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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문훈숙 유니버설 발레단장

    “발레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공연하게 되어 걱정을 많이 했으나 기대이상의호응을 얻어 기쁩니다.”지난 6월29일부터 8월2일까지 헝가리·이탈리아·스페인의 7도시에서 순회공연을 가진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단장(36)은 3일 기자들을 만나 공연 성과를밝혔다.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표정인 문단장은 이번 순회공연이 한국발레의 세계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레퍼토리는 발레의 고전인 ‘백조의 호수’와‘지젤’.총 18회 공연 중 9회분 좌석이 공연전에 매진,관객들을 돌려보내는 안타까운 상황도 벌여졌다고전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창단 후 15년동안 계속해 온 러시아 키로프발레단 스타일의 일관된 훈련의 성과와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예술감독의 지도력을 확인했습니다.” 이어 그는 “지난해 미국 공연에서는 창작발레‘심청’을 보였주었으나 관객들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며 “올해는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레퍼토리를 선정,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백조의 호수’에서 무용수들이 보여준 통일과 균형,일관된 동작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문단장은 발레 발전을 위해서는 “무용수들이입단 후 재훈련하지 않도록 학교에서 기초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에서도 주역으로 무대에 섰던 그는 “앞으로 1∼2년 더 현역으로활동하고 싶다”고 말하고 “유럽 언론의 평처럼 21세기 발레단이라는 찬사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내년부터는 해외공연을 정례화하여 상반기에는 미국,하반기에는 유럽에서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강선임기자 sunnyk@
  • 춤·노래로 풀어낸 견우직녀 애틋한 사랑

    견우직녀가 일년에 단한번 만난다는 칠석.견우와 직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널리 알려졌지만 이를 우리 노래와 공연양식으로 연결한 예는 흔치 않다. 국립국악원이 올해의 칠석날인 17일 오후8시 국악원 야외무대 별맞이터에서‘미리내 견우별의 사랑여정’을 펼쳐보인다.견우직녀 설화에 담긴 애틋한이야기와 풍습을 창작 판소리와 창작춤,시조 창,거문고 합주 등으로 풀어내는 그야말로 우리네 ‘소리의 향연’이다. 칠석맞이 굿을 재현한 ‘칠석별굿’으로 시작하는 공연은 시조창‘직녀’(김광섭·조일하노래)와 가야금독주‘은하수’(황의종곡), 창작무용‘별밤’(김영희안무)으로 이어진다.아울러 지금은 거의 사라진 토박이노래‘칠석요’를남도민요로 재구성해 최초로 무대에 올린다. 견우직녀의 애틋한 전설을 담은 창작판소리 ‘견우전’이 부부명창 김일구·김영자의 호흡으로 초연되며,지난 5월 거문고 역사축제에서 선보인 창작음악 ‘미리내’도 다시 관객의 박수를 기다린다. 칠석,사랑,별에 얽힌 조선시대의 한시와 오늘날의 현대시를 중견 작곡가들에게 위촉해 만든 창작 노래 공연도 눈여겨 볼만한 레퍼토리.‘칠석’(이병석시)‘칠석부’(김인후) ‘별들의 말’(황금찬) ‘견우직녀별을 보며’(권근)‘견우의 노래’(서정주)‘사랑사리’(성찬경)등 6곡이 그것이다. 모두 국립국악원 단원들의 국악 실내악 연주에 맞춰 소개되는데 우리 전통음악어법으로 표현되는 새 창작 노래가 어떤 반응을 얻을지,기대를 모은다. 김성호기자 kimus@
  • 국립극단, 연극 ‘아노마’ 9일부터

    지난해 국립극단이 기획한 이색공연이 있었다.‘더블 게임’과 ‘수전노’를 공연하면서 연습과정과 실제 무대에 고교연극반 학생들을 참여시켜 신선한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그 연장선상에서 오는 9일부터 경허(鏡虛,1846∼1912)선사의 삶을 다룬 ‘아노마’(황동근 연출)를 무대에 올린다. 경허선사는 대중 속에서 ‘선(禪)’의 이념을 찾으며 ‘생활 속의 구도’로평생을 보낸 ‘한국 근대 선의 첫새벽’이라 불리는 스님이다.‘아노마’는그의 일대기를 극중극 형태로 다룬다. 암환자로 시한부 삶을 사는 연극배우 성환(최원석)이 경허선사의 구도 과정과 기행을 무대에 올리려고 애쓰는 과정이 곧 극의 진행과정이다. 경허선사의 실체를 잡지 못해 좌절을 거듭하던 성환이 개막을 하루 앞둔 마지막 연습날 삭발을 하다가 경허 선사의 깨달음을 경험한다는 내용. 작가 송미숙은 “이 연극에 두가지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경허의 위대한 정신세계를 세상에 알리는 것과,한 연극인이 죽음으로 가는 길목에서 경허스님과 일치를 이룬다는 아름다운 상상을 펼쳤다는 것. 지난해 국립극장 창작희곡 공모 당선작인 ‘아노마’는 싯다르타가 출가를결심한 뒤 성을 빠져나와 처음 만난 강의 이름.원래는 ‘숭고하다’는 뜻이지만 싯다르타가 건넌 뒤에는 ‘속세와 인연을 끊는 첫 관문’이란 의미로통한다.극중극에서 졸음과 싸우려고 턱에 송곳을 대고 좌선한 일화나,도를깨우친 뒤 어머니 앞에서 옷을 완전히 벗어제치고 법문을 했다는 경허의 기행,아울러 그의 선시(禪詩)를 소개한다.국립극장 소극장 14일까지.(02)2271-1741이종수기자 vielee@
  • [인터뷰] 전통무용경연 대통령상 최창덕씨

    “중견무용인들이 출전한 대회의 첫번째 상을 받게 되어 기쁘고 한편으로 어깨가 무겁습니다.”지난달 25일 경기도 안성 태평무전수관에서 열린 제1회 전국전통무용경연대회에서 이매방류 승무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은 무용인 최창덕씨(41)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통무용 12종목이 모두 참여해 기량을 겨룬 대회는 이 것이 처음이다.40명의 참가자 중에서 그는 심사위원 전원일치로 대상을 받았다. “대회를 앞두고 35분 길이인 승무 전과정을 300번 추었습니다.”이 대회 우승이 우연 아닌 노력의 결과임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지난 93년 전국대사습놀이 무용 부문에서 장원을 했고,무형문화재 27호 승무와 97호 살풀이의 이수자이기도 한 그가 이렇게 연습에 몰두한 까닭은 대회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스스로 가다듬기 위해서였다 한다. 최씨는 8살때 무용을 시작해 20세에 승무 인간문화재인 이매방의 문하로 들어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무용원에 출강하는 그는 전통무용의 과제로,무형문화재의 원형보존부터 한 다음 창작작업이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전통무를 하는 많은 학생들이 원형보존보다는 이를 바탕으로 한 창작무에 더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현재 고령인 인간문화재들이 타계한 후 각 종목별로 원형보존이 가능할런지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최씨를 비롯 최우수상 임은주,금상 김선희·박잔디·손정민·박희영씨 등 수상자들은 오는 9월에는 전국 순회공연을 가진 뒤 문화부 후원으로 해외공연도 갈 예정이다. 강선임기자
  • [대한광장] 붕괴되는 틀

    외국여행에서 젊은 남녀의 키스 장면을 목격하게 되면 웬 횡재인가싶어 동공이 벌어지고 심장이 컹컹 뛰었었다.공항의 출영구에서 헤어지기 기막혀 상체를 부르르떨며 격정적으로 나누는 키스장면은 아무리 못본 척 고개를 돌리려해도 의지만 그러할 뿐 시선은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영화에서만 볼수 있었던 진한 애무장면을 바로 코 앞에서 향유할 수 있음에 머리 몸 함께어지럼을 탔지만 그러나 흥미로운 기분임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로부터 불과 10여년이 경과한 지금,전철 안이나 공원,해변 등에서 우리는 드물지 않게 우리 청춘남녀의 애정표현을 목격하게 된다.주위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그들의 적극적인 포옹이며,입맞춤이며 얼켜드는 서로의 몸짓을 슬금슬금 훔쳐보면서 아슬아슬 위태롭고 심히 민망스런 기분이 된다.10여년 전 외국 젊은이들의 행위에서 느끼던 흥미로운 기분은 결코 아니다. 이런 모순적인 감정의 변화는 눈 앞의 그들이 남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자녀들이라는 점과 아직은 뭔가 시기상조일 것같은 느낌,혼전의 남녀가 만인중시리에 저래선 안된다는 뿌리깊은 고정관념탓으로 스스로 분석도 해보지만민망스런 기분은 가셔지지 않았다.소설에서 가상의 세계를 창작할 때 충분히 다룰 수 있는 무한한 포용의 척도가 실생활에서 납덩이처럼 굳어질 때 느끼던 괴리감처럼 혼란을 겪으면서도 그들을 향한 민망스러움은 가셔지지 않았던 것이다. 얼마전 TV에서 미혼남녀의 동거에 대한 주제를 아침시간에 방영하는 것을시청했다.주목할 사실은,혼전남녀 동거자가 적지 않은 숫자이고 그들의 동거경험이 1회 이상이면서 동거자와 결혼으로 이르는 숫자보다 그렇지 않은 비율이 높고 이별을 하면서도 아기를 낳아 기르기도 하는,그러면서도 피차가상처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동거의 목적이 좋은 결혼상대자를 탐색하기 위해서,너무나 사랑해서,한 순간이라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아서,또는 부모의 틀을 따르지 않고 자기식 삶의 방식을 실천하기 위해서라고 출연한 동거자들은 말했다. 필자의 귀를 세우게 한 것은,한국의 전통적 가치관을 냉소하면서 과감히 그 고정관념의 틀을 당당하리만큼 거침없이 깨트리고 있는 일부 동거자들의 주장이었다.고정가치관이 틀 속에 갇혀있는 한 혼전동거는 부정한 행위일 수밖에 없다는 서두로 시작하여 동거를 하는 목적 등을 자기나름대로 논리를 전개하는 그들에게서 세상의 변화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혼전남녀의 육체적인 순결을 중시하던 시대는 이미 아닌 줄은 모두 알고있지만 이토록 급속도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아는 사람들은 실제 많지 않으리라 혼자 바보처럼 중얼거려도 보았다. 전철속 젊은 남녀의 거침없는 애무행위가 사랑스럽기보다 그토록 민망스러웠던 것은 그들이 남이 아닌 우리의 자녀들이고 역시 틀 속에 갇혀사는 기성인들의 경직된 고정관념 탓이라 하더라도 두손놓고 구경만 하고있어야 될 입장인지 새삼 가슴이 답답해졌다. 최근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고 젊은이들이 오기부리듯 그 책을 찾고 있다고 서점종업원이 전했다.이 땅의 독서인구는 20대로 거의 한정돼있는데 이들의 심증기저에 도사린 유교적인 고정관념·고정가치관 즉 ‘틀’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렬한 욕구가 책의 제목만 보고 무작정 그 책을 구입케 한다는 말도 그 종업원은 덧붙였다. 장년 이후의 기성세대에게는 진정 어리둥절한 시대이다.인성을 잃지 않으면서,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발전적인 창조의 기쁨을 누리면서 한 생을구사하는 데는 분명한 기둥철학(틀·질서)이 서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즈음의 세태는 경악,그 자체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변화의 물살이막을 수 없는 대세로 세상에 범람한다 쳐도 이 난제의 해결사는 역시 씨를뿌려놓은 기성인일 수밖에 없다. 모두가 머리 싸매고 젊은이들이 그럴 수 있도록 모판을 만들어 조성해준 우리의 과거를 되짚어보면서 해결점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金芝娟 작가
  • 31일 국악 창작품 상설무대

    창작 국악이나 창작 무용은 한두번 공연되고 사라지는 예가 많다.연주할 무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국립국악원이 창작 국악·무용 중에서 재현할 가치가 있는 것들을 모아 지난 3월부터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공개한다. ‘새로움의 흥취’라는 이름의 창작 상설공연은 계절별로 주제를 달리했다.3∼4월에는 ‘봄­새빛의 이야기’,6∼8월 ‘여름­물푸른 이야기’,10∼11월 ‘가을­그리운 이야기’의 세가지 유형이다.국악관현악단과 무용단,민속단이 출연한다. 오는 31일 오후5시 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여름­물푸른 이야기’는 ‘뱃놀이’를 주제로 한 관현악과 독창,창작무용 ‘노’등을 선보인다. 원일 작곡의 관현악 ‘신 뱃놀이’는 경기민요 뱃노래의 선율과 기본 장단을 바탕으로 다양한 변주를 시도한 작품이다. ‘바다 아기네’는 김지하 시에 김영동이 곡을 붙인 것으로 지난 93년 국악원 창작음악연주회에서 처음 연주됐다.시의 호흡,리듬,운율을 음악화한 관현악 곡으로 노래­낭송을 번갈아 구성했다. 이밖에도 민요,뱃노래를 소재로 한 박범훈작곡의 창작 국악가요 ‘배 띄워라’등으로 파도 출렁이는 시원한 여름바다를 떠올릴 수 있게끔 프로그램을마련했다.(02)580-3130강선임기자
  • 연구실적 없는 교수 내년부터 승진 못해

    서울대 등 주요 대학들은 일부 교수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내년부터 교수업적평가제를 도입키로 했다.이에 따라 교육부가 ‘두뇌한국(BK)21’사업을공모하면서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가 철회한 이 제도는 조만간 상당수 대학에서 시행될 전망이다. 25일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대는 교수들의 연구업적뿐 아니라 교육 및 봉사활동도 평가하는 총괄평가제를 실시하기로 했다.평가항목은 ▲교육(강의,대학원생 지도) ▲연구·창작활동(단행본 출간,학술지 논문 게재,학술회의 발표,초청강연,전시 및 연주,특허 획득,연구과제 수탁) ▲봉사활동(교내 보직및 위원회 활동,기금 및 시설 유치,정부기관 등 자문) ▲기타(수상,서훈) 등이다. 고려대는 교수를 신규 채용할 때 연봉제를 도입하고,승진 심사때 조교수는2편,부교수는 4편,정교수는 6편 이상의 논문이 과학논문인용색인(SCI)에 게재된 사람만을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정교수는 2년마다 실시하는 호봉승진때도 논문 2편 이상씩을 요구하기로 했다.연구업적이 뛰어난 교수에게는 책임 강의시간을 1주당 3시간으로줄이고 연구인력 추가 지원,특별연구비지급,연구공간 확대 등의 혜택도 주기로 했다. 연세대도 부교수는 해외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수를 현행 2편 이상에서 10편 이상,정교수는 3편 이상에서 20편 이상으로 각각 높이기로 했다.또 부교수는 3건,정교수는 6건 이상의 산·학 협력을 유치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포항공대는 오는 9월 정년보장 교수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성과급형 연봉제를 도입하고,2001년부터 학생 강의평가 결과를 승진 등에 반영할 방침이다. 올해부터 연봉제를 실시중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연구업적의 양(정량평가)뿐 아니라 질(정성평가)도 따지기로 했다. 문호영기자 alibaba@
  • 일제때 영천 기독청년단체 회보 발굴

    1920년대 초반 영남지방의 한 기독교 청년단체가 일제당국의 허락없이 비밀리에 제작·배포한 ‘회보’가 공개됐다. 한국장서가협회 신영길(辛永吉·74)회장은 1920년 7월 조직된 경북 영천(永川)기독청년회(회장 李晳洛)의 기관지 ‘조양(朝陽)’의 창간호를 입수,25일본지에 단독 공개했다. 총112쪽 규모의 등사판으로 출간된 이 ‘회보’는 외형은 영천기독청년회의 기관지이나 당시 식민지하 조선청년들의 정신무장과애국·계몽사상 등을 담고 있어서 민족운동·기독교운동사연구에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회보’는 1921년 10월 24일자 ‘권두언’에서 “수운(愁雲)이 천(天)을복(覆)하고 참우(慘雨)가 지(地)에 하(下)하며 창이(瘡痍)가 목(目)에 가득하고 애통성(哀痛聲)이 야(野)에 진동하도다”라며 당시 조선민족의 암울한처지를 대변하고는 “민족이 절종(絶種)할 극한에 이르렀으니 뉘 아니 눈물흘리기를 아끼리오”라며 은연중에 민족대단결을 외치고 있다. 축사를 쓴 3명 가운데 도쿄(東京) 조선유학생 학우회장 주익(朱翼)씨는 보성전문 출신으로1919년 ‘2·8독립선언’에 관여했던 인물이다.이길용(李吉用·90년 건국훈장 애국장 추서)씨는 동아일보 ‘일장기말소사건’의 주역으로 20년대 초에는 동아일보 대전(大田)지국에서 일했다.이씨는 대전철도국근무시절인 1919년 상하이(上海) 임시정부에서 발행된 반일(反日)격문을 수송하다가 일경에 체포돼 경성지방법원에서 징역3년을 선고받고 복역중 1922년 가출옥,석방됐었다. 이씨는 축사에서 “무궁화 동산에 생명수(生命水) 목마름이 얼마나 되었는가.아마도 열 해 하고 또 남짓하다.생명수 샘솟는 곳이 얼기도 하였으며 막히기도 하였다.이것을 녹히면서 뚤어보자”고 강조하고는 “아(我) 반도에동아지(東亞紙)있어 언론의 억울한 부자유를 부르짖으며 개벽지(開闢誌) 있어 이를 돕더니 네가 생겨 큰 도움을 얻겠노라”고 밝혀 ‘회보’에 대해 ‘동아일보’,‘개벽’ 수준의 언론·계몽활동을 기대했던 것으로 나와 있다. 한편 ‘회보’는 당국에 발행허가를 신청하였으나 허가를 받지못한 것으로나와 있다.창간호를 등사판으로 불법발행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소장자신영길씨는 “‘회보’는 항일·계몽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서 창간호 이후추가발행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영천YMCA 윤석재(39)총무는 “1920∼22년경 경북도내 5개 지역에서 YMCA가 조직된 바 있으나 영천에서도 조직됐다는 기록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회보’의 내용은 영천·경북지역의YMCA역사를 새로 써야할만큼 중요한 자료”라고 밝혔다. ‘회보’에는 이밖에도 ‘생명있는 무궁화’라는 노래의 가사와 논설 6편,창작소설 ‘두견화(杜鵑花)’,그리고 부록으로 영천군지(郡誌)가 실려 있다. 정운현기자 jwh59@
  • [무대뒤 사람들] 뮤지컬 안무가 서병구씨

    “대사로 보여줄 수 없는 걸 노래가 할 수 있고,노래가 막히면 춤으로 뚫을수 있습니다”. 뮤지컬 안무가 서병구(37)는 시쳇말로 ‘잘 나가는’사람이다.‘모스키토’‘페임’‘오,마이 갓스!’등 지금 공연 중인 세 작품의 춤이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뮤지컬이 ‘전성기’를 맞았다지만 아직 스태프 분야,특히 안무는 넘어야 할산이 많다. 본격적인 안무 개념이 도입된 것은 10년도 안된다. 그저 율동 수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관행에 충격을 준 게 93년 ‘동숭동 연가’(이종훈 연출)다. “당시 창작 뮤지컬은 배우에게 안무훈련을 시키지 않았고 배우들 기량도 낮았습니다.‘동숭동 연가’에 참여하면서 연출자와 상의해 춤이 되는 사람을뽑았죠.”이 작품은 안무에 대한 일반의 인식과 함께 그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뮤지컬 몇 작품에 배우·안무자로 참가했지만 어디까지 주요 관심은 ‘순수 무용’이었다.안무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확인한 뒤 뮤지컬에 빠져들었다. “공동작업이라 아이디어도 얻고 극적 구조도 배울 수 있습니다.이미지나 메시지 전달로만 전개되는 무용과는 다른 맛이죠.”종합예술의 매력에 젖어 9년동안 30여편의 뮤지컬에 참가했다.아이디어가 돋보였는지 호평이 잇따랐다.“독특한 동작선”(고래사냥)“마술같은 안무”(명성황후)“한국적 춤사위의 현대적 재현,세련된 표현,오리엔탈 분위기”(〃)등등…. 이런 찬사에도 불구하고 “아직 100% 맘에 든 작품은 없었다”고 말한다. “배우들이 손 동작이나 표정 하나 틀려도 밤에 잠을 못 이룬다”는 그의‘일 욕심’은 이론작업에서도 드러난다.‘안무 체계’를 다룬 책이 하나도없어 자신의 현장경험을 토대로 ‘뮤지컬에서의 무용 기능과 형성과정’이란석사논문을 냈다. “그저 춤만 만든다고 생각하고 대충 덤비다간 큰코 다칩니다.작품을 철저히분석해야죠. 그렇다고 너무 몰입하면 상상력이 죽습니다.‘분석과 창조의 조화’가 중요합니다.” 뮤지컬의 오락적 기능만 강조하기 보다는 한 차원 높은 예술로 승화시키고싶어 내년에 미국에 유학할 계획이다.이미 경희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브로드웨이 재즈센터(2년),런던 컨템퍼러리 댄스스쿨(1년)등에서 수학한 바 있다. 이종수기자
  • [이세기 칼럼] 세종문화회관의 새출발

    뉴욕 브로드웨이를 브로드웨이답게 만드는 것은 단연 극장과 뮤지컬이다.현재 타임 스퀘어를 중심으로 흩어져 있는 크고 작은 극장은 40여개,오프 브로드웨이 극장은 그 10배가 훨씬 넘는다.항상 공연되고 있는 작품의 편수는 대략 200편,대중적인 뮤지컬을 비롯해 상업극 총체극 실험극 춤극이 공연된다. 1년 내내 성수기를 보내면서 봄 시즌에는 6월에 시상하는 토니상을 노리는야심작들이 쏟아져 나오고 바로 토니상을 휩쓴 작품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은이맘 때면 뉴욕으로 몰려든다. 지난 82년 브로드웨이 윈터가든에서 막을 올린 ‘코러스 라인’의 경우에는 14년 9개월 공연에다 관람객 800여만명,입장권 수입은 3억2,900만 달러.‘캐츠’의 경우는 지난 97년 5월 6,138회라는 놀라운 공연 기록을 세운 바 있다.뉴욕의 전체 관광수입중 70%가 문화관광 수입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일본에서는 노오(能)나 가부키(歌舞伎)를 전문으로 하는 단(團)이나 좌(座)가 따로 있고 95년을 기준으로 연 600억원의 입장수입을 올리는 극단 사계의 경우에는 ‘미녀와야수’ 한 작품을 공연하기 위해 전용극장을 세울정도다. 세종문화회관이 오는 22일 재단법인체로 새 출발을 하기 위한 출범식을 갖는다고 한다.서울시 직속기관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총감독제를 도입하고 인사와 공연기획,9개 단체의 통폐합은 물론 회관의 독립법인화 등 굵직한 과제도 새로 출범한 재단법인이 갖게 된다.그러나 동양최대의 문화예술전당이라는 찬사에 걸맞지 않게 세종문화회관은 그동안 비효율과 엄청난 예산 낭비의 연속이라는 비난을 끝없이 받아왔다.연간 180억원에 가까운 거대한 예산을갖다 쓰면서 내놓을 만한 자체 제작 상품이 없다는 것과 한국 최고의 대극장답지 않게 얼핏 떠오르는 고정 레퍼토리나 대표작이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산하단체를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이를 활용한 새로운 기획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이유는 4,000석 규모의 대극장 공연을 만들어낼 만한 창작력의 빈곤과 장기계획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창작 오페라 한 편을 만들기 위해서는 2,3년 이상의 준비기간을 거쳐야 하는데 비해 1년 단위 예산지원으로는 명작탄생은요원하기만 하다.그래서 창작품 개발에 해마다 많은 예산을 쓰기보다 괜찮은 작품을 수정 보완해 완성도를 높이자는 의견도 있어 왔다.또한 그 해의 예산을 그해 안에 쓰지 않으면 안된다는 파행적인 예산운영도 문제다. 그해에 남은 예산을 다음으로 이월해서 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경쟁력 있는 작품을 만들고 관광객 유치에도 열을 올려야 한다.브로드웨이 작품들이흥행에 성공하는 까닭은 작품의 완성도에도 있지만 사전의 신용과 홍보·광고열 때문이다.웬만한 호텔 로비와 주요 건물에는 홍보물 책자와 더불어 좌석의 예약을 받고 있으며 시내 버스와 건물 외벽 대형 전광판 광고물이 맨해튼의 밤거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세종문화회관의 목적은 상업성 이전에 제한된 대중의 예술적 시야를 넓히는 데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또 어떤 공연이든 질적인 수준에자극을 줄 수 있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이른바 구단위 문화공간과 연계하면서 이들의 프로그램을 리드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경영합리화라는 명제아래 수익증대에만 급급하다 보면시민을 위한 문화봉사의 한계를 넘어서는우를 범할 우려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극장과 관객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일이다. 좋은 작품이 있어야 하고 단원과 직원들의 철저한 프로 의식,능력위주로 결집시킨 위한 시스템 정비와 세계에 내다팔 수 있는 문화상품 개발도 시급하다. 이제 새 천년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세종문화회관이 새로운 광화문 시대를 열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가오는 21세기에 세종로를 세종로답게 만드는활기찬 세종문화회관으로 거듭 태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논설위원 sgr@]
  • [대한매일 창간95]’문화게릴라’ 4인 특별대담/프로필

    ‘문화의 세기가 다가온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당연하게 여겨지는 구호다.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이 화두를 보면서 휘황찬란한 ‘극장 간판’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이는 ‘과연 오기는 올까’‘온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하는 우려에서비롯된다.대책없는 치장,실속없는 입선전에 쓴 웃음만 지은 게 한 두 번이아니기에 그 알맹이를 보고 싶다. 하지만 한 세기의 문화현상을 내다보기란 쉽지 않다.본질을 꿰뚫지 못할때는 에두르는게 좋다. 현장에서 다양한 ‘문화 모험’을 감행하고 있는 4명(김재인 성기완 이명석 장진)이 최근 만났다.이들은 한 분야에 머물지 않고 전방위로 활동하는 이른바 ‘문화 게릴라’들(프로필 참조). 장르 사이를 ‘폭주’하는 배경과 ‘꿈’을 털어 놓으며 다가오는 세기의 모습과 밑그림을 그려 봤다.예정된 시간을 넘기며 토론은 3시간 정도 이어졌다. 겉으로 볼 때 튀어보이기만 하는 이들.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속은 깊고 넓어,그들의 ‘삐딱한 대들기’에 담긴 정신을 읽을 수 있었다.그것은 ‘문화의 세기’라는거창한 구호가 아닌 ‘현장의 힘’이었다. 21세기 문화를 이끌 이들의 공통점은 ‘낙관’이다.하지만 신중하고 단호했다. ■김재인 우리 네명의 공통점이 있다.맨발에 슬리퍼 그리고 여러 분야를 오가는 움직임.이전에는 볼 수 없던 ‘크로스 오버’나 ‘문화 퓨전’에서 물꼬를 터보자.이 현상은 87년부터 나타났는데 왜 ‘여러 우물’을 파기 시작했을까. ■성기완 지식인·글 중심의 사회 시스템이 한계에 이른 것이다.지금은 과도기이지만 21세기엔 개별매체를 파괴할 필요가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이다.일전에 프랑스 드 쿠플레 무용단의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무용·연극·영상 등의 장르 통합이 너무 자연스러워 부러웠다. ■장진 앓고 있던 ‘시대의 고름’이 터진 것이다.연극·영화계는 아직 매체를 오락가락하는 사람에 대한 도마질이 심하다.이렇게 해선 좋은 작품 나오기 어렵다. ■이명석 개별 장르가 고여있기 때문에 한 곳을 벗어나려는 현상이나 모임이활발하다.홍대 앞 언더만화그룹이 펑크 그룹을 만든 것도 좋은 예다. ■김 크로스오버의 배경은 무엇일까. ■장 대중문화가 급변하고 다양해졌다.민주화와 더불어 ‘확실한 적’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길을 찾은 결과다.또 기라성같은 비주류들이 당당하게 나섰다.이들이 21세기에 더욱 활기를 띨 것이다.쿠데타로 주류에 편입하기 보다는 주류에게 한방 먹이고 빠지는 지구전이 늘어날거다.하지만 이 역시 불안하다.이들이 주류가 된 뒤 어떨지…■이 한 군데만 때려서는 성과를 거둘 수 없기에 크로스 오버가 나온게 아닐까.아마추어이면서 ‘언더’로 위장하는 것도 문제다.‘언더’를 마치 상업적 브랜드로 이용하는 거품이 빠져야 한다.진정한 언더는 못해서가 아니라안하는 거다.음악쪽은 어떤가. ■성 비슷하다.80년대 움튼 반문화는 게릴라전이었다.네가 하니까 나는 안한다는 ‘태도’를 중시했다.이런 ‘자기 파괴’ 혹은 세련되지 못한 형식만으론 안된다.비주류 나름의 ‘미학과 방법’을 찾아야한다. ■김 우리가 ‘문화 오지랖’이 넓어진 이유는 뭘까. ■이 섞고 패러디하거나 ‘혼성모방’ 같은걸 좋아한다.이는 개별 장르에서이미 많은 것이만들어져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론 새로운 걸 엮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일종의 ‘실존적 도망’이다.기존 제도가 주는 숨막힘과 갇혀있는 느낌에서 탈출해보자는 거였다. ■성 ‘나는 세포’‘너는 원형질’ 식으로 일상적 실용세계가 갈수록 전문·세분화 되고 있다.이런게 답답했고 전문적이지 못한 나의 무능력(웃음)에대한 반감도 있었다.배운건 ‘글’밖에 없는데 좋아한 건 음악이었다.이 간격을 메우려는 작업이 정체성 찾기이자 장르 넘나들기였다.어쩌면 우리 모두가 ‘과도기적 인물’일지 모른다. ■장 연극과 영화 다 하고 싶어 하는거다.그리고 둘 다 내게는 보완적이다.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아이디어를 준다.재미없으면 하라고 해도 못한다. ■이 밥만 먹고 못사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닐까. ■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장 연극·영화판에서 과제는 ‘사람에 대한 투자’(경제적 의미만이 아니라)이다.전천후 예술장르를 지향하는 문화창작집단 ‘수다’를 만들었다.개별 매체안의 안주를 부수는 작업을 시도할 것이다.쉽게 말해 한명이 이런 작품을 만들려고 할 때 필요한 모든 인력을 연계시켜주는 일이다.내년쯤 수면위로 오른다.‘한 방’치고 싶다. ■성 독립 레이블 회사 ‘강아지 문화·예술’를 5년 정도 ‘버텨’가고 싶다.이는 H.O.T감각으로 획일화되는 대중가요판에 대한 거부다. ■이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자리(이를테면 만화잡지 같은 것)를 만들고 싶다.주류의 삭막함도 안아 주고 비주류도 고립되지 않게 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만화는 돈 덜 들이고 인생을 즐기는데 유용하다. ■김 기성세대나 동시대 사람들보다는 다가올 세대에게 관심이 많다.그들이자유롭게 생각하고 느끼고 표현하는 판이 필요하다.굳이 대학내부일 필요가없다고 생각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잘 가꿔서 누구나 ‘철학 혹은 문화의잔디밭’에서 뛰놀게 하고 싶다. ■김 자본 혹은 시장의 유혹은 어떻게 하나. ■성 80년대엔 시장 고민할 필요 없었다.운동권서적을 오토바이 타고 운동권서점에 뿌리면 되었다.그러나 이젠 움막치고 살 수 없는 시대다.어떻게 ‘인디 정신’을 유지하면서 시장 속에서 버틸까고민이다.‘공룡 틈에서 노는쥐’의 운명이랄까. ■이 쥐끼리 잡아먹는게 더 무섭지 않느냐. ■성 요즘은 덜 하다.궁지에 몰리니까 연합전선 펴고 있다. ■장 인디를 살리는 시장구조는 또 다른 ‘발명’이다.개인적으론 낙관한다. ■이 만화는 약간 다르다.기존의 만화시장을 앗아 먹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시장다툼이 아닌 확장도 가능하고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장치도 발견할수 있다. ■김 시장논리를 따르다 ‘인문학의 위기’를 부른게 아닌가.대학의 결과물이 돈이 되어야한다는 ‘신지식인’발상은 위험하다.스피노자는 렌즈를 깎으며 철학을 연구했다. ■김 마지막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논의해보자.저기 장진이 ‘스크린 쿼터 땜에 삭발도 했지만 미국 위주의 흐름을 경계할 방법은 없을까. ■성 돈 된다고 할리우드의 스토리라인을 따르면 안된다.우리 것으로 우리스타일 만들자.인도 파키스탄이 ‘자기들만의 록’을 만든 지혜를 배우자.우리같은 젊은 세대의 무거운 짐이다. ■장 록이 없는 나라에서 로커의 고민을 찍은 영화 ‘정글스토리’는 깨질수밖에 없었다.‘스크린 쿼터’로 머리 깎았다.대놓고 박치기 못하고 이렇게싸우는게 창피스러웠지만 일단 힘을 갖자고 생각했다. ■김 문화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할리우드식 시선을 벗어나는 것은 영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장르가 안고 있는 문제다. ■김 얘기가 끝이 없는데 이 정도에서 맺자.엄숙주의가 아니고 벽을 허물고싶어하는 등 이전 세대와는 확실히 다른 고민임을 확인했다.앞으로도 이런모임을 자주 갖자. ■성·이·장 좋다. 정리 이종수기자 vielee@ - '삐딱이' 4인 프로필 ■김재인 69년생.88년 서울대 동물자원과 들어갔다 ‘알레르기’느껴 89년미학과 재입학.대학원은 철학과로 바꿈.문화 무크지 ‘이다’(문학과 지성사)편집동인이며 질 들뢰즈의 ‘베르그송주의’를 비롯 번역서 다수.홈페이지(http:///sh.hanarotel.co.kr/∼armdown)만들어 철학·문화론 대중화 ‘전쟁’에 몰입. ■성기완 67년 서울 변두리서 태어난 ‘변두리 정서’의 소유자.서울대서 불문학(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지만 본업이 뭔지 아리송.시집 ‘쇼핑갔다 오십니까?’(문학과 지성사)를 낸 시인,밴드 ‘99’멤버로 뛰는 뮤지션,대중음악평론가,케이블TV 비디오자키로도 맹활약.그의 말.“시는 내 뿌리,음악가는 끊임없이 되고 싶어하고 그래서 시도하고 있는 중,평론가는 배운게 글이어서 봉사한다는 기분으로 씀”. ■이명석 70년 출생.서울대 철학과 88학번.그의 키워드는 어릴때 미친 ‘만화’와 커서 만난 컴퓨터.지적 호기심 왕성해 출판사 문학담당 편집자,문화월간지 기자,만화 스토리작가,웹진 ‘스폰지’편집장을 거쳐 만화 문화사이트‘마나마나’운영중.그의 말.“만화를 안주삼아 사람들이 함께 뛰놀 마당을 만들어 주고 싶다”.‘그로테스크하고 아라베스크한 문화의 백과사전’(가지 않은 길)과 ‘이명석의 유쾌한 일본만화 편력기’(홍 디자인)를 펴냄. ■장진 71년 출생.서울예술대 졸업. 명함이 모자랄 경력.희곡·방송·시나리오 작가,연기자,TV프로그램 사회자,연극·영화 연출자.한마디로 공연문화를‘갖고 노는’ 능력있는 젊은이.고교때 대학로에 살다시피 하면서 연극 100편 ‘때린 바’있어무대 형상화는 식은 죽먹기.‘택시 드리벌’ 등 연극계의 ‘대박’몰고 다니는 문제적 연출가.최근 영화 ‘간첩 리철진’ 쓰고 감독.
  • 음악과 함께 하는 여름방학

    여름방학을 맞아 여러 형태의 청소년 음악회가 열린다. 공연 현장을 찾아가는 ‘문화체험’숙제가 아니더라도 이번 방학에는 ‘음악과 친해지기’로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공연장을 찾아다니는 것은 어떨까. 16일 열리는 KBS교향악단의 ‘협주곡의 밤’을 시작으로 8월27일까지 이어지는 청소년 음악회를 특징별로 살펴보자. 악기특성에 따라 편성한 음악회 ‘99 실내악 축제-윈드,윈드!’(8월 8∼12일)‘플루트 앙상블의 밤’(8월16일)‘타악기 앙상블’(8월21일)‘하프의 아름다움-나현선과 앙상블’(8월21일)은 특정 악기로만 편성,각 악기의 특징과 음색을 구분해서 감상할 수 있다.‘…윈드,윈드!’는 8일 서울 목관 5중주단이,9일 코리안 색소폰 앙상블,10일 한음 트럼본 앙상블,11일 서울 금관 5중주,12일 피리 목관 5중주단이 출연,친숙한 곡들을 들려준다. ‘플루트…’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과 20여명의 국내외 유명 플루티스트들이 나와 모차르트·멘델스존 등 유명작곡가들의 플루트 곡을 들려준다. 강동석은 라벨·드뷔시·크라이슬러의 소품들을연주한다. ‘타악기 앙상블’에는 서울타악기 앙상블과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이 출연한다. ‘하프…’는 하프와 현악기가 만나는 무대.하피스트 나현선과 조이 오브 스트링스가 협연,헨델의 ‘하프협주곡 작품 4-6’을 연주한다.해설자가 나와연주곡과 하프의 특성을 설명해 준다. 해설이 있는 음악회 ‘청소년음악회’(23일)‘서울바로크합주단 음악회’(8월 21∼22일)와 ‘99 여름가족 음악회’(8월24일)가 그것. ‘청소년 음악회’는 클래식 구성작가 김강하의 해설로 진행된다.피아노·플루트 독주,한 대의 피아노에 2명의 연주자가 함께하는 ‘포핸즈’(4hands)등 다양한 연주형태로 아리아,외국가곡,한국가곡,생상의 ‘백조’등을 들려준다. ‘서울바로크…’의 두차례 음악회는 연주곡목이 각기 다르지만 바흐·모차르트·헨델 등 여러 작곡가 곡을 해설을 들으며 비교,감상할 수 있다. ‘99여름…’은 지휘자 금난새가 유라시안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면서해설한다.바이올리니스트 여은정이 비발디의 ‘사계’중 ‘봄’과 ‘여름’을,오보이스트 이윤정이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 나단조’를 독주로 들려준다.레스피기의 ‘루트를 위한 옛무곡과 아리아’도 감상할 수 있다. 교향악단 KBS교향악단의 ‘협주곡의 밤’(16일)은 한양대 박은성 교수가지휘를 맡았다.모차르트 ‘돈 죠반니’서곡,차이코프스키 ‘로코코 주제에의한 변주곡’,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 3번’을 미 커티스 음악원에 재학중인 첼리스트 주연선과 피아니스트 홍기정이 협연한다. 서울시교향악단(8월15일)의 ‘광복절 기념음악회’에서는 장윤성 지휘로 펜데르츠키의 ‘한국교향곡’등을 들을수 있다.‘오케스트라의 밤’(8월19일)에서는 강남교향악단과 협연자들이 들려주는 오페라 아리아,피아노협주곡,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등을 감상할 수 있다. 국악 정동극장에서는 문화다원주의를 표방한 청소년음악회 ‘문화충돌’(8월 11∼19일)을 준비한다.남미의 라틴 민속음악단 ‘시사이밴드’와 극장 전속 풍물팀의 창작 레퍼토리 ‘항아리’와 ‘통타’로 프로그램을 짰다. 국립국악원에서도 국악원 정악·민속·무용단 등이 총출연하는 여름방학 특별공연 프로그램(8월 9∼13일)을 마련했다. 강선임기자sunnyk@
  • 대중문학으로 재조명 받는 추리문학 진단/역사/우리나라 추리소설

    소설은 재미 있어야 한다는 오락적 기능을 강조할 때,우리는 먼저 추리소설을 떠올린다.수수께끼를 풀어나가면서 느끼는 지적 유희의 쾌감이 어떤 다른소설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최근 정전(正典)장르에 의해 주변부로 밀려나 있던 비(非)정전 하위 장르들이 주목받으면서 추리소설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추리소설이 발달한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대중문학 그 중에서도 특히 추리소설이나 공포소설 같은 미스터리가 폭넓게 읽힌다.또 우리와는 달리 장르의구분이 무의미한 만큼 대중소설 작가라고 해서 평론가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무시당하는 일이 없다.그 작품들은 물론 일정한 수준을 유지한다. 대표적인 추리소설가로 으레 언급되는 작가가 ‘쥐덫’으로 널리 알려진 영국의 애거사 크리스티다.크리스티의 작품은 셰익스피어보다도 14개가 더 많은 103개 국어로 번역돼 5억부 이상 팔렸다.크리스티가 생전에 발표한 추리소설은 모두 86권.특히 ‘빅4’로 꼽히는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오리엔트 특급살인’‘ABC살인사건’‘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비롯해 피해자가범인이라는 식으로 전개되는 ‘예고살인’ 등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자신의 소설을 압도하는 기이한 실종사건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크리스티는이른바 ‘골든 에이지’ 추리소설의 대표작가로 견고한 독자층을 형성하고있다.골든 에이지는 1920∼40년대 추리소설의 전성기를 일컫는 말로,누가 범죄를 저질렀는가를 밝히는 수수께끼 플롯에 치중하는 작품을 가리키기도 한다. 중세를 다룬 현대소설인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도 대표적인 추리소설로 빼놓을 수 없다.‘장미의 이름’은 모종의 임무를 띠고 이탈리아의한 수도원에 잠입한 영국의 수도사 윌리엄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교황이 아비뇽에 유폐되면서 교권이 무너지고 유럽에 창궐한 페스트의 여파로 농민반란이 뒤따르는 등 중세 봉건제의 토대가 심하게 흔들리던 시대,교회의 반발로 이단심판이 본격화돼 마녀사냥이 벌어지던 시대를 그렸다.에코가 14세기중세를 무대로 한 까닭은 주인공인 윌리엄 수도사의 분석적인 사고가 14세기초 영국의 스콜라 철학자 오컴의 윌리엄이 등장한 이후에야 가능했기 때문이다.오컴의 윌리엄은 유명론(唯名論)의 주창자로 기호해석에 관한 진보적인이론을 전개한 인물이다. 이처럼 비교적 완성도 높은 추리 장르의 소설들은 최근에도 잇따라 출간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이 움베르토 에코에게 적잖은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영국 추리작가 엘리스 피터스(본명 에디스 파지터)의 ‘캐드펠 시리즈’다.최근 제10권 ‘고행의 순례자’(북하우스)까지 나온이 시리즈의 배경은 12세기 초 중세 영국 미들랜드 지방의 시루즈베리.인간고통의 내면을 끈질기게 탐구함으로써 중세인의 사상의 궤적을 좇는다. 이시리즈는 중세의 의상과 색채,소리를 생생하게 묘사,12세기 영국인들의 삶과분위기를 실감나게 살려냈다는 평을 얻고 있다. 그러나 엘리스 피터스가 각광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레이먼드 챈들러 계열의 하드보일드(hard-boiled) 소설이 ‘타락’했기 때문이다. 하드보일드는 1920년대 말 미국에 처음으로 등장한 소설의 한 유형으로 프랑스에서는 ‘흑색소설(roman noir)’의장르에 포함된다.추리소설에 있어서하드보일드는 범인을 찾는 과정은 다른 추리소설과 비슷하지만,주인공이 지적인 추리가 아니라 행동과 완력을 통해 범인을 밝힌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때로는 범인이 스스로 실토하는 경우도 있어 모험소설과 추리소설의 경계를아슬아슬하게 지나가기도 한다.개성이 강한 등장인물과 복잡한 플롯,장식적인 배경 등이 특징으로 골든 에이지와 함께 대표적인 추리소설 장르로 꼽힌다. 이 하드보일드 스타일은 ‘에드거 앨런 포의 창조적 계승’으로 찬사를 받았지만 80,90년대에 들어 스스로의 한계를 감당하지 못하고 문학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말았다.충격만을 위한 잔혹,반전을 위해 존재하는 반전 등이 그주된 요인이다. 반면 엘리스 피터스가 주도하는 현대 영국 추리소설은 문학적 측면을 크게강조한다.미국의 레이먼드 챈들러가 하드보일드 미스터리의 영역을 개척해현대 미국 미스터리의 원형을 구축한 작가라면,엘리스 피터스는 전후 미국추리소설에 밀려 잠시 주춤했던 영국 미스터리계를 일으켜 세운 인물이다. 또 국내에 새로 소개된 추리소설로 시선을 끌만한 것으로는 미국 여성작가셰리 홀먼(34)의 역사 미스터리소설 ‘도둑맞은 혀’(문학사상사)가 있다.중세 성지 순례단이 순례 여행중 겪는 의문의 사건들을 추적하는 내용으로,실존 인물인 펠릭스 파브리 수사가 지은 ‘펠릭스 파브리 수도사의 여행기’를토대로 한 작품이다. 이집트와 시나이 산, 성 카타리나의 유골이 있는 고대수도원 등지를 직접 답사해 소설에 생동감을 불어 넣었다. 추리소설의 효시라고 할 에드거 앨런 포와 뒤이어 등장한 코넌 도일과 길버트 체스터튼이 미스터리의 토양을 일궜다면,1920년대 이후의 애거사 크리스티나 엘러리 퀸은 추리소설의 황금시대를 연 작가들이다.도서출판 청년사에서는 ‘코넌 도일의 정통적 계승자’‘미국 추리소설 그 자체’란 평을 듣는엘러리 퀸이 가려 뽑은 세계 초(超)단편 추리소설 걸작선 ‘미니 미스터리’(청년사)를 최근 내놓았다.이 책에는 세계 유명 추리작가의 작품 뿐 아니라 안톤 체홉,찰스 디킨스,기 드 모파상,마크 트웨인,잭 런던 등 거장들이쓴 추리소설도 발굴해 싣고 있어 눈길을 끈다.또 민음사에서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최신작 ‘빛이 남아 있는 동안’을 오는 12월에 펴낼 예정이다. 한편 국내 추리소설로는 추리소설선집 ‘99 올해의 추리소설 아웃사이더’(신원문화사)가 나와 있다.김성종·이상우·노원 등 원로 작가에서부터 신진작가까지 한국의 대표적인 추리작가들이 망라돼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일본에서 지난해 세금을 가장 많이 낸 작가는 추리소설가 니시무라 교타로(西村京泰郞)라고 한다.선진국일수록 또 사회가 고도로 발달할수록 추리소설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미국이나 일본,영국 등 등 추리문학 선진국의 경우추리소설은 생활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추리소설이란 말은 150여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나라마다 다양한 용어로 불려 왔다.영미에서는 탐정소설(detective story 혹은 mystery story)로,프랑스에서는 경찰소설(roman policier)이란 말로 통용됐다.특히 경찰의 수사력에 역사적 배경을 둔 프랑스의 ‘로망 폴리시에’는 중국식 추리소설이라 할 ‘공안(公案)소설’과도 일맥상통한다.최근의 국제적인 추세를 보면 범죄소설(crime novel)이라는 말이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탐정소설이라는 용어는 추리소설이 일본에 처음 도입된 메이지 말기에 일본인이 만들어낸 신조어다. 추리소설은 소설의 발달과 더불어 탄생했다.소설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신화나 설화,민담,전설 등의 구비문학 혹은 ‘천일야화’에까지 이른다.추리소설의 기원 역시 멀리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에서 가깝게는 볼테르의 ‘자디그’까지 소급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근대적 의미의 추리소설은 미국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모르그가의 살인’(1841)에서부터 출발한다.그 뒤 19세기 말 영국의 코넌도일에 와서 하나의 양식으로 굳어졌다- 우리나라 추리소설 우리의 추리문학은 어떤가.누구나 명탐정 셜록 홈즈나 괴도 루팡의 이름을들먹거리지만 정작 추리소설에 대해서는 편견과 무지를 보이고 있다. 우리 문단에서 추리소설에 관심을 보인 것은 1918년 코넌 도일의 작품 ‘충복’이 ‘태서문예신보’에 번역·수록되면서부터.1930년대 들어서는 외국작품 소개와 함께 국내의 순수 창작물도 여러 편 선보였다.당시 우리 추리문학의 대부였던 아인(雅人) 김내성이 일본어로 쓴 ‘타원형 거울’(1935)이대표적인 예다.그는 ‘마인(魔人)’‘가상범인’‘백가면’‘살인예술가’등을 발표하며 추리작가로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굳혔다. 그러나 60년이 넘는 한국 추리소설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 추리문학의현주소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영미권의 정통 추리소설도,일본작가 모리무라세이이치(森村誠一)류의 사회파 추리소설도 찾아보기 힘들다.어정쩡한 형태의 ‘불륜’ 추리소설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순문학 내지 고급문학에 기울어져 있는 사람들은 추리소설이란 장르를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작가나 출판사들 또한 문학작품에 ‘추리소설’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기를 달가워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이러한 문학적 자기비하 현상이 계속되는 한 한국 추리문학의 앞날은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의 추리소설이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추리적 재미를 만들어내야 한다.코넌 도일의 작품을 노골적으로 베낀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 같은 유사 추리소설은 더이상 나와서는 안된다.변호사였던 존 그리샴,국제담당기자였던 프레드릭 포사이드,호텔맨이었던 모리무라 세이이치,의사였던 로빈쿡 등이 확실한 ‘전공’을 갖고 추리소설을 썼듯이 현대의 추리작가에게는무엇보다 고도로 전문화된 지식이 요구된다. - 국내 선보인 캐드펠 시리즈 ?성녀의 유골 ?99번째 주검 ?수도사의 두건 ?성 베드로 축일장 ?죽음의 혼례 ?얼음 속의 처녀 ?성소의 참새 ?귀신들린 아이 ?죽은 자의 몸값 ?고행의 순례자 - 읽을만한 추리소설 ?애거사 크리스티:쥐덫 ?움베르토 에코:장미의 이름 ?패트리샤 콘웰:악의 경전 ?로빈 쿡 :미필적 고의 ?엘러리 퀸:재앙의 거리 ?모리무라 세이이치:인간의 증명 ?존 그리샴:거리의 변호사 ?프레드릭 포사이드:재칼의 날 ?이안 맥완:암스테르담 ?김성종:제5열
  • ‘추억의 만화’ CD롬으로 나왔다

    ‘황금가면’(김종래) ‘흰구름 검은구름’(박기정) ‘라이파이’(김산호)….요즘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십중팔구 고개를 옆으로 저으며 “처음 듣는다”고 하겠지만 40대 후반을 넘은 성인들에게는 절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만화들이다. 지난 50∼60년대 코흘리개 아이들을 꿈과 상상의 세계로 이끌며 당대를 풍미했던 국내 희귀 만화가 CD롬으로 나왔다.2장으로 제작된 CD롬에는 ‘아기포졸’(김원빈) ‘고바우영감’(김성환) ‘감초선생’(박기당) ‘싸워라 지구함대’(신동우) ‘원자탄 코코’(오명천)등 34편의 만화가 수록돼있다.56년 8월 창간된 본격 성인만화잡지 ‘만화춘추’도 들어있다.영인본으로도 제작된 이 잡지는 당시 유명한 신문만화가인 김성환,정운경,김기율 등이 그린시사성 강한 작품이 담겨있어 당시의 세태와 풍속도를 엿볼 수 있다. 희귀만화모음집 CD롬은 만화문화의 기초를 다지고 올바른 만화문화를 정립하고자 지난 5월 부천시에 둥지를 튼 부천만화정보센터(소장 조관제)의 첫사업이다.보존과 열람이 쉽지 않은 옛날 만화를 자료로 묶어 만화전문인들의연구와 창작활동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아울러 일반인도 쉽게전통 만화를 접하게 함으로써 우리 만화에 애정과 긍지를 갖게 하자는 뜻도갖고 있다.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작품들만을 모으느라 ‘발품을 꽤 팔았다’고 한다. 부천만화정보센터는 앞으로 희귀본 만화를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을 계속 하는 한편 만화연감,연구논문집 등을 차근차근 내놓을 계획이다.이번 CD롬은 소량 제작한 탓에 꼭 필요한 이들에게만 1만원에 판매한다.(032)320-3745이순녀기자
  • 오페라 무대 ‘창작’은 있고 ‘작품’이 없다

    창작오페라 무대에 이상열기가 몰아쳤다. 매년 한두편 정도 무대에 올랐으나 올해는 이미 5편이 공연을 끝냈고 준비중인 2편까지 합치면 모두 7작품이 무대에 오르게 된다. ‘둘이서 한발로’(대본 장수동,작곡 김경중,서울오페라앙상블)‘황진이’(대본 구상,작곡 이영조,한국오페라단)‘무등동동’(대본 조태일·김준태,작곡 김선철,빛소리오페라단)‘사랑의 빛’(대본 장수동,작곡 백병동, 서울오페라앙상블)‘백범 김구와 상해임시정부’(대본 이종헌·장수동,작곡 이동훈,강화자베세토오페라단)는 이미 공연된 작품. ‘매직 텔레파시’(대본·작곡 이종구,코레콤)‘산불’(대본 차범석,작곡 정회갑,국립오페라단)은 각각 11월로 공연일정이 잡혀 있다. 이처럼 창작오페라 제작이 활발해진 데는 문화관광부의 무대예술 특별지원사업이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문화관광부가 IMF로 침체한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문예진흥원을 통해 국고 20억원을 민간단체에 지원키로 한 것이다. 지난 85년부터 문예진흥원이 꾸준히 시행해 온 ‘창작활성화 지원기금’도한몫을 했다.이는 창작오페라에 작품당 1억원(작곡가 2,500만원,대본작가 500만원,단체 7,000만원)을 지원해주는 제도. 올해 공연됐거나 공연할 창작 오페라중‘둘이서 한발로’와 ‘산불’을 빼고는 모두 이들 자금을 지원 받았다.‘둘이서 한발로’는 규모가 요건에 맞지않아서,‘산불’은 민간단체가 아닌 국립오페라단 작품이기 때문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것. 이 단체들이 지원받은 액수는 적게는 5,000만원에서 최고 1억 2,000만원에이른다. 이같은 창작오페라 지원제도가 오페라 활성화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지원대상이 규모가 큰 대극장용 작품에만 치중된 데다 한 단체에 많은 액수를 지원,완성도 떨어지는 대작들만 양산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무엇보다 문제점은 선정과정과 지원 후의 평가가 엄격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무대예술 특별지원사업’기금을 받은 공연에 대해서는 전문위원과 심사위원들이 관람하고 자료를 모은 뒤 회의를 열어 평가하도록 되어 있다.그러나예술작품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다는 것이 문예진흥원 추진반 관계자의 지적이다. 또 ‘창작활성화 지원기금’규정에 따르면 대극장무대에 오를만큼 규모가 큰 작품이어야 하며,지원단체로 선정되면 그 다음해 말까지 작품을 무대에 올려야 한다.이는 작은 공연을 통한 실험 기회는 포기하고 규모 큰 공연만을기획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창작오페라의 생명은 리브레토(오페라 대본)와 곡이다.소재는 시공을 초월한 보편성을 담아야 하고 구성에서 드라마적인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먼저 대본작가와 작곡가는 오페라를 잘알고 애정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을 선정하는 데도 유명인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앞에 예로든 작품에 참가한 대본작가·작곡자·연출자 중 오페라 제작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대본의뢰를 받거나 연출을 맡으면서 오페라 관람을 처음 했다는 웃지 못할 사례도 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지난 50년 제작된 현제명의 ‘춘향전’을 첫 창작오페라로 인정할 때 창작오페라의 역사는 50년이나 된다.그동안 많은 작품이 무대에 올랐으나 작품성을 인정받아 재공연된 것은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다. 이에 대해 예술의전당 문호근 예술총감독은 “작곡자와 대본작가를 선정할때 적어도 오페라에 관해서는 잘아는 사람을 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4편의 창작오페라를 연출한 장수동 서울오페라 앙상블 대표는 “작곡이나대본 등 창작분야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작품뱅크’를 제안했다.작곡가나 대본작가들이 작품을 만들어 저장하고,이를 자유롭게 열람하도록 한다는 뜻이다.이를 위해 정부가 지원금을 한 단체에만 줄 것이 아니라 창작하는 젊은이들에게 고루 지원하는 방법을 검토하자는 제의이다. 문예진흥원에서는 올해부터 우수작품을 지원해 주는 ‘우수 레퍼토리 공연’사업을 실시하고 있다.올해 공연된 ‘황진이’와 ‘백범 김구…’두 작품이재공연 또는 해외공연도 추진중이어서 첫 수혜단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번역작품에 비해 창작오페라는 제작비가 많이 든다.민간단체에서 흥행이 보장되지 않는 창작품을 무대에 올리기는 힘들지만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 양산되어서는 관객들에게 외면당하기 마련이다.지원금때문이 아니라 진정 좋은 작품이 창작되고 이것을 수정·보완하면서 더욱 완성도 높은작품이 나오길 기대하는 것이 오페라계의 바람이다. 강선임기자 sunnyk@
  • [인터뷰]오페라 ‘황진이’ 작곡 이영조 교수

    “국내에 실력있는 연주자는 많습니다.그러나 오페라 대본이나 곡을 제대로쓸 수 있는 작가나 작곡가는 많지 않습니다.창작분야 전문인력을 키워야 합니다”최근 공연한 창작오페라 ‘황진이’를 작곡한 이영조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음악원장)는 대본이 좋으면 악상이 저절로 떠오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곡쓰기가 힘들다며 창작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황진이는 좋은 소재입니다.그러나 지난 92년 구상선생님이 쓰신 대본에는한시(漢詩)가 많았고,우리가 익히 아는,기생으로서 흥미를 끌 만한 부분이담겨 있지 않았습니다.청자나 백자같은 고고한 여인으로 그려져 있었지요”‘황진이’는 7차례나 대본과 작곡을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 무대에 올랐다. 이교수는 지난 87년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오페라 ‘처용’(대본 김의경,작곡 이영조)을 예로 들며 당시 그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 재공연할 수 있었던 것도 대본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김의경씨는 연극연출가로 연극 대본을 여러차례 썼고 이 분야에 관심도 많았지요”이어 그는 “오페라는 종합예술로 음악장르 중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볼거리도 많다”고 전제하고 “작곡가와 대본작가가 공감대를 형성,작품을 만들고진행과정에서는 작곡가를 정점으로 스태프가 움직여야 완성도 높은 작품이나올수 있다”고 현재 창작과정의 문제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황진이’는 대본과 곡을 다시 수정해 오는 9월 재공연되며 내년 3월에는해외공연도 할 계획이다. 창작오페라가 무대에 많이 오르는 현상에 관해 이교수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인데도 작품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려는 노력이 먼저이지만 정부의 지원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문예진흥원이 주는 창작활성화 지원금을 처음 받은 예술가가 맺은 결론이었다. 강선임기자
  • [조약돌]남북한, 옛가요 저작권 분쟁조짐

    ‘알뜰한 당신’‘번지없는 주막’‘신라의 달밤’등 일제시대 창작된 흘러간 옛 노래가 남·북간 저작권 분쟁의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 음악가동맹 중앙위원회는 지난 5일 성명을 발표,흘러간 옛 노래에 대한 ‘작가 도용’ 문제를 남한측에 제기하고 나선 것.북측이 문제삼고 있는곡은 작사가 조명암씨(본명 조영출)의 ‘알뜰한 당신’ 등 500곡,작사가 박영호씨의 ‘번지없는 주막’ 등 108곡 등 모두 1,000여곡에 이른다. 구본영기자 kby7@
  • 괴테 ‘파우스트’ 발레로 본다

    문호 괴테의 탄생 250돌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올들어 연극·음악·영화·시 낭송회 등의 형태로 봇물처럼 터져나왔다.이 열기가 모던 발레로이어진다. 오는 8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를 ‘파우스트 2000’은 괴테의역작을 몸짓으로 그려보려는 자리다. 구성과 안무를 맡은 장선희 세종대교수는 “방대한 스토리보다는 춤으로 풀수 있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전개할 것”이라며 “대신에 4명의 주인공을 주축으로 작품을 이끌어 가면서 남녀 무용수들로 이뤄진 코러스와 리드댄서를활용하여 장면을 매끄럽게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힌다. 이어 이번 무대는 발레의 딱딱한 룰에 얽매이지 않고 컨템퍼러리 댄스 개념을 도입하여 움직임을 자유롭게 했는데 특히 화려한 색상과 과감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이상봉의 무대의상(이상봉)이 압권일 것이라고 덧붙인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주역 무용수 이준규가 파우스트,장선희교수가 그레첸·헬레네의 1인2역을 맡았으며 국립발레단의 최세영이 메피스토펠레스로 나온다. 국립발레단의 ‘스타 댄서’김창기와세종대의 황순영은 코러스를 이끄는 리드댄서로 가세한다. 장교수는 주로 문학작품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오는데 창작발레 ‘황진이’를비롯하여 ‘신라의 사랑’‘외디푸스의 변명’‘나비꿈 혹은 나비의 꿈’등의 작품을 안무한 바 있다.오후7시30분(02)3408-3280이종수기자
  • ‘고전소설사의 구도와 시각’/국문학자 정출헌교수

    “조선시대 사대부 남성들은 규방 여성들 사이에 널리 읽히던 국문 장편가문소설을 즐겨 읽었다.그러나 국문소설의 지리번쇄(支離煩쇄)한 점이 늘 불만이었다.그들은 결국 자신들의 의도대로 소설을 손수 창작,규방 여성들로하여금 읽게 했다.김만중의 ‘사씨남정기’ 같은 작품이 그 대표적인 예다” 소장 국문학자인 정출헌교수(41·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가 최근 펴낸 ‘고전소설사의 구도와 시각’(소명출판)은 17세기 조선 사대부 남성과 규방소설의 관련 양상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사씨남정기’는 서포 김만중이 17세기 후반 국문으로 지은 뒤,그의 종손(從孫) 김춘택이 1709년 제주도 유배 때 한역한 고대소설.김춘택이 한문으로옮긴 ‘언번남정기(諺번南征記)’는 다시 국문으로 번역돼 여러 국문본이 전해진다.필사본과 방각본(경판본),구활자본 등을 포함,이본(異本)이 74종에이른다.문제는 판본에 상관없이 ‘사씨남정기’ 전편에 여성을 가문 안에 긴박하려 했던 남성중심적 사회관이 짙게 배어 있다는 사실이다.‘사씨남정기’에서 볼 수 있듯이,사대부 남성들이 규방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여성적인정감과 여성적 글쓰기 방식은 남성적인 정치의식과 남성적 글쓰기 방식으로바뀌었다.정교수는 이것을 남성주의적 글쓰기의 폭력,나아가 문화적 폭력이라고 규정한다. 이 책의 문제제기는 다분히 논쟁적인 성격을 띤다.또한 판소리계 소설에 등장하는 여성 형상을 폭넓게 살피고 있어 주목된다,판소리계 소설은 야담계단편소설·우화소설과 함께 조선후기 고전소설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꼽힌다. 특히 판소리계 소설은 봉건사회 해체기에 우리 고전소설이 이룩한 문학적 성취를 선명하게 보여준다.판소리 열두 마당 중 적잖은 작품에서 여성은 주인공 또는 그에 버금가는 몫을 담당한다.‘배비장타령’의 애랑,‘강릉매화타령’의 매화,‘춘향전’의 춘향을 비롯,‘변강쇠가’의 옹녀,‘장끼전’의까투리,‘게우사(무숙이타령)’의 의양과 무숙이 본처,‘옹고집전’의 옹고집 처,‘흥부전’의 흥부 처 등이 그런 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층신분의 여성,곧 중세 봉건사회에서의 신분적 질곡과성적차별이라는 중층적(重層的)인 모순의 담지자라는 점.이들이 문학적으로 어떻게 형상화됐는가를 살피는 것은 판소리가 조선 후기 서민들의 동향에초점을 맞춰 문학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것 만큼이나 흥미로운 논제다. 정교수는 판소리계 소설에서 부정적이고 폭력적인 남성 형상 대신 건강하고강인한 여성 형상이 부각된 것은 중세사회가 기울고 근대사회가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한다. 이 책은 설화·지괴(志怪)·전기 등 나말여초 서사문학의 보고인 최치원의‘수이전’에서부터 17세기 후반 고전소설의 최고 걸작인 ‘구운몽’에 이르기까지 주요한 한문소설들을 다룬다.고전소설사의 주류를 이루는 한문소설이 국문소설과 어떻게 교섭·길항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를 풍부한 실증적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17세기 이후 다채롭게 분화·발전된 고전소설의 주요 작품들을 조선후기라는 시대적 배경에서 읽어내려는 당대적 시각과 그것을 오늘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려는 현재적 시각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도평가할 만한 대목.그런 점에서이 책의 고전소설 독법(讀法)은 고전을 살아있는 고전으로 되살리려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만하다. 김종면기자 jmkim@
  • 버림받은 아픔 진솔한 詩語로

    비둘기는 항상 두 마리가 함께 왔다/비둘기를 보면서/아빠랑 같이 행복하게 살자고 약속했는데/그 비둘기와 아빠는 보이지 않는다(‘비둘기처럼 다정한’,서울D초등교 2년 고모양)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보호시설에서 살고 있는 10대 소녀들이 시집을 발간했다.시집의 제목은 ‘저 파란하늘이 있어 이제는 울지 않을래’(도서출판 토우).서울 구로구 구로6동 가톨릭재단의 아동보호시설 ‘나눔의 집’(원장 주춘옥·52)에서 살고 있는 8명의 초·중·고 소녀들이 창작한 79편의 시가 실려 있다. 13년 전 문을 연 ‘나눔의 집’에는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2명의 딸들이 주원장을 엄마라고 부르며 함께 살고 있다. 이 소녀들은 김유권(金裕權·46)·조윤주(趙允珠·36)씨 등 현역시인들로부터 1년간 지도를 받고 공동 창작시집을 펴냈다.시집은 이들이 고교 졸업후독립하는 데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발간됐다.김씨는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소녀들이 자신만의 아픔을 진솔한 시어로 승화시켜 잔잔한 감동을준다”고 말했다. 주원장은 “시집발간을 계기로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고세상을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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