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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in] “鄭·金, 대통령·직계세력 축출할것”

    ‘정동영·김근태 당 복귀→노무현 대통령 탈당 요구→노 대통령 및 직계세력 축출’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이 1일 제시한 여권발(發) 정계개편 시나리오 제4탄이다. 맹 의원은 “정동영(DY) 통일부장관과 김근태(GT) 복지부장관이 열린우리당에 복귀해 노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등 공세를 취하면서 결국 결별하고, 노 대통령의 측근세력들도 도려냄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분당→신당 창당→민주당과의 공조 및 합당추진을 통해 지방선거에 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DY와 GT가 주도권을 쥔 상황에서 합류하는 것은 자멸의 길임을 고건 전 총리가 잘 알고 있고, 고 전 총리가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단독으로 공조 또는 합당을 모색할 수 없다.”면서 ‘결과는 실패’로 전망했다. 또 “노 대통령과 DY·GT가 사전 협의해 노 대통령의 자진 탈당을 이끌어내면서 우리당이 자진 분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엉터리 시나리오는 그만 읊고 부동산 근절책이나 나라예산부터 고민하라.”고 힐난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샤론 신당 세력 확대

    이스라엘의 원로 정치인 시몬 페레스(82) 전 노동당 당수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탈당과 함께 내년 3월28일 총선에서 아리엘 샤론(77) 총리를 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자신이 직접 만들었던 리쿠드당을 버리고 신당인 카디마(전진)당을 조직해 총선에 나서기로 한 샤론 총리의 지지 기반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 1984년과 95년 두 차례 총리를 역임한 페레스는 이날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당 안에서 내가 할 일은 끝났다.”며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추진할 가장 이상적인 인물이 샤론 총리이기 때문에 그의 선거운동을 돕겠다고 말했다. 샤론과 함께 신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메이르 시트릿은 지난주 “신당이 집권할 경우 곧바로 팔레스타인과의 최종 지위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BBC는 전했다. 페레스는 그러나 당장 카디마당에 입당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BBC는 하지만 샤론 총리가 재임에 성공할 경우 페레스는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을 맡는 장관직이나 네게브 사막과 북부 갈릴리 지방 개발을 책임지는 장관직을 보장받은 것으로 내다봤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월드이슈-창당 50돌 日자민당] 질주하는 네오콘 브레이크가 없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지난 15일 창당 50주년을 맞았다. 올해는 또 일본의 패전 60주년이다. 일본국민들은 이를 계기로 패전의 멍에를 털고 ‘보통국가’가 되는 걸 은연중 희망하고 있다. 그 선두에 자민당이 서 있다. 세계2위의 경제대국 건설을 이끌어 온 자민당은 이제 군사 재무장을 통한 보통국가 실현을 꿈꾸고 있다. 민족주의 열기 속에 재무장과 ‘보통국가’를 가능케 하는 개헌이 다음 과제라고 공언하고 있다. 세계가 불안한 시선으로 자민당의 변신을 주시하고 있다. ■ 자민당 장기집권 계속될까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자민당은 창당후 한편으로는 경제 재건을, 다른 편으로는 ‘강력한 국가 재건’을 기치로 내걸었다. 경제 재건은 비둘기파(온건파)가, 국가 재건은 매파(강경파)가 각각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비둘기파와 매파가 균형을 이뤄 자민당이 장기간 집권할 수 있었다.”(마쓰노 라이조 전 자민당총무회장)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네오콘(신보수)으로 일컬어지는 강경 매파가 독주하고 있다. 이들을 적절히 제어할 비둘기파는 숨죽이고 있다. ●고이즈미는 네오콘의 선두 자민당의 변신을 이끌 네오콘의 선두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서 있다. 임기 내내 주변국과 충돌하는 ‘힘의 외교’를 펼치며, 일본국민들을 시원하게 해줘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는 평이다. 전후 숨죽여 있던 민족주의를 자극,4년 8개월째 장기집권 중인 고이즈미는 내년 9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자신의 유력한 후임자 가운데 네오콘들을 내각과 당의 전면에 배치했다. 반면 온건파인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 등은 당·정 인사에서 배제시켰다. 이에 따라 총리가 될 경우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겠다고 공언하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군대위안부에는 강제성이 없었다.”는 등 망언을 서슴지 않는 아소 다로 외무상 등이 민족주의를 자극하면서 ‘포스트 고이즈미’ 경쟁을 가열시키고 있다.‘고이즈미의 복심’ 다케나카 헤이조 총무상도 다크호스다. 여론 동향도 네오콘의 입지를 점점 넓혀주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여론도 찬성이 반대를 속속 앞서기 시작했다. ●개혁 이미지로 포장 자민당은 지난 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이 대통합, 보수세력의 안정적인 집권체제 구축을 노렸다. 좌·우파 사회당의 전격 통합에 따른 보수세력과 재계의 위기감이 자민당 창당으로 이어졌다. 세계2위의 경제대국을 이뤘지만 자민당은 금권에 기초한 파벌정치로 정·관·재계가 이권을 나눠먹는 ‘부패 커넥션’을 형성했다. 절정은 1972년의 다나카 가쿠에이 내각. 록히드·리크루트 사건 등 정치뇌물사건이 터지면서 환골탈태를 강요받았다. 이후 자민당 정치에 대한 염증이 확산되면서 ‘자민당은 부패집단’이라는 인식이 각인됐다. 결국 1993년부터 10개월 정도 정권을 내주었다가 겨우 정권을 되찾은 자민당은 이후 치밀한 전략에 따라 당 자체를 ‘개혁 이미지’로 재포장했다. 우정 민영화로 대표되는 민영화, 공직사회·연금 개혁 등 ‘이미지 정치’를 통해 총선거에서 압승, 화려하게 부활했다. ●장기집권 전망 우세 자민당의 변화 시도에 여론은 뜨겁게 호응하고 있다. 농촌·기성세대에 기반했던 자민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도 최근 선거에서 도시·젊은층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개혁을 앞세운 새로운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먹혀들면서다. 자민당의 장기집권은 계속될까. 답은 현재의 일본 정치상황에서 찾을 수 있다. 공산·사민당 등 진보정당은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오카다 가쓰야 전 대표가 “자민당과 이념적인 차이는 없다.”고 할 정도로 색깔이 불분명, 위기가 계속 중이다. 반면 자민당은 개혁이미지를 선점한 데다 변화를 꺼리는 일본 국민들의 성향으로 인해, 자민당의 장기집권은 새롭게 시작됐다는 평도 있다. 다만 고이즈미 퇴임 후 ‘강력한 리더십’의 공백이 생기거나 개헌론의 본격화 등으로 이합집산 가능성이 거론되는 정도다. taein@seoul.co.kr ■ 위태로운 日 평화헌법 |도쿄 이춘규특파원|지난 22일 열렸던 창당 50주년 기념식 때 자민당은 자위대의 군대화를 골자로 한 헌법 개정 초안을 발표했다. 평화헌법 개정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개정 공론화에 주력 일본 ‘평화헌법’은 전문에 평화주의를,9조에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영구히 무력행사를 포기’(1항),‘육·해·공군 및 기타 전력은 보유하지 않고 국가의 교전권도 인정하지 않는다.’(2항)고 규정, 전쟁 포기와 군사력 불보유를 다짐했다. 자민당 매파들은 헌법 9조 1항의 전쟁의 영구 포기나,2항의 군대 불보유 두 개항 모두를 바꾸려 한다. 하지만 연립여당의 한 축인 공명당이 당론으로 9조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도 9조 1항 개정에는 반대하고 있지만, 네오콘(신보수)으로 불리는 마에하라 세이지 대표가 2항 개정에 적극적이다. 이런 배경에서 자민당은 2항만 개정한다는 절충안으로 공명·민주당을 유인하고 있다. 현행 헌법 개정에는 중·참의원 모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자민당은 양원 모두 자체적으로는 개헌 정족수에 모자란다. 따라서 일단 개헌론을 공론화시킨 뒤 상황을 보면서 ‘전쟁 포기, 군사력 불보유’란 평화헌법을 폐기하려는 작전이다. ●군대보유·보통국가화 자민당 개헌안 초안은 ‘자위군 보유’는 물론 천황제 유지, 개헌요건 완화 등을 담았다. 지난 47년 제정된 현 헌법은 2차대전 패전의 반성에서 출발했다. 자민당 개정안은 ‘자위군 보유’를 명시, 지난 60년간의 평화주의 기본틀을 부정했다. 전쟁을 할 수 있었던 ‘보통국가’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자위대는 이미 국제공헌이란 이름 아래 전세계에 파병하면서 ‘군대보유 금기’사항을 희석시키고 있다. ●평화세력의 입장이 관건 일본의 평화헌법을 유지해온 ‘평화세력’이 약화되면서 개헌의 방어선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사회당·공산당 등이 크게 약화된 것은 물론 제1야당인 민주당도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지도부가 들어서며 헌법 9조2항 개헌에 전향적이다. 여론도 민족주의 성향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자민당의 개헌안이 곧바로 개헌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고이즈미도 임기 내 개헌을 정치일정에 올리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사회·공산당과 ‘평화시민세력’도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도 섣불리 개헌논의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처지다. “정치권 내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본격 개헌논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개헌론의 윤곽이 5년, 혹은 10년이 지나야 드러날 것”이란 분석이다. taein@seoul.co.kr
  • [행정도시 ‘사실상 합헌’] 靑·여권 “환영” 한나라 “결정존중”

    행정도시 특별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결정을 내리자 정치권은 대체로 ‘환영’과 ‘존중’의 뜻을 나타냈다.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은 적극적인 환영의사를 보이면서 국면전환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하는 듯했다. 한나라당은 ‘톤’을 한단계 낮춰 ‘결정 존중’이라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자칫 ‘제2의 당내분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노대통령 “국토재배치 차질없이”노무현 대통령은 24일 “(행정도시 건설계획이) 앞으로 차질없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이제 소모적 논쟁을 접고,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 건설을 위해 국민적 의지와 국가적 역량이 하나로 모아지기를 기대한다.”면서 “정부는 쾌적하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수도권 발전대책과 함께 혁신도시, 기업도시 프로젝트릍 통해 대한민국을 선진한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국토재배치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10월 재보선 패배 이후 도청정국 등 연이은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열린우리당은 ‘구세주’를 만난 분위기였다. 정세균 의장은 예정에도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 의장은 “다시는 이 문제가 논란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국론을 분열시켜 국민을 걱정시키는 일이 마감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지역의 반발을 의식한 듯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은 지방의 균형 발전을 위한 것으로 수도권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다.”면서 “지방과 수도권이 윈·윈하는 정책을 성과있게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국민중심당 “역사의 선택”이날 창당발기인대회를 연 국민중심당은 “역사의 선택”이라면서 여권보다 더 크게 환영했다. 충청권을 기반세력으로 한 만큼 이번 결정은 향후 활동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나라당은 헌재 결정에 존중 의사를 내비치면서도 여권의 정치적 이용을 경계했다. 계진 대변인은 “국운으로 받아들이고 존중한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소모적인 논쟁 중단을 요구하면서 부작용해소와 국가균형발전 종합대책을 요구했다.박준석 구혜영기자 pjs@seoul.co.kr
  • “창당일, 행정도시 합헌 낭보”

    심대평 충남지사가 추진하는 중부권 신당인 국민중심당(가칭)이 24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충청발(發)’ 정계개편 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심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창당 발기인과 국민대표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발기인대회에서 “이념 갈등과 지역주의, 대결정치를 극복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구현하겠다.”고 창립 취지를 밝혔다. 그는 특히 “서울은 규제에 발목 잡혀 있고, 지방은 빈껍데기에 불과한 현실을 탈피해 중앙의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 지방정치를 살리는 분권형 정당제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내년 5월 말 지방선거에 대해서도 “신선한 바람으로 선거 기적을 이뤄낼 것”이라면서 “수권 정당의 참모습을 보이며 우리 정치사에 성공신화를 기록하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이날 발기인대회 도중 헌법재판소가 행정도시특별법 위헌소송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참석자들이 서로 얼싸안고 ‘만세’를 외치는 등 분위기가 한껏 고무됐다. 참석자들은 “창당 앞날을 예견하는 것”이라며 기뻐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중심당이 본격 창당돼 앞으로 정계개편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첫 분수령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5월 말 지자체 선거가 될 전망이다. 국회 의석 11석으로 원내 제3당인 민주당과는 지자체 선거에서 공동 공천 등을 통해 호남·충청권 표심을 공략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본인은 “정치인이 아니며, 그런 당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여전히 영입대상 0순위인 고건 전 국무총리에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낼 수도 있다. 오랫동안 충청권 표심을 쥐락펴락했던 김종필(JP) 전 총재가 최근 “무언의 성원을 보태겠다.”고 힘을 실어준 것도 주목된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이경형칼럼] ‘初心’으로 돌아가기

    [이경형칼럼] ‘初心’으로 돌아가기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주초 열린우리당의 새 지도부와 만찬을 갖는 자리에서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한 말은 뭔가 아리한 여운을 준다.10·26 재선거의 완패로 교체된 신임 당 지도부와 가진 청와대 회동이어서 뭔가 민주당과 통합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리라는 기대가 많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정치인 노 대통령의 맛은 우직스러운 고집과 항상 허를 찌르는 의외성의 발휘에 있다. 이번 창당 초심 발언도 ‘바보 노무현’답게 일시적인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창당 당시의 명분과 일관성을 지켜나가자는 뜻일 게다. 사실 ‘초심’은 지역 정당을 탈피하고 전국 정당으로 나아가자는 것이지만 이번 초심 발언은 좀더 포괄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집권 3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열린우리당만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할 것이 아니라, 참여정부의 국정 운영 전반도 초심에서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 2년9개월간 국정이 초심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또 초심의 첫단추 자체가 잘못 끼워진 것은 없는지 짚어보는 것은 앞으로 남은 2년의 성공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참여정부는 당초 이념적 깃발을 진보적 개혁주의에 두고 경제정책면에서는 빈부격차 축소, 복지 강화 및 사회안전망 확충, 적극적인 시장 개입, 반 재벌 정책 등에 역점을 두어왔다. 하지만 빈부간의 격차는 더 늘어나고, 최근 일반 기업의 신입 사원 채용 경쟁률이 200대1이 넘을 정도로 청년층 실업난은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지금 국민들이 왜 ‘경제, 또 경제’를 말하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외교·안보면에서는 자주를 외치면서 이른바 ‘동북아 균형자 역할’ ‘협력적 자주국방’을 역설했지만, 왠지 공허해 보인다. 미국과의 동맹에만 매달리지 말고 때로는 분명하게 ‘노(NO)’라고 말해보자는 자주가 반미의 경계선에서 오락가락하는 것이다. 다행히 지난 17일 경주의 한·미정상회담은 군사·외교를 포괄하는 미래의 양국 동맹 관계와 한반도 평화체제까지 제시함으로써 그동안 헝클어진 한·미관계를 오랜만에 재정리하기는 했다. 대북정책은 대체로 김대중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을 이어받으면서 북한을 점진적으로 개혁·개방으로 유도하고, 한반도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데 정책 목표를 두었다. 그러나 그동안 국가보안법 개폐, 맥아더 동상 철거 논란 및 강정구 교수 사건을 겪으며, 참여 정부의 정체성까지 공격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 심지어 친북, 용공 정권으로 매도되는 경우도 없지 않았는데, 왜 이런 식으로 투영되는지 반성해야 한다. 냉전 수구 보수 세력만 탓할 일이 아니다.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 강조해온 민주화, 투명성, 인권, 시민사회의 역할 증대 등은 상당히 진전되었다. 또 보수 기득권 세력의 뚜렷한 퇴장으로 생긴 공간을 진보 신진 세력이 메우고, 많은 비제도권 인사들이 제도권으로 진입한 것은 한국사회의 지배 구조를 일정 수준 선순환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정운영 과정에서 알맹이 없는 개혁 구호, 코드 인사를 위한 협소한 인재 풀 가동, 측근들의 이권 개입으로 인한 도덕성 실추, 직업화한 시민단체 활동의 식상함이 드러남으로써 참여 정부의 초심은 많이 퇴색되었다. 내년 초 현실 정치를 뛰어넘는 ‘국가 미래 과제에 대한 구상’을 밝히겠다고 예고한 노 대통령이 기껏 합당 같은 낮은 수준의 정치를 시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대통령의 초심 강조가 단순히 민주당과 통합을 추진하는 열린우리당내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참여정부의 국정 전반을 초심으로 돌아가 총점검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본사 고문 khlee@seoul.co.kr
  • 샤론 ‘총선 도박’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의회 해산 뒤 신당 창당’이라는 승부수를 던지면서 이스라엘 정치권이 격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샤론 총리는 21일 모셰 카차브 대통령을 방문,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요청했다. 카차브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샤론 총리는 곧 리쿠르당 탈당을 발표하고 신당 창당 작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라고 측근들이 밝혔다. 대통령은 총리로부터 의회 해산 요청을 받으면 21일 안에 수용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의회가 해산되면 90일 안에 총선이 실시된다. 현지 언론들은 내년 3월28일에 총선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번 의회의 임기는 내년 11월까지였다. 워싱턴 포스트는 40명의 리쿠르당 소속 의원 가운데 12∼16명이 샤론 총리의 신당에 참여할 전망이며, 시몬 페레스 전 노동당 당수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했다. 샤론 총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전 재무장관 등 리쿠르당내 강경 우파 세력이 가자지구 철수에 강하게 반발하자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동안 리쿠르당과 함께 연정을 맺어온 노동당이 20일 투표를 통해 현재 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장관 8명의 사직을 결정함에 따라 연정이 붕괴됐다. 지난 10일 선출된 아미르 페레츠 신임 노동당 당수는 “샤론 총리가 공공부문에 대한 예산을 줄여 빈민층이 늘어났다.”고 비난해 왔다. 이에 따라 ‘불안한 동거’를 해왔던 이스라엘 정치권은 앞으로 샤론 총리가 이끄는 중도파 신당, 우파인 리쿠르당, 좌파인 노동당으로 삼분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 결과에 따라서 이스라엘 정치권의 지형 변화는 물론 팔레스타인 및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샤론 총리의 신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애경그룹-장영신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애경그룹-장영신 회장家

    “엄마, 걱정마. 이 앞에서 학생들 상대로 뽑기장사하면 되잖아!” 어린 마음에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실의에 빠져 있는 모습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자기도 잘 먹던 뽑기장사해서 먹고 살면 되니 엄마보고 걱정 말란 것이다. 너무나 대견하고 안쓰러워 큰아들을 끌어안고 그때 처음 울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울지 않는 엄마, 강한 엄마가 되어 내 아이들을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자식들로 키울 것을 결심했다. 아이들이 클 때까지 아버지의 유업을 잘 지키고 있다가 성년이 되면 물려주리라. 이렇게 생각을 발전시켜 애경을 내가 맡아 아이들과 똑같이 건실하게 성장시키기로 다짐했다. 국내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장영신(69) 회장이 자서전 ‘밀알심는 마음으로’에서 남편이 죽고 회사를 떠맡게 된 이야기를 이렇듯 생생하게 되짚었다. 아이들을 잘 키워야겠다는 강한 모성, 남편의 유업을 버려둘 수 없다는 아내로서의 의리, 애경 종업원들에 대한 책임감이 경영참여 이유라고 덧붙였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장 회장은 1970년 막내 아들을 낳은 지 사흘 만에 남편 고 채몽인 사장을 심장마비로 잃으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3남1녀의 어머니로 살림만 하며 지내던 12년차 주부가 국내 대표 생활용품 브랜드의 수장으로 거듭난 것이다. 애경 창립 17년 만의 일이다. 장 회장은 1971년 남편 타계 1주기가 끝나자마자 경리학원에서 복식과 부기를 배웠고 이듬해인 1972년 8월1일부터 출근했다.1954년 6월 남편 고 채몽인씨가 5000만환으로 세운 ‘애경유지공업주식회사’가 현재 LG그룹의 모태인 비누제조사 락희화학과 경쟁을 벌이며 사업확대에 박차를 가하던 시기다. 장 회장이 경영참여를 선언하자 시댁과 친정 가족은 물론 회사 임원들까지 반대하고 나섰다.“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부터 “그만두겠다.”고 협박하는 임원들도 있었다. 주변에서는 “애경이 얼마 가지 않아 망하겠다.”는 말도 했다. 남편이 죽은 뒤 사장 자리를 맡고 있던 둘째 오빠 고 장성돈씨는 장 회장이 취임하자 회사를 나가버리기도 했다. 당시의 심경에 대해 장 회장은 “잠자리에 들면서 ‘이대로 영영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매일 일감을 집으로 가져와 밤늦도록 공부했고, 관청에선 담당공무원의 질문에 솔직하게(?) 답한다는 이유로 동행했던 회사 임원으로부터 책상 밑으로 구둣발에 차이기도 했다. 경제인 모임에서는 홀로 여자라는 자격지심에 기둥 뒤에 숨어 몇시간이나 서 있다 오는 일도 다반사였다. 잘해보겠다는 일념으로 겁없이 뛰어들었지만 기업환경도 나쁜 것뿐이었다. 경영에 참여한 1972년 말부터 오일쇼크에 따른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 그러나 장 회장은 더욱 힘을 냈다. ‘불황에 투자하라.’를 모토로 공장을 지방으로 확대 이전하는 한편 남편이 계획만 했던 석유화학 원료제조 분야를 애경의 미래 지표로 삼아 애경유화·애경화학·애경PNC(전 애경공업)·애경정밀화학·코스파 등 관련 회사를 속속 설립했다. 비누 산업에는 한계가 있지만 본격적인 화학공업은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분야는 지금까지도 애경에서 매출 비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군이다. 남편이 설립한 비누회사도 소홀하지 않았다. 제품을 고도화시키는 데 집중했던 만큼 히트 상품도 꾸준히 내놓았다.1975년에는 분말 합성세제인 ‘크린업’을, 이듬해에는 액체세제 ‘써니’를,1980년 들어서는 세제 ‘스파크’를,90년 들어서는 클렌징 화장품인 ‘포인트’ 등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트리오도 이름은 같지만 세척력을 높이고 공해도를 낮춰 지금까지도 1등 주방 세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줍은 소녀…‘터프우먼 마담 장(張)’으로 장 회장은 어머니 고 문금조씨와 아버지 고 장회근씨의 4남4녀중 막내딸이다.1936년 7월22일 서울에서 태어나 종로구 명륜동 1가 등에서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당시 일본 와세다대에서 영문과를 졸업한 대지주의 아들. 어머니 문 여사도 당시 일본 귀족학교인 쓰다여대 영문과를 나온 재원이다. 장 회장은 혜화동성당 유치원을 나온 뒤 혜화국민학교를 다녔다. 노래를 잘해 전국 콩쿠르에서 상도 자주 받았다. 건강하고 공부도 잘해 반장을 도맡기도 했다. 부모님의 학구열이 강한 덕에 형제들 모두 공부를 잘했다. 큰오빠 고 장윤옥씨는 일본대 전문부 상과를 졸업한 뒤 감사원에 들어가 5국장(부이사관)까지 지냈고, 미국으로 이민간 큰언니 장영옥(81)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한 둘째 오빠 고 장성돈씨는 애경유지 사장을 지낸 바 있고, 서울대 정외과 출신의 셋째 오빠 고 장위돈씨는 서울대 정외과 교수,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치담당특별보좌관, 이집트 총영사, 에콰도르 대사를 지내는 등 이력이 화려하다. 애경유지 이사를 지낸 넷째 오빠 장기돈(75)씨는 성균관대 상대 출신이다. 장 회장의 집안은 일제시대 유학을 갔을 정도로 부유했지만 광복 후 실시된 토지개혁으로 가세가 기울었고 6·25가 터지자 집안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다. 아버지마저 사망하자 경기여중을 졸업하고 경기여고에 재학중이던 그는 돈 안들이고 대학을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마침 고등학교 시절부터 외국어 재능을 인정받아 교장선생님이 일찌감치 유학을 준비시켰다. 전액 장학금을 받는 조건으로 1955년 미국 필라델피아 체스넛 힐 대학 화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시절에도 합창단원으로 활동했고 당시 교내에서 오페라 하우스와 협연한 나비부인의 프리마돈나를 맡기도 했다. 애경이 쉘, 유니레버 등 다국적기업과의 합작을 무리없이 진행했던 배경에는 유학 생활로 다져진 영어실력과 당시 익혔던 외국 풍습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피란시절 여고생 신분으로 부산에서 사과장사를 한 적도 있다. 좌판을 벌여놓고 사과를 예쁘게 쌓아놓았지만 막상 손님이 와서 얼마냐고 물어보면 먼산 바라보기 일쑤였다. 부끄러움이 많았던 탓에 장사꾼이 아닌 척한 것이다. 그러나 애경을 경영하면서 그에게는 ‘호랑이’‘터프우먼’‘마담장’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80년대 들어 새로운 돌파구로 외국계와 합작에 집중했을 당시 그쪽에서 공동대표를 요구하면 그는 “여기는 한국 회사다. 너희가 한국에 대해 뭘 아느냐. 한국 문화를 이해할 때까지 너희들은 뒤에서 지켜봐라.”고 충고했다. 합작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달지 말라고 요구받으면 애국가 봉창, 국기에 대한 맹세까지 순서대로 진행했다. 당시 외국인들은 이런 장 회장을 놓고 ‘마담장 터프우먼’이라고 외쳤다. 사내에서는 ‘호랑이’로 통했다. 화가 나면 직설적으로 퍼붓는 성격과 한번 결정하면 매몰차게 추진해 나가는 돌파력 때문이란 설명이다. 물론 풀어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래서 ‘너그러우면서도 불같다.’는 평을 받는다. ●남편과는 어릴적 이웃사촌 장 회장과 남편 채몽인씨는 이웃사촌으로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고 채씨는 장 회장이 미국으로 유학가기 전부터 애정 공세를 퍼붓다 미국까지 따라가 무려 3년11개월 동안 구애 공세를 펼쳤다. 공개청혼으로 남편의 존재는 대학내에도 다 알려져 수녀 교수들로부터 “왜 저 좋은 사람과 결혼하지 않느냐, 이해를 못하겠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는 졸업후 약속대로 서울로 돌아와 23세이던 1959년 6월 신당동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자식들(3남1녀)의 혼사는 장 회장보다 더 빠르다. 대부분이 대학시절에 결혼을 모두 끝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모두 연애 결혼이다. 큰아들인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45)은 1982년 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 재학 당시 학교에서 만난 홍미경(43)씨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친구로부터 소개받아 교제 1년 만에 결혼했다. 당시 부인은 1학년에 재학중인 생활미술학과 새내기. 채 부회장은 1983년 졸업후 미국 보스턴대에 MBA를 받은 뒤 1985년 애경산업 생산부 마케팅부 등을 섭렵했다. 부인 홍씨도 함께 유학을 떠나 보스턴대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홍씨는 전공을 살려 현재 종로에서 갤러리 ‘사간’을 운영 중이다. 불혹을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출중한 미모가 인상적이다. 장 회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평소 “우리 큰애(큰며느리)는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정말 착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전한다. 인천교대 음대 교수를 지낸 장인 고 홍종수옹은 서울시립교향악단,KBS교향악단 등에서도 활약한 음악가다. 장 회장의 맞손녀이자 큰아들인 채 부회장의 딸 문선(19)양은 할머니의 성악 실력과 외할아버지의 음악 재능을 모두 물려받아 현재 미국 맨해튼 음악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있다. 유통부문을 맡고 있는 둘째 아들 채동석(41) 애경백화점 사장은 성균관대 철학과 3학년 때 미팅으로 만난 동갑내기 이정은(41)씨와 결혼해 졸업하기 전 1년 동안 학생 부부로 지내기도 했다. 채 사장은 미국 조지 워싱턴대 국제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1991년 애경에 합류했다. 현재 애경백화점,AK면세점, 수원애경역사, 평택역사 등 애경의 유통부문을 맡고 있다. 서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이씨는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프랜치 퓨전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이씨의 아버지 이병문(75)씨는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예편한 4성 해병대 사령관 출신으로 아세아시멘트 회장을 지냈다. 큰딸 채은정(42)씨는 외숙모가 같은 아파트에서 살던 안용찬(46) 애경 사장을 소개해줘 결혼한 경우다. 안 사장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과정 재학 당시 잠시 한국에 들렀을 때 채씨 외숙모의 권유로 은정씨를 만났다. 은정씨도 대학 3학년때 결혼했다. 은정씨는 이화여대 조소학과를 나와 미국 애크리하트대에서 그래픽을 전공한 뒤 1998년 애경산업에 들어왔다. 애경 마케팅지원부문 상무를 맡고 있다. 채 부회장과 연세대 경영학과 77학번 출신인 안 사장은 이미 대학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채 부회장은 “안 사장이 나의 고등학교 동창들과 친구 사이여서 이미 대학시절부터 안 사장을 알고 지냈다.”면서 “성실하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보니 여동생의 남자친구가 되어 있었고 유학을 끝낸 뒤 애경으로 꼭 와줄 것을 내가 청했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1987년 애경산업 마케팅부에 입사하기 이전 유학을 마치고 미국 폰즈사에서도 마케팅 담당 업무를 맡았다. 통역 장교 1기 출신인 안 사장의 아버지 안상호(76)씨는 육군 참모총장 수석 보좌관, 미국 엔지니어링 회사 플로 코리아의 한국 대표 등을 지냈다. 막내 아들 채승석(35) 애경개발 부사장은 50만평 18홀 규모의 경기도 광주시 중부 컨트리클럽을 운영하는 애경개발을 맡고 있다. 애경개발은 1987년 출발 당시부터 애경의 계열사중 유일하게 주력인 세제·화학과 동떨어진 업종이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한때 SBS아나운서로도 활동했던 한성주(31)씨와 99년 6월 결혼,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단국대 사학과 89학번인 채 부사장은 형제들 중 유일하게 어머니를 닮아 노래를 잘한다. 당초 친정에서 장 회장의 경영참여를 반대했지만 앙금은 남아 있지 않다. 조카들도 여럿 애경에 몸담고 있다. 둘째 오빠인 고 장성돈 전 애경유지 사장의 큰아들인 장인규(53)씨는 과거 애경PNT(전 경신산업) 사장으로 일하다 미국으로 이민갔고, 둘째 아들 장인원(49)씨는 계열사인 코스파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장 회장의 셋째 오빠인 고 장위돈씨가 낳은 3형제 중 큰아들인 우영(37)씨는 애경 화장품사업부장으로 있다. ●애경백화점에 남다른 애착 장 회장은 회사를 맡은 이후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한번도 울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큰아들 채 부회장이 1993년 9월10일 애경백화점 개점식 인사말에서 “이 백화점을 돌아가신 아버님께 바칩니다.”라고 말한 순간 ‘마음이 온통 눈물로 범벅이 됐다.’고 회고했다. 애경백화점 본점인 서울 구로구점은 창업자인 남편 고 채몽인씨가 타계하는 순간까지 비누를 만들었던 창업 터전이다.1958년 우리나라 최초의 미용 비누인 ‘미향’을 만든 곳으로 70년대까지 ‘트리오’ 등 세제를 만들다 공장이 대전으로 옮겨가면서 계속 창고로 써왔다.“아버지가 물려준 땅이니 잘 연구해서 활용해보라.”고 맡긴 지 3년 만에 1만평 부지가 백화점으로 거듭났다. 장 회장은 애경백화점을 두고 ‘아버지와 아들의 만남´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지금도 두 아들이 사이좋게 이 백화점 5층에서 함께 사무실을 쓰고 있다. 장 회장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백화점을 다녀갈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이유다. 장 회장은 즐기는 인생을 살아본 적이 없다. 채 부회장은 장 회장에 대해 “희생하는 삶만 사신 분”이라면서 “항상 어머니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아왔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여름휴가를 가본 적이 없고 남들이 취미를 물으면 ‘빨래’라고 대답할 정도로 아직도 집안 일을 혼자 한다. 말년에 잠시 정치에 참여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크게 어긋나는 길은 아니란 평이다.1997년 고사해 오던 여성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여성들이 기업하기 불편한 환경을 고쳐야 한다고 마음먹었다.1999년 민주당 신당창당 준비위원 공동대표로 영입된 뒤 백화점이 있는 구로를 텃밭삼아 16대 국회의원으로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왜 정치를 하느냐. 이미지 버린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여성경제인들을 도와야 한다는 선배로서의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더이상 정치에 참여할 뜻은 없다. ●가족간 우애는 애경의 힘 장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뗐다. 애경 창사 50주년을 맞았던 지난 2004년 구로동 본사 회장실을 비웠고 결재도 큰아들에게 모두 맡기고 보고도 받지 않는다. 애경복지재단 일에 관여하며 무역협회 부회장직만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취미삼아 중국어를 배우고 있고, 순환기계통이 안 좋은 탓에 홍콩에 침을 맞으러 다니고 있다. 살아오면서 가장 보람된 일로는 “아이들이 잘 자라주고 화목하게 지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간 볼썽사나운 재산 분쟁이 많은 재계에서 애경가문 형제들은 함께 회사를 키워가며 우애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채 부회장과 동생 채동석 사장은 10년 넘게 한 사무실을 쓰고 있다. 채 부회장은 “인맥이랄 만한 사람들을 알지도 못하고 술을 먹거나 함께 어울리는 대상이 모두 형제들이다.”면서 “네 남자가 모여 술을 자주 먹는다.”고 말했다. 며느리들도 친하다. 큰동서와 작은 동서도 단짝 친구 같다. 형제들이 화목할 수 있는 주요 원인이란 지적이다. 채 부회장은 1985년 입사한 뒤 점차 그룹의 덩치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1993년 애경백화점 구로점을 열며 유통업계에 뛰어든 뒤 AK면세점(2001년) 애경 2호점인 수원애경역사(2003년)로 확대했고 3호점 평택역사는 2009년 완공된다. 제주도와 함께 설립한 ㈜제주항공을 통해 2006년 6월부터 민간항공 사업도 벌인다. 채 부회장은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동생 채동석 사장은 유통부문을, 처남인 안용찬 사장이 생활용품 부문을 키우고 있다.2세대에 와서 생활용품과 기초화학의 양축을 키워가는 한편 유통과 항공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채 부회장은 고혈압이 있어 거의 매주 등산을 즐기고 있다. 유아세례를 받고 결혼식도 명동성당에서 올린 천주교 신자이지만 산을 자주 찾는 탓에 항상 절을 찾아 기도를 드리는 습관이 생겼다. 그는 산사를 찾을 때마다 “가족 모두 건강하고 화목하게 지내는 것에 항상 감사드린다는 내용으로 기도를 드리고 있다.”면서 “애경의 힘은 형제간의 우애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jhj@seoul.co.kr ■ 장회장 ‘유별난 시간개념’ 애경가(家) 사람들은 시간관념이 유별나다. 장영신 회장은 약속 시간보다 최소한 10분 먼저 도착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나는 사업상으로나 개인적으로 약속을 하면 꼭 10분 전에 나가 상대방을 기다린다. 약속 시간보다 단 5분이라도 늦는 사람은 첫 대면부터 뭔가 부족한 사람이란 평가를 하게 된다. 나는 부하 직원들을 평가할 때도 시간관념을 하나의 척도로 삼는다. 시간 하나 제대로 못지키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게 내 생각이다. 시간은 비즈니스를 포함한 모든 인간 관계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첫 관문이다. 약속 시간을 지키는 작은 사실 하나가 그 사람의 성격과 인격을 대변한다.”(자서전 ‘밀알심는 마음으로’에서) 그가 경영일선에 있을 때는 ‘나인 투 파이브’ 원칙을 지켰다.9시에 출근해 5시에 퇴근하는 게 아니라 늦어도 10시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5시면 기상하는 것이다. 일어나자마자 조간 신문을 읽고 그날의 주요 업무를 점검하고 계획했다. 새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도 아침 시간을 이용한다. 회의도 결재도 오전에 처리한다. 관청과 은행이 문을 여는 아침 9시 이전에는 하루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일을 놓은 지금도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은 그대로다. 그래서 애경에는 오전 8시만 되면 결재를 받기 위한 줄이 이어지고, 오전 9시면 그날 결재받는 것은 포기해야 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철저한 시간관념은 애경가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배어 있다. 아들 딸은 물론 며느리 사위 모두 새벽형 인간이다. 채형석 부회장은 한술 더 떠 새벽 4시면 일어나 아침밥을 꼭 챙겨먹고 출근한다. 약속 시간을 지키는 것도 마찬가지다. 식구들끼리 밥을 먹기로 하거나 아버지 산소에 가기 위해 모일 때는 아예 30분 먼저 나갈 정도다. 채 부회장은 “식사 시간을 통해 가족 모임이 주로 이뤄지는데 식당 문을 여는 시간이 바로 우리 가족이 만나는 시간”이라면서 “예컨대 6시에 모이기로 해도 식당이 문을 여는 오후 5시 30분이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여 있다.”고 전했다. 급한 성격 탓에 식사를 시작하면 1시간내에 모두 끝내고 일어선다. 한 번은 막내인 채승석 부사장이 아버지 산소에 가기 위해 약속한 정시에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이미 식구들이 모두 제사를 지낸 뒤 산에서 내려오고 있더라는 일화도 있다. jhj@seoul.co.kr ■ 장영신 회장과 제주와의 인연 장영신 회장의 ‘제주 사랑’은 남다르다. 그의 제주 인연은 1970년 창업주인 남편 고 채몽인 사장이 타계하면서 더 각별해졌다. 장 회장은 남편의 조의금 전액을 제주도 재경장학회에 기증했다. 장학회는 이 돈으로 지금까지 매년 30명, 모두 1300여명의 제주 출신 대학생을 후원했다. 제주도는 고 채 사장의 고향이다. 큰아들 채형석 부회장도 최소한 1년에 세차례 이상 제주도에 간다. 선산이 모두 중문 색달동에 있다. 꼭 성묘가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가끔 간다. 채 부회장은 “제주는 아버지의 고향이지만 저도 국민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건강이 안 좋아 제주도에 요양을 가셨을 때 동행했기 때문에 한동안 지낸 기억이 있어 친근하다.”면서 “할아버지가 조선시대 제주도에서 현감을 지내기도 했다는데 증조 할아버지까지만 기록이 있어 뿌리를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장 회장도 제주에서 지낸 시절이 있다. 경기여고 재학시절 6·25때 제주로 피란가 1년간 지냈다. 장 회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제주도 여성들을 보면서 여성이 얼마나 강한지를 깨달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애경은 제주도와 손잡고 내년 6월부터 도민의 숙원인 저가항공 시대 대열에 동참한다. 애경은 제주도와 합작해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을 만들었다.㈜제주항공의 왕복 비용은 기존 항공비용의 70% 수준인 11만원선.㈜제주항공의 애경 지분은 75%다. 채 부회장은 “이윤이 크게 나는 사업은 아니지만 중국과의 경쟁에서 영향을 받지 않을 영역이라고 보고 사업을 결심했다.”고 말하지만 주변에서는 “장 회장의 제주 사랑과 무관치 않다.”고 평가했다.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비정규직 차별철폐 당을 거점본부로”

    “비정규직 차별철폐 당을 거점본부로”

    권영길 민주노동당 임시대표는 18일 다시 대표로 돌아온 소감을 묻는 질문에 “처방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정신적 압박감이 어깨를 짓누른다.”는 말로 심경을 대신했다. 권 대표는 “10·26 재선거 결과가 위기를 몰고온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 당시 득표율이 창당 시점과 같다고 보면 처음으로 돌아간 것이 아닌가.”라며 새출발의 의지를 다졌다. 무엇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민노당에 등을 돌리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당에 비정규직운동본부를 설치했다. 임시대표의 첫 활동도 국회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 연대회의 간부들과의 간담회였다. 권 대표는 “차제에 당 조직체계를 비정규직 차별철폐 거점본부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민주노총과 동일체임을 강조할 계획이다. 당 대의원 지분의 30%를 차지하는 민주노총 몫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의견을 감안한 것이다. 쌀협상비준안 문제도 중요한 현안이다. 권 대표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오는 23일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할 것으로 알려지자 “농업회생을 위한 근본대책이 수립되기 전까지 민노당은 온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다.”며 ‘선(先) 대책수립’을 거듭 강조했다. 일각에서 관심이 끊이지 않는 열린우리당과의 공조 문제에 대해서는 “연정과 정책공조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국민의 정부 시절 도청 대상이었다는 보도에 대해 “국정원장들이 하도 부인해서 안전할 거라고 반신반의했다.”면서 “혹시 집안에 도청장치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노이로제에 걸렸었다.”고 술회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檢 대반격? 노대통령 DJ결별 수순?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신건씨의 구속과 관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 검증이 어려운 갖가지 ‘설’만 오가고 있다. 이중 원칙대로 수사하다 보니 사건이 확대됐다는 일반론 이외에 ‘검찰의 불만표출’과 ‘노 대통령의 DJ결별 수순’이라는 두 가지 관측이 그럴 듯하게 유포되고 있디. ‘검찰 불만설’은 천정배 법무장관이 타깃이다. 강정구 교수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데 대한 ‘반격’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 주장은 주요 국가원수들이 총집합하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관심의 초점이 APEC이 아닌 두 전직 원장의 구속으로 돌려졌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국정원장 구속건으로 APEC 분위기를 완전히 망쳤다.”면서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이 인사는 검찰의 불만표출 해석에 “그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16일 열린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도 구속과 관련, 검찰에 대한 강한 불만이 쏟아졌다. 최재천 의원은 “검찰이 1993년 이후 도청 전반에 대한 진상을 밝혀야 함에도 국민의 정부 책임자만 구속한 것은 불공평한 사법처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종석 의원은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 APEC 회의를 앞두고 구속방침을 정한 것은 부적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검찰 수뇌부는 불구속 의견을 제시했지만 끝내 구속됐다.”는 주장도 검찰 불만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와 관련, 천 장관은 “나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노무현 대통령의 장기플랜에 의한 김대중(DJ) 전대통령과의 결별 수순이라는 것. 내년 초 정치적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예상되는 노 대통령이 ‘새 정치’를 내걸면서 전 정부와의 차별화를 선언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최근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에서 “창당 초심으로 가야 한다.”며 민주당과의 통합론에 쐐기를 박는 발언을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 시나리오에는 김영삼(YS) 정부시절 도청전담팀인 미림팀을 건드리면서 YS와의 결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DJ와 YS의 정치행보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DJ가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향해 최근 “정치적 계승자”라고 말한 것은 현 정부와 깊은 연관성을 대외적으로 알려 결별의지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YS가 최근 DJ에게 전화를 하는 등 화해제스처를 보인 것도 현 정부의 결별의도에 ‘공동대응’하자는 의미가 함축돼 있다는 시나리오라는 소문도 있다.박준석 황장석기자 pjs@seoul.co.kr
  • 통합론·도청수사 싸고 노대통령-DJ 잇단 이상기류

    열린우리당에서 탄력을 받는 듯하던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노무현 대통령의 ‘창당 초심’ 언급으로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일부 통합 찬성론자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입을 다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내부는 그동안 통합론을 놓고 찬성·반대·시기상조론 등 3대 기류로 나눠져 왔다. 노 대통령의 사실상 ‘통합 반대’ 언급이 나오자 반대론자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시기상조론자들은 논란이 수면 아래로 잠복하게 됐다며 반겼다. 통합 찬성론자들은 갑자기 입조심을 하거나, 반발하는 두 갈래로 나눠졌다. 따라서 찬성론자 중 반발하는 세력을 빼고는 노 대통령의 ‘훈수’를 받아들이거나 최소한 반발을 보류한 셈이다. 통합론에 대해 ‘시기상조’라던 정세균 의장 등 지도부는 현 단계에서는 더 이상 불거지지 않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신뢰와 지지율 회복을 위해 당력을 집중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자칫 통합론이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해왔기 때문이다.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통합은 당내 공론화에 앞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나중의 문제’로 돌렸다. 오 부대표는 최근에도 전략적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친노계’인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는 노 대통령의 언급에 절대적 지지를 보냈다. 김희숙 대변인은 “민주당과의 통합 논의에 쐐기를 박는 의미”라면서 “지역구도 극복과 정당개혁을 내세우며 출발한 당이 근본으로 돌아가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당내 ‘정동영계’와 ‘김근태계’는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통합이 내년 지방선거 승패와 연관성이 높다는 지적이 있고, 그 이전에 전당대회 ‘빅매치’에서 통합론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득실이 달라지기 때문이다.‘김근태계’로 분류되는 민평련 소속 이인영 의원은 “대통령의 언급을 민주당과의 통합과 연결시키는 것은 지나치다.”면서도 “당이 쇄신하고 자기 모습을 갖춘 뒤 개혁세력과의 연계는 다시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범정동영계’로 분류되는 바른정치모임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반발 기류도 심상치 않다. 특히 호남지역 출신 의원들은 “노 대통령의 발언은 적절치 않다.”면서 정면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호남과 수도권 등 통합론 지지 세력들이 모여 대응방안을 모색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전남 여수 출신 주승용 의원은 “10·26 재선거 패배 이후 청와대가 당의 뜻을 따른다고 해놓고는 다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주 의원은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어느 누구와도 대화의 장을 열어놓는 게 창당 정신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론에 가장 적극적이던 ‘호남의 대부’ 염동연 의원이 노 대통령의 언급 이후 갑자기 입을 다물기 시작했다. 박준석 황장석기자 pjs@seoul.co.kr
  • [사설] 도청 단죄에 정치반발 안된다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신건씨가 어젯밤 구속됐다. 도청 근절을 그리도 다짐하던 김대중 정부가 뒤로는 이들 국정원장을 필두로 도청에 앞장섰다는 검찰의 수사결과는 충격을 넘어 좌절감마저 안겨준다. 김대중 전 대통령 진영이 강력 반발하고, 청와대와 여당마저 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을 보면서 과연 이 시대에 법치가 설 땅이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어젯밤 구속된 두 사람의 혐의는 엄중히 단죄해야 마땅한 범죄다. 자신들의 휘하에서 국정원이 대통령 친ㆍ인척 등 주요 인사 1800여명을 상시 도청했고,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기까지 이들은 부인과 거짓말로 일관했다. 심지어 범죄를 은폐하려 하기까지 했다. 국민들을 그동안 기망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동교동측은 국민들에게 한마디 사과하기는 커녕 “무도하고 형평에 어긋난다.”며 구속영장을 취소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 정부측은 김영삼 정부 시절 안기부 불법도청을 들먹이며 형평성을 거론했다.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하지 못한다지만 안기부 도청 역시 비난 받아 마땅한 범죄행위다. 죄질은 더 나빴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형평성 운운하며 면죄를 주장하는 것은 모든 범죄를 처벌하기 전엔 어떤 범죄도 처벌해선 안된다는 논리나 다름없다. 청와대와 여당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유감의 뜻을 밝힌 것도 검찰의 공정수사를 위협하는 부적절한 대응이다. 검찰의 향후 수사뿐 아니라 사법부의 심판에까지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즉각 중단해야 한다. 여당은 강정구 교수 불구속 처리와 비교하는 주장을 펴기도 하지만 개인의 사상·학문의 자유 영역과 국가기관의 조직적 범죄를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가기관의 불법행위를 단죄하는 데 정치권이 이해득실을 따져 왈가왈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호남정서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호남을 모독하는 일이다. 검찰 수사에 대한 간섭이 열린우리당 창당의 초심은 결코 아닐 것이다.
  • 노대통령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라”

    노대통령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라”

    “창당의 초심으로 돌아가라.” 열린우리당에서 창당 2년 만에 맞은 최대의 위기상황에 따른 돌파구로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여당 임시지도부와 만찬에서 던진 메시지다. 노 대통령이 언급한 창당정신은 일단 통합론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다시 통합할 거라면 왜 2년전에 분당했느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멀리 내다보면서 자신의 정치노선과 정책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국민들께 일관된 메시지를 주는 정당과 정치인이 중요하다.”면서 일관성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일시적으로 유불리만 따질 게 아니라 적어도 노선과 정책으로 정당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 자신의 노선과 정책에 충실하면서 멀리보고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의 현실론에 대해 노 대통령은 원칙론을 강조한 것이다. 핵심관계자는 “지역구도 극복 같은 큰 그림을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당·청분리 원칙도 거듭 확인했다.“당·정분리 원칙은 우리 정치문화의 변화에 따라 세워졌고 그에 따라 지켜온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이 원칙 하에서 당과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대화하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은 분권형 대통령이기 때문에 당적을 갖고 있지만 초연한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어려울 때 이 탓 저 탓 하지 말고 가자.”고 주문했다. 이어 “당이 분열되는 모습만 보이지 않더라도 기본은 하지 않겠는가.”라고 단합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정동영 통일·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당 복귀에 대해서는 “가라, 마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말해 조기복귀로 당의 전열정비를 기대하는 듯하다. 노 대통령의 이날 주목되는 언급은 ‘멀리보자.’는 대목이다. 노 대통령이 내년 초에 밝힐 국정운영 구상에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방안 등이 포함될지가 주목된다. 박정현 박지연기자 jhpark@seoul.co.kr
  • “종이당원 없애라” vs “창당정신 훼손”

    “종이당원 없애라” vs “창당정신 훼손”

    내년 2월1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우리당 내에서 기간당원제 문제가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각 계파들은 내년 지방선거에 이은 대선을 겨냥해 내부 저울질에 나서는 분위기다. 정세균 의장도 당헌·당규 개정 검토 입장을 보이고 있는 등 당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개정쪽으로 흐르고 있다. 그러나 유시민 의원이 이끄는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가 13일 폐지불가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강력 반발 중이다. ‘정동영(DY)계’를 중심으로 한 당내 주류측은 현 기간당원제의 비현실성을 이유로 대폭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기우는 듯하다.‘김근태계’는 크게 반대하지는 않지만, 대폭적 개정은 필요없다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정동영계와 온도차가 느껴진다. 두 대권주자가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자신들의 입지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미 당내에서는 당비 납부 기간 6개월로 정해진 기간당원제의 요건을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공직후보 선출시 국민참여경선 과정에서 일반당원의 참여허용과 여론조사를 반영하자는 등 구체안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계의 한 의원은 “기간당원제 고수를 주장하는 의원에게 ‘솔직히 기간당원 50만여명 가운데 90%는 종이당원 아니냐.’고 하자 ‘90%는 아니고 80% 정도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기간당원제는 밀실·정략·금품 공천을 없애고 당원 중심의 정치를 하겠다는 창당 정신이 담긴 제도지만 그동안 “외부인사 영입을 막는 장애물”,“소수파에 의해 정략적으로 좌우된다.”는 등 비판이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해 7월 2만 5000여명에 불과했던 우리당 당원 규모는 지난 2월 당원협의회장 선거를 전후 23만 5000여명으로 늘었다. 이어 3∼4월 재·보선 후보 경선과 전대를 마친 뒤 14만 8000명 수준으로 빠졌다가 내년 지방선거 공직 후보자 당내 경선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입당 마감일인 8월 말 50만여명으로 급증했다. 지방선거에 출마할 인물들이 대거 종이당원을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동영계인 ‘바른정치모임’의 김현미 의원은 최근 “선거에 이기는 정당을 해야 한다. 정당개혁, 정치개혁만 성공하면 된다는 분들이 있는데, 다른 데 가서 하라.”며 참정연측 유시민 의원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참정연은 종이당원 문제 해결에 공감하지만 당헌 개정까지는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참정연의 김희숙 대변인은 “일부에서 기간당원제 완화나 폐지를 주장하는데 당헌 틀 내에서 당규를 제정하면 된다.”고 밝혔다. 전대를 제외한 당내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 해체 문제도 논란거리다. 기간당원제를 포함해 당헌·당규를 개정하더라도 중앙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현재 중앙위의 20%를 점하고 있는 참정연측은 해체불가 입장이다. 개정안을 부결시킬 수 있는 마지막 방어막이기 때문에 해체불가에는 김근태계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재야파 모임인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의 한 의원은 “중앙위를 해체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생일떡 대신 반성문 우리당 ‘우울한 2돌’

    잇따른 재선거 완패와 지지율 하락으로 최악의 위기에 봉착한 열린우리당이 11일 창당 2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영등포 당사 앞마당에서 30분 남짓 진행된 기념식은 시종일관 침통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흔한 기념 떡도 없었고, 축하 화환도 노무현 대통령과 김원기 국회의장이 보낸 두 개뿐이었다. 한·일의원연맹 모임 때문에 불참한 문희상 전 의장을 비롯해 전임 지도부가 모두 빠진 가운데 의원 40여명과 당직자 등 200여명만 참석해 조촐했다.1년 전만 해도 신기남 전 의장 부친의 친일행적 파문으로 지도부가 교체돼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창당공신상’을 수상하며 “100년 정당을 만들자.”고 결의할 여유가 있었다. 조배숙 집행위원이 대표로 낭독한 ‘국민에게 드리는 글’에는 ‘반성’이 네 번씩이나 언급될 정도로 참담한 심경이 담겼다.“지난 2년 동안 자만심에 젖어 무사안일에 빠졌던 것은 아닌지, 지나친 도덕적 우월감에 사로잡혀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는 데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고백이 나왔다. 굳은 표정으로 단상에 선 정세균 의장은 ‘제2의 창당’을 각오한 뒤 일곱 가지의 계획과 각오를 밝혔다. 실천 방안으론 ▲당·정·청 의사소통 체계 확립 ▲경제 활성화와 중산층·서민 보호 ▲당 체제 정비와 지지도 복원을 통한 구심력 확보 ▲인재발굴 기획단 가동 ▲국민과의 대화 프로그램 추진 등을 내놨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구체적인 비전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중요한 이슈로 부각된 ‘통합론’만 보더라도 정 의장이 “지금은 당력을 모으고 민심을 얻는 것이 우선”이라고 추상적으로 언급하고 넘어간 까닭이다. 기간당원제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 어떤 방향도 제시하지 않고 “의견을 수렴해 내달 초 당헌·당규 개정작업에 착수하겠다.”고만 밝혀 내홍의 불씨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이날 기념식을 앞두고 중앙당 실국장급 당직자 40여명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편 야3당은 일제히 열린우리당이 창당 당시의 초심에서 벗어나 민생정치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민심을 두려워하고, 국민 정서를 아우르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과 민노당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각각 “얄팍한 합당론과 분파주의를 접어야 한다.”,“퇴행적인 통합론으로는 위기를 해소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與 통합논의 ‘네갈래 길’

    與 통합논의 ‘네갈래 길’

    “민주당과 통합하자.”“범민주세력과 대통합하자.”“영남민주화 세력과 연대하자.” “개혁으로 가자.”“실용으로 가자.” 열린우리당이 통합론과 정체성 재정립 논쟁으로 어지럽다. 두 이슈를 둘러싼 의견들은 백가쟁명식이다. 또다시 소모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세균 의장은 창당 2주년을 맞은 11일 향후 ‘로드맵’을 밝힐 예정이어서 이와 관련된 언급 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내분을 부채질할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원론적인 이야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통합론에는 여러 기류가 있다. 우선 민주당과의 통합을 놓고 찬성, 반대, 시기 상조 등으로 갈린다. 범민주세력 대통합의 이야기도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지도부로서도 통합 논의를 쉽게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호남출신과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세력들은 민주당과의 빠른 통합을 원하고 있다. 당내 중도보수 성향인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 소속 박상돈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통합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세균 의장은 최근 “지금은 통합론을 얘기할 타이밍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지금’에는 ‘향후 논의 가능’이 함축된 듯하다.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나중에 전략적으로 추진돼야 할 사항”이라면서 통합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친노계’인 참정연(참여정치연구회)은 ‘시대착오적’이라며 강력 반대했다. 이광철 의원은 “민주당과의 지역 향수에 빠지는 것은 정당개혁을 하자는 사람으로 잘못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기남 의원이 이끄는 신진보연대는 “국민이 기대하는 쇄신과는 거리가 먼 격화소양”이라고 말했다. 대안도 나오고 있다. 재야파가 주축인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은 민주세력 대통합론을 들고 나왔다. 이인영 의원은 “범민주 개혁세력의 대연대는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지금 당장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신진보연대도 민주주의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민주개혁세력의 대단결을 촉구했다. 민병두 의원은 민주당과의 통합에 앞서 영남 민주화세력과의 연대를 주장했다. 민 의원은 노동·시민세력·전통적 재야민주화세력과의 연대를 제안한 뒤 “이런 제세력과의 연대를 만들어내야 민주당이나 중부권신당의 견인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창당 2주년을 맞아 당 정체성 재정립 논의도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평련 소속 이인영 의원은 “경제민주화 사회경제적인 개혁이 중요하다.”면서 개혁을 강조했다. 신진보연대도 “국민의 지지를 다시 받는 길은 정체성을 분명히 세우고 개혁을 성공시키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개모는 ‘실용적 개혁’을 들고 나왔다. 박상돈 의원은 “실용적이지 않으면 개혁이 아니다.”면서 “눈 높이를 국민에 맞추고 국민이 피부에 느끼도록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seoul.co.kr
  • [사설] 민심 외면한 여당의 갈팡질팡 행보

    민심을 정말 모른다고밖에 달리 할 말이 없을 듯하다. 열린우리당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과연 이 당이 민심과 민생을 안중에 두고 있기나 한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재·보선에서 잇따라 패한 끝에 비상체제를 꾸린 열린우리당이 활로의 하나로 민주당과의 통합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당 일각의 주장에 불과하다지만 내년 5·31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 일정과 당내 분위기를 감안할 때 통합론은 상당기간 이어질 모양새다. 우리는 열린우리당의 이런 움직임이 자신들에게 27전27패의 재·보선 성적표를 안겨준 민의로부터 동떨어진 것임을 밝혀두고자 한다. 설령 열린우리당의 민주세력 통합론이 어느 정도 명분을 갖추고 있다 해도 지금은 집권여당으로서 정기국회의 민생현안에 주력해야지, 섣부른 통합론으로 우왕좌왕할 때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내일로 창당 2주년을 맞는 열린우리당의 현실은 참담하다. 정치개혁과 지역구도 타파를 내세워 ‘지역당의 기득권 세력’과 결별한 여당은 한때 지지율이 50%에 육박했고, 지난해 총선에서는 원내 과반인 152석의 압승을 거두기도 했다. 그런 여당이 불과 1년 반 만에 지지율 10%대의 연전연패 정당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어제 ‘국민과의 대화’에서 터져나왔던 것처럼 국정운영의 미숙함과 정체성 혼란, 당·정·청 부조화, 당 지도력 부재 등 원인 진단은 엇갈린다. 다만 분명한 것은 민주당과의 결별이 지금 지지도 추락의 직접적 이유는 아니라는 점이다. 열린우리당의 해법도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심 이반을 초래한 내부요인을 찾아 하나씩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 열린우리당의 과제는 정기국회의 민생입법과 예산안 처리에 주력하는 일일 것이다.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추진하다 여의치 않자 선거제도 개편에 나서고, 그러다 돌연 민주당과의 통합에 고개를 돌리는, 이런 식의 갈팡질팡 행태는 그만해야 한다. 민주당과 통합하든 말든 열린우리당이 선택할 문제이겠으나, 국민들은 좌고우면하는 여당의 모습이 그저 불안하기만 하다.
  • 盧, 우리당2돌 메시지 안보내기로

    청와대가 11일 열린우리당 창당 2주년 기념식에 ‘대통령 메시지’를 보내지 않기로 해 10·26 재선거 참패 이후 당·청간에 이상기류가 조성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식에 화환은 보내지만 의미를 담는 메시지는 없다.”며 “해마다 메시지를 보낼 수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 ‘생존의 짝짓기’ 시작됐다

    ‘생존의 짝짓기’ 시작됐다

    정치권이 내년 지방선거와 다가올 대선을 겨냥해 ‘몸집 부풀리기’에 본격 나섰다. 열린우리당이 민주당과의 통합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정치세력화를 선언한 뉴라이트와의 연합을 모색 중이다. 민주당과 조만간 창당될 국민중심당도 정권 창출이 어려운 ‘불임정당’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다각도로 통합이나 연대의 길을 찾고 있다. 열린우리당내 통합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호남지역과 수도권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선 민주당과의 재결합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 영남지역 인사 등 반발 세력을 고려해 선뜻 당력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 당직자는 “장기적으로 전략적 차원에서 고려할 수 있다.”면서 때가 오면 통합론이 전면에 대두될 것임을 시사했다. 통합론이 점점 힘을 얻는 데는 민주당의 미묘한 태도변화도 한몫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여당 내에서 새로운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민주당도 ‘창조적 파괴’를 통해 높은 차원의 한국정치 참여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여당의 통합론에 우회적으로 답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민노당과의 연대도 꾸준하게 추진중이다. 통합론에 줄곧 반대입장을 보인 민주당도 그러나 속내는 그리 편치 않아 보인다. 군소정당 무리에서 탈출하기 위해 역시 새로운 모색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뚜렷한 대권 후보가 없어 ‘불임정당’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독자생존을 위해서는 그럴싸한 ‘얼굴마담’을 찾아야 한다.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고건 전 총리 영입에 적극성을 띠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한 대표가 무소속 정몽준 의원을 만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충청권에 지역기반을 둔 국민중심당과의 통합·연대 가능성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확실한 지역기반을 가진 두 정당이 합쳐 ‘고건’이라는 대권 후보를 내자는 시나리오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자민련을 흡수한 국민중심당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확실한 ‘얼굴마담’이 없다는 것은 민주당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창당 이후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 민주당과의 연대에 적극성을 보이는 가운데 다른 정당과의 접촉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여당과의 접촉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신국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정책이 맞으면 한나라당과의 연대도 가능하다.”면서 문을 더욱 넓게 열었다. 10·26 재선거 압승으로 느긋한 행보를 보였던 한나라당도 전열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일차적으로 보다 많은 아군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근혜 대표가 지난 7일 신보수주의 단체인 뉴라이트 창립대회에 참석해 연합을 언급한 것도 세 확산 의지로 해석된다. 당 인재영입위원회도 최근 토론회를 열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인재영입 준비에 착수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seoul.co.kr
  • [오늘의 눈] 마음이 ‘콩밭’에 있는데…/이천열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당초 예상한 대로 국민중심당과 자민련이 통합에 합의했다. 국민중심당을 주도하고 있는 심대평 충남도지사가 그럴듯한 수사로 신당 창당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지역 패권주의의 폐해를 고치고 극복하는 밑거름이 되는 신당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충청권 등지에서 회자되는 ‘도로 자민련’이란 비아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만큼 창당의 의미와 명분이 상당부분 훼손될 수밖에 없다. 신당이 앞으로 어떤 정치세력과 손을 잡을지는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참여인사 상당수도 심 지사 본인이 탈당하기 전에 몸 담았던 자민련 의원과 당원들이다. 행정수도 선정과 행정도시 건설 반대활동이 있을 때마다 “지역분할과 갈등을 조장한다.”면서 비난을 하던 심 지사가 이제는 이에 앞장서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지역주의 타파를 갈구해 온 국민들의 여망을 또 한번 짓밟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심 지사가 신당 창당에 나서면서 충남도 조직과 직원의 공직기강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도 산하기관에 있는 공무원 출신 임원이 창당작업에 참여하고, 일부 간부들이 지방선거에서 국민중심당 공천을 받겠다며 뛰쳐나갔다. 일부 현직 간부들도 나갈 기회를 노리고 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데 일이 손에 잡힐 리가 만무다. 공직기강도 문란해져 저잣거리에서나 있을 법한 공무원의 추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밤 충남도 모 계장이 만취해 식당 여종업원의 뺨을 때리는가 하면, 다른 계장은 성인오락실에서 “700만원을 잃었는데 절반을 주지않으면 불법 영업사실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경찰에 입건되기도 됐다. 바로 ‘레임 덕’ 현상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심 지사가 만에 하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현직의 프리미엄을 최대한 누리려고 사퇴를 늦추고 있다면 제발 그만 접기를 당부한다. 조직관리가 이 지경인데 “임기를 채우는 게 도민에 대한 도리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더이상 설득력이 떨어진다. 도지사라는 자리가 도나 도민과 무관한, 개인적 정치활동에 치중하라고 혈세로 적잖은 월급과 판공비, 관용차를 주면서 뽑아준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천열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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