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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단신협/국립극단/분위기 일신 “구슬땀”

    ◎신협/「동승」공연으로 부진탈피 노려/국립/창작극 「홍동지…」 실험성 무대/“한국연극계의 산역사”… 새바람 기대 한국연극의 산 역사랄 수 있는 극단신협과 국립극단이 새로운 면모를 선보일 봄공연을 앞두고 분주하다.극단 신협은 재건기념공연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오는 4월8일부터 5월9일까지 명보아트홀극장(565­79 10)에서 함세덕의 「동승」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국립극단도 배우들의 연륜과 제작진의 실험성이 조화를 이룬 「홍동지는 살어있다」(김광림작·이윤택연출)를 오는 26일부터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극단 가운데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극단 신협은 한동안의 부진을 씻고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환골탈태의 각오로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올해로 창단47주년을 맞은 신협은 김성옥씨를 새 극단대표로 선출,극단운영과 무대공연예술을 접목한 전문적인 직업극단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것이다.극단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지난 46년 창단 당시 동인인 원로 연극인 김동원씨와 극작가 차범석 김흥우 김성우김성옥씨등 5인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또 그동안 흩어져 각자 활동해왔던 단원들 가운데 신구 김길호 손숙등과 젊은 연극인 윤석화 김영애 김미숙씨등이 재건에 동참했다.이밖에 김대중 전민주당대표,서정주·황순원·김남조씨등 문인과 김성태 김진걸 조경희 송범 김복희 김수용 윤정희등 무용·영화인,이두현교수등 문화·학계·정계등 각계인사들로 구성된 후원회가 극단운영을 뒷받침하게 된다. 극단 신협이 이처럼 재건을 구체화시킬 수 있게 된 데에는 대한교육보험 창립자인 신용호회장과 신영균 신임예총회장의 경제적 후원이 큰 몫을 했다.신회장이 극단 운영을 위해 향후 몇년간 재정적 뒷받침을 약속했고 신예총회장은 종로구 관훈동에 있는 명보아트홀을 극단 전용극장으로 내놓아 극단의 큰 걱정을 덜어준 것이다.극단측은 상·하반기로 나눠 각각 3개월씩 극장을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숙원인 장기공연도 가능하게 됐다. 새로운 발판위에서 극단 신협은 재건기념공연으로 최근들어 작품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하게 일고 있는 함세덕의 「동승」을 선택했다.극적 완성도가 높고 서정성과 토양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한편 국립극단의 올해 첫 작품 「홍동지는 살어있다」는 지난 91년 연극의 해를 맞아 국립극장이 창작극 발굴을 위해 공모한 우수창작극 공모에서 선정된 작품.90년대 한국연극을 이끌어갈 40대 중견연극인 김광림·이윤택씨가 콤비를 이룬 이번 무대는 우리 연극의 정립과 국제화에의 모색을 겸한 실험적인 무대로 관심을 모은다.또 국립극단이 그 어느 공연보다도 적극적으로 관객유치에 나선 회심의 작품이어서 이에 거는 연극계 안팎의 기대 또한 크다. 「홍동지는 살어있다」는 「홍동지 설화」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따왔다.자연과 문명,설화와 현실의 관계를 통한 인간의 원초성 회복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연출가 이윤택씨는 한국의 꼭두극 원형에서 이미지를 빌려오는 동시에 전통의 해체와 재구성을 통한 새로운 공연양식을 시도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김명환씨가 홍동지역을 맡아 열연하며 권성덕 이승옥 이문수 손봉숙씨등이 출연한다.
  • “실익위주 교류” 파리 한국예술제

    ◎문민정부 새 의지 반영… 「르노바로」극장서 내일 개막 「한국이 파리로」라는 주제로 오는 18일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93 파리 한국종합예술제」는 우리의 해외 문화교류 정책이 실리 위주로 방향을 전환한 뒤 갖는 첫번째 행사이다.과거 해외 문화교류에서 사실상 가장 큰 목적이 되다시피했던 남북사이의 외교적 경쟁과 권위주의 체제의 이미지 보전 노력에서 탈피하려는 문민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유럽은 우리와의 교역량이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유럽통합으로 무역규제 등 경제마찰이 심해질 소지를 안고 있는 지역.따라서 『해외 문화교류를 통해 높아진 위상을 바탕으로 실익을 챙기자』고 나선 것이다.특히 이번 행사는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재인식 시킴으로써 문화뿐 아니라 상품의 이미지를 높이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기반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목적을 두고 있다. 이에따라 행사도 부채춤 등 전통예술 일변도의 대중적인 내용에서 벗어나 현재 우리 문화예술의 폭과 깊이를 그대로 보여줄수 있도록 기획했다.이번 예술제가열리는곳은 파리에서도 문화예술의 중심거리인 샹젤리제의 「르노 바로」극장.예술제는 젊은 조각가 문인수의 전시회로 막을 연다.이어 4월2일부터 15일까지는 국립국악원의 공연.10일까지 대극장에서는 「수제천」과 「가야금산조」「검무」「처용무」「작법」 등 우리 전통예술의 정수를 선보인다. 그리고 10일 소극장에서는 판소리「심청가」가 불리워지고 13일부터 15일까지 대극장에서는 사물놀이가 펼쳐진다.김기수 등 19명의 탈패가 나설 봉산탈춤 판은 4월16일부터 18일까지 대극장에서 벌어진다.이 공연은 4월23일 프랑스의 지방도시인 릴에서도 열릴 예정이다.또 「극단 자유」는 20일부터 25일까지 대극장에서 창작극 「노을을 날아 가는 새」와 세익스피어의 「햄릿」을 번안해 공연한다.예술제는 4월25일 소극장에서 시 낭송회를 겸한 한국문학 소개 행사로 막을 내린다. 한편 국립국악원 공연단은 「93 유럽의 문화수도」로 선정된 벨기에의 안트워프에서 열리는 「한국의 도자기전」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한국학 대회」에도 참여한다.이에따라 4월16일에는 안트워프에서 17일과 18일에는 베를린에서 각각 공연을 가져 유럽에 한국 붐을 조성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정부는 이 행사에 이어 오는 6월 문화사절단의 중국 파견과 9월부터 1년동안 미국에서 열리는 「코리아 페스티벌」,9∼10월에 호주 및 뉴질랜드에서 예정된 「한국문화주간」행사도 같은 원칙에 따라 준비해 나갈 방침이다.
  • 연극배우 최종원씨(이세기의 인물탐구:20)

    ◎혼신다해 역동적 연기하는 “진짜 배우”/주어진 역할에 정열바쳐 특유의 개성표출/「리어왕」서 고뇌하는 내면연기로 주목받아/갖가지 삶의 모습 소화해내며 끝없는 연기변신 시도 거칠고 투박하다.솔직하고 꾸밈이 없다.불같고 칼같은 그의 성격상 중용과 중도를 지키는 모호한 태도는 맞지않는다.기백과 의리,정의감과 정열로 뭉쳐진 연극배우가 최종원이다. 아직은 들판에 풀어논듯한 포효와 폭만이 도사려보인다.그러나 탁탁 부러지기보다 불에 달군 쇠처럼 강인함이 돋보인다.부러지는듯 휘어지고 휘어졌다가도 제자리에 돌아와 설줄아는 투지,꿋꿋한 자존심이 그의 대명사다.만사에 주저함이 없다.한다면 한다.연기를 할때도 몸을 사리지않고 전신을 던진다. TV출연 때문에 연극연습에 소홀한 선배나 후배를 보면 연극만을 사랑하는 다른 사람들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연극을 그만두어 줄것을 당당히 요구한다.TV인기,연기보충처럼 연극에 참여하는건 연극모독이자 관객모독,처럼부터 연극할 자격도 없다고 못박는다. 또 연출자나 제작자에겐 배우들의 좋은 연기를 끌어낼수 있을만큼 완벽하고도 만족한 여건을 갖춰달라고 말한다.그는 언제 어디서나 연극배우의 입장에서 배우의 권한을 옹호하고 주장한다. 한때는 연기자그룹을 발족하고 초대회장이 되어 본격적으로 배우들의 출연료 계약문제를 연극계에 제기한적도 있었다. 91년 연극의 해를 위한 모임에서는 그동안 창작극 활성화와 극단 지원 결과 과연 그 성과가 어땠는가를 따져 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그때도 그자리에서 막연하게 단체를 지원하여 지원금의 효력을 희석시키기보다 한사람의 연기자를 집중적으로 지원해보는 방법을 고려해보는게 어떠냐고 물었다. 그는 이런식으로 열성적으로 연극무대를 지켜왔다.20년간 1백여편,아마도 그처럼 많은 연극에 출연한 배우도 드물 것이다.최종원이 끼지 않으면 연극이 안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주어진 무대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게 밀착하여 그는 이미 「최종원 특유의 색깔과 체취가 물씬 풍기는 살아있는 연기」를 구사한지 오래다. 최종원의 출생과 성장기는 마치 일부러 설정해놓은 무대와 인물구성처럼 파란만장으로 점철되어있다.그것은 어쩌면 소설이나 연극보다 더 가파른 삶의 진실이라 할수 있다. ○탄광촌서 유년기 보내 강원도 태백,광부의 8남매중 막내.태백공고 졸업후 그는 그의 부친이나 형들처럼 함태 탄광에서 탄분석기사로 일한적이 있다. 이 일을 하기위해 3개월동안 갱(갱)속에서 생활하는 연수기간을 거쳐야했다.그리고 3개월 연수를 끝내고 갱속에서 나오던날,동료중의 하나가 지하로 떨어져 죽는 슬픔을 눈앞에서 겪었다.그는 동료의 시체를 찾아내겠다고 울부짖었다.그러나 수직 6백m 지하로 떨어지면서 비좁은 갱벽에 부딪쳐 산산조각이 났을 시체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낼수 없었다. 동네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사람이 죽어나갔다.곡소리가 그칠날이 없었다.남편을 잃고 자식을 잃은 부인네들의 통곡소리,이런 생활에 지쳐 걸핏하면 보따리를 싸들고 도망치는 가족들,남자들은 대낮부터 술상에 둘러앉아 탄가루에 찌든 목을 술로씻어 내렸다.슬픔은 차라리 사치임을 그는 어린시절에 진작 터득하고 있었나보다.어머니에게 손목을 잡혀초상집에가면 어른들은 술마시고 어린애들은 떡이나 국수를 얻어먹는다.청소년기에는 남의 상가에 가서 상여메는 일을 도맡다시피했다.상여를 멨던 광목한필을 얻을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산도 나무도 심지어는 빨래줄에 널린 빨래까지도 온통 검은색 뿐인 묵화같은 탄광촌,그는 둘째형이 메탄가스로 질식사하는 사고를 겪은후 더이상 참지못하고 고향을 탈출했다.술집외상,싸움질,비통,울분,가난과 무기력이 집합된듯한 극지의 땅을 떠나지않는한 타고 태어난 운명적 비극을 모면할수 없을것 같았다. 그는 집을 떠나 서울에서 간호원으로 일하고 있던 손위 누이의 자취방에 얹혀살았다.농무가 눈앞에 쌓인것처럼 막막할뿐,대책도 목적도 없었다.평소 연극을 좋아하던 누이가 갑자기 「연극을 해보는게 어떠냐?」고 물었다. 연극이라면 고등학교때 박종화원작의 「금삼의 피」를 해본적이 있었다.그때 맡았던 「연산군」이 미련처럼 내면에서 꿈틀거렸다.그러나 배고픈 그에겐 연극은 너무나 한가한 소리였다.몇달을 빈둥거리다가 서울연극학교(현 서울예전)에 입학원서를 냈다. 면접하는 날 동랑 유치진선생이 『자네는 왜 연극을 하려는가』고 물었다.그는 대뜸 「연극을 위해서」라고 대답했다.연극을 위해서 왠지 자기자신이 필요한 존재일 것 같았다.남다른 경험을 요구하는 연극무대에서 그는 끝내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었다. 70년,전국대학생극협의회가 주최하는 연극 「콜렉터」로 정식 데뷔,그때 협의회 자문으로 있던 유현목 하길종감독이 그의 연기의 가능성을 인정해주었다.그는 차츰 연극무대에 침몰되어갔다.의사 형사 주정뱅이 농부 공사판 감독에서 백만장자 워벅스,무기력한 세일즈맨,에쿠우스와 햄릿,방화범에 이르기까지 그는 수많은 연기변신을 시도해나갔다.연극평자들로부터 「좋은 재목」「탄탄한 연기자」「능란하고 현란한 연기구사」로 평가되기도 했다. ○70년 「콜렉터」로 데뷔 그러나 모든 역할이 그때마다 절실하게 밀착되는건 아니었다.전혀 엉뚱하고 생소하여 접근이 불가능한 역할은 얼마든지 있었다.83년 안민수연출의 「리어왕」이 그랬다.오랜만에 동랑의 연극에서 타이틀 롤을 맡게됐으나한달반의 연습이 지났는데도 도무지 연기 이미지가 포착되지 않았다.하나의 역할을 끝내고 또다른 새로운 성격을 몸속에 채워야한다.그러나 리어의 모습은 아득한데서 맴돌뿐 이에 탐닉되지 않았다.그는 이 역할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최종원의 잠재된 수많은 가능성을 간파하고있던 연출자는 오히려 그에게 1주일간의 휴가를 주었다. 『리어는 특별한 인간이 아니다.한 가정에 가장이 있고 회사에는 사장이 있듯이 그는 한나라의 왕이다.너무 부담갖지 말라』고 위로했다.리어왕의 고뇌와 갈등이 전광처럼 뇌리를 스쳤다.결국 「리어왕」은 최종원의 내면연기를 끌어낸 화제작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그의 대표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무슨일에든 망설이는 법이 없다고 했으니 시시때때로 연극이냐 생활이냐,연극에 대한 회의에 시달렸다.연극의 열성만큼이나 다른 일을 했다면 그도 남들처럼 풍요롭게 살수 있었을 것이다.아무리 온몸을 던져 무대를 지켜도 느는건 눈덩이처럼 커지는 빚뿐이었다.연극을 할수록 가난의 공동은 깊이 패어갔다. 연극초기때부터 줄곧 살고있는 명륜동3가 언덕바지에서 부부(부인 정영애씨)와 딸 둘(고1,중3)네식구가 전셋집을 전전하면서 그는 10원을 아끼기 위해 연탄을 직접 날라다 쓴적도 있다.생활때문에 어쩌다 1년에 한두편 TV베스트셀러극장이며 「마유미」등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가족들이 그의 연극보다 TV나 영화출연을 더 좋아하는 것에 그는 위기감을 느꼈다. 『당신은 연극배우의 아내다.나는 처음부터 연극배우였다.이를 전제하고 결혼했었다』고 단호하게 못박았다. 가족들이 불편해 하더라도 그는 연극을 포기할 순 없었다.다른 동료들처럼 TV나 영화로 돌 생각은 더더군다나 없다.연극은 천직이고 다른일은 생계수단에 지나지 않았다.85년이후 TV출연을 일체 끊어버렸다. 연극무대를 지키는 배우는 드물다.자신의 직업에 자랑스러움과 긍지를 갖게된 그로서는 이런 현실이 안타까웠다.관객들이 두시간전부터 극장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뉴욕의 브로드웨이나 일본 연극계가 부러웠다.그는 뜻맞는 동료를 만나면 배우들의 의식개혁을 부르짖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갖가지 삶을 다양하게 비쳐보는 연극의 매력,어떤 예술과도 견줄수 없다.인간이 전신으로 할수 있는 총체예술은 연극의 수단을 능가할 수 없다고. ○작년 「극발전연」 발족 지난해 그는 연극계의 선배이자 존경해온 연기자인 전무송과 의기투합,순수연극을 지향하는 극발전연구회를 발족하여 첫무대로 이강백작 김광림연출의 「북어대가리」를 동숭동 성좌소극장에 올렸다. 자신의 주어진 삶을 한치의 오차없이 지키려는 창고지기 전무송과 갇혀진 창고속의 삶으로부터 끊임없이 탈출을 꾀하려는 최종원의 거칠고 절박한 모습에는 그 옛날 탄광촌을 벗어날 때의 몸부림이 실려있어 보는이의 가슴에 전율같은 감동을 흐르게 한다. 더구나 23년간 기다려온 대선배 전무송과의 연기대결은 「연염의 조화」에 비유될만큼 그의 성숙을 확인시켜주었다. 이제 어떤 역할에든 책임져야 하는 위치. 심장의 고동소리까지도 생생하게 객석에 전달하고 싶어하는 그의 정열은 모든 고통과 시련을 딛고 이긴 투지의 결정에 틀림없다.머리카락 한올 까지도 혼신을 다해 역동적으로 연기해내는 배우가 우리에게도 있음을 연극계는 물론 연극을 사랑하는 관객 모두는 고마워하고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연보 ▲1949년10월 강원도 태백 출생 최석담씨(84)와 김옥녀여사(85)의 4남4녀중 막내 ▲67년 태백공업고 광산과 졸업 ▲68년 함태탄광 탄분석기사 ▲69년 상경,서울 연극학교 (현 서울 예전)연극영화과 입학 ▲70년 서울연극학교 학생회초대회장 ▲〃 전국 대학생 극 협의회 주최 연극 「콜렉터」로 데뷔 ▲〃 수재민 돕기 지방공연 「점을칩니다」 1팬,「교행」 「춘향전」 ▲71년 재경 강원도 학우회주최 연극 「형제」로 강원도 일원 공연 ▲77년 세종문화회관 개관기념공연(이진순연출 「북벌」) ▲83년 연기자그룹창립(초대·2대·8대 회장역임) 85년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연극영화과 졸업 87년 극단 부활과 이재한작·연출 「배비장전」 미국지역 45일간 순회공연 89년 영화 「마유미」 촬영차 도미 ▲90년 서울연극제 「아버지바다」 개인연기상 수상기념 뉴욕 연수 ▲91년 「연극의해」 기획위원▲〃 배우협회 창립(창립기념공연 윤대성작·정일성연출 「출세기」) ▲92년 일본동경 다이니아이리스 페스티벌 참가(김상열작 「길」) ▲현재 한국연극협회이사·극예술발전연구회 창립멤버(전무송과 발족) 「거룩한 직업」「어린왕자」「달집」「우회」「베니스의상인」「방화광」「노부인의 방문」「날개」「동물원이야기」「그리고 리어든양은 마시기 시작했다」「탱고」「검찰측증인」「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리어왕」「내·물·빛」「에쿠우스」「햄릿」「밤의묵시록」「신화1900」「욕망이라는이름의전차」「꽃을 사절합니다」「지금은 부재중」「티타임의 정사」「세일즈맨의 죽음」「환타스틱」「심판」「출구없는방」「애니」「만리장성」「아가씨와 건달들」「매춘Ⅱ」「헬로 미스터후라이데이」「하나를 위한 이중주」「기막힌 사내들」「아버지바다」「토선생전」「살로메」「누가 버지니아울프를 두려워하랴」「락스트리트」「그리운 앙트완느」「마네킹의축제」「변신」「격정만리」「길((욕)」「아침부터 자정까지」등 앙코르공연외 초총공연만 100여편이상,현재 「북어대가리」공연중.영화 「아제아제바라아제」「마유미」「꿈」「나의아내를 슬프게 하는것들」등…. 영화연극상·서울연극제개인연기상·동아연극상대상·서울극평가그룹상
  • 창작극 두편 무대 오른다

    ◎극단 민예,창단20돌기념 김영무작 「탈속」 공연/북촌창우극장,이만희의 「돼지와…」를 선보여 극작가 김영무·이만희의 새 창작극이 잇따라 무대에 올려져 봄 연극계에 「창작극 열풍」이 불고있다.극단 민예극장이 창단 20주년기념공연으로 오는 19일부터 31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762­5231)에서 김영무의 「탈속」을 공연한다.또 지난달 6일 새로 개관한 북촌창우극장(765­4282)이 극장 대표이며 연출가인 허규씨의 연출로 이만희의 「돼지와 오토바이」를 24일부터 5월30일까지 북촌창우극장 무대에 올린다. 「선」사상의 연극화라는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 「탈속」은 득도한 어느 선승의 초상화를 그려보임으로써 관객들에게 일상의 가치관에 매몰된 자신의 삶을 반추케하고,새로운 삶에 대한 의욕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불교적 주제를 담았던 「그것은 목탁구멍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를 연출했던 강영걸씨가 연출하며 공호석 최재영 강상규 이미경등이 출연한다. 북촌창우극장는 5주간에 걸친 개관축제를 마치고 이만희의 창작극 「돼지와 오토바이」로 첫 연극무대를 마련했다.이 작품은 우리들이 과거의 아픔을 어떻게 극복하고 앞으로의 삶의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가에 대한 평범하면서도 절실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이호재 김명곤 김성녀 방은진등 호화배역진이 교체출연하는 것도 드문 일이다.
  • 해외문화행사 통상지원 위주로/무역마찰 해소·과기협력 도움되게

    ◎18일 파리의술제부터 정부는 정치·외교적 목적에 치중했던 종전의 해외 문화교류 정책에서 벗어나 통상 우선의 문화교류 정책을 펴 나가기로 했다. 이에따라 문화체육부는 해외공보관과 함께 오는 18일부터 4월25일까지 프랑스의 파리에서 여는 「한국 종합 예술제」를 경제마찰 해소와 과학·기술협력을 문화적으로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라고 10일 밝혔다.문화체육부는 또 이 행사를 올해 유럽의 문화수도로 선정된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리는 「한국의 도자기전」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한국학 대회」도 연계시킨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주재 한국문화원이 주관하는 한국 종합 예술제는 「한국이 파리로」라는 주제로 9백석과 1백80석짜리 2개의 공연장과 전시실을 갖춘 샹제리제 거리의 르노 바로 극장에서 열린다.이 예술제 프로그램에는 전통음악 및 무용과 현대 창작극,봉산탈춤,조각가 문인수의 전시회,한국 문학 소개 및 시 낭송회 등이 포함됐다.공연에는 국립국악원 연주단 및 무용단 37명과 「극단 자유」의 단원 21명,김기수 등탈춤패 19명 등이 참가한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문화체육부의 한 관계자는 『정통성을 지닌 문민정부가 출범한 상황에서 과거와 같이 수세적이고 소비적인 외교문화정책은 국민에게도 해외에서도 설득력이 없다』면서 『이제 실익이 있는 능동적인 통상문화교류 정책으로의 전환은 필연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그동안 해외 문화예술 교류의 정치적 이용 배제와 통상연계를 끊임없이 주장해 온 문화예술계 및 수출 관련부처,업계로부터 큰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성실함 인정 못받는 소시민의 슬픈삶/김균미 문화부기자(객석에서)

    요즘 같이 훈기어린 봄맞이 바람이 부는 날에는 동숭동의 한 소극장을 찾아 연극이라도 한편 보는 것이 좋다.「극발전연구회」가 극단 아미와 함께 오는 28일까지 성좌소극장(745­1214) 에서 공연하는 이강백의 「북어대가리」도 그렇게 한번쯤 볼만한 창작극이다.이 연극은 거대한 현대산업사회속에서 하나의 부속품에 불과한 소시민들의 극도로 왜소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인간의 삶을 창고에 비유한 이 작품은 창고를 벗어난 넓은 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며 그것이 옳고 그른지 창고안에 사는 사람은 판단조차 할 수 없다는 극히 냉소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자앙(전무송 반)과 기임(최종원 반)이라는 사십이 넘은 고참 창고지기들이 이유있는 몸짓으로 펼치는 우리들 세상이야기이다.매일 새벽 트럭들이 싣고온 상자를 창고안으로 옮겨 보관하고 출고할 상자들은 트럭에 실어보내는 것이 이들이 하는 일이다.자앙은 서류에 적힌대로 상자들을 보관하고 정확하게 내보내는 것만이 사회와 개인을 위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그러나 기임은 창고밖으로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 농땡이라 대조적 성격은 초반부터 판가름이 난다.그런 기임이 일부러 상자 하나를 바꿔치기해 트럭에 실어보낸다.이사실을 뒤늦게 안 자앙은 잘못 전달된 부속품 때문에 큰 사고라도 터질까봐 안절부절이다.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창고밖에서는 자앙의 성실과 책임감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때마침 기회를 잡은 기임은 자앙이 속풀이로 끓여주고 남은 북어대가리만 남긴채 창고를 떠난다. 창고에 홀로 남은 자앙의 절규에 가까운 독백이 들린다.『세상이 잘못됐다면 창고속의 나의 성실함은 무슨 소용이 있는가.세상이 두렵다…』.관객들의 가슴들이 섬뜩하게 저려온다.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착하게 사는 대다수 사람들의 성실함은 바보 그것인가….세상의 부조리로 사회적 가치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래도 가날프게나마 반전하는 무대를 본다.연출가 김광림씨가 의도대로 부조리한 상황보다는 그 안에서 빛을 발하는 소시민들의 인간미를 통해서.냉소적이기 보다는 긍정적인 심정으로 극장문을 나서길 바라고,또 자앙 같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는 사회를 기대하면서….
  • 신인극작가들 관객에 첫 인사/중앙일간지 신춘문예 희곡당선작 무대에

    ◎서울신문의 「노인과…」 등 7편 선보여 올해 중앙일간지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 공연이 오는 6일부터 15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762­5231)에서 열린다.한국연극연출가협회(회장 윤호진)가 매년 실시해오고 있는 신춘문예 당선작 올해 공연에는 서울신문 조선일보 한국일보 동아일보등 7개 일간지 당선작들이 무대에 올려진다.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신인 극작가들의 참신한 작품들을 무대화시킴으로써 기성 극작가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줘 창작극 활성화에 일조할 것으로 연극연출가협회는 기대하고 있다.또 좀처럼 공연기회를 갖기 어려운 신인 극작가들에게 있어 신춘문예 당선작 공연무대는 희곡이 무대에 올려져 하나의 완성품이 되어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 당선작들은 추리극 또는 수사극의 형식을 빌어 인간의 소외 문제를 다루거나 실험적인 성격이 강한 형식을 취한 작품이 눈에 띈다.부부,노인과 젊은이등을 대비·등장시켜 일상의 단조로움과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작지만 절실한 몸부림을 잔잔하게 그려낸 작품도 있어 다양성을 더한다.공연은 매일 하오3시부터 7개 작품이 순서대로 연속적으로 공연된다. 공연작품은 ▲서울신문 「노인과 도배쟁이」(이주영작·박승원연출) ▲세계일보 「주인을 찾습니다」(남경주작·손경희연출) ▲동아일보 「아빠!」(박귀옥작·최용훈연출) ▲한국일보 「흐린강 저편」(정선영작·황남진연출) ▲문화일보 「장마」(조광화작·윤광진연출) ▲중앙일보 「아는 이가 찾아오다」(서진아작·김혁수연출) ▲「메뚜기 한마리가 쇼윈도우에 부딪혀 마네킹을 웃겼네」(임규작·김성노연출).
  • 예술의 전당/전관개관 기념공연 다양

    ◎연극·오페라·실험극 전용 축제극장완공… 10년 대역사 마무리/15일 국립오페라단의 창작극 첫 무대/새달까지 공모작품 축하공연 줄이어 예술의 전당 전관개관기념공연이 오는 15일 무대에 올려지는 것을 시작으로 문화의 새중심지로 자리잡을 예술의 전당 전공연장에서는 이를 축하하는 다채로운 공연들이 펼쳐진다. 10년간의 대역사끝에 완공된 축제극장은 최첨단 무대장비를 갖춘 오페라극장(2346석),연극전용극장인 토월극장(711석),실험극장인 자유소극장(225∼612석)등 모두 3개의 극장으로 되어있다.이번에 이들 세극장무대에 올려지는 작품들은 지난해 공개적인 작품공모과정을 통해 선정돼 반년에 가까운 준비과정을 거쳤다.예술의 전당은 오는 3월까지로 예정된 개관기념공연이 끝나면 시설및 운영에 대한 자체점검을 위해 잠정적으로 휴관한뒤 개관기념공연을 통해 지적된 문제점들을 보완해 오는 10월 재개관,종합적인 공연예술공간으로 본격 운영된다. 오페라와 고전발레,현대무용,뮤지컬 창작음악극등 대형 공연들을 위한 오페라극장에서는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시집가는날」을 시작으로 서울예술단의 뮤지컬「님을 찾는 하늘소리」,오페라 상설무대의 「포스카리가의 두사람」,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김자경오페라단의 「카르멘」등이 공연된다. 연극전용극장인 「토월극장」에서는 극단 목화의 「백마강 달밤에」와 극단 자유의 「햄릿」,한국컨템포러리 무용단과 김복희 현대무용단,서울시립무용단등 연극과 무용공연등이 어우러지게 된다.한편 실험적인 성격의 연극과 마당놀이,무용들을 위한 「자유소극장」에서는 국내 공연단체뿐 아니라 해외단체들의 초청무대가 마련돼 기대를 더해주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의 「시집가는 날」은 연극과 영화 「맹진사댁 경사」로 알려진 작품으로 한국적인 정서와 해학이 깃든 3막6장으로 이루어진 창작오페라.홍연택씨가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오현명씨가 연출을 맡은 「시집가는 날」에는 권해선 이규도 박세원 박성원 김성길등이 출연한다. 「토월극장」에서 공연될 극단 목화의 「백마당 달밤에」는 조상 대대로 협동심을 북돋우고 지방문화를 꽃피우는 역할을 했던 부락단위의 대동제를 무대위에 형상화한 작품.일가와 이웃이 함께 모여 삶의 지혜를 나누고 서로 힘을 합하는 장을 마련해주는 대동제등 전통,풍속의 의미를 오늘의 시점에서 접근한 무대로 오태석씨가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극단 자유의 「햄릿」은 한국적 무대를 배경으로 김정옥씨가 각색·연출한 작품.「죽음」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인간의 내면적 광기와 갈등에서 유래하는 이중성을 파헤친 무대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자유소극장 무대에서 펼쳐질 실험성이 돋보이는 다양한 무대들에 가장 눈길이 쏠린다.음악 사물놀이 춤 무예 소리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연인들이 모여 민족의 평안과 통일을 각각의 몸짓과 표현으로 표출할 「울타리 굿」을 필두로 한국마임협의회가 엄선한 마임공연 「마임­마음의 움직임」,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인형극「심청전」과 「푸름이의 모험」이 그것이다.이밖에 관심을 끄는 해외초청공연으로는 「창조를 위한 파괴」라는 다다의 반예술정신을 이어받아 다양한 예술장르가 혼합된 종합예술인 「플럭서스 페스티벌」이 있다.그리고 프랑스의 마르셀 마르소와 함께 현대 마임의 거장으로 꼽히는 체코출신의 밀란 슬라덱의 공연으로 이어진다.
  • 초대 서울시립극단장 차범석씨(인터뷰)

    ◎“시민이 쉽게 찾는 예술단체로 키울터” 『40년동안 몸담고 있는 연극계를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서울시립극단 단장직을 맡았습니다.친숙한 시민들의 예술단체로 터잡는데 혼신을 다할 생각입니다』 지난달 28일 열린 서울시립극단 운영위원회에서 초대 단장으로 선출된 원로연극인 차범석씨(69).기존의 시립공연단체들과는 달리 시장직속기구로 출범,예산편성권을 제외하고는 시당국의 간섭이 일체 배제된채 자율적으로 운영될 서울시립극단의 모든 살림을 책임지게됐다. 『일년내내 연극 한편 안보는게 우리네 실정 아닙니까? 지역주민들의 생활속으로 파고들어 「연극의 시민화」를 이뤄보고 싶습니다.지금처럼 일부 학생들을 위한 연극보다는 성인부부가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연극을 많이 공연할겁니다』 차 초대단장은 이를위해 실험적인 연극보다는 편안한 연극을 창작극·번역극 구분않고 무대에 올리겠단다.그리고 관객들을 찾아나선다는 취지에서 곳곳에 세워지고 있는 구민회관을 활용,서울시내 순회공연도 구상중이다.또 경제적·인적 여건때문에 개인극단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연극교육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할 생각이다.연극인들을 위한 재교육프로그램과 별도로 주부·어린이연극교실을 통해 「연극의 생활화」와 연극인구의 저변을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차단장은 시립극단운영에 대해 전속단원규모를 10명으로 최소화하는 대신 공연작품에 따라 기성 연출가·배우들과 출연계약을 맺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연출의 경우 예술감독을 겸하고 사후평가제를 실시,연출가·배우들에 대한 평가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전속단원은 공개오디션을 통해 일정 자격(연극경력 5년이상)을 갖춘 사람중에서 선발할 계획이다. 『창작극이 재공연되면 마치 무성의한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는 그는 『민족연극의 정착을 위해 유치진 함세덕 김우진 송영등 우리 희곡작가들의 작품을 발굴,젊은 연출가들의 새감각으로 연출하게 할 생각』도 갖고 있다고.이달안으로 극단창단을 마무리짓고 오는 6월쯤 창단공연을 갖게될 시립극단은 당분간세종문화회관을 근거지로 삼되 경희궁이나 옛미군용산기지내에 연극전용극장이 완공되면 극단사무실을 그곳으로 옮기게 된다.
  • 극단 작은신화 극예술발전연/연극중흥 앞당기기 무대

    ◎작은신화­31일까지 워크숍·극발연­창작극 활성화 노력/작은신화/3∼6명 1팀,5개조 나눠 공연/극발연/전무송씨 등 「북어대가리」 선보여 선 후배 연극인들이 연극중흥의 묘책을 마련해 겨울연극가에 뛰어들어 활기찬 시동을 걸게됐다.이는 실험성과 패기가 넘치는 젊은 극단 「작은신화」가 새로운 형식의 워크숍인 「자유무대」를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열음소극장(764­1378)무대에 올리는 것으로 시작된다.또 전무송 최종원 정운봉 이일섭씨등 중견연극배우들이 모여 창작극 활성화및 대중화를 위한 「극예술발전연구회」(극·발·연)를 만들어 연극계는 더욱 고무되고 있다.연구회는 첫 작품으로 이강백씨의 「북어대가리」를 김광림씨 연출로 다음달 11일부터 3월28일까지 성좌소극장(741­5920)에서 공연한다. 극단 작은신화가 지난해말부터 준비한 「자유무대」는 젊은이들의 실험정신이 마음껏 펼쳐질수 있는 무대.「자유무대」는 일정한 제약조건을 미리 정해놓고 그 한도내에서는 무대위에서 시도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형식에 개방돼있다.완성된형식보다는 자유롭고 창조적인 표현양식의 실험을 목표로 출범했다. 「자유무대」는 한마디로 마음껏 무대위에서 흐드러지게 연극적으로 「놀」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셈이다.젊은 연극인들의 번뜩이는 재치와 아이디어가 여과없이 풍성하게 쏟아져 새로운 무대표현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또 무대와 객석간의 거리를 좁히고 연극에 대한 살아있는 요구를 직접 듣기 위해 공연이 끝날때마다 「관객과의 대화의 시간」을 두기로 했다. 극단 작은신화는 이색 워크숍「자유무대」를 연례행사로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며 다른 극단과 개인에게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원칙을 세워놓았다.올해 「자유무대1」에는 모두 3∼6명으로 구성된 5개팀이 참여해 하루 2회 공연에 나선다.매회당 2개팀이 연속적으로 공연하게 되며 관람료는 무료다.공연작품들은 「여인들」(공동창작·공동연출),「가을소나타」(잉그마르 베르히만원작 이승훈연출),「즉흥극」(테드 모젤원작 홍성경연출),「오후4시의 희망」(공동창작·공동연출),「사랑의 편지들」(A.R.거니원작 최용훈연출)등이다. 한편 중견 연극인들이 모여 결성한 「극예술발전연구회」는 강제성을 띠는 단체는 아니다.이보다 번역극에 떠밀려나고 있는 우리 창작극의 열악한 현실을 좋은 작품,좋은 연기라는 「정석」으로 헤쳐나가겠다는 같은 또래 소수 연극인들의 모임이다. 이번에 무대에 올려지는 「북어대가리」는 삶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지못하고 작은 부속품처럼 살아가는 오늘날 인간의 왜소한 모습을 그리고 있는 작품.자앙과 기임은 창고속에 사는 창고지기이다.이들이 하는 일이라곤 매일 새벽 화물트럭이 실어다놓는 부속품 상자들을 분류해 창고에 보관했다가는 출고목록에 따라 상자들을 트럭에 옮겨 실는 것이다. 현실에 만족하는 자앙과 창고지기에서 벗어나려는 기임.일에 대한 두 주인공의 태도가 대비를 이룬다.어느날 창고지기 생활에 염증을 느낀 기임은 일부러 상자 하나를 바꿔 트럭에 실어 보냈지만 며칠이 지나도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식은 들려오질 않는다.기임은 변화를 찾아 창고를 떠나고 식탁위에는 기임에게 끓여주고 남은 북어대가리만이 남는다. 자기만의 좁은 세상에 갇혀 사는 자앙은 전무송씨가,그리고 기임은 최종원씨가 맡아 앙상블을 이룬다.
  • 연극(93문화계/과제와 전망:9)

    ◎국내 첫 연극전용극장 개관 힘찬 출발/서울시립극단 창단… 6월 첫 공연/세계인형극축제 등 아동극 활발/노출심한 상업연극 폐해 극복돼야 서울시립극단의 창단과 예술의 전당 연극전용극장및 실험극장의 개관,대전엑스포 문화행사등 굵직한 행사들이 겹쳐있는 93년 연극계는 지난해의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외부적 여건이 마련돼 어느정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가극단에 대한 지원확대와 3년 연속참가제한 규정철폐,실연심사강화등을 주요 골자로 한 변경안에 따라 실시될 서울연극제는 당장의 변화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때 창작극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이처럼 개선된 연극제작환경을 과연 좋은 공연들이 채울수 있는가가 올 연극계가 풀어야할 가장 큰 숙제이다. 서울시립극단은 이달안으로 창단을 공포하고 오는 6월쯤 창단공연을 가짐으로써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국립극장도 단장과 예술감독 겸임제를 시범적실시라는 개선안을 내놓고 위상재정립에 나섰다.그러나 연극계 일부에서는 운영위원회와 단장(예술감독),시당국과 극단의 관계설정이 애매해 시립극단과 기존 공연단체와의 차별성및 극단운영을 우려하는 소리도 일고있다. 연극계 활성화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개관을 앞 둔 예술의 전당안에 위치한 8백석규모의 국내 최초의 연극전용극장.오는 2월15일 개관식에 이어 극단목화의 「백마강 달밤에」와 극단 자유의 「햄릿」이 공연된다.또 가변형 무대가 설치된 실험극장에서는 한국마임페스티벌 「마음의 움직임」과 밀란 슬라텍의 마임공연이 예정돼있다. 올 연극계의 또 다른 특징은 내실있는 어린이연극이 그 어느때보다도 많이 공연된다는 것.국제인형극협회(UNIMA)가 개최하는 국제인형극페스티벌인 「세계 꼭두놀이 축제」가 대전엑스포 문화행사의 하나로 오는 8월3일부터 26일까지 대전엑스포 중공연장에서 열린다.이와 비슷한 시기인 8월14∼18일까지 춘천에서는 제5회 춘천인형극 폐스티벌이 개최돼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어린이연극제가 5월 서울에서 열린다.지난해 「서울어린이 연극상」을 제정했던 아세테지한국본부가 올해부터는 단순한 시상제도에서 탈피해 본격적인 어린이연극축제로 성격을 바꿔 실시키로 한 것이다.오는 5월1일부터 14일까지 운영위에서 선정한 우수작품공연이 한무대에 올려져 축제형식으로 마련된다. 우리극단들의 해외공연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오는 4월 극단 자유가 프랑스 롤푸엥극단 초청으로 프랑스공연길에 오르며 극단 목화레퍼토리컴퍼니도 7·8월 프랑스 공연이 예정돼있어 일본에 집중돼있던 국내 극단들의 해외공연이 다변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40대 중견 연출가들이 한동안의 침묵을 깨고 활동을 잇따라 시작하면서 이들의 작업에 거는 기대도 크다.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노출경쟁으로 치닫는 상업연극이 여전히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올 연극계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한햇동안 좋은 작품이라 해봐야 관객들에게 감동과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작품 몇편이면 충분하다.한작품에라도 온 열정을 쏟아 붓는 연극계 풍토가 아쉽다.
  • 이해랑연극상 수상기념 바이다 각색「죄와 벌」연출 채윤일씨(인터뷰)

    ◎“다양한 해석 가능한 고전 현대화에 매력” 『1년6개월 넘게 연극은 만들지 않고 객석에서 구경만 했습니다.하고싶은 창작극을 못찾기도 했지만 전환기에 무엇을 무대에 올려야하는지 우왕좌왕한 탓도 있지요.이젠 인간내면의 문제,메시지보다는 예술성이 강한 연극쪽으로 관심이 쏠립니다』 연극 「0.917」「카덴자」「불가불가」등 실험성이 강한 상황극을 연출해 독특한 감각을 지닌 연출가로 알려진 채윤일씨(46).그가 12일부터 3월14일까지 극단 산울림의 이해랑연극상 수상기념공연으로 산울림소극장(334­5915)무대에 올려지는 「죄와 벌」의 연출을 맡았다.26년전 번역극 「홍당무」로 자신이 데뷔했던 바로 그곳이다. 『예전의 내연극을 염두에 두고 이번 작품을 보면 아마 「채윤일이도 이젠 늙었구나」「왜 저러지」라는 식의 반응을 보일지도 모른다』는 말로 변모된 자신의 무대를 예고했다. 이번 작품은 폴란드의 영화감독겸 연극연출가 안제이 바이다가 각색한 작품.원작소설을 글자 하나 고치지않고 순서만 바꾸고 필요한 부분을 통째로 옮겨놓는 방법으로 원작속의 대사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 『소극장이다보니 시각적인 효과를 살리기는 어렵고 라스콜리니코프와 소냐,예심판사 포르피리등 3명의 앙상블이 이 연극의 핵심이지요.대부분의 사람들은 라스콜리니코프가 노파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고 극장문을 들어설 겁니다.이것을 전제로 연극은 노파의 살해사건으로 시작하지않고 남자 주인공이 범죄사실을 자백하도록 유도하는 식으로 전개됩니다.노파의 살해장면도 주인공의 법정진술로 대치돼 소위 「깜짝쇼」는 없을 것입니다』. 줄거리 위주의 연극이 아니다.이보다는 한 사회의 최고 엘리트가 왜 살인을 하고도 양심의 면죄부를 요구하는가? 증거가 없어 완전범죄로 끝날 수 있는데도 왜 굳이 자수해 시베리아 유형길을 택하는가라는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펼쳐보일 것이다. 끈질긴 예심판사역은 개성파 연기자 김동수가,그리고 남녀 주인공에는 박지일 김지예등 신인이 맡았다. 『고전의 현대적 해석이라는 것이 뜬구름잡는 얘기가 아니더군요.원작이 워낙 탄탄해 시각에 따라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는 보고구요』라는 그는 조만간 바이다의 다른 작품들도 연출해볼 계획이다.
  • 창작극 갈증 풀어준 서사극 두편

    ◎무천 「숨은물」·실험극장 「쿠니,나라」를 보고/역사를 대결구도·예술가 고뇌통해 조명 연극에 관한 한 1992년은 참으로 절망스러웠다.번역극의 경우는 다른 해에 비해 중요한 처녀소개작들이 많아 그련대로 의미있는 한 해였지만,한국연극의 발전에 핵심을 이루는 창작극의 경우는 비참하리만큼 저조했다.작가의식이 낙후했던 것은 물론 시대정신에 합당한 연극양식의 개발이라는 당면한 과제에 너무도 무관심,무능력했다. 그러나 1992년이 다 간 이 동지섣달에 개막된 두 공연이 우리로 하여금 또 다시 희망을 갖게 해주어 여간 다행이 아니다.극단 무천의 「숨은 물」과 극단 실험극장의 「쿠니,나라」다.두 공연은 우선 예술적으로 완성도가 높다.「숨은 물」은 역동적인 무대미학을 구사하는 김아라의 연출철학이 작품과 조화를 이루고 있고,「쿠니,나라」는 희극적인 글쓰기와 무대만들기에 뛰어난 이상우의 해학이 넘친다. 두 작품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흥미로운 대조를 보인다.우선 작가의 사관에 차이가 있다.「숨은 물」을 쓴 정복근은 역사를 변절과 충절의 대결구도,즉 흑과 백의 분명한 역학 안에서 본다.그러나 이상우는 브레히트의 「코카시아의 분필원」을 번안 또는 개작하면서 가치와 정체의 혼재를 국가의 리얼리티로 보고 있다.이 거짓되고 패역한 시대를 사는 예술가들의 진지한 고뇌가 엿보인다. 「숨은 물」을 연출한 김아라는 총체연극을 지향하면서 간간이 서사극적인 기법도 활용하지만 그것은 객석과 무대를 분리시킨다는 서사극적 목표를 위해서라기보다 오히려 관객과 배우를 일치시키기 위한 제의극적 목표를 위해서다.「쿠니,나라」를 직접 연출한 이상우는 서사극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서사극적 기법을 십분 이용하여 배우와 등장인물,무대와 객석,극적 행동과 음악을 이간시킨다.그 결과 김아라의 무대는 감정이입에 기초한 비극적 장엄미가 압도하며 이상우의 무대는 심미적 거리에 바탕을 둔 희극적 패러디가 반짝인다. 두 공연 모두 오랜 연습을 통해 배우들의 개성과 경험의 차이를 잘 화합하면서 훌륭한 앙상블을 이룩해냈다.「숨은 물」의 신구와 「쿠니,나라」의 박인환 등이 자의식에 빠짐이 없이 젊은 연기자들과 하나가 되어 열연하는 모습은 남자배우가 태부족인 우리의 무대를 위해 무척 고무적이었다.「쿠니,나라」에서 미선역을 맡은 서정민이 잘 훈련된 신체와 폭 넓은 감정으로 대형배우로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도 이 공연의 또 다른 수확이었다. 그러나 두 공연 모두 한 가지 씩 중요한 결함을 드러냈는데,「숨은 물」은 변절과 충절의 개념이 지나치게 보수적이어서 동시대인들의 의식의 변화나 발전을 수용하지 못함으로써 무대와 객석의 교류가 방해를 받았고,「쿠니,나라」는 국가의 정체성이 너무 혼란스러워서 관객의 정치적 판단과 선택을 선동하는 서사극 본래의 효과가 희석되었다.계속적인 실험과 개작을 기대해본다.
  • 연말 연극무대 실험성으로 승부

    ◎창무예술원 산하 소극장 포스트,문제작 시리즈 마련/「부자유친」·「엘리팬트 맨」 등 선정/완성도·재미,관객 호기심 자극 실험성이 강한 작품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면서 관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이는 창작 문화의 새명소로 정착시킨다는 목표아래 지난 10월 신촌에 개관한 창무예술원의 소극장 포스트(337­5961)가 「문제작 레퍼토리」 기획공연을 마련한데서 비롯됐다. 기획공연의 첫작품은 지난 7월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됐던 극단 목화레퍼토리컴퍼니의 「부자유친」.이 작품은 특히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올해부터 실시하는 「레퍼토리 진흥기금」의 첫 수혜작품으로 꼽힌다.한햇동안 공연됐던 작품들 가운데 우수 작품을 선정해 재공연할 수 있도록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것이 이 제도이다.진흥원이 실시해오고 있는 창작극지원사업과는 별도로 희곡이 아닌 공연무대에 대한 심사를 통해 대상을 선정함으로써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어 이 제도는 연극계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부자유친」은 오태석씨 특유의 절제되고실험성이 강한 무대와 무대위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배우들의 자연스러움이 돋보이는 작품이다.「부자유친」은 8일부터 14일까지(하오4시 7시30분)포스트극장에서 공연되며 정진각 한명구 정원중 정은표등 목화단원들이 총출연한다. 「부자유친」에 이어 심철종씨의 모노드라마 「엘리팬트 맨」이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하오7시30분,토·일 하오4시30분 7시30분) 같은 장소에서 공연된다.영화나 연극등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은 그러나 심철종씨 고유의 실험성이 가미된 이색적인 무대로 펼쳐진다.국내공연에 앞서 지난 10월 도쿄 국제연극제에 초청돼 일본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뒤늦게 국내 연극팬들에게 평가받는 무대라는 의미도 겸한다. 이번 무대는 대사를 배제한 심씨의 독특한 신체작업과 실험영화,인형극,멀티미디어 장치등이 도입된다.따라서 무대 전체에 설치된 삼엄한 철망및 거대한 오브제 설치물등과 어울려 새로운 시각적 상황극을 시도한 무대라 할 수 있다. 코끼리 인간은 처참한 형상으로 태어나 일생을 고독속에서 마친 실존했던 인간 코끼리의 생애를 극화한 작품.이번 무대는 심씨가 작품의 배경을 「지금,여기」라는 상징적 공간으로 재설장하고 생의 부조리와 냉혹한 현실을 극대화시킨다.특히 코끼리 인간의 내면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실험적인 영상들이 등장하며 유아기로 퇴화한 인간의 본능을 상징하는 욕조등이 설치돼 신선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각색과 연출을 맡고 직접 출연까지 하는 심씨는 『정신분석학적인 상징물과 벌거벗은 자연인의 결합을 통해 인간실존의 비극성을 관객들로 하여금 목격케해 현대의 정상인들에 대해 뭔가를 생각할 수 있는 무대가 되도록 노력했다』고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다. 이들 무대는 저질의 웃음과 살아있는 연극정신 내지는 실험정신이 빠진채 관객들의 감각적인 기호에 영합해 성공한 일부 상업극과는 대조를 이룬다.그래서 실험성이 강한 이들 두 작품의 공연은 오랜만에 연극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 김희라/이윤택/이상우/기국서/중견연출가들 의욕찬 무대

    ◎창작극·번안극 등 독특한 언어로 작품화/김광수씨,자신작품 「집」 무대에 올릴 계획 한동안 잠잠했던 중견연출가들이 겨울을 맞아 기지개를 펴고 있다.국내 연극계의 차세대 주역들로 주목을 받고있는 30∼40대 초반의 연출가들이 잇따라 새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중견연출가들의 겨울공연행진 첫 테이프는 지난11일 성공리에 일본초청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연출가 김아라씨가 창단한 극단 무천의 「숨은 물」이 끊는다.오는 12월4일부터 한달동안 성좌소극장에서 공연될 「숨은 물」은 극작가 정복근씨의 최근작으로 극단 무천의 창단공연이기도 하다.삼국시대·고려말·대한제국말기를 배경으로 피의자와 심문자·변절자라는 삼각구도를 유지하고 있는 이 작품은 역사의 반복성을 그리고 있다. 아리랑을 변주한 피아노반주와 북장단의 조화,수벽치기에서 따온 배우들의 몸놀림,극도로 절제된 연기와 단순화시킨 무대장치는 무대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뒤이어 연우무대에서 활동했던 연출가 이상우씨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코카서스의 분필 동그라미」를 직접 번안·연출한 「쿠니,나라」가 12월17일부터 23일까지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쿠니,나라」는 이씨가 89년 「늙은 도둑이야기」이후 3년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특히 최근들어 접하기 힘들었던 정치풍자극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이 연극은 1979년 10월26일부터 시작돼 1981년 1월초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한국이 아직도 일제의 식민통치에 놓여있는 가상적인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제목의 「쿠니」는 일본어로 「나라」라는 뜻인데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 문화전반에 깊숙이 배어있는 일본의 잔재를 새삼 일깨우고 이를 극복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또 무엇보다도 재미와 의미 내지는 감동을 함께 주는 「좋은 대극장 연극」을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어 기대를 모았다. 중견연출가들의 무대는 내년 국립극장 무대로 이어진다.지난해 국립극장 창작극공모에서 가작으로 선정된 극작가겸 연출가 김광림씨의 「홍동지는 살아있다」가 연출가 이윤택씨에 의해 내년 3월말 국립극장 대극장무대에 올려지는 것.꼭두극을 도입하고 있는 이 작품은 문명·진보개념에 대해 진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노래극 「아빠 얼굴이 예쁘네요」 「달라진 저승」(이상 87년)과 「그 사람 이순례」(90년)를 연출해 주목을 끌었던 김광림씨가 내년초 「그사람 이순례」의 대본을 일부 수정해 연우무대에 다시 올릴 계획이다.또 자신의 새작품인 「집」도 내년중으로 공연할 계획을 세우는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에앞서 「미아리 텍사스」 「햄릿」 「방관」시리즈를 통해 이단적인 독설과 현실풍자작업을 해온 연출가 기국서씨도 창무예술원 개관기념공연으로 12월17∼19일까지 창작극 「작란」을 무대에 올린다.「꿈」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작품은 기국서씨가 시도하고 있는 「시적연극」,시언어의 극적탐색을 시도하는 새로운 형식의 창작극으로 관심을 끈다.한편 연출가 이병훈씨는 단테의 「신곡」과 우리의 바리데기신화를 접목시킨 새작품의 자료수집차 현재 그리스를 방문중이며 내년쯤 새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올초 이들 중견연출가들을 한자리에 모으려 했던 기획공연이 한 연극기획자에 의해추진돼다 무산되는 바람에 아쉬움을 남겼었는데 공교롭게도 이들의 새작품이 올겨울 연달아 마련돼 아쉬움이 반가움과 기대로 바뀌고 있다.
  • 극단 자유 3년만에 창작극 공연

    ◎김정옥작 「노을…」,박웅·권병길 등 출연 극단 자유가 3년만에 새 창작극 무대를 마련했다.김정옥씨가 직접 쓰고 연출을 맡은 신작 「노을을 날아가는 새들」이 25∼11월7일(하오4시30분·7시30분)까지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노을을 날아가는 새들」은 극단 자유가 지난 78년 집단창조와 총체적 연극을 표방하고 「무엇이 될고하니」를 선보인뒤 무대에 올리는 다섯번째 작품.연극의 중심축을 희곡이나 연출가에서 연기자로 옮겨 연기자의 개성이 살아 움직이도록하고 온갖 예술행위와 문화양태를 수용해 연극의 표현영역을 넓혀온 극단 자유가 10여년동안 추구해온 집단창조와 총체연극이다. 「노을을…」은 삼국시대처럼 국가와 민족의 형성과 변화가 이루어진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한나라가 망해 왕족과 지배계급이 전사하고 살아남은 사람은 섬으로 달아난다.그러나 한 공주는 자결도 도망도 가지 않은채 백성들과 함께 나라에 남는다.공주와 함께 남은 무당들과 광대들은 패망한 나라와 죽은 자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굿을 한다.과거와 미래,현실과 허구,실제인생과 연극의 세계가 교차하면서 공주는 허구의 죽음을 체험한다.낮과 밤이 바뀌는 시간,밝음과 어둠이 엊갈리는 노을;역사의 흐름이 바뀌는 시기일지도 모른다는 강한 암시를 던져준다.우리의 전통적 연희양식과 서구적 양식이 접목돼 관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믿과 죽음의 문제를 체험토록 하는 작품이라 할수있다. 김금지 박웅 권병길 최용재 조덕현등 출연.267­5907
  • “참가단체,실연심사로 선정을”/연극협,서울연극제 개선위한 세미나

    ◎희곡작가층 얇은데 창작극 고집은 무리/국제규모로 확대·지원강화방안도 논의 한국연극협회가 마침내 「말많던」 서울연극제 개선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나섰다. 한국연극협회는 지난 10일 제16회 서울연극제 수상작들을 발표함과 동시에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던 서울연극제 개선방안에 대한 세미나를 열고 연극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에 이르렀다.지난 14일 하오3시 한국문화예술진흥원 강당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극작가와 연출가,배우,평론가가 한명씩 발표자로 참석해,각자의 입장에서 서울연극제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나름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한국연극협회는 이날 세미나에서 모아진 의견을 이사회 안건으로 부쳐 연극계의 공식입장으로 확정한뒤 이를 바탕으로 문예진흥원과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협의해나갈 계획이다.이날 세미나에서는 참가작 선정방법의 문제,경연방식,재원확보방안및 연극인들의 안이한 태도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날 발표에 나온 극작가 윤대성씨는 『지난 16년동안 연극제를 통해 수작들이 많이 나왔고 작가에게 상당한 격려가 된 것도 사실』이지만 『한정된 작가수에 비해 매년 8편의 신작창작극을 뽑는다는 것이 무리한 주문』이라고 지적했다.이런 문제가 『이번 연극제에서 극작가의 시대감각의 낙후성과 상상력 빈곤,철학·창의력의 빈곤등으로 드러났으며 공연기록이나 남기자는 적당주의의 전시장을 보는 느낌이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꼽았다.이밖에도 안일한 극단의 자세와 경직된 문예진흥원의 지원태도를 문제로 들었다. 그는 개선방안으로 서울연극제는 편수에 구애없이 수준에 오른 작품을 선정하고 지금의 창작활성화 작품선정방법으로 상하반기에 의무적으로 2편씩 고르도록 바꿔 창작극수요를 공급하는 안을제시했다.한편 실연심사로 연극제에 참여케하는 방안도 함께내놓았다.또 번안극도 희곡·실연심사를 통해 연극제에 참가토록 해야하고 참가범위도 현재의 8편에서 절반수준인 4∼5편으로 줄여야한다고 주장했다.서울연극제 운영권이 문예진흥원에서 연극협회로 이관된만큼 협회가 보다 자율적으로 이를 운영하고 서울시와 협의해 시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내야 한다고 덧붙인 그는 이와함께 기업의 후원을 유도해 재원의 다양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연출가 채윤일씨도 모든 참가작품은 일년동안 서울에서 공연되는 작품중 실연심사를 통해 뽑고 작품수도 5∼10편정도로 유동성을 주어야한다고 주장했다.또 새로운 창작 희곡만을 고집하지말고 번역·번안·창작희곡의 재공연등도 포함시키고 축제형식으로 전환돼야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연극평론가 김문환교수는 국제화에 대비해 서울연극제를 「서울국제연극제」로 확대·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극배우 정현씨도 연극협회의 자율권과 재량권 확대를 요구했다.또 경연방식은 유지하되 심사를 소수의 심사위원으로 하지말고 전연극인이 투표로 수상자를 뽑도록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 문화비평서 「우리에게는…」 출간 연출가 이윤택(인터뷰)

    ◎“한·일 희곡작품 교환연출위해 도일”/새해초 귀국… 집필중인 소설 「위인전」도 낼 예정 우리 연극문화계에서 가장 바쁜 사람으로 손꼽히는 연출가 이윤택씨(40)가 한동안 그답지 않게 조용히 지내자 그의 근황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이에 대답하듯 그가 지난 89년부터 91년까지 쓴 글들을 모아 「우리에게는 또 다른 정부가 있다」(민음사간)는 제목의 문화비평서를 최근 내놓았다. 88년 연극「산씻김」이 호평을 받은뒤 서울에 올라와 그동안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동분서주하던 그는 올초 서울이 싫다며 아예 보따리를 싸들고 부산 가마골소극장 한쪽에 자리잡은 한평 반짜리 구석방으로 돌아갔다.5년 동안의 「두집 살림」을 청산한 것이다.그리고는 지난달 31일 홀연히 일본연수를 떠나 자기 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다. 『파편화된 개인주의가 판치는 서울 연극계에서 새로운 기류를 일으키는데 한계를 느껴 부산으로 돌아왔다』고 그는 일본으로 떠나기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말했다.한동안 공연보다는 후배양성과 극작등 내부단속에 치중할 생각이라고. 『올해로 개관 6주년을 맞는 가마골소극장에서 「신체연기와 발성을 위한 기초」라는 연극강좌를 실시하고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내년쯤 「신체연기론」을 펴낼 계획입니다』 지식인·문화인들에 대한 비판과 함께 자기희생 없이는 몰가치·몰염치의 혼돈이 치유될 수 없음을 「살보시신화」로 표현한 희곡 「바보 각시」를 그는 벌써부터 완성해 놓고 공연 날짜만을 기다리고 있다.이밖에도 가면을 쓴 대권주자 5명과 말세 선교사,휴거족,정도령,시인등 각양각색의 인간군상이 등장해 일방적으로 자기 「소리」만을 토해내 의사전달이 불가능한 현실을 해체연극으로 펴보일 희곡 「말세 이야기」도 이미 집필을 마쳐놓았다. 『80년대 문화가 관념적인 지식사회의 투쟁과 분단 이데올로기의 극복에 바쳐졌다면 90년대 문화는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정서에 근거한 「삶의 문화」로 대중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추구해나갈 작품경향을 제시했다. 일본에 머물면서 그는 오는 9월15∼30일까지 일본의 기시다극단 단원 4명과 연희단거리패 배우 2명과 함께일본극작가 안전이생작 「세상이 좋다」를 한국적으로 만들어 도쿄,니가타와 오사카에서 순회공연을 갖는다.이어 11월에는 수로왕과 광명신화를 다룬 그의 신작「불의 가면」이 일본타오극단의 연출가 스즈키 겐지씨의 연출로 가장 일본적인 무대로 꾸며지는 남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일본연수를 마치고 내년 1월30일 귀국하면 국립극장무대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국립극단의 창작극 대본 공모에서 가작으로 뽑힌 김광림씨의 「홍동지는 살어있다」의 연출을 맡은 것.『가장 전통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현대적인 실험무대로 만들 계획』이라는 말로 그의 무대를 기다리게 만든다. 끊임없는 자기 변신으로 문학장르간의 벽을 제집 드나들 듯 자유롭게 넘나들던 그는 내년쯤 두 사기꾼 이야기를 다룬 소설 「위인전」을 펴낼 예정인데 시,문학평론,희곡,방송극에 이어 소설에 도전장을 내놓은 셈이다.
  • 창작극 「부자유친」 출연 정진각씨(인터뷰)

    ◎“사도세자 미워한 영조심리묘사에 초점” 『20년 가까이 연극을 하고 난 지금에서야 연극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습니다.그래서 그런지 바로 지금부터 배우로서의 제 인생이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는 16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목화레퍼토리컴퍼니의 「부자유친」(오태석작·연출)에서 희극적이면서 냉엄한 성격의 영조역을 맡아 호평받고 있는 연극배우 정진각씨(41). 『후궁의 자식이었던 영조가 후궁에게서 얻은 사도세자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옛 상처가 되살아나는 것같아 한편으로는 안쓰러우면서도 아들을 더 미워했던 것 같습니다.영조의 이와 같은 복합적인 심리적인 갈등을 압축적으로 표현하고자 애썼습니다』 지난 74년 「춘풍의 처」로 연극무대에 데뷔한 뒤 20년 가까이 「아프리카」「태」「자전거」「필부의 꿈」등 30여편의 연극에 출연하면서 오태석씨와 줄곧 함께 작업을 해온 그는 극단 목화의 없어서는 안 될 대들보. 서울 대광고를 졸업하고 해사에 지원했다 실패한 뒤 친구들의 권유로 연극을 시작한 정씨는 이제 그만의 개성있는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타고난 「광대」로 꼽힌다. 『창작극만을 고집하지는 않습니다.인간내면의 오욕칠정을 끌어내는 연극,표변하는 인간의 심리를 파헤친 연극이라면 어떤 것이든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그리고 기회가 닿는다면 체호프나 셰익스피어등 사실주의 연극작품들도 해보고 싶구요』.그는 그러나 「감자」나 「메밀꽃 필 무렵」등과 같은 작품속에서 묻어나는 우리의 한국적인 정서를 후배들과 관객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말한다. 길가에서건 지하철에서건 일상생활속에서의 경험들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머리속에 기억해 놓는 연극인으로서의 몸에 밴 생활습관이 연기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그는 배우로서의 무대경험을 살려 언젠가는 작품연출을 해보고 싶다고 털어놓는다.
  • 문화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6·29」그후 5년)

    ◎“탈이념물결”… 다양한 소재·목소리 분출/등록제실시로 출판사 3천곳 신설붐/월북작가 해금… 「해방공간」문학사 복원/사전검열 폐지따라 공연예술의 자유 만끽/TV방송 공·민영시대로… 지나친 상업주의 경계해야 문화는 자율성과 다양성의 토양위에서 꽃을 피운다.강압적 권위주의 시대에서 민주화·자유화시대로의 길을 연 6·29선언은 바로 기름진 문화의 토양을 제공했다.6·29선언 이후 지난 5년동안 우리 문화는 그동안의 편협성과 경색에서 벗어나 폭넓고 자유로운 창작활동의 꽃을 피웠다.월북작가작품 해금,무용 및 연극대본에 대한 사전심의제도 폐지,출판활성화 조치등이 6·29선언의 정신에 따라 이루어졌고 예술가의 상상력을 억압하던 온갖 금기에서의 해방과 함께 탈이데올로기 현상을 겪으며 우리 문화는 비로소 참된 다양성을 획득해 냈다. ▷문화부기자 방담◁ 김정열차장(부장급) 이헌숙기자(차장급) 윤석규기자 김성호〃 백종국〃 김균미〃 김동선〃 ­6·29선언은 문화·예술계에도 민주화의 바람을 몰고 왔습니다.문학·출판·미술·공연·방송·영화등 각 분야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특히 공연대본에 대한 사전심의 및 출판물납본제도 등을 통해 실질적인 사전검열이 행해져왔던 출판계와 공연예술계에 대한 영향은 대단했습니다. ­88년7월19일에 단행된 월북작가 작품 해금 조치는 그중 가장 뚜렷한 성과였습니다.6·29선언을 뒷받침하기 위한 88년 7·7선언의 후속조치로 나왔던 월북작가작품 해금조치는 박태원 이태준 임화 등 그동안 남한에서 접근과 출판이 용이하지 않았던 1백20여 월북문인들의 8·15이전 작품의 공식출판을 허용하는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운동권」 예술성 회귀 ­6·29선언은 20년대 이후 해방에 이르는 한국문학사의 공백을 메워 불구의 문학사를 고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또 문화 각 부문에 만연했던 「정치적 기준」을 「문화적 기준」으로 대체하는 상징적 조치로서 이후 보다 개방적인 문화 흐름을 선도하는 이정표가 되었습니다.운동권 문학에 있어서의 문학성의 강조경향,포스트모더니즘 문학 열기 등도 국제정치환경의 변화와 함께 6·29선언으로 인한 자유화의 진전등 국내상황변화에 크게 힘입은 사례들로 지적될 수 있습니다. ­출판계의 민주화는 먼저 출판사의 폭발적인 증가로 나타났습니다.87년10월이 지나면서 명실상부한 등록제가 된 것입니다.신고만 하면 출판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된 거지요.80년이래 허가제의 내용을 갖는 이름뿐인 등록제가 자리를 잡은지 8년만의 일입니다.이를 계기로 6·29선언이 있기 전해인 86년말 2천6백여개에 그쳤던 출판사 수가 87년말 3천4개,88년말 4천3백97개,89년 5천97개로 늘었으며 현재는 2배에 가까운 6천개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88년12월 문화부는 공연법 시행령을 고쳐 20년동안 표현의 자유 시비를 불러 일으켜온 무용 및 연극대본에 대한 사전심의제도를 폐지했습니다.마침내 공연예술계가 공연소재와 표현방식 등 공연물에 대한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이는 공연당사자들이 공연작품에 대한 한계를 미리 설정해 놓고 작품을 구상·준비해 오던 때와 비교해 볼 때 한결 자유롭게 하고 싶은 작업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입니다.작업에 대한 자율성 확보와 함께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책임을 져야하는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 비로소 적용될 수 있게 된 셈이지요.이에따라 체제비판적이거나 외설적인 내용 등을 이유로 공연이 금지됐던 「오장군의 발톱」(박조열작)「금지된 장난」(김훈작)「춤추는 인형들」(엄한얼작)등과 같은 작품들이 공연돼 공연의 다양화를 가져왔습니다. ­각 대학의 학생미술운동도 6·29선언을 계기로 활성화됐습니다.또 문예진흥원 등 관계당국은 행정적인 차원에서 과거 「민중미술」을 이끌어온 「현실과 발언」,민중미술협의회 등에 전시지원을 했습니다.6·29선언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지요. ○군·빨치산소재 등장 ­영화와 방송분야도 6·29선언의 덕을 톡톡히 누리게 됩니다만 다른 분야에 비해 두드러진 대중성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제약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출판·학술 분야의 민주화는 분명 6·29선언에서 시작되었으나 구소련 및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의 몰락 또는 개방까지기다려야 했습니다.출판사들의 등록이 자유로워졌고 이에따라 각종 출판물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실정법 위반 시비는 당연한 것이기도 했습니다.정치적인 결단인 6·29선언에 따른 입법조치가 아직 완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공연예술계는 자율화의 혜택을 크게 누렸습니다.정부는 제도권 밖의 「민족극」극단의 활동에도 관용을 보였습니다.이에따라 그동안 제도권내에서 유일하게 사회비판적인 내용의 창작극만을 공연해온 극단 연우무대가 설 자리를 잃고 새로운 위상을 모색해야 하는 재미있는 일도 벌어졌습니다.어떻든 공연여부로 화제를 모았던 극단 아리랑의 「아버지의 해방일기」와 「격정만리」등도 무난히 관객들의 앞에 올려졌습니다. ­6·29선언에서 비롯된 문화 전반의 민주화·자율화 분위기는 결국 문화의 다양화에 기여했습니다.문학·방송·미술·공연·출판·학술 등 모든 분야에서 다양한 목소리들이 분출되고 있습니다. ­문학의 경우만 해도 많은 소설가들이 그동안 금기로 되어왔던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김신의 「쫄병시대」,복거일의 「높은 땅 낮은 이야기」,고원정의 「빙벽」등 88년부터 쏟아져 나왔던 군병영을 소재로 한 소설들이 군의 비리까지도 일정부분 소설화했던 현상은 6·29선언 이전과는 확연히 차이나는 것입니다.그리고 분단이나 빨치산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에서 좌익의 시각을 과감하게 수용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이밖에 운동권 문학에서도 문학성을 강조하는 추세로 돌고 있습니다. ­6·29선언 뒤 몇년동안 북한원전과 기행문,마르크스·레닌 원전 등은 출간붐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그 결과 탈이데올로기 현상이 빚어졌고 동유럽 공산국가의 몰락으로 이념서적의 인기가 급락하고 말았습니다. ­90년대 들어 미술분야에서는 「민중작가」가 아닌 일반작가들도 통일문제를 들고나와 나름대로 이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소재로 삼는 대상이 다양해진 것이지요.이에 비해 「민중미술작가」들은 과거에 비해 그림들이 예술적으로 순화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철학적·미학적으로 자기반성하는 자세를 가지면서 과거처럼 급진적이고 지나치게 선동적인 모습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오랫동안 금기로 여겨왔던 사회고발영화와 농도짙은 성애영화가 대거 등장한 것도 이 시기입니다.5공의 비리를 핵심권부에 맞춰 그린 정치소재의 「서울무지개」(감독 김호선)와 성을 소재로 한 「매춘」(감독 유진선)이 대표적인 작품입니다.또 「전쟁과 평화」「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국두」 등 구소련과 중국영화들이 국내극장가에 처음 나붙게 됐습니다.6·29 이후 본격화된 북방정책의 결과이지요. ○특수방송 잇단 설립 ­외형적으로 공영체제가 허물어지는 흐름에서 평화방송 교통방송 불교방송 등 특수방송이 잇따라 설립됐으며 지난해 서울방송 라디오·TV개국으로 공·민영 혼합체제가 구축됐습니다.또 토론프로그램이나 코미디·드라마 등에서 비판금지대상이나 소재의 벽이 허물어져 다양한 프로그램의 제작이 가능해졌습니다. ­통일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민족동질성의 뿌리를 찾아내기 위한 당국의 배려도 이젠 많이 늘어났다고 봅니다.올상반기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열린 대규모 북한미술전이 그 한 예입니다.북한의 화가들이 작업한 수많은 원화들을 일반인들이 여과없이 접할 수 있었다는 건 큰 변화가 아닐 수 없죠. ­공산권의 붕괴와 함께 북방과의 문화교류도 활발히 이루어졌는데 종교계의 경우 지나친 북방선교가 문제가 될 정도로 적극적인 북방진출이 이루어졌지요. ­자율화 민주화 과정에서 지나친 상업주의에 의한 문화왜곡등 부작용도 없지 않았습니다.올해들어 방송위원회가 대폭 개정한 방송심의규정은 자율화·민주화의 한계는 과연 무엇일까 하는 점을 생각하게 해줍니다.이번 개정에서 오히려 내용이 강화된 것으로 ▲인권 보호 ▲방송언어의 순화 ▲광고의 국민건강을 위한 규제가 들어 있습니다. ­아무튼 6·29선언은 그 시행과정에서 많은 과제를 노정시켜왔으나 문화의 다양화 작업을 가능케했으며 탈이데올로기에 따른 한민족 문화의 뿌리 찾기등 값진 성과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이같은 변혁은 바로 우리 문화의 총량을 제고하는 귀중한 계기였다는데 아무도 이의를 달 사람은 없습니다. ◎전문가 평가/김윤식 문학평론가/자율성의 참뜻 되새길때 6·29선언이 5공화국에서 6공화국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였음은 모두가 아는 일이다.8개항으로 된 이 선언을 검토해보면 한갓 시국수습안의 일종이었음이 드러난다.이점에서만 보면 그것은 시류적인 성격에서 벗어날 수 없는 문건이다.그러나 좀 자세히 살펴보면 거기에는 국민대단합이라는 커다란 명제가 놓여있다.국민대단합이라는 명제를 내걸었다는 것은 그것이 당시의 제일 중요한 과제였음을 새삼 말해주는 터이다.무엇이 국민대단합을 저해하고 있었던가.8개항의 수습책이 달성되지 않는 한 국민대단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8개항을 수습할 수 있는 기본항이랄까 원칙이란 무엇일까.이렇게 물을 때 우리는 쉽사리 그것이 자율성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사회 각 부문의 자치와 자율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합니다.각 부문별 자치와 자율의 확대는 다양하고 균형있는 사회발전을 이룩하여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된다고 믿습니다」라고 말해진 것은 8개 수습항목중 6번째에 해당되는 것이다.그러나 이 항목이 실상 6·29선언의 으뜸 항목임은 일목요연하다. 자율성의 원칙이 모든 문제해결의 기본항을 이룰 때 어떤 사회도 상당한 혼란을 면하기 어렵다.국가권력이라는 이름의 폭력에 의해 사회적 욕망분출이 조정되던 사회보다 자율성으로 그것을 해결하는 사회가 한층 바람직한 것이라면 그 바람직한 사회의 도래를 위해 상당한 기간의 혼란은 불가피한 법이다.이 원칙이 세계사의 변화라든가 후기 산업정보사회의 급속한 진전과 더불어 5년간을 두고 알게 모르게 실천되었음은 모두가 아는 일이다.이 자율성의 달성이 얼마나 소중한 과제였는가는 6·29선언에서도 지적된 물가안정이라든가 흑자경제 등 5공화국의 치적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위협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음을 보아도 알 수 있는 터이다.6·29선언이 단순한 시국수습책에 멈추지 않는,역사적인 문건으로 평가되는 참뜻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역사전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가 문화(문명)쪽이라는 사실은 새삼 강조해둘 필요가 없을까.문화란 개성에 바탕을 두는 것이며 따라서 무정부주의적인 성격으로 규정된다.자율성이 조금도 억압되지 않는 사회만들기야말로 문화의 방향성이라 함은 이를 가리킴이다.이 점에서 6·29선언은 우리 사회의 문화적 지향성의 표현이었다.기업문화,정치문화,교통문화 등의 표현이 가능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그렇다면 새삼 무엇이 문제인가. 문제는 이러한 자율성이 후기 산업사회 속에서 얼마나 지켜질 수 있느냐에 있다.그동안의 자율성의 옹호가 문화의 특성을 유감없이 드러내었음이 사실로 인정되지만 동시에 그것에 포위되어 위기를 맞이하고 있음도 사실로 인정되는 터이다.문화창출의 자율성이 문화유통의 자율성(상업주의)에 의해 좌우될 때 문화가 도리어 위협받게 되는 것,이 이율배반 앞에 놓인 것이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6·29선언의 한가지 귀결이다.자율성,그것은 문화쪽에서 보면 해결하기 어려운 일종의 배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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