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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 된 열정’ 평창, 500일 뒤 당신을 초대합니다

    ‘하나 된 열정’ 평창, 500일 뒤 당신을 초대합니다

    서울 한강서 불꽃쇼·스타 공연 강원 시군, 전통 음악 등 축제 11월부터 본격 테스트 이벤트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 평창 동계올림픽이 마침내 본궤도에 진입했다. 평창 올림픽은 2018년 2월 9일 강원 평창에서 개막해 평창, 강릉, 정선 등에서 17일간 펼쳐진다. 2011년 ‘2전3기’ 끝에 유치한 이후 어느덧 개막 500일(Game-500) 앞으로 다가섰다. 이번 올림픽은 한국에서 열리는 첫 겨울올림픽이어서 의미가 크다. 1988년 서울 여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두 번째다. 또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이며 도시로는 삿포로, 나가노에 이은 세 번째다. 경제, 평화, 환경, 문화 등 주제별로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평창조직위는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와 함께 G-500일인 27일 대채로운 행사로 ‘붐업’에 나선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카운트 다운’ 행사를 연다. 기념 공연과 성공기원 응원 쇼, 한류스타 공연 등이 불꽃쇼와 함께 어우러진다. 강원도는 개최 시군과 지역 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한 축제를 마련했다. 새달 8일까지 춘천, 평창, 강릉, 정선에서 클래식과 전통 음악, 정선아리랑 대합창극, 케이팝 등이 펼쳐진다. 100여개국, 5000여명의 선수단이 102개 금메달(15개 종목)을 다툴 경기장 건설은 순조롭다. 그동안 각종 우려를 낳았지만 대부분 완공 단계에 접어들었다. 12개 경기장 중 6곳은 신설되고 6곳은 기존 시설이 활용된다. 신설 경기장의 평균 공정률은 88% 수준이다. 실전 시험 무대인 ‘테스트 이벤트’도 계속된다. 지난 2월 설상 중심으로 열린 데 이어 11월에는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빅에어 종목이 개최된다. 12월에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내년 2월에는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과 피겨 4대륙 대회 등이 이어진다. 이희범 평창조직위원장은 “리우 올림픽이 끝나고 세계 스포츠 팬의 관심은 평창으로 향하게 됐다”면서 “남은 500일이 대회 성공을 좌우하는 만큼 각 분야에서 완벽히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판소리 입힌 그리스 신화… 우리 정서에 딱이네

    판소리 입힌 그리스 신화… 우리 정서에 딱이네

    오페라 ‘오르페우스’ 창극으로 재해석 그리스 신화이자 대표적 오페라인 ‘오르페우스’가 우리의 창극으로 재탄생한다. 오는 23∼2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국립창극단의 ‘오르페오전’을 통해서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다룬 오르페우스 이야기는 그동안 오페라, 연극, 무용 등 여러 장르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중 대표 작품으론 오페라 효시 격인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와 관현악 반주와 합창 음악의 극적인 사용으로 오페라 음악의 개혁을 이룬 글루크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가 꼽힌다. 원작은 죽은 아내 에우리디케를 살리기 위해 지하 세계로 내려간 오르페우스가 아내를 지상으로 데려갈 때까지 뒤돌아보지 말라는 ‘죽음의 신’의 말을 어기고 뒤를 돌아보게 되면서 결국 아내가 죽고 만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출을 맡은 이소영은 “오르페우스 이야기의 주제인 ‘뒤돌아봄’은 한극 전통 설화와도 맥이 닿아 있다. 한국 ‘장자못 설화’에도 스님 말을 어기고 뒤를 돌아봐 돌이 됐다는 내용이 나온다. 서양 음악극인 오페라의 중요 소재이자 동서양 경계를 뛰어넘는 정서를 지닌 오르페우스 이야기가 창극과 오페라의 첫 합작품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연출은 우리나라 여성 1호 오페라 연출가로, 지난해 ‘적벽가’로 처음 창극에 도전해 호평을 받았다. 이번 창극에선 주인공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름을 각각 올페와 애울로 새롭게 짓고, 연령대도 20대 초반의 젊은 남녀로 설정했다. 결말 부분도 기존 작품들과는 다르게 제시한다. 호기심, 의지박약 등으로 풀이돼 온 오르페우스의 ‘뒤돌아봄’을 자발적인 선택으로 해석한다. 이 연출은 “우리만의 해석과 전통 판소리 가창 특성을 살려 원작을 재해석했다”며 “창극의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완성도 높은 우리 고유의 대형 음악극 개발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올페 역엔 국립창극단의 가장 어린 두 배우 김준수(25)와 유태평양(24)이 더블 캐스팅됐다. ‘국악계 아이돌’로 유명한 김준수는 창극 ‘적벽가’,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 등에서 주연을 맡아 노래와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엔 TV예능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3’,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유태평양은 6살 때 판소리 ‘흥부가’를 최연소로 완창한 데 이어 초등학교 5학년 때 ‘수궁가’를 완창해 국악 신동으로 주목을 받았다. 올 1월 국립창극단에 입단했다. 애울 역은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아리랑’ 등 창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활약 중인 이소연이 단독으로 맡았다. 2만~7만원. (02)2280-4114.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춘사의 ‘불꽃같은 삶’ 첫 창극 무대 오른다

    춘사의 ‘불꽃같은 삶’ 첫 창극 무대 오른다

    일제강점기 피폐한 조선인의 삶과 저항 정신을 영상에 담았던 영화인 춘사 나운규(1902~1937)의 삶과 그의 대표작 ‘아리랑’을 우리 소리로 풀어낸 창극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춘사와 영화 ‘아리랑’을 소재로 한 신작 창극 ‘나운규, 아리랑’을 다음달 2∼4일 전북 남원의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초연한다. 만주 독립군 출신 영화감독 겸 배우인 나운규는 35세의 나이로 요절할 때까지 27편의 영화를 남겼다. 특히 1926년 10월 서울 단성사에서 개봉한 흑백 무성영화 ‘아리랑’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원본 필름이 남아 있지 않은 ‘아리랑’은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 등으로 만들어졌지만 창극으로 무대에 오르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작품은 이중 구조로 돼 있다. 춘사의 삶과 비슷한 궤적을 살고 있는 현시대의 창극배우 나운규의 생애와 춘사의 영화 ‘아리랑’을 창극으로 개작한 작품이 공연되는 무대 상황이 교차 또는 동시에 진행된다. 국립민속국악원은 2년여에 걸쳐 이번 작품을 준비했다. 지난해 4월 ‘제1회 창극 소재 공모전’을 개최, 응모작 55편 중 ‘나운규의 아리랑’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연출을 맡은 오페라 연출가 정갑균은 “창극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현대인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내려 했다”고 했다. 작창을 한 안숙선 명창은 “현대적인 언어로 된 대본을 우리 소리로 풀어내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우리 창극의 전통을 보전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가는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작·편곡을 맡은 작곡가 양승환은 젊은 감각을 살려 본조 아리랑부터 정선·진도·상주 등 다양한 아리랑 가락을 변주했다. 국립민속국악원 초연 이후 부산, 대구, 대전 등지에서 공연된 뒤 내년 1월 서울 국립국악원 무대에 오른다. 전석 무료이며, 국립민속국악원을 통해 예약하면 된다. (063)620-2328.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한국무용·창극·발레 ‘3色 심청’ 을 만난다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한국무용·창극·발레 ‘3色 심청’ 을 만난다

    국립무용단, 김매자 대표작 업그레이드… 국립국악원, 안숙선 다채로운 변신·자연 음향… 유니버설발레단, 역동적 군무·영상 명장면 초여름 무대에 ‘심청’이 넘쳐난다. 한국무용, 창극, 발레 등 다양한 장르와 색채, 움직임으로 변주된 작품들이 잇따라 공연된다. 국립무용단은 한국 창작춤의 선구자 김매자의 대표작 ‘심청’을 새롭게 부활시킨다. 2001년 초연 당시 김매자의 우아하면서도 깊이 있는 춤사위와 심청가를 완창한 안숙선 명창의 소리가 더없는 어울림을 만들어내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엄은진·장윤나 다르면서 같은 심청 열연 초기에는 김매자가 직접 심청으로 무대에 섰지만 이번에는 국립무용단 입단 동기(2003년)인 엄은진, 장윤나가 ‘다르면서 또 같은’ 심청으로 열연한다. 두 무용수가 바라보는 상대방의 심청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장윤나는 엄은진을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지만 흔들리는 내면을 품은 심청”이라고, 엄은진은 장윤나를 “여리여리해 보이지만 강단 있는 심청”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20일 국립무용단 연습실에서 만난 안무가 김매자는 주목할 장면을 미리 귀띔했다. 이번 작품은 전작을 전체적으로 다시 다듬었다. 객석에서 무대까지 굽이치는 곡선의 길, 자연소리를 주류로 하는 효과음 등 무대, 음악, 의상, 조명 등에 극적인 효과가 더 가미됐다. 드라마투르그를 독일 연출가 루카스 헴레프에게 맡기면서 빚어진 변화다. “우리 춤과 소리를 외부인의 눈으로 작품성이 있으면서 설득력 있게 다듬어줄 사람이 필요했다”는 게 김매자의 설명이다. 6월 2~4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만~7만원. (02)2280-4114~6. ●여섯 명의 소리꾼 ‘일인 다역’ 분창 선보여 국립국악원이 작은 창극 시리즈의 세 번째 무대로 공연하는 ‘심청아’(心淸我)는 “인당수에 육신을 버리니 마음이 맑아지고 새로운 나를 발견한다”는 뜻을 제목에 담고 있다. 마이크와 스피커를 쓰지 않고 자연 음향 그대로를 느끼게 하는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을 무대로 하는 만큼 대형화, 현대화하는 요즘 창극의 추세를 과감히 떨쳤다. 대신 초기 창극의 원형을 살려 한 소리꾼이 여러 배역을 맡아 노래하는 분창(分唱)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는 여섯 명의 소리꾼이 다양한 역할을 나눠 가지며 “세상 모두의 눈을 새롭게 뜨게 해 세상이 두루 행복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안숙선 명창은 작창과 함께 극을 이끄는 도창을 맡으면서 심청의 어머니 곽씨부인, 심봉사를 유혹하는 뺑덕이네 등 다양한 여인의 얼굴로 변신한다. 모시로 만든 백포장을 두르고 백열전구를 매단 천장은 옛 시골 장터 분위기를 자아내며 관객들을 아련한 시간 여행으로 초대한다. 오는 27~29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2만원. (02)580-3300. ●13개국 40여개 도시‘ 발레 한류’ 전파 유니버설발레단 ‘심청’은 우리 전통의 효 사상을 발레로 풀어낸 작품이다. 올해로 창작 30주년을 맞은 ‘심청’은 1986년 초연 이후 토슈즈를 신은 우리의 고전 명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3년간 일본, 미국, 캐나다, 러시아, 프랑스 등 13개국 40여개 도시에서 공연되며 독창적인 아름다움으로 ‘발레 한류’를 이끌어 왔다. 폭풍우 몰아치는 인당수를 배경으로 선상에서 선원들이 추는 역동적인 군무, 심청의 인당수 투신, 영상으로 투사되는 바닷속 심청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심청과 왕이 달빛 아래 사랑을 약속하는 ‘문라이트 파드되’는 2인무 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1984년 발레단 창단과 함께 기획된 작품으로, 지금까지 끊임없는 수정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 왔다”며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며 발레 한류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6월 6~1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만~10만원. (070)7124-1737.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무녀도 등 한국 애니, 다양한 소재로 흥미”

    “무녀도 등 한국 애니, 다양한 소재로 흥미”

    국제 애니메이션축제 韓작품 ‘러브콜’ “한국 시장 중요… 세계 4~5위권 들어” “한국 애니메이션은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 다음달 13~18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40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하 안시)에서 한국 작품의 활약이 대대적으로 예고됐다. 안시는 영화로 치면 칸 영화제 격이다. 경쟁 부문에 초청된 연상호 감독의 신작 ‘서울역’을 비롯해 모두 7편의 한국 작품이 안시의 러브콜을 받았다. 17일 칸국제영화제 현장에서 만난 패트릭 에브노 안시 회장은 “한·불 수교 130주년이지만 그런 것을 의식하지 않았다”며 “국제적으로 내놨을 때 떨어지지 않는 작품을 골랐을 뿐”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나라 중 4~5위권”이라며 “페스티벌, 교육, 산업 등 모든 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단편 경쟁 부문에서는 정다희 감독이 ‘디 엠프티’로 2년 만에 두 번째 크리스털상(그랑프리) 수상을 노린다. 학생 졸업 작품 부문엔 ‘하얀 침묵’(김효미) ‘무저갱’(김지현) ‘죽음 보고서’(김진아)가 이름을 올렸다. 김동리 소설 원작의 국내 첫 창극 뮤지컬 애니를 표방한 ‘무녀도’(안재훈)는 제작 중인 작품 중에 전 세계 애니 업계가 공유할 만한 혁신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워크 인 프로그래스’(WIP)로 뽑혔다. 이 밖에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특별전 ‘21세기 한국 애니메이션’을 통해 단편 19편이 소개된다. 그는 늘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며 “‘무녀도’는 지금까지 보아온 한국 작품과는 또 달라 무척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연 감독처럼 애니메이션 감독이 실사 영화를 찍는 등 애니와 영화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굉장히 흥미로운 현상”이라며 “영화의 시선으로 애니를 만들고, 애니의 시선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작품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애니의 성장을 위한 조언을 청하자 “열린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되 자신의 문화를 간직하며 세상의 소음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게 좋은 작품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칸(프랑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공연리뷰] ‘아랑가’

    [공연리뷰] ‘아랑가’

    ‘삼국사기’ 도미설화 재창작…개로왕의 사랑·파멸 이야기 국악 장단과 연주에 맞춰 뮤지컬 노래를 부르고, 서양 음악 반주에 맞춰 판소리를 한다? 어느 누군가는 한번쯤 해봤을 법한 생각이지만 이를 작품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린다면 어떻게 될까. 서로 잘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을까. 창작뮤지컬 ‘아랑가’는 이 물음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드라마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여러 측면에서 이질적인 뮤지컬과 판소리를 단순히 섞기만 한 게 아니라 서로의 태생 원천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도 조화를 이뤄 냈다. 서정적인 국악 선율은 뮤지컬 노래의 애잔함을 더욱 짙게 했고, 서양음악은 우리 소리가 전하고자 하는 감정을 더욱 깊게 했다. 뮤지컬과 가깝다는 평을 듣는 최근의 창극 흐름이 한발 더 나아간다면 ‘아랑가’가 되지 않을까. 이 작품은 ‘삼국사기’의 도미설화를 재창작했다. 백제 개로왕이 꿈속 여인인 아랑의 환상에 사로잡혀 파멸로 치닫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랑은 자신이 왕이 되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저주에 시달려 온 개로에게 유일하게 위안을 주는 꿈속 여인이다. 시작부터 뮤지컬이라는 느낌을 확 깬다. 창극에서 극을 이끄는 해설자인 도창이 나와 판소리로 막을 열고 극을 이끌어 나가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도창의 역할은 크다. 등장인물들 간 심리적 갈등, 백제와 고구려의 전투장면, 전쟁으로 인한 처참한 민초들의 삶 등을 걸쭉한 우리 소리로 풀어 나간다. 도창의 중요도에 비해 도창 역을 맡은 국악인의 소리가 명확하지 않은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배우들의 대사나 노래와 달리 무슨 말을 하는지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 무대 세트가 전혀 없는 점도 색다르다. 판소리와 창극의 원형을 살리려는 듯 무대에는 배우들만 등장한다. 소품도 부채 하나뿐이다. 부채는 단도, 활 등 여러 소품이 되기도 하고 배우의 죽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기도 한다. 배우들의 흠잡을 데 없는 연기와 가창력이 텅 빈 무대를 가득 메우고도 남는다. 아랑에 대한 사랑으로 파멸해 가는 비운의 왕 개로 역은 강필석·윤형렬이, 아랑의 남편으로 개로와 맞서게 되는 도미 역은 이율·고상호가, 아랑 역은 최주리·김다혜가 열연한다. 도창 역은 박인혜·정지혜가 맡았다. 2013년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23개국 37개 대학 연극교육기관이 참가한 제2회 ‘아시안 시어터 스쿨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지난해 제4회 예그린 앙코르 최우수 작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다음달 10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4만 4000~6만 6000원. (02)541-7110.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백숙현, 김민서 전문가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연기전공 교수됐다

    백숙현, 김민서 전문가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연기전공 교수됐다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이사장 김민성, 이하 서종예)가 뮤지컬 전문가 백숙현 교수와 방송연예 연기전문가 김민서 교수를 신임 교수로 임용했다. 서울예술대학에서 뮤지컬연기를 전공하고 오사카예술대학교에서 뮤지컬 연기, 연출 석사과정 중인 백숙현 교수는 뮤지컬 ‘베이비 베이비’, ‘장보고’, 오페라 ‘사랑의 묘약’, 창극인 ‘수궁가’, ‘박씨전’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에 출연해 왔다. 또한 제3회 뮤지컬 시상식에서 ‘뮤지컬 42번가’로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특히 한국인 최초로 오사카예술대학교 무대예술을 전공한 백 교수는 일본 현지에서 뮤지컬 연출과 연기를 직접 지도한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을 지도할 계획이다. 김민서 교수는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영화 ‘사랑이 이긴다’ 슈퍼바이져, 한국 영상교육학회 교재편찬 집필위원, 한국 청소년 영화제작협회 강사를 역임했다. 한편 서종예 연기예술계열에는 현재 영화 역린과 드라마 베토벤바이러스를 연출한 이재규 감독,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로 대상을 받은 배우 이유리,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출가상을 수상한 이기도 등이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마당놀이 부활… 이번엔 ‘춘향이 온다’

    마당놀이 부활… 이번엔 ‘춘향이 온다’

    ‘극장식 마당놀이’를 새롭게 선보여 마당놀이의 부활을 이끈 국립극장이 신작 ‘춘향이 온다’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온다. 지난해 국립극장은 기존에 체육관이나 천막극장에서 하던 마당놀이의 무대를 극장으로 옮긴 ‘심청이 온다’로 26회에 이르는 전회 공연 매진, 객석 점유율 99%, 관람인원 3만 1000명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마당놀이는 1981년 이후 30년간 관객의 사랑을 받았으나 극장 중심으로 공연 문화가 바뀌면서 2010년 이래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지난해 손진책 연출을 비롯해 국수호(안무), 배삼식(각색) 등 마당놀이의 ‘원조’ 제작진과 30년간 마당놀이에서 배우로 활약한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 연희감독으로 의기투합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들 제작진이 다시 한번 뭉쳐 만든 신작 ‘춘향이 온다’는 성춘향과 이몽룡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해학과 풍자로 풀어낸다. 악역 변학도는 순정파로 변신하고 방자와 향단은 익살스러운 감초 커플로 등장한다. 특히 지난해보다 공연 횟수를 두 배 가까이 늘려 58일간 46차례 무대에 오른다. 중장년·노년 관객들을 배려해 낮 공연 회차를 대폭 늘렸다. 배우 28명, 무용수 18명, 연주자 26명 등 72명의 출연진은 화려한 춤사위와 구수한 소리, 신명나는 음악을 선보인다. ‘춘향’ 역은 민은경과 황애리, ‘몽룡’ 역은 이광복과 김준수, ‘향단’ 역은 서정금, ‘변학도’ 역은 김학용이 연기한다. 마당놀이의 인기 비결은 무대와 객석이 함께 어우러지는 소통에 있다. 이 같은 특징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해처럼 해오름극장 무대 위에 가설 객석을 삼면으로 설치해 배우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흥겨운 길놀이와 관객이 직접 무대에 올라 돼지머리에 돈을 꽂고 소원을 비는 참여형 고사, 배우와 관객이 뒤섞이는 공연 뒤풀이 춤판이 벌어지고 배우들이 엿가위를 흔들며 관객들에게 엿을 판매하는 열린 공연도 빼놓을 수 없는 관람 포인트다. 공연은 오는 16일부터 내년 2월 10일까지. 3만∼7만원. (02)2280-4114~6.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딸 위해 단종을 버려야 했던 충신… 26일부터 팩션 창극 ‘아비. 방연’

    국립창극단이 조선 단종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팩션 창극 ‘아비. 방연’을 선보인다. 2013년 창극 ‘메디아’로 호평받은 부부 콤비 한아름 작가와 서재형 연출이 국립창극단과 손잡고 새롭게 선보이는 두 번째 작품이다. 조선 초기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단종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의금부도사 ‘왕방연’의 이야기다. 왕방연은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한 뒤 단종을 강원도 영월로 귀양 보낼 때 단종을 호송하고, 유배 중이던 단종에게 사약을 내리는 임무를 맡은 실존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출생과 사망에 관한 기록은 전해지지 않는다. 한 작가는 실제 역사에 작가적 상상력을 더해 단종의 충직한 신하였던 왕방연이 딸을 살리기 위해 주군을 저버리게 되는 비극으로 빚어냈다.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였던 박애리가 처음으로 작창(창작 소리)에 도전하고 ‘메디아’에서 음악을 맡았던 작곡가 황호준이 참여한다. 주인공 왕방연 역은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서 변강쇠 역으로 열연한 29세 최호성 단원이 맡는다. 왕방연의 딸 ‘소사’ 역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3세 소리꾼 박지현이 연기한다. 박지현은 ‘여성국극의 대모’로 불리는 홍성덕 한국국악협회 이사장의 외손녀이자 국립창극단 김금미 단원의 딸이다. 새달 3일에는 역사 강사 라영환이 계유정난과 단종 복위운동 등 작품의 배경이 되는 주요 사건과 인물에 대한 이야기로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강의는 무료이며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공연은 오는 26일부터 새달 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이어진다. 관람료는 2만∼5만원.(02)2280-4114.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아직은 견고한 1위 ‘무대’… 정치의 계절엔 네거티브 부메랑 될수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부친의 친일 논란은 김 대표 자신이 직접 해명에 나서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국에서 김 대표가 보수전사를 자처하면서 정면 돌파를 택한 형국이다. 그러나 친일 논란은 향후 그의 대권 가도에서 어떤 식으로든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가 본인의 친일 옹호 발언, 친일 가계 논란 등으로 낙마했던 사례 역시 보수·진보 진영을 떠나 ‘친일 전력’에는 예외 없이 칼날을 들이댔음을 보여준다. 윤희웅 민 컨설팅 본부장은 6일 “우리 사회에서 친일 논란은 그만큼 휘발성이 크고 여론 재판에 민감한 이슈”라면서 “정치 지도자 본인은 물론 가계의 도덕성 평가에서 친일 여부는 매우 중요한 잣대”라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친일 논란에 휩싸였던 김 대표의 지지율이 정면 돌파, 국정화 추진과 맞물려 보수진영 내에서는 다소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보수는 물론 중도 진영에서도 추가적인 지지율을 끌어내야 하는데 다른 도전자들로부터 이 문제로 공격을 받거나 새로운 의혹이 터지면 네거티브 공세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여권 내 잠룡들이 뚜렷이 발돋움하기 전인 만큼, 여권 지지층이 상당수 지지 표현을 유보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대표 지지율은 친일 및 사위 마약복용 논란에도 불구, 최근 한 달 사이 공고한 지지세를 유지했다. 10월 첫째주 21.5%에서 둘째주 18.3%, 셋째주 19.9%로 잠시 내려앉았지만, 넷째주 21.2%, 다섯째주 23.7%에 이어 11월 첫째주 21.5%를 유지했다. 야권과 달린 여당은 아직 차기 주자군이 가시화되지 않아 유일한 주자인 김 대표를 향한 보수층의 지지세가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각에선 사위·부친 등 가족 관련 루머들을 놓고, 가족에는 온정적인 우리 사회 통념상 심리적 동정표가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적벽가를 드럼과… 명창 왕기철의 ‘소리 40년’

    적벽가를 드럼과… 명창 왕기철의 ‘소리 40년’

    국내 판소리학사 1호로서 국악계의 저변을 넓혀 온 명창 왕기철이 국악 인생 40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펼친다. 오는 13일 오후 7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왕기철의 40년 소리인생’은 특별히 소외 계층과 다문화,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마련됐다. 국립창극단의 대표 주인공으로 활약해 온 왕기철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로 제27회 전주대사습 판소리 명창부 장원(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왕기철 명창은 이번 공연에서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과 ‘춘향가’ 중 옥중에 갇힌 춘향이가 몽룡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쑥대머리 등 우리 소리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특히 친딸인 왕윤정과 함께하는 ‘심청가’ 중 눈뜨는 대목에서는 부녀간의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왕기철·왕기석 형제와 장문희 명창이 함께하는 해학미 가득한 ‘흥보가’ 중 화초장 대목과 대한민국 1세대 드러머 김희연과 김규형의 모둠북이 만나는 ‘불타는 적벽강’ 등 이색 무대도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명창 안숙선은 어사가 된 이도령과 춘향이가 재회하는 ‘춘향가’ 중 동원경사대목을 선보인다. 이 밖에도 풍류를 아는 한량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박종필의 ‘한랑무’, 국악계의 아이돌 명창 남상일의 구수한 ‘장타령’, 우리나라 3대 아리랑 중 하나인 밀양아리랑을 편곡해 신선한 감동을 주는 명창 박애리의 ‘밀양아리랑’ 등 다양한 무대가 준비돼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보훈처 “문창극, 독립유공자의 손자” 유족 등록 신청 1년 3개월 만에 결론

    보훈처 “문창극, 독립유공자의 손자” 유족 등록 신청 1년 3개월 만에 결론

    국가보훈처가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독립유공자 후손이 맞다는 최종 결론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보훈처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열린 보훈심사위원회에서 문 전 총리 후보자의 조부가 독립유공자 문남규 선생과 동일인이라는 결론을 냈다”고 22일 밝혔다. 보훈처는 문 전 후보자가 총리 후보자이던 작년 6월 선제적인 보도자료를 통해 ‘그의 조부가 독립유공자 문남규 선생과 동일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전 후보자가 독립유공자 유족 등록을 신청한 지 1년 3개월 만에 최종 결론이 내려진 것에 대해 보훈처 관계자는 “명확히 일치하는 자료를 확보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고 사안의 성격상 신중하게 접근한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얼씨구 좋다~” 전주대사습 최고명창들과 떠나는 판소리여행

    “얼씨구 좋다~” 전주대사습 최고명창들과 떠나는 판소리여행

    ”얼씨구 좋다~” 전주대사습놀이 역대 장원자들과 함께 판소리여행을 떠나볼까.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장원한 명창들이 총출동해 16일 오후 5시30분부터 90분 동안 서울 중구 덕수궁 정관헌에서 단막창극을 공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북이 나은 왕기석 명창이 구성 및 총감독을 맡고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식을 치른 류기형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날 왕기철, 왕기석, 장문희 명창 주연으로 단막창극 흥보가 중 “화초장” 대목을 공연한다. 제비가 준 박씨를 심고 거둬 부자가 된 흥보집에 찾아온 놀보가 흥보에게 잦은 심술을 부린 다음 홍보에게 금은보화가 가득한 화초장을 얻어 “화초장” 세 글자를 외우면서 지고가다가 화초장이란 말을 잊어버린 뒤 기억을 되돌리기 위해 “장”자 돌림이 붙은 물건들을 나열하는 희극적 내용이다. 흥보역에 왕기철, 놀보역에 왕기석, 홍보처역은 장문희 명창이 맡았고, 이 외에 김금미, 박영순, 강경아씨 등이 출연한다. 대한민국 문화수도 전주에서 개최되는 전주대사습놀이는 국악계 최고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국악분야 최고의 등용문으로 유능한 국악예술인을 발굴, 양성하고 우리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이에 2015년 제41회 대회까지 역대 수상자들이 함께 꾸미는 흥겨운 무대를 마련해 전주대사습놀이의 의미와 위상을 드놈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공연에는 아쟁산조 박상엽, 가야금병창 김영아, 살풀이무용 이현희, 경기민요 최윤선, 판소리 정수인, 고수 윤재영씨가 출연한다. 전주대사습놀이 역대 장원자들과 함께하는 창극 공연은 무료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깊이 토해 내리라, 恨 서린 민초들의 소리

    깊이 토해 내리라, 恨 서린 민초들의 소리

    내용과 형식, 모든 면에서 확 달라진 ‘적벽가’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국립창극단이 창단 이후 네 번째로 무대에 올리는 ‘적벽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비·관우·장비·제갈공명·조조 등 영웅들 이야기가 아니다. 전장에서 스러져간 무명의 100만 군사와 그 아내·부모·아들, 민초들이 중심이다. 가공되지 않은 판소리 원음으로 민초들의 겹겹이 쌓인 한(恨)을 풀어낸다. 전쟁의 참상과 민초들의 한 서린 삶, 그리고 우리 소리의 맛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창극단의 베테랑 배우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동갑내기 배우 김금미(50)·김학용(50)이 대표적이다. 김금미는 전쟁터에서 남편을 잃은 여인 역을, 김학용은 전장에서 아내와 아들을 그리워하는 군사 역을 맡았다. 둘은 “여인들과 군사들의 아픔은 다시는 되풀이돼선 안 된다”며 “맡은 배역에 최대한 감정 몰입을 하고 내부의 힘을 있는 힘껏 모두 끌어올려 ‘적벽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벽가는 그간 무대화된 적이 거의 없다. 소리꾼의 기량을 드러내는 척도로 여겨질 정도로 판소리 다섯 바탕 중 가창의 난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창극단도 창단 이후 50여년간 단 세 차례만 공연했을 뿐이다. 1985년 허규, 2003년 김홍승, 2009년 이윤택 연출로 무대에 올랐다. “‘적벽가’는 음역이 굉장히 높아 힘이 부족하면 소리 자체를 소화할 수 없다. 여자들은 ‘적벽가’를 잘 배우려 하지 않고 배워도 쉽게 무대에 올리지를 못한다.”(김금미) “판소리 다섯 바탕 중 가장 힘든 소리여서 남자들도 제대로 소화하기 힘들다. 소리꾼들에겐 ‘적벽가’라는 장벽을 넘어보고 싶은 욕망이 항상 잠재돼 있다.”(김학용) 6년 만의 네 번째 공연은 한국 여성 오페라 연출가 1호 이소영이 연출을 맡았다. 독특하면서도 섬세한 연출로 ‘이소영표 오페라’라는 수식을 만들어낸 그의 첫 창극 도전작이다. 이소영은 “판소리 ‘적벽가’는 그 자체만으로 완벽하다”며 “‘적벽가’가 지닌 격조 높은 소리의 힘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소리에 중점을 둔 것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인 송순섭(79) 명창이 이번 공연의 작창과 도창을 맡은 것과 무관치 않다. 송 명창은 정통 동편제 판소리 ‘적벽가’의 대가다. 김금미·김학용은 “이번 공연은 이전 세 번의 공연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작곡이나 편곡되지 않은 순수 판소리 그대로 공연한다. 정통 판소리가 극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예전보다 집중이 더 잘된다.” 김학용은 세 번의 ‘적벽가’에 모두 출연했다. 1985년 창극단에 입단한 그해 올려진 첫 공연에선 유복 역을, 이후엔 제갈공명, 유비 역을 차례로 맡았다. 그는 “첫 공연 땐 갓 입단한 ‘초짜’여서 아무것도 몰랐다. 많이 허둥대다 아군 속에서 적군 기를 드는 실수도 했다. ‘적벽가’는 연출마다 다른 색을 내기 때문에 3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새롭다”고 했다. 김금미는 두 번째다. 2009년 작품에선 남자 ‘노숙’ 역을 맡았다. 그는 “여성국극에서 배우생활을 시작해 남자 역할이 힘들진 않았다. 6년 전보다 더 편한 마음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신분도 바뀌었다. 둘 다 가정을 이루고 어머니·아버지가 됐다. “처녀·총각 때와 달리 어머니·아버지로서 자식을 길러 봐서 전쟁터에서 아내와 아들을 그리워하는 남편, 전장에 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는 아내의 한 서린 마음을 더 짙게 표현할 수 있다.”(김금미·김학용) 김금미는 1999년 입단해 ‘장화홍련전’ 계모, ‘수궁가’ 토끼 등을 맡았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뒤 1997년 늦은 나이에 판소리를 시작했지만 전주대사습놀이에서 판소리 장원 대통령상을 받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학용은 입단 이후 흥부가, 심청가, 춘향가 등 30년간 창극단의 여러 작품에서 각양각색의 배역을 열연했다. 영화 ‘춘향전’에서 방자 역으로 출연하는 등 ‘코믹 캐릭터’의 대명사로 통한다. 오는 15~1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만~7만원. (02)2280-4116~6.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유비,제갈공명, 조조 없는 창극 ‘적벽가’가 온다

    유비,제갈공명, 조조 없는 창극 ‘적벽가’가 온다

    내용과 형식, 모든 면에서 확 달라진 ‘적벽가’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국립창극단이 창단 이후 네 번째로 무대에 올리는 ‘적벽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비·관우·장비·제갈공명·조조 등 영웅들 이야기가 아니다. 전장에서 스러져간 무명의 100만 군사와 그 아내·부모·아들, 민초들이 중심이다. 가공되지 않은 판소리 원음으로 민초들의 겹겹이 쌓인 한(恨)을 풀어낸다. 전쟁의 참상과 민초들의 한 서린 삶, 그리고 우리 소리의 맛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창극단의 베테랑 배우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동갑내기 배우 김금미(50)·김학용(50)이 대표적이다. 김금미는 전쟁터에서 남편을 잃은 여인 역을, 김학용은 전장에서 아내와 아들을 그리워하는 군사 역을 맡았다. 둘은 “여인들과 군사들의 아픔은 다시는 되풀이돼선 안 된다”며 “맡은 배역에 최대한 감정몰입을 하고 내부의 힘을 있는 힘껏 모두 끌어올려 ‘적벽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벽가는 그간 무대화된 적이 거의 없다. 소리꾼의 기량을 드러내는 척도로 여겨질 정도로 판소리 다섯 바탕 중 가창의 난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창극단도 창단 이후 50여년간 단 세 차례만 공연했을 뿐이다. 1985년 허규, 2003년 김홍승, 2009년 이윤택 연출로 무대에 올랐다. “‘적벽가’는 음역이 굉장히 높아 힘이 부족하면 소리 자체를 소화할 수 없다. 여자들은 ‘적벽가’를 잘 배우려 하지 않고 배워도 쉽게 무대에 올리지를 못한다.”(김금미) “판소리 다섯 바탕 중 가장 힘든 소리여서 남자들도 제대로 소화하기 힘들다. 소리꾼들에겐 ‘적벽가’라는 장벽을 넘어보고 싶은 욕망이 항상 잠재돼 있다.”(김학용) 6년 만의 네 번째 공연은 한국 여성 오페라 연출가 1호 이소영이 연출을 맡았다. 독특하면서도 섬세한 연출로 ‘이소영표 오페라’라는 수식을 만들어낸 그의 첫 창극 도전작이다. 이소영은 “판소리 ‘적벽가’는 그 자체만으로 완벽하다”며 “‘적벽가’가 지닌 격조 높은 소리의 힘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소리에 중점을 둔 것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인 송순섭(79) 명창이 이번 공연의 작창과 도창을 맡은 것과 무관치 않다. 송 명창은 정통 동편제 판소리 ‘적벽가’의 대가다. 김금미·김학용은 “이번 공연은 이전 세 번의 공연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작곡이나 편곡되지 않은 순수 판소리 그대로 공연한다. 정통 판소리가 극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예전보다 집중이 더 잘된다.” 김학용은 세 번의 ‘적벽가’에 모두 출연했다. 1985년 창극단에 입단한 그해 올려진 첫 공연에선 유복 역을, 이후엔 제갈공명, 유비 역을 차례로 맡았다. 그는 “첫 공연 땐 갓 입단한 ‘초짜’여서 아무것도 몰랐다. 많이 허둥대다 아군 속에서 적군 기를 드는 실수도 했다. ‘적벽가’는 연출마다 다른 색을 내기 때문에 3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새롭다”고 했다. 김금미는 두 번째다. 2009년 작품에선 남자 ‘노숙’ 역을 맡았다. 그는 “여성국극에서 배우생활을 시작해 남자 역할이 힘들진 않았다. 6년 전보다 더 편한 마음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신분도 바뀌었다. 둘 다 가정을 이루고 어머니·아버지가 됐다. “처녀총각 때와 달리 어머니·아버지로서 자식을 길러봐서 전쟁터에서 아내와 아들을 그리워하는 남편, 전장에 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는 아내의 한 서린 마음을 더 짙게 표현할 수 있다.”(김금미·김학용) 김금미는 1999년 입단해 ‘장화홍련전’ 계모, ‘수궁가’ 토끼 등을 맡았다. 한국무용 전공 뒤 1997년 늦은 나이에 판소리를 시작했지만 전주대사습놀이에서 판소리 장원 대통령상을 받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학용은 입단 이후 흥보가, 심청가, 춘향가 등 30년간 창극단의 여러 작품에서 각양각색의 배역을 열연했다. 영화 ‘춘향전’에서 방자 역으로 출연하는 등 ‘코믹 캐릭터’의 대명사로 통한다. 오는 15~1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만~7만원. (02)2280-4116~6.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스타뷰] 국악 대중화 이끄는 박애리

    [스타뷰] 국악 대중화 이끄는 박애리

    “아리랑을 들으면 ‘울컥’하지 않나요. 우리 조상이 물려준 핏속에 아리랑의 유전자가 들어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의 부모님, 그 부모님들의 부모님들은 힘들 때나 기쁠 때나 서러울 때나 아리랑을 흥얼거리셨고 그 흥얼거림이 대물림된 거죠.” 국악인 박애리(38)가 우리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들고 관객들을 찾아온다. 오는 1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아리랑 칸타빌레’ 공연에서다. ‘아리랑 칸타빌레’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아리랑을 주제로 국내 최고의 소리꾼들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이 특별히 마련한 음악회다. 소리꾼 장사익과 이희문도 열창한다. 장사익은 ‘아리랑(그리운 강남)’ ‘봄날은 간다’ ‘찔레꽃’ 등을, 이희문은 ‘긴 아리랑, 구 아리랑’ ‘광대의 노래-창부’ ‘신고산타령-궁초댕기’ 등을 부른다. ●“전국 팔도 아리랑 찾아 떠나는 무대 만들어요” 박애리는 정선에서 진도까지 경기에서 밀양까지 팔도 아리랑을 찾아 떠나는 무대를 만든다. ‘날 좀 봐 달라’는 경쾌한 리듬의 밀양아리랑으로 시작해 신명 나는 진도아리랑으로 마무리한다. “아리랑은 오래전부터 각 지방에서 그 지역 특색에 맞게 자연스럽게 생겨났어요. 시집살이 설움, 가난의 설움, 온갖 설움을 노래로 풀고 위안을 얻었어요. 한의 정서를 흥으로 승화시킨 거죠. 서럽고 애끓는 심정을 애써 담담하게 표현한 정선아리랑, 누구나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는 밀양아리랑 등 팔도 아리랑의 특색을 제대로 살려 들려드리려고 해요. 고향이 전남 목포라 진도아리랑을 많이 듣고 자랐는데 제 마음을 울리는 아리랑은 경기 지방에서 불리는 본조아리랑이에요.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영화 ‘아리랑’에 나왔던 그 아리랑이에요. 본조아리랑을 듣고 있으면 꾸밈없는 소리가 자아내는 정서에 저도 모르게 울컥해요.” 박애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리랑의 새로운 버전 작업도 했다. 전통 아리랑에 랩도 넣고 대금이나 해금 등 국악기로 춤을 출 수 있도록 편곡도 했다. 스티비 원더의 ‘마스터 블래스터’(Master Blaster)를 모티브로 레게 아리랑도 만들었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즐겨 듣는 보편적인 음악에 우리의 전통을 가미해 보고 싶었는데 스티비 원더 노래에 아리랑이 기막히게 얹혀요.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접목한다면 우리 소리를 더욱 확장시켜 나갈 수 있을 거예요.” 그는 아홉 살 때 판소리를 처음 접했다. 어머니 손을 잡고 찾아간 목포시립국악원에서다. 선생님 앞에서 7명의 언니들이 판소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선생님께서 왜 우는지 물으셨을 때 잘하고 싶은 마음이 속을 꽉 채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했어요. 선생님께서 가르쳐 준 소절을 따라해 보라고 하셔서 했더니 ‘얘는 판소리를 해야 된다’고 하셨어요. 그 이후 지금까지 우리 소리를 하고 있어요. 국악원을 찾았을 땐 노래 부르는 건 좋아했지만 국악엔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그저 어머니가 학원에 보내주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따라갔는데 운명적인 만남이란 게 있는가 봐요.” 박애리는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남편 팝핀현준과 함께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국악계 스타’로 떠올랐다. 박애리는 “후배들은 방송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제가 탄탄대로를 걸어왔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에게도 넘어야 할 큰 시련들이 있었다. 박애리는 어렸을 때부터 ‘타고났다’는 칭찬을 듣고 자랐다. 하지만 목소리는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법. 대학교 3학년 때 목이 잠겨 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맑고 높은 소리가 특징이었는데 걸걸한 소리만 나왔다. 주변 사람들은 박애리가 다시는 판소리를 하지 못할 거라고 했다. 그는 “판소리를 너무나도 하고 싶었다”며 “맑고 높은 소리가 안 되면 구성진 소리로 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 더 노력했다”고 했다. 그 결과 1999년 꿈에 그리던 국립창극단 단원이 됐고, ‘배비장전’ ‘우루왕’ 등 여러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다. “소리가 안 나와 힘들어할 때 저를 대학 4년간 지켜보셨던 박송희 명창께서 목소리가 안 좋을 땐 쉬어도 된다고 하셨어요. 바보같이 쉬면 소리가 끊기는 줄 알고 무조건 연습만 했지 목이 아물 수 있는 시간을 갖지 않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판소리를 잘하려면 그저 열심히 연습해야만 하는 줄 알았는데 힘든 시기에 잠시 멈춰서 돌아보니 제 몸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어린 시절 어머니가 ‘너는 몸이 악기’라고 했는데 그땐 그 뜻을 몰랐어요. 멈춰서 잠시 쉴 때 저를 아끼는 법을 배웠어요. 사람들이 요즘은 구성지고 어딘가 그늘이 있는 제 소리가 특별하다고 말씀하세요.” 또 한 번의 고비는 2003년 12월에 찾아왔다. 국악의 길로 이끈, 든든한 후원자였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운명이라고 믿었던 판소리마저 멀게 느껴졌다. ‘판소리를 잘해 누구한테 보여주지’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6개월간 의욕을 상실한 채 무기력하게 살았다. 주변에서 재기하라고 힘을 줬다. “바쁘게 지내라. 그렇지 않으면 어머니가 얼마나 걱정하시겠니. 어머니께서 생전 네가 무대에서 소리하는 걸 얼마나 좋아하셨는데…. 어머니가 마음 아파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신다”고 했다. 다시 일어섰다. 아픔을 잊기 위해 ‘일중독자’가 됐다. 그를 찾는 곳이면 어디든 갔다. “어머니는 선견지명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제가 판소리를 업으로 삼고 싶어 하는 걸 어떻게 아셨을까요. 판소리를 배우게 해주시고 밀어주셔서 어머니께 정말 감사해요.” ●결혼은 삶의 전환점…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 되고 싶어요” 결혼은 삶의 전환점이 됐다. 선배들은 “너는 결혼하지 말고 무대에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만인의 연인으로 살아라. 남편 챙기랴 아이 챙기랴 시댁 챙기랴, 결혼과 일을 병행하는 건 쉽지 않다”고 겁을 줬다. 하지만 결혼은 오히려 더 큰 힘이 됐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주는 힘은 대단했다. “남편은 많은 깨우침을 줘요. 예술은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깊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남편은 ‘깊어지는 만큼 넓어져야 한다.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트렌드를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젊은이들이 판소리를 좋아하게 할 수 있느냐. 확장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 판소리는 그거 하면 안 돼 하는 편견을 버려라’고 조언했어요. 남편은 고정관념을 과감히 부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줘요. 시어머니는 가정을 돌보며 집이 주는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시고, 아이는 제가 자랑스러운 엄마가 될 수 있도록 해 줘요.” 다섯 살 딸 ‘예술’이가 우리 소리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자신의 어머니처럼 그도 딸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 주겠다고 했다. “요즘 쑥대머리, 강강술래 등을 가르쳐 주고 따라 해 보라고 하면 잘 따라 해요. 아이의 소리를 듣고 있으면 얘도 판소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국악인의 길이 편하진 않죠. 시시때때로 벽과 마주하게 되고 그 벽을 넘을 수 있을까 하는 암담함이 찾아오기도 해요. 아이가 힘들어할 땐 제가 걸어온 길이니까 힘이 돼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스타뷰] 국악 대중화 이끄는 박애리, 아리랑에 빠졌다…판소리는 내 운명

    [스타뷰] 국악 대중화 이끄는 박애리, 아리랑에 빠졌다…판소리는 내 운명

    “아리랑을 들으면 ‘울컥’하지 않나요. 우리 조상이 물려준 핏속에 아리랑의 유전자가 들어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의 부모님, 그 부모님들의 부모님들은 힘들 때나 기쁠 때나 서러울 때나 아리랑을 흥얼거리셨고 그 흥얼거림이 대물림된 거죠.” 국악인 박애리(38)가 우리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들고 관객들을 찾아온다. 오는 1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아리랑 칸타빌레’ 공연에서다. ‘아리랑 칸타빌레’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아리랑을 주제로 국내 최고의 소리꾼들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이 특별히 마련한 음악회다. 소리꾼 장사익과 이희문도 열창한다. 장사익은 ‘아리랑(그리운 강남)’ ‘봄날은 간다’ ‘찔레꽃’ 등을, 이희문은 ‘긴 아리랑, 구 아리랑’ ‘광대의 노래-창부’ ‘신고산타령-궁초댕기’ 등을 부른다. ●“전국 팔도 아리랑 찾아 떠나는 무대 만들어요” 박애리는 정선에서 진도까지 경기에서 밀양까지 팔도 아리랑을 찾아 떠나는 무대를 만든다. ‘날 좀 봐 달라’는 경쾌한 리듬의 밀양아리랑으로 시작해 신명 나는 진도아리랑으로 마무리한다. “아리랑은 오래전부터 각 지방에서 그 지역 특색에 맞게 자연스럽게 생겨났어요. 시집살이 설움, 가난의 설움, 온갖 설움을 노래로 풀고 위안을 얻었어요. 한의 정서를 흥으로 승화시킨 거죠. 서럽고 애끓는 심정을 애써 담담하게 표현한 정선아리랑, 누구나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는 밀양아리랑 등 팔도 아리랑의 특색을 제대로 살려 들려드리려고 해요. 고향이 전남 목포라 진도아리랑을 많이 듣고 자랐는데 제 마음을 울리는 아리랑은 경기 지방에서 불리는 본조아리랑이에요.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영화 ‘아리랑’에 나왔던 그 아리랑이에요. 본조아리랑을 듣고 있으면 꾸밈없는 소리가 자아내는 정서에 저도 모르게 울컥해요.” 박애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리랑의 새로운 버전 작업도 했다. 전통 아리랑에 랩도 넣고 대금이나 해금 등 국악기로 춤을 출 수 있도록 편곡도 했다. 스티비 원더의 ‘마스터 블래스터’(Master Blaster)를 모티브로 레게 아리랑도 만들었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즐겨 듣는 보편적인 음악에 우리의 전통을 가미해 보고 싶었는데 스티비 원더 노래에 아리랑이 기막히게 얹혀요.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접목한다면 우리 소리를 더욱 확장시켜 나갈 수 있을 거예요.” 그는 아홉 살 때 판소리를 처음 접했다. 어머니 손을 잡고 찾아간 목포시립국악원에서다. 선생님 앞에서 7명의 언니들이 판소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선생님께서 왜 우는지 물으셨을 때 잘하고 싶은 마음이 속을 꽉 채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했어요. 선생님께서 가르쳐 준 소절을 따라해 보라고 하셔서 했더니 ‘얘는 판소리를 해야 된다’고 하셨어요. 그 이후 지금까지 우리 소리를 하고 있어요. 국악원을 찾았을 땐 노래 부르는 건 좋아했지만 국악엔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그저 어머니가 학원에 보내주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따라갔는데 운명적인 만남이란 게 있는가 봐요.” 박애리는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남편 팝핀현준과 함께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국악계 스타’로 떠올랐다. 박애리는 “후배들은 방송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제가 탄탄대로를 걸어왔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에게도 넘어야 할 큰 시련들이 있었다. 박애리는 어렸을 때부터 ‘타고났다’는 칭찬을 듣고 자랐다. 하지만 목소리는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법. 대학교 3학년 때 목이 잠겨 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맑고 높은 소리가 특징이었는데 걸걸한 소리만 나왔다. 주변 사람들은 박애리가 다시는 판소리를 하지 못할 거라고 했다. 그는 “판소리를 너무나도 하고 싶었다”며 “맑고 높은 소리가 안 되면 구성진 소리로 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 더 노력했다”고 했다. 그 결과 1999년 꿈에 그리던 국립창극단 단원이 됐고, ‘배비장전’ ‘우루왕’ 등 여러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다. “소리가 안 나와 힘들어할 때 저를 대학 4년간 지켜보셨던 박송희 명창께서 목소리가 안 좋을 땐 쉬어도 된다고 하셨어요. 바보같이 쉬면 소리가 끊기는 줄 알고 무조건 연습만 했지 목이 아물 수 있는 시간을 갖지 않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판소리를 잘하려면 그저 열심히 연습해야만 하는 줄 알았는데 힘든 시기에 잠시 멈춰서 돌아보니 제 몸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어린 시절 어머니가 ‘너는 몸이 악기’라고 했는데 그땐 그 뜻을 몰랐어요. 멈춰서 잠시 쉴 때 저를 아끼는 법을 배웠어요. 사람들이 요즘은 구성지고 어딘가 그늘이 있는 제 소리가 특별하다고 말씀하세요.” 또 한 번의 고비는 2003년 12월에 찾아왔다. 국악의 길로 이끈, 든든한 후원자였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운명이라고 믿었던 판소리마저 멀게 느껴졌다. ‘판소리를 잘해 누구한테 보여주지’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6개월간 의욕을 상실한 채 무기력하게 살았다. 주변에서 재기하라고 힘을 줬다. “바쁘게 지내라. 그렇지 않으면 어머니가 얼마나 걱정하시겠니. 어머니께서 생전 네가 무대에서 소리하는 걸 얼마나 좋아하셨는데…. 어머니가 마음 아파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신다”고 했다. 다시 일어섰다. 아픔을 잊기 위해 ‘일중독자’가 됐다. 그를 찾는 곳이면 어디든 갔다. “어머니는 선견지명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제가 판소리를 업으로 삼고 싶어 하는 걸 어떻게 아셨을까요. 판소리를 배우게 해주시고 밀어주셔서 어머니께 정말 감사해요.” ●결혼은 삶의 전환점…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 되고 싶어요” 결혼은 삶의 전환점이 됐다. 선배들은 “너는 결혼하지 말고 무대에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만인의 연인으로 살아라. 남편 챙기랴 아이 챙기랴 시댁 챙기랴, 결혼과 일을 병행하는 건 쉽지 않다”고 겁을 줬다. 하지만 결혼은 오히려 더 큰 힘이 됐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주는 힘은 대단했다. “남편은 많은 깨우침을 줘요. 예술은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깊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남편은 ‘깊어지는 만큼 넓어져야 한다.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트렌드를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젊은이들이 판소리를 좋아하게 할 수 있느냐. 확장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 판소리는 그거 하면 안 돼 하는 편견을 버려라’고 조언했어요. 남편은 고정관념을 과감히 부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줘요. 시어머니는 가정을 돌보며 집이 주는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시고, 아이는 제가 자랑스러운 엄마가 될 수 있도록 해 줘요.” 다섯 살 딸 ‘예술’이가 우리 소리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자신의 어머니처럼 그도 딸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 주겠다고 했다. “요즘 쑥대머리, 강강술래 등을 가르쳐 주고 따라 해 보라고 하면 잘 따라 해요. 아이의 소리를 듣고 있으면 얘도 판소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국악인의 길이 편하진 않죠. 시시때때로 벽과 마주하게 되고 그 벽을 넘을 수 있을까 하는 암담함이 찾아오기도 해요. 아이가 힘들어할 땐 제가 걸어온 길이니까 힘이 돼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판소리·인형극으로 만나는 친숙한 전래동화

    판소리·인형극으로 만나는 친숙한 전래동화

    친숙한 전래동화가 판소리와 탈춤, 전래동요, 인형극 등이 어우러진 소리극으로 재탄생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국립국악원의 어린이 소리극 ‘깨비 깨비 또깨비’다. 2006년 초연 이후 9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깨비 깨비 도깨비’는 전래동화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 이야기’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판소리 창법을 중심으로 전래동요에서부터 창작음악까지 어린이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꾸몄다. 신명나는 연희와 꼭두각시놀음에 나오는 인형, 각종 탈들이 등장하는 춤까지 풍성한 볼거리가 극의 재미를 더한다. 내용은 전래동화의 주요 흐름을 그대로 따랐다. 혹부리 총각(영감)은 늙어서도 장가를 가지 못해 놀림을 받는다. 예쁜 각시를 만나 혼례를 올리지만 혹을 보고 놀란 각시는 바로 줄행랑을 친다. 혹부리 총각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다. 나무들이 말려 세상 등지는 것을 포기한 혹부리 총각은 열심히 일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며 착하게 살아간다. 어느 날 산에 올라 땔감나무를 하던 혹부리 총각은 우연히 도깨비 형제를 만나 혹도 떼고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도깨비 방망이도 얻게 된다. 도깨비 방망이로 많은 재물을 얻게 된 그는 점차 욕심 많은 사람으로 변해가다 결국 벌을 받게 된다. 송인현 극단 민들레 대표의 원작 대본을 토대로 지기학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이 각색·연출했다. 평생 어린이 연극에 매진해온 송 대표는 ‘연극계의 방정환’으로 불린다. 지 감독은 지난해 창작국악극대상에서 연출상을 받으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작곡가 지원석이 음악 작곡을 맡았고, 창극을 통해 다져진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단원들이 참여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지 감독은 “기존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내용과 음악으로 구성된 어린이 공연에서 벗어나 친근한 전통 소재와 국악기로 연주하는 자연스러운 음악을 통해 어린이들의 감성과 창의력을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달 8~16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2만~3만원. (02)580-3300.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슬픈 척하지 않는 슬픔…터져 나오는 민초의 힘

    슬픈 척하지 않는 슬픔…터져 나오는 민초의 힘

    극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47)은 요즘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그가 대본을 쓰고 연출까지 맡은 대형 창작뮤지컬 ‘아리랑’(조정래 원작)의 개막을 앞두고서다. 오는 11일 첫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인 그를 최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만났다. 그는 이날도 서너 시간밖에 잠을 못 잤다고 했다. “잠을 자면서도 대본과 장면을 계속 복기(復棋)하고 있어요. 개막 때까지 총기를 잃지 않아야 하는데…” 하지만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의 눈에는 총기가 또렷했다.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그는 “이렇게 확신을 가진 작품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처음엔 막연한 기대감 정도였어요. 하지만 대본을 쓰고 배우들과 함께 밀도를 채워가면서는 확신을 느꼈습니다. 뜨거운 이야기와 배우들의 카리스마가 한데 어우러지는 것을 봤거든요.” 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아리랑’은 큰 흥행을 기대하기 힘든 작품이다. 서구의 판타지와 로맨스가 넘쳐나는 뮤지컬 시장에서 일제강점기 한민족의 핍박의 역사는 아무래도 설 자리가 좁아 보인다. 하지만 5·18민주화운동의 비극을 다룬 연극 ‘푸르른 날에’로 5년 동안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그는 뮤지컬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을 보고 있다. “뮤지컬을 보면서 다 함께 환호해야 한다는 군중심리만 걷어낸다면, 관객이 작품 속의 슬픈 상황을 1대 1로 목격한다면 충분히 소통이 가능할 겁니다.” ‘푸르른 날에’, ‘홍도’ 등을 통해 슬픔을 꾹꾹 눌러담는 솜씨를 발휘해 온 고선웅 연출은 ‘아리랑’을 ‘애이불비(哀而不悲·슬프지만 슬픈 체하지 않음)’라는 네 글자로 요약했다. “슬픈 분위기를 강요하지 않는다”면서도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는 것이다. ‘푸르른 날에’처럼 잔잔한 위트 속에 슬픔을 녹여낼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땐 제가 젊은 패기가 있었죠. 그리고 너무나 아픈(이 단어를 떠올리기까지 한참 뜸을 들였다) 상황이기 때문에 재기발랄하게 보여줄 수 없었어요.” 애국심에 호소할 생각도, 웅장한 넘버로 감정의 소용돌이를 이끌어낼 요량도 전혀 없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애이불비의 정서는 ‘민초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 있었다. “전막을 연습할 때면 이상하게 눈물이 펑펑 나요. 선량한 사람들이 왜 그렇게 고향을 떠나 도망을 가고, 사랑하는데 만나지 못해야 하는지…” 그는 이를 ‘한국인의 유전자’라고 설명했다. “제 할아버지는 동학혁명에 가담한 의병이셨어요. 아버지는 ‘왜놈 학교에 가지 마라’는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신식교육을 받지 못하셨죠. 그런 우리의 부모, 조부모 세대의 이야기입니다.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심장이 뛰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1999년 신춘문예를 통해 극작가로 데뷔한 그는 연극과 뮤지컬, 창극 등 장르를 넘나들며 극작과 작사, 연출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전례 없는 흥행을 기록한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까지 그의 작품은 흥행과 호평을 놓치지 않는다. 가뿐하게 성공을 이어오고 있는 것 같지만 그는 지난 과정을 높이뛰기에 비유했다. “어느 단계에 이르면 넘어서야 할 것들이 보입니다. 허들을 1cm씩 높이고 뛰어넘는 것이죠. 저에겐 창극, 뮤지컬 다 넘어야 할 산이었습니다. 힘들긴 해도 다 넘게 되더군요.” 9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6만~13만원. (02)577-1987.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부고] ‘원로 무용수’ 전황 前국립창극단 단장 별세

    [부고] ‘원로 무용수’ 전황 前국립창극단 단장 별세

    원로 무용수 전황 전 국립창극단 단장이 16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했다. 88세. 함흥 제일보통학교와 상업학교를 졸업하고 1947년 최승희무용연구소에 들어가 최승희의 제자가 됐다. 최승희무용단 일원으로 중국, 동유럽 등 외국 순회 공연을 했다. 1951년 한국민족무용연구소를 설립했고 1964년 일본 도쿄올림픽 경축 파견 한국민속예술단 총감독과 안무 연출을 맡는 등 정부 문화 사절단으로 해외 여러 나라에서 ‘춘향전’ ‘심청전’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1979년 사단법인 한국국악협회 관선 이사장을 거쳐 1992년 한국국악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1997년 국립중앙극장 국립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을 맡았다. 유족으로는 장녀인 재즈무용가 전미례씨 등 2남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순천향대병원. 발인은 18일 오전 7시. (02)797-4444.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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