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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천정배의 ‘허언(虛言)’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천정배의 ‘허언(虛言)’

    열린우리당이 너무 시끄럽다. 국정운영을 책임진 집권여당으로서의 책무는 망각한 채 정계개편 소용돌이의 한 복판에 서 있다. 민주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통합신당론’과 도로 민주당은 안된다는 ‘재창당론’으로 나뉘어 친노(盧) 그룹과 반노·비노 그룹간의 첨예한 세대결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형국이다. 한마디로 당 해체냐, 당 사수냐의 선택이다. 당청 갈등도 위험 수위를 오락가락한다. 급기야 김한길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현실정치에서 손을 떼줄 것을 요구하는 ‘하극상’의 모습까지 연출했다. 이처럼 당내 갈등 국면이 심화된 데는 대권 예비주자인 천정배 의원의 지난달 29일 발언을 빼놓을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천 의원은 2003년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 주춧돌 역할을 한 ‘천·신·정’ 트리오의 한 명이다. 개혁 성향이 돋보인다 해서 원내 제1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됐고 노 대통령 밑에서 법무부 장관까지 지냈다. 더욱이 그는 노 대통령이 2002년 대통령후보 경선의 깃발을 들었을 때 이를 지지한 유일한 현역 의원이었다. 우리당이 출범하기 전 민주당 신·구주류간 갈등이 치열할 때는 노 대통령의 뜻을 가장 충실히 실천한 ‘향도’역이란 얘기도 들었다. 그만큼 노 대통령과 천 의원은 동지적 관계였다. 당시 천 의원은 미국의 공화당이나 민주당, 영국의 노동당이나 보수당처럼 100년 이상 지속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장담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특히 지역주의 극복과 아래로부터의 공천을 골자로 한 정당 개혁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누누이 강조했었다. 비스름한 시기에 이광재 청와대 상황실장의 경질을 주장하면서는 “노무현 정부는 수십년, 아니 수백년간 민초들이 피흘리고 싸우고 희생해서 가까스로 만든 정부”라고 했던 천 의원이다. 그런 그가 당의 간판을 내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통합신당 논의를 공식 제안한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그 많은 명분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며 산고 끝에 당을 만들어 놓고 3년도 채 안된 시점에서 사실상 당을 해체하는 쪽에 섰으니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것도 3년 전 낯 뜨거울 정도의 난투극 끝에 이혼한 민주당과 재결합을 추진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치 도의적 측면에서 한번쯤은 당의 간판으로 대선이나 총선을 치러야 하지 않느냐는 반론도 적지 않다. 천 의원은 그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목포 방문행사에도 참석했다. 대권까지 노리는 그로선 호남이란 전략적 요충지를 버릴 수 없는 현실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이런 것들은 포말 정당의 주역이었음을 자기고백하는 것에 진배 없다.100년 정당을 만들겠다고 큰소리쳐 놓고는 어떤 이유에서 3년 만에 간판을 내리겠다고 하는지 천 의원은 대국민 속죄록부터 써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정치사의 망령인 지역주의 복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렇게까지 이른 데는 노 대통령의 잘못이 크다. 국민들의 커다란 실망감과 경제적 낭패감은 상상 이상이다. 그럼에도 오로지 대선과 총선을 겨냥한 이합집산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더구나 지금은 북핵 실험으로 남남갈등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국민이 납득할 만한 명분과 원칙, 이념적 좌표는 갈수록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정치는 결국 정도(正道)로 가야 훗날 훌륭한 평가를 받게 된다. jthan@seoul.co.kr
  • [사설] 대통령과 與, 신당 갈등을 우려한다

    정계개편을 둘러싸고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간 갈등 양상이 심상찮다. 대다수 여당 인사들은 헤쳐모여식 통합신당을 추진할 뜻을 밝히고 있다. 반면 노 대통령은 직·간접적으로 ‘열린우리당 사수’ 의지를 천명했다. 북한 핵실험 강행 후 국가안보가 큰 위기에 빠졌고, 민생경제는 흔들린다. 대통령과 여당이 이렇듯 정치게임에 몰두한다면 나라가 어디로 갈지 심히 불안하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어제 노 대통령이 안보·경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정계개편 논의에서 비껴나라고 요청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널리 인재를 구해서 안보·경제 위기 관리체제로서의 드림팀 내각을 짜야 한다.”라고 말했다. 야당이 요구해 온 비상내각 구성을 염두에 두었다면 당·청 갈등은 신당을 넘어 노 대통령의 위상까지 흔드는, 심각한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 대해 노 대통령과 여당은 함께 책임을 느껴야 한다. 아무리 당정분리라지만 대통령이 여당에게서 공격 받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여당이 어려움에 빠졌더라도 대통령이 대화와 의견수렴을 통해 전체를 아우르는 자세를 갖는다면 이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여당 인사들도 통합신당의 명분을 차분히 따지면서 조용히 내부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옳은 태도다. 무엇보다 지금은 대통령과 여당이 정치투쟁을 벌일 때가 아니다. 노 대통령은 외교안보와 경제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하지만 새 외교안보 라인에 기용되리라 예상되는 인사의 면면이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은 유감스럽다. 여당 역시 정계개편 논의를 접고 안보태세 확립과 경제회생을 도와야 할 것이다. 여당 지지도는 신당 창당보다는 국정운영 성과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 [오일만 기자의 여의도 프리즘] 고건 ‘지지율 3위’ 돌파구 2일 ‘新黨승부수’ 던질까

    [오일만 기자의 여의도 프리즘] 고건 ‘지지율 3위’ 돌파구 2일 ‘新黨승부수’ 던질까

    줄탁동기( 啄同機).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의미다. 선종(禪宗)의 공안 가운데 하나다. 10·25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여권은 다시 정계개편의 회오리에 휘말리는 분위기다. 범여권 통합론이 기세를 올리는 요즘 고건 전 총리는 측근들에게 ‘줄탁동기’라는 말을 즐겨 쓴다고 한다.‘병아리(정계개편)’를 ‘알(정치권)’에서 꺼내기 위해서 자신이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고 전 총리는 요즘 분명 심경의 변화를 겪는 것 같다. 당초 그가 기대했던 ‘범여권 추대’ 구상은 이미 물건너 가는 분위기다. 그를 둘러싼 정치적 지형은 시시각각 불리하게 돌아간다. 측근들 사이에서도 뭔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자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팽하다. 고 전 총리는 ‘돌다리를 두들기고도 건너지 않는다.’는 인물로 유명하다. 좋은 말로 신중하지만 결단력이 없다는 의미도 된다.‘기다림의 달인’으로 불리는 고 전 총리에게 드디어 승부의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고 전 총리의 결심이 최근 ‘신당 창당’으로 기울어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측근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고 전 총리는 조만간 ‘고건 신당’의 움직임을 시작하면서 여권을 향해 ‘제3지대 통합론’을 던질 가능성이 크다. 일종의 ‘헤쳐모여식 여권 통합’의 구상이다. 최종 목표는 지론인 ‘중도개혁세력 통합’이지만 일종의 전술적 노림수 성격이 강하다. 그는 그동안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내부의 지지 그룹과 물밑접촉을 갖고 이들의 의견을 청취해 왔다고 한다.“지리멸렬한 여권의 통합을 위해선 구심력을 가진 독자적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측근들의 충고였다. 움직이는 시기는 오는 2일이다. 청주에서 열리는 ‘미래와 경제’ 포럼에서 1차로 ‘애드벌룬’을 띄운다는 복안이다. 내부적으로 정기국회가 끝나고 북핵 위기가 가라앉는 연말쯤으로 창당 시기를 잡아놓고 있다. 고 전 총리의 최대 위기는 ‘거품’이 꺼지면서 다가왔다. 지난 9월까지도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수위를 달렸지만 한반도 북핵 위기가 몰려오면서 ‘붙박이 3위’로 전락했다. 그동안 실체보다 ‘고평가’돼 왔다는 정치시장의 반응일 수도 있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 민심’의 기류도 심상치 않다. 민주당이 호남 ‘맹주’로 복귀했고 햇볕정책에 부정적인 고 전 총리를 겨냥하듯 김대중 전대통령은 ‘햇볕정책 사수’을 외치며 호남 민심을 결집 중이다. 고 전 총리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형국이다. 정치적 자산인 ‘통합의 리더십’과 ‘관리형 CEO’의 이미지가 혼돈의 ‘난세’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그로서 아픈 대목이다. 최근 ‘불도저’의 이미지를 지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상종가를 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할 것이다. 그가 쌓아 놓은 ‘균형과 통합’의 이미지와 새롭게 요구되는 ‘강력하고 창조적인 리더십’의 어느 선에서 대권의 좌표를 설정할지 두고 볼일이다. oilman@seoul.co.kr
  • ‘親盧 非盧’ 정계개편 勢대결 가나

    노무현 대통령이 여당의 신당 논의에 대해 “전당대회에서 겨뤄 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은 통합신당론과 당 개조론 또는 열린우리당 사수론을 내놓고 당원의 심판을 받자는 ‘특유의 승부수’로 읽힌다. 전당대회에서 당의 정통성이란 명분뿐 아니라 현재 열린우리당이 받고 있는 정부지원금과 비례대표의원직 승계 등의 실리를 놓고 선택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친노(親盧)’세력의 입장은 정확히 노 대통령을 대변한다. 이광재 의원은 당의 진로를 어떻게 정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전당대회에서 당을 사수할 것인지, 아니면 해체하고 신당을 건설할 것인지에 대해서 표 대결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1인 2표제’를 ‘1인 1표제’로 바꿔서 당의 진로를 밝혀야 한다.”고 밝혀 전당대회에서 치열하게 맞붙을 것임을 시사했다. 친노 의원들은 진작부터 당내 다른 의원들을 포섭하는 작업을 해왔지만 그다지 소득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왼팔’로 불리는 안희정씨는 ‘8·15 특별사면’에서 복권되자마자 곧바로 여당의 젊은 의원들을 잇따라 접촉,“노 대통령과 함께 가자.”고 설득했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안씨와 만난 한 의원은 전했다.2일 예정된 당의 의원총회는 크게 볼 때 ‘친노 대 비(非)·반(反)노’ 간 대결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당의 대다수 의원들은 ‘큰 틀에서 통합신당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동영·김근태·천정배 등 대선을 겨냥중인 잠룡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의원 그룹들은 통합신당 지지로 뜻을 모으는 양상이다. 김근태 의장이 중심인 재야파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연)’는 1일 저녁 비상모임을 갖고 당의 발전적 해체와 통합신당을 창당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정동영 전 의장과 가까운 의원들도 모임을 갖고 조만간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탈(脫)계파 초선의원 모임인 ‘처음처럼’이나 중도성향 초선모임 ‘국민의 길’ 등도 2일 의원총회 전 모임을 갖는다. 하지만 당의 진로에 대한 이견에도 불구,‘전당대회 승부’에는 통합신당론 추진 측도 대체로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전당대회 개최를 중심으로 일단 갈등을 봉합할 가능성도 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씨줄날줄] DJ 그늘/이목희 논설위원

    남재희 전 국회의원은 최근 펴낸 ‘아주 사적인 정치비망록’이라는 저서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에 대해 “대단히 머리가 좋은 사람으로 내가 항상 존경하고 두려워해 왔었다.”고 적었다. 남 전 의원은 특히 ‘말의 정치’ 측면에서 DJ를 높게 평가했다. 1987년 대통령선거에서 노태우 후보쪽에 있었던 남 전 의원은 ‘위대한 평민의 시대’를 캐치프레이즈로 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고 한다. 노태우 진영은 이를 변형해 ‘보통사람의 시대’란 용어를 선택했다. 그때 DJ는 ‘평민당(평화민주당의 약칭)’을 창당했다. 서민이 중심에 서는 정치를 함께 예견한 셈이다.DJ는 이어 ‘햇볕정책’이란 말을 공식 정치용어로 등장시켰다. 서민정치와 햇볕정책, 지금 한국 사회를 요동치게 하는 두가지 쟁점어는 모두 DJ가 만들어 낸 것이다. DJ가 지난 주말 8년만에 고향 목포를 방문해 ‘無湖南 無國家(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란 글을 남겼다.DJ의 총기가 예전처럼 작동한다고 전제하면 굉장한 ‘정치 언어’다. 군사정권 시절 차별받던 호남인들에게 “표로 뭉쳐야 한다.”는 전략적 사고를 말과 행동으로 학습시킨 이가 DJ였다. 나중에 영남, 충청권이 따라왔지만 전략적 투표에서 아직 호남권이 앞서 간다.DJ의 은퇴 후 영향력이 다른 이보다 훨씬 큰 배경이 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DJ가 일궈놓은 전략적 득표기반으로 갑자기 떠서 당선까지 되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면서 DJ그늘을 벗어나려 했다. 이후 정책에서, 또 인사에서 탈(脫)DJ 현상이 나타나자 호남인의 전략투표가 본격화했다. 그 결과 열린우리당은 40전 40패라는 치욕의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다. DJ가 햇볕정책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시 나섰다. 호남인들의 전략투표 성향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 심지어 한나라당 당직자마저 호남권에서는 햇볕정책을 헐뜯지 못했다.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들도 DJ그늘 복귀를 외치기 시작했다. 노 대통령 측근 그룹은 노사모 재건 등으로 맞받아칠 조짐이다. 노 대통령과 DJ의 치열한 수싸움을 제대로 읽어야 내년 대선 정국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여당 해체 앞장서는 창당 핵심들

    집권여당 꼴이 말이 아니다. 지도부에서부터 초선의원들까지 당을 허물고 새로 짓는 궁리에 날 새는 줄 모른다. 정기국회는 어디 가고 북핵은 어찌됐는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100년 정당을 표방한 열린우리당이 불과 3년 만에 이렇듯 제풀에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 마음은 착잡하다. 국민에게 버림 받은 상황에서 살 길을 찾겠다는 몸부림인 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이 지금 누구를, 무엇을 위해 아우성치는지 생각하면 연민에 앞서 분노가 치밀 뿐이다. 더구나 창당의 주역들이 별다른 반성도 않고 서슴없이 창당 실패와 당 해체를 거론하는 몰염치한 모습은 지켜보기조차 민망하다. 3년 전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들은 지역구도와 파벌·보스정치의 벽을 허물고 정책과 이념으로 승부하는 개혁적 전국정당을 만들겠다며 민주당을 깨고 나왔다. 이에 국민들은 이듬해 총선에서 이들에게 과반의석을 안겨주며 한껏 힘을 보탰다. 개혁의지를 바탕으로 국정을 올바로 이끌라는 염원이었다. 그러나 그 뒤 2년반 이들이 국민에게 돌려준 것은 실망뿐이었다. 거듭된 정책혼선과 대내외 갈등 속에 지지율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재·보선 40전 전패, 당 대표 9명 등장이라는 진기록만 연출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금 여당에는 ‘집권 중 해체’라는 초유의 사태에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없다. 창당주역, 이른바 ‘천·신·정’의 한 명인 정동영 전 의장이 창당 실패를 자인했으나 책임을 지겠다는 말은 없었다. 엊그제 신당을 주장한 천정배 의원은 ‘동력 상실’이라는 묘한 말로 창당실패론을 비켜갔다. 김근태 의장, 신기남 의원도 마찬가지다. 신당이든 통합이든 열린우리당이 결정할 일이다. 그러나 창당 주역들만은 정계개편의 앞 줄에 설 것이 아니라 당 실패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장영달 의원 말처럼 그 당에는 정녕 침몰하는 자신의 배와 운명을 함께할 선장조차 없다는 말인가.
  • 與 신당·재창당 갈등 표면화

    與 신당·재창당 갈등 표면화

    정계개편 방향을 둘러싼 열린우리당내 논란이 당 해체를 통한 전면적인 ‘통합신당론’과 리모델링 수준의 ‘재창당론’ 등 두 줄기로 나뉘어 ‘비·반노’ 세력과 ‘친노’ 세력간 대결이 표면화되고 있다. 우리당 비상대책위는 휴일인 지난 29일 오후 긴급 회의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례회의를 통해 “정계개편 논의를 비대위 중심으로 질서있게 해나간다.”는 원론만을 확인하고 우선은 국정감사와 예산, 법안처리에 집중하고 정기국회 이후로 정계개편 논의를 미루자는 입장을 정리했다. ●통합신당의 주체는 당내 다수를 형성하고 있는 통합신당론자들은 비대위는 정계개편을 논의하기에 적절치 못하다고 전제, 특별기구 구성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김근태 의장과 문희상 상임위원 등 지도부는 ‘속도조절론’을 주장하고 있다. 특위 구성문제와 관련, 한 핵심당직자는 “29일에도 오후 3시에 열렸던 당직자 회의에서는 비대위와 별도로 특별기구를 만들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비대위 회의에서는 ‘비대위 중심’으로 뒤집혔다.”며 “의원들과 당직자 대다수는 특위 구성쪽”이라고 전했다. ●배제해야 할 세력은 열린우리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지난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던 선거구도를 해체한 것을 (여권이) 깊이 반성하고 재고해야 한다.”면서 “아직 지역감정이 없어지지 않았는데 있는 걸 없다고 해서 우리가 비현실적인 상황을 갖고 왔다.”며 ‘텃밭 복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친노그룹은 통합신당론을 “지역주의 구도로의 회귀”라고 비난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씨와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 이광재·백원우 의원 등이 분화된 ‘노사모’의 단합과 재결집을 위한 활동에 나서는 등 ‘당 사수’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신당특위 구성’을 제안했던 천정배 전 법무장관은 30일 KBS 라디오에 출연,“(신당 논의는) 우리의 장래에 관한 것인 만큼, 대통령 퇴임 후에도 정치를 하게 될 사람들이 주도해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 배제론에 한표를 던졌다. ●다음달 2일 의원총회서 개편 논의 열린우리당은 다음달 2일 의원총회를 갖고 정계개편을 본격적으로 논의키로 해 양측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호남지역 한 초선 의원은 “통합신당 흐름에 찬성하지 않는 친노 그룹은 많아야 10여명인데, 정 싫으면 자기들이 나가면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도 당원이라는 점을 참고하면 될 것”이라고 말해 여당 내 논의가 무르익으면 노 대통령이 발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與 ‘신당 추진 특위’ 일단 보류

    여권의 ‘잠룡’으로 꼽히는 천정배 의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2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목포 방문에 참석한 뒤 29일엔 ‘대통합 신당 추진’의 화두를 던졌다. 천 의원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당 창당 논의와 활동을 담당할 특별기구 설치를 당 지도부에 건의한다.”며 “신당 창당에 관해 우리당 안에서 공식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한 핵심인물인 천 의원이 신당 추진을 공개적으로 촉구, 정계개편을 둘러싼 당내 논란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천 의원은 “결코 무원칙한 세력연합이거나 특정세력을 배제하는 신당이어서는 안 된다.”며 통합의 원칙을 밝힌 뒤 “신당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정당과 세력은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고 모두 평등하게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4시간 동안 정계개편 방법에 대해 난상토론을 했다. 비대위는 정계개편을 체제적으로 질서있게 논의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지만,‘통합신당’을 추진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 등에 대해서는 일단 보류키로 했다.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盧의 사람들’ 노사모 재건 투어?

    ‘盧의 사람들’ 노사모 재건 투어?

    노무현 대통령의 386세대 측근그룹의 ‘왼팔’격인 안희정씨와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이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재건을 위해 비밀리에 전국 투어를 하고 있는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8·15특별사면으로 정치적 활동이 자유로워진 안씨와 여씨는 최근 천안지역 노사모 간담회 등에 참석해 “정계개편을 앞두고 시대적 소명이 남아있으니 우리가 역할을 하자.”면서 “노 대통령의 당선 4주년이 되는 오는 12월19일에 다같이 모여 세를 과시하자.” 등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친노직계인 이광재(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의원과 백원우(전 청와대 행정관) 의원이 지난 15일 경남 노사모가 함안공설운동장에서 연 가을운동회에 참석해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열린우리당이 ‘헤쳐 모여’식 신당을 창당할 경우 “노무현 대통령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심심찮게 제기되는 가운데 노 대통령을 지원하는 핵심적인 외곽조직인 ‘노사모’가 재건될 경우 신당창당 및 정계개편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이광재 의원 등 친노직계는 최근 정계개편 논의에 대해 “열린우리당 사수”를 외치고 있어 노사모가 전국 단위로 재건될 경우 친노직계의 목소리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노사모의 관계자는 “안희정씨가 전국을 돌면서 노사모 전·현직 관계자들을 만나고,40∼50명씩 이뤄지는 지역 간담회에 참석한다는 소문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노 대통령에게 우군이 없으니 다시 한번 노사모가 힘을 모으자.”면서 “대장을 위해서 한·미자유무역협정(한·미FTA)이 체결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참여정부의 지지 기반 세력들이 한·미FTA를 반대하기 때문에 이같은 요청을 한 것이다. 그는 “노 대통령의 퇴임이 다가오니 친노세력이 집결해 현재의 정권 재창출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도인 것 같다.”면서 “그러나 노사모 내부에서도 안씨와 여씨의 움직임에 대해 반드시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내부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친노 세력 집결’은 유시민 장관과 개혁당,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영남, 국민참여1219, 언론개혁진영 등이 모두 모여야만 가능하지 노사모 세력만으로는 안 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씨와 여씨의 ‘노사모 재건’ 움직임에 대해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도 비판과 우려의 소리가 높다. 경기도 지역의 한 의원은 “지금 시점에서 노 대통령의 친위조직인 노사모를 재건한다는 것은 국민여론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외곽조직인 노사모가 분파적인 활동을 할 경우 ‘대통합’을 전제로 한 신당 창당에 장애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서울의 다른 의원은 “노사모 재건보다는 정계개편 등 더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소영 구혜영기자 symun@seoul.co.kr
  • “與 위기타개에 적임” 정세균 컴백설 솔솔

    산업자원부 장관인 정세균 열린우리당 전 의장의 ‘당 복귀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10·25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정계개편 논의로 술렁이는 여당 일부 의원들이 그의 이름을 거론하고 있다. 여당의 한 의원은 “당 위기를 타개하고 대선을 관리할 지도자로 정 장관이 적임이라는 의원들이 상당수 있다.”면서 “일부 의원들은 이런 뜻을 본인에게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또 다른 의원은 “정 장관에 대한 개인적 호불호(好不好)를 떠나 ‘창당 이후 당이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였던 시기는 지난해 정 장관이 당의장으로 있었던 때’라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여당의 각종 의원모임 내에선 정 장관 얘기가 심심치 않게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여러 의원들과 자주 만나 정치적인 현안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논의해왔다고 한다. 이와 관련, 정 장관측은 “당 일부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은데, 지금은 갈 때가 아니다. 당분간 더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쯤 당에 복귀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3월신당·속도조절·與유지’ 세 기류

    ‘3월신당·속도조절·與유지’ 세 기류

    10·25 재·보선으로 촉발된 정계개편 논의가 여당 내 계파간 샅바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당내 일부의 자제론 속에서도 한번 터진 봇물은 쉽사리 멈추지 않을 조짐이다. 오히려 그동안 각 계파와 의원모임 등이 갈고 닦았던 ‘대선 복안’의 밑그림들이 수면 위에서 격렬히 충돌하며 당내 핵분열을 재촉하는 양상이다. ●12월 전대론에 속도조절론까지 27일 쟁점의 불씨는 당 홍보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두 의원이 던졌다. 민 의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죽는 길이 사는 길이다’라는 글에서 ‘12월 조기 전당대회-3월 신당창당-6∼9월 경선’ 시나리오를 제기했다. 민 의원은 “현재의 비상대책위원회는 1월까지 당을 끌고 갈 힘이 없다.”면서 “당의 기득권 포기를 전제로 우리당·민주당·고건 전 총리·한나라당 내 개혁세력·시민사회세력이 망라해 평화복지세력을 아우르는 신당을 창당, 모든 후보가 평등한 조건에서 국민참여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전 의장도 민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통합신당 구상에 긍정적인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재·보선 이후 ‘무질서한’ 정계개편 논의에 제동을 거는 움직임도 이날 공식화됐다. 문희상·오영식 의원 등 무계파 중진·소장 모임인 ‘광장’과 김영춘·유기홍 의원 등 국회 교육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이날 “정치적 논란과 자해행위를 자제하고 정기국회 이후 체계 있고 질서 있는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며 속도조절론을 제기했다. 강봉균 정책위의장 등 실용주의 모임인 ‘실사구시’, 전병헌 의원 등 중도성향 모임인 ‘국민의 길’도 신중론에 가세했다. ●헤쳐모이기냐, 리모델링이냐 당내 정계개편론의 최대 쟁점은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을 안고 갈 것이냐로 모아지고 있다. 친노세력은 정동영·김근태계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당 해체 후 범민주세력의 신당 창당’이라는 시나리오에 난색을 표한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 지역구도 타파로 상징되는 창당정신을 부정해선 안 된다는 친노세력의 주장은 ‘도로 민주당’을 경계한 전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 기류와 같은 맥락이다. 재창당 형식의 당 개조와 리모델링을 통해 우리당 중심으로 정계개편을 이끌자는 것이다. 이는 정계개편 과정의 ‘노무현 배제’ 찬반 논란과도 무관치 않아 향후 적잖은 진통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근태,‘북핵과 통합’사이 김근태 당의장도 딜레마를 맞기는 마찬가지다. 김 의장이 ‘평화번영세력 결집’을 위해 ‘통합’을 시도하기에는 고건 전 총리든, 한화갑 민주당 대표든 ‘북핵’의 시각차가 김 의장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한 측근은 “통합신당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고 전 총리나 한 대표의 북핵해법이 김 의장과 달라 의중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적어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정도의 확답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하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며 갈길 바쁜 마음을 드러냈다. 구혜영 황장석기자 koohy@seoul.co.kr
  • [‘정계 개편론’ 각당 표정] 한나라, 경계속 주시

    한나라당에서는 일단 공개적인 정계개편 논의는 없다. 높은 정당 지지율 덕에 “우리와는 무관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그러면서도 10·25 재·보선 참패로 정계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설 여권을 향해서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인위적인 판 흔들기’에 두번 당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26일 “선거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실천적 자세로 임할 때 그나마 국민은 여당을 쳐다보기라도 할 것”이라면서 “여당이 턱도 없는 정계개편 수작을 한다든지, 판 흔들기와 같은 공작적 행태를 보인다면 영원히 버림받을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전여옥 최고위원은 “여당은 0패 전문당이며 분식 전문당”이라고 비꼰 뒤 “(국정 파탄에 대한) 책임도 없이 재창당하는 것은 매우 파렴치한 일로 국민은 이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황우여 사무총장도 “(재·보선 참패는)현 정부 여당에 근본적 정책변화를 국민이 요구하는 것”이라며 “여권은 다른 생각을 하지 말라.”고 가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여권에서 시작될 정계개편 움직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가 들린다. 다만,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은 “판을 흔들려고 해도 힘이 빠진 상황에서 거기에 빨려들어갈 사람은 한나라당이건 민주당이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사설] 한국 정치에 여당이 있기는 한가

    여당이 보이질 않는다. 북핵 사태와 가파른 경기 하강 등 나라 안팎이 비상국면에 놓였건만 정작 나라의 중심과 방향을 잡아야 할 여당은 어디에서도 찾을 길이 없다. 여당의 실종, 아니 사실상 해체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엊그제 실시된 재·보선에서 여당은 종적을 감췄다. 지난해 이후 40전 전패라는 참담한 재·보선 결과 이전에 기초단체장 후보조차 내지 못한 현실은 설명할 길이 없다. 지금 나라는 북핵을 둘러싸고 중차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 우리의 선택 하나하나가 나라의 성쇠를 가를 순간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집권여당은 대책은커녕 현실진단조차 못하고 있다. 포용정책의 존폐에서부터 대북제재의 수위에 이르기까지 갑론을박하기에 바쁘다. 청와대와 정부간, 정부 부처간, 당·정간, 그리고 당내에서까지 모조리 제각각이다. 신도시 개발,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경기침체 등 다른 현안들도 쌓여 있건만 여당은 조정기능을 상실했다. 사정이 이러니 지난 석달간 정책의원총회가 한번 없었고, 각 부처 장관들이 말을 뒤집고 나란히 앉아 딴소리를 해대는 것이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여당 스스로의 자기부정이다.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인 정동영 전 의장이 제기하고 김근태 의장이 거든 ‘창당실패론’은 얼핏 그간의 무능과 실정에 대한 겸허한 반성처럼 들린다. 그러나 속내는 따로 있는 듯하다. 민주당과의 재통합 등 대선을 겨냥한 정계개편의 동력을 만들어 보자는 심사 말이다. 이는 자신들에게 재·보선 40전 전패의 혹독한 채찍을 가한 민의를 잘못 보는 것이다. 민심은 여당을 다시 짜라는 것이 아니라, 한번이라도 여당을 제대로 해보라는 것이다. 총체적 난국의 진앙은 북핵이 아니라 집권세력의 대응이다. 진정 재·보선 민의를 받들겠다면 참패조차 역이용하겠다는 얄팍한 계산을 접고, 북핵문제부터 차분히 합일의 대응책을 세우기 바란다.
  • [‘정계 개편론’ 각당 표정] 민주 ‘與흔들기’ 시동

    10·25 재·보궐선거 해남·진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열린우리당 ‘흔들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선거 전패로 정계개편 논란에 휘말린 여당 의원들을 겨냥,‘헤쳐모여식 신당론’을 설파하고 있다. 한화갑 대표는 25일 여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과 여당 의원들의 탈당, 여당의 해산이 있으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제3의 원내교섭단체를 만들고, 그 원내교섭단체에서 창당 준비를 하자.”고 제안했다. 기존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의원이 20명 이상이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제3의 교섭단체’를 만들어 창당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민주당의 역사성, 전통성, 정체성이 지켜지면 헤쳐모여식 제3의 정당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방으로 여겨온 화순과 신안의 군수 선거에서 패배한 데 대해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한 대표는 ‘나름의 공천원칙에 의해 후보를 선정했다.’고 해명한 뒤 “전쟁(국회의원 선거)은 이겼는데 국지전에서 졌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불안한 여당 의원들이 당을 박차고 민주당 쪽으로 올 것이란 ‘설(說)’을 제기하고 있다. 부대표인 신중식 의원은 “여당 내의 의원들이 살기 위해 뛰쳐나올 것이다. 엑소더스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10·25 참패 與 새판짜기 ‘내홍’

    열린우리당이 ‘10·25 참패’ 이후 급속하게 정계개편의 ‘블랙홀’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생존을 위해 새판짜기가 불가피하다는 인식 속에서 조기 전당대회론·재창당론·헤쳐모여 신당론·통합수임기구론 등이 백가쟁명식으로 나돌고, 계파별 연쇄 모임이 잇따르는 등 내홍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또 비대위 만들어야 하나” 26일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한 참석자는 “침통, 절망 그 자체였다.”고 전했다. 일부 비대위원이 책임론을 제기하며 자진 사퇴를 제의하자 문희상 의원이 “지금 어느 누가 그만두고 싶지 않겠느냐. 하지만 그만두는 게 방법은 아니지 않으냐.”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관계자는 “새로 비대위를 꾸리는 것보다 원내대표가 당의장을 겸하면서 내년 초 전대까지 끌고 가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당내 고문단의 의견을 수렴한 뒤 29일 다시 회의를 열어 향후 방향 설정을 시도하고,30일이나 31일 의원총회를 갖기로 했다. 초선의원 모임인 ‘처음처럼’은 이날 의원 23명 이름으로 성명을 내어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대를 ‘늦어도 1월까지’로 앞당겨야 한다.”며 조기 전대를 제안했다. 하지만 또 다른 초선모임인 ‘국민의 길’ 운영위원인 전병헌 의원은 “기득권에 집착하려는 의도”라며 조기전대론에 반대했다. 통합론자인 염동연 전 사무총장은 “철저히 새 집을 짓기 위한 장이 돼야 하고, 전대 이후 통합 수임기구가 결정돼야 한다.”며 기존 정치결사체와 호남 중심의 정통민주세력, 경제전문가 등을 주축으로 한 ‘제3지대론’을 거듭 역설했다. 전날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의 ‘재창당’언급도 논란의 불씨가 됐다. 이날 비대위에서 일부 참석자는 “도대체 재창당이 무슨 뜻이냐.”,“왜 비대위와 상의도 없이 그런 얘기를 했느냐.”고 문제 삼았다. 김근태 의장은 “우리당은 기득권을 고집하지 않겠다. 평화번영세력 결집을 추진하겠다.”며 논란 확산을 차단했다. ●김근태측, 책임론에 “차라리 홀가분할 수도…” 당내 일각에서는 인천 남동을 선거의 ‘치욕스러운 3위’ 성적표와 개성공단 방문 논란 등을 이유로 김 의장 사퇴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동영 전 의장 등은 “지금 지도부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밝혀 내주 초 의원총회 등이 김 의장 거취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 의장측은 “이 참에 집권여당 의장이라는 무거운 갑옷을 벗어버리고 평화·번영 세력의 결집에 본격 나서는 것도 각오하고 있다.”면서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노 “도로 민주당은 안 돼”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역적인 분할구도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는 데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역구도로의 통합론 반대를 분명히 했다. 여권 관계자는 “‘도로 민주당’으로 가는 것은 지역주의로 회귀하는 것이므로 해답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구혜영 황장석기자 koohy@seoul.co.kr
  • 여당發 정계개편 ‘3대 변수’

    여당發 정계개편 ‘3대 변수’

    여권 인사들은 현재의 열린우리당 간판으로는 차기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10%대의 당지지율과 현재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당내 ‘잠룡’들의 한자리 숫자의 지지도를 감안했을 때 2002년처럼 ‘노란색 돌풍’을 일으킨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란 뜻이다. 여당 소속 의원들은 10·25재·보궐 선거의 참패 앞에서, 북한 핵실험으로 보수화되는 정치환경에서 또다시 갈대처럼 흔들리고 있다. 여당은 정계개편을 통해 대선의 동력을 찾고 싶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친노세력의 동향 등 3가지 변수를 극복해야하는 게 선결 과제일 것이다. ●고건은 신당논의에 참여하나 열린우리당의 고건 전 국무총리에 대한 ‘러브 콜’은 일방적이다. 유력한 대권주자들 중에서 그래도 여당과 힘을 합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무소속의 그밖에 없다. 범여권 인사로 두 자리 숫자의 인지도·지지도를 가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의 어설픈 국정운영에 신물이 난 국민들은 고 전 총리의 대과없는 행정가의 모습에서 위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 측은 최근 고 전 총리가 “여권의 통합신당 논의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하자 크게 고무되기도 했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그 후 침묵하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고 전 총리는 여권에서 신당의 틀을 완벽하게 정비하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추대를 기다리지,‘오픈프라이머리’와 같은 경쟁체제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한다. 여당이 그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당 대권주자의 지지율은 올라갈 것인가 40%대의 공고한 지지율을 자랑하는 한나라당과 10%의 열린우리당. 때문에 여당 의원들 대부분은 18대 총선에서 ‘배지’를 뗄 각오를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대표적 ‘잠룡’인 정동영 전 의장은 정계개편보다 자신의 지지율을 현재 5% 수준에서 1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첫번째 목표로 삼고 있다. 정계개편의 동력이 되려면 유의미한 지지도가 필요하다. 한 측근은 “지지율을 급속히 끌어올릴 방법은 고향인 호남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26일 전북대에서 강연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천정배 전 법무장관은 당에 복귀한 뒤 강연 정치를 시도했지만, 인지도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낮은 지지율은 김근태 의장 등 여당 잠룡들이 조기 정계개편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여당이나 잠룡들은 지지율 제고를 위해서 노무현 대통령과의 다소 과격한 수준의 새로운 관계설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영남권 유권자와 광범위한 친노세력을 의식할 때 운신의 폭이 좁다. ●친노 세력은 과연 침묵할까 조기 정계개편과 ‘헤쳐 모여’식 신당 창당 논의에 가장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당내 세력은 친노 세력이다. 이광재 의원은 “조기 정계개편 논의가 시작되는 것은 여당과 참여정부의 패배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정계개편 논의가 내년 전당대회 때까지는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노 측에선 “지금 정계개편 논의를 시작하면 여당은 더이상 여당이 될 수 없다.”면서 “지역주의 극복, 시대정신 구현이라는 창당정신을 버릴 것이냐.”고 반문한다. 친노 세력들은 정계개편이 ‘손쉬운’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문소영 구혜영기자 symun@seoul.co.kr
  • [10·25 재보선 여야 3당 표정] 우리당, 정계개편 논의 가속화될 듯

    25일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또다시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하고 참패의 늪에 빠진 열린우리당은 이미 예측했던 대로라는 듯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는 분위기였다. 그 연장선상에서 선거 완패에 따른 지도부 인책론보다 ‘선거 이후’에 닥쳐올 정국 설계도를 제시하는 데 주력하는 양상을 보였다. 당 지도부는 ‘재창당’‘통합’을 공식적으로 언급했고, 특히 당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처음처럼’이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조기 전당대회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져 당내 정계개편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개표가 시작되자 김근태 의장은 김한길 원내대표와 원혜영 사무총장,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 등 지도부와 함께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 들러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말만 거듭했다. 선거 결과가 드러나자 우상호 대변인은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면서 “집권 여당의 무거운 책임감으로 서민경제 회복과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은 향후 당의 진로에 대해 “쏟아져 나올 정계개편 주장에 대해 당의 공식입장을 정리하고 곧 재창당 기조와 방향을 제시하고 정기국회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스스로 창당 실패 거론하는 우리당

    창당 3주년을 앞두고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들이 창당 실패를 자인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100년 동안 집권 가능한 정당을 만들자.”며 창당을 주도했던 정동영 전 의장은 최근 “우리당 창당은 시대 정신을 담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창당 당시 원내대표를 맡았던 김근태 의장도 “민주당의 분당이 여당 비극의 씨앗이 됐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언급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열린우리당이 100년은커녕 3년도 못돼 실패론에 휩싸이는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다. 정치인들의 솔직한 반성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국정을 이끌어 온 여당의 자신감을 잃은 태도가 향후 국정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 통합의 깃발을 내걸고 창당한 열린우리당이 국민에게 외면당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너무 무력했고, 반성 또한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는 질책을 받아도 마땅할 것이다. 실패 자인론이 평가를 받으려면 좀더 진솔하고 깊이가 더해져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정치공학적 ‘고해성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정당정치 발전을 위해서라도 미래의 국정 비전과 긴밀하게 연계된 정당의 새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 실패 원인을 철저하게 진단해야 한다. 지역 통합을 내걸었지만 새로운 분열을 자초하지는 않았는지, 국정의 혼란과 난맥상에 당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깊이 있게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아울러 창당 실패 자인론이 국정 혼란의 책임을 청와대에 떠넘기고 자신들의 책임은 희석시키려는 식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스스로 책임을 지는 모습과 함께 새로운 모색을 할 때에야 비로소 국민의 마음이 열리게 될 것이다.
  • “스웨덴식 복지 패배 아닌 승리”

    “스웨덴식 복지 패배 아닌 승리”

    지난달 17일 스웨덴 총선에서 우파연합이 승리하자, 한국에서는 유럽식 사민주의 복지모델이 드디어 파탄났다는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그런데 정작 스웨덴을 공부한 학자들은 보수언론이 주도한 얄팍한 아전인수식 해석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번 기회에 스웨덴 모델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요청에 ‘오해의 결이 워낙 두껍게 쌓여 있어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조차 모르겠다.’(안상훈 서울대 교수)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다 안재흥 아주대 교수가 아예 ‘2006년 스웨덴 총선 결과의 해석-스웨덴 모델의 특성과 신정치의 아이러니’라는 글을 본지에 보내왔다. 이번 스웨덴 총선의 전말과 의미를 분석한 글이다. 안 교수는 서강대, 미시간대를 거쳐 스웨덴 웁살라대학에서 유럽 사민주의를 연구한 정치학자다. ●스웨덴 총선결과는 ‘시장의 완패’ 환호성의 배경에는 ‘사민당 패배=스웨덴 모델의 패배=시장의 승리’라는 공식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안 교수는 이번 총선결과가 외려 스웨덴 모델의 철저한 승리라 분석한다. 이번에 승리한 보수당은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같은 부자당·친기업당의 단골 메뉴인 ‘감세안’을 들고 나왔다가 창당 이래 최대의 참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감세안을 던져버리고 스웨덴 모델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끝에 승리했다. 보수당마저 스웨덴 모델을 지키겠다고 선언하고서야 집권할 수 있었으니 스웨덴 모델의 진정한 승리가 아니냐는 얘기다. 거꾸로 사민당의 패인은 실업과 복지같은 좌파적 이슈를 외면하고 ‘성장’,‘균형예산,‘물가안정’ 같은 우파 레퍼토리만 읊어댔다는 데 있다. ●사민당 패배는 복지개혁의 아이러니 안 교수는 이를 신정치, 즉 비난회피정치의 아이러니로 봤다. 세계화 시대 새로운 정치는 복지국가 개혁에 초점을 맞춘다. 문제는 총대를 누가 메느냐다. 복지혜택자들의 반발을 무릅써야 하는 위험은 크다. 이 비난을 피하는 데 사민당은 일단 유리하다. 최소한 ‘사민당이라면 엉뚱한 짓은 안 하겠지.’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게 바로 감세안처럼 급진적 처방을 내건 보수당이 대패하고 사민당이 계속 집권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이게 이번 총선에서 역전됐다. 사민당은 1994년 재집권한 뒤 보편적 복지주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복지개혁을 진행하면서 5%대의 높은 경제성장률까지 이뤄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완전고용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이런 성과만 강조하다 보니 신자유주의적으로 비쳐졌고,‘그래도 스웨덴 모델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약속한 보수당보다 더 반노동자적으로 인식된 것이다. ●‘극적인 전환’은 없다 그렇기에 안 교수는 ‘사민당의 우향우, 보수당의 좌향좌’ 현상이 이번 총선에서 두드러졌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극적인 전환’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았다. 스웨덴 정당사에서 이런 유연함은 언제나 있어왔다는 것이다.20세기 초 노조를 기반으로 집권한 사민당은 외려 “정치권력을 장악했으니 이제 민간기업에 우호적인 조건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한걸음 물러선 뒤 법인세 감면, 임금억제 등 온갖 투자유인책을 마련했다. 동시에 우파인 자유당은 스웨덴 모델의 가장 큰 문제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소유집중을 해결하기 위해 ‘임노동자기금’(이윤의 일부를 주식 형태로 노조에 줘 소유집중을 완화하자는 방안)을 제일 먼저 구상했던 정당이다. 스웨덴 총선에서 진정으로 배울 것은 현실에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정당의 이런 모습이라는 주장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조령모개/진경호 논설위원

    조령모개(朝令暮改)의 역사는 유구하다.‘사기(史記)’는 전한(前漢)시대, 즉 기원전 2세기 문제(文帝)의 어사대부 조조가 이 말을 썼다고 전한다. 관청의 잦은 부역 때문에 백성들이 도탄에 빠졌다며 아침에 내린 영(令)을 저녁에 거두는 식의 나라 운영을 바꿀 것을 상소했다고 한다. 정부의 잦은 정책변화가 민중을 고달프게 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는 모양이다. 우리 정치에서 정치인의 말바꾸기는 따로 사례를 정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일상화돼 있는 게 현실이다. 여자의 변신이 무죄라지만 정치인의 말바꾸기도 무죄라는 판결도 있다.2001년 DJP연합과 관련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서울지법 민사합의10부는 “유동적 정치현실에 따른 공약 파기가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으나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인과관계는 없다.”라고 판결한 바 있다. 그래서일까. 참여정부 들어 정치권의 말바꾸기 논란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 이름깨나 알려진 여야 정치인들 상당수가 말바꾸기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노무현 대통령만 해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반대를 엊그제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말로 뒤집었다. 열린우리당이 엊그제 조령모개의 백미를 선보였다. 대선후보 선출 방식으로 이른바 ‘오픈 프라이머리’라는 국민경선제 도입을 선언한 것이다. 인물을 좇는 과거 정치를 끝내자며 민주당을 뛰쳐 나와서는 결국 인물을 좇는 제도를 뽑아든 꼴이다. 이는 사실상 열린우리당이 창당 근거이자 개혁의 상징으로 내세웠던 기간당원제의 용도 폐기를 뜻한다. 정당의 존립이유인 정권 창출 과정에서 기간당원의 권리를 배제-비당원과 동등하게-하고 기간당원 정당이랄 수는 없는 것이다. 이 당의 오픈 프라이머리 TF팀 간사 백원우 의원은 “(국민경선제를 도입해도)당원의 참여가 가장 높을 것”이라고 했다.‘당직은 당원에게, 공직은 국민에게’라는 기치 아래 지지율 높은 후보를 뽑겠다고 택한 국민경선제의 취지와 부닥치는 발언이다. DJ에 따르면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고, 찰스 다윈은 “강한 생물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생물이 살아남는다.”고 했다. 적자생존의 법칙을 터득한(?) 열린우리당의 변신은 그래서 무죄인가?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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