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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여통합 ‘올드보이 잔치’

    범여통합 ‘올드보이 잔치’

    #1. 민주당이 신당 논란으로 시끄럽던 2003년 9월 당시 정대철 대표는 신당 찬성쪽이었고, 박상천·정균환 최고위원은 당 사수파였다. 때문에 연일 소집된 당무회의에서 박·정 최고위원은 정 대표의 양 옆에 앉아 의사봉을 감시하는 역할을 했다. 급기야는 사수파에서 의자를 뒤로 빼면서 정 대표가 엉덩방아를 찧는 육탄전까지 벌어졌다.4년가량이 흐른 지금 정대철·정균환 전 의원은 범여권 대통합추진모임(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의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추대됐고, 범여권의 또 다른 축인 통합민주당의 박상천 대표는 이들을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2. 2003년 민주당 분당을 주도했던 ‘얼굴’은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의원)이었다. 당시 이들은 당무회의 석상에서 사수파로부터 신체적인 위협을 받기도 했다. 그 후 대선 주자로 발돋움한 이들은 24일 대통합추진모임 발기인 대회에 나란히 얼굴을 내밀었다. 세월이 흘러도 범여권의 스크린에는 그 배우가 그 배우다.2007년 범여권 정계개편의 ‘주연’들은 4년 전 그대로다. 한나라당의 ‘올드보이’들이 조연으로 전락한 실상과 대조적이다. 왜 그런가. 유력 대선주자나 정치적 헤게모니의 부재, 그리고 지난 몇년간 열린우리당의 실패가 이들의 수명을 늘려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달라진 점도 있다. 범여권의 최대 주주인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태도 변화다.2003년에 수수방관했던 그는 지금 대통합을 사실상 추동하고 있다.4년 전보다 민주당 이탈 세력이 많은 근저엔 DJ의 위력이 작용하고 있다. 정균환 전 의원과 DJ의 차남 김홍업 의원이 대통합추진모임에 합류한 것은 대세를 가늠케 하는 요인이다. 진정 건재한 올드보이는 DJ라 할 만하다. DJ-노무현 대통령 연대설도 대통합추진모임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친노(親盧) 핵심인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은 지난주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신당이 참여정부를 부정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4년전과 마찬가지로 통합민주당의 틀을 고수하는 박상천 대표와 조순형 의원 등의 반발 기류가 끝까지 갈지는 불투명하다. 박 대표는 25일 김홍업·유선호 의원의 탈당과 관련,“배신행위이자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비난하면서도 “당원 70%는 독자적으로 가자고 하지만 험난한 길이고 앞을 내다보면서 안전한 길로 끌고 가야 하는 지도자로서 당원 결정대로 무조건 따라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대통합 합류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한나라당은 “도로 열린우리당”“DJ신당, 국정실패세력, 기회주의세력의 세탁공장”이라며 파상 공세를 펴고 있다. 강재섭 대표는 “국정파탄 세력들이 정권 연장을 획책하기 위한 정치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김상연 구혜영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제3지대 신당으로 국민 눈 가려지나

    열린우리당 의원 15명과 통합민주당의 의원 4명이 어제 동반 탈당했다. 이른바 ‘제3지대 대통합신당’을 만들기 위해 ‘미래창조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준비위’에 합류하겠다는 명분이었다. 이들 이외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과 박준영 전남지사, 박광태 광주시장 등도 오늘 통합민주당을 탈당해 가세한다고 한다. 신당 창준위측은 이날 “어떠한 기득권도 없는 제3지대에서 대통합의 용광로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국민이 몇이나 될까. 시민사회 그룹을 제외한, 범여권 탈당파 의원들과 친정인 한나라당을 버린 손학규 전 경기지사 세력 등 참여인사들의 면면에서 대통합의 이미지를 떠올리기는 어렵다. 미리 조를 짜놓고 차례로 당을 떠나는 듯한 범여권의 ‘기획탈당’ 대열을 지켜보는 것도 국민들 입장에선 짜증나는 일이다. 더욱이 통합민주당 내 김한길 공동대표 등은 당적을 보유한 채 신당 창준위에 참여한다고 한다.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부화시키는 뻐꾸기처럼 ‘몸 따로, 마음 따로’상태에서 대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 편의주의적 발상도 문제이려니와 통합민주당내 파트너인 박상천 대표 등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방증이 아닌가. 범여권 통합 논의가 ‘도로 열린우리당’이냐,‘도로 민주당’이냐의 정체성 논란에서 한발짝도 더 나가지 못했다는 말이다. 범여권이 대통합에 앞서 해야 할 일은 신당의 노선과 정체성부터 정하는 일이다. 그 바탕 위에서 범여권내 제정당 당원들의 대의를 물어 그 뜻을 좇는 게 원칙이다. 당의 간판을 바꾸고 가건물을 지어 아무나 모이라는 것은 책임정치와 거리가 멀다. 인기가 떨어진 참여정부와 책임을 나눠갖지 않겠다는 눈가림임을 국민이 먼저 안다. 소속당 당원의 의사를 묻는,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도 존중하지 않은 의원들만의 이합집산에 누가 감동하겠나.
  • ‘대통합 신당’ 창당준비위 출범

    ‘대통합 신당’ 창당준비위 출범

    24일 미래창조 대통합 민주신당(이하 대통합신당) 창당준비위의 출범으로 범여권은 대통합 여정의 1차 목적지에 도착했다. 대선 주자들에게는 안정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가 마련된 셈이다. 그러나 이들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말한다. 통합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잔류파의 합류 여부와 경선룰 합의(컷오프), 지역조직 구축과정 등 다음달 5일 창당 이전까지 넘어야 할 태산준령이 버티고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당장 시민사회진영과 정치권의 ‘접착력’을 꼽을 수 있다. 기존 정치세력과 시민사회세력이 1대1로 참여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창준위 과정에 관여했던 한 정치 컨설턴트는 “정치권은 대통합을, 시민사회진영은 새 정치를 명분으로 내걸었다.”며 그간의 산고를 털어놨다. 축사에 나선 공동 창준위원장들의 메시지는 앞으로의 갈등을 예고했다. 시민사회는 ‘시민정당’을 강조한 반면 정치권은 ‘대통합 정당’에 방점을 뒀다. 외적으로 통합민주당 박상천 대표를 끌어안아야 하는 난제가 놓여 있다. 박 대표는 당대당 통합을 시작한다고 했지만 ▲지분 50 대 50 ▲열린우리당 해체를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다. 현재로서는 박 대표를 움직이기 어려워보인다. 신당측으로서는 통합민주당이 완전 합류하지 않을 경우 범여권 분열을 마무리짓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열린우리당, 특히 강경 친노진영의 최종 선택도 관건이다. 이날 김형주·서갑원·유인태 의원 등 친노 대표주자급 의원들이 탈당 대열에 동참, 신당에 몸을 실었다. 김 의원은 “친노 진영이 직접 참여해야 배제론을 상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호남권 우리·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의회 의원 ‘탈당이냐 잔류냐’ 고민

    호남권 우리·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의회 의원 ‘탈당이냐 잔류냐’ 고민

    올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범여권의 대통합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호남권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호남지역의 단체장 및 의원은 대부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소속이다. 광역단체장들과 일부 광역의원들은 대통합 동참을 선언했고, 대부분의 단체장과 의원은 요동치는 정국 분위기에 추이를 지켜 보며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전북 광역·기초단체장-도의원들 집단 탈당 움직임 호남지역 지자체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범여 대통합의 큰 물줄기가 만들어지면 합류하겠다는 쪽이다. 김완주 전북도지사와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지난 20일 전주 리베라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범여권 대통합에 동참키로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참여 속에는 탈당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탈당을 발표할 시기는 아니지만 정치권의 대통합 진행 상태에 따라 탈당을 행동으로 옮길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지방 정가에서는 박 시장과 박 지사가 빠르면 25일 탈당을 선언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들은 24일 서울에서 김 지사 등과 만나 탈당 시기 등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이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제3지대 신당 창당 합류를 위해 호남권 광역단체장들이 동반 탈당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선거 의식 고심 거듭 전북의 도의원들도 집단 탈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 소속 도의원 9명은 25일 대통합을 위한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동반 탈당을 선언한다. 열우당 소속 나머지 의원 10명도 다음달 5일 대통합 신당 창당에 맞춰 추가 탈당을 결행할 예정이다. 이들이 탈당할 경우 열우당 소속 도의원 21명 가운데 비례대표 2명을 제외한 19명이 모두 탈당하게 된다. 전북지역 14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열우당 소속 5명도 지역구 위원장들의 탈당 행보를 보면서 이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소속과 무소속 단체장들도 차기 선거를 의식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민주당이 많은 광주·전남지역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탈당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광주·전남 탈당·잔류세력 팽팽 전남지역 민주당 소속 의원 10여명은 동반 탈당 선언을 준비 중이다. 광주지역 구청장 3명과 시의원 5명도 탈당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광주·전남지역은 탈당파와 당 잔류파간에 세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아직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고민이 큰 상황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대통합 신당’ 새달 원내 제2당으로

    범여권의 대통합신당이 다음달 5일 공식 출범한다.‘미래창조 대통합민주신당’이다. 의석 수 64명으로 한나라당(128명)에 이어 원내 2당으로 부상하게 된다. 친노(親盧)그룹을 포함한 열린우리당 의원 15명과 통합민주당 의원 4명은 24일 잇따라 탈당, 대통합신당 창당준비위원회에 합류했다. 열린우리당은 의원 숫자가 73명에서 58명으로 줄면서 원내 3당으로 전락했다. 통합민주당 내 김한길 공동대표가 이끄는 의원 20명도 당적을 유지한 채 신당 창준위 참여를 결정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인 김홍업 의원도 25일 통합민주당을 탈당할 예정이어서 신당은 창당 과정에서 85명의 의원으로 몸집을 불릴 수 있을 전망이다. 범여권이 양분 또는 삼분될 경우, 신당은 향후 대선 정국에서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대통합추진의원모임’ 소속 의원 45명을 비롯해 24일 탈당한 송영길 의원 등 열린우리당 15명, 이낙연 의원 등 통합민주당 탈당파 4명, 진보적 시민사회진영의 ‘미래창조연대’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창조 대통합민주신당’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 신당은 26일 서울과 인천시당 창당을 시작으로 16개 시·도당을 창당한 뒤 다음달 5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대통합추진의원모임’ 소속 의원 45명을 비롯해 24일 탈당한 송영길 의원 등 열린우리당 15명, 이낙연 의원 등 통합민주당 탈당파 4명, 진보적 시민사회진영의 ‘미래창조연대’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창조 대통합민주신당’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 신당은 다음달 4일까지 16개 시·도당을 창당한 뒤 다음달 5일 창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민주당 제2분당?

    “도대체 왜 우리가 제3지대 통합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지….”(통합민주당 김한길 공동대표) “통합민주당은 신당과 신설 합당할 것을 제안한다.”(박상천 공동대표) 중도통합민주당의 두 공동대표가 서로에게 최후 통첩을 보냈다.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 의원들은 24일 오전 탈당할 예정이다. 김 공동대표는 탈당을 보류했지만 공동창준위에는 참가하기로 결정, 민주당이 제2의 분당 사태를 맞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23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중도개혁대통합추진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 공동대표는 “당이 입장을 정해놓고 제3지대 신당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공동대표라는 기득권을 버리고 박상천 공동대표께서 유일한 대표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며 박 공동대표를 압박했다. 이날 오후 김 공동대표 등 중도개혁통합신당 출신 통합민주당 의원 15명은 회의를 열고 당적을 보유한 채 제3지대 창당준비위 참여를 결정했다. 당초 ▲김 공동대표계 의원 집단탈당 ▲김 공동대표 우선 탈당 ▲8월5일까지 박 공동대표 설득 뒤 안될 경우 함께 탈당 등 3가지 안이 논의됐다. 하지만 김낙순 의원 등 정동영 전 열리우리당 의장계 의원들이 집단탈당을 주장하는 등 합의를 보지 못해 이같은 절충안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대표 입장은 달랐다. 제3지대 신당에 참여하되 신당 윤곽이 드러나면 ‘당대 당’ 통합 방식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부터 (신당 논의에) 참여하면 5개 주체 중 하나에 불과하다.통합민주당 위상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지분의 20%가 아닌 50%를 원한다는 얘기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23일 탈당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하루 연기했다. 이날 아침까지 열린우리당에서 탈당을 확정한 의원이 14명에 그쳐 원내 제2당을 만들기에는 1명이 부족했다. 김형주 의원도 탈당 대열에 합류 예정으로 친노 의원들의 분화도 예상된다. 김효석·신중식 의원을 비롯한 대통합파 8인도 이날 오전 탈당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공동대표의 결정을 기다리며 이날 오후 2시로 연기했다가 다시 24일 오전으로 탈당을 미뤘다. 제2차 민심대장정을 마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통합 작업의 전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구혜영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핫 버드’는 없나…

    남쪽 주민이 주는 먹이에 길들여져 봄이 와도 북쪽으로 날아가지 않고 안락한 남쪽 생활에 정착하는 야생오리를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쿨 버드(Cool bird)’라고 일컬었다. 열정과 본능이 식어버린 사람을 빗댄 말이다. 다시 북쪽으로 돌아가는 ‘핫 버드(Hot bird)’는 야성(野性)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난관에 도전하는 사람을 상징한다. 조직의 혁신이든 창조적인 제품의 생산이든, 뛰어난 인재보다 열정이 살아 있는 사람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시사한다. 이번 대선에서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새로운 시대정신과 가치 창출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열정을 지닌 후보와 정치세력의 몫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능동적으로 이슈를 이끌기보다 ‘잃어버린 10년’의 반사이익에 기대려는 한나라당이나 저돌적인 야성을 잃어버린 채 주도권 다툼에 연연하는 범여권에서 ‘핫 버드’의 열정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주는 한나라당의 공식 선거전이 가동되고, 범여권의 ‘제3지대 대통합 신당’이 골격을 갖추게 되는 시기다. 한나라당의 권역별 합동연설회와 유세 과정에서 후보들이 어떤 이슈를 주도해 나갈지, 다음달 5일 창당을 앞둔 범여권의 신당이 반(反)한나라당 전선을 어떻게 구축할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지난 21일 제주 TV토론을 시작으로 권역별 합동연설회와 대의원 상대 유세활동을 비롯한 30일간의 선거전에 들어갔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후보간 연설의 감동 수위, 검찰의 ‘이명박 X파일’수사 발표 시점과 내용, 대통합신당 창당 이후 범여권 유력 주자의 부상, 노무현 대통령의 특정후보 배제론 등이 경선 레이스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는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내놓기보다 누가 더 ‘지나온 길’의 ‘탈색’에 성공할 것인지를 두고 경쟁할 전망이다. 지난 19일 검증청문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 후보는 황제 테니스나 부유층 이미지를 털어내려는 듯 젊은 시절 이태원 시장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한 사례를 소개하는 등 ‘가난 마케팅’을 구사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서민층에게 다가서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비리 의혹을 덮기 위해 감성 정치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박 후보는 선친의 이미지를 극복하려는 듯 유신시대 민주화운동 인사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이념적 완고성을 희석하고 취약계층인 40대와 중도, 화이트칼라에 호소하려는 시도로 해석되지만,“5·16은 구국혁명이며 유신은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발언이 스스로를 이념의 모순에 빠뜨리고 있다. 이 후보의 서민 마케팅과 박 후보의 유신 극복 프로그램이 경선 레이스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범여권에는 하루가 초침(秒針)처럼 흐르고 있다. 24일 창당준비위를 거쳐 대통합신당이 출범해도 친노(親盧)세력과 박상천 대표 등 각당 잔류파를 끌어들이지 않고는 대통합의 명분과 실리를 살리기 힘들 것이다. 내년 4월 총선 공천 지분과 신당 당직자 인선 배분 등 정파간 주도권 다툼도 가시화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핵심 당직자는 “각 정파와 의원 개개인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치와 이념의 열정 없이 ‘반 한나라당’이라는 정치공학에만 안주하려는 대통합의 날갯짓이 국민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지닐지 의문이다.ckpark@seoul.co.kr
  • 범여 제3지대 통합신당 새달 5일 출범

    범여권의 제3지대 통합신당이 다음달 5일 출범한다. 열린우리당 탈당그룹인 대통합추진모임과 통합민주당 대통합파, 손학규 전 경기지사측 선진평화연대, 시민사회세력인 미래창조연대 등 범여신당 4자는 지난 21일 신당 창당에 합의한 뒤 22일 창당준비위원회 구성을 비롯해 모바일 경선투표 도입 여부, 정강·정책 수립방안 등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현역 의원 60∼7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신당은 한나라당에 이어 원내 제2당이 될 전망이다. 이들은 최대한 많은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경선을 통해 단일 대통령 후보를 뽑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24일 국회에서 창당준비위원회를 공동으로 개최한 뒤 26일 서울과 인천에서 시당위원회 출범식을 갖는 것을 시작으로 다음달 5일까지 16개 시·도당을 창당한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김한길대표 ‘黨對黨 통합’ 용인 시사

    “지난 몇 번의 선거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한, 열린우리당이라는 틀은 깨는 것이 맞다. 그것이 민의에 따르는 것이다.”(7월12일) “제 세력과 논의한 결과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7월20일) 통합민주당 김한길 공동대표는 열흘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두 차례나 긴급 기자간담회를 가졌다.통합민주당의 제3지대 신당 참여 입장을 거듭 확인하는 가운데 열린우리당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 입장 변화가 감지돼 주목된다. 김 공동대표는 20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제3지대 신당 창당시 열린우리당의 해체 문제와 관련,“제3지대 제 세력과 논의해서 내린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혀, 당 대 당 통합을 용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동안 김 공동대표는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이 전제되는 대통합 신당은 결국 열린우리당 중심이 되고, 이는 한나라당과의 대결구도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김 공동대표의 이날 발언은 최근 제3지대 신당 창당 논의 흐름에 비춰볼 때 통합민주당이 소외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박상천 공동대표께도 간곡하게 요청한다. 통합민주당이 제3지대 대통합 신당창당에 참여하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하신 만큼 보다 전향적이고 적극적으로 대통합에 앞장서 주셔야 한다.”며 박 공동대표를 압박했다. 하지만 박 공동대표는 김 공동대표의 기자간담회 직후 광주·전남 기자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잡탕식 통합’으로 규정하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이에 일각에서는 압박을 넘어서서 갈라서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김 공동대표의 입장 변화에 대해 당내 대통합파 8인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김효석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개혁세력 대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김한길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을 접하며 우리는 그 진정성에 깊은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면서 “우리는 그동안 김 대표와 사심을 버리고 대통합을 위한 논의를 계속해 왔으며 앞으로도 당적정리를 포함한 모든 일정을 같이 협의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 혼자 혹은 통합민주당 전체의 기조가 바뀐다고 해도 범여권의 제3지대 신당 창당은 여전히 불투명하다.열린우리당 탈당그룹인 대통합추진모임, 통합민주당 대통합파,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측의 선진평화연대, 미래창조연대 등 공동창준위 논의를 위한 4자회동이 19일 불발된 데 이어 20일에도 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연대측은 20일 밤 늦게 “대통합을 위해 논의 창구는 열어놔야 한다.”며 4자 회담 테이블에 가까스로 복귀했지만 24일로 예정했던 공동창준위 발족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범여 ‘제3 지대 신당’ 또 삐걱

    다음달 5일 창당을 목표로 하는 범여권의 ‘제3지대 신당’ 추진 계획이 삐걱거리고 있다. 미래창조연대 내분과 정치권과의 지분 협상 등을 둘러싼 갈등이 핵심 요인이다. 열린우리당 탈당그룹인 대통합추진모임, 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 시민사회 세력인 미래창조연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측의 선진평화연대는 당초 19일 낮 서울 여의도 모 호텔에서 공동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을 포함한 향후 신당 창당 일정을 논의하는 4자회동을 갖기로 했다. 하지만 미래창조연대측이 불참을 통보, 회동이 20일로 연기됐다. 미래창조연대는 창준위원장을 미래창조연대의 임시집행위원장인 오충일 목사가 맡고 신당에 시민사회 그룹이 1대1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통합추진모임은 정치권 정파 1명씩 3명과 시민사회그룹 대표 2명 등 5명으로 창준위원를 구성하는 데 동의하면 중앙위원 지분을 50대50으로 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해놓은 상태다. 대통합추진모임의 우상호 의원은 “공동 창준위를 띄우고 신당을 창당하는 데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미래창조연대의 입장이 강경한 만큼 연기된 4자회동은 물론 24일로 예정된 공동 창준위 구성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 ‘말싸움’ 대신 공약 듣고 싶다

    서울신문은 창간 103주년을 맞아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와 공동으로 역대 대선공약을 대해부한다. 역대 대선공약 점검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쏟아져 나올 공약이 실현성이 있는지를 국민들이 판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대선평가교수단이 참여한 역대 대선 공약 대해부는 10여회의 시리즈로 나눠 싣는다. 12·19 대선을 꼭 5개월 남겨놓고 있지만 예비 후보들의 공약을 찾아보기 어렵다. 검증공방과 통합논의 과정에서 정책선거는 실종될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공약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던 데 비하면 ‘공약 기근’이라는 희한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18일 “야당은 사생결단식 ‘검증 공방’을 벌이고, 범여권은 ‘대통합’만 외칠 뿐 아니라, 전·현직 대통령까지 선거판에 뛰어들어 정책이 끼어들 틈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김수진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회 양극화에 시달리는 유권자들은 이를 완화할 정책을 갈망하고 있지만 후보들은 이에 화답할 자세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대 행정학과 염재호(한국정책학회장) 교수는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제시할 마당도 펼쳐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전이 뜨거워지면 실현가능성 없는 공약이나, 선심성 개발공약, 예산을 고려하지 않는 주먹구구식 공약들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역대 대선에서 공약 마련의 핵심역할을 맡았던 이들은 ‘공약(空約)’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997년 대선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정책위의장을 지냈던 김원길 한국여자농구연맹 총재는 “더 이상 포퓰리스트 대통령이 나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노태우 대통령 후보의 공약을 입안했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현 통합민주당 의원)은 “당선을 위해 급조된 공약을 다 지키면 나라가 거덜날 것”이라고 공약(空約)의 폐해를 지적했다. 1992년 당시 민자당 정책위의장을 지냈던 황인성 전 총리는 “3∼4개월 만에 공약 최종안이 나왔다.”면서 “세금은 줄이면서 돈은 많이 쓰겠다는 억지스러운 공약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의 정무담당특보를 지낸 이강래 의원은 “선심성 공약은 결국 특정 이해집단을 위한 것”이라면서 “국민들도 핵심이슈나 정서를 바탕으로 투표해 정책선거는 사실상 힘들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선이 검증공방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공약 대결로 가야 하고, 매니페스토(참공약실천) 운동을 통해 공약을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희대 김민전 정치학과 교수는 “목표와 우선순위, 재정조달 등을 제시한 매니페스토 운동이 절실하다.”면서 “기존 공약이 심판받기도 전에 해체와 창당을 거듭하는 이합집산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 수에 따라 나눠주는 국고보조금 배분방식을 개혁하고, 미국처럼 경선일정을 법으로 정해 경선을 둘러싼 이전투구를 막고 정책개발을 강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구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매니페스토(Manifesto) 라틴어의 ‘손(manus)’과 ‘치다, 빠르게 움직이다(fendere)’가 합성된 말로 책임있는 약속·계약이란 뜻이다. 매니페스토 운동은 참공약실천운동으로 풀이된다. 영국에서 시작된 매니페스토 운동이 우리나라에 발을 붙인 것은 2년 전이다. 지난해에는 지방선거 직전에 매니페스토 실천본부(사무총장 유문종)가 발족돼 공약의 이행가능성을 짚어보고, 정책선거가 되도록 하는 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다.
  • [정책선거 원년으로] 역대 대선공약 대해부

    [정책선거 원년으로] 역대 대선공약 대해부

    ■ 김형준 명지대 교수가 본 ‘대선공약’ 대공황 시기에 치러진 1932년 미국 대선은 정초선거(foundation election)의 원형이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15개의 혁명적인 법안을 통과시켜 경기부양과 실업대책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가 국가재건을 위한 이러한 과감한 변혁 조치를 신속하게 취할 수 있었던 근본 이유는 간단하다. 대선 기간 동안 국민에게 약속한 국가 발전 철학과 비전이 담겨 있는 공약을 실천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정초선거는 결코 공약(空約)에 바탕을 둔 구호가 아니라, 국민을 설득시키고 나라를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 참 공약(公約)에서 나온다. ●美루스벨트, 국가비전 공약에 담아 한국의 민주주의는 1987년 민주화운동이후 동일한 헌법에서 4차례의 대선을 치를 정도로 절차적 민주주의는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대선 공약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경제전반에 대한 영향이나 재원마련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고 표만 된다면 무조건 남발하는 ‘선심성 공약’, 정부지출의 확대를 약속하면서 오히려 세금을 깎겠다는 ‘허황된 공약’, 정책을 집행할 때 생길 수 있는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평가가 배제된 ‘한 줄짜리 부실공약’ 등이 한국 대선판을 요란하게 장식했다. 결과적으로 대선 공약은 유권자의 선택 기준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선거가 끝나면 애물단지가 되거나 금방 잊혀버리는 소모품으로 전락했다. 안정된 정당체계 속에서 정당들이 공약 개발에 치중하기보다는 기존 정당을 깨고 신당을 만드는 이합집산에만 매몰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념과 노선이 다른 정당과 후보들이 오로지 승리만을 위해 무모한 ‘한탕주의식 선거연합’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는 정책보다 지역과 인물에 의해 지배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2007년 대선에서 그동안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해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책선거가 실종되는 위기를 넘어, 어렵게 쌓아올린 선거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퇴보하는 불행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선거가 5개월밖에 남지 않았는 데도 이른바 범여권은 ‘대통합 신당창당’ 타령만 하고 있고, 대선 후보 윤곽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민주성장 불구 허황된 공약 남발 야당인 한나라당 경선은 ‘상생, 정책, 공정’이라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정책공약에 대한 진솔한 검증은 없다. 금도가 실종된 상대방 죽이기식 네거티브 공방에만 매몰되어 있다. 정책은 없고 네거티브만이 판을 치는 진흙탕 선거에서는 포퓰리즘에 입각한 선심성 깜짝 공약이 부상되게 마련이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이러한 기우가 현실화될 개연성이 크다. 과거에는 보통 대선 7개월 전에 후보를 선출해서 공약을 준비했지만 부실 덩어리였다. 하물며 선거를 2∼4개월 남기고 선출된 후보들이 내실 있는 공약을 제시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에 불과하다. ●정책선거가 민주발전 지름길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정립시키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다. 후보자와 정당이 목표, 우선순위, 절차, 기한, 재원 등 매니페스토 요건을 갖춘 공약만을 제시하도록 하고, 이를 철저하게 검증할 수 있는 절차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는 언론의 사명·역할과도 부합된다. 언론은 선거 결과보다는 선거 과정을 아름답게 하고, 유권자들에게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 역대 대선공약 탄생의 비화 서울신문 취재팀은 역대 대통령 후보의 공약을 만든 핵심 브레인을 인터뷰해 공약이 나오기까지의 숨은 얘기를 들어봤다. ●친구들과 주고받은 농담이 공약으로 “뭘 그리 고민해. 일단 뽑아달라고 하고, 국민들이 일 못한다고 하면 그만둔다고 해.” 술자리에서 툭 던진 친구의 농담이 귓속을 파고 들었다.1987년 노태우 후보의 선거팀 ‘한가람기획’에서 일하던 전병민(현 한국정책연구원 고문)씨는 여기서 ‘중간평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서울대 법대 교수 두 명에게 전화를 걸었다.“헌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맥이 풀렸다. 잠을 청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교수 중 한 명이 “헌법적으로는 안 되지만 정치적으로는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동이 트자마자 기획안을 만들어 당시 민정당 정세분석실장이었던 최병렬 의원에게 넘겼다.1987년 10월30일의 일이다. 노태우 후보는 선거 1주일 전 여의도 ‘100만명 집회’에서 중간평가 공약을 불쑥 내놨다.36.7%의 득표율로 아슬아슬하게 당선된 노태우 대통령은 ‘중간평가’ 공약으로 톡톡히 곤욕을 치른다. 전병민씨는 ‘중간평가대책단장’을 맡은 박철언씨를 비롯한 참모들에게 두고두고 욕을 먹어야 했다. 전병민 고문은 “박철언 주도의 3당합당이 성사되고,DJ의 20억원 수수설이 불거지면서 중간평가 논란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우리가 남이가”에 한 숨 돌린 YS 1992년 민자당 김영삼 대통령 후보는 검증된 ‘선거 기술자들’인 전병민 임팩트 코리아 대표와 최병렬 의원을 선거 캠프에 기용했다.YS 선거기획팀인 ‘동숭동팀’의 전병민씨는 “정주영 국민당 후보는 ‘주책없는 할아버지’로 몰아 세웠고,DJ와는 지역대결로 승부했다.”고 전했다. 대선 직전에 터진 ‘초원복집’ 사건은 YS 캠프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이 부산시장 등 지역기관장을 부산의 음식점 초원복집으로 불러 가진 대선 대책회의 내용이 정주영 후보 측의 도청으로 공개된 것이다. 최병렬 당시 선거대책위 기획위원장은 “유세를 마치고 돌아온 YS가 고래고래 소리치며 김기춘 장관을 욕하는 등 분위기가 험악했다.”고 전했다. 그는 YS를 63빌딩으로 데려가 “결코 불리한 사건이 아닙니다. 두고 보십시오.”라고 위로했다.YS도 빙그레 웃었다. 다음날부터 경상도 민심은 ‘우리가 남이가’로 모아졌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부터 검토됐던 금융실명제는 YS의 단독 작품이었다. 황인성 전 총리는 “대통령에게 ‘언제 하실 겁니까.’라고 물으면 ‘하긴 합니다.’라는 대답만 했다.”고 회고했다. ●문구까지 감수한 ‘꼼꼼한 DJ’ 1997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후보의 ‘준비된 대통령’론은 빈말이 아니었다.DJ는 1971년 처음 대선에 나간 이후 자신의 철학과 비전을 꼼꼼히 기록해 놓았다.DJ의 측근인 고재득 통합민주당 사무총장은 “DJ는 공약집 문장의 조사와 부사까지 바로잡고,500여개의 세부공약을 빠짐없이 외울 정도였다.”고 말했다.DJ는 전자정부 실현, 정보통신벤처기업 1만개 육성 등 정보통신국가로의 리모델링을 강조했다. 당시 정무담당특보였던 이강래 의원은 “IT강국은 DJ의 오랜 신념이었다.”고 말했다. 국민회의 정책위의장이었던 김원길 한국여자농구연맹 총재는 “당시 세종대 재단이사장이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제안해 왔으나, 토목사업보다는 IT 육성이 더 시대에 맞는다고 판단해 공약으로 채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로드맵’속에서 길 잃은 참여정부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가장 중점을 뒀던 것은 ‘행정수도 이전’. 김병준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은 “‘균형발전’이라는 대통령의 소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공약 구상 단계에서는 깊은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브레인들은 ‘평화번영의 동북아시대’라는 공약에 무게를 뒀고,FTA의 대상을 아세안 국가나 일본으로 한정했으나 2005년 8월 갑자기 한·미 FTA가 핵심 정책으로 대두됐다고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전한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교수나 정 전 비서관 등 초기 브레인들이 청와대를 떠난 것도 이 즈음의 일이다. 이창구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한나라 맞설 후보적합도

    [본지-KSDC 공동여론조사] 한나라 맞설 후보적합도

    현재 거론되고 있는 범여권 후보 대상 지지도 조사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한나라당 후보와 맞서기에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손 전 지사를 꼽은 응답자는 29.2%에 이른다.2위의 정동영(8.6%) 전 의장에 비해 3배가 넘는다. 한명숙(3.5%) 전 국무총리, 이해찬(3.3%) 전 국무총리, 유시민(2.2%) 전 보건복지부 장관 순으로 나타났다. ●손학규 호남서도 정동영에 앞서 주목되는 것은 손 전 지사가 진보층과 호남, 친노세력, 열린우리당 지지층 등 모든 잠재적 범여권 지지계층에서 수위를 달렸다는 점이다. 이념 성향으로 볼 때 손 전 지사의 지지도는 중도(28.9%)보다 진보층(33.8%)에서 더 높게 나왔다. 김형준 부소장은 “기존 진보세력의 무능과 오만에 대한 평가에다, 유연한 진보를 표방해온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거부 메시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범여권의 핵심 지역기반인 호남에서도 손 전 지사의 지지도는 26.4%를 기록했다. 정동영 전 의장의 20.1%보다 6%p 앞선 수치다. 정 전 의장이 2003년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에 대한 반감과 손 전 지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한 데 대한 호감이 결합된 현상으로 보인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 층에서도 손 전 지사에게 35.3%의 선호도를 보내 친노 후보들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른바 친노 후보들의 경우, 이해찬 3.6%, 한명숙 3.4%, 유시민 3.1%, 김혁규 0.8%, 김두관 0.5%에 불과했다. KSDC측은 이와 관련,“이는 전통적인 친노 세력이 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념보다는 실용을 강조하는 과거 친노 지지세력들이 실용적 진보와 개혁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는 손 전 지사에게 더 많은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열린우리 지지층선 유시민 2위 열린우리당 지지자층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손 전 지사가 27.8%로 1위였고, 유시민(16.7%), 정동영(13.9%), 한명숙(5.6%), 이해찬(2.8%) 순이었다. 이는 손 전 지사의 경쟁력이 높다기보다 범여권 후보들의 경쟁력이 기대이하로 낮기 때문에 드러난 결과로 판단된다. 이번 조사 결과가 주는 함의는 손 전 지사의 범여권 경쟁력이 그렇게 쉽게 무너질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진보층, 호남, 친노세력, 열린우리당 지지층 등 모든 잠재적 범여 지지층에서 손 전 지사가 다른 후보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지지세력과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세력을 규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도 무시 못할 요인이라고 KSDC측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대선 후보 지지도(6.2%)에서는 마의 10%대 벽을 넘기지 못할 정도로 취약하다. 한나라당 출신 ‘이방인’으로서 태생적 한계와 향후 범여권 내에서 정체성 논쟁 바람이 세차게 불면 어떻게 휘청거릴지 모를 정도로 취약성을 갖고 있다. 국민의 절반(49.7%)이 범여권 후보로 누구를 선택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으로 남아 있는 점도 변수다. 다음달 말에 한나라당 후보가 결정되고, 범여권이 국민 참여경선에 돌입하게 되면 범여권 후보 지지도에서도 변화가 나타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범여권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22.1%에 불과하다는 점은 범여권 통합에 대한 국민들의 저조한 관심을 반영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범여권 제3지대 신당 가시화

    범여권 제3지대 신당 가시화

    ‘열린우리당 탈당파+통합민주당 탈당파+미래창조연대+선진평화연대=제3지대 신당’ 범여권 통합작업이 제3지대 신당 창당쪽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거론되는 ‘질서있는 대통합’이나 ‘원샷 통합론’이 아닌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에서 탈당 의원과 시민사회 세력간의 통합이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 의원 8명은 16일 제3지대 신당 공동창당추진위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대통합에 나서지 않으면 결단을 내리겠다.”며 탈당 카드로 지도부를 압박해온 이들이 창당추진위 참여를 선언하며 사실상 탈당을 공식화한 것이다. 통합민주당 김효석, 신중식, 이낙연, 채일병 의원,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정균환, 김영진 전 의원 등 대통합파 8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당 지도부의 결단을 기다리기보다 어떤 기득권도, 어떤 지분도 존재하지 않는 제3지대에서 대통합신당을 만들어 가는 게 마지막 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여기에 열린우리당 탈당의원 그룹인 대통합추진모임도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다음달 5일 오후 2시 잠실 올림픽홀에서 제3지대 신당 창당대회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날 오후 미래창조연대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중앙당 창당대회 날짜와 일치한다. 결국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대통합추진모임, 통합민주당 탈당 의원, 미래창조연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측의 선진평화연대, 여기에 열린우리당 추가 탈당 의원만이 참여한 채 제3지대 신당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열린우리당에서는 15명 안팎의 의원이 추가로 집단탈당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날 홍재형 의원은 최고위원직, 송영길 의원은 사무총장직을 사퇴했다. 한편 미래창조연대는 이날 공동창당준비위원회의 지분을 기존 정치권과 1대1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창조연대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조건을 전제로 ‘3지대 통합신당’ 창당 작업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자체 신당 창당 로드맵도 발표했다. 정대화 대변인은 공동창준위 구성에 대해 “미래창조연대가 주도하는 창준위에 정치인들이 개별적으로 합류하라.”면서 “공동창준위의 중앙위원회는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1대1로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길회 박창규기자 kkirina@seoul.co.kr
  • 김한길 ‘기득권 포기’는 대통합 고삐죄기?

    김한길 ‘기득권 포기’는 대통합 고삐죄기?

    “통합민주당이 기득권과 주도권을 내세우지 말고 제3지대의 제 세력과 대통합신당 창당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중도개혁 대통합을 위해 필요하다면 저부터 기득권을 버리겠다.” 통합민주당 김한길 공동대표가 12일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말을 했을 때만 해도 파장이 그리 소란스럽지는 않았다. 발언의 진의에 대한 분석이 구구한 정도였다. 하지만 잠시 후 “김 대표가 탈당을 시사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범여권은 발칵 뒤집혔다. 기자들의 확인이 빗발쳤고, 급기야 김 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탈당 운운은 오보이며,‘열린우리당 해체 및 통합민주당 해체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굽힌 것도 아니라고 해명했다.“그렇다면 무슨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말이냐.”는 기자들의 추궁에 김 대표는 “통합민주당 중심의 통합론을 버리고, 통합민주당의 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응수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면, 통합민주당의 지위를 중심이 아닌 주변(one of them)으로 격하시키는 ‘감가상각’을 스스로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의 이런 제안에 대해 범여권에서는 두 갈래 해석이 나왔다. 우선 열린우리당을 빼고 범여권의 나머지 정파를 모두 묶음으로써, 당 해체를 거부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을 고립 내지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자신들이 기득권을 포기하는 인상을 풍김으로써 열린우리당 내 추가 탈당 움직임에 명분을 부여하는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실제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문학진 의원은 김 대표의 제안에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박상천 공동대표가 “이제는 제 정파들을 상대로 대통합 협상에 박차를 가할 때가 됐다.”고 김 대표를 거들고 나선 것도, 통합민주당 지도부의 ‘조직적인’ 발놀림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한편에서는 김 대표의 제안이 신중식·김효석 의원 등 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의 탈당 움직임을 물타기하려는 불순한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기득권 포기 운운하는 김 대표의 발언이 통합민주당 대통합파의 주장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탈당 명분이 자연 약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 이날 통합민주당 지도부에 대통합을 촉구하기 위해 잔뜩 벼르고 기자회견에 나선 장상 전 민주당 대표는 김 대표의 갑작스런 제안과 관련한 질문에 “행간을 읽으면 대통합 쪽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는 맥빠진 답을 내놓았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기득권을 포기한다면서 열린우리당 해체를 여전히 중심에 놓고 있는 김 대표의 발언은 이율배반으로 진정성에 의문이 간다.”면서 “제발 민주당 지도부가 탈당을 막기 위한 내부단속용 대통합에 나선 게 아니기를 바란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김효석 의원도 “진정성이 결여된 쇼를 할 경우 더 이상 당을 존중하지 않고 결단을 내리겠다.”고 경계했다. 김상연 나길회기자 carlos@seoul.co.kr
  • 범여 대통합 시한 임박 갈등 정점으로 치달아

    “대통합을 위해서는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거나 자유로운 탈당을 허용해야 한다.”(통합민주당 박상천 공동대표) “일방적인 해체 요구는 부당하다.”(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 범여권 대통합 방법론의 대척점에 서있는 두 당 대표가 지난 7일 저녁 서울 신라호텔에서 전격 회동, 주고받은 설전이다. 통합민주당 김한길 공동대표와 대통합추진모임(열린우리당 2차 탈당그룹) 정대철 대표도 동석했다.●박상천 “우리당 해체” vs 정세균 “불가” 8일 열린우리당 윤호중 대변인의 말마따나 “민주당이 열린우리당 대표를 대화 상대로 인정한 것 자체는 대통합의 길에 일보 전진한 것”일 수도 있다. 통합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3개 정파 대표가 만나 통합을 위해 노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내용면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보긴 힘들다. 윤 대변인은 “당 해체론은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유지해온 배제론을 변형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불신을 드러냈다. 실제 김효석·이낙연·신중식·채일병 의원과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도지사, 정균환 전 의원, 김영진 광주시당위원장 등 민주당내 대통합파 인사 8명은 7일 회동을 갖고 “14일까지 당 지도부가 대통합과 관련한 가시적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면 탈당도 불사하겠다.”며 압박했다. 대통합 시한이 임박하면서 갈등은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비관론자들은 소리만 요란할 뿐 ‘대통합신당’의 싹은 서서히 말라죽고 있다고 하고, 낙관론자들은 이러다 전광석화처럼 진전될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미래창조연대´ 창당 발기 “대통합 주도” 이런 가운데 최열씨 등이 주도하는 시민단체 신당 추진세력 ‘미래창조연대’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창당발기인 대회를 열고 범여권 대통합을 주도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미래창조연대의 후원설이 나도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새 정치로 사회에 희망을 준다니 국민에게 희망이 샘솟을 것 같다.”고 했다.김상연 박창규기자 carlos@seoul.co.kr
  • 열린우리 탈당파 ‘신당’에 미래창조연대 동참 않기로

    열린우리당 탈당파가 오는 25일 시민사회세력과 통합민주당 일부 세력 등을 포함해 ‘대통합신당’을 창당하려던 계획에 또다른 차질이 생겼다. 범여권 대통합 과정에서 시민사회 대표 세력인 ‘미래창조연대’가 6일 열린우리당 탈당파의 제안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연대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열린우리당 탈당파가 제안한 ‘대통합로드맵’에 대해 분명한 거부의사를 밝혔다.미래창조연대 정대화 대변인은 “통합은 해야 하지만 우리가 중심에 선 통합이어야만 한다.”면서 “탈당파의 로드맵은 자기들 생각을 정리한 거지 우리 일정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기존 시민사회 중심 독자신당 노선은 포기한 셈이지만 자신들이 대통합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다. 정 대변인은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에 대해서도 “절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시민사회진영 후보로 거론되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에 대해서는 “문 사장과 창당, 통합, 경선 일정 등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탈당파의 우상호 의원은 “시민단체가 원하는 새정치를 위해서라도 끝내 우리와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통합민주 ‘대통합’ 놓고 양분 기류

    “잡다한 세력이 모여있는 열린우리당의 해체가 통합의 기본 전제가 돼야 한다.”(박상천 대표) “중도개혁 대통합이 열린우리당 살려내기,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의미하는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김한길 대표) “우리가 다 나와 버리면 고립무원된 박상천 대표만 혼자 남을 것이다.”(신중식 의원) “탈당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통합에 나서기로 했다.”(김효석 의원) 열린우리당 탈당파로 구성된 ‘대통합추진모임’이 오는 25일쯤 대통합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통합민주당의 기류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박상천·김한길 대표는 중도개혁이 중심이 된 대통합에는 찬성하지만 열린우리당의 해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반면 신중식·김효석 의원, 장상 전 대표 등 당내 대통합파들은 조건없는 대통합을 주장하며 신당 창당 작업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열린우리당 해체가 선결 요건 박 대표는 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도개혁주의에 입각한 대통합만이 나라를 선진국으로 이끌고 편가르기식의 정치상황을 국민통합의 정치로 바꿀 수 있다.”며 열린우리당의 해체를 거듭 요구했다. 박 대표는 이어 “일부 신문과 방송에 제가 무차별 대통합, 소위 대통합이라고 부르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보도되었는데 사실과 다르다.”며 통합민주당 중심의 범여권 통합 노력을 지속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도 “열린우리당의 틀과 기득권이 유지·계승되는 대통합, 사실상 열린우리당이 중심이 되는 대집합으로서는 절대로 한나라당을 이길 수 없다.”며 열린우리당 해체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통합파 탈당 이번 주말이 고비 이에 대해 당내 ‘대통합파’는 탈당 카드로 박·김 공동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김효석·신중식·채일병·김홍업 의원과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김영진 광주시당위원장, 장성원 전북도당위원장, 정균환 전 의원 등 9인은 7일 광주에서 만나 대통합 추진방법과 향후 진로를 논의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에 대통합 신당 합류를 거듭 요구할 예정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탈당을 결행해 대통합추진모임에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합파 관계자는 “당내 대통합파 인사들이 6일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김한길 통합민주당 대표를 만난 뒤 7일 광주모임에서 입장을 최종 조율해 9일 향후 거취를 밝히겠다.”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으며 다음주 초 모종의 결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종락 박창규기자 jrlee@seoul.co.kr
  • [데스크시각] 거꾸로 가는 범여권 시계/박대출 정치부장

    1990년에도 범여권이 있었다. 권력 투쟁의 산물이었다. 중심·소외세력을 합친 개념이다. 전자는 6공 세력이다. 밀려난 5공 세력은 후자다.5·6공 단절 때의 얘기다. 그 해 3당이 합당했다. 범여권의 범주도 늘어났다. 합당 전 여소야대(與小野大)였다. 민정당은 5공 청산의 족쇄에 물렸고,3야에 끌려다녔다. 재집권은 요원했다. 탈출구가 필요했다.3당 합당의 또 다른 출발점이었다. 그 해 벽두부터 정계개편의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주장과 이론이 난무했다. 보수대연합론이 제기됐다. 민정당과 평민당 제휴론도 나왔다. 정책연합→정치연합→연정·합당의 3단계론도 있었다. 보수통합과 야당통합 경쟁은 치열했다. 민정·평민, 민정·민주·공화, 민정·공화, 민정·야3 등으로 갈렸다. 결론은 민정·민주·공화로 났다. 범여권은 선거를 앞두고 급증한다. 이합과 집산이 가장 심한 탓이다. 요즘 다시 늘었다. 범주는 넓다. 열린우리당 잔류파와 탈당파를 망라한다. 통합민주당, 시민세력, 손학규 전 지사도 포함된다. 세력 기준으론 세갈래다. 대선 6인 연석회의, 통합민주당, 친노 등이다. 방법론은 이번에도 난무한다. 국민 대통합론, 열린우리당을 뺀 대통합론, 세력통합론, 후보통합론, 제3지대 대통합론, 열린우리당의 대통합론, 소극적 대통합론…. 예외없이 대통합이다.17년 전과 지금의 ‘닮은 꼴’이다. ‘다른 꼴’도 있다. 첫째 언론 등장 횟수의 차이다. 전엔 언론에 등장하는 범여권 용어가 많지 않았다. 오너가 분명했다. 오너 위주로, 오너의 조직 위주로 보도됐다. 지금 언론에는 범여권 용어가 폭주한다. 역대 최고다. 분당, 탈당, 그리고 재결합 시도에서 기인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을 분당시켰다.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4년만에 탈당했다. 구성원들도 속속 떠나고 있다.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결별하면서 합치자고 한다. 남은 이도, 떠난 이도 대통합이다. 여당은 이제 없다. 야당이라 하기도 애매했다. 언론은 범여권을 대안으로 등장시켰다. 둘째 참여 세력 개념의 차이다. 전엔 내부 시비는 없었다.6공 세력이 “5공은 범여권 아니다.”라고 거부하지 않았다. 밀려난 5공 세력도 그랬다. 노무현 대통령은 “손씨를 빼라.”고 한다. 청와대에는 민주당, 국민중심당, 열린우리당 탈당파도 배제 대상이다. 이인제는 통합민주당을 빼달라는 주장이다. 셋째 수사(修辭)의 차이다.‘독재세력’‘부패세력’도 금도(襟度)는 있었다. 최소한 말은 조심했다. 요즘엔 험한 입이 난무한다.‘과거 동지’든,‘미래 동지’든, 구분이 없다. 참회와 반성도 없다. 어젠 낯 간지러운 칭송이더니 오늘은 독설이다. 때론 역방향이다. 정동영(DY)·김근태(GT)·천정배. 열린우리당 탈당파다.4년 전에는 민주당 탈당파다. 당시 DY는 ‘백년 정당’을 외쳤다.GT는 “민주당은 죽었다.”고 했다. 그러더니 4년만에 백년정당을 탈당했다.3인의 경력은 화려하다. 합치면 열린우리당 의장 3번, 원내대표 2번, 장관 3번이다.DY는 초대 의장이다.GT는 첫 원내대표다. 친노 이기명은 거침 없다.GT에겐 “짜증난다.”고 했다.DY에겐 “줏대 없다.”고 했다. 이해찬은 어떤가.4년 전 김대중(DJ)전 대통령을 겨냥했다.“전국구 9개를 30억원씩에 팔았다.”고 했다. 요즘엔 ‘친노·친DJ’란다.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이 합당했다. 범여권 내부는 들끓었다.“간신배들”“독버섯” 등 독설이 나왔다. 손학규와 박상천이 만났다. 주변에서 신경전이 오갔다.“웃기는 사람들”“어린 자식이”…. 범여권은 진행형이자, 미래형이다. 범야권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갈 때도, 뒤로 갈 때도 있다. 그러나 앞은 한걸음, 뒤는 반걸음이어야 한다. 퇴행이 발전을 이길 순 없다. 정반합(正反合)의 순리다. 범여권의 시계는 뒤로 가고 있다. 반걸음은 괜찮다. 한걸음은 안 된다. 박대출 정치부장 dcpark@seoul.co.kr
  • ‘범여 신당’ 25일 창당 추진

    열린우리당 탈당파를 중심으로한 대통합파는 오는 25일 범여권 각 세력을 통합하는 신당 창당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과의 관계 설정 등에 대한 논의는 추후로 미뤄져 신당 창당까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 30여명은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워크숍을 갖고 항후 범여권 대통합 창당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모임 결과 브리핑을 통해 “15일까지 창당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이달말에서 8월초까지 대통합 신당을 창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25일 창당하는 데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창당준비위의 경우 ‘미래창조연대 창당추진위원회’에 열린우리당 탈당파, 손학규 전 경기지사측 선진평화연대, 중도통합 민주당 내 통합파 의원이 가세하는 방식으로 꾸린다는 방침이다. 열린우리당과 신설 합당키로 의견 일치를 보더라도 열린우리당 내 친노세력이 당 해체를 반대하고 있어 성사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이 경우 열린우리당 내 대통합파는 집단탈당해 신당에 참여, 열린우리당은 친노 일부세력만이 남는 정당이 된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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