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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연출가 윤호진(이세기의 인물탐구:111)

    ◎한국뮤지컬 세계화 다지는 연극계 기둥/작품 형상화 기량출중… 무대마다 히트/뮤지컬 전문극단 설립… 한국 간판급 육성 「남보다 큰 것을 꿈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언제나 집요하게 매달리는 성격」이 평론가 김윤철이 그리는 윤호진의 상이다.부리부리한 큰 눈에 과묵이 특징이면서도 그의 들소같은 뚝심과 배짱은 한번 마음먹은 것은 끝까지 밀어붙인다. 초기 연출작품인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만 해도 그렇다.「신의 문제와 인간존재의 근원」을 다룬 이 소설은 연극으로 무대에 올리기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그는 특유의 탐구성으로 소설에 깃들인 「연극의 기미」를 발견해내고는 당시 대구에 살고있던 생면부지의 작가를 찾아갔다.서울과 대구를 오르내리며 수개월간에 걸친 밤샘 토론으로 연극적인 구체감과 내용을 보충하였고 연극을 무대에 올리자 「일단 성공」으로 연극계의 시선을 일시에 모았다.그의 「아일랜드」에 이은 또 하나의 히트인 셈이었다. ○들소같은 뚝심과 베짱 처음부터 심상치않은 상서로운 출발을 보이더니 그의연극은 막을 올릴때마다 평자의 관심과 관객의 호응을 받았다.이는 「사소하고 하찮은 일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빈틈없는 완벽주의」와 「취할것과 버릴것을 매섭고도 엄밀하게 가리는 특유의 탐구성」때문이며 평론가 김방옥에 의하면 「작품선택에서의 일관성있는 신중함이나 작품을 형상화하는 기량이 뛰어나」 그는 남들이 겪는 슬럼프 없이 오늘의 위치를 굳힌 「주목할만한 연출가」가 되었다. 그는 한 템포 쉰다는 자세로 83년에는 영국연수에 참여했다가 6개월만에 돌아와 존 필미어의 「신의 아그네스」를 무대에 올렸다.같은 무렵 브로드웨이에서도 성황리에 공연중이던 이 연극 역시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심각하게 접근한 수작」이라는 한상철의 평과 함께 문자 그대로 공전의 빅히트라는 「관객동원」을 기록했다.「숨돌릴 사이 없는 열연을 끌어내어 두시간 동안 꼼짝없이」 관객을 무대앞에서 떠나지 못하게 한것이다. 그는 실제로 과작에다 하나의 작품에 들어가기 전까지 긴 준비기간과 탐색과 연구분석에 침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그가 히트한「아일랜드」 「사람의 아들」 「신의 아그네스」는 적어도 1년이상의 준비와 연습을 거쳤고 최근의 뮤지컬 「명성황후」의 경우는 4년이상,내년봄에 막 올리는 최인호의 「겨울 나그네」도 4년에 가까운 긴 준비를 끝내고 비로소 연습에 들어가 있다. 그는 「신의 아그네스」성공후 이번엔 뉴욕대대학원에 진학했다.실험극장 후원회멤버이던 전 미도파백화점 이상렬씨(대농이사)의 후원이 있었으나 브로드웨이 공연을 빼놓지않고 관람할 비용을 벌기 위해 브루클린 거리에서 시계와 가방을 펴놓고 장사를 한 것도 그의 집념과 고집의 일면이다. 지금까지 그는 비교적 진지하고 보수적인 전통연극으로 「예술적으로나 흥행면에서 자주 기록적인 성공」을 거둔 연출자로 손꼽힌다.그러나 유학후 뉴욕 본고장 뮤지컬에 대한 비상한 관심을 갖고 「대중적인 요구에 부응하고 상업적인 기획력을 갖춘 연극제작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업형 극단을 설립한다」는 취지로 지난 92년 정진수씨(한국연극협회이사장)와 손잡고 뮤지컬 전문극단인 에이콤을 창단,예상과는 달리 너무나 방만한 기획과 장기간의 단원훈련등으로 막대한 자본이 소요되는 바람에 후원을 약속했던 기업체들이 손을 떼는 등의 시련을 겪어야 했다. ○연극의 언어화 실현 시켜 그런중에 창단기념으로 막올린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이 흥행에 크게 성공하자 윤호진은 창단수익금으로 본래의 목적인 「세계적인 창작뮤지컬」을 지향한다는 야심찬 발전계획을 추진하려 들었다.그러나 이와 견해를 달리한 정진수씨가 에이콤을 떠나면서 모든 계획은 백지화되었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그는 기획실을 보강하고 호화 강사진을 구성하여 「뮤지컬배우학교」라는 프로그램으로 또한번 위기를 극복해 보였다. 그리고 뮤지컬 「스타가 될꺼야」「명성황후」가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뮤지컬의 성격과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역사적 사건」「서정성 높은 아리아와 탄탄한 가창력으로 연극의 언어화를 실현했다」는 업적을 남겼다.그해 정치·경제 각분야에서 유명인사들이 이 무대를 다투어 관람하는 등의 이색적인 화제를 뿌린것도 그런 맥락의 하나다.창단된지 불과 2년밖에 안된 연소한 극단으로서 「가히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였고 뮤지컬에 관한 한 「한국의 대표적인 집단」으로 「우뚝」 서게 된것이다. 윤호진은 충남 당진의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다.부친은 세브란스병원 의사였으나 일찍이 타계하고 한국신학대학을 나온 어머니 안계희여사를 따라 교회에 다니면서 부활절·성탄절 행사에서 직접 연극을 만들면서 연극에 눈떴다.그러나 연극을 하려는 집념이 어머니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치면서 그는 집을 나와 대학 2년때인 70년 극단 실험극장 연구단원으로 입단,극단 사무실에서 먹고 자면서 청소에서 포스터 붙이기,갖은 궂은일과 허드렛일로 「밑바닥」에서부터 철저하게 연극의 길을 닦아나갔다.어머니가 극단 대표인 김동훈을 만나 「우리 연극계의 재목」임을 보장받고 나서야 비로소 연극을 허락받았고 번역극 「수업」 「여왕과 창녀」 「방화범」 등의 조연출을 통해 6년만인 76년 폴 에블맨의 「그린 줄리아」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연극계 밑바닥부터 밟아 지금도 일주일에 사흘은단국대교수로서 천안캠퍼스에 출강하고 나머지 사흘은 양재동에 있는 에이콤에 나와 뮤지컬 「명성황후」의 미비점을 보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세계뮤지컬의 메카인 뉴욕시장에 이를 진출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그 일환으로 내년 7월 한·영교류 2백주년기념 「명성황후」 런던공연을 먼저 갖는다. 그는 스스로 「나의 참을성은 참으로 위대하다」고 말한다.그만큼 참고 모든 것을 포용하고 누구하고나 원만하고 부드러운 관계를 폭넓게 유지하고 있다.그러면서도 싫은 사람과는 술자리를 하지 않는 까다로움을 보이고 「상대방이 변할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면 설득하지만」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이를 「단호하게 외면하는 결단력」이 대단하다.뉴욕에서 만나 결혼한 부인 김영희씨와의 사이에 아들만 둘. 그의 정열과 활력은 아직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그의 최종목표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세계시장 석권이며 그가 연출했던 「들소」와도 같은 배짱과 뚝심으로 멀잖은 장래 「맥박이 뛰는 살아있는 무대」를 성취할 것에 의심할 사람은 없다.무뚝뚝한 얼굴에 확신에 찬 미소,그에게 있어 연극은 「생의 제전」이자 「생의 모든 목적」이며 그는 연극계 중앙에 서서 언제나 흔들리지 않는 존재로 객석에 든든한 신뢰감을 심어주고 있다. □연보 ▲1948년 충남 당진 출생 ▲1970년 극단 실험극장 입단 ▲1972년 홍대 공대 정밀기계과 졸업 ▲1976년 「그린 줄리아」 연출 ▲1978년 연극 「아일랜드」 연출 ▲1980년 동국대 대학원 연극영화과 졸업,이문열원작 「사람의 아들」 「닥터 쿡스가든」 「세일즈맨의 죽음」 연출 ▲1981년 「호모 세파라투스」 「들소」 연출 ▲1982년 영국 연수 ▲1983∼84년 「신의 아그네스」 장기공연,「매스터 해롤드」 연출 ▲1984∼87년 뉴욕대 대학원 공연학과 졸업 ▲1988년 「사의 찬미」 초연,88올림픽기념 국립극단공연 「팔곡병풍」 객원연출,단국대 출강 ▲1989년 실험극장 재개관기념공연 「마지막 잔을 위하여」 「실비명」 연출 ▲1990년 「사의 찬미」앙코르공연,「뻔대기전」연출,극단 실험극장 대표 ▲1991년 「뉴욕에 사는 차이나맨의 하루」「안토니오와 클레오파트라」 연출 1991∼현재 단국대 연극영화과 교수,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 ▲1992년 뮤지컬전문극단 에이콤 설립,「신의 아그네스」 연출 ▲1993년 전국대학생연극경연대회 주관,뮤지컬전문극단 에이콤 대표 ▲1994년 에이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연출 ▲1996년 에이콤 뮤지컬 「명성황후」 연출 〈수상〉 동아연극상 대상(78·81년) 동아연극상 연출상(78·82년) 대한민국연극제 연출상(83년) 서울연극제대상 연출상(89년)한국뮤지컬대상(95·96년) MBC제정 「이달의 예술가상」(96년)
  • 「춤과 의상의 만남」 이색무대

    ◎23·24일 서울문예회관서 무용가­디자이너 공동작품 공연 공중에 흩날려지는 한삼자락과 승무, 순백의 깃털이 달린 발레의상 투투와 「백조의 호수」…. 이처럼 떨어질 수 없는 춤과 의상이 각자의 창작력을 바탕으로 함께 만나 새로운 춤의 영역을 만들어낸다. 「새로운 세계춤을 위하여1­춤과 의상의 만남」.지난해 창립한 세계무용연맹 한국지부(회장 최현)가 첫 사업으로 선보이는 기획공연이다. 23·24일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질 이번 작업에는 남정호 김명숙씨등 우리 무용가 16명과 무용의상 전문가 이규선 이미현 이용주 허영씨,예술의상 전문가 김정희 김혜연 박현신씨,그리고 파리를 중심으로 활약하는 홍미화씨 등 의상디자이너 8명이 참가한다. 안무와 디자인을 하는 무용가와 의상디자이너들이 처음부터 함께 작업,교감을 이룬 끝에 공동의 작품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23일 공연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살풀이」이수자인 김명숙과 김정희씨가 「색동너머」를, 현대무용가 박인자와 엄규선씨가 「나비의 미망인」을 선보인다.또 현대무용가 남정호와 홍미화씨가 한국의 흥과 멋을 소화한 「외출」을,최현과 허영씨가 「달있는 제사」를 무대에 올린다. 24일에는 김선희와 박현신씨가 「꽃과 나비의 희유곡」,정귀인·김혜연씨가 「토우3」,김소라·이미현씨가 「언제나 갈 수 있는 곳」,정재만·그레타 리씨가 「아 고구려」를 무대위에 펼쳐낸다.
  • 뉴욕 재즈 오케스트라·허비 행콕 내한

    ◎서울시 펼치는 ‘재즈연주의 참맛’/14·20일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 공연 국내 재즈팬이 늘어나면서 해외 유명재즈뮤지션이 속속 서울을 찾고 있다. 빅밴드의 최고로 불리는 뉴욕 재즈 오케스트라와 재즈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이 내한공연을 갖는 것. 14일 하오7시30분 서울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공연하는 뉴욕 재즈 오케스트라는 일본계 여성 도시코 아키요시(추길민자)와 그의 남편 루 태버킨(56)이 이끄는 17명의 멤버로 구성돼 있다.아키요시는 지휘와 피아노를,태버킨은 테너 색소폰과 플루트를 맡고 있다. 지난 82년 결성된 이 오케스트라는 비밥의 전통과 동양적 정서,현대 재즈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어 현대 최고의 재즈 오케스트라로 인정받고 있다.지금까지 모두 11번이나 그래미상후보에 올랐으며 재즈전문지 다운비트 독자가 선정하는 최우수작곡가·편곡가,재즈 오케스트라부문에서 계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이번 공연에서는 「리멤버링 버드」 「옐로 로드」 등 아키요시의 창작곡 6∼7개를 연주하며 재즈의 본질인 즉흥연주의 참맛을전해줄 계획이다.738­7029. 허비 행콕의 공연은 오는 20일 하오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칙 코리아와 함께 재즈 건반계의 양대산맥을 점하고 있는 행콕(56)은 30여년간 끊임없이 재즈의 형식변화를 추구해온 인물. 60년대 마일즈 데이비스 밴드에서 정통재즈를 연주하면서 뮤지션으로 첫발을 내디딘 그는 이후 전자악기를 통한 펑키스타일,샘플링을 도입한 퓨전,포퓰러 재즈,영화음악 등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을 시도해왔다. 서울공연에서 들려줄 곡은 「머시 스트리트」 「돌핀 댄스」 「노르웨이의 숲」 등이다.706­5858.
  • 불교창작 국악곡「불밭에 피는 꽃」/19일 국립극장 대극장서 초연

    ◎지장보살의 서원건립·자비의 모습 그려/반영규·김희경씨 작사·곡… 4백여명 연주 불교창작국악곡 「불밭에 피는 꽃」이 오는 19일 하오7시 서울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서 초연된다. 반영규씨가 글을 쓰고 김회경씨가 곡을 붙인 「불밭에 피는 꽃」은 공연시간이 무려 2시간10분에 달해 불교국악 중 가장 길다. 「불밭에 피는 꽃」은 불교경전 「지장 보살본원경」을 바탕으로 만든 곡으로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전에는 성불하지 않겠다는 서원을 세운 지장보살의 전생 이야기가 줄거리이다. 지장보살이 전생에 죄를 짓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번뇌와 탐욕이 불타는 지옥에서 구제하는 과정과 지옥의 모든 중생을 남김없이 제도하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자비를 베푸는 모습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모두 10장으로 꾸며진 이 곡은 연주자만도 4백여명에 이른다.조계종 수원포교당,청룡사,봉녕사,흥륜사 등 350여명이 합창을 하며 50명 규모의 중앙국악관현악단이 무대를 이끌게 된다. 국악인 김성녀·김영임씨와 덕신스님 등 6명의 스님도 출연하며 지휘는 대한불교합창단 지휘자 정옥녀씨,연출은 동국대 박원근 교수가 맡는다. 글을 쓴 반영규씨는 70년대부터 불교노래를 작사해온 불교문서포교회 「자비의 소리」대표이다.반씨는 『우리는 매일 매시간 죽음과 직면해 살고있다.생사는 남의 일이 아니며 나 자신의 문제이며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눈앞의 문제이다』며 『부처님 가르침대로 자신을 가다듬는다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없이 올바른 삶을 살 수 있다는 전제를 세워놓고 곡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작곡자 김회경씨는 중앙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난파음악제 최우수상,동아음악콩쿠르 작곡부문등을 수상한 전문음악인.김씨는 『국악과 양악의 장점을 모아 창작국악의 전형을 제시하고자 했다』면서 『전통국악의 음계와 불교음악인 범패가락을 현대화해 접목시켰으며 장시간 공연임을 감안해 합창과 중창,어린이와 스님의 독창 등을 다양하게 동원했다』고 밝혔다. 「불밭에 피는 꽃」은 12월3일 하오7시 수원 경기문화예술회관에서도 한 차례의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 가야금 명인 황병기씨/「창작세계 35년」 서울무대 올린다

    ◎17일 예술의 전당서… 순회공연의 대미/행위예술 등 다양한 요소 음악과 조화/홍신자·심철종·윤인숙·이재숙씨 등 출연 우리 시대 가야금 연주와 작곡의 명인 황병기씨(이화여대 교수)가 자신의 창작세계 35년을 정리하는 무대를 마련한다. 17일 하오3시 서울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펼쳐질 이번 공연에는 그의 제자뿐 아니라 전위 무용가 홍신자씨,행위예술가 심철종씨,소프라노 윤인숙씨,현대무용단 「탐」단원,합창단 「삶과 꿈 싱어즈」가 함께 한다.수채화처럼 담백하고 그윽하면서도 실험성이 탁월한 황병기류 가야금의 입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색다른 무대다. 이 공연은 황병기씨의 제자와 후학들이 그의 환갑을 기념,지난 4월부터 마련한 광주­대전­부산­전주­대구­서울 순회공연의 마지막 무대이다.지방공연의 경우 각 지역의 제자 및 후학들이 중심이 돼 꾸몄으나 이번 공연은 좀 다르다. 『서울 공연은 제가 살고있는 곳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제가 주최자가 되는게 예의에 맞는 것 같습니다.또 35년을 스스로 정리해본다는 의미도 크다고생각합니다』 그래서 서울공연의 프로그램 구성에서부터 섭외까지 모두 황씨가 직접했다. 연주곡은 그의 첫 창작곡이자 우리 음악사상 첫번째 현대 가야금창작곡인 「숲」을 비롯,「우리는 하나」 「미궁」 등 대표작과 최근 작인 「청산도」 「강강술래」 등. 1부에서는 박정희·안승훈·김해숙·이지영씨 등이 「숲」을 연주하고 이어 정대석씨가 거문고 독주곡인 「소엽산방」을 선보인다. 양악합창단인 「삶과 꿈 싱어즈」는 중창대련 「청산도」와 「강강술래」를 장구 반주에 맞춰 초연한다. 이 곡은 100% 국악어법으로 만든 최초의 4부 합창곡이다. 또 「달하노피곰」을 황씨의 첫 제자인 이재숙 교수(서울대)가 연주한다.1부 끝 순서에서는 지난 90년 범민족통일음악제때 북한에서 공연한 「우리는 하나」가 연주된다.북한공연때 참가한 소프라노 윤인숙씨와 오르가니스트 채문경씨가 이번 무대에도 출연한다.이번에는 현대무용이 첨가됐다. 2부 첫 순서 작품은 「자시」.홍종진의 대금연주에 심철종씨가 행위예술을 선보인다.「자시」는 작곡 당시 행위예술을 염두에 두고 쓴 전위적인 성격의 곡. 그동안 대금으로만 연주돼다 이번에야 완성된 형식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이어 황병기씨가 직접 「미궁」을 연주한다.바이올린의 활로 가야금을 켜는 실험적 연주에다 여성의 웃고 울고 신음하는 다양한 소리들이 결합되는 다소 충격적인 작품이다. 목소리도 몸짓의 하나라며 「목소리 무용」을 주장하는 전위무용가 홍신자씨가 합세한다. 이밖에 여창가곡 이수자 강권순씨의 노래와 지애리의 가야금으로 「고향의 달」이 연주되고 황병기씨가 「남도환상곡」으로 대미를 장식한다.548­4480
  • 작곡가 이건용(이세기의 인물탐구:110)

    ◎정연한 논리로 「한국음악」 새지평 열어/선율의 언어로 이시대 고뇌·슬픔·분노표출/「제3세대」 동인결성,자생적 「노래문화」 운동 이건용은 「탁월한 이론가이며 실험가적 기질을 타고난 작곡가」이다.평론가 노동은(목원대)에 의하면 그는 명석한 「민족음악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음악을 생각하면서 창작으로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다.무비판적인 서양음악의 추종을 경계하면서 그가 가진 음악언어의 방법으로 우리시대가 지닌 고뇌와 슬픔과 분노를 노래하고 있다. 서양음악을 처음 받아들인 제1세대와 서양음악의 세련화작업에 치중해온 현대음악을 거쳐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우리음악양식을 구축한다」는 취지아래 그는 지난 81년 「제3세대」동인을 결성,매해 두차례에 걸친 작곡발표회와 「민족음악논쟁」으로 그때마다 작곡계에 커다란 자극과 파문을 던져왔다.그런 한편으로는 「민족음악연구회」를 통해 「이 땅에 자생적 음악문화」를 꽃피우기 위한 「노래운동」을 펼치면서 새로운 한국음악의 지평을 여는 토대를 마련해왔다.특히 정연하게 이론을 전개시킨 「한국음악의 논리와 윤리」 「민족음악의 지평」 등의 저서는 80년대 우리음악 논의의 한 흐름을 만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매년 2차례 작곡발표 그렇다면 그가 주장하는 「한국음악」이란 무엇인가. 「한국음악」논의에서 그는 「음악」의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행해지는 여러 음악을 한국음악」이라고 전제한다.그러나 「한국」의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창작되었다고해서」「전통음악을 살렸다고해서」 굳이 「한국음악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전통음악이 있긴 하지만 「살아있는 문화란 정체될 수 없으므로」「전통음악을 한국음악으로 삼을 수 없다」것이 그의 논리의 요지다. 그가 이처럼 투철한 음악정신과 음악관을 가진데는 그나름대로의 음악적 갈등과 어두웠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쓴 「나의 서른아홉살」이란 인생록에 보면 그가 「서른아홉살이던 86년에는 서울에선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었고 대학에는 시위와 전경과 최루탄과 돌멩이와 체포와 제적」이 있었다.「나는 나라를 이끄는 정치인도아니요,사회를 지도해야할 책임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격렬한 소용돌이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음악이 우리의 삶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을 제도적으로 보호 권장해야할 아무런 의미도 없잖은가」라는 자문과 「냉담하게 외면할 것인가」 「참여인가」의 번민에 시달리면서 그는 한 소장교수로서 틈이 날때마다 글을 쓰고 노래를 만드는 것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 구약성서에서의 「수천년전 이스라엘백성이 부르짖었던 처절한 함성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느냐」에 바탕을 둔 「분노의 시」를 발표했고 황지우의 「만수산 드렁칡」 하종오의 연시, 음악극 「우리들의 사랑」 「구로동 연가」를 만들어 그 시절의 아픔을 대변해 보이고 있다.오늘의 현실을 나타내는 시들을 「노래말」로 정교하게 배열하고 추고하여 생략된 의미의 틈속으로 음악이 끈끈하게 스며들게 하는 것이 그의 한 특징이다.그래서인지 「시없는 음악이나 음악없는 시」를 그는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한국적 신명과 흥과 멋과 국악기의 풍부한 음색을 살려 관현악곡 독주곡 합창곡을 써나갔고 지난 94년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동학혁명 100주년을 기념하는 「들의 노래」는 단연 압권의 작품으로 손꼽힌다.이건용 칸타타로 지칭되는 이 대작은 「장엄 장중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웅장한 대양과도 같은 스케일로 동학혁명에서의 민중의 분노와 한시대의 급변을 급류처럼 그려내고 있다.그중에서도 동학군이 탐관오리를 처단하고 창고를 열어 굶주린 백성을 규휼하는 합창 「탄다 타오른다」는 「탄다 탄다 탄다 탄다 탄다 타오른다.봉화가 타오른다」는 단어의 음절변화와 가사의 음절에 장식적인 음표를 달고 「길게 곡선을 그리는 멜리스마를 사용하여」 불길이 치솟아오르는 모습을 음악적으로 묘사해내고 있다.독창과 합창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이 돋보이는 「한번이 아니어라 천번을 피었어라」는 「짧은 합창, 리토르넬로를 부드럽게 반복하면서 순간적으로 짓밟힌 아픔보다 생명체의 영원함을 작곡자의 의도대로 종교적 정신적차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완결보다 과정을 중시이에 대해 허영환은 「한국국적의 20세기 작곡가로서 그의 품안에 너무나도 많은 이질적인 음악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겠으나 막상 그의 작품에서는 여러 음악들이 극렬하게 부딪치는 일은 결코 없다」고 단정한다.그는 「작품에서의 완결성보다 도전성을,있음보다 되어가는 과정」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사람­음악­우리나라」를 작품 곳곳에 드러내는 것이 특별히 남다르다.이른바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알고 의식있게 행동하는 음악가인 것이다. 그는 평남 대동에서 출생하여 가족과 함께 6·25때 월남,서울예고때부터 음악으로 소설을 쓰리라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고 음대 재학중에는 연극활동으로 오태석·정하연 등과 교류를 가지면서 작곡보다는 소설과 연극연출에 열중했다.그의 문학적 기량은 67년 아직 대학 2학년때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소설인 「석기시대」가 이를 대변해준다. ○항상 젊은 기수로 “우뚝” 「아버지와 자신의 관계」를 그린 이 소설은 줄곧 병석에 누워있던 아버지에 대한원망과 집안을 이끌지 못하는 가장의 무능과 불행에 빠진 육신에 대한 상념과 연민이 「서로 속고 감추는 감정으로 남아」 결국 진정한 사랑에 이르지 못한다는 그자신의 자화상일수도 있다.그의 스승이자 선배인 이강숙교수는 『평소의 그는 진지하게 연구하고 파고들면서 자신의 분수와 지성을 잃지 않는 두뇌의 예술가』라고 조언한다.부인 이진숙씨와의 사이엔 아들만 형제. 사회에 영합하는 예술가가 아닌 미래를 바라보는 예술가가 되기 위해 그는 한 시대를 염두에 두면서도 「지나치게 현대적이지 않고 지나치게 국악적이지 않으며 지나치게 조성음악적이지도 않는 음악」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삶에 보탬이 되는 기능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 확실한 것은 그는 「민속음악과 새로운 음악,그리고 요즘의 대중음악과 순수예술사이의 갭을 메우려는 작업에 치중하면서」 「기존양식을 거부」하고 끊임없이 새 방식을 찾아 「미래에 추구될 어떤 음악」인 한국음악을 성취하려는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그리고 자신의 확신을 「가장 확실하게 실천」하기 위해 「신선한 정신」 「항상 젊은 기수」로 우리의 정면에 언제나 풋풋하게 서있다. □연보 ▲1947년 평남 대동군 출생 ▲65년 서울예고 졸업 ▲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부문 「석기시대」 당선 ▲69년 서울대 음대 작곡과 졸업 ▲74년 서울대 음대 대학원 졸업 ▲76년 프랑크푸르트 음대 졸업 ▲79∼83년 효성여대 음대 교수 ▲83년 서울대대학원 미학과 박사과정 수료,제3세대동인 결성 ▲83∼92년 서울대 음대 교수 ▲88년 올림픽개막행사 「새싹」 작곡 ▲89년 민족음악연구회 결성 ▲93년 이건용창작음악 발표회(예술의 전당) ▲94년 이건용칸타타 「들의 노래」(국립중앙대극장) 발표,CD출반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작곡과 교수,동대 교학처장,민족음악연구회회장,민족음악협의회 자문위원,월간 「민족예술」 편집자문위원,음악학 계간지 「낭만음악」 편집고문 〈작곡집〉 「태주로부터의 전주곡」 「남려로부터의 전주곡」(84년)「회년을 위한 노래」(91년) 「빠름­느림­더느림」(92년) 가곡집 「우리가 물이 되어」 이건용 합창곡 전3집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분노의 시」 「AILM을 위한 미사」 「첼로산조」(93년)외 국악관현악곡 실내악 및 독주곡 교성곡 성악곡 무용음악 오페라 「솔로몬과 술람미」 등 다수 〈저서〉 「민족음악의 지평(84) 「한국음악의 논리와 윤리」(87년) 「민족음악론」(90년)역서 막스베버저 「음악사회학」(93년) 〈수상〉대한민국무용제 음악상(80년) 공간대상(82년) 서울평론상(87년) 서울무용제 음악상(93년) KBS 음악대상(95년) 김수근문화상(96년)
  • 중견작가 송상옥씨 신작 「들소사냥」 펴내

    ◎정치지도자 암살음모 국내무대 대입/「아메리칸 드림」 꿈꾸던 평범한 상점주인/강도에 아내·딸 잃고 암살제의 받지만… 『외국에는 드골이나 더 나아가 클린턴까지 정치지도자의 암살음모를 둘러싼 소설이 얼마든지 나와 있지요.하지만 무대를 국내로 옮기고보면 쓰기가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닙니다』 중견작가 송상옥씨(58)가 국내 야당 대통령후보 암살기도를 다룬 신작장편 「들소사냥」을 세계사에서 펴냈다.들소는 거침없이 돌진하는 야당지도자의 별칭.따라서 들소사냥이란 그의 제거 작전명인 셈이다. 소설의 중심인물은 김용국이라는 재미교포로 나중에 야당지도자 암살임무를 떠맡는다.하지만 그는 가상 정치소설에 양념처럼 등장하는 전문킬러가 아니다.꿈의 나라 미국에 이민와 마켓을 열고 착실히 살아보려 했지만 미국강도의 총에 아내와 다섯살난 딸을 잃고는 복수심에 범인을 쏴죽여 그만 전과자가 돼버린,이민사의 억울한 희생자에 가깝다.그런 이가 다음해 대선에서 야당지도자의 당선을 우려한 한 재계의 실력자에게 거액의 암살커미션을 제의받고는 귀국,정보수집과 계획수립에 나선다.10개월에 걸친 준비과정동안 김용국의 의식변화를 보여주며 어두운 이민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작품. 『이 소설은 가상 정치 시나리오가 아닙니다.특정인물을 크게 염두에 두지도 않았으며 권력자라는 소재만 빌려 소설적 상황을 창작한 것이지요』 따라서 치밀한 얼개나 날렵한 추리보다는 진득한 인물묘사가 앞선다.김용국이 마지막 순간 암살을 포기하고 우연히 만난 옛 고향여자에게 돌아가는 대목은 상처를 치유하는 사랑의 소중함을 암시하고 있다. 13년간 미국이민을 체험한 송씨는 『내년 봄쯤 LA폭동소재의 작품을 펴내는 등 앞으로도 이민생활의 고달픔을 전하는 글쓰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 고은씨 연작 「만인보」 10∼12권 곧 출간

    ◎시 344수에 실린 ‘70년대 인물들’/정치·문화·종교계 등의 거대한 「인간희곡」/특유의 마당발·입담으로 「촌철살인」 인물평 시인 고은씨가 연작시집 「만인보」 10∼12권을 곧 창작과비평사에서 펴낸다.지난 86년 첫 세권이 나온 「만인보」는 89년의 9권까지 주로 분단이전의 민초들이나 역사적 인물의 삶을 그려왔다.하지만 이번엔 20여년을 뚝 건너뛰어 70년대 인물들을 무대앞에 끌어세웠다.때문에 어느때보다 풍성한 화제와 시비거리(?)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신작 세권에 실린 시는 모두 344수.시편마다 현대사의 기록적인 인물이나 추억의 현장을 하나씩 담아 거대한 「인간희곡」을 이루고 있다.시집이라기보다 70년대의 빛바랜 신문철을 들춰보는 기분이다. 수가 방대한만큼 주인공들의 이력도 다채롭다.선우휘,최일남,신경림,송기숙,박목월,송기원,박태순,김병익,염무웅,오윤,박수근,윤이상 등 문인을 비롯한 예인은 물론이고 김수환,함세웅,문익환,서경보,법정 등 종교인,이희승,강만길,박현채,이영희,한완상 등 학자들도 펜의 세례를 받는다.박정희부터 이철까지 전현직 정·관계 인사가 「공주 느림보」나 「중앙시장 과부」같은 필부필부들과 엇갈려 놓이는가 하면 김형욱 부장 등 과거 중앙정보부 직원들도 시인의 펜대를 비켜가지 못한다.무엇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거센 격랑의 70년대 동지들의 얘기가 기둥줄기로 흐르고 있다. 「공중변소 낙서꾼」은 음양의 〈박는것./박히는 것〉,〈갖은 욕설〉이나 그려대던 한 장난꾼이 〈괜히/어떤 낙서 유신철폐를 흉내내어/유신철폐를 썼다〉가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감옥에 간 씁쓸한 해학으로 그 시대를 돌이켜본다.중부전선 참전의 후유증으로 눈이 먼 노인을 다룬 「샛강 봉사」는 〈미칠것만 같았다.그 무자비한 어둠//세월은 그 어둠에도 약이었던가/그저 마음 가라앉아/볼 수 없는 몸으로도 삶을 펄럭이는 천막이었다〉라는 아름다운 구절때문에 민족상처의 뿌리를 더욱 처연하게 드러낸다. 또 「무교동의 밤」「관철동 밤 피리소리」등의 시에서는 취기와 통금사이에서 풀길없는 울분에 갇혔던 유신시절의 사회풍경이 술꾼의 입으로 구슬프게 전해지고 있다. 인심 후하면서도 촌철살인하는 시인의 기질은 특히 유명인들 인물평에서 잘 드러난다.민족문학론의 대부 「백낙청」편에선 〈이 사람 없었던들/…/우리 문학/어쩔 뻔했겠느냐〉는 극찬끝에 〈부탁 하나 있기로는/1년에 폭음 세 번은 있어야 함〉이라는 꼬리가 살짝 붙는다.민주운동가 「이부영」론은 〈내로라 내로라 하고 나서지 않으나/어떤 사건 속에는/반드시 그가 들어 있다/과일 씨처럼〉이라고 경전의 게송처럼 오묘한 시구를 선보이고 있다. 특유의 마당발과 입담으로 현대사의 중요한 시대를 거대한 화폭에 정리하는 작업을 끝낸 고씨는 앞으로 토착적 소재를 다룬 소설 「정선 아리랑」과 수필집 등을 잇따라 펴내 변함없는 건필을 보여줄 계획이다.
  • 무용가 김현자(이세기의 인물탐구:109)

    ◎일체의 형식 거부… 생명·자유를 춤춘다/끈질긴 실험정신… 공연마다 변형춤 창조/5살부터 정식 사사… 발레·현대무 고루 섭렵 2년전 백남준의 초청으로 뉴욕 코트하우스시어터에서 김현자가 「생춤」공연을 가졌을때 뉴욕타임스는 생춤을 「Lived dance」로 표기하고 「무대에서의 빛의 번쩍거림과 깊은 어둠의 교차조차 춤이며 빛의 어둠과 밝음의 존재를 수묵화로 그려낸 춤」이라고 평했다.특히 가야금산조에 맞춘 그의 「묵」과 「샘」은 한국춤에서의 정중동과 동중정을 아름답게 일깨우면서 때론 훨훨 벗고 때론 독수리처럼 훨훨 날면서 비상중의 정지,빛과 어둠속에서의 움직임과 정지를 교묘하게 엇가른다. 중앙대 정병호 교수는 김현자를 두고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그는 무한한 창의력과 에너지로 자신의 춤을 추고있다.남의 춤을 흉내내는 춤은 아무리 잘추어도 「좋은 춤」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무용가라면 시의에 맞는 자신의 춤을 만들수 있어야하며 그가 바로 김현자다』 그리고 「현대한국무용」이라는 차원에서 「그의 춤은 단연 빼어나다」고 못박았다. 92년 문예회관대극장에서 「백남준의 퍼포먼스와 김현자의 춤」을 공연했을때도 이를 관람한 도올 김용옥은 「백남준 선생의 해프닝 등 두개의 퍼포먼스가 한무대에 있어야만하는 아무 의미나 커넥션을 발견할수 없었으나」 「얼음덩어리들이 매달려있는 좁은 연단위에서 김현자선생이 추는 춤에대해서는 누구나 좋았다고 생각했고 탁월한 수작이라는데 이의가 없었다」고 그의 「석도화론」에 쓰고 있다. 김현자는 의외성이 많은 무용가다.한군데 머물러 「스스로 고이거나 누적되지 않고」「춤의 완성」을 위한 끈질긴 집념을 불태운다.그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생춤」은 이른바 「무와의 대결」이며 시인 김영태에 의하면 「얽히고 설킨 칡넝쿨이 바람에 쓸리고 흔들리면서 춤이 자연의 일부임을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춤」이다. 그는 지금까지의 식상과 타성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얻는다」는 신념으로 오늘에 이른 예술가다. ○의외성 많은 무용가 69년 「황진이」부터 82년 대한민국무용제 연기상을 수상한 「열녀문」까지는 그의 선배들이 걷던 전통춤의 맥을 잇는 작업이었고 그때는 철저하게 계산된 스토리가 있는 정교한 극춤을 추었었다.특히나 흰수건을 떠받치고 추는 「살풀이」는 「살을 푸는 그의 떨림이 관객의 피부에 예리하게 촉감」될 정도였고 그의 부드러움은 「안개와 같다」고 찬사하는 이들도 있었다.이후 대한민국무용제 대상작품인 「홰」에 이르러 원로 박용구씨는 「단일하고 통일된 상상력과 구성력을 갖춘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하는가하면 김태원은 신무용의 전통과 밀착된 「신신무용」이란 새로운 용어를 등장시키기도 했다.그의 「춤의 비약」의 기미는 그렇게 태동하고 있었다. 둘째는 87년 럭키무용단을 창단하면서 그는 본격적인 실험정신이 깃든 춤을 선보이고 나섰다.창단기념공연인 「황금가지」는 인위적으로 모자이크된 박제된 춤을 버리고 무용수들이 거의 반라로 무대에 올라 「외설시비」를 불러일으킬만큼 센세이셔널한 충격을 던졌다.「그것이 한국춤이냐 아니냐」는 논란이전에 그의 변형춤은 그가 춤출때마다 하나의 사건으로 무용계를 긴장시켰고 철근골조와 육체의 대비를 그린 「회일」경우는 「강렬하고 자신만만하게 허심탄회를 춤추었다」는 평을 받았다.다음은 수년간 기훈련에 심취하더니 최근 7,8년사이 「인체에 내재하는 자연의 섭리」로 「육체와 정신의 무화」를 꾀한 자연스러운 춤을 끌어내게 되었다. ○럭키무용단 해체 아픔 그는 경관이 수려한 진주에서 태어나 푸르른 남강을 내려다보면서 장래 「강물처럼 춤추는 무용가」가 될것을 꿈꿔왔다.부친은 소설가 이병주씨와 절친하던 김성범씨(전 마산대 교수)이고 그를 실질적으로 무용가로 키워낸 사람은 그의 어머니 조우상달 여사(76)다.만 다섯살이전에 황무봉문하에 들어가 춤을 배웠고 김백봉 송범 이매방 한영숙을 사사, 발레와 현대무용을 고루 섭렵하면서 일찍이 「비범」을 보여 주변의 기대를 한몸에 모았다.무용가답게 아름답고 아담한 체구에 강인한 그의 춤은 언제나 「최고」라는 찬사에 둘러싸여 있었으나 「살아있지 않은 춤, 자신을 일깨우지 못하거나 상투적인 무대형식」을 경계하여 「무위」로 가기 위한 긴 몸부림을겪을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자연그대로의 생생한 춤」, 모든 형식에서 벗어나서 생명의 가장 근본적인 기로 추는 「생명의 춤, 자유의 춤」을 달성하게 된 것이다. 그는 정이 많고 대범하면서도 불투명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선명한 성격이다.춤에 침몰하여 「우주의 심장에 도사린 춤의 핵심」에 파고들뿐 사교적인 자리에 나타나거나 단체공연에는 비교적 참가하지 않는다.그처럼 철저한 그에게 얼룩이 있었다면 럭키산하의 무용단 창단후 「세계적인 무용단」을 표방하고 밤낮없이 하드 트레이닝을 강행한 것이 단원들의 반발을 산것과 단체를 2년만에 해산한 것, 이로인해 아끼던 제자들과의 결별이 아픔으로 남아있으나 지금도 「공들이지 않고 달콤한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안일한 정신은 용서되지 않는다」고 외면한다. 그동안 부산에 살고있다가 7년전 서울근교인 경기도 하남시 하산곡동에 정착, 부군 정정철씨는 철학과 종교에 심취한 자유인이고 어머니와 아들과 함께 살면서 일주일에 3일은 부산대 강의, 그외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집에 머물러 주로 안무와 관련된 사색을 즐긴다. 「묵」과 「샘」이후 지난봄 호암아트홀에서 보여준 그의 「메꽃」은 「예살과 서기를 배제하고 몸으로부터 치솟는 샘물같은 정기와 몸속깊이 스민 묵존을 춤추어」 다시한번 관객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그러나 「회전하는 버선끝에서는 살풀이나 승무의 무보가 현란하고 사선과 나선형으로 말려 올리는 자진몰이부분은 한층 미의 극치를 이루어」 지난날 김영태가 그의 「살풀이」를 보고 「김현자의 살풀이는 독하고 요기가 서려 한의 끝자락이 강물에 녹는듯하다」던 평을 상기시킨다. 한군데 머무르기를 거부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면서도 그것이 한낱 시도나 실험정신이 아닌 「완성된 정품」이기를 원하는 그는 무대 한복판에 박힌 「한덩어리의 보석」인양 언제라도 눈부신 광채를 발하면서 「이시대 찬연한 존재」임을 그때마다 확인시켜 주고 있다. □연보 ▲1947년 경남 진주 출생 ▲54∼74년 황무봉 사사외 김백봉 한상묵 이매방 송범 한영숙 사사 ▲57년 진주개천예술제 특상·한국무용협회 주최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신인상 ▲63년 이화여대 주최 전국무용콩쿠르 1등 ▲70년 이대 무용과 졸업 ▲75년 김현자 무용발표회 ▲76∼82년 부산시립무용단장 ▲79년 일본 오키나와 한국인위령탑건립 5주년기념 초청공연 ▲82년 논문 「동래 기방무에 대한 연구」로 동아대대학원서 석사 ▲83∼현재 부산대 무용과 교수 ▲83년 김현자무용단 창단,뉴욕 한국문화원 및 호암아트홀개관기념 초청공연,마사 그레이엄센터 하계 연수 ▲84년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및 미국 한스빌본브라운센터 초청공연,머스 커닝햄댄스스튜디오 연수 ▲85∼87년 럭키창작무용단장 ▲96년 아시안게임 개막식 안무 ▲87년 김현자 춤아카데미 설립,서울창작무용제 주관 ▲89년 김현자 「생춤」 발표 ▲92년 「백남준의 퍼포먼스와 김현자의 춤」 공연(문예회관 대극장) ▲94년 한양대서 이학박사,백남준 기획초청 뉴욕 코트하우스극장공연 ▲96년 하와이대 동서문화센터초청 「한국의 소리」,현대춤작가전 「메꽃」 공연(호암아트홀) 〈대표작〉 「황금가지」 「분리에서 합으로」 「윤사월」 「바람개비」 「갯마을」 「여자 새되어 울다」 「보리피리」 「홰」 「하루1,2」 「생춤」 「샘」 「묵」 등 다수 〈수상〉 대한민국무용제 연기상(82년) 대한민국무용제 대상(84년) 부산예술대상(90년) 〈저서〉 「김현자 생춤의 세계」(문학사)
  • 「여우와 사랑을」 예술의 전당서/「우리시대 연극」 다섯번째 작품

    ◎극작가겸 연출사 오태석 2년만의 신작 가장 실험정신이 강한 극작가이자 연출가로 인정받는 오태석이 만 2년만에 신작 「여우와 사랑을」을 무대에 올린다. 그가 희곡을 쓰고 연출한 「여우와 사랑을」은 예술의 전당이 마련한 「우리시대의 연극」시리즈 다섯번째 작품.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한국에 온 중국교포 경수와 여섯명의 연변처녀들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이들의 목적은 돈을 벌어 만주 용정으로 돌아가 윤동주 기념도서관을 세우고 불고기집을 차리는 것.그러나 동포애를 기대했던 이들에게 서울은 타국보다 더 냉담하기만 하다.이들의 어려운 삶 사이에 흑염소장수,강남 사모님,귀순동포,네팔노동자 등이 들락날락한다.윤리가 타락하고 돈만이 대접받는 서울생활의 빡빡함을 꼬집고 있다. 지난 94년 「오태석연극제」이후 「로미오와 줄리엣」「서푼짜리 오페라」 등 외국극을 잠깐 하다 다시 「여우와 사랑」을 들고 창작극으로 돌아온 오태석은 이번 무대에서 조상건,정진각 등 자신의 사단인 극단 목화의 고참멤버들과 함께 또 한번 연극계 신화를 만들어볼 작정이다.580­1234.
  • 96 전국 대학 창작연극제/「선생과 황태자」 최우수상

    ◎단국대 국문과 연극반 작품… 우수상엔 「변신」/스포츠서울·OB맥주 주최… 새달 12일 시상 스포츠서울과 OB맥주가 공동주최한 OB맥주배 「96 전국대학창작연극제」에서 「선생과 황태자」를 공연한 단국대 국문과 연극반이 최우수작품상에 선정됐다. 우수작품상은 「변신」을 공연한 경원대 극예술연구회 아름이 받았고 장려상은 「있을 뿐이오」의 한양대 극회,「오염도」의 충북대 극회,「악마의 가죽」의 대구대 비호극회가 각각 차지했다. 연극제 시상식은 오는 11월12일 하오4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다.
  • 국립발레단 한칠·강준하·신무섭 3인방 안무가로 변신

    ◎젊은 남성무용수 창작품 무대 올린다/31일부터 2일간 국립극장 소극장서 공연/단원들 재기 복돋우고 레퍼토리 한계 극복 24일 하오 서울 남산 기슭 국립발레단 연습실.오랜만에 「따끈따끈한」 창작춤을 추는 무용수들의 경쾌한 몸놀림이 연습실을 온통 풋풋한 기운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 한 칠(34),강준하(27),신무섭(26).국립발레단의 주역 남성무용수 3인방이다.이 발레리노들이 안무가로 변신,오는 31일과 11월1일 하오7시30분 서울 국립극장 소극장 무대에 자신들의 작품을 올린다. 「’96 젊은 안무가들의 창작발레」.무용수로 활동하는 단원들의 창작의욕을 높이기 위해 국립발레단이 펼쳐주는 「마당」이다.국립발레단이란 특성때문에 주로 클래식에 머문 레퍼토리의 한계를 극복하고,단원들의 재기를 북돋우기 위한 워크숍 형식으로 8회째를 맞는다.그동안 10년안팎 중견단원들의 무대로 진행하다 지난 94년부터 「젊은 안무가…」로 바꿔 무용계의 관심을 모았다. 연습실에서 만난 세사람은 동료들을 무용수로 쓰고,소극장 무대에 실험적이고 「당돌」해 보일 법도 한 자신의 작품을 올린다는 기대에 자못 흥분된 표정이었다. 『무용수로 활동하면서 참신한 레퍼토리의 춤을 추고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어요』 서양장기인 체스판의 여왕과 왕,그리고 인간의 삼각관계를 다룬 「체스」를 만든 강준하씨. 지난해에도 이 무대에서 「사계」를 선보인 그는 프로안무가의 꿈을 가진 춤꾼.무대에 체스판을 들고나가 체스를 하나하나 올리면서 무용수를 등장시키는 독특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 칠은 국립국악원 무용단원으로 있다 도미,미국에서 6년간 발레를 공부하고,직업무용수로도 활동하다 국립발레단에 들어온 이색경력의 소유자.세사람 가운데 최고 고참이다.그의 작품은 무용수 18명이 출연하는 군무 「자연의 평화」. 『현대 첨단문명에 끌려다니는 인류가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편안하고 아늑한 생활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구상했습니다』 해맑은 웃음이 매력적인 한씨는 『선천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성격이라 이 작품도 속편하게 만들었고 관객들도 그렇게 즐겼으면 한다』고 했다.그는뉴욕에서 활동하면서 「만다라」「세자매」「영원한 진실」등을 안무한 경험이 있다. 『발레단에 들어와서 무작정 춤만 췄어요.막상 해보니까 머리속 안무와 실제 춤이 딱 맞아떨어지지 않더라』는 신무섭씨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남녀의 사랑에 대한 감정,이성과 대비되는 욕망을 표현하고자 한 작품의 「느낌」때문에 『머리가 부서질 지경』이라고 한다. 『작품의 성격상 약간 에로틱한 장면도 있어요.그러나 관객들 모두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게 표현할 겁니다』 그 역시 제15회 불가리아 바르나 국제발레콩쿠르에서 장려상을 받은 기대주이다.〈김수정 기자〉
  • 극단 「짓패」 31일부터 「달지꽃 피면」 공연

    ◎피터슨 목사가 본 광주민주화 운동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의 현장에 있었던 미국인 아놀드 피터슨 목사는 당시 시민 사이에 작은 축제가 벌어졌다고 회고했다.광주시민이 하나가 되어 서로 도와주는 모습에서 인간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는 것. 피터슨목사의 눈으로 본 광주민주화운동이 연극으로 형상화된다.극단 짓패21의 연극 「달지꽃 피면」으로 오는 31일부터 12월1일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 오늘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짓패21의 창단공연인 「달지꽃 피면」은 극단내 극작소모임인 글패21이 피터슨의 증언록 「5·18 광주사태」를 참조해 공동창작하고 심길섭이 연출을 맡았다.달지꽃은 연출가가 지은 가상의 꽃으로 특별히 돌보지 않아도 제몫을 다하는 죽순을 비유한다.광주민주화운동이후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상징하기도 한다. 연극은 피터슨의 극중인물인 발터 목사의 회상으로 시작한다.발터가 광주에서 만난 막노동꾼 최사리,창녀 정미순,채소장사 화순댁,정신박약아 송기태 등의 이야기다.이들은 항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헌신적으로 부상자들을 돌보는 「뒷일」을 한다.발터는 바로 이들에게서 하나님의 참사랑을 느낀다.3673­1495.〈서정아 기자〉
  •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낸 작가 최시한씨

    ◎‘교육현장의 모순덩어리 고발”/학교공부보다 책이 더 좋은 문학소년/그 사색적 눈에 비친 천박한 교육풍토 『생각하는 사람을 기르지 못하는 천박한 교육풍토를 한 사색적인 아이의 눈으로 비춰보려 했지요』 작가 최시한씨가 연작소설집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을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냈다.지난 82년 문지에서 나온 무크지 「우리 세대의 문학」1로 등단,92년 첫 창작집 「낙타의 겨울」을 낸뒤 두번째다.이처럼 아끼고 아낀 언어로 웅숭깊은 사유의 집을 지었던 첫책에 비해 이번엔 『사회의 모든 모순과 소외가 축약돼 있는 교육현장을 맘먹고 드러내려고』 했다. 모두 다섯편이 실린 이 연작은 선재라는 소년이 고2부터 고3이 될때까지 쓴 일기로 이뤄져 있다.「화엄경」의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이 아이는 또래답잖게 생각이 깊은데다 학교공부보다는 책읽기가 더 좋은 문학소년이다.하지만 선량한 심성의 선재 주위에선 매정한 일들만 일어난다. 선재의 편지에 담긴 「구름그림자」타령조차 허영스런 낭만으로 비친 고입삼수생 순석은 입시공부 방해되니 더이상 편지를 보내지 말라고 답장한다.(「구름그림자」)일명 「왜냐」선생인 국어선생님은 생각은 많았으되 행동으로 싸우지 않았던 허생전 주인공의 한계를 지적하지만 전교조투쟁에 앞장섰다 학교를 쫓겨난다.(「허생전을 배우는 시간」)표제작에서 최씨는 선재의 친구 말더듬이 윤수의 입을 빌려 적자생존,승패로만 요약되는 교육현실을 〈자기,자기,초,촛불을 꺼!꺼!그러면 아,아무도 패배하지 않…〉라고 비판한다. 요즘 더욱 영악해진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권하기에 손색없을 듯한 아름다운 소설을 마치며 최씨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삶의 숨겨진 의미를 캐내는 활달한 어투의 스타일리스트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손정숙 기자〉
  • 문화의 날에 생각한다(사설)

    문화예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도 문화예술이 언제나 뒷전에 밀려나 있는 것이 안타깝게도 우리의 현실이다. 일부에서는 문화예술이 장식적인 요소이며 효용성이나 기능이 별로 대수롭지 않고 생산성보다는 소비성이 강한 분야로 속단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문화예술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며 오해다.오늘날 문화예술은 창작의 대상으로 뿐만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매개로서 그 역할이 강조되고 있으며 문화산업으로 확장돼 경제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문화예술은 우선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려나기만 했다. 정부의 예산편성을 보아도 문화부문은 전체예산의 0.56%에 불과해 1%를 훨씬 상회하는 문화선진국에 뒤져 있다.정부의 문화예술지원을 도맡아 집행하는 문화예술진흥원의 올해 문화예술분야 지원규모는 총 3백53억원.지원금을 받기는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문화부문 예산의 1%선 확보가 실현되지 않고는 문화적 후진국을 면할 수 없다.우리의 경제규모는 무역량 세계 11위권,OECD(경제협력기구)가입도 확정돼 있다.그러나 국민의 문화향수권은 아직 바닥에서 맴돌고 있는 실정이다. 한 예로 문화수혜의 척도가 되는 공공도서관을 보면 문화의 소외는 분명히 드러난다. 전국의 공공도서관수는 304개에 장서는 총 1백22만여권이다.연간 도서구입비는 97억원에 불과하다.지식·정보의 전달창구인 도서관으로는 빈약하기 짝이 없는 현황이다.그러니 다른 문화공간의 부족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박물관만해도 우리는 아직 기본적인 자연사박물관 하나 갖고 있지 못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경제적 성장은 국민의 문화적 욕구를 높여준다.그런데 우리는 문화적 욕구를 채워주지 못함으로써 문화의 공동화현상에 빠져버렸다.국민의 문화적 수용기회확대가 요청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오늘(20일)은 문화의 달이다.문화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문화복지향상을 위한 과감한 시책을 펴주기 바란다.
  • 컬러랜드/그래픽 관련 정보·SW 가득(동아리를 찾아서)

    ◎“초보자도 쉽게 그림 그려요” 「컴퓨터 예술가의 꿈을 컬러랜드에서 펼칩시다」. PC통신 동호회 「컬러랜드」(직접이동명령어 go cland)에 들어가면 컴퓨터 그래픽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그래픽에 관련된 첨단 기법과 각종 소프트웨어를 제공받을 수 있고 회원들의 창작품도 방대하게 실려있어 풍부한 감상기회도 얻을 수 있다. 컬러랜드는 천리안과 하이텔 두 PC통신망에 걸쳐 있다.지난 90년초 천리안에서 처음 발족,그해 10월 일부 회원들이 하이텔에 별도 동호회를 만들었다.통신상의 활동이나 모임 등 평소활동은 통신망별로 이뤄지지만 학술제나 전시회,세미나 등은 연합행사로 치른다.회원수는 천리안이 3천여명,하이텔이 8천여명.양쪽에 모두 가입한 회원들도 상당수이지만 이를 감안해도 두 동호회 회원을 합친 수가 줄잡아 1만명이나 되는 초대형 동호회다. 규모 만큼이나 활동도 활발하다.지난 7월 환경단체인 「배달녹색연합」과 공동으로 「녹색대전」을 열고 환경을 주제로 한 컴퓨터 그래픽 전시회도 가졌다.이 동호회 운영진들은 요즘 12월로 예정된 「학술제」준비에 여념이 없다.그래픽 관련 첨단기술을 학문적 차원에서 접근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행사에는 이 동호회 이외에도 천리안의 「페인터」,나우누리 「그래픽 매니아」 등 다른 그래픽 동호회도 함께 참여,대규모 행사로 치를 생각이다. 회원들은 아마추어에서 현직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웬만한 그래픽 간행물이나 그래픽 관련 서적 필자들이 이 동호회 회원이다.주요 그래픽 대전에서 수상자들을 다수 배출하기도 했다.국내 컴퓨터그래픽 발전에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하이텔의 경우 이 동호회방에는 ▲그래픽 관련 이슈를 선정,매달 토론을 벌이는 「주제토론」 ▲회원 창작품을 서로 보고 의견을 나누는 「작품이야기」 ▲창작품과 각종 유틸리티 등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자료실」코너 등이 있다.특히 동호회의 민주적 운영을 위해 회원들의 건의를 듣는 「운영의 창」코너는 이 동호회의 특이한 점이다. 이 동호회 한 운영진은 『컴퓨터 그래픽은 각종 디자인,애니메이션 등 응용분야가 큰데다 그림을 잘 못 그리는 사람도 자기 작품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김환용 기자〉
  • 열한살의 푸른바다·별볼일없는 4학년/젊은 엄마에게 권하고싶은 책

    ◎또래들의 문제·갈등 등 재미있게 다뤄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책이 재미없는 요즘 아이들.「학원 떠돌기」에 바쁜 탓도 있겠지만 옛날 같지 않게 깜찍해진 아이들에게 전설 같은 권선징악 스토리는 더이상 읽히지 않는 모양이다. 이같은 요즘 어린이의 눈길을 끌만한 창작동화가 나왔다.젊은 소설가 김소진씨의 「열한살의 푸른바다」(국민서관)와 미국 동화작가 주디 블룸이 쓴 「별볼일 없는 4학년」(창작과비평사 윤여숙 옮김).나란히 열살무렵 소년을 앞세운 두권은 그 또래들만의 문제나 갈등을 재미있는 에피소드에 얹어 다루고 있어 아이들이 쉽게 동화될 수 있는데다 어른들에게도 아이들이 받는 심리적 도전에 대해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면 아이들과 함께 읽어볼 만하다. 「열한살의…」는 친구들과 가족들 틈바구니에서 다투고 화해하며 자라나는 4학년 태형이가 주인공.통일이나 민족문제 등을 한 소년의 생활속에 억지스럽지 않게 녹여낸 점이 특징이다.태형네 아파트 경비원 딸기코 할아버지는 분단으로 생이별한 아내와 가족을 40년이 넘도록 가슴에 품고산다.그런가하면 일제시대 잘나가는 법관이었다가 독립투사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뒤 수치심을 느끼고 출가한 태형이 증조할아버지를 통해 독립운동의 의미를 일깨워주기도 한다.또 「공부하라」는 잔소리가 아닌 너그럽고 올곧은 덕담으로 태형이를 돌봐주는 연극연출가 삼촌은 엄마들에게 아이의 말을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넌지시 일러주는 인물이다.이밖에 아사달과 아사녀,봉덕각시,어처구니,밉광스럽다 등 우리 전래의 말이 담뿍 담겨 새록새록 배움의 기쁨을 일으킬 만하다. 한편 「별볼일 없는…」역시 4학년 피터가 주인공이지만 만으로 두살반이 된 동생 퍼지와의 사이에서 일으키는 사건과 말썽 따위가 주를 이룬다.동생을 보살피면서 항상 양보만 해야하는 형 피터의 심리는 모든 동생있는 어린이의 공감을 살만큼 사실적이면서도 익살맞게 그려지고 있다.누구나 겪을법한 별것아닌 일상사에서도 달콤한 에피소드를 끌어내는 지은이의 얘기솜씨가 돋보인다.〈손정숙 기자〉
  • 도서출판 범우사 「서지학자료집」 출간

    ◎1912년 첫선/서민의 책 「딱지본」 아시나요?/70년대초까지 사랑받았던 「육전소설」류/춘향·심청전 개작 「옥중화」·「강상련」 인기 7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시골 장날에는 난전에 거적을 깔고 얼룩덜룩한 육전소설을 펴놓은 채 서민들의 관심을 끄는 상인들이 적지 않았다.서울에서도 80년대 초반까지는 서울 종로3가 세창서관 앞 골목이나 파고다공원 근처에서 이런 소설책을 파는 노인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이 이야기책이 바로 1910년대부터 70년대에 이르기까지 서민들의 읽을거리로 사랑받은 구활자본,곧 딱지본이다. 최근 도서출판 범우사에서 내놓은 「한국의 딱지본」(소재영 숭실대 교수 등 엮음)은 이러한 딱지본 출현의 역사적 배경을 상세히 다룬 서지학 자료집으로 관심을 모은다.특히 이 책은 딱지본의 역사뿐 아니라 각종 이야기책의 출판현황,사회적 가치와 독자층의 확산,그것을 통한 대중문화의 형성과 성장과정까지 아울러 소개하고 있어 사료적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딱지본은 19세기 이전의 창작형태인 필사본에서 1910년 한일합방 전후까지 유통된 방각본을 거쳐 1910년대 초반에 첫선을 보였다.이 당시 출판사들은 소설을 대중화시키고 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서로 가격경쟁을 벌여 이야기책 한 권의 값이 장터 국수 한그릇값인 육전 정도였다.그래서 딱지본은 일명 「육전소설」로도 불렸다. 딱지본이란 책의 표지가 아이들 놀이에 쓰이는 딱지처럼 울긋불긋하게 인쇄돼 있는 데서 유래한 말.그 크기는 사륙판으로 소설류가 대부분이었다.딱지본으로 출간된 최초의 소설은 춘향전의 개작으로 보급서관에서 1912년에 펴낸 「옥중화」다.같은 해 심청전의 개작인 「강상련」이 광동서국에서 출판되었으며 토끼전의 개작인 「불로초」가 유일서관에서 나왔다.이렇게 쏟아져 나온 딱지본 소설은 1930년대 말까지 이어졌으며 그 종류는 무려 250여종에 이른다. 이 책은 이 중에서 190여종의 작품을 골라 표지사진과 함께 실었다.딱지본의 표지는 작품내용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대목을 뽑아 그려놓은 것으로,그림만 보아도 이야기의 대체적인 얼개와 줄거리를 짐작케한다.또한 당시의 글자와 활자의 형태를 엿볼 수 있다. 이 책에는 「춘향전」 「심청전」 「흥부전」 「사씨남정기」 「배비장전」 등 우리에게 친숙한 고대소설에서부터 조중환의 「장한몽」,최찬식의 「추월색」 등 신소설,「무정의 눈물」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등 연애소설,「농가월령가」 「한양오백년가」 등 가사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가 망라돼 있다.때문에 이 책은 서지학이나 인쇄장정의 발달,출판문화사 연구뿐 아니라 한국 소설문학사의 자취를 살피는데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김종면 기자〉
  • 쌍투스/30여개 대학 연합 노래모임… 매년 여름 정기발표회

    ◎“서울·경기 음악광 여기 다 모여라” 노래를 미치도록 좋아하는 사람들.매일 음악을 듣지 않으면 세상을 잃은 듯한 허전함을 느끼는 젊은이들. 서울·경기지역 대학연합 노래모임 「쌍투스」는 바로 이런 학생이 모인 곳이다.지난 71년 「쌍투스 기타 코러스」로 시작한 모임이 올해로 26기 회원을 맞이했다.30여개 대학 학생으로,회원은 60여명.1∼2학년 30여명이 주축이다. 이들은 매주 목요일 혜화동 연습실에서 노래와 악기연습을 한다.연습실에는 필요한 악기가 전부 갖추어져 있다.회원 모두가 피아노와 기타에 일가견이 있다.물론 노래는 기본이다. 서현정양(20·동덕여대 전자계산학과1)은 『1주일에 한번 있는 연습시간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라며 『노래를 하고 있으면 지난 1주일동안의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진다』고 말했다. 「쌍투스」가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여름에 한번 있는 정기발표회와 겨울의 창작곡 발표회다.발표회를 위해 회원은 몇달전부터 합숙훈련을 하다시피 한다. 방송국에서 개최하는 가요제에도 빠짐 없이 참가한다.지난해 MBC대학가요제에 나가 금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쌍투스」회원이 되려면 매년 3월에 실시하는 공개오디션을 거쳐야 한다.보통 10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올해도 200여명이 신청,12명만이 합격했다. 실력은 아마추어수준이지만 열의는 프로를 능가한다는 자평.손가락에 생긴 물집을 아랑곳하지 않고 기타를 잡는다. 「쌍투스」회장 최진원군(20·서울대 경영학과2)은 『연습이 아무리 힘들어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다』면서 『이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가지는 특권』이라고 말했다.〈박준석 기자〉
  • 연세대 한글물결(동아리탐방)

    ◎캠퍼스 한문·외래어 추방 「언어혁명」의 주역/룸메이트→방짝 칵테일→섞음술 등/일상용어 순우리말 보급 20년 신세대 사이에 순 우리말과 순 한글이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연세대학교 동아리 「한글물결」은 순우리말 보급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한글물결은 지난 76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3개 학교가 모인 「국어운동학생회」를 모태로 탄생한 동아리. 이들은 먼저 동아리에서 사용하는 용어부터 순 우리말로 바꾸기 시작,동아리의 회장을 「으뜸빛」이라고 부른다. 으뜸빛 권대일군(20·경제학과2)은 『「빛」이라는 단어는 「어떤 부서의 장」을 일컫는 고어』라고 말한다. 기존의 동아리들이 사용하던 학술부·홍보부·편집부·회계 등의 용어를 배움빗·알림빗·엮음빗·살림빗으로 바꾸어 쓰고 있다.「빗」이라는 단어는 「옛날 관청의 한 부서」를 일컫는 말이었다는 것이 권군의 설명이다. 이들은 무분별한 외국어사용에도 반기를 들고 나섰다.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룸메이트라는 말을 「방짝」으로 바꿨다.뜰잔치(가든파티),헹굼비누(린스),매무새인형(마네킹),깡동치마(미니스커트),섞음술(칵테일) 등도 매주 연세대 민주광장 자유게시판을 통해 학생에게 전파한 용어다. 한글물결은 순 한글이름을 보급하기 위해 「한글이름큰잔치」를 매년 한글날 갖는다. 올해 한글날의 수상작은 늘다옴(끝까지 다하다)과 미리마지(은하수를 맞이하다) 등이다.지금까지 수상작으로 해울(아침해가 뜰 때 풀잎에 맺힌 맑은 물방울),슬아(슬기롭고 아름답게),하랑(하늘과 함께),찬울(가득한 울타리) 등이 있다. 일반 공모부문에서는 「사물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뜻인 「가리사니」를 신문의 사설 대신 사용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밖에 외국어일색인 화장품이름에 순 한글을 사용하자는 운동도 펼쳐 미르에타(용을 타고 내려오는 자태),세레라미(세모 네모 동그라미),소네꿈(손에 꿈을 담아드려요) 등을 창작하기도 했다.〈강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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