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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사재기 근절에 일조… 인생 하반기 문학 정리”

    “책 사재기 근절에 일조… 인생 하반기 문학 정리”

    “지난해 출판사의 사재기 문제 제기 이후 국회에서 ‘사재기법’이 통과되는 등 사재기를 근절하는 데 일조했다. 더 이상 ‘사재기’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사재기 논란에 휩싸였던 소설가 황석영(71)의 ‘여울물 소리’가 창비에서 재출간됐다. 지난해 5월 사재기 파동으로 절판된 이후 18개월 만이다. 황 작가는 2012년 등단 50년을 맞아 자음과모음을 통해 ‘여울물 소리’를 내놨다 출판사의 사재기 의혹이 불거지자 절판 선언을 했다. 지난 1년간 작가는 초판본을 손질했다. 그는 “작품 중간에 천지교를 해설하는 관념적인 내용이 길어서 그 부분을 덜어내는 등 정리했더니 훨씬 깔끔해졌다”고 말했다. ‘여울물 소리’는 황 작가의 생애 하반기 문학을 정리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여울물 소리’로 하반기 문학을 끝내고 이젠 ‘만년 문학’으로 넘어가려 한다”는 그는 “여태껏 이뤄 놓은 것에 안주하는 게 아니라 젊을 때로 돌아가 새로이 실험하고 현실과 다시 마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가는 내년 중단편 소설을 새로 펴낼 계획이다. ‘여울물 소리’는 격동의 19세기 후반을 배경으로 이야기꾼이자 혁명가인 주인공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4권(유홍준 지음, 창비 펴냄) 국토와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바꿔 놓은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저자의 일본 답사기 완결편으로 교토의 명소를 소개한다. 저자가 틈날 때마다 일본 속 한국 문화의 자취를 따라 일본 각지를 답사해 온 경험과 성과를 망라한 일본 답사기는 1권 ‘규슈-빛은 한반도로부터’, 2권 ‘아스카·나라-아스카 들판에 백제꽃이 피었습니다’, 3권 ‘교토의 역사-오늘의 교토는 이렇게 만들어졌다’로 이어졌다. 용안사의 석정(石庭)을 표지에 담은 4권 ‘그들에겐 내력이 있고, 우리에겐 사연이 있다’는 일본 역사와 문화의 정수가 모여 있는 교토 구석구석에 남은 한반도 도래인의 발자취와 함께 우리의 기술과 문화를 토대로 문화를 꽃피운 그들의 이야기를 오늘날 우리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고려불화부터 윤동주, 정지용의 시비까지 일본에 새겨진 한·일 두 나라의 오랜 문화 왕래의 자취를 따라간다. 468쪽. 1만 8000원. 세계사를 바꾼 헤드라인 100(제임스 말로니 지음, 황헌 옮김, 행성B:잎새 펴냄) 1면 헤드라인은 가장 중요한 기사 내용을 짧고 명료한 단문으로 함축한 것이다. 책은 170여년간 근현대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결정적인 사건과 역사적 인물들을 100개의 실제 신문 헤드라인을 통해 전한다. 책은 국제적인 전쟁, 자연재해, 범죄, 과학적 발견 등과 관련한 헤드라인 외에 충격, 불안, 환희 등 대중의 감정적 파장을 이끌어 낸 헤드라인을 시간순으로 배치하고 이에 대한 역사적 의미, 언론의 평가나 대중의 반응, 이후 역사와 인류의 삶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된 ‘오스트리아 황태자 피격’(1914년 6월 29일 뉴욕타임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의 시작 ‘이스라엘 건국’(1948년 5월 14일 팔레스타인 포스트), 미국과 소련이 벌인 우주개발 경쟁을 극적으로 보여 주는 ‘소련이 우주로 위성을 쏘다’(1957년 10월 5일 뉴욕타임스) 등 근현대사를 아우른다. 384쪽. 1만 7000원.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인 10(서경덕과 한국사 분야별 전문가 지음, 엔트리 펴냄)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 태어나 영웅의 삶을 살다 뜻깊은 유산을 남기고 간 10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숨 쉬고 있는 안중근, 김구, 윤봉길, 안창호, 헤이그 특사, 세종대왕, 이순신, 정약용, 윤동주, 백남준이 주인공이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에 한국의 영웅 알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인물별 전문가들이 집필에 참여했다. 지난해 독도, 일본군 위안부, 동북공정, 야스쿠니 신사, 약탈 문화재 반환, 독립운동 인물 및 역사, 한글, 한식, 아리랑 등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한국사 10개 키워드를 엮은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을 잇는 인물편. 자유와 독립을 위해 투쟁한 운동가, 역사상 위대한 지도자, 거장이라 불리는 예술가를 물었을 때 누구를 먼저 떠올리는가, 당신의 대한민국은 누구인가 등의 질문에서 출발한 책이다. 376쪽. 1만 6000원. 바이 디자인(데얀 수직 지음, 이재경 옮김, 홍시 펴냄) ‘사물의 언어’로 잘 알려진 데얀 수직 런던 디자인뮤지엄 관장이 쓴 개념사전. A부터 Z까지 알파벳순으로 39가지 단어를 선정해 우리 시대의 디자인, 건축, 예술, 패션을 이해할 토대가 될 기본 개념들을 짚었다. 저자의 폭넓은 식견과 명쾌하고도 예리한 분석력이 돋보인다. 앤디 워홀이 진짜로 가짜인 이유, 패션과 유행의 변화를 읽는 법, 위대한 건축물부터 우리의 삶을 바꾼 건축가들의 이야기, 비완벽을 추구하는 디자인의 역설, 코닥은 사라지고 제록스는 살아남은 이유, 빨래집게처럼 작지만 혁명적인 디자인 걸작들에 얽힌 이야기가 거침없이 쏟아진다. 19세기 만국박람회부터 우리 시대를 만든 사물들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3D프린팅, 비디오게임, 유튜브, 비판적 디자인, 디자인 아트 등 디자인의 새로운 영역들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640쪽. 1만 6000원.
  • 백석문학상에 전동균 시인

    백석문학상에 전동균 시인

    제16회 백석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전동균(52) 동의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집 ‘우리처럼 낯선’(창비)이다. 전 시인은 1986년 ‘소설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오래 비어 있는 길’ ‘함허동천에서 서성이다’ ‘거룩한 허기’ ‘우리처럼 낯선’ 등을 냈다. 백석문학상은 백석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고(故) 김영한 여사가 출연한 기금으로 1997년 10월 제정됐다. 최근 2년 내에 출간된 시집을 대상으로 한다.
  • 그림으로 읽는 詩, 동심이 새록새록

    그림으로 읽는 詩, 동심이 새록새록

    ‘아기가 아기가 가겟집에 가서/“영감님 영감님 엄마가 시방 몇 시냐구요.”/“넉 점 반이다.”/“넉 점 반 넉 점 반.”/아기는 오다가 물 먹는 닭 한참 서서 구경하고/(중략)/아기는 오다가 분꽃 따 물고 니나니 나니나/해가 꼴딱 져 돌아왔다/“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 읽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번지는 윤석중의 시 ‘넉 점 반’이 오종종한 얼굴, 깡총한 단발머리가 앙증맞은 소녀를 만났다. 해외 도서전에 나가면 그림만 보고도 해외 출판사 관계자들이 “무슨 뜻인지 설명해 달라”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 ‘우리시그림책’(창비) 시리즈의 세 번째 권 ‘넉 점 반’(그림)이다. 이 시리즈는 프랑스, 스위스, 일본, 중국 등 세계 6개국에 팔렸다. 2003년 ‘시리동동 거미동동’을 첫 권으로 한 우리시그림책 시리즈가 최근 ‘강아지와 염소 새끼’까지 15권으로 11년 만에 완간됐다. 백석, 윤동재, 윤석중, 천정철, 권정생 등 우리말과 삶의 질박한 정서와 동심을 담은 시인들의 동시 7편과 전래 동요 6편, 어린이가 직접 지은 시 2편이 밑거름이 됐다. 여기에 이영경, 김병하, 김용철 등 국내 대표 그림책 작가들이 직접 시인의 고향, 작품의 배경지 등으로 발품을 팔아 취재한 결과를 독창적인 캐릭터, 순박하고 아름다운 색감, 다채로운 기법으로 그려 낸 기획이다. 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지은 아동문학 평론가는 “이야기를 뒤따라가는 서사와 달리 시는 주관적, 능동적으로 세계를 받아들이며 의미를 만들어 가는 장르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해방감을 준다. 어린이들이 시의 내면까지 들어갈 수 있는 건 상상의 폭을 넓혀 주는 그림 때문에 가능했다”며 기획의 의의를 설명했다. 김 평론가는 “우리 시는 사라져 가는 우리 역사나 문화를 경험하게 하는 풍부한 매개체”라며 “번잡하고 폭력적인 언어, 학습 언어에 갇혀 자라난 어린이들이 평온한 소리와 언어로 아름다운 세계를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그들만의 잔치 ‘비엔날레’

    그들만의 잔치 ‘비엔날레’

    짝수해인 올해 전국 각지에서 5개의 대형 비엔날레가 동시에 열리면서 ‘비엔날레 피로증후군’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내놓는 크고 작은 미술행사까지 가세한 탓에 ‘비엔날레 공화국’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정작 이름 한번 들어보지 못한 행사도 한둘이 아닌 데다, 대다수 비엔날레의 수준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국고 보조를 받는 전국의 5대 비엔날레가 거의 같은 시기에 봇물을 이뤄 ‘그들만의 잔치’라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자연미술에 초점을 맞춘 제6회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는 일찌감치 지난 8월 말 개막해 충남 공주 일대에서 이어지고 있다. 종합비엔날레로 불리는 제10회 광주비엔날레와 제8회 부산비엔날레는 지난 4일과 20일 각각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또 ‘사진의 기억’과 ‘달그림자’를 주제로 한 제5회 대구사진비엔날레와 제2회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지난 12일과 25일 개막했다. 이 가운데 대구사진비엔날레를 제외한 나머지 4개 비엔날레는 오는 11월까지 전시가 이어진다. 여기에 격년제 예술행사로 지난 2일 개막한 제8회 미디어시티서울이 열리고 있고, 오는 11월에는 과학과 예술의 융·복합을 모색하는 대전비엔날레가 개막한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 4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바통을 이어받을 예정이다. 이코리아전북비엔날레,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프로젝트 대전,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 평창비엔날레 등 다른 행사들까지 합하면 국내에서는 연중 비엔날레가 끊이지 않는다. 격년제 미술제인 비엔날레는 국내의 경우 전국적으로 10여개로 추산된다. 비엔날레라는 이름까지 붙진 않았으나 비슷한 형태의 ‘미술제’나 ‘미디어 아트’ 등을 합하면 20개에 육박한다. 전 세계적으로 비엔날레가 200여개인 점을 감안하면 절대 과잉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이름만 그럴 듯할 뿐 외국 작가 몇 명의 작품을 들여와 비엔날레라고 부르는 적지 않은 행사들에 미술계의 경계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판을 벌여놨으나 신통치 않은 결과에 실망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거나 존재감이 없어진 행사도 적지 않다. 2000년대 중반 개막해 2010년 문을 닫은 인천여성비엔날레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행사는 3만명 안팎의 관람객을 모으다 국비지원이 끊긴 직후 자취를 감췄다. 운영 미숙과 예산 부족, 입장객 부풀리기 등은 이들 비엔날레의 대표적 부작용이다. 대다수 지자체 수장들이 공적을 쌓기 위해 무리하게 행사를 주도하면서 정부에 터무니없는 국고보조금을 요구하거나 산하 재단이나 조직위 등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비엔날레 개막을 앞두고 수십만명의 입장객이 들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1명의 유료 입장객이 통합권을 이용해 세 곳의 각기 다른 전시장을 돌아볼 경우 이를 3명의 유료 입장객으로 중복 집계하거나 해수욕장에서 부설 전람회를 열고 해변을 찾는 피서객을 모두 입장객으로 산정하는 촌극이 벌어지기까지 한다. 갈수록 떨어지거나 정체되는 비엔날레의 작품 수준은 피로감을 높이는 가장 큰 요인이다.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관람객 숫자가 예전만 못한 까닭은 광주나 부산과 같은 대형 종합비엔날레조차 신선하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 좁은 땅에 이렇게 많은 비엔날레가 존재해야 하느냐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개운한 맛이 없다”는 비판은 한창 진행 중인 5대 비엔날레에도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광주비엔날레는 비교적 주제가 명확하게 표현됐으나 아쉬움이 남고, 부산비엔날레는 다소 난해하며 방향성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또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진일보한 움직임을 찾기 힘들고, 창원조각비엔날레는 2년 전의 이정표가 올해도 그대로 방치돼 있을 만큼 불친절한 전시라고 평가했다.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는 새로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장기적인 계획이 빠져 있다는 비판이 줄을 잇는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에 위탁해 현재 진행중인 5대 비엔날레에 대한 평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3월 보고서가 완성되면, 국고 보조금 결정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국내 비엔날레들은 뚜렷한 목적성 없이 관성에 따라 움직인다”면서 “작지만 알찬 미술축제를 이어가는 폴란드 그단스크시의 사례처럼 비엔날레를 도시 마케팅 차원에서 여는 국내 지자체들은 각 지역에 걸맞은 예술행사가 무엇인지 냉철하게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지식의 반감기(새뮤얼 아브스만 지음, 이창희 옮김, 책읽는수요일 펴냄) ‘메소팩트’란 시간에 따라 서서히 변화하고 진화하는 진실을 뜻하는 신조어다. 이 용어를 처음 소개한 새뮤얼 아브스만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지식이 생성, 확산, 전이, 소멸되는 과정에 주목했다. 저자는 대학의 논문 인용과 대출 통계 등을 살펴본 결과 지식의 효용은 방사성동위원소의 반감기 곡선과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고 주장한다. 각 학문의 반감기를 따지자면 물리학이 13.07년으로 가장 길고 경제학(9.38년), 수학(9.17년) 등이 뒤를 이었다. 물이 고체인 얼음으로 변하는 순간 급격한 변화가 수반되듯 지식의 발달이 축적되면 어느 순간 이에 기반한 큰 변화가 일어나며 인류가 달에 아폴로11호를 쏘아 올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책은 지식 자체를 습득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변화하는 지식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우라고 조언한다. 340쪽. 1만 6000원. 맑스를 읽다(로베르트 쿠르츠 엮음, 강신준·김정로 옮김, 창비 펴냄) 독일의 사상가인 저자가 마르크스의 대표 저서 20여편을 분석해 오늘날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대안을 고민한 책이다. 책은 지금의 자본주의는 이미 파산선고를 받았음에도 대체 방안이 없어 명맥만 유지될 뿐이며 마르크스의 이론은 오늘날 더욱 유효해졌으나 그에 대한 해묵은 오해 때문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20세기의 거대 변혁 과정에서 마르크스 이론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것은 선진국 노동운동가들이 ‘자본’ 등 마르크스 이론을 견강부회한 오류 탓이라는 것. 책은 ‘자본’ ‘경제학 철학 초고’ ‘잉여가치론’ 등 마르크스의 대표 저술 20여편을 분석해 주요 이론을 8개 주제로 나눠 정리했다.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특징, 노동사회의 위기 진단과 그에 대한 비판을 전반부에서 다룬다. 자본주의의 야만성, 자본주의 위기의 역사적 흐름, 세계금융위기 발생 과정도 되짚고 현재의 자본주의 폐단을 극복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한다. 536쪽. 2만 5000원. 가면권력(한성훈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6·25전쟁 시기에 민간인 학살로 얼룩졌던 국민보도연맹 사건과 거창 양민 학살 사건에 대한 진실과 진상 규명 운동 등을 집중 조명했다. 국가에 의해 ‘학살’이 이뤄진 과정과 관련 사실들을 사회인문학적 시각으로 고찰했다. 1999년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문제에 관심을 가진 후 희생자, 가족, 가해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시민단체(민간인학살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를 직접 조직한 저자인 만큼 책은 온전한 역사 현장의 기록이다. 역사적 진실을 가려내기 위해 치열하게 발품을 판 저자는 이승만 정부의 최고위층, 검찰, 경찰 등 국가 기관이 어떤 역할을 하며 가해자가 됐는지, 또 희생자들은 어떻게 내부의 적으로 내몰렸는지를 되짚는다.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는 사회, 진실을 덮는 사회적 침묵과 국가의 무책임, 정치의 책임윤리 등을 함께 고민한다. 458쪽. 2만 3000원. 나에게는 중동이 있다(박상주 지음, 부키 펴냄) 20여년간 일간지 기자로 뛰었던 저자가 아프리카와 중동을 발로 뛰며 현지에서 성공한 한국인 17명을 심층 취재해 책으로 엮었다. 아프리카 이야기는 ‘나에게는 아프리카가 있다’에 담았다. 중동편의 경우 역경을 딛고 성공해 현지에 정착한 이야기 8편이 실렸다. 선원으로 일하다 모로코에서 배추와 무를 재배하고 방앗간으로 성공한 이종완씨 부부, 이슬람권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태권도 사범을 거쳐 섬유용 계면활성제 제조업 사장으로 변신한 조경행씨, 배구 선수 출신으로 바레인에서 식당 경영에 성공한 오한남씨 등의 성취담이 옆에서 지켜본 듯 생생하게 소개된다. “취업 고민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책이었으면 한다”는 게 저자의 말. 아프리카편에서는 잠비아 등지에서 가발 사업으로 연간 16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김근욱씨 이야기 등이 등장한다. 239쪽. 1만 4800원.
  • [문화 In&Out] 책을 켭시다?

    출판시장의 ‘아마존’과 ‘반스앤노블’은 닮은 듯 닮지 않았다. ‘포식자’로 불리는 아마존은 1995년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해 온라인 쇼핑몰 등 인터넷 상거래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해 왔다. 킨들, 파이어폰 등 디지털 기기로까지 범위를 넓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중 한 곳으로 성장했다. 반면 반스앤노블은 1873년 찰스 M 반스가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소규모 서적회사로 문을 열었다. 1971년 서적교환소를 운영하던 레오나르도 리지오가 이곳을 인수했고, 1980년대 이후 출판시장 쇠퇴를 기회 삼아 오히려 급성장했다. 뉴욕 등에 잇따라 초대형 서점을 열면서 1000여곳의 체인 서점을 힐링공간으로 마케팅했다. 아마존과 맞짱을 뜬 것은 1997년. 독일 베텔스만과 함께 온라인서점인 반스앤노블닷컴을 열었다. 일단 1라운드에선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이 반스앤노블의 누크에 압승하며 승부가 갈리는 듯했다. 반스앤노블은 올 상반기 디지털 기기 사업 철수를 발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다시 반스앤노블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새로운 형태의 전자책 태블릿을 개발, 시장에 내놓으면서 지금은 전세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전자책 시장은 아직 본궤도에 오르진 않았다. 글로벌 시장에 비해서는 작은 규모지만 그래도 이용자들의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책 시장 규모는 5838억원으로 전체 도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이다. 세계 수준(13%)에 비해 크게 낮지만 향후 5년 내 전자책이 종이책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란 일반 독자들의 응답은 절반에 육박한다. 실제로 지난달 창비 등 국내 출판사 25곳은 종이책과 디지털 서비스를 연계하는 융·복합 통합 서비스 ‘더책’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종이책 판매가 주를 이뤘던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들은 전자책을 종이책처럼 낱권 판매하는 것은 물론 연간 회원제 가입을 통해 권수에 상관없이 다운로드받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아마존 킨들의 핵심 개발자인 제이슨 머코스키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출판시장)에선 2016년까지 독자 2명 중 1명이 어떤 형태로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포함한) 전자책 단말기를 이용해 책을 읽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전자책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낙관적 전망 속에서 출판인들이 정작 두려워하는 건 출판시장의 교란이다. 외국의 사례처럼 아마존 등 대형 온라인 서점의 낮은 가격정책(9.99달러)이 문제가 되기보다 무료 콘텐츠 난립이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국내 음원시장의 불법 다운로드와 맥락이 비슷하다. 문제는 이를 온라인 서점들이 부추긴다는 것이다. 최근 한 국내 온라인 서점은 ‘금주의 무료 이(e)북’ 등 판촉행사를 통해 무료로 전자책 콘텐츠를 내려받게 한 뒤 이를 종이책 판매 순위와 합산해 종합순위를 매겨 물의를 빚기도 했다. 기존 출판계는 ‘변종 사재기’라며 반발했으나, “전자책 저변 확대를 위한 취지였다”는 옹색한 변명만 나왔다. 출판계에서 ‘문화 지체’를 언급하는 동안 전자책 시장이란 현실은 너무 성큼 다가와 있는 듯 보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녹슬어 버린 인생 그래도… 빛난다

    녹슬어 버린 인생 그래도… 빛난다

    “잘 살고 간다, 화장 뿌려, 안녕.” 이승에서의 마지막 시간, 시인의 아버지는 달력 뒷장에 한 줄의 유언을 남겼다. 손택수(44) 시인은 이 한 줄로 시집을 묶었다고 말한다. ‘나무의 수사학’ 이후 4년 만에 낸 네 번째 시집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창비)이다. “그는 세계와 세계를 연결하는 탁월한 중매쟁이다. 그는 늘 무엇과 무엇 사이에 관절 튼튼한 접속사로 존재한다”는 함민복 시인의 평대로 시인은 애잔한 가족의 내력, 정신적으로 곤궁한 사회와 자기 내면, 어김없는 자연의 섭리 등에서 감각하고 사유한 깨달음을 세상에 내어놓는다. 지난 3월 실천문학사 대표직을 내려놓은 시인은 강원도 원주 토지문학관으로 들어갔다. ‘내 속 다 내어주고 비루하게 벌가벗긴/빈껍데기가 되어’(23쪽) 돌아간 그는 몇해간 끊고 지낸 ‘시(詩)살이’를 다시 시작했다. 이 기간에 지은 시들이 새 시집을 이뤘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집에서는 손택수 시의 ‘원형질’이라 할 만한 고향, 가족, 자연에서 수혈받은 정서와 상상력 외에도 ‘닿을 수 없는 꿈들을 옆에 둔 채’(17쪽) 아파하고 녹슬어 버린 자신에 대한 성찰이 유독 두드러진다. ‘아무래도 내 생은 좀 심심해진 것 같다/꿈을 업으로 삼게 된 자의 비애란 자신을 여행할 수 없다는 것/닦아도 닦아도 녹이 슨다는 것/녹을 품고 어떻게 녹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녹스는 순간들을 도끼눈을 뜬 채 바라볼 수 있을까’(녹슨 도끼의 시) 그러고는 ‘서식 밀도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를 뜯어 먹는 올챙이’(물속의 히말라야)처럼 발버둥쳐야 살아남는 무한경쟁의 사회에서 공연하고 쓸모없는 일들의 가치와 미덕을 우러른다. ‘내게도 공연한 일들이 좀 있어야겠다/일정표에 정색을 하고 붉은색으로 표를 해놓은 일들 말고//가령,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에 모종대를 손보는 노파처럼/곧 헝클어지고 말 텃밭일망정/흙무더기를 뿌리 쪽으로 끌어다 다독거리는 일//(중략) 이상하지 않은가, 나는 이 쓸모없는 일들 앞에서 자꾸 부끄러워지는 것이다’(공연한 일들이 좀 있어야겠다) 돌아가신 아버지, 외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죽음에 대한 연작 시(‘죽음의 형식’ 1~5) 형태로 나타나는 동시에 묵은지, 지게, 꽃 등 일상의 사물과 자연에도 반복적으로 투영된다. ‘꽃이 피면 죽는 게 아니라/죽음까지가 꽃이다’(대꽃)는 인식에서나, 절명의 순간 동백나무 가지 꺾는 소리를 닮고 싶어 하는 마음이 그러하다. ‘암투병 중인 수녀님이 선물로 동백가지를 끊는다/뚝, 아무런 망설임 없이/마치 오랜 동안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단번에 가지 꺾이는 소리/세상 뜰 때 내 마지막 한마디도 저와 같았으면/비록 두려움에 떨다가도 어느 순간/지는 것도 보람인 양/가장 크고 부드러운 손아귀 속에서 뚝/꽃보다 진한 가지 향을 뿜어낼 수 있었으면’(이해인 수녀님의 동백가지 꺾는 소리)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한국 시민운동이 걸어온 길, 걸어갈 길

    한국 시민운동이 걸어온 길, 걸어갈 길

    한국의 시민운동은 현대사의 굴곡과 맞물려 태동, 발전해왔다. 이 땅의 많은 시민운동 단체들은 권력의 감시자로서, 고발자로서, 혹은 개혁가로서 사회 변화와 시민 권리 찾기의 첨병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예전과는 달리 지금 시민운동 단체들이 위기에 처했다고 보는 이들이 적지않다. 1994년 9월 10일 참여민주주의와 인권이 실현되는 민주사회 건설을 목표로 생겨난 참여연대. ‘한국 대표 시민운동 단체’로 꼽히는 참여연대 창립 20주년을 맞아 시민운동을 되돌아보는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사건으로 보는 시민운동사’(차병직 지음, 창비 펴냄)와 ‘감시자를 감시한다’(조대엽·박영선 엮음, 이매진 펴냄)이 그것. ‘사건으로’가 굵직한 사건들 속 시민운동 단체의 활약에 주목한 책이라면 ‘감시자를’는 참여연대의 역사를 짚어 향후 시민운동이 갈 길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이 가운데 ‘사건으로’는 이른바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꾼 대표적인 시민운동 20개를 반추했다. 사법부 최대 스캔들로 요란했던 의정부 법조비리 사건부터 2000년 대선정국을 뒤흔든 낙천·낙선운동, 경제민주화의 씨앗을 뿌렸다는 소액주주운동, ‘최저생계비로 한 달 나기’와 1인시위에 얽힌 사연들이 세밀하게 소개됐다. 창설 당시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으로 투신해 20년간 참여연대에서 활동해 온 저자가 가감 없이 들춰낸 시민운동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저자는 책에서 “한국현대사를 거대한 이데올로기의 전장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많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운동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소외된 작은 권리를 찾기 위한 일반 시민들의 치열한 싸움이었다”고 회고한다. 그에 비해 ‘감시자를’는 참여연대의 20년 역사와 활동에 초점을 맞춰 한국 시민운동을 전망했다. 참여연대에 직·간접적으로 몸담아 활동해온 15명의 전문가가 참여연대의 태동부터 활동 성과, 향후의 방향을 촘촘히 분석 평가한 참여연대 보고서인 셈이다. 책은 우선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부패방지법 제정 등 입법 성과는 물론 1996년 13만명의 노인들이 노령수당을 받도록 판결을 이끌어내는 등 그간 사회운동의 첨병 역할을 자임해 온 참여연대의 성과를 높이 산다. 그러면서 ‘고장 난 나라의 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고민과 제언을 담고 있다. 그 고민과 제언들은 참여연대가 ‘시민을 감싸는 작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다양한 의사를 반영하고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통로가 되도록 신발 끈을 조여 매야 한다는 목소리로 수렴된다. “대변하고자 하는 개인들이나 집단의 이해관계를 왜곡하거나 그들을 대표하고 관철시키는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특정집단의 이해관계를 편향되게 대변하거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면 참여연대는 더 이상 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고 존재 의의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종이책이 디지털과 결혼했어요

    종이책이 디지털과 결혼했어요

    ‘종이책의 한계를 뛰어넘어라.’ 종이책의 생존이 날로 위협받고 있다. 관련 지표만 몇 개 들여다봐도 위기상황은 뚜렷하다. 우리나라 성인이 한 해 읽는 책은 평균 9.2권(문화체육관광부 2013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불과하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13 하반기 출판산업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신간 발행 부수는 2만 8292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2081종), 같은 기간 발행 실적이 있는 출판사 수는 4259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35.8%(2374개사)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종이책의 한계를 넘어 활로를 찾는 시도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11월 21일부터 도서정가제(온·오프라인 서점 모두 책 정가의 15% 이내 할인만 허용)가 시행될 예정이라 업계에서는 자구책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출판사들은 재고를 털고 가자는 차원에서 대폭 할인 판매를, 인터넷 서점들은 장기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승부를 벌이는 과정에서 마케팅 역량을 총동원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종이책에 다채로운 디지털 콘텐츠를 품어 내거나, 전문가가 책을 꾸러미 지어 줌으로써 다종다기한 출판 시장에서 책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하는 큐레이션(미술관·박물관 등에 전시되는 작품을 기획하고 설명해 주는 큐레이터에서 나온 신조어. 원하는 콘텐츠를 수집해 공유하고 가치를 부여해 다른 사람이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서비스 등이 선보이고 있다. 창비, 문학과지성사, 김영사 등 국내 25개 출판사들은 지난달 초 종이책에 근거리무선통신(NFC) 태그를 부착해 거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오디오북, 동영상, 전자책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더책’ 서비스를 출범시켰다. 다른 재생 장치나 인증 절차 없이 해당 애플리케이션만 스마트폰에 깔면 된다. 서비스를 개발한 미디어창비 측은 이를 “종이책과 디지털 서비스를 결합한 책의 새로운 미래를 보여 주는 사례”라며 “스마트폰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독서 인구가 감소하며 침체된 종이책 시장에 활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전국 공공도서관, 초등학교,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 배포한 364종의 어린이책 외에 창비에서 출간한 단행본 3종이 NFC 태그를 달고 더책 서비스(현재는 오디오북, 동영상 콘텐츠만 가능)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2일부터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단행본은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 김려령 작가의 ‘완득이’,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등인데 시범용으로 내년 1월 말까지 책만 사면 디지털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출범 한 달이 지난 현재 성적표는 긍정적이다. 영화 개봉의 호재를 맞은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은 하루 평균 태그 이용 횟수가 1400건, 누적 이용 횟수가 2만 1000여건(지난 4일 기준)에 이를 정도로 독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동참하겠다는 출판사들도 늘고 있다. 성인 단행본 출판사는 6곳이 이미 추가로 계약하거나 참여를 문의해 왔고, 어린이책 출판사도 7곳이 이미 자사 책의 오디오북 녹음을 진행 중이거나 참여를 논의 중이다. 가욱현 미디어창비 본부장은 “참여 의사를 밝힌 출판사들은 ‘디지털 서비스에 몸을 싣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 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다”며 “시범용으로 내놓은 단행본의 판매가 계속 증가 추세이고 업계에서도 참여하겠다는 곳이 점점 느는 등 디지털 콘텐츠가 종이책의 활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 본부장은 “현재 출판사들은 도서 판매 외에 수익이 없지만 더책 서비스가 안착되면 도서 외에 여러 부가 콘텐츠를 함께 개발해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출판시장에 활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린이책 분야에서도 전집 시장 등이 고사하자 디지털 콘텐츠로 종이책의 부활을 꾀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교육·출판업체인 웅진씽크빅은 지난달 11일 종이책 구매와 북 패드를 통한 디지털 콘텐츠 이용 혜택을 더한 회원제 독서 프로그램 ‘웅진북클럽’을 선보였다. 매월 11만 9000원을 내면 2년간 책 300여권을 살 수 있고 북패드를 통해 3000여개의 디지털 콘텐츠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식이다. 패드 화면에 카드가 뜨면 그중 이용자가 마음에 드는 키워드가 적힌 것을 클릭한다. 뒤이어 노래가 나오고 관련 책으로 연결해 주는 1300여 가지의 큐레이션 서비스가 펼쳐진다. 유민정 웅진씽크빅 차장은 “미술관에서 큐레이터가 설명해 주면 그림에 대한 이해나 감상하는 즐거움이 더 깊어지듯 책만 전자책으로 옮기는 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는 주제어에 따라 책을 골라 주는 큐레이션 기능을 넣었다”며 “게임은 스스로 찾아 하면서도 책은 읽지 않은 요즘 아이들에게 종이책만 읽고 독후 활동하는 것보다는 새롭고 즐거운 독서 체험을 제공해 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런 큐레이션 서비스는 출판사뿐 아니라 유통업계에도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서점 인터파크도서는 지난달 문학 담당 MD, 북DB 콘텐츠 전문가 등이 직접 책을 골라 묶어 보내주는 문학 큐레이션 서비스 ‘노블박스’를 시작했다. 독서량이 줄어들면서 스스로 어떤 책을 읽어야 될지 모르겠다는 독자들이 많아지면서 마련한 ‘특별 조치’(?)인 셈이다. 한 달에 1만 9000원을 내면 전문가들이 고른 문학책 4만~5만원어치의 책을 주는 노블박스 서비스는 지난달 선착순 300명으로 제한해 진행한 결과 사흘 만에 준비한 수량이 ‘완판’될 정도로 호응이 컸다. 11월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편법 할인’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서점 측은 “작가와의 만남 신청 시 참석 혜택, 최신 도서 트렌드나 추천도서 정보 제공 등 차별화된 추가 서비스를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노력들이 종이책의 본질적인 구제책이 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종이책의 외연을 확장시키기 위해 종이책의 물성은 그대로 놔두고 디지털기기·콘텐츠와 접목해 확장성을 키워 내는 것은 주목해 볼 만하다. 하지만 종이책을 매개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제한적이라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며 “무엇이 독자의 지지를 받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일부 서비스는 도서정가제의 회피책에 불과하다는 등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종이책과 디지털 콘텐츠의 결합으로 출판사가 자기 콘텐츠의 매력을 높이려는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일부 서비스는 이를 통해 가격 자율성을 확보해 보겠다는 계산도 엿보인다”며 “종이책을 매개로 하는 디지털 콘텐츠 이용은 접근성이 제한적이고 디지털 콘텐츠 부가가 종이책 판매에 큰 영향이 없다는 과거 사례를 볼 때 독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종이책이 어떻게든 디지털 환경에 적응해야 된다는 측면에서 이 같은 시도들은 앞으로도 다양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종이책이 갖는 고전적 의미의 독서 가치는 버리지 않으면서도 급변하는 독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야 하는 것이 출판사들로서는 책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만큼 중요해졌다”면서 “출판사들이 보유한 콘텐츠를 어떻게 다양하게 활용할지를 고민하는 것은 출판업계가 꾸준히 풀어 가야 할 과제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고향길 막힐 때 펼쳐봐요

    고향길 막힐 때 펼쳐봐요

    흥청거리며 눈을 즐겁게 해주는 영화와 TV 프로그램이 넘치는 추석 명절이다. 그게 아니라도 옛 동무, 친척들의 반가운 얼굴을 본다는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설레고 즐겁다. 꽉 막힌 고속도로의 체증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이다. 여기에 책 한 권을 집어들면 어느새 고향인가 싶고, 또 어느새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요즘 서점 매대의 ‘짱’은 단연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요나스 요나손 지음, 열린책들 펴냄)이다. 100살 먹은 노인이 요양원을 탈출해 세계를 돌아다니며 스페인 내전의 프랑코 장군을 만나고, 마오쩌둥의 부인을 위기에서 구해주는가 하면, 스탈린을 만나 시베리아에서 노역하다가 북한으로 탈출해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만나는 등 현대사 곳곳의 주요 장면마다 황당하게 등장하고, 유쾌하게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요절복통의 내용들이 이어지지만,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편 곁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혹은 늙은 부모의 삶에 슬며시 따뜻한 연민의 시선을 보내게 만든다. 젊은 작가 김애란이 2011년 내놓아 당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던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창비 펴냄)은 영화 개봉에 힘입어 3년 만에 다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조로증에 걸린 열여섯 살 아름이의 눈에 비친 어린 부모의 삶은 고단하지만 측은하고 또 아름답다. 소설을 다 읽은 뒤 김애란의 애잔한 문장 속에 드러나는 엄마, 아빠가 영화 속 송혜교, 강동원의 모습과 어떻게 만나고 엇갈리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영화 ‘안녕, 헤이즐’의 원작인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북폴리오 펴냄) 역시 열여섯 살의 말기암환자가 인생의 마지막 즈음에서 만난 친구와 빛나는 사랑을 나눈다. 좀 더 진지하게 사회, 경제, 외교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라면 장하준, 김진명 등의 책을 읽을 만하다. 펴내는 족족 베스트셀러 윗자리를 차지해 온 김진명 작가의 ‘싸드’(새움 펴냄)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편입을 둘러싼 한국과 미국의 외교 갈등을 그렸다. 작가 특유의 흥미진진한 문체로 풀었다. 한반도가 분단 상황임을,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서 대단히 곤란한 처지임을 어떤 논문, 보고서보다 은밀하면서도 논리적으로 매끈하게 다듬어냈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부키 펴냄)는 이미 ‘나쁜 사마리아인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 베스트셀러 책을 펴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역작. 이번에는 경제학이 박제화된 학문이 아니라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더욱 쉬운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또 돌아온 김우중 전 대우회장의 ‘김우중과의 대화’(신장섭 지음, 북스코프 펴냄)도 눈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세월호 이후 대한민국… ‘가만히 있으라’ 할까요

    세월호 이후 대한민국… ‘가만히 있으라’ 할까요

    “세월호 이슈는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라는 큰 질문을 던졌죠. 세월호를 기점으로 다들 다른 패러다임을 만들려고 하지만 그게 정확히 뭔지 모르겠습니다.” 계간 ‘창작과 비평’(창비)이 주관한 좌담회에서 30대 사회운동가 김성환씨는 넋두리를 늘어놨다. “삶 속에서 구체적인 변화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선행돼야 하고 그것이 메시지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좌담에는 김씨 외에도 창비 편집자인 박주용, 청년 논객 박가분, 다큐멘터리 감독 조세영 등 20~30대 젊은이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그간 겪어 온 한국 사회의 적폐와 유산을 공유하며 동시에 스펙과 방황, ‘덕질’(무엇에 심취해 반복하는 활동)에 물든 젊은 날을 고백한다. 이런 고백은 세월호 선내에서 들려온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의 허망함에 대한 반발로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 세월호를 넘어서는 청년들’이라는 제목의 ‘대화’로 ‘창비’ 가을호에 실렸다. 비단 ‘창비’만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지 넉달이 넘어 다양한 학술·문학 계간지들이 가을호에서 특집과 좌담 형식을 빌려 세월호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한국 사회의 단면을 집중 조명하며 동시에 ‘망각’과 ‘회피’라는 정치 논리와 유가족들에 대한 ‘혐오’가 판치는 한국 사회에 대한 성찰을 담았다. 우선 ‘창비’. ‘세월호 이후 한국 사회 무엇을 바꿀까’라는 주제로 포스트 세월호 논의로 범주를 넓혔다. 김종엽 한신대 교수는 기고문 ‘사회를 말하는 사회와 분단체제론’에서 ‘과로사회’ ‘잉여사회’ 등 흔히 ‘○○사회’로 표현되는 최근 유행 담론의 한계를 되짚는다. 김 교수는 “그런 사회론에 빠져든 이유는 우리가 함께 살고 싶은 사회는 어떤 것인가 하는 질문을 잃었기 때문”이라며 “혁신 동력 간 역동적 관계를 파악해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분단체제를 시야에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창비’는 이 밖에 ‘논단과 현장’에선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가 책임공무원제 도입 등 관료제 대수술을 제안하고, 정연우 세명대 교수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 드러난 한국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계간 ‘문학동네’도 ‘4·16 세월호를 생각하다’라는 특집을 통해 작가와 연구자 7명이 세월호 이후 문학의 구실과 나아갈 바에 대해 털어놓은 뼈아픈 반성을 보여준다. 시인 진은영은 “감성정치들이 정당한 싸움을 마비시키지 못하도록, 고통받는 이들의 표상을 여러 방식으로 균열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썼다. 소설가 박민규, 정치학자 홍철기는 이 참사를 단순히 관피아, 해피아라는 프레임으로 축소하지 말고 그들이 아닌 우리에게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계간 ‘진보평론’은 오창룡 고려대 연구교수 등이 쓴 6편의 글로 세월호 특집을 묶어 내놨다. 지난 7·30 재·보궐선거가 세월호 국면을 경제 위기와 경제 활성화라는 프레임으로 바꿨다며 근본적으로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분석과 인식의 전환을 촉구한다. 계간 ‘시대정신’도 ‘세월호 사태로 읽는 한국 사회’ 특집을 마련해 한국 사회의 취약점을 직업윤리, 공직윤리, 종교 자유, 언론 자유의 4개 주제로 짚어봤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시골 쥐의 서울 구경·벼알 삼 형제·콩 눈은 왜 생겼나(방정환 외 16인 지음, 정가애 외 2인 그림, 창비 펴냄) 한국 아동문학의 씨를 뿌리고 싹을 틔운 작가들의 동화를 모은 근대 유년동화 선집(3권). 요즘 동화들과 다른 순박한 정서와 당시의 생생한 말맛을 살린 이야기들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병화의 ‘개구리의 가정’, 최인화의 ‘지옥에 간 세 사람’, 정우해의 ‘네 것 내 것’, 송창일의 ‘고양이’ 등 1920~30년대 잡지에 발표된 이후 처음으로 단행본으로 묶인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각 7500원. 알류샨의 마법(최영민 지음, 이명개 그림, 분홍고래 펴냄) 바다에 사는 것도, 고래로 사는 것도 싫은 아기 귀신 고래 귀령이. 먹이를 찾아 엄마와 알류샨으로 가는 여정에서 귀신 고래를 잡아먹는 범고래, 바다를 피로 물들이는 포경선 등을 마주하며 고되지만 경이로운 생의 마법을 체험한다. 1만 2000원. 무엇일까?(레베카 콥 지음·그림, 엄혜숙 옮김, 상상스쿨 펴냄) 벚나무에 새순이 돋아날 무렵 소년은 마당 정원에서 구멍 하나를 발견한다. 무언지는 모르지만 무언가가 살고 있다. 생쥐, 개구리, 트롤, 용, 두더지 등 사람마다 떠올리는 구멍 속 생명체도 제각각이다. 사계절이 다 지나도록 답은 못 찾지만 골똘히 상상에 빠진 소년과 상상 속 생명들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1만 2000원.
  • ‘구름빵’ 출판사 한솔수북, 매절계약 맺어 4400억 매출에도 백희나 작가는 1850만원 받아

    ‘구름빵’ 출판사 한솔수북, 매절계약 맺어 4400억 매출에도 백희나 작가는 1850만원 받아

    ‘구름빵 출판사’ ‘한솔수북’ ‘백희나 작가’ ‘매절계약’ 구름빵 출판사와 작가 간 불공정 계약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출판계 불공정약관을 개선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해당 출판사인 한솔수북은 개선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백희나 작가가 그린 동화책 ‘구름빵’은 국내에서만 40만권 이상 팔렸다. 또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해외로 수출되면서 4400억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백씨가 받은 저작권료는 고작 1850만원이다. 출판문화업계의 오랜 관행인 매절계약 때문이다. 매절계약은 저작자에게 일정 금액만 지불하면 전시, 공연 등 저작물을 이용한 2차 가공으로 발생하는 미래 수익이 모두 출판사에 귀속되는 계약 형태를 말한다. 저작자에게는 추가적인 대가가 돌아가지 않는다. 이는 ‘해리 포터’로 막대한 부를 얻은 영국의 조앤 롤링 사례와 비교되며 큰 논란을 빚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백희나 작가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매절계약을 금지하는 등 불공정약관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창작 동화책 등 창작물을 2차적으로 활용할 땐 저작권자의 명시적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이번에 불공정약관 시정조치를 받은 출판사는 ▲웅진씽크빅 ▲교원 ▲삼성출판사 ▲예림당 ▲한국몬테소리 ▲에듀챌린지 ▲한국헤르만헤세 ▲프뢰벨미디어 ▲아가월드 ▲프뢰벨하우스 ▲서울문화사 ▲시공사 ▲김영사 ▲문학동네 ▲창비 ▲북이십일 ▲다산북스 ▲비룡소 ▲열린책들 ▲사계절출판사 등 전집 분야와 단행본·기타 분야 상위사 10개씩 총 20곳이다. 그러나 정작 불공정약관 시정 대상 출판사에 ‘구름빵’ 출판사인 한솔수북은 제외됐다. 한솔수북은 단행본이 아닌 학습지 주력회사로 등록됐다는 이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베이징으로 간 도서 한류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고영수)가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중국국제전람중심 신관에서 열리는 ‘2014 베이징국제도서전’에 참가해 한국관을 설치, 운영한다. 중국도서진출구(집단)총공사가 주최하는 베이징국제도서전은 세계 4대 도서전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도서전으로 1986년 시작해 올해로 21회째를 맞는다. 한국은 2012년 도서전에서 주빈국관을 운영한 이후 한·중 양국 출판계의 저작권 교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지난해와 같은 규모(342㎡)로 한국관을 마련했다. 한국의 주력 해외 수출 분야인 아동도서 외에 영어 교재, 실용서, 사회과학, 문학예술 분야의 도서 등을 포함한 3500여권의 도서를 전시하고 중국 내 한국 도서의 저작권 수출 분야 확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계림북스, 교원, 길벗출판사, 넥서스, 미래엔, 사계절출판사, 여원미디어, 창비, 천재교육 등을 비롯한 국내 출판사 및 저작권 에이전시 37개사가 공식 참가하며 거북이북스, 대원씨아이, 문학동네, 이퍼블릭, 청림, 한림출판사, 현암사 등 24개사의 위탁도서도 함께 전시한다. 출협은 한국관 운영을 통해 참가사들의 현지 저작권 상담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 한국문학번역원이 운영하는 도서 전시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웹툰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전자출판단체관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한국의 번역 도서 및 유아용 교육 디바이스를 비롯해 출판과 관련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콘텐츠도 선보인다. 출협 고영수 회장은 “아동도서에 편중돼 있는 한국 도서의 저작권 수출 형태를 실용서와 사회과학, 전자출판 등으로 확산시키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세상을 뒤흔든 10대들-소년·소녀편(미셀 로엠 매칸·아멜리 웰든 지음, 장은재 옮김, 라의눈 펴냄) 12세에 치과의사인 아버지를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 12세에 고아원에 보내졌으나 패션 제국을 건설한 코코 샤넬 등 세상을 뒤흔든 매혹적인 인물 46명(소년·소녀편 각각)의 인생을 한 권에 담았다. 넬슨 만델라와 윌 스미스를, 마더 테레사와 내털리 포트먼 등 기존의 엄숙한 위인전의 목록과 어법을 통쾌하게 뒤집었다. 각 1만 4800원. 처음 만나는 공공장소(권재원 지음·그림, 창비 펴냄) 아이들에게 처음 가보는 공간은 낯설고 두려운 곳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태도와 마음가짐에 따라 공적 공간은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즐거운 장이 될 수도 있다. 그림으로 따라가 보는 카멜레온 삼남매의 공공장소 모험이 길잡이가 되어준다. 대중목욕탕에서 오줌을 눠 어른에게 꾸지람을 듣고 무작정 찻길로 뛰어드는 등 주인공들이 좌충우돌하는 모습에서 아이들은 무심코 저지른 실수를 돌이켜 보게 된다. 1만 2000원. 관계의 온도·내일의 무게·콤플렉스의 밀도(김리리 외 20명 지음, 유영진 엮음, 문학동네 펴냄) 청소년들의 불안과 고민을 구성하는 세 가지 원소, 관계·미래·콤플렉스를 주제로 엮은 청소년 테마소설집. 최근 10년간 청소년문학을 가꿔온 신진 작가 21명의 단편들이 재기발랄하고 다채로운 상상력만큼이나 다양한 장르 SF(과학소설), 호러, 미스터리 등으로 엮었다. 각 1만 1000원.
  •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오디오북 원작 감동 재현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오디오북 원작 감동 재현

    이번 추석 최고의 기대작인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의 개봉 소식이 알려지자 원작소설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김애란 작가의 첫 장편소설로, 열일곱의 어린 나이에 자식을 낳은 부부와 여든 살의 신체 나이를 가진 세상에서 가장 늙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감동소설이다. 작품이 발표되자 김애란 작가 특유의 생기 넘치는 문장과 깊이있는 통찰력이 문학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출간되자마자 14만부의 판매부수를 기록하고, ‘올해의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된 화제의 소설이다. 여러 서점과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이듬해 김해∙청주∙양주∙의정부 등에서 ‘한 도시 한 책 읽기’ 도서로 채택되면서 현재까지 50만부의 판매고를 올렸다. 최근 이재용 감독에 의해 스크린에서 새롭게 그려지면서 원작소설에 대한 호기심이 절정에 달했다 최고의 비주얼을 자랑하는 강동원, 송혜교가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는 사실 역시 원작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이를 대변하듯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은 8월부터 판매가 급증하면서 현재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등에서 한국소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출판사 창비에서는 영화 개봉을 기념해 오디오북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두근두근 내 인생』 더책 특별 한정판을 선보였다. 더책에서 제공하는 『두근두근 내 인생』오디오북은 전문 성우들의 뛰어난 낭독으로 원작의 감동을 고스란히 재현한 것은 물론, 소설과 영화 버전과는 다른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더책’은 종이책과 디지털 콘텐츠(오디오북, 동영상, 전자책 등)를 별도의 장비나 복잡한 절차 없이 스마트폰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을 품은 도서 서비스다. 창비 관계자는 “더책 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원작 소설은 물론 영화의 대한 기대감과 오디오북이 시너지 효과를 이뤄 ‘두근두근 내 인생’이 문화계 전반을 접수하고 있다”며 “향후 ‘더책’ 서비스 제공 도서를 확대해 보다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창비는 『두근두근 내 인생』과 더불어 『엄마를 부탁해』, 『완득이』도 더책 특별한정판으로 선보인다. 특별한정판을 구매하는 독자에게는 6개월간 무료 오디오북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제공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혜교 강동원 ‘두근두근 내 인생’ 원작소설 서점가 ‘후끈’

    송혜교 강동원 ‘두근두근 내 인생’ 원작소설 서점가 ‘후끈’

    송혜교와 강동원이 주연을 맡아 화제인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이 다음 달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열일곱 나이에 자식을 낳은 어린 부모와 열일곱을 앞두고 여든 살의 신체 나이가 된 세상에서 가장 늙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강동원과 송혜교는 이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부모 연기에 도전한다. 강동원은 걸그룹에 열광하고 아들의 게임기를 탐내는 철부지 아빠 대수를, 송혜교는 17세의 나이에 아이를 낳게 된 어린 엄마 미라 역을 맡았다. 한편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이 기대를 모으면서 원작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작가 김애란의 첫 장편소설로 출간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소설 ‘두근두근 내인생’은 8월 들어 판매가 급상승하면서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등 각 서점 한국소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영화‘두근두근 내 인생’의 연출을 맡은 이재용 감독은 “원작을 읽으며 감동과 재미를 느꼈다. 작품이 좋아 영화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원작이) 슬플 수도, 어두울 수도 있는 이야기인데 역설적으로 유머러스하고 슬프지 않게 감동을 자아내는 부분이 좋았다. 그 지점을 살리고 싶었다”며 “실제로 극중 아름이 앓는 병은 몇백만, 몇천만 분의 일로 앓게 되는 특수한 병이다. 그럼에도 가족과 부모의 헌신, 이런 것들을 특별한 이야기를 통해 색다르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한편, 출판사 창비에서는 영화 개봉을 기념해 오디오북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두근두근 내 인생’ 더책 특별한정판을 선보였다. ‘두근두근 내 인생’ 오디오북은 전문 성우들의 뛰어난 낭독으로 원작의 감동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성우들이 작품 속 인물 하나하나를 맡아 감정선을 살리고, 배경음악과 효과를 통해 원작의 감동을 최대한 살렸다. 사진=서울신문DB,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공식포스터 김민지 인턴기자 mingk@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우리는 엄마와 딸(정호선 지음·그림, 창비 펴냄) 엄마와 딸 사이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을까. 얼굴도 성격도 다르지만 누구보다 서로의 속내와 허물, 사랑을 잘 알고 있는 모녀의 교감을 진심 어린 연필화에 담았다. 실제로 딸을 키우는 작가의 경험담이 살뜰히 엮인, 세상 모든 엄마를 향한 응원가다. 1만 1000원. 박수근, 소박한 이웃의 삶을 그리다(고태화 지음, 홍정선 그림, 사계절 펴냄) 가난 때문에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하고 재산이라곤 붓과 팔레트밖에 없었던 소년. 그는 자라 ‘빨래터’ ‘나무와 두 여인’ 등으로 유명한 한국 대표 화가 박수근이 된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박수근 평전이 처음 어린이책으로 출간됐다. 화가의 대표작 25점도 원화 도판으로 감상할 수 있다. 1만 1500원. 그래서 이런 음식이 생겼대요(우리누리 지음, 이진아 그림, 길벗스쿨 펴냄) 흑인들은 어떻게 프라이드치킨을 만들어 먹게 됐을까. 주인이 버린 닭 날개와 닭발을 뼈째 씹어 먹을 수 있게 기름에 바짝 튀긴 것이다. 우리 삶과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80가지의 각국 음식에 얽힌 이야기로 맛깔나는 역사를 맛본다. 1만 1000원. 세계의 모든 거인 이야기(신정민 지음, 이경국 그림, 파란자전거 펴냄) 필리핀의 수많은 섬은 거인 부부의 하찮은 부부 싸움 때문에 생겨났다. 하늘을 떠받쳐야 했던 거인 아틀라스는 스스로 메두사의 머리를 보고 돌이 되어 거대한 산이 되어 버렸다. 전 세계 20여 개국의 신화, 설화 속 거인들에게서 지혜와 용기, 사랑과 배려 등의 가치를 배운다. 1만 1900원.
  • 삼류든, 일류든 울고 웃는 인생사 매한가지

    삼류든, 일류든 울고 웃는 인생사 매한가지

    우리 시대의 재담꾼, 천명관(50)이 돌아왔다. 폭발력 있는 서사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첫 장편 ‘고래’(2004)로 나이 마흔에 대형 신인으로 등장한 작가는 기존 문단과 거리를 두며 재기발랄하고 독창적인 소설 작법을 선보여 왔다. 그가 7년 만에 두 번째 소설집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창비)를 냈다. 통절할 만한 비극마저도 희극과 모종의 가능성으로 치환하는 작가 특유의 묘수는 새 소설집에서도 적재적소에 부려졌다. 2010년부터 지난 6월까지 계간지에 실은 8편의 단편들은 속절없이 어긋나기만 하는 ‘밑바닥 인생’들의 총집합이다. ‘뼈는 노동에 닳고 살은 술에 녹아난’ 막노동꾼(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이거나, ‘3만원의 행운’을 기다리며 매일 밤 도로를 질주하는 대리운전 기사(핑크), 전원생활에 실패하며 가족의 해체도 막지 못한 무력한 가장(전원교향곡), 마을 유지의 아들을 꿰차기 위해 그의 아이를 배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인 섬 처녀들(동백꽃) 등이다. 이들에게 살아낸다는 것은 ‘패배가 자명한 싸움’(116쪽)이자 ‘풍화와 마모의 시간’(118쪽)과 다름없다. 언뜻 보면 각각의 단편들은 해체된 가족, 실패한 인생, 어린 시절 폭력의 트라우마, 지독한 불면과 두통 등으로 술과 약, 담배 연기 등 무언가를 끊임없이 주입하지 않고서는 버텨낼 수 없는 불행한 인생사들을 대변한다. 등장인물들의 시선에 투영된 현실도 ‘파리지옥’, ‘삼악도’(三惡道), ‘스틱스의 강물’ 등 극악한 표현으로 그려진다. ‘사내는 서서히 지상으로 강하하며 모래알처럼 배 속을 가득 채운 슬픔과 고통스러운 섹스, 끝없는 허기와 어둠을 이불 삼아 잠들어 있는 도시를 내려다본다. 여기는 또 다른 삼악도, 억센 날개도, 단단한 비늘도 없이 알몸으로 건너야 하는 거대한 스틱스의 강물이다.(30쪽·봄, 사자(死者)의 서(書)) 하지만 아이로니컬한 것은 진한 비애가 묻어나는 한편으로 피식피식 웃음이 샌다는 것이다. 막다른 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눅눅함을 뺀 유머로 숨통을 틔워 주는 작가의 재기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동백꽃’에서 주인공 유자는 앙숙인 경숙이보다 먼저 동엽 오빠의 아이를 배 결혼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음을 알고 원통한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두 사람이 보건소에 드나든 것이 다른 이유 때문이라는 걸 알고 선착장으로 내달린다. 동엽 오빠는 이미 떠나는 배에 몸을 실은 뒤다.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비극은 김유정의 동명 소설 ‘동백꽃’의 화법처럼 짐짓 시치미를 떼며 부리는 익살 때문에 한바탕 소극으로 전복된다. 표제작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의 경구는 믿을 건 몸뚱이 하나밖에 없는 막노동꾼이자 가족과 둘러앉아 밥을 먹은 게 언젠지 기억도 안 나는 이혼남이다. 우연히 냉동 칠면조 고기를 얻는데 횡재한 기분이 아니라 어쩐지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다. 결국 버리지도 못하고 품고 다니는 칠면조로 빚쟁이를 흠씬 두들겨주고 남의 트럭을 훔쳐 도주하는 경구. 그런데 그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미래는 슬슬 해동되는 두툼한 칠면조의 살집처럼 믿음직스럽고 푸근한 것이다. 꿈의 잔해만 앙상하게 남은 인생들을 경쾌하게 주무르면서 작가는 긴 여운과 따스한 위로를 남긴다. ‘우이동의 봄’에서 할아버지의 기침소리가 전해주는 전언처럼 말이다. “얘야, 잊지 마라. 사는 건 누구나 다 매한가지란다. 그러니 딱히 억울해할 일도 없고 유난 떨 일도 없단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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