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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 없어도 괜찮아! 열도 흔드는 K-뮤지컬

    아이돌 없어도 괜찮아! 열도 흔드는 K-뮤지컬

    “한국 뮤지컬은 케이팝 아이돌 이벤트”. 일본에 도전하는 한국 뮤지컬에 대한 일본 공연계의 시선이다. 케이팝 아이돌을 내세운 몇몇 단발성 공연에만 관객이 몰리며 케이팝 한류의 부산물 쯤으로 여겨지곤 한다. 그런 현실에서 최근 국내 공연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아이돌 없이 오로지 작품의 힘만으로 일본 시장의 문을 여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추리 요소를 접목한 창작뮤지컬 ‘셜록홈즈’ 시즌2 ‘블러디 게임’ ①은 다음달 26일 도쿄 공연을 시작으로 후쿠오카와 효고 현에서 일본 관객들을 만난다. 일본 배우들이 일본어로 연기하는 라이센스 공연이다. 앞서 시즌1 ‘앤더슨가의 비밀’ ②은 지난해 1월 도쿄 초연에서 공연 막바지에 전석 매진은 물론 입석 관객까지 등장했다. 대학로의 스테디셀러인 창작뮤지컬 ‘빨래’ ③는 지난 1월 도쿄에서 라이센스로 공연된 데 이어 30회가 넘는 전국 투어에 나선다. 2012년 초연 당시 일본의 계간지 ‘뮤지컬’이 꼽은 2012년 일본 뮤지컬 6위에 선정되는 등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지난해 충무아트홀이 제작한 ‘프랑켄슈타인’ ④은 일본 제작사와의 라이센스 계약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의 대형 창작뮤지컬이 일본에 라이센스로 판매되는 첫 사례다. 이들 작품은 일본 관객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요소들을 두루 갖췄다는 게 공연계의 시각이다. 극적인 전개와 웅장한 넘버가 특징인 한국 뮤지컬은 일본 관객들에게 ‘격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최명준 충무아트홀 공연기획부장은 “‘프랑켄슈타인’ 공연을 본 일본 제작사 관계자들은 배우들의 가창력과 다이내믹한 극 전개, 강렬한 넘버를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셜록홈즈’와 지난해 7월 일본에서 라이센스로 초연된 ‘블랙메리포핀스’는 추리물을 즐기는 일본인들의 취향과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빨래’의 제작사인 씨에이치 수박 류미현 프로듀서는 “따뜻하고 보편적인 소재와 응원의 메시지가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일본 관객들에게 위로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먼저 인정받은 높은 작품성이 필수다. ‘셜록홈즈’의 노우성 연출가는 “일본 제작자들은 서구 라이센스 위주에서 탈피하려는 과정에서 수준 높은 작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인식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일본 시장에서 한국 뮤지컬은 케이팝 아이돌이 필수 요소였다. 대극장 객석을 가득 채운 ‘잭 더 리퍼’ ‘삼총사’는 물론 ‘총각네 야채가게’ ‘여신님이 보고계셔’ 등 중·소극장 창작뮤지컬에도 아이돌 가수가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작품을 통해 일본에 소개된 배우들은 일본에서 마니아 팬층을 확보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한국 공연계는 현지화에서 뮤지컬 한류의 해법을 찾고 있다. ‘셜록홈즈’는 일본 창작진의 작품 수정을 폭넓게 허용한 점이 주효했다. 일본의 베테랑 배우를 주연으로 섭외하면서 셜록 홈즈의 나이가 40대 전후에서 50대 전후로 올라갔고, 과감한 생략과 높은 밀도가 특징이었던 원작이 일본판에서는 보다 친절해졌다. CJ E&M 공연사업부문 관계자는 “국내 뮤지컬은 현지화를 통해 일본 공연 시장에 안착해 나갈 것”이라면서 “국내 업계에서도 라이센스 진출에 주력하며 현지 제작사와의 협업을 활성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대학로는 죽었다” 상여 멘 연극인들

    “대학로는 죽었다” 상여 멘 연극인들

    “오늘 대학로는 죽었습니다.” 1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 꽃샘추위로 잔뜩 움츠러든 거리에 김의경 연출가를 비롯해 200여명의 연극인이 상주(喪主)를 자처하며 나섰다. 결연한 표정의 연극인들 뒤로는 곱게 단장한 상여가 부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상여 앞에 선 ‘대학로극장’의 정재진 대표는 “한국 연극 문화의 산실인 대학로의 소극장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지고 있다”며 “평생 연극만 바라보고 살아온 연극인들이 치솟는 임대료에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치솟는 임대료에 남은 소극장들도 폐관 압박 연극인이 거리로 나온 까닭은 1987년 개관해 28년간 대학로를 지켜온 ‘대학로극장’이 폐관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198㎥(60평), 130여석 규모의 대학로극장은 1990년대 창작극 ‘불 좀 꺼주세요’를 3년 6개월 동안 장기 공연하며 20만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대학로 소극장 가운데 샘터파랑새극장(1984년 개관), 연우소극장(1987년 개관)에 이어 세 번째로 오래됐다. 1994년 ‘서울 정도 600년 사업’의 하나였던 타임캡슐에 서울의 상징물 중 하나로 이 극장과 공연 자료가 담기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건물주가 월 340만원이던 임대료를 440만원으로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면서부터 상황이 심각해졌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며 근근이 버티던 정 대표에게 월 100만원 인상은 ‘나가라’는 얘기나 다름없었다. 정 대표는 “이달 초 막을 내린 ‘관객모독’은 첫 달 수입이 400만원에 불과해 배우들 출연료 주기도 버거운 실정”이라며 “한 작품이 망하면 휘청하고, 두 작품 연거푸 망하면 사채까지 쓰는 게 대학로 연극판의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치솟는 임대료는 ‘대학로극장’만의 고통이 아니다. 한때 200여개에 달하던 대학로의 소극장은 현재 160여개로 줄어들었다. 연극 ‘품바’로 유명한 상상아트홀은 25년 역사를 뒤로하고 지난 1월 문을 닫았다. 상상아트홀 박정재(53·여) 대표는 “품바 전용 상설극장으로서 자부심은커녕 연극인들이 꾸던 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소극장 ‘꿈꾸는 공작소’ 역시 급격히 오른 임대료에 폐관 압박을 받고 있다. ●“문화지구 선정, 대형극장·건물주만 배불려” 연극인들은 서울시의 ‘문화지구’ 지정에도 강하게 반발했다. 2004년 대학로가 문화지구로 지정돼 대기업이 운영하는 중대형 극장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임대료와 대관료 상승만 낳았다는 것이다. 정대경 한국소극장협회 이사장은 “문화지구 지정에 따른 세금 감면과 용적률 혜택, 융자 지원 등 건물주만 덕을 보고 있다”며 “서울시는 연극인들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 사진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조디악코믹스, 웹 플랫폼 이어 모바일 어플로도 만난다

    조디악코믹스, 웹 플랫폼 이어 모바일 어플로도 만난다

    총 상금 1,000만 원 규모의 ‘조디악코믹스 론칭기념 웹툰 공모전’을 개최하며 국내 웹툰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조디악코믹스’를 이제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조디악코믹스의 한 관계자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태”라며, 정식 론칭 준비가 한창이라고 밝혔다. 심플한 구조의 직관성 있는 ui로 구성된 조디악코믹스 어플은 웹 플랫폼과의 연동을 통해 오픈마켓에 작가의 원고를 업데이트할 경우 지연 없이 바로 어플리케이션에도 적용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앞서 화제가 된 바 있는 조디악코믹스 공모전은 총 1,000만 원 규모의 푸짐한 상금과 함께, 응모된 작품들이 차후 론칭되는 조디악코믹스의 ‘프리채널’에 등록되는 등 다양한 혜택으로 실력있는 예비 웹툰작가들의 등용문이 되고 있다. 오는 4월 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공모전은 본인이 창작한 웹툰 연작 3회분 이상을 제출하면 응모가 가능하며, 공모전 종료 후 자신의 콘텐츠를 유료로 전환해 판매할 수 있다. 최근 웹툰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조디악코믹스는 네이버, 다음 등 기존 웹툰사업자들이 채택하고 있는 ‘단일플랫폼’이 아닌 ‘채널’ 방식을 추구한다. 이는 여러 웹툰사업자와 창작집단이 조디악코믹스에 입점, 자신들의 콘텐츠를 소비자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준오픈마켓형 연합 플랫폼’ 형태를 추구한다. 프리채널에 등록된 웹툰작가의 경우 조디악코믹스가 자체 개발한 ‘조디악CMS(채널콘텐츠통합관리시스템)’를 통해 자신의 콘텐츠의 수익 현황을 투명하게 확인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콘텐츠의 판매방식(유/무료), 가격, 연재일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프리채널에 등록된 작품은 곧 출시될 조디악코믹스 어플에 자동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어플에서는 웹 플랫폼과 달리 채널 섹션 없이 각 작품들이 채널의 로고를 단 채 노출돼 자칫 방대한 콘텐츠에 이용자들의 선택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조디악코믹스의 UCP 시스템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 UCP(User Custom Page)는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 기록과 패턴을 분석, 방대한 콘텐츠 속에서 이용자가 선호할 만한 웹툰과 웹소설을 추천하고 새로운 장르도 제안하는 기능으로 어플은 물론 조디악코믹스의 웹 플랫폼에도 적용되는 기능이다. 웹툰 작가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은 물론, 독자들의 사용환경까지 고려한 시스템으로 향후 웹툰 업계 강자자리를 예약한 조디악코믹스는 웹툰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웹툰 번역 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조디악코믹스 공모전과 운영정책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조디악코믹스의 티저페이지(www.zodiaccomics.com)와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세요! 동화 나라

    오세요! 동화 나라

    동화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광진구는 ‘동화속에서 놀자’라는 주제로 21일까지 광진문화예술회관 나루아트센터 1층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동화 작품 전시회는 5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제4회 서울동화축제’의 사전행사로 마련됐다. 구 관계자는 “전시회를 통해 축제를 미리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회에는 동화마을창작소 작가와 국제청소년 작가, 동화책 작가 등 총 40여명이 참여해 동화 속 캐릭터와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를 표현했다. 전시관은 ▲동화나라 ▲동화와 놀자 ▲나무와 놀자 ▲서울동화축제 및 나루몽 홍보 등 4개의 주제로 꾸며졌다. 먼저 ‘동화나라’에선 동화책에 쓰여진 원화와 어린이작품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가 이뤄지는 동화 속으로의 상상모험을 다룬다. ‘동화와 놀자’는 설치된 작품과 조형물을 활용해 놀이가 가능하다. 또 가면놀이, 당근 던지기와 빵 던지기 등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구 관계자는 “단순히 보기만 하는 전시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고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5월 진행될 서울동화축제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행사장 한쪽에는 서울동화축제 캐릭터인 ‘나루몽’을 주제로 한 그림전시와 조형물, 홍보 영상 등도 전시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예비 창작자, 창작의 거인을 만나다

    예비 창작자, 창작의 거인을 만나다

    “음악 프로듀싱을 하다보니 작곡가, 작사가, 가수 등 여러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중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요. 노하우가 있을까요?” “좀 예민한 질문이네요. 예술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독재를 해요.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나올 때까지 사람들을 밀어붙이곤 하죠.”(방시혁)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열린 ‘그레이트 멘토 프로그램’에서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와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조언을 건네야 할 멘토로서 민감한 질문에도 답을 뭉뚱그리지 않았다. 음악 관련 작업에 열중하는 예비 창작자 16명이 현장에 직접 참석했고, 콘텐츠코리아랩 그룹 수강생 20명, 동아방송예술대 학생 20명 등 40여명이 쌍방향 화상으로 맞춤 강의를 들었다. 어떤 이들은 채 빛을 보지 못했을 뿐 스스로 넘치는 재능이라고 자부했지만 쉬 검증되지 못했다. 또 어떤 이들은 걷고자 하는 길이 맞는지 확신하기가 쉽지 않았다. 갈증의 일단이 풀렸다. 멘토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오아시스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CJ는 지난달 11일 문화창조융합센터를 만들었다. 예비 창작자들의 아이디어를 문화콘텐츠로 기획하고, 이를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로 육성하는 전진기지로 삼고자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개소식에 참가할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민관이 합동으로 문화산업 분야의 창작부터 산업화, 유통까지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다분히 막연할 수도 있는 센터의 구체적인 모습이 이날 첫선을 보인 것이다. 안 대표는 “음악과 아티스트 제작은 한국의 시스템으로 하되 아티스트는 현지 사람으로 구성하는 식의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아티스트뿐 아니라 기획자, 제작자, 사업자의 해외 진출도 필요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방 대표의 지적은 더욱 몸에 와 닿는다. 그는 “이 자리에 작곡가, 작사가 등 창작자들이 많이 왔기 때문에 저 역시 창작자 입장에서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문을 연 뒤 “1990년대 음반 산업이 붕괴되고, 음악이 갖고 있는 가치가 전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붕괴된 음악 시장의 대안으로 아이돌 산업이 떴지만, 그보다 더 주목해야 할 콘텐츠 성공의 요소는 바로 스토리텔링”이라면서 “문제는 시장이 스토리텔링을 원할 때 창작자는 어떻게 나의 곡, 나의 가사의 가치를 증명해낼 수 있는가에 있다”고 후배 창작자들에게 화두를 던졌다. ‘그레이트 멘토 프로그램’은 앞으로 월 2회 개최하며, 센터는 다음달부터 제작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공모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페르시아 왕자가 신라 공주와 결혼했다고?

    세계 속의 신라를 조명하는 전통 창작 공연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정동극장과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공동 기획 작품인 ‘바실라’다. ‘바실라’는 고대 페르시아의 구전 서사시 ‘쿠쉬나메’가 원전이다. 쿠쉬나메에 등장하는 지명 바실라(더 좋은 신라를 의미)에서 착안, 1500년 전 실크로드를 따라 페르시아에서 신라로 이어진 문화 교류와 충돌을 그렸다. 페르시아 왕자 아비틴과 신라 공주 프라랑의 사랑, 침략자 자하크와 쿠쉬의 전쟁, 아비틴과 프라랑의 아들 페리둔의 성장과 복수 이야기가 뼈대다. 페르시아와 신라의 의물부터 검, 활 등 무기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고증과 상상력을 토대로 정교하게 제작된 소품과 무대의상은 시공을 넘나드는 환상의 세계를 연출한다. 페르시아에서 신라로의 공간 이동, 항해 때 몰아치는 비바람과 파도 등은 영상 기술을 활용해 사실적이고 역동적으로 표현한다.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의 콤비 연출가 최성신과 작가 이희준이 의기투합했다. 오는 18~22일, 서울 용산구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공연. 다음달 6일부터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문화센터 공연장 상설 공연. 3만~5만원. 1544-1555.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웹툰·SNS·웰빙·창업… 대학가 ‘펀 강좌’ 뜬다

    웹툰·SNS·웰빙·창업… 대학가 ‘펀 강좌’ 뜬다

    인기 웹툰(인터넷 만화) 작가에게 특강이 아닌 한 학기 강의를 통째로 맡기거나 유튜브 임직원을 초빙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법을 가르치는 등 이색 강좌가 생겨 대학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9일 서강대에 따르면 인기 웹툰 작가 조경규(41)씨를 초빙해 학생들에게 직접 웹툰 그리는 방법을 가르치는 ‘디지털 문화와 예술’ 강좌가 이번 학기에 개설됐다. 조씨는 ‘오무라이스 잼잼’ ‘차이니즈 봉봉클럽’ 등 음식, 요리를 주제로 한 웹툰으로 인기를 끌었다. 학교 측에 조씨를 추천한 이는 아이돌그룹 2NE1의 멤버인 씨엘(이채린)의 부친 이기진(55) 물리학과 교수다. 이 교수는 “전인교육원에서 자문을 구해와 젊은 층의 트렌드에 맞춘 수업을 개설해 보자고 제안했다”며 “학생들이 학교를 벗어나 즐기는 문화를 올바르게 평가하고, 비판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 줄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젊은 층이 열광하는 웹툰을 통해 물리학을 쉽게 풀어내고 싶었는데 올해 안에는 꼭 직접 제작한 웹툰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래픽디자이너, 웹디자이너, 삽화전문가로도 오래 활동한 조씨는 학생들이 직접 웹툰 작가가 되는 경험을 하도록 커리큘럼을 직접 짰다.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단숨에 정원 35명을 채웠다. 학생들은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각자 만든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대본(콘티)을 짜며 웹툰 줄거리를 만들 예정이다. 학기 말에는 자신만의 작품 한두 편을 완성해 발표하게 된다. 중앙대는 유튜브의 임직원 5명을 학교로 불러 학생들에게 SNS 활용법을 가르치는 이색 강좌인 ‘멀티미디어 창작과 비즈니스’를 신설했다.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하고 영상을 시청하는 ‘구독자’들과 소통하는 방법, 유튜브를 통해 금전적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 등을 실제 유튜브 채널 운영자(크리에이터)가 강의한다. 웰빙, 몸짱 트렌드가 반영된 이색 강좌도 눈에 띈다. 연세대는 2006년부터 해마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운동과 건강 관련 상품의 진실, 과장 혹은 거짓’을 주제로 한 ‘프레시맨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이한주(52)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현대인은 운동과 건강상품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과장광고에 현혹되지 않는 소비자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수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홍익대, 중앙대, 성공회대 등은 ‘창업’을 다루는 이색 강좌들을 개설했다. 홍익대는 올해 대기업 임원 경력이 있는 강사단 5명을 초빙해 6~8명으로 조를 이룬 학생들을 가르치는 ‘창업과 경영’이라는 강의를 신설했다. 일명 ‘창업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학생들이 직접 창업을 가정해 아이템 선정부터 사업계획서까지 작성한다. 학교 측은 “본래 정원은 40명이었지만 수강 신청 인원이 너무 많아서 60명으로 늘렸다”고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인조잔디에 러닝머신까지…삼성이 만든 3400만원 짜리 개집 화제

    인조잔디에 러닝머신까지…삼성이 만든 3400만원 짜리 개집 화제

    ‘개 팔자가 상팔자’ 삼성이 제작한 고가의 개집 영상이 화제다. 9일(현지시간)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삼성전자 영국법인이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영국 버밍엄 국립전시센터(National Exhibition Center)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명견 경연대회인 ‘크러프츠(Crufts) 2015’에서 ‘삼성 드림 도그하우스’를 전시했다고 보도했다. 10여 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해 제작한 이 개집에는 인조잔디가 깔린 개 전용 러닝머신과 개 스스로 버튼을 눌러 사료를 먹을 수 있는 자동 먹이통(스낵 디스펜서), 침실 안 삼성 태블릿PC가 설치돼 도그쇼 영상을 개가 맘껏 볼 수 있다. 또한 첨단 기능이 창작된 애견용 욕조가 마련돼 있다. 삼성의 드림 도그하우스를 제작하는 데 걸린 시간은 총 6주로, 2만 파운드(한화 약 3400 만 원)의 비용이 투입됐으며 개 주인들이 반려견을 위해 기술과 기계장치가 결합한 개집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첨단 개집을 제작했다. 한편 삼성은 지난 1993년부터 이 명견 대회에 스폰서를 맡아왔으며 명견 대회를 후원하는 것은 반려견 애호가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samsunguk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만화가 낳고 인터넷이 키운 새 문화시장 ‘웹툰’

    만화가 낳고 인터넷이 키운 새 문화시장 ‘웹툰’

    9일 오전 11시 방영되는 아리랑TV ‘웹툰과 만화책의 차이가 뭐예요?’에서는 만화책과 웹툰의 차이점과 한국 웹툰의 강점에 대해 알아본다. 웹툰(webtoon)은 웹(web)과 카툰(cartoon)의 합성어로 온라인에서 보여주기 위해 그린 만화다. 잡지, 단행본을 통해 서점이나 대여점에서 접할 수 있는 만화책과 다르다.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인터넷의 발달로 침체된 ‘출판 만화’의 대안으로 자리잡았다. 네이버, 다음 등 대형 포털사이트를 통해 급속도로 성장했다. 한국의 특수상황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웹툰 시장을 창출해내는 효과를 냈다. 출판 만화 위주인 일본, 중국, 미국 등은 웹툰 서비스를 뒤늦게 시작했다. 한국인들의 웹툰 사랑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스마트폰 웹툰 앱 이용 시간은 한 달간 370여분이었다. 지하철, 버스, 집, 학교, 사무실 등 인터넷만 되면 언제 어디서든 웹툰을 무료로 볼 수 있다. 전파가 빠르고 댓글 등을 통해 독자와 실시간 소통이 활발한 게 특징이다. 큰 인기를 모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순정만화’, 드라마 ‘미생’ ‘하이드 지킬 나’, 뮤지컬 ‘도로시 밴드’ 등의 원작은 웹툰이다. 웹툰은 1차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2차 창작물로 재생산돼 한국 문화시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웹툰 캐릭터를 활용한 컵, 티셔츠, 노트, 휴대전화 케이스 등 다양한 상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홍대에는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용 카페도 생겼다. 웹툰 서비스를 하는 사이트들 가운데 ‘네이버 웹툰’은 웹툰 시장을 견인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선발주자로 나서고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지역의 미래를 묻다]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4대 역세권 개발로 지역 활성화”

    [지역의 미래를 묻다]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 “4대 역세권 개발로 지역 활성화”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4대 역세권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합니다.” 4일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핵심 사업으로 신촌(연세로 보행자전용지구 추진), 아현·서대문(웨딩타운·가구거리 활성화), 홍제(실버 헬스케어 타운 조성), 가좌(마을복지센터 운영) 등 4대 역세권 개발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밑그림은 이미 그려뒀으니 올해는 색을 칠하는 작업이 주가 된다. 가시적인 성과도 보인다. 문 구청장은 “홍제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실버 헬스케어 타운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홍제역은 오래됐고 유동인구도 많은데 4대 역세권 중 상대적으로 개발이 안됐다”면서 “최근엔 홍제역 인근에 병원이 들어서는 등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병·의원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병·의원 특화 가로를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현재 아파트 2개 동, 상가건물 1개 동이 건립 중이다”며 “여기에 헬스케어를 특화해서 분양하고 신촌 세브란스병원과 연계하면 자연스럽게 실버타운이 조성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촌 역세권은 연세로 보행자전용지구 전환을 추진한다. 특히 신촌동은 지난해 12월 ‘서울형 도시재생 시범사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돼 2018년까지 10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문 구청장은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문화발전소 용역을 발주했고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9일부터 3박4일 간 일본 도시재생 우수사례지구를 둘러보며 아이디어도 얻었다고 전했다. 그는 “쪽방촌이었던 요코하마 고토부키초는 2005년부터 호스텔 사업을 시작해 학생 등에게 저렴하게 임대하고 일자리 환경개선 사업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후 세계 배낭여행객과 예술가들이 즐겨 찾는 마을이 됐다”고 소개했다. 또 “좋은 마을만들기 사례인 도쿄 세타가야 구에는 보행자 전용도로가 있었는데 젊은이 유인 정책 등으로 다른 구와 달리 인구가 늘고 있더라”며 “호사카 노부토 세타가야구청장과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연세로 보행자전용지구 계획이나 구청 간 교류 필요성을 서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어린이집 폭행사건과 관련해 육아공동체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이를 남에게 돈을 주고 맡긴다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 돌본다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설치로는 한계가 있어 엄마들의 참여가 절실하다”며 “홍제1동 공동육아나눔터와 같은 육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구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일상 속 위기를 포착하다

    일상 속 위기를 포착하다

    “2~3년간 책상에 앉는 게 너무나 두려웠다. 단 한 줄의 글도 쓰지 못했다. 혼란스럽기만 했다. 이번 소설집을 묶을 무렵 슬럼프에서 조금씩 벗어났다. 작가로서 의욕도 다시 생겼다.” 올해로 등단 20년을 맞은 소설가 전성태(46)가 6년 만에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작가 인생 최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2009년 ‘늑대’ 이후 네 번째 소설집 ‘두 번의 자화상’(창비)을 냈다. 작가는 “부족하지만 작가로서 각오를 새롭게 다지게 한 소설집”이라며 “한번 호흡을 고르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갖게 했다”고 했다. 소설집엔 12편의 단편이 실렸다. 작가는 이번 작품집에서 두 가지 시도를 했다. 하나는 일상을 짓누르는 불안이나 위기를 잡아내려 했다. ‘소풍’, ‘낚시하는 소녀’, ‘로동신문’, ‘성묘’, ‘망향의 집’, ‘이야기를 돌려드리다’ 등이 일상성을 건져 올린 작품들이다. 치매를 모티브로 한 최근작 ‘소풍’은 작가가 앞으로 지향해 갈 주제나 문제의식을 대변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고령화 사회에서 치매와 같은 일상이 우리 삶에 침륜하듯 들어와 있는데 그걸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다”며 “가족의 단란한 풍경 속에 들어와 있는 여러 일상의 위기들을 잡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단편소설에 적용되는 현대라는 시간을 20~30년 전까지 확대하려고도 했다. 현대문학에서 장편소설은 현대사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 반해 단편소설은 모든 걸 현재화시켜야 한다는 명목 아래 현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만 다루는 데 대한 거부감의 표출이다. 시점을 아예 과거로 못 박은 작품 ‘영접’이 대표적이다. ‘영접’은 전두환 전 대통령 취임 때를 시간적 배경으로 했다. “눈앞의 시간대인 2~3년을 보통 당대라고 하는 데 대해 불만이 많았다. 소설은 보폭을 더 넓혀야 한다. 단편도 현대의 풍경을 과거 20~30년 전까지 담을 수 있어야 한다.” ‘국화를 안고’의 주제의식도 새겨볼 만하다. 사회적 죽음에 대한 공명(共鳴)을 다뤘다. “글을 쓰고 난 뒤 글쓰기 전에 답답했던 게 해소되는 느낌이 든 작품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그의 죽음에 국화를 한 송이 바치는 느낌으로 썼다.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 작품을 다시 봤는데 처음 썼을 때 들었던 죽음에 대한 공명이 되살아났다.” 제목 ‘두 번의 자화상’엔 작가의 초심이 반영돼 있다. 갓 작가가 됐을 때 20년마다 ‘길’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통해 문학에 대한 자화상을 그려보겠다고 다짐했다. 첫 소설집 ‘매향’에 단편 ‘길’이 수록돼 있다. “이번 작품집에도 쓰려 했는데 지난겨울 원고 쓸 무렵 아버님께서 돌아가셔서 쓰지를 못했다. 올해나 내년쯤 쓰려 한다. 운이 좋으면 20년 뒤 60대 중반에, 운이 더 좋으면 80대 중반에 하나씩 쓰려 한다.” 슬럼프를 딛고 일어선 작가의 창작열은 뜨겁다. 현대사를 다루는 3부작 장편과 ‘소풍’처럼 우리 눈에 잘 띄진 않지만 일상을 짓누르는 어떤 문제들을 단순한 방식으로 잡아내는 단편들을 준비하고 있다. “20대 땐 많은 걸 희생하고 작가의 길을 간다고 생각했는데 희생하고 지금까지 온 게 아니라 정말 원하고 가고 싶은 길을 왔다. 문학도 작가의 삶의 형식이기 때문에 나이를 먹는다. 작가 생활은 많은 실패를 하고 그것을 극복하고 만회하는 과정이다. 인생에 단 한 편은 없다. 겸손한 실패로 점철되는 게 문학 인생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무대 데뷔

    신춘문예가 발굴한 희곡을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온다.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주최하는 ‘2015 신춘문예 단막극제’가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린다. 올해 신춘문예에서 당선된 희곡을 중견 연출가들의 손을 거쳐 무대화하는 연례행사다. 새롭게 등단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연극계에 활력을 불어넣음은 물론, 실력 있는 연출가들과의 작업에서 발산되는 시너지 효과까지 느낄 수 있다.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인 송경화(30) 작가의 ‘프라메이드’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프라모델 도색작업으로 인생 반전을 꿈꾸는 젊은이와 우연히 배달된 인간형 로봇의 동거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그린다. 주인공 경성을 통해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젊은이들의 현실을 위트 있게 꼬집으면서, 로봇을 통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심사위원으로부터 “현대 젊은이들의 상실감과 분노를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극단 골목길을 이끄는 박근형 연출이 숨결을 불어넣는다.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박교탁 작가의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는 시골 재래식 화장실을 배경으로 한국적인 해학을 갖춘 전형적인 한국식 창작극으로, 해외파인 김예나 연출의 색다른 해석으로 풀어낸다.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최우람 작가의 ‘비상구는 있다’는 연우무대 창립 대표이자 현 예술감독인 정한룡 연출이 함께한다. 24세 최연소 당선자와 69세 노(老)연출의 만남으로 기대감을 높인다. 동아일보 당선작 ‘물의 기억’(박선 작가, 손정우 연출), 조선일보 당선작 ‘달빛’(남은혜 작가, 김정근 연출), 한국희곡작가협회 신춘문예 당선작 ‘초대’(김나율 작가, 최원종 연출), 희곡 전문지 ‘공연과이론’ 수상작 ‘어른 아이’ (최세아 작가, 반무섭 연출) 등 총 7편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1시간씩 릴레이로 이어지며 개별 작품을 선택해 관람하거나(각 8000원) 7편 모두를 관람할 수 있는 패키지 티켓(3만 5000원)을 구매할 수 있다. (02)416-9577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추상과 감각의 대화, 김현승의 시 세계

    추상과 감각의 대화, 김현승의 시 세계

    “김현승은 한국 현대시사에서 보기 드문 관념의 진경을 보인 이채롭고 독보적인 시인이다.” 문학평론가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다형 김현승(1913~1975) 시 연구’(소명출판)를 냈다. 연세대 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을 저본으로 삼았다. 다형은 62년간 300여편의 시와 여러 권의 논저를 발표했다. 프로테스탄트 가정에서 태어나 기독교 신앙에 충실한 삶을 살았다. 신앙에 회의해 신으로부터 멀리 떠나 인간적 고독에 휩싸이기도 했다. 고독의 내면에서 다시 적나라한 인간의 형상으로 시 세계를 확산하려 했지만 결국 신에 절대 귀의하는 모습을 보이며 생을 마감했다. 유 교수는 “다형은 인간의 관념 속에서 갈등적으로 내재하는 신성에 대한 추구와 그것에 대한 회의로서의 고독을 변증적으로 노래한 매우 드문 시인이었다”고 말했다. 저자는 통시적 작가론을 뼈대로 해 다형이 집중적으로 구현하려 했던 시적 키워드와 창작 방법의 일관성, 사상적·정서적 독자성을 변별하려 애썼다. 다형의 시편들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통해 다형만의 언어적·정서적·사상적 특질에 다가가는 미시적이고 귀납적인 방법론을 썼다. 다형의 시는 동일한 사물이나 사건을 감각적 차원과 추상적 차원 양쪽을 왕래하면서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형이상시’의 전범으로 읽힐 만하다. 자신의 구체적 이미지 속에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관념을 실어 그 안에서 신성과 자유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김현승은 한 시대를 풍미하곤 하는 유행적 사조에 일방적으로 몸을 내맡기지 않고 오히려 독자적인 혼과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을 지켜 가며 시를 썼다”며 “자연인으로서나 시인으로서나 흠 없고 정결했던 삶을 시종 지켜 갔던 다형의 궤적은 우리 시사가 소중히 안아 들여야 할 지맥”이라고 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대기업 꿈꾸는 연예 기획사들] ‘공룡 기획사’ 납시오

    [대기업 꿈꾸는 연예 기획사들] ‘공룡 기획사’ 납시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화장품 매장. 메이크업 아티스트 직원 6명은 모두 젊은 남성들이다. 검은색 옷을 입고 연예인 뺨치는 외모를 지닌 이들은 6인조 아이돌 그룹을 떠올리게 했다. 1층에서 여성 고객들에게 화장품을 권해 주고 2층으로 올라가 메이크업 시연을 해 주는 등 평일임에도 한창 분주했다. ‘문샷’ 매장이다. YG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한 브랜드로 자사 소속 배우인 이성경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YG의 해외 팬들에게 삼청동의 이곳은 관광명소로 통한다. 매장을 찾는 이들의 40%가 외국인이다. 주말이면 중국어, 영어가 가능한 직원들을 배치하는 이유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권준우씨는 “인터넷 등을 통해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중국, 태국, 유럽 등 해외 팬들이 YG에서 하는 화장품 매장임을 알고 찾아온다”면서 “한국 여성들의 메이크업 패턴을 궁금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예 기획사들이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체결을 앞두고 중국 자본까지 유입되면서 이들의 사업 다각화는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의 가장 큰 경쟁력이자 마케팅 수단은 한국은 물론 세계를 주름잡는 K팝 스타들이다. SM, YG, FNC 엔터테인먼트 등 가요 기획사들은 최근 가수들뿐 아니라 배우들까지 영입하면서 종합엔터테인먼트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들을 활용해 본업과 다소 거리가 있는 사업들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해외 팬 몰리며 관광코스로 적극 개발 가장 앞줄에 빅뱅, 싸이, 2NE1 등이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가 있다. 본업인 음반 제작 및 가수 매니지먼트 사업 외에 패션, 화장품, 외식, 부동산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양현석 YG 대표는 일찌감치 강남 및 홍대 일대에서 힙합 클럽 및 주점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홍대 일대의 빌딩을 사들이는 등 부동산 재테크에도 상당한 수완을 보였다. 삼성 제일모직과 합작 법인을 설립해 캐주얼 패션 브랜드 ‘노나곤’, 화장품 브랜드 ‘문샷’ 등을 잇따라 시작했다. 또한 지난해 말 광고대행사 휘닉스홀딩스를 인수해 신규 사업을 전담시킬 계획이다. 여기에 조만간 식음료 사업을 확대 개편해 외식 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YG는 2018년 경기 의정부에 만들어질 ‘K팝 클러스터’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대중음악 창작 활동과 공연 시설 및 체험, 휴양 및 관광 복합 단지 등 다양한 사업을 총체적으로 완성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최대의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도 사업 다각화에서 빠질 수 없다. 동방신기, 엑소, 소녀시대 등이 활동하는 SM은 이미 자회사 드림메이커를 통해 공연기획을 시작했고 또 다른 자회사 SM C&C를 통해 여행 사업, 드라마·예능프로그램 제작에까지 뛰어들었다. 이 밖에도 SM F&B, SM 어뮤즈먼트, SM브랜드마케팅 등을 설립해 외식 및 노래방, 패션 사업 등도 진행 중이다. 명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에는 SM의 각종 굿즈(기념품)를 파는 SM 팝업 스토어가 성업 중인데 백화점에서도 알짜 사업으로 통한다. SM은 지난달 200억원을 들여 강남구 삼성동에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을 설립했다. 총 6층(8000㎡)짜리 규모의 건물에는 의류, 팔찌, 귀걸이, 배지, 베개 등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기념품 판매점을 비롯해 SM 가수처럼 트레이닝을 받고 화보 및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SM타운 스튜디오, 다양한 공연이 가능한 SM타운 시어터 등을 갖춰 SM의 모든 콘텐츠를 한번에 즐길 수 있다. 방문객 중 해외 팬의 비중은 약 50%에 달한다. SM은 이곳을 자사의 여행 회사와 연계해 관광 코스로 개발하고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한류스타 배용준이 대표로 있는 키이스트의 사업 진출 역시 활발하다. 배 대표는 일찌감치 외식 사업에 뛰어들어 한국과 일본에서 음식점 체인을 운영했고 최근에는 콘텐츠 관련 비즈니스로 업종을 바꿨다. 키이스트는 자회사인 컨텐츠K를 통해 영화 및 드라마 제작을 통해 외주제작사를 운영 중이고 게임 사업에도 진출했다. 중화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국 상품을 판매하는 종합인터넷쇼핑몰로 소속 배우인 김수현 등 한류를 활용한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씨엔블루, FT아일랜드, AOA, 이다해, 이동건 등이 소속된 FNC 엔터테인먼트는 아카데미(학원) 사업을 통한 수익 모델 개발에 적극적이다. 국내의 성공을 발판으로 지난달 중국 광저우와 상하이에 전문트레이닝 기관인 FNC GTC를 설립했으며 태국 베트남에까지 사업을 확장해 한류 팬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YG를 비롯한 SM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공격적인 사업 다각화는 국내 안팎에서 밀려드는 자본 투자의 덕이 크다. 달리는 말에 날개를 달아 준 격이었다. YG는 지난해 8월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 계열 사모펀드로부터 8000만 달러(약 827억원)를 투자받았다. SM은 지난해 중국 최대 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1000억원 투자설이 오갈 정도로 중국 업체들의 투자 제의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키이스트는 지난해 8월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중 하나인 소후닷컴으로부터 150억원을 투자받았다. 키이스트는 내친김에 지난해 12월 33억원을 투자해 인터넷 쇼핑몰 판다코리아닷컴의 2대 주주가 됐다. 중국 대륙을 겨냥해 ‘역직구 흐름’을 만들겠다는 속내다.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FNC에는 총 392억원의 공모 자금이 몰렸다. 무명 가수였던 한성호 FNC 대표는 약 670억원을 벌어들여 단숨에 이수만 SM 대표, 양현석 YG 대표에 이은 엔터테인먼트업계 세 번째 주식 부자에 등극했다. 이처럼 당분간 엔터업계에 국내외 자본이 몰리면서 사업 확장은 더욱 날개를 다는 모양새다.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인 SKM인베스트먼트는 엔터테인먼트업계에 2000억원대의 자금을 운용할 계획을 밝혔고 예능 제작사인 코엔 그룹을 500억원에 사들여 화제를 모았다. 뿐만 아니라 중국 투자사들의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 투자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국내 유명 연예기획사 대표는 “중국 투자자들이 마치 쇼핑하듯이 한국의 연예기획사들을 돌아다니며 투자 문의를 하는 것이 상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K팝 문화에 기반한 ‘360도 비즈니스’ 엔터테인먼트업계가 계열사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목을 매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에 있다. 앨범이나 드라마, 영화 등은 흥행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고위험 고소득 사업이기 때문에 리스크를 줄이고 위험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만한 충분한 자금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계열사를 통해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다양한 사업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 양 대표는 “이제 일차원적으로 음반 및 음원을 파는 것이 아니라 패션부터 음악까지 K팝 문화로 파생된 문화를 파는 360도 비즈니스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미국 디즈니 역시 영화보다 디즈니랜드라는 테마파크로 더 높은 수익을 올리는 구조인 만큼 안정적인 재원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숙원과도 같은 것”이라면서 “특히 K팝 스타들은 글로벌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원소스 멀티유즈(OSMU)의 차원에서 이들을 내세워 벌이는 사업 다각화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업보다 ‘문어발식’ 확장에 매진할 경우 스타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2008년 가수 비는 자신이 디자인과 지분에 참여한 패션 브랜드 ‘식스 투 파이브’를 론칭했으나 1년 3개월 만에 운영권을 매각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대부분 상장사인 엔터 기업들의 주가 상승을 노린 사업 확장은 오히려 한류의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심희철 동아방송대 엔터테인먼트 경영과 교수는 “무분별한 브랜드 확장과 대외 투자나 주가 상승만을 고려한 자본의 논리에 의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콘텐츠 제작 방식은 질 낮은 콘텐츠의 양산으로 이어져 한류 콘텐츠의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지고 향후 한류산업에도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기업이 다시 뛴다] CJ그룹, 문화 콘텐츠 창작소 개방·1대1 멘토링 지원

    [기업이 다시 뛴다] CJ그룹, 문화 콘텐츠 창작소 개방·1대1 멘토링 지원

    CJ그룹은 글로벌 한류 콘텐츠의 육성에서 유통·소비에 이르는 대한민국 문화사업을 주도하는 대표 기업이다. 지난 20년간 문화 사업 투자를 통해 식품에서 문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CJ는 우리 문화 콘텐츠를 전 세계에 확산시켜 실질적인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전략의 핵심은 양질의 한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기획, 생산, 유통하는 것이다. 지난 11일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출범한 문화창조융합센터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센터에서는 창작자들에게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과 1대1 멘토링을 지원할 예정이다. 멘토들은 방송 프로듀서, 영화감독, 작곡·연출가, 한식 전문가, 레스토랑 창업 전문가 등이다. 멘토링을 통해 구체화된 아이디어는 전문 장비를 통해 제작으로 이어진다. 동작을 인식해 디지털 콘텐츠로 특수효과를 구현하는 모션 스튜디오 등 전문 제작 장비를 갖춘 창작 공간을 개방해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문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엠넷 아시안 뮤직어워드(MAMA) 등 행사들과 연계해 해외 판로 개척과 마케팅 기회도 제공한다. 이재현 CJ 회장은 “중국과 20년 이상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유일한 산업이 문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뿔뿔이 흩어져 있던 전통문화 자료 한 곳에서 클릭 한 번에 검색 끝~

    뿔뿔이 흩어져 있던 전통문화 자료 한 곳에서 클릭 한 번에 검색 끝~

    #장면1 문청(文靑) A씨는 내년 신춘문예를 준비하고 있다. 토건개발 광풍 속, 잘려진 장승을 둘러싸고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과 오랜 시간 동안 내려오던 마을사람들의 불안과 갈등을 다루는 단편소설이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등단의 영예를 안고 싶었다. 꼼꼼히 현장을 취재하기 전 일단 기초자료가 필요했다. A씨는 주저없이 컬처링 사이트(www.culturing.kr)를 두드렸다. 장승제를 여전히 지내고 있는 마을, 고전 속 장승의 모습, 지역별 차이 등의 각종 문헌 자료를 비롯해 사진, 오디오, 동영상까지 볼 수 있었다. #장면2 은퇴한 B씨는 전남 목포시에서 문화해설사 일을 하고 있다. 자신의 고향을 찾은 타지인들에게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소개할 때면 뿌듯함이 절로 밀려온다. 다만 늘 좀 더 깊이 있게 목포의 역사와 문화전통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과 달리 수박 겉핥기식이 되기 일쑤라 아쉬울 따름이다. B씨가 컬처링 사이트를 일삼아 검색하는 이유다. 지난 주말에는 삼학도 난영공원에서 관광객들과 함께 컬처링 사이트의 이난영이 부르는, 지직거리는 ‘목포의 눈물’ 원곡을 들으며 당시 악보를 찾아 보여 주기도 했다. 이제 더 이상 필요한 자료를 찾아 여기저기 홈페이지를 헤맬 필요가 없다. 컬처링 사이트는 전통문화 관련 콘텐츠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통합검색 사이트다. 역사, 문화, 민속, 고전 등 각각의 분야에서 국내 인문 자산을 갖고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민속박물관, 동북아역사재단, 한국고전번역원, 한국문화정보원, 한국저작권위원회 등 7개 기관이 보유한 자료들이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제공하던 콘텐츠들을 한꺼번에 모아 보니 137만 건이 넘었다. 문서자료는 물론 사진, 일러스트, 전통문양, 영상, 3D, 오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들이다. 방대한 분량의 콘텐츠는 ▲정치행정 ▲경제생업 ▲군사외교 ▲교통·통신·지리 ▲역사 ▲문학·출판·인쇄 ▲문화예술·종교 ▲문화유산·관광·과학기술 등 10개 주제로 대분류한 뒤 34개 중분류로 나누고 이를 다시 148개의 세부 항목으로 나눴다.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들도 만족할 만한 심도 깊은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배경이다. 설 연휴 직전 사이트를 연 뒤 하루 평균 300명 안팎의 사람들이 찾고 있다. 컬처링 서비스는 올해 더욱 확대될 계획이다. 일단 한국학중앙연구원,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등 공공기관을 비롯해 민간 부문 업체들과도 연계해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는 복안이다. 박경자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코리아랩 본부장은 “전통문화, 역사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없더라도 컬처링을 통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기성 문인은 물론 예비 창작자 등 일반인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컬처링 오픈을 기념해 다음달 11일까지 컬처링 서비스의 오류를 찾는 ‘애정테스터’와 ‘축하 댓글 릴레이’를 펼치는 ‘지신밟기’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朴대통령 “국민 DNA에 끼가 있어… 꿈·열정 힘껏 지원”

    朴대통령 “국민 DNA에 끼가 있어… 꿈·열정 힘껏 지원”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창조융합센터를 찾아 융·복합 쇼케이스 공연 3편을 관람했다. 2월의 ‘문화가 있는 날’ 참여 행사로 7번째다. 문화밴드와 뮤지컬이 결합된 ‘도로시 밴드’, 글로벌 넌버벌 퍼포먼스팀 ‘옹알스’의 개그와 음악 융합 공연, 영상과 무용이 합쳐진 ‘아리아라댄스 프로젝트’ 등을 관람했다. 청와대가 이날 던지려 했던 메시지는 주요 국정기조인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와의 결합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창작자가 융·복합 콘텐츠를 기획하고 전문가 도움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로 발돋움시키는 현장을 직접 살펴봄으로써 지난 11일 발표된 문화창조융합벨트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공연 관람 후 연출가·제작사·투자자 등 각 분야 전문가, 창작자들과 글로벌 융·복합 문화콘텐츠 발전을 주제로 대화하는 시간도 가졌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문화와 IT, 문화와 산업이 융합해 엄청난 부가가치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라며 “여러분의 꿈과 열정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힘껏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국민 DNA 속에는 예술적 감성이 풍부하고 핏속에 흐르는 끼가 있는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연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 신용한 청년위원장, 콘텐츠코리아랩에서 창업·창작 지원을 받은 콘텐츠 창작자, 스타트업 기업 대표 등 80여명이 함께 관람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문화마당] 디지털 감수성/김경주 시인

    [문화마당] 디지털 감수성/김경주 시인

    인문학 운동이 열풍이다. 디지털 생태계에서 세계와 동떨어지지 않으려면 매일 최신 버전을 찾아야 한다. 눈을 뜨면 보안 시스템을 확인하고 결제 시스템을 통해 생활과 감수성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업데이트 공동체 안에서 개인의 개발 능력은 세계에 흩어진 정보의 교환 체계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의 일상과 환경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본질인 인간의 영역을 놓치지 않고 있으며 이웃에게 달려가 한시라도 업데이트를 놓치면 인간의 영역에서 소외되고 인간의 문제에 불감증을 겪을 수 있으니 늘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술가들 역시 시대의 징후에 불감증을 가져서는 안 되는 자들의 창조적 에너지와 다르지 않아 자신의 창작물에서 동시대성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인류가 오랫동안 고민해 온 문제들을 우리는 디지털 공동체 ‘SNS’ 안에서 밤새도록 털어놓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우리는 현실보다 더한 실감으로 현실을 체험하고 소통하는 듯하다. 20세기 초 SF소설에 등장하던 ‘증강현실’이 일상화돼 있는 것이다. 사회와 환경 문제 역시 인류는 시스템으로 그럭저럭 해결하고 있는 듯하다. 하루의 일상은 간단하게 요약하면 휴대폰 충전에서 방전까지의 시간이며, 잠들기 전 다시 충전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 눈을 뜨고 일어나 ‘보안’과 ‘결제’와 ‘업데이트’를 하다 보면 잠자리에 든다. 이 정도면 하루를 잘 구축(업데이트)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친절한 환경에 얼마나 교감하고 있을까? 분명 우리의 현실은 디지털 생태계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영역까지 확장됐고 조밀하게 서로에게 연결돼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성이 그만큼 증대됐을까? 그 현실성은 인간의 생명과 닿아 있는가? 증강현실은 분명 우리의 이웃이라고 말할 만큼 우리와 교감하고 있을까? 이러한 디지털 감수성이라고 부를 만한 교감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주창하는 것이 인문학 운동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편리와 속도는 오히려 우리의 교감 신경을 파괴하며 우리의 정신 능력을 파괴할지 모른다는 묵시론적 세계관을 깔고 있다. 왜 디지털 시대에 인문학적 성찰이 중요한지를 역설하는 일은 이제 도시 전체에 바이러스처럼 뻗어 가고 있다. 전후 엉망이 돼 버린 세계의 질서를 바꾸고자 새롭게 역사의 반성을 고찰했던 68혁명의 혈류엔 인간의 문제에 대한 세 가지 지평이 공유돼 있다. ‘첫째, 시민은 평생 세계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둘째, 시민은 평생 정치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셋째, 시민은 평생 문화의 새로움과 창조적인 다양성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가 여기에 해당한다. 진정한 공동체는 인간의 문제를 함께 고백할 수 있어야 하며 상실된 언어를 복원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세계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삶의 현장에서 분투했고 고답과 질서에 투쟁했고 건강한 운동을 만들어 갔다. 그들에게 인문학 운동은 고급 독서와 지적 허영을 채우고 오피니언 리더가 돼 지배력을 갖는 수단이 아니었다. 감각과 속도는 인류를 진성보다 가성의 시대로 더욱 몰아가고 있다. 키보드 워리어들이라고 부르는 자들의 진정성은 SNS에 넘쳐나지만 그들에게 시대의 건강성을 공유할 만한 자세는 턱없이 부족하다. 아이들은 종이로 된 책의 질감보다 아이패드의 터치 감각을 빠르게 익혀 간다. 우리가 설계한 디지털 감수성을 수혈받은 아이들은 또 다른 괴물이 돼 어느 날 우리 앞에 등장할지 모른다.
  • 1년 새 관객 10만 5700명 ‘연극만의 재미’ 통했다

    1년 새 관객 10만 5700명 ‘연극만의 재미’ 통했다

    “연극은 무엇보다 연극만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줘야 합니다. 요즘 젊은층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연극은 로맨틱 코미디 같은, 연극만의 장점으로 승부하지 않는 작품들이죠. 연극인으로서는 슬픈 현실입니다.” 배우 조재현이 서울 대학로에 세운 극장 ‘수현재씨어터’가 다음달 개관 1주년을 맞는다. 조재현은 지난해 2월 ‘그와 그녀의 목요일’을 시작으로 자신이 설립한 공연제작사 수현재컴퍼니의 연극 6편을 무대에 올려 흥행 열풍을 이끌었다. 25일 수현재씨어터에서 만난 조재현은 “연극에 입문하는 관객들에게 양질의 공연을 꾸준히 보여 주는 게 숙제”라고 말했다. 수현재씨어터와 컴퍼니는 지난 1년 동안 대학로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미스 프랑스’, ‘황금연못’, ‘리타’, ‘민들레 바람되어’ 등 총 6편의 연극의 누적 관객은 10만 5700여명에 이른다. 조재현은 관객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스타 캐스팅을 주저하지 않았다. ‘리타’는 공효진과 강혜정, ‘미스 프랑스’는 김성령의 출연이 흥행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각에서는 스타 마케팅에 대한 싸늘한 시각도 있다. “로버트 드 니로도 아카데미상을 거머쥔 뒤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 연극무대에 선 적이 있습니다. 비판보다는 배우들을 애정을 갖고 바라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가 강조하는 건 창작극의 발굴이다. “우리의 이야기인 창작극으로 관객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그는 개관 1주년 기념작으로 극단 골목길의 ‘경숙이, 경숙아버지’를 다음달 무대에 올린다. 또 젊은 창작자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1년에 한 편씩 선보일 계획이다. “저는 제가 연극계를 이끌어 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연극을 하는 사람으로서 의미와 보람을 찾고 싶습니다. 관객들이 ‘이건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라 연극으로 봐야 해’ 하는 재미를 주는 작품을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박근혜정부 3년차 (하)경제·교육·문화 분야] ‘박피아’ 양산… 인사 난맥상 비판 잇따라

    박근혜 정부의 인사 난맥상은 문화체육관광부 안팎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출범하자마자 예술의전당 사장에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문화예술분야 간사를 맡았던 고학찬씨가 ‘낙하산 1호’로 임명됐다. 한국관광공사 사장에는 선거대책위 홍보본부장이자 인수위 비서실 홍보팀장인 변추석씨, 상임감사에는 재외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이었던 자니 윤씨가 안팎의 반발에도 연이어 임명됐다. “‘관피아’ 근절을 외치면서도 결국 ‘박피아’가 양산됐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해 7월 당시 유진룡 문체부 장관은 후임도 정해지지 않고 1차관도 공석인 상황에서 전격 면직됐다. 유 전 장관은 지난해 말 ‘정윤회씨의 문체부 인사 개입설’을 간접적으로 확인해 줬고, 박 대통령이 독대 과정에서 자신에게 문체부 과장의 이름을 거론하며 “참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말했음을 폭로해 경질 배경을 짐작하게 했다. 최근에도 김희범 1차관이 6개월 남짓 만에 돌연 사표를 내고 한때 출근을 거부하는 등 바람 잘 날 없는 인사 난맥상을 드러냈다. 반면 예산과 제도로 문화국가의 기초석을 세우겠다는 문화 관련 정책은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적으로 내세운 문화재정 2% 확보 공약과 문화기본법 제정이 대표적이다. 2012년 4조 5724억원으로 1.41%이던 문화재정은 매년 조금씩 성장해 올해는 6조 1127억원(1.63%)까지 늘어났다. 문화기본법을 비롯해 문화다양성보호증진법, 지역문화진흥법,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등의 관련 법이 지난해까지 제정됐다. 문체부는 올해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 인문정신문화진흥법 등의 제정을 추가로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 관련 예산의 확보 및 법제화는 문화 향유 기획 확대 및 예술인 창작 안전망 구축 등으로 이어진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의날로 지정했고, 차상위계층을 위한 문화누리카드사업을 도입해 소외계층의 문화 수혜 폭을 점점 넓혀 가고 있다. 또한 대중문화예술인지원센터를 운영하기로 하고, 문화예술 기부금에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것을 추진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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