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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 ‘나쁜동화’...구병모 ‘빨간구두당’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 ‘나쁜동화’...구병모 ‘빨간구두당’

    “평소 민담, 설화, 신화 등 서사 스토리텔링을 변용하거나 재발견하는 데 관심이 많았어요. 옛날 동화들이 현대의 고통을 겪어나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고민했죠. 동화적인 상상력이 동화적인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소설가 구병모(39)가 아름다운 꿈과 희망과는 거리가 먼 ‘나쁜 동화’를 들고 나왔다.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 동화를 비틀어서 다시 쓴 소설집 ‘빨간구두당’(창비)이다. 2012년 ‘피그말리온 아이들’ 이후 3년 만에 낸 청소년 소설집이다. 출판사 측은 “구병모는 과감하고 도발적인 구성, 치밀한 문체, ‘장르소설’적 문법 구사로 청소년과 20~30대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이번 소설집은 동화의 원형을 간직하면서도 그 자체로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서사를 구축하며 ‘구병모식 판타지’를 제대로 보여 준다”고 소개했다. 소설집엔 그림 형제 민담, 안데르센 동화 등을 다채롭게 변주한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렸다. 작가는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는 불합리한 점과 억압적인 면을 묘사하는 데 동화적 스토리텔링을 변용했다. 안데르센의 ‘빨간 구두’를 모티브로 한 표제작 ‘빨간구두당’,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를 뒤튼 ‘화갑소녀전’, 러시아 민담 ‘커다란 순무’를 변형한 ‘카이사르의 순무’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동화나 설화를 변용할 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처지와 입장에서도 공감이 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민담의 주인공을 바꾸거나 여러 가지 민담 등을 한 작품에 녹여 작품화하기도 했다. ‘개구리 왕자 또는 맹목의 하인리히’는 그림 형제의 ‘개구리 왕 또는 강철의 하인리히’를 신하 하인리히의 관점에서, ‘거위지기가 본 것’은 그림 형제의 ‘거위지기 아가씨’를 거위지기 공주를 바라보는 남자 아이의 시선에서 재구성했다. ‘기슭과 노수부’는 그림 형제의 ‘세 개의 황금 머리카락을 가진 악마’ ‘괴물 새 그라이프’ 이야기와 그리스 신화, 서사시 등을 한 주제 안에 겹겹이 엮었다. 작가는 “민담이나 설화는 주인공들의 행복한 결말을 이끌어 내기 위해 규칙적인 이야기 패턴을 활용한다”며 “그 이야기 패턴에서 벗어나려고 여러 구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사람으로서 존재하게 하는 규칙은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동시에 사람을 경직되게 할 수도 있다”며 “동화나 민담의 서사 규칙 비틀기를 통해 현 시대의 규칙이 갖는 의미를 찾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처음엔 소재 통일을 위해 그림 형제 동화를 토대로 글을 썼다. ‘화갑소녀전’을 시작으로 집필을 이어가다 문제에 봉착했다. 그림 형제 동화에서만 소재를 취하다 보니 왕자와 공주가 계속 등장하는 현상을 피할 수 없었다. “왕자와 공주가 너무 자주 나오는 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심정적인 거리감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림 형제 동화처럼 널리 알려진 서사이면서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이 가능한 스토리텔링을 생각하다 안데르센 동화를 택하게 됐어요.” 2008년 ‘위저드 베이커리’로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소설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로 민음사의 ‘오늘의 작가상’과 황순원 신진문학상을 받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김사인 시인, 만해문학상 사양… “주최사 창비 편집위원 맡아 고사”

    김사인 시인, 만해문학상 사양… “주최사 창비 편집위원 맡아 고사”

    창작과비평사가 주관하는 올해의 ‘제30회 만해문학상’ 수상자로 김사인(59) 시인이 선정됐으나 작가가 수상을 사양함에 따라 수상자를 내지 못한 것으로 2일 밝혀졌다. 최근 발간된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따르면 창비 편집인인 백낙청, 문학평론가 염무웅, 시인 이시영, 소설가 공선옥씨로 구성된 만해문학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7월 23일 열린 본심 등을 거쳐 작가의 시집 ‘어린 당나귀 곁에서’를 올해의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작가가 수상을 사양함에 따라 위원회는 그 뜻을 존중해 ‘수상자 없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작가는 창작과비평에 실린 사양의 글을 통해 “예심에 해당하는 시 분야 추천 과정에 관여한 사실만으로도 수상 후보에서 배제됨이 마땅하지 않은가 생각된다”며 “비상임이긴 하나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위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고 특히 시집 간행 업무에 참여하고 있어 상 주관사와의 업무 관련성이 낮다 할 수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신경숙 표절” 그리고 “세대교체”… 문학동네는 창비와 달랐다

    지난 6월 소설가 신경숙씨의 표절 논란이 불거진 이후 ‘문학권력’의 한 축으로 비판받은 출판사 문학동네가 3개월여의 침묵을 깨고 고강도 쇄신책을 내놨다. 강태형 대표와 원년 편집위원들의 동반 퇴진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계간 ‘문학동네’ 가을호에도 신씨의 단편 ‘전설’은 일본 극우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명백히 표절했다고 밝힌 뒤 한국문학이 나아갈 길을 진지하게 모색했다. 신씨 표절 논란의 진원지이자 문학권력의 또 다른 한 축인 창비가 변명과 모르쇠로 일관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1일 “강 대표와 계간 ‘문학동네’ 1기 편집위원인 남진우, 류보선, 서영채, 신수정, 이문재, 황종연이 다음달 주주총회를 통해 물러나기로 했다”며 “편집위원들은 올해 계간지 겨울호 편집까지 책임진 뒤 퇴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세대 퇴진 얘기는 지난해 ‘문학동네’ 창간 20주년을 맞아 나왔었지만 2세대가 자랄 수 있는 토양을 한두 해 더 다진 뒤 그만두기로 했었다”며 “신씨 표절 논란이 불거진 뒤 1세대는 물론 강 대표까지 물러나기로 했다. 신씨가 1세대와 함께 커 온 만큼 이번 표절 사태는 1세대에서 해결하자는 의미에서 ‘문학동네’ 겨울호까지 책임지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학동네는 이날 발간한 ‘문학동네’ 가을호에서 ‘비평 표절 권력’ 특집을 마련했다. ‘비평’ 부문에선 김병익·도정일·최원식 평론가가 한국문학 비평의 현실을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지적했고 ‘표절’ 부문에선 장은수 평론가가 표절 행위 재발 방지, 표절 판단 기준 등을 점검했다. ‘권력’ 부문에선 젊은 작가들인 김도언·손아람·이기호·장강명과 신형철 ‘문학동네’ 편집위원이 ‘한국 문단의 구조를 다시 생각한다-작가들의 시선으로’를 주제로 좌담을 했다. 권희철 ‘문학동네’ 편집위원은 ‘눈동자 속의 불안-2015년 가을호를 펴내며’에서 “‘전설’과 ‘우국’의 문제 된 대목이 너무 유사하기 때문에 신씨가 ‘전설’ 집필 전에 ‘우국’을 읽은 바 있고 그 가운데 일부 문장을 차용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더 분명히 말하자면 ‘전설’은 ‘우국’의 표절이다. ‘우국’의 일부 문장들을 별다른 표시 없이 거의 그대로 차용한 것, 그리고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제대로 검토해 보지도 않고 즉각 반발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 또 “15년 전 정문순 평론가가 표절 문제 제기를 했을 때 소홀히 넘긴 것에 대해 나를 비롯한 어떤 평론가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당시의 문제 제기를 진지하게 검토하지 못한 것이 문학동네 편집위원들에게는 뼈아픈 대목”이라고도 반성했다. 반면 계간 ‘창작과비평’ 백낙청 편집인과 백영서 편집주간은 전면에 나서 신씨를 옹호했다. 백 편집주간은 ‘창작과비평’ 가을호 ‘책머리’에서 문제 된 대목을 ‘표절’ 대신 ‘문자적 유사성’이라고 설명하면서 “의도적 베껴 쓰기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항변했다. 백 편집인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의도적인 베껴 쓰기, 곧 작가의 파렴치한 범죄 행위로 단정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한 데 이어 31일엔 “일부러 베껴 쓰지 않고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결과라고 보는 문학관, 창작관에는 원론적으로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기존 입장을 더욱 확고히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백낙청 “신경숙, 의도적 표절 안 해” 항변

    백낙청 “신경숙, 의도적 표절 안 해” 항변

    계간 ‘창작과 비평’ 편집인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소설가 신경숙씨의 표절 논란이 불거진 이후 2개월여 만에 직접 입장을 내놨다. 신씨의 의도적인 표절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힌 뒤 신씨를 비판한 측에 ‘당신들도 반성을 하라’고 역공을 가해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백 교수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창비의 입장 표명 이후’라는 글에서 최근 발간된 계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백영서 편집주간 명의로 나간 글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신씨의 단편 ‘전설’에서 문제 된 대목이 일본 극우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 ‘우국’을 표절했다는 혐의를 받을 만한 유사성은 있지만 의도적인 베껴 쓰기, 즉 작가의 파렴치한 범죄 행위로 단정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드러난 유사성에서 파렴치 행위를 추정하는 분들이 그들 나름의 이유와 권리가 있듯 우리 나름의 오랜 성찰과 토론 끝에 그러한 추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십사고 부탁드리고 싶다”며 “모두가 좀 더 차분하게 이 문제를 검토하고 검증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반성과 성찰은 규탄받는 사람에게만 요구할 일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백 교수는 또 “문학 권력 및 문화 권력, 문학 및 예술의 창조 과정에서 표절과 모방이 갖는 의미, 지적 재산권을 둘러싼 여러 문제 등 그 어느 하나도 단기간에 쉽게 척결될 수 없는 성질”이라며 “창비는 이들 문제를 끈질기게 다뤄 나갈 것이다. 내년 계간지 창간 50주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쇄신을 위한 준비를 일찍부터 해 왔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 교수의 글에 대한 여론은 곱지 않았다. 백 교수의 페이스북 글엔 “자기 반성이 전혀 없는 글”, “앞으로 사회비평은 자제해야” 등 비판성 댓글이 잇따랐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신경숙 표절 논란은 작가의 윤리 넘어 한국문학 근본적인 고민으로 이어져야”

    “신경숙 표절 논란은 작가의 윤리 넘어 한국문학 근본적인 고민으로 이어져야”

    실천문학, 리얼리스트, 오늘의 문예비평, 황해문화 등 문예지 4곳이 26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일석기념관에서 ‘한국문학, 침묵의 카르텔’을 주제로 신경숙 표절 사태에 대해 공동토론회를 열었다. 지난여름 여론을 들끓게 했던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발간된 ‘가을 문예지’들이 덮으려는 쪽과 한국 문학 발전의 계기로 삼으려는 쪽으로 나뉜 가운데 열린 토론회여서 주목을 받았다. 소영현 문학평론가는 ‘가을호 계간지를 통해 본 현재의 한국문학’, 임태훈 문학평론가는 ‘환멸을 멈추고 무엇을 할 것인가’, 박형준 문학평론가는 ‘비평가의 로케이션과 비평의 역할’을 각각 발표했다. 이강진 문학평론가와 박일환 시인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들은 “신경숙 표절 논란은 한 작가의 양심이나 윤리 문제에 그쳐선 안 되며 한국문학 구조 전반을 반성적으로 재검토하고 문학 생태계의 건강성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고민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간된 계간 문학과사회(문학과지성사)는 문학권력의 한 축으로 지목된 데 대해 성찰하고 “진정한 반성은 사과라는 형식적 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변화를 증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쇄신을 약속했다. 황호덕·김영찬·소영현·김형중·강동호 문학평론가가 참여한 좌담도 실었다. 계간 실천문학도 “지금 이 자리에서 한국문학에 요구되는 건 반성을 빙자한 자기혐오가 아니라 전면적인 변혁”이라며 문학권력과 한국문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특집으로 다뤘다. 반면 표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창비는 창작과비평 가을호에서 모르쇠와 변명으로 일관했다. 지난 6월 사과문에서 내부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필요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내용은 전무하다. 백영서 창작과비평 편집주간은 가을호 ‘책머리에’에서 “그간 내부 토론을 거치면서 신경숙의 해당 작품에서 표절 논란을 자초하기에 충분한 문자적 유사성이 발견된다는 사실에 합의했다. 그러나 그런 유사성을 의도적 베껴쓰기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표절 사태 초기에 나온 창비의 입장과 별 차이가 없다. 긴급기획도 지난 두 달간 진행된 토론회나 온라인에 이미 발표된 글 세 편을 보완해 실었을 뿐이다. 복수의 문학평론가는 “창비의 처음 해명을 용어만 바꿔 반복했을 뿐이다. 신경숙 표절 사태 자체를 상당히 축소·왜곡시키려 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문학적 방향을 모색하거나 작가들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형성해 갈지 등 알맹이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창비와 함께 문학권력의 핵심으로 비판받은 문학동네 가을호가 다음달 초 발간을 앞둔 가운데 창비처럼 변명으로 일관할지 대안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소설가 구병모 ‘오늘의 작가상’ 수상

    소설가 구병모 ‘오늘의 작가상’ 수상

    소설가 구병모(39·사진) 씨가 민음사가 주관하는 제39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소설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문학과지성사). 문학평론가 정홍수 심사위원은 “집합적인 목소리들의 징후 사이로 이야기를 직조하고 뿜어내는 힘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한 구 씨는 2009년 창비청소년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장편 ‘아가미’ ‘파과’, 소설집 ‘고의는 아니지만’ 등을 냈다. 창작지원금 2000만 원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오는 12월 열린다.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독도와 인어(김정현 지음, 마수민 그림, 고래가숨쉬는도서관 펴냄) 독도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쓴 신비로운 동화다.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구구절절 말하지 않고 우리 땅이 당연한 독도를 배경으로 흥미로운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독도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전 이름 없는 외딴섬을 지키는 어린 인어 이야기를 통해 울릉도와 독도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다. 176쪽. 1만 2000원. 놀고먹는군과 공부도깨비(김리리 지음, 이승현 그림, 창비 펴냄) ‘왕자와 거지’ 등 명작에서 되풀이돼 온 ‘바꿔 살기’ 설정을 도깨비와 여우가 등장하는 창작 옛이야기로 흥미롭게 풀어 낸 작품이다. 도깨비와 바꿔치기해 실컷 놀기만 할 수 있게 된 놀고먹는군의 이야기는 현실과 다른 삶에 호기심을 느끼는 어린이들의 눈길을 끌 만하다. 92쪽. 9000원.
  • 제33회 신동엽문학상에 박소란·김금희

    출판사 창비는 올해 제33회 신동엽문학상 수상작으로 박소란 시집 ‘심장에 가까운 말’과 김금희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을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심사위원회는 박씨 시집이 “사회적 약자와 시대의 아픔을 개성적 어법으로 끌어안았다”고 평가했고 김씨 소설집은 “변두리 삶의 세목을 통해 장소성의 의미를 일깨웠다”고 심사했다. 창비와 신동엽 시인 유족이 공동 제정한 신동엽문학상은 등단 10년 이하 또는 그에 준하는 경력을 가진 작가의 최근 3년간의 문학적 업적을 토대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상금은 각 1000만원이며 오는 11월 말 시상한다. 제15회 창비신인시인상에는 김지윤의 ‘만월주의보’ 외 4편이, 제18회 창비신인소설상에는 김수의 ‘젠가의 시간’이, 제22회 창비신인평론상에는 김요섭의 ‘역사의 눈과 말해지지 않은 소년’이 당선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 In&Out] 대관령음악제와 평창비엔날레의 차이

    [문화 In&Out] 대관령음악제와 평창비엔날레의 차이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에서 지난달 23일부터 제2회 평창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2013년 열린 첫 행사에 ‘졸속’, ‘날림’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딱지가 붙었던 만큼 올해 행사는 나름대로 세심하게 준비했다고 조직위원회 측은 밝히고 있다. ‘생명의 약동’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주제전에 강요배, 이재삼, 이이남, 한호 등 한국 작가 28명과 먀오샤오춘 등 중국, 일본, 브라질, 독일 등 13개국 22명의 외국 작가가 참여했고 사진 작업을 해 온 영화배우 김영호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또 무대를 강원 전역으로 확대하고 여러 가지 의미를 덧붙여 다양한 특별전을 마련하는 등 외형적인 화려함을 갖춘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비엔날레라는 이름에 걸맞게 내용 면에서 성장했는지는 의문이다. 20일 동안 열리는 주제전에 참여한 작가 50여명의 작품을 내면의 파노라마, 위대한 일상, 기운생동이라는 세 가지 섹션으로 보여 준다고 하는데 주제와의 연관성도 찾을 수 없고 작품을 끌어모아 마치 전람회장처럼 나열해 놓았다는 느낌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전시 공간이었다. 주제전과 포스트 박수근, DMZ 별곡, 힘 있는 강원 등 3개의 특별전으로 구성된 평창비엔날레는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와 용평리조트 외에 양떼 목장, 춘천, 양구, 영월, 정선, 태백, 원주 등 자그마치 17곳에서 열린다. 지역 간 거리도 만만치 않은 데다 시각예술을 제대로 보여 줄 수 있는 전시 공간은 극히 드물다. 가장 중요한 주제전마저도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알펜시아 컨벤션센터 복도 공간과 겨울 시즌에 스키를 빌려주는 스키하우스의 임시 부스에서 열고 있다. 스키하우스에는 칸막이를 설치했지만 천장이 너무 낮고 공간은 협소해 작품을 다닥다닥 붙여 놓았다. 철제로 된 개인용 사물함, 광고판, 현금인출기 등이 작품 옆으로 그대로 노출돼 있는 등 전시 공간의 기본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특별전이 열리는 용평리조트 드래곤플라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비엔날레 관계자는 “주제전만큼은 전용 전시 공간을 확보하려고 설계도 마쳤지만 예산 배분 등의 문제 때문에 성사되지 못한 데다 알펜시아 측에서 기존의 설치물을 건드리지 못하게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알펜시아리조트에서 4일 막을 내리는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올해 12회째를 맞아 국제적 클래식 음악축제로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매해 새로운 주제 아래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온 음악제는 올해엔 ‘프랑스 스타일’을 주제로 13회의 저명연주가 시리즈를 통해 총 63곡 중 절반을 프랑스 작곡가의 작품으로 선정했다. 트럼페티스트 알렉상드르 바티, 팀파니스트이자 지휘자인 아드리앵 페뤼숑 등 세계적 음악가들을 국내 무대에 소개하는가 하면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티에리 에스카이시는 음악제의 위촉을 받아 완성한 ‘6중주’를 세계 초연했다. 알펜시아리조트의 콘서트홀은 대한민국 예술계의 저명인사들과 음악 애호가들로 매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성공 비결은 전문가들에게 전적으로 위임한 운영 방식에 있다. 행사는 강원문화재단이 주최하지만 2004년 첫 회부터 음악가인 예술감독에게 맡겨 왔다. 강효 감독이 안정시킨 뒤 2010년 7회부터는 세계적 음악가인 정명화·정경화 예술감독이 프로그램 구성과 진행을 맡고 있다. 용평의 뮤직텐트에서 진행하던 행사는 알펜시아 내 콘서트홀이 완공된 후 무대가 더욱 충실해졌다. 평창비엔날레가 취지를 살리고 전시성이 아닌 국제적인 행사로 거듭나려면 대관령국제음악제를 벤치마킹하면 된다. 전시 공간부터 제대로 확보하고, 지방색과 정치색을 털고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글 사진 평창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넬슨 만델라(권태선 지음, 흩날린 그림, 창비 펴냄) 평생 동안 인종차별을 없애고자 노력한 넬슨 만델라의 파란만장한 삶을 균형 잡힌 서술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억압받는 이들의 가슴에 자긍심과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꿈의 씨앗을 심은 만델라의 업적과 인간적인 면모가 자세하게 담겨 있다. 192쪽. 1만 2000원. 안녕, 나의 장갑나무(자크 골드스타인 글·그림, 예빈 옮김, 주니어김영사 펴냄)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한 소년이 500년 동안 묵묵히 한 자리를 지켜 온 떡갈나무를 통해 사랑과 죽음을 경험하는 이야기다. 떡갈나무의 죽음을 통해 살아 있는 자연에 감사하고 죽음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84쪽. 1만원.
  • “문단 개혁 안 하면 문학 환멸의 시대 온다”

    “문단 개혁 안 하면 문학 환멸의 시대 온다”

    지난달 16일 소설가 이응준씨의 인터넷매체 기고문으로 신경숙 작가의 표절과 문단권력 문제가 공론화된 지 한 달이 됐다. 들끓던 비판 여론이 가라앉으면서 주류 문단의 신씨에 대한 옹호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변방의 문화연대만이 공론장을 마련해 표절 사태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지만 동력은 찾아볼 수 없다. 책임 주체로 거론된 창비와 문학동네(문동)는 이렇다 할 말이 없고, 표절 사태 초반 토론과 대안 마련을 주도했던 한국작가회의도 뒤로 빠진 채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문학계 안팎에서 솟구쳤던 문단의 자정 요구가 2000년 문학권력 논쟁에 이어 이번에도 흐지부지되고 말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문화연대와 인문학협동조합 공동 주최로 서울 마포구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신경숙 표절 사태와 한국문학의 미래’라는 주제 아래 ‘끝장 토론’이 열렸다. 지난달 23일 문화연대와 한국작가회의가 공동 개최한 토론회 후속이다. 문학권력에 비판적인 문학평론가, 교수 등이 발제와 토론자로 나섰다. 토론회 참석 요청을 받은 창비와 문동은 불참했다. 2000년 신경숙 표절 문제를 처음 제기한 정문순 문학평론가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창비를 비롯한 문학권력이 신씨를 의도적으로 키우려 했고 신씨가 상습 표절을 저지르는 괴물이 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동조하거나 방관해 왔다”며 “괴물을 만들어낸 문단이 이번 기회에 스스로를 물갈이하지 않는다면 문학에 관한 한 진짜 환멸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정환 성균관대 국문과 교수는 “침묵을 지키고 있는 창비·문동은 다음 호 계간지에서 특집기사 두어 개나 좌담회 정도를 통해 문제를 뭉개거나 아전인수 식으로 할 가능성도 있다”며 “신경숙 표절 등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시원하게 사과하고 과감히 단절하겠다는 언명을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동연 문화연대 집행위원장은 “창비·문동 등 여러 출판사가 참여하는 3차 토론을 준비할 것”이라며 “창비·문동 편집위원들과 사전 모임을 갖고 어떤 토론회를 하면 좋을지 논의해 합의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여론이 잠잠해지면서 주류 문단의 ‘물타기’가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윤지관 문학평론가는 지난 14일 다산포럼에 게재한 ‘문학에서 표절이란 무엇인가-신경숙 사태를 보는 한 시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신경숙의 ‘전설’과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은 생판 서로 다른 작품이다. ‘우국’의 일부 문장이 ‘전설’에서 전혀 다른 감정에 결합돼 빛나고 있다면 작가는 할 일을 한 것이다. 적어도 ‘전설’에서 신경숙은 영국 시인 TS 엘리엇이 말하는 ‘좋은 시인’임을 보여주었다”고 반박했다. 엘리엇이 “미숙한 시인은 흉내 내지만 성숙한 시인은 훔친다. 나쁜 시인은 훔친 것을 훼손하고 좋은 시인은 더 낫거나 최소한 다른 무엇으로 만든다”고 말한 것을 인용해 신씨의 ‘전설’이 ‘우국’보다 더 낫다고 강조한 것. ‘문장 자체나 앞뒤 맥락을 고려해 굳이 따진다면 오히려 신경숙 작가의 음악과 결부된 묘사가 더 비교 우위에 있다고 평가한다’는 창비의 지난달 17일 해명 내용과 맥을 같이한다.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도 “출판자본, 출판권력은 구멍가게 수준이다. 일부 작가들이 그런 식으로 권력을 부추기는 거다. 문동·창비는 안 팔리는 좋은 책들을 엄청나게 냈다. 한국문학에 공이 크다. 한쪽의 과오만 부각되는 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정문순 평론가는 “창비가 자사 출신 윤 평론가를 내세워 ‘뒤통수’를 치며 모든 것을 무마하려 한다”고 성토했다. 서영인 문학평론가는 “신경숙 표절 사건 이전과 이후 한국문학은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그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거대 출판사들은 상업 자본의 시스템에 고착돼 있어 내부에서 근본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조명하고… 파헤치고

    조명하고… 파헤치고

    문학평론가 염무웅(74) 영남대 명예교수와 방민호(50) 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나란히 평론집을 냈다. 염 교수는 ‘살아 있는 과거-한국문학의 어떤 맥락’(창비·왼쪽), 방 교수는 ‘이상 문학의 방법론적 독해’(예옥·오른쪽)를 출간했다. ‘살아 있는 과거-한국문학의 어떤 맥락’은 염 교수의 여섯 번째 평론집이다. 일제 식민지와 6·25전쟁, 독재 정권 시기에 활동했던 작가들을 대상으로 문학과 현실의 관계를 깊이 있게 분석했다. 염 교수는 “객관적 현실과 작가의 표현 의지, 작품적 결과 사이의 복잡한 변증법을 역사적으로 해명하는 것이 비평의 목표”라고 했다. 이는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등단 이후 51년간 평론 활동을 하며 줄곧 추구해 온 가치이기도 하다.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정지용, 천상병, 고은, 김남주 등 시인을 다뤘다. 식민지 시대 일본 유학을 경험한 시인 4명(김동환, 정지용, 이상화, 김소월)의 서로 다른 삶의 행로와 정신세계를 분석한 ‘가혹한 시대 시인으로 사는 일’이 눈에 띈다. 2부는 홍명희, 염상섭, 박완서, 이문구 등 소설가를 조명했고 3부에는 비평, 서평 등 여러 성격의 글들이 실렸다. 염 교수는 “과거에 대한 의식의 빈곤은 현재에 대한 감각의 둔화와 지적 작업의 부실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현재 안의 ‘살아 있는 과거’를 느끼고 또 현재를 발판으로 과거를 사유해야 역사의 연속성을 획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 교수의 ‘이상 문학의 방법론적 독해’는 이상의 주된 문학 창작 방법인 ‘알레고리’(이중적 의미를 지닌 이야기 유형)를 집중적으로 파헤친 역작이다. 7년간 이상의 소설과 수필 속 알레고리를 연구해 200자 원고지 1800매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 담았다. 방 교수는 “에로티즘, 웃음, 히스테리, 크로폿킨, 도스토옙스키, 경성 모더니즘 등과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상 문학, 특히 그의 소설과 산문들을 면밀하게 재해석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문학평론가 이어령은 “평가로서의 1단계 연구, 전기적 비평으로서의 2단계 연구를 넘어 문학으로서의 본격적인 텍스트 읽기로서 첫 번째 실적”이라고 평했다. 이상에 대해 자료를 토대로 발굴, 정리하고 알레고리 등 구조적 텍스트 분석을 이룬 1단계, 이상의 삶과 그의 심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2단계를 지나 구조적 차원에서 작품 독해를 완성해 크리에이티비티를 밝혀내는 단계의 서막을 열었다는 것이다. 방 교수는 1994년 ‘창작과비평’ 제1회 신인평론상에 당선되며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푸른 사자 와니니(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창비 펴냄) 쓸모없다는 이유로 무리에서 쫓겨난 한 살배기 어린 사자 ‘와니니’가 초원을 떠돌며 겪는 일들을 그린 장편 동화. 와니니가 아프리카의 광활한 초원에서 여러 모험을 하며 어엿한 암사자가 돼 가는 과정을 사실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렸다. 216쪽. 9800원. 아버지를 구해야 해(하은경 지음, 홍선주 그림, 별숲 펴냄) 방화범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진짜 범인을 찾아 나선 소년 금동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 추리동화. 조선시대가 시대적 배경이다. 탐관오리와 악덕 고리대금업자들을 혼내 주는 의적 보라매의 활약도 흥미진진하다. 212쪽. 1만 1500원.
  • 문학동네 “평론가 5인 좌담회 합시다”

    ‘신경숙 표절사태’로 본격화한 문학권력 문제가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25일 오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문학동네 편집위원 일동’ 명의의 발표문을 통해 “저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언론을 통해 문학동네가 경청해야 할 말씀을 들려주신 권성우, 김명인, 오길영, 이명원, 조영일 등 다섯 분께 저희가 마련한 좌담의 장에 참석해주실 것을 청한다”면서 “문학동네 편집위원들 중 일부가 좌담에 참여할 것이고, 원활하게 진행해줄 사회자는 따로 모시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좌담에서는 소위 ‘문학권력’에 실체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으면 또 어떻게 개선되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이 제기하는 그 밖의 모든 사안에 대해서 구체적인 근거를 가지고 허심탄회하게 논의되길 바란다”면서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고칠 것은 고치겠다”고 덧붙였다. ‘표절 사태’ 이후 문단 안팎에서 제기되어온 문학동네에 대한 비판에 침묵을 지켜오다 처음으로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염현숙 문학동네 편집국장은 “비판의 의견을 가진 다른 분들도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문학권력 문제에 대해 발언한 분들이 다섯 명이어서 그분들을 지목한 것”이라면서 “좌담회 자체를 공개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다섯 평론가들에게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명인 문학평론가는 “문학동네 측으로부터 다음달 13~21일 사이에 좌담회를 하자는 연락을 받고 뒤늦게 발표문을 읽었다”면서 “다소 공격적인 의도가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논의의 장을 만드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단순하게 문학동네만의 문제는 아닌 만큼 문학동네, 창비, 문학과지성 등이 모두 같이 논의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의제와 논의 방식, 참가자, 논의 결과 공유 문제 등 사전에 조율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단의 한 중진 작가는 “문학동네가 구체적으로 다섯 명을 지목해서 좌담회를 제안하는 것은 ‘소통의 장을 열어 귀를 기울이겠다’는 발표문과는 달리 그 진정성에 의심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문학동네와 창비를 중심으로 한 더욱 많은 문학 관계자, 독자의 입장을 대변할 시민사회가 참가해서 논의를 더욱 풍성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문학동네 측은 이러한 입장에 대해 일단은 ‘문학동네 좌담회’의 논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에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창비- 문학동네 편집위원 2차 토론하자”

    “창비- 문학동네 편집위원 2차 토론하자”

    “창비, 문학동네의 편집위원 등 진짜 선수들이 참가하는 2차 토론회를 가져야 합니다. 실천문학도 문단의 책임 있는 한 주체로서 적극 참여하겠습니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찻집에서 만난 김남일(58) 실천문학 대표는 표절 사태 및 문학권력 비판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지금까지 구체적인 입장 발표를 꺼리고 있는 창비와 문학동네의 편집위원들이 책임감 있게 나서서 머리를 맞대고 토론할 것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작가와 평론가들이 어떻게 창비, 문학동네 등 문학출판의 권력에 복속하게 됐는지를 밝히면서 결국 문학이 독자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두 출판사의 겸허한 자성과 혁신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실천문학 대표를 맡게 된 뒤 수없이 많은 시인, 소설가들을 만나 책을 내보자고 얘기했지만 모두들 다른 출판사와 이미 앞으로 나올 몇 권까지 계약했다는 대답만 했다”고 말했다. 문학동네 혹은 창비가 이미 작가들을 입도선매하듯 ‘선인세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런 입도선매는 좀 괜찮다 싶은 신인작가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문학동네는 출발 때부터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문학에 투자했다”면서 “처음으로 선인세 계약제를 문학계에 도입해 가난한 작가들에게 미리 몇백만원씩 줘 글을 쓰면서도 먹고살 수 있게 해 줬고, 새로 발굴한 신인작가들에게 중견 평론가의 인터뷰, 혹은 격려의 비평을 붙여 권위를 부여해 줬으니 처음에는 다들 환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고스란히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왔다. 출판의 상업성은 더욱 공고해졌고, 체제 안으로 들어온 비평가들은 자기 목소리를 죽였다. 김 대표는 “문학동네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자기들의 방식으로 너무 잘했다는 게 문제였고, 사실 더욱 아쉬운 것은 창비”라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이후 문학계에 신자유주의 바람이 거셀 때 창비는 대항담론을 개발하고 창비의 성격에 맞는 작가를 발굴하는 노력을 사실상 포기하고 말았다”면서 “오히려 문학동네에서 검증된 ‘안전한 작가’의 책을 내며 문학의 상업적 공생 구조에 편입되고 말았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검증된 작가의 환금성이 있는 문학만이 아니라 장엄한 서사, 투박하더라도 현실을 뚫고 나갈 수 있는 서사가 필요합니다. 다양하고 유연한 주변부의 목소리도 담아낼 수 있을 때 상업주의 물결 속에 초토화된 문학의 건강한 생태계는 비로소 다시 복원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긴급 진단 문학 권력] 위기를 다시 태어날 기회로

    [긴급 진단 문학 권력] 위기를 다시 태어날 기회로

    문학은 독자들에게 처연히 버림받았다. 올해 상반기 대형서점들의 월별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20위 안에 들어간 한국문학 작품은 시건 소설이건 단 한 편도 없었다. 종합베스트셀러 50위로 넓혀서 확인하더라도, 그나마 주류 문단에서 작가 취급도 제대로 못 받는 소설가 김진명씨의 ‘싸드’가 49위에 턱걸이했을 뿐이다. 이렇듯 문학의 위기는 문단 관계자들이 엄살떠는 수준의 수사를 넘어 냉엄한 현실이 됐다. ‘신경숙 표절 사건’은 종언을 고한 문학이 드러누운 관 뚜껑에 대못을 박은 꼴이 됐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정도가 아니라 벼랑 아래로 떨어진 한국문학에 필요한 것은 전면적인 성찰과 자정 노력이다. 표절 논란 초기 신씨를 일방적으로 옹호해 집중포화를 받았던 창비, 문학과지성사와 더불어 3대 문학권력의 하나로 꼽힌 문학동네는 권성우, 김명인, 오길영, 이명원, 조영일 등 5명의 평론가에게 25일 오후 공개적으로 좌담회를 제안했다. 한국작가회의와 문인협회 등도 잇따라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우영 작가회의 사무총장은 “시민사회단체, 출판인회의, 법조인 등과 함께 표절과 관련된 내용을 명문화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방법을 검토하는 중”이라면서 “이 가이드라인은 작가들의 상상력과 표현을 억압하는 방식이나 표절 여부를 따져가는 심판자의 역할이 아니라 대다수 작가들의 논의와 합의 속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느슨한 형태의 윤리강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25일 정기이사회에서 표절 사태 및 해결 과제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문인협회는 ‘문학표절문제연구소’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강희근 시인을 소장으로 하는 연구소에서 표절의 장르별 기준을 정하고, 처벌에 관해 심의 의결하며 연구소에서 표절로 확정된 작품은 ‘표절기록부’에 등재해 영구 보관하는 것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많은 작가, 평론가 등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에 접근하는 방식이 자칫 대중의 정서만 좇아가는 ‘포퓰리즘적 대증요법’이 되어서는 안 되며 근본적인 성찰과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학평론가인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는 “표절 여부는 작가의 의식과 양심에 관한 문제이며 검열이라는 것은 글 쓰는 데 있어 가장 크게 상상력에 지장을 준다”면서 “검증 시스템이나 검증 기관, 이런 검열 장치를 마련한다고 하는 것은 창작활동을 옥죄는 것과 같다”고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발상의 유사성, 표현의 유사성 등 여러 측면이 있기 때문에 표절이다 아니다는 심증만 있을 뿐 표절이라고 합의를 내리기는 어렵다”면서 자칫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문학 내적으로 비평적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출판사에서 표절이 거론된 작가들에 대해 엄중하게 처리한다면 표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가 C(60)씨는 “이미 문학은 밑바닥까지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면서 “이번 일에 대한 어정쩡한 봉합이 아닌, 더욱 격렬한 논쟁 등 조정을 거친 뒤에야 어슴푸레하게나마 한국 문학에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긴급 진단 문학 권력] ‘침묵의 카르텔’ 뒤 3대 출판권력

    [긴급 진단 문학 권력] ‘침묵의 카르텔’ 뒤 3대 출판권력

    소설가 신경숙(52)씨의 표절 논란이 한국 문단의 자정 운동으로 옮아갔다. 정화의 핵심은 창비·문학동네·문학과지성사로 대표되는 3대 출판 권력의 ‘침묵의 카르텔’이다. 상호견제 기능을 상실한 ‘마피아’식 패밀리주의에서 비롯된 침묵의 카르텔이 온갖 폐단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문단 내에선 한국 문단의 진정한 자정 운동은 이들 출판사가 전면에 나설 때 비로소 시작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90년대 들어 대중문화가 주목을 받으며 한국 문단은 급속도로 재편됐다. 80년대를 지배하던 거대 이념이 쇠퇴하고 문예지마다 추구하던 선명한 이념도 사라지면서 이윤 추구가 그 공백을 메웠다. 90년대 초반 대중문학을 지향하며 등장한 문학동네(문동)가 문단 재편의 기폭제가 됐다. 이념적 색채가 짙은 창비도, 지적 엘리트주의를 내세웠던 문학과지성사(문지)도 출판상업주의의 길로 급선회했다. 출판상업주의가 문단 작동의 메커니즘이 되면서 문학 질서는 세 출판사를 중심으로 고착화돼 갔다. 원로 소설가 현길언씨는 “문단의 주류 출판사들이 1990년대를 넘어서며 대형화하고 주식회사화하면서 경영논리를 주되게 앞세워 권력화 과정을 밟았다”고 진단했다. 박철화 문학평론가는 “사회적 대세에 질문하고 저항하는 게 문학의 가치인데 창비나 문지가 너무나 쉽게 문학의 상업성과 대중문학에 투항했다”고 말했다.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이익을 내지 못하면 존립하기 어렵다는 강박이 강해져 문학권력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모으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들 출판사의 독점적 영향력이 커지고 상호 견제 기능이 없어지면서 비판의 성역이 됐다는 점이다. 대중문화를 지향하는 사회 변화와 맞물려 서로 닮아가면서 80년대 ‘창비-문지’로 대변되는 견제 기능이 자취를 감춘 것. ‘실천문학’ ‘현대문학’ ‘문예중앙’ 등 여타 문예지들이 맥을 못 추는 상황에서 삼각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 현직 작가들이나 평론가들은 “기획사 가수들이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면 안 되듯 작가들도 세 출판사에서 책을 내지 않으면 1급 작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책을 안 낸 것과 마찬가지”라며 “세 출판사가 한국 문단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평론가는 “요즘은 대학교수도 세 출판사와 관련된 사람만 되는 것 같다”며 “2000년대 초반 문학권력 논쟁 때보다 권력 자체가 더 공고해지고 심화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다른 평론가는 “책을 잘 파는 문동에서는 인세 수입을 얻고 지적 엘리트를 지향하는 문지를 통해서는 문학성을 인정받으며 창비를 통해서는 진보적 정당성을 인정받고…. 문단 내에선 세 출판사 도장을 찍어야만 작가로서 완성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신경숙은 세 출판사를 순례한 대표적인 작가다. 문지에서 ‘풍금이 있던 자리’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딸기밭’, 문동에서 ‘깊은 슬픔’ ‘외딴방’ ‘강물이 될 때까지’(‘겨울 우화’ 개정판) ‘바이올렛’ ‘종소리’ ‘리진’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등을 냈다. 이번에 표절 문제가 제기된 ‘전설’이 실린 소설집 ‘감자 먹는 사람들’과 210만부라는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린 ‘엄마를 부탁해’는 창비에서 출간했다. 삼각 카르텔은 다양한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박 평론가는 “문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자기 언어로 극한까지 밀어붙이고 그걸로 평가받겠다는 자세와는 거리가 먼 데서 출발한다”고 통탄했다. “다들 어느 출판사에서 책을 내야 하는지, 그 출판사 패밀리가 되려면 누구를 통해야 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출판사 편집위원의 문학적 성향에 맞춰 거기에 어필하려 하고 세 곳 중 한 곳에 간택돼 그 패밀리라는 구성원의 인증을 받아야 문단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단 삼각 카르텔이 저지른 가장 나쁜 죄악이다.” 작가들과 비평가들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됐다. 한 평론가는 “비주류에서 일관되게 문학권력을 비판해 온 권성우 평론가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비평가들은 특정 출판사와 이해관계를 같이하기 때문에 해당 출판사와 그 작품을 비판하게 되면 자살골을 넣는 꼴이 된다”고 꼬집었다. 다른 평론가는 “세 출판사를 비판하면 문단에서 배제된다. 제일 겁내는 건 작가들이다. 비평가들도 세 출판사에서 배제될까 봐 포괄적인 문학권력 논의에서 빠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예술과 도용 사이/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예술과 도용 사이/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소설가 신경숙씨의 표절 논란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소설가 이응준씨가 온라인 매체에 신씨가 1996년 발표한 소설 ‘전설’ 속 문장을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憂國)에서 표절했다고 문제제기를 한 것이 발단이다. 이 뉴스를 접했을 때 지난해 런던 도서전의 라운드테이블에 초대됐던 신씨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영어로 번역된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중심으로 한 영국 펜클럽의 문학살롱 행사였다. 그를 존경스럽게 바라보던 사람들이 이 소식을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소름 끼치도록 수치스러운 일이다. 지적(知的) 도둑질의 심각성은 모른 채 작가를 두둔한 창비사의 행태도 무개념의 극치를 보여 주지만 많은 사람에게 실망을 넘어 분노를 산 것은 신씨의 대응 방식이었다. 신씨는 처음에는 “해당 소설을 읽어 본 적도 없다”고 했다가 여론이 들끓고 검찰에 고발되고 나서야 뒤늦게 표절을 에둘러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아무리 지난 기억을 뒤져 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식으로 반성보다는 자기 변명에 급급했다. 신씨의 표절 논란을 보면서 미술계는 과연 이 문제에서 자유로운지를 생각해 봤다. 화가 지망생들이 과거 거장들의 마스터피스를 베껴 그리면서 구성과 색채, 표현법을 익히는 것이 동서고금의 전통적 학습방식인 데다 주제와 기법이 반복을 거듭하는 까닭이다. 현대 미술에서 표절은 어느 분야보다도 관대하다. 대중매체의 이미지, 광고 전단, 통조림수프를 복제한 앤디 워홀 같은 팝아트 거장들의 영향이 크다. 도용을 자기 정체성으로 내세워 유명해진 작가도 있다. 화가이며 사진작가인 리처드 프린스는 공개된 사진 이미지를 다시 찍어 약간의 변화를 주는 재촬영 기법으로 ‘도용 예술가’로 불린다. 이런 작업 방식 때문에 발표하는 작품마다 저작권 소송에 휘말려 온 그는 도용과 예술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작품 값을 올렸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남의 사진을 그대로 촬영한 것을 뉴욕의 유명 갤러리에서 1억원에 판매해 또 한번 화제가 됐다. 우리 미술계의 표절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누군가 몇년 동안 고민해서 찾아낸 기법을 그대로 베껴 사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독창적 기법을 표절해 문제제기를 당하면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얼굴 두꺼운 작가도 있다. 팝아트 작가들은 동서양 대가들의 작품을 차용하거나 패러디한 뒤 ‘재해석’이라는 단어로 포장해 발표한다. 그걸 또 다른 작가는 버젓이 따라하기도 한다. 미술저작권이라는 게 있기는 하지만 아이디어는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디까지가 도용인지를 자로 잰 듯이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마냥 이대로 가다가는 진정한 예술은 설 땅을 잃게 된다. 위기의식을 갖고 윤리적 가이드라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예술이란 영혼의 고뇌를 통해 창조되기에 위대한 것이다. 이는 예술가의 길을 택한 이들 스스로 작가적 자존심을 걸고 지켜야 할 금과옥조다. lotus@seoul.co.kr
  • 명백한 표절 신경숙, 사과에도 문인들 지적 “유체이탈 화법” 무슨 뜻인지 보니?

    명백한 표절 신경숙, 사과에도 문인들 지적 “유체이탈 화법” 무슨 뜻인지 보니?

    ‘명백한 표절, 신경숙’ 작가 신경숙이 표절 논란에 대해 “표절 지적이 맞다”며 사과한 가운데, 문인들의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신경숙 작가는 23일 공개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 본 결과, 표절 문제를 지적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독자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신경숙 작가는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해명했다. 신씨는 이씨가 16일 다시 표절 의혹을 제기했을 때 출판사 창비에 “’우국’을 읽어본 적도 없다”며 대응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오래전에 한 번 겪은 일이어서 15년 전과 같은 생각으로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며 “나에 대한 비판의 글은 감당할 자신이 없어 많이 읽지 않았고 못읽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경숙 작가는 “이 문제를 제기한 문학인을 비롯해 제 주변의 모든 분들, 무엇보다 제 소설을 읽었던 많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모든 게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탓”이라고 사과했다. 한편 23일 한국작가회의-문화연대 공동주최 토론회에서 문학평론가 이명원 경희대 교수는 소설가 신경숙의 1996년작 ‘전설’이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에 대한 “의식적이고 명백한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원옥 계간 ‘문화과학’ 편집위원은 “신씨가 언론사 인터뷰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질문으로 남겠죠’라고 말한 부분에서 신씨가 이번 파문을 작가 개인에 대한 공격과 비난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여전히 신씨는 표절 의혹에 진심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신씨를 비롯해 지금까지 표절 의혹이 제기된 작가들은 매번 ‘가져다쓰긴 했는데 표절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출처를 표시하겠다’는 식의 ‘유체이탈 화법’을 쓴다”며 “이렇다면 한국에 표절 작가는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국문학 전체의 신뢰를 흔들 수 있는 표절 시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문인들이 자체 표절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교수는 “출판사 법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지만 표절은 넓은 의미에서 문인의 책임에 관한 문제인 만큼 문학 공동체 안에서 윤리 규정 등의 원칙과 규범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신경숙 표절 지적 맞다는 생각, “절필 선언 할 수 없다” 단호한 태도… 왜? 이유 알고보니

    신경숙 표절 지적 맞다는 생각, “절필 선언 할 수 없다” 단호한 태도… 왜? 이유 알고보니

    신경숙 표절 지적 맞다는 생각, “절필 선언 할 수 없다” 단호한 태도… 왜? 알고보니 ‘신경숙 표절 지적 맞다는 생각’ 작가 신경숙이 표절 논란에 대해 “표절 지적이 맞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소설가 이응준(45)이 지난 16일 표절 의혹을 제기한 지 1주일 만이다. 신경숙 작가는 23일 공개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 본 결과, 표절 문제를 지적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독자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신경숙 작가는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15년 전인 지난 2000년 정문순 문학평론가가 이미 ‘전설’과 ‘우국’이 비슷하다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대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2000년에 그런 글이 실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내가 읽지도 않은 작품(’우국’)을 갖고 그럴(표절할) 리가 있나, 생각했기 때문에 읽지 않았다”며 “그때 읽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씨는 이씨가 16일 다시 표절 의혹을 제기했을 때 출판사 창비에 “’우국’을 읽어본 적도 없다”며 대응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오래전에 한 번 겪은 일이어서 15년 전과 같은 생각으로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며 “나에 대한 비판의 글은 감당할 자신이 없어 많이 읽지 않았고 못읽는다”고 설명했다. 또 ‘전설’ 외에도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엄마를 부탁해’ 등 그의 작품 전반에 쏟아지는 표절 의혹과 관련해 “어떤 소설을 읽다보면, 어쩌면 이렇게 나랑 생각이 똑같을까 싶은 대목이 나오고 심지어 에피소드도 똑같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경숙 작가는 “이 문제를 제기한 문학인을 비롯해 제 주변의 모든 분들, 무엇보다 제 소설을 읽었던 많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모든 게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탓”이라고 사과했다. 신경숙 작가는 “출판사와 상의해 ‘전설’을 작품집에서 빼겠다”며 “문학상 심사위원을 비롯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경숙 작가는 작품 활동은 계속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신경숙 작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임기응변식 절필 선언은 할 수 없다. 나에게 문학은 목숨과 같은 것이어서 글쓰기를 그친다면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니다”라며 “원고를 써서 항아리에 묻더라도, 문학이란 땅에서 넘어졌으니 그 땅을 짚고 일어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사진=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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