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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산품 설계·가공기술 “낙후”/공진청 조사

    ◎가전품 디자인·마무리등 조잡/기계부품류 정밀도 떨어져/독자적 설계기술 확보 시급 우리나라의 공산품 설계 및 제조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져 품질고도화 및 독자적 설계 기술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공업진흥청은 11일 자동차부품 전기전자부품 기계요소부품 화학제품 대일수출유망상품 주요생활용품 등 7개 분야 94개 품목에 대한 기술수준평가 결과를 발표,생산애로 기술의 해결을 통한 제조업의 기술경쟁력이 신장돼야함을 밝혔다. 공업진흥청이 90년 한햇동안 전문기관 연구자들을 활용,비교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자동차 부품의 경우 일부품목의 품질이 균일치 않으며 특히 설계기술 부족으로 신규제품 개발능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기술수준을 1백으로 할때 제품의 고유모델 설계능력은 40정도에 그치고 있다. 전기 전자분야는 외국제품에 비해 완제품의 소형화에 따른 가공기술이 미흡하며 세라믹소재를 원료로 하는 서미스터·적외선센서·세라믹칩콘덴서 등의 경우 제품공정의 노하우 부족으로 외산에 비해 품질이 떨어졌다. 기계요소부품은 설계기술 및 제조기술 가공기술 미흡으로 정밀도와 내구성 및 제품개발 능력이 뒤졌다. 대일수출유망상품으로 꼽히며 우리나라의 수출 주종품목인 섬유제품 또한 디자인의 창의성이 부족하며,끝마무리 상태가 매끈하지 못했다. 전기전자제품은 내구성 등 신뢰성은 선진국 수준이나 디자인·편리성·다기능화 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했고 공정의 자동화도 떨어졌다. 주요생활용품은 제품설계·신소재개발·디자인·표면처리 및 열처리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뒤지며,기능의 다양성에서 선진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품질향상대책이 마련돼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 여신규제 완화 납득하기 어렵다(사설)

    재법그룹기업에 대한 여신규제완화는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대의명분에도 불구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제6공화국은 출범당시 경제정의의 실현을 위해 불균형시정과 분배의 공정(형평)을 경제정책기조로 확정했고 정책적 실현수단으로 재벌에로의 경제력 집중완화와 중소기업의 집중육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여신규제 완화는 앞서의 경제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조치다. 이번 조치로 여신규제대상기업이 종전의 30대 재벌그룹에서 10대 그룹으로 바뀌고 10대 그룹 계열기업 가운데도 2개의 주력기업이 제외되면 이들 대기업쪽으로 은행대출이 몰릴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렇지 않아도 대출 받기가 힘든 중소기업은 더욱더 자금난을 겪게될 것이고 이로인해 산업간 불균형이 더욱 더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그나마 규제대상으로 남아 있는 10대 재벌그룹 기업 가운데도 2개 주력기업이 대출금관리 대상에서 제외됨으로써 10대 재벌그룹의 경우도 사실상 여신규제가 풀리는 것과 다름이 없다. 재벌들의 경제력집중을 심화시킬 여신규제완화 내지 축소조정은 그 자체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 금융실명제를 유보함으로써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성에 중대한 손상을 입혔던 재무부가 또다시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또 재무부가 내세우고 있는 대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도 타당한 논리가 되지 못한다. 우리기업의 국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은 부품과 소재를 생산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재무구조가 취약한데 큰 원인이 있다. 하청중소기업으로부터 부품을 납품받아 조립,가공하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문제를 갖고 있다. 대외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이들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부품의 고급화를 비롯하여 기계공업분야의 유망중견기업을 키우는 일이 더 시급하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를 추진하는 또 다른 명분의 하나로 주식분산을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주식분산이 잘된 대기업의 계열기업에 대해서는 부동산취득시의 규제 등 일체의 규제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나 금융실명제가 실시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주식의 위장분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시책의 실효성도 의문시 된다.대기업들의 대외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진정한 요인은 은행대출금의 부족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경쟁상대국보다 금리가 높은 것이 문제이고 따라서 고금리의 시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리고 10대 이하 30대 재벌그룹의 여신규제를 푸는 이유의 하나로 여신규제에 의한 재벌그룹 계열순위가 고정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재무부는 밝히고 있다. 이것 역시 합리적인 논거를 갖고 있지가 않다. 고도산업사회에서 기업의 순위를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는 자금(여신)이 아니라 기업의 기술개발과 경영혁신 및 창의성이다. 엊그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에서도 이 여신관리제도 개편방향에 대해 많은 논란이 제기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므로 재무부는 이번 개편방향을 전면 재검토하기 바란다. 고금리의 시정 등 선행되어야 할 문제부터 개선하는게 옳다. 굳이 여신관리제도를 개편하려 한다면 관리대상을 한꺼번에 10대 그룹으로 축소하지 말고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방법을 택해 중소기업이 받는 상대적인 불이익을 줄여주어야 한다.
  • 「페레스트로이카와 한·소 경협」 세미나 중계

    ◎미·EC에 대응,「아태경제협의체」 긴요 한소경제협회(회장 정주영)는 방한중인 메드베데프 소련 대통령 평의회 자문위원을 단장으로 한 소련정부 및 과학기술계 고위인사를 초청,20일 하오 프레스센터에서 「소련의 개혁·개방정책과 한소 경제협력」이라는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다음은 이날 세미나에서 김종인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한국의 북방정책과 한소 협력」,메드베데프 자문위원이 「소련 경제개혁과 제문제」라는 제목으로 각각 연설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메드베데프 소 대통령자문위원/“생산 효율성 제고에 한국경험 관심/무역거래 국제관행·규정 준수할 것” 소련은 발전에 있어 중요한 시기에 처해 있다. 정치조직,민족간의 관계뿐 아니라 경제 등 사회전반에 걸쳐 복잡하고도 심각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소련의 축적된 잠재력은 응분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대한 만큼의 생산적,사회적 급부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 주원인은 생산 및 정치관계시스템의 비효율성,경제메커니즘 상의 문제와경제관리의 비효율성에 있으며 이것은 모든 국가 및 사회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소련의 기본과제는 조속히 경제관계를 정상화하고 생산 및 소비의 저하경향을 타파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시장경제,자유기업활동,건전한 의미의 경제를 위한 최종선택이 이루어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짧은 기간내에 현대적 시장경제로 이행했을 뿐만 아니라 고도의 효율성을 갖고 있고 시장경제의 우수성을 실현한 한국의 경험은 소련에게는 커다란 관심거리다. 국내 시장경제의 조성과 국제노동 분업체제에의 통합방법에 대한 한국의 경험은 우리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소련도 동일한 과제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의 대외무역이 낙후된 것은 대부분의 무역 대상국들이 정치적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무역의 3분의2는 코메콘(공산권경제상호원조회의)과 바르샤바조약국 등 정치동맹국이 차지해 왔다. 때문에 한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와의 무역은 정치적으로 금지됐다. 소련최고회의가 승인한 「시장경제 이행의 기본방침」은 영토,통화체제,투자제도의 기본 대외경제정책 분야에 있어서 연방공화국의 권한확대와 그 단일성에 따른 것이다. 우리는 소련의 법적 기준과 경제구조를 기존의 국제경제 협력관습에 적응시키고 주요 국제경제기구의 규정을 완전히 준수할 것이다.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IMF(국제통화기금) 및 기타 기관의 규정이 그것이다. 내년부터 코메콘 국가와의 모든 경제관계는 상업베이스로 전환될 것이다. 모든 상품교역은 국제가격에 따라 경화로 이뤄질 전망이다.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회담,뒤이어 외교관계의 수립은 양국의 협력에 관한 광범위한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 소련의 무궁한 판매시장,이익이 가능한 거대한 투자분야,다양한 원료 등은 한국의 지원으로 경쟁력을 급속히 향상시킬 수 있는 품목에 대한 공급가능성은 한국업계에 큰 관심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현대 삼성 및 기타기업과의 협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아태지역에는 상호협력,지역내 교류메커니즘의 형성이 강화되고 있다. 이 지역에는 태평양경제협력회의,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 등에 상응하는 기구들이 탄생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제경제체제의 형성 문턱에 있다. 소련은 가능성 및 성숙여건의 정도에 따라 이 지역에서 발전하고 있는 통합과정에 포함될 준비가 돼 있다. 얼마전 소련은 아태국가의 공동체 건설개념을 제시했다. 이러한 광범위한 맥락에서 소련은 한국과의 교역,경협도 검토하고 있다. 한소간 무역협정의 조인,서울주재 소련 무역사무소의 개설로 거대한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이밖에 투자보장협정,이중과세방지 협정안을 준비중이다. 소련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소비재 생산분야의 협력이다. 우리는 세탁기,청소기,1회용 주사기 등의 생산을 위한 합작기업의 설립 프로젝트를 지지한다. 또한 소련에 한국의 투자를 유치,일련의 참단기술생산을 실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종인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시장보완 차원,양국 경협전망 밝아/이중과세 방지 등 투자보장이 과제 정부는 6공화국 들어서부터 북방정책을 주요 정책목표로 설정하여 추진해 왔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결실을 맺기 시작,지난해 12월 상호무역사무소와 영사처 설치에 합의한 데 이어 지난 6월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소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양국관계 정상화와 경제협력의 초석을 구축하게 되었다. 이제 소련과는 지난 10월 공식대사를 임명함으로써 모든 관계가 정상화됐으며 다음달 중순 한소 각료회담을 열어 경제관계협정에 서명,경제협력 규모가 확정되면 양국간의 경제협력은 확대될 것이다. 80년대 초반까지 한소 경제협력은 간접교역 형태로 이루어져 왔고 그 규모도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80년대 중반이후 급속히 늘어 올해의 경우 8월말 현재 양국간 교역규모가 이미 5억달러 수준에 달했고 연말까지는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합작투자는 극히 부진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소련경제가 변혁기에 있고 양국간 투자보장협정 및 2중과세방지협정 등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데다 루블화가 태환되지 않고 사회간접자본이 미비함으로써 투자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투자진출이 이뤄진 것은 진도의 모피공장과 현대의 연해주산림개발사업의 2건이지만 어업및 항공 등의 분야에서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 연내로 부산에서 보스토치니 항간에 정기직항로가 개통될 예정이며 다음달 중순경에 열릴 2차 각료회담에서는 1차회담에서 가조인된 무역협정,항공협정,과학기술협정 및 투자보장협정 등 4개 협정의 정식조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2중과세협정 및 어업협정 체결을 위한 1차 실무회담도 연내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소련측이 제시한 41개 군수산업의 민수전환 생산품목에 대해서도 35개 품목은 앞으로 3년간 약 50억달러어치의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며 15개 품목은 생산을 위한 플랜트수출 가능액이 48개사에 72억달러 6개 품목에 대한 합작투자계획도 8개사에 3억7천만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한편 소련측이 한국기업의 참여를 희망한 22개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5개 자원개발 분야와 11개 공업 분야의 프로젝트는 사업타당성에 대한 검토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명돼 관련업체들이 소련측과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 현재 소련경제는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두 나라 경제는 상호보완성이 있어 경제렵력의 전망은 밝다고 본다. 첫째는 시장의 보완성으로 현재 소련은 소비재가 크게 부족하고 경공업을 시급히 육성해야 할 입장인 반명 우리 쪽은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경공업이 발달돼 있다. 둘째는 과학 및 기술 분야의 협력가능성이다. 우리의 산업이 기술수준이 낮아 국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으나 소련은 우주항공 분야와 기초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상급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이전을 통한 협력의 여지가 많다. 셋째는 사회간접자본 분야의 협력가능성이다. 소련의 사회간접자본은 크게 미비된 상태지만 우리 업체들은 도로 항만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에 많은 실적과 경험을 쌓아 소련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경제협력의 장애요인으로는 외환제도상의 문제,무역관리제도의 문제,합작기업의 문제,사회간접자본의 부족,소비재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정부는 정부대로 정기적인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고 경제협력의주체인 기업들이 활발한 접촉을 통해 창의성을 발휘하면 경제협력 문제는 잘 풀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소련의 최근 경제현황/시장경제 이행과정서 부작용 파생/GNP 줄어들고 국제수지도 적자 소련의 경제실적은 올들어 지난 9월 말까지 국민총생산,생산국민소득,노동생산성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5%,2.5%,1.5%가 감소하는 등 마이너스 성장추세가 심화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중앙집권적 계획경제체제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경제질서의 혼란,노동 및 생산규율의 해이,원자재 및 보조품 수입의 불가피한 축소에 기인한다. 공업부문뿐 아니라 농업부문에 있어서의 생산도 전년동기 대비 감소를 기록했다. 소비재 생산부문에 있어서는 생산의 증가에도 불구,높은 임금인상으로 소비재 시장에서의 공급부족이 계속되고 있다. 국가재정 상태도 개선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 8월1일 현재 국가예산 수입은 2천6백24억루블,국가예산지출은 2천7백72억루블로서 예산적자는 1백48억루블에 이르고 있다. 올들어 지난 9월 말까지 국민소득은 전년동기 대비 14.4% 늘어난 4천6백10억루블이었다. 같은 기간 동안 소비재 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6% 늘어난 3천3백62억루블을 기록했으나 계획목표에는 크게 미달했다. 특히 식생산품의 경우 1.4% 증가해 연 목표가 68%에 불과한 실정이다. 수출은 같은 기간 동안 4백35억루블로 전년동기 대비 88.0% 늘어난 반면 수입은 1백% 증가한 5백25억루블로 무역수지는 90억루블의 적자를 나타냈다. 권역별로는 대코메콘(공산권경제상호원조회의)과의 교역이 줄어든 반면 선진자본주의 국가들과의 교역은 증가하고 있다. 한편 한소 양국간 교역은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70%의 증가율을 보여 지난해 6억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약 9억달러를 달성할 전망이다.
  • 중산층이 목소리 높여야 한다/김대환 이화여대교수ㆍ사회학(서울시론)

    ◎갈등과 대립의 「안전판」 역할 맡을 때 「중산층의 반항」이라는 시쳇말이 곧잘 되뇌어진다. 이 말은 산업화ㆍ대중화하고 있는 현대사회에 있어서의 중산층의 좌절과 불안 및 위기의식과 일맥상통하는 상징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서둘러 결론부터 앞세운다면 산업자본주의사회에 있어서 중산층은 확산되고 건실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안정되고 건강한 사회가 된다. 왜냐하면 중산층은 문자그대로 자본가계층=지배층과 근로노동자계층=피지배층 등 이해가 상충되기 쉬운 대좌적인 두 세력사이에서 조정하고 중화하는 완충기능을 함으로써 산업평화를 통한 사회안정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인종,다양한 문화,복잡다단한 이해관계로 얼킨 미국과 같은 거대한 대중사회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런대로 최소한의 질서는 유지되고 있다. 그것을 지탱시키는 힘은 무엇일까. 다름 아니라 바로 중산층의 비대와 온존이 그 밑받침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에게는 중산층 또는 중간계급이라는 낱말 대신에 곧잘 테크너크랫이라는 표현으로도 불린다. 우리는 그 말을 기술관리계층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이다. 그들 미국인들은 산업경제 뿐아니라 심지어는 정치분야에까지도 과학과 기술과 조직관리 및 운영에 있어 능란한 테크너크랫들의 기능화와 합리화를 통해 그 능률화를 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이 곧 기술가정법치주의 및 제도를 뜻하는 테크너크라시이다. 데모크라시와 함께 즐겨 쓰여지는 이 낱말은 미국공황이 있었던 1920년대말의 경제위기와 사회혼란을 수습하고 극복하는 사조와 시류에서 연유된 것이며 그 구체화는 바로 뉴딜정책에서 음양으로 투영케 되었다. 이 말은 어찌보면 잔꾀만 일삼고 권모술수로 시종하는 등 적지않게 허망하기까지 한 우리의 정치작태와 견주어 생각해 볼때 많은 것을 시사받게 한다. 그같은 테크너크라시의 담당계층과 중심세력은 다름아닌 중산층 그들이다. 그런 뜻에서 우리의 중산층도 양적으로 확대되고 질적으로 건전하게 육성 발전되어야 한다. 그것은 곧 건전한 생활기풍과 참신한 생산의욕과도 직결되며 국가사회의 명운과도 긴밀히 연관된다 하겠다. 지금 이 자리에서 중산층에 관한 마르크스 및 반마르크스주의의 진부하기도 한 계급이론의 당위성 여부를 다룰 겨를은 없지만,우리의 경우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 차원에서 중산층의 지위가 포약화되고 있고 그 존재의미가 적지않게 희석화되고 있음이 현실이고 그 정도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지난 8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의욕적이고 야심적인 산업화ㆍ근대화의 물결에 휩싸여 기업가와 더불어 중산층은 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을 관리하고 시장을 개척하고 수출을 증대시키는데 큰 몫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대가는 상응하지 못했었다. 그 뿐더러 3년전의 6ㆍ29 이후,자유화의 거센 바람속에서 일기 시작한 열 띠고 뭉쳐진 노동운동은 중산층의 존재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것 아니더라도 정체적인 사회적 성격이 강한데다 적지않게 보수적이고 체제순응적이기도 한 것이 중산층이다. 그들 중산층은 대학교육의 대중화에 따른 고학력인력의 증폭과 함께 그 성향과 행동을 더욱 묘한 것으로이끌어 가게했다. 어쨌든 중산층은 관료행정사회에서 조직과 기능의 핵심이 되고 있고,경제산업사회에서 경영보조적인 위치에 있긴 하지만 실은 그들이 갖는 지식과 과학과 기술은 가히 중추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거기에 상당하는 사회적인 인정감도 정신적ㆍ물질적인 보상도 받지 못하는 속에 아침부터 밤까지 혹사만 당하고 있다. 그 와중에서 그들은 자기분열을 하면서 부동한채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실의까지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것에의 반발로 그들의 의식세계는 때로는 급진화ㆍ과격화로 급선회하게 된다. 물론 그 반면 보수퇴영화의 성향도 적지않게 있다. 그 나머지 그들은 생산면에서 창조적이고 능동적인 것보다는 소비면에서 쾌적ㆍ안이ㆍ향락을 추구하게 된다. 그들은 스스로의 존재의미에 대한 강한 자의식이나 주체적인 자각보다는 다만 돈을 많이 벌고 자기지위를 높이는데만 급급한채 치열한 경쟁속에 파묻히게 된다. 그들은 외형적인 면에서 한편으론 자본가계급을 뒤쫓아가면서 허탈해야 하고,다른 한편으로는 뒤쫓기는 위치에서 근로노동계층과 구별되기를 원한다. 이런 상황들은 그들로 하여금 지극히 소시민적인 소비성향을 조장시키게 되며 그같은 심의의 표출은 생활방식 즉,주택 자동차 생활용구를 통해 스스로의 심리적보상을 얻으려들게 한다. 중산층은 이율배반과 자기모순속에 회의에 빠진다. 남보다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하면서 쌓아올린 과학과 지식과 기술과 인격의 축적임에도 불구하고 그들 중산층은 직장의 상하관계나 위계질서속에서 스스로의 능력과 기량을 짓눌린채 살아가는 수도 있다. 그들은 자본가처럼 흥청망청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그렇다고 해서 근로노동자처럼 조직력이나 단체교섭권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행정 및 산업경영의 경우를 보자. 간부나 중역진은 윗사람이나 기업오너의 동정만 살피면서 무사안일하게 자리유지에만 시종 한다. 마치 다수의 병졸이 죽는 속에 얻어진 공로는 오직 장성 한 사람만 차지한다는 「일태장공 만골고」라는 개탄의 시구처럼 우리사회는 돼가고 있다. 그같은 행정 및 기업풍토속에서 어찌 자발적인 창의성이나 행정능력기술개발 시장확대가 기대될 수 있을까. 각설하고 중산층은 체질적으로 유약하고 조직적으로 취약하다. 그렇다고해서 대중 산업사회의 구조와 기능이 그들의 그같은 허약점만 악용한다면 중산층은 분노끝에 자위를 위한 반항을 시도케 될 것이다. 반항의 양태는 여러가지로 나타나겠지만 말이다. 그렇게되는 날 그것은 예상치 못한 그러면서 놀라운 사회불안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경제발전엔 정치안정이 가장 중요”/「경영관등 경영자 의식조사」

    ◎“2천년대 주도업종은 전자ㆍ자동차부문”/“기업경영은 인재확보ㆍ양성이 선결요건” 국내 경영인들은 정치안정이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2000년대 한국경제를 이끌 주도업종으로는 전자와 자동차를 제일로 꼽고 있으며 기업경영에 있어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인재의 양성 및 확보가 선결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17일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국내 3천대기업중 1천대기업의 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한국경영자의 의식조사」결과 밝혀졌다. ▷경영자의 경제관◁ 2000년대 우리경제의 전망에 대해 응답자 1백81명중 61.1%가 선진국에 진입할 것이란 낙관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반면 나머지는 현상태에서 답보하거나 퇴보한다는 전망도 하고 있어 최근의 경제불안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는 정부정책의 부실이나 불합리를 지적한 응답자가 43.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정치불안 41.1% ▲기술수준낙후 40% ▲근로자의 의식수준 38.9% 등의 순이었다. 또 지속적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이 가장 필요하다고 꼽는 경영자가 전체의 61.1%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기술향상 47.8% ▲물가안정 22.8% ▲민간주도에 의한 자유경쟁촉진 21.1% ▲투기부조리척결 20.6% 순으로 꼽았다. 이같은 사실은 당면경제난국을 해결하는 데 있어 경제외적 요인으로는 정치적 안정 및 정책부실의 해소를,경제내적으로는 기술개발이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경영자의 중시분야◁ 2000년대 한국경제를 이끌 주도업종에 대해서는 전자 및 자동차가 41.5%로 가장 많았고 ▲정보통신 40.3% ▲반도체 33.5% ▲신소재 33%로 첨단산업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기업경영에 있어 중요시하는 부문으로는 인재의 육성 및 확보(55%)와 기술연구개발(52.8%)을 과반수이상이 들었으며 장기경영전략ㆍ자금문제ㆍ노사관계의 원만한 해결 등의 순으로 꼽았다. 이는 최근 2∼3년간 기업의 최대관심사가 노사문제였던 점에 비춰볼때 어느정도 산업평화가 정착된 것을 반영해주며 최근에 자금부족을 호소하는 기업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음을 나타내 준다. 경영상의 애로사항으로는 여전히 인재육성 및 확보(34.3%),기술개발(24.1%),노사문제(16.6%) 등의 순으로 들었다. ▷노사관◁ 노사관계를 상호보완관계라고 보고 있는 경영자가 전체의 89.5%를 차지,경영자의 인식이 보다 성숙해졌음을 보여준다. 노조의 필요성에 대해 전체의 63.5%가 필요성을 인정했으나 그렇지 않은 경영자도 전체의 32%에 달했다. 노사협상중 어려웠던 점은 서로간의 인식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는 응답자가 64.7%로 가장 높았으나 지난해 70.8% 보다 다소 낮았다. 반면 지난해 14.6%를 보인 처우개선부문은 19.4%로 증가,노사협상이 복지 등 실질적인 부문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영관◁ 경영자가 구비해야 할 조건으로는 현재에는 결단성과 건강을,미래에는 창의성과 전문성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입사원 채용시 중점을 두는 부문은 성실성을 60.8%로 가장 많이 꼽았으며 승진시에는 직무수행능력 및 자질(82.7%)에 가장 큰 비중을 두었다. 후계자결정에 있어서는 친인척이나 2세를 배제,회사내 전문관리자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69.3%로 가장 많았다. 임원 및 관리자 중용시는 기획전략ㆍ생산기술담당ㆍ영업담당 등의 순으로 선호했으며 자본과 경영의 분리에 대해 93.8%가 긍정적으로 평가,점차 책임경영체제로 이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네가 뭔데…”/김대환 이대교수ㆍ사회학(서울시론)

    ◎안타까운 「권위부재」의 세태 모두가 열심히 산등성이를 오르고 있었다. 도심의 탁한 공기 짜증스러운 인파를 피해 근교의 자연속으로 피해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훨훨 날 것만 같은 신선함을 만끽하는 양 모두의 표정이 밝고 생기가 넘친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서로가 모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가벼운 눈 인사를 잊지 않는다. 남녀노소가 없는 전부가 다함께 「산동무」이다. ○난데없는 “노동자 만세” 숨가쁜 열기속에 온몸에 땀이 흠뻑하다. 겨우 산 마루턱에 다다르니 제법 엄청난 일이라도 해낸듯 너 나할 것 없이 잔뜩 득의만면하다. 일행중 어느 기업체에서 온 듯한 한 젊은 패거리가 있었다. 옷 차림은 형형색색이었지만 등산모는 똑같았다. 어떤 전자회사라고 또렷이 상호가 수놓인 모자를 쓰고 있었다. 「노동자 해방 만세」하고 그들 젊은 남녀 일행이 목청을 돋우며 산이라도 떠나갈세라 입을 모은 함성이다. 마루턱 언저리에 앉아 쉬고 있던 다른 산행들의 귀와 눈이 그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 한 중년 등산객이걸터 앉았던 바윗돌에서 벌떡 일어서자 마자 『이 봐,이 산이 너희들 만의 산인줄 알아』하면서 소리를 왜 그렇게 크게 지르느냐고 힐책이다. 우리 눈치에도 그들 함성만이 귀에 거슬린 것이 아니라 「노동자 해방만세』라는 말도 비위에 맞지 않았는 듯 싶었다. 그러자 그 순간 만세소리는 뚝 끊겼다. 순식간에 겸연쩍은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때 그 힐책하던 사람의 동행 한 분이 귀엣말로 『야,너 젊은 친구들한테 봉변이라도 당하려고 그러느냐』고 사뭇 걱정스러운 말투가 얼핏 들렸다. 그들 젊은 패거리들은 앞길을 재촉하며 다시 산 길을 올라갔다. 약간 멀찌감치 앞질러 가더니 이젠 더 큰 목소리로 더 들어보라는 듯 「노동자 해방만세」를 되풀이 외쳐댔다. 솔밭사이를 헤쳐가면서 생각해 보았다. 힐책하던 그 친구 정말 용기있구나 하고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모르겠지만 「네가 뭔데」하는 생활풍조가 일반화 되었다. 극단으로 말하자면 내가 뭣을 말로 하건,어떤 행동을 취하건 나에 대한 참견이나 간섭은 싫다는 생각이나 태도가 바로 그것이다. 그누구인들 자기에게 듣기 싫은 말 한마디라도 할라치면 거기에 대한 대꾸는 「네가 뭔데」라는 그 것일 게다. 길거리에서 덧없이 침을 뱉거나 담배 꽁초라도 버리는 것을 묵도했을 때 주의라도 환기 시키면 아마 거의 대부분의 경우 「네가 뭔데」라고 반감을 갖거나 아니면 퉁명스럽게 대꾸를 하는 것이 십중팔구일 것이다. 좁은 골목길에서 중고생이 싸움판을 벌이고 있는 것을 목격한 어른들은 거의가 그것을 못본 체 스쳐버리기 일쑤이다. 그것을 굳이 떼말리며 타이르는 사람은 이제 눈을 닦고 찾아보려도 찾을 길 없는 세태가 되고 말았다. 「어디 부모 말 잘 듣는 자식이 있느냐」고 내뱉는 한탄스러운 부모들의 푸념은 익혀 듣고 온 터이다. 어디 부모자식 사이 뿐이랴? 그같은 풍조는 우리 생활 구석구석에 보편화되어 있고 이제는 함께 살아가는 약속도 규범도 둔감까지 하면서 거의가 체념한 상태이다. ○합리ㆍ합법성은 어디에 가정에서의 부모의 권위도,스승과 제자 사이에서도,기업에서의 기업주와 근로자 사이에도,직장에서의 상사와 과원 사이에서도,연상자와 연하자 사이에서도,기술자와 수련공사이에서도 서열이 깨어지고 권위가 부존하는 상태는 굳어져 가고 있다. 모두가 「내가 제일이며,내가 최고인데」라는 막연한 유아독존의 발상이 생활의 모든 영역을 지배해가고 있다. 말하자면 「네가 뭔데」라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하기야 우리는 전통적으로 기존의 서열속에 살아 왔다. 젊은 사람은 연상자에게,힘 없는 사람은 권력자에게,가난한 사람은 돈 많은 사람에게,여자는 남자에게,배우지 못한 사람은 학식높은 사람에게 때로는 천대도 받고 업신여김도 당했고 고통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적어도 상징적으로는 그랬다. 이제는 자유와 평등의 시대이고 개방과 개인주의의 사회이다. 그러기에 옛 질서나 논리및 규범에 대한 거부도 있고 반항도 있을 수가 있었다. 그 뿐 아니라 이때까지 연령과 성,그리고 권력과 부에 의해 짓눌렸던 사람들이 이젠 누가 뭐래도 「나는 나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있기에 적극성은 물론 창의성과 자발성의 동인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기에 한가지 전제가 있다. 합리적인 것과 합법성이 바로 그것이다. 「네가 뭔데」 「내 마음대로 한다」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질서있는 사회의 마음가짐도,생활태도도 아니다. 모든 생각,모든 태도와 행동은 합리성과 합법성이 전제돼야 할 것이 아닌가. ○「무정부」는 아닐텐데 자식의 부모에 대한 효성도,학생의 교수에 대한 존경도,합법적인 공권력과 법의 존업성도,정당한 노력에 의한 부의 사회적인 공감대도 그리고 개인적으로 갖는 능력과 인격과 기술에 대한 응분의 평가도 인정치 않고 모든 것을 자유ㆍ평등ㆍ개방ㆍ개인주의라는 이름으로 얼버무리면서 「네가 뭔데」하고 정당한 충언도 합리적인 논리도 무시한 채 거부나 반항만 거듭한다면 우리 사회는 끝내 독선적인 이기주의만 만연하는 「무정부상태」가 되고 말 것이다. 자유주의 개인주의 그것은 결코 무정부주의는 아닐텐데 말이다. 찜통더위 속이지만 이점 우리 모두 다함께 되새겨봄 직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납량을 위해서는 약간 더운 대목이 될진모르지만.
  • 제5회 근로청소년대상 수상/정풍물산 대전공장/오순석양

    ◎국졸서 어엿한 「대학생 작업반장」으로/두메소녀의 “근학만세”/10년동안 7백만원 모아 저축상 받고/TV선명장치 고안,원가절감도/노사화합에도 앞장… 불우 후배들에 용기심어줘 두메산골에서 가난에 쫓겨 도시로 떠났던 14살짜리 소녀가 11년만에 40명의 동료를 거느리는 모범 작업반장으로 자라 올해 「근로자 청소년대상」을 타게됐다. 서울신문사와 한국방송공사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관하는 제5회 근로청소년대상의 대상수상자로 뽑힌 정풍물산 대전공장 조립2부 작업반장 오순석양(25)은 27일 낮 회사기숙사에서 충남 공주군 계룡면 구왕리에 사는 어머니 박화자씨(60)에게 전화로 수상소식을 알리면서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 오양은 국민학교를 갓 졸업하던 지난 79년2월 집을 떠나 이 공장에 취직했다. 오양이 2살때였던 지난 67년 아버지 오세문씨(당시 49세)가 갑자기 병으로 숨지는 바람에 어머니 박씨 혼자서 2남2녀를 데리고 가난하게 살았던 탓에 자신은 물론 언니와 오빠까지 상급학교 진학은 꿈도 꿀수 없는 형편이었다.처음 이 공장에 왔을때는 밤마다 어머니의 고생하는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 혼자 이불을 뒤집어 쓰고 울며 지샜다. 그러나 1년쯤 지난 80년3월 이 회사에 산업체부설 학교가 설립되면서 오양은 소원이었던 교복을 입을 수 있게 되었고 그때부터 생활에 대한 새로운 의욕이 솟구쳤다. 오양은 매일 새벽6시에 일어나 하오6시 공장일을 마친뒤 하오6시30분에 곧바로 수업에 들어가 밤10시에야 끝나는 벅찬 생활을 굳세게 견뎌냈다. 학교에 들어가면서 월급 3만원을 모두 털어 1백만원짜리 적금도 부었다. 3년뒤인 83년 오양은 중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으며 적금탄돈 1백만원을 어머니에게 부쳤다. 또 남동생 복석이(24)도 뒤늦게나마 중학교에 입학시킬수 있었다. 86년3월 오양은 한국방송통신대학 중국어과에 입학,꿈에도 그리던 대학생이 됐고 5급 사원으로 승급하면서 40명의 반원을 거느리는 조립1과 반장이 됐다. 오양은 구두쇠라는 별명을 들어가면서 10년동안 봉급을 대부분 저축,7백83만원을 모아 사내 저축왕으로 뽑히기도 했다. 이 돈으로오양은 고향집에 전화를 놓고 논 6마지기(1천8백평)를 새로 샀다. 특히 오양은 맡은 일을 할때도 창의성을 발휘,지난 88년 국내가전회사들이 부품부족으로 미처 수출물량을 대지 못하고 부품회사들만 쳐다보고 있을때 자신이 맡고 있던 TV선명도 조정장치의 나사를 5개에서 3개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 결과 회사측은 1년에 약 1천만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할수 있게 되었고 이 부품을 갖다쓰는 가전제품 회사들은 한달에 8천대의 TV를 더 생산할수 있었다. 노동조합이 없는 이 회사에서 87년부터 노사협의회위원으로 일해온 오양은 절감된 생산비용을 사원복지를 위해 쓰자고 제안,회사측에서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87년까지 1대뿐이던 통근버스가 지금은 5대로 늘어나게 됐다. 오양은 지난3월 산업체 부설학급의 입학생 오리엔테이션 강사로 뽑혀 자신의 생활과정은 물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갖가지 사례를 들려주어 어린 소녀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주기도 했다.
  • 생산적 「놀이문화」가꾸자/황산성 변호사(서울시론)

    ◎해외서까지 민족자존심 먹칠해서야…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노나니』 오늘날 우리는 이 노래를 그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병풍삼아 잡동사니 쓰레기를 어지러이 깔고 찢어지는 굉음을 내는 육성기를 손에 든채 얼굴이 취한 꼴불견의 춤추는 사람을 연상하게 된다. 노는 것이 심신을 단련하기 위하여 젊었을 때 특권이요,동시에 휴식이라는 숨은 뜻이 더 엿보이는 멋있는 가락이 왜 민족적 발악으로 들리거나 허송세월한 노인들의 넉살맞은 한풀이로 들리게 될까. 노는데에도 나름대로의 어떤 정신이 분명해야 하고 질서와 절제가 뒤따르며 기쁨과 보람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노는데에도 「정신」 필요 해외여행이 전면 자율화된지 1년이 되었다. 작년 한해 무려 1백20여만명이 관광차 해외를 다녀왔다. 해외여행은 견문을 넓히고 외국의 문화와 역사,관습을 직접 보고 배우는 좋은 기회다. 그런데 우리는 해외여행하는데 지나치게 경비를 지출할 뿐아니라 보신재 등 이상한 물건을 턱없이 많이 사오거나 엉뚱한 짓만 하다가 창피를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람 사는 곳은 세계 어느곳이든 기본적 예절과 자세가 엄연히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 이에 벗어난 작태로 인하여 국가와 민족적 자존심에 손상을 주게 된다면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인가. 해외여행을 통하여 각 개인이 알차고 풍부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고 나아가 세계 속에서 우리의 위치와 입장을 더욱 분명히 알고 우리의 시야를 넓히는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다면 차라리 기분전환이라도 잘 하면 다행이다. 그동안 우리는 산업화 과정의 와중에서 주당 가장 긴 시간을 일하는 민족중의 하나였다. 그래서 최근 휴일수를 늘려달라는 소리가 높아졌다. 일본이 아직도 세계 최강국의 위치를 잃지 않는 근본적 이유 중의 하나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맡은 일에서 손을 떼지 않고 그야말로 일 중독자로서 일 자체에서 일과 휴식을 같이 즐기는 젊은이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소비부작용 부채질 우리는 수출부진,무역적자,심지어 대기업들의 조업중단,기술투자마비등 어려운 여건임에도불구하고 세계 최강국들의 틈바구니에서 너무 잘사는 사람들의 흉내를 내고 있지는 않는지. 휴식은 생산의 충전기간이다. 서독사람은 출근해서 업무에 돌입하기까지 5분이 걸리고 일본인은 15분이 걸리며 우리는 45분이 걸린다고 한다. 쉬면 쉴수록 생활리듬은 깨지고 과소비의 부작용을 부채질하여 다음의 업무에 막대한 지장이 온다는 심각한 얘기다. 공휴일이라고 하여 생명이 위독한 환자에 대한 수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여 환자의 목숨을 앗아간 최근의 사건이 바로 그 단적인 예이다. 공휴일을 더 요구하거나 더 늘리기 이전에 공휴일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에 대한 국민생활 전반에 걸친 합리적 운영계획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흥청망청 놀아나는 세태에 대한 반감과 자극으로 인하여 10대 남녀청소년들이 떼강도짓을 하여 유흥비 마련을 하고 있지 않는가. 『남따라 장간다』고 혼자 조용히 명상하며 자신을 반성하고 점검하는 순간을 휴식이라고 여길 수 없는 조급함과 경솔함이 만연하여 남들 노는틈에 끼어야 노는 맛을 느끼게 되는 군중심리로 휴일의 차량행렬은 교통참극을 빚는게 일상화 되었다. 게다가 술이 노는 데 필수적 기호품이 되어버렸다. 100% 알코올에탄올로 환산하여 연간 국민1인당 알코올소비량이 3ℓ를 넘으면 위험수위라고 하는데 우리는 7ℓ라고 하니 이미 술이 심각하다는 차원에서도 벗어났다할 수 있겠다. 술집마담이나 여종업원과의 육체관계는 돈으로 살 수 있는 정도이고 술김에 놀아난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는 초실정법적 법집행의 결과를 낳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드디어 우리사회에서 술로 인하여 새로운 성계층문화가 형성되어가는 타락한 현상을 드러낸 셈이기도 하다. 우리는 문화공간을 찾아서 정서를 순화시키는 귀한 시간도 가져야 한다. 특히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관찰함으로써 우리조상의 얼과 숨결을 느낄수 있다. 문화유산은 민족의 영원한 자산이고 자랑임을 알아야 한다. ○문화유산보존 관심을 따라서 역사의 교훈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은 잘 보존해야 한다. 최근 우리는 개발이라는 논리에 밀려 문화재들이 사라져 가고 있고 혹 보존한다 하더라도 시멘트칠로서 보수하는등 문화공간을 파괴하는 실정이다. 노는 중에도 각 개인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발휘하되 다른 사람의 눈에 거슬리는 짓은 삼가하자. 이제 우리는 정치ㆍ경제적 발전에 상응하는 국민의 문화복지 수준의 향상을 위해서도 놀이문화에 대한 새로운 검토와 각성이 절실하다고 할 것이다.
  • 소련경제의 제도개혁(사설)

    소련의 경제제도가 중대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소련최고회의는 지난 6일 공장과 산림자원을 포함한 여러가지 재산의 시민소유(사적점유)를 인정하는 소유권법을 채택했다. 농민들에게 농지의 사적점유를 인정한 데 이어 재산의 다양한 소유제도를 도입하기에 이른 것이다. 소련이 앞서 제정한 토지기본법은 농민에 의한 농지점유를 보증하고 있는 데 반해서 소유법은 수자원 또는 산림자원등 공공재와 철도및 송유관등 사회적 생산기반을 비롯하여 기업및 공장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재화와 자산의 소유제도를 법제화하고 있다. 소유법의 제정으로 지금까지 모든 재산의 국가소유에서 시민소유ㆍ집단소유ㆍ국가소유로 3원화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개인들이 주택ㆍ별장ㆍ유가증권ㆍ소규모 생산수단 등을 소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자본주의경제체제 아래서 재산의 사적소유와 유사한 소유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 법에 있어서의 소유는 점유를 의미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서 소련이 재산의 사유화조치를 단행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소유법은 고르바초프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혁을 위한 핵심적 입법인데다 국유화를 원칙으로 해온 사회주의 국가체제에서 다양한 소유제도를 도입했다는 것은 중대한 변화임에 틀림없다. 또 개인이 소유한 재산을 매매와 양도 또는 교환및 증여를 할 수는 없어도 자손들에게 상속은 가능하기 때문에 사회주의국가로서는 획기적인 제도개혁을 단행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재산의 사유화로의 길을 열었다고 볼 수도 있다. 또 이번 제도개혁은 레닌의 신경제정책(NEP)과도 다르다. 레닌은 혁명후 과도기 경제의 특수성을 인정하여 농지등 일부의 사유재산권을 인정했던 것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완성된 사회주의」로 가는 과정에서 일시적 후퇴에 불과했고 재공격을 위한 세력의 재편이었다. 반면에 고르바초프의 개혁은 「완성된 사회주의」가 빚어내고 있는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한 제도개혁으로 볼 수 있다. 사회주의체제가 내세워 온 국유화 또는 평준화가 인간의 창의성을 말살하고 마침내는 생산활동의 극심한 정체현상까지 야기시키고 있는 점을 타개하기 위한것이다. 그들은 『정직하게 일하여 돈을 버는 것은 정당한 일』이라고 선언하면서 87년에 29개 업종에 대하여 개인기업을 허용한 바 있다. 그리고 식량증산을 위해 농민들에게 농지점유를 허용한 데 이어 생필품의 극심한 부족현상을 타개할 방편으로 공장의 사적점유를 인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소련은 재산의 사유화ㆍ사기업ㆍ자유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자본주의경제제도 가운데 그들이 필요한 부문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채택한 농지와 주택의 점유허용은 자본주의체제에서 재산의 사유화와 유사하고 공장의 사적점유는 사기업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물론 소련의 경제제도개혁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 소유법개정에서 보수파의 반대로 사적소유라는 명칭을 쓰지 못하고 시민소유로 바꾼 것이나 소련 시민들이 자본주의제도나 상거래관습에 익숙지 못한 점등 여러가지 한계성이 있다. 그렇지만 소련의 경제개혁은 정치체제 개편과 함께 역사발전에 중대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 아니 할 수 없다.
  • 소「민주사회주의 새 깃발」 올리다/고르바초프「도박」의 의미와 전망

    ◎정치개혁과 경제발전 연계 포석/재야흡수,온건진보정당 결성 가능성도/서유럽서 극동까지 대폭 군비축소 시도 1백40년 전에 카를 마르크스가 근로대중의 자기임금 되찾기 운동으로 제시한 공산주의 이념은 그로부터 70년후 소련땅에 현실로 적용됐다. 그런데 누구나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의해 분배받는 공산주의 이념이 소련땅에 적용된지 정확히 73년이 지난 1990년,올해의 벽두에 그만 공산주의의 깃발을 내리게 됐다. 소련은 소수 민족자치령을 국가체제로 연합하면서 유럽국가중 후발대 국가로 형성된 제정러시아를 붕괴시키면서 시작됐다. 국민의 9할 이상이 저소득계층으로 구성된 농경사회였던 제정 러시아를 1917년 소수파인 볼셰비키가 과격 공산혁명으로 무너뜨렸다. 그후 토지 자본국가공영제,중앙계획경제와 통제배급제를 실시하고 서방세계와는 중공업위주의 군수산업으로 군비경쟁을 하면서 냉전구도를 이룩해 왔다. 레닌이 심장ㆍ뇌졸질환으로 조기에 사망하자 오히려 극단적 소수파로서 민주사회주의를 건국하려던 도덕성에서 정반대의 궤를그린 사회주의 파시즘을 만들었다. 마르크스가 역사발전의 맥락에서 가설적으로 제시한 근로자의 기대임금과 실질임금의 차액을 소수 자본가가 착취함으로써 빈부격차가 극대화된 자본주의가 성숙된 사회에 공산혁명이 필연적이라고 주장한 논리는 소련에서는 해당될수 없는 그 당시 상황이었다. 즉,극소수 상업가ㆍ지주 외에는 성숙된 자본주의사회의 지표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중산계층이나 활발한 상업활동이 소련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스탈린은 정체된 후진사회를 성장시키기 위한 신축적인 경제활성화와 생필품위주의 산업발전 대신에 군수산업 위주의 중공업 육성에 정책선택의 최우선권을 부여했다. 스탈린의 명령없이는 전 사회가 움직이지 않았으며 하부구조 구성원의 창의성은 본질적으로 봉쇄됐다. 이와같은 자기모순의 공포사회가 스탈린 이후 흐루시초프 브레즈네프 안드로포프 체르넨코 공산당 서기장에 의해 면면히 이어져 왔다. 말하자면 성숙된 자본주의 사회도 아니었던 후진국 러시아의 풍토속에서 다원적 공산주의 이상은 스탈린 이후의전체주의 지배자들에 의해 침묵과 복종만을 강조하는 관료적 동원체제를 구사해온 것이 핸재의 소련사회이다. 현재의 소련사회는 순발력없는 저능 거인이며 실질적 파산선고를 내린 회사와 같다. 중지한 부실기업이며 저능거인은 기초운동과 기초이론 학습부터 시작하여 거듭 태어나야 하고,부실파산회사는 처음부터 새로운 경영진에 의해 구조적으로 재조직ㆍ관리돼야 한다. 바로 여기서 개혁,재조직(Perestroika)과 만인에게의 공개성(Glasnost)을 강조하면서 정규교육을 받은 스탈린 후기세대의 대표주자로 새로운 사고를 가진 고르바초프가 통치권의 핵심으로 등장한다. 고르바초프에 의해 주도되는 소련사회의 변혁은 미시적으로 볼때 원초적으로 빈곤했던 소련이 군사대국 유지로 인해 더욱 피폐된 생필품 절대빈곤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시장경제원리 도입,사유재산의 인정으로 민중봉기 일보직전의 긴박한 경제빈곤의 고리를 풀자는데 있다. 그런데 그같은 경제빈곤 해결은 주민의 불만을 해소하고 국민전체가 새로운 생산기풍을 진작하는 자발적 노력의지가보여야 하는데 국민은 두려움과 의심의 눈초리로,그리고 지성인을 비롯한 여론주도계층에서는 공산당 통치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현상황에서 그같은 노력은 아무리 신사고를 가진 개혁의지에 불타는 개혁주의자가 있다고 해도 개혁은 무위로 끝날수 있다. 인구증가와 같이 서서히 로가리즘적으로 누적되어온 소련의 사회경제침체는 아무리 자유와 개방ㆍ개혁이 뒷받침돼도 하루 이틀에 성취될 일이 아니다. 여기에 고르바초프는 정치 개혁을 통해 국민의 자발적 총의를 민생문제 해결 위주의 경제발전에 연계하려는 전략포석으로 이미 동구에서 시행돼 오고 있으며 고르바초프가 원거리에서 보호해준 바 있는 다당제 도입ㆍ자유경선ㆍ시장경제 원리도입,그리고 국가원수의 직선제 등을 도입하려는 것이다. 고르바초프로서는 그의 정치적 주사위인 대통령 직선제에 출마하여 국민의 직접 신임을 얻음으로써 지속적 정치경제사회 개혁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90년 초인 이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85년에 공산당 서기장으로 취임한 이래 현재까지가 개혁의 신호탄을 올린 시기라면 90년대는 개혁의 실적을 경제사회적으로 보이는 행동단계라고 보겠다. 고르바초프는 미국이 응하든 않든 서유럽에서 이제는 극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군비축소를 국내정치맥락에서 자의적으로 실시할 것이다. 또한 조만간 28차 당대회를 치르고 난후 그는 공산당을 해체하거나 구조적으로 당의 체질을 개선하여 이에 걸맞은 당명 또한 새로이 변경하면서 어쩌면 수면위에 부상하는 재야조직을 흡수하여 의외의 인물로 충원하는 새로운 온건진보정당을 조직할지도 모른다. 볼셰비키 소수 급진공산당이 해체된다고 해서 공산당 통치의 러시아 역사가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러시아 사회가 소수민족의 자치도 인정하면서 제국주의적 영토팽창에 눈돌릴 수 없는 내치의 민주화ㆍ경제활성화에 당분간,적어도 2000년 이후까지 정책집행에 우선권을 유지하는 역사의 긍정적 경각심을 늦추지 않는 노력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고르바초프의 측근인 정치국원이나 참모들은 과거 공산당의 보수적 당관료가 아닌데 그들의 전직은 해외근무 특파원,대외경제 전문가,기타 국내 각분야에서 개혁에 불타던 깨끗한 도덕정치를 표방하는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 그들은 당면문제를 다룰때 소련 역사의 방향을 다원화된 민주사회주의 국가로 그 키를 돌리는 역사의 견인차 역할을 하여야 한다고 믿고있다. 혹한기를 피할수 있으며 대서양과 발트해를 접하고 있는 정치ㆍ상업ㆍ관광도시인 레닌그라드의 옛 이름은 성 페테르스부르크시였다. 이 아름다운 도시는 공산혁명의 진원지가 된 이후로 레닌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레닌그라드(레닌시)라고 명명하였는데 이제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치가 90년에 정착돼 2000년이 되면 레닌그라드도 고르바초프의 이름을 본따 고르비그라드(고르비시)로 부를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또 이렇게 예상하는 서방인에게 소련인은 처음으로 빙그레 웃음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 벼랑에 선 공산주의/변혁물결 집중탐구:1

    ◎시장경제ㆍ다당제로의 전환 몸부림/「노멘크라투라」군림에 국민불만 폭발/레닌의 국가론에 반하는 개혁 불가피/동구 자유선거 실시땐 공산당 붕괴는 시간문제 동구와 소련의 격변이 거듭되고 있다. 그것을 바라보는 서방의 시각은 여러갈래며 또한 심상치 않다. 공산주의 내부 모순을 극복해 가는 개혁의 소용돌이라는 측면이 있는가 하면 상당히 위기적인 모습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불확실성을 더해가고 있는 공산권의 변혁을 국내 학자들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서병철(외교안보연구원교수),박명호(국민경제제도연 연구위원),안정수(경희대교수),박영호씨(한신대교수)등 네분의 다양한 입장의 분석을 차례로 소개한다. 1,공산주의채택 이전으로의 복귀 공산주의국가들이 사회주의 이념을 국가의 통치원칙과 경제운영방식으로 채택한 것은 소련이 종주국가로서 1917년 볼셰비키혁명 때였던 것을 제외하고는 대개의 경우 2차대전이 종결된 1945년 이후 약 반세기 걸친 현실 사회주의 기간이다. 독일 제3제국과 일본군국주의를 패망시킨승전연합국중 하나인 소련은 전리품으로 할당받은 동유럽 국가에서 해방군으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하여 공산주의를 심는데 성공하였다. 전후 귀국한 런던망명정부 요인들과 기존브르좌 정당 및 공산주의자들이 참여한 첫번째 선거에서 소련에서 훈련된 공산당원들은 소수밖에 정계에 진출하지 못하였으나 소련은 이들을 보안담당 내무 및 국방등 주요부서에 심어 놓고 비공산세력을 제거하여 결국에는 친소정권이 수립되어 공산화되도록 하는 수법이 활용되었다. ○팽배한 반소사상 이와 같은 과정은 독일점령군에 저항하여 독립을 쟁취할 유고슬라비아와 내전을 통하여 공산화할 중국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동유럽국에서 예외없이 거치게 되었는데 국민들이 원치않는 공산체제를 외세에 의하여 불가항력적으로 채택한 결과가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보면 동유럽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민주화 추세는 본래의 희망이 충족되어 공산화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 가는 순리에 따른 역사적 흐름이다. 소련영향권에 속한 나라들에 있어 반소사상이 팽배해 있는 현상은공산주의를 강요한데 대한 적개심의 발로이다. 또한 프롤레타리아가 주인이라는 공산국에서 기대했던 「근로자의 열광된 노동」이 있어 본적도 없는 사실은 공산이념의 본질적 취약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소련은 고르바초프의 선견지명때문에 난처한 입장에서 구제되었다고 보겠다. 그는 1987년 11월 볼셰비키혁명 70주년 기념연설에서 『소련공산당은 동맹국의 정책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고 소련과 다른 사회주의 국가간의 관계가 수직에서 수평으로 바뀌었음을 분명히 하였다. 그는 또한 1988년 12월 유엔총회에서 사회주의 국가들이 나라사정에 맞는 노선을 채택할 수 있다고 연설하여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을 재확인하였다. 이러한 정책변화를 선언해두지 않았던들 소련은 동유럽동맹국들이 시장경제와 다당제를 채택하여 고삐를 벗어나는 것을 허용할 명분을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브레즈네프 독트린의 망령을 다시 불러들여 무력을 동원하여 간섭할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극히 난감한 입장에 처하게 되었을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긴장완화의 산파로서 서방진영에서 높이 평가받고 동유럽에서는 개혁을 허용한 유공자로서 「고르비선풍」을 일으킬 만큼 인기가 높고 소련에게는 체면을 살려준 선각자이다. 2,개혁의 복합적 원인 독일철학자 카를 마르크스는 공산주의 사상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역사적 유물론」을 통하여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로의 변천은 역사적 법칙으로 어느 누구도 중단시킬 수 없으며 자본주의는 몰락할 것이라고 단언하였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오늘날 공산권에서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역사적인 사건들에 의하여 잘못된 예측의 결과이었음이 증명되고 있다. 정치이념으로 무장되어 전쟁까지도 불사하도록 만들었던 장본인인 마르크스가 수모를 피할 수 없게 된 이유는 정치ㆍ경제ㆍ사회 등 모든 분야의 복합적인 요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침체ㆍ낙후만 초래 공산주의 정치는 「프롤레타리아독재」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정당이 국가위에 군림하여 모든 권력을 장악한다는 제한성을 애초부터 갖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뜻이 제대로 정치에 반영될 수 없다. 따라서 통제와 감시가 주된 통치수단이 되고 국민들의 불만은 축적되어 기회만 있으면 터질 수 있는 상태에까지 발전하였다. 경제적으로도 사회주의건설을 위하여 중앙계획통제체제속에서 당지도부에서 국민경제행위를 엄격한 규격속에 묶어 운영한 결과 침체와 낙후만을 초래하였다. 국민에게 생활의 질을 높여주기 위하여 과감한 경제개혁이 불가피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자본주의와의 체제경쟁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물질적 풍요를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하여 시장경제를 채택할 수 밖에 없다. 사회주의국가에 있어 이론상의 지배계급은 노동자와 농민이며 이들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공산주의 정당을 통하여 특권을 행사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근로자를 중심으로 한 일반국민은 하층계급을 형성하고 당간부 및 정치ㆍ경제 엘리트로 구성된 지배층에 대층되는 만년 서민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론과 실제가 다른 현실에 불만족하는 국민의 울분이 축적되어 과감한 개혁만이 문제해결의 방법이 되었고 신흥귀족으로 형성된 「노멘크라투라」를 혐호하는 국민감정은 개혁을 가속화시키는 촉매제가 되었다. 3,시장경제로의 변화 마르크스는 사회경제발전 이론속에서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로 변천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하고 사회주의가 고도의 경제성장을 가져온다고 선언하였는데 레닌과 스탈린이 이를 바탕으로 공산주의 중앙계획통제 경제체제를 확립하였다. 일사불란한 지휘체제속에 움직이는 이제도는 제한된 자원과 노동력을 단기간안에 동원할 때에는 그런대로 효험이 있었으나 경제구조가 다양화되고 국제협력이 확대되면서 필요로하는 활력을 주지 못하여 침체만을 유발하는 제도로 탈락하였다. ○개인 창의성 결여 중앙계획제도가 풍부한 천연자원과 잠재노동력을 가진 광활한 땅 소련에서 조차 쓸모없는 것으로 낙인찍힌 것은 고르바초프가 집권한지 1년만인 1986년 2월 개최된 27차 당대회에서 과감한 경제개혁을 강조함으로써 비롯되었다. 계획된 수량생산에만 치중하고 시장ㆍ분배ㆍ서비스ㆍ판매에는 소홀하며 개인창의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결여된 이 제도가 통용된 사회주의권 전체가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신속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것이 유일한 처방으로 인식되게 되었다. 시장경제체제가 오늘날에는 모든 동유럽 국가에서 국민을 잘 살게 해 주는 특효약으로 받아들여지고 사회주의권 공동번영을 위하여 소련에 의하여 적극 권장된다. 시장경제 체제로의 개혁은 처음 헝가리에서 1968년 니에르쉬 사회당수(당시 경제연구소장)의 제창으로 시작되었는데 헝가리가 사회주의 국가중에서 최초로 작년 2월 한국과 국교를 수립하여 북방정책에 첫번째 결실을 맺게 했던 나라라는 점을 고려할때 헝가리의 진취성은 모든 분야에서 돋보인다. 4,다당제의 채택 공산주의 국가들이 일당독재 통치를 하면서 이론적 받침대로 삼아온 레닌의 국가론을 보면 국가는 사회주의 건설을 계획하고 완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그 존재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지배계급인 노동자층의 전위기능을 가진 공산주의 정당의 교시에 따라서만 통치되도록 되어 비공식 정당의 정치참여가 사실상 금지된다. ○일당독재 쇠퇴 그러나 알바니아를 제외한 모든 동유럽 국가들이 금년 상반기안에 자유선거를 실시하여 작년에 시작된 정치개혁을 제도적으로 마무리 지을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다당제 채택은 기정사실화되었다. 소련에서도 공산당의 지도적 역할을 명시한 헌법6조를 개정하기 위한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현재 개최중에 있다. 자유선거가 실시되면 공산주의정당은 자연 소멸하거나 최소한의 의석만을 갖는 군소정당으로 전락할 것이 분명하다. 폴란드에서 공산국으로서는 처음으로 작년 6월 하원의석의 35%만이 허용된 제한적 자유선거가 실시되었을 때 자유노조가 의석을 석권함으로써 국민들이 공산당을 발붙이지 못하도록 혐오한다는 사실이 나타난 바 있다. 이는 헝가리공산당이 사회민주주의적 정당으로 탈바꿈하게 하는 자극제가 되었고 동독ㆍ불가리아ㆍ체코에서도 공산당이 체질개선을 서두르도록 만들었다. 피를 흘린 혁명에 의하여 차우셰스쿠 정권이 타도된 루마니아에서도 총선거가 실시될 계획으로 있어 모든 동유럽 국가에서 다당제가 채택된다. 5,이념에서 떠나 군사ㆍ경제적으로 결속 동유럽국가 사람들이 「동유럽」이라는 표현을 싫어하고 「유럽」혹은 「중부유럽」으로 불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공산주의 체제가 열등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인식되어지기 때문이다. 공산주의는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을 결속하는 응집력을 상실했고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집착해 볼만한 이념으로서의 매력도 잃었다. 소련은 고르바초프의 「신사고」로 새로운 사태발전에 능숙히 대처하고 있듯이 공산권의 질적 변화를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에 동조하는 것으로 수용할 것이다. 소련은 폴란드의 마조비에츠키 비공산내각이 바르샤바조약기구와 코메콘의 회원국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서약한 예를 다른 동맹국의 새정권에도 요구할 것이다. 작년7월 부카레스트에서 개최된 바르샤바조약 군사자문위원회에서 소련은 통합의지를 강하게 부각시켰고 회원국의 탈퇴불가 원칙을 재확인한 바도 있다. 또한 경제적으로 코메콘회원국간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고 나라별 개혁이 기구구조와 일치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1992년 완성될 유럽공동체 시장단일화에 적응키 위한 공동시장 건설이 적극 추진된다. ○집단결속력 상실 동유럽국가들이 다투어 추진하는 시장경제와 다당제채택은 국민들의 열망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후퇴란 있을 수 없다. 한번터진 봇물은 막을 수 없으며 만약 전체주의적 보수세력이 저항한다면 이는 역사적 추세를 거스르는 것이므로 루마니아에서와 같은 피를 흘리는 혁명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병철 ■서울대독문과졸 서독쾰른대(정치학) 수학 ■서독 본 대학교 정치학 박사 ■서독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위원 ■서독 라인차이퉁(일간신문)기자 ■저서=▲자주외교론 ▲통일을 위한 동서독관계의 조명 ▲변모하는 공산권
  • 행정우위 확보… 「강한 크렘린」구축/소,권력개편 왜 서두르나

    ◎“당의 전횡이 개혁추진 걸림돌”인식/소수민족 참여 늘려 분규해소 추구 소련공산당이 지난 70여년간 누려온 권력독점시대를 스스로 청산하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산당 일당이 입법 행정 사법까지 모든 국가기관을 장악한채 전권을 휘둘러온 스탈린식 당지배체제를 벗어나려하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윤곽이 5일 개막된 당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토론될 당개혁안에서 분명히 제시됐다. 이 개혁안의 주된 내용은 ▲당의 권력독점제를 폐지,다당제를 수용하며 ▲당중앙 정치국을 폐지하는 대신 정치집행위원회를 신설 ▲당서기장제를 폐지,당의장제 신설 ▲당중앙위원수를 현행 3백60명에서 2백명으로 축소 ▲사유재산제 도입확대 ▲인간적인 민주사회주의체제 도입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개혁을 주도해온 고르바초프는 당의 전횡이 오늘의 소련침체를 초래했다고 진단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자신의 페레스트로이카를 추진하는데 당이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믿고 있다. 당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하고 관료화돼 있어서 국가정책추진에 창의성과 탄력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누구보다 더 잘알고 있는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그동안 의회를 활성화시키는데 얼마간 성공했다. 경선제를 도입하고 자유토론을 허용함으로써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 이제 당을 개혁,당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그 방법을 당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체제로부터 벗어나는데서 찾고 있다. 즉 공산당도 다른당과 경쟁을 해야만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고 보다 앞선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완곡한 표현을 쓰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다당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당이 정을 지배하는 체제를 벗어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정이 당의 지시를 받아 움직임에 따라 창의력과 책임감을 상실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같은 생각으로 당조직체계에 혁명적인 변혁을 추구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당정치국의 폐지이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공산국가에서는 당정치국이 최고권력기관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정치국원을 뽑는 기준이 없다. 당내 실력자들을 모은 정도에 불과하다. 고르바초프가 이같은 정치국대신 15개공화국 당제1서기들로 구성된 정치집행위원회를 설치하려는 것은 자유국가의 의회제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소연방을 구성하고 공화국의 대표들로 최고권력기구를 구성하는 것은 당내 실력자들을 별다른 원칙없이 뽑아 구성한 정치국에 비해 합리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같은 방식은 현재 소련의 두통거리인 민족갈등을 해소하는데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소수민족의 의사가 소연방의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것만으로 뿌리깊은 민족간ㆍ인종간 여러문제가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문제해결의 한 걸음은 될 것이다. 당서기장제를 의장제로 바꾼 것은 큰 의미가 없어보인다. 그러나 당의 분위기를 바꿔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당을 민주화하고 당에 대의성을 부여하는데 걸맞는 조치이다. 당중앙위원의 숫자를 다소 줄인 것은 대대적인 당하부조직을 개편함과 동시에 당연직 중앙위원을 줄여나가겠다는 포석이 아닌가 보여진다. 이같은 당의 개혁과 함께 사유재산의확대도입을 통한 혼합경제체제 추진과 인간적인 민주사회주의체제를 제시하는 것도 소련의 앞날과 관련,시사하는 바가 크다. 혼합경제의 도입은 페레스트로이카가 시작될 당시부터 추진해온 것이다. 소련경제를 활성시켜 생산력을 제고시키는게 페레스트로이카의 중요한 목표중의 하나였다면 사유제의 과감한 확대가 필수적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극히 제한된 사유재산제 확대가 소련의 굳어버린 경제체제 개편에 얼마나 효험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고르바초프는 최근 한 서방외교관에게 『소련이 나아가는 방향은 스웨덴식 복지국가 수립』이라고 말한적이 있다. 개혁을 추진중인 동구국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많이 제시해왔다. 고르바초프가 이번에 인간적인 민주사회주의 체제수립을 역설한 것도 스웨덴식을 상정하고 있는 것 같다. 소련의 이같은 노선수정은 1차세계대전 직후 서로 등을 돌린 「민주사회주의」와 「마르크스­레닌식 사회주의」가 70여년간의 실험을 통해 승자와 패자를 가렸다는 역사적 의미도 갖고 있다. 소련은 의회활성화에 이어 이제 당을 활성화하고 이어 행정ㆍ사법부도 독립,활성화 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당에서 모든 것을 지배ㆍ조종하는게 아니라 각 기관이 간섭없이 자기의 임무에 충실해간다는 얘기다. 이렇게 될 경우 정치체제는 자연스럽게 대통령중심제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당우위가 아닌 행정우위란 행정수반이 국가 통치자가 된다는 의미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고르바초프의 측근들도 장기적으로는 대통령중심제로 갈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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