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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께 인사 좀…” 경찰 따돌리고 도주한 마약사범

    “어머니께 인사 좀…” 경찰 따돌리고 도주한 마약사범

    경찰이 마약사범을 체포하고도 수갑을 채우지 않아 마약사범이 도주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7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부평경찰서 경찰관들이 지난달 13일 오전 11시쯤 경북 영주시 이산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대마 혐의로 체포한 40대 남성 A씨가 도주했다. 체포 영장이 발부된 A씨는 당시 경찰관에게 “어머니에게 인사를 하겠다”며 방안으로 들어간 뒤 창문을 통해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부모님께 수갑을 찬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고 하자 경찰관들이 수갑을 채우지 않아 A씨가 도주할 수 있었다. 경찰 내부 지침에 따라 체포 영장을 집행할 때는 수갑을 채우는 게 원칙이다. 경찰관들은 방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A씨 도주 사실을 알아채고 추적에 나섰으나 하루가 지난 뒤에야 검거했다. 이후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필로폰과 대마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관련 마약 사건으로 검찰에 넘겨진 피의자는 공급책을 포함해 모두 6명이다. 인천경찰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A씨 체포 현장에 있었던 경찰관들을 상대로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 “수능 잘 봤길” 서부지법 난동 수험생에 응시 기회 준 판사… 고민 끝에 내린 형량은

    “수능 잘 봤길” 서부지법 난동 수험생에 응시 기회 준 판사… 고민 끝에 내린 형량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 이른바 ‘서부지법 난동사태’에 가담한 수험생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뒤 내려진 선고에서 실형을 피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진성 판사는 17일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20)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박씨에 대한 선고는 당초 지난달 27일 내려질 예정이었으나, 박씨가 이번 수능에 응시하는 것을 고려해 이날로 미뤄졌다. 만약 박씨가 수능 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면 수능을 못 볼 수도 있었다. 박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던 지난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 경내로 침입하고 깨진 당직실 창문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 2층 민원실까지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게 플라스틱 안전 고깔을 집어 던져 맞힌 혐의도 있다. 김 판사는 이날 박씨에게 “수능은 봤느냐. 좋은 결과 있길 바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법부의 영장 발부 여부를 정치적 음모로 해석하고 그에 대해 응징해야 한다는 집착에서 비롯된 범행”이라며 “실형과 집행유예 사이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그러면서 경찰을 향한 폭행이 비교적 경미했던 점,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 [길섶에서] 뒷모습

    [길섶에서] 뒷모습

    네팔의 어느 부족은 손님이 떠난 후 비질을 하지 않는다는 글을 읽은 적 있다. 누군가의 머문 흔적을 지우지 못하는 사람들. 그이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 놀러 가 보고 싶었다. 내 뒷등이 까만 점이 될 때까지 바라봐 주려나. 점원이 바짝 따라붙어 내가 만진 물건을 족족 정리하는 가게에서는 마음이 상한다. 그런 곳에서는 견디지 못해 슬며시 나오고 만다. 누구인가 잘 다녀간 발자국을 간직하는 마음. 그 마음은 아름답지 않은가. 잘 익어서 갑니다, 잘 붉어서 갑니다, 잘 살다 갑니다. 중얼거리며 떠나는 가을을 서운하지 않게 배웅해야지. 가을나무들이 제 발등에 제 잎을 다 떨굴 때까지 기다려 주기, 가을벌레들이 그만 울 때까지 귀를 열어 주기, 열린 창문을 닫아걸지 못하고 머뭇거리기. 산 아래 찻집 안주인이 비를 들고 마당의 난분분 은행잎을 어쩔 줄 모른다. 쓸까 말까 올려보고 내려보고. 한참 망설이다 가만히 빗자루를 놓는다. 나는 보았네, 보내지 못해 서성거리는 마음. 머뭇거리는 저 마음으로 가을은 여기까지 왔네. 이마가 잠기도록 붉은물이 들었네.
  • 변호사의 상흔 깨운 ‘이성조 교수 코인 사기’…후배 경찰에 사건 실체 듣고 정의감 타올라 [파멸의 기획자들 #40]

    변호사의 상흔 깨운 ‘이성조 교수 코인 사기’…후배 경찰에 사건 실체 듣고 정의감 타올라 [파멸의 기획자들 #40]

    ‘인류 평화에 기여하려고 미스코리아에 지원했다’는 식의 뻔한 답이 돌아올 줄 알았던 태성에게 그녀의 대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유진에게서 작게나마 진정성이 느껴졌다. 그녀에게 뭔가 숨은 아픈 사연도 있을 것 같았다. 이때부터 태성과 유진은 한몸처럼 붙어 다녔다. 유진은 쉬는 날 태성의 누나와 만나 쇼핑도 다닐 만큼 친해졌다. 아들에게 전화 한 통 하지 않던 태성의 아버지조차 종종 유진에게 전화해 안부를 묻곤 했다. 태성이 로스쿨을 가겠다고 경찰을 그만뒀을 때도, 가족들은 그가 유진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없게 됐다는 현실을 더 슬퍼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관계는 ‘사랑과 우정 사이’ 어디쯤에 자리하고 있었다. “정유진 경위! 최근 들어서 가상화폐 관련 사기 사건들 접수된 것들 내용을 자세히 알려줄 수 있어?” 유진이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려다가 갑자기 들어온 질문에 당황하며 말했다. “선배, 잘 알면서 왜 그래. 그런 건 외부인에게 공개할 수 없잖아요.” 태성은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아, 미안. 내가 마음이 급해서 잠시 표현이 서툴렀어. 다시 질문할게. 요즘 가상화폐 관련 사기 사건 신고 접수가 많아졌어?”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청바지에 손을 찔러 넣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녀의 얼굴에 피로감과 짙은 회의감이 함께 서려 있었다. “솔직히 요즘 장난이 아니에요. 신고 건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개인 정보가 털려서 자기 명의로 대포 통장이 만들어졌다는 피해자들과 가상화폐 사기 사건으로 돈을 날렸다는 피해자들이 폭증하고 있어요. 문제는 경찰이 이런 사건들에 매달리기가 쉽지 않다는 거예요. 당장 처리해야할 사건도 산더미 같으니까요. 코인 사기 사건 역시 피해 금액이 상당한 강력 범죄인데도 지금 경찰 인력 구조로는 어쩔 수가 없어요.” 태성은 유진의 말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과거 경찰로 일할 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현실이 그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스마트폰 검색창에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검색했다. 김대유 사무장이 만든 ‘이성조 교수 사칭 불법 사기 거래 피해자를 구제해 드립니다’라는 광고 화면을 내밀었다. “유진아, 이거 한 번 봐줄래? 혹시 네가 말한 그 사건과 같은 거야?” 유진이 태성의 전화기 화면을 들여다보더니 크게 웃었다. “오~ 선배, 사진 진짜 잘 나왔네요. 편집자가 뽀샵질을 엄청 했구만. 이거 보여 주고 싶어서 온 거야?” 태성은 민망함에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지금은 농담을 받아칠 여유가 없었다. “으… 미치겠네. 일단은 아랫쪽에 있는 내용부터 봐줘.” 검지 손가락으로 태성의 스마트폰 화면 스크롤을 내리는 유진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장난기 가득했던 표정은 사라지고 진지함이 감돌았다. 조금 뒤에 그녀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맞아요. 요즘 접수되는 사기 사건과 같은 유형이예요. 선배 혹시 이 사건 수임한 거예요?” 태성은 고개를 저었다. “아냐, 사실은 사무장이 나 몰래 이런 광고를 만들어서 올려놨는데, 이 광고를 보고 누군가가 사건을 맡기려고 찾아왔었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그 분한테 전화를 해봤는데 몇 번을 해도 받지를 않아. 혹시라도 나쁜 생각을 한 건 아닐까 싶어서 문자도 보냈는데, 다행히 문자는 읽고 씹었더라고. 찾아온 분의 이야기와 사무장이 올린 광고 블로그의 내용을 종합해보니 옛날 그 사건이 자꾸 떠올랐어. 그래서 여기까지 온 거야.” 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태성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눈빛 속에서 과거 태성의 아픈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이 사건 말이야. 사무장이 광고를 만들어서 게재할 정도면 이미 관련 사기가 엄청나게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 아닐까? 네가 말한 대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 사건이 접수된다면 그냥 넘어가선 안 되는 거잖아.” 유진이 침묵을 깨고 태성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그녀의 목소리에 단호함과 걱정이 배어 있었다. “선배는 이제 경찰이 아니예요. 혹시 그때 그 사건 때문에 이러는 거예요?” 유진은 태성이 경찰을 그만두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사건을 언급하며 그를 다그쳤다. 그의 가슴에 깊은 상흔을 남긴 그 사건의 그림자에서 태성이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아직은 잘 모르겠어. 어쨌든 지금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 태성의 눈빛이 흐려졌지만, 결심만큼은 확고해 보였다. 유진은 심각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 쪽 창문의 블라인드를 내렸다. 회의실 안이 일순간에 어두워졌다. “원래 외부인에 이런 내용까지 전해선 안 되지만… 선배를 진심으로 믿기에 말씀드릴게요. 지금부터 긴 이야기가 될 텐데, 마음 단단히 먹어요.” 유진은 태성에게 최근 몰려들고 있는 가상화폐 사기 사건 피해 사례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태성의 주먹에 힘이 들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그의 눈빛이 어느새 경찰 시절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변해 있었다. (3부 끝·41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 경계의 풍경: 샤갈, 환상 속에 그린 이방인의 파리

    경계의 풍경: 샤갈, 환상 속에 그린 이방인의 파리

    러시아 출신 화가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이 1913년 파리에서 그린 <창문으로 본 파리>는 단순한 도시 풍경화가 아니라, 그가 새로운 예술의 용광로 속에서 느꼈던 경이, 불안, 그리고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 혼란을 환상적으로 직조해 낸 초기 걸작이다. 1910년 파리에 도착한 샤갈은 입체주의, 야수파 등 당대 최신 예술 조류를 흡수하면서도, 고향 비테프스크의 향수를 결합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창문, 현실과 내면을 잇는 통로 샤갈에게 창문은 물리적인 공간과 심리적인 내면 세계를 잇는 핵심적인 통로였다. 화면 중앙에는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과 세느강이 펼쳐져 있지만, 그 위로는 중력을 거부한 채 하늘을 나는 연인들이 떠다닌다. 이러한 비논리적인 공간 구성은 외부의 현실이 아닌, 화가의 기억과 사랑, 그리고 꿈이 공존하는 내면의 풍경임을 암시한다. 특히 화면 오른쪽 아래에 배치된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인물은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상징이다. 이는 러시아에서 온 자신(고향의 정체성)과 프랑스 파리에 정착하고자 하는 자신(예술가로서의 새로운 정체성)을 합성한 얼굴로, 이방인으로서 겪는 자아의 분열과 정체성 탐구를 시각화한 것이다. 샤갈은 단순한 도시의 기록이 아니라 예술가로서의 고뇌와 꿈을 한 화면 안에 겹쳐 놓았다. 색채로 쓴 감정의 시(詩) <창문으로 본 파리>는 샤갈 특유의 선명하고 강렬한 색채가 돋보인다. 붉고 노란 비현실적인 하늘, 사람의 얼굴을 한 고양이, 그리고 공중에 떠다니는 모티프들은 감정과 환상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샤갈은 입체주의의 분석적이고 형식적인 실험을 받아들였지만, 그 차가운 기하학적 구조에 자신의 뜨거운 감정과 환상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파리는 단순히 입체적으로 해체된 도시가 아니라, 기억과 노스탤지어가 교차하는 살아있는 심리적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처럼 샤갈은 언어와 국경, 이념을 초월한 시적 상상력으로 인간의 내면을 그려낸 화가였다. 자유를 향한 노스탤지어 이 작품이 완성된 1913년은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이다. 이후 샤갈은 러시아로 돌아가 격변하는 혁명과 전쟁의 소용돌이를 겪게 된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 <창문으로 본 파리>는 샤갈에게 자유와 예술의 도시였던 파리, 그리고 다시는 온전히 돌아갈 수 없게 된 잃어버린 시절에 대한 깊은 그리움으로 읽힌다. 구겐하임 미술관이 이 작품을 샤갈의 시적 상상력이 꽃피운 최초의 걸작으로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창문 너머 파리 풍경은 단순히 바라보는 풍경이 아니다. 샤갈의 마음 속에서 영원히 빛나던 예술가의 자화상이며, 동시에 모든 이방인이 품은 고향과 이상에 대한 노스탤지어의 초상이다.
  • 경계의 풍경: 샤갈, 환상 속에 그린 이방인의 파리 [으른들의 미술사]

    경계의 풍경: 샤갈, 환상 속에 그린 이방인의 파리 [으른들의 미술사]

    러시아 출신 화가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이 1913년 파리에서 그린 <창문으로 본 파리>는 단순한 도시 풍경화가 아니라, 그가 새로운 예술의 용광로 속에서 느꼈던 경이, 불안, 그리고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 혼란을 환상적으로 직조해 낸 초기 걸작이다. 1910년 파리에 도착한 샤갈은 입체주의, 야수파 등 당대 최신 예술 조류를 흡수하면서도, 고향 비테프스크의 향수를 결합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창문, 현실과 내면을 잇는 통로 샤갈에게 창문은 물리적인 공간과 심리적인 내면 세계를 잇는 핵심적인 통로였다. 화면 중앙에는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과 세느강이 펼쳐져 있지만, 그 위로는 중력을 거부한 채 하늘을 나는 연인들이 떠다닌다. 이러한 비논리적인 공간 구성은 외부의 현실이 아닌, 화가의 기억과 사랑, 그리고 꿈이 공존하는 내면의 풍경임을 암시한다. 특히 화면 오른쪽 아래에 배치된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인물은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상징이다. 이는 러시아에서 온 자신(고향의 정체성)과 프랑스 파리에 정착하고자 하는 자신(예술가로서의 새로운 정체성)을 합성한 얼굴로, 이방인으로서 겪는 자아의 분열과 정체성 탐구를 시각화한 것이다. 샤갈은 단순한 도시의 기록이 아니라 예술가로서의 고뇌와 꿈을 한 화면 안에 겹쳐 놓았다. 색채로 쓴 감정의 시(詩) <창문으로 본 파리>는 샤갈 특유의 선명하고 강렬한 색채가 돋보인다. 붉고 노란 비현실적인 하늘, 사람의 얼굴을 한 고양이, 그리고 공중에 떠다니는 모티프들은 감정과 환상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샤갈은 입체주의의 분석적이고 형식적인 실험을 받아들였지만, 그 차가운 기하학적 구조에 자신의 뜨거운 감정과 환상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파리는 단순히 입체적으로 해체된 도시가 아니라, 기억과 노스탤지어가 교차하는 살아있는 심리적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처럼 샤갈은 언어와 국경, 이념을 초월한 시적 상상력으로 인간의 내면을 그려낸 화가였다. 자유를 향한 노스탤지어 이 작품이 완성된 1913년은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이다. 이후 샤갈은 러시아로 돌아가 격변하는 혁명과 전쟁의 소용돌이를 겪게 된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 <창문으로 본 파리>는 샤갈에게 자유와 예술의 도시였던 파리, 그리고 다시는 온전히 돌아갈 수 없게 된 잃어버린 시절에 대한 깊은 그리움으로 읽힌다. 구겐하임 미술관이 이 작품을 샤갈의 시적 상상력이 꽃피운 최초의 걸작으로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창문 너머 파리 풍경은 단순히 바라보는 풍경이 아니다. 샤갈의 마음 속에서 영원히 빛나던 예술가의 자화상이며, 동시에 모든 이방인이 품은 고향과 이상에 대한 노스탤지어의 초상이다.
  • “사람이 사람에게 가는 길”… 철학자가 되는 ‘제주올레의 힘’

    “사람이 사람에게 가는 길”… 철학자가 되는 ‘제주올레의 힘’

    2025 제주올레걷기축제 17·18코스 직접 걸어보니…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길, 제주올레는 사람이 사람한테 가는 길인 것 같아요.” 경기도 여주 여강길 회원 30여명을 이끌고 온 한경곤(69) 현장팀장은 지난 7일 제주올레 17코스를 걸으며 이렇게 말했다. 강을 따라 여주를 관통하는 140㎞의 여강길도 제주를 바다로 잇는 올레길도 결국 “사람을 만난다는 점은 똑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6~8일 개최한 ‘2025 제주올레걷기축제(Jeju Olle Walking Festival)’에는 국내외 1만여 명의 참가자가 몰렸다. 첫날 17코스에 이어 둘째 날은 17코스 후반부와 18코스를 잇는 ‘도심·바당(바다) 올레’가 이어졌다. 7일 오전 8시, 이호해변 행사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1000여 명이 모여 페이스페인팅을 하고 게임을 즐기며 발걸음을 풀고 있었다. 파란 가을하늘의 몽실구름은 마치 참가자들의 보폭을 맞추기라도 하듯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얼굴에 간세다리 페인팅을 하고 걷는 뚜벅이들의 표정은 잉크빛 바다보다 더 맑았다. 길은 자연과 생활 풍경이 뒤섞여 단조로울 틈을 주지 않았다. 도두항 ‘추억애(愛)거리’에서 펼쳐진 전통놀이, 무지개해안도로 인근에서의 단체사진 촬영, 동한두기길 해안도로의 생동감 넘치는 벽화 속 물고기들은 마치 바다를 뛰쳐나와 벽을 타고 오르는 듯했다. 올레길을 ‘관광 동선’이 아닌 ‘생활권의 확장’으로 보이게 했다. #추억을 걷는 길, 사람에게 향하는 길, 정을 만나는 길,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길… 길은 추억속을 거닐게 한다. 관덕정 인근 골목길에서는 수산물시장 동네슈퍼라는 간판 앞에는 겨울점퍼 1만원, 티 3000원이라는 붙여진 제주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보세옷 가게도 만난다. ‘선데이서울’도 아닌 ‘선데이제주’라는 옛 잡지 표지, 일본 만화가 창문에 옛스럽게 붙은 상점이 참가자들의 발길을 잡았다. 자동차로 스쳐 지나가면 보이지 않았던 풍경이다. 걸어야 비로소 보이는 풍경이 거기에 있었다. 올레길 완주자들이 “매년 같은 길을 걷는데도 다른 길처럼 느껴진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길은 사람에게로 향한다. 인천에서 온 완주자클럽 회원 송안나(50대) 씨는 “21코스 지미봉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하자 뒤따르던 또 다른 완주자 허관철(60대 후반) 씨는 “7코스가 더 환상”이라며 장난스레 응수한다. 걷기의 묘미는 작은 풍경을 다시 발견하는 데 있기도 하다. 건입동 벽화마을에서는 아이들이 벽에 그려진 ‘영등할망’ 아래서 폴짝거리며 바다로 날리는 연을 따라가고, 백록담흰사슴을 만나는 순간, 멀리 제주항은 수채화처럼 번진다. 올레길에선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정을 만나기도 한다. 사라봉 정상 팔각정에서 만난 한 여성은 처음 본 취재진에게 감귤 하나를 내밀었다. 낯선 정이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우연찮게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도 한다. 잠시 쉬던 벤치에서 선글라스를 두고 일어서던 한 어르신에게 “안경 챙기셔야죠”라고 말을 건넨 게 인연이 돼 길동무가 됐다. 오수태(80) 씨는 공직에 몸담고 있다가 서귀포 신시가지에서 9년을 살았고 제주올레를 여러 차례 완주했으며, ‘가슴으로 걷는 올레 900리’(개정판 제주올레 완주기)라는 책까지 펴낸 ‘올레 철학자’였다. #느리게 걷자고 말을 건네는 간세다리… 제주올레길에선 모두가 철학자가 된다 올레길에선 모두가 철학자가 된다. 길이 지쳐갈때쯤 만나는 ‘간세(느릿느릿한 게으름뱅이란 뜻의 제주어)’ 표지판이 사유하는 철학자가 되도록 만들어준다. 느림이 가져다주는 행복을 느끼도록 안내해주는 길이다. 홀로 걷는길, 햇살이 주는 태양에 감사하고 벗이 되어 주는 구름에 고마워하며 걷던 시간을 뒤로 하고 싶어지던 찰나에 만난 길동무는 그래서 더욱 반가운 존재다. 때마침 ‘나와 나 사이의 빈 공간’에서 놀던 시간이, 그 홀로 걷는 좀 쓸쓸하고 심심한 시간과 작별하고 싶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오 씨는 1970년대 제주의 풍경을 파노라마처럼 풀어놨다. “1976년인가. 갑자기 ‘집에서 돼지를 기르지 맙시다’라며 방송하던 시절도 있었다”며 “성이시돌목장이 관광지로 처음 알려지고 신혼부부들이 프로펠러 비행기 타고 처음 제주로 들어오던 때였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기업은 돌이 있는 별도봉을 지나면서 아마도 추억 속으로 걸어가는 듯 했다. 그렇게 제주올레는 과거로 떠나는 여행이기도 했다. 특히 올레길을 걸으면 4·3의 상흔을 마주하게 된다. 화북포구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곤을동 잃어버린 마을’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1949년 국방경비대가 3개 마을 67가구를 불태우고 주민들을 학살한 자리, 지금은 돌담 일부만 남아 당시의 비극을 말없이 전한다. 화북포구에서 하루의 일정을 마감한 코스 완주자들은 “버킷리스트가 하나씩 채워지는 느낌”으로 스탬프를 찍었다. 조기수 제주올레 브랜드총괄실 홍보팀장은 “규슈·미야기 올레에서만 20여 명이, 몽골올레에서도 첫 참가자가 올 정도로 올레 문화는 이미 국제적”이라며 “걷기를 통해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공식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주최측은 약 1만여명이 걷기축제에 참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축제 마지막 날인 8일에는 조천만세동산에서 화북포구까지 이어지는 18코스 역방향 걷기가 진행됐다. 용천수 23곳을 지나는 재미와 함께 어촌의 한가로운 풍경에 흠뻑 취하는 시간이어서 지친 3일을 위로해준다.
  • 전신마비 친동생과 여행 떠난 황신혜…“장애인 편의시설 미흡한 한국 현실, 아쉽다”

    전신마비 친동생과 여행 떠난 황신혜…“장애인 편의시설 미흡한 한국 현실, 아쉽다”

    배우 황신혜가 장애인 편의시설이 미흡한 한국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황신혜는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신마비가 있는 남동생과 함께 여행을 떠난 영상을 공개했다. 황신혜의 남동생은 황정언 씨로, 1993년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장애인이 된 이후 구족화가(두 팔을 사용하지 못해 입이나 발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영상에서 황신혜는 모친, 남동생, 여동생, 딸이자 배우인 이진이와 함께 20년 만에 가족 여행을 떠났다. 황신혜는 가족들을 자신의 단골 호텔로 이끌었다. 그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갖춰진 동생의 방으로 들어가 “이 호텔이 장애인 방이 잘 돼 있다. 나도 이 방은 처음 들어와 본다. 화장실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게 턱이 없다. 화장실 내부에 편의시설이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튿날 황신혜는 장애인을 둔 가족으로서 여행 중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동생이 휠체어를 타다 보니 먹고 싶은 데를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인지를 먼저 체크해야 한다. 가족들이 모일 때마다 항상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은 장애인 편의시설이 되어 있지 않으면 건물이나 건축 허가가 아예 안 나온다더라”며 “한국은 장애를 가진 분들이 할 수 있는 게 많이 제약돼 있다. 가족으로서 너무 많이 느꼈다”고 했다. 황신혜는 “오늘도 바닷가에 갔는데 동생은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창문만 내리고 보고 왔다”며 “어제는 저녁에 게를 포장해서 동생이랑 호텔 방에서 먹었다. 오늘 가는 횟집은 휠체어가 못 들어간다. 회를 포장해 가서 먹으려고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 차 앞 유리창 뚫고 날아든 ‘얼음 물풍선’…퇴근길 ‘테러’에 20대 중상

    차 앞 유리창 뚫고 날아든 ‘얼음 물풍선’…퇴근길 ‘테러’에 20대 중상

    미국의 한 남성이 운전하던 중 갑자기 자동차 앞 유리창에 날아온 ‘얼음 물풍선’ 때문에 중상을 입는 일이 벌어졌다. 10일(현지시간) 미 피플지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9시 30분쯤 미 캘리포니아주의 한 고속도로에서 집을 향해 운전하던 알렉스 플랜트(28)는 마주 오던 차량에서 누군가 창문 밖으로 무언가를 던지는 것을 목격했다. 해당 물체는 순식간에 플랜트의 차량 앞 유리창을 깨고 날아들었고, 유리 파편 등이 그의 얼굴과 눈에 박히고 말았다. 플랜트는 자신을 강타한 물체가 뭔지 몰라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길가에 차를 세우고 구급차를 불렀다. 눈이 부은 탓에 휴대전화를 제대로 볼 수 없어 애플의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시리(Siri)를 통해 911에 전화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깨진 유리 조각에 하얀 풍선이 박혀 있었으며, 차 안이 얼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구급대원들은 플랜트를 병원에 이송했고, 의료진은 몇 시간에 걸쳐 그의 얼굴과 양쪽 눈에서 유리 조각을 제거했다. 플랜트는 “솔직히 가족을 다시 볼 수 있을지도 확신하지 못했다”며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호소했다. 플랜트는 아직 왼쪽 눈의 시력이 완벽히 회복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빛에 민감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나는 우연한 피해자였지만 이건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다”라며 “누군가가 수고를 들여 물풍선을 얼리고 그게 녹기 전에 일부러 앞 유리창에 던졌다. 정말 말도 안 된다”고 했다. 가해 차량은 물풍선을 던진 뒤 멈추지 않고 현장을 떠났으며 당시 사고 목격자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는 ABC뉴스에 해당 지역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검토하고 가해 차량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 대구 한복판에 ‘욱일기 벤츠’ 등장…누리꾼 “일본 가서 살아라”

    대구 한복판에 ‘욱일기 벤츠’ 등장…누리꾼 “일본 가서 살아라”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부착한 차량이 대구에서 발견돼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11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흰색 벤츠 SUV 차량의 창문과 오른쪽 옆면에 욱일기 여러 장이 부착된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대구에도 저런 차주가 있네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고 한다. 누리꾼들은 사진에 배경으로 보이는 현수막과 건물 등을 통해 대구 북구 지역으로 추정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독일처럼 나치 상징물에 대한 처벌법이 생겨야 한다”, “일본에 가서 살아라” 등의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때 사용한 군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꼽힌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선 전범기라는 인식이 강해 거부감도 크다. 한편, 지난해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른바 욱일기 사용 처벌법(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개정안에는 욱일기가 포함된 옷이나 물품을 국내에서 제작·유통·사용·착용하거나, 공중이 밀집한 장소에 게시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이 담겨있다. 이미 독일에서는 이른바 ‘반나치법’이라 불리는 형법 86조를 통해 헌법에 반하는 단체에 대한 상징물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 “계란 썩은 냄새”…시흥 접착제 공장서 ‘황화수소’ 누출

    “계란 썩은 냄새”…시흥 접착제 공장서 ‘황화수소’ 누출

    경기 시흥시의 한 공장에서 유독성 물질이 누출돼 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에 나섰다. 9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0분쯤 시흥시 정왕동 시화국가산업단지 내 접착제 제조 공장에서 황화수소가 누출됐다. 소방 당국은 “숨을 쉬기 어렵고 매캐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으며 현장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화수소는 썩은 계란 냄새가 나는 악취가스로 500ppm 이상 흡인하면 위독하고, 1000ppm 이상 마시면 사망에 이른다. 시흥시는 “정왕동 황화수소 유출로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며 “인근 주민들은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반복 또 반복… 무한을 응시하는 유한한 인간의 슬픔

    반복 또 반복… 무한을 응시하는 유한한 인간의 슬픔

    휴무도 없이 매일폭발과 반복 통해누구도 대답 못 할존재에 관한 질문계속 던지는 시인 하나님도 일요일에는 쉬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세계는 인간을 ‘연중무휴’의 삶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보다 못한 법과 정치가 휴식을 보장코자 노력하고 있다지만, 쉽지 않다. 이 문제를 문학에, 시에 갖다 대면 더욱 복잡해진다. 시를 쓰는 것이 ‘노동’이 될 수 있는가. 아침 9시에 시를 쓰기 시작해서 저녁 6시까지 마무리하고 ‘퇴근’할 수 있는가. 머릿속에서 시를 치워 낼 수 있는가. 황유원(43)의 새 시집 ‘일요일의 예술가’를 일부러 지난 일요일(2일)에 펼쳐 읽었다. 시들이 어떤 ‘폭발’을 일으키고 있었다. 번역가로도 활동하는 황유원은 번역을 ‘본업’으로 여기고 있다. 번역은 원문이라는 사슬에 매인 글쓰기. 이로부터 놓여났다는 해방감 때문일까. 마치 ‘언어의 모래주머니’를 풀어헤친 무림의 고수처럼, 황유원의 시는 거침없고 자유롭다. “폭발물을 설치하고 싶다 머릿속에/쾅!/터뜨려서 다 날려 버리면 좀 가벼워질까/가루처럼 부드러워질까 … 폭발에 대한 상상만으로도 머릿속이 문득/맑아진 것 같다/쾅! … 간신히 획득한 깨끗함을 유지할 유일한 방법/비로소 개운해진 머릿속을 머리에서 도려내/길 가다 주운 유리 상자에 넣어 전시하리라”(‘쾅’ 부분) 일본 소년만화 ‘나루토’에서 패러디되며 유명해진, 일본의 예술가 오카모토 다로의 말. “예술은 폭발이다.” 황유원은 온갖 상념으로 가득한 머릿속을 폭발시키고자 한다. 이 폭발은 무엇인가. 시인은 지난 7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를 쓸 땐 머릿속에서 폭발적인 호르몬이 나온다”고 말한 적 있다. 그 호르몬의 폭발일까. 그것을 다 시로 받아쓰고 나면, 시인의 머리는 좀 가벼워지는 것일까. “깊게 부풀어 오른 몇몇 생각은 차에 치여 뻥뻥 터졌다”(‘두꺼비들’ 부분) 시인은 진실로 강력한 폭발을 원하는 듯하다. “이틀 연속으로/장례식 꿈을 꾸었다/첫째 날은 내 장례식이었고/나는 내 장례식에 참석해 있었다 … 둘째 날은 아는 선배 시인의 장례식이었고/나는 거기 참석해 혼자 구석에서 제멋대로 추도시를 쓰고 있었고/사실 그 시인은 아직 멀쩡히 살아 있었기에 그것은 말도 안 되는 꿈이었는데/생각해 보면 그 시인이 죽는 것은 시간문제였으므로/그게 그렇게 말이 안 되는 일만은 아닌 것 같았다”(‘추도시’ 부분) 황유원의 시는 ‘종교적’이다. 그가 학부에서 종교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인도철학을 연구했다는 사실을 떼어 놓고 봐도 그렇다. 그것은 황유원의 시가 죽음, 나아가 존재에 관해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간이 가장 처음 한 질문이 바로 이 존재에 관한 것일 터다. 그러나 누구도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다. 시인은 이 질문만 계속해서 생성하는 사람이다. 가끔은 ‘말장난’도 해 가면서. “고골의 코골이는 드르렁드르렁”(‘고골의 코골이’ 부분) 같은 시구들. 혹시 아는가. 그 가운데 진리 같은 것이 잠시나마 모습을 비칠지. “반복한다/반복하면 어떻게 되는가/구멍이 뚫린다 만일 그게 종이라면/하지만 허공에 반복하면 점점 더/파고든다 나사를 조이듯/돌리고 돌리고 돌리면 단단히 고정되지 않고/무한히 돌아가며 무한히 깊어진다 반복하면/방금 한 말을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면 방금 한 그 말은 방금 한 그 말이 아니게/된다 그것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가”(‘33’ 부분) 시는 반복의 예술이다. 말의 반복은 리듬을 만든다. 그 반복이 무한해지면 어떨까. 프리드리히 니체의 ‘영원회귀’를 생각해 본다. 무한히 반복될 수 있는가. 어떤 삶이 반복되면 반복됐기 때문에 처음의 그것과 달라진다. 이렇듯 ‘무한’은 인간의 지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유한한 인간이 슬픈 이유는 무한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연중무휴다. 연중무휴로 인생을 돌려도 무한에 가닿을 수 없다. “일 년째 비어 있는 카페 창문에는/연중무휴라는 네 글자가 남아 있었다/일 년 동안 쉬었으면서 연중무휴라니//비어 있는 동안에도 쉴 틈은 없다는 듯/비존재에 초근접한 순간에도/잠시도 쉴 수 없는 게 존재의 운명이라는 듯”(‘연중무휴’ 부분)
  • 김정희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 “미래교육 디지털 인프라 전면 개선해야” 촉구 나서

    김정희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 “미래교육 디지털 인프라 전면 개선해야” 촉구 나서

    김정희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이 지난 5일 열린 전라남도교육청 산하 직속기관 및 출연재단 대상 행정사무감사에서 미래교육 환경 구축과 정보보안 체계 강화, 스마트기기 관리 효율화 등 전반적 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디지털 기반의 미래교육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다”며 “교육현장의 변화와 기술적 인프라가 조화를 이루도록 기관별 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이같이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전남유아교육진흥원 내 ‘유치원 2030 미래교실 표준모델’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유치원도 미래형 수업 환경을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나, 기관별 기준과 구성 수준이 제각각이다”며 “교사와 유아가 함께 체험하며 미래교실의 학습 방식과 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표준모델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데이터 보안 부문에서 드러난 문제점 개선도 언급했다. 현재 전남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은 K-에듀파인 백업데이터를 목포교육지원청(직선거리 약 5㎞)에 보관하고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지리적 분리 취지는 동일 재해 발생 시 동시 피해를 방지하는 데 있다”며 “5㎞ 거리 보관은 사실상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관련 지침과 국제 표준에서는 지리적으로 떨어진 센터 확보를 권장하고 있다”며 “자연재해와 대규모 사고에 대비해 새로운 보관장소를 검토하고, 이중화가 필요한 주요 자료 목록의 제출”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학교 현장의 실질적 불편 사항도 짚었다. 도내 일부 학교에서 랜 케이블을 창문을 통해 위층과 아래층을 임시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등 열악한 설비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임시 조치는 인터넷 장애뿐 아니라 도난과 침입 등 보안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전면 실태조사를 통해 원인별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늘어나는 학교의 무선망 관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남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을 중심으로 한 통합 관리체계 구축도 제안했다. 현재 800개 이상 학교의 민원과 서비스 요청을 각 교육지원청이 개별 대응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김 위원장은 스마트기기 유지보수 행정체계의 비효율성 문제도 거론했다. 현재는 교육연구정보원이 유지보수가 필요한 기자재를 선정해 각 지역 지원청에 맡기는 방식이나, 이는 관리 일관성과 신속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감사는 단순한 행정 점검이 아닌 전남교육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이다”며 “유아 단계부터 고교 현장까지 일관된 비전으로 ‘2030 미래교실’을 실현하고, 데이터 보안과 시설관리 등 행정 전반을 공공 신뢰에 걸맞게 개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유럽풍 기차 레스토랑의 낭만… 노원서 달린다

    유럽풍 기차 레스토랑의 낭만… 노원서 달린다

    서울 노원구가 화랑대 철도공원에서 기차 레스토랑 ‘익스프레스 노원’을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이달 말 정식으로 운영에 돌입하는 익스프레스 노원은 이름 그대로 기차 콘셉트로 꾸며진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으로 사용될 열차 1량은 영화 세트 제작 전문가 집단이 제작했고 주방 등 운영 공간으로 활용하는 열차 1량은 무궁화호 객차를 리모델링했다. 익스프레스 노원은 유럽풍 특급열차의 화려한 분위기를 세심하게 담았다. 곳곳에 정교한 문양과 샹들리에와 소품이 채워졌다. 창문의 한쪽은 콘셉트아트로 꾸며 마치 해안 철도를 따라 여행하는 느낌을 연출한다. 기차를 활용한 디자인과 인테리어는 익스프레스 노원이 위치한 화랑대 철도공원의 테마와 조화를 이룬다. 화랑대 철도공원은 경춘선 폐선부지를 공원화한 경춘선 숲길 구간 중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었던 구화랑대역에 조성된 힐링타운이다. 당시 철길을 그대로 존치한 독특한 분위기로 입소문을 타던 철도공원은 기차 테마파크로 발전했다. 노원구 관계자는 “여러 광고, 뮤직비디오의 배경으로 등장하며 ‘인생샷 명소’로 떠오른 철도공원의 유일한 고민은 식당의 부재였다”며 “레스토랑 자체로도 수준 높게 운영하는 동시에, 철도공원의 재방문율과 체류시간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익스프레스 노원은 미라쥬 펍이 위탁운영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문화가 흐르는 명소로 인증받은 화랑대 철도공원이 다시 한번 큰 도약을 앞두고 있다”며 “고품격 레스토랑을 통해 하루 종일 놀아도 심심할 틈 없는 완성형 테마파크로서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 서울서 수학여행 온 고교생, 숙소서 실족사

    서울서 수학여행 온 고교생, 숙소서 실족사

    제주로 수학여행을 온 고등학생이 숙소 8층에서 7층으로 내려가려다 실족사했다. 5일 서귀포경찰서와 제주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인 4일 오후 11시 59분쯤 서귀포시 서귀동의 한 숙박업소 8층에서 10대 A군(고1)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추락한 A군은 머리 부위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서울 소재 해당 고교는 남은 수학여행 일정을 급히 마무리하고 이날 학생들을 서울로 돌려보냈다. 경찰은 8층에 있던 A군이 창문을 통해 7층으로 내려가려다 발을 헛디뎌 실족사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노원, 화랑대 철도공원 기차 레스토랑 ‘익스프레스 노원’

    노원, 화랑대 철도공원 기차 레스토랑 ‘익스프레스 노원’

    서울 노원구가 화랑대 철도공원에서 기차 레스토랑 ‘익스프레스 노원’을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이달 말 정식으로 운영에 돌입하는 익스프레스 노원은 이름 그대로 기차 콘셉트로 꾸며진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으로 사용될 열차 1량은 영화 세트 제작 전문가 집단이 제작했고 주방 등 운영 공간으로 활용하는 열차 1량은 무궁화호 객차를 리모델링했다. 익스프레스 노원은 유럽풍 특급열차의 화려한 분위기를 세심하게 담았다. 곳곳에 정교한 문양과 샹들리에와 소품이 채워졌다. 창문의 한쪽은 콘셉트아트로 꾸며 마치 해안 철도를 따라 여행하는 느낌을 연출한다. 기차를 활용한 디자인과 인테리어는 익스프레스 노원이 위치한 화랑대 철도공원의 테마와 조화를 이룬다. 화랑대 철도공원은 경춘선 폐선부지를 공원화한 경춘선 숲길 구간 중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었던 구화랑대역에 조성된 힐링타운이다. 당시 철길을 그대로 존치한 독특한 분위기로 입소문을 타던 철도공원은 기차 테마파크로 발전했다. 노원구 관계자는 “여러 광고, 뮤직비디오의 배경으로 등장하며 ‘인생샷 명소’로 떠오른 철도공원의 유일한 고민은 식당의 부재였다”며 “레스토랑 자체로도 수준 높게 운영하는 동시에, 철도공원의 재방문율과 체류시간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익스프레스 노원은 미라쥬 펍이 위탁운영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문화가 흐르는 명소로 인증받은 화랑대 철도공원이 다시 한번 큰 도약을 앞두고 있다”며 “고품격 레스토랑을 통해 하루 종일 놀아도 심심할 틈 없는 완성형 테마파크로서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 佛검찰 “루브르 도둑, 범죄 전문가 아닌 아마추어”

    佛검찰 “루브르 도둑, 범죄 전문가 아닌 아마추어”

    프랑스 검찰이 루브르 박물관 절도 사건은 전문가들의 조직범죄가 아닌 지역 아마추어들이 벌인 범죄라고 밝혔다. 로르 베퀴오 파리 검찰총장은 지난 2일 프랑스앵포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흔한 절도 사건은 아니지만, 상층 조직범죄와 연관된 전문적인 범행은 아니다”라면서 “구속된 피의자들은 범죄 조직의 거물이라기보다는 소규모 절도 전과자들”이라고 말했다. 아마추어라는 추정은 이들이 금, 에메랄드, 다이아몬드로 만든 가장 귀중한 보석인 나폴레옹 3세 부인 유제니 황후의 왕관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또 범행에 사용된 차량에 불을 지르지 않고 도주했으며 도구, 장갑 등을 그 자리에 버린 것 등에 기인한다고 베퀴오 총장은 설명했다. 4인조로 추정되는 괴한은 지난 19일 오전 9시 30분 사다리차를 이용해 박물관 외벽 창문을 통해 침입한 뒤 약 7분 만에 아폴롱 갤러리에서 8800만 유로(약 1450억원) 상당의 프랑스 왕실 보석 컬렉션 8~9점을 훔친 뒤 전동 스쿠터를 타고 달아났다. 이들이 훔친 보석은 나폴레옹 시대 황후들의 왕관과 목걸이, 귀걸이 등이다. 이들은 개장 직후 사람들이 많은 시간 혼란한 틈을 타 대담하게 범죄를 저질렀다. 경찰은 현재 용의자 4명을 체포해 구속했다. 공범 1명은 여전히 도주 중이다. 베퀴오 총장은 “4명 모두 센생드니에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이라고 했다. 센생드니는 파리 북쪽의 대표적 저소득 지역이다.
  • 신칸센서 후지산 보겠다며 다른 좌석 끼어든 中아이에 日 ‘예의범절’ 논란

    신칸센서 후지산 보겠다며 다른 좌석 끼어든 中아이에 日 ‘예의범절’ 논란

    일본 도쿄와 오사카를 오가는 고속열차 신칸센 도카이도 노선은 차창 밖으로 후지산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노선 열차에서 후지산을 감상하려면 열차의 진행 방향에 따라 좌석 위치를 제대로 예약해야 한다. 최근 일본의 한 잡지는 관광을 온 것으로 보이는 중국인 가족의 아이가 후지산을 보겠다며 다른 승객의 자리에 함부로 끼어들어 문제를 일으켰다는 목격담을 전했다. 매달 간사이(일본 중서부, 오사카·교토·나라 등) 지역으로 출장을 간다는 직장인 요시자키 유헤이(가명·41)씨는 일본 출판사 후소샤가 발행하는 주간지 ‘주간 SPA!’에 신칸센에서 목격한 해프닝을 전했다. 도쿄에서 출발해 하카타로 향하는 신칸센 노조미호를 탔다는 그는 “앞좌석에 중국인 가족이 앉아 있었는데,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남자아이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통로를 사이에 둔 건너편 좌석으로 가서 바깥 경치를 바라봤다”고 설명했다. 아이가 끼어든 건너편 좌석에는 노년의 일본인 부부가 앉아 있었다. 아이가 복도 쪽에 앉아 있던 여성의 발밑으로 기어들어 가자 여성은 흠칫 놀란 듯했다고 목격자는 전했다. 목격자는 “아이가 좀 통통한 체격이었는데, 태도도 그렇고 얼굴도 참 넉살이 좋아 보였다”고 전했다. 상황이 더 심각해진 건 아이의 부모 때문이었다. 목격자는 “신칸센을 타면 복도를 뛰어다니거나 떠드는 아이들을 종종 마주치지만,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주의를 주곤 한다. 외국인 가족이라도 내가 이제껏 봤을 땐 다들 그랬다”면서 “그런데 그 아이의 부모는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고, 아이의 행동에 관심도 없어 보였다”고 했다. 그는 “나 역시 그러한 부모에게 지적할 용기도, 행동력도 없었지만 같은 부모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아이는 곧 자기 자리로 돌아갔지만, 갑자기 봉변을 당한 일본인 노부부는 아이에게 뭐라고 하지도 못한 채 어리둥절해 하는 것 같았다고 목격자는 전했다. 그런데 아이는 후지산을 한번 본 것만으론 만족하지 못했는지 1분도 안 돼 다시 노부부의 자리로 찾아왔다고 한다. 그러자 노부부 중 창가에 앉아 있던 남편이 창문 가림막을 모두 내려 버렸다고 목격자는 전했다. 아이는 갑자기 창밖 경치를 볼 수 없게 되자 생각지 못했다는 듯 그 자리에 몇 초간 서 있다가 체념한 듯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고 한다. 목격자는 “사실 객차 연결부 통로 창문으로도 후지산을 충분히 볼 수 있다”면서 “아이가 주위에 폐를 끼치고 있는 상황에서 부모가 적절히 나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사연에 많은 누리꾼이 아이의 부모를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남편의 복수는 매우 차분했다. 가림막을 내렸을 뿐 무례한 아이를 꾸짖거나 내쫓지 않았다”고 했고, 다른 이는 “그 부모에 그 아이다”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뒤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3690만명에 달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9년 3190만의 기록을 넘어선 수치다. 그러나 이에 따라 ‘오버 투어리즘’(과잉 관광)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후지산이 멀리 보이는 야마나시현 가와구치코 마을의 편의점은 후지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이 많이 몰리면서 사고 위험이 커지고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자 커다란 가림막을 세웠다. 또 도쿄에서 남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가마쿠라 마을도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에 등장한 철도 건널목이 유명해지면서 몸살을 앓았다. 철도 건널목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찾아온 관광객들은 신호를 지키지 않고 길을 건너 위험을 초래하고,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등 문제를 일으켜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 기차역 AI 통역사, 골목엔 XR 스크린… 첨단 기술로 해외 손님 맞은 천년고도

    기차역 AI 통역사, 골목엔 XR 스크린… 첨단 기술로 해외 손님 맞은 천년고도

    30일 경북 경주 황남동 신라시대 고분군 사이에 자리한 지름 25m 규모의 대형 돔 ‘메타돔 씨어터’. 투명한 돔 안으로 들어서자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들어 낸 단편영화 ‘신라의 그림자, 미래의 빛’이 스크린에 펼쳐졌다. 삼국 통일의 초석을 다진 문무왕의 동생 김인문이 바다 위에서 용을 마주하는 역동적인 장면에 관람객들은 “와” 하는 감탄사를 터뜨렸다. 김치호(46)씨는 “바깥 고분군을 배경으로 안에서 AI로 만든 영상을 보니 이색적인 데다 상업 영화만큼 멋지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로 관광 특수를 맞은 경주에서 AI와 확장현실(XR) 같은 첨단 기술이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역사 도시 경주에 미래 기술을 접목한 점이 특징이다. 경주시가 황남동 메타돔을 비롯해 10곳에 만든 ‘AI·XR 골목영화관’에서는 인근 관광지를 거닐던 방문객들이 이곳에 들러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콘텐츠를 감상했다. 버스를 탄 채 1400년 전 신라시대를 체험할 수 있는 ‘골든신라 XR 버스’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버스이지만 달리는 버스의 창문과 천장까지 첨성대와 황룡사, 석굴암 등 대표 유적을 보여 주는 영상들로 쉴 새 없이 공간을 채운다. 버스를 운영하는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 관계자는 “탑승 문의가 몰려 일반 승객 탑승을 중단한 채 APEC 참가단 위주로 운행하고 있다”며 “유적지의 과거와 현재를 첨단 기술로 잇는 만큼 풍성한 체험형 관광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에게 회의장·교통·식당 등을 빠르게 안내하기 위해 경주역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등 곳곳에 설치된 ‘AI 통역사’도 소통에 한몫을 하고 있다. 통번역기를 사이에 두고 각자 모국어로 대화가 가능한 장치다. 이날 KTX를 타고 경주역에 도착한 한 미국인이 통번역기 마이크에 입을 대고 “어떻게 보문단지에 갈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영어로 던지자 통번역기가 스크린을 통해 즉각 한국어로 번역했고, 스크린 뒤편에서 직원이 바로 응답했다. 현장 관계자는 “37개국 언어를 제공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객을 안내할 수 있다”고 했다.
  • 신라 고분 옆 ‘AI영화관’…기술로 살아난 천년고도

    신라 고분 옆 ‘AI영화관’…기술로 살아난 천년고도

    30일 경북 경주 황남동 신라시대 고분군 사이에 자리한 지름 25m 규모의 대형 돔 ‘메타돔 씨어터’. 투명한 돔 안으로 들어서자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들어 낸 단편영화 ‘신라의 그림자, 미래의 빛’이 스크린에 펼쳐졌다. 삼국 통일의 초석을 다진 문무왕의 동생 김인문이 바다 위에서 용을 마주하는 역동적인 장면에 관람객들은 “와” 하는 감탄사를 터뜨렸다. 김치호(46)씨는 “바깥 고분군을 배경으로 안에서 AI로 만든 영상을 보니 이색적인 데다 상업 영화만큼 멋지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로 관광 특수를 맞은 경주에서 AI와 확장현실(XR) 같은 첨단 기술이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역사 도시 경주에 미래 기술을 접목한 점이 특징이다. 경주시가 황남동 메타돔을 비롯해 10곳에 만든 ‘AI·XR 골목영화관’에서는 인근 관광지를 거닐던 방문객들이 이곳에 들러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콘텐츠를 감상했다. 버스를 탄 채 1400년 전 신라시대를 체험할 수 있는 ‘골든신라 XR 버스’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버스이지만 달리는 버스의 창문과 천장까지 첨성대와 황룡사, 석굴암 등 대표 유적을 보여 주는 영상들로 쉴 새 없이 공간을 채운다. 버스를 운영하는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 관계자는 “탑승 문의가 몰려 일반 승객 탑승을 중단한 채 APEC 참가단 위주로 운행하고 있다”며 “유적지의 과거와 현재를 첨단 기술로 잇는 만큼 풍성한 체험형 관광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에게 회의장·교통·식당 등을 빠르게 안내하기 위해 경주역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등 곳곳에 설치된 ‘AI 통역사’도 소통에 한몫을 하고 있다. 통번역기를 사이에 두고 각자 모국어로 대화가 가능한 장치다. 이날 KTX를 타고 경주역에 도착한 한 미국인이 통번역기 마이크에 입을 대고 “어떻게 보문단지에 갈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영어로 던지자 통번역기가 스크린을 통해 즉각 한국어로 번역했고, 스크린 뒤편에서 직원이 바로 응답했다. 현장 관계자는 “37개국 언어를 제공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객을 안내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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