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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태영그룹] 친구 투자받아 300만원으로 건설사 설립… 방송사업으로 확장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태영그룹] 친구 투자받아 300만원으로 건설사 설립… 방송사업으로 확장

    이동녕 의원이 정계를 은퇴한 1970년부터 미륭건설 등에 다니던 윤세영 회장은 1973년 태영개발주식회사를 설립했다. 태영(泰榮)이라는 이름은 서울고 동기 동창으로 투자자가 돼 준 정태근씨의 태(泰)자와 강백영씨의 영(榮)자를 한 자씩 따와 지은 것이다. 돈 문제가 얽히더라도 우정은 변치 말자는 일종의 묵계였다. 당시 창업 자금은 300만원. 하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서로 불신이 쌓이게 됐고 결국 윤 회장은 어음 등을 발행해 친구들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며 동업을 접었다. 창업 3년 만에 위기는 찾아왔다. 초기 모자란 자금 탓에 남의 회사 건설장비를 빌리는 편법으로 면허를 딴 것이 화근이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정부 실사에 그는 면허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당시 정계에 끈을 대 가까스로 면허취소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윤 회장은 ‘원칙’과 ‘정직’이라는 두 가지 큰 교훈을 얻었다. 두 단어는 윤 회장이 지금까지 내세우는 인생 철학이기도 하다. 창업 이후 5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당시 도급순위 606위인 영세 건설사에 돈이 되는 공사를 맡기는 이는 없었다. 일단 창덕궁 보수공사 등 문화재 보수공사를 따내 근근이 버텼다. 윤 회장에게도 기회는 왔다. 1977년 선유수원지 공사와 1981년 가락지구 토지구획정리 사업을 수주했다. 게다가 1980년도 후반부터는 전국에 건설 붐이 일었다. 86아시안 게임과 88올림픽 특수로 정부 발주 공사도 눈에 띄게 늘었다. 1980년대 후반에는 용인 CC 등 골프장 건설사업에 손을 댔다. 때가 되면 사무실을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만 했던 회사는 여의도에 사옥을 지을 수 있을 만큼 커졌다. 당시만 해도 여의도 사옥이 훗날 SBS의 첫 터전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1989년 태영은 도급순위 1군 건설사에 오르면서 기업공개를 하게 됐다. 1990년도에 들어서 태영은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기존 정수처리장과 하수처리장 건설사업을 넘어 고속도로, 교량, 지하철, 신도시기반시설, 항만시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점차 공공사업 등이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해 주택과 민간 부문으로 영역을 넓혀 나갔다. 사업 다각화의 하이라이트는 방송사업 진출이다. 윤 회장은 1990년 9월 10일 정부의 방송법 개정에 맞춰 민방 설립신청을 했다. 당시 정부·여당은 기존 KBS와 MBC 외 민간 방송사 설립을 허가하는 방송법 개정을 추진했다. 정국은 시끄러웠다. 당장 야당 소속 문공위원들은 방송구조 개편을 내각제 개헌을 통한 장기 집권의 음모라고 비판했다. 언론학 교수 61명도 성명을 통해 민방 도입과 공영방송에 대한 법적 통제 강화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결국 방송법 개정안은 여야 정치권의 난상토론 끝에 몇 가지 독소조항을 제외하고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논란은 이어졌다. 같은 해 10월 31일 태영이 민방 사업자로 선정되자 일각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태영은 국민에겐 낯설고 작은 회사였다. 민방사업에 도전장을 던진 이들 중에는 농심, 인켈, 중소기업중앙회, CBS, 일진 등 쟁쟁한 기업이 적지 않았다. 태영의 주력 사업인 건설 분야는 방송과 연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일었다. 이듬해 3월 라디오방송을 시작한 SBS 서울방송은 같은 해 12월 9일 TV 전파를 처음 송출하게 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조선의 마지막 궁중 회화 2점 첫 공개

    조선의 마지막 궁중 회화 2점 첫 공개

    국립고궁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조선 왕실 마지막 궁중 벽화 2점의 실물을 일반에 최초로 공개한다. 제1회 궁중문화축전을 맞아 28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개최되는 ‘창덕궁 대조전 벽화’ 특별전을 통해서다. 이번에 공개되는 벽화는 1920년 왕비의 생활공간이었던 창덕궁 대조전에 그려진 ‘봉황도’(鳳凰圖, 등록문화재 제242호·왼쪽)와 ‘백학도’(白鶴圖, 등록문화재 제243호)다. 1917년 소실된 대조전을 재건축하면서 내부를 장식하기 위해 제작됐다. 비단에 그려 벽에 붙인 부벽화(付壁畵) 형식의 작품으로, 대조전 동쪽 벽과 서쪽 벽 상단에 장식돼 완벽한 대칭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크기는 둘 다 폭 214㎝, 길이 578㎝다. 동쪽 벽에 장식된 ‘봉황도’는 상상의 동물인 봉황을 주제로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과 나리꽃, 바위 등을 화려하게 표현했다. 맞은편 ‘백학도’는 김은호 작품으로, 16마리 백학이 달을 배경으로 소나무로 날아 앉는 모습을 기품 있게 그렸다. 문화재청은 벽화의 안전한 보존관리를 위해 2013년부터 벽화를 떼어내 보존처리를 하고 대조전엔 모사본을 제작해 부착하는 사업을 2년간 진행했다. 보존처리가 완료된 원본은 지난해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관됐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조선 궁궐로 떠나는 시간 여행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다음달 2~10일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 한양도성 등지에서 ‘제1회 궁중문화축전’을 개최한다. 조선 건축 미학의 정수인 궁궐을 배경으로 한 문화유산 축전으로, 지난해 시범 사업에 이어 올해 첫 회를 시작한다. 각 궁궐 특성에 따라 주제와 행사를 달리했다. 경복궁에선 ‘궁중 의례를 만나다’를 주제로 궁궐 호위군 사열의식과 수문장 교대의식이 펼쳐진다. 지난 2월 복원된 ‘소주방’(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가 임금에게 올리는 음식을 준비하던 궁중 부엌)이 100년 만에 공개된다. ‘궁궐 속 자연을 만나다’를 주제로 한 창덕궁에선 해설자와 함께 창덕궁을 돌며 창덕궁 곳곳의 숨은 이야기를 듣는 ‘창덕궁 새로 보기 후원몽’ 등이 진행된다. 창경궁에선 ‘궁중의 일상을 만나다’를 주제로 조선 시대 궁궐 사람들의 일상을 엿보는 ‘궁궐의 일상을 걷다’ 등의 행사가 열린다. 다음달 5일 대국민 참여 프로젝트 ‘1750 시간여행, 그날’에선 사전 신청자 200여명과 함께 1750년 3월 26일, 영조 시대의 하루를 재현한다. ‘궁궐 속 연희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한 덕수궁에선 전통공연 ‘덕수궁 풍류’,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재현’ 등 옛 연희를 감상할 수 있다. 다음달 3일 종묘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종묘대제에선 어가행렬, 영녕전 제향, 정전 제향 등 조선 제례의 진수를 볼 수 있다. 다음달 1일 오후 8시 주행사장인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선 전야제가 열린다. 일자별, 장소별 행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궁중문화축전 홈페이지(www.royalculturefestival.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화정 박영규 피 토하자 광해군 싸늘…첫 회부터 ‘대박’

    화정 박영규 피 토하자 광해군 싸늘…첫 회부터 ‘대박’

    화정 박영규 피 토하자 광해군 싸늘…첫 회부터 ‘대박’ ‘화정 박영규’ ‘차승원’ 차승원과 박영규가 강렬한 연기로 ‘화정’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화정’ 첫 회에서는 광해군(차승원)과 선조(박영규)가 대립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임진왜란 당시 세자로 책봉된 광해군은 전쟁 기간 중 민심을 수습하며 상당한 공을 세웠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선조의 눈 밖에 났다. 선조는 “이번에도 명국이 널 세자로 책봉하지 않았어. 적통이 아닌 서자인 탓이지. 헌데 넌 세자랍시고 창덕궁을 꿰찰 생각뿐이냐? 주제도 모르고? 보위만 탐해?”라며 광해군을 몰아붙였다 광해군은 선조를 찾아가 “소인의 모든 것이 부족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전하의 왕업을 이어 그 성정을 받들 것입니다”라며 애원했지만, 선조는 냉정하게 돌아섰다. 이후 선조는 김개시(김여진)가 준 탕약을 먹고 피를 토했고 광해군은 가슴이 답답하다며 물을 달라는 선조에게 이미 늦었다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죽어가는 선조를 향해 “전하의 마음에 들기 위해 진심을 다하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진심을 보여주지 않으셨습니다. 전하께 저는 자식이 아닌 정적이었을 뿐이니까”라며 16년간 참아온 울분을 터뜨렸다. 또 “전 전하와는 달리 무능하지 않으니까. 전하와는 다른 임금이 될 것입니다. 이제 이 나라 왕은 접니다”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 전개에 기대감을 높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화정’ 박영규 피 토하자 광해군 싸늘…첫 회부터 강렬

    ‘화정’ 박영규 피 토하자 광해군 싸늘…첫 회부터 강렬

    화정 박영규 피 토하자 광해군 싸늘…첫 회부터 ‘대박’ ‘화정 박영규’ ‘차승원’ 차승원과 박영규가 강렬한 연기로 ‘화정’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화정’ 첫 회에서는 광해군(차승원)과 선조(박영규)가 대립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임진왜란 당시 세자로 책봉된 광해군은 전쟁 기간 중 민심을 수습하며 상당한 공을 세웠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선조의 눈 밖에 났다. 선조는 “이번에도 명국이 널 세자로 책봉하지 않았어. 적통이 아닌 서자인 탓이지. 헌데 넌 세자랍시고 창덕궁을 꿰찰 생각뿐이냐? 주제도 모르고? 보위만 탐해?”라며 광해군을 몰아붙였다 광해군은 선조를 찾아가 “소인의 모든 것이 부족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전하의 왕업을 이어 그 성정을 받들 것입니다”라며 애원했지만, 선조는 냉정하게 돌아섰다. 이후 선조는 김개시(김여진)가 준 탕약을 먹고 피를 토했고 광해군은 가슴이 답답하다며 물을 달라는 선조에게 이미 늦었다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죽어가는 선조를 향해 “전하의 마음에 들기 위해 진심을 다하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진심을 보여주지 않으셨습니다. 전하께 저는 자식이 아닌 정적이었을 뿐이니까”라며 16년간 참아온 울분을 터뜨렸다. 또 “전 전하와는 달리 무능하지 않으니까. 전하와는 다른 임금이 될 것입니다. 이제 이 나라 왕은 접니다”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 전개에 기대감을 높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화정’ 박영규 피 토하자 광해군 싸늘…눈빛 연기 소름

    ‘화정’ 박영규 피 토하자 광해군 싸늘…눈빛 연기 소름

    ‘화정’ 박영규 피 토하자 광해군 싸늘…눈빛 연기 소름 차승원과 박영규가 강렬한 연기로 ‘화정’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화정’ 첫 회에서는 광해군(차승원)과 선조(박영규)가 대립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임진왜란 당시 세자로 책봉된 광해군은 전쟁 기간 중 민심을 수습하며 상당한 공을 세웠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선조의 눈 밖에 났다. 선조는 “이번에도 명국이 널 세자로 책봉하지 않았어. 적통이 아닌 서자인 탓이지. 헌데 넌 세자랍시고 창덕궁을 꿰찰 생각뿐이냐? 주제도 모르고? 보위만 탐해?”라며 광해군을 몰아붙였다 광해군은 선조를 찾아가 “소인의 모든 것이 부족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전하의 왕업을 이어 그 성정을 받들 것입니다”라며 애원했지만, 선조는 냉정하게 돌아섰다. 이후 선조는 김개시(김여진)가 준 탕약을 먹고 피를 토했고 광해군은 가슴이 답답하다며 물을 달라는 선조에게 이미 늦었다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죽어가는 선조를 향해 “전하의 마음에 들기 위해 진심을 다하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진심을 보여주지 않으셨습니다. 전하께 저는 자식이 아닌 정적이었을 뿐이니까”라며 16년간 참아온 울분을 터뜨렸다. 또 “전 전하와는 달리 무능하지 않으니까. 전하와는 다른 임금이 될 것입니다. 이제 이 나라 왕은 접니다”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 전개에 기대감을 높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페라는 마법의 예술…사실주의 당치도 않아

    오페라는 마법의 예술…사실주의 당치도 않아

    “오페라는 음악으로 연출되는 마법의 예술이다. 음악을 통해 역사가 새롭게 형상화되고 역사의 다양한 면들이 생동감 있게 되살아난다.” 창조와 파격의 이탈리아 연출가 스테파노 포다의 마법이 시작된다. 국립오페라단이 오는 12~1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를 통해서다. 구세계와 신세계가 교차되는 문화 격변의 역사적 상황이 음악을 통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움베르토 조르다노의 명작 ‘안드레아 셰니에’는 오페라 역사상 가장 독특한 작품 가운데 하나다. 18세기 후반 유럽의 시민혁명을 배경으로 깔거나 분위기만 전하는 오페라들과 달리 직접적으로 혁명을 다루기 때문이다. 프랑스 대혁명기의 역사적 상황을 다큐멘터리처럼 세세하게 보여준다. 프랑스 대혁명기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투쟁하다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 시인 앙드레 셰니에(1762~1794)가 주인공이다. 혁명에 가담했지만 강경파들에 의해 제거되는 시인의 생애에 백작의 딸 맏달레나와의 비극적인 사랑을 가미했다. 웅장하고 강렬하면서도 유려한 선율의 음악에 탄탄한 스토리가 더해져 감동을 더한다. 포다는 이 작품이 ‘베리스모’(사실주의) 오페라의 수작으로 꼽히는 데 반발한다. 그는 “사실주의는 정보를 나열하는 것일 뿐”이라며 “전통 오페라들이 이 오페라를 사실주의 오페라라고 낙인찍은 건 음악의 힘과 오페라의 마법을 간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인 자체보다는 시인이 극중에서 상징하는 의미에 주목해 달라고 했다. “옛것과 새로운 것의 충돌이 핵심이다. 셰니에는 시대를 앞서간 인물인 동시에 낡은 세계에도 신세계에도 그 어떤 세계에도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하는 예술가의 영혼을 상징한다.” 무대 곳곳에도 상징적인 조형물이 배치된다. 과장된 샹들리에는 프랑스 혁명 전 귀족들의 사치와 향락을, 거대한 거미상은 혁명 이후 척박한 상황을 암시한다. 포다는 연출뿐 아니라 무대, 조명, 의상, 안무까지 오페라의 모든 걸 직접 진두지휘하는 걸로 유명하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눈을 감으면 모든 게 다 그려진다. 한 사람에 의해 모든 게 탄생하면 작품의 전체적인 통일성을 이룰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다.” 첫 방문인 한국에서도 프랑스 대혁명과 같은 급변의 역사를 체감했다고 했다. “연습이 없는 날 서울의 창덕궁을 찾았다. 조선왕조의 옛 모습이 시간이 멈춘 듯 그대로 존재했다. 그런데 밖에 나오니 현대적인 도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 대비되는 모습에서 한국도 조선왕조에서 갑자기 역사가 바뀌었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테너 박성규·윤병길이 안드레아 셰니에, 소프라노 고현아·김라희가 셰니에의 연인 맏달레나 역을 맡았다. 세계 유수의 오페라극장에서 다수의 작품을 공연한 이탈리아 출신 다니엘레 칼레가리가 지휘한다. 포다는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장면을 무대에 올리겠다”며 “작품을 보면서 시적이고 깊이 있는 사유를 하고, 한층 넓고 깊은 차원에서 음악이 지닌 고유의 의식과 힘도 경험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단독] 세계유산 돈화문이 위태롭다

    [단독] 세계유산 돈화문이 위태롭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 돈화문(보물 383호)의 지붕이 내려앉고 있다. 또 흥인지문(동대문·보물 1호)은 옹성 벽체가 부풀어 오르는 ‘배부름 현상’이 급속히 진행돼 곳곳에서 균열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전국 곳곳의 주요 문화재들 가운데 보존관리가 시급한 56건을 ‘중점관리 대상 문화재’로 지정했다고 4일 밝혔다. 돈화문, 흥인지문 등 우리나라 대표 문화재들의 훼손 심각성을 정부가 공식 인정해 집중 관리 대상으로 정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숭례문,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경주 첨성대,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 등 국보 21건과 흥인지문, 창덕궁 돈화문, 강릉 오죽헌 등 보물 26건, 수원화성, 한양도성, 남한산성 등 사적 9건을 중점관리 대상 문화재로 지정해 특별관리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2013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6개월간 진행한 문화재 특별점검의 결과이며 점검은 숭례문 부실 복구 논란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이뤄졌다. 중점관리 대상 문화재 선정 제도는 그런 개선 방안의 하나다. 문화재청은 “전국 문화재 전수조사를 거쳐 지난해 12월 훼손 및 노후 정도가 심각해 특별관리가 시급한 문화재 56건을 중점관리 대상으로 확정하고 후속 대책을 논의 중”이라면서 “경사기, 진동측정기 등의 과학 기기를 동원해 상시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정기적으로 일반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문화재 전문위원과 함께 현장을 확인한 결과 창덕궁 돈화문의 기둥 침하 현상은 심각했다. 아래층 기둥들이 좌우 바깥 쪽으로 벌어지면서 지붕을 떠받치는 위층 기둥들이 가라앉고 있는 데다 위층의 목재들이 휘어지고 있었다. 한쪽 기둥은 밖으로 심하게 벌어져 와이어로 묶어 놨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비슷한 구조의 전남 여수 진남관의 경우 기둥 침하가 심해져 지난해 결국 해체 결정을 내렸다”고 우려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기둥들이 어느 정도나 기울어야 해체한다는 기준은 따로 없다. 지난 2년간 해마다 기둥 기울기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창덕궁 ‘달빛기행’ 10일 예매

    해마다 큰 인기를 누려온 ‘창덕궁 달빛기행’의 상반기 예매가 오는 10일부터 시작된다. 문화재청은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오는 4~6월과 8~10월 음력 보름 전후로 도심 속 고궁의 아름다운 야경을 배경으로 전통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창덕궁 달빛기행’을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올해 행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내국인 27회, 외국인 10회 등 모두 37회가 실시되며 4·9·10월의 내국인 행사는 1일 2회 운영된다. 관람권은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를 통해 인터넷 예매할 수 있으며 1인 2회에 한해 구매할 수 있다. 예매는 4~6월 상반기 행사는 오는 10일 오후 2시부터, 8~10월 하반기 행사는 8월 초 시작할 계획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씨줄날줄] 덕수궁 돌담길/서동철 논설위원

    “그 옛날에는 덕수궁 담 뒤에 있는 영성문 고개를 사랑의 언덕길이라고 일러 왔다. 영성문 언덕길은, 한편에는 유서 깊은 덕수궁의 돌담이 드높이 쌓여 있고 다른 한편에는 미국영사관, 지금의 대사관 돌담이 높다랗게 막힌 데다가 좌우편 담 안엔 수목들이 담장 밖에까지 울창한 가지를 내뻗어서, 마치 자연의 터널처럼 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남의 이목을 꺼리는 젊은 남녀들은 흔히 사랑을 속삭이고자 영성문 언덕길을 찾아왔던 것이다.” 1954년 서울신문에 연재된 정비석의 소설 ‘자유부인’의 한 토막이다. 영성문 언덕길이란 서울 신문로에서 덕수초등학교를 거쳐 미국대사관저로 이어지는 고갯길을 말한다. 지금의 덕수궁인 경운궁의 후문 역할을 했던 영성문(永成門)은 1920년 헐렸다. 고갯마루에서 덕수궁 담장을 따라 서울시립미술관 너머까지 길게 이어지는 길을 덕수궁 돌담길이라고 부른다. 이 길이 오래전부터 낭만의 거리로 인식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덕수궁 돌담길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사이 격동의 근대사가 낳은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덕수궁은 임진왜란으로 경복궁이 불타 버리자 피란지에서 돌아온 선조가 월산대군의 집을 임시 거처로 쓰면서 궁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선조의 뒤를 이은 광해군은 정릉동행궁(貞陵洞行宮)이라고 불린 이곳에서 즉위했다. 같은 해 창덕궁이 완성되자 광해군은 행궁을 떠나며 경운궁(慶運宮)이라는 이름을 내린다. 하지만 이후 200년 넘게 창덕궁과 경복궁에 정궁(正宮) 역할을 맡김에 따라 경운궁은 잊혀진 궁궐이 됐다. 넓었던 경운궁의 영역도 상당 부분 잠식됐다. 옛 정릉동, 곧 정동은 19세기 후반 구미 공관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다시 역사의 전면으로 떠오른다. 가장 먼저 공관을 개설한 나라는 미국이었다. 루시우스 푸트 초대 미국공사가 1883년 민씨 일가의 기와집을 사들인 것이다. 이후 영국공사관이 1884년, 러시아공사관이 1885년, 프랑스공사관이 1889년, 독일영사관이 1891년, 벨기에영사관이 1901년 자리 잡는다. 경운궁은 1896년 아관파천(俄館播遷)으로 스포트라이트틀 받는다. 명성황후가 시해된 을미사변 이후 일본의 공세에 고종은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다가 경운궁으로 환궁한다. 담장을 새로 쌓는 등 궁궐의 모습을 다시 갖추었다. 고종은 이듬해 대한제국을 열지만 1907년 퇴위할 수밖에 없었다. 고종의 궁호(宮號)가 덕수(德壽)로 정해지면서 태황제의 거처는 덕수궁으로 불리게 됐다. 이후에도 덕수궁의 담장은 1960년대까지도 남쪽을 제외하고는 움츠러들기만 했다. 서울시가 덕수궁 돌담길을 완성하는 작업에 나섰다고 한다. 한말 영국공사관이 들어서며 막힌 둘레길을 잇기로 영국대사관과 합의했다는 것이다. 온전한 덕수궁 돌담길을 다시 걸으며 한말의 역사를 생각하는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설연휴 놀거리·볼거리] 설레는 연휴, 多 같이 놀자!

    [설연휴 놀거리·볼거리] 설레는 연휴, 多 같이 놀자!

    손꼽아 기다리던 황금연휴, 모두가 고향 앞으로 향하는 시간이다. 모처럼 온 가족이 손잡고 박물관, 전시장을 찾거나 영화 한 편을 같이 보다 보면 더욱 두터워지는 정(情)을 느낄 수 있을 게다. 마루에 둘러앉아 함께 TV만 봐도 마냥 즐겁다.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이 한가득이다. 고향 오가는 길 버스나 기차 안에서 흔들거리며 읽을 수 있는 책도 함께 소개한다. ■ 영화 고향 친구들과는 화끈한 액션! 연로한 부모님과 추억의 복고! 설 연휴 극장가는 코미디영화, 애니메이션, 가족영화, 다양성영화 등으로 다채롭게 꾸려져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외화내빈’이다. 쏟아지는 외국영화 사이에서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조선명탐정2)과 ‘국제시장’, ‘쎄시봉’ 등이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내세워 버텨내는 모양새다. 그 와중에 영국 냄새 나는 할리우드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와 한국영화 ‘조선명탐정2’가 박스 오피스 맨 윗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모처럼 만난 고향 친구들과 함께 편하게 보기에는 코미디 또는 액션영화가 제격이다. 4년 만에 설 극장가를 다시 찾아온 ‘조선명탐정2’는 코미디에 액션, 어드벤처, 추리극까지 버무려 전편보다 커진 스케일을 자랑한다. 타고난 탐정 기질을 이기지 못해 유배지에서 탈출한 김민(김명민)은 조선 시대 경제를 뒤흔든 불량 은괴 유통사건과 동생을 찾아달리는 한 소녀의 의뢰를 해결해야 하는 두 가지 과제에 도전한다. 1편 흥행에 한몫했던 서필(오달수)의 비중이 대폭 높아졌다. 18일 개봉하는 조니 뎁의, 조니 뎁에 의한 영화 ‘모데카이’ 역시 코미디 케이퍼 필름(범죄영화)을 지향한다. 영어 말장난 등으로 웃음의 정서가 약간 다르다는 비판도 있지만, 몸으로 웃기는 만국 공통 슬랩스틱의 미덕을 품고 있다.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는 지금껏 봤던 액션 영화의 상투성을 멀리 한다. 첩보영화의 모양새를 띠면서 사회풍자 내용까지 담고 있다.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볼 영화로는 ‘국제시장’, ‘쎄시봉’ 등이 있다. 1300만 관객을 훌쩍 넘어섰음에도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국제시장’은 설 연휴 동안에 마지막 관객들이 들어설 전망이다. 부모님들의 신산한 삶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과 함께 돌아볼 수 있다. ‘쎄시봉’은 1970년대 포크 음악의 산실인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중심으로 윤형주, 송창식으로 구성된 트윈폴리오에 제3의 멤버가 있었다는 사실에 약간의 허구를 더해 만들었다. ‘70년대 건축학개론’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잔잔하고 따뜻한 포크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소환한다. ‘웰컴, 삼바’는 잔잔하게 볼만한 프랑스 영화다. 오랜 직장 생활에 심신이 지쳐 ‘번아웃 증후군’에 걸린 앨리스(샤를로트 갱스부르)와 불법 거주자로서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삼바(오마 사이)의 특별한 인연과 우정을 그리고 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따뜻한 온기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을 의미 있게 그려낸다. 상업 영화에 지친 관객을 위한 독립영화도 있다. ‘꿈보다 해몽’은 관객이 한 명도 들지 않아 무작정 무대를 뛰쳐나온 무명 여배우가 우연히 만난 형사에게 지난밤 꿈 이야기를 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다. 꿈과 현실을 자연스럽게 오간다. 유준상, 신동미 주연으로 이광국 감독의 데뷔작이다. 뿐만 아니다. 긴 연휴 방에서 뒹구는 아이 손을 잡고 극장을 찾아야 할 부모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들도 준비돼 있다. 18일 애니메이션 ‘옐로우버드’와 ‘스폰지밥3D’가 개봉한다. 기존에 상영 중인 ‘빅히어로’와 함께 ‘도라에몽’, ‘명탐정 코난’, ‘오즈의 마법사’가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공연 아이랑 손맞잡고 ‘…암탉’ 볼까? 사춘기 아들과 ‘유도소년’ 볼까? 설 연휴 기간 동안 공연계에는 가족들이 함께 볼만한 공연이 풍성하다. 특히 연휴 기간 동안 공연을 관람하거나 가족 단위로 공연장을 찾을 경우 적잖은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뮤지컬 ‘마당을 나온 암탉’은 동명의 베스트셀러 동화를 뮤지컬로 옮긴 것으로, 부모와 어린이들이 함께 즐기기에 제격이다. 양계장에서 폐계(廢鷄) 취급을 받는 암탉 ‘잎싹’이 알을 품어 새끼를 안고 싶다는 꿈을 위해 세상 밖으로 나가는 모험이 펼쳐진다. 배우들은 고난도의 신체 연기로 닭과 오리, 철새, 족제비 등 동물들의 움직임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다. 3인 이상 가족이 예매할 경우 40% 할인받을 수 있다.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3만 5000~7만원. (02)762-0010. 청소년을 둔 부모라면 연극 ‘유도소년’을 권한다. 유도선수인 청소년의 꿈과 방황, 성장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대학로의 흥행작이다. 전도유망한 고교생 유도선수 ‘경찬’은 슬럼프에 빠져 방황하고, 전국대회 메달에 운명을 걸고 찾은 서울에서 가슴 아픈 첫사랑을 경험하며 한뼘 성장한다. 메치기, 굳히기, 낙법 등 유도의 각종 기술들이 무대 위를 수놓으며 경찬과 유도부원, 코치, 첫사랑 ‘화영’과 그의 연적인 ‘민욱’ 등이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 코믹하게 펼쳐진다. 설 연휴 기간 동안 45%, 가족 3인 이상 함께 관람 시 50% 할인된다.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전석 4만원. (02)744-4331. 뮤지컬 ‘로빈훗’은 영국의 전설 속 영웅인 로빈후드를 소재로 한 화려한 액션 활극이다. 깊은 숲 속에 온 듯한 무대세트 안에서 로빈후드와 의적들의 활약이 펼쳐진다. 현란한 칼싸움과 딱딱 들어맞는 군무,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가 극 초반부터 휘몰아친다. 유준상, 엄기준 등 스타 배우와 규현(슈퍼주니어), 양요섭(비스트) 등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한다.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 6만~13만원. (02)764-7857. 조선후기 작가 미상의 풍자문학을 우리 소리, 몸짓, 놀이로 풀어낸 전통공연예술 ‘배비장전’도 볼 만하다. 제주기생 ‘애랑’에 홀린 ‘배비장’을 통해 양반의 위선과 허세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우리 춤과 음악을 1차원적 무용극으로 풀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 호흡에 기초한 몸짓, 장단, 선율, 놀이 등 전통예술의 다채로운 양식미를 살린 게 특징이다. 서울 정동극장, 22일까지, 오후 4시·8시, 4만~6만원. (02)751-1500. 국립국악원은 19~20일 오후 4시, 예약당에서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의기양양’ 공연을 한다. 웅장한 국악관현악을 중심으로 흥겨운 민속춤과 국악 동요, 신명나는 연희 등 다양한 장르의 국악을 한데 엮어 선보인다. 공연 전반부는 ‘오방법고’로 새해를 힘차게 열고 남도민요 ‘성주풀이’로 한해의 무사태평을 기원한다. 후반부는 어린이 음악극 ‘오늘이’를 통해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주인공 ‘오늘이’와 ‘내일이’와 함께하는 ‘명절 동요 배우기’, 무용단의 ‘창작 무용극’, 민속악단의 ‘판굿’이 한데 어우러져 흥을 돋운다. 오후 2시부터는 야외 광장에서 널뛰기, 투호, 굴렁쇠, 짚신 썰매타기 등 전통 민속놀이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 관람료 1만원. (02)580-3300.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전시 긴 연휴 지루하다면…로마제국으로 시간여행 도심 곳곳 전시장에는 온 가족이 즐길 볼거리들이 풍성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기획특별전 ‘로마제국의 도시문화와 폼페이’가 열린다. 고대 로마제국의 화려한 도시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폼페이 유적을 조명한다.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예술 가치 높은 벽화들이 대거 소개된다. 베수비우스 화산 폭발의 순간을 담은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감동이 극대화된다. 4월 5일까지. (02)2077-9000.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파리, 일상의 유혹’ 전도 관심을 끈다.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 소장품을 통해 현대 디자인과 유행의 근원이었던 18세기 프랑스의 낭만과 화려함을 보여 준다. 중세에서 현대에 이르는 시기의 중요 장식예술품, 디자인 오브제 5만여점을 소장한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의 대표 소장품 320여점이 해외 최초로 소개되고 있다. 18세기 파리의 저택을 모티브로 꾸민 전시공간 자체도 특이하다. 해설사들의 설명을 곁들이면 더욱 유익하다. 3월 29일까지. (02)584-7091.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의 ‘밀레모더니즘의 탄생’ 전은 사실주의 거장 장 프랑수아 밀레(1814~1875)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보스턴미술관이 기획한 전시다. 미국과 일본 전시를 거쳐 한국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이 전시에서는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밀레의 4대 걸작인 ‘씨 뿌리는 사람’, ‘감자 심는 사람들’, ‘추수 중의 휴식’, ‘양치기 소녀’ 등이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또 밀레와 함께 파리 남쪽의 바르비종과 퐁텐블로에서 활동한 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 테오도르 루소, 클로드 모네의 초기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자연 그대로를 화폭에 담았던 밀레 등 바르비종파 화가들을 원 없이 만날 수 있다. 5월 10일까지. 1588-2618. 불운의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 주는 ‘반 고흐, 10년의 기록전’은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 마련됐다.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까마귀 나는 밀밭’ 등 고흐가 1881년부터 1890년까지 남긴 350점의 걸작이 최첨단 미디어 기술과 만나 또 다른 감동을 전한다. 전시는 10년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5개 구역으로 구성된다. 모션그래픽 기법, 3차원 공간의 느낌을 살려 주는 3D 기법, 여러 대의 프로젝터를 연동해 만드는 와이드 화면,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영상의 변형 작업을 만들어 내는 컴퓨터그래픽 기술 등 새로운 기술로 재탄생한 걸작을 만날 수 있다. 3월 1일까지. 1661-0207.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박물관 아이들 심심하다면…온 가족 함께 민속놀이 설 연휴 박물관, 고궁, 왕릉 등에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전통 민속놀이가 펼쳐진다. 우리의 세시풍속을 체험하고 설의 의미도 되새길 수 있어 매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8~22일 ‘설 한마당’을 개최한다. 양띠 해를 맞아 양과 관련된 다양한 민속 체험, 설 세시 체험, 양띠 특별전 등 32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민속 체험에선 양 무늬가 있는 ‘한지 사각쟁반 만들기’, 복스럽고 탐스런 ‘양 인형 만들기’ 등 여러 만들기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설 세시 행사에선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토정비결과 윷점 보기, 동물로 점치는 몽골의 새해 운수, 설빔 입기, 전통가옥 오촌댁 안에서의 세배 등 우리 고유의 전통을 체험할 수 있다. 복조리, 연, 귀주머니, 연하장 등 설맞이 만들기 체험과 떡국에 쓰이는 가래떡, 강정 등 설 음식 맛보기 체험도 준비돼 있다.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투호 던지기, 고누놀이 등 전통놀이는 가족 대항과 자유체험으로 진행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20일 북청사자놀음의 진수를 보여 준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5호인 북청사자놀음은 15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갖고 있으며 잡귀를 물리치고 집안과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함경남도 북청 지방의 전통 민속놀이다. 40년 이상 국내외 제례연극제에서 호평을 받은 북청사자놀음보존회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국립경주박물관 전통놀이체험, 국립광주박물관 부적 찍기 체험, 국립전주박물관 전통공예품 만들기, 국립진주박물관 십이지신 탁본체험 등 전국 12개 지방 소재 국립박물관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경복궁 등 고궁(창덕궁 후원 제외)과 종묘, 조선 왕릉은 19일 하루 무료 개방된다. 평소 예약제로 운영되는 종묘는 18~22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18~20일 경복궁 함화당과 집경당에서는 전각 아궁이에 불을 피워 온돌을 체험하고 어른에게 세배를 드리는 ‘온돌 체험 및 세배 드리기 행사’가 열린다. 덕수궁과 경기 여주 영릉, 충남 아산 현충사, 충남 금산 칠백의총에선 윷놀이·투호 등 전통 민속놀이가 행해진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책 명절에도 외롭다면…마음의 양식과 동거를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한 해의 시작으로 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설 연휴 책을 읽으며 지친 영혼을 어루만지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건 어떨까. 요즘 출판가에선 ‘미움받을 용기’가 단연 화제다.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한 일본 최고의 철학자인 기시미 이치로와 베스트셀러 작가 고가 후미타케의 저서로, 아들러 심리학을 ‘대화체’로 쉽게 풀어냈다.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철학자와 세상에 부정적이고 열등감 많은 청년이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연휴 기간 지식을 쌓고 싶은 사람들에겐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제격이다. 채사장은 글쓰기, 강연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넓고 얕은 지식’을 알리고 있다.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등 오늘날 모든 이슈를 천일야화처럼 재미있게 풀어냈다. 거칠고 거대한 흐름을 꿰다 보면 세계대전, 경제 대공황 등 개별적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찾아가며 하나의 의미를 완성한다.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장편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도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00세 생일날 슬리퍼 바람으로 양로원 창문을 넘어 탈출한 ‘알란’의 삶을 담았다. 우연히 갱단의 돈 가방을 손에 넣은 알란이 자신을 추적하는 무리를 피해 달아나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코믹하고 유쾌하다. ‘광수생각’의 만화가 박광수가 자신의 인생에 힘이 돼 준 시 100편을 엮은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자는 어설프게 사업을 시작했다가 빚만 떠안았고 밤을 새우며 정성 들여 쓴 책이 독자들의 외면을 받는 등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마다 자신을 붙들어 주는 힘이 된 건 ‘시’였다고 고백한다.릴케 바이런, 칼릴 지브란과 같은 세계적인 시인부터 김사인, 김용택 등 한국 시인에 이르기까지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시들을 담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종로 새내기 공무원 96명 체험! 삶의 현장 속으로

    새내기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실무를 익힌다. 종로구는 오는 23~ 26일 나흘간 신규 임용자 96명에게 ‘맞춤형 직무적응 교육’을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공직 생활에 필요한 기본 소양을 갖추고 주민 중심의 행정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교육은 내부 강의와 외부 현장 활동으로 나눠 진행된다. 우선 신규 임용자들은 구정 현황과 비전, 2015년 주요 역점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청렴과 친절 기본 교육을 받는다. 시민봉사자로서의 공직가치, 바람직한 공직자상과 나의 역할, 행정서비스 마인드 전화응대 기본화법, 사회복지이론, 계약실무 등의 실무 교육도 포함됐다. 실무 교육은 부구청장, 국장, 팀장 등이 직접 진행한다. 특히 현장 교육은 이례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찾아가 주민과 인터뷰하는 과정을 편성했다. 종로를 찾는 시민과 주민, 상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발전 방안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올해 처음 만들었다. 구 관계자는 “기존에는 북촌, 창덕궁, 이화벽화마을 등을 방문하는 것에 그쳤지만 올해는 삼청동, 인사동, 대학로, 광장시장 등에서 시민들을 직접 만난다”면서 “팀별로 현장 과제에 대해 토론하고 스토리보드로 제작한 내용을 발표하는 것으로 교육을 마무리한다”고 설명했다. 구는 인터뷰한 영상을 토대로 구체적 실천 방안을 찾기 위한 ‘실무직원 토론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안건에 따라 근무 경력별 토론자를 구성해 분기별 1회 실시할 예정이다. 김영종 구청장은 “이번 교육이 공직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규 임용자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조선의 국왕실 새단장했소

    국립고궁박물관은 상설전시관 ‘조선의 국왕실’을 10일 재개관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지난해부터 상설전시관의 노후 설비를 전면 교체하고 유물 감상에 최적화된 전시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의 국왕실’은 첫 번째 사업으로, 지난해 10월부터 개·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새 단장한 전시실은 제1부 ‘국왕의 존엄과 일생’, 제2부 ‘조선 왕조의 기록과 계승’, 제3부 ‘조선의 왕도정치’로 구성됐다. 조선 왕조의 역사와 제도 등에 관한 유물과 내용을 보강했고, 평소 외형만 관람할 수 있었던 창덕궁 신선원전과 규장각 등의 내부를 실감 나게 되살렸다. 재개관에 맞춰 ‘홍룡포 태조 어진’ 복원 모사도가 처음 공개됐다. 영조 임금이 83세에 왕세손 정조에게 하사한 ‘효손은인’과 ‘유세손서’ 진품을 비롯해 보물 제1508호 ‘이성윤 위성공신교서·공신초상’, 1795년 정조 임금의 화성행차를 다양하게 기록한 병풍 등 조선 왕조 기록문화유산도 종합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영상 세대를 위한 전시 영상물도 대폭 늘렸다. ‘왕세자입학도첩’, ‘화성행차도 병풍’ 등 평면적인 궁중기록화 작품을 3D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입체적으로 재현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씨유메디케어, 말레이시아에 ‘메디컬 팔레스’ 설립

    씨유메디케어, 말레이시아에 ‘메디컬 팔레스’ 설립

    국내 의료기관 및 의료시스템 수출 전문 컨설팅 업체인 씨유메디케어(대표 이성용)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코트라, 말레이시아무역관, 한국관광공사 등의 지원을 받아 말레이시아의 ASB그룹과 조인트벤처(JV)회사인 ‘메디칼 팔레스(Medical Palace)’ 설립에 합의, MOU를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ASB그룹은 말레이시아에서 호텔체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금융, 여행사, 부동산, 자동차, 의료 관련 사업 등의 분야에 진출한 자산규모 8500억원대의 중견기업이다.  씨유메디케어 측에 따르면 ASB그룹은 올해 20억원을 투자, 말레이시아 수방지역에서 ASB그룹이 직접 운영하는 홀리데이인호텔 컨밴션센터에 350평 규모의 K-뷰티센터를 개설, 국내 양·한방 의료기관을 유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씨유메디케어는 서울의 창덕궁한의원을 1차 컨소시엄 의료기관으로 선정했으며, 국내 대형 피부과 병원과 협력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용 대표는 “한방은 이너뷰티(Inner Beauty), 양방은 아우터뷰티(Ourter Beauty) 컨셉으로 코리아뷰티케어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며, 말레이시아를 거점 삼아 향후 3년 내에 중동권에 5개 지점을 설립할 계획”이라면서 “K-뷰티센터에는 양한방 병원과 국내 의료시스템 적용은 물론 의료기기 및 한약재, 한방화장품, 건강기능식품, 피부미용 관련 업체 등을 유치해 새로운 한류 조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방병원의 말레이시아 진출과 관련, “지난해 나집 총리 방한 때 한의사의 말레이시아 현지 진출 문제가 협상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안다”면서 “곧 말레이시아에서 한의사 의료면허가 허용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말레이시아 정부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는 한국의 한의사와 피부과 의료진 등이 말레이시아에서 현지 의료기관과 협력해 의료기관 경영 및 의료진 교육에 참여하는 형태로 개원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문화마당] 복원인가 훼손인가/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문화마당] 복원인가 훼손인가/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연산군은 치세 중반 이후 왕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기 시작했다. 사치·사냥·연회·음행에 국가의 모든 자원이 동원되기 시작했다. 술을 마시고 온갖 추행을 벌인 다음날 승지들에게 어제 실수는 없었는지 물어보았고 승지들은 입을 모아 없었다고 대답했다.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함)의 시기였다. 연산군의 폭정 중에서도 가장 기함하게 한 것은 궁궐 주변 민가의 철거였다. 궁녀들을 벌거벗긴 채 매일 음탕한 놀이와 광란의 가무를 즐기려니 사람들의 눈이 신경 쓰인 것이다. 재위 8~9년 이후 연산군은 창덕궁과 인접한 성균관과 정업원 주변의 민가 100채를 없애버렸다. 범위는 점차 확대돼 선왕 후궁이 거처하는 곳이라는 이유로 자수궁과 수성궁 주변 민가를 철거시켰고, 타락산 아래의 민가 100채도 추가 퇴거시켰다. 요컨대 연산군의 목표는 대궐 안이 내려다보이는 곳과 대궐 담장 아래의 민가를 모두 철거한 뒤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신하들은 “쫓겨난 백성들은 돌아갈 곳이 없어 재목을 길옆에 쌓아두고 초막을 지어 살고 있으며 원망과 고통이 매우 크다”라고 진언했으나 연산군의 폭정은 민가 철거에서 더 나아가 발언하는 일의 통제로 이어졌다. 김범 선생이 세밀하게 고증한 ‘연산군’이란 책에 나오는 이러한 대목을 다시 떠올린 것은 최근 ‘사직단 복원’ 논란을 접했기 때문이다. 일제가 축소시킨 사직단을 원형 그대로 확장시켜 복원한 뒤 주변에 한옥마을을 조성하겠다는 문화재청의 저 휘황찬란한 계획을 보라. 거기엔 지금까지 그곳에서 역사와 문화를 일궈온 사람들의 삶을 이 땅에서 영원히 퇴거시키겠다는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 지금 이 순간의 역사를 무시하고 짓밟는 원형 복구는 오히려 역사와 문화를 죽이는 제노사이드이며, 복원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공동화시키는 원형 탈모에 불과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50년의 역사를 지닌 최초의 어린이 도서관인 사직어린이도서관, 그리고 종로도서관, 매동초등학교가 차례로 사라질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성곽복원사업에 걸린 집들마저 사라지면 마을 공동체가 살아 숨 쉬는 사직동 인근은 아마 숨쉬기를 멈출지도 모르겠다. 고색창연하게 사직 제사를 연출하는 모습은 관광상품으로 개발될 것이고, 그렇게 반질반질하게 만들어진 자리는 이방인들의 발길로 북적일 것이다. 그 가운데 일부일 중국인 관광객은 사직(社稷)의 본고장에서 온 자부심으로 타국에 건설된 자국 문화의 미니어처를 흡족하게 음미할지도 모르겠다. 역사와 문화를 제멋대로 해석하고, 주민의 삶은 어떻게 되든 모르겠다는 식으로 외면하고, 그러면서 공청회에서는 “확정된 것은 없다”며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이 ‘사직단 복원’ 공사 계획은 당장 중단되어야 옳다. 지금 인근 주민들은 자신들의 주거지에 대한 권리를 무시당한 것에 분노하며 일방적인 통보와도 같은 사업계획이 곧 실행될 것이라는 사실에 극심한 불안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조한혜정 교수가 지적했듯 “민족주의를 내세운 토건사업”이자 “주변 땅값만 올리는 국고 탕진 사업”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적극적으로 주민과의 대화에 나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역사를 뭉개고 그 자리에 역사를 세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역사는 쌓이는 것이지 세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들일 돈이 있다면, 예를 들어 조선왕조실록의 번역에 나타난 오류를 바로잡는 일 등에 쓰는 게 합당하다고 본다.
  • [간판을 바꾸니 지역이 산다] 북촌로, 한글 옷 입고 깔끔해졌소

    북촌로가 지역 특성을 반영한 한글디자인 간판으로 새 단장했다. 종로구는 북촌 한옥마을로 이어지는 북촌로 일대에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 사업’을 완료했다고 16일 밝혔다. 사업구간은 율곡로 59~북촌로 5-1, 율곡로 67~북촌로 14-1 등 두 곳으로 모두 260m 구간에 위치한 50개 업소가 참여했다.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자율협의기구인 ‘간판개선 주민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특히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한옥마을과 인사동, 북촌, 창덕궁의 연결통로인 지역 특성을 반영해 한글 디자인의 친환경·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간판으로 교체했다. 외국 문자 사용을 50% 이하로 제한하는 한편 2, 3층 건물에 나무판 등 판류 가로형 간판 설치를 일부 허용했다. 가로변에서 잘 보이지 않는 업소에 대해서는 지주이용 간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구는 서울시 주관 ‘2014 불법 유동광고물 근절사업 자치구 평가’에서 최우수구로 선정됐다. 김영종 구청장은 “2008년 대학로를 시작으로 삼청동, 피맛길, 고궁로, 낙산길, 자하문로 등 6개 지역에서 441개 업소의 간판을 지역 특색에 맞게 교체했다”면서 “앞으로 도시미관을 위해 간판뿐 아니라 다양한 시설물을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키위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키위

    키위(참다래)는 딸기의 달콤함과 바나나의 고소함, 파인애플의 새콤함이 어우러져 있다. 변비 해소와 암이나 당뇨 예방, 노화 방지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장기의 어린이나 치유기의 환자, 젖을 먹이는 산모, 소화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다고 한다. 키위를 하루에 3개 먹으면 변비 해소와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키위는 덩굴성 나무로 그린키위와 골드 키위 레드 키위, 다래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4개의 종을 통상적으로 부르는 이름이다. 키위나무의 자생지는 중국 양쯔강과 시장강 사이의 남부 아열대지역으로, 중국에서는 원숭이가 먹는 과실이라는 의미로 ‘미후도’라고 불린다. 우리나라 자생종은 식용과 약으로 쓰이는 다래가 대표적이다. 창덕궁에 가면 천연기념물 251호인 600살이 된 다래나무를 볼 수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키위의 상품화 역사는 100여년밖에 안 됐다. 뉴질랜드가 중국에서 들여온 종자를 개량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1920년대 뉴질랜드 종묘업자인 헤이워드가 열매가 큰 품종을 개발해 상업적인 재배가 시작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뉴질랜드에 주둔하던 미군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키위는 1952년부터 미국에 수출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품명인 ‘키위 푸르트’라는 이름은 오늘날에도 일반적으로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977년 뉴질랜드산 헤이워드 품종이 도입됐다. 국내 키위 재배 면적은 1990년 813㏊에서 지난해 1331㏊로 164% 증가했다. 연간 1인당 소비량은 1.0㎏ 수준이다. 키위는 아열대성 과수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재배할 수 있는 곳이 제주를 포함한 남부 일부지역으로 한정되어 있다. 전체 소비량의 6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육종 역사가 짧지만 2007년부터 ‘제시골드’와 ‘해금’, ‘한라골드’와 같은 품종들이 속속 개발돼 외국산 키위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키위는 맛과 모양이 특별하지만 영양소가 많은 과일의 제왕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 필수 영양소 기준으로 다른 과실보다 칼로리당 영양분이 뛰어나다. 100g당 열량이 57㎉로 낮지만 인체에 필요한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다. 비타민C는 오렌지의 2배, 사과의 17배로 높아 질병 예방과 다이어트에도 좋다. 또 단백질 분해효소인 ‘액티니딘’은 육고기를 부드럽게 해서 갈비 등을 잴 때 사용하고 소화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이외에 베타카로틴과 항산화제, 지방, 단백질 등 20대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면서도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키위를 주로 생과일로 먹거나 갈아서 음료로 많이 먹는다. 동의보감에서는 다래가 심한 갈증과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나는 것을 멎게 하고, 결석 치료와 장을 튼튼하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예로부터 다래가 치료약제로 사용됐다는 점을 말해준다. 최근에는 당뇨 치료와 면역기능 강화, 항암 효과, 혈압 강하, 비만 치료에 대한 키위 효과가 과학적인 증거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2004년 제주대와 농촌진흥청이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동물실험에서는 키위가 변비 해소에 효과적인 것을 입증했다. 2008년에는 국산품종 한라골드가 간 손상을 보호하는 데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검증됐다. 해외에서는 호흡기관의 면역 기능을 강화시켜 감기 등의 질병을 예방하고, 관절염 염증 완화와 심혈관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위는 크기와 색깔 등에 따라 그린과 골드, 레드와 미니 등으로 나뉜다. 가장 일반적인 키위는 뉴질랜드에서 육성한 그린 키위인 ‘헤이워드’ 품종이다. 세계 그린 키위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 육성된 품종으로는 ‘헤이워드’보다 조금 크고 당도와 식미가 좋은 ‘제시스위트’와 ‘대흥’ 등이 있다. 골드 키위와 레드 키위는 그린 키위보다 단맛이 강해 소비자와 재배자 모두에게 인기가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것은 ‘제스프리 골드’로 잘 알려진 ‘Hort 16A’라는 품종이다. 국내산인 제시골드와 한라골드, 해금 등의 골드 키위도 제스프리 골드에 못지않은 품질과 빠른 수확으로 점차 재배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개발된 과육이 붉은색인 레드 키위는 꽃피는 시기와 수확기가 가장 빠르고 당도도 높다. 미니 키위는 야생 다래를 이용해 만든 종으로 껍질째 먹을 수 있으며 크기가 작고 귀여워 ‘방울 키위’라고 불린다. 국내에서는 강원 원주와 전북 무주 등에서 15㏊ 정도 재배되고 있다. 앞으로 소비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품종이다. 고로쇠 수액처럼 다래 수액도 칼슘 등의 무기물과 각종 아미노산, 기능성 물질이 함유돼 예로부터 건강을 위해 애용됐다. 일부에서는 다래 수액을 채취해 거래도 활발하게 한다. 수액에는 포도당과 과당의 함량이 고로쇠나무 대비 각각 9배, 23배가 많다. 열매뿐 아니라 잎과 줄기도 기능성 덩어리다. 비누와 화장품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키위 잎은 피부 트러블이 없으면서 멜라닌 색소 제거 효과도 뛰어나 화장품 소재로서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줄기 파쇄물로 키운 버섯은 수확 시기가 빠르고 영양 성분도 올리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키위는 과일을 뛰어넘어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최고의 기능성 식품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김성철 농촌진흥청 남해출장소 박사 ■ 문의 golders@seoul.co.kr
  • 김홍도·신윤복의 화실 속에 머물다

    김홍도·신윤복의 화실 속에 머물다

    붉은색 커튼 뒤로 보라색 카펫이 깔린 근사한 살롱이 있다. 방 주인은 물감이 묻은 붓을 테이블에 놓고 잠시 자리를 비운 듯하다. 누구의 방인가? 경대 속에 비친 그림을 자세히 보니 김홍도의 자화상인 ‘포의풍류도’다. 방에는 자화상 속에 등장하는 비파, 생황, 거문고 등 악기가 놓여 있다. 원래 한 폭으로 그려진 ‘군선도’가 세 부분으로 나뉘어 좌우, 그리고 안쪽에 있는 방 가운데에 놓여 있다. 화가 남경민이 구성해 본 김홍도의 화방 모습이다. ●새달 19일까지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전시 그동안 서양 대가의 작업실을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해 화폭에 담아 온 작가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풍경 속에 머물다’에선 김홍도, 신윤복, 정선, 신사임당 등 조선시대 대표 화가들의 작업실을 소재로 작업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며 새로운 변화를 추구한다. 선명한 색상, 한국 민화처럼 그림자를 생략한 평면적인 화법이나 전통적 표현 방식, 그림 속에 단골로 등장하는 창밖의 풍경과 오브제들은 작가의 독특한 미학을 보여 준다. 작가는 시공간을 초월해 초현실적인 공간에서 옛 거장들의 내면을 보여 주고 있다. 고증과 사료를 바탕으로 화가의 방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그림에 개입한 흔적을 남긴다. 소담스러운 분홍색 작약이 한가운데 놓인 작품 ‘초대받은 N- 김홍도 화방을 거닐다’에서는 김홍도가 즐겨 연주했던 악기들과 스승인 강세황의 책 등을 테이블에 놓았다. 하지만 안쪽 방에 놓인 테이블에는 작가 자신의 붓, 에스프레소커피 주전자를 올려놓는가 하면 기다란 의자 위엔 작가에게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 해골과 날개를 그려 넣었다. 남경민의 다른 그림에서도 자주 보이는 한쪽 날개는 예술가로서의 꿈을, 해골은 죽음 자체보다는 작가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도구를 각각 의미한다. 창밖의 풍경은 동양인지, 서양인지, 지상인지, 낙원인지 불분명하다. 신윤복의 방은 분위기가 또 다르다. ‘신윤복 화방-화가 신윤복에 대한 생각에 잠기다’에는 세련된 올리브색 커튼을 걸었고 고아한 자태와 진한 향기를 내뿜는 백합을 놓았다. 그런가 하면 자연을 벗 삼아 은둔한 정선의 방은 지적인 분위기를 내려고 차분한 색채를 사용했다. 정선이 은둔한 거처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과 그 풍경을 담은 정선의 그림, 그리고 그 풍경을 작가가 현대적으로 재현한 그림 등을 마치 틀린 그림 찾기라도 하듯 한 화면에 배치했다. ‘책가도-숭고함에 대한 환영’에서는 가야왕관, 금동관음보살 좌상, 금제탑형 사리기 등 우리 것과 서양의 십자가, 묵주, 서양명화 수태고지 등 숭고함의 상징을 담은 오브제들이 화면에 등장한다. 작가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 주는 매개체로 나비들을 그려 넣었다. ●남경민 작가 “과거와 현재, 현실과 비현실 공존” 정조의 개혁 정치를 상징하는 대표적 장소인 규장각과 규장각에서 바라본 부용정의 경관은 ‘규장각 안에서 부용정을 바라다보다’로, 창덕궁 뒤쪽에 있는 왕비의 처소인 경훈각은 ‘경훈각-풍경을 향유하다’로 작가의 상상을 통해 시대를 넘어 관람객과 만난다. 남경민 작가는 인문의 작업실을 구현하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 과정을 거친다. 역사의 무대가 되는 장소를 방문하고 스케치하는 것은 물론 각종 문헌자료를 탐독하고 미술사학자를 직접 만나 자문하기도 한다. 그는 “내 그림에는 과거와 현재,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한다”며 “자료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우리 선대 대가들의 화방 풍경은 나만의 상상 속에서 오히려 더욱 자유로웠다”고 말한다. 창문 밖, 거울 속, 책상 위 혹은 이젤 위, 벽에서 같은 듯 다르게 그려진 그림들을 찾아보는 것도 전시 관람의 묘미다. 김홍도, 신윤복, 정선, 신사임당의 대표작들을 찾아 도판이라도 한번 보고 가면 그림을 보는 재미가 각별할 것이다. 12월 19일까지. (02)736-4371.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오늘의 포토영상] ‘서울빛초롱축제’ 볼거리 가득…‘주말 나들이 가볼까?’

    [오늘의 포토영상] ‘서울빛초롱축제’ 볼거리 가득…‘주말 나들이 가볼까?’

    ‘서울빛초롱축제’가 오늘 개막한다. 서늘해진 청계천의 밤을 오는 23일까지 오색등 600여 점이 환히 밝힌다. 점등 시간은 매일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다. 전시 구간은 청계광장부터 수표교까지 1.2㎞로, 안내판을 읽고 사진도 찍으며 천천히 걸으면 30분에서 1시간이 소요된다. 청계광장에서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창덕궁 인정전이다. 인정전은 조선시대 왕들이 정사를 가장 오래 돌봤던 궁으로 작품은 길이 6.5m의 거대한 크기에 등 내부에 용상까지 재현했다. 첫 번째 테마인 ‘서울의 빛나는 세계유산’ 코너(청계광장∼광교)에선 인정전을 비롯해 조선왕조 의궤, 종묘제례악, 동의보감과 허준, 김장 문화, 매 사냥 등 문화유산들을 표현한 등이 음악 등 다양한 요소와 함께 전시된다. 돛이 움직이고 용이 연기를 내뿜는 거북선과 그 앞에서 난중일기를 쓰는 이순신 장군도 재현됐다. 광교부터 장통교까지 두 번째 테마 구간에는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외국 도시들이 참여했다. 특히 올해는 미국, 일본, 대만, 필리핀, 중국 성도와 난징이 태양신조, 황금가면, 자유의 여신상, 조개껍데기 트리 같은 작품을 선보인다. 장통교부터 삼일교까지 구간에선 화장품 공병을 이용한 아모레퍼시픽의 트리 같은 기업체 작품과 라바, 뽀로로, 로보카폴리, 또봇 같은 캐릭터 작품을 볼 수 있다. 삼일교부터 수표교까지 구간에선 국내 유명 라이트아트 작가들의 참신한 현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광통교 부근 8m 높이의 소망 트리에는 시민과 외국인의 소망이 걸리며 근처 전광판에 내용이 소개된다. 사진=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빛초롱축제 개막, 수면 위 오색등 향연…이번 주말에 딱 여기!

    ‘서울빛초롱축제’가 오늘 개막한다. 서늘해진 청계천의 밤을 오는 23일까지 오색등 600여 점이 환히 밝힌다. 점등 시간은 매일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다. 전시 구간은 청계광장부터 수표교까지 1.2㎞로, 안내판을 읽고 사진도 찍으며 천천히 걸으면 30분에서 1시간이 소요된다. 청계광장에서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창덕궁 인정전이다. 인정전은 조선시대 왕들이 정사를 가장 오래 돌봤던 궁으로 작품은 길이 6.5m의 거대한 크기에 등 내부에 용상까지 재현했다. 첫 번째 테마인 ‘서울의 빛나는 세계유산’ 코너(청계광장∼광교)에선 인정전을 비롯해 조선왕조 의궤, 종묘제례악, 동의보감과 허준, 김장 문화, 매 사냥 등 문화유산들을 표현한 등이 음악 등 다양한 요소와 함께 전시된다. 돛이 움직이고 용이 연기를 내뿜는 거북선과 그 앞에서 난중일기를 쓰는 이순신 장군도 재현됐다. 광교부터 장통교까지 두 번째 테마 구간에는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외국 도시들이 참여했다. 특히 올해는 미국, 일본, 대만, 필리핀, 중국 성도와 난징이 태양신조, 황금가면, 자유의 여신상, 조개껍데기 트리 같은 작품을 선보인다. 장통교부터 삼일교까지 구간에선 화장품 공병을 이용한 아모레퍼시픽의 트리 같은 기업체 작품과 라바, 뽀로로, 로보카폴리, 또봇 같은 캐릭터 작품을 볼 수 있다. 삼일교부터 수표교까지 구간에선 국내 유명 라이트아트 작가들의 참신한 현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광통교 부근 8m 높이의 소망 트리에는 시민과 외국인의 소망이 걸리며 근처 전광판에 내용이 소개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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