 책은 「음악을 왜 하는가」란 질문에 명쾌하게 답변하고 있다. 「상투적으로 사물을 바라보지 않고 사물의 핵심을 투철하게 바라보는 그의 천부적 직관」은 음악과 관련된 작은 단서하나에도 결코 무심하지 않아 음악에서 「생명력」이 없거나 악보속에 숨겨진 기쁨과 슬픔을 발견하지 못하는 연주는 가차없이 혹평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예를 들어 80년대초 전국의 교향악단이 참가하는 「교향악 축제」를 보고 「서울 지방간의 수준차를 절감하는 기회가 아니라 각기 다른 지방의 음악문화를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을 촉구한 일과 당시 부산시향의 연주를 향해 「아무리 지방악단이라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지휘봉을 흔드는 법이 어쩌면 그렇게 천편일률적일까」를 통박하고 「여운이 없는 소리,벽에 와서 부딪치기만 할 뿐 에코가 없는 소리는 죽은 음악에 불과할 뿐 연주자는 악기를 가지고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악기로 노래불러야 한다」고 강변하여 음악계를 크게 긴장시키기도 했다. ○“악기로 노래불러야” 강조 81년부터 3년간 KBS교향악단 총감독으로 있을 때는 단원의 고질적인 타성을 개선한다는 차원에서 전대미문의 오디션단행으로 후유증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결국 교향악단의 자질향상과 처우문제,유능한 지휘자 확보,관주도형 운영방식 탈피,연주횟수 증가 및 한국 창작곡연주 활성이라는 굵직한 업적을 이룩하여 「음악외적인 지도력과 괄목할 만한 수완」을 일사불란하게 발휘해 보였었다. 아동음악 교육에 대해서도 「유학만이 음악의 길인가」라는 평문을 통해 「어린이를 악기의 노예로 만들지 말라」고 경고하고 「스키너상자(상자)」를 인용한 「상자속의 생쥐」론에서는 「인간의 잠재의식속에 내재된 천재성과 의식적인 훈련의 모순성」을 상자속의 지렛대와 생쥐의 움직임에 비유하여 「실기 위주」의 음악은 「과열레슨,입시부정의 부작용을 초래할수 있음」을 환기시키고 있다.또한 그가 개인의 힘으로 발간한 「낭만음악」을 음악교육 이론지로 정착시킨 점과 유진 올만디,존 케이지,바렌보임,푸르트벵글러등 세계 정상의 음악가들과의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은 원로 박용구씨에 의하면 「그만의 독자적 표현법이자 한국 음악평의 격조를 한단계 끌어올린 새로운 평론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독자적인 표현… 격조 높여 그는 대체로 혹평을 꺼리지 않지만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에 관한한 「세계 어느곳에서도 쉽게 발견되지 않는 모든 조건을 구비한 연주자」로 극찬을 아끼지 않는가 하면 90년 「송년 통일전통음악회」에 대해서도 그것이 우리의 전통음악이라는 이유만으로 「겉으로 흐르는 눈물이 아니라 안에서 흐르는 눈물이 홍수를 이룬다」고 무조건적인 편애를 감추지 않기도 한다. 그를 만나지 않고 그의 이름만을 아는 사람들은 그를 작곡가로 착각하기 십상이지만 음악을 학문적으로 정립하고 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해온 이론가답게 그의 이미지는 얼핏 지나치게 반듯하고 원칙적이며 빈틈없어 보일 수도 있다.그러나 훤칠한 키에 미남,경북 청도(청도)에서 태어나 경북중시절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고 타고난 미성에다 라흐마니노프와 쇼팽의 피아노 연주에 뛰어나 숙명여고 교사시절에는 여학생들 사이에서 「살아있는 쇼팽」으로 불리기도 했다.박력있고 대범한 도시기질에다 어떤 논쟁에서도 양보하지 않는 특유의 고집때문에 「고집 그자체」도 그의 별명의 하나다. ○직선적 평… 신선한 충격 음대 진학을 앞두고 어머니와 형들(2남2녀중 막내)의 반대에 부딪쳐 홀로 집을 나와 서울대 작곡과에 입학했으나 「위대한 작곡가의 대부분은 피아니스트겸 작곡가」임을 상기하여 대학 2학년 되던 해 피아노과로 전과했고 64년 임원식 지휘로 국향과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2번」 전악장을 국내 초연,피아니스트로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는가 했더니 다음해 「사상계」가 모집한 신인작가 소설모집에 응모하여 다시한번 주위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그러나 이청준의 「퇴원」에 밀려 소설이 탈락되자 「문학을 포기하지 못한 마음」이 「음악에 관한 글」을 쓰게 되어 한 일간지에 본격적으로 음악평을 게재하기에 이른다. 그의 특이한 지적 예리성은 음악미학의 본질을 원초적으로 연구분석하고 이를 정곡으로 꿰뚫어 문체의 일총(일총)과 현목(현목)의 영롱함을성취하면서 직선적이고도 정치된 이론으로 음악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전망을 그때마다 제시하여 경각심과 함께 통쾌한 충격을 던지곤 했다. 센서티브하고 나이브한 일면에 엄격한 자존심이 도사린 그를 향해 국악작곡가 황병기(이대 교수)는 「심성이 깨끗한 예술가」로 표현하고 서울대 동료교수였던 강석희(작곡가)는 「음악을 하고(행) 아는(지)일과 그것과 상관되는 글을 쓰는일,그리고 이러한 모든 일의 집행을 위한 탁월한 리더십은 조직을 움직이는 행정의 능력에도 뛰어나다」고 조언한다.가족은 숙명여고 교사시절에 만난 시인 문희자(문희자)씨와의 사이에 2남1녀,위로 남매는 미국에 있고(장녀 윤수씨는 미 오하이오 주립대교수,장남 석재씨는 예일대교수)부부는 막내 아들(인재·서울대 자연대 재학중)과 서초동에 살고 있다. 그는 최근 엉뚱하게도 이색적인 그림동화집 「음악천사의 사랑」을 내 또한번 주위의 시선을 한데 모았다.음악천사의 슬픈 사랑의 희생을 통해 이땅에 최초의 음악가 탄생을 그린 이 동화는 이제까지의 딱딱한 그의 이론서들과는 달리 간결한 소넷의 시적 이미지와 함께 읽는 이의 가슴에 한줄기 청랑한 선율이 흘러 들게 한다.낭만과 학구적인 양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지만 그는 모든 예술가들이 흔히 그런 것처럼 「형이상학적 초월을 꿈꾸는 이상주의자」는 아니며 「황홀하게 축제화된 미적 감동의 형상화 작업에 침몰하는 단순한 이론가」에 그치진 않아 보인다.단지 그가 이 땅에 탄생시킨 음악천사의 희생처럼 「왜 사느냐」의 의미를 문학적 음악이론으로 실천시키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예술행정가로서의 수완을 유감없이 과시하는,이시대 예술계에선 보기드문 「투철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연 보 ▲36년 경북 청도출생 ▲53년 전국성악콩쿠르 특상 ▲54년 서울대음대콩쿠르 2위입상 ▲61년 서울대음대 피아노과졸업(김원복교수 사사) ▲64년 국향과 「쇼팽 피아노협주곡 제2번」한국초연 ▲66∼68년 서울대음대 강사 ▲65∼68년 계명대음대 피아노과 조교수 ▲68∼70년 미휴스턴대음대 석사과정(음악문헌학전공) ▲70∼75년 미미시간대음대 음악교육학 박사 ▲75∼77년 미버지니아 커먼웰스대 조교수(음악교육및 이론) ▲77∼92년 서울대 음대교수 ▲81∼83년 KBS교향악단 총감독,영국 EBU합창경연대회 심사위원 ▲85년 서울대 교무담당 학장보 ▲86년 음악학연구회 창립,회장 ▲88년 88 서울올림픽 걔폐회식 상임위원,낭만음악사창립 계간 「낭만음악」 겨울호 창간 ▲92∼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장 서울문화예술평론상 「음악의 방법」(82년)「열린음악의 세계」(80년)「음악의 이해」「음악적 모국어를 위하여」(85년)「음악과 지식」「종족음악과 문화」(87년)「음악선생님을 위하여」「한국음악학」(90년)「김순남 그 삶과 예술」(92년) 동화집 「음악천사의 사랑」(95년)
  • 정찬씨 세번째 창작집 「아늑한 길」

    ◎동인문학상 수상작 「별들의 노래」등 근작 묶어/지식인 좌절·아이 잃은 모정의 구원 등 소재 다양 95년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정찬씨(42)의 세번째 창작집 「아늑한 길」이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온다.수상작 「슬픔의 노래」를 비롯,「섬」「새」「별들의 냄새」 등 근작 단편들을 한데 묶었다. 80년 이후 한국문단에서 폭력적 권력을 문제삼은 작가는 많았지만 정씨는 다른 누구와도 다른,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리고 관념적인 언어로 이를 저작해왔다.그는 권력의 난폭함을 대놓고 고발하기 보다 권력이 폭압으로 변질되는 구조의 밑자리에 무엇이 있는가를 캐려 한다는 점에서 형이상학적 작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창작집에도 권력의 논리에 대한 집요한 천착은 일차적으로 드러난다.하지만 90년대 들어 사회상황이 달라지고 소설쓰기에 대한 새로운 반성들이 솟구치는 가운데 지은이의 관심도 그 폭이 확산되면서 조금씩 초점이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문학 무대의 「세계화」흐름속에서 나란히 폴란드와 모스크바로 배경을 확장한 「슬픔의 노래」와 「섬」은 체제와 권력문제에 대한 지은이의 경사를 변함없이 드러내고 있다.각각 아우슈비츠의 상처와 소련 사회주의의 소멸과정을 우리 지식인의 좌절과 대비시킨 두편에서 지은이는 궁지에 몰린 인간성을 되찾을 가능성을 절박하게 묻는다.「별들의 냄새」는 사고로 후각신경이 예민해져 사람과 사물,하다못해 별들의 향기까지 맡게 된 뒤 유능한 은행원에서 정신병자로 몰락하는 한 사내의 얘기속에 낮지만 단단한 문명비판의 목소리를 담았다.교통사고로 삶의 모든 것인 아이를 잃은뒤 종말론 교회에서 구원을 구하는 한 여인을 그린 「종이날개」는 종교와 인간애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통해 비판에서 연민으로 이동하는 지은이의 시선을 그리면서 독특한 감동을 주고 있다.
  • 우수음악인 CD 음반시리즈 출반/“한국음악 현주소 기록” 평가

    ◎KBS­FM 기획… 연주·작곡가별로 분류 우리 전통음악과 클래식음악을 기량이 우수한 한국연주가들의 연주로 수록한 CD음반 시리즈가 나왔다. 「21세기를 위한 KBS FM 한국 음악인 시리즈」가 그 음반.우리 음악인들의 연주로 이뤄진 음반이 드물어 외국음반 위주로 방송해온 KBS 제1FM이 방송음악의 한국화와 국내 음악인들의 활동영역 확대를 위해 지난 92년부터 자체 기획해온 음반제작작업에 의해 탄생했다. 14종으로 이뤄진 이 시리즈는 지난해 녹음한 것으로 피아노독주와 실내악곡으로 엮은 「한국의 연주가」7종,KBS 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한 정악과 창작곡,희귀소장자료가 수록된 「한국전통음악」5종,19 60년대 창작음악을 연주한 「한국의 작곡가」1종,KBS FM이 위촉하여 새로 만든 「FM 신작가곡」1종으로 구성됐다. 지난 93년에 첫 시리즈 18종,94년에 22종을 내고 이번에 14종까지 모두 54종으로 된 「한국 음악인」시리즈는 드물게 우리 시대 음악의 현주소를 기록한 음반으로 평가된다. 레퍼토리는 「한국의 전통음악」시리즈에 「여민락」「경풍년」「보허자」「웃도드리」등과 김희조·이성천작품이 실렸고 희귀자료집에는 판소리 「심청가」중 범피중류,송서 전적벽부등이 소개됐다.「한국의 연주가」시리즈에는 현재 활발한 연주활동을 벌이고 있는 신예연주가 30여명의 솜씨가 담겨 있고 「한국의 작곡가」에는 김순남·이상근·김달성·정회갑씨의 실내악곡이 망라됐다. 이밖에 「FM 신작가곡」은 KBS가 우리 음악계의 최영섭·이건용·임원식씨등 15명의 작곡가에게 제작을 의뢰하고 김관동·박수길·김성길·김신자·김영미씨등 중견 성악인들이 열창한 신작가곡들로 꾸며졌다.
  • 신문로 성곡미술관 개관/성곡문화재단,김성곤 선생 옛 자택자리에

    ◎내일∼12월 15일 「시멘트·미술의 만남」 기념전 문화공간이 넓게 자리하기 힘든 도심 한복판에 「기업과 미술의 만남」을 표방한 미술관이 탄생,미술애호가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안겨주게 됐다. 성곡미술문화재단(이사장 김석원)이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설립한 성곡미술관으로 최근까지 외국인 전용 임대빌라로 사용돼온 쌍용그룹 창업자 성곡 김성곤선생의 옛 자택자리를 문화공간으로 개조했다. 광화문의 신문로파출소길을 따라 5백m쯤 들어가 오른쪽에 호젓하게 자리한 이곳은 2천2백평의 널찍한 부지에 두개 동의 건물이 자리하고 있으며 각 건물은 미술관과 성곡기념관및 박물관으로 운영된다. 1차로 개관한 성곡미술관은 연건평 6백평에 지하1층,지상3층 규모로 전시면적은 1백80여평에 달하며 성곡기념관과 박물관은 내년초에 개조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미술관 관장은 재벌그룹 소유의 다른 미술관들처럼 김석원 전 회장의 부인 박문순씨(41)가 직접 맡고 미술전문 업무를 담당할 학예실장에는 서양화가 전준엽씨가 영입됐다. 성곡선생의 문화창달 유지를 구현한다는 뜻에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출범한 이곳 성곡미술관은 미술품을 크게 보유하고 시작한 기존의 여타 미술관들과는 달리 최근 1백여점의 작품을 구입하고 미술관을 등록했다. 때문에 여타 미술관과는 달리 역량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한다는 성격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신생미술관으로서 부각을 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8일부터 12월15일까지 펼치는 개관기념전도 이례적인 주제의 「시멘트와 미술의 만남전」으로 잡았다. 쌍용그룹의 주요산업인 시멘트산업의 이미지를 강조하여 시멘트의 재료적 물성을 탐색하거나 시멘트가 지닌 문화적 해석에 초점을 맞추는 작가들의 무한한 창작력을 이끌어 낸다는 기획이다. 시멘트를 주제로 한 전시회는 지난 70년대 미국 덴버시가 시 차원에서 기획,성공을 거둔 바 있고 국내에선 처음인데 개성적인 작품세계를 인정받는 33명의 여러 장르의 작가가 작품 27점(공동작업 포함)을 선보인다.
  • 한국문학학교장 김정환씨(인터뷰)

    ◎「작가 지망생 위한 창작강의 일곱장」 출간/“문학에 뜻 둔 이들에 길잡이 되었으면” 『5백장쯤 모인 통신반 강의 원고를 정리 하려다가 결국 거의 새로 쓰게 됐어요.실기위주의 지침서를 찾아보기 힘든 우리 실정에서 이 책이 문학에 뜻을 둔 이들의 소중한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한국문학학교 교장이라는 직책이 어느덧 또 다른 꼬리표가 돼버린 시인 김정환씨(41)가 「작가지망생을 위한 창작강의 일곱장」을 푸른숲에서 펴냈다.문학학교에 수업을 받으러 모여든 「학생」들의 시,소설,수필 등을 하나하나 매만지고 기존 작가에 빗대 평도 하면서 좋은 글 쓰기로 이끄는 책이다. 『문학은 흔히 혼자 하는 것이고 내면을 파고드는 고독한 작업이라고들 하지요.틀린 말은 아니지만 혼자 한다는 것과 배운다는 것이 꼭 모순되는 것은 아니예요.창작수업을 제대로만 받으면 자기 재능에 이르는 길을 더 빨리 찾을수 있습니다』 강의록에다 비평·창작방법 등에 관한 문예론까지 곁들여 총 7장으로 엮인 이 책은 꼭 문학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흥미롭게 읽어볼 만하다.거칠고 성긴 작품 한편이 김씨의 맵싸한 손길을 거치면서 긴장감 넘치는 새 글로 짜이는 과정이 한눈에 들어오는데다 그 와중에 언뜻언뜻 비치는 지은이의 문학관까지 덤으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라는 수강생의 시 한편에서 첫연의 「희미」와 「붙잡아두지 못한」은 「아득」과 너무 가깝고 반복이다.「검은 감광지」의 선명한 이미지 역시 2연의 다른 시어들을 죽이거나 반복한다.이처럼 지은이는 「끈질긴 반복욕망을 치열하게 거세하고 극복」한 끝에 이라는 팽팽히 당겨진 한편을 건져 올린다. 『남의 글을 자르고 쳐내다 중언부언한 내 시를 들여다보니 좀 창피합디다.그래서 최근엔 짧은 오행시만을 묶은 시집도 펴내게 됐지요』라는 그는 『가르치는 가장 큰 기쁨은선생도 같이 배운다는 데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 11년만에 창작집 「인도로 간 예수」 출간 송기원씨

    ◎“선도 통한 인간구원 가능성 모색”/중단편 7편 수록… 작품세계 변모 한눈에 작가 송기원씨(48)가 선도를 통해 인간 구원의 가능성을 모색한 중편 「인도로 간 예수」를 표제작으로 11년만에 새 작품집을 창작과 비평사에서 펴냈다.90년대초까지 이어진 10여년간의 절필 앞뒤에 발표된 중·단편 7편을 모은 세번째 창작집이다.때문에 93년이후의 작품들이 84년 월문리 연작과 나란히 놓여 그간 작가세계의 변모와 확산을 한눈에 보여준다. 84년의 「새로 온 사람들」「잡풀」 등이 농촌문제·통일문제를 가깝게 다루고 있다면 근작들에는 어둡고 신산했던 지난 삶을 털어버리고 정신의 자유를 되찾으려는 몸부림이 두드러진다. 「인도로 간 예수」는 자신이 거둔 예술적 성공이 하루아침에 혐오스러워진 한 중년 화가가 무작정 여행길에 오르는 것으로 시작된다.분에 넘친 평론가들의 호의,작품에 따라붙어온 민중작가라는 꼬리표,위악과 퇴폐속에 막 살아온 지난날이 와르르 흉물스런 본모습을 드러내자 캔버스를 찢어버리고 달아나 선의 세계로 들어서는 화가의 모습은 한때 비슷한 연유로 펜을 놓아버린 작가의 자화상으로도 읽힌다. 『나이 쉰에 다가서면 위선과 은폐로는 더이상 스스로를 속일 수가 없습니다.내게 잡다한 과거와 가족사가 속박이었다면 참선과 명상수행 등 선도는 이를 벗겨내는 또다른 방법이었지요』 93년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아름다운 얼굴」은 의붓아비·의붓누이 틈에서 장돌뱅이로 커 사춘기를 자기혐오속에 보낸 작가가 자신의 삶을 먼지털듯 툭툭 털어 보여준 작품.이밖에 80년대말 뒷골목기행에서 길어낸 「늙은 창녀의 노래」「수선화를 찾아서」 등은 이땅의 가장 낮은 곳에 처한 이들에게 쏠리는 작가의 생래적 애정을 잘 드러낸다. 『한때 앞장섰던 민중운동에서 멀어진 이유는 진실로 낮은 사람들을 외면하는 운동권 내부의 경직성때문이었습니다.의식화된 민중만을 외치면서 그들은 어찌해볼 수 없이 버려진 밑바닥 삶은 모른척 했어요.하지만 지난 80년대 말 뒷골목기행을 쓰기위해 도시부랑아,하급선원,양공주 등을 수두룩하게 만나며 나는 진짜 힘은 이들 버려진 자들에게 있다는것을 확실히 깨달았습니다.이 체험이 있었기에 실패한 인생이라고 자학하던 한 장돌뱅이는 다시 붓을 들고 「아름다운 얼굴」을 쓸 수 있었습니다』 장돌뱅이로 삶의 자유를 한번 맛봤다면 일상의 테두리로 다시 들어갈 수 없지 않겠느냐는 그는 『2∼3년쯤 인도에 가 참선의 진수를 체험해볼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 포위망 반경 3㎞로 압축/부여 간첩 검거작전

    ◎열선탐지기 등 동원 이틀째 수색/유기물 발견안돼 석성산 은신 확실/인근 공주·논산지역 야간통금조치 충남 부여에 나타난 무장간첩을 이틀째 추적하고 있는 군·경 합동수색대는 25일 달아난 박광남(31)이 은닉한 것으로 보이는 석성산의 포위망을 반경 3㎞로 바짝 좁혔다. 그러나 산세가 험하고 숲이 우거진데다가 박이 숲속 등에 숨어 있을 경우 1주일 가량 버틸 수도 있어 생포가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있다. ○…군수색대는 이 날 밤 어두워지자 수색활동을 중단하고 석성산 외곽에 3중의 포위망을 형성,물샐 틈 없는 경계에 들어갔다.또 매복조가 예상은거지에서 잠복,야간 이동물체 추적에 나섰다. 산 정상에는 움직이는 물체를 탐지하는 열선 탐지기가 설치됐으며 반경 2㎞를 대낮같이 밝혀주는 강력한 탐조등이 창작된 벨­412 헬리콥터가 동원돼 작전을 펴고 있다. ○…이에 앞서 수색대는 아침부터 군장병 5천명과 헬리콥터 21대,군견 16마리를 동원해 석성산을 봉쇄하고 수색작업을 벌였으며 하오에는 공수부대 6개 대대 1천2백명을 추가 투입했으나지형이 험하고 숲이 우거져 검거에 실패했다. 수색대 관계자는 「아직까지 숨소리조차 듣지 못한 점으로 미루어 낙엽밑이나 수풀속 등 은신처에 깊숙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훈련된 무장 간첩은 식량없이도 1주일 정도는 견디는게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수색대는 무장간첩의 무선교신 및 총기 휴대여부,총기 종류 등을 탐지할 수 있는 SCM,ECM 등 첨단 전파탐지 장비를 긴급 작전지역에 투입했다.상오 6시부터 경찰로부터 작전권을 넘겨받아 육군 32사단장의 지휘로 검거작전을 벌이고 있는 수색대는 『박의 유기물이 전혀 발견되지 않고 주민신고가 없는 점으로 미루어 간첩은 포위망안에 있는 것이 확실하다』며 『첨단장비와 최신 수색용 헬리콥터가 동윈된 만큼 검거는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이 날 상오 9시25분 쯤 공주시 탄천면 남산리에 사는 김정희씨(66·여)가 『흰 모자에 와이셔츠 차림의 남자가 헬기를 보고 논바닥에 엎드려 있다가 황급히 도주했다』고 신고,포위망이 뚫린 것이 아닌가하는 긴장감이 감돌았다.그러나 이 사람이 같은 마을의 농민으로 확인돼 안도. ○…한편 부여를 비롯 공주·논산군 지역에는 전날에 이어 이 날도 하오 6시부터 26일 상오 6시까지 통행금지 조치가 내려졌다.대간첩작전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 일반인의 통행은 금지되고 차량은 부분적으로 운행이 제한된다. 부여,논산,공주,청양 등 4개 시·군의 주민들은 연 이틀째 전시와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불안감에 싸여있다.또 곳곳에서 검문·검색이 강화되며 차량이 밀리고 일일이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는 불편도 겪고 있다. 추수기를 맞은 부여군 석성면 주민들은 무장간첩이나 군·경의 오인사격이 두려워 밤에는 물론 낮에도 들판에는 자발적으로 나가지 않는다. ◎간첩수사 대공요원 일문일답/4월 첩보입수… 정각사 요원배치/공작선 타고 해주→강화로 침투 경찰은 25일 「2인조 무장 간첩 사건」과 관련,생포된 김동식이 몇가지 질문에 대한 응답외에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정확한 침투 경위와 목적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생포과정을 설명해 달라. ▲지난 4월 경찰에 첩보가 입수돼 5개월 동안 충남 부여군 석성면 정각리 정각사 일원에 보안요원 5∼6명을 배치해 정찰을 해왔다.별다른 성과가 없어 8월말 철수했으나 또 첩보가 들어와 10월초 재배치했다.사건당일 정각사 근처에 거동이 수상한 2명이 접근하는 것을 근무 중이던 보안요원이 발견,검문을 시도하자 그 중 1명이 권총을 발사하면서 뒷산으로 도주해 부여경찰서에 지원을 요청하게 됐다. ­이들의 침투경로는. ▲이들은 간첩을 남파하고 조종하는 임무를 담당하는 노동당 사회문화부 소속으로 지난 8월29일 안내원 2명과 함께 공작선을 타고 황해도 해주를 출발해 강화군 양도면 건평리 해안에 상륙했다.이들은 안내원과 헤어진 뒤 서울을 거쳐 경기도 성남에 거점을 정하고 한달 뒤인 9월21일 충남 부여에 내려가 1개월간 정각사 주변을 정찰하며 임무 수행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들이 데려가려고 한 남파간첩은 누구인가. ▲신원은 파악했지만 아직 공개할 수는 없다.남한에서 10년이상 고정적으로 활동한간첩인 것만은 확실하다. ­달아난 박이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도주했을 가능성은. ▲마지막으로 박과 조우한 것이 24일 하오 7시50분이기 때문에 그 시각이후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달아났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1백75㎝ 마른체격 청색양복 착용 30대/시민신고 당부 육군은 24일 충남 부여 석성면 정각사 이웃에서 달아난 무장간첩 1명은 31세로 1백75㎝에 마른 편이며 청색양복을 입고 있다고 밝히고 25일 시민들의 신고를 당부했다. 육군은 또 이 무장간첩이 옷을 훔쳐 시민으로 위장하거나 차량등을 빼앗으려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거동수상자가 나타나면 즉각 군부대나 경찰서등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무장간첩추적 순직 경관 유가족에 조의/김 대통령 해외순방중인 김영삼 대통령은 무장간첩을 추적하다 순직한 부여경찰서 경무과 장진희 순경(30세)에 대한 보고를 받고 25일 하오 빈소에 치안비서관을 보내 조의를 표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 장편소설 「외딴방」 펴낸 신경숙(인터뷰)

    ◎16∼19세의 자전적 기억 고백/산업현장서 몸살앓는 한소녀의 삶 그려 「나의 발자국은 과거로부터 걸어나가봐도,현재로부터 걸어들어가봐도 늘 같은 장소에서 끊겼다.…과거로부터는 열여섯을,열일곱을,열여덟을,열아홉을 묵살하고 곧장 스물로,현재로부터는 열아홉을,열여덟을,열일곱을,열여섯을 묵살하고 곧장 열다섯으로 건너뛰어야 했으므로…」 속삭이듯 수줍고 섬세한 문체로 존재의 비의를 노래해온 작가 신경숙씨(32)가 두번째 장편 「외딴방」1,2를 문학동네에서 펴냈다.소설에서 썼듯이 가슴속에 봉해둔 채 멸절되다시피한 작가의 열여섯에서부터 열아홉까지의 기억을 되끄집어내는 작품이다. 작품에는 높은 나뭇가지에서 하얗게 빛나는 백로를 꿈꾸며 상경,전자부품회사에 취직해 산업체부설학교를 다닌 한 소녀의 삶이 그려져 있다.그 시기는 현대사의 격변속에 산업현장이 몸살을 앓던 지난 78년부터 81년 사이와 겹친다.변두리의 「외딴방」에서 오빠들,외사촌과 부대끼며 어렵게 서울에 둥지를 튼 이 소녀는 진절머리나는 가난속에서도 작가를 향한 은밀한 꿈을 키운다.그런가 하면 아무 물정 모르는 소녀에게도 당시 노동운동의 부산한 열기는 숨가쁘게 뻗쳐온다. 『누군가 이 소설을 노동소설이라고 했다는데 그 말은 기꺼워요.종래 말해온 노동소설과는 다르겠지만 앞으로 제 소설이 확산된다면 이쪽을 향해서 일 거예요』 그래도 존재의 그늘을 들춰 삶의 본모습을 파고드는 작가의 천성은 이 소설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처음으로 사춘기소녀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옆집 언니의 자살사건이 농밀하게,하지만 정면으로 말해지고 있는 것. 『쓰기 전에 먼저 삭여내야 한다고 생각됐던지 그 일은 계속 미뤄지데요.하지만 쓰고 보니 「깊은 슬픔」도 그렇고 죽음을 테마로 한 작품엔 다 이 사건이 변주돼 들어가 있더라구요』 창작과 비평사의 이시영 주간은 『흔히 아름다운 문체의 작가로만 보는 신경숙은 알고 보면 까도 까도 알 수 없는 양파속 같은 작가』라면서 농촌정서에 뿌리를 둔 진득한 작품세계를 상찬했다. 18일 명륜동의 한 음식점에서는 문단의 현역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도 열려 독자와의 만남을 남겨두고 있는 이 책의 앞길을 축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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