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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談餘談] 그 많은 남자들은 어디로 갔을까/윤창수 문화부 기자

    토요일 오후 요즘 최고 인기인 창작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보기 위해 250여석의 서울 대학로 소극장을 들어선 순간, 경악스러웠다. 여성들로 꽉 찬 극장에 남성 관객은 아무리 많아도 10명이 안 돼 보였다. 그 많은 남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하고 궁금해졌다. 동행이 저녁 음주를 위해 다들 집에서 체력을 비축 중일 거라며 나름의 신빙성 있는 관측을 내놨다. 그럼 정말 남자들은 모두 술집에만 있는 걸까. 인터넷 예매사이트 티켓링크에 따르면 올 한해 공연관람을 한 관객비율은 여성 65%, 남성 35%다. LG아트센터에서 공연기획을 맡고 있는 한 남성 직원은 “여자 친구들에게 공연을 보자고 하면 약속을 취소하고 달려온다. 반면 남자들은 입장권을 찢어버리고 술이나 마시자 한다.”며 공연문화에 대한 남녀 차이를 대변했다. 그의 묘사에 따르면 남성들이 많이 모인 콘서트장의 분위기는 일단 공기부터 다르단다. 혼자 오는 남성들도 꽤 있는데 대부분 마니아 분위기가 물씬 난다고 한다. 공연이 끝난 뒤 좋아하는 가수에게 사인을 받을 때도 “사랑해요, 오빠!”를 외치는 여성에 비해 남성들은 쭈뼛쭈뼛하는 태도부터 수줍기가 이를 데 없단다. 여러 공연 장르 가운데 그나마 남성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은 콘서트. 남성관객 비율이 41%다. 남성들은 혼자서 공연장에 가는 것을 꺼린다. 남자가 둘이 가는 것은 더더욱 싫어한다. 남자끼리라면 오히려 여럿이 가는 것을 덜 창피해 한다. 그런데 남자끼리 또는 혼자서 공연장에 가는 것이 과연 창피한가. ‘명성황후’‘에비타’처럼 중년층도 좋아하는 뮤지컬 공연장에는 소위 아저씨 관객들이 꽤 있다. 부부동반이 대부분이지만 회사 동료끼리 송년회 겸 함께 온 경우도 눈에 많이 띈다. 좋은 공연을 보고 좋아하는 것은 남녀노소가 없다. 연인 관객을 겨냥한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을 남성끼리 본다면 어색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보고 싶은 공연을 여자 친구나 같이 갈 친구가 생길 때까지 미룬다면 영영 못 보고 만다. 다가오는 1월은 공연계 최대의 비수기이기도 하다. 많은 한국 여성들은 혼자서도 용감하게 공연장에 들어선다. 새로운 친구도 사귈 겸 한국 남성들도 새해에는 과감하게 공연장을 찾아 관객성비가 균형을 맞추길 기대해 본다. 윤창수 문화부 기자 geo@seoul.co.kr
  • 되돌아본 2006 출판계

    올해 출판계는 유명인을 내세운 대리번역과 대필 논란으로 들썩거린 한 해였다. 또 인문학 교수들의 인문학 위기 선언에 이은 출판인들의 인문서적 위기 선언으로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도서정가제 개정 문제는 아직 뚜렷한 결말을 내지 못한 채 올해도 현안으로 남겨 뒀다. 대리번역·대필 논란은 번역가 혹은 저자의 역할과 위상, 출판사의 도덕성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주목된다. 한경BP는 지난 10월 방송인 정지영씨가 역자로 돼 있는 베스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의 대리번역 의혹이 제기되자 “대리번역이 아니라 이중번역”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독자들의 집단 손해배상 소송으로 번졌다. 이어 화가 한젬마씨의 대필사건까지 불거져 출판계는 스캔들로 얼룩졌다. 출판사측과 필자는 대필이 아니라 ‘고쳐쓰기’라고 주장하지만, 많은 이들은 이 같은 ‘정신적 사기’ 행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출판사 대표들의 인문서적 위기 선언은 연구-저술-출판-독자로 순환되는 우리의 지식문화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일각에선 80억원 규모의 정부 우수학술도서지원제도가 있지만 이는 모든 학술분야를 망라한 것인 만큼 인문학 분야만을 별도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편다. 그러나 정부와 ‘책 읽지 않는’ 대중을 탓하기 전에 고질적인 사재기 행태나 대리번역·대필 등 출판계 내부의 ‘환부’부터 도려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출판계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이 앞서야 한다는 얘기다. 도서정가제의 필요성에 대해 출판계는 대체로 공감한다. 도서 할인시장은 현재 출판시장의 3분의 1 정도로 추정된다. 이처럼 할인시장이 급격히 팽창함에 따라 중소서점은 물론 많은 출판사와 도매업체들이 경영압박에 시달리고 있다.30년 전통의 동화서적이 지난 11월 영업을 중단, 폐업 절차에 들어간 것은 생존위기에 처한 중소형서점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논술 광풍’은 출판계에도 몰아쳤다. 김영사는 인문, 사회, 과학기술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지식인 100명의 사상을 국내 젊은 학자들이 재해석한 ‘지식인 마을’ 시리즈(전 50권) 1차분 15권을 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영사는 최근 논술전담 별도 법인 ‘스쿨 김영사’를 설립, 내년부터 본격적인 논술출판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아동 출판시장에서는 창작동화가 다소 정체된 반면 논픽션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스토리 학습만화 시리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전문가가 본 2006 가요계

    올 한해 대중가요계는 어느해보다 씁쓸하고도 잔인했다. ‘고사 직전’이라는 극한 표현을 차용할 만큼 참담했다. 음반 판매는 현저하게 급감했고, 온라인 음악시장은 더욱 성장했다지만, 가요제작자나 뮤지션들에게 돌아간 몫은 달라진 게 없다. 그러니 양질의 음악을 재생산하고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일이 요원하게 된 것이 현실이다. 우선 올해 최고의 가요는 무엇이었나라는 질문에 어느 곡을 꼽아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게 되었다. 상반기에 발표된 백지영의 ‘사랑 안해’를 제외하면 대중성과 작품성에 이견을 달지 않을 만한 곡들을 추천하기 어렵다. 발라드 일색의 가요계는 다양성을 실종했다. 창작논리보다 상품논리가 앞서 나간 가요계는 대중에게 음악적 진정성을 획득하지 못했다. 올해 걸출한 신인 뮤지션 탄생이 전무했다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음악시장의 위축은 10여곡을 수록한 정규음반 발매보다 2∼3곡을 모아 디지털 싱글 음반으로 온라인을 통해 발표하는 새로운 출구를 열었다. 표절 시비도 창작열에 불타는 작품자들과 음악을 아끼는 대중에게 동시에 찬물을 끼얹으며 가요계의 불신을 더했다. 이효리의 곡 ‘겟차’가 음악팬들에게 의혹의 도마위에 올랐고,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는 법원의 표절 판결을 받았다. 이밖에도 가수 이승철의 마약 배달 위협 사건, 아이들 스타 그룹 ‘동방신기’ 유노윤호의 음료수 테러 사건, 가수 청안의 강도상해 자작극, 대학가요제 심사결과 논란 등이 가요계를 얼룩지게 했다. 그런 가운데 올초 미국의 맨해튼에서 대형공연을 벌인 가수 비의 희소식도 모방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따끔한 충고를 피해가지 못했다. 현재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월드투어 공연중인 비의 비약적 발전과 독창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세계 진출이라는 화려한 구호도 빛을 잃게 마련이다. 다행히 그의 월드스타를 예감하는 미국측 전문가들의 평이 있어 무척이나 다행이다. 한해를 돌아보니, 칭찬보다 질타받을 일이 더욱 많은 가요계다. 필자 역시 지난 10여년간 가요계 종사자로 땀을 흘렸다. 대중가요의 발전은 기획자와 작품자, 그리고 대중의 관심이 어우러져야만 가능하다. 올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새로운 해에는 가요계의 풍년을 기대한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 2006년 지구촌 사라진 별들

    올해도 우리와 호흡을 함께 하던 사회 각계 인사들이 동시대인들의 안타까움 속에 세상을 등졌다. 해외에서는 독재자·인권유린자들이 많이 생을 마감한 것이 눈에 띈다. #정계 최규하 전 대통령이 10월22일 급성 심부전증으로 향년 87세로 세상을 떴다. 최 전 대통령은 신군부 집권 당시 8개월 동안의 증언이나 기록을 남기지 않은 채 눈을 감아 79∼80년 격동기의 진실은 영원히 미제로 남게 됐다. 국회 부의장을 역임한 민관식씨도 1월16일 88세로 타계했다. 그는 3,4,5대 민의원,6대와 10대 의원을 지냈고, 대한체육회장과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을 맡아 국내 체육발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재야운동의 대부이자 5·18민주화운동의 산증인이었던 인권변호사 홍남순씨는 10월14일 94세로 영면했다. 한·일 국교수교의 주인공으로 ‘최연소 외무부장관’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던 이동원 전 외무부 장관은 11월18일 8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5공화국 시절 야당인 민주한국당 총재를 지낸 유치송 헌정회 원로회의 의장은 6월2일 82세로 숨졌다.조연하 전 국회부의장도 8월 유명을 달리했고, 한나라당 총재 권한대행과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강창성 전 의원도 2월14일 76세로 별세했다.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은 11월15일 46세의 한창 나이에 세상을 떴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지낸 박주천 전 의원은 12월2일 지병인 특발성 폐경화증으로 65세에 별세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사회계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 5월22일 집무 도중 쓰러져 유명을 달리했다.2003년 한국인 최초로 선출직 유엔 전문기구 수장에 오른 그는 에이즈와 결핵 등 질병 퇴치와 예방, 각국 보건의료행정 지원에 애쓰며 세계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했다. 11월26일에는 ‘거지왕’ 김춘삼씨가 향년 77세로 세상을 등졌다.20대에 전국의 거지를 통솔하면서 일약 전설적 인물로 떠오른 그는 거지구제사업을 벌이는 등 사회사업에도 큰 공헌을 했다. 지난 11월14일 화재를 진압하다 숨진 서병길(57) 소방관은 우리에게 살신성인의 정신을 깨우쳐 주었다. 첫 귀환 국군포로인 조창호(76) 예비역 중위는 11월21일 타계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문화계 “예술은 반은 사기”라는 말을 남긴 천재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이 1월26일 74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늘 새로운 다양한 방법과 시각으로 예술을 해석하는 데 온 삶을 바쳤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말년에도 창작 활동을 이어갈 만큼 열정적이었다. 한국 최초의 ‘햄릿’역을 맡은 연극배우 김동원은 5월13일 90세를 일기로 타계, 자신의 바람대로 ‘영원한 햄릿’으로 우리 가슴에 남았다. “노력과 열정, 창의력, 그리고 최은희가 내 영화의 전부다.”라던 신상옥 감독은 4월11일 80세로 별세했다. 함북 청진 출신인 신 감독은 납북과 북한 생활, 탈북 등 크고 작은 인생의 굴곡을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승화시켰다.‘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최고봉’으로 불린 극작가 차범석도 6월6일 82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팔순 때도 신작을 발표했을 만큼 쉼 없는 창작열로 젊은 후배들의 귀감이 된 그는 60여편의 작품을 남겼다. 한국 개신교계의 큰 어른이었던 여해 강원용 경동교회 명예목사는 8월17일 89세를 일기로 하늘나라로 떠났다. 그는 평생을 우리 사회의 갈등을 걷어내기 위해 좌·우를 몸으로 껴안는 구도자의 삶을 걸었다. 한국 바둑계의 산증인 조남철 9단은 7월2일 83세로 타계했다. 그는 1945년 한국기원 전신인 한성기원을 설립했고 조훈현, 조치훈을 일본에 유학 보내 바둑 강국의 기반을 마련했다. 1980년 데뷔 이래 ‘회장님, 우리 회장님’‘탱자 가라사대’ 등 시사풍자 개그로 한때를 풍미했던 개그맨 김형곤씨는 지난 3월 46세의 한창 나이에 팬들과 이별, 아쉬움을 남겼다. ‘머나먼 쏭바강’ ‘왕룽일가’의 작가 박영한, 원로가수 신카나리아와 ‘불나비 사랑’을 부른 가수 겸 영화배우 김상국도 사랑했던 팬들과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됐다. 국내 최고의 조선왕조궁중음식 전문가 황혜성씨는 12월14일 86세로 별세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경제계 한국 중공업 발전의 초석을 다진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7월20일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인 그가 숨짐으로써 ‘영’자 항렬은 정상영 KCC 명예회장만 남게 됐다. 해운업계는 두 명의 별을 잃었다.현영원 전 현대상선 회장이 11월24일 79세를 일기로 타계한 지 이틀 뒤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이 52세에 지병으로 별세했다. #체육계 통쾌한 ‘박치기’로 1960∼70년대 국민들에게 기쁨을 줬던 ‘전설의 프로레슬러’ 김일(77)씨가 심장마비로 10월26일 삶의 링에서 내려왔다. 라이벌이었던 ‘백드롭의 명수’ 장영철(78)씨는 앞서 8월8일 지병인 파킨슨 병에 따른 흡인성 폐렴으로 별세했다. 프로축구 성남에서 K-리그 3연패를 이룬 차경복(69) 전 성남 감독이 10월31일 타계했고,1950∼60년대 대표선수를 지낸 뒤 축구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문정식(76)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12월25일 생을 마감했다.김형칠(47)씨는 12월7일 도하아시안게임 승마 종합마술에 출전했다가 낙마사고로 숨져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해외 미국의 지원으로 아옌데 좌파 정권을 무너뜨린 뒤 17년간 공포정치를 편 칠레의 철혈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지난 12월10일 고문 등으로 사망한 4000여 피해자 가족들의 원망을 외면한 채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1990년대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보스니아계 무슬림 20만명을 학살해 ‘발칸의 도살자’로 불린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은 유고전범재판소(ICTY)에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지난 3월11일 옥중 사망했다. 독재자 투르크메니스탄의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대통령도 최근 사망했다. 김선일씨를 납치·참수한 알카에다의 이라크 지부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도 지난 6월7일 미군 공습으로 사망했고, 체첸 반군 지도자 샤밀 바사예프는 러시아군 공격으로 숨졌다. 지난 7월21일 여든에 사망한 캄보디아의 타목은 ‘킬링필드의 도살자’로 불렸다. 논쟁의 중심에 선 경제학계의 두 거목도 유명을 달리했다.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밀턴 프리드먼은 현대 자유주의 경제학의 정신적 지주이자 통화주의의 수장.11월16일 94세로 세상을 떴다. 그 대척점에 선 경제학자 존 갈브레이스도 앞서 4월29일 97세로 타계했다. 정부의 사회문제 개입을 적극 주장했다. ‘팍스 아메리카나’를 가능케 한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 관리들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스타워즈’로 유명한 전략방위계획을 추진했던 캐스퍼 와인버거 전 국무부 장관이 지난 3월 88세의 나이로, 네오콘의 대모격이랄 수 있는 진 커크패트릭도 12월 80세의 나이에 세상을 떴다. 백악관 안보 담당 핵심으로 미국 최초의 여성 유엔대사로 활동한 커크패트릭은 공산권 붕괴에 막대한 역할을 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미망인으로 킹 목사의 뒤를 이어 인권 운동에 헌신한 코레타 스콧 킹과, 세계 여성운동계의 ‘신화’였던 베티 프리단은 모두 2월에 각각 78세와 85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악어 사냥꾼’(사실은 동물보호운동가)으로 어린이들의 우상이었던 스티브 어윈은 지난 9월 촬영 중 가오리 꼬리가시에 심장을 찔려 마흔넷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골프계의 ‘살아 있는 전설’ 바이런 넬슨,1950·1960년 보스턴 셀틱스를 이끌며 통산 9회의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명장 레드 아우어바흐도 각각 9월과 10월에 사망했다. 회계부정 스캔들로 미 월가를 뒤흔든 엔론의 전 회장 케네스 레이도 지난 7월 선고 재판을 3개월 앞두고 심장병으로 돌연사, 끝내 명예회복을 하지 못했다.52년간 중국의 ‘국민 의사’로 불리며 의덕을 베풀어온 화이웨이가 지난 8월 73세의 일기로 사망, 중국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만인의 어머니’로 불린 미국의 배우 제인 와이어트도 10월 96살의 나이로 삶의 무대를 떠났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뮤지컬·클래식 ‘뜨고’ 연극은 3년째 ‘울상‘

    뮤지컬·클래식 ‘뜨고’ 연극은 3년째 ‘울상‘

    올 한해 공연계는 뮤지컬 인기가 최고조에 달한 반면, 연극은 공연 숫자 및 관객 수가 3년째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또한 클래식 시장이 급성장한 점이 주목받았다. 국내 최대 예매사이트인 티켓링크에 따르면 올해 총 공연수는 5450편, 매출액은 127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는 11월까지 매출액이 984억원,12월 한달 매출액이 340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올해 실적은 매우 좋은 편이다. 올 공연 매출액 가운데 뮤지컬은 717억원, 클래식은 202억원, 콘서트는 168억원을 차지했다. 뮤지컬은 ‘맘마미아’‘미스사이공’‘노트르담 드 파리’‘명성황후’‘라이온킹’‘레딕스 십계’ 등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맘마미아’는 총 관객수 20만 7514명으로 올해 최고 인기 뮤지컬로 기록됐으며,‘미스사이공’이 19만 6860명으로 뒤를 이었다. 무대에 오른 뮤지컬은 총 115편에 창작뮤지컬이 71편에 달해 한국 뮤지컬의 성장세를 예상케 했다. 티켓링크에 따르면 클래식은 2004년 1723편,2005년 2025편,2006년 2304편 등 제작편수가 급상승하고 있다. 관객 수도 90만명,129만명에 이어 올해 150만명으로 늘었다. 클래식 관객 수는 뮤지컬 관객 숫자의 5분의3이나 1∼4회의 짧은 공연횟수에 100% 유료매진을 기록하는 사례가 많았다. 뮤지컬 매출이 전체 공연시장의 56%를 차지한 것에 비해 연극은 올 11월까지 매출이 38억원을 기록했다. 뮤지컬의 20분의1 수준이다. 연극 침체 속에서도 예술의전당에서는 ‘꼬방꼬방’이 7732명,‘서푼짜리 오페라’가 6899명,‘벽속의 요정’이 5100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사랑을 받았다. 티켓링크의 유경숙 홍보팀장은 “40∼50대의 중년층 문화참여가 올 한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장르별 대표관객을 살펴보면 연극과 콘서트는 20대, 뮤지컬·무용·오페라는 30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분류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50~60년대 한국미술 한자리에

    예술의 전당이 내년 1월31일까지 열리는 ‘1950∼60년대 한국미술-서양화 동인전’을 통해 미술관으로 거듭난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 미술의 뿌리와 근원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다. 밥을 굶고 산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던 당시 화가들의 그림은 ‘폐허 위에 핀 꽃’과 다름 없었다. 올해 작품구입비가 예산에 없었던 예술의 전당은 이번 전시회 출품작 69점 가운데 20여점을 기증받았다. 이 작품들은 예술의 전당이 소장하는 첫 작품들이 된다. 전당은 내년 5월 ‘국전과 민전(가칭)’을 통해 70년대 한국 서양미술을,6월에 ‘해외 한국작가전:미국(가칭)’으로 재미 작가들의 역사를 돌아볼 계획이다. 2008년에는 전당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로 ‘한국현대미술 50년전(가칭)’이 다시 열린다. 50년대부터 한국 미술의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회를 열면서 작품을 기증받아 서울 시민들이 가깝고 편하게 갈 수 있는 상설 미술관을 세운다는 것이 전당의 계획이다. 한국에 서양미술이 도입된지 100여년이 되면서 우리 작가들이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지만, 정작 지나간 시대의 작품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좋은 미술관은 부족하다는 생각에서다. 이번 ‘50∼60년대 한국미술’전은 현대미술의 씨앗이 어떻게 자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당시는 동인들의 전성시대라 할 만큼 신사실파, 모던아트협회, 앙가주망, 오리진 등 수많은 그룹이 결성됐으며 아직까지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는 동인도 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젓갈 미생물은 어떤 구실 할까

    김치, 된장, 청국장, 젓갈, 가자미식해, 식초…. 맛깔스럽고 몸에도 좋은 발효음식은 그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요즘 어린이들에게 발효음식은 여전히 낯선 존재. 피자나 햄버거 같은 ‘외래’음식을 찾는 게 현실이다.‘썩었다고? 아냐 아냐!’(벼릿줄 글, 조위라 그림, 창비 펴냄)는 그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 어린이들이 발효음식과 `친구´가 되도록 도와준다. 발효 미생물들이 한데 모여 팔도 사투리를 섞어가며 두런두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성이 흥미롭다. “콩아 콩아 노란 콩아. 어서 끓제 뭣 헌다냐. 몸 약헌 우리 손녀 너로 약 삼을란다.” 할머니의 노랫소리에 맞춰 삶아진 콩을 아랫목에서 사흘 밤낮 발효시켜 청국장을 만드는 것이 ‘바실루스 서브틸리스’의 역할. 그러면 ‘스토렙토코쿠스’라는 발효 미생물은 어떤 구실을 할까. “그라이까네 이렇게 더운 여름날 밥맛이 없으믄 가자미식해가 생각나는 거 아임매.” 고춧가루, 엿기름, 무, 가자미, 조밥 등을 조물조물 섞어 만든 가자미식해를 삭히는 게 이 미생물의 몫이다.이 책을 지은 벼릿줄은 강민경, 김란주, 김은재, 안순혜, 황복실 등 동화작가 5명이 모여 만든 창작집단.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오므렸다 폈다 하는 줄이 바로 벼릿줄로, 그물을 만들 때 꼭 필요한 벼릿줄처럼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글을 쓴다는 취지에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1만 20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세월이 갈수록 그림자가 더 큰 男子 허준호

    세월이 갈수록 그림자가 더 큰 男子 허준호

    “해모수, 반추, 예수….” 영화배우 허준호는 먼저 올들어 맡은 굵직한 배역들을 열거했다. “위에 계신 분들을 연기하려니까 정말 손끝 하나가 조심스러워요. 귀신, 신 우리가 못 본 존재들이잖아요? 그런데 예수님까지…,1년 내내 어렵습니다.” 다소 과장된 제스처를 하더니 얼굴에 금세 많은 주름살이 퍼진다. 전날(21일) 극장에 내걸린 판타지 영화 ‘중천’에서 절대악 ‘반추’역을 맡은 그는 현재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에서 예수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범상치 않은 인물들만 연달아 맡아서일까. 그는 어떤 질문에도 딱 부러지게 싫고 좋음, 옳고 그름의 선을 긋지 않았다. 느릿느릿 알듯 말듯하게 하는 대답. 긴 머리 탓인지 도인의 기운이 느껴지기도 하고, 아무튼 그의 그 여유로운 기운이 나쁘지 않았다. “뮤지컬 ‘갬블러’의 카지노 보스 역을 할 때였어요.‘악도 선에서 나올 수 있고, 선도 악에서 나올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그 역을 통해 많은 걸 찾았어요. 우리(제작진)끼리 반추가 ‘절대악이 아니었다.’는 결론을 내렸죠. 자기 부인이 그렇게 됐는데 가만 놔두겠나, 죽어서도 복수를 꿈꾸지 않겠나 했죠.” 반추는 퇴마부대인 ‘처용대’의 수장으로 부인이 겁탈을 당한 뒤 자살하자, 부패하고 타락한 세상에 환멸을 느끼며 반란을 꿈꾸다 죽임을 당한다. 저승과 이승 사이의 중간세계인 중천을 떠도는 원혼이 되어 세상에 대한 복수를 감행하려 하고, 이를 막으려는 이곽(정우성)·소화(김태희)와 대립한다. 영화 얘기가 나오자 그는 “섭섭하다.”는 표현을 자주 썼다. 고만고만한 영화가 판치는 요즘, 본격적인 한국적 판타지 영화를 표방하고 104억이나 쏟아부은 ‘중천’은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시사회 후 덩치값을 못하는 게 아니냐는 섣부른 평가도 있어 불안함을 드러냈다. 컴퓨터 그래픽과 액션은 눈부실 정도이지만 영화가 내세운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절절한 사랑’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그가 주문을 걸 듯 말했다. “700명의 스태프가 고생을 했는데 대박 나야죠. 희망을 좀 거는 편인데, 예를 들어(앞에 놓인 성냥갑을 들면서)이게 장미꽃인데 나는 싫어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다 좋다 그러면 나만 바보되는 거 이런 거죠. 하하.” 그는 얼마 전 TV드라마 ‘주몽’에서 해모수로 분해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여 러셀 크로와 견줄 만하다 해서 ‘허셀크로’(그는 이 표현에 대해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한때 가수 비보다 춤을 더 잘췄다.”고 말해 좌중을 쓰러뜨렸지만 그가 많은 재능과 열정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그의 이력이 입증한다. 세월의 무게가 더해지면서 배우로서 그의 그림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중견배우들의 비중이 커지는 영화계에서 그의 행보가 반가운 일이다. 그는 ‘50’이란 숫자에 각별한 의미를 뒀다. 내년 6∼7월쯤에 기생의 이야기를 다룬 창작뮤지컬 ‘해어화’를 올려 제작자로도 변신하는 그는 “쉰살에는 영화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의 모델은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그가 평소 “엄마”라고 부르는 가수 윤복희(뮤지컬에 함께 출연하고 있다.)는 ‘정신적 지주’이다. “뜻하지 않게 접어든 배우 인생인데 제가 꿈을 키울 수 있게 해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래서 전 행운아죠.” 20년 이상을 달려온 연기 인생. 그는 지나간 모든 것을 긍정했다. 그래서 지금도 불러주면 고맙고 가리지 않을 거라고 했다. “이 바닥이 좁잖아요. 다 아는 사람들인데 거절 못하죠. 그리고 지금 잘나간다고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법이 있나요? 장미란도 이번에 (역도에서)금메달 딴다고 했는데 은메달 땄잖아요?”(웃음)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2007년 본사 신춘문예 실험정신 돋보인 작품 많아

    2007년 본사 신춘문예 실험정신 돋보인 작품 많아

    문학에 꿈을 둔 ‘문청’들에게 12월은 ‘잔인한 달’이다. 하긴 생때 같은 분신을 신춘문예에 보내놓고 오죽 답답하겠는가. 소식조차 전해주지 않는 신문사 담당자가 야속할 만도 하다.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심사가 거의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21일 현재 시조와 동화, 희곡, 평론은 모든 심사과정을 마쳤고, 시와 소설만 본심을 남겨 두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풍년작’이다. 시 2800여편(응모자 610명), 소설 388편, 동화 146편, 희곡 108편, 시조 111편, 평론 20편 등 3500여편이 들어왔다. 응모자 숫자만으로도 지난해 1125명에서 올해 1383명으로 23%나 늘었다. 로스앤젤레스, 시드니 등에서도 응모작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소설 예심을 맡은 소설가 윤대녕씨는 “주제, 구성, 문체 등 모든 면에서 빼어난 수작들이 많았다.”면서 “끝까지 몰입을 요구하는 작품이 많아 심사시간이 길어졌다.”고 말했다. 문학평론가 백지연씨도 “예년과 달리 올해 응모작 가운데 신예의 패기, 실험정신 등이 확연하게 눈에 띄는 작품이 많다.”면서 “본심에서 어떤 작품이 당선작으로 뽑힐지 기대된다.”고 했다. 시는 전통적인 서정시와 함께 21세기 화두인 미래파를 연상시키는 실험성 높은 시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됐다. 예심을 맡은 시인 나희덕(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씨는 “일부 본령을 벗어나는 작품도 있었지만 대체로 무난했다.”고 말했다. 문학평론가 유성호(교원대 국어교육과 교수)씨는 “획일화된 시 쓰기가 사라지고 있는 것을 이번 심사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반면 희곡은 침체됐다. 극단 ‘미추’ 대표인 손진책씨는 “인문학 위기 등의 영향으로 희곡의 질적 저하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연극평론가 김방옥(동국대 연극영상학부 교수)씨는 “추상적, 단편적인 작품들이 많아 아쉽다.”면서도 “그나마 희곡다운 희곡 몇편을 골라낼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동화를 심사한 동화작가 조대현·김서정씨는 “생활동화, 착한 이야기 등에 빠지지 않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며, 동화다운 상상력을 주는 작품이 더 많이 등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회장인 한분순씨와 이근배 시인은 시조부문 심사 뒤 “시조의 율격과 탱글탱글한 시어 선택이 일품인 작품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만족해 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30일 연재 마치는 ‘유림’ 작가 최인호씨

    30일 연재 마치는 ‘유림’ 작가 최인호씨

    작가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그려졌다.3년간의 대역사(役事)였지만 피곤한 기색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신문에 대하장편소설 유림(儒林)을 연재하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이야기꾼’ 최인호(61)는 그랬다. 아쉽게도 유림은 오는 30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21일 서울 한남동의 집필실에서 만난 작가는 연신 “이처럼 행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수백명의 아이(작품)를 낳았지만 특히 이번에는 명분 있는 아이를 낳았습니다.3년간 꼬박 연재할 때도 그랬지만 작가라는 사실이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두시간여 동안 그의 입에서 ‘키워드’들이 툭툭 튀어 나왔다.‘혼돈의 시대, 작가적 충정, 동방예의지국, 선비정신의 부활’. 그가 행복하게 ‘유교의 숲’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던 까닭이 차츰 조합되기 시작했다. 그는 “21세기에는 하이에나 논리로 가득 찬 서구적 자본주의가 무너지고, 더불어 사는 유교적 자본주의가 화두가 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때 우리의 훌륭한 유산인 ‘선비정신’을 되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공자, 맹자, 순자, 조광조, 율곡, 안향 등 유림의 무수한 주인공 가운데 작가 최인호가 가장 주목했던 인물은 누구일까. 그는 거침없이 퇴계 이황을 꼽았다.“석가모니의 불교가 원효에 의해서 사상적으로 완성된 것과 마찬가지로 공자의 유교 역시 퇴계에 의해 사상적으로 완성됐습니다. 일본에서는 퇴계를 ‘해동의 공자’라고 불렀습니다. 퇴계는 불세출의 위대한 사상가였습니다.” 퇴계 사상의 골수인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에 주목했다는 그는 “어려운 것을 알기 쉽게 쓰려고 무지하게 노력했다.”고 토로했다. 퇴계가 왜 위대한지, 이기이원론의 정수가 무엇인지 등이 모두 유림속에 농축돼 있다는 것. 그는 유교의 필요성을 교육문제와도 연결지었다. 교육의 난맥상을 해결하는 첫걸음은 선비사상의 부활 외에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한 사람의 ‘난 사람’을 만들기 위한 교육이어서 문제입니다. 백사람의 ‘된 사람’을 기르는 교육으로 회귀해야 합니다. 공자는 정치가이자 외교가이자 위대한 교육자였습니다. 유교에 해법이 있습니다.” 그는 아직도 육필원고를 고집한다. 머릿속의 진수를 짜내는 데 컴퓨터 키보드는 적합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3년간 써내려간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 6500장에 이른다. 한동안 가야시대를 다룬 ‘제4의 제국’을 동시에 썼기 때문에 일주일 내내 집필만 하기도 했다. 스스로도 “태어나서 가장 초인적으로 써내려간 시기”라고 말했다. 불교(길없는 길), 유교(유림)에 이어 이제 그는 기독교에 숨결을 불어넣으려고 한다.200년 전 이 땅에서 수만명이 순교함으로써 우리와도 인연이 깊은 예수 그리스도 사상의 본류를 꿰뚫어볼 작정이다. “불교다운 불교가 남아 있는 곳은 우리밖에 없고, 유교도 한반도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이들은 우리 민족의 원형질입니다. 이제 마무리 개념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자 합니다.” 그는 예루살렘 순례 등을 통해 곧 자료수집에 착수,2년 뒤쯤 작품을 ‘출산’할 계획이다. 작가의 창작열을 ‘입덧’에 비유한 그는 스스로 ‘가임(可姙)성 작가’라는 사실에 행복해했다. 글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유림’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최인호 대하장편소설 ‘유림’은 2004년 1월5일 서울신문 지면을 통해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이 보다 12∼13년 전 작가의 심장에서는 이미 유림의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었다. 당시 불교를 주제로 한 장편소설 ‘길없는 길’을 집필하던 그는 우리 민족의 혈관 속에 불교뿐 아니라 유교라는 원형질이 깃들어 있음을 깨닫고 거리낌 없이 다음 작품 주제로 유교를 점찍었다. 곧바로 공자의 고향 곡부를 둘러보고, 공자의 사당이 있는 태산에 올라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의 이름까지 미리 정해 두었다. 유림은 연재 시작과 함께 독자들의 폭발적 반응을 몰고 왔다. 학술서적 외에 유교를 접하기 어려웠기 때문일까, 소설로 형상화된 유교와 유학의 대가들을 만난 독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유교를 다시 보게 됐다.”고 탄복했다. 천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퇴계 이황이 사실상 2000년 유학을 집대성했다는 사실에도 뿌듯해했다. 무엇보다 혼탁 일색인 오늘을 살아가야 할 지혜를 제공해준 작가에게 감사해했다. 연재가 완성되기도 전에 지난해 7월 조광조의 개혁정치(1권), 공자의 주유천하(2권), 퇴계의 군자유종(3권)을 묶어 이례적으로 먼저 1부 3권을 출간했지만 독자들의 반응은 식지 않았다. 한 중학생 독자는 TV 교양프로그램에 출연한 작가를 상대로 “서점에서 선 채로 유림을 읽었다. 공자가 이렇게 재밌는지 알게 해줘 고맙다.”고 말해 작가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기도 했다. 공자에서 퇴계로 이어지는 유림의 숲을 다룬 4권과 과감히 벼슬을 버리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학문에 정진했던 퇴계의 일생을 다룬 5권까지 모두 50만부 정도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출판사(열림원)나 작가 모두 이같은 호응에 깜짝 놀라고 있다. 공자의 생애를 되살린 6권은 내년 1월15일쯤 출간된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400평 자택 ‘창작스튜디오’로 기증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이 자신이 살던 자택을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열린 창작 스튜디오’로 기증했다.애경그룹은 장회장이 2000년 초까지 살던 서울 중구 신당동의 자택을 ‘몽인아트스페이스’로 개관한다고 20일 밝혔다. 몽인아트스페이스는 대지 면적 400평 규모로 신진 현대 미술작가들에게 무상 대관된다.1기 선발 작가 3∼4명은 내년 2월쯤 개관과 함께 입주한다.
  • 연말 이 땅의 뮤지컬은…

    연말연시 공연의 홍수 속에서 한국 창작 뮤지컬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 있다. 인터넷 입장권 예매 순위에서도 줄곧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두 작품은 다름아닌 ‘명성황후’와 ‘마리아 마리아’다. 강인한 여성이 주인공으로 여성의 굴곡많은 삶과 불굴의 의지를 그린데다 해외 진출에서 호평을 받았다는 것도 두 뮤지컬의 닮은꼴이다. 24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볼 수 있는 ‘명성황후’는 한국 뮤지컬의 명품이자 자부심이다.1995년 초연 이후 10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명성황후’는 총 관람객 100만명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번 연말공연까지의 총 관객 숫자는 98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 2월17일∼3월4일 예술의전당에서 갖는 앙코르 신년공연에서 대망의 100만명 기록을 달성할 예정이다. ‘명성황후’는 외국인들의 관람도 꾸준한데 영화 ‘007 카지노로얄’의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본드걸’ 카테리나 뮤리노는 “매우 감동적이었다. 안무와 의상, 노래 모두 완벽했다.”는 관람평을 남겼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한국 공연에서 팬텀역으로 열연했던 브래드 리틀도 ‘명성황후’를 보고 갔다. 초연부터 대작이었던 ‘명성황후’와 달리 2003년 소극장 공연에서 시작한 ‘마리아 마리아’도 뮤지컬의 본고장인 뉴욕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했다. 이달 30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뉴욕, 런던, 캐나다에 이어 일본 공연을 추진 중인 ‘명성황후’에 이어 ‘마리아 마리아’도 한국 뮤지컬이 해외에서 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성경에 바탕을 둔 ‘마리아 마리아’의 여주인공 마리아는 평면적인 예수 캐릭터와 달리 1부와 2부의 의상이 확 바뀔 정도로 개성넘치는 인물이다.1부에서 하이힐을 신었던 마리아가 2부에서는 맨발로 열창을 한다. 꼭 기독교도가 아니더라도 한 여성의 ‘불굴의 사랑’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이번 공연에서는 1대 마리아인 강효성과 소냐, 최가인 3명이 마리아역을 맡아 각각의 개성과 매력을 뽐낸다. 또 예수역의 허준호와 소경 역할을 맡은 윤복희는 오랫동안 무대를 지켜 온 배우의 저력을 확인시켜 준다. 비운의 국모 명성황후가 부르는 감동적인 ‘백성이여 일어나라’, 뜨거운 열정의 가진 마리아가 들려주는 ‘활활 타올라라’를 들으며 다가오는 새해를 힘차게 살 기운을 차려보는 건 어떨까.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한국 현대시의 거름 릴케

    “내가 밤마다 기도한 것들이 여기 나의 육필로 씌어져 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소설 ‘말테의 수기’의 주인공 말테는 밤새 기도한 것이 이렇게 다음 날 아침이면 한 뭉치 글로 남는다고 고백한다. 말테는 기도를 말로 하지 않고 무릎을 꿇고 글로 쓴다. 기도가 곧 글쓰기요, 글쓰기가 곧 기도인 셈이다. 딱히 ‘말테의 수가’에서가 아니더라도 기도에 대한 릴케의 생각은 각별한 데가 있다. 릴케에게 기도는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시적 진실의 소리, 그의 표현을 빌리면 “불현듯 불타오르는 본질의 발산”이다. 릴케의 영향을 오롯이 받은 우리의 시인이 있다면 단연 ‘고독의 시인’ 김현승이 첫 손에 꼽힌다.“임금(林檎)나무 수풀의 열매들이 익으면 머언 하늘빛 넥타이를 매고 릴케의 시집을 뒤적거리던 그 시간은 가을이었다.” ‘가을의 사색’이란 그의 글에서도 알 수 있듯 김현승의 기도는 주로 가을을 배경으로 이뤄진다.그에게 기도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시인은 스스로 “외로움이 있는 곳엔 가을마다 기도가 있었고, 그 기도에 리듬을 붙이면 시가 되었다.”고 밝힌다. 릴케와 마찬가지로 김현승에게도 기도는 곧 시쓰기와 동류항(同類項)이었던 것이다.‘릴케와 한국의 시인들’(김재혁 지음, 고려대출판부 펴냄)은 독일 시인 릴케가 우리 시인들에게 어떻게 수용됐으며 시의식과 시창작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살핀 책이다. 저자(고려대 독문과 교수)는 릴케는 한국 현대시사를 관통하며 우리 시인들에게 끊임없이 시적 자양을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1930년대 릴케를 본격적으로 국내에 소개한 시문학파 시인 박용철은 릴케로부터 시적 변용이라는 창작 방식뿐 아니라 ‘무고향성(無故鄕性)’이라는 테마까지도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런가 하면 1941년 도쿄 쇼신사에서 릴케의 시집 ‘기수 크리스토프 릴케의 사랑과 죽음의 노래’를 구입한 윤동주는 같은 해 ‘별 헤는 밤’를 써 별 하나에 그리운 릴케의 “이름을 불러”본다. 일본 고서점에서 릴케의 시집을 사 보고 난 뒤 시인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는 김춘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릴케가 한국 시인들에게 끼친 영향을 인정하되, 그것을 주체적인 시각에서 살핀다. 저자는 “아무리 훌륭한 외국 시인의 세계도 우리 시인들의 정신의 필터를 거치면 새로운 것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며 “릴케가 한국 시인들에게 끼친 영향을 논함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조적 수용’이라는 관점”이라고 말했다.1만 60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강태규의 연예in] 표절, 부끄러운 창작의 열병

    어떤 영역을 막론하고 창작자의 습작기에는 한번쯤 모방과 마주하게 된다. 이 모방은 새로운 자신의 작품세계를 열어가는 일종의 디딤돌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같은 행위는 반드시 작가가 되기 이전의 시행착오 과정에 겪는 열병중의 한 부분이어야만 한다. 작품을 대중에게 발표한 이후에도 이 모방의 흔적이 회자되면, 결국 떳떳한 작가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최근 대중가요 분야에서 작곡자들의 표절 논란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매년 자행되고 있는 이같은 표절의 흔적들은 단순히 곡의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차원이 아니라, 아예 특정한 부분이 똑같아 누가 들어도 표절의 대상곡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를 대범한 절도행위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도 바로 ‘돈’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창작물을 교묘히 베껴 자신의 것으로 이득을 취한다는 것은 대중을 우롱하는 처사이자, 대중음악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이다. 지난 10월에는 저작권에 관련한 중대한 법원 판결이 나와 이목을 집중시켰다.2004년 발표된 MC몽의 1집 음반 수록곡 ‘너에게 쓰는 편지’가 표절 판정을 받았다. 후렴구 8소절이 모던 록그룹 ‘더더’의 ‘이츠 유(It’s you)’를 표절했다는 것이 법원 판결의 요지였다. 작곡가 강현민이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를 작곡한 김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것. 지난 1999년 이전에는 심의규정상 표절은 4마디,2소절이 같아야 한다는 규정을 두었지만,99년 공연윤리위원회가 공연법 개정을 통해 사전음반 심의기구를 없애 표절이 친고죄 영역으로 넘어갔다. 강현민의 소송제기가 없었다면, 이 표절곡도 표절곡이 아닌 창작곡으로 버젓이 고개를 들고 다녔을 것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이밖에도 올초, 이효리의 2집 타이틀곡 ‘겟챠(Get Ya)’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두 섬싱(Do Something)’을 표절했다는 시비가 불거졌고, 최근 MBC 수목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의 드라마 OST 주제곡을 부른 가수 정재욱의 ‘하루만큼’이 영화 ‘영웅본색’의 주제곡 ‘당녠칭(當年情)’의 후렴구와 거의 똑같다는 주장이 터져나왔다. 표절 의혹에 연루된 작품자나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비슷할 수는 있으나 표절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이 말은 ‘표절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 교묘히 비켜 나가겠다.’는 말로 들린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밝힌 작곡자 정재형의 말은 그런 의미에서 귀담아 들을 대목이다.“더 논리적인 틀을 갖추지 않으면 금세 무너질 수 있어요. 작곡자들이 유동적이고 유연한 대중음악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더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대중음악평론가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30년 만에 재결합 남성듀오 ‘사월과 오월’(2)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30년 만에 재결합 남성듀오 ‘사월과 오월’(2)

    2005년 말,‘잃어가는 우리의 꿈을 위하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1970년대 포크음악사이트,‘바람새홈(windbird.pe.kr)’ 게시판에는 사월과 오월의 ‘사월’ 백순진씨가 새롭게 만들 곡의 가사를 공모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지난날에 대한 추억, 혹은 회상’, 또는 ‘중년이 느끼는 인생’ 같은 것을 테마로 한 노랫말을 7080세대들에게 직접 의뢰한 것. 이 작업에 참여한 노랫말 가운데 ‘메디슨카운티의 다리(이정미)’,‘잠시라도 숨 고르고(둘숨날숨, 박석)’ ‘기약 없는 노래(최은영)’ 등은 어느덧 노래로 완성되어 소모임을 통해 발표회를 가졌고 또한 음반 제작이 이미 결정된 노래도 있다. 이렇듯 7080 가수 백순진씨와 김태풍씨는 무대에서뿐 아니라 창작 작업에까지 ‘7080’ 세대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마치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들 듯’, 이른바 ‘잃어가는 꿈의 세대들’인 중년들에게 추억과 향수, 그리고 그동안 잠시 접어두었던 열정을 새삼 일깨워 불러 모으고 있는 것이다. 1975년, 이른바 ‘대마초 파동’과 함께 사월과 오월 역시 기타와 마이크를 접은 채 무대를 떠났다. 음악활동이 묶이면서 ‘오월’ 김태풍은 평소 꿈꾸던 오스트리아 유학길에 오른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학을 전공한 뒤 시티은행에 입사, 다시 국내에 파견될 정도로 정통 은행가이자 경제통으로 변신했다.3년 전 귀국한 그는 현재 투자자문회사인 영창파트너스 대표로 M&A 컨설팅을 하고 있다. ‘사월’ 백순진 역시 이 참에 잠시 호흡을 고른 뒤 ‘오토(OTTO)프로덕션’을 설립, 본격적으로 신인발굴과 음반기획에 나섰다. 처음엔 작곡에 뜻을 두었으나 본격적으로 CM송 작업에 착수, 당시 유명 브랜드였던 콘티찐빵(노래 정수라), 반디캔디(노래 윤석화), 빙그레 밤초코(전영), 환타 등 100여 편의 CM송을 작곡했고 아울러 영주와 은주, 오정선, 박형철, 정용원 등을 발굴한 것을 비롯, 듀엣 ‘하야로비’에게 ‘사월과 오월’의 대를 잇게 했다. 사월과 오월의 4기인 ‘하야로비(김영민, 이지민)’에게 만들어준 ‘장미’ 등의 빅 히트로 프로덕션은 성공했지만 예기치 않은 부도를 맞아 ‘흑자도산’한 뒤 사업을 접고 뉴욕으로 건너가 부친 사업에 참여한다. 현재는 (주)노스웨스트항공 한국총대리점인 (주)샤프의 부회장으로 재임 중. 이렇듯 사업가로 제각각 성공한 이들이지만 수시로 ‘사월과 오월’이 되어 무대에 오른다. 여전히 캐주얼 차림에 통기타를 멘 채. 공식적으로 해체한 적이 없었던 만큼 재결합이라는 말 자체도 어색하다고 강조하며. 어느덧 창립 1주년을 맞는 팬 카페 ‘사오모(사월과 오월을 사랑하는 모임,http:/cafe.daum.net//4m5m)’는 어느덧 회원수가 457명에 이른다. 카페지기인 박훈종(49)씨 역시 1970년대 사월과 오월에 열광했던 팬으로 ‘사오모 팬클럽은 우리들의 젊은 시절이 그저 흘러간 시절만이 아닌 것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공간’임을 강조한다. 또한 ‘사월과 오월’ 공연장에서 만난 임윤경(50)씨는 10대 때부터 이들의 공연장에 거의 빠짐없이 찾았던 열성 포크팬.‘7080세대는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정체성을 위협받으며 위기를 맞는 세대’라며 ‘특히 우울증이 쉽게 잦아들 나이인 만큼 적극적으로 자아 찾기에 나서 삶의 의미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월과 오월 역시 이러한 팬들의 반응에 한껏 자극을 받았다. 그 감동은 새로운 창작에의 욕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쩌면 스스로 열악한 환경에서 음악을 하던 시절, 그 ‘미완의 작업’에의 완성을 이제금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사월과 오월’의 대를 이을 젊은이들을 찾아 자신들의 꿈과 음악을 물려주고 싶다고 밝히는 이들의 얼굴에선 4월과 5월의 싱그러운 햇살만큼이나 생기가 가득했다. sachilo@empal.com
  • ‘올해의 예술상’ 34개 작품 선정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김병익)와 올해의 예술상 운영위원회(위원장 홍승찬)는 12일 도종환의 시집 ‘해인으로 가는 길’ 등 문학·미술·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다원예술 등 7개 분야의 34개 작품을 ‘2006 올해의 예술상’ 수장작으로 선정했다. 상금은 3000만원씩이며 시상식은 18일 오후 5시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분야별 수상자.▲문학 정찬(소설), 도종환, 김승희(시), 김남중(아동문학), 김치수(평론)▲미술 강홍구, 최슬기·최성민(디자인), 박이소, 최정화(설치·영상), 코리아나 미술관 스페이스C▲연극 극단 골목길, 극단 죽죽, 극단 놀땅(창작극), 연희단 거리패(번안극), 극단 사다리(아동극)▲음악 황성호(관현악-작곡), 양성원(관현악), 백병동(실내악-작곡), 콰르텟21, 한국페스티발앙상블(실내악)▲무용 김선희발레앙상블(발레), 국수호(한국무용), 황미숙·파사무용단,YJK Dance, 미나유(현대무용)▲전통예술 정회석, 김용우(국악), 민홍규(전통공예), 축제의 땅(전통무용)▲다원예술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접는 미술관,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서울공연예술가들의 모임, 한국실험예술정신.
  • [Seoul in] ‘혹부리소년과 도깨비 장단’ 공연

    금천구(구청장 한인수) 금천구는 16일과 17일 양일간 금천구립문화체육센터 소극장에서 창작가족뮤지컬 ‘혹부리소년과 도깨비 장단’을 공연한다. 역동적인 장단과 재밌고 익살스러운 춤이 어우러진 창작 가족뮤지컬로 인간과 도깨비의 우정을 통해 약속의 중요함을 일깨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루 2회(오후 2시,4시)공연한다. 홈페이지(www.geuncheon.go.kr)를 통해 선착순 인터넷 접수를 받는다. 문화공보과 890-2410.
  • 발레 ‘호두까기 인형’ 취향대로 골라 보자

    발레 ‘호두까기 인형’ 취향대로 골라 보자

    ‘호두까기 인형’은 연말 공연계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레퍼토리. 호프만의 동화를 각색해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발레곡이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된 이래 100여년간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형태의 공연으로 이어져온 작품이다. 올해 국내 무대에서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정통 발레부터 비 보이춤으로 버무린 현대무용, 한국 상황에 맞춘 스토리의 파격 발레까지 다양한 볼거리들로 무장한 ‘호두까기 인형’들이 각축을 벌인다. ●고전에 충실한 호화무대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대결은 연말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 중 하나. 국립발레단은 예년처럼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안무한 볼쇼이 버전을 택했다. 극의 전체적인 전개를 춤으로 구성, 모든 춤에 성인 무용수가 등장해 화려한 춤의 세계를 펼치는 게 특징. 원작에 더 가깝게 보여주기 위해 러시아 현지에서 제작된 무대와 의상을 공수했으며, 볼쇼이발레단 주역 무용수 니나 캅초바와 얀 고돕스키도 주역으로 출연시킨다.21년째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려온 유니버설발레단은 키로프(마린스키) 버전으로 드라마틱한 무대를 선보인다. 아기자기한 춤과 마임을 버무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것이 특징. 파티 장면과 함께 꼬마병정 역할의 어린이 50여명이 무대에 올라 가족공연의 분위기를 강조한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내한한 벨로루시발레단이 가세해 러시아 정통 발레의 진수를 보여준다.30세 전후의 나이로 절정의 기량에 접어든 무용수들이 역동적인 무대를 꾸민다. ●실험성 돋보이는 파격무대 이정희 현대무용단의 무대는 현대무용으로 차이코프스키의 고전 음악을 새롭게 해석한 시도로 눈길을 끈다. 청소년들의 트렌드를 대표하는 비보이 춤과 마술을 접목했다.11명의 비보이(B-boy)와 팝핀(Pop Pin) 댄서들이 등장, 호두까기 인형이 이끄는 병정 장난감들과 생쥐 부대의 전투 장면을 비롯해 역동적인 춤을 보여준다. 베테랑 마술사 이제민이 마술로 연출하는 주인공 클라라의 꿈속 여행도 독특하다. 제임스 전의 안무로 새롭게 탄생한 서울발레시어터의 창작발레도 색다른 볼거리. 클라라와 왕자를 영민과 단비라는 한국의 캐릭터로 변환, 심장병에 걸린 영민을 보살피는 단비의 희망이 실현되는 과정을 다뤘다. 꿈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축으로 삼은 것은 원작과 비슷하지만 무서운 생쥐 군단을 바퀴벌레 군단으로 바꾸는 등 현실적으로 꾸민게 특징이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나비부인’ 이유있는 흥행

    ‘나비부인’ 이유있는 흥행

    지역 문예회관들이 힘을 합쳐 스스로 살 길을 찾아보겠다는 절실한 노력이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경기지역문예회관협의회(경문협) 회원 극장들이 공동 제작한 오페라 ‘나비부인’이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지난달 8∼9일 부천시민회관 공연이 만원사례를 이루었고,16∼17일 고양 어울림극장 공연은 85%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입소문을 타고 지난 8∼9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 이어 오는 16∼17일 의정부예술의전당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지역 문예회관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오페라를 개별적으로 제작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웃한 문예회관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면 제작 비용은 그만큼 줄어들게 마련이다. ‘나비부인’의 제작비는 5억원이다.2억 5000만원은 복권기금에서 지원받고,2억 5000만원을 4곳에서 똑같이 나누어 냈다. 부천은 마케팅, 고양은 홍보, 안산은 제작감독, 의정부는 행정과 예산집행 등 역할도 분담했다. 예술감독 임헌정에 연출가 김학민, 지휘자 김덕기, 이제는 ‘빅3 오케스트라’의 하나로 떠오른 부천필하모닉, 소프라노 김유섬과 테너 이현, 바리톤 최종우 등 화려한 제작·출연진에도 1만∼7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티켓값을 책정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시설은 훌륭한데 내용이 빈약하다.’는 가슴앓이에 한결같이 시달리는 문예회관들에 ‘시장원리에 근접한 우수 콘텐츠의 개발’이라는 풀리지 않던 방정식의 해법이 제시된 셈이다. 경기지역 13개 문예회관의 공연기획 실무자가 주축인 경문협은 2004년 8월 출범했다.‘공공극장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공동으로 시장을 형성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들은 그동안 극단 사다리의 ‘이중섭 그림속 이야기’를 초청한 공동구매, 의정부 이미숙 무용단의 창작 무용극 ‘귀천’과 안산의 국악뮤지컬 ‘반쪽이전’의 지역예술단체 프로그램 교환, 프라하 마리오네트 인형극단의 ‘돈조바니’를 초청한 해외프로그램 공동기획 사업 등을 펼쳐왔다. 공동제작 사업도 ‘나비부인’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록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을 6곳의 회원 문예회관에서 모두 15차례 공연했다. 전체 객석점유율은 70% 정도였지만, 공동제작의 의미를 살리고 성과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내년에는 중소극장용 가족뮤지컬 ‘개구리 왕자’를 제작할 계획이다. 규모를 줄이려는 것은 되도록 많은 극장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나비부인’도 당초에는 7곳의 극장이 공연을 희망했지만, 오케스트라 연주공간이 좁아 포기하고 만 곳도 있었기 때문이다.‘개구리 왕자’는 회원 극장뿐 아니라 서울지역에서도 장기공연해 ‘가외수익’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경문협의 출범을 주도한 소홍삼 의정부예술의전당 공연계장은 “우리가 가능성을 보임에 따라 영남권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권역별 모임이 활성화되어 문예회관들이 제자리를 잡고, 지역의 개성을 살린 독특한 프로그램들도 많이 개발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사고] 서울신문 신춘문예 공모

    ■ 모집 부문 및 상금 ●단편소설(80장 안팎) 500만원 ●시(3편 이상) 300만원 ●시조(3편 이상) 200만원 ●희곡(90장 안팎) 25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 250만원 ●동화(30장 안팎) 150만원 ※장수는 200자 원고지 기준 ■ 마감 2006년12월12일 화요일(당일 우편 도착분까지 유효) ■ 보내실 곳 100-745 서울 중구 태평로1가 25 서울신문사 편집국 문화부 신춘문예 담당자 앞 ■ 당선작 발표 2007년1월1일자 서울신문 지면 ■ 응모 요령 응모작은 기존에 어떤 형태로든 발표되지 않은 순수 창작물이어야 합니다. 같은 원고를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투고하거나 표절로 인정될 경우 당선을 취소합니다.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한 원고는 반드시 A4용지로 출력해 우송하십시오. 팩스나 이메일 원고는 받지 않습니다. -겉봉투에 ‘신춘문예 응모작’이라고 붉은 글씨로 쓰고, 원고 끝에 이름(필명인 경우는 본명), 주소, 연락처(집·직장 전화, 휴대전화)를 적어주십시오. ■ 문의 서울신문 문화부 (02)2000-9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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