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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교사 평가제는 시대적 흐름

    안병영 교육 부총리가 일부의 반발이 예견되는데도 불구하고 교사평가제를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교사들이 스스로 긴장해서 교육활동에 매진하도록 채찍질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작금의 공교육은 총체적으로 황폐화되었다는 인식을 전제로 교단복원을 해법으로 들고 나온 셈이다.우선 교육현실을 제대로 보았다는 점에서 평가하고 싶다.교사평가제 또한 수준별 이동수업 등과 함께 학교교육을 실질적으로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임에 틀림없다. 우리 교육사에서 교사평가제가 검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이미 6년 전에 이어 지난 2001년에도 당시 교육부 장관이 교사평가제 도입을 내비쳤다가 일부 교원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내몰려 백지화되곤 했었다.이번에도 일각에선 벌써부터 구체적인 방안을 빌미삼아 트집을 잡고 있다.그러나 교사평가는 시대적 흐름이다.교육활동 역시 사회의 보편적 원리인 경쟁원칙에서 비켜나 있을 수는 없다.더구나 지금은 교사들의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교육적 활동이 절실한 형편이다. 확실히 교사평가제는 무사안일의 교단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교장·교감 이외에 동료 교사의 평가는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줄 것이다.승진 등의 기초 자료가 되는 인사고과를 둘러싼 비리도 없어질 것이다.교사들의 활동 내역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장치가 고안되어야 한다.학부모의 참여는 제한적이라도 허용돼야 할 것이다.교사들이 자체적으로 동료를 부적격 교사라고 걸러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아무쪼록 이번 교사평가제 논의가 교육발전의 촉매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손 에스더 “나는 이렇게 공부했다”

    손 에스더양이 직접 쓴 학습방법은 영국의 교육체계에 맞춘 것이라 우리와 사정이 다르다.그러나 국내에서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대목이 적지 않아 원문을 그대로 싣는다. 나는 영국에서 사지선다형 시험을 치른 적이 없다.모두 주관식 또는 에세이를 쓰는 문제들이었다.또한 개인적으로 완성해야 하는 연구 과제들이 각 과목마다 있었다. 시험과 연구과제 모두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는 것으로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었다.비판적인 사고를 가지고 모든 자료를 대하고 나름대로 창의적인 의견을 형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1) 과학을 전공하더라도 글 쓰는 실력이 필수이다. 자신의 연구 결과를 글로 정확하게 표현하고 주장해야 하기 때문이다.따라서 국어(언어) 실력이 중요하다.‘국어'를 잘하는 사람은 언어 능력이 뛰어나므로 영어를 배우기만 하면 수준 높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쓸 수 있다.영국에서 따로 영어 공부를 한 적은 없다.하지만 숙제들이 모두 작문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숙제를 열심히 하자 자연히 영어 실력이 늘었다.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것과 글짓기를 좋아했는데,그것으로 인해 어휘·표현 능력이 많이 길러진 것 같다.영국에 간 지 몇달 되지 않았을 때 로미오와 줄리엣을 배우며 에세이를 쓴 적이 있다.영어가 매끄럽지 않은 부분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다른 영국 친구들보다 더 짜임새 있고 수준 높은 에세이라며 선생님이 칭찬하셨다.11학년(한국의 고3) 말에는 다른 친구들을 제치고 영문학 최고상을 수상했다.국어를 잘 하지 못했더라면 결코 그런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2) 무조건 암기만 해선 안된다. 이해하지 못하고 암기하는 것은 조금만 상황이 바뀌어도 쓸모가 없다.무조건 외워서는 안 된다. 잘 모르는 단어,꿰뚫어 이해하지 못하는 공식,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표현들은 이해될 때까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어떤 내용이 한가지 자료로는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 다른 자료를 이용해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서 이해해야 한다. 이해했다 하더라도 머리 속에 입력시키지 못한다면 또 소용이 없다.특히 시험을 앞둔 상황에서는 그렇다.공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요약하는 방법을 많이알아놓을수록 좋다.이해한 내용을 항상 글로만 함축시키기보다 영국 선생님이 제시한 대로 그림,도표,또 여러가지 색상 등을 이용하여 나만의 재미있는 요약 노트를 만들었을 때 어지러워 보였을지 모르나 기대 이상으로 머리에 더 잘 들어왔다. 요새 암기식 공부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하지만 암기와 이해는 서로를 보강해 주기 때문에,공부에 있어서 하나라도 소홀히 여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3) 자신이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배우는 것에 흥미를 가져야 한다.흥미가 없다고 느껴진다면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영국에서 A레벨을 하며 뉴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라는 과학 잡지를 구독했다.세계 각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첨단 연구들을 접하며 교실에서 배우는 수업 내용들이 이렇게 엄청난 결실을 맺는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그 후로는 지루한 부분들도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배우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다. 영국에서는,특히 공립 학교에서는 배워야 할 모든 내용을 선생님이 가르쳐주지 않는다.달달 외울 수 있는 참고서도 없다.내가 스스로 공부할 내용을 찾고,정리하고,평가해야 한다.내가 2년 걸리는 물리 과정을 작년에 두 달에 걸쳐 독학으로 마쳤을 때는 어려운 물리 교과서를 대여섯권 구해서 공부했다.한 토픽을 공부할 때마다 모든 교과서들을 비교해 가며,때로는 인터넷을 뒤져가며 입체적으로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집중했다.결국 여섯 단원 중 넷을 만점받는,내가 생각해도 믿기 힘든 결과를 거두었다. A레벨 역사 논문을 쓸 때에는 도서관에서 책을 수십권 빌렸다.필요한 부분들을 찾고,내 지식을 바탕으로 그 내용의 신뢰성을 판단하고,모든 자료를 종합하여 창의적이고 타당한 결론에 도달해야 했다.자발적으로 공부할 의지가 없다면 영국의 공부는 귀찮아서 절대 할 수 없다.
  • 영역별 출제경향

    2004학년도 대입 수능시험의 특징은 교과과정 안에서 통합교과 유형의 문제를 통해 사고력을 측정하되 차등 배점의 폭을 확대,변별력을 강화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출제 기본방향 출제본부측은 “통합교과적 소재를 바탕으로 사고력을 측정하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외워서 푸는 문제보다는 주어진 상황에서 추리·분석·탐구과정을 거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했다는 설명이다.이를 위해 원칙상 참신한 소재를 발굴,출제하고 이미 출제됐더라도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하거나 변형한 문제를 출제했다. ●언어영역 교과서가 대폭 반영됐다.국정교과서에서 지문 2개가 출제됐으며,검인정 문학교과서에서도 현대시와 고전시가 작품이 나왔다.지문과 보기의 길이는 지난해에 비해 짧아진 반면,설계도와 그림 등 그래픽 요소가 많이 가미됐다. 차등배점도 눈에 띄었다.3점 5문항,1점 5문항,2점 50문항 등 배점을 달리해 변별력을 높였다.‘읽기’와 ‘비문학’에서는 철학,과학,예술 관련 지문이 나와 평소 독서량이 많은 수험생들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리영역 인문계는 공통수학과 수학Ⅰ의 비중이 7:3,자연계는 공통수학과 수학Ⅰ,수학Ⅱ의 비중이 5:2:3이 되도록 비율을 조정했다. 기본 개념과 원리,법칙의 이해 정도를 강조한 반면,복잡한 계산 문제는 제외됐다.기본 계산능력과 고차적인 사고력을 토대로 한 2∼3점의 차등 배점으로 변별력도 고려했다.단순한 공식을 적용하는 유형의 문제는 거의 출제되지 않았다. ●사회탐구·과학탐구 영역 기본 개념과 이론의 이해 정도와 의사결정 능력을 측정하는데 중점을 뒀다.사회탐구에서는 교과서에 얽매이지 않고 부동산 대책과 자살,이라크 파병,인사청문회,북한 응원단 등 시사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과학탐구 영역은 과거 출제된 내용 중 중요한 부분에서 유형과 내용이 바뀌어 출제됐다.실험을 다룬 문제가 지난해에 이어 나왔으며,금연과 건강,태풍 ‘매미’,6만년만의 화성 대접근 등 시사 문제도 있었다. ●외국어 영역 시사성 있는 참신한 소재를 활용,창의적인 영어 사용능력을 측정하는데 중점을 뒀다.지문의 길이는 지난해보다 다소 길어졌지만 어휘와 문법 수준은 지난해와 비슷했다.‘읽기’와 ‘쓰기’에서는 70∼110단어 안팎의 지문이 대부분이었지만 200단어 안팎의 긴 지문도 3개나 나왔다.난이도와 문장 구성의 복잡성 등을 고려해 1∼2점으로 차등 배점했다. ●제2외국어 영역 6개 외국어 과목의 사용 어휘 수를 조정,과목간 난이도를 맞췄다.중요도와 난이도를 감안한 1∼2점 차등 배점이 적용됐으며,문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끝말 잇기나 어휘 퍼즐,일기 예보,수업 시간표,광고문 등 생활 주변의 소재를 다룬 문제가 출제된 것도 눈길을 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게임 잘하면 채용합니다”/다국적기업 로레알코리아 온라인 경영게임으로 선발

    ‘게임으로 취업하세요.’ 다국적기업이 온라인 경영게임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한다.세계 최대의 화장품업체인 로레알은 전세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략 시뮬레이션 경영게임인 ‘2004 로레알 이-스트레트 챌린지’ 대회를 연다고 4일 밝혔다. 로레알코리아는 국내 예선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대학생들에게 인턴십에 참가 할 수 있는 혜택을 부여,인턴십을 통과할 경우 신입사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다.로레알 이-스트레트 챌린지가 시작된 이후 32개국 69명이 이 대회를 통해 입사했다. 로레알 이-스트레트 챌린지는 대학생들이 글로벌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 5주간 가상의 회사를 직접 경영해 보는 온라인 비즈니스 게임으로 올해 4회째를 맞고 있다. 이 대회에는 각 나라에서 예선을 벌여 전세계 7개 지역에서 두 팀씩 총 14개 팀이 본선에 참가한다.본선은 프랑스 파리의 로레알 본사 최고경영진 앞에서 그동안의 경영 실적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로레알 코리아 채혁 인사부장은 “회사측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를 지닌 신입사원을 선발할수 있고,학생들 입장에서는 실제로 경영환경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대회 신청은 이달 말까지 인터넷(www.e-strat.loreal.com)에서 받는다.(02)3497-9500. 김경두기자
  • 수학 풀이법 정답은 없다 아이 방식대로 풀게 하라/‘왕수학’ 저자 박명전씨의 ‘수학아빠는‘

    부실한 공교육도,상업적인 사교육도 못믿겠다는 부모들이 많다.그래서 최근 부모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습방법 지도서가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왕수학’교재로 유명한 박명전씨가 아이의 수학성적을 올리고 싶은 부모들을 위한 책,‘수학아빠는 수학을 가르치지 않는다’를 펴냈다.그런데 저자는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좋은 아빠’들을 향해 ‘아이를 끼고 가르치는 것을 그만두라.’고 말한다.더욱이 “식을 세워서 풀라.”고 강조하는 일반적인 부모들에게 “식으로 풀지 않고 직관이나 우연한 발상으로 문제를 맞힐 수도 있다.이런 우연조차 아이의 상상력과 이해력이 남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하며 기존의 수학공부 방식을 버릴 것을 강조한다. 이 엉뚱한 충고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저자는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중 11년간 전국수학올림피아드에서 수학왕을 배출한 그 유명한 박명전씨가 아닌가.‘수학을 잘하면’ 학교가는 일이 즐겁고,수학을 잘하면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이 될 뿐 아니라 독창적이고,자주적이며 약속과 규범을 지키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한다.그렇기 때문에 수학은 즐겁게,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서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또 ‘진정으로’ 부모가 격려를 보내면 점차 아이는 성공의 경험을 늘려가고,만화책과 게임에 몰입하듯 수학에도 몰입한다고 말한다. “절대 아이들의 수학선생이 되지 말라.”고 말하는 박명전식 수학학습법의 비결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문제)동물원에 가서 토끼와 오리를 세어 보았다.모두 합해 20마리였는데 다리의 개수는 48개였다.이중 토끼는 몇 마리인가? 부모라면 당연히 이렇게 풀 문제다.그러나 초6 이상,중2는 돼야 이런 방법을 채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방정식으로 풀면 되잖아.”라고 저학년에게 말하는 것은 아무 소용없다. 풀이3)모두 오리라고 생각하면 2×20=40(개)다.그런데 다리가 48개인 이유는 토기가 있기 때문이다.토끼는 오리보다 다리가 2개씩 더 많으므로 (48-40)÷2=4(마리)다. 문제)높이가 같은 평행사변형의넓이와 직사각형의 넓이가 같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법은? 보통 평행사변형의 한쪽 삼각형을 떼어내 이것을 반대편으로 옮겨 같은 직사각형을 만드는 방법으로 푼다.그러나 한 아이가 위아래가 뚫린 원통을 잘라보면 알 수 있다. 같은 원통을 직각으로 자르면 직사각형이 되고,사선으로 자르면 평행사변형이 된다고 답했다.물론 한치의 오차도 없는 답이다. 저자는 말한다.“수학문제를 푸는 방법에 정답은 없다.다만 많이 쓰는 풀이방법이 있을 뿐이다.사고의 폭이 깊고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려면 초등학교 시절에는 자신만의 생각대로 답을 찾아내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수학공부의 가치에 대해 자녀와 대화하라.’‘부모부터 목표지향적인 삶을 보여줘라.’‘자기 일을 즐기는 아빠가 자식도 잘 키운다.’‘자녀의 질문을 엄마에게 떠넘기지 말라.’ 등 수학아빠의 행동강령도 따로 정리했다. 마치 담임교사가 아이 키우기의 지혜를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짚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중앙M&B,8500원. 허남주기자 hhj@
  • 오피니언 중계석/‘디지털시대 새 지평’ 심포지엄

    출범 1주년을 앞둔 ‘삼성 이건희 장학재단’은 28일 미국 MIT대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59)교수 등 세계적 석학을 초청,서울 신라호텔에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지평’이라는 주제로 10년 후 미래 변화상을 조망하는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MIT 미디어랩 설립자이자 ‘디지털이다(Being Digital)’의 저자인 네그로폰테 교수는 ‘아이디어 문화창출’이란 제목의 기조연설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개혁가가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다양성과 상호협력 등에 중점을 둬야 하며,위험에 도전하는 사고를 확산시켜 나가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벤처는 대부분 10개 중 1∼2개를 제외하고는 실패하기 마련이다.따라서 실패를 낙인찍어 새로운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최근 3년간 한국에서 일었던 벤처 창업 붐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한국은 휴대전화와 광대역망,컴퓨터 등의 보급률면에서 확실한 정보 강국이 됐다.이같은 변화는 아시아와 유럽 전체적으로 유례없는 것이고,한국 사회가 그만큼디지털화하고 있는 증거이다.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다. ●비판·논쟁에 관용을 향후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유망산업은 우리 생활의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올 바이오믹스 등이 될 것이다.유전공학 등 바이오믹스가 유망산업으로 떠오르면서 세계경제나 일반인들의 생활에 근본적인 변화가 올 것이다.어느 때보다 새로운 기업을 창업해 이끌어 나가는 새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것이다.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려면 비판문화를 키우고,비판이나 논쟁에 대한 사회적 관용도 확대해야 한다. 아시아권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나이든 사람을 비판하고 반대의견을 내면 버릇이 없다고 한다.한국과 같은 단일사회는 창의적인 사회가 되기 어렵다.단일문화권에서는 변화를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개인 구성원의 이질성과 다양성을 격려,고무해 주는 쪽으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즉 남들과 달라지려고 노력해야 하며 남과 다른 것,튀는 것이 좋다는 쪽으로 가르쳐야 한다.교육은 이런 이질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고 커리큘럼도 변해야 한다.다행히최근 한국사회는 부모세대와 달리 ‘튀는 것’을 용인하고 받아들이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혁신적인 것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무질서가 필요하다.질서는 혁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기존의 공정을 조금씩 개선할 때는 질서가 필요하지만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할 때는 오히려 무질서가 필요하다.그런 맥락에서 한국 사회의 획일화된 교육 풍토는 많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고등교육의 본질 변해야 어떻게 보면 혁신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규율을 거스르고 다수의 의견에 반대하며,인습에 역행하고 그 자체로서 혼란과 모순에 가득차 있다.그러나 혁신이 없으면 우리는 지루함과 단조로움으로 인해 쇠퇴하고 말 것이다.그렇다면 무엇이 혁신을 만들고,새로운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지금까지는 좋은 교육시스템,차별화된 관점,협력 강화와 같은 방안들이 효과적이었지만 앞으로 새로운 아이디어의 원천이 영원히 지속되려면 몇몇 방안들,특히 고등 교육의 본질이 바뀌어야 한다. ●신사고 찬양 풍토 조성을 혁신을 도모하려면 매우 이질적인 문화가 필요하다.이를 위해서는 단지 경험이 있다는 것만으로 경력자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 대신 젊은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고를 증진시키는 능력은 모든 획기적인 아이디어 창작자들 사이의 공통요소다.통상적으로 이 능력은 폭넓은 배경,여러 전문 분야에 걸친 마인드,폭넓고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들에게서 나온다.위대한 아이디어의 흐름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은 아이디어의 기원,혁신에 대한 지속적인 보상,부상하고 있는 신기술의 찬양 등에 대한 실체를 인정하는 것이다. 10년전의 한국기업은 근면·성실성이 경쟁력의 원천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방식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일부 대기업은 혁신·창의성·디자인 등으로 경쟁하고 있다.그러나 국가차원에는 아직도 혁신성이 부족하다.대학교육에서 그동안 조명받지 못했던 학문영역을 강조할 필요가 있으며 외국인과 함께 공부하는 것도 확대해야 한다.국가 차원에서 혁신을 위해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정리 박홍환기자 ksp@
  • 개혁장관들 용감한 휴가/강금실·김두관장관

    참여정부의 ‘개혁장관’으로 꼽히고 있는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과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1주일간의 여름휴가를 신청해 관가에 화제가 되고 있다. 국무위원인 장관들은 통상 사흘 가량 여름휴가를 쓰거나 그나마 휴가 일정도 제대로 지킬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이에 따라 국·실장은 물론 과장급 공무원들도 휴가를 3일 정도 가거나 아예 반납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강 장관은 ‘윤창렬 게이트’와 ‘현대 비자금 150억원 수사’ 등 대형 사건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1주일간 휴가를 신청해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국무총리실도 강 장관의 파격적인 여름휴가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강 장관은 21∼25일 여름휴가를 신청했으며 26일이 쉬는 토요일이어서 1주일동안 집무실을 비우게 된다. 정상명 법무차관은 강 장관 이후 역시 1주일 휴가를 갈 예정이며, 송광수 검찰총장은 28일부터 사흘간 휴가를 다녀오기로 했다. 김두관 장관도 다음달 5∼11일 여름휴가를 신청,가족들과 함께 고향인 경남 남해를 찾을 예정이다. 김장관은 지난 14일 실·국장회의에서 “매일 책상 앞에 앉아 있는다고 일이 잘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사무실을 벗어나서 편안한 휴식과 새로운 경험을 해봐야 업무능률도 높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직원이 7일간 휴가를 반드시 다녀오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특히 직원들의 휴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사후 점검도 하겠다고 밝혀 간부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종락 안동환기자
  • [인터넷 스코프] 다양한 장르 통신문화 만들어야

    ‘해리포터’ 5편이 하룻밤사이에 500만부나 팔리는 진기록을 세웠다고 한다.할리우드 영화 한 편이 우리나라 자동차 한 해 수출분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 몇년 전인데 이제 소설 한편이 그러한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이 소설은 영화와 게임으로까지 제작되어 부가가치가 곱절에 곱절로 늘어나면서 뭇 작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해리포터가 17세기에 출간되었더라도 과연 이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지금은 이른바 문화 콘텐츠의 시대다.특히 디지털시대의 문화 콘텐츠 산업은 하나의 스토리를 여러 장르에 겹치기로 써먹는 고부가가치 산업이 되고 있다. 문화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시나리오,즉 스토리텔링이다.고대에도 인간은 수많은 이야기 나누기 문화를 갖고 있었다.고대사회의 축제나 판소리,시조 등은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나누는 대표적인 스토리텔링이었다.그러나 매스미디어의 등장은 남이 만들어 놓은 이야기를 수동적으로 즐기는 소비자를 양산시켰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인문학자들은 음성·사진·사운드·음악 등을 이용하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으로 인해 사람과 사람 사이가 고대 사회처럼 다시 연결되고 서로의 경험을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인터넷 문화를 들여다보면 인터넷이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수단으로 쓰이기보다 스팸메일 보내거나 비방하고,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 고집하는 문화를 양산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어쩌면 매스미디어 시대보다 더 일방적이고 상상력이 결핍된 이야기의 시대로 회귀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까지 든다. 미국 MIT 인문학부 교수인 재닛 머리는 “표현하고 이야기하고 상상을 변형하려는 인간의 욕구는 인간의 변할 수 없는 부문이고,새로운 디지털 매체의 서사적 잠재력은 엄청난 것이다.”라며 인터넷 매체가 인간의 사색 능력과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데 공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이야기는 인간 문화의 필수적인 요소다.이야기는 다른 사람에게 배우고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는 어떤 것이다.이러한 주고 받음의이야기 문화 속에서 창의적인 스토리는 저절로 탄생한다. 미국은 이같은 인식 아래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에 디지털 스토리텔링 센터를 구축하고 일반인을 위한 전문적인 스토리텔링 교육을 지원한다.디지털 시대 스토리텔링의 르네상스를 꿈꾼다는 취지에서 매년 디지털 스토리텔링 페스티벌을 열고 다양한 클럽활동을 주관하고 있다.현대인들은 평소 이메일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잘 느끼지 못하기 마련이지만,실제로는 그 과정에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교육을 통해 사람들은 친구·친척·동료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기쁨을 발견하며 이메일이라는 간단한 통신 수단만으로도 다양한 디지털 포맷을 통해 서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결국 생활속의 이야기꾼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해리포터와 같은 문화 콘텐츠도 따지고 보면 거창한 고대신화나 서사시에서 유래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평범한 이야기에서 나온 것이다.어쩌면 제대로 된 통신 문화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문화 콘텐츠 비즈니스가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권 만 우 경성대 교수
  • [마당] 읽기는 힘이 세다

    로스앤젤레스에는 살며시 가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우리는 가기 전부터 소문을 크게 내고 갔다.낮에만 일을 하고 가능하면 친구들 만나는 데 시간을 많이 쓸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20년만에 만나도 얼굴을 알아볼 수 있다는데 안심한 나머지,‘별로 안 변했네’‘멀쩡하네’‘그대로네’ 하면서 애들이 우리 말 들으면 웃을 거라고,나이든 사람들이 옛날 그대로라니,주제 파악까지 해가며 깔깔 웃었다.즐거웠다.그리고 좀 쓸쓸하기도 했다.옛 친구 만나니 자연히 예전 생각도 나고 돌이켜 보기에 딱히 후회되거나 아쉬운 일도 없지만 뭐랄까.이젠 서로가 더 이상 큰 변화가 없겠구나 싶고,모두들 자기 앞의 생을 열심히 살았지만 기를 쓰고 살았지만,이젠 기를 쓰며 살기는 어렵겠구나 싶고….이쯤에서 나도 모르게 내 머릿속 화면에 떠오르는 것은 해가 지는 쓸쓸한 바닷가의 오렌지 빛 풍경이었다. 친구가 그리운 나이에는 당연히 아들딸이 자랑스럽기 마련인데 2세의 교육을 위해 미국에 사는 경우가 많은 만큼 교육열이 대단했다.아들딸을 모두 이른바 아이비 리그에 보낸 집의 케이스는 특별히 흥미로웠다.성공한 이유를 다름 아닌 읽기 공부에 두고 있기 때문이었다.아이들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개인 지도를 시작했다는데 그 선생님의 지도 방법이 나의 관심을 끌었다.구인이라는 이름의 그 미국인 선생님은 심리학을 전공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이의 마음을 열고 자극하고 흥미를 끌어내는 나름의 방법을 갖고 있었다.처음 아이와 만나면 우선 일정 기간의 탐색 기간을 갖는데 아이와 놀면서 그 아이의 특성과 관심 분야를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접근 방식을 설계한다는 것이다.이른바 맞춤 교육인 셈이다. 구인 선생의 교육법은 읽기에서 시작하여,생각하고 의문을 가지고 상상하고 주관적인 또는 객관적인 추론을 세우기도 하는 과정을 아이가 자발적으로,재미있게,신나게 하도록 이끌어 간다.이러한 과정에서 나온 생각을 에세이로 작성하는 작업으로 마무리가 된다.무엇보다 아이들이 구인선생과 만나는 시간을 기다릴 정도로 좋아하기 때문이었다고는 하지만 당장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공부에 7∼8년을 투자한 그 부모의 남다른 교육 철학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의 한국 부모들의 요청으로 구인선생의 지도를 받게 된 아이들 대부분이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개중에는 중도에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한국 학생들은 정말 ‘스마트’하지만 어떤 부모들은 너무 성급하다고 했다는 구인 선생의 말이 이해가 간다. 변호사이며 의사인 한 유대인 부부는 아이가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세심하게 키워야 한다면서 휴직을 할 정도로 자녀교육에 헌신한다고 한다.자녀교육이 돈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남이 대신 해줄 수 없는 문제라는 것,그리고 시간을 놓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공부는 자기가 알아서 해야지 억지로 머릿속에 넣어줄 수는 없다며 독립심만을 강조해온 나의 교육관이 얼마나 비교육적 이었는가 반성해 본다.강남병,과외병,일류병,조기유학병 등등.왜곡된 교육열과,오로지 출세와 부를 향한 속된 집착을 경멸하느라 중요한 사실을 놓친 것 같다.내가 부러운 것은 명문대학이 아니라 그 집 아이들의 창의적인 사고와자기표현 능력이다.구인의 방법을 연구해 볼 일이다.왜? 라고 묻지 않고,생각하지 않으며,표현하지 못하는 한국의 아이들을 위해서.우리 아이들이 즐겁게 읽고 마음껏 상상하고 신나게 쓸 수 있도록. 김 혜 경 도서출판 푸른숲 대표
  • [CEO 칼럼] 디지털이 경쟁력이다

    기업은 고성능 안테나처럼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에는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필자가 있는 회사에서는 디지털화의 대세와 사업적 잠재력을 인식하고 “디지털로 앞서 갑시다!”라는 구호를 외친 뒤 회의를 시작한 때가 있었다. 디지털 기술의 파급 효과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흔히 아날로그에 비해 정보 처리의 속도와 양이 엄청나다는 이해 위에서 잡음 없는 디지털 음악,고화질의 디지털TV,전송과 편집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 등 개인생활면에서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정도다. 그러나 범위를 넓혀보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엿볼 수 있다.이라크전 승리의 원인 하나로 거론되는 소위 ‘족집게 폭격’도 디지털 기술 덕분에 가능했다.가정의 모든 제품들도 디지털 제품으로 대체되고 서로 연결됨으로써 ‘디지털 홈’으로 변화하는 징후가 보인다. 디지털화의 진전으로 지식,정보,데이터 등은 시간과 공간의 구속을 받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때 전달된다.특히 많은 데이터가 처리,저장,활용되는 곳에는 디지털화가 위력을 발휘했다.F16 전투기의 매뉴얼 무게는 기체 자체보다도 더 무거웠고,이지스함에 관한 문서 총중량은 23t이 넘어 배가 몇 센티미터 더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지만 이러한 문제가 디지털화로 해결됐다고 한다. 또 디지털화는 세계화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해 우물 안의 개구리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도록 할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디지털 한국’을 건설하기 위한 몇가지 사항을 지적하고자 한다.먼저 디지털적인 사고의 핵심은 실시간 연결과,공간 초월성이라고 할 수 있다.기업체를 포함한 거의 모든 조직들이 국제적 시각에서 운영돼야 하고,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심지어 연애를 해도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애인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둘째,디지털화에는 많은 국민들의 이해와 참여가 필요하다.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 혜택과 가능성을 이해하고 추구할수록 관련된 다양성이 증가하며 그 가운데 상승작용이 일어나 ‘디지털 한국’의 건설이 스스로 이루어지게 된다. 셋째,가정·기업·공공기관 등 도처에 디지털화의 여지가 무한히 널려있는 만큼 디지털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디지털화는 기술의 이슈가 아니라 바라보고 쫓아가야 할 방향이기 때문이다. 넷째,모든 일에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듯 디지털화도 사생활의 노출 등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조심성이 요구된다.그러나 우리 조상들이 구더기를 무서워하지 않고 장을 담갔듯이 방어적인 자세보다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가령 디지털화의 진전에 따라 회사의 내부 사정이 많은 직원들에게 알려져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하기보다는 투명하게 알림으로써 그들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것이다.다양하고 복잡해지는 기업환경에서 모든 구성원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자발적인 참여와 이에 따른 창의적인 활동이 점점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모색이 필요하다.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디지털 세계의 탐험에 참여함으로써 ‘디지털 기업’,‘디지털 홈’의 차원을 넘어 ‘디지털 한국’이 회자되는 시기가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디지털 선도국가이면서도 결코 메마르지 않은 살기 좋은 ‘1등 국가’의 건설을 위해 우리 모두 애쓰자. 이 희 국 LG전자 사장
  • [젊은이 광장] 윤리의식 마비시키는 커닝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커닝에서 구하옵소서….아멘.” 중간고사를 끝낸 후배가 자칭 ‘양심적 커닝 거부자’가 되겠노라며 각색한 기도문이다. 시험 때만 되면 초등학교 때부터 10년 남짓 쌓아온 커닝 노하우를 백서로 발간해야겠다며 너스레를 떨던 후배인지라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 후배가 ‘양심적 커닝 거부자’가 되기로 한 것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어느 시험시간에 이른바 ‘모티즌’(무선 이동통신을 전문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으로 통하는 한 학생이 휴대용 개인정보단말기(PDA)를 이용,미리 저장해 둔 예상 답안과 무선 인터넷을 넘나들며 최첨단 커닝을 하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평소 그 후배는 ‘판치기’(책상이나 벽 등의 메모)나 ‘페이퍼’(깨알 같이 적은 종이),‘문신’(손목,손톱 등 가릴 수 있는 모든 부위의 메모) 등 고전적인 아날로그식 커닝에서부터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이용한 디지털 수법까지 어림잡아 20여가지의 커닝을 구사한다고 자부해 왔다.그런데 ‘뛰는 자 위에 나는 자가 있다.’는 말처럼 한 단계 높은 ‘강적’을 만난 것이다. 후배는 커닝 맹신론자로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적지 않은 허탈감을 맛보게 됐으며,커닝에 환멸까지 느꼈다고 했다.‘커닝을 할 바에는 차라리 F학점을 받겠다.’고 단언했다. 이번 해프닝을 지켜보면서 그 후배의 ‘양심적 커닝 거부’란 말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단순히 대학가에 커닝이 만연하고 있고,수법이나 양상도 갈수록 지능화·첨단화하는 것이 안타깝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각종 범죄가 비도덕적이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사회 구조상 범죄예방이 쉽지 않은 것처럼,커닝이 비양심적인 행위라고 자각하면서도 다른 사람보다 좋은 학점을 받아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에 커닝의 유혹을 쉽사리 뿌리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 이면에는 기능적 지식교육을 받은 노동력을 필요로 인력시장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서열경쟁에 가담해야 하는 현실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근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조금만 신경을 쓰면 학생들의 양심을 좀먹는 커닝을 없앨 수 있는 해결책이 있다는 점을교수들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공직 사회나 일반 기업이 다면평가제도를 시행하듯이 평가방식을 과감하게 전환할 필요가 있다. 실제 많은 교수들은 단기간에 출제한 교재 중심의 비창의적인 문제들을 고집하고 있다.암기능력만을 테스트하는 필기시험이 대부분이다. 이에 비해 유럽이나 미국 등의 선진 대학 교수들은 시험시간에 학생들이 미리 수집한 자료와 교재를 볼 수 있게 하는 ‘오픈 북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암기능력을 측정하기보다는 창의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를 출제한다.또 구두시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종합적으로 학생의 실력을 평가한다. 커닝이 언제부터 우리나라 학생들 사이에 만연했는지는 알 수 없다.하지만 어린 시절 이후 우리는 갖가지 질문을 받을 때마다 속으로 곰곰 생각한 뒤 대답을 하곤 했다.정답일 것이란 확신도 없이 솔직한 내 생각을 나만의 공식이나 기호,용어로 털어놓기도 했다. 그들이 정해 놓은 답일지언정 진정한 해답은 커닝으로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기 때문이다. 설 원 민 전북대신문사 대학부장
  • 노벨상 수상자 꼭 나올 겁니다/ 과학영재학교 문정오 초대 교장

    국내 처음 개설된 부산 당감동 과학영재학교.초대 교장인 문정오(文定五·59)씨는 지난달 초 개교 이래 벌써 한달이상 밤잠을 설치고 있다.‘전국에서 내로라 하는 영재를 뽑아놓고 범재로 만들면 안되는데….”하는 중압감 때문이다.긴장된 탓인지 새벽이면 아무리 피곤해도 절로 눈이 떠진다.곧바로 출근해 학교를 한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문 교장은 “봄을 맞아 모종을 심고 밤낮으로 보살피는 농부의 심정”이라고 자신의 심경을 표현했다. 문 교장은 개학 이전만 하더라도 어린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에 낯설어 하지는 않을지 등등 여러가지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의외로 학생들이 빠르게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보고 조금씩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영재는 역시 영재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일이 많다고 한다.무엇보다 고교생에겐 힘에 부칠 학제 운영시스템에 학생 144명 전원이 잘 따라오는 것을 보면서 감탄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학교의 교육 체계는 대학과 마찬가지로 짜여져 있다.모든 교과가학점제로 운영돼,소정 학점을 이수하면 언제라도 졸업할 수 있다. 한달 남짓 학생들을 가만히 지켜본 결과 조기 졸업할 성 싶은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졸업을 위해 필요한 학점은 국어 사회 과학 등 7개과목 68학점과 필수 45학점,심화선택 32학점 등 모두 145학점이다.국제화가 필요한 과목은 미국 고교의 영어 원서를 교재로 사용한다.현재 신입생 중 18명은 고교수학 수준을 넘은 것으로 판정돼 대학 수학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교사들 역시 일반학교와 다르다.교사진의 90% 이상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교수 등 석박사이다. 문 교장이 영재들을 지켜보면서 새삼 확립하게 된 영재관은 “수학 과학 과목의 창의성이 뛰어 나야 한다.”는 점이다.특히 영재학교에 입학하려 할 경우 분석력과 논리력이 필수인 만큼 관련 서적을 많이 보며 폭넓은 지식과 사고력을 키우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문 교장은 이 점이 민족사관학교 등 다른 우수두뇌들이 다니는 학교와 다르다고 강조한다.민족사관학교가 학습능력 향상에 중점을 둔다면 영재학교는 한 과제에 대해 스스로 연구 분석하고 결론을 내는 등 접근 방식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이 학교는 그러나 차가운 지식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중시한다.학생들은 매월 셋째 토요일에는 양로원,장애인시설 등을 찾아 땀을 흘린다.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을 돕는 따뜻한 마음가짐을 갖추기 위해서다.문 교장은 “공부에서는 영재이지만 인간관계 사회생활에선 둔재일 수 있어 봉사활동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에서 모인 이 학교 학생 144명은 지난해 평균 8.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학했다.학생들은 서류전형에 이어 2단계인 수학·과학 분야의 창의적 문제 해결력 검사,적성검사,논리적 사고력 검사,과학캠프에서의 면접과 행동관찰 등을 통해 최종 선발됐다.올해도 144명을 뽑는데 6월 원서를 접수한 뒤 9월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수업료는 일반고교와 같으며 기숙사는 무료이다.학생 전원에게 1년에 100만원 가량의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다. 문 교장은 자신이 이 학교의 초대 교장으로 임명된 데 대해 “어쩌면 운명적일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30여년간 과학교사로 교단에 선 문 교장은 지난 97년 부산시교육청 장학과장 때 영재학교의 밑그림을 그린 바 있다.문 교장은 “당시 급변하는 세계 과학계의 발전에 우리나라가 뒤처지지 않으려면 고급두뇌의 육성이 절실하다는 국가적 인식이 확산된 데 힘입어 영재학교의 설립을 구상하게 됐다.”고 전했다.이런 바탕 위에서 마침내 지난 2000년 영재교육진흥법이 마련됐고,기존의 부산과학고가 영재학교로 발전적으로 전환됐다. 문 교장이 요즘 중요하게 여기는 과제는 학생들이 마음놓고 연구와 탐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첨단과학관의 운영비를 확보하는 일이다.또 각종 과학 전문도서 구입비 확보,교사들의 연구활동비 지원 등도 난제이다. 실상을 잘 들여다보면 문 교장의 고민이 이해된다.80억원을 들여 지은 첨단과학관에는 40억원어치의 최신 실험기자재들이 있는데 이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비용이 연간 1억원에 이른다.다행이 올해는 예산을 확보했지만 내년도는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또 2000권에 불과한 전문도서의 확충도 시급하다.학생들의 폭넓은 지식 습득을 위해서는 더욱 많은 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 교장은 “영재들이 마음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하루종일 학교 안팎을 돌아다닌다.”면서 “영재학교 출신들이 노벨상을 타는 그날이 반드시 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수평사회를 만들자]2부 학벌타파 (2)학벌문화의 정점 서울대 개혁 어떻게 할까

    ■교육계의 서울대 개혁론 참여정부 출범 이후 서울대 개혁론이 힘을 얻고 있다.윤덕홍(尹德弘) 교육부총리가 취임 전 서울대의 공익법인화론을 제기하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정부는 공룡같은 서울대의 구조에 ‘메스’를 들이대야 할 필요성은 느끼면서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서울대의 힘 때문이다.특히 교수들의 반발이 크다.교육부는 현재 순수학문 육성과 전문대학원 체제 확대라는 원칙만을 되풀이하고 있다.그러나 서울대 내부에서조차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교육계에서도 다양한 개혁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세무대학처럼 폐교도 가능하다” 입시경쟁을 독점하고,사교육비를 증가시켜 중등교육을 피폐하게 하는 근본 원인으로 서울대를 꼽는다.학교 운영비를 국고로 충당하면서도 대학 서열화의 중심축을 형성,인재를 ‘싹쓸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국대(충주) 정영섭(丁榮燮) 인문사회대학장은 “서울대가 있는 한 대학 특성화나 지방대 육성은 지엽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그는 국립 전문대인 세무대를 폐교했던 사례를 들어 폐교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대신 권력 분산 차원에서 3∼4개 이상의 대학의 경쟁 체제를 통해 대학 서열화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학생 뽑지 말고 他국립대생 교육을” 대학입시의 과열은 서울대의 ‘이름값’이 너무 비싼 탓인 만큼 학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회익(張會翼) 전 서울대 교수는 “서울대의 학부를 일정기간 폐지,‘간판’때문에 대학간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대신 지방 국립대의 신입생 모집을 서울대 학부생 만큼 더 뽑자는 것이다.지방 국립대 학부생들이 서울대에서도 배울 수 있도록 하되 졸업장은 해당 지방대에서 받도록 하는 방안이다. 연세대 홍훈(洪薰) 교수와 ‘학벌없는 사회’ 홍세화(洪世和) 공동대표는 ‘학부 개방론’을 제안한다.장 전교수의 학부 폐지론과 비슷하다.그러나 서울대가 자체 학부생을 선발하지 않는 대신 지방 국립대의 학부생들에게 수강을 허용,개방해야 한다는 점에서 폐지보다 개방에 가깝다. ●“국공립대 통폐합,학과 특성화를” 상명대 박거용(朴巨用) 교수가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있다.국공립대 학과를 통폐합,세부 전공 분야별로 특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박 교수는 이를 위해 “세부 전공 분야별로 국립대 교수들을 서울과 지역에 나눠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야별 교수가 한 곳에 모여있어야 두터운 인재의 두께 속에서 제대로 된 대학원 교육도 가능해진다.”면서 “법대와 의대,경영대 등 사립대에서 있는 인기 전공은 폐지하고 기초학문과 연구비용이 많이 드는 분야를 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순수·기초학문 중심 대학원으로” 교육부를 비롯한 대부분 서울대 개혁론자들의 주장이다.서울대에서도 줄곧 내세우는 방향이기도 하다. 서울대 김모 교수는 “서울대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기초학문이나 소외된 학문,돈이 많이 드는 학문,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학문 분야에 치중해야 한다.”면서 “100개에 이르는 학과 가운데 기초·순수학문 등은 학부에 남기고 나머지 학과는 털어낸 뒤 대학원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대 오모 교수도 “학부 보다는 연구중심대학원 체제로 전환,독점 체제를 버리고 세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국가 손떼고 재정·의사결정 자율로” 서울대를 포함한 국립대를 공익법인화하는 방안이다.국가가 국립대에서 손을 떼는 것이 핵심이다.국가기관의 일부로서 공무원이 파견되고 국고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재정을 집행하며,이에 대한 철저한 책임까지 지는 형태다.교원인사와 학생선발,예산편성 등 모든 권한은 대학으로 넘어간다. 국민대 김동훈(金東勳) 법대 학장은 이와 관련,서울대를 비롯한 국립대를 지방자치단체 소속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김 교수는 “사립대와 구별되는 유일한 특성인 지역대표성을 살릴 수 있다.”면서 “이는 지역 분권의 흐름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기타 현 정부의 수도권 지방 이전 방침에 따른 서울대의 지방이전론과 학과의 분산을 위한 제2캠퍼스론,국가가 완전히 손을 떼는 민영화론 등도 제기되고 있다. 박홍기 김재천기자 hkpark@ ■개혁모델 서울대 행정대학원서울대 행정대학원은 학부가 없는 전문대학원이다.학부를 두고 있는 현 대학원 체제와는 상당히 다르다.학부없이 운영된 지 28년째다.지난 99년 ‘두뇌한국(BK)21’ 사업의 일환으로 인정받아 전문대학원 인가를 받았다.국립대가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해야하는지 보여주는 모델로 삼아도 좋다는 의견이다. 행정대학원은 서울대 출신들로 거의 채워지는 다른 대학원과는 달리 서울대와 다른 대학의 학부 출신이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김신복(金信福) 행정대학원 교수는 “대학원생을 모집할 때 학부를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여러 대학에서 지원한 우수한 학생들을 뽑을 수 있다.”면서 “현행 체제가 학문적 접근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1960년 국내 첫 특수대학원으로 출발한 서울대 행정대학원은 75년 법과대학에서 법과만 두고 행정학과를 폐지하면서 학부없는 대학원이 됐다.당시 행정학과는 법학과처럼 행정법 위주로 교육과정이 짜여졌다. 더군다나 미국 대학에서는 행정학과를 학부가 아닌 대학원에서 실무와 이론을 겸해 가르치는 체제가 주류였다.따라서 행정학과를 폐지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현재 교수는 23명이다. 박홍기기자 ■기고 / 마릴린 플럼리 한국외국어대 교수 영어학부 높은 교육열과 인적자원개발에 대한 관심 그 자체는 한국 사회의 매우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측면이다.하지만 비효율적·생산적이지 못한 면도 적지 않다.이는 한국의 우수한 인적자원을 극대화하는데 오히려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우선 엄격하고 치열한 경쟁을 축으로 하는 시험제도를 통해 교육 및 승진 기회를 결정해온 관행을 들 수 있다.어떤 교육을 받는가에 따라 개개인의 평생 사회적 지위나 위상이 대체로 결정되는 것이다.시험제도의 경쟁적 성격은 생산성을 높이고 창의적 해결을 가져오는 대안적(代案的) 사고를 키우는 대신 학생들에게 기존 질서에 순응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이런 방식이 왜 생산적이지 못한가.개인적인 차원에서 볼 때 자신의 재능과 관심이 있는 전문분야를 개발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한다.직업이나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대학 교육,그것도 명문대학에서의 교육을 출발점으로삼지 않고 다른 진로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인정받기가 어렵다. 시험제도는 학생들에게 자기만의 독특한 재능을 계발하거나 관심의 지평을 확장하는데 젊음을 바치게 하기보다 표준화된 시험을 위한 벼락치기 공부에 엄청난 시간을 쏟아 붓게 만든다.학생들은 이를 통해 좋은 직장에 취직,사회적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개개인의 관심을 살릴 수 있는 대안적 목표를 추구해보라고 조언해도 시험제도,그리고 명문대학 입학을 권유하는 부모와 다른 교사들의 유형무형의 압력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다른 사람이 ‘가지 않은 길’을 가려는 생각을 포기하게 된다. 현행 시험제도와 맹목적인 명문대 학위 취득 추구로 인해 학생들의 분석·종합력,창의적 사고력이라는 중요한 재능의 가치가 떨어지는데다 교실이라는 교육현장을 경시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건전한 가치관 형성을 어렵게 하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비효율성과 기회 박탈로 대변되는 이러한 개인 차원에서의 폐해는 사회적 차원에서 더욱 증폭된다.어느 대학을 졸업했는가에 따라 학사 학위의 가치가 달라지는 대학교육의 경직된 틀 안으로 다수의 학생들을 밀어넣는 것은 국가로서도 경제적·인적 자원의 낭비이다.대학만이 학생들의 재능을 연마하고 배양할 유일한 무대는 아니다.보다 실용적 목표를 가진 교육기관들 역시 국가의 인적자원의 풀을 넓히는데 제 몫을 하고 있다.따라서 이 기관들에 대해 나름의 기여도를 제대로 인정해 줘야 한다. 그러나 현 체제 안에서라도 최소한 전공분야별 대학 순위제가 도입된다면 어느 정도 다양화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전통적으로 대학교육에서 인정받지 못하던 분야에서도 훌륭한 인재들이 꽃필 수 있다. 한국의 인적자원의 성장 잠재력을 저해하는 요소는 기업의 사원채용에서도 존재한다.기업들이 학생들을 가을학기 중에 채용하기 때문에 4학년생들이 마지막 학기를 채용면접 준비에 허비한다.4학년은 학문적 성취 면에서 최고조이어야 할 시기,수업 참여 및 기여 면에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시기,자신의 전공분야에서 배운 모든 것들을 종합할 능력을 연마하여야 할 중요한 시기이다.그러나 학생들은 취업관행에 얽매여 학업에 집중할 수 없다.결과적으로 대학교육의 가치도 떨어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동창이나 동문을 우대하는 뿌리깊은 채용 관행이다.많은 나라에서는 ‘제도적 근친상간’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이다.미국의 예를 들면, 대부분의 주요 대학에서 모교출신을 채용하려면 다른 대학기관에서 5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다음에야 채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대학에 ‘새로운 피’를 수혈,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롭고 신선한 사고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다.
  • 盧당선자 상의 간담 내용 “주5일제 도입시기 조절”

    “주5일 근무제는 당초 계획대로 도입하되 시기와 속도는 신중하게 조절해나갈 방침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간담회에서 “주5일 근무제 도입은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 당선자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그동안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을 준수,공정하고 투명한 경제시스템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라며 “굳이 특징을 꼽으라면 동북아 중심국 건설,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경쟁력 제고,원칙이 지켜지는 시장다운 시장 등으로 요약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노 당선자와 상공인들이 나눈 일문일답. ●제조업체의 80%는 불안한 노사관계,과도한 임금,지나친 정부 규제,인력난 등으로 인해 해외로의 공장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제조업체들의 현실적 고통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듣고 있다.제조업 공동화는 심각한 문제다.그렇다고 정부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기업 스스로 경제 변화에 적응해나가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이를 위해서는 고급 인력을 통한 원천기술 개발,기술 실용화,산업인력 양성 등이 중요한 과제다. ●북핵 문제 등으로 인해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제2의 외환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북핵문제를 비롯해 경제 불확실성을 해소할 만한 방안이 있다면. 그동안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기조는 (새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한·미 관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다만 북한을 어떻게 대할 것이냐 하는 방법론에 대해 미국과 다소 차이 나는 견해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안된다는 것이다.따라서 경제 불확실성 요인으로서 북핵 문제를 바라본다면 어떤 경우에도 전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인지,경우에 따라서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것이 불확실성의 요인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가치 실현을 위한 정책적 방안이 있다면. 제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첨단기술을 접목해야 한다.유럽연합 등 기술 수준이 높은국가의 연구개발센터 등을 유치하는 것도 방법이다.동북아 중심국 건설도 이를 위한 것이다.부품·소재산업을 비롯한 제조업의 첨단화를 통해 제조업이 다시 각광받는 산업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를 아끼지 않겠다. ●주5일 근무제 도입과 관련한 의견을 말해달라. 주5일 근무제가 중소기업에는 굉장한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그러나 주5일 근무제는 국제적인 흐름이고 이를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거의 없다.지금까지는 기업인들의 모험심과 노동자들의 땀과 열정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왔지만 앞으로는 창의력과 기술력이 경제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주5일 근무제는 기업인들과 노동자들의 삶의 패턴을 바꿀 것이다.그만큼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중소기업들에도 한 단계 높은 경쟁력을 요구하고 있다.따라서 정부는 다양한 지원수단을 동원해 기업의 단기적인 충격을 완화시켜줄 수 있도록 하겠다. 전광삼기자 hisam@
  • ‘W이론’ 여전히 유효한가/‘세계 첫 제품’ 개발… 가격결정권 가져야

    독자기술 없는 2등은 도태될 뿐 다단계 직렬회로 결재라인 큰 문제 ‘W이론' 여전히 유효한가 한국식 기술개발·상품기획 착수를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우리나라 제품과 기술의 설땅이 좁아진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10여년전 우리사회를 풍미한 ‘W이론’의 주창자,서울대 산업공학과 이면우 교수를 만나 국내 기술개발과 산업의 향방을 진단해봤다.이 교수는 이상일 경제부장과의 대담을 통해 “우리만의 신제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을 창출하고 가격 결정권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하고 기업과 오너,CEO들의 분발과 기업구성원들의 자기혁신을 강조했다. ●이 부장 W이론이 발표된 지 11년이 지났는데 사회 각 분야에 얼마나 접목됐다고 보시는지. ●이 교수 10년 전과 달리 기업들도 필요성을 인정하는 단계까지는 왔지만 진도는 크게 나가지 못했습니다.지난해 6월 월드컵이 W이론의 징표라는 신문 칼럼도 있었는데 여기에 동감합니다.신바람이 났고,비전이 있었고,솔선수범하는 매스컴,국가,국민이 있어서 잘 승화됐습니다.한국인은 사냥개 같은 민족입니다.먹이를 찾기까지는 ‘개판’이지만 일단 먹이를 찾으면 질주합니다.반면 일본은 사역견(犬)같은 나라입니다.시키는 일은 잘하지만 우리와는 다릅니다. ●이 부장 대우전자 하이터치팀에서도 일하셨는데 대우 붕괴로 W이론의 적용 결과도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 아닙니까. ●이 교수 하이터치팀은 미국,일본에 없는 고부가가치 전자제품을 만들겠다고 시작한 겁니다.하지만 막상 팀을 맡고 나서 좌절감이 컸습니다.사실 대기업 총수나 사장들과 얘기를 많이 해보면 가장 큰 기술개발의 애로점은 “아이디어는 좋다.그런데 시장 성공사례가 없다.”며 거절당하는 것입니다.‘한번도 판적이 없다.’ ‘가격을 정할 수 없다.’는 이유도 들었습니다. ●이 부장 대우가 망했는데,원인은 어디 있다고 보시나요. ●이 교수 한마디로 말해 제조업으로 세계시장에서 돈벌 생각이 없었습니다.잭 웰치 등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1등 제품으로만 승부를 걸었습니다.그러나 우리 대기업은 한정된 시장에 금융,제조,보험까지 다 있습니다.제조업은 금융업의 들러리였던 셈입니다.제가 지적했던 ‘화전민 마을의 잡화상’이 바로 이런 겁니다. ●이 부장 대기업들이 기술개발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 교수 1975년부터 기술특허료 등의 지출이 74년에 비해 4배 늘었습니다.70년대 중반에 산업현장에 가보면 똑똑한 엔지니어들이 공정 설계회로를 개선하다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어요.일본기업들은 “당신들이 우리 부품,설비를 쓰는데 맘대로 고치면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한 거죠.그들은 성장기미가 보이면 부품의 질을 떨어뜨리는 등 우리를 꼭두각시로 만들었습니다.창의력의 싹을 자른 것입니다.우리 기업들은 순응했고 ‘기술은 사오는 것’이라는 게 경영철학이 됐죠. ●이 부장 지금도 기업들이 기술개발은 뒷전이란 말인가요. ●이 교수 재작년에 삼성그룹 사장단 모임에 초대된 적이 있습니다.그때 고위 경영자에게 직설적으로 말했습니다.“아직 삼성은 respect(존경)를 운운할 처지가 아니다.전 세계 반도체·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이 신제품을 만든 뒤 다른 기업이 따라온 사례가 있으면 하나라도 말해달라.골고루 2등이지 않느냐.독자제품도 없다.마쓰시타는 2등이지만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다.소니는 한정된 분야에서 항상 1등이다.1등만이 존경의 대상이고,2등 중에는 간혹 존경의 대상이 있을 뿐이다.그러니 돈벌이에 재능있다고는 할 수 있지만 존경은 좀 성급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장 독자적인 기술개발이 병행되지 않는 2등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얘기인가요. ●이 교수 기업은 2등 입지를 구축했을 때 가장 견제를 받습니다.고스톱 2등 해서 돈 따는 사람 있습니까? 2등까지 갔다가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2등까지는 승승장구하는데 2등이 되는 순간,몇 방 맞으면 하나같이 사라집니다.축구로 말하면 문전까지는 잘 가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역습당해서 지는 겁니다.자전거·봉제·가발·목재 등이 그랬고,앞으로 철강·반도체·전자·자동차도 사라질 산업들입니다.그래서 기술개발이 중요합니다. ●이 부장 기술개발도 경영혁신과 맞물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 교수 90년대 중반에 대기업들이 경영혁신을 했는데,시험시간에 커닝을 하다가 이젠정신이 혼미해져 학번·이름까지 베끼는 형국입니다.대기업 중역실 화이트보드에 한때 잭 웰치의 이름이 적혀있지 않은 데가 없을 정도였죠.그래서 내가 자청해서 세미나를 했습니다.“당신들 잭 웰치처럼 경영혁신하려고 하느냐.현재 1등이거나 가까운 장래에 1등 가능성이 없는 것은 없애버리겠다고 했는데,당신들 공중분해되려고 하느냐.그거 반쯤만 해도 견디지 못한다.하필이면 왜 이걸 베끼느냐.잭 웰치는 최선봉에서 머리 흩날리며 가는데 급하면 오너 본인이 나서야 한다.”고 말해줬습니다.정부나 기업의 문제점은 혁신의 대상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부장 요즘 기업 오너나 CEO들도 적극 나서고 있지 않습니까. ●이 교수 아닙니다.총수가 말로만 그렇지 뛰지 않습니다.총수가 직접 나서야 다른 사람도 움직입니다.그렇지 않으면 혁신이 아니고 목표달성에 급급하게 돼있습니다.결재라인이 직렬회로로 돼있는 것도 문젭니다.이게 블랙홀 회로죠.어느 대기업은 결재라인이 26단계나 된다고 하더군요.제가 말한 ‘꽃마을회의’(여러 부서의 담당자가 꽃모양으로 둘러앉아 하는 회의)의 문제점도 이런 겁니다. ●이 부장 최근엔 결재단계가 많이 줄지 않았나요. ●이 교수 단계가 준 건 사실이지만 이젠 ‘결재단계마다 심사숙고,그리고 장고(長考)’로 들어갑니다.입력은 있는데 출력이 없습니다.부서대표들끼리 회의해도 생산부서는 양산,판매쪽은 매출목표 달성을 사수해야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결국 반복된 회의끝에 서로 달성가능한 범위의 목표만 정하는 ‘딜’(Deal)을 합니다.반면 잭 웰치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인텔의 앤디 글로브는 한 기업에 처음부터 끝까지 눈독을 들입니다.의사결정이 빨라질 수밖에 없죠.그런데 우리는 뒤에서 (총수가)원격조종하고 튀는 직원을 두더지 때리듯 하니 효율은 없습니다. ●이 부장 그렇다면 기업들은 현장에서 W이론을 어떻게 응용해야 하나요. ●이 교수 기술개발의 패턴을 한국식으로 바꿔야 합니다.처음부터 한국식으로 하기에는 달리고,기술동향 상품기획까지만 할 수 있으면 ‘우람한' 기술도 우리가 창조한 것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아이템별로연구를 하면 단가가 떨어져서 그 중 핵심 몇 개는 우리가 가질 수 있죠.작게는 특허,크게는 산업표준을 정하는 것이지요.앞으로 이걸 못잡으면 무슨 짓을 해도 헛발질하는 꼴이 됩니다. ●이 부장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이 교수 앞으로 우리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는 세계 최초의 신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사실은 ‘국산화 개가’라는 용어 때문에 망한 겁니다.이젠 세계시장을 창출해야 합니다.가격경쟁력이 아니라 가격결정권이 중요합니다. 정리 김성수기자 sskim@kdaily.com ◆W이론이란 이면우 교수가 쓴 ‘W이론을 만들자’(1992년 발간)는 기업경쟁력 강화와 창의성 제고를 강조한 책으로,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다. W이론은 한국형 산업문화 발전전략으로 요약되며,통칭 ‘신바람이론’으로 더 알려져 있다. W이론은 외국 경영이론과 다른 논리를 전개한다.미국 제조업의 발전을 가져온 X이론은 종업원이 수동적이라고 전제한다.그래서 직무의 표준화,감독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Y이론은 사람은 적당한 동기가 주어지면 능동적,창의적으로 일한다고 본다. 일본의 Z이론은 일본식 품질향상과 원가절감 등을 유도한 이론이다. 이런 미국의 X,Y이론,일본의 Z이론과 달리 W이론은 한국인의 심성에 맞게 신바람이 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교수는 W이론에서 첫째,‘보이는 걸 포기하고 보이지 않는 걸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우리 산업은 모방에서 벗어나 ‘무주지(無主地)선점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둘째,‘변화할 것과 변화하지 않을 것을 명백히 구분해야 한다.’우리는 변하는 걸 쫓아가는 경향이 있음을 경고했다. 셋째 ‘빠른 것만 보려고 애쓰지 말고 느린 것을 자세히 보라.’자동차산업,산업의 동력화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돼 모든 산업분야로 확산된 점을 주목하라는 것이다. W이론은 학계·산업계 등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지만 대기업 등에서 거의 실행되지 않아 효과가 없었다는 비판도 있다. 김성수기자 ◆이면우 교수는 ●약력 ▲1945년 황해도 개성 출생 ▲서울대 공대 섬유공학과 졸업 ▲미국 미시간대 산업공학과 박사(인간공학) ▲1988년미시간대 최우수 박사동창상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현재) ▲저서:‘W이론을 만들자’‘신사고이론’‘‘신창조이론’ 등 이면우 교수는 대학 연구실에 머물지 않고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선 ‘산학 협동교수’이다. 그는 ‘W이론’발표이후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5000여곳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했다.한 차례 강의료로 5000만원을 제시하는 곳도 있었다.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어 공기업과 일반기업으로 절반씩 나눠 50군데만 강의를 나갔다. 책 인세만으로도 1200만원씩 40일동안 들어왔다. 이 교수는 98년부터는 교수 겸 사업가로 두 인생을 살고 있다.3개의 벤처사업에 손을 댔다. ‘머리 땋는 기계(braid magic)’와 ‘페이퍼 매직’(종이조립품) 등이 잇따라 대박을 터뜨렸다.자신의 특허만도 수백건에 달한다.지난해에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태아의 상태를 알려주는 ‘하이맘’도 개발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6개의 벤처제품을 더 개발해 9개를 채운 뒤 사업에서 손을 떼고 다시 대학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김성수기자
  • 수학이 어렵다고?소꿉놀이 하듯 쉽게 배워요

    ■ 숭실대 ‘창의력 수학교실’ 가보니 수학을 재미있게 가르칠 수 없을까.우유병을 입에 문 채 한글 학습지를 시작하고 숫자를 배우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수학은 지루하게 반복되는 계산으로 여겨질 뿐이다.어릴 때부터 수학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연산만이 아니라 도구를 통해 수학의 기본원리를 가르치는 새로운 교습방법이 인기를 얻고 있다.공간 지각력을 키우면 수학의 원리를 쉽게 깨닫고,나아가 사고력과 창의력까지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어렵거나 지루하지 않게 공간감각을 익히도록 교육하는 숭실대 수학과의 ‘창의력 수학교실’을 찾았다. ●수학은 재미있는 놀이 한창 수업중인 ‘창의력 수학교실’ 문을 열자 다소 소란스러웠다.아이들은 크기와 모양이 다양한 빨강,파랑,노랑의 퍼즐조각 ‘패턴블록’을 소꿉장난이라도 하듯 맞춰가며 놀고 있었다.수학시간 같지 않았다. “아,경민이는 이렇게 멋진 생각을 했구나.대단한데….”담당 강사 최성자씨는 아이들을 간간이 칭찬만 해줄 뿐 별다르게 하는 일이 없는 것 같았다.떠들썩한 분위기였지만 ‘조용히 하라.’는 주의도 주지 않았다.문제에 부딪힌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이에게는 꼭 짚어 문제를 해결해주기보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라고 말하며 스스로 풀도록 유도했다.한참 생각한 후 새로운 방법을 찾아낸 아이는 스스로 풀었다며 몹시 좋아했다.수업이 끝나자 90분 수업도 짧았다는듯 아이들은 못내 아쉬워하며 한참이나 더 교구들을 갖고 놀았다. “너무 시끄러워서 놀라셨죠?” 기자의 속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최씨는 “수학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의 재미를 느끼고 있는 중”이라고 한마디로 설명해줬다.‘맞았다’‘틀렸다’는 말보다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7살 때부터 다양한 퍼즐로 노는 ‘수학놀이’를 시작했다는 김형준(서울 강남초등학교 3년)군은 “수학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김군의 어머니 노양옥(40·서울 동작구 상도5동)씨는 “수학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하기위해 처음부터 연산을 시키지 않았다.”면서 “책을 읽고 요점을 분명하게 짚어내는 것은 다양한 도구를 통해 문제 해결력을 키운 덕분이라 생각한다.”고 만족을 표했다.임현경(40·서울 관악구 봉천3동)씨도 교구를 이용한 놀이학습법이 산만하던 아들 박철락(봉천초등학교 3년)군의 성격을 차분하게 바꿔놓았다고 자랑했다. ●수학은 경험이다 공간 지각력은 후천적으로 길러지지 않는다고 한다.특히 여성이 남성에 비해 공간 지각력이 낮다며 그 증거로 여성이 주차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거나 후진에 약하다는 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조작활동으로 오래 생각하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하면 얼마든지 공간 지각력은 생긴다.’는 주장이 최근 설득력을 얻고있다.숭실대 황선욱 교수는 이를 “포장이삿짐센터에서 서랍과 찬장에 물건을 정리해줘도 결국 주부가 정리를 하지않으면 어디에 뭐가 있는지 제대로 몰라 찾아 쓸 수 없다.”고 비유했다. 즉 문제를 풀어가는 길을 직접 찾지않고 답을 찾는 방법을 수동적으로 배우기만 하면 이 문제를 바탕으로 다른 문제를 푸는 지혜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반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스스로문제해결을 한 체험은 또 다른 문제해결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으로 퍼즐이 이용되고 있다.수학적 구조를 만들어준다는 퍼즐을 외국에서는 학교에서도 활용하고 있다.시행착오를 간단하게 해결해준다거나,“왜 그것도 못하니?”“너는 그런 데에는 재능이 없나보다.”는 식으로 의욕을 꺾지만 않는다면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결과에 이를 수 있다 한다.어렵게 얻어낸 결론은 성취감과 도전의식까지 함께 키워준다. ●수학적 사고= 창의적 사고 수학은 합리성과 논리성,창의성을 키우는 토양이 된다.또 좌뇌와 우뇌를 균형있게 발달시키는 학문이다.수 구조가 좌뇌가 관장하는 논리적인 면과 직접 연결된다면 공간 구조는 우뇌활동으로 작용한다. 교구를 통한 학습은 추상적인 문제를 구체화,조직화,시각화하는 능력을 함양한다.주관적 사고의 객관적 표현능력뿐 아니라 문제해결 능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공동작업을 통한 사회성도 향상시킨다. 우뇌를 자극하는 창의적인 21세기형 교육이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다.다양한 퍼즐식 창의력을 키우는 수학놀이는 숭실대(02- 815- 6790)와 청담 YMCA(02- 544- 9725),서울YMCA(02- 2675- 7776),성남YMCA(031- 715- 2100),송파청소년회관(02- 449- 0500),태화기독교회관(02- 2040- 1740)에서도 하고 있다. 그외 다양한 퍼즐과 함께 수학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터넷 사이트도 많다. 허남주기자 yukyung@kdaily.com ■ 황선욱 숭실대교수 “외국 학생들과 비교하면 우리는 배운 것은 잘 하는데 독창성과 아이디어는 뒤떨어지지요.그 원인을 수학학습 방법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숭실대 수학과 황선욱(사진˙50)교수는 ‘수학이 실생활에서 무슨 필요가 있나?’라는 ‘수학회의론’에 대해 할 말이 많다. 황교수는 수학을 수와 공간 구조로 크게 구분하는데,우리 교육은 수만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도형과 측정 등 공간구조는 초·중·고교 전체 교과과정에서 불과 20% 남짓 취급할 뿐이라 한다.그는 “채점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결국 공간감각을 측정하는 다소 복잡한 문제들은 점차 배제될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했다.많은 정보를 가르치기위해 압축하다보니 수학은 추상화되어 원리를 알지 못한 채 공식이나 외워야 하는 과목으로 어려워졌고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것이다.또한 공간구조에 대한 교육은 외국에 비해 턱없이 적어 수학교육이 이론에 치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선진외국에서는 공간적인 사고를 함양하는 다양한 공간 지각력 학습을 중시하고 있다고 한다.영국의 경우 6학년과 7학년에는 수학의 첫 수업은 펜토미노학습으로 하도록 해 재미있는 수학 교육을 강조하고 있고,미국에서도 다양한 조작적 교육을 활용하고 있다. 황교수는 외국처럼 상업적 로고를 통해 수학의 또 다른 재미를 가르치거나 실생활을 반영하는 방법을 제안했다.“벤츠의 로고는 대칭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수학적 도형이지요.이를 아이들에게 설명하면 누구나 쉽게 이해합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수학을 배우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없다며 만5세,즉 유치원 과정에서부터 경험하라고 충고했다.단순한 연산보다는 논리적 사고와 창의성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퍼즐 등 교구를 이용한 조작적 활동을 권유했다.가족단위로 게임을 할 것도 권했다.아이들의 공간지각력을 키우는 훈련으로는 학교가는 길을 자세하게 그려보는 등의 지도교육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 공간감각 키우는 교구들 최근 공간감각을 키우는 교구들이 시중에 많이 선보이고 있다. 정사각형을 일곱조각을 나눈 칠교판(七巧板·영어명 탱그램)을 비롯해 수막대,벽돌쌓기와 흔히 살 수 있는 클립을 이용한 퍼즐 등은 눈에 익은 교구들이다.1907년 영국에서 만들어졌다는 ‘펜토미노’는 현재 우리나라 교과서에서도 소개되고 있는데 20×3의 평면을 가득 채운 정사각형 모음이다.또 3×3×3,즉 27개의 조각으로 이뤄진 정육면체를 7개의 각기 다른 모양으로 잘라낸 ‘소마큐브’는 3차원 공간에서 하는 입체퍼즐로 가장 인기를 얻고있는 교구들이다. 퍼즐 등 교구를 이용한 게임학습법의 특징은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이라 할 것이다.이 과정을 통해 논리적 접근을 시도함으로써 수학적 구조를 터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답을 선뜻 가르쳐주면 아이들은 사고하기보다는 이를 수용하려는 경향을 띠게 마련이므로 자신만의 답을 구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좋다.어릴 때부터 갖고 놀 수는 있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이상,고교생과 성인들의 사고력과 공간지각력,도형 인식력 등의 학습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도 입증됐다. 펜토미노를 이용한 수학놀이는 12개의 조각을 각종 모양에 덮어보는 것으로 그 모양은 시중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도 있고,인터넷에서 다운받을 수도 있다.펜토미노 조각을 두터운 종이에 붙여서 옆의 그림을 채워보자
  • [CEO칼럼] 인터넷문화 더 건강해져야

    요즘 사무실 풍경을 보면 수년 전과 사뭇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일단 책상 위의 데스크톱 PC들이 빠르게 노트북으로 바뀌는 추세고,웬만한 업무연락은 이메일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화벨 울리는 횟수가 크게 줄어들었다.전자결재의 영향으로 예전처럼 부하직원이 결재판을 들고 상사앞에 서서 기다리는 일도 드물다. 이처럼 우리 사무실을 전반적으로 소프트하고 가볍게 만든 으뜸 공신은 다름 아닌 인터넷이다.사실 인터넷 덕분으로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는 획기적으로 개선됐고,업무량도 크게 줄었다. 고객과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진 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수확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확산은 과거에는 몰랐던 새로운 고민을 안겨줬다.무책임한 한 사람의 글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거나 음란물로 사회가 멍이 들어가는 등의 폐해가 단적인 예다. 기업에서도 직원들이 무한정 인터넷 웹서핑을 한다든지,인터넷으로 주식투자를 한다든지,혹은 메신저로 여러 사람과의 사적인 대화에 열중해 업무에 지장을 준다든지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거기에 요즘은 외부에서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각종 스팸 메일은 아침에 출근해서 컴퓨터를 켜기가 두렵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다행히 이런 세태에 대해 사회적 동의가 어느정도 이루어져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조성하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업에서도 회사 인트라넷을 파고드는 스팸 메일을 막기 위해 전사 차원에서 방법을 모색하기도 하고,업무시간의 무분별한 인터넷 사용을 규제하기 위해 업무와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인터넷 사이트를 막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하지만 왠지 유용한 인터넷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든다. 최근 몇년간 우리 사회는 큰 변화를 겪었다.앞으로도 변화의 바람은 계속될 것이다. 통제보다 자율,하드웨어 보다 소프트웨어,집단의 능력보다는 개인의 능력을 중요시하는 쪽으로 변해감에 따라 더욱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인재를 원하게 되었고,또 그러한 인재가 즐겁게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6월의 월드컵을 통해서나 얼마전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도 드러났지만,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움속에 강한 추진력을 지닌 젊은 세대는 기성 세대와 또 다른 에너지로 사회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이런 ‘2030세대’의 성격을 규정짓는 가장 큰 특징도 바로 인터넷이라고 한다. 이제 인터넷은 거스를 수 없는 당위로 받아들여진다.우리 사회나 기업이나 인터넷을 규제하려고 하거나 통제하려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이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덧붙여 말하면 누구보다 인터넷을 즐기고 활용하는 젊은 세대들도 그에 따른 주인의식을 갖고 인터넷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문명의 이기(利器)에는 어느 정도의 빛과 그림자가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세계 어느 나라보다 빨리 인터넷이 보급된 인터넷 선진국에서,그것도 인터넷의 덕을 가장 크게 보고 있는 지금,모두에게 득이 되는 인터넷 문화를 가꿔 나가야 한다. 김주형 CJ사장
  • 새해 市政/ 이명박 서울시장

    2003년은 지방분권 요구가 뜨겁게 분출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그래서 지방자치단체에 쏠리는 관심은 더욱 각별하다.16개 시·도 지사들의 새해 구상을 차례로 들어본다. “시민사회가 주축이 되는 서울 르네상스 운동으로 일류문화,일류서울을 만들 것입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2일 대한매일과 가진 신년 인터뷰를 통해 “지난 6개월간 시 공무원과 25개 자치구에서 업무 협조가 잘됐다.”면서 올해 시정운영의 화두를 이같이 던졌다. 이 시장은 이를 위해 “공무원들에게는 현재보다 더 빠른 속도의 의식 변화가 요구되는 만큼 이에 필요한 전문성·정확성·치밀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공무원 의식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시는 지난해 5급 이상 중간간부에게까지 경영기법 교육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는 모든 직원들에게 특별연수를 실시한다.그는 최근 시 조직 개편도 이같은 취지에서 단행했고 1급이나 국장이나 사무관이나 똑같은 일을 하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며 공무원들의 창의적인 사고력을 요구했다. 이 시장은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공공요금에 대해 “대중교통은 2년반동안이나 요금이 그대로”라며 요금 조정의 불가피성을 지적한 뒤 “요금을 카드로 내는 제도가 완전히 정착되기 전까지는 부분적인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행 대중교통 요금은 멀리 가나 가까이 가나,낮이나 밤이나 똑같이 600원”이라면서 “650원이든 700원이든 일부 인상한 뒤,카드제가 정착된 이후에는 야간과 장거리 승차 때는 할증요금제를,낮과 단거리 승차에는 할인요금제를 각각 차등적용하는 방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시 조사 결과 이같은 요금조정체계에 대해 응답자의 80%가 찬성한다는 말도 곁들였다.그는 “요금조정은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요금 조정에 앞서 시민들에게 ‘사전예시제’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시민 중심의 시정철학은 교통대책에서도 드러났다.올해 가장 중요한 사업이 뭐냐는 질문에 이 시장은 “청계천 복원 등에 따른 노선 변경을 비롯한 교통문제 해결”이라고 말했다.그는 청계천 복원에 대해 시민의 90%가 찬성하면서도 과연가능할지 반신반의하는 것 같더라면서 이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가 시작한 장애인 콜택시 운영을 두고 “일생의 한을 풀었다.”는 말을 했다는 어느 장애인의 얘기에 눈시울이 글썽거릴 정도였다며 ‘체감행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고령자 취업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그는 올해 (일반적 예상보다)1∼2%포인트 정도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로 인해 10만명 이상의 일자리가 줄고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서울에서 생길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그리고 이 때문에 서민,고령자,젊은이 순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그러나 청계천 복원사업이 시작되면 연간 2000억원 정도 돈이 풀리는 데다 뉴타운 및 녹지공간 확충사업 시행으로 서민과 고령자들의 일거리가 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고령자들이 경비나 교통정리 등 도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오전·오후 2교대로 나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고령자 취업사례까지 들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공직자에세이]글쓰기교육,문예교육,국어교육

    서울대가 내년부터 별도의 글쓰기 교육을 한다고 한다.일부 교수들은 대학에서 무슨 글쓰기 교육이냐고 반대했다고 한다.그러나 유럽과 미국의 경우초·중등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글쓰기 교육이고,대학에서도 글쓰기 지도를 하고 있다.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글쓰기 교육을 거의 하지 않는다.이런 의미에서 늦었지만 서울대의 결단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 생각한다. 글을 읽고 쓴다는 것은 단순히 읽고 쓰는 기능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글을읽을 줄 앎으로써 자신과 세계를 읽을 줄 알고,글을 쓸 줄 앎으로써 자신과 세계를 쓸 줄 아는 것을 의미한다.그러므로 글쓰기 교육은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주고,창의적 사고와 올바른 세계인식 및 판단의 필수적 기초가 된다.이것은 세계화,정보화,문화의 세기에 가장 중요한 능력이기도 하다. 글쓰기 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글을 읽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좋은 글을 읽으면 좋은 글을 쓰게 되지만 나쁜 글을 읽고 좋은 글을 쓰려고 하면 무엇이 좋은 글인지 몰라 잘 쓸 수 없게 된다.따라서 글쓰기 교육은 문법 교정이 아니다.이런 의미에서 글쓰기 교육은 문예교육이어야 한다.좋은 문학작품을 읽고,좋은 음악과 공연예술을 듣고 보고,좋은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글쓰기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그러므로 글쓰기 교육은 창의적 사고와 올바른 세계인식 능력을 발전시킬 뿐 아니라 문예를 통한 최고선의인간다운 가치를 추구하는 교육이기도 하다.구미국가에서 문예교육을 통해글쓰기 교육만이 아니라 도덕교육을 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우리가 염려하는 공교육의 위기도 무엇보다도 학교교육이 입시위주 교육으로 전락하여 입시학원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데 있다.따라서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첫걸음은 교육의 기본을 회복하는 것이다.그것은 바로 글쓰기 교육과 문예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다른 한편 글쓰기 교육을 잘 하려면 국어교육을 올바로 해야 한다.한글은자랑스럽게도 세계의 많은 문자 중 유네스코에 의해 유일하게 그것을 해설한 책이 기록문자 유산으로 등록된 세계문화유산이다.또한 우리나라의 국제적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현재 전 세계54개국 394개 대학에서 우리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다.그러나 우리는 우리말과 글을 너무 경시하고 있다.학교에서의 국어교육도 문법과 입시위주로 되어 있고,국적 불명의 인터넷 통신언어와 외래어 남용,무분별한 방송 신문언어가 우리의 언어를 훼손시키고 있다.이런현실이 더 계속되면 우리는 우리말과 글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실제로 유네스코는 세계화에 따라 개별국가 및 개별 언어에 대한 관심이 퇴조하면서 전세계의 다양한 언어 중 절반 이상이 100년 내 소멸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표현 기능이 아니라 존재의 집이다.언어는 개인의 의식을 반영할 뿐 아니라 그가 속한 집단,민족,국가의 정신과 양식을 반영한다.이런 의미에서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언어정책이 국가와 민족의 존립과 직결된 주요정책이라는 인식에서 특별법을 제정하여 자국어 보호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따라서 우리 말과 글을 올바로 사용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국민의 애국심에 호소하거나 일회성 내지 캠페인 중심의 국어 순화운동을 벌이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우리 국어는 세계최고의 문자문화유산이며 국가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인식과 함께 ‘국어 기본법’의 제정과 같은 법과 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 김성재 문화관광부장관
  • 中3 겨울방학 이렇게 공부하자

    고교 1학년 때 내신성적을 높이려면 중3 겨울방학이 중요하다. 1학기 수시모집에서는 고1 성적을 40%,고2 성적을 60% 반영하기 때문에 고1 성적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2학기 수시에서는 1학년 30%,2학년 40%,3학년 1학기 성적을 30% 반영하고 있다.비중으로는 다소 작은 것 같지만 3학년이 되면 누구나 열심히 공부하는 만큼 1학년 성적이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된다.더욱이 1학기 수시모집의 비율이 2005년에는 올해와 비교해 10개 정도의 대학이 더 늘어나는 등 다소 높아지고 있다. 정시모집에서는 수능성적이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지만 내신성적의 비중이2005학년도에는 더 커질 예정이라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또한 1학년 과정을 제대로 익혀야 다음의 심화과정을 잘 할 수 있는 만큼고1의 성적이 바로 대학입시까지 연결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중학교 과정보다 훨씬 어려워지는 고교과정에 익숙해지려면 1학기 과정은 선행학습이필요하다는 지적이다.그러나 대학입시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인 만큼 지나친 부담감보다는 차분하고 꾸준하게 공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자세다.공부하는 비결을 고려학원 평가연구소 유병화 실장에게 들었다. ◆언어영역 중학과정과 고교과정은 연계되어 있는 만큼 기초를 다져야 한다.교과서 핵심정리가 필요하고,소단원별로 지문의 개괄적인 내용과 핵심적인 교과지식을 학습해야 한다. 단순한 암기나 반복만으로는 논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학습목표와 주제를 먼저 파악하고 체계적 해설과 창의적 사고력을 위해 직접 써 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수능에 대비하려면 교과서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교과서 밖의 지문과 비교하여 목표와 주제의식이 동일한 내용을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문법,띄어쓰기,맞춤법 등을 체계적으로 표현한 교과서 지문을 수시로 공부하고 고전문학,단편소설집,수필집,고전문학서를 읽어두는 것도 중요하다.서울대에서 논술이 2005년부터 부활하는 만큼 각 대학에서 논술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리영역 대부분의 학생들은 중학 수학보다 고교 수학 과정이 무척 어렵다고 한다.따라서 중학교 과정과 고교 과정이 무리없이 연결될 수 있도록 방학 동안에 고교과정 선행학습과 중학교 과정 중에서 핵심부분을 다시 한 번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학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책을 읽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수학에 관련된 역사적 사건,수학자,수학 각 영역이 발전하게 된 계기,재미있는 에피소드 등을 소개한 책을 읽어보면 수학이라는 학문과 수학자들에 대해서 새로운부분을 알게 될 것이고 흥미를 갖게된다.‘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수학’등 서점에 수학관련 책들이 나와있다.또 수능 경향에 맞도록 계산력,이해력은 물론 문제해결력,추론능력을 배양해야 한다.특히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려면 생각하는 훈련,문제 해결 방법을 연구해야한다. 또 문제를 많이 풀어 보는 것도 좋지만 정확하게 푸는 것이 더 중요하다.한 문제 한 문제 신중하고 정확하게 푸는 연습이 필요하다.중학교 수학문제를다시 한번 훑어보는 것도 선행학습만큼 좋은 방법이다. ◆외국어영역 듣기,독해,기본적인 문법 이해,기초회화로 나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공부해야 한다.이때 자기 수준에 맞는 학습 내용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남들이 어떤 책을 본다거나 어떤 학원을 다닌다고 해서 나도 그렇게 따라할 필요는 없다는 것.특정한 문법책을 공부하는 것보다는 고등학교에서 공부할 교재를 중심으로 선행학습을 하는 것이 좀 더 실속있는선택이 될 수 있다. 영어실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지 않은 학생들이 토익이나 토플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은 오히려 시간낭비만 할 가능성이 있다. 영어 동화책을 읽어보는 것이 좋은 학습방법이 될 수 있다.동화는 생활 속에서 흔히 사용하는 구어체 표현들로 꾸며져 있어 영어표현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허남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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