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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언으로 읽는 우리역사]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6일부터 매주 목요일 연재

    [예언으로 읽는 우리역사]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6일부터 매주 목요일 연재

    서울신문이 새해부터 역사학자 백승종(47·푸른역사연구소장)씨의 역사 문화 에세이 ‘예언으로 읽는 우리 역사-백승종의 정감록(鄭鑑錄) 산책’을 연재합니다. 1월6일부터 매주 목요일에 실릴 이 연재물은 우리 사회 문화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민족의 예언서 ‘정감록’에 담긴 의미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가는 고급 에세이입니다. ‘정감록’은 동학을 비롯한 새로운 종교의 사상적 모태가 되었습니다. 조선 후기 변혁운동의 추동력도 바로 ‘정감록’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 이른바 ‘감록촌(鑑錄村)’이 생겨났을 정도로 ‘정감록’의 영향은 지대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민간신앙의 경지에까지 오른 ‘정감록’의 본질에 대해 우리는 아직 잘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잘못 알려진 것들도 적지 않습니다. 필자에 따르면 ‘정감록’은 18세기 전반 함경도에서 출현했고, 세월이 지나면서 적지 않은 내용상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한 사람의 창작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친 ‘민중의 저작’인 셈입니다. 그런 만큼 ‘정감록’의 비의(秘意)를 정확히 해독하기는 어렵습니다.‘…백승종의 정감록 산책’은 그 비밀의 코드를 여러 문헌 자료와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독자와 함께 풀어가는 흥미로운 지적 여정이 될 것입니다. 서강대 사학과 교수와 독일 베를린 자유대 한국학과 교수를 지낸 필자는 국내 미시사 연구의 개척자로,‘정감록’에 관한 논문을 6편이나 쓴 최고의 ‘정감록’ 학자입니다.‘대숲에 앉아 천명도를 그리네’ 등 대중적 역사서를 낸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합니다. 새들은 태풍을 미리 감지하고 안전한 곳으로 부지런히 날갯짓을 한다고 합니다. 우리 선조들도 뭔가 큰 일이 닥쳐올 것 같으면 ‘정감록’을 서둘러 훑어 보았습니다. 거기에 절망을 희망으로 살아내는 예언의 지혜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백승종의 정감록 산책’은 ‘정감록’이 결코 단순한 혹세무민의 비기(秘記)나 길흉화복을 점치는 참서(讖書)가 아님을 증명해 보일 것입니다. 필자의 자유분방한 붓끝을 좇다보면 어느새 역사를 바라보는 눈이 밝아지고 사유의 지평이 트인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
  • 새드라마 ‘쾌걸 춘향’ 한채영

    새드라마 ‘쾌걸 춘향’ 한채영

    ■ 새드라마 ‘쾌걸 춘향’ 한채영 “다혈질에 단순무식하고, 툭하면 주먹부터 나가고, 만날 ‘택택’거리고….(웃음)그래도 알고 보면 오직 한 남자에게만 순정을 바치는 좋은 여자라니까요.” 낯설다. 디지털카메라 경품에 눈이 멀어 나이트클럽에서 ‘그네쇼’를 펼치는 성춘향이라니. 이 새로운 춘향이는 옥에 갇혀 속절없이 서방님만 기다리던 누군가와는 많이 다르다.‘얼짱’,‘몸짱’,‘공부짱’에 싸움 실력까지 특출해, 어지간한 불의(不義)는 암행어사가 나설 것도 없이 자신이 직접 처단해버리는 ‘쾌걸(快girl·제작진 표현)’이란다. 철없고 단순한 몽룡이를 어르고 달래 명문대는 물론 사법고시까지 합격하게 만드는 ‘열녀’. 어찌보면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새해 1월3일 첫방송되는 KBS2 새 월화드라마 ‘쾌걸춘향’(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전기상 지병현)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패러디된 주인공 성춘향역을 맡은 한채영(24)은 “처음으로 실제의 나와 똑같은 배역을 받았다.”며 무척 신나는 눈치였다. “으, 그동안 팔자에도 없는 도도하고 능력있는 캐리어우먼 역만 맡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이번에는 말투 같은 것부터 그대로 저인지라, 연기가 아닌 것처럼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모든 배역을 직접 캐스팅 한 전기상 프로듀서도 “당돌하고 발랄한 새 춘향 캐릭터가 한채영 원래 성격과 잘 들어맞아 연기에 쉽게 적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8세때 미국으로 건너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한국을 떠나있었던 한채영은 의외로 고전인 ‘춘향전’을 읽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아, 사실 처음에는 심청이랑 헷갈려서,‘아버지 때문에 바다에 뛰어드는 애’라고 아는 척하다가 주위의 빈축을 산 적도 있지요.”그녀는 “내가 파악하는 춘향이는, 한국 전통의 순종적인 여인상을 대변하는 일편단심 열녀”라면서 “이번 춘향이도 다른 것은 다 바뀌지만 일편단심 하나만은 똑같이 유지된다. 끝까지 지킨다.”고 말했다. 실제 성격도 그럴까.“그럼요. 원래 성격이 단순해서, 누가 한번 좋아지면 그 뒤에 더 좋은 사람이 와도 흔들리지 않아요. 좀 손해보는 성격이죠. 물론 다소곳, 얌전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지만. 누가 내 남자 뺏어가려고 시도하면 직접 찾아가서 응징할 것 같은데요.” 주먹까지 쥐어보이며 웃었다.“그대로 ‘죽음’이다.”라고 말했다. 몽룡의 싫은 점들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따지기에 구체적인 이상형이 존재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한채영은 “글쎄, 전 좀 많이 긴데.”라며 머뭇거리더니 정말로 ‘목록’을 죽 읊었다.“일단 제가 많이 어린지라, 얼굴을 상당히 따집니다. 우선 보기에 좋고 멋져야 해요. 그리고 성격은 착하지만, 유약해선 안 되고, 터프하면서 말수가 적은 과묵한 사람이면 좋겠어요. 그렇지만 어느 정도의 유머는 있어야 하고….” 계속 이어지는 ‘목록’ 열거도 끊을 겸,“극중에서처럼 이상형에게 능력 없으면 내조로 키워줄 거냐.”라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즉시 튀어나오는 대답.“제가 능력 있잖아요. 사랑만 있다면 능력은 없어도 상관 없습니다. 제가 열심히 일해서 먹여살릴 겁니다.(웃음)아무리 일 잘하고 능력 있어도 옆에 좋아하는 사람 없으면 불행할 것 같으니까요.” 한채영은 마지막으로 “이번 쾌걸춘향이 사실상 첫 주연에 첫 본격 코믹 연기다. 기대도 크지만 안 해봤던 캐릭터라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많이 부담되기도 한다.”고 털어놓으면서 “그래도 처음으로 딱 맞는 배역을 맡아 신나게 연기하고 있다. 처음에 좀 어색하게 보여도 계속 지켜봐달라.”고 부탁했다. 글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러브스토리 in 남원 KBS2 새 월화드라마 ‘쾌걸춘향’은 고전 ‘춘향전’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패러디한 로맨틱 코미디물.‘미안하다, 사랑한다’의 후속작으로 새해 1월3일부터 16부작으로 방송된다. 기생의 딸 춘향(한채영)은 생활고 속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밤무대 가수의 딸로 다시 태어났다. 몽룡(재희)은 공부와는 담을 쌓은 경찰서장 아들, 변학도(엄태웅)는 끈질기게 춘향이를 노리며 도움을 주는 연예기획사 사장. 여기에 몽룡의 첫사랑 채린(박시은)이 원작에는 없는 창작 캐릭터로 일과 사랑 모두에서 춘향과 경쟁하며 재미를 더해줄 예정이다. 전기상 프로듀서는 “신데렐라 콤플렉스가 너무 흔해 평소 주목했던 춘향전을 패러디하게 됐다.”면서 “고전을 빌려 오늘날 젊은이들의 사랑과 일, 우정 등 가치관을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문화마당] 산을 움직이는 법/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어느 스님이 절에 부임하여 처음 설법을 하면서, 지금부터 30분 안에 저 멀리 있는 산을 움직여 자신에게 오도록 하겠다고 했다. 불자들은 과연 산이 움직일까라는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산과 스님을 번갈아 가면서 힐끔거렸다. 그러나 30분이 지나고 35분이 지나도 산은 움직이지 않았다. 불자들이 웅성거리면서 힐난 비슷한 말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때까지 눈을 감고 있던 스님이 갑자기 눈을 번쩍 뜨고서는 큰소리로 일갈했다.“산이 움직이지 않는구나. 그렇다면 내가 산으로 가야지.” 말을 마친 스님은 벌떡 일어나 산을 향해 걸어갔다. 신춘문예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학창시절 해마다 가을이 오면 신춘문예에 미쳐 거의 한두 달 밤을 새워 작품을 쓴 기억이 있다. 그렇게 써서 투고를 하면 매번 떨어지기 일쑤였다. 낙방 직후에는 자신의 작품을 알아봐 주지 못한 심사 위원에게 온갖 저주 아닌 저주를 퍼부었고,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무능함에 절망하고 자학과 자책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서 두고 보자는 오기를 가지고 도전 의지를 다시 불태운다. 그래서 다시 작품을 써 투고를 하고, 또 낙방하고 하는 세월을 보낸 기억이 선명하다. 그런데 그렇게 오기와 좌절의 시간을 겪는 과정에서 문학은 어느덧 내 삶의 절대적 가치와 진리로 다가왔고, 문학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지난해 가을에 제자 중 한 명이 신춘문예에 투고하기 위해 작품을 썼다면서 봐달라고 들고 왔다. 읽어보니 잘하면 당선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준급이었다. 칭찬을 해주고 싶었지만 학생이 나태해질까봐 참고, 근 두 달 동안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게 하고, 또 다른 작품을 한 편 더 쓰도록 하면서 매섭게 다그쳤다. 그러나 결과는 낙방이었다. 학생도 크게 실망했겠지만, 나 자신도 그랬다. 한번 불러 용기를 북돋워줄까 하다가 스스로 이겨내겠지 하는 생각으로 그만두었다. 그런데 새 학기가 되어 학생이 연구실로 찾아왔는데, 얼굴이 몹시 상해 있었다.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말하기를, 문학을 포기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자신은 문학을 너무 사랑하지만 문학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얼마 전 주부 대상 문예창작반에서 특강을 한 적이 있다. 특강 후, 주부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지금 문학을 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대부분 이구동성으로 답을 했다. 문학 소녀 시절에 문학에 미쳐 있다가 중도포기하고 결혼하여 자식들 키운 후 조금 여유가 생기자 문학에 대한 꿈이 되살아났다는 것이었다. 문득 문학을 포기하겠다고 한 키 작은 학생이 생각났다. 지금 그 제자에게 딱 한마디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바로 산을 움직이는 법이다. 산이 오지 않으면 산으로 스스로 가야 한다. 문학이 자신에게 오기를 기다리지 말라. 문학이 오지 않는다면 내가 문학에게로 가야 한다. 저 멀리 있는 문학과 일체가 되기 위해서는 삶의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 눈 덮인 험난한 길을 헤치고 한 걸음 한 걸음 최선을 다해 문학에 다가갈 때, 그때 사랑하는 문학과 함께할 수 있다. 살아가면서 사랑하는 것이 있다면 그 사랑이 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 사랑에 스스로 가라고. 올 한 해를 되돌아본다. 문학에 실망을 안겨 준 적은 없는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적은 없는지. 제자들을 잘 가르쳤는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며칠 뒤면 새해가 시작된다. 을유년 새해에는 산이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산으로 다가가는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본다.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0)포항 호미곶의 해맞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0)포항 호미곶의 해맞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은? 재론의 여지없이 독도나 울릉도다. 그러면 육지에서는 어디일까. 이 역시 재론의 여지없이 포항시 호미곶이다. 동경 129도 34분 03초인 이곳은 동해로 돌출되어 있어 몇 분이라도 먼저 새해 해맞이를 하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다.12월21일, 동짓날 그곳을 찾았다. 옛날에는 동지를 아세(亞歲·작은 설)라 하여 동지제사를 지내며 액운을 물리치는 날이다. 또한 한해를 동지에 시작하였으니, 옛 전통을 되살려 호미곶으로 달려 내려간 것. ●육지서 가장 먼저 해뜨는 호미곶 호미곶을 가려면 포항 시내에서 삼십여분을 더 달려야 한다. 일출의 짧은 순간을 놓칠 것을 걱정하고 있는데, 서울에서부터 내내 동행한 해수부 항로표지담당관실의 진한숙 사무관이 선뜻 장기곶등대에서의 1박을 권하였다.“체험하고, 그냥 들르는 것하고는 천지차이입니다.” 등대는 많이 다녀보았지만 하룻밤 체험은 쉽질 않아 선뜻 등대의 관사에 여장을 풀었다. 마침 울릉도등대에서 찾아온 박영식·정태영 등대지기와 포항항만청의 정용호 과장과 조재준 계장 등 ‘등대사나이’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앉아 ‘이바구’에 여념이 없었다. ‘등대지기’, 좀 더 정확히 말하지만 이들 항로표지원들의 삶 자체가 워낙 외롭고 고달프기 때문에 대단한 단결력을 과시한다. 그러지 않고는 고립된 등대의 삶을 견뎌낼 수가 없을 것이다. 유물 수집 과정을 묻자, 이문희 등대박물관장은 “전국 등대에 연락을 취하고 긴밀하게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과거의 등대유물을 속속 수집하여 올린 덕분에 인멸해 가던 근대 문화유산이 집결되어 오늘의 등대박물관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간단하게 정리해준다. 밤새 북풍이 불었다. 등대의 칸델라가 빙빙 돌아가면서 쏘아대는 불빛이 요동치는 파도에 떨어지자 물빛이 기괴한 빛을 냈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칸델라는 일일이 손으로 깎은 렌즈들의 집합체로 빛이 없어도 그 자체로 영롱한 빛을 내뿜고 있으니, 그냥 퍼지는 파장이 아니라 렌즈의 오묘한 프리즘이 연출해 내는 ‘빛의 향연’인 셈이다. 해맞이광장 한편에 자리잡은 육중한 풍력발전기의 대형 풍차가 엄청난 가속도로 돌았다. 동해로 돌출된 삼각지대답게 호미곶 바람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곳을 일제가 ‘토끼 꼬리’라 불렀으니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땅의 기세가 호랑이 꼬리가 분명하다. 그것도 잠자는 호랑이가 아니라 태산을 흔들며 포효하는 호랑이 꼬리다. 일찍이 남사고가 호미곶을 호랑이 꼬리로 보았음은 역시 조선시대 절세의 풍수지리가다운 안목이다. 고산자 김정호는 국토의 튀어나온 부분을 ‘확실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무려 일곱 번이나 답사 측정한 뒤에 호미곶이 한반도의 가장 동쪽임을 분명히 하였다. 동물의 꼬리란 ‘꼬리곰탕’이나 끓여먹는 대상이 아니다. 돌진할 때 몸의 균형과 스피드를 조절하고, 꼬리를 움직여서 온갖 신호를 보낸다. 꼬리치는 강아지에게서 꼬리를 뺏는다고 상상해 보라. 어쨌든 호랑이 꼬리에 얹혀서 잠을 잔 것 치고는 아주 편한 잠을 잤다. 등대의 침실이 생각보다 훨씬 따뜻했기 때문이다. ●바닷가 한복판 ‘상생의 손’ 감동 새벽 6시 바다로 나갔다. 해가 가장 짧아서 ‘노루꼬리’ 같다는 동지답게 해가 뜨려면 아직 이르다. 신년도 아닌데 벌써 해맞이를 나온 이들이 서성거린다. 필자처럼 새해맞이를 ‘당겨서’ 맞으려는 사람들이다. 미국에서 나왔다는 교포 1.5세를 만났다. 부친은 미국인, 모친은 한국인이란다. 한국문화 체험을 하려고 겨울연휴를 이용해서 ‘어머니 나라’에 왔으며, 동해 일출을 한반도의 제일 끝자락에서 맞이하고 싶어서 서울에서 달려왔단다. 해가 뜬다. 늘상 그렇듯 일출 조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구름이다. 구름이 가린다면 만사가 틀어진다. 수년 전, 동해 일출을 지켜보는데 먹장구름이 흘러가면서 끝내 해가 제 모양을 보여주지 않았다. 사람들의 실망이란, 해맞이가 아니라 흡사 해의 죽음을 조문하러 온 표정들 같았다. 천만다행으로 해가 떠올랐다. 일출은 그야말로 순식간. 뻘건 혓바닥, 아니면 좀 험하게 표현해 갓 잡은 동물의 붉은 간 같다고나 할까. 진홍색 빛을 불쑥 내밀며 천천히 바다로부터 치고 올라온다. 신라의 고승 원효의 이름을 풀면 ‘첫 새벽’이다. 새해 첫 날, 첫 새벽에 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해맞이 전통은 흡사 힌두교도들이 빛의 주인인 크리슈나의 현현을 맞이하는 것과 같다. 불가의 무량수경(無量壽經)에 ‘빛은 외관(外觀)하고 생명은 내감(內感)한다.’고 하였으니, 빛이 있는 곳에 무한한 공간이 조견되고, 목숨 있는 곳에 무한한 공간이 심증된다는 뜻이다. 기독교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빛은 생명 그 자체로 인식된다. 그러한 즉,‘생명있는 온갖 것’들이 해맞이 광장에 모여들어 빛에 감응하고 생명을 느끼고 돌아감은 새해 일출이 선사하는 가장 값진 선물일 것이다. 호미곶광장의 연오랑과 세오녀 기념비에 쓰여 있듯, 그들 부부가 일본으로 떠나자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고 삼국유사에 기록돼 있다. 사신을 보내어 비단을 받아오자, 해와 달이 다시 온전해졌다. 해와 달이 빛을 잃는 것처럼 비극적인 것이 없으니, 호미곶 해맞이에서 해마다 연오랑과 세오녀를 시민 가운데서 선출해 가장(假裝)의 축제를 벌이는 것도 빛을 간구하는 축제의 오랜 전통을 재현해 낸 것이리라. 호미곶 해맞이가 한결 유장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닷가 복판에 세워진 상생의 손 때문이다. 청동으로 빚어진 그 거대한 손 위로 해가 올라선다. 흡사 손으로 해를 받쳐올리는 모습이다. 손노동으로 이룩된 인류의 문명을 상징하듯이 해와 손이 어우려져 감동을 자아낸다. 바닷가에 세워진 온갖 군더더기 조형물과 달리 상생의 손으로 해를 감싸 안으면서 한해 내내 싸우지들 말고 오순도순 잘 살아나가길 바라는 성싶다. 우리 국회의원들은 단체로 이곳에 와서 이런 가르침을 배워야 할 듯하다. ●등탑 층마다 새겨진 배꽃 문장 눈길 해맞이를 끝낸 이들은 등대박물관을 방문하곤 한다.1908년 12월20일에 완공되었으니,2008년이면 100년. 서양 건축양식을 도입, 무려 26.4m 6층 높이의 건조물을 철근 하나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벽돌로만 축조했다. 이러한 축조기술은 오늘날에도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니 근대건축사의 살아 있는 학습장 아닌가. 반드시 등탑의 층마다 붙어 있는 조선왕실 상징물인 이화(梨花) 문장을 보아둘 것을 권한다. 가문이나 왕실을 표시하는 특별한 꽃모양이나 동물문양을 뜻하는 문장으로 ‘오얏 이’의 상징물인 배꽃이 등대마다 각인되어 있다. 풍전등화 신세였던 통감부 시절에 등대를 세우면서 무슨 연유인지 배꽃을 층마다 새겼다. 일제강점기에 일인들은 배꽃을 철판으로 가리고 자신들의 국화문장을 새겼다. 해방이 되어 철판을 떼내자 아무도 몰랐던 배꽃이 제 모습을 드러내어 오늘에 이른 것. 누군가 농을 던진다.“이화여대생들은 반드시 한번쯤 와야 할 필수 코스 아닙니까.” 호랑이 꼬리가 토끼 꼬리로 강등되면서 모진 세월 내내 서러움을 받던 호미곶에 수십만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동해바닷가에서 한해의 염원을 실어보내는 것 자체가 이제 ‘신(新)세시풍속’으로 자리잡은 것이니 감개무량할 뿐이다. 호미곶 일대는 보리판으로 뒤덮여 있다. 어려운 물사정으로 논농사가 불가능한 지형의 특성을 살려 곳곳에 보리를 심어 마치 겨울바다에 녹색의 융단을 깔아놓은 듯하다. 호미곶에는 이육사가 포항의 포도원에서 시상을 떠올려 그의 명시 청포도를 창작하였다는 청포도비도 서 있어 바닷물과 더불어 이래저래 청색과 녹색의 시대를 연출하고 있는 중이다. 겨울보리의 녹색이 추위를 녹인다면, 호미곶의 봄바다에는 화사한 유채꽃이 만발하여 다시금 찾아오기를 기다린다고 하니 유혹의 강도가 너무 강하여 좀체 벗어나기 힘든 곳이 아닐까. ●태양 앞에선 만인이 평등하더라 이제 정신 없던 연말도 끝나가면서 새해맞이를 떠날 이들이 엄청 많을 것 같아 차제에 사족을 달아본다. 호미곶 해맞이공원처럼 그야말로 시설과 조건이 두루 갖추어져 볼 것도 많고 편리한 곳을 찾는 것이 좋을 것이고, 아니면 조그마한 어촌의 언덕에 올라 가족이나 연인끼리 동해 일출을 바라봄도 권할 만하다. 유명세 치르는 곳만 찾을 일은 아니란 뜻이다. 가령, 부산의 기장 같은 곳에서는 국립수산과학원의 너른 공간 속에서 수산과학관이 주관하는 자그마한 새해맞이도 열려 해마다 ‘귀밝이 술’도 권하면서 조촐한 축제를 벌이고 있으니, 이렇듯 전국 곳곳을 찾아보면 주차 걱정없이 일출의 관해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알려지지 않은 곳이 산재해 있다. 구름이 끼어 해가 떠오르는 광경을 보지 못하면 또 어떠랴. 마음의 빛이 더욱 소중한 것일진대, 눈 감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내일의 태양을 향하여 소리칠 일이다. 해는 어김없이 뜰 것이며, 일출은 어느 누구도 한 장소에서 한순간에만 볼 수 있는 것이니, 만인은 해 앞에서만큼은 평등한 것이다.
  • 국악인 박범훈씨 종합대 총장에

    한평생을 우리 가락의 현대화, 대중화에 매달려 온 ‘신 국악인 박범훈’이 중앙대 총장 자리에 올랐다. 국내 종합대학에서 국악인 출신 총장이 탄생하기는 처음이다. 중앙대 법인 이사회는 24일 직선제 투표에서 1위 후보로 올라온 박범훈(56) 국악대학원 창작음악학과 교수를 제12대 총장으로 뽑았다. 그는 고향인 경기 양평의 중학교 밴드에서 트럼펫을 불다가 17세 때 동네에 찾아온 남사당패에 매료돼 피리를 불기 시작했다. 이렇게 우리 가락과 인연을 맺은 그는 국악예고에 들어가려고 혈혈단신 서울로 올라오면서 국악을 향한 도전의 길에 들어섰다. 인간문화재 지영희 선생에게서 피리를 배운 그는 예고 졸업 후 중앙대 음악학과(작곡)를 거쳐 일본 무사시노 음대에서 석사, 동국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다양한 도전을 즐기는 박 신임총장은 국악의 대중화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한영애, 송창식, 김수철 등 대중가수와 함께 국악 공연을 시도하고, 도올 김용옥의 시에 곡을 붙이기도 했다.86아시안게임,88올림픽,2002한·일월드컵, 대구유니버시아드 등 굵직한 행사의 개막식 음악 작곡은 모두 그의 몫이었다.MBC 마당놀이 ‘허생전’,‘홍길동전’ 등도 그의 작품. 그에게는 ‘첫’이라는 말이 늘 따라다닌다.93년 처음으로 아시아민족악단 창단식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12현 가야금을 현대적으로 개량한 25현 가야금을 선보였다. 민간으로는 국내 최초인 중앙국악관현악단도 만들었다. 교육행정가로서도 능력을 발휘해 10년 남짓 서울국악예고 이사장직을 맡으면서 한국 최초로 서울국악유치원, 국악중학교, 국악대학, 국악교육대학원을 잇따라 설립했다. 발도 넓어 지난 11월11일 열린 그의 ‘음악인생 40주년 기념공연’에는 정·관계, 문화계 인사 1500명이 참가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런 그가 총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하자 음악계 선후배들이 “작곡이나 지휘는 누가 하느냐.”며 말리기도 했다는 후문. 그는 “4년 동안 부총장직을 맡아 중앙대의 행정이나 미래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고민했다.”면서 “그래도 막상 총장이 돼 발전기금을 모금하러 다닐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선다.”고 껄껄 웃었다. 박 신임총장은 내년 초 40장의 CD로 구성된 ‘박범훈 소리연(緣)’전집을 내고 잠시 창작활동을 쉴 작정이다.“예술이 노래하고 춤추는 딴따라만이 아닌, 행정과 정치가 모두 담겨져 있는 분야”라는 그의 예술철학이 어떻게 대학 운영으로 나타날지 자못 궁금해진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비극의 역사’ 영화로 만든다

    ‘실미도’와 ‘역도산’. 올해 한국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대작들이다. 근현대사와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들이 유독 많았던 올 영화계 트렌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다.‘실미도’를 제외하고 대다수 영화들이 비평과 흥행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류는 꺾일 줄 모른다. 당장 내년에만 근현대사의 비극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영화가 열대여섯편에 이를 전망. 노근리 사건,10·26,5·18, 삼청교육대, 언론통폐합 등 다뤄지는 과거사도 다양하다. 영화계가 가장 관심을 보이는 현대사는 5·18민주화운동. 현재 3편의 영화가 동시에 기획 중이다.‘이재수의 난’ ‘전태일’ 등을 제작했던 기획시대는 당시 시민군의 대변인이자 지도부 홍보부장이었던 고 윤상원씨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준비 중이고, 호엔터테인먼트는 광주항쟁 당시 시민 자치의 유토피아를 다룬 ‘광주’를 제작하고 있다.5·18기념재단에서도 제작비 100억원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추진 중이다. 80년대 삼청교육대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도 나온다. 엔이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삼청교육대’는 순화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됐던 인권유린의 현장을 고발하는 영화.‘테러리스트’ ‘김의 전쟁’을 연출한 김영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강철웅 대표는 “삼청교육대의 실상을 본격적으로 다룬 첫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7월 개봉 예정이다. 이밖에도 80년 언론통폐합을 다룬 ‘TBC가족여러분, 안녕하세요’(제작사 마술피리),88년 탈옥수 지강헌의 인질극을 소재로 한 김의석 감독의 ‘홀리데이’(현진시네마),75년 최초의 연쇄살인범 김대두를 극화한 ‘살인마 김대두’(필마픽쳐스),70년대 중반 무등산 빈민들의 영웅으로 알려진 박흥숙을 다룬 ‘무등산 타잔, 박흥숙’(백상시네마), 일본의 진주만 공습계획을 미리 알아낸 한국인 최초의 이중 첩보원 한길수의 이야기 ‘파일명 Haan’(트라이엄프픽쳐스) 등이 촬영 중이거나 기획 단계에 있다. 최근 10·26사건을 블랙코미디식으로 그린 영화 ‘그때 그사람들’의 촬영을 마친 강제규&명필름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민간인 학살을 폭로하는 ‘노근리 다리’와 일제시대 공산주의 혁명가 김산의 일대기인 ‘아리랑’까지 일련의 근현대사 영화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심재명 대표는 “우리 현대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격렬하고, 드라마틱하다는 점에서 늘 영화 창작자들의 관심권안에 있었다.”면서 “검열에서 자유로워졌고, 관객들의 기대치도 높아지면서 한국 영화가 과거 금기시됐던 소재들을 다루는 데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실미도’와 ‘태극기휘날리며’의 흥행 여파를 무시할 수 없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과거의 잊혀진 근현대사가 관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실미도’가 입증한 셈”이라면서 “새로운 유형의 영화들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 아무래도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경향이 큰 만큼 당분간 한국 영화계에서 근현대사물과 실존 인물 영화붐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산하기관 탐방] 국립 고양미술스튜디오

    [산하기관 탐방] 국립 고양미술스튜디오

    경기도 고양시 관산동 국립 고양미술스튜디오는 미술 작가들과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화를 위한 창작 공간이다. 문화관광부 산하 국립 현대미술관 소속으로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21평형의 23개 스튜디오와 60평 규모의 전시실, 지역 학생을 위한 미술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부지 1240평에 세워진 3층 건물로, 연건평은 726평 규모다. 현재 서양화가 정주영(여)씨, 한국화가 김명진씨, 조각·설치미술가 박춘호씨 등이 1년∼6개월 예정으로 개별 스튜디오를 무상으로 빌려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전용 스튜디오가 없는 만 25세 이상 49세 이하의 미술작가들에게 한 차례만 입주가 허용된다. 24시간 운영되는 개별 스튜디오엔 난방과 간단한 취침, 취사 시설이 갖춰져 있다. 스튜디오 입주 작가들은 전시실을 무료로 빌려 전시회를 연다. 일반인들은 연중 무료로 이어지는 이들의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다. 스튜디오를 방문하는 국내외 미술관계 인사나 단체 관람객들에게는 작가의 스튜디오와 창작 과정이 공개되기도 한다. 고양미술스튜디오는 매월 3번째 토요일에 고양시 지역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설치미술이나 미디어아트, 현대회화를 현장에서 제작되는 조형물과 슬라이드·비디오·레이저 등을 통해 해설과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지난 8∼9월엔 관내 초등학생들의 작품전시회 ‘꿈꾸는 아뜰리에’를 운영, 학부모와 교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곳에서는 작가의 개별 창작작업과 전시뿐 아니라 작가 설명회 및 세미나 관련 출판물을 발간하고, 국내 미술 작가와 민간 스튜디오 관계자에게 국내외 스튜디오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자료실도 운영 중이다. 또 입주 작가들의 국내외 소개, 외국 스튜디오와의 연계 및 교환 입주, 지방 창작 스튜디오와의 교류도 추진한다. 현재 스튜디오를 넓히기 위해 300평 규모의 확장 공사를 준비 중이다. 스튜디오의 프로그램 매니저 조주현(27·여·미술이론 석사)씨는 “국립 미술스튜디오의 위상을 지켜 나가는 한편 지역 주민과 학생들을 접근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031)962-0070.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천주교 미사곡 판소리로 作唱한 왕기철 명창

    천주교 미사곡 판소리로 作唱한 왕기철 명창

    기억이 생생하다. 열여섯살이던 1979년 여름 어느날. 고향 신태인 역에서 무작정 야간열차에 몸을 실었다. 열 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서울. 종로3가 단성사 뒤편 ‘판소리 학원’ 간판을 매단 낡은 건물 앞에 섰을 때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까까머리 중학생 촌놈의 기를 있는 대로 죽여놓던” 낯설고도 도도했던 도심 공기. 그래서 더 오기가 났을까. 청무같이 짙푸른 청춘을 한줌 미련없이 소리꾼으로만 보냈다. ‘판소리 학사 1호’(한양대 국악과 졸업) 명창 왕기철(41·국립창극단 소속)씨. 그날 그 아침처럼 그에게 세상의 공기는 여전히 낯설 때가 많다. 국악이 주류에서 자꾸만 밀려나는 현실이라 무대에 설 때마다 늘 세상사람들의 편견을 설득하고 달래야 한다.‘판소리 미사’란 이색무대를 창안해 지난 11일 국립극장에서 직접 공연한 것도 그래서였다. ●세계문화유산 지정된 보물 같은 소리 “기다리지 말고 먼저 다가가는 판소리가 돼야만 하니까요. 가톨릭 인구가 얼맙니까. 또 판소리가 어떤 소린가요.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보물 같은 소리 아닙니까. 판소리 가락으로 올리는 미사. 판소리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끌어모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싶더군요.” ‘판소리 미사’라는 엉뚱하고도 기발한 무대를 처음 기획한 것은 올 봄. 아프리카, 유럽쪽의 미사곡들을 우연히 듣게 됐다. 장엄하면서도 애조띤 계면조가 우리 판소리와 꼭 닮았다는 데서 무릎을 쳤다. 곧바로 두달여 동안 작창(作唱)에 몰두했다. 지난 7월 국악작곡가 이상균씨의 편곡을 거쳐 마무리된 판소리 미사는 국악·양악 합창이 섞인 크로스오버 스타일.“대아쟁을 콘트라베이스로 대체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양악을 흡수했다.”는 그다.‘자비송’(Kyrie) ‘대영광송’(Gloria) ‘거룩하시도다’(Sanctus) ‘찬미송’(Benedic tus) ‘사도신경’(Credo) 등이 판소리풍으로 그렇게 탄생했다. 덮어놓고 전통방식만 고집해 국악이 설 땅을 스스로 좁혀선 곤란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판소리 울타리를 넓히기 위해 자신의 음악세계와 관객을 끊임없이 실험한다. 지난 9월엔 ‘21세기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가’란 제목의 창작 풍자 판소리를 발표해 대책없는 실업난을 꼬집었다. 판소리를 미사에 적용했듯 불교와 이어보기도 했다. 지난해 불교음악 ‘염’에 출연해 판소리의 유연성을 또 한번 입증해 보였다. ●불교음악·판소리 접목 ‘호평’ 국립창극단에 입단(1999년)한 지 올해로 5년.‘공인 소리꾼’이 되기까지를 돌이켜보면 참 무모했다 싶은 순간들도 많았다. 판소리와 인연을 틔운 것부터 그랬다. 그에게 소리꾼의 길을 열어준 이는 아홉살 위인 삼촌같은 형(왕기석·2000년 작고·전 국립국악원 단원). 쓸 만한 제자 하나를 찾아보라는 박귀희(가야금 명창) 선생의 말에 형은 다짜고짜 전북 부안 고향집의 그를 서울로 불러올렸다.8남매에서도 일곱번째. 그때는 소리가 뭔지도 몰랐다.“홀어머니가 근근이 꾸려가는 궁핍한 시골살림에 입 하나 덜 요량에서 멋모르고 상경한 셈”이라며 조용히 웃어보인다. “그래도 행운아였죠. 박귀희 선생께 그렇게 가야금을 배우면서 곧바로 서울국악예고에 입학하게 됐으니까. 가야금 병창을 해내려면 소리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선생께서 저를 박초월 명창께 보내신 거였어요.” ●‘판소리 학사 1호’ 별칭 한양대 국악과에 판소리 전공이 처음 생기던 1981년 그는 장학생으로 입학했다.‘판소리 학사 1호’란 별칭은 그렇게 따냈던 것이다. ‘학사 출신 명창’이 되기까지는 그렇게 맺힌 데 없이 풀렸다. 하지만 학비가 없어 힘들었던 기억만큼은 지금도 머리가 절로 도리질쳐 진다. 학비를 벌겠다고 안 해 본 장사가 없었다. 짬짬이 리어카를 몰고 다니며 붕어빵도 팔았고, 고향에서 가져온 김을 팔러 낯선 골목을 누벼보기도 했다. 박귀희 선생은 평생 잊지 못할 은인이었다.“학비를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웠던 대학 3학년때 박귀희 선생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그냥 주저앉고 말았을 것”이라는 그는 “보다 못한 선생님이 당시 문예진흥원장을 직접 찾아가 사정을 호소해 장학금을 타주셨다.”고 돌이켰다. 소리인생을 시작한 지 어느덧 25년. 대학을 졸업하고 한동안은 국악 강사로 지내기도 했다.1985년 졸업하자마자 서울국악예고 판소리 교사로 취직했다.1998년까지 정확히 13년 9개월을 ‘판소리 선생님’으로 살았다.“판소리를 전공해서 따박따박 월급을 받는, 그만큼 안정된 직장도 드물었지요. 그런데 어느날 문득 조급증이 났어요.‘나는 뭐냐, 진짜 소리꾼은 무대에 서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군요.” 그 든든한 직장을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박차고 나왔다. 곧바로 국립창극단 완판창극 ‘춘향전’에 이도령으로, 이듬해인 99년 봄에는 다시 완판창극 ‘심청전’의 심봉사로 줄줄이 주인공에 캐스팅되는 행운을 안았다. 후회는 해본 적이 없다. 아니, 군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중학교 3학년인 둘째딸(윤정·면목중)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아빠의 길을 따라 걷겠다고 나섰다. 지난 99년엔 국립국악원이 올린 ‘완판 심청전’에서 아기 심청을 맡아 그와 나란히 무대에 섰다. 딸 자랑에 침이 마른다.“지난해 12월에도 큰 무대에 섰었어요. 어린이 창극 ‘춘향이와 몽룡이의 사랑이야기’에 몽룡 역에 캐스팅돼서 박수 많이 받았지요.” 올해 공연된 창작판소리 ‘10대 애로가’에도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이번 ‘미사 판소리’에도 국악합창단으로 노래했다. 국립창극단이 간판으로 내세우는 ‘부녀(父女)소리꾼’인 셈이다. ●‘미사 판소리’ 유럽에도 전하고 싶어 국악계에서는 소문난 판소리 형제가족이다. 동생 기석씨도 국립창극단원이다. 작고한 형의 딸 해경씨도 서울국악예고 판소리 강사. 기석씨의 초등학생 딸도 판소리를 배우고 있다. “우려했던 ‘미사 판소리’ 첫 공연은 성공적으로 마친 셈입니다. 하지만 일회성으로 그치게 하진 않을 생각이에요. 국내에서 홀대받는 판소리가 오히려 해외무대에선 신비의 소리로 박수갈채를 받는 현실을 주목합니다.” 내친김에 미사 판소리를 유럽인들의 입맛에 맞도록 좀더 다듬어볼 요량이다. 새해에는 유럽무대 곳곳에서 그의 소리로 ‘판소리 미사’를 올리는 장면을 상상해볼 일이다. 현재 서울국악예고와 중앙대 국악대에서도 강의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중고생 영어·수학 ‘수준별 수업’

    중고생 영어·수학 ‘수준별 수업’

    엘리트 교육을 뜻하는 수월성(秀越性) 교육 대상자가 현재 25만 9000여명에서 2010년까지 전체 초·중·고교생의 5% 수준인 40만명으로 늘어난다.2006년부터는 중·고교생들이 수준에 맞는 과정을 골라 배우는 ‘계열화’(트래킹·Tracking)제도가 수학과 영어 교과에 도입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2일 평준화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이같은 ‘수월성 교육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2010년까지 2087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책에 따르면 중·고생들은 2006년부터 영어와 수학에 한해 ‘상·중·하’로 구분된 교과서 중에서 골라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교육부는 이 제도를 2007년부터 희망하는 학교로 확대한 뒤 2010년에는 전면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체 학교의 30%만 시행하고 있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2007년까지 50%로 늘릴 방침이다. 영재교육도 확대된다. 교육부는 2010년까지 특수목적고와 영재학교, 영재학급, 영재교육원 등 영재교육기관에서 전체 초·중·고생의 1%인 8만명에게 영재교육을 시킬 계획이다. 일반 학교에서는 수준별 이동수업과 조기진급 및 졸업 등을 통해 4%인 32만명을 대상으로 수월성 교육을 실시한다. 영재교육 분야도 수학과 과학 중심에서 예·체능, 정보, 언어·창작 분야로 확대된다. 과학영재학교로 운영되고 있는 부산과학고 외에 2007년에는 예술 분야,2009년에는 정보 분야 영재학교를 한 곳씩 설립할 계획이다.192곳에 불과한 영재교육원은 2010년까지 250곳으로 늘리고, 영재학급 운영기관도 253곳에서 350곳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5000명 정도인 영재교육 전문교사를 2010년까지 1만 10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고교생이 고교나 대학에 개설된 전문 심화교과를 이수하면 대학에서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AP제도’도 내년 과학고에 시범 시행한 뒤 2006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또 낙후 지역의 학생들을 한달에 한두차례 전문 교사가 방문, 지도하는 ‘리치아웃’(Reach Out)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여의도 IN] “과거 찌꺼기 털어버리자” 이철우, 여야의원에 책 선물

    ‘조선노동당 가입’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주인공인 이철우 의원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자신의 저서 ‘백두산 호랑이’이와 ‘한탄강에 서면 통일이 보인다’ 2권을 여야 의원들에게 선물했다. 이 의원은 직접 책을 포장하고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에게는 자필로 쓴 카드를 책갈피에 끼워 보냈다. 이 의원은 카드에서 “저무는 한 해 과거의 찌꺼기를 털어버리고 국민 앞에 겸허한 마음으로 서로를 용납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면서 “서로 생각은 달라도 건전 경쟁으로 거듭나는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 한나라당과 의원님들 위에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책 선물을 보내는 이유에 대해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세상의 가치와 변화의 원리를 인정하며, 다양성을 인정하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거부한다면 갈등과 대립은 극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백두산 호랑이’는 이 의원이 지난 1994년 중부지역당 사건으로 투옥중일 때 당시 여섯살이던 딸에게 선물로 써보낸 편지 200여통에 실린 창작동화를 엮은 책이고 ‘한탄강에 서면 통일이 보인다’는 한탄강댐 반대 시민운동을 하면서 쓴 자서전이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되돌아본 2004 문화] ④문학계

    “김훈, 김영하 두 작가로 기억될 한해였다.” 한 출판사 편집장은 2004년 문학계를 이렇게 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재기발랄한 젊은 작가 김영하와 3년전 출간한 장편소설 ‘칼의 노래’로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입지를 굳힌 김훈이 침체에 빠진 문학시장의 자존심을 추슬러 주었다는 얘기다. 이에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오빠가 돌아왔다’‘보물선’ 등으로 김영하는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이산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 김훈의 ‘칼의 노래’는 올해도 국내 소설 가운데 최다 판매부수(45부)를 기록했다. 올해 초 장편 ‘현의 노래’를 새로 발표하며 왕성한 창작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김훈은 단편 ‘화장’으로 이상문학상까지 차지해 50대 늦깎이 작가의 저력을 과시했다. 그는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문단의 ‘브랜드 작가’ 1순위로 꼽히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출판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두 작가의 ‘스타 스토리’말고는 할 말이 그리 많지 않은 한해였다.1981년 문을 연 교보문고 광화문점조차 사상 첫 매출액 감소를 기록한 해였으니 ‘실족’했다는 소설시장 형편이야 말할 것도 없다. 한 국내소설 전문출판사의 대표는 “유명작가에게서 원고를 받아놓고도 시장이 워낙 얼어붙어 있어 출판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곳이 한 둘이 아니다.”고 푸념한다. 오랫동안 침묵하던 중진 작가들이 우연히도 모두 4년여의 공백을 깨고 새 소설을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완서의 장편 ‘그 남자네 집’, 서정인의 연작단편집 ‘모구실’, 최일남의 창작집 ‘석류’ 등이 그것. 특히 박완서는 지난 10월 출간한 새 장편을 지금까지 11만부 넘게 팔아 ‘장편 승부사’로서의 내공을 입증했다. 김원일(‘물방울 하나 떨어지면’)도 12년 만에, 이청준(‘꽃 지고 강물 흘러’)도 3년 만에 소설집을 발표했다. 30대 작가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린 것도 올해 문학계의 큰 변화.2000년대를 이끌어갈 신인작가들이 다양한 개성의 화법으로 줄이어 등장했다. 김영하를 비롯해 소설집 ‘최순덕 성령 충만기’ 출간 뒤 평단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기호, 왕성한 필력으로 여성소설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천운영, 윤성희 등이 그들이다. 10만부를 넘기면 대단한 베스트셀러로 분류되는 한국문학의 현실과는 대조적으로 댄 브라운의 ‘다 빈치 코드’는 100만부가 팔려 나가며 국내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역사적 상황에 상상력이 결합된 쉽고도 ‘실용적’인 서사로 소설읽기에 거부반응을 보이던 독자들을 달랬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또한 남북간 문학교류와 관련한 논의가 어느 해보다 활발했다. 정치 상황이 경색되면서 막판에 무산되긴 했으나, 지난 8월말엔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작가대회가 추진되기도 했다. 또 창비가 제19회 만해문학상 수상작으로 북한작가 홍석중의 장편 ‘황진이’를 선정, 금강산에서 작가에게 직접 상을 전달한 것도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56살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은 캠퍼스 커플. 잠시도 떨어지지 않는 커플의 주인공은, 할머니와 손자라는데, 손자가 매일 할머니를 모시고 등교하는 사연은?풍선만 있으면 뭐든 만들어 낸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손놀림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풍선맨, 존 캐시디를 만나본다. ●생방송 쟁점토론(YTN 오후3시10분)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잇단 해외순방 이후 앞으로 국정운영 기조를 ‘경제에 올인’할 것이라고 말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런 만큼 새해에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정운영의 기조 변화 어떻게 볼 것인지, 경제 중심의 틀 어떻게 짜야할 것인지 토론해 본다. ●책, 내게로 오다(EBS 오후 11시40분) ‘뱀장어 스튜’로 2002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권지예. 그녀의 두 번째 창작집 ‘폭소’에는 삶의 곳곳에 숨겨진 아이러니, 실소를 터트릴 수밖에 없는 일상의 면면들을 정면으로 그려내고 있다.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그녀의 소설 ‘폭소’를 드라마 영상으로 만난다. ●신기한 세상 별난 톱 10(iTV 오후 9시20분) 롤러 코스터는 1884년 미국의 톰프슨이 발명하여 뉴욕 교외에 있는 ‘코니 아일랜드’에 설치하면서 사람들의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 후로 여러 놀이공원에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 사람들에게 궁극의 짜릿함을 선사하기 위해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시켰다. ●왕꽃 선녀님(MBC 오후 8시20분) 점을 잘 보는 유명한 모녀 무당이 있다는 소문에 무빈의 어머니는 무빈의 장래를 묻기 위해 부용화네를 찾아온다. 신당안으로 들어서는 무빈의 어머니를 보고 초원은 당황한다. 마침 초원을 보기 위해 무빈이 들어서자 무빈 어머니는 모든 진상을 알게 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세근이 돌보느라 허리와 어깨의 통증이 심해진 영자씨, 놀이방에 세근이를 맡기고 한의원을 찾는다. 을수씨는 아버지 생신이 다가오자 바쁜 와중에도 아버지를 위한 선물을 직접 만든다. 그 날 저녁, 영자씨는 세근이를 놀이방에 맡기고 함께 일을 돕겠다고 얘기하지만 을수씨는 묵묵부답이다.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홍기가 사채업자들에게 고소당해 경찰서에 들어갔다는 것을 알게 된 독사는 서울로 면회를 온다. 서울에 온 김에 정우를 찾아온 독사는 곧 약혼을 한다는 말에 안심하면서 홍기가 경찰서에 들어가 있다는 얘기를 한다. 홍기는 면회를 온 독사에게서 정우의 약혼소식을 듣고 놀란다.
  • [논술이 술술]작은 인간/마빈 해리스

    세계화로 그 특징이 표현되는 현대는 또한 ‘문화의 시대’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는 다양한 문화들을 손쉽게 접하고 있으며, 또한 그 문화들의 경제적 상품적 중요성과 가치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현대는 ‘문화 위기의 시대’이기도 하다. 세계화와 더불어 전 세계의 문화는 ‘할리우드’로 상징되는 미국식 대중문화의 영향 아래 더욱더 획일화되고 있으며, 생명공학의 발달과 함께 인간의 행동을 생물학적인 요인으로 설명하고 규제하려는 시도 또한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인류에 관한 102가지 수수께끼’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문화 인류학의 관점에서 인간의 삶에서 나타나는 여러 양식과 상식들을 살펴보고 있다. 인류의 삶은 언제,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계급 구분은 왜 생겨났으며 질투, 전쟁, 가난 그리고 남녀 차별은 불가피한 것인가 하는 여러 문제들을 문화 인류학의 관점에서 살펴봄으로써 인간의 조건 가운데 얼마만큼이 유전적 요인이고, 얼마만큼이 문화적 유산인지를 분석하고 있다. 마빈 해리스는 이러한 근원적인 탐색의 결론으로 ‘인류는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물음을 통해 “자연이 우리에게 부과한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 사이의 커다란 차이를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현대 문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라고 강조한다. 이 책을 쓴 마빈 해리스는 오늘날 가장 널리 알려진 문화 인류학자 가운데 하나이며,1953년부터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인류학을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을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여러 현상들과 비교하며 읽으면 더욱 흥미롭다. 예컨대 마빈 해리스는 인간 사회에서 나타나는 과시적 소비를 ‘권력과 부를 획득하고 지키기 위해 문화적으로 구성된 전략’이라고 규정한다. 우리 사회의 소비 현상은 이러한 규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문화인류학이 흥미로운 것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다. 그것은 성적, 인종적, 종교적 차별과 갈등들을 좀더 폭넓은 시각에서 통찰력 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줄 뿐 아니라, 사회 역사적 차이 아래 놓인 인간의 보편성에 대한 성찰로 우리를 이끌어준다. 그것이 탐구하고 분석하는 것은 각 사회의 특수한 문화 양식이지만,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나름의 한 걸음 나아간 이해이다. ■생각해보기 ▲이 책에서는 인간 사회에서 나타나는 과시적 소비를 ‘권력과 부를 획득하고 지키기 위해 문화적으로 구성된 전략’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과소비의 특성을 원시 부족에서 나타나는 과시적 소비 현상과 비교해 그 공통점과 차이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 책에서는 여성의 사회 지위가 무엇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는지 간략히 밝히고,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인종우월주의 의식을 비판해 보자. ▲‘종교와 문화’ 사이의 관계에 대해 써보자. ▲이 책에서는 ‘인류는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물음에서 ‘자연이 우리에게 부과한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 사이의 커다란 차이를 분명히 인식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한다. 이 뜻을 적절한 보기를 들어 풀이하고, 자기 생각을 밝혀보자.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중2∼고3 -관련 교과:중등 사회, 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과 고전:슬픈 열대(레비스트로스·한길사), 국화와 칼(루스 베네딕트·을유문화사), 문화의 수수께끼(마빈 해리스·한길사), 식인과 제왕(〃·한길사), 음식 문화의 수수께끼(〃·한길사), 샤머니즘(미르치아 엘리아데·까치글방), 성과 속(〃·한길사), 이미지와 상징(〃·까치글방),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창작과비평사),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 1·2(주강현·한겨레신문사) -기출논제:한양대 1996년 정시 인문계 논술,2002년 정시 논술, 부산대 1997학년도 정시 자연계 논술, 고려대 1998학년도 정시 인문계 논술, 한국외국어대 2004년 정시 논술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 (www.unidream.co.kr)
  • [2005 전문대 입시] 기계에 소질있는 女 유아교육 잘하는 男

    2005학년도 전문대 입시에서도 대학별로 독자적인 기준에 의한 이색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이 많다. 모집인원은 모두 2만 5315명으로,149개교는 주간에서 1만 9557명,107개교는 야간에서 5758명을 뽑는다. 동우대와 부산예술대 등 10곳은 백일장 입상자와 창작집 발간자를 선발한다. 대구공업대를 비롯한 9개 대학은 특허, 실용신안, 상표등록 실적이 있는 학생을 뽑는다. 경도대, 백석대 등 55개 대학은 소년·소녀가장을 특별전형 기준으로 삼고 있다. 경남정보대와 경복대 등 38개 대학은 생활보호대상자 자녀,3세대가 함께 모여사는 가족, 환경미화원 자녀,65세 이상 노인, 실직자 자녀를 뽑는다. 강원전문대와 나주대 등 25개대는 소 10마리, 돼지 500마리, 닭 100마리 이상을 키우는 축산농가 자녀나 농·어민 후계자를 특별전형으로 선발한다. 부산정보대와 상지영서대 등 57개 대학은 자영업자나 개인 사업가에게 특별전형 자격을 준다. 순천제일대, 우송정보대 등 7개 대학은 벤처기업 창업자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구미1대와 성덕대 등 9대 대학은 개인홈페이지 운영자를 대상으로 특별전형을 실시한다. 전업주부를 특별전형 대상으로 하는 대학도 거창전문대와 계명문화대, 한영대 등 39개에 이른다. 가톨릭상지대와 강릉영동대 등 97대 대학은 고교 졸업 후 5년 이상된 경우나 만 30세 이상의 검정고시 출신자 등 만학도를 뽑는다. 경도대, 영남이공대 등 4개 대학은 자동차·기계·전기에 소질이 있는 여학생을, 경북외국어테크노대, 김천과학대 등 11개 대학은 간호나 유아교육에 소질이 있는 남학생을 선발한다. 충청대와 혜천대 등 37개 대학에는 헌혈 참여자나 장기 기증자를 특별전형으로 뽑는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의회]서대문구 화제의 두 의원- 박운기·서정수 의원

    [의회]서대문구 화제의 두 의원- 박운기·서정수 의원

    서대문구의회에 이색 의원들이 많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연극인 서정수(왼쪽 41·홍은3동)의원과 늦깎이 대학생 박운기(37·연희1동)의원. 이들은 독특한 이력을 바탕으로 전문성있는 의정을 펼치고 있다. ● 30여편 연출 서정수 의원 서 의원의 직함은 ‘극단 향토’ 대표.1986년부터 30여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 ‘베테랑급’ 연극인이다. 지난 5월8일 신파극 ‘이수일과 심순애’를 연출해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18년 연극인생 동안 그가 지켜온 원칙은 우리나라 창작극을 공연하자는 것이다. “흔히 우리 문화의 척박성을 탓하며 외국 작품에만 의지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나라에도 연극 소재가 될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실제로 서 의원은 ‘불좀 꺼주세요’로 유명한 극작가 이만희씨를 86년 ‘처녀비행’이라는 작품으로 ‘입봉’(데뷔)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대학 동아리나 다른 극단 등에서 단골 상연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한국연극협회 회원인 서 의원이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연극을 초등·중학교의 정규 과목으로 만드는 일.“연극은 사람의 감수성을 풍부하게 만들어주죠. 실제로 유럽의 많은 나라들도 연극을 정규과목으로 만들었습니다.” 틈이 날 때 마다 초등학교 일일교사를 자청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연극을 밥벌이로 삼으며 어려움이 없었냐는 질문에 서 의원은 ‘연극=마약’으로 단정한다.“마약하는 사람이 밥은 굶어도 어디선가 마약은 반드시 구하잖아요. 연극인들이 돈은 없어도, 공연한다고 하면 어디선가 한푼두푼이 보태져요. 그러다가 작품이 나오는 거죠.” 그렇다면 연극인이 의원이 된 이유는 뭘까.“의원과 배우는 공통점이 많아요. 배우가 무대에서 주인공의 역할을 소화하듯 의원도 의회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죠. 훌륭한 배우는 주인공과 자신을 일치시키잖아요. 의원으로서 주민들의 일을 내 일처럼 여기며 열심히 뛸겁니다.” 성균관대 조경학과 학생인 박 의원은 10년 가까이 홍제천 복원을 줄기차게 주장해 온 환경 전문가다. 이런 이면에는 박 의원의 경험들이 녹아 있다. 성균관대 86학번인 박 의원은 ‘386세대’로 노동운동을 하면서 학교를 졸업하지는 못했다. 이후 울산, 안산 등지에서 운동하다가 93년 결혼과 동시에 고향인 서대문구에 돌아왔다. 하지만 홍제천은 박 의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삶의 터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 늦깍이 대학생 박운기 의원 “어릴 적 홍제천에서 물놀이하면서 물고기 잡고, 옷이 물에 젖으면 장작불에 말리다 옷가지를 태우기도 하고…. 하지만 복개된 홍제천은 콘크리트로 둘러 쌓이고, 장마 때 빼고는 물이 흐르지 않았죠.” 그 때부터 박 의원은 사단법인 열린사회에 들어가 ‘홍제천 살리기 운동’을 주도했다. 해마다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하는 홍제천 생태기행을 열고, 시민들과 문화제를 만들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서대문구는 홍제천 복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박 의원은 이후 계획에 대해서도 환경전문가로서의 야무진 포부를 폈다. “2007년 졸업 때까지 환경 지식을 더 쌓아 옥상에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제대로 해보렵니다. 홍제천·안산·백련산 등을 녹지축으로 만드는 것도 지속적으로 지켜봐야겠죠.”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책꽂이]

    ●세 발 달린 까마귀를 찾아서(조한풍 지음, 풀길 펴냄) 1982년 ‘아동문학 평론’지에 동시 ‘숲에서’로 데뷔한 시인의 4번째 시집. 고대사를 소재로 한 산문시가 독특하다.7000원. ●악기점(배한봉 지음, 세계사 펴냄) 시인은 1998년 ‘현대시’ 신인상으로 등단한 뒤 시집 ‘흑조’‘우포늪 왁새’ 등을 발표해왔다.10년 넘게 전원에 묻혀 과수농사를 지어온 시인답게 시들마다 서정으로 넘쳐난다.6000원. ●식구(김별아 지음, 베텔스만 펴냄) 소설가 김별아가 ‘가족’에 대한 단상들을 산문집으로 엮었다. 해체위기에 직면한 현대 가족의 문제를 때론 신랄하게 또 때론 더없이 차분한 어조로 고민해보게 한다.8800원. ●남자를 묻는다(이경자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소설 ‘절반의 실패’ 등을 통해 여성의 억압된 삶을 돌아보게 했던 중견작가 이경자의 신작 에세이.‘여자’ 혹은 ‘여성작가’로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가부장 제도의 모순을 짚었다.8500원. ●꿈의 벽 저쪽(엄광용 지음, 이가서 펴냄) 요절한 여류화가 최욱경의 삶을 조명한 미스터리 장편소설. 창작집 ‘전우치는 살아있다’, 장편소설 ‘황제수염’등을 발표해온 작가의 소설적 상상력이 속도감 넘치는 문장에 잘 녹아들었다.9800원. ●제국호텔(이문재 지음, 문학동네 펴냄) 모든 것이 네트워크화한 현대문명을 통렬히 고발하는 이문재 시인의 네번째 시집. 첫 시집 ‘내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도 개정판으로 함께 내놓았다.7000원. ●최명희의 문학세계(박현선 지음, 한길사 펴냄) 2003년 제3회 혼불학술상을 수상한 지은이(숭실대 인문과학연구원)가 ‘혼불’ 작가 최명희의 6주기를 추모해 펴낸 ‘최명희 문학연구서’.1만 2000원.
  • [사이버대학특집] 서울디지털대학교 2005학년도 신입생 모집

    서울시 신사동에 위치한 서울디지털대학교(www.sdu.ac.kr · 총장 노재봉)는 2001년 설립된 교육인적자원부 인가 정규 4년제 대학이다. 인터넷으로 총 140학점을 이수하면 4년제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사이버대학으로 재학생 8000여명을 비롯, 전국 50개 대학과 11개 전문대학의 2만여 학생이 수강하는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의 사이버대학이다. 2004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서울디지털대학교는 2001년 개교이래 4년 연속 사이버대학 최고경쟁률, 최대 재학생 규모, 최고 등록률을 기록했다. 학교운영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재등록률(학생이 2학기에 등록하는 비율)과 출석률은 90%이상이다. 이런 성과는 학생을 단지 가르치는 대상이 아닌 고객으로 보고 학생의 질의 및 상담에 24시간 신속하게 대응하는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로 이뤄낸 결과다. 학생이 중도하차하지 않도록 하는 교수와 학생, 학습보조자인 학습조교간의 체계적인 학습관리 시스템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학생관리 및 학습의욕 고취 등은 서울디지털대학교만의 자랑이다. 교수진들을 이론적인 바탕이 탄탄한 업계 실무자들로 구성한 것도 다른 대학과는 다른 점. 한 강의를 한명의 교수가 아닌 실무전문가, 과목담당교수, 유관분야 겸임교수가 함께 가르치는 ‘팀티칭(Team Teaching)’ 방법 또한 서울디지털대학교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강의방식이다. 재학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직장인의 이직과 재취업의 요구를 해결하고 미취업 상태의 재학생취업지원을 위해 커리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커리어센터는 취업교육과 경력관리 등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학생 개개인의 취약점 극복을 위해 온·오프라인 교육과 1:1 맞춤상담을 실시한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서울디지털대학교는 매일경제신문, 산업자원부, 문화관광부, 중소기업청이 공동주최하는 ‘제4회 디지털경쟁력향상대회’에서 디지털콘텐츠대상인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또한 2003, 2004년 연속으로 한국능률협회 컨설팅이 주최한 ‘한국산업의 인터넷파워(KWPI)’ 사이버대학 부문 1위 웹사이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해외대학과의 교류 또한 활발하다. 중국 상하이에 e-캠퍼스를 개교하는 한편 중국최고명문 북경대학과 공동학위과정을 개설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디지털교육의 중심으로서 ‘아시아 교육네트워크’를 구성할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서울디지털대학교는 평생 교육 차원인 학사학위에 국한돼있는 인터넷 교육을 한단계 발전시켜 인터넷을 활용한 엘리트 교육을 활성화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1차적으로 대학원 개설과 함께 고급교육과정을 개설해 고급인력의 양성에 주력할 예정이며 베트남 IT교육시장 진출과 세계 디지털 대학 연합 사이트 구축 등 세계의 대학으로 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디지털대학교 특징 ●쌍방향강의로 24시간내 궁금증 해결 학생의 질의 및 상담에 교수들이 24시간 신속하게 대응한다. 학생들의 만족도를 파악해 교수진을 평가하는 데 활용한다. ●팀티칭제도 교수진들을 업계 실무자들로 구성해 한 강의를 실무전문가, 과목담당교수, 유관분야 겸임교수가 함께 가르친다.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교과과정 전공분야 필수 과목들은 ‘CC(core course)’로 지정, 해당 전공자는 반드시 이수하도록 했다. ●학생지원센터 각 학부별 학습조교는 핸드폰이나 알리미서비스를 통해 학생에게 수업과 학사일정을 신속하게 전달한다. ●디지털교육연구소 교육전문가와 교수가 기획부터 제작까지 디지털강의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에 강좌의 질이 풍부하다. ●커리어센터(career.sdu.ac.kr) 커리어센터는 취업교육과 경력관리 등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온·오프라인 교육과 1:1 맞춤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제2캠퍼스 싸이월드(cyworld.com/sdulove), 다음(cafe.daum.net/sdudc), 네이버(blog.naver.com/sduniv.do)에 제2캠퍼스를 운영, 지원하고 있다. ■ 2005학년도 신입생 모집 다음달 26일까지 신입생을 모집한다. 올해 모집정원은 3000명으로 지난해의 2400명에 비해 600명이 늘었으며 수능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로만 선발한다. 등록금은 한학기 100만원 안팎으로 사립대학의 1/3수준이며 사이버대학 중에서도 저렴한 편이다. 개설학과는 e-경영학부·부동산·어문학부로 구성된 인문사회계열과 멀티미디어·디지털영상·영화·문예창작·엔터테인먼트경영 등의 IT/문화예술계열, 사회복지·상담심리·교육학부 등의 휴먼서비스계열 등 3가지 계열이며 17개 학부 24개 전공으로 구성됐다. 사회복지·교육·재경회계·영화·문예창작·엔터테인먼트경영학부는 2005년도 신설 전공이다. 특히 IT/문화예술계열을 강화하면서 ‘주홍글씨’의 변혁 감독, KBS 최승돈 아나운서, 개그콘서트 장덕균 작가 등을 교수진으로 영입했다. 따라서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방송 등의 제작에 있어 기획부터 시나리오작성, 영상제작 및 마케팅까지 각 학부별 공동작업이 가능하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전면 개편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 사이버대학은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직장인들의 학위취득이나 재교육으로 적합하며 실제로 2004년 입학생 중 80%가 20·30대의 직장인이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원격대학 학생정원조정 계획’에 따르면 교원 및 시설기준을 충족한 대학 중 2004년 신입생 등록률이 80% 이상인 곳에 한해 입학정원의 50% 범위 내에서 증원을 허용하도록 하고 있다. 전국 17개 사이버대학 중 2004년 등록률이 80%를 넘어 정원을 증원하는 곳은 2곳 뿐이다. 따라서 서울디지털대학교는 사이버대학 최대 모집정원인 3000명을 모집한다. 현재 8000여명의 재학생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디지털대는 내년에 모집하는 신입생 3000명과 편입생, 산업체 등록생을 합해 1만 2000명에 가까운 재학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승조 교무처장은 “재학생수가 1만명이 넘는 오프라인대학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원격대학 재학생수가 1만명을 넘는다는 것은 그 학교의 경쟁력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기업과 직장인들이 원하는 실용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해 사회에서 인정받는 전문인력 양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황인태 설립자 인터뷰 2000년 서울디지털대학교를 설립한 황인태 설립자는 “사이버대학 등록률 양극화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며 1위와 2위 간의 격차도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런 점은 1위만 살아남는 온라인 비즈니스 경쟁구조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디지털대학교가 4년간 사이버대학 1위를 고수할 수 있었던 이유도 철저히 기업의 조직경영방식을 대학에 도입했기 때문”이라며 “시장환경을 분석해 발 빠르게 대처하는 기업의 시각이 대학운영에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존 오프라인대학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만들지 못하는 원인은 시장환경변화에 눈과 귀를 막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먼저 기업의 시장환경분석방식을 도입해 사이버대학의 시장경쟁력을 따졌다고 한다. “정해진 시간에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기존 오프라인 대학의 약점인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한 것이 사이버대학의 경쟁력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으므로 직장인들에게 가장 편리한 자기계발도구가 되는 것이죠. 실제 서울디지털대학교 재학생의 80%가 직장인 것을 보면 사이버대학이 직장생활과 자기계발 모두를 원활히 하는데 가장 편리한 대학으로 일반인에게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학생들이 수업을 들으면서 어려움은 없는지, 출석관리나 학점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수시로 체크하는 ‘학급조교제도’를 도입했다. 학습조교들은 수시로 학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학습상태를 체크하고 문제점에 대한 조언을 한다. 학생들이 야간에 강의를 듣다가 PC장애로 수업을 듣기 어려워질 경우 상담을 할 수 있도록 밤 12시까지 수업장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재학생들의 평균연령은 32·33세며 직장인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들은 지식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만큼 학습동기도 강하며 실무와 연관된 지식을 원합니다.” 그는 서울디지털대학교의 가장 큰 경쟁력은 실무능력강화 커리큘럼에 있다고 말했다. 올해 대대적인 커리큘럼 개편을 실시해 기초도구과목을 대학공통과목으로 했다. 또한 전문적인 직업에 필요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전공심화과정을 강화했다. “실무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교수진도 실무전문가를 주로 채용했습니다. 그래서 현장 기업체 출신교수가 전체 교수진의 80%이상을 차지합니다.” 이론, 실무 전문 교수들이 모여 한 과목을 함께 가르치는 ‘팀티칭제도’를 도입, 학생들이 한 과목을 들어도 이론과 실무지식을 한번에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현대사회 사람들이 고지식하거나 딱딱한 것을 싫어한다는 점과 바쁜만큼 꼭 만나지 않아도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방법으로 블로그나 개인 미니홈피, 인터넷 채팅, 이메일을 사용한다는 점을 사이버대학 교육에 접목시켰다. “서울디지털대학교는 싸이월드나 다음, 네이버에도 제2캠퍼스를 열었습니다. 교수와 학생, 선후배들간의 정이 쌓이는 공간을 만든 것입니다. 이것은 게시판이나 블로그, 개인홈피를 통해 개개인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히고 공감하는 것을 즐기는 인터넷세대들의 문화를 반영한 것입니다. 마음을 열고 함께 이야기 나누다보면 공부도 더 재미있어 진다는 것이 서울디지털대학교의 컨셉트입니다.” ■ 프로필 ●학력 1979 진주고등학교 졸업 1984 성균관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1986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학위 취득 1993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학위 취득 ●경력 1988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 1990 매일경제신문사 노동전문기자 1998 매일경제신문사 논설위원 현 서울디지털대학교 설립자(부총장),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수석부회장, 서울대학교 총동창회 이사
  • [生生인터뷰] 7년만에 장편 ‘하비로’ 내놓은 이인화

    [生生인터뷰] 7년만에 장편 ‘하비로’ 내놓은 이인화

    ‘영원한 제국’의 인기작가 이인화(38·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가 돌아왔다. 장편 ‘초원의 향기’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새 소설은 ‘하비로’(해냄). 제목에서부터 물음표 몇개쯤 찍게 만드는 이번 작품은 연쇄살인사건을 따라가며 지적 게임을 즐기게 하는 역사추리물이다. 세계 최대의 마약시장이었던 1937년 상하이를 무대로, 조선인 청년예술가집단 ‘보희미안 구락부’의 연쇄살인을 추적하는 한 조선인 형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작중 주인공은 삼국지’의 영웅 조조가 남긴 비밀지도의 행방을 쫓고 있는 조선 중국 일본 등 3국 암흑세력의 암투에 휘말리게 된다.‘하비로(霞飛路)’는 상하이의 실제 거리이름이다. “20대 초반 게임세대를 위한 소설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지난 14일 인사동에서 만난 이씨는 “한때는 소설을 외면하는 독자들을 원망도 했지만, 문학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새로 찾아야 한다는 판단에서 추리소설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무려 7년 동안 소설을 접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이상문학상(‘시인의 별’·2000년)을 받고 작품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구설에 오르는 바람에 상처를 무척 많이 받았어요. 소설 동네를 어떻게든 벗어나 보겠다는 생각에서 자꾸 밖으로 눈을 돌렸고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외도’가 이제는 ‘본업’이 되다시피 했다.2000년 창작발레 ‘신시21’의 대본을 쓴 뒤 오페라 대본, 영화·게임 시나리오 등을 가리지 않고 썼다. 한국 최초의 여성비행사 박경원의 삶을 다룬 영화 ‘청연’, 한·일 합작으로 제작중인 영화 ‘기운생동’ 등의 시나리오가 그의 작품이다. 설치미술, 온라인 게임 등 ‘이야기 얼개’가 필요한 장르라면 무조건 달려들었던 것이다. ‘하비로’는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이 손잡은 이른바 ‘팩션(faction)’소설.‘삼국지’의 영웅 조조가 도굴로 부를 축적했다는 대목에서 작가는 상상의 불꽃을 지폈다. 조조가 남긴 비밀지도 한장 때문에 1930년대 상하이 암흑세력들이 뒤엉켜 대결하는 소설의 구도에 대해 그는 “이전의 어느 작품에서도 볼 수 없는 독창적 소재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누아르 분위기가 짙은 소설에 끌어다 쓴 기억상실의 모티프는 ‘사일런트 힐’이란 게임에서, 웅장한 배경은 ‘리니지 2’에서 각각 착안했다고 덧붙였다. 상상의 성취는 크지만, 솔직히 문학적 순도면에서는 옹색해지는 작품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나름의 작가적 신념이 확고하다.“온라인게임·시나리오 작가로 오락가락하는 건 전업작가로 살기가 불가능한 한국문단 현실의 특수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영원한 제국’ 서문에서도 밝힌 적이 있듯 무엇보다 나는 소설가가 아니라 이야기꾼으로 남고 싶다.”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중간쯤에 자리잡은 이문열, 최인호 선배가 부럽다.”는 그는 “지나치게 리얼리즘을 견지하는 소설은 요즘 독자들을 감동시킬 수가 없다.”며 최근의 소설경향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의 새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국내 메이저 영화사 두 곳과 협상 중인데, 계약이 마무리되는 대로 시나리오도 직접 쓸 계획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대한민국 소설문학상’ 전경린

    한국문인협회가 제정한 제1회 ‘대한민국 소설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소설가 전경린씨의 ‘여름휴가’가 15일 선정됐다. 이 상은 한국문인협회가 계간 문예지 ‘소설가’ 창간에 맞춰 제정한 것으로, 수상작은 매년 11월부터 다음해 10월까지 국내 문예지에 발표된 단편소설과 창작집 중 각 문예지 편집장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다. 주최측은 “‘여름휴가’는 작품 속의 세계관이 자폐적 범주에 머무르지 않고 외향적으로 작용하는 역동성을 지녔고 이야기의 서사성을 잘 운용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 [쪽지 통신]

    ●고덕평생학습관(www.godeok.or.kr) 2005년도 평생학습교실 회원을 모집한다. 서예, 영어, 중국어, 일본어, 한문, 문인화, 한국화, 꽃꽂이 등 10개월 장기 성인강좌와 수지침, 노래교실, 문예창작교실, 가정독서지도 등 5개월 강좌가 개설됐다. 포토숍, 플래시, 컴퓨터 기초, 한글·인터넷 사용법 등 3개월 컴퓨터 관련 강좌도 있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신나는 미술나라, 동화구연, 어린이 영어회화, 독서창의력 교실, 종이접기 등의 강좌도 마련됐다. 내년 1월 10일(월)부터 평생학습지원과에서 수강신청을 받는다. 선착순.426-2018. ●온라인 입시학원 디지털대성(www.ds.co.kr) 예비고 1∼3학년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부산·대구·광주·대전·서울 등 5개 도시에서 ‘대성 마이팩 입시설명회’를 개최한다. 부산은 18일(토)오후 2시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대구는 19일(일) 오후 2시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광주는 26일(일) 오후 2시 학생교육문화회관 공연장에서, 대전은 27일(월) 오후 2시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서울은 28일(화) 오후 2시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연다.2006년 대입 전략을 세우고 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을 심층 분석하며 영역별 고득점 전략과 논술·심층면접 대비법 등을 소개한다. 또 디지털 대성은 2006학년도 수능과 내신을 한꺼번에 준비할 수 있는 ‘대성마이맥 겨울방학특강’ 72강좌를 최근 오픈했다. 중·상위권 학생들의 실력향상을 목표로 이성권·손광균·최만수 강사 등 대성학원 명강사들이 대거 참여한다.5252-110. ●온라인 교육사이트 비타에듀(www.vitaedu.com) 예비 수험생과 예비 고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2005 NEW 비타에듀 겨울방학 특강’ 100강좌를 선보인다. 비타에듀 강사진 외에도 12월초 신설동에 개원하는 비타에듀 한샘고려학원 명강사들이 참여한다. 또 학년별·영역별로 겨울방학 동안의 공부법을 상세히 알려줄 ‘단기 완성 공부법’등의 부가서비스도 제공한다.16일(목)부터는 2005학년도 수능시험의 실제 점수를 기준으로 지원희망 대학의 합격 여부를 예측해 보는 ‘지원가능대학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한다.817-8877. ●온라인 영어교육업체 윈글리시닷컴(www.winglish.com) 국내 최대 토익 커뮤니티인 ‘토익 900을 위해’(cafe.daum.net/4toeic)는 다음 카페에 조오제 강사의 무료 강의를 시작했다. 정식 유료 강의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무료로 서비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40강좌로 이루어진 조오제 강사의 강의는 현재 윈글리쉬닷컴에서 가장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콘텐츠다. ●유아용 에듀테인먼트 푸른하늘을 여는 사람들 유아들을 위한 교육용 콘텐츠 ‘푸른하늘 아이들 마당’(www.skyblue.co.kr)을 오픈하고 본격 서비스를 시작했다. 수학마당, 과학마당, 한글마당 등을 운영해 4∼7세 어린이들이 컴퓨터를 통해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885-7470. ●금융감독원(www.fss.or.kr) 어린이와 학부모, 교사들에게 온라인 금융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어린이를 위한 금융 교실’사이트를 운영한다. 신용관리와 합리적 소비, 화폐의 발달 등을 알려주는 ‘학습자료’와 경제 교육 관련 애니메이션 자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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