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창문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벤츠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바드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동의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세미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734
  • 러시아 선수 200명 평창 온다는데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

    러시아 선수 200명 평창 온다는데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자국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을 12일(이하 현지시간) 허용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기싸움은 이제 시작됐다. 알렉산드르 주코프 ROC 위원장은 IOC가 2014 소치동계올림픽 때 국가 주도 도핑을 이유로 선수단 전체의 평창 참가를 막은 것에 대한 이의 제기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소치 때 도핑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모든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25명의 러시아 선수 전원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했는데 이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IOC가 ROC의 발표 몇시간 뒤 러시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 6명이 소치 때 도핑 양성반응이 나와 올림픽 출전 등의 징계를 받는다고 발표한 것도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갈 것이란 점을 예고했다. 이 밖에도 IOC와 유니폼 문제로 옥신각신할 수 있다. 유니폼에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고 새기는 것은 허용되지만 IOC는 ‘중립국 컬러’가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러시아는 삼색기를 유니폼 색깔에 반영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등 다툴 여지가 많다. IOC는 러시아가 멋대로 디자인하지 못하게 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ROC는 오는 15일 대표단을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에 파견해 유니폼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 선수 개개인의 명단 작성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일 여지가 있다. 주코프 위원장은 이날 현재 200명 이상이 출전권을 따낸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들이 먼저 IOC에 명단을 짜서 건네줄테니 심사하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는 자격 심사를 거친 뒤 초청 선수 명단을 보내겠다는 IOC 방침과 정면 배치된다. 러시아는 IOC가 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들을 배제하고 “넘버 5, 6” 선수들을 초청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전날 ROC 산하 선수위원회 총회를 마친 소피아 발리카야 의장은 “러시아 체육부 관리가 명단을 짜야 이런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노골적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러시아 체육부를 국가 주도 도핑의 주범으로 보고 있는 IOC가 이런 권한을 순순히 넘겨줄지 의문이다. 발리카야 의장은 또 과거 도핑 전력이 있는 선수들이 평창 대회에 초대받지 못할 수 있는 조건들을 없애달라고 IOC에게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바이애슬론 선수 몇몇은 과거 도핑 징계를 당한 전력이 있지만 소치 때는 문제가 없었고, 스피드스케이팅 세계 챔피언인 데니스 유스코프가 마리화나 양성반응으로 2008년에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마찬가지로 소치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이들이 평창 대회에 출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시상식 도중 러시아 국기가 게양되지 않겠지만 러시아 우승자가 경기장을 돌며 인사할 때 관중이 국기를 건네 이를 받아들고 휘날리면 어떻게 되는지, 러시아 선수가 선수촌 창문에 국기를 내걸면 어떻게 되는지, 러시아 피겨 선수가 링크에 던져진 테디베어 인형을 집어들었는데 인형이 러시아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등 IOC에 물어볼 것이 많다고도 했다. IOC는 관중이 러시아 국기를 들고 입장하거나 흔드는 것은 문제삼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위에 언급한 문제들은 IOC와 러시아의 신경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창 대회 조직위원회에 발등의 불이 될 수 있어 우리로선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월드피플+] 폭설 뒤 여친 앞마당에 이글루 만든 英 남성

    [월드피플+] 폭설 뒤 여친 앞마당에 이글루 만든 英 남성

    2017년 겨울, 철 지난 눈사람 대신 이글루로 새로운 유행을 선도한 남성이 화제다. 1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메트로는 우스터셔주(州) 레디치시에 사는 벤자민 크러치(29)가 정원에 이글루를 만들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웨스트 미들랜즈에 불어닥친 대폭설로 크러치는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기로 마음 먹은 그는 자신의 여자친구 정원에서 이글루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여자친구 집에서 일어나 제일 먼저 떠오른 건 내 버킷리스트에 있는 ‘이글루 만들기’였다.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난 어디로도 갈 수 없음을 알았다. 지금이야말로 이글루를 만들 수 있는 적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크러치는 혼자 힘으로 작업을 시작했지만 이 광경을 지켜보던 여자친구와 그녀의 오빠, 그의 여자친구까지 함께 집 밖으로 나와 이글루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작은 설거지통으로 얼음을 모아 벽돌 모양 덩어리 약 500개를 만들었고, 여기저기 갈라진 틈을 눈으로 채워 8시간 만에 이글루를 완성했다. 이글루는 창문, 조명, 그리고 4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걸작품으로 탄생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의 이글루 사진을 라디오 프로그램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유하면서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탔고, BBC의 아침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더 많은 관심을 끌게 됐다. 그는 “자신들이 직접 만든 이글루를 평가해 달라는 사람들의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냥 재미 삼아 한 일인데 결국 많은 사람을 웃게 만들 수 있어서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사진=메트로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러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회 “압도적 다수가 개인 출전 희망”

    러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회 “압도적 다수가 개인 출전 희망”

    러시아 국기를 휘날리며 선수단 전체가 참가할 수는 없겠지만 당연히 러시아 선수 대다수는 개막이 60일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길 원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12일 평창 대회에 개인적으로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지 여부에 대해 논의하는 가운데 ROC 선수위원회의 소피아 벨리카야 의장은 올림픽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모든 종목 모든 선수”의 의견을 들은 결과 압도적 다수가 참가하는 쪽에 손을 들었다고 밝혔다. 또 ROC가 차라리 대회를 보이콧하는 게 낫다고 얘기하는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 모든 선수가 훈련하고 있으며 모두 올림픽에 참가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분명히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5일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의 국가 주도 도핑 음모에 대한 징계로 러시아 선수단 전체의 평창 참가를 막되 러시아 선수들이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로 올림픽 깃발 아래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ROC는 12일 회의를 열어 개인 출전을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고 지난 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부가 개인 출전을 막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콘스탄틴 비보르노프 ROC 대변인은 바이애슬론과 스노보드 선수들이 평창 대회에 참여하고 싶은 열망을 담은 동영상을 촬영하고 남자 아이스하키 팀은 같은 뜻을 담은 연서명 편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몇몇 강경파들은 국기를 내걸지 못한 채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벨리카야 의장은 관전하는 모든 이들이 누가 러시아 선수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을 옹호했다. 그녀는 “올림픽에 출전할지의 선택은 극히 개인적”이라며 “러시아 사회가 선수들의 결정에 대해 이해와 존중을 해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남은 두 달 IOC는 러시아 선수 개인들에 대한 초청장을 보내는데 러시아 체육부 관리들이 리스트를 작성할 권한이 있다며 그렇게 해야 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들을 배제하고 “넘버 5, 6위” 선수들을 초청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 도핑 전력이 있는 선수들이 평창에 초대받지 못하는 조건들을 없애달라고 IOC에게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애슬론 선수 몇몇이 징계를 당했고 스피드스케이팅 세계 챔피언인 데니스 유스코프가 마리화나 양성반응으로 2008년에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소치 때는 문제가 없었다. 나아가 메달 시상식 도중 러시아 국기가 게양되지 않겠지만 러시아 우승자가 경기장을 돌며 인사할 때 관객이 국기를 건네 이를 받아들고 휘날리면 어떻게 되는지, 러시아 선수가 선수촌 창문에 국기를 내걸면 어떻게 되는지, 러시아 피겨 선수가 링크에 던져진 테디베어 인형을 집어들었는데 러시아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등 IOC에 물어볼 것이 많다고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알콜중독 치료제로 암을 치료한다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알콜중독 치료제로 암을 치료한다고?

    성기능 치료제인 비아그라는 사실 협심증 같은 심장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약으로 개발됐습니다. 그렇지만 그 효과가 미미해 폐기하려다가 이 약을 먹은 사람들의 성기능이 개선되는 것이 확인돼 다른 방향의 치료제로 쓰이게 됐습니다.의약학 역사를 보면 이렇게 본래 목적 이외의 방향으로 쓰이는 약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알콜중독 치료제가 암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6일자에 체코 팔라키대, 덴마크 국립암연구센터,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 스위스 성갈렌병원 공동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입니다. 연구팀은 알콜중독을 앓고 있으면서 유방암에 걸린 38세 여성환자의 사례에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여성이 알콜중독이 심했기 때문에 암 치료보다 알콜중독이 우선이었다고 합니다. 이 여성은 알콜 중독이 완치되지 않아 술 취한 상태에서 창문에서 추락사했는데 부검 결과 뼈로 전이됐던 암세포가 거의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녀가 복용했던 알콜중독 치료제는 ‘디설피람’이라는 약물로 술을 조금만 마셔도 두통과 호흡곤란, 구토 같은 부작용을 일으켜 알콜을 끊게 만드는 약물이라고 합니다. 그런 디설피람이 암세포를 없앤 것입니다. 덴마크-체코-미국-스위스-스웨덴 공동연구진은 디설피람이 암세포를 죽이는 메커니즘을 발견한 것입니다. 사실 1970년대부터 디설피람이 외과 수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연장시켰다는 사례들이 간혹 보고되기는 했지만 작용 메커니즘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과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했기 때문에 암치료제로서 주목받지 못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국제공동연구팀은 2000~2013년 사이에 암으로 진단받은 덴마크 국민 24만명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디설피람의 항암효과를 최초로 확인하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연구팀은 24만명의 암 환자 중 3000여명이 디설피람을 복용했는데 디설피람을 꾸준히 복용한 환자 1177명의 생존율이 디설피람을 중간에 끊은 환자들에 비해 34%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니 디설피람은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유방암 뿐만 아니라 전립선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에서 효과를 나타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방암을 일으킨 생쥐를 대상으로 디설피람을 투여해서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특히 디설피람의 효과를 향상시키는 구리 보충제를 함께 투여했을 경우 효과는 극대화됐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은 디설피람이 암세포가 새로운 혈관을 만들고 자신의 세포를 주변으로 확장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암세포를 굶겨죽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디설피람의 항암효과도 그렇지만 지금까지 연구된 많은 항암치료법이나 치료물질들이 실제로 상용화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상용화를 위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번 디설피람의 항암효과도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과해야 항암제로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걸림돌은 디설피람의 특허권이 만료됐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항암제로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연구에 참여한 지리 바르텍 덴마크 국립암연구소 박사는 “이미 안전성이 승인된 약물에서 다른 효과를 찾아내는 것은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다른 질병을 치료하는데 사용하기에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라며 “거대 제약사들이 구식 약물에 대해서는 특허권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edmondy@seoul.co.kr
  • 성당의 위로… 외로워도 좋은 크리스마스

    성당의 위로… 외로워도 좋은 크리스마스

    어느새 연말이다. 차분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시기다. 캐럴 가사처럼 ‘거리마다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 싫다면 한적한 외곽의 성당을 찾는 건 어떨까. 성탄절과 연말연시에 가 볼 만한 성당을 꼽았다.●강화성당 강화성당은 얼핏 절집처럼 보인다. 한옥의 건축양식을 따라 지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교리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현지의 전통과 문화를 수용한다는 성공회 방침에 따른 것이다. 강화성당은 성공회 초기 선교사들의 주도로 1900년에 완공됐다. 건축 당시 설계자들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성당 건물이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했다는 후대의 평가가 많다. 이는 극락정토로 갈 때 탄다는 불교의 ‘반야용선’과 같다. 성당 안쪽의 세례대도 인상적이다. 강화도 산 화강암으로 제작됐다. 문화재청에서 지난 10월 등록문화재로 예정 고시했다. 세례대엔 ‘수기세심거악작선’(修己洗心去惡作善)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마음을 닦으면 악을 물리치고 선을 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횡성 풍수원성당 강원 횡성과 경기 양평의 경계에 있다. 한국인 신부가 건립한 것으로는 최초의 성당이다. 나라 전체로는 네 번째 성당이다. 1907년 완공됐다. 100년 넘은 세월에도 정갈한 기품을 잃지 않고 있다. 외려 수백년이 지나도 어느 한 곳 허물어지지 않을 것처럼 야무져 보인다. 성당 내부는 예나 지금이나 마룻바닥이다. 몸이 불편한 이들을 제외하면 신자 대부분이 아직도 방석을 깔고 앉아 미사를 올린다. 성당은 고작해야 10여 가구가 전부인 산골에 터를 잡고 있다. 대개의 성당이 도회지 주변에 들어서는 것과 다르다. 그 덕에 성당에 들면 누구나 한 번쯤 피정(묵상, 기도 등 종교 수련을 하는 것)을 꿈꿀 만큼 적요한 풍경이 흐른다. 성당 뒤에 ‘십자가의 길’이 조성돼 있다.●아산 공세리성당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히는 곳이다. 7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이 성당에서 촬영됐다. 공세리성당은 1922년 프랑스 출신 드비즈 신부가 중국인 기술자를 데려와 지은 것이다. 이 성당의 초대 신부였던 드비즈는 저 유명한 ‘이명래고약’의 기술 전수자로도 유명하다. 성당은 고딕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 주변 풍경과의 조화가 빼어나다. 수령 350여년의 느티나무, 팽나무 등의 노거수들이 성당 건물을 둘러치고 있다. 성당 뒤편엔 ‘십자가의 길’이 있다. 예수가 십자가를 진 채 처형장까지 갔던,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비아 돌로로사를 재현했다. 예수 고난을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14처에 걸쳐 세워져 있다. 종교와 무관한 이라도 조용하게 걸어 볼 만하다.●익산 나바위성당 한국 천주교의 첫 신부이자 성인으로 추존된 김대건 신부가 첫발을 디딘 곳에 들어선 성당이다. 나바위는 납작 바위란 뜻이다. 성당은 1907년 완공됐다. 무엇보다 외관이 인상적이다. 프랑스인이 설계하고, 한국 기와를 지붕에 얹었다. 겹처마 아래엔 중국식의 팔각창을 냈다. 붉은빛 외벽의 벽돌을 구운 것도 중국인 노동자들이다. 3국의 건축양식이 녹아든 성당인 셈이다. 종탑이 있는 성당 전면부가 아니었다면 서원이나 객사쯤의 우리 옛 건물로 착각할 정도로 이채롭다. 저물녘의 피에타 조각상도 인상적이다. 상처 입은 예수를 안은 성모 마리아의 품이 언덕 아래 마을에까지 이르는 듯한 느낌이다. 성당 뒤 언덕엔 망금정이 있다. 정자에 오르면 금강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저물녘에 특히 좋다.●칠곡 가실성당 1895년 세워져 1922~1923년 중건된 가톨릭 교회다. 대구 계산성당에 이어 경북 지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신앙의 요람이다. 가실성당이 깃든 칠곡은 한국전쟁 때 격전지였던 곳이다. 대개의 건물이 포화에 스러져 간 것에 견줘 가실성당은 야전병원으로 쓰였던 덕에 비교적 온전히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성당은 낙동강을 굽어보는 낙산 언덕에 세워졌다. 한국전쟁 뒤 낙산성당이라 불리다 2005년에 가실성당이란 정겨운 이름으로 개명했다. 성당은 단아하다.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이 결합된 형태다. 성당 안에도 볼거리가 많다. 기둥 사이 열 개의 창문마다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다. 예수의 탄생, 죽음, 부활 등을 차례로 보여 준다. 빛이 들 때마다 살아나는 섬세한 선이 인상적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제로에너지 임대형 단독주택 ‘로렌하우스’ 건강지킴이 주거지로 눈길

    제로에너지 임대형 단독주택 ‘로렌하우스’ 건강지킴이 주거지로 눈길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로 인해 많은 이들은 창문개방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실 자연환기는 살아감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실제로 환기가 어려운 밀폐된 공간에 오래 있는 경우, 산소는 감소하고 이산화탄소는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더불어 일산화탄소, 곰팡이 등 유해물질이 자연환기를 통해 밖으로 배출되지 않으면, 호흡기 질환과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 등의 질병이 발병할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호흡기나 피부 질환을 앓는 환자가 요즘 급증하면서 건강하고 쾌적한 주거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주거지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요자들의 니즈를 부합하는 새로운 주거 공간이 공급예정이라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참여하고,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가 공급하는 ‘로렌하우스’가 그 주인공이다. 로렌하우스는 자연친화적인 주거공간의 새로운 롤-모델을 제시하며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특히 열회수 환기장치와 기밀시공을 적용함으로써 창문개방 환기를 통해 발생하는 열손실을 최소화시켰다. 또한 필터를 통해 미세먼지를 걸러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적정 농도를 유지해 주는 주거형태로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할 수 있어 미세먼저 걱정을 덜어줄 예정이다. 주택 외벽 전체를 감싸는 외단열 공법 및 열교 차단 공법도 적용되는 로렌하우스다. 외벽과 내벽 단열재 사이의 온도 차에 의한 결로와 곰팡이 발생을 미연에 차단할 수 있어 아토피와 같은 피부, 호흡기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라 평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기요금, 냉난방비 등에 대한 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고성능 외벽단열, 열교 차단, 고성능 3중 창호, 고기밀 시공, 열회수 환기장치를 적용한 ‘패시브 요소’와 태양광 패널을 활용한 ‘액티브 요소’가 모두 도입되는 로렌하우스다. 이를 통해 전기료는 물론 냉난방비 등이 동일규모의 기존 일반 아파트 대비 약 65% 에너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단지는 각 세대마다 개별 주차장 및 앞 정원, 뒷 정원, 다락방이 조성되며, 유형에 따라 테라스 및 작업실이 마련된다. 내구성 높은 자재와 빌트인 가구 및 수납공간 등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특화 설계가 적용될 예정이라 수요자들의 높은 호응이 예상된다.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임대형 단독주택인 ‘로렌하우스’는 공공과 민간이 공동으로 참가해 추진하는 정부시범사업이다. 주택도시기금과 LH가 출자하여 신용을 보강하는 역할을 한다. 민간투자자 ㈜더디벨로퍼와 3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가 사업시행자로서 임대주택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구조이며, 함께 참여하는 LH는 자산관리회사(AMC)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로렌하우스’는 분양이 아닌 지속 임대 상품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임대료는 고성능 단독주택 건설비와 토지비 등 많은 투자비로 유사평형 기존 아파트보다 높을 수 밖에 없지만 임대료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개발이익을 배제하고 적정 임대료를 책정할 계획이다. 4년 의무 임대기간 이후에도 일반 분양으로 전환되지 않는 지속 임대 전용 상품으로 임차인이 계약조건을 준수할 경우 계속 임대거주도 가능하다. 한편 올 12월 임차인을 모집할 계획이며, 내년 12월 준공하여 입주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열심히 트윗 날려봐야 관심 無...오바마에 완패

    트럼프 열심히 트윗 날려봐야 관심 無...오바마에 완패

    정부의 공식발표보다 빨리 트위터를 이용해 자신의 일을 홍보하는 ‘파워 트리터리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제 트위터상에서는 자신의 전임자였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인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미국 CNN방송은 5일(현지시간) 올해 가장 많이 리트윗(퍼나르기)된 트윗 ‘톱10’을 보도했는데 오바마 전 대통령은 3건이나 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0’건으로 나타났다. 열심히 트윗을 날리고 오바마 지우기에 나섰지만 트위터 같은 SNS상에서는 별 효과가 없었다는 방증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8월 12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 폭력사태를 비판한 트윗이 2위에 올랐고 지난 1월 10일 퇴임 연설, 같은 달 20일 퇴임 직후에 각각 올린 ‘감사 트윗’이 각각 5위와 8위를 차지했다. 2위에 오른 “태어날 때부터 피부색이나 출신,종교를 이유로 다른 사람을 증오하는 사람은 없다”는 그의 트윗은 170만 명이 퍼나르고 460만 명이 ‘좋아요’ 버튼을 눌러 트위터 서비스 개시 이후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그는 보육원 창문으로 여러 인종의 아이들을 쳐다보는 사진과 함께 “사람은 증오를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증오를 배울 수 있다면 사랑도 배울 수 있다. 사랑은 그 반대보다 인간 가슴에 더 자연스럽다“는 고(故)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1994년 취임사와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에서 인용한 문구를 인용했다. 특히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유혈사태에 대해 방관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와 대조되면서 더욱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실제로 오바마 전 대통령의 팔로워는 9760만 명에 달해 440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트럼프 대통령보다 2배 가량 많다. 한편 올해 최다 리트윗 기록은 미국 네바다주의 한 고등학생에게 돌아갔다. 이 학생은 지난 4월 패스트푸드점 ‘웬디스’에서 공짜 치킨 너깃을 먹는 데 필요한 것에 대한 트윗을 올려 현재까지 360만번 리트윗 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현정 기자의 소리통] SNS 마녀사냥과 시인의 비극

    [이현정 기자의 소리통] SNS 마녀사냥과 시인의 비극

    한 사람의 일상이 무너지고 가슴에 주홍글씨가 새겨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사흘이었다. 그는 ‘2014년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상’, 2015년 시작작품상을 받은 촉망받는 시인이었다.모든 일은 지난해 10월 19일 트위터에 “미성년자인 저는 지난해 저보다 스무 살 많은 시인에게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박진성 시인임을 밝힙니다”란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또 다른 이의 비슷한 폭로성 글이 꼬리를 물었다. 국내 일부 언론은 10월 21일 시인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해명할 기회는 주지 않았다. 마녀사냥이 시작됐고 시인은 물론 가족의 삶까지 무참히 파괴됐다. 집 앞 피켓 시위가 이어졌다. 그는 고통의 기억을 자신의 블로그에 이렇게 기록했다. “창문 바깥으로 수십 명의 사람이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고 몰래 열어 본 창틈으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게 보였다. 저 집에 범죄자가 산대. 흉악한 범죄자가.” 검찰은 지난 9월 이 사건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온라인 유목민은 낙인찍기를 멈추지 않았다. ‘자살하고 싶지 않으세요’라며 도를 넘는 악성 글을 올린 이도 있었다.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시인은 지난 2일 “지쳤다. 제가 저의 결백을 밝힐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며 극단적 시도를 했다. 자제력을 잃고 폭주하는 일명 악플러들은 SNS 공간에 사람을 전시하고 발가벗겨 포르노적으로 소비하고서 결국 파괴한다. ‘통신망으로 연결된 가상 사회의 구성원’이란 공동체적 의미를 갖는 단어 ‘네티즌’은 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그저 승냥이떼와 같은 고립된 개인의 ‘무리’이며 목소리가 아닌 ‘소음’일 뿐이다. 때론 정의를 표방하나 인간애와 공존하지 않는 정의를 우린 정의라 부르지 않는다. 악성 댓글에 멍든 이들이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은 없다. 세계와 관계 맺기를 하며 고유명사로 살아온 시인이 한순간 ‘성범죄자’란 일반명사가 돼 갈가리 찢기고 존재가 거처할 곳을 잃었을 때 마주했을 그 고통의 무게를 짐작한다. 극단적 시도를 하기 전 “단 하나의 눈동자만 있어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쳤다”고 한 그의 말이 묵직한 돌덩어리로 남았다.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그가 자신이 선 땅을 딛고 다시 한번 바깥을 향하길 바란다. 온갖 억측과 싸워 앞으로 살아갈 생과 맞바꾸려 했을 만큼 절실히 바란 진실을 찾고 길을 찾길 바란다. 자살로는 결코 결백을 입증하지도 그 무엇을 이룰 수도 없다. 그저 비난하던 이들을 지극히 짧은 시간 모래알처럼 흩어지게 할 뿐이다. 지난해 3월 학내에 거짓 대자보를 붙여 교수에게 성추행 누명을 씌워 죽음에 이르게 한 제자는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교수는 이 세상에 없다. 가족에게는 더한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 SNS를 떠도는 과다한 정보는 거짓과 진실의 경계마저 모호하게 만들어 때론 거짓마저 진실로 둔갑시킨다. 직접 돌을 던지진 않았으되 심정적으로 동조한 모두를 공범으로 만든다. 더 많은 정보가 꼭 진리로 귀결되진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대목이다. hjlee@seoul.co.kr
  • 차량 충격, 네트워크 통해 감지…상담원과 스피커로 즉시 연결

    차량 충격, 네트워크 통해 감지…상담원과 스피커로 즉시 연결

    차량앱 위치·보안·정비 등 확인 요즘 자동차 회사들이 집중하는 첨단기술의 화두를 하나 꼽자면 단연 ‘커넥티드카’다. 커넥티드카의 핵심 가치는 운전자와 차량, 서비스센터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차를 만든 데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가능할까. 메르세데스-벤츠가 현재 제공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미 커넥트’(Mercedes me connect) 서비스를 통해 현실에 구현된 커넥티드카 기술들을 살펴봤다.# 장면 1. ‘쿵!’ 사고는 순간이었다. 맞벌이 부부인 이 사장은 아내와 벤츠 S클래스를 타고 출근을 하다 결빙 구간에서 추돌사고를 당했다. 놀란 가슴을 채 쓸어내리기도 전에 차량 스피커에서 벤츠 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방금 고객님 차에서 충격이 감지돼 연락드렸습니다. 운전자와 조수석 동승자 모두 괜찮으신지요.” 차체 충격이 감지된 찰나의 순간, 고객센터로 차의 위치와 탑승자 숫자가 자동으로 전달됐다. 이 사장은 응급차가 필요한지를 묻는 상담원에게 “사고가 크지 않아 괜찮다”고 말한 뒤 사고처리를 위해 차 밖으로 나갔다. # 장면2. 얼마 전 생애 첫 수입차로 벤츠 C클래스를 구입한 김 대리는 주차를 할 때마다 여자친구를 밖에서 재우는 기분이다. 해외출장차 인천공항으로 떠나는 길에 함박눈이 내리는 걸 보고 아파트 야외 주차장에 차를 세워둔 것이 생각났다. 곧바로 태블릿PC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어 선루프와 창문 등이 꼼꼼히 닫혀 있는지를 살폈다. 김 대리는 이어 동생에게 차를 지하 주차장으로 옮겨 달라고 부탁했다. 동생 역시 스마트폰 앱을 열자 차의 위치가 지도에 표시된다. 동생은 어렵지 않게 지하 주차장으로 차를 옮길 수 있었다. #장면 3. 벤츠 스포츠유틸리티차를 구입한 이 부장은 자녀를 태우고 스키장으로 향하는 길에 앱을 통해 타이어 공기압이 너무 낮다는 경고 알람을 받았다. 룸미러 옆에 있는 ‘i콜’ 버튼을 눌러 상담 서비스가 연결됐다. 상담원은 낮은 기온 때문에 일시적으로 타이어 공기압이 낮게 나타날 수 있긴 하지만 스키장 주변에 비포장도로가 있는 만큼 되도록 공기압을 높일 것을 권했다. 상담원은 공기 주입이 가능한 타이어 센터 정보를 건넸다. 벤츠코리아는 차량에 탑재된 무선 시스템을 통해 인터넷으로 운전자와 차량, 서비스 센터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휴대전화 앱 등을 통해 수시로 브레이크패드 상태, 연료효율(연비)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유지보수가 필요한 경우 차에서 서비스센터로 해당 정보를 자동으로 전달함으로써 안전한 주행환경 관리가 가능하다. 차량 내 버튼 조작만으로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컨시어지 서비스 ‘i콜’, 고장이 났을 때 상담 및 긴급 출동을 요청하는 ‘b콜’, 사고가 났을 때 즉각적으로 도움을 주는 ‘e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는 사고가 없어도 이용하는 i콜이다. i콜은 상담원이 호텔이나 유명 식당을 대신 예약해 주고 차량 내비게이션을 통해 호텔이나 식당까지 안내해 주기도 한다. 이의경 벤츠 코리아 차장은 “스마트폰을 검색해 마음에 드는 식당을 찾고 예약하고 식당 위치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운 일을 차와 회사가 대행해 주는 셈”이라면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추가 제공해 미래 서비스의 상용화를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반체제 인사 1주일새 146명 비밀감옥행… 장소·시간, 내·외국인 안 가린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반체제 인사 1주일새 146명 비밀감옥행… 장소·시간, 내·외국인 안 가린다

    뙤약볕이 숨막히게 내리쬐던 여름의 한복판인 지난 8월 13일 중국 중부 산시(陝西)성 위린(楡林)시 교외의 자택에 연금 상태에 있던 인권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53)의 행방이 묘연하다. 미국으로 도피해 살고 있는 그의 부인 겅허(耿和)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를 통해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형 가오즈이(高智義)가 ‘오전 8시쯤 동생 방에 가서 아침식사를 하자고 소리쳤지만 인기척이 없었다며 현지 공안(경찰)에 신고해 당국이 소재 파악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찾지 못한 상태’라는 소식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0월 18~24일)를 앞두고 중국 내에서는 민주주의 운동가 등 요주의 반체제 핵심 인사들이 차례로 ‘여행’ 등의 명목으로 중국 당국에 끌려가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이 이어졌다며 그가 베이징으로 압송돼 모처에 격리됐을 것이라고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가오즈성을 찾아다니던 인권변호사 사오중궈(邵重國)와 리파왕(李發旺)도 중국 공안 당국에 끌려간 뒤 연락이 끊긴 상황이다. 불법 기공단체 파룬궁(法輪功) 수련자와 지하교회 신자 등 사회적 약자를 주로 변호한 까닭에 ‘중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가오즈성은 2006년 국가정권 전복 선동죄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았다. 가까스로 실형을 모면했던 그는 2010년 3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혹독한 고문을 당했던 사실을 폭로한 직후 자취를 감췄다가 다음해 12월 집행유예 취소와 함께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교도소에 수감됐다. 형기 만료로 2014년 8월 풀려난 가오즈성은 2015년 9월 다시 미 언론과 기자회견을 갖고 수감 중에 고문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밝힌 직후 당국에 끌려가는 등 신산(辛酸)의 고초를 겪었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과 공산당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는 인권변호사나 민주주의 운동가, 블로거, 페미니스트, 예술가 등 중국의 각계 민주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헤이위’(黑獄·비밀감옥)에 가두고 있다며 미 CNN방송 등이 중국 정부의 반체제 인사 탄압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CNN 등에 따르면 중국에선 2015년 7월 9일 중국 첫 여성 인권변호사인 왕위(王宇·46)가 베이징에서 남편·아들과 함께 경찰에 연행된 것을 시작으로 동료 반체제 변호사와 가족 등이 연달아 구금되는 이른바 ‘709 단속’이 벌어졌다. 홍콩에 본부를 둔 시민단체 ‘중국인권변호사관주조’(CHRLCG)는 ‘709 단속’ 당시 1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최소 146명의 변호사와 그 가족 등이 공안 당국에 붙잡혔다고 밝혔다. 지난달 현재 모두 701명이 단속됐고 이 중 321명이 구금 상태에 있다. 미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인권에 따르면 왕위는 톈진(天津)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인권변호사 쑤이무칭(隋牧靑·50)도 이때 단속돼 사라진 반체제 인사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한밤중에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가 긁혔다’는 연락을 받고 집 밖으로 나갔다가 공안에 붙잡혀 5개월간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출감 뒤 미국으로 도피한 천타이허(陳泰和·46)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미국식 배심원 제도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가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는 공안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섰다가 체포돼 중국 광시(廣西)좡족자치구 구이린(桂林)의 헤이위에서 단순 절도범과 살인범 등 다른 죄수들과 함께 구금돼 생활했다. 그는 “감방 하나에 수용돼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 용변을 보기도 어려웠다”며 “식사를 할 때도 젓가락이 없어 밥을 손으로 집어 먹었다”고 폭로했다. 외국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스웨덴 국적으로 베이징에서 중국 변호사를 돕는 시민단체를 설립해 활동하던 페테르 달린(37)은 지난해 1월 현지 공안 당국이 그를 잡으려 한다는 제보를 받고 공항으로 떠나기 직전 집에 들이닥친 공안 20여명에게 여자친구와 함께 붙들려 끌려갔다. 공안은 “그가 왕위의 아들을 미얀마로 빼돌리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하다가 사실이 아닌 것이 드러나자 그의 시민단체가 중국 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씌워 불법 구금했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세 사람은 붙잡혔을 때 가구가 거의 없고 창문에 검은 커튼이 쳐진 방에서 24시간 불이 켜진 채 지냈다고 헤이위에 대해 비슷한 증언을 했다. 밤에는 공안들이 들이닥쳐 공갈·협박을 하기 일쑤였다. 달린은 “신문자들은 마치 나쁜 할리우드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방식으로 나를 다뤘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읽을거리 하나 제공되지 않았으며 화장실 사용조차 철저히 감시당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경찰 훈련시설로 옮겨져 계속 신문을 받았다는 쑤이 변호사는 “나흘 밤낮 동안 잠을 자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닷새째 되니 이러다 죽겠다 싶어 협조를 약속했다”고 털어놨다. 쑤이 변호사와 천 교수, 달린 등은 모두 공안 당국의 요구대로 국가정권 전복 선동죄 등 자신들의 ‘혐의’를 인정하는 진술을 한 뒤에야 겨우 풀려났다. 반체제 인사는 또 다른 헤이위인 정신병원에 갇히기도 한다. 2012년 12월 공안 당국에 끌려간 왕페이젠(王培劍) 지량(計量)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왕 교수는 수업 시간에 톈안먼 사태의 시위 진압 방식과 인권 탄압을 비판하면서 공산당 일당 독재는 종식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교 당국은 곧바로 왕 교수가 수업 중에 민감한 정치 문제를 거론한 것은 정신이상이나 정서불안 때문이라며 강의를 중단시켰다.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인권옹호자들’(CHRD)은 체포된 왕 교수가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제7 인민병원에 수용됐다며 최근 수년 동안 지식인과 민원인이 정치적인 이유로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과는 달리 끝내 헤이위에서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걸린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에 먹물을 뿌린 쑨빙(孫兵·44)은 수감 중 폐암에 걸렸지만 치료를 받지 못해 끝내 숨졌다. 베이징에서 무장경찰로 복무한 쑨빙은 제대 후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는 2014년 3월 6일 낮 12시쯤 톈안먼 앞 마오 초상화에 먹물을 뿌리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으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마오 초상화를 훼손함으로써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죄목으로 1년2개월간 복역했다. 베이징 둥청(東城)교도소에서 폐암 진단을 받은 그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만기출소 때 말기까지 상태가 악화됐다. 출옥 후 베이징에서 치료를 받으려 했지만 공안 당국이 그를 고향 후베이(湖北)성으로 강제 압송했고, 외국 병원에서 치료받으려던 시도 역시 저지당했다. 출국 수속을 밟았지만 외국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지방으로 압송당하는 바람에 베이징병원에 입원도 못해 사망에 이르는 빌미가 된 것이다. 앞서 7월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민주화의 상징 류샤오보(劉曉波·61)도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돼 치료를 받다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부속병원에서 타계했다. CNN은 “중국 정부에 각 사건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중국인 마피아, 남미에서도 활개…잔인한 보복살인

    중국인 마피아, 남미에서도 활개…잔인한 보복살인

    아르헨티나에서 중국인 마피아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범죄가 또 발생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주 라누스라는 곳에서 30대 현지인 남자가 괴한의 총을 맞고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이 3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은 전날 오전 8시30분쯤 벌어졌다. 남자는 자신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으로 부인을 직장까지 데려다 줬다. 부인이 차에서 내리려는 순간 한 승용차가 SUV 차량 운전석 쪽에 멈춰 섰다. 승용차에 타고 있던 괴한은 창문을 내리고 SUV를 향해 총을 쏘고 사라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공격을 피할 틈은 없었다. 총을 맞은 남자는 운전대에 쓰러지며 현장에서 사망했다. 복수의 목격자들은 "차에 탄 괴한이 말도 건내지 않고 바로 방아쇠를 당기곤 쏜살같이 도주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이번 사건을 원한 등에 의한 마피아 식 청부살인으로 보는 이유다. 경찰은 특히 중국인 마피아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한 남자는 정육코너를 운영하는 사업가다. 복수의 중국인 슈퍼마켓에서 정육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남자는 약 2주 전 자신의 정육코너가 입점해 있는 슈퍼마켓의 중국인 주인에게 SUV 차량을 중고차로 인수했다. 남자에게 SUV 차량을 판 중국인은 중국인 마피아로부터 보호비를 내라는 협박에 시달렸다. 차량을 팔기 전엔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경찰은 "중국인 마피아가 청부살인업자에게 자동차 모델과 번호만 알려주고 살인을 지시한 것 같다"면서 "남자가 억울한 피해자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마피아는 아르헨티나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는 자국민을 상대로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강탈하는 게 아르헨티나로 넘어간 중국인 마피아의 본업(?)이다. 한 번에 적게는 2만 달러(약 2170만원), 많게는 5만 달러(약 5440만원)를 요구한다.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경우엔 잔인한 보복이 가해진다. 총상을 입히는 1차 경고 후에도 돈을 내지 않으면 살인을 불사한다. 이런 보복살인은 해마다 십수 건씩 일어나고 있다. 경찰은 "중국인 중 스페인어에 능통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사진=피살된 남자가 타고 있던 SUV 차량. (출처=아르헨티나 경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박종철은 살아있다!…남영동 박종철 기념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박종철은 살아있다!…남영동 박종철 기념관

    “지금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묻고 계십니다. 너희 젊은이, 너희 국민의 한 사람인 박종철은 어디 있느냐? ‘그것은 고문 경찰관 두 사람이 한 일이니 모르는 일입니다’하면서 잡아떼고 있습니다. 바로 카인의 대답입니다.” (1987년 1월 26일, 김수환 추기경의 강론 중) 박종철 열사(1965~1987)는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언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7년 1월 14일 새벽 하숙집에서 치안본부 대공분실 수사관 6명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연행된다. 이후 그는 1987년 1월 14일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남영동 분실 509호 조사실에서 가로 123㎝, 세로 74㎝, 높이 57㎝의 욕조에서 물고문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 참고인 신분이라는 법적 지위는 그를 지켜내지 못했다. 헌법 위의 권력이었다. 부패한 독재 권력이 자행한 고문, 축소, 은폐, 조작이 모두 담겨있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은 80년대 부조리의 종합판이자 닫힌 시대가 결국은 열리게 되는 민주주의의 신호탄이 된다. 남영동에 위치한 경찰청 인권센터 내의 박종철 기념관으로 가 보자.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남영동 대공분실은 그냥 우리 이웃에 있는 잘 지은 건물처럼 보인다. 남영역에서 내려 출구 오른편으로 50m 정도 걸은 후에 첫 번째 골목에서 다시 오른편 골목길로 100m정도 들어가면 현재 경찰청 인권센터로 사용되는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은 1976년 유신 시대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역할, 나아가 독재 권력에 저항하는 민주인사나 학생을 연행하여 고문을 자행하던 곳이었다. 원래 건축가 김수근이 5층으로 만들었다가, 1983년에 2개 층이 증축되어 지금은 7층으로 남아 있다. 건물 자체는 오직 대공분실 기능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는 데, 우선 고문이 자행되던 5층 창문의 크기가 비정상으로 작고 길다. 이는 투신을 방지하는 목적도 있지만, 내부에서 외부로의 소통을 철저히 단절시킨다. 또한 연행자를 끌고 올라가던 나선형 계단은 철제로 만들어져 공포를 극대화시키면서도 방향 감각을 무력화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또한 고문이 자행되던 5층의 경우는 방이 모두 16개가 있는 데, 특이하게도 모든 문이 서로 지그재그로 열리게 설계되어 있다. 이는 연행자들이 서로 소통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 것으로 박종철은 9번 방이라고 불린 509호에서 물고문으로 스러져갔다. 현재 방문객들을 위해 509호는 내부를 공개중이다. 514호와 515호는 주로 전기고문이 행해진 곳으로 연행자들의 비명소리는 늘상 5층 복도를 가득 메웠다.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 원래 5층 건물이었으나 나중에 2층을 더 증축하였다. 5층 창문이 비정상적일만큼 좁고 길다.6> 현재 4층에 박종철 기념관이 있다. 이 곳에는 박종철의 유품 뿐만 아니라 1980년대의 시대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각종 사진과 신문자료 등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80년 ‘서울의 봄’에서부터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하기까지의 전 과정이 펼쳐져 있어 관람객들이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박종철 기념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꼭 가보길 권한다. 현재 우리가 서 있는 민주주의의 뒤안길이다. 2. 누구와 함께? -역사의식이 싹트기 시작한 젊은이라면, 80년대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3. 가는 방법은? -1호선 남영역 1번 출구 경찰청 인권센터 내. -서울 용산구 갈월동 98-8 (한강대로71길 37) 4. 놀라는 점은? -5층 복도의 음산한 분위기, 나선형 철제 계단, 좁디좁은 고문실을 위해 만든 창문.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관람객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4층 전시실, 5층 7. 먹거리 추천? -‘제일어버이순대’(798-0480), 오므라이스 ‘선다래’(715-6963), 삼계탕 ‘강원정’(719-9978), 보쌈 ‘신들래보쌈’(796-6010), 화교 ‘구복만두’(797-8656) / 지역번호 ‘02’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870114cheol-a.org/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중앙박물관, 숙명여대 박물관, 전쟁기념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1987년 6월 항쟁이 일어나게 된 가장 직접적인 이유이자,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의 뿌리가 되는 역사의 산 현장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문화마당] 돌아선다는 것/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돌아선다는 것/강의모 방송작가

    작년 봄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해결했다. 가장 소박한 DSLR을 마련하고 비영리단체인 바라봄 사진교실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기초수업을 받았다. 선생님이 물었다. 어떤 사진을 찍고 싶으냐고. 아직 카메라 조작도 어색한데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하고 말았지만, 사실 오래전부터 꿈꿔온 주제는 사람을 포함한 사물들의 ‘뒷모습’이었다. 미셸 투르니에는 사진 에세이 ‘뒷모습’의 글을 이렇게 시작한다. ‘남자든 여자든 사람은 자신의 얼굴로 표정을 짓고 손짓을 하고 몸짓과 발걸음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모든 것이 다 정면에 나타나 있다. 그렇다면 그 이면은? 뒤쪽은? 등 뒤는? 등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과연 그럴까? 기온이 급속히 떨어지던 어느 늦은 밤이었다. 모임에 참석했다 돌아오는 길, 환승정류장에서 매서운 찬바람에 덜덜 떨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추위는 왜 쓸쓸함을 품고 오는지…. 유독 눈에 띄는 커플의 달달한 행각에 곱지 않은 눈길이 자꾸 가닿았다. 내가 타야 할 버스는 10여분 후에나 도착 예정이었고, 모여 있는 사람들은 버스가 속속 도착할 때마다 흩어지고 사라져 갔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그들의 다양한 풍경을 흥미롭게 관찰했다. 주머니에 손을 함께 넣고 뺨을 비비며 애틋한 눈으로 서로를 더듬던 한 커플 앞에 버스가 당도했다. 승차하기 직전까지 진한 포옹을 풀지 않던 그 둘은 여자가 버스에 오르며 남자만 남았다. 버스는 출입문을 닫았지만, 곧 신호등에 멈춰 섰고 여자는 버스 안에서 창문 밖 남자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는 이미 뒤돌아서 전화기 버튼을 누르는 중이었다. 남자의 등을 바라보는 여자의 눈에 서운한 표정이 어른거렸다. 남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내게는 들렸다. “엄마, 죄송해요. 전화 온지 몰랐어요. 지금 들어가요. 편의점 들러서 사 가지고 갈게요.” 남자는 통화를 하며 길 건너 지하철역으로 뛰어갔다. 어머니가 그에게 무엇을 부탁했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그는 길을 건넜고 버스는 천천히 떠났다. 그녀는 급하게 돌아선 그의 등에서 무엇을 읽었을까. 닫힘을 보았을까, 열림을 보았을까.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아마 내 아들도 저러했으리라. 방심한 뒷모습은 죄가 없다. 등에까지 의도한 표정을 담아야 한다면 삶은 또 얼마나 더 많이 힘들고 피곤하랴. 그러나 누군가에게, 특히 사랑하는 이에게 등을 보인다는 건 참으로 용감한 일이다. 때로 무모한 용기다. 투르니에는 또 이런 말도 남겼다. ‘뒷모습은 스스로를 밝히지 않는다. 하지만 마주한 이를 속이지도 않는다. 진실은 이 사이, 밝히지 않는 것과 속이지 않는 것 사이에 있다. 뒷모습이 요령부득으로 느껴진다면 이는 진실이 요령부득이기 때문이다.’ 2017년을 떠나보낼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 그것이 잘 지낸 시간인지, 오욕만 가득했던 시간인지는, 늘 그랬듯이 요령부득이다. 어쩌면 그 해독이 어려워 내가 먼저 미래의 시간 쪽으로 서둘러 돌아서 버리는지도 모른다. 나는 나의 뒷모습을 볼 수 없기에, 가끔 해를 등지고 서서 내 앞으로 길게 뻗은 그림자를 오래 지켜본다. 돌아선다는 것은, 마주 볼 때의 모든 색채와 감정을 지우고 그림자처럼 담백한 어둠을 응시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남은 한 달은 그렇게 차분한 작별의 시간을 가져야겠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7일만에 반체제 인사 146명의 행방이 묘연한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7일만에 반체제 인사 146명의 행방이 묘연한 중국

    뙤약볕이 숨막히게 내리쬐던 여름의 한복판인 지난 8월13일, 중국 중부 산시(陝西)성 위린(楡林)시 교외의 자택에 연금 상태에 있던 인권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53)의 행방이 묘연하다. 미국으로 도피해 살고 있는 그의 부인 겅허(耿和)는 당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형 가오즈이(高智義)가 ‘오전 8시쯤 동생 방에 가서 아침식사를 하자고 소리쳤지만 인기척이 없었다며 현지 공안(경찰)에 신고해 당국이 소재 파악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찾지 못한 상태’라는 소식을 전달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0월18~24일)를 앞두고 중국 내에서는 민주주의 운동가 등 요주의 반체제 핵심 인사들이 차례로 ‘여행’ 등의 명목으로 중국 당국에 끌려가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가 베이징으로 압송돼 모처에 격리됐을 것이라고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가오즈성을 찾아다니던 인권변호사 사오중궈(邵重國)와 리파왕(李發旺)도 중국 공안당국에 끌려간 뒤 연락이 끊긴 상황이다. 불법 기공단체 파룬궁(法輪功) 수련자와 지하교회 신자 등 사회적 약자를 주로 변호한 까닭에 ‘중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가오즈성은 2006년 국가정권전복 선동죄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았다. 가까스로 실형을 모면했던 그는 2010년 3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혹독한 고문을 당했던 사실을 폭로한 직후 자취를 감췄다가 다음해 12월 집행유예 취소와 함께 중국 서북부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교도소에 수감됐다. 형기 만료로 2014년 8월 풀려난 가오즈성은 2015년 9월 다시 미 언론과 기자회견을 갖고 수감 중에 고문과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밝힌 직후 당국에 끌려가는 등 신산(辛酸)의 고초를 겪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과 공산당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는 인권 변호사나 민주주의 운동가,블로거, 페미니스트, 예술가 등 중국의 각계 민주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헤이위’(黑獄·비밀감옥)에 가두고 있다며 미 CNN방송 등이 중국 정부의 반체제 인사 탄압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CNN 등에 따르면 중국에선 2015년 7월 9일 중국 첫 여성 인권변호사인 왕유(王宇·46)가 베이징에서 남편·아들과 함께 경찰에 연행된 것을 시작으로 동료 반체제 변호사와 가족 등이 연달아 구금되는 이른바 ‘709 단속’이 벌어졌다. 홍콩에 본부를 둔 시민단체 ‘중국인권변호사관주조’(CHRLCG)는 ‘709 단속’ 당시 1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최소 146명의 변호사와 그 가족 등이 공안당국에 붙잡혔다고 밝혔다. 지난달 현재 모두 701명이 단속됐고 이중 321명이 구금 상태에 있다. 미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인권에 따르면 왕유는 톈진(天津)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인권 변호사 쑤이무칭(隋牧靑·50)도 이때 단속돼 사라진 반체제 인사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한밤중에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가 긁혔다’는 연락을 받고 집밖으로 나갔다가 공안에 붙잡혀 5개월 간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출감 뒤 미국으로 도피한 천타이허(陳泰和·46)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미국식 배심원 제도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가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는 공안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섰다가 체포돼 중국 광시(廣西)장족자치구 구이린(桂林)의 헤이위에서 단순 절도범과 살인범 등 다른 죄수들과 함께 구금돼 생활했다. 그는 “감방 하나에 수용돼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 용변을 보기도 어려웠다”며 “식사를 할 때도 젓가락이 없어 밥을 손으로 집어먹었다”고 폭로했다. 외국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스웨덴 국적으로 베이징에서 중국 변호사를 돕는 시민단체를 설립해 활동하던 피터 달린(37)은 지난해 1월 현지 공안당국이 그를 잡으려 한다는 제보를 받고 공항으로 떠나기 직전 집에 들이닥친 공안 20여명에게 여자친구와 함께 붙들려 끌려갔다. 공안은 “그가 왕유의 아들을 미얀마로 빼돌리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하다가 사실이 아닌 것이 드러나자, 그의 시민단체가 중국 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씌워 불법 구금했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세 사람은 붙잡혔을 때 가구가 거의 없고 창문에 검은 커튼이 처진 방에서 24시간 불이 켜진 채 지냈다고 헤이위에 대해 비슷한 증언을 했다. 밤에는 공안들이 들이닥쳐 공갈·협박을 하기 일쑤였다. 달린은 “심문자들은 마치 나쁜 할리우드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방식으로 나를 다뤘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읽을거리 하나 제공되지 않았으며 화장실 사용조차 철저히 감시당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경찰 훈련시설로 옮겨져 계속 심문을 받았다는 쑤이 변호사는 “나흘 밤낮 동안 잠을 자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닷새째 되니 이러다 죽겠다 싶어 협조를 약속했다”고 털어놨다. 쑤이 변호사와 천 교수, 달린 등 모두 공안당국의 요구대로 국가정권전복 선동죄 등 자신들의 ‘혐의’를 인정하는 진술을 한 뒤에야 겨우 풀려났다. 반체제 인사는 또다른 헤이위인 정신병원에 갇히기도 한다. 2012년 12월 공안당국에 끌려간 왕페이젠(王培劍) 지량(計量)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왕 교수는 수업 시간에 톈안먼 사태의 시위 진압 방식과 인권 탄압을 비판하면서 공산당 일당 독재는 종식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교 당국은 곧바로 왕 교수가 수업 중에 민감한 정치 문제를 거론한 것은 정신이상이나 정서불안 때문이라며 강의를 중단시켰다.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인권옹호자들(CHRD)’은 체포된 왕 교수가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 제7 인민병원에 수용됐다며 최근 수년 동안 지식인과 민원인이 정치적인 이유로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과는 달리 끝내 헤이위에서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걸린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에 먹물을 뿌린 쑨빙(孫兵·44)은 수감 중 폐암에 걸렸지만 치료를 받지 못해 끝내 숨졌다. 베이징에서 무장경찰로 복무한 쑨빙은 제대 후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는 2014년 3월6일 낮 12시쯤 톈안먼 앞 마오 초상화에 먹물을 뿌리다 현장에서 붙잡혔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으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마오 초상화를 훼손함으로써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죄목으로 징역 1년2개월 복역했다. 베이징 둥청(東城)교도소에서 폐암 진단을 받은 그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만기출소 때 말기까지 상태가 악화됐다. 출옥 후 베이징에서 치료를 받으려 했지만 공안당국이 그를 고향 후베이(湖北)성으로 강제 압송했고, 외국 병원에 치료받으려던 시도 역시 저지당했다. 출국 수속을 밟았지만 외국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지방으로 압송당하는 바람에 베이징병원 입원도 못해 사망에 이르는 빌미가 된 것이다. 앞서 7월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민주화의 상징인 류샤오보(劉曉波·61)도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돼 치료를 받다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부속병원에서 타계했다. 그도 공안당국이 위중한 상태까지 사실상 방치하고 출국 치료까지 막아 결국 사망했다. CNN은 “중국 정부에 각 사건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지난 24일 팩스를 통해 “중국 사법당국은 용의자에 대한 모든 법적 권리를 보장한다”며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언론이 중국 사법 주권과 사실을 존중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고 CNN이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욱동의 창문을 열며] 구혈미건

    [김욱동의 창문을 열며] 구혈미건

    ‘맹세’나 ‘서약’을 뜻하는 영어 단어 ‘플레지’(pledge)는 보증이나 담보, 저당을 뜻하는 프랑스어에서 파생됐다. 오늘날에도 현재 통용되는 뜻 말고도 원래 뜻으로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서양에서 약속은 이렇게 자신이 아끼는 소중한 물건을 잡히고 돈을 빌리듯 신의나 인격을 걸고 하는 것이다. 굳이 외국에서 예를 찾을 필요도 없이 동양에서도 이 단어는 신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맹서’(盟誓)라는 한자어를 찬찬히 보라. 맹세할 ‘맹’(盟)자는 밝은 명(明)과 그릇 명(皿)으로 구성돼 있다. 저 옛날 제후나 군주들은 달빛 아래서 그릇에 담은 피를 마시며 굳게 약속을 했다. 이렇게 끈끈한 관계를 ‘맹’자 하나로 모자라 ‘혈’자를 덧붙여 혈맹(血盟)이라고도 한다. 맹세할 ‘서’(誓)자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이 한자어는 꺾을 절(折)과 말씀 언(言)으로 이루어져 있다. ‘절’에는 도끼(斤) 자루를 손(扌)에 쥐고 풀이나 나무를 자르거나 쪼갠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한마디로 ‘서’(誓)는 서로 손에 도끼나 칼을 마주 쥐고서 말로 맺는 약속을 뜻한다. 피를 마시며 맺는 맹약에 비해 강도가 조금 약할지 모르지만 여전히 가볍지 않은 약속이 바로 서약이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제후나 군주들이 하늘을 두고 피로 맺은 굳은 맹서나 맹약이라 할지라도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는 약속을 저버릴 때가 적지 않았다. ‘춘추좌씨전’에서는 이렇게 굳게 한 약속을 깨뜨리는 현상을 ‘구혈미건’(口血未乾)이라고 부른다. 즉 입술에 묻은 피가 채 마르기도 전에 약속을 배반했다는 뜻이다. 요즘 식으로 표현하자면 ‘계약서에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라는 말과 비슷하다. 그래서 그런지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에게 아예 맹세하지 말라고 설파했다. 요즈음 정치가들의 행태를 보면 구혈미건이라는 고사성어가 새삼 떠오른다. 한 정당은 얼마 전 다른 정당의 한 의원이 특수활동비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 정당의 대변인은 “그 의원이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고 있을 당시 야당의 특활비 축소 요구가 거셌다”며 “국정원이 예산을 위해 해당 의원에게 대가성 뇌물로 특활비를 건넸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해당 의원은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동대구역 앞에서 할복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필이면 왜 다른 장소도 아니고 동대구역 앞일까. 모르긴 몰라도 아마 자신의 지역구와 관련 있는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정당의 대변인은 한 수 더 떠 “검찰은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할복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의원의 신병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과장해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것은 비단 그 의원 한 사람에 그치지 않는다. 가령 지난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느냐 마느냐의 여부가 정국의 큰 이슈로 부상했을 때 여당의 대표최고위원을 맡은 한 국회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당의 대통령 탄핵 추진을 비판하면서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제가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을 거요”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한 국회의원은 걸핏하면 물에 빠져 죽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기도 했다. 빠져 죽겠다는 장소도 그가 연설하는 장소에 따라 한강이 되기도 하고, 영산강이 되기도 하고, 형산강이 되기도 했다. 또 어떤 때는 제주도 앞바다가 되기도 했다. 정치가들은 왜 이렇게 터무니없이 과장해서 말하는 것일까? 두말할 나위 없이 현재 앞에 놓여 있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강하게 주장하면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믿어 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주장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 주장에 대한 책임도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아예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지 못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구업(口業)이라고 하여 무엇보다도 입을 잘 단속하라고 가르치지 않는가. 입에서 나온 말이 무서운 불길같이 온몸을 태우기 때문이다.
  • 더 잔혹해진 IS, 출입구 막은 채 학살… 피로 물든 시나이반도

    더 잔혹해진 IS, 출입구 막은 채 학살… 피로 물든 시나이반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일당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이집트의 이슬람 사원에서 최소 305명을 살해했다.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금요기도회 중이었던 시나이반도 북부의 이슬람 사원에서 테러가 일어나 어린이 27명을 포함해 최소 305명이 숨지고 128명이 다쳤다. 이집트 현대사에서 최대 피해자를 낸 테러다. 이집트 당국은 25~30명이 이번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했다. 용의자들은 군사작전하듯 민간인을 학살했다. 자동화기, 폭발물로 완전무장하고 사원 정문과 창문을 포위했다. 이슬람 성직자 이맘이 설교를 시작하자 예배당 안에 있던 신도 500여명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총격이 끝난 뒤 용의자들은 이집트 군·경의 추격을 방해하고자 자신들이 타고 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불을 붙여 도로를 막고 도주했다. 한 피해자의 가족은 “신도 중에 멀쩡한 몸으로 사원에서 나간 사람은 없다”고 AFP통신에 말했다.전문가들은 용의자들이 IS를 상징하는 검은 깃발을 들고 총기를 난사했다는 사실, 범행 방식, 수피파를 겨냥했다는 사실 등을 종합해 IS의 이집트 지부인 ‘시나 윌라야트’가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이 사원은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인 수피파의 사원으로 수니파를 신봉하는 IS는 평소 수피파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공격해 왔다. 그래서 테러 배후가 IS라는 분석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시나 윌라야트는 2014년 중동 일대에 생성된 12개 IS 지부 중 하나다. 2015년 10월에는 시나이반도에서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했을 당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해 유명세를 탔다. 당시 승객 등 224명이 사망했다. 시나 윌라야트는 이외에도 이집트 군·경, 이집트의 자생적 기독교 종파 콥트교 신자 등을 대상으로 테러를 저질렀다. 시나 윌라야트는 현재 약 1000명의 대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피파는 이슬람 경전 쿠란이나 교리보다 신과 합일하는 체험을 중시해 IS로부터 박해를 받았다. IS는 여러 차례 중동과 서남아시아 각지의 수피파 성지와 사원을 목표물로 테러를 벌여 왔다. 올해 2월에는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에 있는 수피파 성지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해 70여명을 숨지게 했다. 또 “수피파는 이슬람이 금기하는 마법을 부린다”며 수피파 지도자를 납치해 참수하기도 했다. 티모시 칼다스 이집트 나일대 교수는 25일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테러의 방식은 전형적인 IS식”이라면서 “이집트가 IS 격퇴전에 참여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잔혹한 공격으로 IS가 여전히 위협적이라는 점을 과시하려고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나드 헤이켈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절박해질수록 누가 더 근본주의에 가까운지를 두고 내부 경쟁이 생긴다”며 “강경파 가운데서도 가장 강경한 세력이 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니얼 벤저민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는 “IS의 지리적 기반을 없앤다는 서방의 작전이 각지의 IS 지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집트 공군은 25일 이번 테러 용의자가 탑승한 차량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공군에 따르면 이 공습으로 용의자 전원이 사망했다. 공군은 또 용의자들이 무기와 탄약 등을 숨겨 놓은 은신처도 폭격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도와주세요”… 4세 여아 깨진 유리창에 큰 상처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 포항 지진으로 외할머니와 둘이 어렵게 사는 4세 여자 어린이가 깨진 유리창에 얼굴을 심하게 다쳤지만 성형수술비를 마련할 형편이 못 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6일 경북도에 따르면 포항 지진 발생 나흘째인 지난 19일 포항 남구 해도동 외할머니 집에서 놀던 김나경(4)양은 지진으로 금이 간 창문 유리창이 갑자기 무너져 얼굴 등에 큰 상처를 입었다. 유리 파편이 이마와 턱, 귀밑 등 얼굴 곳곳에 깊숙이 박힌 것이다. 나경이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상처가 심해 곧바로 대구 한 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87바늘을 꿰매는 큰 수술을 받은 뒤 퇴원했다. 치명적인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앞으로 추가 성형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나경이는 8개월 전부터 부모와 연락이 끊긴 채 외할머니와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공공임대 빌라에 사는 외할머니는 기초생활보장급여로 살고 있다. 나경이의 1차 치료비로 60여만원을 지출한 상황에서 추가 성형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경북도와 포항시는 나경이에게 긴급구호품을 전달하고 긴급생계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민간단체와도 연계해 돕기로 했다.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도 지난 25일 나경이와 외할머니가 사는 집을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하고 위로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도와주세요”… 4세 여아 깨진 유리창에 큰 상처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 포항 지진으로 외할머니와 둘이 어렵게 사는 4세 여자 어린이가 깨진 유리창에 얼굴을 심하게 다쳤지만 성형수술비를 마련할 형편이 못 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6일 경북도에 따르면 포항 지진 발생 나흘째인 지난 19일 포항 남구 해도동 외할머니 집에서 놀던 김나경(4)양은 지진으로 금이 간 창문 유리창이 갑자기 무너져 얼굴 등에 큰 상처를 입었다. 유리 파편이 이마와 턱, 귀밑 등 얼굴 곳곳에 깊숙이 박힌 것이다. 나경이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상처가 심해 곧바로 대구 한 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87바늘을 꿰매는 큰 수술을 받은 뒤 퇴원했다. 치명적인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앞으로 추가 성형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나경이는 8개월 전부터 부모와 연락이 끊긴 채 외할머니와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공공임대 빌라에 사는 외할머니는 기초생활보장급여로 살고 있다. 나경이의 1차 치료비로 60여만원을 지출한 상황에서 추가 성형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경북도와 포항시는 나경이에게 긴급구호품을 전달하고 긴급생계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민간단체와도 연계해 돕기로 했다.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도 지난 25일 나경이와 외할머니가 사는 집을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하고 위로했다.  포항 지진으로 중상을 입은 시민은 4명으로 모두 70∼80대 할머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머리를 심하게 다친 70대 할머니는 12일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지사는 “지진 이재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노약자와 저소득 취약계층이 더욱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이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생활안정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도와주세요” 지진에 깨진 유리창, 4세 여아 얼굴을…수술비가

    “도와주세요” 지진에 깨진 유리창, 4세 여아 얼굴을…수술비가

    여아 얼굴, 87바늘 꿰매…기초생활수급 대상자 외할머니 성형수술비 엄두도 못내 경북 포항 지진으로 4세 여자 어린이가 깨진 유리창에 얼굴을 심하게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성형 수술이 필요한 긴급한 상태이지만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인 외할머니는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 수술비를 마련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다.26일 경북도와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15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나고 나흘째인 19일 포항 남구 해도동 외할머니 집에 있던 김나경(4) 양은 지진으로 금이 간 집안 창문 밑에서 놀다가 유리창이 갑자기 무너져 파편이 이마와 턱, 귀밑 등 얼굴 곳곳에 깊숙이 박혔다. 김양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가 어려운 심각한 상태여서 곧바로 대구 한 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대학병원에서 얼굴과 이마에 87바늘을 꿰매고 퇴원했지만 2주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을 주는 치명적인 상처는 없었지만 추가로 성형수술이 필요한 상태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양은 오래 전 부모와 연락이 끊긴 채 외할머니와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상태다.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공공임대 빌라에 사는 외할머니는 기초생활보장급여로는 수술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주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외할머니는 1차 치료비로 60여만원을 지출한 상황에서 추가 성형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일단 민간단체 등과 연계해 김양에게 긴급구호품을 전달하고 긴급생계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미세먼지·마케팅 정보 알려드려요… 빅데이터 착한 진화

    미세먼지·마케팅 정보 알려드려요… 빅데이터 착한 진화

    지역별 맞춤 저감 방안 수립 지원 패션 유행 예측 등 소상공인에게 제공 버스 노선 등 대중교통 정책에도 활용 국제사회 데이터 공유 감염 확산 방지 “미세먼지 농도는 겨우 몇 백 미터 떨어진 곳도 차이가 큽니다. 제주도에선 250m 떨어진 두 곳의 미세먼지 농도 차가 2.5배나 됐고, 부산 동현초의 경우 학교 안이 밖보다 1.5배나 농도가 짙었습니다. 미세먼지 국가 관측기가 있는 상공과 실제 생활공간인 지상의 농도도 차이가 크죠. 실제 생활하는 공간에 더 촘촘히 미세먼지 관측망을 구축해야 보다 실질적인 대처가 가능합니다.” 지난 22일 KT 미세먼지 분석원이 ‘기가 사물인터넷 에어맵’(GiGA IoT Air Map)의 실시간 미세먼지 관측화면을 보며 설명했다. 에어맵은 빅데이터 및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한 미래형 미세먼지 관측망이다. KT는 향후 100억원을 투자해 자사의 통신주 450만개, 기지국 3만 3000개, 전화부스 6만개 등 총 500만곳에 미세먼지 관측기를 부착하고, 여기서 나온 빅데이터를 분석해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가 운영 중인 미세먼지 관측소는 300여개다. 한 관측소에서 측정하는 미세먼지 값이 반경 약 100㎞를 대표하기 때문에 정보를 세밀하게 제공하기는 힘들다. 실제 부산 동현초의 경우, 학교 밖에 있는 국가 관측망의 지난달 평균 미세먼지 농도(PM10)는 28.5㎍/㎥였지만 KT가 학교 내에 설치한 관측망의 측정 결과는 43.3㎍/㎥으로 1.5배 높았다. KT는 10여개 권역에서 미세먼지 측정망을 가동한 결과, 장소마다 특화된 대처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서울 수서 고속철도(SRT) 역사는 같은 건물임에도 지점마다 미세먼지 농도 차가 컸다. 상대적으로 환기가 잘되는 2번 출입구의 미세먼지 평균 측정값(11월 1~16일)은 68㎍/㎥이었지만, 승강장은 77㎍/㎥, 고객 라운지 80㎍/㎥, 매표소 82㎍/㎥ 등이었다. 이산화탄소의 양도 승강장은 559ppm이었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고객 라운지는 702ppm으로 25.6%나 차이 났다. 또 지난 22일 오후 6시 11분, 경기 광명도서관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는 불과 45㎍/㎥였지만 400m 떨어진 경기 광명사거리의 미세먼지 농도는 119㎍/㎥로 1.6배나 됐다.●“미래엔 살수차가 스스로 미세먼지 찾아 운행” 현재 에어맵 시범실시 기관들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갖가지 미세먼지 절감 대책을 세우고 있다. 경기 양주 외식과학고는 실내 미세먼지 측정값에 따라 공기청정기를 가동하고, 광명시청은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곳을 중심으로 살수차 노선을 유동적으로 운영한다.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은 “미래에는 미세먼지 빅데이터에 따라 자동으로 노선을 바꾸는 자율주행 살수차가 도입되고, 공조기의 세기를 조정하거나 창문이 자동으로 개폐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곳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기업들의 공공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시민들에게 명절 교통 정보나 맛집, 인기 여행지 정보를 무료로 공개하는 것으로 시작된 ‘빅데이터 공공사업’은 정부에 감염병 추적 경로나 미세먼지 측정값을 알리거나 소상공인을 위해 최신 트렌드 정보를 공개하는 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개발한 기술을 앞다투어 무료로 내놓는 데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도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빅데이터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목표도 있다. KT의 ‘감염병 확산 방지 프로젝트’도 G20에서 나라별 감염병 데이터의 공유를 논의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된 빅데이터 공공사업이다. 통신사가 로밍 데이터를 분석해 감염병 우려국에 다녀온 시민을 파악하고 질병관리본부에 전달한다. 또 해당 시민에게는 ‘감염병 예방 및 신고요령’을 문자로 보내는 식이다. KT가 지난해 11월 처음 시작했고, 현재 각국 확산을 위해 케냐, 아랍에미리트 등의 정부 및 통신사와 협의 중이다.●휴대전화 신호로 집회 참여 인원 산정 SK텔레콤은 빅데이터 기술로 한 장소에 모인 인파를 산정하는 방식을 고안해 공공기관에 제공 중이다. 현재 주로 쓰이는 페르미 방식은 단위 면적에 있는 사람의 수를 세고서 면적을 곱하는 방식이어서 오류 가능성이 큰 편이다. 실제 지난해 말 촛불집회 때 페르미법을 쓰는 경찰의 추산 인원과 집회 주최 측의 추산치가 10배까지 차이 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각 이동통신 기지국의 신호세기를 계산해 기지국이 미치는 범위 내에 있는 스마트폰의 개수를 파악한다. 30분 이상 체류한 단말기 수를 조사한 뒤 통신사 시장점유율, 전원을 끈 비율, 휴대전화 미소지자 비율 등을 적용해 인파를 세는 식이다. 시간별 유동인구나 일정 구획별로 인파를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교통 대책을 세우거나 재해·재난 대응책 마련에 기초 자료로 쓰인다. 교통수단이 없는 외딴 지역과 산업단지·관광지를 오가는 경기도의 ‘따복버스’(따뜻한 복지버스)도 SK텔레콤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산했다. 운송업체들이 불규칙한 수요로 정규 노선 편성을 기피했지만 이용자 동선을 분석하고 ‘출퇴근형’, ‘관광형’ 등 특화된 노선을 구축하면서 성공을 거둔 사례다.유행 패턴을 알려 주는 네이버의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datalab.naver.com)은 마케팅 비용과 시장분석능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데이터랩은 성별, 연령별, 기간별로 가장 많이 검색된 색상, 제품명, 유행 트렌드 등을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쇼핑몰 사업자가 ‘부츠컷 청바지’, ‘와이드 청바지’, ‘스키니진’ 중에 20대 여성들이 어떤 단어를 쇼핑 목적으로 가장 많이 검색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카카오는 카카오택시서비스 이용객들의 이용행태를 분석해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사당역 인근 등 서울 내 대중교통 공백구간을 찾아냈다. 일명 ‘라스트 원 마일’이라 불리는데 대중교통이 사무실이나 자택 인근까지만 닿아 단거리 택시 이용률이 다른 곳보다 3배 이상 집중되는 지역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애매한 정류장 위치나 복잡한 노선 탓에 대중교통에서 내려 10분 이상 걸어야 하는 경우 단거리 택시 이용 비율이 높다”며 “대중교통을 조금만 개선하면 시민들이 교통비를 크게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성 빅데이터 공개 범위 논의해야” 기업들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제공하는 데는 미래 산업 경쟁에서 앞서가려는 포석도 있다. 빅데이터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로봇, 자율주행차 등 수 많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기반이 된다. AI 스피커는 각국의 언어와 방언에 대한 대화 데이터가 많을수록 명령을 잘 알아듣고 자율주행차는 도로, 지형, 표지판뿐 아니라 운전자의 습관까지 데이터로 분석했을 때 안정성이 높아진다. 시장조사업체 IDC은 지난해 16ZB(1ZB=10해 바이트)를 넘어선 전 세계 데이터량이 2025년 163ZB를 기록하면서 10배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한 사람이 생산하는 하루 평균 데이터 생성 건수는 2015년 218건에서 2025년 4785건까지 2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어떤 미래 기술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빅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의 경우 선택받은 미래 기술을 상용화시키는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시민에게 이익을 주고 빅데이터도 수집할 수 있는 공공영역의 빅데이터 사업은 향후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래 한국과학기술연구정보원 박사는 “도로, 미세먼지, 교통량, 국립공원, 날씨 등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빅데이터의 대부분은 그 원천이 공공정보”라며 “따라서 공공정보를 가공한 기업들의 빅데이터를 어느 정도까지 사회에 공개토록 할지,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