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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문화예술교육과 삶의 열정/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열린세상] 문화예술교육과 삶의 열정/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지난 5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기간 중 벨기에 전역에서는 한국 클래식 음악의 성공적 세계 진출을 그린 다큐멘터리가 방영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한다. 세계 주요 콩쿠르를 왜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이 휩쓸고 있는가에 대한 탐구였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티에리 로로 감독은 한국의 강점으로 독특한 음악 영재 교육시스템과 학생들의 열정, 그리고 부모들의 헌신적 지원을 꼽았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런던올림픽에서도 우리나라는 13개의 금메달을 획득하고 종합순위 5위에 올라 한 번 더 세계를 놀라게 했다. 우리의 엘리트 체육이 세계적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를 분석한다면 클래식 음악 분야와 비슷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본다. 체계적인 선수 훈련 시스템과 선수들의 열정, 그리고 부모들의 헌신적인 지원이 있다. 그러나 클래식 음악과 마찬가지로 해당 종목을 즐기는 국민과 그 선수층이 넓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프랑스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문화예술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 음악, 전시 등이 그들의 일상에 자연스레 녹아 있다. 필자가 파리 한국문화원장으로 근무할 때 경험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평일 저녁임에도 현대무용을 보려고 파리시립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었다. 당시 앞좌석에 앉아 있던 필자는 뒤를 돌아보는 순간 1600개 전 객석이 꽉 채워진 모습을 보고 감동과 전율을 느꼈다. 2008년 프랑스 문화부 통계를 보면 프랑스인들의 연간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박물관 30%, 연극 19%, 무용 8%, 미술전시회 24%(최소)로 조사되었다. 반면 우리 국민의 문화 향수 실태는 어떨까.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10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연간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박물관 15%, 연극 11%, 무용 1%, 미술전시회 10%로 나타났다. 양국 국민의 이러한 격차는 어디서 오는가. 문화적 전통, 소득수준, 환경과 제도 등 다양한 요인을 들 수 있겠으나 어린 시절 경험한 문화예술교육과 직접적인 체험 여부가 주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예술교육은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다양한 창작물을 접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창의적 방법을 배우게 한다. 동시에 감성과 지성을 조화롭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나아가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궁극적으로 개인의 삶을 가치 있고 풍부하게 만든다. 교육을 통해 배양된 창의성이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파리를 비롯한 선진국의 미술관과 박물관을 방문할 때 우리가 흔히 만나게 되는 풍경이 있다. 어린이들이 교사의 지도로 책에서나 접한 대작들 앞에서 설명을 듣고 스케치하는 장면이다. 살아 있는 문화예술 현장교육이다. 프랑스 문화예술교육의 토대는 미테랑 정부 시절 10년이 넘게 문화부장관으로 재임한 자크 랑 전 사회당 의원이 마련했다. 고등학교에는 매년 700개의 문화예술과목을 개설했고, 특히 중학교에 개설된 영화 과목은 총 12만명이 수강하고 1만 5000명의 전문강사가 참여했다. 이러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우리의 수능 격인 바칼로레아 시험을 통해 대학에서 전문가로서의 꿈을 다질 수 있게 했다. 올해부터 주5일제 수업이 본격 시행되면서 우리 학생들도 현장의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각종 문화시설은 문화예술을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풍성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정부 또한 문화예술 강사 4300여명을 초·중·고 학교에 파견하고, 문화예술교육사라는 국가공인 자격제도를 만들어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간다고 한다. 입시경쟁과 학교 폭력에 멍든 청소년들의 바람직한 인성교육을 위해서라도 문화예술 강사의 대폭 확대는 절실하다. 삶에 대한 열정이 음악과 그림, 몸짓과 글로 표현될 때 우리는 그것을 문화라고 부른다. 문화예술교육은 이 열정을 가르치는 일이다. 어린 시절 예술 작품에서 느낀 감동은 일생을 두고 가슴에 남는다. 미래의 문화수요자를 창출하고 저변을 넓히며 위대한 예술가를 가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의 첫걸음이 문화예술교육에서 시작되리라는 믿음을 가진다.
  • 불법시설물 된 ‘MB 독도 표지석’

    불법시설물 된 ‘MB 독도 표지석’

    독도 수호 의지가 담긴 이명박 대통령 명의의 ‘독도 표지석’이 설치된 지 수일 만에 강제 철거된다. 21일 경북도에 따르면 독도 표지석이 놓여 있는 바닥석이 불법 시설물<서울신문 2012년 8월 18일자 14면·21일자 12면>이라는 문화재청의 지적에 따라 바닥석과 함께 대통령의 표지석도 걷어 내기로 했다. 대통령의 친필이 담긴 독도 표지석은 지난 19일 독도경비대가 주둔한 독도의 동도 망양대에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병석 국회부의장, 김찬 문화재청장, 최수일 울릉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됐다. 대통령 이름으로 된 표지석이 독도에 설치된 것은 처음이다. 도 관계자는 “독도 표지석 밑에 불법으로 설치된 바닥석을 걷어 내야 하기 때문에 표지석의 일시 철거는 불가피한 것으로 안다.”면서 “불법 시설물을 완전히 철거한 뒤 대통령 명의의 독도 표지석을 다시 설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북도는 이와 함께 불법 시설물로 판정받은 경북도기와 울릉군기의 게양대, 태극 문양, 건곤감리 및 스테인리스 조형물, 성화 채화대 등 독도에 설치된 각종 불법 시설물도 모두 철거키로 하고 독도관리사무소와의 협의에 착수했다. 도는 독도 불법 시설물의 철거와 운반 비용 확보 방안 등을 마련한 뒤 빠르면 이번 주 중에 철거에 나설 계획이다. 도는 호랑이 조각상 등 일부 창작물은 울릉도로 옮겨 독도박물관이나 다음 달 준공 예정인 안용복기념관 등에 영구 보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는 앞서 지난해 10월 1430만원의 예산을 들여 독도 국기 게양대 앞에 김관용 지사 명의의 독도 표지석(가로 50㎝, 높이 80㎝)을 불법으로 설치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도는 이들 시설물을 설치하면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로부터 현상 변경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단독] “트위터 글도 저작권보호 대상” 이외수, 출판사 상대로 고소장

    [단독] “트위터 글도 저작권보호 대상” 이외수, 출판사 상대로 고소장

    작가 이외수(66)씨가 자신의 트위터 글 등을 무단 인용한 전자책을 배포했다며 출판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트위터에 올린 글이 저작권 보호 대상인지를 법정에서 가리는 첫 사례여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서울 남부지검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2일 출판사 위즈덤하우스가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위즈덤하우스가 이씨가 트위터에 올린 글 등을 엮어 전자책으로 만든 뒤 자사의 스마트폰 전자책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북릿’에 무단 배포해 이씨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북릿은 위즈덤하우스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무료 전자책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씨가 트위터에 올린 글이나 이씨의 수필집 등에 실린 문구 등을 엮어 만든 전자책 ‘이외수 어록’, ‘이외수에게 배우는 트윗 잘하는 기술’ 등을 북릿을 통해 배포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위즈덤하우스 측은 북릿에 ‘저작권 침해에 관한 사과의 글’을 올려 이씨와 이씨의 수필집을 낸 출판사에 사과하고, 해당 전자책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이번 소송은 트위터에 올린 글이 저작권 보호 대상인지에 대해 법적 판단을 구하는 첫 사례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다른 사람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임의로 변형해 재전송하거나 기사에 인용할 경우 저작권 침해 사례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크고 작은 논란이 있어 왔다. 현행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140자 제한이 있는 트위터 글의 특성상 저작물 인정 여부는 사례별로 다르다.”며 “단순한 사실을 짧게 적은 글의 경우 저작물로 보기 어렵지만 여러 문장을 통해 개인의 사상과 감정을 담은 글이라면 일상적인 대화 내용이라 하더라도 저작권이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지역 예술가 작품세계 맛보기

    지역 예술가 작품세계 맛보기

    금천구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금천아트캠프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금천아트캠프는 지역 예술가에게 자유로운 창작공간을 제공하고 창작물을 주민들에게 환원하기 위해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마련한 지역 예술가 창작 공간이다. 구청 옆 옛 군부대 부지를 개선해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그간 창작활동에 매진한 예술가들이 ‘유산의 발전’이라는 주제로 전시·공연·오픈스튜디오 등 성과물을 주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29일에는 국악앙상블 지음의 가족음악회 ‘영화, 음악 그리고 소리’, 다음 달 5일과 7일에는 온앤오프무용단의 ‘유토피아’, 11일과 12일에는 음악극 ‘더 하녀들 쇼’ 등 환상적인 공연이 잇따라 펼쳐진다. 다음 달 6일부터 4일간 금천아트캠프 작가들의 작업실을 보여 주는 ‘오픈스튜디오’ 행사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 전망이다. 이 밖에 캠프 담장 등에 각종 조각과 회화, 일러스트 작품이 전시돼 주민들의 다양한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켜 줄 예정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우리 함께 분쟁종식 평화메시지 보내요”

    전쟁의 아픔이 서린 강원 화천에서 제1회 세계평화안보문학축전이 15일부터 사흘간 열린다. 화천군은 14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고 세계의 분쟁 종식을 기원하며 전 세계인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 축전을 매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사 첫날에는 화천읍 붕어섬에서 개회식을 시작으로 화천홍보대사인 이외수 작가와 화천군의 도움으로 한국유학 중인 에티오피아의 세보카와 레디엣 버거슈가 참여하는 평화토크콘서트가 진행된다. 16일에는 평화의 댐 세계평화의 종 공원에서 열리는 백일장에 500여명의 학생, 일반인, 주한 외국인 학생들이 참여해 실력을 겨룬다. 백일장은 표절작과 예상창작물들을 배제하기 위해 주제어를 제시하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대회 당일 시놉시스를 제시해 진행된다. 입상자 30명에게는 대통령상 1000만원을 비롯해 모두 2730만원의 상금을 준다. 이어 오후 6시 30분부터는 붕어섬 야외 특설무대에서 비목 콩쿠르 10주년 기념음악회에 이어 김제동, 윤도현밴드, 김C 등이 출연하는 평화의 종 콘서트가 열린다. 야외무대 주변에서는 화천산 농특산물과 가공식품 시식회도 열릴 예정이다. 행사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문학축전 참가자 평화사절단 위촉식과 최종심사 결과발표, 시상식이 열린다. 정갑철 군수는 “올해 처음 선보이는 세계평화안보문학축전은 외교통상부, 통일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 정부 각 부처의 도움으로 해마다 열기로 했다.”면서 “비목문화제에 이어 호국보훈의 달에 뜻깊은 행사로 정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화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강북구, 청소년 문화축제 개최

    강북구에서 26일 특별한 청소년 문화축제가 열린다. 강북구는 ‘품’ 청소년 문화공동체와 함께 주말인 26일 오후 2시 구청 앞 차 없는 거리에서 ‘강북마을장터행사’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청소년들에게 상시적인 문화공간을 제공해 청소년 문화를 활성화하고 세대 간 문화교류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장터는 한 뼘장, 솜씨나눔장, 뽐장, 말장 등 크게 4개로 구성된다. ‘한 뼘장’에서는 청소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 창작물, 이야기 등을 공유·판매·교환한다. ‘솜씨나눔장’은 솜씨와 경험을 나누는 재능나눔 기부의 마당으로 운영돼 참가자들에게 재활용 공예, 대안생리대 만들기, 립밤 만들기, 스탬프 공예 등 나만의 솜씨와 경험을 알려주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말장’은 부모님께 전하는 감사의 말,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전하는 3분 스피치 등 하고 싶은 말,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속시원히 풀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한다. ‘뽐장’에서는 거리음악공연, 마임, 퍼포먼스, 인형극, 판소리, 주민 노래자랑 등이 열려 청소년과 마을사람들이 어우러져 즐거움을 나누고 세대 간 화합을 꾀할 계획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색 국제관 인기몰이

    이색 국제관 인기몰이

    여수세계엑스포 국제관의 상당수가 영상물 또는 사진 전시물만 보여주면서 단조롭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알짜배기 이색 국제관이 있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색 국제관은 관람객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만관은 국제관 가운데 유일하게 4D 영상관이 있다. 오만의 바다와 들판으로 구성된 4~5분간의 짧은 영상물을 보는데 의자가 앞뒤 좌우로 덜컹거려 오만의 바닷속을 실제로 헤엄쳐 가는 듯했다. 또 천장에서 물이 살짝 뿌려지면서 진짜 바닷속에 있는 느낌이 들게 했다. 덴마크관은 유명 레고 블록의 본사가 있는 나라답게 하얀색, 파란색 레고로 덴마크의 바다와 그 속에 사는 물고기를 표현했다. 또 관람객이 직접 레고를 가지고 다양한 바다 창작물을 만들 수 있게 했다. 어린이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국제관이기도 했다. 싱가포르관은 최초의 해양 매립지인 셈마카우를 알리는 것을 중심으로 꾸며졌다. 매립지에서 건져 올린 쓰레기로 만든 인형, 시계 등의 다양한 창작품들이 전시관을 가득 채우고 있다. 관람객들이 직접 재활용품을 만져볼 수 있게 해 환경보호와 개발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했다. 또 고정된 자전거의 페달을 밟으면 화면에 마리나베이 주변이 슥슥 지나가면서 실제 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게 했다. 싱가포르의 열대 호우를 가상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꾸민 공간도 마련됐다. 습기가 가득한 전시관 안에서 관람객들은 준비된 한지에 떨어지는 물방울을 받고 소원을 쓴 후 소원의 나무에 한지를 걸어 추억을 남겼다. 미국관에서는 대형 동영상 스크린을 통해 들려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낯익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는 “여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를 반복하고, 여수엑스포의 성공을 기원한다. 한글 자막을 갖춘 연설은 1분간 계속되며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에 대한 미국의 개선의지를 밝힌다. 관람객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여수’란 단어가 하나씩 반복될 때마다 웅성거림도 커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홍보 동영상이 관심을 끄는 것은 그의 박람회장 방문 가능성 때문이다. 여수 현지에선 오는 7월 4일 미국독립기념일에 열리는 여수엑스포 ‘미국의 날’ 기념식을 전후해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엑스포를 참관하기 위해 방한할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 여수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한국만화의 달라진 위상과 과제

    한국만화의 달라진 위상과 과제

    ‘프리스트’, ‘순정만화’, ‘이끼’, ‘타짜’, ‘식객’, ‘궁’ 등의 공통점은? 모두 만화를 원작으로 해서 제작된 영화나 드라마다. 특히 지난해 6월 개봉한 ‘프리스트’는 한국 만화 최초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기록됐다. 문화 콘텐츠 산업 하면 늘 따라다니는 말이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다. 덕분에 이제는 더 이상 만화가 저급한 문화라거나, 아이들이나 시간 때우기 위해 낄낄대며 보는 장르라는 폄하에서 벗어나게 됐다. 다양한 문화상품의 원천으로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만화의 달라진 위상과 변화 가능성을 짚어보기 위해 KBS-1TV 수요기획은 4일 오후 11시 40분 ‘또 하나의 한류, 한국만화의 힘’을 방영한다. 국내외에서 한국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영화 제작이 늘어나는 데서 드러나듯 최근 한국 만화에 대한 반응은 좋다. 아시아, 유럽, 미국뿐 아니라 남미의 브라질에서도 환호성이 들려온다. 그럼에도 걱정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을 감당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기존 출판만화는 고사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만화방이 점점 사라져가는 세태가 이를 보여 준다. 지금 만화출판 시장의 65%는 학습만화가 차지해 버렸다. 달라진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더 다양한 도전들이 나왔다. 웹툰, 탭툰, 애니툰, 앱툰 등 다양한 방식의 만화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그렇다 보니 한국 만화의 중흥기라 볼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들 작품을 통해 새로운 스타 작가가 탄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려는 여전하다. 독립적인 창작물로서 만화의 지위가 흔들리면서, 만화라는 것이 다른 문화콘텐츠를 생산해 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요즘은 독자의 반응도 관심거리다. 댓글을 다는 것은 기본이고 원작 만화를 토대로 스스로 움직임과 음악을 입혀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내기까지 한다. 그래서 이에 대한 만화가들의 목소리를 모았다. 이두호, 이현세, 허영만, 이희재 등 고참 만화가들로부터 윤태호, 김수용, 형민우 같은 스타 만화가에다 하일권, 주호민 등 웹툰작가들까지, 그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커버스토리] 예술인 증명은 각자? 산재 적용은? 복지기금은?

    상을 차린 쪽에서는 첫술에 배부를 리는 없다고 말한다. 정작 숟가락을 들 이들은 간에 기별도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한다. 인디뮤지션 달빛요정과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등 젊은 예술인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리기라도 하듯 예술인복지법이 지난해 11월 17일 제정됐다. 예술인의 지위를 법으로 규정하고 특정 직종의 복지를 다룬 법을 만든 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에 가까운 일이다. 그런데 법을 통과시키는 데 급급했던 터라 좀처럼 실체가 잡히지 않는다. ●자격증명·산재보험 규정 안갯속 법은 예술인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창작, 실연, 기술지원 등의 활동을 증명할 수 있는 자를 말한다.’고 정의했다. 증명할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밀어놓았다. 문화예술에 대한 자격증은 따로 없다. 결국 고용관계를 증명하거나 신춘문예나 각종 콩쿠르 입상경력, 각종 기금 수혜 이력, 납세 실적, 공식적인 유통경로를 통해 발표한 창작물 등으로 예술가임을 입증해야 한다는 얘기다. 산업재해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예술인의 범위도 안갯속이다. 법이 통과될 당시에는 공연·영상 분야에 종사하는 5만 7000여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에서 제도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상은 천차만별이다. 산재보험은 원칙적으로 보험료를 사업주가 부담한다. 캐디와 학습지 교사, 레미콘 기사,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 근로자(5월부터 택배 기사와 퀵서비스 기사도 포함)에 한해 사업주와 노동자가 비용을 반반씩 부담할 수 있다. 문화예술인도 특수고용직과 같은 잣대를 적용할지는 미지수다. 고용주가 불명확하거나 도급·출연계약 등 고용관계가 복잡하고 단절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고용부와 함께 최근 연극과 드라마 분야의 고용관계 실태조사를 마쳤다. 산재보험 가입과 더불어 법안의 핵심인 예술인복지기금 설치도 겨우 첫삽만 뜬 상태다. 예술인복지법에 따르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을 설립해 ▲예술인의 직업안정·고용창출 및 직업전환 지원 ▲원로 예술인의 생활안정 지원 등 취약예술계층의 복지 지원 ▲개인 창작예술인의 복지 증진 지원 ▲예술인의 복지 및 근로 실태의 조사·연구 ▲예술인 복지금고의 관리·운영 등 핵심 사업들을 위임할 태세다. 현재로서는 재원 조달을 오롯이 예산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관련 예산은 10억원뿐. 그나마 1억원은 재단설립을 위한 연구용역비다. ●복지재단 설립도 첫삽만 뜨고 무관심 문화부 관계자는 “의미가 큰 법안이지만 실질적인 지원책이 빠졌다는 지적도 알고 있다. 오는 11월 시행을 앞두고 시간이 촉박한 게 사실이다. 시행령에 예술인을 어떻게 정의하고 산재보험 적용 대상을 어떤 식으로 결정하든 불만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복지재단의 정관을 만드는 작업과 중장기적인 재원조달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결국 관건은 예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씨줄날줄] 공약 베끼기 허실/구본영 논설위원

    미국 대학원에서 첫 수업 때였다. 자기 소개 뒤 교수가 맨 먼저 입에 올린 단어가 ‘표절’이었다. 즉, ‘다른 사람의 저작물의 일부라도 몰래 베끼는 일’에 대한 엄중한 경고였다. 표절은 선진국의 강단에선 가장 부도덕한 행위로 치부된다. 적발되면 치팅(cheating)을 하다 들켰을 때보다 더 엄한 처벌을 받는다. 여기서 치팅은 흔히 커닝(cunning)이라는 잘못된 표현으로 쓰이지만, 시험볼 때 부정행위를 가리키는 영어 단어다. 반면 표절(plagiarism)은 ‘어린아이 납치범’이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다른 사람의 창의를 무단 인용하는 것은 남의 ‘정신적 아이’를 훔치는 것과 같다는 뜻일 게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정당들 간 공약 베끼기가 횡행한다는 소식이다. 국민의 복지 욕구에 앞다퉈 편승하면서다. 이를테면 민주당의 무상 급식·보육·의료 공약은 과거 민주노동당이 창당 때 내세운 공약과 판박이 같다. 새누리당의 고교 전면 의무교육 공약도 2000년 민노당이 내건 공약을 빼닮았다. 요즘 여야가 내놓는 인기영합성 정책들이 데자뷔 현상(기시감·旣視感)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물론 다른 창작물과 달리 공약을 갖고 엄정한 저작권을 물을 순 없다. 어차피 각 당이 다른 나라의 제도를 베끼거나, 과거의 정책을 새로 포장해서 내놓는 형편이 아닌가. 원전을 찾아내는 것은 고사하고, 인용하면서 출처를 밝히기도 애매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민노당의 공약도 기실은 북유럽 국가의 복지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한다. 정작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재정 파탄을 우려해 현금을 지급하는 복지는 줄이고 있는 형편이지만. 민주당의 무상 의료 공약을 보며 한 탈북자의 말이 생각났다. “무상 의료를 선전하는 북한의 의료시설에는 치료에 쓸 약이 아무것도 없다.”는 게 요지였다. 사병 월급을 40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새누리당의 공약은 2002년 대선에서 민노당이 내건 사병 월급 현실화 공약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러잖아도 60만 대군을 유지하느라 엄청난 국방비가 소요되는 터에 가당키나 한 일일까. 혹여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 등 세 나라는 우리보다 소득도 월등히 높고 병력을 다 보태도 6만명이 안 되기에 가능할진 모르지만. 여야가 국민에게 도움이 될 정책을 서로 참고하는 것은 나무랄 일은 아닐 게다. 하지만 누울 자리도 안 보고 다리를 뻗듯 선심성 공약을 주거니 받거니 베껴 내놓는다면 가공할 일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구름빵 뒤죽박죽 방 치우기(GIMC·DPS 글·그림, 한솔수북 펴냄) TV에서 방영된 구름빵 애니메이션 가운데 재밌는 이야기를 따로 뽑아 만든 그림책 시리즈. 백희나 작가의 창작물 ‘구름빵’은 책,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로 사랑받고 있다. 1만원. ●똑똑한 그리기 놀이책(김충원 지음, 진선아이 펴냄) 그리기 왕초보 아이를 위한 쉽고 재미있는 놀이책. 점에서 시작되는 그리기의 원리를 응용해 무슨 그림이든 쉽고 간단하게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1만 2000원.
  • 충남도·경찰청사 활용방안 두고 엇박자

    충남도·경찰청사 활용방안 두고 엇박자

    내년 말 충남도의 내포신도시 이전으로 비게 되는 도청사와 바로 옆 충남경찰청사 활용 방안을 놓고 대전시와 자치구, 상인단체 등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부지 및 건물 매입비 확보마저 불투명해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8일 대전시에 따르면 도청사 및 인접 충남경찰청사와 각각 2만 5456㎡, 1만 2322㎡의 부지를 활용해 한밭문화예술복합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이달 안으로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를 가진 뒤 개발계획을 확정하기로 했다. 시가 구상하는 이 복합단지는 도 본청 건물을 박물관으로 꾸며 시내 18개 박물관의 중심박물관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잘못 활용하면 집단행동 나설 것” 도 청사 1~2층은 일제강점기인 1932년 공주에서 이전할 때 지어져 2002년 등록문화재 18호로 지정됐다. 1960년대 한 층을 더 증축해 현재는 3층으로 총건평은 7112㎡이다. 여기에 충남경찰청 본청(건평 5595㎡) 17개동을 포함한 전체 총건평은 3만 9369㎡에 이른다. 도 본청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은 문인·예술인들의 창작공간과 창작교육시설로 활용된다. 창작물 판매점도 들어선다. 하지만 중구의 생각은 다르다. 박용갑 중구청장은 최근 염홍철 시장과의 간담회에서 “도청 본관으로 중구청을 이전하고 중구청사와 부지 1만 4511㎡에는 백화점 등 대규모 상업시설을 유치할 것을 공식 건의했다. 이어 “도 별관과 충남경찰청 터에 역사·문화·예술 관련 특수대학을 유치해 구도심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청 주변 상인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10여년 전 구도심에 있던 대전시청, 법원·검찰 청사 등이 둔산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엄청난 공동화 후유증을 겪었기 때문이다. 중구 대흥동 상가번영회 장수현(53) 회장은 “그때부터 구도심 상권이 붕괴됐다. 문화·예술 기관이나 단체는 정부 보조 없이는 운영이 안 될 정도로 자생력이 없어 지역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며 “중구청을 도청으로 옮기고 중구청 자리에 대형 백화점을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 청사를 잘못 활용하면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지 매입비용 1200억 마련 방안 불투명 충남도청사 활용방안은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의 ‘국립근현대사 박물관 건립’ 공약을 시작으로 ‘퐁피두 센터’와 같은 복합문화공간 추진안 등 최근 4년간 세 차례나 바뀌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도청·도경찰청 부지 매입에 필요한 1200억여원도 확보 방안이 불투명해 충남도가 지방채를 발행하는 등 적잖은 혼란과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김일토 시 문화예술과장은 “현재 시의 실정으로는 직접 매입이 어렵기 때문에 정부에서 충남도 신청사 건설비를 지원하고 현 도청사를 무상 양여받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중구청이나 상인들이 주장하는 상업시설 활용방안으로는 문제를 풀 수 있는 무상양여 등을 이끌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3) 윌리엄 셰익스피어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3) 윌리엄 셰익스피어

    세상에 그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지만, 그의 정체는 미스터리다. ‘추정상’ 37편의 희곡과 154편의 소네트(소곡·小曲)를 남겼지만 어떤 계기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 우정과 연애, 사제지간은 어떠했는지 알 길이 없다. 후대에 길이길이 인용될 명문들을 남겨 놓았지만, 사료가 될 만한 개인적인 기록은 단 한 쪽도 남아 있지 않다. 그 때문인지 그의 연구자들은 어느새 편집증, 망상증 환자로 돌변하기 십상이다. 그는 실은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이었어! 아냐, 그는 그저 평범한 상인이었어! 다 틀렸어, 여러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작품을 쓴 뒤 하나의 이름으로 발표했던 거야! 연구자들은 이 위대한 작가의 문학적 비전, 사생활, 콤플렉스 등등을 알 수만 있다면 자기 영혼이라도 팔았으리라. ●16세기 영국을 해면처럼 빨아들이다 영국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예술가. 연극을 위한 희곡을 쓰고, 배우로서 연극에 출연하고, 연극 전용극장의 경영을 맡았던 연극인.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이라는 말을 수많은 남자배우들로 하여금 읊조리게 한 작가. 그의 이름은 일단,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다. 정확한 출생일은 알 수 없지만, 세례를 받은 날은 1564년 4월 26일로 기록되어 있다. 1564년 영국 출생이라는 사실, 이것만으로도 소중한 정보다. 해외 식민지 개척, 엘리자베스 여왕과 메리 간의 정치적 갈등, 신교와 구교의 충돌, 상업의 발달 등으로 당시 영국은 눈이 어질할 정도로 변화해 갔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자기 발밑이 시도 때도 없이 쿨렁거린다고 느꼈을 테다. 셰익스피어는 16세기 영국의 다층적이고도 역동적인 현실을 해면처럼 빨아들여 희곡으로 둔갑시켰다. 예컨대 ‘리어 왕’에서는, 중앙집권적 절대왕정의 은폐된 근간인 폭력성을 스스로 폭로해 버린 리어, 근대적 합리주의로 무장한 채 자본주의 시대를 예고하는 서자 에드먼드, 이 모든 것을 안다는 듯 시종 지껄여대는 광대를 같은 평면에 둠으로써 당대의 정치적 상황과 민중 내의 분위기, 자본주의적 움직임 등등을 치밀하게 그려 보였다. 그의 작품을 일종의 ‘사회사’로 읽으려는 일각의 시도는 여기에 기인한다. 셰익스피어가 활동한 시대는 연극의 황금기였다. 오랜 내란이 종식되고 식민지 개척이 진행되면서 문화적 자부심이 넘쳐났고, 이에 따라 ‘영국적인 것’을 확립하려는 의지가 작동했는데, 이런 분위기를 타고 연극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극장은 치외법권 지대였으며, 또 다른 삶들이 펼쳐지는 세계였다. 독서와 거리가 먼 문맹의 서민들에게 무대 위 사랑과 배신만큼 즐거운 향유거리는 없었을 터, 16세기 런던의 노동자들이야말로 셰익스피어의 진정한 후원자라 불릴 만하다. 그래서일까. 왕위 찬탈을 다룰 때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민중의 호흡이 짙게 배어 있다. 그가 창조한 왕은 노동계급이 할 법한 상소리를 찍찍 내뱉고, 숙녀들은 저속한 농담을 거침없이 주고받는다. 가장 고상하고 전통적인 주제가 가장 비속하고 현대적인 언어와 공존하는 세계, 비극 속에 희극이, 희극 속에 비극이 교차·중첩되는 세계. 셰익스피어의 세계는 16세기 르네상스 그 자체였다. ●우리는 햄릿이고, 샤일록이고, 로미오다 “Who’s there?” 쨍 소리가 날 법한 춥고 까만 밤을 가르는 병사의 외침으로 ‘햄릿’은 시작된다. 거기 누구인가? 아직 이 작품의 결말을 모르는 1600년의 관객들은 침을 삼키며 무대를 응시했다. 곧 이어 유령이 된 선왕(先王)이 등장했다 사라지고, 부친의 죽음과 모친의 배반으로 침울해진 왕자 햄릿이 걸어 나온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은 시종일관 이런 식의 태도로 무대 위를 오간다. 선왕의 유령과 대면하고서도 그 존재를 의심하고, 현왕이 살인자가 확실한지 알기 전까지 복수를 미루고, 그를 죽이면 그가 죄를 씻고 천국에 갈까봐 또 미루고, 모친에 대한 태도에 있어 갈팡질팡하고, 그러면서도 우유부단한 자신을 책망하느라 시간을 보낸다. 이쯤 되면 복수는 이미 잊히고 만다. 셰익스피어는 기실 서스펜스의 대가다. 그는 햄릿의 복수를 한정 없이 미루면서 작품 전체를 서서히 광기로 물들여 간다. 햄릿의 말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조직되고,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선택들로 채워진다. 이면의 진실을 봐 버린 이상 모든 게 의문투성이고, 햄릿은 그런 의문들에 시달리며 실제로 미쳐가는 듯하다. 이렇게 하여 ‘햄릿’은 훗날 예술작품들의 영원한 주제가 되었다. 회의하고 번민하는 인간의 탄생. 햄릿은 끊임없이 되묻는다. 거기, 누구냐? 그러나 한편으로 셰익스피어의 연극은 지극히 통속적이고 생동감 넘쳤다. 기독교도들에게 개 취급을 받고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샤일록을 보라. 달아난 딸보다도 사라진 다이아몬드 때문에 애통해하는 수전노의 면모라든지,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받아내려다 실패하는 과정은 더할 나위 없이 생생하다. 그러나 이야기는 수전노가 벌을 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는 샤일록을 무시하는 안토니오를 통해, 유대인을 향한 당시 기독교도들의 증오심을 함께 그려냈다. 셰익스피어가 치밀하게 깔아놓은 이런 장치들 덕에 ‘베니스의 상인’은 박해받는 유대인 샤일록 세계의 비극이자, 선악이 분명치 않은 이 세계에 대한 증언이 되었다. 가엾은 악인 샤일록, 맴도는 인간 햄릿, 눈 먼 사랑 로미오와 줄리엣. 그가 만든 인물들은 16세기 영국의 생생한 인간들인 동시에, 모든 세기를 가로질러 재해석되고 새롭게 변주되는 ‘보편형’으로 남아 있다. 셰익스피어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우리 안에 꿈틀거리는 햄릿을, 로미오와 줄리엣을, 리어와 샤일록을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표절과 신조어에 능했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순수 창작이 거의 없다는 게 정설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가슴 아픈 이야기는 ‘로메우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이야기’라는 시에서, 이성의 붕괴로 지옥을 맛보는 맥베스의 이야기는 ‘맥베스의 전기’에서, 눈 먼 왕 리어의 비극적 말로를 그린 ‘리어왕’은 ‘리어왕과 그의 세 딸들의 실록’에서 가져왔다. 지금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렵지만, 창작물과 비창작물의 구분이 엄격하지 않았던 당시로서는 빈번한 일이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필요에 따라 자기 ‘검색엔진’을 사용해 파편을 모으고 그것을 제 것으로 흡수한 뒤 이를 ‘보편적 이야기’로 업그레이드시키는 셰익스피어의 능력이다. 인간과 시대에 대한 통찰력 없이 파편들을 직조하기란 불가능하다. 셰익스피어는 햄릿 식의 고뇌와 절망, 오셀로 식의 애욕과 질투, 맥베스 식의 야망과 불안을 꿰뚫는 직관력을 지녔다. 그리고 이 직관을 생생한 인물과 사건들로 풀어냈다. 그가 어떻게 이런 직관력을 연마했는지, 글쓰기 테크닉을 누구에게서 사사(師事)했는지, 우리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그는, 비평가 존 드라이든의 말처럼 “지식을 타고난” 천재였을 수도 있고, 어쩌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신적인” 호기심과 관찰력을 지닌 초인(超人)이었을지도 모른다. 셰익스피어는 남의 이름으로 발표된 글도 죄책감 없이 가져오고, 필요하다면 스토리의 내적 논리도 무시했다. 그런가 하면 리듬을 통한 긴장감을 위해 말장난을 일삼고, 심지어 전에 없던 말들까지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예컨대, 단어들 앞에 ‘un’이라는 접두사를 붙여 순식간에 발랄한 느낌의 단어들로 조립하는가 하면, countless나 lonely 같은 귀여운 조어들도 거침없이 만들어냈다. 라틴어에 밀려 천대당하던 영어가 저만의 생기와 뉘앙스를 부여받게 된 건 순전히 셰익스피어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록에 의하면, 셰익스피어는 2305개의 영어 단어를 만들었다고 한다. 흡사 오늘날 네티즌들이 웹사이트를 오가며 빠르게 신조어를 탄생시키듯이, 그는 역사서와 민간동화 사이를 기민하게 오가며 수많은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낯선 언어, 무수한 빛의 뉘앙스로 반짝이는 언어,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계를 미세하게 포착하는 언어. 그가 보고 들은 모든 것이 작품 속의 인물로 되살아났고, 그가 수집하고 조립한 모든 언어가 그 인물들을 통해 발화되었다. 셰익스피어를 통해 언어는 그렇게 또 하나의 새로운 용법을 지니게 되었다. 세상에는 머리말 말고는 볼 게 없는 소설책과 시집을 내는 작가들도 많지만, 작품 이외에는 어떤 말도 남기지 않았으나 그 작품으로 모든 것을 말한 작가도 있다. 셰익스피어는 후자다. 셰익스피어, 이는 16세기 영국을 수놓는 모든 삶의 이름이고, 시공을 가로질러 여기에 와 닿은 모든 눈물과 웃음의 이름이다. 과거의 문학, 현재의 문학, 미래의 문학, 그 모든 문학들의 이름이다. 수경 남산강학원 연구원
  • 법원 “걸그룹 안무도 저작권 보호대상” 첫 판결

    대중가요의 안무도 저작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중가요를 이용한 댄스강습이나 동영상 게재가 금지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부장 한규현)는 8일 인기 걸 그룹 시크릿의 히트곡 ‘샤이보이’의 안무가 박모(30)씨가 “창작한 춤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댄스교습학원 E사와 가맹점주 등 3명을 상대로 낸 저작권침해금지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E사와 가맹점주 등은 박씨의 안무를 이용해 강습하거나 이를 촬영해 홈페이지나 게시판 등에 올릴 수 없으며, 박씨에게 484만원의 손해배상금도 지급해야 한다. 재판부는 “박씨 안무의 경우 가수 구성원들에게 적합한 일련의 신체적 동작 및 몸짓을 조합 배열해 저작자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볼 수 있어 저작권 보호 대상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저작권법이 공표된 저작물을 교육 등을 위해 쓸 경우 인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E사 등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고 안무 전체를 재현해 공정한 이용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원 관계자는 “대중가요의 안무까지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 판단한 사례는 없었다.”면서 “법원 판단이 나온 이상 관련 소송이 이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3월 “시크릿의 ‘샤이보이’ 안무가 고유의 창작물임에도 E사가 허락 없이 일반인에게 안무를 가르치는 등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2500여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모방 디자인 등록 심사 깐깐해진다

    모방 디자인 등록 심사 깐깐해진다

    다른 사람의 창작을 모방한 디자인에 대한 등록 심사가 엄격해진다. 특허청은 7일 유명 캐릭터를 모방한 디자인 출원 증가에 따라 모방 디자인에 대한 심사기준을 마련, 시행한다고 밝혔다. ●특허청 “수법 교묘… 심사기준 강화” TV 만화 캐릭터를 이용한 상품화가 많아지면서 명성에 편승해 부당 이익을 취하려는 출원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캐릭터의 특징을 일부 변형, 조합하는 등 수법도 교묘해졌다. 새로운 심사기준에는 유명 캐릭터 및 창작성 등에 대한 기준도 세워졌다. 유명 캐릭터는 출원일 기준으로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에서 ‘시리즈’로 방영됐거나 상영 중이면 유명 캐릭터로 인정키로 했다. 극장 개봉작과 게임, 인터넷 만화의 캐릭터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캐릭터 주지여부는 수요자인 유아나 학생 입장에서 판단키로 했다. 공지 디자인과 유명 캐릭터가 결합된 경우에는 창작성을 인정하지 않게 된다. ●뽀로로 ‘안경’ 등 핵심특징 주요 기준 현재 지배적인 특징 또는 주요부 심미감이 유사하더라도 세부적인 차이가 있으면 전체적으로 비유사한 디자인으로 판단했지만, 새 심사기준에는 거절할 수 있도록 유사의 폭을 확대했다. 뽀로로의 ‘안경’이나 엽기토끼 마시마로의 ‘째진 눈’ 등과 같은 핵심적인 특징이 모방의 주요 판단 기준이 된다. 특허청은 한국캐릭터협회 등 관련 단체로부터 캐릭터 자료를 수집해 디자인 심사관들에게 배포했다. 이준석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모방한 디자인은 권리로서 보호할 가치가 없다.”면서 “타인의 창작물을 모방한 출원에 대해서는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등록을 거절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사고] 2012 서울신문 신춘문예…나는 백가흠이다

    [사고] 2012 서울신문 신춘문예…나는 백가흠이다

    지난 7월 소설집 ‘힌트는 도련님’을 낸 백가흠(37)입니다. 과분하게도 이 작품으로 ‘(한국 문학의) 힌트는 백가흠’이란 별명도 얻었습니다.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광어’란 단편으로 등단했습니다. 죽은 척, 모른 척 배를 깔고 엎드려 있는 광어와 같았던 문학 청년에게 신춘문예는 문학을 넘어 삶의 열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서울신문 신춘문예 작가들은 누구보다도 활발한 작품활동으로 문학계의 든든한 자양분이자 대들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불멸의 청춘, 문학의 열정 그 대열에 참여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모집 부문 및 상금 ●단편소설(80장 안팎) 500만원 ●시(3편 이상) 300만원 ●희곡(90장 안팎) 250만원 ●시조(3편 이상) 200만원 ●동화(30장 안팎) 20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 250만원 ●마감 2011년 12월 9일 금요일(우편접수는 9일 도착분까지 유효) ●보내실 곳 100-745 서울시 중구 태평로 1가 25 서울신문사 편집국 문화부 신춘문예 담당자 앞 ●당선작 발표 2012년 신년호 서울신문 지면 ●응모 요령 -응모작은 기존에 어떤 형태로든 발표되지 않은 순수 창작물이어야 합니다. 같은 원고를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하거나 기존의 작품을 표절한 것으로 인정될 경우 당선을 취소합니다. -서류봉투 겉과 원고 첫 장에 응모 분야 및 작품 제목을 명기하고, 원고 마지막 장에 이름, 주소, 연락처 등을 적습니다. 직접 방문 접수도 가능하며 이메일이나 팩스로는 받지 않습니다. -접수된 원고는 반환하지 않습니다. ●문의 서울신문 편집국 문화부 (02)2000-9192~8.
  • [현장 행정] 금천구 옛 軍부대 예술인 창작 ‘둥지’ 됐다

    [현장 행정] 금천구 옛 軍부대 예술인 창작 ‘둥지’ 됐다

    금천구에 예술인의 둥지가 들어섰다. 구는 오는 28일 시흥동 구청 옆 부지에 마련된 금천아트캠프에서 예술인들의 입주식을 갖는다고 25일 밝혔다. 입주식은 아트캠프 입주작가 소개와 시설 관람, 작품 감상, 공연 위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아트캠프는 입주 작가에게 자유로운 창작공간을 제공하고, 창작물을 주민에게 환원해 지역 문화·예술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영등포구 문래동 등에 서울시 창작예술촌과 같은 공간은 있지만 자치구 직영 레지던시(전속)는 처음이다. 금천아트캠프는 과거 육군 도하부대가 위치했던 곳이다.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에서 도보로 2분 거리여서 접근성도 좋다. 여느 예술공간과 달리 시각예술, 음악, 공연, 전통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 18개팀이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며 예술가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특색을 띤다. 이를 통해 창작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시각예술 분야에 김동조, 김영은&남상훈, 김윤재, 김정옥·박미라 등, 공연분야에서는 ‘시어터201(Theatre 201), 고광문, 국악앙상블 ‘지음’, 다운스트림, 두여자, 온앤오프무용단, 유영국, 플레이위드어스 등이 입주했다. 이와 함께 커뮤니티아트 부문 ‘산아래 문화학교’, 아임우드, 아이잭신, 자바르떼 등도 입주해 활동한다. 이곳이 지난 수십년 동안 군부대로 운영돼 지역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고, 연병장을 포함한 넓은 공간을 예술인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독특한 영감을 준다. 지역 주민과 산아래 문화학교 작가들이 함께하는 첫 번째 작품은 가산동 덕산아파트 축대 벽에 벽화 만들기 작업이다. 가산초등학교 아이들이 타일에 그린 그림을 변색되지 않도록 코팅 후 축대 벽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한다. 구 청사 1층 로비에서는 지난 14일부터 입주작가의 작품 7점을 전시해 ‘금천아트캠프 프리뷰 2012’를 진행 중이다. ‘프리뷰 2012’는 구민과 함께하는 본격적인 창작 작업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주민들이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청 로비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29일에는 공공예술팀 ‘스페이스 오페라’가 ‘찰칵! 우리동네 숨은 풍경담기’로 손님을 유혹한다. 주민들이 작품을 직접 촬영하고, 해당 작품들은 12월 금나래아트홀 갤러리에 전시한다. 차성수 구청장은 “다양한 행사들이 12월까지 지속적으로 열려 문화생활에 목말라 있는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공연 5일장’ 놓치지 마세요

    ‘공연 5일장’ 놓치지 마세요

    공연 5일장이 열리고 있다. 지난 10일 시작해 오는 14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과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 등에서 열리는 ‘공연예술 장터’, 2011 서울아트마켓(PAMS, Performing Arts Market in Seoul)이 그것이다. 올해 7회째인 이 장(場)이 서는 5일 동안 해외 공연예술전문가들이 대거 이 시장에 모였다. 폴란드 말타 페스티벌의 예술감독 미하우 메르친스키, 이탈리아 나폴리 페스티벌 아시아 프로그래머인 마시아 파봉, 이란 국제연극제의 모하메드 헤이다리 등 해외 유명인 150여명이 주요 초청인사 명단에 올랐다. 국내 공연 전문가 1300여명도 이들과 함께한다. 국내 창작물의 경우 ‘팸스 초이스’(PAMS Choice)라는 주제 아래 해외 수출 기회를 얻는다. 이자람의 ‘사천가’가 서울아트마켓을 발판으로 해외로 뻗어간 대표적인 작품이다.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의 첫 공식 초청작으로 올여름 화제를 모았던 극단 목화의 ‘템페스트’나 안은미 무용단의 작품을 에든버러에 주선한 곳도 서울아트마켓이다. 올해는 무용극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연극 ‘1동 28번지 차숙이네’, 음악극 ‘정가악회 세계 문학과 만나다’ 등 사전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13개 작품이 30분씩 하이라이트 공연을 펼친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http://www.pams.or.kr)를 참고하면 된다. ‘포커스 세션-아시아, 창조적인 협업의 파트너’ 학술행사와 국내외 공연예술 단체의 홍보 공연도 펼쳐진다. 서울아트마켓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행사다. 참관을 원하면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해야 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릴라 릴라’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릴라 릴라’

    웨이터로 일하는 다비드(다니엘 브륄·오른쪽)는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평범한 남자다. 손님으로 종종 들르는 마리(한나 헤르츠스프룽·왼쪽)를 남몰래 사랑하지만, 그녀는 그의 존재조차 모른다. 어느 날 벼룩시장에서 작은 서랍장을 구입한 다비드는 그 속에서 누군가가 오래전 쓴 원고를 발견한다. 문학도인 마리의 관심을 얻고 싶은 마음에 그는 그 작품을 자신의 소설인 것처럼 꾸민다. 사건은, 소설을 읽고 감동받은 그녀가 출판사에 몰래 연락하면서 벌어진다. ‘릴라 릴라’라는 제목의 1950년대식 사랑 이야기는 출판계에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다비드의 삶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향한다. 연초에 개봉한 우디 앨런의 ‘환상의 그대’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신작에 목마른 소설가 로이는 사고를 당한 친구의 습작을 가로챈다. 얼마 후 그는 친구가 의식을 되찾았다는 소식을 듣는다. 도덕에 대해 말하는 듯하지만, 앨런은 어떤 섭리를 빌려 삶의 짓궂은 미스터리를 전한다. 같은 상황에 직면한 다비드가 죄의식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릴라 릴라’의 주제는 ‘환상의 그대’의 그것과 다르다. 로이가 남의 창작물을 훔친 소설가지만, 다비드는 타인의 작품을 통해 자기 삶을 바라보게 된 보통 사람이다. 로이에겐 소설이 절실한 목적이지만, 다비드는 사랑이란 목적을 위해 소설의 도움을 구했을 뿐이다. 그런 까닭에 ‘릴라 릴라’는 다비드의 죄를 심판하거나 다비드의 내적 혼란을 전면화하는 쪽으로 가지 않는다. 대신 소박한 남자를 둘러싼 예술 시장의 허영을 풍자한다. 다비드라는 인간과 소설가로서의 다비드 가운데 누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지 모르는 마리가 허영기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의 짝사랑을 거들떠보지 않던 그녀는 그가 한 거짓말의 덫에 매혹당한다. 극 중 소설은 절박한 사랑 끝에서 목숨을 잃은 남자의 실제 이야기인데, 독자나 평단은 실존 인물과 그가 겪은 고통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그 이야기를 작품에 담은 작가에게만 관심과 애정을 표한다. 그럴듯하게 표현된 허상이 진짜 존재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리는 것이다. 원작소설까지 포함하면 몇 겹 소설의 벽이 ‘릴라 릴라’의 안팎을 두르고 있다. 관객이 보는 것은 마르틴 주터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이고, 극 중 소설의 슬픈 사랑 이야기는 다비드와 마리의 사랑과 대구를 이루며, 영화 전체를 품는 숨겨진 소설 한 편이 주터의 자전적 소설과 다시 한 번 연결된다. 주목해야 할 것은 다비드의 내레이션이다. 크게 원을 구성하는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끄는 내레이션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비교될 수밖에 없는 린 램지의 ‘모번 켈러’와 이 영화는 어떻게 다른가. ‘모번 켈러’에서 모번은 자살한 남자친구의 소설에 자기 이름을 새겨 출판사에 보낸다. ‘릴라 릴라’는 정체성을 찾는 한 인간의 이야기에 인물의 목소리를 더한다. 타인의 시선 바깥에 존재하던 다비드는 목소리를 갖게 되면서 사회적 존재로 변신한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은 남의 이야기만 들으며 산다. 자기 이야기에 아무도 관심 없을 거로 생각하고 자신을 표현할 방법을 잊어버린 채 산다. 글은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릴라 릴라’는 모든 인간이 각자 하나의 목소리를 갖고 있음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22일 개봉. 영화평론가
  • 제9회 ‘대한민국 발명교육콘텐츠 공모전’개막

     특허청 국제지식재산연수원(원장 김연호)에서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회(회장직무대행 최종협)가 주관하는 ‘2011년 대한민국 발명교육콘텐츠 공모전’이 9월1일 개막, 앞으로 한달 동안 진행된다.  올해 아홉번째 개최를 맞는 공모전은 특허청에서 무료로 운영되는 온라인 국가지식재산교육포털(www.ipacademy.net)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취하고 우수한 발명교육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됐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 공모전에서는 발명교육 활동의 성과물과 발명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창작물 등 두 개 분야로 나뉘어 한 달 동안 진행된다.  이미 만들어진 발명품을 출품하는 타 발명대회와 달리 이 공모전은 발명교육을 통해 만들어지거나 발명교육을 위한 성과물과 함께 스마트폰앱, UCC 및 e-러닝용 콘텐츠 등 온라인 발명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어떤 창작물이라도 모두 응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부문별 대상(2명)에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및 상금 100만원, 금상(4명)에 특허청장상 및 상금 70만원이 수여되는 등 총 109개의 상장과 상금 1760만원이 수여될 예정이다.  공모를 희망하는 사람은 국가지식재산교육포털(www.ipacademy.net), 또는 한국발명진흥회(www.kipa.org)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으며, 수상자에 대해서는 11월 18일에 시상할 계획이다.  문의 : 홈페이지(www.ipacademy.net), 전화 02-3459-2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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