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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업무보고/개선할까/폐지할까/청와대 일각 「효용성 논란」언저리

    ◎구시대의 잔재… 허례성 연례행사/부처 「한건주의」로 정책불신 우려/관련부처 공동보고·내각 사전검증 등 검토 정부 각부처가 대통령에게 하는 연두업무보고제도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청와대에서부터 이런 행사가 꼭 필요한가,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하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이런 분위기를 바탕으로 정무수석실에서는 벌써 개선책을 마련하는 일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업무보고는 지난 11일 과학기술처를 시작으로,26일까지 19개부처가 마친 상태로 오는 28일 정무1장관실을 마지막으로 모두 끝난다.정권이 바뀌었으면서도 「형식을 간단히 한다」는 지침만 달라졌을 뿐 지난 30년동안 이어져온 「전통의식」이 그대로 답습됐다. 대통령으로 취임한뒤 처음인 업무보고를 들으면서 김영삼대통령의 심기는 편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장관들 가운데는 업무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일문일답을 통해 알아본 국·실장들의 업무에 대한 숙지도나 창의력도 그다지 높지 않았던 때문이다.여기다 무엇보다 실질을 중시하는김대통령으로서는 새해 벽두의 중요한 한달을 이같은 허례성 행사로 소모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의 한 정책관계자는 새해 업무보고를 「군사독재정권의 공무원 열병식」이라고 풀이할 정도다.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청와대관계자들의 업무보고에 대한 인상은 이같은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정통성없는 정권의 관료조직에 대한 권력적 현시욕의 발로이면서 동시에 결과중시행정의 표본이라고 생각하는듯 보인다. 새해업무보고는 경제성장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있던 「3공」때 시작됐다.연초에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과정을 끊임없이 평가하는데 이 제도는 매우 효과적이었다.그때로서는 우리사회 관료조직의 능률성을 높이는데 이 제도만큼 기여한 것도 없었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청와대안에서 새해업무보고의 존폐문제가 논의되고 있는데는 국가의 행정목표가 변했다는 점을 우선 들 수 있다.무엇보다 정책결정과정이 단선구조에서 다선화한 지금 한해의 업무계획과 목표를 모두 연초에 설정,여기에 얽매이게되면 장점보다 단점이 많아지게 마련이다. 새해업무보고를 위해 각부처는 대략 12월초부터 1월초순까지 각 국·실로부터 아이디어를 모아 이를 종합정리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다.이 과정에서 다른 부처에서 내지 못하는 아이디어나 부처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책에 높은 점수가 주어짐은 물론이다.관료들이 보는한 새해업무보고는 대통령에게 「한건」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이 때문에 몇개부처와 협의를 거쳐 입안되고 발표되어야 할 사안들이 구구각각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다.「한건주의」 의식때문에 관련부처와의 협의는 고사하고 미리 아이디어가 다른 부처에 흘러나갈까봐 보안에 노심초사하는 현실이다.환경세신설파문도 이런 문제점이 압축돼 나타난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필요한 협의과정을 거치지 않은 큰 정책들이 마구 발표되고 지켜지지 않음으로써 그 불신의 여파는 결국 대통령에게 돌아온다는게 업무보고에 대한 청와대쪽 총평이다.잘된 정책에까지도 불신의 눈길을 따라오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어떤 개선책을 내놓을지는 아직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새해들어 국정책임자와 부처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는 존속시키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만만치가 않다.때문에 우선은 발표되는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책이 검토되고 있는 것 같다.관련부처들이 서로 협의해 공동으로 업무보고안을 만드는 방안등을 생각할 수 있다.청와대에 보고하기전 내각 차원에서 한차례 검증을 받는 방안도 검토대상이다.외국에는 이런 제도가 없다는 점때문에 아예 없애자는 의견도 있다.
  • 심포지엄 참석차 내한/미 MIT대 찰스 베스트총장(인터뷰)

    ◎“한국기업­MIT대 산업협력 바람직”/과기교육은 창의력 키우는데 중점둬야 『기술전쟁시대를 맞아 원천기술의 확보가 국가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한국 기업들과 매사추세츠(MIT)대와의 협력관계 구축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좋은 길이 될 것입니다』 24일 한국과학재단 주최로 열린 국제경쟁력강화를 위한 심포지엄에 참석한 찰스 베스트 미MIT대총장(52)은『한국 기업들과 MIT와의 산·학협력분야는 전자·조선부문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베스트총장은 지난67년 미시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교수로 재직하며 교무처장·부총장을 거쳤으며 90년 30여년만에 타대출신으로 15대 MIT총장으로 영입됐다. 『국제경쟁력강화는 산·학간 유기적인 협력체제가 관건입니다』 연간 3억5천만달러의 MIT 연구비중 20%는 기업이 출연,산·학체제로 운영된다는 그는 기계공학과의 경우 6개의 산학연구컨소시엄이 결성돼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MIT에서는 기업체에서 교수들에게 연금을 주면 기업체가 요구하는 연구를 수행해주는 석좌교수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현재 일본기업은 가장 많은 50명을 확보하고 있습니다.그러나 한국은 포철·한전·대우등 3개에 불과합니다』 석좌교수 1명당 2백만달러가 소요된다는 베스트총장은 한국의 기업들도 이 제도를 활용,기술전쟁을 이겨내는 기술을 확보하기 바란다고 했다. 『한국학생들이 대체로 우수하지만 창의력에서 뒤지므로 창의적사고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한국유학생을 지도한 경험으로 조언했다.
  • 국교교과서 전면 개편/실습위주로/올해 1·2학년용 57권 발행

    ◎96년까지 연차 추진 국민학교 교과서가 오는 96년까지 전면 개편된다. 교육부는 18일 국민학교 교육을 현행 교과서 중심체제에서 앞으로는 실험·관찰·조사·수집·토론·견학등 직접적인 체험활동을 중시하는 교육과정 중심체제로 바꿔나가기로 하고 우선 올해에는 1·2학년 교과서 57책을 새로 마련한뒤 95년에는 3·4학년 교과서 94책,96년에는 5·6학년 교과서 80책을 전면 새로 만들기로 했다. 새 교과서는 ▲건강한 사람,도덕적인 사람,창의적인 사람,자주적인 사람 등의 인간상을 추구하고 ▲창의력과 사고력·탐구력을 중시하며 ▲연구·개발능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편찬된다.
  • 선경 제2이통 포기/전경련회장사 “명분” 선택

    ◎특혜·공정성 시비 우려… 제1이통 선회/일부선 “지분균등화에 실익없어” 분석/「지배주주」 경쟁 포철·코오롱 다툼으로 압축 최종현 회장이 결단을 내렸다.선경그룹이 지난 3년간 사운을 걸고 준비해 온 제2 이동통신 사업을 재계의 단합을 위해 과감히 포기했다.전경련 회장이란 자리가 부담으로 작용했다.제2 이통을 포기함으로써 재계 자율조정의 첫번째 「걸작품」을 만들겠다는 본인의 강력한 의지라 할 수 있다. 지난 15일 서울 한남동 이건희회장 자택에서 만난 전경련 회장단들은 최회장에게 제2 이통을 맡을 것을 강력히 권했으나 최회장이 고사했다.지난 92년의 특혜시비와 같은 물의가 생길 수 있고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최회장의 결정은 사전에 아무도 몰랐다.대한텔레콤의 손길승사장도 나중에 알았다.그러나 최회장은 지난 11일 전경련 정례 회장단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컨소시엄 구성문제를 해결키로 했을때 이미 결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항간엔 최회장이 2통을 포기한 것은 2통의 메리트가 없을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기존 6개사만으로 컨소시엄이 구성되지 않고 희망업체 모두에 지분을 균등배분하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는 시각이다. 현재의 분위기로 봐서는 선경이 제1통의 대주주가 되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공개 입찰이긴 하지만 전경련 회장단이 전폭적으로 선경을 지원할 예정이고 포철도 싫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경이 1통으로 방향을 정함에 따라 앞으로 2통의 컨소시엄 참여범위와 지배주주 및 지분배분이 관심.최종 결정은 2통을 포기한 선경과 쌍용 그리고 전경련이 마련하는 단일안에서 나오겠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컨소시엄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를 모두 포함시키는 쪽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지배주주를 향한 포철과 코오롱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겠지만 포철이 일단 유력하다. ○…선경의 2통 포기로 가장 느긋해진 업체는 포항제철.포철은 1통과 2통 어느 쪽에 참여해도 승산은 있다고 큰 소리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1통보다 2통 쪽에 기우는 모습.포철은 전경련의 지원을 받는 선경보다 다소 한 수 아래로 보는코오롱을 상대하는 게 낫다는 생각. 포철의 한 관계자는 『1통이 경쟁입찰로 대주주를 가리기 때문에 선경이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지만 선경이 1통의 지배주주가 될 가능성은 70% 이상』이라고 밝혀 2통 참여의 뜻을 비췄다. 이 관계자는 또 전경련 회장단 중 삼성,현대,대우 등 3개그룹이 연합 컨소시엄으로 포철의 지분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코오롱보다는 훨씬 유리한 상태라며 자신감을 피력. ○…코오롱그룹은 『최회장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 2통의 지배주주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그러나 전경련 회장단에 연줄이 없는 점을 우려,『담합이나 비신사적인 행동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또 경직된 구조를 가진 공기업보다는 창의력이 뛰어난 사기업이 서비스 산업인 이통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며 특정 업체를 겨냥하기도. ○…3년 동안 2통을 준비해오다 최회장의 결정으로 1통으로 주저앉은 선경은 침통한 표정.아침까지도 2통 포기를 모르던 실무진들은 망연자실하며 『최회장이 전경련 회장만 아니었다면 2통 지배주주는 따논 당상』이라고 안타까워했다.한편 미GTE사와의 지분 계약문제는 2통의 외국인 지분으로 보상해주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밖에 쌍용,동양,동부 등 「3약」 업체들은 선경의 1통 선회를 뜻밖으로 받아들이며 2통 참여를 잇따라 결정.
  • 철저한 한국인 먼저 되자/한영우(일요일 아침에)

    UR태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국가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그 방법으로서 국제화,세계화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세계인이 되자는 캠페인도 일어나고 있다. ○설부른 국제화 경계 경제의 국경이 없어지는 시대에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다.그런데 그 방법이 국제화,세계화요,세계인이 되자는 주장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이제는 국가니 민족이니 우리 것이니 하는 것들을 모두 걷어치우고 외국의 흉내나 내면서 살자는 것으로 잘못 받아들여질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UR로 상징되는 세계질서의 새로운 개편이 우리에게 희망과 기회를 키워주는 측면도 있지만 아직 경제,기술분야에서 뒤져 있는 우리에게는 새로운 제국주의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더 크다.특히 초강대국 일본·중국과 함께 동아시아 경제블록에 묶이게 될 가능성이 큰 우리의 경우는 경쟁력 강화를 통한 생존전략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이러한 시기에 섣부른 국제화,세계화는 제2의 망국으로 갈 위험성도 적지않다. 밖으로 나갈수록 집안단속을 잘하고 철저한 정신무장을 하는 것이 상식이다.상대를 잘 알고 나를 잘 알아야 백전백승한다는 손자의 병법도 있지 아니한가.원심력이 커질수록 중심을 잡아주는 구심력이 똑같은 비중으로 커져야 한다. 그런데 지금 구심력에 대한 방안은 없이 원심력만 키워 놓는다면 결과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진단할 때 흔히 빠지는 오류는 구심력의 바탕이 되는 민족문화의 기반이 얼마나 취약한가를 간과하는 일이다.다시 말해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처럼 전통문화가 심하게 파괴된 나라가 없다.이는 유물의 파괴만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전통문화에 별 가치를 두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에 더 큰 문제가 있다. ○법고창신정신 필요 새로운 것은 옛 것을 배우는 데서 나온다는 것이 철칙이다.이것이 이른바 법고창신이요,서양식 말로 르네상스다. 우리가 지금 전세게를 무대로 열심히 뛰면서도 새로운 것을 많이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법고창신의 정신이 부족한데 원인이 있다.일본이 앞서가고 있는 것은 일본상품 밑에 일본혼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일본처럼 전통문화가 잘 보전되어 있고 그것을 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는 나라도 드물다.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문화,특히 민족문화를 소홀하게 생각하면서 과학과 기술을 장려한다고 갑자기 창의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세계인이 되기 전에 먼저 철저한 한국인이 되어야 한다.세계가 따로 있고 한국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한국속에서 세계를 찾아야 한다.세계는 공간적으로만 존재할 뿐이며 그 내용은 여러민족,국가의 다양한 특수성의 복합체일 뿐이다.그 특수성이 공간을 초월하여 공감을 얻을 때 세계적인 것이 된다. 우리의 전통문화는 특수하면서도 세계적 공감을 얻을 것들이 무수히 많다.우리는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강대국 중심으로 개편될지도 모를 세계질서를 정의롭게 바로잡을 새로운 가치관의 창조까지도 내다보아야 한다. 사람은 배고플 때는 빵을 그리면서 살지만 생활이 넉넉해지면 이상을 찾아서 산다.지금은 이상을 세울 때다. 강대국을 쫓아가는 것이 반드시 이상은 아니다.그 이상의 모델은 조그만 나라에서도찾을 수 있고 가까이 우리 조상으로부터도 배울 수 있다. ○문화복흥 서두를때 우리는 이웃 나라와 평화공존하면서 당당하고 선진적인 문화국가로 살아온 역사전통이 있다.천만금을 주고도 살수 없는 문화자산을 물려받고도 이를 활용할 줄 모른다면 그보다 어리석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UR태풍이 몰아닥친다 해서 국제화,세계화를 서둘 일이 아니다.오히려 신토불이의 정신을 농산물에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교육·문화 각 방면에 확산시켜야 한다.이제야말로 민주문화를 바탕으로 한 경제,즉 문화경제가 뿌리를 내려야 할 때이다. 그리고 법고창신의 문화복흥을 서두를 때이다.
  • 21세기 경영기법/“여성의 리더십 적극 도입하라”

    ◎미 월간여성지 「뉴 우먼」,전문가 조언 요약/특유 유연성으로 조직내 두려움없게/의사소통·창의력·팀워크등 크게 기여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급신장하는 가운데 21세기에는 여성 고유의 리더십을 경영에 적극 도입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내용의 책이 출간돼 경영자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월간여성지「뉴 우먼」은 최근호에서 「21세기 리더십」이란 책을 요약해 싣고 있다. 여성들이 경영에 참여해야만 하는 이유를 경영 컨설턴트,각 분야의 최고 전문인들을 통해 꼼꼼히 밝힌 이 책은 여성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으로 의사소통·균형·조직강화·팀워크·넓은시야 등을 꼽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여성들은 조직내에서 창조적인 활동의 가장 큰 적인 두려움을 제거하는 힘을 갖고 있다.밀러 컨설팅 그룹의 대표 로런스 밀러는 『남성들의 명령은 그 명령을 따르지 않았을 때의 처벌을 암시하고 있어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주지만 여성들은 오히려 창조적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준다』며 『이는 여성이 명령하기 보다는 질문을 통해 조직의 구성원을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여성이 창조적인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다. 이 책은 또 여성들이 조직내에서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여성의 능력은 여성들이 권력이나 지위를 놓고 서로 싸우기 보다는 힘을 나눠 갖는 것에 관심을 더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뉴 우먼」지의 캐런 월든 편집장은 『이렇게 좀 더 서로를 생각해주고 보살펴주는 분위기로 바뀌어 가는 추세는 모든 사람에게 이로울 것』이라며 『이러한 새로운 리더십으로의 변화가 주요산업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서울대자연대 21세기형 개편/백서 발표

    ◎내년부터/11개학과를 5개학부로 통폐합/대학원 석사과정 30% 무시험 선발 서울대는 자연과학대(학장 이인규)는 8일 내년도 입시부터 현재11개학과로 세분된 학사과정을 수리과학·물리학·화학·생물학·지구환경과학부등 5개학부로 통폐합,신입생을 선발키로 했다. 자연대는 학부때부터 연관학문에 대한 폭넓은 학습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학부제를 도입해 수학·계산통계학과는 수리과학부,생물·미생물·분자생물학과는 생물학부,천문·지질·대기·해양학과는 지구환경과학부로 통폐합하고 물리학과와 화학과는 각각 물리학부,화학부로 명칭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자연대는 8일 「우리는 21세기를 준비하고 있는가」(기초과학교육과 연구의 위기)라는 제목의 백서를 발간,이같이 밝히고 구체적인 제도개편은 앞으로 대학본부측과 협의를 거쳐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대는 또 내년부터 석사과정 대학원생 모집정원의 30%를 시험을 치르지 않고 면접과 학부성적만으로 뽑는 「무시험 전형제도」를 도입,우수인재를 선발하고 대학원과정에서의 기초과학 연구풍토를 적극 제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연대는 창의력과 학습능력을 갖춘 우수한 인재보다 대학원필기시험에 집중적으로 매달려온 중위권학생들이 대학원에 진학하기 쉬운 현행의 경직된 시험제도를 개편하면 서울대 및 다른 대학의 우수한 학부졸업생을 선발할 수 있어 서울대가 표방하고 있는 대학원 중심대학을 통한 「국제경쟁력강화」를 한층 앞당길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대는 이와함께 교수승진 심사과정에서 국제적 수준의 연구업적을 제출토록 의무화해 교수승진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교수의 지나친 강의부담을 덜고 연구에 치중하는 풍토를 조성하기위해 일본의 「이화학연구소」와 같이 연구만을 전담하는 「거점연구소」설립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백서는 이밖에도 산업체 고급인력을 초빙교수로 위촉해 산·학·연 협동체제를 강화하고 현재 1백50명 정도의 자연대 교수의 수를 10년내에 2배수준인 3백명으로 늘리고 연구비를 대폭 늘려줄 것을 정부측에 요청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 글짓기­독해능력 중시/고대 입시 출제위장 인터뷰

    ◎고대 전성연교수/난이도 조정에 큰 어려움 고려대 출제위원장 전성연교수(교육학)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들은 충분히 풀 수 있도록 출제했다』며 고교교육의 정상화에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출제의 기준은. ▲내신1∼3등급 상위12%내의 수험생들이 60점을 얻는 것을 기준으로 했다.특히 지난해 고려대에서 치른 다섯차례의 모의고사가 중요한 기준이 됐으며 고교교육정상화에 앞장선다는 입장에서 과외를 부추기는 어려운 문제는 배제시켰다. ­출제의 기본유형은. ▲국어는 읽기·짓기등 종합적인 국어사용능력을 중시,문학의 이해 40.1%,요약 20%,논술 40%로 출제했으며 시·소설·고전을 고루 다루었다.영어는 언어구사능력보다 원서를 읽고 해독하는 능력에 주안점을 둬 독해 66%,작문 11%,구문 12%로 출제했다.수학Ⅰ과 수학Ⅱ는 6,8문제 모두 주관식으로 출제했으며 기본적인 개념에서 창의력을 요구하는 문제까지 고르게 출제했다. ­출제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선택과목의 난이도 조정이 가장 어려웠다.특히 수학Ⅰ과목이 독어등 제2외국어 과목과 점수차가 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 행정분야/신원진술서 양식부터 고쳐라(개혁 2차연도의 과제:4)

    김영삼대통령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지난 한햇동안 우리는 개혁이란 말을 하루도 듣지않은 날이 없을 만큼 소위 개혁현상속에 살아왔다.새정부가 하기 어려운 중요하고도 굵직한 개혁들을 그동안 과감하게 단행하여온 것은 누구도 부인못하는 사실이다.그러나 한편으로는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다소 요란스럽기도 했던 개혁의 외침에 비해 과연 우리 사회가 얼마나 달라졌는지에 대해서는 선뜻 뭐라고 말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그것은 막상 생활속에서 개혁을 강하게 느끼지 못하는 데에 원인이 있을 것이다. ○실천이 뒤따라야 사실 여러 중요한 개혁조치들이 국민의 생활에까지 직접 와닿는 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평소 실명거래로 살아온 많은 시민들에게는 금융실명제라는 큰 개혁이 단행되었다고 해서 직접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오히려 주민등록증을 일일이 제시해야 하는 새로운 번거로움을 더 크게 느꼈을 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김영삼대통령의 개혁은 윗물맑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그것은 순서상으로 옳았고또한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그러나 위로부터의 개혁은 아래의 개혁으로 힘차게 내려오고 확산되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개혁은 구호나 말로써가 아니라 구체적 실천,그리고 일상생활속에서의 개혁으로 나타나야 한다.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개혁을 언제나 대통령이나 당국자의 눈으로써가 아니라 일반 국민의 눈으로써 보려고 하는 자세가 절대로 요구된다. 신한국 창조의 주체는 말할 것도 없이 일반국민 또는 기업이다.국민이 신바람을 내지 않고서는,또 국민이 창의력을 발휘하지 않고서는 국제화의 물결속에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없다.따라서 개혁은 관료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해야 하는 것이며,여기서 관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는 분명하다.그러므로 국제화의 원년이라고 하는 새해에는 좀더 국민의 눈에 명확히 들어오는 개혁이 이루어지도록 정부는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당연시 해오던 행정관행 등을 일일이 다시 점검하여 국민에게 불필요하고 번거로운 부담을 주는 것은 비록 사소한 것이라도과감하게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개혁이 여태 왜 안되고 있는지 평소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사례를 하나 들겠다. ○작은일부터 개선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신원진술서 양식이다.잘 알다시피 이 서류는 여권신청이나 법인의 임원취임 등을 위해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그런데 솔직히 나는 이러한 서류가 도대체 왜 필요한 것인지,그것도 왜 4통씩이나 일일이 직접 친필로 작성해야 하는지 그 이유는 알지 못한다.정부가 신청인의 신원을 정확하게 알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를 위해서는 신청자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만 정확히 적으라고 하면 충분할 것이다.요즈음과 같은 정보화사회에 외국에 나가거나 법인임원 취임에 문제가 있을 정도의 인물은 관계기관이 신원을 별도로 이미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만약 관계기관이 전혀 모르고 오로지 작성자의 진술에만 의존하는 상태라면 이는 보통문제가 아니다.한편 당사자의 신원에 설혹 문제(?)가 약간 있다고 하더라도 민주사회에서는 전과사실이 없는 시민이라면 어떤 일이든 우선 할 수 있도록 허용되어야 하며 이를 규제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않는다. 또한 신원진술서는 왜 타자나 대필은 안되는 것이며,여러 장이 필요하다면 왜 한장만 써서 복사하게 하거나 한번에 모두 복사되는 용지를 갖추어 줄수 없는 것인가.신원진술서의 기재사항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하다.두사람의 친구이름은 왜 필요하며,두사람의 보증인은 또 왜 필요한가. ○과감한 단행 기대 무엇을 어떻게 보증한다는 것이며,과연 보증인으로 적힌 당자사들이 이를 동의했다고 믿고 있는 것인가.사회단체에의 가입여부를 정부가 무엇때문에 알아야 하는 것이며,가입동기까지 묻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한번 작성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다 그렇게 느꼈겠지만 참으로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번거롭게 시간을 빼앗는 서류 양식이다.문민시대에도 이러한 서류양식이 변함없이 통용되고 있다는 것은 전혀 납득되지 않는다. 이런 예가 신원진술서 하나에 그치겠는가.곳곳에 아직도 많은 관위주의 불합리가 도사리고 있다. 새해에는 거창한 개혁의 소리가 아니라 정말로 국민이 직접 느낄수 있는 개혁이 좀더 과감하게 단행되었으면 한다.
  • 행정규제 완화 경제회생 부축/이 총리 강조

    이회창국무총리는 3일 상오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행정부 시무식에서 『모든 공직자들은 우리의 전진을 저해하고 있는 불합리한 요소들을 제거하는 중단없는 개혁작업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총리는 이날 『향후 국정의 최대과제인 경제활성화에 모든 지혜와 노력을 모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민간기업의 창의력과 자율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각종 행정규제의 완화에 과감히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새 내각의 초점은 「경제팀」(사설)

    오는 20일로 예고된 대폭적인 당정개편내용 가운데 특히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새 경제팀에 관한 사항일 것이다.더욱이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타결의 후속대책으로 청와대에 경제수석비서관과는 별도로 농수산담당 수석비서관을 신설키로 한 방침은 농민을 포함한 모든 국민들에게 큰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새 경제팀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까닭은 앞으로 우리의 살길이 개방화·국제화를 어떻게 추진해 나가느냐에 달려있으며 이는 대부분 경제팀의 몫이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새로이 등장할 경제팀은 그 어느때보다 막중한 책무를 지게 될 것이고 그에 상응하는 자질과 경륜을 겸비해야 할 것이다. 경쟁력을 갖춘 국가만이 살아 남아서 국부증대를 꾀할 수 있는 냉혹한 무한경쟁시대에 걸맞는 인사들로 팀이 짜여져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과거처럼 우물안 개구리식 또는 냄비식 발상에 따라 하면된다는 강성논리만으로 무턱대고 밀어붙이던 대외지향의 발전전략으론 더이상 국제경제사회에서 자리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이제 새 경제팀은 개도국들에 비교적 우호적이었다고 할 수 있는 국제무역환경이 오직 적자만 생존할 수 있는 정글로 빠르게 바뀌고 있음을 거듭 인식해서 치밀한 전략 전술의 운용으로 국가경제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것이다.급변하는 국제경제사회의 큰 흐름을 제대로 정확히 파악하고 순발력있게 대처하지 못하면 우리는 제2의 경제도약을 성공적으로 이뤄갈수 없는 것이다. 또 새 팀은 개방화의 거센 물결을 헤쳐나가는 국제감각의 바탕에서 우리 경제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행정규제를 완화해야 할 것이다.과거의 예에서 수없이 보아왔듯 무리한 관주도는 신축성을 갖고 실기함 없이 재빠르게 움직이며 적응해야 할 경제를 경직되게 할 뿐이다.새 경제팀은 이러한 업무수행능력 이외에 정책결정에 관한한 합리적인 소신을 갖고 개혁의지를 발휘함으로써 개방·개혁·경제활성화의 개념이 동질의 것임을 입증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이다.어떠한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경제구조에서 부정·부패나 비능률·비합리적 요소들을 척결하는 개혁이 이뤄짐 없이는 합리적 사고와 창의력이 존중되는 선진국 경제와의 싸움에서 이길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와함께 농수산수석이 실의와 좌절을 겪고 있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어 선진농업국의 꿈을 실현시키는 사령탑이 되어주길 바라마지 않는다.또 김영삼대통령이 당초 UR에 대비,농수산특보를 두겠다던 대선공약에서 한단계 높여 수석비서관을 신설하는 데서 그의 농업립국 의지를 확실히 읽을 수 있음도 강조하고 싶다.
  • 서울과학고 남녀수석 “경사”/윤건수군 백91·이은수양 백88점

    ◎“토론위주 수업이 논리적 수능 고득점 비결” 지난 11월16일 실시한 제2차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각각 전체수석과 여자수석을 차지한 윤건수군(19)과 이은수양이 모두 과학고 출신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1백91점으로 전체수석의 영광을 안은 윤군(1차시험 1백94.2점)은 『학교에서 전체 1등은 한번도 못했지만 단순한 문제풀이보다 사고력 배양에 힘 쓴 점이 수능시험에서 효과를 봤다』며 『자유롭게 공부할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준 담임선생님과 부모님께 이 영광을 돌리겠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하오 4시20분까지 정규수업을 받은 뒤 보통 밤 11시반까지 자습을 했다는 윤군은 어려운 문제는 급우들과 토론방식으로 풀어나갔다고. 보일시공업을 하는 윤종욱씨(47·서울 송파구 방이동 173의11)의 1남2녀중 둘째로 『매주 토요일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와 바둑을 두면서 기숙사 생활의 고달픔과 시험공부에 찌들은 머리를 식혔다』는 윤군은 『장차 대학에서 물리학이나 공학을 전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양은 1차에서 1백89.6점을 받고 이번에 1백88.4점으로 여자수석을 차지했는데 지난해 세계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은상을 수상하는등 특히 수학에 남다른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아주대 제어계측공학과 이광원교수(48·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21동 83호)의 2녀중 장녀로서 동생인 영수양(16)도 서울 과학고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수재집안 출신. 『학교에서 창의력을 길러주는 토론 위주의 수업을 실시했던 점이 논리적 사고를 강조하는 수능시험 대비에 주효했던 것 같다』는 이양은 가끔 시험공부에 지칠때면 학교 뒤편 동산의 성곽길을 혼자 산책하는 것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고. 한편 서울 과학고는 지난해 졸업생중 97%를 서울대와 과학기술대등에 진학시킨 신흥 명문고로서 지난 1차 수능시험의 수험생 평균성적은 상위권인 1백60점대였다. 중학교 전체성적이 3%이내인 수학·과학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만 받아들여 토론과 실험위주의 영재교육식 수업방법을 실시하고 있는 이 학교 김홍우교장(59)은 『수업중에 학생들간에 자유로이 토론을 벌이고 학교시설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점이 수능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 온 것 같다』고 말했다.
  • 인성·예절교육 소홀… 지적학습에 치중(교육 개혁해야한다:12)

    ◎변질된 유아교육/놀이통한 자각보다 한글 익히기/“공부 잘해야”… 부모강박관념 반영 서울 강남구 청담동 H빌라 김모군(6)은 매일 아침 9시쯤 집앞에서 유치원버스를 타고 나가면 저녁 8시쯤 돌아온다. 유치원이 끝나면 피아노·미술·수영 등을 배우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김군은 이미 지난해 사설기관의 영재교육 프로그램인 N산수·D한글공부도 마쳐 웬만한 한글을 쓰고 읽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간단한 덧셈·뺄셈도 할 수 있다. 당장 국민학교 1학년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김군의 어머니 황모씨(33)는 『맞벌이 부부여서 친구도 사귈겸해서 어릴때부터 언니와 함께 학원에 보냈다』면서 『아이가 달가워하지 않는 것을 알지만 자녀교육에 열성적인 친구들을 보면 안보낼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조기·과잉교육은 비단 강남 특수층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대도시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서울 중랑구 중화동 K유치원은 3년째 학기초가 되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원생들에게 사설기관의 학습지를 이용,글자 등을 가르칠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결과는 압도적이다.그래서 이 학원은 수업시간도중 시간을 쪼개 학습지를 교재로 채택하고 있다. 유치원 교사 김모씨(28)는 『대학에서 배운대로 아이들에게 만들기 게임등을 통해 호기심·탐구심을 길러주는데그치고 싶지만 부모들이 국민학교에 들어가서 공부 잘하는 것을 원하기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내년에 국민학교에 들어가는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구모군(7)은 유치원을 나가고 있지만 석달전부터 어머니의 말에 따라 태권도학원에 다니고 있다.학원에서 태권도뿐만아니라 더하기 빼기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구군의 어머니 최모씨(34)는 『숫자에 약해 학교에 들어가서 처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학원에 보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의 유아 교육은 또래끼리 놀면서 상상력과 사회성을 길러주는 취학전 준비교육이라기 보다는 지적 위주의 취학대비 교육으로 변질되어 있다.또 아이들의 수준과 개성을 무시한 획일적인 미술·음악 등 특기교육이 성행하고 있다.최근에는 영어·한자 등 조기 외국어프로그램은 물론 바둑·컴퓨터까지 가르치고 있다. 학부모들이 유아교육에 열성적인 것은 핵가족화와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자녀교육에 경제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데다 「남들이 하니까 우리애도 안시킬 수 없다」는 불안감,「공부만은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자녀들에게 투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이런 심리를 이용,최근에는 일부 회사에서 그림이나 스티커·테이프등을 활용 한글이나 수를 익힐 수 있는 교재와 프로그램이 속속 개발돼 인기를 끌고 있다.또 아파트 밀집지역 이웃의 태권도 속셈학원 등은 취학전 아동들에게 글자와 숫자를 가르치며 변태영업을 하고있다. 어렸을 때 보약을 많이 먹이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어린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교육이 적절하게 이루어져야지 단계를 뛰어넘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이 교육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H유치원은 원생들에게 그림과 글씨가 곁들여진 신데렐라 동화책을 보여주고 내용을 이야기하게 했다.한쪽은 글을 배워 책을 읽을수 있고 한쪽은 아직 글자를 몰라 그림만 보는 원생들이었다. 결과는 그림을 본 학생이 훨씬 나았다.책을 읽은 원생은 책 내용대로만 얘기했지만 글자를 모르는 원생은 그림을 보면서 마음대로 상상의 나래를 펴 오랜시간 풍부하게 이야기를 했다. 지난 3월 서울시교육청은 강남과 강북의 국민학교 1학년 1개반을 선정 학생들이 쓰고 읽을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강남의 K국교는 43명중 39명,강북의 K국교는 50명중 43명이 읽고 쓸 수 있어 대부분의 학생이 기초학력을 다지고 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기초단계를 뛰어넘거나 건성건성 가르치기 십상이다.그래서 3·4학년이 될때까지 한글을 잘 모르는 학생도 나온다. 교육전문가들은 『조기교육으로 과정을 미리 배우고 들어온 학생들은 수업에 흥미를 잃는 것은 물론 집중력이 떨어져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전국 곳곳에는 이같은 학부모들의 조급한 마음을 이용해 잘못된 유아교육을 실시하는 유치원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어린이들의 지능·정서·신체발육에 따라 단계적으로 실시해야하는 교육과정을 무시하고 마치 어린 떡잎에 비료를 쏟아붓듯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유아교육의 병폐가 아무런 대책없이 방치되어 있다. ◎선진국의 유아교육/공동체 생활·올바른 습관 양성/「흥미있는 것」 스스로 하도록 유도/미국/휴지줍기·어른께 인사하기 훈련/일본 우리나라는 유아교육이 사교육에 의존,교육비도 대학등록금 다음으로 많지만 미국·일본 등 선진국은 대부분 의무교육화 돼있어 학부모들의 부담도 그리 크지 않다. 선진국들은 또 학습지를 통한 단순반복·암기식 교육이 아니라 유아의 발달단계에 맞춰 나름대로 특색있는 교육을 하고 있다. 미국은 유아교육 프로그램이 계층별로 다양하다.전문성을 띤 대학 부설 유아교육기관은 중산층 자녀들이 이용하고 있는데 전인교육을 지향하고 있다.유아들의 언어·정서함양·신체발달을 추구하며 교사는 아이들이 흥미있는 것을 스스로 해보게 하는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한다. 서민층 자녀들을위한 유아교육은 행동중심적이다.행동을 통해서 올바른 습관을 갖도록 하며 이때문에 연습하는 것이 강조된다. 미국은 유치원에서 읽고 쓰는 것을 배운다.이것은 유치원이 공교육화되어 초등교육과 연계돼 있어 유치원과정이 모든 교육과정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인지발달 이론을 주창한 교육학자 피아제를 배출한 나라답게 유아교육단계부터 논리적 수학적 사고력을 길러주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기구나 도형을 분류,사물과의 관계를 따져보게 함으로써 논리적 사고력이 은연중 배게한다.또 색종이 오려붙이기 구슬꿰기 등 손으로 조작하는 학습을 많이 해 직접 물건을 가지고 놀면서 지식에 눈뜨게 한다.특히 정서순화를 위해 불어로 된 짧은 시를 암송하게 한다. 이러한 유아교육의 전과정은 물론 세밀한 연구와 전문가들의 현장지도를 통해 이뤄진다. 일본의 유치원교육은 기본생활습관과 공동체의식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개인보다는 집단이 우선시되고 예절을 중요시하는 가치관이 유아교육에 투영되고 있는 것이다. 신발정리 잘하기·휴지줍기·어른들께 인사잘하기 등의 훈련이 유치원에서부터 실시되고 있으며 평소 잘하는 아이보다는 잘못하는 아이가 잘했을때 칭찬을 더해준다. 또 개인의 수월성보다는 학급 또는 분단등으로 구분,집단에 활동에서 얼마나 적응을 잘 하느냐에 평점을 준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나름대로 특성있는 교육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학습지등을 통한 지식중심의 교육은 찾아볼수 없다. 유아의 두뇌등 발달단계를 감안할때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 구체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참된 지능발달이라는 원론에 충실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유아교육연구부장 나정박사는 『아이들을 놀이터에서 놀게하거나 집에서 놀이감을 가지고 놀게하는 것이 최선의 유아교육』이라고 강조한다. 모래장난하기·시소타기 등을 통해 유아들은 손의 감각을 익히고 몸의 균형을 잡게되며 또래끼리 접촉을 통해 자기뿐만아니라 남도 있다는 공동체의식을 심어주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나박사는 또 『유아단계에서 학습지는 가장 부적합한 교재중의 하나』라면서 『잠자기전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준뒤 내용을 물으며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창의력을 길러준다는 점에서 좋은 유아교육의 하나』라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건전한 신체기능·창조적 능력 배양 우선/“경쟁보다 협력” 전인적인 성장 도와줘야 과거 오랜세월 유아기 어린이를 교육의 대상으로 인정하기 보다는 단순한 양육보호의 대상으로만 여겨왔다.따라서 전문가들의 주요과업은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고취시키는 일이었다.70년대 말쯤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유아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정부는 정책적으로 유아교육진흥책을 선두지휘하였으며 많은 부모들은 조기교육 신드롬에 감염이 되어 유아교육에 대한 인식은 보편화되었다고 볼수 있다.그러나 이같은 현상이 유아교육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 이유는 유아교육을 인식하는 시각과 기대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보편적 유아교육을 조기기능교육(단 기간에 특정기능을 익히는 것)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특기위주의 교육을 기대하게되고 국민학교 교육의 준비기능으로보는 입장에서는 읽고 쓰고 셈하기를 잘하는 훈련을 기대하고 있으며 우수한 두뇌개발내지 수재아로 만들어주기를 원하는 입장에서는 영재교육과 유아교육을 혼돈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린이는 완성되지 못한 인간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교육을 통해 인간답게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유아교육의 본질이라고 인정한다면 유아교육은 보편적 인간교육의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유아교육을 생각하는 부모들중에는 3세에는 ○○을 가르치고 4세때는 ○○에 보내는등의 분절된 관점을 갖고 있다. 초등의무교육의 6년기간은 아동의 발달단계에 비추어 국민의 기초보통교육으로 인정받고 있다.그 이전 단계는 가정교육이 책임져 왔다.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그 이전단계(0∼6세)의 교육도 사회지원 체제속에서 보편적인 교육으로 인식되고 있다.0∼3세 유아를 위한 곳이든 3∼5세 어린이를 위한 기관이든간에 이 기관들은 공기관으로서 제도적 뒷받침이 있는 보편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모든 어린이들이 최소한 통합된 동질의 유아교육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인간화를 위한 보편적 기초교육으로 유아교육을 인식한다면 어떤 기관에서나 누구에 의해서도 임의로 다루어질수 있는 교육으로 전락되는 유아교육의 현실을 방관할수만은 없을 것이다. 전인교육의 기초단계로서의 유아교육이 조기문자해득,조기영어교육,속셈,영재교육등으로 대치될수 있을 것인가를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유아기 성장발달에 적절한 교육환경을 구성하고 전인적 성장에 알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유아의 건전한 신체적기능,사회적응력,논리적이고 창조적인 지적능력,자유로운 정서적 풍요로움을 길러주는 유아교육이 제 모습을 갖추어 제도속에 자리를 잡아가는 일이 시급하다. 더 이상 부모들이 우왕좌왕하는 조기교육 증세에서 시달리지 않게해야 한다. 우리의 소중한 어린이들이 경쟁보다 협력할줄 알며 생각하면서 행동할줄 알고 자기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남을 인정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성장하고 먼 훗날 「내가 아는 소중한 것들을 내가 유아기 시절에 배웠노라」고 자랑할수 있도록 유아교육이 새로이 정립되어야 한다.
  • 문체부/올해의 추천도서 282권 선정

    ◎92년 9월∼올 8월 출판된 도서 대상/전국 공공도서관·문화원등에 배포 지난해 9월부터 지난 8월말까지 출판된 책 가운데 1백10종,2백82권이 93년 문화체육부 추천도서로 선정됐다. 지난 68년 시작해 올해로 26회째를 맞는 문화체육부의「추천도서」제도는 그동안 국민에게 우수도서를 알려주고 보급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와 이번 선정은 지난 1년 동안의 출판실적을 결산하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에도 총류,역사,문학,예술,종교·철학,과학기술,사회과학,아동·청소년·만화등 8개 분야에서 1천1백88종,2천1백46권이 신청해 교수및 관계전문가등 23명으로 구성된 선정심사위원회에서 3단계에 걸쳐 심사를 받았다. 문화체육부는 추천도서로 뽑힌 책이 ▲민족문화의 개발과 선양 ▲건전한 국가관,올바른 가치관 확립 ▲학문·지식과 과학기술의 발전 ▲어린이의 덕성함양및 창의력 개발에 기여한 도서,문학·예술성이 뛰어나거나 기획·편집·인쇄등이 우수한 도서라고 밝혔다. 문화체육부는 추천도서 목록을 발간,시·도 교육청과 각급 도서관,단체등에 보내 구입을 권장하는 한편 한국출판금고의 양서보급 지원금 2억4천여만원으로 직접 사들여 전국문화원·공공도서관·새마을금고·청소년관련단체등 6백50여곳에 배포할 계획이다.
  • 사업자 「단일컴소시엄방식」 결정 안팎

    ◎이동 희망업체 모두 포함… 「불씨」 해소/민간업체 자율에 맡겨 경쟁력제고 등 겨냥/기술제휴·경영권 돌러싼 불협화음 가능성 제2이동통신사업자의 선정방식이 결국 희망업체를 모두 참여시키는「단일컨소시엄구성」으로 결정됐다. 제2이통사업은 지난해 8월 선경그룹의 대한텔레콤이 특혜시비에 휘말려 사업권을 반납한 이후 1년4개월간 국민의 최대 관심사로 눈길을 끌어왔다. 특히 일부에서 이 사업이「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되면서 사업권만 따내면 수익이 엄청날 것이라는 얘기도 끊임없이 나돌았다. 정부는 이번 단일컨소시엄방식의 선택에 대해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최대한 살리고 이동통신기술의 개발촉진으로 대국민서비스의 개선은 물론 대외경쟁력도 키울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개별업체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아 평가하는 RFP방식은 지난해 시행해본 결과 희망업체간 과열경쟁으로 인력과 자원의 소모가 크고 선정결과에 대한 특혜의혹도 일으킬 우려가 있어 배제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난해 말썽을 일으켰던 방식을 다시 선택하는데 정책적 부담을 느껴 일단 이 문제를 업계로 떠넘기려는 의도가 짙다고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즉 「업계자율」이라는 미명아래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의논해 컨소시엄을 구성토록 함으로써「골치아픈」책임을 맡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문제를 전경련에 자율조정을 의뢰함으로써 과연 이 단체가 얼마나 공정하게 업계의 의견을 수렴,컨소시엄을 구성할지에도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이밖에도 단일컨소시엄구성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우선 주인없는 회사가 돼 경영효율이 떨어지고 이 사업이 국내 개발단계에 있는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에 의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사업수행 능력이 중요한데도 이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참여 희망업체에 대한 명확한 자격규정과 사업준비 등에 정부가 일일이 간섭해야 하는 불합리도 있을 수 있다. 더욱이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외국업체에도 20% 지분을 할당함으로써 기술제휴 및 경영권을 둘러싼 불협화음도 조정해야 하는 어려움도 안고 있다. 어쨌든 사업자 선정방식의 결정으로 이통참여를 희망해온 업체들도 전략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RFP방식에서 우수기업으로 평가됐던 선경과 포철은 이 방식이 또다시 채택되길 내심 바라왔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컨소시엄 형태로 낙찰됨으로써 이들 기업의 참여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지난해 평가에서 3∼6위를 마크한 코오롱·쌍용·동양·동부 등은 컨소시엄 참여에 적극성을 띨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특히 제2이통사업자를 제1사업자인 한국이동통신(주)의 민영화와 함께 연계 추진함으로써 컨소시엄 구성에 참여를 원치 않는 대기업은 한국이동통신주식 매입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왜냐하면 한국통신이 현재 보유중인 주식 64%를 20% 이하로 낮출 경우 30%이상만 사들이면 충분히 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할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정경련 주도로 단일컨소시엄이 내년 2월까지 구성되지 못할경우 정부가 희망업체를 접수받아 일방적으로 컨소시엄체제를 출범시켜야 하는 부담도현재로선 배제할수 없다. 이 경우 희망업체가 1백개이면 1%씩,10개이면 10%씩 동일하게 지분을 배정할 예정이어서 정부가 내세운 「민간 자율」이란 배려는 수포로 돌아가고 참여업체구성에 따른 특혜시비가 또다시 스며들 소지도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 독서토론교육의 활성화(교육 개혁해야 한다:11)

    ◎“부담없이 읽는 책… 이해빠르고 재미있어요”/정상수업 아닌 자습시간을 이용/독후감 작성… 표현력향상에 도움 지난 11월16일 하오1시 서울 신일고 2학년 12반 교실은 무척 시끌벅적했다. 지난 주에 읽었던 교양도서를 놓고 6명이 한조가 되어 토론을 벌이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흥분해 큰 소리로 자기 의견을 말하는 학생,준비해온 발표문을 열심히 읽는 학생,조용히 듣기만 하는 학생,다른 학생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골똘히 생각하는 학생 등 가지각색이었다. 물론 관심없이 따분해하는 학생들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 교실에는 분명 생동감이 넘쳐 흘렀다. 싫든 좋든 스스로 사고를 하고 조리있게 말을 하고 들어야 하는 그 시간에 참석한 모든 학생들의 눈빛은 빛나고 있었다.비록 미숙한 부분도 있었으나 열띤 토론의 모습은 오히려 신선했다. 이 학교가 지난 91년부터 전교생들에게 시키고 있는 독서·토론교육의 한 장면이다. 신일고는 학년초에 한 학급 학생들을 6명씩 조를 짜서 문학,인문·사회과학,자연과학,외국어등 4개분야의 책 16권을 기본도서로 지정해 읽고 토론하도록 하고 있다. 매주 3∼4시간씩은 학교에서 지정하는 독서시간이고 한달에 1∼2번씩 토론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학생들 각자가 3쪽분량의 독서활동보고서를 만들어 한 학기에 2번씩 제출한다.교사들은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 독서활동평가카드를 만들어 국어점수에 반영한다. 이 독서토론은 단순히 특별활동의 차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 학교 2학년인 오민용군(17)은 요즘 학교수업이 점점 재미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읽은 책에 나온 것들이 수업시간마다 떠올라 이해가 잘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처음 배우는 것도 내가 읽은 책에서 나왔던 말이나 내용이면 낯설지도 않고 이해도 빨리 돼요』 오군은 중학교때부터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다.학교수업때문에 마음대로 책을 읽을 수가 없어 늘 불만이었다. 하지만 고교에 진학하면서부터는 더욱 독서시간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학교에서의 독서토론교육 덕분에 오히려 더 많은 책을 읽게됐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시키는 독서가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은 거의 50여권정도의 책을 읽게됐어요』 과학에 관심이 많다는 이 학교 2학년 서은택군(17)은 책을 읽게되니 수업시간에 배우는 단편적인 지식들에 대해 저절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한번은 과학시간에 절대온도에 대해서 배우는데 마침 자연과학분야 책에서 절대온도에 대한 내용을 읽은 기억이 나 이해도 빨리 됐어요.절대온도에 대한 여러 응용의 예도 금방 생각났고요』 서군은 『이해가 되지않는 것을 애써 외우지 않아도 되는 때가 좋고 수업시간에 흥미가 생긴다』고 말했다. 서군은 특히 수업시간에 질문할 것도 많이 생기고 배운 지식의 적절한 적용의 예를 많이 발표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서문여고 2학년 김희정양(17)은 요즘 일주일에 2시간씩 학교에서 편성한 독서시간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책마라」라는 독서서클 회원이기도 한 김양은 평소에는 학교공부와 독서를 어떻게 조화시킬까 고심했었다. 『수능시험때문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학교에서 도서목록과 시간까지 정해주고 책을 읽게하니 근심을 던 셈이예요』 김양은 1주일에 한번씩 국어시간에 독후감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한다. 『솔직히 공부에 직접 큰 도움이 되는 지는 잘 모르겠어요.하지만 독서와 토론을 하면서 나의 의견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이 점차 늘어나는 것같아 좋아요』 같은 회원인 김나영양(17·2년)은 『책을 읽고 같이 토론을 하면서 친구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이 생긴 것같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 지난 10월말에 학교축제때 연 전교생을 상대로 한 공개토론회에서는 2백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직한 변신」이라는 단편소설을 대상으로 벌인 이 토론회를 지켜본 교사들은 『놀랄 정도로 적극적이고 다양한 학생들의 의견발표가 있었다』고 말했고 이 학교 독서위원회 교사들은 더욱 놀랐다. 올해부터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주에 1번씩 독후감을 작성케하고 토론을 하는 시간을 마련한 서울고의 경우에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참여가 무척 활발해졌다. 이 학교 연구주임조경수교사(55·국어)는 『수업시간에 간단한 질문에도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서로 먼저 대답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렇게 올해 들어 주로 고교에서 독서와 토론교육이 부쩍 늘어난 것은 대학수학능력시험제도의 도입이 가장 큰 이유이다. 신일고의 독서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신동일교사(38·국어)는 『대입이 학교교육의 현실적인 가장 큰 목표인 이상 대입때문에 독서교육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독서교육이 확산되는 것은 이유야 어쨌든 학교교육의 정상화라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선진국의 경우/토론식수업으로 판단력 길러/광범위한 독서로 창의력양성 역점/영/문학·철학서적 읽어 논리력을 함양/불 구미 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주입식 교육보다 많은 독서와 토론을 통한 교육을 학교교육에서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대중교육이 가장 발달해있는 미국의 경우 학교교육은 기본교양에 대한 폭넓은 독서과 토론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단편적 지식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주입시키느냐보다는 사회인으로 자립했을 때 스스로 판단하고 종합해 대처할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데 주안점을 두고있다. 예를 들어 인도에 대해 가르칠 때 인도의 수도가 어디에 있느냐 하는 식의 단편적인 지식은 별로 중요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도의 역사나 오늘의 전반적인 정치·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종합적 판단이 가능하도록 가르친다. 또 문학작품을 가르칠 때도 그 작품이 사실주의 작품인지 자연주의 작품인지 하는 것은 전혀 중요치않다. 그 작품의 내용과 그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토론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할 뿐이다.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은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전문지식을 배울 때 익히면 된다는 것이다. 중·고교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잡다한 단편 지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합리적인 자기 견해를 갖출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합리적 상식을 가진 시민의 육성이 서구교육의 목표이다. 미국은 이러한 교육을 위해 학생들에게 기본과목과선택과목과 관련된 폭넓은 독서를 의무적으로 부과하고 있으며 철저한 토론식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방법에 대한 전통적 확신때문에 미국은 비록 기초실력이 약하다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교육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유럽식 교육 전통의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영국의 경우 철저한 토론식 교육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성을 기르는데 학교교육의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의 학교교육에서 가장 큰 주안점은 광범위한 교양독서이다.토론식 수업은 엄청난 독서의 뒷받침없이는 불가능하기때문이다. 이와 함께 논리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글로 표현하기 위한 교육도 중시된다.「햄릿에 대해 논하라」가 영국의 중학교 2년생 국어시험문제이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영국은 학생들의 적성을 파악,진로를 결정해주고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보편적인 양식의 시민을 육성하고 있다. 대륙교육의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에는 학교교육의 최대목표를 가치관의 확립에 두고있다. 프랑스 중·고교육은 역사와문화교육을 통해 사고력과 논리력을 함양시켜 가치관을 정립케하는데 목표를 두고있다. 이를 위해 프랑스학생들은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문학과 철학에 대한 작품을 집중적으로 읽고 분석과 논증의 훈련을 받는다. 프랑스교육의 독특한 점은 이러한 교육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사람을 이해하고 스스로 사회생활에 적합한 행동규범을 찾는 생활철학을 익히게된다는 것이다. 철학의 나라인 독일의 경우는 교육 역시 합리성과 논리성을 중시한다. 공식하나 외우는 것보다 그 공식이 도출되는 과정과 응용력·기본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가 평가의 기준이 된다. ◎학교교육 정상화의 길/「주입식」 벗고 개발식수업 도입/듣기보다 쓰기·읽기 중점/교과과목수는 더 줄여야/박희승 서문여고교사·독서교육담당 앞으로 우리의 학교교육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모든 수업이 철저한 지식개발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지식개발식 수업은 기본 개념의 이해에서부터 체계적인 사고력의 습득에 이르는 과정을 학생 스스로가 체득하도록하는 교육방식이다. 이를위해서는 광범위한 독서와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기 위한 작문,그리고 토론이 구체적인 교육방법이 되어야 한다. 이제까지의 수업방식이 듣기위주의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었다면 앞으로는 읽기와 쓰기위주의 독서와 토론을 통해 학생의 자발적인 수업참여를 유도하는 개발식 수업을 도입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미 모두가 공감하듯이 주입식 교육은 일정 수준으로 학생들의 지식수준을 높이는 데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높은 수준의 창의성과 사고력을 키우는 데는 결정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수업에 관련된 다양한 교양도서를 반드시 읽게 하고 이를 독후감쓰기와 토론식 수업으로 연결시켜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이해하도록 해야한다. 그래야만이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이 생겨 새로운 발상의 창조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요즘 중·고교에서 독서·토론교육이 부쩍 늘고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가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요즘 시도되고 있는 독서와 토론교육은 사실상 과도기적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주입식 교육의 골격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일부 학생들의 욕구충족과 수학능력시험준비의 필요성때문에 별도의 과외시간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독서와 토론을 학교수업에서 제도화하는 것이 우리교육의 시급한 과제이다. 독서·토론 수업의 제도화는 우리 사회가 다음 세대에 한단계 높은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앞으로는 어느 분야에서든지 기본적인 지식만을 허겁지겁 습득해 써먹는 사회가 아니라 다른 나라보다 앞설 수 있는 창조적인 새 지식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학교수업시간의 부담이 줄어야한다.교과목의 수가 더욱 줄어야 하며 선진국처럼 기본과목 이외에는 학생들이 몇개 과목만 선택할 수 있는 선택과목제도를 현실화하는 방안등을 고려해 불필요하게 과중한 수업부담을 대폭 줄여야하며 학교교육의 발목을 잡고있는 대학입시제도가 이러한 학교수업을 보장해 줄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함은 물론이다. 수학능력시험제도의 도입이 독서와 토론을 학교교육에서 제도화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단편적인 지식에 의존하는 문제를 골격으로 논리력과 사고력을 측정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과도기적 시험제도라고 볼 수 있다.
  • 전교조해직교사 선별복직/시도교육감회의

    ◎지부장출마·연대활동땐 임용 제외/수능 1회실시·수습교사제 건의 전교조 해직교사들의 복직이 선별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 15개 시·도교육감들은 26일 상오 부산시교육청에서 협의회를 갖고 복직신청을 한 전교조해직교사들이 계속해서 전교조활동을 할 경우 임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교육감들은 면접과정에서 전교조와의 관계단절여부와 교사로서의 법질서및 복무규정준수의지를 확인한 뒤 이를 토대로 인사위원회에서 재임용여부를 최종판정할 계획이다. 시·도교육감들의 이같은 결정은 최근 복직신청을 한 전교조해직교사들이 전교조지부장선거에 출마하는등 전교조와의 연대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교육감들은 또 해직기간중 파렴치한 행위나 반윤리적·반교육적 행위를 한 교사도 교직 부적격자로 판단,임용치 않기로 했다. 교육감들은 이와함께 임기제에 따른 교장의 고령화와 유능한 적격자의 교장임용기피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교장임기제를 완전폐지하거나 1회에 한해 교장직을 연임할 수있도록 한 교육공무원법 제29조의2 제2항을 삭제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교육감들은 또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2월에 한번만 실시할 것과 신규교사임용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최소 1년간 연수기관이나 학교현장에서 연수를 실시,그 결과에 따라 정식교원으로 채용하는 「수습교사제」를 도입할 것도 건의했다. 이밖에 보충수업및 자율학습은 폐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각 시·도 형편을 고려,필요할 경우 보충수업을 고등학교에 한해 주당 10시간이내에서 실시하고 자율학습을 고교 3학년에 한해 방과후 4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또 수업및 평가방법도 개선,입시위주의 주입식·암기식 수업에서 벗어나 사고력·창의력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 도덕성도 시험으로 평가하다니…(교육 개혁해야 한다:9)

    ◎인성과목 성적 평가/교과서 암기 앞선 학생이 “모범생”/교사 위임·봉사활동 강화 바람직 서울 K고 2학년인 최모군(17)은 친구들사이에 명랑하고 성실하며 매사에 의욕적인 모범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군은 교실이나 학교운동장 청소때는 누구보다 열심이고 등하교때에도 길거리의 담배꽁초나 휴지등을 스스로 줍는등 궂은 일에 앞장설 뿐만아니라 인사성이 밝아 그를 아는 선생님과 친구·이웃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다. 그의 생활기록부를 살펴보면 「행동은 착실하고 의욕적이며 솔선수범하는 모범생임」이라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기록부의 한 구석에는 도덕과국민윤리과목의 성적은 「가」와「양」으로 평가되어 있다. 이같은 경우는 J고 윤모군(17)도 마찬가지로 생활기록부에는 「성실하고 인간관계가 좋으며 예의바른 모범생」으로 나타나 있는 반면 윤리성적은 「가」이다.이들 학생을 가르쳐온 교사들은 한결같이 『이들이 평소 예의바르고 모범적인 학생임을 감안하면 「수」를 주어야 마땅하나 현행 학교교육은 인성과목인 도덕이나 국민윤리 교과서 내용을 한 줄 더 암기한 학생이 「도덕적」인 학생으로 치부되는 모순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입시위주의 학교교육이 빚어낸 산물』이라고 개탄했다. ○입시교육의 산물 최군이나 윤군과 같은 경우는 우리주위에서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시험점수로 평가받는 도덕」이 학교교육을 왜곡시키고 있다.건전한 시민을 길러낸다는 교육의 제1 목표가 그릇된 입시교육에 밀려 제자리를 잃은지 오래다. 서울시교육청 중등장학과 이수일장학관은 『현재의 학습평가방법은 지나치게 지식영역에 편중하고 있으며 특별활동이나 행동발달·봉사활동등 학생들의 도덕적인 자질까지를 모두 계량화·수치화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장학관은 『학습의 내면화과정을 묻는 문제보다는 정답 즉 결과만을 중시하는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학교밖에 만연된 계량주의에 영향을 받으면서 또한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현재 고등학교의 학습평가방법은 교과별로 1백점만점으로 출제한뒤 학생이 받은 점수를5단계인 수·우·미·양·가로 절대평가하여 이를 다시 수는 5점,우는 4점등의 기준점수로 환산해 주당 수업시간수를 곱해 학기별 환산총점을 산출한다. 산출된 6학기분을 합산,총점순으로 전학기 석차 및 석차백분율을 계산한뒤 15등급으로 나누어 획일화시킨 것이 바로 대입내신성적이다. 이때문에 교육계 일각에서는 인성과목인 도덕과 국민윤리를 비롯한 일부 과목에 한해서라도 서둘러 평가방법을 달리해야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나 시정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그 방법으로 평소행동을 일정비율 담임교사의 판단아래 성적에 반영하거나 학생들의 가치관확립을 위한 논술고사·집단토론 등의 학습방법을 개발하고 특별활동·봉사활동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현재 예체능·과학·가정·실업교과등 실험·실습·실기와 필기고사를 구분,일정비율을 정해 성적에 반영하는 방안을 도입하기 위해 학부모·교사등으로 구성된 「성적관리위원회」같은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학부모들이 반대 용산고 강세중교사(43)는 『교육계에서는 그동안 고교교육 평가방법개선을위해 다각적인 대안을 제시하였으나 객관화·점수화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방법을 통한 진정한 평가를 위해서는 먼저 교사에 대한 불신풍조가 사라져야 하며 이를위해 학부모의 성숙된 교육관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서울시교육청은 우리교육의 이같은 모순을 없애기 위한 한 방안으로 올 2학기부터 국민학교 1·2학년생의 필기고사를 폐지토록하여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휘문고 백승호교사(33)는 『평가방법이 부분적으로 개선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이후 객관식위주의 시험형태가 서술형 주관식으로 바뀌고 폭넓은 독서와 토론,실험 및 관찰을 통한 탐구학습등의 새로운 변화가 일선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같은 자발적인 변화를 우리교육의 병폐를 근본적으로 개선 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일선교사들은 『그동안 우리사회의 각종 부정·부패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학교교육 과정에서 올바른 가치관과 건전한 도덕심을 길러주지 못한 탓』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도덕성이 결여된 지식은 오히려 사회에 해악을 끼칠 뿐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교육은 지금까지 이같은 사실을 외면해왔다. 도덕심은 책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이 실제 학교생활이나 가정생활을 통해 체험적이고 실천적으로 쌓아가도록 길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교사의 「행동발달평가」가 대입 좌우/성적 좋아도 예절·도덕 뒤지면 진학 불리/관찰·상담 통해 평가… 학부모항의 드물어 학생들의 도덕성조차 지필시험성적을 통해 평가하는 기형적인 교육방식은 후진국에서나 찾아 볼 수 있다. 선진외국의 경우 이미 철저한 교육자치제에 따라 입시위주의 교육관행을 탈피,학생들의 성취도를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이같은 평가는 학부모와의 합의에 의해 도출된 것이며 학부모들은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이들 선진국에서는 학생의 일반 학습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공중도덕·예절·단체생활의 규칙준수·인간관계가 형편없고 교내외 서클활동을 하지않으면 상급학교 진학때 불이익을 당한다. 대학진학의 경우 우리와 같은 입학시험을 치러야 하나 출신고교에서 발부하는 추천서와 행동발달상황에 관한 서류에 대한 평가가 시험성적보다 우선적으로 합격·불합격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코네티컷주 카벤트리 공립학교에서는 개인의 도덕적·지적·예술적·직업적인 흥미를 유발하는 교과목을 개설,학생들이 이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개성을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평가는 정기시험과 수업전 퀴즈·과제물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종합적으로 평가,분기별로 4차례의 성적표가 학부모에게 전달된다.또 교사는 학생들의 성적을 5단계의 난이도에 따라 A플러스에서 F까지 12등급으로 채점하고 성적표에는 학생의 행동발달사항과 학업성취도 및 낙제과목에 대한 참고사항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팔로 알토시 초등학교의경우 학생의 능력에 따라 교육내용과 교재를 차등화시켜 교육을 실시하고 학년초와 학년말 2회의 시험을 치러 개인별 성적을 「만족스럽다」「우수하다」「학업이 더 필요하다」등 3단계로 분류하거나 A∼D등 4단계로 나누어 파일에 모든 자료를 기록,보관하고 있다. 13년제로 운영되는 독일의 김나지움에서는 주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가 있으나 시험문제는 주관식으로 출제되고 단답형보다는 논술형이 대부분이어서 학생들의 논리력과 사고력을 측정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바덴브루텐베르크주의 학생들의 성적은 과목당 1∼4점까지 평점으로 산출되고 과목별·문제별로 가산점이 부과돼 동일과목의 시험을 치러도 문제에 따라 성적은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의 대학진학에 대해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교사들은 이같은 시험성적과 평소의 관찰·상담내용들을 토대로 성적을 산출하지만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는 없다. 수학과목의 경우 객관식문제는 없으며전문항 논술형으로 출제되는 인문사회과목은 3∼4개문항에서 2개정도를 택해시험을 치러 논리와 사고력·창조력을 중점 평가하고 있다. 김나지움 9∼12학년에게 부과되는 과제물은 단순한 복습차원을 넘어 학생 자신이 실험실습이나 연구조사를 통해야만 작성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사고력과 창의력·실천을 강조하는 프랑스는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얼마나 잘 암기하고 있는가를 측정하는 것보다는 이를 실제로 응용하는 능력과 도덕적인 가치관과 지식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에 평가의 중점을 두고 있다. ◎윤리·도덕 교과 개선책은/태도·행동평가로 전환해야/지필검사 의존 비교육적/교사를 믿고 재량권 줘야/강세중 용산고교 교사 현재 우리의 중등교육은 윤리·도덕교과의 평가까지 지필 검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내신성적의 객관적 산출및 입시와의 관련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지필 검사는 선다형 문제에 의한 지식평가 중심이어서 태도나 실제 행동에 대한 평가가 어렵고 학습 내용이 실천으로 연결될 수 없다는 비교육적인 맹점을 지니고 있다.최근 주관식 문제 출제가 강조되면서 뜻있는 교사들이 주관식 문제를 통해 가치관이나 태도에 대한 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고등학교 교육 과정에 의하면 윤리과의 성격이 「한국인으로서 올바른 인식 체계를 정립하고 건전한 판단능력과 실천의지를 기르기 위한 교과」라고 규정되어 있다.따라서 윤리학의 지식 체계에 대한 교육과 그에 대한 평가는 어떤 형태로든지 필요하다.그러나 판단능력이나 실천의지에 대한 평가는 가치·태도검사 방법의 도입이 필요할 것이며 어떤 방법으로든 실제 행동과 연결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도 「행동발달 상황」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그 결과를 생활기록부에 기록하고 있다.그러나 윤리·도덕교과와는 무관하게 학급담임에 의해 평가되고 몇가지 항목에 대한 3단계 평가를 함으로써 관찰법·면접법 등에 의한 계획적 평가가 되지 못하고 피상적이고 표피적인 평가에 그치는 경향이 있다.따라서 도덕·윤리교과의 학습 내용이 실제 행동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평가방법과 평가도구의 개발·도입이 필요하다. 윤리·도덕교과의 새로운 평가방법은 반드시 지필 검사만이 아닌 행동평가가 가미될 필요가 있다.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어려움이 많지만 예체능 교과나 과학교과의 실기 점수처럼 윤리교과도 일정 비율의 실기점수를 인정하는 방법도 우선 생각해 볼만하다.이와같은 제도를 도입하는데는 몇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행동평가를 위한 객관적인 평가도구가 개발되어야 한다.이미 교육학자들에 의해 많은 도구가 개발되어 있으므로 이를 보완하여 적절한 평가 도구를 채택하면 가능할 것이다.둘째,입시와 관련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입시와 윤리교과 성적을 무관하게 하면 현장에서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현실이고 관련시키면 지필 검사에 의한 평가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그것이다.이런 모순을 효과적으로 조화시키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셋째,교사의 평가를 신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교사의 평가에 대한 객관성을 인정하지 않는 한 행동에 대한 평가는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이 있지만 윤리·도덕 교과의 교육과 평가방법을 개선하는 노력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윤리·도덕교육은 그 자체가 교육의 최고목표이기 때문이다.
  • 서울신문 창간48돌 장기근속사원 포상

    서울신문 창간 48주년 기념식이 22일 상오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한수 서울신문 사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서울신문은 이제 국제화시대를 여는 새로운 신문으로서 그 면모를 날로 일신하고 있다』고 말하고 『앞으로 배전의 창의력과 책임감,그리고 자신감으로 무장,서울신문의 위상을 한층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장기근속자와 모범지사·지국·체육진흥기금 유공자등 1백33명에 대한 시상식도 있었다.
  • 국제화의 힘과 지혜를 위하여(사설)

    ◎서울신문 창간48주년 아침에 21세기를 코앞에 두고 세계는 지금 저마다 살아남기 위한 대란을 겪고있다.모두들 「밖으로,앞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몸부림은 선·후진국 가릴것 없이 총력전의 양상이다.선진국은 따라잡히지 않으려 더욱 박차를 가하고 중·후진국은 무엇이건 제치고 나서야 한다는 생존의 몸짓으로 영일이 없다. 누가 더 잘살고 보다 질높은 생활을 영위할수 있느냐하는 경쟁의 승부는 국민의 실력과 그 국민이 만드는 국가적 생산력에 의해 판가름날 뿐이다.지금 세계 각국은 질높고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들어내고 강인하고 창의적인 국민을 키워내는 안팎의 경쟁마당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국제화를 위한 힘과 지혜를 겨루는 「경쟁력의 경쟁」이다. 우리는 이 국제화의 당위와 필연성에 바탕하여 우리가 이제 앞장서 시작하고 무언가 이뤄내겠다는 소신과 결의를 서울신문 창간48주년을 맞는 아침에 세상에 밝히고자 한다. ○우물밖 개구리,「밖으로 앞으로」 확실히 세계는 지금 이미 경제뿐 아니라 인적·물적·정보의 영역에서 국제적무한경쟁의 시대에 들어섰다.「밖으로 앞으로」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지금 내가 어디에 서있는가』보다 『내가 밖의 세계와 어느만큼 연결되어 있는가』를 중시하고 세계를 향한 안테나를 높이 세운다.이것이 바로 국제화이다. 국제화란 서구지향의 동일문화로 나가는것이 아니다.각문화의 다양성과 다원성을 인정하여 그속에 「우리것」을 당당하게 정위시키자는 것이다.세계는 좁고 지구는 24시간 돌아간다.시간,거리,국적,언어는 이제 별 의미가 없다.우리는 국내의 정치 기업 문화에만 안주할것이 아니라 세계를 경쟁자로 하고 지구촌 사람들을 소비자로 삼아야 한다. 또하나,편견에서 벗어남도 국제화이다.세상은 좁아지고 하나가 되는데 우리것에만 집착하는 고정관념도 버려야 한다.편견을 벗고자 함은 우물안 개구리를 면하자는 것이다.요즘 국제화를 지향하는 기업들은 사원채용에서부터 「우물밖 개구리」를 뽑는다.어학능력·국제감각등이 가장 중요한 선발기준이 됐고 그들 먼저 해외연수를 보낸다. ○의식의 국제화,사람의 세계화 요컨대 우선 의식을 국제화하고 사람을 세계화하자는 것이다.그 두가지중 어느것이 먼저냐는 것은 논외의 일이다.사람·의식 모두 한꺼번에 국제화해야 하기 때문이다.김영삼대통령이 『이제 눈을 밖으로 돌려 세계와 경쟁해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개혁을 한다』고 강조한 뜻도 여기에 있다. 무엇을 기준으로,어디를 근거로한 「밖으로 앞으로」인가.우리가 지금 과거를 과감히 떨치고 미래를 설계할수 있는 내부의 의식과 기틀이 설정됐다는 판단아래 다음단계로 시각을 넓히자는 것이다.경제만해도 그러하다. 사실 우리 경제는 발전단계로 볼때 개발경제이후 그 다음 단계로 나가지 못하고 지체됐다.지구력과 창의력이 한계에 이르렀고 일찍이 국제화에 눈뜨지 못한 탓이다.생산력과 경쟁력에서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일본은 일찍부터 차세대교육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의 경쟁목표를 창의력과 국제화에 두고 있다.이제 눈을 밖으로 돌릴 즈음 그것부터 배워야한다.이웃에 가난한 나라보다 부자나라가 있는게 유리하다는 주장을 편 사람은 국부론의 애덤 스미스였다. ○문화 언론경쟁력 강화의 과제 변혁과 개방·국제화의 치열한 시대속에서 언론의 책무 또한 막중하다.우리의 관심과 과제 역시 명확하다.재래식 게임룰이나 우물안 개구리식 편향제작에서 탈피해 정치 경제 과학 기술 문화 환경 교통 교육 경영 통신 지역·도시생활 국제관계등 전반에 걸쳐 시야의 지평을 확대하고 질의 경쟁력을 축적해야 한다.이제부터 우리의 주제는 기존의 여야,제도권과 재야,보수와 진보,개혁과 반개혁의 이분법이 아니라 다양성,다원성의 종합 분석이어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의 국제화뿐만이 아니다.세상은 오늘 국제화속의 개별성과 차별성이 부각되는 개성의 시대이기도 하다.그것을 우리는 문화의 국제화라고 정의하고자 한다.그 문화의 국제화를 우리는 영화 「서편제」에서 찾았다. 1백만 관객동원의 대기록을 세웠고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서편제를 통해 우리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아울러 문화의 정체성 확립은 국수주의적 뿌리찾기가 아니라 국제화시대의 국내적 기반이라는 점에서 더욱 필수적인 언론의 지향과제도 되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새롭게 시작한다 변화와 개혁은 역사의 요청이다.그리고 변혁이 진행될때 자신을 적응시키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시대의 흐름에 자신을 적응시키는 일은 밖으로,앞으로 자신의 창문을 활짝 여는 일이다. 대원군 쇄국정책은 미구의 국망으로 이어졌다.오늘날 북한의 폐쇄와 고립은 국제경쟁력에서의 낙후는 물론 그들 국가의 생존문제로 연결되고 있다.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교훈과 명제가 바로 이것이다.그것이 또한 국가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생존력이기도 한 소이이다. 서울신문은 오늘 창간48주년을 맞았다.조국광복의 해,그 역시 엄청난 변화와 전환의 소용돌이 속에서 태어난 서울신문이었다.이 풍진 세상을 오직 언론의 본령속에서 살아왔고 이제 그 연륜에 걸맞는 경윤으로써 모든 것을 책임질수 있는 장년을 넘어섰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어느날 문득 우리앞에 다가선 21세기 태평양시대,국제화시대의 진입로에 서서 밖으로,앞으로만이 아니라 불퇴전의 실천의지로써 마구 뛰어가고자 한다.소신에 찬 미래지향의 의지아래 새로 시작하고 달려가고자하는 것이다.눈여겨 지켜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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